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경기도는 청년 근로자 지원 기준 문턱 낮춰라

경기도가 청년 근로자를 지원하기 위한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소상공인과 영세업체는 이 혜택을 받을 수 없다고 아우성이다. 도가 지원대상에서 아예 원천 배제했기 때문이다. 지속적인 지원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게 현장 반응이다. 도의 대표 청년 정책이 왜 이런 졸속으로 시행되는지 모르겠다는 비판이다. 경기도일자리재단은 수정하겠다는 입장인데, '왜 그럼 진작 바로잡지 않았느냐'는 의문이 제기된다.청년 근로자를 위한 경기도형 복지정책인 '일하는 청년 시리즈' 참가자 모집이 22일 시작된다. '일하는 청년 시리즈'는 '일하는 청년 연금', '일하는 청년 마이스터 통장', '일하는 청년 복지포인트' 등 올해 모두 13만명에게 예산 1천121억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하지만 정작 지원을 받아야 할 소상공인과 영세기업이 제외된 사실이 확인됐다. 실제 모집 자격에서 상시근로자 수가 5인 이하(제조업, 광업, 건설업, 운송업은 10인 이하)인 영세업체나 소상공인은 지원할 수 없도록 원천배제됐다. 특히 '청년연금'은 퇴직연금에 가입된 회사일 경우에만 신청 가능하고, '청년 복지 포인트'는 직원이 100명 미만인 사업장만 해당되는 등 기준이 지나치다는 지적이다.이 때문에 자격 기준을 대폭 낮추는 등 시행안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상에서 제외된 사업장들은 '진짜 도움이 필요한데 실망스럽다'며 누구를 도와주려는 제도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이에 대해 도는 영세업체와 소상공인을 배제한 것은 지속 가능한 기업에 합리적으로 예산을 지원하겠다는 의도에서 자격을 제한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도가 위험부담을 줄이기 위해 자격을 지나치게 제한한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도의 청년 근로자 지원사업이 오히려 도움이 필요한 청년들을 좌절하게 해서는 안된다. 도움이 절실한 청년계층이 대상에서 제외된 사실이 확인된 만큼 지원대상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수정돼야 한다. 일자리재단 관계자가 '5월로 예정된 2차 모집 때는 여러 의견을 수렴해 수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이는 너무 한가한 말이다. 자격을 바로잡아 1차 모집부터 새 기준으로 신청을 받아야 한다.

2018-01-22 경인일보

[사설]이명박 전 대통령, 의혹 규명에 협조해야

이명박 전 대통령을 둘러싼 국정원 특수활동비 상납, 국정원 민간인 댓글 부대 가동, (주)다스 실소유주와 비자금 조성 의혹 등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다스가 BBK 투자 피해금액 140억원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이 전 대통령이 정부기관을 동원해 다스의 투자금 반환에 관여했는지와 120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했는지 여부가 다스 의혹의 핵심이다.국정원 특수활동비 수사는 최근 이 전 대통령 측근들의 진술에 의해 실체적 진실에 조금씩 다가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이 전 대통령이 직접 관여했는지 단정하기 어렵다. 장진수 전 공직윤리비서관실 주무관은 지난 2012년 민간인 사찰 입막음용으로 5천만원을 류충렬 전 국무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으로부터 받았다고 폭로한 바 있다. 이에 류충렬 전 관리관은 21일 검찰 조사에서 기존의 진술을 번복하며 "장석명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준 돈"이라고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이미 검찰은 김진모 당시 민정 2비서관이 국정원으로부터 5천만원을 받은 정황도 확인했다. 당시 김 전 비서관과 장 전 비서관의 직속상관은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권재진 전 법무장관이다. 따라서 권 전 장관의 검찰 소환도 불가피하다. 권 전 장관을 조사하면 당시 이 전 대통령에게 보고를 했는지 안 했는지 확실히 밝혀질 수 있다. 2012년 당시 검찰은 장진수 전 주무관으로부터 류 전 관리관, 장석명 전 비서관으로 이어지는 5천만원 전달 경로를 추적했으나 두 번의 수사를 통해서도 윗선을 밝히는 데 실패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원 특활비 청와대 상납 사건과 이 전 대통령 청와대 특활비 상납 의혹에서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박 전 대통령이 문고리 3인방에게 지시하고, 이를 국정원장에게 요구하면 국정원장이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에게 지시하고 문고리 3인방을 통해 대통령에게 전달한 구조와 유사한 것이다. 이러한 모든 의혹 규명을 위해서는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은 더이상 '정치보복'이라는 말만 되풀이하지 말고, 측근들 진술에 대한 구체적 반박을 비롯해 의혹 규명에 앞장서는 것만이 전직 대통령으로서 품위를 지키는 길이다.

2018-01-22 경인일보

[사설]남북 단일팀에 보내는 기대와 우려

북한 선수 22명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한다.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이끄는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은 서울에 와 1박 2일 일정을 시작했다. 정부와 여당은 남북한 단일팀 구성을 환영하면서 평창올림픽이 성공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북한이 여전히 핵무장을 포기하지 않는 상황에서 시간벌기에 이용돼서는 안된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왔다.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21일 북한선수단 규모를 46명으로 하는 '남북 올림픽 참가 회의' 결과를 발표했다. 선수단은 선수 22명, 임원(코치 포함) 24명이다.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은 엔트리는 늘었지만 경기참가 북한 선수는 3명으로 제한했다. 같은 날,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이끄는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이 방남했다. 이들은 서울역을 출발한 KTX를 타고 강릉역에 도착해 1박 2일 일정에 돌입했다. 경의선 육로가 열린 것은 지난 2016년 2월 개성공단 전면 중단 이후 처음이며, 문재인 정부 들어 북측 인사가 남측을 방문한 것도 현 단장 일행이 최초다.이날 정치권 반응은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은 남북 단일팀 구성과 관련 환영의 입장을 밝히고 평화와 화합의 올림픽 정신을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권이 평창동계올림픽을 자진 반납하고 평양올림픽을 선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네티즌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과 함께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희망했다. 한 네티즌은 남북단일팀 구성은 평화와 화합, 선의의 경쟁이라는 올림픽 정신을 구현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북한의 태도가 변하지 않은 점을 들어 단일팀 구성이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시간만 벌어주는 것이라는 부정적 반응도 있었다.우여곡절 끝에 북한 선수단이 평창에 오게 됐다.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한 남북한 선수들이 함께 뛰는 모습은 한민족에게 벅찬 감격을 선사할 것이다. 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화해 분위기가 이어져 평화가 정착되고 통일로 가는 밑거름이 되기를 희망한다. 다만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지 않는 북한에 이용당하는 우를 범해서는 될 일이다. 국민이 바라는 건 올림픽 이후에도 평화로운 날이 이어지고 남북이 한민족의 미래를 위해 함께 고민하고 노력하는 모습이다.

