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기생충' 美시카고 비평가협회서 작품·감독·각본상 등 4관왕

국내외에서 잇달아 수상 소식을 전하고 있는 한국영화 오스카 출품작 '기생충'(Parasite)이 2019 미국 시카고 영화비평가협회(CFCA) 시상식에서 최우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각본·외국어영화상 등 4개 부문을 수상했다.15일(현지시간) 할리우드 연예매체 데드라인에 따르면 CFCA는 전날 밤 시상식에서 '기생충'을 최우수 작품상 수상작으로 뽑았고 감독상에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을 선정했다.이어 각본상과 최우수 외국어영화상도 '기생충'에 돌아갔다.'기생충'은 이 시상식에서 각색·의상디자인·여우조연 등 4개 부문을 받은 그레타 거윅 감독의 '리틀위민'과 함께 최다 수상작이 됐다.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화제작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는 남우조연 등 2개 부문 수상에 그쳤다.'기생충'은 특히 북미 여러 지역 비평가협회 시상식에서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지난 8일 LA 비평가협회로부터 작품상과 감독상, 남우조연상(송강호) 수상작으로 선정됐으며, 토론토비평가협회(TFCA) 시상식에서도 작품상과 외국어상, 감독상 3관왕을 차지했다. 앞서 전미비평가협회 외국어영화상을 받았고 애틀랜타 비평가협회에서도 감독·각본·외국어영화상 등 3개 부문을 차지했다. 뉴욕 필름 비평가 온라인 어워즈(NYFCO)에서도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을 휩쓸었다.'기생충'이 이른바 전문가들의 '픽'(pick)으로 불리는 각종 비평가협회 시상식을 휩쓴 점에 비춰 내년 1~2월 미국 양대 영화상 시상식인 골든글로브와 아카데미(오스카)에서도 수상 가능성을 한껏 끌어올렸다는 전망이 나온다.'기생충'은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감독·감본·외국어영화상 3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2019-12-16 연합뉴스

부천시 'MICE 도시브랜드 만들기' 국제콘퍼런스

부천시가 13일 오후 2시 시청 1층 판타스틱큐브에서 2019 부천 MICE 도시브랜드 조성 국제콘퍼런스를 개최한다.'부천 MICE 도시브랜드 조성 전략'을 주제로 여는 이번 행사는 부천시와 경기관광공사가 주최하고 (사)관광경영학회가 주관한다.시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가 열리는 대한민국 대표 영화 도시로서의 브랜드 강점을 바탕으로 마이스(MICE: 회의, 포상관광, 컨벤션, 전시의 영문 앞 글자를 딴 말)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해 영화 산업 인프라를 구축하고자 이번 콘퍼런스를 기획했다.국내외 영화·MICE 산업 관계자를 비롯해 학계 전문가, 공무원, 시민 등 다양한 분야의 관계자가 참석해 'MICE 도시브랜드 조성전략, 영화의 거리 조성전략, 대학생 부천형 관광상품 조성전략' 등 3개 부문 6개 주제발표와 종합토론을 진행할 예정이다.특히 이번 콘퍼런스에는 영화와 MICE 산업에서의 저명한 인사와 함께 부천의 영화산업 및 마이스 발전 방향성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고 토론하는 네트워킹 시간도 준비돼 있다.김원경 시 축제관광과장은 "이번 콘퍼런스 개최로 부천이 가진 영화산업 자원과 관광 연계 인프라를 널리 알리고 컨벤션 시설 없이도 지역 기반시설을 이용해 국제 MICE를 개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MICE 산업과 부천의 영화를 연계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이번 행사에 많은 시민의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콘퍼런스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관광팀(032-625-2954)으로 문의하면 된다. 부천/장철순기자 soon@kyeongin.com

2019-12-11 장철순

[영화리뷰|아내를 죽였다]허술하고 어설픈 액션 '관객을 죽였다'

