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정권과 검찰총장의 대립이 오래 가선 안된다

검찰수사심의위원회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이 연루된 강요미수의혹 사건에 대해 '이동재 계속 수사'와 '한동훈 수사 중단'의 결정을 내렸다.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이 공모해 수감 중인 전 신라젠 대주주 이철 전 VIK대표에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비위 의혹을 강요했다는 혐의에 대한 입장에서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의 공모는 없었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그러나 이 전 기자에 대해선 수사 필요성을 인정했다.수사심의위원회 결정 사항은 구속력은 없지만 지금까지 8번의 심의위원회 권고를 검찰이 그대로 받아들였다는 점에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에게 상당한 타격일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은 '검언유착' 의혹사건이라고 했지만 사실상 윤석열 검찰총장의 핵심 측근인 한 검사장이 수사의 핵심 대상이었다는 점에서 검찰로서는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됐다. 그러나 수사팀은 이 전 기자에 대한 보강수사를 통해 한 검사장에 대해 공모 혐의를 밝히기 위해 총력을 경주할 것으로 보인다.이 사건 핵심이 검언유착이라면 두 가지 프레임이 가능하다. 첫 번째는 채널 A와 한 검사장의 유착과 두 번째로는 MBC와 서울중앙지검의 유착이라는 유추가 가능하다. 어느 쪽으로 결론이 날지 지금으로서는 예단할 수 없다. 게다가 추미애 법무장관의 수사지휘까지 얽히면서 법무장관과 검찰총장의 대립, 보다 본질적으로 정권 차원에서의 윤 총장에 대한 사퇴 압박이 기저에 깔려 있다는 사실 또한 배제하기 어렵다. 이 사건과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없다 하더라도 거슬러 올라가면 지난 해 조국 사태에서 불거진 윤 총장과 정권과의 불편한 관계는 이후 청와대 인사 관련 수사, 즉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 사건 등으로 이어졌다. 지난 총선 과정에서 최강욱 당시 비서관의 조국 사건과의 연루 등 복잡다단한 문제가 얽혀있는 사실도 부인할 수 없다.이 사건의 최종 결론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으나 윤 총장의 임기가 1년이 지난 시점과 곧 있을 검찰 인사 등 여러 변수가 향후 정권과 윤 총장 관계의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중요한 것은 더 이상 정부 부처 내의 갈등이 오래 가선 안된다는 것이다. 조국 교수와 부인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진영 논리가 개입된 검찰총장에 대한 정권의 압박 프레임은 정권을 위해서 부담스러울 뿐 아니라 바람직하지도 않다는 사실을 정권 핵심이 인식해야 한다.

2020-07-26 경인일보

[사설]환경부 쓰레기 100년대계 공론화할 때 됐다

경인일보는 최근 '도시 유전, 페트병을 살리자'라는 기획보도(7월 13·14·15일자)를 통해 대표적 재활용 자원인 페트병이 재활용 비용 및 제도의 경직성으로 사장되는 것은 물론 쓰레기 대란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수거단가가 판매단가보다 낮아 수거업체는 수거를 거부하고, 재활용 업체는 페트병으로 재생 플라스틱을 생산해봐야 판로가 제한적인 데다 저유가로 신제품과의 경쟁력도 떨어져 아예 생산을 포기하고, 그 결과 페트병 쓰레기 대란이 예상된다는 내용이었다.이같은 지적에 환경부는 가격연동제 확대 적용과 자원관리 도우미 투입을 통해 수거업체와 선별업체의 비용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재활용업계에서는 이같은 조치가 현장에 적용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며 근본적인 대책과는 거리가 멀다는 반응이다. 페트병 수거비용을 시장에 맡기고 페트병 재활용률과 사용범위를 확대할 제도적인 결단으로 해결해야 할 일을, 일회성 시장 개입과 예산사업으로 미봉한다는 비판이다.페트병 문제는 쓰레기 대란의 일각에 불과하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곳곳에 불법 매립된 '쓰레기 산'이 산재해 있다. 불법 매립 책임자 처벌은 모호한 상황에서 혈세를 쏟아 처리해야 할 판이다. 쓰레기 산은 쓰레기 발생량이 공공 쓰레기 처리 용량을 훨씬 넘어섰음을 의미한다. 그런데 공공 폐기물 처리용량도 위기를 맞고 있다. 수도권 각 지자체의 생활쓰레기 소각장 대부분이 내구연한에 이르렀다. 대대적으로 수선하거나 이전해 새로 지어야 한다. 어떤 방식이든 소각이 중단된다. 한 두개 소각장만 기능이 중단돼도 여파는 수도권 전체에 미친다.최종적인 문제는 수도권매립지 문제로 귀결된다. 인천시는 2025년 매립종료를 기정사실로 못박고 자체 매립지 및 소각장 확충을 위한 공론화 작업 중이다. 이 때문에 현 수도권매립지 3-2공구 기반시설 공사가 지연되고 있다. 만일 인천시의 공론화 작업이 지지부진해져, 현 수도권매립지 사용연장이 결정돼도 쓰레기 매립이 불가능해지는 셈이다. 그런데 환경부는 소각장, 매립지 현안을 지자체에 맡겨 놓은 채 수수방관이다.환경부는 예고된 대란을 직시하고 쓰레기 100년 대계를 설계하기 위한 정책 수립에 즉각 돌입해야 한다. 그리고 우선적으로 수도권매립지 3-2공구를 최후의 보루로 만들기 위한 기반공사 개시를 주도해야 한다.

