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수도권매립지 국가사무로 전환해 해결해야

환경부와 경기·인천·서울 등 4자협의체가 '수도권 대체매립지 조성 연구용역' 최종보고서를 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대체매립지 후보지로 거론된 경기, 인천의 해당 지역 민심은 이미 끓어오르고 있다. 4자협의체는 피하고 싶었던 현실과 마주하고 있다.그동안의 전언을 종합하면 4자협의체에 제출된 용역보고서는 현재의 수도권매립지를 대신할 경기, 인천의 대체매립지 후보지역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주민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생활폐기물을 직접 매립하는 대신 전부 소각해 소각재를 매립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쓰레기 소각장 증설을 권유했다고 한다.문제는 대체매립지를 수용할 지자체가 전무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4자협의체는 보고서를 토대로 논의해 최종입지를 선정하는 대신 엄청난 인센티브를 걸고 공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모양이다. 하지만 이는 십수년이 걸린 방사성폐기물처분시설 공모의 전철을 밟을 공산이 크다. 경기, 인천 선출직 공직자 전원이 반대에 앞장 설 것이 명약관화하기 때문이다.주민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체매립지에 소각재만 매립하도록 쓰레기 소각장을 증설하자는 제안도 마찬가지다. 대책이 전무한 미세먼지 대란을 겪는 상황에서 매립장에 반입되는 쓰레기를 전부 재로 만들려면 서울, 경기, 인천 전역에 대규모 소각장을 건설해야 하는데 이 또한 대체매립지에 버금가는 반발을 초래할 수 있다. 결국 용역보고서 제안은 경기도지사, 인천·서울시장 모두 앞장서 실행할 수 없는 사안인 셈이다. 이는 4자협의체의 대체매립지 조성 용역 자체가 문제해결보다는 문제를 뒤로 미뤘던 것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매일 1만2천t 이상 매립해야 하는 수도권 쓰레기는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 제 시한은 5년 정도 남았다. 최악의 경우 현재의 수도권매립지 사용을 연장하기 위해 기반시설 기초설계에 착수하자는 제안도 있지만 귀 기울이는 당국도 없다.수도권 쓰레기 매립 문제는 이해가 엇갈리는 수도권 3개 광역단체의 협의에 맡길 수 없는 초광역 현안으로 커졌다. 수도권 시민 2천500만명의 쓰레기 문제가 정치적 이해타산을 따지는 테이블 위에서 해결될리 만무다. 용역보고 내용이 사실이라면 정부의 쓰레기 처리 정책에 큰 변화가 수반돼야 하고 미세먼지 대책 등 환경정책과의 연관성도 살펴봐야 한다. 정부가 국가사무로 끌어안아 해결해야 할 시점이 됐다.

2019-03-28 경인일보

[사설]미세먼지 속에 방치된 체육 꿈나무들

경기도교육청이 한국 체육을 이끌어 갈 유망주들을 미세먼지 속에 방치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올림픽을 비롯해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스포츠 스타를 꿈꾸는 학교운동부 소속 선수들과 생활체육으로 스포츠를 즐기는 학생들이 함께 참여하는 '2019 스포츠클럽대회'를 열고 있다. 지난 8일 시작된 스포츠클럽대회는 도내에서는 처음으로 엘리트 선수와 일반 학생들이 함께 참가하는 대회다. 스포츠클럽대회에서 입상하는 선수는 오는 5월 전라북도 일원에서 열리는 제48회 전국소년체육대회 도대표로 출전하는 자격이 주어진다.도교육청이 전문 선수 과정을 밟고 있는 학생선수와 일반 학생이 어우러지는 대규모 행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미세먼지 문제에 대해서는 뒷짐을 지고 있다. 실내 보다는 실외에서 진행되는 종목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학생 스포츠대회라는 특성에 맞는 미세먼지 대책을 수립하지 않고 대회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도교육청이 시행중인 미세먼지 대책은 정부 지침에 따른 실무 매뉴얼 등을 담은 공문을 일선 초·중·고교에 발송하는 것이 전부다. 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되면 ▲각급 학교의 실외 수업시간을 단축 또는 금지하거나 ▲시·도지사의 권고 등에 따라 등·하교 시간 조정, 수업단축·임시휴업 등 검토와 야외 체육시설 운영을 제한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교육청은 이번에도 스포츠클럽대회의 각 종목별 경기를 진행하는 종목단체 사무국에 기계적으로 공문을 발송하는 것으로 의무를 다했다는 식이다. 민원이 발생하면 현장에 책임을 미룰 태세다. 미세먼지 현황을 점검하고 경기일정 변경 시 사전협의를 하라는 주문이 고작이다. 도교육청이 책임져야 할 스포츠클럽대회에 참가하는 어린 학생들을 어떻게 보호해야 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은 없다.'평등하고 안전한 교육 여건을 마련하겠다'고 밝히고 있는 도교육청이 정작 스포츠 행정에 있어서만은 미세먼지 피해에 노출된 학생들에 대해서는 행정편의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프로스포츠의 경우 미세먼지가 발생하면 단계별 조치 사항을 준비해 운영하고 있지만 도교육청은 이런 구체적인 사례 조차 참고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미세먼지 속에서 기량을 펼쳐야 하는 학생들과 이를 지켜보는 학부모들의 심경을 헤아렸다면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행정은 당연히 뒤따랐을 것이다. 도교육청은 현장을 벗어난 행정을 반성해야 한다.

2019-03-28 경인일보

[사설]조양호 회장 경영권 박탈한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

어제 열린 대한항공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양호 회장이 경영권을 박탈당했다. 사상 초유의 일이다. 재벌 총수가 자발적으로 경영권을 내놓은 일은 있어도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 의해 내몰리듯 쫓겨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주주권 행사에 따라 총수가 경영권을 잃는 첫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이날 조 회장은 연임에 성공하기 위한 찬성 66.66%에서 2.5%가 모자라 경영권을 지켜내지 못해 1999년 대한항공 최고경영자가 된 지 20년 만에 대표이사직에서 내려오게 됐다.조 회장의 퇴진은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부터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 논란, 부인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의 '갑질 폭행'에 이르기까지 총수 일가의 일탈 행위 탓이 크다. 조 회장 자신도 대한항공 납품업체들로부터 기내 면세품을 총수 일가가 지배한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중개수수료 196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되는 등 270억원 규모의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이번 주총은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졌고, 조 회장은 경영권을 잃은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국민연금의 대한항공 지분율은 11.56%다. 말로는 재벌기업의 총수도 주주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엄중한 경고라고 하지만, 배후에는 막대한 국민 노후자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이 있었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을 이용한 재벌개혁이나 경영간섭이 연금사회주의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항공시장의 환경은 최악이다. 경쟁 심화와 함께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성장, 국제유가 상승과 환율 불안 등으로 경영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좋지 않다. 자칫 국민연금의 간섭과 오너 부재가 경영 상황을 더 악화시키지 않을까 걱정이다.이번 주총은 국민연금의 스튜어드 십 코드(의결권 행사 지침)의 위력이 얼마나 큰지 보여주었다. 그래서 스튜어드 십 코드가 남발될 경우 혼란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무시할 수 없다. 국민연금은 국민의 노후자금 640조원을 운용하는 기관이다. 하지만 지난해 운용수익률은 -0.92%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2042년에 적자로 돌아서고 2057년에는 기금이 소진된다. 경영 참여도 좋지만, 투자수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기관임을 한시도 잊어선 안 되는 이유다.

