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민 삶 녹아있는 편의점… 세상 이롭게 할 공간으로 꾸릴것" 입사 2년차 발령 받아… PB상품 특성부터 회사 경영 전략까지 공부친구같은 매력·업계 이야기 독자에게 전하고파 '어쩌다 편의점' 출간이용객 모두에게 헌정… 희로애락 공간 늘 사명감·책임감 갖고 임해홍보팀. 기업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부서다. 회사의 주요 소식을 보도자료로 배포하거나 회사에서 이슈가 발생했을 땐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기획력은 물론 판단력, 순발력, 문장력, 설득력 등 세상의 '력(力)'이란 력은 다 겸비해야 하면서도 홍보맨에겐 '빛 좋은 개살구'라는 웃지 못할 수식어가 따라붙기도 한다.유철현 BGF리테일 홍보팀 수석매니저는 그런 홍보팀에 10년 넘게 몸담고 있다. 산업을 막론하고 변화의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유통은 소비자들의 수요에 따라 시시각각 그 흐름이 달라진다. 편의점은 여러 유통 채널 중에서도 이런 변화에 가장 민감한 곳이다. 1인 가구 수요를 잡기 위한 소포장 제품이 부상하는가 싶더니, 고물가 시대를 살아가는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기 위한 '거거익선' 제품이 금세 두드러지기도 한다. 유 수석은 이렇듯 가장 변화의 속도가 빠른 편의점 업계, 그 중에서도 제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어야 하는 홍보팀에 10년 넘게 근무하고 있는 것이다. 유통의 최일선에 매일 서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편의점 홍보맨시작점은 실제로 현장의 최일선이었다. 지난 2010년 7월 BGF리테일에 공채로 입사한 그는 직영점 편의점주로 일선에서 현장을 뛰었다. 이후엔 '프랜차이즈의 꽃'으로 불리는 SC(영업 담당)로 배치돼 가맹점과 가맹본부의 가교 역할을 맡았다. 그러다 돌연 홍보팀으로 발령받았다. 입사 2년 만이었다. 유 수석은 "사람들은 관성이 있어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옮겨다니기 싫어한다. 저 또한 마찬가지여서 처음엔 홍보팀 이동을 거절했다. 어렵다는 생각도 컸다. 작게는 PB(자체제작) 상품의 특성부터 크게는 회사의 경영 전략까지 공부해야 한다. 압축된 MBA 과정을 밟는다고 할 수 있다. 특히 B2C(Business to Consumer,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기업의 홍보는 까다로운 사안을 다룰 때도 많다. 회사를 대표하는 사람들이기에 보람도 크지만, 힘든 일도 많다. 모두가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일한다"고 말했다.대표적인 사례가 홍보 담당 주니어 시절 겪었던 이른바 'CU 사태'였다. 용인지역의 한 CU 편의점주가 가맹계약 해지 문제를 두고 본사와 충돌하다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불거진 사건으로, 지난 2013년 경인일보가 단독 보도했던 사안이다. 사회적 논란이 거셌고 BGF리테일 대표가 직접 대국민 사과까지 했을 정도였다. 유 수석은 "우리 회사를 비롯한 편의점 업계가 스스로를 돌아보고 자정 활동을 거치며 제도적, 정책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계기였다. 힘든 과정이 있었기에 건강한 가맹사업 문화를 만들 수 있었던, 편의점 역사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순간이었다"고 평했다. '홍보맨'으로서도 "고난을 겪은 사람이 심리적으로 단단해지고 역량도 높아지는 것처럼 이런 쓴 소리가 개인적으로는 홍보맨으로 성장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됐다"고 밝혔다.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고 했던가. CU 사태를 홍보 주니어로서 지켜봤던 유 수석은 편의점 업계의 베테랑 홍보맨으로 거듭났다. 편의점이라는 공간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끊임없이 공부하다보니 편의점에 '진심'이 됐다는 게 유 수석 설명이다. 지난 15일 수원시내 한 커피 전문점에서 유 수석을 만났을 때도, 인터뷰 내내 편의점을 향한 애정이 가득 묻어났다. 과거보다 편의점을 찾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유통 채널로서의 위상이 높아진 점에 대해 그는 "편의점 업계가 성장했다는 방증이다. 업계가 성장하면서 홍보의 영역과 영향력도 커진 것 같다"며 "또래 유통업계 홍보맨 중 이직을 한 번도 안 한 사람은 저밖에 없다. 제가 이렇게 한 회사에 오래 다닐 수 있는 건 편의점이 좋아서다. 일을 하다 보니 편의점에 '진심'이 됐고, 진심인 만큼 열심히 하게 되고 애정을 갖게 됐다"고 활짝 웃었다.■ 어쩌다 편의점편의점 홍보맨으로서 자부심이 남다른 그는 지난 4일 '어쩌다 편의점'을 출간했다. 경기도를 포함해 전국 편의점 점포수가 5만개가 넘고, 하루 이용자가 1천600만명에 달하는 편의점 업계 이야기를 '전지적 홍보맨 시점'으로 풀어낸 책이다. 2년간 출·퇴근시간에 유 수석 본인 얘기와 지인, 경영주 등 편의점 관련 42개의 에피소드를 짬짬이 썼다는 게 유 수석의 설명이다. 그는 "항상 옆에 있어 특별하게 느껴지진 않지만 돌이켜보면 이만한 사람이 없는, 친구 같은 편의점의 묘한 매력을 소비자나 독자에게 전하고 싶었다"며 책을 발간한 이유를 밝혔다.여러 에피소드 중 빙그레의 대표 상품 '바나나맛우유'에 얽힌 '지키고 싶은 마음' 에피소드가 가장 마음에 남는다고 했다. 특별한 홍보 없이도 편의점에서 수십 년 동안 매출 상위에 올랐던 '올 타임 레전드' 상품이지만, 유 수석에겐 먼저 세상을 떠난 중학교 친구를 떠올리게 만드는 제품이다. 돌아오지 않는 어머니를 떠올리며 늘 바나나맛우유만 먹었던 친구는 유 수석이 대학교에 재학하던 시절 세상을 떠났다. 유 수석은 "오랫동안 친구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자책감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그 뒤로 바나나맛우유를 마시질 않는다"며 "친구에겐 바나나맛우유가 어머니에 대한 긴 기다림을 견디게 하는 진통제였고 저한테는 친구의 부재를 느끼게 해 주는 존재"라고 씁쓸해했다.이 밖에 책을 통해 유 수석은 북한 개성공단의 CU 편의점 관리자, 10년 전 수중에 50만원만 쥐고 백령도에 들어갔다가 연 매출 50억원을 올리게 된 편의점주 등 편의점과 관련된 사람들의 삶을 다방면으로 소개했다. 사람들의 애환과 기쁨, 고난과 환희가 고스란히 담겼다. 어쩌면 평범하다고 치부될지 모르는 편의점 종사자들을 멋지고 특별하게 표현해냈다. 유 수석은 자신의 책을 "편의점주는 물론 편의점을 찾아주는 고객에게 헌정하는 글"이라고 했다. 그는 "편의점은 운영하는 주체와 이용하는 주체가 모두 소시민이라고 생각한다. 저마다 하루를 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편의점이라는 액자를 통해 담고 싶었다"고 밝혔다.이런 마음을 담아 유 수석은 책의 초판 인쇄 수익을 난치병 아동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국제비정부기구(NGO) '메이크어위시'에 기부했다. 회사 임·직원과 편의점주, 그리고 편의점을 이용해주는 고객이 있었기에 책이 출판될 수 있다고 여겨서다.오늘도 편의점은 변한다. 빠르게 바뀌는 소비자들의 성향과 수요에 따라 새로운 제품이 들어오기도 하고, 기존 제품이 늘어나거나 줄어들기도 한다. 상주 인력을 없애거나 드론으로 배송하는 등 최첨단 기술을 접목하기도 한다. 그런 변화의 최일선엔 오늘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분주하게 뛰는 유 수석이 있다.그는 이런 질문을 던지고 싶다고 했다. '당신에게 편의점은 어떤 의미인가요?' 유 수석에게 편의점은 희로애락의 공간이다. 편의점이, 그리고 편의점주와 회사 임직원들이 세상을 이롭게 하기 위해 노력하는 공간, 사람이길 바란다고 했다. 유 수석은 "제 컴퓨터 화면 보호기에는 '우리는 세상을 이롭게 하는 사람들이다'라는 문구가 뜬다. 소비자들에게도, 편의점주들에게도, 그리고 편의점 운영사의 임직원들에게도 편의점이라는 공간은 단순한 유통 채널이나 직장이 아닌, 삶의 단편에 놓인 희로애락의 장소라고 생각한다. 편의점이 세상을 좀 더 편하고, 이롭게 하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글/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 사진/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유철현 수석은?▲1982년생▲국민대학교(광고학·경영학 복수전공) 졸업▲2010년 7월 BGF리테일 입사▲2010년~2012년 2월 BGF리테일 강북영업부(SC)▲2012년 3월~현재 BGF리테일 홍보팀유철현 BGF리테일 홍보팀 수석매니저가 서울 강남구 본사 앞 CU편의점에서 상품을 들고 있다. 유 수석은 편의점의 가치를 강조하며 "편의점은 세상을 이롭게 하는 공간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의잘알(의정부 잘아는) 후보대전' 박지혜 vs 전희경 vs 천강정 -의정부갑 ① 경험이 가장 좋은 선생님이라고 합니다.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죽었다 깨도 모르는 일이 세상에는 많으니까요. 특히 소외받고 차별받은 경험은 더욱 그러합니다. 지난해부터 여론이 크게 일었던 경기북부특별자치도, 경기분도론 등 경기북부 이슈는 사실은 군사보호구역,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각종 규제로 분단 이후 경기북부가 수십년 간 소외받고 차별받아온 역사의 산물입니다. 그 중에서도 의정부는 경기북부지역의 '형님' 같은 도시입니다. 경기북부가 안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가장 강하게 목소리 내는 지역이니까요. 또 의정부의 중심지 역할을 해온 의정부갑 지역구는 경기북부의 민심을 좌우하는 핵심 지역입니다. 경기북부를 둘러싼 변화의 바람이 큰 시기라 그럴까요. 이번 총선에서 의정부갑 지역구는 각 당의 치열한 '전략공천'으로 여느 선거보다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박지혜 후보는 연천군 전곡읍에서 태어난 의정부에서 유년을 보낸 경기북부 토박이 입니다. 지난해 12월 더불어민주당 영입인재 1호로 영입된 박지혜 후보는 기후위기 전문가입니다. 2020년 청소년기후행동이 '기후위기 방관은 위헌'이라며 낸 위헌소송의 소송대리인단을 맡았고 2022년엔 기후싱크탱크 '플랜1.5'를 설립해 공동대표로 활동했습니다. 국민의힘 전희경 후보는 비례를 통해 20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소위 '경력직' 입니다. 사안마다 보수의 시각에서 강한 목소리를 내왔던 터라 보수주의자들로부터 꽤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죠. 대통령실 정무비서관으로 일하는 등 정치적 활동반경이 큰 인물이지만 지역구 출마는 처음입니다. 