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12년만에 재발한 안전불감증 인재

29일 이천시 물류센터 공사 현장 참사는 안전불감증이 빚은 인재(人災)였다. 화재 발생 9분 만에 소방대원들이 도착했으나 순식간에 건물 전체로 번지면서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었다. 대형 폭발에 이어 다량의 유독가스가 발생하면서 인명피해가 컸다. 현장 근로자 38명이 숨지고 10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지난 2008년 이천의 다른 물류센터 공사장에서 우레탄 폭발에 이은 화재로 40명이 숨진 사고의 판박이였다. 인화성이 높은 우레탄 작업 중이었고, 강력한 폭발에 이어 불쏘시개 역할을 하는 샌드위치 패널이 피해 규모를 키운 것이다.이천시 재난안전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사고가 난 공사 현장에 대해 고용노동부가 수차례 화재 위험성을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안전공단은 공사 업체 측이 제출한 유해위험방지계획서를 심사·확인한 결과 화재 위험성이 있다고 보고 수차례 개선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해위험방지계획서는 건설공사 작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해물질이나 위험요인에 따른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작성하는 문서다. 업체 측이 유해위험방지계획서 개선 요구를 미준수해 화재를 키웠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소방당국은 이날 불이 지하 2층에서 시작됐다고 밝혔다. 원인 모를 폭발에 이어 불길이 급격히 확산하면서 다량의 유독가스가 발생, 근로자들이 미처 현장을 빠져나오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공사 업체가 우레탄폼 등 발화 가능성이 높은 작업을 하면서도 화재 예방에 대한 방지책에 소홀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상황 전파 등 비상대응 체계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9개 업체 78명이 동시에 지하 2∼지상 4층에서 작업을 했는데, 지상 2층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때문이다. 화재에 취약한 위험작업을 동시에 진행했는지, 대피로가 확보됐는지 여부도 규명돼야 할 핵심 사안으로 보인다.경찰은 공사 관계자들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했다. 위법 사실이 드러나면 엄벌한다는 방침이다. 경기도는 일정 규모 이상의 공사 현장에 안전 지킴이를 파견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하지만 되풀이 되는 대형 참사를 막아낼 방안은 보이지 않는다. 물류센터 공사 현장에서의 폭발과 화재사고가 일상화된 양상이다. 12년 전 물류센터 공사장에서 40명이 희생됐는데도 벽과 벽 사이 단열재에 대한 안전규정이 없는 게 현실이다. 날벼락 비극을 막을 근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2020-04-30 경인일보

[사설]원격의료, 새로운 논의가 필요하다

정부가 원격의료 논의에 불을 붙였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29일 서울정부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국회에 계류중인 원격의료법 개정과 관련, "많은 사람이 필요성을 절감하며 논의의 차원이 달라졌기에 21대 국회에서 속도감 있는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정치권, 특히 집권여당을 중심으로 '원격의료의 안정성과 효과가 아직 입증되지 않았고, 환자의 대형병원 쏠림현상을 가속화해 의료전달체계의 붕괴를 이끌 수 있다'는 보건의료단체의 입장을 지지해온 터라 정부의 이날 브리핑이 그간 첨예하게 대립했던 원격의료 찬·반 논란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현재 의료법상 원격의료는 의사와 의사 간에 한해 허용되며 의사와 환자 간의 원격의료는 불법이다. 이렇다 보니 한국은 우수한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에 힘입어 첨단 의료기기 제조능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국가연구개발사업 지원대상으로 선정된 업체가 정부로부터 수십억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첨단 의료기기를 개발해 놓고도 국내에서 써먹지 못하는 일이 벌어진다. 한 업체의 경우, 30억원의 국비를 지원받아 패치형으로 환자의 몸에 붙이면 실시간으로 심전도를 측정해 모니터에서 정보를 볼수 있는 심전도계를 개발했는데 의료데이터를 의료진과 환자가 주고받는 게 '원격 의료'에 해당돼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자전거를 발명해 놓고도 자전거 통행이 허용되지 않아 타보지도 못하고 다른 나라에 자전거를 팔러 다녀야 하는 형국이다. 이처럼 국내에서 원격의료가 강력한 규제에 묶여있는 사이 중국과 일본은 각각 2014년, 2015년 원격의료를 허용해 시장을 키우고 있다.정부가 원격의료 도입에 적극성을 띠는 것은 코로나19 때문이다. 정부는 코로나19 유행이 본격화한 지난 2월 24일부터 한시적으로 의사와 환자간 전화상담만으로 약처방을 받을 수 있는 비대면 진료를 허용했다. 그 결과 의료기관 3천여곳에서13만건 이상의 원격진료가 시행됐고 별다른 오진사례도 없는 것으로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환자의 만족도도 상당히 높았다고 한다.코로나19로 인해 거의 모든 분야가 변화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다. 대표적인 비대면 진료인 원격 의료 또한 새로운 차원에서 논의가 진행돼야 할 시점이다. 중소병원의 피해와 보건의료단체의 우려를 최소화하는 방안까지 포함해서다.

2020-04-30 경인일보

[사설]국유지 불법 전대 철저히 조사해 엄정조치해야

시흥시 소재 국유지를 임대받은 업체가 이를 불법 재임대한 사실이 밝혀져 말썽이다. 월 임대료만 2천만원이라고 한다. 관리청인 한국자산관리공사(이하 캠코) 경기지역본부가 이를 확인해 조사에 나섰다. 임대 시점이 지난 2015년인데 5년 넘도록 이런 불법행위가 적발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 사이 임대업자는 배를 불렸고, 수입 규모는 계속 늘었다. 캠코는 지난 2018년 전국 농지에 대한 불법 재임대(전대) 행위에 대해 전수조사를 벌인 바 있다. 그런데도 국유지에서 이런 불법이 계속될 수 있었던 건 뭔가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다.캠코 경기본부에 따르면 시흥시 방산동 소재 국유지 1만1천735㎡ 가운데 일부가 수년간 불법 전대된 사실이 확인돼 최근 조사에 착수했다. 캠코는 지난 2015년 7월 광명시 소재 업체와 이 부지에 대해 대부 계약을 맺었다. 대부 기간은 5년이었고, 사용 용도는 야적장이었다. 이 업체는 일부 부지에 대해 다른 업체와 재임대 계약을 통해 월간 2천여만원의 부당 임대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본부는 사실 관계가 확인되면 법에 따라 엄중 조치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난 5년간 이 업체의 전대 사실이 밝혀지지 않은 채 방치된 데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변변한 단속조차 없었다고 한다. 전형적인 봐주기 아니냐는 시선이다.국유 재산을 무단으로 깔고 앉거나 전대해 부당수익을 얻는 사례는 이곳뿐만 아니다. 지난 2017년 말 기준 전국 국유지의 무단점유율은 1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유지 대상 불법사용 유형은 무단 점유 및 사용이 가장 많고, 대부 계약서에 명시된 목적 밖 용도 이용, 전대, 불법 시설물 설치 등이 꼽힌다. 캠코는 정기적인 실태조사와 특별 점검 등을 통해 적발과 처벌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으나 불법행위는 근절되지 않는 실정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주민들의 고발과 진정에도 불구, 불법행위가 계속되면서 특혜 시비와 봐주기 논란 등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국유지는 공정하고 효율적으로 관리되고 활용돼야 한다. 국가 자산인 나라 땅이 범법자들의 불법 돈벌이 수단이 되어서는 안된다. 그런데도 여전히 국유지에서의 불법행위와 이에 따른 잡음이 끊이지 않는 게 현실이다. 시흥시 방산동 야적장의 불법 행위 역시 특혜시비에서 자유롭지 못한 양상이다. 경기본부는 일벌백계의 자세로 엄정히 조치해 그동안의 의문과 의혹을 걷어내기 바란다.

