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경기)

[인터뷰… 공감]'국토정보 플랫폼 사업' 이끌고 있는 현남위 LX 경기지역본부 국토정보사업 처장

인공 지능(AI), 사물 인터넷(IoT),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모바일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경제·사회 전반에 점차 융합되면서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플랫폼 구축이 갈수록 중요시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지식정보기술을 매개체로 한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하는 중계자가 아직까지 부족한 상황이다.또한 지능정보기술이 인간의 신경망처럼 도시 구석구석까지 깔리기 위해서는 생산과 제조에 앞서 공간정보 구축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이와 관련한 사업은 아직 초창기나 다름없다.그나마 한국국토정보공사(LX)가 가상공간과 물리적 공간의 경계가 희석되는 디지털 혁명 기반의 기술융합 시대를 발 빠르게 준비하고 있을 뿐이다.#공간구축의 필요성은?건물·도로등 도시 인프라 효율적 관리'공공데이터' 활용해 새로운 가치 창출LX는 지난 2004년부터 공간정보를 신규사업으로 정해 기술발전을 대비해 왔고, 지난 2015년에는 사명까지 바꾸며 지적사업에서 국토정보사업으로 업무영역을 확대, 4차 산업혁명의 중간자 역할과 기초자 역할을 하고 있다.그 중심에는 현남위(58) LX 경기지역본부 국토정보사업 처장이 있다. 1985년 공사에 입사해 30여년간 지적 사업과 더불어 국토정보 사업을 최일선에서 이끌어 왔다.지난해부터는 지역본부 전체 국토정보사업분야 회장을 맡아 스마트사회를 선도하는 국토정보 플랫폼 사업의 나아갈 방향을 안내하고 있다.이를 위해 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공간과 정보를 아우르는 여정'으로 정한 뒤 국가공간정보체계 구축 지원과 공간정보·지적제도 연구개발 및 지적측량 수행 등을 통해 국가발전에 이바지하는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현 처장은 "미지에 대한 두려움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보다 훨씬 크지만 바로 이런 거대한 두려움 속에 거대한 기회가 숨어있다"면서 공간구축의 힘든 여정을 단편적으로 토로했다.하지만 그는 공간 구축의 어려움보다는 성과가 더욱 크다고 설명했다.지난해 판교 자율주행 공간정보플랫폼 구축, 정부 및 지자체와 협업을 통한 3차원 지하공간통합지도 작성 등을 추진한 현 처장은 "남들이 가보지 않은 길이라고 해서 반드시 모두 험난한 가시밭 길이라는 법은 없고, 남들이 열어보지 않은 문이라고 해서 꼭 잠겨 있으리라는 법도 없다"고 강조했다.그는 "건물, 도로, 철도, 항만, 지하 등 도시의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공공데이터를 수집 활용함으로써 도시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조언한 뒤 "'디지털 트윈' 전담기관으로 국가 '스마트시티' 분야의 교두보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트지털 트윈'은 컴퓨터에 현실 속 사물의 쌍둥이를 만들고, 현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함으로써 결과를 미리 예측하는 기술이다. 디지털 트윈은 제조업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특히 현 처장은 그동안 아날로그 방식으로 구축된 국토 정보를 디지털 방식으로 변환하는 데 힘쓰고 있다.그는 "자율자동차 등 첨단 기술이 우리의 삶에 깊숙이 파고 들수록 보다 정밀한 측량 정보가 필요하다"면서 "미래에는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가 변하는 정보까지도 공간정보에 담길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그러면서 그는 지난해 정밀측량을 통한 공간정보구축 사업을 소개했다.현 처장은 "지난해 정밀측량을 통한 품질관리사업으로 최신 3D기술을 적용한 의정부 경전철 안전성 검증사업과 수원시 3차원 지하공간통합지도 제작 등을 실시했다"고 밝히면서 "현재 LX 경기지역본부는 단순 수치화됐던 정보를 위치기반과 입체화하는 정밀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그는 "지적기반의 철도 연결용지도면 작성과 한국철도시설공단 용지매입을 위한 용지도면 작성 및 시스템고도화 작업, 국가지점번호 검증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중 국가지점번호 검증사업은 산, 들, 바다 등 건물이 없는 지역의 위치를 쉽게 표시·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국가적으로 통일된 위치표시 개념으로 특정 지점마다 고유번호가 부여된다. 전 국토와 인접 해양 지역의 위치안내 및 표기방식이 통일되면 각종 재난 재해 등 긴급상황 발생 시 신속한 대응 및 대국민 생활위치 안내서비스 등이 제공될 수 있게 된다.#3기 신도시 정보도 준비하고 있나토지보상업무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공간정보구축' 나설 계획 세우고 있어현 처장은 정부의 3기 신도시 발표 지역의 공간정보도 준비하고 있다.그는 "각종 도시개발사업에서 토지보상업무가 원활하게 진행되기 위해선 개발지구 내 편입되는 토지, 건축물, 지상공작물 등의 조사와 지구관리를 위한 지적기반의 중첩 제작 업무가 중요하다"며 "따라서 3기 신도시 역시 효율적인 토지보상업무지원을 위해 공간정보구축에 나설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문화재 조사 및 복원에도 앞장서고 있는 그는 "문화재가 있던 지역의 공간을 옛 문헌 등에 게재된 모습을 구현해 공간을 구축하다 보면 그동안 미처 몰랐던 새로운 사실이 발견될 때가 있다"면서 "또한 문화재를 공간화(입체화) 해 놓으면 향후 소실 시에도 원모습을 복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문화재 조사도 앞장서고 있는데작년, 화성 융건릉·수원화성등 '공간화'향후 소실시에도 원모습으로 복구 도움지난해 LX 경기지역본부가 공간을 구축한 문화재는 화성 융건릉과 수원화성, 남양주 홍유릉 등이다.현 처장은 그동안 공간구축 사업을 이끌어오면서 인력양성 문제에 대한 필요성을 가장 많이 느꼈다고 토로했다.그는 "우리나라 국토에 대한 정보가 갈수록 지적에서 공간정보로 바뀌고 있는데 기술 개발에 맞춰 변화를 이끌어갈 만한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이에 LX 자체에서도 국토정보 및 공간정보전문가 양성을 전략 목표 및 과제로 정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또 급변하는 기술에 맞춰 직원 교육의 중요성도 피력했다. 현 처장은 "LX 경기지역본부에는 현재 '공간정보누리단'이란 직원 소통 공간이 존재한다"며 "매 분기마다 직원 대상으로 국토정보업무 및 마케팅 수행 관련 자문 활동과 자율주행자동차 등 최신 트렌드 공유, 공간정보 사업 전략적 공유를 통한 미래전략 콘텐츠 등에 대해 교육하고 있다"고 말했다.공간정보와 관련한 해외 공무원 등에 대한 기술도 공유하고 있다. 지난해 LX 경기지역본부에 다녀간 국가 공무원은 키르기스스탄공화국 국가등록청 산하 지적공무원과 튀니지 지적공무원, 탄자니아 토지주택개발부 대표단 등이다. 이들은 경기지역본부를 방문해 한국의 토지행정 시스템 운영 프로세스와 구축현황 등을 직접 확인하고 국내 다양한 공간정보기술을 배워갔다.그는 "일부 다른 나라의 경우 공간 정보뿐만 아니라 기본이 되는 지적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구축돼 있지 않다"며 "이에 LX는 이들 국가에 측량제도, 측량장비, 공간정보 분야 기술 및 시스템 활용 등에 대한 기술을 집중적으로 교육해주면서 한 단계 빠른 지역별 맞춤 공간 구축에 돌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마지막으로 그는 "용감하게 손을 내밀어 눈앞의 문을 열어젖힌다면 세상의 많은 문이 잠긴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열려 있음을 알게 된다"고 조언하며 새로운 도전과 다가올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공간구축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글/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 사진/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현남위 LX경기지역본부 처장은?▲ 1961년 8월 출생 ▲ 1980년 대구 대건고등학교 졸업 ▲ 1985년 대한지적공사 입사▲ 1987년 명지실업전문대학교 졸업 ▲ 2015년 한국국토정보공사 경기지역본부 사업단장▲ 2016년 2월 경기대학교 행정·사회 대학원 졸업 ▲ 2016년 2월 한국국토정보공사 경기지역본부 공간정보사업처장▲ 2019년 1월 경기지역본부 국토정보사업처장▲ 2010년 안양시장(표창장)▲ 2012년 국토부장관상(표창장)▲ 2017년 LX사장장(우수장)현남위 LX 경기지역본부 국토정보사업 처장이 경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디지털 공간정보구축의 중요성과 맞물린 LX의 역할과 비전을 강조하고 있다.현남위 LX경기지역본부 국토정보사업처장(가운데)이 3D측량 작업 현장을 찾아 직원들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LX경기지역본부 제공현남위 LX경기지역본부 국토정보사업처장(가운데)이 지난해 열린 판교자율주행모터쇼에 참석한 모습. /LX경기지역본부 제공

2019-03-05 김종찬

[우리시대의 품앗이人(K-Pumassian)]오산시 '오나리 야학'

중·고등 검정고시 필수과목 가르쳐대부분 60대 이상 '학업의 꿈' 펼쳐 "어르신들 대학 입학땐 희열 느껴""배움의 열정을 가진 이웃을 도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기쁨입니다."인구 22만의 오산시는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교육도시다. 우수한 학교, 좋은 학원만이 있어서가 아니다. 온 마을이 함께 배우고 그 학습 경험을 통해 다른 사람을 가르치며, 교육의 선순환을 구현해냈기 때문이다. 도시 곳곳에 배움터가 있고, 내 이웃 중에 스승이 있다. 이에 곽상욱 시장이 오산시를 '교육도시'라 명했고, 우리도 오산시를 그렇게 부른다.이런 오산시에는 유명한 야학(夜學)도 있다. 바로 오산시청 공무원들이 주축이 돼 만든 '오나리 야학'이다. 지난 2006년 문을 열어, 6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특별한 졸업시기나 기간이 있는 것은 아니다. 공부를 하다 중·고등검정을 통과하면 그게 바로 졸업이 된다. 나이 제한은 없지만, 학생 대부분은 60대 이상이다. 젊은 시절 집안 형편이나 생계 등의 문제로 학업의 꿈을 이루지 못했던 사람들이, 매일 밤마다 모여 국어·영어·수학 등을 배운다. 교복만 입지 않았을 뿐 영락없는 학생이다.'오나리 야학'의 교장을 맡고있는 유창현 오산시 전략사업팀장은 "공무원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매일 밤 과목별 수업을 한다. 외부 지원도 없는 자발적 봉사다"라고 설명했다. '오나리 야학'은 13년 전 홍휘표 전 오산시 국장(정년퇴직)의 권유에서 시작됐다. 배움에 대한 갈증이 있는 이웃을 공무원들이 선생님이 돼 가르쳐 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후배 공무원들에게 제안했고, 야학의 출발점이 됐다. '오나리 야학'은 검정고시에 필요한 6개 과목을 수업한다. 수학은 김영택 교통과장, 영어 심흥선 환경과장, 국어 최성임 일자리정책과 주무관, 사회 천상준 희망복지과 주무관, 국사 이세영 가족보육과 주무관, 과학 유창현 미래사업과 전략사업 팀장 등이다. 이들은 소중한 자신의 저녁 시간을 아낌없이, 야학 학생들을 위해 내놨다. 소득은 바로 '보람'이다. 영어 한 단어, 수학 공식 하나 알지 못했던 어르신들이 중·고등 검정을 넘어 대학에 입학할 때만큼 큰 희열은 없다. 지난해 4월에 실시 된 중학교 졸업학력 검정고시에서는 경기도 내 최고령 합격자인 박창례(81·여) 씨를 배출해 내기도 했다. 박씨는 1938년생으로 해방과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공부할 기회를 잃었지만, 배움에 대한 열망으로 공부를 시작해 초등학교 졸업학력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몇 차례 도전 끝에 중학교 학력을 인정받는 꿈을 이뤘다.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교사 자신들도 공부를 해야 한다. 공무원들인 야학 교사들은 시간을 쪼개, 공부에 여념이 없다. "승진 노력을 그렇게 해봐라"는 동료들의 농담도 있지만,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람 덕에 수업준비가 마냥 즐겁기만 하다.유창현 팀장은 "오나리 야학이 배움의 기회를 얻지 못한 많은 분들에게 더 큰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 야학을 통해 인생과 세상을 더욱 넓고 크게 보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산/김태성기자 mrkim@kyeongin.com오나리 야학에서 자발적 재능 기부를 하는 오산시청 공무원 교사가 노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하고 있다. /오나리 야학 제공

