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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시스 하' 재개봉에 신작까지…줄 잇는 'F등급' 영화들

지난여름 국내외서 호평받은 여성 감독의 데뷔작 '남매의 여름밤', '69세' 등의 바통을 이어받아 올가을에도 'F등급' 영화들이 줄지어 관객들을 찾아온다. 'F등급'은 여성(female)이 연출이나 각본, 주요 배역을 맡은 영화에 붙여진다.셀린 시아마, 그레타 거위그 등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여성 감독의 전작들과 주요 영화제 초청작, 주목받는 여성 배우들이 모인 신작 등 다양한 여성 영화들이 기다리고 있다. 지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6개 부문 후보에 오른 '작은 아씨들'의 그레타 거위그 감독이 주연하고 공동 각본에 참여한 '프란시스 하'가 오는 24일 6년 만에 재개봉한다. '결혼 이야기'의 노아 바움백 감독이 흑백으로 연출한 영화는 뉴욕 브루클린에 사는 스물일곱살 프란시스(그레타 거위그)의 홀로서기를 그린다. 무용수로 성공하겠다는 꿈은 거창하지만 몇 년째 평범한 연습생 신세인 프란시스는 사소한 말다툼으로 애인과 헤어지고, 룸메이트마저 독립하자 일상이 꼬이기 시작한다. 그레타 거위그는 이후 '레이디 버드', '작은 아씨들'을 연출하며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여성 감독으로 성장했다. 다음 달 8일 개봉하는 '어디갔어, 버나뎃'은 '캐롤'의 케이트 블란쳇과 '비포' 시리즈, '보이후드'의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뉴욕타임스 84주 베스트셀러에 오른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는 한때 건축계의 아이콘이었으나 현재는 사회성 제로의 문제적 이웃이 된 버나뎃(케이트 블란쳇)이 갑자기 FBI의 조사를 받게 되면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고 최근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매진을 기록한 '프록시마 프로젝트'는 10월 15일 개봉을 확정했다. '무스탕'으로 세자르상 각본상을 받았던 프랑스 여성 감독 앨리스 위노커가 연출하고 에바 그린이 주연한 '프록시마 프로젝트'는 유럽 우주국의 '프록시마' 프로젝트로 화성에 가게 된 우주비행사 사라가 지구에 남게 되는 딸 스텔라를 향해 러브레터를 전하는 스페이스 드라마다. 고아성, 이솜, 박혜수 등 1990년대생 배우들이 모인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은 1995년 을지로를 배경으로 토익 600점을 넘겨 대리가 되기 위해 회사 토익반에 모인 8년 차 고졸 말단 사원 동기들의 이야기다. 커피 타기 달인인 생산관리부 자영(고아성)이 공장에 잡무를 처리하러 갔다가 폐수 유출 현장을 목격하고 보고하려 하지만 묵살당하자 미스터리 소설 마니아인 마케팅부 유나(이솜), 수학 올림피아드 출신 회계부 보람(박혜수)과 힘을 합쳐 회사의 비리를 파헤친다. 10월 개봉 예정이다. 제71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작인 '태양의 소녀들'도 10월 개봉할 예정이다. 2014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조직 '이슬람국가(IS)'의 만행으로 참극을 당한 야지디족 여성들이 총을 들고 맞서 싸웠던 실화를 다뤘다. 프랑스 여성 감독 에바 허슨은 프랑스 종군 기자 마틸드가 야지디족 여성 전투 부대 '걸스 오브 더 선'과 함께 하는 이야기로 담아냈다.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이자 각본상을 받은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으로 국내에서도 신드롬을 일으킨 셀린 시아마 감독의 '걸후드'도 오는 11월 12일 개봉을 확정했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이 인기를 끌며 '톰보이'(2011), '워터 릴리스'(2007)가 차례로 개봉한 데 이어 성장 3부작을 완성하는 '걸후드'(2014)까지 시아마 감독의 전작 네편이 올 한 해 동안 모두 국내에 선보이게 됐다. '걸후드'는 제67회 칸국제영화제 감독주간 초청을 비롯해 세계 16개 영화제 23개 부문에 후보로 오른 작품으로, 성장 3부작 중 최고의 흥행 수익을 올린 바 있다.사회적 압력 속에 놓인 소녀들이 주인공인 '걸후드'는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없었던 마리엠이 운명처럼 세 친구를 만나 자신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다. /연합뉴스/연합뉴스=그린나래미디어 제공

2020-09-20 연합뉴스

[영화|담보]아홉살짜리 '담보'… 영혼 털린 사채꾼

'하모니' 강대규 감독 연출 '감동 쓰나미'성동일, 김희원·하지원과 연기호흡 기대■감독 : 강대규■출연:성동일(두석), 하지원(승이), 김희원(종배)■개봉일:9월29일■드라마 / 12세 관람가 / 113분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지친 일상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킬 힐링 무비가 올 가을 극장가를 찾는다.오는 29일 개봉하는 영화 '담보'는 사채업자 '두석'과 그의 후배 '종배'가 떼인 돈을 받으러 갔다가 얼떨결에 9살 '승이'를 담보로 맡아 키우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이 영화는 뜨거운 부성애로 무장한 '국제시장', 남북 형사의 예측불가 공조 수사를 유쾌하게 그린 '공조', 휴먼 원정대의 위대한 도전을 그린 감동 실화 '히말라야', 전직 복서 형과 서번트 증후군 동생의 남다른 동거를 그린 '그것만이 내 세상' 등 숱한 흥행작을 선보인 JK필름이 제작을 맡았다.이 영화들은 국민이 공감할 보편적 정서를 이끌어내며 폭넓은 관객층에게 사랑받아 왔는데 JK필름은 후속작 '담보'를 통해 또 다시 국민의 감성을 자극할 예정이다.여기에 전작 '하모니'로 사람에 대한 따뜻한 통찰력을 입증하며 수많은 관객의 가슴에 깊은 울림을 안겼던 강대규 감독이 연출로 참여해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면서 올 가을 극장가에 행복한 웃음과 함께 진심 어린 감동을 전하며 짙은 여운을 남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이 밖에 영화는 탄탄한 연기 내공을 자랑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먼저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넘나들며 작품에 깊이와 재미를 더하는 배우 성동일이 까칠하지만 마음만은 따뜻한 사채업자 '두석'으로 분했고, '두석'과 항상 붙어 다니는 그의 후배로, 매사 구시렁거리지만 속정 깊은 '종배' 역은 완벽한 캐릭터 소화력을 자랑하는 김희원이 맡아 관심을 모은다.이어 매 작품 대체 불가 존재감을 발산하는 배우 하지원이 보물로 잘 자란 어른 '승이' 역으로 가세해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더한다.앞서 하지원은 "영화 속 캐릭터 '두석'이 진짜 아빠처럼 느껴져서 저절로 몰입이 됐다"며 성동일과의 남달랐던 연기 호흡을 강조하며 빈틈없는 부녀 케미를 예고한 바 있다.그는 또 "처음 시나리오를 읽고 나서 많은 눈물을 흘렸다"며 "이 시대에 정말 필요한 영화라고 생각해 주저 없이 영화 출연을 결정했다"고 밝히며 영화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한편 이름 석자만으로 무한한 신뢰감을 주는 배우 김윤진과 나문희도 '담보'에 출연, 극에 깊이감을 불어넣으며 관객들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길 전망이다. /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

