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세월호 추모공원, 상처없이 진행돼야

안산시가 희생자 봉안시설을 포함한 세월호 추모공원을 시내 화랑유원지에 조성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제종길 시장이 20일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시청이 아닌 국회를 선택한 것은 세월호 추모공원 건립이 국민적 공감에 따른 정부사업임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화랑유원지내 추모공원 조성사업의 당위를 강조한 것이다.세월호 추모공원 조성사업은 2014년 11월 공포된 세월호특별법에 따라 정부가 2015년 9월 실무위원회를 꾸려 논의를 시작했다. 그러나 대상지 선정과 봉안시설 포함 여부 등을 놓고 지역 내 찬반 의견이 팽팽해 결론을 못내린 채 2년 이상 답보상태에 머물렀었다. 결국 제 시장이 봉안시설이 포함된 추모공원 입지를 결단한 것인데, 곧바로 이에 반발하는 여론 또한 무시 못할 수준이라 사업의 정상적 추진을 낙관하기 어렵다. 실제로 추모시설 조기 설립 촉구 서명과 화랑유원지 추모시설 설립 반대 서명에 참여한 시민 숫자가 비슷할 정도로 찬반의 기세가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세월호 추모공원 조성을 둘러싼 안산 시민사회의 대립은 상처받은 사람들이 또 다른 상처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단원고 희생자 유족들은 지역내 추모공원 조성을 반대하는 지역민들이 몹시 서운할 것이다. 또 화랑유원지 추모공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시 한복판에 추모시설이 들어서는데 대한 시민들의 부담감을 외면하는 찬성측이 서운할 수 있다. 참사 이후 한마음으로 어린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유족들의 고통을 함께 했던 안산시민들이 추모공원 조성을 놓고 갈라서는 양상이라면, 세월호 참사를 의미있게 마무리하기 어렵다.제 시장이 정치적 부담을 감수하고 입지선정을 결단한 것은 평가할만하다. 그러나 추모공원 조성사업을 본격화하기 전에 양측의 화해와 이해를 주선하는데 시 행정력을 총동원할 필요가 있다. 추모공원 조성을 위한 50인 위원회의 구성에 앞서 반대측을 설득하는 마지막 숙려기간을 가져보기 권한다. 이 과정을 통해 추모공원을 둘러싼 이견과 충돌을 최소화 할 수 있다면, 다소의 사업지연도 무의미하지 않을 것이다.

2018-02-21 경인일보

[사설]경인아라뱃길 대책 정부가 세워라

경인아라뱃길 사용료를 징수하기 시작했지만 첫달 수입은 50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 경인해양수산사무소와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 1월 경인아라뱃길 경인항 항만시설사용료로 576만원 정도를 받았다고 19일 한 매체에 밝혔다. 정기화물선은 중국 톈진을 오가는 화물선 한 척뿐이고 수도권 물류 이동에 다섯척의 배가 11회 오갔을 뿐 주운수로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130억원에 달하는 경인항과 주운수로의 연간 운영비는 고스란히 혈세로 충당해야 할 판이다.경인아라뱃길은 정부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2조7천억원을 들여 서울 개화동(한강)에서 서해까지 18㎞의 주운수로를 정비하고, 물류터미널 등 기반시설을 조성했다. 경인아라뱃길은 4천t급 선박이 통행할 수 있는 국내 첫 운하로 2008년 KDI(한국개발연구원)가 정부에 제출한 보고서대로라면 생산유발 효과 3조원, 2만5천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선전하면서 조성한 물류시설이다. 수자원공사가 지난해 국감에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최근 5년간 경인항의 물동량은 계획대비 8.8%에 그쳐 사실상 무용지물로 전락했다.이명박정부는 경인아라뱃길 사업의 적자를 확인하고서도 사업을 강행했다. 최근 수자원공사가 무단 파기하려다 들통난 문서에 의하면 2009년 당시 수자원공사는 1조원 이상의 적자가 예상되는 사업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정부 방침에 의해 사업을 떠안았다. 경인아라뱃길 조성사업은 천문학적인 예산을 낭비하고 국토까지 훼손한 대표적 적폐사업이었다.경인아라뱃길이 무용지물로 전락하자 부두임대료와 항만시설 관리권을 팔아 일부 투자금을 회수하겠다는 계획이지만 가능성은 미지수다. 아라뱃길 화물터미널은 인지도도 낮은 데다 주변에 물류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인천시가 3조8천억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경인아라뱃길 친수구역 조성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나서고 있지만 역시 현실성이 낮다. 아라뱃길 주변에는 가용부지가 없어서 그린벨트로 묶인 땅을 최소 100만㎡ 이상 해제하지 않고서는 친수공간 조성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정부가 '저지른' 적폐사업을 인천시가 떠안을 수는 없다. 아라뱃길 대책은 국토부와 수자원공사가 나서서 결자해지(結者解之)해야 한다.

2018-02-21 경인일보

[사설]고은문학관 건립 완전 백지화해야

성희롱 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 운동'이 문화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수십년간 연극계의 권력이었던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의 몰락은 우리 문화계에 추악한 성폭력, 성희롱이 얼마나 만연되어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한국 문화계가 큰 위기를 맞은 셈이다. 최영미 시인의 성추행 폭로 시 '괴물' 발표로 논란에 휩싸인 고은 시인도 마찬가지다. 문학계의 거두로 노벨문학상 후보로까지 거론되던 시인은 이번 사태로 돌이킬 수 없는 큰 상처를 입고 말았다.이런 사고가 터지면 그 여파는 주변으로 고스란히 전가되게 마련이다. 연희단거리패는 신인 단원을 발굴 양성하는 꽤 명성 높은 연극단체였다. 밀양시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연극촌을 건설하는 등 이상적인 공동체 문화 모델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매년 열리는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는 나름대로 꽤 인기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30년 역사를 갖고 있는 연극공동체 연희단거리패는 해체됐다.고은 시인 문제로 고은문학관을 건립하려고 했던 수원시가 이 사업을 진행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 모양이다. 수원시는 지난 2013년 8월 안성시에서 20여 년을 거주한 고은 시인을 위해 장안구 상광교동에 문학공간을 마련해 줬다. 인근 주민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매년 1천만원이 넘는 전기료와 상하수도 요금도 지원해 왔다. 더 나아가 장안동 일대 3천305㎡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재단이 수백억원의 민간투자를 받아 고은문학관을 건립키로 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6월 수원시 관계자들이 고은문학관 건립사업 벤치마킹을 위해 스위스의 세계적인 건축가인 페터 춤토르가 설계한 독일 쾰른의 콜롬바박물관과 스위스 발스의 온천단지를 방문하기도 했다. 그만큼 관심이 컸다는 얘기다.수원시는 고은문학관 건립계획을 완전 백지화 하는 것이 옳다. 이미 고은 시인 스스로 수원 광교산 '문화 향수의 집'을 떠난다고 한 이상 문학관 설립 명분도 약해졌다. 고은에 대한 미련을 가질수록 문화의 도시 수원이라는 이미지에 큰 상처만 입게 될 것이다. 수원시는 연희단거리패가 해체되고 나아가 부산 가마골소극장, 밀양연극촌 모두 문을 닫기로 한 결정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고은문학관 문제를 하루빨리 매듭짓길 바란다.