의정부갑을 택한 건 의정부에서 초중고를 모두 졸업한 토박이라는 점이 작용했습니다. 개혁신당 천강정 후보는 의정부에서 오랫동안 치과의사로 일하며 의정부를 정치적 터전 삼아 꾸준히 정치활동을 해왔습니다. 자유한국당시절엔 의정부시 갑 당협위원장을 맡았고 2018년엔 바른미래당 소속으로 의정부시장선거에 출마한 바 있습니다. 정치적 관점에서 의정부를 고민한 세월은 가장 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각 당에서 의정부와 깊은 인연이 있는, '지역인재' 후보들을 내세운 건 앞서 설명한 경기북부에 불고 있는 변화에 대한 갈망과 관련이 깊습니다. 특히 의정부 갑은 문희상 전 국회의장이 6선 국회의원을 지내고 뒤를 이어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선돼 '민주당 텃밭'이라고 해도 무방했는데, 이번 총선은 거대 양당은 물론이고 신당까지 모두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했고, 경기북부에 어울리는 새로운 비전을 들고 나오지 않으면 유권자의 표를 얻기 힘든 경쟁이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경험'을 바탕으로 누구보다 의정부를 잘 안다는, '의잘알' 후보들은 진짜 의정부 갑의 문제를 어떻게 진단하고 있을까요. 경인일보가 대신 짚어봤습니다. 의정부 갑 지역구는 구도심에 속합니다. 의정부시 도시재생사업 전략기본계획 상 노후지역 10곳 중 8곳이 갑 지역구에 속할 정도입니다. 또한 재래시장과 지하상가, 부대찌개거리 등 구도심 상권도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이 지역구에선 늘 '주거환경정비사업' 이슈가 불거져왔습니다. 의정부시 주거환경정비사업의 역사는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도내 12개 지자체 23지구를 선정해 '뉴타운' 재개발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의정부시에서는 '가능지구(가능동)'와 '금의지구(금오동, 의정부동)'가 2008년 4월 뉴타운 촉진지구로 지정됐습니다. 당시 경기도 곳곳에는 뉴타운 해제를 촉구하는 반대대책위가 꾸려졌습니다. 노후주택을 전면 철거하고 아파트 등 건물을 새로 짓는 뉴타운 사업은 원주민의 재정착률이 20% 내외로 낮아 주거권이 침해될뿐더러, 주민들이 외부로 뿔뿔이 흩어지면서 공동체가 무너지는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관련 조례(경기도 도시재정비 촉진 조례)가 개정되면서 '주민의견조사'에서 반대 25%를 넘으면 뉴타운 사업을 무산시킬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졌고, 의정부에선 가능·금의지구 15개 구역 중 13개 구역이 반대 27~40%를 받아 정비구역이 해제됐습니다. 남은 2곳 역시 이후 진행 과정에서 무산됐습니다. 뉴타운이 해제된 이후 '도시재생'이라는 새로운 노후주택 정비사업 바람이 의정부에도 들어왔습니다. 도시재생은 건물의 원형을 보존한 상태에서 도시를 '재활성화'시킨다는 의미입니다. 낡은 건물을 허물고 다시 짓는 재개발과 달리, 건물의 원형을 보존한 상태에서 주민들이 필요한 기반·편의시설 등을 지원해 구도심을 활성화하는 사업입니다. 의정부시는 2018년 도시재생지원센터를 설립하고, 2019년 '의정부시 도시재생 전략 기본계획'을 수립했습니다. '흥선행복마을(가능동)'과 '신흥마을(의정부동)' 등 두 곳에서 도시재생사업을 우선 추진하고, 8곳(갑지역구 6곳)을 도시재생 활성화지역으로 지정했습니다. 집수리와 노후도로 개선 등 환경정비, 거점센터 건설 등을 통해 마을에 필요한 사업을 지원하고,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이도록 주민역량 강화 사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흥선행복마을 주민협의체 관계자는 “도시재생은 공공지원이 종료된 이후에도 동네 활성화가 이어질 수 있도록 주민참여와 지속성이 핵심이다. 이에 협동조합을 설립해 두부를 만들어 판매하고, 북부지역 농축산물의 공동구매를 연결하는 등 수익사업을 벌이고 있다"며 “특히 이곳은 뉴타운 해제 당시 주민 갈등이 있었는데, 결국 방식의 차이지 마을 활성화라는 같은 목표가 있었던 터라 마을에서 진행하는 사업에 주민들이 같이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의정부에서 다시 재개발·재건축을 향한 열망이 커졌고 지역 주민들의 갈등도 다시 시작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2020년대 초부터 주택가격이 오르기 시작하며 전국에 부동산 광풍이 불었던 배경이 주효했고, 장기적인 변화를 지향하는 도시재생사업은 주민들이 변화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점도 원인으로 꼽힙니다. 이 때문에 지난 2월 말 기준, 도시재생 활력지구로 8곳 중 7곳에서 재개발·재건축을 추진 중이거나 입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의정부시 관계자는 “건물이 새로 들어서는 재건축과 달리 도시재생은 넓은 면적에 비교적 적은 비용이 들어가다 보니 주민들의 체감도가 낮아 선호도가 떨어지고 있다"며 “도시재생 활성화 지역으로 선정된 곳 대부분이 재개발 정비구역이 된 탓에 현재는 도시재생 사업계획 자체를 전면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도시재생과 재개발 사이에서 또 다시 갈피를 잃은 의정부갑 지역. 그래서 경인일보가 대신 묻습니다. 후보님들, 어떻게 생각하세요? 더불어민주당 박지혜 후보 저는 본질은 의정부 구도심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할 것이냐, 재개발사업을 추진할 것이냐는 수단일 뿐, 본질은 의정부 구도심이 의정부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책임질 경제거점, 사람이 모이는 문화 공동체 거점으로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어느 한 사업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각 동네별, 골목별 특성을 살린 맞춤형 종합발전계획을 통해 다양한 매력이 공존하는 의정부를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합니다. 특히 윤석열 정부의 도시재생사업 예산 삭감과 의정부의 취약한 재정 여건 등으로 재정만으로는 넓은 의정부 구도심을 일순간에 현대적이고 지속 가능한 도시로 만들기 어려워졌습니다. 이에 의정부 구도심에 있는 여러 자원 중 보존 가치가 높은 자원을 선별하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서 해당 지역의 거점 공간과 유휴 공간을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재능을 가진 로컬 크리에이터와 예술가들에게 임대하여 익선동이나 문래동, 성수동 부럽지 않은 특색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사업을 추진하겠습니다. 또 의정부 역세권은 영국이 런던 시민 3만 명과 민간기업의 창의성을 활용해 추진한 '킹스크로스 역세권 프로젝트'를 참고하여 의정부 시민들과 기업의 지혜를 모아 '의정부 역세권 지속 가능한 발전 계획' 수립을 추진하겠습니다. 또 국토부 투자선도지구 지정 등을 추진하여 민간 투자를 이끌어 의정부 역세권을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새로운 혁신 거점으로 재탄생시키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가능동과 흥선동 일대 노후 저층 주거지는 캠프 레드클라우드 디자인 융복합시티 조성과 동시에 넓고, 쾌적하며, 다양한 주민 편의시설과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도시로 재탄생될 수 있도록 재개발사업 역시 주민의 뜻을 모아 단계적으로 추진하겠습니다. 국민의힘 전희경 후보 세계적으로 추구하는 보행자 중심의 도시재생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원도심 지역 활성화 방안으로 행정거점과 중심상권을 잇는 보행축 조성을 제안합니다. 행정거점인 시청과 의정부역을 거쳐 행복로를 연결하는 보행축을 조성해 중심상권에 더 많은 유동인구가 유입하도록 해야합니다. 현재 행복로는 의정부역과 파발교차로를 잇는 중앙로를 폐쇄해 시민들의 휴식 및 문화 공간으로 제공하고자 조성된 도심 내 주요 거리입니다. 그러나 주변 상가 시설물 난립, 좁은 보행로 등으로 인해 보행이 불편하고 우회동선이 발생한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의정부역 서측공간 역시 녹지공간 외 집객 효과가 떨어져 공간 활성화를 위한 개선대책이 요구돼 왔습니다. 이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추구하는 보행자 중심의 도시재생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원도심 개선을 위해서는 교통, 안전, 상징성, 도시미관, 지역 상권 등을 융합해 다양한 발전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세심한 보행편의 향상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의정부역과 행정거점인 의정부시청, 중심상업지역인 행복로와의 보행축 연결을 통해 보행인구 증대 및 중심상권 유동인구 유입을 활성화해야 합니다. 집권 여당의 강한 힘을 기폭제로 삼아 의정부 원도심 재생과 활성화를 반드시 실현하겠습니다. 개혁신당 천강정 후보 의정부시의 행정구역 면적은 2016년을 기준으로 81.54㎢로 인접한 “포천 826.96㎢, 양주시 310.18㎢"보다 행정구역 면적은 작지만, 2020년 1월 말 주민등록 기준 인구는 45만 1,876명으로 경기 북부의 행정과 지리적 중심도시로 인식되어왔습니다. 이 가운데 의정부시(갑) 지역에 속하는 “가능동 9.71㎢, 녹양동 3.81㎢, 의정부동 4.43㎢, 호원동 10.72㎢"은 “의정부 전체 면적의 28.12%"로 (을) 지역보다 작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지만, 20만 4,210명 의정부시 인구의 절반 가까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특히 노후건물이 집중되어있는 지역의 경우 과거부터 논의가 지속 되어 왔지만, 실효성 있는 대책이 아직도 미흡한 실정입니다. 그 원인으로 설득력 있는 대안의 부재를 꼽을 수 있는데, 최근 들어 예산의 부재까지 더해지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압도적 주민 동의 없는 도시재생과 재개발 사업은 동력을 얻을 수 없습니다. 고물가 고금리로 민생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데, 도시재생과 재개발을 논한다면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까요? 미약하지만 고물가 고금리 잡는데 우선하겠습니다. 민생이 안정되면 해당 지역의 공론화를 통해 설득력 있는 대안을 제시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목은수·공지영·김동한기자 wood@kyeongin.com
