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경기 고교 무상급식 재원갈등에 담긴 함의

경기도 고교 무상급식 시행을 앞두고 재원분담을 둘러싼 시비가 본격화되고 있다. 시비의 주체는 경기도교육청, 경기도, 도내 기초단체(시·군) 등 3개 자치기관들이다. 도내 고교 무상급식은 도민에게 오늘 9월, 즉 2학기 부터 전면시행이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금까지 3개 기관별 재정 분담비율이 확정되지 않아 시행 여부가 불투명해졌다.먼저 도교육청이 문제제기를 했다. 전체 무상급식 재원 중 도교육청과 경기도·도내 시·군이 각각50%를 분담하기로 했는데, 경기도와 시·군 사이의 분담비율 결정이 늦어져 사업차질이 예상된다는 우려였다. 경기도가 발끈했다. 당초 도교육감의 공약사업인 고교무상급식을 지원하기 위해 초·중고교 무상급식 지원비율을 감안해 전체 재원의 15%를 부담하기로 대승적 결단을 내렸는데, 시·군 설득 작업을 경기도에 미루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요지다. 반면 경기도 시장군수협의회는 고교무상급식 협의과정에서 시·군은 소외된 채 결정 통보만 받았다며, 무상급식 재정 35%를 감당하기 힘들다고 하소연 중이다.벌어진 양상은 도교육청, 경기도, 시·군 등 3개 자치기관이 고교 무상급식 재정 부담을 최소화 하기 위한 분쟁으로 보인다. 하지만 복지재정 문제가 자치현장의 분규로 드러난 분쟁의 본질을 주목해야 한다. 중앙정부와 광역단체(시·도)는 물론 시·도교육청이 시행중이거나 추진하는 복지정책 대부분은 각 기관 사이의 재정분담을 전제하고 있다. 즉 중앙과 시·도 및 광역 교육자치기관이 복지정책을 성안할 때 마다 일선 시·군이 자동적으로 재정분담 주체로 편입되는 것이다.시·군들은 복지정책 건당 분담액은 미미해도 복지정책 모두를 수발하려면 기초단체 재정이 파탄날 지경이라며 반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경기도 자치기관장 대다수가 민주당 출신인데도 재정분담 시비가 발생한 것은 복지재정 전반에 빨간 불이 켜졌음을 보여준다. 민주당 출신이 대세인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가 지난 11일 기초단체의 복지재정 부담을 축소해줄 것을 공식 건의한 것도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경기도민 입장에서는 중앙정부, 시·도, 시·군·구, 시·도교육청 재정 모두 내 주머니에서 나간 혈세다. 이 혈세로 상위 기관은 복지 생색을 내고, 시·군·구는 재정파탄을 하소연하며 다투니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경기도 고교 무상급식을 둘러싼 3개 자치기관 재정분규는 현행 각종 복지정책의 불안한 미래를 암시하는 예고편일 수 있다.

2019-07-14 경인일보

[사설]해군 2함대 해프닝에서 드러난 군의 민낯

지난 주말 국방부는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사령부 내에서 발견된 정체불명의 거동수상자가 부대 내에서 근무 중인 사병으로 확인한 뒤 검거했다. 초소에서 동료 병사와 함께 경계를 서던 중 음료수를 구매하기 위해 200m 떨어진 자판기에 다녀오다 탄약고 초소 경계병에게 목격됐지만 수하에 불응한 채 도주했다는 것이다. 이후 관련자와 동반 근무자는 두려운 마음에 자수하지 못했단다. 부대 내에서 오리발과 고무보트, 노 등이 발견되어 북한군 침투의혹이 일었는데 다행이다. 그러나 경계근무 중의 초병이 음료수 한잔을 마시고자 벌인 일탈치고는 사건이 너무 커 보인다.사건 발생 10여 일 동안 군이 국민에게 보여준 행태는 실망을 넘어 한심하기 때문이다. 4일 밤 10시경 거동수상자 발견 직후 함대사령부는 부대방호태세 1급을 발령하고 기동타격대와 5분 대기조 등으로 수색했지만 검거에 실패했다. 이튿날 ㄱ병장이 자수함으로써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했으나 9일 헌병 수사과정에서 허위자백으로 밝혀졌다. 직속상관 ㄴ소령은 사태가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우려해서 병사 10여명에게 허위 자수를 제의했고, ㄱ병장이 제안을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구태의연한 범행조작과 허위자수, 책임전가 등에 국민들은 어이가 없다.기가 막힌 것은 최고 군령권자인 합참의장이 사건발생 열흘이 다 되도록 모르고 있었다는 점이다. 지난 11일 바른미래당의 김중로 의원이 박한기 합참의장에게 전화로 관련 사실을 보고받았는지 확인하자 박 합참의장은 "처음 듣는 말씀"이라고 했단다. 오히려 박 의장은 김 의원에게 "(2함대에서) 어떤 일이 있었느냐"고 되물었다. 김 의원이 박 의장과 통화한 녹음파일을 언론에 공개하자 이날 오후 6시경 합참은 "합참의장은 5일 오전 작전본부장으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았다. 박 의장은 김 의원과 전화 통화 당시 기억나지 않아서 보고를 못 받았다고 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합참 측의 해명을 수긍할 수 없다. 지난달 15일 북한 목선 삼척항 귀순문제가 불거져 여론이 비등하던 터에 더구나 박 의장은 이 일로 '엄중경고' 징계까지 받은 상황이니 말이다.불과 열흘 전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북한목선 경계실패 문제로 대국민 사과를 했는데 이번에는 또 누가 머리를 숙일지 궁금하다. 군에 대한 국민의 불신의혹이 도를 넘어섰다는 점을 명심해야할 것이다.

