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사회적 대타협 앞세워 경제현안 뒷짐지는 정부

정부가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경제주체들간의 대화와 협의에 각종 경제현안을 맡기는 사회적 대타협 정책이 도마에 올랐다. 문제 해결은 커녕 사회적 갈등을 더욱 조장하는 결과가 속출하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정부가 경제와 산업구조 개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갈등을 민간에 맡긴 채 수수방관 하고 있다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승차공유 서비스 업체 '쏘카'의 이재웅 대표는 최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해 "어느 시대의 부총리인지 잘 모르겠다"고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택시업계의 승차공유 사업 반대에 대해 홍 부총리가 "기존 이해관계자의 반대라는 우리 현실을 고려하지 않으면 도입이 어려울 것"이라고 업체간 사회적 대화를 강조한데 대한 항의였다. 승차공유 서비스는 국토교통부가 승인한 합법적 사업이다. 그런데도 경제부총리가 택시업계의 반대를 무마하라고 종용하자 이 대표는 사회적 대타협 무용론 까지 거론했다.이 정부가 금과옥조 처럼 내세우는 사회적 대타협이 실패한 사례는 이뿐 아니다. 택시업계의 반발로 합법적인 카풀서비스 업체는 사업을 접거나 그늘에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그 사이 택시노동자 분신은 잇따랐다. 이 역시 업계 대표와 민주당이 참여한 사회적 대타협 기구를 출범시켰지만 존재감이 사라진지 오래다.대통령 자문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도 마찬가지다.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안건을 위임받았지만 원칙적 합의에도 불구하고 최종 타협은 불투명하다. 타협이 되더라도 위원회에 불참한 민노총이 총파업으로 뒤엎겠다고 벼르는 중이다. 애초에 지난해 연말에 당정이 법개정으로 처리하려던 방침을 경사노위에 넘기는 바람에 갈등은 깊어졌다. 국민연금 개혁도, 건강보험 개편도 사회적 대화로 넘겼지만 타협의 기미는 없다.현 정부의 '사회적 대타협'은 대화를 할수록 갈등이 심화되고 결과적으로 정부의 결단을 지연시키는 부작용이 심각해졌다. 이해가 상충되는 계층간의 대화는 처음 부터 한계를 안고 시작하는 지난한 과정이다. 이런 사회적 대타협을 앞세워 전면적이고 신속해야 할 산업구조 조정을 지체시키면 올해들어 혁신성장을 강조하는 대통령의 행보 마저 의심을 살 수 있다. "정부의 역할은 국민의 편익이 증진하는 혁신은 북돋우고 그 혁신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국민을 보호하는 방안을 마련해 국민을 설득하는 것"이라는 이재웅 쏘카 대표의 고언이 가슴을 때린다.

2019-02-19 경인일보

[사설]이제 인천 해안철책 철거 이후를 고민해야 할 때

인천시와 국방부가 올해 안에 인천지역 해안철책 12.54㎞를 철거하기로 했다. 당장 다음 달 중순부터 인천시, 국방부, 17사단 등 유관기관이 참여한 가운데 해안철책 철거를 위한 합동 현장점검을 진행한다. 국방부가 지난해 11월 전국 해안철책 철거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유휴 국방·군사시설 개선방안'을 발표한 이후 취해지는 실제적 조치다. 올해 철거되는 해안철책은 만석부두와 남항 입구 3.44㎞, 송도 5공구 일대 1.7㎞, 영종 거잠포~신불도 선착장 6.8㎞, 영종 삼목선착장 일대 0.6㎞ 등 모두 4개 구간이다. 철거에 투입되는 비용은 전액 국비로 지원된다. 시는 국방부 계획과 별개로 지난해부터 자체적으로 추진해 왔던 송도 바이오산업교~고잔 톨게이트 간 해안도로 철책 2.4㎞도 연내 철거하기로 했다.인천지역 해안철책을 철거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90년대 후반부터다. 지역언론의 보도를 계기로 인천경실련과 인천의제21실천협의회 등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해안경계에 지장이 없는 구간의 해안철책 철거를 요구하며 인천 앞바다 되찾기 운동을 전개했다. 당시 21세기 동북아 관문도시를 표방하며 송도국제도시 기반조성을 위한 매립공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던 인천시도 적극적이었다. 이런 노력들이 결실을 맺은 것이 2000년 4월 아암도 해안공원 1.2㎞ 구간의 해안철책 철거다. 이후 우여곡절 끝에 송도국제도시를 에워싸고 있던 철책 3.7㎞가 제거됐고, 2004년에는 용현 갯골수로 3.5㎞가 철거되는 등 인천지역 해안철책 철거작업은 중단과 재개를 반복해왔다.인천지역 해안철책 철거작업은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시와 국방부는 송도국제도시 11공구 5.1㎞와 8공구 11㎞, 영종 삼목선착장~왕산해수욕장 8.8㎞ 등 인천 해안지역에 설치돼 있는 34.8㎞의 해안 철책을 추가로 철거하기로 했다. 그렇게 되면 인천지역 해안철책의 70% 이상이 사라지게 된다. 이제부터 풀어나가야 할 과제는 되찾은 인천 앞바다와 해안선을 어떻게 보듬고 어떻게 가꾸느냐는 것이다. 시는 단절된 해안선을 연결해 관광자원화 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인천 내항 1·8부두 개방과 인천신항 크루즈터미널 완공 등을 전제로 하는 구상이다. 하지만 이 사안이야말로 계획을 구체화하기 전에 인천시민들의 뜻을 물어보는 절차를 반드시 필요로 한다. 인천 해안철책 철거의 주역이 바로 그들이기 때문이다.

