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혁신과 변화'로 초일류 삼성 이끈 이건희 회장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별세했다. 이 회장은 2014년 5월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져 6년간 투병했다. 고인은 부친인 고 이병철 삼성창업주가 별세한 이후 1987년 삼성그룹 2대 회장에 올라 회사를 이끌었다. 고인이 삼성을 이끌면서 이뤄낸 성과는 눈부시다. 반도체, 스마트폰, 바이오 등 신사업을 통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경영계는 "불굴의 도전정신과 강한 리더십으로 한국 산업 발전을 견인하셨던 재계의 큰 별"이라고 애도하며 이 회장의 정신을 삼성이 이어받아 경영혁신을 선도해달라고 했다.고인은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렸다. 1993년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면서 주창한 '신경영 선언'은 삼성이 세계가 주목하는 기업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 "천재 한사람이 10만명을 먹여 살린다"는 창의 정신을 강조하며 삼성전자를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로 키워냈다. 반도체의 성장 가능성을 확신하고 고 이병철 명예회장을 미국 반도체 기업으로 직접 안내하는 등 반도체 진출을 주도했다. 특히 '품질중시 경영'으로 대표되는 신경영과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삼성을 세계 일류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고인이 27년간 삼성을 이끄는 동안 시가총액은 300배 이상 늘어났다.이 회장이 별세하면서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을 이끄는 '이재용 시대'가 본격 시작됐다. 그는 이 회장이 쓰러진 이후부터 삼성을 이끌어왔고, 2018년 공식적인 총수자리에 올랐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계열사 재편과 미국 전장 기업 인수 등을 통해 변화를 꾀해왔다. 삼성 관련 수사·재판 리스크로 한계가 있었던 만큼 이 부회장이 이끌게 될 '뉴 삼성'에 관심이 모아진다. 경영권 승계와 국정농단 관련 재판, 지배구조 재편 등 산적한 현안을 어떻게 타개할지 주목된다. 10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세금 부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 여부도 결정해야 한다.고인은 혁신과 변화를 기치로 삼성신화를 창조했다. 코로나19로 시련을 겪는 기업과 경제계가 본받아야 할 소중한 정신적 자산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이끄는 삼성의 앞날에는 대내외적 도전과 시련을 극복하고 명실상부한 초일류 기업으로 우뚝 서는 과제가 남았다. 고인의 탁월한 경영철학을 이어받아 지혜롭게 극복하기를 기대한다. 특히 원만한 경영권 승계와 투명한 경영, 원만한 노사관계를 실천해 국민 눈높이와 기대에 부응하는 삼성이 되기를 바란다.

2020-10-25 경인일보

[사설]검찰수사 독립과 민주적 통제의 균형이 필요하다

국정감사가 오늘 끝나지만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전반적으로 맹탕 국감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그나마 대검찰청 국감에서 여러 쟁점이 제기됨으로써 검찰 권력의 구조적 문제점이 제기된 것은 평가할 만하다.대검 국감의 핵심 논란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여 윤석열 검찰총장을 최근 제기된 '검언유착 사건'과 라임 사건 수사에서 배제시킨 행위의 적법성이었다. 이는 법무부와 검찰의 관계와 관련하여 검찰의 수사권 독립과 민주적 통제와의 조화를 어떻게 찾아 나가야 하느냐는 문제와 직결된다. "총장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고 한 윤석열 검찰총장의 발언이 여야의 정쟁을 유발하고 여당이 윤 총장을 비판하는 빌미를 제공한 게 사실이지만 이 발언은 검찰이 처한 본질적 문제를 상징적으로 표출시킨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검찰총장은 의전적 상하관계와 인사 등 일반적 사무에서 지휘를 받는 관계라는 면에서는 '부하'이지만 장관의 명령을 일방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부하가 아니다'라는 말도 맞는다.검찰청법 제8조는 "법무부 장관은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라면서도 "장관은 일반적으로 검사를 지휘·감독하고,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법무장관이 개별사건에 대해 검사에게 영향을 미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견제장치이다. 검찰은 법무부의 외청이지만 사무 관할에서는 준사법기관의 역할을 하며, 검사 개개인은 독립관청의 지위를 부여받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 여당 의원들은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을 일방적으로 옹호하며 윤 총장을 몰아붙였다. 청와대가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이 불가피하다'라는 입장을 낸 것을 인용하며 윤 총장의 입장을 민주주의에 도전하는 행위로까지 비약시켰다.윤 총장과 정권과의 불화야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추 장관이 검찰개혁의 명분으로 윤 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여러 번 행사하면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및 수사의 독립성과 검찰권력 통제와의 조화가 중대한 문제로 제기되었다. 여야는 진영논리에서 벗어나서 이 문제에 대한 법적 제도화를 고민할 때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총장 몰아내기의 정치논리에서 벗어나 법무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가 과도한 것은 아니었는지에 대해서도 성찰해야 한다. 권력은 절제된 규범성과 관용에 기반할 때 정당성을 갖기 때문이다.

2020-10-25 경인일보

[사설]독감백신 접종 중단하고 원인규명 뒤 재개해야

독감(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후 사망사례가 잇따르면서 국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국민들이 코로나 19로 두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 접종 사망 사태가 발생하면서 공포감이 더 커지는 양상이다. 더욱이 정부는 예방접종 사업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지난 16일 인천에서 고3 학생이 독감 접종 이틀 만에 사망한 이후 전국적으로 관련 사고가 확산하고 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경기도 등 전국에서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한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고양시에 거주하는 89세 남성은 지난 19일 오전 독감백신을 접종한 후 사망했다.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한 첫 경기도민이다. 광명시에서도 관내 병원에서 독감 백신을 접종한 서울 시민이 숨졌다. 53세인 이 여성은 지난 17일 광명시 소재 병원에서 독감 주사를 맞고 나흘 뒤 새벽에 숨졌다. 이 같은 예방 접종 후 사망사례는 엿새 만에 전국적으로 20여 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보건당국은 아직 독감 예방 주사가 사망의 원인이 됐다는 인과 관계는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기저 질환 등 사람마다 다양한 원인이 있기 때문에 콕 집어서 독감 주사로 그 원인을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것이다. 하지만 과거 독감 백신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지금처럼 문제가 된 적이 없었다. 국민들의 불안감이 더욱 커지는 이유다. 이런 불안 속에도 불구, 유료·무료 독감 백신을 맞으려는 발걸음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특히 노령층은 독감 백신을 맞지 않을 경우 겨울나기가 불안하다며 접종대열에 가세하고 있다. 당장에 감기라도 걸리면 코로나 확진을 걱정해야 하는 게 노인들의 입장이다.이런 혼란스런 상황에도 불구, 정부는 접종은 계속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도 독감 백신 접종 이후 사망자가 잇따르는 것과 관련, 아직 구체적인 연관성이 확인 안 됐다며 예방접종 사업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예방접종을 당장 중단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잇따른 사망사고로 인해 국민들은 극도로 불안해하고 있다. 기존 백신에 대한 안전성이 확인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백신 접종을 중단하고 조속한 시일에 원인을 규명해야 한다. 백신을 맞으면 죽을 지 모른다는 국민들의 우려를 불식하는 게 급선무다. 접종은 그 이후에 재개해도 늦지 않다.

