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복지 사각지대가 낳은 아동학대 비극

인천의 한 모텔에서 뇌출혈 상태로 발견된 생후 2개월 여아 사건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A양은 올해 2월 인천 부평구 한 모텔에서 태어났다. A양의 엄마는 지적 장애 등급을 받은 장애인이다. 20대 아빠가 홀로 돌보던 A양은 지난 13일 모텔에서 뇌출혈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아직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A양의 아빠는 경찰 조사에서 "화가 나서 아이를 던졌다"며 학대 행위를 자백했다. A양이 자꾸 울자 홧김에 아이를 던졌고, 나무 탁자에 머리를 부딪쳤다고 한다. 아동 학대 혐의 일부를 인정한 셈이다. 아빠의 잘못된 행동으로 비극이 발생했으나 이 사건을 일반적인 아동 학대로만 보긴 어렵다. 복지 안전망의 사각지대가 A양의 비극을 낳은 것이다.A양 가족은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간 긴급생계지원을 받을 정도로 열악한 환경에서 지냈다. 살던 빌라에서 쫓겨나 모텔을 전전했다. A양의 엄마는 지인에게 빌린 돈을 갚지 못해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그러다 보니 아빠가 홀로 A양과 A양의 오빠(2)를 돌볼 수밖에 없었다. 두 아이를 맡길 곳을 찾아봤지만 쉽지 않았다. A양의 아빠가 그나마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곳은 24시간 운영하는 어린이집뿐이었는데, 인천엔 8개밖에 없다고 한다. 남동구 행정복지센터가 지원 방안을 마련하던 중 이 같은 비극이 발생했다. 우리 사회가 A양 가족에게 도움의 손길을 조금만 일찍 내밀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테다. 사건 발생 이후 A양의 오빠는 보육원으로 보내졌다고 한다.우리는 아동 학대 사건 언론 보도를 자주 접한다. 아동 학대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신고 건수가 늘고 사회적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참혹한 아동 학대가 근절되지 않고 되풀이되는 건 매우 참담하며, 우리 사회의 노력이 부족한 듯하다. 모텔에서 태어나 모텔에서 뇌출혈 상태로 발견된 생후 2개월 A양. 재판을 받고 있거나 받게 될 엄마와 아빠. 가족과 떨어져 보육원에서 생활하게 된 A양의 오빠. 정부와 지자체는 이 같은 비극이 다시는 나오지 않도록 관련 제도를 손질하고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야 한다. 또 긴급생계(돌봄)지원 확대 등 아동 학대를 예방할 수 있는 현장 대응력을 강화해야 한다. A양의 비극을 보면서 우리 사회가 챙겨야 할 것이 아직 많다는 생각이 든다.

2021-04-15 경인일보

[사설]수도권매립지 협의체 위상 높여야

수도권 대체매립지 공모가 최종 무산되었다. 환경부가 지난 1월14일부터 4월14일까지 수도권 대체매립지 후보지를 공모했지만 응모한 지자체가 한 곳도 없었다. 공모가 무산된 것은 까다로운 공모절차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공모에 참여하려면 매립지 조성부지 주변 주민들의 사전 동의를 50% 이상 얻어야 한다. 한 기초단체 입장에서 주민들이 반대하면 설치할 수 없으니 50% 동의를 받는 일은 실제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수도권 대체매립지가 불발되면서 인천시와 경기도·서울시 간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서울시는 매립지 연장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보궐선거 과정에서 '수도권매립지를 계속 쓰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2015년 4자 협의에서 3-1매립장 사용 종료 때까지 대체 매립지가 조성되지 않은 경우 수도권매립지 잔여부지의 최대 15%(106만㎡) 범위에서 추가 사용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이 근거이다. 이 같은 입장은 수도권매립지 종료를 선언한 인천시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인천시는 발생지 처리 원칙을 강조하며 '쓰레기 독립'을 선언할 정도로 수도권매립지 종료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인천시는 30년 가까이 운영된 수도권매립지로 인한 시민들의 희생이 상당하다며 매립지 종료를 위해 인천 자체매립지 조성 계획을 밝히며 배수진을 친 상태이다. 환경부와 수도권 3개 시·도는 15일 오후 대체매립지 확보추진단 회의를 열어 재공모 실시 여부와 대체매립지 확보 대안 등 후속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수도권매립지 연장 문제가 불거질 것으로 보이면서 인천시와 경기도·서울시는 기존처럼 입장 차만 드러낼 공산이 크다.대체매립지는 조성에만 최소 7년으로 추정되는 대형 사업이다. 대체매립지는 지금 조성을 시작한다해도 2025년까지 완공하지 못한다. 지금처럼 협의에 속도를 내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시간을 보낸다면 수도권 광역지자체 간의 충돌로 이어져 국가적 재앙 수준의 쓰레기 대란이 발생할 수도 있다. 2022년도 지방선거가 광역지자체 간의 갈등을 증폭시키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지금은 환경부가 나서야 할 때이며, 정치권도 수도권 광역시·도의 상생을 위한 대안 마련에 나서야 한다. 또 신속한 책임 있는 대안을 도출하기 위해 협의체의 위상과 참여 주체도 고위급으로 상향해야 할 것이다.

2021-04-15 경인일보

[사설]고구려 역사와 유물, 이렇게 홀대해도 되나

한반도 북쪽과 중국 만주를 호령한 고구려의 기상이 외면받고 있다. 고구려·신라 백제, 가야국 가운데 유일하게 고구려 역사 국립박물관이 없다. 동북공정을 통해 한국 고대사를 왜곡하고 한족 역사에 강제 편입한 중국도 고구려 전용 박물관을 운영한다. 경기 북부지역에 산재한 고구려 유적들은 정부와 지자체의 무시와 홀대 속에 파괴되고 무너져내리고 있다. 올 한해 경기도내 고구려 문화유적 보존·정비사업 예산은 5개 지역, 7개소, 14억여원에 불과하다. 이러고도 동북공정의 역사 왜곡과 김치와 한복으로 촉발된 '문화 동북공정'을 비판만 할 수 있느냐는 주장이 나온다.도내 고구려 시대 문화유적은 총 63개소로, 전국(92개소)의 68%를 차지한다. 신라·백제와 국경 지역이었던 경기 북부에만 유적 62개소가 몰려있다. 하지만 지자체들은 예산 등을 이유로 보수·관리에 소홀하다. 지난 2007년 동북공정 논란 이후 경기도는 고구려 유산에 한해 도비 지원을 하도록 했으나 신청을 꺼리는 실정이다. 국가지정문화재의 경우 지자체 부담은 15%에 불과하나 도 지정·비지정 문화재는 50%인 때문이다. 사적 제403호인 포천 반월성은 성곽만 덩그러니 방치되고, 양주 불곡산 성벽은 대부분 무너지거나 토사에 묻혀 정확한 축조 형태를 알아볼 수 없게 된 까닭이다.구리시는 2004년 고구려 역사를 온전히 담아낼 국립박물관 건립을 정부에 건의했다. 당시 아차산에서는 17개 보루와 유물 1천500여점 등 고구려 시대 유적이 다수 발견됐다. 9년이 지난 2013년에야 문화체육관광부와 구리시 등이 아차산 일대에 국립박물관을 조성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연구용역까지 진행돼 성사되는 듯했으나 흐지부지돼 끝내 무산됐다. 한반도 패권을 다툰 신라와 백제는 물론 가야국의 국립박물관이 있으나 고구려만 소외된 거다. 구리시가 22억원 예산으로 건립한 아차산 고구려 대장간 마을 전시관이 운영될 뿐이다.역사가들은 이제라도 고구려 시대를 조명할 국립박물관을 건립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는 말이 없다. 한국 고대사를 자국에 강제편입한 중국은 이제 우리 민족의 문화마저 송두리째 빼앗으려 한다. 김치와 한복이 중국 한족에서 유래했다고 억지를 부린다. 굴종을 강요하는 중국의 오만한 태도는 예의를 잃은 지 오래다. 기상이 넘치는 고구려 역사를 내팽개친 마당에 중국 탓만 할 수도 없다.

