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경기)

[이슈&스토리]광역철 스크린도어 설치, 어디까지 왔나

139개 역중 66개 역은 설치 안했거나 작동안해5년간 96명 사망·70명 부상 안전사고 쏠림현상교통약자·음주후 부주의 폭넓게 손배책임 인정공사작업 '현실적 고충' 작년 100% 완료 못지켜미설치역 선로당 안전요원 2명뿐 실효성 논란내달까지 모든역 가동… 현실적 보완대책 필요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지만 현장에서 바뀐 것은 거의 없는 상태다. 광역철도를 이용하는 국민들의 '안전'은 당초 계획보다 늦어지는 스크린도어 설치로 또 한 번 유예됐다. 지난 2015년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시설공단(공단)은 국민의 안전을 위해 2017년까지 총 139개 역에 이르는 모든 광역철도역에 승강장안전문(스크린도어)을 설치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8월 스크린도어 미설치 역에서 투신사고가 잇따르고, 기한 내 스크린도어 설치는 무리라는 지적이 제기되자 국토부는 2017년내 '100%' 설치 완료를 공약했다. 하지만, 2018년 1월 현재 139개 역 중 66개 역은 스크린도어가 설치되지 않았거나, 설치됐지만 작동되지 않고 있다. 이때문에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든다는 문재인 정부의 약속이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 투신사고 몰리는 스크린도어 미설치 역지난해 8월31일 안산선(4호선) 중앙역에서 A(22·여)씨가 선로에 스스로 뛰어들어 오이도 방면으로 향하던 전동차에 치여 숨졌다. 같은 달 2일 비슷한 투신사고로 50대 남성이 사망한 지 불과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4개월 후인 12월에는 80대 남성이 선로에 뛰어들어 진입하던 전동차에 치여 숨졌다. 한 해 같은 역에서 3번의 투신사고가 벌어진 것이다. 당시 중앙역에는 스크린도어가 설치되지 않았다. 스크린도어 미설치 역인 초지·수리산역(안산선)에도 각각 2건과 1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등 2017년에만 총 6건의 광역철도역 투신사고가 잇따랐다. ┃표 참조4일 자유한국당 박완수 국회의원이 국토부와 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2012~2016년)간 투신·추락 등 승강장 안전사고로 인해 사망한 사람은 총 96명이다. 부상자 70명까지 포함하면 사상자는 모두 166명에 이른다. 지난해는 8월 기준 8명이 사망하고 6명이 다쳤다.문제는 스크린도어 미설치 역이 이미 투신사고 빈발지역으로 낙인됐다는 것. 이로 인해 미설치 역이 주소지 근처가 아니더라도, 투신을 하기 위해 미설치 역을 찾는 경우도 발생했다. 실제 지난해 8월 중앙역에서 투신한 A씨의 주소지는 안산시가 아닌 서울시였다.경기도자살예방센터 관계자는 "장소와 시간 등은 매우 민감한 부분이다. 비슷한 장소에서 연속된 투신사고가 잇따르는 건 넓게는 '베르테르효과'로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통약자 보호 못하는 정부지난 5년(2012~2016)동안 '지하철 추락 사상사고' 현황을 보면 총 25건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 중 3명이 사망하고, 22명이 중·경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눈에 띄는 것은 사망하거나 다친 25명 중 10명이 시각장애인이거나 (전동)휠체어를 타는 교통약자였다. '시각장애인 추락'이 2건, 휠체어 조작 미숙으로 인한 사고가 8건이다. 나머지는 술을 마셨거나, 주변을 제대로 살피지 않은 부주의로 인한 사고였다. 결국 스크린도어 설치 없이는 보호가 필요한 장애인 등 교통약자들의 안전은 담보할 수 없는 셈이다.일각에서는 스크린도어가 설치되지 않아 사고가 발생한 것이 아닌, 이러한 사고가 개인의 부주의로 일어난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지난 2012년 1급 시각장애인인 B씨가 선로로 추락해 한국철도공사에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대해 법원은 "스크린도어 미설치 등 장애인에 대한 안전조치 보호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에 책임이 있다고 보아 손해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또 같은 해 교통약자가 아닌, 음주 후 부주의로 인한 추락사고에 대해서도 법원은 "추락사고를 가장 잘 예방할 수 있는 스크린도어가 설치되지 않고, 예방을 위한 노력을 제대로 기울이지 않았다"며 철도공사 측에 일부 손해배상을 하라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스크린도어 미설치에 대한 안전책임을 폭넓게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스크린도어 설치 안하나, 못하나각종 투신·추락사고를 예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광역철도역 스크린도어 설치는 계속 늦어지고 있다.사실 국토부와 공단의 '2017년' 설치완료는 무리한 계획이었다. 사고가 잇따르자 부랴부랴 당초 설치계획을 6년이나 앞당긴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토부와 공단이 두 차례에 걸친 공언에도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비판은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설치공사를 담당하고 있는 공단 측은 공사의 어려움을 토로한다. 실제 설치작업은 협소한 공간에서 벌어지다 보니, 많은 노동자를 투입한다고 해서 일의 효율이 늘어나는 것도 아니고, 하루 작업은 열차 운행이 모두 종료된 새벽 시간 3~4시간 정도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스크린도어 가동에 필요한 '비상전원 공급장치' 납품업체가 갑자기 부도가 나는 악재도 겹쳤다. 이로 인해 53개 역은 스크린도어 설치를 완료하고도, 운영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단 관계자는 "군포역 등 53개역은 비상전원 공급장치 등이 설치되면 즉시 시운전을 시행하여 2월까지 정상가동하고, 승강장 구조보강공사 등이 추진 중인 13개역은 2월부터 순차적으로 정상가동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예된 안전 지킬 방안은광역철도 모든 역에 대한 스크린도어 설치완료와 가동은 다음 달 말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 남은 건 계획보다 늦어진 스크린도어 미설치 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투신·추락사고를 '어떻게' 예방할 것인가에 대한 현실적인 대책이다.국토부와 공단은 지난해 1월부터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승객이 몰리는 출·퇴근 시간대에 승강장 안전요원을 배치하여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지난해 발생한 대부분의 투신사고는 현장에 '안전요원'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벌어진 것이어서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실제 스크린도어 미설치 역의 안전요원은 선로 당 2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10량에 달하는 열차 구간을 단 2명이 맡아서 투신·추락예방 등 안전관리를 하고 있어 스크린도어 설치가 완료될 때까지만이라도 이에 대한 보완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갑자기 뛰어드는 사람들을 막는 것은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 현재 배치된 안전요원을 제외하고도 공단 직원들이 현장에 나가 안전관리도 진행하고 있다"며 "안전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지난해 5월 출근과 등교를 앞둔 승객들이 스크린도어가 설치되지 않은 승강장에서 들어오는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경인일보DB

2018-01-04 배재흥

[인터뷰… 공감]'인천시 산업평화대상' 전국자동차노련 인천노조 김성태 위원장

도로위 4800여 조합원에 수상 영광 돌려1975년 고속지부 조직부 노동운동 첫발1980년 강제해산 재설립까지 8년 '공백'취임 초기 계약직 전환·임금체불 '심각'준공영제 도입 정규직 비율 80%로 올려근로조건 개선으로 서비스 질 향상 뿌듯동네 방방곡곡에 실핏줄처럼 퍼져 시민의 발이 되어주고 있는 시내버스는 그 어떤 사업장보다도 노사관계가 중요하다. 버스 노동자와 사용자 간 관계가 어긋난다면 매일 버스를 타는 시민들이 정상적인 일상을 누리기 어려워질 수 있다. 특히 2009년 인천시가 인천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도입한 이후 버스운송사업의 공공성은 더욱 커졌다. 인천시는 건전한 노사관계로 지역경제 발전에 이바지한 단체의 공로를 기리는 취지로 매년 '인천시 산업평화대상'을 수여하고 있다. 2017년 제27회 수상자로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인천지역노동조합이 선정됐다. 운수분야 노동단체가 개인이 아닌 단체자격으로 인천시 산업평화대상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국자동차노련 인천노조는 총 29개 지부(시내버스 23개, 시외버스 5개, 화물 1개)를 뒀고, 조합원은 4천800명에 달한다. 인천 버스노동자의 95%가 조합원이라서 교섭대표권을 가진 노조다.김성태(70)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인천지역노동조합 위원장은 "시내버스 준공영제 시행 이후 대중교통문화 정착과 인천지역 경제발전을 위해 더욱 전력하라는 뜻이라고 생각한다"며 "산업평화대상 수상의 영광은 열악한 근로여건에도 묵묵히 참고 견디며 도로 위에서 고생하는 4천800여 조합원에게 돌린다"고 소감을 밝혔다.전국자동차노련 인천노조는 1988년 9월 설립돼 올해로 꼭 30년째를 맞았다. 당시 9개 회사의 노동조합에 조합원 1천300여 명으로 출범해 지금의 규모로 확대됐다. 하지만 전국자동차노련 인천노조의 역사는 30년에 그치지 않는다. 전국자동차노련 인천노조는 전두환 정권 초기에 단행한 '노동조합 정화지침' 중 '지역지부 폐지' 명령에 따라 1980년 해산된 바 있다. 김성태 위원장은 1975년 3월 전국자동차노련 고속지부 조직부에 입사해 지역지부 폐지 조치 당시 인천노조에서 일하고 있었다. "20대 후반에 전국자동차노련 고속지부 차장으로 인천에서 노동운동의 첫걸음을 뗐습니다. 새벽 5시에 시내버스 노선에 나가 조합원인 운전기사들에게 자동차노보를 나눠주면서 조합원들의 고충을 실감할 수 있었어요. 새벽 4시에 출근해 자정까지 운전하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운수노동자들의 뒷모습을 보며 고군분투하겠다고 결심한 게 40년 넘게 노동운동에 투신한 원동력입니다. 전두환 정권의 정화 조치로 인천노조가 강제 해산됐을 땐 무척 고통스러웠지만, 좌절하지 않고 전국자동차노련 인천연락협의위원회(인천지역협의위원회)를 구성해 사무국장을 맡았어요."노조를 재설립하기까지 8년간의 공백기는 인천지역 운수종사자들의 암흑기나 마찬가지였다. 군사정권 속 인천연락협의위원회는 조합비를 걷을 수조차 없어 형편이 어려웠지만, 운수종사자들의 저임금 문제와 열악한 근무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애썼다. 1983년부터 소비조합을 열어 조합원에게 생필품을 비롯한 각종 상품을 저렴하게 공급해 간접적으로나마 임금인상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화물운전기사 조합원이 교통사고로 숨졌는데, 장례비가 없어 유가족이 어려움을 겪자 김성태 위원장이 직접 염(殮·시신을 수의로 갈아입혀 베로 싸는 의식)을 한 적도 있다."그때만 해도 운수분야가 차종별로 특수성이 있어서 버스는 동료가 죽으면 가지만, 화물은 잘 안 갔어요. 다들 어렵게 살 때니까. 조합원이 죽고 나서 염을 몇 번이나 하면서 이 사람들을 위해 과연 무엇을 하면 좋을지 고민이 많았습니다."김성태 위원장은 1985년 쌍마교통을 시작으로 인천지역 택시업계 노동조합 설립에 적극 나섰다. 현재 택시노조는 전국자동차노련에서 분리됐지만, 1988년까지 인천에는 43개 택시회사에서 노조가 탄생했다.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1987년 택시노동운동에 뛰어든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국회의원과도 이때 인연을 맺었다. 김성태 위원장은 "송영길 국회의원, 한국노총 출신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비롯해 노동운동하다 만난 노동계 출신 정치인들과는 여야 가릴 것 없이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라고 했다. 김성태 위원장은 전국자동차노련 간사장을 거쳐 2000년 5월 인천노조 위원장에 당선돼 현재까지 연임하고 있다. 위원장을 맡자마자 인천지역 버스회사들이 소속 운전기사들을 정규직에서 계약직으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임금 체불 문제도 심각했다. 김성태 위원장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2001년 6월 버스운송사업조합 사무실에서 점거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전국자동차노련 인천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다음 날인 2001년 6월 29일 밀린 임금을 지급하기로 사업주들과 극적으로 합의해 점거농성은 일단락됐다. "위원장을 맡아 10일 동안 사측인 버스운송사업조합을 점거하면서 강력하게 투쟁했고, 한국노총 중앙협의회도 전국자동차노련 인천노조 사무실에서 개최하는 등 전방위적으로 사업주와 인천시를 압박했습니다. 하지만 비정규직이 확산하는 것을 막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2002년 임단협 체결 때 인천지역 시내버스 경영악화로 인천에서 가장 큰 제물포버스 등 일부 회사의 부도위기로 조합원 상여금을 2년간 반납한 적도 있었고요. 조합원 모두가 살과 뼈를 깎는 고통이 있었지만, 회사가 부도나면 조합원이 일자리를 잃기 때문에 버스회사를 회생하는 데에 앞장서기로 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부도위기 속 기사회생해 지금까지 노사분규 없이 건전한 노사관계로 발전했습니다."김성태 위원장은 시내버스 민영제에서 일어난 '경영악화~체불임금~서비스 저하'라는 악순환을 극복하기 위해 노·사·정이 머리를 맞댄 시내버스 준공영제 도입을 소중한 성과로 꼽았다. 전국자동차노련 인천노조가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요구한 것은 2004년 임단협 교섭부터다. 사측과 노조, 인천시 간 협상과 연구를 이어오다가 2009년 도입했다. 버스 준공영제 시행으로 75%가 비정규직이던 시내버스 운전기사의 정규직 비율은 80%까지 올랐다. "이미 8년 전부터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 시작해 문재인 정부보다 한발 앞선 정책의 결실이었다"고 김성태 위원장은 강조했다. 근무여건도 격일제에서 1일 2교대로 바꿔 근무시간을 단축했다. 버스 1대당 운전기사 수는 평균 1.9명에서 2.35명으로 늘었다. 인천 시내버스 교통사고율은 19% 줄어 운전기사 처우 개선과 시내버스 서비스 향상에 모두 이바지했다는 평가다. 2016년에는 임단협을 통해 월 24일 근무에서 임금을 보존한 월 23일 근무로 전국 최초로 근무일을 1일 줄였다. "버스 준공영제의 핵심은 그동안 부실경영에 찌든 버스업계의 투명성을 높이고, 경영 효율성을 담보하는 동시에 버스 운전기사 등 내부 구성원들의 근로조건을 개선하는 것입니다. 그 결과가 바로 대(對) 시민 서비스 질의 향상으로 나타납니다. 대중교통정책은 복지차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2016년 7월 말 인천도시철도 2호선 개통에 맞춰 시내버스 노선이 전면 개편됐습니다. 하지만 잘못된 노선 개편으로 현재 시내버스 수입금이 200억원 이상 줄었습니다. 자연스레 준공영제 재정지원액이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마치 준공영제의 제도가 잘못돼 재정지원이 증가한다고들 하지만, 오해가 있습니다."김성태 위원장은 시내버스 운행은 '대중교통복지'라는 점을 누차 강조했다. 시내버스 준공영제는 사업주가 이윤추구에 몰두해서도, 인천시가 수익성만 따져서도 안 된다는 게 그의 철칙이다. 김성태 위원장은 "시내버스 준공영제가 인천시민의 세금으로 지원되는 만큼 법률에 근거한 행정관리로 사용자에 대한 지원 예산은 정확한 용역을 통해 해야 한다"며 "철저한 관리·감독으로 세금이 헛되이 새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운수종사자들은 인천시민이 불편함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선하는 데에 역점을 두겠다"고 다짐했다. 전국자동차노련 인천노조 사무실은 인천 남구 수봉공원 쪽에 있다. 1980년에 지어 지금까지 쓰고 있는데, 노조위원장실 안에 있는 소파부터 메모함까지 사무실 건물과 나이가 같다. 김성태 위원장은 "조합원들이 피땀 흘려 번 돈으로 노조를 운영하기 때문에 메모함 하나라도 쉽게 바꾸지 않으려 한다"며 "앞으로도 지속해서 장시간의 근로시간 단축을 위해 노력하고, 운전자의 충분한 휴식시간이 보장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글/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사진/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김성태 위원장은?▲1948년 충남 서산 출생▲인천 송도고 졸업, 서강대 산업문제연구소 수료▲1975년 전국자동차노련 고속지부 조직부 입사(사진)▲1980년 전국자동차노련 인천지역협의위원회 사무국장▲1987년 전국자동차노련 간사장▲2000년~현재 전국자동차노련 인천지역노조 위원장▲2000년~현재 한국노총 인천본부 부의장·지도위원▲2001년~현재 전국자동차노련 부위원장▲2002~2017년 인천지방노동위원회 근로자위원▲2012년~현재 인천시 수입금공동관리위원회 위원▲1990년~현재 새얼문화재단 운영위원김성태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인천지역노동조합 위원장이 "시내버스 준공영제 시행 이후 대중교통문화 정착과 인천지역 경제발전을 위해 더욱 전력하라는 뜻이라고 생각한다"며 "산업평화대상 수상의 영광은 열악한 근로여건에도 묵묵히 참고 견디며 도로 위에서 고생하는 4천800여 조합원에게 돌린다"고 소감을 밝히고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김성태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인천지역노동조합 위원장(가운데)이 2001년 인천시 버스운송사업조합 사무실 점거농성 당시 체불임금 지급 등을 요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전국자동차노련 인천노조 제공

