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당정청 자충수 될 '수용성' 추가규제 엇박자

수원, 용인, 성남시에 대한 정부의 부동산 추가규제가 제동이 걸렸다. 민주당이 규제 발표를 총선 이후로 미룰 것을 강력하게 요청한 탓이다. 민주당은 현역 강세지역인 수·용·성의 총선민심을 의식해 발표를 막았다. 결국 지난 주말 당·정·청회의를 마친 홍남기 부총리는 부동산 추가 대책이 수·용·성을 특정한 것은 아니라며 한 발 물러섰다. 두 가지 측면에서 수·용·성 규제를 둘러싼 당·정·청 엇박자는 임미리 교수 고발 사태 처럼 여권의 자충수가 될 공산이 높다.우선 민주당의 규제 발표 연기를 수·용·성 시민들이 환영할 이유가 없다. 이미 정부가 확고한 규제 의지를 밝힌 이 지역의 규제 효과는 작동됐다. 발표를 미뤘다고 정부가 추가 규제의 핵심 지역으로 지목한데 대해 시장이 반응하지 않을리 없다. 시장은 수·용·성을 떠나 다른 지역을 탐색할 것이다. 동탄신도시, 화성, 시흥, 구리 등 투자 차익 실현이 가능한 9억원 이하 아파트 밀집 지역이 널려있다. 수·용·성 중저가 아파트는 규제 발표전 마지막 상투를 잡으려는 갭투자가 몰린 뒤, 규제 발표 후 거래절벽에 몰릴 것이다. 민주당이 13개 선거구 중 현역의원 선거구가 9개인 수·용·성 민심을 규제발표 철회도 아닌 연기로 무마하려는 것은, 수·용·성 시민들에겐 모욕적이다.수·용·성 규제 연기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신뢰를 결정적으로 해칠 것이다. 집값 안정은 문재인 대통령이 이 정권 끝까지 모든 대책을 퍼부어 반드시 지켜내겠다고 공언한 대국민 약속이다. 지난해 반시장적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12·16 부동산대책을 밀어붙인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마저도 효과가 없으면, 집 값이 잡힐 때 까지 추가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고, 이번 수·용·성 추가규제도 이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의 총선 걱정에 대통령의 의지가 꺾인 셈이니, 대통령의 공언이 국민 앞에서 식언이 됐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반시장적일 뿐 아니라 정치적이라는 추가 비난을 피할 수도 없게 됐다.홍 부총리는 엊그제 한 방송에서 이번 주내로 부동산 추가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격상승 억제, 실수요자 보호, 불법 탈세 부동산거래 단속강화 등 추가 대책 내용을 예고했다. 하지만 당의 질책에 규제지역 발표를 미뤄 스스로 정책의 일관성을 깬 정부다. 어느 국민이 귀담아 곧이 곧대로 듣겠는지 의문이다.

2020-02-18 경인일보

[사설]지역사회 감염 전제한 방역대책 전환 시급하다

어제 감염경로를 확인할 수 없는 코로나19 31번째 확진자가 발생했다. 노부부인 29·30번 확진자에 이어 감염경로가 오리무중인 세번째 확진자다. 특히 29·30번 확진자는 서울 종로에 거주하고, 31번 확진자는 대구에 거주해 코로나19의 무차별적인 지역사회 감염 신호탄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대한의사협회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29·30·31번 확진자에 대해 "감염경로를 밝히기 어려운 전형적인 지역사회 감염의 사례로 의심된다"며 "냉정하게 판단할 때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한 1차 방역이 실패했다"고 단언했다. 그리고 정부측에 방역전략의 전면적인 수정을 요청했다.정부의 방역망을 벗어난 지역사회 감염은 속도는 빨라지고 규모는 커질 수밖에 없다. 일본은 지역사회 감염으로 열도 전체가 공포에 휩싸였다. 그동안 우리 정부의 방역대책도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중국을 차치하더라도 코로나19 초기 방역과 관련 우리 정부는 일본에 비해서 효과적으로 선방한 것도 사실이다. 특히 단 1명의 사망자가 없는 것은 우리 의료 수준에 대한 신뢰를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하지만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된 것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정부 통제를 벗어난 코로나19의 자체 확산은 예상할 수 없고 그래서 더욱 무섭다. 질병관리본부가 이날 코로나19의 새로운 국면을 선언하고, 국내 의료기관에 입원 중인 모든 폐렴환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시행키로 한 것도 지역사회 감염을 확인하고 대처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일 것이다. 하지만 이 정도 조치가 지역사회 감염 방역대책의 전부라면 문제다.의협은 감염병 대응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하고 1차 병원이 참여하는 민관협의체 구성, 중국 전역으로부터의 입국제한 조치 검토를 제안했다. '심각하고 되돌릴 수 없는 위협의 가능성'을 사전에 예방하자는 취지에서다. 하지만 현실은 7만명에 이르는 중국인 유학생 대책으로 대학마다 혼란과 혼선이 일고 있다. 교육부가 개강연기, 기숙사 격리 등을 권고하고 대학이 알아서 하라고 방치한 결과다.정부는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에 대비한 방역대책 전환의 일환으로 중국인 유학생 대응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강제력을 발동할 필요가 있다. 중국인 혐오가 아니라 자국민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조치임을 중국측에 설득하는 일도 정부의 몫이다.