2019-03-27 경인일보

[사설]인천시 버스준공영제의 남은 과제

인천시가 시내버스 준공영제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 개선안을 이끌어냈다. 인천시와 인천광역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지난 25일, 준공영제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불명확했던 이행협약서 조항 개정, 준공영제의 법제화 근거 마련, 회계처리 기준 강화, 명확한 표준운송원가 운용기준 확립, 운수업체의 경영 투명성 개선안 마련, 수입금공동관리위원회의 기능 강화, 운송수입 증대를 통한 재정지원금 감축 등의 제도 개선안에 최종 합의했다.인천시와 버스조합이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제도개선안은 시내버스준공영제 재정지원금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공정하고 효율적인 운영의 근간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평가할만하다. 특히 인천시가 지난 준공영제 투명성 논란 이후 5개월간 제도개선안을 도출하기 위해 시민공청회를 비롯한 여론청취, 운송사업자들과의 대화, 실무진 협상 등 다각적으로 노력한 결실이라 할만하다.그동안 일부 시내버스 준공영제업체가 가족을 참여시킨 '족벌 경영'을 해오면서 인건비를 부당 청구한 사례가 드러나는 등 제도상의 허점이 드러나 버스준공영제 운영의 공익성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면서 지난 연말 인천시와 버스회사 간 갈등이 극심한 상태로 치닫기도 했다. 이번에 시와 버스조합은 공동으로 표준운송원가를 산정하기로 하고, 공동 회계감사 실시, 업체간 동일 회계 프로그램 사용 등을 합의했다. 준공영제 재합의로 인천시는 일부 업체의 방만한 경영을 감시할 수 있는 권한과 수단을 확보한 것이다.이같은 개선에도 불구하고 준공영제 도입취지를 달성하기 위해서 풀어야 할 과제는 여전히 적지 않다. 무엇보다 시민 편익이 오히려 줄어들고 버스요금이 인상될 수 있다는 우려이다. 인천시는 재정 절감을 위해 운행간격을 조정하는 한편 장거리 노선을 줄이고 단거리 위주의 노선 개편을 약속했다. 이같은 개편 방향으로 버스업체의 수익성을 높일 수 있을지 모르나 버스 외에 대체 이동수단이 마땅치 않은 지역에 거주하는 서민들의 불편을 초래할 게 뻔하다. 그런데 2020년도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가 전면 도입되게 된다. 이로 인한 인건비 증가는 버스요금 추가 인상요인이 될 거라는 점이다. 운행간격과 노선 조정으로 교통 서비스의 수준은 낮아지고, 요금만 올리게 된다면 버스 준공영제 도입의 애초의 명분은 퇴색되고 공공성 논란이 다시 제기될 것이다.

2019-03-27 경인일보

[사설]수원시의 이상야릇한 문화행정

수원시가 중요한 문화재 복원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납득하기 힘든 행보를 보이고 있다. 수원시는 지난 2010년 지금은 사라진 화성 성곽내 5개 연못 중 하남지(下南池)와 북지(北池)를 복원키로 하고 해당 지역을 문화재구역으로 지정했다. 이중 하남지 구역은 수년에 걸쳐 89억원을 투입해 2016년 건물과 토지보상을 완료했다. 국제적인 문화유산인 화성의 완전한 복원을 위한 중요한 사업이다.그러나 하남지 복원사업은 여전히 부지 매입단계에 머물러 있다. 발굴조사를 위해 매입건물을 철거해야 하지만 이 곳에 입주한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이주 대책을 이유로 지체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신풍동 역사공원 조성과정에서 창작공간을 철거당한 문화예술인들이었다. 그런데 수원시는 특별한 이유 없이 시 자산인 하남지 문화재구역내 빈 건물을 이들에게 임대형식으로 내주었다. 이들은 '행궁마을커뮤니티아트센터(행궁동 레지던시)'를 자체 운영중이다.행궁동 레지던시에 대한 수원시 행정은 처음부터 끝까지 이해하기 힘들다. 우선 시민 예산으로 확보한 문화재구역은 성격상 복원예산이 마련되자마자 사업에 착수할 수 있도록 비워두어야 맞다. 두번째 문화예술에 대한 배려라 이해한다 해도 임대차 계약만은 엄정해야 하는데, 시는 임대료도 받지 않고 오히려 각종 공과금을 지원해주었다. 세번째 임대차 관계에 불과한 행궁동 레지던시 측에 대체공간을 마련해주겠다며, 이미 만료된 건물사용 시한을 연장해 주었다.모든 행정은 법적 근거를 갖춰야 한다. 문화예술 지원 사업도 예외는 아니다. 행궁동 레지던시에 대한 수원시의 배려가 법적 근거를 갖춘 공식적인 문화행정인지 의심스럽다. 이정도 혜택은 문화예술계에서 사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파격적이다. 수원시의 공식적인 문화행정 사업으로 확정해 공모했으면 지원에 목말라 하는 수많은 문화예술인들의 지원이 폭주했을 것이다."특정 작가들의 입김이 워낙 강하다 보니 시 행정에 영향을 끼치는 부분이 있다"는 시 관계자의 전언이 예사롭지 않다. 많은 문화예술인들이 턱 없이 열악한 문화예술 지원 예산에 절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부족한 예산이나마 법적 근거에 따라 공정한 절차를 통해 가능한한 많은 문화예술인들이 향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할 판이다. 행궁동 레지던시에 대한 수원시의 특별한 배려는 행정의 원칙과 거리가 멀다. 일이 이 지경에 이른 배경과 원인을 밝혀야 한다.

