인천

'고려 전시수도(戰時首都)' 강화 성곽방어시설 첫 발견

가운데 성곽의 '치' '외황' 유적 발굴대몽항쟁때 스스로 허물어 무력화'고려사절요' 기록 고고학적 확인돼고려시대 대몽항쟁 전시(戰時)수도였던 강화도에서 이 시기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성벽 방어시설이 처음으로 발견됐다. 고려는 몽골의 침입을 막기 위해 내성(內城), 중성(中城), 외성(外城) 등 3중으로 성곽을 세웠는데 성(城) 터가 아닌 성벽 방어시설이 발견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문화재청은 강화도 옥림리 주택 신축부지에 대한 발굴조사에서 고려시대 강화도 중성 방어시설인 목책 치(雉·성벽에서 돌출시켜 쌓은 방어시설)와 외황(外隍·성벽 밖에 둘러판 물 없는 도랑) 유적을 발견했다고 6일 밝혔다. → 일지 참조고려 정부는 몽골 침입 1년 뒤인 1232년 강화로 천도했으며 1270년까지 머물렀다. 왕실은 방어를 위해 궁궐 바깥에 내성, 중성, 외성을 쌓았다. 강화도 향토유적 제2호인 중성은 흙을 다져 올린 8.1㎞ 길이의 토성으로, 조사 지역은 강화 중성에서 북쪽으로 25m 거리에 있으며 서해에서 서울로 들어오는 배를 조망하기에 좋은 능선(강화읍 옥림리 옥창돈대 부근)에 위치해 있다.발굴 조사 결과 이 성곽을 방어하기 위해 만들어진 외황과 치를 둘러싸고 있던 목책 구덩이, 초소 흔적 등이 처음으로 발견됐다. 목책 구덩이는 모두 9개가 발견됐고 능선을 따라 한 줄을 이루고 있다.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발굴을 진행한 (재)한백문화재연구원은 이 구덩이는 성벽 방어시설인 치를 둘러싸고 있던 목책용 구덩이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외황은 풍화암반층을 L자형으로 판 뒤 바깥쪽을 돌과 흙을 다져 올린 유적과 U자형으로 파내고 흙을 바깥에 쌓아 올린 유적 두 개가 차례로 드러났다.외황은 너비 260∼350㎝·높이 150∼220㎝이며, 바깥쪽 외황은 너비 390∼410㎝·높이 90∼100㎝로 파악됐다. 특히 목책 구덩이에서는 나무 기둥을 뽑아내기 위해서 인위적으로 기둥 자리를 파내고 돌과 흙으로 다시 메운 흔적이 확인됐다. 외황 또한 인위적으로 돌과 흙으로 메워진 것으로 조사됐다. 고려가 성곽 방어시설을 스스로 허물어 무력화시켰다는 '고려사절요'의 기록이 이번 발굴 과정에서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재)한백문화재연구원은 '고려사절요' '고종 46년 6월' 기사에는 몽골이 고려와의 전쟁을 끝내기 위해 강화 협정을 맺으면서 강화도성을 허물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는데 이번 발굴 조사에서 역사적 기록이 고고학적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문화재청 관계자는 "강화도에서 성곽 방어 시설이 처음 발견된 것 자체가 큰 의미를 가진다"며 "앞으로 고려 도성의 보존·정비를 위한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재)한백문화재연구원 소속 연구원들이 성곽 방어시설 유적을 발굴하는 모습. /문화재청 제공

2018-12-06 김명호

인천문화재단, 작곡가 최영섭 구순 기념 '오마주 투 코리아(Homage to Korea)'