2020-07-26 경인일보

[사설]참담할 지경인 고양시의장의 돌출행동

고양시의회 의장이 시장실 앞에서 화분을 부수고 고함을 치는 소동을 벌였다. 시 집행부 인사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기 위해 작심한 정황이 드러났다. 부시장들까지 호출한 뒤 '시장 나오라'고 호통을 쳤다고 한다. 그는 시의회 사무관급 전문위원의 동사무소 발령에 반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전문위원 인사까지 싸잡아 비판하면서 의회를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의회 수장이 복도에서 화분을 던지고 소리를 지르는 장면을 부시장 등 공직자 다수가 지켜봤다. 시 의장이 이런 막무가내로 인사 불만을 나타낸데 대해 비판 여론이 거세다.시의회 사무국 직원에 대한 인사권은 시장이 행사한다. 의장에게 권한이 부여되지 않았다. 의회는 인사권이 이양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비록 집행부 소속이지만 의회에서 근무하는 만큼 지방의회에 인사권이 주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광주시에서는 지방의회의 독립적 인사권을 요구하는 지방자치법 개정 촉구 건의안을 채택, 국회와 행정안전부에 전달한 바 있다. 인사권 독립은 법제화되지 않았으나 의사국 직원들의 경우 단체장이 의장 또는 의원들과 협의를 거치는 게 일반적이다. 사무국 직원들이 의회와 집행부 간 가교역할을 해야 하는 특수성을 고려한 것이다.집행부와 시의회가 인사와 관련한 소통 부재로 갈등을 빚는 건 바람직스럽지 않다. 시장이 의회사무국 간부들의 인사를 하면서 의장과 협의를 하는 관례는 존중과 배려의 의미가 담겨있다. 시 관계자는 "인사와 관련한 소통이 부족했고,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번 인사에서 충분한 협의와 공감대 형성이 부족했음을 시인한 것이다. 하지만 의장이 대낮에 시장실을 찾아가 불만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기물까지 던진 건 비난받아 마땅하다. 직원들을 불러 부끄러운 행동을 지켜보도록 했다. 무슨 생각으로 이런 행위를 했는지 궁금하다.풀뿌리 민주주의의 정착은 지역뿐 아니라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사안이다. 건전한 비판과 견제는 집행부를 건강하게 하고 지자체 경쟁력을 높여준다. 지방의회는 주민들의 정치 참여 욕구와 생활민원을 해소하는 창구다. 지방의회에 대한 지원과 제도적 뒷받침이 절실한 이유다. 그런데 잊을 만하면 터지는 불미스런 사고가 동료 의원들을 위축시키고 여론을 악화시킨다. 지방의회 위상을 높여주자는 응원의 목소리가 폐지론으로 돌변한다. 참담할 지경인 고양시 의장의 일탈은 동료의원과 지방의회를 부끄럽게 하는 나쁜 행동이다.

2020-07-23 경인일보

[사설]잊을만하면 터지는 인천 화학 사고

인천지역 화학 사업장에서의 중대 재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1일 인천 서구 가좌동 소재 에스티케이케미칼 화학 공장에서 20t 용량의 탱크로리가 폭발해 1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사고는 다른 저장소에 잘못 주입한 화학물질을 빼내다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폭발로 인해 이 공장 뿐 아니라 10여 m 떨어진 인근 공장의 창문과 외벽 패널까지 파손될 정도였다고 하니 전쟁터를 방불케 한 참사가 아닐 수 없다. 인천에서는 이전에도 인명 및 재산피해를 동반한 화학 사업장에서의 화학 사고가 잇따라 발생한 바 있다. 2012년 서구 경서동 SNC로제스틱 화재사고, 2018년 서구 가좌동 이레화학 화재사고, 2018년 서구 화학폐기물공장 화학물질 유출사고 등이 대표적이다. 발생 건수로는 2015년 7건, 2016년 4건, 2017년 4건, 2018년 5건, 2019년 4건 등으로 매년 화학 사고가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고 있다.이들 화학사고는 주로 중소 화학공장이 밀집해 있는 서구 지역에서 발생하는데 화학 공장 대부분이 오래된 중소 사업장이어서 사고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서구에는 모두 544곳의 유해화학물질 취급 사업장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화학 사고는 화학 물질 누출 등으로 인근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만큼 평소 시설관리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하는데도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인천시와 고용노동부는 이번 사고의 원인부터 명확히 규명해야 한다. 현재로선 과산화수소 저장소에 수산화나트륨을 잘못 주입했고 이상 반응이 나타나자 이를 다시 탱크로리 차량으로 옮기다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추정이 맞다면 실로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작업자의 안전의식에서부터 안전 시스템, 관리·감독 등 안전을 담보하는 장치들에 숭숭 구멍이 뚫려 있음을 방증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사고는 그동안 화학 공장에서 중대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관계기관이 내놓은 각종 안전대책이 미봉책에 불과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인천시와 고용노동부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인천지역 전체 화학 공장의 안전시스템을 철저하게 조사할 필요가 있다. 각 화학 공장의 취약 부분을 일제 점검해 이를 데이터베이스화한 후 이를 토대로 업종별, 공정별로 특화된 세부 안전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 한 화학 사고는 근절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이번 사고의 교훈이다.

2020-07-23 경인일보

[사설]국민 불신 초래한 수돗물 유충 사태

2주전 인천에서 발생한 수돗물 유충사태가 잦아들지 않고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화성과 서울 구의, 부산 화명, 공주 옥룡, 울산 회야 등 수도권과 지방을 가리지 않는다. 환경부는 관로에서 증식한 유충이 일반 가정에 공급되는 수돗물을 오염시킬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시민들은 여전히 불안하다는 반응이다. 정부는 총리와 장관이 나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으나 유충이 계속 발견되면서 불신이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국 정수장 관리 실태에 대한 정밀한 조사와 함께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긴밀하게 협력해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한다.환경부는 인천 공촌과 부평정수장 외에 전국 정수장 5개소에서 유충이 발견됐다고 21일 밝혔다. 환경부는 이날까지 전국 고도처리 정수장 49곳에 대해 긴급 조사를 했다. 깔따구 유충이 발견된 정수장은 모두 고도처리 설비인 활성탄 여과지(활성탄지)에서 발견된 것으로 조사됐다. 활성탄지는 인천 수돗물에서 발견된 깔따구 유충이 번식한 장소로 추정되는 지점이다. 정부는 문제가 된 고도처리 정수장 외에 일반 정수장 435개소도 26일까지 조사를 마무리하기로 했다.환경부는 수돗물 유충을 확실하게 막겠다고 한다. 생물체가 활성탄지에 유입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정수장 시설 문제로 유충이 유출된 것으로 확인되면 상수도 설계 기준을 개선하기로 했다. '고도정수처리 운영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수돗물 유충 대응 상황실을 운영하기로 했다. 인천시는 서구 공촌정수장의 고도정수처리 공정을 중단하고 표준정수처리 공정으로 전환했다. 정수장과 배수지에는 거름망을, 4개 정수장 여과지에는 60개의 해충 퇴치기를 설치했다. 하지만 유충 발생이 계속되면서 정부와 지자체의 대응 방안에 불신이 커지는 양상이다.인천에서는 20일에도 21건의 유충 발생 사례가 신고됐다. 정부와 지자체가 대책을 마련하고 재발을 막겠다고 해도 시민들이 믿을 수 없는 상황이다. 안심하지 못하는 수돗물은 재난과도 같다. 일상생활의 리듬이 깨지고 불편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인천 서구 주민들은 지난해 붉은 수돗물 사태를 떠올리며 극도의 불안을 호소한다. 관계 당국은 이른 시일 안에 믿고 쓸 수 있는 수돗물을 공급하기 바란다. 확실한 재발방지대책도 내놓아야 한다. 그래야 정부와 지자체가 땅바닥 불신에서 벗어날 수 있다.

