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경기)

[FOCUS 경기]순수 민간인 모임 국제교류회 김포한네연 '10년의 발자취'

조덕연 이사장·부인 배영애 이사한국 아내 둔 현지가이드와 '인연'학교건립 제안에 멤버들과 뜻모아10년에 걸쳐 네팔 히말라야 오지에 학교를 세우고 있는 순수 민간인 모임이 있다. 누가 알아주길 원치도 않고 그저 네팔 어린이들의 순수한 눈망울에 이끌려 십시일반 정성을 보탠 '국제교류회 김포한네연(이하 김포한네연)' 회원들은 벌써 3개의 학교를 현지에 선물했다. 조덕연(70) 설립이사장과 배영애(66) 총괄이사는 이를 위해 열 번 넘게 네팔을 오가며 김포한네연을 이끌었다.초기에 가장 많은 사재를 낸 것도 이들 부부다. 하지만 부부는 "80여명 회원의 꾸준한 마음이 없었다면 어느 것 하나도 이루지 못했을 것"이라고 자세를 낮췄다."처음엔 단순한 친목모임이었어."지난 23일 김포시 북변동 구도심 안쪽 김포한네연 사무실에서 만난 조 이사장은 처음 기억을 떠올리며 껄껄 웃었다. 지금의 김포시 걸포동에서 나고 자란 조 이사장은 교학사 김포지사장과 과학교구 회사인 우리상사 등에 몸담았던 사업가였다. 사업하는 와중에 김포사랑운동본부와 김포복지재단 이사장 등을 역임하는 등 지역사회 발전에 헌신해왔다.모든 것을 내려놓고 그는 평생 자신의 사업을 도운 아내 배 이사와 함께 전 세계를 여행 다니기로 계획했다.일정 중 한 곳이 네팔이었다. 2008년 떠난 첫 네팔여행에는 김포지역 지인들이 동행했는데 유독 교육자들이 많이 합류했다."일주일간의 네팔 여정에서 내가 회장을 맡게 됐어. 또 현지 여행사 가이드가 한 명 붙었는데 그 여행사 대표가 '그린네팔' 회장이었던 거야. 그린네팔은 우리 식의 새마을운동 같은 캠페인을 주도하는, 네팔에서 상류층에 속하는 3만명 규모의 청년모임이었지."한국에서 유학을 하고 한국인 여성과 결혼을 해 우리 문화에 아주 밝은 희라 카르키 그린네팔 회장은 여행 내내 조 이사장의 인생철학과 언행을 눈여겨보고 같은 해 한국으로 날아왔다. 조 이사장을 찾아온 그는 대뜸 네팔 오지에 학교를 짓는 사업을 제안했다.조 이사장은 여행 멤버들에게 이 같은 뜻을 전달했다. 신기하게도 다들 기뻐하며 만장일치로 동참을 결정했다.조 이사장을 비롯해 다들 인생 2막을 고민하던 때, 김포한네연은 그렇게 출발했다. 사전 준비작업을 마친 김포한네연 회원들은 이듬해 네팔로 가서 협약을 맺고 첫 삽을 떴다. 안나푸르나지역 디딸마을에 첫삽작년까지 초·중등 과정 3곳 준공 조 이사장이 우선 1천만원을 쾌척하고 나머지 1천500만원을 후원받아 기초공사가 진행됐다.학교를 하나 짓는 데는 2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됐다. 교육이 이뤄지는 건물을 짓고 나면 화장실과 보건실, 축대, 운동장 등 부대시설을 하나하나 갖춰가는 방식이었다. 김포한네연은 학교명을 '교육관'이라 칭했다. 만들어진 순서대로 숫자를 갖다 붙였다. 2011년께 카스키도 안나푸르나지역 디딸마을에 제1교육관이 만들어진 후 2015년 지진피해를 겪은 카트만두 고커루나지역에 제2교육관을, 그리고 지난해 12월 카스키도 마차푸차레지역 카다르정마을에 제3교육관을 차례로 준공했다. 