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북·미정상회담 성공을 기원한다

오늘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회담은 지구상에 마지막으로 남은 냉전지대의 해체와 한반도 평화를 여는 대장정의 초미를 장식하는 역사적 회담이다. 북미정상회담을 세기적 핵담판이라고 말하는 이유이다. 북미회담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가 이후 극적인 남북정상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등 수많은 우여곡절 끝에 열렸다.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를 이루는데는 수 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북한은 CVIG(완전하고 되돌릴 수 없는 체제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이 두 의제가 어떠한 방식과 절차를 통해서 이행되고 보장되느냐가 북미회담과 향후 비핵화 과정에서 제기될 수 있는 난제들이다. 이번 북미회담에서 미국의 경제적 보상,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문제 등 주요한 의제들이 포괄적으로 다뤄질지, 북한이 요구하는 것처럼 단계적인 방식으로 이행할 것인지 등도 주요 의제다. 비핵화로 가기 위해서는 핵시설 사찰과 폐쇄, 핵무기 폐기 및 반출 등이 이루어져야 하고, 체제보장은 종전선언, 북미간의 연락사무소 설치, 북미수교, 평화협정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게다가 한반도 주변의 중국과 일본, 러시아 등의 국익이 교차하고 있는 상황에서 각 이해당사자들의 엇갈리는 이해의 접점을 찾아가는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우여곡절과 돌발변수의 발생 가능성은 상존할 수밖에 없다. 북한과 미국 사이의 실무회담과 남북간의 여러 채널을 통한 소통이 있었으나 북미회담에서 어떠한 사항들이 합의될지는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 정부는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서로의 신뢰를 다지고, 체제보장과 비핵화에 대한 오해를 해소하는 데 전력을 집중해 왔다. 북미회담 다음 날 지방선거가 치러진다. 이번 선거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초대형 이슈가 다른 이슈를 압도하는 상황에서 치러지게 된다. 선거와 북미회담 이후 회담 결과에 따라 남남 갈등이 유발될 수도 있다.선거 이후에 한국당 등 보수야당은 극우 강경 보수를 의식한 냉전적 사고를 버려야 한다. 민주당도 문재인 정부가 할 수 있는 로드맵을 다듬고 신중한 자세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북미정상회담은 한반도 평화를 여는 디딤돌이다. 여야는 물론이고 국민 모두 객관적이고 냉정한 자세로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 지혜를 모아야 한다.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기원한다.

2018-06-11 경인일보

[사설]청각장애인 위한 선거홍보물 배포 법제화해야

청각 장애인은 대부분 언어 장애까지 함께 갖게 된다. 그래서 이들에게는 '수어'라는 대화법이 있다. 정부도 지난 2016년에 '한국수화언어법'을 제정해 수어를 국어와 동등한 자격을 가진 청각 언어 장애인의 고유 언어로 명시했다. (사)한국농아인협회가 지난해 11월 한 달 동안 전국 청각 장애 1~3등급에 해당하는 20세 이상의 등록 장애인 500명을 대상으로 '한국 수어 사용 실태 조사'를 실시한 결과 347명(69.4%)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의사소통 수단으로 수어를 꼽았다. 하지만 청각 장애인들은 선거철만 되면 좌절을 경험한다. 선거 공보물의 각종 한자어와 합성어 등의 뜻을 이해하지 못해 자신이 투표할 인물을 가려내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들 중 일부는 수어를 아는 비장애인의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공보물 내용을 이해하지 못해 선거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특히 이번 6·13 지방선거는 지역에 따라 재보궐선거까지 포함해 많게는 8장을 투표해야 한다. 집으로 발송되는 선거공보물이 한 묶음이다. 비장애인도 읽어보기 벅찬데 청각 장애인들에게는 사실상 선거를 하지 말라는 것과 다를바 없다. 이번 선거가 그 어느때보다 국민의 무관심 속에 치러지는 '깜깜이 선거' 라는 우려의 소리가 높다. 이를 위해 기존의 선거 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그 어느때 보다 높다. 선거제도 개편과 함께 청각 장애인들을 위해 수어 공보물 배포를 법제화 하자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다.시각 장애인들은 지난 2015년 공직선거법이 개정되면서 대통령, 국회의원, 시장, 군수·구청장, 교육감 후보에 한해 점자로 제작된 선거 공보물을 받고 있다. 청각 장애인의 경우 QR코드를 이용하면 수어로 제작된 공보물을 받아 볼수 있다. 문제는 '수어형 선거공보' 법제화가 아직 제정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 4월 말 기준으로 선거권을 가진 만 19세 이상 청각 언어장애인은 경기도 6만509명, 인천 1만7천336명으로 집계됐다. 전국적으로 30여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수어로 제작된 선거 공보물 배포는 재정 때문이라기 보다 관심의 문제다. 여전히 우리 사회가 장애인들에 대해 무관심이 일상화 되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당장 다음 선거부터 청각 장애인 참정권을 보장하기 위해 수어 공보물의 제작 배포를 법제화하기 바란다.

2018-06-11 경인일보

[사설]깜깜이 지방의원·교육감 선거 이대로는 안된다

6·13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의 투표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경기도지사 선거는 유력정당 후보들의 사생활과 가정사를 중심으로 네거티브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인천시장 선거는 자유한국당 정태옥 전 대변인의 지역무시 발언으로 큰 소동을 겪고 있다. 또한 경기도의 시장·군수, 인천의 구청장 선거도 현역 단체장의 인지도와 경쟁후보들의 인물론이 충돌하면서 여론의 관심속에 진행중이다.그러나 기초·광역의원후보와 교육감후보들은 유권자의 관심 밖에서 방치되고 있다. 상당수 유권자들이 기초·광역의원후보나 교육감후보를 모르는 상태에서 투표에 나서는 것이 현재 지방선거의 현실이다.기초 및 광역지방의회 의원은 시민들의 자치이익을 최일선에서 대변하는 지방자치의 모세혈관이다. 지방의원의 역할과 기능에 따라 지방자치의 성패가 갈리는 것이다. 하지만 현행 기초의원 선거는 철저하게 유권자와 분리돼 실시된다. 유일한 기준은 정당기호이다. 광역 및 기초단체장 선거는 방송토론회 등 유권자와 접촉할 선거수단이 있지만, 기초의원은 유권자와의 대면이 원천 차단되고 있다. 대도시의 경우 아파트단지나 지역주민센터를 순회하는 시민초청토론회가 있다면 지금과 같은 깜깜이 선거는 방지할 수 있다. 과열이 문제라면 최소한 기초의원부터라도 정당공천제를 폐지해도 된다. 도대체 모르는 사람을 뽑는 선거제도를 유지할 이유를 모르겠다.교육감 선거는 정반대의 양상으로 국민참여를 막고 있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이유로 정당공천을 배제하고 있지만, 교육감들의 이념적 성향에 따라 지역교육정책의 방향이 결정되는 현실을 감안하면 정당공천 배제가 현실적 명분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또 후보자들의 면면이 대부분 교육자 출신인 점을 감안하면, 무소속으로 광역단위 선거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후보들만 출마가 가능한 진입제한 현실은 위헌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해 광역단체장 러닝메이트제 도입이나, 직선제 개선 견해를 본격적으로 검토할 때가 됐다.공정하고 깨끗한 선거도 좋지만, 중앙정치의 영향력 유지와 선거관리의 편의를 위해 지방자치와 교육자치의 일꾼들을 아무 기준없이 기분따라 임의대로 선출하는 현행 선거현실은, 민주주의 실현에 어울리지 않는 비민주적 관행이다. 이번 선거가 끝나자 마자 국민이 후보를 알고 뽑을 수 있게 제도를 개선하고 혁파해야 한다.