2020-10-22 경인일보

[사설]폐기물정책 관건은 실효성이다

자원순환문제가 시민들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지난 13일 시민의 날(15일)을 앞두고 인천시청 중앙홀에서 열린 '시민시장 대토론회'에서 시민들의 투표를 통해 '인천형 뉴딜' 10대 대표 과제를 놓고 온오프라인 투표 결과 수도권매립지 2025년 종료를 위한 '자원 순환 선진화'가 15.2%로 가장 우선해야 할 과제로 꼽혔다. 인천시도 2025년도 수도권매립지 운영 중단이라는 배수진을 치고 자원순환 전략을 공개했다. 1인 1일 기준 0.8㎏으로 저감하고 쓰레기 재활용률을 95%로 높인다는 목표와 발생지 처리원칙에 따른 친환경 자체매립지를 조성해 나가겠다는 것이 골자다. 환경부도 최근 폐기물 발생부터 최종 처리까지 종합적 개선방안을 담은 '자원순환정책 대전환 계획'을 발표했다. 폐기물 정책의 공공성이 강화되고 발생단계에서의 감량을 반영한 것은 주목할만하다. 그런데 오염자 부담원칙과 발생지 처리 원칙은 환경정의로 정착되어야 하지만 어디까지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관련법 개정도 필요하다. 소각장, 폐기물처리장, 재활용선별장 신설 문제로 인한 주민갈등은 수도권의 경우는 광역시도별로, 광역시도의 경우 기초지자체별로 동시에 확산하는 양상이 벌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코로나19로 인한 폐기물의 급증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과정에서 정부가 음식물의 포장과 배달을 권고한 결과 포장배달 쓰레기가 폭증하고 있다. 분리수거가 제대로 되지 않아 소각장 처리용량을 초과하는 지자체도 늘고 있다. 소각장 용량 초과는 결국 직매립 쓰레기 증가를 초래하고 매립지 수명을 단축시키게 된다. 저감은 커녕 폭증부터 막아야 할 판국이다. 정부와 각 지자체들은 자원순환 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배출량 저감 정책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면서 쓰레기 대란 우려는 오히려 높아가고 있다. 생활쓰레기를 비롯한 폐기물 자체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정책이 절실하다. 정부도 쓰레기 문제는 코로나19위기에 대한 대책이기도 하므로 긴급 국정과제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행정력을 총동원하여 당면한 자원순환 문제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수립하여 제시하는 한편 시민들에게 심각성을 호소하여 적극적인 참여도 이끌어내야 할 시점이다. 선언이 아니라 실효성 있는 대안이 절실하다.

2020-10-22 경인일보

[사설]인천시의 'K-바이오' 드림 결실을 기대하며

인천광역시에 경사가 겹쳤다. 최근 중소벤처기업부가 송도국제도시 11공구에 '바이오융합 산업기술단지' 지정을 승인한데 이어 15일에는 산업통상자원부와 보건복지부 공동사업인 '한국형 국립 바이오공정연구교육센터(NIBRT) 프로그램 운영' 공모에서 인천이 최종 선정된 것이다.세계 최고의 바이오 메카를 염원하는 인천시의 꿈이 한층 영글었다. 송도국제도시는 바이오 생산 세계최대(56만ℓ)의 도시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44만ℓ), 싱가포르(27만ℓ), 아일랜드 더블린코크(23만ℓ)가 뒤를 잇고 있다. 2018년 기준 국내 바이오의약품업체 12곳 중 7곳이 이곳에서 생산활동 중이다. 또한 바이오분야 우수 인재들을 공급하는 '바이오공정 인력양성센터'도 유치했다. 유럽과 미국에 이어 세계 3번째이자 아시아에서는 최초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2023년까지 생산시설 및 품질관리 신규인력 수요는 1만6천554명이나 인력공급은 연평균 2천17여명에 불과해 인력부족이 심각하다. 올해부터 2025년까지 6년간 1천398억원을 투입해서 연세대 송도캠퍼스에 센터를 마련하고 석사학위과정 등 매년 2천명을 양성할 계획인데 교육은 연세대가 전담한다.인천시는 산업전략을 바이오의약품에서 바이오헬스케어로 바꿔 바이오 융복합 분야의 다양한 산업 육성에 착수했다. '연구개발-임상-신뢰성 검증-생산'으로 이어지는 바이오헬스케어 밸류체인을 완성하고 바이오약품 생산능력도 101만ℓ로 확대해 총 17만명의 일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2025년까지 12조5천억원을 투입해서 세계 최대의 바이오헬스밸리를 조성하는 인천형 뉴딜사업도 확정했다. 2030년까지 송도국제도시에 세계최대 바이오 클러스터를 구축해 입주기업을 700곳으로 늘리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바이오헬스산업을 제2반도체와 같은 국가 핵심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으며 지난해 5월 홍남기 부총리는 정보통신기술(ICT)과 의료인력, 병원을 융합한 바이오헬스산업의 모델로 인천을 최적지로 지목했다.바이오산업의 질적 고도화는 임상실험과 연구개발을 위한 대형병원의 참여가 전제 조건인데 세브란스병원의 송도신도시 유치가 지지부진해 예단은 금물이다. 바이오 원자재의 98%가 수입인 터에 일본의 수출규제 및 첨단기술 보안, 특허강화 등 세계 신보호주의도 고민이다.