2019-03-26 경인일보

[사설]인천경제자유구역 조례 개정 공론화 해야

지금 인천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경제자유구역사업 설치 조례 개정' 논란의 핵심은 경제자유구역 사업을 국가사무로 볼 것이냐, 지방자치단체사무로 볼 것이냐는 것이다. 문제의 조례 개정안은 인천경제자유구역 개발권이나 용지를 조성원가 이하로 민간사업자에게 넘길 때에는 인천시의회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긴급한 협약의 체결 시엔 '시의회 의결을 받은 때부터 효력이 발생한다'는 조건을 첨부해야 한다는 내용도 있다. 지난 18일 산업위원회를 통과해 모레(29일) 본회의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시의회는 시민 재산을 헐값으로 민간사업자에게 매각하는 것은 시민 전체의 이익에 반하므로 시의회의 견제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명목은 국가사무이나 실질적으론 지방사무라는 입장이다.2009년 유사한 조례안을 갖고 벌어진 제1라운드는 '국가사무'의 승리로 끝났다. 인천시가 시의회를 상대로 제기한 조례 무효 확인 및 집행정지 소송에서 대법원은 시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대법원은 '조례 제정권 한계를 일탈한 위법'이라고 판결했다. 경제자유구역 개발은 국가가 지자체에 위임한 사무인데 이런 국가사무에 대해 지방의회의 동의를 의무화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것이다. 또 매각 등 계약체결시 사전 의회의결 조항은 시장권한의 침해라고 판단했다. 그때는 이렇다 할 충돌 없이 논란이 가라앉았으나 이번엔 양상이 다르다. 송도국제도시 일부 주민들이 반대집회를 갖는 등 조례 개정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당사자인 인천경제자유구역청도 투자유치의 위축을 초래할 것이라고 걱정한다. 물론 법적 해결방법이 있다. 조례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인천시나 행정안전부가 재의를 요구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대법원에 제소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인천시, 인천시의회 그리고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 지역을 대표하는 기관들이 공통의 현안을 원만하게 해결하지 못하고 법적인 해결 수단에 기대는 것은 결코 명예롭지 못한 처사다. 깊은 상처가 생길 것이며 오래 남을 후유증 또한 우려된다. 최적의 방안은 사안을 공론장(公論場)으로 옮겨 논의의 폭을 확대하는 것이다. 시의회는 본회의 상정을 잠시 미루는 것이 좋겠다. 동시에 시의회보다 확장된 형태의 공론의 장이 펼쳐져야 한다. 설령 딱 부러지는 결론에 이르지 못한다하더라도 공론화 과정에 진입하는 것, 공론화를 시도하는 것 자체가 모두에게 '승리'를 안겨 줄 수 있다.

2019-03-26 경인일보

[사설]'월미도 조례'에 담긴 진의도 살펴봐야

한국전쟁 당시 상륙작전 사전 공격으로 인해 거주지를 빼앗겼던 월미도 주민들은 아직도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인천광역시 과거사 피해주민의 생활안정 지원 조례안'이 인천시의회에 제출돼 있다. 이 조례안이 갑자기 정치 쟁점화 하면서 전국적 이슈로 떠올랐다. 전쟁 피해를 월미도 지역에 특정해 지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되면서다. 한국전쟁의 피해는 온 나라가 당한 것인데 왜 월미도만 지원하느냐, 그러면 임진왜란 피해도 지원할 것이냐는 등의 논리를 들고 있다. 이는 월미도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데서 나오는 것이다.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2008년 조사결과를 보면, 1950년 9월 10일 월미도 마을에 가해진 미군의 폭격으로 주민들이 집단 희생되었다. 폭격에 나선 것은 미 해병 항공기들이었다. 항공기들은 95개의 네이팜탄을 월미도 동쪽 지역에 투하하고 기총소사하였다. 이로 인하여 섬 동쪽의 건물, 숲 등과 함께 민간인 거주지도 완전히 파괴되었다. 진실·화해위원회는 희생자가 100여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살아난 주민들은 빈손으로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70년 가까이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월미도 주민 피해를 다른 전쟁의 그것과 같이 보아서는 안 되는 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 당시 월미도 동쪽 지역은 미군 함정의 공격 지점에서 생각할 때 월미산 너머에 있다. 인민군이 총구를 열어 놓고 있던 곳과는 반대 지역이었다. 미군은 동쪽 지역이 민간인 마을이라는 점을 알면서도 불확실성을 원천 차단한다는 작전 개념 아래 집중 폭격을 가했다. 이는 전쟁법상 민간인 구별의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인천시 조례는 이 점을 지적하려는 차원이 아니었다.월미도 주민들은 9·15 상륙작전으로 동네가 폭격으로 폐허가 된 것은 물론이고 아직도 그 터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곧바로 월미도 전역을 미군이 차지했으며, 미군 철수 이후에는 우리 해군이 주둔해 왔다. 그 땅은 인천시가 국방부로부터 사들여 지금은 공원이 되었다. 땅 문서 등이 없다는 이유로 국가는 이들에게 배상을 해주지 않고 있다. 일제강점기와 어지러운 해방공간을 살아오면서 땅 문서를 마련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조례는 주민들에게 폭격 피해를 직접 보상하려는 게 아니라 아직도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점을 간접적으로나마 위로하려는 것이다.

2019-03-25 경인일보

[사설]청와대는 국회 인사청문회 존중하길

국회는 어제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를 시작으로 내일까지 7명의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예정되어 있다. 이번 개각은 문재인 정부 2기를 여는 중폭 개각으로서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데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갈등 수위가 전방위적으로 증폭되고 있는 상황에서 열리는 청문회라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최 후보자가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요청안에 따르면 그는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세종시 반곡동에 위치한 155㎡ 규모 아파트 분양권(4억973만원)과 서울 송파구 잠실동 59㎡ 규모 아파트(7억7천200만원), 경기 성남시 분당구 84㎡ 아파트 임차권(3천만원)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후보자로 내정되기 직전 장녀 부부에게 증여한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다.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최 후보자의 다주택 보유가 '실거주' 목적이었기 때문에 투기가 아니라고 엄호하며 해명 기회도 줬다. 반면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 의원들은 그가 2주택 1분양권 보유자로 25억원에 달하는 시세차익을 올렸다고 비판했다. 최 후보자도 "제가 실거주 목적으로 비록 주택을 구입했으나,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고 부동산 경기가 어려운 상황을 감안할 때 국민께 다시 한번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인사청문회는 소관 부처 장으로서 향후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역량과 자질을 검증하는 자리가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여당은 후보자의 의혹을 감싸기 바쁘고, 야당은 의혹을 부풀리는 데 집중하는 행태를 보여왔다. 이번에도 7명에 달하는 장관 후보자들에게 각종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 어제 청문회에서도 여당의 후보 감싸기, 야당의 공격으로 갈렸다. 더구나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아도 대통령이 임명하는 관행이 되풀이되다 보니 인사청문회 무용론까지 나오는 상황이다.어제 청문회를 시작으로 앞으로도 6명의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예정되어 있다. 여야의 입장이 갈리는 것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일방적 감싸기와 상식적인 것 조차 공격의 대상인 행태는 지양되어야 한다. 청와대도 인사권이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는 데만 집착하지 말고 국회의 의사를 존중하는 관행을 만들어가야 한다. 동시에 청문회 제도를 개선하여 국회의 의견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 그것이 김대중 정부때 도입된 인사청문회 제도를 더욱 발전시키는 길이다.