이시언 데뷔 10년 만에 첫 주연 맡아 '주목' 엉성한 스토리… 이달 개봉작 최하점 '2.0''사채·도박하면 안된다' 메시지는 각인 될 듯■감독 : 김하라■출연 : 이시언, 안내상, 왕지혜■개봉일 : 12월 11일■스릴러·액션 / 15세 관람가 / 97분'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저 그림자가 나에게 인사한다'. 지난 2010년 인터넷 한 포털에 실리며 9.4의 높은 평점을 기록한 희나리 작가의 웹툰 '아내를 죽였다'가 영화로 제작됐다.스릴러 장르를 표방한 이 영화는 이시언이 데뷔 10년 만에 첫 주연을 맡아 개봉 당시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개봉과 동시에 관객들의 기대는 산산이 부서졌다.관객들은 장르물로서의 형태를 갖추지 못한 허술하고 비현실적인 내용 전개와 어설픈 액션신 등을 지목하며 이달 개봉 영화 중 가장 낮은 2.0의 평점을 줬다.그럼에도 이 영화를 리뷰하게 된 배경은 우리 사회의 어두운 이면에 대한 메시지를 어느 정도 관객에게 전달했다는데 있다.영화는 술을 마신 뒤 전날 밤의 기억이 사라진 채정호(이시언 분)가 아내를 죽인 범인으로 몰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친구와 술을 마신 후 곯아떨어진 '정호'는 숙취로 눈을 뜬 다음 날 아침, 별거 중이던 아내 '미영'이 살해당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게 된다. 그 순간 '정호'는 자신의 옷에 묻은 핏자국과 피 묻은 칼을 발견한다. 이후 아내의 살인 용의자로 지목된다. 이에 '정호'는 경찰의 눈을 피해 일단 도망치지만 간밤의 기억은 하나도 없다.오직 자신의 머릿속에 듬성듬성 남은 기억만 의지한 채 살인 용의자로 지목되기 전의 행적을 추적하며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나간다.감독은 '정호'란 캐릭터를 통해 사채와 도박 등에 잘못 손대면서 힘들어 하는 젊은이들의 일상과 아픔을 스크린을 통해 보여주고자 했다. 감독의 의도는 절반 정도 성공했다. 영화는 원작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채 사건 해결 과정을 엉성하게 풀어내고, 범인 역시 원작과 다르게 구렁이 담 넘듯한 진행으로 흐지부지 범인을 밝혀내지만 감독이 사회에 던지는 '사채와 도박은 절대 하면 안된다'는 메시지는 관객의 머릿속에 확실히 각인될 것이다.김하라 감독은 최근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우리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잘 전달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하지만 스토리가 엉성하다 보니 좀처럼 감정이입이 쉽지 않다. 아울러 장르적 재미를 살리지 못해 관객들에게 앞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 사진/kth 제공

