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대통령-여야대표 회동 더 자주 가져야

7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 오찬회동은 일부 주제에 대한 견해 차이에도 불구하고 국가안보 현안에 대한 여야 정치 수뇌들의 의사소통이 시도됐다는 점에서 유의미했다. 대북 특사단의 남북정상회담 합의와 관련해 이런저런 분석과 전망이 난무했던 상황에서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 운영에 관한 기본입장을 밝혔고, 보수야당 대표들은 보수층의 우려를 솔직하게 전달했다.문 대통령은 이날 "남북 정상회담에서 많은 합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정상회담에 임하는 신중한 입장을 피력했다. 또한 남북정상회담의 최종적 목표가 '북한핵 폐기'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핵의 폐기를 최종 목표로 하는 남북정상회담이 일조일석에 성과를 내기 힘들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대통령은 또 남북정상회담과 연동된 대북제재 완화 가능성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는 이번 남북정상회담도 북한의 핵무장 시간을 벌어준 지난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과 같은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국내 보수층과 미국의 우려를 의식한 정치적 메시지로 해석된다.실제로 이날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북한과 지금까지 대화를 반복하는 동안 북핵은 완성 마지막 단계에 왔다"며 오는 남북정상회담마저 시간벌기용으로 판명될 경우 대안이 있느냐는 취지로 문 대통령을 몰아세웠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도 특사단의 방북결과 언론발표문에 대해 "북한 핵보유국 지위를 문서로 인정하는 결과로 둔갑하면 안된다"며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김정은에게 북한 핵무장을 용인할 수 없다는 우리의 원칙을 분명히 할 것을 주문했다.회동에서는 대통령과 홍 대표의 날 선 공방도 있었다. 그러나 대통령과 여야대표가 위기인식을 공유하고 해결방안에 솔직한 입장과 의견을 나눈 것만으로도 국민에게 국가위기 관리를 위한 정치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다는 안정감을 줄 수 있었다. 여야는 안보위기의 본질과 해결방안에 대한 견해 차이를 인정하되, 문제 해결을 위한 진지한 소통만큼은 유지해야 한다. 대통령은 야당의 견해를 경청하고, 야당은 대통령의 국정주도권을 인정하며 자주 만나야 한다. 4월 남북정상회담을 전후한 시기에 대통령과 정당대표들이 다시 모여 숙의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2018-03-07 경인일보

[사설]부평풍물대축제에서 배우자

'부평풍물대축제'가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하는 '지역대표공연예술제 지원사업'에 5년 연속 선정됐다. 지역대표축제로 선정되면서 국비 2억원을 지원받게 되었다. 이는 지난해보다 2천만원 증액되어 '풍물도시 부평'의 브랜드를 굳히는 한편 풍물을 시민생활문화로 자리매김하는 데 보탬이 될 것이다. 부평풍물대축제는 1997년 이래 부평두레농악을 계승하여 매년 개최되어온 부평과 인천의 대표적 축제이다. 구민 90% 이상이 이 축제를 인지하고 있으며 구민 참여율도 50% 이상에 달할 정도로 축제에 대한 인지도와 참여율이 매우 높다. 지난해 개최된 21회 부평풍물대축제에는 70만명이 다녀간 것으로 조사되었다.부평풍물대축제의 성공은 부평구의 지속적인 지원과 지역 문화예술인들, 구민들의 적극적 참여가 이뤄낸 결실이다. 부평풍물대축제의 중심행사인 부평두레놀이는 전통적으로 부평평야에서 모내기철에 행해지던 농악을 계승 발전시킨 인천시 무형문화재라는 점에서 지역 문화특성화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두레놀이에는 부평구 22개동 500여 주민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풍물공연으로 시민 생활문화 활동의 표본이다.부평풍물대축제의 개최 장소도 주민참여를 높이는 데 일조했다. 부평구를 상징하는 부평대로를 차없는 거리로 만들어, 주민들의 접근성을 높이고 대로를 마음껏 활보해보는 해방감도 함께 안겨준다. 특히 부평풍물대축제의 추진 주체들이 전문적인 축제 평가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프로그램의 수준을 높이고 추진방식을 꾸준히 개선시켜 왔다.인천시와 각 지자체가 매년 개최하는 축제는 50여개에 달하고 예산도 막대하지만 대부분의 축제는 주민 참여도도 낮고 프로그램도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지역 문화 자원의 효과적 활용, 지자체의 지속적 지원, 지역 문화예술인과 주민 참여 유도, 상징적 축제 장소 선정, 평가제도 도입 등과 같은 성공요인은 타 지자체가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이다. 부평구 역시 풍물축제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축제기획단은 공연예술제로서의 완성도를 높이는 한편, 부평음악도시 사업과 연계성을 강화하고 풍물뿐 아니라 타 장르의 음악과 연계하여 발전시켜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가꾸어 나가기 바란다.

2018-03-07 경인일보

[사설]안희정 쇼크, 정치권 반성의 계기로 삼아야

우려가 현실이 됐다. 문화계로부터 촉발돼 우리 사회를 뒤흔들고 있는 '미투(#MeToo)'가 마침내 정치권으로 번졌다. 5일 안희정 충남지사 수행비서 김모씨가 모 언론에서 "안희정 지사가 지난해 6월부터 8개월간 4차례 성폭행했다"고 전격 폭로했다. 처음에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며 의혹을 부인했던 안 지사는 "저의 어리석은 행동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 모두 다 제 잘못이다"며 "도지사직을 내려놓고 일체의 정치 활동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6일 사표가 수리된 안 지사는 이로써 정치적으로 돌이킬 수 없는 치명상을 입게 됐다. 안 전 지사가 차기 대권의 유력한 후보 중 한 명이었다는 점에서, 또한 그 어느 정치인보다 소수자 인권과 권익을 강조하는 대표적인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이번 사건의 충격은 너무나 크다. 그가 어떤 형식으로 잘못을 빌든 이미 밝혀진 그의 파렴치한 행위는 인면수심의 전형을 보여준다. 안 전 지사는 미투 운동이 사회적 이슈였던 지난달 25일 김 비서를 불러 "미안하다"면서도 성폭행을 저질렀다고 한다. 지난해 9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인권이사회 '인권 패널 토의'에 발표자로 나선 그곳에서 성폭행을 저질렀다. 김 비서의 폭로가 있기 직전 안 전 지사는 도청 행사에서 "미투 운동은 인권 실현의 마지막 과제로 우리 사회 모두가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하니 이 정도면 뻔뻔하다고 밖에 할 수 없다. 정치권은 발칵 뒤집혔다. 더불어민주당은 보도가 나온 지 2시간 만에 긴급 최고위원회를 소집해 안 지사를 출당, 제명 조치하기로 했다. 너무나도 당연한 조치다. 경찰도 내사에 착수했다. 이날 성폭행 사실을 폭로한 김씨는 자신 말고 피해자가 더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신속하고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 안 전 지사가 스스로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도 설득력을 갖는다. 야당은 안희정 쇼크를 계기로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좌파는 곧 성추문'이라는 프레임으로 여당의 도덕성을 집중 공격하고 있다. 그러나 단언컨대 미투 운동이 정치권으로 넘어온 이상 여당이든 야당이든 불똥이 어디로 튈지 사실 아무도 모른다. 정치권은 이번 일을 계기로 스스로를 돌아보길 바란다. 국민은 정치권의 추태를 더 이상 두 눈 뜨고 봐 줄 수가 없다.

