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경기)

[FOCUS 경기]순수 민간인 모임 국제교류회 김포한네연 '10년의 발자취'

조덕연 이사장·부인 배영애 이사한국 아내 둔 현지가이드와 '인연'학교건립 제안에 멤버들과 뜻모아10년에 걸쳐 네팔 히말라야 오지에 학교를 세우고 있는 순수 민간인 모임이 있다. 누가 알아주길 원치도 않고 그저 네팔 어린이들의 순수한 눈망울에 이끌려 십시일반 정성을 보탠 '국제교류회 김포한네연(이하 김포한네연)' 회원들은 벌써 3개의 학교를 현지에 선물했다. 조덕연(70) 설립이사장과 배영애(66) 총괄이사는 이를 위해 열 번 넘게 네팔을 오가며 김포한네연을 이끌었다.초기에 가장 많은 사재를 낸 것도 이들 부부다. 하지만 부부는 "80여명 회원의 꾸준한 마음이 없었다면 어느 것 하나도 이루지 못했을 것"이라고 자세를 낮췄다."처음엔 단순한 친목모임이었어."지난 23일 김포시 북변동 구도심 안쪽 김포한네연 사무실에서 만난 조 이사장은 처음 기억을 떠올리며 껄껄 웃었다. 지금의 김포시 걸포동에서 나고 자란 조 이사장은 교학사 김포지사장과 과학교구 회사인 우리상사 등에 몸담았던 사업가였다. 사업하는 와중에 김포사랑운동본부와 김포복지재단 이사장 등을 역임하는 등 지역사회 발전에 헌신해왔다.모든 것을 내려놓고 그는 평생 자신의 사업을 도운 아내 배 이사와 함께 전 세계를 여행 다니기로 계획했다.일정 중 한 곳이 네팔이었다. 2008년 떠난 첫 네팔여행에는 김포지역 지인들이 동행했는데 유독 교육자들이 많이 합류했다."일주일간의 네팔 여정에서 내가 회장을 맡게 됐어. 또 현지 여행사 가이드가 한 명 붙었는데 그 여행사 대표가 '그린네팔' 회장이었던 거야. 그린네팔은 우리 식의 새마을운동 같은 캠페인을 주도하는, 네팔에서 상류층에 속하는 3만명 규모의 청년모임이었지."한국에서 유학을 하고 한국인 여성과 결혼을 해 우리 문화에 아주 밝은 희라 카르키 그린네팔 회장은 여행 내내 조 이사장의 인생철학과 언행을 눈여겨보고 같은 해 한국으로 날아왔다. 조 이사장을 찾아온 그는 대뜸 네팔 오지에 학교를 짓는 사업을 제안했다.조 이사장은 여행 멤버들에게 이 같은 뜻을 전달했다. 신기하게도 다들 기뻐하며 만장일치로 동참을 결정했다.조 이사장을 비롯해 다들 인생 2막을 고민하던 때, 김포한네연은 그렇게 출발했다. 사전 준비작업을 마친 김포한네연 회원들은 이듬해 네팔로 가서 협약을 맺고 첫 삽을 떴다. 안나푸르나지역 디딸마을에 첫삽작년까지 초·중등 과정 3곳 준공 조 이사장이 우선 1천만원을 쾌척하고 나머지 1천500만원을 후원받아 기초공사가 진행됐다.학교를 하나 짓는 데는 2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됐다. 교육이 이뤄지는 건물을 짓고 나면 화장실과 보건실, 축대, 운동장 등 부대시설을 하나하나 갖춰가는 방식이었다. 김포한네연은 학교명을 '교육관'이라 칭했다. 만들어진 순서대로 숫자를 갖다 붙였다. 2011년께 카스키도 안나푸르나지역 디딸마을에 제1교육관이 만들어진 후 2015년 지진피해를 겪은 카트만두 고커루나지역에 제2교육관을, 그리고 지난해 12월 카스키도 마차푸차레지역 카다르정마을에 제3교육관을 차례로 준공했다. 제1교육관은 초등학교 과정, 제2~3교육관은 초등학교와 중학교 과정을 운영하는 학교였다.학교만 만들어준다고 끝나는 게 아니었다. 네팔 정부는 설립 후 2년 동안 운영해줄 경우 학교를 정부에서 운영하겠다고 제안했다. 그전까지는 김포한네연에서 교직원 인건비와 학교 구성원 식사·간식비 등으로 매월 75만원의 운영비를 지원했다.그러던 2013년 김포한네연은 마을학교가 자립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자는 데 뜻을 모았다. 2013년 말 이들은 디딸마을을 찾아 염소와 양 100쌍을 지원했다.김포한네연은 학교 설립사업 외에도 네팔에 온정을 아끼지 않았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할 때마다 봉사단을 조직해 네팔행 비행기를 탔다. 염소·양 지원 등으로 자립도 도와학생수술·지진피해 복구까지 관심"아이들 해맑은 웃음선물에 행복" 디딸마을 학생의 척추수술비를 내주거나 자매학교에 복사기와 앰프, 학용품, 의약품 등을 전달하기도 했다.2015년에는 대지진 피해지역에 텐트 20동과 침낭 100개, 구급약 등을 들고 찾아가 복구작업에 힘을 쏟았다.학교사업차 네팔에 가게 되면 보통 7박 9일 일정이었는데 워낙 오지여서 한번 방문에, 한 학교 학생들만 만날 수 있었다. 배 이사는 "가면 아이들 옷은 다 찢어지고 가방도 너덜거리는데 그렇게 해맑을 수가 없다"며 "아이들 손을 잡으면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해맑은 웃음을 내게 선물하는데 그걸 떠올리면 한국에 와서도 내내 행복했다"고 말했다.김포한네연은 현재 수도권 각지 회원이 매월 둘째 수요일 저녁에 회의를 연다. 창립 이래 단 한 번도 회의를 거른 적이 없어 얼마 전 120차 월례회의를 마쳤다. 다시 말해, 10주년을 맞은 것이다. 외부에 알리지 않고 조촐하게 행사를 치른 조 이사장은 "안나푸르나에 등반을 하러 가는 전 세계 산악인들은 영어와 한글로 쓰인 '김포한네연' 이정표를 계속 볼 수밖에 없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10년의 큰 뜻을 이룬 그의 눈이 사무실 벽면의 대형 히말라야 그림을 향했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지난해 12월 네팔 카스키도 마차푸차레지역 카다르정마을에서 제3교육관 준공식을 갖고 있는 김포한네연 회원들.조덕연 김포한네연 이사장과 배영애 총괄이사. /김포한네연 제공네팔 카스키도 안나푸르나지역 디딸마을 2천300m 고지에 건립된 제1교육관 기초공사 과정.건물 준공 후 김포한네연의 도움으로 옹벽을 보강하고 있는 네팔 카스키도 마차푸차레지역 카다르정 마을의 제3교육관.네팔의 한 자매결연 학교 학생들과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는 조덕연 김포한네연 이사장.네팔 카스키도 마차푸차레지역 카다르정마을에 건립된 제3교육관 관계자들에게 학용품을 건넨 뒤 기념촬영하고 있는 조덕연(오른쪽에서 세번째) 김포한네연 이사장과 부인인 배영애(오른쪽에서 다섯번째) 총괄이사.