2019-12-11 김종찬

신선한 충격의 '5개 작품'… 영화공간주안, 오늘부터 상영

홍콩 항일 대서사 드라마 '그날은 오리라'호밀밭의 파수꾼 쓴 샐린저 담은 다큐도다양성 예술영화관 영화공간주안은 12일부터 '두 교황', '샐린저', '10년', '그날은 오리라', '디에고'를 상영한다.'두 교황'은 현직 교황의 자진 사임으로 바티칸을 뒤흔든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그 뒤를 이은 교황 프란치스코의 실화를 다뤘다. 페르난두 메이렐리스 감독과 실력파 각본가 앤서니 매카튼이 만나 기대를 모은다. 앤서니 홉킨스가 베네딕토 16세 교황 역을, 조너선 프라이스가 프란치스코 교황 역을 연기했다. '샐린저'는 20세기 최고의 작가, 은둔생활을 한 작가, 베스트셀러 소설 '호밀밭의 파수꾼'을 쓴 J D 샐린저의 모든 것을 담은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화다. 세상에 공개되지 않았던 샐린저의 사진, 영상, 법적 문서, 미공개 원고까지 영상에 담겼다. '10년'은 홍콩, 대만, 태국, 일본으로 이어진 초대형 글로벌 프로젝트로서 '10년' 후 자국의 모습을 독창적인 감각으로 그려냈다. '그날은 오리라'는 1941년 홍콩의 일제 강점기 시절, 일본군을 피해 독립 운동의 주요 인물들을 안전하게 대피시키려는 조직원들의 활약과 그들을 돕는 평범한 교사의 이야기를 그린 항일 대서사 드라마다. 영화는 전 세계 총 19개 영화제 출품, 27개 부문 노미네이트, 17개 부문 수상의 쾌거를 이뤄냈다. '디에고'는 축구스타 '디에고 마라도나'의 고통뿐인 성공과 스타덤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를 연출한 아시프 카파디아 감독은 그 동안 경기장에서 보였던 마라도나의 모습과 달리 내성적이고 수줍음이 많은 모습들을 영화에 담아내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자세한 영화 정보 및 시간표는 영화공간주안 홈페이지(www.cinespacejuan.com)에서 확인하면 된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영화공간주안 제공

2019-12-11 김영준

서울예대, 영화전공 학생들 졸업영화제 개최

서울예술대학교(총장·이남식) 영화전공 학생들이 졸업영화제를 개최한다.한국 영화계의 산실 서울예대 학생들이 다채로운 내용과 참신한 시각으로 제작한 단편영화를 만나볼 수 있는 '제38회 서울예술대학교 졸업영화제'는 오는 15일 남산드라마센터, 20일 동대문 메가박스 8관에서 개최된다. 영화제는 '새로운 시작'이란 콘셉트로 영화전공 3학년 학생들이 제작한 18편의 단편영화를 만날 수 있다.오는 15일 남산드라마센터에서 진행되는 행사에서는 영화를 상영한 후 시상식을 진행한다. 매년 시상식에서는 영화전공 학생들과 올해 한국 영화계를 빛낸 영화인에게 상을 수여한다.특히 올 한해 한국 영화계를 빛낸 감독에게 수여하는 작가상과 서울예대 영화전공을 빛낸 선배들에게 수여하는 동문상 부문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2016년에는 박찬욱 감독과 프로듀서 임민섭(영화과 99학번), 김민호(영화과 00학번), 2017년에는 봉준호 감독과 김중현 감독(영화과 00학번), 2018년에는 이환 감독과 양동엽 편집 감독(영화과 02학번) 등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영화인들이 매년 직접 영화제 현장을 찾아 자리를 빛냈다.서울예대 영화전공은 1964년 전 서울연극학교, 현 서울예대에 설치됐다. 1982년부터 자체 영화제를 개최해 학생 영화인들의 사기를 높이고 영화창작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2006년부터는 영화과 연기전공, 연기과를 분리 선발하면서 더욱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영화인을 만드는 일에 힘썼다. 개설 이후 '나의 사랑 나의 신부'의 이명세 감독, '베를린'의 촬영감독 최영환, '7번 방의 선물' 프로듀서 임민섭 등을 배출했으며 2001년 안산으로 이전한 후에도 '메기'의 이옥섭 감독, '파란만장'의 한정길 감독 등 많은 학생들이 국내외 영화제에서 그 위상을 이어가고 있다.영화 상영과 시상식 이외에도 관객들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와 볼거리를 제공한다. 영화의 스틸컷을 전시하는 필름 시아 갤러리와 연기전공 학생들의 뮤지컬 공연이 준비돼 있다.서울예대 졸업영화제는 전석 무료로, 현장 발권과 네이버 예약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서울예대 졸업영화제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서울예대 졸업영화제 인스타그램(@siafilmfest) 와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siafilmfest/)에서 확인할 수 있다.안산/김대현기자 kimdh@kyeongin.com제38회 서울예술대학교 졸업영화제 포스터. /서울예대 제공

