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문화재 망가뜨린 수원시의 이상한 행정

수원시는 지난 2009년 문화재인 '노송지대'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옛길을 폐쇄하고 대체도로를 내기로 했다. 이를 위해 문화재보호 규제를 완화했고, 옛길에서 불과 12m 떨어진 곳에 대체도로가 개설됐다. 27기에 달하는 공적비는 뽑혀 없어졌고, 경기도 지정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훼손됐다. 도로 건설비용 56억원은 민간이 부담했고, 인근 땅 주인들은 농지가 대지로 바뀌면서 재산상 이익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전 경기도의원 2명은 규제를 느슨하게 풀어주는 대가로 뇌물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수원시가 왜 이런 일을 추진했는지 의문이다.'이목지구정비사업'을 시행하는 시행사 2곳은 지난 2009년 수원시에 노송로 이전 개설 등의 내용이 담긴 도시계획(안)을 접수했다. 이들 시행사는 도로 개설에 따른 토지·지장물 보상비와 공사비 56억원을 부담하겠다고 제안했다. 시는 경기도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옛길을 폐쇄하고 바로 옆에 편도 2차로 도로를 개설, 2016년 6월 준공했다. 시는 노송 69그루를 심은데 이어 500그루를 추가로 심는 등 노송 후계목 증식사업도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새 도로가 바로 인근에 개설되면서 "왜 옛길을 막고 새 길을 만들었는지 모르겠다"는 비판이 이어진다. 특히 옛길을 따라 늘어서 있던 공적비들이 사업제안 전에 뽑혀 창고에 방치됐던 사실이 밝혀져 의문이 커지고 있다.사업 과정에서 지역 정치권 인사들이 연루돼 사법 처리된 사실도 드러났다. 경인일보가 입수한 심의 자료와 법원 판결문에 따르면 도 문화재위원회 당연직 위원이었던 도의원 2명은 민간사업자에게 수천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문화재 심의에서 규제는 완화됐고, 이들 의원은 2015년 각각 징역 3년 6월 및 벌금 9천만 원, 징역 1년형을 선고받았다. 멀쩡한 공적비들은 시 공무원들이 새벽녘에 뽑아냈다는 증언이 나오는 등 민·관·정이 함께 움직인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노송지대 복원사업은 멀쩡한 문화재만 망가뜨리고 신설도로 인접 토지주 이익만 챙겨준 꼴이 됐다. 정작 노송지대는 황폐한 흉물로 변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문책론과 배상, 문화재 복원은 어렵다는 게 시의 입장이다. 해당 공무원들은 퇴직해 책임을 물을 수 없고, 원상복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시의 태도가 뻔뻔하고도 몰염치하다. 이런 행정을 하면서 어찌 시민들 볼 낯이 있겠는가.

2018-05-15 경인일보

[사설]아쉬움 큰 전 인천시 부교육감의 후보 사퇴

경인일보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 의뢰해 지난 11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한 엊그제만 해도 인천시교육감 선거전은 4파전 양상이었다. 보수진영의 최순자 전 인하대총장과 고승의 전 덕신고 교장, 진보진영의 도성훈 전 전교조 인천지부장 그리고 중도로 분류되는 박융수 전 인천시 부교육감 등 4명의 후보가 모두 오차범위 내에서 한 자릿수 지지율을 보이며 각축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순자 후보가 등판하기 전인 지난 3월 12∼13일 3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실시한 1차 여론조사에서는 도성훈 후보 9.5%, 박융수 후보 6.1%, 고승의 후보 4.6%의 지지율을 보였다.그런데 '중도파' 박융수 후보가 2차 여론조사결과 공개 직후 돌연 후보사퇴를 발표했다. 자신의 SNS를 통해 "시민들과 학부모의 부름이 있다고 판단해 8년 남은 공직을 사퇴하고 출마를 결심했으나, 두 달 동안 확인한 결과는 '저의 오만과 착각이었다'는 것이었습니다"라며 사퇴의 이유를 밝혔다. "교육감 자리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교육과 아이들에게만 전념하겠다고 항상 말씀드렸던 제가 인천에서 더 이상 할 것도, 머무를 명분도 없다는 최종적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라며 고별인사(?)까지 했다. 박 전 부교육감은 이청연 인천시교육감이 비리로 구속된 직후인 지난해 2월부터 1년간 교육감 권한대행직을 수행하며 벼랑 끝에 선 인천교육행정을 가까스로 떠받쳐왔던 장본인이다. 지난 3월 교육감 출마선언을 할 때에는 후원기부금, 선거펀딩, 출판기념회가 없는 '3무(無) 선거'를 하겠다고 밝혀 신선한 인상을 심어줬다.비록 한 자릿수이긴 하지만 2차 여론조사에서도 6.3%의 지지율을 보여 선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던 터라 그의 사퇴는 뜻밖이다. "이번 선거에서 국민세금과 교육예산을 낭비하지 않고, 대한민국 헌법이 명령하는 '정치적 중립'을 실천하는 교육감 선거의 새로운 표준을 인천에서 만들겠다"고 다짐했던 그의 중도사퇴는 여러모로 아쉽다. "세칭 진보와 보수의 진영 논리를 극복하고, 아이들의 학습과 교육이 주체가 되는 평생교육 여건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약속했던 그였기에 사퇴의 아쉬움은 더욱 크다. 인천에서 더 이상 할 것도, 머무를 명분도 없다고 스스로 내린 결론 또한 시민들을 허탈하게 만든다. 그가 인천에 와서 3년 반 동안 보고, 느낀 것이 무엇이었을지 자못 궁금하다.

