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기획부동산 불법 단속, 전국으로 확대해야

경기도가 가치 없는 땅을 지분거래 형식으로 중개해 피해자를 양산한 '기획부동산' 행위에 철퇴를 가했다. 기획부동산 업체들을 대상으로 부동산 거래 신고 등에 관한 법률과 공인중개사법 위반 여부 등을 조사, 4천466건의 불법행위를 적발해 과태료 5억500만원을 부과한 것이다. 적발된 불법은 공인중개사법 위반 30건, 사문서위조 및 위조 사문서 행사 20건, 부동산실명법 위반 8건(과징금), 부동산 거래 신고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다양하다. 도내에서만 4천466건의 불법행위가 적발됐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문제일 수밖에 없다. 전국적으로 확대하면 불법과 피해의 규모는 상상 이상일 것이다. 기획부동산은 개발이 어려운 토지나 임야를 고수익 토지로 광고하고 투자자들을 모집한 후 지분을 쪼개 판매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얻는 사기 방식을 뜻한다. 이번에 드러난 기획부동산의 수법은 다양했다. 성남시 금토동 토지의 경우 기획부동산 업자들이 소유권을 완전히 확보하지 않은 채 분양을 했고, 기획부동산 법인들은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상 실거래 신고 기한인 60일을 지연해 신고하거나 지연을 숨기려고 계약 일자를 위조해 거짓으로 신고하는 범법행위를 하기도 했다.또 한 경매법인 직원은 인터넷 블로거 활동을 하며 시흥시 능곡동 토지를 광고해 계약을 성사시킨 뒤 수수료를 받았다가 공인중개사법 위반으로 조사를 받게 됐으며, 한 공인중개사는 기획부동산 토지에 문제가 있는 것을 알면서도 알선을 하고 기획부동산과 매수자 간 직접 계약한 것처럼 계약서를 작성해 중개를 은폐했다가 수사기관에 넘겨지기도 했다.기획부동산은 남녀노소 누구든지 피해를 볼 수 있다. 과거에는 부동산을 잘 모르는 노인이나 부녀자들이 그 대상이었다면 현재는 병원장을 비롯해 교사 등 다양한 직업에서 나타나고 있다. 특히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는 더욱 심하다. 매수자들은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으로 매입한 토지는 사실상 정상 거래가 불가능해 막대한 금전적 피해를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당국은 철저한 조사와 감독으로 더는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2019-10-10 경인일보

[사설]700조 부채, 포퓰리즘 자제하고 재정 건전성 높여야

경기불황이 장기화하면서 나라 곳간이 점점 비어가고 있다. 나갈 돈은 많은데 들어 오는 돈이 적으니 나라 살림이 점점 쪼그라들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10월 재정동향'에 따르면 8월 국세수입은 1년 전보다 3조7천억원이 감소했다. 이로써 올 들어 통합재정수지 적자규모는 22조3천억원으로 늘었다. 국가채무도 올해만 46조원 늘어난 697조9천억원으로 700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장기불황으로 인한 기업들의 수지악화가 세수감소를 부른 게 주원인이다. 이런데도 복지·일자리 사업 중심으로 정부지출이 크게 늘면서 재정적자는 급증했다.상황이 이런데도 보조금 부정수급도 많이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기획재정부는 8일 보조금 수급 실태 집중점검 결과 올해 7월까지 12만869건에 총 1천854억원 규모의 부정수급을 적발, 647억원을 환수했다고 발표했다. '나랏돈은 눈먼 돈'이 다시 한 번 입증된 셈이다. 국가채무는 늘어나고 있는데 고용분야, 어린이집 같은 복지분야에서 보조금 부정수급이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소득이 있는데도 무직자 행세를 하며 생계급여를 받다가 덜미를 잡힌 경우도 허다했다. 피 같은 세금이 엉터리로 집행된 것이다.재정이 이런데도 각종 보조금은 크게 늘고 있다. 물론 경기침체를 벗어나기 위해선 인위적인 재정지출은 불가피하다. IMF(국제통화기금) 등도 우리 정부에 적극적 재정지출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2017년 94조5천억원의 각종 보조금이 2년 만에 124조4천억원으로 늘어난 것은 누가 봐도 과하다. 부정수급자를 색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복지를 빙자해 세금이 무분별하게 살포되고 있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삼성전자의 올 3분기 매출은 62조원, 영업이익 7조7천억원으로 지난해보다 매출 5.29%, 영업이익 56.18%나 감소했다. 삼성전자가 이러니 다른 기업은 말할 것도 없다. 기업들의 영업수지 악화는 내년에도 지속할 전망이다. 세수 부족도 계속돼 재정적자도 늘어날 것이다. 이런데도 내년 예산은 513조원으로 사상 최대다. 4월엔 총선도 있다. 포퓰리즘 정책이 춤을 출 것이다. 정부는 국가채무비율이 낮아 아무 문제 없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처럼 마구 퍼주다가는 반드시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정부와 정치권은 포퓰리즘 정책을 자제하고 재정 건전성을 강화하는 것만이 살길이다.

2019-10-09 경인일보

[사설]월미바다열차의 성공을 기대하며

최악의 예산낭비 사례라는 오명을 썼던 인천 월미바다열차가 8일 오후 4시 드디어 정식 개통했다. 월미은하레일로 시작된 지 장장 11년만이다. '월미바다열차'는 당초 '월미은하레일'이라는 이름으로 지난 2008년 2월 월미관광특구 활성화 및 구도심 재생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2010년 시운전에 들어갔으나, 부실시공으로 인한 시설 결함, 운영자본 문제 등으로 개통이 무기한 연기됐다가 지난 2017년 역사와 교각만 남기고 모두 철거해 새롭게 월미바다열차사업으로 변경해 개통한 것이다. 혈세 1천36억원을 투입한 궤도열차가 온갖 논란을 딛고 신뢰를 회복해 월미도와 인천 구도심 관광 활성화를 견인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새단장한 바다열차가 인천의 새로운 명물이 되려면 몇 가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우선은 안전문제이다. 인천교통공사에서는 기존 모노레일을 3선레일로 바꾸고 시험운행도 충분히 했기 때문에 안전운행을 장담하고 있다. 해안지대에 설치되어 있어 해무나 강풍 등 기상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대책도 세밀하게 점검하는 등 안전성 확보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수익성도 걱정이다. 성인기준 8천원의 이용요금도 고객입장에서는 부담이 적지 않은데, 하루 1천500명이 손익분기점이다. 적자가 계속되면 논란은 불가피하다.월미바다열차가 운행하는 구간을 정비하고 볼거리를 도입해야 한다. 월미바다열차는 인천역 부근의 월미바다역에서 출발해 월미공원역, 월미문화의거리역, 박물관역을 지나 다시 월미공원역, 월미바다역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운행된다. 인천 개항의 상징인 내항의 부두들과 갑문, 월미산과 영종신도시와 인천대교, 서해바다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는 점은 강점이다. 그런데 높이 8∼18m의 고가를 달리는 바다열차에서 내려다 보는 월미도 일대는 회색의 공장과 자재 야적장이다. 부두나 건물 옥상 풍경은 어수선하다. 옥상이나 지붕 경관 정비 사업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월미바다열차는 월미문화의 거리의 해변쪽을 가로질러 지나간다. 월미도 문화의 거리를 방문한 관광객의 입장에서 보면 모노레일 고가철로가 해변 조망을 가로막고 머리위로 열차가 통과할 때 발생하는 진동이나 소음을 감수해야 한다. 월미바다열차가 월미도관광의 마중물이 되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프로그램도 필요해 보인다.

