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비장한 각오로 하나돼 일본의 경제침략 물리치자

전쟁은 벌어졌고 확전으로 치닫고 있다. 일본은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함으로써 경제전쟁을 공식 선포한데 이어 전선(戰線)을 문화, 역사 분야로 확대하고 있다. 자국 최대 국제예술제에 출품된 평화의 소녀상 전시를 강제 중단시키고, 한국 작가의 같은 소녀상을 전시중인 독일에도 대사가 직접 철거를 요구하고 나섰다. 전세계를 상대로 전범 역사 지우기 여론전에 나선 것이다.일본과의 이번 전쟁에서 이기려면 전범 국가 일본의 역사적 실체를 정확하게 인식하는데서 출발해야 한다. 일본은 스스로 강자라는 확신이 들면 상대를 가리지 않고 전쟁을 벌여온 무사 국가다. 침략 전쟁 과정에서 비인간적인 야만성으로 교전국의 저항의지를 말살한다. 명성황후 시해, 난징 대학살 등 저항능력을 상실한 상대를 향해 불필요하지만 잔인한 살육을 통해 점령지를 공포로 통치한다. 전쟁의 광기에 오염된 사무라이들은 인성을 상실한 채 잔인하기 짝이 없는 전범 역사를 써 왔다. 한국은 일본 전범 역사의 가장 큰 피해 당사자다.이런 일본이 경제 전쟁을 선포했다. 하다 말 것으로 생각하면 안될 것이다. 일본이 전쟁을 일으킨 목적이 있을 것이고, 그 목적을 이루기 전에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또한 목적을 이루기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다. 자유무역 원칙을 무시한 경제도발과 자국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말살하는 소녀상 전시 중단은 이번 전쟁에 임하는 일본의 야만성과 비인간성을 보여준다.국제적 규범과 인간적 이성을 무시한 일본과의 전쟁에 임하는 우리의 태세는 그야말로 비장해야 한다. 승리하지 못하면 저들의 야만에 종속되기 때문이다. 당장 우리 안의 공리공론을 버려야 한다. 이 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모든 실질적인 조치를 단행해야 한다. 실체가 없는 우리 내부의 이적 시비를 당장 중지하자. 전쟁의 소총수인 기업들이 중무장할 수 있도록 과감한 규제완화를 신속하게 진행하자. 기업은 노동자를 존중하고, 노동자는 기업발전에 동참하고, 연구자는 밤을 밝혀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무엇보다 일본에 맞설 국가의 전력(戰力)을 소진할 정쟁을 즉각 중단하자. 이념과 여야를 초월해 능력있는 인사들이 일본과의 전쟁, 북한과의 협상, 미국과의 공조, 중·러 관리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지금이야 말로 문재인 대통령이 말한 적재적소 인사가 절실하다. 대통령은 차기 개각을 통해 국력과 국론을 응집할 수 있는 거국형 내각을 구성해주기 바란다.

2019-08-04 경인일보

[사설]단기성과주의 경제정책 벗어나야

미국의 금리 상승세가 꺾였다. 지난 1일 연방준비위원회(FRB)가 10년7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2~2.25%로 0.25%포인트 낮춘 것이다. 2015년 12월 이후 최근까지 아홉 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했었다. 미국경제는 성장추세이나 미중 무역전쟁 재연에 따른 글로벌 불확실성에 대한 선제대응 이다.국내에서는 주가와 원화가치가 나란히 급락했다. 8월 2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95% 빠진 1천998.13을 기록해서 7개월 만에 2천선 아래로 추락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날 하루 주식 4천억원 어치를 팔아치운 영향이 크다. 같은 날 외환시장에서는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전날보다 9.5원 오른 1천198원에 거래를 마쳤다. 금년 5월 17일의 1천195.7원을 능가하는 연중 최고치이다. 1일과 2일 양일간에 미국과 일본에서 한국경제에 부담을 주는 악재들이 잇따라 불거진 탓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달부터 3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1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 공표했다. 일본정부는 이번 달 하순부터 전략물자 수출 간소화 혜택을 주는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기로 했다.트럼프 대통령 재선 시기가 임박해 관세폭탄 효력이 주목되나 일본의 경제침략이 더 큰 고민이다. 지난달에는 한국경제가 반도체경기에 의해 좌우된다는 점을 간파하고 급소를 찌르더니 이번에는 수출규제 품목을 1천100여개로 대폭 확대했다. 일본의 피해는 최소화하면서 한국경제에 치명상을 입힐 수도 있는 아이템들만 골라서 우리의 수출을 틀어쥐려는 의도이다. 일본의 속셈은 한국경제가 일본의 종속적 파트너의 지위를 넘어 경제 강국으로 도약하려는 것을 막는 데 있다.일본에 맞불작전을 놓자는 주장도 비등하나 수출과 수입을 합한 무역의존도는 한국이 68.8%인 반면에 일본은 28.1%에 불과하다. 벌써부터 외국 기관들은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1%대로 하향조정했다. 성장률이 0.5%포인트 빠지면 대략 9조5천억원의 소득과 소비, 일자리가 줄어든다. 내년이 더 걱정이나 주사위는 던져졌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기술패권 경쟁시대이다. '빨리빨리'와 '대충'으로 상징되는 단기성과주의 경제 틀부터 바꿔야 한다. 확대재정을 통한 경기둔화 방어가 요구되나 퍼주기 식보다는 잠재성장률 제고와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적 투자를 당부한다.

