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경기도, 공공의료기관 운영방식 점검해야 할 때

경기도립정신병원의 존치 여부를 놓고 경기도와 보건의료노조가 대립하고 있다. 경기도는 폐원이 불가피하다며 절차를 진행 중이고, 보건의료노조는 반대하고 있다. 도립정신병원을 37년 동안 위탁운영했던 민간병원이 적자를 이유로 올해 초 운영계약을 포기한 이후 발생한 일이다. 경기도는 새로운 위탁업체를 찾을 수 없다며 폐원절차를 진행중이다. 반면 보건의료노조는 공공의료 포기행위라며 병원 존치를 요구하고 있다.하지만 이 문제를 단순히 도립정신병원 존치 여부에만 국한할 문제인지 의문이다. 문제의 본질은 경기도의 공공의료기관 운영체계에 숨겨져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경기도는 현재 13개 공공의료기관을 운영 중이다. 경기도의료원내에 6개 병원과 경기도노인전문병원내에 6개 병원, 그리고 논란이 된 도립정신병원 등이다. 문제는 경기도의 예산지원 대상은 경기도의료원 산하 6개 병원 뿐이다. 6개 노인전문병원과 도립정신병원은 개인 법인, 즉 개인 병원에 운영을 위탁한 뒤 단 한 푼도 예산지원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도립정신병원을 위탁해왔던 개인 병원이 적자 부담을 이유로 두 손을 들어버린 것이다.그동안 경기도는 예산 한푼 안들이고 공공의료기관 중 절반 이상을 '도립'이라는 간판을 달고 운영해 온 셈이다. 형식적으로는 일반의료, 노인의료, 정신건강의료 등 주요분야 공공의료 서비스 제공 시스템을 갖춘 셈이나, 내용적으로는 노인의료와 정신건강의료 분야는 민간병원에 운영을 맡긴 채 방치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위탁운영을 맡은 민간병원들이 이익 실현을 위해 의료서비스의 질을 조절할 수 밖에 없다. 또한 손해가 발생하는 상황이면 언제든지 운영을 포기해도 할 말이 없게 된다.진주의료원 사태 이후 공공의료기관의 경영적자를 감수해야 하는 공공기관과 공공의료 서비스 강화를 주장하는 시민단체 사이의 긴장이 계속되고 있다. 이 문제는 안정적인 공공의료 체계의 대안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경기도립정신병원 문제는 기형적인 경기도 공공의료기관 운영방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봐야 한다. 이런 운영방식으로는 공공의료기관의 안정적 운영이 힘들다. 이 문제 부터 해결하고 나서야 공공의료 서비스 개선 의제로 넘어갈 수 있다. 이번 기회에 3개 조례로 3개 의료분야 공공의료기관을 다른 방식으로 운영하는 방식을 통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2019-04-16 경인일보

[사설]인천지역 국가산단 '첨단·고도화' 서둘러야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이후에도 남동·부평·주안 국가산업단지들이 인천지역 경제의 중추 역할을 충실히 해왔음이 통계로 입증됐다. 인천상공회의소가 발간한 '인천지역 국가산업단지 현황 및 지역경제 비중 조사' 보고서 내용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지난 2009년 이후 2018년까지 10년간 인천지역 국가산단의 입주업체와 가동업체, 연간 생산액, 수출액, 고용인원 등이 모두 증가했다. 2018년 현재 입주업체는 8천831개로 2009년보다 32.9%, 가동업체도 8천636개로 37% 각각 늘었다. 2009년 20조2천377억원이었던 연간 생산액은 2018년 33조7천944억원으로 67% 증가했다. 근로자 수도 9만5천289명에서 12만8천982명으로 35.4% 늘었다.그러나 서둘러 해법을 찾아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인천지역 국가산단의 2018년도 연간 가동률은 2009년의 75.7%보다 6.5%P 감소한 69.2%에 그쳤다. 입주업체 및 설비투자 증가 등으로 최대 생산능력은 증가하고 있으나 경기부진현상 지속과 경쟁 심화 등으로 생산액 증가폭이 생산능력 증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천지역 전체 수출에서 국가산단이 차지하는 비중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2009년 26.1%에서 2014년 15.0%, 2018년 13.3%로 지속적인 감소세다. 수출의 대기업 편중현상 심화와 함께 주력업종인 제조업의 상대적 약화로도 해석할 수 있다. 업체당 근로자 수가 15.1명에서 14.9명으로 줄어든 점도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다. 산업단지 전반에 걸쳐 입주업체의 영세화 현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다.인천지역 국가산단의 지속가능한 발전은 '첨단화'와 '고도화'에 달려있다. 기업들이 스마트공장의 확대로 생산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조치가 취해져야 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바이오분야 대기업 및 의료기관과 연계해 남동산단에 중소협력업체를 유치·육성시키는 이른바 '비맥(B-MeC) 벨트' 구축사업에도 행정력을 집중시켜야 한다. 이미 혁신산업단지와 청년친화형 선도산업단지로 선정된 주안·부평산단, 그리고 올 하반기 스마트산단 공모를 준비 중인 남동산단에 대해 정부의 구체적인 지원을 이끌어낼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정부, 국가산업단지관리공단, 입주기업체 그리고 인천시가 손을 굳게 잡아야 답을 찾을 수 있는 현안들이다.

2019-04-16 경인일보

[사설]4월 임시국회 마저 빈 손으로 끝내려나

4월 임시국회가 청문정국에 막혀 꼼짝도 하지 않고 있다. 1월과 2월에는 본회의 한 번 열지 못하고 3월 임시국회도 빈 손으로 끝났다. 어제 여야 3당 교섭단체(민주·한국·바른미래) 원내대표들이 4월 임시국회 의사 일정 합의를 위한 회동을 가졌지만 이미선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 임명 문제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국회에는 강원도 산불과 포항 지진에 연관된 추가경정예산 및 미세먼지 관련 법안은 물론이고, 유치원 3법과 택시업계 지원법, 소방공무원 국가직화 법안 등 민생입법들이 수북이 쌓여있다. 게다가 연동형 비례대표를 포함한 선거제 개혁 관련 법안을 처리하지 못하면 당장 내년 총선거에 지장을 주게 된다. 선거제 개혁과 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 검경 수사권 조정법 등이 패스트 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연동되어 있으나 이에 대한 논의는 인사청문후보자들을 둘러싼 여야 대립으로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이미선 후보자 임명 여부가 대한민국의 모든 정치사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정도로 중대한 것인지 여야 모두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야당은 이 후보자에게 제기된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내부자 거래가 맞는지 분명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정도 국민의 뜻을 전달한 선에서 마무리 짓고 다른 사안에서 비판을 통하여 대안정당으로서의 위상을 높이는 게 정치적 이익에도 부합한다. 이 후보자 문제에 사활적 이익이 걸린 것처럼 행동하는 것은 국민이 보기엔 불편하다. 여권은 이 후보자가 또 다시 낙마할 경우 정국주도권을 뺏긴다는 우려로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권은 국민 여론에 귀 기울이는 대신 임명을 강행함으로써 져야 할 국정부담을 고려해야 한다.이번 인사청문 정국에서는 청문회 제도와 청와대 인사검증에 많은 문제가 있음이 드러났다. 따라서 제도개선을 통하여 고위공직자 인사를 둘러 싼 여야 갈등을 원천적으로 해소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러한 논의는 뒷전인 채 타협 없이 갈등과 적대를 증폭하는 정치행태를 보이며 국회 의사일정에도 합의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안중에 국민이 없다는 방증이다.내년 총선에 여야가 정권심판론과 야당심판론으로 맞붙겠지만 국정사안과 민심에 어느 정당이 반응적 책임성을 보이는지 여부가 승패를 가를 것이다. 야당도 일단 국회를 정상화한 다음에 여권을 비판해야 명분이 있다. 국회의 개점휴업은 어떠한 경우에도 용인될 수 없다.

