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범국민 비상협력기구 앞두고 걱정되는 친일 공방

지난 18일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들은 청와대 회담을 갖고 일본의 경제보복에 맞설 비상협력기구를 설치해 범국가적인 대응을 하기로 했다. 일본의 사실상 경제전쟁 선포에 국가역량을 결집해 총력전을 펼치기로 의기투합한 것이다. 실무협의를 서둘러 비상협력기구를 곧바로 출범시키기 바란다. 이 기구를 통해 일본의 기습적인 경제보복에 당황했던 전열을 수습하고 효과적이고 실효적인 대응이 일관성 있게 전개되기를 바란다.그런데 비상협력기구 구성을 앞두고 걱정스러운 대목이 있다. 점차 심화되고 있는 친일 공세다. 현 상황은 전국민적 반일 감정을 고조시키고 있다. 징용노동자 배상 문제로 촉발된 일본의 경제보복은 억지와 무례로 점철돼 있다. 따라서 정파와 지역과 계층과 세대를 초월해 반일 감정이 확산되고 있다. 바로 이런 시류를 틈타 친일 공세가 전개되고 있다. 일본과의 외교협상을 강조하거나, 문제 해결을 위한 객관적 사실을 열거하면 곧바로 친일파로 몰리기 십상이다.이미 각종 SNS 매체가 친일 공방으로 얼룩져 국론이 양분된 상황에서 급기야 공당의 원내대표가 이를 공개적으로 언급하기에 이르렀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21일 자유한국당을 향해 "한국당이 한일전에서 백태클 행위를 반복하는 데 대해 준엄히 경고한다"면서 "우리 선수를 비난하고 일본 선수를 찬양하면 그것이야말로 신(新)친일"이라고 밝힌 것이다. 추경안 비협조가 한국을 향한 백태클인지, 어느 일본 선수를 찬양했다는 것인지 모호하지만 제1야당을 향해 '신친일'로 규정한 것은 무서운 일이다. 같은 당의 대통령과 당대표가 야당들과 대일 비상협력기구 설치에 합의한 마당에, 핵심 구성원인 제1야당을 이런 식으로 규정하면 어쩌자는 말인가. 신친일파를 포함한 범국가 비상협력기구 설치는 가능한 것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이 원내대표는 한일 경제전쟁이라는 비상상황에서 한국당 등 보수야당측이 사태의 촉발 책임을 현 정부의 부실외교에 지우려는 태도와 추경에 비협조적인 자세가 아쉽고 못마땅할 수 있다. 그렇다고 대통령이 국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만들어낸 대일(對日) 거국비상협력기구에 이런 식으로 찬물을 끼얹을 수는 없는 일이다. 현 국면은 모든 국민이 반일 투사이다. 다만 항일, 극일의 방법론은 다를 수 있고, 달라야 하며,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가용해야 할 상황이다. 내부에 총질하는 친일공세는 그 자체로 친일 행위일 수 있다.

2019-07-21 경인일보

[사설]스타트업 쿠팡에 갈채만 보낼 수 없는 이유

고양시의 입이 귀밑에 걸렸다. 지난달부터 추진하는 '쿠팡 고양FC 오픈채용박람회'에 지역주민은 물론 인근의 파주시와 서울시민들까지 몰려 성황인 탓이다. 청년은 물론 재취업을 갈구하는 중장년과 경력단절 여성, 장애인 등에 취업문을 활짝 열었다. 8월 20일 3차 개최 예정인데 쿠팡의 채용인원은 3천500여 명으로 고양시에 일자리센터가 생긴 이후 최대 규모이다.쿠팡은 지난 2월 고양시 덕양구 원흥동에 연면적 13만2천231㎡의 7층 건물인 고양로지스틱파크 물류센터를 통으로 임대해서 '쿠팡고양FC물류센터'로 명명하고 내년 2월 오픈에 대비해 사전작업 중이다. 판매상품 적재, 재고관리, 포장, 출하, 배송까지 모든 과정을 일괄 처리하는 '풀필먼트' 센터로 운영할 예정이다. 작년에 전국 12곳이던 지역물류센터를 24곳으로 늘렸다.그 와중에 경기도 이천의 한 중소기업이 날벼락을 맞았다. 쿠팡이 물류센터를 고양시로 이전하면서 이천시 마장면 표교리의 삼우물류가 억울함을 호소한다. 작년 7월 쿠팡과 삼우는 표교리 3센터 물류창고 2동(1만4천여㎡)을 월 임대료 1억3천300여만원에 1년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은 지난 15일부로 종료되었다. 물류창고는 5~10년 장기임대가 관행이나 쿠팡 직원이 장기사용을 거론해서 1년 계약을 맺었던바 결과적으로 쿠팡에 이용당한 것 같아 씁쓸하다.쿠팡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이전 임차인이 창고 내에 설치한 컨베이어 장치를 삼우가 매입한 것도 화근이다. 쿠팡이 컨베이어 이용을 요구해서 삼우는 이 설비를 2억5천만원에 사들여 월 400만원에 쿠팡에 임대한 것이다. 쿠팡 직원의 말만 믿고 선투자했던 업주의 낭패가 눈에 선하다.쿠팡은 트럭 1천여대와 직간접 고용 5천500여명에, 지난해 매출액이 5조원에 이르는 대기업이다.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는 법이나 "소소한 물건이라도 배달에 정성(?)을 다하겠다"는 '로켓배송' 정신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2012년 11월에는 호주산 싸구려 쇠고기를 최고급 쇠고기로 속여 국내에서 판매한 것이 적발되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쿠팡의 최대주주는 30억달러를 투자한 일본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이나 만성적자 상태이다. '계획된 적자' 운운하지만 스타트업 쿠팡은 앞으로도 넘어야할 산들이 많다는 점을 명심해야할 것이다.