2019-08-04 경인일보

[사설]일 정부, 추가보복 보류하고 대화의 장 나와라

오늘은 일 정부가 한국을 수출절차 간소화 대상국가, 즉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공언한 날이다. 과연 일본이 한국에 대한 추가 경제보복 조치를 강행할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일 정부의 결정에 따라 한·일 관계, 한·미·일 동맹, 동북아 역내질서의 운명이 결정되고 세계 자유무역 시장의 미래가 결정된다.일본 정부에 엄중하게 촉구한다. 한국에 대한 백색국가 제외 조치의 철회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보류를 결정하라. 강제징용 배상이라는 역사문제를 전세계의 자유무역 질서를 흔들 경제보복 카드로 해결하려는 일 정부의 결정은 틀렸다. 우선 자유무역 질서를 옹호하는 국가들과 글로벌 경제인들이 반대한다. 일본의 합리적이고 양심적인 지성인들과 기업인들도 자국 정부의 조치를 성토하고 있다. 무엇보다 한·미·일 동맹 균열을 우려한 미국이 적극적인 중재에 나선 상황이다. 일 정부가 이성적이라면 이같은 국내외 환경을 유의해 한국에 대한 추가 경제보복 조치를 유보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의 장에 나서야 한다.그러나 어제까지 확인된 일본의 태도는 완강하다. 방콕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만난 한일 외무장관들은 강경입장만 확인한 채 등을 돌렸다. 니카이 도시히로 일본 자민당 간사장은 한국 국회방일단과의 면담을 이틀째 취소하며 냉대했다. 방일단 일원인 민주당 강창일 의원은 "우리가 거지냐"며 국회 차원의 대화 포기 의사를 밝혔다. 한일 집권여당의 일본통 한국통 중진마저 등을 돌린 것이다. 일본 집권세력의 태도에 비추어 볼 때 오늘 한국에 대한 백색국가 제외 조치가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이제 남은 것은 오늘 열리는 한·미·일 외무장관 회담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ARF에서 한국과 일본의 분쟁 중단을 강력하게 중재할 예정이다. 일본이 미국의 중재를 무겁게 받아들이기 바란다. 최근 동북아에서 북·중·러 동맹이 강화되는 반면 한·미·일 동맹이 약화되면서 역내 안보균형이 깨지는 양상이다. 한·미·일 동맹이 함께 대처할 일이다.이처럼 엄중한 상황을 외면하고 일본이 기어이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 조치를 결단한다면, 그로인한 불행한 결과가 한·일, 한·미·일 뿐 아니라 동북아와 세계에 그림자를 드리울 것이다. 일본이 경제보복을 확정하면 한국 정부와 한국 국민도 국가와 민족의 운명을 걸고 응전할 수밖에 없음을 분명히 밝혀둔다. 일본은 역사문제를 경제분쟁으로 확대해 한일 전쟁으로 비화시키는 퇴행적 결단을 보류해야 한다. 그리고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

2019-08-01 경인일보

[사설]손실보상 부풀려 수십억 가로챈 마을버스 업체들

용인지역 일부 마을버스 업체들이 지난해 인건비 등을 부풀려 수억원의 손실 보상금을 부당하게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용인지역에는 현재 115개 노선에 136대의 마을버스(공영버스)가 운영되고 있다. 이 가운데 26개 노선의 10대는 경기도비로, 87개 노선 126대는 용인시가 매년 운영 적자금의 85~95% 정도를 손실 보상금으로 지원하고 있다. 용인시가 지난 5년간 마을버스에 지원한 손실 보상금은 지난해 72억2천만원을 비롯해 2017년 54억6천여만원,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매년 51억2천여만원, 2013년 24억8천여만원 등 300여억원에 달한다.이 과정에서 일부 업체들이 지난해에만 운전기사 등 직원 인건비를 부풀려 5억여원의 손실 보상금을 부당하게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마을버스 업체들이 손실 보상금을 부당하게 챙길 수 있었던 것은 용역업체가 불법을 묵인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용인시는 그동안 2개 용역사가 3년마다 번갈아 가며 마을버스 정산용역을 맡았는데 이들 용역사가 묵인하지 않고서는 인건비 등을 부풀릴 수가 없다는 것이다.용인시 감사관실은 업체들로부터 지난 5년간 직원 임금대장 및 원천징수 내역, 카드 수수료 등 결손 보상금 정산내역서를 제출받아 정밀조사를 벌이고 있어 실제 부당하게 받아간 보상금은 수십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부당하게 받아 챙긴 손실 보상금 전액을 환수하고 사법기관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용인시의 적극적인 대처를 기대한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일은 용인시가 사전에 시민들의 혈세인 예산을 지급할때 좀더 꼼꼼하게 들여다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기도와 도내 다른 시·군도 용인에서만 어쩌다 일어난 일부 마을버스 업체들의 '일탈'로 볼 일이 아니다. 버스 준공영제에 따른 운영지원금, 손실 보상금은 '눈 먼 돈'으로 누구라도 먼저 먹은 사람이 임자라는 말이 관련 버스업계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다고 한다. 심지어 용인지역 마을버스 업체들이 '재수없게' 걸렸다는 말까지 돌고 있단다. 국민 세금을 쓰는 일에 공정과 정의가 작동하지 않고 있다. 경기도와 도내 기초단체들의 전수조사를 촉구한다.

2019-08-01 경인일보

[사설]부동산 온라인 신문 비즈 엠(BizM) 創刊에 부쳐

부동산 ·개발 전문 온라인 신문 비즈엠(BizM)이 오늘 창간했다. 비즈 엠은 부동산·개발 관련 뉴스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보도하는 온라인 전문 매체로 경인일보가 2년여의 준비 끝에 내놓았다. 비즈엠은 시대의 흐름에 맞춰 홈페이지(www.biz-m.kr)와 모바일 페이지(m.biz-m.kr), 유튜브, 페이스북, 네이버 포스트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급변하는 부동산시장의 움직임을 빠르고, 쉽고, 정확하게 전달할 것이다.수도권에는 2천500만 명의 인구와 인프라의 50% 이상이 집중돼 있다. 부동산의 가치는 7천조 원을 웃돈다. 그럼에도 수도권 부동산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변변한 매체가 없어 이에 대한 필요성이 끊임없이 제기됐었다. 경인일보는 수도권 부동산에 대한 독자들의 열망에 부응하기 위해 오늘에서야 비즈 엠을 세상에 내놓는다. 비즈엠은 부동산 관련 정부·지방자치단체의 정책과 개발정보는 물론이고 도로·철도 등 주요 교통 인프라, 부동산·투자 금융, 투자 컨설팅, 현장뉴스 등 독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뉴스와 정보를 깊이 있게 다루게 될 것이다. 부동산은 금리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사실상 수도권의 집값 상승 요인으로는 기준금리 인하가 큰 몫을 차지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18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1.75%에서 1.50%로 전격 인하했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나라 안팎의 경제 사정 탓이다. 기준금리 인하가 투자 증가, 경기 부양으로 이어지리라 기대하기는 쉽지 않지만, 전격 금리 인하는 정부가 두 팔 걷고 경기부양에 나섰다는 분명한 신호다. 여기에 정부는 현재 공공택지에만 적용하는 분양가 상한제를 민간택지로 확대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만일 부동산 상한제가 시행되면 부동산 정보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은 더 높아질 것이다.시중에 돌아다니는 단기부동자금은 1천200조원에 이른다. 불확실한 미래, 불투명한 정보로 인한 불안감으로 적정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서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은 늘 수도권에 머무르고 있다. 비즈엠은 유동성 증가가 부동산 시장에 어떻게 유입되는지 꼼꼼하게 지켜볼 것이다. 또 경기·인천지역 신도시와 개발지구, 분양 현장은 물론 부동산가격에 절대적 영향력을 끼치는 수도권 교통 인프라와 관련한 정보 등도 신속하게 취재 보도함으로써 부동산 길잡이로서 해야 할일을 충실히 수행할 것을 약속한다.

