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민주당의 '보복재판' 주장, 너무 지나치다

더불어민주당이 '드루킹' 댓글순위 조작사건으로 기소된 김경수 경남지사의 1심 징역형 선고를 전면 부정하며 재판장 탄핵 추진의사를 밝혔다. 김 지사에게 2년 징역형과 법정구속을 선고한 30일 재판 결과가 일반적 예상을 뛰어넘은 것은 사실이고 집권여당인 민주당이 받았을 정치적 충격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사태가 충격적이라고 반응이 감정적이라면 국정의 일각을 책임진 집권여당의 태도로는 매우 부적절하다.민주당은 재판 결과가 나오자 마자 긴급최고위원회의를 열고 1심 재판을 '사법농단 세력의 보복성 재판'이라고 규정했다. 사법농단 세력 및 적폐청산 대책위원회를 급조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인연이 있는 법관들을 탄핵하기 위한 위원회라고 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31일 "사법농단의 실체가 드러나자 사법부의 요직을 장악하고 있는 양승태 적폐사단이 조직적으로 저항하고 있다"며 "김 지사에 대한 1심 판결도 그 연장선"이라고 당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모든 주장의 근거로 1심 재판장 성창호 부장판사가 양승태 사법부 시절 대법원 비서실 판사로 2년간 근무한 전력을 강조하고 있다.그러나 성 판사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유죄판결을 내렸을 때 '용기있는 판결'이라며 환영했던 민주당이 같은 판사를 향해 보복재판을 하는 사법부 적폐사단의 일원으로 지목하는데 대해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민주당이 성 판사를 비난하는 이유는 피고인이 내편이라는 것 뿐이다. 민주당이 강조하는 사법개혁의 최종 목표가 네편 내편을 갈라 재판하는 여론재판, 정치재판은 결코 아닐 것이다. 법관 독립의 원칙에 의한 정의로운 재판이 사법개혁의 목표라면 판사의 판결 자체를 부인하고 판사의 인격을 부정하는 행위가 불러 올 후유증을 생각해야 한다. 만일 성 판사가 무죄를 선고했다면 사법적폐 판사의 개과천선 판결로 규정했을 것인가 묻고 싶다.성 판사도 고조된 사법불신 분위기와 정치·사회적 부담 속에서 오로지 증거와 법리에만 집중했을 것이다. 친여 진보매체도 이 점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최종 판결까지 차분하게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모두 김 지사를 안타까워 하면서도 재판결과는 엄중히 여겨야 한다는 상식의 발로일 것이다. 민주당은 과도한 흥분을 자제하고 항소심을 기다려야 한다.

2019-01-31 경인일보

[사설]평화협력시대에 대비한 교통망의 재구상

인천시가 평화교류도시 구상을 추진할 수 있는 주춧돌이 확보되었다. 정부는 29일 국무회의에서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 추진 방안을 확정하고 영종~신도 평화도로 등 23개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한다고 밝혔다. 영종도와 강화도, 북한 개성·해주를 연결하는 남북평화도로가 첫 걸음을 떼면서 인천시가 구상하는 서해 평화협력 벨트 조성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인천시가 추진해왔던 백령도 공항 건설도 탄력을 받게 되었다. 그동안 군사작전 차질을 우려해 백령공항 건설에 반대해왔던 국방부가 동의한다는 입장을 최근 밝혔기 때문이다. 교통 인프라 구축과 관련하여 정부가 인천 계양과 강화를 연결하는 31.5㎞의 도로 건설 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를 금년중 완료하겠다고 밝힌 점이다.영종~신도 구간은 평화도로 건설은 고무적이지만 첫단추에 불과하다. 2단계인 신도~강화 구간 도로 사업이 '국가 도로망 종합계획'에 반영될 수 있어야 하며, 강화~해주, 교동~개성을 연결하는 도로를 건설하는 도로 연결망이 완성되어야 평화협력 벨트의 간선도로 기능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인천시는 남북 접경, 해양도시이자 환황해 물류 중심 도시로 남북 상생·공영의 협력모델을 창출하고 실천해 나가기 위한 전략을 추진하는데 필요한 입체적이고 종합적인 물류 소통 계획을 재구상해야 할 것이다. 동서축도 중요하지만 남북축, 특히 황해도와 개성을 잇는 교통연계망의 확보가 시급하다. 그동안 인천은 서울과 연결하는 서부권 교통 연계망 확보에 주력해왔지만 남북 연계망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 인천시는 평화교류시대의 한반도 남부와 북부 물류 수요를 예측하면서 육상교통망의 허브역할을 맡아야 하기 때문이다.정부는 해상 물동량 증가에도 대비해야 한다. 남북관계의 진전에 따른 물류 증가는 남포~인천의 해상 물동량의 증가로 이어질 것이다. 남북관계의 진전으로 인천~남포 항로가 재개되면 남북교역은 급속한 속도로 증가할 것이다. 5·24조치로 남북 교역이 중단되기 전, 인천항은 64%를 상회하는 남북교역 물동량을 처리해왔다. 또 남북관계의 진전으로 인천~해주 항로가 신설되면 인천항에 환적컨테이너 물동량이 추가될 전망이다. 인천항은 남북교역의 물류중심항 기능과 북한의 서해권역 항만의 환적항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

