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수도권 교통문제 서울시 태도가 아쉽다

교통정책을 둘러싼 경기도와 서울시간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양 도시의 갈등은 사실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최근 갈등은 규모가 큰 현안과 관련돼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대표적인 사례가 '철도망 연장'과 '광역교통청'을 둘러싼 갈등이다. '철도망 연장'에 따른 갈등은 '부천 원종~홍대선'과 '5호선' 등에서 발생했다. 부천에서 서울 마포구까지 철도를 신설하는 원종~홍대선의 경우 서울시 측이 실무협의 과정에서 차량기지 이전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당초 지난 2013년 서울시와 부천시의 공동용역에서는 현재 서울시 양천구에 위치한 기존 차량기지를 이용하는 것을 전제로 했을 때 경제적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돌연 서울시가 현재의 신정차량기지가 포화상태라며 차량기지 이전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5호선' 역시 '부천 원종~홍대선'처럼 차량기지가 문제가 되고 있다. 서울시는 방화역에서 김포까지 이어지는 5호선 연장사업과 관련, 차량기지를 김포로 이전하자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여기에 현 차량기지 인근의 건축 폐기물장까지 김포에 떠넘기려 하고 있다.앞서 서울시는 남양주 진접까지 연장하는 4호선에 대해서도 서울 창동 차량기지를 남양주로 이전하는 방안을 시도했다. 하지만 주민들이 들고 일어서자 차량기지를 산과 인접한 고지대로 변경했다. '부천 원종~홍대선'과 '5호선' 역시 부천·김포 시민들의 거센 반발이 불을 보듯 뻔하다. 그럼에도 똑같은 요구를 하고 있는 것이다.'대도시권 광역교통청(이하 광역교통청)'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사항이기도 하다. 수도권 교통 체계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정부는 이런 광역교통청을 올해 하반기에 출범시킨다는 계획을 세워놓았지만 좀처럼 진척이 이뤄지지 않는 상태다. 관련 법안이 비수도권 의원들의 반대로 국회에서 발목이 잡혀있는 것도 이유지만, 서울시가 부정적 태도를 보이는 점도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경기도와 서울시는 물리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특히 서울시는 우리나라의 핵심 도시이자 타 지자체의 맏형 격인 도시다. 서울시도 어려움과 사정이 있겠지만, 그 위상에 걸맞은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주길 기대해본다.

2018-03-22 경인일보

[사설]흥덕역 신설 논란 이제 종지부 찍어야

15년간 끌어왔던 인덕원~수원복선전철사업을 두고 지역갈등이 확산되고 있어 걱정이다. 안양·수원·화성이 신설역 비용 부담에 동의한 데 반해, 용인시가 시의회로부터 동의를 받지 못하면서 흥덕역 신설이 무산위기에 놓이자 주민들간의 갈등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해당 노선이 경유하는 경기도 남부 주민들은 지연의 원인인 흥덕역을 제외하고 사업을 추진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용인 흥덕 주민들은 "흥덕역 없는 사업 추진은 안 된다"며 각자 플래카드를 내걸며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이다.인덕원~수원복선전철사업은 지난 2003년 정부의 수도권 광역교통 5개년 계획안에 포함되면서 시작됐다. 2023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되는 총연장 39.4㎞ 사업에 총사업비 2조4천587억원이 투입된다. 당초 13개 역이 건설되는 것으로 계획됐다. 그런데 지난 2015년 지역 주민과 지자체, 해당지역 국회의원들의 강력한 요구로 안양 호계 사거리역·수원 교육원 삼거리역·용인 흥덕역·동탄 능동역등 4개 역사가 추가됐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개입됐다고 해서 '정치노선'이라고 불려지고 있다.하지만 기재부가 제동을 걸면서 일이 꼬였다. 기재부는 4개 역 신설에 난색을 보이며 한국개발원에 사업계획 적정성을 의뢰했다. 한국개발원은 이용객이 적고 역사를 신설할 경우 노선이 우회해 불합리하다며 북수원역을 제외한 3개 역은 경제적 타당성이 떨어진다는 결론을 내렸다. 지역주민의 반발이 거세자 기재부는 지난해 말 지자체가 신설 비용 중 수원 화성은 50%, 용인·안양시는 100% 부담 조건으로 4개역 신설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수원·화성·안양시는 이 의견을 받아들였다. 당초 용인시의 부담은 50%였다고 한다. 그런데 100%로 늘어났다. 용인시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1천564억원이다.인덕원 ~수원복선전철사업은 경기도 남부권의 최대 숙원사업이다. 하루속히 사업이 진행되어야 한다. 흥덕지역 주민들은 물론이고 사업지연으로 타 지자체 주민들의 불만도 폭발할 지경이다. 말이 15년이지, 이제는 결론을 내야 한다. 더는 미룰 수 없다. 용인시 의원들 간, 민·민간 갈등도 이젠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정부가 나서서 용인시와 머리를 맞대고 이번 사태를 원만히 타결하길 바란다.