2020-02-18 경인일보

[사설]윤곽잡힌 정당 구도, 이젠 민생 공약 대결 나서야

어제 자유한국당과 새보수당, 그 밖의 전진당, 시민단체 등이 합쳐 미래통합당을 창당함으로써 보수세력의 단일대오가 형성됐다. 보수진영의 통합은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보수가 분열한 지 3년여만이며 지리멸렬했던 보수세력의 통합이 선거에 어떻게 작용할지 주목된다. 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이 합하여 민주통합당(가칭)으로 재편되면 더불어민주당, 미래통합당, 정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주축이 된 국민의당(가칭) 등 5개 정당으로 정당체제가 정열하게 된다.그러나 통합의 철학과 명분이 오로지 선거승리라면 이들의 통합이 시너지 효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정당의 분열과 통합이 지난 총선에서 유권자가 선택한 정당구도를 허무는 정치행위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 최소한의 양해와 설명도 없는 점이 아쉽다. 또한 여야 정당의 공천과 통합이 급물살을 타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정책과 공약을 뒷전에 미뤄 놓은 것도 문제다. 선거를 앞두고 위기에 직면한 정당들의 이합집산과 연합정치를 나무랄 수는 없다. 그러나 정책의제의 공론화는 정당들의 '헤쳐모여'에 가려서인지 좀처럼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미래통합당과 안철수 전 대표의 국민의당, 민주통합당 등의 정당이 중도와 혁신을 강조하고 있지만 어떤 내용의 중도와 혁신인지 구체적으로 알 수가 없다.2012년 19대 총선에서는 미래통합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이 보수정당임에도 불구하고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선거쟁점으로 내세우면서 총선 과반 획득은 물론, 그 해 말에 실시된 18대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이번 선거에서는 아직 이러한 정책 논쟁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는 지난 해부터 올해까지 이어진 선거법 및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의 패스트트랙과 조국 전 장관을 둘러 싼 진영간의 극한적 대립은 물론 선거국면에서의 정당들의 '헤쳐모여'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소모적 정쟁으로 민생입법과 정책들은 항상 관심밖으로 밀려났기 때문일 것이다.선거에서 정당들이 민생과 관련한 공약을 내세워 논쟁하고 이에 대한 지배적 담론과 사회경제적 쟁점축이 형성될때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이 설정된다. 정당통합 등 현실상황을 감안해도 정책과 공약이 우선순위에서 밀려서는 안된다. 지금부터라도 여야 정당들은 정책과 공약에 우선순위를 두고 이에 따라 승부를 겨루는 선거민주주의를 꽃피우기 기대한다.

2020-02-17 경인일보

[사설]부적합 마스크 판매 상도에만 맡길 일 아니다

코로나19 혼란을 일확천금의 기회로 보는 탐욕이 판을 치고 있다. 물건을 쌓아두고 터무니 없이 가격을 올리는 판매자들이 적발되고, 수십만 장씩 중국으로 반출하려다 적발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제는 한술 더 떠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부적합 판정을 받은 마스크까지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부적합 마스크에 대한 단속은 제쳐 두고라도 제대로 된 정보라도 제공해 주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경기도가 지난달 31일부터 전국 최초로 경기도 소비자정보센터에 '마스크 소비자 피해신고센터'를 설치한 지 10일 동안 714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시중에 유통된 마스크가 적합한지를 알아보려는 시민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지만, 제품이 적합한지 부적합한지를 판별할 수 있는 정보는 거의 없다. 마스크 제조번호·일자 등 간단한 정보조차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문제는 식약처가 부적합 판정을 내린 마스크의 제품명, 제조회사의 명단을 확인하더라도 문제의 제품이 회수된 이후 적합 판정을 받고 판매하는 제품인지 아닌지를 제대로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뒤늦게 식약처가 지난 12일부터 보건용 마스크의 생산·유통·판매에 대한 투명성을 높인다며 새로 생산하는 마스크의 품목·생산·판매 정보 등을 신고하도록 조치했지만, '뒷북' 비난을 사고 있다. 마스크 품귀현상이 나타났을 때부터 사재기, 가격 인상 단속과 함께 부적합 마스크 판매 예방을 위한 정확한 정보 제공의 조치도 함께 이뤄졌어야 했다.마스크 품귀 현상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코로나19 확진자도 늘고, 현장에서는 가격을 떠나 여전히 마스크를 구하기가 어렵다. 그런데도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고 있어 마스크 공급이 원활해질 것이라고 한다. 정부의 말에 도무지 진정성을 찾아볼 수 없다. 최근 서울시가 시내 소매점 1만2천곳을 점검한 결과 보건용 마스크 가격이 70% 이상 급등했다. KF94 기준 개당 2천∼4천원에 판매되고 있는 데 이는 2018년 4월 평균 가격 1천182원보다 69∼238% 오른 가격이다. 어렵게 구한 마스크마저 적합한 것인지조차 모르고 써야 하는 소비자들의 사정을 정부마저 외면해선 안 된다. 나중에라도 부적합 마스크 판매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부적합 마스크를 고가에 판매하는 것은 상도(商道)로만 따질 일이 아니다. 사람을 해치는 행위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2020-02-17 경인일보

[사설]쌍용차 위기 극복 위해 노·사·민·정 머리 맞대야

경인일보가 새해부터 선보인 '통큰기사'의 두번째 기획인 '희망의 그늘 쌍용차 그리고 평택'은 운명공동체로 묶인 한 기업과 한 도시가 처한 위기의 본질이 얼마나 다층적인지 보여주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9월 쌍용자동차 노사가 해고자 전원복직에 합의하자 "쌍용차 해고자 119명 전원복직 합의. 매우 기쁘고 감회가 깊다"며 "걱정이 많으셨을 국민께 희망의 소식이 되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대통령은 이에 앞서 7월 인도 방문에서 쌍용차 대주주인 마힌드라 회장을 만나 해고자 복직을 직접 당부했었다. 하지만 119명 중 46명은 여전히 유급 휴직 상태고, 사측의 대규모 정리해고와 노조의 옥쇄파업이 충돌한 2009년의 쌍용차 위기는 2020년에도 재현되고 있다.쌍용차와 평택의 위기의식은 괜한 것이 아니다. 전례가 있다. 한국GM 군산공장 폐쇄다. 한국GM 생산공장이 폐쇄되자 군산은 물론 전북경제가 침몰했다. 2013년 전북 수출의 29.3%, 2012년 지역내 총생산규모 4조8천억원이 공장폐쇄로 지금은 사라졌다.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1만2천명이 군산을 떠났고, 협력업체는 170여개에서 100여개로 줄었고 고용인원도 4분의 3이 줄었다.기자들이 만난 평택시민들은 군산의 불안이 남의 일이 아니라고 한다. 쌍용차 노동자는 평택시민이다. 평택서민 경제의 80~90%를 차지한다. 쌍용차가 잘못되면 수많은 실직자 가정으로 평택경제가 가라앉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민들의 불안은 말 그대로 걱정에 그친다. 정작 쌍용차를 정상화할 노사는 여전히 겉돌고 있다. 사측인 마힌드라 그룹은 최근 회사 정상화를 위한 5천억원 자본 투입계획을 밝혔지만, 직접 투자 2천300억원 외에 2천700억원 조달 방안은 오리무중이다. 노조 측은 회사의 구조조정 가능성을 의심하며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해고자 복직을 위해 대통령이 직접 나섰던 정부는, 산업은행을 내세워 쌍용차 자금지원의 전제로 구조조정을 요구하고 있다.쌍용차의 위기는 급변하는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에서 뒤처진 탓이다. '상하이자동차'와 '마힌드라' 그룹 등 외국자본의 약탈적, 소극적 경영이 원인이다. 하지만 쌍용차에는 평택시의 미래와 노동자의 생계가 걸려있다. 군산은 한국GM 공장폐쇄 이후 그 자리에 상생형 일자리 프로젝트가 가동됐다. 쌍용차의 평택은 사후가 아니라 사전에 상생형 쌍용회생 프로젝트가 가동돼야 한다. 여기에 노·사·민·정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

