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서해5도 응급의료 궁극적 해법은 '백령공항' 건설

인천시는 유인도 40개와 무인도 128개 등 모두 168개의 섬을 거느린, 우리나라 광역시 가운데 가장 넓은 행정구역을 갖고 있다. 인천항에서 서해 끝섬 백령도까지는 쾌속선으로 달려도 4시간 이상 소요되는 거리다. 이 섬과 인접한 대청도와 소청도도 마찬가지다. 뭍에서 상대적으로 가까운 연평도만 해도 2시간이나 소요된다. 이들 섬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할 경우 대응하기가 간단치 않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이 최근 발표한 빅데이터 분석자료가 이를 증명한다. 2017~2018년 사이 옹진군 섬 지역에서의 응급헬기 이송 실적 385건, 계류장 위치 정보 32건, 인천 내륙과 백령도 기상정보 3만5천40건을 분석한 결과 응급헬기로 섬 지역 환자를 병원까지 이송하는 데 걸린 시간은 평균 1시간34분인 것으로 나타났다.환자 이송에 활용된 응급 의료헬기는 소방헬기 183건, 닥터헬기 177건이었고, 나머지 25건은 해경헬기의 몫이었다. 응급환자가 발생한 지역과 환자가 이송된 병원 간 직선거리는 평균 91.4㎞에 달했다. 특히 백령도에서 서해권역 응급의료센터가 있는 구월동의 가천대 길병원까지 닥터헬기가 날아간 직선거리는 평균이송거리의 두 배인 187㎞, 출동요청 접수 후 이송완료까지 걸린 시간도 2시간 52분이나 됐다. 의료장비를 갖추고 전문의가 탑승한 닥터헬기로 이송할 때에는 이렇게 이동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기내에서 일단 응급처치가 가능하다. 하지만 응급처치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헬기가 출동해야 하는 상황이거나 비행에 제한을 받는 일몰 이후 응급환자가 발생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응급환자가 발생한 섬에서 병원까지 왕복에 소요되는 시간을 감안하면 오후 4시 이후엔 헬기를 띄우기조차 쉽지 않은 실정이다.국가정보자원관리원이 닥터헬기 계류장을 응급이송이 잦은 섬 인근으로 지정해 이동거리를 단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하나 현실적으로 얼마나 유효한 개선책이 될지는 미지수다. 가장 바람직한 방안은 소형 항공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백령공항의 조속한 건설이다. 이미 국토교통부의 사전 타당성 평가에서 경제성을 인정받았다. 접경지역 특성상 걸림돌이었던 항공기의 안전보장 문제도 지난 1월 국방부가 조건부 동의하면서 해결된 상태다. 인천 섬 지역의 열악한 응급의료 대응실태를 개선하는 차원에서라도 백령공항 건설을 위한 제반 행정절차가 신속하게 진행되길 바란다.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2019-08-13 경인일보

[사설]용납할 수 없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막말 담화

북한은 최근 16일 사이에 북한형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비롯하여 신형대구형조종방사포와 지대지 탄도미사일 등 연속적인 대남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반발과 북미 실무협상의 지연에 따른 초조감 등 여러 의도와 동기가 있을 수 있으나, 남한을 제압할 미사일 체계 완비를 위한 실험을 나름의 계획에 의해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특히 북한은 엊그제 외무성 미국 국장 명의의 담화에서 남한에 대해 막말에 가까운 비난을 쏟아냈다. 먼저 "앞으로의 대화 상대에서 남한을 배제하겠다"며, "한미 군사훈련을 중단하든지 해명이라도 하기 전에는 남북간 접촉 자체가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또 "대화를 하더라도 북미 대화를 하는 것이지 남북 대화는 아니라"고 못을 박았다. 게다가 이 담화는 "북한의 상대, 즉 남한이 이 정도로 바닥이라는 것이 안타깝다"는 등 망언에 가까운 비아냥으로 일관했다. 북미 대화는 추진하면서 남한과는 대화의 창구를 닫는 '신통미봉남'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이다.한미 훈련에 대한 비난을 한국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를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한미 훈련에 대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맞장구를 치는 상황은 남한이 북미 협상 국면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암시한다고 하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의 경제보복에 맞서기 위해 북한과의 평화경제를 강조한 직후에도 북한은 보란 듯이 미사일을 발사하기도 하였다. 지난 6월 30일 판문점에서 남북미 세 정상의 회동 때 약속한 북미 실무협상이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협상 지연의 불만을 남한에 쏟아 붓는 북한의 태도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물론, 북미 비핵화 협상에도 도움이 안된다.우리 정부도 북한의 눈치를 보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는 소극적인 자세를 벗어나서, 북한에 대해서 단호한 경고를 발신할 필요가 있다. 우리 정부의 전략적 인내도 중요하지만 마냥 북한을 의식만 하는 것은 국민 정서에도 어긋나고 궁극적으로 남북협력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부는 국익에 반하는 행위나 발언에 대해서는 단호한 자세를 취해야 한다. 북한도 예외가 아님은 말할 나위도 없다. 북한은 더 이상의 미사일 발사 등의 도발이 남북 관계를 파국으로 몰고 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명심할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

2019-08-12 경인일보

[사설]인천의 독립운동 유적지 체계적인 관리 필요

일본 아베 정부를 규탄하는 분위기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인천의 독립운동 관련 유적지 탐방 프로그램이 시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독립운동 관련 유적지를 시민들에게 알리는 프로그램이 가장 활발한 곳은 중구와 강화군이다. 중구와 강화군은 문화해설사가 참여자들과 함께 도보 여행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중구의 경우 김구 선생이 옥고를 치렀던 인천감리서 터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고 한다. 최근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 이후 눈에 띄는 현상이다. 중구지역에는 백범 김구와 관련하여 이야깃거리가 유난히 많다. 백범은 두 차례나 중구에서 옥살이를 했고, 인천항만 시설 공사장 노역에도 동원되었다. 백범의 모친과 부친은 중구에서 모진 고생을 해가면서 아들의 옥바라지와 석방을 위해 애를 썼다. 백범이 탈출한 뒤에는 그 부모가 아들 대신 중구의 감옥에 갇혀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백범에게 중구는 기가 막힌 역사지대인 것이다. 강화군 역시 마찬가지이다. 인천의 독립운동가 중에 강화 태생이 유난히 많고, 3·1 운동도 다른 지역보다 강력하고도 오랫동안 이루어졌다. 이들 지역의 독립운동 관련 유적지를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인천에는 이들 지역 이외에도 독립운동 관련 유적지가 산재해 있다. 황어장터 만세운동이 펼쳐진 계양구가 그렇고 옹진군도 빼놓아서는 안 된다. 옹진군에는 독립운동가들이 유배형을 받고 옥살이를 대신한 곳이 여러 곳 있다. 백범 탈출로 규명 작업에서는 남동구 인천대공원 부근도 큰 위치를 차지해야 한다. 인천대공원에는 마침 백범과 그 어머니 동상이 나란히 세워져 있다. 동구에도 창영초등학교 학생들이 3·1 운동에 누구보다도 먼저 뛰어들었던 역사가 숨 쉬고 있다.인천에 드넓게 퍼져 있는 독립운동 관련 유적지 알리기는 각 기초자치단체에만 맡겨 놓을 일이 아니다. 이들을 하나로 연결할 수 있는 체계적 틀을 갖추어 관리가 되어야 한다. 백범의 탈출로 조명 작업만 해도 중구에서 끊겨 있는 느낌이다. 미추홀구 지역을 거쳐 남동구 지역의 인천대공원 부근을 지나 서울로 빠져나간 이야기는 다뤄지지 않고 있다. 죽산 조봉암 선생이 연관된 지역도 강화, 동구, 중구, 부평구 등으로 다양하다. 인천에 흩어져 있는 독립운동 관련 이야기를 하나로 묶어 이를 관광 콘텐츠로 삼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인천광역시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2019-08-12 경인일보