2018-03-21 경인일보

[사설]'미추홀구'로 재탄생하는 인천시 남구

인천시 남구가 7월 1일자로 '미추홀구'로 변경된다. 지난 3월 20일자로 '인천광역시 남구 명칭 변경에 관한 법률'이 공포되었기 때문이다. 이번 개명은 주민 여론조사와 명칭 공모 등 주민의견조사, 구의회와 시의회의 의견청취, 국무회의와 국회 본회의 의결 등의 절차를 거쳐 확정고시된 것이다.남구의 명칭 변경은 방위식 지명을 주민 의견을 반영해 변경한 첫 사례이다. 남구의 명칭은 1968년에 자치구가 설치된 이래 50년 동안 사용되어 왔지만, 행정편의적인 방위식 지명으로 이뤄져 있어 명칭변경 요구가 제기되어왔다. 국내 자치구의 상당수가 중구, 동구, 서구, 남구 등의 방위식 행정구역 명칭을 취하고 있어 고유성을 지니지 못하고, 지역의 역사 문화적 정체성도 반영하지 못하는 이름이었다. 남구의 경우는 인천시청이 구월동으로 이전하여 더 이상 인천시의 남쪽이라고 할 수 없기 때문에 외지인들에게는 방위 착각을 일으킬 수도 있는 지명이 되고 만 것이다. 이같은 방위식 행정구역 명칭은 일본의 정령지정도시의 자치구 명명방식과 흡사하여 식민지 행정 잔재라는 지적도 제기돼 왔다. 인천시 남구의 새 이름인 '미추홀(彌鄒忽)'은 인천지역에 위치했던 고대국가 명칭으로 각종 문헌에 한자로 표기하였지만, '물의 고을'이라는 의미의 고유어이다. 조선후기에 편찬된 '여지도서'에는 미추홀의 근거지를 현재 남구 관교동과 문학산 일대로 기록하고 있으니, 인천시 남구는 2천년에 걸친 미추홀국의 유구한 역사를 간직한 고장임을 자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행정구역 명칭은 지역의 역사 문화적 특성을 담고 있어야 한다. 지방자치와 분권화 시대에서 자치단체의 명칭은 브랜드 가치를 축적하여 대외 인지도를 높이는 '가치자원'에 해당한다. 유사명칭이 많아 고유성이 없는 명칭으로는 브랜드 가치를 축적할 수가 없으며, 다양한 문화콘텐츠로 만들기도 어렵다. 행정안전부는 주민공감대가 형성된다면 다른 지자체의 명칭변경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방위식 명칭을 사용하고 있는 중구와 동구·서구의 경우 선택의 여지가 넓어진 것이다. 또한 인천시 소재 경찰서, 소방서를 비롯한 각종 사업소 명칭에 나타난 방위 개념이 타당한지도 검토하기 바란다.

2018-03-21 경인일보

[사설]기초의원 선거구 조정 독립시켜야

지방선거에서 4인 선거구제는 한 선거구에서 4명의 의원을 뽑는 방식이다. 선거구 간 인구편차를 최소화하고 소수정당과 무소속 후보들에게도 지방의회 진입의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된 제도다. 유권자들이 던진 귀중한 한 표가 '사표(死票)'가 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는 점, 그 결과 기득권 정당의 독점 또는 과점구도를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이해집단 간의 갈등이 첨예할 경우 이를 완화할 수 있다는 점도 선호되는 이유 중 하나다. 현재는 기초의회 의원선거에서만 적용되고 있는 선거구제다.인천의 경우 지난 2014년 기초의회 의원선거에서 3개 선거구가 4인 선거구제를 채택했다.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는 그때보다 1곳이 늘어난 4개 선거구가 4인 선거구제로 될 것이라는 예상이 유력했다. 인천시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지난 9일 기초의회 의원 2인 선거구를 13개로 이전보다 3개 줄이고, 3인 선거구는 20개, 4인 선거구는 4개로 각각 1개씩 늘리기로 확정했기 때문이다. 선거구 총수를 38개에서 37개로 줄이고, 선출인원은 116명에서 118명(지역구 102, 비례 16)으로 2명 늘린 획정안에 포함돼 있는 내용이다. 하지만 인천시의회는 지난 16일 본회의에서 기초의회 의원 4인 선거구를 모조리 없앤 '시 군·구의회 의원 선거구와 선거구별 의원 정수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통과시켰다. 획정위의 오랜 '고심'이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됐다.자유한국당의 당리당략에 따른 결정이었고, 더불어민주당도 여기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역풍이 만만찮다. 기초의회 의원 선거구 획정을 광역의회에 계속 맡겨둘 수 없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독립된 선거구 획정기구에서 기초의회 의원 선거구를 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득권을 내려놓지 못하는 현 정치권의 모습을 반영한 것이라고 허탈해하는 인천시 선거구획정위원회 위원장의 '망연자실'은 그 연장선상에 있다. 역풍은 인천뿐만 아니라 다른 시·도에서도 불고 있다. 심지어 문재인 대통령의 '개헌'에까지 영향을 미칠 조짐이다. 개헌을 하려면 정의당의 협조가 필수적인데 이번 일로 정의당과의 '공조'에 금이 가버린 것으로 보인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 꼴이다.

2018-03-20 경인일보

[사설]여·야, 지방선거 의식한 개헌안 안돼

청와대와 여당은 대통령 4년 연임제를, 자유한국당은 국회 추천 총리제를 포함한 분권형 대통령제를 권력구조로 확정했다. 한국당은 6월에 개헌안을 발의하겠다고 했으나 이는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선거 반대를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에 동시선거를 주장하는 여권과 상충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대통령헌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로 했다. 그리고 4월 28일까지 국회가 개헌안을 합의하면 발의를 보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다른 야당은 6월 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가 원칙이라는 입장이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정부 개헌안 발의에는 반대하고 있다. 특히 한국당이 선거구제 개편 논의 가능성을 보이면서 범진보 진영인 평화당과 정의당은 이에 동조하고 있다. 평화당과 정의당은 다당제 정착의 전제조건으로 인식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선거구제 개편이 더 큰 관심일 수 있다. 이들 야당이 정부개헌안의 발의에 반대하는 이유로도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개헌 시기 뿐만이 아니라 국무총리 선출 방식 등 분권의 내용에 대해서도 쟁점이 첨예하다. 국회 선출 국무총리는 사실상 이원집정부제와 내각제를 전제로 한 것이며 대통령제를 골간으로 하면서 대통령 권한 분산을 지지하는 여론에 배치된다는 것이 여당의 생각이다. 한국당이 개헌 로드 맵의 시기와 내용을 밝힌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한국당은 그동안 개헌 시기와 관련하여 계속 말을 바꿔왔다. 동시실시를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다가 연내 실시, 10월 실시로 말을 바꾸다가 다시 6월 개헌안 발의로 돌아섰다. 6월에 개헌안을 발의하자는 것은 사실상 10월에 개헌 국민투표를 하자는 얘기다. 여권도 정부개헌안에만 집착할 일이 아니다. 현실적으로 야당이 반대하는 상황에서 개헌안 통과는 불가능하다. 여야 정당들이 서로 지방선거를 의식한 선거공학적 접근이라고 비판하고 있는 입장에서 여야가 절충 타협한다면 개헌안 합의를 이뤄낼 수 있다. 6월에 합의할 수 있다면 국회에서 1년 넘게 개헌안을 논의했기 때문에 4월에 합의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여야 모두, 개헌을 지방선거의 승패와 연관시키는 선거공학에 집착해서는 안된다.

