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평택~오송 복복선 사업 정상 추진돼야

지난 2004년 고속철도(KTX)가 개통됐으나 경기·인천 주민들은 큰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5천억원을 들여 시발역으로 건설된 KTX 광명역은 서울역에 제 역할을 뺏겼고, 수원역에는 1일 4차례만 정차하고 있다. 인천은 KTX 운행이 안 돼 이용자들이 서울이나 광명역으로 가야 하는 실정이다. 고속철도 시대에도 경인 주민들은 열악한 운행 시스템으로 인해 시간·경제적 손해와 불편을 겪고 있는 것이다. 개통 이후 KTX가 줄곧 '반쪽짜리 철도'라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이에 따라 정부는 수원역과 인천에서도 KTX가 출발하고 운행 편수도 대폭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평택역~오송역 고속철도 45.7㎞ 구간을 복선(2개 선로)에서 복복선(4개 선로)으로 확장하는 사업에 착수했다. 서울발 KTX 외에 SRT(수서고속철) 등 고속철도 운행 수요가 증가하면서 두 노선이 합쳐지는 평택~오송 구간에 상습 병목현상이 빚어졌고, 선로 용량 확충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수원과 인천발 KTX 사업을 위해선 복복선 확충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현재 사업 타당성 검증작업 중으로, 빠르면 올해 안 착공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 사업이 끝나는 2023년께부터는 수원역에서 1일 18차례 KTX가 출발하고 인천시민도 관내에서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복복선 사업에 경기·인천 등 지자체는 물론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가 다 공감하고 있다. 각 노선이 모이는 병목현상을 해소해 KTX와 SRT 모두 증편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충청과 호남 등 지역 정치권에서 복복선 사업 대신 천안~세종~공주~익산을 연결하는 호남선 KTX 최단 노선 신설을 요구하고 나선 때문이다. 전남, 전북의 상공인들도 지난 6일 정부가 추진하는 복복선화에 반대한다며 그 대안으로 고속철도 노선 신설이 필요하다고 밝혔다.평택~오송 복복선 사업은 KTX와 SRT 운행의 효율성을 높이고 수도권 주민들의 편익 증진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지역 충청·호남 정치권과 주민들이 반대한다고 중단돼서도, 미뤄져서도 안된다. 이들의 주장은 명분도 실리도 없는 지역이기주의와 다름없다. 정부와 철도공사는 복복선 사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한다. 이 사업이 비수도권 지역 목소리에 휘둘린다면 감당할 수 없는 사태를 맞게 될 것임을 경고한다.

2018-11-20 경인일보

[사설]인천경제청 노력 돋보인 '아트센터 인천' 개관

국내 최고 수준의 콘서트홀 '아트센터 인천' 이 마침내 문을 활짝 열었다. 역사적인 개관을 알리는 16일 첫 공연의 첫 곡은 엘가의 '위풍당당 행진곡 1번'이었다. 전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부족함이 없는 수준의 클래식 전용 콘서트홀에 걸맞은 선곡이었다는 평가다. 새 지휘자 이병욱 예술감독이 이끄는 인천시립교향악단이 첫 무대를 장식했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오랜 기간의 리더십 공백을 극복하고 새 지휘자와 하나가 된 시립교향악단이 진통 끝에 인천시민을 맞이하게 된 새로운 공연장의 첫 선율의 주인공이 됐다. 17일에는 한국인으로선 최초로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세계 피아니스트계의 신성 조성진과 이탈리아 최고 명문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의 협연이 개관기념공연으로 무대에 오른 것도 두고두고 회자될 일이다. '아트센터 인천'은 개관까지 숱한 고비를 넘겨야만 했다. 지하 2층, 지상 7층, 1천727석 규모의 이 콘서트홀은 송도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시행자인 NSIC(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가 개발이익금으로 건립해 인천시에 기부채납하기로 한 시설이다. 지난 2009년 6월 포스코건설이 공사를 맡아 7년만인 2016년 7월 완공했다. 하지만 약속했던 개관 및 기부채납은 계속 지연됐다. NSIC 지분 70%를 가진 미국 게일인터내셔널과 지분 30%의 포스코건설간 갈등 때문이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하 인천경제청)이 중재에 나서 지난해 12월 가까스로 준공처리됐으나 개관은 차일피일 미뤄졌다. 지난 9월 NSIC 주주사가 변경되면서 해결의 국면을 맞게 됐다. 포스코건설이 게일과의 결별을 선언하고 새 파트너와 손을 잡으면서부터다. '아트센터 인천' 개관은 최근 들어 적극적인 사태해결 의지를 보인 인천경제청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인천경제청은 공사비 실사 필요 등을 앞세워 기부채납을 미루는 게일 측과 계속 접촉하는 한편 포스코건설 측의 사전동의도 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트센터 인천 운영준비단도 일찌감치 꾸려 대비토록 했다. 하지만 '아트센터 인천'이 인천시민, 나아가 우리 국민 모두의 소중한 문화예술 공간으로 자리 잡기 위해선 지금부터가 정말 중요하다. 늦은 감은 있지만 공간 규모와 시설에 어울리는 운영주체와 운영방식, 짜임새 있는 공연프로그램의 확보를 위해 지금부터라도 인천경제청이, 인천시가, 인천문화계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2018-11-20 경인일보

[사설]정부와 노동계, 노동정책 대화 나서야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정부의 노동정책을 비난하며 대정부투쟁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노총은 지난 17일 "최저임금제 개악과 탄력근로제 확대를 즉각 폐지하지 않는다면, 총력투쟁 국면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노총도 청와대 앞에서 총파업을 앞두고 정부의 탄력근로제 확대 적용을 비롯한 정부의 '반노동정책'을 저지할 것을 결의했다.문재인 정부의 우군이었던 양대 노총이 정부에 대해 총파업 등 강력투쟁을 경고하고 나선 것 자체가 이례적이지만 그만큼 노동현실을 받아들이는 노동계와 정부의 입장차가 크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노동계는 정부의 최저임금 계산 방법과 탄력근로제 확대 방침 등을 '반노동 정책'이라고 보고 있다. 정부가 탄력근로제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노총의 총파업은 예견된 것이나 다름없다. 한국노총의 연대도 예상되지만 노동계도 강력투쟁만이 능사인지 되돌아봐야 한다.정부와 여당도 노동계와의 대화보다는 강경 대치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 같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민주노총은 더 이상 사회적 약자가 아니다"라는 말과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의 "대화가 통하지 않는 상대"라는 발언 수위에서 보듯이 강경 비판 일색이다. 한국당은 한국당대로 "정부는 민주노총과의 결별을 각오하고 노동개혁에 나서라"(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며 여권과 노동계와의 갈등을 부채질하고 있다.정부·여당은 22일 예정된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이하 경사노위)에 상정될 탄력근로제 확대 문제 등에서 노동계와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여야의 합의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민주노총이 경사노위에 불참하고 있고, 당초 참여하겠다던 한국노총도 반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위원회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 밖에 광주형 일자리 사업도 정부와 노동계와의 대립으로 갈등을 겪고 있다.정부와 노동계가 정면으로 충돌하기 전에 대화에 나서야 한다. 최저임금의 산입 범위와 탄력근로제 등은 노동과 자본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지점이다. 결국 양측이 절충하여 합의를 도출하지 않고, 22일 경사위에 노동계가 참여하지 않으면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다. 정부와 여당은 노동계에 대한 공격적 발언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 노동계를 자극하면 대화의 기회 자체가 소멸되기 때문이다. 노동계와 정부는 상대의 입장을 존중하는 대화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