2020-07-22 경인일보

[사설]'수도 이전' 아닌 부동산 정책 실패부터 인정하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행정 수도이전' 발언이 일파만파다. 김 대표는 20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국회가 통째로 세종시로 내려가야 한다. 청와대와 정부부처도 모두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이어 다음날 "국회 행정수도완성특별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정치권과 시민사회에 정식으로 제안한다"고 재차 밝혔다. 김 대표의 발언이 있었던 후 마치 기다렸다는 듯 여당 인사들이 수도이전을 들고 나오는 걸 보면 즉흥적인 게 아님을 알 수 있다. 사전에 충분히 논의됐다는 얘기다. 수도 이전은 때만 되면 거론되면서 정치권을 달군 주요 사안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2년 대선에서 행정수도 이전 공약으로 당선되기도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역시 임기 중 행정중심복합도시를 기업·연구 중심도시로 바꾸는 내용의 '세종시 수정안' 처리를 추진하다 역풍을 맞기도 했다. 그만큼 민감한 사안이다. 이를 예상이나 하듯 김 대표가 수도이전 얘기를 꺼내자 정치권이 벌집 쑤셔 놓은 듯 공방을 벌이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조차 "단지 부동산 실패를 모면하기 위한 국면전환용 또는 선거용 카드로 '행정수도 완성론'을 들고 나온 것이 아니길 바란다"고 말했을 정도다.그러나 수도이전을 차기 대선까지 끌고 가 정권 재창출에도 활용할 것이라는 징후가 여기저기서 감지된다. 수도 이전을 개헌과 연결해 이를 쟁점화할 것이라는 말까지 나돈다. 설마 그럴 리는 없겠지만, 민주당이 이런 생각으로 수도이전 문제를 꺼냈다면 이는 국민의 정서에 반하는 것이다. 수도 이전은 정치뿐 아니라 경제, 사회, 문화 권력 등 국가 전체 역량이 이전하는 것이어서 국가 차원에서 백년대계로 다뤄져야 할 사안이다. 국민의 동의가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국론이 분열될 정도로 혼란 속에서 2004년 헌법재판소가 위헌 판정을 내린 것도 이 모든 것을 고려해 내린 결정이었다. 그런데 다시 그런 혼란을 겪자고 하니 개탄스러울 뿐이다.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사실상 실패한 것이다. 22번의 정책 발표에도 아파트 가격은 요지부동이다. '그린벨트'논란에서 보듯 당·정·청이 머리를 맞대고도 대책을 내놓을 수 없을 정도로 모든 게 엉망이 됐다. 그런데 누구도 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는다. 오히려 수도이전으로 이를 감추려 하고 있다. 지금은 터무니없는 수도 이전보다 부동산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대책 마련에 나서는 게 먼저다.

2020-07-22 경인일보

[사설]38명 숨진 이천 참사 얼마나 됐다고

21일 오전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 5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불은 지하 4층에서 발생했으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사상자들은 지하 4층에서 작업을 하다 대피하지 못하고 화를 당했다. 지난 4월 이천 물류센터 현장에서 화재가 발생, 38명이 숨진 지 불과 3개월 만이다. 수도권에서 자주 발생하는 물류센터 화재는 대부분 안전불감증이 초래한 인재(人災)로 판명되고 있다. 특히 화재 때마다 다수의 인명 피해를 동반하고 있으나 예방되지 않고 있다. 검·경 수사결과 대형 인명피해가 난 이천 물류센터 화재 역시 인재였던 것으로 밝혀졌다.불이 난 SLC 물류센터는 지하 5층에 지상 4층, 연면적 11만5천여㎡ 규모로, 지난 2018년 12월 준공됐다. 지하 5층엔 기계실이, 지하3·4층은 오뚜기·JOPNP가, 지하 2층은 출하공간, 지하 1층은 이마트24·JOPNP, 지상 2~4층은 공실 구조다. 화재는 물류창고 지하 4층 화물 적치공간 인근에서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화재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소방당국은 전했다. 현장 근로자는 소방당국에 "지하 4층 화물차 인근에서 펑 소리가 나더니 연기가 번졌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물류센터는 지난 2017년 10월에도 흙막이가 무너져 10명의 사상자를 낸 바 있다.소방당국이 현장 CCTV를 확인한 결과 창고 부근에서 연기가 피어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불이 난 물류센터는 이미 2018년 완공돼 운영 중이다. 신축공사 중 화재가 발생한 다른 물류센터와는 양상이 다르겠지만 안전관리 부실에 따른 인재 가능성이 제기된다. 소방과 경찰이 철저히 규명해야 할 대목이다. 부상자 8명 중 1명은 심각한 상태로 알려졌다. 사상자들에 대한 사후 관리에도 세심하게 대처해야 한다. 특히 날벼락 같은 비보를 접하고 현장에 온 유가족 보듬기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물류센터 화재는 매번 비슷한 양상으로 발생하고 있다. 안전 불감증에 따른 대표적 인재 사고다. 후진국형 참사로 다수의 국민이 희생되고 국격에도 상처를 내고 있다. 지난 4월 이천 물류센터 참사도 총체적인 안전관리 부실이 낳은 인재라고 검찰은 규정했다. 물류창고 공사를 진행한 하청업체와 시공사, 감리, 발주자의 과실도 확인됐다. 철저한 원인 규명과 관련자 처벌, 제도적 보완을 통해 인재를 막아야 한다. 양지 물류센터 화재가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

2020-07-21 경인일보

[사설]쓰레기 대란 앞두고 표류하는 수도권매립지 대책

본란은 지난해부터 수도권매립지 폐쇄 시한을 앞두고도 정부와 수도권 지자체가 실질적인 대책 마련에 손 놓고 있는 현실을 강도 높게 비판해왔다. 인천 서구의 수도권매립지는 수도권 3개 광역단체인 경기, 인천, 서울의 쓰레기를 공동으로 매립하는 공공기반시설이다. 당초 매립종료시한이 2016년이었지만, 대체부지를 찾지 못하자 2015년 3개 광역단체 합의로 매립시한을 2025년까지 연장했다. 이 때까지 대체매립지를 마련하되, 불발되면 현 매립지의 잔여 부지를 추가 사용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단 합의였다.하지만 매립시한이 임박했음에도 대체매립지 마련은 전혀 진척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3개 지자체의 대응은 지역이기적 수준에 머물고 있다. 경기도와 서울시는 침묵으로 일관한다. 2015년 합의에 따른 현 수도권매립지 잔여부지 활용에 방점을 둔 전략적 침묵이다. 급한 건 인천시다. 세계적 규모의 혐오시설인 수도권매립지 폐쇄는 역대 시장과 시민들의 숙원이다.인천시는 매립종료추진단을 신설해 공격적 대응에 나섰다. 추진단은 2025년 수도권매립지 폐쇄와 시 자체 매립지 조성 공론화 사업을 전담한다. 경기도와 서울시를 향해 최후 통첩을 날린 셈이다. 공동 대체매립지 확보에 협력하든지, 각자 자체 매립지를 확보하자는 얘기다. 하지만 이마저도 변수가 생겼다. 고 박원순 시장의 사망으로 수도권매립지 대책 논의의 한 축인 서울시의 참여가 1년 가까이 불가능해진 것이다.현 매립지 폐쇄를 위한 대체매립지 확보가 2025년까지 불가능한 상황에서 3개 시도의 지역주의적 협상은 공리공론에 불과하다. 인천시를 비롯해 경기도와 서울시가 자체 매립지와 대형 소각장 신설 부지를 찾을 가능성은 낮다. 지난해 수년에 걸친 용역결과가 나왔음에도 주민 반발을 우려해 대체매립지 후보를 공개하지 못할 정도였다. 더 큰 문제는 3개 시·도의 눈 가리고 아웅식 논의가 실제적인 대안인 수도권매립지 연장 사용마저 힘들게 하는 점이다. 매립 연장을 위해서는 벌써 착공됐어야 할 기반조성공사가 한 없이 미뤄지고 있어서다.이대로라면 최악의 상황에서 수도권매립지 사용 연장에 합의하더라도, 정작 매립은 불가능하게 된다. 수도권 쓰레기 발생량과 매립지 반입량을 보면 뻔히 보이는 재난이요 대란이다. 수도권 전체의 쓰레기 문제다. 초광역적 사태에 뒷짐 지고 있는 정부의 배짱도 가관이다.