2021-04-14 경인일보

[사설]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에 국민들은 냉가슴

일본 정부가 13일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오염수를 2023년부터 30여 년에 걸쳐 바다에 흘려 보내기로 결정했다. 지난 10년 동안 원자로 냉각용 오염수가 매일 140t씩 발생해 저장 공간의 91%에 이르는 등 한계상황에 이른 것이다.오염수 총 125만t에는 860조 베크렐(Bq)의 방사성물질이 섞여 있다. 1Bq은 방사선이 1초에 하나 나오는 양으로 일본 정부는 세슘·스트론튬 같은 강한 방사능 물질을 대부분 처리하고 화학적으로 제거할 수 없는 삼중수소와 탄소14가 남았다고 밝혔다. 해양방류 시에는 일본 원전의 냉각수 삼중수소 배출기준인 리터(L) 당 6만Bq보다 훨씬 낮은 1천500Bq로 희석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단다. 또한 일본 정부는 한국 등 각국의 원전에서도 삼중수소가 포함된 다량의 처리수를 바다로 흘려보내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국의 냉각수 삼중수소 배출기준은 일본보다 엄격한 L당 4만Bq이지만 월성 원전의 경우 2019년 13.2Bq로 희석해서 방류했다.삼중수소(트리튬)는 유전자변형과 생식기능 저하 등을 유발하는 위험한 물질이다. 반감기 5370년의 탄소14도 생물 체내에 쉽게 축적되어 유전적 돌연변이를 유발하는 고위험 핵종(核種)이다. 각종 연구에 따르면 후쿠시마 오염수가 방류될 경우 제주도까지는 단 200일, 340일이 지나면 동해 전체를 뒤덮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전문가들은 기준치 이하의 삼중수소는 당장 피해를 주지 않지만 이번 사례처럼 오염수가 대규모로 방류된 적이 없어 주변국의 장기적 영향은 불확실하다는 반응이다.한국과 중국 정부, 그린피스 등 환경단체들이 반대하고 있으나 미국과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일본 정부를 지지해 국제여론 형성을 통한 뒤집기가 어렵게 되었다. 최인접(崔隣接) 한국 정부의 일본 정부에 대한 유감 표시가 고작이다. 1993년 러시아 해군이 블라디보스토크 근해에 방사성폐기물을 무단 투기한 사실이 밝혀졌을 때 일본 정부는 외교역량을 총동원해서 런던협약 개정을 통해 핵폐기물의 해양투기 전면금지를 이끌어냈었다.일본은 2018년에 해상방류를 이미 예고했었다. 일본 정부와 최소한의 정보 공유도 못하는 문재인 정부에 실망이다. 대한민국의 바닷물이 별 탈 없도록 하늘에 기도라도 드려야 하나.

2021-04-14 경인일보

[사설]신용카드 연체됐다고, 아이 보육지원 카드 막다니

국가가 지원하는 영유아 보육료가 신용카드사의 채권회수를 위한 볼모가 되고 있다는 최근 경인일보 보도는 충격적이다. 이로 인한 피해가 보육료를 국가 지원에 의존하는 저소득층에 집중되고 있다니 기가 막히다. 국회에서 문제가 제기됐지만 정부는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고, 카드 업체들도 몰랐다고 변명하니 분노가 치민다.정부는 1992년부터 0~5세 아이를 둔 가정에 보육료를 지급하고 있다. 기본 보육료는 어린이집에 직접 보조금으로 지급하고, 부모에게는 보육 바우처를 5개 시중은행이 발급하는 국민행복카드에 입금해주는 방식이다. 문제는 해당 은행이 발급한 일반 신용카드 결제 대금을 요청하면 국민행복카드의 보육료 결제도 정지되는 점이다. 5개 은행 중 4개 은행이 신용카드와 국민행복카드를 이런 식으로 연동해 놓았다고 한다. 은행이 채권 확보를 강제하기 위해 법적 근거 없이 사실상 국가지원금을 압류한 셈이다.문제는 은행의 보육료 지급 정지 피해가 저소득층에 집중된다는 점이다. 신용카드 대금 결제 지연 현상은 아무래도 저소득층에서 빈발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저소득층일수록 자녀 양육 비용을 국가의 보육료 지원에 의존할 확률도 높아진다. 즉 보육료 지급을 정지하는 은행의 횡포가 저소득층에 집중되는 구조라는 얘기다. 이는 저소득층 가정 영유아의 기본권과 생존권을 침해하는 행위이자, 정부의 복지행정 집행을 방해하는 일이다.경기도에서만 지난해 35만명의 아이들에게 총 2조원이 넘는 보육비가 국고로 지원됐다. 이 중 국민행복카드로 지급된 보육료 중 신용카드 결제 체납으로 사용이 정지된 국민행복카드 실태는 완전히 오리무중이다. 자신의 카드 연체로 어린 자식들의 분윳값을 지급 못한다면 그 부모 마음은 얼마나 힘들 것인가. 나라에서 주는 보육료를 사기업이 막는 것도 문제지만, 제대로 관리를 못하거나 아예 파악조차 못하고 있는 정부의 직무유기도 심각하다.이 문제는 이미 4년 전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충분히 지적됐던 상황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수년째 같은 문제가 되풀이됐다면 큰 문제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보육료 바우처 신청 건수와 미지급된 금액이 얼마인지 실태를 파악해야 한다. 동시에 국민행복카드 발행 은행들에 대한 긴급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나라가 아이 양육을 위해 제공한 혈세를 은행이 간섭한다니 말이 안 된다.

