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현금복지 경쟁중단' 외친 기초자치단체장들

염태영 수원시장을 비롯한 15명의 기초자치단체장들이 27일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산하에 '복지대타협 특별위원회' 준비위원회를 발족했다. 다음 달 공식 출범할 복지대타협특위의 목적은 명료하다.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벌어지는 현금복지 경쟁을 자제시킬 제도적 장치를 만들자는 것이다. 매표(買票)성 현금복지 공약과 정책의 남발로 지방재정은 파탄을 걱정할 정도로 심각하다. 이에 양식 있는 단체장들이 자발적인 시정 의지를 보인 것이다. 용기 있는 결정이다.이날 준비위원회에 참석한 기초단체장들이 고백한 현금복지 부작용 사례는 참담하다. 같은 학교 학생이라도 어느 학생은 무상으로 교복을 입고 다른 학생은 자비로 교복을 마련해야 한다. 거주하는 자치단체가 다를 뿐이다. 무상교복 지원조차 망설이는 지자체가 있는가 하면 대학등록금까지 지급하겠다는 지자체가 있다. 출산 장려금도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까지 천차만별이다. 재정 낭비를 꺼리는 양식 있는 단체장은 무능하고, 현금복지를 펑펑 쏟아내는 엉터리 단체장이 유능하다고 평가받는 지경에 이르렀다.지난해 새로 도입된 기초단체 복지정책은 668건에 예산은 4천789억원인데, 현금성 복지예산이 66.7%인 2천278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자치단체의 현금복지 경쟁은 재정과 복지효과를 모두 왜곡한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중복된 현금복지는 국가재정과 자치재정을 이중으로 축내고, 재정이 열악해 복지경쟁에서 뒤처진 자치단체 주민들이 체감하는 복지차별은 심각하다.염 시장이 위원장을 맡은 복지대타협특위 준비위원회가 밝힌 제도적 대안도 합리적이다. 특위가 출범하는 대로 먼저 각 지자체가 시행 중이거나 시행 예정인 현금복지 정책을 전수 조사해 성과를 분석할 예정이다. 그래서 효과가 검증된 정책은 중앙정부가 전국적인 사업으로 시행할 것을 건의하고, 반대로 효과가 없는 정책은 일몰제를 적용해 폐기한다는 것이다. 즉 가치 있는 정책은 국가사업으로 시행해 차별 없는 복지정책으로 이어가고, 무의미한 정책은 폐기시키기 위해 중앙정부가 제재토록 하자는 얘기다.양식 있는 기초자치단체장들이 발족시킨 복지대타협특위가 복지제도의 상식화와 정상화에 기여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길 바란다. 중앙정부는 이들의 결단을 존중하고 정책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하며, 전국의 여야 시장·군수·구청장 전원이 동참을 결의해야 한다.

2019-05-28 경인일보

[사설]인천공항공사 '패스트트랙' 분명한 태도 취해야

인천국제공항의 의전실 이용 규정이 다음달 1일부터 바뀐다. 현행 규정은 국회의원과 장관 그리고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정하는 자'로 대상이 정해져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정하는 자'의 의전실 사용은 통상적으로 각 항공사와 여러 기관들이 인천국제공항공사 측에 특정인에 대한 의전실 사용을 요청하면 공항공사가 승인하는 형식으로 이뤄져왔다. 하지만 다음 달부터 적용되는 의전실 이용 규정에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정하는 자'는 사용 대상에서 빠지게 된다. 그동안 대기시간이 사실상 없는 '도심공항·승무원 출입구'를 관행적으로 이용해왔는데 앞으로는 이런 관행이 사라지게 된다는 얘기다. 국민권익위가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정하는 자'라는 표현이 모호하다며 규정 개정을 요구했고, 공항공사가 이를 수용한 결과다.이러한 인천국제공항 의전실 이용 규정의 개정은 잠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패스트트랙(fast-track)' 도입 논란에 다시 불을 지피게 될 것으로 보인다. 패스트트랙은 항공기의 일등석과 비즈니스석 표를 구입한 승객 또는 패스트트랙 패스를 구입한 승객이 긴 대기줄에 서지 않고 신속하게 출입국 절차를 밟을 수 있는 '전용 출국 통로'다. 공항 주변에선 이미 10년도 넘은 오래된 논쟁거리 중의 하나다. 공항공사는 지난해 1월 개장한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출국장에 패스트트랙을 도입키 위해 별도의 통로를 설치했으나 국토교통부로부터 허가를 받지 못했다. 지난해 9월에는 추가비용 1만5천원 정도를 내면 패스트트랙을 이용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하려다 국회로부터 호된 질책을 받고 뜻을 접은 적도 있다.반대론자들은 패스트트랙의 도입이 공항의 공공성을 약화시키고, 사회적 위화감을 조성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반면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항공사들은 전 세계 주요 공항들이 이미 패스트트랙을 도입하고 있으며, 인천국제공항의 경쟁력 제고에도 도움이 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양측의 입장차는 10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팽팽한 상태다. 당사자인 공항공사의 태도가 영 어정쩡한 까닭이기도 하다. 항공사측 주장에 절대적으로 공감하면서도 국토교통부나 국회의 눈치를 보기 때문이다. 지금은 공항공사가 먼저 분명한 태도를 취해야 할 때다. 지금까지의 엉거주춤한 자세로는 비난도 비껴가지 못하고 목적도 달성하지 못한다. 그런 사안도 아니고 상황도 아니다. 논란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2019-05-28 경인일보