2020-07-21 경인일보

[사설]정부·여당 이재명의 고언과 충언에 귀 기울여야

재판 족쇄에서 풀려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광폭행보에 대중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정책분야에서는 현실론을, 정치분야에서는 도덕성을 앞세운 그의 제안과 발언이 대통령에 의해 수용되거나, 여당 내부에 의미있는 화두로 도드라지면서다.이 지사는 대법원 무죄 판결 다음날부터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대안을 제시했다. 다주택자에 대한 징벌적 과세를 핵심으로 한 7·10부동산 정책을 향해 "비싼 집에 사는 게 죄는 아니다"면서, 실거주자에 대한 중과세 철회를 주장했다. 정부·여당이 주택공급을 위한 서울 그린벨트 해제를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지자 "그린벨트 훼손을 통한 주택공급 확대는 재고할 필요가 있다"며 가장 선명하게 반대했다. 투기·투자 자본의 이익만 보장하고 부동산 가격안정엔 도움이 안된다는 이유는 명확했다. 대신 도심 재개발과 용적률 상향, 경기도 신규택지 개발을 제시했다.이 지사는 여당의 최대 현안인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대해서도 "당이 아프고 손실이 크더라도 약속을 지키는 게 맞다"며 여당의 공천 포기를 주장했다. 선출직 인사들이 중대한 비리 혐의로 물러날 경우 공천하지 않는다는 민주당의 당헌·당규를 문장 그대로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식으로든 후보를 내야 한다는 당내 분위기와는 다른 주장이다. 이 지사는 "공당이 문서로 규정했으면 그 약속을 지키는 것이 맞다"며 공당의 신뢰는 장사꾼의 신뢰 이상이어야 함을 강조했다.정치권에서는 이 지사의 이같은 발언들을 대권주자의 지위를 강화하기 위한 기획성 언행으로 해석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이 지사는 대통령과 대통령 지지세력의 눈 밖에 나는 언행이 얼마나 위험한지 자신의 경험으로 체감한 정치인이다. 따라서 부동산 정책에 대한 비판과 대안제시는 민심 이반을 부른 정책의 전환을 요청하는 고언이다. 서울·부산시장 무공천 주장은 현 정권의 기반인 도덕성을 각성시키는 충언이다. 부동산 정책 실패로 민심을 잃고, 서울·부산시장 공천으로 정권의 정체성을 상실하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한 직언이다.문재인 대통령은 당정의 그린벨트 해제 논란과 관련, '미래세대를 위한 보존'을 결정했다. 꼭 이 지사의 반대를 수용한 결과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의미 있는 화답임엔 틀림 없다. 당·정은 이 지사의 발언을 정권 내부의 막힌 언로를 뚫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래야 민심을 정확하게 들을 수 있다.

2020-07-20 경인일보

[사설]부킹 특권에 공공성 망가진 수도권매립지 골프장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이하 SL공사)가 운영하는 드림파크 골프장에서의 부정 예약 백태가 드러났다. 이 골프장에서 부정 예약을 해준 공사 직원들의 부정 예약 수법이 경찰 조사에서 밝혀진 것이다. 드림파크 골프장에 부킹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로 불리는 이유가 따로 있었다. 경인일보 보도에 따르면 SL공사 직원 7명과 골프장 하청업체 직원 2명 등 골프장 관계자 9명은 2017년 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80여 차례에 걸쳐 부정한 방법으로 특정인들에게 부킹 특혜를 제공한 혐의(업무 방해 등)로 최근 경찰에 입건됐다. 이들의 부정 예약 수법을 보면 드림파크 골프장이 과연 국가 공기업이 운영하는 골프장이 맞나 싶을 정도다.부정 예약 수법은 크게 '벤치마킹'과 '끼워넣기'로 나뉜다. 벤치마킹은 골프장 관계자들이 서로의 골프장 답사를 목적으로 유·무상으로 라운딩하는 제도다. 이번에 입건된 골프장 관계자들은 이 제도를 악용해 지인들이 마치 벤치마킹을 위해 골프장을 찾은 것처럼 속여 라운딩 혜택을 제공했다. 예약이 취소된 시간대나 이용객들의 라운딩 시간대 사이에 지인들을 끼워 넣어 라운딩을 하게 하는 이른바 '끼워넣기'도 이들이 사용한 부정 예약 수법 중 하나다.공적 자금이 투입돼 조성된 골프장인 만큼 공정하고 투명한 예약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게 기본인데도 오히려 민간 골프장에서도 보기 힘든 부정 행위가 서슴지 않고 벌어진 것이다. 매주 추첨에 참여했다가 번번이 고배를 마셔야 했던 골프 동호인들로서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을 게 분명하다. 드림파크 골프장은 인천 시민에게 할인혜택이 주어져 인기가 많은데 골프동호인들 사이에서는 부킹에 당첨되는 게 '로또'에 비유될 정도다. 무엇보다 골프장 운영 주체인 SL공사 측이 조금만 신경을 썼더라면 이 같은 '그들만의 잔치'가 벌어질 수 없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SL공사에 대한 비난은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드림파크 골프장은 인천시민의 양보와 희생을 바탕으로 폐기물이 매립된 곳에 들어선 골프장이다. 당연히 일반 골프장과 달리 공공재로서의 성격이 강하다. 특정인에게 혜택이 돌아가서는 안되는 이유다. SL공사는 국가 공기업으로서 공정성과 형평성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사과는 물론, 골프장 운영과 관련해 골프동호인 뿐 아니라 시민들이 납득 할 만한 개선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2020-07-20 경인일보