2018-11-25 김우성

[이슈&스토리]술취한 운전대 '살인의 책임'을 묻다

"저희는 그저 상식이 통하는 사회, 나라다운 나라, 국민이 보호받고 국민이 의지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다 싶어 이 일을 하고 있는 것 뿐입니다." 지난 9월 25일 새벽 부산 해운대구의 한 보행로에 서 있던 윤창호(22)씨가 혈중 알콜농도 0.134%의 만취 상태로 운전하던 박모(26)씨의 승용차에 치였다. 사고 직후 윤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뇌사에 빠졌고, 사고 46일 만인 지난 9일 끝내 숨을 거뒀다. 지난 9월 16일 오전 0시 43분께 성남 분당 판교역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이모(62)씨와 강모(38)씨를 외제 승용차가 덮쳤다. 이씨는 현장에서 숨을 거뒀고, 강씨는 양쪽 다리와 어깨를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된 승용차 운전자 박모(26)씨의 혈중 알콜 농도는 0.098%(면허 정지 수준)로 나타났다. 부산과 성남에서 발생한 안타까운 음주사고 사망 사건의 유족들과 친구들은 일명 '윤창호법'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올 상반기 적발 교육생 8만2천명 전국 '사고 상위30'중 경기·인천 평택·수원남부 등 13곳 차지 '오명' 재범률 42%… 관련사고 잇따라#'음주운전=살인행위' 이들이 말하는 '윤창호법'의 취지는 그간 의례적 표현으로 사용되던 '음주운전=살인행위'를 규정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음주운전 적발을 3회에서 2회 위반으로 바꾸는 것과 음주운전 수치 기준을 혈중 알콜 농도별 심신 변화에 따라 강화하고, 사망에 이르게 할 경우 '살인죄에 준해 처벌한다'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 조항의 개정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정치권은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 대표발의로 지난달 22일 특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내놨다. 주요 내용은 특가법 제5조의11(위험운전 치사상)의 음주 또는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자동차(원동기장치자전거를 포함)를 운전해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는 현행 조항을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강화하는 것이다.#음주사고의 높은 재범률과 치사율 지난 2013~2017년 5년간 음주사고 재범률은 42.5%로 집계됐으며, 3회 이상 만취 상태로 차를 몰다 사고를 낸 비율도 16.6%에 달했다. 치사율도 전체 사고 치사율보다 15.8%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인지역은 음주사고 상위 30개 지역 중 13곳을 차지하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2015~2017년 3년간 경찰서 관할 기준 서울 강남경찰서(879건)이 가장 많았고 이어 평택경찰서(837건), 수원남부경찰서(820건) 순이었다. 6~15위 안에도 시흥경찰서(708건), 화성동부경찰서(705건), 일산동부경찰서(705건), 안산단원경찰서(681건), 인천남동경찰서(677건), 용인동부경찰서(672건) 등 6곳이 이름을 올렸다. 경찰은 현행 단속 기준인 혈중알콜농도 0.05%를 0.03%로 강화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연말 이동식(게릴라식) 단속을 통해 음주사고 예방 노력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법 당국의 엄벌주의 사법 당국도 엄벌주의를 채택하는 추세다. 수원지법 형사3단독 차주희 판사는 지난 21일 혈중알콜농도 0.205% 만취 상태로 차량을 몰다 주차된 차량 2대를 파손한 혐의(도로교통법 음주운전)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6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차 판사는 "반성의 기미가 없고, 경찰에서도 진술을 수차례 번복하는 등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판시했다. 차 판사는 이날 선고를 앞두고 피고인석에 서서 진지하게 반성하며 차량을 완전히 처분했다는 반성문을 제출한 음주운전자들에게는 '법규 준수'를 강조하며 집행유예나 벌금형을 선고했다.#17년 걸쳐 음주운전 3차례 적발된 공무원 음주운전 삼진아웃 제도에 걸린 공무원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최초 음주운전 적발부터 삼진 아웃까지 걸린 시간은 17년이었다. 김모(47)씨는 지난 7월 27일 오후 10시 25분께 화성 동탄의 한 도로에서 혈중알콜농도 0.180%의 술에 취한 상태로 자신의 승용차를 몰다 신호를 위반해 송모(33)씨가 몰던 화물차를 들이받아 운전자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김씨는 2007년 4월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돼 벌금 70만원을 선고받았고, 2011년 10월에도 술에 취해 운전을 하다 벌금 250만원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었다. 수원지법 형사2단독 이성율 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상),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80시간을 명령했다.法, 징역형·법정구속 '엄벌추세' 文정부 음주운전 특별사면 제외 사망사건 1→5년이상 징역 상향 투아웃제등 담긴 '윤창호법' 추진 #음주운전 삼진아웃 음주운전 삼진아웃 제도는 상습적인 음주운전을 예방하고 가중처벌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형사상 삼진아웃과 행정상 삼진아웃으로 나뉜다. 법령상 근거는 2001년 6월 30일 개정된 도로교통법이다. 행정상 삼진아웃은 음주운전으로 2회 이상 운전면허 행정처분(정지 또는 취소)을 받은 사람이 다시 음주운전(혈중 알콜 농도 0.05% 이상)으로 적발되면 운전면호를 취소하고 2년간 운전면허 시험에 응시 자격을 박탈하는 제도다. 형사상 삼진아웃은 상습 운전자에게 형사 처벌을 강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로 3년 내 2회 이상 음주운전을 한 전력자가 재차 적발될 경우 혈중 알콜 농도 0.05% 이상이면 '무조건 구속 수사하도록 하는 개념을 도입한 수사 지침'이다. 상습적인 음주운전 사범의 경우 면허 결격 기간도 달라진다. 1~2회 적발 시 1년간 운전면허 취득 자격이 박탈되지만, 삼진아웃의 경우 2년간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없게 된다. #'음주운전'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꼬리표 사면을 받더라도 범죄전력이 사라지지 않는다. 음주운전 기록 자체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생계를 위해 운전대를 잡아야 하는 사람들에게 면허취득 결격 기간을 소멸시키는 데 그치기 때문이다. 음주운전자에 대한 특별사면도 문재인 정부에서는 사라졌다. 지난해 12월 30일 문재인 정부의 첫 특별사면에서 운전면허 정지·취소 등 행정처분 대상자 165만여명에 대해 벌점을 삭제하거나 면허 정치·취소 처분을 면제했지만, 음주운전자는 단 한 차례 위반했더라도 감면 대상에서 제외됐다. 음주운전 특별사면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광복 70주년 특별사면'이 마지막이었다. 단 1회 음주 단속에 적발된 음주운전자 23만여명에 한해 벌점 삭제와 행정처분 감면이 이뤄졌다.#부끄러운 음주운전 교육생 숫자 올해만 8만2천명 음주운전 적발에 따른 도로교통공단 음주운전 교육생 수는 올해 상반기 전국 8만2천228명, 경기·인천 2만1천730명으로 집계됐다. 이 추세로 연말까지 이어지면, 지난해(전국 16만8천395명, 경기·인천 4만4천910명)와 비슷한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음주운전 교육시간은 위반 횟수에 따라 교육 이수가 달라진다. 강민수 도로교통공단 교육관리처 대리는 "마지막 적발일을 기점으로 5년 내 1회차는 6시간, 2회차는 8시간, 3회 이상은 16시간 동안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철승 법무법인 정상 변호사는 "최근 지침이 강화되면서 음주운전 3회 이상 적발 시 원칙적으로 실형을 선고하고, 극히 예외적으로 집행을 유예하는 추세"라며 "사면 전력도 포함되기 때문에 음주 상태로 운전대를 잡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 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아이클릭아트지난 9월 4일 수원시 이의동 신분당선 광교중앙역 인근에서 술에 취해 자가용 SUV를 몰던 권모(37)씨가 버스전용 지하차도로 추락했다. /경기소방재난본부 제공음주운전 단속 중인 경찰. /경인일보 DB

