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전북 상산고 구제하고 안산 동산고 취소한다면…

전국 시·도교육청의 자율형 사립고등학교 재지정 심사 후유증이 매우 심각한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먼저 자사고 재지정 평가기준이 현 정부와 진보진영 교육감의 자사고 폐지 공약과 신념을 관철하기 위해 작위적으로 설계됐다는 문제 제기와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그리고 상산고에 대한 전북교육청의 자사고 재지정 취소 평가에 대해 청와대와 여권, 지역정치권이 입을 모아 교육부의 부동의를 통한 구제방침을 흘리고 나서자, 총선을 의식한 정치적 특혜 시비까지 우려되는 실정이다.경기도교육청이 자사고 재지정 취소를 통보한 안산 동산고와 학부모들은 교육청의 평가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도교육청의 감사 지적사례에 대한 감점 기준이 타 시·도교육청보다 높은데다, 별도의 감점 비율 상향조건을 포함시키는 평가설계로, 처음부터 동산고의 자사고 지정 철회를 목적으로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평가점수 공개를 거부해 의심을 부추기고 있다. 전북 상산고 역시 전북교육청에 대해 똑같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하지만 상산고는 정치권에 의해 구제가 유력해 보인다. 정세균 전국회의장을 비롯한 전북 출신 국회의원들이 일제히 반발하는 등 지역 민심이 예사롭지 않게 돌아간 덕분이다. 자사고 폐지를 공약했던 청와대와 여권이 구제이유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자립형 사립고로 출발한 상산고는 사회통합전형의 의무사항이 아니다'라거나, '학생 모집이 전국단위인 자율형사립고는 유지할 생각'이라는 둥, 상산고를 살릴 구실을 언론에 흘리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전북지역 민심을 고려한 특혜라는 시비를 사기에 안성맞춤인 언행이다.올해 재지정 심사를 받는 전국 24개 자사고 중 21개교가 아직 평가전이다. 그런데 벌써 교육청별로 심사기준이 다르고, 표적 평가를 한다는 의혹이 나오니 21개교 평가결과가 다 나오면 전국이 뒤집어질 판이다. 여기에 교육부가 정치적 배경이 있는 전북 상산고는 구제하고, 힘 없는 안산 동산고는 버린다면 그 파장은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이런 식의 논리라면 안산 출신 여야 국회의원 4명과 시장, 시의회 의장은 굶어죽을 각오로 교육부 앞에서 농성을 벌여야 한다.시·도교육청을 통해 손에 피 안 묻히고 자사고 폐지를 관철하려던 정권이 예상치 못한 전북의 민심에 혼비백산하는 모습을 보며 과연 이 정부에 교육철학이나 있는 것인지 의심하는 건 당연하다.

2019-06-23 경인일보

[사설]너무 빈번한 경기도·정부 정책 엇박자

문화체육관광부와 경기도 간의 충돌이 예상된다. 지난 17일 문체부가 '경기도 건축물 미술작품 설치 및 관리에 관한 조례'의 일부 조항이 문화예술진흥법을 위반했다며 재의를 요구했으나 도는 이에 불응하고 18일 조례를 공포해버린 것이다.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지방의회 의결이 법령에 위배될 경우 주무부 장관은 시도지사에 재의를 요구할 수 있고 자치단체장이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대법원에 제소하거나 집행정지 결정을 할 수 있다. 경기도는 맞대응을 각오하고 결행한 것이다.현행 문화예술진흥법에 따르면 연면적 1만㎡ 이상의 건물 신축 시 건축비의 일정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미술작품 설치에 사용하거나 문화예술진흥기금에 출연해야 한다. 국민의 예술작품 감상 기회 확대와 작가의 창작환경 보호를 목적으로 1972년에 도입되어 1995년부터 의무화되었다. 경기도에서만 한 해 평균 280여점 300억원 상당의 미술품이 설치되고 있지만 창작자에 정당한 대가 미지급, 일부 화랑의 과도한 영업활동, 특정 작가 편중에 따른 독과점 등 문제가 되풀이되고 있다.이러한 문제를 시정하기 위해 지난달에 경기도가 전국 최초로 건축물 미술작품 공모의무화를 제도화한 것이다. 연면적 1만㎡ 이상의 공동주택과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에서 건물을 지을 때 설치하는 미술작품을 건축주가 공모를 거쳐 제작, 설치하도록 규정했다. 도의 조례제정 취지에는 공감하나 지자체 스스로 법을 어긴 모양새여서 1천만 도민들은 불안하다.경기도의 정부와의 엇박자는 이뿐만이 아니다. 고용노동부와는 근로감독 분권 문제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만 18세가 되는 도내 거주 모든 청년들에게 국민연금 첫 보험료 1개월 치(9만원)을 도가 전액 지원하는 내용의 '생애 최초 청년국민연금'에 대해서도 지난 3월 보건복지부는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재협의를 요구했다.경기도가 중앙사무의 지방이양에 목소리를 높이는 중이다. 이재명 지사는 "중앙집권적인 일률적 정책에서 부족한 다양성과 현장성을 메우기위해 지방자치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재인정부의 '참여와 자치'는 금상첨화였다. 이 지사의 튀는 행동과 인파이터 스타일을 고려할 때 앞으로도 중앙정부와의 갈등은 더 심해질 수도 있어 보인다. 그러나 국내 최대 지자체의 정책 실험장화에 도민들은 기대만큼이나 우려하는 마음도 크다는 점을 유념해야할 것이다.

