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장애인 시설없는 공공도서관 '차별의 공간' 되다

인천 일부 도서관 관련시설 미비서구는 승강기도 없어 이용 불가휠체어 고려안한 내부 설계 문제현행법에도 저촉… 개선책 절실인천지역 일부 공공도서관에 엘리베이터(승강기)가 아예 없거나, 지체 장애인이 홀로 이용하기 힘든 구조로 운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시설에서의 장애인 차별은 현행법으로도 금지돼 있어 시설 개선이 시급하다.10일 오후 2시 인천 서구 가좌동의 서구도서관. 도서관 1층 현관에 설치된 '장애인 경사로'를 따라 로비로 들어섰다.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도서관에 엘리베이터가 없었다. 휠체어 이용자가 각 층을 오르내릴 수 있는 장애인 경사로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이 도서관에서 지체 장애인이 혼자 힘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은 1층에 있는 '아동 도서관', '어린이 자료실' 2곳에 불과했다. 휠체어 이용자가 지하 1층 식당, 매점, 평생학습실에 가길 원하거나 2~3층의 자료실에 오르고자 할 때 도움을 주겠다는 안내 문구조차 없었다.지체 장애인 이용자를 위한 도서관 행정 서비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부평구 부평동에 있는 북구도서관은 엘리베이터가 1대 있지만, 지체 장애인이 이용하기 어렵기는 서구도서관과 마찬가지였다. 지하 1층, 지상 4층의 신관과 본관으로 구성된 이 도서관의 엘리베이터는 신관 1층 어린이자료실 내부에 있다.'장애인용 엘리베이터 이용 안내' 표지판도 있지만, 휠체어 통행이 쉽지 않아 보였다. 어린이자료실 입구 도난방지시설 사이 통로 폭이 좁아 휠체어와 보행자가 동시에 통과할 수 없다. 입구 여닫이문도 '장애물'이었다.휠체어 이용자가 혼자 힘으로 밀거나 당겨 열 수 없기 때문이다. 엘리베이터에 탑승해도 2층 신관과 본관을 연결하는 통로가 없어 제1·2·3열람실을 이용할 수 없다.인천시교육청 산하 8개 공공도서관 중 엘리베이터가 없는 곳은 서구도서관이 유일했다. 북구도서관은 신관 증축 공사 때 엘리베이터를 설치했지만, 실제 이용자 편의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은 공공기관이 장애를 고려하지 않은 기준을 적용해 정보 이용에 불리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경우를 금지하고 있다. 시설물 이용의 차별도 금지돼 있다. 모든 영역에서 장애로 인한 차별을 금지한다는 취지다. 또 '도서관법'은 모든 국민이 신체적 여건에 관계없이 공평한 도서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인천지체장애인협회 관계자는 "몸이 불편하다는 이유만으로 공공서비스에서 차별을 받는 건 말도 안 된다"며 "공평한 서비스는 당연한 권리로, 교육청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서구도서관의 경우 과거 엘리베이터 설치를 추진했었지만, 건물 안전 문제로 무산됐다"고 해명하고 "추가 대책 마련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

