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에버랜드, 핼러윈데이 맞아 특별 체험이벤트 마련

11월 17일까지 핼러윈 축제를 여는 에버랜드가 취향별로 골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핼러윈체험코스를 마련했다.26일 오후 7시 10분부터 에버랜드 블러드시티3 특설무대에서는 호러와 디제잉이 결합한 신개념 클럽 뮤직파티 ''호러클럽 피어 더 나이트'가 열린다.이태원, 홍대 등 클럽에서 활동 중인 DJ 비쿼즈(BEQUZ), MC 욱시(WOOXI)가 출연해 라이브 음악과 화려한 조명, 퍼포먼스 등이 어우러진 디제잉쇼를 펼친다.핼러윈데이 당일인 31일 오후 5시부터 서울 이태원에서는 에버랜드 좀비들의 깜짝 어택 이벤트가 특별히 진행된다.이태원 제일기획 사옥 앞 광장에서 펼쳐지는 좀비 어택에서는 실제 에버랜드 블러드시티3에 출몰하는 좀비들이 등장해 시민들과 포토타임을 진행하고, 선착순 200여 명의 시민에게 좀비 분장 체험 기회를 무료로 제공한다.즉석 인증샷 이벤트를 통해 다음 달 17일까지 핼러윈 축제를 직접 관람할 수 있는 에버랜드 이용권도 선물로 증정한다.에버랜드 티익스프레스 앞 광장 무대에서는 으스스한 음악에 맞춰 좀비들이 '칼군무'를 펼치는 '크레이지 좀비 헌트' 공연이 매일 펼쳐진다.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해 핼러윈데이를 상징하는 호박등 '잭오랜턴(Jack-o'-lantern) 만들기 체험 행사(체험비 1인당 1만5천원)가 11월 3일까지 매일 진행된다.올해 새로 선보이는 주간 대표 공연 '에버랜드 핼러윈 위키드 퍼레이드'에서는 유령, 해골, 마녀, 호박 등 귀여운 악동 캐릭터들이 등장해 중독성 있는 노래에 맞춰 춤을 추며 행진한다. /연합뉴스25일 오후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에서 '핼러윈 위키드 퍼레이드'가 펼쳐지고 있다. 에버랜드가 올해 핼러윈 축제를 맞아 디자인, 안무, 의상 등을 새롭게 리뉴얼한 '핼러윈 위키드 퍼레이드'는 오는 11월 17일까지 매일 2회씩 약 30분간 진행된다. /에버랜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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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핼러윈 축제가 한창인 에버랜드가 10월 한 달간 호러와 디제잉을 결합한 신개념 뮤직파티 '호러 클럽 피어 더 나이트(Horror Club : Fear the night)를 새롭게 선보인다. 블러드시티3 특설무대에서 펼쳐지는 파티 모습. /에버랜드 제공

2019-10-22 연합뉴스

포천 '장준하 평화관' 도서·기록·박물관 기능 한곳에

국내 첫 레지던시형 라키비움 검토내년초 정부 부처와 지원협의 진행포천시가 건립을 추진 중인 '장준하 평화관'을 '레지던시(Residency)형 라키비움(Larchiveum)'으로 조성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이 같은 방안은 최근 박윤국 시장 주재로 열린 '장준하평화관건립 추진위원회' 2차 회의에서 제기됐다. 장준하 평화관 건립 타당성 조사용역 최종보고회를 겸해 열린 회의에서 평화관을 도서관·기록관·박물관 기능을 제공하는 라키비움 콘셉트로 구성하는 안이 나왔다.라키비움 콘셉트와 함께 예술가들이 입주해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시설을 제공하는 레지던시 프로그램도 제안됐다.이들 안이 반영되면 장준하 평화관은 국내 최초로 레지던시형 라키비움으로 조성될 전망이다.장준하 평화관건립 추진위는 박 시장과 장호권 장준하기념사업회 회장을 공동위원장으로 지난 9월 출범해 그동안 평화관 건립 방안을 논의하고 타당성 조사를 진행해왔다.평화관은 민주화운동에 앞장선 고 장준하 선생의 정신을 계승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시는 이번 용역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내년 초 정부 관계 부처와 지원협의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박 시장은 "장준하 평화관 건립을 통해 고 장준하 선생의 유지를 어떻게 계승하고 발전시킬지 생각을 모으고, 타당성 용역 결과를 토대로 장준하 평화관 건립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중앙부처 및 경기도와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포천/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

2019-10-21 최재훈

양주 장흥관광지 개발… 규제 걸림돌 제거 '탄력'