2019-07-21 경인일보

[사설]대일(對日) 초당적 대응, 여야 상호존중해야

대한민국을 향한 일본의 주도면밀한 경제보복에 정부와 여야 정당이 초당적인 공동 대응 입장을 천명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는 18일 청와대에서 회담을 갖고 4개항의 공동발표문을 밝혔다. 먼저 일본의 수출규제를 자유무역질서에 위배되는 부당한 경제보복으로 규정하고 즉시 철회와 외교적 해결을 촉구했다. 또한 여야 당대표들이 대통령에게 문제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촉구했고 대통령은 공감하고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이와함께 정부와 여야가 범국가적 차원의 대응을 위한 비상협력기구를 설치 운영하며, 위기극복을 위한 소통과 통합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정부와 여야 정당이 일본의 기습적인 경제보복 행위에 초당적으로 맞서기로 한 이날 청와대 회담 결과를 환영한다. 이날은 강제징용 피해보상 문제와 관련해 일본의 제3국 중재위 구성 제안 시한이었다. 우리 정부는 불가입장을 표명했다. 일본이 이를 빌미로 반도체 소재 수출제한 조치를 한·일 경제전쟁으로 격상시킬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여야 정당이 국민을 대신해 초당적, 거국적 대응의지를 밝힌 것은 일본과 국제사회를 향한 한국의 단합 의지 표명으로 적절했다.특히 공동발표문에서 일본과 우리 대통령을 향해 외교적 노력을 동시에 촉구한 점이 눈에 띈다. 그동안 여야 정당들은 일본에 대해 각각 외교적 해결과 정면대응을 강조하면서 엇갈렸다. 이와관련해 정치 진영에 따라 신중론과 맞불론이 부딪히고 친일 논란이 뜨거워지면서 국론이 양분될 지경이었다. 따라서 이날 대통령과 여야5당이 외교적 해결에 방점을 찍은 것은 흩어진 여론을 모으기 위한 합리적 결단으로 평가할 수 있다.청와대 회담을 통해 마련한 초당적 입장이 청와대 밖에서도 한결같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이날 청와대 회담에는 경제정책, 추경처리, 선거법 등 산적한 정치현안들이 의제에 오르는 바람에 정작 집중해야 할 일본의 대한 경제보복에 대한 대응 논의는 여러 현안 중 하나로 격하된 느낌이다. 즉 정치 현안에 대한 여야 대립이 계속되면, 대일(對日) 공동대응을 위한 청와대 회담의 약속이, 각 진영의 지지층에 의해 깨질 수 있다는 얘기다. 한·일 경제전쟁이라는 초유의 사태 해결을 위한 대통령과 여야 대표들의 다짐과 약속이 효력을 발휘하려면, 여야가 상대를 존중하는 성숙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 비상협력기구 구성과 운영이 주목된다.

2019-07-18 경인일보

[사설]경기도발 불로소득 환수 다각적 접근 필요하다

경기도에 때아닌 불로소득 논쟁이 한창이다. 사전적 용어로 불로소득은 노동의 대가로 얻는 임금이나 보수 이외의 소득을 말한다. 이자, 배당, 임대료 등의 투자 수익, 유가증권이나 부동산 등의 매매차익 등을 포함하는 재산 소득 외에 상속, 연금, 복지 등을 포함한다고 돼 있다. 경기도의 부동산 정책을 지원하는 자문기구인 경기도부동산정책위원회는 최근 불로소득이 한 해(2017년 기준) 경기도내에만 90조원이 넘는다고 발표해 논란의 도화선이 됐다. 특히 이재명 도지사가 자신의 역점 공약으로 줄곧 내세운 국토보유세의 재원으로 이같은 불로소득을 찾아내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혀 그 파장은 더 커지고 있다.위원회 측 관계자는 "불평등이 모두 나쁜 것이 아니고 부당한 원인에 의한 불평등이 문제"라면서 "부동산을 소유하지 못한 사람의 소득이 부동산을 과다하게 소유한 개인이나 법인에게 이전되며 불평등이 발생했다. 다양한 법과 제도를 통해 얻게된 부동산 불로소득을 차단하고 환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위원회는 부동산을 주택·일반건축물·토지 3가지로 분류하고, 주택 10년·건축물 24년·토지 30년의 평균 보유기간을 설정해 불로소득을 추산했다. 매매차익의 실현인 자본소득과 임대소득의 합을 부동산 소득 규모로 두고 이중 다른 자산에 투자했을 때 얻을 수 있는 평균 수익을 공제한 나머지를 부동산 불로소득으로 규정한 것이다.이재명 지사는 또 "한국의 보유세 실효세율은 0.16%로, 주요 국가(일본 0.57%·영국 0.78%·미국 0.71%)보다 낮은 수준으로, 한국을 제외한 OECD 국가 평균(0.39%)을 밑돌고 있다"며 다른 국가에 비해 낮은 수준인 보유세의 강화가 필요하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이 지사는 이를 '국토보유세'로 명명하고 현행 종합부동산세를 대체하겠다는 것이 계획의 얼개다. 지방교부세 재원으로 쓰이는 종부세와 달리 국민에게 n분의 1로 직접 지원하는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 신설을 요구하고 있다. 도는 부동산 공시제도 개선안을 마련해 이달 중으로 국토교통부에 공식 건의하겠다고 밝혔다.하지만 부동산 불로소득 발생 기준을 부동산 보유만으로 특정할 수 있는지 여부와 자본주의사회에서 지주들의 차별적 권리 구제에 대한 대안이 없다는 반발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결국 지방정부가 결정권이 없는 만큼 정부에서 좀 더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논의가 절실해 보인다.

2019-07-18 경인일보

[사설]논란만 더 키운 택시제도 개편방안

정부가 어제 택시제도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플랫폼 사업자에게 운송면허를 내주는 대신 수익 일부를 기여금 형식으로 받아 공급 과잉을 겪는 택시 감차 등에 사용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정부발표는 논란만 더 키웠다. 운송면허를 내준 것을 보면 규제를 풀어준 것처럼 보이지만 기여금 납부, 택시기사 자격 획득, 차량 직접 소유 등의 조건이 오히려 진입 장벽을 높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날 발표로 기존 택시와 신생 모빌리티 업체의 갈등이 완전히 해소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오히려 정부가 택시기사 손을 들어 주었다는 지적이 우세하다.하지만 정부는 개편안을 내놓으면서 타다나 웨이고·카카오T 등 모빌리티(이동) 플랫폼 사업의 신규진입을 장려하고 택시업계도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설계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 발표에 승차공유 시장에 뛰어든 스타트업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자금력이 약한 중소 규모 플랫폼 사업자들의 불만이 크다. 자금력이 풍부한 대기업의 진입 가능성만 열어 줘 중소기업의 진입은 봉쇄됐기 때문이다. 렌터카 영업이 허용되지 않아 차량을 모두 사야 하는 처지에 놓인 타다의 경우도 신규 진입이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일부 업체는 부당하다며 보이콧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용자가 플랫폼 택시에 대해 거는 기대는 너무도 명약관화 하다. 기존 택시보다 안전하고 쾌적한 서비스 때문이다. 국내 택시 서비스는 비교적 저렴한 요금에도 불구하고 시민들로부터 그다지 높은 평가를 받지는 못해왔다. 승차 거부와 불친절은 다반사고 일부 운전기사의 난폭운전으로 이미지가 크게 실추됐다. 오죽했으면 새로운 승차공유 서비스와 충돌하면서 산업발전의 걸림돌이란 지적까지 받았다. 이같은 개편방안을 만들기 위해 정부가 플랫폼 택시 이용자가 늘어나는 근본 원인에 대해서 얼마만큼 생각을 했는지 의문이 가는 이유다.물론 구체적인 안이 나오려면 아직 시간이 있다. 무엇보다 플랫폼 택시의 진입 장벽을 낮춰야 한다. 그다음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이용자 편의 증진이다. 스마트 모빌리티가 왜 출현했는지 생각해 보라. 현행 택시에 대한 이용자의 불만이 그 출발점이다. 정부는 입만 열면 혁신을 말한다. 혁신은 말로 이뤄지는 게 아니다. 정부의 개편방안은 우리가 원하던 혁신의 길과는 여전히 멀다. 앞으로 실무협의 과정에서 진정으로 양쪽이 상생하고, 이용자들이 만족하는 방안이 나오길 바란다.

