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유명무실 '임금직접지급제' 정부가 원칙지켜야

건설산업이 경기불황인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 속에서 임금을 제때 받지 못하는 근로자들의 호소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4일 오전 8시15분께 용인시 처인구 한 전원주택 공사현장에서 건설용 외장재 공사업체 사장 A(50)씨가 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붙였다. A씨는 전원주택 30여 개 동을 짓는 현장에서 외장재 공사를 한 협력업체 대표로, 최근 원청 건설사인 시행업체로부터 1억원대의 공사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해 갈등을 빚어오다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1998년 인천국제공항 1단계 건설이 한창이던 시절, 인천국제공항공사 전신인 수도권신공항건설공단은 협력업체 임금체불에 대해 강력한 대응 조치를 마련했다. 원청업체가 협력업체에 공사비나 임금을 제때 주지 않으면 공사 참여 제한 등 페널티를 부과했다. 임금을 제때 받지 못한 근로자들이 수시로 상담할 수 있도록 임금체불에 대한 안내문과 전담부서 전화번호를 적은 현수막을 공항 건설현장 곳곳에 붙여놓기도 했다.수도권신공항건설단은 파격적으로 일부 협력업체나 일용직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직접 지급하는 방식을 도입하기도 했다. 현 정부가 지난해 말 발표한 '임금직접지급제'와 유사한 정책을 20년 전에 실시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당시 인천공항 건설을 맡은 국내 대형 건설사들의 로비가 만만치 않았다. 원청의 횡포에 협력업체는 말도 못하고 눈치를 살피던 시절은 예나 지금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수도권신공항건설공단은 '임금 체불은 부실공사'라고 인식하고 강력하게 대처했고, 건설사업이 마무리될 때까지 임금과 관련한 문제만큼은 철저하게 관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공공기관이 발주한 공사의 체불임금을 막기 위해 정부가 시행하는 '임금직접지급제'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을 사고 있다. 공공기관조차 이런 제도가 있는지도 모르는 모양이다. LH 인천지역본부가 발주한 5개 사업장에서는 아직도 임금직접지급제가 시행되지 않고 원청업체나 협력업체 등을 통해 지급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원청 갑질에 속 태우는 협력업체는 '미지급 악순환'을 끊어달라며 분신으로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공사 발주기관이나 원청은 여전히 절대적인 우위에서 '관행'이라는 이유로 임금체불을 한다. 발주기관이나 원청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협력업체와 근로자의 속 타는 실상을 정부와 공공기관마저 외면한다면 현장 근로자들은 더는 설 곳이 없다.

2018-07-16 경인일보

[사설]후반기 국회 민생의 편에 서서 정치 복원하라

20대 국회가 16일 후반기 원구성을 완료하고 7월 임시국회를 개원했으나 험로가 예상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회는 개점휴업을 본업으로 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본연의 임무에 소홀했다. 여소야대 국회인데다가 자유한국당 등 야당의 발목잡기 등이 원인이겠으나 협치에 소극적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의 책임도 컸다.지난 5월 29일 임기가 만료된 의장단의 지각 선출과 상임위원회 구성 등을 마쳤으나 국회에는 여야가 충돌할 수 있는 예민한 현안이 산적해 있다. 문재인 정부 집권 2년 차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면 여권에 대한 국민 지지도 급격히 하락할 수 있다. 자유한국당 등 보수야당에 대한 거부감이 여당의 반사이익으로 작용했던 프레임도 끝났다고 할 수 있다. 집권세력의 주요경제정책은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및 공정경제다. 그러나 이러한 목표는 국회의 입법을 거치지 않으면 성과를 낼 수 없다.최저임금과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하여 영세상공인과 자영업자의 피해 대책이 제대로 세워지지 않으면 안된다. 상가임대차보호법이나 가맹사업법 등의 민생법안 뿐만 아니라 국민의 보건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미세먼지 대책 등도 입법을 통하여 마련해야 한다. 특히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규제프리존특별법 등 한국당이 핵심법안으로 꼽는 법안 등도 이번 국회에서 처리되어야 한다.종합부동산세제 개편안과 최저임금 인상 등에 대해서도 여야의 인식차가 크다. 이러한 민생 입법 사항 이외에도 여야가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쟁점에는 방송법 개정안과 법제사법위원회 개선 방안, 검경수사권 조정 문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등이 있다. 어느 하나 여야의 대립없이 녹록하게 넘어갈 수 있는 사안들이 아니다. 게다가 경찰청장 후보자와 야당이 이념적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등도 여야의 대치를 불러올 수 있어서 국회는 언제 다시 공전할지 모르는 상황이다.그러나 여야 모두 정당이기주의와 정파적 이익에 매몰되어 국회를 공전시킨다면 민심은 국회심판론을 들고 나올 것이다. 여당도 야당을 적극 포용하는 협치의 정신을 가져야 하며, 야당도 지방선거의 민심을 받들어 여당 발목잡기로 일관해선 안된다. 경제지표의 악화는 물론이고 계층과 부문별 갈등도 날로 심해지고 있다. 여야 정당은 선거 민심을 받들어 국회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국회가 민생의 중심에 서서 정치를 복원시키길 기대한다.

2018-07-16 경인일보

[사설]경제정책 균형과 속도조절 필요하다

소상공인들의 읍소에도 불구하고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 7천530원에서 10.9% 오른 8천350원으로 결정됐다. 올해 최저임금이 지난해보다 16.4% 오른데 이어 두 해 연속 두자릿수 인상이다. 이로써 내년 최저임금에 따라 임금이 인상되는 전체 근로자는 약 506만2천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위원회의 '2019년 최저임금 심의를 위한 임금실태 등 분석'에 따른 전망이다.표면적으로는 500만명 이상의 저임, 비정규직 근로자의 임금인상이 확정된 만큼 여론의 호응이 상당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두 해 연속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의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와 5인미만 영세사업자 등 소상공인들은 예고했던 불복운동 실행방안을 논의하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혜택을 받는 근로자들은 급격한 임금인상이 무더기 해고로 이어질까 노심초사 다. 소상공인들은 주고 싶어도 못주니 범법 아니면 폐업을 할 판이라고 아우성이고, 근로자들은 인상은 좋은데 인상된 임금을 받을 일자리를 잃을까 걱정이니 최저임금 인상의 혜택이 어디에 미치는지 알 수 없다.정부가 선의의 정책인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예상치 못한 곤경에 처한 이유는 간단하다. 경제현실을 외면한 신념의 기계적 추진 때문이다. 자유시장 경제체제에서 임금인상은 경제호황의 반영이다. 경제가 성장하고 일손이 부족하면 임금은 자연스럽게 오른다. 하지만 작금의 상황은 성장률 전망치가 떨어지고, 청년실업자가 넘쳐나며, 노후생계를 위해 나선 자영업자들이 포화상태이다. 모든 경제지표가 최악이다. 그런데 정부만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정책적 신념에 입각해 최저임금 인상을 전례없는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다.문제는 모든 경제 주체가 사슬로 연결된 경제생태계의 특성상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가 전체 국민에 미칠 것이라는 점이다. 정부가 대책으로 검토 중인 근로장려세제 확대와 일자리안정자금 확충은 재정부담을 늘릴 것이고, 상가임대료 상한제는 급속한 임대료 인상을 불러올 수 있다. 더군다나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이 알게 모르게 물가에 스며들었듯이 서민물가 인상도 불가피해졌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날 때마다 정부가 쫓아다니며 수습해야 하는 상황이다.문재인 대통령의 경제공약에 담긴 선의를 누가 의심하겠는가. 대통령의 선의의 신념을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경제현실을 반영한 정책의 균형과 속도조절이 필요한 시점이다.