2019-10-09 경인일보

[사설]조국 장관의 검찰개혁 청사진이 불편한 이유

조국 법무부장관이 취임 한 달을 맞아 8일 검찰개혁 청사진을 대국민 보고 형태로 발표했다. 당장 이날부터 검사장 전용차량을 폐지하고 '검사 파견 심사위원회 지침'을 시행해 검사의 외부기관 파견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이 이미 밝힌 사안이다. 또 올해 안에 검찰조직 개편, 수사관행 개혁, 견제와 균형을 통한 검찰운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하지만 조 장관이 이날 발표한 검찰개혁안 중 여론의 관심이 집중된 핵심사안은 이달 안에 관련규정을 개정해 시행하겠다는 '신속 추진과제'들이다. 우선 서울중앙지검 등 3개청에만 특수부를 유지하겠다는 검찰의 특수부 대폭축소 제안과 관련 아예 특수부를 전면 폐지하고 대신 반부패수사부를 3개청에 두겠다고 밝혔다. 이어 형사사건공개금지(피의사실공표금지), 장시간·심야조사 금지, 별건수사·수사장기화 제한을 위한 관련 규정을 만들겠다고 했다. 아울러 검찰수사까지 포함된 법무부의 검찰에 대한 감찰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하겠다고 밝혔다.조 장관이 검찰개혁안을 밝힌 날, 장관의 부인은 검찰에서 3차 소환조사를 받았고, 친동생은 구속영장 심사를 피해 병원에 입원했다가 검찰에 의해 강제구인됐다. 이런 상황에서 피의자들의 남편이자 형인 조 장관이 수사 주체인 검찰 특수부를 폐지하고, 장시간 심야조사를 금지하고, 별건수사와 수사장기화를 제한하겠다며 검찰 개혁을 선언한 것이다. 정파를 떠나 상식을 믿는 국민들로서는 조 장관이 제시한 검찰개혁안이 불편할 수밖에 없다. 검찰개혁이 국민을 위한 것인지, 피의자인 장관 가족들을 위한 것인지 경계가 모호해서다.조 장관이 밝힌 검찰개혁 '신속 추진과제'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도 어긋난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조 장관으로부터 검찰개혁 방안을 보고받고 "형사·공판부 강화와 피의사실 공보준칙 개정 등은 검찰 개혁을 위해 필요한 방안"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당장 그 내용을 확정하고 추진할 경우 검찰 수사를 위축시킨다는 오해가 있을 수 있다"며 "장관과 관련된 수사가 종료되는 대로 내용을 확정하고 시행하기 바란다"고 지시했다.그런데 장관은 가족들을 수사 중인 특수부를 폐지하겠다며 수사 검사들을 압박하고, 별건수사와 장기수사를 제한하겠다며 수사 조기 종료를 종용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 검찰 수사에 대한 법무부 감찰권을 운운하니 대통령의 지시가 무색해졌다. 상식적인 국민들이 조 장관의 검찰개혁 청사진을 불편해 하는 이유다.

2019-10-08 경인일보

[사설]인천시 '쓰레기매립지 대응전략' 혼선은 없나

수도권쓰레기매립지 사용만료 이후를 대비하는 인천시의 전략은 '투 트랙'이다. 오는 2025년 이후엔 기존의 쓰레기매립지를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을 기정사실화하면서 환경부·서울시·경기도와 함께 대체 매립지를 확보한다. 동시에 발생지 처리 원칙에 따라 인천시 자체 매립지 조성을 추진함으로써 서울시와 환경부를 압박하는 것이다. 지난달 25일 박남춘 인천시장과 이재명 경기지사가 합의해 내놓은 공동발표문에도 이러한 정책의지가 반영됐다. 두 광역지자체장은 대체 매립지 조성에 환경부가 사업추진 주체로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만약 서울시와 환경부의 이해관계에 따라 2025년 이전까지 공동 매립지 조성이 불가능해질 경우 발생 폐기물을 각자 처리하기로 했다.그런데 인천시의 이런 전략이 고도로 정밀하게 계산된 것인지, 아니면 정책적 혼선인지 헛갈려하는 시민들이 많다. 인천만 계속해서 희생양이 될 순 없으니 중앙정부가 나서서 대체 매립지를 조성하라는 건 지금까지 모든 전략의 대전제였다. 문제는 최근 들어 강조되고 있는 자체 매립지 조성 추진이 이런 대전제에 부합되는 보조적 전략인지 여부가 분명하지 않다는데 있다. 시는 지난달 30일 수도권쓰레기매립지 사용만료 이후 자체 매립지로 쓸 후보지역을 선정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공식 발주했다. 이달 1일에는 공론화위원회를 열어 박 시장이 직접 제안한 '친환경 폐기물 관리 정책과 자체 매립지 조성'을 제1호 공론화 의제로 선정했다. 누가 보더라도 정책의 중심이 공동 대체매립지 확보에서 자체 매립지 조성으로 옮겨갔다고 여길만한 움직임들이다.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전술을 구사하는 건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수단에 너무 힘을 주면 주객이 전도된다. 이런 전략은 시민들에게 혼란을 주고, 종국엔 정책에 대한 신뢰 상실을 초래한다. 혹시 현재 전개되고 있는 인천시의 쓰레기매립지 대응전략이 그런 우를 범하고 있는 건 아닌지 염려된다. 시민들에게 미리 많은 약속을 하는 것도 경계해야 할 일이다. 이미 청라소각장 증설 포기를 선언했고, 그저께는 인천 신항 해상매립지 조성이 사실무근이라고 발표했다. 그 선의를 모르는 바 아니나 보다 나은 결정을 위해선 보다 많은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 훨씬 더 합리적일 수 있다. 지금 인천시는 결벽증을 앓고 있는 것 같다.