2019-02-19 경인일보

[사설]청소년에게 빚지는 습관 들이는 악질 대부업체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상에서 청소년들에게 소액의 돈을 빌려주면서 높은 이자를 받는 인터넷상의 불법 대부업이 성행하고 있다. 이런 불법 대부는 이용자들 사이에서 '대리입금'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대출을 받으려면 SNS에서 '#대리입금'이나 '#돈 빌려드립니다'를 검색해 해당 사이트에 접속해 이름, 나이, 전화번호, 주소, 신분증을 올리면 신청인의 계좌로 입금해준다. 청소년의 경우 부모 연락처나 가족 관계 정보를 올려놓아야 한다. 빌려주는 금액은 몇천원에서 수십만원까지 다양하다.SNS 대부업자들이 받는 이자는 법정 최고 이자율보다 훨씬 높다. 한 트위터에 올라온 한 대리입금 글에는 '반납일은 기본 3일 이내, 8만원 이상은 수고비가 원금의 40%'라고 올라와 있다. 수고비 명목으로 받는 이자는 원금의 40%까지 이르며, 정해진 시간까지 상환하지 못하는 경우 시간당 1천원씩 지각비도 받는다. 금융감독원은 대리입금 대부업자들이 대부업 신고를 하고 영업하더라도 법정 최고이자율 연 24%를 넘어 불법이며, 대부업 신고를 하지 않고 영업하는 자체도 또한 불법이라고 했다. 대부업 신고 여부를 떠나 SNS상에서 이뤄지는 고금리 대리입금이라는 대부업은 불법이다.최근 대부업자들은 청소년들에까지 검은 손을 드리우고 있다. 심리학에 '체계적 둔감법'이란 심리기법이 있다. 약한 자극부터 강한 자극까지 단계적으로 수위를 조절하는 것을 말한다. 원래는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심리적 치료 기법인데, 신종 불법 대부업이 이를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다. 몇천원이나 몇만원을 쉽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조금씩 돈을 빌리다 보면 점점 많은 돈을 빌릴 때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할 수 있게 된다. 외상이면 소도 잡아먹는다는 속담과 같은 맥락이다. 어렸을 적부터 돈 빌리는 습관을 들여 어른이 되면 더 많은 돈을 빌리라는 대부업체의 악의(惡意)가 느껴진다.어느 부모가 자식이 고리 사채를 쓴다는 데 동의하겠는가. 그런데도 대부업자들은 청소년들에게 부모나 가족의 개인정보를 요구하고 있다. 아이들이 동의를 받지 않고 가족의 개인정보를 대부업자에게 무턱대고 넘겨주고 있는 반증이다. 청소년들이 얼마 안 되는 돈이라고 쉽게 생각해 고리대금이라는 '사채의 덫'에 빠지게 되면, 사회에서 도태되거나 범죄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아이들이 얼마 안 되는 돈 빌리는 것까지 나라와 정부가 나서 단속해야 하느냐고 외면할 일이 아니다.

2019-02-18 경인일보

[사설]'5·18 망언'국회윤리위 상정 서둘러야

5·18 망언의 당사자인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의 징계안이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안건으로 상정되지 못했다. 어제 국회 윤리특위 위원장인 박명재 한국당 의원과 여야 간사들이 만나 5·18 망언 의원의 윤리특위 상정 안건을 논의했지만 합의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들 세 의원의 징계안을 먼저 다루자는 의견을 냈지만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서영교·손혜원 의원 징계안도 함께 다뤄야 한다며 팽팽히 맞섰다. 박명재 위원장은 다음 달 7일 윤리위 회부징계 안건들을 처리하기 위한 전체회의를 열기로 하고, 상정 안건을 논의하기 위해 28일 간사회의를 열어 안건을 확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현재 윤리위에는 '정부의 비공개 예산정보 무단 열람·유출' 논란을 일으켰던 심재철 한국당 의원, 용산참사 당시 '정당한 공권력 행사였다'는 등의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김석기 한국당 의원의 징계안도 계류중이다. 또한 2016년 미국 연수때 스트립바 방문 의혹이 제기된 최교일 의원의 징계안도 국회에 제출된 상태다.5·18 민주화 운동 망언은 한국당 지도부도 '헌법가치와 법치주의를 부정하여 당 강령을 위배'한 것으로 규정한 바 있다. 이종명 의원은 한국당 윤리위에서 제명 조치가 내려졌으나 김진태·김순례 의원에 대한 징계는 전당대회 출마를 이유로 유예된 상태다.5·18 망언은 다른 사안과 동일선상에서 비교될 일이 아니다. 한국당의 주장대로 하자면 서영교·손혜원 의원 의혹은 물론 현재 계류중인 안건들을 모두 동시에 심의하자는 것인 셈인데 이는 '망언' 징계를 모면하기 위한 물타기로 볼 수밖에 없다. 한국당이 망언을 한 의원의 징계안을 여당 의원 관련 안건과 동시에 상정해야 한다고 고집한다면 이는 한국당 지도부의 망언에 대한 사과가 진정성이 없다는 방증밖에 안된다. 또한 역사를 왜곡·부정하고 국민의 피와 희생으로 쟁취한 민주주의를 폄훼하는 망언의 당사자들을 옹호한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이 정부의 공식조사, 법원의 판결과 기밀해제된 미국 국무부의 기밀문서에서 검증된 진실을 왜곡하고 역사성을 부정하는 행위는 이미 민의 대변자로서 직위를 상실한 것이나 다름없다. 한국당이 이번 사안의 엄중함과 중대성을 인식한다면 윤리위 상정을 미뤄서는 안된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인식전환을 촉구한다.

2019-02-18 경인일보

[사설]경상수지 21년 연속 흑자행진의 과제

경상수지가 최장기간 연속 흑자행진을 기록했다. 15일 한국은행의 '2018년 12월 국제수지'에 따르면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액은 764억1천만달러로 외환위기 때인 1998년부터 21년 동안 대외거래 흑자를 지속한 것이다. 작금 국내경제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우세한 터에 금융위기 10년 주기설도 여전히 유효해 고민이었는데 다행스럽다. 부정적 전망이 힘을 받을수록 경제심리가 위축되어 될 일도 안 되기 때문이다.외환보유고에도 한층 여유가 생겼다. 지난 1월 기준 외환보유액은 4천55억1천만 달러로 중국(1위), 일본(2위), 스위스(3위) 등에 이어 세계 8위에 랭크되었다. 외환위기 당시 30억 달러대에 비해 100배 이상 불어났다.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도 작년 3분기 31.7%로 신용등급이 우리와 비슷한 국가에 비해 외환 건전성이 매우 양호하다. 외환보유액은 한 나라가 비상시에 대비해 쌓아둔 대외지급 준비자산으로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언제든지 사용가능한 재원이다. 외환 보유액의 적정수준에 대한 통일된 기준은 없지만 충분한 외환보유는 외자 유출방어 등 대외 신인도 제고에 긍정적이다.그러나 한국경제의 대들보인 수출이 작년 12월과 지난달에 전년 동월 대비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해 향후의 귀추가 주목된다. 미중 무역 갈등과 영국의 EU탈퇴(브렉시트), 반도체 업황 등 불확실성이 변수인데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상품 가격 및 경쟁력의 큰 폭 하락은 설상가상이다. 수출물량이 늘어도 수출액은 줄어 기업수익이 감소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더 큰 우려는 수출의 내수 견인력이 갈수록 약화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수출 증가는 생산 증대와 기업투자 확대, 고용증가, 임금 상승, 소비확대 등으로 귀결되나 2010년 이후 수출증가에 비해 내수증가 폭은 떨어지는 추세이다. 제조업 수출이 10억 원 증가할 때 직·간접 취업자수 증가는 1990년의 59.9명에서 2014년에는 6.5명으로 축소되었다. 수출의 국내투자 유발효과도 점차 감소 중이다. 기업의 해외직접투자 증가 및 자본집약투자 확대, 수출에 따른 동반수입 증가 등이 원인이다.글로벌 무역환경 악화로 수출이 급감하더라도 내수산업이 경제성장을 주도할 수 있도록 수출내수부문의 균형이 바람직하다. 수출상품의 수입대체율 제고는 물론 고용흡수력은 높으나 교역참가율이 낮은 중소기업의 수출확대를 당부한다.