[사설]일본 석탄재 수입 방치한 이유가 궁금하다

일본 석탄재 수입의 문제점을 지적한 경인일보 보도(7월18일자 1,3면)가 일으킨 반향이 커지고 있다. 환경부는 최근 일본산 석탄재 폐기물의 방사능 검사를 강화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일본 석탄재에 대해 분기별로 해 오던 방사선 간이측정을 통관 때 마다 일일이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적절한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일본산 석탄재가 한일 경제전쟁 발발 이후 우리측의 첫 반격카드로 언급되면서 일본 정부가 민감하게 반응하기에 이른 것이다.그러나 시멘트 제조업체들이 일본 석탄재를 사용하게 된 이유를 살펴보면, 우리 정부의 부실한 환경정책 탓이 크다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다. 석탄재는 화력발전소를 운영하는 모든 나라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이다. 또한 재활용 비율이 매우 높은 산업원료이기도 하다. 환경정책에 따라 석탄재의 재활용과 폐기 수준이 결정된다는 얘기다. 한국의 시멘트 제조업체들이 지난해 사용한 석탄재는 315만t으로 이중 일본산이 128만t에 달한다. 반면 지난해 우리 발전소들이 매립폐기한 석탄재는 180만t이다. 폐기된 우리 석탄재를 쓰면 일본 석탄재를 수입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시멘트 업체들이 매립 폐기된 우리 석탄재 대신 일본 석탄재를 수입해 쓰는 이유는 간단하다. 돈이 되기 때문이다. 일본 발전사들은 석탄재 수출 때 t당 5만원을 수입선에 지급한다. 우리 업체들은 운송비 2만원을 제하고 t당 3만원의 수익을 얻을 뿐 아니라 이를 원료로 시멘트를 생산해 또 수익을 얻는다. 일본 발전사들은 대신 t당 20만원의 매립폐기비용을 아낄 수 있다. 반면에 업체들이 우리 발전소에서 석탄재를 쓰려면 자신들이 운송비용을 들여야 한다. 시멘트 업체들로서는 가능한한 일본 석탄재를 수입하기 위해 안간힘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다.업체들이 처리비용을 받을 수 있는 일본 석탄재를 수입함으로써 우리는 어마어마한 양의 석탄재를 매립폐기하고 있으니, 석탄재 재활용 및 폐기와 관련한 환경정책에 문제가 있음을 직감할 수 있다. 우선 석탄재 폐기 및 재활용 규제가 일본에 비해 터무니 없이 느슨한 것은 아닌지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일본 발전사들의 폐기 비용부담이 큰 것은 석탄재의 환경유해성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일 수 있다. 우리 내부의 정책 실패를 덮어두고 시멘트 업체들을 탓하거나, 일본 석탄재 통관 강화를 외치다가는 나중에 큰 망신을 당할 수 있다.

2019-08-11 경인일보

[사설]경기도 개발이익 도민환원제 탄력 받나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핵심 공약인 '개발이익 도민환원제'가 국회 차원에서 공론화된다. 이 지사와 국회의원, 민간전문가들이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발이익 환수의 경기도형 정책을 점검하는 것이다. 각종 개발사업으로 개발이익이 특정 집단에 과도하게 사유화되는 것을 방지해서 분배구조 악화에 선제대응하는 한편 환수한 개발이익을 공공에 되돌려 공정사회를 구현하려는 것이다.경기도민들의 지지율이 상당하다. 지난 6월 18일 (주)케이스탯리서치의 19세 이상 도민 1천명 대상 '도정현안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85%가 대규모 개발사업을 통해 발생된 기업의 이익을 도서관, 박물관 등 지역생활 인프라로 환원해야 한다고 답한 것이다. 지난달 24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수원 광교신도시는 민간에게 막대한 불로소득을 안겨준 '로또' 신도시"란 리포트에 눈길이 간다. 경실련은 광교신도시 개발로 발생한 전체 개발이익이 14조3천억원인데 95%인 13조5천억원이 민간에 돌아갔을 것으로 추산했다. 집값과 땅값이 오르면서 처음 분양자들이 챙긴 차익은 8조7천억원으로 추정했다. 10년 만에 최초 분양가 대비 1.7배 올랐다.개발이익 환원에 대한 여타 지자체들의 관심도 증폭되고 있다. 금년 2월 경기 고양시의회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장기 미 매각 토지 용도변경 시 개발이익의 고양시 환원을 요구했으며 지난 5월에 제주도의회는 막대한 개발이익의 역외유출에 제동을 걸 것을 주문했다. 향후 더 많은 지자체들이 동참할 예정이다.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210번지 92만㎡에 인구 1만5천900명을 수용하는 신도시를 2020년까지 개발하는 사업이 롤모델이다. 성남시는 대장지구가 판교에 인접한 탓에 사업추진 시 개발이익이 클 것으로 판단하고 민간개발 대신 2014년에 성남시가 100% 출자한 성남도시개발공사를 만들었다. 공사는 다시 민간업체를 끌어들여 특수목적법인(SPC)인 '성남의 뜰(주)'를 설립해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성남시에 귀속되는 개발이익은 약 5천500억원인데 이 돈으로 공원 조성, 임대주택 용지 확보 등에 사용키로 했다.개발이익 환원제도는 경기부진과 기술혁신에 따른 취약계층 복지수요가 점증하고 있어 유의미하나 부동산시장 위축 내지는 지역개발 둔화 등이 주목된다. 돌다리도 두드리는 식의 국회 토론회를 기대한다.

