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시장직속 '인천안전보장회의', 옥상옥 아닌가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은 각종 재난으로부터 국토를 보존하고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제정된 법이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재난 및 안전관리체제를 확립하고, 재난의 예방·대비·대응·복구와 안전문화 활동, 그밖에 재난 및 안전관리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한다. 이 법은 재난을 태풍, 홍수, 호우, 강풍, 해일, 대설, 한파, 가뭄 등과 같은 자연재난과 화재, 붕괴, 폭발, 교통사고, 환경오염사고 등 사회재난으로 나눈다. 법령에 따라 각 지방자치단체에는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가 설치돼 있다. 시·도대책본부장은 시·도지사다. 그 아래 차장, 총괄조정관, 통제관, 담당관을 두어 운영한다. 인천시에선 행정부시장이 차장, 시민안전본부장이 통제관, 재난예방과장이 담당관으로 돼 있다.그런데 인천시가 기존의 재난대책본부와는 별도로 시장직속 '인천안전보장회의(ISC ·Incheon Safety Council)'를 설치하기로 했다. 재난안전대책본부가 담당하는 재난 외에도 이른바 '묻지마 살인' '어린이집 학대' '학교폭력' 등 사회적 반향이 큰 범죄도 시민안전을 위협하는 사안인 만큼 인천안전보장회의에서 피해자 보호관리를 위한 선제대응부터 재발방지 대책까지 내놓겠다는 구상이다. 시장이 의장직을 맡아 진두지휘하게 될 이 새로운 상설기구의 상임위원은 행정부시장, 정무부시장, 기획조정실장, 시민안전본부장, 소방본부장, 일자리경제본부장, 보건복지국장, 대변인, 안보특보 등이다.인천시가 시민의 안녕을 위해 여러 방안을 강구하는 것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기존의 법적 기구 위에 또 하나의 상설 지휘조직을 두어야 하는 필요성과 절박성에 대해선 논란의 여지가 있다. 법이 규정하는 재난의 빈틈을 메우기 위한 조치라고는 하나 청와대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본떠 만든 기구의 실효성에 대해 공감하는 시민이 과연 몇이나 될까. 대형 사고나 민감한 사건이 발생하면 당연히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숙의해야 할 시의 고위관계자들로 별도의 상설기구를 만들 필요가 있을까. '옥상옥(屋上屋)'이 되어 오히려 지휘체계의 혼선을 불러일으키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유사시 재난안전대책본부와 책임을 따져야 하는 일도 생길 수 있다. 박남춘 시장의 시민안전분야 선거공약의 '실천'을 위한 조치라면 굳이 이렇게 하지 않아도 시민들이 그 충정을 십분 헤아려 줄 것이라 믿는다.

2019-04-30 경인일보

[사설]패스트트랙 발의, 여야 숨고르고 타협 모색해야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4당이 29일 밤 선거제 개혁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설치, 검경수사권 조정을 위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지정) 안건으로 발의했다. 이로써 일주일을 넘긴 패스트트랙 대치정국은 마무리됐지만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대립으로 대치정국은 계속될 전망이다. 여기에 국회의원 사보임 문제로 촉발된 바른미래당의 내홍까지 겹치면서 정국은 안갯속에 진입했다.우선 민주당은 선거제 개혁은 물론 대통령 공약사항인 공수처 설치, 검경수사권 조정 등을 패스트트랙 절차에 따라 국회에서 처리할 수 있는 성과를 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의 반발과 바른미래당의 반 패스트트랙파 의원들의 반발로 민생을 챙겨야 하는 국회운영에 큰 부담을 지게 됐다. 당분간 추경안과 주요 민생법안 처리를 위한 야당의 협조를 구하기 힘들게 된 것이다.자유한국당은 여야4당의 패스트트랙 강행처리를 강력히 비난하면서 천막당사 복원 등 대여 강경투쟁을 선언했다. 장외투쟁으로 보수결집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정세판단을 대여투쟁의 동력으로 삼을 태세다. 하지만 국회선진화법을 주도한 입장에서 장기 장외투쟁을 이어갈 명분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다시말해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대치정국은 두 당 모두에게 정치적 실익과 부담을 동시에 안겨주는 뜨거운 감자인 셈이다. 더군다나 내년 총선을 겨냥한 여야의 정국 주도권 경쟁을 감안하면 대치정국의 해법 찾기는 더욱 난해해진다.결국 국회정상화를 위해서는 여야간에 통 큰 타협이 절실하다. 민주당은 이왕에 바른미래당의 공수처법안까지 동시에 패스트트랙으로 발의한 상태다. 또 패스트트랙이 "통과를 강제하는 행위가 아닌 대화와 협상을 강제하는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고, 이해찬 대표도 30일 한국당과의 선거제도 협상처리 의사를 밝혔다. 그렇다면 자유한국당의 선거제도 개편안을 병행 심사해 합의처리를 약속해주는 타협안을 제시해 볼 만하다.한국당도 선거제도에 대한 여야 합의처리에 대한 약속을 전제로 공수처법 대안 제시 등 원내 입법투쟁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 제1야당의 기본 책무는 국회에서 정부·여당을 견제하고 대안을 제시해 수권정당의 면모를 유지하는 것이다.국회를 정상화시켜야 할 책임은 여당과 제1야당의 몫이다. 잠시 냉각기를 갖고 대치국면을 타개할 협상력을 발휘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이자 의무이다.