2019-01-13 공승배

'역사와 허구' 눈 못 떼는 쫄깃한 조합

'韓 소설 최고 재담꾼' 성석제, 5년 만에 선보인 작품가상인물 '성형' 어린 왕 숙종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남인·서인의 정쟁과 '권력의 향방' 긴장감 있게 전개■ 왕은 안녕하시다 1·2┃성석제 지음. 문학동네 펴냄. 828쪽. 2만9천원한국 소설 최고의 재담꾼 성석제가 역사를 소재로 한 신작소설을 발표했다.'왕은 안녕하시다'는 성석제가 '투명인간' 이후 5년 만에 쓴 장편소설이다. 또 원고지 3천매에 달하는 대작이다. 이 작품은 문학동네가 운영하는 포털사이트 카페에서 전반부를 연재했고 독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이후 작가는 오랜 시간을 들여 후반부를 새로 쓰고 다시 전체 내용을 대폭 수정해 완성했다.소설은 조선 숙종 시기가 배경이다. 우연히 왕과 의형제를 맺은 주인공이 왕을 지키기 위해 시대의 격랑을 헤쳐가며 들려주는 종횡무진 모험담이 주 내용이다. 주인공 성형은 한양에서 제일 가는 기생방 주인인 할머니 덕에 놀고먹는 전형적인 한량이다. 어느 날 비범한 풍모의 꼬마를 만나고 그와 의형제를 맺으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 꼬마는 장차 대위를 이을 세자, 훗날 숙종이었고 그가 14살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오르자 성형은 왕의 그림자로 왕을 지켜나간다.호위무사지만, 칼을 들고 싸우는 진짜 무사는 아니다. 남인과 서인으로 나뉘어 정쟁이 한창인 조정 속에서 어린 왕이 위태롭게 왕위를 지켜내기 위해선 '사람'이 필요했다. 자신의 정치에 필요한 사람이 절실했는데, 어린 숙종은 성형에게 '사람보는 눈'이 되어줄 것을 부탁한다. 성형은 궁궐 안팎을 오가며 각계각층의 사람살이를 경험하고 왕을 둘러싼 여러 인물을 판별해 왕에게 전달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숙종의 역사는 이른바 '환국정치'라 불리는데, 남인과 서인이 엎치락뒤치락하는 환국으로 점철됐다고 알려졌다. 그 과정에서 후대에 가장 드라마틱한 역사로 알려진 장희빈과 인현왕후의 이야기가 탄생하기도 했다. 작가는 너무나 익숙해서 지루할 법도 한 이 역사적 사건을 왕의 숨은 형이라는 가상인물 '성형'을 탄생시켜 여전히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탈바꿈시켰다. 성형은 시정잡배 출신 답게 지체 높은 이에게 고분고분한 법이 없고, 계급을 떠나 인간 대 인간으로 맺어진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특히 그의 눈과 귀에 포착되고 입을 통해 전해지는 이야기가 흥미롭다. 성형은 정체를 감춘 채 권력의 향방을 가르는 결정적인 국면을 목도하거나 그것에 은밀히 개입하면서 장사수완을 발위해 왕실의 재산을 불리기도 한다. 또 진기한 칼을 얻어 위기에 처한 왕의 목숨을 구하기도 하고, 때론 청나라 무예고수와 대결을 펼치기도 한다. 또 역사 속 현실 인물들도 대거 출동한다. '구운몽' '사씨남정기'를 쓴 김만중을 형님으로 모시며 가까이 하기도 하고, 강직한 선비로 이름 높은 박태보를 지켜보며 흠모하고 훗날 희빈 장씨가 될 장옥정에게 연심을 품기도 한다. 하지만 왕과 성형의 맹약도 권력의 무게가 무거워지면서 흔들리기 시작하고 위기가 찾아온다. 소설은 즐겁고 유쾌한 서사가 흐르는 가운데 명분과 도리, 왕의 말 한마디가 생사를 가르는 권력의 힘, 진위를 알수 없는 소문과 그것이 실체가 돼가는 일련의 과정들이 긴장감있게 펼쳐진다.소설은 성석제 특유의 흥겹고 유장한 달변이 돋보인다. 웃기지만 마냥 웃을수만 없고, 마냥 울수만 도 없는, '성석제만이 쓸 수 있는 역사소설'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쫄깃한 서사를 보여준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2019-01-10 공지영

[눈길끄는 책]화학물질에 노출된 일상, 독성 피하는 방법

■ 화학 물질의 습격, 위험한 시대를 사는 법 ┃계명찬 지음. 코리아닷컴 펴냄. 280쪽. 1만5천원화학 물질의 위험성을 알려주는 '화학 물질의 습격, 위험한 시대를 사는 법'이 출간됐다.현재까지 등록된 화학 물질은 1억 3천700만 종이며 하루 동안 인간은 최대 200종의 화학 물질에 노출되고 있지만, 이 중 일부는 안전성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가 이뤄지지 않은 채 사용되고 있다. 화학 산업의 발달이 우리 삶에 수많은 혜택과 편리함을 가져오면서 화학 물질에 대한 현대인의 의존도는 점점 심화되고 있지만, 화학제품들이 주는 편리함 뒤에 숨어 있는 유해성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은 채 당연한 일상으로 여기며 살아간다. 물고기 뱃속에서 나온 플라스틱 쓰레기, 소금과 수돗물에서 나온 미세플라스틱, 라돈이 방출되는 침대, 살충제가 검출된 달걀 등 유해 물질 파동이 일어날 때는 나라 전체가 발칵 뒤집힐 듯하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무감각해지면서 관성적으로 화학제품의 편리함에 의존하며 살아간다. 환경호르몬 관련 전문가인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어떤 화학 물질에 노출되는지 그 사례와 위험성을 알려주며, 노출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생활습관과 건강에 치명적인 독성 물질을 피하는 최선의 선택을 제안한다. 또한 화학 물질과 완벽하게 단절된 삶을 살 수 없는 현대인이 몸 안에 쌓이는 독소를 피하기 위해 선택해야 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매일 건강을 위협하는 환경 독소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안전한 대처법을 알려준다. /강효선기자 khs77@kyeongin.com

