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학폭위 세부규정 만들고 전문 상담가 배치해야

매년 학교에서 일어나는 학교폭력(이하 학폭)의 사례가 늘고 있지만 사후처리를 위해 마련된 교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이하 학폭위)'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폭력 사안을 전문적으로 다루지 않는 교사·학부모 등이 학폭위 위원으로 참여하다 보니 피해·가해 학생의 보호와 선도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학생들이 학폭 신고를 남용해 피해자가 가해자로 뒤바뀌어도 속수무책이다. 특히 수업에 집중해야 할 교사들이 학폭위원으로 참여해 한쪽 학생 편을 들어야 하는 상황에 처하기도 하고, 학폭위 심의 결과에 대해 불만을 품었던 피해 학생의 학부모가 학폭위원을 상대로 행정소송이나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다.학폭은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학교 내외에서 발생한 상해·폭행·감금·협박·약취·명예훼손·모욕·공갈·강요·강제적인 심부름 및 성폭력, 따돌림,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음란·폭력 정보 등에 의해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로 규정돼 있다. 그러나 포괄적인 정의만 있을 뿐, 개별 유형에 대한 세부적인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아 학폭위 심의 결과에 불복해 재심 청구를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한편 현재 초·중·고등학교는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라 학폭위를 구성, 5인 이상 10인 이하 위원으로 운영해야 한다. 이중 과반수는 학부모 위원이어야 하며 나머지 위원의 15% 이상은 전문위원(변호사·의사 등), 교원 등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일부 전문위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법률적 지식이 없는 이들로 구성돼 분쟁조정이 원활하지 못한 경우가 많고, 지역 여건에 따라 법률로 규정된 전문위원의 비율마저도 맞추지 못하는 곳도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학교 폭력 발생 시 전·후 사실관계를 분명히 파악할 수 있는 세부적인 기준이 필요하다. 또 전문위원의 비율을 맞추지 못하는 학교의 경우 굳이 학교 내에서 문제를 해결하려 하기 보다는 전문상담가가 배치돼 있는 제3의 기구를 통해서 학폭 문제를 해결할 필요도 있다. 현재는 학폭위 심의 결과가 사법적 측면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본래의 목적인 '학생 선도·보호'를 하기 위해서는 전문 상담가들의 배치를 늘리는 것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2018-01-09 경인일보

[사설]정부규제도 한몫한 세르비아 공항 입찰 탈락

인천국제공항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공항서비스를 자랑한다. 국제공항협의회(ACI)가 주는 세계 공항서비스 1위 상을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내리 수상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특별공로상'까지 받았다. 세계의 공항서비스 수준을 향상시킨 공로다. 이쯤 되면 이른바 '넘사벽' 수준이다. 인천국제공항의 평가점수는 5점 만점에 4.99점. ACI가 2016년 한 해 동안 세계 각국의 공항이용객 55만 명을 대상으로 서비스와 시설·운영 분야와 관련된 34개 평가항목에 대해 1대1 대면 설문조사한 결과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측은 이제 더 이상 평가에 참여하지 않고 차세대 공항서비스 개발에만 집중하겠다는 의지다.이렇게 탁월한 공항운영능력을 자랑하는 인천국제공항이 세르비아 최대 공항의 운영사업자 선정을 위한 경쟁입찰에서 고배를 마셨다는 소식을 지난 6일 외신이 전했다. 정일영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지난 8월 세르비아 부총리를 만났고, 지난 연말에는 외교부 2차관이 이끄는 정부대표단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을 만나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면서 정부 차원의 지원 의사도 전달했지만 허사였다. 공항운영권 가치만 2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이번 수주전에서의 최종승자는 유럽 최대 건설사인 프랑스 '뱅시(Vinci)'다. 전 세계 35개 공항을 운영하는 등 공항운영분야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기업이다. 뱅시가 제시한 금액은 우리 돈으로 6천400여억원. 거기다 공항운영기간인 25년 동안 9천400여억원을 추가투자한다.인천국제공항공사는 500억원이 채 안 되는 자본금으로 러시아 금융사·터키 건설사 컨소시엄에 참여했다. 국내 공기업이 자기자본금으로 투자할 수 있는 한도가 500억원이기 때문이다. 그걸 넘어서 투자하려면 절차가 복잡해지고, 그만큼 국제경쟁에서의 유연성과 순발력이 떨어지게 된다. 이런 대응으로는 뱅시에 맞설만한 투자금 조성 자체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만약 수주에 성공하더라도 컨소시엄 내에서 제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 이번 탈락에 대한민국 정부의 각종 규제도 한몫을 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앞으로도 공항운영 선정 경쟁은 계속될 것이다. 연거푸 고배를 들이키지 않으려면 국회와 정부 공동의 개선책이 마련돼야 한다.

2018-01-09 경인일보

[사설]지지부진한 미군공여지 개발, 규제 풀어야

하남시가 미군 반환 공여지에 유치하려던 세명대학교 이전 문제가 백지화됐다. 이 부지는 중앙대 안성캠퍼스를 유치하려다 실패한 경험이 있다. 반환된 지 13년이 지나도록 아무 진전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세월만 허송한 꼴이 됐다. 일이 이렇게 꼬인 것은 행정 당국 탓도 있으나 기능을 상실했는데도 그린벨트로 계속 묶어놓는 등 규제 망을 걷어내지 않은 정부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다.시는 지난 주 대원교육재단(세명대)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취소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시는 전국 대학을 대상으로 공모를 통해 2014년 7월 세명대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대학유치를 재추진했으나 3년 6개월 만에 무산됐다. 세명대도 같은 날 하남시 2캠퍼스 신설 계획을 잠정 보류하고 올해 교육부 대학역량진단평가에 전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대학은 '캠프 콜번' 미군 반환 공여지 부지에 2020년 3월까지 재학생 8천 명 중 2천 명을 수용하는 제2캠퍼스를 설립할 계획이었지만, 제천시와 지역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데다 정부와의 협의 지연 등에 막히자 뜻을 접었다.앞서 시는 2005년 11월 24만1천㎡인 콜번 부지를 반환받은 뒤 2007년 11월 중앙대와 업무협약을 맺고 유치를 추진했으나 2013년 3월 취소됐다. 당시에도 안성 지역 주민들과 학생, 동문의 거센 반발을 이겨내지 못했다. 시가 이처럼 기업이 아닌 대학 유치에만 매달린 이유는 해당 부지가 그린벨트로 묶여 있는 등 활용방안이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또 외국인투자 촉진법 등 규제로 인해 외국 대학 유치도 불가능했다. 세명대 유치가 백지화함에 따라 새 활용방안이 논의됐지만 대학유치 재추진과 기업유치 의견이 맞서 결론을 내지 못했다. 부지를 반환받은 지 13년이 지나도록 제자리걸음만 한 셈이다.시는 시민 의견을 모아 활용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의정부시 등 미군 공여지를 반환받은 다른 지자체들도 활용방안이 마땅치 않아 고민하고 있다. 미군기지 공여지가 원활하게 개발되려면 그린벨트 해제와 외국인투자 촉진법 개정 등 개발을 가로막는 각종 법규 완화가 선행돼야 한다. 정부는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고도 시급하다'는 해당 지자체들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2018-01-08 경인일보