2018-03-19 경인일보

[사설]불안한 교권, 보험상품까지 등장한 교육현장

교육현장의 붕괴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일선 학교에서 학생들의 폭행, 욕설, 수업방해, 여기에 학부모까지 학교에 찾아와 부리는 행패는 이젠 낯선 풍경도 아니다. 교사들이 제자에게 욕설을 듣거나 멱살을 잡히는 것은 다반사고 심지어 매를 맞고 성추행까지 당하는 경우도 있다. 교육부의 집계를 보더라도 교권침해 건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도 교사들은 이런 사실이 알려질까 두려워 쉬쉬하거나 자괴감에 심리치료를 받기도 한다고 한다. 폭행 충격으로 교단을 떠나는 이들도 적지 않다.이러다보니 교사들이 학생과 학부모의 교권침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법적 소송을 당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소송에 휘말린 교사를 위한 손해보험 상품까지 등장해 불티나게 팔린다니 말문이 막힌다. 더케이손해보험은 2016년 7월 'The-K 교직원 법률비용보험'을 출시했는데 지난해 말 현재 총 4천450명이 가입했다고 한다. 지난해 3월 출시한 'The특별한 교직원 안심보장보험'에는 1천84건이 가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교사를 위한 보험상품이 일상화되고 가입 건수가 늘어나는 추세라면 이는 보통 문제가 아니다. 교육청, 국가기관 등의 교사 피해를 구제하는 현행 제도가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비용을 지원해도 턱없이 부족하거나 소송에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얘기다. 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물론 교사로서의 자질이 의심스러운 부적격 교사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건 차후 문제다. 당장 교육현장은 눈뜨고 볼 수 없이 무너져 버렸다. 무너진 학교 기강과 추락한 교권하에서 제대로 된 교육이 있을 수 없다. 외국은 교권침해 행위에 대해 매우 엄격하다. 미국은 교사에게 높은 수준의 도덕적 책무성을 요구하면서 교권이 침해당하면 다른 범죄보다 그 책임을 엄중하게 묻고 있다. 교사는 교사로서 본연의 임무인 가르침에 충실하고, 학생은 학생답고, 학부모는 학부모다워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교사에게 학생 지도 권한을 돌려주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현행 학교폭력예방법에 의한 학폭위 운영도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학교폭력, 그로인한 교권의 추락은 이제 우리 모두 머리를 맞대고 함께 풀어나가야 한다.

2018-03-19 경인일보

[사설]계절과 무관한 AI 방역 시스템 만들어야

기습적인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닭 등 가금류 사육농가의 피해가 확산되는 가운데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14일 충북 음성 오리농가에서 발생한 AI가 평택, 여주, 양주 등 경기 남북축 도시로 번지고 있다. 특히 평택, 양주와 충남 아산은 18일 고병원성 AI로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겨울에 극성을 부리는 AI의 특성과 달리 기온이 올라가는 봄철에 동시다발로 발생하자 크게 긴장하고 있다. 특히 경기도는 지난 8일 포천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지 두달여 만에 평택과 화성시에 내려진 이동제한 조치를 해제하자 마자 수도권을 덮친 AI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갑작스러운 봄철 AI 발생 원인은 아직까지 짐작 수준에 그치고 있다. 방역당국에서도 월동을 끝낸 철새의 북상, 겨울철에 쌓아 둔 닭 분뇨의 반출 등을 원인으로 추측할 뿐이다. 다만 양주와 여주의 발생원인은 평택 산란계 농장에서 전파된 것으로 보고 있다. 분명한 것은 AI 발생 추세가 주로 기온이 낮은 겨울에 발생한다는 일반적인 통념에서 벗어나고 있는 점이다. 지난해 6월에는 전국에 토종닭을 공급한 제주 토종닭 농장에서 AI가 발생해 긴급 살처분에 나서는 등 법석을 떨기도 했다.사실 이번 AI 기습 전까지만 해도 경기도를 비롯한 방역당국의 지난 겨울 AI 대응은 긍정적으로 평가받을 만했다. 도에서는 지난 1월 포천, 화성, 평택에 고병원성 AI가 잇따라 발생해 28개 농가의 닭 175만5천마리를 살처분했다. 206개 농가의 닭 1천588만5천 마리를 살처분해 사상 최대의 피해를 입었던 지난 겨울에 비하면 피해 규모를 10분의 1로 줄이는 성과를 낸 것이다. 가금류 농장에 대한 겨울철 휴업보상제를 실시하고, 초기방역에 집중한 것은 물론 발생 초기 살처분 반경을 확대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AI에 대한 방역당국의 대처 능력 자체는 그만큼 높아졌다는 방증인 셈이다.이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 방역당국은 AI의 상시적 발생 추세를 주목해야 한다. 경기도는 각종 시료검사에도 AI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자 규정에 따라 평택, 화성의 이동제한 조치를 해제했다가 허를 찔렸다. 지금이라도 겨울철 중심으로 짜여진 AI 예찰 및 방역 매뉴얼을 서둘러 재정비해야 한다.