2018-11-19 경인일보

[사설]눈 가리고 아웅식 미세먼지 대책 이제 그만

수도권 주민들이 지난 주말 미세먼지 없는 휴일을 보냈는데 19일 월요일은 하루 사이에 미세먼지 나쁨 상황에 내몰렸다. 같은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푸른 하늘과 뿌연 하늘이 오락가락하고 있다. 시베리아 쪽 대기가 한반도 상공을 덮게 되면 푸른 하늘이 모습을 보이고, 반대로 중국 쪽에 있던 대기층이 한반도로 방향을 틀면 어김없이 미세먼지 하늘로 변한다.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11월 날씨를 종합해 보면 명확하게 드러난다. 지난 3일부터 기승을 부리던 미세먼지가 6일 절정에 달했다. 그러던 미세먼지가 지난 주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라졌다.11월 첫째 주와 둘째 주 사이에 뿌연 하늘에서 푸른 하늘로 뒤바뀐 가장 큰 원인은 바람의 방향이라고 많은 이들은 판단하고 있다. 북서쪽 바람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게 되면 미세먼지가 뒤덮고, 북동쪽에서 대기가 내려오면 푸른 하늘을 보인다는 거다. 이는 중국의 미세먼지를 몰고 오는 바람이냐 반대로 중국의 미세먼지를 몰아내는 바람이냐에 따라 분명하게 갈린다. 미세먼지가 우리의 하늘을 가리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중국 쪽에서 바람이 부느냐 중국 쪽으로 부느냐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미세먼지의 근본 원인은 중국이란 얘기다.하지만 우리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 5~6일 미세먼지가 절정에 달했을 때 그 미세먼지 요인을 '국내 영향이 55~82%, 국외 영향이 18~45%'였고, 지난 13~15일의 미세먼지는 '대기 정체로 인해 국내 배출원의 영향으로, 국외 유입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이 얘기를 곧이 듣는 국민은 많지 않다. 급기야 '중국발 미세먼지에 강력하게 대응해 달라'는 국민청원이 구체적인 자료까지 붙여 청와대에 올라오기까지 했다. 미세먼지를 몰아내는 동풍이 고맙다는 의미로 '동풍느님'이란 신조어까지 생겨났다.미세먼지와 관련해 정부가 중국에 큰소리를 치지 못하고 쩔쩔매고 있다는 점을 전문가들도, 국민들도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대학교수 사회마저 미세먼지와 관련해 '중국에 원인이 있다'는 사실을 발표할 경우 정부 발주 프로젝트 수주 등에 불이익을 당할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돈다. 우리 정부는 중국 눈치를 보고, 우리 전문가 집단은 정부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무슨 제대로 된 대책이 나올 수가 있겠는가. 미세먼지 원인은 중국에 있다는, 국민들도 다 아는 사실을 외면한 채 국내 요인에만 채찍을 휘두르려는 정부 대책은 이제는 안 통한다.

2018-11-19 경인일보

[사설]경기도정을 바라보는 도민의 불안한 시선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위험한 외줄타기 끝이 가늠되지 않는다. 지난달 16일 수원 아주대병원에서 셀프 신체검사로 여배우스캔들 의혹을 불식하며 한고비를 넘겼다. 이달 1일 경찰은 여배우 불륜설, 조폭 연루 및 일베 가입설 등에 대해 범죄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이 지사의 손을 들어주었는데 이번에는 더 큰 암초에 직면했다. 17일 경찰이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의 소유주가 이 지사의 부인인 김혜경씨라고 결론을 내린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경찰은 예정대로라면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김씨를 오늘 중 검찰에 송치한다.지난 4월 8일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예비후보였던 전해철 의원이 문제의 트위터 계정주인을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한 이후 경찰은 7개월 넘게 이 사건을 수사해 왔다. 2013년 이후 5년여 동안 트위터에 올라온 4만여 건의 글을 전수 분석한 결과이다. 당시 이 지사는 "제 아내는 블로그나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계정이 없고 하지도 않는다"고 장담했다. 당사자인 김씨 또한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세부 내용은 밝히지 않으나 수사결과를 낙관하는 눈치다.경찰 수사결과에 따라 이 지사의 정치적 위기가 최고조에 이른 분위기다. 이 지사는 경찰이 정치 수사를 했다며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김씨 측 변호사는 경찰이 김씨에게 유리한 증거는 빼고 불리한 증거만 발췌해서 기소의견을 만들었다며 '발췌 기소'라고 반발했다. 하지만 야당측에서는 이 지사의 사죄와 거취 결정을 요구하고 나섰고, 여당 일각에서도 사실이라는 전제하에 이 지사의 거취결정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검찰 조사 결과와 법원 판단까지 구해야 할 사안이지만 혐의 사실만으로 사회적, 정치적 심판이 선행되는 관행이 이 지사에게 그대로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 지사로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점도 부담이다. 경찰이 이 지사의 친형 강제입원, 검사 사칭,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 관련 의혹을 조사중이기 때문이다.문제는 상처투성이가 된 이 지사가 국내최대 지방자치단체인 경기도의 살림을 정상적으로 꾸려나갈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이 지사 공약사업인 기본소득 지급과 관급공사 원가 공개, 어린이집 회계관리시스템 도입, 적폐와의 전쟁 등은 하나하나 고도의 정치적 집중력이 필요한 사안이다. 남북한 평화구축 이니셔티브 확보와 4차 산업혁명 선도, 자연보전권역 재조정, 수도권 광역교통청 설립, 양극화 해소와 일자리 확대, 지방자치와 지방재정 확충 등 긴급하고도 일상적인 도정은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이 지사는 "아무리 흔들어도 도정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며 "도정에 충실히 전념하겠다"고 밝혔지만, 그를 옥죄는 법적, 정치적 상황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 도 행정조직도 현 사태를 주시할 것이다. 지사가 흔들리면 경기도정이 멍드는 건 불문가지다. 1천300만 경기도민이 경기도정을 불안한 시선으로 지켜보는 이유이다. 경기도민을 위한 가장 바람직한 상황은 사태의 신속한 정리와 해결이다. 검찰은 대부분 공직선거법 위반사건인 이 지사 부부 관련 의혹을 철저히 조사해 공소시효인 12월 13일까지 사건 별 기소여부를 확정하고, 법원은 공정하고 신속한 재판으로 사태의 종결을 도와야 한다.