2019-06-23 경인일보

[사설]철저하게 규명해야 할 공기업 직원사찰 의혹

지방공기업인 김포도시공사의 직원들에 대한 사찰의혹이 제기돼 충격을 주고 있다. 직원들에게 느닷없이 개인정보동의서를 요구하면서 동의기한을 5월부터 소급적용하겠다는 이유가 지난 5월 14일 한 언론에 보도된 간부 비위문제와 관련해 제보자를 색출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당시 해당 언론은 도시공사 A차장이 승진 직후인 올해 1월 면허취소 수준의 만취상태로 운전하다 적발된 사실을 언급하고, 징계 대상인 B·C팀장의 인사(징계)위원회가 지지부진한 점을 지적했다.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이 고조되는 분위기 속에 공익차원의 보도가 이뤄졌는데도 도시공사는 이를 '내부정보 유출'로 규정하고 민형사상 조치를 예고했다.도시공사는 특히 제보자 색출을 위해 직원들의 PC에 설치돼 있는 DLP(정보유출방지) 프로그램을 들여다 보겠다고도 한다. 그러나 직원들은 이러한 프로그램이 PC에 설치돼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다. DLP 솔루션 기반 프로그램 중에는 '카카오톡'을 설정해 놓을 경우 PC에서 카카오톡을 실행할 때마다 자동으로 녹화되는 강력한 감시기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공사는 지난 2017년 초 6천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직원들 PC에 DLP 프로그램을 설치하면서 직원들에게도 충분히 인지시켰다는 입장이지만, 정작 직원들은 프로그램이 깔린 줄 모르고 카카오톡 등을 자유롭게 사용해 왔다며 당혹해 하고 있다. 진작 보안각서를 제출한 마당에 회사 측이 별도의 개인정보 동의서를 추가 하달한 의도를 놓고 직원들이 동요하고 있다는 전언이다.통상 동의부터 얻고 보안조치를 강화해야 하는 상식적인 절차를 무시하고 과거의 PC사용 내용을 보겠다는 발상도 문제거니와, 김포시의 국가정보보안지침 준수 요구에 따라 사설 메신저를 원천 차단했어야 함에도 이를 허용해 놓은 점도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잇따른 언론보도가 불거진 이후 회사 측이 일부 PC에 부랴부랴 프로그램을 설치했다는 증언마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공기업의 직원사찰 의혹이라는 전대미문의 사태와 관련해 김포시가 도시공사를 상대로 특별감사를 준비하고 있다. 지역사회의 후유증을 최소화하려면 도시공사의 DLP 프로그램이 어떤 기능까지 구동되는지, 모든 직원이 정말 프로그램의 존재 여부를 알았는지, 직원들의 사생활을 이미 들여다봤을 개연성은 없는지 신속하고 철저히 규명해야 할 것이다.

2019-06-20 경인일보

[사설]북·중 정상회담에 맞서 한·미 동맹 강화해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20일 평양에서 북·중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의 혈맹관계를 강조하고 조선반도 문제와 관련한 대화와 협상에서 공동 보조를 취하기로 했다. 조선반도 문제, 즉 북한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혈맹으로서 미국과의 대화와 협상에서 보조를 맞추기로 한 것이다. 중국 국가주석이 14년 만에 평양을 직접 찾아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임을 공식 선언하고, 북한이 이를 인정하면서 그동안 남·북·미가 주도했던 북한 비핵화협상 판도가 크게 흔들릴 전망이다.기습적인 북·중 정상회담 성사는 중국과 북한이 대미외교 공조를 통해 실현할 이익이 분명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국과 전면적인 통상 전쟁 중인 중국은 북한을 지렛대 삼아 대미 협상력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하는 모양이다. 북한 비핵화 진전을 외교적 성과로 내세우고 싶은 트럼프 미 대통령을 향해,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과시함으로써 미·중 경제전쟁의 국면을 전환시킬 계기를 만들기 위한 외교전략이라는 해석이다.북한 입장에서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미국의 대북제재가 견고하게 유지되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중국을 대미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 실제로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중 정상회담 내용을 전달하면서 북·미 대화를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이때 중국은 단계적 북한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한체제보장 방안을 중재하면서 미국측의 북핵-경제제재 일괄타결 입장 변경을 설득할 가능성이 높다.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에대해 어떤 반응을 내놓을지에 따라 한반도 평화협상에 임하는 대한민국의 영향력이 결정될 수 있다. 정부는 G20 정상회담에 앞서 북핵 문제에 대한 한·미 공동입장을 확실하게 정리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 의사와 상관없이 시진핑 주석과 한반도 의제를 논의하면 안된다. 북한을 대변하는 중국의 북·미 중재외교가 성과를 올리면, 한반도 평화협상에서 대한민국의 입지는 급격히 축소된다.국내 일각에서는 중국의 북·미 중재외교 자체를 교착국면에 빠진 한반도 평화협상의 새로운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모양인데, 위험한 발상이다. 우리에게 중요한 건 대화 자체가 아니라 북한의 핵폐기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하나의 입장을 가진 동맹의 힘으로 G20 정상회의에 임해주기 바란다.

2019-06-20 경인일보

[사설]해상판 '노크 귀순', 우리軍 왜 이러나

2012년 10월 북한 병사가 3중 철책선을 넘어 GOP(일반전방소초) 내무반 문을 직접 두드린 이른바 '노크 귀순'이 큰 충격을 주었다. 우리 군은 북한 병사가 문앞에 올 때까지 이 사실을 까맣게 몰랐다. 더욱이 그날은 강원도 강릉 앞바다에 북한 잠수정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발견됐다는 신고에 따라 군이 경계 태세를 강화한 날이기도 했다. 무능하고 못 믿을 군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높아지자 국방부 장관이 대국민사과를 했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또 발생했다. 15일 북한 어선이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고 삼척 항으로 들어와 부두 방파제에 정박한 것이다. 이들을 처음 발견한 이도 해안경계 근무를 하는 군이나 해경이 아니라 민간인이었다. 귀순이 목적이던 이들은 야간에 해안으로 진입할 경우 군의 대응 사격을 우려해 해상에서 엔진을 끄고 날이 밝길 기다렸다고 한다. '대기 귀순'을 한 것이다. 스스로 부두에 내린 이들은 탈북한 친척에게 연락을 시도하기 위해 인근 주민에게 휴대전화를 빌려 달라고 했다. 이 정도면 완전 코미디와 다름없다.경계에 실패한 합동참모본부의 답변은 더 가관이다. 해안 감시레이더에 어선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희미하게 포착됐지만, 감시 요원들은 파도가 일으킨 반사파로 인식해 조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해안 감시레이더 성능개량 사업을 추진하고 이를 운용할 요원을 확충하겠다고 답했다. 소홀했던 경계태세보다 장비 탓으로 돌린 것이다. 이번 사건은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그것도 130㎞ 남쪽 삼척 항까지 무인지경 뚫렸다는 점에서 '노크 귀순' 때보다 더 심각하다. 그런데도 군은 처음에 이런 내용을 감추고 북한 어선도 신속하게 폐기했다. 이것이 현재 우리 군의 현실이다.이같은 한심한 일이 발생하는 것은 우리 군의 기강해이 때문임은 두말할 것도 없다. 느슨해진 군 기강의 문제는 장교나 사병 가릴 것 없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장교는 사병들이 인터넷에 자신을 비방할까 노심초사하고, 사병들은 스마트폰으로 군 시설을 찍어 외부로 스스럼없이 보낸다. 이제 '군인다움'이란 말은 박물관에서 찾아야 할 판이다. 2012년 '노크 귀순'으로 육군 장성 5명과 영관 9명 등 모두 14명의 군 간부가 보직 해임과 징계위 회부 등 중징계를 당했다. 이번 사건도 그때와 준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 작전지휘 통제라인 전원을 통째 도려내는 초강도 문책이 필요하다.