2020-10-21 경인일보

[사설]회의론 더 키운 경기도 국감

19~20일 이틀간 열린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가 마무리됐다. 행정안전위와 국토교통위 등 2개 상임위가 나섰다. 복수의 상임위 감사는 4년 만이다. 평가는 긍정보다 부정이 앞선다. 야당 의원들이 여권 유력 대선후보로 떠오른 이재명 지사에 대한 정치공세에 치중하면서 불필요한 논쟁을 불렀다. 코로나19로 파김치가 된 공무원들은 국감 준비에 다시 녹초가 됐다. 자료 제출 건수도 지난해의 2배나 됐다고 한다. 그런데 눈에 띄는 쟁점이나 정책 감사는 없었다는 평이다. 이 지사는 국감을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정쟁만 부각하는 분위기가 이어지자 해묵은 지자체 국감 무용론을 다시 꺼내 든 것이다.국감 첫날 행안위에서 야당 의원들은 도정이 아닌 정치 공세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은 이 지사를 베네수엘라의 우보 차베스 전 대통령에 비유해 설전을 벌였다. 토지보유세 증세와 국토보유세 신설 등 이 지사의 기본소득 자원 마련 방안에 대해 차베스와 관점이 비슷하다고 비판했다. 공직기강을 거론하다 이 지사의 개인사를 들먹이며 '직원들이 징계 결과를 얼마나 승복하겠느냐'고 했다. 이 지사와 참석 공무원들은 '이런 게 왜 도정과 관계가 있느냐'고 볼멘소리를 한다. 답변 기회가 잇따라 막히자 '말할 기회를 달라'고 읍소하기도 했다.이 지사는 SNS를 통해 국감을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국회는 국정 감사 권한이 있을 뿐 지방정부의 자치사무에 대해서는 감사권한이 없다는 것이다. 지자체에 대한 국감은 국가위임사무에만 적용되는 게 맞다. 10년 넘게 이어진 논쟁거리다. 이 지사가 국감 당일 이런 주장을 한 배경에는 야당의 과한 정치 공세가 한몫 했다는 지적이다. 옵티머스와 관련한 이 지사의 해명에도 불구, 야당 의원들은 계속 의혹을 제기했다. 코로나 사태의 와중에 열린 국감이 정치 공세의 장으로 변질하면서 공직자들에게 피로감만 더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지자체에 대한 국정감사는 국가 위임사무를 살펴보고 점검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이 도정보다는 이 지사 개인에 초점을 맞추면서 정책 감사가 실종됐다는 평이다. 이 지사가 유력한 여권 정치인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국감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무용론이 나오고 심지어 피감기관장이 국감을 거부하겠다고 한다. 지자체에 대한 국감 회의론만 더 커지게 됐다.

2020-10-21 경인일보

[사설]마침내 드러난 환경부의 속셈

마침내 수도권매립지에 대한 정부의 속셈이 드러났다. 지난 19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관은 "3-1매립장의 사용연한이 2025년이라는 것은 합의된 내용은 아니고, 사용하는 기간을 추정했을 때 그 정도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수도권매립지 3-1매립장이 5~6년 후 포화에 이르는 상황에서 인천시가 현 수도권매립지 사용 연한을 늘리거나 대체 매립지를 조성하는 일에 협조 하지 못하겠다고 선언했는데 환경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획기적인 노력이 없다"는 여당의원의 지적에 대한 답변이다. 환경부의 얘기는 3-1매립장의 반입량 감축으로 사용 연한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으로 들린다. 생활폐기물 반입총량제 강화와 건설폐기물 반입 감축으로 기존 수도권매립지의 수명을 연장하겠다는 속내다.수도권매립지 사용을 연장하려는 불순한 움직임은 또 있다. 환경부 산하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향후 사용할 차기 매립장 조성을 위한 행정절차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 포착됐다(경인일보 10월14일자 1면 보도). 기존 수도권매립지의 가장 위쪽은 계획상 '제4매립장'이다. 388만㎡로 제2매립장과 비슷한 규모다. 이 중 김포 구역 162만㎡는 4자 협의체가 대체 매립지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잔여부지의 15%(106만㎡) 이내를 추가 사용할 수 있다고 한 2015년 합의서의 단서조항에도 딱 들어맞는다. 준공 후 경기도에 속하므로 인천시의 2025년 수도권매립지 사용종료 요구에도 대응 가능한 환경부, 서울시, 경기도 3자의 '히든카드'가 될 수 있다. 그 카드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이쯤 되면 전체의 그림이 그려진다. 기존의 3-1매립장을 최대한 연장해 쓰고, 그 다음 3-2매립장까지도 사용하되 인천시의 강력한 반발로 그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제4매립장을 조성해 '오래오래' 사용하는 것이다. 그것이 환경부가 주도하고 서울시와 경기도가 동조하는 수도권매립지 연장사용의 '장대한' 구상 같아 보인다. 지난 2015년 합의서의 단서조항이 기어코 발목을 잡는 덫이 되지 싶다. 앞서 환경부의 노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한 여당의원의 결론도 대체 매립지를 찾지 못하면 단서조항에 따라 3-2매립장 또는 제4매립장 활용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것이 안팎의 분위기다. 지난 15일 박남춘 인천시장이 3자를 향해 "이것이 여러분이 외치는 정의고, 공정이냐"고 일갈한 배경이 예사롭지 않다.

2020-10-20 경인일보

[사설]월성 원전 1호기 감사결과 존중해야

월성 원전 1호기의 조기폐쇄 결정 과정에 하자가 있었음이 감사원의 감사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20일 월성 원전 1호기 조기폐쇄 결정 과정에서 경제성이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되었다는 조기폐쇄 결정 타당성 점검 감사결과를 내놓았다. 감사원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과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018년 월성 1호기의 경제성을 평가하는 과정에 전년도 판매단가가 아닌 한수원의 전망단가를 적용하도록 회계법인에 요구했다. 또 산업부 직원들이 조기폐쇄 결정 과정에 관여해 경제성 평가의 신뢰성을 떨어뜨렸고 백운규 전 장관은 이를 알았거나 충분히 알 수 있었는데도 내버려두었다는 게 감사원의 지적이다. 사실상 조기 폐쇄 결정의 문제점을 인정한 셈이다.이러한 감사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무려 1년 1개월여가 걸렸다. 지난해 9월 국회가 월성 원전 1호기 폐쇄 결정의 타당성을 따져달라고 요청한 지 385일 만에 나온 결론인 것이다. 1년을 훌쩍 넘긴 감사 기간 못지 않게 후유증 또한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1차적으로는 우리나라 최대의 발전회사로 국가 에너지 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한국수력원자력과 산업부에 대한 국민적 신뢰에 금이 갔다. 무엇보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정부가 항상 내세우는 '공정'의 가치도 상처를 입게 됐다.아무리 정책 방향이 옳다 하더라도 그 정책을 합리화하기 위해 작위적인 방법을 동원해서는 안 된다. 이유야 어쨌건 숫자놀음으로 정책을 합리화 하려는 시도를 했다는 자체가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다.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 산업부의 향후 대응에 주목되는 이유다.정치권도 이번 감사 결과를 정쟁의 도구로만 이용해서는 안 된다. 사실 월성 원전 1호기의 조기폐쇄를 결정할 당시의 검토 사항은 운영환경, 경제성, 안정성, 지역수용성 등 4가지였다. 이번 감사원 감사결과는 경제성만 따진 것이다. 노후된 차를 운행할 때도 경제성만을 따져 폐차 여부를 결정하지는 않는다. 감사원이 종합적 판단에 한계가 있음을 인정하고 조기 폐쇄 결정 자체가 타당했는지에 대해 결론을 유보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더구나 월성 원전 1호기는 잦은 고장으로 유명한 원전이다. 다른 평가 지표는 무시하고 경제성만 갖고 정쟁으로 치닫는다면 우리나라의 에너지 정책은 표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2020-10-20 경인일보