2019-10-08 경인일보

[사설]국론분열이 아니라는 대통령의 인식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최근 검찰개혁과 대규모 집회, 조국 장관 거취 등과 관련하여 처음으로 의견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정치적 의견의 차이나 토론 차원을 넘어서 깊은 대립의 골로 빠져들거나 모든 정치가 거기에 매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라며 최근의 광장정치로 표출된 갈등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나아가 "사회가 경청하는 시간도 가진 만큼 이제 절차에 따라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지혜를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진영에 따라 나뉜 현재의 상황에 대한 걱정과 극단적 의사 표출 자제를 당부한 것으로 보인다.나아가 "정치적 사안에 대해 국민 의견이 나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로, 이를 국론분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대의정치가 민의를 반영하지 못한다고 생각이 들 때 국민이 직접 의사표시를 하는 것은 대의민주주의를 보완하는 직접 민주주의 행위로서 긍정적 측면도 있다"고 언급하고, "하나로 모이는 국민의 뜻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 보장 못지 않게 검찰 개혁이 시급하고 절실하다는 것"임을 역설했다.문 대통령은 서초동과 광화문의 시민들의 대립에 대해 우려를 표하면서도 국론분열이라기 보다는 직접민주주의의 발현이라는 긍정적 해석을 내놓았다. 1987년의 6월 대항쟁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주권자의 의사를 집약적으로 표현함으로써 민주화와 헌법 가치를 구현했던 2016~2017년의 광화문 촛불집회는 그 자체로 위대한 직접민주주의의 구현이었다. 대의제 민주주의의 단점을 보완하고 시민의 개혁 에너지를 하나로 모음으로써 사회적 합의를 형성해 나간다면 이는 직접민주주의와 간접민주주의가 상호 긍정적으로 작동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조국 사태에서의 광장대결은 직접민주주의의 장점보다는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 정치 부재를 부채질하고, 갈등을 증폭시킴으로써 대의민주주의를 오히려 위축시키는 부작용의 측면이 있다는 것을 간과할 수 없다.또한 작금의 상황이 국론 분열이 아니라면 어떠한 상황을 국론분열이라고 정의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접점이라고는 도무지 찾을 수 없는 대결구도가 비등점을 향하고 있는데도 기대했던 통합의 메시지는 나오지 않았다. 원론적이며 서초동 집회에서의 구호인 '검찰개혁'을 특별히 강조한 것은 검찰개혁의 당위성에 모든 시민이 동의한다 하더라도 현 구도에서 갈등 완화의 언어로서는 부족함이 있는 게 사실이다. 현 시국을 보는 집권세력의 인식에 안이함은 없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2019-10-07 경인일보

[사설]냄비 근성 운운 일본에 본때를 보여주자

일본 정부의 한국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항해 시작된 '일본 여행 안 가기', '일본 제품 안 사기' 등 이른바 '노 재팬(NO JAPAN)' 운동의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인천공항의 일본 노선 이용객은 68만5천806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96만9천57명) 보다 29.2% 감소했다. 1개월 앞선 지난 8월의 일본 노선 이용객은 96만8천686명이었다. 전년 동월 대비 19.5% 감소한 수치다. 8월과 9월, 불과 1개월 만에 10%p가량 감소 폭이 커졌다. 한일 관계가 회복되지 않는 한 일본 여행객 감소 추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일본이 우리를 향해 수출 규제 조치를 취하자 우리 국민 모두는 분개했다. 그리고 '노 재팬' 운동으로 이어졌다. 자신이 타던 일제 고급 승용차를 부수는 이도 있었고, 가게의 상인들도 운동에 뛰어들었다. 일본 여행 안 가고, 일본 제품 안 사기 운동이 번지기 시작할 때 일본 정부의 어떤 관료는 한국인들의 냄비 근성 때문에 '반일본 운동'은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고 호언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의 '노 재팬' 운동의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는 소식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일본인들이 한국인들을 향해 냄비 근성이라고 비웃는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깎아내리려는 의도에서 비롯되었을 테지만 우리 스스로 반성해야 할 부분도 분명히 존재한다. 국권을 빼앗겼을 때, 아니 1919년 3·1 운동을 벌이고 임시정부를 세울 때까지만 해도 항일 독립 운동은 거대한 물결을 이루었지만 금세 식어버렸던 것도 사실이다. 시간이 가면서 많은 이들이 일제에 무릎을 꿇고 친일의 길을 걸었다. 냄비 근성이라고 헐뜯어도 할 말 없는 사례가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이제 우리는 더 이상 일본인들에게 냄비 근성이라는 비아냥을 들어서는 안 된다. 국사편찬위원회가 제공하는 일제 감시대상 인물카드를 보면, 1941년도에 독립만세를 외치다가 서대문감옥에 투옥된 인천의 의사가 있었다. 강제병합 30년이 지난 시기에 국내에서 공개적으로 독립만세를 외치고, 방문을 붙이고, 연설한 경우는 흔치 않았다. 그는 감옥 안에서도 일제에 굽히지 않았다. 형량이 더 늘어나 해방을 맞아서야 출옥할 수가 있었다. 끈질긴 한민족의 저력을 유감없이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번 기회에 한국인에 대한 일본인들의 비뚤어진 인식을 싹 뜯어고쳐야 한다.

2019-10-07 경인일보

[사설]아프리카 돼지열병 토착화 염려된다

정부가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박멸에 초강수를 예고했다. 지난 3일 농림축산식품부는 경기도 파주와 김포에서 사육돼지 전량수매와 수매대상이 아닌 돼지는 살처분하기로 했다. 인천 강화군처럼 지역 내 모든 사육돼지를 없애겠다는 의미다. 지난달 17일 파주시 돼지농장에서 ASF 첫 확진판정 후 한 달이 채 못돼 확진사례가 13건으로 늘어난 것이다. 파주와 김포의 사육 돼지는 13만5천여마리이다.휴전선 내의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더 큰일이다. 환경부는 지난 2일 연천군 신서면 남방한계선 북쪽 1.4㎞ 지점에서 발견된 야생멧돼지 사체를 검사한 결과 ASF바이러스 양성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멧돼지 사체에서 돼지열병 바이러스가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멧돼지가 북한에서 감염된 채 우리 측 DMZ로 넘어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은 금년 5월30일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돼지열병 발생 사실을 통보했다. 국가정보원은 "북한 전역에 돼지열병이 상당히 확산됐다"고 언급했다. 휴전선 부근의 북한 군부대에서는 돼지를 키우는 중이다.ASF바이러스는 내성이 있는 야생 멧돼지가 주요 매개체로 알려져 있지만 다양한 형태로도 전이된다. 육식성 조류나 생쥐, 고양이, 파리 등 야생동물들이 돼지열병에 감염된 멧돼지 사체나 배설물 등에 접촉했을 때도 병균을 옮길 수 있는 것이다. 한돈양돈연구소 정현규 박사는 "휴전선 일대가 오염되면 야생동물들을 통해 바이러스가 언제든지 남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더 큰 우려는 환경부가 접경지의 멧돼지 서식현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멧돼지 간에 돼지열병이 만연할 경우 일일이 잡아낼 수도 없어 돼지흑사병의 토착화는 불문가지이다. 그동안 정부는 "우리 측 남방한계선의 철책경계시스템이 견고해 야생 멧돼지가 DMZ에서 남측으로 이동은 불가능하다"며 세간의 의혹제기를 일축했다.정부가 다급해졌다. 국방부가 4일부터 연천군 DMZ 내에 헬기로 1주일 예정의 방역을 개시하고 최전방 초소에는 멧돼지 사살명령을 하달했다. 그러나 야생 멧돼지는 생명에 위협을 느끼면 활동반경이 오히려 더 넓어지는 데다 사살하면 다른 매개체에 전이될 가능성이 더 커진다. 유럽에서는 골머리를 앓으면서도 숙주(宿主) 멧돼지 생포에 주력하는 이유이다. 정부가 북한 눈치 보다가 화(禍)를 키우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