원로음악인 활동지원 프로그램 일환다방면 출연진, 그리운 금강산등 선봬엘림아트센터서 12일… 관람료 '무료'인천 출신 작곡가 최영섭 선생의 '구순(九旬) 기념 음악회'가 개최된다.2018 인천문화재단 원로음악인 활동지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인천문화재단과 (사)아침을 여는 사람들이 주최하고 더클래식아트가 주관하는 '작곡가 최영섭, 오마주 투 코리아(Homage to Korea)'가 오는 12일 오후 7시30분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위치한 엘림아트센터 엘림홀에서 열린다.이번 콘서트는 90세를 맞은 최영섭 선생의 예술 세계 조명을 위해 기획됐다.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가곡인 '그리운 금강산'을 비롯해 '망향', '추억' 등을 작곡한 최영섭 선생은 1929년 11월 28일 강화군 화도면에서 태어났다. 일제 치하에서 인천중학교를 다녔으며, 해방 후 서울 경복고에서 임동혁에게 작곡 이론을 배웠다. 서울대 음대 작곡과에서 김성태를 사사했다. 빈 국립음대에서 지휘를 공부하고 귀국한 선생은 1959년 인천시문화상을 시작으로 2009년 대한민국문화훈장, 2017년 '올해의 인천인' 선정까지, 10여 회에 달하는 각종 상과 훈장을 받았다.선생의 작품들은 "가곡 대중화에 기여했으며 국민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었다"는 평가를 받는다.이번 연주회에선 '그리운 금강산', '망향', '그리워라 두고 온 그 사람들', '낙엽을 밟으며', '추억', '천 년의 그리움' 등 가곡을 비롯해 피아노곡 '절름발이 인형의 슬픔'이 연주될 예정이다. 또한, 윤용하·김성태·조두남·김동진·홍난파가 작곡한 잘 알려진 우리 가곡들도 연주된다. 출연진들도 다채롭다. 테너 이정원·최영호, 바리톤 박경준, 소프라노 이지현·양지 등의 성악가들과 김보미(피아노 반주)가 가곡 무대를 꾸미며, 이하은(피아노 독주), 트리오 콘 스피리토, 앙상블 콘 스피리토도 무대에 오른다. 이번 무대의 마지막은 출연진 모두가 무대에 올라 함께 '그리운 금강산'을 부르고 연주하며 마무리할 예정이다.인천문화재단 관계자는 "최영섭 선생님은 우리 가곡사에 있어서 중추적 역할을 해오신 분"이라며 "선생님의 다양한 작품들을 고향 인천에서 만나볼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람료는 무료로 전석 초대이다. 문의는 엘림아트센터(032-289-4275) 혹은 더클래식아트(02-355-8561)로 하면 된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작곡가 최영섭 /인천문화재단 제공

2018-12-06 김영준

극단 공감 '어린이 성장극' 인천 무대

극단 공감의 '어린이 성장극-친구가 되어줘!'(작·연출 최미선)가 7~9일 인천 문학시어터에서 열린다.'인천 공연단체 우수레퍼토리 지원사업'에 선정된 이 작품은 그림자극과 오브제(관절인형)를 활용한 장면을 통해 극적 효과를 더했다. 무대 위에서 행해질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와 숨바꼭질 등의 놀이가 관객의 공감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배우와 관객이 함께하는 끝말잇기와 옆의 친구나 부모님께 칭찬스티커(별) 받기 등도 가미될 예정이다.극의 주인공 로운이는 반 친구들과 진정한 친구가 되는 게 소원이다. 이때, 만희는 장난으로 로운이에게 무서움의 대상인 산꼭대기 할머니에게 다녀오면 친구가 되어 주겠다고 하고, 로운이는 그렇게 하겠다고 말한다. 과연 로운이가 무서운 할머니 집에 다녀와서 반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낼 수 있을지….극단 관계자는 "어린이들에게 올바른 가치관 확립과 성장에 기여할 교육적 내용으로 구성됐다"면서 "어른과 어린이 모두 즐겁게 관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공연은 7일 오전 10시40분과 오후 5시, 8·9일은 오후 3시에 시작한다. 관람료는 전석 1만2천원이다(10인 이상 단체 6천원). 문의:(032)817-3655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

2018-12-05 김영준

인천·원주시립합창단 '감동의 캐럴 하모니'

13일 인천문예회관서 연말 합동공연국내외 성탄곡·한국곡 '흥겨운 무대'정통 합창 명곡에서 편곡한 대중 가요에 이르기까지 폭 넓은 레퍼토리로 감동을 전하는 인천시립합창단이 연말을 맞아 원주시립합창단과 함께 '캐럴의 축제(A Carol Celebration)'를 연다. 오는 13일 오후 7시30분 인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릴 인천시립합창단(지휘·김종현)의 제163회 정기연주회는 원주시립합창단(지휘·정남규)과 함께 꾸민다.1부에서는 원주시립합창단이 '영원한 빛'을 시작으로 '야누스 데이', '키리에' 등을 연주하며, 인천시립합창단이 '오 베들레헴 작은 골', '참 반가운 성도여' 등 성탄절의 의미를 담은 주옥같은 합창 명곡들로 이어간다. 2부에서는 '새야 새야', '등대' 등의 친숙한 한국 합창곡을 원주시립합창단이 감각적인 무대 속에 선보이며, 인천시립합창단이 'We wish you a merry Christmas', 'Let it snow!' 등 관객들 모두가 흥얼거리면서 따라 부를 수 있는 캐럴 메들리로 연주회의 마지막을 장식할 예정이다. 인천시립합창단 김종현 예술감독은 "개성과 색깔이 다른 두 합창단이 다른 듯 어울리는 모습을 통해 깊은 감동을 전해드리는 특별한 연주회가 될 것이며, 다사다난했던 2018년을 지나온 우리의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 안아줄 것"이라고 말했다. 관람료는 7천~2만원. 문의 : (032)438-7773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원주시립합창단. /인천문화예술회관 제공 /아이클릭아트인천시립합창단. /인천문화예술회관 제공 /아이클릭아트