2018-01-21 경인일보

[사설]군복무 단축이 반갑지만은 않은 이유

사병들의 복무기간이 또다시 단축될 전망이다. 지난 19일 국방부가 외교안보 관련 정부 5개 부처 합동회의에서 현재 61만여 명인 병력을 2022년까지 50만 명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감축하겠다고 보고한 것이다. 군복무 단축이 국방개혁의 핵심으로서 육군사병 기준 현행 21개월을 18개월로 축소한다는 내용이다. 2016년 입대자부터 군복무기간을 점차 축소해서 2020년 입대부터는 육군 18개월, 해군 20개월, 공군 21개월 등이다.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핵심공약인 '군복무 단축' 이행을 위한 국방개혁 과제의 일환이다. 지난해 7월 이 정부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확정한 3개월 축소안을 재확인한 것이다. 국방부는 '국방개혁2.0' 수립일정과 관련해 오는 4월까지 기본계획을 완성하고 12월까지 국방개혁법안 개정절차를 이행할 계획이다. 야당과 일부 시민단체 등이 반대하고 있으나 국무회의를 통과해 대통령이 승인하면 되기 때문에 변수가 없는 한 시행될 전망이다.한참 사회에서 일해야 할 젊은이들을 군대에 묶어놓지 않겠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저출산 시대의 병역자원 감소 영향도 크다. 선진국형 군대로의 개편은 점입가경이다. 현대전은 첨단무기로 승패가 갈리는데 언제까지 숫자놀음만 할 것인가. 비전투요원을 전투요원으로 전환함은 물론 줄어든 병력의 예산을 장비에 투자해서 더 효율적으로 운영하겠다는 것이 국방부의 방침이다. 이 정부의 남북한 간의 긴장완화 희구(希求)는 또 다른 이유일 것이다.그러나 국민들은 기대보다 우려가 크다. 미국과 북한 사이의 긴장이 첨예화한 지경이니 말이다. 북한은 핵무기로 무장한데다 군 병력도 무려 120만 명을 유지하고 있어 전력비대칭 심화는 불문가지이다. 군의 전투력 약화는 설상가상이다. 군 복무 단축이 국내 이공계 대학을 초토화시킬 수도 있다. 지난해 서울대는 이공계 대학원생 모집에서 처음 미달사태를 빚었다. 병역특례제도인 전문연구요원제가 효용을 상실해 4차 산업혁명은 누가 이끌 것인가란 우려를 낳고 있다. 다음 대선에서는 또 얼마나 군복무를 단축할지 걱정이다. 오죽했으면 바른정당의 유승민 대표가 군복무 단축금지 법안을 발의했을까.

2018-01-21 경인일보

[사설]범인 못찍는 한심한 '먹통 CCTV'

거리와 건물 등에 공공목적으로 설치된 CCTV는 교통과 방범, 통계 등 여러 분야에서 유익한 정보를 제공한다. CCTV가 촘촘하게 설치된 지역에서는 범죄가 줄어들었다는 통계가 있다. 그런데 화질이 불량하거나 기능 자체가 떨어져 제 역할을 못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일부는 야간에 차량번호마저 인식하지 못하는 등 방범기능에 취약성을 드러내는 등 무용지물인 실정이다. 많은 예산을 들여 설치한 CCTV가 제 역할을 못하는 데도 해당 지자체는 어정쩡한 입장이다.지난 15일 인천 부평구의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생이 둔기에 맞아 중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현장 인근에 CCTV를 통해 용의자가 범행을 한 뒤 택시를 타고 달아나는 모습을 확인했다. 하지만 경찰은 용의자를 특정 짓지 못하고 있다. CCTV 화면을 자세히 들여다봐도 용의자의 인상착의는 물론 택시의 차량번호마저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경찰은 오가는 차들의 불빛이 번호판에 반사돼 CCTV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했다. 방범용 CCTV 가운데 저화질은 야간에 불빛을 이겨내고 목적물을 식별하는 화면을 담는 기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인천 관내에는 6천397대의 방범용 CCTV가 설치돼 있다. 이 중 저화질로 분류되는 130만화소 미만의 CCTV는 1천213대나 된다. 5대 중 1대 꼴이다. 고화질 CCTV는 자체적으로 적외선 기능을 가지고 있지만 세기가 약해 야간 식별에 어려움이 있다. 이 때문에 방범용으로 설치된 CCTV가 제 역할을 못하면서 경찰이 낭패를 보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야간에도 목적물을 확실하게 식별하는 화면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존 CCTV에 추가로 적외선 방출장치를 설치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으나 반영되지 않고 있다.CCTV의 성능은 하루가 다르게 향상되고 있다. 그런데도 지자체들이 설치한 CCTV는 왜 차량번호조차 제대로 담을 수 없는지 모를 일이다. 각 지자체는 CCTV에 대한 전수 실태조사를 통해 문제점을 진단하고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 국민 혈세로 설치한 방범용 CCTV 아래서 범죄가 발생했는데도 범인이 누구인지 모르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재발해서는 안되지 않는가.