2019-10-06 경인일보

[사설]북·미에 비핵화협상 맡겨놓고 일희일비해야 하나

어제(우리 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진행된 북한과 미국의 비핵화 실무협상이 결렬됐다. 이번 실무협상은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2차 정상회담이 파격적인 방식으로 결렬된 이후 멈춰섰던 북한 비핵화 협상을 다시 양국 정상간 협상 테이블에 올릴 수 있을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실무접촉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실무협상에 이르기까지 지난 6월 30일 판문점 남북미 정상회동을 주선하는 등 소위 촉진자 역할에 전력을 기울이기도 했다.대한민국 언론은 이번 실무협상의 결렬 원인을 짚어 볼 정확한 정보가 극히 부족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북·미가 밝힌 협상 결렬의 입장 차이가 너무 커 우리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석할지 혼란을 겪고 있다. 북한 협상 단장인 김명길 대사는 "미국이 구태의연한 태도"를 비난하며 자신들이 요구한 "계산법을 하나도 들고 나오지 않았다"고 역정을 냈다. 반면 미 국무부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져갔고 좋은 대화를 가졌다"며 북한의 결렬 선언이 "회담 내용이나 정신을 반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북한은 미국이 새로운 협상안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하고, 미국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놓고 좋은 대화를 해놓고는 무슨 소리냐고 반박한 것인데, 우리로선 도무지 오리무중이다. 북한이 원한 계산법은 무엇인지, 미국이 제시한 창의적 아이디어는 또 어떤 것인지 알 수가 없어서다. 북한은 단계적 비핵화와 획기적인 제재완화를, 미국은 일괄적 비핵화와 체제안전 보장을 제시했을 것으로 보이나 짐작과 추측의 영역이다. 양국간 실무협상을 설명해 줄 대한민국의 정부기관이 없기 때문이다.북한 비핵화 협상은 대한민국의 국가안보와 국민안녕이 걸린 사활적 문제이다. 그것이 실무협상이든 정상회담이든 대한민국이 당사국의 지위를 포기할 수도 없고 포기해서도 안된다. 그런데 어느덧 북한 비핵화 협상은 북·미가 당사국이 됐다. 대한민국은 북한 비핵화 협상이 북한 뜻대로 관철되든, 미국 의중대로 실현되든 그 결과만을 수용해야 할 처지가 된 것이다.최소한 정부는 미국의 협상안이 한미 공동 협상안인지 여부를 분명하게 밝혀주기 바란다. 지금처럼 북한 비핵화는 북·미에 맡긴 채, DMZ 국제평화지대 구상과 11월 부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김정은 참석 여부에 미칠 영향력에 노심초사하는 모습은 본말이 전도된 태도로 보인다. 북한 비핵화에 대한 우리 정부의 구체적인 기준이 궁금하다.

2019-10-06 경인일보

[사설]조국 때문에 광장 내전 까지 벌어진 기막힌 현실

3일 조국 법무부장관 사퇴를 촉구하는 시민들이 광화문 광장을 가득 메웠다. 보수 시민단체들이 주도한 집회였다.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지난달 28일 진보 시민단체들이 서초동 거리에서 주최한 '조국수호 검찰개혁'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의 규모를 능가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보수진영의 광화문 집회는 진보진영의 서초동 집회에 대한 정면 대응이었다. 진보진영의 '100만, 200만' 광장여론전에 보수진영이 전면적으로 대항한 것이다. 유시민식 표현을 빌리면 총칼만 안들었지 사실상 진영간 내전이다.대한민국의 이성적 국민들은 21세기 대의민주주의 국가에서 해방정국의 광장정치를 지켜봐야 하는 시대착오적 퇴행 현상에 짙은 불안감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상식적 국민들의 불안과 상관 없이 정치권은 광장 백병전의 손실을 따지며 일희일비 할 것이다. 보수 진영은 의기양양할테고, 진보 진영은 절치부심하면서 토요일 예정된 검찰개혁 집회에서 대대적인 반격을 준비할지 모르겠다.도대체 조국이 뭐라고 나라가 두동강 나서 광장내전을 펼치는 지경에 이른 것인지 통탄할 일이다. 조국 일가의 비리의혹은 구체적이다. 조 장관은 법 위반 이전에 직무를 유지할 도덕적 권위를 상실했다. 여권으로서는 용도폐기하면 그만이었을 사안이었다. 하지만 조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수사 과정을 시비 걸어 검찰개혁 프레임으로 조국 사태를 덮으려다, 자기 부정의 수렁에 빠졌다.여권은 광장내전의 포문을 연데 대해서도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할 지경이 됐다. 대통령은 검찰의 절제를 요구하고, 여당 원내대표는 10만 촛불시민집회를 예고하면서 서초동 집회의 규모를 키웠다. 집회 이후 대통령은 국민의 뜻이라며 검찰총장에게 검찰개혁안 마련을 지시했다. 조 장관은 "검찰개혁 열망이 뜨겁다"며 "국민의 명령을 받들겠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대통령과 여당지도부와 조 장관은 광화문 집회에 대해서는 어떤 평가를 하고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가. 짐작컨대 평가하고 답변하기 어려울 것이다. 광장의 여론에 일일이 대응한다면 어떻게 국정기조를 유지할 수 있겠는가. 이는 거꾸로 서초동 집회를 검찰개혁, 조국수호 명분으로 삼았던 것이 단견이었음을 보여준다.광장내전이 방치된 채 반복되면 대통령은 국정운영 동력을 상실한 채 진영의 수장으로 전락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안보, 경제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은 위기 탈출의 동력을 상실한 채 나락으로 떨어진다. 여당도 민주화 투쟁 시절에나 가능했던 광장연대 정치를 벗어나야 한다. 전 정권 적폐수사 과정에서 헤아릴 수 없이 공표됐던 피의사실에 입 다물었던 여당이, 조 장관 일가 수사만 콕 집어 수사 검사 전원을 피의사실공표 혐의로 고발한다니, 대통령이 강조한 평등·공정·정의의 보편성을 여당이 훼손하는 격이다.대통령과 여당지도부가 조국사태와 검찰개혁을 분리해 광장내전을 정치의 영역으로 수렴해야 한다. 조 장관은 국론을 양단내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큰 부담을 준 정치적 책임만으로도 교체할 이유가 충분하다. 검찰개혁은 피의사실공표 문제와 같은 부차적인 문제보다 패스트트랙에 올라있는 근본적 개혁안을 놓고 야당과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 광장내전을 끝낼 주체는 국정책임을 진 청와대와 여당이다.

