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자치경찰제 성공을 위한 전제 조건

자치경찰제도가 내년 하반기부터 세종, 서울, 제주 등 5개 시·도를 시작으로 시범적으로 운영된다. 대통령소속 자치분권위원회 자치경찰제 특별위원회가 어제 '자치경찰제 도입방안'을 발표했다. 발표안에 따르면 현재 지방경찰청과 경찰서에서 맡고 있는 성폭력과 교통사고 등 민생치안 업무가 내년 하반기부터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자치경찰에 이관된다. 기존 지구대·파출소 조직도 자치경찰로 이관된다. 다만 국가경찰이 긴급하거나 중대한 사건·사고에 대응하는 데 필요한 '지역순찰대' 인력과 거점시설은 그대로 남는다. 국가경찰은 정보·보안·외사·경비 등 업무와 광역범죄·국익범죄·일반형사사건 수사, 민생치안 사무 중 전국적 규모의 사무를 담당하게 된다. 이번 발표안의 요점은 현재 지방경찰청과 경찰서를 자치경찰로 전환하지 않고 '이원화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국가경찰과 자치경찰 사이에 혼선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시민들의 혼란을 불러 올 것도 불을 보듯 뻔하다. 경찰 내부적으로도 중앙경찰이 지방경찰을 지휘통제하는 체제가 그대로 유지됨으로써 반발이 클것으로 보인다. 거대한 경찰조직을 대부분 유지해 중앙집중적 경찰권력을 분산하려는 자치경찰제 도입취지를 무색하게 만든다. 국가경찰은 마약 테러 등 광역적인 수사만 하고 나머지 수사는 자치경찰에 넘길 것으로 기대했으나 무시됐다. 경찰권을 분산시켜 비대화를 막고, 행정·수사 분리를 통해 수사 독립성을 강화하는 것이 자치분권의 가치에 부합하는 진정한 자치경찰제라 할수 있다. 경찰의 주체를 지방정부로 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조직권, 인사권 또는 재정에 관한 권한 등을 모두 지방정부가 가져야 한다. 하지만 이런 부분이 빠져 있어 지휘통제권이 제대로 작동할지 의문이다. 자치경찰제 도입은 지역주민에게 맞춤형 치안행정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이번 발표안은 혼란과 불편만 초래할 우려가 크다. 하지만 아직 시간은 있다 . 이달 말까지 정부안을 확정한 뒤 내년 상반기 입법 작업을 거쳐 빠르면 내년 하반기에 시범운영에 들어간다고 하니 그 사이 미비한 점은 보완해야 할 것이다. 다시한번 강조하거니와 자치경찰제는 지역주민 편의를 위해 '이원화'보다 '일원화'가 더 중요하다. 아울러 지방정부와 지역 정치권과의 관계에서 자치경찰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도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2018-11-13 경인일보

[사설]인천의 대표 원도심 동구를 살려야 한다

인천의 중심지 역할을 해온 동구가 도시기능이 마비될 위기에 처했다. 주거와 교육환경이 열악해진 데다 주변에 신도시가 개발되면서 인구 유출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구 유입·유출 균형이 깨지면서 도심 공동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현재 동구는 면적 7.19㎢에 인구는 6만7천여명으로 인천시 10개 구·군 중 섬 지역인 강화군과 옹진군을 제외한 시내 8개 구 가운데 인구와 면적이 가장 작다.지난해 19~49세 남녀 유출입 현황을 보면 3천564명이 동구에 둥지를 튼 반면, 4천363명이 동구를 떠났다. 유입 대비 유출 비율은 122%로 인천 10개 군·구 중 가장 높다. 19~49세 인구 유출입 현황에 주목하는 이유는 경제활동이 왕성한 연령층이기도 하지만, 출산 가능한 인구이기 때문이다. 올해 9월 말까지 동구 출생아 수는 월평균 32.2명으로 지난해 월평균 35.8명보다 3.6명이 줄었다. 출산율이 낮아지면서 현재 동구에는 산부인과와 산후조리원이 단 한 곳도 없다.동구는 오래전부터 교육과 경제의 중심 역할을 해온 곳이다. 인천 최초로 신식 교육을 가르치는 사립학교인 영화초등학교가 1894년, 인천 최초의 보통(공립)학교인 창영초등학교가 1907년에 설립됐다. 1906년에는 동구와 서울 노량진을 잇는 '인천 상수도'가 개통됐다. 일제 강점기에는 동일방직의 전신인 동양방적, 두산인프라코어 전신인 조선기계제작소, 현대제철의 전신인 조선이연금속이 설립됐다. 한국전쟁 이후 이들 기업이 만석·화수부두 등 항만을 배후로 한 경인공업지대를 형성해 국가 경제발전에 한 축을 담당해왔다.주거와 교육, 의료체계가 무너지는 속도가 빨라질수록 이를 되살리는 비용은 커질 수밖에 없다. 동구 주민들은 다른 지역 주민의 삶과 비교하면 박탈감을 느낀다고 입을 모은다. 동구 도심 한복판에는 제철·제강, 중공업 등 대기업 공장들이 있다. 그러나 이들 기업이 지역사회의 교육·의료 분야를 지원하는 공헌도를 보면 다른 지역에 있는 기업과 비교하기가 부끄러울 정도라고 한다. 동구가 열악한 교육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조례를 제정한 뒤 내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50억원씩 총 1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하겠다고 한 것은 잘한 일이다. 하지만 동구의 열악한 재정으로 교육과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다. 인천시와 동구, 지역 경제계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2018-11-13 경인일보