2020-09-16 김종찬

[영화|기기괴괴 성형수]닿기만 해도 '완벽한 미인'… '쉬운 성형' 해보시겠습니까

'기적의 물'로 미녀 거듭난 주인공, 그릇된 욕망 표출스릴러 웹툰 1위·평점 9.9점 탄탄한 원작, 역동적 전개조경훈 감독 "껍데기에 의미… 영화 통해 비극 표현"■감독 : 조경훈■출연: 문남숙(예지 목소리), 장민혁(지훈 목소리), 조현정(시술사 목소리)■개봉일: 9월 9일■공포, 스릴러 / 15세 관람가 / 85분'강철중', '승리호'에 이어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또 다시 극장가의 문을 두드렸다. 9일 개봉한 '기기괴괴 성형수'는 네이버 웹툰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오대성 작가의 '기기괴괴-성형수'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독창적인 스토리로 연재 당시 네이버 스릴러 웹툰 인기 1위, 네이버 목요 웹툰 인기 1위, 그리고 평점 9.9의 기록을 남겼다.원작에서 주인공은 기적의 물이라고 불리는 '성형수'를 온몸에 바르며 완벽한 미녀로 거듭났다가 나락으로 떨어지는 내용을 담고 있다. 6년의 제작기간을 거쳐 탄생한 영화 '기기괴괴 성형수' 역시 바르면 완벽한 미인이 되는 위험한 기적의 물 '성형수'를 알게 된 주인공이 미인으로 다시 태어나면서 겪게 되는 공포 스릴러 작품이다. 기획 단계부터 청소년 이상의 1525세대를 염두에 두고 제작됐다.국내 장편 애니메이션으로는 드물게 호러 장르의 작품으로,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과 성형의 뒤편에 숨은 부작용에 대한 공포를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롤러코스터처럼 역동적인 전개를 보여준다.영화는 특히 주인공에 빗대어 사람들이 타인의 외모에 대한 엄격한 잣대와 외모로 모든 걸 평가하는 세상을 맹렬히 꼬집는다.주인공 '예지'는 못생긴 외모로 어린 시절 발레리나의 꿈을 접고 현재는 스타일리스트로 일하고 있는데 담당 연예인인 '미리'에게 모욕적인 외모 지적을 받고 내적으로 말할 수 없는 분노를 품게 되는 캐릭터다. 이러한 분노는 '성형수'를 만나 완벽한 미인이 되며 그릇된 욕망으로 표출된다. 하지만 다른 사람이 되면서까지 사랑받고 싶어 하는 욕구와 아름다움은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까지 상처를 준다.영화 속에서 '예지'가 고통받는 것은 외적인 변화를 겪기 때문이 아니라 그녀가 모든 문제를 성형이 해결해 주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영화는 성형수술이 단 하나의 해결책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을 호러 장르로 표현, 외모지상주의가 만연한 사회와 성형이라는 이슈를 통찰력 있게 담아내며 관객들에게 재미와 메시지를 동시에 전달한다.조경훈 감독은 "외모는 결국 '껍데기'인데 이 껍데기로 모든 걸 판단하는 건 문제다. 저 역시 어렸을 때 놀림을 당했던 적이 있는데, 그때 받은 상처가 아직도 생각난다. 사람들은 껍데기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서열을 나누고, 경제적인 부도 나눠 가진다. 비극이다. 이 영화를 통해 이런 비극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제작 의도를 밝힌 바 있다. /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사진/(주)트리플픽쳐스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

2020-09-09 김종찬

[영화|나를 구하지 마세요]숨막히는 어른세상서 잠든 아이들… 그들을 위한 레퀴엠

경제적 빈곤 때문에 자녀와 극단선택 '실화' 모티브주인공 선유의 어두운 삶, 아동 시선 거치며 무뎌져평범한 어른의 삶이라도 폭력적… 주변의 관심 강조■감독 : 정연경■출연: 조서연, 최로운, 양소민, 선화■개봉일: 9월 10일■드라마 / 12세 관람가 / 97분겉으로 표현한 내용과 속마음에 있는 내용을 반대로 표현하는 수법을 '반어법'이라고 한다. 아이들은 성장 과정에서 어른들의 눈치를 볼 경우 '반어법'을 자주 사용한다. 이에 반해 어른들은 아이들이 어리다는 이유로 부정적인 감정을 여과 없이 전달하고, 나아가 아이들이 자신의 인생을 설계할 때 선택권이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린다.지난 2016년 9월 대구에서 일어났던 비극적 실화를 모티브로 제작된 영화 '나를 구하지 마세요'는 어른들의 세상에서 위태로운 삶을 살아가는 한 소녀와 그를 구하고 싶은 한 소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당시 숨진 모자의 집에서는 안타까운 현실에 슬퍼하던 아이의 심정이 담긴 메모가 발견되면서 대중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이 영화 역시 경제적 빈궁 때문에 부모가 아이를 데리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회 문제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이야기의 중심을 어른들의 시선이 아닌 아이들의 시선으로 따뜻하게 풀어낸다. 그러면서도 영화는 팍팍한 삶을 사는 평범한 어른들의 삶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폭력적일 수 있는지를 과장하지 않고 그린다. 부모의 고통은 가족의 고통이 돼 자녀에게 그대로 전달되면서 전형적인 가족영화의 외피를 두른다. 영화는 또 다양한 어른들의 초상을 지극히 현실적으로 그려낸다. 빌려준 돈을 받으러 찾아오는 엄마의 친구, 떼인 돈을 받기 위해 찾아간 슈퍼마켓에서 돈 대신 먹을거리를 담아주는 슈퍼마켓 아주머니의 사정 등을 보여주며 현실이 녹록지 않음을 간접적으로 표현한다.영화는 이어 초등학생인 딸 '선유'에게 술을 권하고, 경제적 사정을 있는 그대로 공유하며 우울과 불안을 전가하는 엄마 '나희'를 담담하게 묘사하는 과정을 통해 '반어법'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주인공의 안타까운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운 '선유'의 삶은 아이의 시선을 거치면서 다소 무뎌지기도 하고, 때론 전학 간 학교에서 만난 '정국'과의 순수한 사랑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주변의 따뜻한 마음과 관심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인지시킨다. 영화 속 '선유'의 말인 '나를 구하지 마세요'는 사실 '구해달라'는 간절한 구조요청이었던 것이다. 연출을 맡은 정연경 감독은 "이 영화의 모티브가 됐던 비극적 사건에서 실제 아이가 남긴 메모에는 '내가 죽거든 색종이와 십자수 책을 종이접기를 좋아하거나 가난한 사람에게 나눠주세요'라는 글이 적혀있었다"며 "이 메모를 남기며 그 아이는 도대체 어떤 마음이었을까를 생각하며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전했다. /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주)리틀빅픽처스 제공