2019-01-31 경인일보

[사설]연례행사 된 구제역, 언제까지 속수무책 당할건가

설 연휴를 코앞에 두고 안성시 금광면에서 올 들어 첫 구제역이 발생했다. 매년 구제역으로 많은 고통을 당했던 축산농가들의 높아진 방역의식으로 올겨울은 그냥 넘기나 했더니 기어코 터지고 말았다. 언제까지 구제역에 이렇게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할건지 답답하기만 하다.축산농가는 망연자실이다. 특히 명절 성수기를 앞두고 소 값이 한창 오를 시기라 출하를 앞둔 농가의 충격은 말이 아니다. 더욱이 정기적으로 백신을 맞힌 소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것으로 밝혀져 농가의 고통은 더 크다. 우리가 경험했듯 구제역의 전파속도는 무척 빠르다. 또 공기로도 전파된다. 공교롭게 며칠 후면 민족대이동이 불가피한 설이다. 강력한 대응으로 조기에 차단하지 않으면 자칫 전국 각 지역으로 확산할 수 있는 상황이다. 구제역이 발생하자 농림수산식품부 이개호 장관은 "다소 과하다 싶을 정도로 모든 방역을 철저히 해서 확산을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금광면 일대에 '예방적 살 처분'을 진행했다. 최초 구제역 발생농가를 기준으로 반경 500m 이내의 모든 소를 살처분한 것이다. 하지만 첫 발생지 금광면 젖소 농장을 방문했던 차량이 앞서 충북지역의 12개 농장에도 들렀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또 첫 발생지 금광면 농가들로부터 12㎞가량 떨어진 안성시 양성면의 한우 농가에서도 사육 중인 한우 97마리 중 3마리가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음으로써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다 키운 소들이 눈앞에서 살처분 당하는 것을 보는 농민의 심정이 어떨지는 짐작하기조차 어렵다. 정부는 2010년 대규모 구제역 발생으로 소·돼지 348만마리가 살처분되는 최악의 구제역 피해를 겪은 뒤 모든 축산농가에 백신 접종을 의무화했다. 구제역 예방에 대한 지적이 나올 때마다 정부는 백신 항체 형성률이 높아 구제역 확산 가능성이 낮다고 말해 왔었다. 하지만 이번 구제역 발생농가는 6개월마다 백신 접종을 한 소들이다. 그렇다면 이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구제역이 발생할 때마다 제기되는 건 백신의 효과다. 정상적으로 접종한 소에서 발생했으니 백신의 효능에 근본적인 의문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물 백신'에 대한 의혹이 끊이질 않는 이유다. 백신 접종에도 불구하고 구제역 발생이 지금처럼 연례행사가 된다면 더는 농가에서 소를 키우기는 어려울 것이다. 정부의 강력한 구제역 대책을 촉구한다.

2019-01-30 경인일보

[사설]김경수 경남지사 법정 구속이 주는 의미

2017년 대선에서 드루킹 김동원씨 일당과 공모해 포털사이트의 댓글 순위를 조작하고 그들에게 공직을 제안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1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재판장·성창호)는 재판에서 업무방해·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김 지사가 드루킹 일당의 댓글순위 조작에 가담한 사실 등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것이다. 재판부는 "포털 사이트의 업무를 방해한 것에 그치지 않고 온라인상 투명한 정보 교환과 건전한 여론 형성을 심각하게 훼손했으며, 2017년 대선과 2018년 지방선거 등 국민이 직접 대표를 선출하는 선거에서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여론을 유도하기 위해 왜곡된 여론을 형성해 위법성이 중대하며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에 김 지사는 "진실을 외면한 재판부 결정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한 과정을 이어갈 것"이라고 반발했다. 재판부가 물증 없는 특검의 주장과 드루킹의 거짓 자백에 의존했다는 것이다.김 지사의 법정구속은 큰 충격을 불러왔다. 우선 앞으로 경남 도정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상급심에서 형이 그대로 확정되면 도지사 선거를 다시 해야 한다. 하지만 이보다 더 주목되는 건 여권내 권력개편 가능성이다. 친문 핵심 그룹의 '적자', 문 대통령의 '복심 중 복심'으로 꼽혀온 김 지사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면서 여권의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로도 거론됐었다. 그러나 법정구속으로 차기 안희정 낙마에 이어 김경수 지사까지 타격을 받음으로써 여권 내 역학구도도 급변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우리 정치판도 크게 요동칠 것이 분명해졌다. 김 지사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만큼, 야권 발 '대선 무효' 공세도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야권은 '윗선 개입'을 주장하며 공세를 펴기 시작했다.물론 최종심까지 결과를 지켜봐야 알겠지만, 무엇보다 이번 판결은 포털 사이트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조작된 댓글이 무차별적으로 확산되는 작금의 사태에 대한 엄중한 경고로 봐야 한다. 그동안 법원은 기무사, 국정원 등에서 자행된 불법 댓글에 대해서도 엄격한 잣대를 적용했었다. 법원은 이번 사태를 가볍게 넘길 경우, 민주주의의 근간인 민의가 크게 흔들리며 훼손될 것으로 보았다. 이번 판결로 댓글조작이 근절되길 기대해 본다.

2019-01-30 경인일보

[사설]신분당선 연장 예타탈락, 수원국회의원들 뭐했나

29일 정부가 발표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23개 사업 명단에 '신분당선 호매실 연장사업'은 없었다. 호매실 지역 공동주택 입주민들이 5천억원 가까운 돈을 부담금으로 내놓은 숙원사업이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정책에 가로막혀 좌절된 것이다. 수원시와 시민들은 실망을 넘어 분노했다. 수원시는 마땅한 대응책이 없다며 난감한 표정이다. 지역에서는 '정부가 국민을 상대로 사기 치는 일이 아니고 무엇이냐'는 격앙된 분위기였다. '이 지경이 되도록 당신들은 무엇을 했느냐'며 지역 여당 국회의원들을 성토하는 비판이 제기됐다.정부는 이날 국무회의를 통해 17개 시·도가 신청한 33개 사업 중 23개 사업(사업비 24조1천억원)에 대해 예비타당성조사(이하 예타)를 거치지 않고 추진키로 했다. 정부는 국가균형발전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할 수 있는지를 예타 면제 사업 선정의 우선 기준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이런 잣대로 경기도가 신청한 2개 사업 가운데 호매실 연장사업은 선정에서 탈락했다. 이 사업에 필요한 예산 8천억원 가운데 5천억원은 이미 입주민들이 부담한 상태이다. 주민들은 신분당선 연장을 기정사실로 알고 입주했다. 호매실이 속한 서수원은 자족기능을 갖춘 주거단지로 급성장하는 지역이다. 수도권 역차별 말고는 탈락 이유를 설명하기 힘들다.정부는 지난주 국내 처음으로 도입되는 무가선 저상 트랩 우선협상대상자로 부산시를 선정했다. 국비 110억원이 지원된다. 공모에 참여한 수원시와 성남시는 탈락했다. 수년간 준비했고, 여건이 좋은 것으로 평가된 수원이 제외된 것 역시 수도권 역차별이란 반응이 나왔다. 대전의 트램은 예타 면제사업으로 추진된다. 수원시와 시민들은 허탈하다는 반응과 함께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특히 여당 국회의원이 4명이나 되는데 지역을 위해 한 일이 무엇이 있느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수인선 지하화 비용 455억원도 국비확보에 실패, 수원시가 부담하기로 했다. 지역에서는 여당 최고위원에 부총리 경력 인사가 포함된 국회의원들을 두고 무용론까지 제기되고 있다.예타 탈락에도 불구, 신분당선 호매실 연장사업은 반드시 추진돼야 마땅하다. 시기가 자꾸 늦어져서도 안 된다. 정부와 국민 간 약속이다. 호매실 연장은 지역균형발전과는 관계없는 공공 국책사업이다. 정부는 연장사업을 정상 추진하겠다는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그래야 신뢰를 되찾고 성난 민심을 달랠 수 있다. 지역 국회의원들도 자성과 함께 비상한 각오로 노력하기 바란다. 무용론이 나오는 마당이다. 총선이 멀지 않았다.

