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경기)

[이슈&스토리]코로나19가 불러온 '경제위기 악순환'

손님 끊어져도 임대·인건비 등 '부담' 여전매출 타격 中企·소상공 "문닫는 일만 남아"경기신보·소진공 등 평소 2~7배 격무 불구인프라 한계 탓 대출 보증까지 수개월 필요줄폐업 땐 정책 금융기관도 연쇄 손실 우려정부 지원 확대·업무 분산 노력에도 '시름'코로나19가 발생한 지 두 달, 감염 공포만큼 큰 경제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가게에는 손님이 끊기고 기업들은 납품과 수출이 막혔다. 그 와중에도 월세는 내야 하고 직원들 월급도 줘야 한다. 이미 받은 대출금의 이자도 더해진다. 자금난이 심화되자 너도나도 대출 보증을 해주는 정책 금융기관으로 향하는 바람에 지역신용보증재단 등에 비상이 걸렸다. 업무는 한 달 전부터 마비됐고 처리가 늦어지면서 당장 돈이 급한 기업인·소상공인들은 물론, 보증을 받은 기업·가게들이 폐업해 빌린 돈을 갚지 못하면 손실이 커질 수밖에 없는 정책 금융기관에서도 한숨만 깊어지는 상황이다. 악순환 속에 정부가 자금 지원을 확대하고 업무 분산을 위한 창구를 늘리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나섰지만 아직 현장에선 시름이 깊다.#"한 달 고정비만 1천만원인데 수입은 200만원…대출받고 싶어도 못 받아요." 한숨 쉬는 기업과 가게물병을 제조하는 A회사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납품에 차질이 빚어졌다. 들어오는 돈이 반토막 나자 재료 값이며 인건비 지출에 막막함이 더해졌다. 대출이라도 받아야 급한 불을 끌 수 있는 상황. 대출증을 지원해주는 경기신용보증재단을 찾았지만 보증서를 발급받으려면 기다려야 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A회사와 비슷한 상황인 업체들이 이미 너무 많이 대기 중이란다. 언제가 될지는 쉽사리 기약할 수 없다고 했다. 눈앞이 캄캄해졌다.건설장비를 대여해 주는 B업체는 올해 들어 매출이 60% 이상 줄었다. 3월까지 매출은 590만원에 불과한데 인건비에 임대료까지 한 달 고정비만 1천만원 가까이 나온다. 계속되는 적자에 돈을 빌리러 소상공인진흥공단을 찾았지만 기나긴 줄에 대출 접수는 일찌감치 마감됐고 번호표조차 받지 못했다. 돈을 빌리고 싶어도 과연 빌릴 수 있을지, 언제 빌릴 수 있을지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것이다.코로나19 사태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업체 모두 주저앉았다. 한국은행의 기업경기조사에 따르면 올해 1월 79였던(100에서 숫자가 아래로 내려갈수록 좋지 않다는 의미) 경기지역 제조업체들의 업황 수준은 코로나19가 본격화된 2월 68까지 떨어졌다. 비제조업체들 역시 1월 79였던 업황 수준이 2월 65로 낮아졌다. 소상공인들이 체감하는 경기 수준 역시 1월에는 67.3이었지만 2월에는 41.5까지 떨어졌다. "이대로라면 남은 일은 문을 닫는 것뿐"이라는 중소기업·소상공업체들의 절망이 통계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사정이 이렇자 정부는 꾸준히 중소기업·소상공업체에 대한 자금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을 최대 20배까지 늘리고 소상공업체에는 특례보증·초저금리를 적용하는 한편 급기야 저신용 소상공인에겐 1천만원까지 보증서를 받지 않는 등 대출의 문턱을 대폭 낮췄다. 정부와 각 지자체가 추가경정예산을 연달아 편성하면서 지원 금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문제는 A회사와 B업체 사례처럼 정부 등이 자금을 계속 풀어도 실제 중소기업·소상공업체에까지 닿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너나 할 것 없이 자금난을 겪으면서 지원 수요가 전례 없이 폭증한 가운데 이를 처리할 수 있는 인프라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 상황이라면 중소기업·소상공업체들이 대출을 신청한 시점부터 실제 돈을 쥐기까지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점쳐진다. 그 시간을 버티는 게 관건이지만 제때 자금 수혈을 받지 못해 직원을 자르고 가게를 내놓는 기업과 업체들이 줄줄이 늘어날 처지다.#"기업·가게 줄폐업하면 우리도 큰일이에요." 빨간 불 들어온 정책 금융기관중소기업·소상공업체에 대한 보증지원을 담당하는 경기신용보증재단(이하 경기신보) 각 영업점의 상담은 오전 9시에 시작한다. 영업점 문을 열기 30분 전부터 이미 보증지원 상담을 받으려는 기업인, 소상공인들이 줄지어 서 있다. 밀려드는 인파에 영업점은 종일 북새통이다. "왜 이렇게 보증서 발급이 늦냐"는 항의도 빗발친다.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지난해 12월 하루 평균 300건 남짓이었던 보증지원 상담건수는 이달 2천건 가량으로 7배 가까이 뛰었다. 매일 300건 가량을 담당했던 직원들이 갑자기 7배 가까운 물량을 소화해야 하는 것이다. 직원들의 야근이 거의 매일 이어지는 가운데 급하게 150명 이상을 충원하고 본점 내부엔 보증서 발급 관련 업무만 전담하는 부서까지 만들어 그나마 발급 속도를 높였지만 일선에서 지원해야 할 자금 규모는 날이 갈수록 늘고 경기 침체로 수요 역시 계속 증가하다 보니 좀처럼 끝이 보이지 않는 실정이다. 경기도에 전국에서 가장 많은 중소기업·소상공업체가 있는 점도 한몫을 한다.다른 정책 금융기관들은 물론 실제 대출을 진행하는 은행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각 지역신보가 한계에 도달하자 정부는 시중은행에서 직접 보증지원 상담을 담당하게 하는 한편 중소벤처기업부 산하기관인 소상공인진흥공단(이하 소진공)을 통해 처음으로 직접 대출 업무까지 실시하고 나섰다. 이에 소진공 역시 업무 과부하에 시달리고 있다. 소진공 수원센터만 해도 하루에만 처리 물량의 2배 이상인 500건 가까운 대출 접수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 중순부터 대출 업무 담당 직원들이 하루도 빠짐없이 야근을 해 온 가운데, 지난 25일에는 대행이 아닌 직접 대출마저 시작됐다.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들에 대한 보증지원을 실시하는 신용보증기금에서도 경기 남부지역에서만 불과 나흘 만에 코로나19 특례보증 접수 규모가 486억원을 기록했다.업무 과부하가 이어져 제때 자금이 수혈되지 않아 폐업하는 중소기업·소상공업체가 늘어나면, 이들에게 직접 대출을 해줬거나 보증을 해준 정책 금융기관들의 손실도 연쇄적으로 커질 수 있다는 게 관건이다. 경제위기로 중소기업·소상공업체들의 자금 수요가 폭증해 정책 금융기관들의 업무 과부하를 초래하고, 이 때문에 자금 지원이 늦어져 줄폐업이 이어지면 해당 기관들도 피해가 막대해질 수밖에 없는 악순환의 고리인 것이다. 정책 금융기관들은 직원들의 피로도 증가에, 이와 맞물린 대위변제에 따른 손실 걱정까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보증심사를 간소화해 대출 속도를 높이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지만 심사가 부실하게 이뤄지면 그 부담 역시 지역신보 등 정책 금융기관들이 떠안아야 하는 것도 고민이다. 앞서 지역신보의 손실을 줄이기 위한 신용보증재단 중앙회의 재보증률(지역신보는 신용보증재단 중앙회로부터 손실을 일정 비율 보전받고 있다) 확대, 보증 지원 상담 업무를 함께 맡게 된 시중은행과의 리스크 분담 등을 건의했던 이민우 경기신보 이사장은 "자금 지원 확대를 처음 결정했을 때부터 수요 폭증에 대한 대책이 함께 시행됐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은 있다. 여전히 지역신보에 리스크가 집중되는 구조적 한계도 있다"면서도 "자체적으로도 인력을 계속 충원하고 있고 상담 창구를 확대하는 등 정부의 대처로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강기정·김준석기자 kanggj@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연초마다 벌어지는 보증지원 수요 폭증에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경기신용보증재단이 업무 마비 상태에 놓였다. /경기신용보증재단 제공

2020-03-26 강기정·김준석

[인터뷰… 공감]추억의 '불청객 시리즈'… 40년째 창작활동하는 고행석 화백

월세 2천원짜리 단칸방 신혼살림… 가난해서 부자얘기 잘 못 풀어늦은 나이 데뷔… 딸들과 약속했던 '통닭' 작품속 단골소재로 활용전국 대본소 휩쓸었지만… 일본만화 개방 영향 쇠퇴·스토리 고갈도날카로운 눈매 캐릭터로 선회 웹툰 공략… 왕성한 작품활동 이어가80년대 동네 어귀에는 어김없이 만화가게가 있었다. 한 작품에 수십 권씩 하는 만화책이 천장까지 가득 차 있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존재하지 않던 시절 그곳은 상상의 놀이터였다. '공부를 언제 하지'에 대한 고민은 없었다. '이걸 언제 다 읽지'에 대한 고민만 있었다. 만화가게와 오락실 다니는 친구와 어울리지 말라는 엄마들의 성화는 아이들의 문화 욕구를 막을 수 없었다.한 달이 멀다 하고 작품을 쏟아내던 대본소 시스템에서 불청객시리즈의 고행석(73) 화백은 '공포의 외인구단' 이현세, '신의 아들' 박봉성(작고) 화백과 함께 3대 작가로 통했다. 이현세의 '오혜성', 박봉성의 '최강타', 고행석의 주인공 '구영탄'은 연예인과 다를 바 없는 인기를 누렸다. 꺼벙한 눈에 왜소한 체구인 영탄이는 볼품없었다. 늘 가난했고 배가 고팠다. 행동거지도 엉뚱해서 어떤 작품은 실수만 연발하다가 끝나기도 했다. 당시 청소년들은 그런 영탄이에게 감정을 이입했다.소년 고행석은 엉뚱했다. 다들 대통령이나 의사, 과학자 등을 장래희망으로 적어내던 여수서초등학교 3학년 때 이미 만화가가 되겠다고 마음먹었다. 왜 하필 만화가가 되려느냐고 선생님이 묻자 그는 "돈을 많이 번답니다"라고 답해 교실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아버지는 아들의 꿈을 탐탁지 않아 했다. 목재판매업을 하던 선친은 고등학생이던 그에게 방과 후 목재상 일을 보게 했다. 가업을 자연스럽게 물려받게 할 심산이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손님이 없을 때가 그림 그리기 딱 좋은 시간이었다. 군 복무를 마친 그는 스물여섯 살에 무작정 최경 선생 문하생으로 들어갔다. 대개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에 문하생에 입문해 허드렛일을 감내하는 걸 고려하면 늦은 나이였다. 화실은 김포공항 뒤쪽 서울 강서구 오쇠동 무허가촌에 있었다. 문하생 생활 몇 달 후에는 고향에 있던 애인을 불러 월세 2천원짜리 단칸방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했다. 고 화백은 "방 하나, 부엌 하나 있는 집이었는데 내 작품에 이런 방이 많이 등장하는 건 다 그 시절 얘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작품에서 부자들 얘기를 잘 못 풀었어. 워낙 가난하게 살았으니까"라고 읊조리듯 기억을 더듬었다.최 선생 문하생으로 1년이 조금 지났을 때 '두통이' 시리즈로 명성이 높은 박기준 선생 화실로 옮겼다. '독고탁' 고(故) 이상무 화백 등이 거쳐 간 곳이었다. 강서구 단칸방과 퇴계로 대한극장 인근 화실을 오가는 동안 데뷔는 기약이 없었으나 두 딸을 보며 출퇴근하는 게 행복이었다. 오랜 수련 끝에 1981년 데뷔 기회가 왔다. 사회적인 나이 개념이 훨씬 빨랐던 때라 데뷔작가로는 매우 늦은 시기였다. 두 달간 밤잠을 설쳐 작업해 '아빠 아빠 우리 아빠'를 완성했다. 출판사에 판매만 되면 대본소 시장에 진출할 수 있었다. 고 화백은 "원고를 들고 출판사로 향하던 날 배웅하는 딸들에게 '아빠가 이거 팔아 통닭 사올게'라고 약속했더니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나이가 발목을 잡았다. 출판사 사장은 "실력 있는 사람들은 다 젊어서 데뷔하는데 이런 나이에 데뷔하는 사람은 처음 봤다"고 핀잔을 줬다. 출판사에서 거절당해 빈손으로 집에 돌아와서는 참새처럼 기다리던 딸들을 부둥켜안고 한참을 울었다. 훗날 통닭은 그의 작품에 단골 소품이 됐다.순탄치 않은 데뷔 얼마 후 그가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라고 표현한 고통이 덮쳤다. 버거씨병이라 불리는 폐색성 혈전혈관염이 발병한 것이다. 피가 안 통해 손끝과 발끝이 서서히 썩어들어갔다. 말할 수 없는 통증이 예고 없이 발현돼 비명을 질러댔다. 처음에는 하루 한두 번 통증이 오더니 빈도가 늘고 시간도 길어졌다. 약을 찾아 전국을 다녀도 소용없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신경쇠약까지 얻었다. 대학병원에서는 무릎 위까지 절단해야 한다는 진단을 내렸다. 하루는 병상에 누워있는데 교수가 자신을 바라보지도 않고 무릎에 선을 그으며 제자들에게 설명만 하기에 그 길로 병원에서 나와버렸다.그렇게 3년을 고생하던 중 신문 하단의 광고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작은 글씨로 '말초혈관장애에 좋은 약'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현재는 없어진 제약회사의 은행잎 성분 약을 먹자 씻은 듯이 통증이 사라졌다. 고 화백은 "그때 마흔 살까지 사는 게 소원이었기 때문에 나이 60이 됐을 때 굉장히 기뻤다. 딸들을 먹여 살려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어떻게든 버텼던 것 같다"며 안도했다.병마를 딛고 일어선 고 화백은 1984년 '요절복통 불청객'을 내놓으며 전성기의 서막을 연다. 구영탄과 그의 영원한 연인 박은하를 내세운 독보적인 캐릭터와 불청객 브랜드는 전국 1만6천여개 대본소를 휩쓸었다. 고 화백이 열아홉 살 설정으로 탄생시킨 영탄이는 잘난 척을 해도 바보처럼 잘난 척해서 전혀 잘나 보이지가 않았다. 너무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가난한 와중에도 비관하는 법이 없었다. 사랑하는 은하를 위기에서 구해내고 홀연히 사라졌다가 그녀의 결혼식 기념사진에서 목격되고, 은하의 집 앞 전신주 위에 올라가 통신선을 절단해서는 혼자만 그녀를 바라보며 통화하는 등 돈키호테같은 매력도 있었다. 고 화백은 "내 만화를 보고 돌아서서 사람들의 마음이 행복해지길 원했다"며 "목숨을 끊으려고 갈등하는 사람도 영탄이를 보면 '에이 그냥 대충 살지 뭐'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영탄이는 스포츠에도 능했다. '해와 달'(축구), '폭풍 열차'(복싱), '전설의 야구왕' 등 간판 작품도 스포츠를 소재로 했고, 88서울올림픽 직전 발표한 '스포츠 가족'에서는 아예 만능 천재스포츠맨으로 그려졌다. 고 화백은 꾸준히 스포츠 규칙을 공부하고 선수 심리상태를 알기 위해 스파링까지 했다.공장식 대본소 시스템은 1990년대 중후반 일본만화의 개방과 맞물려 급격히 쇠퇴한다. 다작에 따른 스토리 고갈도 심각했다. 국내에 대본소 작가가 스물두 명 남았을 때 '고행석'의 판매 순위는 21위까지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모 작가가 영탄이의 눈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해당 작가가 꺼벙한 눈의 대명사가 된 게 불청객 시리즈 소멸의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이후 그는 날카로운 눈매로 선회한 액션 위주의 '악질' 시리즈를 다수 선보이며 작품활동을 이어갔고, 요즘은 웹툰에 진출하기 위해 캐릭터를 개발하고 있다. 고 화백은 "항상 여유 없이 쫓기듯 일을 하다 보니 세월이 갔다"며 수줍게 웃었다.인터뷰를 끝내고 나오면서 고 화백의 과거 대표작이 빽빽하게 채워진 진열대를 보니 대본소에서 신작을 마주했을 때의 벅참이 다시금 올라왔다. 불청객시리즈를 이불 옆에 쌓아두고 정신없이 정주행하던 아이들은 중년이 되어 고단한 일터로, 가정으로, 아득한 세월 속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그 옛날 불청객을 이제 더 볼 수 없다는 사실은 이들에게 중요치 않다. 영탄이는 지금도 빛바랜 어느 골목 귀퉁이에서 꺼벙한 눈을 들이밀고 우리에게 손짓하고 있기 때문이다.글·사진/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고행석 화백은?▲1948년 전남 광양 출생 ▲1973년 최경 선생 문하생 ▲1974년 박기준 선생 문하생▲1981년 데뷔작 '아빠 아빠 우리 아빠' ▲1984년 '요절 복통 불청객' ▲1985년 '해와 달'▲1986년 '폭설속의 불청객' ▲1988년 '굴뚝새' ▲1988년 '스포츠 가족' ▲1989년 '폭풍 열차'▲1992년 '전설의 야구왕' ▲1993년 '마법사의 아들 코리'(애니메이션화) ▲2000년 '악질'구영탄은 고행석 화백이 독자들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만들어낸 가공의 인물이다. 불청객시리즈에 나오는 나머지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은 초창기 화실 식구들을 모델로 했다. 고 화백은 "영탄이의 연인 은하는 왈가닥이고 거칠면서도 솔직하고 맹한 캐릭터를 만들어보고자 했고, 여동생 친구 이름을 그냥 갖다 썼다"면서 웃음을 터뜨렸다.개발중인 웹툰 캐릭터