2018-12-04 김영준

강화 흥왕리 이궁터서 고려후기 건물터 흔적 발굴

문화재청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는 지난 9월부터 진행 중인 인천 강화도 흥왕리 고려 이궁(離宮) 터 발굴 조사 과정에서 고려 후기에 조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터와 석축(石築) 흔적을 발견했다고 3일 밝혔다. 이궁은 도읍 내부에 있는 왕궁 외에 임금이 밖에서 머물던 별궁이다. 흥왕리 이궁은 고려가 강화도로 천도한 강도(江都, 1232∼1270) 시기에 건립한 것으로 추정되며, 강화읍에 조성된 고려궁지에서 남쪽으로 약 17㎞ 떨어졌다. 고려 고종 46년(1259년) 산에 궁궐을 지으면 국가 기업(基業)을 연장할 수 있다는 교서랑 경유(景瑜) 진언에 따라 세웠다고 알려졌다. → 위치도 참조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는 이궁 터 동쪽 평탄지 1천㎡를 조사해 13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터 1곳과 고려말~조선 초기에 축조된 것으로 분석되는 건물지 2곳을 확인했다.동서방향의 석축을 쌓아 한 단가량 높은 공간을 조성하고 그 안쪽에 13세기 축조된 것으로 보이는 건물지와 배수로 등이 발견됐다고 강화문화재연구소 측은 설명했다. 나머지 건물터는 13세기보다는 늦은 고려 말기에서 조선 초기에 만든 것으로 짐작되며, 가로 7.5m·세로 12m 크기다.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시설물은 이궁의 중심권역은 아닌 것으로 추정되지만 기록으로만 전하던 이궁의 존재를 고고학적 조사를 통해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

2018-12-03 김명호

'오석근의 仁川' 쇼케이스

13일까지 개항장 '옹노'서 작품 소개 자리지역 근원적 정서·정체성등 앵글에 담아인천에서 활동 중인 사진작가 오석근이 내년 개최를 준비 중인 개인전 '인천(仁川)'의 쇼케이스를 시작했다.지난 2일 인천 개항장 일대인 중구 중앙동의 '옹노(擁老)'에서 개막한 '인천' 쇼케이스는 오는 13일까지 이어진다. 쇼케이스는 오석근 작가의 신작인 '인천'을 비롯해 그의 주요 작업인 '교과서(철수와 영희)', '해에게서 소년에게', '인천'과 함께 진행 중 인 '축', '경인무브망'을 아우르며 펼쳐진다.인천에서 나고 자란 오석근 작가는 영국에서 사진을 공부하고 돌아와 2005년부터 인천을 중심으로 창작활동을 펴고 있다. 작가는 인천이 험난했던 한국사회의 근·현대사를 자세히 비추는 거울임을 잘 알고 있다. 자신의 예술을 삶의 결과물로 여기는 오석근 작가가 '인천'을 이야기 한다는 것은 본인의 삶과 그것을 둘러싼 역사를 이야기 하려는 것이다. 때론 아름답고 기이하며 알싸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작가의 사진은 인천에 내재된 근원적인 정서, 숨죽인 기억 등을 불러온다. 나아가 현재의 변화하는 인천의 정체성까지 담아냈다. 인천 개항장에 자리한 '옹노'는 이번 쇼케이스를 통해 처음 공개되는 곳이다. 이번 쇼케이스는 작가의 작품 소개와 함께 지역의 공간 자산의 활용과 가치에 대해 고민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문의: 010-4400-1532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오석근作 '인천'. /오석근 작가 제공

2018-12-03 김영준

인천에 퍼지는 묵직한 울림 '포르테 디 콰트로'