[사설]오산·수원·화성 상생선언, 기대 크다

곽상욱 오산시장, 염태영 수원시장, 서철모 화성시장이 13일 오전 수원시청 상황실에서 '산수화 상생협약'을 체결한다. 3개 도시 단체장이 이른바 '산수화(오산·수원·화성) 상생협력협의회' 출범을 공식 선언하는 것이다. 지난 6·13 지방선거 당시 "민선 7기 출범 이후 산수화 상생발전 협력기구를 구성하겠다"고 한 공동약속이 현실됐다. 3개 시를 수도권 서남부 중심도시로 발전시키기 위해 힘을 합쳐 상생의 길을 모색하겠다는 취지라고 한다.3개 지자체에 따르면 산수화는 지자체 간 이견이 적은 분야의 협력사업부터 추진해 신뢰를 쌓는다는 구상이다. 정조대왕이라는 같은 역사를 공유한 지리적 특성을 살린 문화·체육분야 교류, 대중교통체계 개선, 지역경계 조정 방안이 우선 거론된다. 이들 단체장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수도권 핵심 권역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자체 간 협력이 절대적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산수화가 태생적 한계를 지닐 수 밖에 없다는 시각도 있다. 수원 군 공항 이전 문제가 계속 난항일 경우 두 지자체의 갈등이 더 증폭되고 다시 등지게 될 것이란 전망에서다.얼마 전, 수원시와 용인시 간 경계조정 갈등이 극적인 타협점을 찾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경기도가 내놓은 중재안에 수원시와 용인시가 찬성 입장을 냈다는 것이다.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공청회 등이 원만히 진행될 경우 내년 중 경계조정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다.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 청명 센트레빌 아파트 등 54필지 8만5천858㎡와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 홈플러스 인근 준주거지 39필지 4만8천686㎡를 맞바꾸는 내용이다. 6년을 끌어온 경계조정 성사는 해당 지자체와 도가 인내심을 갖고 대화하고 협상한 결과물이다. 새로 결성된 산수화가 작은 현안부터 머리를 맞대다 보면 군 공항 이전 등 지역 간 갈등 해결에도 전기를 마련할 것이란 기대를 하게 되는 대목이다.산수화는 이웃한 3개 지자체가 협력과 상생의 길을 고민해 보자며 자발적으로 결성한 협의체다. 단체장들이 후보자 시절 의기투합해 뜻을 같이 했고, 마침내 출범에 이르렀다. 산수화에 대한 지역의 기대치가 큰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서로 머리를 맞대다 보면 신뢰가 쌓이고, 기대치 않았던 성과물을 얻어낼 수도 있을 것이다. 전국적으로도 모범이 되는 협의체가 될 수 있다. 초심을 잃지 않고 상생의 정신을 실천해 가기를 바란다.

2018-11-12 경인일보

[사설]국정원 개혁 더 이상 미뤄서는 안돼

국가정보원 개혁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사항이었다. 국정원 개혁의 핵심은 정치적 중립을 위한 국내 정보 수집 기능 폐지와 대공수사권 이관이다. 전자는 국정원 내부의 조직개편에 따라 이미 이루어진 상태다. 문제는 대공수사권 이관인데 자유한국당은 이에 반대하고 있고, 더불어민주당도 적극적인 입장은 아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자유한국당은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이 경찰로 이관되면 안보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고 개정안에 반대하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은 집권세력의 입장에서 막강한 권력을 쥐고 있던 정보기관의 권한을 통제하는 방안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하는 듯하다. 바른미래당이 중재안을 내고 있으나 이는 단순하게 국정원법 개정을 3년 뒤로 유예하자는 입장이다. 어차피 한국당이 반대하면 국정원법 개정안이 통과될 수 없다는 현실론 때문이다.민주당내 의원들 사이에서도 21대 총선 이후로 개정을 미룰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현 정부 들어 국내 정보 수집기능이 사라지면서 국정원에 의존하던 국내 정보 중 상당 부분이 활용하기 어렵게 됐는데 수사기능까지 폐지하면 집권세력이 갖는 정보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정부 여당이 소극적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여당은 권력유지를 위해 야당은 미래의 집권 이후를 위해 수사권만이라도 유지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 조작 사건 등 대공수사라는 명분으로 공권력을 남용하고 정치에 개입했던 어두운 역사를 청산하기 위한 국정원 개혁이 좌초될 위기에 있는 것이다.주요 국가들의 정보기관도 국내외 정보 수집활동 이외에 별도의 수사권을 갖고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수사권 이관은 국정원 스스로가 내놓은 개혁안에도 포함되어 있다. 또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한 수사 역시 경찰이 더 많은 사건을 처리하고 있다. 따라서 국정원이 수사권을 유지할 명분이 없다.향후 여야가 법안 처리를 유예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는 중이라고 알려져 있긴 하지만 현재까지 명확한 여야 합의는 없다. 만약에 유예쪽으로 결론이 난다면 이는 국회가 국정원 개혁을 포기하겠다는 선언과 다를 게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11월 1일 국회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국정원 개혁을 다시 강조했다. 국정원법 개정은 더 이상 미뤄질 수 없는 중요한 개혁 과제다.

2018-11-12 경인일보

[사설]응급실폭행도 처벌강화, 공권력을 바로세워야

보건복지부와 경찰청이 11일 응급실 폭행방지 대책을 내놓았다. 최근 잇따라 발생한 응급의료종사자 폭행사건에 대한 대응조치이다. 응급실 폭행범에 대해 3년 이상의 징역형을 부과하는 처벌요건 강화가 골자다. 한편 이날 사망사고를 낸 음주운전을 살인죄로 처벌토록 한 '윤창호법'의 발의를 촉발시킨 음주운전 사고 희생자 윤창호씨의 영결식도 있었다.음주운전과 응급의료진 폭행사건에 대한 처벌 강화는 필요하다. 그러나 처벌법 강화에 앞서 현행법에 따른 공권력이 제대로 작동했는지는 의문이다. 음주운전 사고 피의자의 경우 구속영장 기각률 25%는 형사사건 영장기각률 18% 보다 훨씬 높고, 법원의 선고량은 검찰 구형량의 50%에 불과하다. 음주운전 상해사고 95%와 사망사고 77%는 집행유예가 선고된다.환자와 보호자에 의한 응급실 폭행사건도 형법상 2년 이상 징역 및 500만원 이하 벌금인 폭행죄 보다 응급의료법상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인 폭행에 의한 진료방해죄로 처벌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엄격하게 처벌되는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그 결과 음주운전 재범률은 45%에 달하고 지난 10년간 25만5천500여건의 음주운전 사고로 7천18명이 사망했고 45만5천288명이 부상당했다. 또 전국의 응급실에서 응급의료 방해행위로 2016년 578건, 2017년 893건, 올해 상반기 582건을 신고하거나 고소했다. 애초에 공권력이 현행법을 느슨하게 집행하고, 법원이 관용을 베푸는 사이에 국민안전을 위협하는 범죄가 일상화된 것이다.음주운전사범과 응급실폭행사범 처벌강화는 여론의 주목으로 엄단할 수 있는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졌지만, 이밖에도 우리 사회에는 공권력 무시형 범죄가 한 둘이 아니다. 출동한 경찰을 무시한 광주 집단폭행 사건, 주취자 폭행 후유증으로 숨진 강연희 소방관 사건에 여론이 공분했다. 폭력적인 주정을 부리는 주취자를 달래느라 경찰이 애를 먹는 파출소 풍경은 일상이 됐고, 폴리스라인과 허가구역을 무시하는 시위현장은 범법에 무력한 공권력의 현주소를 보여준다.특정 사건에 분노하는 여론에 따라 대증요법식으로 처벌을 강화하는 일에 앞서 공권력을 바로 세우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공권력이 정상적인 법집행에 당당히 나서고, 사법부가 엄정한 잣대로 공권력을 지지해주는 것만으로도 민생을 위협하는 일상적인 범죄를 상당부분 줄일 수 있다.

