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지나칠 정도로 선제적 수해 대책 시행하라

수마가 휩쓸고 간 중부지방에 11일까지 최고 500㎜의 폭우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돼 비상이 걸렸다. 산사태로 펜션이 매몰 돼 일가족 3명이 숨진 가평과 안성에는 산사태 경보가 발령됐다. 경기 남부지역에는 휴일인 9일에도 5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렸다. 이미 500㎜ 이상 많은 비가 내려 지반이 약해진 상태여서 추가 피해가 예상된다. 중부지방에서 시작된 비 피해는 남부지방까지 확산하면서 규모가 커지고 있다. 9일 오후 현재 전국에서는 사망자 30명, 실종자 12명, 부상자 8명의 인명피해가 났다. 이재민은 5천500여 명이 발생했고, 산사태는 667건으로 집계됐다.전국 비 피해가 확산하는 가운데 제5호 태풍 장미가 북상하면서 월요일인 10일에는 영남 지방과 제주도에 강한 비구름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장미'는 오키나와 남쪽 600㎞ 해상에서 발생한 소형급 태풍으로, 시속 37㎞로 북상 중이다. 연일 쏟아진 비로 지반이 약해진 가운데 산사태와 축대 붕괴, 하수도 범람, 농경지와 저지대 침수 등 피해가 우려된다. 기상청은 이번 비가 중부지방은 14일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예보하고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일부 지역은 시간당 50~80㎜ 이상의 폭우가 내릴 것으로 보여 주민과 관계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폭우에 따른 재해는 막을 수 없다. 하지만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피해 규모와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 지자체 등 관련 당국이 수해 요인을 사전에 인지하고 신속한 대응에 나설 수 있는 완벽한 준비 태세를 확립해야 하는 이유다. 비 피해 가능성이 조금만 있어도 위험지역을 먼저 통제하고 주민을 미리 대피시키는 등 적극 행정에 나서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도 집중호우 피해 상황과 관련,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예방점검과 선제 사전조치를 주문한다'고 강조했다. 주민 생명과 재산 보호는 국가의 기본 책무이다.지난 6일 의암댐에서 선박 3척이 전복돼 6명이 사망 또는 실종된 사고는 뼈아프다. 주의 소홀과 예방 수칙 미준수에 따른 인재로 추정된다. 이런 참사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점검이 뒤따라야 한다. 또 다시 폭우가 예고됐다. 물 먹은 지반은 언제든 무너져내릴 수 있다. 관련 당국은 막바지 장맛비에 철저히 대비해 피해를 최소화 해야 한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중부지방 지자체와 주민들에 대한 신속한 지원과 복구대책도 서두르기 바란다.

2020-08-09 경인일보

[사설]국정 태도 변화 없이 국정동력 회복하기 힘들다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의 일괄 사의 표명은 정권이 처한 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참여정부 시절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직후 한광옥 비서실장 이하 참모들의 일괄사표 제출이 있었으나 그때는 특수한 사정이었다.청와대는 컨트롤 타워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 그린벨트 해제 여부를 둘러 싼 논란에서도 청와대 정책실은 혼란을 자초했고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야 했다. 서울 도심의 용적률 완화를 둘러 싼 정부와 서울시 갈등에서도 청와대는 보이지 않았다. 행정수도 이전과 같은 거대담론에서도 청와대는 소극적으로 일관하고 있다. 부동산 정책대란에서 드러난 청와대 참모들의 도덕성과 기강의 해이는 국민들에게 허탈감과 박탈감을 안겼다.지난 총선에서 압도적 다수를 차지한 지 불과 4달만에 국정은 총체적 혼조에 빠져들고 있다. 이의 중심에는 부동산 폭등으로 인한 민심 악화가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국정 난조를 설명할 수 없다. 총선 직후 양정숙, 윤미향 의원 사건, 고 박원순 서울시장 관련 사건, 인천국제공항 정규직 논란 등과 현재진행형인 추미애 법무장관의 검찰총장 압박 등이 중첩적이고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청와대 정책을 주관하는 정책실장과 부동산 정책의 집행부서인 국토교통부 장관 등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나아가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외교 라인이나 집권 초부터 자리를 지켜 온 장관 등도 전면적 개편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코로나 19도 가라앉기는 커녕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고 수해 피해도 역대급이며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자산 격차와 불평등은 심화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를 지지했던 여성이나 중도층의 이반이 두드러지는 현실은 돌아선 민심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집권세력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향후 국정운영의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느냐의 문제와 직결된다. 문재인 정부의 레임덕 가속화를 막으려면 민주당 내의 일부 강고한 의원들의 진영논리에 갇힌 듯한 정치적 언어도 자제되어야 한다. 집권세력 내부를 주도하는 이른바 친문의 맹목에 가까운 정권옹호를 보는 민심의 불편함을 인식하고 받아들인다면 지지율은 다시 상승할 수 있다. 청와대 참모들과 내각의 개편을 통한 국면전환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민심의 소재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집권측 핵심의 인식 변화다.

2020-08-09 경인일보

[사설]60년만의 친권자의 자녀 징계권 삭제

아동학대 범죄에서 무죄·감형 전략으로 이용됐던 자녀에 대한 친권자의 '징계권'이 사라지게 된다. 법무부는 지난 4일 민법 제915조 (친권자의) 체벌금지 취지를 명확히 하는 민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부모의 자녀에 대한 체벌을 합법화하는 근거 규정으로 오인되고 있는 자녀에 대한 '필요한 징계'와 '감화 또는 교정기관에 위탁' 규정을 삭제하는 것이다. 무분별하고 반복되는 체벌에 따른 아동학대 방지를 위한 조치다. 앞으로 부모가 자녀에게 학대를 저지르고도 법정에서 "훈육 차원이었다"는 핑계는 통하지 않게 됐다.친권자의 '징계권'은 1958년 2월 제정된 후 1960년 1월 시행됐다. '사랑의 매'라고 불리던 친권자의 체벌과 자녀를 시설에 강제로 입원시킬 수 있었던 징계권을 삭제하는 것은 아동학대를 방지하는 차원에서 반길 일이다. 그러나 친권자의 '징계권'이 제정된 뒤 한 차례도 개정되지 않았다는 점은 아쉬움이 크다. 법에서 자녀에 대한 체벌과 훈육 심지어 감화·교화시설에 강제로 입원시킬 권한이 있다고 인정하는 바람에 지난 60년 간 친권자의 폭력은 단순한 가정문제로 치부돼 왔다. 실제로 가정이란 울타리 내에서 벌어진다는 이유로 정부와 사회, 이웃이 아동학대를 외면했고, 아이들이 목숨을 잃거나 정신적으로 고통을 받았다.친권자의 징계권 개정법률안의 취지가 제대로 홍보되지 않은 탓도 있지만, 법이 개정되더라도 여전히 자녀에게 매를 드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훈육이라고 주장하는 일이 당장은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한 번의 체벌이 반복적이고 끔찍한 아동학대로 커질 수 있다는 것을 가정이나 우리 사회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5살 의붓아들을 20시간 넘게 때려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2년을 선고받은 피의자는 "아이를 폭행한 사실은 있지만, 어디까지나 훈육을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15세 아들을 골프채로 수차례 때려 기소된 피의자도 "아들의 잘못된 행동에 대한 징계 차원이므로 정당하다"고 항변했다. 재판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폭력이 위험한 것은 반복성 때문이다. 횟수가 잦아지면 강도도 세지게 마련이다.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던 체벌로 인해 아동 학대범이 될 수 있고, 자녀의 목숨을 잃게 하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는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스페인의 교육자 프란시스코 페레의 말처럼 꽃으로도 때리지 말아야 한다.