2018-03-18 경인일보

[사설]정부의 감동없는 삶의 질 개선대책

연초부터 정부가 서민경제 활성화 대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일자리 확대와 삶의 질 개선을 목표로 한 최저임금 대폭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에 이어 지난 15일에는 올해부터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34세 미만 청년들에게 4년 동안 인당 연간 1천만원씩 지원하는 내용의 선물보따리를 풀었다. 그러나 현장의 분위기는 다르다. 지난 14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경기도의 경우 소상공인 밀집 대표업종인 도소매, 음식, 숙박업의 고용이 전년 동월대비 2만2천명이 감소한 것이다. 전국적으로도 동일한 양상이다. 1년 전에 비해 일자리 축소는 도소매 9만2천명, 음식숙박업 2만2천명 등으로 확인되었다.이들 업종은 대표적 영세자영업으로 외국과 비교할 때 그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 이미 포화상태다. 2008년 금융위기 이전만 해도 자영업자 수가 600만명을 훨씬 넘었으나 지난해에는 560만명으로 떨어지는 등 자연적인 구조조정 과정을 겪는 중이나 간과는 금물이다. 국내 고용의 한 축을 담당하는 자영업 추락의 끝이 어디인지 가늠되지 않는다.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와 구직활동 중인 사람들의 비율을 뜻하는 경제활동 참가율까지 떨어졌다.통계청은 지난 겨울의 한파와 공무원 시험일정 변경 등의 영향으로 지난 2월 경제활동 참여가 큰 폭으로 위축된 때문이라 밝혔다. 그러나 만성적인 내수부진에다 지난해 중국의 사드 보복이 겹친 터에 금년 벽두부터 최저임금쇼크까지 가세한 탓이 크다. 노동연구원은 최저임금 10% 인상시 인건비는 1%가량 오른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분 보전차원에서 3조원의 혈세지원을 밝혔으나 자영업자들은 정부가 '남의 다리만 긁고 있다'고 분개하고 있다.개인사업자 여신규제 움직임은 설상가상이다. 금리의 상승추세에도 시중은행의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가파르게 증가해 300조원 돌파가 임박했는데 상당수가 상환능력이 의심되는 취약차주들로 추정된다. 금융당국이 이달 26일부터 '개인사업자 대출 여신심사 가인드라인'제를 실시하기로 한 배경이다. 막대한 규모의 세금낭비는 언감생심이고 당장의 생활물가 인상 도미노에 서민들만 더 고단하게 생겼다.

2018-03-18 경인일보

[사설]공항버스 면허 전환, 이용자 먼저 생각하라

경기도의 공항버스 면허전환정책이 지방선거 쟁점으로 비화하고 있다. 도는 한정면허인 공항버스를 시외면허로 바꿀 때가 됐다는데, 성남시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광역지자체와 기초단체가 대립하는 모양새지만 남경필 도지사와 이재명 전 성남시장의 대리전 양상이다. 이 전 시장은 SNS에 '이상한 행정'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남 지사와 이 전 시장은 청년 정책과 버스준공영제 정책을 두고 충돌한 바 있다.경기도에 따르면 관내에서 인천공항이나 김포공항으로 가는 공항버스는 3개 업체 23개 노선이다. 도는 이들 노선에 한시적으로 내줬던 한정면허를 상반기에 회수, '시외 면허'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용객이 늘면서 수익률이 개선돼 배타적 권한을 부여하는 한정면허가 필요 없게 됐다는 것이다. 한정면허를 유지하는 게 오히려 특혜라는 시각이다. 반면 성남시는 요금인하, 차량 시설 개선, 노선조정은 한정면허 갱신 시 충분히 반영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 공공성은 약화하고 운수업체의 노선 사유화에 따른 시민불편 등 피해만 커질 것이라고 지적한다.두 지자체의 대립은 남 지사와 이 전 시장의 대리전이다. 여·야 경기도지사 유력 후보인 두 사람은 이미 수차례 정책 공방을 벌인 전력이 있다. 공항버스와 관련해서도 남 지사는 이 전 시장이 트집 잡기를 한다고 비판한다. 동생이 버스업체를 운영하는 것과 아무 상관이 없는데도 의도적으로 엮으려 한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전 시장은 한정면허를 유지하면서 얼마든지 합리적 운영이 가능한데 무리하게 시외면허로 바꾸려 한다고 한다. 준공영제 명목으로 버스회사에 퍼주기를 하더니 이번에는 한시면허를 영구면허로 바꿔주는 이상한 버스 행정을 한다는 것이다.공항버스의 시외면허전환은 도의 행정행위다. 이를 정치 잣대로 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래도 지방선거를 앞둔 민감한 시점에서 정치 쟁점화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면허 전환의 당위성도, 도가 서두른다는 지적도 일리가 있을 것이다. 분명한 것은 정책 전환의 최우선 기준은 도민과 이용객의 편의 그리고 공정성이다. 그래야 시비가 줄고, 후유증도 남지 않는다.

2018-03-15 경인일보

[사설]이런 대기 오염 측정망으로 미세먼지 잡을 수 있나

미세먼지 농도 등을 측정하는 인천지역 대기오염 측정망 상당수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천발전연구원 조사 결과는 충격적이다. 21곳의 현장조사 결과 제대로 된 위치에 있는 것이 거의 없었다. 그동안 쓸데 없는 대기 오염 조사를 하고 있었던 셈이다. 인천시는 중국과 가깝고, 항만·공항과 석탄화력발전소 등 배출량이 큰 오염원이 있어 국내에서 대기오염수준이 가장 높은 도시다. 미세먼지를 비롯해 대기환경 관리와 오염에 대응하기 위해서 대기오염 현황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하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하지만 조사 결과는 너무도 참담했다. 대기오염측정망의 시료 채취구는 지상 1.5m 이상 10m 이하에 설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데 고잔측정소와 숭의측정소는 지상 20m가 넘는 높이에 있었다. 원당측정소는 북쪽으로 고층 아파트가 늘어서 있어, 정상적으로 대기오염이 측정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또 운서측정소는 옥탑 주변에 배기구와 환기구가 다수 배치돼 있었고, 검단측정소와 송도측정소 인근에는 대규모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이뿐이 아니다. 신흥측정소, 송림측정소, 숭의측정소는 반경 1.5㎞안에 모여 있어 중복 측정되고 있었다. 반면 검단산업단지를 포함한 서구 북서부지역, 김포와 경계인 서구 오류지역, 영종도 용유지역, 강화 남부지역, 청라국제도시와 송도국제도시 일부 지역 등이 대기오염측정망 범위 밖에 있어 오히려 신규 설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런 터무니 없는 실태가 인천시에 국한된 것인가 하는 점이다. 경기도 지역 대부분의 오염측정소도 엉뚱한 곳에서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 대대적인 실태조사가 필요한 이유다. 최근 중국 베이징의 미세먼지 농도가 4년 전보다 21~42% 수준으로 줄어 우리보다 낫다는 보고서가 발표됐다. 이는 대기질 모니터링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대중에 통계를 공개해 투명성을 끌어올렸기 때문이라고 한다. 미세먼지가 어디에서 얼마나 발생하는지 원인 규명부터 제대로 해야 종합적인 대책이 나오는 건 상식에 속한다. 기본을 지키지 않은 채 대기오염을 측정했다니 어이가 없다. 측정소를 제대로 설치해 원인부터 규명한 후 종합적인 미세먼지 대책을 내놓길 바란다.