2018-02-20 경인일보

[사설]'GM사태'에 적극적이되 신중해야 할 인천시

한국지엠 인천 부평공장은 국내 4개 GM 공장 중 최대 규모다. 직접고용 인력만 1만명을 넘고, GM 부평공장에 의지하고 있는 1차 협력업체 고용 인원도 2만6천명에 이른다. GM 부평공장과 협력업체들의 지역 내 총생산(GRDP) 비중은 15% 수준이다. 수출량도 인천 전체 수출량의 22%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GM 부평공장에 'GM 한국철수설'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지고 있다. 이미 군산공장 폐쇄 조치가 내려졌고, 그 여파로 군산 지역경제가 된서리를 맞고 있는 상황이다. 인천시가 한국지엠의 정상화 또는 피해 최소화를 위한 대응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는 소식은 그래서 너무나도 당연한 조치로 여겨진다.인천시는 한국지엠이 인천지역 경제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큰 만큼 충격 최소화를 위해 중앙정부와 GM 간 협상에도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설 연휴 직후인 지난 19일 유정복 시장이 직접 인천지역의 한국지엠 1차 협력업체 대표들과 간담회를 가진 것도 그러한 움직임의 하나다. 업체 대표들은 GM 부평공장마저 축소되면 협력업체들은 치명타를 입게 된다면서 정부의 신속한 협상을 촉구했다. 시에 대해서도 한국지엠을 적극적으로 포용하면서 정부에 대책을 건의해줄 것을 요청했다. 정부 협조나 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GM 부평공장이 축소될 경우 이는 폐쇄와 다를 바 없고, 협력업체에는 '사형선고'라는 것이다. 시는 GM 노조집행부와의 간담회도 예정해둔 상태다.그러나 지금 직면하고 있는 GM사태는 인천시 차원의 개입이나 중재, 또는 협조요청으로 해결될 성질의 것이 아니다. 당장은 정부 차원에서 GM의 궁극적인 목적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게 급선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GM의 노림수가 '한국 철수'냐 '정부 지원'이냐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한국지엠의 움직임이 GM의 호주 철수 때와 매우 유사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시나 정치권의 섣부른 '개입'이나 '훈수'가 사태의 효율적 대응과 문제의 근원적 해결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을 흘려듣지 말아야 한다. 정부나 인천시에 지원을 요청하면서 동시에 한국에서 자금을 회수하고 있는 GM이다. 인천시의 적극적이되 신중한 자세가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국면이다.

2018-02-20 경인일보

[사설]모호해진 한·미 동맹, 정상화 서둘러야

평창동계올림픽을 전후해 대북관계를 놓고 갈등을 빚었던 한·미 관계가 미국의 잇따른 대한(對韓) 무역제재로 더욱 미묘해지는 형국이다. 이러다간 전통의 한·미동맹이 모호해질까 걱정이다. 대북관계를 놓고 한국은 대화와 교류협력을 앞세우는 반면 미국은 국제공조를 통한 강력한 대북제재를 강조하고 있다. 태도의 차이는 행동의 차별로 나타나는 중이다. 한국은 북한이 제안한 남북정상회담 여건을 만들기 위해 미국과 북한의 대화를 강조하지만, 미국은 북한의 핵 포기 때까지 제재와 압박을 풀지 않겠다는 엄포를 반복하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한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패널에 대해 세이프가드를 발동한데 이어, 급기야 한국산 철강에 53%의 수입관세 부과 방안을 발표했다. 초고율 철강 수입관세 적용대상은 한국, 중국, 러시아로 일본, 대만, 캐나다는 제외됐다. 철강관세만 놓고 보면 한국은 미국의 동맹에서 제외된 셈이고,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를 시인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민간부문이지만 최근 군산공장 폐쇄를 결정한 GM이 한국 철수를 거론하며 한국정부의 지원을 압박하는 양상도 한·미동맹에는 좋은 전조가 아니다.북한 핵문제 해결이라는 공동 목표를 공유하는 한국과 미국이 동맹 역사에 전례 없는 혼란을 겪는 상황은 양국의 이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동맹이 안보와 경제를 분리할 수 없는 특수관계였던 점을 깊이 성찰해야 한다. 그동안 한국이 미국의 아시아 교두보로 기여했던 역할을 생각하면 단순히 무역역조만을 이유로 한국을 압박할 입장이 아니다. 한국을 향한 거침없는 발언이 한국내 반미감정을 자극할 수준이라면 미국의 국익에도 도움이 될 리 없다.우리 정부도 헝클어진 한·미동맹 관계를 안정적으로 회복하는데 외교력을 집중해야 한다. 미국이 자국 이익을 위해서라도 한·미동맹을 어쩌지 못할 것이라는 안이한 태도를 시정해야 한다. 한·미동맹이 한국의 안보와 경제이익 실현에 유효한 도구라면, 이를 적극적으로 관리해 국익을 실현하는 외교력을 발휘하는 것은 정부의 책임이다. 북핵과 통상문제를 둘러싼 양국의 이견을 조정해낼 수 있는 수준으로 한·미동맹을 정상화하는데 양국 정부가 노력해야 할 때다.

