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최진석의 노장적(老莊的) 생각·21]노자도 공자도 선진국을 꿈꿨다

'안빈낙도', 공자가 '옹야'편에서 제자 안회에게 한 말이 '시초'가난 속에서도 당당하게 '도(道)' 실현의지 발휘 높이 사 안빈낙도(安貧樂道), 살면서 모질고 거친 파고를 이겨내려 몸부림치는 사람들은 다 한 번은 입안에서 웅얼거려 보았을 것이다. 모든 것을 버리고 산 속으로 들어가 비록 가난하더라도 걱정 하나 없이 맘 편히 지내는 일상 말이다. 이 말은 공자(孔子)가 『논어』의 「옹야」편에서 제자 안회를 평하는 문장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안회야, 너 참 대단하구나! 한 바구니의 밥과 한 바가지의 국물로 끼니를 때우고, 누추한 거리에서 구차하게 지내는 것을 딴 사람 같으면 우울해하고 아주 힘들어 할 터인데, 너는 그렇게 살면서도 자신의 즐거워하는 바를 달리하지 않으니 정말 대단하구나!" 여기서 '즐거워하다'는 '악'(樂)을 번역한 말이다. 공자가 살던 당시의 용법으로 볼 때, 이 '악'은 그냥 감각적인 쾌락으로 마음이 들뜬 상태를 말하는 것 정도에 머물지 않는다. 감각적 쾌락은 절제 없이 탐닉[淫]으로 빠지지 않을 수 없다. 탐닉으로 빠지지 않을 정도의 고양되고 절제된 즐거움인 '악'(樂)은 '음'(淫)을 거부한다. '악이불음'(樂而不淫)인 것이다. 당시에는 사회를 유지하고, 교화를 완성하도록 만들어진 체계를 '예악'(禮樂) 체계라고 했다. 사회에 '도'를 실현하는 장치다. 그래서 안회가 즐거워하던 바를 달리하지 않았다는 것은 '도'의 높이에서 실현되는 삶을 추구하는 태도를 잃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런 연유로 「옹야」편의 이 문장을 '안빈낙도'(安貧樂道)로 개괄한 것은 아주 옳다.이 표현을 삶속에서 생산못하고 '안빈'에 초점 가볍게 사용돼지식생산국에 진입못한 '중진국'그런데 이 표현을 자신의 직접적인 삶속에서 생산하지 못하고, 그냥 말로만 들여와서 쓰는 사람들은 생산될 때의 두터운 의미를 놓친 채 왕왕 얇고 가볍게 사용한다. '안빈낙도'가 원래 가진 두터움을 '안빈'과 '낙도'로 쪼개 얇게 쓰면서, '안빈'에만 무게를 두고 '낙도'는 가볍게 여긴다. 그냥 세상사의 무게를 내던져버리고, 가난하더라도 아무 걱정 없이 맘만 편하면 '안빈낙도'로 여기는데, 그렇지 않다. 가난을 맘 편하게 대하는 것 정도에서 그칠 말이 아니다. 가난하더라도 그 가난 때문에 자신의 수준을 낮추지 않고, 당당함을 잃지 않는 것이 '안빈'이다. 이 가난은 자신의 무능이나 게으름 때문에 야기된 것이 아니라, 부를 일구는 일보다는 원래 가졌던 더 높은 지향을 지키고 실현하느라 부를 일굴 겨를이 없어 맞이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적극적으로 자초한 가난이다. 그 높은 지향은 바로 '도'(道)를 향한다.당연히 '안빈낙도'에서 방점은 '안빈'보다는 '낙도'에 있다. 삶 속에서 '도'를 실현하려는 의지를 즐거움으로 받아들이는 정도의 높이를 가지고 있는 가난한 사람이 비로소 '안빈낙도' 할 수 있다. 가난 속에서도 당당함을 잃지 않고 '도'를 실현하려는 의지를 발휘하는 것이 '안빈낙도'다.세계와 관계하는 인격이 얇고 가벼우면 무게감 있는 것들을 쉽게 잘라버리고, 감성과 도덕으로 삶을 분칠해버린다. 구체적 삶의 현장에서 자신의 문법을 스스로 생산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지 않으면, 다른 곳에서 생산된 문법을 들여와 쓸 수밖에 없는데, 이런 경우에는 대개 감성적이고 도덕적이거나 이념적 태도를 갖기 쉽다. 이론으로만 들어오면서 그 이론이 생산될 때의 배경이 된 삶의 구체적 현장성이 떨어져 나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구체적 현장성까지 붙어있는 두께는 구현하지 못하고, 감각적이며 얇고 가벼워진다. 혁명에도 독립적 혁명이 있고, 종속적 혁명이 있다. 혁명을 스스로 생산한 이념으로 하면 독립적이고, 자기 문제를 해결하려는 혁명이면서도 이미 생산되어 있는 이념을 구현하는 형태로 하면 종속적이다. 독립적이면 두텁지만, 종속적이면 가볍고 얇다. 가볍고 얇아지면 이념과 도덕을 지향하는 조급함을 넘어설 수 없다. 우리는 중진국 함정에 빠져 있다. 단순히 경제적이거나 군사적인 문제만 놓고 하는 말이 아니다. 세계와 관계하는 방식, 자신의 삶을 지배하는 문법 등에서 아직 독립적인 생산 단계에 들지 못했다는 뜻이다. 하나만 따로 놓고 말해본다면, 지식의 생산국에 진입하지 못하고 아직까지 총체적인 지식 수입국이라는 뜻이다. 이런 비독립적 한계가 경제와 군사적인 문제의 높이까지 결정한다. '독립적인 생산 단계'에 든 나라를 선진국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 모든 문제를 개괄하여 나는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도전에 나서자고 말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선진국'이라는 단어 자체가 식상하기도 하고, 너무 비문화적이고 비도덕적으로 들리는 지경이라는 것도 잘 안다. 이런 지경에 있는 분위기 속에서 몇몇은 이렇게 말한다. "선진국은 전쟁으로 이루어진 경우가 많다. 포악한 전쟁을 쉽게 하는 그런 단계는 올라갈 필요도 없다.", "왜 꼭 선진국이 되어야 하는가. 그냥 이 단계에서 평화롭게 살면 되지.", "공자도 도덕적으로 사는 삶을 말하지 않았는가.", "더구나 도가 철학을 공부한 사람이 왜 노자와 전혀 다른 말을 하는가. 노자는 나라의 통치 자체를 부정한 사람이다." 공자와 노자가 선진국을 지향했다는 것만 말해도 많은 말다툼은 줄 것 같다. 이제 그것을 말해본다.