2018-03-06 경인일보

[사설]사회적 논의 필요한 '인천광역버스 준공영제'

흔히 '빨강 버스'라고 부르는 광역버스는 수도권 시민들에게는 없어선 안 될 교통수단이다. 서울로 출근하는 이들에게는 더욱 중요하다. 국토교통부가 관리감독하는 M버스, 즉 광역급행버스 정도까지는 아닐지라도 가까운 곳에 광역버스 노선과 정류장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집값이 수천만원 차이가 나기도 한다. 인천도 예외가 아니다. 인천시민들이 서울을 오갈 때 경인전철 다음으로 요긴하게 이용하는 교통수단이다. 그런데 인천의 광역버스들이 만성적자에 허덕이고 있고, 그것이 인천시민들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대안 수립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이유다.출퇴근 시간마다 입석까지 허용해야 할 정도로 만원인 광역버스 노선이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것은 역설적이지만 승객부족 때문이다. 낮 시간대에는 텅텅 빈 채 인천과 서울을 오간다. 만성적자는 곧바로 광역버스 기사들의 열악한 처우를 뜻한다. 기사들은 휴식시간조차 제대로 갖지 못한 채 늘 쫓기듯 다니지만 월급은 준공영제가 적용되고 있는 시내버스 기사보다 평균 60만원이나 적다. 경력을 쌓은 광역버스 기사들이 상대적으로 조건이 좋은 시내버스로 빠져 나가버리는 바람에 장거리인데다 고속주행을 요하는 광역버스는 경험이 부족한 기사들이 맡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인천의 한 운수업체의 경우 광역버스기사 36명 중 11명이 버스 운전경력 6개월 미만이다.광역버스에 대해서도 준공영제를 적용하는 것이 유력한 대안일 수 있다. 그렇지만 해마다 늘어나는 시의 재정지원을 더 확대해야 하는 부담이 뒤따른다. 2009년 시행 첫 해 220억 원이었던 인천시의 시내버스 지원예산은 2015년 570억원, 2017년 900억원 규모로 해마다 크게 늘어났다. 올해는 환승보조금과 유류보조금을 합해 1천억원대로 올라섰다. 버스요금 인상이나 노선 재조정 등도 검토할 수 있겠지만 서민 가계부담 증가와 기존 이용시민들의 반발 등을 감안하면 현실성이 떨어진다. 인천시, 버스회사, 버스기사, 시민, 노조, 시민사회 단체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장기적으로 정책대안을 만들어가는 것이 오히려 지름길일 수 있다. 충분히 시간을 갖고 깊이 있게 논의하면서 사회적 합의점을 찾아야 하는 사안이다.

2018-03-06 경인일보

[사설]청와대 회동 여야의 초당적 협력 기대한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내일 열릴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간 회동에 참석한다고 함으로써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첫 회동이 될 전망이다. 홍 대표는 청와대 회동의 참석 조건으로 논의 의제를 안보에 국한할 것과 실질적인 논의 보장, 원내교섭단체로 초청 대상 제한 등을 제시해 왔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을 배제하려는 의도였으나 안보의 엄중함을 감안하여 청와대 회동에 참가하기로 한 것은 잘한 결정이다.홍 대표는 지난해 7월과 9월 두 차례 문 대통령의 여야 지도부 청와대 초청 회동과 올해 청와대 신년인사회에 모두 불참하면서 1대1 안보 영수회담을 갖자고 제안해 왔다. 이번 회동은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와의 여야 영수회담은 아니지만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현안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이루어질지 주목된다.한국당은 평창 올림픽 폐막식 때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방남을 '종북주사파 청와대 참모진의 국정농단'으로 비난했다. 그리고 정부의 대북특사단 파견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방북 중인 대북특사단에게 북미대화와 비핵화에 관해 어떠한 입장을 내놓을지 초미의 관심이다. 비핵화의 전제조건 없는 대화를 원천적으로 부정하는 미국과 핵 보유국 지위를 인정해 달라는 북한과의 접점을 여하히 만들어 내느냐에 북미대화의 성패가 달렸다. 대북 특사단이 어떠한 성과를 가지고 돌아올지 모르나 방북 결과를 미국에 설명하고, 북미가 첨예하게 갈리는 입장차에서 공통분모를 만들어내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남남갈등은 북미대화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국내여론의 뒷받침이 있을 때 북미간의 중재도 성과를 거둘 수 있고, 북미대화로 이어질 수 있다.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정당 모두 남북대화 등 안보이슈를 선거에 활용하려는 유혹에 노출될 수 있다. 특히 정당지지도에서 정체를 면치 못하는 한국당이 북한변수로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고, 선거국면을 유리하게 조성하기 위하여 남북대화에 비판 일변도의 입장을 견지하는 것은 한국당의 지지율 상승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번 청와대 회동에서 한국당을 비롯한 보수야당도 정부의 안보정책에 대해 평소 제기했던 비판과 대안을 제시하면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한 축을 담당하기를 기대한다.