2019-03-04 김태성

[FOCUS 경기]중국 린이시에 지역 中企상품 전시·판매 '군포관' 설립 물꼬

베이징-상하이 가운데… 상업·물류 중심 성장군포시, 일회성 교류행사 넘어 '상설시설' 논의입주·세금·인테리어 지원 파격 혜택 제안받아한대희 시장, 전시장 위치 등 소통 통해 협상도"구두 합의된 부분, 정식계약으로 빠르게 추진"군포시가 지난달 25~28일 자매도시인 중국 린이시를 방문해 린이시·산동란화그룹(이하 란화그룹)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관내 중소기업의 판로 개척과 현지 진출을 위한 물꼬를 텄다. 그동안 물류박람회 참여 등 일회성 교류 정도로 그쳤던 것과 달리, 이번 방문은 장기적으로 관내 업체들이 해외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코자 실무 논의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가다. 더욱이 양측이 긍정적인 메시지를 교환하며 기업교류를 위한 사실상 첫발을 내디뎠다는 점은 적잖은 성과로 남았다. 하지만 이번 방문이 장밋빛 환상으로 그치지 않도록 추진 단계에서 구체적인 논의와 협상을 동반해야 하고, 향후 운영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을 면밀히 분석한 뒤 이에 따른 대응 매뉴얼도 갖춰야 한다는 점은 풀어야 할 과제다.# 일회성 행사 NO… 실무 교류에 방점이번 방문은 린이시 내 란화그룹이 운영하는 수입품 전시장에 군포 업체들의 상품을 전시·판매할 수 있는 '군포관' 개설 여부를 논의코자 추진됐다. 린이시는 입주비 한시적 면제, 세금 우대, 인테리어 무료 제공 등의 조건을 제시하며 군포 관내 업체들의 입주를 제안했고, 군포시는 방문단을 꾸려 현지 상황 점검에 나섰다.중국 산동성 동남부에 위치한 린이시는 면적이 1만7천184㎢, 인구는 1천200만명에 달해 규모 면에서 경기도와 비슷한 수준이다. 증자·순자·제갈량·왕희지·안진경 등 명인들을 배출해 예로부터 역사·문화적으로 유서가 깊은 도시인데다 동쪽으로는 중국 내 최대 항구도시 중 하나인 청도와 고속도로로 연결되고 남북으로는 베이징과 상하이의 중간에 위치하는 지정학적 위치의 장점을 활용해 현재 상업·물류도시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중국 전역뿐 아니라 향후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교두보 역할이 기대되며, 현재 추진 중인 국내 직항 항공편이 추가될 경우 린이시의 물류산업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시는 지난 2012년 린이시와 자매결연을 맺은 이후 지속적으로 교류를 이어왔지만, 물류박람회 참가 등 일회성 행사에 참여하는 수준에 불과했다.이번 방문을 앞두고 한대희 시장은 더 이상의 형식적 방문은 지양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따라 실무 협의에 방점을 찍고 중소기업유통센터·군포상공회의소·군포시여성경영인협의회 관계자를 방문단에 포함했으며, 관내 5명의 중소기업 대표들도 초대해 함께 중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우려에서 희망으로…기대감 높인 방문중국시장 진출은 중소기업 대표들에게 분명 매력적인 일이지만, 불확실성에 따른 위험 부담이 뒤따르는 게 사실이다. 수출에 따른 관세 등 세금 문제, 언어 장벽, 물류 배송 시스템 등 고려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고 무엇보다 린이시의 인지도가 국내에서 높지 않다는 점도 염려스러운 부분이었다. 실제 방문단에 포함된 기업 대표들조차 대다수 '기대반 우려반'으로 참가했을 정도였다.하지만 이번 방문에서 간담회를 비롯해 연이은 만찬 자리에서 린이시 측이 다양한 혜택을 약속하며 적극적인 구애 작전을 펼치자 방문단의 우려는 점차 기대감으로 바뀌었다. 린이시·란화그룹 측은 군포시 입주기업에 한해 3년간 입주비를 받지 않고, 부가세·기업소득세·토지사용세 등도 2~3년간 면제해 주겠다고 제안했다. 인테리어도 무료로 제공하고 수도비와 전력비 등 기본 관리비만 받겠다고 밝혔다. 특히 전시장뿐 아니라 보세창고(수입절차를 마치지 않은 물품보관창고로 관세 등이 부과되지 않는 특전이 있음)를 활용해 세금을 대폭 낮춰주겠다는 파격적인 제안도 내걸었다. 인민정치협상회 부주석을 맡고 있는 이종도 린이상성관리위원회 주임은 "통관 수속 없이 보세창고를 통해 상품을 보관했다가 직접 발송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 그러면 세금 등의 비용을 상당히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에 대해 조규성 비오비네이처(주) 대표는 "위생허가 받는 데만 길게는 1년까지도 걸리는데, 이는 급변하는 화장품 시장에서 트렌드를 맞추기 불가능해 수출에 어려움이 있는 구조"라며 "린이시의 제안대로 보세창고를 활용하게 된다면 이는 실로 놀라운 혜택"이라고 설명했다.란화그룹이 운영하는 사업 현장을 직접 둘러본 뒤 방문단의 기대감은 더욱 높아졌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 등과 연계를 진행하고 있는 부분이 특히 기업인들을 매료시켰다. 봉정하 (주)포커스 대표는 "전시장 입주만 놓고 보면 확신이 서지 않지만, 부가적으로 제공되는 혜택들을 살펴보면 분명 매력적"이라며 "우리 업체들이 중국의 전자상거래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도록 세부 논의가 진행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교류 협상에도 '소통' 접목한 시장은 민선 7기 취임 이후 시민들의 참여와 소통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특히 기업인들과는 초청과 방문의 다양한 형식을 통해 여러 차례 대화의 시간을 가진 바 있으며, 이번 방문을 통해 현지에서도 소통이 이어졌다. 한 시장은 하루 일정을 마친 뒤 연일 숙소에서 기업인들과 따로 만나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눴다. 그러면서 이들이 원하는게 어떤 부분인지, 중국의 의도는 무엇인지, 미래가치가 있는지, 공무원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은 어디까지인지 등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했으며 기업인과 공무원 간 생각의 격차도 차츰 줄여나갔다. 린이시·란화그룹 관계자들과도 수시로 대화를 통해 그들의 생각을 읽어내려 노력했으며, 공식 간담회에서도 상대 측이 군포관 입주예정지로 전시장 2층을 거론하자 "면적보단 위치가 중요하다"며 1층을 달라고 제안하는 등 유리한 협상을 이끌어내는 데 앞장섰다. 이를 통해 그동안의 단순 일회성 교류에서 벗어나 8년 만에 실질적 기업 교류를 향한 물꼬를 트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해외자매도시와의 교류 방식에 있어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측면에서도 이번 린이시 방문은 의의가 있다는 평가다.한 시장은 "아무리 자매도시라 해도 미래가치가 없다면 국제교류는 결국 예산낭비에 불과하다. 군포시가 경기도와 우리나라를 대표해 교류에 임한다는 생각으로 앞으로도 린이시의 가치에 주목하면서 교류를 이어갈 생각"이라며 "이번 방문에서 구두로 합의된 부분을 문서화하고, 이후 MOU를 거쳐 정식 계약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빠르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군포/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지난달 27일 군포시 관내 중소기업의 전시장 입주를 논의하기위한 군포시와 린이시·산동란화그룹 간 기업교류 간담회가 열렸다. 중국 린이시/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아이클릭아트관내 중소기업의 전시장 입주 논의차 중국을 찾은 군포시 방문단이 지난달 26일 오전 린이시청에서 맹경빈 린이시장 등 관계자들과 접견을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군포시 관내 중소기업의 전시장 입주 논의가 진행 중인 린이시 수입품 전시장.

2019-03-03 황성규

[이슈&스토리]'잊지 않겠습니다' 대일 항쟁기 유골 봉환

日 국가총동원령 후 800만 강제징용… 150만 국외 동원 추정근근이 이어온 봉환작업, 2015년 관련 위원회 해산으로 끊겨아태평화교류협회, 2004년부터 민간차원 봉환 활동 계속해와진정성 주목한 北 "연구 조사 함께 할 뜻…" 평양 초대장 보내안부수 회장 "봉환 시급… 정부 안되면 지자체라도 나서달라"일본 나가사키항에서 남서쪽으로 18㎞ 떨어진 곳에 위치한 섬, 우리에게는 영화 제목으로 더 익숙한 '군함도'가 그곳에 있다. 남북으로 480m, 동서로 160m 크기인 군함도는 섬 전체가 탄광이다. 정부 산하 '대일항쟁기 강제 동원 피해 조사 및 국외 강제 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1943년부터 1945년까지 500~800명 가량의 조선인이 이곳에 징용됐다.평균 45도를 넘나드는 갱도 속에서 하루 12시간 이상 고강도 노동에 시달리던 조선인들은 하나 둘 숨을 거두었다. 영양실조와 각종 사고로 숨진 조선인과 탈출을 시도하다 바다에 빠져 숨진 이들도 다수였다. 공식적으로 이곳에서 숨진 조선인은 134명으로 기록됐으나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 숫자까지 합치면 훨씬 많은 희생자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군함도는 강제 징용의 피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지만, 또 한편으로 극히 단편적인 사례에 지나지 않는다. 일본이 국가총동원령을 내린 1938년부터 해방이 된 1945년까지 800만명 가량의 조선인이 강제 징용 대상이 됐다. 그 중 국외로 동원된 조선인은 150만명으로 추산된다.이들은 태평양전쟁의 동부 전선이 그려졌던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병참기지가 됐던 일본 본토 곳곳의 비행장·광산·공장 등의 건설에 동원됐다. 이 중 끝내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숨진 이들이 부지기수다.2004년 12월 17일 노무현 대통령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를 만나,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된 한인들의 유골을 조사하고 봉환해 줄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이에 따라 이듬해 5월 한일 정부의 '유골협의체'가 가동되고, 2008년부터 일부 유골에 대한 봉환이 시작됐다.유골은 유해와는 다르다. 유해는 화장을 하지 않고 땅 속에 있는 상태인데 비해 유골은 화장해 함에 넣어 보관된 형태다. 일본은 화장이 일반적인 장례 문화여서 유골함이 보편화 돼 있다. 사찰에 보관된 유골함에는 사망자의 신상정보를 기록한 '과거장'이 있어, 해당 유골이 조선인인지 강제 동원으로 희생된 것인지를 확인할 수 있다.이 유골을 국내로 들여오는 '유골 봉환'은 아픈 과거를 치유하는 일이자, 다시는 그런 비극을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 일본과의 합의에 따라 근근이 이어져 오던 봉환 작업은 지난 2015년 대일항쟁기 위원회가 해산되면서 사실상 끊기고 말았다.비슷한 시기 한일 위안부 합의 등 역사의 물줄기를 과거로 되돌리는 일련의 행태가 계속되면서 정부 차원의 유골 봉환도 어려워진 것이다. 새벽이 가까울수록 어둠이 짙듯, 수 년 간 어려움을 겪던 유골 봉환 작업은 최근 들어 다시금 활기를 찾고 있다.유골 봉환의 새로운 국면은 바로 지난해부터 진행된 남북 관계 개선에서 시작됐다. 지난 2004년부터 민간 차원의 유골 봉환 작업을 하던 사단법인 '아태평화교류협회'의 노력을 인정한 북한 측이 '대일 항쟁기'에 대한 연구와 조사를 함께 할 뜻을 밝혀온 것이다.실제로 북한은 지난해 11월 아태평화협회와 경기도가 주최한 '아태평화 국제대회'에 대표단을 파견하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남북이 하나이던 시절, 대일 항쟁이라는 공통사로 공감대를 이룰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특히 북한은 민간 단체인 아태평화협회가 지난 15년 동안 국가 지원 없이 이 활동을 계속해 왔다는 점을 눈여겨 본 것으로 전해진다. 협회의 '진정성'이 지자체 최초로 북한 대표단이 방남하는 남북 교류의 성과로 이어진 셈이다.아태평화교류협회 안부수 회장은 "지난해 12월 북한의 공식 초청을 받아 평양을 방문했다. 우리는 한일협정으로 대일 항쟁기에 대한 피해 보상을 받았지만, 아직 북한은 보상을 받지 않았다. 북측이 대일 항쟁기 연구에 관심을 가지는 것도 그런 부분이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안부수 회장과 아태평화교류협회의 변상기 사업본부장은 실제로 지난해 12월 22일부터 27일까지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초청으로 평양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고양에서 열린 '아태평화 국제회의'의 향후 대책을 마련하는 협의가 진행됐다. 변변한 지원없이 자비를 들여가며 협회 살림을 꾸려온 안 회장과 변 본부장의 진심이 협회가 민간 대북교류의 선두에 설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이 됐다.임시정부 수립과 3·1 운동 100주년을 맞은 올해는 남북관계 변혁의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태평화교류협회는 반세기 이상 분단된 남북이 하나가 되기 위해선 저 먼 과거 타국에서 숨져간 조선인들의 영혼을 함께 위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안부수 회장은 "일본은 1952년부터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군 유골 조사를 시작해 체계적인 작업을 진행했다. 수백 차례에 걸쳐 조사단이 해외에 파견됐고, 지금까지 130만명의 유골을 송환했다"면서 "그런데 우리는 아직까지 본격적인 유골 봉환을 시작하지도 못한 상태다. 일본 본토에서도 시간이 흐르며 각종 개발 사업이 진행돼, 하루에 수 기의 유골이 유실되는 상황이다. 지금이라도 정부가 나서야 한다. 정부가 안되면 지자체라도 나서달라"고 요청했다.미국은 미군 전사자의 유해가 세계 어디에 있든 얼마의 비용이 들든 본국으로 송환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독일은 자국민이 아닌, 자신들에 의해 희생된 유태인을 기념하는 홀로코스트 기념관을 만들었다. 베를린 브란덴부르크문으로부터 불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시내 한 가운데에는 2천711개의 콘크리트석이 가지런히 도열해 있다.2차 대전 종전 60주년인 지난 2005년, 2천500만 유로의 비용을 들여 만든 홀로코스트 기념관은 아픈 역사를 잊지 않겠다는 그들의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물이기도 하다.아태평화교류협회가 일본에서 봉환한 177위의 조선인 유골은 천안 망향의 동산에 안치됐다. 망향(望鄕)이라는 이름에는 조국을 그리워하다 숨진 동포들의 한이 서려 있다. 아직 고향을 찾지 못하고 먼 타국에 안치된 동포들이 많다. 그들에게는 고향이, 안식을 찾을 공간이 필요하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2012년 김포공항을 통해 봉환된 강제동원 희생자 유골 3차 36위. /아태평화교류협회 제공북한 측이 유골 봉환 연구·조사를 함께 할 뜻을 보이며 아태평화협회에 보낸 평양 방문 초청장.아태평화협회 안부수 회장(왼쪽)과 변상기 사업본부장이 평양 옥류관 앞에서 촬영한 기념사진.

