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국민정서 무시하는 성범죄 교사 솜방망이 징계

교사들의 성범죄 사건이 해마다 증가하고 악성화하는 추세에 비해 이들을 교단에서 분리 시킬 실질적인 제도적 장치는 미흡하거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최근 경기도교육청이 경기도의회에 제출한 대부분이 교사인 교육공무원 징계현황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9월까지 전체 징계 909건 가운데 성범죄 징계가 102건인 것으로 확인됐다.문제는 성범죄 교육공무원 징계건수가 2017년 15건, 2018년 49건, 올해 9월 말 현재 38건으로 폭증 추세인 점이다. 우리 사회의 성인지 감수성을 증대시킨 미투운동의 영향 덕분인 것으로 추정된다. 성범죄 내용도 몰래 카메라 촬영, 미성년자 성매매, 음란물 제작 유포 등으로 심각해지고 있다. 학생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의 경우 해임 이상의 중징계 원칙에 따라 도교육청이 해임, 파면한 교사는 72명에 달한다.하지만 도교육청의 엄벌 원칙에도 불구 상당수 성범죄 전력 교사들이 여전히 교단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실정이다. 지난 달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제출한 학교내 성범죄 징계현황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지난 6월까지 성범죄로 징계를 받은 전국 초중고 교원은 686명으로 이중 50%인 400명은 파면·해임 처분을, 나머지 286명은 견책·감봉 등의 경징계나 강등·정직 등의 중징계를 받았지만 모두 교단에 복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경징계와 중징계 교원이 저지른 성범죄 내용은 성희롱, 성추행, 몰카 촬영, 음란메시지 전송 등 심각한 내용들이다.도교육청을 비롯한 교육 당국은 성범죄 교사에 대해 나름대로 엄벌주의 원칙을 갖고 징계한다지만 충분한지는 의문이다. 교육청의 해임·파면 징계를 받은 교사들이 교육부에 소청심사를 제기하거나 행정소송을 거쳐 구제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도 문제다. 도내 한 고교 교사는 제자들을 대상으로 한 몰카 범죄로 두 번이나 해임처분을 받았지만 두 번의 행정소송을 통해 교단에 복직했다고 한다.2018년 초에 터진 스쿨미투 운동으로 전국에서 학교 성폭력 문제가 잇따르자, 악화된 여론을 의식한 정부는 그해 말에 성폭력 표본조사, 양성평등 교육강화 같은 미온적 대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효가 없는 대책에 학생들이 청와대 앞에서 시위를 벌였고, 성범죄 교사들은 교직을 이어가고 있다. 교육당국과 사법부가 제도와 판결로 성범죄 교사를 엄벌할 때가 됐다.

2019-11-14 경인일보

[사설]안산시 시화호 불·탈법 수렵 막아야 한다

경기도 최대 철새도래지 중 하나인 안산 시화호 남측 간석지 내 대송단지가 또다시 연례행사 같은 홍역을 앓고 있다. 단지 내 드넓은 농경지의 풍부한 곡식과 1995년 '죽음의 호수'였던 시화호의 자연성이 회복되면서 고라니, 청둥오리, 꿩 등 다양한 야생동물의 개체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자, '유해조수 퇴치 수렵감시단 활동'이 공식적으로 운영되는 데 따른 갈등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그러나 올해는 이런 수렵활동이 엉뚱한 방향으로 이뤄지고 있고, 이 과정에 이른바 '손맛'인 사냥을 위해 외지인들과의 금전이 오간다는 설이 퍼지고 있다. 당초 수렵활동은 원주민들이 1년 내내 땀 흘려 농사 지은 곡식과 과일 등 농작물과 집에서 사육하는 닭과 오리 등 가축, 양식장의 물고기 등을 마구잡이로 해치는 야생동물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고, 그 피해를 근거로 불안정하게 형성되는 생태계의 개체 수를 조율하기 위해 안산시의 허가를 받아 이뤄져 왔는데, 이런 활동이 시간이 지나면서 왜곡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올해는 지난 3월 25일에 대부동 통·반 회의에서 야생동물 개체 수 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근거로 5월부터 11월까지 포괄하는 포획허가가 나면서 사단이 벌어지고 있다.규정대로라면 안산시에 농작물 피해 신고가 접수된 후 시의 정확한 실태 파악이 이뤄지고, 유해조수 퇴치 수렵 감시단 활동이 정말 필요하다는 판단에 의해 이뤄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이다. 이와 함께 수렵단체 회원 구성도 수렵 허가지역의 지형 지물 등 지리에 익숙한 대부도 원주민들로 구성해야 하는데도 안산시 전역에 주소지를 둔 사람들로 구성하다 보니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뿐 아니라 일부 회원들 사이에선 단순히 수렵 취미를 즐기려는 서울 등 외지인들에게 허가증을 빌려주고 금전을 취득한다는 소문도 무성하다.경찰이 이들 단체 회원 중 3명을 야생동물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하니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또 안산시도 유해조수 퇴치 수렵 감시단 활동에 대한 전 과정을 제대로 살펴봐야 할 것이다. 특히 수렵활동 허가증의 발급과 관리를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 허가증 대여로 인한 외지 엽사들의 무분별한 수렵행위로 인해 주민 안전이 위협받고 시화호 생태계를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2019-11-14 경인일보

[사설]전동 킥보드 공유 서비스, 안전이 최우선이다

경기도·화성시가 지난 8일 공공에선 처음으로 전동 킥보드 공유 서비스를 선보인 후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전동 킥보드를 자전거 도로에서도 탈 수 있게끔 동탄역 일대에서 실증 사업이 진행 중인데 벌써 어른과 아이가 함께 타거나, 심지어 아이 혼자 타는 모습이 목격되고 있다는 것이다. 공유 전동 킥보드를 이용하려면 앱에서 운전면허증을 인증해야 하나 실제로는 부모가 면허증을 인증받아 킥보드를 대여한 후 아이들이 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시작 전부터 우려됐다.전동킥보드는 관련 법상 오토바이 같은 이륜차로 분류된다. 안전모 등 보호장구를 갖춘 운전면허 소지자가 차도에서만 시속 25㎞ 이하로 운행하는 것이 원칙이다. 면허 취득 대상이 아닌 만 16세 이하 청소년은 아예 탈 수도 없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이번 공유서비스 현장 말고도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인도와 차도를 넘나들며 달리는 모습은 마치 곡예를 방불케 한다. 이에 따른 교통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심히 우려되는 것은 공유서비스를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갑툭튀'라고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말이 있다. '갑자기 툭 튀어나오다'라는 의미로 사람을 깜짝 놀라게 한다는 뜻이다. 요즘 거리를 달리는 전동 킥보드를 보면 이 말이 딱 어울린다. 갑자기 툭 튀어나와서 자동차나 보행자와 충돌하기 일쑤다. 그렇다고 안전모를 착용한 운전자도 보기 힘들다. 차도가 위험해 인도를 질주하는 이용자가 많다 보니 관련 사고가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설상가상 안전장치 없이 도로를 달리는 전동 킥보드 서비스로 사고가 증가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경기도·화성시의 공유 전동 킥보드 서비스를 계기로 이제 곧 도 전역으로 서비스가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금처럼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채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마구잡이로 타고 다닌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전동 킥보드 같은 개인형 이동수단의 사고가 늘어나는 것은 사용자들의 안전불감증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공유 전동 킥보드가 운전면허 없이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전은 더욱 중요시된다. 그런데도 대부분 헬멧이나 팔꿈치·무릎 보호대 등의 안전 장구를 착용하지 않고 있다. 어차피 공유서비스를 시작한 이상, 경기도와 관련 지자체는 사용자 안전관리와 면허제도, 사고 시 보험문제, 도로환경 개선 등 전반에 대한 점검이 있어야 한다.

