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33년만에 실체 드러낸 '화성 연쇄살인' 사건

대한민국 범죄 사상 최악의 미제사건이었던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특정됐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19일 공식 브리핑을 통해 용의자 이모씨의 DNA가 10건의 살인사건 중 5, 7, 9차 3건의 증거물에서 채취한 DNA와 일치한다고 밝혔다. 1차 사건 발생일(추정)인 1986년 9월15일로부터 꼭 33년 만이다. 경찰은 "DNA 일치 결과는 하나의 단서일 뿐"이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하지만 9차 사건 피해자의 속옷에서 용의자 이씨의 DNA가 발견된 사실을 감안하면, 그를 사실상 범인으로 볼 수 있는 수사 결과라 할 수 있다.화성 연쇄살인 사건은 1차 사건 발생일로부터 1991년 4월3일까지 화성시 일대에서 10명의 부녀자가 성폭행당한 뒤 살해된 사건이다. 8차 살인사건의 범인을 잡았지만 모방범죄로 밝혀져, 나머지 9건은 미제 사건으로 남았다. 10차 사건을 기준으로 9건의 미제사건 전체의 공소시효가 2006년 4월2일자로 만료됐다. 그런데 최소한 3건의 살인사건과 관련된 유력한 용의자는 1994년 처제 강간 살인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교도소에 복역 중이었다. 유력한 용의자가 이미 무기수로 잡혀있었다니, 유족들 입장에서 보면 이처럼 원통한 일도 없을 것이다.미제로 남은 연쇄살인 사건의 발생일은 모두 추정일이다. 유족들은 제삿날도 특정하지 못한 채 희생자들의 원혼을 가슴에 묻어야 했다. 공소시효가 만료된 사건임에도 보관 중이던 증거품들을 국과수에 보내 재분석을 의뢰한 끝에 용의자 이씨를 찾아낸 경찰의 집념과 과학수사의 결실에 찬사를 보내면서도, 이씨가 검거됐을 때 연쇄살인 사건과의 관련성을 집중 수사하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이씨는 경찰이 확보한 결정적인 증거에도 불구하고 처벌받지 않는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든 사건의 공소시효가 만료된 탓이다. 2015년 살인사건은 공소시효가 폐지됐지만, 화성 연쇄살인 사건은 적용 기한 훨씬 전에 공소시효가 완료된 탓이다. 기소돼 재판을 받지 않으니 죄인으로 확정할 수도 없다. 그렇더라도 경찰은 이씨와 나머지 사건과의 관련성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공소 여부를 떠나 국민 전체를 공포에 떨게 했던 사건의 실체를 밝히는 일은 사회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이와 함께 과학기술 발전에 따라 미제 강력사건들이 장래에 규명될 가능성이 높아진 점을 감안해 공소시효의 효력을 재고할 때가 됐다.

2019-09-19 경인일보

[사설]공공기관 농락한 '전표환치기' 범죄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와 서울지역 관급공사 발주처가 맺은 관급토사(관토) 반입(출)협약이 특정 운송업체들의 부당이득을 챙기는 일명 '전표환치기' 범죄에 이용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이다. 과거 폐기물을 일반 쓰레기로 둔갑시켜 매립지에 반입해 불법 수익을 챙긴 범죄가 해당 수법으로 진화했다는 것이다. 관리감독하는 관에서 운송경로를 확인하지 않고 전표를 발행하면 운송비 대부분을 불법이익으로 챙기는 수법이다.더욱이 충격적인 것은 관행적으로 수년간 이 같은 반입구조의 행위가 성행했다는 데 있다. 수도권매립지로 반입되어야 할 서울지역 관급공사장들의 관토 상당량이 매립지가 아닌 경기도내 농지 등으로 불법 반출되고, 대신 인천지역 민간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사토(私土)를 관토로 둔갑시켜 반입한 지 오래 됐다는 것이 업계의 증언이다. 그 규모 역시 많게는 1일 평균 4천830㎥ 규모로 23t 덤프트럭 320여대 분량이다. 운송업체들은 13㎥(23t 덤프트럭 분량)의 관토 물량이 발생하면 매립지와 가까운 인천지역 민간아파트개발현장에서 발생한 사토 13㎥를 관토로 둔갑시켜 매립지에 반입시켰다.지난 1월부터 9월까지 매립지공사와 서울지역 관급공사 발주처가 맺은 협약에 따른 반입물량은 30만3천92㎥ 규모, 23t 덤프트럭 2만3천대 분량으로 이중 일부가 이와같은 방식으로 매립지에 반입됐다. 운송비만 전체 60억원대에 이른다.수도권매립지를 관리하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이 같은 사실을 몰랐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필요한 물량만 받으면 된다'는 식의 행정에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혹시라도 이 같은 관행적 행태를 알면서도 눈감아 줬다면 그에 따른 책임도 져야 할 것이다. 관급공사를 관리하는 서울지역 관급공사 발주처 또한 문제다. 전표만 보고 운송비를 지급해주는 허술한 행정에 업자들이 사토를 관토로 둔갑시키는 일은 '일'도 아닐 것이다.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발행한 전표에는 관토 반출 현장과 운반차량의 차량번호까지 표기된다. 지금이라도 발행된 전표 전량을 점검해 사토를 관토로 둔갑시켜 매립지에 반입시킨 행위자에 대한 불법이익을 환수하고, 적법한 절차의 관토 반입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 이런 일이 수년여간 관행적으로 이어져왔다는 것에 대해서도 제도에 문제점은 없는 지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2019-09-19 경인일보