2019-08-11 경인일보

[사설]한·일 정부 확전 자제하고 외교협상 시작하라

한달 넘게 경제전쟁을 격화시켜 온 일본 정부가 사태 발생 이후 처음으로 자제 조짐을 보여 주목을 끌고 있다. 일본 정부는 8일 포터레지스트의 한국 수출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포터레지스트는 일본이 경제전쟁 개전을 알렸던 반도체 3개 핵심소재 중 하나다. 또 전날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시행세칙 공개를 통해 대한(對韓) 경제보복 조치 과정을 진행하면서도, 정작 관심이 집중됐던 수출 제한 품목 지정은 미루기도 했다.우리 정부도 일본의 자세 변화를 감안한 듯 8일 일본을 수출우대국가, 즉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려던 결정을 유보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의 부당성을 지적하면서도 "모두가 피해자가 되는 승자 없는 게임"이라고 말해 외교적 해결이 최선임을 에둘러 드러냈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일본의 경제공격이 원상회복되도록 외교적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일 정부의 확전 자제 조치와 우리 정부의 외교적 해결 의지표명이 이번 한·일 경제전쟁을 종결시킬 최초의 수순인지는 아직 단언할 수 없다. 해방 이후 최초의 한·일 전면전은 이미 양국의 신뢰관계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다. 정부간의 신뢰는 물론 민간 사이의 교류와 협력도 악화일로다. 그 결과 모두가 우려한대로 한일 양국 경제의 동반 침체가 현실화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미·일 동맹 균열로 인한 동북아 세력균형이 흔들리면서 양국의 안보환경도 악화되고 있다.아베 일본 수상의 이번 경제 도발은 백해무익하다. 이런 식의 경제도발로 일본에 대한 한국의 역사감정을 교정해보겠다는 발상이었다면 심각한 오판이다. 이번 도발로 일본이 입은 내상도 만만치 않다. 아베 정부를 향한 양식있는 일본 시민사회의 반발이 확산되고, 한국 기업들과 천문학적인 규모의 국제분업을 실행하고 있는 일본 기업들의 손해도 현실화되고 있다. 무엇보다 일본을 향한 국제사회의 불신과 냉소가 확산되면서 일본의 국제 리더십이 심판대에 올랐다. 아베 정부도 외교적 사태해결 외에 해법이 없음을 인정할 것이다. 그렇다면 더 늦기전에 당장 대화의 장을 펼쳐야 한다.한국 정부도 강제징용 판결 이후 부재했던 대일 외교를 정상화할 구체적인 대안을 확정해야 한다. 강제징용 배상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소할 정부내의 의견소통을 활성화 시키고, 야당이 제안하는 해법에도 귀기울여야 한다.

2019-08-08 경인일보

[사설]오산시의 이상한 건축행정, 시시비비 가려야

오산시 부산동 609의 1의 자연녹지지역에 지어지는 지하 1층, 지상 4층짜리 근린생활시설 건물(연면적 306.91㎡) 하나를 놓고 오산시를 향한 인근 주민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해당 건물은 지난 1월 건축허가가 났고, 4월 1일 공사가 시작돼 오는 11월 30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건축허가가 나고 공사가 시작되자 주민들은 지상 1층 보다 높은 땅을 지하층으로 인정한데 이어 옆 건물과의 이격 거리(50㎝ 이상) 요건도 따르지 않고 있다며 수개월째 민원을 제기하고 있는데도 오산시는 대수롭지 않은 민원으로 치부하고 있다. 오히려 민원인들을 이상한 사람 취급하기도 한다는 말도 들리고 있다.문제가 된 해당 부지는 전직 오산시장의 소유였지만 채무관계 청산 절차를 거쳐 현 토지주에게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건축허가 과정에서 '시청 공무원이 땅을 파서 높이를 맞추면 허가를 내주겠다고 말해 땅을 팠다', '지하층을 흙으로 둘러 쌓으면 준공허가도 나갈 수 있다고 했다더라'라는 말들이 공공연히 나돌았다고 한다. 민원인의 말 대로라면 공무원과 건축주 사이에 모종의 거래가 의심된다는 '거래 의혹'을 받기 십상이다.이런 일련의 의혹들은 실상 아무런 연관성도 없고 거래의혹도 없었던 것으로 밝혀질 수 있다. 민원인의 민원을 위한 민원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본질적인 것은 민원인을 대하는 오산시의 태도에 있다. "지하바닥 시작점이 바로 옆 건물 땅 지표면보다 50㎝ 이상 높은데 상식적으로 지하층이라 할 수 있느냐, 말만 지상 4층 건물이지 실제론 5층짜리 건물이다", "해당 건물은 대지경계에서 50㎝ 이상 거리를 둬야 하는데 그러지 않고 있다"는 문제제기에 행정 절차와 법적 사항 등을 제시하며 성실히 적극적으로 답변했어야 했다. "준공처리 허가를 내주지 않으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해 주민들을 황당하게 만들 일이 절대 아니다. 준공 처리를 내주지 않으면 건축주의 민원은 또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상황이 이쯤 되면 시가 직접 나서야 한다. 감사부서 등이 나서 건축허가 부서의 행정이 정당했는지, 민원인이 억지 투정을 부리는지 시시비비를 명명백백하게 가려야 한다. 시가 그 시비를 가리기 어려우면 상급 자치단체나 사법 당국에 수사 의뢰를 해야 한다. 그 길만이 오산시 행정의 신뢰를 찾는 일이다.

2019-08-08 경인일보

[사설]우려되는 지자체와 정치권의 '일본 보이콧'