2019-10-03 경인일보

[사설]아프리카돼지열병 불똥 튄 지역경제

디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고조되는 가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조짐이 심상치 않다. 정부는 범 국가적으로 방역에 나선다고 큰 소리치고 있지만 3일 김포시 통진읍의 한 돼지 농가에 또 확진 판정이 나오면서 국내 확진 사례는 총 13건으로 늘어났다. 맷돼지에서도 양성 판정이 나왔다. 이에따라 경기·인천 등 수도권 각 지역의 축제와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지방경제를 위축시키고 있다.'2019 정조대왕 능행차' 행사가 5일 서울시가 주최하는 서울 구간(창덕궁~금천구 시흥동, 21.2㎞)만 진행되고 수원화성을 거쳐 화성 융릉으로 이어지는 38㎞의 경기도 구간은 전면취소됐다. 매몰비용만 10억원이다. 수원의 행리단길 상인들과 의왕 지역 상인들도 사근참 어울림 한마당 및 의왕 현감 정조 맞이 행사 취소로 울상이다. 여주오곡나루축제, 세계도자비엔날레, 안성 바우덕이축제, 파주개성인삼축제, 인천 소래포구축제, 인천 부평풍물대축제 등이 취소됐다. 부천시는 10월까지 이어지는 19개 야외 축제를 전면 취소하는 등 경기·인천에서 취소된 야외행사가 100여 개가 넘는다. 모두 지역경제를 살리는 '대목 행사'다.확산세가 사그라들지 않자 도내 축산농가들 사이에선 강화처럼 사전적 살처분이 단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접경지역인 파주·연천·김포·강화에서만 집중적으로 번지면서, 국회에서도 정부가 북측에 통지문을 보내는 정도가 아닌 보다 적극적으로 공동 방역을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말로만 범국가적 예방을 외칠 게 아니라 더 과감한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 방역효과는 불투명한데 지역 축제를 일괄 폐지하니 수혜계층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2019-10-03 경인일보

[사설]북의 SLBM 도발, 이번에도 침묵하며 넘길 건가

북한이 22일 만에 또다시 미사일을 쏘아 올렸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2일 오전 강원도 원산 해상에서 동쪽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최대 비행고도는 910여㎞, 사거리는 약 450㎞로 탐지됐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올 들어서만 11번째다. 청와대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보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개최해 강한 우려를 표명했지만, 늘 그렇듯 무의미한 대응이란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이번 미사일 도발이 특히 우려되는 것은 잠수함 탄도미사일(SLBM)을 시험했을 가능성이 높아서다. SLBM은 미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전략무기로 올 들어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과는 성격 자체가 다르다. 북한 매체는 그동안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SLBM을 탑재할 수 있는 신형 잠수함을 시찰하는 사진과 동영상을 공개했다. 그러나 미국을 의식해 작전 수역을 동해로 국한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래서인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대수롭지 않다는 견해를 피력해 왔다. 하지만 만일 SLBM, 그것도 3천t급 잠수함에서 발사됐다면 문제는 매우 심각해진다. 미국을 비롯해 국제사회도 그대로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또 이번 도발이 오는 5일 비핵화 실무협상을 재개한다고 북한이 발표한 지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한다. 비핵화 방법론을 두고 워낙 견해차가 커 대미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만일 협상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도발에도 나설 수 있음을 경고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1일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우리 공군이 F-35A 스텔스 전투기를 선보인 데 대한 보복 도발이란 인상도 짙다. 그렇다고 미사일을 쏘아대며 긴장을 유발하는 북의 비열한 행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일본과의 지소미아 파기 이후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한층 심해졌다. 이는 한일 갈등과 한미동맹 균열, 나아가 동북아 안보 구도의 혼란을 부추기려는 의도로도 읽힌다. 걱정은 북한이 미사일을 쏘아대도 우리 정부의 태도가 태연하다는 점이다. 한술 더 떠 "우리도 북한처럼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해왔다"는 말로 북한 편을 드는 인상을 주기도 했다. 이러다 보니 정부보다 국민이 국가안보를 더 걱정하는 코미디 같은 세상이 우리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정부는 이번 미사일 도발에 침묵하지 말고 북에 강력히 항의해야 한다.

