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현금복지 경쟁 중단에 힘 모으는 기초단체장들

4일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산하에 '복지대타협특별위원회'가 공식 출범했다. 지난 5월 말 준비위원회가 발족한 지 한달여만이다. 복지대타협특위의 목적은 간단명료하다. 전국 광역·기초자치단체에서 무분별하게 시행중인 현금복지 경쟁을 중단하기 위해 합리적인 현금복지 방안을 고민하고 실천하자는 것이다. 지방자치 최일선에서 표심을 거역하기 힘든 기초단체장들이 현금복지의 부조리를 각성하고 대안 모색을 시작했다는 사실이 놀랍고 반갑고 고맙다.특위가 출범 준비 과정에서 밝힌 지자체 현금 복지 경쟁의 양상은 심각하다. 지난해 새롭게 도입된 지자체 복지정책 668건 중 현금성 복지정책은 446건으로 66.76%에 달했다. 금액으로는 전체 4천789억원의 예산 중 2천278억원이 현금으로 살포된다. 현금복지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권력자들에게 효과가 가장 확실한 정책수단이다. 국민에게, 시민에게 쥐어주는 현금이 늘어날수록 권력유지가 쉽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현금복지 경쟁이 불붙으면 이를 제어하기 힘들다. 그 결과는 참담하다. 현금을 살포하는 포퓰리즘 정권에 의해 경제가 파탄난 남미와 유럽 국가들이 반면교사다.그래도 경제적 결핍을 경험하고 경제적 부흥기를 함께 한 대한민국 기초단체장들은 재정을 고갈시키는 현금복지 경쟁의 부조리를 걱정할 만큼 이성적이었다. 처음엔 염태영 수원시장을 비롯한 수십명의 시장·군수·구청장들이 현금복지 경쟁을 이대로 방치하면 큰일난다는 공감을 바탕으로 복지대타협특위 구성을 제안하고 선도했다. 그런데 정식 출범한 특위에 전국 226개 시·군·구 단체장중 169명이 위원으로 동참했다. 더욱 늘어날 것이고 결국엔 모든 기초단체장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어쩔 수 없이 현금복지 경쟁에 발을 담갔지만, 이대로는 안된다는 양식과 상식은 살아있었던 것이다.특위는 전국에서 시행중인 현금복지 정책을 전수조사해 성과를 분석한 뒤, 효과가 검증된 정책은 중앙정부가 국가사업으로 시행하고, 반대의 경우 일몰제를 통해 폐기하도록 제안할 계획이다. 초대 특위 위원장을 맡은 염태영 수원시장은 "복지대타협 특위 활동을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위가 내놓을 전수조사 결과와 대안이 기다려진다. 중앙정부와 광역지자체도 기초단체장들의 애국적 제안을 진지하게 경청해 제도화에 협력해야 한다.

2019-07-04 경인일보

[사설]경제위기, 백화점식 대책보다 위기환경 제거해야

정부의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보면 정부 스스로 한국경제가 심각한 침체에 빠진 점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경기부양을 위한 동원할 수 있는 정책들을 총망라했다. '위기를 강조하는 것이 위기를 조장하는 것'이라는 논리로 야당과 시장여론의 경제위기 주장을 외면했던 정부가 내심으로는 현 경제상황에 초조해 하고 있음이 정책으로 드러난 것이다.대기업 투자세액공제율을 2배로 올리고, 신산업 분양에 정책금융 10조원 이상을 풀겠다고 했다. 대기업들에게 설비투자를 호소한 것이다. 15년 이상 노후차를 교체하면 개소세 70%를 감면해 주고, 고효율 가전제품 구매액의 10%를 환급해 주기로 했다. 소비자들에게 지갑을 열라는 읍소다. 정년퇴직 근로자 재고용 기업에 대한 혜택을 약속하고, 노인 일자리 추가도 약속했다. 화성 복합테마파크 인허가를 서두르고, 7호선 송도연장과 인천 송도~남양주 마석간 GTX-B노선 사업도 서두르기로 했다. 전국에서 SOC사업을 통해 건설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얘기다.이렇게 온갖 경기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올 초에 비해 0.2%포인트 내린 2.4~2.5%로 하향 수정했다. 경상 GDP 증가율도 3.9%에서 3.0%로, 민간소비는 2.7%이던 것을 2.4%로 낮췄다. 설비투자 전망은 1.0% 증가에서 -4.0%로 아예 포기한 느낌이다. 백화점식 경기부양책과 각종 경제지표 하향조정은 기형적이다. 정부 발표대로라면 경기부양 정책을 총동원해도 올해 한국경제 성장은 올해 초 목표를 달성하기 힘들다는 고백과 같다. 문제는 발표된 경기부양책 중 기업과 소비자, 즉 생산과 소비관련 정책의 효과가 의문인 점이다. 확실한 정책은 예산으로 단기 일자리를 늘린다는 정도에 불과하다.결국 현재 경제위기 국면은 단기 부양책으로 돌파하기 힘들다는 얘기가 된다. 이보다는 정부가 그토록 강조하는 대외변수인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의 경제보복 등에 대응하는 통상외교를 강화해 수출환경을 개선하는 일이 시급하다. 대기업 투자를 활성화할 전면적인 규제개혁을 서둘러야 한다. 근로시간, 임금 등 기업의 자발적인 고용과 관련된 분야의 탄력성을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다.정부는 백화점식 경기부양책을 쏟아내며 성장률을 하향 조정하는 비정상적인 대응보다, 우리 경제를 흔들고 있는 국내외 경제환경을 제거하는데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2019-07-04 경인일보