[사설]안철수 대표, 소통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을 둘러싸고 통합파와 반대파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국민의당 전 당원투표에서 75%의 신임을 확인한 안 대표의 통합 의지는 확고해 보인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도 통합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으나 국민의당 내부의 입장정리가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국민의당 통합 반대파는 '통합신당'에 맞서 반대파를 중심으로 '개혁신당'을 창당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상황은 유동적이다.여론조사 기관에 따라서 '통합신당'의 지지율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개별지지율의 합보다 높게 나오는 수치가 있는가 하면,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반면 통합반대신당의 지지율은 통합신당보다는 낮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당의 중재파가 안 대표의 2선 후퇴를 전제로 통합 전대를 치르자는 중재안을 내기도 했으나 안 대표측이 거절함으로써 현재로서는 분당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정당의 통합, 분당 등 이합집산을 부정적으로만 볼 일은 아니다. 그러나 통합에는 이념이나 정강·정책의 공감대가 있어야 한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신당이 지향하는 바는 아직 분명치 않다. 안 대표는 '중도통합'을 내세우고 있는 반면, 유 대표는 중도보수통합이어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국민의당이 지난 총선때 밝힌 햇볕정책의 계승에 있어서도 유 대표와 국민의당 통합파와 간극이 작다고 할 수 없다.20대 총선 민의는 다당제를 통한 정당 대립구도의 해소였다. 이념적으로 중도진보 성향의 정당이 규모면에서도 교섭단체를 훌쩍 넘는 위상을 확보함으로써 명실상부한 다당제를 통한 합의제 민주주의 실현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었다는 게 20대 총선의 정치적 의미였다. 그러나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은 궁극적으로 한국당과의 연대와 공조를 거쳐 범보수 연합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정당구도변화는 다당제의 강화와는 거리가 멀다. 두 당의 통합이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는 일단 국민의당 내부의 분열을 막아야 한다. 통합을 기치로 내세우면서 당이 분열한다면 이는 모순이다. 안 대표는 자신의 기득권을 양보하면서 반대파 의원들과 소통하는 리더십이 절실히 필요하다.

2018-01-08 경인일보

[사설]경기도 인사, 왜 이 모양인가

경기도 인사가 삐걱거리고 있다. 이사관·부이사관 인사에 이어 사무관(5급) 인사가 났는데, 상급인 서기관(4급) 인사는 발표되지 않았다. 상급 인사가 나기 전 하급인사가 발표된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도는 행정안전부의 서기관 교육 파견자 통보가 없어 늦어지게 됐다는 이상한 변명을 하고 있다. 도 인사 관계자들은 건축직과 토목직 사이의 갈등설 등 인사를 둘러싼 뒷말과 소문이 무성한 것을 듣지 못하는 것 같다.경기도는 지난 주 사무관 승진 예정자 명단을 발표했다. 지난 2일 부단체장과 각 부처 실·국장 등 2·3급 고위직 인사를 단행한 데 이은 후속 인사다. 하지만 도는 사무관의 상위 직급인 서기관 인사는 발표하지 않았다. 상위 직급부터 순서대로 진행하는 통상적 인사가 무시된 이례적인 일이다. 서기관 인사를 위한 인사위원회도 연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도는 행정안전부에서 서기관 교육대상자 정원을 알려주는 공문을 받지 못해 인사가 늦어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도는 또 인사위원회는 열릴 예정조차 없었다고 했다.하지만 청내에서는 토목과 건축 등 시설직 승진자 3명에 대한 직렬 간 배분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인사가 늦어지고 있다는 소문이 나돈다. 승진 서열을 무시한 채 남경필 지사의 역점 사업 담당자가 우선 배정됐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승진 서열 1~4위가 토목직이고 그 뒤가 건축직인데, 승진자 3명 중 건축직이 2명이고 토목직이 1명뿐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때문에 토목직 사이에 '건축직은 토목직의 4분의1에 불과한데 도지사 역점사업인 따복하우스 추진자가 건축계열이라 승진을 밀어붙이는 것 아니겠느냐'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한다.행안부의 교육정원 공문이 늦어져 덩달아 인사가 늦어진다는 도의 해명도 궁색하다. 통상 도가 교육희망 인원을 먼저 알려주면 행안부의 통보가 내려오는 게 관례이기 때문이다. 인사는 공정해야 마땅하고, 상식선에서 승진과 전보가 이뤄져야 조직원들이 수긍할 수 있다. 민선 6기 마지막 인사가 불공정하다는 평을 받는다면 도정 마무리도 실패작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도는 서기관 인사를 둘러싼 소문과 잡음이 더 번지지 않도록 인사안을 다시 들여다보고 고민해보기 바란다.