2019-07-14 경인일보

[사설]도시 학생이 농어촌특별전형으로 대학 간다니

한국 대학입시 전형은 난해하기 짝이 없다. 수많은 전형 방식이 파생된 명분은 다양한 인재 선발이다. 학생과 학부모는 각 전형의 공정성을 신뢰하고 난수표 같은 대입전형에 매달리고 있다. 만일 전형의 공정성이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이 발생한다. 그런데 공정성이 무너진 대입전형이 있다. 농어촌특별전형이다.농어촌특별전형은 도시지역에 비해 교육환경이 열악한 농어촌 고교생들에게 입시 특전을 주는 제도로 도입된지 20년이 넘었다. 각 대학이 입학 정원의 4% 내에서 정원외로 선발한다. 하지만 읍·면 지역 고교 재학생으로 한정한 획일적인 전형 조건 때문에 수 많은 문제점을 양산했다. 특별전형을 노린 위장전입과 전학이 만연했다. 주민들의 성화에 시달려 동(洞)으로 변경해야 할 읍, 면을 기형적으로 유지하는 시가 한 두곳이 아니다.수도권은 농어촌특별전형의 부조리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곳이다. 서울에 인접해 사실상 도시화된 김포 고촌읍과 남양주 화도, 와부읍내 고교는 특별전형 대상이다. 이들 지역에서는 특별전형 혜택을 아파트 분양광고 첫머리에 올릴 정도다. 화성시 남양읍은 시 승격에 따라 동으로 변경됐지만, 주민 반발로 읍으로 원위치 됐다. 읍·면 단위의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 중인 수도권의 현실이 특별전형 도입 취지를 흔들고 있는 것이다.농어촌특별전형 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은 혜택의 대상인 농어촌 학생들이 정작 제도에 의해 제외되고 있는 점이다. 지역에 고교가 없거나 부족해 도시로 학교배정을 받은 농어촌 학생들은 전형에서 제외된다. 옹진군 북도면 학생들은 지역에 중·고교가 없어 인천시 중구 학교를 다니는 바람에 전형 대상이 아니다. 화성시 봉담읍 학생들은 지역내 고교 정원이 부족해 수원 학교를 배정받았다고 전형에서 제외된다. 특별전형 자격이 복불복이 된 것이다.농어촌특별전형의 부조리 현상이 전국 도처에서 발생한 지 오래됐다. 이 제도를 이용해 편법으로 대학에 진학하거나, 제도의 대상임에도 제외된 학생들의 수가 엄청나다는 얘기다. 농어촌 학생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받도록 하자는 제안이 수없이 제기됐다. 하나 같이 타당한 제안들이다. 그런데 교육부와 대학당국만 이를 모른 척 깔아뭉갠 세월이 20년 이상이다. 공정성이 흔들리고 제도의 취지도 묘연해진 농어촌특별전형을 방관하는 교육부의 배짱 행정이 목불인견이다.

2019-07-11 경인일보

[사설]한·일 무역갈등, 핵심소재 산업 육성 계기로 삼자

일본의 제2차 무역보복조치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한·일 관계가 극단으로 치닫고 있어 한국 경제의 핵심인 반도체 산업 등이 심각한 타격을 받을까 우려된다. 정부는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첨단소재 수출 규제를 세계무역기구(WTO) 이사회에 긴급 안건으로 올려 국제 여론전에 나섰지만, 일본은 문재인 대통령이 요구한 보복 철회는 물론 정부 간 협의 제안조차 거부하는 등 추가 보복까지 예고했다. 특히 경제보복의 빌미를 제공했던 징용 배상 판결 문제를 다루자며 일본이 내놓은 3국 중재위원회 구성안에 우리 정부도 수용 불가 방침이어서 당분간 협상은 어려울 전망이다.정부가 WTO 상품·무역이사회에 수출규제를 안건으로 올린 것은 일본의 부당성을 국제사회에 알려 교착국면을 타개해보려는 의도다. 또 일본이 제기하는 고순도 불화수소 북한 반출 의혹에 대해서도 "근거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럼에도 일본은 경제 보복을 철회하기는커녕 "중재위 구성에 대한 한국의 답이 없다"며 모든 선택사항을 검토해 대응하겠다며 맞불을 놓고 있다.반도체·디스플레이 첨단소재 3개 품목의 수출을 규제하면 우리나라만 영향을 받는 게 아니라 세계 경제에도 파급 효과가 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전 세계 D램과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각각 70%, 50% 이상의 합계 점유율을 보이고 있고, 스마트폰과 차량용 디스플레이 세계 시장에서도 삼성과 LG디스플레이가 1위를 지키고 있다. 만약 수출규제가 장기화 되고 이들 기업이 타격을 입는다면 글로벌 공급망에 큰 혼란이 생길 게 뻔하다.정부는 이번 사태를 위해 30대 기업 총수 등을 청와대로 불러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외교적 해결에 최선을 다하고 한국 기업에 피해가 발생하면 필요한 대응을 조처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더불어민주당도 11일 일본 수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긴급 추진 사업을 중심으로 최대 3천억원 수준의 예산을 추가경정예산안 심사 과정에 반영키로 했다. 핵심은 일본 수출규제 3대 품목 및 추가 규제 예상 품목을 중심으로 기술개발, 상용화, 양산단계 지원 등이 주요 골자다.발등에 불은 떨어졌다. 하지만 급한 불을 끄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인 대안도 마련해야 한다. 정부와 기업이 머리를 맞대 핵심소재 산업을 육성하고 수입선을 다변화하는 구조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일본의 정치적 경제 보복에 더는 우리경제가 희생양이 되어서는 안 된다.

2019-07-11 경인일보

[사설]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선에서 최저임금 결정해야

내년에 적용할 최저임금이 이르면 오늘 결정된다. 마이너스 인상률을 제시한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 위원에 대한 항의 표시로 하루 동안 심의를 거부했던 근로자위원들도 복귀했기 때문이다. 이들 역시 최저 임금안을 빨리 결정하는 것이 여러모로 좋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노사의 요구안 격차가 워낙 커서 합의에 이를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근로자위원들은 최초 요구안에서 430원 낮춘 9천570원, 사용자위원들은 최초 요구안보다 185원 올린 8천185원을 제시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2년 동안 29.1%로 급격히 인상한 탓에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정부가 성장률 전망치를 낮출 만큼 경제 상황도 만만치 않다. 올해 1분기 상위 55개 기업의 투자가 전년 대비 37%나 줄었다. 투자가 없으니 일자리도 줄 수밖에 없다. 올 6월 기준 실업자는 113만7천명으로 외환위기 이후 20년 만에 최대치다. 종업원을 고용하고 있던 자영업자는 1년 전보다 12만6천명이나 줄었다. 최저임금 영향을 많이 받는 임시근로자도 8만5천명이나 감소했다. 재계는 이를 근거로 최저임금 인상이 노동시장은 물론 국가 경제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고 주장한다. 2009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최저임금을 제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하지만 노동계는 임금수준이 여전히 낮은 점을 고려하면 무리한 요구가 아니라는 태도다. 최초 요구안 시급 1만원은 월 209만원으로 1인 가구 생계비(208만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특히 시급 1만원은 문재인 대통령 공약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최저임금의 직접 수혜자인 근로자의 생각은 또 다르다. 임금인상으로 2년 동안 많은 일자리가 사라진 것을 직접 지켜봤기 때문인지 '최저임금에 대한 인식'조사에서 41%가 최저임금을 동결해야 한다고 대답했다.오늘도 결론을 내지 못하고 팽팽하게 의견이 맞설 경우, 최저임금은 올해 새로 꾸며진 9명의 공익위원 선택이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최저임금을 결정하는데 정치적 입장이 고려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경제 사회, 나아가 최근 악화한 한일관계까지 고려해 인상 범위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공익위원은 그 어느 때보다 중립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노동계 역시 10%대 인상률을 마냥 고집하지는 않을 것이다. 동결이 바람직하나, 그렇지 못하다면 이번만큼은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선에서 결정되어야 한다.

