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수원고법 개청때 도내 지원도 지법 승격돼야

수원고등법원과 수원고등검찰청이 내년 3월 신설된다. 이에 따라 민원인들의 장기대기와 판결 지연 등 불편이 해소되고 법률서비스가 나아질 전망이다. 수원지법 산하 지원들의 지법 승격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인구 150만명이 넘는 안양·안산 지역은 지법 승격을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이 활발하다. 용인·화성·시흥시에서는 지원 설치를 위해 지역 정치권이 목소리를 내고 있다.법조계에 따르면 도내 31개 시·군 중 경기 남부 19개 시·군을 수원지법과 5개 지원(안산·안양·성남·여주·평택)이 관할한다. 나머지 12개 시·군은 의정부지법과 고양지원, 인천지법 부천지원(부천, 김포)이 관할한다. 안산·성남·안양 지원은 관내 인구가 150만명을 넘어서 과포화에 따른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국민들이 재판을 받을 때 지방법원으로 이동하는 불편을 최소화하고 거주지 주변에서 신속하게 재판에 임하게 하겠다는 지원의 설립 취지가 퇴색하는 것이다. 때문에 내년 3월 수원 고법·고검이 개청하면 이들 지원도 지법으로 승격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고법 아래 여러 개의 지방법원을 운영하는 점을 고려하면 지법 승격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안산과 안양은 지법 승격을 위한 노력이 구체적이다. 안산지원과 안양지원은 지방법원 승격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구체적인 행동에 돌입했다. 안산지원의 경우 사법수요가 150만명에 달하고, 사건의 양도 청주지법과 비슷한 수준으로 소송 당사자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안산상공회의소, 안산변호사회 등 지역 유관기관과 단체장·시민들이 공동추진위를 구성했다. 앞서 지난해 6월에는 안양지방법원승격추진위원회가 구성돼 활동하고 있다. 인구 100만명을 넘어선 용인시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김민기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지원 설치 활동이 전개되고 있다. 화성과 시흥시에서도 지방선거 출마 후보자들이 지원 설치를 공약으로 내걸었다.법원행정처는 지원 신설과 지법 승격은 법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며 소극적인 입장이다. 내부적으로 검토한 바 없다는 게 공식 반응이다. 하지만 내년 수원 고법 개청에 맞춰 안산·안양·성남지원도 지법으로 승격돼야 한다는 게 지역의 목소리다. 특히 과포화 상태를 해소하고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지법 승격을 미뤄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용인·화성·시흥시의 지원 설치도 적극 검토해야 할 때가 됐다.

2018-05-29 경인일보

[사설]해양수산부와 인천항만공사의 책임 떠넘기기

지난 2008년 11월 인천항만공사는 이듬해 4월까지 인천항 제1항로의 수심을 14m로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제1항로는 내항, 남항, 북항, 경인아라뱃길 등으로 입출항하는 화물선과 유조선의 주요 뱃길이다. 이 항로와 항만의 토사를 제거해 선박이 안전하게 통항할 수 있는 수심을 확보하겠다는 내용이었다. 2005년 공사 설립 이후 처음으로 실시되는 준설작업을 통해 대형 선박의 조수 대기시간이 줄어들어 체선·체화현상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 사업을 시작으로 2011년까지 제1항로 전 구역의 수심을 14m로 만들어 대형 선박 유치에 박차를 가한다는 포부도 밝혔다. 하지만 이것이 공염불이었음을 확인하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인천 북항은 제1항로 계획수심 14m를 전제로 2012년 완전 개장했으나 항로 중앙에 8.2m 저수심이 존재하는 바람에 대형선박들이 입항을 기피했다. 2016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박완주 의원의 국정감사 자료는 더 심각하다. 제1항로뿐 아니라 제2·제3항로, 아라뱃길항로, 북항항로 등 5개 항로의 실제 수심 평균치가 계획수심보다 모두 얕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1항로 북항 진입로 부근의 항로경계선과 제2항로 내항 갑문 부근의 항로경계선 지역은 수심이 얕아 선박의 안전성 확보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급기야 지난해 9월 인천경실련 등 인천항 관련 단체들이 공동성명을 내고 제1항로의 수심을 조속히 확보해줄 것을 정부 측에 촉구했으나 아직까지 이렇다 할 답은 없는 상태다.지난 27일의 인천항만공사 발표는 우려를 더욱 깊게 한다. 지난해 12월부터 4개월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제1항로 조사지점 1천149곳 가운데 절반이 넘는 586곳의 수심이 계획수심보다 얕은 것으로 나타났다. 팔미도 북측 해상은 조사지점 324곳 중 무려 79%인 258곳이 14m보다 얕은 것으로 조사됐다. 심지어 북항 입구에는 수심 8m가 채 되지 않는 곳도 있다. 인천항 항로 계획수심 확보는 6·13지방선거의 이슈로도 부각되고 있다. 인천항발전협의회는 인천시장 후보들을 대상으로 문제를 공식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안의 근본 원인은 해양수산부와 인천항만공사의 준설사업 떠넘기기에 있다. 이런 문제에 대해서까지 시장후보들에게 답을 내놓으라고 해야 하는 현실도 불편하기 짝이 없다. 두 기관이 조속히 합의해 정리해야 할 사안이다.

2018-05-29 경인일보

[사설]한반도 비핵화에 정략적으로 접근하면 안된다

지난 주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 취소를 발표한 이후, 2차 남북정상회담과 북미회담 재추진 등의 숨가쁜 상황이 전개되면서 한반도 정세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다. 여야가 한반도 비핵화 과정이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을 나무랄 수는 없다.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 외교 성과를 부각했고,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등은 물론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대표도 기자간담회에서 "남북 정상이 만나 대화를 나눈 것 자체는 환영한다"며 강경한 기존 태도에서 한 발짝 물러났다. 그러면서도 "한반도 비핵화란 모호한 것 외에는 북핵폐기와 관련된 내용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며 비판적인 시각을 보였다.북미정상회담을 통한 북한 비핵화와 체제보장을 둘러싼 미국과 북한, 주변 국가들의 이해가 첨예하게 엇갈리고,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한 되돌릴 수 없는 핵폐기)에는 수많은 난관이 도사리고 있다. 지난 주 24일부터 반전의 연속이었던 상황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우리 정부는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단순한 중재자 역할을 넘어 양국이 상호신뢰를 갖도록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하지만 한계도 뚜렷하다. 북핵폐기와 체제보장은 기본적으로 미국과 북한이 합의할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한은 사활적 이해를 가진 당사자이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는 북미의 화해와 평화협정 체결, 종전선언 등은 살얼음판이다. 앞으로도 예기치 못한 난관이 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여야는 한반도와 우리의 명운이 달린 비핵화 담판에 정략적으로 접근해선 안된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미국 대통령이 갑자기 6·12 정상회담이 없다고 하니 웃는 사람이 생겼다"며 한국당을 겨냥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집권당 대표가 야당을 비아냥거리는 듯한 발언은 야당을 자극할 수 있고, 여야 안보협치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홍준표 대표도 2차 남북정상회담을 "문 대통령을 구해주기 위한 김정은의 배려"고, "문 대통령이 또 쇼를 시작한다"고 했다. 남북정상회담을 깎아내리는 것은 야당 대표답지 못하다. 여야 정당 대표 등 정치권은 지방선거 유불리의 관점에서 북핵문제를 보는 협량함에서 벗어나야 한다. 특히 한국당은 보다 대승적이고 전향적 자세로 한반도 비핵화에 힘을 보탬으로써 진정한 안보정당의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2018-05-28 경인일보

