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소상공인 금융지원 줄서게 하다니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들이 정부의 경영안정자금을 대출받으려 꼭두새벽부터 줄을 섰다. 그나마 일부 소상공인들은 서류 접수조차 못한 채 빈손으로 돌아서야 했다. 접수처가 마련된 소상공인 진흥공단 지역 센터에는 이른 아침부터 몰려든 인파로 시장을 방불케 했다고 한다. 국민들은 마스크를 사기 위해 약국 앞에서 줄을 서고, 소상공인들은 대출을 받기 위해 줄을 서는 게 일상이 된 것이다. 정부가 아사 직전에 놓인 소상공인들을 위한 여러 지원책을 효율적으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자격 요건과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고 운용시스템 확충 및 인력 충원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경영안정자금 대출 현장접수 첫날인 25일 경인지역 소상공인 진흥공단 지역 센터에는 이른 아침부터 몰려든 신청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안양센터의 경우 오전 6시부터 대기가 시작돼 8시께 이미 100명 가까이 줄을 섰고, 11시에는 하루 물량인 220건을 모두 소진했다고 한다. 일부 소상공인들은 내일을 기약하며 발길을 돌려야 했다. 한 소상공인은 하루가 급한데 공단이 너무 안이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러다 죄다 죽게 생겼다고 불평했다. 이날 수원센터에서는 전산시스템이 일시 마비돼 업무가 지연되는 등 소동이 빚어졌다.이 같은 실정은 금융기관과 신용보증재단 등 소상공인 지원에 나선 여타 관련 기관들도 마찬가지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중소기업인과 자영업자들은 보증 심사 완화 등 자격 요건과 절차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별자금을 신청하려면 세금과 4대 보험 등을 완납하는 등 조건을 먼저 이행해야 하는데, 이는 소상공인들의 절박한 사정을 모르는 조치라는 것이다. 일부 중소기업은 제대로 된 교육이나 홍보가 없어 특별자금 대상인 것도 몰라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있다며 관계 당국의 세심한 정책적 배려를 주문하고 있다.지난 24일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정부 대책회의에서 위기에 처한 기업들을 위해 100조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단행하기로 했다. 이미 책정한 50조원을 배로 늘린 것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지원을 받기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그 많은 지원금이 다 어디로 갔느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중환자를 살리기 위해서는 신속한 응급처방과 치료가 선행돼야 하는데 기다리다 죽게 생겼다고 소상공인들은 절규한다. 정책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정부의 발 빠른 대응이 절실한 시점이다.

2020-03-26 경인일보

[사설]정부 의무 소홀로 반쪽 전락한 민식이법

지난 25일부터 시행된 '민식이법'과 관련해 스쿨존(어린이보호구역)내 어린이 교통안전 확보라는 본래의 취지는 무색해지고, 사고 운전자에 대한 무차별적 처벌만 강화한 반쪽짜리 법안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지난해 9월 초등학교 앞 횡단보도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숨진 고 김민식 군의 이름을 딴 '민식이법'은 도로교통법 개정안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개정안을 통칭한다. 도로교통법 개정안은 스쿨존 내에 과속단속카메라, 과속방지턱, 신호등의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특가법 개정안은 안전의무를 다하지 않아 발생한 스쿨존 교통사고의 운전자에 대해 사망사고는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 상해사고는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했다. 즉 정부의 스쿨존 교통안전시설 설치 책임과 스쿨존 교통사고 운전자 처벌 강화라는 두 축으로 학교 부근 어린이 교통사고를 없애겠다는 것이 민식이법의 골자인 셈이다.그러나 법이 시행됐지만 스쿨존의 교통안전시설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가장 기본적인 안전시설인 과속단속 카메라가 없는 초등학교가 한 두곳이 아니다. 경인일보를 비롯한 각종 언론매체의 현장점검 보도에 따르면 과속단속 카메라가 없는 스쿨존에서 상당수 차량들의 통행속도가 제한속도 30㎞를 넘기 일쑤라고 한다. 행정안전부는 법 시행일에 맞추어 카메라 설치가 힘들었다며 카메라 설치 완료 시점을 2022년으로 보고 있어 답답한 노릇이다.과속단속 카메라는 내비게이션 앱을 통해 운전자에게 감속을 고지하는 안전기능뿐 아니라 사고 발생시 과속 여부의 가장 확실한 판단 근거를 제시할 수 있는 장비다. 정부가 민식이법이 규정한 의무를 소홀히 하자, 민식이법에 저항하는 여론이 일고 있다. 운전자 과속과 어린이 무단횡단을 방지할 장비와 시설은 없거나 열악한데, 운전자 처벌만 무차별적으로 강화하는 것이 맞느냐는 항변이 청와대 청원으로 올라온 것이다.지금 같은 상황이면 스쿨존내 교통안전 확보는 실효적인 안전장비나 시설없이 운전자 의식개선에만 의존해야 할 실정이다. 또한 사고가 나면 교통안전 장비와 시설 의무를 소홀히 한 정부의 책임을 따지는 송사가 끊이지 않을 것이다. 민식이법이 제대로 기능하려면 정부가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규정한 의무를 신속히 이행해야 한다.

2020-03-26 경인일보

[사설]주한미군 한국근로자 무급휴직 안된다

한미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결렬되자 주한미군이 한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무급휴직을 통보했다. 정부는 방위비 협상과는 별도로 이들 노동자에 대해 봉급이라도 주자고 미국 당국에 제안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고 시한이 닥치자 해당 근로자들이 반발하고 평택시장이 나서 주한미군에 협조를 당부하는 공문을 전하는 등 지역 전체가 동요하고 있다. 미국의 입장이 워낙 강경해 무급휴가가 현실화하고 자칫 한국 근로자들의 대량 해고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나온다.주한미군과 노조 등에 따르면 주한미군사령부는 25일 한국인 노동자 중 무급휴직 대상자에게 순차적으로 4월1일 무급휴직을 개별 통보했다. 대상은 노동자 9천여명 중 절반이 넘는 5천여 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주한미군은 지난해 10월과 지난달 한국인 노동자에게 무급휴직을 사전 통보한 바 있다. 주한미군은 분담금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4월부터 한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무급 휴직이 불가피하다고 압박해왔다. 시한을 코앞에 두고도 협상은 난항이어서 우리 근로자들이 강제로 무급휴가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한미 양국 협상대표들은 지난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방위비분담 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7차 회의를 열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미국은 지난해 방위비 분담금 1조389억원의 5배를 웃도는 50억 달러(6조2천250억원)를 요구했다가 40억달러(4조9천800억원) 수준으로 낮춰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한국 대표단은 그동안 10% 안팎의 인상안을 제시했고, 추가 양보 범위를 정해 제시했지만 미국 측이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측은 주한미군 무급휴직 문제라도 먼저 해결할 것을 제안했지만 거부당했다고 한다. 한국 근로자들은 생존권 위협을 중단하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으나 돌파구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코로나19 와중에 5천명이 넘는 한국 근로자들의 무급휴직은 안될 일이다. 노동자들의 무급휴직은 대한민국 국민과 안보는 물론 수만명 주한미군과 가족들의 생명과 안전에도 치명적인 위협이 될 게 뻔하다. 우리 근로자들을 볼모로 한 미국의 협상 태도는 한미동맹의 숭고한 정신에도 맞지 않는다. 한국인 근로자들과 지역사회는 여전히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분담금 협상과 별도로 무급휴직에 대한 미국의 입장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지난주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과 같은 공조가 절실하다.