[사설]사업을 어떻게 추진했길래 주민혈세 LH에 바치나

인천시 부평구가 법정소송에서 패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무려 146억8천600만원의 주민혈세를 물어주게 됐다. 인천지방법원이 최근 판결을 통해 부평구가 부개지구 주거환경개선사업 정산금 120억원과 밀린 이자를 LH에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부평구가 부담키로 했던 도로, 녹지, 공원 등 기반시설 조성 사업비를 청구한 LH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부평구가 이미 지급한 82억원 외에 LH가 추가 요구한 사업비의 거의 전액이다.도대체 상식적으로 이런 소송이 가능한 이유를 모르겠다. 명색이 지방자치단체와 공기업이다. 시민과 국민의 주거편익을 실현해야 할 두 공공기관이 사업을 어떻게 추진했길래 막대한 혈세를 법정에서 거래할 수 있는 것인가. 기반시설 조성 사업비 추계에 백수십억원이나 차이가 난 이유를 모르겠다. 부평구의 사업계획이 주먹구구였는지, LH의 사업비 추가 정산 요구가 편법적인 이익추구 행위인지 가려야 한다.최근 지방자치단체 사이에서 LH는 악명이 자자하다. 대규모 공공주택개발사업을 마친 뒤 폐기물부담금 취소소송에 시달리는 지자체만 전국에 19곳에 이른다. 지자체에게 사업허가를 받기 위해 폐기물부담금을 납부한 뒤, 이런저런 핑계를 만들어 사업 후에 되돌려달라는 소송을 걸었다. 법원 판결로 지자체들이 판판이 지면서 천억원대에서 수백억원을 토해내야 할 지자체들이 즐비하다. 국회는 LH의 기만적인 사업행태에 제동을 걸기 위해 관련법을 개정하기도 했다.이번 부개지구 사업도 부평구의 인허가권을 의식해 말썽 없이 사업을 완료한 이후에 소송으로 이익보전에 나선 것 아닌지 의심된다. 부평구와 똑같은 이유로 LH의 소송에 걸려 판결을 앞둔 동구도 수십억원을 손해 볼 처지다. 거대 공기업 LH가 기초단체 주거개선사업비용에서 이렇게 큰 오차를 발생시킨 사실이 믿기질 않는다.하지만 주민혈세 낭비에 대한 최종 책임은 부평구에게 있다. 1천가구 규모의 주거환경개선사업에 딸린 기반시설조성 사업 정도에 대한 비용계획을 관리하지 못할 행정력이라면 문제가 심각하다. 결국 막대한 이자 부담 때문에 서둘러 돈을 갚기 위해 지방채까지 발행하기로 했다니, 책임을 면하기 힘들다. LH의 도덕성을 따지는 문제와는 별도로 이 사태에 관련된 책임자 문책이 있어야 한다. 시의회의 진상 조사가 시급하다.

2020-10-19 경인일보

[사설]소리만 요란한 아동학대 방지대책

정부는 아동학대를 방지하겠다는 의지를 수차례 밝혀왔다. 2000년 아동복지법 개정, 2014년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도입, 2020년 특례법 개정이 뒤따랐다. 하지만 아동학대 관련 사건·사고의 증가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정세균 총리까지 나서야 했던 인천 '라면 형제' 사고가 발생, 충격을 주고 있다. 정부는 물론 관련 당국의 의지가 무색하다는 지적이다.경찰에 따르면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지난 2017년 4천101건, 2018년 4천511건, 지난해 4천685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검거 건수 증가세는 더 가팔라 2017년 746건, 2018년 886건, 지난해 1천91건으로 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학대로 사망한 아동이 42명이나 된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정부는 내년인 2021년까지 자치단체마다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을 배치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이달부터는 '아동학대 조사 공공화 선도지역'을 지정·운용하고 있다. 하지만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실효성이 떨어지는 '면피용'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이 경기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도내 7곳의 자치단체만 '2020년 아동보호전담인력 배치 계획'을 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군포시는 단 1명도 배치하지 않았고, 안산시는 8명 배치 계획 대비 자료 제출 당시인 지난 1일 기준 단 1명만 배치했다. 안산시는 뒤늦게 지난 16일 기준 8명 전원이 배치됐다고 밝혔다. 조두순 출소를 앞두고 2개월여 전부터 학대와 성범죄로부터 아동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여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민낯'을 드러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지자체들은 2021년까지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을 배치하겠다는 정부 계획에도 회의적 반응이다. 화성시의 경우 최소 7~8명의 전담요원이 필요한데, 보건복지부 기준으로는 1명을 증원할 수 있을 뿐이다. 18명이 필요한 수원시는 1~2명 증원받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복지부는 계획대로 전담공무원 증원을 차질없이 준비하라고 한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복지부조차도 "(전담공무원 신설은)내년 사업은 행정안전부와 다시 협의해야 한다"고 말한다고 한다. 정부와 지자체, 경찰이 전방위로 나서 아동보호를 위한 촘촘한 그물망을 제대로, 다시 짜기 바란다.