2018-11-22 손성배

[인터뷰… 공감]KS우승컵 선물하고 떠난 트레이 힐만 前 인천 SK와이번스 감독

"땡큐, 힐만~".벌써 2년 전 일이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다. 미국 텍사스로 향하는 항공편에 몸을 실었다. 그는 멀리 인천에서 온 손님들을 따뜻하게 집으로 맞이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대화를 나눴다. 기대는 확신으로 바뀌어 갔다. 그렇게 3시간이 훌쩍 지났다. 그는 일어서려는 손님들을 붙잡았다. 저녁 식사로 바비큐를 손수 대접했다. 격의 없는 대화가 3시간이나 더 오갔다. 그가 두꺼운 파일 2개를 건넸다. 진지하게 팀을 고민한 흔적들이 녹아 있었다. "그게 '변화'의 첫 시작이었죠." 류준열 인천 SK 와이번스 대표이사는 2년 전 트레이 힐만 감독과의 첫 만남을 이렇게 기억했다.포스트시즌 개막 전 힐만은 고향에 있는 노부모를 돌보기 위해 아쉬운 작별을 고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 승리까지 포기한 것은 아니었다. 류 대표는 "미국으로 돌아가는 힐만 감독이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한국시리즈) 우승의 열망이 강한 것 같다"고 했었다.힐만 감독은 SK를 2년 연속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다. 그 원동력은 '소통'의 리더십이었다. 더그아웃에 크고 작은 변화가 일었다. '소통'을 중시하는 미국 스타일의 자연스러운 스킨십이 생겨났다. 힐만 감독은 격의 없이 선수들을 대했다. 농담도 자주 건네고 짓궂게 장난도 쳤다. SK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젊은 선수들이 이런 변화에 잘 녹아들었다.힐만 감독은 지난 16일 출국을 앞두고 열린 15일 감독 이·취임식 간담회, 경인일보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우승 소감과 2년 간의 소회를 피력했다. 그는 "한국 선수들과 관계를 형성하는 데 생각보다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면서 "내가 다가서면 (SK 감독을 맡기 전에 경험한 미국·일본 선수들 보다) 더 빠르게 다가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SK가 공을 들여 키워오던 장타력을 갖춘 선수들도 '믿음'을 기초로 한 힐만의 야구 철학에 힘입어 급성장한다. SK의 차세대 거포 한동민이 대표적이다. 포스트시즌 들어 극심한 부진을 겪은 그는 "고개를 못 들고 다닐 정도였다"고 했다. 하지만 힐만 감독은 그를 믿었다. 결국, 한동민은 플레이오프에 이어 한국시리즈 마지막 경기에서도 승부의 쐐기를 박는 결승 홈런을 터뜨리며 힐만의 기대에 부응했다. 두 경기는 모두 한국 야구사에 남을 명승부였다. 힐만 감독이 꽃피운 '홈런 군단' SK는 통산 네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이른바 '제2의 왕조시대'를 활짝 열었다. 그리고 힐만 감독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군 KBO 리그 최초의 외국인 사령탑으로 인천 시민은 물론 한국의 모든 야구팬에게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그는 "2년 동안 모든 순간이 행복했고 뜻깊은 시간을 만들 수 있었다"면서 특히 "지난 3주 동안의 시간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환상적이었다"고 말했다.무엇보다 힐만 감독은 선수들을 각별히 대했다. 결코, 무리하게 선수를 기용하는 법이 없다. 당장 눈앞의 승부에 집착해 선수를 혹사하지 않았다. 힐만 감독은 시즌 초 왼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하고 2년 만에 복귀한 에이스 김광현과 관련한 네 가지 관리 매뉴얼을 제시한 바 있다. ▲선발 등판 후 24~48시간 내 팔꿈치 상태와 피로 등 체크 ▲투구 수와 이닝 수 관리 ▲팔꿈치에 무리가 가는 직구 구속과 평균구속의 차이 확인 ▲얼마나 힘겨운 이닝을 소화하고 내려왔느냐 등이다. 이를 통해 김광현의 성공적인 복귀와 포스트시즌 호투를 이끌어 냈다.힐만 감독은 "김광현이 올 시즌 복귀해 잘 해줬다. 득점 지원이 부족하거나 특정 이닝에 투구 수가 많아지면 결과가 안 좋았던 적도 있지만, 부상으로 한 해를 거른 것을 고려한다면 기대 이상으로 좋은 시즌을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힐만 감독의 야구는 그라운드 밖에서도 빛이 났다. 그는 소아암으로 투병 중인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머리카락을 일부러 길렀다. 힐만 감독을 따라 김광현도 시즌 초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른 뒤 길렀던 머리카락을 잘라 기부했다. SK 선수들의 헌혈 행렬도 이어졌다. 힐만 감독은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여름에는 산타클로스 복장을 하고 소아암을 앓고 있는 김진욱(11) 군의 학교를 직접 찾아가는 깜짝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건강한 모습으로 플레이오프 6차전에서 시구를 했던 김군은 이·취임식에서 떠나는 힐만 감독에게 감사의 꽃다발을 건넸다. 힐만 감독은 팬서비스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그는 "승리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팬들에게 SK는 야구를 정말 열심히, 재미있게 한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이러한 모습을 통해 수도권에 있는 타 팀 팬과 심지어 축구팬들도 야구장에 오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프로야구 선수들은 팬들이 있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은 맞다"면서 "하지만 내성적인 선수들도 있고, 가족과 보다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는 선수들도 있다. 팬들도 배려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끝으로 힐만 감독에게 물었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계기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SK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냐고. 지체 없이 '변화'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힐만 감독은 "이번 우승은 모두가 하나가 되었기에 가능했다"며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염경엽 신임 감독에 대해서도 "소통에 탁월한 능력을 갖췄다. 선수들을 잘 이끌어 나갈 것"이라며 깊은 신뢰를 보냈다. 힐만 감독은 홈 팬들에게도 "그저 감사하다는 말 밖에 드릴 말씀이 없다. 언제나 보여주었던 열정적인 응원과 지지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글/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 사진/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트레이 힐만 감독은?▲ 미국 텍사스주 애머릴로(1963년 출생)▲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선수(1985년 입단)▲ NPB 니혼햄 파이터스 감독 (2003~2007년 10월)▲ 캔자스시티 로열스 감독 (2007년 10월 ~ 2010년 5월)▲ LA 다저스 코치 (2010년 11월 ~ 2013년 10월)▲ 뉴욕 양키스 어시스턴스 코치(2014년)▲ 휴스턴 애스트로스 벤치 코치 (2015~2016년)사진/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트레이 힐만 전 SK 와이번스 감독(왼쪽)이 박남춘 인천시장으로부터 명예 시민증을 받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트레이 힐만 전 인천 SK 와이번스 감독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 경기를 우승으로 이끈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산타클로스 복장을 하고 소아암 어린이가 다니는 학교를 찾아간 힐만 감독. /SK 제공/연합뉴스

2018-11-20 임승재

[우리시대의 품앗이人(K-Pumassian)]최준회 양주백석高 운영위원장

학교 최초 '교장공모제' 심사에 참여마을교육경제공동체 조합 설립 주도'청소년 인재 육성' 여건 조성 기대감"요즘 지역사회가 학생들의 넓은 배움터가 되면서 학부모의 역할도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양주백석고등학교 운영위원회 최준회(52)위원장은 "학부모는 학부모이자 자녀의 배움터인 지역사회 일원으로서 청소년교육을 위해 학교운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최 위원장은 지난 2016년부터 현재까지 백석고 학교운영위를 이끌며 학교의 요구를 지역사회에 반영하고 지역사회의 의견을 학교에 전달하는 가교역할을 해오고 있다. 그에게 지난 3년은 '한 아이를 가르치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마을교육공동체'를 실천하기 위해 동분서주한 시간이었다.최 위원장의 역할이 빛을 발한 건 지난해 이 학교에 처음으로 '교장 공모제'가 시행됐을 때다. 교장을 공모를 통해 뽑기는 처음이었기에 학교나 학부모 모두 막막하기는 마찬가지였다.그는 학부모를 대표해 도교육청이 주최하는 교장 공모제 심사역량 강화 연수에 참가해 필요한 준비교육을 받고 심사절차를 숙지했다. 이를 통해 학생과 학부모, 지역사회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내기 위해 심사에 공정을 기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올해는 평소 그려오던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마을교육공동체를 관리하고 운영할 조직을 만드는 일에 뛰어들었다. 최 위원장은 '양주백석고 마을교육경제공동체 사회적협동조합' 설립을 주도했다. 조합에서는 학부모와 교사를 비롯한 지역의 교육주체들이 공동체 교육에 참여하고 이를 위한 공동기금을 조성해 필요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조합 설립으로 백석고 학생을 비롯해 지역 청소년들이 양질의 마을교육을 체험하고 이를 통해 지역의 인재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여건 조성이 가능하다는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이와 관련 최 위원장은 "이제 아이들의 교육을 학교에만 맡기던 시대는 지났다"며 "자녀들에게 좋은 교육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학부모와 지역사회가 교육에 동참해 학교와 함께 실질적인 교육혁신 노력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양주/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최준회 위원장은 2016년부터 양주백석고 운영위원회를 이끌며 학부모들과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펼쳐오고 있다. 사진은 환경정화 캠페인 모습. /양주백석고등학교 운영위원회 제공

2018-11-19 최재훈

[FOCUS 경기]예방부터 치료까지 논스톱 '시흥형 통합관리시스템'