2020-03-25 경인일보

[사설]미국발 입국자 전원 전수검사 실시해야

정부가 27일 0시부터 미국에서 입국하는 내·외국인에 대해 14일 동안 의무적으로 자가격리 하고,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이는 입국자에 대해서는 진단검사를 받도록 했다. 정부의 이런 대책은 최근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이던 코로나19 신규 환자가 25일 0시 기준 100명으로 급증하고, 이 중 51명이 입국자와 연관된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국내 발생 확진자보다 입국자로 인한 확진자가 더 많아진 것이다. 입국 금지 같은 특별한 대책이 없으면 코로나19 방역에 심각한 문제가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 감염전문가들의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다.이번 대책 발표로 미국발 입국자는 내국인, 외국인 모두 2주 동안 자가격리를 의무화하고 증상이 있는 경우 공항에서 선제 격리뒤 진단검사 등을 실시한다. 유증상자에 대해 진단검사를 실시해 양성이 나오면 증상의 정도에 따라 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로 옮겨 치료를 받는다. 만약 일정한 거주지가 없어 자가격리가 어려운 단기 방문 외국인의 경우 공항 시설에서 진단 검사를 해 음성이 확인되면 입국을 허가한다. 자가격리자가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경우 내·외국인을 막론하고 1년 이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의 벌금 처분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최근 입국 과정에서 무사 통과된 무증상자들 중에서도 확진 판정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도 이번 대책에는 입국과정에서 유증상자에 대해서만 진단검사를 하도록 되어 있다. 방역 당국은 미국발 입국자를 지속해서 관찰하다가 확진자 수가 증가해 전파위험이 커졌다고 판단되면 전수 진단검사를 시행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최근 며칠간 미국의 감염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이번 대책에 심각한 헛점이 있다는 지적의 소리가 나온다.우리 국민들이 두 달 넘게 자발적으로 벌이는 자체 방역은 눈물겨울 정도다. 마스크를 쓰고, 외출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는 등 높은 시민의식을 발휘하고 있다. 이런 노력 덕분에 국내 확진자 수는 눈에 띄게 줄었다. 일부에서 모든 외국인에 대해 입국 금지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런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폭발적인 확진자 증가로 미국이 코로나19의 새로운 진원지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런데도 선별해 진단검사를 하는 것은 큰 우를 범하는 것이다. 미국발 입국자는 전원 전수진단검사를 실시해야 한다.

2020-03-25 경인일보

[사설]광역 초유의 경기도 기본소득, 효과 검증 철저해야

경기도가 24일 광역자치단체 최초로 도민 전체에게 재난기본소득 일괄 지급을 결정했다. 이재명 도지사는 이날 도민 1천326만5천377명에게 4월부터 10만원씩, 총 1조3천642억원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카드 형태의 지역화폐로 지급하며, 도내 지역화폐 이용 가능 업소에서 3개월 내에 사용하면 된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도내 내수경기 회복을 위해 전 도민에게 10만원씩 쥐어주고 소비에 나서도록 한 것이다.이 지사의 전격적인 재난기본소득 지급 결단은 이 지사의 정책 소신과 코로나발 경제대란이라는 특수한 사정이 결합된 결과로 보인다. 이 지사는 대표적인 기본소득제도 도입론자다. 도지사 취임 후 성남시장 시절 시행했던 기본소득 개념의 정책을 도 차원, 국가 차원으로 확대하기 위한 행보를 이어왔다. 기본소득 재원 마련을 위한 국토보유세 신설, 기본소득위원회 설치, 기본소득 박람회 개최 등이 대표적이다. 이번 코로나 경제불황 해결책으로 중앙정부에 재난기본소득 지급을 강권해 왔다. 중앙정부가 망설이자, 결국 최소한의 예산으로 최소한의 기간에 한해 실험적인 기본소득 제도 시행을 결단한 셈이다.정부가 기본소득 지급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은 재정의 한계와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이 지사도 1인당 10만원이라는 기본소득 지급의 실효성에 대해 "소액이고 일회적"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경기도형 재난기본소득이 국가 차원의 기본소득 논의의 단초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한정된 재정 때문에 제도 도입이 단기간의 실험에 그치는 한계를 인정한 것이다.그동안 코로나 경제불황 대책 차원의 기본소득 지급 주장에 대해 반대측에서는 한정된 재정을 필요한 취약계층에 생계비, 임대료 보조 등 족집게식으로 직접 지원하자고 반박해왔다. 빈부격차 없이 지급되는 기본소득제도에 대한 저항도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실제로 도는 이번 재난기본소득 지급을 위해 중위소득 100% 이하 10만가구에 50만원씩, 500억원을 지급하는 취약계층긴급지원은 취소했다.이 지사는 "기본소득을 본격 도입하려면 더 많은 국민적 논의와 이해, 재정적 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재난기본소득은 코로나19로 인한 특별한 결단임을 강조했다. 취약계층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을 포기하고 도입한 기본소득 실험이다. 효과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검증이 수반돼야 한다.

