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삼성 국민에게 신뢰주는 기업으로 거듭나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된 지 353일 만에 2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됐다. 1심에서 적용된 혐의가 대부분 무죄 판결을 받은게 결정적이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사건은 최고 정치권력자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대 기업집단인 삼성 경영진을 겁박한 것"이라고 규정했다.이 부회장의 석방을 두고 우리 사회는 "법과 상식에 정면으로 반하는 재벌총수 봐주기 판결"과 "여론 눈치를 보지 않은 합리적인 판결"로 의견이 갈라지고 있다. 그만큼 예민하게 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분명한 것은 이번 삼성 이 부회장 판결로 수십년간 정치권과 경제계를 옥죈 '정경유착'의 고리를 완전히 끊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기업들은 권력에 기대어 특혜를 누리는 작태를 버리고, 정치권 역시 말로는 '경제개혁'을 외치면서 뒤로는 기업의 약점을 들춰내 돈을 요구하는 이중적 태도를 완전히 청산해야 한다. 특히 국정감사때 기업 총수들의 약점을 잡고 출석을 요구하는 구태도 더이상 보여서는 안된다.공교롭게도 삼성은 다음달이면 그룹의 전신인 '삼성상회'가 설립된 지 80주년을 맞는다. 이건희 회장이 '제2 창업'을 선언한 지 50년이 되는 뜻깊은 달이기도 하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매출액 239조5천800억원, 영업이익 53조6천500억원이라는 창사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연간 50조원 돌파라는 신기록도 세웠다. 이를 계기로 50대 1 배율로 주식 액면 분할도 결정했다.하지만 삼성의 앞날이 그리 밝은 것도 아니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삼성전자 최대 실적 1등 공신은 메모리 반도체다. 반도체 부문이 전체 영업이익 가운데 65%를 차지했다. 메모리 반도체 사업 하나로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벌어들인 것이다. 하지만 반도체는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는 속성을 띠고 있다. 호황기가 있다면 언젠가 다시 조정과 불황기로 들어설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이 보는 내년 반도체 전망은 녹록지가 않다. 그래서 걱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 부회장의 석방은 여러가지 의미를 갖는다. 법은 이 부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것은 아니다. 이 부회장은 몸을 더 낮추고 삼성이 국민들로부터 신뢰주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주길 바란다.

2018-02-05 경인일보

[사설]야당, 당론 확정 후 개헌 협상에 임해야

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제를 근간으로 하고 헌법 전문에 촛불혁명을 담기로 하는 등 개헌의 대강에 관한 당론을 채택했다. 자유한국당은 민주당의 헌법개정안 초안에 대해 "사실상 4년 중임제만 강조하고 권력구조에는 손을 대지 않았다"며 "집권연장과 지방선거 전략용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또한 "자유민주적 시장경제 질서 자체를 부정하는 개헌안"이라고 주장하는 등 야당은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각 정당은 권력구조를 포함해서 지방분권과 기본권 강화, 생명권 등의 조항에서 당론을 정하고 헌법개정 특위 등을 통해 협상에 나서야 한다.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은 물론 한국당 등 야당도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의 동시 실시를 공약했다. 그러나 한국당은 연내 개헌에는 동의하나 국민투표의 동시 실시에는 반대하고 있다. 우선 개헌시기에서 여야가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고 개헌의 내용에서도 간극을 좁혀 나가기 쉽지 않다.개헌에 관한 총론적 입장은 물론 각론에서도 여야의 생각이 다를 수밖에 없다. 게다가 권력구조 개편이 개헌의 핵심임은 분명하지만 이외에 9차 개헌 당시인 1987년 이후의 사회변화를 담기 위해서는 정부형태 못지않게 중요한 부분이 많다. 이는 정부형태만 바뀐다고 해소될 문제가 아니다. 현재의 소선거구와 단순다수제 등의 선거제도가 승자독식의 구조와 맞물려 있고 중앙에 집중되어 있는 권한을 지방에 분산하는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으면 실질적인 권력분산은 어렵다. 야당이 주장하는 이원집정부제 등의 분권형 대통령제는 이원적 정통성의 문제 등 여러 단점도 내포하고 있다.권력구조 문제는 어느 특정 제도만이 옳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따라서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타협하고 절충할 문제이지, 무조건 상대 당의 당론을 비난만 할 일은 아니다. 야당이 평창올림픽을 여전히 평양올림픽이라고 비난하는 행태로 미루어 볼 때 올림픽 기간 중에도 여야의 정쟁이 잠잠해진다고 보기도 어렵다. 여야는 정쟁을 자제하고 헌법 개정에 대해서도 진지한 자세로 당론부터 확정한 다음에 조율에 나서야 한다. 특히 야당이 헌법 개정안은 물론 평창올림픽 조차 안보 프레임에 가둬서 이념공세를 취할 일은 더욱 아니다.

2018-02-05 경인일보

[사설]'바지를 확 벗었다'는 도의원의 충격적인 폭로

검찰에서 시작된 미투(Me too) 캠페인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현직 경기도의원이 성폭력 피해 사실을 공개했다. 재선의 이효경 의원이 밝힌 성추행 피해 사실은 충격적이다. 이 의원은 "6년 전 상임위 연찬회에서 회식 후 동료의원들과 노래방을 갔는데 한 의원이 춤추며 내 앞으로 오더니 바지를 확 벗었다"며 "잠시 당황해 나와서 숙소에 갔다. 밤새 내가 할 수 있는 욕을 실컷 했다"고 당시 상황을 폭로했다. 현직 도의원의 충격적인 발언에 경기도의회는 물론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이 의원에 따르면 성희롱이 일상적으로 자행됐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는 "거의 다반사로 성희롱 당한다. 밤 10시에 노래방으로 불러내거나 술 취해서 새벽 한 시에 전화해 사랑한다고 하고 엉덩이가 왜 이렇게 크냐는 놈도 있고…"라고 했다. 당시에는 이런 문제를 제기하면 본인만 이상한 사람이 되고, 동료 의원들과도 불편해질 것을 우려해 말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 검사의 폭로를 계기로 더 이상 망설일 수 없었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캠페인에 동참하게 됐다고 밝혔다.도내 정치권은 또 다른 성 관련 추문이 추가로 공개될 것을 우려하면서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공직은 물론 재계, 대학 등 사회 전반에 일고 있는 미투운동이 정치권에도 거센 바람을 일으킬 것이란 전망에서다. 이 참에 정치권 인사들의 성 인식이 바뀌고, 무의식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성희롱 관행이 사라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검찰이 특별조사반을 꾸려 적극 대응에 나선 것처럼 도의회를 비롯한 도내 정치권의 성폭력 실태를 정밀 조사하고 조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미국에서 시작된 미투 캠페인이 우리 사회 전반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검찰과 경찰, 재계에 이어 도내 정치권에서도 '용감한 공개'가 시작됐다. 이를 계기로 그릇된 성문화와 남성들의 잘못된 언행에 관대했던 사회 분위기가 확 바뀌었으면 좋겠다. 정부도 성폭력 가해자들을 엄벌하고 피해자들을 구제할 수 있도록 제도적 틀을 재정립해야 한다. 우리 사회에 번지고 있는 미투 캠페인이 성폭력 피해자들이 진실을 떳떳하게 밝히고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시대적 전환점이 되기 바란다.