2020-02-16 경인일보

[사설]건설현장 불법 만연에 국민만 멍든다

국내 건설현장의 불법행위가 관행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지난 14일 민주노총 건설노동조합 경기도지부 노조원 50여 명이 "불법 외국인 노동자 막고 지역 건설노동자 고용으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자"며 여주시청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건설현장마다 중국어 등 외국어 안내판이 빠지지 않고 대형 현장에는 통역사가 상주하는 실정이다. 젊고 인건비가 싼 외국인이 급증하면서 한국인 근로자가 밀려나고 있는 것이다. 지나칠 정도의 외국인 불법고용이 화근이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2018년 5월 기준 건설업계 외국인 근로자는 약 22만명인데 이중 16만명인 73%가 불법취업자이다.건설업 불황이 길어지면서 불법적인 노동공급 구조가 고착되고 있다. 공사 자체가 줄어드니 하청업자들은 공사를 따내기 위해 최저가 수주경쟁을 할 수밖에 없고 적은 돈에서 이익을 뽑으려면 속칭 '오야지'로 불리는 중간관리자들이 헐값의 중국인 한족을 데려와 써도 모른 체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국내건설인력시장은 중국동포(조선족)가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중간관리자 100명 중 99명은 사업자등록증도 없이 불법으로 인력공급사업을 하고 있다. 사업자등록을 하면 세금을 내야하기 때문이다.한국인 건설노동자간의 갈등은 점입가경이다. 지난달 29일부터 경기도 성남시 금광동의 재개발현장에서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과 한국노총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이 채용문제로 대립하면서 공사가 보름가량 올스톱되었다. 전국 건설현장마다 노·노마찰이 일반화되어 서울시의 경우 매월 평균 80~90건의 '노조원 고용촉구집회'가 열린다. 건설현장의 일자리 배분이 노조 힘의 크기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노조들이 사활을 걸고 충돌하는 중이다.조선족 중간관리자들이 한국 법을 유린하고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법위에 군림하는 인상이다. 정부는 2017년 12월에 건설산업기본법과 건설노동자고용법을 개정하고 작년 6월에는 건설노사정위원회가 건설현장의 노노갈등을 줄여보자며 상생협약서를 체결했지만 성과는 별로이다. 경찰의 소극적 대응도 불만이다. 건설경기 침체로 건설일자리가 줄고 있어 불법 외국인채용과 노노갈등은 더 심해질 개연성이 크다. 공정차질, 품질저하, 안전위협, 납품지연 등 1차적 피해는 건설업체 몫이나 최종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 엄정한 법집행을 당부한다.

2020-02-16 경인일보

[사설]'수용성'으로 확대된 정부 부동산대책 후유증

지난해 정부의 12·16 부동산대책의 풍선효과로 부동산 가격이 폭등한 수원·용인·성남, 이른바 '수용성'에 대해 정부가 규제의 칼날을 뽑아들었다. 조정대상지역을 수원 팔달구와 광교지구, 용인 수지·기흥구, 성남 분당구에서 수원 권선·영통구, 성남 수정구로 확대 지정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아예 조정대상지역 추가 지정과 함께 수원 재개발 사업지역을 투기과열지구로 동시에 묶는 방안도 만지작 거리는 모양이다.조정대상지역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60%로 제한되고 총부채상환비율(DTI) 50%가 적용된다. 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2주택 이상 보유시 종합부동산세 추가 과세, 분양권 전매제한 등 다양한 규제가 가해진다. 투기과열지구는 9억원 초과 주택에 대해서는 LTV·DTI가 40%로 제한되고, 15억원 이상 주택은 대출이 금지되며 분양가 상한제를 실시할 수 있다.'수용성' 지역의 부동산 폭등은 사실 12·16대책 이후 예견된 상황이었다. 서울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9억원 이상 아파트에 대한 대출 규제를 실시하자, 발이 묶인 유동자금이 수도권의 9억원 이하 아파트 및 재개발·재건축 단지에 몰린 것이다. 그 결과 마포·용산·성동(마용성)과 '수용성' 지역은 대책 발표 이후 두달 동안 유례없는 부동산 폭등 사태가 벌어졌다. 특히 신분당선 연장, 인덕원선 건설 등 교통 인프라 확충과 재개발 호재가 많은 '수용성'이 '마용성'의 상승세를 압도했다. 건설업체들도 경기도내 공동주택용지를 확보하기 위해 수백 대 1의 경쟁을 벌이는 실정이다.결과적으로 강남의 9억원 이상 아파트 집값을 잡기 위한 12·16대책이 9억원 이하 아파트 가격 인상을 견인한 셈이 됐다. 그렇다고 강남 아파트 가격이 안정됐다는 증거는 없다. 보유자들이 시장의 동향을 살피며 집을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골병이 든 건 중산층 실수요자들이다. 현실적으로 접근 가능한 9억원 이하 아파트 가격만 득달같이 올라서다. 12·16 대책에 대해 정부가 중산층 사다리를 걷어찼다는 30대의 반발이 현실로 드러난 것이다.'수용성'에 대한 추가 규제는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부동산시장만큼은 확실히 잡겠다"며 "시장이 다시 과열되면 부동산대책을 계속 쏟아내겠다"고 밝힌데 따른 사실상의 첫 조치다. 어디든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면 쫓아가서 거래 장벽을 세우겠다는 것이다. 시장 논리를 무시한 거래 장벽이 어떤 후유증을 몰고 올지 걱정이다.