2019-02-17 경인일보

[사설]학교 성폭력 대책 촉구하고 나선 청소년들의 외침

지난해 3월 서울 용화여고 졸업생들의 폭로로 불거진 학교내 교사 성폭력 문제, 소위 스쿨미투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된 지 1년이 다 되지만 정부와 교육당국의 대처는 미온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에 분노한 청소년 단체와 시민단체들이 지난 16일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집회를 열고 "페미니스트 대통령은 어디 갔습니까"라는 구호를 외치며 정부측에 특단의 조치를 요구했다.스쿨미투 운동에 힘입어 교내 성폭력 실태가 드러난 학교만 지난해 70~80개교에 달한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 연말에서야 대책을 발표했다. 그마저 학교내 성폭력 표본조사, 양성평등 교육강화와 같은 겉핥기식 대책이 전부였다. 스쿨미투가 발생한 학교 중 학생 전수조사가 이루어진 학교는 극소수에 그쳤다. 그러는 사이 교내 성폭력을 고발한 학생들은 학교와 경찰조사 등을 통해 2차 가해에 시달린 것은 물론, 해당 학교 학생 전체가 심각한 학습권 피해를 감수해야만 했다.반면 가해 교사에 대한 처벌은 지연되거나 솜방망이 수준에 머물렀다. 스쿨미투를 촉발시킨 용화여고의 경우 서울시교육청은 학교에 교사 18명의 징계를 요구했지만, 15명은 교단에 복귀해 수업중이다. 교육부의 조사 결과 지난 5년간 성폭력 사건으로 징계를 받은 600명의 교사 중 해임 처분을 받은 사람은 349명이다. 나머지 교사들은 징계 후 교단에 복귀한 것이다. 인천시교육청은 지난 14일 한 사립여고 현직교사 20명과 전직교사 3명 등 23명을 교내 성폭력 혐의로 경찰에 수사의뢰했다. 하지만 앞선 사례를 감안하면 교육청의 근절 의지가 실현될지는 의문이다.이날 시위에서 청소년 및 시민단체들은 정부에 학내 성폭력 전수조사, 교사와 예비교사에 대한 페미니즘 교육 의무화, 사립학교법 개정을 요구했다. 학교, 체육계 성폭력 사건이 불거질 때마다 성폭력 실태 확인 방식으로 하는 표본조사는 이미 무의미한 것으로 드러났다. 폐쇄적이고 권위적인 학교문화 개혁을 위해 교사 및 예비교사의 성인지 감수성 향상을 위한 상시적인 교육도 당연하다. 교원징계권이 학교에 귀속된 사립학교의 성폭력 교사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과 사건은폐가 빈발하는 점에서 사립학교법 개정요구도 타당하다.학생들이 학습권 피해는 물론 2차피해를 감수하면서 스쿨미투에 나서 시끄러워져야만 대응에 나서는 교육당국의 자세로는 학교 성폭력을 근절하기 힘들다.

2019-02-17 경인일보

[사설]대통령의 경제활성화 행보가 공허한 이유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자영업·소상공인들과 청와대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올해는 자영업의 형편이 나아지는 원년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자영업과 소상공인의 형편 악화 이유로 높은 상가임대료와 가맹점 수수료를 먼저 거론한 뒤 "최저임금 인상도 어려움을 가중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 인상을 결정하는 과정에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의견도 충분히 대변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그러나 자영업 부활 원년이라는 대통령의 희망이 이루어질 지는 의문이다. 전날 통계청은 지난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감소에 이어 올 들어서는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까지 4만9천명 감소했다는 고용동향을 발표했다. 대통령과 박주민 의원 등 여당 의원들은 지난해와 올해 초까지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의 증가를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효과로 강조했지만 무색해졌다. 무엇보다 최저임금 인상에서 자영업·소상공인의 의견이 대변될 가능성이 희박하다. 민노총 등 노동계와 여당내 소득주도성장론자들의 최저임금 1만원 달성에 목을 매달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에 자영업·소상공인의 자리는 없다. 현실적인 생계파탄을 호소하는 자영업·소상공인에게는 공허한 위로다.대통령은 올해 초부터 벤처기업인, 중견·대기업 경영자 그룹과 연쇄 간담회를 열고 반기업정서 해소와 규제혁신을 약속하면서 마음껏 투자하라고 요청했다. 침체일로인 경제를 활성화시키려는 행보다. 하지만 정권의 반기업 정서에 주눅든 경제부처는 대통령의 지시를 이행하는 척 시늉만 한다. 대통령이 침이 마르게 약속한 규제 샌드박스 대상사업으로 선정된 건 4건 뿐이다. 이마저도 법률 검토와 심의를 거쳐야 한다. 오죽하면 대통령이 "소극적인 행정을 문책하라"고 노발대발 했겠는가. 사정이 이러니 대통령의 경제활성화 행보는 분주하지만 결과는 공허한 것이다.이는 정부 여당 내부에 경제정책에 대한 인식변화와 정책전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데서 비롯된 현상이라고 봐야한다. 대통령은 신년기자회견에서 소득주도성장정책 유지 의사를 확고하게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기업주도성장정책을 강요해봐야 정부는 대통령의 진의를 살피는 소극행정을 할 수밖에 없고, 여당의 입법지원은 미온적인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다.대통령의 경제활성화 행보가 경제주체에게 의미있게 전달되려면 경제정책의 전면적 전환이 선행되어야 한다.