고령인구 늘어나면서 사회적 큰 관심市, 연성이어 정왕동에 센터 열어 활동내년 2월 대야·신천 개소 '촘촘한 관리'일반 주민 교육통해 관련 활동가 양성유관단체와 '유기적 관계' 구축도 중시치매 예방부터 치료까지를 권역별로 묶어낸 전국 최초의 '시흥형 치매통합관리시스템'이 주목받고 있다.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상황에서 늘어만 가는 치매 환자를 권역별 안심센터로의 접근성을 높여 환자는 물론 가족 삶의 질을 끌어올리기 위한 고민 해결 방안이 '시흥형 치매통합관리시스템'의 핵심이다. '예방부터 치료까지 논스톱', '치매로부터 자유로운 시흥'이란 슬로건 아래 진행되는 시흥시의 독특한 치매 관리 시스템을 들여다봤다.# 치매로 인한 사회적 현황과 환경최근 치매가 유발하는 사회적 관심은 크다. 지난해 9월 보건복지부의 '치매 국가 책임제 추진계획'을 발표할 정도로 치매가 주는 사회적 파장이 클 수밖에 없다. 현 정부도 이를 인식해 공약으로 치료비의 90%를 건강보험으로 보장하는 내용을 담았을 정도다. 치매의 국가적 차원 접근 이유는 고령 인구가 늘어나는 시점에서 치매 환자가 있는 가정의 부담이 너무 크고 그 숫자도 크게 증가 추세에 있기 때문이다. 치매로 인한 고통과 부담을 개인과 가족들이 전부 떠안아 가정이 무너지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충격이 크다.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령인구 중 치매 환자는 72만명으로, 2024년 100만명, 2034년에는 150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보건복지부 치매 유병률 조사 결과, 시흥시의 올해 9월 말 기준 치매 환자 추정인구는 3천749명으로, 관내 65세 이상 총 노인 인구 3만6천753명의 10%가 넘는 많은 숫자에 해당 된다. 시흥시의 경우 지난달 말 현재 65세 이상 노인 인구(3만7천22명)의 10.2%인 3천776명이 치매 환자로 추정돼 관리를 받고 있다. → 표 참조치매 환자에 대한 개별적 집계가 시작된 지난 2015년 2천900명에서 매년 200~400명씩 늘어나는 추세여서 그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치매 극복을 위한 대처 방안 마련치매로 인한 사회적 파장을 줄이기 위한 시의 대책은 크게 두 가지로 양분된다. '치매 안심도시'를 목표로 조기 발견과 예방의 통합관리 시스템 구축과 인식 전환을 위해 관련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다.여기에는 치매 안심센터 권역별 설치로 접근성을 높이고자 하는 노력이 중심에 있다.지난 10월 29일 시흥시 정왕동에는 정왕 치매안심센터가 정식으로 문을 열면서 치매 극복을 위한 시의 노력이 한걸음 더 나아가게 됐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연성 치매 안심센터에 이어 두 번째 센터 개설로 치매 관리 범위가 더 넓어지고 촘촘한 관리가 가능케 된 것이다. 권역의 완결편인 대야·신천 치매안심센터 역시 내년 2월 개소를 앞두고 있다. 거동이 어려운 환자를 위해 각 동에 치매 안심 경로당 20개소도 별도 운영 중이다.지난달 말 기준 47만(외국인 숫자 포함) 인구에 3개의 치매 센터 운영에 대한 형평성 문제가 언급될 수 있다. 1개 구 1개 센터 정도로 운영되는 현실을 감안할 경우 형평성에 문제 제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 움직임에 편승한 시의 발 빠른 예산 확보 노력 등을 감안하면 이를 가능케 한 전국 최초 사례에 대한 궁금증은 자연스럽게 풀어진다.시의 치매 예방 활동 노력은 치매 활동가 양성으로 인한 지역자원 협력모델 제시와 사회 공감대 형성에 있다. 교육을 통해 일반주민들을 치매 활동가로의 양성을 통한 지역적 관심 유발효과에 관리 효율성까지 기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현재 40여명의 치매활동가들이 인지 프로그램 운영, 홀몸어르신 상담, 혈압·혈당관리 등 지역 내 건강문제를 해결하는 주체로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는 지난달까지 8천900여명의 치매 선별 검사를 통해 인지 능력이 떨어지는 2천여명을 발견해 이 중 500여명을 치매 환자로 확진해 조기 치료를 가능케 하는 효과로 이어졌다.# 효율적인 관리를 위한 입체적 네트워크 조성시는 치매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유관단체와의 유기적 관계 구축을 우선시하고 있다. 환자가 치매 진단을 받으면 치료관리비나 치료 물품 지원, 국가나 지역사회 의료, 복지서비스 등을 체계적으로 안내하는 도움을 주기 위한 목적이다. 의료기관은 물론 경찰서, 건강보험공단, 학교 등 지역사회 유관 기관과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사회 전체가 치매 예방과 대응에 각자 역할을 감당하기 위한 것이다. 공통의 현실적 문제를 지역 전체가 '우리의 일'로 받아들여 고민을 해결해 나가자는 취지다.임병택 시장은 "치매 유병률이 늘고 있는 현실적 상황에서 이를 극복하려는 사회적 인식 개선이 매우 시급한 상황"이라고 전제한 뒤 "시는 앞으로 치매의 조기 발견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과 더불어 치매 환자들을 위한 맞춤형 사례관리를 통해 치매 돌봄 기능을 크게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시흥/심재호기자 sjh@kyeongin.com지난 10월 29일 '정왕 치매안심센터'가 정식으로 문을 열면서 시흥시의 치매 극복을 위한 노력이 한걸음 더 나아가게 됐다. /시흥시 제공시흥시는 '치매 안심도시'를 목표로, 치매를 조기 발견하고 예방하는 통합관리 시스템 구축과 관련 인력 양성에 힘을 쓰고 있다. 사진은 치매예방 홍보활동. /시흥시 제공시흥시에서는 현재 40여명의 치매활동가들이 치매 어르신들의 건강문제를 해결하는 주체로 적극 참여하고 있다. 사진은 치매 선별검사 프로그램. /시흥시 제공

2018-11-18 심재호

[FOCUS 경기]인터뷰|임병택 시흥시장

"우리 사회가 고령화 시대로 급속하게 진입하면서 치매가 주요 의제로 떠오른 지 이미 오래입니다."임병택 시흥시장은 "지난해 기준 국내 치매환자는 약 72만명, 65세 이상 인구 10명 중 1명이라고 한다"며 "치매는 이제 더 이상 환자의, 또는 가족의 문제로만 여겨질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누군가의 부모이고 또는 자식이기 때문에 치매는 국가 책무"라며 "그러나 그 이전에 시민과 가장 가까이 닿은 지방정부의 책무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에 따라 "시흥시는 치매가족 특성 및 부양 부담감, 미충족 요구에 관한 연구조사 결과를 토대로 예방에서 치료까지 시가 직접 개입하는 시흥형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며 "경기도의원 시절 시흥시보건소와 함께 공모 신청해 설립한 시흥통합지원센터(현 연성치매안심센터)에 이어 내년 2월에 완성되는 대야신천치매안심센터까지 3개소가 된다. 이를 중심축으로 예방부터 단계별로 적절한 조치까지 통합적인 관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시의 목표다. 관내 의료기관, 교육기관이 함께 힘을 모아갈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임 시장은 "시흥에는 '치매안심마을'이 있다.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예방과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진단, 치료 등의 관리 목적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마을 모두가 '함께' 극복해 나가자는 인식의 전환"이라고 밝혔다.마지막으로 임 시장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차로 30분 떨어져 있는 호그벡(Hogeweyk) 마을은 전체가 치매 요양원이다. 이곳엔 환자도, 의사도, 간호사도 없다. 그저 모두가 함께 거주하는 이웃으로서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배려하고 배려를 받는다. 여기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본다. 치매로부터 자유로운 시흥, 이제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시흥/심재호기자 sjh@kyeongin.com임병택 시흥시장은 "치매는 국가 책무이지만 시민과 가장 가까이 닿는 지방정부의 책무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시흥시 제공