정부, 관광진흥법 시행규칙 개정市 건의 반영… 복합시설 길 열려오랜 침체기를 겪고 있는 국민관광지 양주시 장흥에 개발의 길이 열렸다.양주시는 관광지 개발을 지나치게 제한한 규제를 고쳐 장흥관광지에 복합관광시설이 들어설 수 있게 했다.21일 시에 따르면 관광지 안에 설치할 수 있는 시설을 규정한 '관광진흥법' 시행규칙이 올해 6월 개정됐다. 종전까지 관광지 내에 시설지구별로 정해진 시설 이외에는 설치할 수 없도록 한 네거티브 규정을 바꿔 다양한 복합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이번 시행규칙 개정은 앞서 양주시가 정부에 건의한 내용이 대부분 반영된 것이다. 양주시는 그동안 관련 부처에 관광지 내 시설지구를 지나치게 세분화해 시설운영의 효율성과 경제성을 떨어뜨리는 법규를 개정해 줄 것을 지속해서 건의해왔다.기존에는 관광지 내 휴양·문화시설 지구로 지정된 곳에는 운동·오락시설을 설치할 수 없어 개발에 상당한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양주시가 정부에 법규개정을 건의한 것은 관광지로 지정된 지 32년이 지난 장흥관광지가 점차 쇠퇴하는 것을 막고 민간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장흥관광지가 쇠퇴기를 맞은 것은 정부 정책에 묶여 지역 특성에 맞는 독자적인 개발계획을 수립할 수 없었기 때문으로 시는 분석했다. 시는 이번 법규 개정으로 비슷한 시설지구를 관광휴양·오락시설지구로 통합, 다양한 복합관광시설 설치가 가능해져 투자유치와 각종 개발이 크게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규제개선은 장흥관광지뿐 아니라 전국 231개 관광지에도 상당한 파급효과가 미칠 것으로 보인다. 양주/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