2019-02-14 경인일보

[사설]학교배정 피해 방치하는 경기도교육청

매년 2월 이맘때면 언론사에 학부모들의 항의성 전화가 이어진다. 3월 신학기를 앞두고 초·중·고교에 입학, 진학하는 학생들의 학교배정에 대한 불만이다. 교육행정에 대한 성토가 쏟아진다. 올해도 고등학교 원거리 학교 배정에 대한 불만이 대단하다. 특히 마지막 배정인 끝지망으로 학교에 배정된 경기지역 학생이 512명에 이른다는 보도다. 최근 3년간 끝지망에 배정된 학생은 1천517명에 달한다. 올해 도내 평준화 지역 일반고 신입생 배정은 총 5만7천504명으로 1지망 배정비율은 82.76%를 기록했다. 이 수치만 보면 양호한 수치다. 그러나 행정은 늘 소외되는 소수도 배려해야 한다.현재 평준화 지역에서의 학교 배정은 1단계(도 전체 9개 학군, 학군 내 5개교 선택), 2단계(학군 내 1~4개 구역, 구역 내 전체 학교 선택)를 거쳐 결정되는데 지역별로 5지망에서 최대 23지망까지 선택한다. 이중 끝 지망으로 학교를 배정받은 학생과 학부모들은 절망한다. 걸어가도 10분이면 충분한 거리에 학교가 있는데 버스를 타고도 40분이나 가야해서다. "16순위에 배정된 탓에 집과 학교가 멀어져 최소 1시간30분을 소요해야 할 것 같다. 가족들이 모두 이사할 수도 없어 걱정이 태산"이라는 하소연은 당해 보지 않아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이 학생들이 전학(입학 전 배정)을 가려 해도 전 가족의 거주지를 이전해야 가능해 사실상 학교 변경이 불가능하다. 극히 일부이지만 세대를 분리한 뒤 위장 전입하는 불법을 택하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자 일각에서는 학군당 구역을 세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각 학군별 1∼4개로 나뉘어 있는 구역을 세부적으로 나누어 후순위 배정받는 학생들의 불편함을 덜어주자는 것이다.문제는 경기도교육청의 태도다. 끝지망으로 배정된 학생들을 위해 지방자치단체에 교통 인프라 확충을 요청했다고 한다. 이런 궤변이 없다. 교육청이 책임지고 해결할 일을 지자체의 교통대책에 미루는 것은 번지가 틀려도 한참 틀렸다. 매년 추첨이라는 기계적 방식으로 교육권을 침해받는 학생들이 계속 발생한다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 해결방안을 만들어내는 것이 교육청의 책임이다. 교육청이 학교배정 민원을 연례행사로 여긴다면 무책임하다. 도교육청의 적극적인 행정을 기대한다.

2019-02-14 경인일보

[사설]반도체 클러스터 입지선정 SK하이닉스가 해야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두고 지방자치단체들의 유치경쟁이 불을 뿜고 있다. 사생결단의 결의까지 보인다. 이를 가만히 두고 볼 정치권이 아니다. 표만 된다면 물불을 안가리는 습성 때문인지 정치권 입김도 상당하다. 반도체 클러스터는 10년간 무려 120조원이 투자되는 대형 프로젝트로 주체는 SK하이닉스다. 예정대로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된다면 4, 5개의 반도체공장이 세워지고 관련된 반도체 부품 소재 장비 등의 업체가 줄줄이 따라 들어선다. 그 수만 족히 50개가 넘는다. 수 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되는 것은 물론, 지자체도 막대한 세수가 예상된다. 모두 유치에 뛰어드는 이유다.반도체 클러스터의 당초 입지는 용인시가 유력했다. 인근에 세계 최대 규모의 최첨단 반도체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기흥-화성-평택단지가 있어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풍부한 반도체 관련 인프라까지 갖춰져 있어 공급과 인재확보에 유리해 누가 봐도 최적의 입지로 여겨졌다. 전문가들 역시 한국 반도체산업의 경쟁력을 최대한 높일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꼽았다. 그러나 갑자기 '지역균형발전'이란 말이 튀어나왔다. 유치에 가세한 지자체와 정치권이 '수도권 집중' 운운하며 반대여론을 형성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다 보니 정부와 청와대가 크게 흔들리고 있는 모습이 역력하다.난처해진 건 SK하이닉스다. 지자체의 치열한 유치 경쟁과 정치인들의 간섭, 여기에 청와대의 눈치를 보느라 입도 뻥끗 못하고 있다. 그동안 숱한 고난과 우여곡절을 겪으며 비로소 번듯한 반도체 회사로 우뚝 섰는데 예상치 못한 복병과 마주친 셈이다. 반도체는 적기적소의 투자가 필수다. 경쟁업체 삼성은 벌써 저만치 달려가고 있다. 뒤에서는 중국이 따라오고 있다. 눈치를 보느라 입지선정이 늦어지면 돌이킬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한다. 우리 경제에도 치명적이다.삼성이 평택 반도체 단지를 구축한 후 화성 기흥단지와 맞물려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이 덕분에 한국 반도체의 국제적 위상이 얼마나 커졌는지 이미 입증됐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강의 반도체 국가가 됐다. SK하이닉스 입지선정이 예상대로 된다면 한국 반도체는 감히 누구도 넘보지 못할 것이다. 반도체 클러스터가 포퓰리즘식 나눠 먹기, 지역균형 발전의 대상이 돼서는 안된다. 정부는 판만 깔아주고 입지선정은 SK하이닉스가 해야 한다.

2019-02-13 경인일보

[사설]미래위해 4차선 확장 필요한 서해평화도로

정부가 영종~강화 연도교 사업(서해평화도로)의 영종~신도 구간 사업을 국비 투입 재정사업으로 전환하기로 관련 부처와 합의하고, 최근 총리 보고를 끝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시도 최근 서해평화도로 1단계 구간에 대한 기본계획조사용역을 추진하는 등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이로써 인천지역 남북협력사업의 핵심 인프라인 서해평화도로 건설이 추진 단계로 전환된 셈인데 도로폭 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서해평화도로를 4차로로 사업을 추진할 경우 경제성은 없고 예산만 소요된다는 정부의 주장에 밀려 현재 도로폭을 2차로로 수정하여 추진하고 있다. 영종~강화 도로를 2차로로 시공할 경우 추정 사업비는 4천500억 원 수준이지만 4차로로 할 경우 예산이 7천400억 원까지 늘어나는 부담 때문이다. 현행 계획대로 도로 폭을 왕복 2차로로 설계할 경우 남북한의 서해권역을 연결하는 '평화도로'가 아니라 영종 신도간 연륙교로 기능이 축소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영종~강화도 연도교 건설은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조성과 직결되는 남북협력 SOC 구축 사업으로 영종~신도까지의 다리 건설이 1단계 사업이고 2단계는 신도~강화도를 잇는 구간이다. 장기적으로는 강화∼개성 구간, 그리고 강화∼해주 구간 도로를 확충하여 남북협력시대에 대비하려는 것이 서부 간선 도로망 계획이다.북한과 미국 간 비핵화 협상의 진척에 따라 남북관계도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남북경협의 본격화와 물동량의 증가를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도로망을 구축해나가야 한다. 특히 서해평화도로는 완공 후 확장이 불가능하다. 도로의 대부분이 섬과 섬을 잇는 해상구간은 교량으로 건설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장기 수요에 대비하여 건설하는 것이 오히려 합리적인 선택이다.서해평화도로를 현재 건설비용 때문에 2차로로 설계한다면 절약이 아니라 오히려 낭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서해평화도로를 본래 계획대로 2차로에서 4차로로 확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국가도로망종합계획(2021~2030년)'에도 반영해야 할 것이다. 서해평화도로는 장차 안산~송도~영종~강화~개성을 연결하는 새로운 공간인 평화벨트축의 광역간선도로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 도로의 해상구간은 장기적으로 영종~강화~개성을 잇는 철도망 건설까지를 염두에 두고 설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019-02-13 경인일보