2018-11-18 심재호

[이슈&스토리]사람 떠난 인천 구도심… 박물관·공원·농장 화려한 부활

시, 집주인 합의거쳐 5년간 941곳 정비붕괴우려 360동 철거·454동 안전조치주차장 24곳등 주민공간 127곳 재탄생미추홀구 전국 첫 전수조사 데이터구축행복·청년주택·공공임대상가 조성키로빌라 공실 작물재배 옥상텃밭보다 쉬워인천 구도심 마을의 골칫덩이 빈집이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사람이 떠나 황폐해진 빈집이 박물관, 주차장, 공원, 도심농장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인천시가 추진하고 있는 빈집 정비사업이 구도심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인천 미추홀구 도화동 제물포역 뒤편(북부역)에 있는 '쑥골마을 박물관'. 허름한 주택가 골목에 자리한 이 박물관에선 도화동의 지명에 얽힌 이야기와 경인철도, 북망산, 선인재단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쑥골박물관은 2년 전만 해도 방치된 빈집이었다. 미추홀구가 빈집을 리모델링해 주민들을 위한 박물관과 평생학습 교육시설로 꾸몄다. 애물단지였던 이 도화동 빈집은 지금은 주민들의 사랑방이 됐다.쑥골박물관이 있는 제물포역 주변은 불과 10여 년 전까지는 밤낮으로 사람이 몰리던 인천의 대표적인 상권이었다. 그러다 2009년 제물포역 인근 인천대학교가 송도국제도시로 떠나면서 활력을 잃었고 점차 슬럼화돼 빈집이 하나둘 늘어갔다. 옛 명성을 잃은 이곳은 슬럼화돼 비행 청소년들이 몰렸고 담배꽁초가 나뒹구는 '담배 골목'이라는 오명까지 쓰기도 했다. 불 꺼진 빈집은 쓰레기가 넘쳐났고, 깨진 유리창과 아무렇게나 놓인 폐목재, 부서진 담벼락은 안전에도 큰 위협이 됐다.인천시는 이런 빈집을 정비하기 위해 2013년부터 빈집을 대상으로 정비 사업을 진행했다. 집주인과 협의해 안전에 위협이 되는 빈집을 정비하고, 구도심의 부족한 주차장으로 사용하거나 작은 공원, 텃밭으로 가꿨다. 이를 통해 지난 5년 동안 941곳의 빈집을 정비했다. 붕괴 등 안전사고 우려가 있어 철거된 집이 360동, 부분 폐쇄 등 안전조치를 한 집이 454동이다. 이 가운데 127곳은 쑥골도서관처럼 주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주차장이 24곳, 공원·텃밭이 92곳, 공동이용시설이 8곳, 임대주택이 3곳이다.인천에서 빈집 정비사업에 가장 앞서나가고 있는 곳은 미추홀구다. 아직은 '남구'라는 옛 이름이 더 익숙한 미추홀구는 인천의 대표적인 구도심 지역이다. 제물포역과 수봉공원(도화동), 토지금고(용현동) 시장 일대, 구청 주변(숭의동)은 오래된 단독주택과 빌라들이 빼곡히 들어찼다. 주안동 일부는 오랜 기간 재개발 사업이 진행되지 않으면서 마을 곳곳이 슬럼화됐다.인천시는 지난해 11월 미추홀구, 한국국토정보공사(LX)와 함께 빈집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지역의 빈집을 전수조사했다. 빈집 현황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빈집의 밀집도, 노후도 등을 다각적으로 분석·진단해 활용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였다. 이는 전국에서 최초로 진행되는 빈집실태 선도사업이었다.인천시와 미추홀구는 1천197개 빈집에 대한 조사를 완료했다. 전력 사용량, 상수도 사용량 등을 통해 1년 이상 사람이 거주·사용하지 않은 집을 추려내고, 소유주와 면담해 빈집을 선정했다. 노후 상태를 조사해 등급을 매기고 데이터를 온라인에 구축했다. 조사결과 빈집은 단독주택과 다세대·연립이 736동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35동은 철거가 시급했고, 11동은 상태가 양호했다. 미추홀구는 분석 자료를 근거로 빈집을 행복주택, 공공임대상가, 청년주택 등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구도심 정비 사업은 청년층 취업 문제와 마을 공동체 회복과도 연결된다. 미추홀구는 도시재생사회적협동조합과 '빈집은행'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 빈집은행 프로젝트는 빈집을 청년들이 정착해 활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신청사로 이전해 비어버린 용현1·4동 행정복지센터 옛 건물을 중심으로 다양한 실험들이 진행되고 있다.가장 눈에 띄는 사업은 빌라나 주택의 공실을 활용한 작물 재배다. 미추홀구는 빈집 문제 해결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빈집 20여 채에 '도심농장(Urban Farm)'을 조성했다. 농장이 조성된 곳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소유 주택으로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빈집으로 방치된 곳이다. 도시농장은 대게 주택 옥상을 텃밭으로 조성하는 방식으로 이뤄졌지만, 실내에도 책장 형태의 재배 공간을 설치하고 적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는 장치를 놓으면 어렵지 않게 작물을 재배할 수 있다. 병충해 차단과 습도·온도의 적정 유지 등 오히려 실외 도시농장보다 관리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미추홀구의 빈집은행 프로젝트는 최근 경주에서 열린 대한민국 지방자치박람회에서 공동생산 우수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부평구에서도 '한 뼘의 행복 프로젝트'를 추진해 정비구역 내 빈집을 도서관이나 주차장으로 활용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한 뼘의 나눔(철거 후 공동이용시설 조성) ▲한 뼘의 배려(가림막 설치) ▲한 뼘의 상생(빈집 리모델링 임대사업 추진) 등 3가지 방식으로 진행된다. 노후 빈집은 철거해 주민 공동 이용시설을 조성하고, 상태가 양호한 빈집은 리모델링해 저소득층의 임대주택으로 활용하는 프로그램이다. 철거가 불가능한 곳은 가림막을 설치해 안전사고 위험을 예방한다. 부평구 18개 정비구역 내에 322개의 빈집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이밖에 동구는 창영동의 노후 주택을 헐고 운동시설을 갖춘 마을 공용 공간으로 조성했다. 송림동에서는 텃밭이 조성됐다. 빈집 정비사업은 구도심의 슬럼화를 방지하고, 침체된 지역에 생기를 불어넣는 역할을 하지만 아직 사회적·제도적으로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 인천연구원 윤혜영 연구위원은 최근 낸 '인천시 빈집정비계획 수립방향 연구 추진현황'에서 "빈집 정비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공공과 민간 영역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개인 소유 집에 공공의 영역이 개입해야 하기 때문에 소유자와 마을 주민들의 공감대 형성이 없이는 어려운 사업이다. 빈집 전수조사는 무엇보다 집주인의 협조와 이해 없이는 불가능하다. 민간영역에서 선도적으로 빈집을 활용한 사업을 발굴하고 실행하는 일이 함께 진행돼야 한다는 얘기다. 일본의 경우 2013년부터 빈집 관리를 위한 '기반강화추진사업'을 실시해 매년 민간 사업자,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단체를 대상으로 빈집 관리 사업 공모를 실시하고 있다. 빈집을 적절하게 관리하고 철거하는 상담 인력 양성과 환경정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빈집의 매매와 임대 물량 검색이 가능한 '빈집·공터뱅크'도 구축해 놓은 상태다. 빈집 구입 목적과 원하는 지역을 선택해 간단하게 빈집을 검색할 수 있고, 가격·주택구조·건물 종류·면적·준공일 등 세부검색 설정으로 원하는 빈집을 찾아볼 수 있다.인천시는 미추홀구의 성과를 바탕으로 최근 나머지 9개 군·구에 대한 빈집실태조사에 들어갔다. 인천시는 내년 9월까지 실태조사를 마무리하고 빈집정비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인천 미추홀구 숭의동 노후 빈집 전경. /미추홀구 제공미추홀구 도화동 빈집을 활용해 만든 쑥골마을박물관. /인천시제공인천 미추홀구 숭의동 빈집에 꽂힌 우편물. /미추홀구 제공최환 빈집프로젝트 대표가 신청사 이전으로 비어버린 용현 1,4동 옛 행정 복합센터 건물을 활용해 버섯을 재배하고 있다. /미추홀구 제공노후 빈집을 헐어 공원으로 조성한 동구 송림동 마을공원. /인천시제공