2020-04-28 경인일보

[사설]현실이 된 인구자연감소, 인구정책 재설계하자

가파른 출산율 하락 추세가 실질적인 인구 자연감소 현상으로 이어지는 위기가 현실로 닥쳐왔다. 2018년 0.98명으로 0명대에 진입한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 지난해 0.92명으로 더욱 악화됐다. 이에따라 인구 자연감소 추세가 고착되고 있다. 통계청이 어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월 출생아는 2만2천854명으로 2월 사망자 2만5천419명 보다 2천565명 적었다. 지난해 11월 최초로 인구 자연증가분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4개월째 인구 자연감소 추세가 지속된 것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올해가 대한민국 인구 자연감소 원년이 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을 덧붙였다.인구 자연감소는 그 자체로 국가적 위기다. 특히 신생아 감소는 장래의 생산가능인구가 축소되는 인구절벽 현상을 초래해 국가 경제의 근본을 허물어뜨린다. 국가와 사회의 미래를 잠식하는 인구 감소 위기는 현재의 세대가 미래의 세대를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인 것이다. 하지만 우리 세대가 미래의 재앙에 잘 대처하고 있다는 징후는 없다. 오히려 모든 통계는 우리 세대에 인구위기 도래 시기가 더욱 빨라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불과 몇년 전만 해도 정부는 신생아수가 35만명이 되는 시기를 2036년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2017년 현실이 됐고, 올해는 30만명 유지도 불가능해 보인다.정부가 손 놓고 있었던 건 아니다. 2006년부터 3차에 걸친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을 마련해 저출산 추세에 대응했다. 지난해까지 14년간 쏟아부은 돈만 185조원이다. 하지만 합계출산율은 2006년 1.13명에서 지난해 0.92명으로 떨어졌다. 특히 3차 기본계획(2016~2020)에만 지난해까지 104조원을 집중 투입했지만 결과는 허망했다. 천문학적 예산을 투입하고도 합계출산율이 오르긴 커녕 추락을 거듭하는 이유는, 정부의 인구정책에 기본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증거다.문재인 정부는 이미 실패로 확정된 인구정책의 근본을 다시 세워야 한다. 지자체별로 산발적으로 집행되는 출산장려금만이라도 중앙정부가 통합해 놀랄 정도의 규모로 지급하는 방안부터 시작해서, 출산과 육아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사회구조 개혁에 이르기까지 인구정책 재설계가 시급하다.

2020-04-28 경인일보

[사설]적자난다고 전국 우체국 절반 없앤다니

전국 우체국의 절반을 없애거나 민영화하는 방안을 놓고 우정사업본부(이하 본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무원노동조합(이하 노조)이 갈등을 빚고 있다. 본부는 해마다 적자 폭이 급증하는 우편사업의 경영합리화를 위해 우체국 폐국에 나섰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주민 불편이 가중되고 양질의 일자리가 감소하는 등 부작용이 클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본부가 적자요인이 큰 택배사업과 인건비 문제는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노조는 우체국을 없애기 전에 고비용 저효율 구조인 본부와 전국 지방 우정청을 먼저 해체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본부는 지난달 전국 1천352개 우체국 가운데 절반인 677개소를 없애거나 민영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경영합리화 방안을 제시했다. 경기·인천지역은 전체 220개소 가운데 올해 28개소를 포함, 4년 내 110개소가 문을 닫게 된다. 본부는 통상우편이 감소하면서 적자 규모가 크게 늘어 과감한 선제 조치에 나섰다고 밝혔다. 금융과 보험 기능은 제외하고 우편취급 기능만 민간에 위탁을 주는 방식으로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우체국 폐국 계획이 정상 추진될 경우 올해만 240억 원의 비용을 줄일 것으로 예상했다.하지만 노조는 우정사업의 구조적, 근본적 문제는 외면하고 적자를 핑계로 국민 공공재인 우체국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1960년대 재정 부족으로 민간 자본을 끌어들인 별정우체국이 경영합리화 대상에서 제외된 점도 논란이다. 이들 우체국은 지난 10년간 누적적자가 1조146억원으로, 인건비 전액을 본부가 지원하고 있다. 전국 기준에 따라 이용객이 많고, 수익이 나는 우체국들도 없어지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조는 특히 본부나 경인지방우정청 등 지방청들을 먼저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역할이 적고, 정책 개발도 부진한 고비용 저효율 조직이라는 것이다.본부는 우체국 구조조정을 차질없이 추진해 경영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공서비스 질을 떨어뜨릴 게 뻔한 직영 우체국 감소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이달 말까지 구체적 실행계획을 내놓겠다고 했으나 노조의 반발에 막혀 별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맞춰 체질을 바꾸고 개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우체국은 수익성보다 국민 편의성과 공익성을 먼저 따져봐야 한다. 본부는 노조 반발을 무마하기에 앞서 국민 여론이 어떤가 살펴보기 바란다.

