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문재인정부 협치·소통으로 '2년차 징크스' 넘어서길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로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지난 1년은 다사다난하다는 말이 무색할 만큼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그중 절체절명의 남북관계가 극적인 반전을 이룬 것은 문재인 정부 1년의 가장 큰 성과였다. 지난해 7월 4일 대륙간탄도로켓(ICBM) 화성-14형 시험발사 때만 해도 남북, 북미 관계는 최악이었다. 하지만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대화 채널이 복원됐고, 마침내 지난달 27일 판문점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갖는 대반전이 일어났다. 북미 정상회담이 남아 있지만 일단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낸 것은 정말 다행이다.'남북관계 복원'이라는 외치의 성과와는 달리 내치에서 큰 점수를 받기엔 부족한 점이 많았다. '적폐 청산'이라는 이름으로 각 분야에서 벌어진 변화의 바람은 오히려 '정치 보복'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결국 두 명의 전직 대통령이 구속됐고 우리 사회는 대립과 반목으로 국론이 분열되기에 이르렀다. 이를 보듬어야 할 정치권은 소통의 부족으로 여·야간의 갈등의 골만 깊어졌다. 인사검증 실패로 6명의 고위공직 후보가 낙마하는 인사참사가 발생한 것도 뼈아팠다.경제는 더 암울했다. '일자리 정부'를 표방한 문재인 정부였으나 고용 성적표는 최악이었다. 나랏돈으로 청년 실업을 해결하겠다는 청년 일자리 대책은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지난해 11조원의 일자리 추경을 편성했고 올 예산 가운데 일자리 창출에 쏟아붓는 나랏돈은 자그마치 19조원에 이른다. 그런데도 청년실업률은 지난해 9.8%로 늘었고 비정규직에서 청년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무려 35.7%를 기록했다. '발등에 불'인 고용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스스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과감하게 규제를 혁파해 투자 확대를 유도해야 하는데 그런 점이 부족했다. '2년 차 징크스'라는 말이 있다. 이는 집권 1년의 성공을 과신한 나머지 2년 차에 지나치게 과욕을 부리다 오히려 일을 그르치기 때문에 붙여진 것이다. 문재인 정부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반드시 야당과 소통을 하고 협치를 하라는 것이다. 소통과 협치를 강조했던 1년 전 취임사를 기억했으면 한다. 아울러 80%를 넘는 지지율에 기대어 귀 막고 눈감으며 일방적으로 독주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뒤돌아 보기 바란다.

2018-05-09 경인일보

[사설]글로벌 시민의식이 필요한 인천시

인천시는 글로벌 핵심도시, 혹은 세계도시를 비전으로 채택하여 추진하고 있지만 정작 시민들의 글로벌 의식은 기대 이하로 나타나 대책 수립이 시급하다. 인천연구원이 공개한 '인천 시민 다문화수용성 기초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시민의식은 낮은 편으로 나타났다. 35%의 시민들은 직장이나 거주공간에서 외국인이나 외국 이주민들과 접하며 생활하고 있지만, 외국인의 증가에 대해서도 경계심을 강하게 가지고 있는 등 문화개방성은 대체로 평균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인천시가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 핵심도시 전략은 인천국제공항이나 인천항과 같은 글로벌 교통인프라를 활용하는 전략이지만 역사 문화적 근거도 있다. 인천시는 1883년 제물포 개항이래 일본, 중국, 서양인 거주지 등 외국 조계지가 설치 되었으며, 1905년 경에는 외국인 인구 비율이 50%를 상회한 적이 있을 만큼 다민족 다문화 도시의 전통을 지닌 적이 있었다.2018년 현재 인천시가 유치한 국제기구는 총16개 기관으로 중앙정부를 제외하면 국내에서 가장 많다. 송도에는 녹색기후기금(GCF), 월드뱅크 한국지부를 중심으로 다수의 UN 산하 국제기구와 국제금융기구들이 위치하고 있다. 또 송도에 위치한 글로벌 캠퍼스에는 뉴욕주립대, 조지메이슨대, 겐트대, 유타대, 조지아주립대 등 5개의 외국대학이 유치되어 있다. EIU는 인천시의 글로벌 매력도를 세계 120개 도시 중 56위로 평가한 바 있어(2012 EIU보고서) 객관적인 글로벌 지표는 매우 높은 편이다.글로벌 도시는 교통인프라나 국제기구와 같은 인프라로 완성될 수 없다. 시민들의 다문화 수용의식, 성숙한 세계 시민의식이 뒷받침될 때 실현될 수 있다. 인천시가 명실상부한 글로벌 도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다문화도시전략이 필요해 보이며, 인천시의 실제 외국인 인구는 10만명을 상회하고 있다. 외국인들의 복지, 사회참여, 문화교류를 확대하여 인천시민의 일원이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시민들의 다문화의식을 높이기 위한 교육이 중요하지만 다문화교육을 받은 시민은 25%에 불과하며, 외국인이나 이주외국인과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 경험은 10%내외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체의 차별의식을 극복하고 인권적 차원에서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교육, 문화 공존 상생을 체험하는 시민 다문화 프로그램이 추진되어야 한다.

2018-05-09 경인일보

[사설]6·13 지방선거가 축제의 장이 되려면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9일 자유한국당 경기도지사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선거전에 돌입한다. 이미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후보로 확정된 이재명 후보와 맞대결을 벌이게 됐다. 경기도 내 31개 시·군 가운데 25개 시·군에서 민주당·한국당 후보간 경쟁구도가 확정됐다. 경기·인천지역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들의 대진표도 완성 단계에 들어서면서 한 달여 남은 6·13 지방선거전이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지방선거는 내 지역을 위해 일할 참일꾼이 누군지 가려내자고 자치권을 행사하는 축제의 장이다. 일꾼을 제대로 뽑기 위해서는 후보들의 면면을 제대로 살펴봐야 한다. 지역의 민심이 제대로 반영되려면 높은 투표율이 전제돼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아쉽고 안타깝다. 후보들은 유권자들의 지독한 무관심에 낙담한다. 우리 동네에서 출마하는 후보자가 누군지도 모르는 유권자가 더 많은 실정이라고 후보자들은 개탄한다. 역대 선거에서 기록한 50% 언저리를 맴도는 낮은 투표율은 지방선거 무용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올해는 특히 남북회담 같은 대형 이슈에 묻혀 지방선거에 대한 무관심이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지방선거 출마자들도 유권자에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더 해야 한다. 일부 후보는 소속 당의 인기에 업혀 가려 하거나 상대 후보에 대한 비방과 비난으로 주민들을 짜증 나게 한다. 정치에 대한 불신과 무관심을 부르는 몰지각한 행위다. 후보들은 내 지역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이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성찰해 주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공약을 내놓아야 한다. 그래야 주민들의 관심을 끌고, 자신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다. 유권자들은 두 눈 부릅뜨고 후보들의 공약과 인성을 살펴봐야 한다. 내 지역을 책임질 일꾼을 허투루 뽑아서는 안될 일이다.6·13 지방선거가 35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는 과거와는 달라야 한다. 당 보다는 내 지역을 위해 잘할 수 있는 일꾼이 누구인지 가려내는 선거여야 한다. 투표율도 10%포인트 이상 높아졌으면 좋겠다. 후보는 소속 당에 기대거나 상대 후보를 끌어내리려는 구태를 벗어던져야 한다. 지역과 주민을 위한 공약을 통해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어야 한다. 유권자는 후보들의 공약을 살펴보고 투표행위를 통해 의사를 표시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무관심과 냉소, 낮은 투표율로는 성숙한 지방자치를 이뤄낼 수 없다.