[사설]연례행사된 학교 '급식대란', 이제 끝내자

학생들을 볼모로 매년 반복되는 전국 학교 비정규직 연대회의(학비연대) 파업을 지켜보는 마음은 착잡하기 이를 데 없다. 언제까지 이런 일이 지속 될지 답답하기만 하다. 급식조리원과 돌봄 전담사 등 학교 비정규직 근로자 2만 2천여 명이 파업에 들어간 어제, 경기 1천308곳, 인천 153개 곳에서 급식과 돌봄교실 운영에 차질을 빚었다. 파업 중인 학교 급식실 벽에는 '간편식 제공(빵·우유)' 점심 식단표가 붙었다. 연례적으로 등장해서 그런지 이런 식단표는 이제 낯선 풍경도 아니다. 급식이 중단된 학교에서는 사전공지 덕에 학생들이 도시락을 싸왔고, 일부는 빵과 우유를 단체로 구매해 급식을 대체했다. 초등 돌봄 전담사가 파업에 참여하는 학교는 교직원을 대체인력으로 투입하는 등 부산을 떨었다. 학비연대는 기본급 6.24% 인상, 정규직과의 동등한 수준의 처우 등을 사용자 측인 교육 당국에 요구하고 있다. 또 학교 비정규직 근로자를 초·중등교육법상 교직원으로 인정해 달라는 요구도 하고 있다. 교육 당국은 예산 부족과 법 개정의 어려움을 들어 기본급 1.8% 인상안을 고수하고 있다. 예정된 파업 기간은 내일까지 총 사흘이지만,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어떤 사안을 두고 매번 여론이 갈라지듯, 이번 학비연대 파업을 보는 시각도 제각각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 진보성향 단체들은 지지성명을 발표한 것은 물론, 심지어 군포의 한 중학교는 학부모들에게 "모두가 잠시 불편해질 수 있으나 '불편'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나와 함께 사는 누군가의 권리를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해달라"며 배려와 지지를 요청하기도 했다. 반면 일부 학부모들은 "자신들의 요구와 처우 개선을 위해 급식이나 돌봄 교실을 하지 않으면서 파업하는 것은 무책임한 것 같다"며 학교 운영에 지장을 주는 파업은 무리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비정규직들의 차별적인 처우와 고용 불안정이 현실인 상황에서 그들에게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할 수는 없다. 하지만 교육 현실을 무시한 파업은 일선 현장에 혼란만 부를 뿐 효과적인 해법은 아니다. 당장 피해를 보는 대상도 다름아닌 학생과 학부모들이다. 정부는 노조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고 협상에 성실하게 임하길 바란다. 서로 역지사지의 자세로 한 발씩 양보한다면 학생을 볼모로 하는 파업은 피할 수 있을 것이다. 국론 분열을 일으키며 연례행사가 돼버린 '급식대란', 이제 끝내야 한다.

2019-07-03 경인일보

[사설]공직 이용 사익추구 근절할 법제정 서둘러야

김홍섭 전 인천 중구청장이 재임 시절 동생과 자녀 등 일가친척이 소유한 토지 밀집지역에 도로개설 사업계획을 입안하고, 인천시 중구는 이 계획대로 신규도로 개설을 추진하고 있어, 이 사업이 김 전 구청장 일가의 재산 가치 증식에 이용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김 전 구청정은 재임 중 중구 월미도 부동산 투기의혹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공직자가 지위와 권한을 이용해 사익을 추구하는 행위를 막는 건 반부패 정책의 핵심이지만 논란은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인천 중구는 용유도 마시안 해변 일대에 총 144억원 규모의 도로 개설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 일대에는 김 전 구청장의 자녀와 형제와 자매 등 일가가 2003년부터 최근까지 사들인 9개 필지 1만4천여㎡ 규모의 땅이 밀집된 곳이다. 일대 땅값은 3.3㎡당 70만원에도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으나 최근 40% 올랐으며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적으로 도로개설로 인한 효과이다.용유로와 마시안 해변을 잇는 도로 개설이 필요하다 해도 기존 도로를 확장하는 것이 상식적임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여 김 전 구청장 일가가 소유한 땅을 지나가는 도로를 별도로 개설한 것에 대해 의혹이 제기되는 것은 당연하다. 마시안해변도로의 확장 출발지점도 기존도로상의 입구가 아니라 김 전 구청장의 남동생과 자녀 소유의 땅이 있는 곳으로 결정한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인천시 중구가 추진중인 마시안 도로개설 사업 계획을 비롯한 관련 행정절차도 김 전 구청장이 직접 결재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결과적으로 김 전 구청장 일가의 재산가치가 크게 높아져 공직자윤리법 제2조2항을 위반했을 소지가 다분하다. 인천시와 중구청은 이 과정의 적법성 여부를 밝혀야 할 것이다. 기존도로를 확장하지 않고 김 전 구청장 일가가 소유한 땅을 지나가는 새 도로를 개설한 배경과 마시안해변도로 확장 시작점의 결정 배경과 관련한 의혹 등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정부는 공직자와 정치인들이 지위와 권한을 이용하여 사익을 취하는 행위를 원천적으로 방지하는 법제정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공직자윤리법에 "공직자는 공직을 이용해 사익을 추구하거나 개인이나 기관·단체에 부정한 특혜를 주어서는 안된다"는 내용의 '이해충돌 방지 의무' 조항이 있지만 정작 법적 처벌은 없는 선언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2019-07-03 경인일보