2018-02-19 경인일보

[사설]2월 임시국회도 빈 손 국회로 끝나려나

지난 달 30일 개회된 2월 임시국회 폐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으나 개헌, 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노동시간 단축 관련 법안과 각종 민생 법안 처리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자유한국당 소속 권성동 법사위원장의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외압' 의혹으로 불거진 권 위원장의 거취를 둘러싼 국회 파행으로 2월 국회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를 지속해 왔기 때문이다.더불어민주당은 애초 설 연휴 전 각 당이 개헌안을 내놓고 2월 말까지 국회 합의안을 도출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한국당은 설 연휴가 끝나는 대로 의원 상대 여론조사, 개헌 의원총회 등을 통해 3월 중 자체 개헌안을 마련하기로 한 상태다. 각 당의 개헌안이 마련되더라도 권력구조에서 여야가 확연히 갈리기 때문에 권력구조에 대한 합의는 사실상 어렵다고 보아야 한다. 사법개혁특위도 최대 쟁점인 공수처 신설과 검경 수사권 조정을 놓고 여야 간 견해차가 현저해서 합의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쟁점 법안과 각종 민생 법안은 물론 아동수당법, 기초연금·장애인연금법, 물관리일원화법, 5·18 특별법 등도 통과를 기다리고 있지만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리고 3월 2일이 광역의원 예비후보 등록일이라 2월 마지막 국회 본회의가 예정되어 있는 28일에는 공직선거법이 반드시 처리되어야 한다. 여야가 개헌안은 어렵더라도 사개특위의 공수처 설치 관련 사안과 검경 수사권 조정 등에 대해서 이견을 좁혀나가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올림픽 이후 한반도 안보정세의 불가측성이 증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여야가 남북관계개선과 북미대화 및 한미 조율을 위해 여야 정치권이 힘을 모아야 한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여야가 정쟁으로 일관한다면 한반도 위기 해소를 위한 지혜를 모을 수 없다.지난 12월 임시국회도 소득 없이 끝나고 다시 2월 임시국회마저 빈 손으로 끝난다면 3월 임시국회가 열린다 해도 지방선거를 목전에 둔 상황이라 여야 대치는 더욱 심해질 게 뻔하다. 2월 임시국회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여야는 남은 회기만이라도 각종 사안에서 합의를 이뤄나가야 한다. 여당은 야당 설득에 최선을 다하고 야당도 대안을 제시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2018-02-19 경인일보

[사설]GM파동 경인지역 경제 충격 최소화 방안 없나

한국지엠의 군산 공장 폐쇄 결정은 GM본사와 부평공장 등을 두고 있는 인천과 다수의 협력업체가 있는 경기지역 등에 큰 충격을 던지고 있다. GM부평공장의 불안한 앞날과 경인지역 경제에 드리우는 암울한 전망들로 지역민심은 설 연휴 내내 흉흉했다. 군산공장의 폐쇄를 결정한 GM은 벌써부터 대출, 재정 지원, 3조원의 유상증자 참여 등의 지원을 요청하며 문재인정부를 집요하게 압박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군산공장에 이어 부평공장으로 구조조정을 확대하겠다는 심사다. 부평공장은 직접 고용 인력만 해도 창원과 군산공장 2곳의 2배 수준인 1만1천명에 이른다. 부평공장과 연계된 경인지역 1차 협력업체는 200여 곳, 2·3차 협력업체까지 합치면 2천여곳에 이른다. 부평공장이 구조조정에 들어갈 경우 노동자 정리해고와 부품을 대는 협력업체들의 줄도산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인지역 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전문가들은 "부평공장이 흔들리면 경인지역 제조업 전체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한국지엠이 이 지경까지 된 데는 일차적으로 경영실패가 주된 원인이다. 부품·제품 거래 과정에서 한국지엠이 손해를 보고 이익을 본사나 해외 GM 계열사에 몰아주거나 한국GM이 엄청난 연구개발비를 부담했지만, 이로 인해 형성된 무형자산은 모두 GM 본사의 몫이 됐다. 가령 2016년 영업손실이 5천220억원인데 비해 연구개발비로 6천140억원을 쏟아부었다. GM의 도덕성이 비난받는 것도 그런 이유다. 여기에 경영난에도 불구하고 강성노조로 인해 고비용·저효율 구조를 개선하지 못한 점도 뼈 아프다. 이미 우리는 이와 유사한 쌍용차 사태를 경험한 바 있다. 이를 타산지석 삼아 세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GM이 이렇게 우리를 농락하는 것은 자신들이 어떻게 하든 한국정부에 대책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제 더 이상 GM에 끌려다닐 수 없다. 이젠 청와대가 나서는 한이 있더라도 GM이 한국에 진출한 이후 얼마나 허접한 경영을 했는지 꼼꼼하게 따져 봐야 한다. 재발방지야말로 궁극적으로 경인지역 경제, 나아가 한국경제의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안이다.