2018-01-18 경인일보

[사설]외과 전공의 미달 사태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석해균 선장에 이어 얼마 전 총상 입은 귀순 북한 병사를 무사히 살려내면서 아주대병원 이국종 교수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집중됐지만, 여전히 의사들은 외과 지원을 극도로 기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9일까지 전국 대학병원의 전공의(레지던트) 추가 모집 결과, 전국 외과 전공의 모집 정원 총 207명 가운데 150명(72.5%) 지원에 그쳤다. 피부과(161.4%), 이비인후과(142.1%), 성형외과(137.5%), 영상의학과(115.8%) 등과 확연히 비교됐다.특히 이국종 교수의 활약으로 국내 대표 중증외상센터로 떠오른 아주대학교 병원도 추가모집에서까지 단 한 명의 지원자도 받지 못했다. 이 대학 외과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년 차 전공의 모집에 실패하면서 3년 차 전공의가 유일한 병원이 됐다. 길병원과 인하대병원도 추가모집에서 지원율 0%를 기록했다. 아주대병원과 함께 중증외상센터로 주목받고 있는 부산대병원의 경우도 정원은 3명이었지만 1명 지원에 그쳤다.그런데 정부는 지난 16일 '중증외상 진료체계 개선 대책'을 발표했다. 중증외상센터에 적용되는 의료 수가를 적정수준으로 인상하고 중증외상센터에 근무하는 의사들의 인건비 기준액 자체를 높여 경제적 보상이 이뤄지게 하겠다는 것이다. 또 외과 수련의들을 일정 기간 중증외상센터에서 근무하게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하지만 정작 의료계는 정부의 대책이 현실과 동떨어진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열악한 근무환경이야말로 외과 기피 이유 중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마당에 외상센터 의무근무를 도입하면 외과 지원율은 더 떨어질 게 불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밥 먹듯이 환자 옆에서 쪽잠을 자고 휴일도 없이 밤샘근무를 하느라 본인 건강은 물론 환자 건강까지 위협하고 있는 외과의사들의 근무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한외과학회는 몇 년 전부터 외과 전공의 수련기간을 4년에서 3년으로 줄이자는 안을 정부에 건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한다. 정부와 의료계가 머리를 맞대고 외과 의사들을 충원하기 위한 방안을 꼭 찾아야 할 것이다.

2018-01-18 경인일보

[사설]실패로 끝난 경기 연정

경기도와 경기도의회간 연정(聯政)이 끝나게 됐다. 남경필 도지사의 제안을 도의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수용하면서 시작된 동거가 4년 만에 파국을 맞은 것이다. 남 지사의 오락가락 정치 행보와 민주당의 이해득실에 따라 이별은 예상됐지만 시기와 모양이 좋지 않았다. 특히 민주당은 지난해 말 수천억 원의 연정 예산만 챙기고 먹튀 하듯 갑자기 이별 보따리를 싼 것 아니냐는 비난이 나온다. 연정 제안자인 남 지사에 대한 비판은 더 거세다. 섣부른 정치 실험으로 도정을 혼란스럽게 하고 파트너에게는 '팽' 당했다.경기도 연정은 지난 2014년 8월 시작됐다. 남 지사는 여소야대의 불리한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수단으로 민주당을 파트너로 끌어들였다. 여야가 인사와 정책, 예산 권한을 공유하며 소통과 화합으로 싸우지 않고 도정을 이끌어가는 상생 모델로 일정 부분 성과를 거뒀다. 지난 대선에서는 안희정 충남지사가 공약으로 내세우는 등 한국 정치의 새로운 실험 모델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민감한 정치적 이슈가 불거지거나 남 지사의 당적 변화 등으로 위기와 갈등이 반복되면서 힘겹게 동거를 이어가다 결국 파국을 맞게 됐다.민주당은 파국의 책임이 남 지사에게 있다고 했다. 남 지사가 민생을 돌보지 않고 정치적 행보에만 관심을 가져 더 이상 연정을 한다는 게 무의미하게 됐다고 비난했다. 민주당의 주장은 일정 부분 설득력이 있다. '남 지사의 연정은 도정과 도민보다는 자신의 정치적 입지가 먼저였다'는 비판도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지난해 말 예산편성 과정에서 집행부의 권한까지 침해하고 연정이란 명목으로 수천억 원의 예산을 챙긴 뒤 남 지사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짐을 쌌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또 오는 6월의 지방선거를 앞둔 정략적 선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남 지사의 연정 실험은 사실상 실패했다. '싸우지 않는 상생의 정치'는 좋았으나 제도적 뒷받침과 도의회, 집행부의 입장이 달랐고, 이해가 부족했다. 연정이 집행부와 도의회의 예산 나눠 먹기로 전락했다는 비판은 뼈아프다. 그래도 연정 실험은 상생 정치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여야가 원활한 소통과 협치(協治)를 경험했다. '연정'은 파국을 맞았지만 '싸우지 않고 상생하는' 유품은 남기게 됐다.