2019-04-30 경인일보

[사설]장기 미집행시설 '폭탄 돌리기' 이제 그만

인천시가 도로와 공원 등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 해소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늦은 감은 있지만, 지금이라도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인천시는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6천억원을 들여 '장기미집행 도로' 38개 노선 58㎞ 중 14개 노선 22㎞를 개통하기로 했다. 장기 미집행 시설은 도시계획시설로 결정했으나 20년 이상 조성하지 못한 도로, 공원, 학교 따위를 말한다. 내년 7월1일부터 실시계획인가 절차를 완료하지 못한 장기 미집행 시설은 도시계획시설에서 자동 해제된다.장기 미집행 시설의 자동 실효(失效) 시기를 법으로 정한 것은 사유재산권 침해를 최소화하려는 조치다. 개발하지도 못하면서 도시계획시설로만 묶어 놓으면, 사유재산권이 침해당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도시계획시설 실효를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 도로와 공원은 도시의 중요한 인프라인 데다, 실효시 난개발이 우려된다는 점에서다.인천시는 이같이 중요한 시설을 사실상 방치해 왔다. 전국 지자체도 마찬가지다.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돈 문제' 때문이다. 인천시 등 지자체들은 "예산은 한정돼 있는데 쓸 데는 많고, 국비 지원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하소연한다. 특히 민선 7기 초선 단체장 입장에선 억울한 측면이 있다. 전임 단체장이 장기 미집행 시설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것이다. 장기 미집행 시설 해소의 책임을 '폭탄 돌리기' 식으로 후임 단체장에게 떠넘긴 셈이다. 자신의 임기에 장기 미집행 시설이 자동 실효된다면 이렇게 내버려 두지 않았을 것이다.인천시는 올해 2월 장기 미집행 공원 46곳(291만㎡)을 2022년까지 개발하는 내용의 '공원 확충 종합계획'도 발표했다. 인천지역 장기 미집행 도로·공원이 인천시 계획대로 개발됐으면 한다. 인체의 혈관과 같은 '도로', 도심의 허파구실을 하는 '공원' 등 도시의 주요 인프라 조성은 지자체의 몫이다. 예산 투입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예산안 심사 권한을 가진 지방의회 협조가 필요하다.인천시도 일단 위기(도시계획시설 실효)만 넘기고 보자는 식의 땜질 대응에 그치면 곤란하다. 공원·도로 조성 사업비가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 많지 않더라도 매년 편성해야 한다. 단기간에 그 많은 도로와 공원을 모두 조성할 수 없다. 중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차근차근 시행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다음 단체장에게, 우리 미래세대에게 폭탄을 돌릴 수는 없다.

2019-04-29 경인일보

[사설]심상치 않은 A형간염 수도권 확산, 대책 서둘러야

수도권을 중심으로 A형 간염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보건당국의 집계에 의하면 지난 26일 기준으로 전국의 A형간염 확진자는 3천549명으로 지난해 감염자 2천436명을 훨씬 넘겼다. 현재의 감염 속도면 최근 몇 해 사이 감염자가 4천419명으로 가장 많았던 2017년 수준을 넘어서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한다.심각한 것은 경기도 1천35명, 서울 570명, 인천 212명 등 수도권 감염자가 전체 감염자의 절반을 넘는 점이다. 특히 경기도는 1월 122명이던 감염자가 2월 142명, 3월 347명으로 늘더니 이달에는 424명이 확진판정을 받아 감염 확산 속도가 가파르다. 또한 인구가 엇비슷한 서울에 비해 감염자가 두배를 넘어 감염 추세가 통계적 상식에 어긋나는 점도 기이한 일이다.물론 A형 간염은 B형, C형 간염에 비해 간경화나 간암 등 극단적인 상황으로 악화되는 병은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환자에 따라서는 병세가 악화될 경우 간이식을 받아야 하거나 사망에도 이를 수 있다니 방심할 수도 없다. A형 간염은 오염된 물과 음식을 매개로 감염되는데 15∼50일 잠복기를 거쳐 발열, 두통, 식욕부진, 피로감, 복통, 구토, 설사, 검은색 소변, 황달 등이 나타난다고 한다.문제는 비교적 긴 잠복기간으로 인해 감염경로 파악이 쉽지 않은 데 있다. 당국이 비정상적인 A형 간염 확산 이유를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하는 이유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술잔 돌리기, 찌개 함께 먹기, 음식점의 위생불량 등 우리 사회의 위생습관을 탓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위생분야에 대한 국민의식이 엄격해진 지 오래됐고, 식문화도 예전과는 확연하게 개선되고 있는 사회적 추세를 감안하면 올바른 지적인지 의문이다.특히 경기도의 감염 현황이 앞서 언급한 대로 통계적 상식에 어긋나는 점은 이번 A형 간염 확산의 배경에 특별한 요인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따라서 질병관리본부를 비롯한 경기도 방역당국은 감염의 특별한 상황에 맞게 특별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혹시라도 특별한 이유가 없었던 것으로 밝혀질지라도 국민건강을 책임진 방역당국이 당연히 가져야 할 자세다.이와 함께 감염확산 속도에 비해 국민들의 인식은 안이한 실정인 만큼, 방역 홍보에도 힘써야 한다. 아울러 간헐적으로 찾아오는 A형 간염 유행을 막기위해 예방접종을 철저하게 실시해야 한다.

2019-04-29 경인일보

[사설]판문점선언 1년, 정세변화 대처할 외교력 절실하다

'4·27 판문점선언 1주년 기념식'이 지난 27일 파주시 판문점에서 열렸다. 통일부, 경기도, 서울시가 공동개최한 이날 행사는 지난해 4·27 남북정상회담 동선에서 한국, 미국, 중국, 일본 음악가들이 남북 평화를 기원하는 메시지를 연주해 감동을 주었다.문재인 대통령에게 지난해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중재자 외교의 의미있는 출발점이었다. 당시 남북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은 남북관계의 획기적 개선과 발전, 군사적 긴장완화와 전쟁위험 해소를 위한 공동노력,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협력 등 3대 원칙과 13개 실천항목에 합의했다. 이를 바탕으로 이후 1년 동안 남북정상간에 세차례, 미북정상간에 두차례 회담이 열렸다. 문 대통령의 중재외교가 이룬 성과였다.하지만 당초 남북이 함께하는 평화이벤트가 될 것으로 주목받았던 이날 행사는 북측의 불참으로 조촐하게 진행됐다. 북한은 행사에 참석하는 대신 수건의 대남 압박 메시지를 발표했다. 아무래도 지난 2월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이후 조성된 남·북·미 3자의 어색해진 관계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하노이 회담이 미국측의 전면적인 북핵 폐기요구와 북한측의 선 제재완화 요구가 충돌해 사실상 결렬되면서 남·북·미 3자외교는 답보상태에 빠진 상태다.조촐해진 판문점선언 1주년 기념식은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외교가 얼마나 힘든 과정인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문 대통령은 중재자 외교에 진정성을 갖고 임했지만 북한 핵문제 해결에 대한 당사자들의 이해관계는 일도양단식 해법이 적용되기 힘든 현실은 여전하다. 현 시점에서 북한은 미국의 북한체제 보장을 의심하고, 미국은 북한의 핵 폐기 의지를 신뢰하지 않는다. 두번의 역사적인 미북정상회담을 통해 지난해 4·27 전의 상황으로 회귀한 셈이다.더군다나 최근 북한은 북러정상회담을 통해 전통적인 북·중·러 동맹의 복원에 나섰고, 러시아는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이 주도한 남·북·미 3축 외교를 무력화하는 한반도 다자협의체가 재가동될 가능성을 연 것이다.문 대통령은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미 당사자의 대화복원에 힘쓰는 한편, 한·미·일과 북·중·러 두 동맹축 간의 이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데도 외교력을 발휘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크게 한번 심호흡하고 정세변화에 대처하는 외교력을 재구성할 때이다.