2020-08-06 경인일보

[사설]인천형 뉴딜의 과제

인천시가 12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도 본예산 편성 방향을 '인천형 뉴딜'로 정하고, 본격적인 예산 작업에 돌입했다. 인천시는 2021년도 예산에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위기를 극복하면서도 인천의 현안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중장기 사업에 예산을 집중 투입하기로 했다. 도시 기본 인프라와 안전망 구축, 구도심 균형발전, 자원순환 정책, 교통망 구축 등 당면과제를 인천형 뉴딜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인천시는 바이오 뉴딜을 인천형 뉴딜의 대표적 사례로 제시하고 있다. 정부의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 휴먼 뉴딜, 바이오 뉴딜을 접목한다는 것이다. 포스트코로나 뉴딜 정책의 기본은 그린 뉴딜이다. 친환경, 녹색산업 지원을 통한 일자리 창출 계획은 중요하다. 친환경 정책을 도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신재생 에너지와 환경분야에 집중 투자하는 것이다. 코로나 위기는 4차산업혁명을 가속화하는 등 산업구조의 일대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인천의 경우 쇠퇴일로에 있는 국가 및 지방산업단지의 구조 고도화를 통한 성장동력 확보가 당면과제 중 하나이다.코로나 위기는 저소득층을 비롯한 경제적 약자들의 생명과 생존을 위협한다. 무엇보다 플랫폼 노동자, 콜센터 직원, 다단계 판매원과 같은 경제적 약자들이 집단감염의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또한 감염병 사태로 초래되는 경제적 위기도 경제적 약자들의 생존권을 제일 먼저 위협한다. 경제적 취약계층을 지원하기 위한 재난기금과 일자리 특별 대책이 필요하다. 소득 양극화와 불평등을 코로나가 더욱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최소화해야 한다.문화 뉴딜의 시각도 필요하다. 예술인들도 코로나 위기에 무방비 상태이다. 대중음악, 클래식과 뮤지컬, 연극 등 공연계도 관객과 만나고 소통하는 무대가 모두 사라지는 끔찍한 사태에 직면하고 있다. 박물관이나 도서관의 휴관, 평생교육원이나 민간분야의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이 중단되면서 문화계와 예술인들도 유례없는 공황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급격히 도래한 비대면 사회에 대비한 소통체계의 재구축이 필요하다. 비대면 상황은 행정기관과 시민사회의 소통 장애나 단절을 초래하여 민주적 시정 운영을 위협한다. 현재 정부와 지자체는 SNS를 재난문자 발송에 활용하고 있으나 일방적 전달이라는 한계가 있다. 방송이나 영상 플랫폼과 쌍방향 온라인 소통 시스템을 서둘러 구축해야 한다.

2020-08-06 경인일보

[사설]황강댐 무단방류 재발방지 약속 받아내야

북한이 5일 새벽 임진강 하류와 한강 수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황강댐의 물을 두 차례 사전 통보 없이 방류했다. 통일부는 이날 새벽 2시와 6시 이후 우리 측 임진강 수위가 갑자기 3m에서 큰 폭으로 올라 오전 현재 5m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황강댐 추가 방류를 공식 확인한 것이다. 폭우가 내리자 북한은 지난달 하순과 이달 3일 사이에 3차례 통보 없이 방류했다. 이에 따라 관계 당국은 지난 1일 오후 연천군 군남 홍수조절댐 수문을 열어 임진강 수위를 조절했고, 이 사실을 주민에게 알렸다. 중북부 지역에는 앞으로도 많은 양의 비가 예고돼 임진강이 지나는 연천지역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황강댐 방류는 연천과 파주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 재산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대 사안이다. 북한이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남한에 사전 통보 없이 수문을 개방한 것을 두고 남북합의 위반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부는 남북 간 자연재해와 관련한 협력이 이뤄지지 않는데 대해 불행한 일이라고 규정했다. 정부는 또 자연재해와 관련한 남북 협력은 정치군사와 무관한 사항이라며 정보 교환이라도 먼저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은 정부가 더 적극적이고 강력한 태도로 북한의 일방적 방류를 막아야 한다고 주문한다.북한은 지난 2009년 황강댐을 사전 예고 없이 방류, 남한에서 6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북한은 해당 기관에서 더 큰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긴급히 방류할 수밖에 없었다며 향후 남측에 통보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북한은 지난 2016년에도 사전 통보 없이 황강댐을 방류해 연천군 일대 15곳의 지역주민들이 대피하기도 했다. 정부는 현 상황에서 북한이 황강댐 방류를 남한에 사전 통보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남한 당국이 임진강 수위를 관리하기는 불가능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진다.수위가 높아지면 북한은 또 통보 없이 황강댐을 열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북한이 황강댐 방류를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남북 간 협의를 위반하는 행위로, 남북관계 개선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특히 남한 주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비인도적 처사로, 반드시 중단돼야 마땅하다. 북한은 정치군사 상황과 별개로 황강댐을 개방할 경우 사전에 통보해야 한다. 정부도 북한에 우리 의사를 정확히 전하고 재발 방지 약속을 받아내기 바란다.