2018-03-15 경인일보

[사설]고용대란 현실화 조짐 심상치 않다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2월 고용동향이 향후 고용대란을 예고하는 지표라는 지적이 일면서 시중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천608만3천명으로 1년 전 보다 10만4천명 증가하는데 머물렀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고용몸살을 앓던 2010년 1월 1만명 감소를 기록한 이래 8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의 증가 폭이다. 3월 고용동향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무원시험 준비생 수십만명이 다음달에 실업 통계에 잡히기 때문이다.전체 취업자 증가폭 둔화현상뿐 아니라 세대별 분야별 취업통계 추이도 고용불안 사회의 민낯을 보여주고 있다. 우선 경제중추인 30대(-3만4천명)와 40대(-10만7천명) 취업자는 크게 줄었고, 50대(3만5천명)와 60세 이상(16만5천명)은 크게 늘었다. 경제핵심 세대의 일자리가 줄고, 장·노년층은 악착같이 노동현장을 찾고 있다는 방증이다. 또한 도매·소매업 취업자가 9만2천명이나 줄었다.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여파 탓이라는 분석이 유력하지만, 최저임금 인상과의 상관관계를 주목해야 할 통계다.이같은 고용추세를 방치할 경우 경제 전분야에 심리적 위축 현상이 확산되면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맞을까 걱정이다. 실제로 3월에 대란에 가까운 청년실업 통계가 나오고, 시간이 갈수록 최저임금 및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 현상이 확산될 경우 고용을 바탕으로 한 경제활력의 침체가 예상된다. 정부도 상황의 심각성을 인정하고 있다. 기재부는 오늘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청년일자리 대책을 발표한다.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재정투입과 이를 위한 추경편성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재정만으로 전반적인 경제위축 심리를 극복하기 힘들다. 또 선의의 정책이 꼭 좋은 결과를 낳는 것도 아니다. OECD는 14일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7%에서 3.9%로 상향조정했다. 3.9% 성장률은 2011년 4.2% 이후 7년 만에 가장 높은 기록이다. 반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3% 그대로 유지했다. 세계경제 성장 추세에 우리만 소외된 것이다. 고용대란을 방지하고 경제활력의 불씨를 되살리려면 세계경제 성장 추세에 올라타기 위한 제도적 정책적 수단을 총동원해야 한다.

2018-03-14 경인일보

[사설]한국지엠 외투 지정 신중해야

한국지엠(GM)이 13일 인천시에 인천부평공장을 외국인투자지역(이하 외투지역)으로 지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군산공장 폐쇄후 대책으로 한국에 신차 2종을 배정하고, 28억 달러 규모의 신규 투자를 하겠다는 것이다. 부평공장에 스포츠유틸리티(SUV) 신차, 창원공장에 크로스오버유틸리티(다목적차량·CUV) 신차를 배정해 국내 연간 50만대의 생산량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인천시는 지엠측이 밝힌 신규투자계획과 지정 신청이 지역의 고용과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 예상된다. 한국지엠 부평공장은 인천지역 전체 GRDP의 15%에 달하고, 수출액 기준으로 22%에 달할 만큼 인천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그러나 지엠측이 제시한 투자요건이 외투지정 요건을 충족하는지, 그리고 신규투자계획이 임기응변이 아니라 지속가능성이 있는지 또 이행을 담보할 수 있는 지렛대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신규투자액보다 향후 한국지엠의 생산량 증가, 고용창출 효과가 어떻게 변화되는지를 눈여겨봐야 할 것이다. 외투지역 지정으로 5년간 법인세 100% 감면, 추가로 2년간 50% 감면 등의 엄청난 특혜가 주어지는데 특혜만 챙기고 공장폐쇄나 생산 축소를 선언하는 이른바 '먹튀'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지도 점검해야 한다.더 큰 문제는 지엠공장의 외투지역 지정이 국제통상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외국인들에 대한 세제 혜택 문제로 유럽연합(EU)이 조세회피처 블랙리스트 지정 국가에 올렸다가 세제혜택감면제도 보완 조건으로 가까스로 제외된 바 있지만 그레이리스트(주의국가)로 분류되어 EU의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자칫 국가브랜드의 심각한 훼손과 외국인 투자 위축을 초래할 수도 있다.한국지엠의 외투지정 신청서는 지자체의 검토과정을 거친 후 산업통상자원부에 전달하고, 산업부 외국인투자위원회가 심의를 거쳐 지자체가 외투지역 지정여부를 결정한다. 15만명의 일자리가 걸려 있고,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이어서 지역 여론을 의식한 정치적 판단이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 외투지정 여부는 지엠이 내세운 투자계획들이 법적 요건에 부합하는지, 현실성과 지속성이 있는지에 대한 치밀한 검토 이후에 이뤄져야 한다.

