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곤경에 처한 문재인 정부에게 미사일 쏜 북한

한반도 주변 강대국들의 예상치 못한 경제, 군사 도발로 문재인 정부가 악전고투 중이다. 대한민국을 겨냥한 주변 강대국의 도발과 시험은 지난 6월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다. 문 대통령이 오사카 G20 정상회의에서 중·러 정상에게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협력해 줄 것을 당부하고, 역사적인 판문점 남·북·미 정상회동이 성사되자 7월은 북·미간의 실무협상이 진전을 보이며 북핵 문제 타결의 큰 그림이 나올 것이란 기대가 컸었다.하지만 7월은 잔인하게 시작됐다. 일본이 우리 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을 시비하며 경제보복 조치를 발표하면서 양국 관계가 뒤집어졌다. 이어 23일 중·러 군용기 편대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무단 침입과 러시아 군용기의 영공 도발이 이어지고, 일본의 독도 영유권 시비가 촉발되면서 대한민국은 삽시간에 경제·안보·영토 등 다층적인 국제 분쟁에 휘말렸다.한반도 주변 국제정세의 돌변은 정부로서도 예상과 대응에 한계를 느낄 만큼 기습적이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에게 가장 아픈 것은 북한의 태도일 듯하다. 북한은 중·러 군용기 편대의 동해 도발 당일 전략 잠수함 건조 사실을 공개한데 이어 25일 이스칸데르급으로 추정되는 신형 미사일 2발을 동해를 향해 발사했다. 북한의 연이은 무력시위는 한·미연합훈련 중단과 미국과의 실무협상을 겨냥한 정치·군사적 행위로 보인다. 이는 북핵 문제 해결은 북·미 담판 사안으로 대한민국을 패싱하겠다는 메시지를 노골적으로 표명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북한을 미국의 대화 파트너로 만들기 위해 사력을 다해 중재해 왔다. 이 과정에서 북한측에 강경한 일본에는 외교적 관리를 소홀히 한 대신, 중국과 러시아에는 남·북 평화프로세스의 협력자 역할을 간곡하게 당부했다. 이는 남북 정상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기존의 동맹인 미국의 협력과 중·러의 조력을 통해 남북평화시대를 열겠다는 의지의 소산이었다.그러나 결과는 참담하다. 일본은 치밀하게 준비한 경제보복 카드를 꺼냈고, 중·러는 동해에서 미국 패권 견제 의사를 분명히 했다. 북한은 대한민국의 외교적 고립을 대놓고 이용하며 문재인 정부의 진정성을 무시하고 있다. 북한에 올인했던 외교의 한계와 부작용이 한꺼번에 터진 것이다. 무엇보다 입만 열면 민족끼리를 외친 북한의 태도에 배신감을 금하기 힘들다. 북한을 바라보는 문재인 정부의 시선에 변화가 있기를 바란다.

2019-07-25 경인일보

[사설]갈등 초래하는 '행복주택 가짜뉴스' 적극 대처해야

행복주택을 비하·왜곡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행복주택은 대학생, 신혼부부, 사회초년생을 위해 직장과 학교가 가까운 곳에 지어지는 임차료가 저렴한 도심형 아파트다. 국토교통부는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에 24만7천여㎡를 '서현공공택지지구'로 확정 고시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총사업비 5천억원을 투입해 오는 2023년 신혼희망타운(분양)과 청년층을 위한 행복주택(임대) 1천~1천500가구 등 모두 2천500여 가구의 공공주택을 조성할 계획이다.그런데 청년세대의 주거 안정과 주거 복지 향상을 위한 행복주택을 바라보는 일부 주민들의 시각이 사회갈등을 야기하고 있다. 지난 5월 성남 서현동 한 아파트단지 대책위원회가 '임대주택 때려 박아 서현동을 난민촌으로 만들거냐?'라는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절망타운', '교통재앙 학군추락'이라는 표현은 원색적이다. 인근에 위치한 유치원과 중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등하굣길 이런 문구를 보면 과연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 우려를 금할 수 없다.급기야 성남동에서는 '행복주택 입주 1순위가 잠재적 범죄자들'이라는 가짜뉴스 유인물이 배포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행복주택(임대) 400세대가 들어설 예정인 성남동 제1공영주차장 인근에 뿌려진 '성남동 재개발 추진 위원 일동' 명의의 유인물에는 '청년임대주택 1순위 자격조건이 보호처분을 받은 소년범이나 아동상담소·부랑아보호시설 등에서 퇴소한 19~39세의 청년들로 주민의 안전과 치안이 불안해진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청년임대주택이 들어서면 성남동이 성남에서 가장 낙후된 영세 임대촌이 될 것'이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허위사실 유포까지 서슴지 않는 인권 침해와 약자 혐오다.성남 지역 주민들의 임대주택 반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초 성남시가 분당구 야탑동 시 소유 땅에다 임대주택을 지으려 했지만 주민들 반대에 부딪혀 공공분양주택으로 전환하기도 했다. 더불어 살지 못하고 계층을 나누어 편가르는 세상이 개탄스럽다. 행복주택에 대한 인근 주민들의 인식을 바꾸고 설득해내야 한다. 취약 계층과 청년층의 주거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상생하는 길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해야 한다. 향후 입주 청년들과 기존 지역 주민들 간 불화를 초래하는 등 사회문제가 될 수 있는 만큼 '행복주택에 대한 가짜뉴스'에 대한 성남시와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대처가 요구된다.