2019-02-28 신지영

[인터뷰… 공감]문화발전 기여 장관상 받은 손동혁 인천문화재단 문화교육팀장

"인천민예총은 여러 예술 장르의 진보적 예술가 연합체로 내년이면 30주년이 된다. 예술가들이 태생적으로 얽매이기 싫어하는 데다 시인, 소설가에, 화가, 풍물, 음악 등 다양한 분야의 독특한 인물들이 모여 일을 도모하다 보니 그리 쉽지 않은 조직이다. 인천민예총도 초기엔 부침이 심했는데, 변변한 사무실 하나 없이 동가숙서가식 하던 차에 혜성같이 나타난 인물이 있었으니, 노래패 출신의 손동혁이다. 그가 사무처장으로 일하게 되면서 경직되지 않은 조직력과 탁월한 기획력을 발휘하여 민예총의 노둣돌을 놓았다는 사실을 부정할 이는 없을 것이다. 지금은 인천문화재단에서 팀장으로 일하고 있는데, 척박한 인천 문화를 생각하면 다행스러운 일이다. … 손동혁이 던지는 문화정책에 대한 혜안이 즉흥적인 것이 아니라 부단한 공부와 발로 뛰는 경험에서 나오는 것이기에 항상 미덥다."인천 부평여고 미술교사로 있는 김정렬 작가가 이달 중순 마련한 개인전 '인천인물 열전(列傳)'에서 손동혁(50) 인천문화재단 문화교육팀장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의 경력 사항을 담은 프로필만 A4용지 3장에 달하는데, 김정렬 선생은 손동혁 팀장의 이력을 짧은 글에 잘도 담아냈다. 1987년 대학에 입학하면서 노동자 노래패에 몸을 담았으며 인천민예총, 주안영상미디어센터 등에서 실무를 총괄한 그는 지금 인천문화재단에서 시민들을 위한 다채로운 문화·예술 교육 사업을 기획하고 있다.손동혁 팀장은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의 민간자문 프로젝트팀 '새문화정책준비단' 19명의 총괄위원 중 한 명으로 참여해 '문화비전 2030'을 수립하기도 했다. 손 팀장은 문화예술 정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최근 문체부장관상을 받았다. 인천문화재단이 기관으로나 개인으로 문체부장관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손 팀장은 "이번 '문화비전 2030'은 정부가 문화계 블랙리스트 논란을 딛고, 민간 중심 준비단을 구성해 이들이 만든 계획안을 장관이 수용하고 발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기존에는 관이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계획을 짰다고 하면, 이번에는 분과별 민간 위원들이 현장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수렴해 그때그때 반영하며 계획을 짜는 방식이었다"고 설명했다. #정부 '새문화정책준비단' 참여했는데분과별 민간 위원들과 매주 치열한 논의10~20년 후 내다 본 문화예술 정책 세워새문화정책준비단은 지난 1년여간 매주 한 차례 저녁 시간 서울역 근처에서 만나 치열하게 논의했다. 당장 시행할 정책보다는 우리나라 문화 예술 정책의 10~20년 후를 내다본 호흡이 긴 계획을 세우는 과정이었다.인천의 입장에서 눈에 띄는 것은 9개 의제 중 8번째인 '미래와 평화를 위한 문화협력 확대' 안의 '한반도 평화를 여는 문화의 섬, 문화로드 프로젝트'다. 이 중 백령도를 평화의 섬으로 조성하는 것이 첫 번째 추진 과제로 꼽혔다. 방공호나 갱도 같은 백령도의 안보기반시설을 국제예술가의 레지던스 시설로 전환하고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예술가들이 백령도에서 국제 축제를 열도록 하자는 구상이다. 한·중·일의 '평화 자본'을 유치해 관광객의 발길을 끌도록 하자는 방안도 제시됐다. 새문화정책준비단 위원들이 전국 각 지역의 입장을 대변하는 역할을 한 것은 아니지만 손 팀장은 백령도를 평화의 섬으로 조성하는 것은 인천, 그리고 한반도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손동혁 팀장은 "문화 비전을 수립하고 있는 사이에 4·27 남북정상회담이 진행됐는데 남북 공동어장, 서해 평화수역 지정과 같은 급진적인 논의들이 오가며 오히려 문화 비전이 한발 늦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을 정도였다"며 "물 위로 NLL과 맞닿아 있는 백령도에서 문화로 평화를 이야기하는 게 가장 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2년부터 2013년까지 인천문화재단이 벌인 백령도 평화예술 프로젝트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서해 최북단 섬 백령도에서 국내외 작가들이 머물며 창작 활동을 벌였다. 2014년부터 4년간 중단됐다가 지난해 다시 재개됐다. 그는 "인천은 연평도 포격사건을 계기로 눈앞으로 날아 들어오는 포탄, 실질적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 남북이 왜 긴장을 늦추고 화해와 협력을 해야 하고 인천이 남북 교류에 앞장서야 하는지를 자각했다"고 덧붙였다. 인천에서는 평화가 결코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현실'이 되어야 한다는 얘기다.손동혁 팀장은 1987년 인하대학교에 입학하면서 인천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취업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유망한 '공학도'였지만 학생운동에 참여하고 노래패를 하며 문화 예술 분야에 눈을 떴다. 교실 바깥 현실에 매달리느라 대학을 졸업하지 못했다. 1995년 문화예술생산자연합 기획국장을 맡아 본격적인 문화 활동을 시작한 그는 2000년 소위 대우자동차 사태 때 노동자 조직에 깊숙이 관여했다가 경찰에 긴급체포되는 곤경을 겪기도 했다. #'문화의 섬…' 의제가 눈에 띈다백령도, 평화의 섬으로 조성하는게 핵심레지던스 시설 만들어 국제적 축제 열것 인천의 문화 예술계에 그 이름을 드러내기 시작한 건 2002년 인천민예총 사무처장을 맡으면서다.손동혁 팀장은 "선배들의 제안을 받아 민예총 사무처장을 맡게 됐는데, 예술가들의 활동 모임이라고 해서 와 봤더니 10평 남짓한 허름한 사무실에 전에 있던 미용실 간판조차 떼지 않고 있어 사람들이 '미용실 하냐'고 물어올 정도였다"며 "그럴듯한 간판을 만들고, 예술가들이 활동할 수 있는 쾌적한 공간을 만들었고, 그림도 팔고, 인천시에는 단체에 필요한 것만 요구하는 것이 아닌 문화 정책 자문 역할을 하는 데 힘썼다"고 말했다.인천문화재단 설립 필요성에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가 공공기관의 심사·집행·자문 위원으로 활동한 이력만 수십 가지에 달한다. 2007년에는 '시민들이 미디어 읽기 능력을 길러야 한다'는 생각으로 주안영상미디어센터 초대 소장을 맡기도 했다. 그는 앞으로도 예술·미디어 분야 공부를 꾸준히 해나가며 더 많은 예술인들이 맘껏 활동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시민들이 예술을 더 가깝게 느끼고 참여할 수 있도록 고민하겠다고 했다.인하대에서 문화경영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손동혁 팀장은 "인천은 세계적인 도시와 경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천은 예로부터 지정학적으로 국제도시였다. 지금도 우리가 중앙이라고 말하는 서울을 등지고 서면 다른 나라가 보인다. 다른 나라와 경쟁해도 뒤지지 않는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인천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며 "특히 인천이 가진 문화적 다양성을 긍정적으로 활용해 동아시아의 다른 도시들과도 협력할 수 있어야 하며 남북교류 문화 사업 역시 접경 지역인 강원도, 경기도와 서로 연대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글/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 사진/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손동혁 팀장은?▲ 강원도 철원 출생▲ 1987년 3월 인하대학교 전자공학과 입학▲ 1995년 11월~1996년 문화예술생산자연합 기획국장▲ 1997년~2001년 노동이 아름다운 세상 대표▲ 2002년 1월~2006년 1월 인천민예총 사무처장▲ 2007년 4월~2011년 12월 주안영상미디어센터 초대 소장▲ 2010년 5월~2011년 12월 한국영상미디어센터협의회 초대 대표▲ 2012년 2월~현재 인천문화재단 근무▲ 2010년~현재 인천알리앙스 프랑세즈-인천프랑스문화원 운영위원회 위원손동혁 인천문화재단 문화교육팀장이 경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인천은 예로부터 지정학적으로 국제도시였다. 지금도 우리가 중앙이라고 말하는 서울을 등지고 서면 다른 나라가 보인다. 다른 나라와 경쟁해도 뒤지지 않는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인천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밝히고 있다.

2019-02-26 윤설아

[우리시대의 품앗이人(K-Pumassian)]용인시청 자원봉사 동아리 '용자봉'

7년전 회원모집 '195명' 자발적 참여복지시설·수해지역 정비등 솔선수범자녀·가족 동참… 부부인연 맺기도"자원봉사에 관심 있는 회원을 모집합니다." 용인시청 자원봉사 동아리인 '용자봉'의 역사는 7년 전, 사내 동호회 게시판에 올라온 이 한 문장으로 시작됐다.누구의 권유도 없이 단지 봉사단 회원을 모집한다는 문구 하나로 모인 회원들은 진정한 봉사의 기쁨을 누리고 있다.용자봉은 '자발적이고 자유로운 봉사활동 참여'라는 슬로건 아래 195명의 회원이 활동하는 용인시청의 대표 사내 동아리이다.매월 셋째 주 토요일에 모이는 이들은 활동 범위도 다양하다.관내 사회복지시설과 기초수급자, 홀몸어르신 등을 찾아 생활환경 정비는 기본이고 호우로 하천이 무너지거나 산림이 훼손된 곳이면 어김없이 현장으로 달려가 환경을 정비하기도 한다. 다른 봉사단체와 협업해 '사랑의 집 고치기'에도 힘을 보태기도 한다. 또 단순 환경정비 이외에도 천연비누 및 초콜릿, 모기퇴치제 등을 직접 만들어 아동복지센터와 노인정에 기부한다.회원 중에 수공예품 제작 자격증을 가진 직원이 있어 재능기부로 활약한 것이다.용자봉이 관내 도움이 필요한 어디라도 찾아가는 데에는 '스스로 나눔을 자청한다'는 마음가짐이 있다. 자율적인 참여로 이루어진 봉사에는 자연스럽게 가족과 자녀가 동참하기도 한다. 이럴 때는 가족 봉사와 다름없을 정도로 화목하다. 특히 동호회 봉사활동을 하면서 부부의 인연을 맺은 직원도 2쌍이나 된다.'용자봉'의 정현용 회장(41·용인시청 산림과)은 올해 포부를 사업의 외연을 넓히는 것이라고 밝혔다.관내 사회시설과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뿐 아니라 타 지역으로도 봉사활동 범위를 넓히겠다는 생각이다.정 회장은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을 주고 보수가 필요한 하천, 산림을 정비하는 등 지역 곳곳을 누비며 봉사를 실천하고 있다"며 "즐겁게 시작한 나눔이 감동으로 전해질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소감을 말했다.그는 또 "우리 동호회의 가장 큰 장점은 모든 회원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진심으로 봉사를 즐긴다는 점"이라며 "오히려 봉사를 통해 회원들이 삶의 활력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용인/박승용기자 psy@kyeongin.com용인시청 공무원들로 구성된 자원봉사 동아리 '용자봉'은 매월 셋째주 토요일이면 관내 도움이 필요한 어느 곳이라도 찾아가 나눔의 손길을 전하고 있다. /용자봉 제공

2019-02-25 박승용

[FOCUS 경기]지역 주민 의료 서비스 질 높이는 양주시보건소

연내 2곳 설립 치매안심·건강생활센터, 노인 진료·돌봄 '원스톱' 처리공공-민간 네트워크 연계 강화… 농촌환자, 원격 진단·헬스 케어 추진금연·비만·심리 등 방문 상담 '…닥터스 버스' 직장인·청소년에 인기보건소는 의료현장 최일선에 배치된 공공의료기관이다. 과거 의료복지란 말조차 없던 시절, 서민들의 병원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제발전과 더불어 시간이 흐를수록 그 역할은 차츰 축소됐다. 마침내 국민 의료보험 시대가 열리고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동네마다 병·의원이 들어서고 의료서비스가 넘쳐나자 보건소는 한동안 무기력증에 빠졌다. 한때는 의료서비스보다 방역이나 소독업무에 치중한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그러던 보건소가 '보편적 복지시대'를 맞아 크게 달라지고 있다.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의료복지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최근 보건소는 가까이 있는 '시민 건강관리센터'로 변모했다. 지자체는 지역 여건에 맞춰 다양한 의료복지서비스를 개발, 주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신도시개발에 힘입어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는 양주시도 공공의료서비스의 발전이 눈에 띄는 지자체로 꼽힌다. 아직 의료인프라가 덜 갖춰진 상태에서 급속히 늘어만 가는 공공의료서비스 수요에 대처하기 위해 보건소를 유효 적절히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양주시보건소는 노령화 사회 시민 의료복지수요에 발맞춰 치매 관리와 만성질환자, 성인병 관리 등 평생 건강관리사업에 주력하고 정보통신기술(ICT) 활용이나 민간 의료기관 협력 등을 강화, 의료복지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있다.■ 치매안심센터 구축양주시보건소는 올해 전국 최초로 지자체가 운영하는 '치매안심센터'를 설립, 시민들에게 치매 통합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치매 환자를 돌보는 전문기관이 늘고 있지만, 국가지원이 있다 하더라도 저소득층에는 비용부담이 적지 않은 형편이다. 치매안심센터는 오는 4월과 10월 각각 동부와 서부 2곳에 설치될 예정이다. 동부권센터는 덕정동 양주체육복지센터(5층), 서부권센터는 광적면 문화예술회관(1층)에 들어선다. 이곳에서는 초기 치매 환자의 진단부터 진료, 돌봄 서비스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치매 환자를 낮 동안 이곳에 맡길 수 있다. 경제적 사정이 좋지 못한 환자 가족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검사비나 약제비를 지원하고 부대시설로 가족들이 환자를 맡기고 쉴 수 있는 휴식 공간도 제공한다. 치매 환자 가족들이 모여 서로 의지하고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모임도 운영할 예정이다. 보건소는 요양병원이나 요양보호소 등 민간 시설에 뒤지지 않는 전문 인력과 시설을 갖출 계획이다.■ 건강생활지원센터 구축'100세 시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장수를 누리기 위해서는 평소 건강관리가 중요하다. 양주시보건소는 건강할 때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건강생활지원센터'도 올해 설치할 계획이다.건강생활지원센터는 오는 4월과 10월 각각 동부·서부 치매안심센터와 같은 장소에 들어선다. 치매안심센터와 건강생활지원센터가 서로 연계해 지역사회 '거버넌스' 역할도 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건강을 지키기 위한 시민활동의 플랫폼 구실을 하는 것이다.건강생활지원센터에서는 주로 노년층을 대상으로 맞춤형 건강생활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고혈압이나 당뇨 등 우리나라 대표적인 성인병 관리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언제든지 방문해 고혈압과 당뇨 진단을 받고 의료진과 건강상담을 할 수 있으며 진단 결과 병이 발견될 경우 민간 의료기관도 주선 받을 수 있다. 시민들의 노후 동네 주치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공공·민간 보건의료 네트워크 강화최근 복지서비스가 발달하면서 공공·민간 보건의료 네트워크의 필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민간의료자원과 연계해 공공 의료서비스의 질을 향상하는 것이다. 주로 '헬스 케어(Health Care)' 분야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헬스 케어는 질병의 치료, 예방, 건강 관리 과정을 아우르는 용어지만 요즘에는 원격 진료나 건강상담을 일컫는 말로 사용된다. 정보통신과 의료기술의 발달로 모바일을 통해 질병의 진단도 가능해진 시대를 맞았기 때문이다. 양주시보건소는 헬스 케어 시스템을 활용해 도심에서 떨어진 농촌을 돌며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동보건소를 운영하고 있다. 노령인구가 밀집하고 2~3차 의료기관이 적은 농촌을 찾아 만성질환자를 관리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이 사업은 건강보험공단, 종합병원 등과 연계돼 있어 환자가 발생할 경우 발 빠른 대응 조치가 가능하다. 규모가 큰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이 없는 양주지역에서 상당히 유용한 시스템으로 평가되고 있다.의료복지 분야에서 공공·민간 보건의료 네트워크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민간 의료기관이 늘고 있고 지자체에서도 이와 연계한 다양한 복지사업 개발에 나서고 있다. 양주시도 대형 민간의료기관과 협력을 강화, 만성질환자의 의료비를 절감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 건강힐링닥터스(버스) 사업양주시보건소가 현재 운영 중인 건강힐링닥터스 사업이 최근 양주지역 직장인 금연운동 확산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버스에 간단한 검사장비를 싣고 시내 곳곳을 돌며 금연상담을 비롯해 비만 상담, 영양상담 등 각종 건강상담 외에 혈압·혈당 검사, 치매 검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 평일 보건소를 찾기 어려운 직장인들에게는 인기일 수밖에 없다. 또 우울증 환자나 청소년 등을 상대로 자살예방 상담도 하며 시민들의 정신건강을 돌보고 있다. 금연 상담의 경우 단계적 금연 방법을 상세히 소개하고 개인의 진행 상황에 따라 적절한 금연 지도를 통해 상당한 금연 효과를 거두고 있다.건강힐링닥터스 사업이 주목받는 이유는 시간을 내기 어렵거나 보건소 방문이 번거로운 시민들을 위해 찾아가서 건강관리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공공보건의료복지사업의 취지를 잘 살리고 있는 사업이라고 볼 수 있다. 시는 이동보건의료서비스사업이 도농복합도시라는 특성에도 부합한다는 점을 들어 사업을 매년 확대해 시민들이 골고루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시보건소 관계자는 "도시가 발달할수록 공공의료서비스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특히 인구가 늘고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 중인 양주시의 경우 보건소가 시민 건강관리의 핵심센터로서 기능과 역할을 갖추도록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주/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 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아이클릭아트이동보건소는 농촌지역 노인들을 대상으로 각종 성인병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양주시 제공양주시보건소가 운영 중인 이동보건소 버스. 버스 안에는 간단한 검사장비가 갖춰져 있어 고혈압이나 당뇨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양주시 제공이동보건소는 움직이는 작은 병원으로 건강이상을 확인할 수 있는 검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양주시 제공양주시보건소는 매년 정기적으로 건강생활 캠페인으로 시민 걷기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양주시 제공