2018-05-15 경인일보

[사설]지방선거가 중앙정치에 종속되어선 안된다

지방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는데 좀처럼 선거 분위기가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 비핵화 관련 보도가 넘치고 우리 정부의 중재 역할 등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선거는 유권자들의 관심권에서 멀어지고 있다. 지구상에서 마지막 남은 냉전지대의 해체라는 세계사적 의미를 지닌 한반도 주변정세의 변화라는 거대이슈에 선거가 묻히는 현상은 당연할지 모른다.그러나 일곱 번째 치러지는 6·13지방선거의 의미 또한 작지 않다. 지난해의 탄핵 이후 문재인 정권이 출범하고 적폐청산이 진행되면서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집권여당인 민주당의 지지율도 높은 편이다. 소득주도 성장을 내세운 문재인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의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다. 게다가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일정부분 성과를 거두고 있으나 여전히 민간부문의 정규직화는 갈 길이 멀다. 소득 불평등은 개선되지 않고 있고, 청년실업은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선거는 이러한 쟁점들을 두고 여야가 토론과 논쟁을 통하여 향후 지향점을 찾아나가고, 잘못된 부분에 대한 평가와 함께 개혁에 힘을 실어주는 의미도 함께 지니고 있다. 더구나 지방선거는 풀뿌리 민주주의를 위한 지방분권과 각 지자체 고유의 현안들에 대한 점검 및 공약을 바탕으로 지방자치를 실현해 나가는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여야의 드루킹 특검을 둘러싼 공방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의 거대이슈에 가려 좀처럼 선거 분위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각 지역별로 경제나 복지, 노동 등의 이슈가 있게 마련이다. 이러한 각 지자체의 숙원 사업 해결을 위한 후보들의 방법론의 차이와 소요재원 확보 방안을 둘러싸고 논쟁이 진행되어야 한다. 여야 정당과 후보들은 중앙정치에 기대어 유권자를 유인하려하기 보다 지역공약과 정책을 홍보하고 방법을 제시함으로써 민심에 다가가야 한다.여야 정당도 중앙정치의 이슈를 지나치게 선거쟁점화 하지 말고 지역 이슈를 가지고 승부할 수 있도록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 선거가 실종되면 그 피해는 주민들에게 돌아가기 마련이다. 특히 지방선거가 중앙정치에 휘둘리는 잘못된 정치풍토를 바꾸기 위한 제도화도 시급하다. 한 달밖에 안 남은 지방선거가 주민의 삶을 위한 토론과 논쟁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여야 정당이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2018-05-14 경인일보

[사설]가시권에 들어온 저출산·고령화 문제

저출산·고령화 현상이 우리 주변 생활 풍경을 변화시키고 있다. 유치원과 학원 등 영·유아와 어린이를 위한 시설이 줄어들고, 노인을 위한 시설인 요양원 등이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 그동안 수치로만 볼 수 있었던 저출산·고령화가 우리 실생활에서 감지되는 것이다.얼마 전까지 인천 부평구 일신동의 1천 세대에 이르는 한 아파트의 단지 내 상가 건물은 유치원으로 활용됐지만, 최근 문을 닫았다. 이 건물은 요양원을 운영할 수 있는 '노유자 시설'로 용도가 변경돼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곳 외에도 인근 유치원은 식당으로 변경됐고, 관광지인 강화군의 숙박업소는 요양원으로 바뀌는 등 노유자시설 변경이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유치원 등 미취학 아동이 이용하는 건물이 다른 용도로 변경되거나, 숙박업소 등이 요양원 등 노인 관련 시설로 변경되는 사례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인천 지역의 요양원을 포함한 노인의료복지시설은 2013년엔 282개소였으나 지난해 358개로 4년 동안 76개(27%)가 늘었다. 같은 기간 유치원(4월 기준)은 411개에서 430개로 19개가 늘었으나 올 들어 417개로 13개가 줄면서 감소세로 돌아섰다. 유치원 원아수도 2016년(4월 기준) 4만4천625명을 정점으로 점차 줄어 올해 4만2천300명으로 집계됐다. 교육계 등 관계 전문가들은 저출산으로 인해 전체 유치원 원아 수가 줄어들고 있고, 앞으로도 이러한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이미 농어촌 지역에서는 학교가 폐교되는 등 고령화로 인한 현상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대도시에서도 상대적으로 낙후된 구도심 지역에서 이러한 현상이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단순히 수요·공급의 법칙에 맞춰 육아 관련 시설을 줄이는 것은 저출산 현상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불러올 뿐이라는 걸 알려주는 대목이다. 지자체들은 저출산·고령화 현상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방안을 깊이 있게 고민해야 한다.인구감소는 반드시 국가적 재앙으로 다가온다. 재앙을 극복한 좋은 사례로 프랑스를 꼽는다. 프랑스의 출산장려정책은 직접지원에 해당하는 '가족수당'에 집중되어 있다. 프랑스는 국내 총생산(GDP)의 5%를 가족수당에 투자하고 있으며 국민의 50%가 수혜대상이다. 임신·출산·육아에 드는 비용 대부분을 정부에서 지원하는 것이다. 국가 차원의 지원과 함께 지자체도 전문적이고 과감한 인구대책을 펴야 할 때다.

2018-05-14 경인일보

[사설]대격변 시대의 국회 수준 너무 졸렬하다

최근 국회를 지켜보는 국민의 심경은 착잡하다. 지난 2월부터 매달 임시국회를 이어왔지만 국회의사당은 개점휴업 상태다. 여야가 정책경쟁이 아닌 정쟁에 몰두하면서 당 지도부와 대변인들만 보일 뿐, 대부분의 국회의원들은 소속 상임위원회가 아닌 의원회관과 지역구를 배회하고 있다. 아무리 정치의 본질과 속성을 감안한다 해도 직무유기 혐의를 벗기 힘들다. 급기야 14일 오늘 여야는 지방선거 출마 국회의원 사직서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장에서 대격돌을 예고하기에 이르렀다.국회가 정쟁으로 민생을 희생시키는 동안 한반도는 대격변의 시대에 들어섰고, 역사 전환의 절정의 순간에 다가서고 있다.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이후 6·27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핵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둘러싼 전례없는 외교전이 한창이다. 이 과정의 결과에 따라 국가와 국민의 생존방식이 결정될 판이다. 상황의 엄중함을 감안하면 지금 여야는 국회의사당에 불을 밝히고 역사적 사태 전개에 대비하는 우리 정부의 대외정책을 보고받고 논의하고 서로 다른 민의를 수렴하고 전달하는 논의를 진행중이어야 맞다.하지만 우리 국회는 역사적 변곡점에서도 정쟁을 위한 정쟁에 집착하고 있다. 현재 진행중인 한반도 외교전이 우리를 어디로 데리고 가든 상관없이 목전의 지방선거를 의식해서다. 선거 판세에 영향을 미칠 일말의 빌미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여당과 최악의 선거판세를 호전시켜 보려는 야당의 안간힘이 부딪혀 국회를 무력화하니 목불인견이다. 민생을 팽개친 정당이기주의에 젖어 국정과 당리당략을 구분하지 않는 국회의 수준은 대격변 시대를 관리하기에 너무 졸렬하다.여야는 오늘 하루종일이라도 현안 타결에 집중해 최악의 장면은 피해야 한다. 국회의원 사직서 처리는 오늘이 시한이다. 국민 참정권 보장을 위해 처리하는게 맞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본회의장 격돌로 흐려버리면, 운명의 전환점에 선 나라의 정치인들이 할 일이 아니다. 야당은 특검 수사대상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빼고, 여당은 그밖의 야당요구를 전폭 수용해 동시처리든 사후처리 합의든 최종결론을 내야 한다. 야당이 수사대상에 문 대통령을 포함시켜 얻을 실익이 확실치 않고, 여당은 일부 당원의 일탈이라면 조건을 달아 거부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오늘 여야는 추경안까지 포함한 현안의 최종 타결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2018-05-13 경인일보