2019-11-13 경인일보

[사설]불법 훼손되는 선갑도, 근절책을 찾아야

선갑도의 경관이 훼손되고 있다. 선갑도의 섬 소유주가 양식장 접안시설을 조성한다는 목적으로 주상절리를 깎아내고 허가 없이 산지를 훼손했다. 옹진군에 의하면 선갑도 내 임야 1천454㎡가 산지전용 허가와 개발행위 허가 없이 깎여나갔으며, 주상절리를 깎아낸 석재들로 제방도로를 확장했다.황해섬네트워크를 비롯한 환경운동단체들은 선갑도 공유수면 점용 허가를 취소하고 원상복구 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용진군에 촉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옹진군은 접안시설 공사와 도로 조성 등은 위법이 아니어서 공유수면 점용이나 사용허가를 취소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현재 산지 불법 훼손에 대해서만 고발조치한 상태이다. 선갑도는 국내에서 가장 큰 무인도로 해안 경관이 뛰어나고, 산림청과 국립수목원이 정한 한반도 희귀식물 여러 종이 서식해 생태적 가치가 큰 섬이다. 오랫동안 사람의 출입이 없는 무인도로 남아 있어서 자연생태계 보존 상태도 양호하고 가침박달, 쇠뿔석이, 멱쇠채, 두루미천남성 등 산림청이 지정한 희귀식물이 자생하고 있다. 섬 중앙에는 서해도서에서 가장 높은 산인 높이 352m의 선갑산이 위치해 있으며 해안 절벽은 긴 기둥 모양의 화산지형인 주상절리로 이뤄져 지질학적 가치도 높다. 옹진군의 조치로는 자연유산의 불법훼손 논란을 근절하기 어려워 보인다. 2016년도 선갑도 채석단지 사업과 관련하여 논란이 일었을 때도 옹진군은 섬 소유주의 입장이었다. 선갑도 채석단지 지정사업은 선갑도 소유주인 (주)선도공영이 향후 17년간 섬 안쪽 경사면을 깎아 골재를 채취하는 사업이었다. 당시 두 차례 사업관련 주민 설명회가 열렸고 주민들은 환경파괴 등을 이유로 '반대의견'을 냈으나, 옹진군은 경제적 효과 등의 이유로 '찬성의견'을 낸 바 있다.인천시는 섬을 '생태 환경의 보고(寶庫)'라는 인식아래 168개 섬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섬 프로젝트를 기획 추진하고 있지만 정작 주무 자치단체인 옹진군은 수수방관이다. 선갑도는 핵폐기장, 리조트 개발, 인근 해역 바닷모래 채취, 채석단지 추진 등으로 논란과 갈등을 겪은 섬이다. 굴업도처럼 섬 전체를 개인이 소유하고 있어 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공공가치가 높은 섬은 지자체가 매입하거나 독점 소유로 인한 폐단을 최소화하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

2019-11-13 경인일보

[사설]돼지열병 즉흥 방역으로 시뻘게진 임진강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에 상륙한지 두 달이 가까이 됐지만 바이러스의 정확한 유입경로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대신 정부의 즉흥적인 방역으로 인한 후유증은 심각하다. 최근엔 후유증의 극단적인 사례까지 발생했다. 미처 매몰하지 못한 돼지 사체더미에서 고인 물이 임진강 지류인 연천군 마거천을 시뻘겋게 물들인 것이다.파주에서 ASF 바이러스가 최초 발견된 이후 당국은 발생농가를 중심으로 방역선을 구축하며 유입 경로 추적에 나섰지만, ASF가 수도권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도깨비 불 처럼 출몰하자 결국 강화, 김포, 파주, 연천 등 4개 시·군에서 사육 중인 돼지 전체를 살처분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민통선 안팎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된 야생멧돼지 사체가 잇따라 발견되자 뒤늦게 멧돼지 포획을 방역대책에 포함시켰다. 처음부터 바이러스 매개체로 주목받았던 북한발 야생멧돼지 대책을 간과한 채 발생지역 돼지 절멸을 단행하자 농민들은 거세게 반발하기도 했다.문제는 정확한 매뉴얼과 장비 없이 살처분을 강행하는 바람에 심각한 후유증을 자초한 점이다. 맨 처음 살처분이 진행된 강화군에서는 4만3천여 마리의 돼지사체를 담아 매몰한 플라스틱 저장조에서 부패가스가 분출하면서 주민들이 악취의 고통에 시달렸다. 경기도는 문제가 더 심각했다. 파주, 김포, 연천에서 경기북부 돼지 사육량의 60%에 달하는 37만3천마리를 살처분했지만, 저장용기 부족으로 돼지 사체를 산 처럼 쌓아놓아야 했다. 임진강 마거천을 붉게 물들인 것도 연천군 민통선내의 돼지 산이었다.농림축산식품부는 12일 "상황에 대한 인지가 늦었다"며 사과하고 환경부, 지자체와 함께 합동점검반을 꾸려 매몰지 일제 점검에 나서겠다고 뒷북을 쳤다. 정부가 중국과 북한의 ASF 확산경로를 주목한 건 국내 상륙 1년 전 부터다. ASF 국내 상륙을 막을 순 없어도, 대책을 세우기에는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 하지만 가장 핵심적인 방역대책인 살처분 매뉴얼은 엉망인 것으로 드러났다. 면밀한 매뉴얼이 없으니 살처분 시기와 규모를 놓고 혼란을 겪고, 매몰지를 정하지 못해 우왕좌왕하고, 살처분 돼지 저장용기는 제 때 공급되지 않았다.ASF 방역을 위해 불철주야 애쓴 일선 공무원들의 헌신과 생업을 포기한 돼지사육 농가의 피눈물을 모두 허망하게 만든 정부의 무질서한 방역정책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2019-11-12 경인일보