2019-07-10 경인일보

[사설]지속가능한 지역화폐를 구상하자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화폐를 앞다투어 발행했던 지자체들이 정작 시민들이 폭발적 반응을 보이자 예산 고갈 때문에 새로운 고민에 빠졌다. 인천지역 기초자치단체들이 출시한 전자식 지역화폐는 서구의 '서로e음카드'(5월 1일), 연수구의 '연수e음카드'(7월 1일), 미추홀구의 '미추홀e음 카드'(7월 1일) 등이다.인천 서구 전자식 지역화폐 '서로e음'이 발행 71일째인 10일(5월 1일 발행) 발행액 1천억원을 돌파했다. 전국 최단기간 기록이다. 인천 연수구의 경우 이달 1일 전자식 지역화폐 '연수e음' 카드를 공식적으로 발행했는데 지난 8일 기준 7만4천551명이 연수e음 카드를 신청했고, 누적 결제액은 109억4천300만원을 넘어섰다. 미추홀구가 이달 1일 발행한 '미추홀e음' 카드도 1주일 만인 7월 7일 기준 4만3천577명이 신청했고, 누적 결제액이 18억7천400만원에 달했다. 인천지역 3개 기초단체는 전자식 지역화폐의 예상 밖 인기몰이로 재정 소진을 우려하며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서구의 경우 42억원 추경을 편성하여 구의회에 제출했으며, 연수구도 2개월 내에 준비한 예산이 소진될 것에 대비책을 수립중이다. 지역화폐를 준비중인 타 지자체들은 3개 기초자치단체의 예산 조기 고갈 상황을 지켜보며 출시를 연기하거나 출시 자체를 재검토하고 있다.지역화폐의 발행비용과 혜택을 전적으로 정부와 지자체의 예산에 의존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역내 경제 활성화의 파급효과를 확인하지 못하면, 애초의 목적과는 달리 세금 낭비라는 비판에 자유롭지 못하다. 지역화폐의 발행으로 시민들이 받는 혜택에 대한 형평성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또 재정여건 때문에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지역화폐를 발행하지 못하는 지자체도 많기 때문에 지자체별로 위화감이 조성될 수도 있다.지역화폐의 인기몰이는 캐시백 포인트 때문이다. 지역화폐 카드로 결제하면 기초단체에 따라 8~10%의 캐시백 포인트를 사용자에게 돌려준다. 그런데 이 캐시백 포인트는 정부가 4%, 인천시가 2%를 각각 지원하고 나머지는 기초단체가 부담하는 구조다. 지역화폐가 지속성을 지니려면 지역화폐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고 그 수혜자가 사용자에게 캐시백 포인트를 돌려주는 순환구조를 찾아내서 지자체 예산 부담을 줄여나가야 한다.

2019-07-10 경인일보

[사설]기능 발휘 못하는 학교폭력위원회 개선 시급하다

전국의 초·중·고교는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이하 학폭위)를 설치 운영중이다. 학폭위의 핵심 기능은 피해학생의 보호와 가해학생에 대한 선도 및 징계, 피해학생과 가해학생 간의 분쟁조정이다. 학교폭력에 교육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유일한 법적 기구이다. 하지만 비현실적 운영방식으로 인해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부작용을 양산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전문인력의 배치와 지원체계가 절대부족한 것이 가장 큰 문제다. 피해자와 가해자를 분리한 뒤 사실확인에 이어 피해 학생과 가해 학생 상담을 진행하고, 양측이 승복할 수 있는 결과에 이르는 과정은 단계 마다 전문적인 경험과 지식이 필요하고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피해회복과 가해선도를 위한 상담은 전문기관의 조력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런 모든 과정을 학폭위 업무를 담당하는 교사 한명이 전담하는 실정이다. 담당 교사는 1건의 학교폭력만 발생해도 모든 업무를 팽개치고 학폭위 전 과정을 진행하는 업무지옥에 빠진다.현장 교사들은 이처럼 비합리적 운영방식이 학폭위 기능의 왜곡과 마비로 이어져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킨다고 하소연한다. 과도한 업무 부담을 피하기 위해 피해자를 설득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피해측과 가해측이 분리되지 않고 피해학생 신분이 노출돼 2차피해를 발생시키는 일이 수시로 일어난다. 이로 인해 분쟁이 해결되기는 커녕 확대되고 악화되기 일쑤라는 것이다. 2017년 전국 학폭위 심의건수가 3만1천여건이고 경기도에서만 7천300여건이 학폭위 심의에 올랐으니, 그 안에 내재된 갈등과 상처의 크기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학폭위 업무에 대한 현장교사들의 불만이 폭주하자 교육부는 학폭위를 교육청 산하 교육지원청으로 이관하고 일선 학교는 경미한 학교폭력을 자체 해결하도록 국회에서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법 개정이 실현되면 현장교사는 업무지옥에서 탈출할 수 있지만, 교육지원청에 이관된 학폭위가 제 기능을 발휘할 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경기도교육청은 25개 교육지원청에 학생상담 센터를 운영중이지만 상담교사는 정원의 절반에 불과하고, 병원형 상담센터는 상담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학폭위를 현행대로 운영해도, 교육부 계획대로 교육지원청에 이관해도 문제는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학폭위 문제해결을 위한 교육당국의 현실적 대안이 절실하다.