2018-01-03 박경호

[이슈&스토리]예술 작품 속 이야기가 된 인천의 섬

전통연희단 잔치마당의 '인천아라리'장봉도 '인어설화' 재즈 더해 재창작굴포문학회 27명, 여름 내내 섬 찾아시·수필·소설 담긴 작품집 '섬' 발간 인천 '토박이 서양화가' 고제민 작가포구·개항장 일대 등 캔버스에 담아섬은 영화나 소설 등의 무대로 단골 소재로 자주 등장한다. 인천의 바다에는 170여개의 섬이 뿌려져 있는데, 최근에도 이러한 활동은 활발하다.# 음악으로 부활한 섬지난 26일 인천 송도신도시 트라이보울 공연장에서는 전통연희단 잔치마당의 '인천아라리' 공연이 열렸다.'인천아라리'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하는 '2017전통예술 지역브랜드 상설공연 지원사업'에 선정된 작품으로 '장봉도 인어설화 음악으로 부활하다'는 부제가 붙은 공연이었다.이 공연은 인천의 섬 지역에서 만선과 풍어를 기원하며 부르던 어민들의 소리 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보인 창작 작품이다.전통연희단 잔치마당은 인천에서 활동해 온 창단 25년 전통의 문화예술 사회적기업으로 인천아라리는 잔치마당의 대표 레퍼토리다.인천 앞바다 장봉도에서 어부의 은덕을 만선과 풍어로 보답한 '인어설화'를 모티브로 제작된 공연으로 전통 연희의 원음에 재즈의 느낌을 더해 재창작했다.해안가와 농지가 공존한 과거 인천의 고유한 소리와 이야기를 시대의 흐름에 따라 현대적인 느낌으로 재해석해 선보였다.이날 공연은 첫 곡으로 연주된 '나나니타령'으로 시작됐다. 전통 북과 꽹과리, 장구 등의 악기에 신디사이저, 일렉기타 등이 곁들여진 음악이 시작되자 8명의 아낙들이 호미를 들고 갯벌에 나섰고, 모두 허리를 숙이고 조개를 캐기 시작했다. 조개를 캐고 한 번씩 펴고 숙이기를 수차례, 바구니를 조개로 가득 채운 아낙들은 이내 밝은 표정으로 수다를 떨며 웃음을 지었다.고층 빌딩이 가득한 송도 신도시에 우주선을 닮은 공연장 안에서 인천의 섬마을에서조차 자취를 감춘 노동요를 감상한 외국인 관광객들은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시종일관 무대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나나니타령은 인천 앞바다 여러 섬지방의 아낙들이 굴이나 바지락을 캐면서 부르던 노래로 인천시 무형문화재 제3호인 인천근해갯가노래보존회 차영녀 보유자를 비롯한 회원들이 나서서 첫 무대를 꾸몄다.첫 곡이 끝나자 객석에서는 '얼씨구', '절씨구', '잘한다'하는 추임새와 박수가 터져나왔고 외국인들도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이날 공연은 총 3마당으로 구성됐다.잔치마당은 1마당은 '인천의 바다'를 주제로 인천의 바다와 섬을 주제로 한 '만선가', '술비타령' 등의 곡을 선보였고 2마당에서는 '인천의 육지'를 주제로 설장고 시나위와 세벌매기 등의 곡을 들려줬다.인천의 아리랑을 재현해 선보인 3마당 '인천아리랑'도 무척 흥미로운 무대였다.인천아리랑은 조선말기와 일제 강점기에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힘쓴 미국 감리교 선교사이자 교육자인 호모 헐버트 박사에 의해 채보된 곡으로 1894년 우편호우치 신문에 수록돼 '인천 제물포 살기는 좋아도 왜인 등살에 못살겠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어얼쑤 아라리야'라는 가사와 함께 기록이 남아 있었다.이를 김영임 명창이 부른 '쌀의 노래 아리랑'음반에 수록, 발매돼 있다. 최근에는 영화 '대장 김창수'에서 경인철도 공사를 하는 노동자들에 의해 '인천아리랑'이 불리는 모습이 나와 눈길을 끌기도 했다.# 문학으로 부활한 섬지난 24년간 단 한차례의 결산 없이 해마다 동인지를 펴낸 여성 문인회 '굴포문학회'는 올해 섬을 주제로 '섬'이란 제목의 작품집을 발간했다.굴포문학회 27명의 회원들이 여름내내 섬을 스케치하고 편집한 시와 수필, 소설이 담겼다.27명의 필자가 각인각색의 섬을 재창조했다.소야도, 영종도, 제주도, 원산도, 울릉도, 굴업도, 우도, 자월도, 거제도, 세어도, 운염도, 풀등, 홍도, 무의도, 마라도, 누렴, 무인도, 오륙도, 이작도, 석모도 등을 모셔와 고운 문자를 입혀 책으로 펴냈다.세상엔 섬 아닌 것이 없다. 창밖의 뭍을 바라보는 이태원 헬 카페도 섬이고, 건너갈 다리가 없는 우주의 모든 별도 섬이고, 벽에 걸린 모자도 섬이다. 구부정하게 책을 읽는 노인의 미소도 섬이고, 벙어리장갑 속에 갇힌 열 개의 손가락도 섬이고, 가려운 등짝 손이 닿지 않는 부분도 섬이다.사는 동안 수심을 앓는 여자들, 바다를 겹겹이 입은 여자들의 향긋한 비린내를 좇아 작품집 '섬'을 여행하다 보면, 다람쥐처럼 저장해놓고 까마득히 잊어버린 미안한 과거가 문득 생명을 얻어 부화하는 기쁨을 맛보게 된다.강명미(시), 고경옥(시), 구자인혜(소설), 김상기(수필), 김수지(시), 김순자(시), 김순희(수필), 김진초(소설), 민순영(수필), 배천분(수필), 신경옥(시), 신미송(소설), 양진채(소설), 유로(수필), 윤한나(시), 이난희(수필), 이목연(소설), 이상은(시), 이성재(수필), 이수니(시), 이혜숙(시), 장향옥(시), 정이수(수필), 조경숙(시), 조연수(시), 최추랑(시), 허은희(시) 등의 작가가 참여했다.# 화폭에 담긴 섬인천 토박이 서양화가 고제민(57) 작가는 인천의 섬을 비롯한 인천의 모습을 그린 그림과 짧은 글 등을 담아 최근 작품집을 냈다.지역의 한 인터넷 매체와 인천시 소식지에 연재한 작품을 추려 책으로 엮었는데, ▲인천항 ▲인천의 섬 ▲인천 마을 이야기 ▲글과 스케치 등 4부로 구분해 작품을 실었다. 작가는 1960년 인천 남구 숭의동 '독갑다리'라고 불리는 옛 공설운동장 인근 동네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좋아하는 그림 공부를 하기 위해 고등학교와 대학을 서울로 다니다, 1984년부터 다시 인천으로 와 30여 년간 인천에서 미술교사로 재직 중이다. 작가는 50이 다 돼서야 인천의 모습을 담기 시작했고, 인천의 섬과 바다, 노을이 깔린 북성포구, 만석동 괭이부리마을, 송월동 골목길, 백령도·굴업도 등 개항장 일대 등을 캔버스에 차곡차곡 담아 그려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송도신도시 트라이보울 공연장에서 열린 전통연희단 잔치마당의 '인천아라리' 공연. 인천의 섬 지역에서 만선과 풍어를 기원하며 부르던 어민들의 소리 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보인 창작 작품이다. /전통연희단 잔치마당 제공인천 토박이 서양화가 고제민 작가가 인천의 섬을 비롯한 인천의 모습을 그린 그림과 짧은 글 등을 담아 낸 최근 작품집. /굴포문학회 제공지난 24년간 단 한차례의 결산 없이 해마다 동인지를 펴낸 여성 문인회 '굴포문학회'. /굴포문학회 제공굴포문학회가 올해 섬을 주제로 발간한 작품집 '섬'. 굴포문학회 27명의 회원들이 여름내내 섬을 스케치하고 편집한 시와 수필, 소설이 담겼다. /굴포문학회 제공

2017-12-28 김성호

[인터뷰… 공감]42년 공직생활 마감 앞둔 홍승표 경기관광공사 사장

문학소년, 가정형편 어려워 대학진학 대신 택한 길경인일보 신춘문예 시조부문 당선 이후 비서실로 자리옮겨열심히 산 덕에 선·후배 신망 높아… 명퇴 후 비서실장 복귀흑자 전환 등 성과로 화답… 이제 글 많이 쓰고 싶어평생 글쟁이로 살고 싶었다. 절절한 시구처럼, 시를 위해 살고 싶었다. 하지만 인생은, 꿈처럼 살 수만은 없었다. 그 시대는 다 그랬다. 전쟁이 막 끝난 1956년, 경기도 광주 시골마을에서 6남매 중 차남으로 태어난 홍승표는 하고 싶은 공부를 다할 수 없었다. 특히 시를 사랑하는, 심성 착한 문학소년은 내 욕심만 부릴 수 없었다. 홍승표 경기관광공사 사장은 오는 29일을 끝으로, 공직생활을 마감한다. 글쟁이로 살고 싶었던 문학소년이 생계를 위해 공직에 입문한 지, 42년 5개월이 지난 시점이다. 반세기에 가까운, 지난 시간을 회상하는 첫머리로 그는 문학소년이었던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꺼냈다. "연세대학교에서 주최하는 전국 고등학생 문예콩쿠르가 있었어요. 난 시조를 써 냈는데 장원을 했지. 그 문예콩쿠르는 국문학과 장학 특전도 있어 대학에 진학해 공부를 해보고 싶었어요. 하지만 형은 군대에 가 있고, 밑으로 딸린 동생들이 수두룩해 집안 형편상 차마 대학 가겠단 말을 못하겠더라고. 학교 선생님들이 학비를 지원해준다 했지만, 광주 시골에서 서울까지 하숙비를 감당할 수 없으니까." 때마침 광주시 공무원 채용공고가 났는데, 그는 혹시 하는 생각에 가볍게 시험을 봤단다. 그리고 덜컥 합격을 하면서 공직에 들어섰다. "대학은 나중에라도 갈 수 있으니, 일단 공무원이 되기로 결심했어요. 그때 아버지는 미안하셨는지, 공무원을 반대하시더라고. 그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해요."우여곡절 끝에 시작한 공직생활이지만, 글 짓는 재주 덕에 공보실로 발령받아 보도자료 쓰는 일을 했다. "공직생활을 돌아보면 홍보와 인연이 깊어요. 처음 공보실로 발령받고 보도자료를 썼는데, 그래도 잘 썼는지 내가 쓴 대로 신문에 나는 적도 많았어요. 전입시험을 봐 도청으로 자리를 옮기고 나서도 공보실에서 일했는데 그때도 계속 보도자료를 썼어요. 공무원 되고 내리 3년은 보도자료만 작성한 것 같아요." 업무에서도 계속 재주를 써먹은 덕일까. 1988년 경인일보 신춘문예 시조 부문에 '새벽, 숲길에서'로 당선됐다. 공무원 홍승표 이름 뒤에, '시인'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더할 나위 없이, 기쁜 순간이었다고 그는 회상했다.글 잘쓰는 공무원으로 소문이 난 덕에 그의 공무원 인생에 변화가 일었다. 비서실 근무가 계기다. 당시는 임명제인 관선 도지사 시절로, 행사가 있을 때마다 각 과에서 도지사의 기념사를 준비했는데 그 수준이 형편없었단다. '글 잘 쓰는 놈'을 골라오라는 도지사의 엄포에, 마침 신춘문예에 당선된 그는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비서실로 끌려갔고(?), 그 능력을 인정받아 도지사를 수행하는 비서실 근무를 연이어 했다. 관선시절 임사빈 지사를 시작으로 이재창, 윤세달, 심재홍, 임경호 지사의 비서실에서 일한 데 이어 민선 도지사인 임창열 지사와 남경필 지사까지 총 7명의 도지사를 보좌했다. 경기도를 이끄는 수장의 곁을 지키는 일은 보람되지만, 고달픈 일이기도 했다. 그래도 그 능력을 인정받아 문화정책, 관광, 총무, 자치행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했고 과천시·파주시 부시장, 자치행정국장, 도의회 사무처장, 용인시 부시장 등을 역임하며 동료, 선후배들의 신망을 쌓았다. "당시 인사계에 와서 인사기록카드를 보니 광주시와 달리 도는 대학 나온 사람도 많고 행정고시 출신도 많았어요. 뒷배도 없고, 학력도 짧은 시골 촌놈 입장에선 황당하더라구요. 큰일 났다 싶어 무조건 열심히 했어요. 매일 제일 먼저 새벽 출근해서 가장 늦게까지 일했어요. 성실함을 좋게 봐준 덕에 좋은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특히 그는 동료와 후배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공무원으로 유명하다. "지금도 비슷하지만, 당시 7급 봉급이 봉지쌀로 6개, 연탄 20장 살 돈 밖에 안되는 월급이었어요. 내가 힘들었던 만큼, 주사보 이하 후배들은 정말 힘들겠다는 생각이 간부가 돼 가장 먼저 들었어요. 그래서 같이 일하는 직원들 밥은 무조건 제가 사줬어요. 지갑을 못 열게 했죠. 또 총무과장을 할 때, 도지사를 설득해 도청 공무원 건강검진에 암 검진을 항목에 넣었어요. 그때 실제로 10명 가량의 직원들에게서 암이 발견됐고 치료를 받았어요." '경기도를 빛낸 영웅' 선정, '다산대상 청렴봉사 대상' 수상 등 화려한 수상경력을 자랑하는 그지만, 도청 공무원들이 직접 선정한 '함께 근무하고 싶은 베스트 간부 공무원'에 4년 연속 선정된 것이 가장 보람차다. 그 마음 때문일까. 그는 2013년 용인시 부시장을 끝으로 명예퇴직을 했지만, 세간의 시선을 무릅쓰고 남경필 지사와 후배 공무원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다시 비서실장을 했다. 1급 관리로 퇴직한 그가 4급으로 돌아왔고, 연금도 전부 중지되고 퇴직금도 반납해야 하는 난감한 상황이었지만, 그 마음 속에서는 30년을 몸담은 도청 식구들과 새 도지사가 화합해 도민을 위한 도정을 꾸리는 데 도움이 돼야겠다는 한가지 마음 뿐이었다.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일했던 지난 2년의 시간도 그는 허투루 쓴 적이 없다. 비싼 관용차 타고 '사장' 역할만 하지 않았다. 경기도 산하기관장이 직접 도내 31개 시군을 돌아다니며 공동 관광 마케팅과 상품개발 협력을 위해 뛰었다. 덕분에 31개 시군과 관광마케팅을 진행하고, 연천군과 연강 갤러리·그리팅 맨 설치사업을, 수원시와 2016 수원화성 방문의 해 협업을 해냈다. 또 민간업계와 적극적인 스킨십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다양한 프로모션을 추진했다. 임기 마지막 달인 12월에도 그의 일정은 일거리로 빠듯했다. 아시아나와 협력해 대만 관광 프로모션을 성대하게 진행해 타지역 관광공사들로부터 시샘을 받았다."산하기관장으로 누릴 수 있는 혜택들이 많아요. 공무원 시절엔 사실 비행기 탈 기회도 없는데, 기관장이 되니 비행기 탈 기회도 많구요. 하지만 꼭 필요한 일 외에는 직원들을 보냈어요. 비즈니스 좌석을 바꿔 이코노미로 타고 줄인 비용으로 직원을 더 데리고 갔죠. 생각해보세요. 나는 임기가 끝나면, 갈 사람이지만 직원들은 이곳에 남아야 합니다. 그리고 이 사람들이 관광공사를 책임지고 사장까지 해야 돼요. 그 토대를 마련해주려고 더 열심히 했습니다." 매일 적자였던 공사는 홍 사장의 취임 후 15억 흑자 기관으로 바뀌었고, 다양한 사업을 통해 경상비용을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수준에 올랐다. 전국 공공기관 내부만족도 조사에서 1위를 한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니다.그간 그가 살아온 이야기를 들어보니, 천생 공무원이다. 또 최선을 다해 주어진 인생을 열심히 살아온 선배다. "공무원은 권한이나 권력을 가진 자가 아닙니다. 국민이 위임한 일을 심부름하는 역할입니다. 일부 선후배 공무원들이 그것을 권력이라 착각하는데, 그런 사람들은 은퇴 후에 결코 사람 대접을 받을 수 없어요. 공무원은 내가 맡은 이 업무가 국민의 불편을 덜게 하는데 쓰이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후배 공무원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입니다." 공직생활을 마무리하며 그가 후배들에게 던지는 조언이다. 간결하지만, 정확하다.이제 무엇을 할 것이냐 묻는 질문에 그는 쑥스럽게 웃으며 '무조건 쉴 것'이라고 답했다. 한시도 쉬지 않고 달리기만 해 숨이 턱 밑까지 차오를 법하다. "이제 두달 간은 아무 생각없이 쉬어보려고 합니다. 그 후의 일은 또 연이 닿는 만큼 해봐야죠. 적십자나 공동모금회 같은 봉사단체에서도 일하고 싶고, 무엇보다 글을 많이 쓰고 싶어요." 쉬겠다면서도 그는 또 꿈을 꾼다. 아마도 그것이 그의 인생을 반짝이게 하는 원동력이리라. 글/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사진/김종택기자 jongtaek@kyeongin.com■홍승표 사장은 누구?▲1956년 경기 광주 출생▲광주상업고-국제사이버대학 법률행정학사-경기대행정대학원 행정학과 석사▲1975년 경기 광주 공보실에서 공직생활 시작▲과천시부시장-파주시 부시장-경기도 자치행정국장-경기도의회사무처장-용인시 부시장▲2014년 7월~12월 경기도 비서실장▲2015년 1월~ 경기관광공사 사장 - 수상경력▲경인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1988)▲정부 모범 공무원(1986)▲국무총리 표창(2003)▲다산대상 청렴봉사부문 대상(2010)홍승표 경기관광공사 사장은 반세기에 가까운 공직생활을 회상하며 "공무원은 권한이나 권력을 가진 자가 아니며 국민이 위임한 일을 심부름하는 역할"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김종택기자 jongtaek@kyeongin.com