오디션프로 '팬텀싱어' 초대 우승연말 전국투어 8일 문화예술회관자작곡 담은 앨범 '컬러스'로 꾸며크로스오버 보컬그룹 포르테 디 콰트로의 '컬러스(COLORS)'가 연말 전국 투어 콘서트의 일환으로 오는 8일 오후 2시와 7시 인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다.오디션 프로그램 '팬텀싱어'의 초대 우승팀인 포르테 디 콰트로는 뮤지컬 배우 고훈정, 테너 김현수, 베이스 손태진, 가수 이벼리로 구성됐다.공연마다 매진을 기록하며 국내 공연계의 블루칩으로 각광받는 이들은 유니버설 음반사를 통해 데뷔 음반을 발매했다. 데뷔 음반은 클래식, 크로스오버 음악 장르에서는 드물게 플래티넘(3만장 돌파)을 기록했고, 그 여세를 몰아 발매한 '클라시카' 앨범과 2차 투어도 성공을 거뒀다. 올해 5월과 6월 서울 올림픽홀과 부산 벡스코에서 팬텀싱어 시즌2 우승팀인 포레스텔라와 함께 꾸민 '팬텀vs팬텀' 공연도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냈다.포르테 디 콰트로는 가요, 영화음악, 가곡, 오페라 아리아 등 장르를 넘나들며 폭넓고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이고 있다.지난 9월 발매된 2.5집 미니앨범 '컬러스(COLORS)'는 포르테 디 콰트로 멤버들이 직접 작사, 작곡한 여섯 개의 곡으로 이루어졌다. 이번 앨범을 통해 뛰어난 가창력을 넘어 이들이 가진 프로듀싱 능력과 크로스오버 장르에 대한 깊은 이해까지 엿볼 수 있다.이번 콘서트는 앨범 '컬러스'에 담긴 곡들이 대거 선을 보인다. 한층 견고해진 화음과 감성, 멤버 각자의 매력을 더한 포르테 디 콰트로의 음악이 청중의 마음을 더욱 따뜻하게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관람료는 7만7천~12만1천원. 문의 : (032)420-2735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크로스오버 보컬그룹 '포르테 디 콰트로'의 공연 모습. /인천문화예술회관 제공

2018-12-03 김영준

[판문점 선언 특별기획-남북의 마디 인천, 새로운 평화와 번영을 말하다·(21)]남북을 잇는 푸른 매 '해동청'

푸른빛 빠른 속도 송골매 일종 추정백령도등 서식 조선중기이후 사라져흔적 추적·이야기 수집 교류 필요"北 '매꾼' 인류유산 공동등재 가능"조선시대 황해도 구월산 도적들의 이야기를 다룬 황석영 소설 장길산은 '장산곶 매' 전설로 시작한다. 바닷가에 마을이 생기기 전부터 황해도 장산곶의 수호신으로 존재했던 매와 사람들의 이야기다. 푸른 빛의 자태를 뽐내며 빠른 속도로 창공을 누비는 이 장산곶 매는 동쪽 바다의 푸른 매라 하여 '해동청(海東靑)'이라 불렸다. 장산곶을 비롯해 백령도, 대청도에 사는 해동청은 고려시대부터 매 중에 가장 으뜸으로 쳤으나 조선 중기 이후 자취를 감췄다고 한다. 남북평화시대를 맞아 사라진 해동청과 그 이야기를 추적해 복원하는 남북교류사업이 요구되고 있다.해동청은 고려 때부터 조선에 이르기까지 중국이 정기적으로 진상을 요구했을 정도로 귀한 새였다. 해동청이라는 이름도 서식지가 중국을 기준으로 했을 때 동쪽 바다였기 때문에 지어졌다고 한다. 원 간섭기 고려 충렬왕은 몽골에 바칠 해동청을 전문적으로 조련하고 관리하는 '응방(鷹坊)'을 전국에 설치했고, 이 응방은 조선 숙종 때까지 운영됐다.해동청이 어떤 매였는지는 정확히 확인되고 있지 않지만, 옛 문헌과 서식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볼 때 이른바 '송골매'라고 하는 매의 한 종류일 가능성이 높다. 매과의 송골매는 해안지대와 섬에서 번식을 하고, 수리과의 참매는 깊은 산 숲 속에서 자란다.대청도 서내동에는 '매막골'이라는 지명이 아직도 있는데 예전부터 매를 기르고 훈련하는 장소였다고 한다. 옹진군은 대청도 매바위에 이런 설명과 함께 매 조형물을 설치했다.조류 전문가인 국립생물자원관 박진영 연구관은 "현재 서해5도에서는 매(송골매)와 참매가 모두 발견되는 데 참매는 서해5도를 통과하는 종이고, 매는 번식을 하는 종"이라며 "과거 대청도 일대에 해동청이 살았다면 매의 한 종류 아닌가 생각한다"고 설명했다.해동청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자취를 감췄지만, 매를 이용해 사냥을 하는 전통은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매사냥은 2010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기도 했는데 우리나라를 비롯해 몽골, 카자흐스탄, 독일, 체코 등 18개 나라가 공동 등재국으로 올라있다. 북한도 해방 전까지 매사냥을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금까지 맥을 잇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북한은 국조(國鳥)를 참매로 공식화하는 등 매를 민족의 기상과 연결하려는 시도를 꾸준히 하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전용기 이름이 '참매 1호'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매사냥 기능보유자인 한국전통매사냥보존회 박용순 응사(鷹師)는 "황해도와 백령도, 대청도에서 났다는 해동청은 스피드가 남다른 좋은 매로 알려져 있지만 그 존재가 확인되지는 않고 있다"며 "북한도 매에 대한 '프라이드'가 있고, 현 정부가 남북 문화교류를 적극적으로 한다고 하니 북한에도 '매꾼'이 남아있다면 유네스코 공동 등재까지 추진하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