[사설]세계 10위 사회보장국가, 경제와 정책이 관건이다

정부가 올해부터 2023년까지 332조원 이상을 투입하는 제2차 사회보장기본계획을 12일 발표했다. 이번 계획을 통해 고용·교육·소득·건강 분야에서 국민을 사각지대 없이 보호하는 포용적 사회보장체계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모든 국민의 기본생활 보장, 지역사회 통합돌봄체계 구축, 사회보장제도간 연계 및 조정 강화 등 3대 추진전략을 통해 계획 종료 연도에 국민의 삶의 질을 세계 20위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고용·교육 영역에서는 고교 무상교육 시행과 고용보험 확대 등으로 157만명에게 혜택이 돌아간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연간 노동시간 단축도 쉼없이 추진키로 했다.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사각지대를 해소해 42만명을 지원하고, 334만 가구에 근로장려세제 혜택 등 소득보장 혜택도 확대한다.건강보장 분야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MRI·초음파 등 단계적 급여화, 지역 간 필수의료격차 해소, 병원비 부담을 3분의 1 수준으로 낮춰 줄 예방적 건강관리 체계 구축 등이 주요 실천 항목이다. 생애주기별·대상별 사회서비스 확충, 지역사회 통합돌봄체계 완성, 국공립 돌봄시설 확충, 공공임대주택 연평균 13만호 공급 등으로 사회서비스보장 분야도 강화하기로 했다.정부는 2차계획이 실현코자 하는 2040년 까지의 중장기 사회보장 목표도 제시했다. 삶의 질은 세계 10위로 끌어올리고, 저임금 근로자 비중은 15%로 낮추며, 상대빈곤율은 2017년 17.4%에서 11.3%로 줄인다는 것이다. 중장기 목표 달성을 위해 GDP 대비 사회복지 지출을 2015년 10.2%에서 2040년 OECD 평균수준인 19%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국가의 사회보장 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정부의 입장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역시 재원이 문제다. 국가경제의 규모와 국민의 납세여력이 정부의 사회보장기본계획을 감당할 수 있는지가 관건인 것이다. 정부의 원대한 사회보장 정책의 실현을 위해서는 국가경제의 바탕인 기업의 성장을 견인할 획기적인 산업정책이 병행돼야 한다.또한 사회보장 예산이 저효율 정책으로 효과 없이 증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유사한 사회보장 정책을 통합하고 수혜 계층을 정밀하게 선정하고 관리해야 한다. 중앙과 지방정부의 중구난방 집행으로 천문학적인 예산이 효과없이 증발된 저출산 예산의 사례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2019-02-12 경인일보

[사설]뜻깊은 한·일 학생들의 '공정무역' 교류

한일 양국 관계가 수교 이래 최악의 국면에 놓인 가운데 인천에서 작지만 의미 있는 민간차원의 교류 행사가 진행됐다. 일본 구마모토시 가쿠엔대학교 학생 14명과 인천의 고등학생 25명이 지난 11일부터 '공정무역(公正貿易)'을 매개로 한 첫 국제교류 활동을 시작한 것이다. 일본 대학생들은 가쿠엔대 캠퍼스에서 라오스산 공정무역 커피와 일본 공정무역 회사의 초콜릿 등을 판매하는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인천 작전여고 학생들은 사회적경제와 공정무역 등을 연구하는 동아리인 사회적경제연구반 소속이다. 이들은 작전여고에서 공정무역 간담회를 통해 구마모토와 인천에서 전개되고 있는 공정무역 활동을 공유하고, 바람직한 공정무역 방향에 대해 토론했다. 가쿠엔대 학생들은 이어 인천에서 운영되고 있는 생활협동조합과 공정무역 매장들을 직접 둘러보는 시간도 가졌다.공정무역은 저개발국가의 가난한 생산자와 노동자들이 만든 물건을 합리적인 가격에 거래함으로써 경제적 자립을 돕는 글로벌 캠페인이다. 열악한 조건의 생산자들을 위한 기회 창출, 투명성과 책임성, 생산능력 배양, 공정한 가격 지불, 양성 평등, 합리적인 노동조건, 환경보호 등을 원칙으로 한다. 교역품목은 주로 커피, 코코아, 차, 바나나, 꿀, 면, 와인, 과일 등 재배작물과 수공예품이다. 가쿠엔대가 위치한 일본 구마모토시는 국제공정무역마을위원회(Fair Trade Towns International : FTT)에 의해 지난 2011년 아시아 최초로 공정무역 도시로 인증됐다. 인천시는 재작년 11월 FTT로부터 '공식인증(Officially Recognized)'을 받음으로써 대한민국 제1호 공정무역도시가 됐다.인천은 인천공정무역단체협의회를 중심으로 태국 북부 치앙라이 고산지대에 사는 소수민족이 재배하고 있는 커피를 공정무역 형태로 들여오고 있다. 전통적으로 양귀비를 재배하며 불안한 생계를 이어왔던 이 지역 소수민족들은 이제 공정무역을 통해 얻은 수익금으로 마을 공동체 프로젝트와 학교 무료급식을 시행하고 있다. 구마모토는 지난 2014년 제1회 공정무역 국제박람회 개최를 시작으로 해마다 국제박람회를 열고 있고, 시민 10명중 4명이 공정무역을 이해하고 있는 일본 공정무역 운동의 선도 도시다. 이런 두 도시의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이 한일 관계가 이토록 엄혹한 상황에서 양국과 지구촌의 공동번영을 위한 논의의 공간을 마련했다하니 기특하고 대견할 따름이다.