2018-06-10 경인일보

[사설]대통령 말한마디에 기업사기 진작될까

신세계그룹이 문재인정부의 롤 모델로 부상하고 있다. 올해 1월 대기업 중 가장 먼저 임금 삭감 없는 주 35시간 근무제를 도입하고 지난달에는 납품대금 지급 횟수를 월 2~3회로 하는 상생방안을 발표하더니 이번에는 통 큰 선물보따리까지 풀었다.지난 8일 경기도 하남시 스타필드에서 정용진 부회장이 김동연 경제부총리에게 향후 3년 동안 연평균 3조원씩 총 9조원을 투자해 매년 1만명 이상의 인력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투자규모면에서 지난 5년 평균 2조6천억원보다 4천억원이 증가했다. 협력업체 및 소상공인과의 상생방안도 제시했다. 신세계는 자체상표(PB) 유통매장인 '노브랜드'에 전통시장 상인과의 상생 기능을 더한 '노브랜드 상생 스토어' 30개를 추가하고 미국, 베트남 등 국외 유통채널을 활용해 중소기업들의 수출지원에 팔을 걷어붙이겠다고 다짐했다.가뭄의 단비처럼 반가우나 이마트의 주가는 금년 들어 최저수준이다. 올 1분기 실적은 연결기준 매출 4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8.4%나 하락했는데 이런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예정이다. 국내유통업에 먹구름이 드리운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대형마트 3사의 매출성장률이 최근 3년째 하향행진을 기록 중이다. 장기 저성장 기조에 따른 민간소비 위축에다 출점 포화로 경쟁이 심화된 때문이다. 모바일쇼핑과 해외 직구시장의 빠른 성장도 악재다. 대형마트 출점 및 영업시간 규제 강화와 근로조건 개선도 유통산업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을 통해 저소득층 수입을 늘려주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펼쳤지만 분배가 오히려 악화되는 등 경기침체론까지 불거지는 지경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곳을 빼면 30대 그룹 상장사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 5년간 답보상태인 것이다. 국내 고용시장 한파 지속은 점입가경이다. 올 상반기 취업자 증가는 3개월 연속 10만 명대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0년만이다. 지난 7일 경제학자와 전직 관료 등 34명의 집단호소가 눈길을 끈다. 세계경제 호황에도 국내의 서민경제는 오히려 악화일로라며 노동계에 경도된 국가개입주의의 위험성을 경고한 것이다. 지난 8일 문재인 대통령은 "기업의 기를 살리고 기업 혁신에 속도를 내라"고 김동연 부총리에게 지시했으나 성과는 의문이다. 물이 맑을수록 물고기들이 기피하는 법이니 말이다.

2018-06-10 경인일보

[사설]성숙한 유권자 의식 사전투표부터 보여주어야

6·13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의 사전투표가 8, 9일 이틀간 실시된다. 사실상 유권자의 선택이 시작된 셈이다. 선거일 당일 투표할 사정이 안되는 유권자의 편의를 위한 사전투표제도는 2014년 제6회 지방선거에서 전국단위 최초로 시행됐다. 당시 11.5%였던 사전투표율은 2016년 20대 총선 12.2%, 지난해 19대 대선 26.1%로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특히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각당이 지지층을 향해 사전투표 참여를 적극적으로 호소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더불어민주당은 당 지도부가 사전투표에 솔선수범한다는 방침인데, 예상치 못한 변수가 현재의 유리한 판세에 영향을 미치는 사태를 차단하려는 전략이다.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보수야당 진영 또한 선거 전날 열리는 6·12 북미정상회담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사전투표에 전력을 쏟고 있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 또한 사정은 마찬가지다.정당들의 이해득실과 상관없이 유권자들은 민주시민의 권리행사와 의무이행이라는 성숙한 관점에서 투표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적극 참여의 의미는 단순히 투표용지에 기표하는 행위를 의미하지 않는다. 지역에 출마한 후보들의 자질과 정책에 대해 가능한한 정보를 취득하고 비교하고 지역의 이익과 자신의 신념에 가장 근사한 후보를 선택하는 과정 전체를 의미한다.역대 지방선거는 중앙정치에 매몰된 정치구조, 후보와 유권자의 거리를 벌려놓은 선거제도로 인해 지방자치의 정신과 목적을 구현하는 수단으로서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지방선거인데도 중앙이슈가 지방현안을 압도하고, 후보 대신 정당기호를 선택하면서 지방자치를 중앙정치에 종속시켜 온 것이다. 지방자치 정상화를 위한 현행 공천 및 선거제도의 개선을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다.하지만 당장은 유권자가 신중한 선택을 통해 나쁜 후보를 차례차례 지우는 방법으로 최선의 후보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잘못된 중앙정치, 왜곡된 지방자치 탓에 유권자의 노고가 늘어난 셈이지만 잘못된 선택이 초래할 재앙을 피하려면 마다할 수 없는 노고이다. 성숙한 의식으로 무장한 유권자가 반드시 투표에 참여하면 정치가 개선되고, 자치가 살아날 것이다. 선거 당일 투표가 힘든 유권자는 사전투표에 반드시 참여하고, 나머지 유권자들은 최종 선택을 위한 후보자 검증에 수고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2018-06-07 경인일보

