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속셈 들여다보이는 수도권쓰레기 반입총량제

환경부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SL공사)가 인천 서구 경서동 수도권쓰레기매립지를 2025년 사용기한 이후에도 계속 사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SL공사는 쓰레기매립지에 반입되는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지난달 생활·건설 폐기물 반입 수수료를 인상했다. 생활폐기물은 기존 1t당 5만5천원에서 6만2천원으로, 건설폐기물은 1t당 7만7천원에서 10만원으로 각각 올렸다. 특히 생활폐기물의 경우 내년에 7만원 수준으로 추가 인상한다는 방침이다. 건설폐기물에 대해선 이미 지난 5월 중간처리시설을 거친 잔재폐기물의 반입기준을 강화했다. 이와 함께 2020년 4월까지 슬러지 자원화 3단계 시설을 건설해 그동안 매립했던 하수슬러지를 건조과정을 거친 뒤 연료화 한다는 계획이다.이어 내놓은 쓰레기 반입량 감축 조치는 지자체별 반입총량제다. SL공사는 최근 이사회를 열어 지자체별로 매립지 반입 가능한 폐기물 총량을 정하고 이를 어길 경우 불이익을 주는 내용의 반입총량제를 내년 1월부터 시행하기로 의결했다. 할당된 반입량을 초과할 경우엔 추가 수수료를 내도록 하고 일정기간 반입을 정지하는 등의 행정조치도 취할 수 있다. 반입총량제 대상은 소각 등의 중간 처리를 하지 않은 직매립 생활폐기물이다. 총량도 지금 반입되고 있는 생활폐기물 규모보다 10% 적은 수준으로 할당하기로 했다. 환경부와 SL공사는 이러한 반입폐기물 감축 조치와 함께 인천시가 반대하고 있는 쓰레기 전처리(前處理)시설의 매립지 내 건설을 다시 밀어붙이고 있다. 폐기물의 안정적인 처리 업무를 맡은 이상 대체 부지를 찾지 못할 경우에도 대비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사실 SL공사가 시행을 예고한 반입총량제도 전처리시설을 갖추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관리감독권을 쥐고 있는 환경부가 전처리시설 건설을 이미 승인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누가 봐도 기존 수도권쓰레기매립지의 사용 연장을 염두에 두고 있는 움직임들이다. 반면 인천시는 환경부와 SL공사의 전처리시설 건설 계획에 대해 2025년이면 매립지가 사용종료되므로 불필요한 시설이라는 논리로 대응해왔다. 인천지역사회에는 SL공사의 잇따른 반입폐기물 감축 조치도 대체매립지 선정을 사실상 포기한 정부의 '이중 플레이'라는 시각이 널리 퍼져있다. 겉으로는 당연하고 바람직해 보이기까지 하는 이런 조치들의 이면에는 다른 속셈이 숨어있다는 것이다. 인천시의 향후 대응을 주목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2019-08-27 경인일보

[사설]인사청문회로 넘어간 조국 후보자 의혹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에게 제기된 의혹을 둘러싸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은 정면돌파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조국 후보자에게는 사노맹 문제, 사모펀드 논란과 1가구 다주택 논란과 관련한 명의신탁 등 여러 의혹이 불거졌다. 이후 조 후보자 딸의 부산대 의전원 장학금과 고교 재학 시절 단국대 의학연구소 명의로 제1저자로 등재된 논문 문제가 제기되면서 전방위로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여당은 조 후보자 딸의 상급학교 진학을 위한 각종 의혹들이 적법하게 이루어졌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는 여권의 편향된 시각을 반영하는 것이다. 이미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지른 데드크로스가 나타났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조 후보자의 법무장관 임명이 부적합하다는 여론이 반대의 의견보다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서울대와 고대 등 대학가의 반대 집회도 확산될 조짐이다. 여권은 인사청문회를 거치고 나면 여론이 반전될 것이라는 기대를 접지 않고 있다. 물론 조 후보자에게 제기된 의혹들은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것과 지나치게 부풀려 진 것도 있을 것이다. 또한 한국당의 문제제기도 정치공세의 측면이 있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그러나 보편과 상식의 관점에서 공정하지 않게 보이는 여러 의혹 제기를 마냥 정치공세로 보는 것은 민심에 역행하는 것이다. 지난 25일 조 후보자는 기자회견에서 "법과 제도를 따랐다고 하더라도 그 제도에 접근할 수 없었던 많은 국민들과 청년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고 말았다"고 밝혔다. 조 후보자는 딸의 논문과 장학금 등 각종 의혹은 사실이 아니고, 법과 제도의 범위안에서 적법하게 이루어졌다고 밝힌 것이다. 여전히 민심과는 괴리가 있다. 정권 출범 후 임기 중반에 나타나는 위기에 여하히 대처하느냐가 향후 개혁동력을 살리느냐, 아니면 급전직하 하느냐의 갈림길의 기준이 된다. 조 후보자가 갖는 문재인 정권의 상징성은 이미 빛이 바랬다. 여야가 조국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일정에 합의함에 따라 청문회에서 얼마나 의혹이 해명되는지가 조국 변수 해소의 관건이 될 것이다. 여야 모두 정치공학적인 접근은 역풍을 불러올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조국 후보자 청문회가 극단적인 대립이 될 가능성이 많지만, 여야는 청문회가 정쟁이 되지 않도록 객관적인 자료와 근거로 승부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2019-08-26 경인일보

[사설]개항 역사 복원 일깨운 '복 고양이' 논란

인천 중구는 19세기 말 세계열강이 인천항을 통해 세력을 행사하던 시절 각국의 조계(租界 )가 설치된 곳이다. 조계는 주로 개항장(開港場)에 외국인이 자유로이 거주하며 상업활동과 치외법권을 누릴 수 있도록 설정한 구역이다. 제국주의 국가들의 침략이 시작되면서 불평등조약이 체결된 결과로 설정된 조계는 망국의 위기에 놓였던 나라의 수치이기도 하다. 한국에 조계가 처음 설정된 것은 1877년 1월 30일 부산항조계조약 이후다. 청나라를 비롯해 미국 ·영국 ·독일 ·러시아가 각기 수호통상조약 체결과 동시에 인천·진남포·군산·마산 등지에 설정했다. 현 인천 중구청사가 위치한 일대가 일본의 조계지였다. 특히 인천 중구 일본 조계는 경인철도와 인천항을 통해 조선 물자 약탈의 전초기지 역할을 담당했던 곳이다.중구는 2014년 별관 청사 맞은편에 일본 전통 장식물인 한 쌍의 복(福)고양이(마네키네코) 조형물과 청년이 끄는 모습의 인력거 청동상을 설치했다. 복고양이는 상점의 진열장이나 술집의 계산대 등에 놓는 인형 장식물로 오른손을 들고 있으면 재물, 왼손을 들면 손님을 부른다고 한다. 복고양이 조형물을 처음 설치했을 때 지역 문화예술계에서는 "일본 조계지라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개항장 거리를 조성하는 것은 좋지만, 복고양이와 같이 일본 문화를 강조하는 시설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으나 철거로는 이어지지 않았다.최근 일본이 우리나라 국민들의 감정을 자극하면서 중구청에 복고양이 조형물과 인력거상을 철거해야 한다는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지역 역사학계에서도 이번 기회에 복고양이와 인력거상을 철거하고 역사 고증을 통해 개항장 거리를 새롭게 조성하자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복고양이와 인력거상을 철거해달라는 청원 글이 2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다. 청원인들은 "일제강점기에 인력거는 하층 노동의 상징이며, 하층 노동에 종사했던 조선 청년이 인력거를 끄는 모습을 관광지 기념사진 찍기용으로 만들어 놓은 것은 역사를 희화화하는 것"이라고 했다. 청원인들은 인력거상 대신 이곳에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요구하고 있다.외교적 마찰과 갈등으로 국민 감정이 복받칠 때마다 상대국 풍습이나 문화를 담은 조형물을 허물거나 치워야 하는지는 신중하게 따져봐야 한다. 하지만 역사적 사실을 간직한 공간이나 조형물을 재현하면서 고증을 잘못했거나 아픈 역사를 희화화했다면 이 또한 바로잡아야 한다.