2019-07-25 경인일보

[사설]경기·인천 빠진 '규제자유특구' 성공 어렵다

정부가 어제 '규제자유특구'로 강원·대구·전남·충북·경북·부산·세종 등 7곳을 선정해 발표했다. '규제자유특구'는 광역 시·도 전체를 특구로 지정해 기업들이 규제에 얽매이지 않고 신기술 개발 등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이번 특구로 지정된 지역은 특구 성과 창출을 위해 특구 내 지역기업과 대학, 연구기관 등에 연구개발(R&D) 자금과 시제품 고도화, 특허와 판로, 투자 활성화를 위한 세제지원도 추진한다. 이번에 승인된 특구와 계획은 강원의 디지털 헬스케어, 대구의 스마트 웰니스, 전남의 e모빌리티, 충북의 스마트 안전, 경북의 차세대 배터리 리사이클링, 부산의 블록체인, 세종의 자율주행 등이다. 이곳에서 기업들은 앞으로 2년간 규제 제약 없이 신기술을 개발하고 테스트할 수 있게 됐다.하지만 이번 지정에 '지역균형발전'이란 명목으로 수도권이 '규제자유특구'에서 빠진 건 심히 유감이다. 수도권정비계획법 규제로 역차별을 당해왔던 수도권이 '규제자유특구'에서 또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규제'를 당했기 때문이다. 혁신을 말하면서 수도권과 지방을 이분법으로 나눈 정부의 치졸한 발상에 웃음만 나온다. '규제자유특구'를 지정하는 이유는 한마디로 신성장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것 아닌가. 그런데 모든 신기술이 집약되어 있고 자본과 인력 등 각종 인프라가 풍부해 경쟁력이 높은 수도권을 제외하다니 이해하기 어렵다. 정말 혁신을 앞세워 기술개발을 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다.우리는 이번 정부의 '규제자유특구' 지정에 정치권의 논리가 크게 작용됐다고 본다. 그런 면에서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명목으로 세운 혁신도시의 재판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혁신도시는 지역 특성과 동떨어진 공공기관을 배치하는 바람에 전략산업 육성이나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은 이미 입증된 사실이다. 지역발전은 고사하고 부동산 투기만 조장하고 지역 내 또 다른 불균형과 위화감을 조장하고 있지 않은가.지역 균형발전의 중요성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럼에도 '규제자유특구'가 시너지 효과를 얻으려면 반드시 수도권과 연계되어야 한다. 수도권을 한 권역으로 하고 이번에 지정된 특구지역과 연계시킨다면 그 효과는 더 클 것이다. 글로벌 경제시대다. 신기술은 국가와 지역을 뛰어넘어 톱니바퀴처럼 움직여야 한다. 수도권 빠진 '규제자유특구'가 오히려 신기술 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건 아닌지 따져보길 바란다.

2019-07-24 경인일보

[사설]인천시 상수도 선진화 믿어도 되나

인천시 상수도혁신위가 출범했다. 혁신위는 2개월 동안 계속된 적수사태가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고 판단하고, 재발방지와 인천 상수도 선진화 방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혁신위은 민관협의기구로 학계전문가와 연구기관, 시민단체, 주민단체, 인천시 공무원 등 22인으로 구성되어 붉은 수돗물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단기과제와 중장기 과제를 다룰 예정이다.현재 수돗물 사태는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었을 뿐 완전히 종료된 것은 아니다. 사태가 종료되면 피해보상이 이뤄져야 한다. 인천시는 피해보상의 일환으로 해당지역 가구의 6, 7월 상수도 사용분 전액 면제를 우선 시행하고 정상화 시기까지 추가 감면을 검토하고 있다. 상수도 행정 선진화의 핵심은 수질개선 대책이 될 것이다. 근본적으로 노후 상수도관 교체를 앞당기는 사업을 서둘러야 한다. 30년 이상된 노후 상수도관이 11%나 된다. 그중에는 무려 41년이 지나 교체 시기를 넘긴 노후 상수도관도 76㎞에 달한다. 상황이 이런데 예산 부족을 이유로 더 이상 위험지대를 방치해서는 곤란하다.상수도관 교체가 장기과제라면 수질 개선을 위한 단기처방은 수도배관 세척이다. 국내 대부분의 상수도사업소에서 시행하고 있는 수도배관 세척법이다. 그런데 이 세척법이 이물질 제거 효과는 적을 뿐 아니라 결이 형성되어 적수의 원인이 된다는 지적이 있다. 질소 세척법을 실시한 지자체의 적수민원이 감소했다는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인천시는 상수도 혁신위를 통해서 상수도에 대한 시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돗물에 대한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 상수도는 '먹는 물'이다. 음용수 기준을 철저히 적용해야 한다. 시민들이 정수기나 필터를 사용하지 않고서도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맑고 깨끗한 물을 제공해야 한다.상수도사업본부는 300만 시민의 생명과 건강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퇴직공무원이 대기하는 곳이 아니라 가장 책임있고 전문적인 공무원이 배치되어야 할 곳이다. 또 시민의 생명을 담당하는 기관이 한가로운 직장일 수 없다. 이번 사태에서 실망스런 뼈아픈 대목은 충분히 예견된 사고를 막지 못했다는 점이다. 안이하고 무책임한 태도 때문에 골든타임을 놓치고 초동대처도 실패했다는 것이다.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상시 수질 감시체계를 조속히 도입하여 상수도 선진화를 이뤄나가야 할 것이다.

2019-07-24 경인일보

[사설]'쓰레기매립지' 해결 위해 인천·경기 공조 필요

서울·경기·인천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처리하고 있는 인천 서구 수도권쓰레기매립장의 사용기한은 오는 2025년 8월이다. 대체지 선정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대체 매립지를 조성하기까지 해당지역의 주민 설득과 행정 처리에 소요될 시간까지 감안하면 지금도 이미 늦은 상태다. 그럼에도 3개 시·도가 저마다 주민들의 여론을 의식해 논의가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3개 시·도 합의하에 지난 2017년 9월부터 대체 매립지 후보지를 선정하는 용역을 진행했으나 그 결과를 공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천과 경기지역 해안가 8곳을 적합지로 선정했다고 알려진 용역은 당초 지난 4월 준공될 예정이었으나 후보지로 거론된 지역들이 일제히 반발하자 보고서의 공개를 미루고 있다.지난 주 관계기관 회동에서도 이렇다 할 진척은 없었다. 환경부와 3개 시·도의 폐기물 담당 실·국장들이 만나 대체 매립지 조성 주체와 방식에 대해서 논의했으나 기존 입장 차만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 앞서 3개 시·도는 실질적인 대체 매립지 조성을 위해서는 환경부가 주도하고, 유치신청 지역에 대해선 경주 방사성폐기물처분장 건설 때처럼 파격적인 인센티브 제공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회동에서 환경부는 폐기물처리가 지방자치단체사무인 만큼 재정지원과 행정지원은 가능하나 대체 매립지 공모에 공동주체로 참여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2천500억원의 유치지역 인센티브 부담 비율을 놓고도 접점을 찾지 못했다.다만 봉착국면을 타개하고 합의를 이뤄내기 위해 3개 시·도 단체장과 환경부장관이 만나는 방안도 함께 검토했다는 소식이다.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박남춘 인천시장 그리고 환경부장관이 만나 행정의 틀에서 벗어나 정치적 화법으로 담판을 지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괜찮은 방안이다. 인천시와 경기도는 이미 자체 매립지 조성을 포함한 대안검토를 시작했다. '대체 매립지 선정 불발 시 기존 매립지 연장'이라는 기존의 카드를 들고 나올 수밖에 없는 서울시에 합동대응도 가능하다. 특히 최근 '붉은 수돗물 사태'로 곤경에 처한 박남춘 인천시장으로선 잃었던 인천시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이재명 지사도 취임 이후 최대 난제를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인천시와 경기도의 공조가 이뤄지면 가능한 현실이다.