[사설]평양선언 1년, 우선 막힌 남북대화 물꼬부터 터야

오늘로 '평양 공동선언'이 발표된 지 꼭 1년이 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1년 전 평양 '5월 1일 경기장'에서 평양시민을 상대로 "남북이 하나가 되기 위한 평화의 큰 걸음을 걸어가자"고 역설했다. 그때만 해도 우리는 남북관계가 평화공존의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으로 믿었다. 우려가 없진 않았지만, 선언문에 담긴 비핵화·군사·경제·이산가족·문화체육 등 5개 분야에 걸친 남북 간 합의 사항만으로도 지긋지긋한 남북대치상황에서 청산하고 대화로서 민족 동질성을 확인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도 컸다. 하지만 평양선언 1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참담하기 이를 데 없다. 기대와 감동은 사라지고 남북관계는 언제 그랬냐는 듯 냉랭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 1년 전 남북 정상이 공동선언을 통해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 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드는 데 필요한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어 나가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는 선언은 마치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말았다. 이뿐인가. 적대행위를 금지하는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도 채택했지만, 비무장지대 내 초소 몇 개를 폭파하고 휴전선에 남북도로를 만드는 시늉만 했을 뿐 합의서는 사실상 휴짓조각이 되고 말았다.북한은 한술 더 떠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지난 5월 이후 10차례에 걸쳐 미사일이나 신형 방사포 등 단거리 발사체 도발에 나섰다. 함께 진행하기로 했던 공동유해 발굴사업은 물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자유왕래와 남북군사공동위원회 구성도 감감무소식이다. 이산가족 화상 상봉과 영상편지 교환 문제 또한 언제 성사될지 도무지 알 수도 없다. 더욱이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에는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붓거나 우리를 무시하고 미국과 '통미봉남'을 시도하고 있다.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북한이 미국과 직접 회담에 나서고, 일본 역시 북한과 대화를 적극적으로 희망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우리만 외톨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그렇다고 조급한 마음이 앞서 북한에 끌려다녀서는 안된다.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를 희망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문 대통령도 다음 주 미국을 방문해 유엔총회에 참석하고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북미 간 대화재개보다도 남북 간 대화의 물꼬를 트는 것이다. 북한은 평양 선언 1년을 맞아 진정성을 갖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

2019-09-18 경인일보

[사설]인천도호부대제 재기획이 필요하다

인천시가 매년 10월 개최해온 '인천도호부대제'의 운영방식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인천도호부대제는 인천의 발전과 번영을 기원한다는 취지로 매년 '인천시민의 날'을 앞두고 인천도호부 관아에서 조선시대 역대 인천부사 351명을 기리는 제의(祭儀) 형식의 축제이다. 인천시가 예산을 지원하고, 인천시장과 인천시의회 의장, 인천시교육감이 제관으로 참여해 왔지만, 역대 부사들 가운데 친일 행위자나 탐관오리도 포함되어 있어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인천부사 가운데 박제순(朴齊純)은 우리나라가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하는 데 결정적인 계기가 된 을사늑약에 직접 서명한 을사오적 중의 하나인 대표적인 친일파다. 인천부사 정지용(鄭志鎔)은 임오군란 당시 조선군대에 쫓겨 달아나는 일본 공사 하나부사 일행을 보호해주는 역할을 했던 관리였다. 김찬선(1535~1594)은 탐욕스럽게 재물만 긁어모으는 탐관오리로 파직당한 관리로 알려져 있다.인천시에서는 이 행사가 전국에서 '유일하다'고 내세우고 있지만 실은 서울의 종묘에서 지내는 제례와 지방관아에서 지내는 '망궐의례'를 절충하여 만든 의식이다. 그때문에 종묘가 아닌 곳에서 종묘의례를 모방한 것도 어색하고, 조선시대 지방수령이 임금이 있었던 한양의 궁궐을 향해 정기적으로 절을 올리는 '망궐의례'를 지방분권화시대에 재현하는 것이 시대착오적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논란이 본격화된 2017년 이후 인천시는 도호부대제를 대폭 축소해 개최했다. 역대 부사의 공덕을 기리는 방식 대신 시민의 안녕을 기원하는 일반 제례 형식으로 진행했고, 시장이 아닌 일반 시민이 제례를 주관하는 방식을 도입했지만, 역사적 근거도 대상도 불분명한 절충적 운영 방식 때문에 행사의 정체성 자체가 모호해지고 말았다. 전통의 계승이란 그 근거가 분명해야 하며, 오늘의 삶을 돌아보게 하거나 미래지향적 가치를 지니는 것이어야 한다. 특히 제사의 대상은 업적이 분명하여 후세의 귀감이 될 인물이어야 한다. 이미 역사적 평가를 받은 부정적 인물들까지 인천부사라고 뭉뚱그려 숭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의례 형식도 분명치 않고 내용도 시대착오적인 인천도호부대제와 같은 행사는 과감히 폐지하고 인천도호부 관아라는 장소적 특성을 활용하되 시민들이 흔쾌히 참여할 수 있는 행사를 다시 기획하기 바란다.

2019-09-18 경인일보

[사설]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반드시 저지해야

우려가 현실이 됐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예방 방역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에 상륙한 것이다. 방역당국은 17일 파주 한 축산농가의 돼지들이 국내 최초로 ASF에 걸린 것으로 확진했다. 연천에서는 의심신고가 들어왔다. 방역당국은 발병 진원지인 양돈농가의 돼지를 긴급 살처분하고, 감염 경로를 차단하기 위해 전국 돼지농장에 대한 긴급 방역에 나선 상태다.방역당국이 이처럼 긴장하는 이유는 ASF가 그만큼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돼지 흑사병으로도 불리는 이 병에 감염된 돼지는 치사율이 100%에 이를 정도다. 백신이나 치료약도 없기 때문에 일단 감염이 확산되면 그 피해가 구제역을 능가할 가능성이 높다. 자연소멸 말고는 뾰족한 대책이 없기 때문에 방역 저지선을 만들어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수밖에 없다. 이 병이 지난해 아시아 지역과 중국을 거쳐 올해 5월 북한에 상륙했을 때, 방역 당국이 경기도, 인천, 강원도 등 휴전선 인근 돼지농장 방역에 총력을 기울였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방역당국은 발병 농장 돼지 4천700여 마리를 살처분하고, 전국에 48시간 동안 가축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내렸다. 경기도의 돼지 반출을 일주일간 금지했고, 전국 양돈농가 6천309호의 일제소독과 예찰을 진행 중이다.그러나 이미 문제의 농장에서 사육된 돼지들이 ASF 바이러스 잠복기간 중에 외부로 반출된 것으로 확인돼 걱정이다. 인천 도축장에서 처리된 136마리는 가공업체에 보관되다가 유통 직전에 막을 수 있었다. 또한 발병 농장 관계자들과 차량들의 이동 경로를 자세하게 확인하면 또 다른 감염 변수가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바이러스 유입 경로와 매개체가 북한 접경지역과 야생 멧돼지로 의심되는 만큼, 파주 농가뿐 아니라 접경지역 전체 양돈 농가에도 ASF 바이러스가 잠복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이 병이 확산되면 1천200만 마리를 사육하고 있는 전국의 양돈 농가가 직격탄을 맞는다. 이 병이 휩쓸고 간 중국은 돼지고기 가격이 40% 폭등했을 정도로 민생에 미치는 영향도 막대하다. 앞으로 일주일이 고비라고 한다. 방역당국은 방역저지선을 최대한 넓게 설정하고 일선 지방자치단체들의 조력을 받아 감염 확산을 반드시 막아내야 한다. 국민들도 차단 방역에 따른 불편을 감수하고, 해외 불법 축산가공품 반입을 자제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기 바란다.