2019-08-26 경인일보

[사설]명분과 설명이 아쉬운 지소미아 폐기 결정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폐기 결정에 대해 국내외 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다. 일반적인 예상을 뒤엎은 전격성 때문에, 결정에 이르게 된 이유와 경위에 대한 궁금증이 커진 것은 당연하다. 물론 정부는 지소미아 폐기를 결단할 수 있다. 지소미아는 보수진영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여권 내부에서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한 대응카드로 거론돼왔다. 따라서 정부가 지소미아 카드로 한일 갈등 국면에서 확실한 주도권을 쥘 수 있다고 판단해 폐기를 결단했다면, 비판을 할지언정 존중해야 한다.하지만 지소미아 폐기 결단을 존중하기에는 정부가 보여 온 외교적 입장과 폐기 이유와 명분에 대한 설명이 이치에 어긋나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다. 우선 문재인 대통령이 광복절 기념사에서 일본과의 대화를 강조한 점과 맥락이 닿지 않는다. 대통령은 진보진영 일각에서 참가 거부를 운운했던 도쿄 올림픽을 우호 협력의 장으로 만들자며 대화를 촉구했다. 일주일 뒤에 지소미아 폐기를 결정한 점을 감안하면 너무 정중하고 과도한 대화제의였다. 일본을 향한 대통령의 외교적 인내력이 일주일만에 소진된 셈이다.지소미아 폐기가 긴밀한 대화 끝에 미국도 이해했다는 요지의 청와대 설명을, 미국이 유례없이 적극 부인한 점도 석연치 않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례적으로 "실망했다"고 밝혔고, 비공식 라인에선 "사실이 아니다"며 "미국이 이해했다"는 청와대의 설명을 거짓말로 치부했다. 그러자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미국이 표명한 실망감은 미측 희망이 이뤄지지 않은데 따른 것"이라며 "당연하다"고 밝혔다. 지소미아 폐기를 미국이 이해한 것이 아님을 시인한 것이다. 이 뿐 아니다. 한 언론은 25일 정부의 지소미아 폐기 결정이, 일본 정부가 먼저 폐기할 것을 예상한 선제적 조치였다는 정부 고위관계자의 발언을 보도했다.결국 지소미아 폐기 결정은 대통령의 정중한 대화외교 의지와 맥락상 어긋났다. 미국의 이해도 없었음이 드러났다. 일본의 폐기에 대비한 선제행동이었다는 정부 관계자의 설명은 외교상식에 맞는지 의문이다. 이러한 정부의 언행으로 지소미아 폐기 결단의 명분과 이유가 모호해졌다. 이래서야 일본을 상대하고 미국을 설득할 가장 유효한 지렛대인 지소미아 폐기 카드가 제대로 효력을 발휘할 지 의문이다. 또한 지소미아 카드로 국론을 모으기는 커녕 폐기 명분과 이유를 따지는 일로 여론이 흩어지고 있는 점도 우려할만한 상황이다.

2019-08-25 경인일보

[사설]수출감소에 내수경기 까지 위축되니 걱정이다

지난달 인천 지역 수출액은 작년 7월 대비 6.5% 감소한 32억9천만 달러이다. 인천 수출 1위인 반도체를 포함한 상위 10대 품목 중 8개 품목이 줄줄이 감소했다. 주목되는 점은 인천의 수출액이 5개월 연속 줄고 있는 것이다. 전년 동월 대비 다섯 달 내리 감소는 2015년 8월 이후 47개월 만이다.나라 전체의 수출둔화는 더 심하다. 이달 20일 현재 우리 수출액은 지난해 8월보다 13.3%나 감소했는데 반도체가 29.9% 줄면서 전체 수출을 끌어내렸다. 지난 12월부터 시작된 수출 감소가 이번 달까지 9개월째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경기 침체에다 세계 1, 2위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장기화가 한국의 수출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하향추세인 국제유가도 우리 수출의 발목을 잡을 개연성이 커졌다. 석유관련 제품이 우리 전체 수출의 1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내수경기 위축 우려는 더 큰일이다. 대내외 수요 위축으로 설비투자가 감소 중인데 지난 2년간 경제 성장세를 뒷받침 해온 소비마저 둔화되고 있는 것이다. 은행 빚을 제때 갚지 못하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2천300곳의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한 '3분기 경기전망지수(BSI)' 조사에서 2분기보다 14포인트 빠진 73으로 집계되었다. BSI가 100 이하이면 향후의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더 나쁘게 판단하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이다. 전문가들은 수출의 감소지속 등 경제, 산업 전반의 성장 모멘텀이 약해진 때문으로 평가했다.일본과의 군사정보 보호협정(GSOMIA) 종료는 설상가상이다. 일본 정부는 "넘어서는 안될 선을 넘었다"며 칼을 갈고 있어 국내 기업들은 불안하다. 28일부로 한국은 일본의 백색국가 명단에서 제외된다. 일본은 수출규제 강화대상 전략물자 1천100여개 중에서 자국 기업 피해는 적으면서 우리 경제에 큰 데미지를 줄 품목들을 규제대상에 올릴 것이 확실시 된다.민생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정부가 약속한 올해 성장률 2%대 초반 달성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일 간의 해묵은 과거사 문제가 이번에는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오월동주(吳越同舟)의 지정학적 안보논리가 만든 결과이다. 정부는 내수경기 부양에 방점을 찍었지만 국론 분열이 변수이다.