2018-02-04 경인일보

[사설]해양경찰청의 인천 복귀를 환영하며

해양경찰청이 해체 3년여 만에 인천으로 되돌아온다. 2014년 11월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을 물어 해경 해체를 선언함에 따라 정부부처 외청 중 인력과 예산규모 4위였던 해경청은 즉각 국민안전처 산하로 축소 편입되었다. 호칭도 '경찰'을 떼고 해양경비안전본부로 바뀌었으며 2016년 8월에 본청을 송도신도시에서 세종시 정부종합청사로 옮겼다.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일 "해양경찰의 인천 환원을 올해 안에 마무리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행정안전부는 2일 "해경은 해상 재난 및 서해 치안수요 등의 업무 특수성을 고려해 인천으로 환원하기로 했다"고 재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해경 부활, 인천 환원'을 공약했었다. 300만 인천시민들이 한목소리로 원상복귀를 요구한데 따른 부응이다. 해경은 바다 가까운 곳에 있어야 한다며 인천 환원을 줄기차게 요구했다. 인천 시민단체들은 2015년 10월부터 범시민 궐기대회와 서명운동을 통해 정치권의 협조를 끌어냈다.국민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묻는 공청회를 거치는 마지막 절차만 남았다. 지난해 7월 정부조직 개편과 지난달 '행복 도시법' 시행에 따른 후속조치이다. 행안부 장관이 중앙행정기관을 이전하려면 반드시 공청회를 열고 관계기관과 협의하도록 강제한 것이다. 공청회 후 해경 본청의 인천 환원이 고시되면 본격적으로 이전작업이 개시되나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환영하는 입장이라 연내 이전이 확실시 된다. 해경 본청은 중부지방해양경찰청과 인천해양경찰서가 입주해 있는 송도국제도시의 옛 청사가 유력하다.국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중요 정부기관을 권력의 입맛에 따라 떡 주무르듯 해서는 안된다. 그러나 해경의 구태(舊態)는 여전한 것 같아 실망이다. 15명의 목숨을 앗아간 지난해 12월 3일의 영흥도 낚싯배 사고대응이 상징적 사례이다. 인천해양경찰서 영흥파출소가 사고현장으로 출동명령을 받은 시각은 3일 오전 6시 6분이나 구조 보트가 현장에 도착한 시각은 골든 타임이 훨씬 지난 6시 42분이었다. 현장에서의 우왕좌왕은 설상가상이었다. 박경민 해양경찰청장의 '뼈를 깎는 혁신' 각오가 실현되기를 기대한다.

2018-02-04 경인일보

[사설]경기북부에 소방훈련시설 당장 설치하라

연천에 근무하는 소방관들이 훈련하기 위해서는 왕복 250㎞가 넘는 거리를 오가야 한다. 경기 북부지역 다른 소방관들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시간·공간적 제약이 심하다 보니 제대로 된 훈련을 받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빈 건물이나 공사현장에서 훈련하기도 한다. 소방관들의 방재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사기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수년 전부터 북부지역에 별도의 소방교육대나 훈련장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으나 반응조차 없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지난해 북부지역에서 발생한 화재는 2천941건, 구조출동은 6만1천849건, 구급출동은 17만9천90건이다. 3시간마다 불이 나고, 8분마다 인명을 구조했으며, 3분마다 구급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접경지역에 화학공장이 많고, 명산과 계곡 등 관광지가 많아 대형화재의 위험성이 높다. 지역 특성에 맞는 각종 사고에 대비한 반복적인 특별훈련이 필요한 이유다. 그러나 북부지역에는 소방관들이 훈련할 수 있는 시설이 없다. 훈련하려면 평균 왕복 190㎞ 거리인 용인시 소재 소방학교까지 가야 한다. 접경지역인 연천지역 소방관들은 왕복 254㎞를 오가야 한다. 궁여지책으로 지역내 빈 건물이나 공사현장에서 훈련을 받는 실정이라고 한다.소방청은 서울·경기·충청·경북 등 8개 소방학교를 운영 중이다. 이중 전남·경남지역은 광주·부산소방학교와의 접근성을 고려해 별도의 소방교육대나 훈련장을 따로 마련해 놓았다. 이런 사례와 비교해도 경기북부의 열악한 소방환경은 이해하기 힘든 수준이다. 소방관들은 북부 관내에 소방교육대나 훈련장 설치가 시급하다고 한목소리다. 대형화재 요인이 큰 지역 특수성과 인구 증가 추이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29명이 사망한 제천화재와 39명이 숨진 밀양 세종병원화재를 통해 소방관들의 초기 대응과 진화, 인명 구조 능력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게 됐다. 훈련장이 없어 빈 건물에서 훈련해야 하는 소방관들에게 인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문하는 건 염치가 없다. 경기 북부지역에 이른 시일내에 소방교육대나 훈련장이 설치돼야 한다. '중장기계획을 통해 추진하겠다'고 할 게 아니라 당장 예산을 확보하고 부지(敷地)를 물색해야 할 시급한 사안이다.