2019-07-17 경인일보

[사설]실현 가능한 소재·부품산업 육성방안 기대한다

정부가 이달 말 발표할 예정인 '핵심소재 부품 발굴 육성 방안'(가칭)에 2021년 말 일몰을 맞는 '소재·부품 전문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상시화하고, '산업 안보 확보'를 명시한다고 한다. 소재 부품을 안보차원에서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내용도 일단은 구체적이다. '지속적인 연구·개발(R&D)로 육성할 품목'과 '수입처를 다변화할 품목', '물량 공급을 늘릴 품목' 등 3가지로 나눠 지원 방안을 세분화하는 작업도 진행된다. 정부는 이를 위해 핵심소재·부품 분야 지원 예산을 연간 최대 2조원까지 확대키로 했다. 한참 늦은 감은 있지만, 정부가 지금이라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것 같아 다행이다.이번 일본의 규제가 있기 전부터 우리는 국가 R&D 사업 중 소재 분야 투자의 중요성에 대해 수없이 지적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경제력과 비교하면 우리의 R&D 사업 중 소재 분야 투자액은 선진 기술국보다 턱없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이는 R&D 사업이 막대한 비용이 투자되는 것에 비해 눈에 보이는 뚜렷한 성과물을 내놓는 게 어려워 정부 지원에서 항상 소외됐던 것과 무관하지 않다.소재·부품산업은 모든 산업의 뿌리다. 우리가 이를 소홀히 하는 사이에 일본은 세계 최고 수준의 소재·부품산업을 수십 개 아니 수백 개를 육성하고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은 이를 무기로 이번에 우리의 아픈 곳을 건드렸다. 덕분에 우리는 세계 최고의 반도체 기업이라고 해도 단 하나의 소재가 없으면 제품을 만들지 못한다는 것을 이번에 뼈저리게 깨달았다. 비록 희생은 크지만 R&D 사업을 소홀히 했다는 반성의 계기가 됐다. 가령 R&D 사업은 민간보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육성하고 지원했어야 했는데 과연 그랬는지, 또 인재 육성에서 대학과 기업이 겪는 애로사항을 정부가 진지하게 경청을 했는지 등이다.우리가 바라는 것은 정부가 이번 '핵심소재·부품 발굴·육성 방안'을 발표하기 전에 기업과 충분한 대화를 가졌으면 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기업이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R&D 사업 분야에 대해서는 주 52시간 근로제도가 예외로 인정되어야 한다. 우수한 인력을 보유하고 많은 돈을 투자한다 해도 연구실의 불이 오후 6시에 꺼져 연구를 할 수 없다면 소재산업 육성은 공염불에 불과하다. 각종 규제도 풀어야 한다. 100% 실현 가능한 소재·부품 육성안을 기대해 본다.

2019-07-17 경인일보

[사설]'인천e음카드' 캐시백 한도 재정립 필요하다

전자식 지역화폐 '인천e음카드'의 성장세가 폭발적이다. 이달 14일 기준 가입자 수가 62만3천명으로 인천시민 4.7명 중 1명이 카드를 소지할 정도가 됐다. 누적 결제액도 2천975억원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불과 100일 사이에 벌어진 극적인 변화다. 세계적으로도 드문 사례다. 열풍의 요인은 '캐시백'이다. 오리지널 인천e음카드의 캐시백은 인천 어디서나 일률적으로 6%(국비 4%+시비 2%)가 적용된다. 하지만 e음카드를 자체 발행하는 기초지자체에 따라 별도의 캐시백이 추가된다. '서구e음카드'는 4%, '미추홀e음카드'는 2%의 캐시백이 각각 덧붙여진다. 이달부터 발행에 들어간 '연수e음카드'의 추가 캐시백도 4%다. 7월 한 달 동안에는 5%가 적용돼 실제 캐시백은 11%나 된다.뜨거운 열기만큼이나 부작용도 커지고 있다. 현금을 가진 사람만이 혜택을 볼 수 있고, 많이 쓰면 많이 쓸수록 더 많은 캐시백이 이뤄진다는 점 때문에 '부익부 빈익빈' 논란이 이는 건 일찌감치 예견됐던 일이다. 어느 지역에선 자녀의 1년치 학원비를 e음카드로 치르는 게 상식이 됐다. 거주지에 따른 형평성 문제와 상대적 박탈감도 극히 예민한 부분이다. 별도의 e음카드를 발행할 수 있는 기초지자체와 재정형편상 그렇게 할 수 없는 기초지자체로 나눠지고 있는 현실은 자칫 심각한 주민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 독자적으로 e음카드를 발행하고 있는 기초지자체들도 당장 예산 고갈을 걱정하고 있다는 점 역시 간과할 수 없다. 저마다 추경편성을 서두르고 있고, 7.5%의 캐시백을 계획했던 남동구는 예산 부족을 우려해 발행시점을 다음 달로 늦췄다.엄정하게 말하자면 캐시백은 지역화폐의 '본질'이 아니다. 지역화폐 사용 활성을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이다. 그럼에도 현실은 캐시백이 목적이고 본질인 것으로 변질시켜버렸다. 정치인, 지역주민, 소상공인 등 다양한 주체들의 다양한 이해가 서로 얽히고설킨 결과다. 캐시백이 본질이 된 인천e음카드는 이미 소비의 역외유출 억제와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본래의 선한 목적을 의심받을 수도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인천에서 모처럼 성공한 정책이 건전성과 지속성을 위협받고 있다. 기본 재원을 국비에 기대고 있는 인천e음카드에겐 현실적인 한계가 분명히 존재한다. 운용의 방향을 재정립하고, 캐시백의 합리적인 한도를 정해야 한다. 지금이 그때다.