2018-11-18 경인일보

[사설]여야, 위기 앞에서 자잘한 기 싸움이나 하고 있나

국회가 고질적인 연말 파행을 재현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본회의 거부 당론 때문이지만 내용적으로는 예산정국 주도권을 쥐기 위한 기 싸움이라는 본질은 전례와 다르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여·야·정 협의체에서 약속한 협력의 정신은 휴지조각이 됐다.이 때문에 지난 15일 예정됐던 91개 민생법안 처리가 불발된데 이어 여야가 약속한 윤창호법 처리가 지연되고, 사립유치원비리 근절을 위한 유치원 3법에 대한 심의는 시작도 못하고 있다. 정부의 새해 예산안을 최종적으로 조정할 예결위 조정소위 구성을 놓고는 입씨름이 격화되고 있다. 이런 식이라면 민생 및 현안법안, 새해예산안 모두 졸속 심사 처리를 면하기 힘들게 된 것이다.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국회 임명동의 없이 강행한 조명래 환경부장관 임명과 관련해 대통령과 여당의 사과와 청와대 민정수석 해임, 공공기관 고용세습 의혹 국정조사를 요구하며 본회의를 거부하고 있다. 여당은 이를 거부하며 국회 파행의 책임을 두 야당에게 전가하는 여론전에만 몰두하고 있다. 제도보완의 대안 없는 야당의 정치공세형 전술과 사실상 이를 방임하는 여당의 전략이 부딪히면서 정치는 실종되고 민생은 고꾸라지고 있다.한반도 정세는 꼬이고 경제위기의 공포는 구체적인데 여야는 국회를 공전시키는 배짱을 보이고 있다. 여야는 당장 당리당략을 폐기하고 우리가 직면한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고 대처하는 정상적인 정치력을 복원해야 한다. 허접한 기 싸움은 당장 중단하고 국회를 정상화시켜라.

2018-11-18 경인일보

[사설]공익기금 제멋대로 쓴 수자원공사와 지자체

수자원공사와 지방자치단체들이 공익기금을 눈 먼 돈처럼 써왔던 사실이 경인일보 보도로 속속 드러나고 있다. 시화호 수질개선과 시화·반월산업단지 환경개선만을 목적으로 조성된 환경개선기금은 총액이 무려 4천471억원이다. 수자원공사가 시화호 간석지에 조성중인 시화MTV와 송산그린시티 개발이익금을 선납해 조성한 공익기금이다. 대기환경개선에 3천551억원, 수질환경개선에 920억원이 배정됐다. 50인으로 구성된 '시화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운영과 집행을 관리한다. 현재 기금 잔액은 2천500억원 가량이다.수자원공사는 시화MTV내에 건립하는 환경에너지센터 사업비에 이 기금을 전용했다. 센터 건립비 총 1천588억원 중 착공비로만 390억원이 기금으로 충당됐다. 이 과정에서 기금관리 법적기구인 협의회의 동의는 없었다. 또한 44억원 상당의 센터 부지 소유권과 운영권을 공사가 소유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공익기금을 공사의 수익사업비로 쓴 것도 문제인데 자산권까지 갖겠다는 것이다. 이런 배짱이 어떻게 가능한지 이해가 안된다. 더군다나 해당 센터는 부지의 용도변경에 따른 지가상승분에 대한 관련기관 협의는 물론 시설 허가도 없이 졸속추진 중이다.지자체들도 기금을 쏙쏙 빼먹었다. 시흥시는 2012년 시흥그린센터 조성사업비 520억원을 기금에서 지원받았다. 그런데 이중 246억원을 시설매입비로 사용해 시흥시 자산으로 만들었다. 공익기금이 순식간에 자치단체 자산으로 둔갑한 것이다. 안산시 생태하천조성사업에 지원된 30억원은 기금 사용 목적에 위배됐다는 지적이다. 경관용 생태하천조성은 수질개선과 생태계 복원과 상관없기 때문이다. 수자원공사 측도 지자체의 기금 전용을 일부 인정했다고 한다.법적 기관인 공기업과 지자체들이 법적 절차와 용도를 어긴 채 공익기금을 전용한 것은 중대한 사안이다. 수자원공사와 시화지역 지방자치단체들이 이처럼 공익기금을 멋대로 쓰게 된 구조적 원인을 밝혀야 한다. 기금 관리 주체인 시화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도 의문이다. 수공이 협의회 50인 위원중 민간위원 17명을 3명으로 축소하는 기구개편을 시도하다 무산된 사실도 주목해야 한다. 기금 운영 전반에 대한 관계부처의 자체감사와 감사원 감사가 필요하다. 기금을 이런 식으로 방치하면 남아있는 2천500억원도 흐지부지 사라질 개연성이 높다.

2018-11-15 경인일보

[사설]종목사유화 정치외풍 막을 체육계 혁신 절실하다

한국 스포츠는 경제개발 시기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줬다. 올해에도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비롯해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종합 2위 달성 등 침체된 경기로 인해 우울한 국민들에게 웃음을 안겨줬다. 그러나 한해를 결산하는 한국 스포츠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평창동계올림픽에서 비인기종목의 설움을 딛고 은메달을 따냈던 의성 출신 여자 컬링 대표팀 4인방, 경북체육회 여자컬링 '팀 킴'이 지도자 가족의 전횡에 시달렸다고 폭로해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선수들의 폭로로 경북체육회 컬링팀을 지도하는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의 억압적 팀운영과 석연치 않은 상금 처리 등이 드러났다.선수 시절부터 국가대표 감독에 이르기까지 국민적 사랑을 받았던 선동열 전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아시안게임 선수 선발 문제로 인한 논란으로 자진사퇴했다. 특정 선수들의 병역 특혜를 위해 대표팀에 선발했다는 논란에 시달렸던 선 감독은 국정감사에 불려나갔던 상황을 참지 못했다. 특히 아시안게임 금메달 성과를 대수롭지 않은 일로 평가한 정치인에 대한 서운함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선수 선발과 경기 운영에 대한 감독의 권한은 독립적이되 존중되어야 한다"는 말을 남겼다.여자 컬링 대표팀 사태는 체육계 내부의 고질적인 병리현상을 보여준다. 특정 종목을 육성해 온 지도자가 해당 종목의 국제적 성과를 독식하고 선수들의 생사를 결정하는 권력의 화신으로 등장한 사례는 쇼트트랙으로 끝나길 원했다. 그런데 여자 컬링대표팀에서도 선수들의 인권 침해와 특정 인맥의 팀 사유화 문제가 불거지자 국민들의 배신감이 커지고 있다. 같은 현상이 반복된다는 것은 체육계의 문제의식이 박약하다는 방증이다. 체육계 내부의 자성이 필요한 대목이다. 선 감독의 경우는 비전문가인 정치인이 국민 여론만 믿고 야구 대표팀 감독의 전문적 영역과 권위를 무책임하게 난도질한 흔치 않은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여론의 환호라는 정치적 이익을 의식한 국회의원들의 비전문적인 질문과 비상식적 모욕은 선 감독 사례로 끝나야 한다.체육계는 종목을 사유화하고 군림하는 지도자들의 전횡을 방지할 제도와 의식 개혁에 나서야 한다. 또한 여론에 올라 타 스포츠의 본질을 흐리는 정치 외풍도 막아내야 한다. 특히 병역특혜와 관련 체육계 자체의 개선방안을 서둘러 마련할 필요가 있다.