2020-03-24 김우성

[사람사는 이야기]부천 삼정동 '상살미 사람들' 금미정 대표

3년전 재개발 무산후 주민갈등 해소 마을일 도맡아 '공모 도전' 최종 선정공동체 우선 마을기업 출범 행복활동"원도심 지역 주민들이 다 같이 행복하게 살았으면 합니다."부천시 삼정동 '상살미 사람들'을 이끌고 있는 금미정(51) 대표의 얼굴에 최근 웃음꽃이 활짝 폈다. 삼정동 1-2구역의 재개발 반대운동을 주도했던 그는 이곳이 국토교통부의 '스마트시티 챌린지 사업' 지구로 선정된 후 마을의 변화가 시작됐다며 새로운 희망을 꿈꾸고 있다.금 대표는 "개발을 무조건 반대했던 것은 아니다. 주민들이 제대로 보상도 못 받고 쫓겨날 판인데 보고만 있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삼정동 1-2구역은 850가구, 1천947세대가 살고 있는 부천의 대표적인 원도심으로 재개발정비구역으로 지정됐었지만 지난 2018년 직권 해제됐다. "하루가 멀다 하고 주차 문제로 주민들이 싸우고 인도가 없어 아이들과 어르신들이 걸어 다니시는데 위험하고 쓰레기는 곳곳에 넘쳐 나고…." 재개발이 무산되면서 주민간 갈등도 깊어지고 원도심의 열악한 주거환경 개선도 절실한 상황이었다. 그때 동료가 '스마트시티 챌린지 사업'에 공모해 보자고 제안한 것이 마을 활력을 되찾는 원동력이 됐다고 한다.부천시는 지난해 5월 예비사업에 선정된 후 7개월간 상살미 마을 실증사업을 거쳐 올 2월 본사업에 최종 선정됐다.주차난을 놓고 민·관·학이 협력해 블록체인과 데이터 관리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주차장 공유와 효율을 높이는 방안을 연구했다. 그 결과 주차공간 280면이 확보되고 주차 수급률 증가(72%→109%), 21명의 주민 일자리창출 등의 효과를 거뒀다. 특히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이곳에 청년 주택을, 한전은 태양광 발전시설을 구축할 계획도 세웠다.금 대표는 예비사업에 선정된 후 주민 50여 명과 함께 비영리 마을기업인 '상살미 사람들'을 출범시켰다. 거주자 우선 주차의 수입, 주차관리, 킥보드 등 각종 서비스를 통한 수익과 주민 일자리창출 등을 위해 주민의 역량을 키우고 기본 소양교육, 홍보 등 해야 할 일이 산더미 같다. 그는 최근 생업으로 꾸려 온 음식점 운영도 중단하고 주민들의 행복한 삶을 어떻게 만들지를 놓고 고민을 하고 있다. 마을의 크고 작은 일에 몰두하다 보니 '뭐 생기는게 있으니까 하겠지'란 음해성 소문이 날 때 극심한 자괴감마저 들었다. 그러나 그는 "아이들이 어렸을때 학교에서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엄마'라고 자신있게 이야기한 것을 듣고 큰 용기를 얻었다"며 "나보다 지역공동체를 우선 생각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금 대표는 "부천시의 관련 부서 주무관, 팀장, 과장이 주말에도 현장을 다니며 주차 관리·단속 등에 대해 설명하며 주민들의 공감대를 얻어냈다"며 "장덕천 시장도 깊은 관심을 갖고 이 사업을 강력하게 추진해 줘 너무 고맙다"며 감사의 인사를 아끼지 않았다. 부천/장철순기자 soon@kyeongin.com부천 삼정동 '상살미 사람들'의 금미정 대표가 "'스마트 챌린지 사업'으로 낙후된 원도심 마을이 활기를 찾게 돼 기쁘다"며 얼굴에 웃음꽃을 피웠다. 부천/장철순기자 soon@kyeongin.com

2020-03-23 장철순

[FOCUS 경기]중진공 '청년창업사관학교' 10년… 아이디어에 자양분 공급

안산 첫 설립… 전국 17곳에 629개팀 입주준비~안정화 4단계 체계적 '패키지' 구성매출 1조8천억·일자리 5600개 '성공 신화' 입교생, 1년 고강도 수업후 'CEO 첫걸음'5년차 생존율 64%… 타사업比 12%p↑파주 '남북경협 준비 中企' 육성 전진기지국내 최초 핀테크(Fintech) 유니콘 기업 '토스(Toss)', 부동산 직거래 플랫폼 '직방', 세계 최초 모바일 의료기기 업체 '힐세리온(Healcerion)'. 국내 스타트업의 우상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들 기업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운영하는 '청년창업사관학교' 출신이라는 점이다. 청년창업사관학교는 아이디어나 기술 하나로 유니콘을 꿈꾸는 청년 기업가들의 요람이다. 신생기업이 어엿한 성공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자양분과 교육을 제공한다. 올해 3월 학교가 문을 연 지 햇수로 10년 차를 맞았다. 지금까지 이곳에서는 믿기 어려운 숱한 기록이 양산되고 있다. 2019년 기준, 등록된 지식재산권만 5천300건이 넘는다. 매출액은 1조8천억원을 돌파하고 일자리도 5천600여 개가 만들어져 웬만한 중견기업을 뛰어넘는 수준이다.경기 북부지역에서는 지난 2018년 파주에 청년창업사관학교가 들어선 뒤 지난해 처음으로 졸업생(9기)을 배출했다. 청년 창업가들은 이곳에서 짧은 기간 압축된 경영수업을 받는데 단계별 심화과정을 거치며 기업가로서 면모를 갖춰간다. 학교의 역할은 졸업으로 끝나지 않는다. 졸업 후에도 5년간 청년 창업가들이 안정적 성장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계속 관리한다. 불과 10여 년 만의 유니콘 기업과 유망 혁신기업이 나오는 등 청년창업사관학교가 이룬 성과는 이런 체계적이고 특별한 훈련과 지원 때문일지 모른다.■ 청년 창업가의 꿈 이룰 '성공패키지'청년창업사관학교은 애당 실리콘밸리와 같은 창업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설립됐다. 빠르게 고령화 길을 걷는 우리나라 중소기업 환경에 젊은 피를 수혈해 성장동력으로 삼고자 하는게 목적이다. 지난 2011년 3월 안산에 첫 청년창업사관학교가 문을 열었을 때 우리나라에 창업 붐이 조성되던 시기였지만, 일부에선 회의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했다. 창업 시장에서 빛도 보지 못한 채 사라지는 청년창업이 허다했기 때문이다. 부족한 기업가 정신, 창업지식, 경영능력, 자금 등 한마디로 체계적이고 현실적이지 못한 창업이 양산되고 있었다.청년창업사관학교는 이 같은 창업실패 원인을 분석, 새로운 길을 모색했다. 새로운 길은 청년창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성공패키지'를 만드는 것이었다. 창업 준비와 실행, 성장, 안정화 등 4단계로 나눠 집중적으로 지원했다. 준비단계에서 전문적인 교육이 제공되고 사업계획이 검토된다. 이어 실행단계에선 판매할 시제품이 나올 수 있도록 지원한다. 창업이 이뤄지는 성장단계에선 자금과 마케팅 지원이 제공되며 마지막 안정화 단계에서는 기업의 성장 발판을 다지는 5년 동안 사후관리를 받게 된다. 청년창업사관학교의 성공패키지는 현재까지 대체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 학교를 거쳐 간 기업들의 실적이 이를 증명한다.■ 청년창업의 새로운 지평 제시청년창업사관학교는 전국 17곳에 문을 열었다. 이곳에서는 629개 팀이 입주해 성공신화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해 이곳에 투입된 예산은 922억원으로 초창기(180억원)와 비교해 5배 정도 늘었다. 예산은 사업비, 창업공간, 창업교육, 창업코칭, 기술지원, 연계지원, 글로벌지원 등에 쓰인다. 입교 기간 중 제품개발과 함께 창업 후에도 수출마케팅, 투자컨설팅, 연구개발, 글로벌 진출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평균 5대 1의 경쟁을 뚫고 입교한 창업가들은 1년간의 고강도 창업수업을 거쳐 청년 CEO로 첫걸음을 내딛는다. 이렇게 배출된 청년 CEO 중 3년 차 생존율은 86%, 5년 차 생존율은 64%에 달한다. 5년을 넘기면 어느 정도 안정권에 들어선 것으로 본다. 이는 여타 비슷한 창업지원사업을 통해 배출된 청년 CEO와 비교해 12% 포인트 정도 높은 생존율이다. 청년창업사관학교 출신 기업들의 활약은 이제 많은 청년 창업가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 ■ '남북경협의 중추' 경기 북부에 청년창업사관학교 파주에 설립된 경기북부 청년창업사관학교는 지난 16일 10기생을 받았다. 이들은 4단계의 까다로운 심사절차를 거쳐 선발된 청년 창업가들이다. 이들의 창업계획은 이미 심사단계에서 그 가능성과 실현성 등이 검토된다. 이곳은 총 583㎡ 규모로 창업사무실, 지원사무실, 운영사무실, 강의실 등을 갖추고 있다. 2곳에 마련된 창업공간은 최대 12개 팀이 사용할 수 있다. 이들은 입교 후 기업가 실무교육, 창업코칭 수업을 받는다. 입교가 다가 아니다. 중간평가를 거쳐 수행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사람은 이곳을 나가야 한다. 매년 탈락 또는 퇴교자는 10% 정도에 이른다. 중간평가에서 살아남게 되면 본격적인 시제품 개발에 나서야 한다. 기술, 디자인, 설계 등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시제품을 내놓게 된다. 1년간 100학점을 이수해야 졸업할 수 있다. 이들을 지도하는 교수진은 내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되는데 마케팅, 회계·세무, 경영관리, 금형설계, 크라우드 펀딩 등 특화코칭만 12개 분야의 전문가들이 투입된다. 수업은 대부분 일대일 수준별 맞춤형으로 진행돼 교육 효과가 높은 편이다. 청년창업사관학교는 앞으로 남북교육이 본격화될 경우 경기 북부에서 남북경협을 준비하는 중소기업 육성과 창업 전진기지로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 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아이클릭아트경기북부 청년창업사관학교는 지난 16일 10기생이 입학, 1년간 창업수업을 진행한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경기북부지부 제공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안산에 국내 처음으로 연 청년창업사관학교.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경기북부지부 제공

2020-03-22 최재훈

[이슈&스토리]감염병 피해, 인천 항공산업·제조업 등 전방위 확산

인천공항에서 지상조업 업무를 하는 A씨는 이달에만 반강제로 연차를 8일이나 사용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업무가 줄어들자 회사 측에서 연차 사용을 요구한 것이다. A씨는 일상이던 연장 근무가 없어지면서 이미 월 급여가 50만원 이상 줄었는데, 앞으로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어 불안하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가 직원 감축 등으로 이어질까봐 두렵다"고 했다.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는 코로나19로 항공산업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고, 경제적 피해가 지역 사회 구석구석까지 확산하고 있다.인천공항 여객 수는 전년과 비교하면 90% 이상 줄었다. 이는 지상조업사와 면세점 등 관련 업계의 경영 악화로 이어졌으며, 현장 노동자들의 고용 불안을 초래하고 있다. 한 지상조업사는 계약직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 근무까지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면세점 등 공항 내 상업시설이 영업시간을 단축하면서 직원과 협력업체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야외 활동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관광지는 한산하다. 인천 차이나타운 식당은 매출이 90% 이상 줄어 직원 월급 주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인천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제조업 피해도 우려된다. 코로나19 사태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이어질 경우, 수출·수입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제품을 만들어도 팔 곳이 없어질 수 있는 것이다.정부는 코로나19 사태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11조7천억원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고,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0.5%p 내렸다. 정부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50조원을 지원하는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인천의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코로나19가 무서운 것은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다는 점"이라며 "국내 상황과 달리 외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면 항공업계를 비롯한 국내 산업 피해는 피할 수 없다.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