2018-07-15 경인일보

[사설]사회갈등 해소 없는 반려견 놀이터는 안 된다

경기도 곳곳에 '반려견 놀이터'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지난 7일 안산시가 1억5천만원을 들여 단원구에 3천100여㎡의 '성곡반려견 놀이터'를 오픈한데 이어 8일에는 안양시 석수동에 이보다 3배나 큰 '삼막애견공원'이 개장되었다. 조만간 경기도와 김포, 부천, 용인, 화성시도 유사한 놀이시설을 선보일 예정이다.이재명 도지사 선거공약에 힘입어 지자체들이 앞다퉈 반려동물공원 조성에 팔을 걷어붙인 때문이다. 덕분에 도처에서 마찰음들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해 의왕시가 왕송호수공원과 백운호수공원에 견공(?) 전용 놀이터를 마련하려다 소음과 악취, 분변 방치 등을 우려한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된 것이 상징적이다. 지난해 7월 서울 서초구는 반포근린공원에 반려견 놀이터를 조성했다가 '아이들이 개에 물릴 수 있다'는 주민 반발로 개장조차 못하고 철거한 사례도 있다. 심지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개 세금을 도입하라"는 항의성 청원까지 눈에 띈다.국내 애견인구 숫자가 상당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574만 가구가 개 632만 마리를 기르고 있는 바 등록률이 지지부진한 점을 감안하면 반려견수가 1천만 마리를 넘는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긴다는 '펫팸족', 자신과 반려동물을 동일시하는 '펫미족' 등 신조어들이 등장하면서 펫비즈니스는 비약적으로 성장 중이다. 내수산업군 중 매년 두자릿수 성장을 지속하는 경우는 반려동물산업이 유일하다. 출산율 저하에 따른 가족 구성원 감소와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개와 고양이 등을 기르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탓이다. 주거형태 또한 아파트와 다세대 등 공동주택이 절대다수여서 개들이 뛰놀 수 있는 별도의 공간 확보가 절실하다. 뒤뚱거리며 주인 곁을 따라가는 견공(?)들이 비일비재한 것이다.공공재로서의 애견 놀이터 확대가 불가피한 이유이다. 정부는 2014년에 반려동물 등록을 의무화했으며 경기도는 반려견 놀이터 설치와 운영시간을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로 제한하는 내용의 운영지침을 만들었으나 강제성이 없어 실효성은 의문이다. 운영 주체가 제각각인 점도 문제다. 설치 위치에 따라 공원관리부서 혹은 하천 관리부서가 담당하다보니 운영관리에 일관성은 물론 전문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견주들의 이웃배려는 필수적이다. 인간과 반려동물의 공존을 도와주는 사회화교육이 요구된다.

2018-07-15 경인일보

[사설]소상공인들 단체행동 선언 예사롭지 않다

12일 소상공인들이 정부의 최저임금 정책과 관련 사실상 대정부 투쟁을 선언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날 '소상공인 모라토리엄(지불유예)' 운동을 선언하고 "내년도 최저임금과 관계없이 소상공인 사업장 사용주와 근로자 간의 자율합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는 최저임금 동결과 업종별 차등화를 요구하면서 공동휴업 등 단체행동을 예고했다.정부의 소득주도성장정책 성과가 미미한 가운데 정책 부작용의 당사자인 소상공인들이 공개적인 저항을 선언한 것은 매우 의미심장한 징조다. 대통령의 높은 지지도를 동력으로 추진했던 소득주도성장정책은 경제주체와 전문가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당정이 일사불란하게 뒷받침해왔다. 최근 최저임금위원회가 사용자위원들이 읍소한 업종별 차등적용안을 공익위원들이 근로자위원들과 합세해 부결시킨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근로자와 사용자의 이익을 조정해야 할 공익위원 전원이 근로자위원 편에 선 것이다.문제는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화가 사용자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소상공인의 간절한 요청이었다는 점이다. 350만 소상공인의 현실은 절박하다. 동종업계 근로자보다 적은 사업수익 현상이 몇년간 이어지면서 폐업률이 창업률을 역전한 실정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가 연이어 최저임금 인상을 강행하자 소상공인들은 자구적 단체행동을 모색하기에 이른 것이다.극단적인 소득주도성장론자들은 적정 최저임금 일자리를 늘려 영세자영업자들을 수용해 소상공인 과밀현상을 해소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현실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최저임금 일자리가 줄고 있다. 그렇다고 체감상 3명에 1명꼴인 청년실업자도 수용하지 못하는 대기업, 중견기업에 최저임금 일자리를 늘리라고 할 수도 없다. 소득주도성장정책의 결과가 자영업자 파탄과 최저임금 일자리 축소, 기업 해외이전과 청년실업 대란 지속으로 고착될까 두렵다. 사정이 여기에 이르면 정부를 향한 반발이 소상공인에 머물지 않을 것이다.한국은행은 이날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하고 취업자 증가수 전망치도 올초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낮춰 조정했다. 경제침체 기조를 반영한 조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소상공인들이 범죄자가 되더라도 최저임금 정부안을 거부할 것을 선언했다. 이는 투쟁선언이기에 앞서 살려달라는 마지막 읍소에 가깝다. 정부가 어떻게 대처할 지 국민들이 주목하고 있다.