2018-03-05 경인일보

[사설]노동정책 연쇄반응 예의주시해야

문재인 대통령은 5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노동시간 단축으로 국민 삶이 달라지게 됐다"며 "이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최장 노동시간과 과로사에서 벗어나 인간다운 삶으로 나아가는 대전환의 첫걸음을 내딛게 됐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이어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불안을 야기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고용도 안정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최저임금은 노동자의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지켜주는 버팀목"이라고 강조했다.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론에 기반한 친노동 정책의 본격적인 실행에 따른 희망적 소회를 밝힌 것이다.문 대통령이 대선 공약을 통해 약속한 경제, 노동 정책을 제도적으로 실행할 수 있게 된 점은 공약의 이행이라는 점에서 평가할만하다. 특히 노동시간 단축안은 진통을 겪었지만 여야합의라는 절차를 거친 점 또한 평가할만하다. 그러나 노동시간 단축,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 일련의 노동정책 실행 방안을 놓고 벌어진 찬반 논란을 감안하면 정책의 실행에 만족하기 보다는 정책의 효과를 면밀하게 관리해야 할 입장이다.노동시간 단축으로 노동자가 인간다운 삶을 살게 됐다지만, 임금감소가 발생할 경우 노동자의 삶의 질이 유지될 것인지 살펴봐야 한다. 최저임금 인상에도 고용이 안정추세를 보인다지만, 이로 인한 물가인상 압력은 이미 현실이 되고 있다. 600만 소상공인들이 최저임금 인상 폭탄을 피하려 자신의 노동력으로 현장을 대체하면서, 일자리 축소와 소상공인 삶의 피폐화가 동시에 진행될 상황도 살펴봐야 한다. 실제 중소기업중앙회는 주 6일 이상, 하루 11시간, 한달 3일만 쉬면서 일하는 소상인의 삶의 만족도가 최악이라는 조사결과를 밝히기도 했다. 큰 틀에서는 정부가 직접 규제하는 노동정책의 경직성이 전체적인 일자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무도 모른다는 점이다.문 대통령은 친노동 정책의 시행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정책 시행에 따른 책임을 무겁게 느껴야 한다. 실행에 들어간 정책들이 양산할 전후방 효과를 예의주시하고 부정적인 효과의 조짐이 보이면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미리미리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트럼프발 보호무역주의와 세계적인 노동시장 유연화 추세에 시행하는 친노동 정책이다. 문 대통령의 소득주도성장론은 험난한 여정의 초입에 들어섰다.

2018-03-05 경인일보

[사설]송탄상수원 갈등, 이번엔 끝장내라

송탄·평택 상수원보호구역을 둘러싼 지자체 간 갈등을 풀자는 상생협력추진단이 구성된다. 당사자인 평택·용인·안성이 모두 참여하고, 경기도는 중재자 역할을 자청하고 나섰다. 이번만은 해묵은 숙제를 해결하자는 취지로 보이나 전망은 밝지 않다. 이들 지자체는 이미 수차례 조정과 합의에 실패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경기연구원이 보호구역 일부 해제가 담긴 용역결과를 발표했으나 3개 지자체가 모두 반대, 원점으로 돌아갔다. 때문에 지방선거를 앞두고 해당 지자체와 경기도가 시간을 벌기 위해 꼼수를 쓰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경기도에 따르면 송탄·평택 상수원보호구역과 관련, 도와 평택·용인·안성 등 4자가 참여하는 상생협력추진단이 구성된다. 추진단에는 도 수자원본부 상·하수과장과 3개 시 정책협력관 1명씩이 참여한다. 또 환경 전문가 5~7명이 자문역을 맡는다. 추진단은 진위·안성천과 평택호의 수질개선 종합대책을 수립하고, 합리적인 규제개선 방안을 도출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평택시가 우려하는 진위천 수질 개선 방안도 주 의제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추진단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과 불신이 만만치 않다. 경기연구원은 지난해 말 용역결과에서 송탄상수원보호구역이 해제되더라도 평택호 수질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상류지역인 용인·안성의 상수원보호구역 일부 해제를 제안했다. 연구원은 유천취수장 규제면적의 40%, 송탄취수장 보호구역의 12%를 줄일 수 있다고 했으나 용인·안성이 반발했다. 평택시도 해제 불가를 주장하면서 갈등이 더 커졌다. 용역은 지난 2015년 경기도 중재로 3개 지자체가 합의해 진행된 것으로, 지역이기주의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39년 전 지정된 송탄상수원보호구역을 둘러싼 지자체 간 갈등은 어떤 형태로든 해소돼야 한다. 이웃 간 반목이 더 이상 계속돼서는 안된다. 해당 지자체와 경기도는 추진단 구성을 기회로 해묵은 과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바란다. 일부의 걱정대로 지방선거를 앞둔 여론 전환용이라면 후유증을 감당치 못할 것이다. 이미 용역결과도 나온 만큼 빠른 시일 안에 상생 안을 내놓는 것도 의구심을 떨치는 좋은 방법일 수 있다.