2019-06-19 경인일보

[사설]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가 남긴 교훈

인천 '붉은 수돗물(적수)'사태에 대한 정부원인조사반이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반에선 수계 전환시 무리하게 역방향으로 물을 공급하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파악했다. 통상 수계전환에는 10시간 정도 충분한 시간을 갖고 대응해야 하지만 10분만에 밸브를 개방하면서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다. 특히 역방향으로 바꿀 때는 충격을 고려해 조심스럽게 다뤄야 하는데 갑작스럽게 밸브를 열면서 유속이 두 배 이상 빨라져 관벽에 붙어있던 물때가 떨어져 나갔다는 것이다. 환경부의 원인조사 결과를 보면 6월 하순부터 수돗물이 순차적으로 정상공급될 전망이지만 시민들의 우려는 여전하고 후유증도 심각하다. 인천시장은 연일 고개를 숙여 사과하고 있지만 피해 당사자들의 분노는 여전하다. 가장 실망스런 뼈아픈 대목은 충분히 예견된 사고를 막지 못했으며 안이하고 무책임한 태도 때문에 골든타임을 놓쳐 초동대처도 실패했다는 것이다. 수계전환시 매뉴얼을 준수하지 않은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고장난 탁도 측정기의 수치를 근거로 시민들의 호소를 귓전으로 흘려 연일 시민들의 분노를 키웠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상수관 밸브 개방시 정수 탁도가 먹는 물 기준을 초과했음에도 별도의 조치도 없이 수용가구로 공급한 극히 무책임한 행태도 드러났다. 공무원은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자리에 있다. 수돗물은 시민들의 건강과 위생에 직결되기 때문에 깨끗한 물 공급을 위해 그리고 수질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인천시는 정부의 원인 발표에 따라 책임을 물어 18일자로 상수도사업본부장과 공촌정수사업소장을 직위해제 하고, 외부 감사기관에 감사를 의뢰해 그 결과에 따라 추가 인사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관련 공무원을 징계하고 재교육을 통해 근무기강을 확립하면 제2, 제3의 수돗물 사태는 과연 발생하지 않을지는 의문이다. 이번 적수사태의 원인이 100% 인재라는 환경부 장관의 발언에도 책임을 피하려는 의도가 역력하다. 결국 송수관내의 이물질이나 침전물이 있어도 천천히 흘려보내기만 하면 된다는 진단이기 때문이다. 환경부도 이번 수돗물 사태에서 구조적 원인도 지적하고, 대안은 아니더라도 장기적 해결 방향이라도 제시해야 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정부도 인천시도 함구하고 있다. 인천시는 평소 상수관망 유지관리와 노후상수도관 교체를 제대로 하지 못했는지 이유가 있었을 것 아닌가.

2019-06-19 경인일보

[사설]닥터헬기 학교운동장 이·착륙 허용 환영한다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 아주대학교병원은 18일 '응급의료전용헬기 이·착륙장 구축협약'을 체결했다. 경기도 내 학교운동장과 공공청사를 응급의료전용헬기 이·착륙장으로 개방하는 것이 협약의 핵심이다. 이에 따라 일명 닥터헬기로 불리는 응급의료전용헬기의 도내 이·착륙장이 588곳에서 2천420곳으로 획기적으로 확대됐다. 중증외상환자 이송을 위한 항공망이 훨씬 촘촘해졌다. 목숨이 경각에 달린 중증외상환자들을 골든타임내에 수술대에 올릴 수 있는 확률이 높아졌다. 그만큼 살릴 수 있는 생명이 늘어날 것이다. 단 한 명을 살릴 수만 있어도 가치있는 일이니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의 결단을 진심으로 환영한다.중증외상환자 구급시스템이 권역별외상센터로 구체화된 건 2012년 석해균 선장 사건이 계기가 됐다. 10년이 안됐다. 하지만 전문병원의 설립에도 불구하고 병원 운영은 현재도 많은 난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외상센터에서 운영하는 닥터헬기에 대한 소음 민원만큼 우리 사회의 생명경시 풍조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례도 없다.중증외상환자 응급의료체계 구축에 앞장 서 온 이국종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은 전문의 부족, 병원 경영진의 압박보다 주민들의 닥터헬기 소음민원과 이에 대처하는 행정당국의 태도에 더욱 분노하는 모습을 보였다. 소음 민원을 제기하는 민원인에게 헬기 기장 전화번호를 알려주며 직접 해결하라는 공무원이나, 경기북부권역외상센터 닥터헬기 민원소음에 대해 시설 폐지 운운한 정부기관도 있었다.국민의 생명보다 민원 해결이 먼저인 영혼 없는 공무원들의 행태는 정부의 생명경시 행정이 초래한 참사다. 교통사고와 화재사고 등 인명피해 현장에서 중증환자를 전문병원에 신속하게 이송하는 일은 국가와 사회의 의무다. 민원이 발생하면 국민을 설득할 일이고, 생명을 살리기 위한 행정은 법제화해야 한다.이번에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이 아주대병원과 맺은 협약은 생명을 살리는 일에 불편을 감수하는 민주사회 시민의 상식을 다시금 생각해 볼 기회가 될 것이다. 학생들은 학교운동장에 이착륙하는 닥터헬기를 목격하면서 생명존중의 의미를 자각할 것이다. 그래도 민원은 발생할 수 있다. 뜻 밖의 사고로 헬기 조종사나 운영기관이 곤경에 처할 수도 있다. 응급의료헬기의 이·착륙장을 법정 공간으로 지정하고 이에따른 피해를 정부가 부담하는 법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2019-06-18 경인일보