자연스럽게 형성된 '반일 기류'에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가세하는 것은 심히 우려스럽다. 애초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주도한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순수성과 정당성이 지자체가 나서면서 본질이 훼손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반일 기류가 자칫 '관제 반일'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지난 6일 서울 중구청이 '노(NO)/ 보이콧 재팬(BOYCOTT JAPAN)/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는 문구가 들어간 배너기를 내건 게 그 대표적이다. 오죽하면 이를 보다 못한 시민들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설치중단을 요청하는 청원을 올리고, 주변 상인들이 반발하는 진풍경까지 연출됐다. 이런 분위기가 이제는 전 지자체로 확산하면서 마치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느낌이다. 거리마다 일본을 규탄하는 플래카드가 나붙는가 하면, 앞다퉈 일본 제품과 일본 여행 거부를 선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치단체 차원의 일본과의 교류 활동을 중단한 지자체가 한둘이 아니다. 너무 지나쳐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자체장들이 정치적 충성 경쟁을 펼치고 있다는 비판마저 나오고 있다. 정말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정치권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어제 이해찬 대표를 비롯해 더불어 민주당 지도부는 한국관광공사를 찾아 국내 관광 활성화로 일본 경제 보복에 대응하자고 주장했다. 이날 회의장 벽면엔 '국민과 함께! 우리가 이깁니다! 관광은 한국에서!'라고 적혀 있었다. 우리 정치권의 대응 수준이란 게 겨우 이 정도다. 오죽하면 여행협회 관계자가 "지자체에서 민간교류를 금지하고 청소년 교류를 막고 있는데 이것이 미래지향적으로 한·일 국민에게 도움이 되겠느냐"며 민주당 지도부에게 쓴소리를 했을 정도다.국민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 등 반일감정을 갖는 것은 탓할 수 없는 지극히 당연한 행동이다. 하지만 지자체나 정치권이 노골적인 반일 감정을 앞세운다면 '관제 반일'이라는 오해를 부르기에 십상이다. 설사 국민이 감정적으로 대응한다 해도 정치권과 지자체는 이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 이럴수록 지자체는 그동안 진행됐던 민간교류는 계속 해야 한다. 특히 정치색 없는 문화·체육 분야 교류는 계속되어야 한다. 끊어진 관계를 복원시키는 것만큼 어려운 것도 없다. 이런 와중에 수원시가 30년 자매도시인 홋카이도 아사히카와 시 유소년 축구팀과의 정기 교류전을 올해 그대로 개최하기로 한 것은 천만다행이다.

2019-08-07 경인일보

[사설]청라소각장 현대화 성공해야

인천시가 해결해야 할 현안의 파고가 높다. 수돗물 사태가 일단락되자마자 쓰레기 매립지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인천시가 중단되었던 청라 소각장 현대화 사업의 재추진에 나섰다. 주민들의 반대가 예상되지만 수도권 쓰레기 매립장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미룰 수 없는 과제이기 때문이다. 청라 광역폐기물소각장은 2001년 폐기물 발생량을 고려해 소각로 500t 용량으로 설계되어 가동돼 왔다. 현재 처리 용량 부족과 설비 노후화 문제로 소각시설 현대화와 증설 필요성이 제기됐다.인천시는 자체매립지 조성 방향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2015년이면 수도권 쓰레기 매립장 사용은 종료될 예정이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함에도 불구하고 경기도와 서울시는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정부 주무부처인 환경부 역시 사실상 수수방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시가 고육책으로 내세운 자체 매립장 조성 과정도 극심한 지역간 갈등이 일어나는 전형적 님비현상이 예상된다. 매립폐기물의 직매립 금지, 친환경적 처리 방식으로 폐기량을 최소화해야 하는데 소각장 현대화 사업이 그 전제이다.인천시가 발표한 '청라 자원환경시설 현대화사업 타당성 검토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추진하면서 주민들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용역의 결론을 '증설'에 국한하지 않고 '폐쇄'나 '이전'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한다는 것이다. 또 지역간 갈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갈등 영향 조사를 벌이고 폐기물 감량화 방안, 주변 지역 영향 분석, 주민 지원 방안,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신청 방안 등도 용역에서 검토하겠다는 것이다.청라 소각장 현대화 사업 관련 용역의 성패는 폐기물 감량화 방안과 주변지역 영향 분석과 영향 최소화 방안이 될 것이다. 인천시가 수도권 쓰레기 매립장을 폐쇄하고 자체 매립장 조성으로 나선 것은 '오염물 발생지 처리원칙'에 따른 것이다. 지역주민들도 발생지 처리원칙의 당위성을 받아들이고, 추가 부담 지역의 주민들에게는 상응하는 지원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인천시는 용역추진 과정에서 청라 지역주민들과의 소통을 강화하여 갈등 요소를 최소화 하는 사례를 만들기 바란다. 청라 소각장 현대화 사업은 단순히 노후 소각 시설의 개선 문제가 아니라 인천시의 자체 매립장 조성의 첫 단추라는 점에서 더더욱 중요하다.

2019-08-07 경인일보

[사설]'노후 상수도관 교체' 첫걸음 부터 난관이다

인천에서 발생한 '붉은 수돗물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은 노후 상수도관이다. 관리시스템 미비와 업무과실로 비롯된 인재(人災)라는 지적도 물론 타당하지만 아무래도 문제의 근원을 따지고 들어가 보면 매설된 지 30년이 지나도록 교체나 개량이 이뤄지지 않은 낡은 관로로 귀결된다. 환경부의 '상수도통계 2018'에 따르면 2017년도 기준으로 도수관·송수관·배수관·급수관을 포함한 전국 상수도관의 전체 길이는 20만9천34㎞. 이 가운데 14% 2만9천369㎞가 땅에 묻힌 지 30년이 넘었다. 인천의 경우도 전체 상수도관 가운데 14.5%가 30년을 넘긴 것들이다. 교체율은 0.6%에 불과하고 개량률은 아예 제로다. 지난달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회의에선 1998년 이후 22년 동안 상수도관로를 단 한 차례도 씻어내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었다.당연한 일이지만 인천시는 사태 수습을 위한 핵심방안의 하나로 노후 상수도관 정비계획을 발표했다. 올 하반기부터 2021년까지 36.4㎞에 이르는 상수도관을 정비한다는 내용이다. 여기에 들어갈 사업비가 어림잡아 1천159억원이다. 올해 안에 459억원을 투입해 우선 14.4㎞를 정비한 뒤 2020년에 9.4㎞, 2021년에 12.6㎞를 순차적으로 정비한다는 계획이다. 이 모든 계획의 중심엔 '연내 300억원 이상의 국비지원 확보'가 있었다. 지난달 15일 국회 환노위가 사태의 조기수습 명목으로 노후 상수도관 정비 예산 321억3천만원을 추가경정예산안에 증액 편성할 때만 해도 그게 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지난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5조8천300억원 규모의 추경예산안에 인천지역 노후 상수도관 교체 예산은 없었다.국회 예결소위까지 통과한 '인천 지역 노후 상수도관 긴급 복구 사업비' 명목의 예산 321억3천만원이 본회의 의결과정에서 전액 삭감됐다는 게 인천시의 설명이다. 기획재정부가 광역지자체의 상수도망 사업에 국비를 투입할 수 없다며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했다고 한다. 내년에도 적용될 원칙이다. 다른 방법으로 국비를 확보할 뾰족한 수도 없는 상태다. 국비확보를 자신했던 인천시는 크게 당황하고 있다. "우선 자체예산으로 수도관 정비를 시작해야 할 것 같다"는 시 관계자의 답변은 너무나 궁색하다. 낡은 상수도관 교체는 당장 첫걸음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사태발생 67일 만에 가까스로 '수돗물 정상화'를 선언했으나 정작 문제는 지금부터다.