2020-08-05 경인일보

[사설]이유 있는 과천시의 8·4 주택공급대책 반발

정부는 4일 부동산시장 안정화를 위해 13만2천가구의 주택을 공급하는 내용의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부동산시장 조기 안정을 위해 서울 등 18곳의 유휴부지에 3만3천가구를 짓고 용적률 500%와 층수 50층 완화의 공공참여형 고밀도 재건축으로 7만가구를 공급하기로 했다. 또한 3기 신도시에는 당초 계획된 160~190% 용적률을 1~10% 상향 조정해서 공급물량을 3만가구에서 6만가구로 늘릴 예정이다.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구성원들의 반응이 다양하다. 인천광역시와 경기도는 지역재건축과 재개발 활성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용적률 상향 등 규제 완화로 재건축단지 내 주택 절반을 넘겨받아 공공기관이 용적률 500%의 장기공공임대주택을 지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일산과 분당 등 1기 신도시 주민들은 주거환경 개선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게 됐으며 3기 신도시 청약대기자들도 환영하는 분위기다. 가구수가 늘어나 경쟁률이 완화되는 데다 공공분양인 만큼 시세 대비 저렴하게 내 집 마련이 가능한 때문이다.그러나 2기 신도시의 반발이 점쳐진다. 화성 동탄2신도시는 용적률이 평균 170%인데 3기 신도시에만 특혜를 주는 모양새인 것이다. 양주 옥정신도시 등 2기 신도시의 분양예정 물량이 20만가구로 용적률 상향 요구는 불문가지이다. 임대차 3법이 초래한 진행형인 전세대란에는 속수무책이다. 3기 신도시와 유휴부지 주택은 2025년이 돼야 입주가 가능하다. 참여연대는 '로또분양' 재현을 경고했다.과천시의 강력한 반발은 설상가상이다. 시청은 물론 시의회와 시민들까지 "강남집값 잡기위한 과천시의 베드타운화"라며 격앙하고 있다. 8·4대책에서 국토교통부는 과천정부청사 주변 정부 소유 유휴부지에 아파트 4천가구 건립 계획을 발표했다. 2012년 정부청사 세종시 이전으로 지역공동화와 지역경제 붕괴 등 이중고를 겪은 과천시는 해당 부지에 비메모리반도체, 미래형 자동차, 바이오헬스 산업단지 개발을 서두르다 날벼락을 맞은 것이다.과천시와 사전 협의 없는 정부의 일방적 계획 발표가 화근이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부동산 시장에 기름을 붓는 졸속대책"이라고 평가했다. 지속가능 개발이 결여된 주택공급은 지자체는 물론 국가경쟁력까지 훼손하게 됨을 유념해야 한다.

2020-08-05 경인일보

[사설]부동산 대책 위협하는 부동산거래 범죄

정부가 수도권에 총 13만2천 가구의 신규 주택을 공급하는 '8·4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국가 및 공공기관이 보유한 유휴부지를 활용하고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골자다. 여기에는 서울 태릉골프장과 서울지방조달청, 서울주택도시공사(SH) 부지, 용산구 옛 미군기지, 과천 정부청사 주변 개발 및 3기 신도시 공급 물량 확대 등이 포함됐다. 또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의 참여와 공공주택 기부채납을 전제로 재건축 단지의 용적률을 500%까지, 층수도 50층까지 각각 올릴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주기로 했다.정부의 정책 목표는 수도권에 공급을 늘려 집값을 안정화하는 것이다. 8·4 부동산 대책에는 공공기관의 참여로 장기 임대 주택과 무주택자, 신혼부부·청년들에게 공급하는 공공 분양 물량을 확보하는 대신 재건축 시행자인 조합에는 용적률과 층수 제한을 완화해주는 솔깃한 제의도 들어있다. 하지만 문제는 정부의 강력한 규제와 신규 주택 공급에도 집값 담합 등을 통해 부동산 거래 질서를 교란시킨 실거주자들이 지속해서 적발되고 있다는 점이다.실제로 경기도공정특별사법경찰단이 집값 담합 등을 통해 부동산 거래 질서를 교란시킨 80명을 적발했다. 실거주자끼리 급매로 시세보다 싸게 나온 정상매물을 담합해 허위매물로 신고하고 정상적인 중개행위를 방해하거나, 자격증이 없는데도 중개행위를 한 혐의다. 정부를 비롯해 각 지자체가 고위공직자의 다주택 보유를 제한하고 토지거래허가제 시행마저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불법행위가 자행되고 있는 셈이다.담합 사례는 주도면밀했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이용해 집값을 담합하는가 하면 다자녀·장애인 특별공급을 이용한 아파트 부정청약 의혹과 권리확보서류를 통한 분양권 불법 전매 사례, 무자격·무등록 불법 중개 행위 등 수법도 다양했다. 특히 300여명이 참여한 온라인 오픈 채팅방 'A지역 실거주자 모임'은 정상매물 46건을 반복적으로 허위매물로 신고해 공인중개사의 영업 행위를 방해했고, 청약경쟁률이 높았던 아파트를 대상으로 한 위장 전입과 3기 신도시 등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부정허가행위까지 광범위하게 이뤄졌다.정부와 여당은 마지막 카드로 공급 대책까지 내놨다. 이제부터라도 지역에 투기 광풍과 집값 담합 등 시장교란 행위가 더는 나오지 않도록 철저한 근절 대책이 필요하다.

2020-08-04 경인일보

[사설]쓰레기매립지 사용종료를 위한 인천시의 고투

인천시가 2025년 수도권쓰레기매립지 사용연장 거부를 공식화했다. 최근 열린 수도권해안매립실무조정위원회에서 인천시는 공모를 통해 올해 말까지 입지 후보지를 확정하지 못할 경우 쓰레기매립지 연장 사용과 관련한 기존 4자 합의서의 단서조항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올해 말 최종 입지 후보지가 선정되더라도 2025년 쓰레기매립지 종료 시점까지 대체 매립지가 조성되지 않을 경우에도 기존 매립지의 사용을 종료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어떠한 경우에도 2025년 이후 수도권쓰레기매립지의 사용 연장은 없다는 점을 확고하게 밝힌 것이다. 시는 앞으로 진행될 대체매립지 공모 절차에 이 같은 내용을 명시할 것을 위원회에서 공식 요구했다.사실 전임 유정복 시장이 지난 2015년 당시 윤성규 환경부 장관과 박원순 서울시장, 그리고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맺은 4자 합의는 결정적인 흠결을 갖고 있었다. 당초 2016년 말이었던 쓰레기매립지 사용기한을 제3매립장 1공구 사용완료 시점까지로 연장한 것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그렇지만 연장 매립장의 사용이 끝날 때까지 대체 매립지가 확보되지 않을 경우 매립지 잔여 부지를 추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독소조항이 인천으로선 패착이었다. 기존 쓰레기매립지 사용을 영구화하려는 불순한 합의라는 지적과 항의가 빗발쳤다. 사용 연장의 반대급부였던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 인천시 이관과 지방공사 설립 약속은 사실상 사문화됐다. 가장 중요한 합의였던 대체매립지 선정 추진은 관련 용역이 끝났음에도 관련 지역 주민 반발을 이유로 '밀봉' 조치된 상태다.수도권쓰레기매립지 사용연장 거부는 박남춘 인천시장이 던진 재선의 승부수로 보인다. 임기 후반기를 시작하면서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인천형 그린뉴딜 정책의 핵심이기도 하다. 하지만 넘어야할 산이 높고, 건너야할 강이 깊다. 쓰레기매립지의 사용 종료를 위해선 소각장의 현대화, 즉 증설이 급선무인데 당장 해당 지역의 주민단체와 같은 당 소속 국회의원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절대 전제인 인천만의 대체매립지 선정은 심각한 지역 내부의 갈등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인한 서울시장직의 공백도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변수다. 차기 대권주자인 '사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선뜻 뜻을 같이 하겠다고 나서기 어려운 사안이다. 인천시민들이 인천시의 '고투'를 지지와 걱정 속에서 지켜보는 이유다.