[사설]'주 52시간' 혼란 키우는 고용부의 무사안일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을 포함한 근로기준법 시행(7월 1일)이 3주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하지만 정부는 근무시간 기준마련 등 기본적인 대책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 업무상 지인과 식사를 하는 경우와, 사내 워크숍과 회식 등을 근로시간에 포함시킬지 여부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경영계는 근로시간 위반 여부를 가리는 필수적인 법 시행을 앞두고 혼란스러운 반응이다.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는 근로기준법 개정에 따른 근로시간 단축에 관한 문답 안내 자료집을 발간해 배포할 계획이지만 현재까지 뚜렷한 세부 지침은 나온 게 없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도 "구체적 상황을 놓고 판단해야 하는 사안에 대해 일괄적 지침을 세우기 어렵다"고 밝히는 등 근로시간 위반을 놓고 노사 간 법적 다툼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개정된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근로시간 상한을 지키지 못하면 사업주는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 처벌을 받는다. 경영계에선 주 52시간을 놓고 분주하게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는 자율 출퇴근제를 월 단위로 확대한 '선택적 근로시간제'와 자율권을 부여하는 '재량근로제'를 실시키로 했다. 현대자동차도 지난 2013년부터 공장 생산직에 대해 주 40시간 근무제를 도입한 뒤 이번에는 사무직을 중심으로 같은 근무제를 준비 중이다.전문가들은 개정법이 지난 2월 말 국회를 통과했을때 후유증은 예고됐었다고 지적한다. 이를 막기 위해선 세부적인 조항까지 대비해야 했는데 이를 소홀히 했다는 것이다. 가령 근로시간이 현행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업무 도중 커피를 마시거나 흡연하는 시간, 업무상 회식 등을 어느 수준까지 근로시간으로 인정할지는 고용부가 판단할 사안인데 팔짱만 끼고 있다는 것이다.경영계에선 근로시간 인정 여부를 놓고 노사 합의로 정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근로시간 규정을 어긴 사업주를 처벌하도록 근로기준법이 규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사 합의로 근로시간 범위를 정하는 것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 2년 전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 법)'을 놓고 국민권익위원회는 시행 두 달 전에야 매뉴얼을 마련한 적이 있다. 당시 일선에선 사소한 것도 김영란법 저촉여부를 따지는 세부 지침이 없어 혼란을 겪었다. 이번 역시 김영란법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걱정이다. 이미 혼란의 서곡은 울려 퍼졌다. 정부는 근로기준법의 정확한 세부 지침이 조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2018-06-07 경인일보

[사설]비방·폭로 얼룩진 경기도지사 TV 토론회

경기도 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한 5일 밤 경기도지사 2차 TV 토론회를 본 경기도 유권자들은 참담한 심정을 금치 못했을 것이다. 토론의 수준이 예상외로 낮아서 오죽하면 토론회를 보다가 채널을 다른 곳으로 돌린 유권자도 상당수였다는 소식도 들린다. 6·13 선거 마지막 TV 토론회였던 만큼 정책대결을 기대했던 유권자도 의외로 많았다. 하지만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 과연 이런 토론회가 필요했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정책 검증은 찾아볼 수 없고 상호 비방이 난무한 낯 뜨거운 토론회였다. 우리의 정치수준을 또다시 확인한 토론회이기도 하다. 이번 선거는 이미 열린 두 번의 남북 정상회담과 투표일 직전인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관심이 너무 커서 유권자로부터 외면받는 선거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었다. 더욱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나타난 기울어진 운동장은 전혀 개선될 움직임을 보이지 않아 저열한 네거티브 공세만 선거판에 난무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런데 실상 뚜껑을 열어보니 정도가 너무 심하다. 역대 경기지사 선거 중 네거티브 공세가 이렇게 치열한 선거는 본 적이 없다. 정책과 비전 제시는 사라지고 네거티브 공세에 치중하는 사이 6·13선거는 이제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그런데도 여·야 후보는 물론 정당조차 정책대결을 유도하기보다 인신공격 등 네거티브를 조장하고, 그것이 선거판을 지배하고 있다는 데 실망스러움을 감출 수 없다. 선거 본연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진흙탕 싸움이야말로 유권자를 우습게 보는 구태다. 정책은 없고 혼탁을 부채질하는 네거티브가 선거판을 장악한다면 유권자는 냉소를 보낼 것이 너무도 뻔하다. 이미 그 징조가 보이고 있다. 선거 무관심으로 역대 최저 투표율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그것이다. 네거티브 선거전이 과열되면 될수록, 선거가 끝난 뒤 그 후유증은 생각보다 매우 크다. 그렇다면 믿을 것은 하나, 유권자의 수준 높은 정치의식뿐이다. 정치인들의 반복되는 구태를 외면하지 말고 직접 투표장에 나가 표로 응징해야 한다. 그동안 기권하거나 또는 지연, 학연, 혈연에 얽매인 투표를 했다가 4년 동안 낭패를 본 게 한두 번이 아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제라도 각 후보들은 네거티브로 유권자를 더는 실망시키지 말고 경기도를 위해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보여주길 바란다.

2018-06-06 경인일보

[사설]통행료 볼모가 된 인천 시민들

인천은 교통도시이다.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인천국제공항, 해상으로는 세계도시를 연결하는 인천항이 있기 때문이다. 뿐만아니다. 경인고속도로, 제2경인고속도로, 제3경인고속도로, 수도권외곽순환고속도로, 제2외곽순환도로, 서해안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공항고속도로 8개의 고속도로, 경인선, 수인선, 7호선, 공항철도 4개의 도시간 철도, 인천1호선, 2호선 2개의 도시철도를 구축하고 있는 명실상부한 물류 교통도시이다. 그런데 시민들의 입장에서 교통 인프라들이 모두 '통행료 잡아먹는 하마'들처럼 보인다.시민들의 원성이 높은 것은 고속도로 기능을 못하는 경인고속도로이다. 경인고속도로 전체 구간의 절반인 서인천~인천항 구간이 일반화돼 12㎞ 남짓 남았음에도 부평요금소에서는 여전히 900원의 요금을 징수하고 있다. 경인고속도로는 개통한 지 50년이 경과하여 통행료를 수납할 수 있는 기간을 20년이나 초과했을 뿐 아니라 건설투자비의 2.4배나 초과 징수한 도로여서 사실상 통행료 징수의 명분이 없다. 도로관리청은 아랑곳하지 않고 '통합채산제'를 근거로 통행료를 받고 있다.인천공항고속도로 통행료도 악명이 높다. 이 도로의 편도 통행료는 6천600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비싼 민자도로이다. 2001년 개통한 이래 투자비 대비 두배 이상의 수입을 거두었지만 여전히 정부는 정부대로 보조금을 지불하고 주민은 주민대로 통행료 폭탄을 감당하고 있는 것이다. 인천시 송도와 영종도를 잇는 인천대교를 한 번 건너는 데만 5천800원이다. 인천시는 2020년에 착공, 2025년에 개통할 예정인 제3연륙교의 통행료도 주민차량 1천원, 일반차량 4천원 정도를 부과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무료통행을 기대하던 주민들의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뿐만 아니다. 2020년에 서울 제물포터널이 완공되면 서울로 가는 승용차 운전자들은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900원을 낸 뒤, 터널 통과요금 1천890원을 다시 내야 하기 때문에 편도 통행료만 2천790원을 내야 한다. 한편 서인천IC와 신월IC 구간이 민자도로로 바뀌게 된다면 2천원을 더 내야 할 판이다. 급기야 인천시가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와 '인천대교' 통행료 인하를 정부에 정식 요청했다. 정부는 두 민자고속도로의 자금조달 방식이나 운용기간을 탄력적으로 조정, 통행료를 인하하여 시민들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2018-06-06 경인일보