2018-02-18 경인일보

[사설]청년 스스로 창업하려는 분위기 조성 우선이다

최근 5년간 자수성가형 신흥 주식부호들이 급증했다. 16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상장기업 주식자산 보유액 상위 100명에 자수성가한 신흥 부자 32명이 대거 포함된 것이다. 5년 전에 비해 무려 113%나 증가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쟁쟁한 재벌오너 일가족들을 제치고 주식부호 순위 5위에 등극했다.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이사회 의장,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등을 포함하면 무려 4명이 주식부호 20위 이내에 진입했다.신생기업에다 미실현 자산이란 변수가 있으나 매우 긍정적이다. 개천에서 용 나기가 '낙타의 바늘구멍 통과'로 치부되는 지경이니 말이다. 최근 취업자수 증가폭이 4개월 만에 30만명대를 회복했지만 지난해 청년실업률은 전년 대비 0.1% 증가한 9.9%로 2000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고를 기록해 '청년고용 빙하기'를 실감한다. 근래 들어 생산, 수출, 소비, 설비투자 등 거시지표들은 점차 개선되나 유일하게 고용지수만 좋지 않다.2000년대 전후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신규채용이 급격히 위축되고 이후의 고용증가도 나쁜 일자리 위주였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30세대 직장인 10명중 4명이 비정규직인데다 청년층의 기업 근속연수는 평균 3.9년에 불과하며 입사 1년 미만 신입사원 퇴사비율이 30%에 이른다. 정부차원의 고용안정이 유일한 해법이나 지난 10년간 총 21회에 걸쳐 청년고용대책을 강구했음에도 청년실업률은 점증하는 등 모두 실패로 판명되었다. 문재인정부가 일자리 마련에 올인했음에도 청년고용시장은 더 악화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발표에 따르면 20대 우울증 환자수가 2012년 5만2천793명에서 2016년 6만4천497명을 기록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20대의 우울증 증가율이 22.2%로 전체 세대 중 가장 높아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유행어가 괜한 말이 아니었음을 방증한다.청년층 인구가 2021년까지 계속 증가하는 실정이어서 청년고용 빙하기는 향후에도 상당기간 지속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정부는 대기업 기술탈취 엄단 및 연대보증제 폐기, 실패기업인 재기용 모태펀드 지속 조성, 신생기업 10만개 만들기 등 청년창업 활성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창업하려는 청년들이 자연스럽게 증가하도록 하는 분위기 조성이 먼저다.

2018-02-18 경인일보

[사설]인천구치소 수감자 금지약물 취득경위 밝혀야

마약투여 혐의로 구속된 수감자가 인천구치소내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을 수차례 복용했다고 폭로했다. 내용이 너무 구체적이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인천구치소는 지난 2016년에도 사동관리를 총괄하는 직원이 수용자로부터 뇌물을 받고 외부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인 펜터민 성분의 식욕억제제 600여알을 처방받아 9개월동안 수용자에게 공급해 큰 파문을 일으켰던 곳이다. 여러가지 의혹에도 불구하고 구치소 측은 가타부타 말이 없다. 보안상의 이유로 확인해 줄 수 없다는 것이다. 만일 이 수감자의 말이 사실이라면 인천구치소뿐만 아니라 전국의 감옥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이 버젓이 유통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의혹의 전말은 이렇다. 필로폰 투약 혐의로 구속돼 인천구치소에 수감된 미결 수용자 A씨는 수용동 도우미 B씨를 통해 같은 거실에서 생활하는 수용자의 약을 몰래 건네받아 4차례 복용했다는 것이다. 이런 약품은 구치소측이 의무관의 처방에 따라 1일 복용량만 의료과에서 각 수용동으로 전달한다. 수용동 근무자는 대리 처방을 통한 약물 오남용을 막기 위해 복용 시간에 맞춰 직접 수용자 각 개인에 약을 지급하고 복용 여부까지 확인해야 한다. 특히 수면제, 신경안정제 등 향정신성 의약품은 마약류관리법에 의해 철저하게 통제되어야 한다. 하지만 말 뿐이었다. 관리는 엉망이었다. 인천구치소는 '약물이 자유로운 구치소'가 됐다. 의혹을 더 확장 시킨다면 이번 일은 관리 부실보다 직원의 묵인때문에 가능했을 수도 있다. 우리 사회가 전에 비해 투명화 되었다고 하지만 군대와 감옥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폐쇄적인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군대는 여러가지 크고 작은 사고로 인해 사회적인 관심이 높아져 인권, 처우 등 군내 상황은 크게 개선되었다. 하지만 감옥은 여전히 치외법권이란 느낌이 강하다. 그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도리가 없다. 최근 지상파건 종합편성채널이건 감방생활을 다룬 예능프로 홍수를 이루는 것도 폐쇄적인 곳에 대한 호기심에 편승했기 때문이다. 인천구치소는 이번 의혹이 관리소홀이었는지 교도관의 묵인이었는지 아니면 단순한 착오 때문이었는지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 감출수록 신뢰는 떨어지고 의혹은 더 증폭된다.

2018-02-13 경인일보

[사설]가치 재평가되고 있는 계간지 '황해문화'

인천에서 발행되고 있는 인문교양 계간지 '황해문화'가 창간호를 낸 것은 지난 1993년 겨울이었다. 이미 지역문화 창달을 위해 일정한 역할을 담당해오고 있던 새얼문화재단이 발행의 주체였다. 인천에도 잡지 '사상계'처럼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현상을 다루는 담론의 장이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바탕이 됐다. 지역문화와 관련해 시선이 굵고 시야가 넓은 공론의 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출발점이 됐다. 그로부터 25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황해문화'는 비록 일반인들에게는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식인들 사이에서는 상당히 인지도가 높은 우리나라 대표 계간지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요란하진 않았지만 창간의 목적대로 제 역할을 충실히 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이 계간지가 이번에 '요란한 사고'를 쳤다. 지난해 겨울호에 최영미 시인의 시 '괴물'을 실었는데 최근 이 시에 세상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힘을 가진 자의 성폭력 실태를 고발하고 피해자들의 연대를 모색하는 '미투(#MeToo)' 운동이 법조와 문화예술계 등 우리 사회 전 영역에서도 본격적으로 전개되는 국면과 맞물렸다. 누구인지 알만한 우리 문학계의 거목을 고발하는 문제의 시가 실린 계간지를 직접 보고 싶다는 요청이 쇄도하면서 급기야 추가 발행까지 결정했다고 한다. 단행본이 아닌 계간지를 추가로 인쇄하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다.'황해문화'는 꾸준하게 우리 사회의 담론을 제시해왔다. 지난해만 해도 봄호는 '야만의 시대, 학문과 지성의 현주소', 여름호는 '촛불과 그 이후의 과제들', 가을호는 '공동체의 미래를 상상하다'를 각각 특집 주제로 다루었다. '촛불' 이후 한국사회가 가야할 방향을 일관되게 모색하는 작업이었다. 겨울호 특집 '젠더 전쟁'에 실린 글들은 여성혐오가 우발적인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것임을 고발한다. 이번 시도 겨울호 특집 주제의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이다. '황해문화'가 화제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이 결코 우연의 산물이 아니라는 얘기다. '세계적 시각에서 지역을 보고 지역의 눈으로 세계를 봄으로써 우리 사회의 역사적 전환을 창조적으로 모색하는 주춧돌'이 되겠노라 선언했던 인천의 계간지 '황해문화'였다. 요즘 그 가치가 재평가되고 있다.

