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방위비 압박용 주한미군 감축 운운 가당치 않다

굳건한 한미동맹에 이상 조짐이 보이고 있다. 19일 11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3차 협상 도중 미국 측이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는 한미동맹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여기에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에 대해 "할지, 하지 않을지 추측하지 않겠다"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아무리 양국 간 방위비 분담금 이견의 폭이 좁혀들지 않고 있다고 해도 협상 대표가 회의장을 뛰쳐나가고, 압박용이라 해도 우리에게 민감한 사안인 주한미군 문제를 들고 나온 건 충격이 아닐 수 없다.미국은 올해 한국이 부담하는 방위비 분담금의 5배가 넘는 50억 달러(약 6조 원)를 요구하고 있지만 우리는 기존 협정의 틀을 유지하면서 합리적이고 공평한 분담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미국 측은 SMA에 규정되지 않은 주한미군 인건비(수당), 군무원이나 가족 지원 비용, 미군의 한반도 순환배치 비용, 역외훈련 비용 등 새로운 항목을 '미국의 기여'라고 주장하며 우리를 압박하고 있다. 오죽하면 미국 내에서도 금액을 미리 정해놓고 억지로 근거를 만들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는 '국방비 증가율'수준인 7.4% 인상을 요구하는 중이다. 이 역시도 물가상승률, 국내총생산(GDP) 상승률 등 여러 지표보다도 높은 수준이다.우리는 미국이 5배가 넘는 분담금 요구에 더해 주한미군 철수 운운하는 것이 자칫 국내에서 반미감정을 유발하는 실마리를 제공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실제 국내에서는 미국의 비상식적인 과도한 방위비 증액 요구에 대한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어제는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3당 원내대표들이 분담금 과도증액 저지를 위해 미국으로 건너갔고, 국회 국방위 소속 일부 의원들은 SMA 원칙에서 벗어나는 부담을 요구하면 국회 비준 동의를 거부하기로 했다. 일부 사회단체는 과도한 방위비 증액요구를 철회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미국의 지나친 방위비 인상 요구는 과연 한·미 관계가 그동안 동맹관계였는지 회의가 들 정도다. 인상 요구도 지나치게 집요해 미국에 동맹이란, 공동의 이익과 가치에 기반을 두기보다 그저 거래 관계에 지나지 않는다는 느낌마저 든다. 여기에 주한미군 철수 또는 감축론까지 들먹이니 비애감마저 느낀다. 미국은 눈앞의 작은 이익보다 70여 년간 굳건하게 유지돼 온 한미동맹 차원에서 방위비 협상을 매듭짓길 바란다.

2019-11-20 경인일보

[사설]인천 빈집 정비, 세법개정도 필요하다

인천시가 내년부터 2024년까지 인천의 모든 빈집을 정비하기로 했다. 인천시 빈집 실태조사에 의하면 인천시 빈집은 10개 군·구 3천976호에 달하는데 이들 빈집을 등급에 따라 철거, 개량, 안전조치 등의 대책을 연도별로 시행한다고 19일 밝혔다. 인천시의 '빈집정비계획 5개년(2020~2024) 계획'은 그동안 4등급 수준의 폐·공가 관리에만 집중해왔던 방식에 비해 적극적이다. 빈집 증가에 대한 체계적 대책은 구도심 활성화 차원에서 시급한 사업으로 평가되지만 보완점도 적지 않다. 빈집 중 일부는 도시 재생에 활용 가치가 높은 문화유산일 수 있으므로 철거나 구조변경의 경우 사전 검토가 필요하다. 인천시는 최근 '건축자산 기초조사'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빈집정비사업도 인천시의 도시재생사업과 근대 건축자산 관리사업 부서와 협력하는 종합적 접근법이 바람직하다. 물론 모든 근대 건축을 다 보존할 수는 없다. 지정 문화재 이외의 근대산업 유산과 건축자산 등의 보존가치를 평가하기 위한 별도의 기구 설치가 필요해 보인다. 최근 지역사회에서는 애경사, 신일철공소 등 근현대 산업 유산의 철거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또 주거용 건물만 빈집 정비사업의 주요 대상으로 삼고 있으나 향후 산업유산 등 비주거용 빈집도 포함시켜야 할 것이다.시는 철거대상으로 분류된 4등급 빈집은 소유주와 협의해 단계별로 철거해 나갈 계획이다. 철거한 곳은 주차장이나 소공원, 텃밭, 쉼터 등으로 활용하거나 임대주택으로 개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그런데 소유주의 협력이 없으면 뾰족한 수단이 없다는 점이다. 소유주와 협의가 되지 않을 경우 범죄나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출입구 폐쇄 등의 안전 조치를 하겠다지만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하기 어렵다. 정부의 관심을 촉구하고 제도개선도 요구해야한다. 빈집 철거시 토지에 부과되는 재산세가 주택에 부과되는 재산세보다 높아 빈집 방치 요인 중의 하나인데 이 문제는 지자체 조례로 해결하기 어렵다. 건폐율과 용적률 때문에 재건축이 어려운 경우도 예외조치가 필요하다. 소유자 책임 원칙에 의하면 빈집을 방치하는 소유주에 대한 '빈집세'와 같은 페널티도 필요하나 철거나 활용을 위한 인센티브도 부여해야 한다. 이에 따른 세법 정비가 필요하며 정부가 빈집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만 해결가능하다.