2019-07-23 경인일보

[사설]일 경제보복에 러 영공침범, 시험대 오른 대한민국

대한민국이 주변 강대국들의 기습적인 도발에 잇따라 노출되는 비상한 국면에 국민적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일본의 경제보복사태가 국제적으로 확산된 23일 러시아 군용기가 우리 영공을 침범했다. 긴급 출격한 우리 공군이 수백발의 경고 사격을 하고서야 3시간여만에 쫓아냈다. 또한 이날 북한은 전략 잠수함 건조사실을 공개했다.러시아 군용기 영공 도발 사태는 그 양상이 심각하다. 처음엔 중국 군용기 2대와 러시아 군용기 2대가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을 합동 침범한 이후 러시아 군용기 1대가 우리 영공인 독도 상공을 두 차례나 침범한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동시에 KADIZ에 진입한 것은 물론 다른 국가 군용기가 우리 영공을 침범한 사례는 처음이라고 한다. 방공식별구역은 각국이 설정한 최소한의 영공방위 전초선이다. 이를 넘은 것만 해도 도발인데, 러시아 군용기는 아예 영공을 침범했으니, 이는 비난을 감수할 만한 모종의 저의가 있다고 봐야 한다.일각에서는 중·러 군용기의 동해 기습 기동과 북한의 잠수함 건조 사실 공개를 한데 묶어 다음 달 5일부터 3주가량 실시되는 한미연합훈련을 겨냥한 대미 압박성 '무력시위'라고 분석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이번 한미연합훈련은 예전에 비해 대폭 축소돼 국내 보수진영으로부터 도상훈련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을 정도다. 대규모 병력이 동원된 과거 한미군사훈련 때도 없었던 기습적인 중·러 공동 도발은 두 나라의 한반도 전략에 중대한 변화가 있음을 시사한다.일본의 경제보복, 중·러의 공동도발 및 러시아 영공 침범 등 대한민국을 향한 주변 강대국들의 전례 없는 도발이 이어지는 현재의 국면은 비상하다. 한·미·일 동맹의 한축이었던 일본의 경제도발도 당황스러운데, 중·러의 합동 영공침범으로 그동안 믿어왔던 두 나라와의 선린우호 관계를 근본부터 의심해야 하는 지경이 됐다. 여기에 자국 이익만을 앞세우는 트럼프 미 행정부는 대한민국을 혈맹으로 인식하는 것인지 모호하다.전통적인 한·미·일 동맹이 흔들리는 가운데 북·중·러 동맹이 그 틈을 치밀하게 파고드는 한반도 정세변화 속에서 대한민국의 국운이 시험대에 오른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대한민국을 둘러싼 국제정세는 갈수록 불온해지는데 국내는 정치권의 갈등이 임진왜란과 구한말의 당쟁과 정쟁을 연상케 할 정도로 퇴행적이다. 말로만 거국, 범국민을 외칠 때가 아니다.

2019-07-23 경인일보

[사설]세계 통상 갈등, 기업 자생력 강화 계기 삼아야

인천 지역 경제가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수출 규제 영향권에 있다. 국내 주요 도시 대부분이 같은 상황이겠지만, 인천은 물류산업 비중이 높은 터라 걱정이 더 크다. 인천에는 공항과 항만이 있고, 남동국가산업단지 등에는 기업들이 밀집해 있다. 인천은 전국 16개 광역 시도 가운데 다섯 번째로 수출 기업이 많다. 특히 인천항의 대(對)중국 화물은 전체 물동량의 약 60%를 차지한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는 속담처럼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올 상반기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83% 감소했다. 대중국 컨테이너는 91만7천91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로, 지난해 동기 대비 2.5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인천항은 중국 교역량이 전체 물동량 증가를 견인하는 구조다. 올 상반기 중국 교역 증가세가 주춤하면서 인천항 물동량이 소폭 감소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인천항만업계는 그 원인 중 하나로 미·중 무역분쟁을 지목한다. 올 상반기 인천지역 수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5% 감소했다. 상반기 수출이 감소한 것은 2015년 이후 4년 만이다. "이제 시작"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하거나 심화하면,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얘기다.지난 19일 인천상공회의소에서 '세계경제 변화에 주목하라, 인천 지역 기업의 생존 전략'을 주제로 한 강연이 있었다. 홍성국 혜안리서치 대표는 강연에서 "각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관세를 걷는 보호무역주의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며 "우리 기업들은 앞으로 생겨날 관세 장벽에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 규제 등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자체의 역할은 한계가 있다.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며, 홍성국 대표의 조언처럼 기업 스스로 자생력을 강화해야 한다.중국이 한반도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 조치로 한한령(限韓令)을 내린 것이 불과 몇 년 전이다. 사드 사태로 인천은 한중카페리와 크루즈 승객이 많이 감소하는 등 큰 타격을 받았다. 당시 경제 관련 기관들이 많이 사용한 말은 '시장 다변화'와 '기술력 확보'다. 일이 터져야 부리나케 대응책을 마련하고, 그 사태에서 벗어나면 언제 그랬냐 싶을 정도로 쉽게 잊어버리는 식은 더 이상 안 된다. 항상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시장 다변화, 기술력 확보에 매진해야 한다. 정부는 보호무역주의와 통상 갈등 확산에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한다.

2019-07-22 경인일보

[사설]여야 갈등, 여권이 대승적으로 풀어라

어제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여야 3당 원내대표가 회동을 가졌으나 추가경정예산 처리를 위한 국회 의사일정 합의가 또 무산됐다. 야당은 정경두 국방장관 해임건의안과 북한 목선 귀항 사건 관련 국정조사를 추경과 연계시키고 있고, 여당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평행선을 달리기 때문이다.또한 정치개혁특위와 사법개혁특위의 소위원장 배분을 둘러싼 여야의 입장 차도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민주당과 한국당이 국방장관 해임건의안 처리를 놓고 접점을 찾지 못하면 추경 처리 불발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 회동에서 일본의 수출보복 조치에 대한 초당적 대처에 합의하고 그 밖의 현안에 대해서는 절충점을 찾지 못했다. 그러나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의 만남이 갖는 상징적 의미가 있기 때문에 회동 이후에 여야 원내 차원의 합의를 기대했던 게 사실이다. 결국 6월 임시국회는 본회의 한 번 열지 못하고 끝났고, 7월 국회 일정도 잡지 못하는 상황이다.국방부 장관 해임건의안, 북한 목선 국정조사, 패스트트랙 과정에서 빚어진 고소·고발 등 현안이 추경과 맞물려 있어서 정치적 해법은 날로 꼬여만 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당은 80일 동안의 장외투쟁에 몰두하다가 국민의 비판을 의식하여 국회 정상화에 합의했지만 새로운 쟁점이 생기면 다시 추경과 연계시킴으로써 국회가 한 발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추경을 처리할 '원 포인트' 7월 임시국회를 소집하려는 민주당은 야당에 더 이상 양보하지 않겠다는 입장이고, 한국당은 국방장관 해임건의안 상정이 안되면 추경안 처리에 응할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여당에서는 '친일'여론 공세와 패스트트랙 고소·고발 등 카드로 한국당을 압박하자는 목소리와 야당의 주장을 일부 수용하자는 상반된 의견이 존재하고 있다. 한국당이 정부 여당의 정책에 비난과 반대로만 일관하는 정도가 도를 넘은 측면을 부인할 수 없다. 추경에 대해서도 지역구 예산은 챙기면서도 추경 분리 처리를 고집하는 등 상호모순적인 주장을 펴고 있다. 그러나 국정에 무한책임을 지는 집권여당이 정치력을 발휘해서 접점을 찾아가지 않으면 꼬인 정국을 풀 수 없다. 여당의 대승적 결단이 절실하다. 야당 역시 여권에 대한 반대만이 능사가 아님을 알아야 한다.

