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서민 피해 확산되는 협동조합형 임대아파트 사업

약 열달 전 경인일보는 정부가 임대주택 확충 방안으로 도입한 사회적 협동조합형 민간 임대주택사업의 제도적 결함을 지적하고 관계당국에 효율적인 관리방안 마련을 촉구했었다. 일명 '누구나 집'으로 알려진 협동조합형 임대주택사업은 조합원이 아파트 최초 공급가의 10%만 내고 입주한 뒤 8년 임차 후 최초 공급가로 구입할 권리를 보장해주는 사업이다. 획기적인 사업구조로 서민들의 호응이 대단했다. 반면 사업시행 방식은 불투명하고 비합리적이다. 결국 열 달이 지난 지금도 관리는 여전히 허술하고 내집 마련에 나선 서민들의 피해는 본격화되고 있다.'누구나 집' 사업의 가장 큰 맹점은 허술한 허가제도다. 사업 주체인 협동조합은 지역주택조합이나 임대아파트 건설사업 시행자와 공급계약만 체결하면 조합원을 모집할 수 있다. 즉 협동조합은 사업부지 확보 없이도 지자체의 사업승인만으로 사업주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대부분의 협동조합이 토지매입 등 이후 절차를 제대로 진행하지 않거나, 진행능력이 떨어져 사업을 표류시키고 있는 점이다. 경기, 인천, 충남의 '누구나 집' 사업지 대부분이 토지소유권을 확보하지 못해 실제 아파트 착공은 엄두도 못내는 형편이라고 한다.'누구나 집' 사업 대상지가 대부분 오랜 기간 난항을 겪어 온 지역주택조합 사업부지인 점도 문제다. 협동조합 입장에서는 이미 사업계획이 진행된 지역주택조합 부지를 선택하는 것이 절차 생략의 이점이 있을지 모르나, 오랫동안 사업이 표류된 지역주택조합 사업지는 이미 수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기 일쑤다. 대부분 금융기업이 사업시행자를 통해 자본을 투입해 사업권을 확보하고, 대형 건설사가 시공예정자 지위를 선점하고 있어 협동조합들이 이들의 기득권 방어망을 뚫기 힘든 실정이다. 그만큼 협동조합의 사업추진은 늦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사정이 이런 만큼 사회적 협동조합의 '누구나 집' 사업에 참여한 서민 조합원 상당수가 사업추진 과정에 회의를 품고 조합탈퇴를 시도하지만, 이 과정에서 계약금 등의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모양이다. 사회적 협동조합의 임대주택 사업을 지금처럼 방치하면, 내집 마련이 간절한 서민들에게 희망고문을 가하고 최종적으로는 금전 피해까지 발생시킬 수 있는 상황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정부가 즉각 실태조사에 나서야 한다. 그 결과를 갖고 제도개선을 서두르기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

2019-08-18 경인일보

[사설]언제까지 일본 산업쓰레기 수입할 건가

한국은 일본이 배출하는 산업쓰레기를 치워주는 환경미화원 국가이다. 15일 환경부에 따르면 석탄재와 폐배터리, 폐타이어, 폐플라스틱, 슬러지 등의 국내 수입량이 10년 전보다 최소 4.5배 이상 증가했는데 이중 62.4%가 일본에서 발생한 폐자원들이다. 중국,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후발개도국들의 잇따른 해외 쓰레기 수입 중단 선언과 대조적이다. 자원재활용은 당연하나 '세계 10대 무역국'의 품격을 우리 스스로 깎아 내리는 것 같아 민망했는데 작금의 일본상품 불매운동과 맞물려 눈길을 끈다.석탄재 수입량의 99.9%가 일본에서 들여온 것이며 수입 폐타이어의 92%가 일본산이다. 폐타이어는 국내에서 재생타이어, 고무분말 제조, 시멘트공장 연료 등으로 사용되는데 최근 더불어민주당 유승희 의원은 "후쿠시마 등 방사능 피폭지역을 돌아다녔을지 모르는 타이어가 국내에서 재활용되어 국민안전이 우려된다"고 했다. 상당량의 방사성 물질이 함유된 석탄재의 수입량 급증도 고민이다. 국내 시멘트업체들은 폐플라스틱, 폐비닐과 함께 시멘트의 부재료로 사용되는 일본산 석탄재를 반도체의 '에칭가스'에 비유한다. 에칭가스 없이 반도체 생산이 불가한 것처럼 시멘트 제조에 우량한(?) 일본 석탄재가 요구된다는 것이다.덕분에 국내 화력발전소들은 넘쳐나는 석탄재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국과 일본 화력발전소들은 모두 외국산 유연탄을 연료로 사용하는 탓에 석탄재의 품질이 대동소이함에도 시멘트 메이커들은 국산 석탄재를 외면하는 것이다. 일본 업체들이 제공하는 t당 5만여원의 석탄재 처리 지원금 때문이다. 쌍용·삼표·한라시멘트는 직접 배를 몰고 일본 항구로 가서 석탄재를 국내로 운반해 원료를 공짜로 확보함은 물론 쓰레기 청소비로 연간 470억여 원의 수입까지 얻으니 일거양득인 것이다. 그런데 일본 석탄재 수출업체들이 스미토모, 미쓰비시, 미쓰이화학 등 대부분 전범기업이어서 쌍용, 삼표, 한라 3사는 속이 타들어간다.지난 8일 환경부는 수입석탄재 관리방안을 발표했지만 환경단체들은 석탄재 재활용 기준을 터무니없이 높게 잡았다며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격앙했다. 고래도 빠져나갈 수 있는 성긴 그물망으로 실치를 잡겠다는 식이니 말이다. 한국과 일본 사이의 산업쓰레기 '악어와 악어새' 관계가 더 이상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