2019-09-17 경인일보

[사설]'청라소각장' 이해관계자 모두의 지혜가 필요한 때

인천에는 송도와 청라 등 두 곳 신도시에 광역폐기물소각장이 있다. 그 중 2015년이 내구연한인 청라소각장의 현대화가 첨예한 민원 대상이 되고 있다. 현지 주민들이 '현대화'를 처리시설의 '증설'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2001년 가동을 시작한 이 소각장은 중구와 동구, 부평구, 계양구, 서구, 강화군 등 6개 지역의 생활폐기물 소각처리를 담당하고 있는데 시설 과부하를 우려해 하루에 처리해야 할 물량의 70∼80%만 소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처리용량의 증대가 시급하지만 청라국제도시 주민들의 강한 반발에 직면해 있다. 주민들은 청라소각장의 '증설'은 폐기물 발생지 처리원칙에도 부합하지 않고, 이미 많은 환경유해 사업체가 있어 그 피해를 고스란히 입고 있다면서 이 참에 소각장의 폐쇄와 이전을 요구한다.청라소각장의 처리용량 증대는 인천시가 이미 대내외적으로 선언한 기존 수도권쓰레기매립지 대책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사안이다. 오는 2025년 예정대로 수도권매립지의 사용을 종료하고, 서울·경기·인천 3개 시·도가 자체 매립장을 확보해 각자 처리한다는 것을 골자로 하는 이 방안은 생활쓰레기의 직매립을 지양하고 소각한 뒤 남는 재만 묻는 친환경 매립이 핵심이다. 인천시는 현재 하루 250t의 생활 쓰레기를 수도권매립지로 보내고 있는데 이를 전량 소각하기 위해선 기존 소각장의 현대화, 즉 처리용량 증대가 전제돼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주민들의 반대를 뛰어넘기가 만만찮다. 지난해 6월 증설을 전제로 한 현대화사업 타당성조사에 착수했다가 주민 반발로 접은 사례가 있다.인천시가 다시 청라지역 주민 설득에 나섰으나 시작부터 난항이다. 지난 16일 첫 설명회는 시 계획에 반대하는 청라지역 주민들이 몰려들어 파행을 겪었다. 가까스로 설명회가 시작된 이후에도 마찰이 이어졌다. 시는 증설이 아니라 기존 처리용량을 유지하면서 고장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해명하고 있으나 주민들은 이를 믿지 않는다. 주민들은 특히 요즈음 홍콩시위에 등장하는 우산을 들고 나오는 등 신도시 특유의 조직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오늘 예정된 2차 설명회에서도 똑같은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자칫 물리적인 충돌사태로 이어지지나 않을까 염려된다. 청라지역 주민, 인천시 그리고 내년 총선을 의식해 이 판에 뛰어든 정치인들까지 이해관계자 모두의 현명한 판단과 신중한 자세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2019-09-17 경인일보

[사설]정부, '인천공항 경제권' 조성 서둘러라

인천시가 '항공정비 공용장비센터 구축 방안 수립 연구용역'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지난 15일 밝혔다. 이 용역은 인천공항에 공용 정비고와 장비를 갖춘 시설을 설치하기 위한 것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는 자체 정비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저비용항공사(LCC)들은 그렇지 못하다. 이 때문에 저비용항공사 대부분은 외국에서 항공기를 수리하고 있다고 한다. 인천공항에 공용장비센터가 들어서면, 항공기 수리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항공기 정비 관련 업체들이 인천공항 주변에 본사나 수리센터를 두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정비 공용장비센터 구축이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항공산업은 인천시 전략산업의 하나다. 이번 용역은 항공산업 육성 대책 일환으로, 큰 틀에서는 '공항경제권' 조성을 위한 것이다. 2001년 개항한 인천공항은 단기간에 국제여객 기준 세계 5위 공항으로 도약했다. 대한민국 관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인천공항은 인천이라는 도시의 위상과 인지도를 높이는 데도 기여했다. 인천에 국제공항이 있었기에 송도·청라·영종이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다. 서울시민 등 많은 사람이 인천공항을 이용하고 있지만, 인천까지는 파급효과가 미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 인천공항을 가려면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나 인천대교를 건너야 하는 것처럼, 인천이 공항과 여객을 잇는 교량 역할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공항만 덩그러니 있다 보니 더욱 그런 느낌을 받은 것 같다.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 2일 '인천공항 비전 2030 선포식'을 개최했다. 이날 제시된 15대 전략과제 중 하나가 '공항경제권 구현'이다. 인천공항에 항공·관광·물류·첨단산업이 융합된 '한국형 공항경제권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해 대한민국 신(新)성장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게 인천공항공사의 목표다. 인천공항에 항공정비 및 물류·첨단산업 클러스터가 조성되고 복합리조트가 하나둘 개장하면 충분히 가능한 얘기다.인천시가 항공정비 공용장비센터 구축 방안을 고민하듯 국토교통부 등 정부도 인천공항 경제권 조성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정부가 국가적 차원의 큰 그림을 제시하며 인천공항 경제권 조성에 시동을 걸어야 한다. 인천공항 경제권 조성보다 많은 일자리와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는 프로젝트는 없을 것이다.

2019-09-16 경인일보

[사설]20대 마지막 정기국회 정치공학 벗어나야

20대 정기국회가 17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20대 국회는 역대 어느 국회보다 법안통과율이 낮고 성과가 없는 무능한 국회로 기록되고 있다. 최근 조국 장관 임명을 둘러싸고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등 보수야당과의 관계가 최악인 상황이다. 정기국회에서도 대표연설과 대정부질문, 국정감사 등 상임위 활동 등에서 조국 관련 이슈가 최대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기국회가 여야 정쟁의 절정이 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드는 이유이다.현실적으로 국회에서 조국 이슈가 나오지 않을 수는 없다. 조국 장관에 관련된 사안이 교육위, 기획재정위, 정무위원회 등 다방면에 걸쳐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조국 대전이라고 할 정도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의 전선이 가팔라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국정의 모든 현안이 조국 이슈에 묻힌지가 벌써 두 달째를 맞았다. 지금도 조국 장관 가족과 주변 수사는 진행형이고 정치권의 논란과 대립은 심화되고 있다.정치적으로 민감하지 않은 비쟁점법안과 민생관련 법안도 조국 이슈에 묻혀 또 다시 표류하게 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간다. 조국 장관과 관련하여 야당이 따질 것은 따지고, 논거와 자료를 가지고 의혹을 파헤치는 행태를 나무랄 수는 없다. '조국 관련 이슈는 정쟁의 소지가 있으니, 조 장관 관련 논란은 검찰 수사에 맡기고 일절 조국 이슈는 유보하자'고 주장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그러나 조국 이슈가 정기국회에서 또 다시 블랙홀이 된다면 20대 국회는 여야 모두 의원직을 사퇴해야 할 정도로 국민적 비난에 직면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숱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조국 장관을 임명한 이유는 검찰개혁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패스트 트랙에 올라있는 검경수사권 조정안과 공직자비리수사처법 등은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으면 검찰개혁은 물 건너 간다.이러한 상황을 감안하여 여당은 한국당 등 야당과 소통하고 설득하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한국당도 조국 관련 이슈를 선거에 활용하려는 정치공학적 생각에서 벗어나 민생에 임하는 대안정당으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오히려 선거전략면에서도 효과적이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 조국 이슈는 이슈대로 논쟁하되 국회의 본분을 잊지않는 정기국회를 위한 여야의 심모원려와 정치력을 기대한다.