2019-11-20 경인일보

[사설]GTX-D, 경계해야 할 선거의 마법

지난달 31일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이 '광역교통 2030 비전'을 발표하면서 수도권 서북권의 새로운 급행노선 GTX-D를 내년 하반기까지 확정하겠다는 뉴스를 접하고서도 인천시민들은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GTX-B노선으로 인해 오랫동안 '희망고문'을 당했던 탓이었을까. 정부의 발표 자체도 두루뭉술했을 뿐만 아니라 GTX-B노선의 예비타당성조사 통과가 바로 엊그제 일이었기 때문인 이유도 있었다. 그토록 애 태우며 기다렸던 GTX-B노선 예타 통과의 흥분이 채 가라앉기도 전이었으므로 신규 노선 추진은 가당치 않은 일이라고 여겼을 법하다.하지만 정부 발표 직후 박남춘 인천시장이 GTX-D노선의 추진을 확인하면서부터 지역사회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미 우리 인천시는 수도권 서부권역의 광역급행철도 소외를 해소하기 위해 실무 구상을 마련 중이었다"면서 "GTX-D노선은 인천 서구 지역을 지나게 될 것"이라고 세부적인 내용까지 밝혔다. 지난 7일에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만찬회동을 갖고 인천과 서울 등이 협력체계를 구축해 최적노선 확보와 조기 착공에 힘을 모으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인천 서구지역 정치인들도 한 발씩 담그고 있다.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인천 서구갑 지역위원장은 지난 15일 김현미 국토부장관을 만나 GTX-D노선의 인천 서구 출발을 요청했다. GTX-D 건설 추진을 위한 국토부와 수도권 3개 시·도의 4자 협약 체결도 하자고 했다. 같은 선거구의 이학재 자유한국당 의원은 구체적인 노선 안까지 제안했다. 서울에서 인천과 경기 서부지역으로 Y자 형태로 분기되는 노선을 만들어 한 노선은 서구 루원시티∼청라∼인천국제공항을 연결하고, 다른 하나는 서구 검단신도시∼김포 한강신도시를 연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GTX-D노선은 아직 설익은 단계다. 구상만 발표됐고, 가능성만 점쳐지는 단계다. 그런데도 인천시장과 지역정치권은 '확정'을 기정사실화해버렸다. 인천시와 지역정치권이 그동안 어떤 노력을 어떻게 얼마나 기울였는지는 모르겠으나 차량기지 위치 선정, 조 단위 사업비 확보, 민자 또는 재정사업 여부 등 선결과제가 수도 없이 널려있다. GTX-B노선이 가까스로 예타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숱한 난관과 고비를 익히 경험한 바 있지 않은가. 그럼에도 선거판에 놓이면 이 모든 게 당장이라도 해결될 것처럼 보인다. 경계해야 할 정치의 요술이고 선거의 마법이다.

2019-11-19 경인일보

[사설]자기 희생 거부하면 한국당의 미래는 없다

김세연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물꼬를 틀 것으로 예상됐던 자유한국당의 전면적인 인적 쇄신 분위기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당지도부와 중진의원들이 자진 용퇴 가능성을 일축하거나 거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사태 이후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연패하며 지리멸렬한 제1야당 행보에 실망했던 국민들은 김 의원 선언이 건강한 보수야당 출범의 촉매가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정작 한국당 내부는 이와 거꾸로 가고 있다.한국당을 역사의 민폐, 생명력 잃은 좀비로 칭하며 "한국당은 이제 수명이 다했다"며 당 해체와 당 지도부 및 현역의원들의 총사퇴를 촉구한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충격적이었다. 백지상태에서 새로운 보수 야당을 재건하자는 주장에 대해 여론은 호의적이었고,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위기의식을 표명할 정도였다. 부산에서 내리 3선을 기록한 김 의원의 기득권 포기는 당내에서 충분히 공감을 살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하지만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부터 김 의원의 요청을 거부했다. 황 대표는 김 의원의 기자회견 다음날 "총선에서 우리가 국민들에게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면 저부터 책임지고 물러나겠다"는 엉뚱한 답변을 했다. 너무도 당연한 총선 패배 책임론으로, 3선 의원이 제안한 당쇄신 요청을 코미디로 만든 것이다. 나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 저지를 앞세워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당 지도부가 이러니 중진들은 대놓고 김 의원 비난에 나섰다. 영남권의 한 의원은 익명의 그늘에 숨어 "함께 먹던 우물에 침을 뱉었다"고 욕하고, 대다수 중진 의원들도 김 의원의 제안을 몽상가의 망상으로 치부하고 있다. 이들은 또 김 의원 개인의 정치 이력을 비난하는 것으로, 그가 제안한 재창당 수준의 당쇄신 요청을 폄하한다. 달을 안 보겠다고 손가락을 깨무는 격이다.한국당 현역의원은 대부분 보수층이 탄탄한 지역구를 갖고 있다. 공천만 받으면 당이 망하든 나라가 망하든 선수(選數)를 쌓아 당직과 국회직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로는 정부 여당을 견제할 수도, 집권에 성공할 수도 없다.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가 혹시라도 대권을 꿈꾼다면 자기 보신에 헌신하는 당내 기득권 세력부터 교체해야 하고, 이를 위해 먼저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 만일 기득권 세력과의 공존을 모색한다면, 한국당의 미래는 없고, 보수 정당이 무너진 한국정치는 위험해진다.

2019-11-19 경인일보

[사설]세대교체와 인적쇄신으로 정치판 재구성해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자유한국당 김세연 의원이 밝힌 정계은퇴와 총선 불출마 선언이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정치권에 개혁의 촉매제가 될지 아직은 예단하기 어렵다. 그러나 두 사람의 선언이 다선·중진 의원들의 '기득권 내려놓기' 등 인적쇄신과 세대교체로 연결된 가능성은 크다고 볼 수 있다. 임 전 실장과 김 의원이 여권과 한국당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징적이며 작지 않기 때문이다.특히 김 의원은 한국당 해체를 요구하고 "한국당의 존재 자체가 역사적 민폐"라며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앞장서고 선배 동료가 모두 다 같이 물러나자"고 주장했다. 그만큼 한국당의 현주소를 위기로 진단하고 철저하게 반성하고 환골탈태하지 않으면 보수의 재건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역설한 것이다.두 사람의 퇴진 배경은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중요한 것은 지금의 정치권이 국민들로부터 극단적 불신에 직면해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조국사태에서 보듯이 양대 진영은 철저히 그들의 아집과 논리에 매몰되어 있다. 민주당 등 여권의 핵심세력인 86그룹은 1980년대 전두환 군사독재 정권에 저항하면서 체득한 그들만의 견고한 성을 쌓으면서 기득권 정치엘리트로 성장했다. 한국당은 아직도 박근혜 탄핵을 반대한 우리공화당과 태극기 세력에 포위되어 개혁보수의 중심세력으로의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모든 사안과 이슈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정파적 이익과 정당이기주의에 매몰되어 있는 양 극단의 진영논리는 정치를 파당주의와 파벌싸움으로 몰아가고 있다. 21대 총선이 이러한 패거리 문화를 종식하고 정치를 복원하는 정치 변혁의 계기가 되지 못하면 정치는 한낱 정치 모리배들의 놀이터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임 전 실장과 김 의원의 용퇴 선언이 민주당의 586세대 물갈이와 그 이상 중진의 불출마선언으로 이어지고, 한국당의 지도부 책임론과 보수통합 논의에 불을 붙일지 지켜볼 일이지만, 이를 계기로 정치권의 대오각성이 필요하다.또한 인적쇄신과 세대교체가 단순히 생물학적 연령이 낮아지는 것으로 만족하면 안된다. 총선 때마다 물갈이 비율은 항상 40% 내외로 높은 편이었으나 국회는 항상 역대 최악을 경신하고 했다. 두 사람의 충격파가 정치를 재구성하고 정치교체로 이어질 수 있는 정치개혁의 기폭제가 되도록 여야의 책임있는 중진의 살신성인이 필요하다. 여야 지도부는 지금의 정치가 계속되는 한 상상 이상의 변혁이 뒤따를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2019-11-18 경인일보