[사설]'문재인 마케팅' 뿐인 희한한 6·13 선거

6·13 지방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각 정당과 무소속 후보들이 저마다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에게 한 표를 찍어줄 것을 유권자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어떻게 해서든지 자신의 존재와 진정성을 부각시키려는 노력은 실로 다양하게 전개된다. 어떤 후보는 필수품과도 같은 유세 트럭 대신 경차를 온통 치장해 다니기도 하고, 어떤 후보는 갓과 도포 등 예사롭지 않은 복장으로 유권자들의 시선을 끈다. 이런 양태 속에서도 인천시 남동구청장 선거에 출마한 모 정당 후보의 선거운동 방식은 단연 이채롭다. 이른바 '문재인 마케팅' 때문이다.이 후보는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31일부터 자신의 선거현수막에 문재인 대통령의 사진을 크게 내걸었다. 물론 후보자 자신과 함께 하는 모습이다. 2014년 6·4 지방선거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은 전국을 순회하며 지원유세를 펼쳤다. 선거 일주일 전쯤 문 의원은 당시 야권단일주자였던 후보와 함께 남동구 모래내 시장을 방문했다. 사진은 바로 이때의 것이다. 후보는 이 사진을 앞세워 '문재인 대통령, 구청장은 ○○○ 뿐입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선거구 여기저기에 내걸었다. 후보는 이달 3일에는 SNS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하는 선거홍보물을 뿌렸다. 이 홍보물에는 '문재인 정부의 개혁을 함께 할 자격 있는 구청장' 등의 문구와 음성이 포함돼 있다. 이쯤 되면 누가 봐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선거홍보물이다. 하지만 후보와 대통령의 소속정당은 다르다.이번 지방선거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만사형통이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국민지지도 70%를 넘는 '인기 대통령'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심지어 예를 든 후보처럼 더불어민주당이 아닌 당의 후보까지도 대통령과의 인연을 앞세우며 선거전의 키워드로 삼고 있다. 덕분에 정책, 공약, 인물 됨됨이 등 내 고장을 위해 일해야 할 최적의 후보를 살피는데 반드시 짚어야 할 요소들은 모조리 잠복해버렸다. 그래서 유권자들은 이번 지방선거처럼 열기가 느껴지지 않고 '맥 빠진' 선거는 처음이라고 입을 모은다. 모든 게 '문재인'과 '문재인 아닌 것'의 대결로 바뀌어버린 결과다. 이제 투표까지 꼭 일주일 남았다. 그래도 내 일상과 직결되는 내 고장 일꾼을 뽑는 선거다. 마지막으로 두 눈 크게 뜨고 살필 것은 살펴봐야 할 시점이다.

2018-06-05 경인일보

[사설]순국선열의 희생이 더욱 각별한 현충일

오늘은 제63주년 현충일이다. 대한민국을 세우고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들의 희생을 기리는 날이다. 대한민국은 항일애국지사의 희생으로 건국의 초석을 세웠고, 6·25 전몰장병의 목숨으로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했으며, 국가안보와 국민안전을 지키기 위해 순직한 영령들의 가호로 국체를 확립해왔다. 현충일은 국민이 이념과 계층을 초월해 우리 모두 대한민국에 귀속된 운명공동체임을 확인하는 날이다.올해 현충일이 더욱 각별한 것은 현재 진행중인 한반도 정세 격변과 무관치 않다. 성큼 다가온 6·12 북미정상회담은 대한민국 안보환경의 급변을 예고하고 있다. 북미회담 성과에 따라 대한민국 안보의 최대 위협인 북한핵 처리방향이 결정된다. 우리의 희망은 완전하고도 조속한 북한핵 폐기선언과 구체적 실행방안 합의이다.그러나 최근 트럼프 미 대통령은 북핵문제 단계적 해결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우리 정부 일각에서 북핵폐기 단계적 진행의 불가피성을 거론할 때도 북한의 완전한 핵폐기 선행을 강조했던 그의 입장에 큰 변화가 생긴 것이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남북미 3자 종전선언을 희망한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기 시작한 점도 주목할 변화이다.북한의 핵폐기와 미국의 북한체제보장 및 제재해제 교환 방식과 남북미 3자종전선언 현실화 여부가 판가름 날 북미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우리 안보환경은 크게 출렁일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남북 해빙시대에 조응한 군사적 긴장완화 조치와 장기적으로는 주한미군의 지위와 기능에 대한 검토 등 안보인식의 전환과 안보전략의 수정 과정에서 내부 갈등이 고조될 수 있다.역사의 전환기에는 기회와 위기가 함께 온다. 기회는 살리되 위기에는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이럴 때일수록 대한민국의 오늘을 가능케 한 순국선열의 희생을 경건하게 되새기는 성숙한 의식이 필요하다. 국토와 국민을 지킬 힘이 없어서 나라를 잃고 내전을 겪었던 한세기를 생각하면, 우리를 스스로 지킬 수 있는 안보역량은 생존의 제1원칙이다.문 대통령은 어제 6·25전쟁, 연평해전, 천안함피침 전사자 및 순직자의 유족등 보훈가족과 오찬을 갖고 "나라다운 나라는 국가유공자와 보훈 가족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을 때 완성된다"고 밝혔다. 안보역량을 상실한 국가와 민족이 흘려야 하는 피의 대가를 의식한 적절한 발언으로 평가한다.