2019-10-02 경인일보

[사설]인천시 공론화위원회에 거는 기대

인천시 공론화위원회는 인천시 최대 현안 중의 하나인 자체매립지 조성 사업을 인천 공론화 1호 의제로 선정했다. 1호 의제는 인천시 폐기물 정책의 대전환과 자체 매립지 조성 사업을 공론의 장으로 끌어와 공공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박남춘 시장이 제안하였다. 공론화위원회는 공론화 방식을 먼저 논의하게 된다. 집단 토론, 주민 배심원제, 주민 투표, 여론 조사 등 다양한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공론화 방식이 결정되면 150일 동안 결과 도출을 위한 숙의 과정을 거쳐 결과를 도출하고 결과는 '정책 권고' 형식으로 인천시에 전달되고 인천시는 이를 정책 결정 과정에 반영하게 된다. 공론화 결과는 이르면 내년 4~5월께 나올 예정이다.서울과 경기도에서 배출하는 쓰레기를 인천시에다 매립하는 것에 반대하는 여론이 높아 2025년 수도권매립지 종료를 선언하고 인천시 자체매립지 조성 정책을 추진 중이다. 수도권 쓰레기 매립장 사용 종료에 따른 대책 마련이 시급함에도 불구하고 경기도와 서울시는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정부 주무부처인 환경부 역시 사실상 수수방관하고 있기 때문이다.인천시의 자체매립지 부지는 직매립 없이 생활폐기물 소각재만 매립한다고 가정해도 14만㎡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후보 매립지의 해당 기초자치단체의 반발이 예상된다. 인천시는 기초자치단체와 자원순환협의회를 구성하고 군수, 구청장들과 공동추진 합의문을 체결하여 갈등 최소화를 기대하고 있지만, 자체 매립장 조성 과정은 주민들의 부정적 인식이 크기 때문에 극심한 지역간 갈등을 수반하는 전형적 님비현상이 예상된다. 매립폐기물의 직매립을 완전히 없애고, 친환경적 처리 방식으로 폐기량을 최소화하고 소각장을 현대화하여 환경오염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먼저 제시하고 매립지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쓰레기 매립지는 도시의 필수시설이지만 주민들이 가장 혐오하는 시설이기도 하다. 이번 공론화위원회가 시민들의 의사를 반영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민주적 협의과정을 통해 최선의 결론을 도출하는 하나의 전범을 세우기 바란다. 핵심은 후보지역 주민들이 수용 가능한 방안이다. 인천시는 행정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가 높지 않다는 점을 유념하면서 공론화 과정에서 과학적이고 친환경적인 매립지 조성 방안을 제시하고, 매립지 선정지역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 대책도 제시해야 할 것이다.

2019-10-02 경인일보

[사설]'돼지 살처분' 강화주민 집단 트라우마 대책 세워야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는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극심한 스트레스, 즉 정신적 외상을 경험하고 나서 발생하는 심리적 반응을 일컫는다. 국가건강정보포털에 따르면 정신적 외상이란 충격적이거나 두려운 사건을 당하거나 목격하는 것을 말하는데 극심한 고통을 주고 일반적인 스트레스 대응 능력을 압도한다. PTSD 환자는 외상이 지나갔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그 당시의 충격적인 기억을 떠올리게 되고, 외상을 떠오르게 하는 활동이나 장소를 피하게 된다. 앞으로 닥칠 일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하거나 상실할 것 같은 공포감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런 정신적 외상이 개인 차원을 벗어나게 되면 이른바 집단 트라우마가 된다.정부가 아프리카돼지열병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인천 강화지역의 돼지 3만8천 마리 전량에 대해 살처분 조치를 취하면서 강화도 주민들이 겪게 될 집단 트라우마가 극히 염려되는 상황이다. 전량 살처분은 '창궐' 직전의 불가피하고 선제적인 조치라는 게 당국의 설명이지만 애지중지 기르고 있던 돼지를 그대로 전부 땅에 묻어야 하는 강화도 주민들에겐 감당할 수 없는 정신적 충격으로 남을 것이라는 우려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재작년 '가축매몰(살처분) 참여자 트라우마 현황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난 2010~ 2011년 구제역 발생 당시 매몰작업에 참여했던 공무원과 공중방역 수의사의 76%가 PTSD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물며 손수 기르던 가축을 집단 매립하는 주민들의 그 정신적 충격과 절망감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수백 수천 마리의 돼지가 몰살되는 장면을 목격한 충격은 정신적으로 견디기가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인천적십자회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의 전문상담인력이 현지에 급파됐다. 하지만 이 뜻하지 않은 재난상황의 발생으로 심리적·정신적으로 충격을 입은 현지 주민들과 살처분 작업에 직접 투입된 용역업체 관계자들, 그리고 살처분 현장의 관리감독업무를 맡아 수행하고 있는 공무원들의 정신적 후유증을 단기간에 온전히 치유하기엔 아무래도 역부족일 것이다. 특히 강화지역은 최근 태풍 '링링'의 직접적인 타격을 받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될 만큼 심각한 경제적 피해를 입은 상태여서 주민들이 받은 정신적 충격은 그 정도를 헤아리기 힘들 지경이다. 정부와 인천시의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집단 트라우마 대책이 요구된다.

2019-10-01 경인일보

[사설]검찰, 자발적 개혁으로 조국수사 정면돌파하나

윤석열 검찰총장이 1일 획기적인 검찰개혁 조치를 발표했다. 서울중앙지검 등 3개 검찰청을 제외한 전국 검찰청의 특수부 폐지, 외부기관 파견검사 전원 복귀 후 형사·공판부 투입, 검사장 전용차량 이용 즉시 중단 등 오랜 세월 검찰개혁 방안으로 논의됐지만 지지부진했던 핵심 개혁안을 즉시 시행하겠다는 것이다. 윤 총장의 자발적인 검찰 개혁안은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법무부장관으로 부터 검찰개혁안을 보고 받는 자리에서, 윤 총장에게 국민으로 부터 신뢰받는 기관이 될 수 있는 검찰개혁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지 하루만에 나온 것이다. 윤 총장의 검찰개혁 건의는 대통령의 지시내용 보다 강력하다. 대통령은 형사·공판부 강화를 골자로 한 조 장관의 보고에 대해 "당장 추진할 경우 검찰 수사를 위축시킨다는 오해가 있을 수 있다"며 수사 종료 이후 추진할 것을 지시했지만, 윤 총장은 기다릴 것 없이 특수부 폐지 등을 선제적으로 시행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였기 때문이다.윤 총장은 이날 개혁안 발표로 대통령의 지시에 충실히 복명했다. 또한 조 장관 일가를 수사하는 검찰과 윤 총장을 향한 여권의 정치검찰·검찰개혁 공세에 대해 확고한 검찰개혁 의지를 보여주었다. 또한 지난 주말 서초동에서 열린 '조국수호, 검찰개혁' 집회에서 드러난 친여 진영의 민심에 대해서도 확실한 답변을 한 셈이다.일각에서는 대통령 지시에 대한 검찰의 즉각적인 '개혁 화답'과 관련 검찰이 여권의 총체적 압박에 못이겨 '조국 수사'에서 꼬리를 내린 것 아니냐는 실망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대통령이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맡길 정도로 신뢰했던 윤 총장이고 보면 이런 우려는 성급하다. 오히려 대통령과 여당, 진보진영의 검찰개혁 요구가 자신의 개혁의지와 같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조국 수사는 그것대로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볼 수 있다.조 장관은 어제 법무·검찰개혁위원회 발족식에서 검찰개혁 완수를 위해 "개인적으로 견디기 어려운 악조건 속에서 매일매일 이를 악물고 출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할 수 있는 검찰개혁을 위해 매일 매일 이를 악물고 출근해야 할 사람은 윤 총장이다. "부여받은 권한을 오로지 법에 따라 국민을 위해서만 행사하겠습니다." 대검찰청 홈페이지에 게시된 총장 인사말이다. 윤 총장의 각오이자 대통령의 당부였다. 그대로만 하면 된다.