2019-12-11 김대현

[영화리뷰]부모의 모든 것을 탐한 자식들, '나이브스 아웃'

부모의 사랑은 무한할까. 부모라는 이유로 모든 사랑을 바라지 않는가. 우리는 온갖 수저로 부모의 능력을 평가하면서도 부모의 모든 것이 내 것이 되어야 한다는 착각에 빠져 산다.영화 '나이브스 아웃(2019)'은 베스트셀러 작가 할란 트롬비(크리스토퍼 플러머 분)가 85세 생일날 사망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추리 스릴러 장르로는 이례적으로 로튼 토마토 지수 99%를 기록했다. 사고 당시 저택에는 큰딸 린다(제이미 리 커티스 분)와 사위 리처드(돈 존슨 분) 손자 랜섬(크리스 에반스 분), 며느리 조니(토니 콜렛 분)와 손녀 메그(캐서린 랭포드 분), 막내아들 월트(마이클 섀넌 분)와 손자 제이콥(제이든 마텔 분), 간병인 마르타(아나 디 아르마스 분), 가정부 프랜(리키 린드홈 분)이 있었다. 사설탐정 블랑(다니엘 크레이그 분)은 이들 모두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의심하고, 할란이 자살 아닌 타살을 당했다고 잠정 결론을 내린다.타임지 선정 올해 10대 영화에 선정된 이 작품은 정통의 추리 방식을 좇으면서도 인간의 욕망과 위선이 뒤섞인 심리를 다양하게 묘사한다.가정을 중요시하는 리처드는 아내 린다 몰래 바람피웠고, 미망인 조니는 딸 학비를 이유로 시아버지의 돈을 몰래 빼돌렸다. 손자 랜섬은 재산을 나눠달라며 할아버지를 겁박했고, 손녀 메그는 할아버지 죽음보다는 유산이 오지 않는 것을 슬퍼했다. 영화는 돈 앞에서 헝클어져 버리는 가족의 모습과 어른이 될 수 없는 자식의 한계를 집중 조명한다. 장례식이 끝나기 무섭게 유산 받을 자격이 있느니 없느니 다투는 장면은 전혀 괴리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부모가 죽은 뒤에도 기생충처럼 부모의 것을 탐하는 모습은 이미 우리 사회에서 너무도 흔하게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여기에 할란의 자식들이 이민자 출신인 마르타를 포용하는 듯하면서도 배척하는 모습에서는 미국 사회가 이민자를 대하는 방식까지 엿볼 수 있다.'제임스 본드'의 다니엘 크레이그와 '캡틴 아메리카' 크리스 에반스를 필두로 제이미 리 커티스, 토니 콜레트, 마이클 섀넌, 아나 디 아르마스, 크리스토퍼 플러머 등 할리우드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명품 배우들의 활약 속에서 영화는 폭주 기관차처럼 인간의 끝을 향해 질주한다.특히 크리스토퍼 플러머는 '기생충' 같은 자식들을 따뜻하게 포용하며, 마지막 순간까지도 이들의 장래를 걱정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완벽하게 표현했다. 자식들에게는 잔인할 수 있겠지만, 그가 유서를 통해 밝힌 '특단의 조치'는 이 세상 모든 자식을 위한 부모의 마지막 사랑으로 다가온다. "미안하지만, 너희 모두에게 한 푼도 줄 수가 없구나. 이것이 너희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란다"/손원태기자 wt2564@kyeongin.com영화 '나이브스아웃' 스틸컷 /(주)올스타엔터테인먼트 제공영화 '나이브스아웃' 스틸컷 /(주)올스타엔터테인먼트 제공