2019-08-18 경인일보

[사설]'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만들려면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제74회 광복절 경축사에서 대국민 메시지를 던졌다. 문 대통령은 납북시인 김기림의 시를 인용하며 신생독립국가의 당연한 꿈이었던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는 "아직 이루지 못했다"면서 "오늘 우리가 만들고 싶은 나라,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다짐한다"고 밝혔다. 지금 대한민국은 경제도발을 감행한 일본과 동맹의 가치보다 안보비용을 앞세우는 미국을 포함해 주변 4강의 압박에 시달리면서 국민의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이런 중차대한 시점에 그 어떤 외세도 흔들 수 없는 강력한 경제강국을 만들자는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는 새겨 들을 가치가 충분하다.대통령은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인 '새로운 한반도'를 위한 세 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일본의 수출규제에 맞서 포용과 상생의 경제 생태계로 동아시아의 책임있는 경제강국을 만드는 것이 첫째다. 지정학적 위치를 강점으로 만들 힘으로 대륙과 해양을 아우르는 교량국가가 되겠다는 것이 둘째다. 끝으로 임기내에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확고히 해 평화경제를 시작하고 통일을 향해 가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은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에 이르기 위한 목표 실현을 위해 무엇보다 국민의 단합을 요청했다. 대통령의 비전은 확고하고 국민적 단합 요청은 정중했다.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국민적 단합을 지지하고 동의한다. 국민적 단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권의 포용력이 선행돼야 한다. 친여 인사인 김원웅 광복회장은 이날 대통령에 앞서 행한 기념사에서 일본의 경제보복을 "한국 경제를 흔들고 민심을 이반시켜 다루기 쉬운 친일정권을 다시 세우려는 의도"라고 규정했다. 일본을 향해 대화와 협력의 장에 나올 것을 권유하고,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국민 단합을 요청한 대통령의 연설이 무색해졌다.애국의 방식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보수정당과 이를 지지하는 절반의 국민을 일본이 세우려는 친일정권 세력으로 규정하는 국민 갈라치기 언행은 김 회장 뿐 아니라 여당과 정권핵심 인사들의 단골 레퍼토리다. 대통령이 원하는 국민단합을 획득하려면 정권 내부의 극단적이고 정략적인 친일딱지 붙이기 행태부터 자제시켜야 한다. 문 대통령은 북한 미사일 발사를 비판하는 세력을 향해 한반도 평화체제 구현을 강조하며 "이념에 사로잡힌 외톨이로 남지 않길 바란다"고 충고했다. 문 대통령이 이 충고를 친일 딱지를 남발하는 정권내부의 사람들에게도 할 수 있어야 국민단합의 시초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2019-08-15 경인일보

[사설]공정위, 천재교육 총판 갑질의혹 신속하게 밝혀야

공정거래위원회가 천재교육의 '총판(대리점) 갑질 의혹'에 대해 조사하겠다고 나섰다. 공정위의 조사는 총판 사업주들의 불공정거래행위 신고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공정위가 총판들이 제기한 문제를 오래 전에 인지했다는 주장이 있었던 만큼, 이번 조사를 통해 천재교육의 갑질 의혹에 대해 반드시 진위를 가려야 할 책임이 커졌다.천재교육의 총판 영업은 본사인 천재교육이 학교에 교과서를 공급하면, 해당 교과서의 참고서를 판매해 이익을 실현하는 구조다. 총판들은 천재교육 교과서를 학교에 공급하기 위해 영업비용을 감수하면서 치열한 영업을 했다. 총판들은 이 과정에서 천재교육의 자의적이고 제한적인 참고서 반품비율로 인해 창고에 재고가 쌓이게 됐고 이는 고스란히 빚으로 남았다고 주장한다.총판 사업주 10여명이 공정위 서울사무소에 접수한 불공정거래행위 신고서에는 총판들이 본사로부터 갑질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내용과 함께 '교사·연구용 교재 등 판촉비용 전가', '징벌적 페널티 부과', '반품 제한(20%)' 등 총 7가지 불공정거래 사례를 적시했다. 또 사례 별로 구체적인 불공정행위를 설명하고 있다.천재교육 본사는 징벌적 페널티를 부과하거나 수억 원의 판촉비용이 발생한 총판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총판들이 본사에 부채를 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 부채 형성 과정에 대한 총판들의 설명이 구체적이다. 또한 총판들은 자신들의 주장의 진정성을 강조하기 위해 교과서 채택 영업비에 교사들에 대한 향응과 현금제공까지 포함됐다는 양심선언과 증언을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절박하다.이제 공정위가 최종 판단을 내려야 한다. 공정위는 2년 전 국내 모든 산업을 대상으로 본사와 대리점 간 불공정거래 실태조사를 하면서 천재교육 일부 총판들의 어려움을 인지했다고 한다. 하지만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공정위는 당시 전수 조사가 본사와 대리점 간 불공정거래를 막기 위한 정책과 제도 마련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것인데다 신고도 없었다는 입장이다.공정위가 일찍 개입해 천재교육과 총판 사이의 시시비비를 가려주었다면, 지난 2년간 양측의 불필요한 감정싸움을 막을 수 있었다. 공정위가 이번 사안에 책임을 갖고 최대한 신속하고 공정하게 조사해야 할 이유도 이 때문이다. 공정위의 분발을 바란다.

2019-08-15 경인일보

[사설]74주년 광복절 산적한 국가위기 극복 계기돼야

오늘은 74주년 광복절이다. 대내외적으로 복잡한 상황에서 맞는 광복절이다. 자유무역을 역행하는 일본의 경제보복, 이에 따른 일본상품 불매운동, 이에 아랑곳않고 쉴 새 없이 쏘아대는 북한의 미사일 공세, 여기에 방위분담금을 올려달라는 미 트럼프 대통령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까지 풀어야 할 산적한 숙제가 한둘이 아니다. 무엇 하나 소홀하게 다룰 수 없는 것들이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은 일본에 대해서만 언급할 뿐,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문 대통령은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해 처음에는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이순신 장군의 12척 배를 거론하며 "지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 거북선 횟집에서 회를 먹고 강경발언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최근에는 한·일갈등이 전방위로 확산하는 것을 우려하며 감정적 대응을 자제해 달라는 발언을 했다. '치킨게임' 양상의 대치가 한 ·일 양국 모두에게 실익 없는, '승자 없는 게임'으로 '미래지향적 해법'에 한층 무게를 실은 것이다. 모두 한쪽으로 질주하는 사이, 국정 최고 책임자의 정제된 발언이 나온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문제는 북한이다. 북한은 그동안 일곱 차례 단거리 미사일과 방사포를 발사했다. 최근엔 사흘에 한 번꼴로 쏘아올렸다. 저고도 궤적과 요격 회피 비행 등 우리의 미사일 방어망을 무력화시키는 신기술의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이다. 여기에는 핵탄두도 장착할 수 있다. 미사일을 쏘는 것도 모자라 북한은 우리를 향해 "청와대는 겁먹은 개"라며 조롱까지 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문 대통령은 단 한 번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지 않았다. 우리 군 역시 북한에 대해 그 어떤 경고 성명도 발표하지 않았다. 청와대와 우리 군의 이런 대응을 지켜보면서 굴욕을 느낀 우리 국민의 충격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오늘 문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일본과 북한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되는 건 이런 대내외 상황과 무관치 않다. 경축사에 일본과는 대화를 통해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긍정적 발언이 나왔으면 한다. 오늘 광복절이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재정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가뜩이나 어려운 우리 경제에 일본 문제까지 더해 어려움이 가중돼선 안 되기 때문이다. 또한 오늘 경축사엔 굳건한 한미동맹의 재확인은 물론, 북한의 잇따른 도발에 대해 경고 메시지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이제 북한에 할 말은 해야 한다.