2019-01-29 경인일보

[사설]높은 체불임금, 낮은 소비심리, 신음하는 인천경제

나라경제 전체가 어려운데 인천이라고 예외일 수 없다. 인천지역의 어려운 경제사정을 가장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체불임금현황이다. 지난 27일 고용노동부 중부지방고용노동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지역 체불임금이 2천15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2017년도 1천770억원에 비해 13.8%가 늘었다.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 수도 4만7천123명에 이른다. 역시 2017년도보다 증가했다. 인천지역의 체불임금이 이렇게 증가한 데에는 제조업과 건설업의 비중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에서 827억 원의 체불임금이 발생해 전체의 41.1%를 차지했고, 2017년도에 비해서도 96억원이 늘어났다. 건설업 체불임금은 440억원으로 2017년도보다 74억원 증가했다. 도소매·음식·숙박업에서도 312억원의 체불임금이 발생했다. 인천지역경제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지표는 소비자심리지수다. 한국은행 인천본부가 같은 날 발표한 1월 인천지역 소비자심리지수는 95.9로 지난해 12월보다 0.4p 하락했다. 인천지역의 소비자심리지수가 지난 2017년 11월 이후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특히 지난해 10월부터는 4개월 연속으로 기준치인 100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1월 전국 소비자심리지수가 97.5로 전월 대비 0.6p 상승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수가 100 이하면 소비자심리가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그런데 인천시민들은 '현재경기판단' 62, '향후경기전망' 73, '현재생활형편' 87, '생활형편전망' 90, '가계수입전망' 94 등 경제생활의 거의 모든 부문에서 현재와 미래에 대해 비관적이다. 체불임금이 증가하고 소비자심리지수가 낮다는 것은 실물경제가 피부로 확연히 느낄 만큼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국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1천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고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했지만 대부분의 국민들이 실감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제조업의 비중이 큰 인천지역에선 한국지엠의 고전이 지역경제 전체에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바이오 등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의 먹거리인 자동차산업을 잘 지키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인천의 경제 활력을 되찾기 위해선 자동차산업의 부흥이 급선무다. 인천시의 이런저런 대책으로는 어림도 없는 일이다. 정부의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2019-01-29 경인일보

[사설]인천 루원시티 입주기관 선정 위한 협의 시작해야

인천시가 서구 루원시티(가정오거리 일대 도시개발구역)에 계획한 제2청사 건립사업을 재개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그러면서 남동구 구월동 현 시청사 운동장 부지에 계획한 신청사 건립 계획을 백지화했다. 제2청사 건립에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현 구월동 시청사는 낡고 공간이 부족해 새로 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백지화'보다는 '보류' 또는 '중장기 검토'라는 표현이 좀 더 정확해 보인다.구월동 신청사와 루원시티 제2청사를 모두 건립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산은 한정돼 있다. 우선순위를 정해 효율적으로 예산을 집행하는 것이 가장 어렵고 중요한 일이다. 그런 점에서 인천시가 제2청사 건립에 집중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제2청사 건립 예상 사업비만 2천168억원이다.루원시티 제2청사에는 인천시 산하기관과 사업소가 입주할 예정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제2청사에 어떤 산하기관·사업소가 입주할 것인지를 논의하는 작업이다. 당초 입주 대상으로 인재개발원·종합건설본부·도시공사·시설공단 등 9개 기관이 거론됐는데,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기로 했다고 한다. 산하기관·사업소를 이전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 기관·사업소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의견도 중요하고, 해당 기초단체·의회와 주민 목소리도 들어야 한다. 갈등으로 사업이 지연되는 일을 막으려면, 해당 기관과 미리미리 소통하고 협의해야 한다.인천시교육청 이전 문제도 마찬가지다. 이전설은 예전부터 꾸준히 나왔다. 루원시티 활성화를 위해선 인천시 산하기관·사업소는 물론 교육청도 함께 이전해야 한다는 것이 인천시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전설이 나올 때마다 교육청은 불쾌해 했다. 집주인(교육청)은 이사할 생각이 없는데, 옆집(인천시)에서 나가라고 하는 꼴이기 때문이다. 일리가 있는 얘기다. 교육청을 루원시티로 이전하길 바란다면, 인천시는 교육청과 협의를 시작해야 한다. 교육청도 이전 여부를 쉽게 결정할 수 없다. 조건이 맞아야 하고, 교육가족 의견도 수렴해야 한다.제2청사 건립 목적의 하나는 '루원시티 활성화'다. 인천시는 교육청 이전 효과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교육청이 있다고 해서 그 주변에 학원가가 형성되지는 않는다. 루원시티를 '교육행정타운'으로 만들기 위해 교육청이 필요하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일 수 있다.

2019-01-28 경인일보

[사설]여야, 2월 임시국회 일정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1월 임시국회 '개점휴업'에 이어 2월 임시국회도 공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자유한국당이 2월 임시국회 보이콧과 함께 '릴레이 단식 농성'에 돌입하면서 여야 대치가 극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의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투기 의혹을 둘러싼 여야 갈등과 지난 24일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임명에 반발하는 한국당이 전면 보이콧을 선언한 것이다.한국당은 청와대 특감반원 논란과 신재민 전 사무관의 폭로 의혹에 이어 손 의원의 투기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와 특검을 요구하면서 여당이 이를 수용해야 2월 임시국회 정상화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민주당도 정치공세를 위한 특검과 국정조사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이 확고함으로써 현재로서는 2월 임시국회가 열릴 가능성이 희박하다. 현재 국회에는 '유치원 3법'과 체육계 성폭력 관련 법안, 사법 개혁 법안 등 민생·개혁 법안이 줄줄이 계류되어 있다. 야당이 이달 말까지 시한을 설정한 선거제도 개혁법안도 2월 임시국회가 열리지 않으면 언제 다시 논의될 수 있을지 불투명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게다가 4월의 재보궐 선거도 여당과 야당이 강대강으로 부딪치는 상황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여당은 집권 2년을 목전에 둔 상태에서 지지율 하락을 멈추고 국정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선거에 사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도 내년 총선의 전초전으로 2월 27일 전당대회 이후에 야권의 결집을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기 때문에 2월 임시국회 일정 합의 과정에서 여야의 기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집권당은 이미 여야간에 합의된 공공기관 채용 비리 국정조사를 위해 구체적 행동에 나서고, 손 의원의 투기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상임위 개최 등에 합의함으로써 야당에 명분을 줄 필요가 있다. 한국당도 조해주 상임위원의 인사청문회 자체를 거부한 점을 인정하고 국회 보이콧을 철회해야 한다. 더구나 유치원 3법에 대해 한국당은 뚜렷한 대안도 내놓지 않으면서 반대하는 구태를 멈춰야 한다.여야가 각자의 정파적 이기주의를 버리고 민생과 개혁 입법에 진력할 때 추락할대로 추락한 국회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또한 민심의 눈높이에 부응하고, 절충과 포용의 리더십을 보여주는 정당이 다가오는 재보궐 선거에서도 승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2019-01-28 경인일보