2020-10-19 경인일보

[사설]'여야, 검찰 등 전방위 로비 의혹' 철저히 규명하라

라임자산운용의 전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16일 '자필 입장문'을 통해 야권 인사에게도 수억원대 금품 로비를 했고 이런 사실을 검찰에 밝혔지만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수의 검사와 수사관에게 수억원을 건네고 1천만원 상당의 술 접대를 했으며 접대받은 검사 중 한 명이 라임 수사 책임자가 됐다'고도 밝혔다. 김 전 회장은 '윤석열 검찰총장 측이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 여권실세만을 겨냥해 짜맞추기 수사를 하는 것을 참을 수 없어 모든 것을 밝히기로 했다'고도 했다. 이 사건은 강기정 전 수석 등 여권 인사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으나 오히려 야권과 검찰로 수사방향이 틀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김 전 회장의 폭로가 어디까지 사실인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김 전 회장의 폭로는 현재로서는 일방적 주장이다. 자신을 금품 로비 사건의 핵심인물로 규정하고 대여 공세 수위를 높이는 야당과 로비 수사를 확대하는 검찰에 보내는 경고 메시지 성격으로 읽힌다. 또한 이 사건의 성격을 분산시키고 혼란을 주려는 의도일 수도 있다. 그러나 김 전 회장의 말을 마냥 무시하기에는 폭로 내용이 구체적이다. 이 사건뿐만이 아니라 옵티머스 펀드 사기사건도 정관계와 검찰에 대한 무차별 로비 사건으로 확대되고 있다.검찰이 여야를 막론하고 로비의 실체를 밝혀야 한다. 그러나 검찰 스스로 로비를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상태이기 때문에 어떤 수사결과를 내놓아도 신뢰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 문제다. 게다가 여야가 각자 자신들에 유리한 결과만 내세우고 정쟁으로 흐를 게 뻔하다. 김 전 회장의 폭로는 법무부와 윤 총장 세력으로 나뉜 검찰이 제각각 다른 곳을 겨누고 있다는 의문도 갖게 한다.여당은 단순 금융사기 사건으로 사건의 성격을 규정하려고 하지만 상황이 그리 녹록한 것 같지 않다. 여야는 물론 검찰에게까지 전방위로 로비한 정황이 드러난다면 단순 금융사기를 넘는 사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야당은 이를 '권력게이트'로 몰아세우고 있지만 아직 아무 것도 단정할 수는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과 별도로 투자경위를 살펴보라"고 지시했듯 전파진흥원 등 공공기관의 옵티머스 투자만 봐도 로비에 노출됐다는 합리적 의심이 가능한 상황이다. 이 사건의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알 수 없지만 검찰이 수사팀을 보강하고 법무부도 이를 승인했으니 일단 검찰 수사를 지켜봐야 한다. 그러나 검찰의 수사가 미진하거나 신뢰할 수 없다면 특검도 고려할 만하다.

2020-10-18 경인일보

[사설]정부 택지 예정지, 공원 지정 나선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유휴지 개발을 두고 맞서고 있는 정부와 과천시간 갈등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과천시가 이 일대를 도시공원으로 묶기로 하고 용역비를 확보한 때문이다. 이 지역에 4천여가구의 공동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정부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땅 소유주가 행정안전부라는 점을 고려하면 공원 지정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하지만 일체의 행정협조를 거부하고 있는 과천시가 공원 지정을 밀어붙일 경우 정부와의 마찰이 심화하는 등 파문이 커질 조짐이다.과천시는 최근 과천청사 유휴지인 중앙동 5·6 일대를 도시관리계획상 도시공원으로 지정하는 용역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시는 법적 검토를 통해 도시공원 지정은 관련 법에 따라 시장 권한으로 가능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했다. 시는 이미 3차 추경을 통해 용역비 2억7천만원을 확보했다. 내년 4월 용역을 발주하면 11월께 결과물이 나올 것으로 시는 예상했다. 하지만 시의 공원 지정이 순조롭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국유재산법에 따라 용역 수행과정에서 땅 소유자인 행안부 등과 협의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공원으로 지정되더라도 정부가 주택건설을 강행할 경우 시가 저지할 방안도 마땅치 않은 게 현실이다.기초지자체가 중앙정부에 맞서기는 쉽지 않다. 정부와의 갈등이 심화할 경우 인사·감사·예산상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 과천시는 여당 소속 시장까지 나서 정부 정책에 강력 반대하고 있다. 시 발전을 저해하고 시민 생활의 질을 떨어뜨릴 것이란 우려에서다. 특히 사전 협의나 통보도 없이 일방적으로 주택공급 정책을 추진한 데 대한 반감이 큰 실정이다. 지난 8월 민·관·정이 함께 모여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를 한 것도 이 같은 분위기가 반영됐다는 게 지역 여론이다.정부청사 유휴지는 시민들의 휴식공간이자 문화축제의 장으로 활용돼 왔다. 시의 허파 구실을 하는 부지에 정부가 일방적으로 아파트를 짓겠다고 하니 지자체와 시민들이 반발하는 것이다. 정부 정책을 막기 위해 시가 공원 지정을 하겠다고 나선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정부는 왜 과천시 민·관·정이 한목소리로 반대하는지 다시 살피고 이를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 정부는 우월적 지위로 공원 지정을 막을 수는 있겠지만, 유휴지에 공동주택을 짓겠다는 계획을 실현하기는 더 어려워질 것이란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2020-10-18 경인일보

[사설]지자체별 맞춤형 감염병 대책이 시급하다

인천시의 감염병 환경 분석과 관리방안이 발표되었다. 인천연구원이 14일 발표한 '인천시 감염병 관리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발생 시 인천 10개 군·구 중 미추홀구와 부평구가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나 그 요인이 주목된다. 이 보고서는 각 군·구의 1㎢당 인구·위락시설·다중이용시설·집단생활시설·의료기관 등 5개 분야 밀도를 토대로 감염병 환경에 대한 물리적 취약성을 조사했다.조사 결과 미추홀구와 부평구 모두 위락시설과 다중이용시설을 비롯한 5개 분야에서 다른 군·구보다 밀도가 높게 나타났다. 좁은 지역에 다중이용시설이 많아서 감염병에 취약한 환경이 된 것이다. 특히 미추홀구는 인천종합터미널, 문학경기장, 법원, 인하대 등 각종 기관이 밀집해 있어 유동인구가 많다는 특성도 있다. 부평구는 경기·서울 지역 출·퇴근 인구가 많아 수도권 감염병 집단발병 시 상대적으로 감염에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물리적 취약성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대책은 마땅치 않다. 다중이용시설별 방역 원칙을 지키면서 운영하는 한편 인천시는 시설 개선과 분산 등의 장기적 대책을 지원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확진자의 감염경로별 세대별 특성도 주목된다. 해외유입 관련이 20%, 물류센터 관련 16%, 종교모임 관련 15%, 이태원 클럽 관련 14%로 나타났다. 인천시의 확진자는 주로 인천시의 지역내 감염보다 서울을 비롯한 타 시·도 활동 확진자가 지역내 전파자가 되는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여 있는 서울·경기·인천의 수도권이 감염병에 특히 취약하다. 이 같은 감염경로별 특성을 반영한 방역 대책이 중요하다. 한편 전국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의 세대별 특징은 20대가 가장 많지만 아직 사망자도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사회적 활동이 왕성한 20대의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나 방역에 소극적인 경향을 보여주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코로나19에 대한 지자체의 대응은 특히 중요하다. 감염병 확산 요인은 지자체별로 다른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 지자체별 역학 조사를 강화하여 대응 전략을 수립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인천시의 경우 도시의 물리적 환경보다는 수도권의 감염병 상황에 연동되어 나타나는 사회적 요인에 대한 대책이 더욱 시급하다.