제1교육관은 초등학교 과정, 제2~3교육관은 초등학교와 중학교 과정을 운영하는 학교였다.학교만 만들어준다고 끝나는 게 아니었다. 네팔 정부는 설립 후 2년 동안 운영해줄 경우 학교를 정부에서 운영하겠다고 제안했다. 그전까지는 김포한네연에서 교직원 인건비와 학교 구성원 식사·간식비 등으로 매월 75만원의 운영비를 지원했다.그러던 2013년 김포한네연은 마을학교가 자립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자는 데 뜻을 모았다. 2013년 말 이들은 디딸마을을 찾아 염소와 양 100쌍을 지원했다.김포한네연은 학교 설립사업 외에도 네팔에 온정을 아끼지 않았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할 때마다 봉사단을 조직해 네팔행 비행기를 탔다. 염소·양 지원 등으로 자립도 도와학생수술·지진피해 복구까지 관심"아이들 해맑은 웃음선물에 행복" 디딸마을 학생의 척추수술비를 내주거나 자매학교에 복사기와 앰프, 학용품, 의약품 등을 전달하기도 했다.2015년에는 대지진 피해지역에 텐트 20동과 침낭 100개, 구급약 등을 들고 찾아가 복구작업에 힘을 쏟았다.학교사업차 네팔에 가게 되면 보통 7박 9일 일정이었는데 워낙 오지여서 한번 방문에, 한 학교 학생들만 만날 수 있었다. 배 이사는 "가면 아이들 옷은 다 찢어지고 가방도 너덜거리는데 그렇게 해맑을 수가 없다"며 "아이들 손을 잡으면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해맑은 웃음을 내게 선물하는데 그걸 떠올리면 한국에 와서도 내내 행복했다"고 말했다.김포한네연은 현재 수도권 각지 회원이 매월 둘째 수요일 저녁에 회의를 연다. 창립 이래 단 한 번도 회의를 거른 적이 없어 얼마 전 120차 월례회의를 마쳤다. 다시 말해, 10주년을 맞은 것이다. 외부에 알리지 않고 조촐하게 행사를 치른 조 이사장은 "안나푸르나에 등반을 하러 가는 전 세계 산악인들은 영어와 한글로 쓰인 '김포한네연' 이정표를 계속 볼 수밖에 없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10년의 큰 뜻을 이룬 그의 눈이 사무실 벽면의 대형 히말라야 그림을 향했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지난해 12월 네팔 카스키도 마차푸차레지역 카다르정마을에서 제3교육관 준공식을 갖고 있는 김포한네연 회원들.조덕연 김포한네연 이사장과 배영애 총괄이사. /김포한네연 제공네팔 카스키도 안나푸르나지역 디딸마을 2천300m 고지에 건립된 제1교육관 기초공사 과정.건물 준공 후 김포한네연의 도움으로 옹벽을 보강하고 있는 네팔 카스키도 마차푸차레지역 카다르정 마을의 제3교육관.네팔의 한 자매결연 학교 학생들과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는 조덕연 김포한네연 이사장.네팔 카스키도 마차푸차레지역 카다르정마을에 건립된 제3교육관 관계자들에게 학용품을 건넨 뒤 기념촬영하고 있는 조덕연(오른쪽에서 세번째) 김포한네연 이사장과 부인인 배영애(오른쪽에서 다섯번째) 총괄이사.