2018-07-12 경인일보

[사설]아동급식카드 부정발급 전수조사 서둘러야

저소득층 아동들의 복지 향상을 돕기 위한 아동급식카드가 무분별하게 악용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 '경기도 아동급식전자카드시스템'의 허점을 이용한 것인데, 1억5천만원을 사용한 오산시 공무원이 덜미를 잡혔다. 이 공무원은 3년 동안 31장의 경기도아동급식전자카드(G-드림카드)를 부정 발급받아 사용했지만 허술한 행정 탓에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어려운 저소득 가정의 아동에게 돌아갈 세금이 개인의 주머니에 들어갔다고 하니 놀랄 수밖에 없다.전자카드시스템의 총체적 부실이 원인이었다. 저소득가정 아동들이 급식카드를 발급받기 위해선 해당 행정복지센터에 인적사항과 '아동급식 신청(추천)서'를 제출해야 한다. 담당 공무원은 아동의 개인신상정보를 '사회보장정보시스템(행복e음)'에 입력한다. 이어 각 시·군의 재가를 받아 급식카드 지원을 확정하고, 경기도 아동급식전자카드시스템에 개인정보를 추가 입력하면 카드가 발급된다. 18세 미만의 취학 및 미취학 아동과 18세 이상 고등학생까지 포함해 가정형편에 따라 하루 1~2식, 한 끼에 4천500원, 1회 한도 6천원 내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이 카드를 지급 받은 아동은 식당·편의점 등에서 식사를 하거나 식료품을 사는 데 사용한다.문제는 이 시스템에 아동의 성명과 생년월일, 연락처, 주소 등 기본적인 신상 정보만 입력하게 돼 있고 아동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주민등록번호가 빠졌다는 점이다. 이런 이유로 이 공무원은 존재하지 않는 아동의 이름과 연락처 등을 허위로 작성해 31개의 카드를 부정 발급받았다.더 큰 문제는 도내 31개 시·군 중 22개 시·군에서 G-드림카드를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산시처럼 허위 카드가 발급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실제 포털 사이트에는 아동급식카드의 무분별한 발급과 부정 사용에 대한 글이 많이 올라와 있다. 외제차를 타고 와서 급식카드를 사용하거나 금액이 많을 경우 한 사람이 여러 장의 급식카드로 나누어 결제했다는 내용이다. 분식업이나 편의점 사업자들은 사용자 10명 중 6명을 불정발급자로 의심하는 지경이다.실태가 심각한데도 경기도와 해당 지자체는 인력부족을 핑계로 실태 파악을 위한 현장조사는 생략한채 시스템만 개선하겠다며 한가한 태도다. 안될 말이다. 당장 카드발급자 전원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공표해야 한다. 조사결과가 있어야 제도개선 방향을 정할 수 있다.

2018-07-12 경인일보

[사설]난개발 막겠다는 용인시의 '사람 중심' 개발

용인시의 난개발은 악명이 높다. 인근 화성, 광주도 난형난제지만 용인시는 그 정도가 특히 심하다. 용서고속도로를 지나다 광교산 자락의 난개발 현장을 보노라면 등골이 서늘하다. 이렇게 파헤치고 까뒤집어 놔도 후환이 없는 것인지 두렵기까지 하다. 먼 훗날 우리 후손들이 "해도 너무했다"고 원망해도 할 말이 없을 정도다. 광교산뿐만이 아니다. 용인의 대부분 지역이 비슷한 처지다.과거에 용인은 '골프 8학군'이란 소리를 들을 정도로 골프장 개발로 전 지역이 몸살을 앓았다. 햇빛이 잘 드는 야산엔 예외 없이 골프장이 들어섰다. 무분별한 골프장 난립으로 자연이 파괴되고 아이들의 학습권, 시민들의 건강권이 침해되는 사례가 비일비재했다. 이제 그 고통과 불편이 아파트, 빌라, 단독주택, 공장 난개발로 고스란히 옮겨갔다.백군기 용인시장이 난개발을 막기 위해 총력 대응에 나섰다고 한다. 난개발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난개발조사특별위원회의 활동을 서두르는 한편, 기존의 개발과 관련된 각종 위원회도 자세히 살펴 위원을 교체하는 등 의욕을 보이고 있다. 개발 심의와 결정을 하는 위원회가 개발 이익을 앞세우는 인사들 위주로 편성됐을 경우 난개발을 막기가 쉽지 않다고 판단한 듯싶다. 현재 용인시에서는 개발과 관련해 도시계획위원회, 건축위원회, 경관위원회가 활동하고 있다. 이 위원회 구성을 '깬 사람' '사람을 중시하는 사람'들로 채우겠다는 것이다.하지만 취임 일성으로 난개발을 막겠다고 하지 않은 시장이 없다. 모두 같은 소리를 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흐지부지됐다. 심지어 난개발인지 뻔히 알면서도 지연, 학연, 혈연 그리고 표에 발목이 잡혀 되레 허가를 남발하는 등 개발 위주의 행정에 적극 나선 시장들도 있었다.용인의 난개발은 서울과 인접한 지리적 여건 때문이다.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있고 그러니 개발업자들이 여기저기 파헤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무분별한 개발 허가를 막기 위해 규제를 강화해도 개발업자들이 법에 맞는 조건을 내세우면 반려할 명분도 없을 것이다. 이미 난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는 타 지자체가 용인시의 '사람중심' 개발을 숨죽이며 주시하고 있는 것도 그래서다. 용인시가 성공하는데 타 지자체가 성공 못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난개발의 대명사' 용인시가 이번 실험에 성공한다면 전국적으로 귀한 모범사례가 될 것이다.