2019-10-21 최재훈

[최진석의 '새 말, 새 몸짓'· (8)]용기, 시대를 건너가는 지적(知的) 인내

정치적 진영 논리 갇힌 '종속성' 시선·사유 '독립' 확보로 극복 '용기' 발휘 못할땐 제자리 맴돌 것조선 시대의 학자들은 나라가 위태로워진다고 판단이 되면 목숨을 걸고 왕에게 그 폐단을 낱낱이 까발리고 개선을 요구하는 상소를 하였다. 그 상소를 '진시폐소'(陳時弊疏)라고 하는데, 율곡은 세상을 뜨기 2년 전인 1582년에 선조에게 올렸다. 율곡이 '적폐청산'을 주제로 한 상소문을 올린 지 10년 후, 일본이 침략해 들어와 강토를 유린했다. 율곡이 임진왜란 전에 부르짖었던 '적폐 청산'을 437년이 지난 후의 대한민국에서도 듣는다.이런 문장들이 있다. "과거부터 쌓여온 뿌리 깊은 적폐들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국민 행복도 국민 안전도 이뤄낼 수 없다.", "적폐들은 꼭꼭 숨어있어서 좀처럼 드러나지 않지만, 드디어 드러났다면 이것은 적폐근절의 시작", "지금 바꾸지 않으면 기회는 다시 오지 않는다는 각오로 근본부터 하나하나 바꿔 가겠습니다.", "우리 사회 곳곳의 묵은 적폐를 바로잡아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반드시 만들어 가겠습니다!", "저와 정부는 우리 경제가 다시 회복세를 이어가고, 그 온기가 구석구석 퍼져 나가도록 모든 역량을 총동원할 것입니다.", "한반도에 평화통일의 기반을 구축하는 일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것입니다.", "우리가 힘을 모아 국가혁신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결코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할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했을 법한 말이겠는가, 아니면 박근혜 전 대통령이 했을 법한 말이겠는가. 문재인 대통령의 말이라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그러나 2014년 7월 14일에 당시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축사에 나오는 말들이다.이런 문장도 있다. "상황이 점점 더 안 좋아지다가 이제는 매우 위태롭다. 상황이 어떻길래 위태롭다고 하는지를 죽을 각오로 말해보겠다. 나라의 문화 풍토는 정해진 것만을 따르거나 프레임 씌우기로 더욱 나빠지고, 관직은 능력과 관계없이 나눠주어 나라의 이익이 되는 일은 없이 그저 월급만 받고, 정치는 생산적이지 않은 시빗거리를 만들어 거기에 나라 전체가 매달리면서 혼란스럽고, 온 국민은 과거의 규제에 묶여 신음한다." 적폐(積弊)라는 단어가 선명하게 보이는 이 문장은 누구의 말을 정리한 것일까?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 중에 나온 말일까? 아니면 문재인 대통령이 재임 중인 요즘의 누군가가 한 말일까? 놀랍게도 조선 시대 중기 율곡(栗谷) 이이(李珥)의 말이다. 조선 시대의 학자들은 나라가 위태로워진다고 판단이 되면 목숨을 걸고 왕에게 그 폐단을 낱낱이 까발리고 개선을 요구하는 상소를 하였다. 그 상소를 '진시폐소'(陳時弊疏)라고 하는데, 율곡은 세상을 뜨기 2년 전인 1582년에 선조에게 올렸다. 율곡이 '적폐청산'을 주제로 한 상소문을 올린 지 10년 후, 일본이 침략해 들어와 강토를 유린했다. 율곡이 임진왜란 전에 부르짖었던 '적폐 청산'을 437년이 지난 후의 대한민국에서도 듣는다.우리가 지금 어느 정도로 망가지고 있는지를 대변하는 말로는 '이게 나라냐?'도 있고 '이건 나라냐?'도 있다. 어느 진영의 말이 옳은지 그른지를 따질 필요도 없다. 누가 옳든지 간에 나라 꼴이 말이 안 된다는 것만큼은 어느 진영에서나 동의하고 있지 않은가. '나라 꼴이 말이 아니다'라는 말이 지금에서야 출현하였다면 차라리 다행으로 여기겠다. 그러나 이런 말투는 율곡의 시대에도 이미 있었다. 율곡은 나라 꼴이 말도 안 된다는 의미를 "국비기국"(國非其國)이라는 표현에 담았다."국비기국"(國非其國)이라는 말은 훨씬 더 오래전 중국의 고전인 '묵자'(墨子)나 '관자'(管子)에서 나오긴 한다. 나라가 행정 명령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거나 3년 정도 버틸 재정이 확보되지 않으면 나라라고 하기 어렵다는 의미로 주로 쓰였다. 율곡은 이와 달리 당시의 폐단을 구체적으로 지적하면서 그 폐단들이 청산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에서 이 말을 쓰고 있다. 즉 민심이 분열되고 권력이 간신들에 둘러싸여 혼란스럽다는 의미에서 '나라가 나라 꼴이 아니다'고 했던 것이다. 이전 정권들에도 맞고, 지금 정권에도 맞는 말이다. 우리는 분열된 민심으로 야기된 혼란과 간신들에 둘러싸여 실상을 정확히 알지 못하게 된 권력자가 내린 비효율적인 판단들로 고통받고 지낸 지 이미 오래다.율곡의 시대와 지금의 시대가 440여년이라는 그리도 큰 시간의 격차가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유사한 것을 보면서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임진왜란 직전의 동인과 서인이 극단적이면서도 맹목적으로 대립하여 국가를 비효율 속으로 빠뜨린 것을 보면서 그것이 지금의 시대와 너무도 흡사하다는 것을 알고 나서는 또다시 놀라울 따름이다. 긴 시간 사이에서만 달라진 것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시간을 거의 공유하는 짧은 시간 사이에도 유사함은 존재한다. 가장 앞에서 예로 들었던 문장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말이지만 지금의 문재인 대통령이 했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 일이 아니다. 언론 장악, 낙하산 인사, 어용 지식인의 득세, 인사 실패, 꽉 막힌 불통, 협치 실종 등등, 거의 모든 것들이 다른 정권들 사이에서도 똑같이 나타나는 것이다.이명박은 자신을 노무현과 다르다고 주장하고, 문재인은 자신을 박근혜와 전혀 다르다고 주장하겠지만,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일들을 놓고 본다면 별 차이가 없이 대동소이하다. 