공자 논어에 "나라를 흥성하게"'덕(德)'을 통한 국가발전 주장노자 도덕경서 '무불위''취천하''나라 키워 큰 지배력 행사' 말해감성적이고 도덕적인 편협함에 빠진 사람들은 공자를 정의와 개인적인 덕성의 함양만을 논하지 국가를 흥성시키고 부강하게 하려는 개혁에는 관심이 없었던 사람으로 얇게 해석하곤 한다. 하지만 공자는 『논어』에서 '나라를 흥성하게'(興邦)하는 일을 매우 중요한 목표로 제시하기도 하고, 덕성의 함양 자체를 국가의 부강과 직접적으로 연결시킨다. 「자로」편에 나오는 한 대목. "번지가 농사짓는 법과 원예를 가르쳐 달라고 청하니, 공자가 말한다. '나는 경험 많은 농부나 원예사만 못하다.' 번지가 나가자 공자가 다시 말한다. '번수가 소인이구나. 위에서 정의로우면 아래서 따르지 않을 수 없다. 위에서 믿어주면 아래서 진정을 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하다면, 사방에서 자식들까지 업고 몰려올 텐데 꼭 농사로만 하려고 해야겠느냐.'" 공자가 강조하는 정의와 신뢰도 그것 자체가 가지고 있는 도덕적인 의미로만 작동되는 것이 아니라 '사방에서 자식들까지 몰려오는' 현실적이고 국가적인 이익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에 인구는 노동력과 군사력의 원천이다. 산업을 발전시키고 국방을 강화시키려면 반드시 있어야만 하는 자원이다. 다른 한 구절. "섭공이 공자에게 정치에 대해서 묻자 공자가 답한다. '가까이 있는 사람들은 설득하거나 기쁘게 해주고, 멀리 있는 사람들은 오게 한다.'" 다른 나라 사람들이 스스로 찾아오게 하는 것을 정치의 실력으로 보고 있다. 다른 나라 사람들이 매력을 느껴 찾아오게 하여 산업과 국방을 더 강화하는 것이다. 공자는 '도덕적 자각 능력'을 성숙시켜서 윤리적 개인과 윤리적 국가를 이루면 그 매력을 만들 수 있다고 믿었다. 「위정」편에 나오는 대목은 이렇다. "공자가 말한다. '덕을 기본으로 하는 정치, 즉 덕치를 하는 것은 북두성이 제 자리를 잡으면 모든 별이 우러르며 따르는 것과 같다.'" 덕치(德治)는 모든 별이 우러르며 따르는 효과를 갖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 덕치 자체의 윤리적 정당성으로만 가질 수 있는 의미가 아니다. 공자에게서 '덕'은 국가 발전 강령의 핵심이다.세상에서 국가의 이익이나 발전과 더 관련 없는 사상가로 치부되기는 공자보다도 노자(老子)가 더 심하면 심했지 조금이라도 덜하지 않을 것이다. 길게 말할 필요도 없다. 『도덕경』 제48장만 봐도 된다. "무위하면 되지 않은 일이 없다."(無爲而無不爲) 보통은 세상사에 어떤 욕망도 품지 않고, 그냥 되는대로 흘러가게 내버려 두는 것을 '무위'(無爲)로 보면서 개인의 안빈낙도와 연결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노자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무위'보다도 '되지 않은 일'이 없는 '무불위'(無不爲)의 결과다. '무위'라는 지침은 '무불위'라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내가 해석하여 억지로 하는 말이 아니라 노자가 그의 책에서 그렇게 써 놨지 않은가. 노자의 시선은 오히려 '무불위'에 가 있다. 그렇다면, '무불위'라는 효과에서 가장 큰 것은 무엇인가. 노자에게서 이 점은 매우 분명하다. 바로 이어서 말한다. 바로 '취천하'(取天下), 즉 천하를 갖는 일이다. 나라를 키워서 여러 나라들 가운데 가장 큰 지배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22장에서도 말한다. "구부리면 온전해지고, 덜면 꽉 찬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노자를 '구부리고, 덜어내는' 것만 주장한 것으로 받아들이려 한다. 노자가 '온전해지고 꽉 채우는' 것도 말했다. 사실 노자는 온전하고 꽉 채워지는 결과를 기대하는 마음이 더 컸다. 7장에서도 말한다. "자신을 내세우지 않지만, 자신이 앞서게 된다. 자신을 소홀히 하지만, 오히려 보존된다." 노자는 앞서고 보존되기 위해서, 내세우지 않고 소홀히 할 뿐이다. 노자의 시선은 앞서고 보존되는 결과에 가 있지, 내세우지 않고 소홀히 하는 소극적인 과정에만 멈춰있지는 않다. 얇은 지성은 '무불위'로 대표되는 결과를 읽는 대신, '무위'만 읽는다. '안빈'만 보고, '낙도'는 보지 못하는 것과 같다. 공자에게서 '덕'(德)이 국가 발전에 봉사하듯이, 노자에게서는 '무위'가 국가의 선도적 역량을 갖게 한다.둘다 사상 내용 달라도 목표 같아선도력으로 우위점한 나라 꿈꿔부국강병해야 느리지만 진짜 평화공자와 노자가 살던 시기는 중국의 기존 지배 이데올로기가 무너지면서 새 세상이 열리는 과정에서 여러 나라들이 서로 지배적 우위를 점하려고 각축하던 때다. 이 두 사상가들은 사상 내용이야 다르지만, 목적은 같았다. 바로 지배력을 가진 나라를 만드는 일이다. 선도력과 지배력으로 우위를 점하는 나라를 꿈꿨는데, 요즘 말로는 바로 선진국이다. 그 목적을 공자는 '덕성'을 기반으로 해서 완성하려 했고, 노자는 자연 질서를 인간 질서로 응용하는 방식으로 완성하려 했을 뿐이다. 영혼의 완성을 이루려는 사람이 잡다한 현실을 따돌리기만 하면 될 것으로 믿다가는 얇고 창백하며 정체 모를 환각에 싸일 뿐이다. 공동체의 평화를 말하면서 정작 나라의 힘을 키우는 데 소홀하다가는 그 평화 한 조각도 자신의 땅 위에 세우지 못할 것이다. 나라를 걱정하면서 부국강병을 말하기 어려워하는 사람은 다 가짜다. 얇고 가벼운 것은 감각적이어서 빨리 오고, 두텁고 무거운 것은 느리게 온다. 느리게 오는 것이 진짜다./최진석 건명원 원장·서강대 철학과 명예교수송필용 作 '안빈낙도' /광주일보 제공최진석 건명원 원장·서강대 철학과 명예교수