2019-03-25 경인일보

[사설]스위치 켜진 수도권매립지 시한폭탄

경인일보는 지난 20일자 사설에서 수도권매립지 대체후보지 발표를 일정대로 공표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하지만 환경부와 3개 시·도 4자협의체는 '수도권 대체매립지 조성 연구용역' 결과 공표를 미루거나 안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한 모양이다. 대신 대체매립지를 유치할 자치단체를 공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리도 들린다. 대체매립지 후보지역 공표에 따른 정치적 부담을 피하려 '공모(公募)'라는 꼼수로 또다시 시간벌기에 나섰다는 합리적 의심이 가능한 상황이다.문제는 이 문제가 꼼수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라는데 있다. 수도권매립지는 수도권 3개 광역시·도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매립하는 곳이다. 2천500만명 이상의 수도권 시민들이 매일 쓰레기를 발생시킨다. 또 이 쓰레기는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 이처럼 수요와 목표가 확실한 행정은 없다. 하루라도 지체되면 소란이, 며칠이라도 정체되면 대란이 일어난다.그런데 정부와 3개 시·도가 확보한 수도권 쓰레기 처리시한은 2025년이다. 4자협의체가 수도권매립지 대체후보지를 찾기로 하고, 그 때까지 사용하기로 한 수도권매립지 3-1공구의 사용연한이 6년 밖에 안남은 것이다. 일반 시민들은 6년을 대책 마련에 충분한 시간으로 인식할 수 있지만, 전문가들의 견해는 정반대다. 쓰레기를 매립하려면 부지조성과 환경오염 방지를 위한 기반시설 건설에만 수년이 걸리는 만큼 부지 선정부터 실제 매립을 실행하기까지 6년은 빠듯하거나 부족한 시간이라고 한다.결국 지금은 대체부지를 빨리 확정해 신매립지 공사에 착수하거나, 현재의 수도권매립지 연장 사용을 위한 3-2공구 매립지 기반공사를 시작해야 할 시점이다. 그래야 6년 이후에 발생하는 수도권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와 수도권 3개 시·도는 이미 완료된 대체매립지 조성 연구용역 결과는 쉬쉬하고, 유일한 대안인 현 매립지 연장사용은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 이는 수도권 국민 전체를 기만하는 일이다.4자협의체의 수장은 모두 정부 여당 인사들이다. 이 문제 해결의 책임을 나누어 회피하기 보다, 연대해 정면돌파해야 할 입장이다. 만일 4자협의체가 정치적 부담 때문에 대체매립지 선정이나 현 매립지 연장사용이라는 정해진 답을 결정하는 일을 미루려는 꼼수를 공모(共謀)한다면 이는 직무유기에 가깝다. 수도권매립지 문제는 이미 스위치가 켜진 시한폭탄이다.

2019-03-24 경인일보

[사설]화성시 지열발전 시범사업도 접어야 하나

포항지진의 여파가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 20일 정부는 2017년 11월 전국을 충격에 빠뜨린 진도 5.4 지진의 원인에 대해 "지열발전을 위해 주입한 고압의 물이 단층대를 활성화해서 본진(本震)이 촉발됐다"고 발표한 것이다. 문제의 지열발전소는 지하 4㎞이상 깊이에 구멍을 뚫어 고압의 물을 주입한 후 지열로 데워진 수증기를 이용해서 발전기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국책연구 사업이다. 천혜의 지열자원으로 강소국이 된 북유럽의 아이슬란드가 모범사례이다.포항지진으로 집을 잃은 이재민이 1천800명인데 1년 4개월이 지난 지금도 경북 포항시 흥해 체육관에는 90세대, 200여명이 피난생활 중이다. 중앙안전대책본부는 지진으로 인한 시설물 피해를 2만7천317건으로 집계했으며 한국은행은 피해액을 3천억원 이상으로 추정했다. 포항지진 범시민대책본부는 부동산가격 하락과 정신적 피해를 포함하면 피해액수는 수조원이라 주장한다. 역대 규모의 소송전 조짐에 국내 법률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그러나 포항지진에 대한 자연발생설 또한 외면하기 어려워 쉽게 결론날 것 같지 않다.포항지진의 불똥 우려는 점입가경이다. 정부가 2010년부터 추진해온 포항 영일만 일대의 이산화탄소 지중저장(CCS) 실험에도 적색등이 켜진 것이다. 화석연료 등으로 대량 발생하는 이산화탄소(CO2)를 포집해 땅속 800~1천m에 저장하거나 유용한 물질로 전환하는 기술로 온실가스 감축이 중요한 국가과제가 되면서 2010년에 환경부와 국토해양부 등이 합동으로 추진한 사업이다. 그런데 지진 트라우마에 시달린 포항지역 시민단체와 포항시가 CCS실증시설의 완전폐지를 요구하고 있다.화성시의 심부지열개발 사업도 중도 폐기될 개연성이 크다. 화성시는 2017년 11월에 남양읍의 시청사 앞에 지하 4~5㎞까지 뚫고 100도 이상의 지하수를 끌어올려 청사 냉난방에 이용하고자 국내의 한 업체와 협약을 맺고 지열에너지 시범사업을 추진했다. 포항 지열발전소와는 업태(業態)가 다르고 지하암반도 튼튼하나 포항지진 이후 공정률 40%에서 1년째 지지부진한데 이번 정부발표로 화성시민들의 반대가 더 비등해질 예정이다.신재생 에너지 개발은 지구온난화 억제에 도움 되는 첨단사업이다. 모든 지하연구시설이 지진유발 시설인 것처럼 호도해서는 안 된다. 돌다리 두드리는 식의 추진을 당부한다.