2019-01-10 강효선

[새로나온 책]작가들 겨울호

■ 작가들 겨울호┃인천작가회의 출판부. 다인아트 펴냄. 314쪽. 1만원 인천작가회의가 문학계간지 '작가들 겨울호'(통권 67호)를 최근 출간했다. 이번 호는 지난해 4월 남북정상회담 이후 가파르게 전개되고 있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발걸음에 주목했다.'특집'을 통해 북한과 북한 문학을 다룬다. 김성수·이지순·김재용은 각각 북학 문학사적 흐름과 북한의 시, 식민지 시대 문학작품을 짚어본다.'담담담'에선 소설가 방현석이 '북한의 대표 작가를 통해 본 북한 사회'를 주제로 한 강연을 실었다. '비평' 코너에는 작가 강훈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북한 아동문학의 역사를 짚어주는 송수연의 글과 이규원의 1984년작 '해방공장'에 대한 김창수의 친절한 해설이 실렸다.'우현재'에선 북한의 화교가 겪은 분단과 한국전쟁의 이야기를 전한다. 백무산·김영언·이영광·손재섭·천수호·김송포·강성남의 시와 새터민을 다룬 유영갑의 소설, 아이 엄마로서 방송작가 일을 하는 여성의 삶을 그린 박사랑의 소설 등으로 구성된 '창작란'의 작품들은 일상의 이면을 성찰케 한다.이 밖에도 '시선'에선 남북정상회담 자리를 빛냈던 수묵목판화 '산운'의 작가 김준권의 판화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

2019-01-10 김영준

심사 안한 논문, KCI(한국학술지인용색인) 등재지 '끼워넣기 정황'

학회주도 논문지 年 수차례 발간前 심사위원 "집행부서 매번 추가"연구점수·연구비 투자유치 유리"물리·정보 함께 싣기도" 반박도수년간 '밀실운영'으로 수천만원의 학회 지원금을 전용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한국융합보안학회(1월 7일자 6면 보도)가 심사받지 않은 논문을 KCI(한국학술지인용색인) 등재지에 '끼워넣기'로 발간한 정황이 포착됐다.7일 한국융합보안학회(이하 학회)와 한국연구재단(이하 재단) 등에 따르면 학회는 지난 2001년 12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총 85차례 논문지를 발행했다.학회는 논문지를 2013년까지 연 6회 발간했으며 2014년부턴 연 7회 발간했다. 정보보안은 3, 6, 9, 12월 논문지 발간을 주도했으며, 물리보안은 2, 5, 10월 논문지 발간을 맡았다. 논문지는 정보보안과 물리보안, 군사보안 등이 돌아가면서 특집판을 만드는 형식이었다. 심사위원회는 정보보안과 물리보안 분야에 1개씩 존재하며 위원장도 각각 분야 권위자가 맡았다. 각 분야의 심사위원회가 순차에 따라 특집판 발간을 주도했다.논문지는 2012년 KCI '등재후보지'에서 '등재지' 지위를 얻었다. 한국연구재단이 관리하는 KCI 등재는 학술지의 질적인 면을 인정받았다는 의미와 동시에 실질적인 연구 점수도 부여되며 연구비 투자까지 이끌어낼 수 있다.하지만 물리보안 특집판 발간 논문지에 정보보안 논문이 '끼워넣기'로 추가 등재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았다는 폭로가 나왔다. 2012년 5월 발간된 12권 2호부터 2015년 10월 발간된 15권 6호까지 총 8권의 논문지에 각각 1~3편씩 총 16편의 심사를 받지 않은 논문이 첨부됐다는 주장이다.논문지 물리보안 심사위원을 맡았던 A교수는 "심사를 거친 논문을 (정보보안이 주도하는)학회 집행부에 넘기면 어김없이 정보보안 논문이 추가로 붙었다"며 "재단 등재지로 권위 있는 논문지의 가치를 스스로 떨어뜨리는 일을 스스럼없이 하면서 문제를 제기하면 유야무야 넘어갔다"고 말했다.KCI에 이 학회 논문게재요건은 '본회 심사 규정에 의거한 심사 규정을 거쳐 논문지 편집위원회에서 게재 여부를 결정하며, 필요시 투고된 논문의 수정 및 보완을 요구할 수 있다'고 명시돼있다.상황이 이렇자 재단은 심사 없이 게재된 논문에 대한 조사 착수를 검토 중이다. 재단 관계자는 "학회에서 조직적으로 심사 없이 논문을 게재할 경우 이를 걸러낼 수 있는 장치가 재단엔 미흡한 상황"이라며 "구체적으로 심사하지 않은 논문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면 조사를 진행할 수 있다"고 했다.이에 대해 정보보안 분야의 B교수는 "절차에 따라 논문 심사를 진행해 논문지를 발간했고 물리보안 쪽에서도 정보보안 특집판에 논문을 함께 싣기도 하는 등 특집판과 일반 논문이 섞여 발간되는 것은 문제 삼을 일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환기·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