2019-04-28 경인일보

[사설]버스 주 52시간 근무제 서민 희생만 강요하나

지난 25일 인천시의 시내버스 구조조정 언급이 눈길을 끈다. 인천시는 2009년부터 버스업체들의 영업 손실을 시비(市費)로 메워 주는 준공영제를 시행 중인데 규모가 매년 1천억원 가량이다. 오는 7월부터 주52시간제를 적용해야 하는데 1천860대의 준공영제 버스 운행에 운전기사 4천명이 더 필요하다. 내년 1월부터 50인 이상 업체로 확대 시행되면 추가로 600여명이 소요되어 인천시의 전체 인건비 부담만 연 250억원이다. 현 추세대로라면 수년 뒤에는 인천시의 지원액이 2천억원에 달할 전망이다.인천시는 고육책으로 버스를 출퇴근 시간대에 집중 운영하고 낮 시간과 휴일에는 배차간격을 큰 폭으로 늘리기로 했다. 표준 운송원가에 많이 미달하는 적자노선과 한정면허도 수술하기로 했다. 한정면허란 교통수요가 불규칙해서 일반버스 운행이 어려운 노선의 운송사업자에 발급해주는 면허로 그동안 별문제가 없으면 면허를 갱신해 주었다. 또한 굴곡이 심한 노선을 직선화해서 유류비도 줄이기로 했다. 연구용역을 거쳐 내년 상반기 중에 구체적인 운행감축 규모와 통폐합 대상노선을 확정할 예정이다.없는 집 살림을 보다 알뜰하게 하자는 취지에는 공감하나 시민들의 반응은 별로이다. 재정절약을 담보로 시내버스 고객들에게 고단함과 시간낭비를 가중시키는 모양세인 것이다. 버스 승객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변두리지역 시민들의 불편 증가는 불문가지여서 황금노선에만 버스가 집중되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한 준공영제 취지와도 배치된다.임박한 교통대란 우려는 설상가상이다. 조합원수 8만여명의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은 근무시간 축소에 따른 운전자들의 임금삭감 10~20% 보전을 요구하며 5월 총파업을 예고했다. 버스사업자들은 지금도 적자여서 국고의 지원을 받는 처지라며 책임을 정부에 떠넘기고 있다. 그러나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25일 대책강구는커녕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창출할 기회"라며 목소리를 높였다.버스 운전자들에게 '저녁 있는 삶'은 언감생심이고 화장실 갈 여유조차 없는 악명 높은 노동환경은 개선돼야 한다. 버스업체들의 방만경영도 손봐야 한다. 그러나 주52시간 시행이 예고된 지가 언제인데 이제야 허둥대나. 2중, 3중의 혈세 투입마저 배제할 수 없다. 서민들의 희생만 강요하는 꼴이어서 개운치 못하다.

2019-04-28 경인일보

[사설]정부, 경제위기 현실 수용하고 비상대책 세워야

국민이 체감하는 경제위기 상황이 국가 통계로 확인됐다. 한국은행은 25일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0.3% 떨어졌다고 밝혔다. GDP 역성장은 -3.3%를 기록했던 2008년 4분기 이후 10여년만의 가장 낮은 수치다. 당시에는 국제 금융위기라는 뚜렷한 이유가 있었던 반면, 이번에는 대한민국의 나홀로 역성장이라는 점이 충격적이다. 금융위기 이후 완만하나마 지속적인 성장을 유지했던 GDP가 2017년 4분기 -0.2%로 추락한데 이어 5분기 만에 최악의 역성장을 기록한 것이다.특히 1분기 설비투자 감소규모 -10.8%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21년만의 최저치다. 수출(-2.6%)과 수입(-3.3%)이 동시에 감소했고, 민간소비(0.1%)와 정부소비(0.3%) 증가율도 3~4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내 생산기반이 축소되고, 수출입이 저조하며, 국내소비도 부진한 상황은 현재의 경제위기가 장기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럼에도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 2.5% 달성 가능성만은 낙관했다. 2분기부터 급속히 늘어날 정부소비를 근거로 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긴급관계장관회의 직후 정부의 성장목표(2.6%) 달성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위기 지표와 낙관적 전망이 어긋난다.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은 이같은 낙관적 전망을 불허한다. 홍 부총리부터 이날 GDP 마이너스 성장률의 이유로 세계경제의 성장둔화, 기업투자 부진 등 대내외 경제환경의 엄중함을 인정했다. 실제로 미국과 중국의 경기하강 추세가 역력한 상황에서 기업들은 글로벌 경기추세를 관망하며 투자를 미루고 있다. 기업뿐인가.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2018년 가계동향조사 결과 전년 대비 전체 소비지출은 0.8%, 물가상승을 반영한 실질 소비지출은 2.2% 줄었다. 2006년 조사 이후 최대 감소폭이라고 한다. 국민들이 동물적 위기감을 느끼고 지갑을 닫고 있는 것이다.문제는 경제위기를 구성하는 내외부 위험요인을 압도할 정책대안이 지리멸렬한 점이다. 규제완화, 탄력 근로제 확대, 최저임금제도 조정 등 기업투자를 유인할 모든 정책들이 지지부진하거나 국회에서 체류하고 있는 실정이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으로 소득은 늘었지만 성장은 거꾸로 가고 있는 형국이다. 대통령은 경제위기 현안을 모든 현안의 제일 앞에 두고 문제해결에 필요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 위기 돌파를 위한 모멘텀을 만들어내야 한다.