2018-06-05 경인일보

[사설]선거에 임하는 여·야의 자세변화 필요하다

지방선거는 대선이나 총선에 비해 낮은 투표율 경향을 보여왔다. 투표율 저조현상은 지방자치와 지방분권 확대라는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지방자치를 바탕으로 하는 풀뿌리 민주주의가 활성화될 때 시민의 삶의 질도 높아질 수 있다.일곱 번째 맞는 지방선거가 여느 선거보다 더욱 관심과 주목도가 떨어지는 현상에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재보궐 선거표까지 포함하면 최다 여덟 장이나 찍어야 하는 동시선거의 성격상 불가피하더라도 후보조차 모르고 투표에 임하는 깜깜이 선거를 막을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게다가 이번 선거는 북미정상회담과 한반도 비핵화를 둘러싼 현안이 다른 이슈를 덮는 블랙홀 현상으로 민생 관련 이슈가 잘 드러나지 않고 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안보에 관한 극우적 관점도 선거 주목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앙정치 이슈가 선거판 전체를 좌우함으로써 지역현안과 민생이슈가 여야간의 쟁점이 되지 못하는 것도 지방선거의 관심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각 지역의 특수한 민생현안이 선거쟁점이 되고, 중앙정치 차원에서도 선거를 가로지르는 사회경제적 의제가 여야의 쟁점이 된다면 선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 있다. 2010년 지방선거는 무상급식과 반값등록금 문제가 선거를 관통하는 주제였고, 2014년에는 세월호 참사가 선거 쟁점으로 등장했었다. 이번 지방선거는 기승전 북미회담으로 가는 양상이어서 선거에 대한 관심은 물론 사회적 현안과 경제적 이슈가 본격적인 선거의제로 부각되지 않고 있다.그런면에서 한국당의 전략은 효율적이지도 않고 당위성도 인정받기 어렵다. 지금이라도 안보이슈에 대해서 객관적이고 긍정적 자세로 임해야 한다. 그렇다고 민주당의 선거전략 역시 유권자의 높은 지지를 받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경제다. 일자리정책 등 경제는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경제에 대한 획기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저 남북정상회담 성과에 묻어가려는 듯한 모습만 보일 뿐이다.어쨌거나 지방선거 후 정계개편과 함께 내후년의 총선 등 긴 호흡의 정치를 하지 않으면 한국당은 당의 활로를 찾기 어려울 수 있다. 민주당 역시 한국경제가 나갈 방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면 국민들의 뼈아픈 평가를 감수해야 할 것이다. 여 ·야는 전향적 자세 변화로 투표율 제고에 전력을 다해주길 바란다.

2018-06-04 경인일보

[사설]한국지엠, 신뢰 회복만이 살 길

한국지엠이 경영 정상화를 향해 힘찬 시동을 걸었다. 지난달 23일 경차 '스파크' 부분변경 모델인 '더 뉴 스파크'를 출시한 데 이어 지난 2일엔 인천 송도 달빛축제공원에서 '쉐보레와 함께하는 인천경제 살리기 워킹 페스티벌'을 열었다. GM 본사 임원, 한국지엠 노사, 협력업체 가족, 일반 시민 등 2만여명이 모인 이날 행사는 '다시, 힘차게 달린다'라는 구호처럼 새 출발을 다짐하는 자리였다. 경영 정상화를 이뤄내겠다는 의지의 표출인 거다. 특히 '한국지엠 사태'로 어려움을 겪었던 협력업체 모임(한국지엠 협신회)이 행사를 주최·주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크다.한국지엠 카허 카젬(Kaher Kazem) 사장은 환영사에서 "상당히 힘든 기간이었다. 이제 회생 계획을 실행할 수 있게 됐다"며 "한국지엠이 경영 정상화의 길로 나선다. 앞으로 강력하게 여정을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경영 정상화 방안 일환으로) 15개 신규 또는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할 것이다. 내수시장 판매 증진을 위해 노력했고, 지난달(5월) 성과를 냈다"고도 했다.한국지엠이 경영 정상화 과정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흔들림 없는 사업구조를 구축하려면 내수시장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 국내 소비자에게 차를 많이 팔아야 한다는 얘기인데, 이는 신뢰 회복이 우선돼야 가능하다. 언제 공장 문을 닫을지 모르는 기업의 제품을, 그것도 한두 푼이 아닌 차량을 산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AS와 소모품 교체에도 불편이 따를 수밖에 없다. 인천에 공장을 둔 한 협력업체 사장은 "한국지엠이 경영 정상화의 길에 올라 천만다행"이라면서 "내수시장이 살아야 한다. 그래야 떠나지 않는다"고 말했다.다행히 내수시장 회복 신호가 보인다. 한국지엠에 따르면 5월 한 달간 국내에서 7천670대를 팔았다. 전달(4월)보다 42.6% 증가한 수치다. 쉐보레 스파크, 말리부, 트랙스 등 주력 모델의 판매가 늘면서 올 1월 이후 4개월 만에 최대 실적을 냈다고 한다. 반가운 소식이지만, 갈 길이 멀다. 올 5월 내수시장 실적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5.3% 감소했고, 올 1~5월 판매량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46.2%나 줄었다. 경영 정상화 여부는 한국지엠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 좋은 제품을 내놓고 소비자에게 신뢰감을 줘야 한다. 한국지엠에 대한 지역의 관심과 사랑이 차량 구매로 이어질 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2018-06-04 경인일보

[사설]네거티브 전략에 고소고발로 얼룩지는 선거전

투표일이 다가오면서 정당 및 후보간 선거운동이 치열해지면서 지방선거 현장이 혼탁해지고 있다. 남·북·미 한반도외교에 국민관심이 집중되면서 지방선거를 향한 여론의 관심이 시들하자, 유권자의 관심을 끌려는 네거티브 선거캠페인이 확대된 탓이다. 네거티브 캠페인의 속성상 관련 후보들간에 부인하고 재반박하는 과정에서 고소·고발이 난무하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특히 경기도지사 선거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욕설파일'을 자유한국당이 공개하고, 1차 TV토론이 이 후보의 사생활 의혹으로 과열되면서 여야 후보들의 감정대립은 돌아설 수 없는 지경이다. 유명 포털업체가 자유한국당에 게시된 문제의 파일에 대해 게재중단 조치를 취했지만 이 후보는 파일 공개 관련자 전원에 대한 선거후 일괄 고발을 공언하고 있다.네거티브 캠페인도 선거운동의 중요한 방법이고, 검증이 필수적인 공직후보자들은 이를 감수하거나 해명해야 한다. 반대로 네거티브 쟁점을 제기한 쪽도 확실한 근거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 문제는 네거티브 선거캠페인이 정책선거를 실종시키고 지지자들간의 과열을 부추겨 회복할 수 없는 갈등을 남긴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 후보 진영과 자유한국당 남경필 후보 진영은 상대진영에 의한 악성댓글과 매크로댓글 조작 가능성을 의심하며, 이를 감시하고 색출하는데 선거역량을 낭비하고 있다고 한다.도지사 선거 뿐 아니다. 수원시장 선거는 한 후보의 땅 투기 의혹이, 화성시장 선거는 후보들의 전과기록이 현수막을 통해 홍보되고 있다. 과거 자신의 업적을 알리는 내용 위주였던 현수막 마저 네거티브 캠페인 수단으로 변한 것이다. 이처럼 격화된 선거분위기에 편승한 불법도 기승을 부린다. 분당경찰서는 이재명 도지사후보를 비방한 사람을 적발했고, 경기도선관위는 이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금품을 수수한 지지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평택에서는 정의당 도지사 후보 현수막을 불태운 사건이 발생했다. 의왕은 유력후보 사이에 '학위부정 취득 의혹'과 '산하기관 불법선거운동 혐의' 공방이 치열하다.시늉에 그치는 공약검증으로 네거티브 선거캠페인이 난무하고, 정당지지 기준으로 줄투표를 해야하는 지방선거 경향에 변화를 줄 때가 됐다. 광역단위 선거의 공공토론회를 확대하고, 대도시 기초단위 선거는 아파트 단지 별로 중립적인 순회토론회를 의무화하는 방법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2018-06-03 경인일보