2019-08-25 경인일보

[사설]당·청, 조국 지키려 집권 가치 포기할건가

더불어민주당과 청와대의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 지키기 행보가 일사불란해졌다. 민주당은 22일 조 후보에 대한 의혹 부풀리기에 대응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이해찬 대표가 "이번 일(조 후보 의혹)을 계기로 정권을 흔들겠다는 게 언론의 의도"라며 "우리 쪽에서 다른 촌평이 나오면 결과가 좋지 않을 것"이라고 일치된 목소리를 강조한데 대한 후속조치라는 평가다. 박용진 의원이 "결단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밝히는 등 조 후보에 대한 당내 비판의 목소리가 불거지자, 이를 단속하는 한편 한 목소리로 조 후보를 지키겠다는 여당의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청와대 기류도 당과 다르지 않다.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이 21일 "일부 언론이 사실과 전혀 다르게 의혹을 부풀리고 있다"고 밝힌 공식입장을 견고하게 유지하고 있다. 이 뿐 아니라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조국 딸 고려대 졸업(학사 학위)을 취소시켜주십시오'라는 제목의 게시물은 비공개 처리했다. 청와대는 청원들이 명시한 '부정입학'과 '사기입학'에 대해 판결이 안난 허위사실이라며 비공개 처리했다지만, 그동안 이슈가 됐던 청원들의 사례에 비추어 보면 자의적 예단이 지나치다. 청와대가 조 후보 비판 여론을 직접 차단하고 조 후보 지키기에 나선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국민 입장에서는 당·청이 이렇듯 한 몸이 돼 조 후보를 지켜내려는 이유를 이해하기 힘들다. 조 후보에게 제기된 의혹들은 하나 같이 조 후보 본인은 물론 현 집권세력이 그토록 혐오하던 내용들이다. 당·청에서는 조 후보의 딸이 최순실 딸 정유라와 비교되는 것만으로도 치욕적인 상황이다. 오죽하면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20·30대는 상실감과 분노를, 40·50대는 상대적 박탈감을, 60·70대는 진보진영에 대한 혐오를 표출하고 있다"고 인정하고, 이정미 전 대표가 "충격적"이라며 "다들 예전에 우리가 알던 조국에게 의아스러워하고 있다"고 배신감을 표했겠는가.당청의 조국 지키기 기본 전략은 조 후보와 가족을 분리하고, 언론이 제기하는 의혹들을 모조리 가짜뉴스로 치부하고, 청문회를 조속히 열어 여론의 비판을 탈출하자는 것으로 보인다. 정치공학적이다. 당청이 이같은 기조를 계속 유지하면 조국은 지킬 수 있을지 모르나, 반칙과 특권 없는 평등하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세상이라는 집권 가치는 잃어버릴 것이다. 당청에게 무엇이 소중한 것인가 묻고 싶다.

2019-08-22 경인일보

[사설]예타 통과한 GTX-B, 후속절차 서둘러야

수도권 교통혁명을 완성할 GTX(광역급행철도)-B노선이 예비타당성 조사라는 첫 관문을 통과했다. GTX-B는 인천 송도에서 출발해 여의도~용산~서울역~청량리를 거쳐 남양주 마석까지 총 연장 80㎞의 노선이다. 이 구간에 13개 정거장과 차량기지 1곳이 들어선다. 사업비 5조7천351억원을 투입해 이르면 2022년 착공할 예정이다. 송도~망우 간 55.1㎞가 새로 건설되고 망우~마석 구간은 기존 경춘선 노선을 공유하게 된다. 지하 40m 이하 깊이 터널에서 최고 시속 180㎞, 평균 시속 100㎞로 달리는 GTX는 송도∼서울역이 27분, 여의도~청량리 10분, 송도~마석 50분으로 이동시간이 대폭 줄어든다.GTX사업은 지난 2009년 경기도가 3개 노선 계획안을 정부에 건의한 후 B노선만 예타에 걸려 지체돼왔다. 2014년 2월 나온 예타 결과 B/C(비용 대 편익비율)가 0.33에 불과했지만, 이번 두 시나리오에 따른 예타 결과는 0.97, 1.0으로 평가됐다. 시간이 흐를수록 노선의 필요성과 편의성이 커진 것이다. 그만큼 사업의 조기 종료를 희망하는 국민들이 많다는 얘기다. KDI(한국개발연구원)의 민자적격성 검토와 기본계획 수립 작업이 가능한한 조속히 이루어져야 할 이유다.GTX-A·B·C 3개 노선 모두 사업시행 여부가 확정돼 'GTX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게 됐다. 광역버스나 지하철 환승을 해야 했던 불편함이 없어져 서울로의 접근성이 대폭 향상된다. 고속도로 등의 교통량도 분산돼 혼잡도도 크게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B노선이 출발하는 인천 송도경제자유구역의 투자 유치 촉진은 물론 이 노선이 지나는 곳 주변에 있는 남동·부평산업단지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남양주 주민들은 "제3기 왕숙 신도시가 GTX-B노선을 살린 핵심"이라고 강조하며 철도교통의 허브라는 희망에 부풀어있다.GTX-A노선(파주 운정~일산~서울 삼성~화성 동탄·83.1㎞)과 C노선(양주~청량리~서울 삼성~수원·74.2㎞)보다 출발이 늦은 B노선은 이제 첫 관문을 통과한 만큼 갈 길이 멀다. A·B·C노선이 서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면서 수도권 시민의 빠른 발이 되려면 후속 절차를 조속히 진행해야 한다. 효율적인 환승센터 설치, 다른 철도 노선과의 연계성 향상, 교통량 분산책 등 주도면밀하고 꼼꼼한 계획과 실행을 기대한다.