2019-01-07 김환기·손성배

그림책 펼치면… 세계를 읽는 '세 개의 시선'

다양한 나라의 그림책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성남 판교 현대어린이책미술관은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회(IBBY)가 선정한 각 국가를 대표하는 우수 추천도서와 대표작가들의 원화를 소개하는 전시 '작은 시민들'을 오는 2월10일까지 미술관 1·2전시실에서 개최한다.IBBY는 2년마다 협회 회원국 75개 국가에서 3년 이내 출간한 어린이와 청소년 도서 중 글, 그림, 번역분야 우수 도서를 선정해 '어너리스트 어워드'를 수여하고 있다.이번 전시에서는 지난해 어너리스트 어워드를 수상한 61개국의 우수 그림책 191권과 그림분야 어워드를 수상한 해외작가 10인의 작품 100여점을 통해 동시대를 살아가는 다른 나라의 어린이들의 일상과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점을 그림과 책으로 만날 수 있다.전시는 10인의 대표작가 작품을 '세상에 대해 이해하기', '다양함을 존중하기', '창의력으로 해결하기' 등 세 가지 주제로 구성했다. 최소한의 문구와 간략한 이미지로 기다림을 아름답고 은유적으로 표현한 케빈 헹크스의 '기다려봐', 연필, 수채화와 잉크를 사용해 따뜻한 감성을 그려낸 시드니 스미스의 '거리에 핀 꽃', 종이 콜라주와 디지털 방식을 혼합해 만든 아우슈라 큐두라이테의 '행복은 오렌지빛 여우야', 전쟁과 난민이라는 주제를 다룬 라스 호네만의 '제노비아', 아기 돼지 삼형제 이야기를 새로운 시각에서 볼 수 있는 프랑수아 로지에의 '돼지들의 꾀' 등 유명 작품을 소개한다. 전시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예술적인 감성을 자극하고 창의성을 개발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미술관 교육프로그램-MOKA 저널리스트는 유엔이 선정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17개의 목표 중 주제를 선택해 관련 기사나 그림책을 읽어보고, 예술적으로 생각을 표현한 뒤 영상으로 제작해 전시공간에서 상영한다. 또한 현대미술과 그림책 작가인 노석미 작가의 '스몰 피플' 작품을 관람하고 내가 만나고 싶은 친구를 그려보는 활동과 친구의 고민을 들어주는 활동도 마련했다. 또 전시장에는 그림책에 관심있는 전문가 모임이나 동호회 등을 위한 연구 공간을 운영하고, 학부모와 성인을 대상으로 세계시민에 대해 생각해보는 전문가 강연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관람료는 6천원이며 전시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현대어린이책미술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강효선기자 khs77@kyeongin.com캐나다 '시드니 스미스(Sydney Smith)'. /현대어린이책미술관 제공왼쪽부터 핀란드 '로라 메르즈(Laura Merz)', 덴마크 '라스 호네만(Lars Horneman)'. /현대어린이책미술관 제공/아이클릭아트