[사설]인천 '바이오생태계' 조성을 위한 긍정적 신호들

인천 송도국제도시가 전 세계 바이오산업의 중심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중요한 물적 토대를 확보했다. 송도국제도시 11공구 산업·연구시설용지를 확대하는 '송도 개발·실시계획 변경안'이 지난달 28일 산업통상자원부 경제자유구역위원회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개발계획 변경안 승인으로 11공구 산업·연구시설용지는 175만4천533㎡에서 182만8천750㎡로 소폭 확대됐다. 동시에 기존의 바이오 집적단지인 4·5공구 인접 지역으로 산업시설용지를 재배치함으로써 바이오산업 간 연계효과의 강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송도국제도시에 다양한 규모의 바이오기업과 연구개발시설을 추가로 유치해 이른바 '바이오생태계'를 조성코자 하는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하 인천경제청)의 계획이 탄력을 받게 된 것이다.4·5공구 바이오 집적단지에는 이미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글로벌 바이오 기업들이 입주해 연구개발과 제품 생산 활동을 하고 있다. 단일도시 기준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용량을 갖췄다. 하지만 선도·제조기업만으로는 전 세계 바이오산업을 이끌어나갈 튼튼한 생태계를 구축할 수 없다. 지속가능한 성장구조로의 변화와 혁신은 아예 꿈도 꿀 수 없는 일이다. 인천경제청이 위원회에 선도·제조기업 중심의 클러스터를 '제조·선도기업 + R&D·중소·중견·창업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한 것도 바로 그러한 이유에서다. 인천경제청은 앞으로 10년 동안 바이오·의약 중소·중견기업 90개와 벤처·스타트업 150여 개 등 모두 300개의 기업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이의 현실화를 위해선 우선 바이오산업을 선도하는 대기업의 전략적 투자와 중앙 및 지방정부의 행정지원이 흔들림 없이 맞물려야 한다. 또 정부의 벤처·스타트업 육성정책과 과감하게 도전하는 젊은 기업정신이 긍정적으로 상호작용하는 사회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 다행히 글로벌 시장을 리드해나갈 바이오생태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인천지역 민·관의 노력은 빠른 속도로 구체적 형태를 띠어가고 있다. 지난 5월 16일 셀트리온의 중장기 투자계획 발표가 있은 지 2주 만에 인천경제청, 인천테크노파크,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이 참여하는 민·관협력 TF가 만들어져 곧바로 운영에 들어간 것이 그 단적인 예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이번 위원회를 통해 이 TF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모처럼 좋은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계속 이어져나가야 한다.

2019-07-02 경인일보

[사설]일본의 위선 탓하기 보다 한·일 관계 복원해야

일본이 한국을 향해 꺼내 든 경제보복 카드로 국내 뿐 아니라 국제적인 비난 여론에 직면했다. 한국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을 겨냥해 3개 품목 첨단소재 공급을 규제한다고 발표한 지 하루만이다. 일본이 예정대로 4일부터 한국에 대한 사실상의 첨단소재 금수조치인 수출관리규정 변경을 강행한다면, 이를 반대하는 국내외 여론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금수조치의 피해자인 한국 만큼이나 일본이 감수해야 할 정치·경제적인 타격도 심각해진 것이다.주지하다시피 일본의 이번 대한(對韓) 경제보복은 우리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판결에 대한 외교적 조치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징용문제에 따른 대항(보복)조치는 아니다"며 뻔한 거짓말을 하고 있다. 경제보복을 발표하기 직전 G20정상회의를 주최해 자유무역을 옹호하는 공동선언을 주도했던 입장과 완전히 배치되기 때문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는 인터넷판 기사에서 "자유무역에 대한 일본의 위선을 드러냈다"고 노골적인 혐오감을 드러낼 정도였다. 대다수 일본 언론들도 일본 정부의 조치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모아가고 있다.일본의 이번 조치는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경우 우리가 이길 가능성이 크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WTO제소를 비롯한 국제법과 국내법에 의거한 상응한 조치로 대응할 뜻을 밝힌 것도 일본의 경제보복 내용이 국제무역 원칙을 명백히 위반했기 때문이다.그러나 우리측 대응이 일본의 경제보복에 상응하는 조치에 한정된다면 이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키우는 일이다.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숨겨진 위선이 드러난 만큼 문제해결을 위한 우리의 협상력은 오히려 강화된 측면이 있다. 일본은 이 조치를 그대로 실행하기도 거두어들이기도 어려운 정치적 함정에 빠진 셈이 됐다. 이 국면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강제징용 배상문제로 닫혔던 양국 대화의 문을 열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일본도 내심으로는 이런 상황을 바랄 수 있다.일본의 경제보복의 본질은 한일 외교문제다. 그동안 해묵은 역사논쟁으로 양국 외교가 꼬였어도 경제분야 협력만은 분리해 관리해왔다. 외교 갈등이 경제 갈등으로 번진 상황 자체가 유례가 없는 비상한 국면이다. 미국측이 공개적으로 한일관계 정상화를 주문했을 정도다. 우리 정부가 악재를 호재로 바꾸는 외교력을 발휘하기 바란다.