[사설]인천시, 버스업계 주 52시간제 잘 살펴야

300인 이상 버스업체의 주 52시간 근무제가 7월 1일부터 시행된다. 인천에서는 9개 노선을 운영하는 삼환교통 1곳이 포함되며, 300인 미만이지만 공공기관 전면 시행에 따라 3개 노선에 버스를 투입하는 인천교통공사도 포함된다. 내년부터는 50인 이상이면 적용받는다. 인천의 모든 버스업체들이 해당한다. 버스 업계에서는 운전기사 추가 고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인천의 경우 버스준공영제를 도입하고 있어 추가 고용은 인천시의 예산 추가 투입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예산 투입이 달려 있다 보니, 당장 2주 앞으로 닥쳤지만 인천시와 업계는 새로운 개편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현행 제도에서는 주 68시간까지 근무 가능하다. 대부분의 버스 기사들이 52시간을 초과해 일하고 있다. 7월 1일부터 330명의 기사들이 일하는 삼환교통은 50명은 더 필요하고, 인천교통공사도 최소 6명은 추가로 뽑아야 한다는 자체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버스회사에 운영비를 지원해 주는 인천시는 추가 인력 확보는 안 된다는 입장을 이미 정해 놓았다. 배차 간격을 조정하고, 탄력 근무제를 활용하면 현행 인력으로 충분히 가능하다는 주장이다.인천시의 이런 판단을 업계와 운전자들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배차 간격 조정은 감차를 의미한다. 이는 곧바로 시민 불편으로 이어진다. 여러 업체들은 현재도 수익성 확보 차원에서 감차를 하고 있다.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말에만 15% 정도 줄이고 있다. 인천시 요구는 추가적인 감차를 압박하는 셈이다. 평일에도 배차 간격을 줄이라는 얘기다. 탄력 근무제 활용이라는 부분도 버스 노동자들에게는 쉽지 않다. 버스 운행은 그때그때의 여러 요인에 따라 운행 시간이 길어질 수도 있고, 단축될 수도 있다. 자칫하다가는 주 52시간이 다 된 어떤 막차 운전자는 운행 중 버스를 세워 놓고 승객을 버려두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버스 운수 노동자들이 우려하는 대목이다.버스는 '서민의 발'이다. 승용차 없는 서민들, 학생이나 노인들이 이용한다. 인천시가 버스준공영제를 도입해 버스 회사들의 운영비를 보조해 주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서민들의 불편을 덜어주는 데 예산을 쓰겠다는 차원이다. 그런데 인천시는 운전 기사들의 인건비를 줄여야 한다면서 서민들의 발목을 잡겠다는 발상을 하고 있다. 인천시는 지금이라도 버스 운수 노동자들과 더 많은 대화를 거쳐 적절한 대안을 찾기를 바란다.

2019-06-18 경인일보

[사설]'붉은 수돗물'사태 인천시는 어디에 있었는가

이쯤 되면 국가적 재난이다. 지난 달 30일부터 발생한 인천의 '붉은 수돗물' 사태가 갈피를 잡지 못하자 급기야 국무총리가 국무회의에서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에 사태 해결을 지시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행정안전부장관은 피해 수습을 위해 재난안전 특별교부금 15억원을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16일 인천시교육청에서 열린 대책회의에 직접 참석해 피해 학교들의 원활한 급식 운영을 위해 인천시교육청에 특별교부금을 긴급 지원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자체 생산하는 수돗물 '아리수' 12만병을 인천시민의 식수용으로 긴급 지원했고 사태해결 시까지 계속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다. 이게 국가적 재난이 아니고 무엇인가.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총리가 나서고, 부총리가 나서고, 장관이 나서고, 정부합동조사반이 편성돼 원인분석에 나섰지만 정작 인천시에서는 행정부시장이 퇴직을 앞둔 상수도사업본부장을 대동하고 기자회견을 가진 게 전부 다였다. 대응의 '격' 뿐만 아니라 '내용' 또한 엉망이었다. 사태 발생 나흘이나 지난 날 늦은 밤에 시민들에게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해 상황을 알렸다. 그런데 메시지 끝에 "긴급재난문자 아님"이라는 문구를 추가해 더 큰 혼란을 일으키고 시민들을 격분시켰다. 피해 대상지역 판단도 갈팡질팡했다. 영종지역은 사태와 관련이 없다고 했다가 뒤늦게 포함시켰고, 이젠 강화지역까지 피해범위에 들어가는 상황이다. 피해가 심한 서구 주민들은 휴일인 지난 16일 오후 거리에서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고 인천시를 강하게 규탄하는 집단시위를 벌였다.300만 인천시민 모두가 '수돗물 공포증'에 떠는 동안 인천광역시장은 어디에 있었는가. 인천시교육감과 함께 수돗물을 마시고, 직원들을 대동한 채 상수도 배관시설 현장을 둘러보고, 대책회의를 주재하는 부총리 옆에 앉아 있는 장면을 보도사진을 통해서만 보여주던 박남춘 시장이 사태 발생 19일 만에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리고 시민들에게 사과했다. 시의 대응이 부실하고 안이했다는 점도 시인했다. '확실시'되는 원인과 앞으로의 대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러나 너무 늦었다. 늦어도 너무 늦었다. 20여 일 동안 집행부를 비롯한 인천광역시 행정의 무능함을 남김없이 보여주고 난 뒤다. 시민들의 실망과 불신을 어떻게 씻어내고 어떻게 회복할는지, 과연 그게 가능키나 한 것인지 모든 게 의문이 됐다.

2019-06-17 경인일보

[사설]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를 향한 기대와 우려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문무일 검찰총장의 후임으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명했다. 1~2기수 후배를 후임 검찰총장으로 임명해왔던 관례를 깨고 5기수 아래의 후보로 내정한 파격인사다. 윤 후보자의 발탁은 검찰의 서열 중심의 관행에 비추어볼 때 인사태풍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검찰 개혁 의지가 강한 문 대통령의 윤 후보자 지명은 적폐청산 수사에 대한 공로와 함께 검경 수사권 조정을 핵심으로 하는 검찰개혁을 밀어붙이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윤 후보자는 검사로 재직하는 동안 부정부패를 척결했고, 권력 외압에 흔들리지 않는 강직함을 보였다"며 "특히 서울중앙지검장으로 탁월한 지도력과 개혁 의지로 국정농단과 적폐청산 수사를 성공으로 이끌어 검찰 내부 뿐 아니라 국민의 신망을 받았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검찰총장 임기제가 도입된 1988년 이후 고검장을 거치지 않은 인물을 총장으로 발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2년이 지난 상황에서, 자칫 느슨해질 수 있는 적폐청산 기조를 다지기 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이유다. 그만큼 대통령의 검찰개혁과 적폐청산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당장 야당은 사정 정국을 이어가기 위한 '코드 인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으나, 더불어민주당은 "검찰개혁을 완수할 적임자"라는 평을 내놨다.윤 후보자 인사청문에서 처가의 사기 사건 연루 의혹, 65억 재산 형성 과정,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등 숱한 쟁점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윤 후보자가 조직 내부의 반발을 무릅쓰고 정부의 검찰 개혁에 동조하고 힘을 실을지, 조직의 입장을 대변할 지도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무엇보다도 자유한국당이 윤 후보자 지명을 '검찰 장악과 야권에 대한 강압 수사를 위한 인사'라며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 청문회가 녹록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윤 후보자는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특별수사팀장으로 수사를 지휘하던 2013년, 상부와 갈등을 겪고 좌천된 이후 최순실 게이트 수사 때 박영수 특검팀의 수사팀장으로 참여하고 많은 수사 성과를 냈다. 이러한 뚝심과 역량으로 검찰개혁과 적폐수사에 대한 동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정권 코드에 맞는 수사 등에 대한 우려가 병존한다. 윤 후보자가 이를 균형적으로 인식하고 청문회에 임해주기 바란다.