2019-07-09 경인일보

[사설]예타 통과한 '국립인천해양박물관' 건립

세계 주요 해양도시에는 저마다 고유한 해양문화를 보존 전승하는 박물관이 있다. 호주 시드니를 여행할 때 꼭 들러야할 곳으로 소개받는 곳이 바로 달링 하버에 위치한 호주국립해양박물관이다. 북유럽 스웨덴의 제2도시 예테보리에 있는 국립해양박물관도 이름난 관광명소지만 사실 그보다 훨씬 더 대중적으로 이름난 해양박물관이 있다. '타이타닉'호에 비견되는 17세기 호화전함 '바사호'를 인양해 전시하고 있는 스톡홀름의 바사호박물관이다. 독일 함부르크 해양박물관, 영국 런던 그리니치 해양박물관, 네덜란드 로테르담 해양박물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중앙해군박물관, 미국 하와이 해양박물관, 일본 고베 해양박물관, 프랑스 마르세유 유럽지중해문명박물관 등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해양박물관이다.우리나라에도 해양박물관이 있다. 부산, 울산, 포항, 서천, 목포에 국가가 운영하는 해양박물관이나 과학관이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인구 절반이 모여 사는 수도권에는 국가가 운영하는 해양 관련 박물관이 단 하나도 없다. 특히 우리나라 제2의 해양도시 인천에 해양박물관이 없는 현실은 인천시민 스스로의 시선으로도, 외부의 객관적인 시선으로도 좀처럼 이해하기 어렵다. 그동안 인천의 위상이 그만큼 낮았다는 얘기다. 그저 서울의 배후도시쯤으로 여겨졌던 탓이다. 그저께 전해져온 '국립인천해양박물관' 건립사업의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예타) 통과 소식은 그래서 한편으론 낯설다. 지난 2002년 경제성 부족을 이유로 정부의 예타에서 탈락했고, 다시 2016년부터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3년여 만에 얻게 된 결실임에도 그렇다.인천 월미도에 지상 4층, 연면적 1만6천938㎡ 규모로 2024년 상반기에 모습을 드러내게 될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은 인천의 항만물류 역사와 관련된 각종 자료와 유물을 전시하는 공간, 해양민속·해양환경·해양생태계를 보여주는 시설 등이 들어선다. 인천시와 해양수산부는 내년까지 기본·실시설계를 마무리해 2021년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박물관이 들어서는 곳이 인천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만큼 향후 인천을 상징하는 공간으로서 기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 바다와 함께 역사를 만들어왔고, 지금 이 순간도 바다와 함께 역사를 만들고 있고, 앞으로도 바다와 함께 역사를 만들어나갈 해양도시 인천의 소중한 해양문화를 보존 전승하게 될 국립해양박물관이다. 예타 통과를 진심으로 기뻐하는 이유다.

2019-07-09 경인일보

[사설]섬지역 교사 수급 해결, 가산점만이 능사 아니다

인천시교육청이 섬지역 근무경력 점수를 높여 교사 수급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교육계의 고질적인 땜질처방이다. 육지에서 근무하는 교사들의 반발이 거세지면 섬지역 가산점수를 내렸다가 수급에 문제가 생기면 슬그머니 높이는 방식으로 섬지역 교사들의 수급을 조절해 왔기 때문이다. 일정기간 높였다 줄였다 하는 섬 근무 가산점 부여방식에 교사들도 지쳤다.인천시 옹진군 내 섬지역을 보면 대부분 경력이 짧거나 초임인 20대 교사들로 채워지고 있다. 전체 115명 교사 가운데 20대가 38명(33.04%)으로 가장 높고, 30대가 33명(28.70%), 40대 24명(20.87%), 50대는 20명(17.39%) 순으로 나타났다. 인천 전체로 보면 20대 교사 비율은 6%로 만나기조차 힘든데, 옹진군에서는 33%까지 치솟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강화군도 20대 교사 비율이 17.37%에 이른다. 신규교사 비율이 높아지면 수업의 질 하락은 불을 보듯 뻔하다. 경력교사들이 부족하다 보니 교육과정 편성, 학교폭력 업무, 나이스(NEIS·교육행정정보시스템) 관리 등 행정업무에 파묻히고 있다. 신규 교사들이 부장급 교사가 담당해야 할 행정업무까지 떠맡고 있다.섬지역에 근무하는 교사들에게 주는 혜택은 관사, 수당, 승진가산점 등 3가지다. 그러나 관사 대부분이 낡고, 으슥한 곳에 있어 시설과 안전면에서 취약하다. 연평도에서 근무했다는 한 교사는 "오래된 관사 벽 틈으로 벌레나 뱀이 들어오고, 단열도 부실해 겨울에는 실내에 방한 텐트를 치고 생활했다"고 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2014년 전국 8학급 이하 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원 1천470명을 대상으로 40.6%에 해당하는 교원이 섬지역 학교시설 등 환경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하기도 했다. 섬 근무 수당도 월 3만~6만원으로는 한 달 네 번 육지를 왕복하는 뱃삯도 안 된다. 승진 가산점도 상한인 2.5점을 받으려면 최소 4~5년을 섬에서 근무해야 한다.열악한 근무환경, 수업 이후에도 처리해야 하는 과중한 행정업무, 보고서 작성까지 교사들이 섬 근무를 꺼리는 이유가 분명하다. 그런데도 가산점만으로 해결하려는 것은 관리자의 행정편의주의에 불과하다. 교사라는 이유만으로 헌신과 희생을 강요하던 60~70년대 '섬마을 선생님' 시대는 지났다. 섬지역 교사의 안정적 수급을 위해서는 지원 혜택이 만족스러워야 한다. 인센티브는 주는 사람보다 받는 사람이 인정해야 효과가 더 큰 법이다.

2019-07-08 경인일보

[사설]인사청문회는 후보자의 능력 검증이 본질이다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어제 진행됐다. 오전 청문회에서는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소환 문제와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회동 등을 두고 여야간 설전이 오갔다. 또한 패스트트랙 정국 때 폭력사태 유발 등 국회선진화법 위반으로 대거 고발 조치된 자유한국당 의원 및 일부 여당 의원들과 관련해 청문위원으로서 자격이 있는지 여부로 오전 청문회 시간을 다 보냈다.윤 전 세무서장 뇌물수수 사건 개입 의혹 사건은 윤 전 세무서장이 육류 수입업자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중 해외로 도피했고, 체포돼 송환됐는데 22개월 후 혐의없음을 받은 사건이다. 한국당 의원들은 윤 전 세무서장이 무혐의 처분을 받은 배경에 윤 후보자가 있는게 아니냐면서 자료제출을 요구했고, 이 과정에서 여야 설전으로 윤 후보자를 상대로 한 본 질의는 1시간 30분이 지나도록 시작되지 못했다. 윤 전 세무서장은 윤 후보자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윤대진 현 법무부 검찰국장의 친형이다. 윤 후보자 청문회에서 검찰개혁과 관련하여 검찰의 영장청구권과 수사지휘권, 직접 수사 등에 대한 질의응답도 있었으나, 윤 후보자가 검찰총장으로서 적임인지 여부보다는 확인되지 않은 의혹에 대한 여야 공방이 주를 이루었다.2000년 인사청문회가 도입된 이후 청문회 제도에 대한 회의론 등 무수한 지적이 있어왔다. 청문회는 후보자에 대한 자질 및 역량 검증과 도덕성 검증의 두 가지로 대별될 수 있다. 그러나 후보자에 대한 자질구레한 흠집내기나 망신주기. 개인 신상에 대한 과도한 질문 등 청문회의 본질을 벗어나 정치공방의 장으로 전락한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도덕성 검증은 비공개로 한다든지, 청와대가 인사검증 자료를 미리 국회에 보내는 등 여러 대안이 제시되어 왔다. 또한 개인 신상에 관한 사항은 경찰이나 국세청 등의 관련 기관이 충분히 검증한 이후에 업무에 관련된 사안에 국한하여 청문회를 해야 한다는 요구와 국회 청문보고서 채택이 불발돼도 대통령이 임명하면 그만인 제도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비판도 계속 제기되어 왔다.그러나 항상 청문회 당시에 그치고 개선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자료제출을 둘러 싼 여야 공방도 단골 메뉴다. 청문회의 여러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존속시키는 게 낫다면 후보자의 능력을 제대로 검증할 수 있는 제도개선을 서둘러야 한다.