2019-07-02 경인일보

[사설]'휴업' 중에도 꼬박꼬박 제 몫 챙긴 국회

극심한 여야 대치로 국회가 80일 이상 공전했으나 국회의원들에게 급여와 수당이 전액 지급된 사실이 국회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밝혀졌다.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 사이 국회의원 총급여로 188억6천954만원이 지급됐다. 인턴을 포함한 국회 보좌진에게 지급된 급여도 총 645억5천164만원으로 집계됐다. 국회의원에게는 각종 수당은 물론 입법활동비로 매달 313만6천원씩이 추가로 지급됐다. 명목은 입법활동비지만 실제로는 법안을 발의하고 법안 심사에 참석했는지와 무관하게 지급되는 활동비다. 또한 임시국회가 소집된 기간에는 국회가 열리지 않아도 월 100만원에 가까운 별도 수당까지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그러나 입법 성과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국회 정보공개청구 결과에 따르면 올해 1~5월 국회 본회의를 통해 처리된 안건은 445건에 그쳤다. 이는 지난 해 같은 기간의 46% 수준이다. 지난 2009년부터 2018년까지 10년간 1~5월 평균 2천564건에 달하는 안건을 통과시킨 것과 비교하면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성과(17%)를 낸 것에 불과하다. 3월 임시국회에서 본회의 때 처리한 400여건 외에는 거의 없다시피한 결과다. 게다가 여야가 타협과 협상에 따라 합의해서 처리한 쟁점법안은 전무하다.이러한 국회의 무노동 유임금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다. '일하는 국회법' 제정에 국민이 압도적 지지를 보내는 이유이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도 국회법에 '국회의원 회의 출석 의무 명시'와 '국회에 불출석하거나 보이콧할 경우 세비 삭감' 조항을 둘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국회가 개원하지 않는다고 국회의원이나 보좌진이 일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기계적으로 본회의나 상임위원회 개회 여부만으로 국회를 평가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국회가 정당이기주의와 정략적 이해에 함몰되어 국민을 어려워하지 않는 정치적 퇴행을 반복하고 있으며, 민주주의의 핵심원리인 대표성과 책임성을 상실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국회의원들은 '무노동 무임금'을 국회에 적용해야 한다는 말이 설득력있게 들리는 이유를 인식해야 한다. 국민에 의해 선출된 국회가 국민의 통제에 있도록 국회의원 소환제나 국회 파업에 페널티를 부과하는 국회법 개정을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 국회의원들이 실질적인 국민의 대표로서 기능하기 위한 제도화가 절실하다.

2019-07-01 경인일보

[사설]'평화 관광 1번지'로 도약하는 서해5도

서해5도가 분쟁의 바다에서 '평화 관광 1번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남북 평화 분위기는 서해5도를 찾는 관광객의 수를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달 30일 사상 처음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3자 회동이 판문점에서 진행되는 등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서해5도 관광객 증가세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인천 옹진군은 올해 초부터 5월까지 백령도를 찾은 관광객은 3만7천431명인 것으로 파악했다. 이는 지난 2016년부터 현재까지 1~5월 누적 관광객 규모 가운데 가장 많은 수치다. 백령도를 찾은 관광객은 2016년 8만705명에서 2017년 9만4천775명으로 많아지더니 2018년엔 11만154명을 기록하면서 10만명대를 돌파했다. 백령도와 가까운 대청도의 경우 2016년 1만7천650여명 규모에서 2017년 1만9천230여명, 2018년 2만250여명으로 증가했다. 연평도 역시 같은 기간 2만1천530여명에서 2만2천350여명, 2만2천430여명 규모로 늘었다. 최근 백령도 두무진과 대청도 해안사구 등이 국가지질공원 인증을 받으면서 관광객의 유인책이 하나 더 늘었다. 국가지질공원은 지질학적으로 중요하고 경관이 우수한 지역으로, 환경부 장관이 인증한 공원을 말한다. 환경부는 최근 과천 정부청사에서 제21차 지질공원위원회를 열고 인천 옹진군의 백령·대청도 지질 유산 10곳을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했다. 이번에 인증받은 지질명소는 백령도 5곳과 대청도 4곳, 소청도 1곳이다. 이 지역은 10억~11억년 전 중기 원생대와 6천만~7천만년 전의 백악기 지질 구조가 독특하게 결합해 있는 곳이다.인천시는 179개 세부 평가항목을 충족하기 위해 관광프로그램 운영과 인프라 구축 등을 완료했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도 장기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백령도와 대청도는 북한의 황해도 내륙의 지질과 연계성이 커 남북 공동연구 과제로도 주목받고 있다. 또한 인천시는 국가지질공원의 높은 학술 가치와 수려한 경관을 이용해 지질과 생태, 환경, 문화, 역사 등이 어우러진 관광 및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국가지질공원은 천연기념물처럼 보존에 치우친 개념이 아니라 관광과 활용을 중점에 두고 있다. 그로 인해 남북 평화 분위기와 함께 관광객 증가에 이바지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기 바란다.