2019-12-09 손원태

[영화|허슬러]스테이지 휘젓던 센 언니들 월가의 욕망을 벗겨내다

어렵게 살아가던 스트리퍼 '의기투합'"등쳐서 얻은돈 우리가 가지면 좀 어때"기득권처럼 여겨지던 남성 향해 '한방'제니퍼 로페즈등 강단있는 여성 '열연'■감독: 로린 스카파리아■출연: 제니퍼 로페즈(라모나), 콘스탄스 우(데스티니), 릴리 라인하트■개봉일: 11월 27일■범죄, 드라마 /청소년 관람불가 /110분돈은 신분과 출생, 성별을 가르지만, 그 경계를 허물기도 한다. 돈이면 다 되는 세상. 우리가 돈에 집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영화 '허슬러(2019)'는 부조리한 월가를 겨냥해 한탕 벌이는 여성 중심의 범죄 영화다. 제니퍼 로페즈와 콘스탄스 우, 릴리 라인하트, 줄리아 스타일스, 카디 비, 리쪼 등 '한가락' 하는 할리우드 배우들과 팝스타들이 한데 뭉쳐 영화를 이끌어간다. 영화는 아시아계 이주민 데스티니(콘스탄스 우 분)가 할머니의 빚을 갚기 위해 스트리퍼로 살아가던 중 스테이지를 휘젓는 라모나(제니퍼 로페즈 분)를 만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라모나는 데스티니의 잠재력과 연민을 보며, 함께 일할 것을 제안한다. 데스티니와 라모나는 월가 남성들을 상대로 돈을 쓸어담지만,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위기를 맞고 해체한다. 홀로 딸을 키우던 데스티니는 생계가 어려워지자 다시 라모나에 연락하고, 이들은 옛 동료인 애나벨(릴리 라인하트 분), 메르세데스(케케 파머 분)와 함께 작당을 모의한다. 남성을 유혹한 뒤, 술에 약을 타 한도 초과에 이를 때까지 돈을 빼낸다.2015년 '뉴욕 매거진'에 기고된 칼럼을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개봉과 동시에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모든 이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성 상품화는 말할 것도 없으며, 남성은 여성을 마구잡이로 소비한다. 생계가 절실한 이민자 여성들은 사창가나 스트립바에 방치되고, 남성들은 그마저도 겁박하며 돈까지 갈취한다. 엄마에게 버림받았던 순간을 잊지 못하는 데스티니와 홀로 아이를 키우는 라모나의 모습에서는 여성이 처한 독박육아의 현실이 담겨있다. 라모나와 데스티니 일당의 범죄를 두둔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들의 현실을 외면하고 방관하는 미국 정부도 비난을 피해갈 수 없다. 라모나를 중심으로 한 스트립 여성들은 서로의 아픔을 보듬어주며 연대한다. 동시에 기득권처럼 여겨지는 남성들의 돈을 빼앗으며, 그들만의 권력을 무너뜨린다. "어차피 남 등쳐먹어서 얻은 돈인데, 우리가 가지면 좀 어떠냐?"고 하는 라모나의 말은 여성의 폭발을 응축시킨다.제니퍼 로페즈는 "스트리퍼는 거칠고 강하며 용기 있는 사람들이지만 쉽게 상처받는다"고 했다. 매주 5일 이상 스트리퍼로 연습했다던 그녀의 농밀한 연기는 주체적이면서도 강단 있는 여성상을 보여주었다.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2018)'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콘스탄스 우는 섬세한 감정 연기로 이민자 여성이 당면한 문제를 밀도 있게 그려냈다.영화는 월가의 이야기를 다뤘지만 한국사회의 현실도 이와 다르지 않다.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바다를 건너온 이주민 여성들 또한 데스티니와 같이 열악한 환경에 노출돼 있다. 길바닥에 나뒹구는 각종 나이트클럽 전단지에는 이들이 무슨 일을 겪고 있는지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손원태기자 wt2564@kyeongin.com 사진/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제공