2018-01-07 경인일보

[사설]최저임금 인상, 서민들만 고단하게 생겼다

문재인정부의 국정 핵심과제인 소득주도성장이 새해벽두부터 주목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했는데 첫 징후로 제품가격들이 줄줄이 인상되고 있는 것이다. 오뚜기 등 음식료업체들이 최저임금 인상을 전후해 제품가격을 평균 5~14% 가량 올렸다. 서울 번화가 음식점과 카페 등은 인건비 상승을 보전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가격을 500~1천원씩 높이는 중이어서 물가에도 영향을 줄 것은 불문가지이다. 근래 들어 외식물가가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돌아 서민들의 삶의 질이 갈수록 떨어지는 중이다.'무인화 바람'도 거세다. CU,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들은 앞다퉈 무인점포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으며 주유소와 마트, 패스트푸드점에서는 셀프결제 시스템을 구축해 최저임금 인상 충격을 최소화하고 있다. 아르바이트시장이 크게 위축될 것은 불문가지이다. 전국의 아파트 경비 근로자들은 올겨울 추위보다 해고한파가 더 두렵다. 서울 압구정동 구현대아파트는 지난 1일 최저임금 인상을 이유로 경비원 94명을 전원 해고하고 용역업체를 통해 다른 조건으로 재계약하겠다고 통보했다. 갈수록 이와 유사한 사례들이 전국적으로 빈발할 전망이어서 최저임금 인상을 통해 가계소득을 올리겠다는 소득주도성장정책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어 보인다.우리나라의 저임금 근로자 비중은 2015년 기준 23.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들 중 세 번째로 높다. 최저임금 인상은 저임금 근로자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고자 올해부터 시간당 최저임금이 6천470원에서 7천530원으로 16.4%나 대폭 올린 것이다. 정부는 2조9천여억원의 일자리안정자금으로 종사자수 30명 미만의 영세사업장에 한해 월보수액 190만원 미만 근로자를 1개월 이상 고용할 경우 1인당 월 13만원씩 지원해주기로 했으나 신청 건수가 300건에 불과하다.물가당국은 제품값 인상에 엄정대처를 경고했으나 현장의 반응은 차갑다. 자영업체들이 하루 2천여개 폐업할 지경인데다 일자리안정 지원액도 조족지혈이라는 것이다. 정부는 부랴부랴 후속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후폭풍이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소득주도 성장은커녕 서민들만 더 고단하게 생겼다.

2018-01-07 경인일보

[사설]광교 공동주택 비리 실체 철저 규명을

광역지자체가 기초지자체에 감사 결과를 통보하면 기초단체는 후속 조치를 하게 된다. 그런데 수원시는 경기도가 관내 아파트단지에 대해 수사 의뢰하고 과태료를 부과하라고 했는데도 2개월 가까이 미적거렸다. 시는 주민들이 반발하고 이런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뒤늦게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아파트 단지의 고질적인 비리를 없애는데 적극 나서야 마땅한 지자체가 왜 상급 기관의 지시를 이행하는 것도 마지못해 하는 인상을 줬는지 의문이다.도는 지난 8월 광교 아파트단지에 대한 공동주택관리 감사를 벌여 주택관리업자·경비용역 사업자 선정 부적정 등 9건의 위반 사안을 적발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전 입주자대표회의는 지난해 4월 주택관리업자를 선정하면서 입찰가격의 세부 배점표를 의결하지 않은 채 공고하고, 최대배점 차이도 불과 4점으로 정해 변별력을 떨어뜨렸다. 또 3년 기준 1천693만원의 입찰가격을 써낸 최저가 업체와 8천469만원을 제시한 최고가 업체에 똑같이 최고점 30점을 부여했다. 지침상 최고가 업체는 최저가의 15%를 초과해 최저점수를 받아야 한다. 입주민들은 최저가 업체 선정대비 5배나 높은 6천760만원의 추가 부담을 안게 됐다.이 아파트에서는 경비 용역사업자와 청소용역, 재활용 위·수탁처리, 승강기유지보수 사업자 선정과 회의록 작성 및 회계처리, 관리소 직원 인건비, 청소용역비 지급 과정에서도 부정이 드러났다. 도는 이에 따라 지도·감독 권한이 있는 시에 지난해 11월 초 통보했다. 특히 주택관리업자 선정 입찰 부정에 대해서는 수사 의뢰를 요청했다. 하지만 시는 소명을 들어야 한다며 두 달 가까이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다 입주민들이 반발하자 뒤늦게 경찰에 고발했다.도내 지자체들은 공동주택 관리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힘쓰고 있다. 공동주택 비리로 인한 피해자는 입주민들이다. 공동주택 비리를 줄이는데 전력해야 할 수원시가 왜 상급기관의 통보에도 어정쩡한 태도였는지 알 수 없다. 입주민들은 도 감사결과에 대한 검증과 처벌을 바라고 있다. 비록 늦었지만 시가 경찰에 고발 조치한 것은 다행한 일이다. 경찰은 고발 내용을 바탕으로 그동안 제기된 의혹을 철저히 규명해 주민들의 민원을 해소해주기 바란다.

2018-01-04 경인일보

[사설]남북 이산가족 상봉 적극 추진해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 직후 판문점 연락 채널이 급속하게 복원되고, 남북이 회담 개최와 관련한 협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산가족 상봉이 현실화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 초반에는 평창 올림픽과 관련한 체육실무회담 형식으로 남북대화가 시작되겠지만, 올림픽 참가 문제를 넘어 남북관계 복원에 대한 폭넓은 논의까지 이뤄질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통일부에 따르면 지난해 1월 5천138명이던 인천지역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는 같은 해 7월 4천997명으로 줄면서 '5천명 선'이 무너졌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인천 이산가족은 4천919명이다. 1년이 채 안 되는 사이에 219명이나 줄었다. 이산가족 상봉은 신청자가 사망할 때까지 대상자 자격이 유지되기 때문에 감소 요인은 '신청자의 사망'뿐이다. 인천지역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는 2010년 1월 기준 7천162명, 2012년 6천557명, 2014년 5천971명, 2016년 5천397명으로 매년 200~300명씩 줄어들고 있다. 특히 신청자의 67%가 80대 이상의 고령이다. 실향민 1세대의 이산가족 상봉이 시급한 이유다.만약 우리가 제안한 대로 남북 고위급 당국회담이 열려 장관급이나 차관급 수석대표가 회담 테이블에 앉게 된다면,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위한 적십자회담 개최 문제가 적극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산가족 전원 상봉'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이기도 하다. 정부는 지난해 추석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했지만,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로 무산된 바 있다. 통일부 측은 "현 단계에서 평창올림픽 기간 중 이산가족 상봉 추진은 결정된 바 없다"면서도 "남북당국회담에서 평창올림픽 북측 참가 문제와 함께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상호 관심사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남북 이산가족 상봉은 비단 인천시만의 문제가 아니다. 남북한 모두 경제적 득실을 떠나 인도적인 차원에서 이산가족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오랜만에 스포츠를 매개로 한 남북의 화해모드가 중간에 깨지지 않고 이산가족 상봉이 꼭 이뤄져 실향민들의 아픔을 위로해주길 기대한다.