2020-09-02 김종찬

구혜선 감독,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장편경쟁 심사위원 참여

아카데미 공식지정 국제영화제, 제22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이하 BIAF2020)에 구혜선(사진) 감독이 장편경쟁 심사위원으로 선정됐다.구혜선 감독은 배우뿐 아니라 감독 및 시나리오 작가로 활발하게 활동해왔다. 2008년 첫 단편영화 '유쾌한 도우미'를 내놓았으며 꾸준히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해 오며 3편의 장편영화와 5편의 단편영화를 연출했다.일러스트 픽션 '복숭아 나무'를 비롯한 작품들을 통해 작가로도 활동했고 최근에는 에세이 '나는 너의 반려동물'을 출간했다. 화가로는 지난 5월 '항해-다시 또 다시' 전시를 열기도 했다. 한편 뮤지션으로서 직접 작사, 작곡을 맡은 다수의 음반을 발표했고 오는 2일에 피아노 뉴에이지 앨범 '숨3' 발매를 앞두고 있다.특히 구 감독은 단편 연출작에서 자신의 페르소나라 할 수 있는 배우 서현진과 지속적으로 작업해왔고 감독과 주연을 겸한 장편영화 '다우더'에서는 '기생충'으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한 한진원 작가와 협업하며 '기생충' 다혜역을 맡은 정지소 배우를 자신의 어린 시절 역으로 캐스팅하기도 했다. 이처럼 뛰어난 재능을 발견하는데 남다른 안목을 가진 구 감독이기에 BIAF 장편 심사에서도 구 감독의 선택에 기대가 모일 것으로 보인다.구 감독이 심사하게 될 BIAF2020 장편 선정작은 오는 9월 BIAF기자회견에서 발표된다. BIAF2020은 10월 23일부터 27일까지 개최된다.부천/장철순기자 soon@kyeongin.com구혜선 감독

2020-09-01 장철순

84세 오지 순례자를 따라…'카일라스 가는 길'

2017년 가을, 84세의 이춘숙 씨는 몽골 고비 사막을 지나 알타이산맥으로 갔다. 러시아·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을 거쳐 파미르 고원을 넘었다. 그리고 중국 신장 자치구 타클라마칸 사막과 티베트 고원을 지나 마침내 불교 성지 카일라스산에 도착했다. 거대한 자연 앞에서 노래하고 춤추며 기뻐하거나, 두 손을 모으고 허리를 굽혀 고통받는 사람과 가난한 사람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고, 만나는 사람들에게 한국말로 다정한 인사와 사탕을 건네는 이춘숙 씨의 모습을 아들 정형민 씨가 카메라에 담았다. 오는 3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카일라스 가는 길'은 두 모자의 육로 2만㎞의 여정을 따라간다. 카일라스 순례를 떠나기 전 같은 해 봄에 다녀온 러시아의 바이칼 호수와 모자의 첫 해외여행이었던 2014년 히말라야 순례, 2016년 미얀마 순례의 모습도 짧게 담겼다. 카메라는 숨이 멎을 듯 아름다운 바이칼 호수의 일출을 향해 어린아이처럼 달려가는 이춘숙 씨의 뒷모습을 멀찍이 떨어져 가만히 지켜본다. 개봉을 앞두고 최근 만난 정 감독은 "제가 두 살 때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늘 혼자인 어머니를 봤다"며 "여정 속에서 어머니는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시는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세월호 뉴스를 보며 날마다 눈물짓던 이춘숙 씨는 팽목항으로 가자 했고, 정 감독은 어머니가 혈기를 못 이기고 쓰러지실까 두려운 마음에 차라리 바이칼 호수로 가자고 했다. 어머니와 함께 하는 마지막 여행으로 카일라스까지 가는 순례길을 계획하던 중 첫 번째 여정을 미리 앞당겨 피난을 다녀온 셈이다. 카일라스산을 눈앞에 두고 이춘숙 씨는 돌산을 덮은 얼음 계곡을 혼자서 맨몸으로 눕다시피 기어서 건넌다. 정 감독은 여전히 멀찍이서 그 모습을 담았다. 정 감독은 "어머니가 저 정도는 충분히 하실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며 "그렇지 않았다면 애초부터 출발할 생각을 안 했을 것"이라고 했다. 순례를 시작한 지 20일 만에 너무 힘들어서 돌아가자 했던 정 감독을 황당한 표정으로 바라봤던 어머니였다. 이춘숙 씨는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경북 봉화 산골 마을 집 뒷산에서 쓰러진 나무를 끌고 와 장작을 패서 땔 만큼 정정했고, 정 감독은 어머니의 정신력과 의지를 믿었기에 그만큼 홀로 이겨내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지켜봤다고 했다. 인터뷰 자리에 함께한 이춘숙 씨도 체력이나 기억력이 2∼3년 사이에 많이 떨어지긴 했지만 "하이고, 기억나지예"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감독(아들)은 얼음 만나기 전부터 그만하자고 했지만 내가 여기를 못 올라가면 내 삶은 여기서 끝이라 생각했고, 자신이 있었다"고 했다. 정 감독은 "거친 삶 속에서 낙오하지 않으시고 끝까지 해내시는 모습을 이 세상의 어머니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문화인류학을 전공한 정 감독은 캐나다에서 유학하던 중 9·11 테러를 접했고, 학자의 길이 미약하다는 생각에 한국으로 돌아와 방송 다큐멘터리 번역 일을 시작했다. 혼자서 히말라야에 다녀와 만든 '여행자' 이후 어머니와 함께한 순례길을 두 편의 다큐멘터리로 만들었다. 카일라스 순례는 어머니와 함께 하는 마지막 여행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그저 오래 걷고 싶었고, 알려지지 않은 오지의 먼 길을 돌아가면서도 구구절절한 설명을 덧붙이는 대신 광활한 자연과 그 속에 사는 사람들을 열린 마음으로 맞이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담았다. 이춘숙 씨의 마지막 소원은 인도 보드가야에 가서 빈민들에게 쌀과 담요를 나눠주는 것이고, 그 소원을 위해 노령연금을 모아왔다. 정 감독은 곧 아흔이 되는 어머니를 어떻게 보내드려야 할지 고민하며 '소멸해가는 당신을 위하여'라는 작품을 구상하고 있다. 그 마지막 작품 안에 보드가야 여정이 담길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카일라스 순례를 떠나기 전 48㎏이었던 몸무게가 귀국 때 40㎏까지 줄었고, 몸을 움직이는 것도 예전 같지는 않다. 하지만 이춘숙 씨는 "네팔 갈 때 처음 비행기 탈 때도 절대 못 한다고 생각했는데 나서 보니 그 험한 길로 가는 데도 잘 가고, 잘 왔다"며 "지금이라도 간다 생각하면 용기가 나고 힘이 생긴다"고 했다. /연합뉴스다큐멘터리 영화 '카일라스 가는 길'의 정형민 감독(왼쪽)과 이춘숙 씨가 서울 종로구 한 호텔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0-09-01 연합뉴스