[사설]송도 워터프런트 조성사업, 관리대책도 철저해야

인천 송도국제도시 워터프런트 조성사업이 첫 삽을 떴다. 경제성 문제로 사업계획이 조정되는 등 착공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송도 워터프런트 조성사업은 6천215억원이 드는 대형 프로젝트다. 사업이 완료되면, 'ㅁ'자 모양의 물길이 송도 중심부를 감싸는 형태가 된다. 애초 계획은 이 사업으로 'ㅁ'자형 물길을 만드는 것인데, 경제성이 낮다는 지적 때문에 송도 11공구 기반시설 공사와 연계해 추진하게 됐다. 워터프런트 사업으로 'ㄷ'자형 물길을 만들고, 이 사업과 별도로 송도 11공구에 'ㅣ'자형 수로를 조성하는 방식으로 'ㅁ'자형 워터프런트를 완성하는 것이다. 어찌 됐든 결과적으로 'ㅁ'자형 물길이 조성된다. 워터프런트 사업은 필요한 사업이다. 집중호우 등 기후변화에 대비해 방재 기능을 강화하고, 수(水)순환시스템 구축으로 수질을 개선한다. 관광산업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물길 주변에 공원, 마리나, 해양스포츠 체험장, 인공해변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우려되는 점은 경제성이 완전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번에 공사를 시작한 곳은 송도 6공구 호수 일원 1-1단계 구간이다. 수로 연장 16㎞ 중 1-1단계 구간은 930m밖에 되지 않는다. 1-2단계와 2단계 공사를 진행하려면, 각각 타당성 조사를 거쳐 사업성과 경제성을 인정받아야 한다. 대형 공사는 애초 일정보다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예산 확보, 설계 변경 등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인천경제청이 타당성 조사와 재원 확보에 철저히 대비하지 않으면, 계획보다 상당 기간 지연될 수 있다. 인천경제청이 워터프런트 추진계획을 수립한 게 2012년 1월이니, 착공이 빠른 편도 아니다.워터프런트 유지·관리 대책도 지금부터 고민해야 한다. 공원 하나를 관리하는 데도 많은 예산이 든다. 워터프런트 조성사업은 일정 기간에 끝나지만, 유지·관리 비용은 매년 소요된다. 물길 특성상 주기적으로 준설 작업이 필요할 수 있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그럴싸하게 조성해 놨는데 유지·관리 문제로 악취가 발생한다면 안 하느니만 못한 꼴이 될 것이다.송도에 살지 않는 시민, 특히 구도심 주민은 워터프런트 조성에 소외감을 느낄 것 같다. 인천시는 송도 워터프런트를 시민 누구나 쉽게 찾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구도심에도 친수 공간이 필요하다. '해양 도시'에 살면서 쉽게 바다를 접하기 어려운 게 인천시민 아닌가.

2019-05-27 경인일보

[사설]의심 사기 충분한 여권 핵심인사와 국정원장 회동

더불어민주당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지난 21일 저녁 서훈 국가정보원장을 비공개로 약 4시간 동안 회동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국가 정보의 총책임자가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여당 싱크탱크의 수장을 만났다는 사실 자체가 부적절하다. 비록 독대가 아니더라도 민감한 시기에 여권의 핵심인사들이 회동했다면 국정원의 정치적 중립의 문제 뿐만아니라 여러 오해를 사기에 충분한 사안이다.게다가 양정철 원장은 문재인 정부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 2017년 5월 "이제 잊혀질 권리를 허락해 달라"며 해외로 출국한 적이 있다. 이는 양 원장이 현재의 집권세력 내에서 갖는 위상을 짐작케 하고도 남는다. 문재인 정부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야인으로 남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던 인사가 집권여당의 인재영입을 주도할 기구의 수장으로 복귀한 것이 여당의 총선 승리를 위한 것임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양 원장은 "서 원장을 포함한 여러 인사들과의 사적인 지인 모임이었고, 여러 사람들이 함께 있었던 만큼 특별히 민감한 얘기가 오가지도 않았다"고 했다. 설령 그 말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대통령의 핵심 측근과 정보기구 수장의 만남이 줄 수 있는 정치적 민감성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문재인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국정원의 국내 정보 파트를 없애고 권력기구 개혁 차원에서 정치적 중립성 제고 등 여러 노력을 해오고 있으며, 법제화의 후속조치도 남아있다. 그러나 여권의 핵심 인사와 국정원장의 회동은 이러한 정부 노력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 있는 행동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정치란 사실과 내용이 중요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만남의 대상, 형식 등의 양태가 중요할 때가 많다. 나아가 어떻게 인식되고 해석되느냐도 중요하다.무슨 얘기가 오갔는지 알 수 없지만 양정철 원장이 정치 복귀 일 주일만에 서훈 국정원장을 만난 것은 신중하지 못했다. 단독 회동이 아닌 만큼 그의 말대로 '민감한 얘기'는 없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매지 말라'고 했다. 예민한 시기에 두 사람의 회동은 분별없는 행동임에는 틀림없다. 이 문제가 가뜩이나 얼어붙은 정국을 더욱 경색시키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양 원장과 서 원장은 보다 분명하게 사실 관계를 해명하고 유감 등의 입장을 표명하는 게 옳다.

2019-05-27 경인일보

[사설]검단신도시 청약미달 쇼크가 주목되는 이유

인천 검단신도시에서 대규모 청약미달이 발생했다. 지난 23일 동양건설산업의 '검단 파라곤' 1, 2차 청약에서 874가구 모집에 신청자가 264명에 그쳐 청약률이 30%에 불과했다. '검단 파라곤 1차'는 정부의 3기 신도시 발표 종료 이후 2기 신도시에서 처음 분양하는 공동주택이어서 당초부터 주목거리였다.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로 분양시장이 얼어붙은 탓이 크다. 검단신도시는 3기 신도시 발표 이전에도 분양공고를 낸 7개 단지에서 5개 단지 1천700호의 미분양이 발생했었다. 3기 신도시 추가발표는 설상가상이었다. 지근거리의 인천 계양과 부천 대장지구의 서울 접근성이 훨씬 양호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검단신도시가 이제부터 본격적인 공급을 시작했다는 점이다. 금년에만 총 1만2천 가구를 분양할 계획으로 올 하반기에는 6개 단지 5천815호의 아파트 분양이 대기 중이다. 검단신도시에는 2021년 6월 최초 입주를 시작으로 2027년까지 총 7만5천여가구라는 '물량폭탄'이 예고돼 있다. 뚜렷한 대책이 나오지 않는 한 검단신도시의 분양은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검단신도시와 처지가 비슷한 1, 2기 신도시 입주민들이 집값 하락 염려에 항의하는 집단반발도 계속되고 있다. 일산과 파주 신도시 주민들은 교통여건이 훨씬 양호한 고양시 창릉지구 개발로 주택가격 하락이 불가피하다며 전전긍긍이다. 한강신도시 주민들은 입주개시 8년이 지났지만 서울을 오가는 대중교통은 버스뿐이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지난해 11월 개통예정이던 도시철도는 올해 7월로 개통이 미뤄졌고 김포와 서울 방화를 잇는 한강선은 오리무중이다. 울고 싶은데 정부가 뺨을 때린 격이다.23일 국토교통부 김현미 장관이 기존 신도시 집값 하락은 사실이 아니라며 진화에 나섰다. 한국감정원의 5월 둘째 주 조사에 따르면 수도권 주택가격은 전반적인 하향안정세로 3기 신도시 발표 영향은 확인되지 않았단다. 대신 1, 2기 신도시대책으로 광역교통망 확충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일산신도시연합회는 "GTX, 인천2호선, 대곡소사선 연장, 3호선 파주연장 등은 10여 년 전부터 내놓은 선거용 홍보상품"이라며 평가절하했다.정부가 뒤늦게 구(舊) 신도시 경쟁력 대책들을 거론하나 효과는 의문이다. 정부의 '조삼모사(朝三暮四)'식 부동산정책에 실망이다.