[사설]인천 개항역사 간직한 빈집 발굴해 활용하자

전국적으로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해 사람이 살지 않는 빈집이 급증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근대화 이후 우리나라 3대 개항장 중 한 곳인 인천에선 문화유산 차원으로 접근해 보존할 빈집을 가려내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공가 도원동 제1호'라는 안내판이 붙어있는 인천 중구 도원동의 부영주택은 수년째 빈집으로 있다. 곳곳이 흉물처럼 훼손돼 있다. 1940년 인천부(仁川府)가 직접 지어 분양한 부영주택은 지금으로 따지면 '시영주택' 격인 근대한옥이다. 일제강점기 지방관청이 주도해 지은 한옥이고, 일본이 한옥을 어떻게 바라봤는지 알 수 있어 건축사적 의미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특히 인천 출신 독립운동가이자 우리나라 거물 정치인인 죽산 조봉암(1899~1959)이 살았던 주택이라 그 의미를 더 한다.인천시가 2017년 11월부터 올해 8월까지 빈집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인천지역 빈집은 총 3천976곳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미추홀구 857곳, 중구 672곳, 부평구 661곳, 동구 569곳 등 구도심 지역에 2천759곳(69.3%)이 집중돼 있다. 빈집은 지난해 2월부터 시행한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등급을 나누고, 기초자치단체가 정비계획을 수립하도록 했다. 빈집 3천976곳 중 '1등급(양호)'은 1천153곳, '2등급(일반)'은 1천313곳, '3등급(불량)'은 746곳, '4등급(철거대상)'은 484곳이다.최근 수립된 인천시의 '빈집 정비 지침과 지원계획'에 따르면 빈집은 1~4등급 모두 공익적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지자체 지원으로 철거될 수 있다. 안전도가 떨어지는 3~4등급은 우선 철거하고, 1~2등급은 남겨 일자리 창출공간이나 청년 창업공간 등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등급과는 무관하게 역사적 가치가 있는 빈집에 대해선 전혀 파악되지 않은 상황이다. 빈집 가운데 역사·문화적 가치가 큰 건축물일지라도 안전문제나 외관상 이유로 지역 주민들조차 흉물로 여길 수 있는 상황이다.지자체에서 빈집 가운데 옥석을 가려 문화유산 차원으로 접근할 건축물을 발굴하고 활용해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빈집 실태조사를 빨리 끝내고 실정에 맞게 철거나 리모델링을 지원하는 맞춤형 정비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2019-11-18 경인일보

[사설]수도권 구도심 공동화는 신도시 경쟁의 부작용

인천의 대표 구도심인 동구가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내몰렸다. 지난 14일 한국고용정보원의 이상호 연구위원이 발표한 '한국의 지방소멸 2019'에서 인천 동구의 소멸위험지수는 0.503으로 농어촌지역인 강화 옹진군을 제외한 8개 자치구 중 가장 낮았다.소멸위험지수란 노인인구 대비 가임여성인구 비율로 0.5 미만이면 소멸위기에 진입한 도시로 분류하는데 인천 동구에 적색등이 켜진 것이다. 인천에서 수치가 가장 높은 연수구(1.526)와 서구(1.434)와의 비교는 언감생심이고 인천시 평균(1.049)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인구수를 보면 더 심각하다. 올 9월말 기준 인천 동구의 주민 수는 6만4천718명으로 서구 당하동(5만2천110명)보다 불과 1만여명 더 많다. 동구청장은 "구청장이 아닌 동장"이란 소리까지 들릴 정도다.구도심 공동화란 도시 팽창에 의해 외곽에 신도시를 조성하면서 중심부에 있던 정치적, 경제적 기능들이 신도시로 이전한 결과, 구도심의 정치·경제·사회적 기능이 축소됨을 의미한다. 빈집 증가, 지방재정 악화, 일자리 감소 등으로 인구유출이 점차 탄력을 받아 초중등학교까지 없어지면 끝장이다. 구도심 공동화문제는 전국 자치단체의 공통된 문제로 지방 중소도시의 도시소멸은 훨씬 심각하다.지방자치단체들의 신도시, 혁신도시 건설 경쟁이 화근이다. 당선만이 지상과제인 민선 자치단체장들의 책임이 크다. 외지인구의 유입은 미미한 터에 구도심 인구의 신도시 이주 증가만 초래한 것이다. 역대 인천광역시장들은 마치 숙원사업인양 송도국제도시에 올인했지만 외국인 유치는 언감생심이고 인천의 유서 깊은 문화유산들만 망가뜨렸다. 청라신도시, 영종하늘도시 등은 설상가상이었다. 자치단체의 신도시 정책은 인구의 '제로섬 게임'으로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다. 그럼에도 각 지자체들은 여전히 신도시 개발 홍보에 열중하고 있다.뒤늦게나마 정부가 도시재생뉴딜 운운하며 구도심 활성화에 팔을 걷어붙였으나 효과가 감지되지 않는다. 혈세만 낭비할 수도 있어 국민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우리보다 먼저 인구절벽, 고령화, 빈집문제 등을 겪은 일본에서 꺼내든 압축도시(compact city)정책이 주목된다. 다핵화되었던 도시기능을 통합해서 구도심의 인구 증가와 땅값 상승을 유도한 일본 도야마(富山)시의 '닭꼬치' 모델에 눈길이 간다.

2019-11-17 경인일보

[사설]돼지절멸 피해농가 원상복구 수준으로 보상해야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소강상태를 보이는 가운데 경기도 연천, 파주, 김포와 인천 강화 등 수도권 접경지역 4개 시·군의 양돈농가는 지독한 후유증을 겪고 있다. 당국은 ASF 방역을 위해 4개 시·군 246개 양돈농장에서 사육하던 41만7천여 마리를 모조리 살처분했다. 농가에서 부업 삼아 키우던 한 두마리도 예외없이 살처분됐다. 경기도가 살처분 완료를 선언한 11일 이후 이들 지역에서는 돼지씨가 말랐다.정부는 4개 시·군 돼지 절멸 처분으로 ASF 확산이 소강상태를 보이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판단하며 한숨 돌리는 모양이다. 하지만 4개 시·군 양돈농가의 악몽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생계수단인 사육돼지들이 하루 아침에 증발된 상황을 ASF 발병 이전으로 회복할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연천의 일부 양돈농가 대표들이 정부의 예방적 살처분 명령을 취소해 달라며 법원에 소송을 내면서까지 반발했던 이유다. 법원은 지난 1일 선고를 통해 살처분이 공공복리에 부합하고, 처분으로 인한 손해를 금전으로 보상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정부 손을 들어 주었고, 이후 돼지 살처분은 급하게 진행됐다.하지만 양돈농가 대표들이 소송 당시 제기한 살처분 취소 이유를 들여다 보면 정부의 살처분 결정에 많은 문제점이 있음을 부인하기 힘들다. 이들은 정부의 돼지절멸 결정이 역학조사라는 과학적 근거를 결여한 점을 강조했다. 정부가 유입경로를 과학적으로 확인할 수 없자, 발생지역 돼지절멸이라는 극단적인 조치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또 연천군의 한 ASF 발생농가와 가까운 철원의 양돈농장은 놓아둔 채, 같은 연천이라는 이유로 발생농가와 거리가 먼 양돈농장 전체를 살처분한 것은 전형적인 행정편의주의라고 강조했다.비록 법원은 사태의 긴급성을 감안해 정부 손을 들어준 것으로 보이지만, 연천군 등 살처분 4개 시·군 양돈농가의 문제 제기 자체는 상식적으로 타당하다. 정부는 4개 시·군 사육돼지 절멸 조치로 전국 양돈농가를 ASF로부터 보호하는 공공복리를 실현했다고 강조할 것이다. 그렇다면 전국 양돈농가를 위해 자신의 양돈사업을 깡그리 희생한 4개 시·군 양돈농가의 피해를 완벽하게 복구해주어야 할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살처분 피해 농가들이 재입식을 통해 재기하려면 ASF가 최종 종식된 이후에도 21개월이 걸린다고 한다. 정부는 피해농가들이 ASF 이전 상태로 재기할 수 있는 수준까지 보상해야 마땅하다.