2019-07-31 경인일보

[사설]여론 왜곡 마당이 된 시민청원제도

인천시가 온라인 시민청원 운영방식을 개편하기로 했다. 시민청원게시판은 시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운영해온 직접민주주의 제도로 초기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그러나 곧바로 경제자유구역 내 신도시 주민들의 민원이 독차지하면서 이 제도의 실효성 논란이 제기되었다. 시민청원제도가 청라·송도·영종 등 신도시 지역간 소외를 심화시키고, 세대나 계층간 소외나 위화감을 조장하는 역효과를 낳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시민청원 게시판이 주민간 이해관계의 일치도가 높은 사안이나, 조직화한 단체들의 의견 소통 창구로 변질했다. 민원 결집력이 약한 구도심의 민원은 3천명을 넘기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또 인터넷 사용이 미숙한 노인이나 소수자의 민원은 다수의 목소리에 묻혀버렸다.시민청원제도가 온라인 기반의 소통방식이기 때문에 온라인 커뮤니티가 활성화된 신도시 지역 주민들이 이용하기에 여러모로 유리한 일종의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신도시 주민들은 비슷한 시기에 입주하여 계층이나 생활수준에서 동질감이 높고, 기대수준이나 권리의식도 높아 강한 결집력으로 자신들의 요구를 표출하는 양상이 두드러진다. 지역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은 긍정적이라 할 수 있으나 공동체 의식의 발로가 아니라 대부분 집값이나 토지 가격의 상승을 위한 이익 집단의 요구에 가깝다는 점이다.민원의 성격에 따른 관심도 다르게 나타난다. 특정지역의 개발을 촉구하는 민원이나 특정 공공시설 설치를 반대하는 '님비(NIMBY)' 현상의 결집도는 강하지만 보편적이면서 공익적 성격의 민원은 오히려 결집도가 낮게 나타나 청원으로 성립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시민들은 인천시의 민원행정도 구도심 차별이 심각하다고 여기고 있다. 송도나 청라 등 신도시 현안은 발빠르게 대처하는 데 비해 원도심 민원에는 늑장이라는 것이다.인천시의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수도권 쓰레기 대체매립지 조성 계획이 추진되는 과정에서도 신도시 민원집단의 위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청라소각장의 경우 시설 개보수와 증설이 시급하다. 지연될 경우 쓰레기 대란이 우려되지만 청라신도시 주민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히자 인천시는 우왕좌왕하고 있다. 주민 여론을 균형 있게 반영할 수 있도록 청원제도를 개편하기 바란다. 차제에 시민청원제도와 연계 운영하고 있는 공론화위원회 심의대상 기준도 재검토해봐야 할 것이다.

2019-07-31 경인일보

[사설]천지사방에 눈 먼 돈이 널려있는 대한민국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이 올 상반기 경기남부권 5개 지청(경기·안양·성남·안산·평택)에서 발생한 고용보험 부정수급 2천12건을 적발해 총 60억6천만원을 반환명령했다고 지난 29일 밝혔다. 부정수급자와 공모자 288명을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하고, 고용장려금 부정수급 사업주 등 75명은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고용보험 부정수급 수법이 기가 막히다. 군포의 제조업자는 타인 명의로 회사를 운영하면서 자신과 가족, 지인을 직원으로 둔갑시켜 3년간 5천600만원을 실업급여로 챙겼다. 오산의 설비보수업자는 31명의 유령 학습근로자를 만들어 일학습병행 훈련지원금 2억3천만원을 꿀꺽 삼켰다. 고용장려와 고용안정을 위해 정부가 혈세로 지급하는 실업급여 등 각종 고용보험 지원금이 이런 식으로 줄줄 샜다. 경기남부 5개 지청의 결과가 이 정도면 전국 40개 지청에서 벌어지는 도적질의 규모는 엄청날 것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고용보험 도적질을 설계해 주는 불법 브로커와 업주, 근로자들에 의해 국민 세금이 말라가고 있을 것이다.인터넷 검색창에서 '줄줄 새는'이라는 표제어를 검색하면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세금 도둑들의 천국이다. 감사원 감사결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최근 3년 동안 자격 미달 중소기업에 정책자금 6천억원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국민권익위원회 복지보조금부정신고센터가 적발한 부정수급 적발 건수는 2018년 492건으로 2013년 22건의 22배 이상이다. 한 국회의원은 서울시가 미취업 청년에게 지급하는 청년구직활동지원금을 대학생들이 부정수급하고, 수급자 일부는 게임기 구입 등 목적 외로 사용했다고 밝히기도 했다.올해 정부의 총 보조금 규모는 77조8천억원이다. 절반 가량이 사회복지분야 보조금이다. 또 광역, 기초 지방자치단체들이 자체적으로 시행 중인 복지예산 규모도 확대일로에 있다. 보조금 지급 기관들의 관리현황을 종합하면 천문학적인 국민 세금이 부정수급자들로 인해 증발했을 것이고, 환수 규모는 미미할 것으로 짐작된다. 관리대책 없이 확대된 복지재정, 지급 실적에 급급한 지출관행, 브로커까지 등장한 도덕적 해이가 원인이다. 기획재정부는 8월 말 부정수급 근절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라지만, 자신들이 설계한 보조금 예산에 문제가 없는지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이다.

2019-07-30 경인일보

[사설]입법지원 공무원 채용은 인천시의회의 '꼼수'

지방의회의 보좌관 제도를 신설하는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도 전인 지난해 연말, 인천시의회는 2019년도 예산에 당초 없었던 입법 및 정책지원 인력 예산을 스스로 편성했다. 선례가 없는 일이었다. 당장 유급보좌관 편법채용 의혹이 제기됐다. 6·13 지방선거 낙선자, 경선 패배자, 선거캠프 관계자, 당원들이 이 자리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시의원들과 정치적 이해관계가 있는 인력을 채용 배치함으로써 사실상 시의원 개개인의 심부름꾼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부정적 여론이 일자 시의회는 시험을 통해 우수인력을 선발, 상임위별로 각종 안건 검토와 자료수집 업무를 맡기겠다고 했다. 청년 취업난 해소에 긍정적 역할을 한다고도 강조했다.논란을 뒤로 한 채 지난 5월 입법·정책 분석지원 분야 임기제 공무원 채용절차에 착수했으나 지원미달 사태가 발생했다. 정치권과 인맥이 닿는 이들이 선발될 것이라는 소문 때문에 아예 지원을 포기하거나 외면한 청년들이 많았다는 지적이다. 한편으론 유급보좌관 채용이 아니냐는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눈치보기'라는 분석도 있었다. 안타깝게도 그런 소문, 지적, 분석이 어김없이 맞아 들어가고 있다. 인천시의회가 다시 시에 의뢰해 시행된 재공모가 최근 마무리됐다. 그런데 15명의 최종합격자에 현역 국회의원실의 인턴에서부터 전직 인천시장 비서실 직원까지 인천지역 정치권과 이해관계가 있는 이들이 대거 포함됐다.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한 시의원의 선거사무소에서 보도자료 업무를 담당했던 선거운동원도 이번 임기제 시험에 합격했다.일부 시의원들은 합격한 이들의 상임위 배정을 두고 벌써부터 당사자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한다. 일찍이 예상했고 우려했던 일이다. 현재 인천시의회에는 이미 60명 이상의 전문인력이 시의원들의 입법 활동, 주요 정책사업 검토·분석, 행정사무감사 지원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번에 채용한 입법·정책 분석지원 담당자들이 시의원 개개인의 비서역할에 그칠 것이라고 의심하는 합리적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에 선발된 인력들이 각 상임위로 배치되더라도 특수관계에 놓인 시의원 중심으로 활동할 수밖에 없다는 건 그 바닥 사정을 조금이라도 아는 이라면 쉬이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인천시의회의 '꼼수'와 지역정치권의 '제 식구 챙기기'는 이렇게 진행됐다. 어떤 궤변을 또 늘어놓을까.