2019-09-16 경인일보

[사설]정부, 경기침체에 예민해진 민심을 주목하라

추석 연휴를 보내고 돌아온 국민들의 마음이 무겁다. 연휴 직전 '조국 사태'로 시끄러웠던 한심한 정국 탓도 컸지만, 연휴 기간 중 가족들로부터 확인한 경기침체 현실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자영업자 부모들은 인건비와 임차료 인상에 우울하고, 제조업체 노동자 아들은 구조조정 가능성에 신경이 예민하고, 취업준비생인 손자는 묻지도 않았는데 표정이 어둡다. 추석 이후 정국은 조국 수사와 한미정상회담 등 남북관계로 요동칠테지만, 정작 서민들은 현재 진행중인 경기 침체 현상이 훨씬 두렵다.정부가 발표한 경제지표는 온통 적색 경보 뿐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이후 지난 7월까지 제조업생산능력지수가 12개월 연속 하락했다. 제조업의 나라에서 제조생산 능력이 1년이나 하락했다는 것은 심각한 위기경보다. 제조업계가 위축되니 고용과 소비의 동반 침체는 당연하다. 통계청은 8월 취업자 수가 1년 전에 비해 45만2천명이 늘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는 극도로 부진했던 지난해 8월 취업자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인데다, 취업증가자 대부분이 정부의 일자리 지원을 받은 60대 이상이다. 40대 취업자는 오히려 12만7천명이 줄었다. 중산층은 축소되고, 서민들이 지갑을 닫고 있다.생산, 투자, 소비가 위축돼 경기가 극도로 침체되는 디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연휴 직전 발표된 8월 물가상승률 '0'이 기름을 부었다. 1965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올해 들어 7개월 째 유지된 0%대 상승률이 디플레이션 전조 아니냐는 위기의식이다. 일단 디플레이션의 악순환에 빠져들면 헤어나오기 힘들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이 대표적 사례다. 이 국면에 진입하면 국민들은 깨어나기 힘든 악몽에 빠진다.정부는 그나마 희망적인 지표들을 내세우며 경제불안 심리를 무마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다락같이 오른 점심 값을 걱정하고 완성차 업체의 구조조정을 근심스럽게 지켜보는 민심은 경기침체 장기화에 본능적으로 대비하고 있다. 정부는 일말의 긍정적인 경제지표로 국민을 억지로 이해시키기 보다, 경제현장의 활력을 회생시킬 수 있는 실질적인 정책의 신속한 집행을 서둘러야 한다. 시장을, 경제를 살릴 수 있다면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일대 전환도 과감하게 결단해야 한다. 일단 경제회생을 위한 정책이 선행돼야 재정 투입도 효과를 볼 것이다. 경제를 실패하면 모든 것을 잃는다.

2019-09-15 경인일보

[사설]토지보상금, 집값상승 부메랑 경계해야

다음 달부터 1년 동안 대략 50조원의 토지보상금이 풀린다. 13일 국토교통부는 2017년 주거복지로드맵에서 지정한 성남 복정과 금토동, 군포 대야미 등 수도권 11곳 사업지구 토지보상비 6조6천여억 원을 금년 4분기에 지급한다고 밝혔다. 사업지구 총면적은 7.23㎢로 서울 여의도 면적의 2.4배가 넘는다. 내년에는 3기 신도시(인천 계양,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과천, 고양 창릉, 부천 대장동)를 포함해 향후 지정예정인 공공주택지구와 도시개발사업, 산업단지 등 전국에서 역대 최대인 45조원의 보상금을 지급한다.안정세인 부동산시장을 자극할 수 있어 걱정이다. 저금리가 장기화된 상황이나 국내외 경제 전망이 별로여서 부동자금이 주식 등 다른 투자처로 흘러갈 가능성이 낮은 것이다. 8년9개월째 지가(地價) 상승은 점입가경이다. 서울시내 재건축, 재개발을 규제로 꽁꽁 묶어 공급부족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희소성이 높은 강남4구(강남, 서초, 송파, 강동)와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 경기도의 강남으로 불리는 과천 등 일부지역의 집값 상승이 불가피하다.대규모 토지보상금이 투자처를 찾아 수도권의 주택과 토지시장에 유입되고 1천조원에 이르는 단기 부동자금이 추격매수를 이어간다면 부동산 연쇄상승의 '불의 고리' 재연이 불문가지인 것이다. 서울의 집값을 잡기위해 3기 신도시를 조성하는데 여기에 지출된 보상금이 다시 서울로 몰리는 아이러니한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노무현정부는 2기 신도시 토지보상금 60조원을 풀은 결과 2006, 2007년에 전국의 땅값 10%와 서울 아파트값 32% 상승을 초래했다. 부동산시장의 양극화는 또 다른 고민이다. 서울의 '똘똘한 집 한 채'가 여전히 유효한 반면에 지방에서는 미분양이 속출하고 깡통주택이 증가하는 등 부동산시장 붕괴조짐을 보이고 있다. 인기 있는 지역에만 수요가 몰리다보니 지방은 오히려 침체가 가속화되는 것이다. 항간에서 3기 신도시를 '노무현정부 시즌2'로 폄훼하는 이유이다.정부는 유동성 흡수 대책으로 현금 대신 택지지구로 조성된 땅의 일부를 보상하는 대토(代土) 확대와 리츠(부동산투자펀드) 가입을 유도할 계획이나 토지주들의 반응이 신통치 않아 효과는 의문이다. 토지보상금이 집값 상승과 양극화를 부추기는 부작용을 반복하면 절대 안 된다.