2019-02-24 최재훈

[이슈&스토리]새학기 입학생 자녀 둔 학부모를 위한 조언

곧 새 학기다. 유치원·초·중·고교에 입학하는 자녀를 둔 예비 학부모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을 준비해야 할지 몰라 어려움을 겪는 일이 많다. 인천시교육청이 추천한 현직 교사들의 조언을 들어본다.즐거운 곳 인식 시키고혼자하는 습관 들여야놀이도 교육 지각 금물■정현빈 은지초 병설유치원 교사 (경인여대 유아교육과 외래교수)유치원 생활은 아이가 보호자 품을 벗어나 세상과 만나는 첫 경험이다. 아이가 태어나서 처음 가는 유치원이 즐거운 곳이라는 생각이 들게끔 해야 한다.예를 들면 "유치원에 가면 친구도 많고 장난감도 많아. 유치원 놀이터는 더 재밌어"라는 식의 기대감을 주는 얘기를 많이 들려주는 것이 좋다.처음 자녀를 유치원에 보내는 부모 입장에서는 불안하거나 걱정스러운 것이 당연하다. 그래도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부모의 걱정·불안을 본 아이는 긴장한다."○○야 참 잘 컸구나, 네가 유치원에 갈 수 있어 뿌듯하다"는 존중의 말을 자주 들려주며 아이가 잘 성장했다는 것을 스스로 느끼게 해줘라. 단체 생활을 하는 교육기관인 만큼 혼자 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멋진 형님·언니가 됐으니 혼자 해야 하지 않을까?" 독려하며, 시간을 정해 연습해야 한다. 일어나기 시작해서 등원 준비를 마치는 과정을 연습해 시간을 줄여가면 좋다. 혼자 세수하고 밥 먹고, 옷 입고 전 과정을 끝까지 스스로 완수하는 경험을 줘야 한다. 훈육이 필요하다면, 이야기책을 이용하자. 이야기책에 등장하는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지적하며 간접 교훈을 얻을 수 있도록 해라.유치원에 가면 놀이·정리·간식·야외활동 등 규칙적인 일과가 진행된다. 따르기 힘들어 할 수 있는데, 공부 시간을 지켜야 한다는 것을 유아기 때부터 알게 해야 한다.지각은 금물. 유치원도 교육기관이다. 등원 시간을 안 지키는 부모가 많다. 지각하면 혼나서가 아니라 등원 즈음 아이가 주도적으로 경험을 만드는 '자유선택놀이'가 진행된다. 이 자유선택놀이시간에 중요한 유아 교육이 이뤄진다. 아이가 주도적으로 친구나 선생님과 상호작용을 만드는 시간이다. 이 시간이 지나면 선생님이 주도하는 수업이 진행된다. 지각하면 선생님이 집단 속의 아이만 관찰하게 된다. 유치원의 놀이는 곧 교육이다. 자유선택시간을 뺏긴 아이는 충분히 놀지 못해 하루 종일 짜증을 부린다.'시험없는 1학년' 중요대화·여행 많이 할수록중2병 극복도 수월해져■이유경 동암중 1학년 부장교사환경이 많이 바뀌는 만큼, 학교에 적응하는 게 최대 관건이다. 초등학교와 비교해 생활이 많이 바뀐다. 수업시간도 40분에서 45분으로 늘어난다. 학생들은 5분을 크게 느낀다. 등교 시간도 앞당겨지고, 집과 학교 간 거리가 멀어져 더 오래 걸린다. 체력적으로, 심리적으로 힘들어하는 모습도 나타난다. 과목별로 선생님들이 다 다르다는 것도 새롭고 낯선 부분이다. 가장 큰 변화는 초등학교는 담임 선생님이 교실에 상주하는 반면 중학교에서는 거의 종례·조례 때만 마주한다. 학생들만 교실에 있는 경우가 많아 다툼도 자주 생기는데 학교폭력으로 번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중학교는 학생부에서 학교폭력을 법과 규정에 따라 처리하니 참고하자.창의적 체험활동이 초등학교와 크게 다른 부분인데, 진로·봉사·자율·동아리 영역으로 구분된다. 부모님이 신경 써야 하는 건 봉사활동 부분이다. 형식적인 봉사보다는 오래도록 진정성을 가지고 꾸준히 할 수 있는 봉사를 잘 선택하도록 돕는 것이 좋다. 고등학교 진학 이후에도 할 수 있는 봉사를 찾는 것이 좋다.중간·기말고사가 없는 1학년 자유학년제 기간은 아이에게 자신감을 키워주기 좋은 기간이다. 이 기간은 중·고교 6년을 지내는 토대가 된다. 좋아하는 것이 있을 때 깊이 탐색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면 좋다. 시험 부담이 없으니 책 읽기 좋은 시기다. 독서는 모든 활동의 기본이 된다. 중학교 땐 이른바 '중2병'이 나타난다. 1학년 시기는 사춘기가 오기 전에 자녀와 부모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마지막 시기다. 성적표가 나오지 않는 시기 아이들과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고 대화도 많이 하자. 그렇다면 힘들기로 소문난 중학교 2학년 시기를 잘 수월하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주말을 포함해 최대 20일 동안 가족체험 학습을 갈 수 있다. 여행도 추천한다. 가장 중요한 건 대화다.2학년이 되면 시험을 보고 성적표가 나오면 부모와 자녀가 '트러블'을 겪는다. 믿고 전폭적인 신뢰를 주는 것이 가능한 시기가 1학년이다. 선생님은 늘 가까이에서 효과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다. 자녀에게 "어려운 일이 있으면 선생님에게 이야기해"라고 자주 이야기해주면 좋다.안전사고 주의 시켜야순서 지키는 연습 필요교내 다툼 개입 피할것■유철민 산곡북초 교사(같이교육교사연구회 대표)아늑하게 꾸며진 유치원 교실과 달리 책·걸상이 일렬로 정리된 초등학교 교실은 공포감을 줄 정도다. 교실 문을 열지 못하고 쭈뼛거리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는 것은 흔한 일이다. 학교라는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시기로, 학교에 대한 긍정적인 말을 보호자가 자주 해줘야 한다. 앞으로 6년 동안 다녀야 할 학교다. 학교 가는 상상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장소가 돼야 교육 효과도 좋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입학 전 미리 몇 차례 학교를 다녀가고 아이 걸음으로 어느 정도 거리인지 점검도 해야 한다.1학년 아이들이 많이 다친다. 안전사고에 조심해야 한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과 달리 안전보호시설이나 장치가 많지 않다. 아이들끼리 뛰고 서로 엉키다 보면 다치는 경우가 생긴다. "학교에는 유치원이나 집보다 딱딱하고 위험한 물건이 많으니까 교실 내에서 뛰면 안 되겠지?"라고 자주 이야기해줘야 한다.학교는 모두가 더불어 생활하는 공간이다. 나누고 배려하는 습관을 미리 익히면 학교생활에 도움이 많이 된다.1학년 아이들은 자기중심적일 수밖에 없어 떼를 쓰기도 하는데 입학초기 이런 것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많다. 집에서 순서를 지키는 연습을 하는 게 좋다. 무조건 아빠 먼저, 막내 우선이 아니라 차례를 바꿔보는 순서 정하기 연습을 각 가정에서 해보는 것도 좋다.아이가 학교에서 발표를 잘하는지 여부가 부모님의 관심사다. 손을 번쩍 들고 발표하는 모습을 보고 싶겠지만, 당장 우리 아이가 발표에 소극적이어도 걱정할 일이 아니다. 아이가 손을 들지 않는 이유는 다양하다. 부끄러워서 몰라서가 아니라 다른 이유도 있다. 학교 생활을 못한다고 생각하지 말아달라.크고 작은 다툼이 학교에서 벌어지는데 부모님이 개입하는 순간 일은 커진다. 학교를 믿고 학교가 처리할 수 있도록 해달라.입시 준비·진로 고민…도움 요청할때 나서야성실한 수업 태도 강조■문덕순 인천영종고 1학년 부장교사대학입학이 당면과제다. 하지만 아이가 도움을 청하기 전에 부모가 먼저 얘기하지 말아라. 대학입시, 공부는 학생들이 알아서 스스로 하는 것이다.학교에서 하루 종일 듣는 이야기가 공부와 입시, 그리고 진로에 대한 이야기다. 생활기록부가 이렇고 저렇고 따위 이야기를 부모가 할 필요는 없다.자녀가 집에서라도 쉴 수 있도록 믿어주고 가급적 말을 아껴야 한다. 자녀가 말 걸어오기 힘들다고 먼저 뭘 해주려 하는데 부모가 먼저 나서면 좋은 결과를 얻기 힘들다.부모의 내면 성찰도 반드시 필요한 시기다. 부모들은 자녀에게 자신의 욕구를 투사한다. 어떤 목표가 있다면 그 목표가 자녀가 원하는 것인지, 부모가 원하는 것인지 솔직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자녀에게 진로 결정 여부를 물어보지 않는 것이 좋다. 요즘 부모들은 자녀가 좋아하면 전폭적으로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 그걸 아는 아이들은 좋아하는 것이 있어도 섣불리 이야기하지 않는다. 미술을 좋아한다면 미술학원부터 보내주겠다고 부모들이 덤비니 아이들이 입을 닫는다. 믿고 기다려주고, 도움을 요청할 때 함께 고민해주면 된다. 입시 문제의 경우, 1학년 때부터 가고 싶은 학과를 염두에 둔 학생부 관리가 중요하다. 수시로 대학에 진학하는 비율이 높은데, 교사가 학생부에 기록하는 수업 시간의 태도와 성실성이 중요하다.수업에 충실할 것을 강조해야 한다. 2019학년도부터 동아리를 1개만 학생부에 기록한다. 진로에 맞는 동아리를 스스로 조직해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단 결석과 무단 지각은 입시에 치명적이다. 독서도 중요한 영역이다. 진로에 맞는 독서도 중요한데, 책을 구경하는 다독보다는 의미를 새기는 정독이 더 좋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2019-02-21 김성호

[인터뷰… 공감]수원시노사민정협의회 김명욱 사무국장

시의원 시절부터 노동문제·지역 일자리 남다른 관심… 2016년 취임올해 사업 방향·목표, 붓글씨로 적어 사무실 벽에 붙여놓는등 '열정''수원형 일자리' 2025년까지 1만개 만드는 중장기적 개발 전략세워최저임금 인상등 노동환경 어려워진 곳 찾아가 '분쟁 방지' 지원도"경제가 어려울수록 노사민정이 책임감을 갖고 대화와 협력에 나서야 한다."올해로 9년 차를 맞은 수원시노사민정협의회는 노동자와 기업인, 수원시를 연결하는 통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수원시 노사민정협의회는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갈등 등 지역 사회가 해결해야 하는 경제적 난제를 대화와 타협으로 풀어나가기 위해 노력 중이다. 수원시 노사민정협의회는 고용노동부가 주관하는 노사민정 협력 사업 평가에서 2010년과 2012∼2014년 대통령 표창을 받았고, 2016년에 이어 2017년에도 기초지자체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등 지역 노사민정협의회의 롤 모델이 되고 있다.그 중심에는 김명욱 수원시 노사민정협의회 사무국장이 있다. 지난 2016년부터 수원시 노사민정협의회를 이끌고 있는 김 사무국장은 올해 사업 방향과 목표를 붓글씨로 손수 적어 사무실에 붙여놓는 등 일에 대한 열정도 과시하고 있다. 수원시의회 재선 의원이기도 했던 김 사무국장은 시의원 시절부터 노동문제와 지역 경제 일자리 문제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기도 했다.김 사무국장은 현재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동자와 기업인, 시민과 자치단체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먼저 청년 실업 등 일자리 문제에 대해 그는 노·사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사무국장은 "중소기업들은 인재를 얻지 못해 힘들어 하지만 청년들은 일할 만한 기업이 없어 하소연하고 있다"며 "노사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해결책 중 하나는 '일자리 미스매치'를 해소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임금 조건과 근로 복지를 높여 기업의 일자리 수준을 높여야 한다"며 "동시에 청년들도 중소기업 취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자신의 꿈과 희망을 실현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사무국장은 "주거, 임금, 복지가 보장되면 중소기업에 취직하려는 청년들이 늘어날 것"이라며 "현재 중소기업 임금이 대기업의 절반 수준임을 고려할 때 기업들도 나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수원시 노사민정협의회는 실제 지난해 수원형 일자리 창출 연구 사업을 진행해 2025년까지 1만 개의 일자리를 만드는 중장기적 개발 전략을 세웠다. 산업단지 내 650개 중소기업을 조사, 기존 일자리 질을 높이고 근무환경 등을 개선해 근로자가 만족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든다는 복안이다.그는 "중앙정부나 자치단체가 공적 영역에서 근로자의 교통비나 통신비를 지원하고 산업단지 근교에 청년임대주택을 조성하는 방법도 필요하다"며 "이렇게 된다면 중소기업 취직에 대한 유인 효과는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김 사무국장은 노동 시장에서 발생하는 양극화 문제도 언급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노동 강도는 크지 않지만 임금 격차가 상당하다는 것이 김 사무국장의 설명이다. 그는 "정규직 노조가 있는 노동자가 받는 임금이 '100'이라면 노조가 없는 비정규직들의 임금은 '30'밖에는 되지 않는다"며 "고용 불안과 임금 체불에 시달리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사회적 불안을 야기하고 소비와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이어 "여전히 한국 사회에는 노동복지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며 빈곤의 대물림, 위험의 외주화 등 양극화에서 비롯된 문제들이 많다"며 "노조가 있든 없든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고용안정, 차별 없는 임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수원시 노사민정협의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노동 양극화 해소와 청년 일자리 문제 해소 등에 힘을 쏟을 방침이다. 김 사무국장은 "올해 비정규직을 포함한 취약계층 지원 사업을 중점적으로 해나가면서 건설임금 노동자를 비롯한 특수노동자, 각종 비정규직들의 노동권익 보호를 위한 지원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노사 상생형 일자리 창출을 위해 청년 고용을 많이 한 기업에 대한 우수 시상식도 개최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아울러 근로시간 단축이나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노동 환경이 더 어려워진 업종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분쟁을 사전에 방지하고 예방하기 위한 프로그램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모든 것들이 원활하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신뢰와 책임 속에서 사회적 대화를 잘 이끌어야 한다"며 "그 역할을 하는 것이 노사민정협의회의 올해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특히 청년 일자리가 넘치는 수원의 원년을 만들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그는 "수원시는 평균 연령이 낮고 인구도 빠르게 늘어나면서 젊은 인재가 굉장히 많은 곳"이라며 "지역주도형 청년 일자리 창출의 모범 사례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사무국장은 그동안 노사민정협의회를 이끌어오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로 '수원시 산·학·정 공동선언문' 발표를 꼽았다. 지난 5월 발표된 이 선언문은 산업단지, 아주대, 경희대, 수원여대, 수원시 등이 청년 고용 네트워크를 구성해 양질의 청년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협력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 사무국장은 "수원시는 다른 지역에 비해 각 영역에서 협력이 잘 이뤄지고 있는 것이 큰 장점"이라며 "이런 이유로 최우수기관 6회 선정이라는 금자탑도 쌓게 됐다"고 밝혔다.노동자와 기업인, 자치단체 등을 하나의 테이블로 끌어내는 것이 쉬운 작업은 아니지만 김 사무국장은 사회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라는 입장이다. 김 사무국장은 "이제는 투쟁과 싸움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더 큰 사회적 성공을 위해 대승적인 사회적 대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글/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 사진/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김명욱 사무국장은?▲ 1968년 강원도 고성 출생▲ 1996년 아주대 기계공학과 졸업▲ 2010년 아주대 공학대학원 졸업▲ 2004년 5월∼2006년 4월 수원환경운동센터 사무국장▲ 2008년 7월∼2009년 6월 8대 수원시의회 경제환경위원회 간사 ▲ 2012년 7월~ 2014년 6월 9대 수원시의회 도시환경위원회 위원장▲ 2016년 2월~ 수원하천유역네트워크 운영위원장▲ 2016년 4월~ 수원시노사민정협의회 사무국장김명욱 수원시 노사민정협의회 사무국장이 경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역 일자리 문제에 대한 협의회의 역할과 계획을 밝히고 있다. 사진/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사진/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사진/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2019-02-19 이원근