2019-08-14 경인일보

[사설]우려되는 일본우익의 반한 책동

일본의 수출규제는 강제징용 배상판결에 대한 보복이다. 이같은 행위는 식민지기와 2차 세계 대전 당시에 저지른 비인도적 행위에 대해 반성을 거부하면서 오히려 피해자를 공격하는 2중 범죄행위이다. 일본 정부는 2013년 11월, 한국 대법원에서 징용 피해자 배상판결이 확정될 경우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하겠다면서, 미쓰비시중공업에 배상에 응하지 말라고 밝히며 불복을 미리 선언한 바 있다. 일본의 적반하장은 독일의 전범기업들이 강제노역을 인정하고 피해국가는 물론 전세계에 자신들의 행위에 대해 공식 사과해 온 것과 대조적이다.일본 정부는 한국경제의 급소를 공격하는 수출규제로 시작된 한일 무역전쟁을 자유무역질서를 교란하는 행위로 국제적 지탄의 대상이 될 것을 감수하면서도 밀고 나갈 태세이다. 반한 감정을 자극하여 우익을 결집시켜 참의원 선거 승리가 단기적 목표였다면 일본 안보의 위협요인으로 간주해온 북한과 중국 뿐 아니라 한국까지 안보 위협 국가에 포함함으로써 '평화헌법'을 개정하여 재무장하는 명분으로 삼겠다는 것이 아베 정권의 중장기적 전략이다.일본은 침체된 경제 상황, 국내 정치적 문제, 중일 갈등, 한일갈등 등으로 동아시아에서의 고립 현상, 그리고 평화헌법 개정 명분 확보와 같은 정치 외교적 과제를 해결하는데 경쟁 국가인 한국을 이용하는 책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고려말 왜구의 침략이나 임진왜란, 조선 강점 등의 역사에서 되풀이 된 것처럼 일본 내부의 모순을 한반도 진출이나 공격으로 전환하는 전형적 수법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이 자본주의의 내적 모순과 국가적 과제의 책임을 호도하거나 전가할 의도로 무역전쟁을 강행하고 있어 정면 대응이 마땅하다. 여기에 협상과 외교 우선론을 해법처럼 주장하는 것은 실용주의가 아니라 피해자의 정당한 권리와 주권국가의 자존을 포기하는 투항 행위이다.일본이 도발한 무역전쟁에 대응방법을 둘러싼 논란은 있을 수 있으나, 전쟁 범죄행위에 대한 피해자들의 권리를 국가가 부인하거나 주권국가의 지위를 흥정의 대상으로 삼을 수는 없다. 만약 이번 사태를 정쟁의 관점에서 재단하거나 이용하는 세력이 있다면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될 것이다. 수출규제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 평화와 인권을 도외시하고 자유무역질서를 교란한 일본의 책임을 엄히 꾸짖는 방법을 찾는 것이 일본의 우익 책동에서 벗어나는 길이다.

2019-08-14 경인일보

[사설]지방 재정위기로 현실화되는 경기침체의 그늘

삼성전자 사업장이 들어선 경기도내 주요 도시에 재정위기 경고등이 켜졌다.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 때문이다. 올해 실적 부진에 따라 삼성이 내년에 이들 도시에 납부할 법인세가 확 줄어들 것이 확실해졌다. 삼성의 반도체 벨트에 걸친 수원, 용인, 화성, 평택시는 울상이다. 각 지자체의 내년도 지방소득세 예측 결과를 보면 그야말로 처참하다.삼성이 화성시에 올해 납부한 지방소득세는 3천292억원이다. 그런데 내년에는 2천366억원이 줄어든 926억원에 불과하다. 수원시도 올해 2천844억원에서 2천44억원이 줄어 800억원 수준으로 떨어진다. 용인시는 1천291억원에서 925억원 감소한 366억원으로, 평택시는 916억원에서 659억원이 사라진 257억원으로 추산했다. 네 도시 모두 전체 법인세분 지방소득세 중 삼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절반 이상이거나 가깝다. 화성시는 전체 법인세 중 삼성 납부액이 66%에 달한다. 삼성 세금이 줄면 재정이 무너질 구조다.삼성의 반도체 불패 신화에 힘입어 가만히 앉아 늘어나는 세수를 즐겼던 네 도시들은 '긴축재정'으로 대응하느라 노심초사다. 수원시는 대표축제인 화성문화제의 격년제 개편까지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안부가 폐지한 도세의 특례배분을 다시 살려달라고 조를 태세다. 화성시는 아예 삼성전자 매출 향상을 위한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언발에 오줌 누기고 기초단체가 감당할 일이 아니다.삼성 법인세 충격은 경기도 네 도시에 국한할 수 없는 문제다. 조선, 가전, 자동차 등 전통 제조산업의 쇠퇴로 구미, 창원, 거제, 군산 등 지방에서 속출한 한국판 러스트벨트 현상이 수도권 반도체 벨트에서도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 경제 전체의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 특히 삼성, SK 등 한국경제의 버팀목인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일본의 소재 수출제한이 한국 반도체 기업의 미래 경쟁력 제거를 목표로 하고 있다면 위기는 장기화할 수 있다.정부는 작은 징조에서 위기의 본질을 파악해야 한다. 한국경제의 대들보인 반도체산업의 위기가 지방도시의 재정위기로 현실화되기 시작한 것은 보다 큰 위기의 전조로 여기고 대응해야 한다. 이를 소홀히 여기면 국가경제 전체의 위기로 확산할 수 있다. 작게는 반도체산업 경쟁력만이라도 보전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크게는 기업규제의 전면적 해체를 검토할 때다.