2018-01-17 경인일보

[사설]인천시는 건축자산 관리계획 수립에 만전 기해야

인천시가 지역 근대 건축물을 보존·활용하기 위한 사업에 착수했다. 인천시는 오는 3월부터 내년 8월까지 사업비 3억원을 투입해 근대 건축물 보존·활용을 위한 연구 용역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사대상은 건축물, 기반시설, 공원이나 광장에 있는 부속시설 가운데 사회적·경제적·경관적 가치가 있는 공간이다. 1876년 한반도 개항 이후부터 1970년대 산업화 시기까지 조성된 공간을 우선 조사할 방침이다. 시민사회에서 보면 이번 인천시의 근대건축 자산 실태조사 착수는 만시지탄이라고 평가 한다. 건축자산 실태조사를 계기로 성급한 지구단위 개발계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근대건축물이 보전 활용될 수 있게 된 일은 다행이지만, 이미 상당수의 근대 건축물들이 제대로 된 평가도 없이 멸실되고 말았다.지난해 5월30일, 중구청은 비누제조의 역사를 간직한 송월동의 '애경사' 건물을 철거하여 논란이 일었다. 중구청이 내세운 철거의 명분은 그 자리에 주차장을 건립하여 관광객 편의를 도모하겠다는 것이어서 시민사회의 비난을 자초했다. 1939년에 지어진 조일양조장과 1941년에 지어진 동방극장과 같은 이름난 근대 건축물들도 모두 주차장으로 바뀌고 말았다. 관광활성화를 위해 관광 자원을 스스로 훼손하는 어리석은 행정이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한국의 근대 연극과 공연, 극장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애관극장의 매각설이 떠돌면서 지역문화계가 나서 대책을 요구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건축 정책의 패러다임은 개발에서 보전과 관리, 재생으로 전환되고 있다. 인천시는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 지역의 역사 문화적 가치를 간직한 건축 유산을 효과적으로 보전·관리할 수 있는 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우선 중요 건축 자산을 빠짐없이 조사하기 바란다. 아울러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인천의 건축 자산의 기준을 제시하고 중점 관리 대상 자산을 선정해야 할 것이다. 인천은 근대문물이 유입 전파된 개항기의 역사 문화적 특성이 반영된 건축 유산이 중심이지만, 해양도시 특유의 항만과 부두와 포구 창고건물 등도 중요하며, 산업화 시기에 건축된 공장과 산업 인프라들도 중요한 건축자산이다.

2018-01-17 경인일보

[사설]경기도만의 차별성 있는 미세먼지 대책 실시해야

서울시가 지난 15일 시내버스와 지하철을 비롯한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를 시행했으나 대다수는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여전히 서울 시내에 차량은 많았고, 버스 이용객들도 그다지 달라진 게 없었다는 반응이었다. 네티즌들은 "미세먼지는 결국 중국발 스모그 때문인데 하루 대중교통 무료 정책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바닷물 짜다고 생수 붓는 꼴이다. 자동차 이용이 미세먼지에 미치는 영향과 하루 대중교통 활성화 시 미치는 효과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고 서울시 정책을 비판했다.더 큰 문제는 서울로 출퇴근하는 경기도민들은 공짜버스 이용 요건에 해당되지 않아, 애꿎은 불만이 경기도로 몰린 것이다. 그동안 도는 광역버스 증차는 물론 미세먼지 대책 등에 대해 서울시에 꾸준히 협의를 요청했으나, 정확한 응답을 얻지 못했다. 그리고 공짜버스는 경기도의 반대에도 강행된 것이다. 보다 못한 도는 이날 '경기도가 서울형 미세먼지 대책에 대해 참여하지 않는 이유'라는 입장까지 발표했다. 광역버스 증차 등 대중교통 정책에는 반대하면서, 미세먼지 발생 때에는 버스를 이용하라며 '공짜 버스'를 만든 서울시의 이중적 태도가 문제라는 것이다.도는 "수도권 지역에 대중교통 무료운행을 연간 15일 실시한다고 가정했을 때 소요예산이 1천억원을 넘어서고 이중 367억원에 달하는 예산 부담을 도가 감수해야 한다"며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정책에 혈세를 투입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출·퇴근길 버스 승객이 20%만 증가해도 광역버스 입석률이 현재 9.6%에서 18.6%로 2배 가량 늘어나 200여 대의 광역버스 증차가 필요한 상황인데도 서울시는 단 1대의 증차도 동의하지 않고 있다. 서울시 대책을 그대로 추진할 경우 '콩나물시루' 버스가 우려되는 등 도민 안전을 위협해 동참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결국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서울시만의 독단이자 포퓰리즘적인 미세먼지 대책에 애꿎은 경기도만 골탕을 먹은 셈이다. 그렇다고 서울시 탓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경기도는 미세먼지와 관련해 도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차별성 있는 저감대책을 실현해야 할 것이다.

2018-01-16 경인일보

[사설]기대되는 경인지역 대학 복수·공동학위제 시행

인천과 경기지역 대학교들이 4차 산업혁명과 학령인구 감소 등 교육환경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힘을 하나로 모으고 있다. 그 구체적인 사례가 복수학위제도와 공동학위제도의 시행이다. 복수학위제(Dual degree)란 소속 대학과 복수학위 교류협정 체결 대학에서 교과과정을 이수해 학위 취득에 필요한 요건을 충족시킨 학생에게 양 대학에서 각각 학위를 수여하는 제도다. 공동학위제(Joint degree)는 소속 대학과 공동학위 교류협정 체결 대학에서 교과과정을 이수한 학생에게 양 대학에서 공동명의로 학위를 수여하는 제도를 일컫는다.이런 혁신적인 제도가 시행 가능하게 된 것은 지난해 5월 대학 학사제도의 유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고등교육법이 개정됐기 때문이다. 경인지역 대학총장협의회는 법 개정 4개월만인 지난해 9월 경인지역 대학 간 상호교류와 협력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가천대, 단국대, 명지대, 인천대, 한국항공대 등 모두 29개교가 참여했다. 현재 대학총장협의회 사무국은 먼저 복수학위제를 올해 안에 실시한다는 목표 아래 회원 대학들과 세부적인 운영방안을 협의 중이다.복수학위제와 공동학위제가 성공을 거둘 경우 참여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고 학생 확보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학생들도 각 대학의 특색학과나 유망학과, 경쟁 우위 학과에서 다양하게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취업경쟁력 또한 갖추게 됨은 물론이다. 하지만 각 대학들 간 일정한 교육의 질 유지, 학생들의 특정대학 특정학과 쏠림현상 방지, 합리적인 교육비 책정은 기본적으로 풀어야 할 숙제다. 또한 복수학위제와 공동학위제에 대한 사회의 인식변화도 필요하다.학령인구는 지난 20여 년 동안 300만여명이나 줄어들었다. 올해부터는 대학정원보다 고교 졸업생 수가 적어지고, 지방에서는 대학들의 퇴출이 이미 시작됐다. 반면 청년실업률은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대졸 이상 실업률은 4.0%, 고졸은 3.8%로 나타났다. 실업자 수도 대졸 이상이 50만2천명으로 고졸보다 9만명 이상 많았다. 이런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경인지역 대학교들이 선제적 대응체제 구축에 나선 것이다.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