2021-04-13 경인일보

[사설]수도권 지자체 '상생방역' 논의해야

다시 수도권과 부산지역의 유흥시설 영업이 금지됐다. 방역수칙 미이행, 집단감염 다수 발생 등을 고려해 취해진 방역당국의 조치다. 수도권 2단계와 비수도권 1.5단계의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가 다음 달 2일까지 3주간 연장됨과 동시에 적용됐다. 이들 지역에서는 룸살롱과 클럽 등 유흥주점과 단란주점, 헌팅포차, 감성주점, 콜라텍, 무도장, 홀덤펍 등 대부분의 유흥시설들이 영업을 멈췄다. 영업정지 조치의 영향권에 든 수도권 업소는 1만5천여개에 달한다.영업중단 행정명령서를 받아든 유흥업소 측의 불만이 폭발 직전이다. 인천 미추홀구에서 노래주점을 운영하는 40대 A씨는 지난해 코로나19가 확산된 이후 현재까지 6개월 가까이 영업을 못했다. 그동안 정부의 방역 수칙에 따라 문을 닫은 건 이번이 네 번째다. 홀덤펍을 운영하는 20대 B씨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원형 탁자에 참가자들이 둘러앉아 게임을 하는 특성상 각 자리에 가림막을 설치하고 이들에게 장갑을 착용하도록 했으나 정부의 영업제한을 피해 나갈 수 없었다(경인일보 4월13일자 6면 보도). 영업과 휴업을 반복해 온 유흥시설 자영업자들은 정부의 방역 기준이 모호하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이런 상황 속에서 서울시가 업종별 야간 영업시간 완화 등을 포함하는 '서울형 상생방역'을 공식화했다. 시행 전 의견수렴을 위해 업계에 보낸 공문에는 유흥주점, 단란주점, 감성주점, 헌팅포차 등의 영업시간은 자정, 홀덤펍과 주점은 오후 11시, 콜라텍은 일반 음식점과 카페처럼 오후 10시까지 각각 영업을 허용하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의 일률적인 규제를 탈피해 업종 실태에 따른 탄력적 대응이라는 측면에서 일단 현장의 호응이 예상된다. 오세훈 시장은 다음 주까지 관련 매뉴얼을 수립한 뒤 정부와 충분히 협의하겠다고 밝혔다.문제는 수도권의 특성상 서울시만의 조치로 그쳐선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데 있다. 인천과 경기지역 해당 자영업자들의 불만이 상대적으로 커질 것이다. 4차 유행이 우려되는 국면인 만큼 방역의 허점으로 작용할 우려도 없지 않다. 오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박남춘 인천시장이 한자리에 모여 득과 실을 논의하길 바란다. 정치적 이념이나 소속 정당의 다름이 만나지 못할 이유가 될 수 없다. 오직 시민과 도민만을 위한다면 만나서 서로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눠야 한다.

2021-04-13 경인일보

[사설]법정으로 간 경기도 공공기관 이전 갈등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뚝심 있게 밀어붙여 온 도 산하 공공기관 이전 사업이 법정 다툼으로 번졌다. 공공기관 이전 정책은 도내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명분이 워낙 뚜렷해 호응하는 여론이 반발하는 여론을 압도했다. 2019년 1차, 2020년 2차 공공기관 이전 계획이 다소의 잡음에도 무리 없이 확정된 배경이다.하지만 지난 2월 이 지사가 3차 공공기관 이전 계획을 밝히자, 1, 2차 발표 때 속앓이만 하던 반발 여론이 표면으로 분출했다. 경기도공공기관노동조합총연맹과 수원 광교 주민들이 법원에 경기도의 3차 공공기관 이전 지역 선정 작업에 무효 소송을 제기하고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법원이 절차의 위법을 판결하거나, 집행정지를 인용할 경우 도의 3차 공공기관 이전 사업은 위기를 맞는다. 이뿐 아니라 앞서 확정된 1, 2차 이전 계획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일이 이 지경에 이른 건 3차 이전 계획의 규모가 워낙 크고, 앞선 이전 계획 때 발생했던 반발 여론을 해소하지 못한 탓이 크다. 우선 3차 이전대상인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경기주택도시공사, 경기연구원, 경기도농수산진흥원, 경기도여성가족재단, 경기신용보증재단, 경기복지재단 등 7개 기관은 1, 2차 이전 대상 기관들을 규모와 영향력에서 압도한다. 그만큼 이전의 악영향을 받는 기관 직원들의 규모와 이전 원점 지역의 상실감도 크다는 얘기다.1, 2차 계획 확정 당시 나왔던 이유있는 반발을 무시한 점도 잘못이다. 삶의 근거지를 송두리째 바꾸어야 하는 공공기관 직원들의 부담, 이전 원점 지역의 공동화와 함께 이전 절차의 적법·적정성 논란은 3차 계획에 앞서 해소됐어야 할 타당한 주장이었다. 즉 행정 이익을 과도하게 앞세워 공공기관 직원의 기본권과 절차의 정당성을 위반하면 안 된다는 요청이었다. 특히 경기신용보증재단과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의 소재지 변경은 정관 개정과 정부 승인 사항이라 하니, 절차적 시비를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도는 12일까지 7개 기관에 대한 시·군의 유치 신청서를 접수한 뒤 다음 달 내에 이전 지역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명분이 아무리 좋고 여론의 지지가 압도적이라도 절차적 정의를 생략할 수 없고 소수의 피해 보전을 외면하면 안 된다. 이 지사가 균형발전이라는 명분과 정의를 실현하려면 법의 판결에 앞서 소홀했던 반발 여론과 직접 만나 소통하기를 바란다.