2018-07-11 경인일보

[사설]강화 관방유적 문화유산등재 주민 설득이 먼저

인천시가 강화도 관방유적의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를 재추진하기로 했다. 신미양요의 현장인 강화 초지진을 비롯한 강화도 관방유적은 조선후기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는 물론 미국, 프랑스 등 여러 세계 열강과의 전투가 이뤄진 현장이라는 점에서, 현재도 군사요새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문화유산의 의의가 높다. 인천시는 4·27 판문점선언과 6·12 북미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가 평화와 협력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어, 근대전쟁의 현장인 강화 관방유적을 문화유산으로 등재할 수 있는 기회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인천시는 2015년부터 강화도 관방유적의 가치를 세계적으로 알리면서 유적을 효과적으로 보존하기 위한 방안으로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해왔다. 2016년 4월 문화재청의 현지조사를 바탕으로 7월 20일 잠정목록을 작성 제출하였지만 강화군의 반대로 무산되었다. 기초자치단체인 강화군이 인천시와 협의없이 문화재청에 주민 재산권 침해가 우려된다는 부정적 의견을 제출하면서 심의 자체가 보류된 바 있다. 광역과 기초자치단체의 엇박자 행정이다. 최근까지도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둘러싼 인천시와 강화군의 이견은 해소되지 않았다.우선 강화군과의 긴밀한 협의가 필요하며, 주민들의 의견 청취도 보충해야 할 것이다. 특히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후 어떤 변화가 있는지 친절하게 설명해야 한다. 세계문화유산 등재로 관광객의 증가만으로 유적지 주변의 주민들을 설득하기 어렵다. 관광객 증가가 지역의 고용을 증대시키는 효과를 낳을 것이다. 그러나 당장 주민소득과 직접 연계된다고 기대하는 주민은 적다. 오히려 교통 혼잡 등 주거환경이나 생활상의 불편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로 인한 직접적 재산 피해는 없다. 등재 문화유산은 국내법의 적용을 받기 때문이다. 강화관방유적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일부 유적지 주변을 역사문화 보존지구로 고시하게 될 경우에 대한 우려이다. 역사문화보존지구는 건축물의 증개축 허용 기준이 강화되고 비용도 그만큼 높아지게 마련이다. 인천시는 세계문화유산 등재로 보존지구 추가 지정이 없음을 밝히는 한편, 차제에 기존 보존지구의 경우 건축물 증개축에 소요되는 추가 비용에 대한 지자체의 지원 방안과 이를 제도화하는 계획도 다시 제시할 필요가 있다.

2018-07-11 경인일보

[사설]정규직 전환 외면하는 한국지엠 무책임하다

지난 9일 사장실을 점거한 한국지엠 부평비정규직지회가 이틀째 농성중이다. 이들은 정부의 비정규직 직접고용 명령을 이행할 것을 회사 측에 요구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5월 고용노동부가 창원공장 비정규직 700여 명을 정규직으로 고용하라고 했으나 경영상 어려운 사정을 들어 이를 거부한 상태다. 비정규직지회는 영업소 앞 1인 시위를 계획하는 등 총력 투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가까스로 정상화 방안에 합의했던 한국지엠이 노사 간 대립으로 다시 격랑에 휩싸일 것으로 우려된다.민주노총 금속노조 한국지엠 부평비정규직지회는 사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무기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고용노동부가 명령한 창원 공장 비정규직 700여 명 직접 고용'과 '80여 명의 비정규직 해고자 복직'을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지난 5월 창원 공장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라고 명령했다. 고용노동부는 부평 공장에서도 비정규직 900여 명에 대한 불법파견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하지만 사측은 경영상 어려움을 들어 정부 명령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 정규직도 내보내야 하는 비상 상황에서 비정규직의 주장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노조는 사측이 불법으로 판정된 비정규직 파견 근로자들의 정규직화를 외면하는 것은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라고 비판한다. 정부의 정당한 명령마저 거부하는 것은 경영정상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 행위라며 전향적인 자세를 촉구하고 있다. 정부의 중재와 도움으로 경영정상화에 합의한 한국지엠이 그동안의 법원 판결과 정부 명령을 모두 모른 체 하는 건 이해하기 힘들다. 대법원은 지난 2013년과 2016년, 한국지엠 창원공장 사내 하청 노동자들이 정규직이라고 판결했다. 인천지법도 올 2월 부평·군산공장 사내 하청 노동자에 대해 같은 판결을 내렸다. 노조는 사측이 불법 경영과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해야 고객들의 신뢰를 되찾고 현장을 정상화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군산공장을 폐쇄한 한국지엠은 지난 달 우리 정부의 중재와 지원으로 경영정상화에 나섰다. 국민 혈세 수천억 원이 투입됐다. 사측은 고용창출과 퇴출근로자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경영상 이유를 들어 정부 당국의 명령을 거부한 채 비정규직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건 무책임한 자세다. 경영정상화의 첫걸음은 노사화합을 통한 생산성 향상일 것이다. 한국지엠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2018-07-10 경인일보

[사설]붉은 불개미 제 2의 황소개구리 되나

뉴스나 환경다큐멘터리를 통해 우리에게 잘 알려진 황소개구리는 원래 북미 일부지역에서만 서식하던 개구리 종류다. 우리나라에는 지난 1970년대 식용으로 도입됐다가 야생에서 번식하게 되면서 생태계 파괴의 주범으로 낙인찍힌 '침입외래종'이다. 달팽이나 물고기는 물론 뱀까지 잡아먹기 때문에 생태계 교란 야생생물로 지정돼 1997년부터 정책적으로 퇴치사업 대상이 됐다. 황소개구리보다 앞서 식용 목적으로 들여온 민물물고기 배스와 블루길도 침입외래종으로서 우리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있다. 설치류인 뉴트리아는 모피를 얻기 위해 들여왔다가 골칫덩이가 된 경우다. 1987년 불가리아에서 수입된 뒤 관리 소홀로 야생화되면서 생태계를 교란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2009년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됐다.이번에는 '붉은불개미' 비상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인천 남항 인천컨테이너터미널 야적장에서 지난 6일과 7일 이틀간 700여 마리의 붉은불개미가 발견됐다. 7일 있었던 방역당국의 최초 발표 이후 이어진 조사에서는 최초 발견지점으로부터 80m 떨어진 곳에서 일개미 70여 마리가 추가 발견됐다. 같은 군체에서 떨어져 나온 무리인지, 독립된 무리인지는 유전자 조사 결과를 봐야 안다. 인천항에서는 특히 여왕개미가 국내 최초로 발견돼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지난해 9월 부산항 감만부두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국내에서 모두 여섯 차례에 걸쳐 붉은불개미가 나왔지만 여왕개미가 발견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여왕개미가 애벌레와 함께 나왔다는 것은 붉은불개미가 국내에서 알을 낳아 번식을 시도하고 있다는 얘기다.붉은불개미는 세계자연보호연맹이 지정한 세계 100대 악성 침입외래종이다. '살인개미'로 알려져 있지만 독성이 꿀벌보다 조금 강할 뿐 인체에 치명적이지는 않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방심할 수 없다. 가축에게 피해를 주고 전기 설비 등을 망가뜨릴 수 있어서 확산을 막기 위한 검역과 방제가 필요하다. 그걸 위해선 지금 당장이라도 유입경로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된 방역과 확산방지 대책을 세울 수 있다. 하지만 올해 봄 인천항에 들어왔을 것으로 추정될 뿐 정확한 유입 경로는 여전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신속하고 철저하게 방역하지 못할 경우 자칫 제2, 제3의 황소개구리와 배스 그리고 뉴트리아가 돼 국내 생태계를 교란·파괴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그야말로 '발본색원'해야 한다.