2018-11-25 김우성

[이슈&스토리]술취한 운전대 '살인의 책임'을 묻다

"저희는 그저 상식이 통하는 사회, 나라다운 나라, 국민이 보호받고 국민이 의지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다 싶어 이 일을 하고 있는 것 뿐입니다." 지난 9월 25일 새벽 부산 해운대구의 한 보행로에 서 있던 윤창호(22)씨가 혈중 알콜농도 0.134%의 만취 상태로 운전하던 박모(26)씨의 승용차에 치였다. 사고 직후 윤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뇌사에 빠졌고, 사고 46일 만인 지난 9일 끝내 숨을 거뒀다. 지난 9월 16일 오전 0시 43분께 성남 분당 판교역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이모(62)씨와 강모(38)씨를 외제 승용차가 덮쳤다. 이씨는 현장에서 숨을 거뒀고, 강씨는 양쪽 다리와 어깨를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된 승용차 운전자 박모(26)씨의 혈중 알콜 농도는 0.098%(면허 정지 수준)로 나타났다. 부산과 성남에서 발생한 안타까운 음주사고 사망 사건의 유족들과 친구들은 일명 '윤창호법'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올 상반기 적발 교육생 8만2천명 전국 '사고 상위30'중 경기·인천 평택·수원남부 등 13곳 차지 '오명' 재범률 42%… 관련사고 잇따라#'음주운전=살인행위' 이들이 말하는 '윤창호법'의 취지는 그간 의례적 표현으로 사용되던 '음주운전=살인행위'를 규정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음주운전 적발을 3회에서 2회 위반으로 바꾸는 것과 음주운전 수치 기준을 혈중 알콜 농도별 심신 변화에 따라 강화하고, 사망에 이르게 할 경우 '살인죄에 준해 처벌한다'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 조항의 개정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정치권은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 대표발의로 지난달 22일 특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내놨다. 주요 내용은 특가법 제5조의11(위험운전 치사상)의 음주 또는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자동차(원동기장치자전거를 포함)를 운전해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는 현행 조항을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강화하는 것이다.#음주사고의 높은 재범률과 치사율 지난 2013~2017년 5년간 음주사고 재범률은 42.5%로 집계됐으며, 3회 이상 만취 상태로 차를 몰다 사고를 낸 비율도 16.6%에 달했다. 치사율도 전체 사고 치사율보다 15.8%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인지역은 음주사고 상위 30개 지역 중 13곳을 차지하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2015~2017년 3년간 경찰서 관할 기준 서울 강남경찰서(879건)이 가장 많았고 이어 평택경찰서(837건), 수원남부경찰서(820건) 순이었다. 6~15위 안에도 시흥경찰서(708건), 화성동부경찰서(705건), 일산동부경찰서(705건), 안산단원경찰서(681건), 인천남동경찰서(677건), 용인동부경찰서(672건) 등 6곳이 이름을 올렸다. 경찰은 현행 단속 기준인 혈중알콜농도 0.05%를 0.03%로 강화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연말 이동식(게릴라식) 단속을 통해 음주사고 예방 노력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법 당국의 엄벌주의 사법 당국도 엄벌주의를 채택하는 추세다. 수원지법 형사3단독 차주희 판사는 지난 21일 혈중알콜농도 0.205% 만취 상태로 차량을 몰다 주차된 차량 2대를 파손한 혐의(도로교통법 음주운전)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6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차 판사는 "반성의 기미가 없고, 경찰에서도 진술을 수차례 번복하는 등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판시했다. 차 판사는 이날 선고를 앞두고 피고인석에 서서 진지하게 반성하며 차량을 완전히 처분했다는 반성문을 제출한 음주운전자들에게는 '법규 준수'를 강조하며 집행유예나 벌금형을 선고했다.