2018-02-13 경인일보

[사설]막오른 지방선거, 지방자치 일꾼 가려내야

오늘부터 광역자치단체장과 시·도 교육감 예비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120일의 6·13 지방선거 일정이 시작됐다. 광역단체장과 교육감 출마 희망자들은 예비후보 등록 이후 부터 선거사무소 설치, 명함 배부 등 제한적이나마 선거캠페인이 가능해진다. 광역단체에서 점화된 선거열기는 시·도의원, 구·시 단체장과 의원 후보의 예비후보등록이 시작되는 3월2일 부터는 전국으로 확산된다. 경기도와 인천에서만 1만여명에 달하는 예비후보들이 본선 진출을 위해 혈전을 벌일 전망이다.이번 지방선거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전국선거인 만큼 여야가 총력전을 펼칠 태세다. 여당은 지방정부와 의회를 석권해 문재인 정부의 안정적 국정운영 기반을 다지는 것은 물론 전국정당의 위상을 갖추길 원한다. 야당은 수권정당으로의 재도약을 위해 전략지역을 반드시 수성 또는 탈환해야 하는 처지이다. 여기에 차기, 차차기를 염두에 두고 정치적 중량을 키우려는 잠룡급 정치인들이 대거 지방선거 참여를 선언한 상태다. 이런 이유로 여권에서는 내부 경선열기로, 야권에서는 후보단일화 논란으로 지방선거를 달굴 것이다. 특히 전국선거의 승부처인 수도권은 정당과 후보들의 정치적, 정략적 선거경쟁이 집중되면서 더욱 뜨거운 선거전이 예상된다.사정이 이런 만큼 6·13 지방선거가 주민이 주도하는 민생자치 실현이라는 지방자치의 본질을 훼손하는 양상으로 전개될까 걱정이다. 지방선거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할 각 자치단체 주민의 민생현안이 여야 중앙당이 주도하는 정쟁형 담론에 묻혀버릴 수 있어서다. 남북관계 설정을 둘러싼 이념적 담론의 충돌, 신·구 정권의 정파적 갈등 등이 그것이다. 후보들이 확실한 득표 수단으로 무상복지 경쟁을 벌이는 것도 경계해야 할 일이다.결국 주민자치의 기반인 지방자치의 본질을 지켜내는 일은 유권자의 몫이다. 중앙선관위는 예비후보 등록자들의 재산, 병역, 전과, 학력, 세금납부 사항을 공개한다. 이것만으로도 민주시민의 기본자질과 후보자의 적격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 우선 후보의 자질을 가리고, 중앙정치의 거대담론과 후보들의 휘황찬란한 공약 사이에서 보석처럼 빛나는 지역공약, 민생공약을 찾아내는 안목을 갖추면 투표하고 후회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2018-02-12 경인일보

[사설]신 4당체제의 출범

오늘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전당대회 격인 '수임기관 합동회의'를 거치면 바른미래당이 정식으로 출범한다. 이로써 통합반대파의 민주평화당과 함께 정당체제는 신 4당체제로 재편된다. 지난 총선에서의 국민의당의 약진은 거대양당제에 의한 카르텔 구조의 타파와 다당제를 통한 사회적 소수의 대표라는 정치적 의미와 함께 새로운 정치실험이라는 긍정적 의미로 해석됐다. 정당체제의 변화는 과다대표되거나 과소대표 되었던 계층의 이익이 비례적으로 정치에 반영할 수 있는 다당제의 정당구도로 재편될 수 있을 때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민평당)의 등장이 다당제로서의 의미를 가질지, 지방선거를 앞둔 정당이기주의의 산물인지를 가늠하기는 이르다. 바른미래당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에 따라 자유한국당과 선거연대를 할 수 있다는 의견도 당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바른미래당은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를 표방한다고 하지만 궁극적으로 한국당과의 보수대연합을 지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안보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및 민평당과는 큰 간극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바른미래당은 집권여당과 대립하고 대척점에 설 가능성이 높다. 이에 반하여 민평당은 정부여당에 협조적 자세를 보이면서도 사회경제적 사안에서 집권당보다 더욱 진보적이거나 비판적인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의석으로 볼 때 4당체제는 여당 성향의 정치세력과 한국당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 줄 정당의 의석수가 비슷해질 것으로 보인다. 의원직 상실 여부를 결정할 재판이 아직 진행중이고 지방선거와 동시에 실시될 보궐선거를 감안하면 국회의 의석구도를 섣불리 예측하긴 어렵다. 그러나 범여 대 범야의 구도가 팽팽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이러한 국회의석 분포로 볼 때 적폐청산 이후 개혁입법 등이 또 다시 좌초할 가능성이 높다. 의석의 변화로 집권당의 제1당 지위도 바뀔 수 있다. 청와대와 민주당이 민평당, 정의당 등 노선의 지향이 같은 정치세력은 물론 한국당과 바른미래당과의 협치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이다. 또한 집권여당은 정당체제 재편을 계기로 정당 연대와 연정 등 다양한 연합정치를 고민할 때다.