2018-02-01 경인일보

[사설]경제지표에 자만 말고 산업간 세대교체 해야

각종 경제지표에서 인천이 대한민국 2위 도시로 군림하던 부산을 역전하는 이른바 '골든크로스'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와 주목된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2016년 지역소득 통계'에서 부산의 GRDP(지역내총생산)는 81조2천억원으로 집계됐고, 인천의 GRDP는 80조9천억원으로 파악됐다. 경제성장률은 인천이 3.8%로, 부산(1.7%)을 이미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전문가들은 부산이 이런 상황에 직면한 이유에 대해 산업변화 대응 실패를 공통적으로 지목했다. 1990년대 부산의 핵심 기간산업인 신발산업이 붕괴된 이후 산업·경제적으로 침체됐고 연구개발, 정보산업, 생산자서비스 산업 등이 부산에 자리잡지 못하면서 장기적 공동화 현상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또 조선 등 전통적 산업 형태에 기대오던 구조가 변화하지 못하면서 부산의 성장 동력이 떨어지게 됐고 실업문제도 이어지면서 지역사회의 우려감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인구가 지속해서 줄고 있는 부산의 '성장 모멘텀'과 '확장성' 부족은 이런 위기감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상황을 낙관해서는 안 된다. 경제가 나아졌다고 하면 그것을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어야 하는데, 아직도 많은 사람이 부산은 물론 대구, 광주에 비해 인천을 낮게 보는 시각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인천의 양적인 경제성장이 질적 성장까지 담보하지는 못한다는 얘기다.이제 우리가 깊이 고민해봐야 할 것은 인천이 대한민국 2위 도시로 올라간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산업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얼마 못 가 부산의 전철을 밟게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인천 경제를 이끌던 제조업 비중은 2001년 36%에서 2016년 27.2%로 급감했고, 50% 정도였던 서비스업 비중은 58.8%로 늘었다. 문제는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요식업 중심의 생계형 서비스업이라는 데 있다. 인천은 부산을 반면교사로 삼아 수도권정비법 규제 완화를 통해 경제환경을 개선하는 한편, 정보통신 분야 등 부가가치가 높은 지식서비스로의 산업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 산업 간 세대교체와 주력 산업의 진화는 인천의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을 위한 필수적인 조건이기도 하다.

2018-02-01 경인일보

[사설]졸음운전 걱정된다는 버스 기사들의 아우성

지난해 7월 경부고속도로 양재역 부근 상행선에서 광역버스가 8중 추돌사고를 냈다. 50대 부부가 목숨을 잃는 등 10명이 사상했다. 오산과 서울 사당을 오가는 광역버스 기사가 졸음운전을 하다 발생한 대형 참사였다. 성냥갑처럼 찌그러진 승용차의 참담한 모습이 공개돼 국민들에게 충격을 줬다. 운전기사는 물론 해당 업체대표가 사법처리됐다. 정부는 사고의 재발을 막겠다며 '사업용 차량 졸음운전 방지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광역버스업체 운전기사들의 근무환경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사고를 낸 오산의 버스업체는 6개월이 지났으나 안전운전을 위한 업무개선은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운전기사는 103명으로, 지난해 7월의 127명에서 24명 줄었다. 기사 부족현상으로 시내·광역버스 98대의 운행률은 66%에 불과하다. 버스기사가 줄고 유휴버스가 늘면서 근무시간은 늘고 규정된 휴식시간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 노조에 따르면 월평균 근로시간은 지난해 7월 310.2시간에서 11월 311.9시간으로 늘어났다.이 회사는 임금·복지수준도 열악한 실정이다. 정규직 기사의 시급은 6천670원으로, 지난해 최저임금보다 230원 많고, 올해 최저임금보다 860원 적다. 수원 소재 버스회사보다 89.2시간이나 일하는 시간은 길었으나 월급은 적게 받는 구조라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하지만 회사 측은 시급을 7천530~7천830원으로 인상(월 27만 원 가량) 한다고 해 노조와 마찰을 빚고 있다. 노조는 '일을 많이 시켜도 임금을 덜 줘도 되기 때문에 회사에선 기사를 새로 뽑으려고 하지도 않고 혹사시킨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1일부터 한 달 동안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정부는 졸음운전을 막기 위해 수도권 모든 광역버스에 안전장치를 장착하도록 하는 등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버스 기사들의 근무환경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졸음운전에 의한 대형 참사를 막을 수 없다. 사고를 낸 업체마저 기사들의 근무환경이 달라진 게 없다면 다른 업체들은 어떨지 짐작이 간다. 정부는 아직도 열악한 근무환경에 시달린다는 버스 기사들의 아우성을 외면하지 말고 적극 대처하기 바란다.

2018-01-31 경인일보

[사설]명분없는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징수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폐지 요구가 재점화하고 있다. 경인고속도로 절반 구간이 일반화되고 울산 시민단체의 울산고속도로 통행료 무료화 시민 서명운동이 1만여 명을 돌파하자 인천 시민단체들도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폐지 시민운동을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경인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수도권 주민들은 오랫동안 상시적 교통체증으로 고속도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어 통행료 폐지를 요구해왔다. 인천 시민단체는 지난 1999년 11월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납부 거부 시민대책위를 구성한 이래 통행료 반대운동을 벌이는 한편 경인고속도로의 위헌적 통행료 부과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2014년 헌법재판소가 제18조 '통합채산제'를 들어 "도로관리청이 관리하는 유료도로를 하나로 보고 수익·손실을 따져야 한다"는 이유로 경인고속도로의 통행료 부과에 대해 합헌 결정을 하면서 시민운동은 한동안 동력을 잃었다.헌법재판소가 결정 과정에서 '유료도로법'의 취지를 충분히 살렸는지는 의문이다. 유료도로법에서는 "통행료 총액은 유료도로 건설유지비 총액을 초과할 수 없다"(제16조 3항)고 규정하고 있다. 경인고속도로의 경우 2016년을 기준으로 삼아도 건설 투자비(2천721억원) 대비 회수액(6천583억원)이 2.4배가 넘는다. 유료도로법의 통행료 징수기간은 최대 30년이다. 1968년 개통해 50년이 넘어 통행료를 수납할 수 있는 기간을 20년이나 초과했다. 그러나 도로관리청이 관리하는 유료도로를 하나로 보는 '통합채산제'를 적용한 것은 수익자 부담원칙과 같은 일반적 정의원칙에 부합하지 않으며, 민자도로의 관리권자에게는 적용될 수 없는 '특수한' 기준이다.경인고속도로의 일반화로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지난해 12월 전체 구간인 22.11㎞ 중 10.45㎞가 인천시로 이관돼 일반도로가 됐기 때문이다. 부평요금소에서 여전히 900원을 징수하고 있다. 구간이 반으로 줄면 요금은 절반으로 인하해야 하는 것이 최소한의 상식인데 아무 조처도 예고하지 않고 있으니 시민들의 불만이 높아가고 있는 것이다. 경인고속도로 절반이 일반화된 시점에서 국토부가 통행료를 징수할 수 있는 명분은 더 이상 없어 보인다.