[영화|아웃포스트]끝도 없는 적의 공세살아남는 게 임무

로튼 토마토 신선지수 93% '세계 주목'롱테이크·무편집으로 전투신 몰입감베스트셀러 원작 탄탄·참전영웅 출연■감독 : 로드 루리■출연: 올랜도 블룸, 스콧 이스트우드, 케일럽 랜드리 존스■개봉일: 9월 9일■전쟁, 드라마 / 15세 관람가 / 123분'반드시 살아남아 임무를 완수하라!'전 세계가 극찬한 전쟁 실화를 다룬 영화가 개봉한다.다음달 9일 개봉하는 '아웃포스트'는 영화에 대한 소식, 비평, 정보 등을 제공하는 '로튼 토마토'에서 신선도 지수 93%를 기록하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뜨거운 화제작이다.신선도 지수만 놓고 보면 전쟁 영화 중 역대 최고의 기록이다.영화는 방어 불가능한 전초기지 사수라는 단 하나의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끊임없이 몰려드는 적들과 맞서는 병사들의 처절한 사투를 그리고 있다.최악의 방어 환경에서 병사들은 적들의 끈길진 공격을 버겁게 막아내며 생생한 전장의 모습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특히 적들의 총공세는 순식간에 전초기지 전체를 급박한 전투상황으로 몰아넣으며 몰입감을 더한다. 때문에 영화가 다룬 실제 전투는 미군 최고의 명예라고 할 수 있는 명예 훈장 수훈자를 2명이나 배출할 만큼 급박하고 처절했던 전투로 알려져 있다. 명예 훈장은 가장 많은 적을 사살하거나 용감하게 싸운 것뿐 아니라 전우들을 위해 희생정신을 발휘하는 군인에게도 수여된다. 한 전투에서 2명의 군인이 명예훈장을 받은 것은 1967년 베트남전 압 박 전투 이후 최초라는 점에서 영화 속 더욱 치열한 전투와 병사들의 활약을 기대하게 만든다.게다가 영화는 CNN 앵커이자 미국의 저명한 저널리스트가 집필한 뉴욕 타임즈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삼아 탄탄함을 더했다. 뿐만 아니라 아카데미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된 바 있는 감동 실화 '파이터'의 각본가 폴 타마시와 에릭 존슨이 장장 3년에 걸쳐 각본 작업에 힘을 쏟으면서 다른 전쟁 영화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생생함까지 지니게 됐다. 이런 가운데 최근 예고편을 통해 생생하게 구현된 전장의 비결이 공개돼 화제다. 몰입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전투 장면들은 롱테이크 촬영 기법과 오너스(무편집) 기법을 적극 활용해 제작됐다. 롱테이크와 무편집은 영화의 장면 전환을 최대한 제한하고 영화 속 장면들을 긴 시간 동안 담아내면서 관객들에게 몰입감을 선사하는 촬영 기법이다. 또 영화의 진정성을 높이기 위해 실제 전쟁에 참여해 '동성 무공 훈장'을 받은 다니엘 로드리게스 상병이 영화 속에서 박격포 사수로 출연했다. 아울러 촬영 단계에서는 원작자를 비롯해 실제 참전 전쟁 영웅들이 조언자로 참여해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사진/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제공사진/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제공사진/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제공사진/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제공

2020-08-26 김종찬

[영화|워터 릴리스]너무나 현실적인 소녀들의 '처음'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셀린 시아마 감독 데뷔작첫사랑·여성성·性호기심수영장 배경 '10대 성장통'낭만 보다 女관점서 묘사■감독 : 셀린 시아마■출연 : 아델 에넬(플로리안), 폴린 아콰르(마리), 루이즈 블라쉬르(안나)■개봉일 : 8월 13일■드라마, 멜로, 로맨스 /15세 관람가 /83분프랑스 극장가에서 최고의 아트버스터 화제작으로 떠오른 영화 '워터 릴리스'가 드디어 국내 극장가에도 상륙했다.'워터 릴리스'는 전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키며 국내에서도 흥행한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톰보이'의 셀린 시아마 감독의 첫 번째 데뷔 작품이다.지난 2007년 만들어진 이 영화는 그동안 프랑스 극장가 등에서만 개봉되다가 해외 유명 영화제에서 주연 배우들이 잇따라 신인여우상과 여우주연상 등을 받으며 국내에도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10여년 만에 국내에 개봉하는 이 영화는 1960년대 수영장을 무대로 생애 처음 사랑에 빠져들고, 사랑에 뛰어드는 세 소녀 마리, 플로리안, 안나의 감각적이고 충격적인 성장 이야기를 그린다. 기존의 소설이나 영화, 드라마에서 낭만적으로 묘사하거나 대상화하는 소녀들의 '처음'을 답습하는 대신 오로지 여성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낸 '워터 릴리스'는 너무 현실적이어서 괴롭기까지 한 첫 순간들을 있는 그대로 담아냈다. 사소한 일들이 근사해 보였던 10대 시절, 누구나 한번은 지나왔을 '처음'을 그린 셀린 시아마 감독은 '워터 릴리스'를 "우리가 어떻게 사랑에 빠지는지를 이야기해주는 영화"라고 표현하며 영화의 무대가 된 수영장을 자유와 해방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연출했다. 또 감독은 예기치 못한 순간 사랑에 빠져버린 '마리'의 표정과 행동을 통해 첫사랑에 대한 기억을 되살려내며 공감을 자아내고, '플로리안'이라는 매혹적인 인물에게 쏟아지는 주변의 시선과 대화들을 통해 사회에서 10대 여성들에게 요구하는 '소녀다움' 혹은 '여성성'에 대한 메시지를 전한다. 여기에 성(性)에 호기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경험하고자 하는 엉뚱한 인물 '안나'를 통해 사회적으로 터부시돼 왔던 여자들 특히 어린 소녀들의 욕망을 섬세하면서도 솔직하게 그려냄으로써 자신의 욕망을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다룰 수 있는 용기를 불어넣는다. 셀린 시아마 감독은 영화 제작 당시 "10대 시절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갈라 경기를 보러 갔던 과거의 경험에서 시작해 시나리오를 직접 썼다"면서 "사람들이 생각하고 원하는 소녀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영화에 담아내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 /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주)영화특별시SMC 제공