2019-06-17 경인일보

[사설]전국 유일의 인천 지하도상가 불법 바로잡아야

논란의 인천 지하도상가 관리운영조례가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인천시가 지난 13일 지하도상가 점포의 양도·양수전대(재임대)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의 인천지하도상가관리운영조례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것이다. 오는 8월 인천시의회 임시회에서 처리할 예정이나 낙관은 금물이다.감사원의 최근 조례개정 요구가 배경이다. 감사원은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인천시 소유의 지하도상가에 대한 관리실태를 조사한 결과, 상당한 불법을 확인한 것이다. 부평역, 동인천역, 주안역 등 14개 지하도상가 3천600여개 점포 임차인들이 인천시에 납부하는 대부료는 연 40억원에 불과하나, 임차권의 양수도와 재임대 등으로 매년 459억여원의 소득을 얻은 것은 물론 탈세도 심하단다. 감사원은 인천시 지하도상가 3천679곳의 74%가 불법전대 중인 것으로 추정했다.현행 인천시 조례에서도 불법으로 규정한 권리금 징수도 만연하고 있다. 인천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부평역 일대 지하도상가 421개 점포의 95%인 398곳이 재임차 점포인데 평균 권리금이 4억원을 훨씬 능가한다. 자치단체 소유의 지하도상가가 소상인의 생업 터전이 아니라 불법전대를 통해 불로소득을 올리는 부동산시장으로 변질된 것이다.2002년에 제정된 인천시의 '지하도상가 관리운영조례' 방치가 화근이다. 현재 인천시의 지하도상가 점포 양수도 및 전매 등은 시의 조례상으론 적법하다. 그러나 상위법인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에서는 행정재산을 임대받은 자의 전대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2007년에 전대를 허용하는 인천시 조례가 공유재산관리법 위반이라며 조례개정을 명령했다. 인천시와 시의회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조례개정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좌절되었다. 이번 8대 시의회와 민선7기 시정부에서도 지하도상가 운영조례를 고치려다가 재산권 훼손을 우려하는 상인들의 반발로 체면만 구겼다.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지하도상가의 불법전대 허용은 인천시가 유일해 만시지탄이었다. 법을 집행하는 행정기관 스스로 법을 어기는 블랙 코미디가 더 이상 용납되어서는 안된다. 300만 인천광역시민의 체면도 말이 아니다. 지하도상가 임대료 이중가격 해소는 상가 경쟁력 제고 및 인천시 재정에도 플러스알파다. 결자해지의 민관 대타협을 주문한다.

2019-06-16 경인일보

[사설]빈발하는 경찰 독직사건, 좌시할 수준 넘었다

현재 경찰 공무원수는 11만7천여명에 이른다. 조직의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각종 독직, 비리사건을 일으키는 경찰이 심심치 않게 적발된다. 하지만 소수 경찰의 비리를 근거로 전체 경찰을 비리집단으로 매도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반화의 오류이다. 대다수 경찰 공무원은 박봉과 열악한 근무환경을 무릅쓰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있다는 믿음과 신뢰는 유지돼야 한다.하지만 최근 잇따르는 경찰관들의 독직사건을 지켜보노라면 경찰을 계속 신뢰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통영경찰서의 한 여경은 순찰차로 주차해 놓은 차를 들이받고도 아무런 조치 없이 현장을 벗어나 '뺑소니 여경'이라는 오명을 사더니, 울산에서는 한 여경이 겸직 금지의무를 위반하고 주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중징계를 받았다. 두 여경의 독직 사례는 경찰의 사회적 책무에 대한 기본적 인식이 백지상태임을 보여준다.경인일보 보도에 따르면 수원에서는 현직 경찰관이 광교의 대형 아파트단지 입주예정자협의회장을 맡아, 자신이 투자한 부동산중개업소를 포함한 6개 업소를 클린부동산으로 선정해 매매를 몰아주었다는 의혹이 보도됐다. 이런저런 이익관계에 연루될 수 있는 입주예정자협의회장을 맡을 정도로 직무가 한가했는지 의문이거니와, 무슨 생각으로 부동산중개업소에 투자했으며, 특혜 시비가 뻔한 매매 몰아주기를 시도했는지 이해할 도리가 없다. 올해 초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소속 2명의 경찰관이 성매매업소를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수사정보를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거나 구속됐다. 경찰의 노골적이고 교묘한 불법 겸직행위가 만연해 있다는 의심은 합리적이다.독직과 비리에 연루된 경찰이 속출하면서 경찰을 향한 국민적 불신과 경멸이 고조되고 있다. 드루킹, 버닝썬, 연예인 마약 등 중요한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능력이 여론의 도마에 오른 상태에서 기본적인 직무에 대한 능력과 자질을 의심케 하는 독직, 비리사건이 겹친 탓이다. 경찰조직 상하가 모두 신뢰를 잃은 바람에 스스로 자정이 가능한 조직인지 의심받기에 이른 것이다.경찰은 이제라도 자체 감찰조직의 역량을 총동원해 대대적인 직무 감찰을 실시하는 한편, 전체 경찰에 대해 철저한 직무교육을 실시해 무너진 기강을 세워야 한다. 경찰 조직의 기강해이는 치안붕괴로 이어져 국민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2019-06-16 경인일보