2019-08-06 경인일보

[사설]북한 도발, 이 정도면 인내 수준 넘은 것 아닌가

북한이 6일 새벽 동해를 향해 또다시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했다. 올해 들어서 6번째이고 최근 13일 동안에만 4번째 도발이다. 당국은 탄도미사일로 추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군 당국은 탄도미사일로 추정했던 지난번 발사체를 북한이 친절하게 신형 방사포라고 알려준 사실을 감안한 듯, 이번 발사체의 정체를 단정하지 않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은 정체가 불분명하고 궤적 추적도 힘든 미지의 북한 발사체에 대책 없이 노출된 셈이다.북한은 도발의 명분으로 우리의 스텔스 전투기 도입과 한미 연합훈련을 지목했다. 자신들을 향한 군사적 적대행위라는 것이다. 우리 내부의 전문가들은 미국과의 비핵화 실무협상을 앞두고 협상력을 높이고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행보로 해석한다. 하지만 우리가 주목할 것은 대한민국 전역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북한의 능력이다. 북한의 명분과 전문가의 해석으로 북한의 군사적 능력이 줄어들리 없다.대한민국을 향한 북한의 발사체 도발은 문재인 정부를 잔인하게 능멸한 행위로 용납하기 힘들다. 문 대통령은 그야말로 북한을 위해 할 만큼 했다. 북한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한민족이자 평화시대의 동반자로 극진하게 대했다. 북미 정상회담을 주선해 북한을 국제사회에 정상국가로 등장시켰다. 미북 관계가 어긋날 때 마다 화해에 앞장섰다. 그럴 때 마다 대한민국 내부의 비판이 만만치 않았다. 북한을 위해 정치적 비난과 손해를 기꺼이 감수한 것이다.최근 한달여간 한국은 일본과 경제전쟁을 벌였고 양상은 격화되고 있다. 북한은 이 기간 동안 네차례나 발사체 도발을 했다. 그래도 문 대통령은 침묵했다. 침묵을 걱정하고 비판하는 여론을 감내했다. 남북 평화공존 의지와 김 위원장에 대한 신뢰를 버리지 않았다. 지난 5일엔 "남북 간 경제협력으로 평화경제가 실현된다면 우리는 (일본을) 단숨에 따라잡을 수 있다"며 남북 평화경제의 비전을 강조했다. 북한은 바로 다음날 새벽 미상의 발사체로 답변을 대신했다.국제관계에서 이런 식으로 상대국의 선의를 무시하고 조롱한 사례를 찾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북한의 이익을 위해 문 대통령의 진심을 이용한다고 욕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대응이다. 북한의 무도한 도발은 인내 수준을 넘었다.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도발이다. 북한을 대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도 달라질 때가 됐다.

2019-08-06 경인일보

[사설]저어새 부화개체 감소 방지책 마련해야

10년 전 인천 남동국가산업단지 유수지 인공섬에서 세계적 멸종 위기종 저어새가 발견됐다. 전용 산단을 위해 조성된 방재용 저수지에서 발견돼 학계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남동산단 조성 이후 송도 갯벌마저 매립되었고, 초고층 빌딩들이 속속 들어섰기 때문에 희귀종 저어새의 도래에 세간의 관심이 뜨거웠다. 인천 도심 한복판에 저어새가 서식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국의 환경단체들이 모여들었고, 철새를 보호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또 국제조직인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EAAFP)도 인천에 둥지를 틀었다. 당시 10여 마리였던 남동유수지 저어새는 2017년 300마리 안팎까지 늘어났다. 전 세계 서식하는 저어새 3천900여마리의 8% 정도가 남동유수지에 서식했던 셈이다. 이랬던 남동유수지의 저어새 번식률이 올해 들어 급감했다. 남동유수지에서 태어난 저어새 수는 2017년 233마리에서 2018년 46마리로 크게 줄더니, 올해는 15마리에 그쳤다. 부화 개체가 2년 만에 93%가량 줄어들었는데, 너구리의 포식이 주된 이유로 알려졌다.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저어새네트워크와 한국물새네트워크 등 시민단체 회원 10여명은 최근 유수지 내 '저어새섬'(인공섬)을 뒤덮은 환삼덩굴, 망초, 단풍잎돼지풀 등을 제거했다. 덩굴과 풀은 1m 넘게 자라면서 육지에서 봤을 때 섬의 바위가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올해 저어새 번식 실패 요인으로 꼽히는 너구리가 숨어 있기 좋은 환경을 없앤 것이다. 특히 환삼덩굴에는 가시가 있어 저어새의 활동을 방해할 수 있는 만큼 회원들은 이 식물들이 섬에 뿌리를 내리기 전에 제거했다. 이듬해 번식할 곳을 미리 정해두는 저어새의 습성을 고려한 것이다. 남동유수지가 안전하다는 인식을 줘 내년에는 더 많은 저어새가 찾길 바라는 마음에서다.인천시는 지난해 너구리의 접근을 막기 위해 유수지 수위를 높이는 등의 대책을 마련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너구리가 헤엄을 쳐 인공섬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환경부와 인천시, 국립생태원 등 관계기관은 너구리의 접근을 막기 위한 대책을 찾고 있다. 인천시는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취합하고 있으며, 환경부와 국립생태원 등은 시와 협의하고 필요한 부분을 지원할 예정이다. 더 많은 저어새가 인천을 찾길 바라는 시민의 마음을 충족시킬 대책이 마련돼 내년에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말아야 할 것이다.