2020-08-04 경인일보

[사설]장마전선에 태풍까지, 호우 피해 최소화해야

지난 주말 부터 경기도를 비롯한 중부지방에 집중된 집중호우로 도내 곳곳에서 인명과 재산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일 0시 부터 3일 07시 까지 도내 평균 누적 강수량은 183.9㎜에 달한 가운데 연천, 포천, 안성 지역은 300㎜의 물폭탄이 쏟아졌다. 이로 인해 이천시 산양저수지 붕괴로 이재민이 발생했고, 안성과 평택 등 다수 시·군에서 70여건의 산사태 및 토사유출 피해가 속출했다. 2일 안성 산사태로 1명이 숨진데 이어 3일엔 토사가 덮친 평택 공장에서 3명이 사망하고, 가평 펜션에서도 매몰 사망사고가 발생했다.문제는 정체중인 장마전선에 북상 중인 제4호 태풍 '하구핏'의 영향이 겹치면서 이번 주 내내 집중호우가 이어진다는 점이다. 앞선 집중호우로 지반이 약해진 상황에서 한꺼번에 강한 비가 집중되면 대형 산사태, 도심 싱크홀, 저지대 침수 피해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경기도는 지난 2일 오전 부터 재난대책본부 근무체계를 비상 4단계로 격상하고 호우 피해 예방 및 최소화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비상 4단계 재난대책본부 구성은 2011년 이후 9년만의 일이다. 이는 오랜 기간동안 집중호우에 대비한 예방 행정이 느슨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지난번 부산을 강타한 집중호우 때 당연히 관리될 것으로 믿었던 지하차도가 물에 잠긴 줄 모른 채 진입한 차량들에서 사망자들이 나온 사례를 유념할 필요가 있다. 운전자들은 예전에 벌어졌던 사고가 자신에게 재현될 줄 전혀 몰랐을 것이다.경기도는 이번 집중호우로 도내 곳곳에서 발생한 산사태, 저수지 붕괴, 토사유출 피해는 더 큰 규모의 피해를 예고하는 전조로 봐야한다. 따라서 모든 행정력을 위험지역 예찰 활동에 집중해야 한다. 특히 그동안 주택 및 공장 난개발이 집중됐던 지역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어제 토사 매몰사고가 발생한 평택의 공장과 가평의 펜션 처럼 야산 산자락을 파고 우후죽순 들어선 각종 건축물들의 은폐됐던 부실 토목공사가 집중호우로 한꺼번에 터져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이와함께 피해 주민 지원방안도 미리 준비해 즉각 시행해야 한다. 피해 예방이 최선이지만 발생한 피해를 신속하게 회복하는 것도 행정이 할 일이다. 특히 재해발생 때 마다 원인 규명과 책임 소재를 따지는 일에 시간을 허비해 피해자를 애태우는 일을 최소화해야 한다. 도가 피해지역에 파견한 현장상황 지원관의 역할이 중요하다.

2020-08-03 경인일보

[사설]옥상옥 조달시스템 우려하는 경기도 기업들

전국 인구의 24.9%를 차지하는 경기도는 기업체 수만 78만여 개에 달한다. 그만큼 공공조달 수요가 전국 지자체 중 가장 많다. 지난해 말 경기도 공공기관에서 발생한 조달금액은 6조6천159억원이다. 전국 시·도 중 1위로, 이와 연동해 도와 시·군 산하기관이 부담한 조달 수수료만 3년간 246억원에 달한다.그럼에도 현재 경기지역을 별도로 관할하는 지방조달청이 없어 도내 기업들은 지방청마다 다른 업무지침으로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현재 서울지방조달청은 파주·의정부·가평 등 17개 경기북부지역을, 인천지방조달청이 수원·용인·화성 등 14개 경기남부지역을 관할하고 있다.이렇다 보니 중소기업중앙회 경기지역본부와 도내 경제단체, 중소기업, 도·도의회 등은 2008년부터 정부에 경기도 지방조달청 신설을 꾸준히 건의해 왔다. 행정안전부가 특별지방행정기관 신설 최소화 방침을 고수하면서 반대하자 경기청 신설 대신 인천청을 광역단위인 경인청으로 확대해 도내에 지역사무소를 두는 방안을 제시했고, 조달청이 이에 지난 3월 정부에 조직개편안 승인을 요청해 이달 말 결정 여부를 기다리고 있다.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도가 지난 7월 '자체 조달시스템' 구축 계획을 밝히면서 경인청으로의 조직개편이 자칫 수포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도의 자체 조달시스템 구상은 기존 나라장터(조달청 조달시스템)의 물품 가격이 비싸고 수수료 책정도 불공정하다는 문제 인식에서 출발했다. 도는 이 시스템을 통해 시장 단가를 적용해 조달비용을 감축하고, 발생 수익은 시스템을 공동 운영하는 지방정부에 배분한다는 계획이다. 도의 입장에선 국민 세금인 조달 비용을 감축하는 합리적인 행정이라 할만 하다.하지만 정작 조달 상품을 납품해야 할 기업들은 우려하고 있다. 도의 자체 조달시스템이 지방조달청 조달업무와의 중첩을 배제할 수 없어 정부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걱정에서다. 기업들은 중앙정부의 경인청과 경기도 조달시스템이 동시에 가동될 경우 중복 시스템을 이용하는데 시간과 비용이 추가로 들고 시스템별로 다른 지침으로 발생하는 등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경기도는 경인지방조달청과 도의 조달시스템이 함께 작동될 경우 부작용이 없을지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20-08-03 경인일보