2019-07-08 경인일보

[사설]천재교육 갑질의혹, 공정위가 살펴봐야

국내 교과서 점유율 1위 출판기업인 천재교육이 지역총판들에 대해 갑질을 행사했다는 경인일보의 연속보도 내용은 여러 측면에서 관계당국의 주목을 끌고 있다. 당초 천재교육과 총판들 사이의 불공정거래 시비에 이어 교과서 시장의 학교로비 행태가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천재교육의 총판 영업은 본사인 천재교육이 학교에 교과서를 공급하면, 해당 교과서의 참고서를 판매해 이익을 실현하는 구조라고 한다. 즉 천재교육 교과서가 학교에 많이 공급돼야 총판들의 참고서 시장이 확대되는 셈이다. 이에따라 총판들은 천재교육 대신 교과서를 학교에 공급하기 위한 '영업행위'에 나섰고, 억대에 달하는 영업비용을 감당했다는 것이다.총판들은 영업행위 과정을 불공정거래라고 주장한다. 천재교육이 징벌적 페널티 규정과 계약해지 압박 등의 수단을 통해 지역내 교과서 점유율을 직접 관리해 울며 겨자 먹기로 교과서 영업에 나섰고, 여기에 들인 비용이 본사에 빚으로 남았다는 것이다. 또한 천재교육이 자의적이고 제한적인 참고서 반품비율을 정하는 바람에, 재고가 누적돼 이 또한 본사에 빚으로 남았다고 한다. 총판들은 천재교육이 영업비용 보전명목으로 약속한 교과서 정산금도 지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천재교육을 위해 열심히 일했는데 보상은 없이 빚만 남았으니 억울하다는 얘기다.천재교육측은 이런 하소연을 "총판들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사실무근을 강조하고 있다. 반품규정도 특별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교과서 정산금은 아예 존재 자체를 부인했다. 총판과 본사는 독립된 사업자로 서로 개입할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총판들의 주장은 구체적이다. 총판의 영업장부와 본사 자료를 대조해보자고 제안할 정도다. 총판들은 주장의 구체성을 강조하기 위해 교과서 채택 영업비에 교사들에 대한 향응과 현금제공까지 포함됐다는 증언마저 불사하는 지경이다.사실 총판들의 이같은 주장은 공정위에서도 오래전에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에는 이같은 주장을 공정거래제도의 개선용으로 활용했을 뿐, 주장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천재교육 총판들의 문제제기는 심각한 수준이다. 이런 구조에서 총판들이 정상적인 영업을 통해 삶을 영위하기란 불가능해 보인다. 또한 학교 현장에서 교과서 채택과 관련한 관행적 비리가 만연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공정위의 현장조사와 관계당국의 관심을 촉구한다.

2019-07-07 경인일보

[사설]민족주의 탈피 없는 한일 갈등 해소는 공염불

이례적인 폭염에 서민들은 올여름 나기가 걱정인데 한국과 일본의 무역전쟁 우려는 설상가상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으로 경제가 어려운 터에 세계 3위 경제대국 일본의 한국경제 손보기가 가시화된 탓이다. 청와대가 오는 10일 국내 30대 그룹 총수들과 간담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일본정부의 수출규제와 관련해서 국내 기업들의 목소리를 듣고 전방위적으로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함이다.지난 4일 아베 신조 일본총리는 "한국은 약속을 지키지 않는 나라"라면서 보복적인 내용을 담은 수출규제 조치를 발표했다. 반도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핵심부품 및 소재인 플루오린 포리이미드, 리지스트, 고순도불화수소(애칭가스)의 한국에 대한 수출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이다. 지난해 10월 30일 국내 대법원의 "일본 기업은 피해자들에 1인당 1억원씩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빌미를 제공했다.1938년 국가총동원법 공포를 계기로 일제는 수십만 명의 남녀 한국인을 탄광, 토목공사, 군수공장, 일본군 위안부로 혹사시키는 만행을 저질렀다. 강제 징용된 조선인은 공사 후 기밀유지를 이유로 수백 명, 수천 명씩 집단학살 당하기도 했다. 1990년 6월 일본 정부는 강제 징용된 한국인수를 66만명으로 공식발표했다. 아베 총리는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 체결 당시 총 5억 달러의 유무상 경제협력으로 전부 해결했다고 주장했다. 박근혜정부와의 위안부합의를 현 정부가 부정한데에도 불만이다.한국 정부는 "사법부의 판단은 일제의 불법행위에 따른 정신적 위자료를 배상하라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1991년 8월 7일 야나이 순지(柳井俊二) 일본 외무성 조약국장의 "청구권협정에서 개인청구권이 국외법적인 의미에서 소멸된 것은 아니"라는 발언도 한국 대법원의 판결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국무총리실 산하 강제동원 피해위원회는 강제징용 전범기업 299곳을 발표했다.일본정부의 한국 옭죄기 수위는 점차 높아질 개연성이 크다. 이달 21일 일본 참의원 선거 이후에는 나아질 전망도 있으나 장기전 확률이 더 높다. 한국정부는 맞대응을 운운하나 마땅한 카드가 별로 없어 보인다. 북한과 비핵화협상은 물론 중국의 영향력 확대 등에 한미일 3국 동맹은 필수적이어서 미국의 역할이 커 보인다. 언제까지 한일 양국이 과거사문제로 날을 세워야할지 딱하다.