2018-01-04 경인일보

[사설]소방병원도 수도권 역차별인가

정부가 소방전문병원(복합치유센터) 건립을 추진하면서 충청권 4개 광역지자체에만 추천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지역 가운데 부지를 선정하겠다는 것이다. 전국 소방관의 40% 가까이 몰려있는 수도권은 제외됐다. 호남과 영남지역 소방관들도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지리적 접근성만을 고려해 충청권에 세우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참으로 한심한 처사다. 만약 정치적 고려가 있었다면 지역 차별이라는 거센 반발에 부딪힐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소방청은 지난해 말 '소방복합치유센터 건립 후보지 추천 요청' 공문을 충북·충남·대전·세종 등 4개 광역지자체에 보냈다. 이달 12일까지 후보지를 취합해 부지를 선정한 뒤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기획재정부에 경제성(B/C) 분석 등 예비타당성 조사를 의뢰하는 등 전문병원 건립을 위한 행정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소방병원은 소방공무원 질병 특성에 맞춘 화상·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을 중점 치료하고 직무에 맞춘 특수건강검진을 통해 소방직업군 맞춤형 병원으로 운영된다.하지만 정부는 전국 소방공무원(4만4천212명) 가운데 38%(1만6천664명)가 몰려있는 서울·경기·인천은 후보군에서 배제했다. 지난해 말 기준 화재 발생 건수도 전체 4만3천413건 중 1만8천380건(42.3%)이 수도권에서 발생했다. 사고를 당한 공·사상자 수 역시 같은해 전국 448명 중 경기 소방만 120명으로 4분의1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소방청은 후보지조차 추천할 수 있는 기회를 원천봉쇄한 것이다. 이 때문에 소방관들 사이에서는 '이미 부지가 정해졌다'거나 '지방선거를 앞둔 충청권 배려 차원'이라는 등 소문이 나돌고 있다.소방병원 건립을 둘러싸고 수도권뿐 아니라 전남·북과 경상도 등 충청권을 제외한 전국에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소방청이 왜 이런 지자체들의 반발이 뻔한 결정을 내렸는지 의문이다. 일단 전국 모든 광역단체에 후보지 추천을 받는 게 순리로 보인다. 차제에 수도권과 중부권, 남부권으로 나눠 권역별로 하나씩 소방병원을 짓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화재현장에서 부상한 소방관들이 경찰병원에서 밀려 자비로 민간병원에 입원하는 게 우리 소방의 서글픈 현실이다.

2018-01-03 경인일보

[사설]영흥화력, 저탄장 옥내화부터 시행하라

영흥화력발전소의 석탄 분진 문제로 주민들이 지난해 연말부터 무기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인천시도 근본적 사태해결을 위해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으나 정작 영흥화력은 대책마련에 소극적이다. 그동안 시는 영흥화력 저탄장과 석탄회 매립장의 분진문제와 관련, 한국남동발전(주)에 조속한 대책 마련과 시정 조치를 요구해왔다.석탄재를 재활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산먼지를 최소화하기 위한 시설을 최우선적으로 설치하고, 해상 운송 물량을 확대해 차량을 이용한 석탄재 이송을 줄여나가도록 영흥화력 측에 주문했다. 특히 인천시는 영흥화력 측에 석탄재 처리장 비산먼지 저감을 위한 단기·중기 대책을 시와 협의해 수립하도록 요구했다. 비산먼지 저감대책 방안으로는 29만3천㎡에 달하는 저탄장에 돔 형식의 지붕을 씌우는 저탄장 옥내화 사업을 우선 시행해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할 것을 제시했다.하지만 영흥도 주민과 인천시의 요구에 대한 영흥화력의 대응은 '무사태평'이다. 저탄장 옥내화 사업을 7년 후인 2025년에야 시행하겠다는 것이다. 석탄분진으로 인한 주민들의 고통을 7년간이나 방치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영흥화력 인근 지역의 대기오염은 미세먼지 152㎍/㎥로 타 지역의 2배에 달할 정도로 심각하다. 석탄비산먼지를 줄이는 근본대책인 저탄장 옥내 사업을 최단시간에 시행하는 것이다. 주민들은 바람에 날리는 석탄먼지 때문에 창문을 열지 못하고 빨래를 널 수도 없다. 영흥도 소장골에서는 석탄재가 배추밭을 뒤덮어 부녀회에서 심은 배추 1천800포기를 모두 폐기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정부는 대기환경 오염 사범에 대한 처벌도 강화해야 한다. 기업이나 개인이 관리소홀로 대량의 유해물질이나 비산먼지를 발생시켜 다수의 주민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행위에 대한 처벌은 엄격해야 한다. 대기환경보존법에는 풍속이 초속 8m 이상일 경우 석탄을 싣고 내리는 하역작업을 금지하는 조항이 있다. 영흥화력은 지난해 이 규정을 네 차례나 위반했지만 그에 따른 처벌은 벌금 300만원에 불과했다. 영흥화력이 지금껏 비산먼지 저감 대책을 소홀히 해온 것은 결국 관련법을 위반해도 '솜방망이' 처벌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2018-01-03 경인일보

[사설]평창올림픽 북한 참가, 방심 말고 신중히 접근해야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1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평창올림픽에 대표단 파견 용의를 밝힘에 따라 앞으로 남북관계가 급물살을 타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당장 청와대는 2일 오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올해 첫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개최하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한 평가와 함께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대표단 파견 용의 및 이를 위한 남북 당국 간 접촉 제안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실현하기 위한 후속 방안 마련과 함께 남북관계 개선과 북핵 문제 해결 방안을 동시 추진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이낙연 국무총리 역시 "김정은 위원장이 평창올림픽에 참가하겠다는 것뿐만 아니라 시급히 남북 당국 간에 만날 필요가 있다는 언급이 있었다"며 "북한의 참가 가능성이 커졌고, 올림픽 성공 가능성이 그만큼 커졌다고 봐야 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발언을 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한발 더 나아가 "정부는 9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고위급 남북당국간 회담을 (북측에) 제의한다"고 밝혔다.만약 회담이 성사되면 문재인 정부 들어서 첫 당국회담이자, 지난 2015년 12월 남북 차관급 회담이 마련된 이후 2년여만의 남북 당국회담이 열리는 것이다. 이에 따라 평창 올림픽에서 남북 공동 입장과 공동응원단 구성 등이 성사될지 여부가 주목된다. 남북은 지난 2000년 시드니올림픽을 시작으로 주요 국제대회마다 공동 입장을 했지만, 2007년 창춘(長春) 동계아시안게임을 마지막으로 명맥이 끊겼다. 보수정권이 들어선 이후 남북관계가 하강 곡선을 그린 것과 맥을 같이 한 것이다.물론 우리 정부는 이번 문제를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그동안 북한은 앞에서는 대화를 제의해 놓고 뒤로는 핵실험, 미사일 도발 등 우리 뒤통수를 친 적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스포츠를 매개로 한 남북협력의 가능성을 열어 놓되 방심하지 말고 충분한 대화와 타협을 통해 우리 측도 북의 위협요소를 제거할 수 있는 담보를 충분히 확보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전 세계가 주목하는 평창올림픽은 한반도 평화통일을 앞당기는 초석이 될 것이다.