2017-12-26 공지영

[우리시대의 품앗이人(K-Pumassian)]홍미선 동두천 엔젤 봉사회장

보산동 주공아파트 부녀회장 맡아 인연회원들과 요리로 소통… 남편들도 동참폐지·고철·공병 팔아 경로잔치 등 앞장15년간 부업·기부 바쁜 삶 '감동 스토리'"남편과 아이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없다면 이웃을 돌아볼 겨를조차 없을 거예요"회원들과 함께 손발을 맞춰가며 밑반찬 봉사활동에 앞장서고 있는 동두천시 엔젤 봉사회장 홍미선(55) 씨는 음식을 만들 때면 재미가 절로 난다면서 함박웃음을 지었다.지난 1990년 공무원인 남편 서재석(62) 씨와 결혼한 뒤 충남 당진이 고향인 그녀는 동두천시 보산동 주공아파트 부녀회장 직을 맡게 됐고 봉사활동과 연을 맺었다.폐지와 고철, 공병을 주워 팔아 마을 노인들을 위한 경로잔치 자금을 마련한다는 것이 힘들고 낯설었지만 그녀는 '작은 노력으로 남을 이롭게 한다'는 마음 하나로 주민화합에 앞장섰다.부녀회장직을 맡은 지 3년이 지나자 그녀는 통장도 맡게 됐다. 그녀는 동사무소와 마을 구석구석을 다니며 행정기관과 주민들 간 사랑의 연결고리에 나섰고 봉사를 위한 발걸음은 이전보다 더욱 바빠졌다. 때문에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아들과 딸은 '엄마가 잠시 다녀올 곳이 있다'늘 말을 꺼내면 '봉사 활동을 하러 나가시는구나'하고 자연스레 받아들였다.지난 2008년부터 그녀는 엔젤봉사회에 가입해 주 1회 장애인, 독거 노인, 한 부모가정 등 30가구에 밑반찬을 제공하기 시작했다.밑반찬 전달 하루 전에 회원들이 모여 김치와 고기, 생선요리를 만들면서 주방은 동네 이야기방이 됐고 풍성한 가정사와 세상 이야기로 웃음꽃을 피웠다.매주 전달된 반찬 통이 비워진 것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말하는 그녀는 '고맙다'라는 인사말보다는 건강한 모습으로 얼굴을 대할 때 행복감이 더 크다고 말했다.운영비 50%를 개인 2만 원 이상 회비로 충당하는 봉사활동이지만 '받아먹기만 해서 정말 미안하다'는 어떤 주민은 5년째 해마다 10~30만 원을 기부하고 다른 이는 자신이 재배한 배추, 무, 파, 호박 등을 봉사회 주방 앞에 몰래 가져다 놓고 가는 등 봉사자들에게 감동과 힘을 보태주고 있다.아줌마들만 있던 봉사회에 4년 전부터는 남편들까지 합류해 아내 손에 힘을 실어주고 오손도손 호흡을 맞추고 있다.지난해 41년 공직생활을 마감한 남편 서 씨는 "혹여 바쁜 일과로 아내 건강이 염려스럽지만, 27년 동안 나보다 아픈 가슴을 위해 살아가는 모습이 대견스러워 동참을 결심했다"고 말했다.15년 동안 하루 4시간씩 우체국 집배원 아르바이트와 동 협의체 위원장까지 맡은 그녀는 자정 가까이 잠들기 전까지 직장인보다 더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그녀는 "많은 주부들이 봉사활동에 참여해 지역에서 서로 소통하며 어려운 이웃들을 돌보면서 아름다운 지역공동체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동두천/오연근기자 oyk@kyeongin.com봉사활동을 통해 서로 소통하고 어려운 이웃들을 돌보면서 아름다운 지역공동체가 되기를 희망한다는 홍미선(55)씨. 동두천/오연근기자 oyk@kyeongin.com

2017-12-25 오연근

[이슈&스토리]한국판 메가시티 '광역서울도' 태풍인가 찻잔 속의 태풍인가

中 베이징권-日 도쿄권-美 대도시권인접 도시 연결·개발 효과 시너지 추진규제대신 고향세·국가공동세 도입 주장극대화된 이익, 수도권 밖 지역과 나눠부산·광주·대구등도 광역도 여론 형성내년 지방선거 '핵심 어젠다 부각' 예고'경기도 포기' 위기에 몰린 남경필 지사1200만 도민 '명확한 필요성 설득' 과제#21일 오전 7시 광역서울도민 김가정씨는 부천구(區) 당아래에서 송파구 잠실까지 운행하는 GTX를 탔다. 잠실 회사까지 30분 정도를 이동하는 동안 김 씨는 휴대전화로 '고향세(稅)'에 대해 검색했다. 연말이 가기 전, 내년에 낼 세금을 한 푼이라도 줄이고 싶었던 김 씨는 고향인 광역광주도 목포구에 10만 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광역서울도 대신 타지방에 고향세를 납부하면 10만 원 한도 내에서 내야 할 주민세와 소득세를 공제받을 수 있다. 연말 회사 송년회가 있는 이 날, 김 씨는 늦은 시간까지 술을 마시다 택시를 이용해 귀가할 예정이다. 예전 같으면 GTX 막차 시간에 맞춰 눈치껏 회식 자리를 벗어났겠지만, 경기도와 서울시가 광역도로 통합된 뒤 시외할증요금이 폐지되면서 요금 부담이 줄었다. 이윽고 '광역서울도 송파구청 역'에 하차한 김 씨는 역명이 여전히 낯설다는 생각을 하며 회사로 걸음을 옮겼다.위 사례는 현재까지 상상에 불가하지만 서울, 경기, 인천을 합치는 광역서울도가 출범하면 현실이 될 장면이다. 경기도민과 인천시민이 광역서울도민이 되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광역서울도, 南柯之夢(헛된 꿈을 이르는 말)?= 현역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사면초가다. 적폐와 거리를 두겠다며 창당에 참여했던 소속 바른정당은 공중분해를 앞두고 있고, 내년 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후보군에게 큰 격차로 뒤처진 상황이다. 5선 국회의원과 도백(道伯)이란 화려한 경력을 뒤로하고 정치 낭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위기의 남 지사는 돌연 '경기도를 포기'하고, 서울시와 합쳐 '광역서울도'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세간의 평가는 처참했다. 도청 직원들까지 "경기도는 남 지사의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고, 한경대 행정학과 이원희 교수는 "어리석은 구상이다. 실현 가능성을 차치하고 지방분권에도 역행하는 처사"라고 평했다.남 지사는 돌발 발언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여러 연령층, 다양한 도민들을 대상으로 FGI(포커스그룹인터뷰·표본 면접 조사)를 해보니 처음에는 의구심을 가졌던 사람들이 그 효과와 영향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차츰 찬성 의견으로 돌아섰다"면서 "앞으로 도 전역을 순회하며 광역서울도 구상을 도민에게 직접 설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남 지사의 구상대로라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그의 대표공약 중 하나는 바로 이 광역서울도가 될 가능성이 크다.■ 메가시티(mega city), 세계는 지금= 중국의 베이징권과 일본의 도쿄권, 미국의 대도시권 등 세계 각지의 메가시티(mega city)와 경쟁하기 위해선 수도권을 통합해 시너지를 내야 한다는 게 광역서울도 구상의 근거다. 일본은 지난 2014년 7월 도쿄권·나고야권·오사카권을 리니어 중앙 신칸센으로 연결해 슈퍼메가리전(Super Mega Region)을 만들겠다는 '국토그랜드비전 2050' 계획을 발표했다. 각각 국제적 기능, 첨단 제조업, 문화·역사·상업의 중심지인 3대 도시권을 연결해 그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중국 지도자인 시진핑 주석 역시 베이징과 톈진, 허베이성을 연결하는 징진지(京津冀)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세 지역의 인구만 1억 명 이상으로 수도 베이징은 정치, 문화, 국제교류의 중심지로 육성하되 톈진과 허베이성은 제조업과 상업·무역 위주로 발전시키고 있다.미국의 'America 2050'도 있다. 미국은 오는 2050년 전세계적으로 10개의 메가리전(Mega-Region)이 출현할 것으로 분석하고, 초고속철도를 이용해 Cascadia(시애틀-포클랜드-밴쿠버-브리티시 콜롬비아)·Northern California·Texas Triangle 등 인접 지역을 묶어 개발하는 계획을 추진한다.■ 지자체 통합이란 오래된 미래= 국내에서도 과거 도시를 통합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이미 10여 년 전부터 경기도 남부 지역에선 수원·화성·오산, 동부권에선 성남·하남·광주, 북부에선 의정부·양주·동두천을 통합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하지만 이해득실에 따라 입장이 엇갈렸고, 통합 대상 일부 시군의 반대로 경기도 내에서 시군 통합은 성사되지 않았다. 광역서울도 찬성론자들은 시군 단위의 통합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을 거론하며, 광역도라는 큰 단위의 통합이 선행되면 시군을 재편하는 작은 단위의 통합을 손쉽게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한다.광역서울도는 해묵은 문제이자 경기도의 숙원인 '수도권 규제 완화'를 성사시킬 수 있는 묘책이기도 하다. 노무현 정부의 경제 정책통이었던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저서 '경제철학의 전환'에서 "수도권은 경쟁관계에 있는 해외 대도시권을, 비수도권은 경제력이 집중되어 있는 수도권을 각각의 경쟁 상대로 설정하고 있다"면서 "비수도권->수도권->해외 경쟁 대도시권으로 이어지는 비대칭 구조가 수도권 규제의 효과와 부작용을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하게 만드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변 전 실장은 "균형발전이 실현 가능한 정책적 목표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객관적 검토가 필요하다"며 '균형발전'이란 미명으로 수도권 규제를 지속하는데 대해 회의감을 표하고, 규제를 완화하되 그로 인해 발생하는 이익을 나눠야 한다고 설명한다.바로 이 부분이 남 지사의 광역서울도 구상과 변 전 실장의 주장이 만나는 지점이다.■ 광역도, 무엇이 어떻게 변하나= 광역서울도는 일종의 발전론이다. 광역도의 핵심축은 국제 경쟁력과 이익 공유를 통한 동반성장인데, 남 지사는 서울·경기·인천의 통합과 함께 고향세와 국가공동세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경기도는 토착민보다는 산업화시대 이촌향도(離村向都)를 통해 외부에서 유입된 인구가 많다. 고향세는 이에 착안해 고향에 일정 금액을 기부하면 그 중 일부를 거주지에 내야 할 세금 일부로 공제해주는 방식이다. 세수가 부족한 수도권 외 지역에서 재정을 보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국가공동세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특정 세목을 지정해 공동으로 걷고 나눠 쓰는 제도다. 이 방식을 도입하면 지역 별 세수 격차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남 지사는 더 나아가 광역서울도를 통해 얻게 될 이익을 지자체와 주민에게 직접 나눠주는 형태까지 거론하고 있다.특히 주민들에겐 진보 진영의 대표 정책인 '기본소득' 방식으로 광역서울도 통합의 이익을 나눠주겠다고 발언하고 나섰다.광역서울도가 출범하면 광역지방정부의 역할은 이해관계 조정 정도로 축소되고 기초지방정부의 권한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남 지사는 "해외에 나가면 수원에 산다. 서울에 산다고 얘기하지 '경기도에 산다'고 말하지 않는다. 지역민의 아이덴티티(정체성)는 바로 도시"라면서 "광역서울도의 권한은 줄이고 시장·군수의 자치권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광역도 통합 실현 가능성은= 남 지사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야권의 핵심 어젠다는 '광역도 통합'이 돼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미 부산에서 광역도 구상에 찬성한다는 입장이 나왔고, 광주광역시와 전남·대구광역시와 경북의 바닥 민심에서도 "뭉쳐야 산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는 분석이다.광역도가 실현되기 위해선 통합 대상인 지자체의 당선자들이 이 같은 구상에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 통합 방식은 지난 2012년 통합한 청주·청원시의 사례처럼 주민투표를 하거나 마산·진해·창원시 통합과 마찬가지로 지방의회의 의결을 통한 통합 모두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법적, 절차적 문제보다 큰 문제는 광역서울도 자체의 내부 논리다. 남 지사가 역설한 고향세와 공동세는 이미 문재인 정부의 과제 중 하나로 도입이 추진 중이고, 수도권규제를 완화하기 위해 광역서울도를 출범시키는 것은 '배보다 배꼽이 큰 꼴'이라고 보는 회의적 시각이 다수다.무엇보다 1천200만 경기도민에게 "왜 경기도와 서울, 나아가 인천까지 합쳐야 하는가"를 명확히 설명해 내는 것이 과제다. "경기도를 포기하겠습니다"라는 구상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태풍으로 부상할지, 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칠지 지켜볼 일이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