2021-04-12 경인일보

[사설]자치경찰위원장 정치중립 걱정된다

이달 말 구성을 앞둔 인천시 자치경찰위원회 위원장으로 퇴직공무원과 정치권 인사가 거론되면서 '낙하산 인사', '외압 인사'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과잉진압 경력이 있는 전직 경찰 고위 간부가 위원으로 추천되자 인천시가 임명을 거부하기도 했다. 퇴직 공무원과 정치권 인사를 배제하고 정치적 중립성을 갖춘 인사를 자치경찰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하는 것은 당연하다. 경찰업무를 지휘·감독할 자치경찰위원회 위원장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못할 경우 지역 사회에 미칠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인천시는 지난 9일 자치경찰위원회 관련 조례를 공포하고 이달 중 자치경찰위원회 구성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시의 경우 7명의 위원을 구성하게 되는데 시의회와 국가경찰위원회, 인천시교육청, 인천시 위원추천위원회 등에서 6명을 추천했고, 인천시장 지명 위원 몫만 남은 상태다. 현재 거론되는 4명의 인사 중에는 특정 정당 후보 선거캠프에 몸을 담았던 인물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지명 위원이 중요한 이유는 현행법상 자치경찰위원장 임명권한이 시장에게 있기 때문이다. 이미 자치경찰위원회를 구성한 충남과 강원은 도지사가 지명한 인사가 위원장에 임명됐다.자치경찰위원장은 단순 행정능력을 갖춘 퇴직공무원이나 지역 이해도가 떨어지는 퇴직 경찰 간부가 맡아서는 안 되는 자리다. 시민들의 치안 욕구를 파악하고 지역에 대한 이해를 갖춘 인물이 위원장을 맡아야 한다. 그러나 현행 자치경찰위원의 인사 검증 방법은 허술하다. 자치경찰위원회 위원장도 정무직이라는 이유로 인사간담회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최근 대전시에서는 시의회가 추천한 2명의 위원이 자격 논란으로 사퇴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한 명은 시의회 의장과 친인척으로 밝혀졌고, 다른 한 명은 정치적 이력이 논란을 빚었다. 문제는 이들이 사퇴하지 않고 자치경찰위원으로 지명됐어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점이다.자치경찰제가 제대로 정착되려면 정치적 중립이 선행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치경찰위원회가 시민 위에 군림하는 권력기관으로 변질할 가능성을 차단할 수 없다. 특정 이념이나 정치적 성향을 지닌 인사가 자치경찰위원장을 맡게 되면 지역사회 갈등을 부추길 수도 있다. 시민의 안전을 위한 치안행정인 만큼 제도 시행을 서두르기보다 자치경찰위원들의 허술한 인사 검증 시스템부터 재검토하고 보완해도 늦지 않다.

2021-04-12 경인일보

[사설]저소득층 힘들게 하는 국민행복카드

국민행복카드는 정부가 지원하는 국가바우처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카드다. 임신·출산 지원비와 보육료 지원, 유아 학비지원 등 각종 복지 혜택을 신용카드나 체크카드처럼 쓸 수 있다. 5개 카드사와 18개 금융회사가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그런데 정부가 지급한 영유아 보육료가 결제되지 않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신용카드사를 통해 보육료가 지급되는데, 결제대금이 연체되면 보육료 결제도 막혀 사용할 수 없다. 카드가 정지될 정도로 어려운 형편에 처한 가정경제에 고통이 가중되는 것이다.보건복지부와 각 지자체 등에 따르면 정부는 0~5세 아이를 둔 가정에 국민행복카드(구 아이행복카드)로 보육료를 지원한다. 경기도 내 보육비 지원 대상 영유아는 지난해 기준 35만3천여명으로, 사업비는 2조1천822억4천만원이다. 예산은 국비 65%, 도비 17.5%, 시·군비 17.5% 등이다. 보육료는 부모에게 직접 지원하는 '보육 바우처'와 어린이집에 보조금 성격으로 제공되는 '기본 보육료'로 나뉜다. 이를 합하면 아이 1명당 22만~77만7천원 수준이다. 국민행복카드는 신한·삼성·롯데·BC·KB국민카드 등 5개 사가 발급하고 있다.국민행복카드 사용자들은 그러나 신용카드 결제 대금이 연체될 경우 이용할 수 없다며 국가에서 주는 보육료를 사기업들이 무슨 권한으로 막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불만이다. 특히 카드 대금연체는 경제적 여유가 없는 저소득층에서 주로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어려운 가정 형편을 더 악화시키는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비 지원을 중개하는 민영 카드사가 아이들의 기본권을 박탈하는 횡포를 부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카드 사용자들에 따르면 KB국민카드를 제외한 4개사가 카드 정지될 경우 보육료도 결제가 안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전혀 모르고 있었고,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반응이다. 신용불량자에게도 보육료를 지급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는데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느냐는 거다. 해당 카드사도 원인을 알아봐야 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와 카드사는 보육료 지원이 실제로 카드 대금 연체와 연동되는지 실태부터 파악하기 바란다. 카드 운용상 문제가 있다면 빠른 시일에 보완하고 개선해야 한다. 코로나19 사태로 가뜩이나 어려워진 서민 가정을 더 힘들게 해서는 안 된다.

2021-04-11 경인일보

[사설]여당, 내일을 기약하려면 쇄신해야

역대급 패배로 끝난 재보궐선거이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여전히 민심과 괴리되는 행동을 보이고 있다. 일주일짜리 비상대책위원회이지만 위원장에 친문 의원 모임인 민주주의 4.0 대표를 지냈던 도종환 의원을 임명했다. 성과를 낼 시간이 없는 한시적 초단기간 기구이지만 패배 직후의 첫 조치라 상징성은 결코 작지 않다. 그럼에도 친문 핵심 의원을 기용한 것은 패배의 원인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없다는 반증이다. 특히 검찰 개혁에 앞장섰던 의원들은 패인을 언론의 편향으로 들고 검찰개혁을 더욱 강하게 밀고 나가야 한다는 진단과 처방을 내놓았으니 소가 웃을 일이다.더불어민주당의 참패는 민심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보여줬다. 유권자가 21대 총선 때 미래통합당에게 징벌적 패배를 안긴 지 불과 1년이다. 그렇다면 민주당은 이번 선거 패인을 정확히 진단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검찰개혁 타령과 친문을 앞세우는 행태를 보여주고 있다. 민주당은 우선 친문 핵심을 당의 2선으로 물러나게 해야 한다. 차기 당대표 후보가 송영길, 우원식, 홍영표 의원인데 이 중 홍 의원은 자타가 공인하는 친문 주류다. 어떠한 조합으로 지도부가 짜일지 모르지만 짧은 시간에 당에서 강경 세력의 영향력을 줄이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그러나 대선이 불과 1년도 남지 않은 상태에서 당을 혁신하지 않으면 여당의 정권 재창출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민주당 초선의원들의 자성 입장문에 친문 커뮤니티가 거센 용어로 항의하고 있는 것에서 당내 쇄신 작업이 얼마나 어려울지 가늠이 된다. 과도하게 조국과 추미애를 옹위했던 초선 의원의 빠른 변신도 불편하지만 그래도 반성을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 민주당 대선주자들의 향후 행보에 따라 당은 요동칠 것이다. 이재명 지사와 공직에서 물러날 정세균 총리가 민주당을 어떻게 개혁하느냐가 실질적 관건일 것이다. 그러나 주지하는 것처럼 이 지사는 친문과는 정치적 결을 달리한다. 어떻게 이들과 연대하고 또 차별화할지에 대한 이중적 모순에 직면하고 있다.어떠한 정치공학이 됐건 민주당의 친문 주류가 생각을 바꾸거나 후퇴하지 않으면 여당은 내일을 기약할 수 없다. 민주당이 패인을 제대로 진단할 때 올바른 처방이 나올 것이다. 개혁을 빙자한 기득권 지키기에 함몰된다면 정권 10년 주기론은 깨질 것이다. 이는 트럼프가 미국 대선의 공식인 재선에 실패한 것과 같은 이치이다.