2019-07-30 경인일보

[사설]갈라진 민심 통합하는 임시국회 기대한다

여야가 7월 임시국회 정상화에 합의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여야 3당 교섭단체는 29일 오는 8월 1일 본회의를 열어 추가경정예산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또 30일부터 운영·국방·외교통일·정보위원회를 열어 최근 중·러 영공침범, 북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 안보위협 상황을 점검하기로 했다. 여당이 원하는 추경안 처리와 야당이 요구한 안보국회를 맞바꾼 합의다.지금 우리가 마주한 외교, 안보, 경제분야의 위기상황을 감안하면 국회정상화 합의는 늦어도 너무 늦었다. 여야의 정쟁으로 국회의 식물상태가 지속되면서 국민들은 외부의 위기보다 내부의 분열을 더 걱정할 지경이었다. 정당과 국회를 향한 총체적 불신도 깊어졌다. 늦게나마 정쟁의 정점이었던 추경안 처리와 안보국회 운영에 합의해 국회의 실질적 정상화에 합의한 점은 다행이다.여야는 이번 임시국회에서 정쟁을 최대한 자제하고 상대를 존중하는 합리적인 대화와 타협으로 갈라진 민심을 통합해주기 바란다. 앞선 몇 차례의 임시국회처럼 말꼬리 잡기식 정쟁으로 국회를 표류시키면 안된다. 야당이 정부의 추경안을 처리해 주기로 한 만큼, 여당은 안보 관련 상임위에서 야당의 걱정과 우려, 대안을 진지하게 경청하고 수용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또한 일본 경제보복 철회 요구 결의안, 대(對) 중국·러시아·일본 영토주권 침해 중지 결의안 처리를, 외부 위기에 대응하는 내부 단결의 상징으로 만들어내야 한다.마침 이날 여야 5당 사무총장이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응할 초당적 기구인 '일본 수출규제대책 민관정협의회'를 31일 출범시키기로 합의했다. 정상화된 임시국회에서 여야가 허심탄회하게 국가현안을 토론하고 대책을 세우는 모습과 민관정협의회가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는 장면이 겹쳐진다면 그 자체로 국민은 안정감을 회복할 수 있다.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등 여야 정당들은 어렵게 정상화된 정국을 정략적 의도로 해치려는 소수 강경파의 의견 독점을 견제할 필요가 있다. 자유한국당은 북한 목선 국정조사와 국방장관 해임건의안을 사실상 거두어들인 모양새다. 민주당도 국정 주도세력으로서 야당의 주장과 대책을 수용하는 성숙한 자세를 보여주기 바란다. 만일 또 다시 국민에게 백해무익한 정략적 말싸움으로 국회가 어지러워진다면, 국회는 망국적 집단으로 지탄받을 것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2019-07-29 경인일보

[사설]모든 학습평가, 공정성과 투명성 담보해야

인천 신송고등학교에서 이미 출제된 대입논술 문제를 베껴 수행평가에 출제한 일이 이달 중순에 드러났다. 2학년 1학기 문학 수행평가를 치르며 논술 2문항 모두를 대입 기출문제에서 베꼈는데, 사실이 알려지자 학교는 자체 학부모 설명회와 학업성적관리위원회를 열고 재시험 결정을 내렸다. 이번 사안은 학교 내 '교과협의회', '학업성적관리위원회'의 부실 운영과 함께 인천시교육청의 부실한 '학업성적관리지침' 등 학교와 교육 당국 모두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는다.문제 출제 교사들로 구성된 교과협의회가 평가방법과 기준 등을 마련해 제출하면, 학교장(위원장), 교감(부위원장)과 교직원이 참여하는 학업성적관리위원회가 이를 승인해 시험이 치러진다. 이 두 협의 기구가 어떠한 노력을 기울이느냐에 따라서 평가의 객관성·공정성·투명성·신뢰도가 좌우된다. 이번 사안에선 협의 기구가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서 생긴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해당 학교의 2학년 문학 과목을 가르치는 교사는 모두 3명. 교사 3명이 협의해 공동 출제한 문제 2문항이 모두 베낀 것이었다. 교사 3명이 동시에 문항을 베꼈거나 아니면 다른 두 교사의 묵인 혹은 방조하에 특정 교사가 베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인천시교육청의 학업성적관리지침에는 지필평가와 수행평가에 대한 지침이 마련돼 있다. 지필평가와 관련된 지침은 반드시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이 비교적 자세히 명시된 반면, 수행평가 관련 지침은 모호해 해석의 오류를 범할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면 지필평가에 대해선 교사별로 문항 수를 분담해 출제하는 것을 금지하고 반드시 공동출제를 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참고서 문제를 전재하거나, 일부만 변경해 출제하고, 전년도 출제문제를 그대로 제출하는 일 등도 구체적으로 금지한다. 하지만 수행평가와 관련된 지침은 지필평가와 달리 구체적이지 않다. 일각에서는 학교의 교과협의회가 선·후배 교사들의 관계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교육당국 또한 이를 꼼꼼히 들여다보지 않았다는 비난도 사고 있다.결국 피해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돌아갔다. 아무리 교사의 자율성과 전문성에 맡겨두는 수행평가라 하더라도 지필평가와 유사한 방식의 평가를 시행할 때는 그에 준하는 기준을 적용해 관리하는 것은 당연하다.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위해 학교와 교육 당국의 대책이 시급하다.