2018-11-15 경인일보

[사설]인천시 버스준공영제 근본대책 찾아야

인천시가 시내버스 준공영제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을 서두르고 있다. 일부 시내버스 준공영제 업체가 가족을 참여시킨 '족벌 경영'을 해오면서 인건비를 부당 청구한 사례가 알려지면서 제도상의 허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인천시는 투명성 확보와 재정절감을 위해 운수회사 대상 회계감사를 조례에 명문화하고 버스준공영제 이행협약서 변경을 추진하겠다고 한다. 그런데 이번 회계관리상의 문제점은 비리 제보를 받고 감사에 나선 결과이다. 버스 준공영제를 관리 감독하고 있는 인천시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준공영제 수입금 배분을 위해 설치한 '수입금공동관리위원회'도 제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위원회의 전문성과 공공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직원 채용과 회계의 투명성 확보가 시급해 보인다. 관리직을 운전직으로 등록해서 이중 수령하거나 가족들을 관리직으로 올려놓고 임금을 수령하는 부당수령 사례도 발견되었다. 관리직 임용관련 가이드 라인이 없는 허점을 이용한 것이다. 재정지원금은 투명하게 집행하고 사용내역은 시민들에게 공개되어야 한다. 회계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매일 결산 작업을 의무화하고 이를 위한 '일일 결산 회계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인천시는 또 버스회사의 임원 인건비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재정지원금을 부정으로 수급하는 업체의 경우 준공영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의 엄정한 규정도 필요하다.인천시의 경우 2009년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도입해 32개 업체, 156개 노선의 운송원가 대비 적자를 예산으로 지원하고 있다. 준공영제 예산은 2015년 571억원, 2016년 595억원, 2017년 904억원에 이어 올해는 1천79억원으로 매년 증가해왔다. 재정부담을 절감할 수 있는 방안도 강구되어야 한다.버스준공영제가 도입취지처럼 '시민의 발'이 아니라 또 하나의 '밑빠진 독'이 되고 있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2015년 감사원 감사에는 적정이윤 산정 오류로 100억원 이상의 예산을 낭비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었다. 시내버스 서비스의 수준이나 수송 분담률은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 예산낭비와 회계부정 등은 시정할 수 있다손 치더라도 막대한 예산투입에도 불구하고 제도 도입의 목적이 달성되지 않는다면 원점에서 개선책을 찾아야 할 것 아닌가.

2018-11-14 경인일보

[사설]한국경제 뿌리 흔드는 제조업 위기

'제조업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제조업 공장 가동률이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저수준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지난 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올해 1∼9월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지난해와 같은 72.8%로 1998년 66.8%를 기록한 이후 가장 낮다. 지난해 제조업 생산능력 대비 생산량이 외환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간 이래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제조업 가동률 지수도 93.8로 기준인 100 이하다. 주요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본격화한 2016년에 100 이하로 떨어진 뒤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도 102.5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4.5보다 낮아졌다. 특히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1971년 이후 첫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우리 제조업에 대한 우려가 더욱 깊어지고 있다.그런데도 경제정책을 주도해 왔거나 앞으로 이끌어 나갈 사령탑은 여전히 느긋해 보인다. 문재인정부의 1기 경제정책 사령탑으로서 소득주도성장정책을 추진해왔던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줄곧 "우리 경제가 위기상황은 아니다"고 강변했고, 홍남기 새 경제부총리 후보자도 "지금 상황이 경기 침체나 위기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청와대 전·현직 정책실장들도 마찬가지다. 우리 경제가 위기라는 지적에는 절대 고개를 끄덕이지 않는다. 국민들의 체감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상황인식이다. 오죽했으면 문재인 대통령 자문기구의 핵심인사가 우리 경제에 대해 깊은 위기감을 표시하며 여전히 안일한 인식의 경제사령탑에게 경고장을 날렸을까.문 대통령의 경제정책인 'J노믹스' 설계에 관여했던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투자와 생산 능력이 감소하고 있는데 공장 가동률마저 낮아지고 있다는 것은 제조업의 동력이 점차 약해지고 있다는 증거"라면서 "경제의 뿌리가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 대통령의 경제정책자문이 우리 경제에 대해 갖고 있는 위기감의 정도다. 그는 특히 미·중 무역 전쟁으로 인해 내년에 본격적인 위기가 닥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 제조업의 위기는 우리 산업의 위기이고, 우리 경제의 위기다. 새 경제사령탑은 외환위기 이후 최저수준의 제조업 평균 가동률, 2016년 이후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제조업 가동률 지수, 1971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올해 최초의 마이너스를 기록한 제조업 생산능력 지수가 보내는 '불안한 경고'를 간과하지 않아야 한다.