2019-04-15 경인일보

[사설]개선 필요한 인천시 무상교복 사업

올해 처음으로 지역 중·고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인천시교육청의 무상교복 사업이 잡음을 내고 있다. 재고 끼워 넣기를 비롯해 교복 납품 지연, 학부모 추가부담 발생 등의 문제가 나타났다. 중·고교 신입생 학부모들의 교육경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256개교 5만1천425명 학생을 대상으로 모두 136억7천여만원의 교복구매비를 지원한 인천시교육청은 최근 교복구매지원위원회를 열고 무상교복 지원 실태를 조사했다.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지역 4개 중학교와 4개 고등학교 등 8개 학교에서 학부모에게 사전 고지 없이 수년 전 만들어진 교복이 납품된 것으로 확인됐다. 재고품을 납품할 경우 학부모에게 미리 알리고 신제품과의 가격 차이에 따른 할인혜택 등이 제공돼야 했지만, 업체들은 고지 없이 재고품을 끼워 넣은 것으로 파악됐다. 7개 중학교 6개 고등학교 등 13개 학교에선 입학일이 지나서도 교복을 받지 못하는 '납품 지연' 문제도 발생했다. 지역의 한 중학교 신입생은 입학 후 수일 동안 교복을 받지 못해서 사복을 입고 학생증 사진을 찍은 경우도 있었다.위원회는 일부 교복 업체가 무리하게 납품 물량을 확보하면서 지연 문제가 빚어진 것으로 파악했다. 하지만 업체의 책임을 물어 지연 배상금을 받은 학교는 13곳 가운데 6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7곳은 납품 지연에 관한 사항을 계약서에 명시하지 않아 보상을 받지 못했다. 또한 학부모가 추가 비용을 부담한 경우도 다수였다. 56개 학교가 시교육청이 책정한 교복구매 지원금(학생 1인당 26만6천원)보다 비싼 가격의 교복을 구입했다. 교복 사양이 고급이었던 탓인데, 가장 많은 추가 비용은 8만3천원이었다.올해 3월 기준으로 무상교복 사업을 통해 1인당 30만원 이상 지원된 광역자치단체는 경기도를 비롯해 대전, 세종, 충남, 전북, 전남, 제주 등이다. 이에 미치지 못하는 인천은 향후 1인당 지원 단가 결정 때 지원 금액 현실화를 모색할 계획이다. 교복 납기일 미준수에 따른 피해 배상 청구 방안과 재고품 납품에 따른 대응 매뉴얼도 마련할 방침이며, 대부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지역 자체 브랜드 활용에 대해서도 고민하기로 했다. 무상교복이 단순히 시혜적 정책이 아니라, 지역 사회적 경제 활성화의 대표적 모델이 되기 위해선 지역 자체 브랜드 활용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이는 교복 품질과 서비스의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2019-04-15 경인일보

[사설]'중재자 외교' 호흡 조절하고 내치(內治) 전념할 때

국내외 정세가 문재인 대통령을 심각하게 압박하고 있다. 북한 비핵화를 위한 중재자 외교는 곤경을 겪고 있고, 정치혼란과 경제불안으로 내치가 흔들리고 있다. 집권 3년차를 목전에 두고 내우외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대통령의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목전의 현실을 냉정하게 인정하는 데서 해법을 모색하기를 바란다.우선 중재자 외교 행보의 호흡조절이 필요하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중재자 외교를 숨가쁘게 진행해왔다. 지난 한해에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세차례 남북정상회담을 벌였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는 네차례 면담했다. 뿐만 아니라 대북, 대미 특사파견도 수시로 이뤄졌다. 그 결과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을 두차례나 견인하는 성과를 이뤄냈다.그러나 문 대통령의 견마지로에도 불구하고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한반도평화외교는 교착상태다. 지난 11일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북한의 완전비핵화와 제재완화를 교환하는 빅딜 입장을 재확인했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12일 시정연설에서 이를 거부했다. 양국이 3차 정상회담 가능성은 열어놓았지만 문 대통령이 중재자로서 접점을 찾아주기엔 입장 차이가 현격하다. 따라서 향후 3자외교에서 문 대통령은 양국의 이해를 일치시킬 접점을 찾아내는데 주력하며 호흡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성과 예측이 불투명한 남북정상회담 추진보다는 비공식 라인을 통한 탐색에 주력하면서 중재자 지위를 회복하는 동안 전략적 침묵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반면 흐트러진 국내 정세를 안정시킬 지도력은 적극적으로 발휘할 때다. 지난번 개각 청문회에 이어 헌법재판관 청문회까지 이어진 청와대 인사검증의 적정성 논란은 제도개선이든 국민설득이든 대통령의 입장 표명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확산일로인 경제불안 심리를 진정시킬 확고한 의지도 밝혀야 한다. 최근 기재부는 그동안의 긍정적 전망을 걷어내고 한국경제의 하방리스크 확대를 우려하는 경제동향을 발표했다. 기재부는 대외여건 악화를 이유로 내세웠지만 각종 경제지표는 대내여건 또한 불안한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중재자 외교의 호흡조절을 통해 확보한 여력과 시간을 정치안정을 위한 야당과의 소통과 경제불안심리 해소를 위한 국민과의 대화에 할애해주기 바란다. 내부 정세의 안정이 있고서야 긴 호흡으로 한반도 평화외교를 추진할 수 있다.