2019-04-25 경인일보

[사설]위기의 특성화고 이대로 둘 것인가

지난 10일 수원의 한 아파트형 공장 신축공사장 5층에서 김모(25)씨가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김씨는 화물용 엘리베이터 양 문이 모두 열려 있는 위험한 환경에서 안전장비도 없이 일하다 변을 당했다. 김씨는 특성화고를 졸업했고 그동안 전공과 무관한 일에 종사하고 있었다. 김씨의 안타까운 죽음은 우리나라에서 특성화고를 졸업한 학생들이 어떤 현실에 직면해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교육부의 특성화고 설립 운영취지는 '특정분야의 인재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학교로서, 학생 개개인의 소질과 적성에 맞는 교육을 통해 인재를 양성하고 좋은 일자리에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학교'다. 하지만 경기도 비정규직지원센터가 도 소재 특성화고를 졸업한 300명(남녀 각 15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취업한 244명 중 '좋은 일자리'인 정규직은 불과 13.1%에 불과했다. 나머지 86.9%는 비정규직이고 자신의 전공과 무관한 취업생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더욱이 이들 중 58.7%는 취업현장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특성화고가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사실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비정규직 취업 사관학교'라는 말을 들은 지도 오래다. 한때 특성화고는 취업률이 100%에 육박했다. 현장실습 위주의 교육이 거둔 효과였다. 하지만 취업률이 떨어지면서 대학 진학을 위해 일반고로 전학을 가거나 직업계고에 남더라도 대입을 준비하는 학생도 늘고 있다. 물론 경기불황 탓도 있지만, 고졸 채용과 인적 관리에 적극적인 기업에 혜택을 주는 체감도 높은 정책이 절실한 이유다.특성화고 설립은 굳이 대학을 가지 않아도 취업이 되고, 나아가 가정을 꾸리며 모두 함께 잘사는 사회를 만들자는 게 목적이다. 하지만 경인일보가 보도한 '위기의 특성화고 실태진단'에 따르면 특성화고의 위기는 심각할 정도다. 특성화고에도 출신고에 따라 서열이 매겨져 본의 아니게 불이익을 당하면서 어렵게 자격증을 획득해도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특성화고 학생들이 취업보다 대입준비에 매달리는 것도 그런 이유때문이다. 이는 특성화고의 설립취지와 배치된다. 고졸 취업 확대는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다. 특성화고 학생의 일자리를 위해 정부가 먼저 나서야 한다. 올 초 교육부가 발표한 고졸 취업 활성화 방안이 제대로 효과를 거두길 바랄 뿐이다.

2019-04-25 경인일보

[사설]비메모리 반도체 133조원 삼성전자의 '통 큰 투자'

삼성전자가 어제 '2030년 비메모리 세계 1위' 비전을 발표했다.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의 연구개발(R&D) 및 생산기술 확충에 총 133조원을 투자하고, 전문인력 1만5천명을 채용하기로 했다. 메모리 반도체뿐만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를 비롯한 비메모리 분야에서도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것이다.삼성의 이날 발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이달 말 삼성전자 화성반도체사업장을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나온 것으로 관심을 끈다. 특히 정부가 비메모리 반도체, 미래 자동차, 바이오 등 3대 분야를 중점 육성 대상으로 선정해 정책 역량을 집중키로 했다고 발표한 후 나온 삼성전자의 투자계획이라 더욱 그렇다.반도체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해 발전 가능성이 높은 분야다. 중소기업과의 연계를 통한 동반성장 및 일자리 창출도 기대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화성캠퍼스의 신규 EUV(극자외선) 생산설비를 활용해 생산량을 늘리는 한편 신규 설비투자도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시스템 반도체 전문인력 1만5천명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계획이 실행되면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11조원의 R&D·시설 투자가 집행되고, 생산량이 늘어남에 따라 42만명에 달하는 간접 고용유발 효과가 발생할 것이다.세계 반도체시장에서 삼성과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 점유율은 약 60%에 달한다. 하지만 최근 반도체 수출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우리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이런 와중에 나온 삼성전자의 투자 발표는 우리 경제에 활력소를 불어넣을 것이다. 특히 비메모리 반도체의 수요는 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와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걱정은 기업투자의 발목을 잡고 있는 정부의 지나친 규제다. 정부는 말로만 규제혁파를 주창했지만 제대로 된 게 하나도 없다. 오죽하면 삼성전자가 평택 반도체공장 가동을 앞두고, 말썽을 빚던 송전선로 건설 지중화 비용 750억원을 자체 부담했겠는가. 정부가 할 일을 기업이 스스로 해결한 것이다. 수소차 충전소도 마찬가지다. 충전소를 확충하기 위해서는 각종 규제 때문에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가 빛을 발하기 위해선 정부가 나서 규제를 개혁하고 인재 육성에 버팀목이 돼주어야 한다.

2019-04-24 경인일보

[사설]인천 생활SOC 공모사업에 체계적으로 대처해야

인천시가 생활 SOC 사업 예산으로 2020년도에 2천억원 이상을 확보하여 인천지역 10개 군·구의 문화·체육 인프라를 대거 확충하기로 했다. 이는 정부가 2022년까지 '생활밀착형 SOC(사회간접자본)'에 총 30조원(지방비 포함시 48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데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생활SOC란 국민생활상의 편익을 증대시킬 수 있는 상하수도, 가스, 전기 등 기초 인프라와 문화· 체육·보육·의료·공원시설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생산기반시설을 의미하는 기존의 SOC 개념이 확장된 것이다. 국무조정실에서 발표한 생활SOC사업은 총 3년간 30조원(지방비 포함시 48조원) 수준의 투자를 통해 여가활력, 생애돌봄, 안전 등 3대 분야 중심의 핵심생활인프라를 구축함으로써 품격있는 삶의 기반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무조정실은 오는 5월 10일까지 인천시를 포함한 각 자치단체로부터 생활 SOC 사업 수요를 제출받아 올해 상반기 내에 예산안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최종 사업 선정은 9월로 예정돼 있다.경기도는 행정부지사를 단장으로 하는 생활SOC추진단을 구성하여 생활SOC 수요조사를 실시하고 생활SOC 중점투자시설 공급계획을 세우는 등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경기도는 2조1천억원 규모의 국비 예산 확보를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인천시도 정부의 방침에 따라 각 기초자치단체별로 수요조사를 실시하는 등 생활 SOC 사업 예산 확보에 총력 대응하고 있다.최종사업으로 선정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추진방식에 혁신을 반영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생활인프라 조성방법으로 '시설의 복합화', 학교나 공용부지 등 '기존 시설 활용', '운영의 지속가능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추진과정을 주민이 참여하는 지역이 주도하고 중앙(정부)이 지원하는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기존 생활인프라 현황을 면밀히 분석하여 긴요한 중점투자시설을 우선 발굴해야 한다. 정부가 복합화 시설을 우선 지원하는 기준을 감안하여 가급적 복합시설로 건립하여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 지방정부의 문화, 복지정책을 연계하여 시설 조성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하나의 방안이다. 또 정부의 생활SOC 추진계획에 맞춰 지자체도 3개년 계획을 수립해 두어야 한다. 인천시의 경우 신도시와 구도심, 옹진 강화권역의 생활인프라 수요 특성을 반영해야 할 것이다.