2019-09-15 경인일보

[사설]규제지옥 경기도, 특별한 보상 요구할 때 됐다

경기도가 엊그제 공개한 '경기도 규제지도'를 보면 저절로 한숨이 나온다. 규제지도는 도 전역에 적용되는 중첩규제의 현실을 한 눈에 보여준다. 말과 글로 설명하면 모호해지는 규제현실이 지도 한장으로 뚜렷해지고 심각해진다. 규제지도 제작 공개는 올해로 3년 째다. 하지만 3년 동안 지도는 달라지지 않았다. 경기도는 규제지옥에 갇힌 채 성장판이 닫혔다.규제지도가 표기한 8대규제는 수도권정비계획법, 군사시설보호구역, 개발제한구역, 상수원보호구역, 수변구역, 특별대책지역(팔당유역), 공장설립제한지역, 배출시설설치제한지역이다. 일단 경기도 전역이 수도권정비계획법 규제를 받는다. 나머지 규제도 만만치 않다. 팔당특별대책지역은 도 면적의 20%가 넘는 2천97㎢, 개발제한구역이 1천166㎢, 상수원보호구역이 190㎢, 수변구역이 145㎢, 군사시설보호구역이 2천239㎢에 이른다. 수정법 규제를 기본적으로 받고, 나머지 규제는 덤이다.특히 광주, 양평 등 팔당특별대책지역에 속한 동부지역 시군들은 이중 삼중 규제로 시달린다. 광주 일부지역은 5개 규제를 받는다. 못질도 함부로 할수 없다. 경기북부 군사보호구역은 서울면적의 3배에 달한다. 주민들은 집 조차 마음대로 개축하지 못하고, 시군은 미래를 대비한 종합개발계획을 수립할 수 없다. 반면에 주민들은 생존을 위해 불법을 감행하고, 개발업자들은 규제의 틈새를 난개발로 메우고 있다. 경기도 등 수도권은 대한민국 성장의 거점이다. 그 요충지가 비합리적 중복 규제로 아깝게 낭비되고 있다.이제 규제지도 제작이 중요하지 않다. 합리적 조정을 통한 규제의 실질적인 완화와 폐지를 실현하는 정책과 정치역량을 발휘할 때가 됐다. 지방 보다 낙후된 지역이라면 경기도 시군이라도 수정법 규제에서 제외하고, 필요 이상으로 과도하게 지정된 규제지역을 축소하고, 규제지역의 규제 내용은 상식적으로 조정해 주민들의 생존권과 재산권을 보호하는 실질적인 조치가 중요하다.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자신의 공약인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 원칙에 입각해 경기도 규제 개선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이 지사의 원칙에 동의한다. 중앙정부의 전 국민을 위한 안보, 환경, 지역균형발전 정책으로 인한 경기도의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 있어야 맞다. 이제 그 보상을 당당히 요구할 때가 됐다. 이 지사가 경기도 규제지도를 확 바꾸어 놓기를 기대한다.

2019-09-10 경인일보

[사설]환경부, 매립지 연장 반발여론 무시 말아야

지난 달 6일은 수도권쓰레기매립지 대체부지 조성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환경부가 서울·경기·인천 3개 시·도 담당 실·국장들과 회의를 갖기로 한 날이었다. 이미 3주 전에 확정됐다. 그런데 환경부가 하루 전날, 그것도 늦은 오후 돌연 취소를 통보했다. 사전협의가 전혀 없었던 일방적 조치였다. 당초 회의에선 대체 매립지 조성 방식과 비용분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었다. 환경부와 3개 시·도는 그동안 2~3주 간격으로 관련 회의를 열어왔는데 이날 회의는 인천시가 자체 매립지 조성을 공식 발표한 뒤 첫 일정이었다. 환경부의 내부 입장 정리가 늦어졌다는 게 취소이유였지만 인천시가 자체 매립지 조성이라는 강경책을 제시하자 일단 시간을 끌려는 의도로 해석됐다.그로부터 한 달 뒤인 지난 4일, 환경부를 제외한 채 수도권쓰레기매립지 현안회의가 다시 열렸다. 이 회의에서 인천시는 수도권쓰레기매립지의 2025년 사용종료 방침을 재확인했다. 환경부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기존 매립지 안에 추가 매립장 조성을 위한 타당성 용역을 재개할 움직임을 보이는 데 대해 절대불가 방침을 거듭 밝혔다. SL공사가 이를 위한 행정절차를 밟을 경우 '민란' 수준의 반발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인천지역 27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시민정책네트워크 실무회의는 수도권 공동 대체 매립지와 인천만의 자체 매립지 조성을 '투 트랙'으로 추진하겠다는 시의 방침에 원칙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시는 이 사안을 공론화위원회 제1호 안건으로 다루는 한편 오는 10월 시청 앞 광장 개막식에 맞춰 열리는 '500인 원탁토론회'의 주제로도 채택할 예정이다.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지난 6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자원순환의날 행사에서 박남춘 인천시장에게 수도권쓰레기매립지 대체부지 조성 문제 협의를 위해 이재명 경기도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등 4자 회동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은 인천지역사회의 이러한 분위기와 결코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 인천시 관계자 입에서 '민란'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인천 여론이 나쁘다는 점을 무시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민란'은 결코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있는 그대로의 사실이다. 오히려 공무원 신분으로 그보다 더한 표현을 쓰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난지도 쓰레기 매립장부터 수도권쓰레기매립지까지 환경부가 주도했다. 이번 문제도 환경부가 결자해지해야 한다는 게 인천의 여론이다.

2019-09-10 경인일보

[사설]조국 법무부 장관 이후를 걱정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결국 조국 후보자를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했다. 이로써 한 달을 끌어온 '조국 대전'은 조국의 승리로 끝났으나 이후 상황은 폭풍전야의 시계제로로 갈 가능성이 높다. 지난 6일 인사청문회 이후 임명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으나, 주말을 넘기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고민이 깊어지고, 더불어민주당은 '임명 적격'으로 건의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끝까지 예측불허 상황이었으나 결국 조 장관을 낙마시키면 지지층 이반으로 국정 동력이 실종될까 우려해 내린 결정으로 보인다.그러나 그동안 줄곧 조 장관의 임명 반대 여론이 높았고, 부인과 가족의 비리 혐의가 계속 제기되는 상황을 감안하면 향후 정국 급랭은 물론 자유한국당 등 야당의 반발로 정기국회가 정상적인 일정을 소화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민심에 등돌린 결정이 가져오는 레임덕은 낙마 시킴으로써 감당해야 할 수준보다 더 크고 무거울 수 있다.조 장관의 임명은 기-승-전-검찰개혁이 명분이었다. 그러나 개혁은 국회에서의 입법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야당과 국민의 뜻에 반하는 조치를 해 놓고, 국회에서 개혁법안을 통과시켜 달라고 할 명분을 어디서 찾을지 알 수 없다. 국민들은 여전히 조국이 아니면 왜 검찰개혁이 되지 않는 것인지 묻고 있다. 조 장관에게 제기된 논란은 단순히 후보 검증 차원을 넘어 진영대결 양상으로 번졌다. 온 나라가 조국이냐 아니냐를 놓고 대립하고 분열한 상황은 적어도 정상은 아니었다. 검찰수사를 정치개입으로 규정하고, 검찰을 개혁에 저항하는 세력으로 설정한 프레임으로 줄곧 이 상황을 왜곡한 청와대와 민주당이 향후 이 상황을 어떻게 대처할지 지켜 볼 일이다.당장 정국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파행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부인이 기소된 후에 임명된 법무장관으로 초래될 정치적 부담에 대해 집권세력은 책임져야 한다. 철저한 진영논리로 특혜와 반칙의 여러 의혹이 제기되는 인사를 임명하는데 성공한 집권핵심세력은 승리를 자축할지 모르나, 민심을 거스른 정권이 성공한 예를 찾기 어렵다.줄곧 사회통합을 외쳐왔던 문재인 대통령과 집권 핵심들은 조국 법무장관 이후에도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 국민을 보듬고 야당을 포용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조국 법무장관을 택한 정권의 선택이 어떠한 방향으로 갈지 국민들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다.