2019-07-16 경인일보

[사설]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의 과제와 소명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임명안을 재가했다. 정부가 국회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없이 임명을 강행한 16번째 사례다. 윤 후보자에 대한 보수 야당의 반대가 그만큼 심했고, 반면에 그에 대한 문 대통령의 신임이 절대적임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25일 취임하는 윤 신임 총장은 이처럼 상반된 정치환경 사이에서 최고 사정기관장의 직무를 수행해야 할 부담을 안고 있는 셈이다.윤 신임 총장은 중차대한 시점에서 임기를 시작한다. 우선 여권이 밀어붙이고 있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와 이에 따른 검·경수사권 조정에 대한 검찰의 입장을 확정해야 할 형편이다.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이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집요하게 물었지만 그는 단정적인 입장을 밝히진 않았다. 여야가 공수처 설치에 대해 첨예하게 대립하고,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검·경의 주도권 싸움도 노골화된 상황이다. 여야 정쟁과 사정기관간 분규에 휘말릴 개연성이 충분하다. 검찰 수장으로서 사정기관의 합리적, 정상적 작동을 위한 자신의 입장 정리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여야가 사생결단의 각오로 충돌할 내년 국회의원 선거도 검찰에겐 큰 부담이다. 어느 정권에서나 검찰이 정권의 충견이라는 비아냥을 듣는 이유는 정권 지향적 검찰 수뇌부의 행보 때문이었다. 특히 선거 정국에서 검찰의 중립성 시비가 가장 도드라진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윤 신임 총장의 직무 철학이 선거 국면에서 제대로 작동할지 야당과 국민이 주시할 것이다.윤 총장이 이 정권 들어 서울중앙지검장으로서 2년 동안 진두지휘한 적폐수사를 어떻게 마무리할지도 고민해야 할 문제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사건을 계기로 진행중인 삼성 수사의 향방에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 등 국내 반도체 기업을 향한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가 한·일 경제전쟁으로 비화되는 마당에 검찰의 기업적폐 수사는 신속하게 합리적으로 마무리해 줄 필요가 있다.윤 신임 총장은 청문회 과정에서 스스로 위증 시비를 자초해 권력에 초연한 강골 검사의 이미지가 훼손됐다. 개인적으로 뼈 아픈 오점일 것이다. 그런 만큼 검찰을 권력의 지배나 권력과의 유착에서 독립시켜 오직 국민만을 위한 사정기관으로 환골탈태 시킬 각오를 세워주기 바란다. 검찰의 독립은 검찰 스스로는 물론 대한민국의 정상화를 위해서도 반드시 성취해야 할 과제다.

2019-07-16 경인일보

[사설]관광거점 도시 수도권 제외 안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관광거점도시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을 진행하면서 대상지에서 수도권을 배제하는 조건을 내걸어 논란이 일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월 인천 송도에서 열린 확대 국가관광전략회의를 주재하면서 광역단체 1곳과 기초단체 4곳을 관광거점 도시로 선정해 육성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문체부는 그 후속 대책으로 이번 연구용역을 발주한 것이다. 문제는 용역 제안 요청서에 명시된 '수도권 및 제주 외의 제2선 관광도시를 전략적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하면서 수도권을 뺀 부분이다.연구용역을 주는 문체부는 갑이고, 용역을 수행해야 하는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을이다. 이 요청서에 못 박힌 갑의 과업 지시는 을이 꼭 따라야 하는 지상 명령이나 마찬가지이다. 문제는 여기서 생긴다. 문 대통령이 관광거점도시 육성 계획을 처음 발표한 곳이 인천이었다. 대통령의 당시 발표를 들은 인천시민들은 당연히 인천도 포함될 수 있는 기회가 있겠구나 하고 받아들였다. 당시 문 대통령은 "인천은 관광산업의 성과와 도전과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라며 "세계 최고의 국제공항인 인천공항을 통해 관광객들이 대한민국으로 들어온다"고 했었다. 대통령이 나서서 인천을 크게 띄운 셈이다.인천이 관광산업의 성과와 도전과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라고 한 대통령의 언급은 옳은 말이다. 인천은 우리 한반도의 역사에 서려 있는 아픔이란 아픔은 죄다 안고 있는 도시이다. 강화도는 남한지역에서는 유일하게 북한의 개성과 함께 고려 왕도의 정통성을 공유할 수 있는 지역이다. 옹진군은 분단의 현재적 공간이다. 연평도 포격사건이 터진 지 10년도 지나지 않았다. 강화와 옹진지역은 국가가 나서, 아니 남북한 정부가 공동으로 도모하는 평화 관광지가 돼야 한다. 이런 인천을 빼놓고 무슨 관광거점도시를 육성하겠다는 것인지 납득할 수가 없다.문체부의 이번 관광거점도시 기본계획 수립 연구 과업 지시에서 수도권이 빠져 있다는 것을 청와대도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인천시는 대통령이 송도에서 주재한 확대 국가 관광 전략회의가 끝난 뒤 곧바로 특별 조직을 꾸렸다. 뒤따를 정부의 공모 절차에 대응하기 위함이었다. 대통령이 인천에서 발표하면서 수도권을 제외 지역으로 삼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문체부는 이제라도 대통령의 인천 발언에 실려 있던 메시지를 제대로 읽고 잘못을 고치기 바란다.

2019-07-15 경인일보

[사설]청와대 여야 회동, 민생 현안 푸는 계기 돼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일본 수출 규제 논의를 위해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청와대 회담을 제안했다. 황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과의 청와대 회담을 제안하면서 "위기상황에 정치 지도자들이 머리를 맞대는 모습은 그 자체로 국민에게 큰 힘이 될 것이며 실질적인 논의가 가능하다면 대승적 차원에서 어떤 회담이라도 수용하겠다"고 했다. 대통령과 5당 대표 회동 형식도 받아들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청와대와 여당에서 긍정적 반응이 나오면서 문 대통령과 여야 정당 대표의 회동이 성사될지 주목되고 있다. 아직 의제와 구체적 방식이 정해지진 않았으나 성사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도 높다. 정경두 국방장관 등 외교안보라인 교체와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임명안 처리문제 등을 두고 여야 대립이 이어지고 있어 이를 의제에 포함하느냐 등이 막판 변수가 되겠지만 일본 수출 규제에 국한하지 않고, 남북미 판문점 회동, 최근의 정치적 사안 등 다양하고 폭넓은 현안이 논의될 수 있을 것이다.한국당에 황교안 체제가 들어선 지난 2월 이후 집권당과 제1야당의 관계는 대립과 갈등의 연속이었다. 한국당이 지지층 결집을 위해 장외투쟁을 이어가고, 강경수구 세력을 의식한 발언들을 쏟아내면서 집권당과 한국당의 관계는 악화일로였다. 게다가 패스트트랙 정국을 거치면서 분위기는 더욱 험악해지는 등 여권과 한국당 및 보수야당과의 관계는 회복 불능인 것처럼 보였다. 다행히 황 대표가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회동을 제안함으로써 정국 전환의 분수령을 마련한 것은 평가할 만하다.여야가 민생과 개혁 입법을 두고 경쟁하지 않고, 기싸움과 내년 총선을 의식한 지지층 결집에만 몰두하는 퇴행적 정치의 결과는 80일이 넘도록 국회를 방기한 상황에까지 이르렀었다. 선거 승리를 위해서라도 제1야당은 대안있는 비판과 건강한 견제를 통해서 정국운영의 한 축을 담당할 때 수권정당으로서의 위상을 인정받을 수 있다. 청와대와 여당도 야당을 국정 파트너로 생각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이번 회동이 성사된다면 여야가 서로의 관점과 주장을 포용하면서 접점을 찾는 대승적인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일본의 경제보복을 포함하여 사회경제적 불평등과 노조의 반발, 군의 기강 해이 등 산적한 현안을 풀어 갈 단초를 마련하는데 대통령과 여야가 허심탄회하게 머리를 맞대기 바란다.