2018-12-02 김민재

[판문점 선언 특별기획-남북의 마디 인천, 새로운 평화와 번영을 말하다·(21)]남북을 잇는 푸른 매 '해동청'

해동역사, 사냥 목적 등 상세기술원나라 상납요구에 '응방' 설치도작가 황석영·백기완 작품서 다뤄그 옛날 장산곶과 대청도 하늘을 누볐던 푸른 매 해동청(海東靑)의 위상과 존재감은 옛 문헌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푸른 날개를 가진 해동청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남북이 공동 연구 대상으로 삼을 만한 소재로는 충분하다.조선 후기 실학자 한치윤이 쓴 '해동역사(海東繹史)'는 중국 사료를 인용해 "고려에서 바다를 건너 날아왔으므로 이름을 해동청(海東靑)이라고 한다. 물건을 움켜잡는 힘이 아주 굳세어서 고니를 잘 잡는다. 날아오를 때에는 바람을 일으키면서 곧장 구름에 닿도록 날아오른다"고 해동청을 소개하고 있다. 과거 사냥용 매로 고니를 잡는 이유는 식용으로 쓰기 위해서가 아니라 고니가 먹은 조개 속 진주를 찾기 위해서였다. 이처럼 해동청을 이용한 사냥은 귀족들의 고급 취미였다. '일응이마삼첩(一鷹二馬三妾·첫째가 매, 둘째가 말, 셋째가 여자)'이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였다. 해동청은 중국의 역대 왕조들이 탐했던 진귀한 매였다. 거란은 해동청을 구하기 위해 1천 명을 동원해 백두산을 넘어와 둥지를 뒤지며 잡아갔다고 한다. 원나라는 고려에 해동청의 정기적인 상납을 요구했고, 충렬왕은 이를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응방(鷹坊)'을 설치했다. '고려사'는 1277년 응방이 205곳에 달했다고 설명하고 있다.조선 왕들도 해동청을 너무 좋아해 신하들이 만류할 정도였다. 세종이 흉년이 들었을 때 창덕궁의 한 건물을 수리해 해동청을 기르려고 하자 신하들은 "새를 위해 집을 수리하는 것은 덕이 아니다"라고 말렸던 일이 대표적 사례다. 그러자 세종은 "이 물건은 우리 지경에서 많이 산출되는 것이니 진귀한 새와 기이한 구경거리로서 앵무새나 공작새와 비교할 수 없다"고 했다.조선 중반 이후에도 해동청과 응방에 대한 기록이 나오지만, 고려부터 이어져 온 그 푸른 빛의 해동청과 일치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한반도에서 나는 좋은 매를 상징적으로 해동청으로 불렀다고 하는 게 학계의 설명이다.장산곶과 대청도의 해동청은 소설가 황석영에 의해 문학 소재로 재탄생했다. 황석영이 1974년 7월 11일부터 한국일보에 연재한 소설 '장길산'의 첫 대목이 장산곶 매 이야기다. 황해도 사람들이 마을을 지켜준 해동청을 잊지 않기 위해 발목에 붉은 실을 달았는데, 수리와 싸우고 마을로 돌아온 해동청이 나무에 앉았다가 그만 나뭇가지에 붉은 실이 얽혀 죽고 말았다는 얘기다. 황석영은 1979년 '문예중앙' 겨울호에 장산곶 매 이야기를 희곡으로 다시 만들어 발표하기도 했다. 황해도 출신의 사회운동가이자 작가인 백기완도 1994년 비슷한 내용의 '장산곶매 이야기'를 책 2권 분량으로 펴냈다.그는 장산곶 매 이야기는 어려서 할머니와 어머니로부터 듣던 얘기를 다시 꾸몄다고 설명하면서 '우리 겨레의 위대한 서사시'라고 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인천 옹진군 대청도 매바위에 있는 매 조형물. 예부터 대청도 매는 빠르고 사냥을 잘하기로 유명했다. /옹진군 제공