2020-03-24 경인일보

[사설]달콤하지만 독약 같은 인천 '철도망 확충' 공약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인천지역 총선 제1호 공약은 모두 철도망 확충이다. 미래통합당 인천시당은 ▲경인전철 지하화로 철도로 인한 구도심 단절 해소 ▲도심 순환 인천지하철 3호선 건설 ▲인천역~동구~부평~인천대공원을 잇는 트램 건설을 약속했다. 교통인프라 확충을 통해 구도심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내부철도망 구축에 역점을 두고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이 발표한 1차 공약은 ▲GTX B노선 조기 착공 ▲제2경인선 신속 추진 ▲인천2호선 KTX 광명역 연장 ▲서울7호선 조기 개통 ▲서울5호선 검단 연장 ▲서울2호선 청라 연결 ▲공항철도~서울9호선 직결 ▲내부순환전철과 제2공항철도 신설을 포함한다. 지하철을 타고 서울로 출퇴근하는 신도시 주민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광역철도망 구축 약속이다.두 당의 철도망 확충 공약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최근 공개한 '공약이슈지도' 내용과도 맥을 같이 한다. 국민권익위와 함께 2016년 6월부터 2019년 9월까지 국민신문고 민원데이터를 분석한 뒤 지역별, 성별, 연령별 주요 민원 키워드를 추출해 만들었는데 인천시민들의 관심 키워드 1위는 전국적으로도 1위인 아파트였고, 2위는 교통으로 나타났다. 7대 특별·광역시 가운데 교통 키워드가 5위 안에 든 지역은 인천이 유일하다. 인천은 인구가 늘어나고 도시가 팽창하는 지역으로 신규 교통망 확충과 아파트 공급에 대한 욕구가 크다는 분석이다. 선거를 앞두고 정당과 후보자들이 공약에 담을 정책에 참고해 달라는 취지에서 만든 이런 빅데이터를 두 정당이 어떻게 활용했는지는 자세히 알 수 없으나 그런대로 여론과 민원을 총선공약에 반영한 모양새가 됐다.그러나 다른 측면에서 들여다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두 정당의 이러한 철도망 확충 공약의 이면에는 부동산 가치 상승을 기대하는 인천지역 유권자들의 심리를 자극해 표를 끌어 모으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주거환경 개선과 지역 발전을 명분으로 하곤 있으나 서울 중심부로의 접근성이 떨어져 경기지역 위성도시들에 비해 현저하게 저평가돼 있는 인천의 '아파트 값'을 올리겠다는, 달콤하지만 독약과 같은 공약이다. 사업에 소요될 천문학적 비용을 어떤 방법으로 조달하겠다는 내용은 아예 찾아볼 수 없다. 실현되면 인천시민들에게 도움이 될 사업들이지만 또다시 오랫동안 '희망고문'을 가할 사업들도 적지 않다. 두 정당의 자중이 필요하다.

2020-03-24 경인일보

[사설]천인공노할 '박사방' 성범죄, 박멸법 시급하다

경찰이 오늘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텔레그램 박사방 사건'의 주범 조모씨의 얼굴과 이름 등 신상정보 공개 여부를 결정한다. 심의위는 경찰 내부위원 3명과 외부위원 4명 등 7명으로 구성되는데 과반이 찬성하면 조씨의 신상이 대중에 공개된다. 지금 국민들은 반인륜적인 추악한 범죄에 치를 떨고 있다. 텔레그램 성 착취 영상물 게시자 등의 신상 공개를 요구하는 청와대 청원이 역대 최다를 기록한 것만 봐도 국민들이 조씨의 범행에 얼마나 분노하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다.조씨는 텔레그램상에서 '박사'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면서 여성들을 협박해 촬영한 음란물을 채팅방에서 돈을 받고 유포했다. 그가 유포한 영상은 입에 담기조차 민망할 정도로 엽기적이고 가학적인 성 착취물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무엇보다 피해여성 74명 가운데 16명이 중학생 등 미성년자라는 점, 그리고 조씨의 악행을 26만명이 지켜봤다는 점에서 공분이 증폭되고 있다. 조씨의 겁박에 못이겨 자기의 몸에 칼로 '노예'라는 글씨를 새기고 수치심에 진저리를 치면서도 스스로 동영상을 촬영해 바쳐야 했던 피해자들, 그리고 그 가족들은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고 살아갈 것이다.경찰 안팎의 분위기를 보면 주범 조씨의 신상은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보도에 따르면 이 사건에 대해 심의위원들 또한 상당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의 신상이 공개된다면 '역대 최다 청원' 기록에 이어 성범죄 사건으로는 처음으로 운영자 신상이 공개되는 첫 사례가 된다.그러나 신상이 공개된다고 해서 악마의 소행 같은 이 사건이 일단락되는 것은 아니다. 또다시 비슷한 악마가 출몰하지 않도록 처벌을 강화하는 등 시스템을 정비하는게 더 큰 과제다. 조씨에 대한 신상공개 청원 외에 20만~150만원을 내고 성 착취물을 본 유료 회원들을 처벌해 달라는 청원에도 수많은 이들이 지지를 보내는 것에서, 정부는 성범죄와 관련한 국민들의 시대적 요구를 읽어야 한다.이 와중에 한편에서는 성착취 영상을 본 유료회원들을 겨냥, 영상 접속 증거를 없애주겠다며 돈을 요구하는 채팅방까지 무더기로 등장했다고 한다. 모두 사회를 병들게 하는 바이러스로, 변종에 변종을 거듭하고 있다. 유사 범죄를 박멸할 백신 같은 법 제·개정이 시급하다. 백신이 없어 치러야 할 고통은 코로나 19만이 아니다.

2020-03-23 경인일보

[사설]선관위, 비례정당 폐해 제동방안 검토해야

여야의 21대 총선 지역구 공천과 각 당의 비례대표 후보 명단이 거의 마무리되고 있다. 그러나 여당과 제1야당의 쇄신 공천 약속은 생색내기용 현역 교체에 그치고 말았고, 청년·여성의 진입도 무늬뿐이다. 지역구 공천보다 더욱 기만적인 공천은 각 정당들의 비례대표 후보 공천이다.주지하듯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도는 거대양당의 기득권 구도를 해소하고 사회적 소수와 약자를 대표할 수 있는 정당이 원내에 진입하여 다당제를 통한 타협과 협상의 정치를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준연동형제도를 반대했던 미래통합당은 물론 공직선거법 개정을 주도했던 더불어민주당이 비례 위성정당을 만듦으로써 개정 선거법의 취지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준연동형 제도는 지역구 후보와 비례대표 후보의 당선이 연동되는 제도다. 비례대표 후보만 내는 위성정당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이 법에 대한 중대한 훼손이 아닐 수 없다. 미래통합당의 경우, 미래통합당이 만든 미래한국당이 위성정당일지라도 엄연히 두 정당은 정당법상 두 개의 독립된 정당이다. 따라서 미래한국당이 확정한 비례대표 후보를 통합당이 다시 뒤집는 것은 선거법과 정당법 위반의 소지가 높다. 더불어민주당은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을 통하여 창당 3개월 전후의 정당의 외형만 갖춘 소수 정당들을 들러리 세우는 꼼수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국민의당도 지역구 공천은 배제한 채 비례대표 후보를 공천하는 편법을 쓰고 있다. 그것도 현역의원을 1, 2번 후보로 공천했다.이러한 행태들은 정당들이 유권자를 선거동원의 수단으로 전락시키는 행위일 뿐만 아니라 대의민주주의의 근본인 정당정치와 선거민주주의를 파편화, 형해화 시키는 중대한 반정치적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유권자를 진영의 틀에 가두고 최악의 선택을 강요하는 이러한 퇴행적 선거정치는 민주주의 기본원리인 견제·균형의 원리와 책임정치의 말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후보등록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헌법기구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헌법과 정당법·선거법의 엄밀한 잣대를 가지고 거대정당들의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반민주적 작태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 대통령 직선제 쟁취가 절차적 민주주의 공고화의 출발이었다면 국회의원 선거를 정상궤도에 올려놓는 것이야말로 최소정의적 민주주의의 실천이기 때문이다. 거대정당에 줄만 잘 서면 위성정당을 통해서 배지를 달 수 있는 극단적인 정치적 모럴 해저드를 멈춰야 한다.