2019-01-07 강효선

경기 행정구역 명칭 변천사… 조선 후기~1990년대 정리

경기도 행정구역 명칭의 변천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경기도 행정구역지명 총람'이 영인본으로 발간됐다.경기문화재연구원 경기학연구센터는 경기도의 고유성과 역사성을 밝히는 데 기본 정보가 되는 학술자료를 발굴하기 위해 이번 책을 발간했다. 이 책은 1789년 '호구총수'에서부터 1993년 '경기도행정구역요람'까지 행정구역일람 6종류를 그대로 옮겨 인쇄물의 원본을 사진으로 복사해 인쇄하는 영인, 편집한 것이다. 호구총수는 조선시대 전국의 호수(戶數)와 인구수를 기록한 총 9권의 책으로 경기도는 2권에 실렸다. 1789년 즈음해 군현은 물론 면(面)과 동리(洞里)의 명칭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다. '지방행정구역명칭일람'은 조선총독부가 1912년에 편찬한 총 3권의 책으로, 경기도는 1권에 수록됐는데, 1914년 일제가 대대적인 행정구역 통폐합을 하기 전 행정구역을 확인할 수 있다.1917년 발간된 '신구대조조선전도부군면리동명칭일람'은 일제의 행정구역 개편 이후 경기도의 군면동리(郡面洞里)의 지명이 상세하게 정리됐다. 이 때 경기도의 36개 군은 20개 군으로 줄어들었다. '대한민국 지방행정구역 명감'은 1959년에 발간돼, 해방 후 경기도 관할이던 경성부가 경기도에서 분리되고, 한국전쟁 후 연천 및 포천군의 북부지역이 정식 수복된 이후의 행정구역을 정리했다. 이 때 경기도는 2시 19군 8읍을 관할했다. 마지막으로 1993년에 발간된 '지방행정구역요람'은 인터넷에서 한자지명이 사라지고 있는 현실에서, 도로명 주소 이전 마을의 이름이 한자로 표기돼 나름의 학술적 가치가 있다. 이 책의 원문서비스는 이 달 중순경 경기도사이버도서관을 통해 제공할 예정이다. 문의 :(031)231-8570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경기도 행정구역지명 총람'

2019-01-06 공지영

소소하게 펼쳐지는 4형제 인생, 그래… 우리도 그렇게 살아냈지

평범하게 태어난 농민의 자식들누구나 겪어봤을법한 경험·추억정갈한 표현 속 위트있게 풀어내서로 다른 직업들 엿보는 재미도■ 넷이 따로 또 같이 ┃홍종명외 3명 지음. 도서출판 위 펴냄. 198쪽. 1만5천원누군가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일이 '일상'이 된 요즘이다. 기상천외하고, 소름 끼치는 반전이 넘치지 않아도, 우울증을 극복한 이야기랄지, 자그마한 가게를 열고 소소한 나만의 삶을 즐기는 이야기도 충분한 재미를 주는 서사가 될 수 있다. 요즘은 그런 시대다.'넷이 따로 또 같이'는 그 머리말에서 말했듯 다소 '밋밋하다'느낄지도 모르겠다. 홍씨 성을 가진 4형제가 살아온 이야기들은 그즈음의 나이라면 겪어봤을 법한 경험들이 대부분이다. 평범하지만, 그래서 공감이 가고 웃음도 난다. 또 가슴이 따뜻해진다. 누군가에겐 나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아버지의 이야기이기도 해서다.형제의 역사는 맏이인 홍종명씨가 태어난 195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피난 기간 중 가까운 이웃이 된 할아버지와 외할아버지의 중매로 4형제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얼굴도 한번 못 본채 인연을 맺었고, 홍종명씨가 태어난 게 그 시작이다. 경기도 광주 곤지암에서 농사를 짓던 부모님 밑에서 4형제는 봄이면 갈매뜰에 나가 달래 냉이를 캤고, 여름이면 운동장과 하천을 놀이터 삼아 몸을 굴리며 뛰어 놀았다. 어렵지만 꿋꿋이 학업을 이어간 4형제의 눈물나는 노력과 부모님을 향한 애틋한 효심, 자녀를 향한 애끓는 부성애, 형제 간의 따뜻한 우애에 얽힌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쌀 가마니를 몰래 서로의 쌀더미에 가져다뒀던, 가슴 훈훈한 동화책을 읽고 난 기분이다.무엇보다 책은 정갈한 삶 속에서 자신의 추억을 맛깔나게 표현한 형제의 위트가 돋보인다. 수십 년의 공직생활을 모범적으로 마친 두 형과 냉철한 기자로 활약한 셋째, 번뜩이는 상상력으로 애니메이션 감독이 된 막내가 각자의 추억을 되짚어가며 써내려간 일생은 소소하지만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또 형제의 다양한 직업만큼 삶의 현장 같은 다채로운 직업세계도 엿볼 수 있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홍씨 사형제는 경기도 광주 곤지암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부모님의 6남매 중 장남, 차남, 다섯째, 여섯째로 태어났다. 사진 왼쪽부터 맏이 홍종명 (주)금상엔지니어링 전무이사, 둘째 홍승표 전 경기관광공사 사장, 셋째 홍정표 경인일보 서울본부장, 막내 홍헌표 애니메이션 감독./아이클릭아트