2020-04-27 경인일보

[사설]'여중생 성폭행 사건 청원' 한 달, 경찰에 묻는다

'인천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지 내일이면 한 달이 된다. 이 사건은 피해 학생의 부모가 지난달 29일 청와대 국민청원사이트에 청원을 접수하면서 공론의 장으로 나왔다. 피해 학생 부모는 청원 글에서 '피해자와 피해자의 가족들만 계속 피해를 보는 현실이 너무 억울해 피해 사실을 알리게 됐다'고 청원 이유를 밝혔다. 실제로 피해 학생과 가족들은 2차 피해까지 보며 피를 말리는 고통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피해 학생은 사건 이후에도 가해자에게 괴롭힘을 당해 자해까지 시도했으며, 가족들은 소문을 피해 집을 급매로 팔고 이사를 해야 했다고 한다. 이 청원은 즉각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청와대 답변 요건인 '한 달 내 20만명'의 두 배에 이르는 39만6천512명이 청원에 동의했다. 수사가 속도를 낸 건 이때부터다. 그렇다면 경찰은 그동안 무엇을 했을까.이 사건은 피해 학생의 부모가 국민청원을 하기 3개월여 전인 지난해 12월23일 발생했다. 피해 학생과 부모는 즉각 경찰서에 신고하고 수사를 촉구했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수사는 더디기만 했다. 특히 경찰이 범행 당시 상황을 담은 CCTV 영상조차 제대로 확보하지 않은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경찰은 사건 발생 사흘 뒤 아파트 관리사무소를 찾아가 CCTV 영상을 열람했다. 피의자들이 정신을 잃은 피해 학생을 질질 끌고 아파트 안으로 들어가는 장면이 담긴 영상으로, 중요한 증거자료가 될 수 있음에도 경찰은 촬영 등의 조치를 하지 않았다. 이후 수사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뒤늦게 영상이 없는 것을 알고 영상 확보에 나섰지만 이미 보존기간이 지난 상태였다고 한다. 부실수사 의혹을 제기하기에 앞서 어이가 없을 뿐이다.경찰은 국민 청원을 계기로 학부모와 국민들의 분노가 거세지자 지난 9일에서야 가해자들을 구속했다. 정작 경찰을 움직인 것은 피해 학생 부모의 청원과 국민들의 공분이 아니었나 의심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경찰이 최근 이 사건에 대해 자체 감찰 조사에 들어갔다고 한다. 이 사건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경찰 수사가 '늑장수사'였는지 '부실수사'였는지 아니면 '늑장·부실수사'였는지 묻고 있다. 또 피해자 신변조치를 어떻게 했기에 피해 학생이 자해를 할 정도로 2차 피해에 시달렸는지도 묻고 있다. 경찰이 이에 솔직히 답해야 할 때다.

2020-04-27 경인일보

[사설]판문점선언 2주년, 북한은 여전히 어려운 상대다

2년 전 오늘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이 열렸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대한민국 영토를 처음 밟고, 남북 정상이 손을 잡고 양측 군사분계선을 넘나드는가 하면, 두 정상이 도보다리를 함께 산책하며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전 세계 언론이 타전했다. 대한민국 국민도 전대미문의 역사적 이벤트에 대해, 이성적 입장은 다를지언정 감개무량하기는 마찬가지였다.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공동 발표한 판문점선언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수립을 위한 청사진이었다. 두 정상은 5월 정상회담을 거쳐 9월 평양 정상회담 및 9·19 남북군사합의서 체결로 판문점선언의 구체적 실천에도 합의했다. 같은 해 6월 역사적인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개최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정착 기류는 뚜렷해졌다. 하지만 지난해 2월 북미 정상이 하노이에서 합의문조차 남기지 않은채 회담을 결렬시킨 이후, 남북 관계는 답보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대한민국 정부는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내기 위해 북한과 미국을 동시에 설득하는데 외교력을 집중해 왔다. 하지만 북한은 미국과의 직접 대화 복원에 주력했고, 대한민국 정부에 대해서는 모욕적인 언사와 탄도미사일 발사로 대화의 문을 걸어잠갔다. 우리 정부는 이같은 북한의 도발을 북미 대화 촉진자 역할을 조르는 것으로 해석해 관대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하지만 남북관계 답보상태가 오래 지속되자, 실질적인 북한 비핵화는 물건너 가고 군사합의서 체결로 인한 대북 군사력만 약화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정부는 코로나19 사태, 총선 승리, 판문점 선언일을 계기로 남북간 보건협력, 동해북부선 조기 추진, 통일경제특구법 제정 등을 통해 남북 대화와 교류 재개에 나섰다. 하지만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 돌출하면서 변수가 발생했다. 전세계 언론과 각국 정보기관이 그의 신변이상설의 진위 확인에 나섰지만, 북한 당국은 철저히 함구로 일관하고 있다. 백두혈통을 보위하기 위한 내부통제가 잘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은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를 확보했다. 판문점선언 이후 전개된 남북관계의 우여곡절도 핵무장에 바탕한 북한의 강경한 협상태도 때문이다. 김 위원장 건강이상설에서 보듯 북한은 여전히 파악하기 힘들고 상대하기 어려운 체제이다. 정부도 시간이 내편이라는 생각으로 대북정책 집행에 차분할 필요가 있다.

2020-04-26 경인일보

[사설]사회적 거리 두기는 코로나 보험이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 방침을 내놓은 뒤 처음 맞은 주말인 지난 25일과 26일 모처럼 많은 국민이 봄을 만끽했다. 정부는 지난 19일 종교시설, 유흥시설 등 4대 밀집시설에 대해 현재의 방역 지침 준수 명령을 유지하되 운영 중단 강력 권고는 해제키로 한 바 있다. 날로 가중되는 국민 피로도와 경제영향 등을 고려한 조치였다. 정부의 발표 때부터 이미 예견되기는 했지만 지난 주말 전국 각지의 유흥업소와 나들이 명소에는 눈에 띄게 인파가 늘었고 대형교회 등 상당수 종교시설도 현장예배를 재개했다. 충분히 이해할만한 풍경이다. 코로나19로 지친 국민들에게 힐링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그럼에도 불구, 우려를 떨칠 수 없는 것은 지난 주말 코로나19에 대한 경계심이 이완된 분위기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주점과 유흥업소 등에서는 마스크를 턱에 걸치거나 아예 착용하지 않은 이들이 대부분이었고, 심지어 사회적 거리 두기 제한이 아예 끝난 것으로 알고 있는 이들도 있었다고 한다. 술잔이 오가는 유흥업소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기가 쉽지 않은 시설이다. 며칠 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10대 남성이 클럽과 주점을 잇달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되자 방역당국이 발칵 뒤집어진 것도 이 때문이다. 유흥업소가 방역의 사각지대로 방치될 가능성을 지난 주말 확인한 셈이다.부처님오신날, 근로자의 날 등 황금연휴를 앞두고 있고 4·15 총선과 관련해 코로나 19의 최장잠복기(14일)도 지나지 않은 만큼 사회 전체가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스페인 독감과 신종플루의 경우, 최초 유행시기보다 2차 유행시기에 훨씬 더 피해가 컸다는 점을 되새겨야 할 시기다.사회적 거리 두기가 완화된 현재의 일상은 극심한 교통 체증을 빚다 잠시 체증이 완화된 고속도로의 상황과 비슷하다. 차간거리를 유지하는 등 오히려 운전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하는 순간이다. 교통체증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보상받기 위해 과도하게 가속 페달을 밟았다가는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는 코로나19로 인해 닥칠지 모르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일종의 보험이라고 할 수 있다. 보험 혜택을 받으려면 약관을 준수하는 게 필수다. 음주로 교통사고를 낸 운전자가 운전자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없듯이 그간 애써 부은 보험이 한순간의 일탈로 날아가 버린다면 얼마나 억울하겠는가.