2018-11-14 경인일보

[사설]자치경찰제 성공을 위한 전제 조건

자치경찰제도가 내년 하반기부터 세종, 서울, 제주 등 5개 시·도를 시작으로 시범적으로 운영된다. 대통령소속 자치분권위원회 자치경찰제 특별위원회가 어제 '자치경찰제 도입방안'을 발표했다. 발표안에 따르면 현재 지방경찰청과 경찰서에서 맡고 있는 성폭력과 교통사고 등 민생치안 업무가 내년 하반기부터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자치경찰에 이관된다. 기존 지구대·파출소 조직도 자치경찰로 이관된다. 다만 국가경찰이 긴급하거나 중대한 사건·사고에 대응하는 데 필요한 '지역순찰대' 인력과 거점시설은 그대로 남는다. 국가경찰은 정보·보안·외사·경비 등 업무와 광역범죄·국익범죄·일반형사사건 수사, 민생치안 사무 중 전국적 규모의 사무를 담당하게 된다. 이번 발표안의 요점은 현재 지방경찰청과 경찰서를 자치경찰로 전환하지 않고 '이원화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국가경찰과 자치경찰 사이에 혼선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시민들의 혼란을 불러 올 것도 불을 보듯 뻔하다. 경찰 내부적으로도 중앙경찰이 지방경찰을 지휘통제하는 체제가 그대로 유지됨으로써 반발이 클것으로 보인다. 거대한 경찰조직을 대부분 유지해 중앙집중적 경찰권력을 분산하려는 자치경찰제 도입취지를 무색하게 만든다. 국가경찰은 마약 테러 등 광역적인 수사만 하고 나머지 수사는 자치경찰에 넘길 것으로 기대했으나 무시됐다. 경찰권을 분산시켜 비대화를 막고, 행정·수사 분리를 통해 수사 독립성을 강화하는 것이 자치분권의 가치에 부합하는 진정한 자치경찰제라 할수 있다. 경찰의 주체를 지방정부로 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조직권, 인사권 또는 재정에 관한 권한 등을 모두 지방정부가 가져야 한다. 하지만 이런 부분이 빠져 있어 지휘통제권이 제대로 작동할지 의문이다. 자치경찰제 도입은 지역주민에게 맞춤형 치안행정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이번 발표안은 혼란과 불편만 초래할 우려가 크다. 하지만 아직 시간은 있다 . 이달 말까지 정부안을 확정한 뒤 내년 상반기 입법 작업을 거쳐 빠르면 내년 하반기에 시범운영에 들어간다고 하니 그 사이 미비한 점은 보완해야 할 것이다. 다시한번 강조하거니와 자치경찰제는 지역주민 편의를 위해 '이원화'보다 '일원화'가 더 중요하다. 아울러 지방정부와 지역 정치권과의 관계에서 자치경찰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도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2018-11-13 경인일보

[사설]인천의 대표 원도심 동구를 살려야 한다

인천의 중심지 역할을 해온 동구가 도시기능이 마비될 위기에 처했다. 주거와 교육환경이 열악해진 데다 주변에 신도시가 개발되면서 인구 유출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구 유입·유출 균형이 깨지면서 도심 공동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현재 동구는 면적 7.19㎢에 인구는 6만7천여명으로 인천시 10개 구·군 중 섬 지역인 강화군과 옹진군을 제외한 시내 8개 구 가운데 인구와 면적이 가장 작다.지난해 19~49세 남녀 유출입 현황을 보면 3천564명이 동구에 둥지를 튼 반면, 4천363명이 동구를 떠났다. 유입 대비 유출 비율은 122%로 인천 10개 군·구 중 가장 높다. 19~49세 인구 유출입 현황에 주목하는 이유는 경제활동이 왕성한 연령층이기도 하지만, 출산 가능한 인구이기 때문이다. 올해 9월 말까지 동구 출생아 수는 월평균 32.2명으로 지난해 월평균 35.8명보다 3.6명이 줄었다. 출산율이 낮아지면서 현재 동구에는 산부인과와 산후조리원이 단 한 곳도 없다.동구는 오래전부터 교육과 경제의 중심 역할을 해온 곳이다. 인천 최초로 신식 교육을 가르치는 사립학교인 영화초등학교가 1894년, 인천 최초의 보통(공립)학교인 창영초등학교가 1907년에 설립됐다. 1906년에는 동구와 서울 노량진을 잇는 '인천 상수도'가 개통됐다. 일제 강점기에는 동일방직의 전신인 동양방적, 두산인프라코어 전신인 조선기계제작소, 현대제철의 전신인 조선이연금속이 설립됐다. 한국전쟁 이후 이들 기업이 만석·화수부두 등 항만을 배후로 한 경인공업지대를 형성해 국가 경제발전에 한 축을 담당해왔다.주거와 교육, 의료체계가 무너지는 속도가 빨라질수록 이를 되살리는 비용은 커질 수밖에 없다. 동구 주민들은 다른 지역 주민의 삶과 비교하면 박탈감을 느낀다고 입을 모은다. 동구 도심 한복판에는 제철·제강, 중공업 등 대기업 공장들이 있다. 그러나 이들 기업이 지역사회의 교육·의료 분야를 지원하는 공헌도를 보면 다른 지역에 있는 기업과 비교하기가 부끄러울 정도라고 한다. 동구가 열악한 교육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조례를 제정한 뒤 내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50억원씩 총 1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하겠다고 한 것은 잘한 일이다. 하지만 동구의 열악한 재정으로 교육과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다. 인천시와 동구, 지역 경제계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2018-11-13 경인일보

[사설]오산·수원·화성 상생선언, 기대 크다

곽상욱 오산시장, 염태영 수원시장, 서철모 화성시장이 13일 오전 수원시청 상황실에서 '산수화 상생협약'을 체결한다. 3개 도시 단체장이 이른바 '산수화(오산·수원·화성) 상생협력협의회' 출범을 공식 선언하는 것이다. 지난 6·13 지방선거 당시 "민선 7기 출범 이후 산수화 상생발전 협력기구를 구성하겠다"고 한 공동약속이 현실됐다. 3개 시를 수도권 서남부 중심도시로 발전시키기 위해 힘을 합쳐 상생의 길을 모색하겠다는 취지라고 한다.3개 지자체에 따르면 산수화는 지자체 간 이견이 적은 분야의 협력사업부터 추진해 신뢰를 쌓는다는 구상이다. 정조대왕이라는 같은 역사를 공유한 지리적 특성을 살린 문화·체육분야 교류, 대중교통체계 개선, 지역경계 조정 방안이 우선 거론된다. 이들 단체장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수도권 핵심 권역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자체 간 협력이 절대적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산수화가 태생적 한계를 지닐 수 밖에 없다는 시각도 있다. 수원 군 공항 이전 문제가 계속 난항일 경우 두 지자체의 갈등이 더 증폭되고 다시 등지게 될 것이란 전망에서다.얼마 전, 수원시와 용인시 간 경계조정 갈등이 극적인 타협점을 찾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경기도가 내놓은 중재안에 수원시와 용인시가 찬성 입장을 냈다는 것이다.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공청회 등이 원만히 진행될 경우 내년 중 경계조정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다.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 청명 센트레빌 아파트 등 54필지 8만5천858㎡와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 홈플러스 인근 준주거지 39필지 4만8천686㎡를 맞바꾸는 내용이다. 6년을 끌어온 경계조정 성사는 해당 지자체와 도가 인내심을 갖고 대화하고 협상한 결과물이다. 새로 결성된 산수화가 작은 현안부터 머리를 맞대다 보면 군 공항 이전 등 지역 간 갈등 해결에도 전기를 마련할 것이란 기대를 하게 되는 대목이다.산수화는 이웃한 3개 지자체가 협력과 상생의 길을 고민해 보자며 자발적으로 결성한 협의체다. 단체장들이 후보자 시절 의기투합해 뜻을 같이 했고, 마침내 출범에 이르렀다. 산수화에 대한 지역의 기대치가 큰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서로 머리를 맞대다 보면 신뢰가 쌓이고, 기대치 않았던 성과물을 얻어낼 수도 있을 것이다. 전국적으로도 모범이 되는 협의체가 될 수 있다. 초심을 잃지 않고 상생의 정신을 실천해 가기를 바란다.