2019-04-14 경인일보

[사설]유류세 7% 인하 재정수지만 훼손할 수도

유류세 인하기간이 8월말까지 연장됐다. 지난 12일 기획재정부가 유류세 인하조치를 종료시점인 5월 6일부터 약 4개월을 더 늘린 것이다. 대신 인하율은 현재의 15%에서 7%로 줄였다. 오는 5월 7일부터 소비자들의 유류세 추가부담은 ℓ당 휘발유 65원, 경유 46원, LPG 16원 등으로 추정된다. 기재부는 민생안정 명목으로 지난해 11월 6일부터 6개월 동안 휘발유, 경유, 차량용 LP가스에 붙는 세금을 15% 낮추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했던 2008년 이후 10년 만이다.유류세 인하기간 연장에 대한 정부의 고민이 간취된다. 기재부는 12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광공업 생산, 설비투자, 수출 등 주요 실물지표 흐름이 부진하다고 이례적으로 고백(?)한 것이다. 기재부가 실물지표 부진을 직접 언급한 사례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경기가 급격히 위축됐던 2016년 12월 이후 2년 4개월만으로 현 정부 출범 이후에는 처음이다. 전년 대비 소매판매 지수도 15개월 만에 오름세를 멈추고 2% 하락하는 등 소비심리마저 빠르게 얼어붙고 있는 중이다.정부의 조세수입 차질에 눈길이 간다. 2017년의 유류세는 28조8천억원으로 주요 세목인데 6개월 간 한시적 인하로 이미 2조원의 세수결손이 발생했다. 8월말까지 연장에 따른 추가 세수 결손액은 국세 5천억원과 지방세(주행세) 1천억원 등 총 6천억원으로 점쳐진다. 유류세 인하는 기름값이 많이 오를 때 서민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비상대책으로 정부 입장에서는 세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신중함이 요구되는 정책수단이다. 유가 상황에 따라 정교하게 써야 그 효과를 제대로 낼 수 있는 것이다.지난해 10월 배럴당 80달러에 육박하던 두바이유는 유류세 인하 첫날인 11월 6일에 71달러로 떨어지더니 12월 26일엔 49.52달러까지 떨어져 기름값이 떨어질 때 유류세를 깎아주는 모양새가 되어 서민들의 체감효과는 반감되었다. 이번의 7% 인하효과에 대한 시장의 반응도 회의적이다. 목하 국제유가는 가파르게 상승 중인데 인하폭은 기대이하여서 소비자들은 유가인상에 더 민감해져 결국 소비심리만 위축시킨다는 것이다. 이란과 리비아, 베네수엘라의 정정불안으로 향후 국제유가는 더 오를 개연성이 커졌다. 내수경기가 점차 둔화하고 있어 재정수지만 훼손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

2019-04-14 경인일보

[사설]낙태죄 헌법불합치, 태아 생명보호 숙제는 남았다

헌법재판소가 11일 현행 형법상 낙태죄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에따라 1953년 입법된 이후 2012년 헌재의 합헌 결정으로 66년간 유지됐던 형법 269조 1항(자기 낙태죄)과 270조 1항(동의 낙태죄)은 사라지게 됐다.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국회는 헌재의 주문대로 2020년 12월 31일까지 관련법을 개정해야 한다.헌재는 임신유지와 출산여부에 관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압도적 다수의견(헌법불합치 4명, 단순위헌 3명)으로 낙태죄를 위헌으로 결정했다. "사회경제적 이유로 인해 낙태 갈등 상황을 겪고 있는 경우까지도 예외없이 임신한 여성에게 임신의 유지 및 출산을 강제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형사처벌한다는 점에서 위헌"이라고 밝혔다. 자기 몸에 관한 것은 스스로 결정하는 원칙이야말로 인권의 근간이라는 여성계와 시민사회단체의 주장에 손을 들어 준 것이다. 헌재의 이번 판결은 여성의 자기결정권과 인권의 범위를 확장했다는 점에서 존중할 만하다.그러나 태아의 생명권은 여성의 자기결정권과 인권 못지 않게 보호해야 할 가치다. 이 문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마련되지 않으면 '낙태'를 둘러싼 갈등은 계속될 것이다. 특히 향후 법 개정 과정에서 태아의 생명권을 어느 시기부터 인정할지는 중요한 문제다. 당장 헌법재판관마다 의견이 다르다. 헌법불합치 의견을 낸 재판관들은 태아가 독자적인 생존이 가능한 임신 22주를 낙태 기준으로 제시했다. 위헌 의견을 낸 재판관들은 임신 14주까지는 이유 없이 낙태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반면 합헌 의견을 낸 2명의 재판관은 태아의 생명보호는 중대한 공익이라며 낙태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낙태죄를 규정한 형법 조항의 소멸에 따라 국회는 낙태 허용범위를 대폭 확대하는 관련법 개정에 나서야 할 형편이다. 이 과정에서 낙태 가능 시기를 규정하는 문제가 간단치 않을 것이다. 태아의 어느 시기를 침해할 수 없는 인격적 시기로 규정할 지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국회는 이 부분에 대한 정교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또한 헌재의 이번 판결은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한 것이지 낙태가 옳다는 뜻은 아니다. 낙태 합헌 결정에 따라 그동안 추산에 머물렀던 낙태 통계가 드러나면 충격적일 것이다. 정부는 무분별한 낙태를 방지할 수 있는 임신·출산 보호 방안을 서둘러 만들어야 한다.