2019-04-24 경인일보

[사설]경기·인천 낙후지역 '수도권'에서 제외해야

경기도가 22일 도내 낙후지역인 8개 시·군을 수도권정비법상 수도권에서 제외해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이하 예타) 평가제도 개선이 계기가 됐다. 정부는 최근 예타 평가방식을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구분해 다른 기준을 적용하기로 했다. 사업 이익만 따지면 비수도권 지역의 SOC사업이 예타를 통과하기 힘들어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균형발전을 저해한다는 이유를 앞세웠다. 대신 수도권 낙후지역은 비수도권 예타 평가기준을 적용한다고 했다.이에따라 경기 동북부의 김포, 파주, 연천, 양주, 동두천, 포천 등 접경지역 6개 시·군과 양평, 가평 등 농산어촌 2개군이 예타 평가기준만으로는 수도권에서 제외됐다. 인천에서는 강화, 옹진군이 이 기준에 해당된다. 정부 입장에서 봐도 경기·인천의 낙후 시·군에 대해 수도권 예타 평가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았던 것이다.실제로 경기북부만 따로 떼어 18개 시·도세와 비교하면 재정자립도는 14위에 불과하고 1인당 시가화면적은 14위에 그쳐 낙후의 정도가 뚜렷하다. 양평, 가평군은 전국 군(郡) 고용률 최하위 3개 지역에 포함될 정도다. 이같은 사정은 인천의 강화, 옹진이라고 다르지 않다. 경기·인천 낙후지역은 단순히 수도권에 포함됐다는 지리적 이유만으로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정책에서 철저히 소외됐고, 그 결과 비수도권 시·군 보다 열악한 자치단체로 전락한 것이다.기획재정부가 이같은 현실을 수용해 예타 제도 개편과정에서 경기·인천의 접경 및 낙후지역을 비수도권으로 분류한 것은 균형발전 정책에 걸맞은 상식적인 결정이었다. 경기도가 수정법 시행령이 규정한 수도권의 범위에서 경기·인천 10개 시·군을 제외하자고 제안한 것은 기재부 결정의 후속 조치로서 합당하다. 이들 지역을 예타 평가기준상 비수도권, 균형발전정책 기준상 수도권으로 이중 기준으로 관리한다면 행정의 안정성을 해치는 일이다.기재부도 경기도의 제안이 합리적이라는 점에는 동의할 것이다. 문제는 비수도권 지역의 반발일텐데, 이는 경기·인천 낙후지역의 현실을 들어 적극적으로 설득해 해결해야 한다. 낙후 지역의 비애를 누구 보다 절감하는 비수도권 지역이 경기·인천 낙후지역 지원을 무조건 반대하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 경기도와 인천시는 우선 수정법 시행령 개정안을 성안해 실질적인 입법 절차에 진입하도록 힘을 합쳐야 한다.

2019-04-23 경인일보

[사설]상호보완적 작동 필요한 '인천 공론의 장'

인천시 공론화위원회가 ▲시민 6천명 이상 청원 ▲인천시의회 의결 ▲인천시장 요구 등 세 가지를 심의대상 기준으로 정했다. 30일 동안 6천명 이상의 시민들로부터 공감을 얻은 온라인 시민청원, 시의원 발의를 통해 시의회 본회의에서 의결한 사안, 그리고 시장이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직접 요구한 사안이다. 지역사회의 많은 현안들 중에서 이 세 가지 조건 중 하나라도 충족이 되는 사안은 공론화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공론화 대상으로 최종 선정된다. 대상이 정해지면 이때부터는 별도로 구성되는 '공론화추진위원회'가 90일 동안 실태조사, 여론조사, 공공토론 등 다양한 방식으로 공공갈등의 해결 방법을 찾게 된다.그러나 이렇게 공론화의 제도적 장치가 갖춰지더라도 또 다른 갈등을 낳을 수 있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못한다. 공론화 대상 선정요건을 갖춘 사안이라 하더라도 공공의 영역과는 거리가 먼 이해집단 간 갈등이나 정치적 도구로 변질될 우려가 있는 사안은 논의대상에 포함시키지 않겠다는 것이 공론화위원회의 기본방침이다. 문제는 지역의 현안들이 모두 그렇게 칼로 잘려진 두부처럼 간단한 단면만을 보이진 않는다는 것이다. 최근 송도국제도시나 청라국제도시 주민모임체들이 온라인 시민청원 과정에서 보여주었던 대립과 갈등을 공공영역 밖의 문제라고 치부할 수는 없는 일이다. 다종다색의 이해집단 간 갈등이 오히려 공공영역의 범주 안에서 더욱 더 첨예한 대립으로 전개되는 사례를 수도 없이 봐왔다. 또한 대부분의 지역현안들은 언제든 정치적 이슈로 비화할 수 있는 인화성을 갖고 있다.이처럼 인천시 공론화위원회의 앞길이 결코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인천대학교가 지역사회 현안을 논의하고 대안을 도출해 내는 기능을 할 '인천 공공성 플랫폼'을 공식 출범시킨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이 공론의 장은 대학의 전문성과 지적 역량을 인천지역사회에 환원해 지역에서 빚어지고 있는 갈등의 해결책과 공공성 문제를 고민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앞으로 정치·경제·사회 등 5개 전문분과위원회를 가동하고, 다양한 지역현안을 주제로 토론회도 열어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5월 추진단 형태로 플랫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미 한국지엠 사태 등 지역현안들에 대해 공론화작업을 해왔다. 인천시 '공론화위원회'와 인천대의 '인천 공공성 플랫폼'이 상호보완의 방향으로 작동될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관심이 요구된다.