2021-04-11 경인일보

[사설]선거 결과가 아니라 민심의 요구를 읽어야 한다

4·7 재보궐선거에서 나타난 문재인 정권에 대한 심판은 준엄했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의 완승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참패로 끝났다. 불과 1년 전인 지난해 4·15 국회의원선거에서 여당에 180석이라는 의회 권력을 안겨준 민심이 이번 선거에서 완전히 등을 돌렸다.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선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57.50%를 득표해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39.18%)를 18.32%포인트 격차로 압도했고, 서울 25개 자치구 모두 오 후보가 승리할 정도로 민심은 냉혹했다.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 당시 서울시장 선거에서 민주당이 서초구를 제외한 24개 자치구에서 승리했다는 점에서 서울의 정치 지형은 완전히 뒤바뀐 상황이다.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도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가 62.67%의 엄청난 득표로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후보(34.42%)를 완파했다.특히 공휴일이 아니었음에도 광역단체장 투표율이 서울 58.2%, 부산 52.7%를 기록하는 등 역대 처음으로 투표율 50%를 넘겼다는 점에서, 민심은 여당의 오만함을 심판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투표소를 찾았다고 봐야 한다. 민심의 표변이 얼마나 무서웠던지, 정작 승리한 국민의힘은 우리가 잘나서 승리한 것이 아니라고 한껏 몸을 낮춰야 했다.이번 선거는 처음에는 여당 쪽에 유리한 형세로 시작했다. 정부의 실정과 여당의 오만에 대한 심판론은 지리멸렬한 야당의 현실로 인해 출구를 찾지 못했다. 하지만 이런 현실 자체가 범야권 진영에 후보 단일화를 강력하게 요구했고, 단일화 이후 상황이 급변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투기와 청와대·여당 핵심인사의 내로남불식 전월세 인상 사례가 터지면서 여당에 치명타를 가했다.서울,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통해 드러난 민심은 진영 중심의 비타협 정치에 철퇴를 내려쳤다. 정권은 초거대의석을 쥐어 준 민심의 진의를 외면한 채 내로남불식 입법 독선, 정책 독선, 행정 독선으로 공화의 가치를 훼손했다. 이에 분노한 민심이 빈사 상태의 야당을 살려 심판의 도구로 쓴 것이다.국민은 이번 선거를 통해 오만과 자만에 빠져 균형 감각을 상실한 정치세력에게 회복할 수 없는 심판을 내릴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여야 모두 선거의 결과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선거에 담긴 민심을 이해해야 한다. 국민의 요구는 단순하다. 상식과 법대로 정치하라는 것이다.

2021-04-08 경인일보

[사설]하천폐기물 차단 시설기준 다듬어야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를 오염시키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엘런 맥아더 재단은 2050년이면 해양 플라스틱 중량이 전 세계 바다에 물고기의 중량을 넘어서게 된다는 우울한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강을 통해 바다로 유입되는 미세플라스틱의 양이 가장 많은 곳이 황해로 조사되었다. 중국의 황하와 양쯔강에서 대량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유입되고 있고 우리나라 서해로 유입되는 강의 하구에서도 플라스틱 쓰레기가 증가하고 있다. 인천시가 인천 앞바다에서 매년 수천톤의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지만 한강하구로 유입되는 쓰레기는 매년 수만톤으로 추정되고 있어 근본대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 인천시 환경특별시추진단이 1호 과제로 해양쓰레기 문제 해결을 꼽은 이유이다.해양쓰레기는 폐어구류와 같이 해양에서 발생한 것과 육상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뉜다. 바다로 이어진 한강하구에서 매년 3만톤 이상의 쓰레기가 인천 앞바다와 서해로 유입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전체 해양쓰레기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하천쓰레기가 바다로 유입되면 회수도 어렵고 회수 비용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해양 유입을 차단해야 하며 근본적으로는 하천으로의 유입을 차단해야 한다. 그런데 하천쓰레기는 하천변이나 도로에 방치된 쓰레기가 빗물을 타고 하천으로 유입된 것이다. 해양쓰레기의 예방은 하천쓰레기 유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이다.지난해 '해양폐기물 및 해양오염퇴적물 관리법'과 그 하위법령 제정이 완료되어 시행 중에 있다. 해양폐기물관리법은 하천폐기물이 해양에 유입되지 않도록 하는 유출방지시설 설치를 의무화하고 해양폐기물을 해안, 부유, 침적 폐기물로 구분하고 관리주체와 관리방법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 동법 시행으로 수거 처리 중의 해양폐기물 정책이 발생예방과 수거처리의 체계적 관리가 가능해졌다. 문제는 폐기물의 해양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법적 조치의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이다. 유출방지시설 설치에 관한 구체적 기준 마련이 당장의 과제이다.해양쓰레기와 하천폐기물 저감 대책은 환경특별시를 선언한 인천시만의 문제가 아니다. 해양오염의 결과는 해양생물을 비롯한 해양생태계의 오염으로 이어지고 오염된 어패류와 수산물은 국민들의 밥상으로 되돌아오기 때문이다. 해양쓰레기와 하천폐기물 저감대책은 지자체 간의 협력과제이자 국가적 과제이다.