[사설]업계가 자초한 한국자동차 부진

고비용구조의 국내 자동차산업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업체들의 체감경기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자동차 수출이 작년 10월 역성장(-13%)을 기록한 이후 금년 2월부터 4월까지 3개월째 감소추세인 것이다. 미국과 서유럽, 중국 등 세계 3대 자동차시장에서 한국 자동차의 점유율은 4년 연속 하락 중이다. 2009년 6.3%에서 2012년에는 7.7%로 점증했으나 2013년 7.5%로 꺾어지면서 하향세다. 서유럽에서의 국산차 점유율은 답보상태이나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에서는 2016년 8.1%에서 2017년에는 7.5%로 축소되었다. 중국에서는 2014년 12.7%에서 현재는 4.0%로 크게 위축되었다. 엔화약세에 기인한 일본차의 공세에다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보복 탓이 크다. 상하이, 둥펑, 이치, 창안 등 중국 현지 브랜드의 약진은 설상가상이다.내수시장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국내 3월 승용차 소매판매는 1년 전보다 7% 증가했다. 그러나 국산승용차 소매판매는 1% 가량 줄어든 반면 수입차 판매는 2만5천대를 돌파해 월간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승용차 수입물량은 작년 10월 18% 증가를 신호탄으로 올해 3월 42%까지 치솟는 등 6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수입차의 점유율이 르노삼성과 한국지엠을 앞질렀다. '수입차가 아무리 잘 팔려도 국내에서 차량을 생산하는 완성차를 넘어설 수 없다'는 속설이 깨진 것이다. 제조업 가동률도 70%로 9년 만에 가장 낮다.향후 수입차의 마켓셰어 확대는 확실해 보인다. 수입차 빅4를 형성했던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국내 재진입을 선언한 터에 수입차에 대한 국민들의 선호도가 더 높아진 것이다. 컨슈머인사이트의 지난 6년간 만족도 조사에서 수입차는 국산차 가격의 2배임에도 소비자들의 가성비 만족도는 더 좋았다. 국산차는 품질 면에서 외제와 오십보백보임에도 홀대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입차의 국내점유율이 20%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수출 확대는 언감생심이고 수입차에 안방마님 자리까지 내줘야 할 판이다. 국내 완성차업체들의 형편없는 판매경쟁력이 결정적 요인이다. 현대차의 국내 800곳 판매점 중 430곳이 직영으로 운영되는바 월급쟁이 직영점 판매사원들의 인센티브가 수입차 딜러들에 비해 비하면 조족지혈인 것이다. 세계 유일의 판매사원 노조도 국산차의 위기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2018-05-13 경인일보

[사설]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가 풀어야 할 과제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이하 선조위)가 10일 세월호 선체를 일으켜 세웠다. 이로써 지난 4년간 나라 전체의 슬픔이었던 세월호 참사는 사고 진상조사와 희생자 수습의 최종단계에 진입할 수 있게 됐다. 선조위는 선내 안전 보강작업을 마친 뒤 침몰원인 규명과 미수습자 수색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후 세월호 선체 처리 방안을 확정하면 세월호 참사는 비로소 추모의 영역에 안착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 전체를 주도해야 할 선조위의 책임이 막중하다.우선 침몰원인 규명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동안 세월호 침몰 원인과 관련해 다양한 추측과 추론이 난무하면서 사회갈등의 빌미가 됐다. 잠수함 충돌설이 대표적이다. 물론 선조위가 세월호 육상거치 이후 수차례의 육안검사를 통해 충돌 흔적이 없음을 확인했지만, 직립시킨 세월호에 대한 정밀감식을 통해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 최근에 제기된 외력설에 대해서도 철저한 과학적 검증으로 일말의 여지를 남겨선 안될 것이다. 선조위에도 전문가가 있겠지만 외부 전문가 및 유가족과 단체들이 현장감식 참여를 희망하면 수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외부충돌이 아니라면 평형수 문제를 포함해 선체결함 등 사고의 결정적 원인을 찾고 기록해 백서로 남겨야 한다.미수습자 수색에도 빈틈이 있어선 안된다. 단원고 희생자 남현철·박영인 학생과 양승진 교사, 권재근씨 부자 등 5명의 미수습 희생자 가족들에게는 최종수색의 기회인 만큼 전력을 기울여주기 바란다. 또한 선내에 남아있을 희생자들의 유품 수거도 정성과 예의를 다해 진행해주기 바란다. 유족들에게는 희생자를 기억할 소중한 유품들이다. 세월호 선체 보존계획 수립과정도 잘 관리해야 한다. 선조위 김창준 위원장은 이달 안에 내부의견을 모아 6월중에 국민여론 수렴절차를 진행한다는 입장이지만, 여론조사 과정을 세심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 원형 보존 여부와 보존 장소가 관건일텐데, 전체 국민 여론도 중요하나 보존 장소 주민의 여론을 더욱 무겁게 여겨야 할 문제임을 잊어선 안된다.선조위는 그동안 유가족은 물론 국민전체가 겪었던 고통을 충분히 받들어 사고원인 조사, 미수습자 수색 및 희생자 유품 수거, 세월호 선체 보존 방안 수립 과정 전체를 신중하고 명명백백하게 진행해주기 바란다. 그래야 세월호 참사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을 종식시키고, 희생자를 향한 추모와 안전사회 건설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다.