2019-11-17 경인일보

[사설]국민정서 무시하는 성범죄 교사 솜방망이 징계

교사들의 성범죄 사건이 해마다 증가하고 악성화하는 추세에 비해 이들을 교단에서 분리 시킬 실질적인 제도적 장치는 미흡하거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최근 경기도교육청이 경기도의회에 제출한 대부분이 교사인 교육공무원 징계현황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9월까지 전체 징계 909건 가운데 성범죄 징계가 102건인 것으로 확인됐다.문제는 성범죄 교육공무원 징계건수가 2017년 15건, 2018년 49건, 올해 9월 말 현재 38건으로 폭증 추세인 점이다. 우리 사회의 성인지 감수성을 증대시킨 미투운동의 영향 덕분인 것으로 추정된다. 성범죄 내용도 몰래 카메라 촬영, 미성년자 성매매, 음란물 제작 유포 등으로 심각해지고 있다. 학생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의 경우 해임 이상의 중징계 원칙에 따라 도교육청이 해임, 파면한 교사는 72명에 달한다.하지만 도교육청의 엄벌 원칙에도 불구 상당수 성범죄 전력 교사들이 여전히 교단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실정이다. 지난 달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제출한 학교내 성범죄 징계현황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지난 6월까지 성범죄로 징계를 받은 전국 초중고 교원은 686명으로 이중 50%인 400명은 파면·해임 처분을, 나머지 286명은 견책·감봉 등의 경징계나 강등·정직 등의 중징계를 받았지만 모두 교단에 복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경징계와 중징계 교원이 저지른 성범죄 내용은 성희롱, 성추행, 몰카 촬영, 음란메시지 전송 등 심각한 내용들이다.도교육청을 비롯한 교육 당국은 성범죄 교사에 대해 나름대로 엄벌주의 원칙을 갖고 징계한다지만 충분한지는 의문이다. 교육청의 해임·파면 징계를 받은 교사들이 교육부에 소청심사를 제기하거나 행정소송을 거쳐 구제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도 문제다. 도내 한 고교 교사는 제자들을 대상으로 한 몰카 범죄로 두 번이나 해임처분을 받았지만 두 번의 행정소송을 통해 교단에 복직했다고 한다.2018년 초에 터진 스쿨미투 운동으로 전국에서 학교 성폭력 문제가 잇따르자, 악화된 여론을 의식한 정부는 그해 말에 성폭력 표본조사, 양성평등 교육강화 같은 미온적 대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효가 없는 대책에 학생들이 청와대 앞에서 시위를 벌였고, 성범죄 교사들은 교직을 이어가고 있다. 교육당국과 사법부가 제도와 판결로 성범죄 교사를 엄벌할 때가 됐다.

2019-11-14 경인일보

[사설]안산시 시화호 불·탈법 수렵 막아야 한다

경기도 최대 철새도래지 중 하나인 안산 시화호 남측 간석지 내 대송단지가 또다시 연례행사 같은 홍역을 앓고 있다. 단지 내 드넓은 농경지의 풍부한 곡식과 1995년 '죽음의 호수'였던 시화호의 자연성이 회복되면서 고라니, 청둥오리, 꿩 등 다양한 야생동물의 개체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자, '유해조수 퇴치 수렵감시단 활동'이 공식적으로 운영되는 데 따른 갈등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그러나 올해는 이런 수렵활동이 엉뚱한 방향으로 이뤄지고 있고, 이 과정에 이른바 '손맛'인 사냥을 위해 외지인들과의 금전이 오간다는 설이 퍼지고 있다. 당초 수렵활동은 원주민들이 1년 내내 땀 흘려 농사 지은 곡식과 과일 등 농작물과 집에서 사육하는 닭과 오리 등 가축, 양식장의 물고기 등을 마구잡이로 해치는 야생동물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고, 그 피해를 근거로 불안정하게 형성되는 생태계의 개체 수를 조율하기 위해 안산시의 허가를 받아 이뤄져 왔는데, 이런 활동이 시간이 지나면서 왜곡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올해는 지난 3월 25일에 대부동 통·반 회의에서 야생동물 개체 수 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근거로 5월부터 11월까지 포괄하는 포획허가가 나면서 사단이 벌어지고 있다.규정대로라면 안산시에 농작물 피해 신고가 접수된 후 시의 정확한 실태 파악이 이뤄지고, 유해조수 퇴치 수렵 감시단 활동이 정말 필요하다는 판단에 의해 이뤄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이다. 이와 함께 수렵단체 회원 구성도 수렵 허가지역의 지형 지물 등 지리에 익숙한 대부도 원주민들로 구성해야 하는데도 안산시 전역에 주소지를 둔 사람들로 구성하다 보니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뿐 아니라 일부 회원들 사이에선 단순히 수렵 취미를 즐기려는 서울 등 외지인들에게 허가증을 빌려주고 금전을 취득한다는 소문도 무성하다.경찰이 이들 단체 회원 중 3명을 야생동물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하니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또 안산시도 유해조수 퇴치 수렵 감시단 활동에 대한 전 과정을 제대로 살펴봐야 할 것이다. 특히 수렵활동 허가증의 발급과 관리를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 허가증 대여로 인한 외지 엽사들의 무분별한 수렵행위로 인해 주민 안전이 위협받고 시화호 생태계를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2019-11-14 경인일보