[사설]5년전과 달라진게 없는 수도권 출퇴근 전쟁

경기·인천 등 수도권 주민들의 출퇴근 교통 사정이 나아지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도의 경우 출퇴근 소요시간이 5년 전과 같았으며, 인천은 단 1분 감소하는 데 그쳤다. 서울과 연결되는 광역교통망이 확충되고 대중교통수단도 대폭 확대됐지만 교통지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울산의 출퇴근 시간이 5년 전보다 10분 정도 줄어든 것과 대비된다. 수도권 주민들은 출퇴근하느라 시간과 에너지를 과소비하면서 여가 시간마저 전국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열악한 교통 환경에 주민 삶의 질마저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지난달 말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생활시간 조사결과'에 따르면 경기도민들의 출퇴근 시간은 1시간 28분이었다. 이는 전국 평균(1시간 16분)보다 12분 더 긴 것이다. 인천의 경우 1시간 25분으로 역시 전국 평균보다 9분이 더 길었다. 서울은 1시간 31분으로, 전국 평균보다 15분이나 더 길었다. 반면 강원도는 51분으로 소요 시간이 가장 적었고, 광역시 중에는 대전이 1시간 1분으로 가장 짧았다. 수도권은 특히 5년 전보다 소요 시간이 같거나 1분 감소에 그쳤다. 경기도는 5년 전과 같았고, 인천과 서울은 1분이 줄었다.수도권 광역지자체들은 철도와 도로를 건설하는 교통 인프라 확충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광역 대중교통망도 대폭 확대했다. 하지만 주민들이 경험하고 느끼는 교통체감지수는 개선되지 않는 게 현실로 확인된 셈이다. 출퇴근하느라 파김치가 되면서 생활의 질도 떨어지고 있다. 경기도민들의 여가 시간은 1일 평균 4시간 35분으로, 전국(평균 4시간 47분)에서 가장 적었다. 인천시민들은 4시간 37분으로 전국 평균보다 10분 정도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남도민들은 5시간 15분, 부산시민은 5시간 10분이었다.교통 환경은 삶의 질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수도권의 열악한 교통 사정 때문에 시민들의 생활도 망가지고 있다. 예산을 쏟아부었는데도 5년 전과 비교해 교통 사정이 개선되지 않았다면 정책 방향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수도권 주민 수가 급격히 늘어난 것도 아니다. 교통 전문가들은 현 상황으로는 5년 뒤에도 상황이 달라질 게 없다고 지적한다. 중앙정부와 광역지자체의 교통 정책 전반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2020-08-02 경인일보

[사설]정치 실종 우려되는 여당의 입법 속도전

더불어민주당이 부동산 관련 입법을 상임위에서 통과시키고 임대차 3법 중 계약갱신청구제와 전월세 상한제를 내용으로 하는 법안은 본회의 문턱을 넘자마자 곧바로 실행에 들어갔다. 소위 구성에 소극적이었던 미래통합당은 안건조정위원회와 필리버스터 등 국회법의 범위내에서 법안 통과를 막는 수단을 활용하지 못한 전략의 부재와 대안의 실종이라는 비판을 피할 길이 없지만, 야당을 배제한 민주당의 행태는 의회주의와 협치라는 기본방향과 부합하지 않는다.임대차법은 부동산 문제가 심각한 사회적 의제로 등장하면서 이에 대한 여권의 문제의식을 반영한 법안이다. 내용에서 긍정과 부정의 양면이 있음에도 소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바로 상임위에 상정해 본회의까지 일사천리로 마치 군사작전 하듯이 처리한 절차의 정당성은 합리화 할 수 없다. 문제는 향후 여야가 대립하는 모든 법안을 이러한 국회운영방식을 적용해서 처리할 것이냐이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민주당에 표를 몰아준 지난 총선의 민의는 해야 할 일은 반드시 하라는 것"이라며 향후 다른 입법도 속도전과 밀어붙이기로 임할 뜻을 분명히 했다. 다수결과 합의 중 의회를 어느 방향으로 운용할 것인가의 문제는 항상 논란의 대상이었다. 다수결은 수적 우세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반대하는 세력의 저항은 피할 수 없다. 다수결이 안고 있는 결정적 한계이며 논의구조의 활성화와 다양화를 통해 합의를 모색하려고 노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국회에서 일반의결정족수는 합법의 영역안에 있다. 민주주의가 안고 있는 치명적 약점이 다수의 횡포이고 소수의 이익이 배제되는 것임을 모르지 않지만 합의가 불가능할 때 다수결로 결정하는 것 또한 민주주의의 한 수단이다. 문제는 얼마나 공적 합의를 위해 소수를 배려하고 절충과 타협을 시도했느냐에 있다.민생 법안 입법의 절차적 정당성이 중요한 이유는 동일한 결과를 도출하더라도 논의과정에서 문제점이 걸러지고 반대측의 저항을 최소화함으로써 정책의 실질적이며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민주당은 거대의석을 가진 집권당답게 야당을 논의구조로 끌어들이기 위한 설득과 배려의 자세를 포기하면 안된다. 통합당도 반대를 위한 반대 보다는 여권의 정책을 조목조목 비판하고 절실하게 국민에게 호소한다면 비록 법안 통과를 막지 못하더라도 대안정당과 수권정당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정치복원을 위해 정치의 역동성이 다시 가동되어야 한다.

2020-08-02 경인일보

[사설]배상 길 열린 대법원의 용인경전철 판결

대법원이 용인 경전철 사업의 책임을 묻는 주민소송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용인시장은 경전철 사업 책임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라"며 낸 주민소송 상고심에서 "위 사업은 주민소송 대상"이라며 이와 달리 본 원심을 파기했다. 혈세를 낭비한 지자체 사업에 대해 주민소송으로 관련 공직자에게 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이 판결은 특히 의정부 경전철과 인천 월미은하레일 등 닮은꼴 사업으로 해마다 수백억 원의 적자를 내고 있는 다른 지자체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용인시는 2011년 경전철 개통을 앞두고 준공검사를 반려해 운영사인 캐나다 봄바디어사로부터 계약해지 통보를 받고 소송을 당해 배상금 7천786억원을 물어주라는 중재판정을 받았다. 양측이 합의해 2013년 4월부터 경전철 운행이 시작됐으나 이용수요가 2013년은 1일 평균 9천명, 2017년에도 2만7천여명에 불과했다. 예상 수요 1일 13만9천명에 훨씬 못 미쳤다. 주민소송단은 2013년 10월 사업 책임자들을 상대로 '1조32억원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한다'며 행정소송을 냈다. 1심은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으나 나머지에 대해선 사실상 원고 패소 판결했다. 2심 역시 비슷한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하지만 대법원은 주민소송의 대상에 해당한다고 봤다. 감사 청구한 사항이 아니므로 주민소송 대상이 아니라는 1·2심이 틀렸다고 본 것이다. 이에 따라 전임 시장을 비롯한 사업 책임자들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가 본격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용인과 비슷한 사례인 의정부 경전철과 월미은하레일 등 전국 지자체들의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의정부 경전철은 새 민자 사업자가 운영을 맡고 있으나 해마다 시 예산 200억원이 투입되고 있다. 월미은하레일은 853억원이 투입돼 2010년 준공됐으나 애물단지로 방치됐다 지난해 10월 다시 운행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183억원이 더 들어갔다.대법원 판결은 사업 손실과 관련, 지자체장과 공무원 등에게 금전적 책임을 물을 수 있게 됐다는 의미가 있다. 국민 혈세가 투입되는 대형 사업에 대해 공직자들이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그동안 법령을 위반하거나 판단 오류로 인한 금전적 손실에 대해선 손해배상이 아닌 신분 징계에 그쳤었다. 일단 저지르고 보자는 지자체들의 막무가내 사업 추진에 급제동이 걸리게 됐다.