2019-03-24 경인일보

[사설]'전범기업', '평화대상' 조례 심사숙고해야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황대호 의원이 발의한 '경기도교육청 일본 전범기업 제품 표시에 관한 조례안'이 논란에 휩싸였다. 조례안의 핵심은 경기도교육청과 일선학교에서 사용 중인 일본 제품 중 조례에서 규정한 전범기업에 해당하는 기업 제품에 '전범기업 생산 제품'이라는 인식표 부착을 의무화한 것이다.조례안을 둘러싼 논란은 한일간의 역사, 외교, 경제관계에 대한 정파적 시선 차이에 따른 것이다. 그런데 경기도교육청이 이런 논란과는 별개로 이 조례안의 문제점을 명쾌하게 정리했다. 도교육청은 조례안 검토 의견서를 통해 "상위법령 미비 등으로 수용이 어렵다"고 밝혔다.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조례는 '법령의 범위 안'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사무에 관하여'만 제정할 수 있다. 도 교육청은 전범기업을 규정한 상위법이 없고, 전범기업 관리는 도교육청이 아닌 중앙정부와 일반 지방자치단체의 사무라며 조례안의 적법성을 따진 것이다.최근 입법예고된 '경기도 평화대상 운영에 관한 조례안'은 또 다른 관점에서 고민할 대목이 있다. 민주당 조성환 의원이 발의한 이 조례안은 '역사적인 4·27 남북정상회담과 판문점 선언의 의미를 되새기고 기념'해 매년 4월 27일 남북 교류협력 강화와 평화증진에 기여한 개인과 단체에 평화대상을 시상한다는 것이다.접경지역인 경기도가 한반도 평화정착에 기여한 업적에 평화대상을 시상하는 건 의미있고 환영할 일이다. 다만 조례의 목적에 역사적 의미가 확정되지 않은 4·27 남북정상회담과 판문점 선언 기념을 규정할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다. 남북관계는 국내외 정세에 요동치는 가변성이 높은 관계다. 북한은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을 부정하고 있다. 또한 이왕 제정하려면 정파성에 영향받을 가능성도 막을 필요가 있다.국가 법령과 마찬가지로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는 도민의 생활과 의식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조례는 발의 과정의 적법성을 확보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정파성을 초월한 목적과 내용으로 영속성을 지녀야 가치를 발휘할 수 있다. '전범기업' 조례안은 적정성 문제에 앞서 적법성 논란을 빚을 개연성이 높다. '평화대상' 조례안은 남북관계의 진행양상과 도의회의 정파 변화에 따라 시비를 일으킬 수 있다.더불어민주당은 정원 142명 중 135명으로 경기도의회를 견제없이 장악한 정당이다. '전범기업'·'평화대상' 조례에 대한 심사숙고를 통해 내부의 합리적인 견제력을 보여주기 바란다.

2019-03-21 경인일보

[사설]자치단체 공무원들, 복지부동이 도를 넘었다

1천500여 세대가 거주하는 아파트단지 내 상가의 비정상적인 설계변경을 현장 확인도 없이 서류만 보고 승인을 내준 뒤 입주민들이 반발하자 이미 준공허가를 해줘 어쩔 수 없다며 뒷짐지는 공무원이 있다. 미세먼지 속에서 어린 학생들이 야구 훈련과 경기를 하고 있는데도 규정상 문제가 없다며 나 몰라라 하는 공무원도 있다.포스코건설이 화성 동탄2신도시에 시공한 '동탄더샵레이크에듀타운'은 단지내 제1상가 진입도로의 비상식적인 급경사로 입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제2상가는 아예 차량 출입구가 없어 단지 내 인도를 차도로 쓰고 있다. 차도로 둔갑한 400여m의 인도에는 놀이터, 초등학교, 고등학교가 줄줄이 인접해 있다. 입주민들이 단지 내 상가를 이용하기 위해 다른 입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이니 기가 막히다. 입주민들의 반발은 당연하다. 하지만 쇠귀에 경 읽기다.문제의 아파트 시행사는 지난 2016년 8월 최초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을 받은 후, 불과 1개월 뒤에 1상가에 이어 2상가 주차장 건설을 위한 설계 변경을 시에 요청했다. 불과 1개월만에 설계변경 신청이 들어오면 '주택법' 규정이 아니더라도 설계변경의 적합성을 따져보고 현장을 확인하는 것이 행정의 상식일 것이다. 그런데도 화성시 공무원은 '경미한 사항'이라며 그냥 넘겼다. 화성시와 시행·시공사의 짬짜미 의혹을 제기하는 입주민의 주장이 당연해 보일 지경이다.수원시 권선구 탑동의 사회동호인 야구장 인근에 있는 구 농촌진흥청 원예연구소 건물 180개 동이 한창 철거 중이다. 탑동 야구장은 주중에는 수원 장안고 야구부와 KT 위즈 후보 선수들이, 주말엔 수원시 야구협회 리그에 참여한 동호회가 이용하고 있다. 그런데 바로 근처인 23만㎡ 에서 원예연구소 건물 47개동과 비닐하우스 90개동, 유리온실 53개동을 철거하고 있으니 어마어마한 비산먼지 발생은 불보듯 뻔하다. 야구장 이용자들의 고통은 불문가지다. 그런데도 시행사인 수원도시공사 및 시공사, 이를 관리·감독하는 수원시 권선구청은 한결같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번이라도 현장에 나가 봤다면 할 수 있는 대답이 아니다. 문제를 확인할까 두려워 일부러 현장을 외면하는 건 아닌지 의문이 들 정도다.지방자치단체 공복들의 무사안일과 복지부동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2019-03-21 경인일보