2019-05-26 경인일보

[사설]뉴스 유통시장 장악해 언론자유 침해하는 네이버

전국언론노동조합, 지역방송협의회, 전국민주언론시민연합, 한국지역언론학회, 지방분권전국회의 등 지역 언론 유관단체가 지난 24일 성남시 네이버 본사 앞에서 '네이버의 지역언론 배제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역언론을 철저하게 배제하고 있는 네이버의 모바일 뉴스 서비스의 부당성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한 투쟁에 돌입한 것이다.그동안 지역신문들은 각종 세미나와 학술대회를 통해 네이버측에 지역신문 배제 전략의 시정을 요구했다. 그러나 네이버는 정당한 요구를 침묵으로 묵살했다. 신경도 안쓰니 해볼 테면 해보라는 안하무인식 행태는 이제 좌시할 수준을 넘어섰다. 네이버의 오만불손한 태도는 뉴스 유통시장을 장악한데서 비롯됐다. 한국언론재단의 조사결과 2018년 한해 동안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를 통해 뉴스를 접한 국민이 76%에 달하고, 하루 1천300만명이 네이버에서 뉴스를 읽고 있다.네이버가 모바일 뉴스 서비스에서 지역언론 구독을 차단하는 이유는 돈이 안되기 때문이다. 특정지역에 국한된 뉴스는 조회수가 낮고, 조회수가 낮으면 광고수익이 낮아 포털업체의 수익에 도움이 안된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신문, 방송 등 모든 언론매체의 뉴스유통 시장을 장악하고, 수익에 따라 뉴스유통 매체를 취사선택하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네이버의 행태는 우선 헌법이 명시한 언론의 자유에 반한다. 국민이 누리는 언론의 자유는 언론매체의 자유로운 뉴스유통을 기반으로 한다. 그래서 정부도 언론사 설립에 특별한 제한을 두지 않는다. 그런데 정작 자신들은 언론이 아니라 언론의 공적 책무가 없다고 주장하는 네이버가 모바일 플랫폼에서 지역언론의 뉴스유통을 막는 것은 언론의 자유를 방해하는 행위이다. 사기업이 헌법을 희롱하고 국가권력을 조롱하며 국민의 권리를 공개적으로 침해하고 있는 것이다.네이버를 향한 지역언론의 투쟁은 누구도 훼손할 수 없는 언론의 자유를 일개 사기업이 이익을 앞세워 절단 내는 현상을 막기 위한 결정이다. 국가권력과 시민권력도 네이버의 헌법파괴 행위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또한 중앙언론들도 네이버의 횡포를 방치하면 현재 3천여개의 지방언론들이 배척당한 현실이 본인들에게도 닥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제 국가·시민·언론 권력이 힘을 합해 어쩌다 보니 뉴스유통 시장을 장악하게 된 네이버 등 포털업체들의 전횡을 막는데 힘을 합할 때가 됐다.

2019-05-26 경인일보

[사설]이재명 경기도지사 국무회의 참석을 환영하며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국무회의에 참석한다. 청와대는 지난 22일 이 지사에게 경기도 관련 사안이 논의될 경우 경기도지사가 국무회의에 참석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이 지사는 지난 달 경기도지사의 국무회의 참석을 요청했고, 청와대는 상시 참석 대신 조건부 참석을 수용한 것이다.비록 '경기도 현안'이라는 의제에 국한된 조건부이지만 청와대의 경기도지사 국무회의 참석 결정을 환영한다. 인구 1천350만명의 경기도는 980만명의 서울을 압도하는 전국 최대 광역지방자치단체이다. 또한 도시와 농·산·어촌을 포괄하는 대한민국 행정 축소판이자, 반도체를 비롯한 각종 첨단산업의 중심지이며, 접경지역을 관리하는 안보요충지이다. 정부가 행정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통로로 경기도 만한 적격지가 없다. 하지만 그동안 국무위원들의 격에 맞추느라 장관급인 서울시장만 국무회의에 참석시켰다. 회의의 실용보다 의전을 앞세운 셈이다. 늦게나마 경기도지사를 참석시켜 국무회의의 실사구시 기능을 확대한 청와대의 결정은 옳다.이제부터 이 지사가 국무회의에서 보여줄 역할과 기능이 중요하다. 대통령을 비롯한 국무위원들은 국가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하지만 정책이 실행되는 현장과 격리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 국무위원들이 경제정책에 대한 시중의 비판을, 내부의 반박 논리와 통계를 앞세워 외면하는 사례들이 이를 증명한다. 이 지사의 역할은 바로 중앙정부의 정책이 견인한 행정현장의 긍·부정 효과를 가감없이 전달하고 대안을 제시하는데 있다. 중앙정부의 모든 정책이 실행되는 경기도의 수장이 전달하는 정책진단과 제안은 국무위원에게 의미있는 현장지침이 될 것이다.박원순 서울시장은 최근 언론에 "(국무회의에서) 나는 사실 별로 관계가 없어서 가만히 있긴 했는데, 사실 말하고 싶은 게 많다"며 대통령과의 단독 면담을 희망한다는 뜻을 밝힌 적이 있다. 하지만 이는 부적절한 태도다. 국무회의 참석자로서 회의 때는 아무 말 않다가 대통령과의 독대가 없어 서운하다니 무슨 소리인가. 준 국무위원의 의무보다 자신의 정치적 위상을 올릴 수 있는 대통령과의 독대를 앞세우는 느낌이다.이 지사의 국무회의 참석을 그의 정치적 위상과 진로에 연결시켜 보려는 해석이 난무할 것이다.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선행해야 할 것은 경기도는 물론 수도권과 지방광역자치단체의 대변인으로서 국무회의에서 자신의 역할을 소신있게 펼치는 일이다. 정치적인 성과는 국무회의 역할에 대한 평가에 따라 부수적으로 결정될 것이다.