2019-07-01 경인일보

[사설]판문점 남북미 정상 만남, 비핵화 물꼬 트길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분단의 상징' 판문점이 '평화의 상징'으로 변했다. 역사상 초유의 남북미 3국 정상 회동이 30일 성사됐다. 한반도에서 정전선언이 이뤄진 지 66년 만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트럼프 대통령 세 남북미 정상이 만난 역사적 순간이었다. 특히 북미 두 정상은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만나 악수하고 분계선을 넘어 북측지역으로 10여 m를 넘어갔다 돌아오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미국 대통령이 북한 땅을 밟은 것도 처음이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애초에 5분 정도 인사만 나누는 만남이 될 것이란 예상도 빗나갔다. 무려 53분간 배석자 없이 단독 회담이 진행됐다. 싱가포르, 하노이 회담보다도 길었다. 회담이라 해도 손색이 없었다. 언론이 싱가포르, 하노이에 이어 사실상 판문점 3차 북미 정상회담이라고 하는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이 끝난 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주도로 2∼3주간 실무팀을 구성해 협상하겠다"며 "앞으로 많은 복잡한 일이 남았지만 우리는 이제 실무진의 논의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곧 북미 실무진 간 차기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협상이 이뤄질 전망이다.우리는 회담이 끝난 후 트럼프 대통령의 "속도가 중요한 게 아니다. 포괄적인 좋은 합의에 이르는 것이 목표"라는 말에 주목한다. 실적에 급급하기보다 합의 내용을 중시하겠다는 말로 들린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번 판문점 상봉이 평화를 향한 인류역사의 이정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리 역시 남북미 정상들의 역사적 판문점 회동이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를 향한 큰 물꼬를 트기를 기대한다. 그러기 위해선 북한의 비핵화가 절대적이다. 비핵화 없는 평화란 없기 때문이다. 북미 회담이나 남북회담의 성공은 언제나 그렇듯, 북한이 얼마나 설득력 있는 비핵화 프로그램을 내놓느냐에 달려있다. 하노이 회담처럼 낡은 영변 핵시설을 내주는 대신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으려는 전략으로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원하는 우리 모두를 설득하지 못할 것이다. 최소한 북한 핵시설 전반에 대한 신고와 함께 전체적인 폐기·검증 로드맵이 제시되어야 한다. 어찌됐건 지난 2월 하노이 회담 이후 단절된 북한 비핵화 협상이 복구된 건 정말 다행이다. 그렇다고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다. 한반도 평화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2019-06-30 경인일보

[사설]SL공사 주민지원사업, 국민권익위 조사 주목한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SL공사)가 당초 매립지 피해지역 주민 중 신청자에 한해 현물지원을 하기로 했던 방침을 변경해 사실상 피해지역 전 주민들에게 현물지원을 해주기로 했다. 미신청 주민들의 반발에 백기를 든 것이다. 쓰레기 매립에 따른 환경피해 현금 보상을 일괄접수 방식이 아닌 신청조건 방식이라는 비상식적 수단에 의존했다가 된 서리를 맞았으니 자승자박이다.그러나 SL공사가 현물지원 방식을 정상화했다고 해서 그동안의 피해주민지원사업의 부조리를 그냥 덮을 수는 없다. 이번에 문제가 된 현물지원 사업은 SL공사가 2010년 부터 2018년 까지 제2매립장을 운영하면서 지원한 주민지원사업비의 극히 일부 금액이다. SL공사는 쓰레기 반입수수료의 10%를 피해지역 주민지원사업 기금으로 활용한다. 20년 가까이 조성된 기금이 2천394억여원이다. 이를 피해지역 53개 통·리에 마을공동사업 기금 형식으로 지급해왔다. 그러고도 남은 돈 233억여원으로 현물지원사업을 진행하다가 문제를 발생시킨 것이다.현물지원사업의 부조리가 터지자 정부기관인 국민권익위원회가 SL공사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국민고충처리, 부패방지, 행정심판 기능을 수행하는 국민권익위가 조사에 착수한 건 SL공사의 주민지원사업에 내재된 심각한 문제를 인지한 결과로 보인다. 조사의 초점은 두가지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현물지원사업의 문제점은 최근에 벌어진 사태인 만큼 문제의 실상을 파악하기 수월할 것이다.반면에 지난 20년 가까이 집행된 주민지원사업의 부조리는 묵은 세월 만큼이나 쌓인 부조리가 많을 것이기에 문제의 본질에 접근하는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 53개 통리의 사업추진위원회, 각 동(洞)의 마을발전위원회, SL공사 산하의 주민지원협의체로 이어지는 주민 주도형 사업비 집행 구조는 정작 주민을 소외시키고 비리를 발생시키는 등 병폐가 심각하다. 권익위가 중점적으로 살펴볼 지점도 이 부분이다.수도권매립지 인근 피해지역 주민지원 사업비는 공적자금이다. 피해주민 단 한 사람도 보상에서 소외되면 안된다. 사업결정 뿐 아니라 사업비 집행결과가 투명하게 감시받아야 당연하다. 2매립장에 이어 3-1매립장 운영과정에서도 주민지원은 계속된다. 지금과 같이 수천억원의 기금을 깜깜이 방식으로 쪼개 허비하는 것이 과연 주민을 위한 지원인지 의문이다. 권익위의 조사결과를 주목한다.