고향 무대 누비는 12살 소녀 전국노래자랑서 노래 실력 화제"어디든 재능기부" 섭외 1순위"멋진 가수 돼 좋은 일 하고 싶다"트로트 신동으로 불리는 김보민(12)양의 또다른 수식어는 안산의 딸·안산의 스타로, 안산의 많은 무대에서 재능기부 형식으로 서고 있다. 방송과 라디오 등 종횡무진 활약하는 바쁜 일정 속에도 안산에서의 무대라면 가리지 않고 노래를 들려드리고 싶다는 게 그의 말이다. 장르가 트로트인 만큼 김양이 선 무대에서 어르신들의 호응은 그 어떤 스타보다도 뜨겁다. 축제 등 행사를 진행하는 안산의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섭외 1순위다.그는 지난해 방송된 전국노래자랑 안산시 편에서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풍부한 감정을 담은 트로트를 불러 화제를 모았다. 이후 안산시 자전거대축전, 인디페스티벌과 같은 축제 행사장뿐 아니라 경로당, 관내 은행 및 관공서 행사 등 무대를 가리지 않아 안산의 딸로 이름을 알리는 중이다.김양은 "노래는 사람의 속마음을 전달하는 것 같다. 기쁨을 주기도 하고 힘든 일에는 공감을 통해 위로를 해줘 가족, 때로는 친구가 된다"며 "이런 노래를 사람들에게 부를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올해 초등학교 6학년인 만큼 학업도 병행해야 해 시간적 여유 등 어려움도 따르지만 노래를 부를 때는 모두 잊혀진다는 게 그의 말이다. 태어나고 자란 안산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 재능 기부 같이 시작된 무대인 만큼 유명해진 뒤 꼭 안산에서 단독 콘서트를 여는 것도 그의 꿈이다. 김양은 "안산은 예술의 전당, 와스타디움, 대부광산 등 놀거리도 많고 볼거리도 많다. 특히 공원이 많다"며 "커서 내가 좋아하는 안산을 전국뿐 아니라 전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미소를 지었다. 실제로 최근 출연한 라디오에서도 김양은 '트로트 신동, 안산의 스타! 꿈꾸는 12살'로 소개됐다. 그는 "안산의 딸·스타로 불릴 때 기분이 왠지 모르게 더 좋아진다"며 "무대가 있는 안산의 어떤 곳이라도 가서 노래를 부르고 싶다"고 말했다.이어 김양은 "얼마 전에 여성 트로트 가수들로 구성된 축구팀에도 입단했다. 가수가 꿈이지만 학생이 해야할 공부도, 건강을 위한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다"고 혹시 모를 걱정스런 시선에 대해 선을 먼저 명확히 했다. 그는 "꿈을 꿀 수 있다는 게 좋고 그 꿈을 향해 느리지만 한걸음 한걸음 나아갈 수 있어 좋다"고 의지를 다져 다시 한 번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그래서인지 올해도 안산의 크고 작은 무대에서 김양에 대한 섭외가 이어지고 있다. 2024 안산 자전거 대축전에서도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양은 "아직은 어리지만 좀 더 커서 멋진 가수가 되면 내 고장 안산을 위한 일도, 기부 등 좋은 일도 하고 싶은 게 매우 많다"며 "한계단 한계단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안산/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
역사 문화와 짜릿한 즐거움…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연결 한강 가로지르는 최초 출렁다리신륵사 관광지~금은모래유원지총길이 515m… 내년 3월 개통식자연경관·문화예술 공간 재탄생강천섬 힐링 캠핑존 재개장 준비체험레저지구·자전거 도로 조성스포츠 연계한 경제 활성화 목표관광과 여행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분야 중 하나다. 관광에 의존하던 지역경제는 심각한 영향을 받았다. 여행자들이 고려해야 할 것은 더 많아졌고, 여행지의 환경이나 위생에 대한 안목도 더 높아졌다.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는 비관적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세계경제포럼(WEF)이 최근 발표한 '여행 및 관광 개발 지수(TTDI)'(2021)에 따르면 팬데믹으로 인한 수요 역학의 변화가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는 보고도 있다. 이 보고서는 '국내 관광, 집 근처 여행, 야외 활동, 자연 기반 상품 및 농촌 관광'을 관광과 여행산업을 회복시킬 주목할 만한 추세로 꼽았다. 이는 '경이로운 자연', '야외 활동', '농촌 숙박' 같은 주제에 대한 온라인 검색이 크게 늘고 있다는 분석과도 일치했다.■ 영릉 관람객, 팬데믹 이전 70% 회복여주시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여주의 대표 관광지 중 하나인 영릉의 방문객 수는 코로나19가 유행하던 두 해 동안 40만명대에서 20만명대로 절반이나 줄었다. 다행스럽게 회복이 시작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영릉 방문객 수가 2022년에 26만명, 지난해인 2023년에는 28만명으로 70% 수준까지 늘었다.시는 인구감소 시대에 주된 대응 전략을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에 기대고 있지만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관광에 거는 기대도 크다. 정주 인구의 증가보다는 체류 인구를 늘리는 것이 더 현실적이고 그 효과가 빠르기 때문이다.올해 시 관광 분야의 가장 큰 화두는 여주의 역사와 문화는 물론 지리적 중심인 남한강을 가로지르는 출렁다리다. 대개 경관이 빼어나고 명성이 높은 관광지에 놓이는 출렁다리나 케이블카는 그 화제성과 시너지로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관광상품이다.하지만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고 지역 주민에게 경제적 이익이 돌아가도록 하겠다는 처음의 공언을 끝까지 유지한 사례는 많지 않다. 방문객의 일시적인 쏠림 현상과 잠시 머물다 가는 볼거리 관광만으로는 주변 상권을 포함한 지역경제에 근본적인 영향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설악산 케이블카 이용객이 연간 70만명 이상 유지하는데도 설악동 상권은 쇠퇴하고 있다는 것이 그 한 예다.■ 길이 515m 출렁다리 내년 3월 개통식여주의 출렁다리는 폭 2.5m에 총연장 길이가 515m로 신륵사관광지와 금은모래유원지를 남북으로 연결한다. 한강을 가로지르는 최초의 출렁다리라는 이름값에 걸맞게 들인 건설 비용이 320억원에 이른다. 시는 내년 3월 개통을 계기로 '관광 원년의 해'로 삼아 선포식도 계획하고 있다. 그렇다면 시가 구상하고 추진하는 관광 사업의 목표는 무엇일까. → 표 참조이충우 시장은 "여주를 가보고 싶은 곳, 그것도 바라보는 곳이 아니라 즐기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며 "체류형 관광을 통한 지역 상권의 활성화"란 말로 남한강변 관광자원 개발 구상을 요약했다. 곧 출렁다리라는 새로운 거점 시설을 중심으로 신륵사관광지가 있는 북단과 금은모래공원이 있는 남단 양안을 연계해 쇼핑과 주야간 볼거리, 체험, 숙박을 아우르는 체류형 관광지로 만들어 지역경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출렁다리에는 LED 조명으로 '미디어 파사드'를 연출해 24시간 볼거리를 제공하는 한편 야간에도 황포돛배를 운영해 여강의 밤 풍경을 즐기는 빛의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꾸민다.출렁다리 북단은 수려한 자연경관을 품은 천년 고찰인 신륵사와 박물관, 도예문화단지 등 문화시설이 있지만 숙박 등 여행자들을 위한 시설이 낡고 미비해 신륵사의 자연경관과 문화예술이 어우러진 문화 명소로 재탄생한다. 이를 위해 숲속에 공연장과 카페, 경관 조명을 설치해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가 있는 축제의 공간으로 연출한다. 이곳에 숙소와 커뮤니티 기능을 갖춘 관광여행자센터도 연내 완공할 예정이다.출렁다리 남단에는 광장과 휴식공간, 근린생활시설을 갖춘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새로운 문화공간을 만들기 위해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또한 강변을 따라 10개의 객실을 갖춘 콘도미니엄을 조성하기 위한 민자유치계획도 진행 중이다.■ 남한강을 따라 유기적 관광생태계 구축시의 계획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남한강을 거점으로 출렁다리 상류인 강천섬 일원은 힐링지구로, 하류인 이포보 및 당남리섬 일원은 체험레저지구로 지정해 유기적인 관광생태계를 만들어 체류, 숙박, 음식, 특산물 판매로 지역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강천섬에는 2022년에 개관한 힐링센터를 중심으로 명상, 테라피 등 다양한 힐링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대상에 맞는 다양한 체험 콘텐츠를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자연 풍광이 수려해 백패킹 성지로 널리 알려진 강천섬에는 캠퍼와 지역주민들의 요구에 부응해 올 상반기 중 힐링 캠핑존으로 재개장을 준비하고 있다. 향후 수변공원 지정을 통해 친환경 테마공원으로 만들어 간다는 계획이다.이포보와 당남리섬 일원은 안전하고 효율성이 좋은 계류식 헬륨기구를 띄워 남한강의 자연을 하늘 위에서 감상하는 기구 체험장으로, 양촌 저류지 일원은 중장기적으로 저류지 기능은 유지하되 수로를 이용해 카누 등 무동력 수상레저 활동을 위한 명소로 만들어 지역주민들을 위한 소득창출 기회로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시는 남한강 자전거길에 관광지를 연계하는 자전거도로 네트워크를 만들어 여주를 스포츠 관광도시로 만든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세종대왕릉, 신륵사 등과 같은 역사적 명소를 남한강과 그 샛강의 자전거도로를 이용해 둘러볼 수 있는 편리하고 효율적인 자전거 네트워크를 구축해 스포츠 관광객 유치와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포부다.여주는 경기도에서 '지붕 없는 박물관'으로 불릴 만큼 다양한 문화유산이 산재해 있는 역사문화도시다. 관광이란 볼거리나 즐길거리 같은 소재를 소비하고 그로부터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하나의 산업이긴 하지만, 상업화를 넘어선 그 무엇이기도 하다. 어떤 이에게는 인간과 세계에 대한 성찰을 일깨우는 기억의 장소이자 새로운 이해의 방식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시는 관광과 여행의 가치를 남한강에서 찾은 듯하다. 여주가 누구나 즐겨 찾을 수 있고, 오래 머물 수 있는 곳,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행복 생활권'으로 재탄생하기를 기대해 본다. 여주/양동민기자 coa007@kyeongin.com여주시는 출렁다리를 중심으로 신륵사관광지와 금은모래공원을 연계하여, 쇼핑과 주야간 볼거리, 체험, 숙박을 아우르는 체류형 관광지를 만들어 지역경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할 계획이다. /여주시 제공