2020-07-30 경인일보

[사설]첩첩산중인 인천 자체매립지 조성

인천시 공론화위원회 1호 안건이었던 수도권쓰레기매립지 종료건에 대한 결론이 내려졌다. 위원회는 2025년 수도권매립지 종료를 위해 인천시가 인천만의 자체 매립지 조성, 기존 폐기물처리시설 현대화 및 광역소각시설 신규설치 등을 추진해야 한다는 권고안을 채택했다. 이 권고안은 교수·변호사·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올해 1월부터 이달까지 공론화 시민참여단 숙의과정을 거쳐 최종 작성한 것으로 인천시가 진행중인 자체 매립지 조성 및 소각장 신설 용역에도 반영될 것이다. 인천시의 입장에서 자체 매립지 조성은 일종의 고육지책이다. 수도권쓰레기매립지로 겪어야 하는 주민 희생을 중지시키기 위해서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자체 매립지 조성이라는 선결과제를 넘어야 하는 것이다.자체 매립지 조성으로 가는 길은 첩첩산중이다. 우선 내부 반발부터 절충해야 한다. 먼저 소각장이 위치한 서구 일부 주민들의 반대를 넘어서야 한다. 주민단체는 입장문을 내고 공론화위원회의 광역 폐기물처리시설(소각장) 여론조사에 심각한 오류가 있다며 시장이 참석하는 공개 토론회 개최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들 단체는 서구에 위치한 청라 소각장의 이전·폐쇄 등을 주장하고 있다. 서구를 지역구로 둔 더불어민주당 김교흥(인천 서구갑) 의원도 공론화위원회의 중립성 훼손을 거론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더 큰 과제는 수도권매립지종료를 사실상 반대하고 있는 서울시와 환경부를 설득하는 일이다. 인천시와 서울시, 경기도, 환경부는 2025년까지 수도권매립지를 사용하고 공동대체부지를 찾기로 4자합의를 체결했지만, 대체부지를 찾지 못하면 잔여부지를 추가 사용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 때문에 서울시는 유보적 태도를 보여왔다. 이 단서조항을 재합의해야 하지만 박원순 서울시장이 사망하면서 책임있는 재논의 자체가 어렵게 된 것이다.수도권매립지종료에 대한 4자간 재합의를 이룬다 해도 다음에는 인천시 대체매립지 및 신규 소각장 설치 부지선정을 둘러싼 지역내 갈등이 다시 부각될 것이다. 쓰레기매립지를 둘러싼 지역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인천시의 정치력이 필요하지만, 환경오염물질은 발생지 처리원칙을 천명하고 과학적 처리와 친환경적 자원순환처리 시스템을 도입하여 오염을 최소화하고 주민들의 불신과 우려를 불식하는 대책 수립도 중요하다.

2020-07-30 경인일보

[사설]입법 권력 장악한 여당, 민주적 절차는 존중해야

어제 그제 국회 주요 상임위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부동산 관련법을 모두 단독 처리했다. 어제 법사위에서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그제는 국토교통위에서 전월세 신고제 도입이 골자인 부동산거래신고법 개정안 등 7개 법안이, 기획재정위에서는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 및 거래세를 대폭 인상하는 종합부동산세법과 소득세법 개정안 등 3개 법안이, 행안위에서는 다주택자의 부동산 취득세를 인상하는 지방세법 개정안 등 2개 법안이 모두 통과됐다.하나 같이 현재 진행중인 부동산 대란에 영향을 미치는 법안들이다. 개정 효과를 놓고 시장의 반응이 엇갈리고 전문가들의 견해는 첨예하게 부딪혀왔다. 임대차 3법(전월세 신고제, 전월세 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제)만 해도 임차인인 전월세입주자들의 권한 보호를 위해 합당하다는 의견과 임대료의 과도한 상승으로 오히려 임차인의 부담만 늘린다는 견해가 맞선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아파트 전세가가 급상승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다주택자 과세 강화도 부동산 시장 안정에 미칠 긍정적, 부정적 영향에 대한 상반된 견해가 대립한다.따라서 국회의 해당 법안 처리는 엇갈리는 시장의 반응과 대립하는 전문가들의 견해들에 대해 충분히 심사해야 마땅했다. 정쟁법안이 아닌 민생법안인 만큼 법안 하나 하나가, 문구 한줄 한줄이 민생에 미칠 영향을 꼼꼼하게 따지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국회의 입법 의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당은 소위의 법안심사도 거르고, 상임위 찬반토론도 없이 야당의 불참을 이유로 모두 단독 표결로 당·정 합의안을 처리한 것이다.여러번 지적했듯이 민주당은 지난 총선을 통해 입법 권력을 장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보해도 될 법사위원장을 고집하는 바람에 국회 상임위원장 전체를 단독으로 장악하는 정치적 부담을 떠안았다. 야당에 법사위원장을 줘도 법안 심사 절차의 시간이 문제였지, 여당이 원하는 법안을 처리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는데 말이다. 그런데 이번 4개 상임위 부동산관련법 처리과정에서는 심의, 심사 절차마저 생략했다. 소위 구성에 미온적인 야당 탓을 하지만, 입법 절차 마련을 위한 야당 설득에 얼마나 노력했는지 의문이다.입법 권력을 장악한 여당이 법안 처리의 민주적 절차마저 무시한다면, 향후 국회는 과반 1당의 입법 독주가 관행화될 것이다. 민주화의 주역인 여당이 할 일인지 자문자답해보기 바란다.