2018-05-10 경인일보

[사설]도를 지나친 더불어민주당 공천잡음

최근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역 지방선거 후보 공천 과정의 불협화음을 보면 유리한 선거판세에 기댄 오만이 지나치다는 느낌을 지울수 없다. 출발은 좋았다. 지역별로 신선한 공천으로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호응이 주를 이뤘다. 청와대와 중앙당 실세를 들먹이며 공천을 장담하던 전직 국회의원의 낙마를 보고 기대도 컸다. 스스로 개혁공천이라고 자부도 했다.그러나 공천 막바지로 갈수록 당안팎의 실망이 커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80%를 넘나드는 고공행진과 이에따른 압도적 선거지형 뒤에 숨어 지역 국회의원들이 하나 둘 자기 사람을 심기 위한 파워게임을 벌이기 시작하면서다. 부천이 대표적 사례다. 경기도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에서 단수로 공천 확정한 시의원 후보를 두고, 도당 재심위가 경선으로 번복하더니 중앙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그 결정을 추인해줬다. 모 국회의원이 공천 탈락자를 구제하려 탈당 불사를 외치며 실력을 행사했다는 설이 파다하다.화성에서는 과거 광역의원 경선에 도전한 경력에도 불구하고 '정치신인 가점'을 받아 논란이 됐던 후보와 관련, 도당의 항변에도 중앙당 선관위 핵심 관계자인 지역 국회의원이 가점 부여 결정에 힘을 실었다는 의혹이 기정사실로 여겨지는 분위기다. 또 시장 경선 후보들이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는 인근 지역 역시 국회의원의 개입설이 나오고 있다.남양주에서는 전직 국회의원을 염두에 두고 시장 공천심사를 미루다, 그가 피선거권을 박탈당할 위기에 몰리자 뒤늦게 공천 절차를 밟고 있다. 시흥시장 후보 공천은 도당 공관위에서 결정한 4인 경선을 중앙당에서 7인 경선으로 번복하는 과정에서 특정인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설이 번지고 있다. 이천시장 후보 공천 역시 도당 공관위에서 결정한 3인 경선이 중앙당에서 2인 경선으로, 다시 최고위원회의에서 3인 경선으로 원상복귀됐다. 이런 기형적 공천 과정마다 국회의원 개입설이 등장한다.공천으로 결정한 후보는 정당이 주권자인 국민들에게 내놓는 '상품'이다. 그런데 지역 내 국회의원들이 자기 권력 유지를 위해 '불량품'을 내놓는다면 정치 소비자인 국민들을 우롱하는 일이다.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높은 국정지지도를 자신들의 것으로 착각해 오만한 헛발질을 계속한다면 대통령이나 본인에게 좋은 결과를 낳기 힘들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2018-05-10 경인일보

[사설]문재인정부 협치·소통으로 '2년차 징크스' 넘어서길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로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지난 1년은 다사다난하다는 말이 무색할 만큼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그중 절체절명의 남북관계가 극적인 반전을 이룬 것은 문재인 정부 1년의 가장 큰 성과였다. 지난해 7월 4일 대륙간탄도로켓(ICBM) 화성-14형 시험발사 때만 해도 남북, 북미 관계는 최악이었다. 하지만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대화 채널이 복원됐고, 마침내 지난달 27일 판문점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갖는 대반전이 일어났다. 북미 정상회담이 남아 있지만 일단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낸 것은 정말 다행이다.'남북관계 복원'이라는 외치의 성과와는 달리 내치에서 큰 점수를 받기엔 부족한 점이 많았다. '적폐 청산'이라는 이름으로 각 분야에서 벌어진 변화의 바람은 오히려 '정치 보복'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결국 두 명의 전직 대통령이 구속됐고 우리 사회는 대립과 반목으로 국론이 분열되기에 이르렀다. 이를 보듬어야 할 정치권은 소통의 부족으로 여·야간의 갈등의 골만 깊어졌다. 인사검증 실패로 6명의 고위공직 후보가 낙마하는 인사참사가 발생한 것도 뼈아팠다.경제는 더 암울했다. '일자리 정부'를 표방한 문재인 정부였으나 고용 성적표는 최악이었다. 나랏돈으로 청년 실업을 해결하겠다는 청년 일자리 대책은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지난해 11조원의 일자리 추경을 편성했고 올 예산 가운데 일자리 창출에 쏟아붓는 나랏돈은 자그마치 19조원에 이른다. 그런데도 청년실업률은 지난해 9.8%로 늘었고 비정규직에서 청년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무려 35.7%를 기록했다. '발등에 불'인 고용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스스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과감하게 규제를 혁파해 투자 확대를 유도해야 하는데 그런 점이 부족했다. '2년 차 징크스'라는 말이 있다. 이는 집권 1년의 성공을 과신한 나머지 2년 차에 지나치게 과욕을 부리다 오히려 일을 그르치기 때문에 붙여진 것이다. 문재인 정부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반드시 야당과 소통을 하고 협치를 하라는 것이다. 소통과 협치를 강조했던 1년 전 취임사를 기억했으면 한다. 아울러 80%를 넘는 지지율에 기대어 귀 막고 눈감으며 일방적으로 독주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뒤돌아 보기 바란다.

2018-05-09 경인일보

[사설]글로벌 시민의식이 필요한 인천시

인천시는 글로벌 핵심도시, 혹은 세계도시를 비전으로 채택하여 추진하고 있지만 정작 시민들의 글로벌 의식은 기대 이하로 나타나 대책 수립이 시급하다. 인천연구원이 공개한 '인천 시민 다문화수용성 기초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시민의식은 낮은 편으로 나타났다. 35%의 시민들은 직장이나 거주공간에서 외국인이나 외국 이주민들과 접하며 생활하고 있지만, 외국인의 증가에 대해서도 경계심을 강하게 가지고 있는 등 문화개방성은 대체로 평균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인천시가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 핵심도시 전략은 인천국제공항이나 인천항과 같은 글로벌 교통인프라를 활용하는 전략이지만 역사 문화적 근거도 있다. 인천시는 1883년 제물포 개항이래 일본, 중국, 서양인 거주지 등 외국 조계지가 설치 되었으며, 1905년 경에는 외국인 인구 비율이 50%를 상회한 적이 있을 만큼 다민족 다문화 도시의 전통을 지닌 적이 있었다.2018년 현재 인천시가 유치한 국제기구는 총16개 기관으로 중앙정부를 제외하면 국내에서 가장 많다. 송도에는 녹색기후기금(GCF), 월드뱅크 한국지부를 중심으로 다수의 UN 산하 국제기구와 국제금융기구들이 위치하고 있다. 또 송도에 위치한 글로벌 캠퍼스에는 뉴욕주립대, 조지메이슨대, 겐트대, 유타대, 조지아주립대 등 5개의 외국대학이 유치되어 있다. EIU는 인천시의 글로벌 매력도를 세계 120개 도시 중 56위로 평가한 바 있어(2012 EIU보고서) 객관적인 글로벌 지표는 매우 높은 편이다.글로벌 도시는 교통인프라나 국제기구와 같은 인프라로 완성될 수 없다. 시민들의 다문화 수용의식, 성숙한 세계 시민의식이 뒷받침될 때 실현될 수 있다. 인천시가 명실상부한 글로벌 도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다문화도시전략이 필요해 보이며, 인천시의 실제 외국인 인구는 10만명을 상회하고 있다. 외국인들의 복지, 사회참여, 문화교류를 확대하여 인천시민의 일원이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시민들의 다문화의식을 높이기 위한 교육이 중요하지만 다문화교육을 받은 시민은 25%에 불과하며, 외국인이나 이주외국인과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 경험은 10%내외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체의 차별의식을 극복하고 인권적 차원에서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교육, 문화 공존 상생을 체험하는 시민 다문화 프로그램이 추진되어야 한다.