'모험을 즐기는 탐험가' 공영운 vs 한정민 vs 이준석 ② 2기 신도시 중 가장 성공한 신도시를 꼽으라면 '동탄'을 첫 손가락에 꼽을 겁니다. 새 아파트가 즐비하고 유행하는 상업시설들이 들어섰으며 호수공원 등 생활인프라도 잘 갖춰진 편이죠. 가장 좋은 건 삼성, 현대자동차 등 세계적 대기업들과 연관기업들이 입주해 직주근접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그래서일까요. 동탄신도시 중에서도 동탄2신도시는 젊은 세대수가 가파르게 상승하며 하루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모습이 눈에 띄는 도시입니다. 화성을 지역구는 '젊은 도시', 동탄2신도시를 품고 있습니다. 도전을 멈추지 않는 역동적인 도시의 모습과 잘 어울리는 3명의 후보들이 뛰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공영운 후보와 국민의힘 한정민 후보, 그리고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그 주인공입니다. 이들 후보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정말 도시와 닮아있습니다. 한 분야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직업과 경험을 통해 가보지 않은 길에 '도전'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는데요. 먼저 공영운 후보는 15년간 기자로 일하다, 현대자동차로 자리를 옮겨 18년간 근무하며 전략기획사장까지 오른 '사회생활 만렙'의 소유자입니다. 특히 공영운 후보는 정부 등 여러 관계기관과 소통하고 협력하는 일에 능통했다고 평가받는데, 그간 쌓아온 '노련함'이 젊은 패기의 상대후보들과 경쟁에서 어떻게 발현될 지 궁금합니다. 한정민 후보의 이력도 참 재밌습니다. 2014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DS부문 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화성에 정착한 한정민 후보는 화성시민으로 제역할을 고민하는 데 꽤 진지했던 편입니다. 매일이 바쁜 '직장인'이면서도 화성미래혁신포럼, 청년서랍 등 사회단체를 조직하고 활발한 시민사회운동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만큼 지역구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평입니다. 이준석 후보는 이력을 설명하는 일이 불필요할 정도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정치인 중 하나입니다. 이준석 후보의 출마로 화성을은 전국에서 가장 관심이 뜨거운 선거구로 주목받고 있으니까요. 최연소 집권여당 당대표에 이어 본인이 창당한 신당의 대표가 된, 정치인생 대부분이 도전인 이준석 후보는 연고도 없는 화성을에 출마한 것 자체가 도전입니다. 화성을 지역구는 본격적인 선거가 시작되기 전부터 화성시에서 동탄을 분리해 '동탄시'를 만들겠다는 국민의힘 주장이 나오며 시끄러운 상황인데요. 경인일보가 직접 '동탄시'를 접한 시민들의 반응과 후보들의 생각을 물었습니다. 총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지난 12일 국민의힘 화성시 후보들을 중심으로 동탄신도시를 화성시에서 분리해 '동탄시'로 승격시키자는 '분시론'이 등장했습니다. 이전 총선에서 동탄구청을 설립하자는 '분구론'이 제시된 적을 있었지만 분시론이 공약으로 제시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화성시는 2025년 특례시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동탄1·2지구, 송산그린시티 등 택지개발 사업으로 인구가 빠르게 유입되면서 특례시 조건인 인구 100만명을 지난해 11월 돌파했기 때문이죠. 2001년 시 승격 당시 인구가 21만명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20여년 동안 5배나 늘어난 셈입니다. 그야말로 '폭풍 성장'입니다. 향후에도 인구 유입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돼 화성시는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지자체로 손꼽힙니다. 경제적으로도 탄탄합니다. 2023년 재정 자립도는 61.1%로 경기도는 물론 전국 기초 지자체 중에서 1위입니다. 마찬가지로 GRDP(지역내총생산)도 91조원(2021년 기준)으로 전국 기초 지차체 중에서 1위입니다. 화성시의 눈부신 성장을 얘기할 때 동탄신도시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동탄신도시 거주 인구(지난달 기준, 39만9천941명)는 현재 화성시의 42.3%를 차지합니다. 이들 중 상당수가 삼성전자, 현대·기아차, SK하이닉스, LG전자 등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입니다. 하지만 행정 서비스는 그만큼 따라오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지방자치법상 인구 50만 이상 대도시는 구를 둘 수 있지만, 개발된 지 20년 가까이 되는 동탄신도시엔 아직도 구청이 설립되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 화성을 주민들은 동탄출장소에서 행정 업무를 보고 있습니다. 이처럼 분구에 대한 논의는 이전 총선과 지선에서 꾸준히 제기됐던 문제입니다. 현재 화성시는 향후 더 늘어나는 인구에 따라 분구 계획을 수립 중이지만, 계획안이 나오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동탄2지구의 행정 인프라는 10년 넘게 제자리걸음인 셈입니다. 화성시 관계자는 “현재 동탄구청 신설을 추진한다기보다 화성시 전체의 행정체제 개편을 위한 준비를 계속하고 있다"며 “아직 구획안이 만들어지지 않았고, 내부 논의 중이다. 방향이 정해지면 향후 행정안전부 승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배경 속에 분시론이 등장했습니다. “동탄이 교통지옥, 교육은 역차별, 의료인프라 부족도시라는 오명을 안고 있는 것은 결국 화성시가 100만 인구에 걸맞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란 게 취지입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표를 위한 포퓰리즘', '실현 가능성이 없다' 등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행정구역 변경을 위해선 주민투표가 필요한데, 특례시를 만들려는 상황에서 과연 실현 가능할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런 상황 속, 지역 주민들은 분시든, 분구든 행정 서비스를 비롯해 전반적인 인프라 확충 및 개선부터 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동탄출장소에서 만난 김모(50)씨는 “동탄출장소로 오려면 교통이 너무 불편하다. 몇 년째 동탄구청 얘기만 나오지 아무런 진전이 없는 것 같다"며 “무슨 정책이든 행정 서비스 개선을 먼저 해결해달라"고 말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공영운 후보 행정구역 개편은 장기적 발전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문제로 선거를 앞두고 인기영합적이고 즉흥적으로 던질 사안은 아니라고 봅니다. 화성시는 전체적으로 일자리, 주거지, 휴양지, 관광지, 농·어촌 등이 골고루 있는 도시입니다. 서부지역은 기아자동차 등의 큰 공장과 농어업은 물론 제부도 등 관광자원이 풍부하고 대양으로 뻗어나가는 관문입니다. 동부지역은 동탄신도시 등 대규모 신도시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서부지역과 동부지역의 차이점 때문에 일부에서 '분시'를 주장하는데 저는 반대로 이러한 다양성 때문에 CNN 선정 앞으로 부유해질 도시에 아산시와 함께 4, 5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화성시의 세수 70%가 동탄 외 지역에서 나오는데 분시를 하면 단기적으로는 동탄시의 자족 기능이 사라지고 장기적으로는 행정구역의 한계로 글로벌 도시로 발전하는데 장애가 될 것입니다 동탄신도시의 문제 해결을 위해 분시를 하자는 것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 배를 가르자는 단견에 불과합니다. 물론 동탄신도시의 늘어난 교통문제, 교육문제 등의 행정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대책도 필요합니다. 동탄신도시의 행정서비스 제공을 위해 '동탄구청' 신설을 적극 추진하겠습니다. 국민의힘 한정민 후보 현재 동탄은 도시의 경제발전 속도에 비해 인프라가 따라가지 못한지 너무 오래 되었습니다. 트램은 10년이 지나서야 착공 예정 소식이 들려오고 있는 상황이고, 다른 지역에서는 10분도 기다리지 않는 마을버스를 동탄은 20분을 넘게 기다려야 합니다. 교육 역시 문제입니다. 비평준화 지역인데다가 학생 수요예측에 실패하여 관내 학교를 두고 먼 곳으로 통학해야 하는 문제는 동탄만이 안고 있는 문제입니다. 화성의 서쪽지역이 겪고 있는 문제와는 다른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의 근본적인 이유는 화성 서쪽과 동탄이 서로 기반산업부터 도시 구조와 인구 구성 등이 너무나 다름에도 불구하고, 화성시라는 하나의 지자체가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키를 쥐고 있다는 것입니다. 동탄의 문제도 굉장히 시급한데, 화성 전체를 고려하다보니 격차를 해소하는 문제가 더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상황이죠. 이는 화성 서쪽과 동탄 모두에게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그래서 동탄시의 독립적인 행정권한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각자가 고질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를, 각자가 권한을 가지고 각자에게 맞는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자는 취지입니다. 최근 경인일보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70%에 가까운 주민이 동탄시 승격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일단 동탄구 설치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구가 먼저 확정되고 나서 시로 승격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동탄시 분시에 대해 유권자들이 또 주민들이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국민의힘 측에서 얘기하는 동탄시 분시는 '동탄 플러스 반월동'입니다. 