2018-05-08 경인일보

[사설]남북경협 기대감 커지고 있는 인천지역 경제계

4·27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 개선으로 인한 인천지역 경제 활성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반세기 이상 지역경제 발전의 견인차가 되어왔던 제조업과 항만업이 최근 들어 직면하고 있는 심각한 정체국면을 극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와 바람이 지역경제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다. 인천상공회의소가 지역기업 15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 관한 기업인 의견조사' 결과가 이를 입증한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지역경제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응답이 35.0%에 달했고,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응답도 45.3%나 됐다. 응답자의 80% 이상이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남북 관계가 개선되면 대북 사업에 투자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업체도 절반을 넘었다. 지난 4일 인천항만공사가 개최한 '인천항을 거점으로 한 남북경제협력 세미나'에서는 남북 간 경제협력 가능성과 그에 따른 인천항 활성화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나왔다. 인천연구원의 한 연구위원은 북한이 연평균 15%의 경제성장을 나타낼 경우 인천항의 수출입 컨테이너 물동량이 최대 120만TEU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천항이 북한 수출입 화물의 환적항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인천 신항을 조기에 확장해야 한다는 점도 연구결과에 포함돼 있다. 올해 1분기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70만9천15TEU로 지난해 1분기보다 1.6%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지만 올 3월과 4월 초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나 줄어든 감소추세가 지속되면서 이를 극복키 위한 인천항 범비상대책위원회까지 발족된 상태다. 인천지역 경제계의 기대가 현실화되기 위해선 남북정상회담 합의사항의 구체적 실천과 함께 정부와 인천시, 그리고 항만당국의 긴밀한 협조와 대응이 무엇보다도 요구된다. 정부의 일관성 있는 대북경제협력정책이 마련되어야 하고, 지속적인 경영활동을 위한 대북투자보호제도의 확충이 있어야 한다. 인천항만공사를 중심으로 북한의 항만시설 개발·운영에 참여하는 것도 필요하며, 북한과 중국이 참여하는 환황해권 경제벨트의 조성을 위해선 인천시와 인천항만공사가 전략적 대응을 해나가야 한다. 특히 인천 신항의 조기 확충 필요성은 관련부처가 귀담아 들어야 할 부분이다. 기회는 치밀하고 철저하게 준비한 자에게만 오는 법이다. 남북경협을 통한 인천경제의 재도약 또한 예외일 수 없다.

2018-05-08 경인일보

[사설]여야는 조건없이 국회 정상화에 합의하라

여야가 어제 국회 정상화 협상을 재개했지만 드루킹 특검을 비롯한 현안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민주당은 드루킹 특검과 추가경정예산안의 24일 동시처리를 제안했으나 자유한국당은 특검 우선 처리를 요구했다. 또한 민주당은 추경안과 특검법 동시 처리 이외에 야당이 합의 추천한 특검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제안했으나 한국당이 이견을 보이면서 국회 정상화에 실패했다.여야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은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지난 5일 폭행을 당한 이후 중단됐던 국회 정상화 논의를 재개한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민주당은 남북정상회담 국회 비준 동의에 야당이 합의하면 드루킹 특검을 논의할 수 있다는 제안을 한 바 있다. 한국당도 특검을 여당이 받으면 추경과 방송법, 국민투표법 등 현안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개진했다. 이는 기왕에 민주당은 특검을 수용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고, 한국당도 추경을 검토할 수 있다는 데까지 진전을 이뤘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여야의 공감대가 조금씩 형성되고 있다는 긍정적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그럼에도 지방선거를 의식한 정치적 이해득실 계산 때문에 여야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게다가 한국당은 드루킹 특검에 당의 모든 화력을 집중시키고 있고, 김성태 원내대표에 대한 폭행 사건이 국회 정상화의 또 하나의 장애로 등장했다. 지금 국회에는 쟁점 법안이나 민감한 현안 이외에 민생법안들도 여야의 당리당략에 가려 처리가 늦어지고 있다. 여야 정당들은 말로만 민생을 외치면서 철저히 국민의 삶을 외면하는 직무유기를 멈추고 일단 국회 정상화에 합의해야 한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국회 정상화 시한을 오늘 2시까지로 정해놓은 상태다.여당은 특검과 추경 처리의 절차에 대해 인내를 가지고 야당을 설득해야 한다. 야당도 특검 처리만을 고집하지 말고 여당의 특검 수용에 화답하는 의미에서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 4월 임시국회를 열고 단 한 번도 본회의를 열지 못해서 소집한 5월 임시국회도 또 다시 파행으로 막을 내리게 되면 국회는 국민으로부터 완전히 멀어지게 된다. 게다가 14일까지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국회의원들의 사직서를 처리하지 못하면 내년 4월에 보궐선거를 치르게 된다. 국회 정상화는 지극히 당연한 국회의원들의 국민에 대한 의무이다. 국회무용론을 주장하는 촛불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여야의 맹성을 촉구한다.