2018-03-04 경인일보

[사설]미국발 무역전쟁에 철저 대비 절실한데…

미국이 세계 무역전쟁의 방아쇠를 당겼다. 지난 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 수입의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 동맹국과 적국을 불문하고 일률적으로 각각 25%와 10%의 관세부과 조치를 공식화한 것이다. 국가안보에 타격이 있을 경우 수입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한 '무역확장법 232조'가 근거이나 미국정부는 1982년 이후 36년 동안 단 한 번도 발동하지 않았었다. 내주로 예정된 관련 행정명령에 대한 대통령의 공식서명 절차만 남았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폭탄 하루만인 2일에는 보복관세 카드도 꺼내 들었다. 미국의 교역 상대국들이 미국산 제품에 매기는 세액만큼 동등하게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단다. 평균관세율이 미국은 3.5%인 반면에 중국은 9.9%이다.전 세계가 발칵 뒤집히면서 알렉산더 빈터슈타인 EU집행위원회 대변인은 정면 대응을 선언했으며 환구시보는 중국정부에 '미국 국채 매입 중단 내지 중국내 미국기업에 대한 덤핑조사 개시와 벌금부과 등'을 요구했다. 중국은 작년 말 기준 미 국채 1조1천849억 달러를 보유한 최대 채권국이다. 미국 내 여론도 트럼프 편이 아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중 최대실수를 범했다"며 꼬집었다. 뉴욕타임스는 세계자유뮤역질서(WTO)의 훼손을 경고하고 노벨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미국 예일대 교수는 대공황시대를 보는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쉰다.미국 내에서 트럼프정부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드는 것이 화근이다. 트럼프는 보호무역주의를 표방하며 미국의 무역적자를 해결하겠다고 큰소리쳤으나 지난해 무역적자가 9년 만에 최대치인 5천660억 달러를 기록하자 정치적으로 난처한 상황에 빠진 것이다. 11월 중간선거가 코앞이어서 자신의 지지기반인 백인 노동자층의 재결집이 절실히 요구된다. 경쟁자로 부상한 중국견제는 또 다른 이유이다.한국의 입장에선 당초 철강관세 53% 적용대상에서 제외되어 한숨 돌렸다. 호혜관세는 절차가 너무 복잡해서 실현가능성이 희박하나 향후 미국정부는 수입규제 품목을 더욱 확대할 개연성이 크다. 한미FTA 재협상은 설상가상이나 미국의 강공에 우리 정부가 잘 대처할지 의문이 든다. 무역정책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시급하다.

2018-03-04 경인일보

[사설]문 대통령 국민통합 지도자 돼야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제 99주년 3·1절 기념사를 통해 "광복 100년으로 가는 동안 한반도 평화공동체, 경제공동체를 완성해야 하며 분단이 더 이상 우리의 평화와 번영에 장애가 되지 않게 해야 한다"며 국민에게 "이 목표를 함께 이뤄가자"고 제안했다. 해방 1세기를 맞는 2045년까지 한반도를 일제 강점 직전의 한민족 공동체로 복원하자는 남북통일 비전이다. 또 일본에는 독도가 우리 영토임을 천명한 뒤 "위안부 문제 해결에 있어서도 가해자인 일본정부가 '끝났다'라고 말해서는 안된다"고 일본의 역사인식을 비판했다. 이 또한 예상되는 한·일 외교갈등을 감안해도, 국민정서를 대변하는 대일 메시지로 인정할 수 있다.문제는 한반도 평화·경제공동체를 실현하고, 한·일 역사갈등을 해결할 방향과 수단에 대한 우리 내부의 갈등과 이견이 여전하다는 점이다. 당장 이날 대통령 기념사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민주평화당 등 범여 정치권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범야 정치권은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범여권은 한반도 평화·경제공동체 완성에 적극 협력의사를 밝혔다. 반면 범야권은 핵무장을 완성한 북한과의 평화·경제공동체 건설이 어떤 의미인지 따져 물었다. 한·일 문제에 대해서도 여권은 대통령의 기본 인식에 동의한 반면, 야당은 '그래서 어떻게 하자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문 대통령이 1919년 임시정부 수립을 대한민국의 출발로 확정한데서는 여야의 반응이 결정적으로 갈렸다.남북통일과 국제사회에서의 국격 확립과 같은 비전은 국민 역량의 결집을 바탕으로 국가적 총력을 장시간 집중해야 성취할 수 있는 거대 목표다. 한반도 평화·경제공동체를 완성하는 수단과 방법이, 대한민국의 기원을 확정 짓는 역사행위가 특정 진영의 논리와 주장으로 추진되는 것은 위험하다. 진영의 교체로 인해 수단과 방법, 역사행위가 전복되기를 반복하면 목표 자체가 와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목표가 원대하고 비전이 클수록 정치 지도자의 리더십도 장기적인 성취를 이루어 낼 기반인 국민통합을 위해 발휘돼야 한다. 대통령이 일일이 호명한대로 겨레 전체가 참여해 건국의 기틀을 세우고 독립을 성취한 3·1운동 정신은 대한민국의 신생을 원하는 문 대통령에게 진영을 초월한 지도력을 요청하고 있다.

2018-03-01 경인일보

[사설]당선만 바라는 철새 정치인 퇴출 시키자

2일부터 지자체장과 기초·광역의원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됐다. 6·13 지방선거가 본격 막을 올린 셈이다. 벌써 경기·인천지역 예비후보자들의 눈치작전이 치열하다. 여권은 후보자가 너무 많아 난색이고, 야권은 극심한 인물난에 고민이다. 야권 인사들이 대거 여권으로 옮겨가는 양상이 두드러진다. 야권이 공백인 틈을 타 여권에서 역으로 노선을 바꿔 타는 인사들도 있다. 정치적 신념이나 노선보다 당선 가능성을 좇아 새 둥지를 찾아 떠나는 이른바 '정치 철새'들이다.지방선거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된 가운데 경기·인천 후보군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경기도는 도지사와 교육감, 기초단체장 31명, 도의원 128명(비례 12명), 기초의원 431명(비례 55명) 등 모두 592명을 선출하게 된다. 인천시는 시장과 교육감, 기초단체장 10명, 시의원 33명, 기초의원 116명 등이다. 여·야 정치권은 4월 말까지 각급 단위 후보자들을 확정한다는 구상이다. 공천 과정에서의 잡음과 부작용으로 인한 경쟁력 약화 등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전략에서다.이에 따라 후보군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각 정당에는 후보자들의 문의와 등록이 잇따르는 가운데 여권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높은 인기도를 반영하는 추세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과거 보수진영 또는 야권에 몸담았던 인사들도 민주당 후보로의 출마를 희망하면서 철새 논란이 재현되고 있다. 당선만 된다면 이름만 빼고 다 바꿀 수 있다는 구태한 정치행태가 여전하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경쟁이 심한 여당을 뛰쳐나와 야권으로 나서겠다는 후보자들도 감지되고 있다. 이들은 당선하면 다시 복당하겠다며 유권자들을 현혹하는 등 몰염치한 철새 정치인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정치 철새는 사라져야 마땅하다. 대한민국 정치 발전을 막는 암적 존재들이다. 여·야 구분 없이 당적을 바꾼 후보자는 공천에서 배제해야 한다. 철새들이 설 땅을 잃게 만드는 게 정당과 정치권이 할 일이다. 각 정당은 당선 가능성과 유불리에 따라 철새들을 선별 수용하는 우를 범하지 말기 바란다. 시민단체와 유권자들은 철새들이 혹 공천을 받게 될 경우 적극적인 낙선운동에 나서야 할 것이다.