2018-10-15 최진석

내년 수인선 송도역사 복원사업 진행

연수구, 문화예술 업무계획 공개문화재단 설립, 하반기출범 목표인천 연수구가 가칭 '연수문화재단' 설립과 옛 송도역 복원 등의 문화예술사업을 내년에 새롭게 추진할 계획이다. 연수구는 최근 '문화예술도시 활성화를 위한 주민참여 정책 토론회'를 열고, 내년도 문화예술 관련 업무계획을 공개했다고 14일 밝혔다.연수구는 문화재단 설립 검토 연구용역을 이달부터 내년 2월까지 진행하면서 공청회 등 주민 의견 수렴절차를 거치기로 했다. 연수구 인구가 지속해서 늘고 있는 상황에서 기초단체 차원의 중장기 문화발전계획을 수립하고, 문화공연 프로그램을 발굴한다는 게 재단 설립 취지다. 연수문화재단의 역할은 문화진흥 사업 개발·추진·지원, 지역 문화 정책 개발, 전문인력 양성, 문화예술단체 지원과 활성화 사업, 주민 대상 문화예술교육, 문화시설 관리·운영, 지역축제 기획·운영 등이 될 전망이다.구는 내년 상반기 중 관련 조례안 구의회 상정 등 설립 준비를 본격화하고, 하반기에 공식 출범하는 것이 목표다. 연수구 옥련동 옛 수인선 송도역사를 복원해 인근 전통시장 등과 연계한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내년에 추진할 주요 사업이다. 옛 송도역사는 1937년 수인선 개통과 함께 건립됐으며, 옛 수인선 역사 중 유일하게 남아있는 건물이다. 1970년대부터 20년 넘게 '협궤열차' 수인선의 시발·종착역이었다. 구는 내년 사업부지를 매입 등으로 확보하고, 복원사업을 위한 국비 신청을 추진할 방침이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2018-10-14 박경호