#17년 걸쳐 음주운전 3차례 적발된 공무원 음주운전 삼진아웃 제도에 걸린 공무원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최초 음주운전 적발부터 삼진 아웃까지 걸린 시간은 17년이었다. 김모(47)씨는 지난 7월 27일 오후 10시 25분께 화성 동탄의 한 도로에서 혈중알콜농도 0.180%의 술에 취한 상태로 자신의 승용차를 몰다 신호를 위반해 송모(33)씨가 몰던 화물차를 들이받아 운전자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김씨는 2007년 4월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돼 벌금 70만원을 선고받았고, 2011년 10월에도 술에 취해 운전을 하다 벌금 250만원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었다. 수원지법 형사2단독 이성율 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상),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80시간을 명령했다.法, 징역형·법정구속 '엄벌추세' 文정부 음주운전 특별사면 제외 사망사건 1→5년이상 징역 상향 투아웃제등 담긴 '윤창호법' 추진 #음주운전 삼진아웃 음주운전 삼진아웃 제도는 상습적인 음주운전을 예방하고 가중처벌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형사상 삼진아웃과 행정상 삼진아웃으로 나뉜다. 법령상 근거는 2001년 6월 30일 개정된 도로교통법이다. 행정상 삼진아웃은 음주운전으로 2회 이상 운전면허 행정처분(정지 또는 취소)을 받은 사람이 다시 음주운전(혈중 알콜 농도 0.05% 이상)으로 적발되면 운전면호를 취소하고 2년간 운전면허 시험에 응시 자격을 박탈하는 제도다. 형사상 삼진아웃은 상습 운전자에게 형사 처벌을 강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로 3년 내 2회 이상 음주운전을 한 전력자가 재차 적발될 경우 혈중 알콜 농도 0.05% 이상이면 '무조건 구속 수사하도록 하는 개념을 도입한 수사 지침'이다. 상습적인 음주운전 사범의 경우 면허 결격 기간도 달라진다. 1~2회 적발 시 1년간 운전면허 취득 자격이 박탈되지만, 삼진아웃의 경우 2년간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없게 된다. #'음주운전'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꼬리표 사면을 받더라도 범죄전력이 사라지지 않는다. 음주운전 기록 자체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생계를 위해 운전대를 잡아야 하는 사람들에게 면허취득 결격 기간을 소멸시키는 데 그치기 때문이다. 음주운전자에 대한 특별사면도 문재인 정부에서는 사라졌다. 지난해 12월 30일 문재인 정부의 첫 특별사면에서 운전면허 정지·취소 등 행정처분 대상자 165만여명에 대해 벌점을 삭제하거나 면허 정치·취소 처분을 면제했지만, 음주운전자는 단 한 차례 위반했더라도 감면 대상에서 제외됐다. 음주운전 특별사면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광복 70주년 특별사면'이 마지막이었다. 단 1회 음주 단속에 적발된 음주운전자 23만여명에 한해 벌점 삭제와 행정처분 감면이 이뤄졌다.#부끄러운 음주운전 교육생 숫자 올해만 8만2천명 음주운전 적발에 따른 도로교통공단 음주운전 교육생 수는 올해 상반기 전국 8만2천228명, 경기·인천 2만1천730명으로 집계됐다. 이 추세로 연말까지 이어지면, 지난해(전국 16만8천395명, 경기·인천 4만4천910명)와 비슷한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음주운전 교육시간은 위반 횟수에 따라 교육 이수가 달라진다. 강민수 도로교통공단 교육관리처 대리는 "마지막 적발일을 기점으로 5년 내 1회차는 6시간, 2회차는 8시간, 3회 이상은 16시간 동안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철승 법무법인 정상 변호사는 "최근 지침이 강화되면서 음주운전 3회 이상 적발 시 원칙적으로 실형을 선고하고, 극히 예외적으로 집행을 유예하는 추세"라며 "사면 전력도 포함되기 때문에 음주 상태로 운전대를 잡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 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아이클릭아트지난 9월 4일 수원시 이의동 신분당선 광교중앙역 인근에서 술에 취해 자가용 SUV를 몰던 권모(37)씨가 버스전용 지하차도로 추락했다. /경기소방재난본부 제공음주운전 단속 중인 경찰. /경인일보 DB