2018-05-07 경인일보

[사설]창립 15주년 인천도시공사, 공적 기능 강화해야

인천도시공사가 올해 창립 15주년을 맞는다. 이달 24일이 그날이다. 인천 송도·청라·영종을 개발하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동갑이다. 인천경제청이 10월생이니, 엄밀히 따지면 인천도시공사가 5개월 정도 먼저 태어났다. 동갑내기 인천도시공사와 인천경제청은 인천광역시 도시개발에서 중추 역할을 한다. 두 기관이 인천지역 주요 개발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 차이점이 있다면 개발 영역이다. 인천도시공사는 인천 전역이 무대이지만, 인천경제청은 송도·청라·영종 등 인천경제자유구역에만 국한된다. 지역사회 숙원이자 현안인 '구도심 재생'을 직접 챙길 수 있는 곳은 인천도시공사 뿐이다.인천도시공사는 지난 3일 기자 간담회에서 "'도시재생과 주거복지 리더 공기업'의 비전 달성을 위해 경영혁신과 사업 다각화를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 의지를 담아 새 영문 사명을 IMCD(Incheon Metropolitan City Development Corporation)로 정했다고 했다. 아파트 건립 등 단순 도시개발이 아닌, 도시를 설계·기획하고 디자인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겠다는 게 인천도시공사의 설명이다. 옳은 방향 설정으로 여겨진다. 택지 개발에서 도시 개발, 나아가 구도심 재생까지 챙기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이라 짐작된다. 인천의 구도심은 매우 낙후돼 있다. 인구가 신도시 쪽으로 빠져나가는 공동화 현상도 심각하다. 검단과 송도 등 신도시 개발이 진행되면서 인프라 격차는 물론 주민들의 소외감까지 커지고 있다. 민간자본이 사업성 탓에 구도심 지역의 재개발사업을 굴러가게 하지 못한다면, 공적자금이 투입돼 도시재생의 촉매제 역할을 해야 하는 게 당연하다.인천도시공사가 새로운 영문 사명의 의미를 정책과 사업에 담아 제대로 실천하는지 지켜볼 일이다. 새 영문 사명 IMCD에는 I=Innovation(혁신), M=Morality(청렴), C=Challenge(도전), D=Dedication(헌신)이라는 의미도 부여했다고 한다. '혁신'과 '청렴'으로 인천도시공사 구성원은 물론 시민들로부터 사랑받고, '도전' 정신으로 각종 현안을 해결하며 서민들의 주거복지를 위해 '헌신'적인 자세로 앞장서 나갈 것을 주문한다. '도시재생과 주거복지 리더 공기업'은 인천도시공사가 내세운 비전이다. 15년간 축적한 자본·기술·신뢰를 도시재생과 주거복지 등 공적 기능을 강화하는 데 투입해야 한다.

2018-05-07 경인일보

[사설]구급대원 폭행 무관용 원칙으로 처벌해야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공무원과 공기업 종사자들이 음주 폭행에 위협받고 있다. 최근 전북 익산소방서 소속 여성 구급대원이 술 취한 시민의 폭행 이후 숨지면서 소방관과 역무원 등에 대한 안전 대책이 시급하다. 특히 소방관과 역무원 등을 때리는 사람들에 대한 강력한 대응과 법적인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현장에 있는 종사자들의 고통은 심각하다. 40대 남성이 열차 내에서 난동을 부린 뒤 지하철 밖으로 유도하는 역무원과 사회복무요원의 팔을 비틀고 멱살을 잡는 등 소란을 피웠고, 술에 넘어져 얼굴에 상처를 입은 환자는 이송하는 과정에서 구급대원의 목을 조르고 발길질을 하는 등 폭행도 가했다. 주말에는 술에 취한 사람들로 지하철역은 더욱 몸살을 앓고 있다. 술 취한 사람들은 이유 없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욕을 하며 시비를 걸고 소란을 피우는 등 위협을 가한다.소방청의 구급대원 폭행 피해 현황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2015년 198건, 2016년 199건, 2017년 167건 등 한해 200건에 가까운 폭행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도권인 경기도와 서울은 3년간 각각 123건, 116건으로 다른 시·도에 비해 최고 건수를 기록했고, 인천도 30건에 달했다. 부산 44건, 경북 38건, 강원 29건, 충남26건 등 전국적으로 음주 폭행이 가해졌다. 또 지난 한해 119구급대원 폭행사건 10건 중 9건은 주취자에 의해 발생했다. 폭행에 따른 부상 정도는 2주 미만이 전체의 86%였으며 3주 이상 부상은 8%였다.소방관, 역무원 등 공무원, 공기업 종사자들은 항상 술에 취한 사람과 마주치며 폭행 위험에 노출돼 있다. 하지만 이들을 상대할 때 대응 방법과 방어권 행사 등이 명확하지 않아 대다수 종사자가 어려움을 겪고 있고, 자기방어를 위한 제도도 미흡하다. 현행 소방기본법에 따르면 출동한 구급대원을 폭행할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징역형을 받더라도 집행유예로 풀려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주취자들의 음주 폭행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정부는 구급대원 등 소방공무원에 대한 폭력행위 근절 캠페인을 강화하고 소방특별사법경찰관리에 의한 신속·엄정한 수사 및 검찰송치, 폭행피해 구급대원에 대한 지원 확대 등의 대책을 조속히 펼쳐야 한다.

2018-05-03 경인일보

[사설]관리부재가 방치한 산업폐기물 농지성토

농지에 산업폐기물을 불법 성토하는 일은 빈번하게 발생한다. 폐기물 처리비용을 아끼려는 업체와 저렴한 비용으로 농지를 성토하려는 토지주의 이해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염물질을 포함한 성토재의 성격상 농지훼손, 지하수 오염 등 환경훼손이 심각해 인근지역 주민들의 민원이 그치질 않는다. 문제는 무기성오니를 비롯한 산업폐기물을 활용한 불법 농지성토를 관리할 법적 제도에 허점이 많고, 이에따라 일선 지방자치단체의 관리가 혼란스러워 효과적인 규제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점이다.경인일보의 최근 연속보도는 이같은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최근 용인 소재 한 골재회사는 광주공장에서 발생한 사업폐기물인 무기성오니 수천t을 상수원보호구역인 여주시 농지에 수년에 걸쳐 불법으로 복토했다. 이 골재회사는 폐기물 처리업체에 책임을 돌리며 원상복구를 약속했다. 그러나 여주시는 이미 이 골재회사가 또 다른 인근 농지에 무기성오니를 매립한 사실을 적발하고 지난 1월 원상복구 명령과 함께 과태료 500만원을 부과한 상태였다. 행정명령 및 과태료 처분을 받은 상태에서도 또 다른 장소에서 폐기물 불법처리를 자행했던 셈이다.이 골재회사는 광주시에서 같은 불법을 저질러 지난 3월 과태료 500만원 처분을 받은 것은 물론 최근에는 용인시의 한 관광농원 개발예정지에 무기성오니를 성토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기가막힌 일은 여주시와 광주시가 무기성오니를 사업장폐기물로 판단해 불법성토에 대해 원상복구 및 과태료 처분을 내린 것과 달리, 용인시는 2016년 개정한 폐기물관리 조례로 무기성오니의 성토재 활용을 허용하고 있는 것이다. 더 웃기는 일은 용인시 안에서도 부서별로 해석이 다르다는 점이다. 건축부서 관계자는 개정 조례에 따라 무기성오니는 성토재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농업부서 관계자는 조례와 상관없이 농원조성에 부적합한 무기성오니는 성토재가 아니라는 해석에 따라 공사중지 명령을 내리고 조사에 들어갔다. 정부의 입장도 다르다. 무기성오니의 농업용 사용의 합법성을 놓고 국토와 환경부가 협의중이라니 그렇다.사정이 이 정도면 골재회사의 무기성오니 농지성토가 불법인지 아닌지 헷갈릴 정도다. 용인시 조례의 해석이 맞다면 골재회사가 억울한 것이고, 여주·광주시의 과태료 부과행정이 맞다면 경기도 여기저기에 폐기물 불법성토를 상습적으로 벌인 골재회사를 엄벌에 처해야 옳다. 정부는 무기성오니 관리행정 부재상황을 신속히 해소해야 한다.