[우리시대의 품앗이人(K-Pumassian)]의왕서 '7년째 무료법률' 차용선 변호사

매주 월요일 3시간씩 6~7명 만나층간 소음·누수등 '주거' 비중 커"덕분에 잘 해결" 인사올땐 뿌듯 차용선 변호사는 지난 2013년부터 올해까지 7년째 의왕시 무료법률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매주 월요일마다 3시간씩 6~7명의 상담 신청인들과 만났다. 약 300회, 1천650건의 상담을 진행했으니 의왕 시민들의 속사정을 적잖이 알고 있다.많은 변호사들이 무료상담 봉사를 하고 있지만 차 변호사만큼 자주, 그리고 지속적으로 하는 경우는 드물다. 자신의 법률사무소를 운영하면서 매주 의왕시청을 방문하는 것이 시간적으로나 심적으로나 부담스러운 일이지만, 그는 오히려 봉사를 통해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변호사 경력 3~4년 차에 지인의 주선으로 무료법률상담 봉사활동을 시작했지만, 사실 처음에는 나한테 더 필요한 일이었다"며 "법은 책으로만 공부해서는 안 된다. 현실에 투영해 실제에 적용하려면 많은 사례와 경험이 필요한데, 상담봉사는 많은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상담 내용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주거 관련 문제다. 의왕시 내 오래된 아파트의 층간소음이나 누수 같은 하자 문제나, 임대차 계약 관계에 관한 문의가 많다. 주택 하자 문제의 경우 대부분 수리나 보상금액이 소액이고, 책임소재를 가리기가 어려워 상황을 꼼꼼히 파악하고 의견을 전하는 것이 그의 상담 노하우라면 노하우다. 차 변호사는 "소송의 이익이 없는 경우도 많이 있어 상담인이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하려고 노력한다. 소송이 가능한 경우에는 증거 수집 등 소송을 위해 준비 할 것들을 알려드린다"고 말했다.무료상담을 신청하는 사람들은 저마다 절박함을 가지고 찾아오지만 상담 시간은 30분으로 한정돼있어 한계를 느낄 때도 많다. 너무 자주 찾아오는 습관성 상담인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그러나 이따금씩 "덕분에 잘 해결했다"며 밝은 얼굴로 찾아오는 사람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월요일마다 힘을 낸다. 차 변호사는 "살면서 분쟁을 겪지 않는 사람은 없다"며 "법을 너무 멀고 어렵게 느끼지 않고 분쟁을 원만히 해결하며 살 수 있도록 힘이 닿는 한 돕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의왕/민정주기자 zuk@kyeongin.com의왕시에서 7년째 무료법률 상담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차용선 변호사가 지난 11일 시청 소회의실에서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봉사활동을 통해 변호사로서 성장을 이뤘다며 지속적으로 무료 법률 상담 서비스를 이어가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의왕/민정주기자 zuk@kyeongin.com

2019-02-18 민정주

[FOCUS 경기]'카셰어링' 도입하는 하남시

시간단위 대여… 짐 이동·출퇴근용 등 활용 쉬워1대당 승용차 3.5대 대체 '年 256만원' 절약 효과주행거리·사용빈도 적은 부서에 고정비용 '유리'市 오늘 쏘카와 MOU… 공유문화 기폭제 기대감하남시가 공유경제 활성화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전국기초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공유차량을 업무용(관용) 차량으로 사용하는 카셰어링(carsharing)을 도입하기로 하면서 관심을 받고 있다.하남시의 카셰어링 운영결과에 따라 현재 일반 시민들 위주로 운영되고 있는 카셰어링 문화가 관공서와 공기업까지 확산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시는 18일 카셰어링 1위 업체인 (주)쏘카와 공유차량의 업무용 차량 도입과 관련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다. 시는 MOU 체결과 함께 일자리경제과장을 반장으로 한 실무협상반을 구성해 사업시행을 위한 의견을 조율할 예정이다.또 3월 공유차량 활용을 위한 필수조건 분석 등을 통한 기본계획을 수립한 후 4~5월 조례개정 등의 사업여건 조성 및 사업시행자를 선정하고 6월부터 본격적인 업무용 차량의 공유차량을 도입할 방침이다.■ 카셰어링이란? = 카셰어링은 자동차를 빌려 쓰는 방법의 하나로, 렌터카와는 달리 주택가 근처에 카셰어링 존에서 시간 단위로 필요한 만큼만 차량을 쓰고 카셰어링 존으로 반납하는 방식이다. 편도 서비스 등 부가서비스를 신청하면 반드시 차를 빌렸던 카셰어링 존으로 반납할 필요는 없고 목적지 근처의 카셰어링 존에 반납하면 된다.카셰어링은 시간단위로 빌리기 때문에 간단하게 장을 보거나 짐을 옮길 때처럼 짧은 시간 차량이 필요할 때 요긴하다. 집과 직장 근처에 카셰어링 존이 있으면 출퇴근용으로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렌터카와 비슷한 점은 빌려주는 회사에서 자동차를 관리하며, 정비 보수 등을 사용자가 할 필요가 없는 점이다.하지만 렌터카와 다른 점은 운행 중 연료가 다 소모될 경우 사용자가 연료를 채우지만, 차와 함께 제공되는 카드를 통해 결제하는 등의 방법으로 운영 회사에서 지급한다.주유는 차량 내에 있는 주유카드로 주유비를 결제하기 때문에 주유 시 소비자의 지출이 생기지 않는다. 차량 반납 시 차량의 GPS로 이동거리를 계산해 회사가 측정한 차종에 따른 연비로 주유비를 소비자에게 청구한다.■ 카셰어링 효과는 얼마? = 제주도를 비롯해 서울시 나눔카, 세종시 어울링카, 인천시 카셰어링 등 카셰어링을 도입하는 지자체가 늘어나고 있다. 가장 활발하게 운영 중인 서울시의 나눔카는 대표적인 카셰어링으로 손꼽힌다.서울연구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나눔카의 효과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눔카 1대당 승용차 대체 3.5대, 승용차 보유억제 5대의 효과가 있고 이를 통한 온실가스 배출도 연간 약 486t을 감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특히 2017년 3월 조사결과에서는 나눔카 이용자의 35.8%가 나눔카 이용 후에 보유차량을 처분하였거나 차량구매를 포기 또는 연기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교통수요 감축 효과도 확인됐다. 2017년 4월 기준 서울시 나눔카 회원만 155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가계 부담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되는데 특히, 1주일에 차량 사용횟수가 많지 않을 경우, 확연히 비용절감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반떼 HD 가솔린 차량을 구입해 10년을 사용하는 것을 기준으로 1주일에 2일 이용 시에는 카셰어링이 연간 256만원을, 주 5일을 이용하는 경우에도 208만원을 각각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연구됐다. → 표 참조■ 관용차도 카셰어링이 가능할까(?) = 관공서는 일반적으로 부서마다 2대 이상, 수십 대에서 수백 대의 업무용 차량을 보유하고 있는데 기초자치단체의 업무용 차량은 대부분 근거리 운행이 이뤄지는 탓에 주행거리가 짧은 차량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또한 부서 특성에 따라 주행거리가 천차만별이고 출장이 많은 부서는 늘 업무용 차량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지만, 상대적으로 출장이 적은 부서의 업무용 차량은 일주일에 1~2번 정도 운행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지만 차량의 관리책임이 뒤따르기 때문에 부서별로 업무용 차량을 교류해 사용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지자체가 업무용 차량을 카셰어링으로 운영하면 업무용 차량 부족 문제를 해소할 뿐만 아니라 자동차보험료와 유지관리비 등 차량에 소요되는 고정비용을 아낄 수 있고 '최단운행연한 7년 이상' 규정으로 운행거리가 짧더라도 내구연한 경과로 온비드를 통해 공매처분하는 예산낭비 사례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카셰어링 활성화도 기대된다. 쏘카에 따르면 2019년 1월 말 기준으로 6천여대의 쏘카가 운영 중이지만, 서울·경기·인천지역의 쏘카존은 2천447개소에 불과할 정도로 카셰어링이 활성화되는데 가장 걸림돌이 바로 카셰어링 존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관공서에서 공유차량을 업무차량으로 도입할 경우, 시청, 주민센터, 공영주차장 등 공공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카셰어링 존 확보가 수월해지고 그만큼 일반 시민들의 공유차량 접근성도 높아지게 된다.그렇다고 무턱대고 공유차량을 업무용 차량으로 도입할 수만은 없다. 공유차량을 업무용 차량으로 도입하기 위해선 먼저 비용편익(B/C) 분석을 통과해야 한다. 또 민간 카셰어링 업체와 사업시행을 위한 필수조건을 조율하고 기타 제반 사항에 대해서도 양측간 합의가 원만하게 이뤄져야 한다.하남시 관계자는 "전국 최초로 공유차량의 관용차 도입을 통해 불필요한 차량 보유를 억제해 자동차 이용문화의 변화를 주도하고 장기적으로는 시민들의 공유차량 활용을 장려해 교통난과 주차문제를 해소하고 대기환경 개선을 도모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공유경제 활성화를 위한 초석이 돼 시민들이 좋아하는 혁신적인 공유문화를 선도하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남/문성호기자 moon23@kyeongin.com하남시청 전경. /하남시·쏘카 제공공휴일 하남시청 주차장에 주차되어 있는 하남시 업무용차량. /하남시·쏘카 제공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아이클릭아트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아이클릭아트쏘카에서 운영중인 공유차량. /하남시·쏘카 제공하남시 마스코트. /하남시·쏘카 제공