2021-04-08 경인일보

[사설]외국인 보호소 시설과 운영 실태 어떻기에

외국인보호소는 강제 퇴거 명령을 받은 외국인을 즉시 송환할 수 없을 때 수용하는 시설이다. 수용자 상당수는 일정 기간 머무르다 절차를 밟아 본국으로 가게 된다. 그런데 수용 경험자들은 보호시설이 아닌 범죄자를 가두는 구치소에 가깝다며 불만을 제기한다. 인권 침해와 기본 생활권이 보호받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열 평 정도 공간에 20명 가까운 수용자들이 함께 생활하는 열악한 환경에 고통을 겪었다는 증언도 있다. 보호 대상에서 일시 해제된 외국인들은 근로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등 정상 생활이 불가능해 여전히 답답하고 불안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주장한다.법무부가 운영하는 외국인보호소는 화성과 청주, 여수 등 3곳으로, 630여명이 수용돼 있다. 화성보호소에서 2년간 수용됐던 외국인의 경험담은 충격적이다. 보호실은 식사공간과 거실, 화장실·샤워실 각 2칸으로 구분된다. 33㎡ 남짓한 공간에 많게는 18명이 함께 생활하기도 했다는 증언도 있다. 잠자리가 좁아 정상 수면이 어렵고, 컵과 플라스틱 수저는 낡거나 망가져도 교체가 원활치 않다고 한다. 300명이 수용됐는데 의사는 1명에 불과하고, 외부 진료는 자비로 부담하는 실정이다. 병원을 갈 경우 보호복에 수갑을 차고 직원 2명과 동행해야 한다. 철창과 아크릴로 막혀있는 면회실에서의 면회는 전화 통화방식으로, 허용 시간도 짧아 구치소보다 열악하다는 게 수용자들의 전언이다.법무부가 건강 이상이나 소송 수행 등 사유로 시행하는 '보호 일시해제' 역시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을 오가는 보증금에 원칙과 적용 기준에 의문이 제기된다. 일시해제 허가를 받은 외국인들은 취업이 제한되고 휴대전화 개통도 할 수 없다고 한다. 마땅한 수입원이 없어 시민단체나 지인들의 도움으로 주거와 먹거리 문제를 해결하는 실정이다.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불가능하고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범죄 유혹에 노출될 수 있다는 걱정이 나온다.외국인보호소의 인권과 권익 보호는 수용자뿐 아니라 국가 이미지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외국인 수용시설이 열악하고 인권을 침해한다면 수용자들이 자국으로 귀국해서 어떤 감정을 가질지 뻔하지 않은가. 대한민국에서의 경험이 아름답지는 못하더라도 지옥과 같았다면 안 될 일이다. 외국인보호소 시설과 운영체계 전반에 대한 재점검이 시급해 보인다.

2021-04-07 경인일보

[사설]해외자원 개발 역주행은 누가 책임지나

주요 광물 가격들이 들먹이고 있다. 4차 산업 성장동력의 핵심자원으로 꼽히는 리튬, 니켈, 코발트는 물론 석유, 유연탄, 철광석 등의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는 것이다. 코로나19 백신 보급 확대와 각국의 경기부양에 따른 유동성 확대로 국제원자재 가격은 향후 더 큰 폭으로 오를 전망이다. 주요국들의 자원확보 경쟁은 한층 치열해졌다. 작년에 일본정부는 자원탐사 예산을 예년의 3배로 늘렸으며 중국은 해외 자원개발기업 인수합병에 무려 107억 달러를 투입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이어 조 바이든 대통령까지 희토류 확보를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등 정권을 초월해 핵심자원 확보에 열중하고 있다.한국의 이상행보가 눈길을 끈다. 정부는 지난달 말에 한국광물자원공사의 칠레 산토도밍고 구리광산 지분(30%) 전량을 캐나다 캡스톤마이닝에 1억5천만 달러에 매각했다. 10년 동안의 투자원금 2억4천만 달러의 60%에 불과하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소재인 구리가 매장된 광산이어서 우려도 적지 않다. 또한 정부는 광물공사 소유의 호주 와이옹 유연탄광산 지분(82.25%)과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의 암바토비 니켈광산 지분(33%), 멕시코 볼레오 구리광산 지분(76.8%)도 매각작업을 추진하고 있다.'묻지마 매각'에 나선 모양새인데 '이자 돌려막기'조차 불가능할 정도로 광물공사의 재정수지가 매우 심각하기 때문이다. 2020년 상반기 기준 광물공사 부채는 6조6천500억원으로 자본잠식 규모만 3조3천600억원에 이른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고 원자재 가격이 올랐을 때 팔아치워 손실을 줄이겠다는 계산이다. 지난해 국내 공공부문의 해외 자원 투자실적도 전무하다. 민간기업의 해외 자원개발 지원예산액 또한 역대 최저로 한해 지원예산액이 과거 4천억원에서 올해는 349억원에 불과하다. 정부의 해외 자원 개발지원이 거의 사라진 탓이다. 지난 정부의 그림자 지우기 의도가 다분하다. 지나치게 과열됐던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도 문제이지만 부실공기업 정상화를 명분으로 해외 자원을 전부 매각하려는 문재인 정부도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10년 불공 도로아미타불이니 자원개발 역주행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장기적으로 일관성 있는 자원개발정책을 당부한다.

2021-04-07 경인일보

[사설]군부대 이전 갈등, 민주적으로 해결하자

경기도 부천시와 인천시 부평구가 군부대 이전 문제를 놓고 대립각을 세울 모양새다. 경기도 부천시 오정동에 있는 군부대가 인천시 부평구 일신동으로 이전을 추진 중인 사실이 최근 경인일보 보도를 통해 이전대상 지역에 알려질 때부터 이미 예견된 일이다.보도에 따르면 부천시는 오정동에 있는 수도군단 제1175공병단 제158대대와 경기남부시설단을 이전시키기 위해 지난해 12월 부평구에 공문을 보내 국방부가 소유한 일신동 17사단 인근 개발제한구역 일부에 대한 군부대 건축 허가를 요청했다. 이 사실을 안 일신동 주민들이 부대이전에 반대하는 현수막을 내걸고 반발움직임을 본격화하면서 군부대 이전 문제가 서로 인접한 자치단체 간 쟁점으로 떠오른 것이다.오정동 군부대를 내보내고 그 자리에 친환경 스마트주거단지를 조성하는 것은 부천시의 숙원 중 하나다. 부천시는 지난 2019년 국방부와 군부대 이전사업 관련 합의 각서를 체결한 뒤 최근 민관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부평구는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우선되어야 부대 이전을 위한 행정 절차도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부평구로서는 지난 2019년 인천시가 군부대 이전·통합 사업의 일환으로 부평구 산곡동 3보급단의 일신동 이전을 추진할 때 큰 진통을 겪은 터라 주민들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 이런 와중에 지난 2일 부평구가 개최한 '부개·일신동 부천시 군부대 이전에 따른 주민설명회'에 부천시가 불참하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물론 군부대 이전은 안보와 직결된 국가사업인 만큼 다른 공공 또는 민간사업과 똑같은 절차나 과정을 거칠 수는 없다. 하지만 주민수용성을 무시하고 무조건 안보논리에 입각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경계해야 할 일이다. 안보논리는 중시되어야 하지만 그로 인해 피해를 입거나 불편을 겪어야 하는 주민들이 있다면 투명한 정보공개를 통해 사업의 불가피성을 설명하고 설득을 통해 동의를 구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안보와 관련이 있으면 무조건 '성역화'하는 구시대적 발상이 일을 더욱 꼬이게 만든 것은 아닌지 되짚어볼 일이다.이제라도 부천시는 민주 사회에 걸맞은 프로세스를 통해 사태를 수습해야 할 것이다. 부평구 또한 주민들의 정서를 반영한 해법을 찾고 부천시와의 협의를 통해 소모적인 갈등을 최소화 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2021-04-06 경인일보