2020-03-23 경인일보

[사설]경기 서울 대책 따라간 국무총리 담화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주말인 21일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를 위한 담화문'을 발표했다. 총리는 담화에서 "앞으로 보름 동안이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승기를 잡는 결정적 시기"라며 집단감염 위험이 높은 종교시설, 실내 체육시설, 유흥시설의 보름간 운영 중단을 강력히 권고했다. 불가피하게 운영할 경우 시설업종별 준수사항을 지켜야 하고, 이를 어기면 행정명령을 발동해 집회와 집합을 금지시키겠다고 밝혔다. 행정명령마저 어기면 시설폐쇄, 구상권 청구 등 가능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도 했다.국내 확진자가 감소하는 추세에서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확실한 승기를 잡기위해 산발적 집단감염을 봉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정 총리가 보름간 운영 중단을 권고한 대표적 집단시설은 종교시설, 그 중에서도 개신교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법회와 미사를 중단한 불교, 천주교와 달리 주일 예배를 고집하는 일부 개신교회에 대한 여론의 우려를 감안했을 것이다. 정 총리는 사회적 거리두기 특단의 조치 기간을 보름으로 설정한 이유로 4월 6일로 연기된 각급 학교 개학을 들었다. 개학을 더 미룰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정부 담화의 시기는 적절했다. 하지만 내용은 코로나 팬데믹 상황만큼 치열했는지는 의문이다. 특히 개신교의 주일예배에 대한 조치가 그렇다. 이미 서울시와 경기도가 발표하고 시행 중인 조치들이라서다. 서울시는 교회에 대해 폐쇄 등 강력한 행정명령을 수반한 집단감염 방지 가이드라인을 적용중이다. 경기도는 감염 예방수칙을 어긴 교회 137곳에 밀집예배를 제한하는 행정명령을 내리고, 지난 주말에는 교회 집회의 수칙 준수 여부를 감시했다. 수칙 위반 예배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 교회를 상대로 구상권을 청구한다고 밝혔다.정부가 향후 2주가 코로나와의 전쟁 승패를 가를 분수령으로 판단했다면, 정부 담화는 기왕에 경기도·서울시가 시행 중인 조치 이상을 담아야 의미가 있을 것이다. 전날 경기·서울의 조치를 지지한다는 대통령의 메시지에 머문 정부 담화는 전쟁에 나선 국가의 치열한 전투의지가 부족해 보인다. 학생들은 학습권을 제한받고, 국민들은 마스크를 배급받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는 폐업이나 휴업을 강제당하는 등 국민 모두가 방역전선에서 사투를 벌이는 절체절명의 시절이다. 최소한 보름간 주말예배 금지라는 초강수를 뒀다면, 국민들도 정부 담화를 무겁게 받아들였을 것이다.

2020-03-22 경인일보

[사설]한일 통화스와프 체결도 서두르자

국내 금융시장이 모처럼 강세를 보였다. 11년 만에 1천500선 밑으로 떨어졌던 코스닥지수가 지난 20일에 7.4% 급등했으며 폭등하던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39.2원 하락해 1천246.5원을 기록했다. 19일 미국 연방준비위원회가 한국을 비롯한 9개국과 통화스와프협정을 맺은 긴급처방 덕분이다. 한국은 600억 달러의 한미통화스와프를 체결했다. 세계적으로 동시에 나타난 달러 부족현상이 미국의 금융 및 실물시장을 흔드는데 대한 적극 대응 차원이다. 신속하게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미국 연준의 모습에서 코비드19 공포에 휩싸인 투자자들이 오로지 달러로 질주하는 달러쇼크의 심각성이 확인된다.신종코로나 충격으로 경제가 올스톱 된 후 가치가 폭등한 자산은 달러가 유일하다. 전 세계 기업과 기관들이 현금부터 확보하자는 불안감이 확산된 탓이다. 이전의 금융위기와는 달리 신종코로나 경제충격파는 실제 삶을 직접 타격하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경우 돈을 못 벌어도 직원들에게 월급을 줘야 하며 실업자들도 대출이자를 내고 생필품을 사야하는데 그때마다 필요한 것은 국채나 금이 아니라 현금인 것이다. 현금 중 가장 안전한 통화가 미 달러화이다.1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월말 국내 외환보유액은 4천91억7천만 달러로 1월 대비 4억8천억달러가 감소했다. 한국은행은 "우리 외환보유액은 세계 9위에다 IMF가 권고하는 기준보다 400억 달러 이상 확보했다"고 자신하는 눈치이나 국제결제은행(BIS)이 권고하는 기준은 6천억~8천억 달러이다. 김대종 세종대 교수는 "단기외채 비율이 34%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 급격히 빠져나갈 수 있다"며 "아르헨티나는 IMF 권고를 따랐다가 국가부도를 맞는 등 외환보유 기준은 상황에 따라 다르다"고 말했다.한국은 미국, 중국, 캐나다, 스위스, 호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UAE, 다자간 통화스와프 등으로 총 1천932억 달러를 확보하게 됐지만 안심은 금물이다. 외환시장의 마이너스통장인 스와프자금은 정해진 한도까지 환율걱정 없이 당사국 통화를 사용할 수 있어 다다익선이다. 일본과의 통화스와프협정에 눈길이 간다. 한일간에는 2001년 30억 달러로 시작해 2011년에는 700억 달러까지 증가했지만 2012년 8월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일왕 사과요구' 발언으로 스와프 재협상은 물 건너갔다. 경색된 한일관계 복원부터 서두르자.