[사설]정권 무능 보여주는 여권의 그린벨트 자중지란

정부는 다주택자와 단기 보유자에 대한 징벌적 과세를 핵심으로 한 7·10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강남을 비롯한 서울 집값을 잡기위해서였다. 하지만 서울 주택가격은 요지부동이다. 오히려 주택 거래시장이 폐쇄될 부작용이 예상되고 있다. 국민들은 정부 대책을 무대책이라고 비난하며 정권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있다. 부동산 정책에 반발하는 시위대는 정부를 향해 신발을 벗어던졌다.다급해진 당·정·청이 뒤늦게 주택공급 카드로 성난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대통령이 국회 개원연설에서 야당의 주택공급 확대 주장을 경청하겠다면서 탄력을 받았다. 핵심은 서울의 그린벨트를 풀어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다. 당·정은 주택공급을 위한 그린벨트 해제 검토에 들어갔고,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도 그린벨트 해제 검토가 범정부 차원의 검토 대상임을 밝히기도 했다. 덕분에 거대한 투기자본이 그린벨트 주변에 스며들기 시작했다.그러나 범정부 차원의 검토 대상인 그린벨트 해제에 대해 여권의 주요 인사가 줄지어 반대의견을 내놓고 있다. 범정부 논의의 사령탑이어야 할 정세균 총리는 19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그린벨트를 한번 훼손하면 복원이 안된다"며 "신중하게 접근하는게 옳다"고 했다. 여권의 차기 유력 대권주자로 주목받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그린벨트 해제 반대 입장을 언론에 밝혔다. 분양 광풍을 초래해 투기자본의 배만 불릴 것이란 이유에서다. 대신 도심 재개발, 경기도 신규택지 개발을 제안했다. 정권을 대신해 윤석열 검찰총장 비판에 앞장 선 추미애 법무부 장관도 전날 자신의 SNS에 그린벨트 해제 반대 입장을 올렸다. 모두 차기 권력 예비주자로 거론되는 인사들로, 부동산 정책에 대해 정권과 각을 세우고 나선 셈이다.놀라운 일은 정부가 3년 넘는 세월 동안 22번의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으면서도, 공급대책을 세우지 않았다는 점이다. 공급대책은 규제대책의 성공과 실패를 보완하고 만회하기 위해 반드시 마련해 놓았어야 할 대책인데, 이제 와서 그린벨트 해제를 놓고 자중지란이니 민망하다. 그린벨트뿐 아니라 군 골프장을 공급용지로 전용하고, 도심 고밀도 개발 등 각종 아이디어가 난무한다. 22번의 규제 대책이 대책이 아니었듯이, 주택 공급정책도 시쳇말로 맨땅에 헤딩하는 식이니 제대로 된 대책을 기대하기 힘들다. 정권의 무능을 드러낸 부동산 정책이 여권의 대권 경쟁마저 본격화시키는 현실이 기가 막히다.

2020-07-19 경인일보

[사설]인천고법 설치 법안 통과에 총력 기울여라

인천시, 인천시의회와 29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민관소통기구인 '인천시민정책네트워크'가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고등법원 설치 법안의 신속한 통과를 국회에 촉구했다. 앞서 김교흥 의원을 비롯한 인천지역 국회의원들은 인천고법 설치를 골자로 한 '각급 법원의 설치와 관할구역에 관한 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이번 기자회견은 개정안을 공동발의한 지역 국회의원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인천고법 설치에 대한 시민 사회의 의지를 결집하는 자리였다. 인천시는 이를 계기로 인천고등법원을 민선 7기 주요 의제로 정해 유치운동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이처럼 21대 국회가 출범한 지 한달이 채 되지 않아 법안 발의가 이뤄지고 시민들의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공표한 만큼 일단 21대 국회에서 '선점 효과'는 보았다고 할 수 있다. 이제 남은 일은 타지역 국회의원들에게 인천고법 설치의 당위성을 알리는 일이다.인천고법 설치는 인천 시민사회의 오랜 숙원사업이다. 인천의 경우, 시민 주권과 관계된 주요 기관들이 서울에 있어 시민들이 주권 행사에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 사법 분야도 그중 하나로 인천은 인구 300만 명의 거대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고등법원이 없다. 현재 광역시 가운데 고등법원이 없는 곳은 인천과 울산 뿐이다. 이렇다 보니 시민들이 항소심 재판을 받으려면 서울에 있는 고등법원까지 가야 한다. 지역 실정을 모르는 판사에게 재판을 받아야 하는 구조인 것이다. 인천시민들이 신속하게 재판받을 권리, 평등권, 지방자치권 등 헌법에서 보장한 기본권을 침해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인천시와 지역 정치권은 이처럼 인천고등법원 유치가 '정당한 사법주권 찾기'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다는 점을 타 지역 국회의원들과 공유하고 공감을 이끌어내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법안이 통과된다 하더라도 인천고등법원이 문을 열기까지 최소 4~5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할 때 신속한 법안 통과는 사법주권을 찾는 유일한 지름길이다. 법안 통과에 총력전을 펼쳐야 하는 이유다. 그런 점에서 병원 수술실에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입법을 촉구하며 국회의원 전원에게 편지를 보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적극적인 행보도 참고할 만하다. 대선주자의 입지를 다지기 위한 광폭 행보라는 분석이 있지만, 특정사안의 공론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것 또한 사실이다.