2018-02-12 경인일보

[사설]강경 미국과 급변 북한, 기로에 선 문재인 외교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이 시험대에 올랐다. 평창 동계올림픽 축하 사절로 방한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매우 어려운 외교 숙제를 남기고 귀국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북한과 미국이 제안한 숙제를 어떻게 푸느냐에 따라 한반도 정세와 대한민국 국가안보 및 국민안전의 향방이 결정된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의 향후 한반도 외교에 국내외 이목이 집중될 것이다.김 부부장은 지난 10일 문 대통령에게 "빠른 시일내에 만날 용의가 있다. 편한 시간에 북을 방문해달라"는 오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했다. 남북정상회담 제의는 김정은의 신년사로 시작된 북한의 대남 평화공세의 결정판으로, 자신의 혈육까지 동원해 내용상 최상의 예우를 갖추었다. 같은 날 펜스 미 부통령은 귀국 전용기에서 "미국과 동맹인 한국, 일본 사이에는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는 북한에 압박을 강화하는데 빛이 샐 틈이 없을 정도의 공조를 하고 있다"며 최고 수준의 대북 압력 유지에 문 대통령과 입장을 같이 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남겼다.북한과 미국의 두 특사의 평창 행보는 문 대통령이 올림픽 이후 대처해야 할 한반도 평화외교가 얼마나 고단할지를 보여준다. 북한은 남북정상회담을 제안했지만, 북핵문제가 의제에 포함되지 않을 경우 국내외적인 회담 무용론이 들끓을 것이다. 북한이 남한을 핵문제 해결의 당사자로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서, 남북 협력만을 논의하는 정상회담을 강행한다면 한미 동맹의 균열과 남한 내부의 진영 대결을 초래할 수도 있다. 문 대통령이 '여건'을 만들자고 조건을 붙이고 청와대 관계자가 북·미 조기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은 북한과 미국을 상대하며 조율해야 할 처지에서 일단 시간을 벌어두려는 외교적 수사로서 적절한 대응이었다.문제는 시간이 얼마 없다는 점이다. 평창올림픽이 끝나자마자 북측은 핵문제를 제외한 남북 교류협력 압박 수위를 높일 것이고, 미국은 한미군사훈련 재개를 포함한 대북압박 동참요구를 더욱 거칠게 요청할 것이다. 문 대통령과 정부는 평창올림픽 기간 동안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대북, 대미외교 전략전술을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

2018-02-11 경인일보

[사설]한국지엠 노사 힘겨루기에 정부 덤터기 쓸 수도

한국지엠 노사의 조기 임금단체협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임단협 마무리 1달여 만인 지난 7일 또다시 '2018년 임단협 교섭작업'을 개시한 것이다. 전달 24일 사측은 중대위기 운운하며 임금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하자고 요구했다.또다시 한국지엠 철수설이 불거진 것이다. 지난 6일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메리 바라 회장이 "현재의 비용구조로는 사업지속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개선"을 주문했다. 현지의 애널리스트와 매체들은 이구동성으로 한국사업장의 방만경영을 질타했다. 한국GM의 작년 판매량이 52만4천여 대로 전년대비 12.2%나 감소했다. 이로 인해 2007년 10% 이상이던 한국지엠의 마켓쉐어는 7%대로 추락하는 등 2014년이후 4년 동안 무려 2조5천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높은 인건비 대비 낮은 생산성은 점입가경이다. 2016년 기준 국내 완성차 업체 5곳의 평균임금은 토요타와 폭스바겐 등에 비해 훨씬 높은 반면 자동차 1대 생산 시 투입시간은 토요타와 포드에 비해 각각 11%, 26%나 더 많이 소요된다는 것이다.사측의 선공에 노조는 당혹스럽다. 금년도 노조요구안이 미처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협상에 응할 처지가 못되는 것이다. 지난해 10월부로 산업은행의 한국지엠 지분매각 거부권마저 만료되어 미국본사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철수가 가능해 더 불안하다. GM은 2013년 말부터 호주, 러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남아공 등지의 적자 사업장들을 차례로 정리해왔다. GM 관계자는 '한국지엠도 예외가 아님'을 강조했다. 그러나 노조는 수출에 유리한 SUV 중심으로 회생할 수 있는 방안은 외면한 채 생산물량만 가지고 압박한다며 노조차원의 대응을 예고했다.정부의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배리 앵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이 작년 말에 이어 또다시 방한해 정부 고위관료와 유정복 인천시장을 만났다는 뉴스가 보도되는 와중에 한국지엠의 3조원 유상증자설까지 흘러나오니 말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준비 중이라 밝히고 있으나 염려스럽다. 한국지엠 노사간의 힘겨루기에 새우등만 터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GM과 노조, 국민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처방을 당부한다.

2018-02-11 경인일보

[사설]평창 올림픽 성공 개최를 위한 조건

눈과 얼음의 잔치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이 오늘 오후 8시 개회식을 시작으로 17일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벌써 전 세계의 이목은 감동의 겨울스포츠 축제가 펼쳐질 대한민국 평창에 쏠리고 있다. 한국 남녀 혼성 컬링 예선전과 남자 스키 개인전 등 일부 경기는 이미 시작됐다.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은 88 서울 하계 올림픽 이후 30년만에 또다시 우리 손으로 만들어 낸 세계인의 축제다. 88올림픽으로 아시아 변방의 작은 나라 '코리아'가 세계인들에게 그 존재를 뚜렷하게 부각시켰듯, 전 세계 92개국에서 2천925명의 선수가 참가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평창 올림픽으로 대한민국 브랜드는 한 단계 더 높아질 것이다.평창 올림픽을 개최함으로써 우리는 세계 4대 스포츠로 일컬어지는 하계 동계 두개의 올림픽과 월드컵 축구, 세계 육상 선수권대회를 치른 5번째 나라가 됐다. 하지만 그들 나라와는 달리 식민지 시대를 거치고, 6·25 전쟁을 겪으면서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일궈낸 성과라는 점에서 우리 스스로가 더욱 자랑스럽다. 이 벅찬 모습을 보기 위해 21개국 26명의 정상급 인사들이 개막식에 참석한다. 개막식 주제도 평화올림픽이라는 우리의 기대를 반영하듯 '피스 인 모션'(Peace in Motion)으로 정했다. 한국인이 보여준 끈기와 소통의 힘을 통해 세계인과 함께 행동으로 평화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평창올림픽에는 북한이 동참했다.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은 우리 선수 23명과 북한 선수 12명 등 35명으로 팀을 꾸려 코리아(KOREA)라는 이름과 한반도 기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치른다. 하지만 김정은이 친동생 김여정까지 보내면서 평창올림픽을 북한의 체제 선전장으로 만들려고 하는 인상을 주는 것은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올림픽 경기보다 모든 관심이 북한 예술단과 방문단에 더 집중되는 것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이럴수록 우리의 태도는 의연해야 한다. 그래야 평창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낼 수 있다. 특히 선수의 안전에 대해서는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한다. 기본에 충실할 때 대회가 성공한다. 불행히도 평창과 강릉·정선 등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노로 바이러스(식중독균)가 발생했다. 보건 당국 관계자들이 당혹해 할 정도로 원인 규명 조차 못하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이런 안전 상태로는 성공적인 올림픽을 치를 수가 없다. 김여정과 북한 예술단 등에 신경 쓰느라 올림픽 자체에 대한 관심을 소홀히 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그런 이유다. 평창 올림픽은 남북 단일팀을 위한 축제가 아니다. 전 세계인의 축제다. 국민의 관심과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회 관계자들은 성공적인 대회를 위해 폐회식이 열리는 그날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할 것이다.