2020-10-15 경인일보

[사설]캠프 마켓 개방과 남은 과제

인천 부평미군기지 '캠프 마켓'이 지난 14일 시민에 개방됐다. 1939년 일제강점기 일본 육군의 무기공장인 조병창이 들어서고 해방 이후 미군이 주둔해 81년 동안 일반에 개방되지 않은 캠프 마켓이 시민의 오랜 염원으로 개방된 것이다.이날 인천시는 캠프 마켓 전체 44만㎡ 중 야구장과 수영장, 극장 등이 있었던 9만3천㎡를 개방하고 기념행사를 열었다. 우리 국토임에도 불구하고 미군만이 갈 수 있었던 곳이었다. 시민들은 이날에서야 담장과 펜스로 막혀있던 땅을 밟고 캠프 마켓내 건물들을 둘러봤다. 전쟁고아로 13세부터 4년간 미군 부대에서 지냈다는 한 어르신도 행사장을 찾았다. 그는 "기억 속 장소들을 보니 70년 전이 엊그제처럼 떠오른다. 늘 조병창 기지와 미군 숙소 등 여러 곳을 내 눈으로 직접 보게 될 날만 손꼽아 기다렸는데 드디어 염원을 이뤘다"고 말해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특히 조병창이 시민에게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조병창은 일본군이 중국 침략을 위해 조선인 1만여명을 강제로 동원해 총과 칼을 만들었던 곳이다. 현재 캠프 마켓 북측에 공장 세 곳이 남아있다. 이후 미군이 주둔하면서 건물을 증축해 연회장과 사무공간으로 이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군들이 음악을 듣고 술을 마시며, 게임을 즐겼던 클럽도 눈에 띄었다. 역사책과 각종 자료를 통해서만 볼 수 있던 곳들을 시민들이 눈으로 직접 확인한 거였다.캠프 마켓의 완전한 반환은 북측 복합오염토양 정화 용역이 끝나는 2022년 9월에나 이뤄질 예정이다. 그러나 인천시는 시민 안전에 문제가 되지 않는 지역부터 개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통해 주민참여공간을 확대한다는 전략을 세운 것이다. 결과적으로 시의 캠프 마켓 부분 개방은 일부나마 시민이 직접 걸어보고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성공적 이벤트였다. 반환된 부지 활용방안에 관한 논의도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다만, 캠프 마켓 개방 기념식 후 시민 개방 행사가 열리던 구역에서 행사용 시설물이 쓰러져 시민 6명이 다친 부분은 아쉬운 대목이다. 부주의한 안전관리로 인해 이번 행사의 의미가 상당 부분 퇴색됐다. 인천시는 자체적으로도 사고 원인을 파악하고 추후 조치를 착실히 진행해야 한다. 이게 최우선이며, 이어서 국방부·주한미군과 협력해 토양 정화를 마무리 짓고, 지상·지하 시설물 조사 기록, 부지활용 계획 마련 등 과제를 순차 추진해 나가야 한다.

2020-10-15 경인일보

[사설]전국 지자체가 싸움판 될 지경인 특례시 지정

특례시(特例市)는 광역지방자치단체와 기초지방자치단체 중간 형태의 새로운 지방자치단체 유형이다. 특례시가 되면 기초지자체의 지위를 유지하면서 광역시 급의 행정·재정 자치권을 갖게 되는 등 일반 시와 차별화된 법적 지위를 부여받는다. 국회 행정안전위는 지난달부터 특례시 지정을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 그런데 광역자치단체장들이 대통령과의 간담회에서 지방자치법 개정안에 특례시 부분을 제외할 것을 공식 건의했다. 지정 대상이 아닌 중·소 기초지자체들의 특례시 지정 반대 입장도 잇따르고 있다. 특례시를 둘러싼 전국 지자체 간 갈등이 표면 위로 부상한 것이다.특례시 지정과 관련한 전국 시·도지사협의회의 공식 입장은 '지방자치법 개정안은 조속히 처리하되, 특례시 조항은 별도로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협의회는 최근 의견 수렴과정에서 '시·도 차원의 특례시 대응'에 동의한 바 있다. 특히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가장 먼저 반대 입장을 내는 등 적극적이다. 광역단체장들이 특례시 지정을 반대하는 주된 이유는 세수가 줄기 때문이다. 시·도세 상당액이 특례시로 빠져나갈 경우 여타 기초지자체에 대한 지원 축소로 지역 불균형이 심화하는 등 부작용이 크다고 우려한다. 특례시에서 제외된 중·소 지자체들도 비슷한 논리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특례시 지정 대상인 인구 100만명 도시와 인구 50만명 도시들 간에도 갈등이 예상된다. 당초 정부 안은 인구 100만명이 기준이었다. 수원·고양·용인시와 경남 창원시 4곳이다. 하지만 전북 전주시, 충북 청주시 등이 가세하며 상황이 달라졌다. 경기도에서만 성남·화성·부천·남양주·안산·안양·평택 7곳이 추가됐고, 전국적으로는 모두 16곳이 대상에 포함됐다. 당초 계획이 바뀌면서 반대 명분이 생겼고, 논란이 커지면서 진퇴양난에 빠진 형국이 됐다는 지적이다.현 상황이라면 특례시 지정안이 포함된 지방자치법 개정의 지연이 불가피해 보인다. 지방화 시대를 역주행하는 불상사다. 정부는 특례시를 별도 법안으로 제출하는 안에 긍정적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례시 조항 때문에 지방자치법 개정안 처리가 지연되는 상황은 막아야 한다는 인식에서다. 국회도 특례시를 포함한 지방자치법 개정안이 빠른 시일내에 처리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야 한다. 특례시 논란을 잠재우지 못할 경우 전국 지자체가 싸움판이 될지 모를 일이다.