2018-01-16 경인일보

[사설]국민의당, 차라리 '합의이혼'을 택하라

다음 달 4일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위한 전당대회를 앞두고 국민의당 내부의 갈등이 비등점을 향해 치닫는 양상이다. 15일 최고위원회에서도 양측이 각자의 입장에서 상대방을 공격하면서 충돌의 수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반대파는 통합파의 절차적 정당성을 문제삼고 있다. 당무위원회에서 당헌·당규 근거도 없이 대표당원 자격을 박탈해 전대 의결정족수를 충족시키려 할 뿐만 아니라, 500명의 대표당원을 친 안철수 인사로 새로 충원해서 통합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것이다.목적이 아무리 좋아도 이에 도달하는 수단이나 절차가 실질적 정당성을 갖지 못하면 목적이 합리화될 수 없다. 통합파가 적법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지 모르나 통합 여부에 대한 당내 의사를 일방으로 끌고 가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2월 4일 전당대회까지는 아직도 3주 가까이 남았다. 지금처럼 통합파와 반대파의 감정싸움과 충돌 양상이 극단으로 치닫는다면 전대에서 양측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로의 지향이 전혀 다른 상황에서 특단의 결단과 타협이 없이는 통합파와 반대파의 봉합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전당대회에서 통합 찬성이 결론난다해도 당내 합의로 통합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통합의 시너지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민주화 이후 이토록 당내 의견이 일치되지 않은 상태에서 통합이 진행되었던 적은 없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성찰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의 통합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으나 절차상 정당성의 문제마저 제기되는 합당 절차가 과연 성찰적이고 개혁적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의당 내홍은 통합 절차의 적법성 여부를 논할 수 있는 단계를 지났다. 통합파와 반대파 모두 절차를 중시하지 않고 각자의 편의대로 당헌·당규를 해석하고 상대를 비난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내 호남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통합 저지파들의 반대가 이토록 극심하다면 당의 해산 절차를 밟아서 각자의 길을 가는 '합의이혼'의 방법을 택할 수도 있다. 궁극적으로 통합이 정당성을 가지려면 국민에게 통합의 명분과 당위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단순히 정치공학적 유불리에 입각한 통합이 유권자의 지지를 받을지도 지켜볼 일이다.

2018-01-15 경인일보

[사설]부동산 정책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정부의 8·2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강남 아파트의 매매가가 고공행진인 가운데 오름세가 경기도 내 신도시로 옮겨붙고 있다. 과천과 분당, 수원 광교가 대표적이다. 정부 정책이 다주택자를 겨냥하면서 강남권과 가깝거나 교통이 편한 지역에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분당 서현동 아파트는 실거래가격이 1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광교의 경우 분양권 프리미엄 피가 급등하고 있는데, 매물이 없는 실정이라고 한다. 반면 신도시 외 지역은 가격이 떨어지는 등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진다.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월 둘째 주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평균 0.29%나 올랐다. 도내에서는 분당구와 과천시 아파트 값이 급등세였다. 분당은 0.35%의 상승률을 보이며 새해 첫 주(0.18%)보다 상승폭을 2배로 키웠다. 과천도 0.21%가 올라 3주째 같은 상승률을 이어갔다. 이는 도내 전체 평균 상승률(0.01%)과 대비되는 고공행진이다.반면 신도시 외 지역과 인천은 보합 또는 하락했다. 구리·의왕·군포·광명시와 용인 기흥구는 보합세를 보였다. 남양주시(-0.11%), 수원 영통구(-0.09%), 안산 상록구·고양 일산동구(-0.06%), 광주시(-0.04%)는 소폭 하락했다. 인천도 강세지역인 연수구(-0.05%)를 비롯, 평균 0.02% 떨어졌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강남아파트의 가격이 오르면서 매물마저 사라지자 분당과 과천 등 인접지역으로 수요가 확대되면서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신도시외 지역은 신규 입주 물량이 늘어나는데 따른 부담과 정부의 규제 강화에 밀려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며 당분간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부동산 업계는 정부 정책이 오히려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을 더 어렵게 하고 시장을 양극화하는 부작용만 초래하게 됐다고 걱정한다. 규제 일변도가 아닌 공급을 늘리는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강력한 규제 대책을 또 발표하겠다고 하는데도 가격이 급등하는 이상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정부는 부동산 대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집값도 잡고 서민도 보호할 수 있는 새 대책을 내놓기 바란다.