2017-12-21 신지영

[인터뷰… 공감]'모던 인천 시리즈 1' 펴낸 일본인 건축가 도미이 마사노리 교수

1930년대 조감도·사진첩 토대 지역별로 기록… 세밀함에 놀라관동갤러리 리모델링 작업 참여… 부평 영단주택 주제로 강연도학생들 열정에 반해 한국 정착… 월미도·인천항·강화도에 관심일본식 건축구조에 온돌 접목 등 독특한 특성 연구에 힘보탤 것인천은 일제 시대 지어진 건축물이 많이 남아 있다. 1883년 개항이 이뤄지면서 일본인들이 대거 이주해 살았고, 이들은 자신의 방식대로 건축물을 지어 생활했다. 이 건축물들은 하역사 사무소, 주택 등으로 활용됐다. 이후 일제강점기에도 일본식 건축물은 잇따라 지어졌고 이러한 흔적은 인천 중구, 부평구 등 10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남아 인천 곳곳에 스며 있다. 도미이 마사노리(富井 正憲·69) 한양대 객원교수(건축학과)는 이러한 인천의 매력에 빠진 일본인 건축가다.그는 지난 8월 1930년대 인천의 모습을 담은 책 '모던 인천 시리즈 1'을 펴냈다. 김용하 전 인천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인천에 사는 일본인 작가 도다 이쿠코 등이 공저자다. 1930년대 조선신문사가 발행한 조감도 '대경성부대관'과 사진첩 '대경성도시대관'을 토대로 만들어진 이 책은 당시 인천을 소개하고 있다. 조감도와 사진첩의 '인천부' 부분을 바탕으로 인천 중구 관동, 사동, 율목동, 북성동, 해안동 등 각 지역별로 1930년대 인천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사진첩을 설명한 부분에서는 개항장을 중심으로 인천의 명승지나 사찰, 관공서, 학교, 병원, 민간회사, 상점, 공장 등을 망라해 간단한 설명을 붙였다. 이 중 현재까지 남아 있는 것에 대해서는 현재 용도와 상호 등을 넣어 현재와 과거 인천을 비교할 수 있도록 도왔다.그는 "사진첩의 존재는 일찍부터 알려져 있었지만, 조감도인 대경성부대관은 오랫동안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존재가 알려지지 않았다"며 "처음으로 조감도 존재를 안 시기는 2011년이며, 그 세밀함과 아름다움에 놀랐다"고 했다.이어 "인천은 개항장을 중심으로 일본인이 거주했던 지역과 한국인이 살았던 지역이 확연하게 구분되며, 조감도에 이러한 부분이 명확하게 드러난다"며 "또한 개항장 뿐 아니라 부평 등 근대건축물이 남아 있는 곳이 곳곳에 있다. 이러한 건축물은 그 시대를 살았던 이들의 역사이기도 한만큼 가능하면 남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도미이 교수는 2015년 인천 중구 개항장에 있는 근대건축물 '관동갤러리'의 리모델링 작업에 참여하기도 했으며, 개항장 뿐 아니라 부평 영단주택 등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의 도쿄대 박사학위 논문도 한국과 대만, 중국의 영단주택을 비교·분석한 내용이 주제다. 최근 부평지역 시민들을 대상으로 '부평 산곡동 영단주택의 건축학적 조명'을 주제로 강연을 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그는 "당시 백마장이라고 불렸던 산곡동 영단주택은 다른 나라의 영단주택과는 달리 한국인을 위한 구조로 설계됐다는 특징이 있다"며 "이는 당시 한국인이 설계와 감리를 맡았기 때문일 것이다. 현재 이 지역은 재개발이 추진되고 있지만, 일부라도 현재 자리에 남겨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이어 "산곡동 영단주택은 당시엔 드물게 700호에 이르는 공동주택일 뿐 아니라, 일본식 건축구조에 온돌이 접목되는 등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그는 또한 한국의 근대건축과 관련한 자료이지만, 아직 공개되지 않은 자료가 일본에 많이 남아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당시 인천에 살다가 해방 이후 일본으로 돌아간 이들이 소장하고 있는 자료들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포스터, 그림, 엽서, 지도, 사진, 도면, 스케치 등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도미이 교수는 "한국에 거주했던 일본인들이 자료를 가지고 일본으로 갔고, 그들은 당시 한국의 모습에 대해 기억하고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그 아들이나 손자 등은 그 자료에 대한 관심이 없을 것이다. 소중한 자료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그는 인천시와 인천 지역 연구자들에 대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그가 김용하 박사와 펴낸 '모던 인천시리즈 1'과 같은 책은 지역에서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천시나 중구, 인천지역에 있는 대학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주제라고 생각한다"며 "인천은 많은 역사 자산을 가지고 있는 매력적인 도시다. 앞으로 인천을 조명하는 작업이 더욱 활발히 이뤄져야 할 것이며, 그 주체는 지역의 연구자들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가 한국과 처음 연을 맺은 것은 1983년이다. 이후 논문을 집필하기 위해서 3년간 일본과 한국을 오가면서 연구를 했다. 이후 한국에 정착하게 된 것은 2004년부터. 한양대학교에서 초빙교수로 지내면서 한국에 살게 됐다. 이후 같은 학교에서 전임교수를 거쳐 객원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도미이 교수는 한국에 정착하게 된 가장 큰 계기는 '학생'이었다고 한다. 한국의 학생들을 가르쳤는데, 일본학생과는 다른 한국 학생들의 적극적이고 열정적인 모습에 매력을 느꼈다고 한다. 학생들이 유학을 하지 않고도 일본의 건축에 대해 배울 수 있도록 돕고 싶은 마음에서 13년간 한국에서 가르치고 있다. 당시 일본에 남아 있으라는 주변의 이야기를 뿌리치고 한국 정착을 결심했다.그는 "제가 한국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 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인천의 젊은 연구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최근에는 대한건축사회 인천시건축사회와 요코하마건축사협회가 교류하는 장을 마련하는 데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없다고 생각하면 다시 일본으로 돌아갈 것이지만, 아직 그 시기가 언제 올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도미이 교수는 최근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지역은 월미도, 인천항, 강화도라고 했다.월미도는 좁은 공간에 유원지시설과 군사시설이 모여있다는 특징이 있다고 했다. 가장 상반되는 시설이 한 공간에 모였다는 것 자체가 '재미있는' 공간이라고 표현했다.인천항에 대한 관심은 인천 바다의 조차와 관련돼 있다. 조수간만의 차가 9m에 이르는 바다는 세계적으로도 많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인천에는 이러한 특징 때문에 갑문이라는 구조물이 생기기도 했다. 도미이 교수는 인천바다의 조차로 인해서 생긴 건축물과 생활양식 등이 흥미로운 연구주제라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강화도를 자주 찾았다고 한다. 강화도는 '지붕없는 박물관'이라고 불릴 만큼 많은 역사자산을 품고 있는 곳이다. 도미이 교수가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는 고려시대 자산과 강화성공회교회와 같은 근대 건축물 등이다. 도미이 교수는 "인천은 다양한 역사자산과 상반되는 특성이 공존하는 독특한 도시"라며 "제가 이 모든 것을 책임지고 연구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인천의 젊은 연구자들이 이러한 부분 등에 대해 연구를 진행한다면 제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그는 건축가로서의 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최근 경상북도 경주와 경기도 용인시 등의 주택 설계를 담당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에 지은 주택에 대해서는 마당의 쓰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며 "건축하는 모든 부지는 생활하는 공간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당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느냐가 생활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근대건축물에 대한 책을 펴냈지만, 건축가는 과거보다는 미래를 조망하고 대비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며 "저의 연구와 건축·설계 등 작업이 미래 세대에도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글/정운기자 jw33@kyeongin.com 사진/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도미이 마사노리 교수는?▲일본 도쿄 출생 (1948년)▲1973~2008년 가나가와대학 재직▲ 1986~1987년 서울대학교 연구원▲1996년 도쿄대학 박사학위▲1997~2009년 동경대학 생활기술연구소 연구원▲2004~ 현재 한양대 건축학부 교수도미이 마사노리 교수가 2015년 리모델링 작업에 참여한 인천 중구 근대건축물 '관동갤러리'. 이 건물은 여러 세대가 지붕과 벽체를 공유하는 전형적인 '나가야(町屋)' 형식의 일제시대 서민 주택이다. 왼쪽은 관장 부부가 사는 살림집으로, 오른쪽은 갤러리로 쓰이고 있다. 사진은 건물 전경과 도면. /경인일보DB1930년대 인천의 모습을 담은 책 '모던 인천 시리즈 1'을 펴낸 도미이 마사노리(富井 正憲·69) 한양대 객원교수는 "인천은 다양한 역사자산과 상반되는 특성이 공존하는 독특한 도시"라며 "인천의 젊은 연구자들이 이러한 부분 등에 대해 연구를 진행한다면 자신이 도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2017-12-19 정운

[우리시대의 품앗이人(K-Pumassian)]김종식 평택 서정동 주민자치위원장

홀몸어르신·한부모 가정 아이들 '인연'IMF 당시 사업 실패 좌절 봉사로 극복집수리·소독·반찬나눔등 각종활동 열심부녀회 등과 '행복 가정 만들기' 운동도"주변 어려운 이웃들이 절망하지 않고 희망을 키워 나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봉사의 가치는 진심이 담긴 '나눔'입니다"평택시 서정동 김종식(59) 주민자치위원장은 후덕한 인상 만큼이나 직접 몸으로 뛰는 봉사 활동을 벌이기로 유명하다. 그래서 얻은 별명이 '동네 머슴', '천사 남자' 등이다.홀로 생활하는 어르신들은 그를 '아들'로, 한 부모 가정 아이들은 '삼촌', '아빠'로 대한다. 김 위원장이 이들과 가족의 인연을 맺을 수 있었던 것은 진심이 담긴 대화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그는 "가족이란 울타리가 없어 상처를 입는 이웃들의 가장 큰 아픔은 외로움이다. 쌀, 라면 등 물질적 지원도 필요하지만 진심으로 마음을 나누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주변 이웃들의 아픔을 보기 시작한 것은 IMF 당시 자신의 사업이 실패하면서부터다. 좌절과 실의에 빠졌던 그는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들이 있다는 것을 그때 알게 됐다.그때부터 그는 경제적 어려움에 고통받는 이웃, 가족이 해체돼 상처를 입는 이웃들과 마음을 나누고 절실함을 함께 공유했다. 그가 20여 년이 넘게 어려운 이웃들을 살뜰히 챙기는 가장 큰 이유다.어르신 반찬 봉사, 집 수리, 소독 봉사 등은 기본이고 3년 전부터 주민자치위원장을 맡아 제도권 밖에 있어 지원을 받지 못해 생활에 불편을 겪는 이웃들을 챙기는 일도 열심이다.특히 그는 서정동 새마을 지도자회, 부녀회, 바르게살기협의회, 통장협의회, 체육회, 복지협의회, 청소년 선도위원회 등과 힘을 합쳐 '행복한 가정 만들기 운동'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엄마 또는 아빠가 없는 한 부모 아이들을 초청해 영화도 보고 저녁 식사 자리를 마련해 '자신의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생각하게 해주면서 주민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또 아이들이 방학 때만 되면 박물관, 국회의사당 등은 물론 대기업 견학 등을 통해 꿈과 희망을 불어넣어 주는 등 행동하는 봉사를 실천하고 있다.김 위원장은 "봉사는 물질적 지원도 필요하지만 진심을 담은 따뜻한 마음이다"며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이웃들과의 사랑 나누기를 계속 할 것이다. 나를 통해 주변 이웃들이 위안과 삶의 용기를 얻어 행복해 질 수 있다면 내 자신 또한 좋은 삶을 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평택/김종호기자 kikjh@kyeongin.com김종식 평택시 서정동 주민자치위원장. /김종호기자 kjh@kyeongin.com