2019-07-22 경인일보

[사설]범국민 비상협력기구 앞두고 걱정되는 친일 공방

지난 18일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들은 청와대 회담을 갖고 일본의 경제보복에 맞설 비상협력기구를 설치해 범국가적인 대응을 하기로 했다. 일본의 사실상 경제전쟁 선포에 국가역량을 결집해 총력전을 펼치기로 의기투합한 것이다. 실무협의를 서둘러 비상협력기구를 곧바로 출범시키기 바란다. 이 기구를 통해 일본의 기습적인 경제보복에 당황했던 전열을 수습하고 효과적이고 실효적인 대응이 일관성 있게 전개되기를 바란다.그런데 비상협력기구 구성을 앞두고 걱정스러운 대목이 있다. 점차 심화되고 있는 친일 공세다. 현 상황은 전국민적 반일 감정을 고조시키고 있다. 징용노동자 배상 문제로 촉발된 일본의 경제보복은 억지와 무례로 점철돼 있다. 따라서 정파와 지역과 계층과 세대를 초월해 반일 감정이 확산되고 있다. 바로 이런 시류를 틈타 친일 공세가 전개되고 있다. 일본과의 외교협상을 강조하거나, 문제 해결을 위한 객관적 사실을 열거하면 곧바로 친일파로 몰리기 십상이다.이미 각종 SNS 매체가 친일 공방으로 얼룩져 국론이 양분된 상황에서 급기야 공당의 원내대표가 이를 공개적으로 언급하기에 이르렀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21일 자유한국당을 향해 "한국당이 한일전에서 백태클 행위를 반복하는 데 대해 준엄히 경고한다"면서 "우리 선수를 비난하고 일본 선수를 찬양하면 그것이야말로 신(新)친일"이라고 밝힌 것이다. 추경안 비협조가 한국을 향한 백태클인지, 어느 일본 선수를 찬양했다는 것인지 모호하지만 제1야당을 향해 '신친일'로 규정한 것은 무서운 일이다. 같은 당의 대통령과 당대표가 야당들과 대일 비상협력기구 설치에 합의한 마당에, 핵심 구성원인 제1야당을 이런 식으로 규정하면 어쩌자는 말인가. 신친일파를 포함한 범국가 비상협력기구 설치는 가능한 것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이 원내대표는 한일 경제전쟁이라는 비상상황에서 한국당 등 보수야당측이 사태의 촉발 책임을 현 정부의 부실외교에 지우려는 태도와 추경에 비협조적인 자세가 아쉽고 못마땅할 수 있다. 그렇다고 대통령이 국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만들어낸 대일(對日) 거국비상협력기구에 이런 식으로 찬물을 끼얹을 수는 없는 일이다. 현 국면은 모든 국민이 반일 투사이다. 다만 항일, 극일의 방법론은 다를 수 있고, 달라야 하며,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가용해야 할 상황이다. 내부에 총질하는 친일공세는 그 자체로 친일 행위일 수 있다.

2019-07-21 경인일보

[사설]스타트업 쿠팡에 갈채만 보낼 수 없는 이유

고양시의 입이 귀밑에 걸렸다. 지난달부터 추진하는 '쿠팡 고양FC 오픈채용박람회'에 지역주민은 물론 인근의 파주시와 서울시민들까지 몰려 성황인 탓이다. 청년은 물론 재취업을 갈구하는 중장년과 경력단절 여성, 장애인 등에 취업문을 활짝 열었다. 8월 20일 3차 개최 예정인데 쿠팡의 채용인원은 3천500여 명으로 고양시에 일자리센터가 생긴 이후 최대 규모이다.쿠팡은 지난 2월 고양시 덕양구 원흥동에 연면적 13만2천231㎡의 7층 건물인 고양로지스틱파크 물류센터를 통으로 임대해서 '쿠팡고양FC물류센터'로 명명하고 내년 2월 오픈에 대비해 사전작업 중이다. 판매상품 적재, 재고관리, 포장, 출하, 배송까지 모든 과정을 일괄 처리하는 '풀필먼트' 센터로 운영할 예정이다. 작년에 전국 12곳이던 지역물류센터를 24곳으로 늘렸다.그 와중에 경기도 이천의 한 중소기업이 날벼락을 맞았다. 쿠팡이 물류센터를 고양시로 이전하면서 이천시 마장면 표교리의 삼우물류가 억울함을 호소한다. 작년 7월 쿠팡과 삼우는 표교리 3센터 물류창고 2동(1만4천여㎡)을 월 임대료 1억3천300여만원에 1년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은 지난 15일부로 종료되었다. 물류창고는 5~10년 장기임대가 관행이나 쿠팡 직원이 장기사용을 거론해서 1년 계약을 맺었던바 결과적으로 쿠팡에 이용당한 것 같아 씁쓸하다.쿠팡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이전 임차인이 창고 내에 설치한 컨베이어 장치를 삼우가 매입한 것도 화근이다. 쿠팡이 컨베이어 이용을 요구해서 삼우는 이 설비를 2억5천만원에 사들여 월 400만원에 쿠팡에 임대한 것이다. 쿠팡 직원의 말만 믿고 선투자했던 업주의 낭패가 눈에 선하다.쿠팡은 트럭 1천여대와 직간접 고용 5천500여명에, 지난해 매출액이 5조원에 이르는 대기업이다.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는 법이나 "소소한 물건이라도 배달에 정성(?)을 다하겠다"는 '로켓배송' 정신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2012년 11월에는 호주산 싸구려 쇠고기를 최고급 쇠고기로 속여 국내에서 판매한 것이 적발되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쿠팡의 최대주주는 30억달러를 투자한 일본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이나 만성적자 상태이다. '계획된 적자' 운운하지만 스타트업 쿠팡은 앞으로도 넘어야할 산들이 많다는 점을 명심해야할 것이다.