2020-08-12 김종찬

[영화|부다페스트 스토리]실종남편 소식 '달콤한 거짓말'로 시작한 '위험한 사랑'

제2차 세계대전 끝난 유럽 배경이산가족 심리 파고드는 사기꾼아들 딸린 여성 만나게 되는데…로맨틱 스릴러 장르 변화 '신선'■감독:아틸라 사스■출연:사보 킴멜 타마스(한코), 비카 케레케스(유디트), 레벤테 몰나르(빈체 베르체스)■개봉일:8월 13일■스릴러, 드라마, 멜로, 로맨스 / 15세 관람가 / 112분"이 분을 찾고 계시죠?" 전쟁 직후 거짓말이 만연했던 시대상을 담은 영화가 개봉한다. 다음 달 13일 개봉하는 '부다페스트 스토리'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 혼란한 틈을 타 실종된 사람들의 가족에게 거짓 희망을 주고 그 보상으로 연명하던 천재적 사기꾼의 이야기를 다룬다.영화는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난 유럽을 배경으로 헤어진 사람들의 심리를 중점적으로 파고든다. 당시 유럽에서는 신문마다 전쟁으로 인해 노동 수용소로 끌려간 아들, 남편, 형제들을 찾는 구인광고가 가득했다. 주인공 '한코'는 연락이 끊긴 가족들을 애타게 찾는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 달콤한 거짓말로 숙식과 음식 등을 제공받으며 생활을 이어간다. 결국 거짓말이 발각돼 생명의 위협에 처하기도 하지만 '한코'는 거짓말에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사기꾼이면서 동시에 이산가족들에게는 위안을 주는 사람으로 떠오른다.영화는 이후 역사물, 느와르, 스릴러에서 로맨틱 스릴러로 장르가 바뀐다. 부다페스트 시내에서 사기 행각을 벌이는 이야기와 숲에서 그가 '유디트'와 아들을 만날 때 전혀 다른 스토리로 발전한다. '한코'는 그들에게도 똑 같은 내용으로 실종된 남편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사실 그는 폭력적인 괴물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이어지는 '한코'와 '유디트'의 위험하고 격정적인 사랑은 더욱 긴장을 가져온다. 그가 숲으로 들어서면서부터 불확실성, 즉 예측 불가능성을 남겨두고 스토리가 전개되기 때문에 긴장도는 더욱 높다. 이 영화를 실제로 이끌어내는 강렬한 분위기 외에도 주연 배우들은 공간을 장악하고 흥미롭고 다양한 캐릭터를 잘 연기한다. 사보 킴멜 타마스가 열연한 '한코'는 선과 악이 공존하고 생존에 강한 인물이라면, 비카 케레케스가 맡은 '유디트'는 조용하지만 강한 힘을 가진 어머니이자 사랑에 빠진 여인 혹은 팜므 파탈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레벤테 몰나르가 연기한 폭력 남편 '빈체 베르체스'라는 캐릭터는 어둡고 감정을 짐작할 수 없는 존재이다. /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 사진/알토미디어 제공

2020-08-05 김종찬

엄정화의 부활…영화 '오케이 마담'

'미쓰 와이프' 이후 5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배우 엄정화는 제 몫을 다했다. 코믹 액션 영화 '오케이 마담'의 미영은 시장통의 억척스러운 꽈배기 맛집 사장이자, 사랑꾼 연하 남편 석환과 감추고 싶은 자신의 재능을 물려받은 듯한 똘똘한 딸 앞에서는 꿀이 뚝뚝 떨어지는 사랑스러운 아내이자 엄마다. 석환의 노력으로 음료수 병뚜껑 이벤트에 당첨되자 기쁨도 잠시, 미영은 되팔 생각부터 하지만 가족의 소원을 위해 하와이로 첫 가족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비밀 요원을 쫓는 북한 테러리스트 리철승(이상윤 분) 일당이 같은 비행기에 타면서 아수라장이 된다. 영화는 북한 공작원들의 비장한 첩보 액션으로 시작해 훈훈한 생활 드라마로 바뀌었다가 본격 비행기 납치 액션으로 넘어간다. 비행기를 납치한 테러리스트들에 맞서 미영은 감춰왔던 내공을 발휘해 비행기를 구해야 한다. 컴퓨터 수리 전문가인 석환 역시 만만치 않은 과거 실력을 드러내고, 첩보 요원을 꿈꾸지만 언제나 부족한 신입 승무원(배정남 분)이 조력한다. 엄정화는 아기자기하고 사랑스러운 생활 연기에서 시작해 좁은 비행기 내부에서 도구를 활용하는 맨몸 액션과 눈물 쏟는 감정 연기까지 이어간다. 악역 혹은 액션에 특화된 배우 박성웅도 넘치는 가족 사랑과 끊이지 않는 수다를 주체하지 못하는 석환 역으로 새로운 모습을 선보인다. 초반 이후 이야기가 대부분 비행기 안에서 진행되다 보니 비행기를 채운 단역 배우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그 안에서 비행기 승무원과 승객으로 탑승한 카메오 배우들을 발견하는 맛도 있다. '긴장남'으로 웃음 포인트를 담당하는 김남길을 비롯해 정만식과 김혜은은 기장과 사무장으로, 김병옥은 민폐 3선 국회의원으로, 전수경이 며느리와 원정 출산을 떠나는 부잣집 시어머니로 곳곳에서 양념 역할을 한다. '반도'의 김 이병 김규백은 어수룩한 기술직 북한 공작원으로 또 하나의 웃음 포인트를 더한다. 영화의 재미는 여기까지다. 무리한 이야기 설정과 구조는 덜그럭거리고, 흐름은 매끄럽지 못하다. 북한과 국가정보원이라는, 가장 현실적이고 명확한 이미지를 가진 존재가 코미디와 액션 양쪽에 발을 담그니 엇박자가 생긴다. 비밀 병기처럼 감췄던 반전은 예상을 벗어나긴 했으나, 이야기를 받쳐주는 힘은 달린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스릴러 '날, 보러와요'(2016)를 선보였던 이철하 감독의 신작이다. 8월 12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연합뉴스=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2020-08-04 연합뉴스