2019-08-05 경인일보

[사설]일본 경제침략에 대응할 구체적 해법 필요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남북협력을 통한 평화경제 실현을 통해서 일본을 넘는 '경제강국'으로 도약하자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일본의 경제보복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높이고 일본에 의존하는 산업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남북협력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문 대통령이 대한민국 경제발전 비전으로 '평화경제'를 기회 있을 때 마다 강조했다. 올해 3·1절 100주년 기념사에서도 남북이 교류의 기회를 더욱 넓히고 경제협력을 기반으로 동북아의 공동번영을 모색한다는 '평화경제'론을 빼놓지 않고 언급했다.남북경제협력이 구체화되고, 가시화된다면 북한의 양질의 노동력과 남한의 기술력 및 자본이 결합하여 내수 확대는 물론 새로운 경제권 형성 등 한국경제는 또 한 번의 도약의 기회를 맞이할 수 있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일관되게 추진해 온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와 상호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반드시 추진해야 할 과제이다. 이 발언은 문 대통령이 지난 2일 주재한 긴급 국무회의 모두 발언과 비교할 때 대일 비판 메시지는 줄어든 대신 한국 경제가 나아갈 길을 제시했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또한 이번 사태가 부품·소재·장비의 국산화 노력과 함께 대일 무역 의존도를 줄이고, 경제 다변화를 꾀하는 촉발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의 발언은 시의적절한 발언이라 하겠다.그러나 남북협력 사업이 답보 상태인 데다가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함께 대남압박이 이어지는 시점에서 나온 해법 치고는 한가하고 공허한 측면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당장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부품과 소재 조달 등의 해법과는 동떨어진 것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물론 정부가 추경 예산 지원을 통한 방안과 부처 별 다양한 해법을 제시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북한과의 협력으로 현 위기를 돌파할 수 있다는 원칙론적인 방향 제시는 발등에 떨어진 위기를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다.문 대통령의 메시지는 일본의 경제도발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남북 경제협력을 통한 확고한 의지를 보인 점에서 의미가 있으나 선언적인 해법 제시는 사태 해결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정부는 장기적 비전과 함께 구체적 해법 마련에 더 많은 지혜를 짜내기 바란다.

2019-08-05 경인일보

[사설]비장한 각오로 하나돼 일본의 경제침략 물리치자

전쟁은 벌어졌고 확전으로 치닫고 있다. 일본은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함으로써 경제전쟁을 공식 선포한데 이어 전선(戰線)을 문화, 역사 분야로 확대하고 있다. 자국 최대 국제예술제에 출품된 평화의 소녀상 전시를 강제 중단시키고, 한국 작가의 같은 소녀상을 전시중인 독일에도 대사가 직접 철거를 요구하고 나섰다. 전세계를 상대로 전범 역사 지우기 여론전에 나선 것이다.일본과의 이번 전쟁에서 이기려면 전범 국가 일본의 역사적 실체를 정확하게 인식하는데서 출발해야 한다. 일본은 스스로 강자라는 확신이 들면 상대를 가리지 않고 전쟁을 벌여온 무사 국가다. 침략 전쟁 과정에서 비인간적인 야만성으로 교전국의 저항의지를 말살한다. 명성황후 시해, 난징 대학살 등 저항능력을 상실한 상대를 향해 불필요하지만 잔인한 살육을 통해 점령지를 공포로 통치한다. 전쟁의 광기에 오염된 사무라이들은 인성을 상실한 채 잔인하기 짝이 없는 전범 역사를 써 왔다. 한국은 일본 전범 역사의 가장 큰 피해 당사자다.이런 일본이 경제 전쟁을 선포했다. 하다 말 것으로 생각하면 안될 것이다. 일본이 전쟁을 일으킨 목적이 있을 것이고, 그 목적을 이루기 전에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또한 목적을 이루기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다. 자유무역 원칙을 무시한 경제도발과 자국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말살하는 소녀상 전시 중단은 이번 전쟁에 임하는 일본의 야만성과 비인간성을 보여준다.국제적 규범과 인간적 이성을 무시한 일본과의 전쟁에 임하는 우리의 태세는 그야말로 비장해야 한다. 승리하지 못하면 저들의 야만에 종속되기 때문이다. 당장 우리 안의 공리공론을 버려야 한다. 이 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모든 실질적인 조치를 단행해야 한다. 실체가 없는 우리 내부의 이적 시비를 당장 중지하자. 전쟁의 소총수인 기업들이 중무장할 수 있도록 과감한 규제완화를 신속하게 진행하자. 기업은 노동자를 존중하고, 노동자는 기업발전에 동참하고, 연구자는 밤을 밝혀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무엇보다 일본에 맞설 국가의 전력(戰力)을 소진할 정쟁을 즉각 중단하자. 이념과 여야를 초월해 능력있는 인사들이 일본과의 전쟁, 북한과의 협상, 미국과의 공조, 중·러 관리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지금이야 말로 문재인 대통령이 말한 적재적소 인사가 절실하다. 대통령은 차기 개각을 통해 국력과 국론을 응집할 수 있는 거국형 내각을 구성해주기 바란다.

2019-08-04 경인일보

[사설]단기성과주의 경제정책 벗어나야

미국의 금리 상승세가 꺾였다. 지난 1일 연방준비위원회(FRB)가 10년7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2~2.25%로 0.25%포인트 낮춘 것이다. 2015년 12월 이후 최근까지 아홉 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했었다. 미국경제는 성장추세이나 미중 무역전쟁 재연에 따른 글로벌 불확실성에 대한 선제대응 이다.국내에서는 주가와 원화가치가 나란히 급락했다. 8월 2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95% 빠진 1천998.13을 기록해서 7개월 만에 2천선 아래로 추락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날 하루 주식 4천억원 어치를 팔아치운 영향이 크다. 같은 날 외환시장에서는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전날보다 9.5원 오른 1천198원에 거래를 마쳤다. 금년 5월 17일의 1천195.7원을 능가하는 연중 최고치이다. 1일과 2일 양일간에 미국과 일본에서 한국경제에 부담을 주는 악재들이 잇따라 불거진 탓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달부터 3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1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 공표했다. 일본정부는 이번 달 하순부터 전략물자 수출 간소화 혜택을 주는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기로 했다.트럼프 대통령 재선 시기가 임박해 관세폭탄 효력이 주목되나 일본의 경제침략이 더 큰 고민이다. 지난달에는 한국경제가 반도체경기에 의해 좌우된다는 점을 간파하고 급소를 찌르더니 이번에는 수출규제 품목을 1천100여개로 대폭 확대했다. 일본의 피해는 최소화하면서 한국경제에 치명상을 입힐 수도 있는 아이템들만 골라서 우리의 수출을 틀어쥐려는 의도이다. 일본의 속셈은 한국경제가 일본의 종속적 파트너의 지위를 넘어 경제 강국으로 도약하려는 것을 막는 데 있다.일본에 맞불작전을 놓자는 주장도 비등하나 수출과 수입을 합한 무역의존도는 한국이 68.8%인 반면에 일본은 28.1%에 불과하다. 벌써부터 외국 기관들은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1%대로 하향조정했다. 성장률이 0.5%포인트 빠지면 대략 9조5천억원의 소득과 소비, 일자리가 줄어든다. 내년이 더 걱정이나 주사위는 던져졌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기술패권 경쟁시대이다. '빨리빨리'와 '대충'으로 상징되는 단기성과주의 경제 틀부터 바꿔야 한다. 확대재정을 통한 경기둔화 방어가 요구되나 퍼주기 식보다는 잠재성장률 제고와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적 투자를 당부한다.