2019-07-21 경인일보

[사설]대일(對日) 초당적 대응, 여야 상호존중해야

대한민국을 향한 일본의 주도면밀한 경제보복에 정부와 여야 정당이 초당적인 공동 대응 입장을 천명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는 18일 청와대에서 회담을 갖고 4개항의 공동발표문을 밝혔다. 먼저 일본의 수출규제를 자유무역질서에 위배되는 부당한 경제보복으로 규정하고 즉시 철회와 외교적 해결을 촉구했다. 또한 여야 당대표들이 대통령에게 문제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촉구했고 대통령은 공감하고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이와함께 정부와 여야가 범국가적 차원의 대응을 위한 비상협력기구를 설치 운영하며, 위기극복을 위한 소통과 통합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정부와 여야 정당이 일본의 기습적인 경제보복 행위에 초당적으로 맞서기로 한 이날 청와대 회담 결과를 환영한다. 이날은 강제징용 피해보상 문제와 관련해 일본의 제3국 중재위 구성 제안 시한이었다. 우리 정부는 불가입장을 표명했다. 일본이 이를 빌미로 반도체 소재 수출제한 조치를 한·일 경제전쟁으로 격상시킬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여야 정당이 국민을 대신해 초당적, 거국적 대응의지를 밝힌 것은 일본과 국제사회를 향한 한국의 단합 의지 표명으로 적절했다.특히 공동발표문에서 일본과 우리 대통령을 향해 외교적 노력을 동시에 촉구한 점이 눈에 띈다. 그동안 여야 정당들은 일본에 대해 각각 외교적 해결과 정면대응을 강조하면서 엇갈렸다. 이와관련해 정치 진영에 따라 신중론과 맞불론이 부딪히고 친일 논란이 뜨거워지면서 국론이 양분될 지경이었다. 따라서 이날 대통령과 여야5당이 외교적 해결에 방점을 찍은 것은 흩어진 여론을 모으기 위한 합리적 결단으로 평가할 수 있다.청와대 회담을 통해 마련한 초당적 입장이 청와대 밖에서도 한결같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이날 청와대 회담에는 경제정책, 추경처리, 선거법 등 산적한 정치현안들이 의제에 오르는 바람에 정작 집중해야 할 일본의 대한 경제보복에 대한 대응 논의는 여러 현안 중 하나로 격하된 느낌이다. 즉 정치 현안에 대한 여야 대립이 계속되면, 대일(對日) 공동대응을 위한 청와대 회담의 약속이, 각 진영의 지지층에 의해 깨질 수 있다는 얘기다. 한·일 경제전쟁이라는 초유의 사태 해결을 위한 대통령과 여야 대표들의 다짐과 약속이 효력을 발휘하려면, 여야가 상대를 존중하는 성숙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 비상협력기구 구성과 운영이 주목된다.

2019-07-18 경인일보

[사설]경기도발 불로소득 환수 다각적 접근 필요하다

경기도에 때아닌 불로소득 논쟁이 한창이다. 사전적 용어로 불로소득은 노동의 대가로 얻는 임금이나 보수 이외의 소득을 말한다. 이자, 배당, 임대료 등의 투자 수익, 유가증권이나 부동산 등의 매매차익 등을 포함하는 재산 소득 외에 상속, 연금, 복지 등을 포함한다고 돼 있다. 경기도의 부동산 정책을 지원하는 자문기구인 경기도부동산정책위원회는 최근 불로소득이 한 해(2017년 기준) 경기도내에만 90조원이 넘는다고 발표해 논란의 도화선이 됐다. 특히 이재명 도지사가 자신의 역점 공약으로 줄곧 내세운 국토보유세의 재원으로 이같은 불로소득을 찾아내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혀 그 파장은 더 커지고 있다.위원회 측 관계자는 "불평등이 모두 나쁜 것이 아니고 부당한 원인에 의한 불평등이 문제"라면서 "부동산을 소유하지 못한 사람의 소득이 부동산을 과다하게 소유한 개인이나 법인에게 이전되며 불평등이 발생했다. 다양한 법과 제도를 통해 얻게된 부동산 불로소득을 차단하고 환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위원회는 부동산을 주택·일반건축물·토지 3가지로 분류하고, 주택 10년·건축물 24년·토지 30년의 평균 보유기간을 설정해 불로소득을 추산했다. 매매차익의 실현인 자본소득과 임대소득의 합을 부동산 소득 규모로 두고 이중 다른 자산에 투자했을 때 얻을 수 있는 평균 수익을 공제한 나머지를 부동산 불로소득으로 규정한 것이다.이재명 지사는 또 "한국의 보유세 실효세율은 0.16%로, 주요 국가(일본 0.57%·영국 0.78%·미국 0.71%)보다 낮은 수준으로, 한국을 제외한 OECD 국가 평균(0.39%)을 밑돌고 있다"며 다른 국가에 비해 낮은 수준인 보유세의 강화가 필요하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이 지사는 이를 '국토보유세'로 명명하고 현행 종합부동산세를 대체하겠다는 것이 계획의 얼개다. 지방교부세 재원으로 쓰이는 종부세와 달리 국민에게 n분의 1로 직접 지원하는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 신설을 요구하고 있다. 도는 부동산 공시제도 개선안을 마련해 이달 중으로 국토교통부에 공식 건의하겠다고 밝혔다.하지만 부동산 불로소득 발생 기준을 부동산 보유만으로 특정할 수 있는지 여부와 자본주의사회에서 지주들의 차별적 권리 구제에 대한 대안이 없다는 반발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결국 지방정부가 결정권이 없는 만큼 정부에서 좀 더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논의가 절실해 보인다.

2019-07-18 경인일보

[사설]논란만 더 키운 택시제도 개편방안

정부가 어제 택시제도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플랫폼 사업자에게 운송면허를 내주는 대신 수익 일부를 기여금 형식으로 받아 공급 과잉을 겪는 택시 감차 등에 사용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정부발표는 논란만 더 키웠다. 운송면허를 내준 것을 보면 규제를 풀어준 것처럼 보이지만 기여금 납부, 택시기사 자격 획득, 차량 직접 소유 등의 조건이 오히려 진입 장벽을 높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날 발표로 기존 택시와 신생 모빌리티 업체의 갈등이 완전히 해소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오히려 정부가 택시기사 손을 들어 주었다는 지적이 우세하다.하지만 정부는 개편안을 내놓으면서 타다나 웨이고·카카오T 등 모빌리티(이동) 플랫폼 사업의 신규진입을 장려하고 택시업계도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설계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 발표에 승차공유 시장에 뛰어든 스타트업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자금력이 약한 중소 규모 플랫폼 사업자들의 불만이 크다. 자금력이 풍부한 대기업의 진입 가능성만 열어 줘 중소기업의 진입은 봉쇄됐기 때문이다. 렌터카 영업이 허용되지 않아 차량을 모두 사야 하는 처지에 놓인 타다의 경우도 신규 진입이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일부 업체는 부당하다며 보이콧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용자가 플랫폼 택시에 대해 거는 기대는 너무도 명약관화 하다. 기존 택시보다 안전하고 쾌적한 서비스 때문이다. 국내 택시 서비스는 비교적 저렴한 요금에도 불구하고 시민들로부터 그다지 높은 평가를 받지는 못해왔다. 승차 거부와 불친절은 다반사고 일부 운전기사의 난폭운전으로 이미지가 크게 실추됐다. 오죽했으면 새로운 승차공유 서비스와 충돌하면서 산업발전의 걸림돌이란 지적까지 받았다. 이같은 개편방안을 만들기 위해 정부가 플랫폼 택시 이용자가 늘어나는 근본 원인에 대해서 얼마만큼 생각을 했는지 의문이 가는 이유다.물론 구체적인 안이 나오려면 아직 시간이 있다. 무엇보다 플랫폼 택시의 진입 장벽을 낮춰야 한다. 그다음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이용자 편의 증진이다. 스마트 모빌리티가 왜 출현했는지 생각해 보라. 현행 택시에 대한 이용자의 불만이 그 출발점이다. 정부는 입만 열면 혁신을 말한다. 혁신은 말로 이뤄지는 게 아니다. 정부의 개편방안은 우리가 원하던 혁신의 길과는 여전히 멀다. 앞으로 실무협의 과정에서 진정으로 양쪽이 상생하고, 이용자들이 만족하는 방안이 나오길 바란다.