2020-02-13 경인일보

[사설]교육부 탁상행정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나

일선 교육현장 상황과는 전혀 맞지 않은 교육부의 '탁상 행정'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지난 2018년 어린이집 및 유치원의 방과후 영어수업을 금지시켰다가 학부모들의 강력한 항의에 유보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한 동안 잠잠하던 교육부가 또 다시 '일'을 벌였다. 교육부는 최근 시·도교육청에 "기간제 교원에게 담임, 생활지도 등 보직을 주지 말라"고 권고했다.2019년 4월 1일 기준 경기도 내 각급 학교 기간제 교사의 담임 비율은 초등학교 전체 담임 3만1천268명 중 1천625명으로 5.1%를 차지하고 있다. 중학교는 더욱 심각해 총 1만1천170명 중 무려 24.6%인 2천750명이 기간제 교사다. 고등학교 역시 1만362명 중 16.4%인 1천704명이 기간제 교사다. 초·중·고교 전체 담임 5만2천800명 중 6천79명으로 11.5%에 이르고 있다. 교육부는 뒤늦게 "기간제 교원에게 업무 부담을 주지 말라는 권고만 했을 뿐 강제사항은 아니다"라며 한 발 뺐지만, 6천79명의 기간제 교사의 담임을 정교사로 대체하겠다는 정원 규정 개정 등의 대안 제시도 없이 무책임한 탁상행정을 펼친 것이다.중학교의 경우 갑자기 출산율이 올랐던 '황금 돼지띠'해인 2007년생이 올해 진학하면서 학생 수가 급증했다. 지난해 4월 기준 도내 중1 학생은 11만8천688명이었지만, 올해는 13만975명으로 1만2천287명이 증가했다. 이로 인해 학급 수도 224 학급이 신설됐다. 하지만 올해 교육부가 추가 배치한 경기도내 교사는 139명에 불과하다. 산술적으로 따져도 85개 학급은 정교사 담임 배치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불가피하게 기간제 교사를 담임으로 채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 지금 교육 현장의 현실이다. 교육부가 현장을 잠깐이라도 들여다 봤다면 이런 탁상행정을 도저히 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게 교육계 목소리다.게다가 정원 외 기간제교사는 교육부가 정한 교사 정원에 해당하지 않아서 도교육청이 별도 예산을 부담해 학교에 지급한다. 교육부가 정원을 늘려주지 않으니 어쩔 수 없이 기간제 교사를 담임으로 배정하고, 가뜩이나 없는 예산을 쪼개 각 학교에 지원하니 살펴봐 달라는 것이 학교 현장의 목소리임을 교육부는 명심해야 한다.

2020-02-13 경인일보

[사설]코로나-19 한파 덮친 인천 관광산업

코로나-19(신종 코로나) 후폭풍이 국가와 지역사회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당장 대학가는 휴교 조치로 대응하고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학사일정 전체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중국산 부품공급의 차질로 기아차를 비롯한 대형 제조업체의 생산중단이 이어지고 장기화할 경우 중소 협력업체의 연쇄도산도 걱정스럽다. 입학과 졸업이 몰린 2, 3월이 최대의 대목인 화훼 시장은 최악의 상황이다. 화훼 농가들은 생산 화훼들을 무더기로 폐기하고 있다.인천시의 경우를 보면 관광 여행업계와 외식업계에서 시작된 여파가 지역경제 전체를 타격하는 양상이다. 인천공항·인천항 여객 노선이 감축되면서 관련업계에 직접적인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인천시가 추진하고 있는 크루즈관광 활성화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일본에 정박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감염이 최악의 사태로 치달으면서 크루즈 여행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인천항에서 출발할 예정이었던 모항크루즈 운항 횟수는 3회에서 1회로 축소돼 인천항을 이용한 크루즈 선박은 20척에서 18척으로 줄었으며, 인천항과 가까운 중국 기항을 기피할 가능성이 있어 인천항 크루즈는 더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또 단체 관광과 기업회의 등이 전면 취소되고 있다. 송도컨벤시아는 각종 박람회와 기업회의, 전시 등 행사가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있다. 베이비 페어와 건축박람회, 가구박람회 등 수만 명이 참석하는 굵직한 행사도 모두 연기됐다. 취소·보류된 행사의 예정 참석인원이 19만명이 넘는다. 외식 업계는 관광객 감소에 일반시민들이 모임이나 행사를 취소하고 있어 매출이 반토막이 났다. 차이나타운의 중국요리점과 외국인이 운영하는 음식점에 대한 기피현상이 특히 심각하다.인천시도 관광분야 민관대책회의를 여는 등 바이러스 사태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여파를 줄이기 위한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긴급 경영안정 자금 지원과 같은 응급 조치에 만전을 기하고, 위기를 관광 취약요소를 보완하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업소별로 위생등급 개선의 계기로 삼고 청정관광을 브랜드화 하는 전략도 검토할만하다. 공공시설은 물론 컨벤션센터나 관광호텔, 시외버스 터미널 지하철 환승역과 같은 여행객 이용시설에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하여 감염병 발생시 즉각 출입자의 발열상태를 체크할 수 있는 체제도 필요하다.

2020-02-12 경인일보

[사설]기소된 사람을 총선 후보 적격 판정할 수 있나

더불어민주당 공직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는 황운하 전 대전경찰청장을 21대 총선 예비후보에 적격하다는 판정을 내리고 당내 공천 신청자를 대상으로 한 면접까지 치렀다. 황 전 청장은 2017년 울산지방경찰청장 근무 당시 청와대 하명을 받아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수사를 했다는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및 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됐다. 황 전 청장은 지난 1월 사직서를 냈으나 아직 처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경찰 공무원 신분이다. 국가공무원법에 저촉되는지 여부도 따져봐야 하는 이유이다.반면에 정봉주 전 의원은 민주당 공관위로부터 총선 예비후보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재작년 미투 논란 관련 재판 1심에서 무죄가 나왔으나 성추행 관련 사안인데다가 최근 영입인사였던 원종건씨의 미투 논란도 불거진 상황임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선거 승패의 여러 요인 중 혁신공천과 인적쇄신은 중요한 변수 중 하나이며, 각 당이 영입하는 인물들의 면면과 현역 의원 물갈이 등이 선거 초반의 판세를 좌우하기도 한다. 민주당이 최근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과 문희상 국회의장의 아들인 문석균씨 등에 대해 취한 조치와 정봉주 전 의원 등에게 후보 부적격 판정을 내린 것은 당의 정무적 판단이 국민의 눈높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방증일 수 있다.황운하 전 청장의 경우는 위의 인물들과 다른 차원에서 볼 필요가 있다. 청와대 관련 인사들이 연루된 선거개입 사건으로 13명이 기소됐고, 이와 관련하여 추미애 법무장관이 이들의 공소장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아서 논란이 되고 있다. 기소된 인물들의 혐의가 알려지면 민주당이 선거에서 불이익을 받을지 모른다는 우려에서 공개하지 않았다는 합리적 추론이 가능하다. 민주당의 금태섭 의원과 참여연대, 정의당 등도 법무부의 국회 공소장 요약본 제출에 대해 비판적 입장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치적으로 예민한 사건으로 기소된 인물에 대해 총선 예비 후보 적격 판정을 내린 것은 김의겸, 정봉주, 문석균씨등과 형평에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법적인 논란 등 부적절한 공천이란 논란이 일 수밖에 없다. 기소된 인물을 공천하는 것은 법리적 차원 뿐만이 아니라 도덕적 비판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정당 공천은 공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황 전 청장이 최종 공천된 것은 아니지만 특정 인물에 대한 비호라는 인식을 줄 수 있는 공천은 바람직하지 않다.