2019-08-13 경인일보

[사설]서해5도 응급의료 궁극적 해법은 '백령공항' 건설

인천시는 유인도 40개와 무인도 128개 등 모두 168개의 섬을 거느린, 우리나라 광역시 가운데 가장 넓은 행정구역을 갖고 있다. 인천항에서 서해 끝섬 백령도까지는 쾌속선으로 달려도 4시간 이상 소요되는 거리다. 이 섬과 인접한 대청도와 소청도도 마찬가지다. 뭍에서 상대적으로 가까운 연평도만 해도 2시간이나 소요된다. 이들 섬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할 경우 대응하기가 간단치 않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이 최근 발표한 빅데이터 분석자료가 이를 증명한다. 2017~2018년 사이 옹진군 섬 지역에서의 응급헬기 이송 실적 385건, 계류장 위치 정보 32건, 인천 내륙과 백령도 기상정보 3만5천40건을 분석한 결과 응급헬기로 섬 지역 환자를 병원까지 이송하는 데 걸린 시간은 평균 1시간34분인 것으로 나타났다.환자 이송에 활용된 응급 의료헬기는 소방헬기 183건, 닥터헬기 177건이었고, 나머지 25건은 해경헬기의 몫이었다. 응급환자가 발생한 지역과 환자가 이송된 병원 간 직선거리는 평균 91.4㎞에 달했다. 특히 백령도에서 서해권역 응급의료센터가 있는 구월동의 가천대 길병원까지 닥터헬기가 날아간 직선거리는 평균이송거리의 두 배인 187㎞, 출동요청 접수 후 이송완료까지 걸린 시간도 2시간 52분이나 됐다. 의료장비를 갖추고 전문의가 탑승한 닥터헬기로 이송할 때에는 이렇게 이동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기내에서 일단 응급처치가 가능하다. 하지만 응급처치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헬기가 출동해야 하는 상황이거나 비행에 제한을 받는 일몰 이후 응급환자가 발생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응급환자가 발생한 섬에서 병원까지 왕복에 소요되는 시간을 감안하면 오후 4시 이후엔 헬기를 띄우기조차 쉽지 않은 실정이다.국가정보자원관리원이 닥터헬기 계류장을 응급이송이 잦은 섬 인근으로 지정해 이동거리를 단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하나 현실적으로 얼마나 유효한 개선책이 될지는 미지수다. 가장 바람직한 방안은 소형 항공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백령공항의 조속한 건설이다. 이미 국토교통부의 사전 타당성 평가에서 경제성을 인정받았다. 접경지역 특성상 걸림돌이었던 항공기의 안전보장 문제도 지난 1월 국방부가 조건부 동의하면서 해결된 상태다. 인천 섬 지역의 열악한 응급의료 대응실태를 개선하는 차원에서라도 백령공항 건설을 위한 제반 행정절차가 신속하게 진행되길 바란다.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2019-08-13 경인일보

[사설]용납할 수 없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막말 담화

북한은 최근 16일 사이에 북한형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비롯하여 신형대구형조종방사포와 지대지 탄도미사일 등 연속적인 대남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반발과 북미 실무협상의 지연에 따른 초조감 등 여러 의도와 동기가 있을 수 있으나, 남한을 제압할 미사일 체계 완비를 위한 실험을 나름의 계획에 의해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특히 북한은 엊그제 외무성 미국 국장 명의의 담화에서 남한에 대해 막말에 가까운 비난을 쏟아냈다. 먼저 "앞으로의 대화 상대에서 남한을 배제하겠다"며, "한미 군사훈련을 중단하든지 해명이라도 하기 전에는 남북간 접촉 자체가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또 "대화를 하더라도 북미 대화를 하는 것이지 남북 대화는 아니라"고 못을 박았다. 게다가 이 담화는 "북한의 상대, 즉 남한이 이 정도로 바닥이라는 것이 안타깝다"는 등 망언에 가까운 비아냥으로 일관했다. 북미 대화는 추진하면서 남한과는 대화의 창구를 닫는 '신통미봉남'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이다.한미 훈련에 대한 비난을 한국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를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한미 훈련에 대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맞장구를 치는 상황은 남한이 북미 협상 국면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암시한다고 하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의 경제보복에 맞서기 위해 북한과의 평화경제를 강조한 직후에도 북한은 보란 듯이 미사일을 발사하기도 하였다. 지난 6월 30일 판문점에서 남북미 세 정상의 회동 때 약속한 북미 실무협상이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협상 지연의 불만을 남한에 쏟아 붓는 북한의 태도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물론, 북미 비핵화 협상에도 도움이 안된다.우리 정부도 북한의 눈치를 보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는 소극적인 자세를 벗어나서, 북한에 대해서 단호한 경고를 발신할 필요가 있다. 우리 정부의 전략적 인내도 중요하지만 마냥 북한을 의식만 하는 것은 국민 정서에도 어긋나고 궁극적으로 남북협력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부는 국익에 반하는 행위나 발언에 대해서는 단호한 자세를 취해야 한다. 북한도 예외가 아님은 말할 나위도 없다. 북한은 더 이상의 미사일 발사 등의 도발이 남북 관계를 파국으로 몰고 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명심할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

2019-08-12 경인일보

[사설]인천의 독립운동 유적지 체계적인 관리 필요

일본 아베 정부를 규탄하는 분위기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인천의 독립운동 관련 유적지 탐방 프로그램이 시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독립운동 관련 유적지를 시민들에게 알리는 프로그램이 가장 활발한 곳은 중구와 강화군이다. 중구와 강화군은 문화해설사가 참여자들과 함께 도보 여행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중구의 경우 김구 선생이 옥고를 치렀던 인천감리서 터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고 한다. 최근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 이후 눈에 띄는 현상이다. 중구지역에는 백범 김구와 관련하여 이야깃거리가 유난히 많다. 백범은 두 차례나 중구에서 옥살이를 했고, 인천항만 시설 공사장 노역에도 동원되었다. 백범의 모친과 부친은 중구에서 모진 고생을 해가면서 아들의 옥바라지와 석방을 위해 애를 썼다. 백범이 탈출한 뒤에는 그 부모가 아들 대신 중구의 감옥에 갇혀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백범에게 중구는 기가 막힌 역사지대인 것이다. 강화군 역시 마찬가지이다. 인천의 독립운동가 중에 강화 태생이 유난히 많고, 3·1 운동도 다른 지역보다 강력하고도 오랫동안 이루어졌다. 이들 지역의 독립운동 관련 유적지를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인천에는 이들 지역 이외에도 독립운동 관련 유적지가 산재해 있다. 황어장터 만세운동이 펼쳐진 계양구가 그렇고 옹진군도 빼놓아서는 안 된다. 옹진군에는 독립운동가들이 유배형을 받고 옥살이를 대신한 곳이 여러 곳 있다. 백범 탈출로 규명 작업에서는 남동구 인천대공원 부근도 큰 위치를 차지해야 한다. 인천대공원에는 마침 백범과 그 어머니 동상이 나란히 세워져 있다. 동구에도 창영초등학교 학생들이 3·1 운동에 누구보다도 먼저 뛰어들었던 역사가 숨 쉬고 있다.인천에 드넓게 퍼져 있는 독립운동 관련 유적지 알리기는 각 기초자치단체에만 맡겨 놓을 일이 아니다. 이들을 하나로 연결할 수 있는 체계적 틀을 갖추어 관리가 되어야 한다. 백범의 탈출로 조명 작업만 해도 중구에서 끊겨 있는 느낌이다. 미추홀구 지역을 거쳐 남동구 지역의 인천대공원 부근을 지나 서울로 빠져나간 이야기는 다뤄지지 않고 있다. 죽산 조봉암 선생이 연관된 지역도 강화, 동구, 중구, 부평구 등으로 다양하다. 인천에 흩어져 있는 독립운동 관련 이야기를 하나로 묶어 이를 관광 콘텐츠로 삼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인천광역시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2019-08-12 경인일보