[사설]'갑질'과 '구태' 여전한 인천시의회 행정사무감사

지난해 11월 제8대 인천광역시의회가 개원 후 첫 행정사무감사를 마치자 언론은 이렇게 보도했다. "초선 의원들은 시민의 입장에서 현장감이 묻어나는 질문으로, 재선 의원들은 분석을 토대로 한 날카로운 질문으로 피감기관을 몰아세웠다는 평가가 나온다"(경인일보 2018년 11월 20일). 평소의 비판적 논조를 감안할 때 이만하면 극찬이다. 한 달 뒤 인천시의원이 당연직으로 돼 있는 피감기관 이사직을 내놓겠다면서 관련 조례 개정 작업에 착수했다. 언론의 시의회 칭찬은 계속된다. "그게 다 기득권이자 특권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다. 무슨 일이든 시작이 어려운 법이다. 인천시의회에서 모처럼 나온 부적절한 기득권 내려놓기가 더 많은 곳으로 퍼져 나가는 기폭제가 되었으면 한다"(경인일보 2018년 12월 18일).많이 달라진 줄 알았다. 개원한 지 일 년쯤 지난 올해 5월 인천시 공무원들로부터 볼멘소리가 새어나오기 시작할 때만 해도 젊어진 시의회의 '일 욕심' 때문이겠거니 생각했다. "인천시나 산하 공기업 관계자들이 일부 시의원들의 과도한 자료 제출 요구에 시달리고 있다. 의원으로서 시정 감사를 위해 자료를 요구하는 것은 정당한 일이지만 업무 파악과 관련이 없는 자료나 과도하게 긴 기간을 설정해 자료를 요구하는 사례도 적지 않아 시의원 지위를 내세운 '갑질'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경인일보 2019년 5월 23일). '인천시의회 갑질, 어떻게 대응해야 합니까?'라는 제목이 달린 기사를 접하고서도 전체 37명 중 31명이 초선의원인 시의회가 시를 견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가피한 잡음이라고 이해했었다.그런데 그게 아닌가 보다. 시의회의 '갑질'이 변함없이 계속되고 있다는 보도다. 초선 의원이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구태만큼은 여전하다는 내용이다. 지난 8일 인천시 소통협력관실 행정사무감사에서 한 의원은 "오늘도 갑질로 시작해보겠다"는 말로 질의를 시작했다. 전날 행정사무감사에서 행한 공격성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일자 이를 비꼰 것이다. 행정사무감사를 이용해 특정기관의 예산 편성을 우회적으로 압박하거나 자신의 지역구 현안에 대한 홍보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며 다그치는 의원도 있었다. 수년 치 자료 요구 또한 반복되고 있다. 윽박지르기는 다반사고 '헛다리' 짚는 질의는 차라리 애교다. 행정사무감사 일정이 이제 반환점을 돌았다. 지금부터라도 개원 초기의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2019-11-12 경인일보

[사설]여야, 쟁점현안 각론에서 소통의 성과 내야한다

지난 11일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의 회동에서는 여야정 국정협의체의 재가동 합의, 국정현안에 대한 허심탄회한 의견 개진 등이 있었다. 또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상조 정책실장도 대통령 임기 후반기 국정운영 방향과 각오를 밝히는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19일에는 문 대통령이 100분간 국민과 대화 시간도 갖는다. 모두 갈라진 민심을 통합하고 '조국 사태'에서 나타났던 분열과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소통에 방점을 찍는 행보들이다.그러나 내년도 예산과 패스트트랙 법안, GSOMIA(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탄력근로제 등 첨예하게 엇갈리는 현안들에서 협치를 보이기에는 만만치 않은 난관들이 가로막고 있기 때문에 이를 여하히 절충해 나가느냐가 임기 후반기 첫 시금석이 될 것이다.우선 검찰개혁법안 중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에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한국당은 공수처 설치를 민주당의 사법독재를 통한 장기집권 기도라는 관점에서 파악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검찰개혁을 위해서 공수처는 반드시 필요하고 어떠한 희생을 치르더라도 공수처법을 통과시키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내년 총선 룰인 공직선거법 개정안에서도 민주당과 한국당은 정면으로 부딪치고 있다. 패스트트랙 중 선거법은 당장 11월 27일 본회의 부의를 앞두고 있으나 한국당은 비례대표 폐지와 지역구 증원 28명에, 국회의원 정수 270명으로 감원하는 법을 제출해 놓은 상태다. 여야의 접점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국회가 이들 패스트트랙 법안들을 어떻게 다뤄나갈 지가 큰 관심이 아닐 수 없다.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대표들이 국정협의체 가동에 합의했다고 하지만 각론을 들여다보면 난관이 만만치 않다. 예산안에서 여당은 513조5천억원의 '슈퍼예산'을 반드시 통과시켜 확장재정을 통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입장이고, 한국당은 선거를 의식한 선심성 예산이라고 맞서고 있다.이렇듯 패스트트랙 법안, 예산안, GSOMIA 등 타협점을 도출해 내기가 쉽지 않은 사안들이 즐비하게 대기하고 있다. 여야가 정치력을 발휘해서 합의를 모색해 내지 않으면 선거를 앞두고 정당들간의 대립은 더욱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여야 모두 정치복원을 통해 국민에게 신뢰를 주는 것만이 정치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2019-11-11 경인일보

[사설]시티타워 착공으로 청라 국제도시 속도내야

인천 청라국제도시 시티타워가 이달 21일 착공식을 한다. 청라호수공원 중심부에 들어서는 시티타워는 지상 28층, 높이 448m(해발 453m) 규모의 전망타워다. 국내에서 가장 높은 전망용 건물로, 청라의 랜드마크 시설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청라 시티타워는 착공식 이후 부지 가설펜스 설치, 터파기 공사에 들어간다. 건축 심의 등 각종 행정절차를 거친 후 내년 하반기 본격적인 건설공사에 들어간다. 2023년 완공 예정이다.청라 시티타워는 오랜 기간 우여곡절을 겪었다. 청라시티타워(주)(보성산업 컨소시엄)는 2016년 10월 시티타워 및 복합시설 건립 사업시행자로 선정됐다. 이 컨소시엄은 시티타워와 복합시설을 건립해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기부채납한 후 최장 50년간 임차해 운영하게 된다. 그런데 기본설계안을 토대로 기본·실시설계와 각종 실험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지난해 10월 공탄성 실험에서 강풍에 취약하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온 것이다. 기본설계대로 건립하면 바람에 의해 기울거나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왔다. 설계·디자인 변경이 불가피해지면서 사업이 지연됐다. 시공사를 찾기도 쉽지 않았다. 높이가 448m에 달하다 보니, 초고층 건물 시공 실적을 보유한 건설사가 있어야 했다. 다행히 포스코건설이 사업에 참여하기로 결정하면서 큰 고비를 넘겼다. 하마터면 사업이 장기간 지연될 뻔했다. 이 같은 우여곡절 끝에 착공식을 열게 되는 것이다.이제는 청라 시티타워 건립사업이 사업시행자와 인천경제청 계획대로 차질없이 추진돼야 한다. 사업시행자가 선정된 시점부터 보면 몇 년 지연되지 않은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청라는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지 약 16년이 지났다. 이 정도의 시간이면 완공됐거나 건물이 올라가고 있어야 정상이다. 청라와 같은 시기에 개발이 시작된 송도국제도시에는 이미 고층 건물들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청라 주민들이 송도와 청라를 비교하며 상대적 박탈감·소외감을 느끼는 것도 이 때문이다. 청라에는 아파트밖에 없다는 청라 주민들의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시티타워 착공을 시작으로 청라국제업무단지, 의료복합단지, '스타필드 청라', 제3연륙교(청라~영종) 등 청라의 주요 프로젝트가 속도를 내길 바란다. 이는 청라를 명실상부한 국제도시로 만드는 데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2019-11-11 경인일보