2019-07-29 경인일보

[사설]수도권 숨통 조여오는 쓰레기대란, 대책은 표류 중

인천시가 최근 수도권 쓰레기매립지 사용을 2025년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인천시는 자체 매립지를 조성해 인천 쓰레기를 알아서 처리할 테니, 경기도와 서울시도 자체 매립 계획을 세우라는 것이다. 인천시의 최후 통첩성 발표에 경기도와 서울시는 입장표명을 자제하고 있지만, 실제로 대체매립지 선정 없이 현 수도권매립지 사용이 종료되면 그야말로 재앙과 같은 쓰레기 대란을 모면할 길이 없다.최근 경인일보가 경기도 사례를 중심으로 연재 중인 '쓰레기의 역습' 기획보도는 모든 대책이 한계에 직면한 수도권 쓰레기 문제의 적나라한 현실을 보여준다. 쓰레기는 소각하거나 매립하는 방식으로 처리한다. 도내에는 26개 소각장과 9개 매립지를 운영 중이다. 먼저 소각처리가 한계에 직면했다. 우선 소각시설 대부분이 내구연한을 넘거나 직면했다. 따라서 시·군마다 소각시설 증축과 신설계획을 세웠지만 주민 반대로 언감생심이다. 오산, 양주, 포천, 구리가 그렇다. 최근 5년간 새로 세워진 소각장은 0개다. 자체 매립지 9곳도 매립 포화상태에 직면해 있다.경기도에서 자체적으로 소각하거나 매립하지 못한 쓰레기는 결국 수도권매립지 신세를 지고 있다. 그런데도 경기도에만 69만t의 종합쓰레기가 쌓은 64개의 쓰레기 산이 들어섰다. 자체 소각하고 매립하고 나머지를 수도권매립지로 실어내는데도 불법 쓰레기 산이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분류가 안된 종합쓰레기는 소각도 매립도 할 수 없는 악성 쓰레기다. 현재의 쓰레기 처리 대책으로도, 쓰레기 대란은 이미 시작된 셈이다. 그런데 수도권매립지마저 2025년 문을 닫는다면 수도권 쓰레기는 산을 만들려 수도권과 전국을 헤맬 것이다.문제는 이런 현실이 경기도만의 문제가 아닌 점이다. 서울은 경기도보다 더 심각할 것이다. 인천시도 수도권매립지 종료를 위해 자체 매립지를 선정하고 구·군 마다 폐기물 처리시설을 1개씩 설치하겠다고 큰소리 치지만, 관련 토론회에서 나온 전문가들의 견해는 비관적이다. 인천시의 수도권매립지 2025년 종료 선언을 정부·경기·서울을 향해 대체매립지 선정을 압박하는 정치적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쓰레기 대란이 2천500만 수도권 시민의 숨통을 조용히 조여오고 있다. 정부는 지자체에만 맡겨 놓은 채 대책 마련에 손 놓고 있다. 대란이 터지면 정부가 넘어질 것이다.

2019-07-28 경인일보

[사설]우리 기업 기 살리기에 역량 모을 때이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25일 세종컨벤션센터에서 '2019 대한민국 일자리 으뜸기업'을 선정했다. 일자리 창출과 고용환경 개선에 앞장선 중소기업 42곳, 중견기업 40곳, 대기업 18곳 등 총 100곳을 선정했는데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이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47곳, 전문기술서비스업 15곳, 정보통신업 9곳, 기타 29곳이다. 일자리 으뜸기업으로 선정된 기업에게는 최대 3년간 금리 우대, 세무조사 유예, 정기 근로감독 면제 등이 제공된다.열악한 경영환경에서도 발군의 성적을 낸 으뜸기업들에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인천에서는 유일하게 반도체 패키징 업체인 '제이셋스태츠칩팩코리아(JSCK)'가 으뜸기업에 선정되었다. 이 회사의 직원수는 2017년 말 685명에서 지난해 말 784명으로 14.5% 증가했다. 또한 사내 하도급, 청년 인턴, 기간제 근로자 1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서 정규직 비율이 96%를 넘는다.JSCK는 중국의 대표적 반도체 후공정 업체 창뎬커지(JCET)그룹이 2015년 12월에 설립한 외자기업이다. 총 2억 달러를 투자해서 인천국제공항 자유무역지역 12만7천10㎡에 첨단 반도체공장을 건설해서 2016년 9월부터 가동 중이다. 애플에 탑재되는 패키징 작업이 주를 이뤄 '애플 전용라인'으로 불리는 JSCK의 이력이 특이하다. 이 기업의 모체는 현대전자(SK하이닉스)로서 1998년에 칩팩코리아로 분사한 이후 2004년 싱가포르의 스태츠에 인수되며 스태츠칩팩으로 변경되었다가 2015년 중국 JCET에 재매각되면서 인천자유무역지대에 새로 정착한 것이다.JSCK는 경제자유구역 첨단제조단지에 중국자본이 대규모로 투자한 첫 번째 사례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물론 한국의 수출에도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JSCK는 설립 2년만인 2017년에 '5억불 수출탑'을 수상했다. 또한 인근의 반도체 및 물류 기업들과의 시너지로 인천자유구역이 반도체 후공정 세계허브가 될 수도 있다.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선언한지 3주가 지난 지금 대일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현장은 거의 패닉 상태이다. 우리 수출의 버팀목인 SK하이닉스는 11분기 만에 영업이익 최저치를 기록, 오는 4분기부터 주력제품인 D램 생산을 줄일 수도 있어 한국산업의 미래를 어둡게 한다. 5천만 국민 모두가 한일 경제전쟁의 최전방을 지키는 우리 기업 북돋우기에 역량을 모을 때이다.