[사설]50년 통행료, 이젠 그만 받아도 되지 않나

인천 시민들이 한마음으로 바라는 오래된 현안이 있다.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폐지다. 주장의 타당성은 차고 넘친다. 1968년 12월 21일 개통한 경인고속도로는 대한민국 최초의 고속도로로 개통 반세기를 넘겼다. 개통 이후 2017년까지 통행료 총수익은 1조2천863억원이다. 건설·유지비 총액 8천801억원의 247%다. 도로관리비와 유지보수비용을 뺀 순 회수액 역시 6천억원을 넘겨 건설투자비용 2천700억원의 두배 이상이다. 정부가 비용을 뽑을 만큼 뽑았다는 얘기다.유료도로법상 통행료 징수 시한은 30년이다. 하지만 정부는 인천 시민 반발을 예상했는지 일찌감치 손을 썼다. 1980년 2개 이상의 노선이 지나는 유료도로를 통합채산제로 운영하도록 유료도로법을 개정한 것이다. 정부는 이 개정안을 근거로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수납시한이 종료된 1998년부터 수납기간을 10년씩 연장해왔다. 30년이 지나면 당연히 통행료가 면제될 것으로 기대했던 인천시민들의 반발은 당연했다. 1999년부터 통행료 납부를 거부하는 시민운동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정부가 법적 꼼수로 20년 이상 통행료를 더 수납하는 동안 경인고속도로의 기능은 무의미해지고 수납 형평성은 무너졌다. 산업도로에서 출퇴근 도로로 기능이 완전히 바뀌면서 상습정체로 고속도로의 기능을 상실했다. 23.9㎞ 구간 중 인천기점에서 서인천IC 까지 10.45㎞는 인천시로 이관돼 사실상 일반도로로 전환됐다. 또 부천·김포·시흥 등 인접도시 유입차량은 무료로 통행한다. 기능을 상실한 고속도로를 이용하는데 인천시민만 통행료를 부담하는 부조리한 구조다. 매해 500억원 안팎인 경인고속도로 통행료를 특정지역 국민이 전담하는 건 심각한 문제다.마침 민경욱 국회의원이 개통 50년이 지나고 통행료 순수익이 건설투자비의 2배를 초과한 유료도로에 한해 통행료를 폐지하는 내용의 유료도로법 개정안을 발의해 현재 국회 국토교통위에 상정된 상태다.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의 개정안 발의를 더불어민주당이 대세인 인천의 10개 군·구의회가 일제히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폐지 결의안'으로 지지하고 나섰다. 정부는 통합채산제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 뒤에 숨지 말고, 국민 편에서 합리적으로 이 문제를 재고해야 한다. 국회도 과도한 행정권 방지 차원에서 민경욱 의원의 유료도로법 개정안을 통과시켜주기 바란다.

2019-01-27 경인일보

[사설]엉터리 공모로 북진교 보수 강행하는 파주시

파주시가 최근 '북진교(리비교)' 보수공사 강행 방침을 밝히고 업체를 선정했다. 그러나 북진교 보수공사와 관련한 비리의혹과 이와 관련한 검·경조사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사업자 재공모 없이 공사를 밀어붙이는 것은 행정의 상식에 어긋나 보인다.북진교는 지난해 8월 경인일보의 단독보도로 보수·보강공사 설계현상공모 과정에서 심사위원 명단이 유출된 사실이 밝혀졌다. 심사위원 후보자 13명의 이름과 연락처, 주소, 이메일, 주요경력이 응모업체에 유출된 상태에서 이중 9명의 전문가가 심사를 완료했다. 파주시는 당선작 발표 하루 전에 이같은 사실이 보도되자 공모절차를 중단하고 자체감사에 착수했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30일 공모에 응모한 2개 업체 직원 3명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및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해 기소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은 공모가 진행되는 동안 심사위원 명단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기가 막힌 것은 파주시가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인 지난해 12월 8일 공모에 참여한 3개 업체 중 심사위원 명단 유출과 관련된 2개 업체를 제외한 나머지 1개업체의 설계안을 최종 당선작으로 선정한 점이다. 사회적 상식이나 행정의 정당성을 생각한다면 당연히 재공모를 실시해야 할 사안이었다. 심사위원의 인적사항이 통째로 유출된 공모의 효력을 인정한 것이니 상식에 반한다. 북진교 보수공사가 시급했다면 문제 발생 직후 곧바로 재공모를 추진하면 됐을 일이다.더군다나 최근 검찰이 심사위원 명단 유출자를 찾아내라고 경찰에 재수사 지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검경 수사가 유출자를 중심으로 본격화 될 것이란 얘기다. 당연한 지휘다. 심사위원 명단을 불법 취득한 업체 관계자는 처벌받는데, 명단 유출자를 찾아내지 않는다면 말이 안된다. 명단 유출자에 대한 경찰의 보강수사 결과에 따라 파주시에 큰 불똥이 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파주시는 105억원의 예산으로 올해 안에 북진교 보수공사를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북진교 조기완공을 위한 '민군관 협의회'도 구성했다고 한다. 사업의 시급성을 강조하고 공정성을 확보한 모양새다. 하지만 완벽한 부정시험이나 마찬가지인 공모를 무효화하지 않고 경찰 수사결과 전에 슬그머니 남은 응모업체를 선발한 배경에 대해서는 두고두고 의문으로 남을 것이다.