이명박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노무현을 지지하는 세력과는 전혀 다르다고 할 것이고, 문재인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박근혜와 별 차이가 없다는 말에 경기를 일으키겠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그 경기를 무색하게 할 수 있다. 정치 지도자들만 그런 것이 아니다. 지지자들도 모두 다른 척하면서 똑같다. '태극기 부대'와 '대깨문'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는가. 다른 옷을 입은 같은 사람들이다. 지적 반성력을 근거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맹목적으로 받아들인 지도자에 대하여 감성적인 숭배를 하는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우상숭배의 다른 형태일 뿐이다. 임진왜란 직전의 동인과 서인, 그 이상도 아니고 그 이하도 아니다.적어도 율곡의 시대에서 지금까지, 우리가 역사에서 배우고 깨달아 한 단계 크게 상승하지 못한 것은 분명하다. 물론 물질적인 풍요나 국제적인 위상을 들라치면 어찌 그 시대의 그것과 같겠냐 만은, 시선의 높이랄지 세계와 관계하는 수준 혹은 태도는 지금까지도 여전한 점이 분명히 있다. 그래서 같은 내용이 그때에도 있고, 지금도 있는 것이다. 구조적인 유사성 때문이다. 이것은 시간적으로 긴 계기 안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동시대 안에서 봐도 학습과 진화는 일어나지 않았다.왜 정치적인 대립각 사이에서도 구조적으로나 내용적으로 달라지지 못하는 것인가. 이 말을 달리 표현하자면, 왜 수직적인 진화가 일어나지 않고 그 자리를 뱅뱅 돌고만 있는가. 시간적 공간적으로 수직적 진화를 가로막는 문화적 요인은 무엇인가. 그것을 나는 한마디로 '종속성'이라고 말한다. 율곡의 시대와 지금의 시대까지 관통하는 하나의 속성이 바로 '종속성'이다. 박근혜 시대와 문재인 시대를 관통하는 하나의 속성도 '종속성'이다. '종속성'은 사유나 생각이 자신 내부에서 생산되지 않고 외부의 것을 그대로 수용한 후 그것을 외부를 향해 집행하는 삶의 형태를 취하면서 스스로는 자신의 생각에 따라 사는 것으로 착각하는 상태이다. 내가 생각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집단이 가진 생각을 내면화하여 그것을 그대로 집행하는 것에 불과하면서도 스스로를 독립적 주체로 착각하는 상태이다. 자신이 만든 것으로 삶을 채우려 하지 않고, 외부의 누군가가 만든 것을 빌려오거나 그것을 따라 만들면서도 심리적으로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이다. 지식을 생산하려는 도전에 나서는 것보다 생산된 지식을 수입해서 쓰는 것을 더 효율적인 것으로 착각한다. 내 삶의 방식을 내 자신으로부터 확인받지 않고, 주변의 동의에 더 의존한다. 기능적인 활동에 빠지느라 예의 염치를 쉽게 상실하는 상태이다. '태극기 부대'나 '대깨문'으로도 표현되는 모든 '빠'들은 그 진영의 '논리'에 갇혀 그것을 진리화 하느라 예의염치를 상실하고도 부끄러운 줄 모르게 된다. 모두 종속적인 상태이다. 감각과 감성에 빠져 선동적인 행위를 일삼지 차분하고 논리적인 지적 활동을 하지 못한다. 집단적 광기와 우상숭배를 하는 것으로 존재적 위안을 얻는 허망한 상태에 빠진다. 하지만, 본인은 그것을 자각하지 못하는 상태, 이것이 바로 종속적 삶의 전형이다. 우리는 지금 이런 삶을 길고도 길게 살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물질적 풍요와 민주적 발전도 모두 이 종속성의 범위 안에서 한 발전임을 깨달아야 한다.그렇다면, '헌 말 헌 몸짓'을 버리고 '새말 새몸짓'으로 무장한다는 말은 다름 아니라 '종속성'을 극복하여 '독립'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 '독립'은 영토나 정치적인 의미에 한정되지 않는다. 근본적으로는 시선이나 사유의 독립을 말한다. 종속적 사고는 당연히 진영에 갇히고 감각과 감성에 휘둘리는 경향을 보인다. 독립적 사고는 근본적으로 감각과 감성을 이겨낸 지적 사고의 형태를 띤다. 진영에 갇힌 사고가 비효율적이며 미래적이지 않다는 것은 진영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도 모르는 바가 아니다. 그러나 왜 벗어나지 못하는가. 감성적 확신에 더 의존하기 때문이다. 진영적 사고를 벗어나려면, 우선 진영적 사고를 자세히 관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모든 각성이 일어나는 이 '관찰'을 시작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어렵다. 관찰한 후에는 각성을 하고, 거기서 벗어나려는 태도를 결정해야 하는데, 이것 또한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이 어려운 일들을 해내지 않으면 앞으로도 긴 시간 우리는 율곡의 시대를 살며 선조의 무능을 견디다 임진왜란을 당하는 것과 같은 비극에 다시 직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감행하는 행위를 '용기'라고 한다. 따라서 '용기'는 매우 지적인 활동이다. 지적이라는 말을 단순히 학력이 높은 것으로 오해하지는 말자. 감각과 감성과 맹목적인 믿음에 빠지지 않고 곰곰이 생각할 수 있으면 지적이다. 감각과 감성에 갇혀 있는 사람은 지적이지 않기 때문에 용기를 발휘할 수 없다. 그래서 소크라테스도 용기를 '지적인 인내'라고 하는 것이다. 긴 시간 우리를 지배했던 '종속성'을 이겨내는 용기, 즉 지적인 인내를 발휘하지 않으면, 우리는 앞으로도 박근혜와 문재인의 시대를 왕복할 것이다. 동인과 서인 사이의 싸움판 구도를 앞으로도 깨지 못할 것이다. 율곡의 경고를 앞으로도 동시대인의 것처럼 반복해서 듣는 시대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율곡이 선조에게 올린 상소문이다. 지금이라도 지적 인내를 발휘할 수 있으면 문재인 대통령이 최소한 선조는 되지 않을 것이다. "요즘 정책들이 시대와 맞지 않아 날로 잘못되니 백성들의 의욕이 매일 소진되고 있습니다. 이는 간신들이 권력을 휘두르며 행세할 때보다 더 심합니다. … 이렇게 계속하면 10년도 안 돼서 난리가 날 것입니다. … 언로(言路)를 넓게 열어서 전하의 뜻과 다르더라도 많은 의견을 받아들이십시오."/최진석 건명원 초대 원장·서강대 철학과 명예교수송필용 作 '무제'. /광주일보 제공