2019-02-12 경인일보

[사설]사법농단 기소 계기로 사법부와 정치권 거듭나야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의 '사법농단' 의혹 수사가 어제 핵심 피의자들을 재판에 넘기면서 일단락됐다. 검찰은 8개월여간 이어진 수사에서 양 전 대법원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들을 불구속 기소하는 등 핵심 피의자들을 재판에 넘겼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도 3번째 추가기소됐다.검찰이 지난 해 11월 차한성 전 대법관을 소환 조사하면서 전직 대법관들에 대한 수사가 시작됐으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으나 검찰이 청구한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은 '공모관계 성립에 의문이 있다'는 이유로 기각됐다. 그러나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됨으로써 양 전 대법원장은 사법부 71년 역사상 처음으로 형사재판을 받는 전직 사법부 수장으로 기록됐다.2017년 2월 이탄희 당시 판사가 법원 내 블랙리스트 존재를 알리며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시작된 사법농단 파동은 시작 2년만에 전직 사법부 수장의 기소라는 큰 분수령을 맞았다. 전 사법부 수뇌부의 사법처리가 마무리되면서 사법농단 의혹의 유무죄와 단죄는 양 전 대법원장이 재직한 사법부의 몫으로 남겨졌다. 검찰은 법관들에 대한 사법처리를 마친 뒤 다음 달쯤 양승태 사법부에 재판청탁을 한 박근혜 전 대통령, 김기춘 전 비서실장,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 등 전 정부 인사들에 대한 기소여부도 확정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자신이나 지인 재판 청탁을 한 더불어민주당 서영교·유동수 의원, 자유한국당 홍일표 의원, 민주당의 전병헌 전 의원 등에 대한 처벌 여부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사법부는 비록 선출 권력이 아니지만 민주주의의 마지막 보루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양승태 사법부의 재판거래와 사법농단 의혹은 사법부가 국민의 신뢰를 잃는 결정적 계기를 제공했다. 사법부가 국민들로부터 잃은 신뢰를 회복하지 않고는 정의의 수호자로서의 사법부의 위상과 권위를 찾을 수 없다. 정치의 사법화와 더불어 사법의 정치화는 사법부의 독립과 중립성에 심각한 해악을 끼친다.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농단은 사법의 정치화와 정치의 사법화가 어우러진 최악의 결과로서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헌법유린이다. 사법농단 범죄 기소를 계기로 법원은 물론 국회도 삼권분립의 원칙을 지키고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입각하여 각자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2019-02-11 경인일보

[사설]목전에 닥친 영종하늘도시 교실대란

새 학년 새 학기가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인천의 신도시 중 한 곳인 영종하늘도시의 교실 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지속적인 인구 유입으로 과밀화 현상을 보이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에만 3천600여세대가 영종하늘도시에 입주한다. 하반기에 2천200여세대까지 올해 5천800여세대의 입주가 예정돼 있다. 이에 반해 초등학교의 교실 공급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당초 내년 개교 예정이었으나, 계획을 앞당겨서 오는 3월 문을 여는 인천 중산초등학교조차 개교와 동시에 과밀이 예상될 정도다.영종하늘도시 내 학급 과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12년 하늘도시로 이전한 인천 영종초등학교와 2013년 개교한 인천 하늘초등학교는 이전과 설립 당시 각각 정원 800명을 초과해 1천200명이 넘는 학생을 수용하고 있다. 고육책으로 교실을 증축하며 버텨 왔지만 한계에 도달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두 학교의 학급당 인원은 영종초가 27.9명, 하늘초가 29.2명으로 지난해 적정 학급 편성기준인 26.5명과 올해 기준인 27명을 넘어섰다. 개교를 앞두고 있는 중산초는 학급당 34명인 초과밀 학급이 예상된다.피해와 불편은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가게 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 같은 피해와 불편을 2020년 9월로 예정된 하늘5초등학교(가칭) 개교 이전까지 감수해야 한다는 데 문제가 크다. 과밀학급은 이미 예상됐던 바, 발 빠른 대처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인천시교육청은 하늘5초가 개교하면 영종하늘도시의 학급 과밀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새 학기가 시작된 이후 학교별로 학생 변동 상황을 지켜본 후 학생들이 감내해야 할 피해와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본격적인 대응에 나설 계획이라고 한다.인천지역 구도심의 경우 최근 10년 사이에 초등학생 수가 절반에서 3분의 1까지 줄어들면서 공동화가 진행되고 있다. 반면 신도시 지역 대부분은 과밀학급 문제를 겪고 있다. 학생 수 증가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자주 민원도 발생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학교 불균형 문제가 심각한 사회적 갈등으로 확산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시교육청은 영종하늘도시를 비롯해 인천 신도시 지역의 상황을 좀 더 설득력 있게 반영한 학교 이전과 배치 등 계획을 속히 마련해야 한다. 교육부 또한 인천 교육현장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을 피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학생들의 피해와 불편을 줄이는 방법이다.

2019-02-11 경인일보

[사설]내실만큼 속도도 중요한 접경지역 발전계획

행정안전부가 지난 7일 '접경지역발전종합계획 변경안을 발표했다. 2011년 7월 접경지역발전종합계획을 수립한 이후 첫 계획 변경안이다. 당초 종합계획에서는 2030년 까지 경기·인천·강원 3개 시도에 165개 사업 18조8천억원을 투자할 계획이었으나, 이번 변경안으로 225개 사업 13조2천억원으로 조정됐다. 전체 사업비는 4조원 가량 감소됐지만 그동안 서류상 투자계획에 머물렀던 양주 UN빌리지와 동두천 그린에코빌리지 등 대형 민자사업을 퇴출시켰기 때문이다.경기도는 고양, 파주, 김포, 양주, 포천, 동두천, 연천 등 접경지 7개 시군에서 2030년 까지 3조5천171억원을 투입해 38개 사업을 추진한다. 연천 은통산업단지 조성, 한탄강 주상절리길 조성을 포함해 생활사회간접자본 확충 및 숙원사업 등 16개 사업비 4천465억원이 새로 반영됐다. 파주 산업형 교류발전지구, 동서녹색평화도로 연결 등 남북협력 기반조성과 지역균형발전 등 16개 사업에 2조3천940억원이 투입된다.해안접경지역인 인천의 강화·옹진 지역에도 27개 사업에 국비, 지방비, 민자 등 총 2조5천227억원을 투입한다. 이미 예비타당성조사가 면제된 영종~신도간 평화도로는 민자사업에서 국비사업으로 전환됐고, 강화 해안도로 연결사업비는 426억원에서 1천400억원으로 증액됐다. 옹진군에는 NLL(북방한계선) 평화생태 섬 둘레길 사업 등 12건의 사업이 진행된다. 여기에 강화 관광단지 조성이 1조원의 민자가 투입되면 옹진·강화와 경기도 접경 7개 시·군으로 이어지는 수도권 접경벨트 지역의 정주, 산업 경쟁력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정부의 이번 접경지역발전종합계획 변경은 정부재정을 투입하는 사업과 사업비가 확대해 접경지역의 발전을 내실화 했다는 점에서 반가운 사업 구조조정이다. 경기·인천·강원 등 3개 시도 접경지역은 6·25 전쟁 정전 이후 국가안보를 위해 지역발전을 반납하는 고통을 감수해왔다. 따라서 접경지 발전을 지원하는 종합계획은 내실 만큼이나 속도도 중요하다. 실제로 2011년 계획 수립 때 2030년 까지 18조8천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지만 2018년 까지 실제 투자액은 2조8천억원에 불과했다. 이번에 13조2천억원으로 내실있게 변경한 만큼 남은 10조4천억원은 집행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특히 이번에 사업에서 퇴출된 대형민자사업을 교훈 삼아 잔류한 민자사업의 구체적 실행을 정부가 책임져야만 한다.