80만 관람객 어깨춤, 도시가 들썩이다

제22회 부평풍물대축제 마무리전통체험 확대·주민 참여 높여전통마당등 4개 무대서 볼거리'2018 부평풍물대축제'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부평구가 주최하는 부평풍물대축제는 지난 13일부터 14일까지 부평 문화의 거리 일대에서 열렸다. 올해 축제는 '광대, 도시를 물들이다'라는 주제로 진행됐으며, 전통 체험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지역주민과 예술인들의 참여 기회를 넓히는 데 주력했다고 부평구는 강조했다.축제가 진행된 창작연희무대(메인무대)와 전통마당(문화의거리 앞), 풍물마당(중앙지구대 입구), 시민문화예술무대(부평시장역 앞) 등 4개의 무대에서는 '제7회 대한민국 창작풍물대전'과 '부평 대동놀이 만만세!' 등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졌다. 부평서초등학교 운동장에서는 '제19회 전국학생풍물경연대회'가 열려 전국의 초·중·고등학생이 그동안 갈고 닦은 풍물 실력을 뽐냈다.특히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남사당놀이 여섯마당' 공연과 사물놀이 40주년 기념 '김덕수패 사물놀이' 공연은 전통예술 축제의 가치를 잘 살릴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평가를 받았다.올해 축제는 지역 예술인과 동호인 등 일반 시민들의 참여가 확대됐다. '시민문화예술무대'에서는 생활문화동호회의 공연이 이어졌으며, 풍물마당에서는 아마추어 예술인들이 참여하는 '시민풍물난장'이 펼쳐졌다. 부평 문화의거리에는 게릴라콘서트, 버스킹 공연 등이 열려 흥을 더했다.이와 함께 행사장 곳곳에서는 '김덕수 명인과 함께하는 풍물체험교실'과 '외국인풍물교실', '연희체험' 등 다양한 전통문화 체험 부스가 마련돼 관람객의 인기를 끌었다.축제의 마지막은 대동놀이가 장식했다. 대동놀이에서는 풍물패와 관람객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화합의 장이 펼쳐졌다. 축제 현장에는 연인원 80만명의 관람객이 다녀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차준택 부평구청장은 "올해로 22회째를 맞은 부평풍물대축제는 우리나라의 풍물 문화를 알리고, 시민들이 도심에서 부평의 역사와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자리였다"며 "앞으로도 인천을 대표하는 문화예술축제로 꾸준히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광대, 도시를 물들이다'를 주제로 부평 문화의 거리 일대에서 진행된 '2018부평풍물대축제'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부평구 제공

2018-10-14 정운

포천 '산정호수 명성산 억새꽃 축제' 13일 개막

억새밭이 은빛 물결을 이뤄 가을 정취를 물씬 풍기는 '제22회 산정호수 명성산 억새꽃 축제'가 13일부터 오는 28일까지 주말마다 경기도 포천시 산정호수와 명성산 일대에서 열린다.명성산(해발 923m)은 매년 가을이면 정상 부근 15만㎡ 규모의 억새밭이 장관을 이뤄 등산객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다.6·25 전쟁 때 포탄으로 민둥산이 된 곳에 억새가 자라며 매년 이맘때가 되면 은빛 향연이 펼쳐진다.명성산은 후삼국 시대 왕건에게 쫓긴 궁예가 망국의 한을 통곡했다는 전설도 간직하고 있다.억새 군락지는 산정호수 주차장에서 비선폭포와 등룡폭포를 거쳐 2시간가량 오르면 닿을 수 있다.포천시는 다양한 참여 프로그램과 문화행사로 등산객을 맞는다.13일 오후 2시 산정호수에서 시작하는 개막행사 '가을 억새에 반하다'에는 남진, 김연자 등 인기가수가 출연하는 축하공연, 문화나눔 콘서트, 억새꽃 노래자랑 등이 펼쳐진다.14일에는 '비상의 노래'를 주제로 농악 퍼포먼스, 경기도립극단 초청공연인 오영진 원작 '시집가는 날', 웃음과 해학이 있는 '맹진사댁 경사' 공연, 가수 해바라기 등이 출연하는 7080 음악회가 진행된다.포천시는 축제장을 찾는 시민이 가을 추억을 쌓을 수 있도록 1년 후에 받는 편지, 억새 사진관 등 다양한 참여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연합뉴스

2018-10-12 연합뉴스

[인천의 전쟁과 세계 평화 포럼 개막]전쟁史 통해 평화도시로 가는 '인천의 첫걸음'

800년에 걸친 '역사' 시대별 토론첫날 여몽전쟁·임진왜란 1부 진행"남북관계 개선 시기 각별한 의미인천의 미래 과제 설정하는 계기"인천에서 벌어진 세계의 전쟁과 평화를 이야기하는 '인천의 전쟁과 세계 평화 포럼'이 11일 인천 송도국제도시 G 타워 3층 대강당에서 막을 올렸다.인천시와 경인일보가 공동주최한 이번 국제포럼에는 미국과 영국, 러시아, 중국, 일본 등 동서양 역사 연구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여몽전쟁부터 러일전쟁에 이르기까지 인천에서 발생한 시대별 전쟁에 대해 발표하고 토론했다.이번 국제포럼은 인천이 평화 중심 도시로 가는 여정의 첫걸음으로 기획됐다. 13세기 여몽전쟁에서 21세기 현재 남북한 대치 상황까지 800여 년 세월 동안 인천은 늘 전쟁 역사의 한복판에 있었다. 몽골(여몽전쟁)과 중국(정묘·병자호란, 청일전쟁, 한국전쟁), 일본(임진왜란, 청일·러일전쟁), 러시아(러일전쟁), 프랑스(병인양요), 미국(신미양요, 한국전쟁), 남·북한(한국전쟁) 등 8개국이 인천의 전쟁사에 등장한다.이 가운데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은 우리나라와 상관 없이 다른 나라끼리 싸운 사건이다. 이처럼 인천 전쟁의 특징은 ▲다양한 국가의 침략과 참전 ▲타국 간의 전쟁터 ▲끊이지 않는 지속성 등 3가지로 요약된다. 이는 인천이 지정학적으로 수도(고려 개성, 조선 한양)를 지키는 관문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4·27 판문점 선언 이후 인천을 감싸는 평화의 분위기는 이런 전쟁의 아픔이 서려 있기에 더욱 소중하다.허종식 균형발전 정무부시장은 개회사에서 "4·27 판문점 선언을 계기로 인천시 서해평화협력의 중심도시로 주목받는 시점에서 인천에서 열리는 포럼이기에 그 의미는 더욱 각별하다"며 "800여 년에 걸쳐 인천에서 치러진 전쟁에 대한 집중 연구를 통해 평화를 향해 나아가야 할 인천의 미래 과제를 설정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했다.11~12일 이틀간 열리는 포럼의 첫날에는 '여몽전쟁·임진왜란 그리고 인천'을 주제로 한 1부 세션이 진행됐다. 이형우 인천대 역사교육과 교수가 좌장을 맡았고, 나카노 히토시 규슈대 사회문화학부 교수, 윤용혁 공주대 역사교육과 명예교수가 주제발표자로 나섰다. 강옥엽 인천시 역사자료관 전문위원과 문용식 전주대 역사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토론자로 참여했다.포럼 둘째날 2·3부 세션은 '호란과 양요 그리고 인천', '러일전쟁 그리고 인천'이라는 주제로 오전·오후 각각 진행된다. 2부 세션에서는 중국 전쟁사 연구자 크리스 피어스, 신미양요 전문가인 커크 라르센 브리검영 대학 역사학과 교수, 우경섭 인하대 사학과 교수가 주제 발표를 하고, 왕첸 톈진사범대 교수와 남달우 인하대 사학과 초빙교수가 토론자로 참여한다. 러일전쟁과 인천을 다루는 3부 세션에서는 드미트리 파블로프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러시아역사연구소 부소장과 노보루 미와야키 리츠메이칸대 정책학과 교수가 발표하고, 리용치 옌볜대 교수와 강덕우 인천개항장연구소 대표가 토론한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