2019-02-17 문성호

[이슈&스토리]'3·1운동 100주년' 다양한 기념행사

화성서는 1919년 조명 '음악+영상 다큐멘터리 콘서트''성지' 안성, 음악회·무명 애국지사비 건립… 연중행사김포·용인 만세운동 재현 여주박물관 관련유물 특별전수원 도서관 곳곳서 특강·독립선언문 필사 체험등 열려 민주주의, 평화, 비폭력 정신이 빛난 3·1운동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다양한 행사들이 준비 중이다. 3·1운동 100주년 관련 행사는 기존 정부 중심의 행사가 아닌 지역별로 그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움직임이 강하다. 특히 3·1운동이 거세게 일어났던 지역들을 중심으로 100년 전 그날 무슨 일이 일어났고,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전해주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다양한 행사들이 많다.# 경기지역 3·1운동의 중심지역 어떤 행사를 준비하고 있나수원시는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3·1운동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도록 시민 참여형 행사들을 준비 중이다.역사적은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기 위해 수원시 내 도서관들은 '3·1운동·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의 의미를 되새기는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호매실·버드내·서수원·한림도서관은 2~3월 온 가족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우선 호매실도서관은 2월 '함께 보고, 제대로 읽는 독립선언문'을 주제로 전시회를 연다. '기미독립선언문' 원문 필사본을 전시하고, 한글로 재해석한 해석본을 비치·배포한다. 버드내도서관도 2월 어르신들이 3·1운동을 주제로 그린 작품 50점을 전시하는 '3·1 운동 100주년 기념 작품 전시회', 독립선언문 원문과 한글판을 필사해보는 '독립선언문 필사하기' 프로그램으로 시민을 찾는다.서수원도서관은 3월 '독립운동가 한용운의 삶과 시' 강연을 연다. 3·1 독립 선언을 이끈 한용운 시인의 삶과 시에 대해 알아본다. 또 독립운동과 관련된 국내 영화를 상영한다. 한림도서관은 3월 '3·1 운동 100주년 기념 특강'을 개최한다. 시민(중학생 이상) 40명을 대상으로 수원지역 3·1 운동 100년사에 대한 강좌를 진행하며 박환 수원대 사학과 교수가 강연자로 나선다. 화성에서는 평화적인 외침으로 시작했던 한국의 독립운동과 화성지역에서 벌어졌던 가슴 아픈 역사를 되돌아보는 공연을 준비했다. 화성시문화재단은 다음 달 2일 오후 5시 동탄복합문화센터 반석아트홀에서 영상과 음악, 내레이션이 어우러진 다큐멘터리 콘서트'1919: 정의의 시작'을 초연한다. 이번 공연 제작에는 전통의 현대화를 위한 창작활동과 함께 사회적인 이슈를 담아낸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정가악회가 참여했다. 정가악회는 2000년에 창단한 국악전문단체로, 'KBS국악대상',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표창' 등을 수상하며 국악계서 독보적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1919년 한반도 전역에서 일어난 3·1운동과 일제의 보복으로 발생한 화성시 제암·고주리 학살사건을 바탕으로, 100년 전 참혹했던 사건과 나라를 지키기 위한 민중의 외침, 그리고 그 세월 속의 사람을 마주한다. 특히 공연은 영상과 음악이 어우러져 눈길을 끈다. 3D맵핑 기술을 활용한 영상은 항일 투쟁의 역사와 시대적 장면을 담아내고, 음악으로 100년 전 그날의 노래를 부른다. 또한 변사(내레이터)의 특별 출연으로 이야기를 생생하게 그려낸다.3·1운동 당시 '2일간의 해방'을 맞아 역사학계로부터 '3·1운동의 성지 중 성지'로 평가받고 있는 안성시는 관련 행사들을 연중 진행한다.안성시는 3월 2일 안성맞춤아트홀에서 3·1운동 100주년 기념음악회를 시작으로 4월 2일에는 안성3·1운동기념관에서 3·1운동 100주년 기념식을, 4월 6~7일에도 안성3·1운동기념관에서 독립운동가 유족 초청 행사 등을 개최할 예정이다. 또 4월에서 10월 사이에는 독립운동을 모티브로 창작 뮤지컬을 제작해 관내 공연장에서 공연을 개최하고, 8월에는 무명 애국지사비 건립, 10월에는 기념관 건립 및 유공자 공적비 건립 등의 행사를 준비 중에 있다.경기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인원이 만세운동에 참여한 김포시에서도 '백년의 발걸음 평화로의 달걸음'이라는 주제의 3·1운동 100주년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김포시와 김포문화재단은 3·1절에 운양동 김포아트빌리지에서 종일 만세장터를 운영하고 오후 2시 오라니장 만세운동을 재현한다. 이날 아트빌리지에서는 연희만담꾼·국악앙상블 등 볼거리와 목판태극기·평화그림판 등 체험프로그램이 함께 펼쳐진다. 또한 사우동 김포아트홀에서는 전날과 당일 이틀에 걸쳐 김포만의 이야기를 담은 창작음악극 '오래된 내일'을 무대에 올린다.용인시는 '다시 밝히는 100년의 횃불'을 주제로 독립의 횃불, 참여의 횃불, 기억의 횃불, 미래의 횃불, 문화의 횃불 등 5개 분야로 나눠 기념사업을 진행한다. 우선 3월 1일 시청광장에서 3·1절 기념식과 만세운동을 재현한다. 100년 전 만세운동에 참여한 인원을 상징하는 '1만3천200시민 만세꾼'을 모집하고 3월 21일 용인지역 3·1운동의 시발점이 된 처인구 원삼면 좌항리 좌전고개에서, 3월29일에는 수지구 고기동 머내마을에서 릴레이로 만세운동을 재현한다. 용인 독립운동 역사를 재조명하는 학술 심포지엄은 2월에 개최하고, 중국과 만주 일대에서 활약한 용인 출신 독립운동가들의 자료와 관련 연구 성과를 모아 총서도 발간한다. 여주시는 3월 1일 현충탑 헌화와 기념식을 시작으로 오전 11시부터 세종로 일대(여주시청~여주경찰서)에서 시민, 관계기관 사회단체, 학생, 독립운동 가족 등이 참여하는 3·1운동 재현 및 만세운동 행사를 개최한다. 특히 여주박물관에서는 3월 1일부터 8월 18일까지 3·1운동 관련 유물을 전시하는 '3·1운동 100주년 특별기획전'과 여주박물관 전통문화 동아리에서 7월 26일부터 8월 18일까지 3·1운동 관련 서예, 닥종이 인형, 수채화 작품전 등이 열린다. 또 지역문화 예술 플랫폼 육성사업으로 금사면, 북내면, 대신면 등 여주 독립운동 유적지 탐방(4~8월)을 진행한다. 이 밖에도 4월 11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을 맞아 여주의 독립운동가 '조성환'의 3·1운동 참가부터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까지의 일대기를 그린 뮤지컬 '임정의 불꽃'을 여주국악당에서 4월 11일부터 13일까지 공연한다.전 연령·계층 '시민참여형' '지역이야기 초점' 돋보여유사한 프로그램 난립 통일된 메시지 부재는 '아쉬움'# 3·1운동 100주년 기념행사 허와 실각 지역에서 준비되고 있는 3·1운동 100주년 행사들은 시민 참여형 행사를 지향하고 있다. 100년 전 그날 그 지역에서 일어났던 역사적인 사건과 의미를 시민들이 알 수 있도록 꾸미려고 하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여기에 3·1운동이 다양한 직업과 계층의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진 만세운동이었다는 점에 착안해 다양한 연령대와 계층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것도 이전 행사들과는 차이를 두고 있다. 또 지역의 숨은 인물을 발굴해 재조명하거나 지역의 역사적인 사건을 알리기 위한 노력도 박수 받아야 한다.하지만 공연과 전시, 탐방 프로그램 등 유사한 행사들이 지역별로 난립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지역에 국한된 행사에서 벗어나 지역의 정체성과 역사성을 알리는 행사로 승화시키지 못하는 점도 아쉽다. 특히 국가적인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통일된 메시지를 전하지 못하는 모습은 안타깝다.유경숙 세계축제연구소장은 "3·1운동 100주년이 다가오면서 정부와 관련 기관, 지방자치단체들이 쏟아내고 있는 홍보 자료들을 보면 행사 기획 자체가 소재만 바뀌었을뿐 이전 행사들과 큰 차이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마치 기념식을 경쟁적으로 하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도 받는다"고 지적했다.유 소장은 "자주적인 독립운동을 통해 독립을 한 한국의 사례는 우리에게도 중요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도 언급될 수 있는 중요한 사건이다. 지역 정체성을 찾고 역사를 찾는 분위기에서 벗어나 3·1운동이 갖고 있는 민주주의, 평화, 비폭력 정신을 세계 사회에 알려 화합의 미래를 만들어 가자는 메시지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화·강효선기자 jhkim@kyeongin.com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아이클릭아트2012년 3월 21일 좌전 만세운동 기념공원에서 열린 용인시 3·1만세운동 재현 행사. /용인 100주년 기념사업 민·관합동추진단 홈페이지 제공수원시가 지난해 진행한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 선포식. /수원시 제공

2019-02-14 김종화·강효선

[인터뷰… 공감]'학교발전 봉사 각오' 최용규 인천대학교 신임 이사장

#처음 제의 거절, 결국 수락한 이유는지금까지 총장·박사들이 맡았던 자리지역사회서 역할해달라 요청에 결심#현재 학교의 문제와 역점사업 구상은모든 구성원이 노력하지만 방향성 없어평생학습원·추가 캠·역사연구소 등 추진 '인천대학교'는 인천 사람들에게 어떤 이미지를 떠올리게 할까. 10대~30대라면 '집 가까운 국립대', 40대 이상이라면 최초 설립자인 '선인학원'이 먼저 다가올 터이다. 고등학생이라면 가장 경쟁률이 센 인천대 대표 특성화 학과인 '동북아국제통상학부'가 생각날 수도 있다.최용규(63) 인천대학교 신임 이사장은 지난 8일 경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경북대, 전남대, 부산대는 그 지역 주민들의 자랑으로 여겨지는데 인천대는 아직 '국립대' 정도에 그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이사장 재임 기간 인천대학교를 인천 시민들이 자랑할 수 있는 '자부심'이 될 수 있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인천대학교는 1994년 시립대학교로 전환돼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지 올해로 16년 차를 맞았다. 시민의 열망을 모아 지역 각계 인사들이 한목소리로 시립화를 이끈 후 2013년에는 그 뜻을 다시 모아 국립대학법인 대학교로 전환시켰다. 2009년 신축 이전한 송도 캠퍼스 인근으로는 최근 몇 년 사이 세계적 수준의 바이오 업계가 들어서면서 바이오 연구 분야를 특성화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맞기도 했다.지난 1일 이사장으로 취임한 최용규 인천대학교 이사장은 "처음 이사장 제의를 받았을 때 그간 총장, 박사들이 이사장을 해왔기 때문에 거절했다"며 "그러나 지역 사회로부터 지금 인천대학교의 발전, 나아가 인천의 발전을 위해 역할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아 이사장직을 맡아 봉사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최용규 이사장이 짚고 있는 인천대학교의 가장 큰 문제는 '방향성'이 없다는 점. 최용규 이사장은 "모든 구성원들이 노력하고 있지만 지금은 사공이 없어 돛도 닻도 없는 상태와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총장, 이사장, 학생은 언젠가 학교를 떠나는 사람들인데 이들이 그만둔다고 해서 대학의 큰 기조가 달라져서는 안 된다"며 "이사장, 총장 등 누구 한 명이 정하는 것이 아닌, 구성원이 함께 추구하는 방향과 가치관을 정해 앞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최용규 이사장은 인천대학교 발전을 위해 대학 구성원들과 함께하고자 구상하는 3가지 역점 사업을 제시했다.첫 번째는 인천 시민을 위한 '평생학습원'을 인천 전역에 만드는 것이다. 옹진군 백령도, 덕적도는 물론 강화도 교동에도 설치해 다양한 원격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인천대학교가 인천 시민과 떨어져선 안 된다'는 최용규 이사장의 오랜 생각 때문이다. 최용규 이사장은 1991년 초대 시의원을 지내며 인천대학교 시립화에 적극 나서기도 했다. 최 이사장은 "인천대는 시민이 만든 대학이기 때문에 결코 인천 시민들과 동떨어져 성장해선 안 된다"며 "인천인들의 자부심이 되기 위해 지역에 녹아들고, 지역과 선순환을 할 수 있는 대학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두 번째는 부평과 서구 지역에 각각 '예술 캠퍼스'와 '환경 캠퍼스'를 설립하는 것이다. 인천대학교 예술학부는 연극학과를 선두로 매년 경쟁률이 높아지는 등 입지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이점을 더 살리기 위해 한국 대중문화의 근간이었던 부평 미군기지 터에 인천대 예술 캠퍼스를 설립하겠다는 계획이다.최 이사장은 "인천지역에서 대학 설립은 수도권정비계획법으로 아예 불가능하다"며 "예술 전문 캠퍼스가 부평 문화공원에 자리 잡으면 학생들은 맘껏 길거리 공연을 펼칠 수 있고 시민들은 그곳에서 예술을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서구와 환경부, 인천대학교가 협력해 서구에 산학집적센터를 조성하는 것도 조만간 가시화될 전망이다. 수도권매립지가 있는 인천의 특성을 살려 이곳에서 학생들이 연구, 실험, 과제 수행을 할 수 있게 해 환경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환경공학학과를 동북아통상학과처럼 인천대학교의 대표 학과로 만들고 싶다는 게 최 이사장의 구상이다.세 번째는 '역사연구소' 설립이다. 해방 공간에서의 독립유공자를 발굴하고 대한민국 광복과정에서의 통합 역사를 연구하는 것이다. 최 이사장은 16·17대 국회에서도 친일파 재산 환수, 독립유공자 발굴 문제 등에 발 벗고 나서기도 했다. 그는 최근 411명의 독립유공자를 발굴해 서훈 신청을 한 이태룡 박사와 같은 저명한 인사를 초청해 연구소에서 일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최 이사장은 "그간 국가와 지역에서 독립운동가 발굴과 서훈에 너무 소홀했다"며 "통일 시대에 대비한 통합 역사 교육, 강화를 중심으로 한 고려사 연구와 함께 독립운동가를 발굴하는 우리나라 대표 연구소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바이오 학과' 특성화 육성 계획은집중할 점 고민… 총장에 전적으로 위임송도 11공구 고집 안해… 구성원과 논의#인천시와 기금 놓고 줄다리기 중인데지방대학 특성화 기금 회수, 명분 없어지역인재 키우는데 퍼주기라 할수 있나최 이사장은 현재 인천대가 집중해서 추진하고 있는 바이오 관련 학과 육성에 대해서는 "현재 대학이 중점 추진 중인 바이오 학과 특성화와 관련해서는 전적으로 총장에게 맡기겠다"면서도 "집중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 봐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인천시로부터 부지를 받기로 한 송도 11공구 바이오 부지 역시 받으면 좋지만 꼭 고집해 받을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물론 최 이사장은 이러한 모든 구상이 구성원의 동의 없이는 절대로 진행하지 못하는 문제라고 분명히 했다. 그는 이달 중 교수, 학생, 교직원 등 대학 구성원들과 '끝장 토론'을 벌여 다양한 의견을 허심탄회하게 나누기로 했다.최용규 이사장은 지난해 신임 이사로 선임될 때부터 인천시와의 협력 관계를 이끌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인물로 꼽혔다. 인천시와 인천대학교는 최근까지 2013년도 국립대 법인화 당시 맺은 차입금 이자 부담 관련 MOU 해석을 놓고 최근 행정협의조정위원회 조정까지 갈 정도로 갈등을 빚었다. 지금도 인천시가 인천대 시립대학교 시절 주기로 한 기금을 두고 팽팽하게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최 이사장은 "인천시가 시립대학발전기금을 주면서 지방대학 특성화 사업 기금을 회수하려고 하는데 이는 명분도 없으며 명확하게 모두 인천시가 대학에 줘야 한다"며 "인천대학교에 퍼준다는 인식을 많이 하는데 인천시가 아무리 퍼준다고 해도 인천대는 인천의 것이고 인천의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기 때문에 적절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역대 시장들의 약속과 계약은 반드시 지켜야 하며 인천시는 인천대와 절대적으로 '상생'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도 했다.최용규 이사장은 이번 이사장 취임을 계기로 "다시 정치 활동을 시작하는 것이냐"는 물음에는 단호하게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2007년 10월 국회의원 불출마 선언 이후 '정치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다짐을 했다고 한다. 최 이사장은 "독립운동가 최재형 선생이 (연해주에) 개척한 독립운동기지이자 농장 약 320만 평의 경작권을 갖고 있는데 이를 한국, 중국, 러시아 대학의 학술교류 장으로 활용하도록 공동 연구 터전을 제공하는 것이 지금 현재 목표"라며 "인천의 발전을 위한 아름다운 봉사를 하겠다"고 말했다.글/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 사진/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최용규 이사장은?▲ 1982년 고려대학교 법학과 졸업▲ 1985년 제27회 사법고시 합격▲ 1991년~1995년 초대 인천시의회 의원▲ 1995년~1998년 민선 1기 부평구청장▲ 2000년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인천본부 고문변호사▲ 2000년~2008년 제16·17대 국회의원▲ 2019년 인천대학교 이사장 취임최용규 인천대학교 신임 이사장이 경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사장 재임 기간 인천대학교를 인천 시민들의 자부심이 될 수 있게 하고 싶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사진/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사진/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사진/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2019-02-12 윤설아