[사설]일본 석탄재 수입 방치한 이유가 궁금하다

일본 석탄재 수입의 문제점을 지적한 경인일보 보도(7월18일자 1,3면)가 일으킨 반향이 커지고 있다. 환경부는 최근 일본산 석탄재 폐기물의 방사능 검사를 강화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일본 석탄재에 대해 분기별로 해 오던 방사선 간이측정을 통관 때 마다 일일이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적절한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일본산 석탄재가 한일 경제전쟁 발발 이후 우리측의 첫 반격카드로 언급되면서 일본 정부가 민감하게 반응하기에 이른 것이다.그러나 시멘트 제조업체들이 일본 석탄재를 사용하게 된 이유를 살펴보면, 우리 정부의 부실한 환경정책 탓이 크다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다. 석탄재는 화력발전소를 운영하는 모든 나라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이다. 또한 재활용 비율이 매우 높은 산업원료이기도 하다. 환경정책에 따라 석탄재의 재활용과 폐기 수준이 결정된다는 얘기다. 한국의 시멘트 제조업체들이 지난해 사용한 석탄재는 315만t으로 이중 일본산이 128만t에 달한다. 반면 지난해 우리 발전소들이 매립폐기한 석탄재는 180만t이다. 폐기된 우리 석탄재를 쓰면 일본 석탄재를 수입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시멘트 업체들이 매립 폐기된 우리 석탄재 대신 일본 석탄재를 수입해 쓰는 이유는 간단하다. 돈이 되기 때문이다. 일본 발전사들은 석탄재 수출 때 t당 5만원을 수입선에 지급한다. 우리 업체들은 운송비 2만원을 제하고 t당 3만원의 수익을 얻을 뿐 아니라 이를 원료로 시멘트를 생산해 또 수익을 얻는다. 일본 발전사들은 대신 t당 20만원의 매립폐기비용을 아낄 수 있다. 반면에 업체들이 우리 발전소에서 석탄재를 쓰려면 자신들이 운송비용을 들여야 한다. 시멘트 업체들로서는 가능한한 일본 석탄재를 수입하기 위해 안간힘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다.업체들이 처리비용을 받을 수 있는 일본 석탄재를 수입함으로써 우리는 어마어마한 양의 석탄재를 매립폐기하고 있으니, 석탄재 재활용 및 폐기와 관련한 환경정책에 문제가 있음을 직감할 수 있다. 우선 석탄재 폐기 및 재활용 규제가 일본에 비해 터무니 없이 느슨한 것은 아닌지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일본 발전사들의 폐기 비용부담이 큰 것은 석탄재의 환경유해성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일 수 있다. 우리 내부의 정책 실패를 덮어두고 시멘트 업체들을 탓하거나, 일본 석탄재 통관 강화를 외치다가는 나중에 큰 망신을 당할 수 있다.

2019-08-11 경인일보

[사설]경기도 개발이익 도민환원제 탄력 받나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핵심 공약인 '개발이익 도민환원제'가 국회 차원에서 공론화된다. 이 지사와 국회의원, 민간전문가들이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발이익 환수의 경기도형 정책을 점검하는 것이다. 각종 개발사업으로 개발이익이 특정 집단에 과도하게 사유화되는 것을 방지해서 분배구조 악화에 선제대응하는 한편 환수한 개발이익을 공공에 되돌려 공정사회를 구현하려는 것이다.경기도민들의 지지율이 상당하다. 지난 6월 18일 (주)케이스탯리서치의 19세 이상 도민 1천명 대상 '도정현안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85%가 대규모 개발사업을 통해 발생된 기업의 이익을 도서관, 박물관 등 지역생활 인프라로 환원해야 한다고 답한 것이다. 지난달 24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수원 광교신도시는 민간에게 막대한 불로소득을 안겨준 '로또' 신도시"란 리포트에 눈길이 간다. 경실련은 광교신도시 개발로 발생한 전체 개발이익이 14조3천억원인데 95%인 13조5천억원이 민간에 돌아갔을 것으로 추산했다. 집값과 땅값이 오르면서 처음 분양자들이 챙긴 차익은 8조7천억원으로 추정했다. 10년 만에 최초 분양가 대비 1.7배 올랐다.개발이익 환원에 대한 여타 지자체들의 관심도 증폭되고 있다. 금년 2월 경기 고양시의회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장기 미 매각 토지 용도변경 시 개발이익의 고양시 환원을 요구했으며 지난 5월에 제주도의회는 막대한 개발이익의 역외유출에 제동을 걸 것을 주문했다. 향후 더 많은 지자체들이 동참할 예정이다.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210번지 92만㎡에 인구 1만5천900명을 수용하는 신도시를 2020년까지 개발하는 사업이 롤모델이다. 성남시는 대장지구가 판교에 인접한 탓에 사업추진 시 개발이익이 클 것으로 판단하고 민간개발 대신 2014년에 성남시가 100% 출자한 성남도시개발공사를 만들었다. 공사는 다시 민간업체를 끌어들여 특수목적법인(SPC)인 '성남의 뜰(주)'를 설립해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성남시에 귀속되는 개발이익은 약 5천500억원인데 이 돈으로 공원 조성, 임대주택 용지 확보 등에 사용키로 했다.개발이익 환원제도는 경기부진과 기술혁신에 따른 취약계층 복지수요가 점증하고 있어 유의미하나 부동산시장 위축 내지는 지역개발 둔화 등이 주목된다. 돌다리도 두드리는 식의 국회 토론회를 기대한다.