2019-07-28 경인일보

[사설]곤경에 처한 문재인 정부에게 미사일 쏜 북한

한반도 주변 강대국들의 예상치 못한 경제, 군사 도발로 문재인 정부가 악전고투 중이다. 대한민국을 겨냥한 주변 강대국의 도발과 시험은 지난 6월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다. 문 대통령이 오사카 G20 정상회의에서 중·러 정상에게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협력해 줄 것을 당부하고, 역사적인 판문점 남·북·미 정상회동이 성사되자 7월은 북·미간의 실무협상이 진전을 보이며 북핵 문제 타결의 큰 그림이 나올 것이란 기대가 컸었다.하지만 7월은 잔인하게 시작됐다. 일본이 우리 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을 시비하며 경제보복 조치를 발표하면서 양국 관계가 뒤집어졌다. 이어 23일 중·러 군용기 편대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무단 침입과 러시아 군용기의 영공 도발이 이어지고, 일본의 독도 영유권 시비가 촉발되면서 대한민국은 삽시간에 경제·안보·영토 등 다층적인 국제 분쟁에 휘말렸다.한반도 주변 국제정세의 돌변은 정부로서도 예상과 대응에 한계를 느낄 만큼 기습적이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에게 가장 아픈 것은 북한의 태도일 듯하다. 북한은 중·러 군용기 편대의 동해 도발 당일 전략 잠수함 건조 사실을 공개한데 이어 25일 이스칸데르급으로 추정되는 신형 미사일 2발을 동해를 향해 발사했다. 북한의 연이은 무력시위는 한·미연합훈련 중단과 미국과의 실무협상을 겨냥한 정치·군사적 행위로 보인다. 이는 북핵 문제 해결은 북·미 담판 사안으로 대한민국을 패싱하겠다는 메시지를 노골적으로 표명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북한을 미국의 대화 파트너로 만들기 위해 사력을 다해 중재해 왔다. 이 과정에서 북한측에 강경한 일본에는 외교적 관리를 소홀히 한 대신, 중국과 러시아에는 남·북 평화프로세스의 협력자 역할을 간곡하게 당부했다. 이는 남북 정상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기존의 동맹인 미국의 협력과 중·러의 조력을 통해 남북평화시대를 열겠다는 의지의 소산이었다.그러나 결과는 참담하다. 일본은 치밀하게 준비한 경제보복 카드를 꺼냈고, 중·러는 동해에서 미국 패권 견제 의사를 분명히 했다. 북한은 대한민국의 외교적 고립을 대놓고 이용하며 문재인 정부의 진정성을 무시하고 있다. 북한에 올인했던 외교의 한계와 부작용이 한꺼번에 터진 것이다. 무엇보다 입만 열면 민족끼리를 외친 북한의 태도에 배신감을 금하기 힘들다. 북한을 바라보는 문재인 정부의 시선에 변화가 있기를 바란다.

2019-07-25 경인일보

[사설]갈등 초래하는 '행복주택 가짜뉴스' 적극 대처해야

행복주택을 비하·왜곡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행복주택은 대학생, 신혼부부, 사회초년생을 위해 직장과 학교가 가까운 곳에 지어지는 임차료가 저렴한 도심형 아파트다. 국토교통부는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에 24만7천여㎡를 '서현공공택지지구'로 확정 고시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총사업비 5천억원을 투입해 오는 2023년 신혼희망타운(분양)과 청년층을 위한 행복주택(임대) 1천~1천500가구 등 모두 2천500여 가구의 공공주택을 조성할 계획이다.그런데 청년세대의 주거 안정과 주거 복지 향상을 위한 행복주택을 바라보는 일부 주민들의 시각이 사회갈등을 야기하고 있다. 지난 5월 성남 서현동 한 아파트단지 대책위원회가 '임대주택 때려 박아 서현동을 난민촌으로 만들거냐?'라는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절망타운', '교통재앙 학군추락'이라는 표현은 원색적이다. 인근에 위치한 유치원과 중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등하굣길 이런 문구를 보면 과연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 우려를 금할 수 없다.급기야 성남동에서는 '행복주택 입주 1순위가 잠재적 범죄자들'이라는 가짜뉴스 유인물이 배포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행복주택(임대) 400세대가 들어설 예정인 성남동 제1공영주차장 인근에 뿌려진 '성남동 재개발 추진 위원 일동' 명의의 유인물에는 '청년임대주택 1순위 자격조건이 보호처분을 받은 소년범이나 아동상담소·부랑아보호시설 등에서 퇴소한 19~39세의 청년들로 주민의 안전과 치안이 불안해진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청년임대주택이 들어서면 성남동이 성남에서 가장 낙후된 영세 임대촌이 될 것'이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허위사실 유포까지 서슴지 않는 인권 침해와 약자 혐오다.성남 지역 주민들의 임대주택 반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초 성남시가 분당구 야탑동 시 소유 땅에다 임대주택을 지으려 했지만 주민들 반대에 부딪혀 공공분양주택으로 전환하기도 했다. 더불어 살지 못하고 계층을 나누어 편가르는 세상이 개탄스럽다. 행복주택에 대한 인근 주민들의 인식을 바꾸고 설득해내야 한다. 취약 계층과 청년층의 주거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상생하는 길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해야 한다. 향후 입주 청년들과 기존 지역 주민들 간 불화를 초래하는 등 사회문제가 될 수 있는 만큼 '행복주택에 대한 가짜뉴스'에 대한 성남시와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대처가 요구된다.

2019-07-25 경인일보

[사설]경기·인천 빠진 '규제자유특구' 성공 어렵다

정부가 어제 '규제자유특구'로 강원·대구·전남·충북·경북·부산·세종 등 7곳을 선정해 발표했다. '규제자유특구'는 광역 시·도 전체를 특구로 지정해 기업들이 규제에 얽매이지 않고 신기술 개발 등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이번 특구로 지정된 지역은 특구 성과 창출을 위해 특구 내 지역기업과 대학, 연구기관 등에 연구개발(R&D) 자금과 시제품 고도화, 특허와 판로, 투자 활성화를 위한 세제지원도 추진한다. 이번에 승인된 특구와 계획은 강원의 디지털 헬스케어, 대구의 스마트 웰니스, 전남의 e모빌리티, 충북의 스마트 안전, 경북의 차세대 배터리 리사이클링, 부산의 블록체인, 세종의 자율주행 등이다. 이곳에서 기업들은 앞으로 2년간 규제 제약 없이 신기술을 개발하고 테스트할 수 있게 됐다.하지만 이번 지정에 '지역균형발전'이란 명목으로 수도권이 '규제자유특구'에서 빠진 건 심히 유감이다. 수도권정비계획법 규제로 역차별을 당해왔던 수도권이 '규제자유특구'에서 또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규제'를 당했기 때문이다. 혁신을 말하면서 수도권과 지방을 이분법으로 나눈 정부의 치졸한 발상에 웃음만 나온다. '규제자유특구'를 지정하는 이유는 한마디로 신성장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것 아닌가. 그런데 모든 신기술이 집약되어 있고 자본과 인력 등 각종 인프라가 풍부해 경쟁력이 높은 수도권을 제외하다니 이해하기 어렵다. 정말 혁신을 앞세워 기술개발을 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다.우리는 이번 정부의 '규제자유특구' 지정에 정치권의 논리가 크게 작용됐다고 본다. 그런 면에서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명목으로 세운 혁신도시의 재판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혁신도시는 지역 특성과 동떨어진 공공기관을 배치하는 바람에 전략산업 육성이나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은 이미 입증된 사실이다. 지역발전은 고사하고 부동산 투기만 조장하고 지역 내 또 다른 불균형과 위화감을 조장하고 있지 않은가.지역 균형발전의 중요성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럼에도 '규제자유특구'가 시너지 효과를 얻으려면 반드시 수도권과 연계되어야 한다. 수도권을 한 권역으로 하고 이번에 지정된 특구지역과 연계시킨다면 그 효과는 더 클 것이다. 글로벌 경제시대다. 신기술은 국가와 지역을 뛰어넘어 톱니바퀴처럼 움직여야 한다. 수도권 빠진 '규제자유특구'가 오히려 신기술 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건 아닌지 따져보길 바란다.