2020-03-22 경인일보

[사설]감염병 막을 국민 행동지침 마련해야

보건복지부 차관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자와 접촉했다 자체 격리에 들어갔다. 차관과 만난 인사는 종합병원 원장이다. 방역 실무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가 감염을 걱정하며 스스로 외부와의 접촉을 막는 처지가 됐다. 집단 감염이 발생한 해양수산부는 전체 직원의 40%가 자가 격리에 들어가 업무가 마비될 우려가 제기된다. 분당제생병원은 원장과 의사, 간호사, 행정직원이 집단 감염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코로나 사태를 진정시켜야 할 주체들이 오히려 국민을 걱정하게 하고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다.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이 코로나 감염 우려에 따라 지난 18일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이영상 분당제생병원장이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김 차관은 지난 13일 서울의 한 식당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90분간 이 원장을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간담회에 참석한 다른 병원장들과 관련 공무원 8명도 2주간 자가 격리됐다. 간담회에서 차관과 병원장들이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일부는 마스크를 벗은 채 회의를 하는 장면이 공개됐다. 중앙재난안전본부 제1총괄조정관으로서 질병관리본부, 국무조정실, 행정안전부를 아우르며 방역 실무를 총괄하는 최고위급 인사가 관리대상이 되면서 국가 방역체계 작동 시스템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있다.세종 정부 부처들도 비상이다. 전체 직원 650명 가운데 254명이 자체 격리에 들어간 해양수산부는 부처 업무가 마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해수부만 확진자가 28명인데, 아직 정확한 감염 경로를 찾지 못해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자체 조사 과정에서 자가 격리중 식당과 마트는 물론 사무실을 방문한 직원들이 적발되는 등 심각한 불감증을 드러냈다. 장관이 직원들에게 경고하고 문책을 예고했으나 공직자들의 안이한 행태에 대한 국민 불신과 비난은 거세지는 형국이다.중앙재난안전본부는 '국민 개개인이 1차 방역망' 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서로 간의 접촉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행동지침 조차 명확하지 않다. 대통령이 마스크를 벗고 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하는 장면이 공개됐다. 장관과 고위 관료들은 1m도 안되는 공간을 두고 회의를 한다. 코로나와 같은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한 구체적 지침이 없기 때문이다. 방역 당국은 1차 방역망을 확실히 지켜낼 수 있는 국민행동 지침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 질병 컨트롤타워가 스스로를 가두는 코미디도, 코로나도 막아낼 수 있다.

2020-03-19 경인일보

[사설]야만적 정략의 놀이판 된 연동형비례대표제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생명이 전례 없는 위기에 처한 가운데 치러지는 4·15 총선이 국민에게 아무런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다. 희망은 커녕 위기의 그늘에서 정략선거를 대놓고 벌이는 양상에 국민은 환멸을 느끼고 있다. 여당의 비례정당 창당과정과 제1야당의 비례정당 공천 내홍은 그야말로 야만적이다.더불어민주당은 범여 비례연합정당 파트너로 더불어시민당을 택하면서,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의 명분을 완전히 상실했다. 민주당은 연동형비례제를 반대한 미래통합당이 위성 비례정당인 미래한국당을 창당하자 온갖 수사를 동원해 멸시하고 비난하고 심지어 고발까지 했다. 하지만 비례의석의 실제적인 감소가 예상되자, 범여 비례연합정당 창당 추진에 나섰다. 소수정당 보호라는 새 선거법 취지를 살리면서 야당의 비례의석 독식을 막겠다는 논리를 앞세웠다.하지만 결과는 정의당, 정치개혁연합 등 기존 소수정당과의 연합은 거절당하거나 거절하고, 민주당 전위조직이 급조한 정당을 연합 파트너로 정했다. 더불어시민당의 주축은 조국수호 집회를 이끌었던 '개싸움 국민운동본부'고 기본소득당 등 참여 정당들은 올해 급조된 친여 정당들이다. 연동형비례제 도입에 힘을 합했던 공당들과, 시민사회단체 참여는 없다. 사실상 민주당의 위성정당이다. 그러면서 사과도 없고, 제1야당에 대한 고발 취소도 없고, 낯부끄러운 기색도 없다. 여당의 내로남불, 표리부동은 도를 넘었다.통합당이 위성비례정당인 미래한국당과 벌이는 공천 내홍도 인내할 수준을 넘어섰다. 통합당은 위성정당 창당 명분을 연동형비례제 반대에서 찾은 것까지는 성공적이었으나, 비례대표 인재영입과 심사와 검증에 실패하면서 자기 발등을 찍었다. 특히 당선권 배치 후보들에 대해 통합당과 한국당 사천(私薦) 논쟁을 벌이는 것은, 공당에선 있을 수 없는 치부를 스스로 드러낸 장면이다. 여론은 여당을 견제할 야당의 능력을 의심하고 있다.민주당과 통합당은 진보와 보수를 대표해 한국 정치를 견인해 온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정당들이다. 반대 진영의 국민들까지 포용하고 설득해 온 선거역사를 써왔다. 그런데 여당은 딱 국민 절반만 보는 분할의 정치에 전념하고 있다. 야당은 내부의 정치적 규범과 도덕이 무너져 공당의 정체성이 땅에 떨어졌다. 여야 모두 대의의 기초인 국민이 안중에 없는 듯하다.