2019-12-04 손원태

[영화리뷰]인간의 욕망을 둘러싼 생계형 범죄 '카센타'

"그래도 우리 사람이잖아"인간의 욕망은 어디까지 달려가는가. 양심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미끄러지는 삶, 우리는 그곳에서 현실을 맞닥뜨린다.영화 '카센타'는 국도변 카센터를 운영하는 재구(박용우 분)와 순영(조은지 분) 부부의 이야기를 그린다. 어느 날 타이어에 구멍이 난 차량이 카센터를 찾고, 부부는 고의적으로 도로에 날카로운 금속을 뿌려 '빵꾸'를 유도한다. 나아가 이들은 도로에 직접 구멍을 내고 못을 박기에 이른다.작품은 생계난에 처한 소시민의 현실과 욕망을 치밀하게 드러낸다. 뒷돈이 오고 가는 권력 아래 어떤 힘도 쓸 수 없는 이들은 먹고 살기 위해 양심에 구멍을 낸다. 금고 속 검은 지폐가 늘어날수록 이들의 '빵꾸'도 조금씩 커져 바람이 든다.배우 박용우는 "이 작품 속 감정의 본질은 초라함, 연약함, 찌질함 같은 것이다. 대부분 사람이 가지고 있지만, 애써 감추고 싶은 본모습이다"라고 말했다.영화는 부가 계급을 만들어내는 사회를 은밀하게 비춘다. 누군가 자동차 트렁크에 돈더미를 싣고 다닐 때, 누군가는 5원짜리 인형 눈알을 붙이며 살아간다. 근사한 것들 앞에서 한없이 나약한 인물은 도로에 구멍을 뚫고 못을 박으며 생계를 이어갈 수 밖에 없다.그러나 이들의 감춰진 욕망은 어느 순간 점차 몸집을 불리고 스스로를 잡아먹는다. 파릇파릇하게 자라난 봉숭아꽃 위로 폐타이어가 쌓여갈수록 범죄는 더욱 치밀하고 대범해진다.특히 금고를 내던지며 몸싸움을 벌이는 부부의 모습은 욕망이 폭발하는 지점을 더욱 격정적으로 드러낸다. 영화 '달콤, 살벌한 연인' 이후 오랜만에 호흡을 맞춘 박용우와 조은지는 최소한의 대사 안에서 애드리브를 선보였다.바닥에 흩뿌려진 지폐 위에 누워 울음을 터뜨리는 조은지의 모습과, "그래도 우리 사람이잖아"라고 외치는 박용우의 대사에서 현실 앞에 내던져진 이들의 서러운 감정을 느낄 수 있다.하윤재 감독은 10년 전 여행길에서 겪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여행 중 타이어 펑크로 허름한 카센터를 방문한 그는 무서운 인상의 주인을 목격하고 2~3주만에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특히 감독은 '빵꾸'라고 적힌 스탠딩 나무 간판을 통해 국도변 카센터의 풍경을 생동감 있게 표현했다.박용우는 "극 중 인물들이 그렇게밖에 살 수 없는 현실이, 그런 치부를 들킨 것이 슬프게 다가왔다"며 "욕망을 향해 달려가는 인간의 모습이 씁쓸하게도 우리 현실과 다를 바 없었다"고 했다.작품은 돈 앞에서 울고 웃는 인간의 내면을 날것 그대로 드러낸다. 두려움에 떨면서도 어떻게든 살아가려는 그들의 치열함이 삶을 파고든다. 때문에 우리는 작품 속 인물들의 비겁한 모습에 눈살을 찌푸리면서도, 차마 외면하지 못하고 함께 울 수 있는 것이다.러닝타임 97분. 27일 개봉. 15세 관람가./유송희기자 ysh@kyeongin.com영화 '카센타' 스틸컷 /트리플픽쳐스 제공영화 '카센타' 스틸컷 /트리플픽쳐스 제공

2019-12-02 유송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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