[사설]구멍난 인천시의 대형 재난대책

대형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 반드시 따라올 수밖에 없는 연기 피해와 관련한 인천시의 대처가 너무 안이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시가 지난 27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1일 발생한 인천항 오토배너호 화재로 생긴 연기에서 중금속 등 인체 유해물질이 다량 검출됐다. 그런데 화재 발생 이튿날인 22일 인천시는 이산화황, 이산화질소, 일산화질소 등 대기오염 정도가 기준치 이내로 나타났다고 발표했었다. 기준치 이내라고 한 측정 장소는 신흥동, 송림동, 송도지역이었으며, 측정 시간은 21일 오후 6시였다. 인천시가 동일한 사안을 놓고 5일 간격으로 발표한 내용이 상반된다.21일의 인천항 선박 사고 당시 인천 도심 지역 전역이 연기에 뒤덮이다시피 했다. 중고차 운반선에서 불이 났기 때문에 타이어와 연료는 기본이고 페인트 등 자동차와 관련한 모든 게 불에 탔다. 시민들은 하루 종일 타이어 타는 냄새에 시달렸다. 이 정도 상황이면 시민들에게 그 사실을 알리면서 연기 흡입을 막기 위해 외출 자제나 마스크 착용 등을 권고했어야 한다. 하지만 인천시는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대기 오염과 관련해 아무런 문제도 없는 듯이 '인천항 주변 SO2(이산화황) 등 기준치 이내 측정'이라는 부제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화재 당일의 상황을 목격했던 사람들은 '기준치 이내'라는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인천에는 다른 도시에 비해 화재를 비롯한 대형 재난 발생 요인이 유난히 많다. 인천항이 있고, 인천공항이 있으며, 공단지역도 드넓다. 언제 어디에서 무슨 사고가 생길지 모른다. 큰 불이 났을 때 연기를 흡입하면 안 된다는 것은 상식이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불이 나면 수건을 물에 적셔 코와 입을 막고 호흡해야 한다고 귀가 따갑도록 들었다. 인천 대다수 지역이 인천항 화재 연기에 휩싸여 있었지만 인천시는 그 기본적인 안내조차 없었다. 이런 상황에 대한 매뉴얼이 아예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아무런 대책도 없이 인천항에서 날아오는 연기를 마실 수밖에 없었던 인천시민들은 인천시에 두 번 피해를 당한 셈이다. 한 번은 유독물질이 함유된 연기를 마신 것이고, 또 하나는 오락가락 행정으로 인한 실망감이다. 행정행위의 기본 요건 중 하나가 신뢰이다. 인천시는 이제라도 연기 발생 상황을 포함한 각 분야별 재난 대응 매뉴얼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더 이상 시민 안전과 관련하여 행정의 신뢰를 잃어서는 안 된다.

2018-05-28 경인일보

[사설]한반도 비상국면 보여준 주말 외교대첩

지난 24일 늦저녁부터 27일 아침까지 4일에 걸쳐 숨가쁘게 이어진 남·북·미 외교대첩은 현재 한반도가 처한 비상국면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의 6·12 북미정상회담 취소 서한 발표로 시작돼 전격적인 2차 남북정상회담으로 이어진 외교사태는 전례없는 것이었다. 국민은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남북미 외교전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결국 북한의 이례적이고 신속한 사과성 대화의지 피력에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6·12 북미회담 재추진 의사 표명으로 북미정상회담 성사의 큰 고비를 넘긴 것으로 보인다.지난 주말 전개된 외교사태는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거대 담론의 실현 과정에서 대한민국이 처한 입장과 역할의 한계를 객관적으로 살필 기회가 됐다. 북미는 정상회담을 앞둔 치열한 기싸움 과정에서 중재외교를 자임한 우리의 입장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여주었다. 북한이 정상회담을 취소할 수 있다며 미국을 압박하고, 미국이 회담취소로 대응하는 과정에서 우리측이 양측의 대치상황을 관리한 흔적은 미미하다. 미국은 오히려 한미정상회담 직후 북미정상회담 취소결정을 발표했을 정도다. 2차 남북정상회담도 미국을 달래기 위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제의로 성사됐다.가장 우려되는 상황은 종전선언, 북미수교 및 북한체제 보장의 전제인 CVID(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폐기)식 북한 비핵화가 온전히 북미 정상회담에 맡겨진 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남북정상회담 관련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CVID에 대해서는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미국이 실무협상 과정에서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CVID는 문 대통령이 구상하는 한반도 평화체제의 대전제이자 대한민국의 생존과 직결된 사안이다. 이같은 핵심의제를 미국의 협상력과 북한의 선의에 의존하게 된 것이다. 또한 CVID는 정상회담 취소 소동을 빚었을 정도로 북미정상회담의 핵심의제다. 이 부분에 대한 이견이 해소되지 않으면 북미정상회담은 언제든 위기에 처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이 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6월1일 남북고위급회담과 군사당국자 및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회담 등 적지않은 성과를 만들어낸 점은 높이 평가한다. 그러나 북미간의 CVID 협상에 따라 한반도 정세와 우리 내부가 흔들리게 된 상황은 걱정이다.