[사설]최저 임금 공약 실천 무리수 경계해야

정부와 여당이 '2020년 최저임금 1만원'을 밀어붙일 조짐이다. 지난달 31일 청와대 비공개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실천을 위해 '좀 더 대담한 노력'을 주문한 것이다. 같은 날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저출산, 고령화와 저성장 국면에서 적자재정도 감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문재인정부는 확장적 재정정책을 공약으로 제시하며 집권에 성공했다. 집권기간 내내 정부예산 총지출 연 7% 증가를 공언한 것이다. 박근혜정부의 연평균 3%대에 비하면 두 배 이상이다. 정부는 금년도 증가율을 전년 대비 7.1% 늘린 428조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내년에는 5.7% 이상 증가한 460조원을 편성할 계획이나 문 대통령의 '최저임금 1만원' 실행 추가지시까지 반영할 경우 예산증액의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재정학에서는 국가가 지출규모 증가율을 경상성장률 이상으로 계속 유지할 경우 '확장적 재정정책'을 추진하는 것으로 간주하는데 정부가 작년에 마련한 '2017~2021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지난해 경상성장률(경제성장률+물가상승률)을 4.6%로, 올해는 4.5%로, 내년부터 2021년까지 연 4.9%로 추정했다. 재정을 통한 경기확장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총예산 지출규모가 임기 말인 2022년에는 최대 560조원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가 늘어나는 지출규모를 감당하려면 경제성장률이 매년 3% 이상을 유지함은 물론 국세수입도 작년처럼 예상보다 10조원 이상 걷혀야 가능하다.IMF는 최근의 '저성장시대 한국 재정정책의 새로운 전략' 보고서에서 한국은 급격한 고령화가 문제인데 취약한 사회복지시스템이 내수위축을 초래하고 이는 성장잠재력을 떨어뜨려 장기적으로 세수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최후의 보루인 국가채무에 눈길이 간다. 2016년의 일반정부부채(중앙, 지방정부 빚+비영리 공공기관 빚)비율은 GDP 대비 43.8%로 OECD 평균에 절반에도 못 미쳐 양호한 편이다. 그러나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국민연금 등에 '숨은 빚'이 만만치 않은 터에 특히 복지지출은 한번 늘어나면 줄이기 어렵고 증가폭도 갈수록 커지는 경향이 있다. 후손들의 부담증가도 큰일이지만 국가부채가 다음 정부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는 것이다. 나라마다 경제규모 및 국가채무 산정방식이 달라 부채비율을 맹신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을 유념해야할 것이다.

2018-06-03 경인일보

[사설]'너도 나도 철도 건설' 득표 미끼 공약 경계해야

6·13 지방선거가 불과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31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각 당 후보들은 신발 끈을 다시 한 번 질끈 동여매고 길거리로 나서 한 표를 호소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자신이 지역발전의 적임자라며 각종 공약을 알리는 일에도 열심이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지난 4월 발표한 '2017 전국 시군구청장 공약이행 및 정보공개 평가'에 따르면 민선 6기 시군구청장들의 공약 이행률은 민선 5기보다 5.96%p 더 높아졌다. 또 3대 분야(공약이행완료 분야, 2017년 목표달성 분야, 주민소통 분야)의 합산 총점이 85점을 넘어 SA등급을 받는 지자체가 모두 58곳에 달했다. 이중 시의 경우 전국적으로 18곳이었는데 경기도 내 시가 10곳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지표상으로나 실질적으로나 '선거용 사탕발림 공약'이 줄어들고 있는 건 사실이다. 무엇보다 공약을 감시하고 평가하는 유권자들의 의식이 높아졌고, 기초단체장들도 자신의 공약을 이행하는 데 적극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평가에서 SA등급을 받은 경기도 10곳의 기초단체장 중 상당수가 이번에 공천을 받아 재도전에 나서는 게 이런 사실을 입증한다. 하지만 아직도 일부에서는 '선심성 공약'을 앞세워 유권자들을 현혹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대표적인 게 철도공약이다. 교통문제는 주택문제·미세먼지 문제 등과 더불어 경기 도민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다. 또한 대규모 재정이 필요해 기초단체 단위에서 풀어나가기에는 벅찬 사안이어서 경기도나 중앙정부의 협조가 필수적이라는 특징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일부 지역에서 후보자들이 구체적인 실행계획과 재원 조달 계획 없이 새로운 철도공약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남양주시의 경우 여야 후보들이 지하철 9호선과 8호선을 연장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김포시에서는 여야 후보들이 김포도시철도와 인천지하철 2호선을 연결하고 서울 지하철 5·9호선을 유치하겠다는 등의 공약을 제시했다. 이 밖에도 이번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이 꼼꼼히 살펴봐야 할 공약들이 적지 않다. 특히 기초단체 단위에서 가능한지 여부를 '매의 눈'으로 판단해 4년간 지역 살림을 책임질 기초단체장을 현명하게 선택해야 한다. 그것이 나의 삶을 조금이라도 더 윤택하게 하는 길이다.