2020-10-14 경인일보

[사설]나라장터의 비효율, 불공정 손질해야

조달청의 국가조달체계인 '나라장터'의 불합리한 가격 시비가 또다시 불거졌다. 12일 더불어민주당 정성호(양주시) 의원은 나라장터 거래 75상품 중 41개의 가격이 민간쇼핑몰보다 비싸다고 주장했다. 카메라 렌즈와 스피커, 무선랜 장치 등은 시중가와 2배 이상 차이가 났으며 가장 차이가 큰 제품은 HP 플로터프린터로 140만원이나 더 비쌌다. 조달청이 정부를 상대로 바가지를 씌워 세금을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5년 동안 아예 공급실적이 없는 품목도 상당한 것으로 드러났다.나라장터는 공공분야 물품, 시설, 용역, 외자, 리스, 비축 등의 입찰업무를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으로 2002년부터 서비스를 개시했다. 중앙행정기관,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 공기업 등 5만7천여개 수요기관과 43만여 조달업체가 이용 중이며 전체 공공조달의 73%가 이곳을 통해 거래된다. 지난해에는 조달액이 사상 최초로 100조원을 초과했는데 기관별로는 자방자치단체가 전체의 54.7%, 국가기관 17.3%, 교육기관 12.2% 등이다.나라장터의 불공정, 비효율 시비가 잇따른다. 2015년 이후 매년 국회와 감사원은 불합리한 가격 시정을 요구했으며 지난 4월에 경기도는 나라장터에 런칭된 공공조달 6천129개 품목의 13.9%인 90개 아이템이 시장가격보다 비싸다고 주장했다. 나머지 6천39품목의 가격비교는 불가능했는데 조달청이 시중에 판매되는 물품의 규격을 바꿔서 '나라장터'에 등록한 탓이다. 규격이 바뀌면 다른 상품이 되어 시중 제품과의 비교가 곤란해 실제로는 얼마만큼의 혈세가 낭비되는지 파악이 불가능하다. 또한 지자체들은 매년 부담하는 수백억원의 나라장터 이용료에도 불만이다. 지방정부는 2018년에 888억원의 조달수수료를 울며 겨자 먹기로 납부했다. 그러나 지자체를 위한 사업에 쓰이는 경우는 없으며 수수료 활용처도 불분명하다.OECD 37국 중 중앙조달을 강제하는 나라는 한국과 슬로바키아가 유일하다. 대부분 국가에서 중앙조달은 선택사항이며 지방정부에 자율권을 보장하고 있는 것이다. 양립이 어려운 효율성과 공정성을 목표로 정해 나라장터 시스템을 운영하는 방식이 화근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지방분권 로드맵과도 상충된다. 한해 혈세만 160조원이 소요되는 정부조달시장에 대한 수술이 불가피해 보인다.

2020-10-14 경인일보

[사설]한국판 뉴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협력해야

정부가 한국판 뉴딜 지역사업에 75조3천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제2차 한국판 뉴딜 전략 회의를 주재하고 지역 균형 뉴딜 추진 방안을 내놓았다. 뉴딜 사업을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국가 균형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한국판 뉴딜 사업은 중앙정부가 추진하는 지역사업, 지방정부에서 주도하는 사업, 공공기관 선도형 사업으로 구분한다. 중앙정부가 한국판 뉴딜 지역사업에 투입하는 75조3천억원은 전체 투입비 160조원의 47%를 차지한다. 지방정부 주도형 사업은 각 지자체가 발굴해 추진한다.경기도는 지역화폐와 연계한 공공배달 플랫폼 구축을 디지털 뉴딜 사업으로 정했다. 이를 통해 플랫폼 기업의 시장 독점을 막고, 생산자와 주민이 데이터 경제의 혜택을 받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게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설명이다. 특히, 공공배달 플랫폼은 지역화폐와 밀접한 관계가 있어 골목경제 등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인천시는 바이오, 그린, 디지털, 휴먼 등 4개 분야에 집중한다. 송도국제도시에 구축한 바이오 클러스터를 기반으로 바이오 산업을 육성하고, 풍력단지 조성 등을 통해 지속 가능한 친환경 도시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인천시의 뉴딜 사업은 바이오 등 관련 산업을 육성하고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뉴딜'은 1933년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이 대공황에 대처하고자 시행한 경제 부흥 정책이다. 세계 경제를 침체의 늪에 빠지게 한 코로나19 사태는 대공황과 다름없다. 특히 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 문화가 활성화하고 환경의 중요성이 커지는 등 사회적·경제적으로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한국판 뉴딜 사업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새로운 사회적·경제적 환경에 맞춰 경제정책을 재정비하고 새로운 경제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지역 균형 뉴딜 사업에 적극적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한국판 뉴딜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힘을 합쳐야 한다. 중앙정부의 재정적 지원과 지방정부의 협력 없이는 사업 추진이 불가능하다. 또한 각 지자체가 국비를 많이 확보하기 위해 기존 사업을 뉴딜로 포장하거나 과열 경쟁을 벌이는 일은 지양해야 한다. 민간의 대규모 투자를 유도할 수 있는 정책도 필요하다.

2020-10-13 경인일보

[사설]인천시의 '고육지책'인가, '꼼수'인가

최우선 고려사항은 결국 여론이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D노선에 대한 인천시의 복안은 예상했던 대로 청라~영종과 검단~김포 두 개 노선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다. 엊그제 용역 최종보고회에서 공개된 D노선은 하남과 잠실·사당·구로를 연결하는 노선이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인천공항 방면과 김포 방면으로 갈라지는 'Y자' 계획안이다. 인천공항행은 청라 민심을 달래고, 김포행은 검단 민심을 아우른다. 인천시는 단독노선보다 두 개 노선 동시 추진이 비용 대비 편익 값(B/C)이 더 높다고 설명한다. 이 안을 내년에 확정되는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반영해줄 것을 정부에 건의키로 했다. 그런데 언론은 '화약고와 같은 인천 서구지역 민심을 감안한 결론이며, 두 지역의 손을 동시에 들어줌으로써 한 지역의 노선 유치 실패에 따른 비난의 화살을 피하려는 의도'로 읽고 있다.지난 5일 끝난 인천시의 자체 매립장 공모도 개운치가 않다. 수도권매립지의 2025년 사용종료를 목표로 서울·경기도·환경부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인천시는 지난달 21일부터 '인천시 폐기물처리시설(매립) 입지후보지 추천 공모'에 들어갔다. 공식적이고 가시적인 첫 행정조치였다. 인천시는 주민숙원사업과 지역발전사업 지원 등의 '당근'까지 마련했다. 하지만 후보지로 거론될 지역의 주민 반발을 우려해 이렇다 할 홍보와 설득작업에 나서질 않았다. 결국 단 한 건의 지원도 없이 공모는 마감됐다. 언론은 '인천시가 공모를 통한 유치를 사실상 기대하지 않았으며, 대신 자체 매립지 조성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대외적으로 알리고, 공모지역이 없어 용역결과를 통해 후보지를 정할 수밖에 없었다는 일종의 명분을 챙기는 효과를 얻은 것'으로 분석했다.아무리 훌륭한 행정이라 한들 전부를 만족시킬 순 없다. 타당하고 현실적이며 합리적인 방안과 계획을 마련해 '불만의 이해관계'를 설득하고 해소시키려 끝까지 노력하는 것이다. 이런 진정성이야말로 행정의 최고 덕목이다. 최근 인천시의 대형 정책 추진엔 그런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GTX-D노선을 복수로 채택한 것도 좋게 보면 모든 민심을 끌어안겠다는 선한 행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고육지책이다. 하지만 뻔한 결과에 대한 책임과 비난을 비껴가보려는 악한 행정 같기도 하다. 그렇다면 영락없는 꼼수다. 인천시의 자체 매립장 공모 역시 같은 각도에서 보인다. 귀추가 주목된다.