2019-04-23 경인일보

[사설]수도권매립지 공모만이 능사 아니다

인천시, 경기도, 서울시 등 수도권 3개 시·도가 수도권 쓰레기 매립장 대체 부지 확보를 위해 추진키로 한 자치단체 대상 공모 방식이 또 다른 주민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들 3개 시·도는 최근 "실질적인 대체 매립지 조성을 위해서는 환경부가 주도하고 경주 방폐장 사례처럼 파격적인 인센티브 제공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해 이를 정부에 공동 촉구하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수도권 쓰레기 매립장 부지를 내주는 자치단체에 막대한 금전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겠다는 얘기다.3개 시·도가 꺼내 든 공모제 카드는 시간을 끌 뿐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14년 전 지방 도시에 적용했던 '방사능폐기물처리장' 모델을 수도권에 직접 적용한다는 게 성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진 지방일수록 터는 넓은 반면 주민 수는 적다는 문제에 시달려 왔다. 이들 지역 주민들은 개발 사업에 목이 말라 있었다. 정부가 제시한 파격적인 인센티브가 먹혀 들 수 있었던 이유이다. 그러나 수도권의 어느 지역이 매립지와 개발 인센티브를 맞바꿀 것인지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행정력의 낭비도 심각하게 됐다. 3개 시·도는 2016년 사용 종료해야 하던 수도권매립지 대체 부지를 찾지 못하자 3-1 매립장(103만㎡)을 추가 사용하기로 하고 지난 2017년 9월부터 대체 부지 선정 용역을 공동 진행해 왔다. 이 용역에서는 인천·경기지역 해안가 8곳을 적합지로 선정했다고 알려졌다. 이 용역은 이달 초 준공예정이었으나 후보지로 거론된 지역의 반발이 거세지자 결과를 비밀에 부치고 용역 기간을 연장한 상태다. 공모를 통해 대체매립지를 찾기로 하면서 시간만 허비한 꼴이 됐다. 수도권 매립지 대체 매립지 희망 지역 공모가 진행된다면 인천시와 경기도의 기초자치단체를 대상으로 할 수밖에 없다. 그것도 해안지역으로 좁혀진다. 서울지역에는 매립 부지 자체가 없다. 대상지 결정을 위해서는 자치단체 간 찬반 투표를 거치게 된다. 찬성률이 높은 곳을 대상지로 선정하게 된다. 하지만 이는 또 다른 갈등을 유발하는 씨앗이다. 자치단체 내부 찬반 갈등이 깊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인근 자치단체 간 반발도 불 보듯 뻔하다. 또한 공모에서 희망 자치단체가 없을 경우도 문제다. 이렇게 되면 2025년 종료 시한인 현 수도권매립지를 계속 쓰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게 된다. 이는 쓰레기 매립으로 고통받아 온 인천 시민을 또 한 차례 우롱하게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2019-04-22 경인일보

[사설]패스트트랙 합의 계기로 국회 정상화해야

어제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선거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이하 공수처) 설치 법안 등 개혁법안의 세부 내용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으로 처리하는 내용에 합의했다. 선거법 개정과 개혁법안 등의 패스트트랙이 합의됨에 따라 한국당의 반발로 4월 임시국회의 파행은 물론 정국 긴장은 최고조로 높아질 전망이다. 이미선 헌법재판소 재판관 임명 강행에 자유한국당은 14년 만에 장외투쟁에서 맞서는 등 여야 대치가 극대화되는 상황에서 패스트트랙은 내년 총선과도 맞물려 있는 민감한 사안이다.한국당은 이미 패스트트랙을 4월 국회뿐만 아니라 20대 국회 전체를 마비시키는 '의회 쿠데타'로 규정하면서 총력 투쟁을 경고한 바 있다. 각 정당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사안별 대치와 공조가 반복되면서 정국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정도로 경색되고 있다.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이미선 재판관 임명 반대에서는 한 목소리로 여당에 각을 세웠으나 패스트트랙에서는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처리에 합의했어도 각 당의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아야 하는 절차가 남아 있다.바른미래당의 바른정당계 의원들은 선거법 개정에 부정적이다. 일부 국민의당계 의원들도 공수처에 기소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으로 당내 합의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그러나 여야 4당의 원내대표가 합의한 사항이기 때문에 각 당의 의총에서도 추인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당의 공세 수위가 최고조에 달할지라도 패스트트랙이 현실화되면 여야 4당과 무소속의 의석수로 볼 때 한국당이 이를 막을 방법이 사실상 없다. 그러나 한국당은 이를 명분으로 극한적 투쟁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내년 총선 일정 등을 감안하면 20대 국회도 실제 일할 수 있는 기간은 10개월도 남지 않았다. 20대 국회 역시 식물국회라는 오명을 벗기 어렵다. 여야 대치를 풀고 민생을 위해 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청와대·여당은 인사 검증 실패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을 물어 정국 정상화의 물꼬를 터야 한다. 한국당도 반대를 위한 반대로만 일관할 게 아니라 여당과 다른 야당과 협상하고 타협하는 대안정당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총선이 민생을 위한 선거가 아니라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만을 위한 요식행위가 된다면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2019-04-22 경인일보

[사설]지역화폐 유통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지만

경기도 지역화폐 사업이 한 달이 다 되도록 부진하다. 17, 18일 양일간 경인일보 기자가 수원시내 소상공업체 등에서 '수원페이'를 사용해 봤지만 8곳 중 2곳에서만 겨우 결제할 수 있었다. '수원페이'는 온라인으로 신청해서 받은 카드를 앱에 등록하고 일정 금액을 충전해서 사용하는 일종의 체크카드로 수원시가 충전금액의 6%를 인센티브로 제공한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만 사전준비가 미흡했다.백화점과 대형마트 매출은 역외유출 비중이 커 지역화폐 사용대상에서 배제했다. 2015년 한국은행 인천본부는 인천시의 경우 높은 역외 소비율(52.8%)과 낮은 역내 소비 유입률(25.3%)에 따른 지역경제 부진을 지적했었다. 2017년 포항시(50만명)의 1천300억원 포항사랑상품권의 경제효과는 현금유동성 확대 1천932억원, 지역자금 역외유출 억제 966억원, 생산유발과 지역소득 제고 1천504억원등 총 4천400억원으로 분석되었다. 또한 취업유발효과는 1천350명이었다.경기도의 지역화폐 발행사업은 기본소득(청년배당)과 국토보유세와 함께 이재명 도지사의 핵심 도정과제로 금년에는 도와 31개 시군에서 총 4천961억원을 발행하기로 했다. 경기도가 지급하는 청년기본소득 1천752억원과 산후조리비 423억원 등과 일반발행액 1천379억원 등이다. 2006년 이 지사가 성남시장 재임 때 시작한 청년배당금은 현재 1천억원으로 커진 상황이다.전국 지자체들도 지역화폐 발행에 팔을 걷어붙였다. 도입 지자체수가 지난해에는 66곳이었으나 금년에는 120곳으로 확대될 예정인 것이다. 작년 말 서울시가 선을 보인 '제로페이'가 상징적이나 소리만 요란할 뿐 성과는 별로이다. 경기도 및 각 시군도 지역화폐 활성화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항간에는 "세금으로 만든 또 다른 체크카드"라며 시큰둥하다. '지역사랑 상품권'과도 중복된다. 정부는 자영업자의 매출제고와 비용축소를 위해 이 상품권을 2022년까지 매년 2조원씩 발행할 예정이다. 지자체 발행량까지 합하면 액수가 상당해 소진 여부가 주목거리이다. 그리고 현금 할인제도가 있으면 이를 악용하는 자들이 반드시 생겨나는 법이다. 혈세 만 낭비하는 온누리 상품권 '현금깡 아르바이트' 성행이 상징적이다. 지역주민들이 공감하는 지역화폐 유통을 당부한다.