2018-11-11 경인일보

[사설]사회적기업 육성 녹색성장 전철은 안된다

사회적 기업이 주목될 개연성이 커졌다. 지난 1일 문재인 대통령의 포용성장 지속 발언에 이어 9일에는 고용노동부가 2022년까지 일자리 10만개를 만들어 내는 내용의 '제3차 사회적 기업 육성 기본계획'을 확정한 것이다. 이전에는 취약계층 고용 장려를 위해 개별 사회적 기업 지원에 주력했지만 이제는 사회적 기업이 청년과 베이비부머 일자리문제까지 해결하는 혁신적 대안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사회적 기업의 온오프라인 입점을 늘려 4년 후에는 사회적 기업 구매경험 소비자를 60%로 확대하기로 했다. 공공기관의 관련 제품 구매비율을 늘리는 한편 창업 준비에서 경영컨설팅까지 전 단계에 걸친 지원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또한 사회적 기업 재도전 지원제도를 신설해서 창업 실패 혹은 경영위기 기업에 평균 3천만원의 사업자금을 지원한다. 지원기간도 1년에서 최대 2년으로 연장하며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사회적 기업 인증기준을 완화해서 중장기적으로는 인증제를 등록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직접투자에 따른 위험 축소차원에서 투자조합에 투자하도록 하는 모태펀드도 108억원을 추가 조성하는 등 2022년까지 소셜 임팩트 투자펀드 5천억원을 조성할 예정이다. 한 번만이라도 도덕적 해이가 확인되면 정부사업 참여기회를 영구 박탈하는 내용의 투명성 조건도 명시했다.사회적 기업이란 이윤동기보다 사회적 가치를 우선하는 윤리경영 사업체이다. 세계적으로 1970년대에 자생적으로 생겨나 1990년대부터는 국가차원에서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제공했다. 영국의 경우 2001년 노동당 정부 내에 담당부서를 설치하고 이를 통해 사회적 기업 지원에 공을 들인 결과 지금은 1만5천개 기업이 80만명을 고용하고 있다.국내에서는 1990년대 말 외환위기를 계기로 점차 증가했으며 2007년 사회적 기업육성법 제정을 계기로 정부지원의 근거가 마련되었다. 그 결과 노동부 인증 사회적 기업수가 2007년 55곳에서 지난해에는 총 1천877곳에 일자리수 4만여명으로 불어났다. 사회적 기업 전체 근로자 중 장애인 및 고령자 비중이 60%여서 정부를 비롯한 공공기관들이 사회적 가치제고 드라이브에 팔을 걷어붙일 만하다. 일자리 확대는 금상첨화이다. 정부를 의식한 민간 기업들의 충성경쟁도 배제할 수 없다. 천문학적 혈세를 쏟아 부었음에도 지금은 흔적도 없는 MB정부의 녹색성장정책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2018-11-11 경인일보

[사설]연금개혁 퇴짜놓은 대통령, 귀신이 곡할 묘수 있나

문재인 대통령의 연이은 질책으로 보건복지부의 국민연금제도 개혁작업에 제동이 걸렸다. 대통령은 지난 7일 박능후 복지부 장관이 제출한 국민연금 개혁안에 대해 "국민들의 의견이 폭넓게 충실히 반영될 수 있도록 수정 보완하라"고 지시했다. 박 장관이 이날 보고한 개혁안은 지난 8월 공개된 개혁 초안을 수정한 것이었다. 대통령은 당시에도 보험료 인상에 대해 "대통령이 보기에도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질타했다.대통령이 국민연금 개혁안을 질타한 이유에 대해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분명하게 밝혔다. "대통령은 보험료율 인상 부분이 국민 눈높이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단순한 재검토가 아닌 전면적 재검토 지시임을 강조했다. 이로써 복지부는 대통령이 만족할 만한 개혁안을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야 할 판이다.대통령의 질책을 이해하기 힘들다. 국민연금 개혁은 사실 답이 정해져 있는 정책이다. 현재의 연금체계로는 2042년이면 걷히는 보험료보다 지급 보험료가 많아지면서 2057년에 기금이 바닥난다. 누구도 부인하지 못하는 국민연금 재정추계위원회의 예상이다. 국민연금제도의 지속가능성 유지를 위해 연금제도 개혁이 시급하며, 개혁의 핵심은 보험료 인상이라는 것은 상식이다. 특히 대통령의 공약대로 연금의 소득대체율을 현행 40%에서 50%로 올리려면 더욱 그렇다.복지부가 8월 대통령의 질책에도 불구하고 보험료 인상을 골자로 한 연금개혁안을 다시 올린 것도 정답을 피해 꼼수를 부릴 수 없는 개혁의 성격 때문이다. 대통령이 이를 부정하고 질책한다면 사실상 연금개혁을 중단하라는 명령밖에는 안된다. 그렇다고 대통령과 청와대가 복지부에 개혁의 묘수를 보여준 것도 아니다. 유일한 방법은 국민연금 체계는 그대로 두고 정부재정으로 연금기금과 수급자의 소득대체율을 보전해주는 것뿐이다. 하지만 재정으로 감당할 규모가 아니다. 이게 묘수라면 국민연금 개혁을 둘러싼 그동안의 사회적 논의가 허망해진다.정부가 미래세대를 위해 국민연금제도를 개혁하는 것은 정도다. 안하면 직무유기다. 이에 국민이 저항한다면 대통령이 설득해야 하고 정치적 책임을 감수할 각오를 보여야 한다. 이것이 정도다. 복지부에 대한 대통령의 질타는 유감이다. 연금개혁에 대한 국민저항을 감수하지 않겠다는 의사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연금개혁 지체뿐 아니라 대통령의 리더십이 의심받을까 걱정이다.