2018-12-02 김민재

1924년 '일제강점기 인천'… 그 시절 그 사람들의 욕망

인천시립극단 창작극 '잔다리 건너…'8일부터 문예회관 소공연장서 무대인천시립극단(예술감독·강량원)의 제78회 정기공연 '잔다리 건너 제물포'가 오는 8~16일 인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펼쳐진다.인천시립극단은 인천을 주제로 하는 창작극을 개발해 시민들과 함께 만들고 나누기 위해 지난해부터 공개강좌 및 작가들과의 만남을 진행해 왔다. 이를 토대로 창작된 '너의 후일은'을 지난 5월 무대에 올렸으며, 두 번째 작품인 '잔다리 건너 제물포'로 이번 무대를 꾸민다.작품은 인천의 근대를 배경으로 한다. 일제 강점기 인천은 자본주의적 욕망이 본격적으로 발산되던 시기이기도 했다. 많은 공장과 상회, 은행들은 바다를 향해 열려 있었다. 바다를 통해 수많은 물자가 오고 갔고, 당시 사람들은 다양한 욕망의 색을 입었다. '잔다리 건너 제물포'는 오늘날의 선물(先物)거래소인 미두(米豆) 취인소에서 업무를 보며 투자에 눈을 뜬 '인서', 아버지가 운영하는 잔다리 화방에서 일하지만 자신의 그림을 그리고 싶어 하는 '이경', 그들과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낸 노동자 '영근' 등 그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을 통해 1924년의 인천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작품이다.극을 쓴 한현주 작가는 "무대에서 우리 근대의 풍경은 주로 경성을 배경으로 그려지는 등 개항장을 필두로 한 인천의 모습이 곧 우리의 근대였음을 너무 오래 잊고 있었다"면서 "시민 강좌를 통해 함께 그 시기의 인천을 들여다보고 알아가는 일이 참 즐거웠다"고 말했다. 시립극단 관계자는 "1924년 인천을 돌아보는 시간이기에 시민들에게 더욱 뜻 깊게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문화를 통해 지역의 역사와 전통을 알아감과 동시에 미래의 모습까지 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공연은 평일(월요일은 공연 없음) 오후 7시30분, 주말은 오후 3시에 시작한다. 관람료는 전석 2만원. 문의 032)420-2790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인천시립극단 단원들이 '잔다리 건너 제물포' 공연을 앞두고 무대 연습을 하고 있다. /인천문화예술회관 제공

2018-12-02 김영준

예술가와 관객이 함께 '공간의 지문' 찾는 이동형 공연

인천 부평아트센터 상주단체 앤드씨어터가 12월 1일과 2일 오후 2시 부평구 일대에서 '터무늬 있는 연극×인천_부평편' 공연을 선보인다. 앤드씨어터의 이번 공연은 건축가 승효상의 책 '지문'에서 영감을 받아 기획됐다. 앤드씨어터는 2015년 '터무늬 있는 연극×인천'을 초연했다. 공연을 통해 사람의 지문(指紋)처럼 땅에도 새겨져 있는 고유한 지문(터의 무늬)을 찾는 작업을 보여줬다. 예술가와 관객이 함께 걸으며 공간이 품고 있는 이야기를 나누는 이동형 공연으로 진행됐다. → 포스터초연에선 재개발 열풍이 몰아치는 인천에서 고유의 무늬를 찾아가는 작업으로, 인천아트플랫폼과 동구 배다리 지역, 부평구 십정동, 송도 트라이볼 등에서 공연을 펼쳤다. 버스를 타고 관객과 이동하며 진행하는 형태였다. 지난해에는 인천시립극단 극장 밖 연극 프로그램으로 초청받아 공연했다. 당시 공연에선 인천문화예술회관에서 출발해 인천역, 북성포구를 지나 배다리 지역으로 이동하며 공간을 감각하고 사유했다.도시에 대한 사유를 지속적으로 공연의 재료로 삼고 있는 앤드씨어터는 올해 공연의 소재를 부평으로 정했다. '터무늬 있는 연극×인천_부평편'은 부평의 역사를 들여다보고, 개인의 이야기를 수집해나가는 과정을 밟는다. 부평의 오늘과 과거를 보고, 듣고, 만지는 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극단 관계자는 "곳곳을 돌아다니며 마치 숨은 그림 찾기를 하듯 지역이 품고 있는 이야기를 찾게 될 것"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예술가의 이야기와 관객의 이야기가 덧붙여지면서 매우 흥미로운 공연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관람료는 무료이며, 회당 선착순 30명에 한해 사전예약을 받는다. 자세한 사항은 부평구문화재단 홈페이지(www.bpcf.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의:(032)500-2000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