2020-03-19 정운

[이슈&스토리]'코로나19' 여객 감소 피해 전방위 확산

인천공항 하루 이용객 1만4천여명, 작년보다 92% ↓여객기는 고작 241기 뜨고 내려… 77% 감소 '직격탄'항공사 이어 지상조업사·기내식 제조업체등 어려움면세점 직원들 무급휴직중… 여행사·호텔도 '아우성'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전 세계 사망자는 6천명을 넘어섰다.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한 중국은 확진자 증가 폭이 줄어들고 있으나 미국과 유럽 등에서 확진자와 사망자가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팬데믹(Pandemic·세계 대유행)을 선언했다. 코로나19로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입는 분야는 항공업계다. 상점들은 '손님이 없는 것'이라면 항공업계는 '가게 문을 열지 못하도록 대못이 박힌 형국'이다. 각국은 코로나19 유입과 확산을 막기 위해 여객의 이동을 막았다. 한국인 입국을 제한하고 있는 나라는 150여 개에 달한다. 미국은 최근 유럽 모든 국가에서의 입국을 금지했다.전 세계 항공기는 멈췄고 그 영향은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무역 등 외국 의존도가 높은 국가다. 그 영향은 사회 구석구석까지 미치고 있다.인천국제공항은 지난 18일 1만4천846명의 승객이 이용했고, 241편의 항공기가 뜨고 내렸다. 2019년 3월18일 인천공항 이용객은 18만9천91명. 항공편은 1천54회 운항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여객은 92% 감소했고, 여객기 운항은 77% 줄었다. 이는 2001년 인천공항 개항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각국의 입국 제한 조치가 확대되면서 인천공항 이용객 감소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그래픽 참조항공기 여객 감소로 인한 피해는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우선, 직접적인 피해를 입는 항공사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인천공항에는 운항을 하지 못해 발이 묶인 항공기들이 주기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 항공사 임원들은 임금을 반납하고, 직원들은 무급 휴직을 실시하는 등 어려움을 견디기 위한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항공사의 어려움은 관련 업계로 이어진다. 지상조업사가 대표적이다. 지상조업사는 항공기 이착륙을 유도하고 승객의 짐을 싣고 내리는 일 등을 한다. 코로나19 사태로 많게는 한 기업에 수백억원의 영업 적자가 예상된다고 한다. 이들 역시 임원 임금 반납, 직원 복지 축소, 채용 동결 등을 시행하고 있지만,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하고 있다.각 기업은 위기를 이야기하지만, 기업에 속한 노동자들은 생계의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지상조업 노동자 임금은 최저임금보다 약간 높은 수준으로 책정돼 있다. 이들은 매달 추가 근로를 하면서 생활을 영위했다. 한 달 추가 근로 수입은 50만~100만원이라고 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일감이 줄었고, 근로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실질적인 임금 감소를 감내하고 있다.지상조업 노동자 A씨는 "추가 근무가 없어지면서 (월 수입이) 평소에 받는 것보다 50만원 이상 줄었다"고 했다.항공기 운항과 공항 이용객이 줄면서 공항 기내식 제조업체, 공항 급유업체 등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상업시설 중에서는 면세점이 큰 타격을 입었다. 해외 여행객 감소는 면세점 운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인천공항 면세점 직원들은 여객이 90% 이상 줄면서 무급휴직을 하고 있다. 시내면세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운영 시간을 줄이는 등 자구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어려움이 크다. 면세점 협력업체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인천공항 면세점 협력사에 근무 중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청원자의 글이 올라왔다. 이 청원자는 '인천공항 협력업체의 어려움을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에서 "면세점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영업시간을 단축하고, 비용을 절감하는 면세업체들의 자구책이 등장했다"며 "결국 이러한 비용 절감의 희생자는 협력업체"라고 했다.면세점 매출 회복 시기가 불투명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하나금융투자 박종대 연구원은 19일 "코로나19 사태가 중국과 한국의 국지적 문제였다면 면세점 실적 회복 시기는 5월 정도일 가능성이 컸지만 글로벌 문제가 되면서 계산이 복잡해졌다"고 했다. 이어 "중국 수요 회복으로 따이공(보따리상) 수요가 증가할 수 있으나 특별입국 절차와 항공 노선 축소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른다"며 "실적 부진 폭을 예상보다 빨리 줄일 수 있으나 매출 증가 전환 시기는 지연될 수 있다"고 했다.여행사와 호텔 등 관광업계도 아우성이다. 입국 제한으로 해외 여행 취소가 잇따르고 있으며, 입국 제한 국가가 아니더라도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은 여행을 꺼리게 만들었다. 국내 여행도 마찬가지다. 봄에 접어들었지만 월미도 등 인천의 대표적인 관광지는 한산하다. 영종도와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호텔들은 객실 점유율이 평소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더 큰 문제는 생산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에는 중국 공장의 운영이 중단되면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부품과 자재 수급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는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으로 예상됐다. 전 세계적인 수요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유럽 일부 국가들이 시행 중인 이동 제한 조치 등이 장기화하면 경기 침체가 심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한국은행은 최근 발간한 '최근 해외경제 동향 및 주요 이슈' 자료에서 미국, 중국, 일본, 유럽, 아세안(ASEAN) 주요국 경제가 코로나19 확산으로 부진이 심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등은 "이미 세계적 경기 침체(global recession)가 진행 중"이라고 진단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18일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지난해만 해도 여행객들로 붐볐지만 코로나19 사태로 한산하다. 지난 17일 인천공항 이용객은 1만4천여 명으로, 전년 같은 날 대비 90% 이상 줄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18일 인천공항 주기장에 항공기들이 줄지어 서 있다. 올해 3월 인천공항 항공 여객 수가 전년 대비 90% 이상 감소하면서 항공기들은 취항할 곳이 없어졌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2020-03-19 정운

안치영 인천대 중국학술원장, "인천시의 對중국 교류 확대… 코로나 사태이후 기회올 것"

최근 인천시의 중국 자매우호도시들이 인천에 잇따라 보건용 마스크 등 구호물품을 보내오고 있어 눈길을 끈다. 전국적 현상이기도 하다.국내 최대 중국연구기관인 인천대학교 중국학술원 소속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을 '사드 사태' 이후 경색된 한중관계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사드 이전으로 회복할 수 있는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난 16일 오후 만난 안치영 인천대 중국학술원장은 "중국 정치체계상 중앙에서의 정책 전환이 없다면 지방정부가 대대적으로 지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안치영 원장은 또 "관리가 불가능할 정도로 코로나19가 확산한 유럽 등 서구 진출이 막히고, 중국의 '소프트 파워'가 무너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중국 입장에서는 다시 한국 등 주변 국가와의 관계 개선이 필요해졌다고 본다"고 진단했다.중국과 가까운 인천이 코로나19 이후 대(對)중국 교류를 대대적으로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도 전망했다. 조형진 중국학술원 부원장은 "인천시는 한중 FTA 지방협력도시로 지정된 웨이하이시와 가장 교류가 활발한데, 인천 입장에서는 웨이하이가 더 작고 한국 의존도가 높아 손해를 보는 측면이 있다"며 "코로나19 이후 한중관계가 개선되는 시기가 온다면 인천시도 지리적 이점을 살려 산둥성, 동북3성(지린성·랴오닝성·헤이룽장성)까지 영향력을 발휘할 계기가 분명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2020-03-17 박경호

[인터뷰… 공감]안치영 인천대 중국학술원장 '코로나19 後'를 말하다

세계경제 '치명타' 美·유럽과 관계 한계 직면 주변국과 해빙 필요중앙정부 '입김' 대대적 방호물품 지원 '한중 사드 경색' 변곡점'해양 실크로드'에 밀접한 인천… '일대일로 프로젝트' 연구 중요'코로나19'(COVID-19)로 명명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이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에 이르러 전 세계로 확산하는 중이다. 사회시스템이 마비되고 있는 국가가 속출하고 세계 경제는 요동치고 있다. 바이러스 발원지인 중국과 가까운 대한민국도 8천명이 넘는 확진 환자가 나오면서 모든 국가적 역량을 코로나19 대응으로 집중하는 상황이다.코로나19 이전과 이후 국제 정세는 완전히 달라진다. 하지만 코로나19 최대 발병지인 중국의 대내외적 변화와 미국·유럽의 확산 추세, 그에 따라 한국이 어떠한 영향을 받을지는 팬데믹이 지속하는 현재 누구도 예측하기 어렵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한중관계는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중국정치 전문가인 안치영 국립 인천대학교 중국학술원장에게 '코로나19와 한중관계'에 관해 물었다. 인천대 중국학술원은 박사 학위를 소지한 전임 인력만 11명으로 국내 중국학 관련 연구기관 중 가장 많은 전문가가 있다. 안치영 원장은 이달 제3대 원장으로 취임해 중국학술원을 새롭게 꾸려 나가고 있다. 인터뷰는 국내 코로나19 확진 환자수가 8천236명을 기록한 지난 16일 오후 2시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인천대 중국학술원 원장실에서 진행했다. 조형진 중국학술원 부원장이 동석해 중간중간 부연했다. 인터뷰 내용은 당시 코로나19 상황이 기준이다. -코로나19 사태는 시진핑 체제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나.최근 중국에서 이전과는 다른 정치형태가 보인다. 공식적으로는 지난달 중순께 중국 공산당 이론지인 '구시'(求是)에 시진핑 주석이 올해 1월 말 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한 발언록이 실렸는데, 이처럼 빠르게 발언록이 나오는 경우가 없었다.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중국 지도부 내부에서도 여러 이견이나 비판이 나오고 있기 때문으로 추론할 수 있다. 중국 인터넷에서도 민감한 용어는 문자를 바꾸거나 다른 코드를 넣는 방식으로 정부를 비판하는 의견이 많이 나오고 있다. 권력이 집중화된 시진핑 체제가 코로나19를 초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실책이 있었다. 권력의 과도한 집중으로 인해 중앙정부와 우한시 같은 지방 사이 의사소통 자체가 원활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중국 내부에서도 나온다. 또 다른 측면을 보면, 중국에 급속도로 번진 코로나19를 지금의 집중된 권력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었을까를 생각할 수 있다. 거의 불가능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중국의 일반 인민들도 그런 부분은 인정하고 있다고 본다. 중국의 집중화된 권력은 코로나19 사태에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발 코로나19가 국제 정세에 끼치는 영향은 무엇인가?상황이 장기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데, 변화하는 상황에 적합한 예측은 불가능할 것 같다. 초기에는 코로나19가 중국과 한국에 아주 심각한 타격을 입힐 것으로 생각했다. 장기적으로 어떻게 변할지 모르겠으나, 중국은 현재 기준으로 일정 정도 수습되는 것으로 보이고, 한국도 관리가 가능한 상황인 것처럼 보인다. 다만, 일본은 전혀 어떠한 상황인지 알 수 없고. 하지만 유럽이나 미국은 관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상황이 장기화할 때 세계 경제에서 어떠한 국가에 가장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생각하면 코로나19 초기인 1월과 2월에 생각했던 방향과는 전혀 다른 결론이 날 수도 있다. 유럽이나 미국의 충격이 동아시아보다 훨씬 클 개연성이 있다. 지금은 모든 예측 자체가 무용한 상황이긴 하다.이와 관련, 인터뷰에 동석한 조형진 부원장은 "애초 중국이 무너질 것이라는 예측에서 오히려 유럽이 가진 약점이 드러나고 있는데, 위기상황에서 소비 진작과 인프라 촉진 등으로 국내적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것은 중국이나 한국이 더 익숙하다"며 "하지만 중국이 미국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한 '일대일로( 一帶一路) 프로젝트'나 유럽과의 관계 개선 등은 코로나19로 인해 막힐 것"이라고 부연해 설명했다.-코로나19 이후 한중관계는 어떠한 변화가 있을까.시진핑 체제 이후 '중국의 부상'을 추진하다가, 코로나19 이후에 중국의 대외적인 영향이 약화하는 과정이 있었다. 중국 입장에서는 특히 서구와의 관계가 한계에 부딪힌 시점에서 주변 국가와의 관계를 빠르게 개선할 필요를 느끼고 있는 게 아닌가 추론한다. 한중관계는 1992년 수교 이후 '마늘파동'(2000년), '동북공정' 등 몇 차례 굴절을 겪었다. 가장 큰 전환점은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였다. 지금 상황에서 과도한 추측일 수도 있으나, 코로나19가 사드 이후 경색된 한중관계의 국면을 중국 입장에서는 다시 전환하려는 게 아닌가 싶다. 특히 지난달 말부터 중국의 한국에 대한 태도가 전면적으로 전환하고 있다. 중국은 한국 내 중국에 관한 비판적 여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관련 방호물자를 대대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코로나19 초기 한국이 중국에 지원했던 규모보다 훨씬 더 큰 보상을 하고 있다. 중국 웨이하이는 인천시가 보낸 마스크 2만장을 20만장으로 되돌려 보냈다. 중국 동포들까지 대구에 현금과 물품을 지원하는 등 여러 층위에서 중국의 대(對)한국 지원이 일어나고 있다. 중국의 시스템에서 중앙차원의 한국에 대한 정책 방향 전환이 있지 않으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국부적인 게 아니라 전면적으로 코로나19 관련 한국에 대한 협력적인 태도가 나타나고 있다.-그렇다면 한국정부는 어떠한 입장을 가져야 하나.시진핑의 일본 방문은 연기됐지만, 한국 방문은 조건만 가능하다면 진행할 수도 있다. 여기서 조건은 정치적 조건이 아니라 코로나19 관련 문제가 어느 정도 정리되는 상황이라고 본다. 한국 입장에서는 외교적 전략의 수정이 필요한 게 아니다. 현 한국정부는 한미관계와 한중관계를 모두 우호적으로 가져간다는 게 원칙이다. 중국은 사드 문제로 인한 제약을 지금까지 풀고 나오지는 못했다. 이 때문에 한중관계가 한계에 부딪히고 있었는데, 중국이 바뀌면 한중관계가 개선되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다. -항만·공항을 낀 관문으로서 인천은 중국과 밀접하다. 앞으로 인천대 중국학술원의 역할은.대외적으로는 한중관계에서 인천이 중요하고, 인천에서는 인천대의 역할이 중요하고, 그 속의 중국학술원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기대가 많다. 그러한 기대에 부합할 만큼의 충분한 활동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반성이 조금 필요하다. 2014년 설립 이후 50권 가까이 책을 냈으나, 형식적이고 양적인 성과를 특화할 질적인 성과로 전환해야 할 시기다. 조동성 인천대 총장이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 관련 연구가 중요하다. 인천은 항구도시이자 해양도시인데, 일대일로가 중국의 실크로드 가운데서도 '해양 실크로드'에 밀접한 인천의 특성을 결합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동아시아 해양도시 간 협력하고 연계한 연구와 실질적인 협력방안을 모색할 것이다. 중국학과 관련해서 정치·경제 등 현재의 문제가 주요하게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중국을 이해하는 주요한 키워드는 '역사'와 '전통'이다. 시진핑 체제 들어서 특히 더욱 강조되고 있다. 중국학술원이 가진 중요한 뿌리는 중국의 역사·문화·전통에 관한 연구인데, 이를 현재의 문제와 어떻게 연결해 이해할 것인가도 특화할 수 있는 영역이다. 최근 들어 상당히 중요해진 이슈 중 하나가 한국·중국·일본의 '상호 혐오'다. 이 문제를 극복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한·중·일의 평화와 발전이 불가능한 장애에 부딪힐 수 있다. 앞으로 한중일 협력의 기초로 중요한 영역이 될 것이다. 물론 무척 어려운 연구과제이고 논란도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글/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사진/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안치영 원장은?1965년생으로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정치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신대학교 학술원 전임연구원을 거쳐 인천대학교 중어중국학과 교수, 인천대 중국학술원 중국자료센터장 등을 지냈다. 주요 저서로는 '중국 민간 조직 정책문건'(학고방·2015), '덩샤오핑 시대의 탄생: 중국의 역사재평가와 개혁'(창비·2013), '중국의 민주주의: 공산당의 당내민주 연구'(나남·2011) 등이 있다.3월초부터 임기를 시작한 안치영 인천대 중국학술원장은 "중국 관련 인천이 가진 여러 관계와 역할 속에서 인천대 중국학술원이 공헌할 수 있는 조직으로 변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20-03-17 박경호