2018-05-27 경인일보

[사설]중대 기로에 놓인 소득주도성장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최저임금에 상여금과 복리후생수당 일부를 포함하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어렵게 통과시켰다.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를 둘러싼 경영계와 노동계의 갈등이 1년 만에 마무리된 것이다. 산입범위 조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발등의 불로서 여당과 야당이 모처럼만에 머리를 맞댄 결과로 긍정적이다.이번의 산입범위 확대는 1988년 최저임금 시행이후 30년만이다. 오늘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내년부터는 최저임금에 상여금의 25%와 숙식 및 교통비의 7%가 반영될 예정이다. 노동자가 받는 정기상여금과 복리후생비의 일부를 최저임금에 포함시키는 것이 개정안의 핵심으로 그동안 노사정 모두를 괴롭혀 왔던 것이다. 특히 경영계의 고민이 컸었다. 연봉 4천만원을 주고도 최저임금법 위반으로 처벌을 받아야 하는 고용주들이 생겨난 것이다. 기본급과 직무수당 등 매월 정기일률적으로 지급하는 급여만 산입범위에 넣고 상여금과 숙식, 교통비 등은 포함시키지 않아 진작부터 최저임금 체계를 바로 잡을 필요가 있었다.사측에서는 대체로 수용하는 분위기이다. 산입범위 확대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따른 기업 부담을 다소간 덜 수 있게 된 것이다. 정부는 연 2천500만원의 임금 근로자 600만여 명은 법 개정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또한 정부는 대선공약인 '2020년 최저임금 1만원'의 포석을 까는 실리를 얻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노동계의 반발이 관건이다. 민주노총은 '헬조선의 문을 열었다'며 대규모 총파업을 예고했다. 대기업에만 혜택이 돌아갈 뿐 연봉 2천500만원 이상은 물론이고 상당수의 저임금 근로자들도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2개월 혹은 분기별로 지급하는 상여금의 매월 분할지급 빌미 제공 내지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 원칙까지 깨뜨렸다는 주장이다. 현재는 상여금 등 노동자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는 취업규칙을 변경할 때는 노조 혹은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요구하나 이번 개정안에서는 노동조합이나 노동자 과반수의 '의견청취'만으로 수정이 가능하도록 완화한 것이다. 단기시간제를 주로 고용하는 식당이나 편의점업주 등 소상공인들만 딱하게 생겼다. 올해에 이어 내년과 내후년에도 최저임금 두 자릿수 인상이 불문가지여서 영세업종 초토화마저 점쳐지니 말이다. 땜질식 미봉책 비판의 이유이다. 문재인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이 중대 기로에 놓였다.

2018-05-27 경인일보

[사설]불량후보 걸러내는 유권자의 지혜 발휘해야

6·13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여야 정당 후보와 무소속 후보들이 오늘 모두 등록을 마친다. 31일부터 공식선거운동에 들어가지만, 후보들의 면면이 확정되는 주말부터 전국이 선거 분위기에 휩싸일 전망이다. 특히 경기도와 인천은 여야 정당들이 승리를 위해 심혈을 기울이는 지역으로 그 양상이 더욱 뜨거울 것이다.이번 지방선거는 4·27 남북정상회담 이후 전개된 한반도 정세의 격변으로 인해 이전 선거에 비해 여론의 관심도가 훨씬 떨어졌다. 정당의 후보공천 과정이 여론의 견제 없이 이루어져 불량후보들이 양산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나올 정도였다. 실제로 상당수의 인사들이 불량한 전과 기록에도 불구하고 공천을 받았고, 적지 않은 공천 후유증을 겪기도 했다.따라서 유권자들의 책임은 더 커졌다. 지방선거는 민생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선출직 지방공무원을 확정하는 과정이다. 경기도지사와 인천시장, 시장·군수와 구청장, 광역의원과 기초의원으로 누구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해당 지역의 삶의 질과 환경이 결정된다. 누구를 교육감으로 선택하느냐에 따라 해당 지역 교육의 질이 확연하게 갈릴 수 있다.유권자들은 지방자치 현장이 중앙정부 차원의 거대담론에서 벗어난 민생현장인 점을 감안해 후보를 선택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부족한 지방재정을 지역에 가장 필요한 분야에 집중할 수 있는 인물을 선택해야 한다. 주민의 선택에 따라 흥망이 좌우된 지방자치단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름 없던 산골 마을을 유명관광지역으로 육성시킨 사례가 있는 반면 대책 없는 건설사업으로 시민들을 빚더미에 올려놓은 사례도 있다. 유권자들이 주목하는 것은 당연하다.최선의 선택을 위해서는 지방자치의 주인인 유권자의 노력이 필요하다. 후보등록이 완료되는 대로 지역 후보자들의 면면을 유심히 살펴보는 일은 귀찮더라도 꼭 해야 할 일이다. 선관위에 등록된 후보 신상자료를 미리 파악하고, 이미 공개된 과거의 활동과 발언을 살펴봄으로써 지역일꾼으로서 적합한가 따져보는 노력이야말로 내 삶을 지켜내기 위한 자위적 행위이다. 이를 게을리한 채 정당 중심의 줄투표나 인연에 얽매인 투표에 한 표를 낭비한다면, 중앙정치에 예속된 정실정치에 젖은 지방자치를 개선할 수 없다. 특히 이번 선거는 어수선한 가운데 확정된 후보들이 상당수다. 불량후보를 걸러내는 유권자의 혜안이 중요하다.