2020-04-26 경인일보

[사설]무급휴가 한국인 근로자문제 정부 나서라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이 장기화하면서 주한미군기지 한국인 근로자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지난 1일 시작된 강제 무급휴직에 반대하는 근로자들은 천막농성을 하며 생계투쟁을 벌이고 있다. 평택기지 한국인 근로자 2천300여명 가운데 40%가량인 1천여명이 무급휴직 중이다.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우리 근로자들은 휴직기간을 활용한 아르바이트도 할 수 없다고 한다. 외부에서 일하다 코로나에 감염될 경우 2년 동안 미군기지 안에서 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무기한 농성중인 근로자들은 '왜 우리가 방위비 분담금 협상의 볼모가 돼야 하느냐'고 하소연한다.한미협상은 지난달 말 타결을 앞둔 상황이었다. 방위비 분담금을 지난해보다 13% 인상하기로 양국이 잠정 합의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를 거절하면서 막판 결렬됐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브리핑을 통해 이런 사실을 시인했다. 그러면서 잘사는 한국이 큰 비율로 부담해야 한다며 노골적으로 압박했다. 그의 애초 요구액은 작년 1조389억원의 무려 5배가 넘는 약 50억달러(6조원)에 달한다. 이 같은 강경입장은 연말 대선을 앞두고 코로나 확산을 막지 못해 궁지에 몰린 상황을 만회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한국인 근로자들의 근로현장 복귀는 쉽지 않아 보인다. 현지에서는 한국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추가 조치에 따라 무급휴직 근로자수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걱정한다. 한국인 근로자의 노동 분쟁이 발생해도 우리 정부는 개입할 수 없다. 고용주가 주한미군이기 때문이다. 다만 급여 가운데 88%는 한국정부가 부담하고, 미국부담은 12%에 불과하다. 이제는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특별법 제정을 통해 한국인 근로자들의 인건비만은 정부가 전액 부담해줘야 한다는 것이다.무급휴직 상태인 한국인 근로자들은 협상 타결만 바라고 있을 한가한 처지가 아니다. 기본 생계조차 잇기 어려운 절망적인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천막 농성은 괜한 쇼가 아니다. 정부는 방위비 협상과는 별도로 한국인 근로자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한다. 정부가 인건비 전액을 부담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한국 근로자들의 일자리 문제가 방위비 협상의 볼모가 되는 건 양국 모두를 부끄럽게 하는 일이다. 정부는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우리 근로자들의 고용 안정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 바란다.

2020-04-23 경인일보

[사설]중증응급환자 치료하듯 한국판 뉴딜 추진해야

정부가 항공, 해운, 자동차 업종 등 코로나19 여파로 고사 위기에 빠진 기간산업에 대한 지원책을 내놓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2일 청와대에서 제5차 비상경제회의를 열고 "40조원 규모로 위기 극복과 고용을 위한 기간산업 안정기금을 긴급 조성한다"며 "일시적인 유동성 지원을 넘어서 출자나 지급보증 등 가능한 모든 기업 지원방식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정부는 이달 말까지 항공지상조업, 면세점업, 전시·국제회의업 등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추가 지정키로 하는 등 약 90조원의 재원을 마련해 '한국판 뉴딜정책'을 펼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의 표현대로 기간산업의 위기와 고용 충격에 신속히 대처하고, 국민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다. 특히 일자리와 관련해서는 일자리 지키기에 10조원을 추가로 투입하고 정부가 나서서 50만개의 공공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했다.정부가 한국판 뉴딜정책을 추진하기로 한 것은 반가운 소식임이 분명하다. 무엇보다 전 세계 하늘길이 막히면서 존폐위기에 처한 항공산업 등 사경을 헤매는 기간산업에 긴급수혈이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다행스러운 일이다. 기간산업은 고용유발효과, 전후방 연관효과가 큰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자 핵심 동력산업이다. 여기에다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이 전분기 대비 -1.4%로 역성장을 기록하면서 기간산업에 대한 지원의 필요성도 커져 가고 있다.문제는 속도다. 항공산업의 경우, 관련 업체 종사자 총 7만6천800명 중 무급휴직자가 1만5천389명, 희망퇴직자가 1천424명이고, 유급휴직에 들어간 근로자가 8천747명이라는 조사결과가 말해주듯 대형항공사에서부터 청소, 기내식 등을 담당하는 협력업체에 이르기까지 뿌리째 흔들리는 중이다. 문 대통령이 추경 및 입법과 관련해 대승적인 합의로 신속한 결정을 내려줄 것을 국회에 당부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항공·항만 업계에서도 정책 방향이 정해진 만큼, 이번 조치가 신속히 실행될 수 있도록 정부는 물론 여야 정치권이 힘을 모아줘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중증응급환자를 치료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아무리 좋은 정책도 '골든타임'을 놓치면 제대로 효과를 거둘 수 없다. 얼마나 특효약이 될지는 모르지만 일단 한국판 뉴딜정책이라는 처방전이 나왔다. 정부와 정치권은 응급실에 실려온 중증응급환자를 대하는 의료진의 자세로 역량을 모아주길 바란다.