2019-01-27 경인일보

[사설]수의 입고 구속 수감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24일 새벽 수의를 입고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명재권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부장판사가 양 전 대법원장의 영장실질심사에서 검찰이 주장한 구속 사유를 인정한 것이다. 명 판사는 구속 사유로 범죄사실의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71년 사법역사 최초이자 헌정 사상 처음으로 전직 대법원장이 범죄혐의를 받고 수감된 상황을 지켜보는 국민의 심경은 참담하다.검찰이 양 전 대법원장에게 적용한 혐의는 직권남용과 권리행사방해 등 40여개에 달한다. 상고법원 설치를 위해 청와대와 재판거래를 하고 특정법관들에게 인사 불이익을 주는 등 삼권분립을 위배함으로써 헌법질서를 위협했다고 지적했다. 양 전 대법원장 측은 '사법부 수장으로서 대법원 선고에 따른 파장 등에 대한 생각과 고민을 전달하는 수준이었다'거나 '대법원장의 정당한 인사권 행사였다'고 반박했지만 인정받지 못했다.이제 소위 사법농단 사태는 발원지인 법원의 최종판단으로 넘겨졌다. 사법농단을 주장하는 검찰과 부인하는 양 전 대법원장의 법정 다툼은 치열할 것이다. 최종심까지 가게되면 현직 대법관과 전직 대법원장이 만나게 된다. 현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 이후 재판거래와 판사 블랙리스트에 대한 자체조사 결과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의 사법권한 남용의혹이 없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김 대법원장은 법원 내부의 반발과 비난 여론을 수용해 검찰수사 협조 의사를 밝혔다. 결국 자체 해결의 용단을 미루고 여론에 밀려 검찰로 떠넘겼지만 최종 심판의 의무를 다시 맡게 된 셈이다.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 여부와 관련 반드시 구속해야 한다는 여론과 구속에 반대하는 여론이 엇갈렸다. 그래도 직권남용이란 혐의의 모호성과 전직 대법원장을 꼭 수의를 입혀 재판할 필요가 있느냐는 사법권위 옹호론에 따라 구속은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하지만 구속을 요구하며 법원을 압박하는 우리 사회 신주류의 압박은 거셌다.법원은 향후 양승태 재판에서 여론의 한가운데 설 것이다. 이미 여론에 밀려 검찰 신세를 진 마당이니 여론의 주목을 피할 도리가 없게 됐다. 3심을 거치는 동안 재판 과정의 공방이 여과없이 공개될 것이다. 법원이 사법권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쏟아지는 여론의 참견에서 벗어나 법리와 상식에 근거해 떳떳한 재판을 하면된다. 양승태 재판을 정치적 견해에 오염시키지 않을 법관들의 독립의지가 시험대에 올랐다.

2019-01-24 경인일보

[사설]발달장애인 평생교육시설 서울 11, 경기도는 0

경기도내 거주하는 발달장애인은 5만7천여명에 이른다. 하지만 이들의 자립을 위한 평생교육시설은 전무하다. 발달장애인은 소아기 자폐증으로 인한 기능 및 능력 장애로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일컫는다. 지적장애인, 다운증후군, 자폐, 외상에 의한 발달 손상까지 포함된다. 발달장애인의 유아·청소년기 20년까지는 공교육이 책임져 주지만, 스무 살 이후의 삶은 함께 나이 들어가는 부모들이 짊어져야 할 몫이 된다. 도내 발달장애인들은 정규학교 과정을 마치는 동시에 사회와 단절되는 '현실'에 부딪힌다. 자립이 어려운 이들은 비자발적으로 가족이나 지인의 돌봄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반면 서울시는 경기도의 56%인 발달장애인 3만2천여명을 위해 2016년 설립한 노원 평생교육센터 등 현재 11곳에서 발달장애인 자활을 지원하고 있다. 또 올해도 중랑·광진·서대문·양천·송파구 등 9곳을 추가 개소해 총 20곳을 운영할 계획이다. 1만1천명의 발달장애인이 거주하는 인천은 올해 3월 전국 최대규모인 '서구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를 개관해 부족하나마 장애우 부모들이 시름을 덜게 됐다.교육 및 자활시설이 전무한 도내 성년 발달장애인의 열악한 처지는 도 산하기관인 경기복지재단이 지난해 실시한 '경기도 발달장애인 욕구 및 실태조사' 에도 그대로 드러났다. 조사에 따르면 성년 발달장애인 가구 중 월평균 소득 200만원 미만인 가구는 55.3%였다. 100만원 미만도 28%나 됐다. 국민기초생활수급 가구 비율은 37%, 조건부 수급 비율은 5.7%였다. 가정 형편이 어려우니 자활을 위한 치료나 교육은 언감생심이다. 조사 대상자의 58%가 지속적인 진료를 받지 못하고, 60%는 주치의도 없었다. 65.8%는 평생교육 프로그램 이용 시 경제적 부담을 호소했고, 5.9%는 이용료가 부담돼 돌봄서비스 이용을 포기했다고 한다.복지전문가와 장애인단체 등은 그동안 경기도에 발달장애인의 자립 생활과 직업교육을 위한 평생교육프로그램과 시설을 만들어달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발달장애인도 사람대접 받는 사회, 장애인도 일터와 가정이 있는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앞장서야 한다. 예산 보다는 민원 등 행정적 부담이 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전국 최대 지방자치단체인 경기도에 발달장애인을 위한 평생교육프로그램과 지원시설을 단 한 곳도 운영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놀랍다.

2019-01-24 경인일보

[사설]현직 조합장에 유리한 '위탁선거법' 개정하라

전국동시조합장 선거가 농협·수협·축협과 산림조합 등 1천344곳에서 오는 3월 13일 동시에 치러진다. 2015년 지난 1회 선거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관리 아래 처음 치르는 전국 단위의 조합장 선거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지만, 결과는 너무도 참담했다. 전국 어느 지역 할 것 없이 금품 향응 제공 등 온갖 불·탈법행위가 적발된 유쾌하지 않은 선거로 기억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3억 원을 쓰면 당선되고, 2억 원을 쓰면 낙선된다'는 '3당 2락' 선거였다.조합장 선거에 불·탈법이 근절되지 않는 것은 폐쇄적 선거 구조 탓이 크다. 또 소수 선거인에 의해 당락이 결정돼 금품 살포 등 유혹에 노출되기 쉽다. 억대에 이르는 연봉과 인사권 등 조합장의 무소불위 권한도 한탕 선거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게 한다. 무엇보다 인사권을 행사하면서 자신이나 친척, 친구의 자녀를 직원으로 채용하는 경우가 많아 그 어느 선거보다 혈연·지연·학연이 깊게 작용하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친구나 동창, 마을 사람까지 서로 엉키면서 비방하고 고발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지난 1회 선거에서 드러났듯 현역 조합장에게 절대 유리한 '위탁선거법'이라는 선거제도도 여전히 큰 문제다. 2014년 제정된 위탁선거법은 기존 농협법이나 공직선거법보다 비상식적으로 선거법을 제한해 공명선거와 정책선거를 원천 차단하고 있다. 13일간의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도 합동 연설회, 정책토론회 등을 열 수 없다. 후보자 본인만이 명함이나 전화·문자메시지를 통해서만 선거운동을 할 수 있을 뿐이다. 조합원과의 소통시간이 부족한 신인들에겐 진입 장벽이 너무 높아 '깜깜이 선거'로 불린다. 그러다 보니 금품·향응에 기대려는 유혹을 뿌리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선거법이 반드시 개정돼야 하는 이유다.조합장 선거는 대선, 총선, 지방선거에 이은 '제4의 전국선거'라고 한다. 그만큼 중대한 선거다. 무엇보다 공명선거가 정착되려면 유권자인 조합원들의 자각이 필요하다. 조합원의 권익을 위한 일꾼을 뽑는 선거에서 불·탈법을 일삼는 후보를 뽑는다면 자신의 소중한 권리를 포기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두 번째 맞는 이번 선거에서도 불·탈법을 뿌리 뽑지 못하면 국민으로부터 "조합선거가 그러면 그렇지"하는 불신을 받게 될 것이다. 이는 국민경제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정치꾼'이 아닌 조합과 조합원을 위해 일하는 '일꾼'을 뽑아야 한다.