[사설]법적 근거 없이 운영되는 CCTV통합관제센터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 중인 CCTV통합관제센터가 범죄와 화재예방, 공공시설 관리 등 국민 안전확보 효과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법적 근거 없이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통합관제센터에 모인 CCTV 영상자료가 활용되는 과정에서 국민 개개인의 사생활 침해 가능성을 방지할 제도적 장치도 전무한 실정이다. CCTV통합관제센터의 공익과 국민의 개인정보 유출 위험이 법적 사각지대에서 불안하게 동거하는 형국인 셈이다.현재 전국에는 수를 헤아릴 수 없는 CCTV가 설치돼 있다. 행정안전부 집계에 따르면 공공기관이 설치한 CCTV만 2017년 기준으로 95만4천여대다. 민간에서 설치한 CCTV는 사실상 전모를 파악하기 힘들 정도다. 다만 2014년 기준으로 368만개의 사업장에서 800만대 이상의 CCTV를 설치 운영중이라는 통계를 기준 삼으면, 일반 가정에 까지 설치한 CCTV 설치규모는 전국을 그물망 처럼 뒤덮고 있다고 봐야 한다. 수도권 시민들이 하루에 83회 가량 CCTV에 노출된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2010년 추정치를 감안하면, 지금은 아예 하루 종일 CCTV에 노출된 삶을 살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실상이 이런데 공공기관에서 운영중인 CCTV통합관제센터마저 법적 근거 없이 운영되고 있다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경기도 30개 시·군을 비롯한 전국 220개 자치단체가 CCTV통합관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10년간 투입된 예산만 2천200억여원에 달한다. 하지만 통합관제센터 운영 근거는 개인정보보호법 25조가 유일하다. 범죄의 예방·수사, 시설안전·화재예방, 교통단속 등에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공개된 장소에 CCTV를 설치 운영해선 안된다는 내용이다. 이법에 따르면 CCTV는 제한적인 목적만을 위해 설치된다. 설치 목적을 위반한 CCTV와 이를 통해 수집한 영상은 불법이다. 더군다나 통합관제센터 설치에 영상정보 활용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다.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헌법기준에 부합하는 CCTV통합관제센터 설치 운영의 법률적 근거 마련과, 수집된 개인영상정보의 이용 및 제3자 제공에 대한 구체적인 요건과 안전성을 확보할 것을 권고한 것도 이 때문이다. 행안부와 관련 부처는 CCTV통합관제센터를 비롯한 공공부문 CCTV 관리방안을 서둘러 마련해 공익과 개인사생활을 동시에 보호하기 바란다. 그런 연후에야 민간분야 CCTV 관리도 가능할 것이다.

2019-11-10 경인일보

[사설]지역화폐 자생시스템 조성이 관건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역점사업의 하나인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사업이 탄력 받을 개연성이 커졌다. 지난 8일 경기도와 더불어민주당 간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이해찬 대표는 이 지사가 제안한 지역화폐 정부지원금 확대, 광역급행 시내버스(M버스) 정부 부담, 동물자원순환센터 설립 등을 적극 수용하겠다고 공언한 것이다.경기도는 국내 소상공인의 20%가 몰릴 정도로 전국 최고이다. '이재명호' 경기도가 도내 소상공인 지원에 팔을 걷어붙일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성남시장 재임시절에 선행학습(?)한 경험도 있다. 경기지역사랑상품권이 도내 31개 시·군 전역에서 발행되기 시작한 것은 금년 4월부터인데 9월 현재 도민들이 직접 구매한 일반발행 상품권 누적금액이 2천66억원이다. 시행 6개월 만에 올해 목표치의 1.5배 수준을 달성한 셈이다.전국에 긍정적인 나비효과가 상당하다. 작년까지 수십 년 동안 60여 곳에 불과했지만 지난 10월 지역화폐 발행 지자체는 177곳으로 전국 243개 광역기초자치단체의 절반 이상이다. 전국의 지역화폐 발행액도 2016년 1천168억원에서 올해는 2조3천억 원으로 20배가량 격증했다. 돈의 역외유출 방지 내지 재(再)유통 시 지역승수효과 극대화도 예상되는 것이다. 작년 한국산업기술대가 수행한 '시흥형 지역화폐모델연구'에서 경기도 시흥시가 370억원의 상품권을 발행할 경우 169억원의 지역 외 소비감소와 391명의 취업유발 효과가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그러나 우려도 커지고 있다. 각종 리스크에 대한 안전장치가 미흡함은 물론 재정자립도가 취약한 지자체는 상품 할인액 만큼의 재정 부담을 걱정해야할 판이다. 인천시는 'e음카드'(지역화폐)의 캐시백 혜택을 시행 7개월 만에 대폭 축소해서 재정상황을 고려 않은 선심성 사업이란 비판을 받기도 했다. 더 주목되는 것은 지역화폐에 대한 혈세지원이다. 정부는 지역사랑 상품권 발행액의 4%를 부담하게 되어 올해에만 800억원을 지원해야 한다. 앞으로도 한동안 지역화폐의 확대재생산은 불문가지이나 자생력이 없으면 세금만 낭비하는 밑 빠진 독이 될 수도 있다. 또한 물고기를 가두어 키운다고 덩치가 커진다는 보장도 없다.지역화폐는 발행 자체보다 발행 후 활성화가 중요하다. 지역상품권 스스로 존립할 수 있는 틀을 만드는데 고민해야할 것이다.