2018-01-15 경인일보

[사설]외연 넓힌 인천공항 세계허브공항으로 거듭나길

인천국제공항이 '제2여객터미널' 운영을 통해 연간 여객 운송 7천만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와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 12일 오후 '그랜드 오프닝' 행사를 열고 새 터미널을 처음 공개했다. 정식 개장은 오는 18일이다. 제2터미널은 체크인·보안검색·세관검사·검역·탑승 등 출입국을 위한 모든 절차가 제1터미널과 별도로 이뤄지는 독립적인 공간으로, 이용객 동선을 개선하고 공간 효율성을 높였다고 한다. 이로써 인천공항은 연간 7천200만명의 여객과 500만t의 화물을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지난 2001년 3월 인천 영종도 간척지에서 문을 연 인천국제공항은 개항 이후 이용객이 연평균 7.5% 증가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2016년에는 여객이 5천만명을 넘어섰으며 지난해 연간 이용객은 6천200만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기준 연간 여객 6천만명 이상을 처리한 공항은 전 세계에서 인천공항을 비롯해 7개에 불과하다.공항공사는 급증하는 항공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008년 6월 탑승동과 제3활주로 등을 증설하는 2단계 건설사업을 완료했다. 이어 2009년 6월부터는 제2터미널과 제2교통센터 등을 신축하는 3단계 건설사업에 들어가 지난해 9월 시설을 완공했다. 앞으로 공항공사는 제2터미널 확장과 제4활주로 신설, 진입도로·계류장 확충이 핵심인 4단계 사업을 오는 2023년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인천공항의 여객처리 능력은 연간 1억명까지 늘어날 예정이다. 제2터미널은 일자리 창출 등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됐다. 터미널 건설 과정에서만 약 9만4천개 일자리가 생겨났으며, 그동안 생산유발 효과는 12조3천억원에 달한다. 공항공사 측은 터미널 운영으로 해마다 약 30조원의 생산유발 효과를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제2터미널은 내달 9일 개막하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첫 관문이다. 올림픽 출전을 위해 4년간 구슬땀을 흘린 각국 선수단은 물론, 동계 스포츠를 즐기려는 전 세계 관광객이 한국에 들어와 처음 발을 딛는 곳이 되는 것이다. 제2터미널이 평창올림픽의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세계 허브공항'으로서의 지위를 굳건히 하는데 디딤돌이 되길 바란다.

2018-01-14 경인일보

[사설]정부 주도 청년실업대책은 미봉책일 뿐이다

대졸 이상의 고학력자가 고졸 학력자보다 취업이 힘들다는 것이 최초로 국가 통계를 통해 확인됐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실업률 중 대졸 이상은 4.0%, 고졸은 3.8%로 나타났다. 실업자수도 대졸 이상이 50만2천명으로 고졸보다 9만 명 이상 많았다. 반면 2000~2016년 사이에는 줄곧 고졸 실업률이 더 높았다.이 때문에 20년 전 외환위기 당시 대학생들 간에 잠시 회자되다가 사라졌던 '로스트 제너레이션(Lost Generation)'이란 말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 또 근로 의지를 상실한 채 부모에 얹혀사는 니트족(NEET)도 대졸자를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1990대 초반~2000년대 중반 장기침체 기간 동안 청년실업률이 10%를 웃도는 등 고실업, 저임금, 고용불안의 3중고를 겪었다. 엔고와 내수악화 등 장기침체를 겪으면서 기업들의 고용 여력이 떨어지는데 반해 청년노동력은 계속 증가한 탓이다. 이 시대의 청년들은 '빙하기 청년층'이라 불렸다.그러나 한국의 '잃어버린 세대' 문제를 일본의 경우와 단순 비교해서는 곤란하다. 청년실업자들이 2000년대 초반부터 매년 10만 명 이상씩 발생한 결과 단순계산해도 그간 누적된 청년실업자수가 180만여 명에 이른다. 저출산 고령화시대에 막대한 생산자원이 낭비되고 있는 것이다. 청년실업이 장기화하는데다 당분간은 별다른 해결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20년 전의 일본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다. 그동안 역대 정부는 해마다 천문학적인 혈세를 투입하며 다양한 청년고용 대책을 쏟아냈음에도 불구하고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지난해에만 일자리 예산에 2016년보다 1조3천억원이 증가된 17조1천억원을 쏟아부었다. 청년일자리 예산도 2조6천억원을 투입했으나 성과는 의문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 이중구조가 고착된 터에 체감경기마저 얼어붙은 상황에서 단기적 처방과 재정투입 확대에만 올인했으니 백약이 무효였던 것이다. 사회안전망 강화가 시급하나 근본적인 해법은 시장논리로 푸는 것이다. 곳간에서 인심 나는 법이다. 내수경기부터 살릴 것을 당부한다.

2018-01-14 경인일보

[사설]가상화폐 투기 근절 단계별 출구전략 필요하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11일 사회적 관심과 논란의 대상이 된 가상화폐 문제와 관련해 "가상화폐에 대한 우려가 굉장히 커 법무부는 기본적으로 거래소를 통한 가상화폐 거래를 금지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거래소 폐쇄 일정을 구체적으로 공개할 수는 없지만, 관련 부처와 합동으로 중간에 여러 대책이 마련돼 집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처럼 법무부가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를 추진하겠다고 밝히자 가상화폐 관련주들은 11일 동반 급락했다.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정부 방침에 즉각 반발하며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투기꾼으로 매도당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렸다.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가상화폐 관련 청원은 총 555건, 암호화폐의 경우에도 96건에 이른다.앞서 정부는 지난달 비이성적 투기 상황을 방치할 수 없다며 거래소 폐쇄를 위한 특별법 제정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이런 방침에 따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국내 3위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원을 도박장 개장 등의 혐의로 수사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국세청은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을 상대로 현장조사를 벌였다. 금융위원회도 최근 가상화폐 취급업소에 대한 직접 조사를 강화해 시세조종 사건 등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문제는 가상화폐를 '사회악'으로만 생각하고 거래소를 하루아침에 폐쇄하겠다는 정부의 마인드다. 사회 혼란을 막기 위해 정확한 시장조사와 규제를 만드는 것은 맞지만, 시대의 흐름이 탄생시킨 가상화폐를 하루아침에 물리적으로 없애버리겠다는 발상은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우선 기존의 투자자들이 자산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빠져나올 수 있는 단계별 출구전략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이와 함께 국민들을 상대로 충분한 계도와 교육이 필요하고 적정선에서 가상화폐가 거래될 가능성, 또는 가상화폐 출현으로 인해 발전하고 있는 블록체인 기술의 활용법 등에 대해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 거래소 폐쇄까지는 검토하지 않고 있는데, 그렇다면 왜 그들이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에 대해서도 충분히 연구해야 할 것이다.