2019-10-21 최진석

'명장'다운 책임감·자세, 아로새기다

10년전 모노톤 매력 빠져 시작, 수원 행궁동에 둥지다양한 사람과 교류·소통 위해 강의·문화행사 앞장"뜻 맞는 이들 모아 동아리 구성·체험 활동 하고파"그림이 그려진 나무판에 달궈진 인두를 가져다 대면 나무타는 냄새와 함께 진갈색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태워서 형태와 명암을 나타내는 인두화는 많은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지만, 결과물은 보는 이에게 편안한 휴식을 안겨준다.이런 인두화 작업을 10여년 이라는 시간 동안 이어오고 있는 이가 있다. 수원 행궁동에서 '이건희 인두화창작소'를 운영하고 있는 이건희 인두화 작가다. 모노톤이 주는 편안하고 아름다운 매력에 빠져 인두화를 시작했다는 그는 10년 전만 해도 이 장르는 알려지지 않은 낯선 장르였다고 했다. 당시 그는 한국의 전통이 깃든 인두화를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이를 전파하기 위해 누구보다 힘써왔다. 급하지 않게 꾸준히 활동하며 인두화 활성화를 위해 노력했고,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이 먼저 찾기 시작했다. 그는 "인두화를 시작하면서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전국 곳곳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여하고, 홍보 활동도 열심히 했다. 최근에는 인두화가 매체를 통해 많이 알려져 지금은 찾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벅차기도 했지만,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 덕분일까. 이건희 인두화 작가는 최근 사단법인 한국문화예술명인회의 한국전통인두화 명인으로 선정됐다. 이 작가는 지난 10여년간 인두화의 보급 및 발전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명인' 타이틀을 얻게 됐다. 그는 명인으로 인정받아 기쁜 마음도 있지만, 책임감이 커져 부담스럽기도 하다고 했다.이 작가는 "사실 그동안 '내가 명인이다'라는 생각으로 작업을 해왔다. 그런데 지난해 명인회 대표님이 명인 신청을 해보라고 제안을 했다. 당시에는 부담스러워 거절을 했는데 몇 번 더 제안이 들어왔다. 문득 누군가에게 잘 보여 지는 것도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명인 신청을 하게 됐고, 명인회의 심사 끝에 명인으로 선정됐다. 명인이 되고 나니 이전과는 또 다른 자세로 작업에 임하게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그는 명인으로서 인두화의 확장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했다. 지금도 개인 작업 뿐만 아니라 강의, 다양한 문화 행사 참여 등 다방면에서 활동을 펼치고 있어 힘들 법도 한데, 그는 여전히 열정이 넘쳐 보였다.이 작가는 "명인답게 바르게 행실하고, 문화예술에 기여해야겠다는 다짐이 더 가슴에 와 닿았다. 책임감이 커져서 이제는 편하게 했던 부분도 조금 더 신경 써야 할 것 같다. 또 내가 수원화성을 그리는 인두화 작가로 알려진 만큼, 수원화성을 알리는 데도 힘쓰려고 한다"고 했다.명인으로 이제 첫 발을 내딛는 그에게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물었다. 그는 "인두화를 좋아하는 사람끼리 모여 동아리를 꾸리고 특별한 활동을 하고 싶다. 작품을 모아 함께 전시도 하고, 문화 소외 지역을 찾아 강의, 체험 활동 등을 진행해보고 싶다. 혼자일 때보다 여럿이 함께 하면 시너지도 커지고, 더 즐겁게 활동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강효선기자 khs77@kyeongin.com이건희 작가의 인두화 작품./작가 제공사단법인 한국문화예술명인회의 한국전통인두화 명인으로 선정된 이건희 작가가 경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강효선기자 khs77@kyeongin.com이건희 작가의 인두화 작품./작가 제공

2019-10-21 강효선

김포 '문수산성 성곽' 본 모습 되찾았다

市 '문화재 보호·등산객 안전'남아문 좌·우 68m 보수 완료김포시가 국가사적 제139호 문수산성 남아문 좌·우측 성곽 보수를 완료했다.공사가 이뤄진 구간은 정밀안전진단에서 석축 배부름 현상과 맞물림 상태 불량 등 안전성이 매우 떨어진다고 평가됐었다. 시는 문화재 보호와 등산객 안전을 위해 문화재 기술지도위원의 철저한 검증하에 지난해 11월 착공, 이달 11일 68m 길이에 걸쳐 보수를 끝냈다.김포시 월곶면 성동리 접경지에 위치한 문수산성은 병인양요(1866)를 겪으면서 상당 부분 유실되고 6·25전쟁 와중에 참호 및 헬기장 등 군사시설이 들어서며 원형이 다수 훼손됐다. 시는 1990년대 이후 학술조사와 복원 등을 통해 원형을 찾아왔으며, 최근 몇 년간 산성 남문과 성곽, 장대 등을 본래 모습에 가깝게 복원했다(2018년 10월 1일자 10면 보도).앞서 시는 지난 2017년 5월 군사지휘소인 장대를 복원한 데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장대에서 북쪽으로 약 830m 떨어진 산성 끝 지점 성곽 110m 구간을 복원한 바 있다. 장대 복원 당시에는 다수의 기와편과 자기편, 철제마·도제마 등 유물이 출토됐으며, 특히 기와편과 자기편 중에는 통일신라와 고려 때 것도 포함돼 조선시대 이전에도 중요한 군사시설이었음을 짐작하게 했다.시는 문수산성 성곽을 꾸준히 복원해 외세 침략 저항의 역사를 보여주는 산교육장이 되도록 할 계획이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김포시가 국가사적 제139호 문수산성 남아문 좌·우측 성곽 보수를 완료했다. 사진은 앞서 복원한 문수산성 장대(사진 가운데 끝)에서 성곽이 이어지고 있는 모습. /김포시 제공