2018-05-24 경인일보

[사설]영농현장에 까지 불똥 튄 최저임금 인상

최저임금 인상의 불똥이 농가에까지 튀고 있다. 올해 최저임금은 7천530원으로 작년 6천470원에서 16.4% 올랐다. 주 40시간 기준 월급으로 환산하면 157만543원이다. 경기지역 농가 인력시장의 농사 품삯은 남성 기준 평균 11만~12만원으로, 지난해보다 1만~3만원 올랐다. 반면 농가의 평균 순수익은 2016년 3천81만원, 2017년 3천264만원으로 제자리 걸음이다. 수치상 16.4%의 부담이 고스란히 농민 몫으로 떨어진다는 얘기다. 편의점·음식점 등 자영업자들과 중소기업들도 타격을 입었다지만 노동 집약적인 농촌의 특성상 체감하는 후폭풍은 더욱 크다. 시설채소 농장과 화훼농가, 가공업체는 일손이 곧 매출로 직결되는 구조다. 특히 수확시기에 많은 일손이 필요한 품목을 재배하는 농가는 인력을 줄이면 수확시기를 놓치게 돼 바로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정부는 최저임금의 안착을 위해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 대상에 농업분야도 포함시켰다. 농업분야 5인 미만 사업체 및 외국인 고용농가를 대상으로 주 40시간 이상 노동자에 대해 1인당 월 13만원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단기고용 형태가 일반적인 영농현실상 정부지원을 온전히 받을 수 있는 농가가 얼마나 될지는 의문이다.농촌에는 이미 수년 전부터 외국인 노동력이 들어와 있지만, 이제는 그들마저 인상된 품삯을 요구하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 수를 줄이거나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을 차등적용하자는 움직임도 있지만 자칫 외국인을 차별한다는 역풍이 우려돼 딜레마다. 외국인 노동력이 점유한 영농현장은 이제 가족들로 일손을 충당하거나 영농규모를 대폭 줄이려는 추세가 완연하다.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농민들의 불만은 일괄 적용에서 시작된다. 한국은 주거비 등 물가가 비싼 수도권에서 일하는 근로자와 농어촌의 근로자가 똑같은 최저임금을 받는다. 그렇다면 다른 OECD 국가들은 어떤가. 일본·호주·네덜란드 등은 산업별 최저임금을 적용하고 있으며, 미국·일본·캐나다 등은 지역별 최저임금을 적용 중이다. 단일한 최저임금제를 도입한 독일도 시행 전 실업률을 낮추고 고용의 유연성을 달성했다. 일률적인 최저임금 적용에 대해 전반적인 조사와 분석을 통해 지역별, 업종별 특성을 파악하고 대대적인 개선작업을 해야 한다. 가까스로 버텨온 농업의 뿌리를 흔들어서는 안된다.

2018-05-24 경인일보

[사설]교육감 선거 너무 무관심한것도 문제다

시·도 교육감 선거가 불과 20여일 남았다. 하지만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다. 후보의 인적 사항이나 공약에 무관심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누가 출마했는지조차 모르는 유권자가 대부분이다. 남북 정상회담 등 대형 이슈가 연이어 터지고, 그나마 관심이 광역단체장 선거에 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현상은 2010년부터 교육감 선출이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면서 선거 때마다 반복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엔 특히 더하다.교육감은 교육에 관한한 그 지역 대통령이나 다름없다. 권한이 제왕적이라 할 만큼 막강하다. 예산 편성권과 공립 유치원 및 초·중·고교 신설과 이전, 유치원 설립 인가권을 쥐고 있다. 공립학교 교원에 대한 인사권과 교육예산 집행권도 갖고 있다. 사설학원 감독권과 교육 관련 조례 제정권 등 지역의 교육 제반 사항에 대해 절대적인 권한도 교육감에게 있다. 심지어 주민 생활에 영향을 주는 학교시설 이용 개방, 학교 주변 비교육적 시설에 대한 영업 규제 등도 교육감 손에 달렸다.교육감의 권한은 앞으로도 더 커질 전망이다. 교육청 자체 예산과 인사권을 확대하는 등 교육부의 권한이 대거 교육청으로 이양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내 지역 교육감 후보가 누군지도 모른다. 특히 자녀 교육이 모두 끝난 50대 이상의 상당수 유권자는 출마자 이름도 모른 채 투표소를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다.교육감 선거가 무관심한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에 따라 후보들이 정당공천 없이 출마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후보의 기호가 없다. 그러니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으로 갈라지고 운이 좋아 단일화가 성사되는 쪽이 어부지리로 자리를 차지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그들만의 리그'가 무관심을 낳는다. 광역단체장과 함께 하는 '러닝메이트'제도를 도입하자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도 그런 이유다. 이런 상황을 너무나 잘 아는 후보들이 진영논리를 앞세워 터무니없는 정책을 남발하곤 한다. 벌써 그런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는 교육감 선거가 아직도 뿌리 내리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교육의 중요성은 우리 스스로 어떤 교육을 받았는지 반추해 보면 금방 답이 나온다. 내 자식을 가르칠 때 어땠는지 되돌아본다면 교육감 선거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내 지역에 누가 출마했는지, 그들의 공약은 무엇인지 또 인간 됨됨이는 어떤지 이제라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2018-05-23 경인일보

[사설]인천 역사 연구기관 기능 강화해야

인천 역사 연구와 사료편찬 사업을 체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었다. 지난 17일에 열린 인천시사편찬 사업에 대한 학술심포지엄에 참석한 관계 전문가들은 인천시 역사 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리, 연구하기 위해서는 인천시사편찬위원회와 인천역사자료관의 독립성 강화가 선결 과제임을 집중적으로 제기하였다. 인천시사는 1974년에 처음 편찬된 이래, 1983년에는 '개항100년사', 2002년과 2013년에도 '인천광역시사'로 간행되었다. 시사는 막대한 예산과 인력이 투입되어 10년 단위로 편찬되었지만 간행할 때마다 사실 누락이나 편향된 시각 등으로 인한 부실편찬 논란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우선 '시사'라고 하는 개념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 지금까지 간행된 인천시사의 내용은 대부분 선사시대와 고대 미추홀국으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2천여년의 인천 역사 전체를 다루고 있다. '인천시의 역사'가 아닌 '인천의 역사'인 것이다. 이점을 분명히 해야 시정홍보자료 수준을 넘어설 수 있고, 애향심이나 자긍심 고취와 같은 편협한 향토주의를 극복한 본격적인 인천지역의 역사, 인천 지방의 역사로 편찬될 수 있는 것이다. 인천시사편찬사업은 10년 단위로 이뤄지고 있는데 통상 1~2년 전에 구성하여 편찬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1년 남짓한 시간에 장구한 인천의 역사를 정리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해방 후에 시작된 좁은 의미의 '인천시'의 행정 백서를 정리하는 일도 어렵다. 체계적인 인천사 편찬사업을 위해서는 편찬위원회를 상설화하고 사료편찬에 필요한 다양한 전문가를 위촉해야 한다. 서울시는 문화재과에 속했던 서울시사편찬위원회를 서울시 산하의 '서울역사편찬원'으로 확대 개편한 바 있다. 한편 종합적 역사로서의 '인천의 역사'는 평소 치밀한 자료수집과 분류를 거쳐, 주제별 시대별 사료 정리 사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현재 사료편찬의 기초업무는 인천시 문화재과에서 소속 임기제 전문위원이 담당하고 있다. 인천사 사료 정리 작업을 문화재과 직원이 담당하고 있는 것은 그 자체로 '객관성 시비'가 될 수도 있다. 인천시 행정기구로 있는 한 재정과 연구인력 확보에 제약을 해결하기 어렵다. 인천역사자료관은 전문적 연구역량과 독립성을 갖춘 연구기관으로 개편되어야 할 것이다. 이 경우 인천문화재단에 설치된 인천역사문화센터의 기능과 역할도 함께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2018-05-23 경인일보