2018-02-08 경인일보

[사설]노래방 단속 정보 유출 의혹 조사해야

노래방 업주에게 경찰의 단속에 대비하라는 문자가 온다. 단속을 피하는 방법까지 가르쳐준다. 얼마 뒤 경찰의 단속반이 들이닥친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던 업주가 문자를 전해준 협회를 믿고 의지하게 된다. '협회라는 단체는 어떤 경로로 단속 정보를 알아내 회원들에게 전해주는가'. 업주들은 궁금해한다.인천노래방협회가 지난 1일 오후 회원들에게 '오늘 경찰 단속 주의하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단속 지역 경찰서까지 특정 지었다. 이날 오후 10시부터 2시간 동안 해당 경찰서가 노래방 단속을 벌였다고 한다. 이날 불법행위를 하다 적발된 업소는 없었다. 업주들이 미리 알았으니 당연한 결과다. 협회는 회원들에게 월 2만원의 회비를 받는다고 한다. 대신 단속정보를 알려주는 것이다. 협회가 '진상 손님과 경찰 단속 정보를 알려주겠다'면서 회원 가입을 권했다는 게 업주들의 전언이다.경찰은 정보 유출 의혹을 부인한다. 단속 일정도 그날 결정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거다. 노래방협회 자체를 잘 모른다는 게 경찰 입장이다. 협회도 경찰에게 정보를 받는 게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의 단속 일정을 예상해 회원들에게 알려줄 뿐이라고 했다. 해당 경찰서는 올해 3번의 단속을 했다. 열흘에 1회 빈도인데, 협회는 그중 1회를 정확히 맞췄다. 경찰에게 정보를 받지 않았다면 대단한 예지력이다.과거 경찰의 단속 일정이 노출된 사례는 무수하다. 경찰은 강력한 처벌과 자정노력으로 크게 개선됐다고 한다. 하지만 인천의 노래방 업주들에게 보내진 문자 정보는 많은 의심을 품게 한다. 경찰은 정보 유출이 없다고만 할 게 아니라 진상 조사에 나서야 한다.

2018-02-08 경인일보

[ 사설 ]'지역화폐' 활성화를 위한 전제

상품권 형태로 지역내에서만 유통되는 지역화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미 전국 56개 기초자치단체에서 상품권을 발행·유통 중이고, 이로 인한 지역내 소상공인들의 소득증가와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뚜렷해서다. 이 때문에 경제활력이 떨어지는 농어촌 자치단체에 집중된 지역화폐 발행이 수도권 지자체로 확산되는 추세다. 경기도에서는 성남과 가평이 지역화폐를 사용하고 있고 안산, 안양, 시흥시가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화폐 발행에 호의적인 이유는 지역경제 부양 효과 때문이다. 성남시의 경우 2006년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성남사랑상품권을 발행한 이후 사용처가 2천860곳으로 확대됐고, 지난해 발행규모는 260억원에 달해 소상공인 소득증대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일정부분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시의 대표적 무상복지 정책인 청년배당을 지역화폐로 지급함으로써, 복지와 지역경제 부양이라는 정책을 선순환시키는 매개체로서 지역화폐의 활용가치가 주목받고 있다.정부도 지역화폐 발행 확산에 앞장설 태세다.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직격탄을 맞은 영세 소상공인들의 불만을 무마할 수 있는 유효한 정책수단으로 지역화폐를 선택한 것이다.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상품권 발행과 지역소득증가 효과를 분석한 용역결과 지역주민의 타지역 구매효과, 관광객의 지역내 구매효과 등 부가가치 증가 효과가 뚜렷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소상공인, 영세 중소기업 지원대책으로 가칭 고향사랑 상품권 이용활성화법을 제정하겠다고 나섰다.그러나 지역화폐의 긍정적인 기능에 집착해 부정적인 영향을 과소평가할 경우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제한된 유통 범위와 법정화폐로 환금하려는 사용자의 욕구로 인해 특정인이 지역화폐를 대량으로 할인 매집할 경우 소수의 악성 자본이 지역화폐 유통이익을 독점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 성남시의 시민배당 논란에서 보듯이 지방자치단체장들의 무상복지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복지예산을 지역화폐로 유통시키는 추세와 규모가 확대되면 시민혈세를 탐내는 악성자본의 탐욕도 더욱 커질 것은 명약관화하다. 정부는 지역화폐 활성화 지원을 위한 입법과정에서 이 점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2018-02-07 경인일보

[사설]송도 바이오단지 특화전략 '걸림돌부터 해결'