[사설]체납차량에도 보조금 주는 노후경유폐차제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시행한 '노후 경유차 조기폐차 보조사업'이 지방세를 체납한 차주에게도 보조금을 지원할 수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 환경부는 지난 2005년부터 '수도권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의 목적으로 서울을 비롯 경기도 내 28개 시·군, 인천 일부 등 수도권을 '대기관리권역'으로 지정, 노후 경유차 조기폐차 보조사업을 추진해 왔다. 지원대상은 배출가스 5등급 경유 자동차와 2년 이상 대기관리권역에 등록된 동시에 2005년 12월 31일 이전 제작된 도로용 건설기계 등으로, 보험개발원이 차종·연식을 고려한 산정 차량 기준가액에 따라 차등 지급했다.하지만 문제는 자동차세 등 지방세 체납액이 남아 있는 차주에 대해서도 보조금을 지급했다는 점이다. 일반 폐차의 경우 압류나 저당이 있으면 폐차를 할 수 없지만, 차량 연식 초과 폐차 방식은 '압류·저당권자'의 권리행사가 없고 차령이 11년 이상일 경우 체납액과 관계없이 폐차 진행이 가능하도록 했다. 즉 노후 경유차로 차량 연식 초과 절차를 거칠 경우 체납액 청산 없이 오히려 보조금을 지원받으면서 폐차를 할 수 있다는 제도적 허점이 만들어진 것이다.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경기도는 지난 2015년 219억2천500만원이었던 조기폐차 보조금을 지난해에는 652억9천246만원으로 3배 가량 늘렸다. 또 올해에는 추경 예정 금액까지 총 2천59억여원의 예산을 편성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4년 전에 비해 무려 10배 가까운 금액이 증가하게 된다.환경부는 뒤늦은 감은 있지만 올해부터 관련 업무지침에 체납 차량에 대해 보조금을 제한할 수 있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그러나 의무사항이 아니다 보니 여전히 도내 시·군마다 지급대상은 제각각인 실정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체납 차량에 보조금을 제한할 수 있다는 내용을 업무 지침에 추가했으나 지자체 간 이견으로 의무사항으로 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지자체에선 아직도 혼선을 빚고 있다.정부가 미세먼지의 주범인 노후 경유차를 조기 폐차하려는 것은 좋은 취지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국민들이 낸 세금을 의무도 지키지 않은 체납자에게 확인도 하지 않고 보조금을 지급한 것은 잘못됐다. 정부는 현재 조기폐차 보조제도와 차령초과 폐차제도가 개별 운영되고 있는 것을 바로잡아 일부 체납 차량이 국비 보조금으로 지급되지 않도록 보다 명확한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

2019-06-13 경인일보

[사설]비핵화 협상, 정상회담 외양 보다 실질이 중요하다

2019년 2·27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사실상 결렬된 이후 소강상태였던 한반도 비핵화협상이 최근 들어 재개될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받은 사실을 공개하고, 자신과 김 위원장이 좋은 관계를 유지중이며 긍정적인 뭔가가 일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북유럽 순방중인 문재인 대통령도 남·북과 북·미간에 정상회담 재개를 위한 물밑 대화가 진행중임을 시사했다.한반도 비핵화, 정확하게 말해 북한 비핵화를 위한 남·북·미 당사국의 협상은 계속되어야 한다. 하지만 앞으로 전개될 남·북·미 비핵화협상은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과 올해 초 하노이 북미정상회담까지의 세차례 남북정상회담과 두차례 북미정상회담의 양상과는 크게 다를 것이고 달라야 한다고 본다. 앞선 회담들은 남북정상간의 대화재개와 북미정상간의 역사적 만남 자체만으로도 한반도 평화체제의 가능성을 보여준 사건으로 평가할 수 있었다.하지만 앞으로 이어질 남·북·미 정상간의 대화는 정상회담 자체의 이벤트성 보다는 실질적인 대화 주제에 집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선 한국이나 미국내 여론은 김 위원장과의 만남보다는 실질적인 회담결과를 주목하고 있다. 즉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를 어느 수준으로 실현해 낼 것인가에 따라 정상회담의 성패를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은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고 경제제재를 풀어내야 할 북한 김 위원장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즉 실무적 차원에서 북한 비핵화 수준에 대한 합의가 선행되지 않고는 정상회담, 특히 북·미 정상회담이 쉽게 이루어질 상황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친서를 호평하면서도 회담 자체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점을 주목해야 한다.결국 북·미회담을 중간에서 견인하고 있는 문 대통령의 입장 정리가 중요하다. 대통령을 향한 거친 비판과 탄도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도발을 애써 참으며 대화국면 관리에 애써 왔다면, 이제 그 대화를 통해 무엇을 얻어낼 것인가를 분명히 할 때가 됐다. 미국의 북핵 일괄폐기 요구와 북한의 단계적 폐기 주장 사이에서 접점을 찾는 외교가 과연 가능한지 잘 판단해야 한다. 북한이 핵보유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 분명해질수록,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대한민국의 외교 목표임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2019-06-13 경인일보

[사설]'붉은 수돗물'보다 더 황당한 인천시의 무능행정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가 2주일째를 맞고 있지만 피해와 민원은 오히려 늘어나는 등 시민 불안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인천시 서구의 '붉은 수돗물'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는 환경부는 "수돗물이 사고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현장조사에서 실시한 간이 수질검사에서도 탁도·철·망간·잔류염소 농도가 기준치를 만족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천 서구와 중구 주민들은 여전히 적수가 나온다고 주장하고 있고 적수 피해학교들도 수돗물을 이용한 급식을 재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총 1만건을 넘어선 인천 붉은 수돗물 관련 민원이 8일에는 하루 552건, 9일 199건으로 일시 감소세를 보였으나 10일 1천664건, 11일에도 1천586건으로 다시 늘어나고 있다. 검단지역의 수질도 개선되는 듯하다가 10일부터 검암 지역을 중심으로 다시 나빠졌다는 민원이 들어오고 있다. 2차 피해도 늘고 있다. 12일에는 수돗물 피해로 대체급식을 하던 서구의 한 중학교에서 집단 식중독 증세가 나타나 역학조사에 들어가고, 서구지역의 물놀이장 8곳의 개장도 무기 연기했다.피해가 확산되고 주민불안이 가중되고 있는데도 원인도 모른단다. 환경부는 공사로 송수관을 변경하면서 수압을 높였고, 수압상승으로 송수관에 침착되어 있던 산화물질들이 비늘처럼 떨어져 발생한 것으로 추정만 내놓고 있다. 정수장에서 배수지를 거치지 않고 바로 수돗물이 공급되는 서구 당하지역, 검암동 일대 빌라에 피해가 큰 사실을 보면 송수관의 문제일 공산이 크다. 정부합동조사반의 원인규명조사도 언제 끝날지 모르니 사태는 해결도 난망한 실정이라 주민들만 고통스럽다.이번 사태는 인천시의 무책임한 행정이 초래한 것이며, 안이한 대처방식 때문에 주민들의 불신을 키운 것이다. 송수관을 바꾸고 배수지를 거치지 않고 수돗물을 공급할 경우 낡은 송수관 때문에 녹물이 섞여 나올 것은 충분히 예측 가능한 사태였다. 당연히 실험통수를 마친 뒤에 수돗물을 공급했어야 했으며 예고도 했어야 했다. 곳곳에서 붉은 물이 쏟아지는데도 적합판정이 나왔다며 참고 기다리라는 식이다. 조사결과가 나오면 또 노후수도관만 탓할 것인가. 시민들의 생명과 건강이 걸려 있는 수도관 관리는 평소에 뒷전에 미뤄놓고 있으면서 안전도시를 내세우는 건 낯뜨거운 일이다. 물관리 행정에 일대 혁신이 요구된다.