2019-10-20 김우성

인천 동구, 100년전 잃어버린 작약도 원래이름 되찾는다

일제강점기 '강화해협 거센조류 치받는 섬 = 물치도' 일방 변경 표기區, 유래 등 이달중 구체적 조사 진행… 내년말 목표 지명 환원 추진100여년간 잃어버린 작약도의 본래 이름을 되찾아야 한다는 지역사회의 목소리(9월 24일자 8면 보도)가 높은 가운데, 동구에서 작약도 지명 변경에 나섰다.동구는 내년 말을 목표로 작약도(芍藥島)의 이름을 물치도(勿淄島)로 바꾸는 지명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지명 변경을 위해서는 구·시·국가 지명위원회 등 심의를 거쳐야 한다. 동구는 이달 중 작약도 지명 변경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물치도 지명 유래 등 자료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자료 조사가 끝나는 대로 지명 변경 발의를 할 예정이다. 동구가 지명 변경 발의를 하면 본격적인 지명 변경 심의가 시작된다. 동구 지명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면 인천시 지명위원회 심의 조정을 거치고 국가지명위원회에서 최종 심의·의결을 하게 된다. 최종 심의·의결이 끝나면 국토지리정보원 고시로 지명이 공식 변경된다.동구는 100여년 간 잃어버린 작약도의 본래 이름을 되찾기 위해 지명 변경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물치도는 작약도로 불리기 전 이 섬의 이름이다. '강화해협의 거센 조류를 치받는 섬'이라고 해 붙여진 이름으로 풀이되고 있다. 물치도가 작약도로 이름이 바뀌게 된 정확한 이유와 시기는 확인되지 않았다. 지역 역사학계에서는 일제강점기인 1917년 일본이 측도한 우리나라 3차 지형도에 물치도가 작약도로 표기된 점 등을 봤을 때 일제강점기에 섬 이름이 바뀐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작약도는 인천시 동구 만석동에 있는 무인도로, 지역에 있는 유일한 섬이다. 과거부터 월미도와 함께 인천의 대표 휴양지로 많은 사랑을 받은 장소였지만, 민간 사업자들이 추진하던 유원지 개발 사업이 번번이 실패하면서 지금은 여객 항로도 없이 방치돼있다. 현재는 인천시에서 관광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허인환 동구청장은 "일제강점기에 이름을 빼앗기고 잃어버린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섬의 본래 이름을 되찾는 것은 당연하다"며 "작약도가 '힐링 섬'으로써 시민 품으로 돌아오는 계획이 세워지고 있는 지금이 작약도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적기"라고 말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