[사설]어처구니없는 전 인천시의원의 투기 의혹

인천시의회 건설교통위원장을 지낸 전 시의원 A씨가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5일 A씨의 자택과 인천시 도시개발과, 위원장실로 사용했던 인천시의회 사무실, 그리고 인천 서구 일대 공인중개사무소 2곳을 압수 수색했다. A씨가 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던 당시 인천시 도시개발과로부터 서구 한들도시개발사업과 관련한 각종 정보를 사전에 보고받은 뒤 땅 구입에 나섰던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A씨가 다른 도시개발사업 부지를 사들인 점에도 주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수법이 치밀하고 악랄하다. 땅 구입에 들어간 돈 80%는 금융권에서 대출받았다. 자기 돈은 20%에 불과했다. 그렇게 마련한 자금으로 사업지구 땅을 사들이자 불과 2주 뒤 해당 부지는 도시개발사업구역으로 실시계획인가를 받게 된다. A씨는 매입한 부지를 다시 도시개발사업 시행사에 팔고 상가부지를 대신 받았다. 그렇게 해서 거둬들인 시세차익이 30억원은 족히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토지 매입 두 달 전에는 인천시의회 본회의에서 시 정부를 상대로 나중에 자기가 사게 된 땅 주변에 지하철역을 신설할 것을 촉구했다. 물론 지역주민의 간절한 바람임을 앞세웠다. '오비이락'이라한들 일반인은 상상할 수도 없는 기막힌 타이밍이다.인천시의회 건설교통위원장이란 자리는 인천시 전역의 미공개 개발계획을 가장 먼저 접할 수 있는 요직이다. 경찰이 품고 있는 의혹대로라면 A씨 사건은 선출직이 공적인 업무 과정에서 취득한 미공개 공공정보를 사적 이익을 위해 악용한 전형적인 사례다. 그야말로 믿고 맡긴 생선가게를 한 마리 고양이가 마음껏 휘젓고 다닌 꼴이다. 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싱싱한 생선부터 좋은 햇볕에 잘 말린 생선과 먹기 좋은 반건조 생선까지 각종 어류가 골고루 갖춰진 어물전을 어슬렁대면서 제 입맛에 맞는 녀석만 골라 포식했다.인천에서 전 시의원에 대한 압수수색이 실시되던 그날, 때마침 경기도에선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전 경기도 공무원 재산몰수 보전 조치를 법원이 인용 결정했다. 기업투자 유치 업무를 담당하면서 취득한 내부정보를 이용해 개발예정인 반도체 클러스터 인근 땅을 아내 회사와 가족 명의로 사들인 혐의다. 물론 수사가 본격적으로 이뤄진 이후겠지만 전 인천시의원 A씨 사건에 대해서도 적용을 검토해 볼만하다. 일벌백계, 사회적 경고 차원에서라도 필요할 듯싶다.

2021-04-06 경인일보

[사설]문화재와 군사시설 충돌, 상생의 지혜 찾아야

'과거'와 '현재'가 충돌하는 상황을 두고 군(軍)과 지방자치단체가 머리를 싸맸다. 2006년 국가 사적 문화재로 지정된 연천군 미산면 소재 당포성 유적지를 놓고서다. 이 유적지는 3국 시대 고구려의 군사시설과 신라와의 전투 양상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사적지로 평가된다. 연천군은 보호에 방점을 두는 반면, 군은 군사시설로서의 기능을 강조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지구 상 유일 분단국가란 현실에서 안보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고, 역사의 숨결을 간직한 문화재 보호에도 소홀할 수 없는 난처한 상황인 것이다.당포성 유적지는 고구려 양식의 성곽이 뚜렷하게 관찰된다. 유적지는 13m 높이 천연 주상절리 성곽으로 임진강 본류와 샛강이 만나는 지점에 있다. 웅장한 절벽이 자연 성곽을 형성한 천혜의 요충지이다. 이를 발판 삼아 동쪽에 성곽을 쌓은 고구려는 동쪽에서 접근하는 신라군을 상대할 최전방 진지로 삼았다. 그 역사적 가치를 인정한 경기도가 2001년 도 문화재로 지정했고, 이어 국가사적 468호로 지정됐다. 북진하는 신라와 이를 막아선 고구려가 치열한 패권 경쟁을 벌인 역사의 무대라는 점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그러나 유적지 곳곳에는 1970~1980년대 설치된 것으로 추정되는 군사시설이 산재하고 있다. 안보상의 이유로 문화재에 군사시설을 덧씌운 것이다. 연천군은 지난해 군에 공문을 보내 군사시설 철거를 요청했다. 유적지에는 차양막과 초록색 출입문이 있고, 성곽 언덕엔 지하벙커로 추정되는 참호와 진지가 있다. 연천군은 고구려 시대 문화재로서 가치가 매우 크다며 재차 공문을 보내 관광지에 맞게 군사시설을 보완해달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군은 해당 진지가 작전상 꼭 필요하다며 난색을 보였다. 다만 문화재 보호와 관광자원 활용이라는 연천군의 입장을 고려해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여지를 남겼다고 한다.남북 분단 현실에서 문화재 보호와 군 시설 설치는 상충할 수 밖에 없다. 삼국시대 접경지였던 당포성 유적지는 현재도 같은 처지다. 군과 연천군의 갈등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어느 한쪽을 버릴 수 없는 특수한 상황이다. 군과 지자체가 머리를 맞대고 상생 방안을 찾아야 하는 이유다. 문화재로서 당포성의 유용함과 안보를 지켜야 하는 현실을 포용할 묘안이 도출되기를 기대한다.