2018-01-31 경인일보

[사설]지방 공공기관 채용비리 이 기회에 근절해야

행정안전부가 2013∼2017년 지방 공공기관에서 실시한 채용과정을 점검한 결과 489개 기관에서 총 1천488건의 비리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행안부가 발표한 '지방 공공기관 채용비리 특별점검' 결과에 따르면 적발된 비리 유형으로 모집공고 위반이 297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면접 시험위원 구성 부적절 266건, 규정 미비 171건, 부당한 평가 기준 143건, 채용요건 미충족 112건, 선발 인원 변경 38건, 기타 501건 순이었다. 행안부는 적발된 1천488건 중 채용비리 혐의가 짙은 26개 기관 중 23개에 대해서는 이미 수사를 의뢰했고, 3개 기관도 조만간 조치할 예정이다. 경기도에서도 공공기관 채용비리가 상당수 발견됐다. 경기도문화의전당에 근무하는 A팀장은 직원 복지카드 포인트 금액과 행사 수익금 일부를 임의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2010년 사직했지만 5년 뒤인 2015년 전당에 다시 채용됐다. 용인문화재단은 채용공고에 명시돼 있는 자격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응시자에게도 면접 기회를 제공, 최종 합격시켰으며, 화성푸드통합지원센터는 채용공고도 내지 않은 채 특정인을 기간제근로자로 채용한 후 인사위원회 심의·의결도 거치지 않았다.수사 의뢰 대상인 경기지역 공공기관은 경기도문화의전당과 여주도시관리공단, 용인문화재단, 용인시청소년미래재단, 화성도시공사, 화성시문화재단, 화성시여성가족재단, 화성시인재육성재단, 화성푸드통합지원센터 등 9곳이다. 이밖에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 경기테크노파크, 경기대진테크노파크, 경기도의료원, 경기신용보증재단, 경기연구원은 징계 대상 기관에 올랐다.행안부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이번 조사를 통해 드러난 채용 비위자를 엄중히 조치할 방침이다. 또 지방 공공기관이 각 지자체와 채용계획을 사전 협의토록 하고 모든 채용정보를 지방공기업 경영정보공개 시스템 '클린아이'에 공개토록 하는 한편, 인사 운영의 적정성 여부를 정기적으로 감사토록 했다. 공공기관 채용비리는 공정한 룰을 기대했던 젊은 구직자들을 절망에 빠뜨리고, 우리 사회의 합리적 발전을 저해하는 매우 악질적인 구태 중의 하나다. 이번 점검을 계기로 우리 사회에서 공공기관의 채용비리가 근절되길 바란다.

2018-01-30 경인일보

[사설]후유증 예상되는 송도국제도시 지구단위계획 변경

인천 송도국제도시 1공구 한가운데에 자리한 어민생활대책용지에 조합아파트가 들어설지 여부가 31일 결정된다. 사업의 키를 쥐고 있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하 경제청)은 지난해 12월부터 해당 부지인 M2블록 2만900㎡에 대한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두고 고심을 했는데 그 결과를 오늘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허용해 조합아파트 설립에 길을 터주든, 기존 주민들의 통행권 보장과 과밀 우려 여론을 받아들이든 그 어느 쪽으로 결론을 내리든 간에 상당한 후유증이 예상된다. 자칫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뜨거운 쟁점이 될 수도 있는 사안이다.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이 부지는 지난 2000년 초반 송도신도시 건설을 위한 갯벌 매립으로 삶의 터전을 잃게 된 어민들에게 지급된 보상용지다. 어민 1천264명에게 각각 165㎡씩 조성비 7천만원에 공급됐다. 이 과정에서 투기꾼들이 어민들에게 지급된 토지보상증서인 이른바 '조개딱지'를 사고팔기를 반복하면서 소유권이 여러 차례 바뀌었고, 부동산 경기 하락 등의 여파로 현재까지 장기 미개발 상태로 남아있다. 도로에 의해 4개로 나뉘어져 있는 이 부지를 재작년부터 한 업무대행사가 나서 조합아파트 방식의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대행사는 522세대 규모의 아파트를 지을 예정이라며 조합원을 공개 모집해 조합설립추진위를 구성한 뒤 우여곡절 끝에 지금의 국면에까지 이르게 됐다.처음부터 지역사회의 우려를 낳으며 시작된 이 사업은 여러 측면에서 걱정스럽다. 대행사가 토지를 확보하기도 전에 이미 조합원을 모집했고, 나눠진 부지와 층수 제한으로 조합아파트 건설 기준인 300세대 이상 아파트를 한 번에 짓지 못하는 상황임에도 사실상 밀어붙이기 식으로 사업이 추진됐다. 새로 조성되고 있는 한 도시의 장기적이고 균형적인 발전을 위한 당초의 구상과 설계를 행정기관이 제대로 지켜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또 하나 걱정스러운 건 어떻게 결론이 나든 익히 예상되는 주민들의 불신과 갈등을 어떤 식으로 해소해 나갈지 경제청으로선 매우 버거운 짐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시장(市場)의 요구를 행정(行政)이 어떤 식으로 소화해내는지는 규제와 진흥 상관없이 정말 중요한 문제다.