2020-04-23 경인일보

[사설]이번에도 '힘있는 부처는 빠졌다'는 아우성

전국 공무원들은 올 한해 휴가를 반납하고 일해도 금전 보상을 받지 못하게 된다. 정부가 코로나19에 대응한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재원 마련을 위해 연가보상비를 전액 삭감했기 때문이다. 공직사회는 즉각 반발했다.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주말도 없이 일하고 휴가도 사용하지 못하는데 정당한 대우도 못 받게 됐다는 불만에서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도 연가보상비 삭감을 즉각 철회하라는 성명을 냈다. 이 와중에 국회와 대통령비서실, 감사원 등 일부 부처는 연가보상비를 한 푼도 감액하지 않았다고 한다. '힘 있는 부처는 다 빠졌다'는 말이 나온다.정부는 지난주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긴급재난지원금 지원방안을 확정 발표했다. 추경 규모는 긴급재난지원금 7조6천억원이다. 정부는 세출 사업 3조6천억원을 줄이면서 공무원 인건비 6천952억원(19.3%)도 항목에 포함했다. 연가보상비 3천953억원은 전액 삭감된다. 국채 발행 없이 지출 구조를 조정하고 공공부문이 고통을 분담한다는 취지라고 한다. 하지만 모든 부처에서 연가보상비가 삭감된 게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삭감 대상은 질병관리본부 등 보건복지부와 대법원, 경찰청, 해양경찰청 등 20개 기관이다. 반면 국회, 대통령비서실·경호처, 감사원, 국정원 등 34개 기관은 대상에서 제외됐다.공직사회는 '이번에도 희생은 또 우리가 해야 하느냐'는 부정적 입장이다. 정부가 국민들 마음을 얻기 위해 지원금을 주면서 만만한 공무원들 연가보상비를 빼앗으려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국회와 대통령비서실 등 특정 부처가 제외된데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추경안의 원활한 국회 통과를 위해 인건비 규모가 큰 부처를 선별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하지만 죽을 고생을 하는 질병관리본부 직원들도 삭감 대상인데 특정 부처가 빠진 건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오히려 이들 부처를 우선 삭감해야 공감대가 커지는 등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새 정책에 따른 희생과 헌신은 해당 구성원들의 공감과 이해가 전제돼야 한다. 국가를 위해 어려움을 감내하는 공직자들의 모습은 국민에게 위안과 용기를 준다. 정부는 정책 실행에 앞서 더 세심하게 살펴 공직자들의 불만과 불평을 최소화해야 한다. 정부는 삭감 대상이 아니라고 연가보상비가 집행되지는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당연한 말을 하는데 해명으로 들린다. 정책의 묘를 살리지 못한 까닭이다.

2020-04-22 경인일보

[사설]'김종인 비대위' 성공의 조건

미래 통합당이 총선 패배로 자중지란에 빠졌던 당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위원장에 김종인 전 총괄선대 위원장을 추대키로 했다. 통합당은 이를 위해 현역 의원과 21대 총선 당선자 142명의 의견을 취합했다. 일부 반대가 있었지만, 대다수가 '김종인 비대위'를 지지했다고 한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임기보장과 전권 위임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김종인 비대위로 갈 수밖에 없는 당위성이 여기저기서 감지되고 있다.'김종인 비대위'가 출범한다 해도 통합당의 앞길이 그리 만만한 것은 아니다. 선거가 끝난 지 1주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당을 조속히 수습해야 하는 데다가, 김 위원장에 대해 반발하는 일부 세력이 존재하는 등 비대위 위상도 확실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김 위원장이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반대하고 있고, 무엇보다 당 안팎에서 830(1980년대생, 30대, 2000년대 학번) 기수론이 나오는 등 세대교체 요구가 빗발치는 가운데 '김종인 비대위'가 순항을 할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그러나 자중지란을 심하게 겪는 통합당에는 전권을 휘두를 수 있다면 김 위원장 같은 인물이 적격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우물쭈물하며 시간을 허비하기보다는 결단력이 있는 김 위원장을 중심으로 하루빨리 비대위를 꾸려야 한다는 것이다. 낡은 부분 일부를 손질하는 것으로 통합당의 변화를 기대한다는 것은 '우물에서 숭늉 찾는 것'과 같다. 건물을 모두 부수고 신축하는 자세로 통합당을 재건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김 위원장의 추진력이 절대 필요하다는 것이다.이번 4 ·15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은 변하지 않는 통합당에 대한 거부의 의미가 깊게 담겨 있다. 구태의연한 자세로 민심을 얻는다는 것은 이제 불가능하다. 830세대를 전면에 내세우자는 여론이 빗발치는 것 역시 환골탈태해 새롭게 변화하는 통합당의 모습을 보고 싶기 때문이다. '김종인 비대위'는 각계각층의 다양한 목소리를 진지하게 경청해야 한다. 일부에선 이제 80을 넘어서는 김 위원장이 젊은 세대들과 제대로 화합이 될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들리는 것도 사실이다. 만일 김 위원장이 개혁에 소홀히 하면서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고집한다면 통합당은 또다시 불행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다. '김종인 비대위'가 보수의 품위를 유지하면서 변화와 혁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통합당으로 재건해 주길 바란다.

2020-04-22 경인일보

[사설]해상상해 보상 제외된 해경 단체보험

해양경찰청이 민간 보험사에 가입한 공무원단체보험 약관에 불합리한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다. 해양경찰관들이 선박을 타고 해상에서 치안유지활동을 벌이다 사고를 당해 상해를 입어도 보상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경찰을 보조하는 민간해양구조대원들도 마찬가지로 해상 사고에서 실손보장을 받지 못하는 사실도 드러났다. 사정이 이런데도 해경은 매년 수십억 원씩 보험료를 내고 있다. 구체적인 약관 검토도 하지 않고 중앙행정기관들과 함께 단체보험에 가입하는 등 운영 전반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해경은 재직 중 사망하거나 질병, 상해를 입은 소속 경찰에게 보상금을 주기 위해 민간 보험사와 공무원단체보험 계약을 맺고 있다. 하지만 공무원단체보험 약관을 보면 보험사의 책임을 면제하는 사유로 '선박승무원'을 명시했다. 선박승무원의 범주에는 해경이 포함되기 때문에 사실상 보상을 받을 수 없는 것이다. 실제 해경이 가입한 보험사의 단체상해보험 약관 '회사가 보상하지 않는 사항'에 선박승무원, 어부, 사공, 그 밖에 탑승하는 것을 직무로 하는 사람이 직업·업무상 선박에 탑승하는 등 행위로 규정했다. 배를 타고 치안유지 활동을 하다 다친 경찰이 현재 가입된 단체보험으로는 보상을 받을 수 없도록 한 것이다.해상 활동 중 다친 경찰은 2018년 32명, 2019년 33명이다. 하지만 공무원단체보험 약관으로는 보험사가 이들에게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불합리한 구조다. 해경은 이런 보험에 연간 100억원 가까운 보험금을 보험사에 내고 있다고 한다. 이런 사정은 해경을 보조하는 민간해양구조대원들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드러났다. 해경은 민간해양구조대원들을 위해 단체 상해보험 가입을 위한 예산을 확보했다고 했으나 이 또한 실효가 없는 보험이라는 지적이다. 해경이 구체적인 약관도 검토하지 않고 단체보험에 가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해경이 해상에서 입은 피해를 보상받지 못하는 보험은 개선돼야 마땅하다. 해경이 가입한 공무원단체보험 약관의 불합리한 조항은 바로잡아야 한다. 그래야 해경이 해상 치안유지 활동에 전념할 수 있다. 보험전문가들도 특별약정을 통해 해상에서 선박승무원이 다치더라도 단체보험으로 보장을 받을 수 있도록 계약을 변경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참에 세부 내용도 따져보지 않고 다른 중앙부처들과 함께 동반 계약하는 관행도 탈피하기 바란다.