2019-07-15 경인일보

[사설]경기 고교 무상급식 재원갈등에 담긴 함의

경기도 고교 무상급식 시행을 앞두고 재원분담을 둘러싼 시비가 본격화되고 있다. 시비의 주체는 경기도교육청, 경기도, 도내 기초단체(시·군) 등 3개 자치기관들이다. 도내 고교 무상급식은 도민에게 오늘 9월, 즉 2학기 부터 전면시행이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금까지 3개 기관별 재정 분담비율이 확정되지 않아 시행 여부가 불투명해졌다.먼저 도교육청이 문제제기를 했다. 전체 무상급식 재원 중 도교육청과 경기도·도내 시·군이 각각50%를 분담하기로 했는데, 경기도와 시·군 사이의 분담비율 결정이 늦어져 사업차질이 예상된다는 우려였다. 경기도가 발끈했다. 당초 도교육감의 공약사업인 고교무상급식을 지원하기 위해 초·중고교 무상급식 지원비율을 감안해 전체 재원의 15%를 부담하기로 대승적 결단을 내렸는데, 시·군 설득 작업을 경기도에 미루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요지다. 반면 경기도 시장군수협의회는 고교무상급식 협의과정에서 시·군은 소외된 채 결정 통보만 받았다며, 무상급식 재정 35%를 감당하기 힘들다고 하소연 중이다.벌어진 양상은 도교육청, 경기도, 시·군 등 3개 자치기관이 고교 무상급식 재정 부담을 최소화 하기 위한 분쟁으로 보인다. 하지만 복지재정 문제가 자치현장의 분규로 드러난 분쟁의 본질을 주목해야 한다. 중앙정부와 광역단체(시·도)는 물론 시·도교육청이 시행중이거나 추진하는 복지정책 대부분은 각 기관 사이의 재정분담을 전제하고 있다. 즉 중앙과 시·도 및 광역 교육자치기관이 복지정책을 성안할 때 마다 일선 시·군이 자동적으로 재정분담 주체로 편입되는 것이다.시·군들은 복지정책 건당 분담액은 미미해도 복지정책 모두를 수발하려면 기초단체 재정이 파탄날 지경이라며 반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경기도 자치기관장 대다수가 민주당 출신인데도 재정분담 시비가 발생한 것은 복지재정 전반에 빨간 불이 켜졌음을 보여준다. 민주당 출신이 대세인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가 지난 11일 기초단체의 복지재정 부담을 축소해줄 것을 공식 건의한 것도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경기도민 입장에서는 중앙정부, 시·도, 시·군·구, 시·도교육청 재정 모두 내 주머니에서 나간 혈세다. 이 혈세로 상위 기관은 복지 생색을 내고, 시·군·구는 재정파탄을 하소연하며 다투니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경기도 고교 무상급식을 둘러싼 3개 자치기관 재정분규는 현행 각종 복지정책의 불안한 미래를 암시하는 예고편일 수 있다.

2019-07-14 경인일보

[사설]해군 2함대 해프닝에서 드러난 군의 민낯

지난 주말 국방부는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사령부 내에서 발견된 정체불명의 거동수상자가 부대 내에서 근무 중인 사병으로 확인한 뒤 검거했다. 초소에서 동료 병사와 함께 경계를 서던 중 음료수를 구매하기 위해 200m 떨어진 자판기에 다녀오다 탄약고 초소 경계병에게 목격됐지만 수하에 불응한 채 도주했다는 것이다. 이후 관련자와 동반 근무자는 두려운 마음에 자수하지 못했단다. 부대 내에서 오리발과 고무보트, 노 등이 발견되어 북한군 침투의혹이 일었는데 다행이다. 그러나 경계근무 중의 초병이 음료수 한잔을 마시고자 벌인 일탈치고는 사건이 너무 커 보인다.사건 발생 10여 일 동안 군이 국민에게 보여준 행태는 실망을 넘어 한심하기 때문이다. 4일 밤 10시경 거동수상자 발견 직후 함대사령부는 부대방호태세 1급을 발령하고 기동타격대와 5분 대기조 등으로 수색했지만 검거에 실패했다. 이튿날 ㄱ병장이 자수함으로써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했으나 9일 헌병 수사과정에서 허위자백으로 밝혀졌다. 직속상관 ㄴ소령은 사태가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우려해서 병사 10여명에게 허위 자수를 제의했고, ㄱ병장이 제안을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구태의연한 범행조작과 허위자수, 책임전가 등에 국민들은 어이가 없다.기가 막힌 것은 최고 군령권자인 합참의장이 사건발생 열흘이 다 되도록 모르고 있었다는 점이다. 지난 11일 바른미래당의 김중로 의원이 박한기 합참의장에게 전화로 관련 사실을 보고받았는지 확인하자 박 합참의장은 "처음 듣는 말씀"이라고 했단다. 오히려 박 의장은 김 의원에게 "(2함대에서) 어떤 일이 있었느냐"고 되물었다. 김 의원이 박 의장과 통화한 녹음파일을 언론에 공개하자 이날 오후 6시경 합참은 "합참의장은 5일 오전 작전본부장으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았다. 박 의장은 김 의원과 전화 통화 당시 기억나지 않아서 보고를 못 받았다고 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합참 측의 해명을 수긍할 수 없다. 지난달 15일 북한 목선 삼척항 귀순문제가 불거져 여론이 비등하던 터에 더구나 박 의장은 이 일로 '엄중경고' 징계까지 받은 상황이니 말이다.불과 열흘 전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북한목선 경계실패 문제로 대국민 사과를 했는데 이번에는 또 누가 머리를 숙일지 궁금하다. 군에 대한 국민의 불신의혹이 도를 넘어섰다는 점을 명심해야할 것이다.