2019-04-11 경인일보

[사설]소방공무원 처우개선 직렬논쟁에서 벗어나야

강원지역 대형 산불 이후 소방공무원들의 국가직 전환 논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3일만에 20만명이 넘는 청원글이 올라오고 여태껏 이런 사태를 방치해온 여야 정치권에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내년 4월 총선을 1년여 앞두고 정치권은 표심의 향방을 바꿀 변수로 인식하며 이해득실을 따지는 셈법으로 복잡하다.현재 소방직 공무원은 5만170명으로 이중 국가직은 631명(1.3%), 지방직은 4만9천539명(98.7%)으로 국가직과 지방직으로 직렬을 구분한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다. 그나마 최고 컨트롤타워인 소방청이 국민안전처 산하 소방본부로 있다가 지난 2017년에야 외청으로 분리돼 독립적 지위를 확보했다. 소방청이 독립 이후 맨 처음 한 일이 대형 재난 대응 매뉴얼을 점검해 새로운 대응체계를 만드는 것이었다. 이번 강원도 대형 산불에서 전국에 있는 소방관과 소방차가 삽시간에 집결하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있었던 것도 이같은 대응시스템이 가동됐기 때문이고 화재 규모에 비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국민들은 화마 속에 뛰어들었던 소방관들의 노고를 극찬했다.소방관들은 공무원 보수규정에 따라 월급을 받기 때문에 국가직으로 전환된다 해도 급여가 오르지 않는다. 그런데도 일각에서는 소방관들이 국가직 전환을 통해 봉급인상 등 개인적인 처우개선을 노린다거나 그외 다른 이야기도 떠돈다. 소방관들이 국가직 전환에 사활을 거는 진짜 이유는 제때, 신속히, 충분히, 확실하게 위급 및 재난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인력과 장비 때문이다. 현행 지방직 소방공무원 신분으로는 광역 시도단체의 재정여건과 광역단체장의 의사결정에 따라 인력과 장비 보급 운용이 이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화재현장과 119 응급출동이 동시에 발생했을 경우 인력이 모자라 발을 동동 구르거나 장비가 부족해 화마에 소방관들이 순직하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재정이 열악한 자치단체의 예산으로는 지원에 한계가 있다.따라서 소방관들의 지위가 국가직이냐 지방직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충분한 인력과 장비를 보급할 수 있는 제도와 예산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자치분권 강화와 자치경찰을 추진하는 추세에 역행하는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보다는 소방현장을 충분히 지원하는 예산확충 노력이 앞서야 한다. 소방당국도 논점이 흐려지지 않도록 명확한 입장을 보여야 한다.

2019-04-11 경인일보

[사설]난민 신청제도 개선 시급하다

인천이 가짜난민의 천국이라 불릴만큼 난민 신청자들이 폭증하고 있다. 인천출입국 외국인청에 난민신청 건수는 2016년도 64건에서 2018년도 2천415건으로 늘어났다. 전국 난민 신청 건수의 22.6%가 인천에 몰리고 있는 것은 국제공항과 항만을 끼고 있는 관문도시이기 때문이다. 무비자나 관광비자로 입국한 뒤 난민브로커를 통해 허위 난민신청비자를 신청하는 것이 하나의 체류수단처럼 성행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 전수조사에 의하면 난민 신청 중 허위로 판명된 비율은 15%로, 이 가운데 상당수는 변호사나 법률전문가들로 이뤄진 난민 브로커들이 만들어낸 가짜 난민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난민 신청 브로커 조직은 모집책과 허위서류 작성책, 난민서류신청대행사무원 등으로 이뤄져 있었다. 이들은 SNS 광고 등을 통해 외국인을 모집한 다음 난민사유와 관련서류를 허위로 작성하여 난민신청을 대행해오면서 수억원의 수수료를 챙겨온 것으로 드러났다.가짜 난민신청이 성행하게 되는 이유는 현행 난민 행정과 관련법의 맹점 때문이다. 국내에 입국한 외국인이 난민신청을 할 경우 1차 심사와 이의 제기 등의 행정소송을 거치는 데 통상 3년 정도가 소요되며 그 기간 동안에는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기 때문에 불법 체류보다 유리하다. 만약 행정소송에서 최종 패소하더라도 난민신청을 한다음 체류기간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무제한 재신청이 가능하다. 현재 5번째 난민 신청을 하면서 장기체류를 이어가고 있는 외국인도 있다. 정부는 허점 투성이인 난민법을 전면적으로 또 시급히 개정해야 한다. 허위난민 신청이 늘어나면서 난민 보호라는 인도주의적 목적보다는 불법체류자들의 취업과 체류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으며, 허위난민 브로커들의 불법행위의 온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난민신청 사무 담당인력 부족 문제부터 해결해야 심사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현재 길어진 신청처리 기간 때문에 허위 난민신청자를 끌어 들이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하기 때문이다. 한편 난민 소송이 기각될 경우, 특히 명백히 허위 사유로 난민신청을 한 것이 확인된 경우에는 재신청의 제한이 필요해 보인다. 현재 법무부는 난민재신청자의 경우 출국은 유예해주고 비자는 연장해주지 않고 있는데, 재신청자는 거주권을 가지고 있으나 취업자격은 없는 이중적 지위도 인정하고 있어 그 개선이 필요하다.

2019-04-10 경인일보

[사설]'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해 청정국 지위 되찾길

하루가 멀다하고 마약사건이 터지고 있다. 남양유업 외손녀에 이어 그제는 귀화 방송인 로버트 할리가 필로폰 투약 혐의로 체포됐다. 그는 연예인 버금가는 인기 있는 방송인이다. 카페인 성분의 커피도 마시지 않는다는 모르몬교도로도 알려진 터여서 할리의 일탈 행위에 국민이 받은 충격은 크다. 최근 재벌 3세와 연예인들의 마약 복용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와중이라 더욱 그럴 것이다.연예인이나 재벌가들의 마약투약은 과거에도 드물지 않게 발생해 왔지만, 버닝썬 사건 이후 마약류 범죄에 대한 경각심은 더욱 커졌다. 특히 심각한 것은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마약이 확산하면서 주부, 회사원, 대학생 등 평범한 일반인까지 손쉽게 마약을 손에 넣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버닝썬 사건에서 드러난 이른바 '물뽕'의 유통 실태는 우리 사회에 마약류가 얼마나 일반화됐는지 극명하게 보여준다. 특히 일부 국가에서 대마류가 합법화하면서 국제우편 등을 통해 마약류가 밀반입되는 사례가 꾸준하게 늘어나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한때 우리나라는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마약 청정국이었다. 그래서 마약 운반업자들은 우리나라를 경유해 제3국으로 마약을 보내는 경우가 많았다. 그만큼 우리나라에서 마약류에 대해 철저한 단속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외유학생이 급증하고 이들이 해외에서 대마 등 마약류를 접한 후 직접 밀반입을 시도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밀반입 대상 마약류도 다양하다. 특히 최근에는 액상 대마 유입이 증가하고 있다. 액상 대마는 환각성이 강하면서도 냄새가 약해 길거리에서 피워도 잘 모를 정도로 단속에 잘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유명인 마약사범들로 인해 사회의 경각심이 커지게 된 점을 기회로 삼아 우리 일상 속에 침투해 온 마약을 근절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2000년 초반 대대적인 단속으로 마약류 사범을 크게 줄일 수 있었던 것은 정부가 나서 강력한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찰의 마약 단속은 너무 느슨해 의혹이 일 정도다. 마약 단속은 시기를 놓치면 국가와 사회에 엄청난 해악을 끼친다. 정부와 국회가 나서 단속부터 중독자 재활치료, 수감 중인 마약 범죄자에 대한 교정정책에 이르기까지 이를 전담할 기구를 하루속히 만들어야 한다. 아울러 마약사범에 대한 처벌을 높여 잃어버린 마약 청정국의 지위를 회복해야 한다.