2018-10-11 김민재

['인천의 전쟁 평화 포럼']"강화는 엄연한 고려 수도… 임시 수도 취급 역사 바로잡아야"

"개경과 같이 황도로 지칭되기도"문화유산 '유네스코 등재' 주장도한반도 관문 인천의 지리적 특성전쟁요소 제거 번영 극대화 과제임진왜란 놓고 한·일교수 논쟁도인천이 고려의 수도로서 역사성을 분명히 하고, 강화도의 고려 시대 문화유산을 확인·정비하는 작업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윤용혁 공주대 역사교육과 명예교수는 11일 인천 송도국제도시 G 타워에서 열린 '인천의 전쟁과 세계 평화 포럼'의 1부 세션 주제발표자로 나와 이같이 말했다.윤 교수는 '13세기 여몽전쟁과 인천'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몽골의 침입으로 이뤄진 강도(江都) 유적은 전란기의 고려 도성 유적으로서 한국의 전란 역사를 대표하는 유적이기도 하다"며 "강화천도 800년이 되는 2032년을 목표로 항몽 거점 강화도의 고려 유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만드는 작업도 '인천 평화도시' 상징 사업의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고려가 강화를 수도로 삼은 강도 시대는 1232년부터 1270년까지 39년 동안이다. 윤 교수는 강화가 고려의 '임시 수도'가 아닌 국가적으로 엄중한 위기에 큰 역할을 수행한 '수도'로서의 위치를 스스로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우리나라 역사 교과서 조차 강화를 임시 수도 정도로만 취급하고 있다. 윤 교수는 "강화 천도는 비상 상황 때 사건이었지만 공식적으로는 일시적 피난이 아닌 개경에서 강화로의 '천도'였고, 이 때문에 강화는 개경과 같이 '황도(皇都)'로 지칭되기도 했다"고 말했다.윤용혁 교수는 이밖에 인천과 세계의 전쟁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인천은 한반도의 관문이라는 지리적 특성으로 번영과 위협이라는 두 가지 상반된 요소를 함께 가지고 있다"며 "전쟁 위협 요소를 제거하면서 인천이 갖는 번영의 요소를 극대화하는 것이 인천 뿐 아니라 한국의 당면 과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토론자로 나선 강옥엽 인천시 역사자료관 전문위원은 "고려 역사에서 강화가 어떤 역사적 의미와 비중이 있는지 문제는 남북한 학술교류의 장에서 인천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해답이 될 것 같다"고 했다.'임진왜란·정유재란을 둘러싼 2~3개의 논점'이라는 주제로 발표한 나카노 히토시 규슈대 사회문화학부 교수와 토론자로 나선 문용식 전주대 역사콘텐츠학과 교수는 임진왜란을 주제로 치열한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나카노 히토시 교수는 "일본은 시대적 흐름에 따라 임진왜란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 왔다"며 "전쟁을 하는 것은 국가이지 아래의 국민들, 백성들의 방향성은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임진왜란 당시 일본 승려 등 개인이 쓴 일기 등을 소개하면서 "일본군에 협력한 조선인이 있었고, 전쟁 도중 경남 김해에서는 일본 상인과 조선 상인이 뒤섞여 살기도 했다"며 "전쟁 역사에는 국가만 있지 국민은 없다"고 말했다.이에 문용식 전주대 역사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역사학의 바탕인 사료는 다양한 상반된 사실을 보여준다"며 "한국에는 조선인이 일본에 협조했다는 기록과 상반되는 기록이 존재하고, 일상생활을 보여주는 일부 사료가 그 시대의 주도적인 흐름이었는가를 파악하는 등 정밀한 기본 사료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인천의 전쟁과 세계 평화 포럼'이 열린 11일 오후 인천 송도국제도시 G타워 대강당을 찾은 참석자들이 인천에서 발생한 전쟁 자료들을 살펴보고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2018-10-11 김민재

[한국 근대음악의 발상지 인천·(2)]인천 아리랑 (上)