2018-07-10 경인일보

[사설]국회 정당 이기주의의 볼모가 돼선 안돼

지방선거 이후 여야의 당내 사정과 원 구성 협상 등의 지체로 사실상 국회 부재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복당파와 잔류파와의 갈등이 당권경쟁의 양상을 띠고 있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도 난항을 겪고 있다. 더불어민주당도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친문과 비문 주자들의 단일화 및 경선 구도를 둘러싼 신경전이 증폭되고 있다. 물론 국회 하반기 원구성은 여야의 수 싸움에도 불구하고 이번 주에는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여야 정당의 내부 사정으로 인한 갈등 국면이 정기국회까지 이어질 전망이고, 정기국회 개회 이후에도 개혁과 민생을 위한 입법이 순탄할 수 있을지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적폐청산 과정에서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민심과 괴리를 보이고 정부여당의 정책에 발목잡기로 일관한 면을 부인할 수 없다. 여소야대 국회 상황까지 겹치면서 국회의 개점휴업 상태가 일상화됐고, 입법 기능은 거의 마비되다시피 했다. 야당의 공백이 국회 부재로 연결된 셈이다. 물론 협치와 포용의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한 여당의 책임도 작다고 할 수 없다.지난 지방선거에서의 야당 참패 이후 범진보진영의 개혁입법연대 구상이 정치권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에 맞서 야당도 개헌과 선거제도 개편을 고리로 개헌연대를 모색하는 분위기다. 지금은 여야 내부 사정으로 주춤하지만 상황이 정리되면 개혁연대와 개헌연대 두 축이 작동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두 대척점이 상대방을 배려하고 존중하면서 건강한 긴장 관계를 유지한다면 나름 의미가 있을 수 있다. 그렇지 않고 선거 이전으로 돌아가서 진영대결로 간다면 국회는 또 다시 입법 부재의 상태가 재연될 수 있다. 개혁입법연대와 개헌연대의 이분법적 구도는 또 다시 정당경쟁을 극한으로 몰고갈 수 있다. 두 진영이 나름대로 정당성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결국은 정당대결로 귀착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집권 2기를 맞는 정부여당은 지리멸렬한 야당을 포용하고 협치의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 개혁입법을 위해 야당도 여당과의 협치와 연대까지 모색할 수 있는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 지난 지방선거의 표심을 직시하여 야당은 여당에 협조하고, 여당도 야당을 배제의 대상으로 삼으면 안된다. 또 다시 여야의 적대적 대립 구도가 재연된다면 국회는 여야를 막론하고 국민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2018-07-09 경인일보

[사설]축구 강국으로 가는 길 K리그에 달렸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이 종착역으로 향하고 있다. 11일 프랑스와 벨기에, 12일 크로아티아와 잉글랜드의 준결승전에 이어 16일 있을 결승전을 끝으로 대회는 마무리된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러시아월드컵은 조별 예선 1승 2패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차기 감독을 찾기 위해 움직이고 있고, 선수들은 소속 팀으로 돌아갔다. 축구대표팀의 올해 월드컵 도전은 막을 내렸지만, 대한민국 축구는 계속되고 있다.지난 5월 20일 15라운드 경기를 끝으로 월드컵 휴식기를 가진 국내 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가 7일 저녁 속개했다.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지난 대회 우승팀이자 FIFA 랭킹 1위인 독일을 꺾는 저력을 선보인 대표팀의 열기를 K리그도 이어받았다. 경기가 열리기 전 포털 사이트 실시간 인기 검색어에는 'K리그' '전북 인천' 등이 등장했다. 월드컵을 즐겁게 본 축구팬들이 K리그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다. K리그도 이에 응답했다.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 전북 현대는 전반에만 5골이 쏟아지는 이른바 '꿀잼 경기'로 팬들의 관심과 기대를 충족시켰다. 월드컵에 출전했던 문선민(인천)과 이용, 김신욱, 이재성(이상 전북) 등이 뛰어난 활약으로 경기장을 빛냈다. 경기는 3-3 무승부로 끝났다. 같은 시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 제주 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도 5골을 주고받는 난타전 끝에 수원이 2-3으로 패했다. 골이 터지니 팬들이 열광한다.대한민국 축구가 발전하기 위해선 국내 프로축구가 먼저 활성화돼야 한다는데 이견을 달 사람은 없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국가대표팀의 서포터스 '붉은 악마'는 경기장에서 'CU@K리그'라는 카드섹션을 펼쳤다. 빈 관중석의 K 리그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울부짖음이었다. 월드컵이 열리는 해에 K리그 관중은 늘어났다. 하지만 그때 뿐이었다. 첫 원정 월드컵 16강에 진출한 2010 남아공 월드컵 때도 마찬가지였다. 축구 강국은 그냥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팬들의 관심이 있어야 한다. 몇몇 스타 플레이어에 의존하거나 골이 터지지 않는 K 리그는 팬들이 외면한다. 그러면 한국축구는 희망이 없다. 박진감 넘치고 재밌는 축구로 팬들이 K리그를 찾게 해야 한다. 그건 이제 한국프로축구연맹의 몫이다.

2018-07-09 경인일보

[사설]폐기물 불법투기 가능한 행정 이해할 수 없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이 최근 한 조폭 조직원을 포함해 40명을 폐기물관리법 위반혐의로 검거했다. 단순해 보이는 사건이지만, 내막을 들여다 보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행정으로 인한 불법의 만연, 민생파괴, 국토훼손, 세금낭비 등 온갖 폐해가 집약돼 있다.경찰수사 결과는 단순하다. 범죄혐의자들은 경기도내 각 도시 외진 곳 18개소에 사업장폐기물 4만5천t을 불법투기해 총 66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했다. 하지만 후유증은 심각하다. 범인들은 검거됐지만 폐기물을 수거해 토지를 원상복구하는데 드는 비용이 엄청나 범죄현장은 쓰레기산으로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경기남부경찰청이 이번에 적발한 사례는 폐기물 불법투기의 일부일테니, 도 전체와 전국 지자체 전체에서 벌어지는 불법투기 폐기물의 양과 훼손된 토지의 규모는 실로 엄청날 것이다.불법투기된 폐기물이 방치되는 이유는 간단한다. 관련법상 폐기물 처리의 우선책임이 토지주에 있지만 불법 투기 사실을 몰랐던 토지주에겐 마른하늘의 날벼락이고, 불법에 공모한 토지주는 원상복구를 외면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당 지자체가 수억에서 수십억원의 세금이 들어가는 행정대집행을 하기 어렵다. 토지주에 대한 대집행비용 환수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폐기물 불법투기의 사전방지가 얼마든지 가능해보이는데도 일이 벌어진 후에 머리를 싸매는 무기력한 행정이 문제다. 애초에 사업장폐기물 발생시점부터 철저한 관리가 작동돼야 마땅하다. 사업장폐기물 발생업체의 책임과 의무를 강화해야 한다. 폐기물을 발생시킨 사람이 폐기물이 합법적인 장소에 합법적으로 처리될 때까지 책임지는 건 당연하다. 폐기물 처리업체에 위탁하는 것으로 책임을 면탈한다면 불법을 조장하는 일이다. 또한 허가당국은 폐기물처리 사업자들의 합법 처리 여부를 감시할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폐기물 운송차량의 운행기록과 합법장소 폐기기록을 확인할 수 있는 첨단장비를 활용하면 된다.폐기물 발생 업체와 허가관청에서 이중으로 폐기물처리 사업자를 주시하고 감독한다면, 일이 터지고 나서 토지주와 지방자치단체가 책임을 미루며 쓰레기산을 방치하는 사태는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이다. 철저한 사전예방 행정이 거르지 못한 범죄는 형사책임과 함께 범죄수익 환수·벌금부과 등 민사책임을 강화해 다스리면 된다. 불법의 길을 터주고 그 피해를 국민이 책임지게 하는 행정은 안된다.