2018-05-03 경인일보

[사설]한·미 동맹 흔드는 문정인 특보의 가벼운 처신

문정인 대통령 외교 안보 특보의 가벼운 처신이 또 말썽이다. 문 특보는 지난달 30일 미 외교 전문지 '포린 어페어스'에 실린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의 길' 기고 글에서 "평화협정이 서명되면 주한미군은 어떻게 될 것인가. 더 이상 한국 주둔이 힘들어질 것"이라며 "주한미군 감축이나 철수와 관련해 보수층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돼 문 대통령은 중요한 정치적 딜레마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파문이 커지고 있다. 대통령의 외교안보 정책을 보좌하는 특보가 사실상 주한미군 철수론을 서슴없이 꺼낸 것부터가 예사롭지 않은 문제다. '판문점 선언'이 발표되는 등 모처럼 남북관계가 화해분위기로 가고 있는 상황에서 문 특보의 발언은 마치 주한미군 철수를 공론화하려는 불순한 의도가 깔린 것은 아닌지 의심마저 들게 한다. 문제가 커지자 문재인 대통령이 "주한미군은 한미동맹의 문제다. 평화협정 체결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며 직접 진화에 나섰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도 문 특보에게 전화를 걸어 대통령의 입장과 혼선이 빚어지지 않게 해달라고 말했다고 한다.한·미 동맹 균열을 부채질하는 문 특보의 위험천만한 언행은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는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해 한·미 연합훈련 중단 또는 축소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사드 갈등이 한창이던 지난해 6월 "사드 때문에 동맹이 깨진다면 이게 동맹이냐. 그런 동맹을 어떻게 믿느냐"면서 미국을 자극했다. 김정은 참수작전 부대 창설계획에 대해서도 그는 "수령을 참수한다고 하면 북한이 가만 있겠는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오죽하면 송영무 국방장관도 "상대해선 안 될 사람" "학자 입장에서 떠드는 느낌" "특보가 아닌 것 같아 개탄스럽다"고 말하는 사태까지 일어났다 .문제는 문 특보가 위험한 발언을 할 때마다 누구도 그의 말을 개인 발언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보라는 자리 때문에 누구는 대통령의 의중이라고 단정하고, 누구는 '짜여진 각본'에 따른 발언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실제로 논란을 일으키는 그의 발언은 신기하게도 시간이 흐르면 모두 맞아 떨어졌다. 아무리 남북관계가 화해분위기라 해도 주한미군 철수 문제는 쉽게 논할 사안이 아니다. 문 특보는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피력하고 싶다면 특보 자리를 내놓고 학교로 돌아가는 게 맞다. 문 대통령이 왜 이런 사람을 특보로 쓰는지 이해할 수 없다.

2018-05-02 경인일보

[사설]대북교류 거점도시 전략이 필요한 인천시

4·27 판문점 남북공동선언을 계기로 남북경제교류의 증대가 가시화되고 있다. 인천시는 남북 접경, 해양도시이자 환황해 물류 중심 도시라는 장소성에 기초하여 남북 상생·공영의 협력모델을 창출하고 실천해나가기 위한 전략의 재정립이 필요하다.인천과 북한이 갖는 지리적 인접성과 경제·산업적 상호보완성에 기초한 남북 경협 강화 전략을 구체화해야 한다. 개성공단 이니셔티브를 강화해야 한다. 인천은 개성공단까지는 약 50㎞로 육로로 1시간밖에 소요되지 않으며, 인천항과 인천공항 등 물류 인프라를 보유, 인천-개성 산업연계발전 전략을 구상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인천의 경제자유구역 개발 경험은 지방 경제특구 개발을 강조하고 있는 북한의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과 조응한다.당면한 과제는 대북물류 거점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항만시설을 앞당겨 개발하여 대비하는 것이다. 남북관계의 개선으로 인천-남포 항로가 개설되면 남북교역은 급속히 증가할 것이다. 5·24조치로 남북 교역이 중단되기 전, 인천항은 64%를 상회하는 남북교역 물동량을 처리해왔다. 남북관계의 진전으로 인천-해주 항로가 신설되면 인천항에 환적컨테이너 물동량이 추가될 전망이다. 남포, 송림, 해주 북한 항만의 컨테이너 운송기능이 인천으로 이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항은 남북교역의 물류중심항 기능과 북한의 서해권역 항만의 환적항 역할을 동시에 대비해야 한다. 인천은 북한과 황해의 연안항로를 비롯한 다양한 해양자원을 공유하고 있으며 역사·문화적으로 개성·강화의 고려문화권에 속한다. 인천과 북한의 역사·문화 공유자산에 기초한 인문교류 사업으로, 서해 5도 및 강화·교동에 남아 있는 고려역사 유물·유적 공동조사 및 발굴, 황해도와 인천의 공동 민속연구가 가능하다. 남북한 바다를 회유하는 점박이물범보호 사업 등 공동 생태환경 보호를 위한 남북 지방 협력체 구성도 하나의 아이템이 될 수 있다.대북교류사업의 확대에 따른 조직적 준비도 필요하다. 현재 인천시의 경우 대북교류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직원은 3명 뿐이다. 서해5도 해상에서의 남북어민 공동어로 사업을 비롯한 다양한 교류사업을 감안한다면 지원조직을 확대해야 한다. 대북교류사업은 행정력으로만 추진할 수 없다. 교류사업 경험이 있는 민간전문가와 단체, 연구기관 등과의 협력체계도 미리 구축해 두어야 한다.