2019-07-07 경인일보

[사설]현금복지 경쟁 중단에 힘 모으는 기초단체장들

4일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산하에 '복지대타협특별위원회'가 공식 출범했다. 지난 5월 말 준비위원회가 발족한 지 한달여만이다. 복지대타협특위의 목적은 간단명료하다. 전국 광역·기초자치단체에서 무분별하게 시행중인 현금복지 경쟁을 중단하기 위해 합리적인 현금복지 방안을 고민하고 실천하자는 것이다. 지방자치 최일선에서 표심을 거역하기 힘든 기초단체장들이 현금복지의 부조리를 각성하고 대안 모색을 시작했다는 사실이 놀랍고 반갑고 고맙다.특위가 출범 준비 과정에서 밝힌 지자체 현금 복지 경쟁의 양상은 심각하다. 지난해 새롭게 도입된 지자체 복지정책 668건 중 현금성 복지정책은 446건으로 66.76%에 달했다. 금액으로는 전체 4천789억원의 예산 중 2천278억원이 현금으로 살포된다. 현금복지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권력자들에게 효과가 가장 확실한 정책수단이다. 국민에게, 시민에게 쥐어주는 현금이 늘어날수록 권력유지가 쉽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현금복지 경쟁이 불붙으면 이를 제어하기 힘들다. 그 결과는 참담하다. 현금을 살포하는 포퓰리즘 정권에 의해 경제가 파탄난 남미와 유럽 국가들이 반면교사다.그래도 경제적 결핍을 경험하고 경제적 부흥기를 함께 한 대한민국 기초단체장들은 재정을 고갈시키는 현금복지 경쟁의 부조리를 걱정할 만큼 이성적이었다. 처음엔 염태영 수원시장을 비롯한 수십명의 시장·군수·구청장들이 현금복지 경쟁을 이대로 방치하면 큰일난다는 공감을 바탕으로 복지대타협특위 구성을 제안하고 선도했다. 그런데 정식 출범한 특위에 전국 226개 시·군·구 단체장중 169명이 위원으로 동참했다. 더욱 늘어날 것이고 결국엔 모든 기초단체장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어쩔 수 없이 현금복지 경쟁에 발을 담갔지만, 이대로는 안된다는 양식과 상식은 살아있었던 것이다.특위는 전국에서 시행중인 현금복지 정책을 전수조사해 성과를 분석한 뒤, 효과가 검증된 정책은 중앙정부가 국가사업으로 시행하고, 반대의 경우 일몰제를 통해 폐기하도록 제안할 계획이다. 초대 특위 위원장을 맡은 염태영 수원시장은 "복지대타협 특위 활동을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위가 내놓을 전수조사 결과와 대안이 기다려진다. 중앙정부와 광역지자체도 기초단체장들의 애국적 제안을 진지하게 경청해 제도화에 협력해야 한다.

2019-07-04 경인일보

[사설]경제위기, 백화점식 대책보다 위기환경 제거해야

정부의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보면 정부 스스로 한국경제가 심각한 침체에 빠진 점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경기부양을 위한 동원할 수 있는 정책들을 총망라했다. '위기를 강조하는 것이 위기를 조장하는 것'이라는 논리로 야당과 시장여론의 경제위기 주장을 외면했던 정부가 내심으로는 현 경제상황에 초조해 하고 있음이 정책으로 드러난 것이다.대기업 투자세액공제율을 2배로 올리고, 신산업 분양에 정책금융 10조원 이상을 풀겠다고 했다. 대기업들에게 설비투자를 호소한 것이다. 15년 이상 노후차를 교체하면 개소세 70%를 감면해 주고, 고효율 가전제품 구매액의 10%를 환급해 주기로 했다. 소비자들에게 지갑을 열라는 읍소다. 정년퇴직 근로자 재고용 기업에 대한 혜택을 약속하고, 노인 일자리 추가도 약속했다. 화성 복합테마파크 인허가를 서두르고, 7호선 송도연장과 인천 송도~남양주 마석간 GTX-B노선 사업도 서두르기로 했다. 전국에서 SOC사업을 통해 건설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얘기다.이렇게 온갖 경기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올 초에 비해 0.2%포인트 내린 2.4~2.5%로 하향 수정했다. 경상 GDP 증가율도 3.9%에서 3.0%로, 민간소비는 2.7%이던 것을 2.4%로 낮췄다. 설비투자 전망은 1.0% 증가에서 -4.0%로 아예 포기한 느낌이다. 백화점식 경기부양책과 각종 경제지표 하향조정은 기형적이다. 정부 발표대로라면 경기부양 정책을 총동원해도 올해 한국경제 성장은 올해 초 목표를 달성하기 힘들다는 고백과 같다. 문제는 발표된 경기부양책 중 기업과 소비자, 즉 생산과 소비관련 정책의 효과가 의문인 점이다. 확실한 정책은 예산으로 단기 일자리를 늘린다는 정도에 불과하다.결국 현재 경제위기 국면은 단기 부양책으로 돌파하기 힘들다는 얘기가 된다. 이보다는 정부가 그토록 강조하는 대외변수인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의 경제보복 등에 대응하는 통상외교를 강화해 수출환경을 개선하는 일이 시급하다. 대기업 투자를 활성화할 전면적인 규제개혁을 서둘러야 한다. 근로시간, 임금 등 기업의 자발적인 고용과 관련된 분야의 탄력성을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다.정부는 백화점식 경기부양책을 쏟아내며 성장률을 하향 조정하는 비정상적인 대응보다, 우리 경제를 흔들고 있는 국내외 경제환경을 제거하는데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2019-07-04 경인일보

[사설]연례행사된 학교 '급식대란', 이제 끝내자

학생들을 볼모로 매년 반복되는 전국 학교 비정규직 연대회의(학비연대) 파업을 지켜보는 마음은 착잡하기 이를 데 없다. 언제까지 이런 일이 지속 될지 답답하기만 하다. 급식조리원과 돌봄 전담사 등 학교 비정규직 근로자 2만 2천여 명이 파업에 들어간 어제, 경기 1천308곳, 인천 153개 곳에서 급식과 돌봄교실 운영에 차질을 빚었다. 파업 중인 학교 급식실 벽에는 '간편식 제공(빵·우유)' 점심 식단표가 붙었다. 연례적으로 등장해서 그런지 이런 식단표는 이제 낯선 풍경도 아니다. 급식이 중단된 학교에서는 사전공지 덕에 학생들이 도시락을 싸왔고, 일부는 빵과 우유를 단체로 구매해 급식을 대체했다. 초등 돌봄 전담사가 파업에 참여하는 학교는 교직원을 대체인력으로 투입하는 등 부산을 떨었다. 학비연대는 기본급 6.24% 인상, 정규직과의 동등한 수준의 처우 등을 사용자 측인 교육 당국에 요구하고 있다. 또 학교 비정규직 근로자를 초·중등교육법상 교직원으로 인정해 달라는 요구도 하고 있다. 교육 당국은 예산 부족과 법 개정의 어려움을 들어 기본급 1.8% 인상안을 고수하고 있다. 예정된 파업 기간은 내일까지 총 사흘이지만,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어떤 사안을 두고 매번 여론이 갈라지듯, 이번 학비연대 파업을 보는 시각도 제각각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 진보성향 단체들은 지지성명을 발표한 것은 물론, 심지어 군포의 한 중학교는 학부모들에게 "모두가 잠시 불편해질 수 있으나 '불편'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나와 함께 사는 누군가의 권리를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해달라"며 배려와 지지를 요청하기도 했다. 반면 일부 학부모들은 "자신들의 요구와 처우 개선을 위해 급식이나 돌봄 교실을 하지 않으면서 파업하는 것은 무책임한 것 같다"며 학교 운영에 지장을 주는 파업은 무리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비정규직들의 차별적인 처우와 고용 불안정이 현실인 상황에서 그들에게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할 수는 없다. 하지만 교육 현실을 무시한 파업은 일선 현장에 혼란만 부를 뿐 효과적인 해법은 아니다. 당장 피해를 보는 대상도 다름아닌 학생과 학부모들이다. 정부는 노조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고 협상에 성실하게 임하길 바란다. 서로 역지사지의 자세로 한 발씩 양보한다면 학생을 볼모로 하는 파업은 피할 수 있을 것이다. 국론 분열을 일으키며 연례행사가 돼버린 '급식대란', 이제 끝내야 한다.