2018-03-01 경인일보

[사설]애국인사 발굴과 기림은 국가의 책무다

일제에 맞서 독립을 외친 '3·1 만세운동'이 99주년을 맞았다. 이날 '대한독립 만세' 함성과 태극기 물결이 전국을 뒤덮었다. 만세 운동을 주도하거나 참여했다 숨지거나 투옥된 애국자들의 수를 셀 수조차 없다. 하지만 일부만 공로를 인정받았을 뿐 쓸쓸하게 잊히고 숨져갔다. 유공자 발굴기관도 변변치 않고 의지마저 미약하다. 후손이 직접 나서 선대의 애국행위를 증명해야 하는 딱한 현실이다. 광복 73주년을 맞았으나 대한민국은 여전히 조상들에 부끄러운 모습이다.홍면옥 선생은 송산 독립운동의 대부다. 화성지역 중 송산에서 가장 먼저 만세운동이 일어났고, 그는 선두에 서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다 일제의 총탄에 쓰러졌다. 출옥 이후 '대교서당'을 설립해 민족 정신을 가르쳤다. 해방 이후 김구, 박헌영 등 민족 지도자들과 교류하며 건국준비위 등에서 활동하다 자취를 감췄다. 후손들은 그가 아버지라는 사실을 숨겨야 했고, 미서훈 독립운동가로 남았다. 수원청년동맹과 농민조합 활동을 한 변기재 선생은 일제의 투옥과 고문을 이겨낸 독립운동가였다. 해방 뒤 월북했고, 고아로 자란 아들이 나서 서훈을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수원 화성 방화수류정이 3·1 운동의 중심지였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곳을 중심으로 지식인과 학생들이 주축이 돼 만세운동이 들불처럼 번졌다. 상인들은 가게 문을 닫고 동참했고, 기생 33명도 일본 순사의 총칼에 결연히 맞섰다. 나이와 성별, 직업이 따로 없이 하나가 돼 독립을 외쳤고, 만세를 불렀다. 구 시흥군 수암면 수암리에는 관내뿐 아니라 인근에서 2천여명의 군중이 모였다. 일본 경찰이 해산을 명령했으나 달아오른 독립의 열망은 더 불타올랐다. 수암리 만세운동은 수원군, 군자면으로 퍼져나갔다.99년 전, 들불처럼 불타올랐던 3·1정신이 온전히 계승되지 못했다. 일제의 핍박을 받았던 독립투사는 물론 후손들마저 고통받는 안타까운 현실이 이어지고 있다. 쓸쓸하게 잊히고, 숨져간 애국인사들을 발굴하고 기려야 하는 당연한 책무를 더 이상 미뤄서는 안된다. 지금 우리는 애국지사에 대한 진심 어린 예우가 생략되고, 후손들에게는 고통만 주는 부끄러운 3·1절을 맞았다.

2018-02-28 경인일보

[사설]임시정부 국내 유적도 사적지로 지정해야

2019년은 3·1운동과 임정 100돌이 되는 해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한 다양한 기념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정부는 대통령 직속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임시정부의 정신을 계승하여 국가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그동안 상하이, 항저우, 난징, 창사, 충칭 등 중국내 임시정부 유적지에 대한 학술조사는 상당 부분 이뤄졌으며 상하이와 항저우에는 임정기념관이 조성되어 있고, 임정 100돌을 맞아 서대문에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을 건립할 계획이다.임시정부수립 운동에 대한 재조명이 이뤄져야 한다. 건국 100년 사업은 임시정부 수립을 대한민국의 기점으로 삼는 것으로 임시정부의 활동에 대한 역사적 재평가 작업이기 때문이다. 3·1운동 직후 거족적인 국권회복운동을 전개하기 위해서는 정부형태의 민주공화기구가 절실했다.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1919년 4월 2일, 인천 만국공원(현 자유공원)의 전국 13도 대표자회의를 거쳐 조직된 '한성정부'이다.만국공원에서 개최된 이 회의에는 전국 13도 대표자들을 비롯한 각계각층 대표가 참석하였다. 한성정부는 해외에서 수립된 임시정부와 달리 국토 내에서 국민들의 대표들이 수립한 정부라는 점에서, 그리고 민주공화체제의 여러 요건을 구비하였다는 점에서 정통성과 법통에서 우위에 있는 정부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1919년 9월 한성정부, 상하이정부, 노령정부가 통합할 때 한성정부의 정통성을 계승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던 것이다. 대한민국정부는 1919년 4월 13일, 상하이의 망명정부의 형태로 수립되었지만, 국내에서 수립이 선포된 한성정부의 정통성을 계승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정부로 출범할 수 있었던 것이다.인천은 일제강점기 정부수립운동의 중요한 사적지로 한성정부 구성을 위한 13도 대표자회의가 열렸던 곳이며, 대표적 독립운동가이자 임시정부 수반을 역임했던 백범 김구 선생이 두 차례나 투옥되어 수형생활을 했던 곳이기도 하다. 정부와 인천시는 3·1운동 100주년을 계기로 자유공원과 옛인천감리서 부지를 정부수립운동 사적지로 가꾸어 나갈 수 있는 사업을 검토하기 바란다.