2020-02-12 경인일보

[사설]지구촌이 주시하는 인천공항의 방역체계와 노력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중국 전역과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동아시아의 '허브공항' 인천국제공항에 대한 국제사회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달 23일 미국 ABC방송의 SNS 보도는 긍정적 반응의 대표적인 사례다. ABC는 이날 자사의 기자가 바이러스 발원지인 우한에서 한국으로 입국하는 과정을 중계한 58초 분량의 동영상을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에 올렸다. 이 영상에서 우드러프 기자는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공항 미화원이 무빙워크 손잡이를 닦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그들은 모든 걸 닦는다"며 인천국제공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체계를 높이 평가했다. 마스크를 쓴 공항 직원들이 입국자의 체온을 재고 질병관리본부 콜센터 번호가 적힌 물티슈를 나눠주는 모습도 영상에 담았다.반면 구체적인 통계를 제시하며 우려를 나타내는 시선은 사뭇 살벌하다. 독일의 질병관리본부에 해당하는 로버트 코흐 연구소는 독일에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공항으로 인천국제공항을 꼽았다. 홍콩국제공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다.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전 세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 1천 명 중 7명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독일로 입국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홍콩(0.98%)과 인천(0.71%) 다음으로는 대만 타이페이공항, 태국 방콕 돈므앙공항, 일본 오사카 간사이공항, 싱가포르공항 순으로 위험도가 높았다. 중국 본토에 있는 공항 중에는 선전공항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유입 위험도가 4.067%로 가장 높았으며, 충칭, 청두, 상하이공항이 뒤를 잇고 있다.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 수가 중국내에서만 지난 11일 기준 4만2천600명을 돌파했고 사망자 수도 1천명을 넘어섰다. 이제 중국 전역을 넘어 전 세계로 확산되는 추세다. 지구촌 주요 도시의 공항이 감염 확산의 주된 경로가 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도 마찬가지다. 2018년 기준 승객 수 6천840만명으로 동아시아 국가 공항들 가운데 5번째로 이용승객이 많은 공항이다. 규모만큼이나 감염의 주 경로가 될 위험 또한 높다고 전문가들이 경고한다. 세계 주요 언론들도 인천국제공항의 방역체계와 대응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가와 세계를 지킨다는 마음으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고, 최고 강도의 노력을 기울여 방역에 계속 힘써 주길 바란다. 격려와 성원도 함께 보낸다.

2020-02-11 경인일보

[사설]세금만 들이고 방치한 '공공와이파이 사업'

민주당이 무료 와이파이 확대를 4·15 총선 1호 공약으로 제시한 가운데 기존의 무료 와이파이, 즉 공공와이파이 사업에 혈세가 줄줄 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인일보 보도(2월 11일 자 1, 3면)에 따르면 공공와이파이 구축 사업이 보안·품질·컨트롤타워 없이 방만하게 추진된 결과, 수백억원의 예산이 검증 없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2017년 말 기준으로 전국에 설치된 공공와이파이는 6만891개로, 상용와이파이 37만6천211개의 16.2%에 달한다. 과기정통부, 지방자치단체, 공기업들은 공공와이파이 이용료로 개당 매달 3만3천원 정도를 부담한다고 한다. 공공기관들이 매년 241억원 정도를 지출하는 셈이다. 문제는 국민혈세가 사용되는 공공와이파이가 관리 사각지대에 방치된 점이다. 접속제한이 없는 공공와이파이 사용에 따른 보안과 품질 문제가 생겨도 이를 해결할 컨트롤타워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에야 겨우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에 위탁했던 관리 책임을 한국정보화진흥원으로 일원화했다.서울시가 2011년 공공와이파이 사업을 시작한 뒤 전국 지자체와 정부는 경쟁적으로 공공와이파이 확충에 뛰어들었다. '통신복지', '정보격차 해소'라는 그럴듯한 명분에 단체장들과 정부관료들이 지방예산과 정부예산을 쏟아부었다. 설치의 적정성, 효율성 검증 없이 이루어진 양적 확대에만 치중하느라 관리 책임은 뒷전으로 내팽개쳤다.현재 국내 이동통신 기반인 와이파이망은 3중으로 중첩돼 구축되고 있다. 먼저 이동통신사 와이파이망이 있다. 자영업자들이 모객을 위해 구축한 사업장 와이파이망도 무시 못할 수준이다. 여기에 정부·지자체·공기업 등 공공기관이 공공와이파이망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민은 단말기 약정을 통해 통신사 와이파이망 사용을 강제당한 상태에서 민간 사업장 와이파이망과 공공와이파이망의 혜택은 제한적이다. 반면 와이파이 사용료는 통신사 약정금액으로, 커피 한 잔 값으로, 세금으로 삼중 부담하는 형국이다.민주당이 5천300억원 규모의 공공와이파이 확대를 4·15 총선 1호 공약으로 제시했을 때 일각에서 사업의 실효성을 이유로 반대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통신복지를 위해서라면 대통령이 공약한 이통사 기본요금 폐지나 통신약자에 대한 직접 지원이 낫다는 것이다.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공공와이파이 사업이 의미를 가지려면 정교한 사업집행으로 국민 세금이 허투루 쓰이는 일 만큼은 없어야 한다.