2018-01-30 경인일보

[사설]정규직 미전환도 서러운데 해고될 처지라니

경기도 내 학교에서 방과후학교 업무를 보조해주는 근로자들이 집단 해고 위기에 놓였다. 경기도교육청이 정규직 전환심의위원회에서 미전환 결정이 난 이들 근로자에 대해 채용을 금지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졸지에 일자리를 잃을 처지가 된 근로자들은 물론 노동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보조인력이 하던 업무는 누군가 떠안아야 하는데, 이를 두고 벌써 논란이 일고 있다. 도 교육청의 정규직 전환 방침이 이들에게는 재앙이 된 것이다.도 교육청은 최근 소속 비정규직 근로자 4만5천409명 가운데 2만6천484명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다. 또 자체판단직종 근로자 6천181명 중 1천813명에 대해 정규직 전환을 결정했다. 그러나 1만2천744명은 교육부의 미전환 권고직종 분류에 따라 정규직 전환을 하지 못했다. 도 교육청은 비정규직으로 남은 근로자 가운데 방과후업무보조인력(코디네이터)에 대해 신규채용(재계약 포함)을 금하도록 하는 내용의 공문을 각 학교에 전달했다. 도 교육청은 이들은 실업·복지대책에 따른 한시적 일자리로, 2012년 사업이 종료된 뒤 학교에서 자율 채용한 직종이라고 밝혔다.당장 해고 위기에 놓인 근로자들은 '정규직 전환은 고사하고 재계약도 못해 일자리를 잃게 됐다'며 집단반발하고 있다. 비슷한 처지인 급식배식원들도 재계약이 어려울 것이란 소문에 동요하고 있다. 방과후업무보조원들이 하던 일을 누가 해야 하느냐 하는 것도 논란이다. 이들은 업무담당교사 지원과 강의 및 수강생 관리, 회계관리 지원 등 방과후 학교 운영에 관한 보조업무를 담당해왔다. 교사와 행정실 직원들은 이들이 하던 일을 자신들이 떠맡을지 걱정하는 분위기다. 노동계도 교육 당국을 비난하면서 시위 등 집단행동에 나서기로 해 파문이 번질 조짐이다.정부는 고용안정과 처우개선을 위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을 국정의 우선 순위로 추진하고 있다. 나라다운 나라로 가기 위한 당연한 정책이다. 다만 정책 시행과정에서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는 일은 없어야 한다. 정규직 전환이 안된 것도 모자라 일자리를 잃게 된다면 원망만 커질 것이다. 정부는 정책 과정에서 소외된 계층에 대해 더 고민해보고 이들을 구제할 방안을 마련하기 바란다.

2018-01-29 경인일보

[사설]美 선수단의 인천 투숙, 특별히 숨길 이유가 있나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미국 선수단이 인천의 한 특급호텔에 '베이스캠프'를 차려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선수단은 지난 1월 25일부터 오는 3월 10일까지 이 호텔 객실 3분의 1가량인 120실을 예약했으며, 이미 50명 안팎의 선발대를 겸한 지원 인력이 투숙하며 선수단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 등 오는 2월 9일 개막식에 참석하는 미국의 고위 대표단도 이 호텔에 묵을 것으로 알려졌으며, 600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연회장도 이 기간 미국 선수단이 독점해서 사용한다. 연회장에는 선수들을 위한 의료센터가 들어서고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몸을 풀 수 있는 체력단련시설도 마련된다.그런데 평창 올림픽 참가국 중 유일하게 미국선수단만이 인천에서 투숙하는 이유에 대해 평창 미국선수단은 물론, 주한 미국대사관, 올림픽 조직위원회, 해당 호텔 측 모두 철저히 함구하고 있는 상태다. 이 호텔에는 미국 선수들에게 나눠줄 것으로 보이는 옷, 음료, 세제, 운동용품 등이 담긴 상자 수백 개가 곳곳에 쌓여 있고, 연회장 벽면에는 'TEAM USA'(미국선수단)라는 문구와 함께 'UNITED STATES OLYMPIC TEAM'(미국 올림픽팀)이라고 쓰여 있다. 미국선수단은 호텔에 설치할 각종 훈련장비나 보안시설, 경호인력 등을 본국에서 직접 공수해 오겠다고 호텔 측과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선수단이 먹을 음식도 호텔에 별도로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에 묵는 선수단은 인천국제공항과 강릉을 잇는 KTX를 이용해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그런데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미국 선수단 고위급 대표단이 인천에 묵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말해줄 수 없다"고 했다. 이렇게 조직위원회가 민감하게 반응함에 따라 미국 선수단이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인천에 선수단 숙소를 마련한 이유가 무엇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포츠 경기에서 경기장과 숙소는 가까이 잡는 게 기본 중의 기본이다.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 때문이다. 미국 선수단의 안전과 보안문제 때문이라고 생각해도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다. 조직위가 속 시원히 답해야 할 부분이다.