[사설]정부는 탈북민 대책 다시 세워라

북한은 지난 주 예정됐던 남북고위급회담을 무기한 연기하겠다면서 한미훈련과 탈북자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지난 2016년 입국한 탈북 여성종업원들에 대해 우리 정부의 기획에 의한 납치행위라며 송환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이들에 대한 북송 가능성은 부인했지만 탈북자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이 사태를 계기로 3만명에 달하는 탈북 주민들의 삶이 재조명되면서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과 불만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포천과 용인 등 경기도내 도농복합도시 농촌지역에는 다방에서 일하는 탈북 여성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이들은 이른바 티켓다방으로 불리는 업소에서 불법 성매매까지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독한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생각하지도 않았던 직업을 택하게 된 것이다. 탈북 남성들에 의한 강력사건도 잇따르고 있다. 40대 탈북 남성은 지난 2015년 중국에서 마약을 들여와 유통시킨 혐의로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행복하게 살아보겠다며 사선을 넘어온 일부 탈북자들이 북에서 보다 못한 생활을 하는 게 현실이다.통일부에 따르면 국내에 거주하는 탈북민은 지난 3월 기준 3만1천345명에 달한다. 이들의 실업률은 7%(지난해 말 기준)로 전국 평균 4.3%보다 3.7%P 높았고, 고용률은 57.9%로 전국 평균 67.1%보다 9.2%P 낮았다. 특히 전체 탈북자의 85%가 단순 근로자였거나 무직인 상태로 남한에 와 직업을 갖기에 한계가 있다. 부실하기 짝이 없는 정부의 탈북자 지원정책도 이들을 더 힘들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정부가 지원하는 정착금은 1천만원에 불과,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고용노동부가 취업 알선과 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 60개 고용센터에 취업보호담당관을 두고 있으나 담당 직원이 1명씩에 불과, 잡무를 처리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도내 시·군들 상황도 마찬가지다.탈북민 가운데 다시 북으로 돌아가 북한 정권 체제 유지 수단으로 이용당하는 실정이다. 일부이긴 하나 탈북자들의 어둡고 우울한 현실을 방증하는 사례가 아닐 수 없다. 대한민국이라는 꿈과 희망, 자유에 대한 열망으로 사선을 넘어온 탈북민들이 대한민국 국민의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와야 한다. 탈북민들이 불행하다고 아우성이라면 북한 주민들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탈북민들의 힘든 삶은 우리 국민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다.

2018-05-22 경인일보

[사설]인천시장 후보 시민단체 정책 제안 참뜻 알아야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인천지역 각계각층 시민사회단체들이 주요 현안들을 담아 인천시장 후보들에게 공약화 여부를 묻고 있다. 특히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인천경실련)의 활동이 활발하다. 인천경실련은 지난달 10일 인천상공회의소와 공동으로 지역경제 활성화 10대 정책과제를 5개 정당의 인천시당에 전달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수도권 규제 제외 ▲지역사회와 유기적 관계를 맺는 공항경제권 형성 ▲인천항 신항 배후부지 조기 조성 등 46개 세부 실천과제를 담았다. 인천경실련은 이달 11일에는 인천YMCA와 함께 '민선7기 인천시장 공약 제안 및 채택 요구서'를 각 정당에 보냈다. 부산 쏠림현상을 보이고 있는 현 정부의 해양항만정책을 견제하면서 6개 분야 25개 정책 및 사업을 제안했다. 인천지역 환경단체들은 지난 2일 '인천시민이 그린(Green) 인천환경정책'을 발표했다. 환경단체들은 시장후보들에게 ▲녹색구매·녹색소비 활성화를 위한 조례 개정·조직 신설 ▲미세먼지 예방·저감 민관대책위원회 확대 ▲수도권쓰레기매립지 주변 지역 관리계획 수립 ▲생화학물질·화학사고 안전대책 등의 공약 반영 여부를 질의했다. 인천시장애인단체총연합회 등으로 구성된 '지방선거 인천장애인단체연대'도 최근 장애인 관련 현안과 개선책을 후보들에게 전달했다. 채택을 요구하는 공약에는 ▲장애인 이동권 확대를 위한 조례 제정 ▲장애인 일자리 창출 및 고용 확대 ▲장애인콜택시 운영권의 연합회 유치 ▲인천장애인단체회관 건립 등이 포함됐다. 인천여성민우회 등 여성단체들은 여성정책전담기구 설치, 성평등위원회 운영 등 10대 과제를 제안했다.시민사회단체들의 이러한 정책 제안에는 인천시민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시급히 해결해야 할 지역현안이 무엇인지 그 내용이 상세하게 담겨 있다. 동시에 시민사회단체들의 이러한 활동에는 자신들이 제안한 공약을 채택하는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뜻도 내포돼 있다. 시장후보의 처지에서는 무시할 수 없는 '압박'이다. 그렇다고 해서 표를 의식해 무조건 다 공약화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다. 시민사회단체들이 이러한 제안에 열심인 것은 '정책 선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라는 사실을 시장후보들은 분명하게 알아야 한다. 받아들일 수 있는 것과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을 분명하게 가리고 그 까닭을 명백하게 설명해야 한다. 시장후보와 각 정당들의 잘못된 이해가 없길 바란다.