2019-07-24 경인일보

[사설]인천시 상수도 선진화 믿어도 되나

인천시 상수도혁신위가 출범했다. 혁신위는 2개월 동안 계속된 적수사태가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고 판단하고, 재발방지와 인천 상수도 선진화 방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혁신위은 민관협의기구로 학계전문가와 연구기관, 시민단체, 주민단체, 인천시 공무원 등 22인으로 구성되어 붉은 수돗물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단기과제와 중장기 과제를 다룰 예정이다.현재 수돗물 사태는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었을 뿐 완전히 종료된 것은 아니다. 사태가 종료되면 피해보상이 이뤄져야 한다. 인천시는 피해보상의 일환으로 해당지역 가구의 6, 7월 상수도 사용분 전액 면제를 우선 시행하고 정상화 시기까지 추가 감면을 검토하고 있다. 상수도 행정 선진화의 핵심은 수질개선 대책이 될 것이다. 근본적으로 노후 상수도관 교체를 앞당기는 사업을 서둘러야 한다. 30년 이상된 노후 상수도관이 11%나 된다. 그중에는 무려 41년이 지나 교체 시기를 넘긴 노후 상수도관도 76㎞에 달한다. 상황이 이런데 예산 부족을 이유로 더 이상 위험지대를 방치해서는 곤란하다.상수도관 교체가 장기과제라면 수질 개선을 위한 단기처방은 수도배관 세척이다. 국내 대부분의 상수도사업소에서 시행하고 있는 수도배관 세척법이다. 그런데 이 세척법이 이물질 제거 효과는 적을 뿐 아니라 결이 형성되어 적수의 원인이 된다는 지적이 있다. 질소 세척법을 실시한 지자체의 적수민원이 감소했다는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인천시는 상수도 혁신위를 통해서 상수도에 대한 시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돗물에 대한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 상수도는 '먹는 물'이다. 음용수 기준을 철저히 적용해야 한다. 시민들이 정수기나 필터를 사용하지 않고서도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맑고 깨끗한 물을 제공해야 한다.상수도사업본부는 300만 시민의 생명과 건강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퇴직공무원이 대기하는 곳이 아니라 가장 책임있고 전문적인 공무원이 배치되어야 할 곳이다. 또 시민의 생명을 담당하는 기관이 한가로운 직장일 수 없다. 이번 사태에서 실망스런 뼈아픈 대목은 충분히 예견된 사고를 막지 못했다는 점이다. 안이하고 무책임한 태도 때문에 골든타임을 놓치고 초동대처도 실패했다는 것이다.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상시 수질 감시체계를 조속히 도입하여 상수도 선진화를 이뤄나가야 할 것이다.

2019-07-24 경인일보

[사설]'쓰레기매립지' 해결 위해 인천·경기 공조 필요

서울·경기·인천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처리하고 있는 인천 서구 수도권쓰레기매립장의 사용기한은 오는 2025년 8월이다. 대체지 선정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대체 매립지를 조성하기까지 해당지역의 주민 설득과 행정 처리에 소요될 시간까지 감안하면 지금도 이미 늦은 상태다. 그럼에도 3개 시·도가 저마다 주민들의 여론을 의식해 논의가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3개 시·도 합의하에 지난 2017년 9월부터 대체 매립지 후보지를 선정하는 용역을 진행했으나 그 결과를 공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천과 경기지역 해안가 8곳을 적합지로 선정했다고 알려진 용역은 당초 지난 4월 준공될 예정이었으나 후보지로 거론된 지역들이 일제히 반발하자 보고서의 공개를 미루고 있다.지난 주 관계기관 회동에서도 이렇다 할 진척은 없었다. 환경부와 3개 시·도의 폐기물 담당 실·국장들이 만나 대체 매립지 조성 주체와 방식에 대해서 논의했으나 기존 입장 차만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 앞서 3개 시·도는 실질적인 대체 매립지 조성을 위해서는 환경부가 주도하고, 유치신청 지역에 대해선 경주 방사성폐기물처분장 건설 때처럼 파격적인 인센티브 제공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회동에서 환경부는 폐기물처리가 지방자치단체사무인 만큼 재정지원과 행정지원은 가능하나 대체 매립지 공모에 공동주체로 참여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2천500억원의 유치지역 인센티브 부담 비율을 놓고도 접점을 찾지 못했다.다만 봉착국면을 타개하고 합의를 이뤄내기 위해 3개 시·도 단체장과 환경부장관이 만나는 방안도 함께 검토했다는 소식이다.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박남춘 인천시장 그리고 환경부장관이 만나 행정의 틀에서 벗어나 정치적 화법으로 담판을 지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괜찮은 방안이다. 인천시와 경기도는 이미 자체 매립지 조성을 포함한 대안검토를 시작했다. '대체 매립지 선정 불발 시 기존 매립지 연장'이라는 기존의 카드를 들고 나올 수밖에 없는 서울시에 합동대응도 가능하다. 특히 최근 '붉은 수돗물 사태'로 곤경에 처한 박남춘 인천시장으로선 잃었던 인천시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이재명 지사도 취임 이후 최대 난제를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인천시와 경기도의 공조가 이뤄지면 가능한 현실이다.