2020-02-11 경인일보

[사설]봉준호가 '기생충'으로 세계 영화사 다시 썼다

믿을 수가 없다. 꿈같은 일이 일어났다. '기생충'이 어제 미국 LA 돌비 씨어터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국제 외국어 영화상, 각본상 등 무려 4개 부문을 수상한 것이다. 국제 외국어 영화상 수상 정도만 예상했는데 아카데미 최고상인 작품상과 감독상까지 받았으니 101년을 맞은 한국 영화의 큰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 영어가 아닌 외국어로 제작된 영화가 최고상인 작품상을 수상한 건 92년 아카데미 시상식 역사상 처음이다. 봉준호의 '기생충'이 한국영화, 나아가 세계 영화의 역사를 다시 쓴 셈이다. 이번 수상은 세계 영화산업의 중심지인 미국 할리우드에서 한국영화의 저력을 알린 기념비사건이다. 지난해 프랑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에 이어 상업영화 본거지인 할리우드에서 골든글로브상과 아카데미 상을 받음으로써 한국 영화의 자존심을 전 세계에 알렸다. 특히 아카데미상은 영화의 본거지인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상으로 콧대가 높고 비영어권 영화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배타적이었다. 하지만 봉준호의 '기생충'은 이를 한 방에 날려 버렸다.현재 '기생충'은 열풍이라고 할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미 프랑스·스페인·브라질 등 약 192개국에 수출돼 각종 흥행기록을 갈아 치우고 있다. 최근 개봉한 일본에서 관객 100만 명을 돌파했다. 북미에서도 지금까지 3천322만 달러(약 400억 원)를 벌어 미국 내 외국어 영화 역대 흥행작 6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 정도면 세계와 통하는 문화 콘텐츠의 파워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봉준호 감독의 뛰어난 연출력 덕분이지만 영화 소재인 사회 양극화가 전 세계인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심각한 사회문제라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있는 자와 없는 자, 거기서 파생된 각종 불평등을 모두가 자신이 겪은 것처럼 공감하는 것이다. 이는 '기생충'이 전 세계 영화제의 주요 상을 휩쓸고 흥행에도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지금 우리나라엔 재주가 뛰어난 젊은 감독들이 많다. 하지만 흥행영화가 좌석 수를 거의 독점하고, 무명감독의 영화는 하루 이틀 개봉하거나 아예 창고에서 사장되는 경우가 태반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영화 '기생충'의 양극화가 실제 우리 영화판에서 벌어지고 있다. 봉 감독의 아카데미 상 수상을 계기로 흥행코드에만 맞춘 영화를 지양하고, 좀 더 다양한 소재를 다룬 영화가 만들어져 쉽게 개봉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지길 바란다. 봉 감독의 노고에 큰 박수를 보낸다.

2020-02-10 경인일보

[사설]제21대 총선을 기다리는 청소년 유권자들

제21대 국회의원을 뽑는 4·15 총선이 2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총선에선 만 18세 청소년이 역사상 첫 투표권을 행사하게 됐다. 인천의 청소년 유권자는 전체 유권자의 1.2% 수준인 약 3만명이다. 수백 표, 수십 표, 경우에 따라서는 몇 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는 박빙의 선거구에선 무시할 수 없는 숫자다. 청소년 표심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또한 미래 정치의 비전을 주도해야 하는 청소년들이어서 투표 자체로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경인일보는 지난 8일 첫 유권자가 될 인천 지역 청소년 5명과 좌담회를 가졌다. 이들은 기성세대보다 훨씬 높은 투표율로 세상을 바꿀 수 있기를 소망했다. 청소년들은 학연, 지연, 정당을 안 보는 '제3의 눈'으로 투표를 할 수 있으며, 향후 세상의 주인공은 자신들이기 때문에 투표를 통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로 여기고 있었다. 청소년 표심 얻기에만 급급한 정치인들의 태도에는 씁쓸한 시선을 보냈다. 이전 선거에서 후보자들은 교복 입고 책가방을 든 학생들에겐 눈길도 주지 않았지만, 표를 얻기 위해 이제야 관심을 보이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했다. 그래도 학생들의 목소리를 사회에 낼 수 있는 기회가 왔다고 반겼다.청소년 유권자들이 총선 후보들에게 바라는 것은 일관성 있는 교육 정책을 펴는 정치인이다. 한 학교에서 고교 1·2·3학년이 각기 다른 대입 전형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도 있었단다. 백년지대계인 교육이 정권이 바뀔 때마다 대입 전형도 바뀌니 혼란스럽다는 것이다. 또한 오는 4월 투표를 하게 됐는데 내가 선거권을 가졌는지, 지역구는 어딘지, 누구한테 어떻게 투표권을 행사해야 하는지 모르는 친구들도 많다고 우려감도 표시했다.교육기관과 선거관리위원회의 역할은 더욱 커졌다. 선거일까지 남은 기간 동안 학생 유권자들이 올바르게 투표할 수 있도록 선거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특히 같은 반 학생일지라도 생일에 따라 유권자와 비유권자로 갈리기 때문에 사전 교육은 더욱 중요해졌다. "꼭 투표를 해 청소년들의 응집된 힘을 보여주겠다"고 당차게 한목소리를 낸 좌담자들의 말처럼 이번 선거를 계기로 청소년들의 목소리가 더 커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2020-02-10 경인일보

[사설]경기도의 확진자 동선 공개 건의 타당하다

경기도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10명으로 늘었다. 9일 경기도와 시흥시,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시흥시 매화동에 거주하는 73세 여성이 확진판정을 받은 데 이어 오후엔 분당서울대병원에 격리됐던 아들과 며느리가 확진판정을 받은 것이다. 아들과 며느리는 중국 광둥성을 방문했었고 발열과 기침, 인후통 증상을 보였다고 한다.이로써 국내의 신종 코로나 확진자수는 총 27명이다. 의심(의사)환자중 888명이 격리 상태에서 검사가 진행 중이며 확진환자와 접촉자중 1천683명은 결과 음성으로 자가 격리 상태다. 시흥시가 확진자 자택과 인근 경유지를 방역, 소독 중이나 언제, 어디에서 감염될지 몰라 국민들은 불안하다. 주말이면 국내외 관광객으로 붐비던 서울 명동거리에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줄었으며 전국 도처의 볼거리, 먹거리, 즐길 거리 사업장에는 빈자리가 점증하고 있다.점차 국내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9일 최근 경제상황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으로 향후 경기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며 관광이나 수출 등이 위축될 가능성을 경고했다. 정부 산하 연구기관이 신종 코로나가 국내 경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공식 발표한 것은 처음이다. KDI는 2월 이후의 외국인 관광객의 감소와 내국인의 외부활동 위축이 숙박과 음식점업 등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업생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경제를 견인하는 자동차와 반도체, 석유화학 등 수출주력산업의 타격이 불가피해 내수경기만이라도 살려야 하는데 경기부양을 위한 추경편성 내지 정책금리 완화카드만으로는 역부족이다.가장 확실한 대책은 국민들이 다시 평소의 생활 동선을 재개하는 것이다. 국민이 생활동선을 재개해야 민간 소비가 살아나고 경제 기초체력을 회복할 수 있다. 관건은 신종 코로나에 대한 불안감 해소이다. 이와관련 지난 8일 이재명 도지사가 도청을 방문한 정세균 국무총리에게 건의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대응 방안을 주목할 만 하다. 질병관리본부에서 세부 정보 공개를 하지 않아 심각한 불안과 오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확진자 동선 발표 권한을 지자체에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정확한 동선 공개가 국민의 생활동선 회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