2017-12-18 김종호

[천사의 다른 이름을 찾아서…세상의 아이들·12(끝)]# 자연, #그 안에서 자라는 아이들- 세계의 아이들

툰드라·북유럽인·잉카원주민 등 바람소리 맞으며 스스로 견디게… 혹한 길들이기히말라야에선 백일 안된 아기 마당서 오일 마사지·가족들 외출후 '정화의식' 치러자립심과 이기심을 혼동 독불장군 아쉬움·나보다 우리가 우선인 사회를 꿈꾸며…*보다 건강한 아이를 위한 육아툰드라 지역에 사는 유목민들은 아기가 태어나면 그 혹한 속에서도 대지의 신께 아기의 영혼을 의탁한다는 의식을 치르고 하루에 한번 아기를 강보에 싸서 밖으로 나가 대자연과 교감하는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어떤 어려움(기후 조건)에 부딪히더라도 두려움 없이 헤쳐나가라는 의미란다. 북유럽인들 역시 한겨울에 아기가 태어나도 요람에 눕혀 늦은 밤까지 정원 나무 밑에 아기를 두는 것이 일상이란다. 아기도 자연의 일부여서 자연과 분리될 수 없는 존재라 거기에 맞게 단련하는 거라고, 자연에서 지혜를 얻고 건강을 지키며 그 아기가 자라 걸음마를 배울 땐 수없이 넘어져도 스스로 일어나도록 격려하고 기다리며 어른이 도와주는 일은 없단다.우리 조상의 시원이라는 바이칼이나 북몽골에서 순록을 키우며 사는 차탕족도 그랬고, 안데스 골짜기에서 알파카를 키우며 사는 잉카원주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바깥기온이 영하 40도로 뚝 떨어져도 아기가 태어나면 산모 곁에만 두지 않고 매일 일정시간 밖에서 햇빛을 받게 하고 바람소리, 풀잎 흔들리는 소리 같은 자연과 교감을 할 수 있게 배려하는 것이란다. 아프리카 잠비아에서 만난 출생 20일 된 아기는 털옷을 겹겹이 입고 있었다. 낮 기온이 40도에 육박하는데 털옷이라니 아무리 신생아라도 너무 덥지 않을까 싶었는데 태어나는 순간부터 아프리카의 뜨거운 기후에 적응시키지 않으면 수많은 풍토병과 질병으로부터 건강을 지킬 수가 없게 되니 그럴 수밖에 없단다. 그야말로 이열치열인 셈이다.히말라야에선 백일이 채 안된 아기를 햇살 좋은 낮 마당에 발가벗겨 놓고 오일마사지를 해주는 건 기본이다. 저녁이 되면 아궁이에 불을 피우고 그 앞에서 벗긴 아기를 따듯이 데운 겨자오일로 마사지를 해준다. 오일을 눈과 귀에도 몇 방울 넣어주는데 아기는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곤히 잠이 들곤 했다. 외출에서 돌아온 가족들은 아기에게 나쁜 기운이 전염되지 않도록 손발을 불에 쬐는 정화의식을 치른다. 그건 아기도 마찬가지인데 물을 맘대로 쓸수 없는 고산지역에서 아기에게 면역을 키워주는 좋은 방법이라고.어느 날은 젊은 엄마가 출생한 지 이틀 밖에 안된 아기를 강보에 싼 채 밖으로 나와 일광욕을 하기에 너무 빠르지 않을까 했지만 히말라야 눈(雪)의 신께 아기를 맡기고 자라는 동안 거친 자연에 적응할 수 있도록 매일 조금씩 길들이는 통과의례라고 했다.종교적 의미도 있겠지만 그들은 하나 같이 아기가 태어나면 부모보다는 자연과 교감하게 하는 것이 우선이고, 반드시 치러야할 과정이라 믿는 반면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지나친 보호를 자처한다. 혼자 걸을 수 있음에도 안아주거나 손을 잡아줘야 하고 행여 다치기라도 하면 모두 내 탓이라 자책한다. 밥은 혼자 먹을 수 있어도 떠넣어 준다. 밥을 거부하면 백미터 달리기를 해서라도 쫓아가 기어이 입에 넣어준다. 그렇게 키우다 보니 우리 아이들에게 밥은 태어나서 어른을 이길 수 있는 첫번째 무기가 된다. 세상에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태어나 단 하나의 장난감도 가져보지 못한 아이와 먹을 것이 없어 영양실조나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아이들이 부지기수다. 학교라면 문턱도 넘어보지 못한 아이와 평생을 화장실이 없는 집에서 사는 아이들과 태어나서 부모가 누군지도 모르고 죽어가는 아이들도 수없이 많다. 경험을 이길 자는 없다는 걸 알면서도 우리들의 모든 아이는 가족이나 자연이라는 공동 그룹의 일원이 아니라 독불장군으로 키운다. 모험을 피해 오로지 안전하게 살고자 하는 그 아이들이 자라 모두가 일등이 되고 행복한 성년으로 살 수만 있다면 무엇이 문제겠는가. 요즘은 자연을 모르고 대가족이라는 소중한 공동체 삶을 뒤로하고 물질과 자신이 우선인 우리 아이들을 지켜보는 마음이 착잡하다. 어른은 아이와 평생을 함께 할 수 없다는 자명한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행여 상처받고 마음 상할 세라 최고의 것을 제공하며 강하게 키우지 못한다. 자립심과 이기심을 혼동하고 있다는 증거다. 대자연을 외면하지 않고 나보다는 우리가 우선인 사회를 꿈꾸어본다. 아이보다 더 분명한 미래는 없을 테니까. /김인자(경인일보 신춘문예 출신 시인·여행가)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사진/김인자 시인 제공사진/김인자 시인 제공사진/김인자 시인 제공사진/김인자 시인 제공사진/김인자 시인 제공사진/김인자 시인 제공사진/김인자 시인 제공사진/김인자 시인 제공사진/김인자 시인 제공

2017-12-18 경인일보

[FOCUS 경기]연천 한탄강 관광지

주상절리 비경 한국관광 100선2008년 오토캠핑장 명소 재탄생편의시설·물안개·산책로 '인기'연천군 한탄강관광지가 문체부와 한국관광공사가 공동주관하는 2017~2018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됐다. 북한 평강군이 발원지인 한탄강은 신비로운 주상절리가 대표적인 관광지로 한 번 가 본 사람은 또 찾게 되는 인연의 명소로도 유명하다.■ 한탄강 관광지 조성 배경=1977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된 한탄강관광지는 둥근 모래 퇴적층이 쌓인 곳으로 물이 맑기로 유명했다.피서철이면 특별 수송열차로 인파를 실어나를 만큼 호황세를 누렸던 이곳은 지금은 캠핑장이 조성되면서 깔끔한 명소로 재탄생 됐다.지난 1996년과 1999년 두 번 침수 피해를 입은 이곳은 31만2천㎡ 부지에 199억 원을 들여 카라반, 캐빈하우스, 자동차야영장, 각종 편의시설을 갖춰 2008년 7월 개장했다.■ 오토캠핑장 콘텐츠=한탄강관광지 오토캠핑장 특색은 항상 청결 유지관리와 친절, 고객사랑이다.캐빈하우스는 나무데크와 고정식 테이블을 비치해 야외 바비큐 이용에 적당하고 절경을 감상하며 연인과의 대화 장도 안성맞춤이다. 캐빈하우스와 카라반은 TV, 냉장고, 에어컨을 비롯해 주방기구와 침구류 일체가 잘 구비되어 있다. 또 105면 야영장은 충분한 배전시설과 공동취사장이 마련돼 있을 뿐만 아니라 샤워시설까지 겸비해 이용객 불편을 최소화 했다.■ 희희낙락(喜喜樂樂)=사시사철 이용이 가능한 오토캠핑장은 계절마다 각양각색 색깔을 지녀 눈과 얼음이 만든 겨울세상부터 여름철 물놀이장 슬라이드, 피크닉장 등 풍부한 야외 가족놀이 공간을 만끽할 수 있다. 자전거타기와 전동스쿠터를 이용할 수 있고 축구장과 풋살경기장, 농구장, 족구장, 인라인스케이트 등을 즐길 수 있다.특히 이곳은 아침이면 주상절리 아래로 자욱하게 내려앉은 물안개를 감상하고 밤이면 산책로를 걸으며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다.캠핑장 이용객은 주변 전곡선사박물관 관람을 놓칠 수 없는데 다양한 고고학 체험과 정보를 얻고 성탄절에는 산타가 선물하는 깜짝 이벤트가 개최된다.선사박물관은 내년부터 평일 최대 35% 입장료 할인혜택이 주어진다.■ 이용요금 및 할인과 예약=오토캠핑장은 평일 이용 시 최대 35% 할인된다.할인 적용시 3~4인용 3만9천원, 중형 A 5만2천원, 중형 B 5만8천원, 캐빈하우스 6만5천원이다(지역주민, 장애인, 국가유공자, 관내 군장병, 생계급여자, 학교수련활동 등은 연중 20% 할인).예약은 매월 초 홈페이지(http://www.hantan,co.kr)를 이용하면 된다. 문의 : 한탄강관광지 관리사무소 (031)833-0030. 연천/오연근기자 oyk@kyeongin.com한탄강관광지캠핑장. /연천군 제공

2017-12-17 오연근

[FOCUS 경기]전곡리 구석기 겨울축제

내달 13일~2월4일 24일간 개장공룡·동물·동화나라 등 볼거리바비큐·활쏘기·빙어잡기 체험도"전곡리 구석기로 겨울여행을 떠나자." 연천 전곡리 구석기 겨울축제가 다음 달 13일 개장된다. 2월 4일까지 24일 동안 개방하는 축제는 눈 덮인 세상에서 선사인류의 겨울나기 체험과 각종 볼거리, 즐길 거리를 완비해 학부모와 어린이들에게 기쁨을 선사한다.프로그램 및 볼거리는 ▲환영마당 ▲ 공룡세상 ▲동물세계 ▲구석기세상 ▲환상의 세상 ▲소망의 광장 등 눈 조각 예술 쇼가 펼쳐진다.공룡세상은 소규모 무대를 마련해 매 주말 '설원의 악사'가 공연된다. 동물세상은 상상속 극지방 모습을 조각하고 관람객들은 대형 이글루도 체험할 수 있다. 구석기세상은 개막식과 매 주말 지역 문화공연이 열릴 예정이다. 환상의세상은 어린이를 위한 동화나라가 눈 속에 펼쳐지고 소마의 광장은 새해 소망 달기와 얼음조각 포토 존이 설치되어 있다.가족 공감의 신나는 체험거리는 ▲대형 눈 썰매장 ▲스노우 보트 ▲얼음 연못 ▲얼음 썰매장 ▲눈속 미끄럼틀이 마련됐다. 길이 110m 슬로프는 튜브로 미끄럼을 즐기는데 짜릿함을 만끽할 수 있다. 스노우 보트는 4명 가족이 함께 50m 슬로프를 탈 수 있고 얼음 연못은 고드름터널, 얼음기둥, 폭포, 의자 등이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20×40m 크기 얼음썰매장은 미끄럼틀도 조성됐고, 눈속 미끄럼틀은 비료 포대로 미끄럼을 즐길 수 있다.체험거리는 ▲구석기바비큐 만들기 ▲선사체험 ▲구석기 활쏘기 ▲빙어잡기 ▲ 던키마차 타보기 등이 있다.어른과 아이가 모닥불 주위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나무 꼬치에 고기를 끼워 직접 구워먹는 구석기 바비큐 만들기는 인기가 으뜸이다.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누며 맛깔스럽게 고기가 구워질 동안 기다리는 시간은 지루함조차 잊게 한다.선사체험은 토층전시관, 고고학 직업체험관에서 고고학 아카데미가 진행된다. 또 동굴벽화그리기와 퍼즐, 전곡리안 포토존에서 멋진 영상을 촬영하고 비누를 이용한 주먹도끼 만들기도 경험할 수 있다. 선사인류의 겨울사냥을 체험하기 위해 구석기 활쏘기, 도끼던지기 시연행사도 마련돼 있다.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프로그램은 뜰채로 살아있는 빙어를 잡아 즉석에서 튀겨먹는 체험이다.이밖에 축제장은 유로번지, 미니바이킹, 꼬마기차 등 놀 거리가 마련돼 재미를 더해준다. 방문객 편리를 위해 군은 매점과 쉼터 유아휴게실도 마련하고 미아보호소와 분실물센터도 운영할 계획이다. 또 군은 남토북수 연천 농특산물 판매장을 운영해 청정지역에서 생산된 질 좋은 농산물을 선보인다.군 관계자는 "선사박물관에서 특별전 등 겨울 여행지로서 전곡 선사유적지는 다채롭고 재미가 넘치는 최고의 축제장임을 자부한다"고 말했다. 연천/오연근기자 oyk@kyeongin.com지난해 연천구석기축제장에서 원시인들이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연천군 제공

2017-12-17 오연근

[이슈&스토리]지친 현대인에 묘약이 되는 '무대'

치매환자 가족이야기 '사랑해요, 당신' 의학 자문 받아 완성도 흥행 행진 인천시교향악단 매년 '아이사랑 음악회' 세심한 선곡·지휘자 해설 곁들여타지역 시각장애인 합류 '혜광브라인드오케스트라' 단독 공연 갈채 받아감동과 즐거움을 줘 인간이 행복한 삶을 영위하도록 돕는 것은 예술의 중요한 역할 가운데 하나다. 감동과 즐거움을 주는 수단이라는 인식을 뛰어넘어 예술로 사회를 치유하는 데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주변에 많아지고 있다.연극이나 음악 등의 예술 장르가 현대인의 심리적 불안이나 현대 사회를 치유하는 치료 약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치매 환자 가족을 위한 연극올해를 기준으로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711만명 가운데 10%가 넘는 72만명이 치매 환자라고 한다.노인 10명 가운데 1명 꼴로 치매를 겪고 있을 만큼 이 질환은 누구나 어느 날 갑자기 겪을 수 있는 흔한 질병이 된 것이다.연극 '사랑해요, 당신'은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닌 질병이 된 치매로 고통받는 환자와 환자 가족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작품이다.인천 부평아트센터 해누리극장에서 오는 22~24일 공연을 앞두고 있는데, 치매 환자와 가족에게는 공감과 위로를, 관객에게는 행복과 사랑이 무엇인지 되돌아보게 할 작품이다.서울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전체 56회 공연 중 40회 가까이 전석 매진되는 등 중·장년층 관객을 중심으로 큰 호응을 받기도 했다.아내이자 엄마로 40년 넘게 살아온 한 여성에게 치매 증상이 찾아오며 변화를 겪는 지극히 평범한 가정의 이야기로 진정한 가족의 의미에 대한 메시지를 던진다. 최근에는 이낙연 국무총리 부부가 직접 연극을 관람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연극을 제작한 극단 사조의 유승봉 대표는 "치매 가정의 어려움이 단순한 통계와 글이 아닌, 연극이란 무대언어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코자 기획한 작품"이라며 "치매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에 이바지 하는 공연이 되기를 바라는 소망도 담겼다"고 했다. 이 작품은 기획 단계부터 치매 질환 전문가의 자문을 받았다. 가천대 길병원 김우경·이현·최수정 교수 등이 자문에 참여했다.연극에서 치매라는 질병과 치매 환자가 의학적으로 최대한 명확하게 서술될 수 있도록 했다. 또 치매 환자 가족 내에서 발생 가능한 상황에 중점을 두고 의학적 자문이 이뤄졌다.물론, 극적 재미를 위해 너무 의학적으로 접근해 다소 딱딱하게 전달 될 수 있는 부분은 배제하도록 노력하며 균형을 맞췄다고 한다.이번 작품이 치매 환자와 환자 가족에게 도움이 되는 부분이 어떤 것인가에 대해 최수정 교수는 "이 연극을 통해 환자와 환자 가족에 대한 공감과 이해를 준 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결국 개개인이 치매라는 질병은 우리 인생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고 이를 미리 알고 조금이라도 준비를 일찍 시작한다면 그로 인한 고통스러운 부분이 조금이나마 완화될 수 있을거라는 바람이 연극에 담겼다"고 설명했다.이현 교수는 "연극에서도 알 수 있듯이 치매라는 질병은 특히 현대 가족구성 형태에서 감당할 수 있는 영역을 넘어서고 있어 국가가 이를 책임지려 나선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노인의료·복지정책이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이 과정에서 전문가집단의 이야기와 경험을 듣고 더 튼튼한 정책 시스템을 만들어 나갔으면 한다"고 했다.# 산모를 위한 음악회출산을 앞둔 산모와 태아의 심리적 안정에는 클래식 음악이 제격이다. 인천시와 인천시립교향악단, 인구보건복지협회는 매년 1차례, 벌써 3회째 '아이사랑 태교음악회'를 열고 있다.저 출산 시대에 출산 장려정책의 일환으로 기획된 음악회로 무엇보다 산모와 그 가족들에게 아름답고 편안한 클래식 음악을 선사하여 '힐링'의 시간을 주고자 한다는 것이 중요한 취지다.산모와 아이가 들어도 좋을 편안하고 안정적인 곡 위주로 선곡이 된다.지난 10월 27일 열린 3회 음악회에서는 로시니의 오페라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 서곡과 하이든 '교향곡 제101번' 시계 중 제2악장 등이 연주됐다.또 인천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 태선이가 인천시립교향악단과 호흡을 맞춰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제1악장을 연주했고, 소프라노 최정원은 차분하고 따뜻한 음성으로 '내 마음에 아이가 산다'를 들려줬다. 이경구 인천시립교향악단 부지휘자가 지휘에 해설까지 곁들였다.음악 뿐 아니라 대학병원 전문의가 나와 출산관련 강의를 들려주며 산모 뿐 아니라 가족이 새로 태어날 아이와 만날 때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도 들려줬다.인천시립교향악단 관계자는 "템포가 일정해 급변하지 않고 선율이 아름다운 주로 고전시대의 음악을 위주로 선곡이 이뤄졌다"며 "산모와 태아의 심리적 안정을 주는 데 도움이 될 곡들로 충분한 힐링의 시간을 가지시라는 바람을 담았다"고 했다. 산모를 위한 정통 클래식 공연이다 보니 관객 반응도 무척 좋다고 한다.인구보건복지협회 인천지회 김성식 담당은 "실력을 인정 받는 인천시립교향악단의 정기연주회로 진행되는 행사여서 대외적으로 손색없는 퀄리티를 자랑하는 공연이다 보니 관객들이 매우 만족스러워 한다"며 "인천의 특별한 행사로 매년 개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장애인을 위한 음악활동앞을 볼 수 없는 장애인들에게 음악은 좋은 치료제가 된다.인천에 있는 시각장애 특수학교인 인천혜광학교 학생들은 클래식 악기를 연주하며 세상과 당당히 소통한다.혜광학교에는 재학생을 주축으로한 '혜광브라인드오케스트라'가 있어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혜광학교 오케스트라는 시각장애 특수학교인 인천혜광학교 재학생을 주축으로 지난 2011년 창단했다. 그동안 6차례의 정기공연과 크고 작은 공연에 게스트로 참여했고, 지난 1월에는 재학생·동문·시각장애 교사·타 지역 시각장애인 등으로 문을 넓힌 '혜광브라인드오케스트라'로 이름을 바꿔 재탄생했다.지난 4월에는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단독 공연을 개최할 정도로 대외적으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이 오케스트라의 특징은 학생들이 악보도 지휘자도 볼 수 없는 힘든 여건을 극복하고 멋진 음악을 선보인다는 것이다.악보도 지휘자도 볼 수 없기 때문에 학생들은 악보를 통째로 외워야 하고, 귀에 이어마이크를 꽂고 지휘자의 지시를 들으며 연주한다.권성진 인천혜광학교 교사는 "오케스트라활동이 학생들에게 정서적 안정을 주는 것은 물론, 적응력을 높이는 데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오케스트라가 운영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시는 주변 많은 분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치매 환자와 가족을 위한 연극 '사랑해요, 당신'의 한 장면으로 배우 이순재·정영숙이 열연을 펼치고 있다. 이 작품은 오는 22~24일 인천 부평아트센터 해누리극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컬처마인·인천시·인천혜광학교 제공지난 10월 27일 인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펼쳐진 아이사랑 태교음악회 공연장면. /컬처마인·인천시·인천혜광학교 제공시각장애인 특수학교인 인천혜광학교 학생과 동문 등이 주축으로 결성된 혜광브라인드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음악으로 세상과 당당히 소통한다. 지난 4월 20일 제37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장애인의날 기념음악회에서 학생들이 연주에 몰두하고 있다. /컬처마인·인천시·인천혜광학교 제공지난달 28일 인천 부평아트센터 해누리극장에서 공연한 혜광브라인드 오케스트라 타악 앙상블의 모습. /컬처마인·인천시·인천혜광학교 제공