2018-05-22 경인일보

[사설]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폐지해야

어제 국회는 본회의를 열어 추가경정예산안과 드루킹 특검법안을 통과시키고 자유한국당 홍문종·염동열 의원의 체포동의안은 모두 부결시켰다. 홍 의원은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사학재단 경민학원의 공금횡령 혐의로, 염 의원은 강원랜드 채용 부정청탁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국회의원은 회기중 현행범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국회의 동의 없이 체포·구금 하지 못한다는 불체포특권에 따른 처리지만 국민의 지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국회의 체포동의안 부결을 살펴보고 다시 영장을 청구할 수 있으나 국회의 표결에 의해 부결된 사안에 대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국회의원들은 다른 사안에 대해서는 현안마다 대립갈등으로 일관하면서 4월 임시국회를 개점휴업으로 만들더니 5월 임시국회의 첫 본회의에서 두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킴으로써 제 식구 감싸기란 비판을 들어도 할 말이 없게 됐다. 더불어민주당의 홍영표 원내대표는 "국회의원의 대표적 특권인 불체포특권 폐지는 국민의 오랜 요구임에도 특권과 반칙없는 사회를 이끌어야 할 국회가 제 식구 감싸기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킨 것은 자가당착이며 어떠한 변명의 여지도 없다"고 했다.헌법기관으로서 국회의원들의 표결을 존중해야 하겠으나 20대 국회에서의 체포동의안 불발은 물론 국회에서의 체포동의안 통과 확률은 지극히 낮았다. 국회가 여야 막론하고 체포동의안이 제출될 때마다 방탄국회로 일관했다는 방증이 아닐 수 없다. 반대표가 한국당 의석수인 113표보다 훨씬 많았다는 점에서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등 다른 야당은 물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적지 않은 이탈표가 나온 것 같다. 특히 염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에는 반대가 한국당 의석수보다 59표나 많았다는 점에서 민주당의 각성을 촉구한다.방탄국회 논란은 새로울 것도 없다. 그만큼 의원들은 제 식구 감싸기에 한 목소리를 내면서 국회이기주의를 보여주고 있다. 불체포특권은 권위주의 시대 국회의 권능을 강화하고 의원들의 신변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으로 기능해왔다. 그러나 민주화가 된 지금 불체포특권을 유지할 이유가 없다. 국회의 적폐도 성역이 아님을 이번 체포동의안 부결이 보여줬다. 차제에 특권의 폐지를 국민적 의제로 삼아서 특권 없는 사회의 모범을 국회가 보여야 한다. 다음 개헌 때 불체포특권 폐지는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2018-05-21 경인일보

[사설]KTX역 없는 유일한 광역도시 인천

인천이 전국에서 유일하게 KTX 정차역이 없는 광역도시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코레일이 평창동계올림픽·동계패럴림픽 폐막 직후인 지난 3월 말부터 열차 정비 등을 이유로 KTX 인천공항~공항철도 검암역(인천지하철2호선 환승역)~서울역 구간 운행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국토부와 코레일은 올림픽 기간 열차를 집중적으로 투입하면서 부품 교체 등 열차 정비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운행을 중단했다가 5월 재개한다고 했다. 그러다 다시 8월로 연기했다. 국토부는 "운행 폐지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지난 4월 코레일이 인천공항·검암역 KTX 운영 인력과 기간 계약을 변경해 인력 일부를 감축하고, 계약기간도 연 단위에서 6개월 단위로 조정됐다. 국토부의 입장과 코레일의 태도를 보면 운행폐지 절차를 밟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사기에 충분하다.국토부는 KTX를 서울역에서 인천공항까지 연장 운행하기 위해 지난 2011년부터 3천149여억원을 들여 경의선과 인천공항철도 사이 2.2㎞ 구간을 연결했다. 국토부는 "인천시민은 서울역이나 용산역, 광명역까지 갈 필요없이 가까운 서구 검암역에서 KTX를 이용할 수 있다"며 "광주·부산 등지에서 KTX로 서울까지 온 승객은 공항철도나 리무진 버스로 갈아탈 필요없이 인천공항까지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코레일도 인천지하철2호선 개통에 맞춰 검암역 KTX 환승을 기념해 운임 할인 이벤트를 벌이기도 했다. 코레일은 인천시와 공동으로 부산, 울산, 동대구, 대전 등에서 KTX와 연계해 버스와 선박을 이용한 '인천 섬 나들이' 여행상품을 출시하겠다고 KTX검암역의 역할을 강조했었다.국토부나 코레일은 운행 폐지는 아니라고 하지만, 재개 시점에 대해선 양 기관 모두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인천시민은 물론, 지방에서 인천공항을 오가던 타 시도 주민들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야당 지역정치권에서는 이번 운행 중단을 두고 "열차정비가 아니라 현직 야당 소속 시장을 겨냥한 정치적 속내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상태다. 3천여억원을 넘게 들인 국가기반시설이 한순간에 무용지물이 될 처지에 놓였다. 이런 상황에서 인천시는 '인천 검암(KTX)역세권 개발 사업'을 벌이겠다고 나섰다. "검암역은 공항철도, KTX, 인천도시철도2호선 등을 이용할 수 있는 교통의 요충지로 사업성이 충분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는 인천시의 발표가 무색하다.

2018-05-21 경인일보

[사설]신속하고 적극적이어야 할 선거사범 수사

한반도 정세격변이라는 전례없는 초대형 의제에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6·13 지방선거가 여론의 무관심 속에 비교적 조용하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당선을 지상목표로 하는 선거의 속성상 이번 선거에서도 선거법 위반행위가 속출하고 이와관련한 고소·고발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고소·고발 선거사범에 대한 경찰 수사와 검찰의 기소는 지지부진하다.경기남부와 경기북부경찰청은 지방선거 2개월을 앞둔 지난 4월13일 지방청 및 43개 경찰서에 '선거사범 수사상황실'을 개소하고 금품선거, 흑색선전, 여론조작, 선거폭력, 불법단체 동원 등 5대 선거범죄에 대해 24시간 단속체재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엄포에 비해 실적은 미미하다. 지난 16일 현재 경기남부청은 선거관련 고소·고발 92건(142명) 중 74건에 대해 수사를 진행중인 가운데 이중 6건을 검찰에 송치했고, 경기북부청은 37건(70명) 중 7건만 검찰에 송치하는데 그쳤다.이같은 결과는 선거판이 깨끗해져서라기 보다는 경찰이나 검찰의 선거사범 수사의지의 결핍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선거사범은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선거의 정당성, 공정성을 해치고, 그 피해가 국가와 국민 전체에 미친다는 점에서 신속하고 적극적인 공권력 행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공권력의 선거개입이라는 과거 적폐를 청산해야 하는 것과는 별도로 선거의 중립성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공권력의 작동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선거사범 수사가 선거당사자들의 고소·고발에 의존하고 있으니 정상적인 공권력 작동 의지를 의심받는 것이다.특히 선거사범 중 노골적인 금품수수나 선거폭력 같은 구시대적 범죄는 감소 추세인데 비해 흑색선전과 여론조작 등은 국정원 댓글조작 사건과 드루킹 사건에서 보듯이 의지만 있다면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기술적 수단이 점점 교묘해지는 것이 현실이다. 당연히 경찰과 검찰의 선거사범 예방 및 단속활동의 초점이 여기에 집중돼야 하고, 필요한 인력과 장비도 충분히 갖추고 있어야 한다.경찰과 검찰은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기승을 부릴 선거사범에 대한 적극적인 단속 및 수사의지를 보여주기 바란다. 또한 기왕에 수사중인 고소·고발건에 대한 처리도 신속하게 진행해야 한다. 아울러 정치권에서는 6개월과 60일로 규정된 선거범죄의 공소시효와 기탁금반환 제도를 연장해, 선거사범에 대한 경찰과 검찰의 사후 수사 시간을 보장해줄 필요가 있다.