2018-11-12 경인일보

[사설]국정원 개혁 더 이상 미뤄서는 안돼

국가정보원 개혁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사항이었다. 국정원 개혁의 핵심은 정치적 중립을 위한 국내 정보 수집 기능 폐지와 대공수사권 이관이다. 전자는 국정원 내부의 조직개편에 따라 이미 이루어진 상태다. 문제는 대공수사권 이관인데 자유한국당은 이에 반대하고 있고, 더불어민주당도 적극적인 입장은 아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자유한국당은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이 경찰로 이관되면 안보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고 개정안에 반대하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은 집권세력의 입장에서 막강한 권력을 쥐고 있던 정보기관의 권한을 통제하는 방안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하는 듯하다. 바른미래당이 중재안을 내고 있으나 이는 단순하게 국정원법 개정을 3년 뒤로 유예하자는 입장이다. 어차피 한국당이 반대하면 국정원법 개정안이 통과될 수 없다는 현실론 때문이다.민주당내 의원들 사이에서도 21대 총선 이후로 개정을 미룰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현 정부 들어 국내 정보 수집기능이 사라지면서 국정원에 의존하던 국내 정보 중 상당 부분이 활용하기 어렵게 됐는데 수사기능까지 폐지하면 집권세력이 갖는 정보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정부 여당이 소극적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여당은 권력유지를 위해 야당은 미래의 집권 이후를 위해 수사권만이라도 유지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 조작 사건 등 대공수사라는 명분으로 공권력을 남용하고 정치에 개입했던 어두운 역사를 청산하기 위한 국정원 개혁이 좌초될 위기에 있는 것이다.주요 국가들의 정보기관도 국내외 정보 수집활동 이외에 별도의 수사권을 갖고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수사권 이관은 국정원 스스로가 내놓은 개혁안에도 포함되어 있다. 또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한 수사 역시 경찰이 더 많은 사건을 처리하고 있다. 따라서 국정원이 수사권을 유지할 명분이 없다.향후 여야가 법안 처리를 유예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는 중이라고 알려져 있긴 하지만 현재까지 명확한 여야 합의는 없다. 만약에 유예쪽으로 결론이 난다면 이는 국회가 국정원 개혁을 포기하겠다는 선언과 다를 게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11월 1일 국회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국정원 개혁을 다시 강조했다. 국정원법 개정은 더 이상 미뤄질 수 없는 중요한 개혁 과제다.

2018-11-12 경인일보

[사설]응급실폭행도 처벌강화, 공권력을 바로세워야

보건복지부와 경찰청이 11일 응급실 폭행방지 대책을 내놓았다. 최근 잇따라 발생한 응급의료종사자 폭행사건에 대한 대응조치이다. 응급실 폭행범에 대해 3년 이상의 징역형을 부과하는 처벌요건 강화가 골자다. 한편 이날 사망사고를 낸 음주운전을 살인죄로 처벌토록 한 '윤창호법'의 발의를 촉발시킨 음주운전 사고 희생자 윤창호씨의 영결식도 있었다.음주운전과 응급의료진 폭행사건에 대한 처벌 강화는 필요하다. 그러나 처벌법 강화에 앞서 현행법에 따른 공권력이 제대로 작동했는지는 의문이다. 음주운전 사고 피의자의 경우 구속영장 기각률 25%는 형사사건 영장기각률 18% 보다 훨씬 높고, 법원의 선고량은 검찰 구형량의 50%에 불과하다. 음주운전 상해사고 95%와 사망사고 77%는 집행유예가 선고된다.환자와 보호자에 의한 응급실 폭행사건도 형법상 2년 이상 징역 및 500만원 이하 벌금인 폭행죄 보다 응급의료법상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인 폭행에 의한 진료방해죄로 처벌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엄격하게 처벌되는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그 결과 음주운전 재범률은 45%에 달하고 지난 10년간 25만5천500여건의 음주운전 사고로 7천18명이 사망했고 45만5천288명이 부상당했다. 또 전국의 응급실에서 응급의료 방해행위로 2016년 578건, 2017년 893건, 올해 상반기 582건을 신고하거나 고소했다. 애초에 공권력이 현행법을 느슨하게 집행하고, 법원이 관용을 베푸는 사이에 국민안전을 위협하는 범죄가 일상화된 것이다.음주운전사범과 응급실폭행사범 처벌강화는 여론의 주목으로 엄단할 수 있는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졌지만, 이밖에도 우리 사회에는 공권력 무시형 범죄가 한 둘이 아니다. 출동한 경찰을 무시한 광주 집단폭행 사건, 주취자 폭행 후유증으로 숨진 강연희 소방관 사건에 여론이 공분했다. 폭력적인 주정을 부리는 주취자를 달래느라 경찰이 애를 먹는 파출소 풍경은 일상이 됐고, 폴리스라인과 허가구역을 무시하는 시위현장은 범법에 무력한 공권력의 현주소를 보여준다.특정 사건에 분노하는 여론에 따라 대증요법식으로 처벌을 강화하는 일에 앞서 공권력을 바로 세우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공권력이 정상적인 법집행에 당당히 나서고, 사법부가 엄정한 잣대로 공권력을 지지해주는 것만으로도 민생을 위협하는 일상적인 범죄를 상당부분 줄일 수 있다.