2018-02-28 경인일보

[사설]군 위수지역 민 ·군 상생의 길 도모해야

군인들의 외출·외박구역 일명 '위수지역' 폐지를 놓고 찬반여론이 들끓고 있다. 현역 군인이나 가족들은 적극적으로 환영하는 반면, 군 부대를 중심으로 지역경제를 꾸려가는 접경지역 주민들은 '생존권 위협'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불을 보듯 뻔한 일이었다. 논란의 불씨는 국방부가 제공했다. 국방부는 지난 21일 군 적폐청산위원회의 권고를 받아들여 군인들의 '외출·외박구역 제한 제도' 폐지를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경기도 김포 파주 연천과 강원도 등 위수지역 주민들은 반대 투쟁위원회까지 만들며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접경지역 시장·군수협의회도 성명을 발표했다. 특히 정치인들이 개입하면서 문제가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지금까지 군인들은 외출·외박을 나가도 그 지역을 떠나지 못했다. 돌발사태 등 긴급상황이 발생할 경우 1~2시간내에 부대 복귀를 위해서다. 특별히 갈 곳이 없는 군인들이 군부대 주변 상권으로 몰리자 주말에는 바가지 요금이 기승을 부렸다. 위수지역 주말 숙박업소와 PC방 이용료의 경우 다른 지역에 비해 2~3배 비싼 것은 기본이고 특히 일부 상인들의 불친절에 지역을 떠나지 못하는 군인들은 분통을 터뜨려야 했다. 특히 지난 3일 강원 화천의 한 모텔에서 숙박하던 사병을 난방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모텔 주인이 폭행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위수지역 확대 등 공감을 얻고 있다. 하지만 접경지역 주민들은 낡은 시설과 비싼 요금이 모두 접경지역이 가진 특수성 때문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접경지역에 쳐놓은 각종 규제가 갈등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위수지역 확대 여하에 따라 지역 경제는 큰 영향을 받는다. 휴가 외박 나온 군인들이 인근 지역으로의 이동이 자유로워진다면 위수지역 지역경제는 사실상 파탄이 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60여 년간 유지돼 온 위수지역을 일방적으로 폐지하겠다고 발표한 국방부가 비난을 받는 것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지역경제를 생각했다면 공청회를 여는 등 좀 더 신중하게 다뤘어야 할 사안이었다. 단지 접경지역이라는 이유로 받아야 하는 각종 규제도 과연 적정한 것인지 이번 기회에 꼼꼼하게 따져 볼 필요가 있다. 국방부는 일단 계획을 철회하고 지역경제인들과 머리를 맞대 서로 상생할 최선의 방법을 찾길 바란다.

2018-02-27 경인일보

[사설]GM사태 '대증요법'은 독이다

한국지엠(GM) 인천 부평공장의 운명이 기로에 선 가운데 빠르면 이번 주 후반부터 산업은행의 정밀실사가 시작된다. 통상적으로 실사에 소요되는 기간은 최소 두 달이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GM 본사가 전 세계 사업장에 신차 생산물량을 배정하는 시점이 다음 달임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실사의 목적은 한국지엠의 경영현황을 들여다보고 적자의 원인을 가려내는 데 있다. 실사결과에 따라 우리 정부의 지원이 이뤄질지, GM의 한국철수로 이어질지 여부가 판가름난다. 이는 GM의 국내 최대공장을 둔 인천경제에 미칠 영향과 직결되는 사안이기도 하다. 인천지역사회가 긴장감 속에 사태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이유다.사태의 당사자인 GM 본사 측 태도는 일단 긍정적이라 할 만하다. 지난 23일 한국지엠 부평공장에서 열린 한국지엠이사회에서 GM본사 측 이사진은 이달 말이 만기인 한국지엠 대출금 5억8천만달러의 회수를 다음 달 말까지 늦추기로 했다. 지난해 말 만기가 돌아온 1조1천300억원 가운데 4천억원은 예정대로 회수하고, 나머지 7천억원의 회수를 이달 말까지 연장해 주기로 했던 것을 한 달 더 연장한다는 것이다. 차입금 만기 연장을 위해 부평공장을 담보로 설정하는 방안도 철회했다. 한국지엠의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은 만약 한국지엠이 파산할 경우 공장 매각대금이 전액 GM 본사로 돌아갈 것을 우려해 부평공장 담보 설정을 반대해 왔다.그러나 이는 일시적인 조치일 뿐이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선 그동안 제기된 의혹이 명확하게 규명되고 그 내용이 국민들을 설득시킬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제기되고 있는 의혹은 GM 본사의 고금리 대출, 한국지엠의 연구·개발비 과다부담, 지나치게 높은 원가비중 등이다. 노사협상도 중대 변수다. 한국지엠은 임금동결, 성과급 지급 불가, 복지혜택 축소 등의 내용을 담은 협상안을 마련했지만 노조는 의혹 규명을 요구하며 강경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지엠 부평공장의 운명도 이런 문제들이 어떻게 해결되느냐에 달려 있다. 이 과정에서 인천지역사회에 요구되는 것은 평정심이다. 대증요법(對症療法)은 오히려 독이다. 급하다고 내처 달리다간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기 십상이다.

2018-02-27 경인일보

[사설]학교 배정 피해 학생 구제책 마련해야

새 학기를 앞두고 학교배정에 불만인 학생·학부모의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집 옆 학교가 미달인데 먼 거리 중학교로 배정됐는가 하면 수요 예측이 빗나가 원하는 학교에 가지 못하게 된 학생도 있다. 일부 학부모는 자녀에 대한 학교 재배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등교 거부에 나서겠다고 한다. 교육 당국은 적법한 절차에 따른 것으로 재배정은 없다는 입장이다. 입시 철마다 되풀이되는 학교 배정 민원을 없애자고 배정방식을 개선했는데도 민원은 여전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시흥의 한 중학교는 1학년에 1학급을 편성해 32명의 학생을 배정했다. 이 학교를 1지망으로 지원한 학생은 50명으로, 18명이 탈락해 다른 중학교로 분산 배정됐다. 학부모들은 학급수 편성을 위한 사전 수요조사 당시 2학급을 고려했던 교육 당국이 돌연 학급을 축소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교육 당국이 학급수 축소를 알리지 않아 1지망으로 해당 학교에 지원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재배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집단 등교거부에 나선다는 입장이다.성남에서는 특정 고에 지원한 여학생들이 '성비'로 인해 대거 탈락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 학교는 입학 정원 312명 가운데 255명만이 배정돼 전체적으로는 57명이 미달됐다. 하지만 여학생은 무려 90명이 탈락해 후 순위 학교로 배정되는 결과가 나왔다. 성별에 따라 정원을 산출해 학생을 배정했기 때문이다. 실제 남학생은 정원 164명 중 지원자 107명이 모두 배정되고도 미달했으나, 여학생은 238명 지원자 중 148명만 선발됐다. 일부 학생은 학교를 앞에 두고 1시간 거리를 통학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성비만 아니라면 모두 배정할 수 있는데 융통성 없는 행정편의 발상이 화를 불렀다는 지적이 나온다.학교 배정에 따른 민원은 연례행사가 되고 있다. 도 교육청은 올해 고입 배정방식을 개선했다고 했으나 민원을 피하지 못했다. 가장 먼 곳을 뜻하는 마지막 지망에 배정받은 학생만 440여 명으로 집계됐다고 한다. 학교 배정은 중·고생들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요한 선택이다. 교육 당국은 민원이 제기된 학생들에 대한 구제책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민원이 재발하지 않도록 세심한 관심과 대책을 세우기 바란다.