2019-05-23 경인일보

[사설]경기 경찰의 잇단 비리, 특단의 대책 세워야

경기도 경찰의 비상식적인 일탈 사건이 두 달 사이에 잇따라 터졌다. 지난 3월 화성 동탄경찰서 소속 A경감이 뇌물수수, 공무상비밀누설, 직무유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최근에는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소속 B경위에 대해 뇌물수수 및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두 사람 모두 죄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지만 검찰이 기소와 영장청구 과정에서 적시한 내용은 충격적이다.인천지검 외사부가 지난 22일 B경위에 대해 청구한 사전 구속영장에 따르면 그는 노래방 업주 C씨가 인천 출입국외국인청의 수사를 받게 되자 수사정보를 알려주었다. 그것도 모자라 브로커 등과 짜고 C씨를 경찰에 자수하게 한 뒤 직접 수사해 불구속 입건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 노래방 업주는 2017년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카자흐스탄 현지 노래방 등에서 여성 200여명을 뽑아 무비자로 국내에 입국시킨 뒤 허위 난민신청을 통해 국내에 장기간 체류시키며 유흥업소에서 일하게 한 혐의다.앞서 지난 3월 인천지검 특수부는 성매매알선등행위의처벌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A경감을 뇌물수수, 공무상비밀누설, 직무유기 등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A경감은 2017년 7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약 1년 6개월 동안 화성 동탄신도시 내 유흥가에서 마사지업소를 운영하며 성매매를 알선해 1억8천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조선족을 바지사장으로 세워놓고 업소를 운영할 상가와 투자자 물색은 물론 성매매에 동원할 여성 종업원을 구하는 일까지 자신이 주도한 것으로 조사됐다.검찰에 따르면 A 경감의 업소가 지난해 5월 손님의 신고로 경찰에 적발됐지만 바지사장인 조선족만 벌금형을 선고받았을 뿐, 경찰이 직접 단속을 나간 적은 없었다. 당시 성매매 단속 업무를 총괄하는 화성동부서 생활질서계장이 바로 A경감이었다. A경감은 또 인근 성매매업소 운영자에게 경찰 단속정보를 알려주고, 1천만원 상당의 중고 중형 승용차를 받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두 경찰 간부의 비리는 최근 거론 중인 자치경찰제에 대해 심각한 회의를 초래할 정도다. 경기 경찰은 A경감이 1년 6개월간, B경위가 1년 8개월간 충격적인 일탈 행동을 하는 동안 감찰 기능은 전혀 작동하지 않은 이유를 낱낱이 밝히고, 재발 방지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

2019-05-23 경인일보

[사설]국가지원 더 필요한 생태하천복원사업

인천시가 구도심 활성화 핵심 전략으로 추진하던 굴포천·승기천·수문통 등 도심 생태하천 복원사업이 정부의 예산지원 중단으로 사업추진이 불투명해졌다. 정부가 지방분권 일환으로 지방세율 인상을 추진하면서 최근 생태하천복원사업을 국가 사무에서 지방이양사업으로 확정했다. 2020년부터 이 사업에 대한 국가보조금 폐지가 예고되어 있기 때문이다.승기천 복원사업은 미추홀구 용일사거리에서 승기사거리까지 2㎞ 구간의 도로를 뜯어내고 도심 하천을 복원하는 사업이다. 2025년도에 완공될 승기천 복원사업에는 650억원이 소요되며 국비 325억원을 지원받아 추진할 예정이었다. 수문통 복원사업은 동구 동부아파트에서 송현파출소에 이르는 1.14㎞ 구간에 물길을 내는 것으로 사업 예산은 총 370억원이며 이 중 50%를 정부 지원으로 계획하고 있었다. 굴포천 복원사업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부평구 부평1동 주변 1.5㎞를 생태하천으로 조성하는 이 프로젝트의 전체 예산은 486억원이다.사업비 전액을 인천시가 부담하게 될 경우 1천억원 넘는 예산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승기천과 수문통 복원사업의 경우 국비 지원을 전제로 타당성 검토를 진행 중인데, 인천시의 입장에서는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할 상황이다. 부평구가 추진해온 굴포천 생태하천 복원사업도 진퇴양난이다. 2017년에 이미 시작된 굴포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의 경우, 국비 10억원을 포함한 7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상태이다. 국비 지원이 폐지되면 486억원에 달하는 사업비를 전액 지방비로 충당해야 한다. 부득이 사업이 중단될 경우 그동안 추진해온 사업이 매몰처리 될 수도 있다.지방소비세율 인상으로 지방세수가 일정하게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국세 비중 축소로 인해 발생하는 지방교부세 감소분, 중앙정부가 지방으로 이양하는 사업비 증가분을 고려하면 지방재정 확충 규모는 전국적으로 수천억원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예측된다. 재원확보 대책이 없는 상태에서 정부 사무를 지방으로 이양하는 것은 '권한 이양'이 아니라 '책임과 의무'의 전가이다. 특히 지방하천정비사업이나 생태환경복원사업은 그 파급효과가 광범위하고 국민안전에 관련되기 때문에 국가적 통합관리가 필요한 사업이다. 생태하천복원사업은 문재인 정부가 중점 추진하는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이라는 점에서도 국가 지원을 오히려 강화해야 마땅하다.

2019-05-22 경인일보

[사설]잇단 성장률 하향, 경제정책 방향 전환 고려해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와 국책연구기관인 KDI(한국개발연구원)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4%로 낮췄다. OECD는 지난해 11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8%로 전망했다 지난 3월 2.6%로 낮추더니 불과 2개월 만에 다시 내렸다. KDI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처한 현실이 낙관적이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OECD가 2018~2019년 최저임금의 29% 인상으로 저숙련 노동자들의 일자리 증가가 둔화해 지난해 고용증가율이 0.4%로 2009년 이후 가장 낮다고 분석한 점이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경제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의미다.이런 상황에서 최저임금으로 일부 업종에서 고용이 감소했다는 정부의 첫 공식 조사 결과도 나왔다. 최저임금에 문제가 있다는 걸 정부도 인정한 셈이다. 고용노동부 용역을 받은 한국고용노사관계학회가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중소제조업, 자동차부품제조업 등 4개 사업장 20여 개 사업체를 대상으로 심층 조사한 결과, 사업주들이 인건비 부담으로 근로자를 내보내거나 근로시간을 줄였다는 것이다. 그나마 이전 조사에서 최저임금 여파로 폐업한 곳이나 규모가 작은 사업장은 조사에서 제외된 게 이 정도다.그런데도 정부는그동안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미친 영향은 미미하다는 뜻을 고수해 왔다. 특히 청와대는 "우리 경제는 성공으로 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가 처한 경제상황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OECD와 KDI의 경제전망치 하향과 고용부의 발표는 최저임금 인상의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경제전문가들은 최저임금문제만 해결해도 우리 경제가 이 정도로 악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런 현장의 목소리와 전문가그룹의 지적을 외면하고 귀와 눈을 막고 자화자찬으로 일관하는 정부의 태도에 기가 막힐 뿐이다.문제는 이제 최저임금의 후유증이 점차 전 사업장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전 사업장이 최저임금의 여파를 어떻게 버텨 나갈지 걱정이 크다. 이제는 최저임금의 속도 조절이나 보완 조치에 그칠 게 아니라 최저임금에 대한 방향 전환이 필요할 때다. 길을 잘못 들어섰다고 판단이 되면 방향을 바꿔야 한다. 앞길에 낭떠러지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 나가면 파멸밖에 없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부작용이 심하면 그 정책은 수정되어야 한다.

