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경기)

[우리시대의 품앗이人(K-Pumassian)]'역대 최장시간 봉사' 광명 정기숙 할머니

17년간 4190곳서 1만4568시간 활동'市 명예의 전당'에 1호로 이름 올려대학시절부터 60년간 문해교육 지속"자원봉사를 하고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해서 이 일을 자꾸 찾아서 하게 됩니다.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봉사활동을 하고 싶어요."대학 시절부터 지금까지 60여 년 동안 봉사활동을 천직처럼 여기며 꾸준히 펼치고 있는 80대 할머니가 화제다.광명시자원봉사센터는 최근 정기숙(81·철산동) 할머니를 역대 최장시간 자원봉사를 한 자원봉사자로 선정하고 자원봉사자들의 공로를 드높이기 위해 마련한 '광명시 명예의 전당'에 1호로 이름을 올렸다.봉사자들의 봉사시간을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 2001년 12월부터 지난 17일까지 17년 동안 총 4천190곳에서 모두 1만4천568시간을 봉사했다.지난 1960년대에 대학을 다닌 정 할머니는 국문과 학생이었고 이때부터 뜻을 같이하는 선후배 등 지인들과 전국 곳곳을 찾아다니면서 한글을 깨우치지 못한 수많은 사람에게 문해교육 봉사를 시작했다. 국가에서 문맹 퇴치를 위해 국민운동으로 전개한 이 사업에 참여한 것이 평생을 봉사자로 살게 한 계기가 됐다.국어를 가르칠 수 있는 정교사 자격증을 가진 정 할머니는 지금까지 10년 정도만 교직에 몸 담았을 뿐 대학 시절에도, 졸업 후에도, 그리고 결혼 후 자녀를 키우면서도 지금까지 문해교육 등 활동을 멈추지 않고 있다.현재 대한적십자사 광명시지구협의회, 광명시평생학습원, 광명시자원봉사센터, 광명시노인복지관 등을 거의 매일 오가면서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는 정 할머니는 "젊었을 때는 주로 몸으로 하는 봉사활동을 했으나 지금은 힘이 들어서 상담 등 안내 봉사를 하고 있다"며 "언제나 봉사를 내 일상처럼 하고 있기 때문에 즐겁고 행복하다"고 말했다.특히 "봉사를 명예로 생각하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깝다"며 "봉사는 겸손하게 남과 소통하면서 배려하는 마음으로 해야 하고, 절대 무엇을 바라지 않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정 할머니는 또 "봉사하기 위해 공공기관이나 봉사단체를 찾아가면 나이부터 묻는다"며 "100세 시대를 맞아 노인들에게 맞춤형 봉사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지적하는 등 여전히 봉사활동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끝으로 "나에게 자원봉사란 '내 삶의 활력소' 같은 것"이라며 "봉사하는 곳을 버스를 타고 찾아다니기 때문에 매월 10만 원 정도의 교통비가 필요해 이 돈을 제일 먼저 용돈으로 빼놓는다"는 정 할머니는 "지금처럼 계속 건강해서 더 많은 봉사를 하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광명/이귀덕기자 lkd@kyeongin.com광명지역에서 역대 최장시간 자원봉사자로 선정돼 '광명시 명예의 전당'에 1호로 이름을 올린 정기숙 할머니. 광명/이귀덕기자 lkd@kyeongin.com

2019-01-29 이귀덕

[인터뷰… 공감]'전국 지방자치단체 1호 정식 임명' 김준재 경기도 역학조사관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처음으로 '정식' 역학조사관이라는 명함을 갖게 된 김준재(59) 조사관을 인터뷰하는 것은 좀처럼 쉽지 않았다. 지난달 안양지역에서 발생한 홍역이 이달 들어 하루가 멀다 하고 안산·시흥지역에서 집중 유행한 탓이었다. 올해 들어 도내에 발생한 홍역 환자는 13명. 다행히 더 이상 환자가 늘지 않은 채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최일선에 있는 김 조사관은 환자들의 상태를 점검하고 이들과 접촉한 1천600여명을 살피느라 한 달 가까이 밤낮을 잊은 모습이었다. 25년가량 일반 병원에서 소아과 의사로 지내왔던 그가 50대 후반, 일반인들에겐 이름조차 생소한 '역학조사관'의 길을 택한 이유가 궁금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와중에 잠시 허락된 시간. 지방자치단체 1호 역학조사관인 그의 이야기를 짧게나마 들어봤다.# 베테랑 소아과 의사의 '새 길'역학조사는 감염병의 발생 원인과 특성을 파악하는 일이다. 이에 대한 전문가가 역학조사관이다. 질병의 원인을 수사하듯 다방면으로 찾아 감염병을 예방하고 실제 발생 시 확산을 막는 게 주된 업무다 보니 '질병 수사관'으로도 불린다.과거에도 역학조사관이 있었지만 그 중요도에 비해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비교적 적었다. 많지 않은 역학조사관들의 헌신에 기대 이뤄지는 게 보통이었다. 같은 의사들 조차 역학조사관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을 때였다. 지자체의 역학조사관들의 사정은 더욱 좋지 않았다. 한 조사관의 근무기간이 1~2년 정도에 그치다보니 지자체에 감염병 관리 노하우가 축적되기 쉽지 않았다. 그러다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가 전국을 강타했다. 시·도 단위에도 전담 역학조사관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이뤄졌다. 제도가 정비됐고 교육과정도 강화됐다.김 조사관이 '역학조사관'이 된 것은 메르스 사태 이후인 2016년이다. 서울에서 일반 병원을 개업해 25년가량 소아과 의사로 일했다. 아이를 건강하게 기르는 점에 대한 저서에 참여하기도 했다. 보람된 일이었지만, 의사로서 더욱 새롭고 의미 깊은 일을 하고 싶었다. '가보지 않은 길'을 고민하던 차에 경기도의 역학조사관 모집 공고를 보게 됐다.마침 공중보건의사로서 역학조사관으로 일했던 대학 후배가 큰 도움이 됐다. 김 조사관은 "소아과 전공의 시절 감염학에 관심이 있어 감염 관련 일을 같이 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후에는 개업의사로서만 일했다. 보람됐지만 의사로서의 전문성, 그동안의 경험을 살려 뭔가 더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렇게 '수습' 역학조사관이 됐다.정식 역학조사관이 되는 길은 만만치 않았다. 2년간의 수습기간 수차례의 교육을 받아야 했고 유행역학조사보고서·감염병 감시분석보고서도 각각 2편 이상씩을 써야 했다. 논문도 1차례 작성해 게재해야 했다. 그러면서 매일 경기도 곳곳을 다니며 각종 감염병 발생 가능성을 살피고 이를 사전에 차단하는 데 매진했다. 회의·학회·세미나도 수없이 다녔고, 보건소·기관 교육 역시 그의 업무였다. 그렇게 올해 1월 9일 전국 지자체에선 처음으로 정식 역학조사관이 됐다.# 24시간이 모자라…"홍역, 예방접종으로 조절 가능해"그의 하루 일과는 작은 틈 하나 없이 가득 차있었다. 출근하자마자 컴퓨터를 켜고 각 지역 보건소에서 올라온 감염병 보고 상황을 꼼꼼히 살피는 것으로 업무를 시작한다. 당장 처리해야할 일, 직접 현장에 가서 살펴야할 일 등으로 내용을 분류한 후 해당 지역 보건소에 상황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오전 시간이 모두 지나간다. 오후에는 현장으로 향한다. 병원·보건소, 기타 시설 등에서 환자의 증상, 일련의 행보 등을 살펴 감염병의 유입·확산 경로 등을 파악한다. 이후 현장 조사 보고서를 정리한다. 이번 홍역 사례처럼 감염병이 번지기라도 하면 일은 갑절로 늘어난다. 24시간 내내 긴급사항을 각 지역 보건소에서 유선으로 보고받고 상황을 판단해 적절한 지시를 내린다."요즘처럼 감염병이 확산되면 정말 정신이 없다"고 말하면서도 김 조사관은 자칫 걷잡을 수 없이 번질 수 있던 감염병을 조기에 차단한 일들을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꼽았다. 감염병 발생 소식에 부랴부랴 현장으로 달려갔다가 '음성' 판정을 받아들고 가슴을 쓸어내린 순간들을 그는 회고했다. 김 조사관은 "의료기관에서 발생하는 감염병을 막기 위해 병원 감염병관리팀, 관련 의사들을 수도 없이 설득했던 일, 아파트·사우나 시설에서 레지오넬라증(박테리아의 일종인 레지오넬라균에 감염돼 나타나는 폐렴 등의 증상)이 발생했던 일, 친구들끼리 백일해(보르데텔라 백일해균에 감염돼 발생하는 호흡기 질환)에 감염돼 대처했던 일 등이 떠오른다"며 "한번은 쥐가 옮기는 질병의 유행이 의심된다는 이야기에 헐레벌떡 현장에 가서 살폈는데 다행히 아닌 것으로 결론이 났다. 긴장이 풀리면서 안심이 됐다"고 말했다.최근 안산지역 등에서 확산됐던 홍역에 대해선 이른 예방접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홍역은 1세 이후에 접종을 2번 하면 97% 이상 항체가 생긴다. 예방접종으로 조절 가능한 질환"이라며 "질병관리본부의 안내에 따르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인터뷰 내내 그는 "제가 지방자치단체에선 메르스 사태 이후 강화된 규정에 따라 처음으로 수습을 뗀 역학조사관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유일무이한 조사관은 결코 아니다"라고 거듭 설명했다. "이전에도 많은 역학조사관들이 감염병 예방, 확산 방지를 위해 애써왔다. 도청에만 저 포함 6명의 조사관이 있는데 다들 일선 현장에서 홍역 등의 확산을 막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 도와 시·군, 각 보건소 등에서도 함께 노력하는 중"이라는 게 그의 말이다.사진을 찍는 찰나의 순간에도 그의 휴대전화가 연거푸 울렸다. 홍역 확산 상황을 묻는 내용이었다. 짧은 만남을 서둘러 끝낸 그가 말했다. "곧 또 현장에 가봐야할 것 같아요."경기도 '1호' 정식 조사관인 그의 뒷모습이 자못 비장했다. 글/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 사진/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김준재 경기도 역학조사관은?▲1960년 서울 출생▲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1984년 의사면허 취득▲1991년 서울대학교병원 소아과 전공의 과정 수료·전문의 자격 취득▲1991년 3월~1992년 1월 동부제일병원 소아과 과장▲1992년 1월~ 소아과 개원병원 의사▲2016년 9월~ 경기도 역학조사관# 저서: '프로엄마, 건강한 아이' (참육아 연구회·공저자, 2002)메르스 사태 이후 강화된 규정에 따라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1호 정식 역학조사관이 된 김준재 경기도 조사관이 최근 안산지역 등에서 확산됐던 홍역 등 감염병에 대한 예방접종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사진/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2019-01-29 강기정

[FOCUS 경기]'中企 육성터' 광주시의 눈길 끄는 행보

화학물질 등 법규 중첩규제로 열악한 환경 속교육지원·해법모색 통해 고통받는 업체 구제SOS 처리 道평가 10년간 9번 대상 수상 영예상생협의체 운영·현장간담회 등 다양한 노력기업을 운영함에 있어 규제는 '족쇄'와도 같다.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경기도 광주시는 기업하기 무척 힘든 곳이다. 시 전 지역이 수도권정비계획법상 자연보전권역으로 묶여 있고, 팔당호 상수원수질보전특별대책지역 1권역에 속해 제약을 받는 사안이 한 두개가 아니다.또 지역 내 20%는 팔당 상수원보호구역이고, 24%는 개발제한구역에 묶여 있다. 환경정책기본법 등 각종 법규의 중첩규제를 받고 있는 곳이 바로 광주시다.하지만 많은 중소기업들이 꾸준히 광주시를 찾는다. 설령 시를 떠나는 기업이 있다 하더라도 언젠가 다시 돌아올 날을 기약한다.규제(공장 입지 문제 등)로 인해 지역을 떠나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일할 맛 나는 기업을 만들겠다'는 광주시의 몸부림을 알기에 섭섭함이 큰 것이다.기업지원에 힘써 '중소기업 육성터'란 별칭까지 얻은 광주시의 기업행정을 들여다봤다.# 위기의 중소기업, 해결사 광주시 경기 광주에 위치한 포장재 인쇄업체 J사는 지난해 개정·시행된 화학물질관리법으로 인해 졸지에 폐업위기에 처했다. 법 시행 이전부터 운영되던 사업장이라 법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었지만 강화된 법률로 인해 하루아침에 범법자로 전락할 처지에 놓였다. 기존에 적법하게 사용해오던 화학물질이 '화학물질의 평가 및 등록에 관한 법률'에 따라 유독물질로 지정·고시됨에 따라 유해화학물질 영업허가를 득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하지만 이럴 경우 수도법에 따른 공장설립제한 및 승인요건이 적용되지 않아 사실상 문을 닫아야 했다.이런 애로사항을 현장에서 듣게 된 광주시 기업지원과는 마음이 바빠졌다. 우선 이 같은 처지의 기업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기업현황 파악에 나섰다. 이후 관계기관과 협의를 거쳐 개정된 법으로 속앓이하는 기업들에게 실질적 교육을 지원했다. 이와는 별도로 애로사항과 관련해 법률자문을 의뢰하고 환경부를 찾아 건의했다. 중소기업청 옴부즈만실과 현장 방문에 나서고, 경기도와도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갔다. 그러기를 10개월. 결국 시 고문변호사 법률자문 및 경기도 사전컨설팅감사를 통해 환경부의 유권해석을 확보, '수도법'의 입지제한을 해결할 수 있게 됐다. 또한 법제처 유권해석 및 헌법재판소 결정자료를 근거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과 '건축법'상 문제점을 해결해 유해화학물질 사용업 허가를 받을 수 있게 됐다.이는 J사에 그치지 않고, 수도법에 의해 공장설립 제한을 받는 한강수계 7개 시·군(경기도)을 비롯한 금강수계(충청도), 낙동강수계(경상도), 영산강수계(전라도)에서 공장설립을 받아 운영 중인 중소기업들의 유해화학물질 사업 허가도 가능하게 하는 단초가 됐다.이런 사례는 일부일 뿐이다. 시는 이밖에도 기업들이 법령을 몰라 어려움을 겪거나 불합리한 제도적 문제로 고통을 받는 것을 지난 십여년간 꾸준히 지원해오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IBK기업은행과 우수기업 육성을 위해 동반성장협력자금 60억원을 조성해 중소기업 지원에도 나섰다. 우수기업 육성은 곧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진다고 보는 것이다.# 기업SOS 처리 9년 대상 수상광주시의 이 같은 열정은 경기도가 매년 도내 31개 시·군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기업 SOS 처리 시스템 운영실적 평가'에서 7년 연속 '대상'이란 쾌거를 이루게 했다. 지난 2008년과 2009년 대상 수상에 이어 2010년 장려를 포함해 10년 연속 수상이라는 진기록과 함께 10년 동안 9차례 대상을 수상, 명실상부 도내 최고의 '기업하기 좋은 도시'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시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조성을 위해 2008년 '광주시 기업 SOS 운영에 관한 조례'를 제정한 데 이어 매년 '기업 SOS 시스템 운영계획'을 수립해 유관기관 합동 현장방문과 원스톱 처리 회의를 상시 가동하고 있다. 2017년 한해 동안에는 공장설립, 기반시설, 판로·수출 등 다양한 유형의 기업애로 240여건을 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특수시책으로 기업SOS운영과 지원시책을 접하지 못한 중소기업들에게도 손을 내밀고 있다. 기업애로 해결부터 지원사업 참여, 기업 홍보까지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찾아가는 기업토털 솔루션'을 운영, 기업지원 사각지대를 축소했다. 아울러 기업에서 공감할 수 있는 공통적인 애로사항을 발굴하기 위해 '광주시·경제단체 상생협의체'를 운영하고, '광주시 차세대 경영인' 육성지원, '찾아가는 기업애로 현장방문' 및 현장간담회 등 다양한 기업지원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석태훈 시 기업지원과 팀장은 "한 기업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선 살펴봐야 할 법령도 많고, 시간도 많이 투자해야 한다. 관계부서와 협의도 해야하는데 모든 일이 100% 해결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다양한 애로사항을 풀어가다 보면 고용 창출과 뿌리부터 튼튼한 기업환경이 조성되는 만큼 전 직원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광주/이윤희기자 flyhigh@kyeongin.com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신동헌 광주시장이 관내 기업인들과 만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지난해 7년 연속 경기도가 평가하는 '기업SOS운영'에서 대상을 수상한 기업지원과 직원들과 신동헌 광주시장. /광주시 제공