2018-05-02 경인일보

[사설]서해NLL 일대 평화와 안전은 서해5도 주민의 숙원

남북 정상의 '판문점 선언'에서 가장 극적인 대목이 있다면 그건 바로 '서해북방한계선(NLL) 일대의 평화수역화'일 것이다. 백령도와 연평도를 포함한 서해5도에 인접한 NLL 일대를 평화수역지대로 만들어 이 지역에서의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고 안전한 어로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실제적인 대책을 세워나가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선언의 도출은 사실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었다. 상대적으로 서해NLL 일대의 평화수역화 선언은 사전에 거의 언급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현실적으로도 좀처럼 실감하기 어려운 합의 내용이다. 이 수역이야말로 '한반도의 화약고'라 불릴 만큼 늘 남북 간 대결과 충돌의 실제 현장이었기 때문이다.불과 20년이 채 되지 않은 기간만 살펴봐도 현실은 참혹하다. 일촉즉발의 상황을 가까스로 유지해오다 실제 충돌로 이어진 경우만 네 차례나 된다. 1999년 6월 15일 연평도 부근 해상에서 발생한 제1연평해전은 1953년 정전협정 이후 발생한 남북간의 첫 해상교전이었다. 북한 경비정이 연평도 서쪽 NLL을 2㎞나 침범해 발생한 이 해상전투로 북한 경비정 1척이 침몰하고 5척이 파손됐으며 전사자 20명, 부상자 30여명 등 50여명의 북한군 사상자가 발생했다. 3년 뒤인 2002년 6월29일 북한 경비정의 기습포격으로 시작된 2차 연평해전에선 아군 고속정 1척이 침몰하고 6명의 전사자와 19명의 부상자가 발생하는 등 우리 피해도 컸다. 이후 2010년 3월에 발생한 천안함 피격 사건과 그해 11월의 연평도 포격은 서해5도 주민들에게는 여전히 떠올리고 싶지 않은 '악몽'이다.그런 만큼 서해5도 주민들에게 서해NLL 일대의 평화와 안전은 그야말로 '숙원'이다. 생명과 재산에 대한 위협이 완전히 제거된 상태에서 생업에 전념할 수 있는 날이 오길 기원해왔다. 이번 남북정상의 합의로 그러한 바람의 현실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남북 관계당국의 후속 협의가 진척되면 NLL 해역에서의 공동어로, 해상파시를 통한 수산물 교역, 수산자원 공동연구 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시기는 지금부터다. 지난 2007년에도 남과 북은 이와 유사한 내용의 합의에 이르렀으나 이후 남북관계가 급속도로 냉각되면서 실천에 옮기지 못한 전례가 있다.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남과 북의 현명한 대처를 바란다.

2018-05-01 경인일보

[사설]근로자의 날이 더 서러웠던 근로자의 현실

지난 1일은 근로자의 날이다.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로조건 개선 및 노동자 지위 향상과 세계 각국 노동자들의 연대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제정됐다. 이날 전국에서는 노동의 신성한 가치를 기리고 노동자들의 노고를 위로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근로자들은 법정 휴일을 맞아 친목 체육행사에 참여하거나 등산, 여행 등 취미활동을 즐기며 모처럼 여유로운 하루를 보냈다.이날 공무원과 우체국 직원, 교사 등 일부 직종은 정상 출근했다. 법정 공휴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반 기업체에 다니는 근로자들도 상당수 출근했다. 이 경우 평상시 임금의 250%를 지급받게 된다. 근로임금 100%에 유급임금 100%, 여기에 휴일근로수당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5인 미만 근로자들은 사정이 다르다. 이들은 유급임금과 근로임금은 받지만 휴일근로수당은 받지 못한다. 같은 근로자인데도 회사규모에 따라 또다른 차별을 받고 있는 것이다.고용노동부는 소상공인 보호 등을 이유로 5인 미만 사업장에는 근로기준법 일부 규정만 적용하도록 법으로 정했다. 업체의 부당한 행위에도 제대로 된 대응을 못하는 이유다. 노동전문가들은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들에 대한 법적 보호가 시급하고도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문제는 정치권과 정부라는 게 노동계의 시각이다.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근로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근로기준법 확대 적용에는 공감하면서도 관련법 개정과 보완에는 여전히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발의된 법률 개정안들은 상정조차 되지 못한 채 사장되고 있다는 게 노동계의 분석이다.열악한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제정된 근로자의 날에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 그런데 근로자의 40%가 근로자의 날에 일하고 수당도 못 받는다고 한다. 근로자의 날에 근로자가 더 서러운 시스템이라면 이는 보통 심각한 게 아니다. 근로자라면 이날 쉬어야 하고, 출근을 했다면 남들처럼 적정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 남들 노는 날에 출근하는 것도 서러운데 5인 미만 사업장이라고 보상마저 차별받는 건 근로자들을 두 번 울리는 일이다. 수원시는 노사협의회를 통해 필수요원을 제외한 직원들은 쉬도록 했다고 한다. 민원부서를 제외하고는 큰 문제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도 이참에 근로자의 날을 법정 공휴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바란다.

2018-05-01 경인일보

[사설]판문점 선언의 국회비준 긍정적 검토 필요하다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할 방침인 판문점 선언 합의 국회 비준에 대해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김정은에게 아양을 부린 그 사람들이 무슨 염치로 남북정상회담을 국회비준으로 처리하자는 건가. 양심불량도 이런 양심불량이 있을 수 없다"며 반대 방침을 밝혔다. 앞선 두 번의 남북정상간의 합의는 이후 정권교체 등 정치적 이유 등으로 흐지부지된 전례가 있다. 남북간 교류·협력은 한반도 안보 상황과 주변 국가들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한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남북이 주도적으로 이행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또한 철도나 도로 연결, 비무장지대의 평화지대 전환 등에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기 때문에 소요 예산에 대한 윤곽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비준을 밀어붙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게다가 합의 사항의 이행은 북미회담의 결과 윤곽이 드러날 구체적 비핵화의 로드맵과 연관시켜 보아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남북이 주도적이고 자주적으로 이행해 나갈 부분들이 적지 않다. 특히 이산가족 상봉이나 적대행위 중단 등의 부분은 남북이 주도적이고 자주적으로 실현시켜 나갈 수 있는 부분들이다. 따라서 이번 판문점 합의의 국회 비준은 긍정적으로 검토할 만한 사안이다. 따라서 한국당이 판문점 선언을 무조건 반대부터 하고 이러한 인식의 연장에서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행태는 바람직하지 않다. 한국당의 비준 반대 방침은 절차의 문제보다는 판문점 선언에 대한 근본적인 반대 방침과 무관하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더구나 한국당이 지방선거를 의식해 강경 보수층의 지지 결집을 위해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에 반대 입장을 밝히고 이를 다른 국회 사안과 연계시킨다면 오히려 지지층의 이탈을 초래할 수도 있다. 한국당은 마지막 냉전지대인 한반도의 냉전해체가 시대정신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국내외 정세와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물론 한국당의 관점에서 판문점 선언의 미흡한 부분에 대해 비판과 다른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 1, 2차 정상회담에서의 합의가 휴지조각이 된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제도화가 필요하다. 한국당은 무조건적인 판문점 합의의 국회 비준 반대 보다는 여론의 추이를 살피면서 제1야당으로서 합의 이행을 위한 역할과 본분을 찾아가야 한다. 맹목적 반대는 여론의 역풍에 직면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2018-04-30 경인일보