인천경제청이 올 10월 개청 15주년을 앞두고 송도에 대규모 바이오헬스단지를 조성할 계획을 발표했다. 인천경제청은 바이오·헬스단지 조성을 위해 송도 4·5·7공구와 인접한 11공구의 매립이 끝나면 99만㎡ 규모의 바이오 의약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현재 송도국제도시는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입주기업들의 대규모 투자로 내년에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규모가 56만ℓ(바이오리액터 용량 기준)를 넘어서게 되면서 샌프란시스코나 싱가포르 등 경쟁도시를 뿌리치고 단일도시 기준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도시가 된다. 아지노모도제넥신, 찰스리버코리아, 머크, GE헬스케어 등 바이오 공정관련 글로벌 기업들도 속속 입주해 바이오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있어 바이오융합 특화 전략은 성공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바이오 단지는 의료산업과 융복합형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송도에는 투자개방형 병원을 설립할 수 있지만 지난 10년간 투자개방형 병원 유치 실적은 전무하다. 경제자유구역청은 국내 종합병원 설립이 가능하도록 규제개혁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바이오단지 조성을 위해서는 신규사업과 기업유치를 위한 공간 확보가 절대적이다. 인천경제청이 구상하고 있는 11공구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헬스케어 관련 지역 중소기업 40여 개 업체가 입주를 희망하고 있다. 문제는 11공구내 8개 필지의 땅이 2015년 10월 인천시로 이관된 상태인데다 대부분이 공동주택용지로 되어 있어 기업의 입주가 불가능한 상태라는 점이다. 인천경제청이 송도에 바이오 집적단지를 확대 구축하기 위해서는 인천시로부터 이 부지를 되돌려 받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문제는 재정사정이 좋지 않은 인천시가 평당 400만~500만원의 차익을 실현할 수 있는 땅을 되돌려 줄 리가 없기 때문이다.4차산업혁명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인천시도 송도에 메디컬타운 조성 등 대규모 바이오헬스단지 조성을 적극 추진해 왔다. 바이오융합산업단지 조성 전략은 IFEZ의 미래비전이자 인천시의 산업고도화 전략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인천경제청과 인천시는 머리를 맞대고 단지조성 확보 방안부터 시급히 해결해야 할 것이다.

2018-02-07 경인일보

[사설]'점검 3일'만에 기울어진 타워크레인

공사 현장에서 타워크레인 기둥(마스트)이 기우는 사고가 났다. 건물 쪽이기에 다행이지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이 크레인은 불과 며칠 전 정기점검에서 합격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놀라운 사실이다. 합격 딱지를 붙인 전국 공사현장 타워크레인들의 안전을 어찌 믿을 것인가. 지난해 말 정부가 크레인 안전사고를 근절하겠다며 내놓은 종합대책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번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지난 5일 오산시 오피스텔 신축공사 현장에서 타워크레인이 기우는 사고가 났다. 무인 조종 방식으로 작동하는 이 크레인은 높이가 60m에 달한다. 2015년 중국 제조업체가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 직원들은 긴급 대피해 인명 피해는 없었다. 사고 원인으로는 기둥에 불량부품이 사용됐거나 중량을 초과해 운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런데 조사 과정에서 충격적인 사실이 확인됐다. 불과 3일 전 정기 점검에서 합격 판정을 받은 것이다. 국토부 위탁업체가 '각 구조물 및 기계장치의 정상작동 여부'를 점검한 결과다.공인기관으로부터 안전하다고 인정받은 크레인이 수일 만에 자칫 대형사고를 일으킬 뻔한 것이다. '부실 점검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국토부는 지난해 말 '용인 물류센터 타워크레인' 사고 뒤 안정성 검사의 실효성을 강화하고 부실검사기관을 퇴출하겠다고 공언했다. 정기점검 합격 판정 한 달 만에 붕괴사고를 내 7명이 죽거나 다친 용인 사고에 대한 비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대책이었다. 하지만 정부가 대책을 발표하면 또 사고가 발생하는 일이 되풀이되면서 정책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안전에 대한 불안감만 커지는 실정이다.국토부는 운용과정에서의 문제로 인해 사고가 났다면 안전점검에서는 걸러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불량 부품이거나 노후 크레인이 아니라면 사고를 막을 수도, 책임도 없다는 태도다. 하지만 국민들은 왜 이리도 크레인 사고가 잦은지 불안하고 답답해한다. 그동안 발표된 대책이 실효성이 없는데 현장 근로자들의 안전을 어찌 담보할 수 있겠느냐는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타워크레인에 대한 안전대책을 재점검하고 철저하게 보완해 국민들의 걱정을 덜어주기 바란다.

2018-02-06 경인일보

[사설]'해경 인천환원' 이끌어낸 인천시민사회단체

해양경찰의 세종시 이전을 반대하는 인천시민들의 움직임이 가시화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5년 9월이었다. 인천경실련 등 17개 시민사회단체는 그해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안전 보장과 해양주권 수호를 위해 여·야, 행정과 시민, 보수·진보 구분 짓지 않고 인천시민 모두가 한마음으로 뭉쳐 해경안전본부 인천 존치를 지켜낼 것"을 다짐했다. '해경안전본부 인천 존치를 위한 시민대책위원회'의 출범과 활동은 그렇게 시작됐다. 시민대책위는 사흘 뒤 인천시장과 여야 국회의원,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여·야·민·정 정책간담회'를 열고 해경 인천존치를 위한 결의를 재차 다지며 활동범위를 넓혀나갔다. 하지만 이전반대운동은 성공하지 못했다. 2016년 8월 해경은 인천을 완전히 떠났다.그로부터 채 두 달도 되지 않아 인천 소청도 남서쪽 76㎞ 해상에서 불법조업중인 중국어선을 단속하던 해경 고속단정이 고의 충돌로 침몰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 국가적 치욕에 인천여론이 다시 들끓기 시작했다. 시민대책위도 전열을 재정비했다. 11월 2일 대표자회의를 열어 '해경부활·인천환원을 위한 시민대책위원회'로 기구를 전환시켰다. 참여단체도 40개로 늘렸다. 촛불집회가 겨울을 넘기더니 급기야 대통령 탄핵결정이 내려졌다. 인천시민사회단체와 각 정당의 인천시당은 이듬해인 2017년 4월 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합동토론회를 열고, 19대 대선후보들의 공약화를 공동 결의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일 해경 인천환원을 올해 안에 마무리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그런 간단치 않은 여정의 대미다.돌이켜보면 2015년 9월의 그날, 이념과 정치와 활동목적을 초월해 기꺼이 한 자리에 모였던 17개 시민사회단체가 없었다면 인천시민의 이 위대한 승리는 현실화되지 못했을 것이다. 대한적십자사 인천시지사, 바르게살기운동 인천시협의회, 인천YMCA, 인천YWCA, 인천경실련, 인천경영자총협회, 인천시 새마을회, 인천시 여성단체협의회, 인천시 주민자치연합회,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 인천사회복지협의회,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인천여성연대, 인천의제21실천협의회, 인천참여예산네트워크, 인천평화복지연대, 한국자유총연맹 인천시지부가 바로 그 주역들이다.

2018-02-06 경인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