2020-07-19 경인일보

[사설]재판 족쇄 벗은 이재명 도지사에 거는 기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재판의 족쇄에서 벗어났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6일 오후 전국에 생중계된 이 지사의 상고심에서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당선 무효형인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다수의견을 통해 무죄 취지로 수원고법에 돌려보냈다. 이 판결로 이 지사는 취임 이후 부터 시작된 송사와 2심의 당선 무효형 선고로 흔들렸던 지사직의 법적, 정치적 지위를 완전히 회복했다. 선출직 정치역정에 돌출된 최초이자 최대의 정치적 위기를 무사히 매듭지은 것이다.이 지사는 판결 직후 페이스북에 올린 소감을 통해 "지금 여기서 숨쉬는 것 조차 얼마나 감사한지 새삼 깨달았다"고 밝혔다. 2심 당선 무효형 선고 이후 감내한 개인적인 노심초사의 정도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위기가 컸던 만큼 정치인 이재명의 기회가 커진 것도 사실이다. 당장 정치권에서는 차기 대선과 관련한 이 지사의 정치적 위상을 새롭게 조명하기 시작했다. 특히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불행으로 차기 대선구도에 차질을 빚은 여권에서 이 지사의 위치는 더욱 중요해졌다.그러나 경기도와 1천300만 경기도민의 입장에서 보면 이번 판결은 이 지사가 도정에 전념할 바탕을 열어 준 점이 더욱 유의미하다. 이 지사는 재판에 시달리는 외환에도 불구하고 민생과 정책 분야에서 새로운 의제를 제기하고 관철시키는 뚝심으로 행정 능력을 증명해왔다. 하천과 계곡의 불법철거시설물 철거는 민원을 가장한 불법의 관행에 철퇴를 가해 민생을 정상화시키는 성과를 냈다. 신천지발 코로나 팬데믹 사태 때는 실행 가능한 법적 근거를 찾아내 신천지교회의 방역협조를 강제 실행시키는 추진력을 보였다. 정책적으로는 경기도형 재난기본소득 지급 결단으로 기본소득 논의를 공론의 장에 올려 놓았다. 가혹한 재판 논쟁에 휘말린 상황에서, 논쟁을 피하지 않는 행보로 민생현장의 불법을 해소하고, 단호한 방역행정을 펼치고, 국가적 차원의 거시 경제정책을 공론화 시킨 것이다.그 결과 취임 당시 17명의 광역단체장 중 꼴찌였던 지지율이 지난 6월에는 1위로 치솟았다. 이 지사가 이 결과를 대법원 판결 이후의 행보에 나침반으로 삼기 바란다. 고조된 정치적 위상을 의식한 정치지향적 행보는 위험하다. 반면 민생을 챙기고 정책적 의제를 생산하고 관철시키는 도정 집중 행보는 경기도와 도민에게 이롭고, 느리지만 결과적으로 정치적 성취에 이르는 길이 될 것이다.이런 관점에서 이 지사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제게 맡겨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그다음에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는 역시 우리 주권자인 대한민국의 주인인 국민들께서 정하실 거라고 생각한다"며 경기도지사 직무수행을 앞세운 것은 매우 적절한 위치 선정으로 평가한다. 재판에서 자유가 된 이 지사의 향후 도정 행보가 기대된다.

2020-07-16 경인일보

[사설]헌재 판결 계기로 평택·당진 상생 모색해야

헌법재판소가 16일 평택·당진항 신규 매립지 소송에서 각하 판결을 내렸다. 신규 매립지 71%가 평택시 관할이라는 행정자치부의 결정이 정당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평택항 신규 매립지는 지난 2015년 5월 4일 지방자치법에 의거 행정자치부 장관의 결정에 따라 신규매립지 96만2천350㎡중 67만9천590㎡는 평택시, 28만2천760㎡는 당진시 관할로 결정됐다. 평택시는 국익에 도움이 되는 합리적인 결정이라며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평택·당진항 매립지 관할권 논란은 1997년 평택지방해양수산청이 공유수면을 매립하면서 불거졌다. 당진시는 2000년 해안경계선이 행정구역 경계선이란 논리로 헌재에 권한쟁의 심판청구를 냈다. 헌재는 2004년 관습법상 해상경계를 근거로 매립지는 충남도에 속한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2009년 4월 지방자치법이 개정돼 매립지의 귀속 자치단체를 행정안전부 장관이 결정하도록 했다. 평택시는 이를 근거로 2010년 행안부에 귀속자치단체 결정을 신청했고, 2015년 행안부 중앙분쟁조정위원회는 매립지의 71%를 평택시로, 나머지 29%를 당진시에 귀속시켰다. 충남도 및 당진·아산시는 결정에 불복하고 2015년 대법원에 결정 취소소송을, 헌재에는 권한쟁의심판을 각각 청구했다.헌재의 판결에 따라 평택시는 신규 매립지 71%에 대한 관할권을 인정받게 됐다. 앞으로 있을 대법원 판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해 3월 첫 변론을 시작한 대법원은 올 하반기 중 현상 실사 등 검증에 나설 예정이다. 정장선 평택시장은 "신생 매립지는 평택시와 직접 맞닿아 있는 땅으로 평택 시민들이 예전부터 지켜온 삶의 현장"이라며 "남은 대법원 판결에서 승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매립지 관할권을 두고 평택과 당진이 계속 갈등을 빚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제는 이웃 사촌이 다툴 게 아니라 상생의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헌재 판결이 서로의 갈등을 해소하고 미래를 향해 힘을 모으는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2020-07-16 경인일보

[사설]붉은 물에 이어 유충 발생한 인천시 수돗물

인천 서구 일대 수돗물에서 유충이 잇따라 발견돼 충격이다. 시는 왕길·당하·원당·마전동 일원 3만6천여 가구에 직접 음용을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지난해 '붉은 수돗물 사태'에 이어 유충이 나오면서 시의 수돗물 관리체계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다. 일부 주민은 아이들에게 생수로 목욕을 시키고 있다며 극도의 불안과 불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시는 첫 민원을 접수하고도 나흘이나 사실을 숨겼다는 의혹을 받는다. 지난해 수돗물 사태로 시민에 사과했던 박남춘 시장도 뒤늦게 대책회의를 주재하는 등 늑장 대응 논란이 일고 있다.유충이 발생했다는 민원은 지난 9일 서구 왕길동 모 빌라에서 처음 접수됐다. 이후 22건의 신고가 추가됐다. 주민들은 수도꼭지나 샤워기 필터 안에서 살아있는 유충이 기어가는 사진과 영상을 맘 카페에 올리며 불안감을 호소했다. 시는 유충이 깔따구류의 일종이나 발생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민들은 극도의 불안을 호소한다. 한 시민은 너무 놀라 생수로 아이를 씻겼다고 했다. 인천환경운동연합은 성명에서 지난해 마련한 대응책이 현재 적절히 작동되는 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왜 사고가 잇따르는지 조직과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서구 지역은 지난해 5월 붉은 수돗물이 처음 발생해 큰 피해를 봤다. 수계 전환 과정에서 기존 관로의 수압을 무리하게 높이다가 수도관 내부 침전물이 떨어져나와 각 가정으로 흘러들었다. 서구 공촌정수장 관할 26만1천 세대, 63만5천명이 붉은 수돗물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됐다. 환경부는 당시 시 상수도본부 공무원들이 문제의식 없이 수계 전환을 했다고 질타했다. 시민과 시민단체는 지난해에 이어 수돗물 사고가 또 발생한 것은 충격적인 일이라며 원인 규명과 재발방지대책을 촉구했다. 시가 사실을 감추려다 뒤늦게 늑장대처에 나선 것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다.붉은 물 사태와 관련, 박 시장은 시민에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하지만 1년여 만에 유충이 든 수돗물이 가정에 흘러들었다. 도대체 무엇을 바꾸고 개선했는지 의문이다. 시 발표보다 언론이 먼저 세상에 알렸다. 늑장 대처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해 안이했다는 지적을 받고서도 달라진 게 없다는 비판이다. 수돗물의 생명은 안전성이다. 믿고 마실 수 있는 깨끗한 물이 공급돼야 한다. 시는 신속하고 정확한 대처를 통해 시민 불신과 불안을 해소하기 바란다.