2019-06-30 경인일보

[사설]여당 독점 자치 1년, 스스로 경계하며 성과내야

지난해 7월 1일 민선 7기 경기·인천 자치단체장들이 임기를 시작한 지 1년이 됐다. 그해 6·13 지방선거 결과 광역단체인 경기도와 인천시는 더불어민주당이 단체장과 도·시의회를 완벽하게 장악했다. 경기·인천 기초단체와 기초의회도 마찬가지였다. 그 결과 자치행정의 효율 개선에 대한 기대와 견제없는 1당독주 자치행정에 대한 우려가 교차했다.여당이 독점한 경기·인천 민선7기 자치행정의 지난 1년은 예상했던 기대와 우려가 현실로 드러난 시간이었다. 경기도에서는 특별사법경찰단 활동 대폭 강화, 청년기본소득 시행, 지역화폐 발행, 관급공사 건설원가 공개, 공공분양 아파트 후분양제 실시 등 공정 사회를 강조한 이재명 도지사의 관련 정책들이 속도감 있게 현장에 뿌리내렸다. 박남춘 인천시장도 시 부채비율을 10%대로 떨어뜨리고, e음카드를 지역경제의 교두보로 키워내는 저력을 발휘했다. 중앙정치를 꼭 빼닮은 여야대치가 있었다면 상당수 정책이 지연되거나 논란속에 사장될 수도 있었다.반면에 1당 독점으로 인한 견제없는 자치행정의 폐해도 적지 않게 드러났다. 경기도에서는 이 지사와 중앙정부의 정책 갈등이 눈에 띈다. 대표적인 사례가 보건복지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생애최초 청년국민연금지원제도다. 도지사의 신념과 확신이 곧바로 정책화하면서, 제도 자체가 갖고 있는 약점과 부조리가 여과되지 않은 것이다. 인천의 붉은 수돗물 사태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박 시장의 처지도 견제없는 행정의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강력한 야당이 시의회에 있어 사태의 심각성을 진지하게 제기했다면 집행부의 대응 밀도도 높았을 것이다. 견제없이 느슨해진 자치행정이 긴장을 상실하면서 상황관리의 실패를 불러온 것이다.민선7기 자치단체장 취임 당일 태풍 쁘라삐룬이 한반도를 덮쳤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박남춘 인천시장은 재난상황실에서 취임식을 갖거나 집무를 시작했고, 기초단체장 대다수가 태풍피해 현장에서 공식 업무를 개시했다. 1당 독점 자치행정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에 충분한 행보였다. 이제 1년이 지났을 뿐이고 견제없는 민선7기에 대한 기대와 우려는 여전하다. 태풍피해 현장에서 임기를 시작한 초심을 기억해 자치현장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한다. 무엇보다 자치행정이 독선에 흐르지 않을까 스스로 경계하는 자제심으로 정책의 보편성을 고민하고 집행의 합리성을 유지하기 바란다.

2019-06-27 경인일보

[사설]외국인 인권보호법 제정 역지사지로 생각해야

세계인권선언이 UN총회에서 채택된 지 70년이 지났다. 2차 세계대전 전후 만연했던 인권침해 사태에 대한 인류의 반성을 촉구하고 모든 인간의 기본적 권리를 존중해야한다는 유엔 헌장의 취지를 구체화한 것으로 1948년 유엔총회에서 채택됐다. 최근에는 북한 인권 실태가 국제사회 이슈가 되면서 이를 둘러싼 한반도 정세도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있다. 국내에서는 국내체류 외국인·난민 등과 관련된 인권 이슈들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특히 경기도는 국내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고 있는 광역자치단체이고 이중에서도 전국 1위 외국인 거주지역이 안산시 단원구이고 화성시가 뒤를 잇고 있다. 여기에 외국인이 결혼이나 귀화 등을 통해 대한민국 국적을 새로 취득한 다문화가정도 해마다 늘고 있다. 통계청 추정치에 따르면 20년 후에는 전체 인구의 20%이상을 다문화가정이 차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단일민족 국가를 표방해온 대한민국의 이미지가 바뀌는 것이다.하지만 국내 체류 외국인과 난민 등에 대한 인권 보장 현실은 아직도 법적 보호를 받기에는 요원한 현실이다. 실제로 경기도의회와 부천시의회 등이 인권과 관련된 조례 제정에 나섰지만, 잇따른 논란과 반대 의견에 가로막혀 보류되거나 철회됐다. 도의회 김현삼(민·안산7) 의원과 성준모(민·안산5) 의원은 지난 4월부터 토론회를 진행하는 등 '경기도 이주아동 지원 조례안'을 추진했지만, 난민 반대 시민단체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 조례안 상정조차 못하고 있다. 이 조례안은 국내 체류 자격에 관계없이 출생 등록과 교육·의료 지원 등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는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난민 반대 단체 등은 불법 체류자를 양성하는 부작용이 더 크다며 조례안 저지에 나섰다. 앞서 부천시의회도 국적, 민족, 인종, 종교 등에 따른 문화적 차이를 인정하고 관련 표현이나 활동을 제한·금지하지 않고 보장해주는 내용의 '문화 다양성의 보호와 증진에 관한 조례제정안'을 추진했지만 60여개 단체가 반대하고 나서면서 결국 없었던 일이 됐다.일선 지자체에서 인권과 관련된 조례들이 추진되는 등 인권규범이 확산되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국민 스스로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포용력을 발휘하고 사회적 연대를 형성하는 일이다. 우리 재외국민들의 입장을 역지사지로 생각한다면 인권은 경제적인 논리만으로 접근해서는 안될 일이다.