2018-11-08 경인일보

[사설]비싼 땅값에 발목잡힌 국공립 유치원 증설

사립유치원 비리 사태 이후 정부가 국공립유치원 취학률을 40%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당초 2022년 목표로 추진 중이던 국공립유치원 취학률 확대를 1년 앞당겨 2021년까지 매년 500개 이상 5년간 2천600개 학급을 신·증설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교육부 발표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먼저 국공립 유치원 부지 확보가 그리 만만치가 않아서다. 교육부는 택지개발지구 내 유치원 설립의무 규정을 제대로 지키면 전국적으로 3천개 정도 늘어난다고 주장하나 이 역시 쉽지 않다. 관련법 미비로 공립 유치원을 건립할 땅 확보도 어려운데다, 부지가 확보됐더라도 비싼 땅값이 발목을 잡기 때문이다. 가령 경기도교육청의 경우 2019년 3월 1일까지 공립유치원 264학급을 증설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부지 확보가 어렵고 부지가 확보되더라도 비싼 땅값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때문에 내년 3월에 문을 여는 도내 국공립 유치원은 2곳(17학급), 병설 유치원은 고작 11곳(40학급)에 불과하다. 현행 '학교용지 확보 등에 관한 특례법' 상 '공공기관·지방공사 등이 개발사업을 할 경우 초·중·고등학교 용지를 무상으로 교육기관에 제공한다'고 되어있다. 그러나 유치원 부지는 해당 법에 적용을 받지 않는다. 7학급 짜리 소규모 유치원을 지으려고 해도 최소 2천㎡ 이상의 토지가 필요하다고 한다. 문제는 새로 국공립유치원이 들어서는 곳은 대부분 신규 원아가 유입되는 신도시로 땅값만 해도 수십억 원을 호가한다. 실정이 이렇다 보니 시흥시의 경우 배곧 신도시내에 5개의 공립 유치원 부지를 확보했음에도 수년째 공터로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일선교육지원청의 무사안일도 국공립 유치원 설치 지연에 한 몫하고 있다. 오산의 모 아파트의 경우에는 분양 당시 국공립유치원 부지를 확보해 교육청 허가도 받았지만, 주변에 사립유치원의 '압력'에 밀려 국공립유치원 설립이 취소된 것으로 알려져 입주예정자들의 불만이 폭발하기도 했다. 교육부가 시설 확충에 필요한 예산 소요액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다. 비리 사립유치원 사태를 막기 위해 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등 '박용진 3법'의 처리도 급선무지만, 유치원 사태가 이 지경까지 온데 대한 교육 당국의 책임자 처벌도 반드시 뒤 따라야 할 것이다.

2018-11-08 경인일보

[사설]또 초 미세먼지, 더 강력한 비상저감 조치 필요하다

미세먼지가 또 하늘을 뒤덮었다. 숨쉬기조차 어렵다. 어린이집·유치원과 초·중·고교에는 마스크를 쓰고 등원·등교하는 학생들이 줄을 이었다. 마스크는 필수 지참물이 됐고, 마스크의 행렬은 이제 낯선 풍경도 아니다. 입동인 어제 시민 건강을 위협하는 미세먼지를 잡기 위한 비상저감 조치가 수도권에 발령됐다.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이틀 연속 '나쁨' 기준인 ㎥당 50㎍(마이크로그램)을 초과하거나 초과할 것으로 예보된 데 따른 조치다. 지난 6일 경기와 인천의 미세먼지 농도는 각각 125(89)㎍/㎥, 112(75)㎍/㎥이었다. 비상 저감조치가 발령된 건 지난 3월 27일 이후 7개월 만이다. 이 때문에 수도권 3개 시·도에 있는 7천여 개 행정·공공기관 소속 임직원 52만여 명은 차량 2부제를 의무적으로 적용받았다. 하지만 이런 대책이 미세먼지를 줄이는데 어떤 효과가 있는진 여전히 의문이다.미세먼지 발생국으로 지목받는 중국은 강력한 미세먼지 대응책을 시행해 오고 있다. 정부 차원의 환경보호 감찰제를 실시하면서 지방에 파견된 감찰조가 미세먼지 발생업체에 대한 고발을 접수한다. 2015년부터 베이징시와 산시성엔 매년 11월부터 다음 해 3월까지 석탄공장 생산량을 30% 감축하고 일반 가정에도 석탄 사용을 강제로 제한하고 있다. 지방정부는 지방정부 대로 주요 시에서는 자체 환경보호국을 두고 환경 단속을 시행하고 있는 중이다.하지만 우리의 경우 매년 미세먼지로 고통을 겪으면서도 대책은 보잘 것 없다. 그나마 대표적인 게 수도권 미세먼지 비상 저감조치 정도다. 공공기관은 차량 2부제를, 사업장과 공사장은 조업 단축 실시가 고작이다. 미세먼지가 얼마나 줄었는지 정확한 데이터조차 없다. '비가 오면 미세먼지가 사라지겠지' '바람이 불면 괜찮을 거야'라는 안일한 생각에 빠져 있다. 자발적으로 차량 2부제에 동참해 대중교통을 이용한 시민들을 찾기 힘들다. 늘 이런 식이다.미세먼지는 우리의 생존이 달린 문제다. 초미세먼지는 치명적 폐 질환의 원인이 된다는 경고는 이미 수없이 쏟아졌다. 그런데도 정부는 미세먼지가 심각할 때마다 재난경보나 울릴 뿐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비상 저감조치를 발령한다고 미세먼지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난방이 시작되는 본격적인 겨울철이 눈앞이다. 좀 더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저감 방안을 제시하고, 시민 동참을 이끌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2018-11-07 경인일보

[사설]3·1운동 100주년과 부평의 일제 지하시설물

부평 산곡동 일대에 남아 있는 '부평토굴'의 명칭을 '부평 지하시설' 또는 '부평 일본군 지하시설'로 바꾸자는 주장이 부평문화원이 개최한 행사에서 제기되었다. 부평토굴과 조병창의 연관성을 명확하게 담기 위해서이다. '부평토굴'은 인천시 부평구 산곡동 화랑농장 부근 호봉산 일대에 일제강점기 조성된 지하시설로 24개나 존재한다. 이 시설들은 일제강점기 군수물자 보관창고와 방공호로 사용됐던 것으로 추측되지만, 40년 전부터 새우젓 보관창고로 이용하고 있어 인근 주민들은 이 시설들을 '새우젓굴'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들 시설은 일제가 병기격납고나 방공호로 사용한 것이므로 제 이름을 찾아야 할 것이다.일제 침략의 역사적 유산을 '새우젓굴'이나 '부평토굴'이라고 부르는 것은 역사적 무관심이 낳은 것이다. 부평구에서는 이 시설들을 '함봉산 새우젓 동굴'이라고 부르고 있으며, 동굴 조성과정이나 역사적 성격의 규명도 없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부터 검토한 적이 있다. 부평에 산재한 지하시설물들이 일제의 징용령에 의한 강제동원령으로 조성된 것이라면 관광자원으로 활용될 수는 없다. 역사 문화자원은 그 성격에 맞게 활용되어야 한다. 일제강점기의 역사 유산에 대해서는 더 세심하게 조성배경과 목적을 조사하고 그 성격에 적합한 활용방안을 찾아야 한다.인천시는 부평구 일대에 산재한 일제시대의 지하시설을 종합적으로 조사할 필요가 있다. 부평가족묘지 일대의 지하에는 거대한 부평 은광 지하시설이 남아 있다. 부평 캠프마켓 내부에도 탄약 생산 공장이었거나 탄약 발사 시험장으로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형 지하시설물이 존재한다. 한편 부영공원에도 동굴 형식의 지하시설물의 입구가 발견되었지만 별다른 추가조사를 진행하지 않고 덮어둔 상태이다. 옛 미쓰비시제강 인천제작소 부지였던 현 부평공원 지하에도 방공호로 조성된 큰 지하시설이 존재한다는 구전이 있다.지하시설은 문화재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 특히 일제의 조선침략 교두보였으며, 식민지 대동아 전쟁 수행의 병참기지 역할을 수행해야 했던 인천의 경우 일제가 남긴 침략의 역사적 현장을 보존하고 연구해야 한다. 인천시가 3·1운동 100주년 사업의 하나로 일제가 부평지역에 남긴 유산을 종합적으로 조사하고 역사적 교훈으로 삼을 자료를 발굴 선정하여 보존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