2019-01-23 경인일보

[사설]인천시립박물관장 개방형 직위 임용원칙 지켜야

인천광역시립박물관장 공모가 또 무산되었다. 인천시는 22일 시립박물관장(개방형 직위) 모집 선발시험 결과 공고를 내고 임용후보자 추천 대상자 없음을 밝혔는데, 이번 공모에는 모두 3명이 응시했으나 응시자 중 2명은 서류 심사에서 자격 요건 미달로 탈락했고, 나머지 1명은 최종 면접에서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1차 공모에서는 지역 문화계 인사가 단독 응모하여 공모가 무산되었다. 응시자가 1명일 경우 재공모한다는 규정 때문이었다.관장 공모가 거듭 무산되면서 시립박물관은 당분간 관장이 없는 공백 상태로 운영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인천시는 개방형 직위 모집 공고를 다시 밟으면 최소 한달 반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을 빌미로 인천시가 개방형 직위 공모를 포기하고 인천시 공무원을 발령하는 내부 인사로 바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지난해 부평구청장이 부평구문화재단 대표이사를 부평구청 국장 출신 공무원으로 내정하여 임명한 것에 대한 논란을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 부평구문화재단은 대표이사의 리더십이 도마에 오르고 내부 분란 등으로 조직 운영의 난맥상을 보여왔다. 부평문화계에서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민간전문가가 선임되기를 기대하였지만, 사실상 퇴직을 앞둔 공무원을 위한 일자리로 활용되고 말았다.문화기구의 대표가 갖춰야 할 요건은 전문성이다. 부평구 문화재단의 대표이사 응모자격 가운데 '문화예술분야 1년 이상 근무한 5급 이상 공무원' 조항은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 반해 인천시립박물관 관장 응모자의 자격요건은 지나치게 구체적으로 규정하여 응모범위를 제한한 경우이다. 또 내정자를 정해놓고 공모한다는 말이 돌아 관련 전문가들이 응모하지 않았다는 소문도 있다.문화기관과 시설의 책임자는 행정관리자가 아니라 해당 시설의 고유 목적을 실현하는 전문적 식견을 지닌 적임자여야 한다. 한편 문화기관과 시설들은 그 운영 방식을 문화시민의 능동적 참여를 위해 더욱 공개적이고 민주적인 방식으로, 유연하고 개방적인 조직으로 변화시켜 나가기 위해서도 개방형 직위 임용의 원칙을 쉽게 포기할 일이 아니다. 공모 규정의 탄력적 적용을 비롯한 조치를 통해 한국 최초의 공립박물관을 내실있게 운영할 수 있는 적임자를 초빙하기 바란다.

2019-01-23 경인일보

[사설]도내 관광산업 위기 돌파구 찾아야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로 확 줄었던 중국인 관광객들이 다시 늘고 있다. 유명 관광지와 숙박업소들은 부쩍 늘어난 유커(중국인 관광객)들로 활기를 되찾았다. 영·호남에서는 수백 명씩 단체 관광객들을 유치하고 있다. 호남의 구석진 곳에도 유커들 방문이 이어진다. 그런데 경기도만 조용하다. 수원 등 도내 대도시에서 유커들을 태운 관광버스를 보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유커들의 동선이 서울과 제주 아니면 지방으로 분산되면서 '경기도 패스 현상'이 심각해지고, 관련 업계의 한숨은 커지는 양상이다.지난해 1~11월 한국을 찾은 중국인 수는 437만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383만명 보다 14% 늘었다. 2016년 1~11월 753만명에는 못 미치지만 회복세가 완연하다. 지난해 11월 중국노선 여객은 132만명으로 전년 동월(106만명) 대비 24% 증가했다. 사드 사태 전인 2016년 11월 여객 137만명과 비교해도 별로 뒤지지 않는 수준이다. 중국 관광객들이 돌아오면서 관광 업계는 활기를 되찾고 있다. 특히 무안과 대구, 양양 등 지방공항은 이용객이 급증하고 있다. 2017년 11월 9천448명에 그쳤던 무안은 지난해 11월 3만647명으로 224%나 늘었다. 청주(158%), 제주(81.6%), 양양(57.1%), 대구(23.1%)도 급증했다. 유커의 힘이다.하지만 도내 사정은 전혀 다르다. 유커들이 경기도를 패스하면서 관광 경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 에버랜드 등 일부 관광지만 들를 뿐 도시 지역에서 유커들의 모습을 보기가 쉽지 않다. 중국 관광객을 겨냥해 문을 연 게스트 하우스들도 잇따라 문을 닫고 있다. 유커들이 지방을 통해 입국하면서 서울·인천의 낙수효과가 사라진 게 타격이 됐다. 외국인 관광객들을 끌어들일 만한 관광자원의 부재 등 경쟁력이 떨어지는 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유커들이 돌아왔는데 도내 관광업계가 여전히 울상이라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 관광업계와 지자체가 함께 나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유커들을 붙잡을 아이디어와 이벤트, 관광자원 발굴 등 다각적인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영·호남은 비자 면제 등 공항 이용의 편리성을 극대화하고 팸 투어 등 유인책으로 유커들을 잡아당겼다. 지방이 하는데 경기도가 못할 게 없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건 의지와 노력에 달렸다.