2019-11-10 경인일보

[사설]임기 반환점 돈 대통령 전반기 시행착오 수습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9일이면 임기 반환점을 찍는다. 마라톤에 비유하면 전반기 레이스를 바탕으로 후반기 레이스 전략을 새로 짜야 할 시점이 된 것이다. 문 대통령은 헌정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파면이라는 정치급변을 통해 집권에 성공했다. 광화문 촛불시위가 정권 태동의 동력이었다.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국민 모두의 대통령"을 다짐하고 "2017년 5월 10일, 이날은 진정한 국민 통합이 시작되는 예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며 스스로 촛불정권이라 명명했다.국민은 대통령이 약속한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기대했다. 권력욕과 거리를 둔 대통령의 소탈한 풍모와 성정을 신뢰하며 여야가 국익 앞에 통합하는 새로운 시대를 희망했다. 취임초 역대 최고의 대통령 국정지지율은 이런 기대와 희망의 반영이었다. 대통령의 행보는 거침없었다.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라는 통치 철학을 앞세워 국정 전분야에서 쇄신을 단행했다.국정농단 사태는 중앙지검장 윤석열을 앞세워 추상같이 단죄했다. 재벌중심의 경제구조를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을 통해 모든 경제주체가 공존하는 공정경제를 추구했다.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과 두 차례 미북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열정을 쏟았다. 또한 대통령을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지지층들은 우리 사회 구석구석 뿌리내린 부정, 부패, 부조리 세력을 단죄하고 정화하는 시민권력으로 거듭나 대통령의 국정을 뒷받침했다. 대통령 임기 전반기는 우리 사회가 평등, 공정, 정의의 가치를 공유하는 문화적 격변기였다.하지만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따르는 법이다. 임기 반환점에 즈음한 대통령의 국정이 많이 흔들리고 있다. 대다수 국민들이 지지했던 국정기조에 감추어져 있던 부작용이 일시에 불거진 것이다. 검찰총장 윤석열은 조국 일가를 수사하면서 여권으로부터 적폐 검찰의 수장으로 낙인찍혔다. 소득주도성장론을 떠받친 사상 최대의 최저임금 인상과 융통성 없는 주52시간 근무제로 고용의 질은 나빠졌고 소득불평등이 심화되는 등 경제성적표는 최악이다. 북한은 핵탑재가 가능한 미사일로, 미국은 방위비분담금으로 우리를 압박하는 현실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중재자를 자임한 대통령을 위축시키고 있다. 시민권력은 조국사태를 계기로 극단적인 정파성을 보이며 '모든 국민의 대통령'이라는 대통령의 꿈을 양단냈다. 대통령이 강조한 평등, 공정, 정의의 가치는 이제 임의적이며 자의적인 가치로 의심받고 있다.이제 대통령은 초심으로 돌아가 취임사에 담았던 국정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임기 후반의 국정수행 전략을 전환해야 한다. 새로운 전략 수립은 새로운 인물들과 함께해야 한다. 검찰개혁, 자사고·특목고 폐지에서 보듯이 대통령의 주문을 기계적으로 수행하는 영혼없는 공직자들을 솎아내야 한다. 직언은 고사하고 대통령 심기 관리에만 몰두하는 청와대 비서실도 문제다. 이런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대통령이 문제를 문제로 인식하지 못하면 국가와 국민이 위태로워진다. 대통령이 잘해서 잘돼야 나라도 잘되고 국민도 잘 살 수 있다. 임기후반, 대통령의 전면적인 통치쇄신을 기대한다.

2019-11-07 경인일보

[사설]'국제' 명칭이 무색한 평택항 국제여객터미널

평택항 국제여객터미널이 국제적 망신을 사고 있다. 국제여객터미널이라는 명칭이 무색하게 길게는 출국에 2시간 이상, 입국에 6~7시간이 걸리는 입출국 수속절차가 후진적이라서다. 법무부의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탓이라니 답답하다. 법무부 수원출입국관리사무소 평택항만출장소와 선사 등에 따르면 현재 평택항 국제여객터미널에서 출입국 심사를 담당하는 인원은 총 8명이다. 이들은 일반 민원은 물론 입국이나 출국 시 2~6명이 교대로 출입국 심사를 담당한다. 이 때문에 동시에 입출항 심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문제는 최근 평택~중국 영성 간 신설 여객항로가 개설되면서 이용객의 급증이 예상됐음에도 충원 등의 대책이 전무한 점이다.이뿐 아니다. 국제터미널임에도 불구하고 전문 통역 인력조차 없다. 선사 직원들이 입·출국거부자(범죄자 등)에 대한 송환 업무(통역)까지 사실상 지원하고 있어 보안문제도 걱정된다. 경기평택항만공사의 평택항 카페리 내·외국인 이용객 현황을 보면 외국인 이용객 비중은 2017년 39만4천647명(81.8%), 2018년 39만1천551명(86.5%), 2019년 8월 누적 기준 34만2천925명(89.96%)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중국인이 대다수지만, 세관과 달리 법무부 소속 중국어 통역 인력이 없어 연간 40만명에 가까운 중국인이 출입하는 국제터미널의 경쟁력은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또한 출장소 측은 입국심사 인력을 평소보다 줄이며 보복 행정 의심을 사고 있다. 처음에는 3명의 출장소 직원이 업무를 한 뒤 5명까지 투입됐지만 평소보다 입국 심사가 지연됐다는 게 선사 측의 주장이다. 평택항 국제여객터미널은 분명 국가를 대표한 관문이다. 당국은 더 이상 국제터미널의 위상을 무너트리지 않는 정책을 내놓길 기대한다.