2019-05-22 경인일보

[사설]경기도 버스정책 선후 따져서 정밀하게 세워야

지난 15일 예정됐던 버스파업은 간신히 봉합됐다. 버스 준공영제를 실시하는 광역자치단체들은 재정부담으로 버스노조의 임금인상 요구를 수용했다. 지난해 일부 광역버스 노선에 대해 준공영제를 도입했던 경기도만 시내버스와 광역버스 요금인상을 결정했다. 대신 국토교통부가 광역버스를 국가사무로 이관해 준공영제를 실시하기로 했다.이런 상황에서 경기도가 노선입찰방식 준공영제 도입을 예정대로 강행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노선입찰제는 수익금공동관리방식 준공영제의 폐해를 막기위한 이재명 도지사의 대안이다. 버스업체의 적자를 지방정부 재정으로 메워주는 수익금공동관리방식은 혈세로 버스업체의 모럴 해저드를 키운다는 이유에서다. 지방정부가 노선을 소유하고 버스업체들에 노선운행권을 입찰에 부치면 재정도 아끼고 업체의 버스경영도 정상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경기도가 실시중인 수익금공동관리방식과 실시하려는 노선입찰방식 준공영제의 대상이 모두 정부가 국가사무로 이관하겠다는 광역버스인 점이다. 경기도 입장에서는 두 방식의 광역버스 준공영제 운영정책 시행에 앞서 정부의 국가사무 이관 시점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순서다. 광역버스가 국가사무로 이관되면 정부 나름대로 광역버스 준공영제 운영방식을 결정할 텐데, 경기도가 두개의 방식을 먼저 운영하면 사무이관 이후 정부 대응이 곤란해질 수 있다. 광역버스 국가사무 이관 시점을 정하는 것은 정부 약속의 진정성을 밝히는 의미와 함께 경기도의 광역버스 관련 행정낭비를 막는 효과도 있다. 만일 도가 광역버스 준공영제 실험을 강행한다면 광역버스 국가사무 이관 약속 자체가 의심받을 수도 있 다.경기도는 광역버스 국가사무 이관 시점을 먼저 확정하는 한편 실제로 경기도가 담당해야 할 버스운행 사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광역버스는 국가사무로 넘어가도 노선과 운행횟수 축소가 없도록 대비하고, 민영제로 운영중인 도내 시내버스의 운행노선 재점검과 운행서비스 개선을 통해 도민들의 이익을 실현해야 한다.최근 경인일보 보도에 따르면 2015년 버스요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버스이용 불편을 호소하는 민원은 2016년 1만8천741건에서 2017년 1만9천139건으로 늘었다. 입석이 금지된 광역버스는 출퇴근 시간 만원버스로 변한다. 경기도가 이번 버스요금 인상에 총대를 멘 만큼 선후를 잘 가려 민생에 기여할 버스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2019-05-21 경인일보

[사설]인천시 일자리재단 필요하나 부작용 경계하라

인천시가 '민선7기 일자리정책 로드맵'을 발표한 것은 박남춘 시장 취임 반년 만인 지난해 12월이었다. 임기인 2022년까지 55만2천개의 일자리를 만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앞서 시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기존의 일자리경제국과 투자유치산업국을 통합한 일자리경제본부를 신설했다. 2급 본부장 아래에는 국장급인 3급 기획관을 두는 체제를 만들었다. 일자리에 시의 역량을 최대한 집중시킨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민관 구분 없이 인천지역의 일자리 창출 역량과 지원 태세를 총망라하는 차원에서 올해 대규모의 시장직속 일자리위원회도 출범시켰다.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산발적이고 파편적이다. 현재 인천지역에서 일자리 관련 정책을 수행하는 기관은 인천시와 10개 군·구, 고용노동부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중소벤처기업부 인천지방중소벤처기업청 등 지자체와 중앙부처 소속기관 및 산하기관 등으로 저마다 나뉘어져 있다. 시 산하기관으로 취업과 창업 지원활동을 펴고 있는 조직도 여성새로일하기센터, 노인인력개발센터 등 60여 개에 달한다. 기관 간 업무와 예산의 중복, 정책의 통일성 결여, 업무의 전문성 약화 등 각종 문제점이 불거져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다.대안으로 인천시가 경기도일자리재단과 유사한 '일자리 컨트롤타워'의 설립을 구상하고 있다. 경기도일자리재단은 일자리 70만개 창출을 공약으로 내세웠던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가 취임 1년 반 만인 2016년 9월에 설립했다. 기존의 경기일자리센터와 기술학교, 여성능력개발센터, 북부여성비전센터 등 경기도의 4개 일자리 관련 기관을 통·폐합해 출범한 일자리 관련업무의 총괄 수행기구다. 올해 예산이 1천236억원인데 이 중 953억원은 경기도 내 각 기관이 추진하던 각종 일자리 사업을 위탁받아 추진하는 예산이다.인천시가 구상중인 일자리재단은 시와 군·구, 산하 공공기관 별로 각개전투식으로 전개되고 있는 일자리 관련 정책을 협력적 통합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거버넌스'를 구축한다는 의미에서 일단 긍정적이다. 재단을 통해 흩어져 있는 관련 업무를 한곳으로 모으고, 재단 내에 일자리 정책을 개발하는 전문연구센터 등을 함께 설치해 정책대안 제시 기능까지 하도록 한다면 효율적일 것이다. 단 다른 공공기관들의 전철을 밟아 재단이 퇴직공무원들을 위한 일자리 연장의 수단이 되거나 '낙하산부대'의 집결소가 되는 일은 어떤 경우에도 없어야 한다.