2018-11-15 김민재

[인터뷰… 공감]올 만해문학상·구상문학상 영예 '노동자 시인' 김해자

김해자(56) 시인은 상복이 많은 사람이다. 봄에 펴낸 시집 '해자네 점집'으로 지난달 제33회 만해문학상 본상에, 이달에는 제10회 구상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한 달여 사이에 권위도 있고 상금도 두둑한 상을 두 개나 받았다. 지난해에는 아름다운 작가상을 2016년에는 이육사시문학상을 받았고, 2008년 백석문학상, 1998년 전태일문학상 등을 받았다. 지난 9일 오전 인천 부평 백운공원 인근에서 김 시인을 만났다. 그는 충남 천안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는데, 전날 노동자교육기관에서 진행하는 글쓰기 수업 때문에 잠시 인천에 들렀다고 한다. 수상 축하 인사를 전하니 그는 전라도 사투리가 섞인 말투로 "이제는 호(號)를 수상자로 바꾸라는 친구들도 있네요"라고 말하고는 크게 웃었다.상과 인연이 잦은 이유를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심각한 표정으로 한참을 고민하더니 "사주를 면밀하게 분석해 보니 이맘 때가 횡재할 시기"라며 "지난 8월 꿈에 108 염주를 한 스님을 만나는 꿈을 꿨는데, 염주와 열매 선물을 받았던 것도 이유였던 것 같다"고 말하고 또 웃었다.웃으며 답하긴 했지만, 상 받는 일이 조금은 불편한 구석도 있다고 한다. "사실 시(詩) 라는 것이 큰 차이가 나지 않거든요. 누구에게는 제 시가 마음에 들지 않을 것이고요. 사람이니까. 불편한 마음 대신 이번 상들을 앞으로의 '독립자금'이라고 생각하며 살려고 합니다."김해자 시인을 '노동자 시인'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활동가라고 소개했다. 시를 심사한 한 심사위원은 심사평에서 자신을 시인이 아닌 '활동가'라고 표현 하기도 했단다. 그는 "어라, 내가 시인이 아니었네" 하며 웃은 기억도 있다고 했다.그는 1984년부터 1999년까지 15년의 시간을 인천에 머물렀다.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를 다닌 항구 목포보다 더 많은 15년이란 세월, 그의 가장 빛나는 젊은 시절을 인천의 모든 동네를 떠돌아다니며 살았다고 했다.그의 작품 가운데 정말 많은 것들의 뿌리가 인천에 있다고 그는 말했다. 시인은 그 시인은 시로 소개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다는 그는, 자신의 행적이 압축되어 있다는 시 '어진내에 두고 온 나'(시집 집에 가자, 삶창, 2015)를 추천해 줬다."지금도 청천동 콘크리트 건물 밖에는 플러그 뽑힌 채 장대비에 젖고 있는 도요타 미파 브라더 싱가 미싱들이 서 있죠…(중략)…아득하고 고운 옛날 어진내라 불리던 인천, 갈산동 그 쪽방에는 연탄보다 번개탄을 더 많이 사는 소녀가 살고 있네요 야근 마치고 돌아오면 늘 먼저 잠들어 있는 연탄불 활활 타오르기 전 곯아떨어지는 등 굽은 한뎃잠…(중략)…교도소가 마주 보이던 학익동 모퉁이 키 낮은 집 흙벽 아궁이가 있던 옛 부엌엔 전단지 속 휘갈긴 어린 해고자 메모 '배가 고파요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았어요' 애호박 몇 조각 둥둥 떠다니는 밀가루 죽이 아직도 부글부글 끓고 있는 효성동 송현동 송림동 바람 몰아치던 주안 언덕배기 그 작고 낮은 닭장집 창문마다 한밤중이면 하나둘 새어 나오는 쓸쓸하고 낮고 따스한 불빛…(후략)"그는 오갈 곳 없는 힘든 시기에 인천에 왔다. 고려대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인 1984년 학내에서 '광주학살진상조사위원장'을 맡았다. 4월부터 6월까지 두 달 내내 시위를 주도했다. 얼굴은 새카맣게 변했고 체중은 38㎏까지 줄었을 정도로 힘겨웠다. 학교에서 제적됐고, 이후 벌어진 학생들 사이의 노선 투쟁으로 큰 상처를 입었다. 마땅히 기댈 곳이 없어서 찾아온 곳이 인천이었다. 그해 10월 효성동에 보증금 20만원, 월세 4만원짜리 '닭장집'으로 첫 인연을 맺었다. 영등포에 있는 산업선교회에서 배운 미싱 기술로 청천동, 효성동, 갈산동 일대 마찌꼬바(작은 영세 봉제공장)를 전전했다. 맘씨 좋은 사장은 "시다일 조금만 버티면 미싱사로 올려 줄게"라며 다독였고, 성질 못된 사장을 만날 때는 "하나도 안 해 봤구먼!"하는 호통을 들었다. 2개월여 만에 7~8곳을 전전했다. 미싱 기술이 늘면서 큰 사업장으로 옮기게 됐고 백경물산, 소명실업, 태평양물산 등에서 일했다.그는 지금도 그 마찌꼬바에서 만났던 얼굴을 다 기억에 남았다고 한다. 그 노동자들이 보여줬던 삶, 때로는 거칠고 일당이 밀리면 시끄럽기도 하던 그들. 그들과 나눠 먹었던 밥. 휴식 시간에 씨름하고 춤추고, 일을 끝마치고 곱창집에서 술을 마시고 그랬던 청춘들이다."가끔 공동수돗가에서 만나면 사알짝 웃기도 했는데, 마당 끝에 있는 변소 앞에 줄 서 있기라도 하면/출근길 그 남자 미안한 듯 고개 숙이고 지나갔는데, 어느 차가운 밤 골목 입구에서, 고구마 냄새나는 따뜻한 비닐 봉다리 안겨주고 도망가기도 했는데, 충청도 어디 바닷가에서 왔다던가 사출공장 다닌다던가(후략)"('벽 너머 남자', 해자네 점집, 2018)그의 시는 관념적이지 않고 쉽다는 평을 듣는다고 한다. 그는 돌이켜보면 자신의 머리가 아닌 몸이 그런 청춘들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했다."한편으로는 인천에서 보낸 15년은 잿빛 같아요. 나는 빠져나오고 싶은데, 나는 그 자리에 있는 것 같은, 인천이 늘 저에겐 그래요. 너무 괴로운 일도 많았고, 죽음도 많았고요. 그러니까 내가 (시를) 쓸 때는 그 많은 것을 모아요. 시 속에 수많은 리얼리티가 들어가 있는 거예요. 그걸 1,2,3,4 쓰기는 괴로우니까요."그의 시에는 인천이라는 공간에서 그가 만난 '시로 쓰일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주인공으로 자주 등장한다."한 집 건너 지하공장/미싱 소리 드르륵대던 곳/사철 시꺼먼 하늘만 내려앉던 청천동/십자약국 골목 파란 대문/빨간 닭장집 안 녹색 부엌문/방문 벽에 걸린 푸른 작업복/왼편에 하얀 명찰 생산2과 김정례/앉은뱅이책상 앞에 「해고무효소송 승소판결문」/옆에 방송통신고등학교 교재, 안에 쓰다만 편지/"공부 열심히 해. 돈 걱정 말고 누나만 믿어라"/방문턱에 걸린 두 발/부엌 바닥에 늘어뜨린 긴 머리칼/아궁이에 타다 만 연탄/잠긴 문 바라보다 멈춘/반쯤 열린 눈/밖에 하얀 눈"(축제,예지, 2007)"아픈 현실의 땅에서 발을 떼지 않고, 땅속 벌레처럼 몸으로 길을 뚫는 그 미물의 눈을 잃지 않는 것, 그리고 글로 부당함을 고발하고 삶의 켜켜이 말할 수 없는 아프고 억울한 자들의 삶을 받아적고 그들의 삶을 존엄한 자리에 올려놓는 일 그것이야말로 제가 뒤늦게 받은 분에 넘치는 공감과 약간의 찬사 그리고 주어진 '상'에 보답하는 길인 듯합니다. 유용과 필요가 넘쳐나는 이 행성에서 무능하고 무용하기까지 한 '시'라는 바늘과 '민중의 서사'라는 실을 가지고 이 세계를 기꺼이 그리고 아름답게 기워나가는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다."글/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사진/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김해자 시인은?1961년 전남 신안에서 태어났다.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조립공, 미싱사, 학원 강사 등을 하며 노동자들과 시를 쓰다가 1998년 《내일을 여는 작가》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무화과는 없다』(2001), 『축제』(2007), 『집에 가자』(2015), 『해자네 점집』(2018)을 펴냈다. 민중구술집 『당신을 사랑합니다』(2012), 산문집으로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다 이상했다』(2013), 시평 에세이 『시의 눈, 벌레의 눈』(2017) 등이 있다. 전태일문학상(1998), 백석문학상(2008), 이육사시문학상(2016), 아름다운작가상(2017) 만해문학상(2018) 구상문학상(2018) 등을 받았다. 시골에서 농사 조금 지으며 이웃의 이야기를 받아적으며, 노동자 치매병동 알코올병동 홈리스 기초수급자 등 부르는 데마다 찾아가 강연과 강의를 하며 살고 있다. 한국작가회의 부이사장을 맡고 있다.지난 9일 인천 부평 백운공원 인근에서 만난 김해자 시인은 인천에서 보낸 지난 시간을 떠올리며 "자신의 많은 작품의 뿌리가 인천에 있다"고 말했다./아이클릭아트