[사설]전동 킥보드 공유 서비스, 안전이 최우선이다

경기도·화성시가 지난 8일 공공에선 처음으로 전동 킥보드 공유 서비스를 선보인 후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전동 킥보드를 자전거 도로에서도 탈 수 있게끔 동탄역 일대에서 실증 사업이 진행 중인데 벌써 어른과 아이가 함께 타거나, 심지어 아이 혼자 타는 모습이 목격되고 있다는 것이다. 공유 전동 킥보드를 이용하려면 앱에서 운전면허증을 인증해야 하나 실제로는 부모가 면허증을 인증받아 킥보드를 대여한 후 아이들이 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시작 전부터 우려됐다.전동킥보드는 관련 법상 오토바이 같은 이륜차로 분류된다. 안전모 등 보호장구를 갖춘 운전면허 소지자가 차도에서만 시속 25㎞ 이하로 운행하는 것이 원칙이다. 면허 취득 대상이 아닌 만 16세 이하 청소년은 아예 탈 수도 없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이번 공유서비스 현장 말고도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인도와 차도를 넘나들며 달리는 모습은 마치 곡예를 방불케 한다. 이에 따른 교통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심히 우려되는 것은 공유서비스를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갑툭튀'라고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말이 있다. '갑자기 툭 튀어나오다'라는 의미로 사람을 깜짝 놀라게 한다는 뜻이다. 요즘 거리를 달리는 전동 킥보드를 보면 이 말이 딱 어울린다. 갑자기 툭 튀어나와서 자동차나 보행자와 충돌하기 일쑤다. 그렇다고 안전모를 착용한 운전자도 보기 힘들다. 차도가 위험해 인도를 질주하는 이용자가 많다 보니 관련 사고가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설상가상 안전장치 없이 도로를 달리는 전동 킥보드 서비스로 사고가 증가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경기도·화성시의 공유 전동 킥보드 서비스를 계기로 이제 곧 도 전역으로 서비스가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금처럼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채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마구잡이로 타고 다닌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전동 킥보드 같은 개인형 이동수단의 사고가 늘어나는 것은 사용자들의 안전불감증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공유 전동 킥보드가 운전면허 없이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전은 더욱 중요시된다. 그런데도 대부분 헬멧이나 팔꿈치·무릎 보호대 등의 안전 장구를 착용하지 않고 있다. 어차피 공유서비스를 시작한 이상, 경기도와 관련 지자체는 사용자 안전관리와 면허제도, 사고 시 보험문제, 도로환경 개선 등 전반에 대한 점검이 있어야 한다.

2019-11-13 경인일보

[사설]불법 훼손되는 선갑도, 근절책을 찾아야

선갑도의 경관이 훼손되고 있다. 선갑도의 섬 소유주가 양식장 접안시설을 조성한다는 목적으로 주상절리를 깎아내고 허가 없이 산지를 훼손했다. 옹진군에 의하면 선갑도 내 임야 1천454㎡가 산지전용 허가와 개발행위 허가 없이 깎여나갔으며, 주상절리를 깎아낸 석재들로 제방도로를 확장했다.황해섬네트워크를 비롯한 환경운동단체들은 선갑도 공유수면 점용 허가를 취소하고 원상복구 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용진군에 촉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옹진군은 접안시설 공사와 도로 조성 등은 위법이 아니어서 공유수면 점용이나 사용허가를 취소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현재 산지 불법 훼손에 대해서만 고발조치한 상태이다. 선갑도는 국내에서 가장 큰 무인도로 해안 경관이 뛰어나고, 산림청과 국립수목원이 정한 한반도 희귀식물 여러 종이 서식해 생태적 가치가 큰 섬이다. 오랫동안 사람의 출입이 없는 무인도로 남아 있어서 자연생태계 보존 상태도 양호하고 가침박달, 쇠뿔석이, 멱쇠채, 두루미천남성 등 산림청이 지정한 희귀식물이 자생하고 있다. 섬 중앙에는 서해도서에서 가장 높은 산인 높이 352m의 선갑산이 위치해 있으며 해안 절벽은 긴 기둥 모양의 화산지형인 주상절리로 이뤄져 지질학적 가치도 높다. 옹진군의 조치로는 자연유산의 불법훼손 논란을 근절하기 어려워 보인다. 2016년도 선갑도 채석단지 사업과 관련하여 논란이 일었을 때도 옹진군은 섬 소유주의 입장이었다. 선갑도 채석단지 지정사업은 선갑도 소유주인 (주)선도공영이 향후 17년간 섬 안쪽 경사면을 깎아 골재를 채취하는 사업이었다. 당시 두 차례 사업관련 주민 설명회가 열렸고 주민들은 환경파괴 등을 이유로 '반대의견'을 냈으나, 옹진군은 경제적 효과 등의 이유로 '찬성의견'을 낸 바 있다.인천시는 섬을 '생태 환경의 보고(寶庫)'라는 인식아래 168개 섬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섬 프로젝트를 기획 추진하고 있지만 정작 주무 자치단체인 옹진군은 수수방관이다. 선갑도는 핵폐기장, 리조트 개발, 인근 해역 바닷모래 채취, 채석단지 추진 등으로 논란과 갈등을 겪은 섬이다. 굴업도처럼 섬 전체를 개인이 소유하고 있어 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공공가치가 높은 섬은 지자체가 매입하거나 독점 소유로 인한 폐단을 최소화하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

2019-11-13 경인일보

[사설]돼지열병 즉흥 방역으로 시뻘게진 임진강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에 상륙한지 두 달이 가까이 됐지만 바이러스의 정확한 유입경로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대신 정부의 즉흥적인 방역으로 인한 후유증은 심각하다. 최근엔 후유증의 극단적인 사례까지 발생했다. 미처 매몰하지 못한 돼지 사체더미에서 고인 물이 임진강 지류인 연천군 마거천을 시뻘겋게 물들인 것이다.파주에서 ASF 바이러스가 최초 발견된 이후 당국은 발생농가를 중심으로 방역선을 구축하며 유입 경로 추적에 나섰지만, ASF가 수도권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도깨비 불 처럼 출몰하자 결국 강화, 김포, 파주, 연천 등 4개 시·군에서 사육 중인 돼지 전체를 살처분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민통선 안팎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된 야생멧돼지 사체가 잇따라 발견되자 뒤늦게 멧돼지 포획을 방역대책에 포함시켰다. 처음부터 바이러스 매개체로 주목받았던 북한발 야생멧돼지 대책을 간과한 채 발생지역 돼지 절멸을 단행하자 농민들은 거세게 반발하기도 했다.문제는 정확한 매뉴얼과 장비 없이 살처분을 강행하는 바람에 심각한 후유증을 자초한 점이다. 맨 처음 살처분이 진행된 강화군에서는 4만3천여 마리의 돼지사체를 담아 매몰한 플라스틱 저장조에서 부패가스가 분출하면서 주민들이 악취의 고통에 시달렸다. 경기도는 문제가 더 심각했다. 파주, 김포, 연천에서 경기북부 돼지 사육량의 60%에 달하는 37만3천마리를 살처분했지만, 저장용기 부족으로 돼지 사체를 산 처럼 쌓아놓아야 했다. 임진강 마거천을 붉게 물들인 것도 연천군 민통선내의 돼지 산이었다.농림축산식품부는 12일 "상황에 대한 인지가 늦었다"며 사과하고 환경부, 지자체와 함께 합동점검반을 꾸려 매몰지 일제 점검에 나서겠다고 뒷북을 쳤다. 정부가 중국과 북한의 ASF 확산경로를 주목한 건 국내 상륙 1년 전 부터다. ASF 국내 상륙을 막을 순 없어도, 대책을 세우기에는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 하지만 가장 핵심적인 방역대책인 살처분 매뉴얼은 엉망인 것으로 드러났다. 면밀한 매뉴얼이 없으니 살처분 시기와 규모를 놓고 혼란을 겪고, 매몰지를 정하지 못해 우왕좌왕하고, 살처분 돼지 저장용기는 제 때 공급되지 않았다.ASF 방역을 위해 불철주야 애쓴 일선 공무원들의 헌신과 생업을 포기한 돼지사육 농가의 피눈물을 모두 허망하게 만든 정부의 무질서한 방역정책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2019-11-12 경인일보