[우리시대의 품앗이人(K-Pumassian)]양평 유명산 '미래항공스포츠' 천대준 팀장

젊은시절 우연히 접해 외길인생 택해우랄산맥 5600m등 50여개국서 체험교육생에 노하우 전수·동호인과 교류천대준(48) 미래항공스포츠 팀장은 양평 유명산 아래에 근거지를 두고 25년째 패러글라이딩의 대중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지금껏 살아온 인생의 절반 이상을 쏟아부은, 사실상 자신의 인생 전부나 다름없는 패러글라이딩이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사랑받았으면 하는 게 그의 바람이다. 매서운 칼바람이 몰아치는 한겨울에도 패러글라이딩을 위해서라면 그는 하늘을 나는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천 팀장은 "패러글라이딩은 하늘과 자연을 벗삼아 즐기는 너무나 멋진 스포츠"라며 "마치 누군가에게 첫눈에 반하듯이, 처음 패러글라이딩을 경험했을 당시의 강렬한 느낌을 잊지 못해 현재까지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젊은 시절 우연히 접한 패러글라이딩에 푹 빠진 천 팀장은 곧바로 자신의 진로를 설정, 패러글라이딩 외길 인생에 뛰어들었다. 러시아 우랄산맥 5천600m 고지를 비롯해 전 세계 50여개국을 돌며 패러글라이딩의 진수를 체험했다. 직접 비행을 즐기면서, 또 누군가에게 이를 가르치면서 25년 세월을 패러글라이딩에 전념해 온 그가 느낀 패러글라이딩의 매력은 단순한 즐거움 그 이상이다. 천 팀장은 "처음에는 단순히 재밌고 짜릿한 느낌이 좋았지만, 오랜 시간 반복하면서 자연의 위대함과 인간의 겸손함을 깨닫게 됐다"며 "동력 없이 공기의 힘으로만 하늘을 난다는 건, 자연을 거슬러선 가능할 수 없는 일이다. 하늘·바람·산 등의 자연 앞에 항시 겸손하고 이를 후손에게 온전히 돌려줘야 한다는 철학을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재미와 매력에 이끌려 업으로 삼았지만, 그는 돈을 버는 것만을 추구하지 않는다. 패러글라이딩이 일부만 누리는 종목이 아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스포츠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는 것이 그의 진정한 목표다. 이에 그는 패러글라이딩 관련 클럽을 개설해 교육생들에게 자신의 오랜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달하고 있으며, 50여명의 동호인들과도 활발한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패러글라이딩의 진정한 매력을 단 한 명이라도 더 느끼게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천 팀장은 "내가 인생을 걸었듯이 누군가에겐 즐거움 그 이상의 가치로 되돌아올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열심히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25년째 패러글라이딩 외길 인생을 걸어 온 천대준 팀장의 소망은 패러글라이딩이 대중들에게 널리 사랑받는 스포츠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

2019-02-11 황성규

[FOCUS 경기]인터뷰|최병재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 시민연대 실무위원장

"SK하이닉스는 이천시민의 희망이자 미래입니다. 이천에 자리 잡은 이후 존폐의 기로에 설 때마다 이천시민의 체온으로 살려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최병재(사진) 이천시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 시민연대 실무위원장은 "2007년 국가균형발전 논리로 SK하이닉스 이천공장 증설 불허란 정부의 발표가 있었다. 이천시민들은 분노했고 1천여명이 집단 삭발의식으로 울분을 표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36년전 제정된 특별법인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이중 삼중의 규제 법안은 현실감이 많이 떨어지는 불합리한 점이 많다"고 주장했다.최 위원장은 "사회 환경의 전반적인 변화와 더불어 현실에 맞게 개정되는 것이 올바른 정책이라고 본다. 국제경쟁의 사회에서 선진국의 사례를 보면 동경권, 상해권, 북경권 등 멀티 경쟁력을 갖춘 국가가 앞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라 살림을 하는 정부가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한번의 현명한 판단이 국가의 미래를 좌우하는 만큼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23만 이천시민은 12년전의 악몽을 또 다시 되풀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천/서인범기자 sib@kyeongin.com

2019-02-10 서인범

[FOCUS 경기]인터뷰|엄태준 이천시장

엄태준(사진) 이천시장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를 어디에 조성할 것인지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기준은 'SK하이닉스가 가장 원하는 곳이 어디냐'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엄 시장은 "SK하이닉스의 글로벌 경쟁력 지원을 위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이라면 SK하이닉스가 위치를 정하고, 정부와 대통령이 대통령령을 바꿔서라도 SK하이닉스가 원하는 곳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반도체 클러스터 위치를 어디로 정할 것이냐의 문제는 SK하이닉스의 운명이 걸려 있는 너무나 중요한 문제"라고 주장했다.엄 시장은 특히 "SK하이닉스에게 물어봐야 한다. 그것이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미래를 위한 길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이어 "대통령령을 개정해서라도 본사가 있는 이천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할 수 있도록 해 준다면 SK하이닉스는 당연히 그것을 가장 바랄 것이다. 비수도권에 위치한 지역과의 상생을 위해서는 수도권에 있는 기업들이 내는 세금의 일정비율을 지방균형발전을 위해 사용하도록 제도를 만들면 된다"고 말했다.엄 시장은 "수도권정비계획법의 과밀억제권역, 성장관리권역, 자연보전권역의 범위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돼 있다. 용인은 대부분이 공장 증설이 용이한 성장관리권역으로서의 이점으로 인해 수많은 기업들이 들어 서 있다. 이미 인구 100만 도시다. 이천은 수도권정비계획법 시행령으로 인해 전 지역이 자연보전권역으로 지정 돼 있다"고 설명했다.엄 시장은 "용인처럼 이천지역을 잘 살펴 상수원 수질에 영향을 주지 않는 지역을 성장관리권역으로 지정해주면 그곳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할 수 있다. 자연보전권역에서는 6만㎡ 이상의 공장 설립이 불허되지만 국민경제 발전을 위해 대통령령으로 달리 정할 수 있기 때문에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클러스터를 SK하이닉스 본사가 위치한 이천에 조성하는 것이 대한민국 국민경제 발전을 위한 길이므로 대통령령으로 수도권정비계획법 시행령을 고쳐주기를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천/서인범기자 sib@kyeongin.com

2019-02-10 서인범

[FOCUS 경기]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 시민연대 조직 '사활 건' 이천시

수정법 따라 자연보전권역 지정…추가 부지 없어 타 지역에 눈 돌려현대때부터 위기마다 나선 시민들향토기업 사수 장외투쟁 불사 각오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를 어디에 둘 것인가가 정부와 국민의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에 대한 각 지자체의 유치 경쟁이 벌어지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천에서는 공장 증설 이야기만 나와도 수도권정비계획법 시행령이란 족쇄로 타 지역이나 외국으로의 이전을 검토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국가의 경쟁력은 수도권의 경쟁력이다. 세계적인 기업들은 대부분 각국의 수도권에 소재하고 수도권에 있어야만 기업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그렇지 못하면 경쟁에서 밀리고 만다. 이미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이 된 SK하이닉스이지만 앞으로 한순간이라도 기술력 경쟁에서 뒤처지게 된다면 위기에 빠질 수 밖에 없다.SK하이닉스는 그동안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기술력을 확보해 왔고 지난해 말에는 이천에 16번째 반도체 공장을 짓기 시작했다. 내년이 완공 예정이다.비단 SK하이닉스뿐만아니라 이천 소재의 샘표간장, 현대엘리베이터 등도 공장 증설은 꿈도 못꾸는 시점에서 경쟁력을 담보할 수 있을까?지난 2004년 이후 이천을 떠난 100인 이상 기업은 현대아이비티, 핸켈테크놀러지스, 현대오토넷, CJ, 팬택앤큐리텔 등이다. 종업원 2천300명, 연매출 7억 달러의 스태츠칩팩코리아도 이천지역의 효자기업이었지만 떠났다. 이것이 국가 균형발전, 수도권정비계획법 시행의 효과로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천시는 이와 같은 규제의 혼돈에서 오는 지역경제의 피폐함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는 시민들의 바람을 모아 시민연대를 조직하고 장외투쟁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유치에 대한 이천시의 입장을 살펴봤다.기업의 증설과 이전은 도시는 물론 한 국가의 흥망성쇠를 좌우할 수 있다. 기업의 성장은 세수 증대 외에 일자리 창출, 인구 유입, 경쟁력 향상 등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기업이 떠나고 도시가 죽으면 국가도 위험해질 수 밖에 없다.SK하이닉스는 이미 오래전부터 이천에 본사를 두고 79만3천400여㎡ 규모의 반도체 공장을 가동 중이다.이미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이 된 SK하이닉스. 기술력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이천에 공장을 늘리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다. 이천에 부지가 없어서가 아니라 수도권정비계획법 시행령이 이천지역 전부를 묶어 놔 공장을 더 지을 수 없다.SK하이닉스는 본사가 위치한 이천에 공장을 더 짓기 위해 공장 부지를 확보하고 싶지만 현행 법령 아래에서는 어려워 이천이 아닌 용인, 충북 청주, 경북 구미 등을 쳐다보고 있다는 것이 지역의 여론이다. 이중 용인을 더 관심 있게 주시하는 이유는 청주와 구미보다 이천 본사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기 때문이다.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라 SK하이닉스 본사가 위치한 이천은 지역 전체가 자연보전권역으로 6만㎡ 미만의 공장 설립만 허용된다. 다만 SK하이닉스의 현 공장 부지는 과거 현대전자가 있었던 자리로, 수도권정비계획법 시행(1983년) 이전에 현대전자가 들어섰기 때문에 현 공장부지(79만3천400여㎡)는 수도권정비계획법 제한에도 기득권으로 보호되고 있다.SK하이닉스는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미래를 내다보고 청주에 M15 공장을 준공했고 이천에 M16 공장을 짓고 있다.하지만 지금부터가 문제다. 추가로 공장을 짓고 싶어하는 이천에는 남아있는 공장 부지가 없고 추가로 부지 마련도 매우 어렵다. 수도권 인구 집중을 막기 위한 수도권정비계획법 제정 이후 30여년이 넘었지만 수도권으로의 인구 집중은 막지 못하고 있다. 수도권 규제 완화 후 세입 분배로 지방 중소도시 지원이 진정한 균형발전이란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이천시민들의 마음은 애틋하다. 현대전자에서 SK하이닉스에 이르기까지 법정관리, 구리공정 공장증설 불허 등으로 회사가 위기에 처할때마다 시장과 시민들이 삭발투쟁까지 하면서 지켜낸 기업이 바로 SK하이닉스이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이천시민의 기업이고 이천의 향토기업이란 것이 시민들의 생각이다. 이천/서인범기자 sib@kyeongin.com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지난 1월 23일 SK하이닉스의 '이천시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 시민연대' 출범식 후 시민들이 가두행진을 벌이고 있다. /이천시 제공SK하이닉스 증설 추진 이천시 비상대책위원회가 지난 2007년 당시 활동모습을 담아 만든 'SK하이닉스 이천공장 증설위한 추진백서'. /추진백서 캡처

2019-02-10 서인범

[이슈&스토리]인천에서 출발한 화교사회 '한국 근대사의 거울'