2018-01-02 경인일보

[사설]'7호선 청라 연장' 이어 'GTX B노선'도 기대한다

인천 지역의 숙원사업 가운데 하나인 '서울지하철 7호선 청라 연장사업'이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심사를 통과했다. 지난 2006년부터 추진해 왔으니 실로 10년의 세월을 훌쩍 넘긴 해묵은 숙제다. 2012년까지만 해도 B/C(비용편익분석) 값이 형편없이 낮게 나와 한걸음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다. 그런데 이번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B/C값이 1.10을 기록했다. 예비타당성 통과 기준은 1.0 이상이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공기를 최대한 단축해 2026년에 개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내년 지방선거에 미칠 파급효과를 감안하면 시장이 직접 나서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서울 장암이 기점인 서울지하철 7호선은 부천을 거쳐 인천 부평구청역까지 운행되고 있다. 그리고 부평구청역에서 서구 석남역을 연결하는 연장선 건설사업이 오는 2020년 개통을 목표로 현재 진행 중이다. 이번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사업은 오는 2028년까지 석남역에서 청라국제도시까지 10.6㎞ 구간을 더 연장하고 6개 정거장을 추가 건설하는 내용이다. 지난 2014년 11월 기재부의 예비타당성 대상사업에 선정됐지만 통과 여부는 사실 불투명했다. 인천시는 B/C 값을 끌어올리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 주택가와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 중심으로 노선을 변경하고, 신규 도시개발계획을 반영하며 사업의 경제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사업비 규모도 나름 줄인다고 줄였다.인천과 서울 중심부를 연결하는 교통망의 확충은 인천시민의 한결같은 염원이다. 그래서 역대 모든 민선시장후보의 공약이었고, 모든 대통령후보의 공약이었으며, 모든 정부의 공약이었다. 이번 서울지하철 7호선 연장사업도 그러한 공약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공약이 남아있다. 바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의 조기 착공이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여의도∼용산∼서울역∼청량리를 거쳐 남양주 마석까지 잇는 B노선사업이 지난해 하반기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에 선정됐다. 이 사업이 예비타당성 심사를 별 탈 없이 통과하고, 나아가 조기에 착공되는 것이야말로 인천시민들에게 굳게 다짐한 시장의, 대통령의, 정부의 약속이행이라고 믿는다. 차질이 없어야 한다.

2018-01-02 경인일보

[사설]무술년 새해에 해결해야 할 과제들

격변의 시기였던 2017년이 지나고 2018년 새해가 찾아왔다. 지난 한해는 우리 사회에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이 파면돼 물러났으며, 이른바 '촛불혁명'을 통해 새로운 대통령이 당선됐다. 한가지 확실히 해두어야 할 것은 그것이 특정 정당의 힘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어디까지나 국가의 개혁과 변화를 바라는 시민들의 힘이 모여 이뤄진 것이다. 그리고 내부문제와는 별개로 북한의 끊임 없는 핵실험 감행, 미사일 도발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설치로 인한 중국의 경제보복 때문에 우리 국민은 참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야만 했다. 무술년 새해에는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2월 9일)과 지방선거(6월 13일)가 열리는 만큼 세계의 축제인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고, 4년 동안 시민들을 위해 일할 일꾼들을 제대로 뽑아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 올해는 국민들이 안보불안, 경제문제, 각종 사건·사고로 다쳤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삶의 희망을 찾아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한해가 되길 바란다.■정부의 신년 화두 '국민의 삶' '적폐청산'문재인 정부는 새해 국정 키워드를 '국민 삶의 질 개선'과 '적폐청산의 쉼 없는 추진'으로 잡았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부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경제여건 개선'을 꼽은 응답자의 비율이 가장 높았던 만큼 이에 부응하려는 노력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저임금, 고소득자와 초거대기업 증세문제, 정규직과 비정규직 문제, 탈원전 정책 등에 대한 부분과 관련해 이견도 만만치 않아 큰 반발 없이 이를 잘 풀어내야 정부의 경제개혁 드라이브에 힘이 실릴 것이다. 한편 정부는 올해 3% 성장과 실질소득 3만달러대 진입을 약속했다. 이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수단은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늘리는 것이다. 좋은 일자리 창출은 결국 민간기업이 주도하는 것이다. 기업인들이 일할 맛 나게 하려면 정부는 기업의 발목을 붙잡고 있거나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각종 규제들을 찾아내 적극적으로 풀어주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적폐청산 수사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다스관련 의혹사건 등 새롭게 시작된 사건도 있어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적폐청산은 향후 한국사회의 불평등 구조와 기득권에 편중돼 있는 사회 시스템의 개혁으로 이어질 때만이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 지난 해 국가정보원과 군 사이버 사령부의 댓글공작과 여론조작, 사찰 등에 대한 수사가 이루어지고 국정농단 수사가 이어졌으나 정작 사회개혁을 위한 조치는 별반 이뤄지지 않았다. 특정인 몇 명을 단죄한다면 그것은 정말 정치보복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적폐청산이 정치보복이 아니라 사회시스템 개혁의 일환임을 보여줄 수 있도록 근본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6·13 지방선거와 개헌안 투표올해 6월 13일에는 전국에서 지방선거가 열린다. 이번 선거가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개헌안 국민투표'의 실시 여부다. 지난 대선에서 주요 후보들은 지방선거 때 개헌안 국민투표를 하겠다며 한목소리로 공약했다. 개헌을 통해 사회적 구조의 변화를 위한 동력을 확보해야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대선공약이었던 개헌 국민투표와 지방선거 동시 실시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개헌이 이슈로 부각되면 문재인 정부 심판론이 먹히지 않고, 지방선거 투표율 상승으로 이어져 선거에 불리하다는 정치공학적 계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지난해 제 20대 총선에서 다당제를 통한 정당 대립구도의 해소를 바랐던 민의는 국민의당의 약진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당장 야당통합을 둘러싸고 국민의당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이 정당구도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지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 보수를 지향하는 바른정당과의 통합은 명분은 중도통합이지만, 궁극적으로 한국당과의 보수연합으로 갈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여야의 고질적 대립과 적대가 일상화돼 있는 정치문화에서 개혁입법과 민생입법은 마냥 지연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새해에도 이러한 상태가 지속된다면 촛불혁명은 과거의 4·19나 1987년의 항쟁이 미완의 혁명으로 끝났듯이, 여야의 정당이기주의에 묻혀 실패로 끝날 운명에 놓여있다. 지난 해 12월 임시국회에서도 막판에 가서야 가까스로 시급한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 여야 정당들이 사회개혁보다는 정치공학에 몰두할 것이 뻔하다는 점이다. 정치권은 지금부터라도 새롭게 마음을 다잡고 국민과의 개헌 약속을 지켜야 한다. 권력구조 개편, 선거구 조정 등 핵심 과제도 충실히 이행해야 할 것이다.