2019-01-27 이윤희

[FOCUS 경기]인터뷰|신동헌 광주시장

올해 기업들의 경기전망을 나타내는 지표는 그 어느 때보다 흐리다. 한국은행은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4월 2.9%에서 지속적으로 낮춰 최근엔 2.6%로 하향 조정했다. 경제 둔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뜻인데 기업들 역시 잔뜩 움츠려 있다.신동헌(사진) 광주시장은 올해 경제와 관련, '기업생태계 살리는 생산도시 광주'를 모토(신조)로 삼았다. 기업이 살아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기업과 지역사회의 선순환을 이뤄내겠다는 것이다.신 시장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미래 성장 동력을 창출해 기업생태계를 살리는 생산도시 광주를 만들겠다"고 각오를 내비쳤다. "기업과 사회적 경제주체를 육성하고 시정과 유기적 협력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 4차 산업을 통해 기업의 생산효율을 높이면, 생산과 소비가 어우러진 자족도시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복안을 전했다.이를 위해 광주역세권 허브형 하이테크노밸리 조성과 온라인 상생장터 플랫폼 구축사업을 통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청년창업 인큐베이터센터 설치도 추진할 예정이다. 전문적인 기술지원 및 컨설팅 등 성공적인 창업지원 체계를 구축해 2차적인 고용증대 및 연계산업으로 확산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관내 우수기업에 대한 지원 및 육성에 필요한 제도적 장치도 마련할 계획이다. "기업의 판로 확보 및 다양한 지원시책으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그는 "서민경제 활성화에도 역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취업 사각지대에 있는 저소득층의 생계안정과 지역사회 고용촉진을 위해 지역일자리 창출에 힘쓸 계획이다. '희망구구단사업' '지역공동체 일자리사업' '희망일자리사업' '꿈꾸多 청년 일자리창출 프로젝트' 등을 통해 다양하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발굴, 광주의 경기전망을 '맑음'으로 이끌어나가겠다고 의지를 전했다. 광주/이윤희기자 flyhigh@kyeongin.com

2019-01-27 이윤희

[이슈&스토리]인천 지역사회 '경인고속도로 요금 폐지' 촉구

수익총액 1조2863억원… 건설·유지비 총액의 두 배 초과당초 30년 수납기간 '연장' 유료도로 통합채산제 전환 탓시민 "부당 이득" 소송… 法 "수익 적은 지역위해 불가피"예외 적용 법 개정 추진돼 군·구의회도 지원사격 '새 국면'우리나라 최초의 고속도로인 경인고속도로가 개통한 지 꼭 50년이 되는 지난해 12월 인천시 10개 군·구의회는 일제히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폐지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여야 할 것 없이 118명의 인천 군·구의원들이 한목소리로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징수가 부당하다며 정부와 국회에 폐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수입이 건설 투자·유지비의 2배를 초과한 상황에서 아직도 일반 승용차 기준 900원의 통행료를 징수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이유다.반대로 정부는 모든 고속도로 노선이 통합 채산제로 운영되고 있어 특정 고속도로에서 수익이 초과 발생했다고 해서 통행료를 면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2017년 12월 경인고속도로 구간 중 인천 기점~서인천IC 구간이 일반도로로 전환되면서 통행료 논란에 다시 불이 지폈다. 그리고 경인고속도로 개통 50주년이었던 지난해 12월 인천 기초의회가 일제히 폐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경인고속도로의 어제와 오늘경인고속도로는 1967년 3월 24일 착공해 1968년 12월 21일 개통한 우리나라 최초의 고속도로다. 서울 영등포~인천 가좌동 구간이 먼저 개통됐고, 1969년 7월 21일 인천항(용현동 인천 기점)까지 연결됐다. 완전 개통 당시 기준 고속도로 총 길이는 29.5㎞였고, 이 가운데 인천 구간은 17.3㎞로 전체의 60%를 차지했다.1965년 1월 정부는 부평·주안 공업단지 조성, 인천항 제2도크 공사로 인천~서울 간 교통 수요가 늘어나자 고속도로 건설을 추진했다. 제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사업의 첫해인 1967년 사업비 2천만원을 확보해 공사를 착수했다.경인고속도로는 착공 20개월이 지난 1968년 12월 21일 개통했다. 경인고속도로를 건설하기까지 총인원은 60만5천명, 장비는 연 11만2천대, 시멘트 40만포, 철근 2천650t, 아스팔트 3만2천드럼이 투입됐다.건설비는 공사비 23억3천300만원과 용지보상비 5억4천900만원, 기타 부대비용 2억6천800만원 등 총 31억5천만원이 투입됐으나 이후 확장 공사를 거치면서 건설 투자비는 수천억원 대로 늘어났다.경인고속도로는 1985년 11월 12일 서울 신월IC~양평동 구간 5.5㎞가 일반도로로 전환돼 서울시에 이관됐다.1993년 기존 왕복 4차선의 신월IC~서인천IC 구간(12.3㎞) 도로 폭이 8차선으로 확장됐고, 1999년 인천IC~서인천IC 구간(10.5㎞)이 왕복 6차선으로 확장됐다. 2014년에는 서인천IC~청라국제도시 직선화 구간(7.5㎞)을 개통하기도 했다. 2017년 12월 인천 기점~서인천 IC 구간(10.45㎞)이 일반도로로 전환돼 인천시로 이관됐다.# 통행료를 폐지하라!경인고속도로 개통 이후 2017년 말까지 걷힌 통행료 수익은 총 1조2천863억원으로 건설·유지비 총액(8천801억원) 대비 247%에 달한다. 도로관리비와 유지보수비용을 뺀 순수 회수액만 6천억원이 넘는다. 이 역시 건설 투자비용 2천700억원의 두 배 이상이다. 경인고속도로 개통 당시 통행료 수납 기간은 30년이었다. 하지만 정부는 1998년 징수 기간이 지난 후에도 계속 통행료 수납 기간을 연장했고, 지금까지 이르렀다.경인고속도로 통행료 논란의 시작은 정부가 1980년 유료도로법을 개정해 2개 이상의 노선이 지나는 유료도로를 통합채산제로 운영하면서부터다. 통행료 수익이 고속도로 노선별로 차이가 커 형평성 문제가 있고, 낙후지역에 신규 노선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통합채산제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이런 통합채산제는 오히려 통행료 수납 총액이 건설유지비 총액을 초과한 도로에서 통행료를 징수하는 것이 합당한지에 대한 논란으로 번졌다.1999년에는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납부 거부 시민대책위'가 구성돼 통행료 폐지를 촉구 했지만 정부는 이를 외면했다. 2011년 인천시민 30명이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징수가 부당하다며 그동안 낸 통행료를 반환하라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도 이들의 청구를 기각했고, 2015년 대법원에서 판결이 확정됐다.당시 원고들은 "이미 수익이 회수된 고속도로에 통행료를 내는 것은 부당 이득"이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통합채산제 도입 취지와 관련한 정부 논리를 그대로 인용했다.법원은 "경인고속도로는 전국의 다른 고속도로와 교통상 관련성이 있고, 통행료를 고속국도별로 받는 경우 통행료 수입의 지역적 불균형이 초래돼 통행료 수입이 적은 도로의 유지·수선이나 새로운 고속도로 신설이 곤란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헌법재판소도 앞서 2014년 통행료 부과가 합헌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유료도로법 개정경인고속도로 통행료 폐지는 통합채산제에서 경인고속도로를 제외하는 유료도로법 개정 추진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자유한국당 민경욱 국회의원(인천 연수구을)은 지난해 3월 경인고속도로처럼 개통 50년이 지나고, 통행료 순수익이 건설투자비의 2배를 초과한 유료도로는 통행료를 폐지한다는 내용의 유료도로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지난해 11월 국회교통위원회에 상정됐으나 아직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고 계류 중이다.민경욱 의원이 발의한 법안을 보면 통행료 폐지 대상에 포함하는 노선은 경인고속도로와 언양~울산고속도로(울산선) 뿐이고, 경부고속도로는 현 추세대로라면 2024년이면 해당할 것으로 보인다. 울산선은 현재 투자 대비 회수율이 244%이고, 경부선은 146%다.경인고속도로의 경우 2019년 예상 수입이 458억원이고 2025년 521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법 통과가 늦어질수록 경인고속도로의 수익은 그만큼 늘어나게 된다.인천지역 10개 군·구는 결의안을 통해 민경욱 의원이 발의한 유료도로법 개정의 신속한 통과를 국회에 요구하고 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1968년 12월 21일 개통한 우리나라 최초의 고속도로인 경인고속도로 요금소 전경. /경인일보DB인천지역 시민단체들이 지난해 1월 인천시청에서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폐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경인일보DB인천 동구의회는 지난해 12월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폐지 촉구 결의안을 채택하고 정부와 국회에 전달했다. /동구의회 제공