2019-08-22 경인일보

[사설]과수화상병 이대로 방치하면 큰일난다

전국 과수농가가 과수화상병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과수화상병은 2015년 경기도 안성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 병은 효과적인 치료제나 방제약이 없다. 따라서 이 병이 발생하면 해당 과수원 전체를 폐쇄한 뒤 과수나무를 뿌리째 뽑아서 태운 뒤 땅에 매몰하는 방식으로 폐기한다. 이후 3년간 과수화상병 발병이 잦은 사과나무 등 28종의 수목 재배가 제한된다. 과수화상병을 과수 구제역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올해에만 전국 171개 농가에서 발생했고, 이중 경기도 발생건수는 17건이다. 발생건수는 적지만 충청권 인근인 안성·이천 등 경기 남부에서 연천, 파주 등 경기북부로 확산되는 양상에 과수농가들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확산 방지를 위한 매몰비용도 만만치 않다. 과수화상병 집중 발생지인 충북지역의 경우 지난해 73개 과수원에 매몰보상 비용으로 158억원을 지급했지만, 올해는 발병 과수원이 140여개로 급증해 매몰보상도 300억원 이상 들 것으로 예상된다. 과수화상병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지금처럼 매몰 폐기로만 대응할 경우, 과수농가는 생계의 터전을 잃고 국민 세금인 폐기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될 것이다. 물론 과수 유통시장에 미칠 악영향도 심각해질 수 있다.따라서 국가적 재난상황으로 번지기 전에 과수화상병에 대한 확실한 대응이 절실하다. 최종적인 목표는 과수화상병 치료제와 방제약 개발이다. 하지만 치료제 실증실험조차 관계당국의 손발이 안맞아 진행이 안되는 실정이다. 경기도는 사태의 심각성을 인정해 최근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파주시의 한 과수원을 온실로 외부와 완전히 격리해 치료제와 방제약 실증실험을 진행하려다 제동이 걸렸다. 파주시가 전염을 우려해 과수원 격리작업 자체를 반대했기 때문이다. 또한 법상 검역금지병해충인 과수화상병균은 농촌진흥청만 취급할 수 있고 그나마 방제실증실험은 금지돼 있다고 한다. 병균 이동 자체를 막자는 취지일테지만 이래서야 치료제 개발도, 외국에서 수입한 방제약 효과 검증도 가능하지 않다.이재명 도지사는 과수화상병 대책과 관련, 최근 "가능한 방법을 찾아야지 몇 십억원씩 피해가 발생하는데 매일 갈아엎을 수는 없다"고 답답한 심경을 밝혔다고 한다. 백번 옳은 말이다. 과수화상병 치료제와 방제약 개발은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진청이 주도해야 할 사업이다. 지금이라도 경기도의 실질적인 대응에 적극 협력하든지, 직접 나서든지 결정하기 바란다.

2019-08-21 경인일보

[사설]작약도 개발, 기초 전략이 중요하다

인천시가 수십 년간 유원지로 지정된 채 방치돼온 작약도 관광개발사업에 본격 착수한다. 인천시는 '작약도 유원지 조성계획 수립 용역'을 내년 1월까지 마무리 짓고, 이런 내용의 사업 구상안을 검토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인천시는 1980년대부터 여러 차례 작약도 개발계획을 시도해 왔지만 번번이 무산된 원인이 토지매입 때문이라고 보고 작약도 매입을 추진 중이다. 또 관광지 개발사업의 관건이 되는 민간자본 유치가 여의치 않으면 인천관광공사를 통한 사업추진도 고려중이다.인천시가 작약도 관광의 '킬러 콘텐츠'로 내세운 것은 영종도 하늘도시 인근에 조성 예정인 '20호 공원' 부지에서 시작해 작약도까지 이어지는 1.2㎞ 길이의 '집라인'(Zipline: 하강레포츠시설)을 설치하고, 영종도 구읍뱃터에서 작약도까지 오갈 수 있는 도보다리(640m)를 건설하는 구상이다. 작약도에 이런 관광시설이 갖춰지면 인천국제공항(영종도) 환승 관광객 유치는 물론, 파라다이스시티 등 영종도 일대 복합리조트를 찾는 국내·외 관광객을 작약도까지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그런데 '집라인'은 자칫 월미도 은하레일의 실패를 반복할 수 있다. 작약도는 도심에 인접한 바다의 작은 섬이다. 집라인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수십 미터 높이의 타워를 세워야 한다. 영종도와 작약도를 잇는 케이블과 오고 가는 트롤리로 인해 섬의 경관이나 분위기가 소란스런 레포츠장으로 바뀌고 말 것이다. 도보다리를 조성하겠다는 구상도 마찬가지이다. 다리를 놓아 연륙화하면 접근성은 높아지겠지만 섬 특유의 장소성이 사라지면서 관광지로서의 매력도 떨어져 잠시 스쳐 가는 코스 중의 하나가 될 가능성도 있다.작약도는 조선시대에는 물치도(勿淄島)로, 신미양요 당시에는 미군이 우디아일랜드(Woody Island)라고 불렀으며, 병인양요 때는 프랑스 함대가 보아제(Boisee)라 불렀듯이 한국 근대사의 영욕을 고스란히 겪은 현장이다. 관광객을 유인하기 위한 콘텐츠부터 나열할 것이 아니라 작약도를 오랫동안 시민들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는 인천의 대표적 임해공원으로 가꾸어 나가기 위해서는 기본방향부터 다시 세워야 한다. 바다와 섬의 환경적 특성을 잘 활용하여 찾고 싶은 장소, 역사 문화자원에 바탕한 흥미로운 이야기로 가득한 명소로 가꾸어 나가야 할 것이다.

2019-08-21 경인일보

[사설]여권의 조국 변론 민망하지 않은가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는 20일 아동성범죄자 관리 강화와 스토킹처벌법의 조속한 제정 의지를 밝혔다. 장관이 되면 추진하겠다는 정책구상이다. 아무래도 시중에 확산되고 있는 본인과 가족에 대한 다양한 의혹을 정책 화두로 상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이날 조 후보 딸이 고교 재학시절 의학 영어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사실이 부각되면서 그의 정책구상은 묻혀 버렸다.또한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여권 핵심부는 조 후보의 도덕성이 치명적 수준으로 확산되자 이날부터 조 후보 지키기에 전면적으로 나섰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가족청문회나 신상털기회가 아니다"고 야당의 공세를 비난했다.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한국당 눈에는 조 후보자 동생 부부가 법무장관 후보자로 보이냐"며 "파렴치한 정치공세"라고 비난했다. 조 후보와 의혹의 당사자인 조 후보 가족을 분리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셈이다. 이런 논리는 청와대 내부에서도 표출되고 있다고 한다.하지만 과연 그런가. 조 후보 일가가 총체적으로 관여된 웅동학원 문제만 봐도 여권의 의도처럼 조 후보와 가족들을 의혹에서 분리시키기 어렵다. 부친이 소유한 사학을 대상으로 조 후보 형제는 채무는 없애고 채권은 확보했다. 동생과 전 부인이 채권자 권리를 주장할 때 조 후보는 학원 이사로서 대응하지 않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을 경제공동체로 엮은 법리가 저절로 떠오른다. 조 후보 딸이 외고 재학시절 2주간의 인턴으로 참여한 것만으로 의학 영어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새로운 의혹도 완벽한 해명 없이는 조 후보가 가족으로부터 분리되기 힘들다.더불어민주당 등 현 집권세력은 우리 사회의 도덕적 기준을 한껏 끌어올린 장본인이다. 정유라의 부정입학에서 건져 올린 최순실 비리를 토대로 국정농단 세력을 촛불시민의 힘을 빌려 물리친 세력이다. 집권 후 자신들의 도덕성을 시비하는 세력은 용납하지 않았다. 그런 높은 도덕적 기준에 비추어 과연 조 후보와 그의 가족들을 둘러싼 의혹이 용납될 수 있는가. 법적으로 문제없다지만, 숱한 의혹들을 법대로 끌고가 진실을 밝히지 않았는가. 여권 스스로 민망할 것이라 믿는다. 민망한데도 조 후보를 두둔하는 이유는 정권이 입을 상처 때문일 것으로 짐작한다. 하지만 조국을 잃더라도 정권의 도덕성을 지켜야 여권의 정체성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2019-08-20 경인일보