2018-05-20 경인일보

[사설]재건축 이익 환수제 교각살우 되면 안된다

경기도 재건축조합들의 고민이 깊다. 지난 15일 국토교통부가 서울 반포현대 아파트 조합원들에게 거액의 부담금 폭탄을 안긴 때문이다. 관리처분인가 승인을 받지 않은 도내 재건축 추진 단지는 120여 곳인데 관리처분 인가란 재건축조합에서 관련 사업계획을 지자체에 신청하면 시장 및 군수가 최종 승인하는 절차를 의미한다. 지난 3월 조합을 설립해 이달 중 시공사 선정예정인 과천 주공4단지에 특히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투기과열지구로 가뜩이나 높은 관심을 받는 터에 인근 5, 8, 10단지 등도 재건축 초기사업이 진행 중이어서 재건축 부담금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분당, 고양, 평촌 등 재건축사업을 통해 노후 주거환경을 개선하려던 1기 신도시들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고양시는 노후아파트의 리모델링 지원을 강화해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재건축사업은 몇 년이 걸릴지 예측이 불가능해 도내 첫 초과이익 환수제가 언제 적용될지는 미지수인데다 설혹 부담금이 부과된다 해도 서울 강남 만큼 재건축수익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나 재건축시장 불안은 여전하다.금년 1월 정부가 집값 안정 차원에서 전가의 보도(寶刀)를 꺼내든 것이 화근이었다. 초과이익 환수제란 재건축으로 상승할 주택가격에서 개발비용과 집값 상승분을 뺀 개발이익이 조합원 1인당 평균 3천만원을 넘을 경우 최고 50%까지 국가가 미리 현금으로 환수하는 제도이다. 참여정부 때인 2006년 9월 서울 강남구의 집값을 잡기위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으나 주택경기 둔화 우려를 이유로 2012년 12월부터 유예했었다.1994년 헌법재판소는 미실현 이익에 대한 부담금은 합헌이라 판결했다. 또한 지난 3월 서울 강남 대치 쌍용2차와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등 8곳의 재건축조합이 조합원들의 재산권 및 행복추구권 침해를 이유로 초과이익 환수제는 위헌이란 소송을 제기했으나 헌재는 각하판정을 내렸다. 그럼에도 재건축조합들은 불만이 크다. 재건축 부담금은 실질적 세금으로서 무릇 조세란 이익이 발생한 후에 부과하는 것으로 조세법률주의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과도한 부담금이 실입주자를 내쫓는 부작용도 걱정이다. 투기근절과 집값 안정은 당연하나 아무리 취지가 좋아도 선의의 피해자 발생은 곤란하다.

2018-05-20 경인일보

[사설]고용침체 바라보는 청와대와 정부 시각 문제 없나

전반적인 고용침체 현상이 완연한데도 이를 수용하는 정부의 태도가 안이해 걱정이다. 특히 청와대와 정부의 경제정책 사령탑간의 이견이 대책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으로 이어지기 보다 여론을 의식한 견해의 통일로 조정되는 과정은 납득하기 힘들다.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17일 최저임금 인상과 고용부진 현상의 상관관계에 대한 입장과 관련 "청와대와 결이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전날 국회에서 "최저임금(인상)이 고용과 임금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경험과 직관'에 바탕한 견해를 피력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지난 15일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 "전체적으로 고용 감소 효과는 분명히 없다"는 인식과는 결이 다른 발언이었다. 김 부총리는 하루만에 청와대와 전적으로 입장을 같이 한다는 해명을 내놓은 것이다.경제부총리나 청와대 정책실장의 공적인 발언은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주요 정책사안에 대해 조율된 입장을 내놓은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경제현실을 바라보는 시각 차이는 있을 수 있다. 실제로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시장에 미친 영향을 두고 논란이 분분하다.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 감소에 영향이 '없다'는 장 실장의 견해와 '있다'는 김 부총리의 의견은 실제 고용시장의 현실 모두를 반영한 것으로 봐야 한다. 누구의 견해가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의 견해를 수렴하고 조정해 최종적으로는 고용시장 개선을 위한 대통령의 정책결단을 지원해야 할 문제인 것이다.분명한 건 통계청의 지표나 국민 체감상 고용침체 현상이 악화되는 추세이다. 김 부총리가 청와대에 맞추어 자신의 견해를 수정한 이날 하루만 해도 곳곳에서 고용침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경제상황을 낙관하기 힘든 대내외 여건 중 하나로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고용상황을 꼭 집어 거론했다. 연례협의차 방한한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대표단도 이날 김 부총리에게 한국의 일자리 문제에 우려를 표명했다.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시장에 미친 영향을 살피려면 관찰시간이 더 필요할 수는 있다. 하지만 고용침체를 우려하는 현장의 소리를 외면한 채 아무 영향이 없다는 외눈박이 시선을 유지하면, 관찰의 시야가 좁아지고 제대로 된 대책을 준비할 수 없다. 김 부총리는 자신의 시선을 유지해야 옳았다.