2018-03-14 경인일보

[사설]또 검찰 포토라인에 서는 5번째 전직 대통령

오늘 우리는 검찰 포토라인에 서는 전직 대통령을 보게 된다.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의 소환통보를 받은 5번째 전직 대통령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정 사상 처음 탄핵을 당하고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또 한 명의 전직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게 된다는 현실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착잡하기 이를 데 없다. 오늘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두하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비리 의혹은 애초 떠돌던 '정치보복'이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시간이 흐르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뇌물수수 액수만 100억원대를 넘는다. 국정원 특활비 17억원을 수수하고, 삼성전자로부터 수십억원의 다스 소송비용을 대납받은 의혹을 사고 있다. 또 이팔성 전 우리금융 회장으로부터 인사청탁 대가로 22억원, 김소남 전 새누리당 의원 한테는 공천헌금 명목으로 수억원을 받은 의혹이 뒤따르고 있다. 만일 사실이라면 대통령의 권한을 이용해 사적 이익을 취했다는 점에서 국민적 공분을 사고도 남는다.그런데도 이 전 대통령은 그동안 사과나 진정성 있는 해명은 없었다. 그동안 검찰 수사 결과에 줄곧 '정치보복'이라고 주장해 왔으나 이런 주장은 그간 밝혀진 정황에 비추어 볼 때 설득력이 크게 떨어진다. 드러난 실정법 위반도 문제지만 '가장 도덕적인 정권'을 만들겠다는 2007년 대선 약속을 믿고 표를 주었던 국민의 배신감과 허탈감이 주는 아픔은 '전직 대통령 소환'이라는 현실보다도 오히려 더 크고 무겁다. 검찰에 출두하는 마당에 이 전 대통령은 더 이상 구차한 모습을 보이지 말아야 한다. 재임 기간 제기된 의혹에 대해 국민에게 솔직하게 털어놓고 용서를 구하는 게 옳다.전직 대통령 5명이 검찰에 소환되는 경우는 세계 정치사에 그 유례를 찾아볼 수가 없을 정도로 부끄러운 일이다. 하지만 '제왕적 대통령제'가 유지되는 한 전직 대통령 소환은 언제든지 반복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절대권력은 반드시 부패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 대통령의 권한을 조정하자는 개헌논의가 설득력을 갖는 것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아무튼 이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으로 우리 정치의 후진성은 또다시 만천하에 드러났다. 아무쪼록 이 대통령이 검찰 포토라인에 서는 마지막 전직대통령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2018-03-13 경인일보

[사설]송도 6·8공구 '비리 의혹' 이대로 묻히나

불볕더위가 맹위를 떨치던 지난해 8월, 인천시 고위직 공무원이 SNS에 올린 글이 인천지역 사회를 온통 뒤흔들어 놓았다. 시에서 불과 6명 뿐인 2급 이사관의 '폭로'인 만큼 그 파괴력은 대단했다. 더욱이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에 대해 '비리의혹'을 제기한 것이어서 그 충격은 상상을 뛰어넘었다. 정대유 당시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차장은 자신의 SNS에 송도국제도시의 개발이익 환수를 둘러싼 의혹을 폭로하는 글을 올렸다. "개발업자들은 얼마나 처드셔야 만족할는지"라고 개탄했다. "언론·사정기관, 심지어 시민단체라는 족속들까지 한통속으로 업자들과 놀아나니"라고 꼬집었다. 시민들은 지지와 격려를 보냈다. 정치권은 즉각적인 수사를 촉구했다. 지역언론은 편이 갈려 지지와 비판을 쏟아냈다. 지역사회 전체가 혼돈에 빠져들었다.그런데 의혹과 논란의 결말은 허망하기 이를 데 없다. 송도국제도시 6·8공구 개발 비리와 관련해 7개의 고소·고발사건을 조사해온 인천지검은 사건 모두에 대해 무혐의 또는 각하 처분했다고 지난 11일 공식 발표했다. 관련자 조사와 사업 서류 및 공문 분석결과, 구체적인 단서가 없는 추측성 의혹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전·현직 시장들의 특혜성 사업계약 체결과 토지 헐값 매각에 따른 배임 의혹은 무혐의 처분됐다. 건설사들의 시 공무원 뇌물제공 의혹은 각하 처분됐다. 전·현직 시장을 검찰에 고발한 정당에 대한 명예훼손과 무고혐의 고소사건 그리고 이 당의 논평이 언론인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인천언론인클럽의 고소사건도 모두 무혐의다.이런 경우를 빗대어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이라고 하던가. 요란하게 일을 벌였으나 별로 신통한 결과를 얻지 못했을 때다. 정 전 차장을 비롯한 사건 관계자들이 이런저런 의혹이 있다고 진술할 뿐 새로운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 하지만 시 공무원, 건설사, 언론, 심지어 시민사회단체에 이르기까지 인천지역사회 전체를 들었다 놓았다 했던 사건이다. 이렇게 조용하게 잊혀져갈 것 같지 않다. 이제 본격적인 지방선거 국면이다. 크고 작은 토론회와 유세를 통해 다시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걸로 모든 의혹이 사라졌다고 믿는 시민이 그다지 많아 보이지 않는다.

2018-03-13 경인일보

[사설]'경기분도론'과 '광역서울도' 공약의 허점

6·13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경기도의 미래와 관련한 정반대의 행정구조 개편 공약이 맞부딪힐 모양이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잇따라 경기도 분도 공약으로 자유한국당 남경필 경기지사의 광역서울도 공약에 맞불을 놓고 있다. 민주당 전해철 의원은 경기북부를 평화통일특별도로, 양기대 광명시장은 경기북도를 신설하겠다는 공약을 각각 제시했다. 반면 남 지사는 이미 밝힌대로 경기도, 인천, 서울시를 통합한 광역서울도로 수도권 규제를 일거에 해소하자고 주장한다.아직 예비후보 단계의 공약인 만큼 도 행정구조 개편을 둘러싼 공약 대결이 본선까지 이어질지는 지켜봐야겠지만, 기본적으로 분도론이나 광역서울도론 모두 지방선거 공약으로 추진되기 힘든 중대 현안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경기도 행정구조 개편 문제는 후보 개개인의 득표전략으로 활용되기보다는 국가 백년대계의 향방을 놓고 숙의해야 할 과제이기 때문이다.행정구조 개편문제는 경기도를 쪼개고 수도권을 합치는 선에서 논의할 문제가 아니다. 중앙정부와 여야 정치권이 전국을 대상으로 국가경영의 틀을 새로 짜는 수준의 거대 현안이다. 국민 전체가 영향을 받는 현안의 규모를 생각하면 경기도만 따로 분리해 추진될 수 없다는 얘기다. 실제로 도 폐지를 전제로 전국을 인구 100만~200만명 규모의 자치단체로 재구성하자는 행정구조 개편 논의는 박정희 정부 시절부터 간헐적으로 이어져 왔다. 그러나 개편의 목적인 균형발전 목적 달성에 대한 확신 부족과 역사적으로 형성된 지역정서에 발목 잡혀 구체적인 정부과제로 추진된 적은 없었다. 그만큼 지난한 과제라는 방증이다.따라서 경기도 분도나 광역서울도 공약 모두 국가개조에 동의하는 국민합의와 이를 위임받은 정권의 의지가 아니고서는 추진하기 힘들다. 또한 경기도를 제외한 나머지 광역지방자치단체들은 분도나 대수도론 모두 반대하는 지경이니, 중앙정치권이 경기도지사의 공약을 수렴할 가능성도 제로에 가깝다. 물론 지역발전을 위한 비전을 제시할 수는 있다. 하지만 늘 구호에 그치는 주장이라면 비전이라 하기 힘들다. 바로 이 점이 경기도 분도나 광역서울도 공약의 허점이다.