2021-04-05 경인일보

[사설]코로나 방역, 국민 인내심 바닥나고 있다

정부가 코로나19 4차 대유행을 공식적으로 경고하고 방역 고삐를 바짝 조이고 나섰다. 지난 4일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4차 유행이 시작될지 모르는 갈림길에 서 있다"는 대국민담화를 발표했다. 5일부터는 강화된 기본방역수칙을 시행했다. 노래연습장·영화관·공연장·실내외 체육시설 등 33개 업종이 대상이다. 지방자치단체와 경찰은 2주간 현장 단속에 돌입했다.실제로 매일 발표되는 게릴라성 집단 감염 양상은 심각하다. 경기도의 경우 성남시 중학교·체육관과 외국인 모임, 양평 목욕탕 관련 확진자들이 계속 추가되고 있다. 인천에서는 연수구 치킨집 관련 소규모 집단감염이 어린이집 집단감염으로 확산됐다. 어린이집 원장은 사망 후 양성판정이 나왔다. 이런 사례가 전국적이다.정부의 대국민담화 경고 훨씬 전부터 많은 방역 전문가들이 봄철 대유행을 예상했었다. 1년간 지속된 감염 기간과 세 차례 대유행으로 전국에 무증상 감염자들이 산재한 상황과 봄철 야외활동의 빈도와 범위 확대가 맞물리면 대유행이 불가피하다는 경고였다. 이런 상황에 대비해 백신 확보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정부도 백신 도입 및 접종 계획을 밝히며 올 연말까지 집단면역을 자신했다.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백신 접종률은 1.8%에 불과해 매우 저조하다. 백신 부족으로 인해 선택적 접종을 유지하는데 급급한 탓이다. 정부는 백신 부작용을 부인하며 국민에게 적극적인 접종 호응을 강조하지만, 정작 집단면역에 이를 대규모 접종은 언제 이뤄질지 오리무중이다. 결국 정부 입장은 백신 수급이 정상화될 때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규제로 코로나19를 관리 가능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으로 보인다.문제는 방역협조에 따른 국민의 경제적, 사회적, 심리적 인내심이 한계에 이른 점이다. 4차 재난지원금이 지급 중이지만 자영업자의 소득을 보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거리두기 규제로 인한 집단적 코로나 우울증에 시달린 국민은 이동과 집합의 제한이 합리적인지 의문을 표하고 있다. 성공적인 백신 접종국가들과 비교하면서 백신 부족 현상의 원인을 따지는 여론이 늘고 있다.정부는 9일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새 조정안에 대한 국민협조를 구하려면 백신 부족 사태의 원인과 대책에 대한 정부의 솔직한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한다.

2021-04-05 경인일보

[사설]사할린동포 지원 신청 절차 왜 이렇게 어려운가

사할린동포의 귀국과 정착을 지원하는 '사할린동포 지원에 관한 특별법(사할린동포법)'이 제정돼 지난 1월 시행에 들어갔다. 사할린동포 지원 정책의 수립·시행에 관한 국가의 책무를 규정한 이 법은 기존의 지원 사업을 법으로 정하고 대상 범위를 확대했다. 기존에는 동포 1세대와 배우자, 장애자녀만 귀국·정착 지원을 받을 수 있었지만, 직계 비속 1명과 그 배우자도 대상에 포함된다. 법 시행령에는 사할린 동포 명예회복을 위한 기념사업 추진, 영주귀국 및 정착 지원 신청 절차, 지원 여부 결정 기준 등이 담겼다.외교부는 시행 첫해인 올해 350명이 지원 혜택을 받게 된다고 밝혔다. 대한적십자사는 지난 3월부터 오는 6월 말까지 지원 신청 접수를 받는다. 동포는 출생증명서를, 동반가족은 직계비속임을 증명하는 관련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대상자 대부분이 고령자인 데다 복잡한 절차와 달라진 인적사항을 증명하기 힘들어 신청에 어려움을 겪는 실정이다. 특히 영주귀국 때 동포임을 증명하는 서류로 국적 판정을 받았으나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이름을 바꾸거나 조상의 호적에 따라 개명한 경우 본인이라는 사실을 밝히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국적 판정 당시 제출한 서류상 이름과 현재 여권에 기재된 이름이 다를 경우 동일인 임을 증명해야 하는데 국적 판정서류를 찾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이름이 바뀌어 동일인이라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정보공개 청구까지 했으나 관련 서류가 없다는 답만 돌아오고 있다는 게 동포들의 불만이다. 이런 사유로 적십자사에 지원 신청서를 냈다가 보완 요구를 받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적십자사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혼인증명서와 출생증명서 등 관련 서류를 갖춰 신청하면 심사 과정에서 동일인 임을 충분히 입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류를 제대로 갖추지 못해 애태우는 동포들과 직계비속 가족들의 안타까운 현실을 간과하는 것이다.지난 1992년 이후 국내에 정착한 사할린 동포·가족은 안산에만 600여명에 이른다.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특별법인 만큼 서류 제출을 최소화하고 절차를 간소화해야 한다. 접수 기관이 아닌 민원인 입장에서 지원 신청 절차가 진행돼야 한다. 일단 신청만 하고 서류 보완 등은 적십자사가 나서는 방식이다. 정부는 별것 아니라지만 고령자가 대부분인 동포와 그 가족들에는 큰 부담이고 짐일 수 있다.

2021-04-04 경인일보

[사설]보선 결과를 과도하게 대선과 연결시키지 말아야

치열한 선거전을 벌였던 보궐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가 단순히 서울과 부산 시장을 뽑는 데에 그치지 않고 1년도 안 남은 대선 전초전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선거 승패에 따라서 여야 진영 내에 만만찮은 회오리가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 공표 기간의 마지막 조사에서 압도적 우위를 기록한 국민의힘 후보들이 승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조직표가 위력을 발휘한다면 결과는 예측불허다.집권당이 패배한다면 친문주류에 의해 독점되다시피 한 민주당 내의 세력 재편은 물론 여권발 정계개편도 가능할 수 있다. 만약에 예상을 뒤엎고 여권이 승리한다면 절체절명의 위기를 넘겼다는 자신감이 오히려 집권당의 오만과 독주를 강화시킬 수 있다. 이변 없이 야권이 승리한다면 야권은 여당의 실정으로 인한 반사이익으로 해석하지 않고 국민들이 제1야당을 수권정당으로 인정했다는 섣부른 자신감으로 오히려 보수야권에게 독이 될 수도 있다. 서울과 부산 시장 선거에서 1승 1패를 기록한다면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선거결과에 대한 아전인수식 해석으로 진영논리가 증폭되면서 정국의 대치는 한층 더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선거 후 여당이나 야당발 정계개편 등 어떤 상황이 되어도 정국은 급속하게 대선 정국으로 빨려 들어갈 것이고 민생은 정치논리에 의해 외면당하고 양극단의 지지자들에 의해 극한적 대립을 불러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선거는 양측 모두 부동산 관련 공약을 내세우면서 정책이나 공약의 차이보다는 네거티브와 흠집내기로 일관하고 있다. 게다가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임에도 불구하고 양대진영의 총력전 양상을 띠고 있기 때문에 선거는 초반부터 과열·혼탁 양상을 보여왔다.선거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간에 패배한 쪽은 왜 유권자로부터 외면받았는지를 성찰하고 반성함으로써 민생정치를 복원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승리한 쪽도 인물과 공약보다는 상대 정당에 대한 심판의 의미인 반사이익으로 이겼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대선을 불과 1년도 채 남기지 않은 시기에 치러지는 보궐선거이기 때문에 대선 전초전으로 인식되는 선거이지만 선거 결과를 내년 대선과 과도하게 연결시키는 우를 범하는 정당은 또 다른 심판에 직면할 것이다. 선거결과에 겸손하게 승복하고 민생에 천착하는 정당이 내년 대선의 승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2021-04-04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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