2019-10-20 김태양

"400만 돌파는 기현상"…왜 관객은 '조커'에 열광할까

악당의 탄생기를 다룬 영화 '조커'가 꾸준히 관객몰이를 하고 있다.관객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이 영화에 열광하지만, 다른 편에는 영화를 둘러싼 논란과 우려도 존재한다.20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조커'는 이날까지 총 441만6천여명의 관객을 불러모았다. 이미 히스 레저가 조커로 출연한 '다크 나이트'(2008)의 흥행 성적(417만명)을 넘어섰다.지난 2일 개봉 이후 줄곧 1위를 지켰으나 '말레피센트 2'에 1위 자리를 내줬다. 그러나 이번 주말에도 꾸준히 관객 수를 유지할 전망이다.조커의 흥행은 '조커 신드롬'이라고 할 정도로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조커'는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6억1천900만 달러(한화 약 7천310억원)가 넘는 수익이다. 북미 수익은 2억2천600만달러(한화 약 2천699억원)가 넘었다. 올해 베니스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아 개봉 전부터 그 작품성을 인정받기도 했다.국내외 평론가들은 영화에 대해 상반된 반응을 내놓지만, 적어도 일반 관객들은 영화의 의미를 해석하고 패러디하는 등 적극적으로 영화를 소비하고 있다.관객들이 주목하는 것은 영화 속 불평등과 빈부격차에 대한 메시지다.스탠드업 코미디언을 꿈꾸던 아서 플렉(호아킨 피닉스)이 악당 조커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리는 이 영화에서 그를 추종하는 젊은이들은 광대 마스크를 쓰고 길거리로 쏟아져 폭동을 일으킨다. 그리고 사회 불평등에 반발해 특권층을 '처단'한다.현실과 닮아있는 문제를 현실과는 다른 방법으로 해결하는 데 대해 많은 관객은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낀다.정지욱 영화평론가는 "400만 돌파는 '기현상'이라고 생각한다"며 "상업적인 영화라기보다는 예술영화에 가까운 작품인데, 이 같은 흥행은 관객들의 초반 선호도가 작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악당이 될 수밖에 없는 인간적인 모습이 섬세하게 그려져 있다"고 분석했다.이어 "불안한 한국 사회의 분위기 때문에 관객들도 이 영화에 감정이입을 하고 호응을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모든 관객이 영화가 불평등과 빈부격차를 그리는 방식에 동의하지는 않는다. 악당을 탄생시킨 것은 전적으로 사회의 책임이며 문제 해결 방식으로 폭력이 사용되는 것이 언뜻 정당화되는 것처럼 비치기 때문이다. 영화를 둘러싼 이런 논쟁조차도 '조커'를 더 매력적으로 만든다.강유정 영화평론가는 "'기생충'에서도 다룬 불평등은 전 세계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주제가 됐다"며 "영화가 논쟁적인 것도 흥행에 도움이 됐다. 토론과 논쟁의 지점을 갖고 있고, 영화를 보고 나야 그에 동참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관객들은 조커를 연기한 호아킨 피닉스의 열연에도 열광한다. 영화를 비판하는 관객들조차도 그의 연기에는 호평을 내놓는다.이 밖에도 '조커'가 개봉한 지난 2일 이후 '말레피센트 2'가 등장하기까지 그에 맞설만한 영화가 없었다는 점도 흥행에 큰 영향을 미쳤다.한편, 영화가 흥행하자 15세 이상 관람가인 등급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영상물등급위원회는 이 영화에 대해 "가위나 총을 이용한 살상과 유혈을 묘사한 폭력적인 장면들이 등장하나 지속적이지 않아 폭력성과 공포의 수위가 다소 높다"고 등급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그러나 일각에서 적나라한 폭력 장면이 등장하는데 "15세 이상 관람가가 너무 낮다"는 지적을 한 것이다. 이 영화는 미국에서는 R등급(Restricted·17세 이하는 부모 등 성인을 동반해야 함)을 받았다. '조커'의 등급 문제는 지난 17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너무 관대하다"고 지적되기도 했다.국내에서의 등급 논란은 이 영화가 폭력적인 해결 방식을 옹호하는지의 여부와 맞닿아있기도 하다.강유정 평론가는 "영화 속 인물이 계층 차·계급 차에 대해 폭력적인 해결을 도모하기 때문에 이 폭력성이 전염될까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영화를 소비하는 주 관객층은 이런 사실조차도 재미있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정지욱 평론가는 "논란이 일어나는 것 자체가 사회적 약자에 대한 해결책을 만들 수 있는 창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규제하기보다는 더 공개해서 더 좋은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는 밑바탕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총기 소유가 가능한 미국에서는 영화 속 폭력성에 따른 위협이 모방 범죄 발생 우려 등으로 더 실체적이다.2012년 미국 콜로라도주 오로라 한 영화관에서는 '다크 나이트 라이즈' 상영 당시 20대 청년이 총을 난사해 70여명이 사상한 사건이 발생한 바 있으며 미국 일부 극장 체인은 '조커' 개봉 때 마스크를 쓰거나 페이스 페인팅을 한 관객의 출입을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

2019-10-20 연합뉴스

재허가 앞둔 MBN, 압수수색에 발칵…"상황도 분위기도 안좋아"