2018-01-01 경인일보

[사설]강화 갯벌 생태계 지켜내자

강화도는 대한민국을 대표할 만한 갯벌이 있는 자연 생태계의 보고(寶庫)다. 수많은 해양 생물이 살아 숨 쉬는 이곳 갯벌은 주민들의 터전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갯벌의 파괴자'로 불리는 외래종 갯끈풀이 빠른 속도로 확산하면서 생태계 질서를 위협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제거 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번식 속도가 더 빠른 실정이다. 갯끈풀이 어떻게 번식하는 지, 효과적인 제거 방안은 무엇인지도 아직 확실치 않다.강화군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강화 남단 갯벌 중 1만9천830㎡(11월 기준)에 갯끈풀이 퍼져 있다. 번식력이 왕성한 갯끈풀은 강화 남단 동막리, 분오리, 선두리, 동검리 등에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지난 2015년 4월 강화도와 전남 진도 해역에서 공식 발견됐지만, 앞서 2010년부터 강화 남단에서 서식 범위를 넓혀왔고 최근 들어 그 속도가 빠르다. 지난해 6월 강화군의 서식 면적(1만2천149㎡)과 비교해도 무려 7천681㎡(63%)가 넓어졌다. 한겨울인데도 잔디밭을 연상케 할 정도로 생명력이 강한 식물이다.해양수산부는 지난해 갯끈풀을 법정 유해 해양 생물로 지정해 제거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번식 속도를 못 따라가고 있다. 갯끈풀은 뿌리째 뽑아내야 하지만, 강화 남단 갯벌의 경우 중장비 접근이 어려워 제거 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했다. 갯끈풀 서식지가 광범위한 지역은 제초제를 뿌려야 효율적인 제거가 가능하지만, 해양 생물에 미치는 영향이 충분히 검토되지 않아 난관이다. 갯끈풀의 유입 경로, 번식 방식 등은 정확하게 입증되지 않았다. 갯끈풀의 번식 방식에 대해서는 '꽃가루 번식', '잔디 번식' 두 가지로 보고 있다. 꽃가루를 타고 확산하거나, 잔디처럼 뿌리와 줄기가 뻗어 나가는 방식으로 세력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효과적인 제거 방법도 사실상 없는 실정이다.강화 갯벌 생태계는 건강하게 보존돼야 할 국가 자산이고,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다. 지금 세대뿐 아니라 후손에게 물려줘야 할 갯벌에 갯끈풀이 계속 번지도록 방치해서는 안된다. 지금처럼 땜질 처방식 방법으로는 갯끈풀의 번식을 막을 수 없다. 관계 당국은 갯끈풀의 번식을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방안을 연구해 제거 작업을 벌여야 한다.

2017-12-28 경인일보

[사설]위안부·개성공단 문제, 폭로보다 수습이 중요하다

문재인 정부가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이뤄졌던 정책 결정에 대해 연이틀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들에게 알리는 시간을 가졌다. 모두 사실이라면 상당수 국민들이 충격에 빠질만한 내용이었다.우선 지난 27일 외교부 장관 직속 '한일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검토 태스크포스'는 "지난 2015년 12월 28일 이뤄진 한일위안부 합의 때 우리 정부가 위안부 관련 단체들을 설득하는 노력을 하고, 해외 '소녀상' 건립을 지원하지 않는다고 약속한 내용 등을 담은 사실상의 '이면 합의'가 존재했다"고 밝혔다. 또 "일본 측은 해외에 상(像·소녀상), 비(碑·기림비) 등을 설치하는 것을 한국 정부가 지원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으려 했고, 한국 측에 '성노예' 표현을 사용하지 말 것을 원했다"고 했다. 가장 큰 논란을 야기한 문구 중 하나인 '불가역적'이란 표현은 한국 측이 사죄의 불가역성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먼저 거론했으나 합의에서는 당초 취지와 달리 '해결'의 불가역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맥락이 바뀌었다고 태스크포스는 설명했다.28일 오전에는 통일부 정책혁신위원회(혁신위)가 "지난해 2월 개성공단 전면중단 결정이 당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통해 이뤄졌다고 알려졌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며, 개성공단에서 철수하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구두 지시로 이뤄졌다"고 했다. 혁신위는 또 "통일부는 당시 박 대통령의 지시가 전달된 뒤 '철수 시기를 잘 판단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대통령 지시에 따라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개성공단 중단 조치를 실행했다"고 밝혔다.두 가지 사안 모두 전 정권의 치부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다. 하나는 한일문제, 다른 하나는 남북문제로 둘 다 외교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는데, 문제가 드러났다고 해서 이를 손바닥 뒤집듯이 원점으로 돌리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외교문제는 다른 나라와의 약속과 신뢰가 가장 큰 원칙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문제점을 지적했으면 그에 대한 현실적인 대안도 마련해야 한다. 제대로 된 협상 능력을 발휘해서 두 나라와의 관계를 악화시키지 않기를 바란다. 그것이 전 정부의 실책을 만회하는 길이다.