2018-01-29 경인일보

[사설]후진국형 화재 참사 언제까지 되풀이 할 것인가

또 다시 대형화재 참사가 발생했다. 지난 26일 경남 밀양의 한 병원에서 38명이 숨지고 150여명이 부상을 당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최근 10년 동안 국내에서 발생한 화재사건 중 사상자 수에서 최대 규모다. 60여명의 사상자를 낸 제천참사의 기억이 채 사라지기도 전이어서 충격이 더욱 크다.세종병원은 95병상임에도 건물 내에 스프링클러가 없었다. 2010년 경북 포항의 노인요양시설 화재로 10명의 노인들이 사망하자 정부는 소방시설법 시행령을 개정해 24시간 숙식을 제공하는 노인장애인 요양시설 등은 건물 면적에 상관없이 간이스프링클러 등을 반드시 설치하도록 했다. 그러나 노인과 장애인이 상주하는 요양병원은 그 대상에서 제외했다가 2015년 전남 장성의 요양병원 화재로 노인 21명이 사망하면서 서둘러 시행령을 고쳤지만, 중소병원은 의무설치 대상에서 제외했던 것이다. 결국 후진적인 땜질 행정이 되풀이 되면서 화재 참사를 키운 셈이다. 노인이나 어린이 등 재해 약자 수용시설은 용도나 면적을 불문하고 무조건 자체 진화설비를 확보하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나 지난해 기준 국내 요양병원들의 소방시설 설치율은 61%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사전예방과 대비보다 사후 대응과 수습에 초점을 맞춘 우리나라의 법과 제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일본의 경우 재난예산의 75%를 예방활동에 투입하고 나머지 25%만 대응수습에 지출한다. 제천참사는 2015년 의정부 화재참사의 복사판이었음에도 여전히 필로티 및 가연성 외장재 건물들이 방치돼 있다.소방대원들의 미숙한 대응도 주목된다. 소방차가 신고 3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으나 별관동인 요양병원에서 사람들을 먼저 대피시킨 뒤 일반병동 진화에 착수했다고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상자들은 일반병동에서 발생했다. 국민들의 안전 불감증은 더 큰 문제다. 지난 20일 투숙객 6명이 숨진 서울 종로의 여관은 숙박업소임에도 화재대비 기본설비를 갖추지 않았고 소방법 규정조차 지켜지지 않았다.지난 2014년 정부는 여야 합의 하에 소방방재청을 폐지하고 그 기능과 조직을 국민안전처로 흡수했다. 하지만 국민들은 더 불안하다. 문재인 대통령의 '사람이 먼저'라는 말이 립서비스가 아니길 기대한다.

2018-01-28 경인일보

[사설]임시국회, 정쟁 대신 민생부터 해결하라

30일부터 2월 임시국회가 열릴 예정이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는 정국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사사건건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개헌, 공수처 설치, 노동시간 단축 등 주요 국정과제를 완수하기 위해 속도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며,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공수처 설치와 개헌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어서 일단은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현재 민주당은 6·13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개헌 국민투표를 하겠다는 방침으로, 핵심 쟁점인 권력구조 개편에 대한 여야 합의가 어려울 경우 기본권 강화와 지방분권 문제에 대해서만이라도 먼저 개헌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국당은 표면적으로는 개헌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고 있지만, 지방선거와의 동시 개헌은 불가하며 지방선거 이후 연내에 반드시 개헌을 하겠다는 입장이다.사법개혁을 위한 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도 충돌이 불가피하다. 공수처는 검찰과 별도로 고위공직자의 비리 행위에 대한 수사와 기소를 전담하는 기구로, 공수처 설치는 문재인 대통령의 검찰개혁 1호 공약사항이다. 민주당은 이번 임시국회에서 공수처 신설을 반드시 이뤄내겠다는 입장인 반면, 한국당은 공수처에 대해서는 논의조차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대신 한국당은 검·경 수사권 조정을 통해 검찰을 개혁해야 한다는 논리로 맞설 전망이다.이번 임시국회 기간 여야의 민생정책 대결도 관심 있게 볼 필요가 있다. 최저임금 인상, 강남 집값 상승, 영어교육과 가상화폐 문제 등 최근 문재인 정부의 주요 정책이 정국의 핵심 이슈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이를 놓고 한국당은 정부의 정책 혼선을 최대한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민주당은 이번 임시국회 기간 소상공인을 위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법, 건설근로자고용개선법, ICT(정보통신기술)융합특별법, 지역혁신성장특별법 등의 법안 통과로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 하락을 만회하겠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 역시 또 하나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여야는 당리당략을 위한 정쟁 대신 부디 민생 해결을 위해 최대한 협력해주기 바란다.

2018-01-28 경인일보

[사설]김포시, 왜 문화원 눈치만 보나

김포문화원 이하준 원장과 문화원을 두고 지역 여론이 들끓고 있다. 이 원장은 표절 의혹이 잇따르면서 비판 여론이 거세다. 그는 전문위원을 사무직으로 전보해 해당 직원이 그만뒀다. 도시공사와 김포시 면접위원을 맡는 등 외부활동에 나서 '문화원장인지 심의위원인지 모르겠다'는 지적을 받는다. 문화원이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지 못하면서 명맥만 이어간다는 걱정도 있다. 문화원이 최근 시 소유의 건물을 무상임대받은 것을 두고도 논란이다.이 원장에게 제기된 표절 의혹은 지난해 열린 '중봉 학술제' 세미나에서다. 학술제에 맞춰 '김포가 낳은 큰 인물 중봉 조헌'이란 주제로 강의했는데, 내용과 강의책자가 모 유명작가의 블로그 내용을 그대로 베꼈다는 것이다. 이 원장의 책자와 작가의 글은 중봉의 업적과 후대평가 등이 토씨 하나 틀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원장이 과거 다른 공동저서에 게재한 글도 표절 정황이 드러났다. 지난 2016년 발간된 기록지에 이 원장이 기고한 '군하리 마을의 역사·문화적 가치'란 글이다. 군하리 봉수대를 설명한 부분은 김포시사 제4권 중 '김포의 봉수들' 내용과 일치하는 등 여러 단락에서 의혹이 제기됐다.문화원은 최근 김포시청 앞 사무실에서 김포한옥마을로 이전했다. LH가 준공한 '김포아트빌리지'의 핵심시설인 한옥마을 내 2개 건물을 문화원사(324㎡)와 교육관(136㎡) 용도로 쓰는 것이다. 시는 운영프로그램조차 확정되지 않은 문화원에 건물을 무상으로 내줬다. 직원은 4명인데 두 청사 넓이가 한옥마을 전체 건물(1천730㎡)의 27%나 된다. 사무실이 주차장·카페·식당에 둘러싸인 한옥마을 핵심 요지를 차지해 '주객이 전도됐다'는 반응이다. 시민에게 돌아가야 할 공간을 엉뚱한 기관이 차지하게 됐다는 비판이 나온다.이 원장과 문화원을 두고 여론이 들끓는데도 김포시는 조용하다. 이 원장은 지난 2013년 1월 취임했다. 시와 유관기관이 어느덧 지역 선배인 이 원장의 눈치를 보는 형국이다. 문화원에는 시청 간부를 지낸 선배가 버티고 있다. 시는 이 원장과 문화원 감싸기에 급급한 인상이다. 곳곳에서 '왜 모두 눈치만 보는지 모르겠다'고 하는데 이상하게도 이 원장과 문화원은 평온해 보인다.