[사람사는 이야기]김포 '일만장학회' 위창수 회장

전직 학교운영위원 모여 만든 장학회저소득층 '우선'·학교밖 청소년도 품어"아이들 위해 써달라" 코로나 후원금김포에 '일만장학회'라는 단체가 있다. '시민 1만명이 1만원으로 나눔을 실천한다'는 취지로 전직 학교운영위원들이 모여 만든 장학회다. 지역 인재들의 교육여건 향상에 노력하던 이들은 운영위원 임기가 끝나고도 아이들에게 밝은 세상을 열어주고자 했고 설립 1년만인 지난해 4천500여만원의 장학금을 모아 132명에게 전달했다.위창수(60) 일만장학회 회장은 아이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남다르다. 지난 1997년 스무평 남짓한 문구점을 열고 자녀를 키우면서 말 못할 어려움을 겪은 터다. 직원 7명이 종사하는 대형매장으로 사업을 키운 그가 인생을 돌아보며 먼저 떠올린 게 소외된 아이들이었다.장학회에는 300여명의 김포시민이 참여한다. 저소득층 아이를 최우선으로 학교 밖 청소년까지 끌어안는다. 평소 노인 배식과 차량운행 봉사, 간식 및 의류 후원 등 소리 없이 선행을 실천해온 위 회장은 한사코 인터뷰를 사양했다. 그러다가 "장학회가 언론에 알려지면 조금이라도 많은 시민이 참여하지 않겠느냐"며 취재에 응했다.위 회장은 아이들이 뭘 원하는지 항상 궁금해한다. 가장 원하는 걸 해주고 싶어서다. 일만장학회는 지역아동센터 300명을 대상으로 의견을 물은 뒤 지난해 극장 두 곳을 대관해 '말레피센트2'를 관람했다. 겨울에는 아이들이 원하는 눈썰매도 타러 갔다. 단순 후원을 넘어 미소와 용기를 선물해준 것이다.위 회장은 "장학금 후원 사례는 전국적으로 많으니 우리 장학회는 아이들의 든든한 지역공동체가 돼야 한다는 데 모든 회원이 공감했다"며 "아이들이 열심히 사회활동을 해서 훗날 자기 후배들을 돕는다면 회원들에게 그보다 보람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김포지역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자 위 회장은 또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해 써달라며 후원금을 쾌척했다. 지난달부터 인근 4층 건물 임대료도 일제히 인하했다. 위 회장은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위기가 계속된다면 고통을 분담할 방법을 더 고민해볼 것"이라며 "처음에는 미약할지라도 온정의 씨앗이 퍼져 나가면 아이들의 꿈은 쑥쑥 자랄 수밖에 없다"고 확신했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위창수 회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신학기 대목을 놓친 와중에도 지역 아동에 대한 후원만큼은 포기하지 않았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2020-03-16 김우성

[FOCUS 경기]포천 '비밀 관광지' 어디까지 여행해봤니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 예정인 한탄강비둘기낭 폭포 등 명소 11곳 '살아있는 교재''사랑의 불시착'·'킹덤' 인기작 촬영지로 주목현무암 테마파크·수변생태공원 조성 진행중"와~ 제주도도 아닌데… 이런 절경이 있었어요?"경기도 포천시의 한탄강을 처음 본 사람들은 모두 자신도 모르게 감탄사를 내뱉는다. 한해 약 1천만명의 관광객이 포천을 찾아 대표 관광지들을 감상하지만 이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포천에는 무궁무진한 '비밀'이 숨겨져 있다.먼저 포천시의 대표적 관광지인 한탄강은 오는 4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받을 예정이었지만 최근의 코로나19 사태로 인증이 연기됐다. 하지만 시는 인증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앞서 한탄강은 2015년 국내 7번째로 국가지질공원 인증을 받은 바 있다. 포천 한탄강은 북한 강원도 평강군에서 발원해 140㎞를 흐르는 국내 유일의 현무암 협곡 하천이다. 남한 한탄강 유역의 길이는 86㎞에 달하며 포천시를 흐르는 한탄강은 40㎞로 절반을 차지한다. 한탄강은 선캠브리아시대부터 신생대에 이르기까지 변성암, 퇴적암, 화성암 등 다양한 암석을 살펴볼 수 있고 주상절리 협곡, 폭포, 하식동굴 등 지질구조가 다양해 지질학적 보존 가치와 지질교육·관광자원으로서의 활용 가치가 높다.■ 자연이 만든 아름다움, 포천 한탄강 지질명소포천 한탄강의 지질명소는 총 11곳으로 포천 아트밸리, 대교천 현무암 협곡, 고남산 자철석 광산, 지장산 응회암, 화적연, 교동 가마소, 멍우리 협곡, 비둘기낭 폭포, 구라이골, 포천 아우라지 베개용암, 백운계곡과 단층 등이다.포천지역은 2010년까지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우수한 자연 경관과 협곡이 잘 보존되어 있다. 11개의 지질명소 중 천연기념물(비둘기낭 폭포, 아우라지 베개용암, 대교천 현무암 협곡)과 명승(화적연, 멍우리 협곡) 등이 국가문화재로 지정됐다. 각양각색의 지질학적 특색을 보이는 명소들은 모두 살아있는 지질학 교재나 다름없다.에메랄드 빛 신비로운 분위기의 포천 비둘기낭 폭포는 천연기념물 제537호로 한탄강 물줄기가 흘러 아늑한 동굴과 신비한 폭포를 만들어낸다. 영북면 대회산리에 위치한 비둘기낭 폭포는 수 백마리의 양비둘기가 서식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비취색의 아름다운 폭포수는 주변의 주상절리와 어우러져 환상적인 절경을 뽐낸다. 아름다운 주상절리 협곡과 폭포가 보존되어있는 한탄강 최고의 지질명소, 비둘기낭 폭포는 특유의 독특하고 청량한 분위기로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로도 주목받아왔다. 최근에는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의 주요 장면을 촬영했다.또 용암이 만들어낸 위대한 절경의 포천 아우라지 베개용암은 천연기념물 제542호다. 아우라지란 두 갈래 이상의 물길이 모이는 어귀를 의미하고 베개용암은 현무암의 모양이 마치 둥근 베개와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아우라지 베개용암은 고온의 현무암질 용암이 차가운 강물을 만나 급속하게 식으면서 굳어진 암석이다. 베개용암은 육지에서 드물게 발견되며 대부분 바다 속에서 형성된다.겸재 정선도 감탄했다는 비경의 포천 화적연도 포천의 자랑이다. 한탄강 강물이 휘도는 깊은 연못과 그 위로 13m의 거대한 화강암 바위가 절경을 이룬다. 짙은 색의 현무암 절벽과 밝은 색의 암주, 짙푸른 빛의 물이 어우러져 자연의 아름다움을 뽐내는 화적연은 솟아오른 화강암의 모양이 마치 볏단을 쌓아 올린 형상이어서 벼 화(禾), 쌓을 적(積), 연못 연(淵)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예로부터 기우제를 지내는 터로 알려져 있으며 조선시대 진경산수화의 대가인 겸재 정선의 그림으로도 유명하다.최근 tvN에서 방영된 '사랑의 불시착'에도 등장한 한탄강 하늘다리는 비둘기낭 폭포와 가까운 거리에 위치했다. 2018년 5월 개장 이후 명실공히 포천시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다. 아름다운 한탄강 주상절리와 적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고 중간중간 투명한 강화유리로 만들어진 스카이워크는 마치 한탄강 물줄기 위를 걷는듯한 아찔한 경험을 제공한다. 한탄강 하늘다리는 한탄강 협곡으로 인해 단절된 주상절리길 벼룻길과 멍우리길 코스를 이어 관광과 트레킹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길이 200m, 폭 2m로 체중 80㎏ 성인 1천500명이 동시에 지나갈 수 있고 폭이 넓어 유모차나 휠체어로도 통행이 가능하다.■ 포천의 '무궁무진'한 관광자원들한탄강을 따라 조성된 주상절리길은 자연이 만든 아름다운 협곡과 기암괴석, 주상절리를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다. 가족 단위로 부담 없이 걷기 좋은 코스도 있어 트레킹을 즐기는 관광객들에게 인기다. 포천시는 2012년부터 한탄강 주상절리길 조성사업을 착수해 현재까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사업은 행정안전부 접경지역종합발전계획에 반영되어 53㎞의 주상절리길을 조성하고 있으며 현재 23㎞를 완료했다. 올해까지 남은 30㎞ 구간을 완공해 위로는 연천군과 철원군을 잇는 119㎞의 한탄강 주상절리길을 연결할 예정이다. 시는 주상절리길 조성사업을 통해 남북평화 관광코스를 개발하고 통일시대 관광도시를 선점하겠다고 밝혔다.또 시는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화적연 주변 부지에 수변생태공원도 조성 중이다. 수변생태공원에는 대규모 야생화원과 전망데크, 인생 사진을 남길 수 있는 포토존 등이 조성될 예정이다. 인근 화적연과 화적연캠핑장 등과 연계해 친환경 생태휴양시설로서 사계절 관광클러스터가 구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한탄강 홍수터 부지 중 가장 큰 규모로 농지에 활용되던 약 31만㎡ 벌판에는 생태경관단지가 조성된다. 시는 꽃과 수생식물 등 다양한 경관 작물을 심어 아름다운 볼거리를 제공하고 한탄강 자생 생태식물을 관찰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 예정이다. 올해 말까지 생태경관단지를 단계별로 조성해 체류형 관광지의 기반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이외에도 시는 한탄강 홍수터 개발사업과 연계해 39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한탄강 테마파크를 조성한다. 한탄강 테마파크는 독특한 한탄강의 현무암을 테마로 한 암석식물원, 이색적인 어린이 놀이시설인 점핑 테마파크 등을 조성해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특색있는 관광시설을 만들 예정이다. 포천/김태헌기자 119@kyeongin.com비둘기낭 폭포.#한탄강 #하늘다리 #아찔아찔 #사랑의불시착-2018년 개장 이후 포천 대표 관광명소로 자리잡은 '한탄강 하늘다리'. /포천시 제공/아이클릭아트#체험교육 #과학공부 #전시장-한탄강 문화자원을 쉽게 알 수 있도록 전시한 '지질공원센터'. /포천시 제공

2020-03-15 김태헌

[이슈&스토리]급변하는 사회환경속 눈부시게 발전하는 문화콘텐츠

'돈 되는 1인 미디어' 대세로 자리올해 800억원 모험투자펀드 신설도1인 가구와 고령 인구 증가, 노동시간 단축, 기술발전, 새로운 매체 및 유통망(플랫폼) 등장 등으로 우리 사회의 문화 환경이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1인 방송 열풍에 방송·통신업 상표출원은 4년 사이 50% 넘게 급증했고, 이로 인한 문화 파급 효과는 관광과 소비재 수출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아카데미 4관왕 달성과 방탄소년단(BTS)의 4집 앨범 세계 음악 시장 석권 등으로 인해 우리 문화의 세계적인 위상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다만 음원 사재기 논란과 상영관 독점 문제 등으로 인한 우리 문화 산업의 불공정과 불합리한 관행은 아직 해결해야 할 숙제다.■ 영상콘텐츠 시장 변화스마트폰 등장에 따라 TV 방송국이 지배했던 영상콘텐츠 시장의 영향력은 점차 축소되고, '크리에이터'가 진행하는 유튜브와 같은 온라인 미디어가 대세를 이끌고 있다.방송통신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2019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에 따르면 스마트폰을 필수 매체로 판단하는 비율은 지난 2018년 57.2%에서 지난해 63%로 5.8% 늘었다. 반면 TV를 필수매체로 판단하는 비율은 2018년 37.3%에서 지난해 32.3%로 줄었다. 인터넷 검색서비스 이용 역시 인터넷 검색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 중 60%가 유튜브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10대에서 특히 기존 인터넷 포털보다 1인 미디어의 대표격인 유튜브의 활용도(69.6%)가 높은 것으로 조사돼 향후 1인 미디어 시장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실제 1인 방송 열풍에 지난 2015년 3천298건에 불과했던 방송·통신업 상표출원이 지난해에는 5천173건으로 57% 증가했고, 개인 출원 연령대별로는 20대 이하(15.8%)가 30대(38.3%)와 40대(26.9%)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이는 적은 비용으로도 누구나 다양한 소재의 콘텐츠를 쉽게 제작할 수 있고 아프리카TV, 유튜브 등 콘텐츠를 공유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환경이 활성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정부도 콘텐츠산업의 혁신적인 성장에 발맞춰 가능성 있는 신규 콘텐츠에 투자하기 위한 800억원 규모의 '모험투자펀드'를 올해 신설했다.1인 미디어 등 온라인 미디어의 성장이 곧 우리나라 콘텐츠 산업 시장의 성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본 것이다.VR·5G기술 결합 콘텐츠산업 성장기생충·BTS, 변방서 주류 파고 들어■ 문화, 연관 산업 성장도 견인현대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경제주평'에 따르면 한국 대중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유통 및 소비되는 한류가 전파되면서 관련 문화 콘텐츠의 해외 수출이 급증하고 있다. 또한 문화 콘텐츠 수출액은 통계가 집계된 2005년 이후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기록하고 있으며, 그동안 중국 및 동남아 등 아시아 지역으로 증가하던 수출은 유럽과 미주 등 전 세계적으로 확산 되고 있다.아울러 방탄소년단(BTS)과 영화 '기생충'으로 대변되는 한류 산업은 이제 영화, 광고, 출판 등 단순 수출을 넘어 가상현실(VR) 등의 지식정보산업과 모바일 솔루션 등 콘텐츠 솔루션과 결합해 새로운 비즈니스 환경을 창출하고 있으며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의 폭발적 성장은 시장 가치사슬에 변화를 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 콘텐츠 산업은 지난해 1인 미디어 성장과 세대 이통통신(5G) 상용화 등에 힘입어 수출액이 역대 처음으로 100억 달러(약 12조3천억원)를 돌파했다.와중에 정부는 한류의 지속 확산과 연관 산업의 성장 견인을 위해 ▲한류스타, 중소기업 협업상품 개발 ▲한류콘텐츠 및 한류 종합박람회 확대·신설 ▲한국문화축제 등 대규모 한류 팬 유치 등을 추진한다.이와 함께 시장별 차별화된 전략 도입으로 한류 지역 다양화, 전통문화, 미술·공연 등 현대예술, 스포츠 등 전방위적인 한류 장르 확대를 추진한다. ■ 전 세계 대중문화의 중심, 한류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비영어권 영화로는 처음으로 아카데미 작품상 등 4개 부문을 휩쓴 이후 미국에서 흥행 바람을 타고 있는 데 이어 방탄소년단(BTS)의 새 앨범 '맵 오브 더 솔(Map of the Soul): 7'이 '빌보드 200' 정상을 예약하는 등 K무비와 K팝이 세계 대중문화의 중심지인 미국에서 비주류문화가 주류문화를 흔드는 '왝더독' 현상을 만들어 내고 있다. 봉 감독의 영화와 BTS 앨범은 동시대인의 관심사를 작가주의와 상업주의를 결합한 양식으로 선보였는데 전 세계 문화계에선 한국적인 요소를 세계적이고 보편적인 작품으로 승화시켰다고 평가받고 있다. 두 작품의 성공에는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 새로운 매체의 등장도 한 몫 거들었다. 각국의 언어와 평가, 기대감 등이 담긴 두 작품에 대한 영상이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으로 재가공돼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자막이 필요한 외국 콘텐츠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들었다. 이와 관련 현대경제연구원도 '방탄소년단(BTS)의 성공 요인 분석과 활용방안'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밀레니얼 세대의 등장과 해외 음악 시장 ▲디지털 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류 문화 ▲경쟁력 있는 음악 콘텐츠와 두터운 팬층 등이 핵심 성공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음원 사재기·상영관 독점 '독버섯'창작자 보호 공정 신호등 정부 노력■ 불공정한 문화 관행, 지속 가능한 문화생태계 구축으로 해결음원 사재기 논란과 상영관 독점 문제 등 문화생태계가 건전하지 않으면 국민의 문화향유와 더불어 우리 문화산업의 성장도 흔들릴 수 있다. 이 중 음원 사재기 논란의 경우 음반에서 음원으로 가요계가 재편되면서 벌어진 현상인데, 음원이 많이 판매될수록 각종 음악 방송 및 미디어콘텐츠 등의 상위권에 노출될 빈도가 많다. 노출이 많을수록 수익과 연결되다 보니 음원 사재기가 끊이질 않고 있다. 상영관 독점 역시 직접 투자 등의 영화가 전국 스크린의 상당수를 점유하고 수익률에 취약한 독립영화의 상영 기회가 계속 줄어들자 관람객들 사이에서 상영관 독점 문제가 불거졌다. 그간 정부도 이와 같은 음원 사재기와 상영관 독점 문제 등을 막기 위해 잇따라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는 못했다.이에 정부는 올해부터 '창작-소비-유통'에 있어 다양성·창의성·공정성을 강화하는 지속 가능한 문화생태계 구축에 힘을 쏟기로 했다. 또 국어문화, 전통문화, 기초예술, 인디 문화 등을 계속 지원해 우리 문화의 정체성과 다양성을 보존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올해 전통공연예술 창작거점을 조성하고 전국 20개교에 한복 교복을 개발해 보급하도록 조치한다. 이어 공연 창작에는 63억원의 예산을 신규 투입해 기초예술 활성화에 나선다.창작자의 정당한 권익 보장 및 불공정 관행 근절에도 앞장선다.창작자 보호 및 공정유통 확립 등을 골자로 근거법령 제정을 조속히 추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내 '공정신호등'을 신규 운영한다.프리랜서 비중이 높은 문화예술인 대상으로는 안정적 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창작준비금과 생활안정자금 융자를 대폭 확대하고 사회보험과 보육·심리상담을 지원해 생계 부담 완화 및 창작활동을 촉진한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지난 5일 발표한 올해 업무계획에서 "문화는 국민의 행복에 직접 영향을 주고 국가의 경제에도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면서 "모든 정책과 수단을 동원해 문화 활성화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연합뉴스·아이클릭아트