2020-02-09 경인일보

[사설]황 종로출마·유 불출마 이상의 통합 가치 세워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지난 7일 종로 출마를 결단한데 이어 9일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의원이 한국당과의 신설합당 추진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함으로써 안개 속에서 잠행하던 보수정당 통합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황 대표는 여당의 유력한 대선주자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의 정면대결을 결심함으로써 당내 기득권 중진들의 험지 출마 및 공천 물갈이의 명분을 만들었다. 유 의원은 보수통합을 요구하는 "국민의 명령을 따르겠다"며 공천권·지분·당직 요구를 일절 배제한 무조건 통합을 선언하고, 자신의 진정성을 불출마 선언에 담았다. 제 1, 2 보수 정당의 대표들이 각자의 희생을 담보로 통합에 속도를 붙이고 나선 형국이다.황 대표와 유 의원은 종로 출마와 불출마 이유를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 교체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정권을 심판할 자격과 능력이 있는지 보여주어야 한다. 양당 통합과정과 통합신당의 공천이 시험대가 될 것이다. 우선 통합 과정에서 낡은 보수와 선을 그을 수 있을지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보수의 가치 보다 박근혜라는 인물에 집착하는 세력이 있다. 가치 보다 인물에 집중하는 정치현상의 폐해가 보수 정권을 거쳐 진보 정권까지 이어지는 상황이다. 보수 통합신당이 이 벽을 넘지 못하면 분열의 수렁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다음으로 공천을 통해 보수의 미래를 보여주어야 한다. 한국당과 새보수당은 각각 대구·경북 중심의 영남 기득권 세력이 완고하다. 이들은 개혁 공천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통합신당은 보수의 중심을 영남에서 전국으로 확산해야 한다. 이들의 기득권을 깨지 않고는 보수의 보편적 가치를 확립하기 힘들다.보수 정당 통합의 정치적 의미는 단순히 보수세력의 단일화에 머물지 않는다. 보수 정당의 통합은 현재 권력의 국정주도와 미래 권력의 견제역할이 균형을 찾음으로써 국정의 정상적인 작동에 기여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당과 새보수당이 미래지향적인 보수의 가치를 세워야만 한다. 황 대표의 종로 출마와 유 의원의 불출마를 계기로 단순한 통합을 완성하는데 그쳐서는 보수 통합의 대의와 목표를 구현할 수 없다는 것이다.한국당과 새보수당의 통합논의가 현 정권 심판이라는 정치적 실리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정치를 향한 가치 중심의 신생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진보 정당의 기득권 행태에 경종을 울릴 수 있는 미래선언과 실천을 보여주어야 여론도 통합에 수긍할 것이다.

2020-02-09 경인일보

[사설]당국의 뒷북 대응에 현실화 되는 지역사회 감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와 관련 가장 우려되던 지역사회 감염이 현실화되고 있어 국민들의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6일 "지역사회로의 확산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어 비상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밝히고 "신종 감염병의 국내 유입이 계속 확대되고 있고, 이로 인한 접촉자 숫자도 증가하고 있는 상황"을 근거로 제시했다. 지역사회 감염은 바이러스가 지역사회에 퍼져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당국의 통제나 관리가 불가능한 상태에 빠지는 것을 말한다.신종 코로나 국내 유입 이후 정부와 질병관리본부 등 당국의 방역 대책은 바로 지역사회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당국이 시행한 그동안의 방역 조치가 지역사회 감염 방지에 효과적이었는지는 의문이다. 오히려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에 역부족이었다는 증거가 잇따라 드러나고 있다.광주의 16번째 확진자는 병원측의 감염 조사 의뢰를 행정기관이 두 차례나 무시했다. 중국 방문 이력이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오늘부터 의사 판단에 따라 바이러스 검사가 가능하도록 했다. 전형적인 뒷북치기다. 정부가 4일부터 중국 후베이성에 제한해 시행한 입국 금지 조치 또한 안이한 조치로 드러났다. 싱가포르, 태국 감염자가 발생한데 이어 소재가 불분명했던 장기체류 중국 관광객은 후베이성 우한 출신으로 밝혀졌다. 중국에 마스크를 전달하겠다며 생색을 냈던 정부는 마스크 민심이 악화되자 6일 '긴급수급조정조치'를 발동했다. 마스크와 손소독제 생산업체와 도매업자는 출하와 판매를 당국에 신고해야만 한다. 선후가 뒤바뀐 조치다.당국이 뒷북행정을 펼치는 동안 1월 23일 입국한 중국관광객은 보름 동안 전국 관광지를 돌아다녔다. 5·6일 이틀 동안 7명이 추가돼 확진자는 23명으로 늘었고, 이중 3차 감염자는 3명이며 4차 감염자 출현이 우려되고 있고, 폐쇄되는 직장들이 속출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6일 오후 4시 현재 홈페이지에 게재한 이동경로 확인 확진자는 16번에 그치고 있다. 일선 지자체들이 별도로 확인한 확진자 이동 경로가 훨씬 앞선다. 최근에는 확진자의 이동 경로에 있던 일반 접촉자 확인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국민들은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구입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지난 5일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승기를 잡아가고 있다"고 했고, 문재인 대통령과 박원순 서울시장은 메르스 때보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협력이 잘되고 있다는 문답을 나눴다. 바로 다음날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지역사회 감염을 경고하고 나섰으니 머쓱해졌다. 정부는 말을 아끼고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한 비상한 조치를 선제적으로 결단해야 한다.