2018-01-25 경인일보

[사설]공직사회 부정청탁 과연 하남시만의 일인가

연초부터 공직사회의 채용비리가 터져 나와 적지않은 파장이 일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하남시청 소속 공무원이 양심선언을 하면서 불거졌다. 최근 하남시 공원녹지과 A주무관은 내부게시판을 통해 "지난 17일 진행된 산불감시원 채용시험이 불공정하게 진행됐고 검정과정에서도 조작이 있었다"며 "상사로부터 합격시켜야 할 사람의 이름이 적힌 명단을 받았고 채용인원 30명 중 23명을 합격시켰다"고 폭로했다. 그는 "부정청탁 속에 치러진 이번 시험이 아무 문제 없이 넘어간다면 다음 이 자리에 오게 될 공무원이 다시 이런 상황을 겪게 될 것이고 늦었지만 잘못을 바로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사실을 알리게 됐다"고 설명했다.감사에 착수한 시는 곧바로 부정청탁이 있었던 사실을 인정하고 기존 합격자 23명에 대해 합격취소를 통보했다. 시는 민간이 포함된 별도의 채용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정상 합격자 8명을 제외한 나머지 지원자(53명)를 대상으로 재선발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오수봉 하남시장도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시정의 책임자로 최근 산불감시원 채용과정과 관련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점에 대해 시민과 응모하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깊은 도의적 책임을 통감한다"며 "앞으로 유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공직사회의 경각심을 고취해나가겠다"고 말했다.문제가 된 산불감시원은 봄철(2.1~5.15)과 가을철(11.1~12.15) 5개월 동안 주 5일 오전 9시~오후 6시까지 근무하고 6만5천440원의 일당이 지급돼 중·장년층의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죽하면 해당 지역에서는 예전부터 산불감시원 등은 연줄을 통해야만 한다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로 여겨지고 있으며, 일부 시의원들까지 합세해 부정청탁을 했다는 얘기까지 돌고 있다.그런데 이런 일이 비단 하남시만의 일일까. 만약 A주무관의 용기 있는 행동이 없었다면 부정청탁으로 채용된 이들은 버젓이 근무를 했을 것이다. 공정경쟁이 담보되지 않는 사회는 국민들을 불안과 절망에 빠뜨리며 절대로 발전할 수 없다. 공직사회 스스로 자정능력을 발휘해 작은 곳이라도 부정청탁이 발견된다면 환부를 도려내고 새롭게 거듭나야 할 것이다.

2018-01-25 경인일보

[사설]정현의 메이저 4강 신화, 경이롭다

정현 선수가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4강에 올랐다. 국내 처음인 메이저대회 8강 진출에 이은 또 하나의 신화다. '수원의 아들' 정현은 아시아 선수 가운데 처음으로 남자테니스 메이저대회 우승을 노리게 됐다. 그는 8강전에서 미국의 샌드그렌을 3-0으로 완파한 뒤 인터뷰에서 "아직 끝나지 않았다. 금요일에 뵙겠다"고 했다. 4강 경기에 대해서는 대등한 경기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지난 해 프랑스오픈 3라운드(32강) 진출이 최고 성적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는 경이로운 사건이다.정현의 출현으로 한국테니스는 국민 스포츠로 발전할 수 있는 호기를 맞게 됐다. 수영의 박태환, 여자피겨의 여왕 김연아, 스피드스케이팅의 이상화, 골프의 박세리·박인비가 잇따라 등장했으나 테니스만 유독 스타 기근에 허덕여왔다. 동호인은 많으나 엘리트 선수가 적은 이유도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형택 선수가 2000년대 초반 US 오픈에서 2차례 16강에 진출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그뿐이었다. 만 21세인 정현은 기량이 더 늘고, 10년 이상 활약할 것으로 보여 테니스 활성화와 저변확대에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정현은 지독한 연습과 노력으로 4강 신화를 이뤘다. 정현이 대한테니스협회가 지난 2011년 출범시킨 '톱100 선수 육성 프로젝트'의 도움을 받았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적다. 외국인 코치를 영입해 국내 유망주들을 세계적인 선수로 키워내자는 취지였는데, 이 프로그램을 통해 정현 등 유망주들을 육성했다. 하지만 현재는 이 프로그램이 작동되지 않는다. 장기적인 선수 육성책이 없는 국내 스포츠의 서글픈 현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국내 테니스계는 정현에만 열광할 일이 아니다. 제2, 제3의 정현을 배출할 수 있느냐 여부가 테니스 중흥의 관건이다. 박태환과 김연아 이후 대한민국 수영과 피겨는 다시 변방국가가 됐다. 정현 선수가 최정상에 오르도록 지원하면서 동시에 주니어 유망주 발굴과 육성에도 힘써야 한다. 동네에서 테니스장이 사라지고 동호인들의 고령화 위기에 처한 한국 테니스계가 '정현 효과'를 활용해 국민의 사랑을 받는 스포츠로 성장하기 바란다.