2020-04-21 경인일보

[사설]재난지원금 지급 체계 정교하게 설계해야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둘러싸고 당·정간의 엇박자와 정부·지자체의 중복 지원에 따른 현장의 혼란과 국민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비슷한 국가재난에 대비해 재난지원금 지급 체계를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인천시는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계획에 보조를 맞추다가 된서리를 맞고 있다. 시는 애당초 중위소득을 기준으로 가구당 최대 50만원을 지급하는 자체 안을 만들었다. 그러나 정부가 소득하위 70% 가구에 최대 100만원 지급안을 확정하자, 이를 반영해 소득하위 70% 지원은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으로 대체하고, 소득상위 30%에 대해서만 시 예산으로 가구당 25만원씩 지급하기로 변경했다. 그런데 여당이 국민 전체 지급을 주장하면서 정부안이 흔들리고, 추경 통과가 늦어지자, 자체 재난지원금 지급을 미루고 있다. 그러자 시민들이 이미 지급을 시작한 경기도 등을 거론하며 재난지원금 늑장 지원을 성토하고 나선 것이다.경기도형 재난기본소득을 지급 중인 경기도 또한 예상치 못한 후유증을 걱정하고 있다. 정부가 긴급재난지원금 예산 중 20%를 광역·기초단체에 떠안겼기 때문이다. 이미 예산을 탈탈 털어 재난기본소득 예산을 집행중인 도와 도내 시·군은 정부의 뒤늦은 예산 공동부담에 반발했다. 도는 지자체의 재난기본소득 집행예산을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분담액으로 인정해 줄 것을 요구했고, 기정사실로 여기고 있다. 이렇게 되면 경기도민은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에서 도와 시·군이 지급한 재난기본소득 일부나 전부를 감액당한다. 정부 지원금과 도 기본소득 지원을 별개로 생각할 도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올 가능성이 높다. 경기도형 재난기본소득의 취지가 흔들리고, 도가 정부를 대신해 미리 생색을 냈다는 비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기습적인 코로나19 국난에 맞선 긴급 조치임을 감안해도 국민 생계지원 현장이 당·정, 정부·지자체의 엇박자로 혼란을 빚는 건 곤란하다. 지급방식의 혼란은 논외로 치더라도, 국가재난을 극복할 재난지원금 지급체계가 지금처럼 흔들리면 지원 효과가 떨어지고 국민 사이에 형평성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당정은 일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범위를 서둘러 합의하고 신속하게 집행해야 한다. 그 다음엔 백지상태에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체계를 새로 설계해 중복지원 문제, 모호한 지급기준 등 드러난 문제점을 해소해야 한다.

2020-04-21 경인일보

[사설]생활방역으로 가는 징검다리 잘 건너야

정부가 어린이날인 5월 5일까지 지금까지의 사회적 거리 두기의 근간을 유지하며 일부 제한을 완화키로 했다. 종교시설, 실내체육시설, 유흥시설, PC방·노래방·학원 등 4대 밀집시설에 대해 현재의 방역 지침 준수 명령을 유지하되 운영 중단 강력 권고는 해제키로 한 것이다. 1m 거리 두기 등 방역 수칙을 준수하는 조건으로 문을 열어도 좋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 자연휴양림 등 위험도가 낮은 실외 공공시설은 방역 수칙 준수가 준비되는 대로 운영을 재개하고 야외 스포츠도 무관중 경기와 같이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면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로써 답답한 일상에 미약하나마 숨통이 트이게 됐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완화한 것은 날로 가중되는 국민 피로도와 경제영향 등을 고려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본다.하지만 정부의 발표 이후 코로나19에 대한 경계심이 다소 이완되는 분위기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우선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공원이나 자연휴양림, 수목원 같은 실외 분산시설에서 빗장이 풀리고 있다. 인파가 몰리는 벚꽃 개화기를 맞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4일 폐쇄된 인천대공원과 월미공원이 20일 다시 문을 열었고, 경기도 광주시는 팔당 물안개공원, 경안천 습지 생태공원 등 관내 유명공원에 대해 취했던 공휴일 폐쇄 조치를 철회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비록 경기장이 아닌 안방에서 경기를 관람해야 하지만 야구팬 등 스포츠 애호가들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4대 밀집시설 중 1m 거리 두기와 출입구 발열체크 등 방역 수칙 준수를 전제로 문을 여는 곳도 늘어날 전망이다.하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가 아니라는 것은 정부와 국민 모두 공감하는 사실이다. 더구나 부처님오신날, 근로자의 날 등 황금연휴를 앞두고 있는 터라 거리두기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 가정의 달인 5월이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는 악몽의 달이 될 수도 있다. 그동안 의료진을 비롯해 온 국민이 힘겹게 일구어놓은 전세계적인 방역모델이 한꺼번에 무너질 수 있는 것이다.이제 우리 사회는 생활방역으로 가는 징검다리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밑에는 코로나19로 오염된 물이 흐른다. 조금이라도 삐끗하면 건너온 길을 되돌아가야 한다.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듯 조심성과 인내가 더 없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2020-04-20 경인일보