[사설]'갑질'과 '구태' 여전한 인천시의회 행정사무감사

지난해 11월 제8대 인천광역시의회가 개원 후 첫 행정사무감사를 마치자 언론은 이렇게 보도했다. "초선 의원들은 시민의 입장에서 현장감이 묻어나는 질문으로, 재선 의원들은 분석을 토대로 한 날카로운 질문으로 피감기관을 몰아세웠다는 평가가 나온다"(경인일보 2018년 11월 20일). 평소의 비판적 논조를 감안할 때 이만하면 극찬이다. 한 달 뒤 인천시의원이 당연직으로 돼 있는 피감기관 이사직을 내놓겠다면서 관련 조례 개정 작업에 착수했다. 언론의 시의회 칭찬은 계속된다. "그게 다 기득권이자 특권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다. 무슨 일이든 시작이 어려운 법이다. 인천시의회에서 모처럼 나온 부적절한 기득권 내려놓기가 더 많은 곳으로 퍼져 나가는 기폭제가 되었으면 한다"(경인일보 2018년 12월 18일).많이 달라진 줄 알았다. 개원한 지 일 년쯤 지난 올해 5월 인천시 공무원들로부터 볼멘소리가 새어나오기 시작할 때만 해도 젊어진 시의회의 '일 욕심' 때문이겠거니 생각했다. "인천시나 산하 공기업 관계자들이 일부 시의원들의 과도한 자료 제출 요구에 시달리고 있다. 의원으로서 시정 감사를 위해 자료를 요구하는 것은 정당한 일이지만 업무 파악과 관련이 없는 자료나 과도하게 긴 기간을 설정해 자료를 요구하는 사례도 적지 않아 시의원 지위를 내세운 '갑질'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경인일보 2019년 5월 23일). '인천시의회 갑질, 어떻게 대응해야 합니까?'라는 제목이 달린 기사를 접하고서도 전체 37명 중 31명이 초선의원인 시의회가 시를 견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가피한 잡음이라고 이해했었다.그런데 그게 아닌가 보다. 시의회의 '갑질'이 변함없이 계속되고 있다는 보도다. 초선 의원이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구태만큼은 여전하다는 내용이다. 지난 8일 인천시 소통협력관실 행정사무감사에서 한 의원은 "오늘도 갑질로 시작해보겠다"는 말로 질의를 시작했다. 전날 행정사무감사에서 행한 공격성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일자 이를 비꼰 것이다. 행정사무감사를 이용해 특정기관의 예산 편성을 우회적으로 압박하거나 자신의 지역구 현안에 대한 홍보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며 다그치는 의원도 있었다. 수년 치 자료 요구 또한 반복되고 있다. 윽박지르기는 다반사고 '헛다리' 짚는 질의는 차라리 애교다. 행정사무감사 일정이 이제 반환점을 돌았다. 지금부터라도 개원 초기의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2019-11-12 경인일보

[사설]여야, 쟁점현안 각론에서 소통의 성과 내야한다

지난 11일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의 회동에서는 여야정 국정협의체의 재가동 합의, 국정현안에 대한 허심탄회한 의견 개진 등이 있었다. 또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상조 정책실장도 대통령 임기 후반기 국정운영 방향과 각오를 밝히는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19일에는 문 대통령이 100분간 국민과 대화 시간도 갖는다. 모두 갈라진 민심을 통합하고 '조국 사태'에서 나타났던 분열과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소통에 방점을 찍는 행보들이다.그러나 내년도 예산과 패스트트랙 법안, GSOMIA(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탄력근로제 등 첨예하게 엇갈리는 현안들에서 협치를 보이기에는 만만치 않은 난관들이 가로막고 있기 때문에 이를 여하히 절충해 나가느냐가 임기 후반기 첫 시금석이 될 것이다.우선 검찰개혁법안 중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에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한국당은 공수처 설치를 민주당의 사법독재를 통한 장기집권 기도라는 관점에서 파악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검찰개혁을 위해서 공수처는 반드시 필요하고 어떠한 희생을 치르더라도 공수처법을 통과시키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내년 총선 룰인 공직선거법 개정안에서도 민주당과 한국당은 정면으로 부딪치고 있다. 패스트트랙 중 선거법은 당장 11월 27일 본회의 부의를 앞두고 있으나 한국당은 비례대표 폐지와 지역구 증원 28명에, 국회의원 정수 270명으로 감원하는 법을 제출해 놓은 상태다. 여야의 접점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국회가 이들 패스트트랙 법안들을 어떻게 다뤄나갈 지가 큰 관심이 아닐 수 없다.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대표들이 국정협의체 가동에 합의했다고 하지만 각론을 들여다보면 난관이 만만치 않다. 예산안에서 여당은 513조5천억원의 '슈퍼예산'을 반드시 통과시켜 확장재정을 통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입장이고, 한국당은 선거를 의식한 선심성 예산이라고 맞서고 있다.이렇듯 패스트트랙 법안, 예산안, GSOMIA 등 타협점을 도출해 내기가 쉽지 않은 사안들이 즐비하게 대기하고 있다. 여야가 정치력을 발휘해서 합의를 모색해 내지 않으면 선거를 앞두고 정당들간의 대립은 더욱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여야 모두 정치복원을 통해 국민에게 신뢰를 주는 것만이 정치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2019-11-11 경인일보