2018-01-24 경인일보

[사설]사법농단 의혹 규명, 대법원이 나서야

대법원 판사들이 원세훈 재판에서 청와대와의 뒷거래를 전면 부인하는 입장문을 발표했지만 의혹은 확대되는 형국이다. 13명의 대법관들은 원세훈 국정원장 재판은 대법원이 독립적으로 헌법과 법률에 따른 절차에 의해 공정하게 심리한 결과이지 외압이나 외부영향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대법관들의 입장문은 발표 시점이나 내용 때문에 오히려 새로운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대법원 추가조사위원회가 밝힌 자료는 청와대와 법원행정처간에 오간 문서에는 '원세훈 국정원장 판결 선고'에서 선고 전에 무죄를 기대했다가 선고 후에는 불만을 표시하는 내용, 상고심 절차를 전원합의체에서 회부해야 한다는 우병우 민정수석의 요구가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원세훈 사건은 전원합의체로 넘겨졌고, 1심판결은 뒤집어졌다. 대법원 행정에 비판적인 판사들의 성향과 사생활을 조사한 자료도 확인되었다. 특정 판사들에 대한 사찰과 탄압의 객관적 정황이며 판사들을 성향별로 분류해놓은 사실상의 블랙리스트이다.입장문에는 원세훈 사건을 둘러싼 대법원 행정처와 청와대간의 부적절한 교신이나 판사 사찰 사실에 대한 어떠한 언급도 성찰도 없다. 원세훈 사건이 전원합의체 회부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는 반론에 대한 해명도 없다. 이러니 전형적인 조직이기주의라는 비판이 쏟아질 수밖에 없다. 당시 판결에 참석한 대법관 중 양승태 대법원장 등 6명은 이미 퇴임했는데 남은 대법관과 신임 대법관들이 당시 판결이 독립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도 의문이다.대법원은 현재 진실규명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 추가조사위원회의 활동에서 청와대와 대법원이 재판부 동향보고를 주고 받은 사법독립의 정황은 상당부분 드러났지만, 760개 파일은 비밀번호 때문에 핵심 관계자의 PC는 제출 거부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훨씬 심각한 내용이 담겨 있을 개연성이 큰 자료들이어서 어떤 식으로든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사법농단의 진실 규명을 위해서, 그리고 사법부 쇄신을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가 불가피해 보인다. 그 조치는 대법원 차원에서 스스로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만약 대법원이 명예회복이 필요하다고 확신한다면 검찰수사를 요청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2018-01-24 경인일보

[사설]여자 아이스하키팀 창단, 이벤트로 그치면 안된다

수원시가 올해 하반기 국내 최초의 여자 아이스하키 실업팀 '수원시청 여자 아이스하키팀'(가칭)을 창단하기로 했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가 운영하는 국가대표 여자 아이스하키팀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실업팀을 창단할 계획인 것이다. 최근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여자 아이스하키팀의 남북 단일화에 대한 찬반양론이 불거진 뒤 나온 결정이어서 앞으로 수원시의 행보가 상당히 주목된다.염태영 수원시장은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평창올림픽 평화유산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는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의 염원을 담아 수원시청 여자 아이스하키팀 창단에 나서고자 한다"며 "열악한 환경 속에 오로지 스포츠 정신으로 '빙판의 우생순(핸드볼 여자 국가대표팀을 이르는 말)'을 꿈꾸는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과 함께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려 한다"고 창단 배경을 설명했다.현재 우리나라에는 실업팀은 물론 초·중·고·대학교에 여자 아이스하키팀이 전무한 실정이다. 1998년 창단한 우리나라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1999년 강원 동계 아시안게임 때 첫선을 보였다. 하지만 팀을 지속할 수 없어 선수들은 평소에는 각자 생업에 종사하다 국제대회가 열릴 때마다 소집돼 단기간 훈련을 받고 경기에 출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평창 올림픽의 경우에도 경기가 끝나면 해당 선수들은 생계를 위해 삶의 현장으로 돌아가야만 한다. 이에 수원시는 대표팀 선수들이 올림픽 후에도 실업팀에서 안정적으로 선수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아이스하키협회도 수원시의 여자 아이스하키팀 창단 구상에 대해 공감하고 창단 초기 투자지원, 훈련장 배정 등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로 약속했다.수원시의 여자 아이스하키팀 창단은 평창 올림픽을 앞둔 대표팀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원시청 여자 아이스하키팀'이 창단되면 소속 선수들은 직업 아이스하키 선수로서 안정된 환경에서 훈련에 매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부디 시의 이번 결정이 단순한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우리나라 동계 스포츠의 저변 확대를 위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 평창 올림픽으로 여자 아이스하키팀에 관심을 갖게 된 국민들 또한 앞으로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응원할 것이다.

2018-01-23 경인일보

[사설]'부채문제'는 인천시장 선거에서 진부한 소재

시작부터가 '네거티브(negative)'다. 6·13 지방선거에서 인천광역시장 자리를 노리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의원은 지난 19일 열린 자신의 의정보고회에서 "인천시가 지금 3조7천억원의 부채를 갚았다고 홍보하는데 현재 남아있는 시의 부채 규모는 10조원이 넘는다"면서 "전국 2위 도시라 불리는 부산의 부채 규모 6조원과 비교했을 때 인천의 부채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 정도의 부채 감축은 누가 시장이 되더라도 할 수 있고, 오히려 더 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유정복 시장이 내세우는 '치적'을 깎아내렸다.유 시장도 즉각 대응에 나섰다. 지난 21일 자신의 SNS를 통해서였다. 박 의원의 발언에 대해 "인천시 공직자와 시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반박했다. "정치적 이익만을 생각하면서 인천시 모든 공직자와 인천시민의 노력을 폄훼하는 분이 주민의 대표라는 것에 안타까움을 넘어 애처롭다"면서 "민선 5기에 1조8천억원의 알토란같은 시민의 재산을 팔면서도 빚은 거꾸로 3조7천억원 늘려놓은 민주당의 시당위원장으로 부끄럽지도 않느냐"고 꼬집었다. 인천시 부채문제가 지방선거 최대쟁점으로 떠오른 건 8년 전이다. 2010년 인천시장 선거 당시 송영길 민주당 후보는 안상수 시장이 과도한 부동산개발정책으로 시 재정을 파탄냈다고 몰아붙여 승기를 잡았다. 4년 뒤에는 유정복 당시 새누리당 후보가 송영길 시장이 시의 알짜배기 땅을 헐값에 팔아치우고 있다며 맹공을 퍼부어 전세를 뒤집었다. 최근 두 번의 인천시장선거에서 '부채문제'는 도전자가 초기의 불리한 전세를 뒤집는데 매우 효과적인 전술무기였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이젠 진부하다. 시의 부채문제는 중요한 사안임에 틀림없지만 유권자인 시민들의 피부에 그렇게 절실하게 와닿지 않는다. 그게 현실이다. 부채감축을 해냈다는 '자랑'이나 별 거 아니라는 '평가절하'나 모두 시시하다. 네거티브 캠페인 소재로서의 효력이나 파괴력이 다한 느낌이다. 그보다는 출산과 육아지원을 위해 어떤 실질적인 정책을 내놓을지가 득표에는 더 도움이 되는 선거가 될 것이다. 선거전략의 변화가 필요하다.

2018-01-23 경인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