2019-11-07 경인일보

몽골 헌법재판소장 성추행 혐의 또 부인, 출국정지 조치

기내에서 여성 승무원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몽골 헌법재판소장이 한국에 재입국해 9시간가량 2차 조사를 받았으나 또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인천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계는 강제추행 및 협박 혐의로 드바야르 도르지(52·Odbayar Dorj) 몽골 헌법재판소장을 체포해 다시 조사했다고 7일 밝혔다.이번 조사는 사건 발생 다음 날인 지난 1일 인천국제공항 보안 구역 내 경찰 조사실에서 1시간 30분가량 진행한 1차 조사에 이은 두 번째다.도르지 소장은 지난달 31일 오후 8시 5분께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인천공항으로 향하던 대한항공 비행기 내에서 여성 승무원의 엉덩이를 만지는 등 강제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당시 통역을 담당한 몽골 국적의 또 다른 승무원에게도 "몽골에 돌아가면 가만두지 않겠다"며 폭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도르지 소장은 변호인이 입회한 상태에서 진행된 2차 경찰 조사에서도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그는 앞서 1차 경찰 조사에서 기내 뒷좌석에 앉은 다른 몽골인이 승무원을 성추행했는데 자신이 오해를 받았다며 외교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도르지 소장은 인도네시아 발리 덴파사르 공항을 출발한 비행기를 타고 6일 오전 8시 29분께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1차 조사 후 아시아헌법재판소연합(AACC) 회의가 열린 인도네시아 발리로 출국한 그는 이날 몽골행 비행기 환승을 위해 한국에 다시 들렀다.경찰은 미리 법원에서 발부받은 영장을 토대로 도르지 소장을 인천공항에서 체포했으며 인천지방경찰청으로 데려가 오후 1시께부터 9시간 가량 조사한 뒤 7일 0시 무렵 석방됐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 과정에서 통역이 필요해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조사 후 1시간가량 피의자가 변호인과 함께 조서를 열람했다"고 말했다. 도르지 소장과 함께 비행기를 탄 일행인 몽골인 A(42)씨도 다른 여성 승무원의 어깨를 감싸는 등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A씨는 사건 발생 당일 아무런 조사를 받지 않고 석방돼 싱가포르로 출국한 상태다. 경찰은 A씨의 체포영장도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았으며 주한몽골대사관 측과 소환 조사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도르지 소장과 A씨는 사건이 발생한 지난달 31일 사법경찰 권한이 있는 대한항공 직원들에게 현행범으로 체포돼 경찰에 넘겨졌으나 외교 여권을 제시하며 면책특권이 있다고 주장했다.그러나 경찰이 면책특권 대상인지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들을 석방해 논란이 일었다. 또 석방 전 외교부나 경찰청 본청 외사과에 면책특권 대상인지 확인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도르지 소장은 이틀간 한국에 머물다가 8일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몽골로 돌아갈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경찰은 도르지 소장을 추가로 조사해야 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이틀 전 미리 검찰과 협의해 10일간 출국정지 조치를 했다./편지수기자 pyunjs@kyeongin.com여객기 기내에서 여성 승무원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아 경찰 조사를 받은 드바야르 도르지 몽골 헌법재판소장이 7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인천지방경찰청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2019-11-07 편지수

[사설]인천 청라 소각장 갈등, 대안마련이 우선이다

청라소각장 현대화 사업을 둘러싼 갈등이 첨예하다. 지난 4일 주민설명회가 간신히 열렸지만 주민들의 항의 시위와 고함소리로 어수선하기만 했다. 합의점을 찾기까지 험난한 여정을 예고한 설명회였다. 청라주민들은 소각장 가동 이후 18년간 피해를 감수해왔기 때문에 청라 광역소각장의 즉각 폐쇄를 요구하고 나섰다. 인천시가 추진중인 청라 소각장 현대화 사업 자체를 반대한다는 주장도 제기되었다. 그런데 소각장은 전형적 기피시설로 타 지역의 설치는 아직 논의조차 시작되지 않은 상태라서 즉각 폐쇄는 불가능하다. 소각장 폐쇄로 인천시 6개군구에서 발생하는 350t의 쓰레기를 생매립하게 되면 매립지 사용연한을 급속히 단축하여 쓰레기 대란과 같은 문제도 발생할 수밖에 없다. 청라 소각장 문제를 해결하는 데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를 폐쇄하는 대신 인천시 매립지 조성과 마찬가지 방식을 적용하는 의견도 제시되었다. 청라 광역소각장 기능의 종료 시기를 발표하고 그 기능을 발생지 처리 원칙에 의거하여 권역별 소각장이나 구군별 자체 소각장 설치로 전환하는 계획을 제시하라는 주장이다.인천시는 첨예해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주민대표가 참여하는 민관 협의체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내놨다. 인천시와 주민간 소통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이라 할 수 있으나 갈등의 소지도 다분하다. 인천시가 제안한 민관협의체의 구성 및 운영방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기존의 '클린서구 환경시민위원회'가 유명무실해질 수밖에 없다. 이 위원회는 서구의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천시, 주민대표, 시민단체, 환경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기구로 올해 1월 출범했다. 관련 조례에 따라 운영되는 인천 서구 환경현안의 공식 협치기구인 셈인데, 새 협치기구를 설치한다면 기능상의 중복을 피할 수 없다.이번 설명회에서 보듯 머리만 맞댄다고 입장차가 당장 좁혀지는 것은 아니다. 현재로서는 인천시는 청라 소각장의 증설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전제로 여러 가지 대안을 검토하여 납득할만한 안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검토해야할 조건과 변수가 한둘이 아니다. 각 군·구별 소각장 준비 전까지는 노후화된 청라소각장의 현대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에 대한 입장차를 좁힌 다음, '친환경 현대화사업 타당성 검토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 추진 과정에서 광역소각장 기능을 대체하는 소각시설 조성 로드맵을 마련하는 길이다.

2019-11-06 경인일보

[사설]분양가 상한제 시행, 부작용 막을 방법도 있나

분양가 상한제가 4년 6개월 만에 부활했다. 국토교통부는 6일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강남구 개포동, 송파구 잠실동, 용산구 한남동 등 서울 27개 동을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으로 지정했다. 경기도는 제외됐다. '9·13 대책' 이후 한동안 진정세를 보인 서울 아파트값이 다시 오르기 시작하자 '극약 처방'이라 할 수 있는 분양가 상한제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하지만 시장에선 공급을 위축해 기존 가격을 상승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분양가 상한제는 택지비와 건축비에 업체들의 적정이윤을 더한 분양가 책정 방식을 법으로 규정하여 분양가격을 정책적으로 조정하는 제도다. 분양가를 낮춰 집값을 떨어뜨리는 게 목적이다. 정부는 이번 분양가 상한제를 시행하면서 아파트 가격 상승세를 주도해온 재건축 단지 가격 상승세를 막고, 재건축 투기 수요를 차단할 것으로 확신하는 모습이다. 무슨 수를 쓰더라도 자고나면 하루에도 수천만 원씩 뛰는 집값을 잡으려는 정부의 의지는 확고해 보인다. 하지만 정부가 시장에 개입할 때마다 시장은 정반대로 흘러가는 것을 우리는 수없이 목격했다.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급등하고, 공급 위축 우려가 부각되면서 신규 분양 아파트를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 상승세에 '풍선 효과'가 나타나곤 했다. 우리는 그동안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을 늘리는 시장원리야말로 집값을 안정시키는 유일한 해법이라고 주장해왔다.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등 시장원리를 활용한 정책을 주문했다. 분양가 상한제만으로 집값을 안정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면 이는 큰 오산이다. 무엇보다 저금리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으로 쏠리는 시중 부동자금을 생산적인 분야로 흐르게 해야 한다. 시중에는 1천조 원의 부동자금이 떠돌고 있다. 이에 대한 고민 없이 집값만을 잡겠다고 각종 대책만 남발하니 약발이 제대로 먹히지 않는 것이다.정부의 인위적인 개입은 효과보다는 늘 심각한 왜곡을 가져왔다. 그럴수록 부동산 대책의 신뢰도는 바닥으로 떨어지곤 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종합부동산세 인상과 대출규제 강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도입 등 규제 일변도의 정책을 쏟아냈다.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이번 분양가 상한제로 '로또 청약'의 광풍이 불지 않을까 벌써 걱정이다. 강제로 누른 집값은 언젠가는 다시 부풀어 오르기 마련이다. 어쨌든 주사위는 던져졌다. 부작용이 없도록 주택시장 동향을 꼼꼼히 지켜보길 바란다.