[사설]'인천역사문화센터' 정체성 논란 매듭지어야

지금 인천에선 '인천역사문화센터'에 대한 정체성 논란이 거세다. 현재와 같이 인천문화재단 밑에 두면서 특화된 연구기능을 강화시킬 것인지, 통폐합 이전 체제로 되돌려 방향성부터 보다 분명하게 할 것인지를 놓고 벌이는 격론이다. 센터의 뿌리는 지난 2013년 출범한 '강화고려역사재단'이다. 당시 민선5기 송영길 인천시장은 '지붕 없는 박물관'으로 일컬어지는 강화도가 대몽항쟁 때 고려의 수도였다는 점에 착안해 강화와 고려의 역사를 아울러 연구하는 재단을 설립했다. 4년 뒤인 2017년, 민선6기 유정복 인천시장은 시 산하 공공기관 통폐합을 진행하면서 '강화역사문화센터'로 이름을 바꾸고 인천문화재단 소속으로 편입시켰다.이 과정에서 강화고려역사재단의 당초 설립 취지에 어긋난다는 시의회의 반대와 시민단체, 역사학계의 비판이 제기됐다. 하지만 인천시와 인천문화재단은 산하 기관 간 업무 유사성과 중복을 이유로 편입을 강행했다. 이듬해엔 활동범위를 강화도에 국한하지 않고 인천 전역으로 넓힌다는 취지로 '인천역사문화센터'로 이름을 다시 바꿨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정체성 논란은 그때부터 시작된 것이다. '부활' 또는 '복원'을 주장하는 측은 강화고려역사재단이 없어진 이후 인천에서 강화와 고려 역사에 대한 연구기능이 사라져 버렸다고 지적한다. 또 산하 기관 업무의 유사성과 중복을 피하자는 게 통폐합의 논리였는데 현실에선 인천시역사자료관과 시사편찬위원회 업무를 중복 수행하는 행정적 모순이 발생하고 있다고 비판한다.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앞선 정부의 정책을 모조리 갈아엎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지방정부도 마찬가지다. 자치단체장이 바뀌었다고 앞의 정책을 뒤집어버리는 건 행정력의 낭비일 뿐만 아니라 그동안 특정한 정책에 대해 공동체의 수많은 구성원들이 쏟아 부었던 엄청난 에너지의 느닷없는 소멸을 의미한다. 새로운 갈등의 출발점이기도 한데 그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 또 얼마나 많은 에너지가 헛되이 투입돼야 할 것인가를 생각하면 아찔하고 안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전임자가 남기고 간 기존 정책을 과감하게 갈아엎어야 할 때가 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더 많은 사회적 에너지가 낭비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 '인천역사문화센터'를 둘러싼 논란이 그런 경우에 해당된다. 오늘(21일) 열리는 인천문화재단 혁신위원회 최종회의에서 근본적이고도 미래지향적인 결론이 도출되어야 한다.

2019-08-20 경인일보

[사설]여권, 조국 변수를 민심의 기준으로 직시해야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와 그의 가족에 대한 여러 의혹이 불거지면서 조국 이슈가 정치권의 블랙홀이 되어 가고 있다. 조 후보자가 민정수석으로 취임한 두 달 뒤 부인과 자녀가 10억5천만원을 투자한 사모펀드가 의혹으로 떠오르고, 조 후보자의 부인과 전 제수와의 부동산 거래, 부친이 소유한 사학재단의 채무를 털고 채권은 챙기려한 것 같은 의혹 등은 상식적으로 설명되기 어려운 것들이다. 이러한 의혹들은 도덕성의 문제이기 때문에 사노맹 관련 전력 등 이념·색깔론 차원의 문제보다 파괴력이 크다.이러한 의혹들에 대해 조 후보자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고, 청문회 때 밝히겠다는 입장이지만 여야는 아직 청문회 일정조차 조율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청문 현장에서 밝힐 것은 밝히되, 청문회 전이라도 가능한 범위 내에서 소상히 해명할 필요가 있다. 조 후보자의 주장을 입증할 만한 문서나 전후 맥락들을 진솔하게 밝히고, 의혹이 사실인 것은 그것대로 솔직하게 말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집권당과 한국당 등 보수야당의 대치는 한 치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미한 안개 정국으로 빠져들게 된다.조 후보자는 문재인 정권의 도덕성을 상징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민정수석에서 법무장관으로 직행하는 것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있는 터이므로 도덕성과 관련된 각종 석연치 않은 의혹을 더욱 가볍게 볼 수 없다. 비록 조 후보자 본인의 문제가 아닌 의혹들에 대해서도 자신과 관련이 있다면 적극 해명할 필요가 있다.사실 조 후보자에 대한 정권 차원의 과도한 의미 부여는 여권으로서도 조 후보자의 낙마를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상황에까지 오게 만들었다. 그러나 집권세력은 민심의 소재를 살피는 차원에서 조 후보자 문제를 들여다 봐야 한다. 역대 정권의 경우를 보면 민심과의 괴리가 큰 사안을 정권의 고집으로 밀어붙이고 난 후에 정권의 위기가 오는 경우를 경험하곤 했다. 이명박 정권 때 김태호 총리 후보자의 거짓말로 낙마한 이후 정권의 위기도 그랬고, 1996년 김영삼 정권 때 무리하게 노동법을 밀어붙이고 난 다음 해 정권이 급전직하 한 사례 등이 그것이다. 여론이 최종적으로 어디로 향할지 아직은 두고 볼 일이지만 국민의 눈높이와 다른 선택을 하는 것은 정권에 위기를 자초할 수 있다. 민심의 소재가 어딘지 정확히 살피는 집권세력의 성찰이 필요할 때다.