2020-03-12 김종찬

[인터뷰… 공감]'다 계획이 있는' 박영정 연수문화재단 초대 대표이사

연말 '옥련 문화마을 전략' 區에 제안… 도시형 커뮤니티 강화도코로나19로 가려진 사업계획들… '올해는 워밍업하는 시기' 전망국제기구와 협력 통해 북한 생태프로젝트 '사진전 교류' 아이디어'인천 연수구의 문화예술 발전과 문화도시 구현, 연수구민의 문화적 권리 신장'이라는 미션을 내건 연수문화재단이 지난해 12월 4일(법인등기일) 설립했다. 인천의 기초자치단체 중 부평구와 서구에 이은 세 번째 문화재단이다. 재단의 초대 대표이사로 박영정(59) 전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문화연구본부장이 선임됐다.박영정 대표이사와 연수문화재단은 올해 비전을 '생(공생)·동(공동)·감(공감) 넘치는 문화도시 연수'로 정하고 조용한 출범 속에서 업무를 진행 중이다. 지난 2월 출범식을 예정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확산으로 인해 3월 11일로 연기했으며, 코로나19가 진정되지 않자 연기된 출범식도 생략하기에 이르렀다. 국가의 재난 극복에 동참하는 의미에서 출범식을 전격 취소하고 지역 예술인과 구민들을 만나는 것도 잠시 미뤄둔 상태이지만, 박 대표이사를 비롯한 22명의 재단 직원들은 올해 추진할 사업들에 내실을 기하며 준비 중이다. 연수구 동춘동의 '연수구 문화의집'에 마련된 재단 사무실에서 박 대표를 만나 재단 출범과 올해 사업 계획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박 대표이사는 "출범식을 통해 멋지게 출발을 알리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지만, 조용한 출범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근황을 밝혔다. 지난해 12월 10일 부임한 박 대표이사는 3개월 정도의 시간을 연수구에서 보냈다. 그는 "인천 부평구와 서구에서 30년 정도 거주했지만, 연수구는 처음으로 송도에 행사 참석차 다녀간 몇 번의 기억뿐"이라면서 "외지인으로서 3개월 동안 연수구 문화에 대해 열심히 알아보는 중"이라고 말했다.재단의 각종 공연과 생활문화사업 등은 코로나19로 인해 연기됐지만, 예술활동지원사업은 이미 진행 중이다. 지난달에 공모를 했으며, 이달에 지원 단체와 예술인을 선정해 4월에는 활동에 들어갈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22억원 정도 적립된 연수구의 예술활동 지원을 위한 기금을 재단이 운영합니다. 기초문화재단이 지원사업을 운영하는 곳은 몇 곳 없을 겁니다. 올해 지원금은 1억6천만원 정도인데, 50개 단체(예술인)가 지원해서 경쟁률도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재단의 역할 중 지역 예술가를 지원하고 돕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연수구에선 재단 설립 이전에도 다양한 문화사업들을 해왔다. 박 대표이사는 앞서 말한 지역 예술인 지원이나 축제 등 이관된 기존 사업들을 잘 안착시키는 것을 첫 번째 목표로 삼았으며, 다음 목표로 운영체계와 행정 시스템의 체계화를 통한 재단의 빠른 안정화를 꼽았다. 또한 '문화도시 지정 사업 추진'과 '옥련 문화마을 조성 전략 컨설팅'을 올해 핵심 사업으로 꼽았다. 특히 옥련 문화마을 조성 사업은 연수구가 쇠락하는 옛 송도유원지 일대를 '문화 메카'로 부활시키기 위해 시동을 건 도시재생 프로젝트이다. 옛 가천인력개발원(연면적 3천458㎡·부지면적 1만989㎡)을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해 2022년까지 가칭 '연수아트플랫폼'을 단계적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공간 조성은 전적으로 연수구 문화예술과가 담당하며, 재단은 업무협력 방식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마침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지역문화컨설팅 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곳이 가천대 길병원 연수원을 포함한 옥련동 일대입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연말쯤에는 '옥련 문화마을 조성 전략'을 구에 제안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구와 협력해 연수원의 활용 방안을 구체화 시킬 생각입니다. 개인적 생각으론 가칭 '연수아트플랫폼'이 중구에 있는 인천아트플랫폼과 유사한 기능을 하는 곳으로 만들어졌으면 합니다. 청량산 자락의 아름다운 곳에서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합니다. 또한 문화도시 지정 사업도 구와 우리 재단이 협력해 추진 중입니다. 연수구는 아파트가 전체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죠. 전통적 마을 분위기와 다르지만, 문화활동에 대한 참여가 적극적이고 교육열도 높습니다. 그런 걸 기반으로 해서 빌딩 숲에 문화가 넘치는 숲으로 만들고, 도시형 문화 커뮤니티를 강화한다면 다른 도시들과 차별화를 꾀한 문화도시로 지정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박 대표이사는 올해 1년은 연수문화재단에게 워밍업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내년 이후엔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코로나19로 인해 사업계획들을 알리지 못하고 있어요. 금요예술무대, 토요문화 한마당 등 기존 문화 이벤트들의 첫 무대가 이르면 4~5월 시작될 예정인데, 공개적으로 재단과 구민이 만나는 첫 행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연수구를 대표하는 축제로 능허대축제가 있습니다. 올해부터는 '시민참여형 축제'로서의 성격을 강화하고자 합니다. 재단이 운영하는 진달래생활문화센터 등을 통해 평상시에 지역 주민들이 문화 역량을 축적하고, 그 결과를 축제에서 발표하는 방식으로 연결할 계획입니다. 송도불꽃축제도 바닷가의 특성을 살려 여름축제로 만들 계획입니다. 서해안을 대표하는 불꽃축제가 되었으면 합니다."박 대표이사는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했으며, 대학원에서 국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일제강점기 연극사가 주 전공 분야다. 일제 치하에서 활동했던 예술인들 다수가 해방 후 월북했기 때문에 박 대표이사의 연구도 북한의 공연과 문화에까지 이르렀다. 당시 북한 문화에 대한 국내 연구자들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관련 논문도 많이 썼다. 재단 차원에서 북한을 비롯한 국제 문화교류에 관한 견해를 들을 수 있었다."송도국제도시를 안고 있는 연수구는 다양한 국제문화교류, 특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아트 페어, 공연예술제 등을 개최할 수 있는 최적지입니다. 다만 대규모 축제나 전시회는 인천시, 인천문화재단이 추진하고 연수구와 연수문화재단이 협력하는 방식이 좋을 것 같아요. 우리 재단에서는 예술인, 기획자 워크숍 등 규모는 작지만, 파급력이 강한 사업을 개발해 운영할 계획입니다. 연수구의 해외 자매도시와의 문화교류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남북문화교류와 관련해서는 아직 준비된 사업이 없습니다. 남북관계도 좋지 않은 상황이고요. 하지만 인천시가 추구하고 있는 평화도시 프로젝트에 동참할 계획이며, 연수문화재단에 역할이 주어지면 적극 이행할 예정입니다. 개인적 아이디어인데, 송도에 있는 국제기구들과의 협력을 통해 북한 관련 생태문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일례로, EAAFP(동아시아대양주철새이동경로파트너십) 사무국이 지난해 북한 서해안에 있는 문덕철새보호구에서 워크숍을 진행한 바 있는데, 관련 철새 이동 경로에 있는 도시들 간의 사진전시회를 기획해 순회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박 대표이사는 부임 이전에 문화 단체와 조직에서 여러 역할을 맡았지만, 안산 문화예술의 전당 개관에 도움을 주는 등 출범하는 공적 기관의 규정과 설계에 관한 자문 역할을 많이 했다. 신생 문화재단을 이끌게 된 각오와 역할에 관해 질문했다."눈으로는 멀리 미래를 보면서 연수구 문화 발전의 종합적인 방향과 틀을 잡고, 발로는 연수문화재단 운영의 안정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재단이 직접 파이를 키우거나 성과를 높이기 보단 '재단이 있어서 예술·문화 활동하기에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주민들에게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연수동에 들어설 문예회관 시대가 오기까지 기초문화재단으로서 기반을 튼튼히 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글/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 사진/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박영정 대표이사는?전남대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건국대 대학원에서 국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오랜 기간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서 활동하면서 공연예술정책, 예술인 복지, 북한 문화 등에 관해 연구했다. '창의 한국', '새예술정책', '문화비전 2030-사람이 있는 문화' 등 정부의 중장기 문화비전 수립에 참여했다. 현재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비상임 이사로도 활동 중이다. 문체부 문화예술교육지원위원회 위원, 통일부 정책자문위원, 민주평통 상임위원, 서울문화재단 비상임이사, 부평구 축제위원 등을 역임했다.박영정 연수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주민들에게 '재단이 있어서 예술·문화 활동하기에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재단의 기반을 튼실히 다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2020-03-10 김영준

[사람사는 이야기]40여년 봉사활동… 김제현 포천시 모범운전자회장

1만시간 넘겨 작년 '은자봉상' 수상"한 사람이라도 보호하는게 더 중요봉사 꺼리는 사회풍토 회원줄까 걱정""시민들이 응원해 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40여년간 모범운전자회에서 교통봉사 중인 김제현(72) 포천시 모범운전자회장은 "시민들의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가 가장 큰 힘"이라고 말한다.김 회장은 1981년 모범운전자회에 가입해 1999년부터 단체의 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2003년부터 시 자원봉사센터에서 기록한 봉사시간만 1만 시간이 넘어 지난해에 '은자봉상'을 수상했다. 앞서 기록하지 못한 봉사시간까지 더하면 이보다 몇 배 더 많지만 김 회장은 "한 사람이라도 보호할 수 있다면 그뿐"이라며 기록이나 상보다 '봉사' 그 자체가 더 중요하다고 한다.교통봉사는 보통 가장 바쁜 출근 시간대에 이뤄지기에 봉사 시간만큼 수익도 감소한다. 이 때문에 봉사 시간이 길어질수록 영업 손실은 더 커진다. 특히 차량이 달리는 도로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봉사활동을 해야 한다는 점도 회원이 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다.김 회장 역시 봉사활동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큰 사고를 당한 적이 있다. 음주 운전자가 중앙선을 침범해 김 회장의 차를 들이받아 차는 폐차됐고 그 역시 4개여월간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상대 측 차량이 '대포차'였기 때문에 제대로 된 보상도 받지 못했다. 수개월간 수입을 올리지 못해 겪은 경제적 어려움은 오로지 그 혼자 짊어져야 했다. 집안의 가장이 봉사활동 중 사고를 당했으니 가족 모두가 '그만하라'며 만류할 법하지만 김 회장의 부인과 세 자녀는 "안전하게, 무리하지 마시고 봉사하시라"는 응원을 보냈다. 그는 그런 가족들에게 미안하면서도 변하지 않는 응원에 늘 고맙다. 특히 큰딸과 막내아들은 자신의 영향을 받아 관내 사회복지관과 노인복지관에서 근무와 '봉사'를 하고 있는 점도 그를 더욱 든든하게 만든다.늘 단단하기만 할 것 같은 그이지만 최근에는 점점 고민도 많아진다. 봉사활동을 하겠다는 사람은 줄고 봉사 자체를 힘들어하는 풍토가 커지는 사회 분위기 탓이다. 김 회장은 "모범운전자회 가입이 가능한 분들이 포천에만 수백여 명이 넘지만, 영업손실과 휴식시간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쉽게 가입하지 못하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게다가 올해 5월까지 시청 인근에 위치한 사무실을 비우고 컨테이너로 이전해야 하는 모범운전자회의 처지도 안타깝기만 하다. 그럼에도 김 회장은 "내일도 한 손에는 경광봉을 또 다른 손에는 호각을 들고 포천거리로 나간다"며 "일단 3년만 더 하고…"라고 웃어 보였다. 포천/김태헌기자 119@kyeongin.com40여년간 포천시 모범운전자회에서 교통봉사를 하고 있는 김제현 회장은 "시민들이 응원해 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포천/김태헌기자 119@kyeongin.com

2020-03-09 김태헌

[FOCUS 경기]의정부시 도시공원 프로젝트 'The G&B City'