2019-06-12 경인일보

[사설]금리 인하 효과 타이밍에 달렸다

금리 인하 요구에 부정적이던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달라졌다.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내비쳐서다. 12일 한국은행 창립 69주년 기념사에서 앞으로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경제 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해 나가야 하겠다"고 밝혔다. 당장 단기간 내 금리 인하를 고려한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상황 변화에 따라 추후 금리 인하를 검토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이 총재의 변화는 1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줄곧 기준금리(연 1.75%)를 밑돌고 있고, 만기 10년 이상 장기 국채 금리도 이달 들어 기준금리 밑으로 떨어지는 등 금리 인하를 주문하는 금융시장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예상보다 빨리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이 총재의 마음을 변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KDI(한국개발연구원)가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에 통화 당국도 보조를 맞출 것을 권고하는가 하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와 IMF(국제통화기금)도 한국에 완화적 통화정책을 주문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무엇보다 예상보다 길어진 경기침체가 가장 크다.지금 대외환경은 매우 나쁘다.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하면서 세계교역이 위축될 가능성이 커졌고 우리나라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 경기도 심상찮다. 4월 경상수지도 7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이달 들어 10일까지의 수출도 지난해보다 16.6% 줄어 7개월 마이너스 행진이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금리를 마지막으로 인하한 시점은 2016년 6월(연 1.25%)이다. 그 후 2017년 11월과 지난해 11월 한 차례씩 금리를 올리기만 했다. 이런 와중에 이 총리의 정책 기조 전환 가능성을 시사한 발언이 나왔다.세계 각국은 경쟁적으로 기준 금리를 인하하고 있다. 최근 호주 중앙은행과 뉴질랜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렸다. 말레이시아와 아이슬란드 중앙은행도 지난달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0.5%포인트 인하했다. 모두 경기침체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세계 경제가 유기적인 관계를 맺으면서 내용은 복잡해지고 변화는 빨라졌다. 시장은 급변하는데 한은만 금리 정책에 너무 신중한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물론 금리 인하는 가계부채 증가 등 금융 불안정을 부를 수 있다. 하지만 금리 인하 효과의 극대화는 타이밍에 달렸다. 그런 면에서 이 총재의 이번 발언은 시의적절하다.

2019-06-12 경인일보

[사설]뒷북에 여론수렴도 외면하는 국토부 버스 행정

국토부가 11일 노선버스 근로시간 단축 긴급대응 조직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을 신설해 '긴급 대응반'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긴급대응반의 임무는 ▲노사,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조체계 구축 ▲각종 협상·파업 등 상황 총괄대응 및 비상수송대책 마련 ▲근로형태, 노선운영 방식 등 실태조사 및 통계현황 관리 ▲운수종사자 인력 매칭, 지자체 인력양성사업 점검 등이다.국토부가 긴급대응반을 설치하는 호들갑을 떨고 나선 이유는 주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따른 진짜 버스대란이 임박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봉합된 1차 버스파업 위기는 준공영제 실시 사업장 버스노조의 임금인상 요구가 본질이었다. 대부분 광역단체가 이를 수용했고, 경기도 또한 버스요금 인상을 통해 임금인상을 약속하면서 사태를 진정시켰다. 하지만 준공영제에서 제외된 300인 이상 일반 버스사업장은 대책 없이 7월 1일부터 주52시간 근무제를 실시하게 됨으로써 2차 버스파업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주52시간 근무제를 받쳐 줄 운전기사 충원 문제가 가장 큰 문제다. 300인 이상 버스사업장이 주52시간 근무제를 지키려면 전국적으로 7천343명을, 경기도에서만 2천250~3천862명의 운전기사를 충원해야 한다. 이를 충원하지 못하면 사업장은 불법을 저지르게 되니 운행노선을 폐지하거나 단축할 수밖에 없다. 운전기사들은 근무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 인하를 막기 위해 파업을 불사할 각오다. 현재로선 단기간에 운전인력 충원이 불가능한 실정이니 사태는 1차 파업위기 보다 심각하다.주52시간 근무제 도입이 확정된 1년 전부터 모두 예견된 상황이다. 그런데 정책시행 20여일을 앞두고 긴급대응반이라니, 면피성 뒷북행정이라는 비판은 당연하다. 웃기는 건 긴급대응반의 첫번째 임무로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조체계 구축을 강조해 놓고, 수원시가 11일 개최한 '버스문제 해법을 위한 대토론회'의 참석을 거부한 점이다. 덩달아 경기도도 토론회 불참을 결정했다. 버스문제 해법에 대한 기초단체의 여론을 수렴하기 위해 국토부 관계자가 경기도 관계자를 졸라서라도 함께 참석해야 할 긴급 상황 아닌가. 긴급대응반을 급조하는 호들갑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이런 식이라면 2차 버스파업 위기 또한 애꿎은 국민이 맨 몸으로 겪어내야 할까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2019-06-11 경인일보

[사설]'인천e음 카드' 시민호응 이유 살펴야 할 때

사실 따지고 보면 '인천e음(이음) 카드'의 출시는 휘청거리는 인천지역 경제와 소상공업을 살리기 위한 '궁여지책'이었다. 인천의 역외소비율은 52.8%로 전국 최고다. 역내소비유입률은 25.3%에 불과하다. 이웃한 서울의 역외소비율은 21.3%로 인천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다. 지역 밖에서의 소비를 줄이고 지역 안에서의 소비를 활성화해 지역경제가 무너지지 않도록 최소한의 버팀목 역할을 하도록 만든 지역화폐다. 인천시가 개발한 이 선불형 지역 전자화폐의 가입자 수가 출시 10개월 만에 30만 명을 넘어섰다. 결제금액은 700억원을 돌파했다. 인천에 사업자 등록을 한 전체 점포의 99.8%, 17만5천여 개소에서 사용이 가능해졌다. 백화점, 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과 일부 프랜차이즈 직영점을 제외하곤 거의 전부라고 해도 무방하다.지난해 7월 말 공식 출시 이후 채 1년도 되지 않은 기간에 거둔 성과다. 보고 배우려는 타 지방자치단체들의 문의가 줄을 잇는다고 한다. 이쯤 되면 흔히 말하는 '대박'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성공이 담보됐던 건 아니다. '인처너(Incheoner) 카드'란 이름으로 첫 모습을 드러냈을 때만 해도 시장(市場)과 시민들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출시 초기인 지난해 6∼8월 맹렬한 홍보에도 불구하고 3개월 동안의 가입자 수는 3천831명에 그쳤다. 9월 1천390명, 10월 2천602명, 11월 1천505명 등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다가 올 들어 갑자기 가입자 증가세가 가팔라졌다. 3월에 4천944명으로 늘더니 4월에는 그 열배나 되는 4만753명으로 급증했고, 급기야 지난 5월 한 달 동안만 19만6천822명이 가입했다. 한마디로 폭발적이다.1∼2% 저금리 시대에 결제 금액의 최소 6%에서 최대 10%나 되는 금액을 현금으로 되돌려주는 '캐시백(Cash-back) 효과' 때문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특히 '맘카페'에서 젊은 주부들 사이에 형성된 입소문이 호응의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풀이도 있다. 그 외에도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일 것이다. 칭찬이 쏟아지는 지금이야말로 정책담당자들이 호응의 기저를 정밀하게 들여다봐야 할 때다. 그 바닥에 무엇이 자리 잡고 있는지를 정확하고 세밀하게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잘 정리해서 인천시민들에게 제대로 설명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세금 퍼주기'라는 아주 단순하고 아주 막강한 역공의 논리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2019-06-11 경인일보