[사설]학생수요예측 실패가 부른 학부모 갈등

인천 청라국제도시 초등학교 학부모들이 지난달 27일 인천시교육청의 학구 조정에 반대한다면서 집회를 열었다. 오는 10월에 1천 세대가 넘는 아파트단지에 입주가 시작되는데 그곳의 초등학교 학생들이 전학하게 되면 학생 수가 너무 많아져 '콩나물 교실'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10월에 입주를 시작하는 이 아파트 사업 시행자는 지난 2015년 분양 당시 입주민의 초등학교 자녀를 학교 인근의 기존 학교에 다니도록 인천시교육청과 협의했다고 한다. 이 협의 내용대로 통학 구역이 확정될 가능성이 커서 학부모들이 반대 시위를 한 거였다.문제가 불거진 이 아파트 단지 부근에는 2곳의 초등학교가 있는데 1곳은 학급당 평균 학생 수가 25.8명이고, 또 다른 학교는 30명이 넘는다. 2곳 모두 인천 평균 23.7명을 웃돈다. 이들 학교 학부모들이 모이는 인터넷 카페를 들어가 보면, 이미 자신들의 아이들이 '콩나물 교실'에서 공부하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2곳의 학부모들이 서로 새로운 학생들을 받지 않으려고 하다 보니 갈등 양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이러다 보니 새로운 아파트에 입주하는 학부모들이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게 됐다.기존 2개교 학부모들과 새로 입주하는 학부모들, 이렇게 3개 파로 나뉘어 초등학교 배정을 놓고 싸움이 벌어지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질까 우려된다. 기존 학부모들은 서로 새로운 학생들을 안 받으려 하고, 입주민은 어떻게 하든지 아이들을 새 아파트와 가까운 학교에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인천시교육청도 이 때문에 고민이 깊기는 하지만 뾰족한 해결책이 없다는 반응이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분양 시점에서 학생 수용 여건을 고려해 학생을 배치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하지만 학부모들의 반응은 냉담하다.내 아이가 학생 수가 적은 넉넉한 환경에서 공부하기를 바라는 부모 마음은 똑같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인천지역은 신도시와 구도심 사이의 격차가 너무 크게 벌어져 있다. 신도시로 사람들이 몰리다 보니 학교도 몰린다. 구도심에서는 사람도 떠나고 학교도 떠난다. 구도심에서는 학교가 신도시로 떠나는 것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한다. 더 나은 환경에서 살고자 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막을 길은 없어 보인다. 인천시와 교육 당국은 신도시에 아파트 단지를 건설할 때 좀 더 면밀한 조사를 거쳐 기존 학부모들과 새로 들어올 학부모 모두를 충족시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2018-04-30 경인일보

[사설]한반도 대전환 시기 성숙한 자세로 맞아야

4·27 남북정상회담과 그 결과로 선포된 '판문점 선언'으로 한반도가 대격변의 시대에 진입했다. 곧 이어질 북미회담에서 북핵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해결할지 결정적인 절차가 남아있지만, 남북관계가 전례 없는 국면에 접어든 사실과 국면전개의 방향에 따라 우리의 운명이 정해진다는 전망 만큼은 확실해졌다.역사적 대전환의 시기에 직면한 국가와 민족으로서 대한민국은 격변의 시기에 임하는 엄숙한 태도와 변화의 전개를 관리하는 신중한 태도로 국론을 관리하는 성숙한 의지로 우리 내부의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 그러나 정상회담 직후의 우리 정치, 사회의 모습은 역사적 대세를 진영논리에 갇힌 정쟁의 수준으로 격하시키고 있어 걱정이다.남북정상회담 당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남북정상의 판문점 선언을 환영하며 지지한다는 대변인 논평을 발표했다. 자유한국당은 대변인 논평에서 판문점 선언에서 북한의 핵포기 의사를 발견할 수 없어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바른미래당은 완전한 비핵화의 명문화에 의미를 부여하고 비핵화 실행방안을 요청하는 당 입장을 공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여당의 지지와 성원은 남북관계를 주도할 동력이고, 야당의 염려와 요청은 향후 한반도 다자외교에 활용할 지렛대이다. 지금쯤 대통령과 여야지도부가 회동 일정을 잡아 소중한 지지와 걱정, 요청을 수렴하고 통합해 역사적 상황을 관리할 지혜를 모으는 수순을 밟아야 맞다.하지만 지금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SNS에 올린 "판문점 선언은 남북 합작 위장 평화쇼"라는 발언을 두고 질 낮은 공방이 전개되고 있다. 홍 대표의 발언은 그가 보수정당의 대표라는 점에서 한없이 가볍다. 북한 비핵화에 대한 남북정상의 합의가 미진하다는 보수진영의 걱정을 대변하려면, 역사적 상황에 부합하는 형식과 언어를 구사해야 옳다. 이재명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가 SNS에 "홍 대표는 대한민국을 떠나시라"며 자유한국당을 분단과 대결을 자양분 삼아 권력을 유지해온 적폐세력으로 규정한 것 또한 과하다. 홍 대표의 개인발언을 보수정당 전체의 의견으로 일반화해 북핵문제의 선제적 해소를 진지하게 요청하는 보수진영 걱정을 조롱한 것으로 보여서다. 모두 역사의 대세에 직면한 유력 정치인의 언행으로는 부적절하다.대한민국은 지금 가보지 않은 길을 가려한다. 이념과 계층과 세대를 떠나 국민 모두 당사자다. 의견이 분분할 수 있다. 여론을 수렴해 낯선 길의 방향을 잡는 것이 정치인이 할 일이다.