2019-07-03 경인일보

[사설]공직 이용 사익추구 근절할 법제정 서둘러야

김홍섭 전 인천 중구청장이 재임 시절 동생과 자녀 등 일가친척이 소유한 토지 밀집지역에 도로개설 사업계획을 입안하고, 인천시 중구는 이 계획대로 신규도로 개설을 추진하고 있어, 이 사업이 김 전 구청장 일가의 재산 가치 증식에 이용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김 전 구청정은 재임 중 중구 월미도 부동산 투기의혹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공직자가 지위와 권한을 이용해 사익을 추구하는 행위를 막는 건 반부패 정책의 핵심이지만 논란은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인천 중구는 용유도 마시안 해변 일대에 총 144억원 규모의 도로 개설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 일대에는 김 전 구청장의 자녀와 형제와 자매 등 일가가 2003년부터 최근까지 사들인 9개 필지 1만4천여㎡ 규모의 땅이 밀집된 곳이다. 일대 땅값은 3.3㎡당 70만원에도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으나 최근 40% 올랐으며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적으로 도로개설로 인한 효과이다.용유로와 마시안 해변을 잇는 도로 개설이 필요하다 해도 기존 도로를 확장하는 것이 상식적임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여 김 전 구청장 일가가 소유한 땅을 지나가는 도로를 별도로 개설한 것에 대해 의혹이 제기되는 것은 당연하다. 마시안해변도로의 확장 출발지점도 기존도로상의 입구가 아니라 김 전 구청장의 남동생과 자녀 소유의 땅이 있는 곳으로 결정한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인천시 중구가 추진중인 마시안 도로개설 사업 계획을 비롯한 관련 행정절차도 김 전 구청장이 직접 결재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결과적으로 김 전 구청장 일가의 재산가치가 크게 높아져 공직자윤리법 제2조2항을 위반했을 소지가 다분하다. 인천시와 중구청은 이 과정의 적법성 여부를 밝혀야 할 것이다. 기존도로를 확장하지 않고 김 전 구청장 일가가 소유한 땅을 지나가는 새 도로를 개설한 배경과 마시안해변도로 확장 시작점의 결정 배경과 관련한 의혹 등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정부는 공직자와 정치인들이 지위와 권한을 이용하여 사익을 취하는 행위를 원천적으로 방지하는 법제정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공직자윤리법에 "공직자는 공직을 이용해 사익을 추구하거나 개인이나 기관·단체에 부정한 특혜를 주어서는 안된다"는 내용의 '이해충돌 방지 의무' 조항이 있지만 정작 법적 처벌은 없는 선언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2019-07-03 경인일보

[사설]인천 '바이오생태계' 조성을 위한 긍정적 신호들

인천 송도국제도시가 전 세계 바이오산업의 중심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중요한 물적 토대를 확보했다. 송도국제도시 11공구 산업·연구시설용지를 확대하는 '송도 개발·실시계획 변경안'이 지난달 28일 산업통상자원부 경제자유구역위원회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개발계획 변경안 승인으로 11공구 산업·연구시설용지는 175만4천533㎡에서 182만8천750㎡로 소폭 확대됐다. 동시에 기존의 바이오 집적단지인 4·5공구 인접 지역으로 산업시설용지를 재배치함으로써 바이오산업 간 연계효과의 강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송도국제도시에 다양한 규모의 바이오기업과 연구개발시설을 추가로 유치해 이른바 '바이오생태계'를 조성코자 하는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하 인천경제청)의 계획이 탄력을 받게 된 것이다.4·5공구 바이오 집적단지에는 이미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글로벌 바이오 기업들이 입주해 연구개발과 제품 생산 활동을 하고 있다. 단일도시 기준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용량을 갖췄다. 하지만 선도·제조기업만으로는 전 세계 바이오산업을 이끌어나갈 튼튼한 생태계를 구축할 수 없다. 지속가능한 성장구조로의 변화와 혁신은 아예 꿈도 꿀 수 없는 일이다. 인천경제청이 위원회에 선도·제조기업 중심의 클러스터를 '제조·선도기업 + R&D·중소·중견·창업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한 것도 바로 그러한 이유에서다. 인천경제청은 앞으로 10년 동안 바이오·의약 중소·중견기업 90개와 벤처·스타트업 150여 개 등 모두 300개의 기업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이의 현실화를 위해선 우선 바이오산업을 선도하는 대기업의 전략적 투자와 중앙 및 지방정부의 행정지원이 흔들림 없이 맞물려야 한다. 또 정부의 벤처·스타트업 육성정책과 과감하게 도전하는 젊은 기업정신이 긍정적으로 상호작용하는 사회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 다행히 글로벌 시장을 리드해나갈 바이오생태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인천지역 민·관의 노력은 빠른 속도로 구체적 형태를 띠어가고 있다. 지난 5월 16일 셀트리온의 중장기 투자계획 발표가 있은 지 2주 만에 인천경제청, 인천테크노파크,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이 참여하는 민·관협력 TF가 만들어져 곧바로 운영에 들어간 것이 그 단적인 예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이번 위원회를 통해 이 TF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모처럼 좋은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계속 이어져나가야 한다.