2018-11-22 손성배

[인터뷰… 공감]KS우승컵 선물하고 떠난 트레이 힐만 前 인천 SK와이번스 감독

"땡큐, 힐만~".벌써 2년 전 일이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다. 미국 텍사스로 향하는 항공편에 몸을 실었다. 그는 멀리 인천에서 온 손님들을 따뜻하게 집으로 맞이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대화를 나눴다. 기대는 확신으로 바뀌어 갔다. 그렇게 3시간이 훌쩍 지났다. 그는 일어서려는 손님들을 붙잡았다. 저녁 식사로 바비큐를 손수 대접했다. 격의 없는 대화가 3시간이나 더 오갔다. 그가 두꺼운 파일 2개를 건넸다. 진지하게 팀을 고민한 흔적들이 녹아 있었다. "그게 '변화'의 첫 시작이었죠." 류준열 인천 SK 와이번스 대표이사는 2년 전 트레이 힐만 감독과의 첫 만남을 이렇게 기억했다.포스트시즌 개막 전 힐만은 고향에 있는 노부모를 돌보기 위해 아쉬운 작별을 고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 승리까지 포기한 것은 아니었다. 류 대표는 "미국으로 돌아가는 힐만 감독이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한국시리즈) 우승의 열망이 강한 것 같다"고 했었다.힐만 감독은 SK를 2년 연속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다. 그 원동력은 '소통'의 리더십이었다. 더그아웃에 크고 작은 변화가 일었다. '소통'을 중시하는 미국 스타일의 자연스러운 스킨십이 생겨났다. 힐만 감독은 격의 없이 선수들을 대했다. 농담도 자주 건네고 짓궂게 장난도 쳤다. SK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젊은 선수들이 이런 변화에 잘 녹아들었다.힐만 감독은 지난 16일 출국을 앞두고 열린 15일 감독 이·취임식 간담회, 경인일보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우승 소감과 2년 간의 소회를 피력했다. 그는 "한국 선수들과 관계를 형성하는 데 생각보다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면서 "내가 다가서면 (SK 감독을 맡기 전에 경험한 미국·일본 선수들 보다) 더 빠르게 다가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SK가 공을 들여 키워오던 장타력을 갖춘 선수들도 '믿음'을 기초로 한 힐만의 야구 철학에 힘입어 급성장한다. SK의 차세대 거포 한동민이 대표적이다. 포스트시즌 들어 극심한 부진을 겪은 그는 "고개를 못 들고 다닐 정도였다"고 했다. 하지만 힐만 감독은 그를 믿었다. 결국, 한동민은 플레이오프에 이어 한국시리즈 마지막 경기에서도 승부의 쐐기를 박는 결승 홈런을 터뜨리며 힐만의 기대에 부응했다. 두 경기는 모두 한국 야구사에 남을 명승부였다. 힐만 감독이 꽃피운 '홈런 군단' SK는 통산 네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이른바 '제2의 왕조시대'를 활짝 열었다. 그리고 힐만 감독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군 KBO 리그 최초의 외국인 사령탑으로 인천 시민은 물론 한국의 모든 야구팬에게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그는 "2년 동안 모든 순간이 행복했고 뜻깊은 시간을 만들 수 있었다"면서 특히 "지난 3주 동안의 시간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환상적이었다"고 말했다.무엇보다 힐만 감독은 선수들을 각별히 대했다. 결코, 무리하게 선수를 기용하는 법이 없다. 당장 눈앞의 승부에 집착해 선수를 혹사하지 않았다. 힐만 감독은 시즌 초 왼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하고 2년 만에 복귀한 에이스 김광현과 관련한 네 가지 관리 매뉴얼을 제시한 바 있다. ▲선발 등판 후 24~48시간 내 팔꿈치 상태와 피로 등 체크 ▲투구 수와 이닝 수 관리 ▲팔꿈치에 무리가 가는 직구 구속과 평균구속의 차이 확인 ▲얼마나 힘겨운 이닝을 소화하고 내려왔느냐 등이다. 이를 통해 김광현의 성공적인 복귀와 포스트시즌 호투를 이끌어 냈다.힐만 감독은 "김광현이 올 시즌 복귀해 잘 해줬다. 득점 지원이 부족하거나 특정 이닝에 투구 수가 많아지면 결과가 안 좋았던 적도 있지만, 부상으로 한 해를 거른 것을 고려한다면 기대 이상으로 좋은 시즌을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힐만 감독의 야구는 그라운드 밖에서도 빛이 났다. 그는 소아암으로 투병 중인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머리카락을 일부러 길렀다. 힐만 감독을 따라 김광현도 시즌 초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른 뒤 길렀던 머리카락을 잘라 기부했다. SK 선수들의 헌혈 행렬도 이어졌다. 힐만 감독은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여름에는 산타클로스 복장을 하고 소아암을 앓고 있는 김진욱(11) 군의 학교를 직접 찾아가는 깜짝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건강한 모습으로 플레이오프 6차전에서 시구를 했던 김군은 이·취임식에서 떠나는 힐만 감독에게 감사의 꽃다발을 건넸다. 힐만 감독은 팬서비스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그는 "승리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팬들에게 SK는 야구를 정말 열심히, 재미있게 한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이러한 모습을 통해 수도권에 있는 타 팀 팬과 심지어 축구팬들도 야구장에 오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프로야구 선수들은 팬들이 있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은 맞다"면서 "하지만 내성적인 선수들도 있고, 가족과 보다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는 선수들도 있다. 팬들도 배려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끝으로 힐만 감독에게 물었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계기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SK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냐고. 지체 없이 '변화'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힐만 감독은 "이번 우승은 모두가 하나가 되었기에 가능했다"며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염경엽 신임 감독에 대해서도 "소통에 탁월한 능력을 갖췄다. 선수들을 잘 이끌어 나갈 것"이라며 깊은 신뢰를 보냈다. 힐만 감독은 홈 팬들에게도 "그저 감사하다는 말 밖에 드릴 말씀이 없다. 언제나 보여주었던 열정적인 응원과 지지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글/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 사진/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트레이 힐만 감독은?▲ 미국 텍사스주 애머릴로(1963년 출생)▲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선수(1985년 입단)▲ NPB 니혼햄 파이터스 감독 (2003~2007년 10월)▲ 캔자스시티 로열스 감독 (2007년 10월 ~ 2010년 5월)▲ LA 다저스 코치 (2010년 11월 ~ 2013년 10월)▲ 뉴욕 양키스 어시스턴스 코치(2014년)▲ 휴스턴 애스트로스 벤치 코치 (2015~2016년)사진/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트레이 힐만 전 SK 와이번스 감독(왼쪽)이 박남춘 인천시장으로부터 명예 시민증을 받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트레이 힐만 전 인천 SK 와이번스 감독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 경기를 우승으로 이끈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산타클로스 복장을 하고 소아암 어린이가 다니는 학교를 찾아간 힐만 감독. /SK 제공/연합뉴스