2018-03-12 경인일보

[사설]미투의 정치공학적 접근을 경계한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정봉주 전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과 진보진영 인사 등에게 미투 관련 의혹이 집중되고 있다.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에게 제기된 이른바 '내연녀' 논란은 진실공방의 양상을 띠고 있다. 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2008년 자신에게 성추행 당했다는 한 여성의 주장이 제기된 이후 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자유한국당 등 보수진영은 민주당을 상대로 '도덕적 우월성을 과시하더니 이중잣대를 보인다'는 논리로 정치적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미투의 사회적 함의는 권력적 갑을 관계나 위계 또는 위력에 의한 성추행이나 성폭행 등 성범죄를 바로잡고, 한국사회의 성적 차별구조를 고발함으로써 양성평등을 이루고자 하는 데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박수현 전 대변인과 정봉주 전 의원, 민병두 의원 등 정치권에서 벌어지고 있는 폭로 등은 미투 운동의 본래 취지와는 거리가 있다. 미투를 광범위하게 해석할 수 있다 하더라도, 개인 차원의 성추행이나 여성이 개입된 부도덕한 행위 등 사생활의 영역을 권력적 관계에 의한 성추행 또는 성폭행이라고 보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다. 당사자들의 진위공방이 진행 중이므로 사실관계를 확정할 수 없으나 이러한 광의의 미투 관련 진위공방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공방의 소재가 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성추행 의혹과 관련된 일에 대해 정당의 비판을 나무랄 수는 없다. 그러나 이를 선거공학적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은 미투의 본질을 훼손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 미투는 보수와 진보의 문제라고 볼 수 없다. 진보진영에 미투가 집중되고 있지만 야당 등 보수세력도 과거에 미투 관련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만의 하나 야당이 이를 정략적으로 활용하려 한다면 미투가 갖는 사회적 의미를 왜곡할 뿐 아니라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또한 일각에서 제기되는 '공작' 가능성을 염려하는 시각도 논거가 없는 단순 추측일 뿐이다. 공작이라고 주장하려면 이에 합당한 정확한 근거를 내놓아야 한다. '공작'으로 프레임화 하려는 시도가 만약 있다면 이 또한 미투의 본질을 변질시키는 일이다. 따라서 미투를 이용한 정치공학적 접근은 여야 모두 철저히 경계해야 한다.

2018-03-12 경인일보

[사설]한반도 중대변화 감당할 내부 역량 결집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대북 특사단을 파견한 이후 급변한 한반도 정세는 대한민국의 운명을 결정적 순간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1주일도 안돼 대한민국과 미국이 북한과 4월 남북 정상회담, 5월 미북 정상회담을 성사시키자 세계가 경악하고 있다.4·5월 한·미 정상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연쇄 회담이 운명적인 이유는 회담 결과가 대한민국과 국민에게 미칠 영향이 전례 없는 양상일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회담이 한· 미가 원하는 대로 북한의 핵폐기 및 비핵화를 위한 첫 관문을 여는 성과를 낸다면 남북관계는 평화체제로 전환되면서 획기적인 교류·협력의 장이 열릴 것이다. 반면 회담 결과가 최악의 상황에서 결렬된다면 미·북간의 무력 충돌이 현실화되면서 대한민국은 신냉전시대의 최일선에 설 수도 있다.문 대통령이 4월 정상회담에 대해 미북 대화의 관리자로서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대북제재 유지를 강조한 것도 정세의 엄중함을 인식해서다. 한반도 운명에 미칠 결정적 사태는 미북 정상회담을 통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에 핵보유국 지위와 체제보장을 얻으려는 김 위원장과 북한의 비핵화를 문제 해결의 출발로 강조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을 안정적으로 진행할지 예측하기 어렵다. 미국 주요 언론이 트럼프의 정상회담 수용을 아무 준비 없는 충동적인 결정으로 비판하는 대목이 예사롭지 않은 이유다.'한반도 정세 급변'이라는 현안을 대하는 대한민국 내부의 태도와 자세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정치인, 고위공직자, 언론에 이르기까지 정제된 언행으로 현안의 무게에 걸맞게 대응해야 한다. 최근 송영무 국방장관이 미 태평양함대사령관에게 4월 한미 연합훈련에 원자력잠수함 같은 확장억제전력을 한반도에 전개할 필요가 없다고 발언했다가 농담이라고 해명했다. 예측불가능한 한반도 상황에 대비해 물샐 틈 없는 국방 의지를 밝혀야 할 사람이 할 말이 아니었다. 정치인들도 마찬가지다. 진영 논리에 갇혀 지방선거 차원에서 아무 자리에서나 툭툭 던지는 말로 대응할 현안이 아니다. 기대와 걱정이 교차하는 4, 5월 한반도 정세를 슬기롭게 관리하려면 갈등과 분열의 언행을 삼가고 대한민국 내부의 위기관리 역량을 결집시키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018-03-11 경인일보