담당부서 개편·관리사업 35억 투입직동에 튤립·양귀비 등 '꽃 명소화'놀이터 모래·수목 방제 '안전' 강화발곡시설 민자로 조성 '일몰제' 해결의정부시가 더욱 푸르고 아름다운 의정부를 만들기 위한 'The G&B City'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총 35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도시공원 관리사업을 적극 추진한다. 시는 지난해 10월 공원녹지과를 공원과와 녹지산림과로 개편하고 공원 관리 및 녹지 조성 사업을 나눠 각각 추진하기로 했다. 시는 올해 공원 107곳(면적 213만㎡)을 대상으로 도시공원 시설물 정비와 수목관리,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 등의 사업을 진행한다.■ 계절 꽃 감상할 수 있는 플라워 가든 조성 시는 공원 내 화단과 유휴토지를 활용, 초화류를 식재해 계절별 아름다운 꽃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직동근린공원 내 화단(660㎡)은 대표적인 꽃 명소가 될 전망이다. 시는 이곳에 계절별로 색색의 꽃들을 심어 시민들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시는 지난해 11월 아펠톤 등 7종의 튤립 4만본을 식재한 상태며 오는 4월이면 화려한 튤립을 감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5월에는 양귀비와 체리세이지 등 30여종, 9월에는 백일홍과 국화 등 20여종의 다양한 초화류가 아름다운 모습으로 시민들과 만난다. ■ 놀이가 즐거운 안전한 어린이공원 조성 시는 어린이들이 이용하는 놀이터의 안전성 제고를 위해 어린이놀이터 25곳을 대상으로 모래 소독을 실시하기로 했다. 모래 소독은 기생충과 세균 등 유해물질로부터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들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1년에 두 차례 인체에 해가 없는 고온 스팀으로 소독하고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해 기생충 검사도 2회 실시한다. 시는 또 어린이공원의 노후 시설과 탄성 바닥 포장을 교체하고 안전사고 예방 차원에서 월 1회 이상 연결상태, 노후 정도, 변형상태 등 정기 안전 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그밖에 어린이놀이시설 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해 사고가 발생할 경우 사고당 2천만원, 1인당 치료비 300만원까지 보장할 수 있도록 했다.■ 병해충 방제로 건강한 공원 환경 조성시는 기후변화로 증가하는 병해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공원 107곳의 수목 병해충 방제를 실시할 계획이다. 또 잔디의 통풍을 원활하게 해 병해충을 방지하고 생육을 촉진하기 위해 3차례에 걸쳐 26만㎡ 면적에 달하는 각 공원의 잔디 깎기 작업을 진행한다. 시청 앞 잔디광장은 매년 행사 개최로 훼손된 잔디를 복구하기 위해 잔디보호매트를 설치하고 잔디를 추가로 심어 더욱 푸르고 더욱 아름다운 의정부시 만들기에 주력할 방침이다. ■ 시민참여 공원 가꾸기 지역사랑 고취시는 올해부터 공원관리에 지역주민의 참여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의정부시자원봉사센터와 연계해 가족단위 및 시민단체가 공원 내 화단 가꾸기, 꽃 심기와 잡초제거 등 자원봉사 활동을 할 계획이다. 또 매년 5월에 개최하는 가족 문화 대축제 행사의 일환으로 직동 근린공원 내 유휴지에 구절초 등 야생화를 가족단위로 심기로 했다. 시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공원관리에 참여함으로써 공원에 대한 주인의식을 갖고 지역 사랑의 마음을 고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전국 최초 민자유치 공원으로 일몰제 해결전국 최초로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을 민간자본으로 개발한 의정부시의 직동·추동근린공원은 시의 선도적인 공원 행정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시는 직동·추동 근린공원에 이어 올해 발곡 근린공원을 민자로 조성, 2020년 7월 1일 일몰제 대상인 장기 미집행 도시공원 부지 216만4천901㎡의 99.8%를 해결한다는 구상이다.칸타빌라 정원, 청파원, 힐빙 정원, 피크닉 정원 등 4개 구역으로 나눠진 직동근린공원에는 주민 커뮤니티 공간, 야외공연장, 광장, 다목적 체육시설, 숲 속 쉼터, 어린이 야외 체험장, 실내 테니스장 등이 위치해 시민들의 여가 공간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추동근린공원은 해날광장, 도당화원, 연포지목원, 민락화원 등 4개 구역에 배드민턴장, 놀이터, 야외학습장, 테마정원, 전망대 등의 편의시설을 갖췄다.시는 올봄 이 공원들에 화려한 꽃을 심어 시민들이 꽃놀이를 즐길 수 있는 명소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의정부/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 /아이클릭아트의정부시 어린이들이 어린이 공원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의정부시 제공의정부시 직동공원. /의정부시 제공안병용 의정부시장이 시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의정부시 제공의정부시 추동공원. /의정부시 제공

2020-03-08 김도란

[이슈&스토리]'스마트산단'으로 거듭나는 인천 남동산업단지

1992년 준공돼 지역 생산 55%·수출 54% 차지… 제조업 이끌어와시설 노후·업체 영세화로 쇠퇴… 자동화 진행 불구 연구개발 미흡2019년 정부 구조고도화 사업에 선정 올해부터 4년간 5천억 투입스마트공장 1천개 보급·교통 개선… 바이오헬스 등 동반성장 모색우리나라 뿌리산업인 제조업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인천 남동산업단지가 '스마트산단'으로 탈바꿈된다.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해 생산·제조·유통 과정의 효율성은 높아지고, 공정상 불량률은 낮아진다.주문량과 재고량을 컴퓨터가 실시간으로 파악해 쓸데 없는 비용도 크게 줄어든다.연관성이 큰 기업은 서로 필요한 정보를 공유할 수도 있다. 함께 연구 개발에도 참여하며, 바이오 헬스, 드론, 자율자동차 등 미래 산업과의 동반 성장도 꾀한다.청년들이 다니고 싶은 쾌적한 근무 환경과 교통 인프라는 덤이다.인천시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러한 '스마트산업단지' 조성을 위해 남동산단에 2020년부터 4년간 5천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왜 이런 변화를 시도하게 됐을까. 산업단지는 제조업의 근간이자 중소기업의 요람, 지역 경제의 중추를 맡는 핵심 지역이다. 우리나라 전체 제조업 생산의 70%를, 수출의 73%를 차지하고 있다.남동산단 역시 1992년 준공돼 인천 지역 생산의 55%, 수출의 54%를 차지하며 인천 경제를 이끌어왔다.남동산단은 1980년 7월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에서 인천시 남동의 폐염전 지역을 공업단지로 조성해 수도권의 용도 지역 위반 공장들을 이전시킬 계획으로 만들어졌다.서울에서 40㎞ 떨어진 인천 해안 지역 남동구 논현동, 남촌동, 고잔동 일대의 폐염전이었다. 당시 해당 지역은 인천의 중심가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공업단지 조성 시 인력 조성과 교통의 문제점이 지적되기도 했다.그러나 국유지가 많고 광대한 폐염전 지대로 용도 확보가 쉽다는 점에서 개발지로 선정됐다.같은 해 9월 수도권 문제 심의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1984년 7월 수도권정비기본계획을 고시하고 공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조성 공사는 2단계로 나누어 진행됐다.수인선 협궤철도의 내륙 쪽인 1단계 공사는 1985년 4월부터 1989년 12월까지로 264만2천㎡가 조성됐으며, 해변 쪽의 2단계 공사는 1986년 10월부터 1992년 6월까지 693만1천㎡가 조성됐다. 단지 내 입주 업종은 한국표준분류상의 전 제조업이 해당한다. 처음 한국산업단지공단 입주업체 수는 2천800개로, 종업원 수는 4만5천여 명 정도였다. 2019년 말 기준 6천906개 업체가 입주했으며, 고용 인원도 10만2천명을 훌쩍 넘었다. 이는 인천 고용의 62.5%를 차지한다. 주요 업종은 기계가 52.2%로 가장 많고 전기전자(16.7%), 석유화학(11.1%), 목재·종이(4.2%) 순이다. → 그래프 참조그러나 제조업이 예전의 활기를 잃으면서 중소기업은 물론 지역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치게 됐다.기업이 수익을 낼 수 있는 최저 공장 가동률을 80%로 보는데 지난해 10월 남동 산단 전체 공장의 평균 가동률은 68.9%에 불과했다. 그것도 계속 하락하는 추세다.남동산단 쇠퇴의 주된 원인은 시설 노후화와 입주업체의 영세화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스마트공장 도입으로 자동화는 진전되고 있으나 일자리만 감소할 뿐 창업·혁신·연구개발 미흡으로 산업 구조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점점 도태된 것이다.정부는 2018년 12월 스마트산단 조성을 국정과제로 정하고 2019년 2월 반월시화산단과 창원산단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산단 구조고도화 사업을 시작했고, 마침내 2019년 9월 남동산단이 선정돼 사업에 탄력을 받게 됐다.스마트 산단의 3대 전략은 '산단 제조혁신', '근로자 친화공간 조성', '미래형 산단 구축'이다.인천시와 한국산업단지공단 인천본부는 남동 스마트산단에 생산·제조·관리·유통 과정에 자동화 설비를 갖춘 스마트공장 1천여 개를 보급하고, 근로자들의 쾌적한 근무환경 조성을 위해 교통 인프라도 대폭 확충할 계획이다. 송도와 청라국제도시의 첨단 산업단지와 연계해 바이오헬스, 드론 등 미래 산업과의 동반성장도 꾀한다.또한 개별 기업이 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해 기업 간 데이터를 공유해 연관성 있는 기업들이 함께 생산성을 높이는 기술 개발에 참여할 수 있게 도울 계획이다.또한 창업과 신산업 시험을 자유롭게 할 수 있으며, 쾌적한 근로환경과 정주환경을 갖춰 청년 근로자들이 많이 유입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인천시와 한국산업단지 인천지역본부는 최근 '인천 남동스마트산단사업단'을 출범하고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했다. 역량 있는 민간 전문가인 단장을 중심으로 스마트산업단지 구축과 관련한 각종 사업 추진을 전담하게 된다. 시를 비롯해 인하대, 남동구, 인천테크노파크, 한국산업단지공단, 인천 스마트시티주식회사 등 6개 기관도 참여한다.남동 스마트산단 조성 사업이 인천 산업 단지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고 다시 인천의 경제를 이끌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이고 있다.인천시 관계자는 "시설 노후화, 근로자 편의시설 부족과 영세기업 증가에 따른 고용의 질 악화로 인해 청년층 취업기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며 "산업단지를 제조혁신을 통한 경쟁력 강화, 근로자의 근무환경 개선, 스마트 통합인프라 등을 구축하여 청년들이 찾아오는 미래형 첨단 산업단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남동산업단지 전경. /경인일보DB

2020-03-05 윤설아

[인터뷰… 공감]'잔뼈 굵은 체육계 맏형' 이원성 경기도체육회장

법정법인화 도내 단체와 '단일대오 형성'… 안정적 예산 확보 '숙제'道와 윈윈하는 협업모델 만들어 도민 1325만명 건강한 삶·행복 추구노조와 상생 '행복한 직장' 경영철학… '코로나 올스톱' 시기적절 판단500만 경기도 체육인을 대표하는 민간 체육회장 시대가 개막했다. 경기도는 전국체육대회는 물론 전국소년체육대회, 전국동계체육대회, 전국생활체육대축전 등 엘리트(전문)체육과 생활체육에서 압도적인 실력과 다양한 건강 증진 프로그램으로 '체육 웅도'로서 자부심을 갖고 있다. 또 체육 인재 발굴 및 육성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스포츠 대표 지자체로 꼽힌다.전국 최고와 글로벌 스포츠를 자랑하는 경기도에서 민간 체육회장이 탄생했다. 경기체육을 3년간 이끌게 된 이원성(61) 체육회장이 바로 주인공이다. 향후 이 회장이 어떠한 리더십으로 경기체육의 미래를 건설할지 이목이 쏠린다. 이런 이 회장의 청사진을 듣기 위해 지난 2일 만났다.우여곡절 끝에 회장에 당선된 그는 상기된 표정을 보이면서도 단호한 입장을 나타냈다. 이 회장은 "체육인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임기 내 경기체육의 뿌리를 더욱 튼튼하게 다지겠다"며 "위상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하나씩 도 체육계에 주어진 과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도 체육인의 화합과 위상 강화 등은 생각만으로 이루기 어렵다. 이 회장은 앞서 경기도생활체육회장을 역임한 뒤 통합 경기도체육회 수석부회장직을 거치며 도 체육의 우수한 잠재력과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는 여기에 더해 자신의 추진력을 바탕으로 도민의 화합과 스포츠 위상 강화를 이루겠다는 복안을 제시했다.다만 우수한 인프라 확보와 성장 가능성이 꽃피우려면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은 물론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 학교 체육 간 연계 및 시너지 창출 등의 과제가 보완돼야 한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이 회장은 초대 민간인 회장 시대를 연만큼 도 체육의 발전을 위해 ▲도와 시·군체육회의 법정 법인화 추진 준비 ▲'엘리트체육-생활체육-학교체육'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체제 구축 ▲종목단체 자립 위한 지원 강화 ▲복지·소통·산업·평화를 공동 육성하는 도 체육 모델 제시 ▲전국체전 종합 우승 탈환 등 5가지를 제안했다.그는 "법정 법인화 추진을 위해 올해 '법정단체 입법화 추진단'을 17개 시·도 회장단에 제안해 체육인들의 뜻을 하나로 모으겠다"며 "체육 복지를 확대해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시·군체육회와 상시 소통하는 동반자적 관계를 구축하겠다. 스포츠창업지원센터 설립을 통해 도체육회의 사업 환경·영역을 넓혀가겠다"고 부연했다.특히 "남북체육교류를 위해 경기도와 긴밀히 협력할 수 있는 작은 교류부터 추진토록 하겠다"면서 "지난해 아쉽게 놓친 전국체전 종합우승을 올해 다시 찾아오는 것도 국내·외 체육 위상을 다시 세우는 데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기도와의 협업도체육계 일각에선 당연직 회장으로 활동한 이재명 경기도지사 체제의 도체육회에서 민간 회장으로 수장이 바뀐 것을 놓고 예전과 같은 예산 지원과 업무 협력이 가능할지를 우려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회장은 스스로 더욱 낮은 자세로 도와 소통하고 협업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그는 "경기체육이 앞으로도 꾸준히 발전하기 위해선 경기도와의 협업이 가장 중요하다"며 "체육회장이 아닌 세일즈맨의 정신으로 체육계의 의견을 듣고 도와 긴밀히 협조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이를 위해 이 회장은 "도정 철학과 체육분야 철학을 더욱 확고히 하고 관련 사업을 확대·추진할 계획"이라며 "도체육회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도 핵심 인사들과 정기적인 소통창구를 만들어 협력을 구하겠다"고 피력했다. 또 "도민이 원하는 사업을 파악하고 지속적으로 성과를 창출해 도와 도체육회가 '윈-윈' 할 수 있는 협업모델을 만들겠다"며 "도체육회는 도의 '보조기관'이며 '도 산하 공공기관'이다. 정치와 체육의 분리를 책임감 있게 수행해 1천325만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법정 법인화 추진 전략법인화 전환은 모든 체육인의 숙원사업으로 우선 도내 31개 시·군체육회와 65개 종목단체의 뜻을 하나로 묶어 법인화 전환을 위한 단일대오를 형성을 이루겠다는 의지다. 이어 전국 시·도체육회장단에 법정단체 입법화 추진단을 제안함과 동시에 대한체육회와의 협업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경기도의회 및 도 집행부와도 긴밀한 협업을 통해 입법과정을 준비한 뒤 지역 내 국회의원들을 찾아 입법 취지와 필요성을 설명하겠다는 목표다.이 회장은 "국민체육진흥법 개정 이후 체육인들의 걱정은 '예산의 안정적 확보'다. 체육 단체 법정 법인화는 현실적으로 오는 21대 국회에서 열매를 맺을 것으로 보이지만 절대 쉽지만은 않다"며 "대한민국 체육의 백년대계를 위한 중차대한 문제임은 분명하다. 이 시대의 소명으로 생각하고 전력을 다해 임기 내 법정 법인화를 이끌어 낼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도체육인 처우 및 직원 처우 개선 방안도체육인에 대한 처우는 체육회장의 가장 큰 책무이자 체육인들이 기대하고 있는 우선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이에 이 회장은 체육인의 처우 개선을 위한 주요 과제를 선정한 뒤 이에 따른 제도개선과 재원 마련에 힘을 모은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생활체육지도자들의 정규직 전환과 종목단체 자생력 강화를 위한 근본적인 방안 마련을 모색하겠다는 의지다.그는 "도체육회 직원들의 행복한 직장생활이 가능토록 준비해 나갈 것"이라며 "최근 구성된 '경기도체육회 노동조합'과의 상생협력을 통해 직원들의 의견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이를 최대한 수용해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이다. 직원이 행복한 직장을 만드는 게 저의 경영철학"이라고 소개했다.■ 악재 '코로나19'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체육행사와 대회가 연이어 취소되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 회장은 2개월 앞으로 다가온 제66회 경기도체육대회의 개최 여부를 놓고 고민 중이다. 도내 31개 시·군이 1년 동안 적잖은 비용을 들여 준비해 온 도민체전이기에 대회의 연기나 취소 등을 현시점에서 섣불리 결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그러면서도 그는 "최근 도민체전 운영위원회에서 결정한 개회식 연기 등은 시기적절했다고 생각한다"며 "도민체전 연기 또는 취소의 문제는 코로나19의 확산세를 고려한 뒤 주최시인 고양시와 주관인 경기도, 그리고 31개 시·군체육회의 의견을 모아 결정토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기업인과 체육인 '이원성'의 차이이 회장은 학창시절 육상 선수로 활약했다. 수원남중에서 마라톤을 시작해 경성고를 거쳐 마라톤 명문 배문고를 나와 실업팀에서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해온 체육인 출신이다. 이와 관련 이 회장은 "저는 기업인이기 전에 체육인이었고 선수 시절 배운 '인내심'과 다양한 사람들과의 '소통'은 현재의 저를 있게 한 큰 자산이다"며 "물론 기업인으로서 가져야 할 사업적 마인드와 도체육회라는 거대 체육 단체의 수장으로서 지녀야 할 균형 감각은 다르지만 각 현안을 해결하는 과정은 본질적으로 같다"고 주장했다.이어 "지금껏 살아오면서 배운 '소통'과 '협력'을 통한 '성장'은 저의 삶을 관통하는 핵심가치"라며 "도체육의 수장으로서 지나치게 이익을 계산하는 기업인이 아닌, 소통과 협력의 힘을 믿고, 함께 성장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도체육회장이 되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경기도민께 호소민간 회장 시대를 맞이한 도체육회는 명실공히 대한민국 체육을 견인하고 있는 데다가 도에서 배출한 우수 선수들은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아울러 생활체육과 학교체육 프로그램을 통해 연 400만명 이상의 체육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이 회장은 "이 같은 우수 인프라와 잠재력이 높은 경기체육을 임기 동안 한 단계 더 성장시켜 건강과 '체육 웅도, 경기도'라는 자부심을 선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제게 주어진 시대적 소명을 잘 받들어 도체육회의 궁극적 목적인 도민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에 기여할 수 있는 도체육회장이 되겠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제 신명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글/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사진/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이원성 회장은?▲ 1959년 2월15일 화성 출생▲ 2008년~2012년 한국중·고육상연맹회장▲ 2012년~2015년 경기도생활체육회장▲ 2012년~2016년 국민생활체육회 부회장▲ 2016년~2018년 경기도체육회 수석부회장▲ 2016년~2017년 대한체육회 이사▲ 2016년~2019년 대한역도연맹 회장▲ 2002년~현재 (주)티비비씨 회장▲ 2017년~현재 (사)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수석부회장▲ 2018년~현재 (주)바오밥식물원 대표▲ 2019년~현재 (사)남북체육교류협회 중앙위원회장이원성 경기도체육회장이 지난 2일 경기도체육회관 도체육회 회장실에서 인터뷰를 가진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 회장은 "체육인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경기체육의 뿌리를 더욱 튼튼하게 만들겠다"고 밝혔다.