지난해 10월 개봉한 영화 '대장 김창수'에는 청년시절의 백범 김구 선생이 인천 감옥소에서 수감생활을 할 때 다른 수감자들과 함께 철도 공사에 강제 동원돼 노역하는 장면이 나온다." 인천 제물포 살기 좋아도~, 왜인 위세로 못 살겠네~".수감자들이 곡괭이질을 하며 지친 몸을 달래고자 노래를 부르는데 그 노래가 바로 '인천 아리랑'이다. 노역 중 쉬는 시간에 중국인이 나눠준 자장면을 먹는 장면으로 이어진다. 영화를 연출한 이원태 감독은 영화 개봉 후 경인일보와 인터뷰에서 "'인천 아리랑'을 경인선 부설공사 장면에서 노동요로 쓰기 위해 고증에 공을 들였다"고 밝힌 바 있다.조미통상조약 당시 아리랑 애국가 역할예부터 한민족 하나로 이어주는 구심점영화가 세월에 묻혀 있던 '인천 아리랑'을 끄집어 낸 후 그해 12월 인천의 전통연희단 잔치마당은 인천 송도 트라이볼에서 공연 3개 마당으로 구성된 '인천 아라리'를 선보였다. '인천 아라리'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하는 '2017 전통예술 지역 브랜드 상설공연 지원사업'에 선정된 공연물이었다. 3개 마당 중 마지막 마당은 '인천 아리랑'으로 구성됐다. '인천 아리랑'이 무대에서 울려 퍼진 것이다.'아리랑'은 우리 민족 모두가 즐겨 부르는 또 하나의 국가이다. 한겨레아리랑연합회 이사로 있는 김연갑이 1994년에 쓴 <팔도 아리랑 기행 1>(집문당)에 따르면 1882년 5월 22일 인천(제물포)에서 조선과 미국의 수호통상조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티콘데로가(Ticonderoga) 호의 함상 군악대가 두 나라의 국가 대신에 국가 격으로 '양키 두들(Yankee Doodle)'과 '아리랑'을 연주했다. 이미 선대로부터 전국적으로 불린 '아리랑'은 외국인들도 조선의 대표적인 민요로 인식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북한은 물론 해외 동포들과도 자연스럽게 하나로 만들어주며, 근래 들어선 남북 단일팀으로 참가하는 국제경기에서 '아리랑'이 국가 대신 연주되기도 한다.'인천 아리랑'은 진도아리랑, 밀양아리랑, 정선 아리랑 등에 비춰볼 때 잘 알려지지 않은 아리랑이다. 김연갑은 일본 국립국회도서관에서 <유우빈호우치신분> 1894년 5월 31일자 3면에 실린 '조선의 유행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발굴했다. 신문 기사에는 '인천 아리랑'의 가사와 해설이 담겼다. 노랫말과 함께 실린 해설에서 "산간벽지의 아이들이나 포구의 아이들까지도 입에 담고 있으며, 조선인이 일본의 위력에 압도당하는 것을 원망하고 군주의 폭정을 비난해서 부르는 것"으로 밝혔다.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인천 아리랑'영화 '대장 김창수'속 한장면 노동요로인천 출신 국문학자 허경진(연세대 국문과) 교수도 '인천 아리랑' 전문이 실려있던 1894년 8월 27일 도쿄에서 간행된 <신찬 조선회화(新撰 朝鮮會話)>(홍석현 저)를 발굴한 바 있다. 허 교수는 2000년 하버드대학교 한국연구소 방문학자로 1년 동안 머물면서 한국 고서와 관련된 자료를 조사하던 중 발견했다.'인천 아리랑'은 조선의 다른 곳들과 달랐던 개항지 인천의 모습처럼 여타 지역의 아리랑과 다른 정서를 갖고 있다. 우리나라 전역에서 불리던 대부분의 아리랑은 사랑하는 님의 배반과 그를 원망하는 노래이다. 그 안에 설움과 한이 깃들어 있는 것이 기본적인 서사적 정서이다. 그러나 인천 아리랑은 다른 나라에 대한 언급이 직접 나온다는 것이 흥미롭다. 왜인들이 여기저기 할거해서 살기 어렵다고 직접 말하는가 하면 일본인이 뽐내고 으스대고 다녀서 힘들다고 한다.1883년 개항 이후 인천에는 전국 팔도에서 품을 팔러 온 노동자들로 붐볐다고 한다. 일본인에 대한 불만 가사 직접적 표출'사랑'소재 다른 지역 아리랑과 차별점낯선 객지에 품을 팔러 온 이들에게 타향살이 애환이 없을 리 만무하다. 고일 선생이 쓴 <인천석금>에 당시 사회상이 잘 드러나는 대목이 있다.'항도 인천은 부두 노동자와 정미직공, 목도꾼, 자유노동자인 지게꾼이 많기로 유명하고 곡물관계의 객주업자와 거간, 미두꾼과 절치기꾼이 섞여 살았던 곳이다. 관리도 별로 없었고 장사치도 그리 많지 않았다. 그래서 서울처럼 양반, 상놈의 구별이 없었고 굽실대고 쇤내를 올릴 때가 없는 곳이었다.'이처럼 돈을 벌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온 노동자들은 자신들이 어려서부터 흥얼거렸던 아리랑 가락에 당시 시대상이 담긴 가사를 붙였다. '인천 아리랑'이 여타 지역의 아리랑과 차별성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나아가 '한국 노동 운동의 시발점'으로서 인천의 역사를 뒷받침하는 것이기도 하다.조우성 전 인천시립박물관장은 자신이 쓴 <인천이야기 100장면>에서 "한국 아리랑 사(史)에 인천을 편입시킨 것과 그 어느 도시보다도 치안이 삼엄했던 지역에서 아리랑을 항일 민요로 불렀던 선대들의 꼿꼿한 풍모를 밝혀낸 것도 흐뭇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인천 아리랑'의 의의를 설명했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인천 아리랑 전문. /허경진 '19세기 인천에서 불려졌던 <아리랑>의 근대적 성격' 발췌'2018 정선아리랑제' 행사 모습. /정선아리랑제조직위원회 제공지난 6~9일 정선읍 아라리공원 일원에서 열린 제43회 정선아리랑제. 특히 올해 축제에선 남한 아리랑과 함께 북한 서도아리랑을 통해 남북의 아리랑이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가능성도 확인했다. /정선아리랑제조직위원회 제공