2020-03-19 경인일보

[사설]도 '행정명령' 발동, 선제 대응조치 기대 크다

경기도가 교회 137곳에 대해 밀접집회 제한에 이어 클럽, PC방, 노래방 등 3대 업종에 대해서도 밀접 이용 제한 행정명령을 내렸다. 그만큼 현재 상황을 심각하다고 본 것이다. 구로 콜센터 감염사태를 계기로 우리는 3대 업종 등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출입을 제한하는 조처를 하지 않을 경우 재확산을 맞을 수 있다고 지적해 왔다. 실제 최근 들어 교회, 요양 시설을 비롯해 수도권에서 잇따라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수원 생명샘 교회 10명, 부천 생명수 교회 15명, 성남의 은혜의 강 교회 목사 부부와 신도 등 52명 등 소형 교회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늘고 있는가 하면, 대구 한사랑 요양병원에서 확진자 75명이 무더기로 나왔다. 집단 감염이 발생한 성남 분당 제생병원의 원장이 확진 판정을 받은데 이어 원장이 참석한 13일 수도권 병원장 간담회에 함께 있었던 김강립 차관 등 보건복지부 관계자들은 자가격리에 들어가기도 했다. 또 원장과 6일 회의를 한 은수미 시장 등 성남시 간부들도 격리됐다. 마치 대형 산불 후 잔불처럼 여기저기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형국이다.도는 비말감염이 큰 PC방, 노래방, 클럽 등 3대 업종에 '밀접이용 행정명령'을 내리기 전날 교회에 대해 '밀집집회 제한 행정명령'을 내렸다. 실제 종교집회 제한은 예민한 문제다. 이는 코로나 19가 확산 초기 국회에서 '종교집회 자제 촉구 결의안'을 통과시키면서 큰 논란을 낳았던 부분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종교의 자유'가 있는 나라에서 강제로 종교집회를 막을 수 있느냐는 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 때문인지 도가 교회에 행정명령을 발동하면서 상당히 고심한 흔적이 보인다.청소년들이 몰리는 다중이용 시설과 교회 같은 집단시설은 언제 어디에서 무더기로 확진 사례가 터져 나올지 가늠하기 어렵다. 특히 개학연기로 학생들이 3대 업종 시설에 빈번하게 출입하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선 7대 수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이번 도의 행정명령은 선제적 대응조치로 감염 확산을 막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은 앞날을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비상시국이다. 그나마 치료제와 백신이 나와야 사태가 진정될 것이다. 신규 확진자는 나흘째 두 자리를 유지하는 등 진정세를 보이는 것은 사실이나 교회를 중심으로 한 소규모 집단감염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민의 고통은 이루 헤아릴 수가 없다. 그래도 지금은 서로가 조금씩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

2020-03-18 경인일보

[사설]4·15총선, 재난대비 정책으로 투표하자

총선이 27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총선의 투표율이 저조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정치권은 코로나 사태가 여야 후보들의 당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정작 유권자들은 냉담하다. 코로나 확진자가 폭증하는 사태가 이어지면서 겪어야 하는 경제적 어려움과 생활의 불편이 심각한 실정이며 이른바 '코로나 우울증'이 사회를 짓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법부를 재구성하는 총선거는 중요하다. 유권자들은 여야 정당들이 내거는 국가정책, 특히 감염병 대유행과 같은 국가적 재난관련 정책을 주목하며 투표하는 적극적 참여가 필요하다.감염병 관련 공공의료시스템의 구축이 시급한 과제이다. 권역별 감염병 전문병원의 설립은 반드시 필요하고 공감대도 형성되어 있어 국가정책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한편 광역시·도는 권역내에 감염병의 지역사회 대유행에 대비한 지원병원을 지정할 필요가 있으며, 감염병 유증상자가 다수 발생했을 경우에 대비한 격리시설 확보도 필요하다. 집단감염사태를 유발하여 국가적 위기를 초래하고 있는 종교시설과 사회복지시설 운영 방식도 바꾸어야 한다.물론 선심성 공약에 현혹되어서는 곤란하지만 재난 응급지원은 필요하다. 현재 서울시는 '재난생활비' 지급을 추진하고 있으며, '재난기본소득' 도입에 관한 논의도 이뤄지고 있으나 지자체별로 추진되고 있다. 재난상황에서 생계와 생존권의 위기에 몰린 피해국민들의 생계를 국가가 직접 지원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법령이나 제도적 보완도 시급하다. 각종 감염병 재난에 대비한 각종 법령이나 조례를 점검하여 범국가적 대응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지난달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었다. 이에 근거하여 감염병의 효과적 예방 관리를 위한 각급 지자체나 교육청의 관련 조례도 다시 정비해야 할 것이다.총선을 앞둔 여야 정당들도 코로나 사태에 대한 소모적 정치적 공방을 가급적 자제해야 한다. 코로나 사태를 정쟁의 도구로 삼는 정치세력은 역풍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코로나 사태는 정부는 물론 전국민이 사투를 벌이고 있는 국가적 재난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감염병의 대유행과 같은 재난에 대비한 실효성 있는 정책을 제시하고 유권자의 선택을 겸허히 기다려야 할 때다.

2020-03-18 경인일보

[사설]미증유의 비상경제시국, 대통령이 대책 주도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미증유의 비상경제시국"이라며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비상경제회의를 통해 특단의 대책과 조치들을 신속하게 결정하고 강력하게 대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특단의 경제 대책을 신속, 과감하게 내놓아야 한다"며 "유례 없는 비상 상황이므로 대책도 전례가 없어야 한다"고도 했다. 어떤 제약도 뛰어넘는 모든 자원과 수단을 총동원하라고 국무위원들에게 지시했다.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사실상 비상경제시국 선언이다. 코로나 팬데믹 경제대공황을 대비해야 할 정부 수반으로서 적절했다. 하지만 국무위원들에게 전례 없는 대책을 요구한 방식은 선결조건이 있어야 한다. 대통령이 먼저 정권의 경제정책 전반에 대한 전면적인 기조변화까지 수용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대통령의 소득주도성장을 교조적으로 실행해 온 국무위원들이 파격적인 대책을 만들기 힘들기 때문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코로나 추경 증액에 난색을 표했다가 여당 대표로부터 해임 압력을 받는 상황에서 경제부처의 자발적 대응은 언감생심이다.비상경제대책의 단기적 과제는 생계 곤란을 겪는 저소득층과 매출 제로인 자영업자와 영세 중소기업 지원이다. 저소득층에 제한적 재난기본소득을 지원하고, 자영업자에 대한 사업소득세를 감면해줘야 한다. 모두 재정이 들어간다. 재정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올해 예산 중 불요불급한 예산을 전용해야 한다. 대통령이 이를 승인해줘야 한다.중기적으로는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고 경제재건에 대비하는 문제다. 일자리를 복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법인세 인하, 탄력근로 범위 확대, 최저임금제 한시적 폐지 등을 미리 준비해 놓지 않으면 경제재건을 위한 출발이 지연될 수 있다. 또한 근로자의 소비여력 확대를 위해 근로소득세 인하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일자리만 만들 수 있다면,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원전사업 분야를 질식시킨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부분적이나마 수정할 수도 있어야 한다.이 또한 대통령의 경제, 사회분야 국정기조 변경 용단이 필요한 부분이다. 대통령의 전례 없는 대책이 적자재정에 적자를 더해 재난기본소득을 뿌리고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그대로 두는 선에서 그치는 일이 없길 바란다. 지금은 어떤 나라를 만들지 보다, 나라를 살리고 봐야 할 중차대한 국면이다.