2019-05-21 경인일보

[사설]박제순 공덕비는 역사교재다

인천시가 조선말기 인천부사를 지낸 을사오적 박제순의 공덕비를 철거한 지 14년 만에 다시 세우기로 했다. 시는 원래 있던 역대 인천부사들의 선정비를 모은 인천향교 앞 비석군에 다시 세우되 눕혀 놓기로 했다. 지금의 인천시장 격인 인천부사를 지낸 인물 중에 국권을 일제에 넘겨 준 을사조약에 서명한 친일파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 역사적 교훈으로 삼자는 차원이다.박제순은 1888년 5월부터 1890년 9월까지 2년 4개월 동안 인천부사를 지냈다. 그는 1905년 일제가 한국의 외교권을 박탈하기 위해 강제로 체결한 을사늑약에 서명한 대한제국 관료 5명 중 한 명이다. 이로 인해 그는 이완용, 이지용, 이근택, 권중현 등과 함께 을사오적으로 불려왔다. 박제순 공덕비는 인천부사 임기를 마친 이듬해인 1891년에 세워졌다. 인천부사를 지낸 그를 영원히 잊지 않겠다는 영세불망비(永世不忘碑)였다. 이 공덕비가 세워진 뒤 15년이 채 지나지 않아 우리 민족이 정말 영원히 잊지 못할 을사늑약에 서명한 친일 관료가 되고 말았다.인천향교 앞 비석군은 유치원에 다니는 어린 아이들이 많이 찾는 인천도호부청사 주차장을 마주하고 있다. 인천도호부청사는 인천시가 2001년 과거의 모습을 재현한다는 목적으로 새로 지은 건물이다. 인천지역 유치원생들의 현장학습 장소로 인기가 높은 곳이다. 이곳에는 모두 18기의 공덕비가 세워져 있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것을 1949년에 옛 도호부청사 부지인 문학초등학교 앞으로 한데 모았다가 1970년대 지금의 자리로 옮겼다. 여기 있던 박제순 공덕비는 2005년 12월 '친일파의 공덕을 기리는 것이 적절하냐'는 논란이 일면서 전격 철거됐다. 그리고는 모두가 잊고 있었다.철거된 뒤 인천도호부청사 담벼락 밑 쓰레기 더미 속에 방치돼 있던 박제순 공덕비는 3·1운동 100년을 맞은 올해 다시 세상 밖으로 모습이 드러나게 됐다. 도호부청사 소재지 기초자치단체인 인천 미추홀구는 박제순 공덕비를 시민들이 밟고 다닐 수 있도록 하자고 인천시에 공식 제안했다. 시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박제순 공덕비를 비석군에 눕혀 놓기로 결론은 내렸지만 미추홀구 제안처럼 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인천부사를 지내고 대한제국 정부의 최고 관료 반열에 올랐으나 일제에 무릎을 꿇고 나라를 팔아넘긴 인물이다. 같은 시기 목숨을 초개와 같이 버린 애국지사들도 많았다. 박제순 공덕비는 그 자체로 살아 있는 역사 교재다. 제대로 활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

2019-05-20 경인일보

[사설]바른미래당 내홍 멈추고 제3당 위상 찾아야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어제 새 정책위의장과 사무총장에 초선 비례대표인 채이배·임재훈 의원을, 수석대변인에는 최도자 의원을 임명했다. 바른미래당은 사실상 정상적인 당의 모습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내홍을 겪어 왔다. 하태경·권은희·이준석 최고위원의 당무거부로 지도부가 해체될 위기를 겪다가 오신환 신임 원내대표 선출 이후 표면적으로나마 소강상태를 보이는 듯했다. 그러나 손 대표의 새 당직 임명으로 바른정당계와 오신환 원내대표의 반발 등 당내 갈등이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탄핵에 반대하여 자유한국당을 탈당한 바른정당계와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이 연합하여 창당한 바른미래당은 이념성향과 정치적 배경의 차이로 출발부터 화학적 결합이 쉽지 않은 구조적 요인을 안고 출범했다. 유승민·안철수 전 대표가 각자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당을 만들었으나, 국민의당 출신도 안철수계와 호남계 의원들로 분화되어 있는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해 지방선거 참패와 지난 4월 재·보궐 선거의 패배, 당 지지율의 정체 및 하락은 손 대표 취임 이후에도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당내 갈등이 폭발한 것이 바른미래당 사태의 본질이다.현재와 같은 상태로 특단의 대책이나 상황 변화가 없는 한 내년 총선에서 제3당으로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어렵다. 바른정당계는 오신환 원내대표 취임 이전부터 패스트트랙 반대 등 자유한국당에 친화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으나 손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는 범여권과 같은 행보를 보이면서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정당이 계파간의 건강한 긴장과 균형으로 당의 역동성을 강화시킬 수도 있다. 그러나 바른미래당은 단순한 계파갈등의 차원을 넘어서고 있다. 바른정당계가 보여주고 있는 당 대표 퇴진 운동 방식도 수적 우위와 정치적 금도를 벗어난 강압적인 태도는 없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이러한 방식으로는 손 대표가 물러서고 싶어도 물러설 수 없을 것이다.왜 손 대표가 물러나야 하는지에 대한 정확한 논리와 합당한 이유를 제시함으로써 퇴진 명분과 모양을 갖추는 게 정치도의다. 당 대표는 전 당원의 투표에 의해 선출된 자리다. 퇴진을 요구한다고 나갈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총선과 맞물린 정계개편은 외부의 여러 변수와 맞아 떨어질 때 가능한 것이다. 당권파와 바른정당계는 서로 숨을 고르고 제3당의 위상을 찾는 데 진력해야 한다.

2019-05-20 경인일보

[사설]인천 바이오클러스터 신중한 접근 당부한다

인천광역시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바이오클러스터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박남춘 시장은 작년 지방선거에서 바이오클러스터 조성사업을 핵심공약으로 내세웠는데 지난 16일 바이오업계 대부 서정진 회장이 '셀트리온 비전 2030'을 발표해 박 시장에 힘을 실어준 때문이다. 청년실업률이 20년 만에 최고라는 뉴스가 나온 직후라 더욱 반갑다.셀트리온은 2030년까지 인천 송도의 바이오의약품 사업에 25조원, 충북 오창의 화학의약품 사업에 5조원, 헬스케어에 10조원 등 총 4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송도 20만 리터, 중국 20만 리터, 국내외 다른 곳에 40만 리터 등을 건설해서 글로벌 1위인 미국 화이자를 따라 잡겠다는 각오이다. 연구인력 2천명 등 직접고용 1만 명에다 간접고용 10만 명 등 총 11만 명의 고용창출을 예상했다. 신규 고용의 대부분은 인천에서 발생할 전망이다.최근 우리나라가 유럽연합(EU)의 '화이트리스트(의약품 품질 서면확인 면제국가)'에 등재된 점도 긍정적이다. 유럽은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 큰 시장으로 수출전망이 훨씬 양호해진 것이다. 세계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연 1천500조원으로 반도체(457조원), 자동차(600조원)보다 덩치가 크다. 지난 4월 정부는 비메모리, 미래자동차와 함께 바이오의약을 혁신성장 3대 중점산업으로 선정했다. 서정진 회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함께 하면 국내 바이오 수출액을 현재 10조원에서 수백조원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송도국제도시 11공구 토지이용계획 변경안을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하는 등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기업지원은 정부의 당연한 책무이다. 더구나 서 회장이 인천지역 발전에 팔을 걷어붙이겠다니 얼마나 고마운가. 그러나 매출액이 수천억원에 불과한 중견기업의 천문학적인 투자계획을 퇴임 직전의 창업주가 발표한데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비등하다. 셀트리온 계열사 분식회계 의혹과 일감 몰아주기, 서 회장 자녀상속 관련 잡음 등도 편치 못하다. 또한 세계는 코오롱생명과학의 퇴행성관절염 치료제 '인보사' 성분논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국내 바이오산업은 한국경제를 견인할 미래 산업임은 분명하나 이제 겨우 걸음마를 뗀 수준이다. 또한 바이오의약은 생명과 직결된다. 돌다리도 두드리는 식의 접근을 당부한다.