2018-11-07 경인일보

[사설]'이재명 표' 복지 담은 새해 경기도 예산안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전년 대비 10.9% 늘어난 24조3천604억원 규모의 새해 예산안을 발표했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역대 최대규모 예산안(470조5천억원) 증가율 9.7%보다 1.2% 포인트 웃도는 수준이다. 이 지사는 복지와 민생, 일자리 창출을 위해 슈퍼 예산을 편성하게 됐다고 밝혔다. 일반회계 기준 처음으로 20조원을 넘어선 '2019 경기도예산안'은 이 지사의 도정 운영 철학을 담아냈다는 평가와 함께 23.5% 증가한 복지 예산엔 '과잉 속도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이 지사가 밝힌 내년 본예산은 올해 21조9천765억원 보다 2조3천839억원 늘어났다. 일반회계 21조849억원, 특별회계 3조2천755억원으로, 일반회계가 20조원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주요 사업으로는 청년 배당 1천227억원, 산후조리비 지원 296억원, 무상교복 지원 26억원 등 '이재명표 핵심 공약'으로 꼽히는 3대 무상복지에 1천564억원이 편성됐다. 또 생애 최초 청년 국민연금 147억원, 군 복무 경기청년 상해보험 가입 25억원, 청년 면접수당 160억원, 일하는 청년통장·취업프로그램 454억원이 투입된다. 도는 시군의 의견에 따라 청년 배당·산후조리비 도비 보조율을 60%에서 70%로 높였다.새해 예산안은 이 지사의 도정 의지를 담아냈다. 핵심은 '이재명 표' 복지를 확대하고 경제와 연결해 예산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것이다. 이 지사의 도정 철학을 구현하고 복지와 경제의 동반 견인을 위해서는 예산안이 온전히 반영돼야 한다는 게 도청 분위기다. 하지만 복지 분야 예산이 급증한 것과 관련, 논란이 예상된다. 시군과의 협의 과정이 생략되거나 불충분해 갈등의 소지가 있고, 일부 사업은 시행이 늦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 무상복지 시행을 위해 발행되는 지역 화폐의 경우 시군 대부분이 내년 하반기에나 발행할 것으로 보여 혼선이 우려된다.새해 예산안에 대한 부실심의도 걱정거리다. 도의회는 이 지사가 속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로 채워져 있다. 여당이 절대다수다. 도정을 뒷받침한다는 명분 아래 밀어주기식 심의가 이뤄지면서 졸속으로 예산안이 확정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여야가 티격태격하다가도 예산 앞에서는 대동단결하는 게 우리 정치다. 소중한 도민의 혈세가 허튼 예산으로 낭비되는 건 막아야 한다. 도민들이 눈 부릅뜨고 지켜볼 일이다.

2018-11-06 경인일보

[사설]충격적인 지방세 감소, 인천 중기재정계획 괜찮나

지난주만 해도 마침내 '예산 10조원 시대'가 열렸다며 들떠있던 인천시의 분위기가 한순간에 얼어붙었다.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위해 지방세 최종 수입이 당초 예상치를 크게 밑돈다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시에 따르면 올해 지방세 목표 세입액은 3조8천321억원이지만 실제 세입액은 3조5천578억원으로 예상된다. 무려 2천743억원이나 부족하다. 지난해 지방세 결산액 3조6천271억원보다도 700억원이나 감소한 수치다. 인천의 지방세 감소 현상은 지난 2012년 이후 처음이다. 6년 만에 눈앞의 현실로 나타난 지방세 감소현상은 시 재정책임자조차도 "충격적"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심각한 일이다.지방세 감소의 주된 원인은 부동산거래량 감소에 따른 것이다. 인천시가 거둬들이는 지방세의 40~50%는 부동산이나 자동차 등을 살 때 내는 취득세다. 특히 전체 취득세 가운데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70%에 이른다. 그런데 올해 인천지역 부동산 거래량은 9월 기준 4만2천838호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3%나 감소했다. 주택거래량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여파로 지난 5월부터 눈에 띄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4월까지만 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5월 -20.4%를 시작으로 6월 -32.9%, 7월 -33%, 8월 -35%, 9월 -26% 등 계속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런 추세는 내년에도 이어져 '예산 10조원 시대'를 여는 2019년도 지방세 수입이 예상치를 크게 밑돌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그런데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지난달 인천시가 내놓은 2019년부터 2023년까지의 5개년 간 중기지방재정계획의 내용이다. 지방세가 내년부터 연평균 2.4% 증가해 2023년에는 4조1천546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2023년에는 12조5천268억원의 예산 규모를 예측했다. 올해 지방세 감소 현상을 산출 기초자료로 검토하고 반영한 계획인지 의문이다. 불과 한 달 전에 발표한 중기지방재정계획에 이러한 지방세 감소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면 이는 인천시의 큰 실책이다. 시가 지방채 발행으로 현 재정규모를 유지한다면 현재 20% 수준의 채무비율을 2023년까지 10.7%로 줄이겠다는 당초 계획은 크게 빗나갈 공산이 크다. 지방세 감소를 전제한 재정계획을 다시 수립해야 할 상황이다.