2019-07-14 경인일보

[사설]도시 학생이 농어촌특별전형으로 대학 간다니

한국 대학입시 전형은 난해하기 짝이 없다. 수많은 전형 방식이 파생된 명분은 다양한 인재 선발이다. 학생과 학부모는 각 전형의 공정성을 신뢰하고 난수표 같은 대입전형에 매달리고 있다. 만일 전형의 공정성이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이 발생한다. 그런데 공정성이 무너진 대입전형이 있다. 농어촌특별전형이다.농어촌특별전형은 도시지역에 비해 교육환경이 열악한 농어촌 고교생들에게 입시 특전을 주는 제도로 도입된지 20년이 넘었다. 각 대학이 입학 정원의 4% 내에서 정원외로 선발한다. 하지만 읍·면 지역 고교 재학생으로 한정한 획일적인 전형 조건 때문에 수 많은 문제점을 양산했다. 특별전형을 노린 위장전입과 전학이 만연했다. 주민들의 성화에 시달려 동(洞)으로 변경해야 할 읍, 면을 기형적으로 유지하는 시가 한 두곳이 아니다.수도권은 농어촌특별전형의 부조리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곳이다. 서울에 인접해 사실상 도시화된 김포 고촌읍과 남양주 화도, 와부읍내 고교는 특별전형 대상이다. 이들 지역에서는 특별전형 혜택을 아파트 분양광고 첫머리에 올릴 정도다. 화성시 남양읍은 시 승격에 따라 동으로 변경됐지만, 주민 반발로 읍으로 원위치 됐다. 읍·면 단위의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 중인 수도권의 현실이 특별전형 도입 취지를 흔들고 있는 것이다.농어촌특별전형 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은 혜택의 대상인 농어촌 학생들이 정작 제도에 의해 제외되고 있는 점이다. 지역에 고교가 없거나 부족해 도시로 학교배정을 받은 농어촌 학생들은 전형에서 제외된다. 옹진군 북도면 학생들은 지역에 중·고교가 없어 인천시 중구 학교를 다니는 바람에 전형 대상이 아니다. 화성시 봉담읍 학생들은 지역내 고교 정원이 부족해 수원 학교를 배정받았다고 전형에서 제외된다. 특별전형 자격이 복불복이 된 것이다.농어촌특별전형의 부조리 현상이 전국 도처에서 발생한 지 오래됐다. 이 제도를 이용해 편법으로 대학에 진학하거나, 제도의 대상임에도 제외된 학생들의 수가 엄청나다는 얘기다. 농어촌 학생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받도록 하자는 제안이 수없이 제기됐다. 하나 같이 타당한 제안들이다. 그런데 교육부와 대학당국만 이를 모른 척 깔아뭉갠 세월이 20년 이상이다. 공정성이 흔들리고 제도의 취지도 묘연해진 농어촌특별전형을 방관하는 교육부의 배짱 행정이 목불인견이다.

2019-07-11 경인일보

[사설]한·일 무역갈등, 핵심소재 산업 육성 계기로 삼자

일본의 제2차 무역보복조치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한·일 관계가 극단으로 치닫고 있어 한국 경제의 핵심인 반도체 산업 등이 심각한 타격을 받을까 우려된다. 정부는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첨단소재 수출 규제를 세계무역기구(WTO) 이사회에 긴급 안건으로 올려 국제 여론전에 나섰지만, 일본은 문재인 대통령이 요구한 보복 철회는 물론 정부 간 협의 제안조차 거부하는 등 추가 보복까지 예고했다. 특히 경제보복의 빌미를 제공했던 징용 배상 판결 문제를 다루자며 일본이 내놓은 3국 중재위원회 구성안에 우리 정부도 수용 불가 방침이어서 당분간 협상은 어려울 전망이다.정부가 WTO 상품·무역이사회에 수출규제를 안건으로 올린 것은 일본의 부당성을 국제사회에 알려 교착국면을 타개해보려는 의도다. 또 일본이 제기하는 고순도 불화수소 북한 반출 의혹에 대해서도 "근거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럼에도 일본은 경제 보복을 철회하기는커녕 "중재위 구성에 대한 한국의 답이 없다"며 모든 선택사항을 검토해 대응하겠다며 맞불을 놓고 있다.반도체·디스플레이 첨단소재 3개 품목의 수출을 규제하면 우리나라만 영향을 받는 게 아니라 세계 경제에도 파급 효과가 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전 세계 D램과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각각 70%, 50% 이상의 합계 점유율을 보이고 있고, 스마트폰과 차량용 디스플레이 세계 시장에서도 삼성과 LG디스플레이가 1위를 지키고 있다. 만약 수출규제가 장기화 되고 이들 기업이 타격을 입는다면 글로벌 공급망에 큰 혼란이 생길 게 뻔하다.정부는 이번 사태를 위해 30대 기업 총수 등을 청와대로 불러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외교적 해결에 최선을 다하고 한국 기업에 피해가 발생하면 필요한 대응을 조처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더불어민주당도 11일 일본 수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긴급 추진 사업을 중심으로 최대 3천억원 수준의 예산을 추가경정예산안 심사 과정에 반영키로 했다. 핵심은 일본 수출규제 3대 품목 및 추가 규제 예상 품목을 중심으로 기술개발, 상용화, 양산단계 지원 등이 주요 골자다.발등에 불은 떨어졌다. 하지만 급한 불을 끄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인 대안도 마련해야 한다. 정부와 기업이 머리를 맞대 핵심소재 산업을 육성하고 수입선을 다변화하는 구조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일본의 정치적 경제 보복에 더는 우리경제가 희생양이 되어서는 안 된다.

2019-07-11 경인일보

[사설]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선에서 최저임금 결정해야

내년에 적용할 최저임금이 이르면 오늘 결정된다. 마이너스 인상률을 제시한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 위원에 대한 항의 표시로 하루 동안 심의를 거부했던 근로자위원들도 복귀했기 때문이다. 이들 역시 최저 임금안을 빨리 결정하는 것이 여러모로 좋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노사의 요구안 격차가 워낙 커서 합의에 이를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근로자위원들은 최초 요구안에서 430원 낮춘 9천570원, 사용자위원들은 최초 요구안보다 185원 올린 8천185원을 제시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2년 동안 29.1%로 급격히 인상한 탓에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정부가 성장률 전망치를 낮출 만큼 경제 상황도 만만치 않다. 올해 1분기 상위 55개 기업의 투자가 전년 대비 37%나 줄었다. 투자가 없으니 일자리도 줄 수밖에 없다. 올 6월 기준 실업자는 113만7천명으로 외환위기 이후 20년 만에 최대치다. 종업원을 고용하고 있던 자영업자는 1년 전보다 12만6천명이나 줄었다. 최저임금 영향을 많이 받는 임시근로자도 8만5천명이나 감소했다. 재계는 이를 근거로 최저임금 인상이 노동시장은 물론 국가 경제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고 주장한다. 2009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최저임금을 제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하지만 노동계는 임금수준이 여전히 낮은 점을 고려하면 무리한 요구가 아니라는 태도다. 최초 요구안 시급 1만원은 월 209만원으로 1인 가구 생계비(208만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특히 시급 1만원은 문재인 대통령 공약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최저임금의 직접 수혜자인 근로자의 생각은 또 다르다. 임금인상으로 2년 동안 많은 일자리가 사라진 것을 직접 지켜봤기 때문인지 '최저임금에 대한 인식'조사에서 41%가 최저임금을 동결해야 한다고 대답했다.오늘도 결론을 내지 못하고 팽팽하게 의견이 맞설 경우, 최저임금은 올해 새로 꾸며진 9명의 공익위원 선택이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최저임금을 결정하는데 정치적 입장이 고려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경제 사회, 나아가 최근 악화한 한일관계까지 고려해 인상 범위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공익위원은 그 어느 때보다 중립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노동계 역시 10%대 인상률을 마냥 고집하지는 않을 것이다. 동결이 바람직하나, 그렇지 못하다면 이번만큼은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선에서 결정되어야 한다.