1882년 정착… 단순 이주민 아니라 고유 정체성 유지 대부분 산둥성 출신… 해방前 농업 등 경제활동 요직 1992년 형성된 서울 대림 차이나타운과 비교 '시사점'이달 말 북미 정상회담에 이은 미국과 중국 간 정상회담이 예고됐다. 연쇄적인 이번 정상외교가 한반도의 운명을 좌우할 정세 변화를 이끌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처럼 중국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한반도에 강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한반도에 접한 지정학적 위치상 앞으로도 중국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한반도에서 가장 가까운 중국인은 화교(華僑)라 할 수 있다. 화교는 130년 넘게 한반도에서 삶을 영위하고 있으면서도 그동안 역사적·문화적으로 우리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었다. 하지만 중국을 더욱 세밀하게 이해하기 위해선 한반도 속 화교부터 들여다보는 게 중요하다. 근대 시기 화교가 어떻게 한반도에 진출했는지, 이후 어떠한 경제활동과 사회활동을 이어왔는지를 살피면 '앞으로의 한반도와 중국'이 보인다.# 한반도 화교의 시발지, 인천중국인의 한반도 이주는 고대부터 있었지만, 이들을 화교라 부르진 않는다. 다른 나라로 이주한 중국인이 그들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사회단체를 조직하고, 경제활동을 이어갈 때 단순한 이주민이 아닌 '화교'라고 분류해 칭한다. 이 같은 화교 인구는 전 세계에 약 1억명으로 추산된다.한반도 화교는 인천에서 출발했다. 1882년 임오군란이 일어나자 명성황후의 요청으로 리훙장(李鴻章)이 이끄는 청나라 군대 3천명이 인천에 주둔했다. 이때 군역상인 40여명이 함께 들어왔다. 이들이 인천과 서울 등지에서 상업활동을 하면서 인천에 정착한 것을 한반도 화교의 시발점으로 보고 있다. 이를 계기로 조선과 청은 1882년 중국인의 조선 이주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개항장에서 상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한 '조청상민수륙무역장정'(朝淸商民水陸貿易章程)을 체결했다. 1884년에는 인천 개항장에 청나라의 치외법권지역인 '청국조계'가 지금의 북성동 일대에 설정됐다. 청국조계에는 청국영사관이 설치돼 중국인들의 행정을 관장했고, 사회단체, 학교, 중국식 사당인 의선당 등이 들어서면서 화교 사회의 체계를 다졌다. 당시 화교들이 구축한 집단거주지가 오늘날 인천차이나타운으로 13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인천대학교 중국학술원 이정희 교수가 쓴 '화교가 없는 나라'(2018)에 따르면, 1883년 조선 화교 인구는 166명에 불과했다. 10년 동안 2천100여명으로 급증했다가 청일전쟁(1894~1895년)으로 상당수 중국인이 본국으로 귀환했으나, 1907년에는 7천739명으로 또다시 큰 폭으로 늘었다. 일제강점기가 시작된 1910년 1만1천818명으로 처음으로 1만명을 넘어섰고, 이후 꾸준히 증가해 1930년에는 6만7천794명에 달했다. 1931년 발생한 이른바 '화교배척사건'과 1937년 중일전쟁이 발발하면서 화교 인구가 증감을 반복하다가 해방 직전인 1944년에는 7만여명으로 증가했다. 당시 외국인 인구의 90% 이상이 화교였다.# 화교를 통해 본 근대 경제사한반도 화교는 다양한 경제활동으로 개항기부터 해방기까지 근대사의 한 축을 담당했지만, 상대적으로 조명되지 않았다. 화교들은 가위(양복점), 면도(이발), 식칼(중화요리)로 상징되는 '삼도업'(三刀業)을 중심으로 경제활동을 꾸렸다. 가장 친숙한 중화요리점은 1880년대 말부터 서울과 인천 등지에서 영업하고 있었다. 1906년 인천에서는 연남루, 동흥루, 합흥관, 사합관, 동해루, 흥륭관 등 중화요리점 6곳이 운영하고 있었고, 널리 알려진 공화춘은 1912년께 설립됐다. 초기에는 중국에서 이주한 화교가 주요 고객이었지만, 한국인들에게도 대중화하면서 1930년에는 전국에 중화요리점이 1천635곳에 달했다. 갑오개혁의 하나로 '양복 착용 허용'과 '단발령'이 공포된 1895년 이후부터는 화교가 운영하는 양복점과 이발소가 성업하기도 했다. 중국인의 이미지 가운데 하나인 '비단장수 왕서방'도 이 시기에 한국인들에게 각인되기 시작했다. 상하이에서 영국산 면직물, 중국산 비단·삼베 등을 대량으로 수입해 국내에 판매한 화교 주단포목상점은 1930년 전국에서 2천116곳이 영업했다. 일본인 상점 714곳보다 1천402곳이나 많았다. 하지만 일본이 중국산 비단에 높은 관세를 매기고, 중일전쟁 등을 거치면서 점차 쇠락했다. 화교는 솥 등을 만드는 주물업과 건축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했다. 인천 답동성당, 서울 명동성당과 약현성당, 전주 전동성당 등 대표적인 근대 종교건축물은 모두 벽돌조 건물인데, 화공(華工)이라 불린 중국인 노동자들이 시공을 도맡다시피 했다. 당시 화공이 조선인과 일본인보다 임금이 저렴하고, 기술력, 성실성 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근대 한반도에 이주한 중국인 대부분은 산둥성 출신이다. 산둥성은 중국 대륙의 채소 생산기지이기도 하다. 화농(華農)이라 불린 화교 농민들은 인천과 부천지역에서 채소를 재배하면서 지금의 인천 신포시장 쪽에 처음으로 채소 상설시장을 열었다. 당시 인천의 채소 수요 70%를 화교가 공급했다. 인천뿐 아니라 서울, 평양, 원산, 청진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도 화농이 채소 공급을 독점했다. 다양하고 저렴한 채소를 재배하는 화농에 한국인 농민들은 밀릴 수밖에 없었다. 한국인 채소 농가가 다시 주도권을 잡은 것은 해방 이후다. # 노(老)화교와 신(新)화교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차이나타운은 인천차이나타운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가장 큰 차이나타운은 서울 대림차이나타운이다. 두 차이나타운의 성격은 정반대라고 볼 수 있다. 인천차이나타운은 137년 전 정착한 한족 출신 화교들이 4~5세대까지 뿌리를 내리고 살고 있다. 사회단체인 인천화교협회가 활발히 활동하고 있고, 유치원과 초·중·고교 과정이 있는 인천화교학교, 중국식 사당인 의선당, 인천중화기독교회가 있어 국제적인 차이나타운의 요건을 고루 갖췄다. 인천차이나타운 같은 화교 사회를 '노화교'라고 부른다. 반면 대림차이나타운은 1992년 한중수교 이후 국내로 이주한 재한조선족을 중심으로 형성됐다. 이들을 '신화교'라고 한다. 인천차이나타운 화교 인구가 3천명 안팎인데 비해 대림차이나타운의 화교 인구는 2만6천명을 넘어섰지만, 화교학교나 의선당 등이 없어 전통적인 차이나타운의 모양새는 아니다. 음식점 또한 인천은 '한국화'한 중화요리이고, 대림은 본토의 맛에 가깝다는 평가다. 노화교와 신화교를 비교하는 것은 한국 화교 사회를 이해하는 핵심이다. 이정희 교수는 경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도 한반도는 중국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데, 화교의 배경에는 중국이 있다는 점에서 다른 외국인 문제와는 다르다"며 "근대 시기 화교의 한반도 진출, 현재의 화교 사회 등을 통해 앞으로 우리가 중국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 것인가에 대한 시사점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인천차이나타운에 있는 인천화교중산학교에서 열린 쌍십절(대만 건국 기념일) 기념행사에서 화교 학생들이 용춤을 추고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주말이면 국내외 방문객들로 북적이는 인천차이나타운 풍경.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1910년대 지어진 청국영사관 부속건물인 '회의청'(會議廳) 내부에 마련된 화교역사관.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2019-02-07 박경호

[우리시대의 품앗이人(K-Pumassian)]'역대 최장시간 봉사' 광명 정기숙 할머니

17년간 4190곳서 1만4568시간 활동'市 명예의 전당'에 1호로 이름 올려대학시절부터 60년간 문해교육 지속"자원봉사를 하고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해서 이 일을 자꾸 찾아서 하게 됩니다.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봉사활동을 하고 싶어요."대학 시절부터 지금까지 60여 년 동안 봉사활동을 천직처럼 여기며 꾸준히 펼치고 있는 80대 할머니가 화제다.광명시자원봉사센터는 최근 정기숙(81·철산동) 할머니를 역대 최장시간 자원봉사를 한 자원봉사자로 선정하고 자원봉사자들의 공로를 드높이기 위해 마련한 '광명시 명예의 전당'에 1호로 이름을 올렸다.봉사자들의 봉사시간을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 2001년 12월부터 지난 17일까지 17년 동안 총 4천190곳에서 모두 1만4천568시간을 봉사했다.지난 1960년대에 대학을 다닌 정 할머니는 국문과 학생이었고 이때부터 뜻을 같이하는 선후배 등 지인들과 전국 곳곳을 찾아다니면서 한글을 깨우치지 못한 수많은 사람에게 문해교육 봉사를 시작했다. 국가에서 문맹 퇴치를 위해 국민운동으로 전개한 이 사업에 참여한 것이 평생을 봉사자로 살게 한 계기가 됐다.국어를 가르칠 수 있는 정교사 자격증을 가진 정 할머니는 지금까지 10년 정도만 교직에 몸 담았을 뿐 대학 시절에도, 졸업 후에도, 그리고 결혼 후 자녀를 키우면서도 지금까지 문해교육 등 활동을 멈추지 않고 있다.현재 대한적십자사 광명시지구협의회, 광명시평생학습원, 광명시자원봉사센터, 광명시노인복지관 등을 거의 매일 오가면서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는 정 할머니는 "젊었을 때는 주로 몸으로 하는 봉사활동을 했으나 지금은 힘이 들어서 상담 등 안내 봉사를 하고 있다"며 "언제나 봉사를 내 일상처럼 하고 있기 때문에 즐겁고 행복하다"고 말했다.특히 "봉사를 명예로 생각하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깝다"며 "봉사는 겸손하게 남과 소통하면서 배려하는 마음으로 해야 하고, 절대 무엇을 바라지 않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정 할머니는 또 "봉사하기 위해 공공기관이나 봉사단체를 찾아가면 나이부터 묻는다"며 "100세 시대를 맞아 노인들에게 맞춤형 봉사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지적하는 등 여전히 봉사활동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끝으로 "나에게 자원봉사란 '내 삶의 활력소' 같은 것"이라며 "봉사하는 곳을 버스를 타고 찾아다니기 때문에 매월 10만 원 정도의 교통비가 필요해 이 돈을 제일 먼저 용돈으로 빼놓는다"는 정 할머니는 "지금처럼 계속 건강해서 더 많은 봉사를 하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광명/이귀덕기자 lkd@kyeongin.com광명지역에서 역대 최장시간 자원봉사자로 선정돼 '광명시 명예의 전당'에 1호로 이름을 올린 정기숙 할머니. 광명/이귀덕기자 lkd@kyeongin.com

2019-01-29 이귀덕

[인터뷰… 공감]'전국 지방자치단체 1호 정식 임명' 김준재 경기도 역학조사관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처음으로 '정식' 역학조사관이라는 명함을 갖게 된 김준재(59) 조사관을 인터뷰하는 것은 좀처럼 쉽지 않았다. 지난달 안양지역에서 발생한 홍역이 이달 들어 하루가 멀다 하고 안산·시흥지역에서 집중 유행한 탓이었다. 올해 들어 도내에 발생한 홍역 환자는 13명. 다행히 더 이상 환자가 늘지 않은 채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최일선에 있는 김 조사관은 환자들의 상태를 점검하고 이들과 접촉한 1천600여명을 살피느라 한 달 가까이 밤낮을 잊은 모습이었다. 25년가량 일반 병원에서 소아과 의사로 지내왔던 그가 50대 후반, 일반인들에겐 이름조차 생소한 '역학조사관'의 길을 택한 이유가 궁금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와중에 잠시 허락된 시간. 지방자치단체 1호 역학조사관인 그의 이야기를 짧게나마 들어봤다.# 베테랑 소아과 의사의 '새 길'역학조사는 감염병의 발생 원인과 특성을 파악하는 일이다. 이에 대한 전문가가 역학조사관이다. 질병의 원인을 수사하듯 다방면으로 찾아 감염병을 예방하고 실제 발생 시 확산을 막는 게 주된 업무다 보니 '질병 수사관'으로도 불린다.과거에도 역학조사관이 있었지만 그 중요도에 비해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비교적 적었다. 많지 않은 역학조사관들의 헌신에 기대 이뤄지는 게 보통이었다. 같은 의사들 조차 역학조사관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을 때였다. 지자체의 역학조사관들의 사정은 더욱 좋지 않았다. 한 조사관의 근무기간이 1~2년 정도에 그치다보니 지자체에 감염병 관리 노하우가 축적되기 쉽지 않았다. 그러다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가 전국을 강타했다. 시·도 단위에도 전담 역학조사관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이뤄졌다. 제도가 정비됐고 교육과정도 강화됐다.김 조사관이 '역학조사관'이 된 것은 메르스 사태 이후인 2016년이다. 서울에서 일반 병원을 개업해 25년가량 소아과 의사로 일했다. 아이를 건강하게 기르는 점에 대한 저서에 참여하기도 했다. 보람된 일이었지만, 의사로서 더욱 새롭고 의미 깊은 일을 하고 싶었다. '가보지 않은 길'을 고민하던 차에 경기도의 역학조사관 모집 공고를 보게 됐다.마침 공중보건의사로서 역학조사관으로 일했던 대학 후배가 큰 도움이 됐다. 김 조사관은 "소아과 전공의 시절 감염학에 관심이 있어 감염 관련 일을 같이 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후에는 개업의사로서만 일했다. 보람됐지만 의사로서의 전문성, 그동안의 경험을 살려 뭔가 더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렇게 '수습' 역학조사관이 됐다.정식 역학조사관이 되는 길은 만만치 않았다. 2년간의 수습기간 수차례의 교육을 받아야 했고 유행역학조사보고서·감염병 감시분석보고서도 각각 2편 이상씩을 써야 했다. 논문도 1차례 작성해 게재해야 했다. 그러면서 매일 경기도 곳곳을 다니며 각종 감염병 발생 가능성을 살피고 이를 사전에 차단하는 데 매진했다. 회의·학회·세미나도 수없이 다녔고, 보건소·기관 교육 역시 그의 업무였다. 그렇게 올해 1월 9일 전국 지자체에선 처음으로 정식 역학조사관이 됐다.# 24시간이 모자라…"홍역, 예방접종으로 조절 가능해"그의 하루 일과는 작은 틈 하나 없이 가득 차있었다. 출근하자마자 컴퓨터를 켜고 각 지역 보건소에서 올라온 감염병 보고 상황을 꼼꼼히 살피는 것으로 업무를 시작한다. 당장 처리해야할 일, 직접 현장에 가서 살펴야할 일 등으로 내용을 분류한 후 해당 지역 보건소에 상황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오전 시간이 모두 지나간다. 오후에는 현장으로 향한다. 병원·보건소, 기타 시설 등에서 환자의 증상, 일련의 행보 등을 살펴 감염병의 유입·확산 경로 등을 파악한다. 이후 현장 조사 보고서를 정리한다. 이번 홍역 사례처럼 감염병이 번지기라도 하면 일은 갑절로 늘어난다. 24시간 내내 긴급사항을 각 지역 보건소에서 유선으로 보고받고 상황을 판단해 적절한 지시를 내린다."요즘처럼 감염병이 확산되면 정말 정신이 없다"고 말하면서도 김 조사관은 자칫 걷잡을 수 없이 번질 수 있던 감염병을 조기에 차단한 일들을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꼽았다. 감염병 발생 소식에 부랴부랴 현장으로 달려갔다가 '음성' 판정을 받아들고 가슴을 쓸어내린 순간들을 그는 회고했다. 김 조사관은 "의료기관에서 발생하는 감염병을 막기 위해 병원 감염병관리팀, 관련 의사들을 수도 없이 설득했던 일, 아파트·사우나 시설에서 레지오넬라증(박테리아의 일종인 레지오넬라균에 감염돼 나타나는 폐렴 등의 증상)이 발생했던 일, 친구들끼리 백일해(보르데텔라 백일해균에 감염돼 발생하는 호흡기 질환)에 감염돼 대처했던 일 등이 떠오른다"며 "한번은 쥐가 옮기는 질병의 유행이 의심된다는 이야기에 헐레벌떡 현장에 가서 살폈는데 다행히 아닌 것으로 결론이 났다. 긴장이 풀리면서 안심이 됐다"고 말했다.최근 안산지역 등에서 확산됐던 홍역에 대해선 이른 예방접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홍역은 1세 이후에 접종을 2번 하면 97% 이상 항체가 생긴다. 예방접종으로 조절 가능한 질환"이라며 "질병관리본부의 안내에 따르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인터뷰 내내 그는 "제가 지방자치단체에선 메르스 사태 이후 강화된 규정에 따라 처음으로 수습을 뗀 역학조사관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유일무이한 조사관은 결코 아니다"라고 거듭 설명했다. "이전에도 많은 역학조사관들이 감염병 예방, 확산 방지를 위해 애써왔다. 도청에만 저 포함 6명의 조사관이 있는데 다들 일선 현장에서 홍역 등의 확산을 막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 도와 시·군, 각 보건소 등에서도 함께 노력하는 중"이라는 게 그의 말이다.사진을 찍는 찰나의 순간에도 그의 휴대전화가 연거푸 울렸다. 홍역 확산 상황을 묻는 내용이었다. 짧은 만남을 서둘러 끝낸 그가 말했다. "곧 또 현장에 가봐야할 것 같아요."경기도 '1호' 정식 조사관인 그의 뒷모습이 자못 비장했다. 글/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 사진/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김준재 경기도 역학조사관은?▲1960년 서울 출생▲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1984년 의사면허 취득▲1991년 서울대학교병원 소아과 전공의 과정 수료·전문의 자격 취득▲1991년 3월~1992년 1월 동부제일병원 소아과 과장▲1992년 1월~ 소아과 개원병원 의사▲2016년 9월~ 경기도 역학조사관# 저서: '프로엄마, 건강한 아이' (참육아 연구회·공저자, 2002)메르스 사태 이후 강화된 규정에 따라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1호 정식 역학조사관이 된 김준재 경기도 조사관이 최근 안산지역 등에서 확산됐던 홍역 등 감염병에 대한 예방접종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사진/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2019-01-29 강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