2018-11-11 경인일보

[사설]사회적기업 육성 녹색성장 전철은 안된다

사회적 기업이 주목될 개연성이 커졌다. 지난 1일 문재인 대통령의 포용성장 지속 발언에 이어 9일에는 고용노동부가 2022년까지 일자리 10만개를 만들어 내는 내용의 '제3차 사회적 기업 육성 기본계획'을 확정한 것이다. 이전에는 취약계층 고용 장려를 위해 개별 사회적 기업 지원에 주력했지만 이제는 사회적 기업이 청년과 베이비부머 일자리문제까지 해결하는 혁신적 대안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사회적 기업의 온오프라인 입점을 늘려 4년 후에는 사회적 기업 구매경험 소비자를 60%로 확대하기로 했다. 공공기관의 관련 제품 구매비율을 늘리는 한편 창업 준비에서 경영컨설팅까지 전 단계에 걸친 지원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또한 사회적 기업 재도전 지원제도를 신설해서 창업 실패 혹은 경영위기 기업에 평균 3천만원의 사업자금을 지원한다. 지원기간도 1년에서 최대 2년으로 연장하며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사회적 기업 인증기준을 완화해서 중장기적으로는 인증제를 등록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직접투자에 따른 위험 축소차원에서 투자조합에 투자하도록 하는 모태펀드도 108억원을 추가 조성하는 등 2022년까지 소셜 임팩트 투자펀드 5천억원을 조성할 예정이다. 한 번만이라도 도덕적 해이가 확인되면 정부사업 참여기회를 영구 박탈하는 내용의 투명성 조건도 명시했다.사회적 기업이란 이윤동기보다 사회적 가치를 우선하는 윤리경영 사업체이다. 세계적으로 1970년대에 자생적으로 생겨나 1990년대부터는 국가차원에서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제공했다. 영국의 경우 2001년 노동당 정부 내에 담당부서를 설치하고 이를 통해 사회적 기업 지원에 공을 들인 결과 지금은 1만5천개 기업이 80만명을 고용하고 있다.국내에서는 1990년대 말 외환위기를 계기로 점차 증가했으며 2007년 사회적 기업육성법 제정을 계기로 정부지원의 근거가 마련되었다. 그 결과 노동부 인증 사회적 기업수가 2007년 55곳에서 지난해에는 총 1천877곳에 일자리수 4만여명으로 불어났다. 사회적 기업 전체 근로자 중 장애인 및 고령자 비중이 60%여서 정부를 비롯한 공공기관들이 사회적 가치제고 드라이브에 팔을 걷어붙일 만하다. 일자리 확대는 금상첨화이다. 정부를 의식한 민간 기업들의 충성경쟁도 배제할 수 없다. 천문학적 혈세를 쏟아 부었음에도 지금은 흔적도 없는 MB정부의 녹색성장정책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2018-11-11 경인일보

[사설]연금개혁 퇴짜놓은 대통령, 귀신이 곡할 묘수 있나

문재인 대통령의 연이은 질책으로 보건복지부의 국민연금제도 개혁작업에 제동이 걸렸다. 대통령은 지난 7일 박능후 복지부 장관이 제출한 국민연금 개혁안에 대해 "국민들의 의견이 폭넓게 충실히 반영될 수 있도록 수정 보완하라"고 지시했다. 박 장관이 이날 보고한 개혁안은 지난 8월 공개된 개혁 초안을 수정한 것이었다. 대통령은 당시에도 보험료 인상에 대해 "대통령이 보기에도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질타했다.대통령이 국민연금 개혁안을 질타한 이유에 대해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분명하게 밝혔다. "대통령은 보험료율 인상 부분이 국민 눈높이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단순한 재검토가 아닌 전면적 재검토 지시임을 강조했다. 이로써 복지부는 대통령이 만족할 만한 개혁안을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야 할 판이다.대통령의 질책을 이해하기 힘들다. 국민연금 개혁은 사실 답이 정해져 있는 정책이다. 현재의 연금체계로는 2042년이면 걷히는 보험료보다 지급 보험료가 많아지면서 2057년에 기금이 바닥난다. 누구도 부인하지 못하는 국민연금 재정추계위원회의 예상이다. 국민연금제도의 지속가능성 유지를 위해 연금제도 개혁이 시급하며, 개혁의 핵심은 보험료 인상이라는 것은 상식이다. 특히 대통령의 공약대로 연금의 소득대체율을 현행 40%에서 50%로 올리려면 더욱 그렇다.복지부가 8월 대통령의 질책에도 불구하고 보험료 인상을 골자로 한 연금개혁안을 다시 올린 것도 정답을 피해 꼼수를 부릴 수 없는 개혁의 성격 때문이다. 대통령이 이를 부정하고 질책한다면 사실상 연금개혁을 중단하라는 명령밖에는 안된다. 그렇다고 대통령과 청와대가 복지부에 개혁의 묘수를 보여준 것도 아니다. 유일한 방법은 국민연금 체계는 그대로 두고 정부재정으로 연금기금과 수급자의 소득대체율을 보전해주는 것뿐이다. 하지만 재정으로 감당할 규모가 아니다. 이게 묘수라면 국민연금 개혁을 둘러싼 그동안의 사회적 논의가 허망해진다.정부가 미래세대를 위해 국민연금제도를 개혁하는 것은 정도다. 안하면 직무유기다. 이에 국민이 저항한다면 대통령이 설득해야 하고 정치적 책임을 감수할 각오를 보여야 한다. 이것이 정도다. 복지부에 대한 대통령의 질타는 유감이다. 연금개혁에 대한 국민저항을 감수하지 않겠다는 의사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연금개혁 지체뿐 아니라 대통령의 리더십이 의심받을까 걱정이다.

2018-11-08 경인일보

[사설]비싼 땅값에 발목잡힌 국공립 유치원 증설

사립유치원 비리 사태 이후 정부가 국공립유치원 취학률을 40%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당초 2022년 목표로 추진 중이던 국공립유치원 취학률 확대를 1년 앞당겨 2021년까지 매년 500개 이상 5년간 2천600개 학급을 신·증설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교육부 발표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먼저 국공립 유치원 부지 확보가 그리 만만치가 않아서다. 교육부는 택지개발지구 내 유치원 설립의무 규정을 제대로 지키면 전국적으로 3천개 정도 늘어난다고 주장하나 이 역시 쉽지 않다. 관련법 미비로 공립 유치원을 건립할 땅 확보도 어려운데다, 부지가 확보됐더라도 비싼 땅값이 발목을 잡기 때문이다. 가령 경기도교육청의 경우 2019년 3월 1일까지 공립유치원 264학급을 증설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부지 확보가 어렵고 부지가 확보되더라도 비싼 땅값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때문에 내년 3월에 문을 여는 도내 국공립 유치원은 2곳(17학급), 병설 유치원은 고작 11곳(40학급)에 불과하다. 현행 '학교용지 확보 등에 관한 특례법' 상 '공공기관·지방공사 등이 개발사업을 할 경우 초·중·고등학교 용지를 무상으로 교육기관에 제공한다'고 되어있다. 그러나 유치원 부지는 해당 법에 적용을 받지 않는다. 7학급 짜리 소규모 유치원을 지으려고 해도 최소 2천㎡ 이상의 토지가 필요하다고 한다. 문제는 새로 국공립유치원이 들어서는 곳은 대부분 신규 원아가 유입되는 신도시로 땅값만 해도 수십억 원을 호가한다. 실정이 이렇다 보니 시흥시의 경우 배곧 신도시내에 5개의 공립 유치원 부지를 확보했음에도 수년째 공터로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일선교육지원청의 무사안일도 국공립 유치원 설치 지연에 한 몫하고 있다. 오산의 모 아파트의 경우에는 분양 당시 국공립유치원 부지를 확보해 교육청 허가도 받았지만, 주변에 사립유치원의 '압력'에 밀려 국공립유치원 설립이 취소된 것으로 알려져 입주예정자들의 불만이 폭발하기도 했다. 교육부가 시설 확충에 필요한 예산 소요액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다. 비리 사립유치원 사태를 막기 위해 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등 '박용진 3법'의 처리도 급선무지만, 유치원 사태가 이 지경까지 온데 대한 교육 당국의 책임자 처벌도 반드시 뒤 따라야 할 것이다.