2020-07-29 경인일보

[사설]여성에게 더 가혹한 코로나발 실업대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여성들의 삶이 많이 팍팍해졌다. 구혜완 인천여성가족재단 연구위원이 28일 오후 인천시의회 토론회에서 "코로나19로 여성의 무보수 돌봄 노동에 대한 책임이 과중해 졌다"며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일례로 코로나 사태 이후 육아휴직을 신청한 남성 비율은 8.1%인 반면에 여성은 42.9%로 무려 5배 이상인 것이다. 송윤옥 인천시 여성권익시설협의회 대표는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직장 내에서 여성이 1순위로 해고되는 등 불평등이 지나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천은 전국 평균에 비해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신종코로나 사태 이후 취업자수가 계속 줄고 있다. 지난 15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전년 대비 취업자수가 지난 3월부터 4개월 연속 감소 중인데 취업자수 감소는 남성보다 여성에서 훨씬 두드러졌다. 미국 등 경쟁국에서도 여성의 실업률이 남성을 능가하고 있어 정책당국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과거의 경기침체와는 달리 신종코로나로 인한 충격이 여성 종사자가 많은 업종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숙박 및 음식점, 소매, 교육 등 서비스업의 고용충격이 결정적이다. 앞으로 코로나19 사태가 불리한 근로 여건에 놓인 여성들의 사회경제적 입지를 더욱 위축시킬 예정이다. 대공황 이후 최악의 실업대란에 즈음하여 국제노동기구(ILO)는 "특히 서비스업계가 침체하면서 여성 고용률이 이전보다 더 위협받고 있다. 최근 몇 년 간의 노동시장의 성(性) 평등 분야에서 이뤄낸 성과를 물거품으로 만들고 남녀 격차를 더 벌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유네스코(UNESCO)에 따르면 지난 4월 전 세계 학생 10명 중 9명이 등교하지 못했다. 가사와 육아부담, 이로 인한 재취업의 어려움 등도 여성들을 옥죌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비대면 접촉이 일상화되는 뉴노멀 사회의 조기 도래는 불문가지이다. 양성평등의 젠더이슈를 떠나 더 이상의 방관은 곤란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여성에게 좋은 것이 불평등 해소와 경제 회복, 성장에도 좋은 것이라며 정책 입안자들이 여성실업자에 대한 지원확대, 일과 가사노동의 균형촉진 등에 적극 나서라고 주장했다. 돌봄 노동 지위 강화 및 취약계층 노동자의 노동권을 보장할 수 있는 법제도 개선부터 서두르자.

2020-07-29 경인일보

[사설]올해만 세 번째인 국세청 부동산 기획조사

국세청이 갭투자 다주택자 등 부동산 거래 관련 탈세 혐의자 413명을 조사한다고 28일 밝혔다. 자금 출처가 불분명한 다주택자와 법인 자금을 빼내 빌딩이나 아파트를 매입한 법인, 나이 어린 고액 자산 취득자, 편법증여 혐의가 있는 고액 전세입자 등이다. 기관 합동조사에서 고가 아파트를 취득하면서 부모에게 세를 주고 보증금을 받아 잔금을 치른 편법 증여사례가 적발됐다. 친척 소유 아파트를 사면서 자금을 매도자에게 빌리기도 했다. 직장인과 도매상인이 세금을 줄이기 위해 탈법을 저지르는 등 갈수록 수법이 교묘해지고 대담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서울에 주택을 보유한 30대 직장인은 올해 지방에 자본금 100만원을 들여 1인 주주 법인을 설립했다. 이어 법인에 돈을 빌려줘(주주 차입금) 법인 명의로 고가 아파트를 사들였다. 법인 명의 주택은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대폭 줄일 수 있고, 양도소득세도 훨씬 낮은 세율을 적용받는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도 전인 어린 자녀에게 상가를 물려준 부모도 있다. 한 부동산업자는 수도권 소재 땅을 사놓은 뒤, 이곳에 상가 2개 동을 지었다. 이후 상가 지분 절반씩을 초등학생 자녀와 미취학 자녀에게 나눠줬다. 이 과정에서 증여세를 낸 기록은 없었다. 국세청은 수억원의 증여세를 추징했다.국세청의 기획조사는 올 들어 세 번째다. 주로 서울 강남의 아파트와 빌딩 소유자들이 대상이다. 투기 세력을 발본색원하고 부동산 가격 안정에도 도움을 주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담겼다. 국세청의 조사는 특히 정부의 갭투자 억제대책과 맞물려 진행될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 7·10 대책을 통해 다주택자와 갭투자에 대한 징벌적 과세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은 전셋값이 오르고 갭투자가 여전한 등 정부 의지와는 딴 방향이다. 기획조사는 이런 흐름을 바꾸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국세청의 기획조사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표적을 응징해왔다. 불법과 편법을 동원한 특정 투기세력을 본보기로 엄벌함으로써 경각심을 일깨워줬다. 하지만 올해만 세 차례 조사가 진행되는 등 횟수가 잦아지면서 보여주기식 이벤트가 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걸리는 사람만 재수 없다는 볼멘소리도 있다. 상시 조사와 추적 시스템 보강이 절실한 이유다. 특정인 망신주기나 특정지역 표적 조사로는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 촘촘한 그물망 조사와 엄벌을 통해 부정적 시각과 인식을 바꿔야 한다.

2020-07-28 경인일보

[사설]'공공기관 지방이전' 손 놓고 있는 인천

끝내 '우려'가 '현실'이 되는가. 수도권 공공기관 2차 지방이전 사업이 가시권에 들면서 인천지역 정부 산하 공공기관들의 존치 여부가 지역사회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청라국제도시의 항공안전기술원, 서구 종합환경연구단지의 한국환경공단 그리고 송도국제도시의 극지연구소가 특히 주목의 대상이다. 당정청의 움직임은 구체적이다. 김사열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이 지난 20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공공기관 1차 이전 현황과 2차 이전에 대한 준비 개요를 보고했다. 이틀 뒤엔 민주당 지도부에게 설명했다. 당정은 늦어도 연말까지 2차 이전계획을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전 대상은 일단 122개 정도로 거론되지만 더 늘어날 수도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120개를 보낼지, 130개를 보낼지 앞으로 싸워야 할 문제"라고 말한다.공공기관 2차 지방이전이 현실이 되면 당장 인천시가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항공·환경·해양분야 사업이 큰 타격을 받게 된다. 항공안전기술원은 인천시의 항공·드론산업 파트너 기관이다. 시는 항공안전기술원과 함께 수도권매립지 유휴 부지에 드론관련 산업의 집적화와 기업 유치의 앵커시설 역할을 하게 될 국가드론시험·인증시설을 조성중이다. 시는 또 한국환경공단 등이 입주한 서구 종합환경연구단지를 기반으로 하는 에코사이언스파크 조성 사업을 환경부, 인천대 등과 공동 추진하고 있다. 한국판 그린 뉴딜정책 수행의 최적지로 육성한다는 당초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될 게 불 보듯 뻔하다. 극지연구소의 경우는 이미 여러 차례 그 상징성이 언급된 바 있다. 부산이 기어코 갖고 가겠다고 벼르는 극지해양과학연구기관이다. 이 기관이 없으면 인천의 해양연구기능은 소멸된다.수도권 공공기관의 2차 지방 이전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항의하는 촛불집회가 열릴 정도로 국민들의 불만이 커지자 더욱 속도가 붙고 있는 분위기다. 이 와중에 인천은 미래 먹거리 산업이 뿌리째 흔들리는 위기를 맞고 있다. 그런데도 인천시는 대응하겠다고만 말할 뿐 구체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이 시점에서 가장 시급한 일은 박남춘 시장이 인천의 생각과 반응을 보여주는 것이다. 현안이 발생하면 그에 대한 견해와 정책 의지를 밝히는 것은 지방정부를 책임지고 있는 단체장의 의무다. 서울 태릉에 있는 육군사관학교를 경기북부의 접경지로 이전하자고 정부에 건의한 경기도의 '역발상'을 참고할만하다.