[영화|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정반대에선 두 남자, 처절하게 부딪히다

암살자·추격자 대결드라마틱한 '액션신'영화 몰입감 극대화독보적 스타일 '눈길'■감독 : 홍원찬■출연: 황정민, 이정재, 박정민■개봉일: 8월 5일■범죄,액션 /15세 관람가 /108분제2의 '신세계' 신드롬을 불러일으킬 영화가 찾아온다.다음달 5일 개봉하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468만 관객을 동원한 범죄 액션 흥행작 '신세계'의 주역 황정민, 이정재 콤비가 7년 만에 재회하며 여름 극장가의 최대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영화는 마지막 청부살인 미션 때문에 새로운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인남'과 그를 쫓는 무자비한 추격자 '레이'의 처절한 추격과 사투를 그린 하드보일드 추격 액션 영화다.처절한 암살자 '인남' 역으로 돌아온 황정민은 그간 보지 못했던 리얼한 액션은 물론 캐릭터의 감정선까지 디테일한 연기를 펼치며 '인남'을 생생하게 살아 숨쉬는 인물로 완성했다. 이정재는 무자비한 추격자 '레이' 역으로 압도적인 존재감을 선사한다. 이들은 몸과 몸이 부딪히는 액션부터 얽히고설킨 인물들의 폭발하는 감정 액션까지 스타일리시한 추격액션 영화다운 생동감 넘치는 재미를 선사하며 장르적 쾌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아울러 영화는 캐릭터들의 매력은 물론, 그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과거를 추측하게 만드는 '인남'과 '레이'의 개별 액션신과 두 사람의 처절하고 무자비한 대결이 드러나는 액션신들을 드라마틱하게 배치하며 영화에 대한 몰입감을 극대화한다. 지금껏 본 적 없는 독보적인 캐릭터 스타일도 탄생했다. 강렬한 캐릭터의 대결이 중요한 작품인 만큼 배우들과 제작진은 개성이 뚜렷한 인물을 탄생시키기 위해 헤어스타일부터 의상까지 모든 것에 고유의 스타일을 담아냈는데 정적인 '인남'과 화려한 '레이'의 스타일이 액션만큼이나 의상에서도 완벽한 대조를 이루며 눈길을 끈다. 이 밖에 영화는 대한민국 대표 제작진이 한자리에 모인 프로젝트로 추진되면서 완성도에 대한 신뢰 역시 한껏 끌어올렸다. '추격자', '황해', '내가 살인범이다' 등 추격 장르의 각색을 도맡으며 스토리텔링에 강한 연출자로 정평이 나 있는 홍원찬 감독이 연출자로, 아카데미 수상작 '기생충'을 비롯 '곡성', '설국열차' 등 다수의 아카데미 수상작에 참여한 홍경표 감독이 촬영을 맡았다. /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 사진/CJ 엔터테인먼트 제공

2020-07-29 김종찬

부천국제영화제 전석매진 영화 '손'… 밀실 주제 B급 코믹 호러

■제목 : 손■감독 : 최윤호■출연 : 이재원, 박상욱, 정서하■개봉일 : 미정■호러 /15세 관람가 /52분일상에서 황당무계한 공포가 찾아올 때 마냥 무서워만 할 순 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공포에 무뎌지고 동료애를 느끼며 대범하게 말장난까지 한다.지난 13일·15일 제 24회 부천국제영화제에서 상영돼 전 석 매진을 기록한 영화 '손'은 평범한 남자의 화장실 변기에서 어느 날 갑자기 정체 불명의 손이 솟아올랐다는 설정에서 출발한 공포 영화다. 개봉일은 미정이다. 주인공 '봉수' 역을 맡은 이재원 배우는 "변기에서 손이 나온다는 설정 자체가 독특하고 흥미로워 영화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영화는 젊은 부부와 경비요원, 119 구급대원 등이 밀실에 갇히며 겪는 공포를 여러 장치를 활용해 재기발랄하게 다룬다.문제의 '손'이 자유 자재로 움직이며 사람들을 해치거나 물건을 던질 수 있다는 설정은 액션적 요소를 더하고, 부부가 밀실을 탈출하려면 화장실을 가로질러 좀비로 변한 사람들을 거쳐야 한다는 설정은 화장실이라는 일상적 공간을 공포의 무대로 바꾼다.특히 영화는 중반 이후로 '봉수'와 '119 구급대원'의 케미컬에 중점을 맞추며 관객들이 '피식'할 수 있는 소소한 유머를 삽입한다.주인공 봉수를 구해야 할 119 구급대원이 "나는 팀장이니 일을 시키는 역할"이라며 봉수가 직접 '손'을 물리치라고 지시하는 대목이나, 봉수가 밀실을 탈출하기 위해선 문에 박힌 휴대폰 배터리를 폭발시켜야 한다며 휴대폰 배터리가 폭발하는 압력과 온도를 줄줄이 읊는 대목이다.이는 봉수와 119대원 역을 맡은 배우가 각각 '겁많은 꼰대'와 '엉뚱한 공대생'이라는 캐릭터를 잡은 데서 비롯한다.119 구급대원 역을 맡은 박상욱 배우는 "당연히 놀라야 할 상황인데도 극도로 차분하고 엉뚱한 '봉수'의 캐릭터와 합을 맞추는 과정해서 근엄한 척 하지만 겁이 많은 캐릭터를 구상했다"고 말했다.연출을 맡은 최윤호 감독은 "밀실이라는 공간이 답답함을 줄 것을 우려해 두 배우가 캐릭터를 주체적으로 해석해 애드립을 하도록 하는 등 연기가 돋보일 요소를 확보했다"고 말했다.공포의 대상에게 쫓기는 주인공의 모습에 집중해 캐릭터를 납작하게 하는 기존의 공포영화 문법에서 벗어나 인물이 자신의 행위로 공포를 주체적으로 제압하는 새로운 공포영화 문법을 제시한것.이재우 배우는 "우리 영화는 실소하면서 볼 수 있는 B급 코믹 호러 영화"라며 "설정의 현실성, 개연성에 집중하기보다 생각을 비우고 관람하면 극에 몰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여진기자 aftershock@kyeongin.com3일 부천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영화 '손' 스틸컷. /최윤호 감독 제공3일 부천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영화 '손' 스틸컷. /최윤호 감독 제공13일 부천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영화 '손' 스틸컷. /최윤호 감독 제공3일 부천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영화 '손' 스틸컷. /최윤호 감독 제공3일 부천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영화 '손' 스틸컷. /최윤호 감독 제공