2020-03-17 경인일보

[사설]청와대에 집단이주 조속실행 청원한 '사월마을'

30년 가까이 환경피해를 입고 있는 인천 서구 '사월마을' 주민들이 급기야 청와대에 조속한 집단이주 대책마련을 청원했다. 인천시가 이주대책을 논의 중이나 이주를 위한 용역 연구기간이 15개월이나 걸리고, 실제 이주까지는 추가로 몇 년이 더 걸릴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주민들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반드시 보장받아야 할 권리가 아프지 않고 안전하며 건강하게 사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수도권매립지에 인접한 이 마을이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7년 11월 초였다. 정부가 분진과 악취 등 환경오염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이 마을을 대상으로 오염원인과 주민건강실태 조사에 나서기로 하면서부터다.1990년대 들어 인근에 수도권매립지가 조성되면서 52가구 122명이 거주하는 마을에 건설폐기물 업체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현재 폐기물처리업체 16개와 제조업체 122개가 마을을 점령한 상태다. 이중 82개는 유해물질을 취급하는 사업장이다. 마을 앞 수도권매립지 수송도로에는 쓰레기 운반차량을 포함한 하루 1만3천여 대의 차량들이 먼지를 날리며 달린다. 마을 주민들은 결국 2017년 2월 건강이상증세를 호소하며 정부에 건강영향조사를 청원하기에 이르렀다.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은 1차 실태조사를 벌인 뒤 이 조사를 토대로 다시 주민건강과 환경오염과의 관련성을 확인하기 위한 심층조사에 착수했다. 최종결과가 지난해 12월 발표됐는데 전체 세대의 70%에 대해 주거환경 부적합 판정이 내려졌다. 미세먼지 농도, 야간 소음도, 우울증과 불안증 호소율 등이 높다며 거주지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사월마을 주민들과 인천시가 집단이주에 합의한 것은 지난 2월 중순이었다. 인천시, 서구,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주민대표로 구성된 4자 협의체를 2월 중 공식 출범시키고, 3월부터 이주대책수립 용역에 착수한다는 시간표까지 짰다. 하지만 주민들이 희망하는 지역으로의 이주 여부와 1년 이상인 용역기간의 단축 여부를 풀고 가야 할 난제로 남긴 상태였다. 그런 와중에 코로나19 집단발병이라는 비상상황까지 발생했다. 주민들의 초조한 마음을 짐작할 수 있겠다. 지금 우리 사회 어느 한 곳이라도 '코로나 사태'에 매몰되지 않은 곳이 어디 있으랴마는 그것이 사월마을이 겪고 있는 고통의 해소를 뒤로 미룰 수 있는 이유가 될 순 없다.

2020-03-17 경인일보

[사설]제1야당 위상 흔드는 미래통합당 공천잡음

선거에서 공천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은 선거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인이다. 계파갈등과 공천잡음이 생기는 정당은 선거에서 패배하는 반면, 인물과 세대교체로 혁신공천에 성공한 정당은 승리하는 등 공천과정은 인물과 정책, 구도 등의 요인 못지 않게 유권자에게 중요한 선택의 기준이다. 지난 20대 총선 당시 집권당인 새누리당의 공천과정에서 불거졌던 진박논란은 야권이 분열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에 패배를 안긴 결정적인 요인이었다.선거가 3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래통합당의 공천이 마무리되어 가고 있지만 곳곳에서 파열음이 생기고 있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김형오 전 공천관리위원장에게 인천 연수을과 대구 달서을 등 6개 선거구의 공천 재심을 요구하고, 강남을과 강남병의 최홍, 김미균 후보가 탈락하는 과정에서 김형오 전 위원장의 사천 논란이 제기되는 등 공천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김 전 위원장 사퇴 이후 김종인 전 대표를 영입하려는 계획이 무산되고, 홍준표 전 대표의 공천을 둘러싸고도 잡음이 일면서 공천 경쟁에서 민주당보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것처럼 보이던 통합당 공천이 난항을 겪고 있다.미래통합당은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미래를 위한 전진 4.0(전진당) 등 범보수 진영의 통합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범보수 통합은 보수와 중도개혁 정당을 지향하고 중도로 외연을 확장함으로써 집권당에서 이탈한 중도성향의 표심을 끌어들이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대구·경북지역에서의 물갈이 등 긍정적인 면에도 불구하고, 강경수구 발언을 쏟아내거나 명분 없는 탈당을 반복한 철새정치인이 통합당 텃밭에 공천되기도 했다. 객관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컷오프(공천배제)나 전략공천 등 인적 쇄신과는 거리가 먼 공천이 이루어졌다.정치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집권당을 견제할 수 있는 제1야당의 존재가 필수적이다. 미래통합당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이 과격한 구호와 장외투쟁으로 효과적인 집권세력 견제에 실패하면서 집권당은 오만해지고 정치는 갈등과 대립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통합당은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공천잡음을 최소화함으로써 '통합'의 명분과 대의를 살려 나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권심판론은커녕 오히려 야당심판론이 대두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2020-03-16 경인일보

[사설]코로나 공포에 편승한 악질범죄 끝까지 추적해야

코로나19로 불안에 떠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KF94 마스크를 판다는 허위글을 인터넷에 올려 2천220여만원을 받아 챙긴 20대가 16일 구속기소됐다. 앞서 지난 12일에는 온라인상에 KF94 마스크를 대량 판매한다고 속여 총 28명으로부터 9억9천만원을 받아 가로챈 일당 4명이 구속됐다. 인천 부평구 한 병원에서 일하는 40대 간호사는 환자 4명의 주민등록번호를 알아내 약국에서 마스크 8개를 구매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택시기사 폭행으로 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된 50대 남성이 조사를 받지 않으려고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거짓말을 하는 바람에 애꿎은 경찰관 15명이 9시간 격리되고, 한동안 경찰서 유치장과 형사과 출입이 차단되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졌다.대구·경북지역에는 전국의 간호사들이 목숨을 담보로 자원봉사에 나서고, 은퇴한 의사들도 허드렛일이라도 하겠다며 생명을 살리려고 피땀을 흘리는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이름 밝히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서 가장 위험하고 힘든 일을 시켜달라는 의사들이 나섰다는 소식에 시민들은 눈물을 훔쳤다. 자신의 몸도 불편한 장애인이 코로나19 환자를 위해 써달라며 경찰 지구대 현관에 성금을 두고 가는 훈훈한 사연들도 들린다. 국난극복을 위한 국민 총력전에 재를 뿌리는 범죄는 절대 용서할 수 없다.지금은 국가적 위기상황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공황상태다. 마스크 허위판매는 빙산의 일각이다. 코로나19를 빙자한 보이스피싱, 문자 스미싱 등 각종 전자금융범죄도 잇따르고 있다. 마스크 대금이 결제됐다고 문자를 보내 확인전화를 걸면 허위 결제인 것 같다며 금융정보를 알려달라는 보이스 피싱은 악질적이다. 가족이나 친지의 이름을 도용한 메시지로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싸게 대량으로 살 수 있다며 계좌로 송금을 요구하는 스미싱은 코로나19 극복의 대전제인 신뢰를 무너뜨린다. '코로나19 확진자의 동선 확인'이라는 문자를 링크하게 해서 악성 앱을 설치해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공공기관을 사칭한 스미싱은 인간에 대한 회의를 깊게 한다. 최근에는 노인들에게 코로나19 면역에 좋다고 속여 검증되지 않은 건강식품을 판매하려는 업자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정부는 "공포심을 악용하는 사람들이 늘어서 그게 더 공포스럽다"는 한 시민의 얘기를 흘려들어서는 안 된다.