2019-11-06 경인일보

[사설]경기도 사상최대 예산, 누수 없도록 잘 살펴야

경기도가 2020년 예산안으로 올해 24조3천731억원 보다 2조6천588억원(10.9%) 증가한 27조319억원을 편성했다. 역대 최대규모의 예산안이다. 일반회계에서 복지와 환경분야 예산이 크게 확대됐기 때문이다. 복지예산은 올해 8조9천326억원 보다 1조1천427억원(12.8%)이 증가해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6천911억원이던 환경예산은 내년에 1조2천248억원으로 5천337억원(77.2%)이나 확대됐다.도의 역대 최대 확장적 예산안 편성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우선 정부의 공격적인 재정확장 정책의 영향이 크다. 정부는 513조원 규모의 사상 최대 새해예산안을 편성했다. 복지예산이 가파르게 증가했다. 중앙정부의 복지정책을 보조해야 할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규모도 덩달아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여기에 이재명 지사의 핵심적인 복지공약 이행 비용이 겹쳐졌다. 공약의 이행은 선출직의 숙명이다. 경유차 배출가스 저감사업, 전기자동차 구매지원 등 미세먼지 저감 사업으로 인한 환경예산 확대도 시비걸기 힘들다.그러나 재정확장의 불가피성을 인정한다 해도, 새해예산안에 재정 누수의 여지는 없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특히 당국의 관리부실과 엉터리 수혜자의 도덕적해이가 겹쳐 심각한 재정누수 현상을 보이는 복지분야 예산은 철저한 사전 심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도는 청년기본소득(1천54억원), 산후조리비 지원(296억원), 무상교복(198억원) 지원을 포함해 이 지사가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사업에 6조8천770억원을 반영했다. 작은 구멍만 뚫려도 타 분야의 웬만한 사업예산 보다 큰 돈이 사라질 수 있다.자체사업이든 국고보조사업이든 예산 누수 가능성을 틀어막기 위해 도 집행부와 의회가 최선을 다하기를 바란다. 특히 도의회는 집행부가 의욕이 앞서 사업에 내재된 위험과 부실을 놓치거나 사업효과를 과장한 점이 없는지 예산안 전반과 사업별 타당성을 철저히 심의해야 할 것이다. 집행부는 도의회의 지적을 겸허하게 수용해 더욱 탄탄한 예산안으로 확정하기 바란다.경제가 추락을 거듭하면서 서민들의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나 경기도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들이 새해예산안을 확대한 것은 재정 투입을 통한 경기활성화와 서민생계 보호 때문일 것이다. 단 한 푼도 허투루 낭비할 수 없다.

2019-11-05 경인일보

[사설]'붉은 수돗물' 시민은 두 번 용서하지 않는다

올해 5∼6월 발생한 인천의 '붉은 수돗물' 사태에 대한 피해보상액이 63억2천400만원으로 확정됐다. 총 신청액수의 61%다. 인천시가 지난 8월 12일부터 3주간 가정2, 가좌2·4동을 제외한 서구 전 지역, 서도와 삼산을 제외한 강화 11개 읍·면, 그리고 중구 영종 전 지역 등 공촌정수장으로부터 수돗물을 공급받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피해보상 신청을 받은 결과 전체 보상 대상 29만1천여가구 중 4만2천36가구가 모두 103억6천만원을 신청했다. 변호사와 손해사정사, 의료인, 공무원 등으로 구성된 보상심의위원회는 가구별 평균 물 사용량, 시중 판매 필터 가격, 병원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자체 기준을 세우고 세대별 보상액을 결정했다. 가구당 평균 15만원 안팎이 지급될 것으로 보인다. 피해보상금은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 예비비에서 지출된다.인천시는 보상 결정액을 먼저 문자메시지 또는 우편 등으로 개별 통지한 뒤 오는 8일부터 25일까지 이의신청을 받는다. 이의신청에 대한 재검증 절차를 거쳐 이달 말부터 미리 신청한 은행계좌로 보상금을 지급하게 된다. 사회 통념상 지나치다고 판단되는 피해보상 요구액은 보상심의위원회의 심의 기준에 맞춰 하향 조정됐다. 하지만 이의신청이 들어오면 다시 검증한다는 방침이다. 이번에 보상 신청을 하지 않은 서구지역 일부 주민들은 별도의 집단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진행 중이다. 시는 최근 청라 주민 1천179명이 인천시장을 상대로 1인당 50만원을 배상하라며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 사건 접수를 법원으로부터 통보받고 소송 대책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전례가 없는 일이다. 인천시나 인천시민이나 모두 가보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 합리적인 심의기준을 마련하는 작업부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적정한 보상 수준을 정하기는 더욱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도 겨우겨우 여기까지 왔다. 내 가족이 마시지도 못하고, 씻지도 못하면서, 더운 날들 받았던 고통에 비하면 하찮게 느껴질 수도 있는 보상액일 것이다. 식당을 임시 휴업해야 했던 자영업 시민들에게는 참으로 어이없는 보상액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피해보상액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앞으로 이런 어이없는 일이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인천시 공무원들이 이 점 가슴에 칼로 새긴 듯이 기억하길 바란다. 시민은 두 번 용서하지 않는다.