이게 얼마나 이기적이고 말이 안 되는 소리인지는 알 만한 분들은 아십니다. 결국 반월동 소재 삼성 화성 캠퍼스를 가져가야만 지방법인 소득세를 통해 지역 세수를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걸 화성시가 받아줄 가능성이 있을까요? 그렇기 때문에 안 될 일을 될 것처럼 홍보하는 것 자체가 유권자 기만입니다. 국민의힘은 서울과 김포는 더 커져야 한다는 이유로 '메가 서울'을 말하면서 반대로 화성은 분리해야 한다고 하는데, 논리적 근거가 빈약합니다. 유권자들이 동탄시 분시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하시는 분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곱씹어보면 결국 표를 위한 사탕발림 소리, 실현되지 않을 공약, 오히려 지금 추진되고 있는 동탄 분구 계획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라는 걸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더 나은 행정 서비스를 위해서는 동탄구를 분리해내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동부출장소가 있지만은 동탄구청을 설립해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또 동탄1지구와 동탄2지구 모두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선 동탄구마저도 일산서구와 일산동구처럼 분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적어도 동탄의 행정 서비스 자체는 출장소 가지고 이제 안 되는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GTX 개통 이후에 그러면 행정기관도 사실상 동탄역 주변으로 조금씩 배치되는 것이 화성 전체로 봤을 때도 굉장히 행정 편의성을 높일 것입니다. /김동한·공지영·목은수기자 dong@kyeongin.com
'모험을 즐기는 탐험가' 공영운 vs 한정민 vs 이준석 ① 2기 신도시 중 가장 성공한 신도시를 꼽으라면 '동탄'을 첫 손가락에 꼽을 겁니다. 새 아파트가 즐비하고 유행하는 상업시설들이 들어섰으며 호수공원 등 생활인프라도 잘 갖춰진 편이죠. 가장 좋은 건 삼성, 현대자동차 등 세계적 대기업들과 연관기업들이 입주해 직주근접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그래서일까요. 동탄신도시 중에서도 동탄2신도시는 젊은 세대수가 가파르게 상승하며 하루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모습이 눈에 띄는 도시입니다. 화성을 지역구는 '젊은 도시' 동탄2신도시를 품고 있습니다. 도전을 멈추지 않는 역동적인 도시의 모습과 잘 어울리는 3명의 후보들이 뛰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공영운 후보와 국민의힘 한정민 후보, 그리고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그 주인공입니다. 이들 후보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정말 도시와 닮아있습니다. 한 분야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직업과 경험을 통해 가보지 않은 길에 '도전'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는데요. 먼저 공영운 후보는 15년간 기자로 일하다, 현대자동차로 자리를 옮겨 18년간 근무하며 전략기획사장까지 오른 '사회생활 만렙'의 소유자입니다. 특히 공영운 후보는 정부 등 여러 관계기관과 소통하고 협력하는 일에 능통했다고 평가받는데, 그간 쌓아온 '노련함'이 젊은 패기의 상대후보들과 경쟁에서 어떻게 발현될 지 궁금합니다. 한정민 후보의 이력도 참 재밌습니다. 2014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DS부문 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화성에 정착한 한정민 후보는 화성시민으로 제역할을 고민하는 데 꽤 진지했던 편입니다. 매일이 바쁜 '직장인'이면서도 화성미래혁신포럼, 청년서랍 등 사회단체를 조직하고 활발한 시민사회운동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만큼 지역구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평입니다. 이준석 후보는 이력을 설명하는 일이 불필요할 정도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정치인 중 하나입니다. 이준석 후보의 출마로 화성을은 전국에서 가장 관심이 뜨거운 선거구로 주목받고 있으니까요. 최연소 집권여당 당대표에 이어 본인이 창당한 신당의 대표가 된, 정치인생 대부분이 도전인 이준석 후보는 연고도 없는 화성을에 출마한 것 자체가 도전입니다. 도전을 즐기는 3명의 후보들이지만, 화성을은 그렇게 녹록치 않습니다. 동탄1지구와 동탄2지구 개발이 각각 2001년, 2011년 시작해 10년의 차이가 있지만, 동탄2는 동탄1에 비해 교통·교육·의료 등 주요 인프라 시설은 아직도 열악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역대 선거에서 인프라 이슈가 매번 주요 공약으로 제시되고 다뤄진 건 다 이런 이유 때문이죠. 또 반도체벨트, 동탄시 독립 이슈 등 대형 정치이슈가 등장하며 정작 주민들의 어젠다는 주목받기 힘들죠. 그래서 유권자를 대신해 우리가 화성을의 진짜 문제에 대해 직접 물었습니다. 세 후보는 어떤 대답을 했을까요. 지난 19일 오전 8시께 화성 동탄2신도시의 한 정류장. 이날도 어김없이 서울, 수원, 판교 등 시외로 출근하는 30여명의 주민들이 발을 동동 구른 채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해당 정류장은 기흥IC, 기흥동탄TG와 가까워 기점과 가까운 정류장보다 자리 경쟁이 치열합니다. 이미 만차인 버스가 많아 그냥 보내는 일도 다반사입니다. 이런 현상은 2022년 11월 광역버스 입석 금지가 시행된 이후 더욱 심해졌습니다. 수원 영통구로 출퇴근하는 이모(30)씨는 “수원까지 가까운 거리인데 버스가 많이 없다. 배차 간격도 시원치 않아서 매번 힘들다"며 “오늘도 지각이다. 매번 문제로 지적되는데 개선된 걸 본 적이 없다"고 토로했고, 서울역 부근으로 출퇴근한다는 A(30대)씨는 “그나마 타는 정류장이 기점과 가까워 버스는 탈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동탄 시내 교통 체증이 심각해 통근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 같다. 서울 버스 노선 조정 이후 요새는 퇴근도 출근만큼 힘들어졌다"고 말했습니다. 동탄2신도시의 출퇴근 교통 문제는 어제오늘 얘기가 아닙니다. 2015년 첫 입주를 시작한 이후부터 출퇴근 전쟁은 매일 벌어지고 있습니다. 평균 연령이 34.7세(지난달 기준)로 가장 젊은 지역인 터라 시외 출퇴근 이동인구가 많은데다, 인구는 계속 늘고 있어 파격적인 변화가 생기지 않는 한 상황은 악화될 뿐입니다. 문제의 원인은 열악한 교통 인프라에서 비롯됩니다. 입주보다 교통망 확충이 늦어진 게 큰 후유증으로 남은 셈입니다. 이후 나온 교통 대책들도 지연됐습니다. 지난 2018년 착공에 들어가 오는 30일 개통을 앞둔 GTX-A 수서~동탄선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2021년 하반기, 모든 구간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었던 동탄인덕원선도 지난해 12월이 돼서야 전 구간 착공에 들어갈 수 있는 조건을 마련했습니다. 이 때문에 현재 동탄2신도시 주민들은 시외든 시내든 자차가 없으면 이동이 어렵습니다. 일단 지하철이 없는 게 가장 불편합니다. 그러다 보니 출퇴근 주민들의 유일한 발은 버스뿐입니다. 하지만 각종 산업단지가 밀집해 있어, 출퇴근 시간대 동탄대로의 교통 체증은 심각한 수준입니다. 시내 교통도 마찬가지입니다. 시내·마을버스 배차 간격이 길어 한 번 놓치면 30~40분씩 기다려야 합니다. 동탄9동 등 최근 개발을 시작한 지역에선 택시도 잡히지 않는다는 게 지역 주민들의 하소연입니다. 상황이 이렇자 지난 21대 총선과 8대 지선에서 교통 공약은 꾸준히 나왔습니다. 서울 주요 지역 광역버스 신설, 주요 시내 교통신호체계 개선 작업, 지하철 1호선 연장(동탄-서동탄) 및 솔빛나루역 신설, 분당선(상갈역-동탄-오산) 연장, 신분당선(호매실-봉담-향남) 연장 등이 제시됐습니다. 하지만 GTX-A 노선 신설을 제외하고 큰 진전이 없는 실정입니다. 같은 신도시지만 동탄1신도시보다 교육·의료 인프라에서 차이가 큽니다. 일단 교육의 경우 가장 큰 문제는 과밀학급입니다. 한 학급당 학생 수가 교육부 지침인 28명을 넘는 학교가 허다합니다.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화성시 소재 고등학교의 한 학급당 학생 수는 2022년 30.4명, 2023년 31.1명, 2024년 32명으로 매년 늘고 있습니다. 이는 경기도 평균을 상회하는 수치(2024년 26.4명)이기도 합니다. 동탄2지구에선 법정 한 반 정원인 35명을 꽉 채운 학교도 많습니다. 학생 수가 느는데, 학교는 짓지 못하니 과밀학급은 더 심각해집니다. 학교를 신설하려면 용지가 필요하고,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에 통과해야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을 넘는 게 산넘어 산입니다. 의료 인프라도 인구 수에 비해 부족한 상황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화성시의 병상확보율은 0.61%로 경기도 평균 1.0%에 미달하는 실정입니다. 과천(0.0%), 광주(0.49%)에 이어 세 번째로 낮은 수치이기도 합니다. 경기도내 비슷한 규모의 기초 지자체들과 비교해봐도 낮은 편에 속합니다. 2020년 수원은 1.05%, 성남은 1.10%, 고양은 1.20%, 용인은 0.80%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동탄2신도시 주민들의 의료 접근성은 더욱 취약한 편입니다. 화성시 내 유일한 종합병원은 한림대성심병원이 유일한데, 이마저도 동탄1지구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에 역대 선거에서 동탄2신도시에 종합병원을 유치한다는 공약들이 발표됐지만, 현재 의료시설부지는 방치돼 있습니다. 동탄9동 소재 LH(한국토지주택공사) 행복주택 입주민 A(76)씨는 “여기서 지낸지 3개월이 됐는데 병원 가기가 참 어렵다. 큰 병원도 근처에 없는 데다가 대중교통도 불편하다"며 “인프라가 좀 갖춰진 상태에서 입주를 시켜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밝혔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공영운 후보 교통, 교육, 의료 인프라 문제는 동탄2 주민들의 일상과 밀접한 이슈입니다. 같은 동탄이더라도 개발이 현재 진행 중인 동탄2의 인프라가 동탄1보다 열악하기 때문입니다. 