2019-01-22 경인일보

[사설]인천 서구청장의 물색없는 '소통'

인천광역시 서구청 홈페이지에 들어가 '열린구청장실'을 클릭하면 '소통하는 구청장 이재현입니다'라는 문구가 뜬다. 인천 10개 자치구·군 가운데 인구가 가장 많은 서구의 행정수장 직에 당선된 지난해 지방선거 때도 '소통하는 환경전문가'를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웠던 그다. 이재현 서구청장이 그토록 강점으로, 또는 굳건한 약속으로 내세우는 그 '소통' 때문에 구청장직을 내놓으라는 여론과 야당의 공격을 받고 있다. 그런데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소통의 잘잘못 문제가 아니다. 상황이 훨씬 더 심각해 보인다. 행정수장으로서 자신이 이끌고 있는 조직에 대한 도의적 문제이고, 정치인으로서 국면과 흐름을 읽어내지 못하는 능력의 문제다.이 구청장 본인이 발표한 입장문에 기초해서 문제점을 짚어보자. 먼저 지난 11일 서구청 기획예산실 직원들과 함께한 회식 건이다. 구청장은 "민선 7기에 추진되고 있는 중요한 업무를 추진함에 있어 핵심 역할을 하는 기획예산실 직원들의 노고를 격려하는 시간이었고, 지난해부터 수차례에 걸쳐 연기되다 일정상 어렵게 마련한 자리"였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회식이 있던 날은 자신이 수장으로 있는 구청의 청사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 여직원의 장례식 바로 다음날이었다. 세상을 등진 이유가 업무 스트레스였다고 하니 굳이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핵심부서 직원들을 격려하고 그들과 소통하느라 유명을 달리한 부하 직원에 대해선 최소한의 인간적 도리조차 지키지 못했다.두 번째 문제는 회식 그 자체에서 있었던 일이다. 이 구청장은 "노래방에서는 그간 취임부터 6개월간 고생했다며 남녀 모든 직원들에게 등을 두드려 주며 허그를 하였고, 허그 과정에서 특히 그간 고생이 많았던 남녀 몇몇 직원들 볼에 고마움을 표현했다"고 설명한다. 앞서 식당에서 있었던 '여직원 성추행' 논란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다. 여직원 본인이 술이 과해 실수를 했다고 얘기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회식은 노래방까지 이어졌고, 격려한답시고 끌어안고 볼에 '뽀뽀'까지 했다는 얘기로 들린다. 식당에서의 불미스러운 일은 여직원 탓으로 돌렸다. 이 구청장에게 과연 요즘 우리 사회의 최대 이슈가 무엇인지 알고 있기는 한가라고 묻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소속당인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당 차원의 진상조사를 지시하고, 경찰수사 얘기도 나오는 걸 보면 사태가 이대로 잠잠해질 것 같지 않다.

2019-01-22 경인일보

[사설]인물 기리기 사업엔 보수·진보 따로 없다

인천시가 올해 인천 강화 태생인 죽산 조봉암(1899~1959) 선생의 서거 60주기이자 출생 120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념사업을 펼치기로 했다. 독립운동가이면서 제헌 국회의원, 초대 농림부 장관, 유력 대통령 후보 등의 이력을 지닌 죽산의 생애를 처음으로 시 차원에서 재조명하기로 했다. 죽산 관련 학술 심포지엄도 개최하고 서울 망우리 묘역 주변 정비도 하고 죽산의 어록이나 연설문 자료집도 발간키로 했다. 인천의 큰 인물을 인천시가 뒤늦게나마 선양하겠다고 나섰다니 환영할 일이다.죽산은 8년 전인 2011년 1월 대법원에서 그를 죽음으로 내몬 간첩혐의가 무죄로 판가름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제대로 된 신원이 되지 않았다. 1959년 7월 31일 죽산의 사형 집행이 이루어졌을 때부터 '사법 살인'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그의 간첩 혐의는 정권에 의한 누명이란 인식이 파다했다. 결국 우리나라 대법원도 사건을 다시 심리해 52년 만에 무죄 판결을 내렸다. 그렇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는 죽산을 마치 간첩이라도 되는 듯이 꺼려 왔다. 그러니 인천시에서도 그를 기리는 데 인색했던 거였다. 그가 살던 주택이 언제 헐릴지 모르는 낡은 상태로 아직 그대로 남아 있지만 인천시나 관계 당국에서는 외면하고 있다.인천에는 어느 대도시 못지 않게 후세에 이름을 남겨야 할 인물들이 많다. 하지만 사회적 차원에서 인천 대표 인물을 조명하고 선양하는 데 너무나도 인색했다. 백범 김구를 비롯해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과 관련해 인천에서 내세울 인물도 많다. 또한 인천은 19세기 한반도의 대표적 개항 도시였기에 큰 활약을 펼친 외국인들도 여럿 있다. 인천은 현재도 우리나라 대표 국제도시이지만 개항시기에도 국제도시였기 때문이다. 근대 이후 인천은 산업화의 최일선에 있었기 때문에 노동운동도 활발했다. 그와 관련한 인물도 빼놓을 수가 없다. 이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인천을 드러낼 인물들이 많이 있음에도 인천에서 오히려 외면받아 왔다.위대한 인물을 기리는 사업에는 좌와 우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선배 세대의 뛰어난 인물을 우뚝 세우는 작업이 필요한 이유는 후배 세대를 위한 모델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과거의 인물 없이 미래의 인물도 날 수가 없다. 마침 인천의 새얼문화재단에서는 올해 안에 죽산 선생 석상 건립에 뛰어들기로 했다. 꼭 필요한 일이다. 이 기회에 인천시에서 적극 나서 인천의 대표 인물들을 한데 모아 기릴 수 있는 '인물 광장' 같은 것을 조성하기를 바란다.