2018-05-31 경인일보

[사설]400명 시민들에게 떠넘긴 대입제도개편안

국가교육회의 대입제도개편특별위원회가 31일 대학입시제도 개편 공론화 범위를 확정했다. 학생부위주전형(학생부종합전형, 학생부교과전형)과 수능위주전형의 비율, 수시에 수능최저학력기준 활용 여부, 수능의 전과목 절대평가 전환 혹은 상대평가 유지 여부가 대상이다. 국가교육회의 산하 대입제도개편 공론화위원회가 6월까지 공론화 범위내에서 공론화 의제를 결정한 뒤 국민의견을 수렴하면, 시민참여단 400명이 7월 한달 숙의를 통해 최종안을 만들어 8월에 정부에 권고한다는 것이다.결국 수년간 각계 의견이 대립해 온 대입제도 개편안이 일반시민 400명의 손에 넘어갔다. 현재 중학교 3학년부터는 시민 400명이 한달간 갑론을박을 거쳐 결정한 2022학년도 대입제도개편안에 따라 입시를 치르게 된 것이다. 교육부와 대통령직속기구인 국가교육위가 확정했으니 공론화 과정을 되물릴 도리가 없지만, 과연 이런 식으로 대입제도를 개편하는 일이 옳은지는 여전히 의문이다.우선 대입제도개편 공론화가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한 교육개혁의 구체적인 선행과정이 생략된 채 진행된 점이 문제다. 문 대통령은 대선에서 '공교육은 세우고 교육비 부담은 줄이고'라는 슬로건을 앞세웠다. 대입제도를 개혁해 살인적인 사교육 현실을 잡겠다는 것이었다. 당연히 공교육 내실화를 위한 정권의 교육개혁 철학을 교육현장에 어떻게 실현시킬지를 선행했어야 했다.예를 들어 학생부 작성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어떻게 높일 것인지, 수능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면 대입 변별력은 어떻게 확보할지를 놓고 대통령의 교육철학에 입각한 정부 차원의 정책을 마련해야 했다. 이 과정이 선행됐다면 대입 전형비율을 정하는 일은 정부의 교육현장 정책에 따라 얼마든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부차적인 의제였을 것이다.하지만 정부는 교육개혁 철학에 바탕한 교육현장 개선이라는 선행적인 조치 없이 대입제도 개편만을 떼어내 시민들에게 책임을 떠넘겼다. 교육부는 수시모집을 확대한다는 공언과 달리 뒤로는 주요 대학에 정시 모집 인원 확대를 요청하고, 어린이집 방과후 영어교육을 금지했다 취소하는 등 국민 신뢰를 상실하는 행보를 걸었다. 그래서 시민들에게 대입제도 개편의 책임을 넘겼는지 몰라도, 백년을 바라보는 교육개혁 철학의 부재를 정부 스스로 자인한 셈이다. 공론화 과정의 공정성, 전문성 논란의 후유증을 감당할 부담도 정부의 몫이 됐다.

2018-05-31 경인일보

[사설]매의 눈으로 후보 면면을 꼼꼼히 살피자

풀뿌리 민주주의를 이끌 일꾼들을 뽑는 6·1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오늘부터 공직선거법에 의거한 차량 거리 유세, 선거공보물 발송, 선거 벽보 부착, 정보통신망 및 대담, 토론회 등을 이용한 선거 운동이 가능해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한 셈이다. 시간이 많은 것도 아니다. 2주일 이내에 단체장과 의원 그리고 교육감의 면면을 따져야 하니 유권자가 더 바쁘게 됐다. 하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후보자의 공약의 실체를 검증하지 않으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유권자들에게 돌아간다.우리는 이미 6번의 지방선거를 치른 경험이 있다. 때로는 무관심 속에서 치러진 선거도 있었고, 그런 선거 속에서 선출된 단체장들이 내 지역을 어떻게 이끌어 왔는지 똑똑히 보았다. 반대로 지역을 아끼고 나름대로 능력을 발휘하며 지역발전에 크게 공헌한 단체장도 경험했다. 그만큼 지방선거가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선거 역시 무관심 속에서 치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두 번의 남북 정상회담과 선거 전날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 등 국가적 대형 이슈에 밀려 유권자의 관심이 떨어진 점은 그래서 아쉽다. 그래도 선거일까지 올바른 선택을 위한 최고의 방법은 후보의 자질과 정책을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다. 실현 가능성이 담보되지 않은 포퓰리즘성 공약을 남발하거나 도덕성에 흠집이 있는 후보는 먼저 과감히 걸러내야 한다. 파렴치한 전과, 탈세, 병역기피 여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상대 후보에 대해 흑색선전을 일삼거나 학연·지연을 내세우며 사회 갈등을 조장하는 후보도 문제가 있다. 후보자들은 어떤 방법을 쓰든 당선만 되면 된다는 생각에 마구잡이 공약으로 유권자를 현혹하려 해선 안 될 것이다. 실현 가능한 공약과 페어플레이로 당당하게 유권자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네거티브와 흑색선전이 없는 차분하고 공정한 분위기 속에서 선거가 치러질 수 있도록 정치권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주기 바란다. 후보들이 올바른 공약을 만들고 실행 계획을 갖추고 있는지 판단하는 책임은 오로지 유권자의 몫이다. 지방살림을 책임질 진정한 일꾼이 누구인지를 날카로운 매의 눈으로 가려내야 하는 이유다.이번 교육감 선거가 단체장과 의원 선거보다 관심이 크게 떨어지는 것도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누가 출마했는지, 공약은 무엇인지 또 인간 됨됨이는 어떤지 이번 교육감 선거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 주길 바란다.

2018-05-30 경인일보

[사설]해양쓰레기 근본대책 없나

제23회 바다의 날 기념식을 앞두고 인천지방해양수산청, 인천항만공사, 인천시, 인천지역 환경단체가 '해양 쓰레기 수거 캠페인'을 벌였다. 전국적으로 펼쳐지고 있는 해양 쓰레기 정화활동의 일환이다. 이 행사는 쓰레기 없는 깨끗한 바다를 만들기 위해 정부와 어업인, 시민들이 1주일 동안 해양쓰레기를 수거한다. 이 캠페인으로 국민들이 해양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는 계기가 될 수 있겠으나 좀 더 근본적 처방이 필요하다.해양쓰레기는 해양에 잔존하는 각종 폐기물로 바다를 오염시키는 주원인이 되고 있다. 해양쓰레기는 생활쓰레기, 산업폐기물, 폐어구 등 종류도 다양하다. 매년 발생하는 해양쓰레기는 약 18만t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수거되는 것은 절반도 되지 못하고 대부분 바다 위를 떠돌거나 해저에 축적되고 있다.해양쓰레기는 해양오염으로 어족자원의 고갈을 초래하여 연안어업과 수산업에 치명적인 위협이 된다. 해양쓰레기는 도서지역 주민의 생계를 위협하고 해양관광자원을 훼손한다. 쓰레기 때문에 갯벌의 생산기능이 떨어져 갯벌에 의지해 살아가는 주민들의 수입이 줄어들게 된다. 또 쓰레기로 뒤덮인 해수욕장이나 해수면은 해양관광 자원의 매력을 훼손해 경제적 손실을 발생시킨다. 해양쓰레기의 피해는 인간에게 귀결된다. 스티로폼과 같은 물질은 시간이 흐르면 잘게 분해되어 바닷물 속에 떠다니다가 어패류에 섭취되고 다시 인간의 몸으로 되돌아오는 것이다.이처럼 해양쓰레기는 해양생물의 서식환경을 파괴하고 오염된 수산물이 식탁에 올라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어 근본적 대책 수립이 시급하다. 정부는 '해양쓰레기 관리 기본 계획'을 수립하고 5천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 '어선 쓰레기 되가져오기', '쓰레기 수거, 처리 기술개발 관련 사업' 그리고 시민단체와 국제협력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해 왔지만, 해양쓰레기를 크게 줄였다는 정책성과는 찾아보기 힘들다.국민의 공감대가 약한 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해양쓰레기를 근본적으로 줄이기 위한 정부의 대책이 아쉽다. 해양쓰레기의 대부분은 육지에서 발생하고 강물을 통해 바다로 유입되어 확산된다. 바다로 확산된 쓰레기를 수거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길목에 해당하는 강하구에서 바다로 확산되는 쓰레기를 차단하는 방안도 근본적 대책의 하나로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다.