교통의 경우 시외 출퇴근은 물론 자가용이 없으면 시내 이동도 불편한 상황인데요. 특히 현재도 입주 중인 일부 아파트 단지에선 정류장까지 걸어서 10분 이상이 걸리기도 합니다. 막상 도착해도 버스가 부족해 다음 배차 시간까지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합니다. 교육은 올해 고등학교 기준 한 학급당 학생 수가 32명으로 이미 교육부가 권고한 기준을 넘어섰고, 경기도내에서도 가장 많을 정도로 과밀학급 문제가 심각한 편입니다. 의료의 경우 병상확보율은 0.61%로 상급병원 유치가 시급하지만, 몇 년째 동탄2에 마련된 의료시설 부지는 방치돼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전 선거에서도 여러 차례 공약이 제시됐는데, 문제 해결은 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동탄2 주민들의 일상, 생활 인프라 구축을 위한 후보님만의 비전은 무엇인가요? -제 공약슬로건이 바로 '동탄가족을 위한 5대비전'입니다. 분야별로는 크게▲교통 ▲경제/산업 ▲의료/복지 ▲교육 ▲문화/예술입니다. 교통/의료/교육 3가지 대표공약을 중심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대표공약은 ▲교통의 경우 '우리집도 역세권 프로젝트'를 추진합니다. 동탄을 '신개념 마이크로 모빌리티 혁신도시'로 만들어 내 집에서 동탄역, 버스정류장까지 편하게 갈 수 있도록 만들려고 합니다. 동탄2신도시는 지역 내 이동과 지역 외 이동이 비슷한 수치를 보이지만, 택시, 버스, 주차장 등의 부족으로 신도시 내 이동이 불편한 상황입니다. 저는 현대자동차 사장 시절 AI를 기반으로 지역주민의 이동 수요를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가장 적합한 경로를 자동으로 찾고, 정확한 대기 시간과 도착 시간을 예측해 배차하는 '실시간 최적경로 설정(AI Dynamic Routing)'기술 개발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바 있습니다. 그 결과물로 탄생한 것이 동탄신도시에서는 '똑버스'라로 불리는 셔클(Shucle) 서비스입니다. 그래서 제가 '똑버스의 원조'라고도 불립니다. 똑버스에 대한 주민만족도는 높지만 차량 부족 등으로 인한 개선해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똑버스 수를 확대하여 대기시간을 대폭 단축하고자 합니다. '배차는 늘리고, 요금은 줄이고, 교통약자도 탑승은 더쉽게' 하고자 합니다. 앞으로 GTX-A 개통시 막차 시간에 맞춰 '올빼미 똑버스' 도입 추진 등 심야 연장 운영으로 집까지 가는데 불편함 없도록 만들겠습니다. 교통은 곧 복지라는 생각으로 첨단 기술이 결합된 촘촘한 교통망으로 답답한 동탄 교통을 확 뚫어내겠습니다. 이외에도 동탄신도시의 광역 교통사업 현안 역시 세계시장을 뚫는 기업인정신을 바탕으로 차질 없이 추진하겠습니다. △1호선(서동탄~동탄), 분당선(기흥~동탄) 연장 추진 △동탄 인덕원선 적기 개통 △M버스, 광역버스 노선 확충 △동탄역 광역환승센터 추진 △스마트 버스 정류장 확충 △동탄 인덕원선 적기 개통 △신리IC 진출입로 개선 △남사터널 △동탄~부발선 5차 국가철도망 계획 포함 및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추진 등 앞으로 동탄을 혁신 교통 도시로 대전환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의료복지는 '동탄 아산병원'을 유치하겠습니다. 현재 동탄2신도시에 마련된 의료시설 부지에 대학병원급 '동탄 아산병원'을 유치해 의료공백을 해소하겠습니다. 동탄2신도시 인구가 27만을 넘어섰습니다. 제대로 된 종합병원이 필요합니다. 동탄 가족이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까지 안 가셔도 되게 하겠습니다. 특히 화성시의 아동친화도시 특성을 반영해 유치하는 병원에는 소아중환자실을 확보하여 아동전문 진료체계를 구축하고 산부인과 진료 확대도 함께 이뤄내겠습니다. 또한 자녀가 아플 때 부모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집 근처 '소아청소년전문병원'을 확충하겠습니다. 심야나 휴일 응급상황에도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현재 2곳뿐인 달빛 어린이병원의 추가 지정을 위해 국비 확보에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모자(母子)중점병원 확충'으로 맘(MOM) 편하게 아이키우는 동탄 만들겠습니다. 교육은 '지역 명문학교 육성으로 동탄을 교육8학군'으로 만들겠습니다. 구체적으로는 6개 고등학교 신설로 과밀학급 해소 문제에 우선적으로 나서겠습니다. (2023년 기준) 경기도 일반고교의 평균 학급당 학생 수는 25명인 반면, 동탄권은 평균 35명으로 과밀이 매우 심각한 상황입니다. 학교부지, 유보지 등을 적극 활용하여 조속한 학교 신설에 나서겠습니다. 신설되는 학교는 양질의 교육 인프라 확대라는 목적이 달성될 수 있도록 과학고 신설 추진과 함께 AI 반도체, 자율자동차 등 과학중점학교, 자율형공립고 등을 신설하겠습니다. 제 경제 분야 공약이기도 한 '미래차-반도체 혁신산업 융합클러스터'의 핵심은 우리 아이들의 교육입니다. 동탄에서 미래산업 핵심 인재들이 쏟아져 나오도록 명문학교 육성과 신설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국민의힘 한정민 후보 그동안 동탄은 12년간 한 당에서 국회의원이 배출했음에도 도시의 문제가 지속됐습니다. 동탄신도시의 초기계획을 보면 정말 살기 좋은 도시라는 생각이 들지만 지금의 현실은 아파트 단지 사이의 도로가 초기계획에 비해 너무나 좁게 들어가있습니다. 긴 시간동안 초기계획이 제대로 실현되어 있지 않은 것입니다. 따라서 우선 이미 진행되고 있는 트램, 동탄-인덕원선, GTX A의 전구간 적기 개통부터 챙길 예정입니다. 나아가 동탄-부발선, 수도권내륙선, 분당선 연장, 서울행 광역버스 확충을 일하는 여당의 힘으로 해내고자 합니다. 정부와 협력해 대학병원을 유치하고, 기존 관내 의료 인프라에 24시 소아응급체계를 확충하고자 합니다. 과밀학급 문제는 우선 관외 통학 학생의 교통을 지원하고 학생의 증감에 따라 학교를 신설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마련해 학교를 신설하겠습니다. 중장기적으로는 화성오산교육지원청을 분리해 동탄만의 교육지원청을 신설하고자 합니다. 또한 이 모든 일들은 동탄의 독자적 행정권한이 확보된다면 더욱 빠르게 추진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동탄의 인프라를 확충하려면 지금까지의 해왔던 해법이 아니라 한 단계 더 높은 파격적인 해법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용인, 오산, 수원 등으로 향하는 근거리 교통망의 부족을 잘 알고 있습니다. 횡축 교통망의 부재입니다. 먼저 (1) 기 계획된 인덕원선, 서동탄역 1호선 연장, 분당선 연장, 부발선 등의 조기개통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2) GTX의 경우에도 28년 예정된 삼성역 개통을 조기에 달성하도록 할 것입니다. 아울러 (3) 동탄발 SRT를 추진하여 수서에서 이미 만석이 되어 예약이 안 되는 일 없도록 하고 (4) 남동탄IC를 신설하여 출퇴근 시간을 30분가까이 단축시키겠습니다. 교육의 경우 과밀학급 문제는 노정된 과제입니다. 계획돼 있는 학교 용지와 함께, 동탄의 여러 유휴부지를 파격적으로 용도 변경해 학교 신설에 매진하겠습니다. 아울러 괜찮은 중고등학교에 대한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과학고등학교, 예술고등학교, 특성화고 등 다양한 형태의 학교도 동탄 한가운데에 유치할 계획입니다. 무엇보다 당장 비평준화로 인한 원거리 통학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통학 순환버스도 신속히 도입하겠습니다. 더 나아가 동탄을 교육특화지구로 선정해 교육 문제를 제대로 다루고 싶습니다. 예를 들면, 수학 같은 경우 국가 교육 책임제를 도입하는 것입니다. 실제 미국에선 학생 개인의 수학 성적이 좋지 않으면 학교나 지역에서 적극 개입해 성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학생들 선생님 비율을 한 5 대 1까지 낮춰서 집중 교육을 하는 등 수학 국가 교육 책임제를 도입해보고 싶습니다. 동탄을 시범지역으로 지정할 계획입니다. 현재 동탄2엔 한림대동탄성심병원을 넘어서는 더 큰 규모의 병원이 필요합니다. 동탄에 국내 또는 아시아에서 제일 좋은 국립 암 전문병원 설립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동탄2신도시에 마련된 의료시설부지에 유치할 생각이고, 동탄역 SRT 노선이 있으니 지방 주민들도 접근성 좋은 병원을 만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지방에서 암병원에 가려면 서울로 오셔야 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서울보다 덜 과밀하고, 지방에서 좀 더 가깝고, SRT 노선이 있어 철도 교통이 편한 동탄에 생기면 국민 만족도가 상당히 높을 것입니다. 대학병원이 좋긴 하지만, 동탄2에 전국 최고의 시설을 갖춘 국립병원이 들어서는 것이 오히려 명분과 취지에 맞다고 생각합니다. /김동한기자 dong@kyeongin.com
인천은 1876년 강화도 조약으로 개항을 맞이했다. 갑작스레 맞은 개항으로 격변의 한 복판에 있던 인천은 역사의 아픔은 물론 새롭게 쏟아져 들어온 문물들로 우리나라 최초의 것들이 많다. 지방 우체국의 출발, 관세행정의 첫 출발인 해관, 서양식 첫 호텔 등 인천을 통해 들어온 신문물들은 지금도 우리의 생활속에 녹아들어 있다.개항의 영향으로 인천에는 근현대 건축물이 보존되어 있는 중구 개항장 거리가 있다. 이곳을 걷다보면 마주하는 근대 르네상스 양식의 석조 건축물들은 타임머신을 타고 140여년전 그 시대의 거리를 걷는 듯하게 한다. 경제수탈의 목적으로 지어진 일본 은행건물들과 개항 이후 미국, 독일, 러시아 등 각국 인사들의 외교 활동을 위해 만들어진 제물포 구락부 등이 있다.1899년 지어진 일본 제1은행 인천지점과 1903년 완공된 제18은행 인천지점, 제58은행 인천지점 등 근·현대 서양식 건축기법으로 지어져 이색적인 풍경을 자아내고 있지만 그 당시 일본 자국 상인들의 수출입에 필요한 자금 운용, 화폐개혁, 토지몰수, 토지 담보 대출, 미곡 탈취 등 수탈 목적에 활용했다. 현재는 인천개항박물관과 인천개항장 근대건축물전시관 등으로 활용되고 있어 이곳을 관람하면 개항기 급박하게 변화했던 시대상을 느낄 수 있다.이곳 개항장에서 조금 벗어나 답동으로 발걸음을 돌리면 우리나라 성당 중 가장 오래된 서양식 근대 건축물 중 하나인 답동성당이 있다. 1897년 뾰족한 첨탑이 특징인 고딕 양식의 답동성당은 벽돌조 고딕양식으로, 1890년대에 건축되었다.따듯한 봄이 다가오고 있다. 개항장 길에서 근대 르네상스 형식의 이국적 건물들이 주는 색다른 풍경속으로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답동성당, 대한민국 사적 제287호.답동성당, 대한민국 사적 제287호.구 인천 일본 제1은행 지점, 현재 인천개항박물관. 인천광역시 유형문화재 제7호.구 제58은행 인천지점, 현재 중구요식업조합. 인천광역시 유형문화재 제19호.제물포 구락부, 인천광역시 유형문화재 제17호.제물포 구락부, 인천광역시 유형문화재 제17호.