2019-10-01 경인일보

[사설]외국인노동자 고용도 감소하는 위기의 실물경제

실물 경기가 악화하면서 제조업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일본의 수출규제, 유가 불안 악재가 압박하고 있고, 내부적으로는 정치·사회적 갈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기업들이 경영난을 겪고 있다. 문재인 정부 경제 정책 설계자로 불리는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전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연구원에서 열린 특별 경제 좌담회에서 "현재 상황은 실물경제 침체 상황에서 비롯된 만성질환으로 볼 수 있다"며 "실물 경기가 좋지 않아 제조업 기반이 무너지면 세계 경기가 좋아져도 우리 경제가 다시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경기불황과 최저임금 등 인건비 상승으로 중부지방고용노동청에 외국인 노동자 고용을 신청하지 않는 중소기업이 늘고 있다. 일감이 있어야 공장도 운영하고 필요한 인력을 충원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노동자 수를 줄이고, 공장 시스템을 자동화하는 것은 일감은 줄어들고 최저임금은 올라가는 상황에서 기업이 할 수 있는 1차적 대응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외국인 노동자 고용이 줄어들면서 내국인 노동자 고용시장도 위축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외국인 노동자가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노동자도 고용을 줄여야 할 형편"이라고 했다.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이 집계한 자료를 보면 2017년 이후 중소기업의 고용허가제 외국인 노동자 고용 신청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허가제 신규 외국인 고용 사업장 수를 보면 2017년 2천269곳, 2018년 1천562곳, 2019년 3분기까지 1천94곳으로 2년 전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었다.식당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중소기업의 한 대표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일의 숙련도가 가장 낮은 노동자에게 지급하는 최저임금 기준으로 따지면 숙련도가 높은 노동자들에 대한 임금을 더 올려줘야 하는 데 매출 구조상 한계가 있다"며 "최저임금이 문제 있다고 지적하면 바로 악덕 업주로 비난받으니 말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최저임금은 2017년 6천470원으로 시작해 지난 2년간 29%가량 인상됐다. 2020년 최저임금도 8천590원으로 2019년 대비 2.9% 오른 상태다. 중소기업중앙회 인천지역본부는 9월 업황 전망 건강도지수(SBHI)가 79.7이라고 발표했다. 기준치 100 미만이면 경기를 좋지 않다고 보는 업체가 많다는 걸 의미한다. 문제는 인천지역 SBHI가 100 이하로 24개월 이상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중소기업 현장에서 외국인 노동자조차 고용하기 어려울 정도라면 실물경제에 빨간 불이 켜졌다는 신호다.

2019-09-30 경인일보

[사설]국감마저 '조국'으로 뒤덮을 건가

지난 주말 검찰개혁을 지지하는 대규모 집회 이후 조국 사태의 국면이 어디로 튈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가운데 모레부터는 제20대 국회의 마지막 국정감사가 상임위별로 열린다. 이번 국감에서는 조국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와 대정부질문에 이어 또 한 번 '조국 대전'이 예상되고 있다. 조 장관 일가를 둘러싼 의혹은 어느 한 상임위가 아니라, 운영위, 정무위, 교육위, 법사위원회는 물론이고 다른 상임위까지 여파가 미칠 확률이 높다. 이번 국정감사는 조국 관련 의혹과 검찰개혁은 물론 내년 선거를 의식한 여야 정쟁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국회에는 1만건이 넘는 법안들이 계류 상태에 있다. 20대 국회는 법안 처리율이 30%도 안되고, 여야가 적대적 대치로 일관한 최악의 국회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계류 법안들은 정치적 쟁점이 없는 민생법안들이 대부분이다. 선거를 앞둔 사실상의 마지막 국회가 될 수도 있는 정기국회에서 법안들이 통과되지 않으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감에도 불구하고 조국 정국이 이어지면서 정치권의 모든 현안과 관심은 오로지 조국 관련 사항들이다.안으로는 좀처럼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경제침체, 아프리카돼지열병, 대입제도 논란과 밖으로는 북미 비핵화 협상 및 3차 북미 정상회담의 원만한 개최를 위한 정부의 촉진자 역할 등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그러나 여권은 오로지 조국 살리기에 정치력을 집중하며,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검찰을 압박하고 있다. 야당의 '조국몰이'를 통한 당내 결속과 장외투쟁도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조국 장관 거취를 검찰개혁과 등치시키고, 검찰을 정권에 항명하는 적폐세력으로 모는 듯한 여권의 태도는 더욱 우려스럽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회가 민생법안과 각종 국내외적 현안에 협치를 발휘하라고 주문하는 것도 사실상 무망한 게 사실이다.그러나 언제까지 조국 정국이 블랙홀이 되게 방치할 순 없다. 검찰수사도 정점을 향해 가고 있고, 검찰개혁에 대해서는 윤석열 검찰총장도 국민과 국회의 뜻을 받들고 존중하겠다고 했다. 국감이 '기승전 조국'으로 가서는 안된다. 관련 상임위에서 여야간의 쟁투는 불가피하지만 이를 최소화하여 조국 전쟁은 그것대로 치르되, 여야 지도부는 민생관련 법안 처리와 국익과 관련한 사안에 대해 머리를 맞대는 국회의 역할을 다해 주기 바란다.

2019-09-30 경인일보

[사설]여권, '침묵하는 상식'도 무겁게 받아들여야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조국 사태'가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다. 28일 친여 성향으로 보이는 시민단체 연대가 주최한 검찰개혁 촛불문화제에 대규모 군중이 참석해 검찰의 조국 법무부 장관 수사를 한 목소리로 비판하면서다. 검찰 비판 시위가 예상외로 커진 데는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을 향해 "절제된 검찰권 행사"를 촉구한데 따라 지지세력들이 강력한 결속력을 발휘해 호응한 결과로 보인다.대규모 군중집회의 열기에 고무된 듯 언론을 통해 전달된 여권의 검찰개혁 목소리도 고조되고 있다. 집회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의원은 연단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은 내려와라"고 윤 총장 사퇴를 주장했다. 안민석 의원도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이 정도면 윤석열 총장이 스스로 거취를 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한다. 민병두 의원은 페이스북에 "민란이 정치검찰을 제압하다. 민란이 검란을 이기다"라는 집회 참가 후기를 남겼다. 청와대는 29일 핵심관계자 발로 검찰개혁 집회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총평했다.검찰개혁 촛불문화제를 계기로 일가족이 입시, 사모펀드, 학원운영과 관련한 비리의혹으로 검찰수사에 오른 조국 개인의 문제가 청와대와 여권·지지진영과 검찰의 대립 양상으로 전환된 것으로 보인다. 이를 지켜보는 국민은 당황스럽다. 국민의 시선이 집중된 '조국 사태'가 대규모 군중집회 한방으로 '검찰 개혁'으로 반전되는 상황이 부자연스럽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엄중한 수사'를 당부할 정도로 무한 신뢰를 보였던 윤 총장을 향해 "사퇴하라"는 여당의원들의 발언은 황당하다. 검찰개혁법안을 모두 패스트트랙에 태워 국회로 보낸 여권이 장외에서 추진할 검찰개혁은 무엇인지 혼란스럽다.자유한국당도 주말 권역별로 조국 사퇴 집회를 개최했지만 산발적이고 소규모였다. 여권은 주말 집회대결에서 야당을 압도한 현실에 안도하고, 지지세력의 변함없는 결속에 고무된 듯하다. 하지만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무당층이 30%에 가깝다. 여권이 마음만 먹으면 100만, 200만 집회를 열어 줄 지지세력이 있듯이, 조국 사태를 냉정하게 직시하는 상식적인 민심도 엄연히 존재한다. 침묵하고 있을 뿐 광장과 거리를 메운 규모 보다 많으면 많지 적지는 않을 것이다.여권이 눈에 보이는 광장의 지지세력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면, 침묵하는 상식적 다수의 내밀한 움직임 또한 더 무겁게 인식하기 바란다.