2020-07-28 경인일보

[사설]관심과 배려 필요한 '보호종료아동'

부모 사망 또는 이혼 등 사유로 위탁가정에서 자란 만 18세 이상 청소년들의 홀로서기가 힘겹다. 성인이 되면서 제2의 보금자리를 떠난 이들은 지독한 사회 편견과 마주해야 한다. 집값과 대학 등록금, 생활비를 스스로 감당하면서 알아서 살아가야 하는 경제적 현실 앞에 좌절하기 일쑤다. '보호종료아동'이라는 낯선 이름을 가진 이들 청소년을 위한 교육과 사후 관리는 부실하고, 지자체의 관련 예산과 인력도 턱없이 부족하다. 보호자가 없다는 점을 노린 범죄의 표적이 되고, 제도적 허점으로 보호의 사각지대에 내몰리는 실정이다.가정위탁보호는 친부모가 친권을 포기해야 하는 입양제도와 달리 친권자가 있는 아동을 돌보는 제도다. 위탁양육자는 친권자가 나타날 때까지 아이들의 양육권만 갖는다. 조부모가 양육하는 '대리양육 가정위탁', 친인척이 양육하는 '친인척 가정위탁', 혈연관계가 없는 가정이 양육하는 '일반 가정위탁'으로 나뉜다.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국가는 중앙가정위탁지원센터를, 지자체는 지역가정위탁지원센터를 두고 있다. 가정위탁아동으로 보호종료를 맞는 도내 청년들의 수는 2018년 기준 200명이다. 시설위탁아동 180명보다 많다. 이들은 경제적 자립의 어려움과 사회적 편견이라는 벽에 막혀 고통받고 있다.보호가 종료된 아동들의 홀로서기는 무엇 하나 만만한 게 없다. 자립수당 신청과 월세 계약, 신용카드 만들기도 버거운 일이다. 제대로 된 자립교육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자립지원전담기관이 사례 관리와 교육을 하고 있으나 개별 아동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고 인력과 예산도 부족해 실효가 없다는 게 당사자들의 경험담이다. 이들을 도와야 할 지자체 관련 공무원들이 보호종료아동에 대해 알지 못해 엉뚱한 안내를 하는 사례까지 있다. 이들이 받은 500만원의 자립지원금이 범죄의 대상이 되는 게 현실이다.위탁가정에서의 어려움과 사회적 편견을 견디고 자란 청소년들이 벽에 막혀 주저앉아서는 안된다. 이들의 자립을 돕기 위해 법과 제도를 정비하고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적극 나서 뒷받침해줘야 한다. 이들이 자연스럽게 우리의 이웃으로 녹아들어야 사회가 건강해진다. 편견과 차별이 아닌 따뜻한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 마침 경기도와 국회가 이들의 자립에 필요한 제도 정비와 법 개정에 나선 건 다행한 일이다. 18세 어른들의 홀로서기를 응원하는 사회 분위기 조성이 절실한 때다.

2020-07-27 경인일보

[사설]우발적 사건으로 뭉개면 안될 탈북자 월북

3년 전 탈북한 우리 국민이 서해안 군사분계선을 넘어 월북했다는 북한의 발표로 우리 군에 대한 신뢰가 추락한 가운데, 막을 수도 있었던 월북이었다는 사실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면서 국가안보에 대한 총체적 불신이 확산되고 있다.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포경찰서 담당 경찰관은 이달 19일 오전 1시1분께 탈북민 김모씨의 지인으로부터 그의 월북 가능성을 암시하는 제보를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담당 보안 경찰관이 김씨에게 전화를 걸어 그의 부재를 확인한 건 그로부터 8시간 후인 아침 9시였다는 것이다. 경찰은 20일 오전 11시에야 제보자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했다고 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씨가 월북한 19일 그날 대한민국 경찰은 제보를 받고도 잘 잠 다자고 뒷북을 치고 있었던 셈이다.하지만 언론의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김포경찰서가 김씨 월북 첩보를 입수한 것은 월북 전날인 18일이고, 김씨의 한 지인은 18일 그의 월북 가능성을 신고했다고 유튜브에서 공개적으로 밝혔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어제 브리핑에서 제보 이후 조사 개시가 늦었다는 사실 자체는 인정했지만, 제보 시점을 두고 김포서 담당 경찰과 김씨 지인들의 주장이 엇갈리는 점에 대해 규명해야 할 책임이 생겼다.우리 군은 북한 관영매체의 보도가 있기 전까지는 김씨의 월북 사실을 꿈에도 몰랐다. 월북 경로조차 미궁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기막힌 건 월북자 김씨가 앞서 탈북할 때도 헤엄쳐 제 발로 군사분계선을 돌파했다는 것이다. 올 때도 몰랐고 갈 때도 몰랐으니, 철통 같다던 경계태세는 딴 세상 얘기가 됐다.탈북자 김씨의 월북사태는 지난해 북한 목선 삼척항 입항보다도 충격적이다. 서부전선은 그야말로 수도권 방어의 요충이다. 이곳이 뚫리면 바로 수도권이다. 수도권과 연륙화된 강화도 접경이 김씨의 탈북과 월북으로 희롱당한 사실에 군은 수치심을 느껴야 마땅하다. 군사분계선 경계에 실패한 군은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 성폭행 혐의로 수사중이던 김씨의 월북 제보를 방치한 경찰도 후방 경계 실패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 잘못을 시인해야 수정할 수 있다. 정상적인 경계활동을 강조하면서 우발적 사건으로 치부하면, 우발의 누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안보공백을 초래할 것이다.

2020-07-27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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