2018-05-09 경인일보

[사설]6·13 지방선거가 축제의 장이 되려면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9일 자유한국당 경기도지사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선거전에 돌입한다. 이미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후보로 확정된 이재명 후보와 맞대결을 벌이게 됐다. 경기도 내 31개 시·군 가운데 25개 시·군에서 민주당·한국당 후보간 경쟁구도가 확정됐다. 경기·인천지역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들의 대진표도 완성 단계에 들어서면서 한 달여 남은 6·13 지방선거전이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지방선거는 내 지역을 위해 일할 참일꾼이 누군지 가려내자고 자치권을 행사하는 축제의 장이다. 일꾼을 제대로 뽑기 위해서는 후보들의 면면을 제대로 살펴봐야 한다. 지역의 민심이 제대로 반영되려면 높은 투표율이 전제돼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아쉽고 안타깝다. 후보들은 유권자들의 지독한 무관심에 낙담한다. 우리 동네에서 출마하는 후보자가 누군지도 모르는 유권자가 더 많은 실정이라고 후보자들은 개탄한다. 역대 선거에서 기록한 50% 언저리를 맴도는 낮은 투표율은 지방선거 무용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올해는 특히 남북회담 같은 대형 이슈에 묻혀 지방선거에 대한 무관심이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지방선거 출마자들도 유권자에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더 해야 한다. 일부 후보는 소속 당의 인기에 업혀 가려 하거나 상대 후보에 대한 비방과 비난으로 주민들을 짜증 나게 한다. 정치에 대한 불신과 무관심을 부르는 몰지각한 행위다. 후보들은 내 지역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이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성찰해 주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공약을 내놓아야 한다. 그래야 주민들의 관심을 끌고, 자신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다. 유권자들은 두 눈 부릅뜨고 후보들의 공약과 인성을 살펴봐야 한다. 내 지역을 책임질 일꾼을 허투루 뽑아서는 안될 일이다.6·13 지방선거가 35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는 과거와는 달라야 한다. 당 보다는 내 지역을 위해 잘할 수 있는 일꾼이 누구인지 가려내는 선거여야 한다. 투표율도 10%포인트 이상 높아졌으면 좋겠다. 후보는 소속 당에 기대거나 상대 후보를 끌어내리려는 구태를 벗어던져야 한다. 지역과 주민을 위한 공약을 통해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어야 한다. 유권자는 후보들의 공약을 살펴보고 투표행위를 통해 의사를 표시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무관심과 냉소, 낮은 투표율로는 성숙한 지방자치를 이뤄낼 수 없다.

2018-05-08 경인일보

[사설]남북경협 기대감 커지고 있는 인천지역 경제계

4·27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 개선으로 인한 인천지역 경제 활성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반세기 이상 지역경제 발전의 견인차가 되어왔던 제조업과 항만업이 최근 들어 직면하고 있는 심각한 정체국면을 극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와 바람이 지역경제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다. 인천상공회의소가 지역기업 15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 관한 기업인 의견조사' 결과가 이를 입증한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지역경제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응답이 35.0%에 달했고,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응답도 45.3%나 됐다. 응답자의 80% 이상이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남북 관계가 개선되면 대북 사업에 투자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업체도 절반을 넘었다. 지난 4일 인천항만공사가 개최한 '인천항을 거점으로 한 남북경제협력 세미나'에서는 남북 간 경제협력 가능성과 그에 따른 인천항 활성화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나왔다. 인천연구원의 한 연구위원은 북한이 연평균 15%의 경제성장을 나타낼 경우 인천항의 수출입 컨테이너 물동량이 최대 120만TEU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천항이 북한 수출입 화물의 환적항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인천 신항을 조기에 확장해야 한다는 점도 연구결과에 포함돼 있다. 올해 1분기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70만9천15TEU로 지난해 1분기보다 1.6%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지만 올 3월과 4월 초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나 줄어든 감소추세가 지속되면서 이를 극복키 위한 인천항 범비상대책위원회까지 발족된 상태다. 인천지역 경제계의 기대가 현실화되기 위해선 남북정상회담 합의사항의 구체적 실천과 함께 정부와 인천시, 그리고 항만당국의 긴밀한 협조와 대응이 무엇보다도 요구된다. 정부의 일관성 있는 대북경제협력정책이 마련되어야 하고, 지속적인 경영활동을 위한 대북투자보호제도의 확충이 있어야 한다. 인천항만공사를 중심으로 북한의 항만시설 개발·운영에 참여하는 것도 필요하며, 북한과 중국이 참여하는 환황해권 경제벨트의 조성을 위해선 인천시와 인천항만공사가 전략적 대응을 해나가야 한다. 특히 인천 신항의 조기 확충 필요성은 관련부처가 귀담아 들어야 할 부분이다. 기회는 치밀하고 철저하게 준비한 자에게만 오는 법이다. 남북경협을 통한 인천경제의 재도약 또한 예외일 수 없다.

2018-05-08 경인일보

[사설]여야는 조건없이 국회 정상화에 합의하라

여야가 어제 국회 정상화 협상을 재개했지만 드루킹 특검을 비롯한 현안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민주당은 드루킹 특검과 추가경정예산안의 24일 동시처리를 제안했으나 자유한국당은 특검 우선 처리를 요구했다. 또한 민주당은 추경안과 특검법 동시 처리 이외에 야당이 합의 추천한 특검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제안했으나 한국당이 이견을 보이면서 국회 정상화에 실패했다.여야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은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지난 5일 폭행을 당한 이후 중단됐던 국회 정상화 논의를 재개한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민주당은 남북정상회담 국회 비준 동의에 야당이 합의하면 드루킹 특검을 논의할 수 있다는 제안을 한 바 있다. 한국당도 특검을 여당이 받으면 추경과 방송법, 국민투표법 등 현안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개진했다. 이는 기왕에 민주당은 특검을 수용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고, 한국당도 추경을 검토할 수 있다는 데까지 진전을 이뤘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여야의 공감대가 조금씩 형성되고 있다는 긍정적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그럼에도 지방선거를 의식한 정치적 이해득실 계산 때문에 여야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게다가 한국당은 드루킹 특검에 당의 모든 화력을 집중시키고 있고, 김성태 원내대표에 대한 폭행 사건이 국회 정상화의 또 하나의 장애로 등장했다. 지금 국회에는 쟁점 법안이나 민감한 현안 이외에 민생법안들도 여야의 당리당략에 가려 처리가 늦어지고 있다. 여야 정당들은 말로만 민생을 외치면서 철저히 국민의 삶을 외면하는 직무유기를 멈추고 일단 국회 정상화에 합의해야 한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국회 정상화 시한을 오늘 2시까지로 정해놓은 상태다.여당은 특검과 추경 처리의 절차에 대해 인내를 가지고 야당을 설득해야 한다. 야당도 특검 처리만을 고집하지 말고 여당의 특검 수용에 화답하는 의미에서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 4월 임시국회를 열고 단 한 번도 본회의를 열지 못해서 소집한 5월 임시국회도 또 다시 파행으로 막을 내리게 되면 국회는 국민으로부터 완전히 멀어지게 된다. 게다가 14일까지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국회의원들의 사직서를 처리하지 못하면 내년 4월에 보궐선거를 치르게 된다. 국회 정상화는 지극히 당연한 국회의원들의 국민에 대한 의무이다. 국회무용론을 주장하는 촛불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여야의 맹성을 촉구한다.