2019-08-11 경인일보

[사설]한·일 정부 확전 자제하고 외교협상 시작하라

한달 넘게 경제전쟁을 격화시켜 온 일본 정부가 사태 발생 이후 처음으로 자제 조짐을 보여 주목을 끌고 있다. 일본 정부는 8일 포터레지스트의 한국 수출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포터레지스트는 일본이 경제전쟁 개전을 알렸던 반도체 3개 핵심소재 중 하나다. 또 전날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시행세칙 공개를 통해 대한(對韓) 경제보복 조치 과정을 진행하면서도, 정작 관심이 집중됐던 수출 제한 품목 지정은 미루기도 했다.우리 정부도 일본의 자세 변화를 감안한 듯 8일 일본을 수출우대국가, 즉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려던 결정을 유보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의 부당성을 지적하면서도 "모두가 피해자가 되는 승자 없는 게임"이라고 말해 외교적 해결이 최선임을 에둘러 드러냈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일본의 경제공격이 원상회복되도록 외교적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일 정부의 확전 자제 조치와 우리 정부의 외교적 해결 의지표명이 이번 한·일 경제전쟁을 종결시킬 최초의 수순인지는 아직 단언할 수 없다. 해방 이후 최초의 한·일 전면전은 이미 양국의 신뢰관계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다. 정부간의 신뢰는 물론 민간 사이의 교류와 협력도 악화일로다. 그 결과 모두가 우려한대로 한일 양국 경제의 동반 침체가 현실화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미·일 동맹 균열로 인한 동북아 세력균형이 흔들리면서 양국의 안보환경도 악화되고 있다.아베 일본 수상의 이번 경제 도발은 백해무익하다. 이런 식의 경제도발로 일본에 대한 한국의 역사감정을 교정해보겠다는 발상이었다면 심각한 오판이다. 이번 도발로 일본이 입은 내상도 만만치 않다. 아베 정부를 향한 양식있는 일본 시민사회의 반발이 확산되고, 한국 기업들과 천문학적인 규모의 국제분업을 실행하고 있는 일본 기업들의 손해도 현실화되고 있다. 무엇보다 일본을 향한 국제사회의 불신과 냉소가 확산되면서 일본의 국제 리더십이 심판대에 올랐다. 아베 정부도 외교적 사태해결 외에 해법이 없음을 인정할 것이다. 그렇다면 더 늦기전에 당장 대화의 장을 펼쳐야 한다.한국 정부도 강제징용 판결 이후 부재했던 대일 외교를 정상화할 구체적인 대안을 확정해야 한다. 강제징용 배상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소할 정부내의 의견소통을 활성화 시키고, 야당이 제안하는 해법에도 귀기울여야 한다.

2019-08-08 경인일보

[사설]오산시의 이상한 건축행정, 시시비비 가려야

오산시 부산동 609의 1의 자연녹지지역에 지어지는 지하 1층, 지상 4층짜리 근린생활시설 건물(연면적 306.91㎡) 하나를 놓고 오산시를 향한 인근 주민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해당 건물은 지난 1월 건축허가가 났고, 4월 1일 공사가 시작돼 오는 11월 30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건축허가가 나고 공사가 시작되자 주민들은 지상 1층 보다 높은 땅을 지하층으로 인정한데 이어 옆 건물과의 이격 거리(50㎝ 이상) 요건도 따르지 않고 있다며 수개월째 민원을 제기하고 있는데도 오산시는 대수롭지 않은 민원으로 치부하고 있다. 오히려 민원인들을 이상한 사람 취급하기도 한다는 말도 들리고 있다.문제가 된 해당 부지는 전직 오산시장의 소유였지만 채무관계 청산 절차를 거쳐 현 토지주에게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건축허가 과정에서 '시청 공무원이 땅을 파서 높이를 맞추면 허가를 내주겠다고 말해 땅을 팠다', '지하층을 흙으로 둘러 쌓으면 준공허가도 나갈 수 있다고 했다더라'라는 말들이 공공연히 나돌았다고 한다. 민원인의 말 대로라면 공무원과 건축주 사이에 모종의 거래가 의심된다는 '거래 의혹'을 받기 십상이다.이런 일련의 의혹들은 실상 아무런 연관성도 없고 거래의혹도 없었던 것으로 밝혀질 수 있다. 민원인의 민원을 위한 민원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본질적인 것은 민원인을 대하는 오산시의 태도에 있다. "지하바닥 시작점이 바로 옆 건물 땅 지표면보다 50㎝ 이상 높은데 상식적으로 지하층이라 할 수 있느냐, 말만 지상 4층 건물이지 실제론 5층짜리 건물이다", "해당 건물은 대지경계에서 50㎝ 이상 거리를 둬야 하는데 그러지 않고 있다"는 문제제기에 행정 절차와 법적 사항 등을 제시하며 성실히 적극적으로 답변했어야 했다. "준공처리 허가를 내주지 않으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해 주민들을 황당하게 만들 일이 절대 아니다. 준공 처리를 내주지 않으면 건축주의 민원은 또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상황이 이쯤 되면 시가 직접 나서야 한다. 감사부서 등이 나서 건축허가 부서의 행정이 정당했는지, 민원인이 억지 투정을 부리는지 시시비비를 명명백백하게 가려야 한다. 시가 그 시비를 가리기 어려우면 상급 자치단체나 사법 당국에 수사 의뢰를 해야 한다. 그 길만이 오산시 행정의 신뢰를 찾는 일이다.

2019-08-08 경인일보

[사설]우려되는 지자체와 정치권의 '일본 보이콧'

자연스럽게 형성된 '반일 기류'에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가세하는 것은 심히 우려스럽다. 애초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주도한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순수성과 정당성이 지자체가 나서면서 본질이 훼손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반일 기류가 자칫 '관제 반일'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지난 6일 서울 중구청이 '노(NO)/ 보이콧 재팬(BOYCOTT JAPAN)/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는 문구가 들어간 배너기를 내건 게 그 대표적이다. 오죽하면 이를 보다 못한 시민들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설치중단을 요청하는 청원을 올리고, 주변 상인들이 반발하는 진풍경까지 연출됐다. 이런 분위기가 이제는 전 지자체로 확산하면서 마치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느낌이다. 거리마다 일본을 규탄하는 플래카드가 나붙는가 하면, 앞다퉈 일본 제품과 일본 여행 거부를 선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치단체 차원의 일본과의 교류 활동을 중단한 지자체가 한둘이 아니다. 너무 지나쳐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자체장들이 정치적 충성 경쟁을 펼치고 있다는 비판마저 나오고 있다. 정말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정치권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어제 이해찬 대표를 비롯해 더불어 민주당 지도부는 한국관광공사를 찾아 국내 관광 활성화로 일본 경제 보복에 대응하자고 주장했다. 이날 회의장 벽면엔 '국민과 함께! 우리가 이깁니다! 관광은 한국에서!'라고 적혀 있었다. 우리 정치권의 대응 수준이란 게 겨우 이 정도다. 오죽하면 여행협회 관계자가 "지자체에서 민간교류를 금지하고 청소년 교류를 막고 있는데 이것이 미래지향적으로 한·일 국민에게 도움이 되겠느냐"며 민주당 지도부에게 쓴소리를 했을 정도다.국민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 등 반일감정을 갖는 것은 탓할 수 없는 지극히 당연한 행동이다. 하지만 지자체나 정치권이 노골적인 반일 감정을 앞세운다면 '관제 반일'이라는 오해를 부르기에 십상이다. 설사 국민이 감정적으로 대응한다 해도 정치권과 지자체는 이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 이럴수록 지자체는 그동안 진행됐던 민간교류는 계속 해야 한다. 특히 정치색 없는 문화·체육 분야 교류는 계속되어야 한다. 끊어진 관계를 복원시키는 것만큼 어려운 것도 없다. 이런 와중에 수원시가 30년 자매도시인 홋카이도 아사히카와 시 유소년 축구팀과의 정기 교류전을 올해 그대로 개최하기로 한 것은 천만다행이다.