2019-08-19 경인일보

[사설]인천 남동산단 재생사업 '업종 고도화'에 달렸다

인천 남동국가산업단지가 19일 재생사업지구로 지정·고시됐다. 남동산단은 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2개 단계로 나눠 조성됐다. 공유수면을 메워 수도권에 산재해 있던 공장을 이곳으로 모았다. 조성한 지 30년이 넘었으니 '노후 산단'에 속한다. 올해 6월 기준으로 7천25개 기업이 입주해 있는데 가동률은 61.6%에 그치고 있다.인천시는 2024년까지 306억원(국비 포함)을 들여 주차 공간과 공원·녹지를 확충하고 도로(남동대로) 환경을 개선한다. 또 신성장 산업지구, 융합·부품 산업지구, 지식·문화 산업지구, 기존 산업지구 등 업종 재배치를 통해 남동산단의 경쟁력을 강화한다. 신성장 산업은 뷰티, 첨단 자동차, 항공 등 인천시 전략산업을 의미한다. 융합·부품 산업지구는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대학·연구시설, 남동도시첨단산업단지와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공간이다. 지식·문화 산업지구는 남동산단 활성화와 노후 산단의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계획됐다. 기존 산업지구는 뿌리산업 육성의 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남동산단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변해야 한다. 공업단지로 시작한 남동산단은 우리나라의 산업화를 일구는 데 기여했다. 굴뚝 산업의 이미지를 벗어나고자 산업단지로 명칭을 변경했지만, 아직도 '남동공단'이라 부르는 사람이 적지 않다. 남동산단은 주거와 환경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혐오시설 취급을 받았다. 논현지구 등 대규모 택지개발사업으로 주변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환경 관련 민원이 더욱 많아졌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뺀다는 속담이 딱 맞아떨어질 정도로 압박감을 받은 게 사실이다.남동산단 재생사업에 거는 기대가 크다. 주차장·공원 확충 등 인프라를 개선하는 사업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업종 고도화가 관건인데, 입주 기업 등 민간의 자발적인 노력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런 측면에서 인천시는 입주 기업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전략산업 분야 기업이 남동산단에 둥지를 틀 수 있도록 적극 유도해야 한다. 남동산단이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길은 바로 '업종 고도화'다. 입주 기업이 기술 경쟁력 향상과 융·복합 등을 통해 변신해야 남동산단이 살고, 그래야 인천이 발전할 수 있다. 인천시가 의욕적으로 나선 이번 재생사업이 남동산단 업종 개편과 체질 개선의 중요한 계기가 됐으면 한다.

2019-08-19 경인일보

[사설]서민 피해 확산되는 협동조합형 임대아파트 사업

약 열달 전 경인일보는 정부가 임대주택 확충 방안으로 도입한 사회적 협동조합형 민간 임대주택사업의 제도적 결함을 지적하고 관계당국에 효율적인 관리방안 마련을 촉구했었다. 일명 '누구나 집'으로 알려진 협동조합형 임대주택사업은 조합원이 아파트 최초 공급가의 10%만 내고 입주한 뒤 8년 임차 후 최초 공급가로 구입할 권리를 보장해주는 사업이다. 획기적인 사업구조로 서민들의 호응이 대단했다. 반면 사업시행 방식은 불투명하고 비합리적이다. 결국 열 달이 지난 지금도 관리는 여전히 허술하고 내집 마련에 나선 서민들의 피해는 본격화되고 있다.'누구나 집' 사업의 가장 큰 맹점은 허술한 허가제도다. 사업 주체인 협동조합은 지역주택조합이나 임대아파트 건설사업 시행자와 공급계약만 체결하면 조합원을 모집할 수 있다. 즉 협동조합은 사업부지 확보 없이도 지자체의 사업승인만으로 사업주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대부분의 협동조합이 토지매입 등 이후 절차를 제대로 진행하지 않거나, 진행능력이 떨어져 사업을 표류시키고 있는 점이다. 경기, 인천, 충남의 '누구나 집' 사업지 대부분이 토지소유권을 확보하지 못해 실제 아파트 착공은 엄두도 못내는 형편이라고 한다.'누구나 집' 사업 대상지가 대부분 오랜 기간 난항을 겪어 온 지역주택조합 사업부지인 점도 문제다. 협동조합 입장에서는 이미 사업계획이 진행된 지역주택조합 부지를 선택하는 것이 절차 생략의 이점이 있을지 모르나, 오랫동안 사업이 표류된 지역주택조합 사업지는 이미 수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기 일쑤다. 대부분 금융기업이 사업시행자를 통해 자본을 투입해 사업권을 확보하고, 대형 건설사가 시공예정자 지위를 선점하고 있어 협동조합들이 이들의 기득권 방어망을 뚫기 힘든 실정이다. 그만큼 협동조합의 사업추진은 늦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사정이 이런 만큼 사회적 협동조합의 '누구나 집' 사업에 참여한 서민 조합원 상당수가 사업추진 과정에 회의를 품고 조합탈퇴를 시도하지만, 이 과정에서 계약금 등의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모양이다. 사회적 협동조합의 임대주택 사업을 지금처럼 방치하면, 내집 마련이 간절한 서민들에게 희망고문을 가하고 최종적으로는 금전 피해까지 발생시킬 수 있는 상황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정부가 즉각 실태조사에 나서야 한다. 그 결과를 갖고 제도개선을 서두르기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

2019-08-18 경인일보

[사설]언제까지 일본 산업쓰레기 수입할 건가

한국은 일본이 배출하는 산업쓰레기를 치워주는 환경미화원 국가이다. 15일 환경부에 따르면 석탄재와 폐배터리, 폐타이어, 폐플라스틱, 슬러지 등의 국내 수입량이 10년 전보다 최소 4.5배 이상 증가했는데 이중 62.4%가 일본에서 발생한 폐자원들이다. 중국,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후발개도국들의 잇따른 해외 쓰레기 수입 중단 선언과 대조적이다. 자원재활용은 당연하나 '세계 10대 무역국'의 품격을 우리 스스로 깎아 내리는 것 같아 민망했는데 작금의 일본상품 불매운동과 맞물려 눈길을 끈다.석탄재 수입량의 99.9%가 일본에서 들여온 것이며 수입 폐타이어의 92%가 일본산이다. 폐타이어는 국내에서 재생타이어, 고무분말 제조, 시멘트공장 연료 등으로 사용되는데 최근 더불어민주당 유승희 의원은 "후쿠시마 등 방사능 피폭지역을 돌아다녔을지 모르는 타이어가 국내에서 재활용되어 국민안전이 우려된다"고 했다. 상당량의 방사성 물질이 함유된 석탄재의 수입량 급증도 고민이다. 국내 시멘트업체들은 폐플라스틱, 폐비닐과 함께 시멘트의 부재료로 사용되는 일본산 석탄재를 반도체의 '에칭가스'에 비유한다. 에칭가스 없이 반도체 생산이 불가한 것처럼 시멘트 제조에 우량한(?) 일본 석탄재가 요구된다는 것이다.덕분에 국내 화력발전소들은 넘쳐나는 석탄재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국과 일본 화력발전소들은 모두 외국산 유연탄을 연료로 사용하는 탓에 석탄재의 품질이 대동소이함에도 시멘트 메이커들은 국산 석탄재를 외면하는 것이다. 일본 업체들이 제공하는 t당 5만여원의 석탄재 처리 지원금 때문이다. 쌍용·삼표·한라시멘트는 직접 배를 몰고 일본 항구로 가서 석탄재를 국내로 운반해 원료를 공짜로 확보함은 물론 쓰레기 청소비로 연간 470억여 원의 수입까지 얻으니 일거양득인 것이다. 그런데 일본 석탄재 수출업체들이 스미토모, 미쓰비시, 미쓰이화학 등 대부분 전범기업이어서 쌍용, 삼표, 한라 3사는 속이 타들어간다.지난 8일 환경부는 수입석탄재 관리방안을 발표했지만 환경단체들은 석탄재 재활용 기준을 터무니없이 높게 잡았다며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격앙했다. 고래도 빠져나갈 수 있는 성긴 그물망으로 실치를 잡겠다는 식이니 말이다. 한국과 일본 사이의 산업쓰레기 '악어와 악어새' 관계가 더 이상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