2017-12-14 김성호

[인터뷰… 공감]에버트 인권상 대표 수상 수원 동남보건대 응급구조학과 장애진씨

안도의 손길 내민 응급구조사에 고마움 느껴보육교사에서 사람 살리는 쪽으로 진로 바꿔아직도 친자매 같던 친구들 떠올라 괴롭지만용기 북돋아 준 아버지 있어 세상밖으로 나와실습중 배운 대로 했더니 심정지 환자 살아나기억하기 싫은 역사도 반복 막기위해 상기해야앳된 얼굴의 스무살 소녀가 대한민국 1천700만 촛불 시민을 대표해 연단에 섰다. 독일 베를린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이 수여하는 '에버트 인권상' 대표 수상자, 장애진(20)씨다.세월호 생존자로도 잘 알려진 장씨는 현재 수원 동남보건대학교 응급구조학과에 재학 중인 '예비 응급구조사'다. 죽음의 바다에서 살아남아 새로운 꿈을 꾸는 장씨를 지난 11일 동남보건대 사담기념관에서 만났다.장씨는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내 꿈이 이뤄지는 나라'에서 사람을 살리는 일을 하고 싶다며 응급구조학과에 진학했다. 아이들을 좋아해 보육교사가 되고 싶었으나 지금은 응급구조사를 꿈꾸고 있으니, 세월호가 장씨의 운명을 바꾼 셈이다.참사 당시 장씨는 SP-1(세월호 다인실 격실) 구역에서 같은 반 친구 7명과 함께 구명조끼를 입고 해경의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배가 점점 더 기울고 급기야 칸막이 대용으로 설치된 캐비닛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벽이 바닥으로 내려가고 출입문은 천장으로 올라갔다.큰 충격을 받아서일까. 극적으로 몇몇 친구들과 함께 탈출했지만 해경 보트를 타고 큰 배로 옮겨타는 순간의 기억은 희미하다. 서거차도에 발을 딛고 난 뒤에야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이때 장씨 곁을 지켜준 고마운 이가 급파된 119 응급구조사였다. 당시 따뜻한 담요와 말 한마디로 자신을 위로하며 안도의 손길을 내밀었던 응급구조사처럼 지역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는 것이 장씨의 꿈이다. '가만히 있으라'는 어른들의 말을 거역하고 지켜낸 소중한 삶을 이제는 다른 이를 돕는 데 쓰고 싶다는 것이다.아직도 해가 지고 나면 중학교 때부터 친자매처럼 지냈던 민정이와 민지 생각에 괴롭다. 단짝 2명을 비롯해 한순간에 반 친구 18명과 담임 선생님을 잃었고, 세월호가 인양된 뒤에야 돌아온 친구도 있다. 견뎌내기 힘든 아픔이자 영영 꺼내고 싶지 않은 기억이지만, 그곳에 있었던 누군가는 증언해야 했다.공개적인 장소에서 한 발언은 지난 1월 세월호 참사 1천일이 되는 날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가 처음이었다. 장씨는 "저희는 구조된 것이 아니라 스스로 탈출했다"며 "저희만 살아나온 것이 유족 분들에게 너무 죄송하고 죄를 지은 것만 같았다"고 속내를 털어놨다.참사 이후 생존자와 유족의 가슴에 아로새겨진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정치꾼'들의 발언도 장씨를 세상에 나서게 한 동기가 됐다. 참사 당시 트라우마에 더해 당사자들을 배제하고 멸시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장씨의 친구들이 정신적 스트레스를 극복하지 못하고 자살 시도까지 하는 비극으로 이어졌다.그는 "아이들이 철이 없어서 못 나온 것 같다거나 단순 해상 교통사고에 정치색을 입히지 말라는 말들에 화가 났다"며 "앞으로 친구들을 데려간 참사 진상규명에 미약하게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라고 말했다.가족들도 장씨의 든든한 지원군이다.안산 원시동의 한 공장에서 일하던 아버지 장동원씨는 참사 이후 선박 운전 면허를 취득해 유족들과 함께 현장을 누볐고 세월호 4·16가족협의회 진상규명분과 팀장을 맡아 활동하고 있다. 공교롭게 민주항쟁 기념일인 6월 10일에 태어난 장씨는 아버지 손을 붙잡고 세월호 참사 이전부터 집회에 참석한 경험이 있었다. 용기를 북돋아 준 아버지가 있었기에 두려움 없이 세상을 향해 세월호 생존자의 목소리를 낼 수 있었던 것이다. 어머니 김순덕씨도 단원고 유가족과 함께 '그녀들의 옷장'이라는 치유연극에 출연해 아픔을 씻어내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홀로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에 에버트 인권상 대표 수상 제의가 들어왔을 때는 쉽사리 받아들일 수 없었다. 23차에 걸쳐 진행된 촛불집회에 참석한 횟수가 4번뿐이라서 겸손히 고사했지만 촛불 비상국민행동 구성원들이 만장일치로 장씨를 대표 수상자로 추천했다. 장씨는 "대한민국 국민 대표로 에버트 인권상을 받게 돼 영광"이라며 "촛불을 든 시민들이 대한민국을 변화시켰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세계인이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최근 인천국제성모병원 응급실에서 실습을 한 장씨는 멈춘 심장을 다시 뛰게 하는 소중한 경험을 했다. 선배 응급구조사들과 함께 생사의 갈림길에 선 환자에게 새 삶을 선물한 것이다.그는 "60대 남성 환자가 심정지 상태로 다른 병원에서 이송돼왔는데 소생 직후 재차 심장이 안 뛰어서 심폐소생술과 제세동기 가동을 번갈아 가며 학교에서 배운 대로 했더니 기적처럼 환자의 심장이 다시 뛰었다"고 말했다.실습을 마치고 다시 돌아온 학교에서 장씨는 의학용어 암기와 심전도 실습에 매진하고 있다. 현장에서 가장 먼저 위급한 환자를 만나 즉각 대처할 수 있는 119 구급대원이 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한둘이 아니지만 특유의 명랑함으로 남은 대학 생활을 보내고 응급구조사 국가고시에도 도전할 계획이다.고봉연 동남보건대 응급구조학과장은 "단원고 특별전형으로 입학한 학생이 있다고 들었지만 애진이가 정말 밝고 명랑해 아픔이 있는 줄 면담 전까진 몰랐다"며 "참사를 겪으면서 응급구조사로 일을 해야만 하는 확실한 동기가 생긴 만큼 최고의 응급구조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세월호 생존자들은 개인적인 꿈을 위해서 삶을 살아내면서도 사라지는 아픔의 흔적을 보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 발 앞에 선 장씨는 "제가 받은 도움을 나눠드려야 한다는 마음이 가장 크다"며 "당장 도움이 필요한 아픈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몸과 마음을 보듬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기억하고 싶지 않은 역사도 반복을 막기 위해선 곁에 두고 계속 상기해야 한다"며 "그간 기억교실은 물론이고 시민안전공원 건립에도 걸림돌이 생기면서 잊혀지는 것이 슬프다"고 덧붙였다.■에버트 인권상은?독일 민간 비영리재단인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이 세계 각지에서 인권 증진에 공헌한 개인이나 단체에게 수여할 목적으로 지난 1994년 제정한 인권상으로 시상식은 매년 12월 5일 베를린에서 진행되며 상패와 함께 2만 유로의 상금이 수여된다.에버트 재단은 대한민국의 평화적 집회와 장기간 지속된 비폭력 시위에 참여하고 권위주의에 대항하며 신생 민주주의 대한민국 법치국가의 실현을 위해 헌신한 공로로 대한민국 촛불시민에게 에버트 인권상을 수여했다.다수 국민이 에버트 인권상을 받게 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단은 대한민국 국민들의 촛불집회가 민주주의의 필수적 구성요소인 민주적 참여권의 평화적 행사와 평화적 집회의 자유를 생동하게 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글/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 사진/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11일 오후 수원 정자동 동남보건대학교 사담기념관에서 세월호 단원고 생존자 장애진(20)씨가 대한민국 촛불시민을 대표해 '2017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 인권상' 수상 소감을 밝히며 미소 짓고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11일 오후 수원 정자동 동남보건대학교 응급구조학과 실습실에서 세월호 단원고 생존자 장애진(20)씨가 응급구조 실습 모형을 앞에 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장씨는 참사 직후 서거차도에서 만난 119 구급대원에게 받은 도움을 갚기 위해 응급구조사가 되려는 꿈을 꾸고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5일 오후 7시(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에서 세월호 단원고 생존자인 장애진(20)씨와 박석운 퇴진행동 기록기념위원회 공동대표가 쿠르트 벡 에버트 재단 대표에게 '2017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 인권상'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2017-12-12 손성배

[천사의 다른 이름을 찾아서…세상의 아이들·11]# 원숭이가 먹으니 # 우리도 먹어요 -잠비아 편

빅토리아폭포가 있는 워터프런트 마을엔 국립공원 출장요원이 아이들 상대로 '야생동물 안전교육'길 위에 노인과 손자 앞에 '남몰래 적선' 직구 날리는 할머니 "이거 자네거지?"… 허기라도 달래길*팜트리잠베지 강으로 이어지는 빅토리아폭포가 있는 마을 워터프런트. 저녁 무렵 숙소를 벗어나 마을로 들어서자 숲 입구에 아이들이 떼로 모여 무언가를 기다리는 듯하다. 국립공원 쪽에서 나온 코끼리 떼가 늘 비슷한 시간에 마을 앞을 지나 빅토리아 폭포 방향으로 일제히 움직인다며 조금 기다리면 코끼리 떼를 볼 수 있을 거란다. 나는 바닥에 주저앉아 아이들과 흙장난을 하며 곧 나타날 코끼리 떼를 기다렸다. 시간이 되자 20마리 쯤 되는 코끼리들이 등장하더니 마을 근처 아카시아 잎과 나뭇가지를 모조리 훑으며 작은 숲을 쑥대밭으로 만들며 지나갔다. 그러고 보니 내가 머무는 캠프촌이나 동물원 경계지역도 예외 없이 전기울타리가 쳐져있었는데 모두 야생동물들로부터 사람이나 집을 보호하기 위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늘 보는 코끼리일 텐데 아이들은 코끼리 떼가 나타나자 즐거워하면서도 줄행랑치기에 바쁘다. 워낙 힘이 좋고 덩치가 큰 짐승이니 가까이 가면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모두 잘 알고 있는 듯했다. 하기야 어느 보고서를 보면 아프리카에선 동물에게 밟히거나 채여 사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했으니.다음 날 오후 마을에 나가보니 30명 정도 되는 아이들을 모아놓고 팜트리 그늘 아래에서 뭔가를 열심히 설명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국립공원에서 출장 나온 안전요원이란다. 워터프런트 마을이 동물들이 다니는 통로여서 평소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므로 그런 교육은 주기적으로 필요하다며 아이들을 모아놓고 안전교육을 시키고 있었다. 교육이 끝나길 기다려 그와 몇 가지 일문일답을 나누고 기념사진을 찍고 헤어졌다. 그의 이름은 '쿠완다 반다'로 깡마르고 왜소한 체격을 가지고 있었지만 눈빛만은 신뢰가 드는 그런 사람이었다. 무엇보다 야생의 삶을 살 수밖에 없는 마을이어서 이런 교육이 평소 얼마나 필요한지 잘 설명해주는 듯했다.이곳 아이들이 노는 모습은 매우 자연적이며 단조롭다. 굴렁쇠를 굴리는 아이가 있었지만, 대부분 20m는 되는 팜트리에 돌팔매로 팜열매를 따는데, 모든 아이들이 돌던지기 명수여서 한 아이가 10개의 돌을 던졌다면 8개쯤 열매에 맞는 명중률은 놀라웠다. 팜트리에 달려있는 열매 팜은 식용기름(팜유)이나 약용으로 쓰이기도 하나 아프리카에선 겨울철 과일이 부족할 때 주로 원숭이들의 밥이 된다고 하는데, 열심히 돌을 던져 팜 열매를 따면 원숭이와 같은 방법으로 아이들도 먹는다. 먹어보니 약간 단맛이 있긴 했지만 돌처럼 단단하고 씹으면 씹을수록 입안이 텁텁했다. 그런 팜 열매를 워터프런트 아이들은 누구나 따먹는다. "얘들아, 팜 열매는 원숭이 밥인데 왜 너희들이 먹어?" 돌아온 답은 간단하다. "원숭이가 먹으니 우리도 먹어요!"다. 이렇게 현명하고 명쾌한 답이 또 있으랴.나는 내 질문이 잘못되었다는 걸 금세 깨달았다.야생의 세계에서 약육강식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우리가 먹는 것을 그들이 먹고 그들이 먹는 것을 우리가 먹는다면 인간과 동물에게 다른 급을 매기는 것은 무의미하지 않을까. 이것이야말로 자연의 법칙 아닌가싶다. 그들에겐 원숭이와 사람이 구별이 되어야 할 이유가 없다. 배가 고파서라기 보다 놀거리가 없는 심심한 아이들이 저녁 무렵 매일 같은 시간에 지나가는 코끼리 떼를 마중하거나 그 높은 팜트리에 돌팔매질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이거 자네 거야?캄보디아 앙코르 사원 안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한적이 있다. 왜 그랬을까. 의외의 반응이었다. 한 여자를 도와주고 싶었는데 그녀는 돈을 보자 무작정 손사래를 쳤다. 알고 보니 정신이 좀 이상하다고 했다. 어쩔 수 없이 나는 사람들이 없을 때 그의 어린 딸의 손에 몰래 돈을 쥐어주곤 도망치듯 돌아섰다. 그런데 이번엔 빅토리아 폭포 상가 화장실 앞에서 나이 든 할머니가 손자와 나란히 앉아 여행자들의 적선을 기다렸다. 다가앉아 말을 붙여봤지만 할머니는 입을 열지 않았다. 할머니 앞에는 빈 그릇 두 개가 놓여있었다. 나는 손자에게 관심을 보이다가 작은 지갑을 할머니 곁에 살짝 떨어트려놓고 자리를 일어섰다. 몇 발자국을 걷는데 아니나 다를까 할머니가 불러 돌아보니 "이거 자네 거지?"하고 지갑을 흔들며 물었을 때 모르는 일이라며 사인을 해보였다. 나는 왠지 그래야 할 것 같아서 간식비를 줄이고 하룻밤 숙박비 정도를 그 안에 넣었는데, 그 정도면 할머니와 손자가 한동안 허기를 달랠 수 있을 거라는 생각만으로도 남은 여행은 한결 가벼울 것만 같았다. /김인자(경인일보 신춘문예 출신 시인·여행가)사탕 하나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해 하는 아이들이다. /김인자 시인 제공가장 멋진 포즈를 부탁했더니 이렇게 삐딱하게 서서 나를 웃게 했다. /김인자 시인 제공사바나 벌판에 외로이 서있는 아카시아 나무에 매달아 놓은 건 벌통이다. /김인자 시인 제공굴렁쇠 하나면 마을 아이들을 사로잡고도 남는다. /김인자 시인 제공팜 열매를 맛있게 먹고 있는 소년. /김인자 시인 제공팜 열매. /김인자 시인 제공두 아이와 버스를 기다리는 여인. /김인자 시인 제공호숫가에서 수줍은 듯 시선을 피하는 아이들. /김인자 시인 제공누군가의 적선을 기다리는 몸이 불편한 할머니와 손자. /김인자 시인 제공