2019-06-27 경인일보

[사설]경기도로 번진 '붉은 수돗물' 공포

우려가 현실이 됐다. 인천의 '붉은 수돗물(적수)' 사태가 경기도 전역에 '적수 공포증'을 불러오고 있다. 수돗물에 이물질이 발견되면 주민들은 먼저 인천 사태를 떠올린다. 인천발 적수 공포 학습효과가 그만큼 컸다. 실제로 김포와 평택 주택가 수도에서 흙탕물이 나온 데 이어 안산시 고잔1동 일부 연립 주택 등 총 1천900여 가구에서 마실 수 없는 물이 나오자 민원이 폭주했다.안산시의 경우 일시적으로 상수관 수압이 높아지면서 관로 밸브 등에 붙어있던 이물질이 떨어져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김포와 평택은 원인을 밝히기 위한 역학조사에 들어갔다. 도민들은 인천 적수 사태가 도내 어디에서도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며 불안에 떨고 있다. 이는 실제로 전국 상수도관이 지나치게 노후화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이번 인천 사태로 전국의 전체 상수도관의 실체가 드러났다. 전체 20만9천34㎞ 상수도관 가운데 33%는 20년이, 10%는 30년이 넘은 노후관인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2017년의 경우 전국 지자체에서 교체한 수도관은 0.7%인 1천348㎞에 불과했다. 이러니 수돗물에 대한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사회간접자본(SOC) 대부분은 1970년대 건설돼 노후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시한폭탄이나 다름없는 낡은 상수도관이 경기도뿐만 아니라 전국에 널려있는 셈이다. 이번 사태는 인천 주민들에게 엄청난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주었지만, 노후 인프라 방치가 재난으로 이어져 국민의 생활과 안전에 위협이 되고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주었다. 인천 사태에 놀란 정부는 지난 18일 2020년부터 4년간 해마다 8조원을 투입하는 '기반시설 안전강화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투자만큼 중요한 건 유지·보수다. 그동안 정부와 지자체는 표를 의식해 SOC 건설에 관심을 가질 뿐, SOC 유지·보수에 상대적으로 무관심했던 게 사실이다. 정부와 지자체, 공기업 간의 인프라에 대한 안전관리의 주체나 책임 문제도 불분명했다. 이번 인천 적수 사태도 서로 책임을 회피하려다 엄청난 피해와 '공포증'만 유발했다. 경기도민의 수돗물에 대한 공포는 상상 이상이다. 공포를 불식시키는 건 오직 신뢰밖에 없다. 정부와 지자체는 수돗물의 품질제고에 만전을 기해주길 바란다. 물관리를 제대로 못 하면 정권이 유지될 수 없다.

2019-06-26 경인일보

[사설]인천 근대산업유산 적극 활용해야

인천시가 근대건축유산과 산업유산의 활용방안을 놓고 고민 중이다. 방직공장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동일방직 인천공장이 매입요청을 받은 상태이다. 또 옛 인천우체국 건물 소유자인 경인지방우정청이 인천시에 매각 의사를 밝혀왔다. 최근에는 인천 관광호텔의 효시인 올림포스 호텔이 장기 영업부진으로 문을 닫았다. 인천시는 문화유산의 활용과 보전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막대한 소요예산을 마련하기 어려운데다 사후활용계획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관망 중이다.검토중인 근대건축물들이 모두 역사적 상징적 가치가 크다는 점이다. 동일방직은 1917년 폐업까지 83년 동안 가동한 방직공장의 역사이자 70, 80년대 한국 노동운동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인천우체국은 한국 근대우편의 역사적 현장으로 인천세관과 함께 개항장의 대표적 건축물이라는 점에서 반드시 보존되어야 한다. 올림포스 호텔은 옛 영국영사관 터에 세워진 근대건축물로 우리 기술로 시공된 모더니즘 양식의 건축물이라는 의의가 있다.폐산업시설을 문화시설로 재탄생시킴으로써 도시재생에 성공한 사례는 일본 가나자와 야마토방적회사에서 찾을 수 있다. 근대산업유산인 방적공장의 내부를 리모델링하여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복합문화시설인 시민예술촌을 조성하여 매년 30만명이 이용하는 일본 생활문화예술의 모델이 되었으며, 낙후일로를 걷고 있던 산업도시 가나자와 시를 문화도시로 탈바꿈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였다.또 근대산업유산은 국가 시설 유치용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인천시는 한국종합문화예술학교 유치를 위해 인천 서구 아시아드주경기장 부지를 무상제공하겠다고 제안해놓은 상태이다. 시설유치에 투입하는 자산 이상의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립문자박물관 유치를 위해 송도의 부지를 제공한 것도 마찬가지 이유이다.근대건축과 산업유산을 매입하여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기 바란다. 재원 마련도 중요하겠지만, 활용방안도 중요하다. 인천문화재단이나 인천도시공사를 비롯한 문화유산과 도시재생 관련 유관기관이 머리를 맞대어 대안을 모색하기 바란다. 또 구도심의 근대 산업시설들은 입지여건의 변화로 이전, 폐업이 증가하고 있다. 도시재생사업의 관점에서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종합계획을 세우고, 산업유산과 부지 매입에 필요한 재원 확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2019-06-26 경인일보