2018-11-20 임승재

[우리시대의 품앗이人(K-Pumassian)]최준회 양주백석高 운영위원장

학교 최초 '교장공모제' 심사에 참여마을교육경제공동체 조합 설립 주도'청소년 인재 육성' 여건 조성 기대감"요즘 지역사회가 학생들의 넓은 배움터가 되면서 학부모의 역할도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양주백석고등학교 운영위원회 최준회(52)위원장은 "학부모는 학부모이자 자녀의 배움터인 지역사회 일원으로서 청소년교육을 위해 학교운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최 위원장은 지난 2016년부터 현재까지 백석고 학교운영위를 이끌며 학교의 요구를 지역사회에 반영하고 지역사회의 의견을 학교에 전달하는 가교역할을 해오고 있다. 그에게 지난 3년은 '한 아이를 가르치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마을교육공동체'를 실천하기 위해 동분서주한 시간이었다.최 위원장의 역할이 빛을 발한 건 지난해 이 학교에 처음으로 '교장 공모제'가 시행됐을 때다. 교장을 공모를 통해 뽑기는 처음이었기에 학교나 학부모 모두 막막하기는 마찬가지였다.그는 학부모를 대표해 도교육청이 주최하는 교장 공모제 심사역량 강화 연수에 참가해 필요한 준비교육을 받고 심사절차를 숙지했다. 이를 통해 학생과 학부모, 지역사회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내기 위해 심사에 공정을 기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올해는 평소 그려오던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마을교육공동체를 관리하고 운영할 조직을 만드는 일에 뛰어들었다. 최 위원장은 '양주백석고 마을교육경제공동체 사회적협동조합' 설립을 주도했다. 조합에서는 학부모와 교사를 비롯한 지역의 교육주체들이 공동체 교육에 참여하고 이를 위한 공동기금을 조성해 필요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조합 설립으로 백석고 학생을 비롯해 지역 청소년들이 양질의 마을교육을 체험하고 이를 통해 지역의 인재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여건 조성이 가능하다는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이와 관련 최 위원장은 "이제 아이들의 교육을 학교에만 맡기던 시대는 지났다"며 "자녀들에게 좋은 교육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학부모와 지역사회가 교육에 동참해 학교와 함께 실질적인 교육혁신 노력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양주/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최준회 위원장은 2016년부터 양주백석고 운영위원회를 이끌며 학부모들과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펼쳐오고 있다. 사진은 환경정화 캠페인 모습. /양주백석고등학교 운영위원회 제공

2018-11-19 최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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