2020-03-03 송수은

[사람사는 이야기]고양도시관리공사 미화담당 엄창수 반장

올해 경기체전 개·폐회식 준비 최선불편없고 청결한 환경만드는데 노력아이들 안심하고 찾는 공간조성 소망"아이들이 안심하고 놀 수 있도록 깨끗하고 청결한 환경을 만드는 제 업무가 너무 즐겁고 행복합니다."고양종합운동장에서 5년째 미화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엄창수(63) 고양도시관리공사 반장.엄 반장은 지난 25년간 사무용 가구점을 운영하다 손 세차장으로 사업체를 변경한 뒤 무리한 임대료 인상 요구로 6년만에 접어야 했다.경제적으로 힘들고 낙담하던 엄씨는 우연한 기회로 고양도시관리공사 미화 업무 기간제 근로자로 채용됐다.자식이 없던 엄씨 부부는 오래전 어려운 환경에 있던 두 자매를 수양딸로 삼았고, 애틋한 사랑을 나누는 가족이란 울타리가 되어준 것에 감사하고 있다. 그런 엄씨는 미화 업무를 하면서 딸들 생각에 항상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생각하고 일을 한다.혹시나 위험한 상태로 방치돼있는 시설물이나 물건들이 있는지 확인하고 아이들이 편하게 찾을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늘 주변을 살피고 있다. 아이들이 안심하고 뛰어놀 수 있는 운동장을 만드는 게 엄씨의 소망이다.처음부터 엄씨에게 미화 업무는 적성에 맞았다. 새벽 5시에 일어나 이른 출근 준비를 하고 7시15분이면 고양종합운동장에 도착해 8시부터 업무를 시작한다.종합운동장에는 국내외 주요 행사도 많이 개최되고 있지만 고양도시관리공사 여러 사업부서가 자리하고 있어 아침부터 바쁜 일과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내가 지나온 자리들이 깨끗하게 바뀌고 직원들이 출근하면서 감사의 인사를 전할 때는 모든 수고가 즐거움과 보람으로 돌아온다.무더운 여름이나 추운 겨울에는 몸과 마음이 힘들 때도 있지만 엄씨를 지지하고 이겨낼 힘을 주는 건 역시 가족이다.올해는 경기도 종합체육대회가 고양에서 개최되고 개·폐회식이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릴 예정이라 그 어느 때보다 많은 타지 손님들이 고양시와 종합운동장을 찾을 예정이다.엄씨는 "내 업무가 청결하고 깨끗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니만큼 고양시를 찾는 많은 손님이 시설을 이용하면서 불편하지 않고 청결한 환경을 만드는데 저와 우리 동료들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양/김환기기자 khk@kyeongin.com고양종합운동장에서 5년째 미화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엄창수 고양도시관리공사 반장. /고양도시관리공사 제공

2020-03-02 김환기

[FOCUS 경기]체계적으로 맞물린 이천시 '미래전략담당관실'

#시민소통팀'현장·정책·즉시' 분야 나눠 콘텐츠 개발 소통폰·온라인 청원, 시장과 '쌍방향 교류'#전략사업팀트렌드 분석… 발전계획 수립·규제 개선경기도 공모사업 '최우수' 45억 확보 성과#마을공동체팀타 지자체와 달리 엄태준 시장 직속 신설市, 청년포럼 구성등 '시책참여' 확대 방침시민 참여와 소통을 중요시하는 이천시에서 시민들과의 충분한 소통을 통해 시책사업을 발굴하고 추진하는 시정운영은 무엇보다 우선시 된다. 시민들의 요구사항을 파악해 이를 시정에 반영할 수 있도록 징검다리 역할로 시민들의 행복을 증진 시켜 시민과 하나 된 이천시를 만들어 나가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다하고 있는 곳이 바로 이천시 미래전략담당관실이다. '시민소통팀'과 '전략사업팀', '마을공동체팀' 등을 운영 중인 미래전략담당관실을 들여다 봤다.■ 시민 속으로, 현장에서 소통하는 '시민소통팀'시민소통팀은 시민들의 목소리를 최대한 많이 경청할 수 있도록 발로 뛰면서 시민들과 시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시민과의 소통을 '현장소통', '정책소통', '즉시소통' 세 분야로 나눠 다양한 콘텐츠 개발을 통한 목표 달성에 노력하고 있다.먼저 매달 읍·면·동에서 현장의 소리를 듣는 '찾아가는 현답시장실(2020년은 찾아가는 정담회)'이다. 시장실을 14개 읍·면·동으로 옮겨 하루 일과를 지역주민과 함께 현장에서 보내며 시민들의 불편사항에 대한 해결 방안을 모색했다.올해는 현답시장실 시즌2 '찾아가는 정담회'에서 민선 7기 1년 반 동안 현장소통에서 진행된 지역 현안 및 각종 시책에 대한 추진 결과와 공유 및 평가로 시민과 함께하는 정책 소통의 장을 마련할 예정이다. 두 번째는 '이천시장 파라솔 토크'다. 평범한 다수의 시민이 편하게 올 수 있는 장소에서 시장과 만나 시민의 눈높이에서 소통하고 즐기는 소통채널이다. 중앙로 문화의 거리 등 다수의 시민이 다니는 열린 공간을 찾아가 사전 섭외 없이 현장 즉석 대화 방식으로 운영해 행정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시장이 직접 일반시민들의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는 좋은 기회가 됐다.또 이천1번가 오픈미팅 '이천시장이 갑니다'로, 지난해에는 학부모모임, 동아리회원 등이 초청하는 곳으로 시장이 직접 찾아가 소통과 함께 생각을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자유로운 토론과 다양한 의견 청취를 원칙으로 추진했다. 올해는 시장이 직접 시민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 일상을 함께 체험하고 진솔한 목소리를 듣는 프리 토크 방식으로 하는 시민 공감형 현장소통을 계획 중이다.이외에도 '정책소통' 분야로 시정이나 지역 이슈에 대한 시민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시민참여 토론문화를 조성하는 '도란도란 이천 토크콘서트', '시민이 제안하고 이천시가 실현합니다'를 주제로 진행 중인 '온라인 시민청원제'와 '이천시 소통폰'을 운영해 '핸드폰으로 언제 어디서나 쉽고 편하게' 시민들이 시장과 직접 만나지 않아도 바로바로 핸드폰을 통해 쌍방향 교류가 가능토록 했다.■ 이천의 미래설계사 '전략사업팀'전략사업팀은 국내외 트렌드를 분석하고 이천시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 미래의 발전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주요 업무다. 중앙부처와 타 시·군의 동향을 살피고 분석해 이천시에 적용 가능한지를 부서와 협의해 선택하는 과정을 수행한다. 지난해 1월 신설된 신생팀이지만 지난해 9월 이천시에서는 최초로 '경기 First공모사업'에서 각 부서와 협업해 최우수상의 영예와 도비 45억원을 확보하는 실리를 거뒀다.민선 7기 공약 등 이천시의 주요사업을 안정·체계적으로 계획 및 육성하기 위해 60개 사업에 대한 '이천시 중기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해 단계별 추진을 도모하고 있다.전략사업팀은 미래 이천의 밝은 청사진을 그리기 위한 영원한 숙제, 수도권 규제의 얽힌 실타래를 풀어내는 일에도 분주하다. 이천시가 수도권중복규제로 인한 개발제한, 자연보전권역 특별대책지역 규제 등을 개선하기 위해 장·단기적인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수도권규제개선계획'을 마련했다. 법령 개정 건의와 규제의 부당성을 명분으로 한 정치적 대응은 장기 과제다. 산업입지 개선과 피해보상 현실화를 위한 전략은 단기 과제로 두고 이른바 '투트랙 규제대응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균형발전조례 일부 개정', '상수원 취수 다변화 조례제정 추진'등 이천시 생태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올해에는 이천의 미래 시대를 대비하는 핵심 루트로 '이천시 지속가능발전 프로젝트'를 정립키로 했다. 이천의 경제, 사회, 복지, 환경, 교육 등 전 분야에 걸쳐 이천의 여건과 특성에 맞게 지표를 설정해 각 분야별 해당 사업과 14개 읍·면·동의 중장기적 균형발전 전략을 망라해 실행방향을 정하고 빈틈없이 추진해 나가는 것이 목표다.이천을 꿈꾸는 아이디어 공모전도 열고 있다. 공모전은 크게 2대 분야로 이천시 현안인 경제, 관광, 농업, 행정, 균형발전 등 7개의 미래발전 분야와 함께 시민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불편사항 개선방안 분야에 각각 50대 과제를 우수 제안으로 선정해 시 정책에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특히 세계적으로 4차 산업혁명인 첨단, 문화관광산업과 같은 기술집약적 산업을 선점하고 육성해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마술보다 더 넓은 개념의 문화콘텐츠 일루전(illusion) 산업을 도입한다.글로벌 일루전 R&D센터를 설립해 일루전 콘텐츠를 연구·개발, 인력 양성의 거점으로 삼고 일루전 콘텐츠의 체험공간을 갖춘 일루전 테마파크를 조성해 도시 곳곳을 일루전 콘셉트에 맞게 새로 디자인함으로써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인 일루전 관광도시로 탈바꿈하는 것이 가시적 목표다.■ 시민이 행복한 마을공동체 활성화 '마을공동체팀'마을공동체팀은 마을공동체에 다양한 지원과 인프라 확충으로 마을 공동체의 자립성 확립을 돕고 있다. 마을 만들기 사업은 문화예술, 교육, 안전, 주거, 일자리, 역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추진되고 있다. 시 역시 민선 7기 출범과 함께 '행복한 공동체 구축'을 핵심정책 과제로 내건 이후 마을 만들기 활동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타 지자체와 달리 엄태준 시장이 시장 직속 미래전략담당관실에 마을공동체팀을 신설, 직접 마을 만들기 사업을 챙기고 있다. 주민들의 공동체 활동을 돕기 위해 행복마을 공동체 지원센터를 설치해 공동체 발굴과 네트워킹, 청년공동체 활성화, 마을 활동가 교육, 컨설팅 등 다양한 공동체 활동을 체계적으로 통합 지원하고 있다.시는 청년을 위한 공동체 특화사업으로 청년 활동가 발굴에서부터 공동체 조직, 창업으로 이어지는 단계별 지원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특히 행정안전부 청년공동체 활성화 사업 선발 이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청년공동체 '행앗'을 중심으로 청년들이 공감하고 교감할 수 있는 정서적 지원을 병행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시는 향후 청년 포럼 구성과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청년의 시책참여를 확대할 방침이다.마을공동체팀은 올해는 청년, 아파트, 창업 등 자칫 소외되기 쉬운 공동체를 대상으로 사업 분야를 늘려 보다 많은 시민들이 공동체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노재덕 미래전략담당관은 "미래전략담당관실은 이천시와 시민이 소통할 수 있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면서 시의 여러 조직과 유기적으로 협력해 이천의 미래를 설계하고 시민이 행복한 마을공동체를 구축, '시민이 주인인 이천'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천/서인범기자 sib@kyeongin.com이천시는 지난해 엄태준 이천시장이 길거리로 직접 나가 시민들의 건의 사항 등을 청취하는 '파라솔 토크'를 진행했다. /이천시 제공이천시 미래전략담당관실의 '전략사업팀'은 지난해 9월 '경기 First공모사업'에서 각 부서와의 협업으로 최우수상의 영예와 도비 45억원을 확보하는 실리를 거뒀다. /이천시 제공이천시 공동체 한마당 토크 콘서트. /이천시 제공