2019-04-10 경인일보

[사설]청년배당 부작용 방지하고 청년연금은 숙고해야

이재명 도지사가 야심차게 밀어붙인 경기도 청년복지 정책이 보건복지부의 개입으로 절반만 시행에 들어갔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경기도의 청년 기본소득(청년배당) 정책은 허용하는 대신 '생애 최초 청년국민연금 지원사업'은 제동을 걸었다. 이에따라 도는 8일 청년배당사업을 개시했고 첫날부터 신청자가 몰렸다. 반면 청년국민연금 지원사업은 복지부와의 재협의를 위한 보완작업에 들어갔다.우선 도는 현장 실행에 들어간 청년배당 사업의 부작용을 원천봉쇄하는데 행정력을 집중하기 바란다. 청년배당 정책은 이 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국내 최초로 도입한 기본소득보장제도다. 당시 성남시에서 3년 이상 거주한 만 24세 청년 1만1천300여명에게 연 50만원을 상품권으로 지급했다. 하지만 제도가 시행되자마자 소위 상품권 깡(불법 현금할인)이 성행했다. 이번에 시행되는 경기도 청년배당은 규모 자체가 엄청나다. 17만5천여명에 달하는 도내 24세 청년에게 100만원 씩 총 1천753억원을 지급한다. 4년간 7천억원의 혈세가 들어간다.도는 시·군별로 지역화폐를 체크카드에 충전해주는 방식으로 지급함으로써 상품권 깡과 같은 부작용을 방지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상품권 깡 못지 않게 카드 깡 암시장이 활개치는 상황을 감안하면 부정사용 방지 효과를 발휘할지 의문이다. 만일 청년배당에 쏟아부은 혈세를 바탕으로 카드 깡 시장이 형성되면 부작용은 심각해진다. 지원대상인 청년과 무관한 계층이 혜택을 누리고 불법 카드 깡 업체만 배불릴 수 있다. 무엇 보다 청년들의 도덕적 해이가 드러나면서 기본소득보장제도 자체에 대한 반대 여론이 커질 수 있다. 청년배당 사업은 도입보다 운용이 훨씬 중요하다.반면 청년국민연금 지원사업은 보건복지부의 권고를 수용해 제도시행 보류를 숙고할 필요가 있다. 도내 만 18세 청년의 국민연금 첫 보험료를 무상 지원해 가입기간을 늘려준다는 발상은 참신했다. 그러나 전 국민의 자산이자 국가재원인 국민연금을 경기도민에게만 더 지급토록 하는 형평성 문제와 연금재원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반대론은 합리적이다. 이 지사와 같은 민주당이 장악한 경기도의회도 지난해 예산심의 때 부터 회의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재협의 통보는 사실상 정중한 거부의사로 봐야 맞다.

2019-04-09 경인일보

[사설]김포공항 국제선 증설은 서울시의 '욕심'이다

서울시가 기존 김포공항의 발전 방안으로 국제선 기능 강화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그야말로 '난센스'다. 무엇보다 서울시 스스로 서울시민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려는 반시민적 행정이다. 국가시설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도 역행하는 반국가적 구상이다. 대한민국 수도권을 대표하는 국제공항이라는 명분 때문에 인천국제공항의 대외적 명칭조차 서울시에 일정 부분 양보한 인접 인천시의 시민들에게는 도의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반사회적 처사다. 서울시가 2억6천만원을 들여 지난해 4월부터 시작해 오는 6월 준공을 앞두고 마지막 손질을 하고 있는 '신성장 거점 김포공항 육성·관리방안 마련' 용역을 두고 하는 얘기다.이 '김포공항 르네상스' 용역의 목표는 두 가지다. 하나는 서울시의 '국제관문'으로서 김포공항의 역할과 위상을 재정립하는 방안, 다른 하나는 공항 주변 지역의 활성화 방안이다. 누가 보아도 김포공항 국제노선의 증대를 전제로 하고 있음이 확연하다. 실제로 용역에는 김포공항의 국제선 기능을 강화해 장거리 노선도 취항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포공항의 국제선은 지난 2001년 인천국제공항의 개항과 함께 없어졌다가 2003년 11월 도쿄 하네다공항 노선의 재취항을 계기로 부활했다. 일본, 중국, 대만 등 근거리 국제노선이 운영되기 시작하면서 2002년 12만8천428편이던 항공편수가 지난해 14만1천80편으로 급증했다. 공항 주변지역 주민들의 항공기 소음 피해 상황도 악화됐음은 물론이다.이런 실정임에도 서울시가 김포공항의 국제선 확대를 꾀하는 것이 알려지자 당장 서울시 강서·구로·금천·양천구 지역의 광역의회의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 광역의원은 인접한 인천시 계양구와 경기도 부천시·김포시 출신 광역의원들과 함께 서울시 계획에 반대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2.4분마다 1대씩 이·착륙하는 항공기로 인한 소음피해, 고도제한과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 등을 지적하면서 심야시간대 운항이 불가피한 국제선 증설을 단호하게 반대했다. 또한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이 본격 운영됨에 따라 국가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라도 김포공항의 국제선은 인천국제공항으로 통합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런 목소리를 낸 광역의회 의원수가 19명에 이른다. 한 점 오류도 없는 합리적 지적이다. 서울시는 더 이상 욕심내지 말고 과유불급(過猶不及)의 말뜻을 생각해보길 바란다. 두고두고 새겨야 할 경구다.

2019-04-09 경인일보

[사설]4월 임시국회마저 빈손으로 끝낼 건가

어제부터 4월 임시국회가 열렸으나 여야간 여러 가지 쟁점으로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임시국회 첫날인 어제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에서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김연철·박영선 장관 후보자를 임명함으로써 여야간 대치는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4월 임시국회를 다음 달 7일까지 열기로 했으나 문희상 국회의장이 참석한 여야 5당 원내대표 회의에서도 의사일정에 합의하지 못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국회는 올해 들어 1월과 2월에는 단 한 차례도 본회의를 열지 못했고, 3월 임시국회도 빈손으로 끝냈다. 4월 임시국회마저 여야 대립으로 민생법안조차 처리하지 못하면 국회는 적폐세력으로 몰려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그러나 이번 임시국회에서도 쟁점 법안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와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등은 여야 입장 차가 워낙 커서 처리에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게다가 정부가 이달 말 제출할 예정인 추가경정안을 두고도 이견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미세먼지 대책과 재난 복구, 수출 부진 등 경기 선제적 대응을 위해 추경이 필요하다는 입장이고, 자유한국당은 총선을 의식한 선심성 추경이 될 우려가 있다며 추경은 우선 예비비로 충당하는 게 맞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한국당은 미세먼지와 포항 지진, 고성 산불 등 재해관련 추경은 따로 제출하면 신속히 합의하겠다고 밝혔다.여야는 선거제도 개혁 관련 패스트 트랙을 비롯하여 검경 수사권 조정,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법안 등을 두고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한국당은 공수처 설치에 반대하고 있고, 바른미래당은 공수처에 기소권을 부여하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게다가 선거제 개혁을 쟁점법안과 연계시키는 것도 한국당은 반대하고 있다. 이렇듯 여야가 접점을 찾지 못한다면 선거제 개혁이 물 건너가는 것은 물론이고 개혁입법은 20대 국회에서 이루어질 수 없다.내년 총선을 의식한 여야 정당들의 힘겨루기는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 지난 4·3 재보궐선거에서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이 1대1로 비긴 것도 이런 현상을 더욱 부채질하는 요인이다. 따라서 4월 임시국회에서는 지난 석 달간의 국회 공전을 씻고 최소한 민생법안 처리에 합의하고 나아가서 쟁점법안들에 대해서도 간극을 좁혀나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언제까지 국회는 직무유기를 밥 먹듯이 할 건가.