2020-03-16 경인일보

[사설]코로나 경제위기 극복에 국가역량 집중하자

정부의 코로나19 수습대책이 주목된다. 이달 5일 피해 최소화 내지 경제위축 극복을 목적으로 국회에 11조7천억원의 추가경정예산 승인을 요청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3일에 '경제·금융 상황 특별 점검회의'를 주재하면서 "메르스, 사스와는 비교가 안 되는 비상 경제시국"으로 규정하고 전례 없는 대책을 주문했다.코로나19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지면서 전 세계 증시가 동반 폭락하는 등 파장이 예측불허인 것이다. 세계석유시장 선점을 위한 산유국들의 무한 증산경쟁은 불 난데 기름을 부은 격이다. 배럴당 60달러이던 국제유가가 반 토막 났는데 사우디아라비아는 12달러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유가 급락은 소비 위축→투자 감소→소득 위축→디플레이션을 배제할 수 없다.저유가 지속이 미국 에너지기업들의 자금난을 부채질해서 글로벌 금융위기로 번질 수도 있다. 1·2위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치킨게임에 미국 세일석유의 운명이 달렸다. 세계 최대의 소비시장이자 생산공장인 중국이 코로나 충격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은 설상가상이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의 '우한코로나는 빚더미 위에서 성장한 중국경제를 붕괴시키는 촉매제가 될 것'이란 기사에 눈길이 간다. 중국의 부채폭탄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인 것이다.1997년 IMF위기, 2008년 금융위기에 이은 '위기 10년 주기설'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등 아시아국들이 가장 먼저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이달 초에 미국과 캐나다가 1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기준금리를 낮추었으며 11일에는 영국중앙은행도 기준금리를 사상최저 수준으로 낮추었다. 다른 나라들도 공동보조를 취할 예정이나 문제는 인하폭이나 효과가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동 때보다 못할 것이란 판단이다.현재도 국제금리가 바닥이어서 인하여력이 거의 없는 것이다. 유동성 함정 탓에 이자율 인하효과도 미미하다. 더구나 2008년 미국의 리먼 브라더스 파산 이후 10년 이상 계속된 저금리로 시장에 돈이 넘쳐난다. 기업들이 돈이 없어 투자를 안 하는 게 아니라 이 역병이 어디까지 확대될지 가늠되지 않아 현금을 쥐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 대외의존도가 높은 탓에 해외 투자은행들이 우리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끌어내리고 있다. 비상시국인 만큼 금리인하가 불가피하다.더 큰 문제는 영세기업과 자영업자들이 한계상황으로 내몰리면서 부실대출 증가로 시중은행까지 영향을 받을 예정이다. 재정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금융지원과 감세 등 실효성 있는 컨틴전시 플랜을 가동해야 한다. 만일에 대비해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체결도 서두르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처럼 홍남기 경제부총리 흔들기는 절대 안 된다. 엄혹한 상황일수록 경제사령탑의 강한 리더십이 중요한 때문이다. 난국극복에 초당적 협력도 당연하다.

2020-03-15 경인일보

[사설]중도 유권자 현명한 선택이 절실해진 4·15총선

여야가 공천작업을 마무리 중인 가운데 4·15 총선은 유권자에게 최악의 선거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우선 대중의 관심이 코로나19 사태와 이로 인한 경제위기 상황에 집중되는 바람에 총선 자체에 대한 유권자의 관심이 예전 선거만 못할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민주당의 내로남불형 비례위성정당 창당, 미래통합당의 공천관리위원장 사퇴로 촉발된 공천파동 등 여야 대형 총선 악재들도 코로나19 앞에서는 맥을 추지 못할 정도다.코로나19 국난에 직면한 여야의 어수선한 공천과정을 통과한 후보들의 자질 문제도 큰 문제로 부각될 전망이다. 예를 들어 여야의 경기도 공천확정자들 가운데는 용납하기 힘든 전과자들이 다수 포함됐다고 한다. 특히 다수의 음주운전 전과자가 포함됐는데, 윤창호법을 통과시켜 음주운전을 살인범죄로 규정한 국회에 이들이 진출한다면 말이 되는 것인지 의문이다. 이밖에도 식품위생법, 공정거래법 위반 전과자도 다수에 이른다. 이런 사람들이 국난으로 어수선한 틈바구니를 통해 공천받고 국회에 진출한다면 우리 사회의 정의를 어디서 찾을 것인가.사정이 이런 만큼 4·15총선은 역대 최악의 진영대결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 확실하다. 이미 각 진영의 열성 지지자들은 공천과정에서 결집된 세를 과시하고 있다. 민주당의 금태섭 의원은 지역구 땅 한번 밟지 않은 후보에게 경선에서 패했고, 통합당 청년대표는 지지층의 검증에 걸려 강남병 공천이 취소됐을 정도다. 이들은 총선을 앞두고 정책과 인물을 도외시한 채 사생결단식으로 결집할 것이다.극렬한 진영대결 양상이 될 4·15총선에 이성적으로 이끌 책임은 중도적 유권자의 몫이 됐다. 맹목적인 진영대결에서 벗어나 나라의 미래와 그 미래를 책임질 최선의 후보를 선택할 배심원으로서, 중도적 유권자의 현명한 선택이 절실해지고 있다.

2020-03-15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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