2018-11-13 김성호

[우리시대의 품앗이人(K-Pumassian)]광주시 경안동 '서문선교센터' 사람들

서문교회, 2007년 경안시장에 개소한글·영어교육·의료·이발 등 봉사매주 다양한 프로그램 섬김실천'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성경 구절이 있다. 십 년 넘는 시간 동안 한국에서 힘들게 일하는 외국인노동자들을 위해 쉼터가 될 공간을 마련하고, 한글을 가르쳐주고 건강도 돌봐주고, 심지어 이발까지 해주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누가 알아주기를 바라지도 않고 묵묵히 한 길을 걸어가고 있다. 누구에게 과시하거나 드러내기 위함이 아닌 진정 이 사회에 필요한 한줄기 빛이 되고자 역할을 해내는 이들이다. 그 주인공은 바로 경기도 광주시 경안동에 소재한 '서문선교센터'에서 외국인노동자들을 지원해오고 있는 서문교회(담임목사·한진환) 사람들이다.주말의 광주 경안시장 부근은 서울 명동거리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수많은 외국인과 마주치게 된다. 대부분 광주나 인근 지역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다. 이들은 이곳에서 쇼핑도 하고 문화생활도 즐기며 한 주간의 스트레스를 푼다. 하지만 돈을 벌고자 낯선 한국에 온 이들에겐 천원 한 장 쓰는 것도 녹록지 않다. 맘 편히 모여 얘기할 장소라도 있으면 좋겠지만 그런 곳을 찾기란 쉽지 않다.서문선교센터는 경기 광주에 이런 공간이 많지 않음을 헤아려 서문교회 측에서 지난 2007년 경안시장 중심지에 문을 열었다. 2개 층을 임대해 이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었고, 매주 일요일이면 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특히 베트남과 방글라데시, 미얀마인들이 많이 찾아와 동남아 외국인들 사이에서 명소가 된 지 오래다. 이곳에서 외국인노동자들은 한글도 배우고 서로 교류도 하며 타지생활의 고달픔을 달랜다. 병원 한번 가기 쉽지 않은 이들을 위해 서문교회 성도 중 의료분야에 종사하는 이들이 재능을 기부해 한방·양방, 치과 진료를 해주고 있다.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위해 영어수업, 율동, 그림그리기, 야외활동을 비롯해 방과후교실까지 운영하고 있다. 주말이면 100명 가까이 이곳을 찾아와 프로그램에 참여한다.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매주 30여 명의 성도들이 봉사활동(정기적으로 70명 참여)을 펼치고 있으며 한유민 선교사(방글라데시)와 후엔 목사(베트남)가 전담 사역자로 참여하고 있다. 한진환 담임목사는 "과거 우리나라도 60년대 빈곤에 허덕이며 광부들과 간호사들을 독일로 송출했던 적이 있다. 그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흘렸던 땀과 눈물을 지금도 많은 이들이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며 "광주 서문선교센터는 마치 하나님께서 '너희들도 이역만리 타향에서 고픈 배를 움켜쥐고 눈물 흘렸던 그 시절을 잊지 말고 외국인 나그네들을 마음 다해 돌아보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이를 실천하는 섬김의 현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그래서일까. 센터안의 분위기는 봉사자와 외국인노동자 모두가 서로를 배려하고 섬기는 밝은 기운과 함께 편안함이 느껴졌다. 광주/이윤희기자 flyhigh@kyeongin.com서문선교센터에서 이미용 사역을 한뒤 서문교회 한진환 담임목사를 비롯 성도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서문선교센터 제공

2018-11-12 이윤희

[FOCUS 경기]젊은 도시로 도약 위한 '역세권 학교시설 복합화 전략'

여주시의 인구통계를 살펴보면 1966년 여주시 총인구는 11만820명이고 2018년 8월말 기준 11만1천639명으로 50여년 동안 거의 변화가 없다.여주시 인구는 1966년부터 2018년 8월말까지 15세 미만 유소년 인구는 4만여명이 감소했고,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1만5천명이 증가했다.50여년간 유소년 줄고 고령 인구는 늘어만족스럽지 못한 교육 여건이 한몫 판단수영장·체육관 등 통합시설 건립이 핵심여주초 이전과 SOC 정부재정 지원 관건신·구도심 공존 등 지역공동체 뜻모아야# 인구 고령화와 열악한 교육 환경"대단위 아파트 단지 내 학교 담벼락을 통해 엄마와 활짝 웃으며 대화하고, 준비물을 받아가는 아이를 상상해본 적이 있습니까?" 여주시가 이런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민선 7기 여주시는 여주역세권 내 학교시설 복합화를 통해 이 같은 계획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이항진 시장은 여주시의 인구통계에 주목했다. 여주시의 인구통계를 살펴보면 1966년 여주시 총인구는 11만820명이고 2018년 8월말 기준 11만1천639명으로 50여년 동안 거의 변화가 없다. 하지만 같은 기간 15세 미만 유소년 인구는 4만여명이 감소했고,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1만5천명이 증가했다. 즉 유소년 인구는 많이 줄고 고령 인구는 늘어나는 현상을 보이고 있어, 여주시가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또한 출생과 사망에 대한 인구 통계를 보더라도 출생률이 감소하면서 여주시의 학생 수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학부모들이 더욱 좋은 교육여건에서 자녀를 교육하려고 대도시 등으로 자녀를 보내게 된다. 여주시 인구 중 학생 수가 점점 줄어드는 것은 출생률 저하란 시대적 배경과 더불어 교육여건이 만족스럽지 않은 여주시의 교육 환경이 한 축을 차지한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 그래프 참조# 여주역세권 학교시설 복합화 전략이항진 시장은 이런 여건을 개선함으로써 여주시 인구를 유지하고 여주시가 더욱 젊은 도시로 부상하며 활력이 넘치는 고장으로 도약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에 주목했다.이 시장은 여주역세권개발 도시개발사업 지구의 학교용지 부지에 아이들과 학부모, 주민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학교시설 복합화의 전략 카드를 내밀었다. 여주시의 새로운 중심 도시가 될 여주역세권 지역의 학교용지에 여주초등학교를 이전하고, 학교와 연계한 학교복합 시설물, 유치원 용지, 청소년들의 문화생활을 위한 청소년수련관, 학부모와 인근 주민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공시설물 등을 밀집 조성한다는 복안이다. 여주역세권 내 조성될 공동주택과 주거단지를 염두에 두고 아이들의 행동 패턴인 학교를 마치고 방과 후 시설에 갔다가 집으로 향하는 동선을 최소화해 아이들의 안전과 교육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최고 수준의 교육환경을 갖춰 놓으면 여주시민뿐만 아니라 인근 시·군에서도 아이를 키우기 위해 학부모들이 여주를 찾아오게 한다는 비전도 담고 있다. 특히 이 사업의 핵심 전략은 학교 복합화 시설이다. 수영장과 체육관, 도서관, 강의실, 체험학습실 등을 지하 1층, 지상 4층으로 통합해 계획하고 있다. 여주시는 복합시설로 건립해 예산을 효율적으로 쓰고 기대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 여주초 이전과 생활 밀착형 SOC 재원 마련먼저, 경기도교육청(여주교육지원청), 학부모, 동문, 지역주민 등과 함께 잘 협력해 여주초등학교 이전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 11월 초 여주초등학교 학부모 설문조사 결과 약 90%의 학부모가 여주역세권으로 이전을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앞으로 본격적인 행정절차 진행을 통해 여주초등학교의 이전을 추진한다.또 청소년수련관 부지 변경을 위해서는 여성가족부에 사업 변경 계획을 승인받아야 하고, 이 사업에 필요한 사업비 약 300억원 이상 재원 마련과 집중 투자가 관건이다. 300억원의 사업비는 여주시 재정 여건상 과하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최근 문재인 정부에서도 '생활 밀착형 SOC(사회간접자본)'란 개념을 강조하는 것과 같이 여주시가 조성하고자 하는 학교 복합화 시설 또한 생활 밀착형 SOC의 하나로 정부 재정 지원이 필요충분조건을 갖췄다.# 이해와 설득 그리고 공존의 중지 모아야2천286세대 규모의 여주역세권개발사업 중심에 위치한 학교시설 복합화 시설은 인근 홍문동 현대아파트 등 구도심 지역과 800m 이내 교동지구와 삼성·강남·호반 아파트 지역, 그리고 1㎞ 이내 삼한·상우·동원아파트가 있어 여주시의 구도심과 신규 개발지역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매우 매력적인 위치로 평가된다. 여주역세권에 학생·주민 친화적인 학교 복합화 시설 조성으로 '아이 키우기 좋은 여주', '교육환경이 좋은 여주'를 구현해 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다. 그동안 정체된 여주시의 인구를 증가시키는 돌파구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젊은 인구의 유출을 막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어린 자녀와 젊은 부모로 구성된 생산성 있는 인구가 여주시로 몰려들도록 지자체와 교육기관의 협업은 물론 나아가 지역공동체와도 이해와 설득, 공존을 위한 공통분모를 찾아 해결해야 한다.또한 여주시는 아이 키우기 좋은 여주, 교육 여건이 우수한 지역이 되도록 다양한 방안을 세우고 있다. 가남읍 청소년문화의 집 건립, 초·중·고 학교별 체육관을 건립해 미세먼지 없이 체육 활동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전략도 마련 중이다. 이 밖에도 찾아가는 마을도서관 확대 등 여주시는 교육 중심 행복추구를 지향한다. 이항진 시장의 이런 구상과 계획이 실행되면 여주 발전의 공간적 배경이 확보되고 여주시의 성장 동력도 한층 탄력을 받게 될 것이다. 현재를 정확히 진단하고 현실에 맞는 시책을 추진해 사람중심 행복 여주를 이루는데 여주시는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여주/양동민기자 coa007@kyeongin.com/여주시 제공 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아이클릭아트소통하고 공감하는 행복여주를 위한 평생학습축제장에서 시민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중인 이항진(왼쪽) 여주시장. /여주시 제공