2019-08-07 경인일보

[사설]청라소각장 현대화 성공해야

인천시가 해결해야 할 현안의 파고가 높다. 수돗물 사태가 일단락되자마자 쓰레기 매립지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인천시가 중단되었던 청라 소각장 현대화 사업의 재추진에 나섰다. 주민들의 반대가 예상되지만 수도권 쓰레기 매립장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미룰 수 없는 과제이기 때문이다. 청라 광역폐기물소각장은 2001년 폐기물 발생량을 고려해 소각로 500t 용량으로 설계되어 가동돼 왔다. 현재 처리 용량 부족과 설비 노후화 문제로 소각시설 현대화와 증설 필요성이 제기됐다.인천시는 자체매립지 조성 방향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2015년이면 수도권 쓰레기 매립장 사용은 종료될 예정이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함에도 불구하고 경기도와 서울시는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정부 주무부처인 환경부 역시 사실상 수수방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시가 고육책으로 내세운 자체 매립장 조성 과정도 극심한 지역간 갈등이 일어나는 전형적 님비현상이 예상된다. 매립폐기물의 직매립 금지, 친환경적 처리 방식으로 폐기량을 최소화해야 하는데 소각장 현대화 사업이 그 전제이다.인천시가 발표한 '청라 자원환경시설 현대화사업 타당성 검토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추진하면서 주민들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용역의 결론을 '증설'에 국한하지 않고 '폐쇄'나 '이전'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한다는 것이다. 또 지역간 갈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갈등 영향 조사를 벌이고 폐기물 감량화 방안, 주변 지역 영향 분석, 주민 지원 방안,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신청 방안 등도 용역에서 검토하겠다는 것이다.청라 소각장 현대화 사업 관련 용역의 성패는 폐기물 감량화 방안과 주변지역 영향 분석과 영향 최소화 방안이 될 것이다. 인천시가 수도권 쓰레기 매립장을 폐쇄하고 자체 매립장 조성으로 나선 것은 '오염물 발생지 처리원칙'에 따른 것이다. 지역주민들도 발생지 처리원칙의 당위성을 받아들이고, 추가 부담 지역의 주민들에게는 상응하는 지원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인천시는 용역추진 과정에서 청라 지역주민들과의 소통을 강화하여 갈등 요소를 최소화 하는 사례를 만들기 바란다. 청라 소각장 현대화 사업은 단순히 노후 소각 시설의 개선 문제가 아니라 인천시의 자체 매립장 조성의 첫 단추라는 점에서 더더욱 중요하다.

2019-08-07 경인일보

[사설]'노후 상수도관 교체' 첫걸음 부터 난관이다

인천에서 발생한 '붉은 수돗물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은 노후 상수도관이다. 관리시스템 미비와 업무과실로 비롯된 인재(人災)라는 지적도 물론 타당하지만 아무래도 문제의 근원을 따지고 들어가 보면 매설된 지 30년이 지나도록 교체나 개량이 이뤄지지 않은 낡은 관로로 귀결된다. 환경부의 '상수도통계 2018'에 따르면 2017년도 기준으로 도수관·송수관·배수관·급수관을 포함한 전국 상수도관의 전체 길이는 20만9천34㎞. 이 가운데 14% 2만9천369㎞가 땅에 묻힌 지 30년이 넘었다. 인천의 경우도 전체 상수도관 가운데 14.5%가 30년을 넘긴 것들이다. 교체율은 0.6%에 불과하고 개량률은 아예 제로다. 지난달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회의에선 1998년 이후 22년 동안 상수도관로를 단 한 차례도 씻어내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었다.당연한 일이지만 인천시는 사태 수습을 위한 핵심방안의 하나로 노후 상수도관 정비계획을 발표했다. 올 하반기부터 2021년까지 36.4㎞에 이르는 상수도관을 정비한다는 내용이다. 여기에 들어갈 사업비가 어림잡아 1천159억원이다. 올해 안에 459억원을 투입해 우선 14.4㎞를 정비한 뒤 2020년에 9.4㎞, 2021년에 12.6㎞를 순차적으로 정비한다는 계획이다. 이 모든 계획의 중심엔 '연내 300억원 이상의 국비지원 확보'가 있었다. 지난달 15일 국회 환노위가 사태의 조기수습 명목으로 노후 상수도관 정비 예산 321억3천만원을 추가경정예산안에 증액 편성할 때만 해도 그게 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지난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5조8천300억원 규모의 추경예산안에 인천지역 노후 상수도관 교체 예산은 없었다.국회 예결소위까지 통과한 '인천 지역 노후 상수도관 긴급 복구 사업비' 명목의 예산 321억3천만원이 본회의 의결과정에서 전액 삭감됐다는 게 인천시의 설명이다. 기획재정부가 광역지자체의 상수도망 사업에 국비를 투입할 수 없다며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했다고 한다. 내년에도 적용될 원칙이다. 다른 방법으로 국비를 확보할 뾰족한 수도 없는 상태다. 국비확보를 자신했던 인천시는 크게 당황하고 있다. "우선 자체예산으로 수도관 정비를 시작해야 할 것 같다"는 시 관계자의 답변은 너무나 궁색하다. 낡은 상수도관 교체는 당장 첫걸음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사태발생 67일 만에 가까스로 '수돗물 정상화'를 선언했으나 정작 문제는 지금부터다.