매일경제방송(MBN)이 종합편성채널 요건을 갖추려고 자본금을 편법으로 충당했다는 의혹을 받아 검찰 압수수색을 당하면서 사내 전체가 긴장과 우려에 휩싸였다.서울중앙지검은 18일 오전 중구 MBN 사옥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각종 자료 확보에 들어갔다.MBN은 2011년 12월 출범한 종합편성채널 방송사로, 당시 600억원을 직원과 계열사 명의로 차명 대출받아 최소 자본금 요건인 3천억원을 채운 의혹을 받고 있다.금융감독원은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등 경영진에 대해 '주식회사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 통보 및 고발 등 제재를 건의했으며,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MBN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심의를 벌이고 있으나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후보자 청문회 때 관련 질의를 받고 승인 취소 가능성이 있다고 답변하면서 MBN은 그야말로 폭풍 전야 같은 상황이었다. 방통위는 주주명부와 특수관계자 현황 등 자료를 검토해 최종 행정처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이에 더해 이날 검찰 압수수색까지 이뤄지면서 더욱 뒤숭숭한 분위기이다. 직원들은 "상황도 분위기도 좋지 않다"며 외부와 접촉을 꺼리고 있다.검찰이 압수수색을 벌이자 기자를 비롯한 내부 직원들이 건물 1층으로 몰려가고 로비 출입이 막히는 등 현장은 어수선한 분위기였던 것으로 전해졌다.한 MBN 소속 직원은 "회사가 문을 닫을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은 있지만 '설마' 하는 것도 있다"며 복잡한 심경을 나타냈다.다른 직원은 "압수수색으로 회사가 발칵 뒤집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전국언론노조 MBN 지부는 성명을 내고 "이번 사태가 MBN과 매경미디어그룹 창사 이래 최대 위기라는 데는 모두가 이견이 없는 듯하다"면서 "직원들 사이에선 혹시 있을지 모를 불상사에 대한 우려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는 의견이 분분하다"고 밝혔다.노조는 사용자 측을 향해 "이른 시일 내에 직원 대상 설명회를 열어 많은 언론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 소상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이어 "일부 경영진의 과오가 밝혀진다면, 그들은 당연히 이 사태에 대한 도의적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도 동시에 "묵묵히 일하는 사원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선 안 된다.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회사 살리기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이날 MBN 수목극 '우아한 가(家)'가 8%대 시청률로 종영하며 역대 최고 성적을 내 회사로서는 축포를 터뜨려야 할 시기였지만, 압수수색으로 빛바랜 잔치가 됐다.MBN 안팎에서는 만약 경영진이 의도적으로 자본금을 편법으로 충당했다는 사실이 확인돼 해임과 고발이 이뤄진다면 회사 존립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보도전문채널이었다가 종편으로 사업을 확장한 MBN이 이번 일로 내년 재허가를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고개를 든다. 만약 MBN이 재허가 심사에서 탈락할 경우 그 자리를 두고 다른 언론사 간 전쟁이 벌어질 수 있다.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2004년 방송위원회(방송통신위원회의 전신) iTV 재허가 과정에서 사업자가 바뀐 것처럼, 만약 재허가를 받지 못할 경우 사업자를 변경하거나 다른 사업자에 인수되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며 "2011년 종편 출범 당시 경쟁에 참여했던 언론사들이 들어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성동규 중앙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MBN도 문제지만 8년 전 문제가 없다고 보고 허가를 내준 정부도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게다가 종편 승인 취소는 임직원 생계가 달린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2019-10-18 연합뉴스

[김영준의 재밌는 클래식·(30)왜색 용어]'라 트라비아타'를 '춘희' 해석 일제잔재

'마탄의 사수'도 日 자의적 표현組曲은 '모음곡'으로 표기 적당 지난 여름,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는 우리 사회에 아직도 남아 있는 일제잔재 청산운동을 일으키는 촉매가 되기도 했다. 클래식 분야에도 일제 잔재는 여전하다. 오랜 기간 습관적으로 쓰면서 굳어졌지만 꼭 청산해야 한다.베르디의 오페라 제목인 '라 트라비아타'(La Traviata)는 '길을 잃은 여인' 혹은 '방황하는 여인'을 뜻한다. 그런데 한동안 우리나라에선 '춘희'로 불렸다. 이 오페라는 프랑스 작가 알렉상드르 뒤마 피스의 소설 '동백꽃 여인'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일본에선 제2차 세계대전 이전부터 원작 소설 제목을 일본어로 번역해 '스바기히메(椿姬·춘희)'로 썼고, 우리도 일본식 표현(한자)을 그대로 받아들인 거였다. 더욱이 춘(椿) 자는 우리와 중국식 한자에선 동백나무가 아닌 참죽나무를 뜻한다. 엉뚱한 말이 되어버린 거다. '춘희'라고 써서는 안 될 일이다. 우리말로 자연스럽게 풀어서 쓰는 것이 이상적이겠지만, 현지 언어(이탈리아)의 발음을 살려 표기하는 것도 하나의 해결책이 아닐까 한다.독일 낭만주의 오페라의 막을 연 베버의 '마탄(魔彈)의 사수(射手)' 또한 일본에서 써온 말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경우다. 독일 전설에 기반한 이 오페라의 독일어 원제는 'Der Freischutz'로, 공개 사격대회의 사수를 뜻한다. 일본에선 계몽적 이념을 내세운 이 오페라의 내용을 보다 친숙하게 표현하기 위해 극에 나오는 백발백중의 '마법 탄환'을 제목에 가미한 것으로 생각한다. '라 트라비아타'의 경우처럼 원제목인 '프라이쉬츠'로 쓸 수 있다.오펜바흐의 유명 오페레타 제목('천국과 지옥') 또한 일제의 잔재다. 원제는 '지옥의 오르페우스'이다. 글룩의 오페라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와 함께 그리스 신화를 소재로 했지만, 오펜바흐는 자신의 극에 천국과 지옥을 설정했다. 그 때문에 일본에서 자국어로 옮기면서 '천국과 지옥'으로 변형시켰을 것으로 보인다. '지옥의 오르페우스'가 올바른 표현이다.다양한 음악들을 모아서 만든 작품을 지칭하는 '조곡(組曲)' 또한 '스위트(Suite)'를 일본식으로 번역·표기한 것이다. 우리는 '모음곡'으로 표기하면 알맞다. 조곡이라고 하면 '애도하는 음악'을 떠올릴 수 있는데, 평소 모음곡으로 쓰면 그와 같은 걱정은 붙들어 맬 수 있다. /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

2019-10-17 김영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