2020-07-15 경인일보

[사설]정치시험대 오른 민주화 이후 첫 여당독점 국회

오늘 제21대 국회가 개원하고 첫 임시국회 의사일정에 돌입한다. 첫 의사일정은 문재인 대통령의 개원연설이다. 20일 부터는 여야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이어진다. 이를 통해 21대 국회에 대한 대통령의 입장과, 여당과 야당의 국회 운영 기조가 드러날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22일 부터 사흘간 실시되는 대정부질문을 통해 국정현안, 민생입법, 정치쟁점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 된다.21대 국회는 주지하다시피 88년 13대 국회 부터 불문율로 유지돼왔던 상임위원장 여야 배분 관행이 사라진 첫 국회다. 오늘 개원식 전에 여당이 정보위원장 까지 단독 선출하면 30여년 만에 상임위원장 여당 독점 국회가 완성된다. 이런 상황에 이르기 까지의 사태 전개는 이미 알려진대로지만, 이제 여당 독점국회 운영은 실제 정치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중장년, 청소년 세대는 생애 처음 마주하는 국회운영체제의 진행과정을 주목할 것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의 정치적 부담이 커졌다.국민들은 21대 국회가 역대 최악의 정쟁 국회가 될까봐 걱정한다. 국회 운영권한을 독점한 여당이 양보 없이 수의 힘으로 현안과 쟁점을 당·정·청 협의대로 밀어붙이고, 견제 권한이 없는 야당이 무조건 반대를 외치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 때문이다. 확실한 뇌관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을 둘러싼 갈등과 관련, 민주당이 야당의 공수처장 추천 권한을 축소하는 법안개정 가능성을 흘리는 상황은 예사롭지 않다. 경제위기, 부동산정책, 대북·대미외교, 인사청문회, 추미애-윤석열 갈등,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망 등 여야가 전선을 형성할 정책, 정치현안도 산적해 있다.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대선 국면이 개시되는 내년 봄 정국은 연말 국회 정쟁에 기름을 부을 것이 확실하다.코로나 경제위기로 경제 전 분야에서 국민의 고통이 심각해지고 있다. 하지만 민의를 대변해 국민을 살려내야 할 입법을 논의해야 할 국회의 협치 환경은 최악이다. 다행인 것은 생존의 위기에 몰린 국민들이 각성된 시선으로 국회를 지켜볼 것이란 점이다. 국민은 국회를 무도한 정쟁의 장으로 만드는 당에 대해서는 자위권 차원에서 심판할 것이다. 최소한 21대 국회 전반기는 협치의 대의를 보여주어야만 살 수 있다는 점을 여야 모두 명심하기 바란다.

2020-07-15 경인일보

[사설]道 체육진흥재단이 왜 필요한가

경기도의회가 가칭 '경기도체육진흥재단' 설립을 추진하고 나서 논란이다. 민선 회장이 이끄는 경기도체육회는 당장 명백한 불법이라며 반발하는 분위기다. 도의회가 체육회에 질의나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전국 유례가 없는 재단 설립 움직임에 대한체육회도 불편한 기색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 업무가 필요하다면 도 체육회에 부서를 신설하면 되는데 왜 재단을 만드는지 의문이라는 반응도 있다. 민선 회장 이전부터 재임해온 체육회 사무처장의 사표가 수리된 시점과 맞물리면서 체육회와 도의회 안팎에 추측과 소문이 나돈다.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15일 도청 업무보고를 통해 재단 설립 안을 거론할 것으로 전해졌다. 의회는 앞서 대한체육회에 재단 설립과 관련한 질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단은 체육기금을 활용해 도립체육시설을 총괄 관리·운영하는 일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의회는 이달 중 도 체육진흥기금 운용 등을 심의하는 도 체육진흥위원회에 재단 설립을 위한 안건을 회부, 학술영역 예산을 편성할 계획이다. 이어 하반기 내에 타당성 용역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의회는 재단 설립은 관련기관 의견 수렴과 행정절차 등에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절차를 서두르겠다는 입장이다.도 체육회는 재단 설립은 법적 근거가 미약해 명백한 불법이라고 규정했다. 체육회는 특히 자신들에게 의견을 묻지 않고 대한체육회에 질의한 점에도 불쾌감을 드러낸다. 재단 설립이 체육인들을 분열시키고 체육회 업무에 간섭하는 옥상옥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불과 수개월 전 출범한 민선 회장을 견제하려는 불순한 의도라는 시각도 있다. 지난 선거에서 예상과 달리 현 회장이 당선된 이후 도청과의 갈등설이 제기돼 왔다. 체육인들의 의지와 상관없는 재단 설립은 인력과 예산을 낭비할 게 뻔한 만큼 필요하다면 전담 부서를 설치하면 된다는 의견도 있다.체육진흥재단은 전국에서도 사례가 없다. 체육계는 법에도 없는 일을 추진한다는 부정적인 시각이다. 민선 회장 체제가 출범한 시기에 재단을 만드는 이유가 궁금하다. 도 체육회와는 상의도 없었고 질의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체육인들이 박수를 쳐도 성공 여부가 불투명한데 벌써 '총력 대응하겠다'고 한다. 의회는 입법기관이나 상식과 명분, 법 테두리 내에서 작동돼야 한다. 코로나 사태로 가뜩이나 어려운 게 체육계의 현실이다. 의회는 먼저 지금 왜 재단이 필요한지 도민에게 설명해야 한다.

2020-07-14 경인일보

[사설]최저임금 결정구조에서 정치·사회적 개입 배제해야

내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이 올해 보다 1.5%인 130원 오른 8천720원으로 결정됐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어제 사용자위원과 근로자위원 모두가 반발한 가운데 공익위원 제시안을 표결에 부쳐 이같이 확정했다. 최저임금 삭감을 주장한 사용자측과 인상을 요구한 근로자측 사이에서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최소한의 인상으로 양측의 명분을 모두 살려주는 중재안을 관철시킨 셈이다.1988년 제도 도입 이후 가장 낮은 인상률은 현재진행형인 코로나 경제위기를 의식한 결정으로 보인다. 중재역할을 맡은 공익위원들은 역대 최저 인상률로 근로자측에는 인상의 상징적 명분을, 사용자측에는 현행 수준 유지의 실리를 제공하는 효과를 기대했음직하다. 하지만 사용자측이 2.1% 삭감을, 근로자측이 16.4% 인상을 주장한 최초 제시안을 감안하면, 공익위원들이 모처럼 사용자측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봐야 한다. 위원장은 발언권이 제한된 정부측 참관위원에게 이례적으로 발언을 허락해 최저임금 인상에 소극적인 정부 입장을 듣기도 했다.그러나 이날 근로자 위원 전원과 사용자 위원 일부가 표결에 불참하고 퇴장한데서 보듯이, 공익위원들이 주도한 최종 타결안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대립적이다. 한국노총은 최저임금제도의 사망을 선고했고, 민주노총은 근로자위원 사퇴를 경고하고 나섰다. 반면 사용자측 역시 현 정권 들어 가파르게 상승한 최저임금 직격탄에 코로나 경제위기가 겹치면서 수 많은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이 망하는 판에도 최저임금을 인상했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최저임금은 문재인 정부 집권 직후 2018, 2019 두해 연속 16.4%, 10.9% 올랐다. 하지만 올해 2.9%에 이어 내년엔 역대 최저수준 인상에 그쳤다. 첫 두 해는 역대 최고 인상률로 시작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직격탄을 맞았고, 최근 두 해는 최저 인상률로 치달아 노동계의 반발을 자초했다. 냉·온탕을 오가는 최저임금제로 경제 주체인 사용자와 근로자 관계는 악화되고, 자영업은 피폐해지고, 일자리는 사라지고 있다.최저임금위원회의 독립성이 보장되지 않은 탓이다. 사용자와 근로자 단체와 정부 입김에 의해 흔들리는 최저임금 결정구조는 경제주체들 간의 불신과 반목만 키울 뿐이다. 오직 경제지표만을 근거로 최저임금을 결정할 수 있도록 정치·사회적 개입을 막을 수 있는 제도개혁을 할 때가 됐다.