2018-05-07 경인일보

[사설]창립 15주년 인천도시공사, 공적 기능 강화해야

인천도시공사가 올해 창립 15주년을 맞는다. 이달 24일이 그날이다. 인천 송도·청라·영종을 개발하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동갑이다. 인천경제청이 10월생이니, 엄밀히 따지면 인천도시공사가 5개월 정도 먼저 태어났다. 동갑내기 인천도시공사와 인천경제청은 인천광역시 도시개발에서 중추 역할을 한다. 두 기관이 인천지역 주요 개발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 차이점이 있다면 개발 영역이다. 인천도시공사는 인천 전역이 무대이지만, 인천경제청은 송도·청라·영종 등 인천경제자유구역에만 국한된다. 지역사회 숙원이자 현안인 '구도심 재생'을 직접 챙길 수 있는 곳은 인천도시공사 뿐이다.인천도시공사는 지난 3일 기자 간담회에서 "'도시재생과 주거복지 리더 공기업'의 비전 달성을 위해 경영혁신과 사업 다각화를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 의지를 담아 새 영문 사명을 IMCD(Incheon Metropolitan City Development Corporation)로 정했다고 했다. 아파트 건립 등 단순 도시개발이 아닌, 도시를 설계·기획하고 디자인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겠다는 게 인천도시공사의 설명이다. 옳은 방향 설정으로 여겨진다. 택지 개발에서 도시 개발, 나아가 구도심 재생까지 챙기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이라 짐작된다. 인천의 구도심은 매우 낙후돼 있다. 인구가 신도시 쪽으로 빠져나가는 공동화 현상도 심각하다. 검단과 송도 등 신도시 개발이 진행되면서 인프라 격차는 물론 주민들의 소외감까지 커지고 있다. 민간자본이 사업성 탓에 구도심 지역의 재개발사업을 굴러가게 하지 못한다면, 공적자금이 투입돼 도시재생의 촉매제 역할을 해야 하는 게 당연하다.인천도시공사가 새로운 영문 사명의 의미를 정책과 사업에 담아 제대로 실천하는지 지켜볼 일이다. 새 영문 사명 IMCD에는 I=Innovation(혁신), M=Morality(청렴), C=Challenge(도전), D=Dedication(헌신)이라는 의미도 부여했다고 한다. '혁신'과 '청렴'으로 인천도시공사 구성원은 물론 시민들로부터 사랑받고, '도전' 정신으로 각종 현안을 해결하며 서민들의 주거복지를 위해 '헌신'적인 자세로 앞장서 나갈 것을 주문한다. '도시재생과 주거복지 리더 공기업'은 인천도시공사가 내세운 비전이다. 15년간 축적한 자본·기술·신뢰를 도시재생과 주거복지 등 공적 기능을 강화하는 데 투입해야 한다.

2018-05-07 경인일보

[사설]구급대원 폭행 무관용 원칙으로 처벌해야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공무원과 공기업 종사자들이 음주 폭행에 위협받고 있다. 최근 전북 익산소방서 소속 여성 구급대원이 술 취한 시민의 폭행 이후 숨지면서 소방관과 역무원 등에 대한 안전 대책이 시급하다. 특히 소방관과 역무원 등을 때리는 사람들에 대한 강력한 대응과 법적인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현장에 있는 종사자들의 고통은 심각하다. 40대 남성이 열차 내에서 난동을 부린 뒤 지하철 밖으로 유도하는 역무원과 사회복무요원의 팔을 비틀고 멱살을 잡는 등 소란을 피웠고, 술에 넘어져 얼굴에 상처를 입은 환자는 이송하는 과정에서 구급대원의 목을 조르고 발길질을 하는 등 폭행도 가했다. 주말에는 술에 취한 사람들로 지하철역은 더욱 몸살을 앓고 있다. 술 취한 사람들은 이유 없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욕을 하며 시비를 걸고 소란을 피우는 등 위협을 가한다.소방청의 구급대원 폭행 피해 현황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2015년 198건, 2016년 199건, 2017년 167건 등 한해 200건에 가까운 폭행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도권인 경기도와 서울은 3년간 각각 123건, 116건으로 다른 시·도에 비해 최고 건수를 기록했고, 인천도 30건에 달했다. 부산 44건, 경북 38건, 강원 29건, 충남26건 등 전국적으로 음주 폭행이 가해졌다. 또 지난 한해 119구급대원 폭행사건 10건 중 9건은 주취자에 의해 발생했다. 폭행에 따른 부상 정도는 2주 미만이 전체의 86%였으며 3주 이상 부상은 8%였다.소방관, 역무원 등 공무원, 공기업 종사자들은 항상 술에 취한 사람과 마주치며 폭행 위험에 노출돼 있다. 하지만 이들을 상대할 때 대응 방법과 방어권 행사 등이 명확하지 않아 대다수 종사자가 어려움을 겪고 있고, 자기방어를 위한 제도도 미흡하다. 현행 소방기본법에 따르면 출동한 구급대원을 폭행할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징역형을 받더라도 집행유예로 풀려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주취자들의 음주 폭행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정부는 구급대원 등 소방공무원에 대한 폭력행위 근절 캠페인을 강화하고 소방특별사법경찰관리에 의한 신속·엄정한 수사 및 검찰송치, 폭행피해 구급대원에 대한 지원 확대 등의 대책을 조속히 펼쳐야 한다.