2018-11-11 양동민

[이슈&스토리]지방정부 '대북 교류' 선두에 선 경기도

오는 14일부터 17일까지 경기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평화 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 북한 대표단이 참석한다. 한국에서 열리는 학술대회에 북측 대표단이 참여하는 것은 남북 교류 협력 사상 첫 사례다. 이처럼 경기도는 지방정부 차원의 남북교류에서 가장 선두에 서 있다. 과거에도 그랬다. 16년 전부터 시작된 경기도의 남북교류는 2008년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피살 사건, 2010년 천안함 피격·연평도 포격 등으로 남북 관계가 부침을 겪는 와중에도 명맥을 이어갔다. 지난 4월 판문점 선언 이후 남북 관계가 해빙을 맞자, 경기도는 접경지대를 품은 최대 지자체로서 정부 기조에 발맞춰 학술·농업·체육 등으로 교류의 폭을 넓히는 모습이다. 향후 경기 북부에 조성될 통일경제특구와 DMZ 평화지대 개발, 경원선 복원, 미군반환공여지 개발 등 남북 교류의 발전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 경기도가 펼쳐온 남북교류협력 사업의 과거를 토대로 발전해 나갈 미래상을 전망해 본다.농림·축산·스포츠등 남북 협력사업 2002년부터 올해까지 274억 투자이화영 평화부지사 2차례 방북, 옥류관 분점 설치등 6가지 사항 합의# 경기도 남북교류협력사업 추진 성과=2002년부터 올해 9월까지 경기도는 남북교류협력사업에 모두 274억원을 투자했다. 교류협력분야는 호혜적·인도적 지원 뿐 아니라 농림, 축산, 산림협력을 비롯해 스포츠, 북한 이탈주민 지원 등 다양했다.지난 2006년부터 2008년까지는 평양 당곡리 농촌현대화 사업이라는 명목으로, 변형된 '새마을 사업'을 추진했다. 3년 동안 평양직할시 강남군 당곡리에서 남북 공동 벼농사 재배, 농업 인프라 조성 사업, 생활환경개선사업 등을 벌인 것이다.도는 비닐하우스 육묘장을 설치하기 위한 기술진을 북측에 파견하고, 경기도 재배법을 이용해 남측 오대벼를 파종했다. 설비·장비·기자재는 경기도가 제공하고 북한은 노동력을 제공하는 식이었다.'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줬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는 사업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성과도 있었다. 남한의 평균 수확량(991㎡당 500㎏)과 맞먹는 450~500㎏의 소출을 기록해 북한의 평균 수확량(270~300㎏)을 크게 앞섰다.2009년부터 그 이듬해까지는 평양 덕동리에 양돈장 현대화 사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 밖에 황해북도에 농기계를 지원하고 양강도의 농지개량·농가 지붕 보수 등의 사업에도 42억원이 투입됐다.인도적 지원과 스포츠 등 문화체육 교류는 최근까지 이어졌다.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농·축·산림 등 경제와 직간접적인 연관이 있는 사업은 대부분 2010년 이후 중단됐다. 하지만 말라리아 공동방역(2008~2011년) 등은 계속됐다. 지난 7일 열린 남북의 보건의료회담에서도 결핵과 말라리아는 주요 협력 사업으로 거론됐다. 북한에서는 매년 1만5천명 가량이 결핵 치료에 실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 중 상당수가 기존 결핵 처방에 내성이 생긴 '다제내성 결핵' 환자로, 이들은 2~3년 간 값비싼 다제내성 결핵약을 복용해야 한다. 경기도도 지난해까지 북한 다제내성 결핵환자 치료지원(2013~2015년, 2017년)을 이어왔다.이 뿐 아니라 도는 '2015 평양 국제유소년 축구대회' 등 남북 스포츠 교류, 가극 '금강'의 평양공연(2005년) 등도 진행했다. 개성지역 한옥보존 사업(2012~2015년), 개성만월대 남북공동 평창 특별전(2017~2018년) 등도 주요 성과로 꼽힌다.14일 열릴 '亞太번영 국제대회' 北최고위급 리종혁·김성혜 방남 예정道, 내년 '인도적 지원·남북… 네트워크 구축' 등 7개 분야 교류 계속# 경기도 남북교류협력사업, 앞으로의 방향=경기도는 지난달 이화영 평화부지사가 2차례 방북하며 교류협력에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10·4 남북선언 10주년 행사차 북한을 방문한 이 부지사는 북한과 6가지 사항의 교류에 합의했다. 양측은 ▲'아시아·태평양의 평화 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 북측 대표단 파견 ▲북한 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리는 국제프로복싱대회에 남북단일팀 참여 ▲농림복합사업·축산업·양묘사업 협의, 협력사업에 필요한 기구 설립 추진 ▲경기도 옥류관 분점 유치 ▲북한의 대일 항쟁기 당시 강제동원 진상과 실태규명 공동참여 ▲보건위생 방역 사업 협조 및 장애인 단체와의 협력사업 추진에 뜻을 같이 했다.합의사항 이행을 위해 오는 14일부터 17일까지 북측 대표단이 '아시아·태평양의 평화 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 참여한다. 고양 킨텍스에서 열리는 이 학술대회에는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위) 부위원장과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 등 북측 최고위급 관계자가 참여할 예정이다.경기도와 북한은 민족 공동의 관심사인 대일 항쟁기 피해 현황을 학술적으로 검증해 공감대를 넓힌다는 방침이다. 북측 대표단이 한국에서 열리는 학술대회에 참여하는 것은 유례없는 일로, 경기도가 지방정부의 남북교류의 선두에 서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례로 꼽힌다.옥류관 분점의 경기도 유치는 북한과 합의 이후, 고양·파주·동두천시가 공식적으로 유치 의사를 밝히면서 유치 경쟁도 가속화되는 모양새다. 농림협력사업은 과거 농촌현대화에서 진일보한 '스마트팜'을 주제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는 황해도 1개 농장을 인공지능이 농업 과정 전반을 조정하는 스마트팜 시범 농장으로 지정해 개선사업에 참여할 예정이다.경기도가 직접 추진했던 남북교류협력사업이 기초지자체 차원으로 확대됐다는 점도 과거와 달라진 점이다. 도는 지난달 중순 2차 방북을 통해, 북측에 경기도 시군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교류협력 아이디어를 소개했다.이 자리에서 남양주시의 크낙새 광릉숲 복원, 용인시의 남북 유소년 축구대회, 화성시 체육교류사업, 연천군 국제유소년축구 개최가 소개·제안됐다. 도는 향후 추가 방북이 진행되면 시군 단체장과 동반 방북하는 방안도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뿐 아니라 경기도는 교류협력사업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예산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열린 '2018 제7차 남북교류협력위원회'에서는 인도적 지원을 비롯한 7개 분야 교류사업을 중점 추진할 예산 108억원이 확정됐다.도는 내년 남북교류협력사업으로 '인도적 지원', '사회·문화·체육 교류', '농림축산협력 및 전염병 방제', '남북교류협력 네트워크 구축', '개성공단 기업지원', '북한이탈주민 정착 지원', '공감통일교육' 등 7개 분야의 남북교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계획안은 도의 두 차례 방북에서 북측과 논의했던 합의사항들을 중심으로 수립됐고, 정부의 기조에 맞춰 실현 가능성과 정책적 효과, 시급성 등을 감안해 순차적으로 추진된다.과제도 남아 있다. 지방정부의 남북교류를 확대하기 위해선 지자체가 남북교류협력사업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남북교류협력법'을 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도는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을 추진하는 동시에 교류협력사업 성과를 높이기 위한 제도 정비에도 힘쓰겠다는 방침이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2018-11-08 신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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