2020-07-14 경인일보

[사설]지방자치 최일선 기초의회에 켜진 빨간 불

기초의회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제도적 장치인 지방자치의 최일선 기관이다. 그 기초의회에 빨간 불이 켜졌다. 최근 발생한 기초의원들의 일탈은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 절도범죄에 음주운전에 이르기까지 일탈의 내용이 너무 비상식적이어서 허탈할 지경이다.이동현 부천시의회 의장은 최근 지역내 한 은행에서 앞선 고객이 현금인출기에 두고 간 70만원을 가져가 절도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됐다. 지난 10일 인천지법 부천지원 법정에서 열린 이 의장의 알선수재 혐의에 관한 재판에서 문제의 70만원 절도 혐의가 병합되면서 뒤늦게 알려진 것이다. 그의 절도 행각이 발생한 건 3월 24일이다. 당연히 은행은 신고했고, 경찰은 수사를 통해 범인을 이 의장으로 특정해 불구속 기소했다. 기가 막힌 건 그가 알선수재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된 상황에서 절도범죄까지 저지르고서도 지난달 30일 후반기 의장 선거에 나섰고 선출된 거짓말 같은 현실이다.서울 강남구의회 이관수 의장은 음주 측정을 거부해 도로교통법 위반혐의로 형사 입건됐다. 아파트 단지 내에 주차된 차량 여러 대를 들이받아 파손하고서도, 경찰의 음주측정을 거부한 것이다. 이뿐 아니다. 인터넷 검색만 하면 기초의원들의 일탈 사례가 줄줄이 널려있다. 광주지역의 한 언론에 따르면 광주광역시 북구의회의 한 의원은 고향 선배가 운영하는 기업에 수억원대의 관청 납품 실적을 올려주는 영업활동을 했다고 한다. 북구 의회의 또 다른 의원은 부인 명의의 업체에 수천만원 상당의 구청 일감을 수의계약으로 몰아 주었다는데, 동료 의원들은 제명안건을 부결시키고 30일 출석정지를 의결해 의원직을 지켜주었다고 한다.이들의 행위는 그동안 언론에서 숱하게 지적했던 외유형 해외출장, 부실 의정, 안하무인식 갑질과 같은 고질적 일탈과는 차원이 다르다. 불법적이며 반사회적인 범죄행위다. 기초의회 의원들이 이 지경에까지 이른 것인지 의문이 드는 건 당연하다. 지난 지방선거를 통해 여당은 영남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지방권력을 독식했다. 광역단체장, 광역의회, 기초단체장, 기초의회가 온통 여당 일색인 상황이다. 견제와 감시를 받지 않는 권력은 반드시 부패하기 마련이다. 그 징후가 지방자치의 최일선인 기초의회에서 발생한 것으로 봐야 한다. 국민의 선택이기 때문에 용인할 수밖에 없는 권력이다. 여당은 기초의회에 켜진 빨간 경고등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2020-07-13 경인일보

[사설]인천시, 송도세브란스병원 결론 내야

연세대는 송도 7공구 92만㎡ 부지에 '송도 캠퍼스'를 조성, 2010년 3월 문을 열었다. 2006년 인천시와 체결한 '국제캠퍼스 조성에 관한 협약'에 따른 것이다. 대학 측은 그러나 협약 내용에 포함된 세브란스병원과 교육연구시설 건립 계획은 이행하지 않고 있다. 캠퍼스와 병원부지 182만㎡는 조성원가인 3.3㎡당 50만원에 공급됐다. 대학이 시로부터 파격 지원을 받고서도 유불리에 따라 선별적으로 약속을 이행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시와 대학은 지난 2018년 2단계 사업 협약을 맺고 부지 축소와 기간 연장에 합의했으나 사업 추진은 여전히 불투명한 실정이다.시와 대학은 협약에 따라 올해 말까지 2단계 사업을 위한 토지 매매계약을 해야 한다. 대학은 현재까지 세부 사업계획을 제출하지 않았다고 한다. 병원 건립을 위한 설계 업체도 우선협상대상자만 정했을 뿐 정식 계약은 체결하지 않은 상황이다. 교육연구시설 조성사업도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대학 측은 시와의 협약은 반드시 지키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회의적인 시각은 여전하다. 사업성과 관련해 대학 내부에서 논란이 계속되는 등 진통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박남춘 시장은 조만간 서승환 연세대 총장을 만날 예정이라고 한다. 병원 건립에 대한 의견을 나누려는 자리로 알려졌다. 박 시장은 이른 시일에 병원 설립을 위한 세부 절차를 이행할 것을 요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시는 대학 측이 약속 이행을 계속 미룰 경우 2단계 사업부지를 돌려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강력한 압박 대책을 통해 대학이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유인한다는 것이다. 시는 특히 대학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2단계 사업 협약 과정에서 불거졌던 특혜 시비도 부담이다. 진전이 없는데도 미온적으로 대처할 경우 여론의 역풍을 맞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연세대는 용인 세브란스병원 건립 과정에서도 수차례 번복과 공사 지연으로 비난을 받았다. 시의 걱정이 커지는 이유다. 시가 특혜 의혹을 무릅쓰고 송도캠퍼스를 유치한 것은 명문 사학과 함께 지역발전을 꾀하자는 취지다. 양자 협약은 '상생의 정신'이 출발선이다. 하지만 대학은 캠퍼스는 짓고, 부담이 큰 병원은 건립하지 않는 잔꾀를 부리고 있다. 이제는 시가 결단을 내릴 때다. 협약이 지켜지지 않으면 부지 환수는 물론, 캠퍼스 부지에 대한 징벌적 조치를 고려해야 한다. 대학이 먼저 답을 내놓기 바란다.

2020-07-13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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