2018-07-08 경인일보

[사설]격화된 미중 무역전쟁 최악 상황 대비해야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전쟁이 발발했다. 미국정부가 6일 오전을 기해 340억달러(38조원) 규모의 중국산에 25% 수입관세를 부과하자 중국정부도 즉각 동일한 액수의 미국 농산물과 자동차 등 545개 품목에 25%의 관세를 매긴 것이다. 중국의 보복관세 리스트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표밭인 중서부 '팜벨트'(농업지대)와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를 겨냥했다.전문가들이 우려했던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미국정부는 지난달 15일 500억달러 규모의 총 1천102개 중국산 재화 수입품에 대해 두 단계에 걸쳐 관세 부과방침을 천명했던바 나머지 160억달러 관세부과 시기도 앞당길 개연성이 커졌다. 중국정부는 '이에는 이로' 대응하겠다는 각오다. 또한 중국은 미국이 세계무역기구(WTO) 규칙 위반을 거론하며 국제사회의 여론을 환기하고 있다.시진핑 중국 주석의 일대일로(一帶一路)에 미국이 제동을 건 것이다. 대국굴기의 액션플랜인 '스마트제조 2025'의 무력화가 관건이다. 중국은 2025년까지 노동집약적 제조국에서 탈피해 스마트 제조 플랫폼 국가로 거듭 나 2045년까지 세계를 석권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단행한 1차 25% 관세부과 물품 중 818개가 전자와 항공, 부품에 집중된 것이다. 중국의 세계패권주의 도전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미이다. 11월 중간선거에서의 공화당 승리는 금상첨화이다.그러나 미국 내부는 물론 국제사회의 보호무역 비판 목소리가 커지는 추세여서 무역전쟁 확전 가능성은 크지 않으나 조기 종식도 의문이다. 최소한 11월 중간선거까지는 미국의 공세 강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고래싸움에 한국경제만 골병들게 생겼다. 그러나 세계경제에 어떤 파급효과가 미칠지 가늠조차 불가능해 출구전략을 세우기가 쉽지 않아 고민이다. 정부는 단기적으로 우리의 수출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이라며 과도한 걱정을 경계했다. 한국의 대중국 중간재 수출에서 미국이 최종귀착지인 비중은 5%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상황 판단에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소득주도성장과 근로시간 단축 등의 '워라밸' 논의는 설상가상이다. 소 잃은 뒤에 외양간 고치면 무슨 소용인가. 글로벌 가치사슬 재편에 부합하는 통상정책을 주문한다.

2018-07-08 경인일보

[사설]교육부 정책수행 능력 이대로는 안된다

자율형사립고와 외국어고, 국제고 등 일부 특목고를 현장에서 도태시키려던 교육부의 의도가 헌법재판소에 의해 무산되면서 현재 중3 학생들의 고입혼란이 상당부분 정리됐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문재인 정부의 교육혁신을 전담하는 교육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은 더욱 커졌다.애초에 교육부가 자사고, 외고, 국제고의 현장 퇴출을 위해 학생들의 학교선택권을 제한했던 것은 정부의 태도로 옳지 않았다. 정부가 자사고 등의 폐지에 대해 확실한 철학과 의지가 있다면 법대로 할 일이었다. 자사고와 특목고는 법에 의해 재지정 평가를 받는다. 평가에 의해 설립목적을 실현하지 못했다는 결과가 나오면 지정을 취소할 수 있다.그런데 교육부는 자사고와 특목고가 일반고와 같은날 신입생을 선발토록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변경했다. 같은 법의 시행령상 자사고와 특목고 지원자가 일반고에 이중지원하지 못하는 점을 노려, 학생들의 자사고와 특목고 선택을 사실상 제한한 것이다. 하지만 헌재는 이를 불허했다. 국가교육 제도상 버젓이 존재하는 학교들을 선택하지 못하게 강제하는 행위가 헌법정신에 위배된다는 것은 상식이다.민주시민의 자유의지를 고양시켜야 할 교육부가 헌재로부터 망신당할 꼼수를 부렸다는 사실 자체가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앞서 교육부는 대입제도개편안을 국가교육위원회에 넘겼고, 국가교육위원회는 다시 공론화위원회에 결정을 위임했다. 교육부는 대입제도개편안을 설계하고 집행할 능력부재를 자인한데 이어 이번엔 자사고와 특목고 폐지를 위한 전술적 꼼수를 펴다가 실패했다.자사고·외고 폐지가 문재인 대통령 공약이라면 현행법대로 평가를 통해 결정하거나, 아예 관련법을 개정해 일괄폐지하는 것이 정도이고 그 결과에 책임지는 것이 당연하다. 이런 식으로 현장에서 서서히 고사시키는 전술적 꼼수는 자사고와 특목고 폐지 정책에 대한 명분이 허약하고 여론의 호응이 부족한 현실을 보여줄 뿐이다.교육은 백년대계다. 고교와 대학교육의 질에 의해 나라의 미래가 결정된다. 대졸자의 상당수가 공시낭인으로 전락한 현실은 국가미래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문 대통령이 직접 교육부의 정책수행 능력을 살펴봐야 할 때가 됐다. 지금같은 무책임과 단견으로 정권을 초월해 이어갈 수 있는 교육대계를 세울수 없다. 새로 임기를 시작한 진보교육감들도 일각의 가치와 신념을 초월한 교육행정을 펼쳐주기 바란다.