2017-12-11 경인일보

[FOCUS 경기]의정부시 청소년육성재단

지원기관 통합 운영 작년 1월 설립 프로그램·시설 공급 허브역수련관·문화의집·상담센터 '서비스 효율·차별화' 국가 인증도전국적으로 청소년 복지기관을 하나로 묶어 복지서비스를 효율화하는 통합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지자체마다 청소년시설이 중구난방 들어서 서로 엇비슷한 서비스가 과잉 공급되는 부작용을 바로잡고 특색있고 효과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의정부시는 전국에서 7번째로 청소년 지원기관을 통합 운영하는 '청소년육성재단'을 설립했다. 의정부시청소년육성재단은 지난해 1월 창립해 다음 달이면 2주년을 맞는다. 의정부에 청소년 지원시설이 운영된 지는 20년 가까이 되지만, 시설마다 비슷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중복 투자가 발생해 가뜩이나 청소년 지원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에서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재단 설립이 필요했던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재단은 기존 청소년수련관과 청소년상담복지센터 등 기존 기관의 역사와 경험을 활용하고 부족한 지원 인프라를 확충하는 일부터 시작했다. 기존 시설은 전문성을 살리고 정확한 수요파악을 통해 필요한 곳에 시설을 보급하고 있다. 사회환경 변화에 따라 청소년에게 필요한 프로그램과 시설을 유효 적절하게 공급하는 사령탑 역할을 하는 것이다. 재단이 운영된 후로 시설 이용횟수가 늘고 프로그램도 눈에 띄게 다양해지고 있다. 비만 청소년을 위한 체력단련 프로그램이나 청소년 사이에서 선망의 직업으로 떠오른 '셰프'를 꿈꾸는 청소년 요리체험 등은 안전하고 믿을 만한 프로그램으로 국가인증을 받기도 했다. 창립 2년째 접어들고 있는 의정부시청소년재단의 그간 성과와 앞으로 계획을 주요 시설별로 살펴본다.■ 청소년수련관청소년수련관은 의정부에서 가장 오래된 청소년시설이다. 1994년에 설립돼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교육·취미 프로그램을 제공해오고 있다. 청소년육성재단은 지난해부터 이곳을 진로선택과 인성교육, 체험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학생들은 네일 아트, 방송댄스, 바이올린, 우쿨렐레 등을 배우고 스키캠프, 전통시장 체험 등에 참여한다. 특히 최근 청소년수련관은 양질의 프로그램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청소년 수련활동 인증제는 국가가 안전하고 믿을 만한 청소년 수련 프로그램을 인증하는 제도로 올해 의정부에서는 '청소년 체력인증 Lets Dance(6378호)', '요리쿡(Cook), 조리톡(Talk)(6448호)', '의정부 소풍길을 노닐다(6767호)' 등 3개의 프로그램이 인증을 받았다. 모두 청소년수련관이 기획한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이 흥미를 끌자 참여 학생도 늘기 시작했다. 지난해 2만3천619명이던 참여인원은 올해는 지난달 말까지 3만1천316명으로 껑충 뛰었다. 프로그램도 단순 참여형보다 문화나 생활과 연관된 프로그램이 인기도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련관은 내년에는 진로와 리더십, 인성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청소년 국제교류 프로그램을 신설할 계획이다. 프로그램의 질을 높이기 위해 전문성을 갖춘 청소년지도사를 고용해 청소년 성장발달과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모집이 아니라 스스로 찾아오게 하는 청소년 기관으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이다. 청소년 참여가 증가하면서 외부기관의 협력도 늘어 올해 한국철도공사 광운대역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지원에 나섰다. 청소년수련관은 내년에는 협력기관이 올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청소년문화의집의정부시 청소년문화의집은 올해 3월 개관한 신설 청소년기관이다. 이곳은 청소년의 건전한 여가활동 공간이라 할 수 있다. 드럼과 댄스, 컴퓨터 등을 배우고 청소년 자치운영위원들이 모여 회의를 열고 있다. 이곳이 청소년들에게 인기 있는 이유는 진로와 관련 있는 교육을 받을 수 있고 학업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체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리강습과 드론 강습, 승마체험 등이 대표적이다. 3월부터 10월까지 무려 4천300여 명이 프로그램을 이용, 매달 600명 이상이 이곳을 찾아 활동하고 있다. 프로그램 참여 외에 이곳을 방문한 청소년 수는 2만7천명을 넘어 이런 방문객 증가속도라면 앞으로 지역 청소년들의 최고 명소가 될 것이라고 예상된다. 청소년육성재단은 문화의 집을 진로 탐색과 직업선택의 센터로 만들 계획이며 내년 첫 의정부시 청소년 진로페스티벌도 준비하고 있다. ■ 청소년상담복지센터청소년상담복지센터는 의정부에서 청소년수련관에 이어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청소년기관으로 그동안 청소년 심리상담과 정서 발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기관으로 성장했다. 청소년육성재단은 일반 청소년 심리상담과 함께 '위기 청소년'과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상담도 보강할 계획이다. 올해 '위기청소년 맞춤형 지원 서비스'를 이용한 청소년은 1만4천500명을 넘었고 특히 학교 밖 청소년 프로그램 이용자는 지난해 938명에서 올해 1천876명으로 2배로 늘었다. 올해 새로 선보인 학교 밖 청소년 지원 프로그램인 'CYS-Net 활성화를 위한 아웃 리치'도 예상보다 반응이 좋아 무려 7천600여 명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 프로그램은 외부 기관과 협력으로 진행되며 위기 청소년을 발굴하고 인터넷 중독과 비행을 예방하는 활동으로 이뤄진다. 이밖에 '청소년 심리학 스쿨'도 올해 생긴 프로그램이지만 많은 청소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심리상담을 통해 청소년의 자아 발견과 타인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어 건강한 학교생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청소년육성재단은 장기적으로 청소년상담복지센터를 의정부지역 '청소년 복지 허브'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의정부/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의정부시청소년육성재단은 청소년들의 봉사정신 함양을 위해 다양한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사진은 벽화그리기 봉사 활동 모습. /의정부시청소년육성재단 제공의정부시청소년수련관에서 청소년들이 취미활동을 하고 있다. /의정부시청소년육성재단 제공의정부시청소년육성재단은 지난 9월 청소년참여예산 원탁토론회를 열었다. /의정부시청소년육성재단 제공

2017-12-10 최재훈

[FOCUS 경기]인터뷰|이한범 대표이사

"의정부시에는 10만 명에 가까운 청소년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들에 대한 투자는 우리 지역사회의 미래에 대한 투자이기에 청소년 지원 인프라 확충은 반드시 필요한 사업입니다."이한범 의정부시청소년육성재단 대표이사(사진)는 "무한 가능성을 지닌 청소년이 꿈과 희망의 날개를 펴도록 공간, 시설, 프로그램으로 뒷받침하겠다"며 인프라 확충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지난해 의정부시에 청소년육성재단이 출범하자 지역 교육계에서는 일제히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그만큼 재단에 거는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저출산 시대 적은 수의 청소년이라도 건강하고 역량 있는 인재로 성장시키는 것이 앞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며 "지역사회가 의정부시청소년육성재단에 거는 기대가 큰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대표는 "재단의 청소년 지원은 학교나 지자체, 기타 복지시설에서 제공하는 지원과는 분명히 차별화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전문성에서 차별화를 느낄 수 있도록 폭넓고 다양하고 깊이 있는 지원 서비스 체계를 갖추겠다"고 말했다.재단은 이 대표의 의도대로 올해 교육, 활동, 상담복지 3대 지원 분야에서 특색 있는 프로그램 개발에 주력하며 프로그램 속에 전문성을 담는 노력을 기울였다. 이 대표는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말해주듯 청소년 육성에는 지역사회 전체의 관심과 협조가 필요하다"며 "앞으로 재단은 의정부시 등 여러 관계 기관과 협력을 대폭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의정부/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

2017-12-10 최재훈

"이웃사랑 앞장서는 이들이 우리사회 등불"

'제36회 경인봉사대상' 시상식이 7일 경인일보 본사 6층 연회장에서 수상자와 가족, 내빈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이날 시상식에서는 ▲지역봉사 부문 이도형 경기도새마을회 회장·강정자 국제옥수수재단 벧엘나눔공동체 대표 ▲일반공무원 부문 조성해 경기도 교통국 주무관·이종성 상수도본부 팀장 ▲교직 부문 조성초 서해고등학교장·박진영 경기도교육정보기록원 사무관·최병민 인천청라초등학교장 ▲경찰공무원 부문 김선겸 일산동부경찰서 사이버수사팀장·김욱중 시흥경찰서 경사·최순영 계양경찰서 순경 ▲소방공무원 부문 백정열 경기도재난안전본부 소방장·이길섭 인천소방본부 소방교 ▲우정공무원 부문 김종일 안산우체국 우정주사·이은수 부평우체국 우정주사 ▲농업인 부문 김세제 태안농협 조합장 ▲군공무원 부문 전병진 5기갑여단 방공중대 상사 등 16명이 수상했다.이들에게는 각각 상패와 상금 90만원, 기념품 등이 전달됐다. 특히 이길섭 소방교는 이날 1계급 특진의 영광도 누렸고, 이도형 회장은 상금 전액을 불우이웃 돕기에 기부했다. 시상식에는 이재율 경기도 행정1부지사, 김호겸 경기도의회 부의장, 한기열 농협 경기지역본부장, 이기우 전 경기도부지사 등이 참석해 수상자와 가족들을 축하했다.김화양 경인일보 대표이사 사장은 "자신의 위치에서 묵묵히 맡겨진 소임을 다하며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봉사자들이야말로 함께 우리 사회를 밝히는 따뜻한 등불이자 버팀목이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7일 오후 경인일보 6층 연회장에서 열린 '제36회 경인봉사대상 시상식'에서 각 부문 수상자와 내빈들이 시상식을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종택기자 jongtaek@kyeongin.com

2017-12-07 황준성

[이슈&스토리]'국민취미' 된 낚시, 안전 '비상'

올 처음 등산 제치고 취미활동 1순위 올라승부욕·힐링 '매력' 작년 동호인 767만명도시어부등 미디어 영향 젊은층 인기몰이'대중화' 반면 안전제도·의식 제자리걸음영흥도 앞바다 낚싯배 전복 전형적 '인재'구명조끼 미착용·정원초과·음주 ‘불법행위’2년새 7.6배 ‘급증’… 사고도 2.4배 늘어나‘명당’ 선점경쟁 이른 새벽 출항·과속 운항10t안되는 배 선원 1명 손님 20여명 태워정부 규제안 마련불구 선주·업계 ‘눈치’만올해 처음 등산 인구와 낚시 인구의 수치가 뒤바뀌었다. 중장년 남성들의 전유물로 취급됐던 낚시가 부동의 1위 등산을 제치고 남녀노소 모두 즐기는 '국민 취미'로 등극했다. 6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전국의 낚시 인구수는 지난해 기준 767만명으로 추산된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90만명 늘어나, 성인 5명 중 1명이 낚시를 경험했거나 즐기고 있는 상태다. 지난해 바다낚시 어선 이용객 수도 전년대비 16% 증가한 약 343만명으로, 처음 300만명을 돌파했다. 그간 국민 취미로 불렸던 등산이 급격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대조되는 실정이다. 이 같은 역전현상은 등산 인구의 급격한 감소가 원인으로 꼽힌다.지난 10월 발표된 세종대 관광산업연구소와 컨슈머인사이트 소비자동향연구소의 여행동향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3월까지 취미활동 계획으로 응답자의 51%가 등산을 꼽았으나 올해 2/4분기에는 34%로 급감했고, 이어 3/4분기에는 31%로 더 떨어졌다. 가장 인기가 높았던 취미활동이 2년이 채 안 된 시점에 무려 20%P 하락한 것이다.반면 만년 2위였던 낚시는 올해 2/4분기에 40%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처음으로 등산을 앞질렀고, 3/4분기에는 그 차이를 9%P 더 벌렸다. 전문가들은 건강 및 친목 도모 등으로 산을 찾았던 사람들이 등산에 무료함을 느끼다가 활동적인 취미를 찾는 와중에 낚시에 매력을 느껴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 낚시는 가족이나 커플, 친구 등 함께 즐기면서 경쟁을 통해 승부욕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스포츠적 요소가 다분히 섞여 있다. 또 혼자 낚시 할 때에는 명상과 사색을 하면서 '힐링'도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특히 젊은 층들이 유입속도가 빠른데, 미디어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정글의 법칙'이나 '삼시세끼' 등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낚시를 통해 직접 식재료를 구하고 잡은 물고기로 음식으로 해 먹는 등의 낚시 특유 매력을 부각, 초보자들과 젊은 층의 호기심을 자극했다는 것. 최근에는 '도시어부', '성난 물고기' 등 본격 낚시 프로그램도 등장해 낚시 인기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컨슈머인사이트의 한 관계자는 "최근 한국은 낚시가 TV 등 대중 매체에 자주 등장하며 30·40대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며 "미국은 전 인구의 20%인 6천만명이, 일본은 6%인 600만명이 낚시를 즐기는 등 해외에서는 가장 인기 있는 취미"라고 말했다.■구멍 뚫린 낚싯배 규정, 부재한 안전의식낚시는 '국민 취미'로 자리매김하고 있는데 반해 이에 걸맞은 안전제도와 수칙, 안전문화와 안전의식은 '제자리걸음'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난 3일 인천 영흥도 앞바다는 수십명의 생명을 앗아갔는데, 태풍과 폭풍 등 자연재해가 아니었다. 22명을 태운 9.77t의 낚싯배가 덩치가 30배나 큰 급유선에 들이받혀 전복되면서 발생한 전형적인 '인재'에서 비롯됐다. 6일 해양수산부 및 해양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낚싯배의 불법행위 적발 건수는 853건으로 지난 2014년(112건)보다 7.6배 급증했다. 불법 유형의 상당수가 구명조끼 미착용(178건), 금지구역 운항(115건), 입출항 미신고(63건), 정원초과(40건) 등으로 지킬 수 있는 수칙들이다.이 같은 불법 행위는 바로 사고로 이어지기 십상인데, 실제 2014년 86건이었던 낚싯배 사고는 지난해 208건으로 2.4배 증가했다. 하지만 낚싯배는 대부분 소형이고 어업인들의 생계와 연관돼 있다 보니 관련 규정은 느슨하다. 85%를 차지하는 10t 미만의 낚싯배는 지자체에 신고만 하면 낚시업이 가능하고, 선원 승무 기준도 1명이다. 최대 22명의 승원이 가능해 수십명의 손님을 1명의 선원이 상대하는 실정이다. 게다가 해수부는 지난 3월 3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낚싯배에 대한 안전·규제방안 용역을 마련해놓고도 선주·업계의 반발을 우려해 눈치를 보느라 정책에 반영시키지 못하고 있다.낚시꾼들의 안전의식 부재도 문제로 지적된다. 선상에서 음주 낚시를 즐기는 것을 당연지사로 여겨, 선주와 선원의 제지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또 생명줄인 구명조끼도 불편하고, 젖어있어 더럽다는 이유로 착용을 거부하는 경우도 일쑤다. 또 접근 금지 구역에서 낚시를 벌이는가 하면, 쓰레기 무단 투기도 비일비재하다. 수협중앙회 수산경제연구원은 낚시꾼이 연간 5만t의 쓰레기를 버리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명당찾기 경쟁, 도사린 사고유발 가능성시화방조제에서 낚싯배를 운영하는 선주 김모(53)씨는 엔진의 최대 출력을 동원해 과속 운항을 한다. 조금이라도 늦으면 물고기가 많이 잡히는 속칭 '명당'을 놓치기 때문에 가장 빠른 속도를 낼 수밖에 없다. 과속 운항이 위험한 것은 알지만, 명당을 찾지 못하면 손님들의 불만이 커지고 바로 소문이 나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김씨는 "고기를 잡지 못하면 손님들이 돈을 돌려 달라고 항의하기도 한다"며 "명당을 많이 알고 선점해야 생업을 이어 갈 수 있는 게 바로 이 업계"라고 말했다. 이처럼 대부분의 낚싯배는 캄캄한 새벽에 일찍 출항해 오후 다시 귀항하는 당일치기이고, 치열한 명당 선점 경쟁에 어선이 낼 수 있는 최대한 빠른 속도로 운항되는 실정이다.하지만 무역항에서만 시속 5~20노트 속력 제한 규제가 있을 뿐, 실제 사고가 발생한 영흥도 인근 해역을 비롯해 소형 항구에는 속력 제한이 없다. 지역 해경이 자체 판단에 따라 저속 운항을 유도하는 계도 활동만 있고, 어선 엔진의 불법 개조에 대한 조사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부 선주들의 경우 자신만의 명당을 숨기고 단골을 만들기 위해 승객들이 물고기가 많이 잡히는 곳으로 가자고 하면 위성항법장치(GPS)를 끄고 먼 바다로 나가기도 한다.또 궂은 날씨에도 예약된 일정은 반드시 소화해야 한다. 현지 사정으로 운항이 취소되면 허탕을 치게 되고 멀리서 온 손님들에 대해서는 교통비까지 물어줘야 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자동차와 달리 브레이크가 없어 과속 운항에 따른 접촉 사고는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생업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인 만큼 안전에 대해서는 강제할 수 있는 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경 관계자는 "이번 참사를 계기로 일정 규모 이상의 낚시어선업을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변경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고, 일제 점검 및 안전교육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준성·윤설아기자 yayajoon@kyeongin.com인천 팔미도 앞 어선에서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은 채 낚시를 하고 있는 낚시꾼들과 지난 3일께 인천 영흥도 인근 해상에서 전복된 낚싯배에 타고 있던 실종자들을 수색하고 있는 해경 대원들.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 ·연합뉴스