2019-07-17 경인일보

[사설]실현 가능한 소재·부품산업 육성방안 기대한다

정부가 이달 말 발표할 예정인 '핵심소재 부품 발굴 육성 방안'(가칭)에 2021년 말 일몰을 맞는 '소재·부품 전문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상시화하고, '산업 안보 확보'를 명시한다고 한다. 소재 부품을 안보차원에서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내용도 일단은 구체적이다. '지속적인 연구·개발(R&D)로 육성할 품목'과 '수입처를 다변화할 품목', '물량 공급을 늘릴 품목' 등 3가지로 나눠 지원 방안을 세분화하는 작업도 진행된다. 정부는 이를 위해 핵심소재·부품 분야 지원 예산을 연간 최대 2조원까지 확대키로 했다. 한참 늦은 감은 있지만, 정부가 지금이라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것 같아 다행이다.이번 일본의 규제가 있기 전부터 우리는 국가 R&D 사업 중 소재 분야 투자의 중요성에 대해 수없이 지적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경제력과 비교하면 우리의 R&D 사업 중 소재 분야 투자액은 선진 기술국보다 턱없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이는 R&D 사업이 막대한 비용이 투자되는 것에 비해 눈에 보이는 뚜렷한 성과물을 내놓는 게 어려워 정부 지원에서 항상 소외됐던 것과 무관하지 않다.소재·부품산업은 모든 산업의 뿌리다. 우리가 이를 소홀히 하는 사이에 일본은 세계 최고 수준의 소재·부품산업을 수십 개 아니 수백 개를 육성하고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은 이를 무기로 이번에 우리의 아픈 곳을 건드렸다. 덕분에 우리는 세계 최고의 반도체 기업이라고 해도 단 하나의 소재가 없으면 제품을 만들지 못한다는 것을 이번에 뼈저리게 깨달았다. 비록 희생은 크지만 R&D 사업을 소홀히 했다는 반성의 계기가 됐다. 가령 R&D 사업은 민간보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육성하고 지원했어야 했는데 과연 그랬는지, 또 인재 육성에서 대학과 기업이 겪는 애로사항을 정부가 진지하게 경청을 했는지 등이다.우리가 바라는 것은 정부가 이번 '핵심소재·부품 발굴·육성 방안'을 발표하기 전에 기업과 충분한 대화를 가졌으면 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기업이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R&D 사업 분야에 대해서는 주 52시간 근로제도가 예외로 인정되어야 한다. 우수한 인력을 보유하고 많은 돈을 투자한다 해도 연구실의 불이 오후 6시에 꺼져 연구를 할 수 없다면 소재산업 육성은 공염불에 불과하다. 각종 규제도 풀어야 한다. 100% 실현 가능한 소재·부품 육성안을 기대해 본다.

2019-07-17 경인일보

[사설]'인천e음카드' 캐시백 한도 재정립 필요하다

전자식 지역화폐 '인천e음카드'의 성장세가 폭발적이다. 이달 14일 기준 가입자 수가 62만3천명으로 인천시민 4.7명 중 1명이 카드를 소지할 정도가 됐다. 누적 결제액도 2천975억원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불과 100일 사이에 벌어진 극적인 변화다. 세계적으로도 드문 사례다. 열풍의 요인은 '캐시백'이다. 오리지널 인천e음카드의 캐시백은 인천 어디서나 일률적으로 6%(국비 4%+시비 2%)가 적용된다. 하지만 e음카드를 자체 발행하는 기초지자체에 따라 별도의 캐시백이 추가된다. '서구e음카드'는 4%, '미추홀e음카드'는 2%의 캐시백이 각각 덧붙여진다. 이달부터 발행에 들어간 '연수e음카드'의 추가 캐시백도 4%다. 7월 한 달 동안에는 5%가 적용돼 실제 캐시백은 11%나 된다.뜨거운 열기만큼이나 부작용도 커지고 있다. 현금을 가진 사람만이 혜택을 볼 수 있고, 많이 쓰면 많이 쓸수록 더 많은 캐시백이 이뤄진다는 점 때문에 '부익부 빈익빈' 논란이 이는 건 일찌감치 예견됐던 일이다. 어느 지역에선 자녀의 1년치 학원비를 e음카드로 치르는 게 상식이 됐다. 거주지에 따른 형평성 문제와 상대적 박탈감도 극히 예민한 부분이다. 별도의 e음카드를 발행할 수 있는 기초지자체와 재정형편상 그렇게 할 수 없는 기초지자체로 나눠지고 있는 현실은 자칫 심각한 주민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 독자적으로 e음카드를 발행하고 있는 기초지자체들도 당장 예산 고갈을 걱정하고 있다는 점 역시 간과할 수 없다. 저마다 추경편성을 서두르고 있고, 7.5%의 캐시백을 계획했던 남동구는 예산 부족을 우려해 발행시점을 다음 달로 늦췄다.엄정하게 말하자면 캐시백은 지역화폐의 '본질'이 아니다. 지역화폐 사용 활성을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이다. 그럼에도 현실은 캐시백이 목적이고 본질인 것으로 변질시켜버렸다. 정치인, 지역주민, 소상공인 등 다양한 주체들의 다양한 이해가 서로 얽히고설킨 결과다. 캐시백이 본질이 된 인천e음카드는 이미 소비의 역외유출 억제와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본래의 선한 목적을 의심받을 수도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인천에서 모처럼 성공한 정책이 건전성과 지속성을 위협받고 있다. 기본 재원을 국비에 기대고 있는 인천e음카드에겐 현실적인 한계가 분명히 존재한다. 운용의 방향을 재정립하고, 캐시백의 합리적인 한도를 정해야 한다. 지금이 그때다.