2019-01-21 경인일보

[사설]검찰 수사로 넘어간 손혜원 투기 의혹

손혜원 의원의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 관련 기자회견 이후에도 야당과 손 의원의 공방이 확산 일로에 있다. 특히 목포를 지역구로 둔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과 손 의원간의 설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박 의원은 어제 방송에 출연해 손 의원에 대해 "투기의 아이콘"이라고 지칭했다. 손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박 의원을 겨냥해 "일생을 통해 불세출 배신의 신공을 보여준 진정한 배신의 아이콘"이라며, "문재인 당 대표 배신하고 나가서 당 만들고, 안철수 후보 대선 끝나자 바로 배신해 총을 겨눴다"고 비난했다. 이는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과는 거리가 먼 소모적인 정치공방과 인신공격으로 비칠 수 있는 발언들이다.손 의원은 이번 사안을 박 의원과의 정치적 대립 프레임으로 설정하여 지지자들의 결집을 도모하려는 것처럼 보일 소지가 있다. 손 의원을 둘러싼 논란은 2017년 진행된 국가무형문화재 공방의 문화재 등록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 문제의 통영 소반장 공방은 문화재청이 직접 문화재 등록을 추진한 첫 사례지만 손 의원이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손 의원의 부동산 관련 의혹은 단순히 투기 여부에 그치지 않는다. 국회 관련 상임위 위원으로서 이해충돌 금지의 원칙에 부합하느냐의 여부, 부당한 영향력과 권한을 행사하고 비밀 정보를 사전에 입수했느냐 여부 등 부패방지법, 형법, 공직자윤리법 등 여러 법적 쟁점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손 의원은 "의혹 가운데 하나라도 사실로 확인된다면 의원직을 사퇴하겠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기자회견에서 "SBS는 물론 200여 개의 허위사실을 보도한 기사를 캡처해 모두 고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어차피 이번 사건은 검찰 수사로 밝혀질 수밖에 없다. 검찰은 어제 '문화재 거리' 무더기 매입 의혹과 관련해 시민단체인 서민민생대책위원회가 직권남용 및 공무상 기밀 누설 혐의 등으로 고발한 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자유한국당 등 야당도 이번 사건을 정치공방으로 몰고 가려는 자세를 자제하고, 더불어민주당도 손 의원에 대해 감싸는 것으로 비칠 수 있는 언급을 가려 할 필요가 있다. 손 의원도 박 의원과의 대립각으로 정치적 지지를 결집하려는 의도가 있다면 바람직한 태도는 아니다. 차분하게 검찰 수사를 지켜 볼 일이다.

2019-01-21 경인일보

[사설]실무협상 진입한 북한 비핵화, 우리 입장 무엇인가

지난해 갑작스럽게 조성된 남·북·미 한반도 평화협상 국면이 올해부터 본격적인 실무협상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다. 북한과 미국은 2차 북미정상회담을 다음달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지난해 세차례 남북정상회담과 최초의 북미정상회담으로 소위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선언적 합의에 이르고,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하고 남북이 군사분야합의서에 서명했다. 하지만 이는 한반도 비핵화, 즉 북한 비핵화 실무협상을 위한 상호신뢰 확보를 위한 정치적 이벤트 성격이 짙었다.이제 2월 북미협상을 계기로 그동안 북한과 미국은 한반도 평화협상을 통해 획득하려는 자국의 이익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것이다. 전망은 낙관과 비관이 교차한다. 양국은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면담 내용에 함구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안전을 강조하는 미국측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를 실무적인 외교이익으로 설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이같은 관측이 현실화된다면 2월 북미회담은 현존하는 북한 핵무기는 그대로 둔 채 ICBM 폐기와 대북 제재완화를 교환하는 소위 '스몰 딜' 협상에 치중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북한은 사실상 핵무장국 지위를 인정받는 건 물론이고 개성공단 재가동, 금강산 관광재개 등 제재완화를 실현할 수 있다. 국내 일각에서도 스몰 딜을 북한의 완전 비핵화라는 '빅 딜'로 가는 출발점으로 삼을 수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그러나 스몰 딜이 빅 딜로 가는 출발점이 될지, 스몰 딜에 멈출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어떠한 수사와 전망에도 불구하고 국민은 지난해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한반도에서의 완전한 비핵화를 '북한 비핵화'로 알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에 대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진심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해왔다. 이제 김 위원장의 진심을 확인할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스몰 딜은 북미간의 현안이다. 미국의 이익을 위해 우리가 아껴두어야 할 카드인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등 북한의 달러박스를 열어주는 것이 맞는지 재고해야 한다.한반도 평화협상에서 우리가 반드시 실현해야 할 이익은 북한 핵무기의 완전한 폐기다. 이제 이 점을 명확하게 표명할 시기가 됐다. 북미간의 이익 실현을 우리 이익 실현을 위한 과정으로 해석하면 안된다. 우리 생존이 걸린 외교전쟁이다. 낭만적 접근은 금물이다.

2019-01-20 경인일보

[사설]카풀 갈등해소 4차산업혁명에 부합해야

극한으로 치닫던 카풀서비스 갈등에 긍정적인 조짐이 보인다. 택시 4개 단체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더는 갈등을 방치할 수 없다"며 사회적 대타협기구에 참여를 선언한 것이다. 지난달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택시업계 및 카카오모빌리티가 참여하는 사회적 대타협기구를 제안한 바 있다. 카풀 철폐요구로 대화 자체를 거부하던 택시업계가 급선회한 것은 큰 진전으로 평가된다.카카오모빌리티의 지난 15일 카풀 시범서비스 전면 중단 발표가 물꼬를 텄다. 택시업계의 파업공세에다 운전기사들의 연이은 분신자살이 카카오에 부담이 컸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써 정부와 카풀서비스업체들의 거듭된 대화제의에 대한 거부명분이 없어진 것이다. 택시업계 내부의 이견 점증도 비대위로서는 부담이었을 것이다. 대다수 기사들은 한 푼의 벌이가 더 급한 탓이다. 택시 이용률 둔화가 상징적이다. 버스와 지하철 확충 내지 심야운행 등 대체교통수단이 다양해지면서 택시의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이 2007년 6.6%에서 2016년 2.9%로 추락했다. 수도권 이외 지방에서는 택시의 대당 매출액이 하루 4만원도 안 되는 사례까지 확인된다. 카풀반대에 목숨을 걸 만큼 택시기사들이 절박한 것이다.그러나 대다수 국민들의 카풀 긍정여론이 더 큰 부담이다. 요금인상 때마다 택시업계는 서비스개선을 운운했지만 불친절과 승차거부 등이 여전한 탓이다. 카풀 이용자들이 승차공유 서비스에 갈채를 보낼 수밖에 없다. 늦은 밤 귀가를 위해 애써 손짓해도 지나치는 택시에 울분을 삼키다 근래에 출시된 공유서비스인 '타다'를 이용해본 사람들은 "이것이 혁신"이라며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다.문제해결의 열쇠를 쥔 정부와 여당이 이 눈치 저 눈치를 보다가 1년여의 시간만 허비했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전통과 혁신세력 간의 충돌이 불가피하다. 기득권을 놓고 제로섬 게임을 피할 수 없는 것이다. 또한 재래산업과 혁신산업의 갈등은 이제 시작이어서 앞으로도 제2, 제3의 카풀사례들이 예고되어 있다. 법이 기술발전을 못 따라가기 때문이다. 카풀논란은 이 같은 복잡한 문제를 모두 내포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이 탄생시킨 공유경제의 흐름을 기존 산업 보호를 위해 방치할 경우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이용자들의 눈높이에 부합하는 자동차 공유논쟁의 종결을 당부한다.

2019-01-20 경인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