2019-07-23 경인일보

[사설]일 경제보복에 러 영공침범, 시험대 오른 대한민국

대한민국이 주변 강대국들의 기습적인 도발에 잇따라 노출되는 비상한 국면에 국민적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일본의 경제보복사태가 국제적으로 확산된 23일 러시아 군용기가 우리 영공을 침범했다. 긴급 출격한 우리 공군이 수백발의 경고 사격을 하고서야 3시간여만에 쫓아냈다. 또한 이날 북한은 전략 잠수함 건조사실을 공개했다.러시아 군용기 영공 도발 사태는 그 양상이 심각하다. 처음엔 중국 군용기 2대와 러시아 군용기 2대가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을 합동 침범한 이후 러시아 군용기 1대가 우리 영공인 독도 상공을 두 차례나 침범한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동시에 KADIZ에 진입한 것은 물론 다른 국가 군용기가 우리 영공을 침범한 사례는 처음이라고 한다. 방공식별구역은 각국이 설정한 최소한의 영공방위 전초선이다. 이를 넘은 것만 해도 도발인데, 러시아 군용기는 아예 영공을 침범했으니, 이는 비난을 감수할 만한 모종의 저의가 있다고 봐야 한다.일각에서는 중·러 군용기의 동해 기습 기동과 북한의 잠수함 건조 사실 공개를 한데 묶어 다음 달 5일부터 3주가량 실시되는 한미연합훈련을 겨냥한 대미 압박성 '무력시위'라고 분석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이번 한미연합훈련은 예전에 비해 대폭 축소돼 국내 보수진영으로부터 도상훈련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을 정도다. 대규모 병력이 동원된 과거 한미군사훈련 때도 없었던 기습적인 중·러 공동 도발은 두 나라의 한반도 전략에 중대한 변화가 있음을 시사한다.일본의 경제보복, 중·러의 공동도발 및 러시아 영공 침범 등 대한민국을 향한 주변 강대국들의 전례 없는 도발이 이어지는 현재의 국면은 비상하다. 한·미·일 동맹의 한축이었던 일본의 경제도발도 당황스러운데, 중·러의 합동 영공침범으로 그동안 믿어왔던 두 나라와의 선린우호 관계를 근본부터 의심해야 하는 지경이 됐다. 여기에 자국 이익만을 앞세우는 트럼프 미 행정부는 대한민국을 혈맹으로 인식하는 것인지 모호하다.전통적인 한·미·일 동맹이 흔들리는 가운데 북·중·러 동맹이 그 틈을 치밀하게 파고드는 한반도 정세변화 속에서 대한민국의 국운이 시험대에 오른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대한민국을 둘러싼 국제정세는 갈수록 불온해지는데 국내는 정치권의 갈등이 임진왜란과 구한말의 당쟁과 정쟁을 연상케 할 정도로 퇴행적이다. 말로만 거국, 범국민을 외칠 때가 아니다.

2019-07-23 경인일보

[사설]세계 통상 갈등, 기업 자생력 강화 계기 삼아야

인천 지역 경제가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수출 규제 영향권에 있다. 국내 주요 도시 대부분이 같은 상황이겠지만, 인천은 물류산업 비중이 높은 터라 걱정이 더 크다. 인천에는 공항과 항만이 있고, 남동국가산업단지 등에는 기업들이 밀집해 있다. 인천은 전국 16개 광역 시도 가운데 다섯 번째로 수출 기업이 많다. 특히 인천항의 대(對)중국 화물은 전체 물동량의 약 60%를 차지한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는 속담처럼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올 상반기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83% 감소했다. 대중국 컨테이너는 91만7천91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로, 지난해 동기 대비 2.5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인천항은 중국 교역량이 전체 물동량 증가를 견인하는 구조다. 올 상반기 중국 교역 증가세가 주춤하면서 인천항 물동량이 소폭 감소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인천항만업계는 그 원인 중 하나로 미·중 무역분쟁을 지목한다. 올 상반기 인천지역 수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5% 감소했다. 상반기 수출이 감소한 것은 2015년 이후 4년 만이다. "이제 시작"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하거나 심화하면,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얘기다.지난 19일 인천상공회의소에서 '세계경제 변화에 주목하라, 인천 지역 기업의 생존 전략'을 주제로 한 강연이 있었다. 홍성국 혜안리서치 대표는 강연에서 "각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관세를 걷는 보호무역주의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며 "우리 기업들은 앞으로 생겨날 관세 장벽에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 규제 등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자체의 역할은 한계가 있다.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며, 홍성국 대표의 조언처럼 기업 스스로 자생력을 강화해야 한다.중국이 한반도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 조치로 한한령(限韓令)을 내린 것이 불과 몇 년 전이다. 사드 사태로 인천은 한중카페리와 크루즈 승객이 많이 감소하는 등 큰 타격을 받았다. 당시 경제 관련 기관들이 많이 사용한 말은 '시장 다변화'와 '기술력 확보'다. 일이 터져야 부리나케 대응책을 마련하고, 그 사태에서 벗어나면 언제 그랬냐 싶을 정도로 쉽게 잊어버리는 식은 더 이상 안 된다. 항상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시장 다변화, 기술력 확보에 매진해야 한다. 정부는 보호무역주의와 통상 갈등 확산에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한다.

2019-07-22 경인일보

[사설]여야 갈등, 여권이 대승적으로 풀어라

어제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여야 3당 원내대표가 회동을 가졌으나 추가경정예산 처리를 위한 국회 의사일정 합의가 또 무산됐다. 야당은 정경두 국방장관 해임건의안과 북한 목선 귀항 사건 관련 국정조사를 추경과 연계시키고 있고, 여당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평행선을 달리기 때문이다.또한 정치개혁특위와 사법개혁특위의 소위원장 배분을 둘러싼 여야의 입장 차도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민주당과 한국당이 국방장관 해임건의안 처리를 놓고 접점을 찾지 못하면 추경 처리 불발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 회동에서 일본의 수출보복 조치에 대한 초당적 대처에 합의하고 그 밖의 현안에 대해서는 절충점을 찾지 못했다. 그러나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의 만남이 갖는 상징적 의미가 있기 때문에 회동 이후에 여야 원내 차원의 합의를 기대했던 게 사실이다. 결국 6월 임시국회는 본회의 한 번 열지 못하고 끝났고, 7월 국회 일정도 잡지 못하는 상황이다.국방부 장관 해임건의안, 북한 목선 국정조사, 패스트트랙 과정에서 빚어진 고소·고발 등 현안이 추경과 맞물려 있어서 정치적 해법은 날로 꼬여만 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당은 80일 동안의 장외투쟁에 몰두하다가 국민의 비판을 의식하여 국회 정상화에 합의했지만 새로운 쟁점이 생기면 다시 추경과 연계시킴으로써 국회가 한 발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추경을 처리할 '원 포인트' 7월 임시국회를 소집하려는 민주당은 야당에 더 이상 양보하지 않겠다는 입장이고, 한국당은 국방장관 해임건의안 상정이 안되면 추경안 처리에 응할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여당에서는 '친일'여론 공세와 패스트트랙 고소·고발 등 카드로 한국당을 압박하자는 목소리와 야당의 주장을 일부 수용하자는 상반된 의견이 존재하고 있다. 한국당이 정부 여당의 정책에 비난과 반대로만 일관하는 정도가 도를 넘은 측면을 부인할 수 없다. 추경에 대해서도 지역구 예산은 챙기면서도 추경 분리 처리를 고집하는 등 상호모순적인 주장을 펴고 있다. 그러나 국정에 무한책임을 지는 집권여당이 정치력을 발휘해서 접점을 찾아가지 않으면 꼬인 정국을 풀 수 없다. 여당의 대승적 결단이 절실하다. 야당 역시 여권에 대한 반대만이 능사가 아님을 알아야 한다.

2019-07-22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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