2019-08-18 경인일보

[사설]'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만들려면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제74회 광복절 경축사에서 대국민 메시지를 던졌다. 문 대통령은 납북시인 김기림의 시를 인용하며 신생독립국가의 당연한 꿈이었던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는 "아직 이루지 못했다"면서 "오늘 우리가 만들고 싶은 나라,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다짐한다"고 밝혔다. 지금 대한민국은 경제도발을 감행한 일본과 동맹의 가치보다 안보비용을 앞세우는 미국을 포함해 주변 4강의 압박에 시달리면서 국민의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이런 중차대한 시점에 그 어떤 외세도 흔들 수 없는 강력한 경제강국을 만들자는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는 새겨 들을 가치가 충분하다.대통령은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인 '새로운 한반도'를 위한 세 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일본의 수출규제에 맞서 포용과 상생의 경제 생태계로 동아시아의 책임있는 경제강국을 만드는 것이 첫째다. 지정학적 위치를 강점으로 만들 힘으로 대륙과 해양을 아우르는 교량국가가 되겠다는 것이 둘째다. 끝으로 임기내에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확고히 해 평화경제를 시작하고 통일을 향해 가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은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에 이르기 위한 목표 실현을 위해 무엇보다 국민의 단합을 요청했다. 대통령의 비전은 확고하고 국민적 단합 요청은 정중했다.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국민적 단합을 지지하고 동의한다. 국민적 단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권의 포용력이 선행돼야 한다. 친여 인사인 김원웅 광복회장은 이날 대통령에 앞서 행한 기념사에서 일본의 경제보복을 "한국 경제를 흔들고 민심을 이반시켜 다루기 쉬운 친일정권을 다시 세우려는 의도"라고 규정했다. 일본을 향해 대화와 협력의 장에 나올 것을 권유하고,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국민 단합을 요청한 대통령의 연설이 무색해졌다.애국의 방식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보수정당과 이를 지지하는 절반의 국민을 일본이 세우려는 친일정권 세력으로 규정하는 국민 갈라치기 언행은 김 회장 뿐 아니라 여당과 정권핵심 인사들의 단골 레퍼토리다. 대통령이 원하는 국민단합을 획득하려면 정권 내부의 극단적이고 정략적인 친일딱지 붙이기 행태부터 자제시켜야 한다. 문 대통령은 북한 미사일 발사를 비판하는 세력을 향해 한반도 평화체제 구현을 강조하며 "이념에 사로잡힌 외톨이로 남지 않길 바란다"고 충고했다. 문 대통령이 이 충고를 친일 딱지를 남발하는 정권내부의 사람들에게도 할 수 있어야 국민단합의 시초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2019-08-15 경인일보

[사설]공정위, 천재교육 총판 갑질의혹 신속하게 밝혀야

공정거래위원회가 천재교육의 '총판(대리점) 갑질 의혹'에 대해 조사하겠다고 나섰다. 공정위의 조사는 총판 사업주들의 불공정거래행위 신고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공정위가 총판들이 제기한 문제를 오래 전에 인지했다는 주장이 있었던 만큼, 이번 조사를 통해 천재교육의 갑질 의혹에 대해 반드시 진위를 가려야 할 책임이 커졌다.천재교육의 총판 영업은 본사인 천재교육이 학교에 교과서를 공급하면, 해당 교과서의 참고서를 판매해 이익을 실현하는 구조다. 총판들은 천재교육 교과서를 학교에 공급하기 위해 영업비용을 감수하면서 치열한 영업을 했다. 총판들은 이 과정에서 천재교육의 자의적이고 제한적인 참고서 반품비율로 인해 창고에 재고가 쌓이게 됐고 이는 고스란히 빚으로 남았다고 주장한다.총판 사업주 10여명이 공정위 서울사무소에 접수한 불공정거래행위 신고서에는 총판들이 본사로부터 갑질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내용과 함께 '교사·연구용 교재 등 판촉비용 전가', '징벌적 페널티 부과', '반품 제한(20%)' 등 총 7가지 불공정거래 사례를 적시했다. 또 사례 별로 구체적인 불공정행위를 설명하고 있다.천재교육 본사는 징벌적 페널티를 부과하거나 수억 원의 판촉비용이 발생한 총판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총판들이 본사에 부채를 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 부채 형성 과정에 대한 총판들의 설명이 구체적이다. 또한 총판들은 자신들의 주장의 진정성을 강조하기 위해 교과서 채택 영업비에 교사들에 대한 향응과 현금제공까지 포함됐다는 양심선언과 증언을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절박하다.이제 공정위가 최종 판단을 내려야 한다. 공정위는 2년 전 국내 모든 산업을 대상으로 본사와 대리점 간 불공정거래 실태조사를 하면서 천재교육 일부 총판들의 어려움을 인지했다고 한다. 하지만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공정위는 당시 전수 조사가 본사와 대리점 간 불공정거래를 막기 위한 정책과 제도 마련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것인데다 신고도 없었다는 입장이다.공정위가 일찍 개입해 천재교육과 총판 사이의 시시비비를 가려주었다면, 지난 2년간 양측의 불필요한 감정싸움을 막을 수 있었다. 공정위가 이번 사안에 책임을 갖고 최대한 신속하고 공정하게 조사해야 할 이유도 이 때문이다. 공정위의 분발을 바란다.