2018-01-11 경인일보

[사설]소방관 책임 여전한 현실 개선해야

29명이 사망한 제천 화재사고를 통해 우리나라의 후진적 소방체계의 민낯이 드러났다. 특히 불법주차된 차량 때문에 현장 접근이 늦어진 것도 피해를 키운 원인이 됐다. 차량을 치우고라도 소방차가 들어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소방관들의 목소리다. 진입과정에서 발생한 재산피해는 고스란히 해당 소방관이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제천 참사를 계기로 정부가 소방기본법개정안을 마련했지만 소방관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은 미흡하다는 반응이다.국회에 따르면 '소방기본법 일부 개정법률안'이 지난해 말 공포됐다. 긴급출동한 소방차량의 통행을 방해하는 도로교통법 등 현행법을 위반한 불법주·정차 차량은 철거 시 훼손돼도 보상하지 않는 내용이 담겼고, 6월 말부터 시행된다. 소방청은 시행에 맞춰 긴급 상황 시 주정차 차량을 적극적으로 제거·이동시킨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차량 제거와 이동 조치 규정이 현행법에 규정은 돼 있었지만, 구체적인 손실보상 절차나 판단 기준 등이 미비해 실질 운용되지 못했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방공무원들은 각종 민사소송 등에 시달리는 고충을 겪고 있다. 소방관 개인이 적법한 소방활동 중 벌어진 사고로 타인에게 손해를 입히더라도 자비로 변상하거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도 변호사를 직접 선임해야 한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 소방활동 관련 소송은 경기도 내 5건 등 13건으로, 청구금액은 15억원이 넘는다. 하지만 소방관 개인을 손해배상 책임으로부터 자유롭게 하기 위해 소송의 피고를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로 한정하는 내용의 '소방기본법' 개정안은 여전히 계류 중이다. 소방차 진입을 막는 불법주차 차량을 걷어낼 수 있게 됐지만 정작 소방관들의 책임 문제는 여전한 것이다.불난 집에는 도끼로 출입문을 깨서라도 소방관들이 조기에 진입해야 한다. 소방차를 가로막는 불법 주차 차량은 옆으로 치워서라도 진입로를 확보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재산상 피해는 단 한 푼이라도 소방관에게 부담하도록 해서는 안된다. 그래야 후진적 소방체계에서 벗어날 수 있다. 국회는 소방관들이 재정적 부담과 소송의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법률안을 즉각 제개정·공포하기를 바란다.

2018-01-11 경인일보

[사설]대통령의 지방분권 실현 의지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새해에 정부와 저의 목표는 국민의 평범한 일상을 지키고 더 나아지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기에 앞서 발표한 '내 삶이 나아지는 나라'라는 제목의 신년사에서다. 문 대통령은 또 "국민의 뜻과 요구를 나침반으로 삼고 국민께서 삶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을 새해 국정운영의 최우선 목표로 삼고 경제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문 대통령은 1시간 가량 계속된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사회·경제·문화·외교 등 각 분야의 현안에 대한 구상과 입장을 밝혔다. 북한과의 협상 재개 및 평창올림픽 참가와 관련해서는 "대화만이 해법이 아니다. 북이 핵무장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독자 제재 완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성공단 가동 재개와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남북대화 재개에 따른 장밋빛 전망을 경계하고 북에 확실한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문 대통령이 개헌을 통한 국가권력 구조 개편과 지방분권, 지방자치 강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천명한 점도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국민의 기본권을 확대하고 지방분권과 자치를 강화해야 한다"면서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는 국민과의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2월 말까지 국회가 합의하지 않으면 정부가 발의하겠다며 "개헌은 국민의 희망이 되어야지 정략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했다. 여전히 인사·예산 등 권한은 중앙정부가 쥐고 있는 무늬만 지방자치시대인 현실에 대한 강력한 개선 의지를 담았다는 분석이다.기자회견은 미국 백악관 식으로 사전 조율 없이 즉석에서 질문자가 결정되고 즉답하는 형식으로 이어졌다. 사전 프로그램에 딱딱했던 과거 분위기와는 다른 광경이다. 문 대통령은 각 분야에 대한 입장과 전망을 내놨지만 너무 낙관적이고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빈약한 대목도 눈에 띄었다. 야권이 '선심성 선물 보따리만 풀어놓았다'고 비판한 것도 되새김질 해볼 일이다. 집권 2년 차를 맞은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에게 밝힌 대로 국정운영 구상과 정책을 차분하게 실행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가기를 기대한다.

2018-01-10 경인일보

[사설]군부대 오염, 원인제공자 책임제 확립해야

국방부가 독성물질인 다이옥신에 오염된 부평미군기지(캠프마켓)의 최종 정화 방법을 오는 3월 결정하기로 했다. 국방부가 제시한 다이옥신 정화방법은 미군기지 내 열 탈착 및 세척을 통한 현지 정화하는 방법, 기지 외부로 반출해 정화하는 방법, 기지 내 매립, 기지 밖으로 반출한 후 타 지역에 매립하는 방법 등이다. 국방부는 공청회를 통해 주민들이 원하는 방안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제시된 4가지 정화방안 모두 단점을 가지고 있어 논란은 불가피하다.우선 '기지내 정화 방안'은 다이옥신을 완벽하게 정화할 수 있는 기술력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점, 정화과정에서 다이옥신 오염물질이 외부로 유출되는 2차 피해가 우려된다. '기지내 매립방안'도 다이옥신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공원부지의 지하에 '영구 보관'하는 미봉책이다. '기지 외부 반출 정화 방안'이나 '기지 외 반출후 매립 방안' 등은 환경오염의 위험성을 제3의 지역에 전가시키는 것이므로 실효성이 적다.환경오염 물질의 배출은 국민의 생명권을 위협하는 범죄행위이다. 칠곡군 미군기지인 캠프 캐럴의 고엽제 성분 검출사건 이래, 경기 부천, 강원 춘천 등 미군 기지 환경오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1967년에 발효된 '소파'(한-미주둔군 지위협정)는 미국정부의 '면죄부'가 되고 있다. '대한민국 시설과 구역을 반환할 때 미국은 제공되었던 당시의 상태로 원상회복할 의무를 지지 아니한다'는 조항을 확대해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오염물질의 배출자가 책임을 지고 해결해야 한다는 환경오염의 보편적 기준과 상충하는 것이다.2001년에 수정된 소파 부속서의 환경조항도 '급박하고 실질적인 환경의 위험'에 대해서만 미국 정부가 책임진다고 규정되어 있어 솜방망이가 될 가능성이 있다. 환경오염의 결과는 치명적이고 광범위하지만, 단시일에 '급박하게'(imminent)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장기간 '지속적으로'(sustainable)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정부는 오염물질의 배출자(원인제공자) 책임의 원칙을 '소파'를 비롯한 군부대 부지 관리 관련법에 구체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그래야 미군기지와 군부대의 환경오염을 근본적으로 줄이고 나아가 사회적으로도 환경정의를 재정립할 수 있다.