2019-09-09 경인일보

[사설]섬 주민 명절 망치는 인천시 무료 뱃삯지원 정책

이번 추석 연휴에 백령도 등 섬 출신 주민들이 배표를 구할 수 없어 고향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연휴를 하루 앞둔 11일과 첫날인 12일 인천에서 백령도로 향하는 여객선표는 지난 8일에 이미 매진되었다. 14일과 15일 백령도에서 인천으로 나오는 배편도 마찬가지다. 인천시가 명절 연휴에 모든 국민에게 연안여객선 배표를 무료로 지원하는 사업을 펼치면서 관광객 등 외지인들이 몰리기 때문이다. 뱃삯이 공짜일 때 백령도나 대청도 등지를 관광하자는 사람들이 명절에 고향에 가야 하는 섬 출신들의 발목을 잡는 형국이다.인천시는 지난해 추석 때부터 전 국민들을 대상으로 섬 지역 뱃삯을 무료화 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올해 예산은 11억 원이다. 인천시는 또 평상시에도 인천시민에게는 80%의 뱃삯을 할인해 주고 있다. 여기에는 올해에만 58억 원을 세워 놓았다. 타 지역 사람들에게도 20억 원 한도 내에서 요금의 50%를 지원한다. 물론 섬 주민들에게는 5천 원에서 7천 원만 내면 여객선을 타고 다닐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90억 원이 든다. 인천시가 이처럼 막대한 예산을 들여 연안 여객선 요금 지원 사업을 펼치는 것은 섬 지역 활성화 차원이다.섬 주민들을 도우려는 목적으로 시작한 사업이 오히려 명절에 고향에 가려는 섬 출신 주민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백령도의 한 주민은 "육지에서 직장을 다니고 대학교에 재학 중인 두 자녀가 배표를 구매하지 못해 섬에 들어올 수 없게 됐다"며 "명절 때마다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백령도에서는 도저히 가족들과 연휴를 보낼 수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고 한다. 주민들은 차라리 관광객이 줄어드는 비수기에 일정 기간을 정해 뱃삯 무료화 사업을 실시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그게 실질적인 섬 지역 활성화를 꾀할 수 있는 정책이라고 섬 주민들은 보고 있다.평상시 인천항에서 백령도와 대청도를 오가는 여객선은 하루 3척이고, 좌석 규모는 1천347석이다. 인천시 등 관계 당국은 선사와 협의해 이번 추석 연휴 기간에 백령도·대청도행 여객선 2편(874석)을 늘렸지만, 섬 주민과 귀성객 '배표 대란'을 해결하지는 못했다. 인천시가 온 국민에게 뱃삯을 전액 지원하는 명절이 이번으로 세 번째다. 섬 주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충분히 파악할 수 있는 경험을 축적했다고 할 수 있다. 섬 주민들의 얘기처럼, 명절 기간을 특정해 뱃삯을 무료화 하는 정책은 재고해야 한다.

2019-09-09 경인일보

[사설]이 지사, 평정심으로 도정 차질 우려 불식시켜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항소심 유죄 판결로 또다시 곤혹스러운 처지가 됐다. 지난 5월 1심 법원은 이 지사의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했는데 지난 6일 수원고법 형사2부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혐의에 대해 일부 유죄판결하고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것이다. 이 지사의 항소심 희비는 '친형 강제입원'에서 갈렸다. 이 지사는 친형 고 이재선씨 강제입원 시도에 관여했다는 의혹과 관련, 지난해 5월 29일 경기도지사 후보 TV합동토론회에서 이 사실을 전면 부정했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유권자들의 투표권 행사에 혼선을 줄 수도 있는 행위로서 죄가 가볍지 않다고 판단했다.이 지사는 2심 결과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며 대법원 상고 및 흔들림 없는 경기도정 매진을 언급했다. 이 지사의 정치생명은 전적으로 대법원 최종 판결에 맡겨진 셈이다. 공직선거법상 100만 원 이상 벌금형이 확정되면 당선무효로 지사직이 박탈되고 5년간 피선거권까지 제한된다. 소년공 출신의 인권변호사에서 성남시장을 거쳐 경기도지사까지 올라간 입지전적인 '흙수저' 인생 스토리와 함께 여권의 잠재적 대권주자로 각인된 그의 정치인생이 이번 항소심 결정으로 심각한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이재명 도지사는 '새로운 경기-공정한 세상'을 슬로건으로 1년여 도정수행에서 지역화폐 발행, 수술실 CCTV 설치, 하천계곡 불법영업 철퇴 등의 가시적 성과를 거두었다. 도내 대학생 학자금 대출지원 수요는 전년대비 무려 162%에 이르고 신생아 가정에는 출산장려금으로 지역화폐 50만원을 제공해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도모하는 등 도민들에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개발이익 도민환원제와 공정거래 감독권의 지자체 이양은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4월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주관한 전국 시도지사 공약실천계획서 평가에서 경기도의 민선7기 공약실천계획서가 최우수(SA) 등급을 받아 정치인 출신 행정가로서의 능력도 검증 받았다.이런 상황에서 이 지사에게 달리 선택할 행보는 없어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정치생명이 걸린 대법원 최종심에 최선을 다해 대응해야 할 것이다. 또한 경기도지사로서 1천300만 도민을 위한 도정에 사소한 공백도 허용하지 않는 직무태도를 보여주어야 한다. 이 지사의 대범한 평정심을 기대한다.