2018-11-06 경인일보

[사설]선거법 개정 통한 정치개혁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촛불집회 2년이 지났으나 정치는 촛불 2년 전과 판박이다. 촛불혁명은 국민을 배신한 지도자에 대한 탄핵뿐만 아니라 한국사회의 근본적 변화와 개혁을 요구했다. 결국 개혁은 국회에서의 제도화를 통해서만이 가능하다. 그러나 여야의 적대적 대립이라는 구조적 문제는 한국사회 개혁의 발목을 잡고 있다.정치개혁특위의 가동을 계기로 논의만 무성한 선거구제 개편과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도입 등의 선거법 개정이 이루어질지 관심이다. 그러나 전망은 밝지 않아 보인다. 자유한국당은 다음 총선을 의식하여 보수통합론을 띄우고 있다. 바른미래당을 대상으로 하고 문재인 정부에 반대하는 세력의 중심이 되어 보수를 결집하겠다는 의도이다. 한국 정치에서 보수와 진보의 대결 구도는 정당체제내에서 의미있는 다당제의 형성과는 거리가 멀다. 다당제는 시민사회의 균열과 이해대립이 정당체제에 수렴됨으로써 과소대표되는 계층의 정치적 의사를 제대로 반영할 수 있을 때 의미를 갖는다.그러나 지금의 단순다수제와 소선거구제의 승자독식이 갖는 구조적 한계는 한국 정치의 적대적 갈등의 일상화를 초래했다. 시민의 정치적 의사가 비례적으로 반영되지 못한 결과 거대양당의 정당독점구조가 유지되고 있다. 여야 정당들의 정치개혁특위 위원들이 정해졌지만 벌써부터 활동 시한 연장 얘기가 나올 정도로 정당들이 적극적이지 않다. 사법농단 사건을 위한 특별재판부 구성 논란과 고용세습 등 채용비리를 둘러싼 국정조사 실시 여부 등을 가지고 여야가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대치중이다. 또한 국정감사 이후 예산 정국에서도 각종 현안에서 여야 충돌이 예상되는 상황이 더욱 전망을 어둡게 한다.기회의 평등과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를 담보할 수 있는 사회경제적 제도의 도입은 결국 정치영역에서의 입법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비례성과 대표성을 강화함으로써 주권자의 의사가 정당체제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선거구제 개편과 비례대표제의 강화에 여야 모두 명시적으로 반대하지 못하는 이유이다. 촛불 2년을 맞으면서 선거제도의 개편을 통한 정치개혁이 더 이상 미뤄져서는 안된다.선거제도는 정치공학적 이해득실이 첨예하게 충돌하는 지점이다. 그럼에도 여야 정당이 이번만큼은 대승적으로 정치개혁에 임해야 한다. 촛불 2년 동안 과거 정치문법에 매몰되어 있는 정치권 모두가 새겨들어야 한다.

2018-11-05 경인일보

[사설]서해 갯녹음 현상 원인규명 서둘러야

인천 앞바다에 갯녹음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 갯녹음은 해양생태계를 황폐하게 해 '바다 사막화'로 불린다. 서해 갯녹음 실태는 국립수산과학원이 2010년 진행한 조사에서 처음 드러난 바 있다. 당시 잠수사가 해저 암반을 관찰하는 방식으로 조사해 서해 암반의 9%에서 갯녹음이 진행하고 있음을 파악했다. 인천 앞바다의 경우, 조사암반 130㏊ 중 12%인 16.5㏊에서 갯녹음이 관찰돼 서해에서 충남 보령(16.4%)에 이어 두 번째로 갯녹음 암반비율이 높았다. 동해와 남해에 이미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는 갯녹음이 서해에도 점차 번지고 있음을 당시 조사에서 확인한 것이다. 수온 상승, 해양오염, 해조류를 먹는 성게 등 조식 동물의 비정상적 증가 등이 갯녹음이 생기는 원인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갯벌이 많은 서해는 동해나 남해보다 비교적 갯녹음이 덜하다고 파악됐다. 그러나 최근 들어 현지 어민들이 체감할 정도로 인천 앞바다의 갯녹음 현상은 심화하고 있다. 인천광역시 옹진군 자월면 승봉도에선 3~4년 전부터 파래와 청각 등 해조류와 굴 등이 눈에 띄게 줄고 있어 맨손어업을 하는 주민들의 어려움이 크다고 한다. 심지어 썰물 때 드러나는 몇몇 바위에서는 백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갯녹음은 바닷물에 녹아있는 탄산칼륨이 석회로 변해 연안 해저 암반에 하얗게 달라붙는 현상으로, 백화현상이라고도 한다. 갯녹음이 발생한 암반에서는 해조류가 살지 못하기 때문에, 해조류를 먹는 어류 등 바다 생물도 줄어들게 된다. 서해 갯녹음에 대한 실태 조사는 여러 이유로 인해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에 따르면 서해는 유속이 빠르고 바닷물이 탁해서 빛 투과성이 낮기 때문에 항공촬영을 통한 조사가 어렵다. 그로 인해 잠수사를 동원해 일일이 조사해야 하지만, 예산문제로 쉽지 않다는 것이다.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은 갯녹음 확산을 막기 위해 백령도와 대청도, 사승봉도 등에서 바다 숲 조성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인천 옹진군과 어민들은 실태 파악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되는 바다 숲 조성사업은 근본적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고 여긴다. 해양수산부와 인천시는 정확한 원인 규명부터 해야 한다. 해역별로 발생하는 원인이 다른 만큼 특성에 맞춘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지자체 차원에서도 갯녹음 현상에 대한 실태 파악을 하고 전면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2018-11-05 경인일보

[사설]경기도 일자리 확대에 올인 해도 역부족인데

미국경제 활성화가 주목된다. 2분기 경제성장률이 4.2%로 4년 만에 최고인데다 실업률은 반세기만에 최저를 기록한 것이다. 시간당 임금이 2009년 이후 최고일 정도로 완전고용을 달성했다. 소비자물가를 가늠하는 빅맥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4.7% 올랐지만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안정 속의 성장을 의미하는 골디락스 경제가 재현된 것이다.한국은 어떠한가. 올해 경제성장률 2.7%가 확실시 되는데다 10월의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나 올라 13개월 만에 최고인데 밥상물가 상승률은 무려 10%나 올랐다. 3분기 실업자수는 106만 명으로 외환위기 직후의 공포(?)를 연상케 하며 15~29세 실업률은 9.4%로 19년 만에 최고다. 한국경제의 견인차인 30~40대의 실업률 증가는 점입가경이다. 3분기 상승 폭이 30대는 2009년 금융위기 때보다 높고 40대는 IMF위기 와중이던 2001년과 맞먹는 수준이다. 이정도면 정부의 일자리 엔진이 멈췄다 해도 틀리지 않는다.지역별 편차도 심하다. 대도시의 9월 실업률은 울산 5.0%, 서울 4.9%, 대구 4.6%, 대전 3.9%, 인천 3.8%, 부산과 광주 3.7% 등인데 경기도는 3.5%로 양호한 편이나 취업자수 증가폭이 금년 하반기부터 예년 수준에 크게 미달해 걱정이다. 지난 1일 통계청이 특별·광역시를 제외한 전국 77개 시의 실업률을 집계한 결과 안양과 군포는 5.9%와 5.0%로 각각 3위와 5위를 기록했다. 지난해엔 전국 실업률 평균을 약간 넘는 수준이었지만 금년 들어 별안간 나빠진 것이다. 1위는 거제(7.0%), 2위는 통영(6.2%), 4위는 구미(5.2%) 등이다. 작년에 1~4위를 차지했던 의정부, 동두천, 광명, 부천의 경우 약간 개선되었지만 전국평균에 한참 못 미친다.경기도민의 상당수가 서울에 직장을 두고 있기 때문이나 인구 대비 일자리수가 턱없이 부족한 점이 근본원인이다. 도가 앞장서서 일자리 창출에 팔을 걷어붙여도 모자랄 지경인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이재명 지사의 청년배당, 지역화폐발행, 산후조리비 지원 및 기본소득 제공 등 '한반도 신경제지도 중심지' 공약은 보편적 복지에 초점이 맞춰져 일자리대책이 취약한 것이다. 이런 마당에 이 지사 관련 각종 의혹수사가 검찰로 넘겨진 점도 걱정이다. 경기도의 일자리 정책 집중도가 떨어질까 해서다.