2019-04-21 경인일보

[사설]날선 적대 정국, 대통령 취임사 다짐대로 풀어야

지난 주 문재인 대통령이 해외순방 중에 이미선 헌법재판관의 임명을 강행하면서 빚어진 여야 대치정국의 양상이 심상치 않다. 한국 정치에서 여야 정쟁은 고질적이고 관행적이다. 민생보다는 정략적 이익을 앞세우는 정치공학 풍토가 만성화한 탓이다. 국민들도 여야의 웬만한 대립과 투쟁은 크게 신경 쓰지 않을 정도다.하지만 이미선 대치 정국은 그동안 신물 날 정도로 목격했던 양상에서 벗어나 좌우의 적대적 대립의 단초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지난 20일 자유한국당의 광화문 장외집회가 그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날 자유한국당 지도부는 문재인 정권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황교안 대표부터 "문재인 정권은 좌파천국을 만들어왔다"거나 "문 대통령은 김정은 대변인 역할만 하고 있다"고까지 정부 규탄에 앞장섰다. 대규모 군중집회를 통한 보수 제1야당의 노골적인 정부 비판은 이례적이다.생래적으로 장외 정치에 문외한인 보수 야당의 대규모 군중집회는 그것이 비록 조직동원에 바탕했더라도 가볍게 무시할 사안이 아니다. 우선 군중집회의 동기가 된 이 헌법재판관의 임명강행이 일반적인 대중의 정서와 어긋난 점을 부인하기 힘들다. 아울러 현 정부 들어 충원된 대법관과 헌법재판관의 다수를 법관사회 내부의 특정 서클 소속이라는 점 자체가 사법독립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여론도 적지 않다.물론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의 반발을 오히려 지지계층 결집의 계기로 삼을 수 있어 불리할 것이 없다는 판단을 할 수도 있다. 현 정부를 탄생시킨 촛불혁명 규모에 비하면 자유한국당 장외집회는 가소롭게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미미해 보이는 야당 장외집회의 배후에 잠재해 있는 정부 비판세력의 실체를 너무 가볍게 보는 태도다.여당과 달리 대통령은 국가 전체를 운영하는 자리다.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며 취임일인 2017년 5월 10일을 '국민통합이 시작되는 역사적인 날'로 선포했다. "야당은 국정운영의 동반자"라고도 선언했다. 하지만 현재의 정국은 대통령의 약속과 선언을 무색케 하고 있다. 대통령을 향한 야당의 불신 탓도 있겠지만, 취임 초반 대통령을 향한 여론의 압도적인 지지로 대야 소통의 필요성을 절감하지 못한 결과로 보인다. 현재 대통령이 마주한 외교, 경제현실은 취임 초반과 확연히 달라졌다. 국민은 통합이 아닌 분열의 최전선에 내몰리고 있다. 대통령이 취임사대로 야당과 수시로 대화에 나설 때가 된 것이다.

2019-04-21 경인일보

[사설]정부가 끌어안아야 할 수도권 쓰레기매립 문제

환경부, 경기도, 인천시, 서울시 4자 협의체가 끌탕하던 수도권 쓰레기 매립 문제가 정부로 번질 기미다. 4자 협의체는 현재의 수도권매립지를 대신할 대체매립지 선정을 위한 용역을 마치고서도 결과 공표를 미루며 시간만 보내왔다. 결국 인천시가 총대를 메고 나섰다. 박남춘 시장이 17일 여당과의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범정부 차원의 대책을 요청했다. 이어 허종식 부시장은 18일 기자회견에서 아예 정부가 대체매립지 조성사업을 주도할 것을 주장했다.경인일보는 지난 3월 29일자 사설에서 수도권매립지 문제를 국가사무로 전환해 해결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수도권 쓰레기 매립 문제는 이해가 엇갈리는 수도권 3개 광역단체의 협의에 맡길 수 없는 초광역 현안이라는 현실론을 감안한 제안이었다. 결국 한 당사자인 인천시가 이같은 현실을 당에 호소하고 정부의 개입을 요청한 것은 사태의 전개상 불가피한 선택이다.수도권 쓰레기 매립 문제는 두가지 핵심 사안을 결정해야 한다. 첫째 대체매립지를 신설할지, 현재의 수도권매립지를 연장 사용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즉 안정적인 매립지 확보 문제이다. 두번째 용역에서 제안하고 4자 협의체가 공감한 친환경 매립 문제이다. 1차로 소각한 쓰레기를 소각재 형태로 매립하자는 것이다.그러나 두 사안 모두 수도권 광역단체의 협의로는 합의가 불가능하다. 매립지 확보 문제는 경기도와 서울시는 은연 중 현재의 수도권매립지 연장사용을 희망하는 듯하지만 인천시는 결사반대 입장이다. 인천시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 매립기반시설 확장 계획 수립마저도 반대한다. 반대로 경기, 인천에 대체매립지를 선정하는 문제는 해당 지역의 반발을 감수할 단체장이 없는 실정이다. 또한 소각재만을 매립하자는 친환경 매립방식은 수도권 3개 광역시도의 소각장 증설이나 소각용량 확대를 전제한 것인데, 국민들의 환경인지 감수성을 감안하면 이 역시 엄청난 반발을 각오해야 한다.수도권 쓰레기 매립 문제에서 가장 큰 문제는 시간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2025년인 인천 매립지 일몰 시한을 생각하면 이미 대체매립지 공사가 진행중이거나 현 매립지 기반시설 추가공사가 진행돼야 정상이지만 모두 손 놓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환경부를 통해 4자 협의체의 간사역에 머물 때가 아니다. 당장 총리실 산하에 수도권 쓰레기 매립 관련 태스크포스를 설치하고 문제 해결에 돌입해야 한다.