[사설]쓰레기 수송대교로 전락한 무의대교

인천 중구 무의도 주민들의 편의와 관광 활성화를 위해 만들어진 무의대교가 '쓰레기수송대교'로 전락하고 있다. 관광객들이 무분별하게 버린 쓰레기와 오수로 환경오염이 심각해지고, 늘어난 차량으로 교통안전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런 문제를 제때에 해결하지 못하면 머지않아 무의도 자연환경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관광객들이 무의도를 자주 찾는 이유는 수도권지역에서 가까우면서도 풍경이 아름답기 때문이다. 하나개해수욕장과 실미해수욕장은 물이 맑고 수심이 낮아 피서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호룡곡산에서 국사봉(236m)을 거친 등산 코스는 산과 바다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지난 2017년 한 해 동안 무의도에 들어온 차량은 10만2천645대, 입도객은 42만1천378명에 이른다. 무의대교 개통 전에는 하루 평균 282대 정도가 다녔는데 지금은 하루 평균 2천660대로 9배 늘었다. 교통체증을 우려한 인천시가 도로와 공영주차장을 확장할 때까지 차량을 통제하는 입도총량제를 실시하기로 하고, 주말 900대 미만으로 제한하려 했다가 관광객들의 반발에 부딪혀 통행제한을 풀면서 사태는 더 커졌다.관광객들이 늘어나면서 생겨난 문제는 생활용수와 쓰레기다. 무의도는 상수도가 공급되지 않기 때문에 지하수를 쓰고 있다. 이곳 주민들은 만일에 대비해 생수를 준비해 놓고 있다. 최근 펜션을 중심으로 무의도 전체 지하수 사용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넘쳐나는 생활·음식물 쓰레기와 대·소변 등 오수 처리도 심각하다. 대교 개통 전에는 하루 2t차량으로 2번 쓰레기를 처리했지만, 지금은 하루 7~8회 차량을 운행하고 있다. 중구가 관광객이 많은 하나개해수욕장에 4명의 청소인력을 배치했지만, 넘쳐나는 쓰레기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다.관광객을 강제로 막을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해도 너무한다는 게 무의도 주민들의 얘기다. 현지 상인들은 관광객들이 먹을 것과 잠잘 텐트까지 준비해오면서 섬 내에서는 소비를 하지 않아 지역경제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푸념하고 있다. 주말에도 섬 전체가 마비될 정도인데 여름 휴가철에는 어떠할지 막막하다고 한다. 개통 두 달이 채 안돼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무의대교 무용론마저 나오고 있다. 섬을 다리로 연결하기 전에 도로와 주차장, 환경처리 시설을 준비해야 하는 것은 상식이다. 앞 뒤 살펴보지 않은 채 다리만 놓아준다고 섬 주민 생활이 나아지는 것은 아니다.

2019-06-10 경인일보

[사설]여야 의회정치 복원 최선 다하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민생투쟁 대장정'이 끝난 이후 국회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있었으나 정상화는커녕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당의 대치는 더욱 첨예해 지는 양상이다. 황 대표는 군사정권의 억압의 상징인 과거 치안본부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열린 6·10 민주항쟁 기념식은 물론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의 정기 모임인 초월회 회동에도 불참했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일대일 회동 불발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나타낸 것으로 보이지만 협량한 태도가 아닐 수 없다.선거제와 관련한 합의에 대한 문구 조정 문제로 정상화가 안된다고 하지만 한국당이 민주당의 패스트트랙 철회와 사과 없이는 정상화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이 국회 표류의 일차적 원인이다. 일대일 회동과 여야 3자 회동이냐, 5자회동이냐의 문제도 있지만 더 이상 이런 지엽적인 문제가 국회 정상화의 걸림돌이 돼서는 안된다. 지난 4월 25일 제출된 추가경정예산은 벌써 48일째로 최근 몇 년사이 최고 기록을 이미 갱신했다. 한국당은 재해 관련 예산만 별도로 심의하자고 하지만, 이를 제외한 추경도 국회에서 논의하면 될 일이다. 패스트트랙에 대한 무조건적인 철회는 민주당이 받고 싶어도 받을 수 없는 사안이다. 한국당은 국회법에 따른 절차를 물리적으로 막은 정당이고 여타의 정당은 국회법에 따라 신속처리안건 지정에 합의한 것이기 때문이다. 바른미래당 의원 사보임의 문제가 패스트트랙 철회와 연계될 사안이 아님은 명백하다.민주당 등 여권이 국정운영세력으로서 책임이 작지 않음은 물론이다. 정치력 부재와 미숙한 국정 운영을 탓해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최종적인 국정 운영 책임은 여권이 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등원을 거부하고 있는 한국당 책임이 더 크다. 국회 거부는 어떠한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기 때문이다. 장외정치의 당위성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원내투쟁과 병행하는 것이 순리에 맞는다.한국당은 지난 현충일 문재인 대통령의 '김원봉 관련 발언'을 문제삼고 있지만 이와 국회 정상화는 전혀 별개의 문제다. 지금의 한국당에게서 국정 동반자로서의 제1야당의 모습을 찾기 어렵다. 국민들의 인내에도 한계가 있다. 한국당은 장외투쟁에서 많은 것을 얻었다. 그러나 국회 공전이 계속된다면 한국당은 중도층은 물론 핵심 지지층으로부터도 비난에 직면할 것이다. 국회 복귀는 빠를수록 좋다.

2019-06-10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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