2020-07-18 이여진

[영화|에베레스트]15년전 바닥 찍어버린 인생, 세계 최고봉 향해 다시 서다

카메라 분실탓 등정 인정 못받던 남자 오랜 설움 딛고 재도전하는 감동 실화 정밀하게 구현해낸 8848m 설산 '장엄'■감독 : 이인항■출연: 오경(방오주), 장쯔이(서영)■개봉일: 7월 22일■액션, 모험, 드라마 /15세 관람가 /115분압도적 스케일의 초대형 클라임 블록버스터가 국내 극장가를 찾는다.오는 22일 개봉하는 영화 '에베레스트'는 15년 전 에베레스트 최정상에서 하나의 사건으로 인해 삶의 모든 것을 잃어야만 했던 한 남자가 동료들의 명예와 사랑하는 연인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시 한번 정상에 도전하게 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단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걸고 최정상에 올랐지만 동료의 목숨을 먼저 선택한 뜨거운 감동 스토리, 에베레스트 최정상 정복에 성공하지만 카메라를 잃어버리는 바람에 증명하지 못하고 세계에 인정받지 못한 채 외면받는 억울함, 다시 찾아온 도전의 기회에서 자신의 노하우를 총동원해 새로운 등반대를 훈련 시키는 내용이 모두 주인공의 실제 이야기다.이 중 억울하게 증명하지 못했던 주인공의 이야기는 영화를 보는 모든 관객들에게 타당성을 안기며 깊이 공감하고 응원하게 만든다. 특히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실제 주인공들의 모습과 자료들이 나와 가슴 벅찬 감동을 선사하며 극장을 나와서도 깊은 여운을 남긴다. 이어 8천848.13m라는 상상초월 높이의 에베레스트 최정상, 눈으로 뒤덮인 하얀 설산은 아름다움을 넘어서 장엄한 에너지로 스크린을 압도한다.최정상에 가까워질수록 몰아치는 눈보라, 한 걸음만 헛디뎌도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는 정상을 향한 등반대의 도전 장면 역시 인간의 힘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위기를 담아내며 관객들의 심장을 쫄깃하게 만든다.영화의 시대적 배경(1960~1970년)도 완벽히 복원했다. 제작진은 당시 중국 등산팀이 사용한 소품이나 크램폰, 산소 실린더, 등산용 의류 및 기타 장비 소품을 역사적 기록에 따라 엄격하게 복원시켰고, 에베레스트의 지리적 특징을 실제로 보여주기 위해 산의 다양한 모습을 정밀하게 구현했다. 이 밖에 할리우드 스타 장쯔이부터 중국 최고의 흥행 배우 오경, 현재 가장 핫한 라이징 스타 정백연 그리고 특별 출연한 성룡까지 아시아 최고 배우들이 대거 참여해 단 1초도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을 생동감 넘치게 그려내며, 속도감 넘치는 고강도 클라임 액션을 보여준다. /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 사진/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제공

2020-07-15 김종찬

대재앙 이후 폐허에서 피우는 희망…영화 '반도'

폐허가 된 반도는 더 빨라지고 강해진 좀비들로 가득 찼다. 그곳에 고립돼 살아남은 사람들은 인간성과 이성을 잃고 좀비와 다름없는 짐승이 됐다. K-좀비의 시원을 연 영화 '부산행'의 후속편인 '반도'는 지옥과 같은 곳에서도 찾아내고 지켜야 하는 희망을 이야기한다. 4년 전 닥친 전대미문의 재난으로 국가는 하루 만에 마비되고 무너졌다. 고립된 땅에 덮친 태풍과 홍수는 거대한 배도 지상으로 밀어 올렸다. 가까스로 탈출선에 올랐으나 가족을 잃고 희망도 버린 채 살아온 전직 군인 정석(강동원 분)은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받고 폐허가 된 반도로 돌아온다. 임무에 성공했다고 생각한 순간, 631부대와 좀비 떼의 공격을 받는다. 끝이라는 생각에 눈을 질끈 감았을 때 좀비 떼를 쓸어버리며 나타난 준이(이레 분)와 유진(이예원 분). 정석은 두 아이의 엄마 민정(이정현 분)과 전직 군 간부 김 노인(권해효 분)이 이룬 가족과 함께 필사의 탈출에 나선다. '부산행'에서 4년이 흐른 뒤 포스트 아포칼립스(대재앙 이후)를 그린 '반도'의 볼거리는 압도적으로 풍성해졌다. 부산으로 향하는 열차 안에서 폐허가 된 인천항과 서울 도심으로 확장된 배경은 컴퓨터 그래픽으로 완성했다. 구로디지털단지 역사와 오목교의 다리 등 익숙한 서울의 모습은 생경하게 다가온다. 좀비들의 움직임과 액션도 더욱더 빠르고 강해졌다. '부산행'의 좀비가 특성을 알 수 없어 두려운 존재였다면, '반도'의 좀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었고 오래 굶주려 강해졌다. 움직임은 드넓은 공간에 맞게 장면마다 다양하게 디자인됐다. 좀비와 맞서 살아남은 사람들, 돌아온 사람들은 육탄전과 총격전, 추격전을 벌이며 빛과 소리에 민감한 좀비의 특성을 활용한다.심혈을 기울인 카체이싱 장면은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를 떠올리게 한다. '매드맥스'가 다양한 콘셉트의 자동차들을 실사로 찍은 아날로그 액션으로 짜릿함을 안긴다면, 컴퓨터 그래픽으로 완성한 '반도'의 카체이싱은 생존을 위해 운전을 배운 어린 여자아이들이 좀비를 쓸어버리는 액션이 주는 쾌감 안에 페이소스가 담겨 있다. 압도적으로 늘어난 굶주린 좀비보다 더 공포스러운 존재는 631 부대원들이다. 민간인을 구출하기 위해 투입된 이 부대는 살아남았지만, 고립된 4년 동안 가까스로 살아남은 인간을 노리개 삼는 짐승이 되어 버렸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시대의 당위는 희망'이라고 말했던 연상호 감독은 9일 시사회 후 열린 간담회에서 "'부산행'을 초등학생들이 그렇게 좋아했다. 부모님들이 속편을 기대하신다는 게 신기했다"며 "'반도'를 준비하면서 가장 신경 쓴 건 보편적인 메시지로 전 연령층이 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들자는 거였다"고 말했다.15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영화 '반도' 스틸 /NEW 제공영화 '반도' 스틸 /NEW 제공