2019-07-16 경인일보

[사설]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의 과제와 소명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임명안을 재가했다. 정부가 국회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없이 임명을 강행한 16번째 사례다. 윤 후보자에 대한 보수 야당의 반대가 그만큼 심했고, 반면에 그에 대한 문 대통령의 신임이 절대적임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25일 취임하는 윤 신임 총장은 이처럼 상반된 정치환경 사이에서 최고 사정기관장의 직무를 수행해야 할 부담을 안고 있는 셈이다.윤 신임 총장은 중차대한 시점에서 임기를 시작한다. 우선 여권이 밀어붙이고 있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와 이에 따른 검·경수사권 조정에 대한 검찰의 입장을 확정해야 할 형편이다.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이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집요하게 물었지만 그는 단정적인 입장을 밝히진 않았다. 여야가 공수처 설치에 대해 첨예하게 대립하고,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검·경의 주도권 싸움도 노골화된 상황이다. 여야 정쟁과 사정기관간 분규에 휘말릴 개연성이 충분하다. 검찰 수장으로서 사정기관의 합리적, 정상적 작동을 위한 자신의 입장 정리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여야가 사생결단의 각오로 충돌할 내년 국회의원 선거도 검찰에겐 큰 부담이다. 어느 정권에서나 검찰이 정권의 충견이라는 비아냥을 듣는 이유는 정권 지향적 검찰 수뇌부의 행보 때문이었다. 특히 선거 정국에서 검찰의 중립성 시비가 가장 도드라진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윤 신임 총장의 직무 철학이 선거 국면에서 제대로 작동할지 야당과 국민이 주시할 것이다.윤 총장이 이 정권 들어 서울중앙지검장으로서 2년 동안 진두지휘한 적폐수사를 어떻게 마무리할지도 고민해야 할 문제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사건을 계기로 진행중인 삼성 수사의 향방에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 등 국내 반도체 기업을 향한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가 한·일 경제전쟁으로 비화되는 마당에 검찰의 기업적폐 수사는 신속하게 합리적으로 마무리해 줄 필요가 있다.윤 신임 총장은 청문회 과정에서 스스로 위증 시비를 자초해 권력에 초연한 강골 검사의 이미지가 훼손됐다. 개인적으로 뼈 아픈 오점일 것이다. 그런 만큼 검찰을 권력의 지배나 권력과의 유착에서 독립시켜 오직 국민만을 위한 사정기관으로 환골탈태 시킬 각오를 세워주기 바란다. 검찰의 독립은 검찰 스스로는 물론 대한민국의 정상화를 위해서도 반드시 성취해야 할 과제다.

2019-07-16 경인일보

[사설]관광거점 도시 수도권 제외 안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관광거점도시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을 진행하면서 대상지에서 수도권을 배제하는 조건을 내걸어 논란이 일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월 인천 송도에서 열린 확대 국가관광전략회의를 주재하면서 광역단체 1곳과 기초단체 4곳을 관광거점 도시로 선정해 육성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문체부는 그 후속 대책으로 이번 연구용역을 발주한 것이다. 문제는 용역 제안 요청서에 명시된 '수도권 및 제주 외의 제2선 관광도시를 전략적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하면서 수도권을 뺀 부분이다.연구용역을 주는 문체부는 갑이고, 용역을 수행해야 하는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을이다. 이 요청서에 못 박힌 갑의 과업 지시는 을이 꼭 따라야 하는 지상 명령이나 마찬가지이다. 문제는 여기서 생긴다. 문 대통령이 관광거점도시 육성 계획을 처음 발표한 곳이 인천이었다. 대통령의 당시 발표를 들은 인천시민들은 당연히 인천도 포함될 수 있는 기회가 있겠구나 하고 받아들였다. 당시 문 대통령은 "인천은 관광산업의 성과와 도전과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라며 "세계 최고의 국제공항인 인천공항을 통해 관광객들이 대한민국으로 들어온다"고 했었다. 대통령이 나서서 인천을 크게 띄운 셈이다.인천이 관광산업의 성과와 도전과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라고 한 대통령의 언급은 옳은 말이다. 인천은 우리 한반도의 역사에 서려 있는 아픔이란 아픔은 죄다 안고 있는 도시이다. 강화도는 남한지역에서는 유일하게 북한의 개성과 함께 고려 왕도의 정통성을 공유할 수 있는 지역이다. 옹진군은 분단의 현재적 공간이다. 연평도 포격사건이 터진 지 10년도 지나지 않았다. 강화와 옹진지역은 국가가 나서, 아니 남북한 정부가 공동으로 도모하는 평화 관광지가 돼야 한다. 이런 인천을 빼놓고 무슨 관광거점도시를 육성하겠다는 것인지 납득할 수가 없다.문체부의 이번 관광거점도시 기본계획 수립 연구 과업 지시에서 수도권이 빠져 있다는 것을 청와대도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인천시는 대통령이 송도에서 주재한 확대 국가 관광 전략회의가 끝난 뒤 곧바로 특별 조직을 꾸렸다. 뒤따를 정부의 공모 절차에 대응하기 위함이었다. 대통령이 인천에서 발표하면서 수도권을 제외 지역으로 삼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문체부는 이제라도 대통령의 인천 발언에 실려 있던 메시지를 제대로 읽고 잘못을 고치기 바란다.

2019-07-15 경인일보

[사설]청와대 여야 회동, 민생 현안 푸는 계기 돼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일본 수출 규제 논의를 위해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청와대 회담을 제안했다. 황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과의 청와대 회담을 제안하면서 "위기상황에 정치 지도자들이 머리를 맞대는 모습은 그 자체로 국민에게 큰 힘이 될 것이며 실질적인 논의가 가능하다면 대승적 차원에서 어떤 회담이라도 수용하겠다"고 했다. 대통령과 5당 대표 회동 형식도 받아들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청와대와 여당에서 긍정적 반응이 나오면서 문 대통령과 여야 정당 대표의 회동이 성사될지 주목되고 있다. 아직 의제와 구체적 방식이 정해지진 않았으나 성사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도 높다. 정경두 국방장관 등 외교안보라인 교체와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임명안 처리문제 등을 두고 여야 대립이 이어지고 있어 이를 의제에 포함하느냐 등이 막판 변수가 되겠지만 일본 수출 규제에 국한하지 않고, 남북미 판문점 회동, 최근의 정치적 사안 등 다양하고 폭넓은 현안이 논의될 수 있을 것이다.한국당에 황교안 체제가 들어선 지난 2월 이후 집권당과 제1야당의 관계는 대립과 갈등의 연속이었다. 한국당이 지지층 결집을 위해 장외투쟁을 이어가고, 강경수구 세력을 의식한 발언들을 쏟아내면서 집권당과 한국당의 관계는 악화일로였다. 게다가 패스트트랙 정국을 거치면서 분위기는 더욱 험악해지는 등 여권과 한국당 및 보수야당과의 관계는 회복 불능인 것처럼 보였다. 다행히 황 대표가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회동을 제안함으로써 정국 전환의 분수령을 마련한 것은 평가할 만하다.여야가 민생과 개혁 입법을 두고 경쟁하지 않고, 기싸움과 내년 총선을 의식한 지지층 결집에만 몰두하는 퇴행적 정치의 결과는 80일이 넘도록 국회를 방기한 상황에까지 이르렀었다. 선거 승리를 위해서라도 제1야당은 대안있는 비판과 건강한 견제를 통해서 정국운영의 한 축을 담당할 때 수권정당으로서의 위상을 인정받을 수 있다. 청와대와 여당도 야당을 국정 파트너로 생각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이번 회동이 성사된다면 여야가 서로의 관점과 주장을 포용하면서 접점을 찾는 대승적인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일본의 경제보복을 포함하여 사회경제적 불평등과 노조의 반발, 군의 기강 해이 등 산적한 현안을 풀어 갈 단초를 마련하는데 대통령과 여야가 허심탄회하게 머리를 맞대기 바란다.