2018-04-29 경인일보

[사설]남북 경협 북미정상회담에 달렸다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의제로 한 지난 27일의 남북정상회담이 향후 남북한 간에 본격적인 경제협력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한반도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선언'에는 남북경제협력 사업에 대해서는 밑그림조차 확인되지 않은 것이다. 27일 오후 6시 30분부터 열린 만찬장에 초대된 남측인사 32명 중 재계대표로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유일했다. 경제부처 수장으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1명만 참석했다. 이번 회담에는 경제협력 안건이 제외되었는데 미국과 유엔이 북핵 제재차원에서 북한과의 교역과 투자를 전면 금지한 때문이다.대신 판문점선언에서는 2007년 10·4선언의 합의준수를 재확인했다. 남북한 철도 및 도로 연결,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 경제특구 건설과 해주항 활용, 한강하구 공동이용, 개성공업지구 건설, 문산~봉동 간 철도화물수송, 안변남포 조선협력단지 건설 등을 적극 추진하자는 내용이다. 동해북부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 연결작업이 우선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다.문재인 대통령은 작년 7월 독일 베를린선언에서 밝힌 '한반도 신경제 지도'구상을 통해 남북경협 청사진을 제시했었다. "남과 북이 10·4정상선언을 함께 실천하면 된다"며 남북철도 연결과 남북러시아 가스관 연결 등을 제시한 것이다. 10·4선언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정상회담 합의였다. 2016년 김정은 위원장은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발표하면서 철도항만 등 인프라 건설, 발전소 현대화 및 태양광에너지 협력, 경제개발 특구조성, 광물자원 개발, 각종 산업 발전 등을 주문해서 문 대통령의 베를린선언과 유사하다.남북경협 테마주가 들썩이며 경기도 접경지역의 부동산 매물이 자취를 감추었다. 지난 달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설문조사에서 응답기업의 절반이상이 북한에 투자하거나 진출을 희망했다. 남북경색으로 26개월째 표류하는 124곳의 개성공단 입주업체 90%는 공단의 조기 재가동을 간절히 원하고 있는 중이다. 한반도 해빙무드에 따른 저주가, 국가 브랜드 저평가 등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대한 기대치 또한 높다. 대북경협사업은 남과 북 모두에 일자리 창출과 대륙으로의 경제외연 확대 등 엄청난 성장동력이 될 수도 있다. '세기의 담판'인 북미정상회담에 눈길이 가는 이유이다.

2018-04-29 경인일보

[사설]한반도 평화 대장정 출발 선언한 남북정상회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열어 '한반도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에 서명하고 함께 발표했다. 이날 정상회담은 북한 비핵화와 이에따른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즉 한반도 정세의 획기적 전환 가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핵 폐기에 대한 김 위원장의 입장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을 비롯한 주변 4강의 관심이 집중됐다.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회동 모습 하나하나는 남북의 새로운 관계를 보여주는 역사적 장면으로 기록될만했다. 김 위원장은 북한 최고지도자로는 최초로 남북 군사분계선을 넘어 방한했고,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제의에 따라 깜짝 방북 장면을 연출했다. 또한 도보다리에서 두 정상이 장시간 단독회동하는 모습은 세계를 향한 남북관계 변화의 메시지로 충분했다.하지만 정상회담의 본질인 남북 합의내용은 남북의 실천의지를 확인하는 절차와 미북정상회담을 통해 매듭지어야 할 과제를 남긴 점에 눈길이 간다. 두 정상은 판문점선언에서 세가지 큰 항목에 합의했다. 첫째 남북관계의 전면적이며 획기적 개선과 발전을 통한 공동번영과 자주통일의 미래를 앞당겨 나가기로 했다. 둘째, 남북 군사긴장 상태 완화와 전쟁위험 해소를 위해 공동노력키로 했다. 셋째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앞의 두개 항은 남북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민간과 군사부문 교류협력으로 기존에 합의한 남북합의의 실행조치를 회복하는 것으로 실천을 담보했다.회담 전부터 우리 내부와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가 주목했던 북한 핵 문제에 대한 합의는 세번째 항목의 마지막에 '남과 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했다'는 수준으로 기술했다. 두 정상은 선언문에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내용에 앞서 연내 종전 선언 및 정전협정의 평화협정을 앞세웠다.정상회담 직후 이 문제와 관련한 우리 내부의 여론은 확연히 갈리는 느낌이다. 65년 정전체제의 종전체제 전환 자체가 남북관계의 일대 전환의 상징으로 해석하고,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 합의 또한 현 단계에서 더 이상의 묘수가 없는 명시적 합의로 인정하는 여론이 있다. 반면 '완전한'이라는 단서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비핵화가 남한에 대한 미국의 핵우산을 염두에 둔 북한의 입장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며 기대 이하라는 실망 여론도 만만치 않다.이와관련 판문점선언에 대한 남북정상의 합의 실천을 놓고 선후를 따지며 전제를 다투는 논란이 예상된다. 또한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핵의 선제적 폐기를 강조해 온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정치권에서 '남북 종전선언'과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상관관계를 어떻게 이해하고 입장을 정리할지에 따라 남북미 3국간에 미묘한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문 대통령에게는 판문점선언 합의내용을 이행하기 위해 남북정상회담 만큼이나 중요한 행보를 이어가게 됐다. 내부적으로는 야당의 이해를 구하고 밖으로는 미국, 중국, 일본 등 주변국가를 설득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게됐다.그래도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실천이 안된 과거의 남북합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서로 확인하며, 전세계에 한반도 정세의 평화적 전환 가능성을 보여준 점은 큰 성과다. 이제 올 가을 평양에서 이어질 남북정상회담 까지, 오늘 남북이 합의한 내용을 실천할 수 있도록 국민의 지지와 동맹 및 우방국의 조력을 이끌어내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4월 27일 한반도 평화대장정의 출발을 선언했다. 어렵고 힘들더라도 완주해내기 바란다.