'성덕(성공한덕후) 전문가 대결' 이수정 vs 김준혁 - 수원정 ② 수원시 '정'은 수원시 영통구 매탄동·원천동·광교1동·광교2동·영통1동을 관할하는 지역구입니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이 19대부터 21대까지, 내리 3선을 지낸 곳이죠. 3선의 현역 의원이 버티는 '텃밭'인 수원 정 지역에 '뉴페이스 대결' 이라는 이변이 일어났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현역 박광온 의원을 누르고 김준혁 후보가 민주당의 새로운 후보로 선출됐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맞서는 국민의힘 새 인물도 만만치 않습니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 등 범죄 관련 프로그램을 비롯해 시사프로그램에 단골 패널로 등장하는 이수정 후보입니다. 두 후보는 비슷한 점이 꽤 있습니다. 수원과 화성 등 경기남부권 대학에서 학문을 연구하며 학생들을 가르쳐왔다는 점입니다. 특히 이들은 '흔치않은' 영역에 도전해 '덕후'처럼 파고들었고 연구성과를 이뤄냈다는 점입니다.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이수정 후보는 심리학 중에서도 소수분야인 '범죄심리'를 연구했고 여성 성범죄 예방과 해결에 목소리를 내온 범죄심리전문가입니다. 김준혁 후보는 한신대학교 평화교양대학 교수로 재직하며 사학 중에서도 '정조'를 파고들었고 정조 리더십을 가장 잘 아는 정조전문가입니다. 후보로서 강점도 다릅니다. 오랜시간 시사교양 프로그램에 출연해 전문가로서의 면모를 톡톡히 보여왔던 이수정 후보는 '전국적 인지도'가 큽니다. 새 인물끼리 부딪히는 선거국면에선 인지도가 '깡패'인 만큼 유리하다고도 볼 수 있죠. 여기에 맞선 김준혁 후보는 유년을 모두 수원에서 보낸, 수원토박이로, 정조의 도시 수원에서 화성복원·정조대왕 능행차 등 정조 관련 역사 복원을 위해 오랜시간 노력했습니다. 그 공을 인정받아 지역 내에서 탄탄한 지지를 받고 있는 게 강점입니다. 하지만 두 후보 모두 국회의원은 처음입니다. 인생의 많은 시간을 수원에서 보내고 있는 두 후보가 수원에 대한 이해가 높은 것은 장점이지만, 수원시 정 대표선수로 전국무대를 뛰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그래서 수원시 정 유권자를 대신해 우리가 수원시 정의 진짜 문제에 대해 물었습니다. 두 후보는 어떤 대답을 했을까요. 동수원 IC인근 교통정체는 선거 때마다 회자되는 만성적인 문제입니다. 평일 출퇴근 시간 동수원 IC인근 교차로 3곳(광교사거리, 경기대후문, 창룡문사거리)과 인근 도로에선 꼬리물기를 막기 위한 경찰들의 '러시근무'가 시작됩니다. 수원중부·남부경찰서의 하루 교통계 외근경찰 17명 중 8명이 이곳에 동원될 정도입니다. 정체의 주요 원인으로는 동수원 IC가 '도심 속 톨게이트'가 되어버린 현실이 꼽힙니다. 광교신도시가 만들어지고 경기융합타운, 법조타운 등이 들어서면서 수지·분당·판교와 수원(광교)을 오가는 차량 자체가 급증했지만, 여전히 동수원 IC 인근 도로는 낡은 인프라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2000년대 초에 건설된 동수원 IC는 램프(국도에서 고속도로가 시작되는 구간) 길이가 약 200m로 유독 짧은 편입니다. 건설 당시엔 큰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광교신도시 개발로 교통량이 급증하면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교차로 차량이 고속도로 진입로에 끼어들기엔 길이가 너무 짧아 정체가 심해졌고 자칫 교통사고로 일어날 가능성도 커졌다는 겁니다. 경찰 관계자는 “IC랑 교차로(국도)랑 너무 가깝다 보니 올라가던 화물차가 고장 나 멈춰 서기만 해도 금방 국도까지 차량이 밀린다. 광교터널이나 톨게이트 인근 등 고속도로 내에서 사고가 나면 여파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광역버스를 타고 수원과 서울을 오가는 시민들 역시 출퇴근 교통 문제로 어려움을 겪긴 마찬가지입니다. 신분당선 요금은 광교에서 신사역까지 기준 4천100원으로 값이 비싼데다 역 접근성이 떨어져 주로 광역버스를 이용하지만 워낙 이용객이 많은 탓에 정류장대기시간이 긴 것으로 유명합니다. 동수원 IC 인근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시민은 “이곳은 고속도로 진입 막바지인 탓에 일찍 나와도 몇 대씩 보내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한 대 놓치면 2~30분씩 늦어지는데, 운 나쁘면 3대씩 놓쳐 지각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동수원 IC 인근 교통문제 해결'은 정치인들의 단골 공약 소재였습니다. '동수원 IC 진출입로 입체화', '광교 개발이익금의 교통인프라 개선 투자', 'M버스 대형화', 'M버스 출퇴근 예약제 도입', '출근형 급행버스 증차 및 운행시간 연장' 등 그동안 이름만 다를 뿐 대동소이한 공약이 쏟아졌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실제 해결은 요원하다고 말합니다. 윤일수 아주대학교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동수원 IC를 포함한 일대가 막히는 이유는 교통량은 확 늘었는데, 도로를 그에 맞춰 확대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광교로 들어가는 길목 자체가 몇 군데 없고, 좌회전 신호가 많아 차량이 제대로 못 들어간다. 결국 지방법원 등 공공기관을 이전시켜 광교로 들어가는 차량 자체를 줄이는 것 말고는 대안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국민의힘 이수정 후보 동수원IC 인근 교통정체 문제는 지난 2019년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된 문제입니다. 광교지구는 교통대책이 없는 상태에서 20여 번의 계획을 수정해 수용인원이 크게 늘은 상태였고 경기도청, 경기도교육청, 수원컨벤션센터, 수원고법·고검이 들어서면 문제가 더 심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많았습니다. 이에 수원시는 동수원IC 우회도로 신설, 광교중앙로사거리 지하차도 건설, 광교호수공원로 차로 확장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었습니다. 하지만 동수원 IC 우회도로는 경기도의 사업 예정부지와 주변 문화재보호구역 등과의 간섭 문제로, 광교중앙로사거리 지하차도는 경기융합타운 중심업무지고와 수원컨벤션센터 광장을 이을 지하 보·차도 계획구간과 물리적으로 겹쳐서 추진이 어려웠던 것으로 확인됩니다. 그리고 마지막 대안처럼 여겨진 광교호수공원 차로 확장도 여러 문제로 사실상 무산됐습니다. 그나마 수원시는 2023년 7월 동수원 IC 주변의 교통량 분산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용역을 발주해 2024년 7월 계획을 수립하여 2026년 공사를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이미 교통량 분산 용역발주가 들어가 있기는 하지만, 수원북부순환로가 개통하면서 어느 정도 동수원 IC 주변 교통량이 줄었고 오산~용인 간 고속도로를 통해서도 교통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수원시에서 기대하고 있으므로, 국회의원 후보자 차원의 우선적 해결책이라면 수원~강남 고속도로 신설과 서울지하철 3호선 연장이 기본적으로 약속드리는 공약이 될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국민의힘 수원 국회의원 후보자들의 공통 공약인 수원~강남 고속도로 신설과 서울지하철 3호선 연장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고, 필요하다면 주민들과 소통한 후 가용가능한 모든 대책, 예컨대 국토교통부장관이든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장과 직접 협상하는 등의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M버스나 광역버스의 신설을 해내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김준혁 후보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은 수원지역 교통 공약에 큰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동수원 IC인근 교통난은 결국 대중교통 확대 필요성을 보여주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다만, 이 지역만을 해소할 수 있는 솔루션이라기보단 수원시 전반의 교통난 해소를 겨냥한 공약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우선 광역버스 증설은 여러 후보가 이미 내세웠던 공약입니다. 종합적인 정책을 마련하려면 경기도 및 인근 도시와의 협력, 또 관계 기관 및 민간 영역 간 논의가 필요합니다. 대략적으론 매탄·영통·광교 지역에서 서울역·사당·강남·판교·잠실·서초역 방면 광역급행버스(M버스 등) 노선을 확대하고, 이를 KTX, GTX, SRT에 연계해 서울 출퇴근 시민 편의를 높이는 방향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지하화도 가능한 여러 옵션 중 하나지만, 여러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교통영향 평가나 환경영향 평가를 거쳐 동수원IC 인근 일부 도로를 지하화하여 교통체증을 줄이는 방법이 있습니다. 다만 공사 기간의 불편을 장기간 감수해야 하고 시간과 비용도 소모되는 부분이라 단정적으로 이 방법만을 고수하긴 어렵습니다. 교통망 확대 차원에서는 지하철 3호선(광교원천매탄) 연장도 추진하고, 이를 위해 민주당은 경기 남부 후보 및 지자체장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습니다. 지하철 3호선 연장사업은 경기 남부지역의 교통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수서역까지 운행하는 서울 지하철 3호선을 수원, 성남, 용인, 화성시까지 연장하는 사업입니다. 이 사업에는 반드시 수원 광교-원천-매탄역까지 연장하는 내용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특히 3호선 광교중앙역(아주대) 연장은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이 처음으로 '수서차량기지'의 이전을 제안하면서 수원에서 추진된 사업으로, 민주당 정치인들(경기도지사, 국회의원, 수원시장 등)이 일관성 있게 이끌어 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현재 수원·용인·성남·화성시 4개 지자체가 협약을 맺고 공동용역을 진행 중이며, 용역 결과가 나오는 대로 '2025년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해 국가사업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우선 경기도는 철도기본계획(2026-2035)을 수립해 발표(3월 19일)하며 발 빠르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목은수·공지영·김동한기자 wood@kyeongin.com