2019-09-29 경인일보

[사설]투기꾼 먹잇감 된 지식산업센터

지식산업센터(옛 아파트형 공장) 분양이 늘고 있다. 수도권 신도시에서 고속도로, 철도망 등 교통인프라 이용이 편리한 곳에 산업센터들이 우후죽순 들어서고 있는 것이다. 서울 및 주변 신도시와의 직장주거 근접기능을 보유한 게 특징이다.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최종 사업승인을 받은 지식산업센터는 총 113곳으로 지난해 연간 전체 승인건수 117건에 근접했다. 산업단지공단에 등록된 전국 지식산업센터 1천69곳 중 10%가 올해 공급될 예정이다.지식산업센터란 제조업, 지식산업, 정보통신산업, 벤처기업 등을 영위하는 6개 이상의 공장이 입주할 수 있는 건축물로서 산업집적법의 적용을 받는다. 지식산업센터는 오피스와 비슷한 수준의 업무환경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입주 및 관리비가 턱없이 낮다. 교통환경이 양호한 데다 분양가가 낮아 시세차익도 만만치 않다. 준공업지역 산업단지 택지지구 내 도시지원시설용지 등에만 건축이 가능해 희소성이 높은 것이다. 중도금 무이자대출, 저금리 정책자금 대출 등 산단 내의 지식산업센터는 90%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정부는 제2 벤처창업 붐 진작을 위해 지방세법을 개정해서 올해 말 종료예정이던 지식산업센터의 취득, 재산세 감면혜택을 2022년 12월까지 3년간 연장했다.부동산시장 한파가 결정적이다. 청약자격 제한, 대출규제 강화 등에 이어 정부가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 강행의지를 드러내자 부동산 투기수요가 규제는 적고 수익이 안정적인 상업용 부동산시장으로 옮겨가는 중인데 '규제무풍지대'로 꼽히는 지식산업센터가 움츠러든 주택시장의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와중에서 온갖 편법이 동원되는 등 투기수단으로 전락해 우려가 크다.경기도 화성시 동탄 테크노밸리 도시첨단산단 한 지식산업센터의 전체 273개 공장의 22%는 실제 입주계획이 없는 임대사업자들이 임대수익을 얻기 위해 분양을 받았다. 제조, 소프트웨어 등으로 위장 '사업자 등록'을 한 후에 '임대사업' 업종을 추가한다. 세제혜택을 노린 위장사업자 등록도 수두룩하다. 임대사업자로 등록할 경우 부가가치세 환급혜택을 못 받아 향후 임대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인데 문제는 불법이 아니라는 점이다. 자본이 부족한 영세기업을 배려하기위해 마련한 정책상품이 투기꾼들의 먹거리로 전락하게 생겼다.

2019-09-29 경인일보

[사설]돼지열병에 AI, 구제역 겹치는 대재앙 막아라

경기북부와 인천 강화를 중심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가운데 조류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 등 가축전염병에 취약한 계절이 다가오면서 그야말로 대한민국 전체가 방역대란을 벌여야 할 판이다. 만에 하나라도 ASF와 AI, 구제역이 동시 발생하는 상황이 도래하면 그야말로 대재앙을 피할 수 없다.먼저 ASF는 경기북부와 강화도 등 휴전선 접경지역 방역선을 사수해야 한다. 지난 주중 파주, 연천에서 발생한 ASF는 이번 주 초를 기점으로 확산세가 뚜렷하다. 23일부터 어제까지 매일 확진 농장이 추가되고 있다. 그중 강화도에만 3개 확진 농가가 집중돼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인천 양돈산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강화도에서는 5마리 중 1마리 꼴로 감염돼지가 살처분됐다. 어제 하루에만 양주, 연천, 강화에서 신고된 의심사례도 3건이나 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발생지역이 임진강 주변 접경지역으로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당국은 이 방역선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AI도 바짝 긴장해 대처해야 한다. 우리 국민의 단골 관광국가인 대만, 베트남, 네팔은 물론 멕시코에서 고병원성 인플루엔자가 발생했다. 본격적인 철새 도래기를 맞아 당국의 사전 방역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구제역도 안심할 일이 아니다. 당국은 10월부터 소, 돼지 등 구제역 감염대상인 우제류 가축에 대한 백신접종을 시작할 예정이다. 접종에 그칠 것이 아니라 접종유무, 항체형성 확인 등을 위한 전수조사에 공을 들여야 한다. 특히 접종 효과가 없는 구제역 물백신 논란과 관련해 백신 검수도 강화해야 한다.ASF가 확산되고, 여기에 AI, 구제역이 겹쳐서 발생하는 대재앙의 피해는 감히 상상하기 힘들다. 축산농가의 1차적 피해는 물론이고, 축산업을 기반으로 하는 산업 생태계가 단기간에 회복할 수 없는 타격을 입는다. 돼지고기, 닭고기, 소고기 등 3대 육류의 가격상승으로 국민의 식탁이 초라해질 수 있다.경기, 인천 일선 지방자치단체들이 예정된 가을 축제를 잇따라 취소하고 있다. 경기도민, 인천 시민들도 ASF 방역선 사수를 위한 조치로 이해하는 시민의식을 발휘하고 있다. 정부는 일선 지방자치단체와 시민들의 자발적인 방역조치가 헛되지 않도록 ASF방역선 사수와 AI와 구제역 예방에 국력을 집중해야 한다. 겹재앙만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2019-09-26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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