2018-01-10 경인일보

[사설]학폭위 세부규정 만들고 전문 상담가 배치해야

매년 학교에서 일어나는 학교폭력(이하 학폭)의 사례가 늘고 있지만 사후처리를 위해 마련된 교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이하 학폭위)'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폭력 사안을 전문적으로 다루지 않는 교사·학부모 등이 학폭위 위원으로 참여하다 보니 피해·가해 학생의 보호와 선도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학생들이 학폭 신고를 남용해 피해자가 가해자로 뒤바뀌어도 속수무책이다. 특히 수업에 집중해야 할 교사들이 학폭위원으로 참여해 한쪽 학생 편을 들어야 하는 상황에 처하기도 하고, 학폭위 심의 결과에 대해 불만을 품었던 피해 학생의 학부모가 학폭위원을 상대로 행정소송이나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다.학폭은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학교 내외에서 발생한 상해·폭행·감금·협박·약취·명예훼손·모욕·공갈·강요·강제적인 심부름 및 성폭력, 따돌림,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음란·폭력 정보 등에 의해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로 규정돼 있다. 그러나 포괄적인 정의만 있을 뿐, 개별 유형에 대한 세부적인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아 학폭위 심의 결과에 불복해 재심 청구를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한편 현재 초·중·고등학교는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라 학폭위를 구성, 5인 이상 10인 이하 위원으로 운영해야 한다. 이중 과반수는 학부모 위원이어야 하며 나머지 위원의 15% 이상은 전문위원(변호사·의사 등), 교원 등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일부 전문위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법률적 지식이 없는 이들로 구성돼 분쟁조정이 원활하지 못한 경우가 많고, 지역 여건에 따라 법률로 규정된 전문위원의 비율마저도 맞추지 못하는 곳도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학교 폭력 발생 시 전·후 사실관계를 분명히 파악할 수 있는 세부적인 기준이 필요하다. 또 전문위원의 비율을 맞추지 못하는 학교의 경우 굳이 학교 내에서 문제를 해결하려 하기 보다는 전문상담가가 배치돼 있는 제3의 기구를 통해서 학폭 문제를 해결할 필요도 있다. 현재는 학폭위 심의 결과가 사법적 측면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본래의 목적인 '학생 선도·보호'를 하기 위해서는 전문 상담가들의 배치를 늘리는 것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2018-01-09 경인일보

[사설]정부규제도 한몫한 세르비아 공항 입찰 탈락

인천국제공항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공항서비스를 자랑한다. 국제공항협의회(ACI)가 주는 세계 공항서비스 1위 상을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내리 수상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특별공로상'까지 받았다. 세계의 공항서비스 수준을 향상시킨 공로다. 이쯤 되면 이른바 '넘사벽' 수준이다. 인천국제공항의 평가점수는 5점 만점에 4.99점. ACI가 2016년 한 해 동안 세계 각국의 공항이용객 55만 명을 대상으로 서비스와 시설·운영 분야와 관련된 34개 평가항목에 대해 1대1 대면 설문조사한 결과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측은 이제 더 이상 평가에 참여하지 않고 차세대 공항서비스 개발에만 집중하겠다는 의지다.이렇게 탁월한 공항운영능력을 자랑하는 인천국제공항이 세르비아 최대 공항의 운영사업자 선정을 위한 경쟁입찰에서 고배를 마셨다는 소식을 지난 6일 외신이 전했다. 정일영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지난 8월 세르비아 부총리를 만났고, 지난 연말에는 외교부 2차관이 이끄는 정부대표단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을 만나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면서 정부 차원의 지원 의사도 전달했지만 허사였다. 공항운영권 가치만 2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이번 수주전에서의 최종승자는 유럽 최대 건설사인 프랑스 '뱅시(Vinci)'다. 전 세계 35개 공항을 운영하는 등 공항운영분야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기업이다. 뱅시가 제시한 금액은 우리 돈으로 6천400여억원. 거기다 공항운영기간인 25년 동안 9천400여억원을 추가투자한다.인천국제공항공사는 500억원이 채 안 되는 자본금으로 러시아 금융사·터키 건설사 컨소시엄에 참여했다. 국내 공기업이 자기자본금으로 투자할 수 있는 한도가 500억원이기 때문이다. 그걸 넘어서 투자하려면 절차가 복잡해지고, 그만큼 국제경쟁에서의 유연성과 순발력이 떨어지게 된다. 이런 대응으로는 뱅시에 맞설만한 투자금 조성 자체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만약 수주에 성공하더라도 컨소시엄 내에서 제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 이번 탈락에 대한민국 정부의 각종 규제도 한몫을 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앞으로도 공항운영 선정 경쟁은 계속될 것이다. 연거푸 고배를 들이키지 않으려면 국회와 정부 공동의 개선책이 마련돼야 한다.

2018-01-09 경인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