2018-02-26 경인일보

[사설]안보이슈 국회 일정 연계 안된다

지난 주 가까스로 정상화됐던 2월 임시국회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방남으로 파행을 겪으면서 이제 28일 본회의를 남겨놓고 있다. 김영철 부위원장이 2010년 천안함 폭침의 배후 인물로 지목되는 상황에서 야당으로서 그의 방남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그러나 김 부위원장에 대한 발언의 수위가 지나치게 높고 도를 넘은 면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이 김영철의 한국 방문을 허가하는 것은 천안함 폭침, 목함지뢰 도발, 연평도 포격 사건에 동조하는, 대한민국을 배신하는 이적행위'라는 논평을 냈다. 이외에도 한국당 주요 당직자들의 정부 비판 발언은 '종북 주사파의 국정농단' 등 통념적 수준을 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의 정치공세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강경보수의 지지를 결집하려는 정치공학적 계산이 깔려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한국당이 김 부위원장의 방남에 반대할 수 있으나 국회를 볼모로 해서는 안된다. 한국당은 평창 이후에도 한미간의 조율, 남북대화를 통한 북미대화를 이어가야 할 국면에서 부단히 이념공세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보수층을 결집하고 구심력을 높이기 위한 정치공학적 계산에서 나오는 발언과 행동들이라면 적절치 않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이 16대 총선 전에 발표됐으나 당시의 여당인 국민회의가 패했고, 2010년 천안함 폭침 이후의 지방선거도 지금의 야당이 패했다. 북한변수가 선거에 위력이 있었던 때는 지났다. 특히 한국당의 지금의 모습은 북한을 비판하기 보다는 주로 문재인 대통령과 현 정권을 향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주사파 정권'이기 때문에 김 부위원장을 불러들였다는 논리의 정치공세다.한국당은 이념공세로 국회를 보이콧하고 지방선거에 활용하려는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 김영철 부위원장의 방남과 북한 변수가 일시적으로 지지층을 결집할 수 있을지 모르나 궁극적으로 보수를 재건하기는 더 힘들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야당으로서 집권세력의 대북정책에 대한 비판은 필요한 것이지만 이를 국회일정에 연계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2018-02-26 경인일보

[사설]성공한 평창올림픽, 국가 발전 기폭제로 삼자

평창 동계올림픽이 25일 오후 폐막식을 갖고 17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미래의 물결'을 주제로 열린 폐막식에서 남북 선수단은 한반도기를 들고 다른 나라 선수들과 단체 입장했다. 평창올림픽은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국내에서 열린 대회로 역대 최대 규모인 92개국, 2천920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이번 대회는 유례가 없을 정도로 안전한 분위기에서 순조롭게 진행돼 참가국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드론 쇼로 상징되는 첨단기술은 30년 사이 발전한 우리 발전상을 유감없이 보여줬다.우리 대표팀은 세계 최정상급 실력으로 국민들에게 큰 기쁨을 줬다. 금메달 5개, 은메달 8개, 동메달 4개를 수확했다. 목표 달성은 못했지만 역대 최다인 17개의 메달을 따냈고, 5개 종목에서 메달을 수확했다. '영미'로 상징되는 여자 컬링대표팀은 대회 기간 내내 전국을 들썩이게 했다. 결승전에서 스웨덴에 패해 은메달에 그쳤으나 국민들은 아낌없는 성원과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인간 승리' 이승훈은 매스스타트 금메달을 따내는 등 역대 아시아 선수 최다 메달 공동 1위에 올랐다. 명칭도 생소한 스켈레톤에서 깜짝 정상에 오른 윤성빈 선수와 스키 스노보드 남자대회전에서 은메달을 딴 이상호 선수는 대한민국 동계 스포츠의 새 영역을 개척한 선구자로 남게 됐다.평창 올림픽은 평화 올림픽, 외교 올림픽이기도 했다. 수년간 경색됐던 남북 관계가 화해 분위기로 반전됐다.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 일행은 개막식에,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일행은 폐막식에 참석했다. 남북은 여자 아이스하키 종목에 단일팀을 내보냈고, 북한은 예술단과 응원단을 보내는 성의를 보여줬다. 문재인 대통령은 아베 일본 수상과 펜스 미국 부통령과의 만남을 통해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이해와 협조를 구했다.평창 올림픽은 대한민국의 위대한 발자취를 지구촌에 알리는 축제의 장이었다. 대한민국은 뛰어난 성적뿐 아니라 안전한 대회 운영과 성숙한 시민정신으로 문화선진국의 면모를 보여줬다. 남북 단일팀을 통해 평화와 통일에 대한 의지를 구현했다. 대한민국의 저력을 재확인한 평창올림픽이 밝은 미래를 여는 새 동력이 되기 바란다. 특히 올림픽을 통해 조성된 남북 화해 분위기가 한반도 평화정착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2018-02-25 경인일보