2019-01-24 김민재

[인터뷰… 공감]'하남시 백년도시위원회 위원장' 김신일 前 교육부총리

김상호 시장이 위원회 의견 존중하겠다는 분명한 의지 밝혀 참여 결심집단지성 발현 통해 갈등 최소화, 위원회 논의 품질 끌어올리는게 핵심3기 신도시 선정 교산지구, 먼저 주민 마음 이해하고 목소리 대변할 것하남시는 김상호 하남시장 취임 이후 중요 정책과 현안 사업을 소수 정책결정자의 판단이 아닌 민간의 자문과 제안을 바탕으로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민간의 자문과 제안을 할 기구가 바로 '하남시 백년도시위원회'다.대학교수·기업인·시민·시의원·공무원 등 지난해 말 공모를 거쳐 선발된 50여 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백년도시위원회는 시 중요정책과 현안사업에 대한 자문 및 제안에 대한 역할을 수행하며 숙의 민주주의를 기본원칙으로 합의적 의사결정을 통해 운영될 예정이다.김신일 전(前) 교육부총리를 위원장으로, 일자리경제위원회(10명), 복지문화위원회(10명), 안전도시위원회(10명), 교통환경위원회(10명), 자치행정위원회(10명) 등 5개 분과로 나눠 운영될 백년도시위원회는 하남시 미래발전에 대한 목표 및 방향성 설정, 공약사항 이행 평가, 중요정책의 자문 형성 과정에 직접 참여해 민선 7기 시장의 개혁 의지를 실천할 방침이다.백년도시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김 위원장과 인터뷰를 통해 백년도시위원회의 의미와 역할을 알아봤다.김 위원장은 백년도시위원회에 대해 "지방자치단체는 단체자치(지방분권)와 주민자치(주민참여)라는 두 가지 부문으로 구성되는데 지난 1987년 지방자치단체가 부활한 이후 30년 동안 단체자치 부문은 상대적으로 많은 진전이 있었으나, 주민자치 부문은 아직 보완할 부분이 많다"며 "문재인 정부도 단체자치보다 주민자치를 강조하고 있고 백년도시위원회 역시 주민참여를 위한 제도적 장치 중의 하나"라고 소개했다.백년도시위원회는 5개 분과 위원회를 운용해 전문성을 높이고 위원회 자체적 판단에 의한 자문활동과 공론화를 포함한 다양한 자문 방법의 활용 등이 보장돼 있어 '강화된 형태의 자문위원회'로 평가된다. 위원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더 높은 수준의 주민참여를 위한 훌륭한 가교역할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중앙정부에는 각종 위원회가 있고 그 위원회를 통해 국민과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듣고 국정을 운영해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지방자치단체도 시장이 권력을 휘두르거나 자기 주변 소수의 얘기만 들으면서 부정부패가 만연해 왔다"고 지적하며 "김 시장이 위원회를 제대로 운영하고 위원회 의견을 존중하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밝혀 위원회에 참여하게 됐다"고 참여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백년도시위원회가 출범한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은 점도 있지만, 명확히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지적에 대해 김 위원장은 "기본적으로 위원회는 시장이 부의한 시정 사항을 자문하는 기구이지만, 제3기 신도시 교산지구와 관련한 긴급 현안회의를 진행했던 것처럼 위원회 자체적으로 활동계획을 세워 심의 및 자문할 수 있다"고 말했다.또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위원들이 참고할 수 있는 100년을 내다보고 하남의 밑그림을 그려보는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워크숍 등을 통해 역량을 키워 올 하반기부터는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 6호기 재추진 여부를 결정하면서 널리 알려진 숙의 민주주의를 기초자치단체에서는 최초로 백년도시위원회가 도입해 기대와 함께 우려도 있다는 것에 대해 김 위원장은 "신고리 5, 6호기 재추진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숙의 민주주의 구현을 위해서는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지만, 한 단계 높은 의사결정이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또 "집단지성의 발현 과정을 통해 갈등을 최소화하자는 것이 숙의 민주주의의 기본목표"라며 "하남시는 원도심과 신도시, 그리고 새로운 인구 유입으로 인한 갈등요소가 많을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갈등을 해결하는데 숙의 민주주의 활용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평가했다.그는 "위원회를 통한 심의는 그 자체로 숙의 민주주의적 성격을 띠는데 위원회의 논의 품질을 어떻게 끌어 올릴 수 있느냐가 핵심으로, 정확한 정보 제공, 개인적인 이해관계에서 벗어난 의견 개진, 안건에 가장 적합한 논의 방법이 관건"이라며 "숙의 민주주의가 정착된다면 행정은 결정자에서 조력자로, 시민사회는 행정의 대상으로부터 정책과정의 참여자로 이동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제3기 신도시로 하남 교산지구가 선정된 것과 관련, 찬성과 반대 목소리가 공존하면서 이 문제를 백년도시위원회가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데 대해 김 위원장은 "먼저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50여 년 동안 재산권을 제한받았는데 또다시 신도시로 지정된 주민들은 억울한 감정을 가질 수밖에 없다"면서 "먼저 주민들의 마음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또 "지난번 자문회의에서 시장에게 교산지구 대책을 제안했는데 중앙정부에서 일방적으로 지정했다고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신속하게 대응해야 할 것과 중장기적으로 대응할 것을 구별하고 하남시의 여러 구성원과 함께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며 "신도시에 시민들의 의견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위원회의 역할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개발결과와 관련해서는 시민이 원하는 신도시의 구체적 청사진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위원회도 주어진 상황에서 개발과정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개발의 결과가 최대한 미래지향적인 것이 되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글·사진/문성호기자 moon23@kyeongin.com■김신일 백년도시위원장은▲학력-청주고 졸-서울대 사범대 교육심리학과 졸-서울대 대학원 교육학과 졸-교육학박사(미국 피츠버그대) ▲경력-1993~2003년 교육개혁과교육자를위한시민회의 공동대표-1994~1998년 대통령자문 교육개혁위원-1998년 대통령자문 새교육공동체위원-2000년 동아시아사회교육포럼 회장-2006년 서울대 교육학과 명예교수(현)-2006~2008년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2010~2012년 UNESCO 국제교육상심사위원-2010~2015년 백석대 대학원 석좌교수-2011~2012년 대통령직속 사회통합위원회 위원 ▲상훈-홍조근정훈장(2006)-청조근정훈장(2009)김신일 하남시 백년도시위원회 위원장은 백년도시위원회를 통해 숙의 민주주의로 하남의 미래를 설계하겠다고 강조했다.하남시 백년도시위원회가 첫 워크숍을 열고 첫발을 내딛었다.하남 백년도시위원회 위원들이 제3기신도시로 지정된 교산지구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하남시 제공

2019-01-22 문성호

[우리시대의 품앗이人(K-Pumassian)]조덕환 김포시 고촌읍 생활안전협의회장

목장 운영하며 고향발전 '헌신봉사'경찰들과 수시로 밤 늦게까지 순찰소외된 사람들 찾아 온정 베풀기도"내 한 몸 힘들어도 그저 이웃들의 환한 미소만 보면 온갖 시름이 다 날아갔어요."김포시 고촌읍 신곡리에서 평생 소를 키우며 살아온 조덕환(61)씨는 행복한 축산인이다. 어려움을 겪는 이웃이 있으면 자기 일처럼 팔을 걷었고, 고향 발전에 도움이 되는 곳이라면 주저 없이 뛰어갔다. 고촌중학교 초대 운영위원장으로 신설 학교 안정화의 틀을 다지는 데 일조한 조 씨는 본업인 목장경영 외에 현재 고촌읍 생활안전협의회장을 맡아 이웃들의 안녕을 몸소 지켜주고 있다. 그에게는 중요한 행복이다.그는 "목장 일이 고된 날에는 '이제 편안하게 노후를 보내도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면서 "하지만 내가 발품 조금 팔고 내가 손길 조금 더 내밀면 누군가에게는 큰 선물로 다가올 수 있다는 걸 알기에, 건강이 허락하는 한 주어진 소임에 온 힘을 다하려 한다"고 말했다.지난 2008년께부터 10여년간 마을 이장을 지낸 경험은 여생을 이웃들에게 헌신 봉사하겠다는 그의 가치관에 영향을 미쳤다. 목장 일이 아무리 바빠도 이웃들의 손과 발이 돼주는 게 우선이었던 시기였다. 조 씨는 "역지사지의 생활자세를 그때 많이 깨우쳤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요즘은 경찰들을 도와 매달 한 번씩, 필요한 경우 수시로 밤늦게까지 고촌읍 일대 순찰을 다닌다. 생활안전협의회 회원들과 함께 일선 파출소 사기 진작에 힘을 보태고 관내 소외이웃들에게 온정을 전달하기도 한다. 대외적으로는 전국 농협중앙회 수상자 모임인 '새농민회' 총무를 거쳐 부회장으로 봉사중이다.인생의 보람으로 기억하는 순간은 송아지가 세상으로 나오는 순간을 꼽았다. 고촌읍은 물론 김포 전역이 빠르게 도시화하는 와중에도 계속해서 태어나 주는 송아지들을 보면 "소 키우며 참 열심히 살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조 씨는 "소를 키우는 것도, 사회에 봉사하는 것도 주어진 여건에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다 보니 어느 순간 나 자신이 가장 큰 위안을 얻고 있더라"며 축사 앞에서 환한 웃음을 지었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김포에서 평생 소를 키우며 봉사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는 조덕환 씨가 "가족이나 다름없다"며 사육중인 소들을 소개하고 있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2019-01-21 김우성

[FOCUS 경기]경기 창조오디션 공모 대상 사업 '음악역 1939' 본격 운영

가평역 개통 연도로 명명… 문화공간 '재탄생'공연장, 세계적 음향 전문가 샘 도요시마 설계우수 녹음시설 갖춰 음반작업·공연 한곳에서페스타·포럼 통해 다양한 무대·인재양성 포부추억의 경춘선 옛 가평역이 뮤직 빌리지 '음악역 1939'로 새롭게 태어났다.'넥스트 경기 창조오디션' 시작 원년인 지난 2014년 가평군의 '뮤직 빌리지 조성사업'이 대상을 수상한지 5년여 만의 일이다.뮤직빌리지는 지난해 12월 준공식 및 오픈기념 콘서트를 열고, 브랜드 네임 '음악역 1939'로 명명하고 운영에 들어갔다.이곳에서 365일 크고 작은 음악페스티벌을 개최해 대한민국 유일무이한 음악 도시가 될 것으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또 연간 200만명 방문, 31억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와 최대 1천명의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는 전망보고서는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가평 뮤직빌리지가평에 음악을 테마로 한 복합문화공간 '가평 뮤직빌리지'가 올해 1월 문을 열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가평군은 '넥스트 경기 창조오디션' 시작 원년인 지난 2014년 '뮤직 빌리지 조성사업'으로 공모해 대상수상과 함께 100억원의 특별조정교부금을 지원받았다. 이에 군은 총사업비 406억여원(국비 5억원, 도비 119억원, 군비 257억원, 기금 25억원 등)을 투입해 가평 구 역사 일원(3만7천579㎡)에 뮤직센터 등 음악이 중심이 되는 창작 및 서비스, 비즈니스 시설을 집적화시켜 새로운 동력을 얻는 복합문화단지를 조성했다.특히 뮤직빌리지는 세계적인 음향 전문가 샘 도요지마가 설계한 세계적 수준의 공연장이 있는 뮤직센터와 스튜디오, 연습동, 레지던스 등 음악 관련 4개 시설과 레스토랑, 로컬푸드 매장 등의 편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브랜드 네임 뮤직빌리지 '음악역 1939' 출발'음악역 1939'의 '1939'는 경춘선 가평역이 처음 문을 연해다. 전철 개통으로 지난 2010년 경춘선이 폐선되자 문을 닫은 가평역 부지를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킨 곳이 바로 음악역이다. 이에 뮤직빌리지는 지난해 12월 14일 브랜드 네임을 뮤직빌리지 '음악역 1939'로 명명하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준공 행사와 오픈 기념 콘서트를 개최했다.이날 오픈 기념 콘서트에는 송홍섭 앙상블, 무형문화재 제30호 여창가곡 이수자 강권순, 가수 장필순·백지영, 홍대 인디밴드 잔나비 등이 출연해 뮤직 빌리지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기념 콘서트는 '음악역 1939' 오픈을 축하하는 수많은 관객으로 전 좌석이 가득 채워졌으며 향후 '음악역 1939'의 방향성을 보여준 재즈부터 국악, 대중가요, 인디 음악 등 모든 장르를 아우르는 폭넓은 공연으로 많은 관객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또 오픈 기념 콘서트에 앞서 1939년 처음 개장한 가평역의 역사를 이어 80년 만에 새로운 기능을 할 음악역의 첫 출발을 알리는 '음악역 1939' 준공식이 진행됐다.# '음악역 1939' 둘러보기'음악역 1939'는 뮤직 존, 플라자 존, 숙박·체류 존, 커뮤니티·상업 존 등 4개 공간에서 음악인은 창작 활동과 공연을 펼치고 방문객들은 연중 크고 작은 무대를 즐길 수 있다.야외공연장, 레스토랑, 로컬푸드 매장도 갖췄다. 가장 중심이 되는 뮤직센터에는 세계적인 음향 전문가 샘 도요시마가 설계한 공연장이 있다. 그는 비틀스가 녹음한 애비로드 스튜디오를 설계했고, 88 서울 올림픽 행사 음향을 맡기도 했다. 뮤직센터에는 작은 상영관 2곳도 있다. 이전까지 개봉관이 없어 영화를 보려면 멀리 나가야 했던 가평군민들이 이제는 가까운 곳에서 최신 개봉작을 볼 수 있게 됐다.'음악역 1939'의 핵심은 단연 스튜디오다. 이곳은 70∼80명 규모의 오케스트라가 공연하면서 녹음하고 숙박할 수 있는 시설은 최고 수준이다. 우리나라에 5대밖에 없을 정도로 귀한, 9억원 가량의 최상급 아날로그 콘솔(니브 88 RS)을 마련했다. 50m 떨어진 공연장과 지하 광케이블로 연결해 그곳에서 연주하는 소리를 이곳 스튜디오에서 녹음할 수 있다.이곳에선 대중음악뿐 아니라 클래식, 재즈, 국악 등 다양한 음악이 살아 숨 쉴 예정이다. 크고 작은 공연을 연중 펼치는 건 물론, 음악을 주제로 한 포럼과 토크 콘서트, 전시회 등도 펼친다.또 스튜디오에서 앨범을 제작하고, 이곳에서 열리는 공연 실황을 스튜디오에서 녹음해 라이브 음반으로도 발매할 예정이다. 전문 음악가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연습실을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음악을 배우고 싶어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음악교실도 마련된다. # '음악역 1939' 자리매김프로그램은 공연과 축제를 의미하는 '페스타(FESTA)'와 한국 음악 산업 현안에 대해 고민하는 '포럼(FORUM)' 등 두 가지 콘셉트로 나뉜다.페스타는 'The Show'를 비롯해 'Ensemble', 'Festa', 'Record Label' 등 4개 프로젝트 19개 프로그램으로 진행되고 포럼은 포럼, 토크 콘서트, 아카데미 등 3개 프로젝트 4개 프로그램을 운영된다 즉 '음악역 1939'에서는 연간 7개 프로젝트, 25개 프로그램, 70여 회 공연이 진행될 예정이다.음악성이 있으나 평소 접하지 못한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펼쳐지고 세대와 장르를 넘나드는 콜라보레이션을 만날 수 있다.대중음악의 현재와 미래를 고민하는 포럼이 열리고 다양한 분야의 인사를 초청, 대중음악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는 토크 콘서트도 열린다.음악 교실과 신인 발굴 프로젝트, 비전공자와 동호인 등을 대상으로 한 강좌도 개설된다. 가평/김민수기자 kms@kyeongin.com가평뮤직빌리지 '음악역 1939' 중앙에 위치한 뮤직센터동. /가평군·뮤직빌리지 제공준공식에서 김성기(오른쪽) 가평군수가 음향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가평군·뮤직빌리지 제공지난해 12월 14일 열린 가평 뮤직빌리지 '음악역 1939' 준공식. /가평군·뮤직빌리지 제공준공식과 함께 열린 가평 뮤직빌리지 '음악역 1939' 오픈 기념 콘서트. /가평군·뮤직빌리지 제공'음악역 1939' 뮤직센터동 내 세계적인 음향 전문가 샘 도요시마가 설계한 공연장. /가평군·뮤직빌리지 제공가평 뮤직빌리지 '음악역 1939' 오픈 콘서트 무대에 오른 가수 백지영. /가평군·뮤직빌리지 제공