2018-11-08 경인일보

[사설]또 초 미세먼지, 더 강력한 비상저감 조치 필요하다

미세먼지가 또 하늘을 뒤덮었다. 숨쉬기조차 어렵다. 어린이집·유치원과 초·중·고교에는 마스크를 쓰고 등원·등교하는 학생들이 줄을 이었다. 마스크는 필수 지참물이 됐고, 마스크의 행렬은 이제 낯선 풍경도 아니다. 입동인 어제 시민 건강을 위협하는 미세먼지를 잡기 위한 비상저감 조치가 수도권에 발령됐다.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이틀 연속 '나쁨' 기준인 ㎥당 50㎍(마이크로그램)을 초과하거나 초과할 것으로 예보된 데 따른 조치다. 지난 6일 경기와 인천의 미세먼지 농도는 각각 125(89)㎍/㎥, 112(75)㎍/㎥이었다. 비상 저감조치가 발령된 건 지난 3월 27일 이후 7개월 만이다. 이 때문에 수도권 3개 시·도에 있는 7천여 개 행정·공공기관 소속 임직원 52만여 명은 차량 2부제를 의무적으로 적용받았다. 하지만 이런 대책이 미세먼지를 줄이는데 어떤 효과가 있는진 여전히 의문이다.미세먼지 발생국으로 지목받는 중국은 강력한 미세먼지 대응책을 시행해 오고 있다. 정부 차원의 환경보호 감찰제를 실시하면서 지방에 파견된 감찰조가 미세먼지 발생업체에 대한 고발을 접수한다. 2015년부터 베이징시와 산시성엔 매년 11월부터 다음 해 3월까지 석탄공장 생산량을 30% 감축하고 일반 가정에도 석탄 사용을 강제로 제한하고 있다. 지방정부는 지방정부 대로 주요 시에서는 자체 환경보호국을 두고 환경 단속을 시행하고 있는 중이다.하지만 우리의 경우 매년 미세먼지로 고통을 겪으면서도 대책은 보잘 것 없다. 그나마 대표적인 게 수도권 미세먼지 비상 저감조치 정도다. 공공기관은 차량 2부제를, 사업장과 공사장은 조업 단축 실시가 고작이다. 미세먼지가 얼마나 줄었는지 정확한 데이터조차 없다. '비가 오면 미세먼지가 사라지겠지' '바람이 불면 괜찮을 거야'라는 안일한 생각에 빠져 있다. 자발적으로 차량 2부제에 동참해 대중교통을 이용한 시민들을 찾기 힘들다. 늘 이런 식이다.미세먼지는 우리의 생존이 달린 문제다. 초미세먼지는 치명적 폐 질환의 원인이 된다는 경고는 이미 수없이 쏟아졌다. 그런데도 정부는 미세먼지가 심각할 때마다 재난경보나 울릴 뿐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비상 저감조치를 발령한다고 미세먼지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난방이 시작되는 본격적인 겨울철이 눈앞이다. 좀 더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저감 방안을 제시하고, 시민 동참을 이끌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2018-11-07 경인일보

[사설]3·1운동 100주년과 부평의 일제 지하시설물

부평 산곡동 일대에 남아 있는 '부평토굴'의 명칭을 '부평 지하시설' 또는 '부평 일본군 지하시설'로 바꾸자는 주장이 부평문화원이 개최한 행사에서 제기되었다. 부평토굴과 조병창의 연관성을 명확하게 담기 위해서이다. '부평토굴'은 인천시 부평구 산곡동 화랑농장 부근 호봉산 일대에 일제강점기 조성된 지하시설로 24개나 존재한다. 이 시설들은 일제강점기 군수물자 보관창고와 방공호로 사용됐던 것으로 추측되지만, 40년 전부터 새우젓 보관창고로 이용하고 있어 인근 주민들은 이 시설들을 '새우젓굴'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들 시설은 일제가 병기격납고나 방공호로 사용한 것이므로 제 이름을 찾아야 할 것이다.일제 침략의 역사적 유산을 '새우젓굴'이나 '부평토굴'이라고 부르는 것은 역사적 무관심이 낳은 것이다. 부평구에서는 이 시설들을 '함봉산 새우젓 동굴'이라고 부르고 있으며, 동굴 조성과정이나 역사적 성격의 규명도 없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부터 검토한 적이 있다. 부평에 산재한 지하시설물들이 일제의 징용령에 의한 강제동원령으로 조성된 것이라면 관광자원으로 활용될 수는 없다. 역사 문화자원은 그 성격에 맞게 활용되어야 한다. 일제강점기의 역사 유산에 대해서는 더 세심하게 조성배경과 목적을 조사하고 그 성격에 적합한 활용방안을 찾아야 한다.인천시는 부평구 일대에 산재한 일제시대의 지하시설을 종합적으로 조사할 필요가 있다. 부평가족묘지 일대의 지하에는 거대한 부평 은광 지하시설이 남아 있다. 부평 캠프마켓 내부에도 탄약 생산 공장이었거나 탄약 발사 시험장으로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형 지하시설물이 존재한다. 한편 부영공원에도 동굴 형식의 지하시설물의 입구가 발견되었지만 별다른 추가조사를 진행하지 않고 덮어둔 상태이다. 옛 미쓰비시제강 인천제작소 부지였던 현 부평공원 지하에도 방공호로 조성된 큰 지하시설이 존재한다는 구전이 있다.지하시설은 문화재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 특히 일제의 조선침략 교두보였으며, 식민지 대동아 전쟁 수행의 병참기지 역할을 수행해야 했던 인천의 경우 일제가 남긴 침략의 역사적 현장을 보존하고 연구해야 한다. 인천시가 3·1운동 100주년 사업의 하나로 일제가 부평지역에 남긴 유산을 종합적으로 조사하고 역사적 교훈으로 삼을 자료를 발굴 선정하여 보존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

2018-11-07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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