2019-08-04 경인일보

[사설]일 정부, 추가보복 보류하고 대화의 장 나와라

오늘은 일 정부가 한국을 수출절차 간소화 대상국가, 즉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공언한 날이다. 과연 일본이 한국에 대한 추가 경제보복 조치를 강행할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일 정부의 결정에 따라 한·일 관계, 한·미·일 동맹, 동북아 역내질서의 운명이 결정되고 세계 자유무역 시장의 미래가 결정된다.일본 정부에 엄중하게 촉구한다. 한국에 대한 백색국가 제외 조치의 철회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보류를 결정하라. 강제징용 배상이라는 역사문제를 전세계의 자유무역 질서를 흔들 경제보복 카드로 해결하려는 일 정부의 결정은 틀렸다. 우선 자유무역 질서를 옹호하는 국가들과 글로벌 경제인들이 반대한다. 일본의 합리적이고 양심적인 지성인들과 기업인들도 자국 정부의 조치를 성토하고 있다. 무엇보다 한·미·일 동맹 균열을 우려한 미국이 적극적인 중재에 나선 상황이다. 일 정부가 이성적이라면 이같은 국내외 환경을 유의해 한국에 대한 추가 경제보복 조치를 유보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의 장에 나서야 한다.그러나 어제까지 확인된 일본의 태도는 완강하다. 방콕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만난 한일 외무장관들은 강경입장만 확인한 채 등을 돌렸다. 니카이 도시히로 일본 자민당 간사장은 한국 국회방일단과의 면담을 이틀째 취소하며 냉대했다. 방일단 일원인 민주당 강창일 의원은 "우리가 거지냐"며 국회 차원의 대화 포기 의사를 밝혔다. 한일 집권여당의 일본통 한국통 중진마저 등을 돌린 것이다. 일본 집권세력의 태도에 비추어 볼 때 오늘 한국에 대한 백색국가 제외 조치가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이제 남은 것은 오늘 열리는 한·미·일 외무장관 회담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ARF에서 한국과 일본의 분쟁 중단을 강력하게 중재할 예정이다. 일본이 미국의 중재를 무겁게 받아들이기 바란다. 최근 동북아에서 북·중·러 동맹이 강화되는 반면 한·미·일 동맹이 약화되면서 역내 안보균형이 깨지는 양상이다. 한·미·일 동맹이 함께 대처할 일이다.이처럼 엄중한 상황을 외면하고 일본이 기어이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 조치를 결단한다면, 그로인한 불행한 결과가 한·일, 한·미·일 뿐 아니라 동북아와 세계에 그림자를 드리울 것이다. 일본이 경제보복을 확정하면 한국 정부와 한국 국민도 국가와 민족의 운명을 걸고 응전할 수밖에 없음을 분명히 밝혀둔다. 일본은 역사문제를 경제분쟁으로 확대해 한일 전쟁으로 비화시키는 퇴행적 결단을 보류해야 한다. 그리고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

2019-08-01 경인일보

[사설]손실보상 부풀려 수십억 가로챈 마을버스 업체들

용인지역 일부 마을버스 업체들이 지난해 인건비 등을 부풀려 수억원의 손실 보상금을 부당하게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용인지역에는 현재 115개 노선에 136대의 마을버스(공영버스)가 운영되고 있다. 이 가운데 26개 노선의 10대는 경기도비로, 87개 노선 126대는 용인시가 매년 운영 적자금의 85~95% 정도를 손실 보상금으로 지원하고 있다. 용인시가 지난 5년간 마을버스에 지원한 손실 보상금은 지난해 72억2천만원을 비롯해 2017년 54억6천여만원,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매년 51억2천여만원, 2013년 24억8천여만원 등 300여억원에 달한다.이 과정에서 일부 업체들이 지난해에만 운전기사 등 직원 인건비를 부풀려 5억여원의 손실 보상금을 부당하게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마을버스 업체들이 손실 보상금을 부당하게 챙길 수 있었던 것은 용역업체가 불법을 묵인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용인시는 그동안 2개 용역사가 3년마다 번갈아 가며 마을버스 정산용역을 맡았는데 이들 용역사가 묵인하지 않고서는 인건비 등을 부풀릴 수가 없다는 것이다.용인시 감사관실은 업체들로부터 지난 5년간 직원 임금대장 및 원천징수 내역, 카드 수수료 등 결손 보상금 정산내역서를 제출받아 정밀조사를 벌이고 있어 실제 부당하게 받아간 보상금은 수십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부당하게 받아 챙긴 손실 보상금 전액을 환수하고 사법기관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용인시의 적극적인 대처를 기대한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일은 용인시가 사전에 시민들의 혈세인 예산을 지급할때 좀더 꼼꼼하게 들여다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기도와 도내 다른 시·군도 용인에서만 어쩌다 일어난 일부 마을버스 업체들의 '일탈'로 볼 일이 아니다. 버스 준공영제에 따른 운영지원금, 손실 보상금은 '눈 먼 돈'으로 누구라도 먼저 먹은 사람이 임자라는 말이 관련 버스업계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다고 한다. 심지어 용인지역 마을버스 업체들이 '재수없게' 걸렸다는 말까지 돌고 있단다. 국민 세금을 쓰는 일에 공정과 정의가 작동하지 않고 있다. 경기도와 도내 기초단체들의 전수조사를 촉구한다.