2019-09-08 경인일보

[사설]'조국 정국' 벗어날 대통령의 결단 절실하다

어제 하루 국민의 시선은 온통 청와대에 집중됐다. 이날 중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릴 지 지켜본 것이다. 결국 이날 문 대통령은 결정하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청와대 등 여권 내부의 조 후보 결사 보호 의지를 감안해 이날 중 조 후보 임명을 강행할 것이라는 정치권의 예상이 빗나간 셈이다.이는 문 대통령의 고민이 그만큼 깊어졌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청문회를 거친 뒤에도 "결정적인 한방은 없었다"며 조 후보 임명 강행을 기정사실로 여겼던 여권 내부의 상황이, 검찰의 조 후보 부인 기소 결정으로 인해 대통령의 고민으로 전환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은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청와대든 정부든 집권여당이든 만에 하나 권력형 비리가 있다면 정말 엄정한 자세로 임해주길 바란다"고 신신당부했다. 그런 입장에서 여당의 검찰 비난에 동조해 조 후보 임명을 강행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대통령의 고민은 충분히 이해한다. 조 후보에 대한 인간적, 정치적 신뢰가 컸던 만큼 그와 그의 가족이 그럴 리 없다는 개인적인 믿음도 클 것이다. 그에 대한 신뢰를 거두었다가, 만에 하나 조 후보와 그 가족들에 대한 세간의 의혹이 모두 허위로 밝혀진다면, 감당할 수 없는 죄책감을 느낄 것을 우려할 수도 있다.그러나 대통령은 대한민국 최고의 공인이다. 고민의 기준은 조 후보와의 개인적 신뢰가 아니라, 국정의 안정과 국민의 상식이어야 한다. 조 후보가 법무부 장관직을 수행하기 힘든 이유는 분명하다. 아내가 기소된 법무부 장관이 기소 주체인 검찰을 지휘 감독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것이 국민의 상식이다. 더군다나 외교, 안보, 경제 전 분야에서 위기의 신호등이 깜박이는 상황에서 '조국 정국'으로 민심이 산산조각 난 현실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대통령은 이제 결단할 때이다. 조 후보를 아끼는 마음이 아무리 커도, 대통령이 책임져야 할 국가의 안녕에 비하면 사소할 뿐이다. 조 후보 임명을 강행하면 상상할 수 없는 정치·사회적 후폭풍이 들이닥칠 것이다. 대통령이 조 후보 임명을 강행해 그 후폭풍을 감당하고 책임질 이유가 없다. 조 후보가 검찰의 수사관문을 통과하면 그 때 가서 정치적 보상을 해도 늦지 않다. 지금은 조 후보를 사퇴시키는 것 외에 뾰족한 수가 없어 보인다. 대통령의 결단을 바란다.

2019-09-08 경인일보

[사설]수도권 환승할인제 갈등 지자체 적극 나서 풀어야

수도권 대중교통 통합환승 요금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연구용역이 중단된 채 감감무소식이다. 연구용역은 '수도권 통합요금제'를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2018년 1월 지자체마다 1억원씩 비용을 분담해 착수했다. 하지만 용역은 서울시가 갑자기 제동을 걸면서 막판에 중단됐다. 서울시 측은 '연구 목적에 맞게 용역이 수행돼야 하는데 그 부분에 있어 부족함이 있기 때문에 중단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재원을 적게 부담하기 위한 꼼수라는 건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수도권통합환승할인제는 경기·인천·서울에서 버스와 전철을 갈아탈 때마다 요금을 따로 내지 않고 이동한 거리만큼만 부담하도록 한 제도다. 지난 2007년 도입됐으며 경기도민 1인당 연간 37만원의 교통비 할인 혜택을 받아왔다. 손실분은 각 지자체가 비율에 따라 부담하게 돼 있어 결국 혈세를 통해 보전금이 메워졌다. 이러다 보니 수도권 지자체들은 환승할인제를 두고 각기 다른 해석을 내놓았고 불협화음으로 이어져 왔다. 서울시는 경기도·인천시까지 환승할인제의 범위가 확대되면서 지하철·버스 운영기관·업체의 운송수입이 줄어들고 있는 만큼 해당 지자체들이 지금처럼 재정을 보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반면 경기도·인천시는 수도권 교통 인프라가 계속 늘어나면서 지자체가 분담해야 하는 보전금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점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경기도민이 서울 버스를 타는 것보다 서울시민이 경기도 버스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추가 부담이 어렵다고 경기도는 주장하고 있다. 여건 변화에 따라 보전금 부담 비율도 합리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논쟁은 환승할인제가 시행된 2007년부터 불거진 문제다. 용역을 준 것도 적절한 타협점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하지만 용역은 중단됐고 지자체 간 의견차이도 좁혀지지 않아 자칫 지자체별 의견을 정리하는 수준에서 '용두사미'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상황이 이런 만큼 광역교통을 총괄하는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이하 대광위)에서 환승할인제를 담당토록 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광위가 출범한 만큼 수도권 광역 교통 문제의 한 축인 환승할인제를 법제화해 이런 문제를 총괄적으로 해결하자는 것이다. 합리적인 대책이 필요한 만큼 수도권 지자체들이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머리를 맞대고 하루속히 협의를 시작해 지자체 재정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2019-09-05 경인일보

[사설]잇단 생활고 가족 자살, 사회안전망 점검 시급하다

국민의 관심이 온통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비리 의혹에 쏠려있는 사이 대전의 한 아파트에서 40대 부부와 자녀 등 일가족 4명이 숨지는 사건이 또 발생했다. 경찰은 숨진 가장 A씨가 경제적 어려움으로 다른 가족을 숨지게 한 뒤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A씨의 소지품에서는 '경제적인 문제로 힘들다'는 내용을 담은 유서형식 메모지가 발견됐다. A씨 자택 현관에서는 월 3만7천원인 우윳값을 7개월 동안 내지 못해 25만9천원이 미납됐음을 보여주는 고지서도 발견됐다. 슬픈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다.최근 실직이나 사업 실패 등으로 생활고에 시달리던 가족들이 동반 자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 5월 어린이날 시흥시에서는 4살, 2살 두 자녀와 함께 30대 부부가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남편에게는 7천만원 상당의 채무가 있었고, 결혼 후 개인회생을 신청했으나 경제 사정이 나아지지 않자 가족과 함께 목숨을 끊은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달 의정부시에서도 50살 남편과 46세 아내, 17세 고등학생 딸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모두 경제난이 부른 참사다. 우리나라 자살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2017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자살자는 24.3명으로 OECD 회원국 중 2위다. 지역별 편차도 크다. 광역시보다는 도 단위, 수도권보다는 지방이 높다. 시·도간 편차는 최고 1.5배, 시·군·구 편차는 최고 4배나 된다. 자살이 빈곤 등 경제적 문제와 관련이 있음을 보여준다. 아울러 최근 잇단 일가족 자살은 우리 사회 심각한 양극화의 단면을 보여주는 경고음이기도 하다. 빈부의 격차가 심해지면서 빈곤층이 겪는 박탈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정부의 지원 말고는 마땅히 기댈 곳이 없다는 위기감은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강요하고 있다.특히 갑자기 빈곤층으로 전락하면서 받는 상실감이 가족 자살을 부르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애꿎은 가족을 동반한다는 점이다. 복지를 높인다고 이들의 상실감을 메워줄 수는 없다. 무엇보다 주변의 관심이 있어야 할 때다. 공동체 의식의 복원이 필요한 이유다. 공동주택은 이웃 간의 교류가 없으면 섬과 다름없다. 이웃집 문앞에 우편물이 수북이 쌓여도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는 세상이다. 이럴수록 이웃과의 소통을 늘리는 사회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 정부 지자체 사회단체의 부단한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할 때다.