2018-05-17 경인일보

[사설]실태조사 시급한 지자체예술단의 열악한 처우

최근 경인일보가 연속보도한 '경기도지자체 예술단 무대밖 현실'로 드러난 도내 지방자치단체 예술단원들의 열악한 노동현실은 충격적이다. 화려해 보이는 지자체 소속 예술단원들의 처우가 인권 유린 수준일 정도다.수원시립예술단은 지난 14년간 단 한차례도 급여인상이 없었다. 예술단 설치조례에서 공무원 기본급 인상률을 준용한 급여인상을 명문화했지만 사문화된 것이다. 그 결과 '열정 페이'로 밖에 표현할 수 없는 낮은 수준의 임금을 감수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수원시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역사회의 문화욕구를 총족시켜 주는 중대한 역할에 비해 터무니 없는 처우는 예술단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초저임금 체계로 양질의 예술단을 운영하기 어려운 점을 감안하면, 예술단을 통한 지역민의 문화향수권도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는 셈이다.예술단원들이 자녀를 가질 환경조차 안된다는 대목에서는 기가 막힌다. 정부와 지자체는 소속 공무원들에게 출산휴가를 장려하고, 출산휴가로 인한 업무 공백을 메우기 위해 대체 인력을 채용한다. 이는 웬만한 기업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지자체 예술단에서는 이같이 당연한 제도가 시행되지 않는다고 한다. 현 정부가 최저임금 1만원 시대 개막을 공언하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도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지만, 지자체 예술단에서는 이 또한 요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 정책을 일선에서 추진하고 있는 지자체가 정부의 가장 중요한 정책에서 예술단만 소외시키고 있다면 형평성 차원에서도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예술가는 배고파야 한다'는 금언은 시대착오적이다. 예술인도 그들의 노력에 상응하는 정당한 보상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개인 또는 가족을 부양하는 생활인의 입장은 똑같다. 물론 예술단 운영의 특성은 분명히 존재한다. 양질의 예술공연을 지역민에게 제공하기 위해서는 예술단의 기량향상을 위한 고용유연성은 필요하다. 실력이 모자란 단원이 고용안정이라는 명분과 제도의 보호를 받아 전체 예술단의 기량을 떨어뜨려서도 안될 것이다. 하지만 양질의 예술단 운영을 위한 고용의 특수성을 어떻게 실현화할지의 고민과는 별개로 고용 인력에 대한 합당한 대우는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문제가 있다면 공론화하고 대안을 논의해야 한다. 공론화를 위해서는 현장의 문제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지금 지방자치단체 예술단 문제는 매우 복잡한 악순환의 고리에 묶여있다. 경기도에서 현장실태 파악에 나서야 한다.

2018-05-17 경인일보

[사설]고위급 회담 무산시키며 벼랑끝 전술 펴는 北

한반도 정세에 갑자기 먹구름이 끼었다. 북한이 16일 판문점에서 열기로 한 고위급 회담 10시간을 남기고 일방적으로 연기를 통보해 회담을 무산시켰기 때문이다.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가 이유였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6일 "우리는 남조선에서 무분별한 북침전쟁 소동과 대결 난동이 벌어지는 험악한 정세 하에서 북남고위급회담을 중지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고 밝혔다. 회담 연기 통보에 이어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이날 일방적 핵포기를 강요한다면 미북정상회담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김 부상은 담화를 통해 "우리를 구석으로 몰고 가 일방적인 핵포기만을 강요하려 든다면 우리는 그러한 대화에 더는 흥미를 가지지 않을 것"이라며 "다가오는 조미(북미) 수뇌회담을 재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180도 바뀐 북한의 태도변화에 실망감을 금할 수 없다. 남북관계는 물론 앞으로 있을 북·미회담에 차질이 오지 않을까 걱정이다. 맥스선더 훈련은 한·미 공군의 연례적 연합훈련으로 지난 11일 시작돼 25일까지 열린다. 북한도 이 훈련을 인지하고 있었다. 또 16일 회담 개최를 제의한 것도 북한이었다. 그런데 맥스선더를 구실로 회담 자체를 무산시킨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북한의 이런 태도 변화는 누가 봐도 우리 정부를 길들이기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다음 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기로 한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벼랑 끝 전술'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비핵화'말고 이런 돌발 행동으론 북한이 얻을 이득은 없다. 지난달 27일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6년간의 외교적 고립을 탈피하고 지도자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위원장은 최근 "대화 상대로서 진지한 대우를 받고 싶다"고 말하는 등 정상국가를 지향하는 모습도 보였다. 김 위원장의 이런 태도변화가 6월 12일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터무니 없는 이유를 내세워 고위급 회담을 무산시키고, 북미회담 재검토 운운하는 것을 보면 북한의 진정성에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정상국가간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다. 지금 북한에겐 그런게 보이지 않는다. 북한은 한반도 평화 안정을 위해 조속히 회담에 나올 것을 촉구한다.

2018-05-16 경인일보

[사설]접경지대 각종 규제의 족쇄부터 풀어야

4·27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서해 도서지역과 경기도 접경지역이 통일경제의 중심지로 급격하게 부각되고 있다. 인천시는 강화교동평화산업단지 활성화 방안을 검토하고 통일경제 특구에 포함시켜 줄 것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인천시의 인천-개성-해주를 잇는 서해안 평화협력지대 구상 전략은 경기도-강원도의 통일경제특구와 연계돼야 남북경협 중심지 역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남북경협 관련 계획을 검토하고 있는 인천시와 경기도의 입장에서 더 시급한 과제는 각종 규제의 족쇄부터 푸는 일이다. 인천시는 강화군 교동면 북단지역 약 3.45㎢ 지역을 '강화 교동 평화산업단지 통일경제특구'로 지정·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교동은 북한의 해주경제특구와 개성공단, 인천국제공항을 연결하는 삼각벨트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어 평화경제의 최적지로 평가되고 있지만,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조치가 선행되어야 한다.통일경제특구 대상지로 검토되고 있는 교동지역은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보호법'상 제한보호구역이어서 민간인 출입이 제한되는 지역으로 현재 대상지에 접근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또 교동 평화산단지구는 현재 농지법상 농업진흥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어 농업 이외의 목적으로 이용할 수 없다. 교동뿐 아니라 강화군 전 지역은 수도권정비계획법상 성장관리권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일정규모 이상의 토지를 개발할 때에는 수도권정비위원회의 심의를 받아야 하며, 입주기업은 비수도권에 적용되는 세제 혜택을 포기해야 할뿐 아니라 개발부담금을 별도로 내야 하는 역차별을 감수해야 한다.이같은 수도권 규제는 서울로부터 210㎞ 떨어진 백령도에도 적용되고 있어 합리성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수도권계획관리법은 각종 규제로 경기·인천·서울 등 수도권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지역 격차를 심화시키는 역기능 때문에 법개정이 시급하다. 산업화 시대의 산물인 수도권계획관리법은 남북평화경제의 중심지대로 부상하고 있는 수도권을 종합적이고 계획적으로 개발, 관리할 수 있는 새로운 법안으로 대체되어야 한다. 다가오는 남북경협시대에 대비하여 2010년에 제정된 '서해5도지원특별법'도 재검토하기 바란다. 이 법으로 조성된 신규 대피시설의 유지관리비용 때문에 옹진군의 재정 부담만 늘어나고 있다. 서해도서에 대한 정부 지원은 교통, 의료, 교육 등 도서권 주민들의 당면한 애로사항을 해결하는 데 집중하기 바란다.

2018-05-16 경인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