2019-02-10 경인일보

[사설]사상최대 초과세수 문제 있다

지난해 초과 세수(稅收)가 사상최대인 25조4천억원을 기록하면서 말들이 많다. 기획재정부가 8일 내놓은 '2018년 세입세출 마감결과'에 따르면 작년 국세 수입 실적은 293조6천억원으로 정부의 당초 세수 추계치를 9.5%나 초과한 것이다. 소득세와 법인세 초과징수가 대표 사례이다. 소득세 수입은 정부 예상치보다 11조6천억원을 초과했는데 작년 4월 양도세 중과 시행에 따른 '세금폭탄'을 피하고자 주택과 토지를 매각한 이들이 급증한 때문이다. 반도체 수출 호조로 법인세는 7조9천억원이나 더 걷혔다. 반면에 나라의 가계부는 최근 4년 연속 흑자인데 2016년부터는 흑자규모가 눈덩이처럼 커졌다. 정부가 쓰고 남은 돈인 세계잉여금은 작년 13조2천억원으로 11년 만에 가장 많다. 서민경제는 갈수록 어려운데 정부 홀로 지갑이 두둑하니 비난이 봇물인 것이다.정부는 이듬해에 얼마나 세금이 징수될지를 추산한 뒤 이를 바탕으로 예산을 편성해 매년 9월 국회에 제출한다. 아무리 정교한 추계모형을 적용해도 실제로는 수많은 변수들이 불거져 추계와 실제 세수간의 괴리는 불가피하다. 더구나 최근 들어 거시경제와 세수 흐름이 엇갈리면서 추계가 훨씬 어렵다. 1990년대까지는 물가를 반영한 경상성장률과 국세수입 증가율이 유사한 흐름을 보였지만 2013년 이후 경상성장률은 45%대 수준을 유지한 반면 국세수입 증가율은 -0.511%까지 들쭉날쭉이다. 법인세, 부동산세 등 경기변동에 민감한 세수가 전체 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고 고소득자와 초(超)대기업에 대한 세수 의존도도 커졌다.그러나 이 같은 현실적 한계를 고려해도 3년 연속 수십조 원의 초과세수가 발생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 연속 세수결손 후 부터 정부가 세수전망을 지나치게 낮게 잡았던 것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박근혜 정부 때 기재부가 세수전망을 낙관했다가 세수펑크를 겪은 이후 세수추계를 보수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주먹구구식(?) 본예산 편성과 남은 돈을 추가경정예산으로 소진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정부의 재정운용 미숙이 딱하다. 작년 하반기부터 내수경기 둔화로 재정지출 확대가 당연했음에도 거꾸로 정부는 시중의 유동성을 흡수하는 긴축정책을 실시하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향후 내수 진작을 위한 민간의 마중물 증가 요구도 물 건너 간듯하다.

2019-02-10 경인일보

[사설]국토부장관의 인천·수원 명절선물 믿어도 되나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이 설 연휴를 앞둔 지난 2일 유튜브 개인방송에 출연해 인천과 수원시민에게 예상치 못한 초대형 명절선물을 안겨주었다. 김 장관은 당초 부동산정책이 주제였던 방송에서 "이 기회에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다"며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의 예비타당성조사(이하 예타) 연내 통과와 신분당선 호매실 연장사업의 예타 통과를 장담했다.김 장관이 인천발 GTX B노선은 남양주 3기 신도시 건설에 따른 편익증가로 연내 예타 통과를 자신하면서 "인천 시민들은 너무 화를 내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또 신분당선 호매실 연장사업은 주민 분담금을 비용에 포함하는 예타 시스템 변경을 통한 통과를 확언했다. 또 "국토부가 1분기에 기재부에 예타 사업으로 올린다"고 밝혀 연내 예타 통과를 시사했다.김 장관의 발언은 두 지역 시민들에겐 희소식이 분명하다. 하지만 중차대한 정책에 대한 입장표명의 수단과 형식은 매우 부적절했다. 김 장관이 예타 통과를 장담한 두 사업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29일 발표했던 예타면제 사업에서 탈락해 인천과 수원시민의 강력한 반발을 산 건 물론이고, 성난 민심이 지역 정치권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수원 호매실 주민들은 서울과 세종시에서 원정시위까지 벌였다. 국토부장관이 지역의 반발 여론을 진지하게 수용했다면 국토부의 공식입장을 밝혔어야 했다. 유튜브 개인방송에 출연해 '사실상 다 예정돼 있으니 화내지 마시라'고 여담으로 흘릴 일이 아니다. 정부의 발표로 악화된 민심은 정부의 공식 입장으로 수습하는 것이 정도다. 인천, 수원 시민들의 분노가 그렇게 가벼웠는가.만일 김 장관의 발언이 정부내에서 이미 협의가 끝난 일이라면 입장 표명 주체로 국토부 장관이 맞는지도 의문이다. 예타 주체는 기획재정부 산하 한국개발연구원(KDI)이다. 정부내에서 GTX B노선과 신분당선 연장사업에 대한 긍정적 예타 전망에 합의했다면, 홍 부총리의 지난번 예타면제 사업 발표 때 부연설명을 통해 인천, 수원 시민의 반발을 방지했어야 맞았다. 김 장관의 발언을 그대로 믿자면 정부는 이미 통과가 기정사실화 된 수도권 예타사업을, 전국 예타면제사업 후보에 들러리로 올려 해당 지역 주민을 우롱한 셈이다.김 장관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인천, 수원 시민들은 반신반의하고 있다. 더군다나 김 장관은 현역의원 원대복귀 방침에 따라 개각 대상이다. 김 장관 발언의 진위를 확실하게 할 방법이 달리 없다. 기재부가 김 장관의 발언을 공식적으로 확인해줘야 한다.