2020-10-13 경인일보

[사설]또 불거진 '천재교육'의 수상한 교과서 영업 행위

초·중·고교 교과서 점유율 1위 출판 기업인 천재교육의 총판(대리점)이 일선 교사들에게 부적절한 영업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천재교육 본사 직원이 해당 총판에 파견돼 교과서 영업을 했다는 것인데, 이는 그동안 총판의 교과서 채택 영업과 관련한 직접적인 연관성을 부인해 온 천재교육 측 주장과 전면 배치되는 내용이다.천재교육의 교사 상대 영업 행위는 영업 자료에 기록될 정도로 총판 영업에 본사가 개입한 구체적인 정황이 포함됐다. 천재교육 A총판의 경우 교과서 채택 영업의 한 방편으로 일선 교사들의 자택을 찾아가는 '가정방문 계획표'를 작성해 개인의 신상정보는 물론 좋아하는 선물의 유형까지 적혀 있었고 여기에는 본사 소속 직원 B씨의 이름도 등장했다. B씨의 이름은 '고등 총판별 학생수 현황' 자료에서도 나타났는데, 이 자료는 A총판 관할 고교의 담당자와 영업 진행 상황 등의 내용도 적시됐다. B씨는 총 29개 학교 가운데 14개 학교의 담당자란에 이름이 올려져 있을 정도로 영업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그가 담당한 학교의 영업 진행 상황에는 '자사 자료 및 만족도 높음, 지속적인 영업 진행 중' 등의 영업 행위도 묘사하고 있다.A총판은 관할 구역 학교의 교사들을 그간의 영업 활동에 기초한 친밀도를 바탕으로 A에서 C까지 등급을 매겨 체계적으로 관리하기까지 했다. 자사 교과서 선정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우호적인 관계의 교사에게는 A등급을 주고 다른 출판사의 교과서를 선호하는 교사에게는 C등급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특히 국정 도서였던 초등 3~6학년 수학, 사회, 과학 교과서는 오는 2023년까지 순차적으로 검정도서로 전환될 예정이어서 출판사 간 영업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 과정에서 부적절한 영업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천재교육은 지난해에도 '총판 갑질 의혹'을 받아 공정거래위원회와 국세청 세무조사까지 받았다. 당시 천재교육의 총판 영업은 본사인 천재교육이 학교에 교과서를 공급하면 해당 교과서의 참고서를 판매해 이익을 실현하는 구조였다. 총판들은 천재교육 교과서를 학교에 공급하기 위해 영업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치열한 영업을 했고 천재교육의 자의적이고 제한적인 참고서 반품규정으로 창고에 재고가 쌓여 빚더미에 앉기도 했다. 1년이 지난 지금도 천재교육의 부적절한 영업 행위는 진행형이다. 관계 당국의 관심과 조사를 재차 촉구한다.

2020-10-12 경인일보

[사설]소방차가 주·정차 차량에 속수무책인 이유

화재 신고를 받고 신속하게 출동한 소방차가 정작 화재현장을 앞두고 진입에 어려움을 겪는 바람에 화재 피해를 키우고, 구할 수 있는 인명을 잃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원인은 화재현장에 빼곡하게 주차된 차량들로 인해 덩치 큰 소방차의 운행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실제로 초등생 형제를 덮친 인천 미추홀구 빌라 화재 사건 때도 대로를 신속하게 통과한 소방차량은 화재 현장 진입로 양편에 주·정차된 차량들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피해 서행해야만 했다. 1분 1초에 목숨이 오가는 상황에서 소방차량의 서행은 치명적이다. 소방활동이 조금만 더 빨랐더라도 형제들의 구조는 더욱 빨랐을 것이고 화상 피해도 줄였을지 모른다. 2017년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때는 6m 도로 양쪽의 불법 주·정차 차량들이 소방차 진입을 막았다. 불법 주·정차 차량이 사망자 29명과 부상자 36명이라는 대형 인명피해에 일조한 것이다.정부는 제천 사고 이후 2018년 골목길 주·정차 차량들이 화재 진압에 방해되지 않도록 법을 개정했다. 소방지휘자가 소방차의 통행과 소방활동에 방해가 되는 주·정차 차량 및 물건 등을 제거· 이동시킬 권한을 보장한 기존 조항에 더해, 지방자치단체와 관련 기관들이 소방활동 방해 주·정차 차량 제거와 이동에 장비와 인력을 지원할 의무 조항을 신설했다. 즉 법 개정 전에도 소방지휘자는 화재 진압로를 막아선 주·정차 차량들을 제거·이동할 수 있고, 법 개정으로 부족한 장비와 인력을 관련 기관에 요구할 수도 있게 된 것이다. 법적으로는 문제가 해결된 것으로 봐야 한다.그러나 소방청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는 이 같은 법이 현장에서 무용지물인 현실을 보여준다. 이 자료에 따르면 소방활동 중 차량을 견인할 수 있는 강제처분을 규정한 소방기본법 25조를 발동한 사례가 단 한 건도 없다고 한다. 현장을 지키는 소방관들은 "강제처분 이후 실제 소송으로 가면 당사자인 소방대원들이 책임져야 한다"며 "진입로에서 막히면 일단 15m짜리 소방호스를 들고 화재현장까지 뛰는 수밖에 없다"고 호소한다. 강제처분의 사후 행정 및 법률 처리 책임을 소방관에게 지운 것이 결정적인 허점이다. 일선 소방지휘자와 소방관은 화재진압을 위해 가능하고 필요한 모든 행위를 보장받아야 한다. 그리고 사후 처리는 소방청 및 전문 전담기관이 맡아야 상식적이다. 정밀한 법 개정이 필요하다.

2020-10-12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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