2018-05-03 경인일보

[사설]관리부재가 방치한 산업폐기물 농지성토

농지에 산업폐기물을 불법 성토하는 일은 빈번하게 발생한다. 폐기물 처리비용을 아끼려는 업체와 저렴한 비용으로 농지를 성토하려는 토지주의 이해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염물질을 포함한 성토재의 성격상 농지훼손, 지하수 오염 등 환경훼손이 심각해 인근지역 주민들의 민원이 그치질 않는다. 문제는 무기성오니를 비롯한 산업폐기물을 활용한 불법 농지성토를 관리할 법적 제도에 허점이 많고, 이에따라 일선 지방자치단체의 관리가 혼란스러워 효과적인 규제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점이다.경인일보의 최근 연속보도는 이같은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최근 용인 소재 한 골재회사는 광주공장에서 발생한 사업폐기물인 무기성오니 수천t을 상수원보호구역인 여주시 농지에 수년에 걸쳐 불법으로 복토했다. 이 골재회사는 폐기물 처리업체에 책임을 돌리며 원상복구를 약속했다. 그러나 여주시는 이미 이 골재회사가 또 다른 인근 농지에 무기성오니를 매립한 사실을 적발하고 지난 1월 원상복구 명령과 함께 과태료 500만원을 부과한 상태였다. 행정명령 및 과태료 처분을 받은 상태에서도 또 다른 장소에서 폐기물 불법처리를 자행했던 셈이다.이 골재회사는 광주시에서 같은 불법을 저질러 지난 3월 과태료 500만원 처분을 받은 것은 물론 최근에는 용인시의 한 관광농원 개발예정지에 무기성오니를 성토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기가막힌 일은 여주시와 광주시가 무기성오니를 사업장폐기물로 판단해 불법성토에 대해 원상복구 및 과태료 처분을 내린 것과 달리, 용인시는 2016년 개정한 폐기물관리 조례로 무기성오니의 성토재 활용을 허용하고 있는 것이다. 더 웃기는 일은 용인시 안에서도 부서별로 해석이 다르다는 점이다. 건축부서 관계자는 개정 조례에 따라 무기성오니는 성토재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농업부서 관계자는 조례와 상관없이 농원조성에 부적합한 무기성오니는 성토재가 아니라는 해석에 따라 공사중지 명령을 내리고 조사에 들어갔다. 정부의 입장도 다르다. 무기성오니의 농업용 사용의 합법성을 놓고 국토와 환경부가 협의중이라니 그렇다.사정이 이 정도면 골재회사의 무기성오니 농지성토가 불법인지 아닌지 헷갈릴 정도다. 용인시 조례의 해석이 맞다면 골재회사가 억울한 것이고, 여주·광주시의 과태료 부과행정이 맞다면 경기도 여기저기에 폐기물 불법성토를 상습적으로 벌인 골재회사를 엄벌에 처해야 옳다. 정부는 무기성오니 관리행정 부재상황을 신속히 해소해야 한다.

2018-05-03 경인일보

[사설]한·미 동맹 흔드는 문정인 특보의 가벼운 처신

문정인 대통령 외교 안보 특보의 가벼운 처신이 또 말썽이다. 문 특보는 지난달 30일 미 외교 전문지 '포린 어페어스'에 실린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의 길' 기고 글에서 "평화협정이 서명되면 주한미군은 어떻게 될 것인가. 더 이상 한국 주둔이 힘들어질 것"이라며 "주한미군 감축이나 철수와 관련해 보수층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돼 문 대통령은 중요한 정치적 딜레마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파문이 커지고 있다. 대통령의 외교안보 정책을 보좌하는 특보가 사실상 주한미군 철수론을 서슴없이 꺼낸 것부터가 예사롭지 않은 문제다. '판문점 선언'이 발표되는 등 모처럼 남북관계가 화해분위기로 가고 있는 상황에서 문 특보의 발언은 마치 주한미군 철수를 공론화하려는 불순한 의도가 깔린 것은 아닌지 의심마저 들게 한다. 문제가 커지자 문재인 대통령이 "주한미군은 한미동맹의 문제다. 평화협정 체결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며 직접 진화에 나섰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도 문 특보에게 전화를 걸어 대통령의 입장과 혼선이 빚어지지 않게 해달라고 말했다고 한다.한·미 동맹 균열을 부채질하는 문 특보의 위험천만한 언행은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는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해 한·미 연합훈련 중단 또는 축소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사드 갈등이 한창이던 지난해 6월 "사드 때문에 동맹이 깨진다면 이게 동맹이냐. 그런 동맹을 어떻게 믿느냐"면서 미국을 자극했다. 김정은 참수작전 부대 창설계획에 대해서도 그는 "수령을 참수한다고 하면 북한이 가만 있겠는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오죽하면 송영무 국방장관도 "상대해선 안 될 사람" "학자 입장에서 떠드는 느낌" "특보가 아닌 것 같아 개탄스럽다"고 말하는 사태까지 일어났다 .문제는 문 특보가 위험한 발언을 할 때마다 누구도 그의 말을 개인 발언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보라는 자리 때문에 누구는 대통령의 의중이라고 단정하고, 누구는 '짜여진 각본'에 따른 발언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실제로 논란을 일으키는 그의 발언은 신기하게도 시간이 흐르면 모두 맞아 떨어졌다. 아무리 남북관계가 화해분위기라 해도 주한미군 철수 문제는 쉽게 논할 사안이 아니다. 문 특보는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피력하고 싶다면 특보 자리를 내놓고 학교로 돌아가는 게 맞다. 문 대통령이 왜 이런 사람을 특보로 쓰는지 이해할 수 없다.