2018-11-29 김영준

"인천시 역사문화자원 연구… 인력육성·전문기관 설립 필요"

장소성 회복영역 관심부족 지적역사자료관 확대 복합공간 제안타기관과 사업중복 우려 반론도인천시가 근대 역사문화자원을 연구하기 위한 전문 인력의 육성과 연구기관 설립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상원 인하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27일 인천무형문화재 전수교육관에서 열린 '시사편찬 업무기능 활성화 및 문화시설 활용방안을 위한 토론회'에 주제발표자로 나와 이같이 밝혔다.김상원 교수는 인천을 '근현대사의 보고(寶庫)'라고 평가하면서도 역사·문화자원과 관련한 '장소성 회복' 영역은 체계적 조사와 연구가 미진하다고 지적했다. 장소성 회복은 공간의 물리적 복원과 활용이 아니라 공간이 갖고 있는 고유의 역사와 기억을 되살려내는 것을 말한다.인천시는 앞서 근대 건축물인 제물포구락부와 옛 인천시장 관사를 관광객을 위한 세계맥주 판매점과 게스트하우스로 꾸미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김 교수는 "개항장, 대불호텔, 차이나타운, 김란사·하상기, 김구, 월미도 등 지역의 역사와 기억을 종합적으로 조사해 도시공간을 재장소화해야 한다"며 "장소성 회복을 위해서는 관광 활성화라는 강박증에서 벗어나 공간이 거주민과 가졌던 본래의 관계, 사회적 역할과 정서적 기능을 살펴보고 복원할 수 있는 요소들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김상원 교수는 이를 위해 전문위원 2명이 담당하고 있는 인천역사자료관을 확대·개편한 연구기반의 역사문화복합공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역사문화자료를 발굴, 수집, 정리, 발간하는 연구 업무에 도서관과 전시·홍보·교육 기능을 더한 조직·기관으로 확대하자는 얘기다.이어진 토론에서는 역사자료관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과 역사자료관과 시사편찬의 개념 정립부터 다시 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붙었다.김송원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인구 300만명의 거대도시로 성장한 인천의 위상에 걸맞은 역사문화 관련 기반시설이 필요하다"고 했다. 강옥엽 역사자료관 전문위원도 "시사(市史) 업무 활성화의 대전제는 인력 보강과 예산 확대"라고 했다.반면 김락기 인천문화재단 역사문화센터장은 "인천역사자료관은 조례 없는 임의단체로 인천사 연구의 중심센터로는 어울리지 않는다"며 "역사자료관의 확대는 오히려 인천문화재단, 인천연구원 등 다른 공공기관의 사업과 중복될 우려가 있다"고 했다.김상태 인천사연구소장은 "현재 인천에 산재해 있는 공적기관에 있는 역사관련 연구자들은 발등의 불을 끄듯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기에 급급하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계획적이고 구체적인 밑그림을 만드는 작업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

2018-11-27 김민재

러시아어-한국어 거리감 녹인 '애수의 선율'

성악가 이연성, 양국 노래 8곡 음반 발매푸시킨 시 인용 가곡·러 대중가요등 수록인천 출신의 성악가 이연성(베이스·사진)이 음반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 뿌쉬낀과 러시아 로망스'를 내놨다. 푸시킨의 친숙한 시 구절인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에서 취한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음반에는 푸시킨의 시에 곡을 붙인 가곡 4곡과 한국인이 좋아하는 러시아 노래 4곡이 담겼다. 수록곡 모두 이연성이 직접 번역했으며, 우리말 노래로 재탄생해 음반에 수록됐다. 반주는 알렉산드르 스바트킨(피아노), 조혜령(해금)이 맡았다.모스크바 국립음악원에서 유학한 이연성은 국내에 러시아 문화 예술을 널리 보급한 것으로 유명하다. 러시아 뿐만 아니라 중앙아시아 등 러시아어권 정상이 방한할 때마다 청와대에 초청돼 노래를 불렀다. 이연성은 2013년 11월 서울에서 열린 푸시킨 동상 제막식에서 푸시킨 시에 의한 러시아 노래 '나는 당신을 사랑했었소'를 불렀다. 당시 제막식에 참석해 축사를 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연성의 노래에 감동했으며, 이후 문화예술 훈장인 '푸시킨 메달'을 수여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달 초 러시아 국경일인 '민족통합의 날'에 이연성을 초청하기도 했다.이번 음반은 이연성이 여러 무대에서 노래할 때마다 "러시아 말은 어렵다"는 반응을 보인 국내 청중에 보다 가깝게 다가서기 위해 기획·출시됐다. 음반에는 푸시킨 시에 의한 가곡들과 우리 드라마의 주제음악으로 쓰였던 '백학'을 비롯해 '모스크바 근교의 밤'처럼 우리 귀에 익숙한 노래들이 담겼다. 또한, 소비에트 연방 시절 대중의 노래여서 우리에겐 낯설지만, 아름다운 선율의 '바닷가의 연인', '그대와 나'도 수록됐다.음반에 대해 볼쇼이 극장의 테너 블라디슬라프 피아프코는 "이연성의 목소리는 러시아어와 한국어를 마치 하나의 언어로 들리게 하는 묘한 감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2018-11-27 김영준