2019-08-06 경인일보

[사설]북한 도발, 이 정도면 인내 수준 넘은 것 아닌가

북한이 6일 새벽 동해를 향해 또다시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했다. 올해 들어서 6번째이고 최근 13일 동안에만 4번째 도발이다. 당국은 탄도미사일로 추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군 당국은 탄도미사일로 추정했던 지난번 발사체를 북한이 친절하게 신형 방사포라고 알려준 사실을 감안한 듯, 이번 발사체의 정체를 단정하지 않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은 정체가 불분명하고 궤적 추적도 힘든 미지의 북한 발사체에 대책 없이 노출된 셈이다.북한은 도발의 명분으로 우리의 스텔스 전투기 도입과 한미 연합훈련을 지목했다. 자신들을 향한 군사적 적대행위라는 것이다. 우리 내부의 전문가들은 미국과의 비핵화 실무협상을 앞두고 협상력을 높이고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행보로 해석한다. 하지만 우리가 주목할 것은 대한민국 전역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북한의 능력이다. 북한의 명분과 전문가의 해석으로 북한의 군사적 능력이 줄어들리 없다.대한민국을 향한 북한의 발사체 도발은 문재인 정부를 잔인하게 능멸한 행위로 용납하기 힘들다. 문 대통령은 그야말로 북한을 위해 할 만큼 했다. 북한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한민족이자 평화시대의 동반자로 극진하게 대했다. 북미 정상회담을 주선해 북한을 국제사회에 정상국가로 등장시켰다. 미북 관계가 어긋날 때 마다 화해에 앞장섰다. 그럴 때 마다 대한민국 내부의 비판이 만만치 않았다. 북한을 위해 정치적 비난과 손해를 기꺼이 감수한 것이다.최근 한달여간 한국은 일본과 경제전쟁을 벌였고 양상은 격화되고 있다. 북한은 이 기간 동안 네차례나 발사체 도발을 했다. 그래도 문 대통령은 침묵했다. 침묵을 걱정하고 비판하는 여론을 감내했다. 남북 평화공존 의지와 김 위원장에 대한 신뢰를 버리지 않았다. 지난 5일엔 "남북 간 경제협력으로 평화경제가 실현된다면 우리는 (일본을) 단숨에 따라잡을 수 있다"며 남북 평화경제의 비전을 강조했다. 북한은 바로 다음날 새벽 미상의 발사체로 답변을 대신했다.국제관계에서 이런 식으로 상대국의 선의를 무시하고 조롱한 사례를 찾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북한의 이익을 위해 문 대통령의 진심을 이용한다고 욕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대응이다. 북한의 무도한 도발은 인내 수준을 넘었다.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도발이다. 북한을 대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도 달라질 때가 됐다.

2019-08-06 경인일보

[사설]저어새 부화개체 감소 방지책 마련해야

10년 전 인천 남동국가산업단지 유수지 인공섬에서 세계적 멸종 위기종 저어새가 발견됐다. 전용 산단을 위해 조성된 방재용 저수지에서 발견돼 학계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남동산단 조성 이후 송도 갯벌마저 매립되었고, 초고층 빌딩들이 속속 들어섰기 때문에 희귀종 저어새의 도래에 세간의 관심이 뜨거웠다. 인천 도심 한복판에 저어새가 서식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국의 환경단체들이 모여들었고, 철새를 보호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또 국제조직인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EAAFP)도 인천에 둥지를 틀었다. 당시 10여 마리였던 남동유수지 저어새는 2017년 300마리 안팎까지 늘어났다. 전 세계 서식하는 저어새 3천900여마리의 8% 정도가 남동유수지에 서식했던 셈이다. 이랬던 남동유수지의 저어새 번식률이 올해 들어 급감했다. 남동유수지에서 태어난 저어새 수는 2017년 233마리에서 2018년 46마리로 크게 줄더니, 올해는 15마리에 그쳤다. 부화 개체가 2년 만에 93%가량 줄어들었는데, 너구리의 포식이 주된 이유로 알려졌다.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저어새네트워크와 한국물새네트워크 등 시민단체 회원 10여명은 최근 유수지 내 '저어새섬'(인공섬)을 뒤덮은 환삼덩굴, 망초, 단풍잎돼지풀 등을 제거했다. 덩굴과 풀은 1m 넘게 자라면서 육지에서 봤을 때 섬의 바위가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올해 저어새 번식 실패 요인으로 꼽히는 너구리가 숨어 있기 좋은 환경을 없앤 것이다. 특히 환삼덩굴에는 가시가 있어 저어새의 활동을 방해할 수 있는 만큼 회원들은 이 식물들이 섬에 뿌리를 내리기 전에 제거했다. 이듬해 번식할 곳을 미리 정해두는 저어새의 습성을 고려한 것이다. 남동유수지가 안전하다는 인식을 줘 내년에는 더 많은 저어새가 찾길 바라는 마음에서다.인천시는 지난해 너구리의 접근을 막기 위해 유수지 수위를 높이는 등의 대책을 마련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너구리가 헤엄을 쳐 인공섬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환경부와 인천시, 국립생태원 등 관계기관은 너구리의 접근을 막기 위한 대책을 찾고 있다. 인천시는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취합하고 있으며, 환경부와 국립생태원 등은 시와 협의하고 필요한 부분을 지원할 예정이다. 더 많은 저어새가 인천을 찾길 바라는 시민의 마음을 충족시킬 대책이 마련돼 내년에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말아야 할 것이다.

2019-08-05 경인일보

[사설]일본 경제침략에 대응할 구체적 해법 필요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남북협력을 통한 평화경제 실현을 통해서 일본을 넘는 '경제강국'으로 도약하자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일본의 경제보복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높이고 일본에 의존하는 산업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남북협력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문 대통령이 대한민국 경제발전 비전으로 '평화경제'를 기회 있을 때 마다 강조했다. 올해 3·1절 100주년 기념사에서도 남북이 교류의 기회를 더욱 넓히고 경제협력을 기반으로 동북아의 공동번영을 모색한다는 '평화경제'론을 빼놓지 않고 언급했다.남북경제협력이 구체화되고, 가시화된다면 북한의 양질의 노동력과 남한의 기술력 및 자본이 결합하여 내수 확대는 물론 새로운 경제권 형성 등 한국경제는 또 한 번의 도약의 기회를 맞이할 수 있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일관되게 추진해 온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와 상호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반드시 추진해야 할 과제이다. 이 발언은 문 대통령이 지난 2일 주재한 긴급 국무회의 모두 발언과 비교할 때 대일 비판 메시지는 줄어든 대신 한국 경제가 나아갈 길을 제시했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또한 이번 사태가 부품·소재·장비의 국산화 노력과 함께 대일 무역 의존도를 줄이고, 경제 다변화를 꾀하는 촉발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의 발언은 시의적절한 발언이라 하겠다.그러나 남북협력 사업이 답보 상태인 데다가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함께 대남압박이 이어지는 시점에서 나온 해법 치고는 한가하고 공허한 측면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당장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부품과 소재 조달 등의 해법과는 동떨어진 것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물론 정부가 추경 예산 지원을 통한 방안과 부처 별 다양한 해법을 제시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북한과의 협력으로 현 위기를 돌파할 수 있다는 원칙론적인 방향 제시는 발등에 떨어진 위기를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다.문 대통령의 메시지는 일본의 경제도발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남북 경제협력을 통한 확고한 의지를 보인 점에서 의미가 있으나 선언적인 해법 제시는 사태 해결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정부는 장기적 비전과 함께 구체적 해법 마련에 더 많은 지혜를 짜내기 바란다.

2019-08-05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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