2019-01-20 김민수

[이슈&스토리]달라진 세법… 연말정산, 한푼이라도 더 받으려면

1억5천만~5억원 구간 신설 소득세율 상향 올해 적용 '체크'15~34세 中企 취업 청년 5년까지 소득세의 90% 감면 '확대'작년 7월부터 신용카드 결제 도서 구입·공연 관람비도 혜택시력교정용 안경·보청기·중고생 교복 '영수증' 꼭 챙겨야'정부24'사이트서 재학증명서등 관련 증빙서류 발급 '편리'매년 연초가 되면 직장인들은 또 하나의 기쁨을 누린다. '13월의 보너스'라고 불리는 연말정산이 드디어 시작되기 때문이다.하지만 바뀐 개정 세법에 따른 관련 서류를 제대로 챙기지 않을 경우 환급은 고사하고 세금을 더 내야 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다. 비록 국세청의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 덕택에 예년보다 연말정산이 쉬워졌어도 직장인들에게 서류준비는 결코 쉽지 만은 않다. 이에 따라 직장인들에게 바뀐 세법에 따라 알아두면 돈 되는 연말정산 절세 방법을 소개한다. # 개정된 세법, 올해 2월 연말정산 시작분부터 적용우선 올해 연말정산은 소득세 최고세율이 상향조정됐다. 1억5천만원 이하의 소득세율은 종전과 동일 하지만 개정안에는 1억5천만원부터 5억원 사이 구간이 신설되고 구간 신설에 따른 세율이 상향조정됐다. 지난해 1월 1일 이후 발생 소득분부터 1억5천만~3억원은 38%, 3억~5억원 40%, 5억원 초과는 42%의 소득세를 내야 한다.이와 함께 정부는 보편적 아동수당 도입에 따른 이중 지원을 막고자 중복된 자녀 세액공제를 폐지했다. 지난해까지 6세 이하 자녀 둘째부터 1인당 15만원의 추가공제를 받을 수 있었으나 올해는 관련 세액이 폐지돼 받을 수 없다. 다만 1인당 150만원 세제지원을 받던 부양가족 소득공제와 1인당 15만원(셋째부터 30만원)의 자녀세액공제는 종전과 동일하게 받을 수 있다. 또 출산·입양시 첫째 30만원, 둘째 50만원, 셋째부터 70만원 추가공제를 받을 수 있다.의료비 세액공제대상도 확대됐다. 그동안 공제 한도가 없었던 거주자, 65세 이상인 자 및 장애인을 위해 지급한 의료비 및 난임 시술비가 올해부터는 중증질환, 희귀난치성질환, 결핵 등의 진단을 받아 본인 부담 산정특례대상자로 등록한 자로까지 확대된다. 이중 난임 시술비의 공제율은 15%에서 20%로 상향조정됐다.# 맞춤형 연말정산 이번 연말정산부터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들의 소득세 감면이 확대된다.이전까지는 취업일로부터 3년까지 70%를 감면했다면, 올해부터는 취업일로부터 5년까지 소득세의 90%로 늘어났다. 연령대도 15세부터 34세까지로 확대됐다.또 총급여액 5천500만원 이하 근로자의 월세액 세액공제율이 10%에서 12%로 인상된다. 다만 근로소득자 중 종합소득금액이 4천만원을 초과하는 경우는 해당되지 않는다. 전세자금 대출의 원리금 상환액, 주택마련저축 납입금도 세액공제 대상이다.특히 이번 연말정산부터는 연간 총급여 7천만원 이하 근로소득자의 경우 2018년 7월부터 신용카드로 결제한 도서 구입비와 공연 관람비에 대해서도 지출 금액의 30%가 소득 공제된다. 공제한도는 100만원이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에는 부부의 소득이 비슷하다면 일반적으로 연봉이 높은 배우자의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목회자의 경우는 근로소득이나 종교인소득 중 선택해 연말정산을 하면 된다. 공제 감면 폭은 근로소득이 더 높고, 필요경비로 인정되는 금액은 종교인소득이 더 많다. 소득공제에 있어서는 근로소득과 종교인소득 연말정산 모두 공통적(인적공제, 공적연금보험료공제, 창업투자조합출자금공제, 개인연금저축공제)으로 적용되지만, 소득공제항목인 건강보험료, 고용보험료, 주택자금, 신용카드 등 공제는 근로소득의 경우만 적용된다. 세액공제에 있어서는 자녀세액, 연금계좌, 기부금세액공제는 공통적으로 적용되고, 그 외의 공제인 보험료, 의료비, 교육비세액공제는 근로소득의 경우만 공제된다.성도의 경우 다른 근로자와 동일하게 연말정산을 신청하면 된다. 다만 헌금은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를 통해 조회되지 않으므로 출석 교회에서 직접 기부금 영수증을 받아 회사에 제출해야 한다.종교단체기부금은 지정기부금에 해당하며, 공제대상 기부금 중 2천만원까지는 15%, 2천만원 초과분에 대하여는 30%를 세액공제 한다. 아울러 이번 연말정산에서는 기부문화 진작을 위해 이월공제기간이 5년에서 10년으로 확대됐다.#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 제외 챙길 서류연말정산 항목에는 해당 되지만 간소화 서비스 등에 빠지는 서류가 있다. 이 때 구입처에서 영수증을 미리 챙겨뒀다가 연말정산 서류에 포함 시켜야 한다.우선 시력교정용 안경이나 콘택트렌즈 등 구매 비용은 연말정산 항목에 해당 되지만 국세청 간소화 서비스에 포함되지 않아 안경원 등에서 시력교정용 안경이라는 구매영수증을 받아 회사에 제출해야 한다. 보청기, 휠체어 등 장애인 장비 구입 비용이나 임차 비용 역시 영수증을 발급받아 제출하면 의료비 세액공제 대상이 될 수 있다. 또 기본공제 대상자가 암, 치매, 난치성 질환 등 지속 치료를 필요로 하는 경우에는 의료기관에서 장애인 증명서를 받을 수 있다. 장애인 증명서를 발급받아 제출하면 1인당 200만원을 소득공제 받을 수 있다. 가령 암 수술을 받아 향후 5년간 추적검사를 하면서 약처방을 받으면 연말정산에서는 장애인에 해당하게 된다. 이 밖에 중·고생 자녀를 둔 경우 교복도 1인당 50만원까지 교육비 공제 대상에 들어가고, 연간 소득 7천만원 이하의 무주택 근로자는 월세를 내면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월세 지출액의 10~12%에 대해 최대 750만원까지 세액공제가 가능한데 월세 증빙은 현금영수증이 아니어도 임금 내역서 등으로도 가능하다. 국민주택규모(85㎡ 이하) 이하의 주택, 주거용 오피스텔 등도 가능하며 계약서 사본과 월세 납입 이체 입금증 등만 있으면 된다. 아울러 전세보증금보험에 가입했을 경우에도 공제받을 수 있다. 올해부터 서민층 주거 안정을 위해 일반보장성보험 항목에 전세보증금보험료가 포함됐다. 중고자동차를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등으로 구매할 때도 구매금액의 10%를 공제받을 수 있다. 다만 신차를 샀을 경우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현금으로 구매할 때는 현금영수증이 꼭 필요하다. # 관련 증빙서류 무료 발급받고 놓친 연말정산 다시 받자서류 준비 미비나 착오 등으로 연말정산을 받지 못할 경우 추가로 청구할 기회가 남아있다. 국세청 홈택스 홈페이지에서 경정청구 자동작성 서비스를 이용하면 되는데 이때 5년이 지나지 않는 연말정산 항목에 대한 서류를 첨부하면 된다.만약 홈택스를 통해 청구하는 것이 어렵다면 주소지 담당 세무서를 찾아가 경정청구서를 작성하거나 세무사 등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 바쁜 직장인들을 위한 편리한 연말정산증빙서류 발급 서비스도 실시 된다. 행정안전부는 '정부24' 사이트에 오는 31일까지 '연말정산 간소화 화면' 서비스를 제공한다. 여기에서는 연말정산에 필요한 주민등록표등본, 재학증명서, 장애인증명서, 국민기초생활수급자증명서, 외국인등록사실증명서 등 5종의 증빙서류와 연말정산 시 자주 이용하는 개별(공동)주택가격확인서, 교육비납입증명서 등 2종을 무료로 신청·발급받을 수 있다. /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2019-01-17 김종찬

[인터뷰… 공감]초등 교과서속 '까만나라 노란추장' 주인공, 농학자 한상기 박사

■영국행 포기하고 아프리카 간 계기는1971년 당시 내전으로 피폐 기근 심각'식량안전으로 국위선양' 서울대 휴직■23년간 현지서 연구생활 성과는카사바·얌 등 품종개량 73개국에 보급석박사 수십명 배출 '고기잡는 법' 교육그의 삶을 거슬러 얘기하면 한편의 위인전이 된다. 실제로 그의 얘기는 1980년대 초등학교 교재 '생활의 길잡이'(3학년 2학기)에, 최근에는 초등학교 6학년 1학기 '국어읽기'에도 소개됐다. 한 출판사가 2001년도에 펴낸 '까만나라 노란추장'이란 책은 그의 얘기를 동화로 만들었는데 지금까지도 아이들에게 큰 공감을 얻으며 47쇄나 발행되기도 했다. 외국 특히 나이지리아에선 '추장(농민의 왕)'으로까지 추대되며 신문 1면을 여러 번 장식하기도 했다. 국제적으로 권위 있는 상까지 수차례 받아 세계적인 학자로 두루 명성을 떨치기도 했다. 그는 바로 농학자 한상기(87) 박사다.슈바이처 박사가 아프리카에서 의료활동으로 사람들을 구원했다면, 한상기 박사는 식물유전육종학으로 이들을 구해냈다. 요즘 세계 곳곳에서 한국의 명예를 드높이는 이들로 나도 모르게 가슴 뿌듯해지고, 절로 자부심이 드는 경험을 하곤 한다. 베트남의 영웅이 된 축구감독 박항서, 빌보드 차트를 석권하며 전 세계적 팬덤을 형성한 BTS(방탄소년단)가 현재를 대표한다면, 한 박사는 1970~80년대 아프리카에서 식량난을 이겨내는데 지대한 공을 세운 인물로 추앙받는다. '한국에서 온 아프리카 성자'라고까지 불렸다.# '일왕불퇴' 각오로 아프리카 광야에 서다1933년 충청남도(청양군 청남면 인량리) 칠갑산 자락에서 한상기 박사는 7남매 중 여섯째로 태어났다. 정산향교의 전교(典校, 교장격 관리자)를 지낸 유학자인 아버지와 자식을 위해 먼 길을 마다 않고 불공을 드리며 헌신하는 어머님 밑에서 그는 엄하게 자랐다. 어릴 때부터 농업에 관심이 많아 식물유전 육종학자가 되고자 서울대 농대에 입학(1953년)했고, 미국 미시간주립대를 유학해 유전육종학 박사학위를 딴 후 1961년부터 서울대 농대 교수로 재직했다. 서른도 채 되지 않은 나이에 그야말로 '탄탄대로'가 열린 것이다. 누가 봐도 명예롭고 선망의 대상인 서울대 교수직."그때(교수직 역임 당시) 나에게 두 갈래 길이 주어졌다. 하나는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의 초청을 받아 식물유전 육종학을 연구하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가난과 굶주림에 허덕이는 아프리카 사람들의 식량 안전을 위해 나이지리아 이바단에 창설된 국제열대농학연구소로 가는 것이었다." 그는 망설임 끝에 케임브리지행을 포기했다. 가난하고 굶주리는 아프리카인들의 주식작물개량을 위한 연구의 길을 택한 것이다. 서울대 교수생활 10년만인 1971년, 그의 나이 38세였다. 그해 5월 그는 아이들 셋만 데리고(큰 딸은 학교문제로 한국에 남음) 아내와 나이지리아로 떠났다. 직항이 없어 비행기를 2번이나 경유하고 거의 닷새 만에 도착한 곳. 그 당시 나이지리아는 200만명의 희생자를 낸 내전(1967~1970년)이 끝난 직후라 더없이 피폐하고 농토까지 황폐해져 심각한 기근에 시달렸다. 50여만명이 굶어 죽을 정도로 최악의 상황이었다."1971년부터 1994년까지 23년을 나이지리아에서 '일왕불퇴(一往不退, 서산대사가 한 말로 '한번 갔으면 되돌리지 말라'는 뜻)'의 각오로 하루도 결근하지 않고 일하면서 살았다. 데리고 온 아이 셋은 결국 교육문제로 뿔뿔이 흩어지게 됐고, 우리 부부만 나이지리아 연구소 사택에 살면서 외롭고 쓸쓸하고 솔직히 어렵게 지냈다. 일종의 수도생활과도 같았다"고 그는 회고한다. 한 박사는 그곳에서 아프리카 사람들이 주로 먹는 카사바와 얌, 고구마, 바나나 등을 연구해 기존 품종보다 병충해에 강하고 아프리카 땅에서 잘 자라는 품종으로 개량했다. 오랜 연구 끝에 수확량도 세배나 늘었고 기존보다 크기도 훨씬 커졌다. 그곳 사람들도 서서히 굶주림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내병다수성 카사바를 만들어 나이지리아를 비롯해 아프리카 73개국(토고, 가나, 카메룬 등) 농민들에게 대대적으로 보급했다.그가 서울대를 떠날 때 총장에게 제출한 휴직계에 써낸 '가난한 아프리카 사람들의 식량 안전에 기여하고 국위 선양을 위해 휴직코자 한다'는 당찬 꿈이 이뤄진 것이다. 1983년에는 나이지리아의 대표 부족 가운데 하나인 요루바족 사람들이 자신들을 위해 헌신한 한 박사를 기려 이키레읍 '추장'으로 추대했고, 대관식까지 치른 이야기는 널리 회자됐다. 추장은 이곳 농민들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예우였던 것이다.■아프리카 경험중 유명해진 일화는나이지리아 한 부족 '추장' 추대해줘헌신 감사 대관식까지… 최고의 예우■반세기만에 귀국, 수원 정착 했는데대학시절 보낸 곳, 고생한 아내 간병마음 달래려 시·서예 '문학상' 받기도# '고기잡는 법' 현지 후학 배출… 그리고 귀국그는 품종개량을 통한 기근 구제에서 멈추지 않았다. 인재육성도 함께 해 나갔다. "배고픈 사람에게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다. 아프리카 사람들이 순박한 마음으로 서로를 도우면서 풍요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이들에게 공부하고 연구할 기회를 열어 달라."그는 국제농업기구에도 도움을 요청했다. 그가 속한 열대농학연구소에서는 아프리카 각국의 농학자 700여명을 훈련시켜 보냈다. 그중 40여명이 석박사들이고, 그중 절반은 한 박사가 직접 지도한 제자들이었다. 1994년 1월 한 박사는 23년간의 생활을 마감하고 아프리카를 떠났다. 이들 스스로 농업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은퇴 이후 그는 아내와 함께 그동안 떨어져 지냈던 세 아이들과 가까이 살고자 미국 클리블랜드에 정착해 21년을 살았다. 그리고 지난 2015년 40여년의 길고 긴 타국생활을 마감하고 귀국해 큰딸이 살고 있는 경기 수원에 자리 잡았다. 수원은 대학 시절을 보낸 곳이기도 하다."사실 치매에 걸려 근 10년간 허덕이는 집사람을 데리고 한국에 묻히려고 반세기 만에 귀국했다. 수십년을 아프리카 낯선 땅에서 나를 위해 무진 고생하다 아내가 병든 것이다. 내가 보살펴 줘야 한다"는 그는 매일 아내를 위해 기도한다. 그는 무겁고 복잡한 마음을 다잡기 위해 기도와 시, 서예로 달랜다. 그러다 보니 시는 작품(제66회 한국문인 신인문학상 수상)이 됐고 서예는 수준급 실력이다. 기도는 '무아경(無我境, 정신이 한곳에 온통 쏠려 스스로를 잊고 있는 경지)'에 들었을 때 적은 것이 공책 170권 분량에 달한다. 최근에는 그중 내용을 정리해 '나는 나이고 싶다(학자원 펴냄)'란 5권짜리 책을 펴내기도 했다.한국생활 5년차. 44년 전 고국을 떠나던 당시와 비교하면 한국은 천지개벽 수준의 발전이 이뤄졌다. 하지만 청년들을 볼 때면 왠지 모를 안타까움이 든다고 한다. "젊은이들이 물질적, 향락적 사치에 너무 치우치는 것 같다. 남을 너무 의식하다 보니 정작 자신의 본질, 더 나아가 오늘을 있게 만들어준 전 세대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한다. 그는 "'그대 아끼게나 청춘을. 오늘도 가슴에 큰 뜻을 품고. 젊은 하루를 뉘우침 없이 살게나'란 스승 류달영 박사의 좌우명을 빌려 젊은이들이 좀 더 자신을 돌아보고 패기를 가졌으면 한다"고 전했다.글/이윤희기자 flyhigh@kyeongin.com 사진/김종택기자 jongtaek@kyeongin.com■한상기 박사는?▲ 1933년 8월 충남 청양군 출생▲ 1950~1953년 대전고▲ 1953~1957년 서울대 농과대 ▲ 1957~1959년 서울대 농학석사, 국내 최초 '잡초학' 연구▲ 1965~1967년 미국 미시간주립대 대학원 식물유전육종학 박사▲ 1971~1994년 아프리카 나이지리아 국제열대농학연구소 구 근작물개량연구원▲ 1982년 대한민국 대통령 표창, 영국 기네스과학공로상 수 상, 나이지리아 이키레읍 추장(농민의 왕)▲ 1984년 국제 구근작물학회 우수봉사상 수상(영국 세계농업 명사록에도 실림)▲ 1989~1994년 미국 코넬대학교 명예교수▲ 1991~1997년 국제 구근작물학회 회장 ▲ 1996년 자랑스러운 서울대인상 개교 50주년 ▲ 2006년 브라질 환경장관 공로상▲ 2009년 영국 생물학회 펠로상 수상▲ 1998~2010년 미국 조지아대학교 명예교수# 저서: '과학도를 위한 통계학(1968, 집현사)' '신비의 땅 아프리카(1990, 교육과학사)' '아프리카 아프리카(1999, 생활성서)' 'Africa 아프리카 사람 아프리카 격언(2010, 풀과 별)' '아프리카, 광야에서(2014, 따뜻한손)' '500년간 잊혔던 뿌리와 정신 찾다(2016, 학자원)' '나는 나이고 싶다. 5권 시리즈(2018, 학자원)'가난하고 굶주린 아프리카인들의 주식작물 개량을 위해 연구의 길을 선택한 한상기(87)박사가 23년간 아프리카에서 겪었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아프리카인들과 어울리는 한상기 박사. /한상기 박사 제공