2019-04-08 경인일보

[사설]의료진 폭행, 강력한 대응 대책이 절실하다

병원 내에서 진료환경을 위협하는 폭행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오래전부터 의료진 폭행이 수없이 반복되고 있지만,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른 것은 최근의 일이다. 의료진 폭행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기 전까지만 해도 불친절한 의료진에 대한 반감을 바탕으로 "오죽하면 저렇게까지 했을까"라며 오히려 폭행 가해자를 동정하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의료진에 대한 폭행 수위가 높아지면서 시민 의식도 크게 달라졌다.폭력은 어떤 이유라도 정당화할 수 없다. 특히 생명을 다루는 의료진에게 가해지는 폭력은 당사자는 물론 환자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다. 복건복지부가 의료기관 내에서 의료인과 환자에게 상해 이상의 피해를 준 가해자를 가중처벌하고, 음주로 인한 심신장애일지라도 처벌하겠다는 법률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관련 규정을 개선하고 나선 것은 반길 일이다. 아쉬운 것은 폭력이 벌어지는 의료 현장에서 즉각 대처할 방안이 미흡한 점이다.의료진에게 가해지는 폭력은 예측하지 못한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벌어지는 경우가 많다. 흉기를 휘둘러 의료진이 숨지는 불행한 사고도 있었다. 범행 이후 처벌 수위를 강화하는 것보다 더 시급한 것은 현장에서 벌어지는 폭력을 효율적으로 통제하는 것이다. 단순히 말리는 수준이 아닌 강력한 제재 규정이 필요하다. 보건복지부가 2016~2018년 3년간 조사한 안전한 의료환경 실태조사 자료를 보면 병원 폭행 가해자의 90.1%가 환자이거나 보호자로 나타났다. 폭행 원인의 45.8%가 음주상태에서 벌어졌고, 진료 결과에 대한 불만은 20.3%로 상대적으로 낮다.현행법은 폭행을 당한 의료진이 가해자 처벌을 원치 않으면 처벌할 수 없다. 의료진이 폭행 가해자 처벌에 관대한 이유는 간단하다. 시간이 없어서다. 환자를 돌보느라 경찰 조사나 재판에 참석할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의료진을 폭행하고 처벌을 받은 사람이 자신이 폭행한 의료진에게 진찰을 요구해도 거절할 방법조차 없다고 한다. 폭행 처벌 수위를 올렸지만 법과 현실의 차이가 많다.자신의 감정을 통제할 수 없는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폭행을 가하는 사람들이 강력해진 처벌 수위를 인식하고 자제하기를 바라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항공기내 폭력을 강력하게 제재하는 것처럼 의료 현장의 폭력도 신속하고 엄중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

2019-04-08 경인일보

[사설]강원도 산불대책 마련과 원인규명 철저해야

지난 4일 밤 발생한 강원도 산불이 막대한 피해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신속하게 진화된 것은 불행중 다행이다. 속초·고성·인제·강릉·동해 등 강원도 5개 시군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을 정도로 산불 피해는 컸다. 사흘간 축구장 742배에 달하는 산림 530㏊가 잿더미가 됐고 주택 400여채와 관광·축산·농업시설 피해도 크다. 그래도 전체 소방력의 절반을 지원한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등 전국적인 소방협업으로 날이 밝자 불길을 잡았고, 체험학습 중이던 평택 현화중학교 학생 전원이 무사히 대피하는 등 인명피해를 최소화했다.하지만 이번 산불을 가정에서 시청한 국민들은 놀란 심경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야간에 발생해 강한 바람을 타고 인구밀집 지역인 속초시내까지 확산되는 장면에 애를 태웠다. 이미 수차례 대형산불을 겪었던 동해 산간·해안지역에서 또 다시 무력한 소방시스템 대신 피해를 막기 위한 시민들의 자위적 사투를 지켜봐야 했기 때문이다. 고성 산불이 발생한 1996년부터 이번까지 전국을 발칵 뒤집어 놓은 대형산불만 4번이 발생했다. 고성 산불로부터 20년이 지나서도 같은 재앙을 당한다면 정부가 대책 마련에 손을 놓고 있었다고 봐야 한다. 정부는 야간산불 진화용 소방헬기, 소방용 무인드론, 산악형 소방차 실전 배치 등 대책 다운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강원 산불에서 또 하나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발화 원인과 관련 논란이 일고 있는 속초·고성 산불이다. 대다수 언론이 전신주 개폐기에서 발생한 불꽃을 산불 발생 원인으로 주목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감식 결과 사실로 밝혀질 경우 큰 논란이 예상된다. 이와관련 일각에서는 한국전력이 적자를 줄이기 위해 배전설비 유지보수 예산을 삭감한 사실을 거론하고 있다. 한 언론사는 한전이 지난해 배전설비 유지보수 예산을 전년 대비 22%나 줄어든 4천억원을 삭감하고 올해도 비슷한 규모로 예산을 편성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정부는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강원도 산불 대책을 구체적으로 세우는 한편 속초·고성 산불의 원인을 철저하게 규명해야 한다. 한전의 배전설비 유지보수에 문제가 있고 이로 인한 화재발생 가능성이 인정된다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 사실 한전 입장에서는 국과수의 정밀감식 발표 이전이라도 지금 당장 전국 산간지역에 늘어선 배전설비 전체를 긴급 점검하는 것이 사리에 맞을 것이다.