2019-07-10 경인일보

[사설]지속가능한 지역화폐를 구상하자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화폐를 앞다투어 발행했던 지자체들이 정작 시민들이 폭발적 반응을 보이자 예산 고갈 때문에 새로운 고민에 빠졌다. 인천지역 기초자치단체들이 출시한 전자식 지역화폐는 서구의 '서로e음카드'(5월 1일), 연수구의 '연수e음카드'(7월 1일), 미추홀구의 '미추홀e음 카드'(7월 1일) 등이다.인천 서구 전자식 지역화폐 '서로e음'이 발행 71일째인 10일(5월 1일 발행) 발행액 1천억원을 돌파했다. 전국 최단기간 기록이다. 인천 연수구의 경우 이달 1일 전자식 지역화폐 '연수e음' 카드를 공식적으로 발행했는데 지난 8일 기준 7만4천551명이 연수e음 카드를 신청했고, 누적 결제액은 109억4천300만원을 넘어섰다. 미추홀구가 이달 1일 발행한 '미추홀e음' 카드도 1주일 만인 7월 7일 기준 4만3천577명이 신청했고, 누적 결제액이 18억7천400만원에 달했다. 인천지역 3개 기초단체는 전자식 지역화폐의 예상 밖 인기몰이로 재정 소진을 우려하며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서구의 경우 42억원 추경을 편성하여 구의회에 제출했으며, 연수구도 2개월 내에 준비한 예산이 소진될 것에 대비책을 수립중이다. 지역화폐를 준비중인 타 지자체들은 3개 기초자치단체의 예산 조기 고갈 상황을 지켜보며 출시를 연기하거나 출시 자체를 재검토하고 있다.지역화폐의 발행비용과 혜택을 전적으로 정부와 지자체의 예산에 의존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역내 경제 활성화의 파급효과를 확인하지 못하면, 애초의 목적과는 달리 세금 낭비라는 비판에 자유롭지 못하다. 지역화폐의 발행으로 시민들이 받는 혜택에 대한 형평성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또 재정여건 때문에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지역화폐를 발행하지 못하는 지자체도 많기 때문에 지자체별로 위화감이 조성될 수도 있다.지역화폐의 인기몰이는 캐시백 포인트 때문이다. 지역화폐 카드로 결제하면 기초단체에 따라 8~10%의 캐시백 포인트를 사용자에게 돌려준다. 그런데 이 캐시백 포인트는 정부가 4%, 인천시가 2%를 각각 지원하고 나머지는 기초단체가 부담하는 구조다. 지역화폐가 지속성을 지니려면 지역화폐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고 그 수혜자가 사용자에게 캐시백 포인트를 돌려주는 순환구조를 찾아내서 지자체 예산 부담을 줄여나가야 한다.

2019-07-10 경인일보

[사설]기능 발휘 못하는 학교폭력위원회 개선 시급하다

전국의 초·중·고교는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이하 학폭위)를 설치 운영중이다. 학폭위의 핵심 기능은 피해학생의 보호와 가해학생에 대한 선도 및 징계, 피해학생과 가해학생 간의 분쟁조정이다. 학교폭력에 교육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유일한 법적 기구이다. 하지만 비현실적 운영방식으로 인해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부작용을 양산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전문인력의 배치와 지원체계가 절대부족한 것이 가장 큰 문제다. 피해자와 가해자를 분리한 뒤 사실확인에 이어 피해 학생과 가해 학생 상담을 진행하고, 양측이 승복할 수 있는 결과에 이르는 과정은 단계 마다 전문적인 경험과 지식이 필요하고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피해회복과 가해선도를 위한 상담은 전문기관의 조력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런 모든 과정을 학폭위 업무를 담당하는 교사 한명이 전담하는 실정이다. 담당 교사는 1건의 학교폭력만 발생해도 모든 업무를 팽개치고 학폭위 전 과정을 진행하는 업무지옥에 빠진다.현장 교사들은 이처럼 비합리적 운영방식이 학폭위 기능의 왜곡과 마비로 이어져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킨다고 하소연한다. 과도한 업무 부담을 피하기 위해 피해자를 설득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피해측과 가해측이 분리되지 않고 피해학생 신분이 노출돼 2차피해를 발생시키는 일이 수시로 일어난다. 이로 인해 분쟁이 해결되기는 커녕 확대되고 악화되기 일쑤라는 것이다. 2017년 전국 학폭위 심의건수가 3만1천여건이고 경기도에서만 7천300여건이 학폭위 심의에 올랐으니, 그 안에 내재된 갈등과 상처의 크기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학폭위 업무에 대한 현장교사들의 불만이 폭주하자 교육부는 학폭위를 교육청 산하 교육지원청으로 이관하고 일선 학교는 경미한 학교폭력을 자체 해결하도록 국회에서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법 개정이 실현되면 현장교사는 업무지옥에서 탈출할 수 있지만, 교육지원청에 이관된 학폭위가 제 기능을 발휘할 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경기도교육청은 25개 교육지원청에 학생상담 센터를 운영중이지만 상담교사는 정원의 절반에 불과하고, 병원형 상담센터는 상담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학폭위를 현행대로 운영해도, 교육부 계획대로 교육지원청에 이관해도 문제는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학폭위 문제해결을 위한 교육당국의 현실적 대안이 절실하다.

2019-07-09 경인일보

[사설]예타 통과한 '국립인천해양박물관' 건립

세계 주요 해양도시에는 저마다 고유한 해양문화를 보존 전승하는 박물관이 있다. 호주 시드니를 여행할 때 꼭 들러야할 곳으로 소개받는 곳이 바로 달링 하버에 위치한 호주국립해양박물관이다. 북유럽 스웨덴의 제2도시 예테보리에 있는 국립해양박물관도 이름난 관광명소지만 사실 그보다 훨씬 더 대중적으로 이름난 해양박물관이 있다. '타이타닉'호에 비견되는 17세기 호화전함 '바사호'를 인양해 전시하고 있는 스톡홀름의 바사호박물관이다. 독일 함부르크 해양박물관, 영국 런던 그리니치 해양박물관, 네덜란드 로테르담 해양박물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중앙해군박물관, 미국 하와이 해양박물관, 일본 고베 해양박물관, 프랑스 마르세유 유럽지중해문명박물관 등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해양박물관이다.우리나라에도 해양박물관이 있다. 부산, 울산, 포항, 서천, 목포에 국가가 운영하는 해양박물관이나 과학관이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인구 절반이 모여 사는 수도권에는 국가가 운영하는 해양 관련 박물관이 단 하나도 없다. 특히 우리나라 제2의 해양도시 인천에 해양박물관이 없는 현실은 인천시민 스스로의 시선으로도, 외부의 객관적인 시선으로도 좀처럼 이해하기 어렵다. 그동안 인천의 위상이 그만큼 낮았다는 얘기다. 그저 서울의 배후도시쯤으로 여겨졌던 탓이다. 그저께 전해져온 '국립인천해양박물관' 건립사업의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예타) 통과 소식은 그래서 한편으론 낯설다. 지난 2002년 경제성 부족을 이유로 정부의 예타에서 탈락했고, 다시 2016년부터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3년여 만에 얻게 된 결실임에도 그렇다.인천 월미도에 지상 4층, 연면적 1만6천938㎡ 규모로 2024년 상반기에 모습을 드러내게 될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은 인천의 항만물류 역사와 관련된 각종 자료와 유물을 전시하는 공간, 해양민속·해양환경·해양생태계를 보여주는 시설 등이 들어선다. 인천시와 해양수산부는 내년까지 기본·실시설계를 마무리해 2021년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박물관이 들어서는 곳이 인천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만큼 향후 인천을 상징하는 공간으로서 기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 바다와 함께 역사를 만들어왔고, 지금 이 순간도 바다와 함께 역사를 만들고 있고, 앞으로도 바다와 함께 역사를 만들어나갈 해양도시 인천의 소중한 해양문화를 보존 전승하게 될 국립해양박물관이다. 예타 통과를 진심으로 기뻐하는 이유다.