[사설]저출산 '인구절벽'으로 가는 역대 최저 혼인율

지난해 인구 1천명당 10명(5쌍)이 결혼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25만여 건으로 1970년 통계작성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결혼을 하지 않는데 출산율이 오를 리 없다. 혼인은 출산의 선행 지표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역대 최저 혼인율을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결혼 건수가 줄어드는 이유는 30대 초반 인구 감소가 원인이지만 불황 탓이 크다. 젊은 층의 취업난도 원인이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니 경제적 여유가 없고 결혼도 엄두가 나지 않는다. 설사 일자리를 구해도 내 집 마련을 꿈꾸기 어려운 데다,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는 경제적 부담도 크다. 집값 상승도 한 원인이다. 직장인이 서울에 있는 집 한 채를 사려면 월급을 한 푼도 안 쓰고 13.4년을 꼬박 모아야 한다. 집 한 채 사기 위해 평생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니 결혼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이러다 보니 결혼에 대한 인식도 바뀌고 있다. 욜로(YOLO)족의 증가가 그것이다. 통계청의 '사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의 비중이 2012년 62.7%에서 지난해 48.1%로 큰 폭으로 줄었다. 문제는 혼인율 저하가 출산율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이미 지난해 합계 출산율 0.98명으로 세계 유일의 '출산율 0명대 국가'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이 때문에 총인구가 감소하는 '인구절벽'도 더욱 빨라졌다. 애초 통계청은 우리나라 인구 정점을 2031년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이런 추세라면 인구정점 시기는 2027년, 최악에는 2023년으로 앞당겨질 전망이다. 무려 100조원을 훨씬 넘게 투입하고 받은 너무나도 초라한 성적표다.이런 참담한 실패는 정책 방향을 잘못 잡았거나 근본 대책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에게 결혼은 일자리를 비롯해 보육과 교육, 주택 등이 얽혀 있는 복합적인 문제다. 어느 하나 풀리지 않으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만큼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그런데도 관련 부처가 생색내기식으로 대책을 따로 내놓다 보니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근본적 해법 없이 현금을 퍼주는 단기 처방에 집착하다 실패만 거듭했다. 결혼과 출산정책은 한 부처에서 국정 최우선 과제로 추진해야 한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싶은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 그게 정부가 해야 할 몫이다.

2019-03-20 경인일보

[사설]문체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문화예술계의 우려

박양우 중앙대 교수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에 대해 문화예술계의 우려가 깊어가고 있다. 영화단체에서의 우려가 높다. 그가 영화대기업 CJE&M의 이해를 대변해 온 전력과 영화계의 공정한 생태 조성 측면에서 기여한 바가 없다는 것 때문이다. 내정자 측은 중소영화사의 권익증진과 한국영화산업 발전을 위한 노력이 적지 않다고 해명하고 있으나 설득이 쉽지 않아 보인다.박 내정자가 문화계 블랙리스트 문제 해결을 위한 제도 개선 작업을 제대로 펼쳐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문체부 내부에서는 차관출신 인사가 장관후보자로 된 것을 반기는 분위기다. 문체부 내부를 잘 알기 때문에 문체부가 당면한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있지만, 인맥과 조직 이기주의 때문에 개혁은 물건너 갔다는 우려도 높다.지난해 9월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의 작성과 실행에 관여한 공무원과 전직 문체부 산하 공공기관장 등 7명을 검찰에 통보하고, 12명에게 주의 처분을 하는 것으로 인적 청산을 종결했다. 당시 문체부의 조치는 조직보호논리에 갇혀 불법적으로 문화예술인들의 권리를 짓밟은 문체부 관료들의 범죄행위에 면죄부만 부여한 기만행위라는 문화예술계의 격렬한 비난을 들어야 했다. 정부에 대한 입장이나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로 문화예술인을 차별한 것은 문화예술인과 예술활동에 대한 정치검열로 명백한 범죄행위이다. 헌법에 명시된 국민의 기본권인 평등권, 양심의 자유, 학문과 예술의 자유 등을 근본적으로 부정하기 때문이다. 블랙리스트 사건은 이른바 '최순실과 차은택 라인'이 문체부를 장악하여 문화행정을 파탄으로 몰고 간 과정에서 드러난 대표적 국정문란 사건 중의 하나라는 점에서도 반드시 청산되고 재발 방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이 김기춘 전 청와대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과 같은 고위 공직자의 처벌로 유야무야해서는 곤란하다. 블랙리스트 사건은 명단에 포함된 단체와 예술인을 각종 지원에서 배제하는 과정에 불법적이고 부당한 명령을 수행한 무수한 공범자와 조력자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기 때문이다. 박양우 내정자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문체부가 당면한 개혁과제를 일관성 있게 추진해나갈 의지와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를 입증해내야 할 것이다.

2019-03-20 경인일보

[사설]수도권매립지 대체후보지 발표 연기는 '꼼수'다

지난 1992년 개장한 수도권매립지의 당초 사용연한은 2016년 12월 31일이었다. 하지만 분리수거와 종량제 시행 등으로 직접 매립하는 폐기물 양이 크게 감소하면서 총 4개의 매립장 가운데 2개의 매립장에 대해서만 폐기물 반입이 이뤄졌다. 당초 예상보다 매립지 운영에는 여유가 생겼지만 대체 후보지를 확보하려는 노력은 이렇다 할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그러자 인천시가 2014년 선제대응에 나섰다. 당초의 사용연한을 재확인하면서 환경부와 서울, 경기, 인천 4자간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이후 갑론을박 치열한 논의 과정을 거쳐 마침내 2015년 6월 3개 시·도가 합의에 도달한다. 추가 매립장의 사용만료 이전에 대체 매립지 확보도 여러 합의내용 중 하나다.2016년 1월 관계 공무원과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대체 매립지 확보 추진단이 구성됐다. 이듬해 9월에는 후보지를 찾기 위한 공동 연구용역이 발주됐다. 이렇게 시작된 '수도권 대체 매립지 조성 연구용역'이 공식적으로 어제(19일) 모두 끝났다. 일정표대로라면 환경부와 3개 시·도는 어제 연구용역 최종 결과물을 용역사로부터 제출받았을 것이다. 연구용역 결과를 행정적으로 준공 처리하는 기간이 최대 2주이므로 늦어도 오는 4월 2일이면 대체 매립지 최종 후보지가 확정된다. 인천과 경기 서해안 지역 3곳 이상이 대체 매립지 최종 후보지로 발표될 예정이다. 그런데 발표를 앞두고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다. 3개 시·도가 최종 후보지 발표 시기를 늦추려 한다는 의심을 낳고 있다.표면적인 이유는 대체 매립지 최종 후보지 선정에 따른 후속대책 논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해당 지역 주민들의 커다란 반발이 예상되므로 충분한 대응책을 마련한 다음 발표하겠다는 건데 타당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속사정을 알고 나면 그게 말처럼 주민을 위한 것 같지만은 않다. 다분히 정치적 속셈이 엿보인다. 총선을 1년여 앞둔 시점에서 대체 매립지 발표는 현실적으로 정부여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대체 매립지 후보지에 포함된 지역의 경우 치명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 불만의 화살이 청와대까지 향할 수 있다는 지적은 설득력을 갖는다. 하지만 이미 공개적으로 연구용역을 진행했고, 일정표까지 확정된 상황이다. 발표를 늦추면 오히려 더 큰 반감과 반발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순리대로 처리해야 한다. '꼼수'는 통하지 않는다.