2018-05-30 경인일보

[사설]수원고법 개청때 도내 지원도 지법 승격돼야

수원고등법원과 수원고등검찰청이 내년 3월 신설된다. 이에 따라 민원인들의 장기대기와 판결 지연 등 불편이 해소되고 법률서비스가 나아질 전망이다. 수원지법 산하 지원들의 지법 승격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인구 150만명이 넘는 안양·안산 지역은 지법 승격을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이 활발하다. 용인·화성·시흥시에서는 지원 설치를 위해 지역 정치권이 목소리를 내고 있다.법조계에 따르면 도내 31개 시·군 중 경기 남부 19개 시·군을 수원지법과 5개 지원(안산·안양·성남·여주·평택)이 관할한다. 나머지 12개 시·군은 의정부지법과 고양지원, 인천지법 부천지원(부천, 김포)이 관할한다. 안산·성남·안양 지원은 관내 인구가 150만명을 넘어서 과포화에 따른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국민들이 재판을 받을 때 지방법원으로 이동하는 불편을 최소화하고 거주지 주변에서 신속하게 재판에 임하게 하겠다는 지원의 설립 취지가 퇴색하는 것이다. 때문에 내년 3월 수원 고법·고검이 개청하면 이들 지원도 지법으로 승격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고법 아래 여러 개의 지방법원을 운영하는 점을 고려하면 지법 승격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안산과 안양은 지법 승격을 위한 노력이 구체적이다. 안산지원과 안양지원은 지방법원 승격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구체적인 행동에 돌입했다. 안산지원의 경우 사법수요가 150만명에 달하고, 사건의 양도 청주지법과 비슷한 수준으로 소송 당사자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안산상공회의소, 안산변호사회 등 지역 유관기관과 단체장·시민들이 공동추진위를 구성했다. 앞서 지난해 6월에는 안양지방법원승격추진위원회가 구성돼 활동하고 있다. 인구 100만명을 넘어선 용인시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김민기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지원 설치 활동이 전개되고 있다. 화성과 시흥시에서도 지방선거 출마 후보자들이 지원 설치를 공약으로 내걸었다.법원행정처는 지원 신설과 지법 승격은 법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며 소극적인 입장이다. 내부적으로 검토한 바 없다는 게 공식 반응이다. 하지만 내년 수원 고법 개청에 맞춰 안산·안양·성남지원도 지법으로 승격돼야 한다는 게 지역의 목소리다. 특히 과포화 상태를 해소하고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지법 승격을 미뤄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용인·화성·시흥시의 지원 설치도 적극 검토해야 할 때가 됐다.

2018-05-29 경인일보

[사설]해양수산부와 인천항만공사의 책임 떠넘기기

지난 2008년 11월 인천항만공사는 이듬해 4월까지 인천항 제1항로의 수심을 14m로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제1항로는 내항, 남항, 북항, 경인아라뱃길 등으로 입출항하는 화물선과 유조선의 주요 뱃길이다. 이 항로와 항만의 토사를 제거해 선박이 안전하게 통항할 수 있는 수심을 확보하겠다는 내용이었다. 2005년 공사 설립 이후 처음으로 실시되는 준설작업을 통해 대형 선박의 조수 대기시간이 줄어들어 체선·체화현상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 사업을 시작으로 2011년까지 제1항로 전 구역의 수심을 14m로 만들어 대형 선박 유치에 박차를 가한다는 포부도 밝혔다. 하지만 이것이 공염불이었음을 확인하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인천 북항은 제1항로 계획수심 14m를 전제로 2012년 완전 개장했으나 항로 중앙에 8.2m 저수심이 존재하는 바람에 대형선박들이 입항을 기피했다. 2016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박완주 의원의 국정감사 자료는 더 심각하다. 제1항로뿐 아니라 제2·제3항로, 아라뱃길항로, 북항항로 등 5개 항로의 실제 수심 평균치가 계획수심보다 모두 얕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1항로 북항 진입로 부근의 항로경계선과 제2항로 내항 갑문 부근의 항로경계선 지역은 수심이 얕아 선박의 안전성 확보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급기야 지난해 9월 인천경실련 등 인천항 관련 단체들이 공동성명을 내고 제1항로의 수심을 조속히 확보해줄 것을 정부 측에 촉구했으나 아직까지 이렇다 할 답은 없는 상태다.지난 27일의 인천항만공사 발표는 우려를 더욱 깊게 한다. 지난해 12월부터 4개월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제1항로 조사지점 1천149곳 가운데 절반이 넘는 586곳의 수심이 계획수심보다 얕은 것으로 나타났다. 팔미도 북측 해상은 조사지점 324곳 중 무려 79%인 258곳이 14m보다 얕은 것으로 조사됐다. 심지어 북항 입구에는 수심 8m가 채 되지 않는 곳도 있다. 인천항 항로 계획수심 확보는 6·13지방선거의 이슈로도 부각되고 있다. 인천항발전협의회는 인천시장 후보들을 대상으로 문제를 공식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안의 근본 원인은 해양수산부와 인천항만공사의 준설사업 떠넘기기에 있다. 이런 문제에 대해서까지 시장후보들에게 답을 내놓으라고 해야 하는 현실도 불편하기 짝이 없다. 두 기관이 조속히 합의해 정리해야 할 사안이다.

2018-05-29 경인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