[사설]긴급재난지원금, 당이 정부에 양보하면 어떤가

당·정·청이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범위를 놓고 진통을 겪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어제 국회 시정연설에서 긴급재난지원금이 포함된 추가경정예산안을 설명했다. 정부안은 소득 하위 70% 이하 계층에 4인 가구 기준 최대 100만원까지 지급하는 것이다. 1천478만가구가 지급대상이고, 지방자치단체 분담금 2조1천억원을 제외한 정부 투입 예산은 7조6천억원이다. 적자국채 발행 없이 올해 본예산에서 쥐어짤 수 있는 재정 여력이 여기까지라는 것이 그동안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었다.하지만 총선 압승으로 정국 주도권을 쥔 더불어민주당은 총선 공약대로 지급 범위를 국민 전체 가구로 확대하자고 정부를 종용하고 있다. 추가로 소요되는 3조~4조원의 재원이 없으면 국채발행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여당은 지난 19일 당·정·청 협의회에서 총선공약 이행 논리로 정부 측을 강하게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는 당의 압박이 먹혀들어가는 분위기다. 민주당 지도부는 20일 미래통합당도 총선 약속대로 전국민 지급에 동의할 것을 촉구했다. 재난지원금 전국민 지급을 기정사실화 하고 국회 처리 수순에 돌입한 것이다.총선 전 경기도를 비롯한 광역·기초자치단체들이 경쟁적으로 권역내 전 주민에게 재난기본소득 일괄 지급을 결정했다. 지자체가 주도한 기본소득 지급 열풍에 정부도 중위소득 100%에 대한 재난지원금 지원을 확정했다. 하지만 여당의 압박에 못이겨 이를 하위소득 70%까지 확대하며, 여기까지가 정부의 한계임을 강조했다. 정부의 입장은 명확하다. 긴급재난지원금은 본예산 구조조정을 통해 최대한 쥐어짜고, 국채발행은 앞으로 본격화될 코로나19 경제위기에 대응할 자금으로 비축해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고용한파, 기업도산 등 실질적인 경제위기가 임박한 상태에서 정부의 재정운영 기조는 상식적이다.민주당은 총선 공약을 강조하지만, 180석을 차지한 슈퍼여당의 행보는 신중해야 한다. 이번 경우는 당이 정부의 고민을 떠안아 국민을 설득하는 역할을 맡아주어야 맞다고 본다. 총선공약 이행은 작은 책임이지만, 적자재정을 걱정하는 정부의 고민에 동참해 당의 공약을 양보하는 것은 더 큰 책임을 지는 자세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당이 국가 재정현실상 정부안에 동의할 수밖에 없는 점을 국민에서 솔직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한다면, 더 큰 신뢰를 받을 것이다.

2020-04-20 경인일보

[사설]원격수업, 상설화 수준으로 시스템 보완하자

오늘 초등학교 1~3학년이 온라인 개학을 한다. 난생 처음으로 학교에 다니게 될 1학년 새내기들의 입학식도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이로써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실시한 온라인 개학이 마무리돼 전국의 모든 학생이 원격수업을 받게 됐다.원격수업에 학부모는 물론 전국민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교육은 국가의 백년지대계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원격수업은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국가비상 사태 시 교육의 명맥을 유지하는 최우선적 학습수단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전란 중에 피란지에서 문을 여는 천막학교와 비슷하다. 사스나 메르스, 코로나19에서 보았듯이 감염병과의 전쟁은 언제든 다시 발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원격수업은 교실 밖 '임시수업'의 관점에서 접근해서는 안된다. '교실수업'의 보완재가 아닌 대체재로서의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시스템의 안정화를 기반으로 원격수업에 특화된 신개념의 교육 콘텐츠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하지만 앞서 두 차례에 걸쳐 문을 연 온라인 교실의 모습은 기대에 크게 못미쳤다. 중3·고3이 1차로 온라인 개학을 한 지난 9일과 13일, 14일에 일부 지역에서 접속오류나 로그인 장애 등이 발생한 데 이어 초 4~6학년, 중 1~2학년, 고 1~2학년이 2차로 온라인 개학을 한 16일에도 일시적으로 원격교육 플랫폼들의 접속 지연 현상이 일부 지역에서 벌어졌다. 특히 백령도와 대청도 등 서해5도 학생들은 1차 온라인개학을 한지 열흘이 지났지만 지금까지도 수시로 영상이 끊기거나 느리게 재생되는 통에 제대로 원격수업을 받지 못한다고 한다. 물론 서해5도는 유선으로 연결돼 있는 육지와 달리 무선 전파(마이크로 웨이브) 방식을 쓰기 때문에 인터넷이 느릴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미리 섬지역의 특수성을 감안, 원격수업을 대체할 수 있는 학습자료를 만들어 제공하는 등 대안을 마련했어야 했다. 교육당국의 안일함과 준비부족을 지적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현재 교육당국이 해야 할 일은 최대한 빨리 원격수업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분석해 보완함으로써 원격수업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다. 아울러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돼 교실수업으로 전환된다 하더라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원격수업의 교육효과를 높이는 방안에 대해 꾸준히 고민해야 한다.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는 것이 미래 세대를 위해 교육당국이 해야 할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2020-04-19 경인일보

[사설]총선 선거사범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해야

21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여당의 압도적인 승리로 끝났지만, 부정선거 사범에 대한 법적 처리는 이제 시작이다. 이번 선거는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한 비접촉 선거운동으로 차분해지면서 20대 총선에 비해 선거사범 숫자가 12.5%나 감소했다. 검찰이 최근 밝힌 잠정적인 선거법 위반혐의자는 총 1천451명이다. 이중엔 94명의 당선자가 포함됐으며, 불기소 처분된 4명을 제외한 90명이 검찰수사 대상에 올랐다.경기도에서도 선거법 위반 입건자가 수원지검 139명, 의정부지검 41명 등 총 180명이다. 경기남부에서 13명, 경기북부에서 3명 등 16명의 당선자가 포함돼 검찰 수사가 예정돼있다. 인천은 선관위가 검찰에 직접 고발한 선거사범이 11명이고, 인천지방경찰청이 수사중인 선거사범은 51명이다. 여기에 후보간 고발 사건도 적지 않아 검찰의 수사대상은 더 확대될 전망이다.부정선거는 대의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가장 큰 적이다. 단 한 건의 부정선거라도 국민의사를 왜곡하고 대의기구를 왜곡하는 결과로 이어져 최종적으로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이 밝힌 주요 부정선거 혐의인 흑색선전, 금품수수, 여론조작 등은 사실로 드러날 경우 결코 용납할 수 없다. 국민 의사를 약탈하는 헌정유린 범죄행위라서다. 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법원에서 징역형 이상이나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으면 당선 무효는 물론 공직선거 출마를 제한하는 등 엄벌하는 것이 이 때문이다.비교적 차분한 분위기로 인한 선거사범 숫자 감소는 그나마 다행이지만, 일단 검찰 수사대상에 오른 선거사범 수사는 신속하고 엄정하게 진행돼야 한다. 선거법 공소시효는 6개월이다. 검찰 수사가 조금만 지체되고 부실해도 기한 안에 기소하기 힘들거나 부실 기소가 될 우려가 많다. 후보와 유권자가 선거법을 엄정하게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면, 검찰은 오직 법조문에 입각해 부정선거 행위를 발본색원할 책무가 있다. 수사기관의 정치중립은 다시 강조할 필요가 없다.특히 부정선거 혐의 당선자들의 경우 검찰 수사는 더욱 엄정해야 한다. 억울한 피의자는 신속하게 구제해 국회의원직을 조속히 수행하도록 도와야 한다. 반대로 구체적인 혐의가 드러나면 추상 같은 법대에 올려 왜곡된 민의를 신속하게 정상화시켜야 할 것이다.