2019-05-19 경인일보

[사설]건설현장 노조 횡포, 엄단과 자정으로 해결해야

지난 3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주목할만한 청원이 올라온 적이 있었다. 청원 제목이 '건설노조에 끌려가는 대한민국 건설시장, 국민들은 아시나요?'였다. 한 전문건설업체가 올린 청원에 건설업계 종사자들과 건설단체들이 적극 호응하고 나섰다. 해당 청원은 5만명 가까운 동의를 얻었지만 정부답변 기준인 20만명에 못미쳐 지난 4월 마감됐다. 하지만 건설노조에 장악된 건설업체의 고충을 드러내기에는 충분했다.당시 청원의 내용을 살펴보면 건설현장의 노조 횡포가 민주사회의 법치기준과 경제상식을 한참 넘어선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우선 신규 건설현장은 9개 노조의 조합원 고용경쟁의 이전투구장이다. 조직이 가장 큰 노조간의 경쟁으로 건설업체는 고용권한을 행사할 수 없다. 노조들은 고용요구와 근로조건을 스스로 결정하며 건설현장을 완전히 장악한다. 건설업체가 말을 안들으면 공사현장을 봉쇄하고 근로자를 불법 검문한다. 확성기 시위를 통해 주변 민원을 발생시켜 건설업체를 압박하는 건 일상이 됐다. 결정적으로 건설업체와 주민들이 시위 피해를 호소해도 경찰을 뒷짐만 진다. 청원은 이같은 건설현장의 실태를 전하면서 정부의 개입을 호소했다. 청원이 여론의 지지를 얻자 관계부처가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하겠다고 나섰지만, 주목할 만한 대책은 아직 없다.이런 상황에서 수원서부경찰서가 지난 16일 올 2월부터 3월까지 수원지역 건설현장을 돌며 집회를 열고 고용을 압박해 온 건설노조 조합원 3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업무방해와 공갈미수 혐의다. 이들 또한 장송곡 시위로 민원을 유발해 건설업체를 압박했다. 민원인 일부는 소음시위로 두통과 이명이 생겼다는 진단서를 제출했고, 일부 건설업체는 시달리다 못해 노조원을 고용하거나 노조전임비 지불 계약서를 작성해 줬다고 한다.수원서부경찰서의 건설노조원 검찰 송치는 지금까지의 관용적 태도와 달리 매우 단호한 조치다. 하지만 불법을 처벌하는 일에 예외란 없다. 수원서부서의 엄단 조치가 건설현장에 횡행하는 노조 불법행위에 대한 정상적인 사법처리의 신호탄이 돼야 한다.권력이 커지면 책임도 커지게 마련이다. 우리나라 노동조합은 기업의 비윤리적이고 불법적인 노동착취를 막기위한 투쟁의 역사로 사회적 영향력을 키워왔다. 그런 역사를 생각하면 건설기업을 갈취하는 현장의 불법행태에 스스로 자성과 자정의 목소리를 낼 때가 됐다.

2019-05-19 경인일보

[사설]이재명 도지사, 도정에 전념하기 바란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6일 직권남용·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전부에 대해 법원의 무죄판결을 받았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제1형사부는 이날 선고공판에서 친형 강제입원 사건과 관련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해 이 지사가 당시 성남시장으로서 적법한 권리를 행사했다는 취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또 친형 사건, 검사 사칭, 대장동 개발업적과 관련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했다.이번 판결로 이 지사는 지방선거로 불거진 송사에서 한결 자유롭게 됐다. 이 지사는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승리해 20년만의 민주당 출신 도지사로 취임했다. 그러나 취임 직후 부터 이번에 무죄판결을 받은 각종 혐의에 대한 수사 당국의 조사에 대응하고 재판에 넘겨진 뒤에는 20차례의 공판에 임하는 바람에 도정에 온전히 집중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비록 1심이지만 무죄판결로 안정적인 도정수행 환경이 조성된 것은 이 지사는 물론 경기도민에게도 일단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따라서 이 지사는 그동안 소홀했던 도정에 매진하는 것으로 1심 무죄판결의 의미를 확인시켜 줄 필요가 있다. 무죄 판결 직후 "도민들의 삶을 개선하는 큰 성과로 반드시 보답하겠다"고 밝힌 스스로의 다짐에 걸맞는 도정행보를 걷기 바란다. 실제로 이 지사가 해결해야 할 도정 현안이 산적한 상황이다. 당장 전국에서 유일하게 버스요금 인상을 결정한데 대해 도민의 불만이 심상치 않다. 요금인상에도 불구하고 버스대란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대통령의 거시경제지표 양호 주장에도 현장의 고용현황과 산업동향은 악화일로다. 대한민국 경제 심장인 경기도는 전면적인 경기침체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다. 이 지사는 도내 경제, 민생현장을 면밀하게 살펴 정부에 전달하고 서둘러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이밖에 3기 신도시 건설계획에 대한 1, 2기 신도시 도민들의 반발도 주목해야 한다. 도정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그동안 지사의 재판 향방을 주시하느라 경기도청과 산하기관의 공직 분위기가 해이해지지는 않았는지 살펴볼 필요도 있다.물론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대응하는 일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선출된 도지사로서 본인의 송사 보다 경기도민의 민생에 집중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이다. 이 지사가 초연하게 도정에 집중할 때 그를 향한 도민의 신뢰는 더욱 깊어질 것이다.

2019-05-16 경인일보

[사설]특급호텔 유치로 마이스산업 견인해야

경기도 실업자 수가 지난달 30만3천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만2천명 증가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특히 전일제 취업자 수는 감소했지만, 시간제 취업자 수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고용환경은 더욱 나빠졌다. 성별로는 남자 실업자 수가 18만명으로 전년 대비 5천명 늘었고, 여자는 12만3천명으로 1만7천명 증가해 남성보다 여성의 일자리가 더 악화됐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도와 도내 지자체들은 차세대 먹거리로 'MICE(마이스) 산업'을 육성하는데 정성을 쏟고 있다. 마이스 산업은 회의, 포상관광, 컨벤션, 전시·박람회를 아우르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일자리 창출에도 큰 기여를 한다.실제 도는 고양시의 킨텍스를 비롯해 수원시 컨벤션센터, 성남 판교테크노밸리 등 대도시들이 잇따라 국제회의와 전시·박람회 및 관광 등 대규모 이벤트를 개최하고 있다. 하지만 외국 방문객을 수용할 수 있는 특급호텔(4성급 이상)이 부족해 서울과 인천에 소비여력이 큰 VIP 고객을 내주고 있다. 즉 특급호텔 부족으로 경기도가 전시와 박람회로 아무리 외국인 관광객과 바이어를 모아봐야 이들 대부분이 모두 서울과 인천에서 돈을 쓴다는 얘기다.그럼에도 도내 5성급 호텔은 지난 2012년 2개에서 올해 1개로 줄었다. 4성급 호텔은 5개에서 8개로 증가했지만 마이스 방문객 수용에는 한참 부족하다. 5성급 호텔 5개, 4성급 호텔 5개를 보유한 인천은 물론 5성급 호텔 24개, 4성급 호텔 33개를 갖춘 서울과는 비교도 안 된다.도에 특급 호텔 투자와 유치가 어려운 이유는 규제 완화로 무분별하게 3성급 이하 호텔이 증가해 전체적으로 채산성이 낮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심지어 모텔들도 간단한 구조 변경만으로 호텔의 간판을 달았다고 하니 특급 호텔이 설 자리는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외국 관광객을 끌어들일 만한 경기지역 관광콘텐츠가 부족한 점도 특급호텔 투자를 머뭇거리게 하는 요인이다.한국관광공사 통계를 보면 지난해 외국 관광객 중 79.4%가 서울을 찾은 반면 경기지역 방문은 14.9%에 그쳤다. 도는 지역 특색을 살린 도심재생을 통한 콘텐츠를 만들고 관광·유통업계, 여행사 등과의 협업을 통해 외국 관광객이 찾을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관광객들이 도에서 머물 수 있도록 특급 호텔 유치에 발 벗고 나서야 한다. 양질의 일자리를 앉아서 만들 수는 없다.