2019-07-09 경인일보

[사설]섬지역 교사 수급 해결, 가산점만이 능사 아니다

인천시교육청이 섬지역 근무경력 점수를 높여 교사 수급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교육계의 고질적인 땜질처방이다. 육지에서 근무하는 교사들의 반발이 거세지면 섬지역 가산점수를 내렸다가 수급에 문제가 생기면 슬그머니 높이는 방식으로 섬지역 교사들의 수급을 조절해 왔기 때문이다. 일정기간 높였다 줄였다 하는 섬 근무 가산점 부여방식에 교사들도 지쳤다.인천시 옹진군 내 섬지역을 보면 대부분 경력이 짧거나 초임인 20대 교사들로 채워지고 있다. 전체 115명 교사 가운데 20대가 38명(33.04%)으로 가장 높고, 30대가 33명(28.70%), 40대 24명(20.87%), 50대는 20명(17.39%) 순으로 나타났다. 인천 전체로 보면 20대 교사 비율은 6%로 만나기조차 힘든데, 옹진군에서는 33%까지 치솟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강화군도 20대 교사 비율이 17.37%에 이른다. 신규교사 비율이 높아지면 수업의 질 하락은 불을 보듯 뻔하다. 경력교사들이 부족하다 보니 교육과정 편성, 학교폭력 업무, 나이스(NEIS·교육행정정보시스템) 관리 등 행정업무에 파묻히고 있다. 신규 교사들이 부장급 교사가 담당해야 할 행정업무까지 떠맡고 있다.섬지역에 근무하는 교사들에게 주는 혜택은 관사, 수당, 승진가산점 등 3가지다. 그러나 관사 대부분이 낡고, 으슥한 곳에 있어 시설과 안전면에서 취약하다. 연평도에서 근무했다는 한 교사는 "오래된 관사 벽 틈으로 벌레나 뱀이 들어오고, 단열도 부실해 겨울에는 실내에 방한 텐트를 치고 생활했다"고 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2014년 전국 8학급 이하 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원 1천470명을 대상으로 40.6%에 해당하는 교원이 섬지역 학교시설 등 환경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하기도 했다. 섬 근무 수당도 월 3만~6만원으로는 한 달 네 번 육지를 왕복하는 뱃삯도 안 된다. 승진 가산점도 상한인 2.5점을 받으려면 최소 4~5년을 섬에서 근무해야 한다.열악한 근무환경, 수업 이후에도 처리해야 하는 과중한 행정업무, 보고서 작성까지 교사들이 섬 근무를 꺼리는 이유가 분명하다. 그런데도 가산점만으로 해결하려는 것은 관리자의 행정편의주의에 불과하다. 교사라는 이유만으로 헌신과 희생을 강요하던 60~70년대 '섬마을 선생님' 시대는 지났다. 섬지역 교사의 안정적 수급을 위해서는 지원 혜택이 만족스러워야 한다. 인센티브는 주는 사람보다 받는 사람이 인정해야 효과가 더 큰 법이다.

2019-07-08 경인일보

[사설]인사청문회는 후보자의 능력 검증이 본질이다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어제 진행됐다. 오전 청문회에서는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소환 문제와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회동 등을 두고 여야간 설전이 오갔다. 또한 패스트트랙 정국 때 폭력사태 유발 등 국회선진화법 위반으로 대거 고발 조치된 자유한국당 의원 및 일부 여당 의원들과 관련해 청문위원으로서 자격이 있는지 여부로 오전 청문회 시간을 다 보냈다.윤 전 세무서장 뇌물수수 사건 개입 의혹 사건은 윤 전 세무서장이 육류 수입업자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중 해외로 도피했고, 체포돼 송환됐는데 22개월 후 혐의없음을 받은 사건이다. 한국당 의원들은 윤 전 세무서장이 무혐의 처분을 받은 배경에 윤 후보자가 있는게 아니냐면서 자료제출을 요구했고, 이 과정에서 여야 설전으로 윤 후보자를 상대로 한 본 질의는 1시간 30분이 지나도록 시작되지 못했다. 윤 전 세무서장은 윤 후보자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윤대진 현 법무부 검찰국장의 친형이다. 윤 후보자 청문회에서 검찰개혁과 관련하여 검찰의 영장청구권과 수사지휘권, 직접 수사 등에 대한 질의응답도 있었으나, 윤 후보자가 검찰총장으로서 적임인지 여부보다는 확인되지 않은 의혹에 대한 여야 공방이 주를 이루었다.2000년 인사청문회가 도입된 이후 청문회 제도에 대한 회의론 등 무수한 지적이 있어왔다. 청문회는 후보자에 대한 자질 및 역량 검증과 도덕성 검증의 두 가지로 대별될 수 있다. 그러나 후보자에 대한 자질구레한 흠집내기나 망신주기. 개인 신상에 대한 과도한 질문 등 청문회의 본질을 벗어나 정치공방의 장으로 전락한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도덕성 검증은 비공개로 한다든지, 청와대가 인사검증 자료를 미리 국회에 보내는 등 여러 대안이 제시되어 왔다. 또한 개인 신상에 관한 사항은 경찰이나 국세청 등의 관련 기관이 충분히 검증한 이후에 업무에 관련된 사안에 국한하여 청문회를 해야 한다는 요구와 국회 청문보고서 채택이 불발돼도 대통령이 임명하면 그만인 제도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비판도 계속 제기되어 왔다.그러나 항상 청문회 당시에 그치고 개선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자료제출을 둘러 싼 여야 공방도 단골 메뉴다. 청문회의 여러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존속시키는 게 낫다면 후보자의 능력을 제대로 검증할 수 있는 제도개선을 서둘러야 한다.

2019-07-08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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