2020-04-19 경인일보

[사설]민주당, 겸허한 자세로 국정 역량 보여줘야

4·15 총선은 여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더불어민주당과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은 국회 전체 의석 300석 가운데 60%인 180석을 차지했다. 절반을 넘어 법안 패스트트랙 처리가 가능한 의석이다.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은 103석에 그쳐, 개헌저지선인 100석을 간신히 넘겼다. 민주당은 승부처인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도 압도했다. 경기지역 59개 선거구 가운데 51곳을, 인천 13개 선거구 가운데 11곳을 석권했다. 정의당은 전국 1석, 비례 5석 등 6석에 그치는 등 중소 정당도 고전했다.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 속에서 치러진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안정적인 국정운영에 힘을 실어줬다. 정부의 코로나 대응이 잘됐다는 인식과 평가가 민주당 승리에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국민 기본권을 최대한 보호하면서 효율적인 대응으로 확산을 막았다는 국제사회의 평가를 국민들도 인정한 것이다. 반면 정권 심판론을 내세운 야당 주장은 먹히지 않았다. 탄핵당한 보수가 여전히 변화와 혁신을 외치면서도 실천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민생을 풀어내는 대안보다는 개혁입법 저지 등 국정 발목잡기로 일관했다며 매서운 채찍을 들었다. '조국을 살릴 것이냐'는 구호도 정치 공세라며 동의하지 않았다.이번 선거는 정책·인물·비전이 보이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는다. 코로나 때문에 후보자와 유권자 사이가 멀어진 건 어쩔 수 없으나 막말 대잔치에 상대방 흠집 내기 공방이 이어졌다. 희석돼가던 지역주의가 더 두드러진 것도 아쉽다. 20대 총선에서는 호남에서 국민의 당이 약진하고, 영남권에서 민주당이 선전하면서 지역 구토가 무너지는 듯했다. 하지만 거대 양당이 영·호남을 나눠 먹는 구도로 회귀하면서 지역주의 부활에 대한 걱정이 커지게 됐다.공룡 당이 된 민주당은 국정 운영에 대한 역량을 보여줘야 한다. 20대 국회에서 실종된 대화와 협력의 정치를 복원하기 바란다. 일방적 독주와 다수의 힘이 아닌 설득과 이해, 공감의 장으로 국회를 이끌어야 한다. 자만과 오만은 금물이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더욱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때다"고 했다. 이낙연 공동선대위원장도 "무겁고 무서운 책임을 느낀다"고 했다. 승리에 취해 안주하거나 시대적 요구를 외면한다면 언제든 민심이 뒤바뀔 수 있음을 경계한 것이다. 무거운 책임감을 통감하고 국정을 바로 이끄는데 당력을 모아야 한다.총선은 끝났으나 시국은 엄중하다. 코로나가 진정돼도 나빠진 경제 사정이 쉽게 회복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5월 말 개원하는 21대 국회는 비장한 각오로 의정에 임해야 한다. 국가 안위를 두고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국난을 극복하고 경제를 살리기 위해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한다. 맏형인 민주당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당리당략에 골몰하는 구태가 재현돼서는 안될 일이다. '오직 국민만을 생각하는 국회'가 되기를 희망한다.

2020-04-16 경인일보

[사설]온라인 개학, 위기를 기회로 삼자

전국 초·중·고등학교가 16일 2차 온라인 개학을 했다. 지난 9일 중3·고3 학생 85만8천여명이 1차로 온라인 개학을 한데 이어 이날 초등학교 4~6학년, 중학교 1~2학년, 고등학교 1~2학년 총 312만여명이 원격수업으로 공부를 하게 된 것이다. 원격수업에 참여하는 인원은 총 398만명으로, 중3, 고3이 먼저 온라인 개학한 지난 한 주보다 접속자가 4.6배 늘어났다.하지만 지난 한 주간의 시행착오에도 불구, 안정적인 원격수업은 아직 요원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온라인 개학 첫날인 9일과 13일, 14일에 일부 지역에서 접속오류나 로그인 장애 등이 발생한 바 있는데 2차 온라인 개학 첫날에도 일부 지역에서 일시적으로 원격교육 플랫폼들의 접속 지연 현상이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차 때와 달리 초등학생까지 원격수업에 참여하면서 학생들이 수업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화면에 집중하지 못하는 등 예상했던 일들이 현실화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학원 등 사교육에 의존해야 하는 것 아닌지 고민하는 부모들도 늘어날 태세라고 한다.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콘텐츠 측면에서도 보완이 필요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물론 원격수업은 우리 공교육 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인만큼 시작부터 완벽을 기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하지만 교육은 국가의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다. 그만큼 준비부족이나 안일함을 허용해서는 안되는 영역이라는 점을 교육당국은 명심하고 시스템의 안정화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더 나아가 온라인 개학을, 감염병으로 인한 '임시조치'가 아니라 디지털 기반의 미래형 교육 모델을 창조하는 과정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참에 어떤 여건에서든 교육의 명맥을 유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든다면 우리 교육사에 의미 있는 한 획을 긋게 될 것이다.

2020-04-16 경인일보
1 2 3 4 5 6 7 8 9 10

경인일보 채널

  • 강원일보
  • 경남신문
  • 광주일보
  • 대전일보
  • 매일신문
  • 부산일보
  • 전북일보
  • 제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