2019-03-19 경인일보

[사설]'방과 후 학교' 관리할 법 제정 서둘러야

지난 2006년 도입된 '방과 후 학교'가 부분적이나마 위탁업체의 수익사업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경인일보 보도에 따르면 수도권의 방과 후 학교 위탁업체 두 곳은 고용한 강사들의 임금을 3개월 이상 체불했는데, 피해 강사들만 300여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 중 한 업체는 임금체불 전력을 갖고도 또 다시 방과 후 학교 위탁교육 낙찰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방과 후 학교는 전국 초·중·고등학교에서 정규교육과정 이외의 시간에 다양한 형태의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제도로 노무현 정부 시절 시행됐다. 악기연주, 미술, 컴퓨터 코딩 등 특기 교육과 정규 과목 보충수업 등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을 방과 후에 학교에서 실시해 공교육을 정상화한다는 목적이었다.하지만 14년째 시행 중인 이 제도의 근거는 교육부 장관이 정한 '초·중등학교 교육과정(교육부 고시)' 뿐이다. 법적 근거가 없는 것이다. 답답한 시·도교육청이 학교현장의 시행 혼란을 막기위해 '방과 후 학교 운영 가이드라인'과 '방과 후 학교 운영 길라잡이'를 만들어 운영의 세부사항을 정했다. 이 역시 강제성이 없다. 또한 17개 시도의 재정지원은 천차만별이다.방과 후 학교는 도입 취지만 보면 학교 중심의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교육프로그램으로 정규 교과과정에 버금가는 의미를 갖는다. 이처럼 중요한 제도가 법적 근거도 없이 시·도마다 학교마다 각기 다른 기준과 방식과 재원으로 운영된다는 사실이 놀랍다. 학교 현장에서 교과과정에 준해 관리하는 교육프로그램이라면 전국의 학생들이 차별 없이 수혜를 받을 수 있도록 법으로 보장하는 것이 당연하다.방과 후 학교는 법적 근거도 없고 강제성도 없는 가이드라인 때문에 현재는 초등학교에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그나마 일부 현장은 부도덕한 위탁업체들에 의해 부실한 하청교육이 이루어지고, 그 과정에서 부당노동행위도 발생하고 있다.정부는 19일 초등학교 1, 2학년의 방과 후 영어교육이 가능하도록 공교육정상화법 개정법률안 공포안을 의결했다. 학부모의 반발에 밀려 영어과목 하나만 법률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교육부는 지금 당장 방과 후 학교 관련법 제정을 서둘러야 한다. 잘못하면 관리 책임을 외면했다가 사회적 대란을 일으킨 유치원 사태가 방과 후 학교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이미 다수의 관련법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2019-03-19 경인일보

[사설]인천공항 통한 마약 유입 철저히 막아야 한다

대한민국이 UN이 정한 마약청정국 지위를 상실했다. 최성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최근 국회에서 "(우리나라가) '마약청정국' 지위를 잃었다고 본다. 광범위하게 유포된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계층이 마약류를 접하고 있다"고 했다. UN이 정한 마약청정국 기준은 인구 10만명 당 연간 마약사범 20명 미만이다. 우리나라는 1만2천명이 한계인데 이미 2016년 1만4천214명을 기록하며 기준을 넘어섰다. 예전과 달리 국내에서도 마약류를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30·40대를 중심으로 한 마약사범은 최근 10대와 60대에까지 넓게 퍼지고 있다.마약사범은 일반 회사원을 비롯해 자영업자, 전문직, 공무원까지 다양하다. 예전과 달리 영화와 케이블TV 드라마 등에서 다뤄지는 범죄물에서도 마약사범들이 단골로 등장한다. 예전처럼 유흥업소 종사자나 하류층 범죄자들이 아닌 재벌 2세, 연예인, 교수 등 사회 저명인사들이 마약을 접하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마치 상류층의 특권이나 부유층의 일상적인 유흥으로 다뤄지고 있을 정도다. 최근 파문이 일고 있는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 사건도 마약사범이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일부라고 하지만 연예인들의 마약 투약 의혹이 수사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측하기조차 어렵다. 더 큰 충격은 이런 일들을 단속해야 할 경찰까지 나서 뒤를 봐줬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국내 마약 유입 창구로 인천이 지목됐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항공여행자를 상대로 적발한 마약은 2017년 15.325㎏에서 2018년 87.223㎏으로 5배 넘게 늘었다. 항공 특송화물에서 적발한 마약은 2017년 14.817㎏에서 75.066㎏, 국제우편은 28.296㎏에서 36.913㎏으로 증가했다. 공항에서 이뤄지는 마약검사는 전체의 1~2%만 직접검사하는 방식이어서 적발되지 않은 채 국내에 유통되는 마약은 더 많을 수밖에 없다.정부는 공항을 통해 해외여행객이나 항공화물이 늘수록 마약류 국내 유입도 비례해 늘어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용객의 편의를 위해 입국절차와 검색을 완화하고, 해외 특송화물의 검색을 최소화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마약사범은 개인에 국한된 범죄가 아니라 제2, 제3의 범죄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다. 마약은 '중독'이라는 특성 때문에 재범률이 높다. 국내 유입을 철저히 차단하고 강력한 단속과 처벌, 중독 치료 등 4박자를 갖춰야만 그나마 줄일 수 있다.

2019-03-18 경인일보

[사설]한국당, 선거제 개혁에 진지하게 임해야

어제 국회에서 선거제 개혁안과 검경 수사권 조정, 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법안 등의 패스트트랙 상정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여야 3당 원내대표가 만났으나 성과없이 끝났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 제도는 부득이한 경우에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함부로 남용해서는 안된다"며 반대했다. 그러나 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은 한국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패스트트랙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른바 '패스트트랙'은 '신속안건처리지정'으로서 국회법 85조의 2에 명시되어 있는 조항이지만 남용되어서는 안되는 제도다. 그럼에도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연동형 비례제 도입을 골자로 한 선거제 개혁과 쟁점 법안을 패스트트랙에 올리기로 한 것은 선거제 개혁 등이 진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내년 21대 총선의 룰인 선거법을 마냥 미룰 수 없는 현실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문제는 설령 패스트트랙 안건으로 상정돼도 본회의에서 통과된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한국당의 반대는 물론이고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일각에서도 법안과 연계시키는 문제와 호남 지역구 축소를 이유로 들어 동의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각 당내에서 이해와 설득을 구하면 된다고 하지만 자신의 정치생명이 걸린 일이라 말처럼 원만한 합의가 이뤄질지도 의문이다. 지난 해 12월 15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의 단식 후에 여야 5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할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세부적 사항은 합의하지 않았으나 큰 틀에서 비례성과 대표성 강화를 골자로 하는 선거제 개혁에 합의한 것이다. 그러나 이제와서 한국당이 의원 정원 축소와 비례제 폐지를 주장하고 나선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한국당을 제외하고 패스트트랙에 상정한다면 여타의 개혁입법 통과도 장담할 수 없는 것 또한 현실이다.선거법은 정당과 의원 등 정치인에게는 사활적인 사안이다. 한국당의 비례제 폐지 주장이 상식적이지 않으나 그렇다고 무조건 한국당을 배제하는 것도 능사가 아니다. 여야 4당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국당을 설득해야 하며, 한국당도 무조건 반대로 일관할 게 아니라 선거제 개혁을 위해 진지하게 논의에 참여하길 촉구한다. 또다시 3월 국회가 파행으로 끝난다면 국민이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2019-03-18 경인일보