2019-08-01 경인일보

[사설]부동산 온라인 신문 비즈 엠(BizM) 創刊에 부쳐

부동산 ·개발 전문 온라인 신문 비즈엠(BizM)이 오늘 창간했다. 비즈 엠은 부동산·개발 관련 뉴스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보도하는 온라인 전문 매체로 경인일보가 2년여의 준비 끝에 내놓았다. 비즈엠은 시대의 흐름에 맞춰 홈페이지(www.biz-m.kr)와 모바일 페이지(m.biz-m.kr), 유튜브, 페이스북, 네이버 포스트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급변하는 부동산시장의 움직임을 빠르고, 쉽고, 정확하게 전달할 것이다.수도권에는 2천500만 명의 인구와 인프라의 50% 이상이 집중돼 있다. 부동산의 가치는 7천조 원을 웃돈다. 그럼에도 수도권 부동산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변변한 매체가 없어 이에 대한 필요성이 끊임없이 제기됐었다. 경인일보는 수도권 부동산에 대한 독자들의 열망에 부응하기 위해 오늘에서야 비즈 엠을 세상에 내놓는다. 비즈엠은 부동산 관련 정부·지방자치단체의 정책과 개발정보는 물론이고 도로·철도 등 주요 교통 인프라, 부동산·투자 금융, 투자 컨설팅, 현장뉴스 등 독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뉴스와 정보를 깊이 있게 다루게 될 것이다. 부동산은 금리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사실상 수도권의 집값 상승 요인으로는 기준금리 인하가 큰 몫을 차지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18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1.75%에서 1.50%로 전격 인하했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나라 안팎의 경제 사정 탓이다. 기준금리 인하가 투자 증가, 경기 부양으로 이어지리라 기대하기는 쉽지 않지만, 전격 금리 인하는 정부가 두 팔 걷고 경기부양에 나섰다는 분명한 신호다. 여기에 정부는 현재 공공택지에만 적용하는 분양가 상한제를 민간택지로 확대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만일 부동산 상한제가 시행되면 부동산 정보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은 더 높아질 것이다.시중에 돌아다니는 단기부동자금은 1천200조원에 이른다. 불확실한 미래, 불투명한 정보로 인한 불안감으로 적정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서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은 늘 수도권에 머무르고 있다. 비즈엠은 유동성 증가가 부동산 시장에 어떻게 유입되는지 꼼꼼하게 지켜볼 것이다. 또 경기·인천지역 신도시와 개발지구, 분양 현장은 물론 부동산가격에 절대적 영향력을 끼치는 수도권 교통 인프라와 관련한 정보 등도 신속하게 취재 보도함으로써 부동산 길잡이로서 해야 할일을 충실히 수행할 것을 약속한다.

2019-07-31 경인일보

[사설]여론 왜곡 마당이 된 시민청원제도

인천시가 온라인 시민청원 운영방식을 개편하기로 했다. 시민청원게시판은 시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운영해온 직접민주주의 제도로 초기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그러나 곧바로 경제자유구역 내 신도시 주민들의 민원이 독차지하면서 이 제도의 실효성 논란이 제기되었다. 시민청원제도가 청라·송도·영종 등 신도시 지역간 소외를 심화시키고, 세대나 계층간 소외나 위화감을 조장하는 역효과를 낳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시민청원 게시판이 주민간 이해관계의 일치도가 높은 사안이나, 조직화한 단체들의 의견 소통 창구로 변질했다. 민원 결집력이 약한 구도심의 민원은 3천명을 넘기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또 인터넷 사용이 미숙한 노인이나 소수자의 민원은 다수의 목소리에 묻혀버렸다.시민청원제도가 온라인 기반의 소통방식이기 때문에 온라인 커뮤니티가 활성화된 신도시 지역 주민들이 이용하기에 여러모로 유리한 일종의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신도시 주민들은 비슷한 시기에 입주하여 계층이나 생활수준에서 동질감이 높고, 기대수준이나 권리의식도 높아 강한 결집력으로 자신들의 요구를 표출하는 양상이 두드러진다. 지역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은 긍정적이라 할 수 있으나 공동체 의식의 발로가 아니라 대부분 집값이나 토지 가격의 상승을 위한 이익 집단의 요구에 가깝다는 점이다.민원의 성격에 따른 관심도 다르게 나타난다. 특정지역의 개발을 촉구하는 민원이나 특정 공공시설 설치를 반대하는 '님비(NIMBY)' 현상의 결집도는 강하지만 보편적이면서 공익적 성격의 민원은 오히려 결집도가 낮게 나타나 청원으로 성립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시민들은 인천시의 민원행정도 구도심 차별이 심각하다고 여기고 있다. 송도나 청라 등 신도시 현안은 발빠르게 대처하는 데 비해 원도심 민원에는 늑장이라는 것이다.인천시의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수도권 쓰레기 대체매립지 조성 계획이 추진되는 과정에서도 신도시 민원집단의 위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청라소각장의 경우 시설 개보수와 증설이 시급하다. 지연될 경우 쓰레기 대란이 우려되지만 청라신도시 주민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히자 인천시는 우왕좌왕하고 있다. 주민 여론을 균형 있게 반영할 수 있도록 청원제도를 개편하기 바란다. 차제에 시민청원제도와 연계 운영하고 있는 공론화위원회 심의대상 기준도 재검토해봐야 할 것이다.

2019-07-31 경인일보

[사설]천지사방에 눈 먼 돈이 널려있는 대한민국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이 올 상반기 경기남부권 5개 지청(경기·안양·성남·안산·평택)에서 발생한 고용보험 부정수급 2천12건을 적발해 총 60억6천만원을 반환명령했다고 지난 29일 밝혔다. 부정수급자와 공모자 288명을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하고, 고용장려금 부정수급 사업주 등 75명은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고용보험 부정수급 수법이 기가 막히다. 군포의 제조업자는 타인 명의로 회사를 운영하면서 자신과 가족, 지인을 직원으로 둔갑시켜 3년간 5천600만원을 실업급여로 챙겼다. 오산의 설비보수업자는 31명의 유령 학습근로자를 만들어 일학습병행 훈련지원금 2억3천만원을 꿀꺽 삼켰다. 고용장려와 고용안정을 위해 정부가 혈세로 지급하는 실업급여 등 각종 고용보험 지원금이 이런 식으로 줄줄 샜다. 경기남부 5개 지청의 결과가 이 정도면 전국 40개 지청에서 벌어지는 도적질의 규모는 엄청날 것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고용보험 도적질을 설계해 주는 불법 브로커와 업주, 근로자들에 의해 국민 세금이 말라가고 있을 것이다.인터넷 검색창에서 '줄줄 새는'이라는 표제어를 검색하면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세금 도둑들의 천국이다. 감사원 감사결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최근 3년 동안 자격 미달 중소기업에 정책자금 6천억원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국민권익위원회 복지보조금부정신고센터가 적발한 부정수급 적발 건수는 2018년 492건으로 2013년 22건의 22배 이상이다. 한 국회의원은 서울시가 미취업 청년에게 지급하는 청년구직활동지원금을 대학생들이 부정수급하고, 수급자 일부는 게임기 구입 등 목적 외로 사용했다고 밝히기도 했다.올해 정부의 총 보조금 규모는 77조8천억원이다. 절반 가량이 사회복지분야 보조금이다. 또 광역, 기초 지방자치단체들이 자체적으로 시행 중인 복지예산 규모도 확대일로에 있다. 보조금 지급 기관들의 관리현황을 종합하면 천문학적인 국민 세금이 부정수급자들로 인해 증발했을 것이고, 환수 규모는 미미할 것으로 짐작된다. 관리대책 없이 확대된 복지재정, 지급 실적에 급급한 지출관행, 브로커까지 등장한 도덕적 해이가 원인이다. 기획재정부는 8월 말 부정수급 근절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라지만, 자신들이 설계한 보조금 예산에 문제가 없는지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이다.

2019-07-30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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