2019-04-07 경인일보

[사설]포털의 지역신문 홀대는 민주주의 위협

전국언론노동조합이 제 63회 신문의 날에 즈음해서 신문법 개정을 요구했다. 현행 신문법이 편집 자율성과 독자들의 권익은 물론 신문의 공정성과 공익성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지역신문이 배제된 포털업체들의 온라인 뉴스 유통구조 개선도 주문했다.네이버와 카카오 등 거대 공룡 포털의 지방언론 홀대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국내 뉴스시장에서 모바일과 PC를 통한 뉴스 유통비중이 매우 높다. 한국언론재단의 '2018 언론수요자 조사'에서 포털사이트를 통해 뉴스를 접했다는 응답이 무려 76%이다. 네이버는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를 화면에 전진 배치하는 수법의 '뉴스장사'로 급성장한 독점적 지배사업자이다.네이버에서 하루 약 1천300만명이 뉴스를 읽고 있지만 이용자들은 지방의 소식을 쉽게 접할 수는 없다.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이 2018년 9월 하순 한주 동안 네이버의 뉴스메인을 분석해본 결과 총 1천227건(일평균 153건)의 기사 가운데 지역언론사의 기사는 단 한건도 없었다. 지역뉴스는 여론의 다양성을 확보하는데 대단히 중요한 요소일 뿐 아니라 전국토의 90%이상 내지 전인구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지역민들을 감안하면 포털 공룡들의 갑(甲)질은 도를 넘어선 느낌이다. 지난해 네이버는 뉴스편집에서 손을 떼고 독자중심의 뉴스환경을 만들겠다고 선언하고 금년 2월에는 뉴스검색 알고리즘까지 변경했지만 비(非)제휴 매체들의 입지는 더 좁아졌다.지방언론사들은 독자수와 광고수익 감소로 경영난이 가속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반면에 지방자치단체의 권한과 역할이 확대됨에 따라 지방언론사의 지방정부 감시역할은 더욱 확대돼야 할 상황이다. 여기에 자치경찰제까지 도입될 경우 지방정부는 공권력까지 통제하는 거대권력으로 변할 수 있다. 시민 편에서 이를 견제할 수단은 지방언론 말고는 없는 실정이다.프랑스의 정치학자 알렉시스 토크빌은 "지역 언론의 힘은 국민의 힘에 버금가는 존재"라고 역설했다. 민주주의가 더 위협받기 전에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아야 한다. 미국과 같은 '뉴스의 사막지대'화부터 막아야 한다. 선진국에서는 국가의 저널리즘 지원은 당연한 책무라는 사고가 보편화되었다. 현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자치분권과 지역균형발전 정책과도 배치된다. 국회와 정부, 국민 모두가 지방신문 활성화에 힘을 모아야할 때이다.

2019-04-07 경인일보

[사설]청와대, 의미심장한 민심의 변화를 주목하라

여야 정당이 4·3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사실상 자당 후보로 지원했던 정의당 후보가 창원성산 국회의원 보선에서 간신히 당선되고 전주시 기초의원 선거에서도 패했다. 당직자들은 민생을 살피라는 민심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은 통영·고성의 당연한 승리와 창원성산의 선전에 만족하면서도, 1 대 1의 결과를 만들어낸 민심은 여전히 자당에 거리를 두고 있음을 인정하며 분발을 다짐했다. 내년 총선승리를 겨냥한 정치적 반성과 겸손이다.하지만 국민은 여야 정당의 정치적 반응에 관심이 없다. 국민이 간절히 알고 싶은 것은 이번 선거로 드러난 민심에 대한 청와대의 입장이다. 이번 선거는 작지만 의미심장한 민심의 변화를 표출했다. 창원성산의 초박빙 접전과 전주시 기초의원 선거의 여당 패배는 진보 진영의 전통적인 텃밭에서도 여권에 대한 지지에 이상기류가 발생했음을 보여준다. 원인은 피폐해진 지역경제, 악화된 서민경제로 보인다. 창원성산은 현 정부에서 철퇴를 맞은 원자력산업의 기반이고, 전주는 전북의 경제중심이다. 이런 민심을 바탕으로 현재의 원자력발전 정책과 최저임금제 및 주52시간 근무제에 대한 공론조사를 실시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할 정도다.굳이 이번 선거 결과가 아니더라도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과 원전 정책에 대해서는 합리적인 비판이 충분히 제기됐었다. 야당의 비난은 정략적이라고 치부하더라도 학계의 비판과 대안이 쏟아졌고, 산업계와 기업들은 최소한의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읍소도 했다. 최근 청년시민단체 대표는 달라진 게 없는 청년의 답답한 현실을 호소하다 대통령 앞에서 눈물을 쏟았다. 급기야 지난 3일 보수와 진보진영을 망라한 경제원로들이 대통령 앞에서 한 목소리로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비판했다.문재인 정부의 경제, 사회정책에 대한 합리적인 비판에 대해 4·3 보궐선거는 민심 또한 동의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청와대 참모의 일탈이나, 인사청문회의 소란은 바로잡으면 그만이다. 선거를 통해 책임을 가릴 수도 있다. 하지만 잘못 설계된 경제, 사회정책으로 인한 국익의 손실과 민생의 희생은 복원하기 힘들다. 선거로 책임을 질 수는 있지만 엄청난 후유증은 남는다. 청와대가 작지만 의미심장한 4·3 보궐선거 민심에 주목해야 할 이유다.

2019-04-04 경인일보

[사설]수월해진 예타(예비타당성조사) 제도, 국가재정 악화는 안된다

20년 만에 예비타당성조사(예타) 제도가 달라진다. 예타 개편안의 핵심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평가방식 이원화다. 수도권 사업은 경제성과 정책성만을 평가하고, 비수도권 사업은 경제성 평가를 줄이고 지역균형 평가에 중점을 둔다는 것이다.우선 수도권 입장에서도 이번 제도 개편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수도권 국책사업의 타당성을 평가할 때 불리했던 '지역낙후 평가' 항목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특히 경기, 인천의 접경·도서·농산어촌 지역에는 비수도권 평가지표를 적용한 것은 수도권 역내 균형발전의 전기가 될 수 있다. 여기에 '정책성 평가'에서 일자리 창출·주민생활여건 향상·환경성·안전성도 함께 살피고, 재원 확보 여부 및 사업추진의지·준비 정도도 예타 대상 사업을 선정할 때와 실제 평가를 진행할 때 별도로 고려된다. 이번 제도개편으로 예타의 문턱에서 좌절됐던 신분당선 연장(광교~호매실) 사업은 이미 조성된 5천억원의 재원이 가점을 받아 통과가 확실해졌다. 제2경인선 광역철도 건설사업과 계양~강화 고속도로 건설사업도 청신호가 켜졌다.실제로 수도권 지방자치단체와 정치권도 일단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경기도가 건의한 개선방안이 상당 부분 반영된 정부의 예타 제도 개편을 환영한다"면서 "신분당선 연장 예타가 조속히 통과되도록 도 차원의 노력을 하겠다"고 힘을 실었다. 염태영 수원시장도 "경제성 조사와 종합분석 평가를 분리하고, 지역균형발전을 분석에서 제외한 점, 사업 추진부서 평가항목별 효과를 제시할 수 있도록 한 부분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다만 수도권 예타 항목 중 경제성 평가 가중치를 35~50%에서 60~70%로 상향한 대목은 부담스럽다. 경제성 평가항목이 수도권 국책사업 예타 실행시 어떻게 작용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지방자치단체의 환영과는 별도로 이번 예타 개편안이 정부재정의 방파제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점은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가장 큰 걱정은 선심공약을 양산하는 우리 정치현실과 예타 제도의 부실운영이 맞물릴 가능성이다. 대규모 적자가 뻔히 예상되는 사업들이 정확한 검증 보다 정치적 논리로 예타의 문턱을 마구 넘어서면 국가 재정의 파탄과 미래 세대의 부담을 키울 수 있다. 예타 진입의 문턱을 낮춘 만큼 운영의 객관성과 중립성은 확실하게 강화해야 한다. 이와관련 정부 산하 위원회에서 예타 종합평가를 담당토록 한 것은 재고해야 한다. 정치 외풍이 개입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2019-04-04 경인일보