2019-01-15 이윤희

[우리시대의 품앗이人(K-Pumassian)]윤일영 수원시안경사회 회장

캄보디아 씨엠립 주민에 안경 제공누구나 혜택 누릴수 있게 장기적 지원대학생 정기적 장학금 후배 양성 앞장수원시안경사회 윤일영(36) 회장은 대학에서 교육학을 전공했다. 하지만 졸업 이후 진로를 재설정하는 결단을 내렸고 그가 택한 건 안경사였다. 동남보건대학교 안경광학과에 다시 진학해 원점에서 새로운 길을 걷기 시작한 그는 졸업과 동시에 국가고시에 합격, 안경사 일을 본격 시작했다. 지난해부터는 수원시안경사회 회장직을 맡아 320명에 이르는 회원들의 권익 보호에도 앞장서고 있다.진로를 한차례 변경하는 위험 부담을 감수해야 했던 만큼, 윤 회장은 이후 매사에 절실함을 갖게 됐다. 특히 협회를 이끄는 중책을 맡은 뒤로 책임의 무게감은 더욱 커졌고, 자신과 같이 전문적 기술을 가진 자들이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주위의 이웃들을 위해 안경사로서의 재능을 나누는 일에 나서기로 결심했다. 윤 회장은 "안경이라는 건 사람들의 눈을 바로 잡아주는 아주 중요한 역할임에도, 여건상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환경에 처한 사람들이 아직도 주변에 많더라"며 "이들이 세상을 환하고 선명하게 볼 수 있도록 최소한의 힘이라도 보태는 일이야말로 값진 일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이에 윤 회장은 지난 1년간 수원시 공공기관과 연계해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는 데 주력했다. 특히 외국인 노동자에 주목한 그는 지난해 6월과 9월 두 차례 협회 차원에서 보건소를 방문해 기초 시력검사 봉사를 펼쳤으며, 11월에는 지역 내 의료단체와 함께 캄보디아 씨엠립 현지를 직접 찾아 주민 100여명에게 안경을 선물하기도 했다. 그의 목표는 일회성 이벤트 행사로 그치는 것이 아닌, 현지에 안경산업이 뿌리를 내려 누구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장기적 관점에서 지원하는 것이다. 윤 회장은 "올해는 캄보디아 현지 경제 상황을 분석하고 안경업 현황을 점검해서 한국형 안경업 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도록 대안을 찾아볼 예정"이라며 "현지 안경사를 양성해 발전시키는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윤 회장은 후배 양성에도 적극적으로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안경사의 길을 걷기 시작한 대학 관련학과 재학생에게 정기적으로 장학금을 전달하는 한편, 안경사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윤 회장은 "대학에서 교육학을 전공해서 그런지 몰라도, 어떤 분야건 교육이 가장 기본이고 중요하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다"며 "미약하지만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을 나중에 후배들이 그 이상으로 해줬으면 하는 마음에서 교육 분야에도 열정을 쏟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수원시안경사회 윤일영 회장은 지난해 3월 회장 임기 시작 이후 수원시 공공기관과 연계해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

2019-01-14 황성규

[FOCUS 경기]'옥정~포천 19.3㎞ 연장' 사활 건 포천시

광역교통망 '엉성' 산업시설·인구유입 '한계' 성사땐 신도시 개발 돌파구예타면제 정부설득 나서… 1천명 삭발·트랙터 상경시위 예고 '압박' 병행국가균형발전사업 수도권 제외설 돌자 軍시설 공공서비스 중단 '배수의 진'포천지역 사상 처음으로 철로를 잇는 사업이 새해 벽두부터 포천시를 뒤흔들고 있다. 전철 7호선을 포천까지 연장하는 사업이 성사될 경우 획기적인 도시성장을 기대할 수 있어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하지만 포천시의 현재 여건으로는 이 사업이 투자 대비 수익성을 낙관할 수 없어 정상적인 절차인 예비타당성(이하 예타) 조사에 들어갈 경우 통과될 확률이 낮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 때문에 예타를 면제받을 수 있는 국가균형발전사업에 포함되는 것에 기대를 걸고 있다.포천시는 전철 7호선 유치를 미래 도시성장을 위한 핵심 전략사업으로 상정하고 국가균형발전사업 선정에 총력을 쏟고 있다. 이를 위해 시가 꺼내 든 카드는 '국가적인 보상차원의 지역 배려'다. 1953년 6·25전쟁 정전 협정 이후 지금까지 아시아 최대규모의 미군 사격훈련장을 비롯해 국군 사격훈련장과 군부대 등 수많은 군사시설 수용으로 인해 입고 있는 각종 피해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국가적인 배려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포천시는 수도권의 각종 개발규제 외에도 군사시설에 따른 규제까지 겹쳐 70년 가까이 발전의 제약을 받아왔다. 살고 있는 집조차 마음대로 고칠 수 없는 유무형의 주민피해는 손에 꼽을 수 조차 없다. 시는 극에 달한 시민들의 고충과 지역낙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전철 7호선 연장사업을 양보할 수 없는 사안으로 보고 대규모 시민결의대회와 군부대 단수 예고 등 정부 압박의 수위를 점점 높이고 있다. 정부의 국가균형발전사업 선정을 놓고 더 물러설 수 없는 배수의 진을 친 셈이다.# '도시성장 돌파구' 전철 7호선 유치포천시가 철도유치에 이처럼 사활을 거는 이유는 철도가 도시성장의 열쇠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현재 포천의 교통여건은 인근 도시에 비해서도 상당히 낙후돼 있어 성장 잠재력을 잃고 있다. 도심을 관통하는 43번 국도는 포화상태가 된 지 이미 오래고 최근 구리~포천 간 고속도로 개통으로 일부 숨통은 트였지만, 광역교통망은 여전히 부족한 상태다. 서울이나 수도권으로 이동할 수 있는 교통망이 엉성하다 보니 산업시설 유치는 물론 인구유입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도로 확충은 시 재정으로는 한계가 있고 정부나 도가 추진하는 도시고속도로는 기간이 오래 걸리는 것에 비해서 지역에 미치는 직접효과가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대부분 도심 외곽에 걸쳐 있어 별도로 연결도로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시는 전철 7호선을 끌어올 경우 최대 인구밀집 지역인 송우지구 개발을 촉진할 수 있고 인근에 대규모 신도시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도로망 확충으로 얻을 수 있는 기대효과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도시성장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 철도유치 추진정부는 2016년 '제3차 국가 철도망 구축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은 오는 2025년까지 전국의 철도망을 대폭 확충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전부터 철도망 확보의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해온 포천시는 지난해부터 철도유치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우선, 철도정책 관련 세미나를 잇따라 열어 시민들에게 철도유치의 당위성을 알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10월 전철 7호선 옥정~포천 연장사업과 신분당선 호매실 연장 사업에 대한 예타 면제사업을 경기도에 건의한 뒤 11월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 제출했다. 전철 7호선 옥정~포천 구간은 총 19.3㎞로, 옥정역에서 소흘읍, 대진대학교, 포천시청까지 이어지며, 소요되는 사업비는 1조391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시는 청와대와 정부 부처, 국가균형발전위에 전철 연장 사업의 예타 면제를 촉구하는 건의문을 전달하고 인근 지자체, 국회의원 등과 힘을 합쳐 정부 설득작업을 벌였다. 여기에 시민들도 가세했다. 시민단체인 '포천시 사격장 등 군 관련 시설 범시민대책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서명운동을 벌여 35만4천483명으로부터 서명을 받아 관계 기관에 전달했다. 박윤국 시장은 국방부와 미8군 관계자들과 만나 협조를 요청했다. 시민들은 '릴레이 손편지 보내기 운동'을 전개,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도지사에게 전철 연장사업 예타 면제를 호소했다.# 대규모 결의대회·실력행사 예고로 정부 압박포천시와 시민들은 정부를 상대로 설득작업과 함께 최근 국가균형발전사업 선정 발표를 앞두고 강력한 압박 수단을 꺼내 들었다. 군 시설 범대위는 지난 7일 기자회견을 열어 전철 7호선 연장이 예타 면제 대상에서 제외될 경우 시와 협의해 시내 군부대 전역에 수돗물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이어 오는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 1만여명이 참여하는 결의대회와 1천여명의 삭발식을 열 것이라고 예고했다. 여기에 지역 농민들도 나서 21일께 대규모 트랙터 상경 시위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전철 7호선 포천 연장사업이 국가균형발전사업에서 빠지게 된다면 최악의 경우 미8군이 사용하는 영평사격장(로드리게스 사격장)을 포함해 국군 군부대 등 포천 전 지역의 군 시설에 제공되는 상·하수, 분뇨처리, 쓰레기 수거 등 주요 공공서비스가 중단될 수도 있다. 범대위 측은 "포천시는 정전 이후 67년간 국가안보를 위해 피해를 봐왔다"며 "이번 국가균형발전사업 선정에서도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정부에서 외면한다면 포천에서 다시는 사격훈련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민단체들의 경고대로 군 시설에 대한 공공서비스 제한 조치가 실제 실행될지를 떠나 전철 연장사업 예타 면제가 불발된다면 상당한 시민저항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포천지역 시민단체들이 이달 말 있을 것으로 보이는 국가균형발전사업 선정 발표를 앞두고 이처럼 강경자세를 보이는 것은 최근 수도권이 사업선정에서 제외될 것이라는 설이 돌고 있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최근 이번 사업 선정과 관련해 지역 내에서 확인되지 않은 여러 부정적 소문이 돌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시는 마지막까지 시민들의 염원을 정부 측에 강력히 전달할 것이며 시 전체면적의 5분의 1이 넘는 군사시설보호구역에 묶여 각종 개발제약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이에 대한 국가적 배려 차원에서 이번 사업을 지원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포천/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박윤국 포천시장이 지난해 11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나 전철 7호선 연장 사업에 대한 포천시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포천시 제공포천시 사격장 등 군 관련 시설 범시민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지난해 12월 국방부를 방문해 서명부를 전달하고 있다. /포천시 제공국회를 방문해 정성호 국회의원과 전철 7호선 연장 사업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는 박윤국 시장. /포천시 제공