2019-07-02 경인일보

[사설]일본의 위선 탓하기 보다 한·일 관계 복원해야

일본이 한국을 향해 꺼내 든 경제보복 카드로 국내 뿐 아니라 국제적인 비난 여론에 직면했다. 한국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을 겨냥해 3개 품목 첨단소재 공급을 규제한다고 발표한 지 하루만이다. 일본이 예정대로 4일부터 한국에 대한 사실상의 첨단소재 금수조치인 수출관리규정 변경을 강행한다면, 이를 반대하는 국내외 여론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금수조치의 피해자인 한국 만큼이나 일본이 감수해야 할 정치·경제적인 타격도 심각해진 것이다.주지하다시피 일본의 이번 대한(對韓) 경제보복은 우리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판결에 대한 외교적 조치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징용문제에 따른 대항(보복)조치는 아니다"며 뻔한 거짓말을 하고 있다. 경제보복을 발표하기 직전 G20정상회의를 주최해 자유무역을 옹호하는 공동선언을 주도했던 입장과 완전히 배치되기 때문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는 인터넷판 기사에서 "자유무역에 대한 일본의 위선을 드러냈다"고 노골적인 혐오감을 드러낼 정도였다. 대다수 일본 언론들도 일본 정부의 조치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모아가고 있다.일본의 이번 조치는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경우 우리가 이길 가능성이 크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WTO제소를 비롯한 국제법과 국내법에 의거한 상응한 조치로 대응할 뜻을 밝힌 것도 일본의 경제보복 내용이 국제무역 원칙을 명백히 위반했기 때문이다.그러나 우리측 대응이 일본의 경제보복에 상응하는 조치에 한정된다면 이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키우는 일이다.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숨겨진 위선이 드러난 만큼 문제해결을 위한 우리의 협상력은 오히려 강화된 측면이 있다. 일본은 이 조치를 그대로 실행하기도 거두어들이기도 어려운 정치적 함정에 빠진 셈이 됐다. 이 국면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강제징용 배상문제로 닫혔던 양국 대화의 문을 열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일본도 내심으로는 이런 상황을 바랄 수 있다.일본의 경제보복의 본질은 한일 외교문제다. 그동안 해묵은 역사논쟁으로 양국 외교가 꼬였어도 경제분야 협력만은 분리해 관리해왔다. 외교 갈등이 경제 갈등으로 번진 상황 자체가 유례가 없는 비상한 국면이다. 미국측이 공개적으로 한일관계 정상화를 주문했을 정도다. 우리 정부가 악재를 호재로 바꾸는 외교력을 발휘하기 바란다.

2019-07-02 경인일보

[사설]'휴업' 중에도 꼬박꼬박 제 몫 챙긴 국회

극심한 여야 대치로 국회가 80일 이상 공전했으나 국회의원들에게 급여와 수당이 전액 지급된 사실이 국회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밝혀졌다.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 사이 국회의원 총급여로 188억6천954만원이 지급됐다. 인턴을 포함한 국회 보좌진에게 지급된 급여도 총 645억5천164만원으로 집계됐다. 국회의원에게는 각종 수당은 물론 입법활동비로 매달 313만6천원씩이 추가로 지급됐다. 명목은 입법활동비지만 실제로는 법안을 발의하고 법안 심사에 참석했는지와 무관하게 지급되는 활동비다. 또한 임시국회가 소집된 기간에는 국회가 열리지 않아도 월 100만원에 가까운 별도 수당까지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그러나 입법 성과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국회 정보공개청구 결과에 따르면 올해 1~5월 국회 본회의를 통해 처리된 안건은 445건에 그쳤다. 이는 지난 해 같은 기간의 46% 수준이다. 지난 2009년부터 2018년까지 10년간 1~5월 평균 2천564건에 달하는 안건을 통과시킨 것과 비교하면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성과(17%)를 낸 것에 불과하다. 3월 임시국회에서 본회의 때 처리한 400여건 외에는 거의 없다시피한 결과다. 게다가 여야가 타협과 협상에 따라 합의해서 처리한 쟁점법안은 전무하다.이러한 국회의 무노동 유임금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다. '일하는 국회법' 제정에 국민이 압도적 지지를 보내는 이유이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도 국회법에 '국회의원 회의 출석 의무 명시'와 '국회에 불출석하거나 보이콧할 경우 세비 삭감' 조항을 둘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국회가 개원하지 않는다고 국회의원이나 보좌진이 일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기계적으로 본회의나 상임위원회 개회 여부만으로 국회를 평가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국회가 정당이기주의와 정략적 이해에 함몰되어 국민을 어려워하지 않는 정치적 퇴행을 반복하고 있으며, 민주주의의 핵심원리인 대표성과 책임성을 상실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국회의원들은 '무노동 무임금'을 국회에 적용해야 한다는 말이 설득력있게 들리는 이유를 인식해야 한다. 국민에 의해 선출된 국회가 국민의 통제에 있도록 국회의원 소환제나 국회 파업에 페널티를 부과하는 국회법 개정을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 국회의원들이 실질적인 국민의 대표로서 기능하기 위한 제도화가 절실하다.

2019-07-01 경인일보

[사설]'평화 관광 1번지'로 도약하는 서해5도

서해5도가 분쟁의 바다에서 '평화 관광 1번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남북 평화 분위기는 서해5도를 찾는 관광객의 수를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달 30일 사상 처음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3자 회동이 판문점에서 진행되는 등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서해5도 관광객 증가세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인천 옹진군은 올해 초부터 5월까지 백령도를 찾은 관광객은 3만7천431명인 것으로 파악했다. 이는 지난 2016년부터 현재까지 1~5월 누적 관광객 규모 가운데 가장 많은 수치다. 백령도를 찾은 관광객은 2016년 8만705명에서 2017년 9만4천775명으로 많아지더니 2018년엔 11만154명을 기록하면서 10만명대를 돌파했다. 백령도와 가까운 대청도의 경우 2016년 1만7천650여명 규모에서 2017년 1만9천230여명, 2018년 2만250여명으로 증가했다. 연평도 역시 같은 기간 2만1천530여명에서 2만2천350여명, 2만2천430여명 규모로 늘었다. 최근 백령도 두무진과 대청도 해안사구 등이 국가지질공원 인증을 받으면서 관광객의 유인책이 하나 더 늘었다. 국가지질공원은 지질학적으로 중요하고 경관이 우수한 지역으로, 환경부 장관이 인증한 공원을 말한다. 환경부는 최근 과천 정부청사에서 제21차 지질공원위원회를 열고 인천 옹진군의 백령·대청도 지질 유산 10곳을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했다. 이번에 인증받은 지질명소는 백령도 5곳과 대청도 4곳, 소청도 1곳이다. 이 지역은 10억~11억년 전 중기 원생대와 6천만~7천만년 전의 백악기 지질 구조가 독특하게 결합해 있는 곳이다.인천시는 179개 세부 평가항목을 충족하기 위해 관광프로그램 운영과 인프라 구축 등을 완료했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도 장기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백령도와 대청도는 북한의 황해도 내륙의 지질과 연계성이 커 남북 공동연구 과제로도 주목받고 있다. 또한 인천시는 국가지질공원의 높은 학술 가치와 수려한 경관을 이용해 지질과 생태, 환경, 문화, 역사 등이 어우러진 관광 및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국가지질공원은 천연기념물처럼 보존에 치우친 개념이 아니라 관광과 활용을 중점에 두고 있다. 그로 인해 남북 평화 분위기와 함께 관광객 증가에 이바지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기 바란다.

2019-07-01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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