2020-02-06 경인일보

[사설]성매매논란 리얼돌 체험방 규제 마련해야

변종 성매매 논란이 있는 리얼돌 체험방이 주택가까지 파고들면서 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리얼돌을 규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리얼돌은 사람 모양의 성인용 전신 인형을 말하는데, 지난 2019년 6월 대법원이 리얼돌의 수입·통관을 허용하는 취지의 판결을 내리면서 리얼돌 수입 업체들이 활기를 띠었고 결국 최근에는 변종 영업까지 성행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문제는 리얼돌 체험방이 오피스텔이 밀접한 주택가까지 확산하면서 청소년들이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리얼돌 체험방을 홍보하는 홈페이지는 연령제한이 없어 무차별적으로 공개되고 있고 인터넷이나 휴대전화 메시지로 이용대금 결제(계좌이체)까지 가능해 청소년 등이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는 영업 구조도 문제다.사실상 유사성행위를 제공하는 불법성매매 행위와 다를 바 없다는 게 주변의 인식이다. 이를 입증하듯 인터넷에선 리얼돌의 적나라한 포즈를 이용한 선정적 광고까지 등장했으며 이용자들이 각 업체를 방문하고 느낀 점을 생생하게 쓴 후기가 게재된 게시판도 별도 인증 절차 없이 이용할 수 있어 또 다른 호기심을 낳고 있다. 리얼돌 체험방의 위생도 문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창궐하고 있는 가운데 리얼돌 체험방도 바이러스 전파의 온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실리콘 재질인 리얼돌은 이물질이 쉽게 스며들 수 있고, 리얼돌이 설치된 침대 시트 또한 위생상 안전한지 확신할 수 없다.리얼돌 체험방 인근 주민들은 청와대에 '주거지역 내 리얼돌 체험방 운영을 금지시켜주세요'라는 국민청원까지 올렸다. 청원은 "리얼돌 수입·제작·사용은 개인의 문제지만, 이 제품을 활용해 도심 내 오피스텔과 상가에서 사용료를 지불하고 대여해주는 것은 풍속적·교육적으로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현행법상 성인용품으로 분류되는 리얼돌 대여 자체를 법적으로 처벌할 수 없는 점이다. 리얼돌 체험방도 풍속업소에 포함되지 않는다. 운영자가 리얼돌 체험방을 만들어 유료영업을 한다 해도 처벌할 근거가 없는 것이다. 경찰이나 지자체가 손을 놓고 있는 이유다. 관계 당국은 하루속히 관련 제도 정비에 나서야 한다.

2020-02-06 경인일보

[사설]알 권리 무시한 '선거개입 의혹' 공소장 비공개

법무부가 국회가 요구한 청와대의 6·13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 피의자 13명에 대한 공소장 전문 제출을 거부했다. 대신 공소사실 요지가 담긴 5장 분량의 자료만 제출했다. 이는 전례가 없는 일이다. 그동안 법무부는 대부분의 공소장을 기소 1~2일 내에 제출해 왔다. 모두 국민의 알 권리 보장 차원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물론,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 비서관을 불기소했을 때도 당일 혹은 하루 뒤에 공소장을 국회에 넘겼었다.하지만 추미애 장관의 법무부는 이를 아예 무시했다. 해명도 구차하다. "공소장 전문이 공개되면 형사 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사건관계인의 명예 및 사생활 보호, 수사를 진행 중인 피의자에 대한 피의사실 공표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는 게 그 이유다. 추 장관은 이런 결정을 내리면서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는 추 장관의 오만으로 비칠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정도면 추 장관의 '법치 흔들기'가 도를 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회법 128조와 국회에서의 증언 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서는 군사 외교 안보 등 중대한 국가 기밀이 아니면 국가기관은 국회의 자료 요구에 응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국민의 알 권리를 법으로 보장한다는 의미다. '청와대 하명수사 및 선거개입 의혹 사건'이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법무부의 이번 결정은 이해하기 어렵다. 명분도 약하다. 따지고 보면 촛불혁명이 일어날 수 있었던 것은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이나 사법 농단 등 굵직한 사건 때 모두 공소장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만일 그때도 지금처럼 사실을 숨기며 공소장 요약본만 공개했다면 상황은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 '정치인' 추 장관이 이를 모를 리 없다. 추 장관은 취임 이후 검찰 간부 좌천 인사와 직접수사 부서 대거 폐지 등을 통해 현 정권 관련 비리의혹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아왔다. 지난 3일 신임검사 임관식에서는 검찰 내 상명하복 문화를 깨라는 주문을 하기도 했다. '공무원은 직무를 수행할 때 소속 상관의 직무상 명령에 복종하여야 한다'는 국가공무원법 제57조를 장관이 위반하라고 부추긴 것이다. 국민은 4월 총선 때문에 이런 코미디가 벌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공소장 비공개도 이와 무관치 않다. 헌법이 규정한 '국민의 알 권리'는 지켜야 한다.

2020-02-05 경인일보

[사설]바다 망치는 해양 쓰레기 통합관리 대책 구축을

인천시가 어업인들의 해양쓰레기 저감 대책으로 '어구 실명제' 실시를 강화하기로 했다. 꽃게를 비롯한 서해의 어획량은 해마다 감소하고 있는데 해저쓰레기로 인해 어장이 황폐화되고 있는 것이 중요한 요인으로 파악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었다. 어구실명제는 어업인들의 어구 과다 사용과 폐어구 투기를 막기 위해 바다에 어망을 설치한 다음 어망 위치를 표시하는 부표에 어선번호와 사용 어구의 명칭 등을 의무적으로 명시하도록 한 제도이다. 어구실명제는 해양쓰레기 발생요인을 줄이는 대책 중의 하나일뿐 서해권역의 해양오염 방지를 위한 종합적인 대책수립을 서둘러야 한다.서해의 해저에 쌓이고 있는 해양쓰레기의 대부분은 폐그물이다. 어구실명제는 버려진 어구의 사용자가 누구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 표식을 넣자는 것이다. 어구실명제는 해양쓰레기의 발생을 예방하는 전략이라는 점에서 중요하지만 그동안 어민들이 잘 지켜오지 않아서 지도·단속 강화로 계획대로 효과를 거둘지 의문이다. 어장에 설치한 부표도 파도가 심할 경우 인식하기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으며, 부표와 분리된 어망과 같은 어구의 사용자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 어구 자체에 인식표를 부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특히 어선이 출항하기 전에 어구 종류와 설치량을 미리 확인하여 등록 관리한다면 허가기준을 초과한 어구의 과잉설치로 인한 불법남획도 막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해양쓰레기의 발생원인은 우리 어민들의 폐어구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육상에서 버려진 쓰레기들이 해양으로 유입된 것도 많다. 이를 없애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 중의 하나는 하천 하구의 차단막 설치이다. 지방하천은 물론 한강과 임진강을 비롯한 국가하천도 관리되어야 하므로 지자체와 정부가 협력하여 해결해나가야 한다. 한편 북한이나 중국 연안의 쓰레기가 해류를 타고 유입한 것도 상당하다. 서해 해역에서 조업하는 것은 주로 남한과 북한, 중국 어선들이기 때문이다. 백령도와 같이 서해 북부의 해안 쓰레기 중 60% 이상이 중국이나 북한산이라는 조사 결과를 참고로 할 때 인접국의 발생원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가 나서서 해양 생태계 보존을 위한 환황해권 국제 협력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협력기구를 통해 공동으로 어장을 관리해나가야 할 것이다.

2020-02-05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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