2020-07-12 연합뉴스

[영화|광주비디오: 사라진 4시간]광주의 오월을 되감아보다

'5·18민주화운동' 알리기 위한 영상 탄생 과정 담아은폐된 '전남도청 앞 집단 발포'의 기록 끝까지 추적역사 경험하지 않은 세대들까지 '시대의 기억' 공유■감독 : 이조훈■출연: 민승연, 박상증, 기춘■개봉일: 7월 16일■다큐멘터리 /12세 관람가 /82분과거를 어떻게 기억하고, 기록했는가에 따라 우리는 다른 사회를 경험해왔다. 기록되고 회자되지 못한 역사는 현재는 물론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데 어떤 영향도 미치지 못한 채 사라진다. 오는 16일 개봉하는 '광주비디오: 사라진 4시간'은 5·18민주화운동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비밀리에 제작·유통된 항쟁 당시의 영상 기록물 이른바 '광주비디오'의 탄생 과정을 담은 첫 영화임과 동시에 흑백사진 한 장만을 남긴 채 흔적도 없이 40년째 종적을 감춘 기록을 쫓는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화다.영화는 5·18민주화운동을 알리기 위해 당시 시민들이 직접 '영상물'을 만들고, 80년대 이제 막 보급되기 시작한 VCR(비디오 카세트 레코더)을 통해 전국에 전파한 민주화운동의 기념비적인 사례를 처음으로 스크린에 담았다.영화는 40주년과 사라진 4시간, 사라진 기록과 함께 1980년 5월 21일 전남도청 앞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무차별 발포가 이뤄진 역사를 재조명한다. 이어 수많은 피해자를 낳았지만 지난해 군에서 국가기록원으로 이관한 5·18 자료 목록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은 채 은폐된 전남도청 앞 집단 발포의 기록을 끝까지 추적한다. 영화는 또 경호원들의 가호를 받으며 광주지방법원을 빠져나가는 전두환의 모습처럼 흐지부지 빠져나간 역사에 대한 확실한 진상 규명과 처벌의 필요성을 유기적인 타임라인 아래 포착한다.아울러 과거의 사건을 조명하는데 그치지 않고 미래를 견지하며 여전히 알려지지 않은 진실을 짚고, 철저한 진상규명을 다시 한번 환기시키며 가해자들에 대한 단죄를 촉구한다. 영화는 특히 역사를 직접 경험하지 않은 세대들까지 그들만의 방식으로 생각하고 고민할 수 있도록 기록들을 수집하고 시대의 기억을 연구해 광주의 오월을 다시 수면 위로 올린다. 수많은 개개인과 시민들의 희생으로 쌓아 올린 한국 민주화의 초석 5·18 민주화운동으로 인해 가능했다는 사실을 영화를 통해 다시금 상기시킨다.영화는 40년의 장막을 걷고 진실을 비추면서 5·18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세대들에게 감정적으로 공명할 수 있는 유기적인 민주주의의 타임라인을 제시한다. /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

2020-07-08 김종찬

[영화|밤쉘: 세상을 바꾼 폭탄선언]'권력에 맞선' 그녀들의 마이크

美 최대방송사 '폭스뉴스' 배경 실화미디어계 거물 '성희롱 소송' 역전극간판 앵커 메긴 켈리등 세 여성 활약샤를리즈 테론·니콜 키드먼 '존재감'■감독 : 제이 로치■출연: 샤를리즈 테론(메긴 켈리), 니콜 키드먼(그레천 칼슨)■개봉일: 7월 8일■드라마 /15세 관람가 /109분미국 최대 방송사 폭스뉴스를 배경으로 거대 언론 권력을 무너뜨린 여성들의 이야기를 그린 '밤쉘: 세상을 바꾼 폭탄선언'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영화 속에서 여성으로서 받는 부당함에 맞서 폭스뉴스의 회장 '로저 에일스'(존 리스고)를 고소한 '그레천'의 소식은 각종 미디어에서 헤드라인으로 다뤄진다. '로저 에일스'는 감히 건드리지 못할 미디어계의 거물이었고, 자신의 영향력과 자원을 활용해 어느 적이든 무너뜨릴 준비가 된 인물이었기 때문에 이 같은 '그레천'의 폭탄선언은 폭스뉴스를 넘어 미국 전역을 뒤집어 놓기에 충분했다. 로저 에일스를 상대로 한 그레천 칼슨의 소송은 당시 미디어 산업에서는 최초의 직장 내 성희롱 소송이었다. 용기 내 목소리를 높인 그녀의 행동은 이후 새로운 변화의 기폭제가 된다. 영화의 중심에 선 세 명의 여성이 각자 다른 위치에서 각기 다른 방식으로 부당한 권력에 맞서기 시작하면서 끝까지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세 명의 여성은 아카데미, 골든 글로브 및 전 세계 유수 시상식의 연기부문에서 독보적인 레이스를 펼친 배우들이 맡았다. 먼저 카리스마 있는 리더십으로 '트럼프와의 맞장'도 마다않는 폭스뉴스의 간판 앵커 '메긴 켈리' 역은 매 작품마다 믿고 보는 연기와 독보적 존재감으로 스크린에 녹아드는 변신의 귀재 샤를리즈 테론이, 용기 있는 폭탄선언으로 전국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게 되는 최초의 내부고발자 '그레천 칼슨' 역은 99개 이상의 연기상 수상 이력에 빛나는 연기의 신 니콜 키드먼이 맡았다. 방송사의 새로운 얼굴을 꿈꾸는 남다른 패기의 뉴페이스 '케일라 포스피실' 역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할리우드 대세 배우 마고 로비가 맡아 색다른 연기를 선보이며 통쾌하고 짜릿한 역전극을 완성했다. /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

2020-07-01 김종찬

[영화|소리꾼]'한'에 울고 '흥'에 웃던 조선… 그 중심에 '광대'가 있었다

착취·인신매매 들끓던 시대 '위로 전하는 소리패'극심한 개인주의 속 '가족의 소중함' 일깨워■감독 : 조정래■출연: 이봉근, 이유리, 김하연■개봉일: 7월 1일■드라마 /12세 관람가 /119분대한민국 전통 음악을 주제로 한 영화가 개봉한다.다음달 1일 개봉하는 '소리꾼'은 조선 팔도를 무대로 서민들의 한과 흥, 극적인 서사를 감동적인 음악으로 담아낸 영화다. 서민들에게는 녹록지 않았던 조선 영조 시대를 배경으로 착취와 수탈, 인신매매가 끊이지 않던 피폐해진 조선 땅에서 위로를 노래하는 소리꾼의 이야기를 다룬다.특히 영화는 갑자기 사라진 아내를 찾아 나선 소리꾼 '학규'를 필두로 길 위에서 만나 한 팀을 이룬 광대 패가 조선 팔도를 유랑하며 엄마를 잃은 '학규'의 어린 딸 '청이'를 함께 돌보며 가족 공동체를 형성하는 과정을 담아냈다. 영화에 등장하는 '소리꾼'은 공동육아를 하며 대안 가족의 형태를 서서히 갖춰가는 광대패의 이야기를 통해 분열의 시대, 해체된 가족의 모습 등을 담아내며 역설적인 가족의 사랑과 공동체가 지니는 힘을 강조한다. 또 납치된 아내 '간난'을 찾기 위해 스스로 지어낸 이야기 '심청가'에 곡조를 붙여 저잣거리에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는 장면과 가족에 대한 사랑, 타인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는 주제 의식은 영화의 독특한 구조를 드러내며 극심한 개인주의 속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금 일깨운다.한편, '소리꾼' 제작진은 국악의 세계화를 이끌어낸 월드뮤직그룹 '공명'의 박승원 음악감독을 시나리오 작업시기부터 참여시켜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으며, 명창 이봉근을 참여시켜 음악의 독창성까지 잡아내는 등 영화음악의 품격을 높였다. 덕분에 영화의 연출을 맡은 조정래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흥이 넘치는 북 장단과 서민 정서의 독보적인 우리 소리로 뮤지컬 영화 장르의 외피를 두르고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감동적인 음악영화를 완성했다. /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사진/(주)리틀빅픽처스

2020-06-24 김종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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