[사설]청년 스스로 창업하려는 분위기 조성이 우선

최근 5년간 자수성가형 신흥 주식부호들이 급증했다. 16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상장기업 주식자산 보유액 상위 100명에 자수성가한 신흥 부자 32명이 대거 포함된 것이다. 5년 전에 비해 무려 113%나 증가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쟁쟁한 재벌오너 일가족들을 제치고 주식부호 순위 5위에 등극했다.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이사회 의장,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 등을 포함하면 무려 4명이 주식부호 20위 이내에 진입했다.신생기업에다 미실현 자산이란 변수가 있으나 매우 긍정적이다. 개천에서 용 나기가 '낙타의 바늘구멍 통과'로 치부되는 지경이니 말이다. 최근 취업자수 증가폭이 4개월 만에 30만명대를 회복했지만 지난해 청년실업률은 전년 대비 0.1% 증가한 9.9%로 2000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고를 기록해 '청년고용 빙하기'를 실감한다. 근래 들어 생산, 수출, 소비, 설비투자 등 거시지표들은 점차 개선되나 유일하게 고용지수만 좋지 않다.2000년대 전후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신규채용이 급격히 위축되고 이후의 고용증가도 나쁜 일자리 위주였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30세대 직장인 10명중 4명이 비정규직인데다 청년층의 기업근속연수는 평균 3.9년에 불과하다. 정부차원의 고용안정이 유일한 해법이나 지난 10년간 총 21회에 걸쳐 청년고용대책을 강구했음에도 청년실업률은 점증하는 등 모두 실패로 판명되었다. '일자리정부' 운운하는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부터 일자리 마련에 올인했음에도 청년고용시장은 더 나빠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대 우울증 환자가 2012년 5만2천793명에서 2016년 6만4천497명을 기록했다. 20대의 우울증 증가율이 22.2%로 전체 세대 중 가장 높다.청년층 인구가 2021년까지 계속 증가하는 실정이어서 청년고용 빙하기는 상당기간 지속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정부는 대기업 기술탈취 엄단 및 연대보증제 폐기, 실패기업인 재기용 모태펀드 지속 조성, 신생기업 10만개 만들기 등 청년창업 활성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창업하려는 청년들이 자연스럽게 증가하도록 분위기 조성이 먼저이다.

2018-02-25 경인일보

[사설]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경기 연정

경기도 연정이 오는 28일 끝난다. 시행에 합의한 지 1천308일 만이다. 말이 종료지 사실은 '파기'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2014년 6월 도지사에 당선된 뒤 "한국 정치사의 새로운 길을 가겠다며 연정을 발표했다. 연정을 위해 야당에 부지사 자리를 내줬다. 산하 공공기관장 인사청문회라는 것도 열었다. 도내 기초단체장이 참석하는 1박 2일 상생토론회를 여는 등 시군 갈등의 해법을 모색했다. 야당의 동의 없이는 힘든 일부 산하기관 통폐합을 추진하기도 했다. 2016년 하반기 시작한 2기 연정은 288개 사업에 대한 민생연합정치 합의를 토대로 5년 만에 처음으로 기한에 맞춰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나름대로 연정의 성과라면 성과다.곡절도 많았다. 성공적인 연정을 위해 연정협력국을 만들고 연정조례까지 제정했지만, 여야의 정파적 이해가 갈리는 결정적 순간에 연정은 아무 쓸모가 없었다. 사상 초유의 준예산 사태가 빚어진 적도 있었다. 무상급식 같은 여야 쟁점이 있을 때마다 연정 파기 논란은 단골 메뉴였다. 남 지사의 핵심공약이었던 버스준공영제는 애초 22개 시군이 동참하기로 했지만 14개 시군만 참여해 사실상 실패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도의원들이 요구하는 사업비는 '연정예산'이라는 명목으로 그럴듯하게 포장됐지만 실상은 '예산 나눠 먹기'였다. 이점은 두고두고 비판받아야 한다. 이러니 연정예산 수립 때 도민이 참여할 여지는 없었다. '누구를 위한 연정인가'라는 비판이 나온 것도 그런 이유다. 올해 연정예산은 192개 사업에 무려 1조6천억원이다.연정 종료는 민주당의 지적대로 "남 지사가 민생을 돌보지 않고 정치적 행보에 치우쳤기 때문"이라는데 무게가 실린다. 그렇다고 민주당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사사건건 당리당략에 휘둘렸다. 예산만 챙기고 '먹튀'하듯 연정을 파기했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연정은 사실상 정치실험에 불과했다. '상생정치'라는 가능성도 보여줬지만, 도민들의 공감을 받지 못하는 '그들만의 소통과 협치'였다. 정치지도자의 섣부른 정치실험이 도정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도민들에게 큰 상처를 남길 수도 있다는 교훈을 얻은 것이 그나마 소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28일 '연정 종료식'을 갖는다니 입맛이 쓰다.

2018-02-22 경인일보

[사설]70대 어머니를 살해한 아들의 기구한 삶

40대 남자가 70대 어머니를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병환을 앓는 어머니를 10년 넘게 모신 평범한 남자였다. 어머니는 아들에게 죽여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범행 뒤 아들은 이웃에 범행 사실을 알렸다. 진실은 가려지지 않았으나 자식으로서 어머니를 숨지게 한 그의 삶이 기구하고 안타깝다.수원 중부경찰서는 존속살해 혐의로 40대 남자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그는 수원시 지동의 한 주택에서 70대 어머니에게 수면제 40여 알을 먹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범행 뒤 주거지 인근 요양보호센터를 찾아 술을 마시고 어머니를 죽였다고 범행을 시인, 센터 직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긴급 체포됐다. 그는 경찰에서 "수년간 어머니 병간호를 하며 생활고에 시달렸다"며 "어젯밤 어머니께서 더 이상 살기 싫다고 죽여달라고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그의 어머니는 10여 년 전부터 류머티스성 관절염을 앓아 거동이 불편했다. 6년 이상 어머니를 직접 수발하는 등 자식으로서 도리를 다했다. 하지만 오랜 병간호에 몸과 마음이 지쳤고, 어머니가 "더 살고 싶지 않다. 죽여달라"고 하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경찰은 밝혔다. 병든 부모를 모시다 존속살인을 하는 비극적인 사건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2016년에는 서울에 사는 40대 남자가 치매에 걸린 70대 어머니를 때려 숨지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였다. 그는 수년 동안 생업을 포기한 채 혼자 치매를 앓는 피해자를 보살펴왔으나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이들 사례는 급속하게 노령화 사회로 진입하는 우리 사회의 그늘을 잘 보여준다. 지난 10년 새 급속한 인구 고령화로 만 65세 이상 비율은 10.2%에서 13.7%로, 3.5% 포인트 늘어났다. 60~70대 노인이 80~90대 부모를 부양하는 게 일상화되고 있다. 노인복지의 망이 촘촘하지 않은 현실을 고려하면 존속살인의 비극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치매를 앓는 어머니, 병상에 누운 아버지를 숨지게 하는 존속살인의 당사자는 평범했던 이웃이다. 가족이 해체되고 사회가 무너지는 듯한 절망감이 엄습하는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2018-02-22 경인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