[판문점 선언 특별기획-남북의 마디 인천, 새로운 평화와 번영을 말하다·(20)]심청전과 남북 문화 교류

고려시대 황해도 일대 이야기 '정설'연봉바위·연화리 등 백령도에 흔적분단 이후 북한도 여러가지로 각색2005년 합작 '애니' 남북 동시개봉심청이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공양미 300석에 몸을 던진 '인당수'는 남한의 최북단 섬 백령도와 북한의 장산곶 사이 해역 어딘가에 위치했다고 전해진다.인당수 너머 멀리 장산곶이 바라다보이는 백령도 진촌리의 심청각은 심청의 효행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는데 그곳을 방문하는 사람 중에는 실향민들이 많다. 황해도 장산곶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망향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심청을 매개로 한 남북교류 사업이 기대된다.심청전의 배경에 대해서는 여러 견해가 있지만 고려시대 황해도와 부속 섬 일대에서 시작한 이야기라는 게 정설이다. 우리 판소리 다섯 마당 중 하나인 심청가는 "옛날옛적 황주땅 도화동에 한 소경이 살았는데, 성은 심가요, 이름은 학규라…"는 가사로 시작한다.고려 초기에는 예성강 입구에서 옹진 앞바다를 돌아 대동강 입구를 거쳐 중국으로 가는 뱃길이 자주 이용됐다. 심청이 물에 빠진 인당수는 해상교역로 가운데 가장 물살이 센 곳으로 추정되는데 바로 백령도와 장산곶 사이가 유력하다. 실제로 조선 광해군 12년(1620년) 백령도에서 귀양살이를 했던 의병장 이대기는 '백령도지'에서 "장산곶의 벼랑과 백령도의 벼랑이 서로 끼고 하나의 골짜기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두 물이 서로 부딪혀 소용돌이친다. 또 밀물과 썰물 때에는 나가고 들어오면서 서로 부딪치니 놀란 파도와 성난 물결이 하늘로 치솟아 험하고 사나움을 이루니 말로 다 형언할 수 없다"고 썼다.백령도에는 심청 전설과 관련한 지명이 많다. 백령도 남포리 물범의 휴식처 '연봉바위'는 심청이 연꽃을 타고 올라와 조류를 따라 흐르다가 걸려 살아난 곳이다. 백령면 연화리는 말 그대로 연꽃마을인데, 이도 심청이 환생한 장소다. 이밖에 뺑덕어미가 살던 곳이 백령도 장촌리라는 설도 전해 내려온다.심청 이야기는 황해도와 백령도 일대에 실제 있었던 '인신공양(人身供養)' 풍습과 지형, 해류의 흐름, 민속을 바탕으로 구성된 전설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분단 이후 북한에서도 심청과 관련한 이야기가 여러 가지 색깔로 나왔다. 심학규 중심의 이야기는 걷어내고 심청 중심의 희생정신을 통해 인민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부각하거나 심청을 공양미 300석에 데려가려고 하는 중국 남경 상인에 저항하는 도화동 주민들의 모습을 그려 인민들의 마을 공동체 정신을 강조하기도 했다.심청전은 특히 애니메이션 분야의 남북 교류 물꼬를 텄던 소재이기도 해서 남북 평화의 시대를 맞이한 오늘날 더 주목받고 있다. 2005년 8월 광복 60년을 맞아 남북합작 애니메이션 '왕후심청'이 남북 동시 개봉하기도 했다. 황해도 평산 출신으로 서울로 피란했다가 미국으로 건너간 재미교포 넬슨 신이 북한의 조선 4·26 아동영화촬영소와 함께 제작한 극장용 만화영화다. 기획은 남쪽에서, 그림과 채색은 북에서 각각 맡았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우리나라의 대표적 한글 고전소설인 효녀 심청전의 무대로 알려진 인천시 옹진군 백령도 진촌리에 세워진 심청각의 심청 상(像) 뒤로 북한 황해도 땅이 보이고 있다.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2018-11-26 김민재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