2019-02-07 경인일보

[사설]구제역 물백신 논란 철저한 조사와 대책 필요하다

구제역 백신 접종률을 법적 기준치 이상으로 높였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구제역이 발생해 백신에 효능이 없다는 '물 백신' 논란이 도마에 올랐다. 항체 형성률이 96%를 기록하고도 구제역에 걸렸다는 것은 백신 접종을 제대로 했는데도 효능이 없었다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경기도는 지난해 12월 기준, 도내 우제류 260만마리에 대한 구제역 예방접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당시 조사에서 백신 접종으로 소의 96%, 돼지의 76%에서 구제역 항체가 생겼다. 소의 경우 거의 모든 대상에서 구제역에 저항할 수 있는 항체가 형성됐다는 의미다.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말 안성의 한 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 이 농가 역시 지난해 10월 백신 접종을 완료한 것으로 밝혀져 '물 백신' 논란의 중심이 됐다. 현재까지 살처분한 소 마릿수는 2천마리를 넘었다. 2011년 이래 8년 만에 최대 규모다.'물 백신' 논란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는 백신 접종을 하더라도 개체 특성에 따라 면역력이 떨어지는 개체가 나타날 수 있고 전국적으로 항체 형성률은 매우 높은 수준이라며 일축했다. 더불어 농림부는 7일 '전국 일제 소독의 날'로 정하고 전국적으로 소독을 진행했다. 축협·농협은 물론 지역 농업 경영체·과수농가가 지역 축산농장·도축장·분뇨처리시설 등 축산 관계시설에 대한 소독을 시행했다. 특히 가축 밀집 사육지역 등 광범위한 지역을 효율적으로 소독하기 위해 농촌진흥청의 교육용 드론까지 투입했다.하지만 현지 농가에선 아직도 구제역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농가에선 정부가 하라는 대로 백신접종을 했는데, 구제역이 또다시 발생했다는 것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원성이 자자하다. 그러면서 백신의 효능도 못 믿겠다고 한다. 정부는 이번 구제역 발생으로 농가들로부터 큰 신뢰를 잃었다. 정부는 샘플링 방식으로 진행되는 항체 형성률 조사는 면역력이 낮게 나타나는 개체를 찾아내지 못하는 구조적 단점이 있다고 변명하지만, 정부를 믿었던 농가에선 울음 섞인 한숨만 나온다. 정부는 물 백신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강력한 조처를 시행하고, 백신 접종 전수조사를 통해 이런 일이 매년 반복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2019-02-07 경인일보

[사설]2차 북미정상회담 한반도 평화정착 마중물 되길

2차 북미정상회담이 이달 27~28일 베트남에서 열린다. 그동안 잠잠했던 한반도 비핵화 논의가 다시 급물살을 타게 됐다. 회담을 위해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현재 평양에서 회담 의제인 북한의 비핵화 실행과 미국의 상응 조치를 논의하고 있다. 2차 베트남 북미회담이 성공적으로 치러져 한반도에 비핵화가 성사되는 의미있는 만남이 돼야 할 것이다.역시 2차 회담 성공의 관건도 김정은 위원장이 내놓을 비핵화 조치의 수준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신년 기자회견에서 "대북 제재의 해결을 위해선 우선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보다 과감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국제사회가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하고 인정할 수 있도록 핵 리스트 제공과 영변 핵 사찰 수용 같은 조치를 하는 것이 순서라는 이야기다. 그래야 제재 완화와 같은 실질적인 상응 조치도 따를 수 있는 만큼 김 위원장이 말이 아닌 행동으로 진정성 있는 제안을 내놓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각에선 현재 평양에 머무르고 있는 비건 대표가 북한으로부터 핵시설 신고 리스트를 받고 폐기와 사찰과 검증으로 이어지는 북한 비핵화 과정에 들어가는 대신, 종전선언을 포함한 '빅딜'과 함께 비핵화 상응 조치로 제재 완화 등을 포함한 '+α'를 제시할 것이란 소리도 들린다. 하지만 북한의 비핵화 없이 무리한 종전선언으로 자칫 정전체제를 관리해온 유엔사령부의 법적 근거가 사라지고, 유엔 사령관이 선포한 북방한계선(NLL)이 무력화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국민도 상당수다. 해리 해리스 주한 대사는 지난해 8월 부임 첫 기자간담회에서 "종전선언은 너무 서두르면 협상 실패 시 김정은만 혜택을 본다. 한번 선언하면 전쟁을 시작하지 않는 한 되돌릴 수 없으므로 매우 조심해야 한다"며 "종전선언에는 한·미가 함께 가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우리는 이 말에 절대 동의한다. 종전선언으로 한반도에 평화가 온다면 이를 마다할 국민은 없다. 하지만 북한의 핵 폐기가 성사되지 않은 상태에서 한 종전선언은 우리의 안보 기반을 허물어뜨리는 것과 같다. 북한의 핵 실험장은 언제든 재건할 수 있지만, 종전은 선언하면 되돌릴 수 없기 때문이다. 트럼프에 당부하고 싶은 것은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확인한 후 종전을 논의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아무튼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돼 한반도에 평화의 마중물이 되길 기대한다.

2019-02-06 경인일보

[사설]인천시 군부대 유휴부지 종합활용계획 수립하라

인천지역의 예비군훈련장과 군부대 통합재배치가 본격 추진된다. 인천시와 국방부는 1월 31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군부대 재배치·유휴부지 시민 환원의 신속한 추진 내용을 담은 '군부대 재배치 사업과 연계한 원도심 활성화 등 정책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인천시내 예비군훈련장 6개소를 부평구 일신동 및 계양구 둑실동으로 통합 재배치하고, 부평구 산곡동에 위치한 3보급단 등은 부평구 일신동으로 이전하며, 사업추진은 국방 특별회계와 기부 대 양여사업으로 추진된다. 인천시내의 120만㎡ 규모의 군부대 유휴부지가 시민공간으로 탈바꿈하게 될 예정이다.국방부와 지자체가 상호협력해서 국가안보와 지방이 균형발전과 조화를 이룬 사례로 기록될 만하다. 군부대 통합재배치로 국방부는 과학화 예비군훈련장 추진, 군 구조개편에 따른 부대 재배치 등 국방개혁 2.0의 안정적 추진이 가능하게 됐다. 인천시는 3보급단 군용철도 폐선, 장고개길 도로 개통 등 지역 숙원사업의 조기 추진과 예비군훈련대 등 군부대가 이전하고 남은 종전부지를 활용한 원도심 균형발전을 도모하게 됐기 때문이다.인천시로서는 여의도 절반 면적에 달하는 약 1.2㎢의 유휴부지가 확보되었다. 부평 캠프마켓 이전 부지를 포함, 인천시 곳곳에 산재한 군부대 유휴부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체계적인 활용 계획을 수립하여야 할 것이다. 인근 주민들은 오랫동안 군사시설로 인해 유·무형의 피해를 받아왔다. 주민들에게 활용도가 높으면서 도심의 녹지 비율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원이나 녹지로 보존하거나 부족한 문화시설을 확보하는 부지로 활용하는 것이 최우선이다.통합재배치된 군부대와 예비군훈련장이 여전히 도심에 위치하고 있어 소음과 안전문제 등으로 인한 민원의 소지는 남아있다는 점이다. 국방부는 통합재배치된 군부대의 시설을 시민 휴식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등 도심형 군사시설, 시민 친화형 군사시설로 기능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하기 바란다. 인천시와 관련 지자체들도 향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한반도 프로세스의 진전, 북미 비핵화 협상이 성사된다면 국방의 대변화가 예상되고 이에 따른 군부대의 대대적 통합 재배치가 이뤄질 것에 대비한 장기적 도시공간 활용도 미리 검토해둘 필요가 있다.

2019-02-06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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