[사설]시티타워 착공으로 청라 국제도시 속도내야

인천 청라국제도시 시티타워가 이달 21일 착공식을 한다. 청라호수공원 중심부에 들어서는 시티타워는 지상 28층, 높이 448m(해발 453m) 규모의 전망타워다. 국내에서 가장 높은 전망용 건물로, 청라의 랜드마크 시설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청라 시티타워는 착공식 이후 부지 가설펜스 설치, 터파기 공사에 들어간다. 건축 심의 등 각종 행정절차를 거친 후 내년 하반기 본격적인 건설공사에 들어간다. 2023년 완공 예정이다.청라 시티타워는 오랜 기간 우여곡절을 겪었다. 청라시티타워(주)(보성산업 컨소시엄)는 2016년 10월 시티타워 및 복합시설 건립 사업시행자로 선정됐다. 이 컨소시엄은 시티타워와 복합시설을 건립해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기부채납한 후 최장 50년간 임차해 운영하게 된다. 그런데 기본설계안을 토대로 기본·실시설계와 각종 실험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지난해 10월 공탄성 실험에서 강풍에 취약하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온 것이다. 기본설계대로 건립하면 바람에 의해 기울거나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왔다. 설계·디자인 변경이 불가피해지면서 사업이 지연됐다. 시공사를 찾기도 쉽지 않았다. 높이가 448m에 달하다 보니, 초고층 건물 시공 실적을 보유한 건설사가 있어야 했다. 다행히 포스코건설이 사업에 참여하기로 결정하면서 큰 고비를 넘겼다. 하마터면 사업이 장기간 지연될 뻔했다. 이 같은 우여곡절 끝에 착공식을 열게 되는 것이다.이제는 청라 시티타워 건립사업이 사업시행자와 인천경제청 계획대로 차질없이 추진돼야 한다. 사업시행자가 선정된 시점부터 보면 몇 년 지연되지 않은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청라는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지 약 16년이 지났다. 이 정도의 시간이면 완공됐거나 건물이 올라가고 있어야 정상이다. 청라와 같은 시기에 개발이 시작된 송도국제도시에는 이미 고층 건물들이 자태를 뽐내고 있다. 청라 주민들이 송도와 청라를 비교하며 상대적 박탈감·소외감을 느끼는 것도 이 때문이다. 청라에는 아파트밖에 없다는 청라 주민들의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시티타워 착공을 시작으로 청라국제업무단지, 의료복합단지, '스타필드 청라', 제3연륙교(청라~영종) 등 청라의 주요 프로젝트가 속도를 내길 바란다. 이는 청라를 명실상부한 국제도시로 만드는 데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2019-11-11 경인일보

[사설]법적 근거 없이 운영되는 CCTV통합관제센터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 중인 CCTV통합관제센터가 범죄와 화재예방, 공공시설 관리 등 국민 안전확보 효과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법적 근거 없이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통합관제센터에 모인 CCTV 영상자료가 활용되는 과정에서 국민 개개인의 사생활 침해 가능성을 방지할 제도적 장치도 전무한 실정이다. CCTV통합관제센터의 공익과 국민의 개인정보 유출 위험이 법적 사각지대에서 불안하게 동거하는 형국인 셈이다.현재 전국에는 수를 헤아릴 수 없는 CCTV가 설치돼 있다. 행정안전부 집계에 따르면 공공기관이 설치한 CCTV만 2017년 기준으로 95만4천여대다. 민간에서 설치한 CCTV는 사실상 전모를 파악하기 힘들 정도다. 다만 2014년 기준으로 368만개의 사업장에서 800만대 이상의 CCTV를 설치 운영중이라는 통계를 기준 삼으면, 일반 가정에 까지 설치한 CCTV 설치규모는 전국을 그물망 처럼 뒤덮고 있다고 봐야 한다. 수도권 시민들이 하루에 83회 가량 CCTV에 노출된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2010년 추정치를 감안하면, 지금은 아예 하루 종일 CCTV에 노출된 삶을 살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실상이 이런데 공공기관에서 운영중인 CCTV통합관제센터마저 법적 근거 없이 운영되고 있다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경기도 30개 시·군을 비롯한 전국 220개 자치단체가 CCTV통합관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10년간 투입된 예산만 2천200억여원에 달한다. 하지만 통합관제센터 운영 근거는 개인정보보호법 25조가 유일하다. 범죄의 예방·수사, 시설안전·화재예방, 교통단속 등에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공개된 장소에 CCTV를 설치 운영해선 안된다는 내용이다. 이법에 따르면 CCTV는 제한적인 목적만을 위해 설치된다. 설치 목적을 위반한 CCTV와 이를 통해 수집한 영상은 불법이다. 더군다나 통합관제센터 설치에 영상정보 활용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다.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헌법기준에 부합하는 CCTV통합관제센터 설치 운영의 법률적 근거 마련과, 수집된 개인영상정보의 이용 및 제3자 제공에 대한 구체적인 요건과 안전성을 확보할 것을 권고한 것도 이 때문이다. 행안부와 관련 부처는 CCTV통합관제센터를 비롯한 공공부문 CCTV 관리방안을 서둘러 마련해 공익과 개인사생활을 동시에 보호하기 바란다. 그런 연후에야 민간분야 CCTV 관리도 가능할 것이다.

2019-11-10 경인일보

[사설]지역화폐 자생시스템 조성이 관건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역점사업의 하나인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사업이 탄력 받을 개연성이 커졌다. 지난 8일 경기도와 더불어민주당 간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이해찬 대표는 이 지사가 제안한 지역화폐 정부지원금 확대, 광역급행 시내버스(M버스) 정부 부담, 동물자원순환센터 설립 등을 적극 수용하겠다고 공언한 것이다.경기도는 국내 소상공인의 20%가 몰릴 정도로 전국 최고이다. '이재명호' 경기도가 도내 소상공인 지원에 팔을 걷어붙일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성남시장 재임시절에 선행학습(?)한 경험도 있다. 경기지역사랑상품권이 도내 31개 시·군 전역에서 발행되기 시작한 것은 금년 4월부터인데 9월 현재 도민들이 직접 구매한 일반발행 상품권 누적금액이 2천66억원이다. 시행 6개월 만에 올해 목표치의 1.5배 수준을 달성한 셈이다.전국에 긍정적인 나비효과가 상당하다. 작년까지 수십 년 동안 60여 곳에 불과했지만 지난 10월 지역화폐 발행 지자체는 177곳으로 전국 243개 광역기초자치단체의 절반 이상이다. 전국의 지역화폐 발행액도 2016년 1천168억원에서 올해는 2조3천억 원으로 20배가량 격증했다. 돈의 역외유출 방지 내지 재(再)유통 시 지역승수효과 극대화도 예상되는 것이다. 작년 한국산업기술대가 수행한 '시흥형 지역화폐모델연구'에서 경기도 시흥시가 370억원의 상품권을 발행할 경우 169억원의 지역 외 소비감소와 391명의 취업유발 효과가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그러나 우려도 커지고 있다. 각종 리스크에 대한 안전장치가 미흡함은 물론 재정자립도가 취약한 지자체는 상품 할인액 만큼의 재정 부담을 걱정해야할 판이다. 인천시는 'e음카드'(지역화폐)의 캐시백 혜택을 시행 7개월 만에 대폭 축소해서 재정상황을 고려 않은 선심성 사업이란 비판을 받기도 했다. 더 주목되는 것은 지역화폐에 대한 혈세지원이다. 정부는 지역사랑 상품권 발행액의 4%를 부담하게 되어 올해에만 800억원을 지원해야 한다. 앞으로도 한동안 지역화폐의 확대재생산은 불문가지이나 자생력이 없으면 세금만 낭비하는 밑 빠진 독이 될 수도 있다. 또한 물고기를 가두어 키운다고 덩치가 커진다는 보장도 없다.지역화폐는 발행 자체보다 발행 후 활성화가 중요하다. 지역상품권 스스로 존립할 수 있는 틀을 만드는데 고민해야할 것이다.