2019-05-16 경인일보

[사설]귀어(歸漁) 지원, 경기도만 제외한 해수부

정부가 어업인으로 직업을 전환한 귀어인을 적극 지원하는 정책사업을 벌이고 있다. 농업부문과 마찬가지로 어업인구의 급격한 감소로 황폐화 되는 어촌을 살리기 위한 사업이다. 그런데 경기도 어촌 귀어인들만 지원대상에서 제외됐다고 한다. 법적으로는 경기도 귀어인들도 지원대상에 포함되지만 해양수산부가 자체적으로 마련한 사업시행지침으로 이를 막고 있기 때문이다.현행 '수산업·어촌발전 기본법'은 '어촌'을 "읍·면의 전 지역과 동(洞) 지역 중 상업·공업지역에서 제외된 지역"으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 법 조항을 충족하는 경기도 등 수도권 동 지역 어촌에 정착한 귀어인들도 '귀농어·귀촌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른 지원을 받을 자격이 있다. 하지만 해수부는 귀어 활성화 지원을 위한 자체 사업시행지침에서 수도권과 광역시의 경우 지원사업 대상을 군·읍·면에 한정하고 동 지역은 배제했다. 사실상 도내 시 단위 어촌지역만 귀어 활성화 사업 대상에서 제외시켜 귀어와 지역발전을 원천봉쇄하는 족집게 규제다.해수부의 사업지침은 우선 상위법이 정한 귀어 활성화 사업 범위에서 특정지역만 제외시킴으로써 법이 실현해야 할 평등권을 훼손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도내 동지역 어촌과 귀어인들은 해수부 지침으로 인해 수도권 이외의 전국 어촌 및 귀어인은 물론 읍·면·동 행정체계를 유지하는 도내 도농복합형 도시의 어촌 및 귀어인들이 받는 정부 지원을 못받고 있다.해수부는 사업지침의 문제점을 인정하면서도 수도권으로 쏠리는 귀어나 귀촌현상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임을 강조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해수부의 사업지침으로 지원이 제한된 지역이래 봐야 경기도 시흥, 안산시 어촌에 불과하다. 읍·면·동 행정단위를 운영 중인 화성, 평택시 어촌은 규제 대상이 아니다. 실제 안산, 시흥시 어촌을 향한 귀어인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몰라도 전국적인 귀어인 규모에 비하면 족탈불급일 것이다. 특정지역 어촌과 귀어인만 제외한 해수부의 사업지침의 특정지역 규제는 목적을 상실한 셈이다.해수부는 당장이라도 전국 어촌에서 소수의 특정지역만 지원대상에서 제외한 기형적인 사업지침을 법률에 부합하도록 개정해야 할 것이다. 경기도 또한 해수부 사업지침으로 유명무실해진 '경기도귀어지원종합센터'의 정상화를 위해서라도 해수부의 사업지침 변경을 강력히 촉구해야 한다.

2019-05-15 경인일보

[사설]절충안이 필요한 월미도지원조례안

월미도지원조례안이 결국 폐기되었다. 인천시의회는 14일 제254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시가 요구한 '인천시 과거사 피해주민의 생활안정지원 조례안 재의의 건'을 상정하고 해당 조례안을 폐기했다. 전쟁 피해자를 확정하는 것은 지자체의 사무가 아니라는 이유로 해당 조례의 재의를 요구한 행정안전부의 제안을 수용한 것이다.지난 3월 29일에 제정된 월미도원주민지원조례의 내용은 1950년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 당시 미군 폭격으로 숨진 월미도 민간인 희생자의 유족이나 피해 당사자에게 생활안정자금을 지급한다는 것이다. 조례가 제정되면 30명 내외의 지원대상자들에게 매월 20만~30만원의 지원금을 지급하며 연간 9천만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었다.그런데 행안부는 전쟁 피해자를 인천시 자체 심의로 확정한다는 조항이 지방자치단체 사무가 아니고 국가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도 아니라고 봤다. 이 조례가 한국전쟁의 결정적 분수령을 이뤘던 인천상륙작전의 역사적 의미를 훼손하려는 의도라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역사이념논쟁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정작 국가의 사무 권한 침해라는 법률적 장애물을 넘지 못한 것이다.인천시의회에서는 지난 2011년 3월과 2014년 2월에도 '월미도사건 피해주민 지원 등에 관한 조례안'이 발의돼 추진된 바 있으나 당시도 행안부의 재의요구 등에 의해 번번이 무산된 바 있다. 행안부의 재의요구 사유를 두고 다투는 것은 더 이상 실익이 없어 보인다. 기존 조례를 재의결하여 행안부와 권한을 다투는 소송을 한다 해도 대법원까지 가야 하며 결과를 낙관할 수도 없다.인천시의회는 소위원회를 열어 8월에 해당조례를 재상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월미도지원조례안은 정부기구인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조사를 통해 월미도 원주민 37명의 귀향지원을 권고한 보고서가 있어 조례제정의 취지는 충분하다. 그러나 조례제정의 성사는 여전히 국가의 사무권한인 전쟁 피해자 선정을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에 달려 있다. 월미도 폭격 피해자는 100명으로 추정되나 2008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진상 규명을 벌여 신원을 확인한 10명만을 피해자로 인정했다. 조례제정 취지는 살리되 피해자와 지원대상을 정부가 결정하도록 하거나 국무총리 산하 위원회의 위임을 받는 방법을 찾아 다툼의 소지를 없애는 것이 해결 방법이다.

2019-05-15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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