2018-11-04 경인일보

[사설]협동조합형 임대아파트 사업 철저히 관리해야

정부가 서민 주택공급 대책의 일환으로 공공임대주택 확충에 힘을 쏟고 있는 가운데 민간의 사업참여도 활발해지고 있다. 정부의 재정만으로는 공공임대주택 건설에 한계가 있는 만큼 민간 투자를 허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간이 주도하는 일부 사업방식은 불투명한 추진과정으로 인해 서민 투자자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와 관계당국의 적극적인 대응이 절실하다.최근 경기도 평택과 동두천에서 사회적 협동조합이 조합원을 모집중인 임대아파트 사업은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사업계획승인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자체의 승인 없이 사업계획만으로 조합원 계약이 이루어지는 상황인 셈이다. 토지매입 후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 입주자 모집, 착공으로 이어지는 정상적인 주택공급 절차에 어긋난다. 특히 두 곳의 임대아파트 사업 부지는 기존에 지역주택조합들이 아파트 신축 사업을 추진했다가 무산된 관심 지역이다.사회적 협동조합형 민간 임대주택인 소위 '누구나 집' 사업은 조합원이 아파트 최초 공급가의 10%만 내고 입주한 뒤 8년 임차 후 최초 공급가로 주택을 구매할 수 있다. 사업자금의 75%를 주택도시기금 대출과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으로 충당하는 구조다. '누구나 집' 사업은 2014년 인천도시공사가 최초로 분양한 전국 1호 준공공임대주택이다. 이 사업은 공공 및 민간 임대주택 사업 모델로 분화했는데, 사회적 협동조합형 임대주택은 민간사업 분야에 해당한다. 최근 인천에서 성공적으로 착공식을 가진 미단시티 임대아파트가 대표적인 사례다.협동조합형 임대아파트 사업은 서민들에겐 아직 생소한 사업모델이다. 수범적 사례도 있고 불안한 사례도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어떠한 경우에도 민생 피해를 방지할 당국의 관리체계가 있어야 한다. 사업승인 전 분양의 문제점을 지적한데 대해 관련 업체 관계자는 "사업이 취소되면 계약자의 보증금을 환급해 준다"고 해명했다고 한다. 하지만 사업승인 불발에 따른 투자금 반환을 사업자의 선의에 맡겨야 한다는 논리는 자본주의 사회의 계약관행상 비상식적이다. 또한 파격적인 임대 및 매수 조건 때문인지 주요 웹사이트에는 협동조합형 임대아파트 투자 문의가 활발하다.정부와 지자체등 당국은 협동조합형 민간아파트 사업이 정부의 공공임대주택 확충 사업의 반려사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효율적인 관리방안을 만들 필요가 있다.

2018-11-04 경인일보

[사설]양심적 병역거부 합법화, 입법 대책 서둘러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일 현역병 입영을 거부해 병역법 위반으로 기소된 모 종파 신도 오모씨의 상고심에서 대법관 9(무죄) 대 4(유죄) 의견으로 징역형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 환송했다. 이로써 6·25전쟁 중에 의무복무제가 도입된 이후 최초로 종교적, 개인적 신념을 내세운 양심적 병역거부가 합법화 됐다.대법원은 2004년 양심적 병역거부를 소극적 양심실현의 자유로 인정하면서도 병역법으로 제한할 수 있다는 판례를 남겼다. 하지만 이번 대법원은 소극적 양심실현의 자유도 제한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이는 지난 6월 헌법재판소가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제도가 없는 병역법 5조1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 보다 한 발 더 나아간 것이다. 당시 헌재는 병역기피자 처벌 조항은 합헌 결정을 내렸다. 즉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병역은 대체복무로 해소하고, 병역기피 처벌의 형평성은 유지한 것이다.대법원의 새로운 판례대로라면 오씨는 대체복무 없이 병역을 면제받게 되고, 현재 대법원에서 심리중인 종교·양심적 병역거부 사건 227건 모두 무죄가 선고된다. 다시 말해 국회와 정부가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병역의무 이행을 위한 대체복무제를 입법할 때까지 양심적 병역거부는 제한없이 허용되는 것이다. 또한 이날 대법원은 종교·양심적 병역거부의 판단 기준으로 신념의 확고함을 제시했다. 앞으로 병역거부자의 양심이 의심될 경우 검찰이 이를 밝혀야 한다는 것인데, 양심의 진위를 객관적으로 규명하는 일은 가능하지 않다.대법원은 이번 판결로 우리 사회의 해묵은 논쟁에 새 이정표를 세웠다. 그러나 이번 판결이 논쟁의 끝이 될지 새로운 시작이 될지 장담할 수 없다. 강제적인 병역의무 사회에서 합법적 병역 면제는 매우 예민한 사안이다. 이날 김소영 주심 등 4명의 대법관이 무죄 선고가 사회적 혼란을 초래할 것을 지적한 뒤 "대체복무제에 대한 국회입법을 기다리자"며 유죄 소수의견을 낸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보통 청년들의 병역의무 이행에 따른 각종 인센티브가 없어진 상황에서 양심적 병역의무가 집단화 될 경우 전혀 예상치 못한 사회적 갈등이 일어날 수 있다. 일단 국회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국방의무를 실현할 대체복무제를 명시한 병역법 개정을 당장 실행해야 한다. 또한 정부는 가짜 양심의 범람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2018-11-01 경인일보