2019-01-03 공지영

당신이 외면해온 '코리안 드림의 악몽'

■ 한국의 이주민 사회┃송인선 지음. 야스미디어 펴냄. 243쪽. 1만5천원대한민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수는 현재 230만명을 넘어섰다. 1994년 산업연수생 제도 도입과 2000년대 '농촌 총각 장가보내기'로 시작된 국내 이민자 유입은 2004년 8월부터 이주노동자 고용허가제로 급속도로 증가하게 됐다. 여기에 방문취업, 중국·고려인 동포 등을 포함하면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체류 비자 종류만 해도 130여개에 달한다. 그러나 여전히 사회 저변에는 외국인에 대한 혐오와 몰이해, 편견이 존재한다. 복지 수혜의 대상으로만 여겨지기도 한다. 대한민국은 이제 우리와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할 이민자들의 삶과 이주민정책의 문제점들을 되돌아보며 원주민들과 이민자들이 어떻게 함께 공존하며 살아갈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이 책은 송인선 (사)경기글로벌센터 대표가 고통받고 있는 이주민들 속에서 그들과 부딪치며 상담하고 경험한 현장의 생생한 실제 사례들을 자세히 실었다. 이주민들이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면서 겪는 어려움을 유형별(이주노동자, 일반난민, 재정착난민, 고려인 등)로 분류하고 이들의 고충을 통한 다양한 상담 사례를 기술했다. 여기에는 산업재해 중증장애인 배우자 간병인의 눈물겨운 이야기, 종교활동을 하는 외국인의 고충, 배우자 사별·이별로 자녀와 한 부모가정으로 살고 있는 결혼이민자의 어려움 등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외국인들의 사연들이 있다. 특히 미등록 외국인 가정에서 출생된 자녀, 중도입국 자녀, 재혼 다문화가정 안에서 태어난 자녀 등 아동청소년을 위한 생활·교육 제도 정착이 시급하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송인선 대표는 책에서 체류자격별로 이민자들이 겪는 실제 상황을 생생하게 기록해 정부가 적절한 정책을 세울 것을 촉구하고 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

2019-01-03 윤설아

한글로 제대로 담지 못한 '동네 이름 이야기'

■ 지명직설┃오동환 지음. 안나푸르나 펴냄. 300쪽. 1만8천원전 세계 어느 나라에도 이름 없는 동네는 없다. 대도시부터 작은 시골 마을까지 모두 이름이 있지만, 부르고 쓰기만 할 뿐 그 안에 담긴 뜻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런 지명의 뜻을 자세하게 짚어주는 책이 출간됐다. 오동환 작가의 신간 '지명직설'은 꼭 알아야 할 지명의 뜻을 풀어내는 데 집중했다. 책은 한자로 된 지명이 많은 한국의 다양한 지명의 뜻을 설명하고, 그 안에 담긴 역사적, 지리적 유래도 자세하게 담아냈다. 책을 통해 저자는 한국의 다양한 지명의 본뜻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자를 알아야만 한다고 강조한다. 대부분 사람들이 한자로 된 지명은 한글 발음만 표기해 읽고 쓰는데, 그 안에 담긴 뜻을 정확히 알려면 한글로 포장된 지명의 안에 숨겨진 한자를 이해해야만 하기 때문이다.저자는 한국의 지명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여러 나라의 지명들도 한곳에 모아 눈길을 끈다. 우리말 독음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이름이 긴 남미 파라과이의 도시 '푸에르토프레시덴테스트로에스네르'부터 한 글자로 이뤄진 스리랑카의 항구 도시인 갈(Galle), 일본 미에 현에 있는 도시 쓰(津), 중국 허난 성 소재 현 이름인 우(禹) 등 다양한 지명을 통해 흥미를 높인다.또 똑같은 의미를 갖고 있는 전 세계 곳곳의 지명과 역사상 중요한 인물의 이름을 딴 지명, 장미가 뒤덮인 모습을 연상케 하는 로즈빌이나 아침노을이라는 뜻의 아사카 등 아름다운 지명, 우리말로 읽으면 황당함을 자아내는 독특한 지명을 통해 무심코 지나쳐 왔던 지명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시간을 갖게 한다.저자는 "최근에는 한자를 많이 안 쓰기 때문에 지명에 담긴 뜻을 이해하려고 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이 책이 한자에 대한 독자들의 인식을 변화시키고, 한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의 지명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유익한 도서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강효선기자 khs77@kyeongin.com

2019-01-03 강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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