2017-12-28 경인일보

[사설]노후 공업지역 살릴 '처방' 이제 실천할 때

안양·부천·군포·의왕시는 과거 경기도 내 대표 공업도시로, 지역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하지만 기업들이 하나 둘 빠져 나가고 새로운 산업단지 조성이 무산되면서 10년 이상 침체의 길을 걸어왔다. 이들 지역 해당 자치단체장들은 이구동성으로 '먹거리 창출이 최우선 과제'라고 한다. 절박한 지역사정을 상징하는 대목이다. 이런 가운데 경기연구원이 이들 지자체의 노후 공업지역을 진단하고 처방을 담은 연구결과를 내놓아 주목된다.연구원이 발표한 '경기도 노후 공업지역 진단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1970∼1980년대 지정된 이들 4개 시의 도심공업지역 면적은 1천124만6천㎡로 서울디지털단지(구로)의 5.8배에 달한다. 2015년 기준 입주업체가 5천905개에 달하고 종사자 수는 12만5천400명을 넘는다. 그러나 4개 시의 5년간(2010∼2015년) 제조업 고용증가율은 -0.5∼1.3%로 경기도 전체 평균 3.5%에 한참 못 미친다. 제조업 침체에 따라 이들 시의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4.5∼5.9%로 도 평균 7.4%에 비해 많이 떨어진다. 정보서비스·연구개발·과학기술서비스 등 고차서비스업 고용 증가의 경우 전체 고용 증가의 8%대에 불과해 도 평균 20%대와 큰 차이를 보인다.연구원은 이들 지역 활성화를 위한 처방으로 제조-서비스 융복합을 통한 신경제 창출의 거점으로 육성하자고 제안했다. 연구원은 "4개 시의 노후 공업지역은 정책지원의 사각지대에 있고 각종 규제로 고부가가치 업종으로의 구조 전환이 지체되고 있다"며 "고차서비스업 유치에 유리한 이들 지역의 장점을 살려 기존 제조업 생태계와 고차서비스업 융합으로 신경제 창출의 거점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10년 이상의 중장기 비전하에 지원특별법 제정과 사업계획을, 단기적으로는 도시재생사업, 소공인 특성화 사업 등 지원시책을 활용하자고 주장했다.진단과 처방이 나온 이상 재도약을 위한 실천에 나서야 한다. 해당 지자체와 도는 연구원이 제시한 활성화 방안을 검증하고 구체적 세부방안을 마련해 추진해야 한다. 공업지역이 살아나야 지역 경제도 살 수 있다. 서울시의 '산업개발진흥지구' 정책을 반영하는 것도 생각해볼 만하다. 중앙정부도 관심을 갖고 노후 공업지역 활성화 대책을 지원해주기 바란다.

2017-12-27 경인일보

[사설]사회적기업 제도 보완이 절실하다

인천 사회적기업 가운데 부정 지원을 받거나 유급 근로자를 고용하지 않아 인증 취소를 받는 일이 급증하고 있어 제도 보완이 시급해 보인다. 인천중부지방고용노동청 등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일자리제공형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은 업체 가운데 근무일지를 조작해 부정수급을 받거나, 신규 근로자를 고용하면서 참여가 제한된 가족이나 친인척 등을 고용한 사실이 적발돼 기업 인증이 취소되는 일이 발생했다. 경영난을 이유로 유급채용을 회피한 사회적기업도 있었다.인천지역 사회적기업 가운데 인증이 박탈된 곳은 5개 업체로 지난해 1개 업체에 비해 크게 늘었다. 사회적 기업을 편법으로 운영하여 인증이 취소될 경우, 그 피해는 일차적으로 해당 기업 종사자들에게 돌아가지만, 사회적 기업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고 정부의 지원 명분을 후퇴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사회적 기업 인증 제도의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인증의 핵심 요건은 기업 고유목적을 실현할 수 있는 운영능력을 구비하고 있느냐와 최소한 자생력이다. 이를 예비적 사회적 기업 과정에서 충분히 검증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사회적 기업은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영업활동을 하는 기업이다. 그 주요 목적은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면서 사회적 서비스를 확충하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실현하는 것으로, 새로운 복지 모델로 정립되는 과정에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사회적 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법적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더 중요한 것은 사회적 기업들이 사회적 가치 환원을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정부의 지원금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재확인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만큼 사회적 기업의 운영자들에게는 일반기업과 다른 사회적 가치관과 책임의식이 요구된다. 아울러 사회적기업이 자생력을 높이기 위한 스스로의 노력도 절실하다. 취약계층을 고용하고 있어 경쟁력을 단기간에 제고하기는 어렵지만 자체적으로 근로여건을 향상시키고 생산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지자체를 비롯한 공공영역의 제품 우선 구매, 판로확대 지원 등도 사회적 기업 스스로의 자구적 노력이 없다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되고 만다.

2017-12-27 경인일보

[사설]건설현장 ‘느슨한 안전’ 특단 조치 필요하다

지난 25일 사망자 1명을 포함, 총 16명의 사상자를 낸 수원 광교 오피스텔 신축 공사장의 화재 원인이 결국 작업자에 의한 실수로 드러났다. 경찰은 화재가 시작된 오피스텔 건물 지하 2층에서 용단작업을 하던 근로자 2명으로부터 작업 도중 단열재로 불티가 옮겨졌고, 이로 인해 불이 일어났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자세히 조사 중이다.근로자들에 따르면 2인 1조로 산소절단기를 이용해 빔을 자르는 과정에서 튄 불똥이 뒤쪽으로 3m가량 떨어진 곳에 쌓여 있던 스티로폼 단열재에 떨어졌다. 70∼80개 정도 쌓여있던 단열재에 튄 불티는 금세 불을 키웠고, 현장에 있던 근로자들은 즉시 소화기 2개로 진화를 시도했지만, 불길을 잡는 데 실패했다. 앞서 지난 2014년 사망 8명, 부상자 60여명이 발생한 고양종합터미널 화재 사고 역시 지하 1층 푸드코트 공사 중 용접 작업을 하다가 가연성 자재에 불꽃이 튀어 발생한 것이다. 또 2016년 9월 한강신도시 신축 상가 공사 현장에서 공사장 인부 4명이 사망하고 2명을 중태에 빠뜨렸던 화재의 원인 역시 용접 작업을 하던 중 불이 천장 단열재로 옮겨붙은 것이다. 국민안전처 화재정보센터에 따르면 이처럼 불꽃작업이 원인이 된 화재는 2014년 1천48건, 2015년 1천103건, 지난해 1천74건 등 매년 1천여건씩 반복되고 있다.사실 이를 막기 위한 법규는 대부분 마련돼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에는 통풍이나 환기가 충분하지 않고 가연물질이 있는 건축물 내부에서 불꽃작업을 할 경우 지켜야 할 사항을 엄격히 규정하고 있다. 소화기구 비치, 용접불티 비산방지덮개나 용접방화포 등 불티가 튀는 것을 막는 조치 등을 하게 돼 있는 것이다. 또 불꽃이 많이 튀는 용단에 쓰이는 산소절단기는 고용노동부의 산업안전보건 기준에 관한 규칙에 의해 폭발이나 화재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장소에서 사용할 수 없게 돼 있다. 이런데도 불구하고 비슷한 화재가 끊임 없이 발생하는 것은 결국 현장 근로자들이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건설 현장에서 안전수칙을 제대로 이행하게 하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그리고 관리 감독의 책임이 있는 대기업 건설사가 하청 업체에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지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2017-12-26 경인일보