[사설]파주에 몰린 투기세력 두고만 볼것인가

남북 경협의 중심지이자 한반도 평화의 장소인 파주시가 기획부동산의 극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파주시에 평화경제특구 설치 등이 유력하게 점쳐지면서 기획부동산들이 새로운 투기 장소로 이곳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국토교통부와 지역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파주시는 올해 3분기 전국에서 누계 지가변동률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나타났다. 파주시는 지난해 2.09%를 기록하며 땅값을 들썩거리게 만들더니 올해에는 8.14%로 전국의 땅값 중 가장 크게 변했다. 이는 서울 용산구(6.50%), 동작구(6.04%), 마포구(5.99%)보다도, 또 같은 휴전선 지역인 강원 고성군(6.51%), 철원군(5.39%) 보다도 높은 것이다.그동안 경기도는 부동산 시장의 상승을 남부지역에서 이끌어 왔지만, 올해에는 남북 경협의 물꼬가 열리고 한반도 평화 무드가 조성되는 등 각종 호재가 이어지며 북부지역으로 시장이 움직였고, 파주가 급부상했다. 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 노선 착공 등 교통 호재도 투자 수요를 끌어들였다.그러나 파주는 거주민의 실익보다 기획부동산의 먹잇감이 됐다. 이들은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정책에도 불구하고 임야나 농지를 헐값에 사들여 토지를 무분별하게 쪼개 팔았고, 파주 일대 땅값 상승을 부추겼다. 이런 투기꾼들이 몰리자 파주 땅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전과 답, 묘지까지 평당 10만~15만원 하던 민통선 안의 모든 토지가 배 이상 올랐고 매물 자체가 없어지는 품귀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는 게 지역 부동산 관계자의 전언이다.투기 세력이 몰리고 있지만 정부와 지자체는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파주 군내면(276건), 장단면(171건), 진동면(204건) 등에는 올해부터 주인이 계속 바뀌고 땅값도 폭등했지만 단속조차 하지 않았다. 특히 10월 초 장단면과 진동면에는 지분거래가 각각 62건, 29건씩 활발하게 이뤄진 것으로 나타나 애꿎은 피해자 양산을 막기 위한 관계 당국의 철저한 단속이 시급하다.정부는 서울 등 수도권 집값을 잡기 위해 다주택자는 물론 1주택자까지 투기 목적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데 힘을 쏟았다. 하지만 투기꾼들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파주를 집중적으로 공략하며 시세차익에 열을 올리고 있다. 관계 당국은 투기 세력과 이를 부추기는 불법 중개행위에 대해 행정처분과 형사처벌 등 강력한 조치를 해야 할 것이다.

2018-11-01 경인일보

[사설]특례시 환영하나 경기도와 상생협력의 길로 가야

지방자치의 새로운 장이 열렸다. 연방제 수준의 강력한 지방분권을 약속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이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과 재정 분권 추진방안' 발표로 가시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개편안에 의해 인구 100만이 넘었던 수원시와 용인시, 고양시가 '특례시' 명칭을 부여받았다. 크게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자칫 경기도와 특례시와의 갈등도 예견된다. 이번 특례시 지정이 '분도(分道) 버금가는 파괴력을 가져 올수 있다는 우려도 그래서 나온다. 수원·용인·고양시 등은 울산시 등 광역시와 유사한 행정 수요를 갖추고 있음에도 50만 명 인구를 갓 넘긴 도시들과 같이 취급받아왔다. 특히 수원시의 경우 인구 125만 명으로 광역시인 울산시 118만6천여명보다 많은 전국 최대 규모의 기초자치단체임에도 행정체제는 기초자치단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해 조직·인원·예산 등에서 많은 제약이 따랐다. 이러다 보니 도시 규모에 걸맞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한계를 갖고 있어 시민 피해는 물론 지방분권과 도시발전에 역행한다는 비판과 역차별 논란까지 제기돼 왔다.수원시의 경우 특례시가 되면 당장 세수가 매년 3천억원 이상 늘어난다. 지역자원시설세·지방교육세가 특례시 세목으로 분류되고, 취득세·등록면허세·레저세·지방소비세 공동과세, 지방 소비세율이 인상되기 때문이다. 행정·재정 자율권도 확대돼 신규 사업과 대형국책사업을 더 원활하게 추진할 수 있다. 경기도를 거치지 않고 정부와 직접 소통해 정책을 신속하게 결정하거나 자주적으로 계획을 수립·추진할 수 있다. 이는 용인시와 고양시도 예외는 아니다. 문제는 특례시 지정으로 자칫 경기도의 위상이 크게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인구 95만여명의 성남시도 장기적으로 특례시 도입을 추진하고 나설 것이 분명하다. 이럴경우 인구 1천300만명을 자랑하던 경기도의 위상이 크게 위축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도와 특례시가 사사건건 마찰을 빚을 여지도 많다. 그동안 이재명 지사는 특례시로 인해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며 부정적 입장을 보여왔다. 이번 발표 후 경기도가 '기본적으로 환영할 만한 조치'라고 평가하면서도 재정적인 지원에 대해서 우려를 표명한 것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지방자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빨라야 연말이다. 아직 시간이 있다. 그동안 경기도와 특례시가 머리를 맞대 상생 협력으로 서로 윈윈할 수 있는 해법을 찾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2018-10-31 경인일보

[사설]우울한 인천시민

인천시민들의 우울감과 스트레스 지수가 타 도시와 비교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인천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2018 인천공공보건의료포럼'에서 제시된 보건복지부의 '지역사회건강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시민들의 우울감 경험률은 7.2%로 세종(7.7%), 충남(7.6%)에 이어 전국 지자체 중 3번째로 높게 나타났다. 문제는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전문기관도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인천광역시의 공공 정신의료 병상 수 통계를 인구 100만명당 공공정신의료 병상수로 환산하면 19.7개로 서울 56.7개, 대구 212.5개, 부산 100.3개에 비한다면 턱없이 부족하다.한편 우울감 경험률의 구군별 편차가 큰 것도 주목해야 한다. 우울감 경험률이란 최근 1년 동안 연속 2주 이상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슬픔, 절망감 등 우울감을 경험한 사람의 비율이다. 인천 10개 기초자치단체 중에서는 동구(11.6%)가 가장 높았고 부평구(10.8%)가 뒤를 이었다. 강화군(3.2%)이 가장 낮게 나타났다. 낙후한 구도심 주민의 우울감 경험률이 농촌지역인 강화군의 세 배에 달하고 있다는 것은 도시 공간의 문제가 크다는 것을 말해 준다. 이같은 편차가 대기환경, 공원 녹지, 주차장 확보율과 같은 일반적 도시 환경과 연관되지는 않는지 조사할 필요가 있다.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이 문제일 수 있다. 정신건강은 다른 육체적 질환과 마찬가지로 치료받아야 하지만 대부분의 환자들은 초기 정신질환은 개인이 해소할 수 있다고 여겨 치료받지 않거나 치료 시기를 놓쳐 증상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률이 낮고, 정신의료기관 방문이 늦은 현상은 우리 국민들의 경향이다. 인천시는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고 시민들이 적절히 치료받을 수 있도록 권장하는 홍보가 필요해 보인다.인천시는 시민들의 정신건강에 대한 구체적 실태조사부터 시작해야 한다. 정신건강 지표가 타 시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나쁘게 나타나는 요인을 분석하고, 시민들의 정신 건강 의료 서비스 수요 실태에 대해 조사하고, 정신건강 의료 서비스의 장애요인이 무엇인지를 찾아 종합적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우울감과 스트레스 지표는 각종 정신질환으로 진행될 수 있으며 개인의 정신질환은 각종 중독, 자살 범죄 등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2018-10-31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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