2018-05-02 경인일보

[사설]대북교류 거점도시 전략이 필요한 인천시

4·27 판문점 남북공동선언을 계기로 남북경제교류의 증대가 가시화되고 있다. 인천시는 남북 접경, 해양도시이자 환황해 물류 중심 도시라는 장소성에 기초하여 남북 상생·공영의 협력모델을 창출하고 실천해나가기 위한 전략의 재정립이 필요하다.인천과 북한이 갖는 지리적 인접성과 경제·산업적 상호보완성에 기초한 남북 경협 강화 전략을 구체화해야 한다. 개성공단 이니셔티브를 강화해야 한다. 인천은 개성공단까지는 약 50㎞로 육로로 1시간밖에 소요되지 않으며, 인천항과 인천공항 등 물류 인프라를 보유, 인천-개성 산업연계발전 전략을 구상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인천의 경제자유구역 개발 경험은 지방 경제특구 개발을 강조하고 있는 북한의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과 조응한다.당면한 과제는 대북물류 거점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항만시설을 앞당겨 개발하여 대비하는 것이다. 남북관계의 개선으로 인천-남포 항로가 개설되면 남북교역은 급속히 증가할 것이다. 5·24조치로 남북 교역이 중단되기 전, 인천항은 64%를 상회하는 남북교역 물동량을 처리해왔다. 남북관계의 진전으로 인천-해주 항로가 신설되면 인천항에 환적컨테이너 물동량이 추가될 전망이다. 남포, 송림, 해주 북한 항만의 컨테이너 운송기능이 인천으로 이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항은 남북교역의 물류중심항 기능과 북한의 서해권역 항만의 환적항 역할을 동시에 대비해야 한다. 인천은 북한과 황해의 연안항로를 비롯한 다양한 해양자원을 공유하고 있으며 역사·문화적으로 개성·강화의 고려문화권에 속한다. 인천과 북한의 역사·문화 공유자산에 기초한 인문교류 사업으로, 서해 5도 및 강화·교동에 남아 있는 고려역사 유물·유적 공동조사 및 발굴, 황해도와 인천의 공동 민속연구가 가능하다. 남북한 바다를 회유하는 점박이물범보호 사업 등 공동 생태환경 보호를 위한 남북 지방 협력체 구성도 하나의 아이템이 될 수 있다.대북교류사업의 확대에 따른 조직적 준비도 필요하다. 현재 인천시의 경우 대북교류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직원은 3명 뿐이다. 서해5도 해상에서의 남북어민 공동어로 사업을 비롯한 다양한 교류사업을 감안한다면 지원조직을 확대해야 한다. 대북교류사업은 행정력으로만 추진할 수 없다. 교류사업 경험이 있는 민간전문가와 단체, 연구기관 등과의 협력체계도 미리 구축해 두어야 한다.

2018-05-02 경인일보

[사설]서해NLL 일대 평화와 안전은 서해5도 주민의 숙원

남북 정상의 '판문점 선언'에서 가장 극적인 대목이 있다면 그건 바로 '서해북방한계선(NLL) 일대의 평화수역화'일 것이다. 백령도와 연평도를 포함한 서해5도에 인접한 NLL 일대를 평화수역지대로 만들어 이 지역에서의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고 안전한 어로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실제적인 대책을 세워나가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선언의 도출은 사실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었다. 상대적으로 서해NLL 일대의 평화수역화 선언은 사전에 거의 언급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현실적으로도 좀처럼 실감하기 어려운 합의 내용이다. 이 수역이야말로 '한반도의 화약고'라 불릴 만큼 늘 남북 간 대결과 충돌의 실제 현장이었기 때문이다.불과 20년이 채 되지 않은 기간만 살펴봐도 현실은 참혹하다. 일촉즉발의 상황을 가까스로 유지해오다 실제 충돌로 이어진 경우만 네 차례나 된다. 1999년 6월 15일 연평도 부근 해상에서 발생한 제1연평해전은 1953년 정전협정 이후 발생한 남북간의 첫 해상교전이었다. 북한 경비정이 연평도 서쪽 NLL을 2㎞나 침범해 발생한 이 해상전투로 북한 경비정 1척이 침몰하고 5척이 파손됐으며 전사자 20명, 부상자 30여명 등 50여명의 북한군 사상자가 발생했다. 3년 뒤인 2002년 6월29일 북한 경비정의 기습포격으로 시작된 2차 연평해전에선 아군 고속정 1척이 침몰하고 6명의 전사자와 19명의 부상자가 발생하는 등 우리 피해도 컸다. 이후 2010년 3월에 발생한 천안함 피격 사건과 그해 11월의 연평도 포격은 서해5도 주민들에게는 여전히 떠올리고 싶지 않은 '악몽'이다.그런 만큼 서해5도 주민들에게 서해NLL 일대의 평화와 안전은 그야말로 '숙원'이다. 생명과 재산에 대한 위협이 완전히 제거된 상태에서 생업에 전념할 수 있는 날이 오길 기원해왔다. 이번 남북정상의 합의로 그러한 바람의 현실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남북 관계당국의 후속 협의가 진척되면 NLL 해역에서의 공동어로, 해상파시를 통한 수산물 교역, 수산자원 공동연구 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시기는 지금부터다. 지난 2007년에도 남과 북은 이와 유사한 내용의 합의에 이르렀으나 이후 남북관계가 급속도로 냉각되면서 실천에 옮기지 못한 전례가 있다.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남과 북의 현명한 대처를 바란다.

2018-05-01 경인일보

[사설]근로자의 날이 더 서러웠던 근로자의 현실

지난 1일은 근로자의 날이다.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로조건 개선 및 노동자 지위 향상과 세계 각국 노동자들의 연대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제정됐다. 이날 전국에서는 노동의 신성한 가치를 기리고 노동자들의 노고를 위로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근로자들은 법정 휴일을 맞아 친목 체육행사에 참여하거나 등산, 여행 등 취미활동을 즐기며 모처럼 여유로운 하루를 보냈다.이날 공무원과 우체국 직원, 교사 등 일부 직종은 정상 출근했다. 법정 공휴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반 기업체에 다니는 근로자들도 상당수 출근했다. 이 경우 평상시 임금의 250%를 지급받게 된다. 근로임금 100%에 유급임금 100%, 여기에 휴일근로수당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5인 미만 근로자들은 사정이 다르다. 이들은 유급임금과 근로임금은 받지만 휴일근로수당은 받지 못한다. 같은 근로자인데도 회사규모에 따라 또다른 차별을 받고 있는 것이다.고용노동부는 소상공인 보호 등을 이유로 5인 미만 사업장에는 근로기준법 일부 규정만 적용하도록 법으로 정했다. 업체의 부당한 행위에도 제대로 된 대응을 못하는 이유다. 노동전문가들은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들에 대한 법적 보호가 시급하고도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문제는 정치권과 정부라는 게 노동계의 시각이다.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근로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근로기준법 확대 적용에는 공감하면서도 관련법 개정과 보완에는 여전히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발의된 법률 개정안들은 상정조차 되지 못한 채 사장되고 있다는 게 노동계의 분석이다.열악한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제정된 근로자의 날에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 그런데 근로자의 40%가 근로자의 날에 일하고 수당도 못 받는다고 한다. 근로자의 날에 근로자가 더 서러운 시스템이라면 이는 보통 심각한 게 아니다. 근로자라면 이날 쉬어야 하고, 출근을 했다면 남들처럼 적정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 남들 노는 날에 출근하는 것도 서러운데 5인 미만 사업장이라고 보상마저 차별받는 건 근로자들을 두 번 울리는 일이다. 수원시는 노사협의회를 통해 필수요원을 제외한 직원들은 쉬도록 했다고 한다. 민원부서를 제외하고는 큰 문제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도 이참에 근로자의 날을 법정 공휴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바란다.

2018-05-01 경인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