2019-01-13 최재훈

[이슈&스토리]인천내항 재개발 시기·방향 두고 '이견'

해수부·인천시, 역사문화 체험·업무지구·주거·산단·리조트 단장 '마스터플랜' 공개인천항발전협 "2·6부두, 물동량 충분… 폐쇄는 탁상행정" 축산농가도 어려움 예상지역단체들, 관 주도 계획진행땐 역사·정체성 상실 우려… 공론화등 의견수렴 요구영국 리버풀은 한때 세계 최대 무역항으로 명성을 떨쳤지만, 20세기 들어 물류 방식이 바뀌고 전쟁을 겪으면서 급속도로 황폐해졌다. 리버풀은 오랜 노력 끝에 항만 재개발 사업에 성공했고, 지금은 수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관광·문화 명소로 바뀌었다. 독일 함부르크의 하펜시티도 물동량 감소로 어려움을 겪다가 1999년 시작한 항만 재개발을 통해 관광산업을 주력으로 다시 발전하고 있다.우리나라에서도 항만 재개발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경남 거제 고현항은 최근 1단계 부지 조성 공사가 끝났고, 부산 북항도 재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인천에서는 1883년 개항한 인천 내항이 재개발 사업 대상지로 확정되고 최근 마스터플랜이 발표됐다. → 위치도 참조인천 내항은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었다. 1974년 국내 최초의 컨테이너 전용 부두와 동양 최대 크기의 갑문이 만들어진 내항은 수도권의 관문으로서 그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 남항, 북항, 신항 등 외항이 잇따라 개항하면서 내항의 물동량은 급속도로 줄었다. 해양수산부와 인천시, 인천항만공사 등은 내항 재개발이 침체한 원도심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재개발 시기와 방향에 대해서는 항만업계, 인천시민 등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사업 추진에 난항이 예상된다.# 내항의 '다시 개항'을 위해지난 9일 인천 하버파크 호텔에서 열린 '인천 내항 미래비전 선포식'에서 해양수산부와 인천시 등이 '내항 재개발 마스터플랜'을 공개했다. 마스터플랜에 따르면 내항 8개 부두는 5대 특화지구로 개발된다. 해양문화지구인 내항 1·8부두는 상상플랫폼을 포함한 해양역사·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도시 관광 명소로 꾸며진다. 바다로 돌출돼 있어 부두의 특징을 고스란히 가진 2·3부두는 '복합업무지구'로 만들어 신규 일자리를 창출한다. '열린주거지구'로 지정된 4부두 일대는 수변 정주 공간으로 만들어지며, 5부두는 스마트팩토리 산업단지가 들어선 '혁신산업지구'로 육성된다. 인천항 갑문 양측에 있는 5·6·7부두는 인근 월미산과 연계한 '도심형 리조트'로 재개발된다. 내항 주변 지역과의 상생 발전을 위해 차이나타운과 신포동 등 배후 원도심, 인천역 등 개항창조도시, 월미산 등은 내항과 연계한 3대 축을 형성한다. 마스터플랜 수립 용역을 담당한 인하대 산학협력단 김경배 교수는 "인천 내항을 새로운 변화의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게 재개발 마스터플랜의 가장 큰 핵심"이라며 "내항은 1883년 이후 2019년 '다시 개항'을 하게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재개발 시기를 둘러싼 엇갈린 시선해수부는 인천 내항을 3개 단계로 나눠 재개발할 계획이다. 1·8부두 42만㎡는 올해부터 2024년까지 이뤄지며, 2·6부두 73만㎡는 2025년부터 2030년, 나머지 3·4·5·7부두 185만㎡는 2030년 이후 내항 물동량 변화 추이를 고려해 재개발하겠다는 게 해수부의 방침이다. 1·8부두 재개발 추진은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8부두는 시민에게 개방됐고, 인천항 제2국제여객터미널로 사용되는 1부두는 올해 말 개장하는 신국제여객터미널로 이전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2·6부두 재개발 시기에 대해선 해수부·인천시와 항만업계 간 입장이 다르다. 김경배 교수는 "1·8부두는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해양역사·문화 공간으로 꾸며질 계획"이라며 "이들 시설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선 1·8부두 재개발 사업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2·6부두 재개발을 위한 공사를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항만업계는 2·6부두 재개발에 대해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2·6부두는 항만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해수부 포트미스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2·6부두에서는 291만1천594t의 물동량을 처리했다. 2017년 같은 기간 299만4천71t에 비해 조금 줄었으나, 이는 내항 부두운영사 통합 이후 6부두 물량을 의도적으로 줄였기 때문이라는 게 항만업계의 분석이다. 사료 부원료를 주로 하역하는 2부두의 물동량은 지난해 195만1천246t에서 올해 202만2천84t으로 소폭 증가했다.인천항발전협의회 관계자는 "충분한 물동량을 창출하고 있는 부두를 무작정 폐쇄하는 것은 개발 편의에 의한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며 "대체 부두 마련 없이 2부두 운영을 중단한다면 사료 부원료 수급이 원활하지 않게 돼 수도권 지역 축산 농가가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많은 시민 참여하는 공론화 자리 필요"'건축재생공방'과 문화예술단체 '복숭아꽃'은 지난해 9월부터 다섯 차례에 걸쳐 시민 175명이 참여하는 내항 시민 답사 프로그램을 운영했고, 최근 시민 의견을 담은 자료집 '공유지를 사유하다:받아쓰다, 바다쓰다'를 내놨다.지난 5일 열린 자료집 출판기념회에서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시민들이 내항의 존재를 잘 모르는 상황에서 너무 빠른 속도로 재개발이 이뤄지고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인천의 모태 공간인 내항의 정체성을 담은 재개발이 필요하다"면서 "시민들이 내항을 자유롭게 사용하며 고민할 기회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시민이 배제된 채 내항 재개발 마스터플랜이 만들어졌다고 우려했다. 해수부는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지난 4월부터 지역 주민과 전문가 30여명으로 구성된 '인천 내항 통합개발 추진협의회'를 운영했다.하지만 일부 시민만 참여하는 협의체보다 더 많은 시민이 의견을 낼 수 있는 공론화 자리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게 '건축재생공방'의 주장한다. 건축재생공방 이의중 대표는 "대부분 참가자가 내항을 처음 방문했고, 재개발이 왜 이뤄져야 하는지도 제대로 알지 못했다"며 "지금처럼 관 주도로 재개발이 진행되면 송도와 같은 '빌딩 숲'이나 동화마을 같은 정체성 없는 공간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소한 1·8부두만이라도 항구의 정체성과 역사성을 담은 공간으로 꾸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인천 내항 단계별 개발 위치도.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1883년 개항해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한 축을 이루었던 인천 내항이 항만 재개발을 통해 관광·문화 명소로 탈바꿈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인천 내항 7부두 대형 사일로(곡물저장용 산업시설) 슈퍼그래픽 배경의 인천 내항 일대 모습.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지난 9일 오후 인천하버파크 호텔에서 열린 '인천 내항 미래비전 선포식'에서 마스터플랜을 발표하고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내항 재개발 사업 메인 조감도. /인천시 제공인천내항 미래비전 선포식 행사장에서 시민단체회원들이 시민주도형 항구재생방안을 촉구하는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2019-01-10 김주엽

人(K-Pumassian)]박상돈 영현전력 대표 '10년째 숨은 선행'

낡은 설비로 화재 노부부 사망 계기전등·전선 등 바꾼후 사용법 설명도봉사단체 가입후 개인활동 고민 해결경제적 어려움으로 노후된 집에 거주할 수 밖에 없는 안성지역 소외 이웃들을 대상으로 도움을 주고 있는 이가 있다. 주인공은 전기설비업에 종사하는 박상돈(44) (주)영현전력 대표다.박 대표는 지역에서 노후화된 공간에서 살고 있는 이들에게는 '빛의 전도사'로 불린지 오래다.그는 지난 10여 년간 지역의 구석구석을 돌며 이웃들의 집을 방문해 오래돼 낡고 고장난 전등과 콘센트, 전선 등의 전기설비를 무료로 교체하고 새로 시공해주는 선행을 남모르게 이어오고 있다.박 대표는 "그냥 하고 싶어 하는 일일 뿐 신문에 나올 일이 아니다"라고 인터뷰를 수차례 거부하기도 했다.그가 이 같은 선행을 시작하게 된 것은 노후화된 전기시설 때문에 발생한 화재로 노부부가 목숨을 잃었다는 뉴스를 접하고 난 뒤다.그는 "전기설비에 대한 적은 지식과 상식, 그리고 적절한 설비 교체만 있었어도 안타까운 목숨을 잃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과 동시에 '혹시 내 주변에도 저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니 찾아서 도와줘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이후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지인들에게 수소문해 도움이 필요한 곳을 찾아다니며 필요한 시설을 고쳐주고 전기제품 및 설비에 대한 사용법을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다. 하지만 개인이 혼자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그러다 동종업계에 종사하는 이들로부터 봉사단체 가입 권유를 받고 나서야 그의 고민이 해결됐다.그는 "이미 동종업계 종사자들이 수년전부터 '반딧불'이라는 봉사단체를 만들어 저와 같은 재능기부를 지역사회에서 꾸준히 해오고 있었다"며 "혼자 봉사활동을 해오면서 고민했던 부분들을 회원들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나가니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그는 '반딧불'에 가입한 뒤 회원들과 함께 2달에 한 번씩 지자체로부터 추천을 받은 가구들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물론 이들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전기설비를 교체 및 시공해준 가구들에 대해 AS도 잊지 않고 빠짐없이 진행하고 있다.박 대표의 마지막 바람은 더 많은 분야에서 봉사활동을 할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다.그는 "제가 전기설비업에서 일하다 보니 이 분야에서만 봉사활동이 이뤄지는데 조금 더 여력이 된다면 더 많은 분야에서도 봉사활동을 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안성/민웅기기자 muk@kyeongin.com경제적 어려움으로 노후된 집에 거주하고 있는 안성지역 소외이웃들을 위해 10년 넘게 주거환경 개선 봉사를 펼치고 있는 박상돈 (주)영현전력 대표가 환한 웃음을 짓고 있다. 안성/민웅기기자 muk@kyeongin.com