2018-10-11 김영준

[우리동네 문화아지트·(6)안산 중고물품상점 '마을상점생활관']책·꽃·커피 그리고 추억… 감성 사고 파는 '특별한 문방구'

마음 속에 품은 꿈이 있었다. 어린시절 학교 인근에 하나씩은 꼭 있었던 작은 동네 문방구를 차리는 것이었다. 문방구는 신기한 물건이 가득한 상점이었다. 학용품은 물론이고 각종 장난감이 지천에 널려있고 먹을 것도 풍성한, 그야말로 동심을 사로잡는 잡화가 가득한 공간이었다. 1층 독서·간식 사 먹는 공간, 오래된 고택 느낌 인테리어 돋보여2층 중고물품위탁… 판매자의 구매 이유 작성, 사는 사람과 공유영화 상영등 문화향유 기회 제공, 무료 꽃꽂이 프로그램도 계획안산시 상록구 이동에 위치한 '마을상점생활관'은 부부인 최형진, 서정민 대표가 어린 시절에 꿈꿨던 문방구다. 오래된 고택의 느낌을 주는 인테리어가 돋보이고 1층에는 서점, 꽃집, 카페가 운영된다. 2층은 중고위탁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오픈 당시 낯설고 독특한 콘셉트로 인해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았지만, 어느새 입소문이 나면서 지역주민을 위한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이 근처에서 오래 살았는데, 거리가 발전이 안되는 것이 참 안타까웠어요. 그래서 고민을 하다가 퇴사를 하고, 제가 꿈꾸던 공간을 만들었어요. 요즘 트렌드에 맞게 문방구를 변형시킨 공간이에요. 문방구처럼 편하게 방문해 책을 읽거나 구매할 수도 있고, 간식 거리를 사 먹을 수도 있죠. 또 2층에서는 다양한 중고 물품을 구경할 수 있어요."이 공간의 가장 큰 매력을 꼽는다면 바로 중고물품 위탁판매다. 지역주민들이 사용하던 물건을 대신 판매해주고 있는데, 의류부터 그릇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대부분 온라인을 통해 이뤄지고 있는 중고물품 판매가 오프라인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중고물품 판매 문화가 낯선 어르신들도 이곳에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 "2층에 채워진 물품들은 모두 지역주민들이 내놓은 중고물품들이에요. 중고물품 위탁판매를 원하시면 꼭 네임택을 작성해야 해요. 이곳에 물건을 사게 된 시기와 원하는 판매 가격, 물품을 구매하게 된 이유 등을 적죠. 그러면 판매자는 이 물건에 대한 추억을 기억하고, 구매자는 누군가에게 의미 있었던 물건을 사게 되는 거죠. 얼굴을 보면서 거래를 하지는 않지만, 이렇게 지역주민끼리 종이 한 장으로 추억을 공유할 수 있어요."마을상점생활관은 지역주민에게 문화 향유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음악 공연을 진행하기도 하고, 영화를 상영하기도 한다. 또 부부가 계획한 북토크 프로그램도 열린다. "10~11월 중에는 꽃꽂이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에요. 나중에는 인근에 경로당 노인분들을 모셔서 무료 꽃꽂이 강의도 진행해보려고요. 계속해서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거예요."마을상점생활관은 이제 시작하는 단계다. 부부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이곳에 오랜 시간 머물고 싶다고 했다."익숙하고 편했으면 하는 공간으로 만들었는데 문지방도 못 넘는 분들이 아직도 많으세요. 부담 갖지 말고 들어오셔서 공간을 즐기셨으면 좋겠어요. 이곳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에요. 편하게 들어오셔서 책도 보고, 꽃과 중고물품 구경도 하면서 부담없이 쉬었다 가셨으면 좋겠어요. 아직 부족하지만,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오랫동안 이 곳에서 함께 하고 싶습니다." /강효선기자 khs77@kyeongin.com안산시 상록구 이동에 위치한 '마을상점생활관' 내부 모습. /강효선기자 khs77@kyeongin.com안산시 상록구 이동에 위치한 '마을상점생활관' 내부 모습. 2층에는 시민들이 내놓은 중고물품들이 가득차 있다.안산시 상록구 이동에 위치한 '마을상점생활관'을 운영하고 있는 최형진·서정민 대표.