[사설]지역 상생기금 연장하려면 수도권 규제 완화해야

지역 상생발전기금은 수도권 개발이익을 비수도권에 지원해 지역 발전을 도모한다는 취지로 2010년 마련됐다. 기금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3개 광역자치단체의 지방소비세수 5%p(2014년 이후 11%p)분의 35%(연간 3천억원)를 출연해 비수도권 14개 시·도를 지원하는 수평적 재정조정수단이다. 기금 조성은 일몰제를 맞아 올해 말 끝난다.그러나 지난해부터 기금을 연장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됐다. 행정안전부 장관까지 나서 기금 운용을 연장하고, 출연 규모를 확대할 필요성을 강조하는가 하면, 정치권 역시 기금의 일몰제 폐지와 나아가 기금을 확대 개편하는 법률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토론회를 열어 공론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심기준(비례) 의원이 오늘 개최하는 지역 상생발전기금의 개편 방안 토론회가 그런 경우다. 겉으로는 기금의 성과와 문제점을 진단하겠다는 취지이나 목적은 기금의 연장과 확대에 있다. 여론을 떠보고 분위기를 잡으려는 것이다. 토론 주제도 '지방재정 현황과 지역 상생발전기금 존치 필요성'이다. 토론회 후원기관 역시 기금의 확대 개편을 제시한 대통령 직속 국가 균형발전위원회다. 누가 봐도 속셈은 뻔하다.그동안 상생기금이 지자체에서 마구잡이식으로 운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수없이 제기돼 왔다. 기금 운용 성과를 분석하는 구체적 세부지표가 없고, 지표별 배점을 정하는 기준이 없다 보니 지자체가 쓰고 싶은 데 쓰고, '셀프 평가'로 '만점'을 주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속출했다. 관리가 투명하지 않아 '비수도권의 쌈짓돈'이란 소리가 들렸다. 그렇게 10년이 지났다. 그럼에도 기금 연장과 확대를 주장하며 또다시 국가 균형발전을 들먹이고 있다. 만일 기금이 연장 확대되면 지금보다 배인 6천억여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따지고 보면 상생기금 조성은 정부의 몫이지 지자체가 할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수도권 3개 지자체는 기금을 조성해 그것이 어떤 용도로 사용되는지 불문하고 배분해줬다. 그런데 더 연장 확대로 또다시 희생을 강요하니 어처구니가 없다. 현재 경기 북부지역의 경우, 수도권규제에 군사보호시설규제, 상수원 규제 등으로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 심한 규제로 지역 민심은 폭발 직전이다. 내 발등의 불로 남 신경 쓸 겨를이 없다. 수도권 규제 완화 없이 더 이상의 일방적인 희생은 받아들일 수 없다.

2019-04-03 경인일보

[사설]국가 사적지로 보존해야 할 인천감리서

백범 김구 기념관을 인천 중구에 건립하자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지난 2일 열린 백범과 관련한 독립운동 역사문화콘텐츠 개발을 위한 토론회에 참석한 유창호 박사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인천이 김구 선생이 두차례 수형생활을 한 인연이 있고, 백범일지에도 인천은 "의미심장한 역사 지대"라고 특별히 밝혔던 곳임에도 기념 사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김구 기념관의 건립 과정에서 인천대공원에 있는 백범동상과 백범의 어머니 곽낙원 여사의 동상 이전 문제도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백범 김구 동상은 현재 인천대공원에 건립되어 있다. 1997년 인천 시민들의 성금을 모아 건립한 것으로, 이 동상 곁에는 백범이 인천에서 모진 감옥살이를 할 때 옥바라지를 했던 모친 곽낙원 여사의 동상도 세워져 있다. 인천대공원은 백범과 큰 연고가 없는 곳인데다 접근성도 떨어져 백범의 업적을 기리는 장소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여론이 여러 차례 제기된 바 있다.김구 기념관 건립 사업은 인천감리서의 국가 사적지화와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 인천감리서는 한국독립운동사의 중요한 사적지이다. 인천감리서는 청년 김구가 사형언도를 받고 수형생활을 한 곳이며, 모진 노역을 견디며 민족의 지도자로 다시 태어난 단련장이었다. 백범은 1896년 명성황후 시해 사건을 듣고 분노하여 일본군 중위 쓰치다를 살해한 이른바 '치하포사건'으로 인천감리서내 인천 감옥에 2년간 수감됐다가 사형 직전에 무기수로 감형된 뒤 인천의 민족지사 유완무 등의 도움을 받아 탈출에 성공한 곳이다. 백범은 1911년 안악사건으로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되었다가 1914년 인천 감옥으로 이감되어 이듬해 가출옥할 때까지 모진 수형생활을 하였으며 당시 인천항 축항공사의 노역에 동원되기도 했다.인천감리서는 개항장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조선정부가 설치한 특별행정기구였다는 사실도 중요하다. 흔히 인천 개항장을 일본을 비롯한 외세 중심의 역사적 공간으로만 이해하고 있다. 인천감리서는 조선이 변화하는 국제 정세와 국제 통상업무를 능동적으로 대처하려 했던 행정기구이자 역사적 흔적이다. 이같은 김구 기념관 건립이나 인천감리서 사적지 복원은 중구의 노력만으로 추진되기 어렵다. 인천시가 함께 나서서 국가적 사업으로 추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19-04-03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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