2018-04-27 경인일보

[사설]한반도 비핵화·평화정착의 새역사를 기대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오늘 한반도의 명운을 걸고 정상회담을 갖는다. 문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 담긴 역사적 의미를 곱씹으며 비장한 심경으로 새벽을 맞았을 것이다. 김 위원장은 9시30분 군사분계선을 넘어 대한민국 영토에 발을 딛는다. 북한 최고지도자의 첫 방한, 그 장면 자체가 이번 정상회담에 담긴 역사적 함의를 보여준다. 오늘 정상회담의 결과에 따라 북미정상회담의 성과와 그 이후 펼쳐질 한반도 다자외교의 방향이 결정된다. 전세계에서 1천명에 육박하는 외신기자들이 현장취재를 위해 한국을 찾은 이유다.남북 정상은 오늘 두 차례 회담에서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평화정착이라는 두 가지 중대한 의제를 다룬다. 따로 분리해 협상할 수 없는 의제의 성격상, 두 정상은 문제해결의 순서와 방식을 놓고 피말리는 협상을 벌일 것이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공동합의문에 명문화하는데 주력할 것이고, 김 위원장이 이에대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 것인지에 회담의 성패가 결정된다. 임종석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이 26일 "비핵화에 대한 명시적 합의가 있다 해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까지 정상 사이에서 공감을 이룰 수 있을지 참모들이 결정할 수 없다"며 "결국 가장 핵심은 정상들의 몫으로 남겨졌다"고 강조한 그대로다.김 위원장은 그동안 문 대통령 방북특사단과의 만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내정자와의 회동에서 조건만 맞는다면 비핵화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오늘 김 위원장은 그 조건들을 제시할 것이다. 문 대통령은 그 조건들이 북한 비핵화 관철의 대가로 합당한지 여부를 고민하고, 조건을 수용할 경우 김 위원장이 비핵화 의지를 어느 수준으로 명문화할 것인지 되물을 것이다. 또한 두 정상 모두 공동합의문을 들고 내부를 설득하고 주변국의 이해와 협력을 구해야 하는 과정까지 감안해야 할 형편이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은 한반도 비핵화·평화정착을 향한 대장정의 시작일 수도 있다. 정치권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도 진영을 초월해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의미를 감안해 대승적인 차원에서 회담 결과를 대해야 할 것이다. 문재인-김정은 두 정상이 의미있는 공동합의에 이르기를 고대한다.

2018-04-26 경인일보

[사설]배나무 아래서 갓 끈 고쳐 맨 인천세관

대한항공 사태가 국민의 공분 속에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대한항공의 갑질문제는 한진가 3세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광고대행사 직원에게 물컵을 던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이후 조 전 전무의 어머니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욕설, 폭언 등을 했다는 증언과 동영상이 나왔다. 여기에다 대한항공 총수 일가가 수년에 걸쳐 고가의 해외 사치품을 신고 없이 들여왔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밀수와 탈세의혹까지 더해져 사태가 전방위적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관세청은 이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 3남매의 자택과 인천공항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또 23일에는 본사 전산센터와 중구 소공동 한진관광 사무실, 김포공항 사무실을 추가로 압수수색하는 등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총수 일가의 개인적 일탈을 넘어 직원들과 회사가 조직적으로 동원됐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한편에서는 법원이 한진그룹 일가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했다는 점에서 세관 당국이 이미 구체적인 비리 혐의 정황을 포착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조사를 통해 밀수·탈세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면 국적기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한층 커지는 등 대한항공은 사면초가에 몰릴 게 뻔한 상황이다.문제는 이렇게 중대한 조사를 진행하는 관세청 인천본부세관이 한진그룹과 유착관계에 있다는 의혹에 휩싸인 점이다.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밀수·탈세는 장기간에 걸친 행위로 보인다. 그런 만큼 사실상 세관이 밀수·탈세를 묵인해온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인천세관이 25일 '인천세관이 제보를 받습니다'라는 오픈 채팅방을 SNS에 개설하자마자 '세관 당국을 믿고 제보를 못 하겠다', '총수 일가 물건 프리패스 등 대한항공 유착설에 대해 세관이 먼저 해명해야 한다', '제보를 받는 게 아니고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요' 등의 비판 글이 쇄도했다.'배나무 아래서는 갓끈을 고쳐매지 말아야 한다'는 격언이 있다. 특히 공공기관인 세관은 평소 의심을 살만한 어떤 작은 행동도 조심해야 하는 법이다. 한진그룹 총수일가와 대한항공의 밀수·탈세 혐의는 명백히 밝혀내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한항공과 인천세관의 유착설을 먼저 해소하는 게 순서다.

2018-04-26 경인일보

[사설]역사적 남북회담 경인지역 대격변 부른다

내일이면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판문점 군사분계선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역사적인 만남을 갖게 된다. 이미 고양 일산 킨텍스 프레스센터에서는 이 만남을 취재하기 위해 2천800여명의 기자들이 모였다. 그동안 두번의 남북정상회담이 있었지만 내일 만나는 장소가 판문점이기 때문에 또 다른 의미를 갖는다. 1953년 정전협상을 맺은 곳에서 65년 만에 평화를 논하는 자리가 만들어졌으니 관심이 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이번 만남이 전세계의 주목을 끌고 있지만, NLL(북방한계선)과 DMZ(비무장지대)를 품고 있는 경기·인천이 갖는 감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회담의 성공 여부에 따라 남북 길목에 있는 경기도와 인천에 큰 변화가 예고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전체 접경지역의 29.7%, DMZ의 33.8%가 경기도에 위치해 있다. 이런 지리적 환경 때문에 경기 북부지역은 군사시설보호구역 등으로 행정구역의 44.3%가 규제에 묶여있는 실정이다. 정부와 경기도는 수십 년 전부터 이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해 왔지만, 예측할 수 없는 남북관계로 추진된 사업은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회담이 잘 진행돼 통일경제특구 및 DMZ 관광특구가 동시 조성되면 9조원의 생산유발효과와 7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된다. 생각만 해도 꿈같은 일이다.인천 역시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정책 과제인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이행 방안이 큰 관심사다.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는 남북 간 교전이 끊이지 않는 서해 NLL 해역을 평화수역으로 정해 남북 공동어로와 수산물 교역을 진행하고 중·장기적으로 인천과 북측의 개성, 해주를 잇는 남북 경협 벨트를 만들자는 게 목표다. 인천~개성~해주를 잇는 도로와 다리를 건설한 다음 남한의 자본과 기술, 북측 노동력을 결합시킨 황해권 경제 블록을 조성해 '제2의 개성공단'으로 삼자는 것이다.지금 남북은 엄청난 변화에 직면해 있다. 통일까지는 아니더라도 평화정착이라는 중대한 길목에 서 있다. 내일 회담이 성공을 거둬 북핵이 완전 폐기가 실현돼 이 땅에 평화가 오길 간절히 바란다. 나아가 경기도에 통일경제특구 및 DMZ 관광특구가, 인천에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가 조성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2018-04-25 경인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