2020-03-01 서인범

[이슈&스토리]2·20 대책 1주일도 안돼 들썩이는 아파트값

수원·안양 등 올 들어 경기 남부 급부상추가조정지역 지정·담보대출 제한 불구온라인·SNS, 안산·군포 다음 타깃 공유안시성·김부검 신조어 만들며 상승 유도정부는 지난 20일 풍선효과로 집값이 폭등한 수원과 안양, 의왕을 조정지역으로 묶는 부동산 규제를 내놨다. 풍선효과가 발생할 경우 규제로 묶는 과열 억제 정책이 이번에도 단행된 것이다. 이번 2·20 부동산 규제까지 정부는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진화하기 위해 매번 '규제→풍선 효과→추가 규제'하는 대안만 제시했다. 현 정부 들어서 19번이나 나온 부동산 규제 정책의 큰 틀은 이 구조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과열은 진화는커녕 지역을 옮겨가며 더 뜨겁게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서울 집값 안정을 위해 정책을 내놓을 때마다 그 풍선효과는 항상 인접한 경기도로 고스란히 퍼지고 있다. 서울을 규제하니 과천과 성남이, 과천과 성남을 억제하자 인접한 광명과 하남이, 또 이 지역을 누르니 수원과 용인, 의왕, 안양으로 풍선효과가 발생하는 사실상 '두더지 게임'과 같다. 그럼에도 정부는 이번 2·20 대책으로 과열된 수원과 의왕, 안양 등 경기남부 지역의 아파트값 오름세가 꺾일 것을 기대 중이다. 항상 엇나갔는데도 기대는 변치 않고 있다. 하지만 이번 기대도 수포로 돌아갈 공산이 벌써부터 예견되고 있다. 2·20 대책이 발표된 지 일주일도 채 안 돼 이제는 안산과 군포, 시흥, 부천 등의 아파트값이 꿈틀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2·20 대책은 왜 나왔나2·20 부동산 대책의 가장 큰 골자는 수원과 의왕, 안양(수의안) 등 경기남부 지역의 집값을 잡는 것이다. 경기도의 아파트값 상승률이 올해 들어 대폭 뛰었기 때문이다. → 표·그래픽 참조이를 위해 국토교통부는 크게 두 가지의 규제를 더했다. 추가 조정지역 지정과 조정지역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다. 먼저 수원시 영통구와 권선구, 장안구, 안양시 만안구, 의왕시를 조정대상으로 포함했다. 이로 인해 수원과 안양, 의왕은 모든 지역이 규제대상이 됐다. 또 경기도는 과천, 성남, 하남, 고양(7개 지구), 남양주(별내·다산동), 화성 동탄2신도시, 광명, 구리, 안양 동안·만안구, 수원 광교지구, 용인 수지·기흥구, 수원 팔달·영통·권선·장안구로 조정지역이 확대됐다.아울러 정부는 조정지역에 대한 분양권 전매를 기존 6개월(민간택지 기준, 공공택지 1년)에서 소유권 이전 등기일로 강화했다. 사실상 전매를 막았다. 청약이 뜨거운 지역에서 주로 부동산 과열이 일어나자 투기성 청약을 막기 위해 전매를 차단한 것으로 풀이된다.실제로 지난해 12·16대책 이후 올해 집값 상승 폭이 가장 높은 수원의 경우 지난 19일 진행된 '매교역 푸르지오 SK뷰(1천74가구, 특별공급 제외)' 청약 모집에 15만6천505명이 몰렸다.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145.7대 1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분양한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수원' 청약에도 7만4천519명이 몰려 평균 78.35대 1 경쟁률을 보였다.또한 조정지역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기존 60%에서 50% 강화했고, 9억원 초과분은 30%로 제한했다. 다만 서민 실수요자의 반발을 막기 위해 무주택세대주, 주택 가격 5억원 이하, 부부합산 연 소득 6천만원 이하(생애 최초 구입자 7천만원)의 요건을 모두 충족할 경우 LTV가산 10%를 적용해 기존과 같이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했다. 그럼에도 반발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 웬만해서 연소득이 6천만원을 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1주택 세대의 주택담보대출 시 요건을 높여, 기존 주택 2년 이내 처분에서 2년 내 기존 주택 처분 및 신규 주택 의무 전입으로 변경했다. 투기성 매입을 막기 위한 조치다.3기신도시 보상으로 더 커진 유동성 자금DLS·라임사태 탓 또 주택시장으로 몰려"타 투자처 발굴 안되면 단기효과 그칠것"# 2·20 대책 일주일, 벌써부터 나타나는 부작용하지만 정부의 의도와 달리 일주일도 채 안 돼 풍선효과 등의 부작용이 일고 있다. 규제지역을 피해 유동성 자금이 타 지역으로 옮겨가고 있어서다. 이미 부동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와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등에서는 다음 풍선효과 지역 후보지가 공유되고 있다. 정부의 2·20 대책 발표 이후 또다시 유동자금이 비규제지역을 찾아 발 빠르게 움직이는 셈이다.현재 거론되는 지역은 안산, 군포, 시흥, 부천 등 경기 서남부다. 이들 지역 부동산에는 최근 들어 매수 문의전화가 빗발치고 있다.군포 소재의 부동산들은 매물 품귀 현상이 벌어져 매수자들이 물건도 보지 않고 계약금부터 보내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2·20 대책 이후 매수세가 커져 기존 매도 물량마저 거둬지는 추세다.안산에 있는 부동산들도 2·20대책 발표 이후 확실히 분위기가 더 뜨거워졌고 특히 소사~원시선 라인인 선부역과 성포역, 초지역 등 신안산선 예정지 인근의 물건을 찾는 외지인들이 크게 늘었다고 말한다.일각에서는 집값 상승을 유도하기 위해 거주 지역이 포함된 신조어를 만들고 있다. '안시성(안성·시흥·화성)', '김부검(김포·부천·검단)', '오동평(오산·동탄·평택)', '남산광(남양주·산본·광명)'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수용성'이 신조어로 집값 상승이 견인됐던 터라 비슷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기존에 발표된 교통 개선 대책 외에는 특별한 호재가 없지만, 현재로서는 마땅한 투자처도 없어 갈길 잃은 유동성 자금을 선점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는 집값 거품 외에도 거래 중단에 따른 실수요자들 주택난, 전세난 및 전세난민 등의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집값 상승이 두드러진 수원 영통구의 경우도 전셋값도 두 달 새 5% 넘게 뛰었다. 용인 수지구와 기흥구도 각각 5%, 4.5%가량의 변동률을 보였다. 경기도 내 전셋값도 계속 상승하며 지난해 12월 16일 이후 1.43% 올랐다. 경기도 전체의 전셋값이 이처럼 오름세가 이어진 것은 지난 2015년 전세대란 이후 처음이다.결국 기존에 살던 전세세입자 등 도민들은 높아진 보증금에 삶의 터전을 옮겨야 할 형편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반복되는 풍선효과, 넘치는 유동성 자금 부동산밖에 갈 곳 없다정부가 과열된 부동산을 막기 위해 숱하게 규제를 내놓았음에도 풍선효과가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유동성 자금은 넘쳐나는데 마땅한 투자처가 없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국내 주식 시장은 오름세 속에서 변동이 큰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리스크도 커졌다. 하지만 부동산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부동산에 투자하면 결국은 돈을 번다는 말들도 이 때문이다.게다가 문제는 정부가 3기 신도시 조성으로 올해부터 최대 60조원가량의 토지보상금을 순차적으로 지급할 것이라는 점이다. 유동성 자금이 더욱 넘쳐날 것이란 얘기다. 갈 곳 없는 유동성 자금이 다시 부동산으로 몰려 집값 상승세를 더욱 끌어올릴 것으로 부동산 투자자들은 보고 있다. 정부가 대토보상과 리츠를 확대하려고 하지만 대부분 보상자들은 현금을 원하고, 이 자금을 부동산 매입으로 쓸 가능성이 높다. 다시 말하자면 반복되는 풍선효과를 막기 위해서는 규제에 규제를 추가하는 것보다는 다양한 투자처가 발굴돼야 한다는 소리다.사실 그동안 은행들은 정부의 느슨한 감시망을 통해 무분별하게 외환파생상품(키코)과 파생결합증권(DLS), 라임자산운용(라임) 사모펀드를 팔면서 수십조원의 손실로 수많은 투자자들을 울렸다. 결국 부동산 투자를 정답으로 여기는 것도 펀드나 증권 투자에 대한 정부의 안일하고 느슨한 감시도 한몫한 셈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대책에 만성이 되면서 단기간 만들어진 처방전의 효능 기간이 점점 단축되고 있다"며 "다양한 투자처가 발굴되지 않는 한 결국 유동성 자금은 계속 부동산으로 흘러갈 것이고, 정부의 대책 효과도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현재의 정책 추세로는 화성, 동탄, 오산, 평택 등으로 또다른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2·20 대책의 효과도 불과 2~3개월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 일러스트/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수원 지역의 집값 상승으로 광교에서 10억 클럽을 가입한 아파트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특히 광교 중흥S클래스의 경우 KB부동산이 조사하는 전국 상위 50개 아파트에 수원 지역 처음으로 이름을 올리며 '대장주'로 떠올랐다. 사진은 중흥S클래스가 위치한 광교 일대. /경인일보DB

2020-02-27 황준성

[인터뷰… 공감]'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 수장' 조승연 인천시의료원장

국내기관 5%·병상 10% '미미'… 보건의료 민간보다 '공공' 중심돼야돈없고 오갈데 없는 서민 보살피는 인천의료원 접근성 나쁜 위치 지적입국자 90% 인천 통해 유입 불구 제대로 된 감염병 전문병원 없어바이러스와 전쟁, 혐오·차별·종교·정파싸움 누구에게도 도움안돼"보건의료 분야의 공공성 강화의 필요성, 인천시민들이 먼저 요구해야 합니다."인천시의료원 조승연(57) 원장은 "보건의료는 학교, 주택, 도로, 환경, 국방, 치안 등과 마찬가지로 공공성이 강조되는 영역으로 사회가 유지되는 데 필수적인 기능을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공공의료 규모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라며 "보건의료 공공성 확보를 위해 모든 국민이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원장은 "우리나라 전체 의료시장에서 공공의료가 담당하는 영역은 기관수는 5%, 병상수는 10% 수준으로 우리나라 국가의료의 대부분을 민간의료가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공공성이 크게 약해진 실정"이라며 "국가시스템의 핵심 가운데 하나인 보건의료는 민간의료보다는 반드시 공공의료기관이 중심이 되는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인천지역 유일의 공공의료기관인 인천시의료원을 이끌고 있는 조 원장은 의사로서 민간의료 영역보다는 공공의료 영역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낸 공공의료 전문가다. 30여 년의 의사 인생 가운데 3분의 2인 20년을 공공의료 영역에서 활동했다. 그의 이러한 경험은 각 지역 공공의료기관 35곳의 협의체인 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의 회장을 맡게 된 배경이 되기도 했다.조 원장은 공공의료 영역에서 활동하는 이유에 대해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저 의료 공공성을 강화하는 데 이바지해보자는 생각을 했고, 몸담아 보니 적성에도 맞았다"면서 "전문가인 의사가 정책을 다루고, 공무원과 관료를 상대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니어서 나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인천과의 인연은 그의 서울대 의과대학 재학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9년 졸업 이전까지 그는 열우물로 불리는 인천 부평구 십정동 달동네에서 선·후배들과 함께 의료봉사활동을 했다. 홍미영 전 부평구청장이 빈민운동에 몸담으며 운영했던 '햇님방'도 그때 함께 활동하며 알게 됐다. 대학을 졸업한 이후에는 가천대 길병원에서 인턴·레지던트 등을 거쳤고, 2001년까지 의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이태훈 가천대 길병원 의료원장이 당시 조 원장의 스승이었다고 한다. 2001년 이후에는 최근까지 인천적십자병원과 인천의료원, 성남시의료원 등을 거치며 공공의료 영역에서 활동했다.조 원장은 인천을 비롯한 우리나라의 열악한 공공의료 현실을 직시할 때마다 아쉽다. 그는 자신이 일하고 있는 인천시의료원의 경우 위치부터 잘못됐다고 지적한다. 인천시의료원은 자가 차량을 이용하거나 택시를 타지 않으면 이용하기 힘들다. 조 원장은 "과거 공공의료라는 것을 돈 없고, 오갈 데 없는 서민과 취약계층을 보살피는 것으로 생각해 교통여건이 열악하고 접근성이 나쁜 곳에 대충 적당히 자리를 잡게 된 것 아닌가 한다"고 했다.조 원장은 우리나라 공공의료체계가 비정상적인 예로 지하철에 도배된 병원 광고를 들었다. 그는 "만약 병원 의료광고를 단속하면 지하철 광고판이 다 텅텅 비어있을 것이다. 지하철에 병원 광고가 걸리는 곳은 모든 나라를 통틀어도 우리나라밖에 없을 것"이라며 "그만큼 정부가 잘못했다는 현실을 보여주는 방증으로 창피한 일이다. 국가 의료체계 중심에 공공의료가 제대로 자리 잡고 있다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조 원장은 특히 공항과 항만을 갖춘 도시 인천은 그 어떤 지역보다 공공의료의 기능을 훨씬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그는 "감염병 측면으로만 살펴보더라도 인천에는 공항과 항만이 있고, 우리나라 입국자의 90%가 인천을 통해 들어온다는 통계도 있는데, 사실 제대로 된 공공병원 하나 없다"면서 "영종도에 공항이 있음에도 비행기 사고에 대비할 수 있는 제대로 된 병원이 한 곳도 없고, 감염병이 들어오면 대응할 수 있는 감염병 전문병원 하나 없다"고 했다. 그는 "엄연히 민간의료기관과 공공의료기관 역할이 다르고 큰 차이가 있다. 공공의료는 예를 들면 전쟁에 나갈 군대와 군인을 키우는 것"이라며 "인천이 감염병과 대형 재난에 무엇보다 중요한 도시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인천시의료원은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로 기록된 중국인 환자를 완치시켜 무사히 본국으로 돌려보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조 원장은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한 이후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감염병 확산 현상은 취약한 공공의료의 현실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며 감염병이 창궐하지 않는 시기에도 많은 이들이 손해와 고통을 받고 있기 때문에 국가적 공공의료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조 원장은 "5년 전 메르스 사태가 일어났을 때도 지금처럼 질병관리본부를 격상시키고 공공의료를 강화하겠다고 많은 이들이 떠들어댔지만 바뀐 것은 없다"며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이번에도 또 헛구호에 그친다면, 이건 국가도 아니다"라고 말했다.조 원장은 지금의 이 위기도 극복하려면 모두가 이번 사안에 집중해 함께 노력하고 서로 격려해야 한다고 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잘 치러내는 것인데, 국민이 모두 단결하고, 서로 격려하고 지지해준다면 이 위기는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조 원장은 "사람이 바이러스와 싸워야 하는데, 사람끼리 싸우고 있다"면서 "무언가 트집을 잡고, 지금의 상황을 누구 탓으로 돌리고, 다른 사람을 혐오하고, 차별하고, 다른 종교끼리, 정치적 정파끼리 싸우고 있는 상황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중국인 입국을 막으라고 했지만 결국 한국인이 입국을 거부당하고, 우한 폐렴이라는 말을 고집하더니, 대구 폐렴이라고 불리는 것처럼 남한테 상처 주지 않고 이 시기를 잘 이겨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글/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사진/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서울대 의과대학시절 인천서 봉사 인연빈민운동 '햇님방' 활동인천적십자병원·성남의료원 근무첫 코로나19 확진자 중국인 무사 완치■조승연 인천의료원장은?▲학력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주요경력현 인천의료원 원장현 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 회장전 성남시의료원 초대원장전 인천적십자병원 원장전 가천대 길병원 외과학 교수조승연 인천시의료원 원장이 의료원 응급실을 소개하며 "국가시스템의 핵심 가운데 하나인 보건의료는 민간의료보다는 반드시 공공의료기관이 중심이 되는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2020-02-25 김성호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