[사설]인천 캠프마켓 정보비공개 판결 국민이 납득할까

인천시민들의 알권리 요구가 사법부에 의해 또다시 좌절됐다. 8일 서울행정법원은 지난해 5월 인천녹색연합이 환경부를 상대로 한 '부평미군기지 환경오염 조사 및 위해성 평가보고서' 정보비공개처분 취소소송에서 위해성 평가내용 공개불가란 환경부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오염물질이 인체에 미치는 위해성 정도를 과학적으로 산출한 자료로 환경부는 캠프마켓에 대한 관련조사를 마쳤음에도 시민단체의 자료공개 요구를 거부해왔다.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하위법령인 '미군과의 합의 없이는 공개불가' 조항과 한국 정보공개법 제9조 1항에 '국방, 통일, 외교에 관한 사항은 공개할 수 없다'는 것이 근거이다.캠프마켓은 인천광역시 부평구 산곡동 일대 44만여의 주한미군기지로 2002년에 체결된 한미연합토지관리계획(LPP)에 의해 한국에 귀속되었다. 정부는 군사시설을 전부 헐고 토지를 정화해서 2016년까지 부평구에 넘기기로 했으나 미군은 2014년에 캠프마켓의 절반인 22만여㎡만 한국정부에 반환했다. 내년에는 나머지 부지도 넘길 예정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2월에 전국 68개 도시재생뉴딜사업 시범사업지를 선정하면서 캠프마켓 일대에는 국비와 지방비 등 총 1천576억원을 투입해서 도시개발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지난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반환지역의 정화책임자가 주민의견을 반영한 정화계획을 수립할 것을 법으로 명시했다.인천시민들은 캠프마켓의 조속한 개발을 희망 중이나 지연이 불가피해 보인다. 환경부는 발암물질인 다이옥신과 수은 등의 복합적인 토양오염은 물론 지하수 오염도 확인했다. 전문가들은 토질(土質) 정화에만 3~4년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정화책임 주체에 대해서도 한미 간의 이견차이가 확인된다. 주한미군은 지금까지 모든 미군주둔 기지들을 오염치유 없이 한국정부에 반환해 왔으나 SOFA 환경보호에 관한 특별양해각서에는 미군의 정화기준을 'KISE(인간건강에 급박하고 실질적인 위험)를 초래하는 오염치유를 신속하게 수행하는 것'이라 규정해서 자칫 정화주체 논란에 휘말릴 수도 있는 것이다.인천시민들은 불안하다. '모든 국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가진다'는 헌법 제 35조1항에 눈길이 간다.

2018-03-11 경인일보

[사설]지방분권 개헌, 더 미룰 수 없다

행정안전부가 지자체에 내려보내는 교부금을 쓰려면 여러 틀과 원칙을 지켜야 한다. 돈은 받았으되 실질적으로는 중앙의 잣대에 맞춰야 쓸 수 있는 구조다. 지방자치제도가 시행된 지 27년째를 맞았으나 지자체들은 중앙집권적인 법률과 제도에 묶여 옴짝 못하고 있다. 이름만 지방자치인 셈이다. 인력과 예산 운용도 중앙정부에서 자유롭지 않다. 정치권은 실질적인 지방자치제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개헌이 필요하다면서도 미적거리고 있다. 참다못한 지역 언론이 나섰다.경인일보 등 9개 지방 유력일간지로 구성된 한국지방신문협회는 지난 7일 국회에서 '지방분권 개헌, 어떻게 이뤄져야 하나'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한신협 소속 신문사 발행인들과 김부겸 행안부 장관, 여야 정당 대표, 국회의원 등이 대거 참석해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김부겸 장관은 "지방분권 개헌이 필요하다는 것은 이 자리에 계신 모두가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지방분권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토론회에서는 지방자치제도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지방분권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현행법과 제도의 개선, 지방재정 확충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구체적으로는 국가 전체의 틀을 바꾸는 분권을 헌법에서 선언하고 그에 따른 것을 법률에 규정하면 중앙 중심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헌법에 반드시 지방분권 내용을 담아야 하위 법령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추상적으로 모두 법률에 위임하면 안 된다는 개헌론도 제기됐다. 개헌안에 지방분권이 명시돼야 하고 지방재정 격차 해소에 대한 의무규정이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중앙과 지방간 힘의 불균형은 지방자치제도의 본질에서 벗어난다. 지방분권 실현은 더 미룰 수 없는 국가 과제이다. '무늬만 지방자치'는 중앙과 지방정부 모두에 걸림돌만 될 뿐이다. 지방분권을 위한 개헌에는 여·야 정치권 모두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더 미룰 이유도 명분도 없다. 행안부도 조만간 대통령에게 지방분권 안을 보고 한다. 최적의 지방분권 방안이 만들어지고, 빠른 시일에 개헌을 통해 실질적인 지방자치제도가 실현되기를 기대한다.

2018-03-08 경인일보

[사설]남북화해 분위기 개성공단 재개 신호탄 되길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냉랭했던 남북관계가 순식간에 봄날로 변한 느낌이다.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과 체제 안전 보장이란 전제가 있기는 하지만 어찌됐든 외형상 북측의 태도에 일대 변화가 감지된다. 물론 여전히 의구심은 남아 있다. 이번에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사로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만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어제 미국으로 출발했다. 이번 방북때 받은 북한의 메시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미국 측에 미북 대화에 나설 것을 직접 설득하기 위해서다.북한과 미국간의 대화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마침내 북한이 핵을 포기해 하루빨리 국제사회의 정상적 일원으로 나오는 것은 우리 국민 모두가 바라는 일이다. 이런 기분 좋은 희망이 경인지역 주민들에게 더욱 절실한 것은, 저 멀리 연평도에서부터 연천에 이르기까지 상당지역이 북한과 접한 지리적 여건 때문이다. 평창올림픽, 특사단 북한 방문, 남북정상회담 성사 등 일련의 과정이 특히 경인지역 주민을 설레게 하는 것도 이때문이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개성공단기업비상대책위원회는 이미 지난달 개성공단 입주기업 관계자 200여 명이 개성공단을 찾아 시설 점검 등을 하겠다며 정부에 방북 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만큼 개성공단 재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이다.너무 성급하게 분위기에 취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틀린 말은 아니다. 미국의 반응도 아직 나온 것이 없는데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린다는 일각의 우려도 일리가 있다. 섣부른 희망이 큰 상처로 돌아온 경험이 한 두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남북관계 정상화의 첫째 조건은 북한의 진정성 있는 자세다. 순간을 모면해 보려는 이중적 태도는 이제 통하지 않는다. 오히려 불량국가의 이미지만 키울 뿐이다. 솔직해져야 남북관계 전반에 대한 긍정적 영향이 각계로 확산될 수 있다. 개성공단 재개도 그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다. 개성공단 정상화는 새로운 남북관계 발전을 향한 새출발이다. 미국도 북한의 진지한 변화가 감지될 때 대화의 장에 나서게 될 것이다. 그런 진정성 있는 대화 자세야말로 개성공단의 문을 열 수 있는 열쇠임을 북한은 명심해야 한다.

2018-03-08 경인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