2019-08-15 경인일보

[사설]74주년 광복절 산적한 국가위기 극복 계기돼야

오늘은 74주년 광복절이다. 대내외적으로 복잡한 상황에서 맞는 광복절이다. 자유무역을 역행하는 일본의 경제보복, 이에 따른 일본상품 불매운동, 이에 아랑곳않고 쉴 새 없이 쏘아대는 북한의 미사일 공세, 여기에 방위분담금을 올려달라는 미 트럼프 대통령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까지 풀어야 할 산적한 숙제가 한둘이 아니다. 무엇 하나 소홀하게 다룰 수 없는 것들이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은 일본에 대해서만 언급할 뿐,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문 대통령은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해 처음에는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이순신 장군의 12척 배를 거론하며 "지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 거북선 횟집에서 회를 먹고 강경발언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최근에는 한·일갈등이 전방위로 확산하는 것을 우려하며 감정적 대응을 자제해 달라는 발언을 했다. '치킨게임' 양상의 대치가 한 ·일 양국 모두에게 실익 없는, '승자 없는 게임'으로 '미래지향적 해법'에 한층 무게를 실은 것이다. 모두 한쪽으로 질주하는 사이, 국정 최고 책임자의 정제된 발언이 나온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문제는 북한이다. 북한은 그동안 일곱 차례 단거리 미사일과 방사포를 발사했다. 최근엔 사흘에 한 번꼴로 쏘아올렸다. 저고도 궤적과 요격 회피 비행 등 우리의 미사일 방어망을 무력화시키는 신기술의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이다. 여기에는 핵탄두도 장착할 수 있다. 미사일을 쏘는 것도 모자라 북한은 우리를 향해 "청와대는 겁먹은 개"라며 조롱까지 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문 대통령은 단 한 번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지 않았다. 우리 군 역시 북한에 대해 그 어떤 경고 성명도 발표하지 않았다. 청와대와 우리 군의 이런 대응을 지켜보면서 굴욕을 느낀 우리 국민의 충격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오늘 문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일본과 북한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되는 건 이런 대내외 상황과 무관치 않다. 경축사에 일본과는 대화를 통해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긍정적 발언이 나왔으면 한다. 오늘 광복절이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재정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가뜩이나 어려운 우리 경제에 일본 문제까지 더해 어려움이 가중돼선 안 되기 때문이다. 또한 오늘 경축사엔 굳건한 한미동맹의 재확인은 물론, 북한의 잇따른 도발에 대해 경고 메시지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이제 북한에 할 말은 해야 한다.

2019-08-14 경인일보

[사설]우려되는 일본우익의 반한 책동

일본의 수출규제는 강제징용 배상판결에 대한 보복이다. 이같은 행위는 식민지기와 2차 세계 대전 당시에 저지른 비인도적 행위에 대해 반성을 거부하면서 오히려 피해자를 공격하는 2중 범죄행위이다. 일본 정부는 2013년 11월, 한국 대법원에서 징용 피해자 배상판결이 확정될 경우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하겠다면서, 미쓰비시중공업에 배상에 응하지 말라고 밝히며 불복을 미리 선언한 바 있다. 일본의 적반하장은 독일의 전범기업들이 강제노역을 인정하고 피해국가는 물론 전세계에 자신들의 행위에 대해 공식 사과해 온 것과 대조적이다.일본 정부는 한국경제의 급소를 공격하는 수출규제로 시작된 한일 무역전쟁을 자유무역질서를 교란하는 행위로 국제적 지탄의 대상이 될 것을 감수하면서도 밀고 나갈 태세이다. 반한 감정을 자극하여 우익을 결집시켜 참의원 선거 승리가 단기적 목표였다면 일본 안보의 위협요인으로 간주해온 북한과 중국 뿐 아니라 한국까지 안보 위협 국가에 포함함으로써 '평화헌법'을 개정하여 재무장하는 명분으로 삼겠다는 것이 아베 정권의 중장기적 전략이다.일본은 침체된 경제 상황, 국내 정치적 문제, 중일 갈등, 한일갈등 등으로 동아시아에서의 고립 현상, 그리고 평화헌법 개정 명분 확보와 같은 정치 외교적 과제를 해결하는데 경쟁 국가인 한국을 이용하는 책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고려말 왜구의 침략이나 임진왜란, 조선 강점 등의 역사에서 되풀이 된 것처럼 일본 내부의 모순을 한반도 진출이나 공격으로 전환하는 전형적 수법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이 자본주의의 내적 모순과 국가적 과제의 책임을 호도하거나 전가할 의도로 무역전쟁을 강행하고 있어 정면 대응이 마땅하다. 여기에 협상과 외교 우선론을 해법처럼 주장하는 것은 실용주의가 아니라 피해자의 정당한 권리와 주권국가의 자존을 포기하는 투항 행위이다.일본이 도발한 무역전쟁에 대응방법을 둘러싼 논란은 있을 수 있으나, 전쟁 범죄행위에 대한 피해자들의 권리를 국가가 부인하거나 주권국가의 지위를 흥정의 대상으로 삼을 수는 없다. 만약 이번 사태를 정쟁의 관점에서 재단하거나 이용하는 세력이 있다면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될 것이다. 수출규제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 평화와 인권을 도외시하고 자유무역질서를 교란한 일본의 책임을 엄히 꾸짖는 방법을 찾는 것이 일본의 우익 책동에서 벗어나는 길이다.

2019-08-14 경인일보

[사설]지방 재정위기로 현실화되는 경기침체의 그늘

삼성전자 사업장이 들어선 경기도내 주요 도시에 재정위기 경고등이 켜졌다.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 때문이다. 올해 실적 부진에 따라 삼성이 내년에 이들 도시에 납부할 법인세가 확 줄어들 것이 확실해졌다. 삼성의 반도체 벨트에 걸친 수원, 용인, 화성, 평택시는 울상이다. 각 지자체의 내년도 지방소득세 예측 결과를 보면 그야말로 처참하다.삼성이 화성시에 올해 납부한 지방소득세는 3천292억원이다. 그런데 내년에는 2천366억원이 줄어든 926억원에 불과하다. 수원시도 올해 2천844억원에서 2천44억원이 줄어 800억원 수준으로 떨어진다. 용인시는 1천291억원에서 925억원 감소한 366억원으로, 평택시는 916억원에서 659억원이 사라진 257억원으로 추산했다. 네 도시 모두 전체 법인세분 지방소득세 중 삼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절반 이상이거나 가깝다. 화성시는 전체 법인세 중 삼성 납부액이 66%에 달한다. 삼성 세금이 줄면 재정이 무너질 구조다.삼성의 반도체 불패 신화에 힘입어 가만히 앉아 늘어나는 세수를 즐겼던 네 도시들은 '긴축재정'으로 대응하느라 노심초사다. 수원시는 대표축제인 화성문화제의 격년제 개편까지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안부가 폐지한 도세의 특례배분을 다시 살려달라고 조를 태세다. 화성시는 아예 삼성전자 매출 향상을 위한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언발에 오줌 누기고 기초단체가 감당할 일이 아니다.삼성 법인세 충격은 경기도 네 도시에 국한할 수 없는 문제다. 조선, 가전, 자동차 등 전통 제조산업의 쇠퇴로 구미, 창원, 거제, 군산 등 지방에서 속출한 한국판 러스트벨트 현상이 수도권 반도체 벨트에서도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 경제 전체의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 특히 삼성, SK 등 한국경제의 버팀목인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일본의 소재 수출제한이 한국 반도체 기업의 미래 경쟁력 제거를 목표로 하고 있다면 위기는 장기화할 수 있다.정부는 작은 징조에서 위기의 본질을 파악해야 한다. 한국경제의 대들보인 반도체산업의 위기가 지방도시의 재정위기로 현실화되기 시작한 것은 보다 큰 위기의 전조로 여기고 대응해야 한다. 이를 소홀히 여기면 국가경제 전체의 위기로 확산할 수 있다. 작게는 반도체산업 경쟁력만이라도 보전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크게는 기업규제의 전면적 해체를 검토할 때다.

2019-08-13 경인일보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