2019-11-10 경인일보

[사설]임기 반환점 돈 대통령 전반기 시행착오 수습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9일이면 임기 반환점을 찍는다. 마라톤에 비유하면 전반기 레이스를 바탕으로 후반기 레이스 전략을 새로 짜야 할 시점이 된 것이다. 문 대통령은 헌정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파면이라는 정치급변을 통해 집권에 성공했다. 광화문 촛불시위가 정권 태동의 동력이었다.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국민 모두의 대통령"을 다짐하고 "2017년 5월 10일, 이날은 진정한 국민 통합이 시작되는 예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며 스스로 촛불정권이라 명명했다.국민은 대통령이 약속한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기대했다. 권력욕과 거리를 둔 대통령의 소탈한 풍모와 성정을 신뢰하며 여야가 국익 앞에 통합하는 새로운 시대를 희망했다. 취임초 역대 최고의 대통령 국정지지율은 이런 기대와 희망의 반영이었다. 대통령의 행보는 거침없었다.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라는 통치 철학을 앞세워 국정 전분야에서 쇄신을 단행했다.국정농단 사태는 중앙지검장 윤석열을 앞세워 추상같이 단죄했다. 재벌중심의 경제구조를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을 통해 모든 경제주체가 공존하는 공정경제를 추구했다.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과 두 차례 미북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열정을 쏟았다. 또한 대통령을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지지층들은 우리 사회 구석구석 뿌리내린 부정, 부패, 부조리 세력을 단죄하고 정화하는 시민권력으로 거듭나 대통령의 국정을 뒷받침했다. 대통령 임기 전반기는 우리 사회가 평등, 공정, 정의의 가치를 공유하는 문화적 격변기였다.하지만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따르는 법이다. 임기 반환점에 즈음한 대통령의 국정이 많이 흔들리고 있다. 대다수 국민들이 지지했던 국정기조에 감추어져 있던 부작용이 일시에 불거진 것이다. 검찰총장 윤석열은 조국 일가를 수사하면서 여권으로부터 적폐 검찰의 수장으로 낙인찍혔다. 소득주도성장론을 떠받친 사상 최대의 최저임금 인상과 융통성 없는 주52시간 근무제로 고용의 질은 나빠졌고 소득불평등이 심화되는 등 경제성적표는 최악이다. 북한은 핵탑재가 가능한 미사일로, 미국은 방위비분담금으로 우리를 압박하는 현실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중재자를 자임한 대통령을 위축시키고 있다. 시민권력은 조국사태를 계기로 극단적인 정파성을 보이며 '모든 국민의 대통령'이라는 대통령의 꿈을 양단냈다. 대통령이 강조한 평등, 공정, 정의의 가치는 이제 임의적이며 자의적인 가치로 의심받고 있다.이제 대통령은 초심으로 돌아가 취임사에 담았던 국정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임기 후반의 국정수행 전략을 전환해야 한다. 새로운 전략 수립은 새로운 인물들과 함께해야 한다. 검찰개혁, 자사고·특목고 폐지에서 보듯이 대통령의 주문을 기계적으로 수행하는 영혼없는 공직자들을 솎아내야 한다. 직언은 고사하고 대통령 심기 관리에만 몰두하는 청와대 비서실도 문제다. 이런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대통령이 문제를 문제로 인식하지 못하면 국가와 국민이 위태로워진다. 대통령이 잘해서 잘돼야 나라도 잘되고 국민도 잘 살 수 있다. 임기후반, 대통령의 전면적인 통치쇄신을 기대한다.

2019-11-07 경인일보

[사설]'국제' 명칭이 무색한 평택항 국제여객터미널

평택항 국제여객터미널이 국제적 망신을 사고 있다. 국제여객터미널이라는 명칭이 무색하게 길게는 출국에 2시간 이상, 입국에 6~7시간이 걸리는 입출국 수속절차가 후진적이라서다. 법무부의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탓이라니 답답하다. 법무부 수원출입국관리사무소 평택항만출장소와 선사 등에 따르면 현재 평택항 국제여객터미널에서 출입국 심사를 담당하는 인원은 총 8명이다. 이들은 일반 민원은 물론 입국이나 출국 시 2~6명이 교대로 출입국 심사를 담당한다. 이 때문에 동시에 입출항 심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문제는 최근 평택~중국 영성 간 신설 여객항로가 개설되면서 이용객의 급증이 예상됐음에도 충원 등의 대책이 전무한 점이다.이뿐 아니다. 국제터미널임에도 불구하고 전문 통역 인력조차 없다. 선사 직원들이 입·출국거부자(범죄자 등)에 대한 송환 업무(통역)까지 사실상 지원하고 있어 보안문제도 걱정된다. 경기평택항만공사의 평택항 카페리 내·외국인 이용객 현황을 보면 외국인 이용객 비중은 2017년 39만4천647명(81.8%), 2018년 39만1천551명(86.5%), 2019년 8월 누적 기준 34만2천925명(89.96%)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중국인이 대다수지만, 세관과 달리 법무부 소속 중국어 통역 인력이 없어 연간 40만명에 가까운 중국인이 출입하는 국제터미널의 경쟁력은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또한 출장소 측은 입국심사 인력을 평소보다 줄이며 보복 행정 의심을 사고 있다. 처음에는 3명의 출장소 직원이 업무를 한 뒤 5명까지 투입됐지만 평소보다 입국 심사가 지연됐다는 게 선사 측의 주장이다. 평택항 국제여객터미널은 분명 국가를 대표한 관문이다. 당국은 더 이상 국제터미널의 위상을 무너트리지 않는 정책을 내놓길 기대한다.

2019-11-07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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