2019-09-05 경인일보

[사설]조국 후보자, 이제 청문회서 의혹 엄정히 밝히길

한 달여 동안 끌었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6일 열린다. 단 하루다. 합의는 극적으로 이뤄졌다. 민주당으로서는 청문회를 거치지 않고 조 후보자를 임명하는 데 따른 여론의 부담이 컸고, 자유한국당 역시 국회의 책무를 저버린다는 비판론에 직면했다. 청와대 역시 청문회 없이 조 후보자를 장관으로 임명한다는 것은 부담이었을 것이다. 재송부 기한 마지막 날 열리는 청문회에 청와대가 "국회의 합의를 존중한다"고 한 것도 그래서였을 것이다.한 달여 조국 논란으로 국민이 받은 상처는 깊고 크다. 진영논리로 국론은 두 갈래로 갈라졌다. 특히 인터넷상 실시간 검색어를 두고 벌어진 논쟁은 두 눈을 뜨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한심했다. 이는 국민을 탓하기보다 국회가 제 역할을 못했기 때문으로 봐야 한다. 한 명의 장관 후보자 청문회를 두고 여야가 이렇게 첨예하게 대립한 적은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조 후보자에 대해 갖는 신뢰감이 아무리 크더라도 여당대표는 물론 여당 소속의원 전원이 나서 조 후보자를 결사적으로 옹호하는 모습은 의아할 정도였다. 증인 출석에 얽매여 일정을 잡지 못하고 갈팡질팡했던 한국당의 행태 역시 비난받아 마땅하다. 정파 이익에 갇혀 맹목적 주장을 펼치는 모습에서 우리 국회의 한계를 보았다는 국민이 많다. 국민은 조 후보자와 가족을 둘러싸고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다양한 의혹의 실체적 진실을 알고 싶어 한다. 조 후보자는 기자 간담회가 열리기 전 "국민의 의혹 모두에 대해 소상히 해명하겠다"고 거듭 밝혔지만, 실제 간담회에서는 "나는 모른다"로 일관해 의혹을 더 키웠다. 설상가상으로 간담회가 끝난 후에도 새로운 의혹이 계속 터져 나왔다. 우선 조 후보자 아내인 동양대 정모 교수가 자신의 딸이 교내 규정을 어기고 동양대 총장 표창장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학교 측에 "표창장이 정상적으로 발급됐다는 보도자료를 내달라"고 사실상 증거인멸을 시도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이런 의혹들이 단 하루 청문회로 모든 의혹이 말끔히 씻어질지 의문이다.그나마 청문회를 거치지 않은 첫 법무부 장관이라는 수치스런 기록이 나오지 않은 것은 다행이다. 국회는 어렵게 마련된 청문회를 통해 조 후보자에 대한 도덕성 검증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면죄부를 주는 청문회가 아니라는 점을 특별히 인식하고 그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2019-09-04 경인일보

[사설]인천 지하도상가 조례개정안 출구를 찾아야

인천 지하도상가의 양도와 양수, 전대를 전면 금지하는 조례 개정안이 시의회에서 보류되었다. 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는 인천시 지하도상가 관리운영조례가 상위법인 공유재산 물품관리법에 위배된다는 감사원의 지적에 따라 해당 조례를 개정할 예정이었으나, 조례개정으로 선의의 피해자가 생겨나고 큰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는 이유로 보류했다. 인천시가 제출한 개정조례안은 공유재산관리법에 의거하여 양도와 양수, 전대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이지만, 인천지하상가연합회 임차권 양도·양수는 물론 전대 허용을 유지해야 하고 계약기간도 일괄 10년 혹은 2037년까지 연장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현재로서는 타협의 여지가 전혀 없어 보인다.인천시에는 1971년에 조성된 동인천상가를 시작으로 세계 최대 규모인 부평지하도상가를 비롯해서 총 15개소의 지하도상가에 3천579개 점포가 입점해 있다. 인천의 지하도상가는 그 규모에 있어 전국 최대인 만큼 지역경제에서 비중도 높아 제도적 정비는 중요하다. 기초자치단체들도 지하상가의 특화 가능성 등 활성화 방안을 다각적으로 모색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조례개정이라는 갈등을 해소하는 것이 급선무가 되었다.지하도상가관리 운영권은 재위탁할 수 없으며 점포의 전대(轉貸) 행위도 불법이다. 인천시설공단은 각 지하도상가주식회사에 상가운영권을 재위탁하고 있으며, 인천시 지하상가 점포 가운데 85%에 해당하는 점포가 임차인이 재임대한 전대차점포이다. 이외에 감사원 감사결과 부당이득이나 막대한 재임대 수익, 임차권 양도 양수시의 권리금 수수도 불법으로 지적되었으며, 임차인이 부담한 개보수 비용에 근거한 20년 단위의 장기점유 등은 공유재산의 사유화에 해당한다.인천시의회가 당장의 혼란을 이유로 조례개정을 보류했지만 상인들의 거센 반대를 의식한 눈치보기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인천시가 위법으로 판명된 현행조례를 지하도상가 관리 근거로 삼을 수는 없는 입장이다. 2007년 행정자치부, 2011년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조례가 상위법을 위반하고 있어 개정 권고 조치를 받은 상태이다. 당장 지하도상가 전대차 계약 기간과 권리금 규모 등을 파악하는 등 상인들의 피해 규모를 확인하는 전수조사에 기초하여 피해유형별로 대책을 마련한 후 조례개정을 추진하되 선의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마련하는 수밖에 없다.

2019-09-04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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