[사설]민생은 고단한데 정국 주도권 놀음에 빠진 여야

3월 임시국회는 개원했지만 여야, 정확하게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험악한 대치는 점점 과열되고 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김정은 수석대변인' 대표연설 발언이 단초가 돼, 나 원내대표와 민주당의 이해찬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가 모두 윤리위에 제소 당하는 전례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양측은 서로를 향해 '좌파'와 '친일' 딱지를 붙이며 상대를 여론으로부터 소외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19일부터 나흘간 실시되는 대정부질문을 통해 여야의 프레임 싸움은 더욱 거칠어지고 극단적으로 흐를 가능성이 농후하다.여야가 이렇게 과거와 이념지향적 프레임을 통해 극단적으로 대치하는 이유는 순전히 정략적 이유에서다. 4·3 보궐선거로 시작해 내년 4·15 국회의원선거로 이어지는 선거정국의 주도권을 장악하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는 지지층을 결집하고 추가적으로 무당파 중도계층을 흡수해 20대 대선(2022년 3월 9일)의 징검다리인 총선승리에 초점을 맞춘 전면전이다. 사실 '김정은 수석부대변인' 발언을 둘러싼 여야 대치가 '의도적'이거나 '기획된' 대치임을 이제 국민들도 눈치챘을 것이다.의도적인 여야 대치의 수혜자는 철저히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뿐이다. 그들의 정략적 목표는 달성될 것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여야 대치의 손해는 온전히 국민 몫이다. 정략적 대립에 흔들리는 건 민생뿐이라서다. 구체적인 민생현안은 대정부질문에 다 포함될 것이다. 북한비핵화협상의 향방, 경기 침체, 미세먼지, 공권력 일탈 등이다. 안보, 경제, 환경, 사회 전분야가 흔들리면서 국민의 삶은 안정감을 잃고 있다. 정상적인 정치라면 문제의 해결에 집중할 때이다. 하지만 장기집권을 염원하는 여당과 정권탈환을 꿈꾸는 제1야당은 책임의 전가에 전력을 쏟고 있다.민주당 홍 원내대표는 국회 대표연설에서 "대화와 타협을 통해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를 만들어가자"고 호소했다. 한국당 나 원내대표는 경제분야의 '초당적 원탁회의'와 대북정책 관련 '7자 회담'을 제안했다. 국민을 위한 의미있는 호소였고 타당한 제안이었다. 야당이 제안한 원탁회의 7자회담에서 여당이 강조한 대화와 타협이 이루어진다면 대북외교, 선거제 개혁과 공수처신설법 등 정치현안, 규제개혁 등 경제현안 해결에 진전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여당의 '호소'와 야당의 '제안'은 정쟁의 책임을 떠넘기기 위한 수사로 전락했다.

2019-03-17 경인일보

[사설]정부와 보잉사의 실망스러운 항공참사 늑장대처

국토교통부는 지난 14일 보잉 'B737맥스' 시리즈의 국내공항 이착륙과 영공통과 금지조치를 취했다. 지난 10일 에티오피아항공 소속의 동일기종 여객기가 추락하면서 탑승자 157명 전원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한지 나흘만이다. 그러나 국민들은 우리 정부와 보잉사의 늑장대처에 실망이 크다.각국 정부는 자국민의 안전을 염려해서 신속하게 대응했다. 중국정부 조차 사고 다음날에 자국민의 사고기종 탑승을 금지했을 정도다. 주요국들 중 미국정부의 대처가 가장 늦었다. 13일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B737맥스' 라인의 미국 내 취항금지를 발표한 것이다. 보잉이 미국 국민기업이어서 신중히 대처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동종의 여객기 2대를 보유한 이스타항공이 참사 이틀 후에 스스로 운항을 중지한 것이 전부였다. '안전불감증 정부'란 힐난이 당연해 보인다.'B737 맥스'는 기존의 'B737NG' 시리즈에 비해 연료효율이 10%나 높을 뿐만 아니라 항속거리도 1천km나 더 긴 보잉사의 4세대 최신 소형항공기이다. 2017년에 미 연방항공청(FAA)의 인증과 함께 각국 항공사에 인도되어 현재 370여대가 세계의 하늘을 누비고 있다. 주문량만 5천여 대로 보잉사 전체매출의 40%를 차지하는 차세대 먹거리인데 세계여론의 표적이 된 것이다. 군산복합체 보잉사의 지각대응이 화를 키운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의 'B737맥스8' 민항기 추락으로 탑승자 188명 전원이 숨지자 보잉은 작년 말까지 해당 기종의 소프드웨어 교체를 언급했다. 난기류 때 비행기의 급강하를 억제하는 '조종특성 향상시스템(MCAS)'인데 무려 5개월 동안 시간을 끌다가 지난 10일에 또다시 비극을 초래한 것이다.보잉사는 향후 열흘 이내에 업그레이드를 약속했지만 국내 항공업계의 손실 개연성이 주목된다. 앞으로 6년 동안 110여 대의 'B737맥스'를 수입할 계획인데 금년에만 대한항공 6대, 이스타항공 4대, 티웨이 4대 등 총 14대를 도입할 예정으로 구매비용만 15조원이다. 계약취소 시 엄청난 위약금을 물 수밖에 없어 울며 겨자 먹기인데 더 큰 고민은 사고 기종에 대한 항공소비자들의 기피 우려이다. 'B737맥스'기는 장기간 격납고에서 대기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점쳐지는 것이다. 무기력한 정부란 비난을 듣지 않도록 적극적 대처를 주문한다.

2019-03-17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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