2019-01-08 민웅기

[인터뷰… 공감]'마당발 시민기자' 약산초 문경숙 돌봄교사

#인천 방과후 보육교사협회 창립 주도퇴직금 회피 꼼수계약·일방해고 만연2009년 첫 회장직 맡아 처우개선 노력#20년 한곳 근무, 아이들 교육 자세는가르치는 게 아닌 함께 살아간다 생각제자 찾아와 "선생님과 같은 길" 뿌듯문경숙(54)씨가 경인일보 지면에 처음 소개된 건 인천 초등방과후보육교사협회 회장을 맡았던 2010년 2월 22일자였다. 당시 신문에는 협회 창립 1주년을 맞아서 길지 않은 인터뷰를 통해 초등학교 방과후 보육교사의 처우 개선과 복지향상을 위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이라는 문씨의 이야기가 담겼다.이후에도 문화면과 사람들면을 통해 다양한 문씨의 활동이 단편적으로 소개됐다. 경찰인권영화제에 영화를 출품했다는 내용부터 지난해에는 인천의 섬들을 찾아 사진과 영상으로 담고 있는 '섬 사랑꾼'으로서의 활동과 지역의 오래된 건물과 삶의 흔적을 기록하는 활동 등이 지면에 담겼다.문씨의 명함 앞면에는 방송통신위원회 시청자미디어재단 인천센터 시청자 제작단장이라는 직함과 함께 5개의 직함이 더 있으며, 뒷면에는 22개의 다른 직함이 적혀 있다.다양하게 전개한 활동에 대한 소회와 새해를 맞아 세운 계획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지난 7일 인천 약산초등학교 방과후 돌봄 교실을 찾았다. 겨울 방학 기간 돌봄 교실을 이용하는 학생들이 모두 돌아간 오후 5시 이후였다.문씨는 약산초등학교 돌봄 교사로 20년째 근무하고 있다. 1999년 우리나라에 돌봄 교사 제도가 시작된 이후부터 쭉이다. 돌봄 교사라는 명칭도 수차례 바뀌었고, 최초 일당제에서 월급제, 연봉제까지 급여 체계도 변하였고, 처우도 파견직에서 1년 계약직, 무기 계약직으로 변화한 모든 과정을 몸소 겪었다. "2005년만 해도 1년 계약 직제였을 때였어요. 당시 1년을 채우면 퇴직금이 발생하기 때문에 3월 2일부터 이듬해 2월 28일까지 계약하는 등 꼼수가 만연할 때였죠. 1년 계약이다 보니 계약 후 일방적으로 해고되는 경우도 있었고요. 때문에, 5년 정도 준비해서 2009년 인천 초등방과후보육교사협회를 창립했습니다. 저는 2년 임기의 회장을 역임한 후 다른 분들이 이어서 협회를 운영해 주고 계시죠. 현재 전국 단위로 구성돼 인천지부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아이들을 가르치는 게 아닌 함께 살아간다는 의미로 아이들을 대하고 있다는 문씨는 자존감을 키워주기 위한 활동을 많이 했다고 한다. "수년 전 대학교에 갈 나이가 된 제자가 찾아와서 선생님과 같은 길을 가고 싶어서 사회복지학과에 간다고 했을 때 커다란 행복과 뿌듯함을 느꼈습니다."돌봄 교사 외의 일들로 화제를 옮겼다. 문씨는 어떤 활동이든 기본 10년은 하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단다. 또한, 새롭게 시작하는 일로 인해 기존의 다른 일을 제대로 처리 못 하는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더욱 열심히 해 왔다고 했다."주위의 우리 세대분들을 봤을 때, 인터넷을 빨리 접한 사람들은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살고 있어요. 반대의 경우는 활동 반경이 줄어드는 것 같아요. 2004년 인천시에서 인터넷 신문을 시작할 때 시민기자 활동에 참여했습니다. 1년 후 최우수 활동가로 선정되어서 일본으로 연수도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이후 인천을 비롯해 수도권 지역의 지자체와 기관 등의 인터넷 매체와 블로그 기자단이 더욱 많아졌죠. 시작하는 매체들에선 기존에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제게 연락해왔고 새롭게 꾸려질 단원들을 이끌어주는 역할을 해달라는 요청을 했습니다. 그렇게 활동 반경이 넓어졌습니다."#수 많은 취재활동 기억에 남는 일은요절 음악가 권혁주 마지막 공연 촬영영상 본 어머니가 '고맙다' 댓글 울컥#작업한 자료의 양과 활용 계획은영상 1천여개… 사진은 수십만장 찍어좋아서 한 일, 공적사용 대가없이 제공문씨는 KBS와 MBC, SBS의 시민 리포터도 거쳤다. 특히 SBS의 U포터로 활동할 때 국내에 서서히 동영상이 나오기 시작했단다. 2008년 문씨는 작은 디지털 카메라로 첫 동영상을 제작했다. "2008년 5월 말 바다의 날 행사 때 인천에서 독도함 공개 행사가 있었어요. 당시 신문에 나온 독도함 관련 기사를 통째로 외워서 1분30초 동안 배 주위를 돌면서 리포팅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후 지역의 문제점들을 찍어서 U포터에 올리는 작업을 했고, 그 중 전문 방송기자가 취재해 기사화된 것들도 다수 있습니다."문씨는 이같이 취재하고 기록하는 작업이 지금도 재미있다고 했다. "새로운 분들을 만나는 게 재미있어요. 저와 관계도 없는 남동산단에 가서 외국인 노동자를 만나고, 그들을 도와주는 분들을 알게 되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넓어졌어요. 아마도 이 교실에만 있었으면 새로운 것을 볼 수 없었을 거예요. 또한 인천 초등방과후교사협회도 만들 생각을 못 했을 겁니다."문씨는 인천의 박물관 자원봉사를 하면서 매주 토요일 서울에선 궁궐 지킴이 활동을 펼쳤다. 이같은 활동을 하다가 2012년 인천시민 섬 조사단에 지원한 이후 섬에 관심을 갖게 됐다. 2014년 8월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가 개관하면서 혼자 깨우쳤던 영상 기법을 기초부터 다시 배웠다. 센터에 편집실도 있고 해서 더욱 수월하게 작업을 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작업한 영상과 사진 작업들을 수치로 개량화 할 수 있는지 물어봤다. "영상을 저장하는 홈페이지가 있는데, 어제 확인하니 1천37건이었어요. 사진은 섬에 한 번(1박2일) 들어갈 때마다 600컷 정도는 찍으니 수십만장은 될 거예요."기억에 남는 기록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요절한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의 인천 공연(2016년 8월 부평아트센터)을 우연한 기회로 촬영하게 됐어요. 그러고 나서 2개월도 안돼서 부산에서 공연을 앞두고 숨을 거두죠. 제 영상이 마지막 공연 영상으로 여겨졌어요. 의미 있을 이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는데, 연주자의 어머니께서 댓글을 달아주셨어요. '이렇게라도 아들의 모습을 볼 수 있고 기억해 줘서 고맙다고'요. 글을 보는 순간 울컥했죠. 그리고 송암 박두성 선생의 장녀 수채화가 박정희의 인터뷰도 영상에 담았는데 얼마 후 돌아가셨어요. 문갑도에서 뵈었던 마지막 남자 만신이었던 김현기 만신의 생전 마지막 모습도 담을 수 있었습니다."이러한 활동을 통해 문씨는 자신이 좋아서 하는 기록이지만, 나중에 다른 누군가에게 좋은 자료가 될 것이라고 느꼈다고 한다. 자료들은 유튜브에 올린 것도 있고 외장 저장소에 있는 것도 있다. 방송에서 공적으로 사용 요청하면, 대가 없이 제공하고 있다. 문씨의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돌봄 교사로서의 활동은 정년까지 잘 마무리하고 싶어요. 섬의 변화 모습과 주민의 삶을 기록하면서 섬에 사람들이 많이 찾게 하고 그와 함께 섬 환경과 문화의 보존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이야기할 것이고요, 우리 주변에서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기록도 평생 해 나갈 계획입니다."문씨에게 인천은 어떤 곳이냐고 물으니 "제주도는 태어난 곳이라면 인천은 저에게 굉장한 기회를 주고 키워준 곳"이라고 했다. 몰랐던 재능을 깨우쳐주고 경험할 수 있게 해줬다는 것이다. 이어서 "제주도에 있었어도 글 쓰는걸 좋아해 시민기자 활동은 했겠지만, 주변에 대한 소중함을 알려주고 관심을 갖게 해준 곳은 인천이다. 개항의 역사도 있고, 이와 같은 역사의 흔적을 고민 없이 새 것으로 대체하는 건 아쉽다" 고 덧붙였다.자비를 들여서 영상과 사진을 제작하고 사진과 글로 구성된 책자까지 만드는 작업을 10년 넘게 펼쳐나가고 있는 문씨와 인터뷰를 마무리하고 학교를 나서니 이미 어둠이 깔려 있었다. 어두운 복도를 걸어나와서 운동장을 가로 질러 오는데 "사람의 감성은 옛것으로 돌아갑니다. 삶도 본래의 사람 본성으로 돌아가죠. 디지털화되고 AI(인공지능)가 나오더라도 사람의 손길이 닿는 게 가장 가치있는 것이 될 것입니다. 그런 걸 알리기 위해 기록하는 것입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망을 통해 올려 누군가는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된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습니다"고 한 문씨의 말이 귓가를 맴돌았다.글/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 사진/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문경숙 선생님은?제주도에서 태어나 어린시절을 보내고 동생들 뒷바라지를 위해 중학교를 중퇴하고 상경해 서울의 작은 공장에서 일을 하면서 검정고시로 중·고교 과정을 마쳤다. 결혼 후 인천으로 이주해 초등학교 돌봄교사로 20년째 일하고 있다. SBS U포터, 궁궐지킴이, 경인방송 라디오의 시민리포터 등의 활동을 했다. 현재 '9회말 투아웃'을 쓴 작가이자 다큐멘터리 감독, 학산문화원 문화PD, (사)황해섬네트워크 섬해설사, 해반문화사랑회 문화재지킴이 지도교사,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의 제작단 단장과 미디어스카우트봉사단 단장을 맡고 있으며, 못다한 공부를 위해 방송통신대에 재학 중(현재 휴학)이다.2019년 새해 벽두에 만난 문경숙씨는 "섬을 기억하는 주민들이 줄어들고, 풍경들도 점점 바뀌고 있는 안타까움에 섬을 기록하는 작업을 7년째 하고 있고, 앞으로도 지속할 계획"이라면서 "인천의 오래된 건물이나 시민의 삶 등을 기록하는 작업들이 시간이 지나면 누군가에게 필요한 기록이자 역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진/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2019-01-08 김영준

[FOCUS 경기]양주시 올해 주요사업 '드림스타트'

대상 2052→2392명·서비스 32→34종예산감소 불구 '통합사례관리'는 증액장기간 체계적 '돌봄' 실질적 효과 커병원·문화센터 등 민간자원 대폭 활용급식 전달 직접 관리… 지원비 현실화"실태 파악 중요… 운영위 기능 보장"인구 22만의 양주시가 올해 복지사업의 포커스를 '아동'에 맞추고 있다.도시가 지속 성장하려면 인구가 뒷받침돼야 하며 아동복지는 '저출산 시대' 인구변화를 결정짓는 중요 요인으로 부상했다.아이를 낳아 키울 수 있는 환경이 제대로 갖춰져 있느냐에 따라 도시성장 속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인구 30만을 목표로 하는 양주시는 최근 2기 신도시 개발로 인구가 급속히 늘고 있고 앞으로 인구증가에 대비하고 있다.인구증가에 따라 늘어나는 아동복지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할 경우 노령화 도시로 곤두박질칠 수 있어 시는 올해 아동복지서비스 수준을 한층 끌어 올릴 계획이다.보건복지부가 아동복지사업의 하나로 추진 중인 '드림스타트'는 전국 지자체의 핵심 아동복지사업으로 자리 잡았다.정부예산이 투입되고 저소득층 아동에 대한 지원체계가 비교적 잘 갖춰져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올해 양주시가 추진할 아동복지사업도 '드림스타트'를 중심에 두고 있다.눈여겨볼 점은 지자체 재정이나 정부지원 규모가 한정된 상황에서 양적 성장보다 질적 개선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드림스타트 사업만 보더라도 예산은 지난해보다 다소 감소했지만, 프로그램과 시행사업은 오히려 늘었다. # 양주지역 아동복지서비스의 축 '드림스타트'드림스타트는 저소득층과 한 부모 가정 등 취약계층 아동을 지원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는 사회복지사업으로, 공평한 출발기회 보장과 아동빈곤문제 해결이 주요 목적이다. 복지부는 효율적이고 원활한 사업관리와 운영을 위해 사업지원단을 두고 전국 지자체 드림스타트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양주시는 2012년 양주2동에 첫 드림스타트센터를 연 뒤 2015년 시내 지역으로 확대하고 2016년에는 센터를 양주2동 주민센터에서 시청으로 옮겼다. 시 전체 취약계층 아동의 30%가 드림스타트 사업으로 관리될 만큼 드림스타트는 아동복지사업의 대명사가 되고 있다.운영위원회와 아동복지기관협의체, 슈퍼비전으로 구성된 지원체계를 갖추고 복지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서비스기관과 자원봉사자, 후원 등 지역자원으로 운영된다. 지원 대상 아동을 선정해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통합사례'란 일련의 과정을 통해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지원 대상 아동은 일반적으로 만 12세까지 조사를 통해 지속해서 관리되지만 처한 상황에 따라 1~3개월 주기별로 집중 관리되기도 한다.# 올해 대상자·서비스 확대양주시는 올해 드림스타트 지원 대상 아동을 지난해 2천52명에서 2천392명으로 늘리고 지원 서비스도 32종에서 34종으로 다양화할 계획이다. 사업예산은 지난해 3억3천900만원에서 3억800만원으로 9% 정도 줄었지만, 필요한 서비스를 늘려 질적 개선에 치중할 방침이다.지원 효과가 큰 통합사례관리 사업예산은 사업 전체 예산 감소에도 불구하고 11% 증액해 대상 아동 수를 늘리기로 했다. 통합사례관리는 양육환경과 아동발달상태를 파악해 장기간 체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드림스타트 사업 중 실질적인 효과가 가장 큰 사업이다. 지난해 통합사례 대상 아동은 342명이었는데 올해 350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드림스타트 사업에 투입되는 자원도 올해는 시 공공자원과 함께 민간자원도 대폭 활용할 방침이다. 민간자원 활용 확대는 지역사회의 아동복지사업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 현재는 아동 대상 사설학원의 참여율이 높은 편이나 올해부터 범위를 확대해 병원, 심리상담센터, 민간 문화센터 등에도 문호를 개방할 계획이다. 민간자원 참여가 늘어나면 현재보다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지원 대상자도 늘릴 수 있다. 특히 재원이 넉넉하지 못한 지자체로서는 민간자원 활용으로 예산부담을 더는 자구책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민간의 우수한 자원을 이용해 양질의 서비스 제공도 기대된다.드림스타트 서비스는 아동뿐 아니라 임산부와 부모에게도 제공되며 주로 검진과 교육, 문화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으나 프로그램이 비교적 빈약해 민간자원의 참여가 절실한 상황이다. 또 아동에게 제공되는 건강검진 서비스는 주로 보건소에서 이뤄지고 있어 시는 지역 병·의원의 참여를 확대해 서비스 질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가정환경을 개선하는 부모 대상 교육도 1종류밖에 없어 이 분야 프로그램 확대도 강구되고 있다.# 결식아동 급식지원 개선결식아동 급식지원은 과거 예산 부족과 부실한 지원시스템 등으로 지자체마다 여러 문제를 낳았다. 양주시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급식전달 체계를 직접 관리하고 급식 지원비를 현실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가정형편 때문에 끼니를 거르는 급식지원 대상자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본인이나 부모, 교사, 사회복지사, 이·통장 등 누구나 지원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원자 선정은 실태점검과 의견 수렴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올해 급식지원 예산은 22억9천700만원이 책정돼 한 끼 기준 6천원이 지원될 예정이다. 현재 지원 대상자는 303명으로 아침, 점심, 저녁 매일 552인분의 급식이 제공되고 있다. 시는 취학 전 아동에게는 3식, 취학 아동의 경우에는 방학 중에는 점심과 저녁, 학기 중에는 저녁만 급식을 지원하고 있다. 학기 중에는 교육청이 점심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급식은 시가 급식업체를 선정해 도시락을 가정에 배달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여러 급식 방식 중 지역 여건에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해 결정됐다.급식업체는 정기적으로 시설과 위생상태 등을 점검받아야 한다. 업체와 계약 유지 여부는 아동급식위원회가 결정한다. 아동급식위원회는 드림스타트 운영위원회가 겸하고 있으며 시 복지문화국장이 위원장으로 공무원, 교육청 공무원, 영양교사, 외식업 단체, 아동센터, 자원봉사센터 관계자들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시는 드림스타트 운영위의 의사결정과 의견 건의를 아동복지사업에 최대한 반영해 대상 아동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충분히 돌아가도록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아동복지사업은 현장에서 아동의 실태 파악이 상당히 중요하다"며 "아무리 좋은 복지혜택을 마련하더라도 필요한 대상자에게 제공되지 못하면 효과가 없어 드림스타트 운영위의 실질적인 역할과 기능 보장을 통해 올해 아동복지서비스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주/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드림스타트 개념도. /양주시 제공지역특색을 살린 향교 체험프로그램. /양주시 제공목공예 프로그램에 참가한 아이들. /양주시 제공가족캠프 미술체험 프로그램. /양주시 제공