[사설]영흥도 주민들의 '숨 쉴 권리' 보장하라

인천시 옹진군 영흥도에 자리 잡고 있는 영흥화력발전소는 인천에서 가장 많은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시설이다. 지난 2004년 건립된 1·2호기는 노후기종으로 매년 평균 198t의 대기오염물질을 내뿜고 있다. 2008년부터 2014년 사이에 건설된 비교적 신형인 3~6호기도 연간 132t을 배출한다. 특히 대기오염과 산성비의 주원인이 되는 질소산화물(NOx)과 황산화물(SOx)의 배출량이 엄청나다. 1~2호기는 매년 5천41PPM, 3~6호기는 4천839PPM을 각각 내뿜는다. 인접지역에서 살고 있는 주민들의 건강하게 살 권리가 심각하게 침해받고 있음은 불문가지(不問可知)다. 그런데 발전소 안 석탄야적장에서 날아오는 미세 석탄가루와 석탄재 반출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산먼지로 이 지역 주민들은 이중삼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수십만t 규모의 석탄야적장에서 인근 주거지역으로 날아드는 미세한 석탄가루는 호흡하는데 큰 불편을 주고 있다. 밭에 심어놓은 농작물에도 새까맣게 내려앉아 아예 먹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석탄재 재활용사업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발전소 측은 706만t이나 쌓여 있는 제1매립장의 석탄재를 다시 파내 시멘트 회사로 공급하는 '매립회 재활용 사업'을 지난해부터 벌이고 있다. 올해 10월까지 외부로 반출된 석탄재는 모두 43만4천t. 20t짜리 대형트럭 2만1천700대 분량이다. 하루 80대가 넘는 대형트럭들이 마을을 지나다니면서 분진 피해가 더 커졌다. 석탄재를 파낸 뒤 뒤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매립장에서도 분진이 날아든다.영흥면 외1리 주민 50여명이 최근 영흥화력발전소 앞에서 대책을 촉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주민대책위는 그동안 여러 차례 적절한 대책을 세워줄 것을 요구해 왔으나 발전소 측으로부터 아직까지 이렇다 할 답을 얻어내지 못하고 있다. 인천시도 영흥화력발전소로부터 거둬들인 지역자원시설세를 발전소 주변지역 환경개선 목적 사업비로 쓰지 않고 엉뚱하게 재난안전분야 특별회계에 편성하는 등 영흥도 주민들의 건강권 보장에 소홀했다. 지금부터라도 해당지역 주민들의 고통에 귀 기울이길 바란다. 다른 건 몰라도 사람이 제대로 숨 쉬며 살 수 있는 권리만큼은 보장돼야 한다.

2017-12-26 경인일보

[사설]꽁꽁 얼어붙은 '사랑의 온도탑'

연말연시 불우이웃돕기 캠페인이 꽁꽁 얼어붙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서울 광화문에 설치한 '사랑의 온도탑'은 25일 현재 40.7도에 머물렀다. 목표액의 1%를 달성할 때마다 1도씩 올라가는 온도계 수은주가 좀체 오르지 않는 것이다. 올해 목표액은 3천994억원인데, 모금액은 1천625억원에 불과해 온도탑 100도 달성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예년의 경우라면 성탄절 무렵에는 온도탑이 56도 정도는 올라야 한다는 게 모금회 관계자의 전언이다.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도 예상 밖의 저조한 실적에 당혹스런 표정이다. 경기공동모금회는 지난 11월20일 일찌감치 '희망 2018 나눔캠페인'을 시작했다. 캠페인 출범과 함께 나눔을 상징하는 사랑의 온도탑은 경기도청 오거리 교통섬에 설치됐다. 사랑의 온도탑은 목표액(316억800만원)의 1%인 3억1천608만원이 모금될 때마다 수은주가 1도씩 올라 목표액이 달성되면 100도가 된다. 하지만 성탄일 온도탑의 수은주는 겨우 26.3도에 머물렀다. 캠페인 기간이 불과 한 달 남짓 남았는데 모금액은 83억원에 그친 것이다.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경기도보다 사정이 조금 나은 편이나 예년에 비하면 역시 썰렁한 수준이다. 25일 현재 44.9도로 전국 평균을 웃돌았지만 예년보다는 10도 이상 낮은 수은주다. 올해 목표액은 72억원인데 모금액은 32억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연말연시 불우이웃돕기 캠페인이 꽁꽁 얼어붙은 것은 이영학 사태 등으로 기부금에 대한 불신이 높아진 데다 기업의 기부문화가 크게 위축된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불경기 여파로 시민들의 주머니 사정이 나빠지면서 분위기가 달아오르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희망나눔 캠페인은 내년 1월 말까지 계속된다. 지금 같은 썰렁한 분위기라면 목표달성이 어려운 게 현실이다. 사랑의 온도탑이 100도 아래서 멈추는 건 불행한 일이다. 어려울 때일수록 더 어려운 이웃을 살펴보고 도와주려는 사회 분위기가 절실하다. 진정한 나눔은 내 것이 모자라더라도 남과 나누는 것이다. 공동모금회도 캠페인 열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한 발 더 뛰어야 한다. 필요하면 등 돌린 기업을 직접 방문하는 적극적인 노력도 필요해 보인다.

2017-12-25 경인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