2019-11-05 경인일보

[사설]팔미도 등대 사적으로 지정해 관리해야

인천지방해양수산청과 인천시 중구가 우리나라 최초의 등대인 팔미도 등대를 국가지정문화재로 등록하기 위해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고 한다. 문화재청은 2017년 6월부터 올해 8월까지 전국 근대문화유산에 대해 재평가 조사를 벌였는데, 팔미도 등대는 역사적 가치가 뚜렷한 사적(史蹟)으로 손색이 없는 것으로 평가했다고 한다. 팔미도 등대는 사적 등록 조건인 '정치·경제·사회·문화·종교·생활 등 각 분야에서 그 시대를 대표하거나 희소성·상징성이 뛰어날 것' '국가의 중대한 역사적 사건과 깊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을 것' 등의 규정에 딱 맞는 시설이다.팔미도 등대가 불을 처음 밝힌 것은 1903년 6월 1일이다. 우리나라에 근대식 개념의 서구식 등대가 생겨난 순간이다. 최초의 등대가 가동을 시작했다고 마냥 좋아할 일은 아니다. 한반도를 집어삼키려는 외세에 침략의 길을 밝혀주었기 때문이다. 팔미도 등대 점등 후 1년여 사이에 인천 해안에만 소월미도 등대, 부도 등대, 북장자서 등표, 백암 등표 등 5기의 등대와 등표가 세워졌다. 등대는 물에 잠기지 않는 것이고, 등표는 밀물 때나 파도가 높을 때는 바닷물에 잠기게 된다. 이들 등대와 등표는 일제의 전쟁 도구로, 수탈의 안내자로 기능했다.팔미도 등대는 특히 1904년 2월에 발발한 러일전쟁의 신호탄이 된 제물포해전에서부터 1950년 9월의 인천상륙작전까지 한반도 근현대 전쟁역사를 그 현장에서 바라본 상징이기도 하다. 또 함세덕의 희곡 '해연'에서 그리고 있는 것처럼 일제강점기 팔미도 등대지기들의 삶의 애환을 현장감 있게 이야기해 줄 수 있는 드문 문화사적 존재이기도 하다. 또한 북한지역에도 많이 남아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옛 등대들과의 연관성, 변천과정 등을 연구할 수 있는 잣대가 되기도 한다.꼭 100년 만인 2003년 퇴역한 팔미도 등대는 바로 앞에 최신식으로 지어진 후배 '팔미도 등대'에 그 역할을 맡겨 놓고 있다. 팔미도 관광객들은 새 등대보다는 옛 등대에 애착을 갖고 사진을 찍는다. 인천상륙작전의 혁혁한 공을 세운 팔미도 등대는 현충 시설이기도 하다. 새 팔미도 등대 전시관에는 인천상륙작전의 모습이 아니라 엉뚱하게도 1944년 필리핀 레이테만 맥아더 장군 상륙장면이 커다랗게 관람객을 맞이한다. 반드시 인천 것으로 바로잡아야 할 대목이다. 한반도 근현대사의 애환을 품에 안고 있는 팔미도 등대는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해 대우함이 마땅하다.

2019-11-04 경인일보

[사설]여야 자제 절실한 20대 마지막 정기국회

선거제 개혁 법안과 검찰개혁 법안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부의 시점이 한 달도 남지 않았다. 선거제 법안의 부의 시점은 11월 27일이고, 검찰개혁 법안은 12월 3일로 정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유한국당이 슈퍼예산으로 불리는 513조5천억원의 내년도 예산의 대폭 삭감을 벼르고 있는 상황에서 20대 정기국회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패스트트랙 법안과 예산안 처리가 맞물리며 더욱 계산이 복잡해진 고차방정식을 여야 정당들이 어떻게 풀어나갈 수 있을지가 핵심이다. 총선이 다가올수록 각 정당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부딪치면 각각 다른 내용의 사안들이 연계되면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태다.선거제 개혁과 관련해서 국회의원 정수 확대 이슈가 부상하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당이 반대하고 있고 정의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 등은 찬성하고 있는 데다가 평화당과 대안신당의 지역구 축소 규모 완화 요구도 변수다. 또한 민주당은 검찰개혁을 위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한국당은 이에 결사 반대하는 입장이고, 국회에 계류중인 공수처법도 민주당안과 바른미래당이 제시한 안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조율하기도 쉽지 않다.이렇듯 논의의 레벨이 다른 각개 사안들이 복잡하게 얽혀있고 예산안까지 맞물려 있어서 지난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나타났던 물리적 충돌을 포함해 국회 파행이 또 다시 재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국당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선심성 예산 대폭 삭감'을 주장하면서 예산안과 패스트트랙을 연계시키면 확장예산을 반드시 통과시키려는 여당과 충돌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타협이 이루어지는게 최상이지만 이를 장담할 수 없다.만약 12월 3일 이후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가 불발에 그치면 예산안은 또 법정시한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 이후 한국당이 임시국회 소집에 응하지 않으면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는 내년 1월로 넘어가게 된다. 선거제 개혁도 지역구 축소에 반대하는 의원들의 이탈표가 나올 수 있는 상황에서 바른미래당의 분화와 정치지형 변화 등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평가를 받는 20대 국회가 검찰과 선거제 개혁, 예산안 처리 등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 정국을 풀고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여야 정당들의 절제된 이기심이 어느 때보다 긴요하다.

2019-11-04 경인일보

[사설]군소음법 통과 환영하나 근본대책 고민해야

지난달 31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군용비행장·군사격장 소음방지 및 피해보상에 관한 법률안(군소음법)'은 그동안 국가 안보를 위해 군공항과 군사격장 소음을 일방적으로 감내해 왔던 피해주민들에게 합법적 보상길을 열어주었다는 점에서 크게 환영한다. 2004년 관련법이 처음 발휘된 이후 15년 만의 일로, 이제 소음피해 지역 주민들은 번거로운 집단소송 절차 없이 매년 피해 정도에 따라 법정 보상금을 지원받게 된 것이다.특히 수도권 방어의 전초인 경기도는 이법에 따른 주민피해 구제 혜택이 제일 큰 지역이다. 대표적으로 공군 최일선 전투비행단인 제10전투비행단이 위치한 수원 주민들과 접경지역 군사격장 인근 주민들은 군소음법 통과에 대한 감회가 남다를 것이다. 주민들은 법 통과에 따른 소정의 금전적 보상보다는, 군소음 피해를 제기할 때마다 국가안보를 우선하는 여론의 눈총에 시달렸던 심리적 위축감을 떨쳐낸 점이 더욱 반가울 것이다. 법은 국가안보를 위한 희생에 대한 명예회복의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군소음법은 국가안보라는 가치와 주민피해 보상이라는 당위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법적 장치로 의미가 있다. 문제는 국가안보와 주민피해 보상을 모두 만족시키는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면 국가안보도 문제가 생기고 주민 불만도 재발되는 경우다. 법안에 따르면 주민피해 보상은 월 3만원에서 6만원이다. 수원군공항 피해보상 대상 주민만 18만명으로 매년 1천억원 이상을 보상해야 하지만, 주민들이 이정도 금액을 실질적인 보상으로 인정할지는 시행해봐야 안다. 또한 법안은 군사시설의 야간비행 및 야간사격을 제한하고 있다. 이럴 경우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위한 안보태세에 심각한 장애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따라서 군소음법은 주민피해에 대한 최소한의 보상일 뿐 근본적인 대책은 지금부터 별도로 고민해야 한다. 예를 들어 10전투비행단을 자유로운 작전훈련이 가능한 지역으로 이전해야 국가안보도 유지할 수 있고 주민피해도 근절할 수 있다. 국가안보를 위축시키고 주민피해를 미봉하기 위해 매년 천문학적인 예산을 쓰느니, 완전한 문제해결을 모색하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다. 군소음법은 법 통과 후 1년 뒤인 내년부터 시행한다. 1년의 유예기간 중 이런 점을 냉철하게 짚어 국가안보와 주민피해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2019-11-03 경인일보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