2018-07-05 경인일보

[사설]귀추가 주목되는 '이재명표 기본소득'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새로운 경기 인수위원회'가 핀란드 등 복지제도가 전 세계에서 가장 앞선 북유럽 국가에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기본소득'을 경기도에도 도입하기 위한 논의에 본격 착수했다고 한다. '기본소득'은 재산의 많고 적음이나 근로 여부에 관계없이 모든 사회구성원에게 일정 수준의 소득을 무조건적으로 지급하는 것으로 보편성, 개별성을 특징으로 한다.인수위원회는 4일 이와 관련한 정책토론회를 가졌고, 기본소득 추진을 위한 조례안을 공개했다. 조례안에 따르면 우선 기본소득위원회를 설치하도록 했다. 기본소득위원회는 도지사를 당연직 위원장으로 하고 15명 이내의 위원으로 성별을 고려해 구성한다. 위원 중에는 사회복지, 경제 분야 단체 대표와 대학교수 등도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위원회에는 재정소요를 분석하는 기획재정위원회, 의견 수렴을 위한 시민참여위원회, 정책개발 자문을 담당하는 지역경제위원회 등도 설치된다.이와 함께 보편적 복지인 기본소득을 실현하기 위해선 재원 마련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부동산 재개발 등 개발수익·도시재생사업 수익·경기도 소유의 부동산 임대료·공기업 이윤 등을 영구기금으로 적립한 뒤 이를 기본소득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기본소득'이 경기도에 도입된다면 국내 첫 사례로 전국적인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기본소득을 도입할 경우 소득 불균형, 내수 침체, 일자리 감소 등을 완화할 수 있으나 재원 마련·기존 복지체제와의 충돌·포퓰리즘 논란 등 난관이 적지않다.실제 스위스에서는 정부가 매달 성인에게 2천500프랑(약 300만원), 18세 미만 어린이 및 청소년에게는 625프랑(약 78만원)씩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방안에 대해 2016년 6월 찬반 투표가 이뤄졌으나 76.9%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이에 비해 핀란드 정부는 2017년 1월 1일부터 2년 동안 일자리가 없어 복지수당을 받는 국민 중 2천명에게 매달 560유로(약 70만6천원)의 기본소득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핀란드 정부는 기본소득이 빈곤 감소, 고용 효과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면밀하게 검토한 뒤 성과가 확인되면 적용 대상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재명 지사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기본소득'이 현실화될지, 아니면 논의로 끝날 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2018-07-05 경인일보

[사설]'서민 빚 탕감 프로젝트'에 거는 기대와 우려

이재명 도지사의 공약인 '서민 빚 탕감 프로젝트'가 시동을 걸었다. 경기도지사직 인수위원회인 '새로운 경기 위원회'는 도 산하기관인 경기신용보증재단의 소멸시효 완성채권 560억원을 소각해 서민의 재기를 돕기로 했다. 빚으로 고통받는 서민이 부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게 그 의도다. 지난 5월 말 기준으로 소멸시효 5년이 완성된 구상채권은 2천883건에 채무자 수는 4천679명(주채권자 2천883명, 연대보증인·상속인 1천796명)에 달한다.소멸시효 완성채권이란 시효가 지나 금융사가 더 이상 빚을 돌려받기 위한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아 채무자가 빚을 갚지 않아도 되는 채권을 말한다. 일부 금융업체들은 소멸시효가 끝난 채권을 소각하지 않고, 이를 대부업체에 매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이를 사들인 대부업체들은 법망을 악용해 채무자들에게 무리한 추심을 했다. 원칙적으로 돈을 받을 수 없음에도 교묘하게 소멸시효의 효력을 무력화하거나 협박 등 탈법 행위를 저지른 것이다. 폐해가 크자 금감원이 불법 추심을 '민생침해 5대 금융 악'으로 선정할 정도였다.소멸시효 완성채권을 소각하는 그 취지는 좋다. 소각이 완료되면 대출 자료가 삭제돼 장기간 빚에 짓눌려온 서민들의 재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문재인 정부 역시 금융시장에서 소외됐던 저소득계층을 제도권 금융으로 끌어들이자는 '포용적 금융'을 중요한 정책 기조로 내세우고 있다. '카드수수료 인하'와 '소멸시효 완성채권 소각', '최고금리 인하'가 그것이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본격적으로 논의된 포용적 금융은 사회적 책임이 결여된 금융에 대한 반성에서 비롯됐다. G20 정상회의에서 수시로 다뤄지는 글로벌 금융의 핵심 의제도 포용적 금융이다. 우리 금융권에서도 돌려받을 가능성이 없는 채권을 대책도 없이 계속 가지고 있는 것보다는 취약계층의 재기를 돕는 게 더 의미 있다는 공감대가 광범위하게 형성되고 있는 것은 다행이다. 빚의 굴레에서 고통받는 채무자들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도록 도와주는 것은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나라가 해야 할 책무 중 하나다. 하지만 부채 탕감 얘기가 나오면 늘 따라 붙는 게 도덕적 해이에 대한 우려다. 성실하게 빚을 갚은 채무자들이 이런 정책으로 인해 역차별을 당한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나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겠지만 심사과정에서 더 꼼꼼히 챙겨야 할 것이다.