2019-07-15 경인일보

[사설]경기 고교 무상급식 재원갈등에 담긴 함의

경기도 고교 무상급식 시행을 앞두고 재원분담을 둘러싼 시비가 본격화되고 있다. 시비의 주체는 경기도교육청, 경기도, 도내 기초단체(시·군) 등 3개 자치기관들이다. 도내 고교 무상급식은 도민에게 오늘 9월, 즉 2학기 부터 전면시행이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금까지 3개 기관별 재정 분담비율이 확정되지 않아 시행 여부가 불투명해졌다.먼저 도교육청이 문제제기를 했다. 전체 무상급식 재원 중 도교육청과 경기도·도내 시·군이 각각50%를 분담하기로 했는데, 경기도와 시·군 사이의 분담비율 결정이 늦어져 사업차질이 예상된다는 우려였다. 경기도가 발끈했다. 당초 도교육감의 공약사업인 고교무상급식을 지원하기 위해 초·중고교 무상급식 지원비율을 감안해 전체 재원의 15%를 부담하기로 대승적 결단을 내렸는데, 시·군 설득 작업을 경기도에 미루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요지다. 반면 경기도 시장군수협의회는 고교무상급식 협의과정에서 시·군은 소외된 채 결정 통보만 받았다며, 무상급식 재정 35%를 감당하기 힘들다고 하소연 중이다.벌어진 양상은 도교육청, 경기도, 시·군 등 3개 자치기관이 고교 무상급식 재정 부담을 최소화 하기 위한 분쟁으로 보인다. 하지만 복지재정 문제가 자치현장의 분규로 드러난 분쟁의 본질을 주목해야 한다. 중앙정부와 광역단체(시·도)는 물론 시·도교육청이 시행중이거나 추진하는 복지정책 대부분은 각 기관 사이의 재정분담을 전제하고 있다. 즉 중앙과 시·도 및 광역 교육자치기관이 복지정책을 성안할 때 마다 일선 시·군이 자동적으로 재정분담 주체로 편입되는 것이다.시·군들은 복지정책 건당 분담액은 미미해도 복지정책 모두를 수발하려면 기초단체 재정이 파탄날 지경이라며 반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경기도 자치기관장 대다수가 민주당 출신인데도 재정분담 시비가 발생한 것은 복지재정 전반에 빨간 불이 켜졌음을 보여준다. 민주당 출신이 대세인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가 지난 11일 기초단체의 복지재정 부담을 축소해줄 것을 공식 건의한 것도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경기도민 입장에서는 중앙정부, 시·도, 시·군·구, 시·도교육청 재정 모두 내 주머니에서 나간 혈세다. 이 혈세로 상위 기관은 복지 생색을 내고, 시·군·구는 재정파탄을 하소연하며 다투니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경기도 고교 무상급식을 둘러싼 3개 자치기관 재정분규는 현행 각종 복지정책의 불안한 미래를 암시하는 예고편일 수 있다.

2019-07-14 경인일보

[사설]해군 2함대 해프닝에서 드러난 군의 민낯

지난 주말 국방부는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사령부 내에서 발견된 정체불명의 거동수상자가 부대 내에서 근무 중인 사병으로 확인한 뒤 검거했다. 초소에서 동료 병사와 함께 경계를 서던 중 음료수를 구매하기 위해 200m 떨어진 자판기에 다녀오다 탄약고 초소 경계병에게 목격됐지만 수하에 불응한 채 도주했다는 것이다. 이후 관련자와 동반 근무자는 두려운 마음에 자수하지 못했단다. 부대 내에서 오리발과 고무보트, 노 등이 발견되어 북한군 침투의혹이 일었는데 다행이다. 그러나 경계근무 중의 초병이 음료수 한잔을 마시고자 벌인 일탈치고는 사건이 너무 커 보인다.사건 발생 10여 일 동안 군이 국민에게 보여준 행태는 실망을 넘어 한심하기 때문이다. 4일 밤 10시경 거동수상자 발견 직후 함대사령부는 부대방호태세 1급을 발령하고 기동타격대와 5분 대기조 등으로 수색했지만 검거에 실패했다. 이튿날 ㄱ병장이 자수함으로써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했으나 9일 헌병 수사과정에서 허위자백으로 밝혀졌다. 직속상관 ㄴ소령은 사태가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우려해서 병사 10여명에게 허위 자수를 제의했고, ㄱ병장이 제안을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구태의연한 범행조작과 허위자수, 책임전가 등에 국민들은 어이가 없다.기가 막힌 것은 최고 군령권자인 합참의장이 사건발생 열흘이 다 되도록 모르고 있었다는 점이다. 지난 11일 바른미래당의 김중로 의원이 박한기 합참의장에게 전화로 관련 사실을 보고받았는지 확인하자 박 합참의장은 "처음 듣는 말씀"이라고 했단다. 오히려 박 의장은 김 의원에게 "(2함대에서) 어떤 일이 있었느냐"고 되물었다. 김 의원이 박 의장과 통화한 녹음파일을 언론에 공개하자 이날 오후 6시경 합참은 "합참의장은 5일 오전 작전본부장으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았다. 박 의장은 김 의원과 전화 통화 당시 기억나지 않아서 보고를 못 받았다고 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합참 측의 해명을 수긍할 수 없다. 지난달 15일 북한 목선 삼척항 귀순문제가 불거져 여론이 비등하던 터에 더구나 박 의장은 이 일로 '엄중경고' 징계까지 받은 상황이니 말이다.불과 열흘 전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북한목선 경계실패 문제로 대국민 사과를 했는데 이번에는 또 누가 머리를 숙일지 궁금하다. 군에 대한 국민의 불신의혹이 도를 넘어섰다는 점을 명심해야할 것이다.

2019-07-14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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