2019-01-06 최재훈

[이슈&스토리]슬로라이프와 만난 '즐기는 걷기 문화'

'하루 1만 보'에서 출발한 건강을 위한 걷기 최근 운동 수단 넘어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동료와 산책·좁은 골목길 탐방등 걷기예찬'걷는 사람, 하정우' 베스트셀러 15위 관심 道, 2020년 산티아고 길 같은 순례길 조성건강을 지킬 가장 간편한 수단쯤으로 치부되던 '걷기'가 슬로라이프(slow life) 문화와 결합돼 새로운 '걷기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걷기'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운동이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조사에 따르면 운동을 하는 사람 중 3명 중 1명(35.6%)은 '걷기'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등산(16.7%)보다 2배나 많은 수치다.이 조사에서 보듯 '걷기'는 생활체육의 한 분야로 주목받아왔다. 2천 년 대 들어 체지방을 줄여준다는 '파워워킹', 아름다운 몸매 굴곡을 만든다는 '마사이워킹', 두 개의 폴 스틱을 이용해 스키를 타듯 걷는 '노르딕워킹'이 차례로 열풍을 탔다.건강을 위한 '걷기' 열풍의 정점은 '하루 1만 보 걷기'였다. 하루 1만 보를 걸으면 건강 전반이 향상된다는 '1만 보 건강론'은 1960년대 일본에서 출발했다.지난해 영국 BBC는 '1만보 건강론'이 마케팅의 산물이라는 내용의 다큐멘터리를 방송했다. 1962년 도쿄 올림픽이라는 국가적 이벤트에 걸음 수를 측정하는 만보계 개발이 합쳐져 시너지를 낸 것이라는 분석이다.BBC는 "만보 걷기가 성공을 거둔 것은 마케팅의 승리다. 건강 지식과 운동법이 훨씬 진보한 지금도 이 방법이 최선인지는 의문"이라고 평가했다.건강만을 목적으로 한 걷기는 더 이상 매력적인 운동 수단이 아니다. 최근에는 스스로를 아끼는 삶의 방식으로서의 걷기, 동료와 함께하는 걷기, 좁은 골목길을 탐방하는 산책으로서의 걷기가 떠오르고 있다.새로운 걷기 열풍을 선도하는 것은 방송·서점가다. 유명 배우인 하정우씨가 지난해 11월 출간한 '걷는 사람, 하정우'는 그의 유명세뿐 아니라 책의 내용으로도 서점가의 주목을 받고 있다.3일 기준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15위에 안착한 이 책의 표지에는 하정우씨의 걷기에 대해 "그에게 걷기란, 두 발로 하는 간절한 기도. 나만의 호흡과 보폭을 잊지 않겠다는 다짐. 아무리 힘들어도 끝내 나를 일으켜 계속해보는 것"이라고 소개하고 있다.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배우 중 한 명인 그는 '걷기'를 통해 '구도자'(求道者)의 아우라를 얻었다. 그는 "나는 나의 기분에 지지 않는다. 나의 기분을 컨트롤할 수 있다는 믿음, 나의 기분으로 인해 누군가를 힘들게 하지 않겠다는 다짐, 걷기는 내 자신과 타인에게 하는 약속"(걷는 사람, 하정우, p32)이라고 걷기를 정의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길 끝에서 느낀 거대한 허무가 아니라 길 위의 나를 곱씹어보게 되었다. 그때 내가 왜 하루하루 더 즐겁게 걷지 못했을까. 다시 오지 않을 그 소중한 시간에 나는 왜 사람들과 더 웃고 떠들고 농담하며 신나게 즐기지 못했을까. 어차피 끝에 가서는 결국 아무것도 없을텐데"(같은 책, p25)라며 길 위의 깨달음을 전하기도 한다.배우라는 그의 직업은 '걷기'에 휘광을 부여하는 요소다. 그는 책에서 "애초부터 모든 것이 잘못되어 있다고, 이 길은 본래 내 것이 아니었다고. 그렇게 스스로 세운 목표를 부정하며 '포기할 만하니까 포기하는 것'이라고 합리화 하고 싶었던 거다. 이것은 꼭 걷기에 관한 얘기만은 아닐지도 모르겠다"고 말한다. 불확실한 미래를 두고 꿈을 등대 삼아 최고의 자리에 오른 그의 배경이 '걷기'와 결합해 새로운 의미를 자아낸다.지난달 방송을 시작한 예능 프로그램 '두발라이프'도 하정우씨의 책과 같은 맥락을 품고 있다. 주요 출연자인 배우 황보라씨는 '왕뚜껑 소녀'로 큰 인기를 얻은 뒤 10년 이상 오랜 무명기를 겪었다. 하루 2만보 이상을 매일 걷는 그의 걷기 모임 주요 멤버는 무명배우들이다.황보라씨는 아무 생각 없이 걷는 것, 매일 걷는 것을 통해 스케줄 없는 일상을 극복한다고 설명한다. 무명배우인 그들에게 걷기는 불분명한 삶을 견디기 위한 효율적인 방법이기도 한 셈이다. 하정우씨와 황보라씨는 모두 같은 걷기 모임 '걷기 학교'의 멤버다. 이들은 혼자 걷기보다 함께 걸어야 하며, 쉬는 시간을 반드시 지켜 체계적으로 걸어야 한다고 조언한다.첫째, 오래 걷다보면 물집은 생기기 마련이다. 둘째, 50분을 걷고 꼭 10분을 쉬어야 한다. 쉬어야 오래 걷는다. 셋째, 사람마다 보폭에 따라 걸음 수가 다르니 동료의 걸음 수와 비교하지는 말라. 걷기 학교의 조언이다.이 같은 걷기 문화의 변화는 '빠르게 빠르게'만을 강조해 온 현대 문명의 반작용으로 탄생한 '슬로라이프' 문화와 맥이 닿아 있다. 차량으로 이동하지 않고 걸어서 이동할 때, 우리는 골목골목을 누빌 기회를 얻는다. 낙후된 수원 행궁 주변이 '행궁길'로 탈바꿈하고 평택 소사벌 택지개발 지구에 카페를 중심으로 '소사벌 거리'가 조성되는 것도 '걷기'의 부활과 무관하지 않다.사람들은 이제 걷기에서 운동 효과와 여유를 넘어 자신만의 철학을 얻길 원한다. 매년 600만명의 관광객이 자기 몸집 만한 배낭을 메고 800㎞에 달하는 스페인 산티아고 길을 찾는 이유가 그것이다. 경기도에도 오는 2020년 산티아고 길과 같은 순례길이 조성된다.강원도 고성군의 '수묵화를 그리는 송정마을'을 출발해 강원도 인제의 '자연을 품은 서화리', 강원도 화천 '산소길 쉼터', 철원 '푸른숲 쉼터'를 거쳐 경기도로 이어지는 '통일을 여는 길'이다. 총포로 남북이 서로를 겨눴던 비무장지대에 조성되는 이 길은 파주·고양·김포의 '바람길 쉼터', '율곡 거점센터', '나룻길 쉼터'를 지나 강화도 '강화도령 쉼터'에서 끝이 난다. 오랜 기간 적막에 싸여있던 비무장지대 순례길에 스스로를 아끼고, 삶의 의미를 찾는 구도자들이 가득할 그 날을 상상해 본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2019-01-03 신지영

[우리시대의 품앗이人(K-Pumassian)]'헌혈 전도사' 유충모 동두천시 주무관

20대 시절 부터 시작 '53차례' 참여채혈전날 채식위주 식단 조절 '고집'에티오피아 소녀·네팔 소년 후원도"그저 작은 온정인데 말로 표현하려니 부끄럽습니다."동두천시 공무원이 새 생명 살리기 나눔 실천에 적극 앞장서고 있어 공직 분위기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화제의 인물은 동두천시청 공보전산과 소속 유충모(50) 주무관이다. 20대 젊은 시절 막연히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그의 헌혈은 차곡차곡 금자탑을 쌓듯이 꾸준히 참여하면서 벌써 53차례에 이르렀다.특히 지난 2003년 결혼 이후 몸이 약한 아내를 보고 더욱 적극적으로 헌혈에 나서게 됐다. 유 주무관은 "나의 작은 정성으로 한 생명을 살릴 수 있다면 이보다 더 보람된 일이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헌혈의 집을 수시로 찾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수백 회 헌혈한 사람에 비하면 나는 보잘 것 없다"며 "남을 돕는 일이 내 자신을 돌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오히려 일상생활 속의 활력소'라고 말했다.유 주무관은 말 그대로 '헌혈 전도사'이기도 하다. 그는 "헌혈은 혈액의 모든 성분을 채혈하는 전혈부터 혈소판, 혈장 등으로 나누는데 혈소판, 혈장만 헌혈하면 한 사람이 전혈 5명 분 몫을 해내 백혈병 등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헌혈의 집 방문 이전 식단조절은 그에게 필수이다. 평소 육식을 거부하지는 않지만 좋은 혈액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에 헌혈 전날에는 채식 위주 식사를 고집한다.그는 헌혈 외에도 에티오피아 소녀와 네팔 소년 후원 결연도 맺고 있다.수십 년 전 작은 관심에서 비롯된 그의 후원활동이 계속 이어지면서 그는 매월 담뱃값도 안되는 돈이 그 아이들에게는 삶의 디딤돌이 된다며 '저비용 고효율 봉사'라고 강조했다.그는 2016년 소요산 자유수호박물관 근무 당시 6·25 전쟁 참전국인 에티오피아에 대해 확실히 알게 되면서 후원자를 더 늘리기도 했다.유 주무관은 "아내 권유에 따라 사후 장기를 기증하기로 결심했다"며 "아내와 중학생인 아들 병현이에게 약속을 잘 지킨 성실한 남편과 아빠로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두천/오연근기자 oyk@kyeongin.com50차례 이상 헌혈봉사에 참여하고 있는 동두천시청 유충모 주무관이 헌혈을 하는 동안 기관으로부터 받은 적십자헌혈유공자 포장을 보여주고 있다. 동두천/오연근기자 oyk@kyeongin.com

2019-01-01 오연근

[FOCUS 경기]인터뷰|김동민 군포의왕교육지원청 교육장

김동민(사진) 군포의왕교육지원청 교육장은 지역형 혁신학교를 도입하겠다는 일념으로 지난 1년간 그 어느 때보다 바쁜 시간을 보냈다. 자신이 전면에 나서 학부모들을 만나며 혁신학교 운영의 필요성을 피력했고, 일선 학교장들에게도 취지와 방향을 설명했다.지자체, 의회와의 수차례 협의 과정을 거치며 예산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고 지난 9월 열린 교육주민참여협의회 회의에서도 이 내용을 주요 안건으로 채택해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교육 여건을 개선하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는 그의 확신과 열정, 노력은 전국 최초로 지역형 혁신학교를 도입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김 교육장은 "올 한 해 가는 곳마다 틈나는 대로 혁신학교에 관해 얘기하고 다닌 것 같다"며 "다행히도 학부모를 비롯해 지역사회가 우리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공감하고 있었기 때문에 군포의왕형 꿈이룸 혁신학교가 무사히 안착할 수 있었다. 거듭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김 교육장은 과거 경기도교육청 재임 시절 여러 정책을 만드는 데 일조한 바 있다. 그랬던 그가 일선 교육지원청에 근무하며 내린 결론은 현장에 답이 있다는 것이었다. 김 교육장은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위에서 아래로 내려온 정책은 실제 현장과 엇박자를 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때문에 거꾸로 일선 현장에서 정책을 제안해 승인을 받는 시스템이 자리 잡아야 혼선 없이 제대로 된 정책이 실현될 수 있다"며 "이번 지역형 혁신학교가 도입되기까지 과정은 이 같은 측면에서 더욱 의미가 있었다"고 강조했다.지난 26~27일 이틀간 열린 경기도교육장협의회 워크숍에서도 김 교육장은 별도의 발표 시간을 할애해 다른 지역 교육장들에게 군포의왕형 혁신학교를 소개했다. 그는 이번 지역형 혁신학교가 다른 지역에서의 벤치마킹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성공적인 모델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김 교육장은 "군포·의왕에만 도입하기 위해 시작한 게 아니다. 지역을 넘어 전국적으로 뻗어 나가 앞으로 우리 교육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다질 수 있도록,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운영해 나가겠다"고 힘줘 말했다. 군포/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김동민 군포의왕교육지원청 교육장은 교육의 본질이 인성교육에 있다고 말한다. 군포의왕형 혁신학교를 통해 무엇보다 바른 인성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게 그의 최우선 목표다. 군포/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김동민 군포의왕교육지원청 교육장은 교육의 본질이 인성교육에 있다고 말한다. 군포의왕형 혁신학교를 통해 무엇보다 바른 인성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게 그의 최우선 목표다. 군포/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

2018-12-30 황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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