2018-07-04 경인일보

[사설]잇단 '월미도 놀이기구 사고' 원인규명부터

지난 6월 23일에 이어 29일에도 월미도 놀이시설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1주일 간격으로 잇달아 사고가 발생했는데 재발방지책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의문이다. 관할 구청인 중구는 놀이시설업자들에게 준수사항을 철저히 이행하도록 하고 놀이기구에 대한 사전 정비 및 부품 조기 교체 등 사고 예방 활동에 만전을 기할 것을 수차례 요청한 바 있다.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현장 감정을 진행하고 경찰은 감정 결과를 토대로 해당 업체에 대한 입건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문제는 이같은 조치가 통과의례처럼 이뤄지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인천시는 놀이기구 안전확보에 특단의 관심을 가지고 재발 방지책을 세워야 한다. 이는 월미도 놀이시설 한 군데가 아니라 월미도 관광특구 전체의 신뢰에 관한 문제라 더욱 그렇다. 만약 이번에도 어물쩍 넘어가 이 같은 사고가 또 재발한다면 월미도 관광특구는 물론 인천의 도시 이미지에 치명적 손상을 가져 오게 될것이다. 거듭된 사고는 더 큰 사고의 예고일 수도 있다. 6월 23일에 발생한 사고는 월미 테마파크 '회전그네'의 중심축이 기울어지면서 발생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놀이기구 '크레이지 크라운'에서 추락사고가 일어나 테마파크 대표와 현장책임자가 입건되기도 했다. 이 추락사고는 부실관리로 인한 인재로 밝혀졌다. 놀이기구 '크레이지 크라운'의 핵심 부속품인 볼트의 권고 교체주기를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월미도 유원지의 놀이기구 사고가 반복적으로 그것도 짧은 기간 안에 발생했다는 것은 우연이라고 볼 수 없다. 관계 당국은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관점에서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 그런데 지난 29일 발생한 월미도 비취랜드의 놀이기구 '선드롭' 낙하 사고는 전문기관과 중구청의 안전 점검이 이뤄진 지 하루 만에 발생했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안전점검이 형식적으로 이뤄졌거나 기준 자체가 문제일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이후 중구청이 관리 감독을 과연 규정대로 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안전진단 자체를 소홀히 하였을 가능성은 이미 여러 차례 지적된 바 있다. 안전진단의 기준도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 안전진단을 제대로 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시설운영을 정지시키고 충분한 시간을 두고 전체에 대한 정밀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모든 사고는 원인 규명이 먼저다.

2018-07-04 경인일보

[사설]인천 공무원 채용시험 사라진 답안지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났다. 공정성을 생명으로 하는 지방공무원 채용시험의 답안지가 무더기로 사라지는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지방자치단체가 수습한답시고 취한 조치는 더욱 황당하다. 제출한 답안지가 사라진 17명의 응시생들을 빼놓고 채점한 뒤 합격자를 발표하는가 하면, 해당 응시생들에게는 개인별로 따로 연락해 필기시험을 다시 치르도록 종용했다. 시험성적에 가점을 주는 것은 물론 응시생 중 1명을 반드시 합격시키겠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바다 건너 외국서 벌어진 일이 아니다. 지난달 28일 필기시험 합격자 발표까지 한 인천시 지방공무원 임용시험에서 발생한 일이다. 전원 재시험을 치를 수 없는 상황이어서 그랬다는 게 인천시의 해명인데 궁색하기 짝이 없다.인천시는 지난 5월 19일 15개 중·고교에서 2018년도 제1회 인천시 지방공무원 임용 필기시험을 일제히 치렀다. 인천시와 10개 군·구에서 근무할 8~9급 공무원 611명을 뽑는 시험이다. 답안지는 각 교실의 감독관 2명에 의해 걷혀져 고사장에 차려진 시행본부에서 이중으로 밀봉됐다. 교실별 응시생 숫자와 답안지 숫자가 맞는지 두 차례나 확인한 뒤 답안지를 봉투에 담아 밀봉하고, 상자에 한데 모아 다시 밀봉하는 절차를 거쳤다는 게 인천시측의 설명이다. 이렇게 밀봉된 상자는 시청 인근의 한 빌딩에 있는 금고에 보관됐다. 그런데 답안지 17개가 감쪽같이 없어졌다. 답안지가 사라진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시험을 치른 지 닷새 뒤인 지난 5월 24일 채점을 위해 답안지가 밀봉된 상자를 개봉하는 과정에서였다.수습과정에서 인천시가 취한 조치는 하나같이 상식 밖이고 탈법적이다. 답안지가 사라진 응시생들에게 가점을 주겠다며 재시험을 권유한 사실 자체가 심각한 공정성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해당 응시생 17명 중 1명의 합격을 보장한 것에 대해서도 위법 시비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지방공무원의 경우 인천시가 임용권자이기 때문에 추가 임용에 문제가 없다는 게 시측의 설명이지만 이미 설득력을 잃었다. 필기시험 탈락자들의 무더기 소송 등 집단반발이 우려된다. 이런 상황임에도 필기시험 합격자 명단을 당초 일정대로 발표한 인천시는 인·적성 시험과 면접시험도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은 사태의 근본적인 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들 뿐이다. 먼저 원인부터 명징하게 규명한 다음 수습책을 내놓는 게 순리다.

2018-07-03 경인일보

[사설]위례 신도시 트램 주민 삶의 질 고려해야

위례신도시에 도입하려던 노면전차(이하 트램) 설치 사업이 무산됐다. 이에 따라 트램 도입을 전제로 조성된 위례신도시의 교통대책에 차질이 빚어지는 등 후유증이 심각할 전망이다. 경기도가 구상하는 다른 지역의 트램 신설 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해지는 등 파장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민자사업으로 추진했으나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결론에 따른 것이나, 이대로 무산될 경우 부작용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해당 지자체인 성남시도 국가 지원을 요구하고 나서는 등 트램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국토부는 2008년 3월 위례신도시 광역교통개선대책을 세우면서 신교통 수단인 트램 도입 방침을 확정했다. 위례신도시 중심부를 관통하며 지하철 마천역∼복정·우남역 5.44㎞ 구간을 잇는 노선을 건설하는 내용이다. 사업비 1천800억원 중 LH가 60%인 1천80억원을 부담하고 나머지 40%인 720억원은 민간 사업자가 맡아 2021년 완공한다는 방안이다. 두산건설은 2015년 이런 내용으로 민자사업 계획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지난달 말 정부 공공투자관리센터(PIMAC)는 위례 트램 민자사업의 비용 대비 편익 비율(B/C)이 미흡하다는 최종 결론을 내렸다. 사업 추진이 사실상 무산된 것이다.위례신도시는 트램 설치를 전제로 교통망이 구상돼 사업 무산에 따른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위례신도시 중심부 상권에 미치는 악영향도 클 것으로 보여 입주민과 상인들의 반발도 클 것으로 보인다. 도시 내 교통망이 확 달라지면서 주민생활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란 게 교통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특히 경기도 내 다른 지역에 추진하는 트램 설치 계획에도 수정이 불가피해지는 등 연쇄 파장이 우려된다. 경기도내 트램 신설 계획은 동탄도시철도, 수원1호선, 성남1·2호선, 8호선 판교연장, 용인선 광교연장, 오이도연결선, 송내~부천선 등 10개 노선에 달한다.성남시는 국가 지원을 통해 트램 사업이 추진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위례신도시는 성남시와 하남시, 서울시 등 3개 지방정부가 자치권을 갖고 있으므로 지역주민들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중앙정부가 책임지고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행히 국토부도 트램 사업에 대한 추진 의사를 밝혔다. 사업성은 꼼꼼히 따져봐야 하지만 위례신도시 트램 사업은 중앙정부의 대국민 약속 이행 차원에서 재검토하기 바란다.

2018-07-03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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