세계 감동 시키고 돌아온 '인천 소녀'… "소극장서 나만의 노래" 피아노 한 대 두고 연주·노래·토크쇼 진행… 하루만에 티켓 매진유럽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서도 2위… 첫 싱글 호주차트 1위 데뷔"어린 시절 기억 새록새록… 5월쯤 재방문 공연기회 더 많아지길"지난 16일 인천 미추홀구 문학시어터에선 호주와 유럽을 아우르는 세계적인 한국계 싱어송라이터 임다미(36)의 국내 첫 단독 공연이 있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조용했냐고?전혀 그렇지 않았다. 임다미 콘서트는 지난 1월 중순 입장권을 판매한 지 하루만에 전석 매진됐다. 그의 공연을 보러 폴란드에서 한국까지 날아온 관객도 있었다. 유튜브로 생중계한 이날 공연은 해외 팬들이 더 많이 시청하며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오히려 한국에서 공연 소식이 조용히 지나간 게 신기할 정도였다.공연 직전 리허설을 마친 임다미를 만났다. 그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만 소통했던 한국 팬들을 소극장 공연에서 가까이 만나 설레고 들뜬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서울에서 태어난 임다미는 9살 때까지 인천 부평 캠프마켓 인근 동네에서 살다가 호주 브리즈번으로 이민을 떠났다."호주에서 활동하면서 큰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한국 분들이 SNS 댓글 등으로 응원해줬어요. '한국에는 언제 오세요'라고 묻는 분도 많았고요. 그분들 얼굴을 소극장에서 가까이 보며 공연해서 굉장히 좋아요. 티켓이 하루만에 매진돼 놀라기도 했고요."대표곡 'Super Love'와 'Alive'를 열창하며 무대의 막을 올렸다. 임다미의 첫 싱글 'Alive'는 호주 주간 차트 1위로 데뷔했으며, 뒤이은 'Dami Im' 또한 호주 차트를 휩쓸었다. 'Alive'는 2013년 '더 엑스 팩터 호주' 다섯 번째 시즌 우승자로서 주어진 곡이다.호주의 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한 임다미는 2010년 한국에서 잠시 가스펠 가수로 활동했지만, 주목받지 못했다. 브리즈번으로 돌아와 교회에서 피아노를 치고 노래를 부르며 다시 가수를 꿈꾸던 평범한 청년이었다. 전 세계에서 방영하는 오디션 TV 프로그램 프랜차이즈 '더 엑스 팩터'의 호주 시즌 참가는 인생의 전환점이다.첫 번째 오디션에서 내성적으로 보이는 동양인 임다미에게 퉁명스럽게 질문하던 호주의 내로라하는 스타·심사위원들은 회차를 거듭할수록 임다미의 노래에 빠졌다. 호주 시청자들은 열광했다. 결국 '더 엑스 팩터 호주'에서 동양인으론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했다."모두가 한국인, 동양인 이민자는 '더 엑스 팩터 호주'에서 우승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제가 했어요. 10주 넘도록 매일 제가 TV에 나왔죠. 그후 10년이 지나면서 이젠 호주 오디션·음악 TV 프로그램을 틀면 다양한 인종이 나오고 있고, 그분들이 더 당당하게 활동하는 그런 시대가 된 것 같아요. 저도 호주의 가장 큰 국경일인 '호주의 날' 기념 축하 공연에 매년 나서고 있어요."임다미의 도전은 그의 노래 'Alive' 가사 같았다. 'Break the lock and get something more(자물쇠를 부수고 더 많은 것을 얻어라). Make a move cause You're Alive, Alive(움직여, 넌 살아있으니, 살아있으니).'임다미는 2016년 유럽 각국 대표 가수가 참여하는 유럽 최대 음악 경연 TV 프로그램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에 호주 대표로 참가해 2위를 기록했다. 역대 호주 출전자 중 최고 순위다. 당시 심사위원들은 임다미에게 가장 높은 점수를 줬으나, 전화 투표 결과를 합한 결과에서 아깝게 2위로 내려갔다. 유럽에 속하지 않은 나라 참가자에게 쉽게 표를 주지 않은 결과다. 1956년 시작한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는 아바(ABBA), 셀린 디온 같은 스타 뮤지션을 배출했다."유명해지면서 메이저 레이블과 계약해 활동했으나, 제 음악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그래서 몇 년 동안 힘들었죠. 소속 회사와의 갈등도 있었고요.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 3년 후 메이저 레이블을 나와서 저의 색깔을 낼 수 있는 음악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 공연을 할 수 있게 된 이유이기도 하죠."첫 한국 공연은 소극장 특성상 피아노 한 대를 두고, 직접 연주하며 노래를 불렀다. 관객들과 가까이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토크쇼 방식으로 진행했다. 경연 프로그램 등 큰 무대에 익숙한 임다미에게도 재미있는 경험이었고, 한국에서의 첫 공연이 소극장이라 더욱 좋았다고 한다. 이번 공연을 연출한 문학시어터 현어진 극장장은 "워낙 훌륭한 아티스트이므로 아티스트에게 무대를 맡겼다"고 했다."유로비전 출전 곡 'Sound of Silence', 한국에서 TV 광고 삽입곡으로 쓰였다고 하는 'Smile' 등 한국 팬들이 많이 좋아해주는 제 곡뿐 아니라 부활의 '네버엔딩 스토리'처럼 제가 좋아하는 한국 노래를 공연 곡으로 선곡했어요. 제 롤모델은 호주나 미국 가수가 아니라 한국 가수 '보아'(BoA)예요. 보아는 첫사랑 같은 아티스트죠."애초 이번 공연은 예정에 없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가족과 친척을 만나러 오랜만에 한국을 찾을 계획을 세웠는데, 임다미의 매니저와 아는 한국 현지 기획사 대표가 방한 기간을 놓치지 않고 공연을 성사시켰다. 임다미는 한국 방문에 맞춰 에세이 '더 히어로'를 출간하기도 했다. 과거 그는 호주, 미국, 캐나다에서 자서전을 내기도 했다. 인천은 무척 오랜만에 방문했다고 한다."서울에서 태어났지만, 초등학교 시절을 보낸 인천 부평이 한국에서의 어린 시절 기억 대부분을 차지해요. 마을버스를 타고 학교에 다니고, 떡볶이를 사 먹고, 학교 앞에선 누군가 병아리를 팔기도 했죠. 현대백화점 부평점(2003년 폐점)이 없어졌다는 것도 오늘 기자님한테 처음 들었네요. 참 추억이 많은 곳이었는데…."'더 엑스 팩터 호주' 우승 후 10년이 지났다. 지난 2022년에는 '엄마'가 됐다. 임다미는 자신의 음악 인생에서 새로운 계절이 열리고 있다고 표현했다. 소수 이민자 출신 가수가 아닌 호주 대표 디바로서, 엄마로서 새로운 계절을 용기 있게 맞이하고 싶다고 했다."이번 공연에서도 부른 지난해 발매 앨범 수록곡 'Collide'가 그런 감정을 담은 노래예요. 출산하면서 삶의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컸거든요. 이전 계절을 보내는 것에 대해 애도하고, 새로운 계절에서 또 다른 고개를 넘어 가자는 메시지를 담아 노래를 만들었어요. 'Collide' 뮤직비디오에서 한복을 입었는데, 호주에서 굉장히 반응이 좋았어요. 곧 출국했다가 5월쯤 한국에 다시 올 생각입니다. 앞으로 한국에서 공연 기회가 더 많아지길 바라요."/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가수 임다미는?1988년 서울에서 태어나 인천 부평구 대정초등학교를 다니다 9살 때 호주 브리즈번으로 이민을 떠났다. 피아니스트로서 음악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으며, 2013년 '더 엑스 팩터 호주'에서 동양인 최초로 우승했다. 과거 한국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 K' 우승자와 같은 위상으로 호주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2016년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에 호주 대표로 참가해 2위를 기록했다. 임다미의 호주 첫 앨범은 차트 1위를 석권했고, 이후 10년 동안 낸 스튜디오 앨범 4개 모두 호주 차트 10위 안에 들었다. 현재 남편, 아들과 함께 호주에서 살고 있다.가수 임다미. /문학시어터 제공지난 16일 인천 미추홀구 문학시어터에서 국내 첫 단독 공연을 앞두고 만난 임다미. 2024.3.16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전봇대에 박힌 두꺼운 못을 지지대 삼아 무작정 위로 올라갔다. 고압전선이 휘감은 꼭대기에 다다를수록 심장박동이 빨라졌다. 다급한 마음과 달리 팔다리의 힘은 차츰 빠졌다. 이른 봄에 불어온 찬바람마저 원망스러웠다. 하지만 별수가 없었다. 그냥 버텼다. 용역이 모두 물러간 걸 두 눈으로 확인하고서야 여자는 땅을 밟을 수 있었다. 19일 파주시 용주골 성매매 집결지에서 또 한번 대치가 벌어졌다. 지난 8일 펜스 강제 철거 사태(3월11일 3면 보도=용주골이 맞이한 '세계여성의 날'… “방관의 역사 지우기")가 일어난 지 11일 만이다. 현장에서는 성매매 종사 여성과 용역·시 관계자·경찰 등 180여명이 'CCTV 설치'와 '펜스 철거'를 두고서 팽팽하게 맞섰다. 갈등은 이른 아침인 오전 8시께부터 시작됐다. 파주시에서 보낸 용역이 크레인을 끌고 용주골 내부로 진입했다. 이들은 용주골 성매매 집결지 초입 주차장 인근 전봇대에 CCTV를 설치하고자 했다. 앞서 지난 1월30일에도 같은 장소에 CCTV를 달려고 했으나, 이곳 성매매 종사 여성들이 고공농성을 하는 등 강하게 저항하면서 철수했다. CCTV 설치는 성매매 집결지를 '간접적으로' 폐쇄하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다. 물리력을 동원해 영업하지 않는 유리방을 철거하는 것보다 효과가 크다. 아무리 '방범 목적'이라는 명분을 내세워도, 공공에서 관리하는 CCTV가 성매매 집결지를 녹화하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영업은 위축된다. 신상이 노출될 위험도 높아진다. 이날도 성매매 종사 여성 두 명이 아파트 3층 높이 전봇대에 올라 고공농성을 벌였다. 이 중 한 명은 전봇대 맨 위까지 올라가 한 시간 반가량 시위했다. 전봇대 아래서는 동료 성매매 종사 여성 80여명이 항의를 이어갔다. 고압 전선이 흐르는 등 상황이 위험해지자 한 시간 뒤인 9시께 에어 매트가 바닥에 깔렸고, 오전 10시께가 돼서야 용역이 모두 떠났다. 그러나 안심하긴 일렀다. 겨우 숨을 고르는가 싶더니, 오후 1시께 또 다른 용역이 용주골 내부로 들이닥쳤다. 지난 8일 펜스를 없애기 위해 연풍교 초입에 자리한 '물방울 슈퍼' 인근으로 찾아왔던 그 용역이었다. 이날은 진입로를 바꿔 연풍교 뒤편으로 들어왔다. 성매매 종사 여성과 연대 시민은 서로 팔짱을 끼고 '인간 바리케이드'를 만들었다. 또 다른 여성들은 펜스 바로 옆에 달라붙어 함부로 펜스를 철거하지 못하게 막았다. 한 시간가량 이어지던 대치는 오후 2시30분께 용역이 그대로 철수하면서 마무리됐다. 주홍빛연대 차차의 여름씨는 “이곳에서 삶을 살아가면서 일하는 여성들과 조금이라도 이야기를 나누고, 의견을 조율하는 시도조차 없는 상황"이라며 “사람을 사람으로서 존중하는 최소한의 태도를 찾아볼 수 없다"고 항의했다. 이날 이른 아침과 오후, 두 번의 싸움 끝에 이곳 여성들은 CCTV 설치와 펜스 철거를 막아냈다. 그러나 언제 다시 찾아올지 모르는 용역에 일분일초 마음을 놓지 못한다. 용주골 성매매 종사 여성 A(40대 초반)씨는 “대치하는 중간중간 모욕적인 욕을 같이 듣는다. '미친X'…. 아가씨들이 지나가는 시민들한테 무시를 당하는 처지이긴 하나, 우리의 생존을 지키려 싸우는 건데 이런 욕까지 듣는다"면서 “아가씨들, 그리고 연대해주는 시민들의 이야기를 파주시가 진지하게 들어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