2017-12-07 황준성·윤설아

[인터뷰… 공감]생애 첫 수필집 '뜨거운 빙수' 펴낸 이영옥 수필가

평범했던 삶 '문학 소녀의 꿈을 이루세요' 공모전 문구에 마음 움직여입상 후 일기 대신 습작… 매달 2~3편씩 300여편 노트 20여권에 담아이혼하고 싶은 마음·경제적인 고통도 펜으로 풀어… 일터와 집이 글감창피한 내용이지만 글쓰기는 삶의 일부… 정년도 없어 평생하고 싶어글을 쓰지 않고도 살 수 있을 거라 믿는다면, 글을 쓰지 마라. -라이너 마리아 릴케매일 작업하지 않고 피아노나 노래를 배울 수 있습니까.어쩌다 한 번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결코 없습니다. -레프 톨스토이작가의 재능이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희귀하지 않다.오히려 그 재능은 많은 시간 동안의고독을 견디고 계속 작업을 해 나갈 수 있는 능력에서부분적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리베카 솔닛학창시절 수많은 문학소년·소녀들이 글을 쓰는 작가가 되는 꿈을 꾼다. 하지만 그렇게 꿈을 꾸는 이들이 오래도록 그것을 간직하고 실제 이루는 경우는 결코 흔하지 않다.사는 게 바쁘고 힘들어서, 먹고 산다는 일이 결코 녹록지 않다는 이유 등으로 대개는 그 꿈을 포기하고 글쓰기와 담을 쌓은 채 산다.글을 쓰는 것은 특별한 사람들이나 하는 일이라고, 글을 쓰지 않고 살아도 평범한 삶의 범주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고 자신을 위로하면서 말이다.그 흔하디흔한 문학 소년·소녀들이 그렇게 하나둘 사라져 가는 것일지도 모른다.인천에서 30년 가까이 산 이영옥(56)씨도 학창시절 문학소녀였다고 했다. 그는 "적어도 환갑이 될 즈음이면, 내 글로 채워진 책 한 권쯤을 세상에 내놓겠다"고 마음 속으로 다짐했었다고 한다.그는 그 꿈을 잊지 않았고 계속 글을 썼다. 마침내 자신의 이름으로 된 첫 수필집을 세상에 내놓으며 그 꿈을 이뤘다.20여년을 '커피 아줌마'로, 최근에는 인천대공원에서 기간제 청소 노동자로 일해온 주부 이씨가 펴낸 수필집 '뜨거운 빙수'(에세이문학출판부 刊)는 평범한 이들이 잊고 사는 꿈을 이뤄낸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특별해 보인다.지난 3일 오후 불과 며칠 전 까지 자신이 일했다는 인천대공원에서 그를 만났다.첫 에세이집을 펴낸 소감을 묻자 이씨는 "어쭙잖은 글들이 활자화되니 가슴 벅차기도 하고 떨리기도 한데, 삶의 흔적을 있는 그대로 고스란히 써 놓고 보니 발가벗은 듯해 부끄럽기도 하다"며 "글을 읽고 한두 명이라도 공감할 독자가 있다면 좋겠다는 마음이 지금의 솔직한 바람"이라고 말했다.그는 "누구에게나 글을 쓰는 이유가 있고 저마다 그 이유는 다르겠지만, 특히 나에게 글쓰기는 숨구멍이자 삶의 위로였고, 힘들 때 다시 일어서게 한 이유가 됐다"며 "숨어서 울 곳을 찾다가 글을 만났고, 사는 것이 힘들어 앞날이 아득해지고 캄캄할 때 펜을 들고 노트를 펼치곤 했던 것이 작품집이라는 결실로 이어져 기쁘고 설렌다"고 말했다.1961년 충청남도 보령에서 태어난 그는 농사를 짓는 평범한 가정에서 자랐다. 상업고등학교를 나와 3~4년 직장일을 하다 남편을 만나 결혼하고, 결혼과 동시에 일을 그만두고 집안일을 전담하며 평범한 삶을 살았다.그러던 그가 본격적으로 글을 쓰게 된 것은 1994년 동서커피문학상(현 동서문학상)에 입상하면서였다. 이전까지 그의 글쓰기는 일기 쓰기가 전부였다고 한다.인천에 있는 동서식품에 다니던 때였는데, 전업주부이던 그는 남편의 사업 실패로 1992년부터 그곳에서 20여년 넘게 '커피 아줌마'로 일했다. 대형 마트나 소매점에서 판촉 행사를 하는 일이었다."어느날 커피문학상 공모 포스터가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정확한 문장은 기억이 나지 않는데, 여고 시절 문학 소녀의 꿈을 이루려면 도전하라는 내용이었죠. 여고 시절 책을 써야겠다는 꿈이 생각났고, 바로 시아버님께 아침마다 커피를 타고 마시며 나눈 이야기들을 글로 써 며칠을 고쳐 '아버님과 커피'라는 작품을 보냈죠."결과는 입상이었고 입상하고 나자, 매일 쓰던 일기 대신 본격적인 습작이 시작됐다. 같은 해 인천노동자예술제에 보낸 수필이 상을 받기도 하며 그는 방송통신대학교에도 진학해 꿈을 키워갔다.힘든 직장생활과 남편의 방황에도, 힘든 경제적 여건 속에서도 그는 펜을 놓지 않았다. 자신의 일을 글로 쓰고 나면 마음이 정리되고, 그러고 나면 고통도 이겨낼 만한 일들이 됐다고 한다.사업에 실패하고 무력한 삶을 이어가는 남편을 더는 지켜볼 수 없어 이혼을 결심하던 때도 많았는데, 그때마다 남에게 말 못할 이야기를 나에게 글로 쓰면 이내 풀렸다."하루는 이혼을 작심하고 차분히 글로 남편의 장점과 단점을 정리해 봤어요. 결국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은 사람이었고, 그 단점도 결국엔 장점이더라고요."피아노를 갖고 싶어 하던 딸 아이가 디지털 피아노를 사려고 모은 용돈을 고등학교 수업료로 내야 했을 정도로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에서도 글쓰기가 있어 이겨낼 수 있었다.그는 그렇게 매달 2~3편의 에세이를 완성하려고 노력했고 모두 노트에 남겼다. 그렇게 쓴 300여편의 작품이 20여권의 노트에 남아있는데 이젠 그만의 보물이 됐다."물론 다시 돌아보면 작품이라고 하기에 창피한 것들이 대부분이지만, 글 쓰기는 제 삶의 일부였던 것 같습니다."그에게는 언제나 일터와 집에서 일어난 일들이 주로 글감이 된다.때문에 그의 글에서는 커피향이 나는 것 같기도 하고, 이른 새벽 공원의 숲 속 향기가 느껴지기도 하고, 출퇴근길 도로 위의 자동차 배기가스 냄새가 나기도 한다. 물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아픔도 드러난다. 그렇게 쓴 47편의 작품이 이번 수필집에 담겼다.그는 자신의 첫 수필집을 두고 "발가벗은 듯 부끄럽다"고 했지만, 엄마를 자랑스러워하는 그의 딸은 엄마의 첫 시집에 한 컷 한 컷 삽화를 그려 넣으며 용기를 줬다.첫 작품집을 펴낸 그의 바람은 딱 한가지다. 평생 글을 쓰는 것."다른 일에는 정년이 있지만, 글을 쓰는 일에는 정년이 없다고 생각해요. 글쓰기가 일이 아니고 삶이어서 그렇기도 하겠지만요." 글/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사진/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이영옥 수필가는?▲충청남도 보령 출생(1961년) ▲황교초등학교·웅천중학교·군산여자상업고등학교·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과▲1994년 동서커피문학상 입상▲2006년 <에세이문학>겨울호 '갑골 무늬를 찾아서'로 등단▲에세이문학작가회·동서문학회 회원으로 활동▲첫 수필집 '뜨거운 빙수' 펴냄생애 첫 수필집을 펴낸 이영옥 수필가가 불과 며칠 전까지 기간제 청소 노동자로 일해온 인천대공원 메타세쿼이아길을 걷고 있다. 그는 "삶의 흔적을 있는 그대로 고스란히 써 놓고 보니 발가벗은 듯해 부끄럽기도 하다"며 "글을 읽고 한 두 명이라도 공감할 독자가 있다면 좋겠다는 마음이 지금의 솔직한 바람"이라고 밝혔다.

2017-12-05 김성호

[우리시대의 품앗이人(K-Pumassian)]시흥 '갯골아 김장을 부탁해' 축제

주민센터 직원·단체 회원 1천여명청소년·외국인까지 도내 최대규모김치 2300박스 담가 3600가구 전달6시간 봉사 공동체의 정 느낀 시간"갯골아 김장을 부탁해~ 참가 봉사자 당신이 이 시대의 진정한 '품앗이 인(人)' 입니다"지난 2015년 11월 9일. 시흥지역 17개동 주민센터 직원들과 지역 내 봉사자들이 시흥갯골생태공원으로 모여들었다.친목 도모를 위한 체육대회도, 싼값에 물건을 사고파는 벼룩시장도 아닌, 김장 김치를 담그기 위해 모인 봉사자들로 그 수가 무려 1천여명이 넘는다. 손에 빨간색 고무장갑과 하얀 모자를 챙겨 모여든 사람들은 모두 시흥 지역의 새마을부녀회부터 여성단체협의회, 대한적십자 및 시흥시자원봉사센터, 복지관 소속 봉사 활동가, 자선단체 관계자 등 자발적으로 동참에 나선 것이다.겨울이 되면 전국 각지에서 기업과 기관, 단체 등에서 김장 행사를 개최하지만 이렇게 각기 다른 단체의 많은 사람들이 모인 것은 처음으로 도내 최대 규모이기도 하다.봉사단체 소속이 아니더라도 지역 내 거주하는 청소년들과 외국인들도 팔을 걷어 붙이고 돕겠다고 나선 사람들로 그저 보여주기를 위한 행사가 아닌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이뤄진 축제였다.무려 50개가 넘는 단체가 참여하는 '갯골아 김장을 부탁해' 행사는 해마다 시흥 갯골생태공원에서 열리고 있다.올해 김장 축제 역시 시흥시가 주최하고 시흥시자원봉사센터가 주관했다. 경기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시흥시 1%복지재단이 후원에 나섰다. 관내 모든 단체·기관 자원봉사자, 후원기업, 시민, 군부대 등 1천여 명의 참가자들은 정성스럽게 김치를 담그느라 구슬땀을 흘렸다.하지만 참가자들은 오히려 행사를 통해 서로 간의 소통과 화합의 자리가 됐고 간간이 나눠 마신 막걸리 한잔에 피로는 풀리고 오히려 보람을 느꼈다고 말한다. 6시간 넘게 이들 봉사자는 쉴 새 없이 관내 기업체와 주관사, 후원사로부터 후원받은 절임배추에 갖가지 맛깔스런 양념을 버무려 총 2천300박스(박스 당 13kg) 분량의 김치는 담가 지역의 소외 이웃 3천 600가구에 배달됐다.매년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한 시흥 소재 기업체 직원은 "어려운 이웃들이 우리가 만든 김치를 맛있게 먹으면서 공동체의 정을 느끼고 외롭지 않게 따뜻한 겨울을 보내길 바란다"고 밝혔다.이해규 시흥시 주민자치국장은 "갯골아 김장을 부탁해 축제는 지역의 모든 구성원들이 나눔과 협동의 공동체 문화를 형성하고 소통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으로 더욱 의미가 크다"며 "평소 봉사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모든 분들이 더욱 뜻깊은 행사로 만들어주고 있고 지역 발전에 큰 원동력이 되는 이 시대의 진정한 품앗이인"이라고 말했다. 시흥/김영래기자 yrk@kyeongin.com11월 9일 오전 시흥 갯골생태공원에서 열린 ‘갯골아 김장을 부탁해 축제’에 참가한 1천 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김장을 담그고 있다. 이날 담근 총 2300박스(박스 당 13kg) 분량의 김치는 관내 기초생활수급자, 독거노인, 한 부모 가정 등 총 3600가구에 전달될 예정이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2017-12-04 김영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