2019-04-18 경인일보

[사설]국토부 공시가격 오류 논란 해결해야

국토교통부가 서울 8개 구 개별단독주택 456가구에 대한 공시가격이 잘못됐다며 해당 자치구에 가격 재검토와 조정을 요청하면서 공시가격 오류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국토부는 개별주택들의 공시가격을 잘못 매긴 사례의 90% 이상이 비교 대상 표준주택을 잘못 골랐고, 개별주택 특성을 잘못 입력했거나 토지 특성 및 가격을 임의로 변경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방자치단체들이 주민 표심을 고려해 공시가를 깎아줬을 것이라며 의심도 했다.하지만 부동산 업계와 일부 지자체는 국토부의 행태에 '현실을 모르는 탁상행정', '무리한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또 개별주택 공시가격과 개별 공시지가의 산정 권한은 지자체에 있는데 정부가 과도하게 개입하는 게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국토부는 올해 표준주택 가격을 책정하는 과정에서 해당 지역 도시계획도 모르고 가격을 계산했다가 언론의 지적과 주민 항의를 받고 뒤늦게 깎아주는 오류를 범했다. 공시가격 담당 공무원들이 행정의 신뢰성을 스스로 잃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국토부 행정오류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이 떠안게 된다. 주택 공시가격은 재산세 등 세금과 건강보험료 등의 산정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소수의 지자체 공무원들이 개별주택 가격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주관이 개입되거나 오류가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만큼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개별주택 공시가격이나 개별 공시지가는 지자체 공무원 1~2명이 대량산정모형에 의해 정부가 제공하는 가격비준표에 따라 산정한다. 경기도와 인천시도 공시가격 오류 논란에 발끈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도의 경우 정부의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 발표 이후인 지난 1월까지 총 217건(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실 조사), 인천시는 23건이 이의를 신청한 상태다.조사 시점의 시세를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공시가격이 달라질 수 있지만, 국토부는 향후 전산 시스템 분석을 통해 의심되는 사례에 대해 지자체에 통보하고 재검토할 계획이다. 그러나 지자체나 소유주가 국토부의 공시가격을 따를리 만무하다. 정부는 '공시가격 현실화'를 위한 조치라는 입장만 내놓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주택 공시가격을 '현실화'하겠다며 표준주택 공시가격 인상률을 가격대별로 차등 적용한 것이 시장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견해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2019-04-18 경인일보

[사설]정신병력자 묻지마 살인, 절실한 사회 안전망

집에 불을 지르고, 화재에 놀라 대피하는 사람들에게 마구잡이로 칼을 휘두른 묻지 마 살인이 진주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했다. 악마가 따로 없었다. 자다가 놀라 집 밖으로 나오던 주민들은 양손에 칼을 들고 휘두르는 살인범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아파트 복도에는 이들이 흘린 피로 낭자했다. 5명이 숨졌다. 범인은 양손에 칼을 들고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무참하게 칼을 휘둘렀다. 피해자는 모두 방어 능력이 떨어지는 노인과 여성, 어린이였다. 천인공노할 사건이 아닐 수 없다.범인 안모씨는 과거 공주치료감호소에서 정신감정을 받은 이력이 있고, 지난 1월에도 직장에서 난동을 부린 것으로 알려졌다. 정신병력자에 대한 관찰 및 치료, 보호 등에 또다시 치명적 허점이 드러난 것이다. 이번 사건은 최근 '정신건강복지법 개정안', 이른바 '임세원법'이 국회를 통과했으나, 국가인권위원회가 정신질환자의 인권을 침해한다고 국회에 통보한 시점에 발생해 관심을 끈다. 지난해 12월 진료를 하던 강북삼성병원 정신의학과 고 임세원 교수가 정신질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사망해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던진 적이 있다. 임 교수 사건은 의료기관을 벗어난 정신과 환자를 보호 의무자가 버려둘 경우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인다는 점에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랐었다. 정신질환자에 의한 사건을 막자는 청원이 빗발치자 '임세원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 법안은 정신과 전문의가 자해 또는 치료중단의 우려가 있다고 진단하거나 입원 전 특정범죄 경력이 있는 환자에 대해선 환자의 동의 없이도 의료기록 및 범죄전력을 정신건강복지센터에 통보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였다. 하지만 인권위가 제동을 건 것이다.이번 사건은 우리 사회가 잔혹한 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정신질환자의 범죄는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물론 정신질환자의 인권도 무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연일 이런 끔찍한 사건이 발생하고 있는데도 정신질환자의 인권을 위해 정신병력자 관리 시스템을 갖출 수 없다는 현실도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 정신질환자들은 자유롭게 거리를 다니다가 갑자기 병세가 도지면 부지불식간에 난동을 일으킨다. 그 피해는 이번 진주사건처럼 끔찍하고 가혹하다. 정신병력자 범죄를 막을 사회안전망 설치에 대해 이제 우리 모두 심각하고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할 시점이다.

2019-04-17 경인일보

[사설]세월호 유가족 모욕 책임 엄중하다

세월호 5주기가 일부 정치인들의 망언으로 얼룩지고 있다. 국민들이 희생된 304명의 생명을 기억하고 안전한 나라를 다짐하고 있는 사이, 자유한국당 차명진 전 의원과 정진석 의원이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들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발언을 SNS에 유포한 사실이 드러나며 파문이 커지고 있다. 차 전 의원이 15일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한 글은 세월호 희생자의 유족들이 자식의 죽음을 '우려먹고 있다'는 내용인데 그 표현이 저급한 욕설에 가까워 인용하기조차 부끄럽다. 이같은 망언은 가족을 잃은 유족들에 대한 모욕으로, 피해자를 공격하는 패륜적 행위로 비난받아 마땅하다.세월호 사고는 그 발생과 수습, 그 경위 조사과정에 대한 의문과 의혹들이 남아 있다. 물론 수습과정에서 무능과 혼란의 극치를 보인 정부기관과 관련자들의 책임은 물어야 하지만 국가재난관리시스템의 부실과 안전불감증이 만연한 사회의식도 근본적으로 혁신해야 한다. 세월호 참사가 결코 특정 정당의 책임이라 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국가와 사회의 개혁과제를 찾아 정치의 과제로 떠안지 못하는 협량한 정파의식이 더 문제이다. 세월호 참사를 정파적 이해로 접근하는 시각은 안전한 국가를 만들려는 전 국민적 노력을 폄훼하는 것이다.세월호 침몰로 드러난 것은 대한민국의 허술한 국가안전시스템의 민낯이었다. 세월호를 운항한 선장과 선원들, 해운회사 청해진, 여객선의 운항을 관리하고 감독하는 기관들, 그리고 해경을 비롯한 해양안전기구와 정부의 재난대책시스템 가운데 어느 하나만이라도 작동되었으면 세월호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거나 적어도 피해를 최소화 시킬 수는 있었을 것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재난대책기구는 전혀 작동되지 않았던 것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다.인천가족공원 세월호 추모제에 참여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야유를 받아야 했던 이유가 무엇인가? 세월호 사건 당시 법무부 장관으로 진상규명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국무총리로서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데 어떤 노력을 했는지 답해야 한다. 사고 당시 정부의 각료로서 책임을 통감하지 않고서, 황 대표가 읽어내려간 추모사는 그저 '의전'일 뿐이다. 자유한국당은 소속 정치인들의 거듭된 피해자 모욕 행위에 대해 엄중하게 책임을 묻고 재발방지대책도 세워야 할 것이다.

2019-04-17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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