2018-10-11 강효선

인문학아카데미 '앙코르 생생특강'… 안산예당, 유정우·김문경강사 초청

안산문화재단은 10~11월 안산문화예술의전당 국제회의장에서 인문학아카데미 '앙코르 생생특강'을 진행한다.이번 특강은 역사와 예술을 기반으로 하는 강의와 최근 트렌드를 반영하는 문화이슈와 교육프로그램을 접목한 강의로 구성했다.먼저 오는 15일과 다음 달 5일 열리는 강의에는 유정우 강사가 강연자로 나선다. 유 강사는 제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을 기념해 '합스부르크 650년 영욕의 커튼콜,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과 황제왈츠', '1918 종전과 예술의 죽음, 그리고 사라진 제국의 그림자'를 주제로 강의를 펼친다. 이어 22일에는 지난 생생특강에서 참가자들에게 가장 큰 사랑은 받았던 김문경 강사를 다시 한 번 초청해 '베네치아에서 즐기는 비발디'를 주제로 강의를 진행한다. 곤돌라와 운하가 아름답게 펼쳐지는 인공의 땅 베네치아를 배경으로 비발디, 마르첼로의 음악을 감상하며 특별한 여행을 함께한다. 27일 세 번째 강연에 나서는 정덕현 강사는 '2018 문화예술 트렌드, 지금의 대중들은 무엇을 보는가'를 주제로 현재의 대중문화 트렌드를 읽어준다. 강의는 대중문화 속에서 발견되는 정서들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맥락과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 함께 찾아보는 시간을 갖는다.이번 강의 신청은 안산문화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며 자세한 사항은 재단 지역문화부에 문의하면 된다. 문의:(031)481-0524 /강효선기자 khs77@kyeongin.com

2018-10-11 강효선

만화계 "부천시 만화영진원 특감결과 공개하라"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의 조직갈등과 관련한 부천시의 특별감사가 끝난지 1개월여가 넘도록 감사결과가 공개되지 않으면서 만화계 등이 발끈하고 나섰다.(사)한국만화가협회, (사)우리만화연대, (사)한국원로만화가협회, (사)한국웹툰작가협회, 한국여성만화가협회 등 5개 만화단체는 지난 8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부천시와 만화영상진흥원은 재발방지 및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이들은 "논문 비위 관련 국민권익위 투서, 진흥원 팀장에 대한 경찰고발, 부천시의 특별감사 진행 등 만화영상진흥원을 둘러싼 연이은 사건들은 어느 한쪽의 일방적 문제가 아닌 복합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만화영상진흥원이 만화진흥기관 본연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 철저히 조사하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며 "시는 만화영상진흥원 특별감사와 행정사무감사 결과를 공개하고 물의를 일으킨 담당 공무원을 엄중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만화영상진흥원은 지난 8월 28일 긴급 이사회를 개최,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비상대책위를 통해 진상 조사할 것을 의결했다"며 "이를 즉각 시행하고 현재 벌어진 사태를 해결하라"고 요구했다.시는 지난 8월 22~31일 만화영상진흥원에 대한 특별감사를 벌였지만 감사결과에 대해 아직까지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감사 결과에 따른 관련자 징계 등의 조치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부천/장철순기자 soon@kyeongin.com

2018-10-10 장철순

남북 평화와 전통의 만남 '파주개성인삼축제'

임진각 광장서 20~21일 열려북한문화체험장등 즐길거리사회단체 참여·먹거리 확대"파주인삼이 개성인삼입니다!"파주시는 고려인삼의 맥을 잇는 6년근 '파주개성인삼'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주민 화합을 위해 오는 20~21일 임진각 광장에서 제14회 '파주개성인삼축제'를 개최한다.이번 축제는 남북 정상회담으로 잘 알려진 '도보다리 퍼포먼스' 등 파주에서만 느낄 수 있는 역사적, 평화적 프로그램과 파주개성인삼의 세계적 브랜드 인지도 강화 및 축제 몰입도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시는 특히 이번 축제를 사회단체가 직접 참여하는 시민중심 착한축제 구현과 운영 및 서비스 체계 개선 등 철저한 안전·위생관리로 관람객들이 믿고 즐길 수 있는 축제장을 만드는데 힘쓰기로 했다.축제는 즐거운삼, 맛있는삼, 함께인삼, 통일인삼 테마거리, 홍보관 등 5가지 테마로 구성해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을 문화체험공간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또 인삼으로 만든 인삼음식거리를 확대해 먹거리 및 소비자 편의시설을 확충하고 허준 동의보감 속 인삼이야기 특별전, 통일인삼 북한음식점, 북한문화체험장, 동의보감 진서의 재현 등 방문객들에게 즐길거리·역사적 볼거리를 제공한다.이와 함께 파주개성인삼축제의 추억을 기록할 수 있도록 대형인삼 소원꽂이, 판문점 도보다리 포토존, 인삼동산 무료 가족사진 촬영 및 인화 서비스도 제공한다. 시는 축제장에서 농산물구매 고객을 대상 반값택배 서비스도 실시한다.시 관계자는 "고객만족 이벤트를 강화해 5가지 분야별 테마존에서 방문객들이 다채롭게 파주개성인삼축제 즐길 수 있도록 진행된다"면서 "축제장을 찾는 관람객의 안전과 위생, 교통 통제를 위해 안전 관련 부서를 통합해 운영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파주/이종태기자 dolsaem@kyeongin.com파주시가 오는 20~21일 임진각 광장에서 제14회 '파주개성인삼축제'를 개최한다. 사진은 지난해 인삼축제에서 방문객들이 인삼을 고르는 모습. /파주시 제공

2018-10-10 이종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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