[사설]우정노조 파업결의, 노·사·정 타협 서둘러야

전국우정노동조합이 25일 92.9%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파업을 결정했다. 노사간에 쟁의조정이 실패하면 다음달 9일부터 집배원을 비롯해 조합원들이 총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총파업이 실행되면 우정사업 사상 첫 파업으로, 전국 방방곡곡에 각종 우편물을 배달하는 국가 우편사업 마비로 인한 공공과 민간영역에서 엄청난 혼란과 후유증이 예상된다.우정노조의 이번 파업 결의는 집배원들의 열악한 근로환경을 너무 오래 방치해 온 결과로 노조 탓만 할 수 없는 실정이다. 우정공무원의 상징인 집배원은 그동안 하루도 멈출 수 없는 국가우편사업의 기능을 수행하느라 살인적인 노동시간을 감수해 왔다. 집배원 연간 노동시간은 2017년 기준으로 2천745시간이다. 한국 임금노동자 평균보다 693시간 더 오래 일한다. 그 결과 지난 2008년부터 2017년까지 10년간 과로로 사망한 집배원은 166명이나 된다는 것이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 기획추진단의 주장이다. 과로로 죽어가는 집배원을 살려달라는 우정노조의 호소는 그만큼 절박하다.실제로 집배원 과로사 방지를 위해 우정본부 노사와 민간전문가 등으로 구성한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 기획추진단'은 지난해 10월 주 52시간제에 대비해 정규직 집배원 2천명 증원을 제안했다. 집배원들의 과도한 노동을 인정한 것이다. 하지만 올해 1천명 증원예산이 국회에서 삭감되고, 우편사업 적자에 시달리는 우정본부가 자체 인력충원에 난색을 표하면서 집배원 증원 대책이 물거품이 됐다. 전문가 입회하에 노사가 사실상 합의한 인력충원 계획이 파기된 셈이고, 노조 측의 파업 결의는 예정된 수순이었다.그동안 과로사한 집배원들의 순직 기사가 간단없이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국가 우편사업의 최일선에서 묵묵히 소임을 다하다 과로사한 집배원 사망 소식에 여론은 잠시 숙연하다가도 곧 잊기를 반복해왔다. 하지만 국가기간사업 종사자라는 이유만으로 희생을 강요할 수 없는 세상이 됐고, 집배원의 살인적 노동환경은 한계에 다다랐다.파업이 초래할 막대한 피해를 알기에 그동안 파업을 자제해 왔던 우정노동자들이 총파업을 결의한 이유를 우리 사회와 정부가 주목해야 한다. 지금 당장이라도 정부와 우정본부는 노조측과 문제해결을 위한 대화기구를 만들어 실제적인 인력충원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 여야 정당들도 집배원 인력충원 예산 신설에 나서야 한다.

2019-06-25 경인일보

[사설]무소신과 눈치보기의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

인천의 '붉은 수돗물' 사태가 좀처럼 수습과 매듭의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책임감 있는 태도와 조치로 사태 수습에 앞장서야 할 인천시와 정부의 어정쩡한 모습이 사태의 장기화에 한몫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피해를 입은 서구와 영종지역의 수돗물 수질이 음용기준에 적합하다는 수질검사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지만 수돗물 정상화의 명확한 기준을 정하지 못한 채 주민들의 분위기만 살피고 있다. 정상화를 선언했다가 자칫 수질 논란이 재발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주민 반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주민들의 '공감'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앞세워 향후 민간대책위원회를 통해 정상화 기준과 발표시점을 논의하겠다는 계획인데 신중한 처사라기보다는 '무소신(無所信)'과 '눈치보기'가 더 적확한 표현이다.인천시와 정부가 내놓는 대응조치란 것도 여전히 미적지근하다. 피해주민들을 설득시킬만한 이렇다 할 조치나 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시는 이번 사태의 최대 피해지역인 서구와 강화도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공촌정수장의 고도정수처리시설을 계획보다 한 달 앞당겨 8월중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기왕에 진행돼 오던 사업일 뿐 이번 사태의 수습을 위해 마련한 새로운 대책은 아니다. 환경부가 '수돗물 안심지원단'을 꾸려 수돗물 상황이 정상화될 때까지 수질검사 결과와 수질개선 작업 정보를 매일 일반에 공개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새로울 게 없다. 피해지역의 수질검사 결과는 이미 지난주부터 매일 공개돼 왔다. 겨우 눈에 띄는 건 행정안전부의 재난안전특별교부금 15억원 추가 투입과 교육부의 학교급식 정상화를 위한 10억원 추가지원 정도다.재난상황에선 당국이 책임감과 소신을 갖고 놀라고 분노한 주민들을 진정시키고, 이해시키고, 설득시켜야 함에도 이번 사태에 당국의 그런 모습은 전혀 보이질 않는다. 피해주민들은 정부 차원의 재난지역 선포나 피해보상을 희망하고 있지만 어떤 논의나 행정적 절차가 이뤄지고 있는지 알려진 바도 없다. 타 지역의 재난상황에 대한 정부 대응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또다시 '인천홀대론'으로까지 비화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인천시와 정부에 대한 인천시민들의 불만과 불신이 더 이상 커지지 않고 깊어지지 않도록 당국은 최고의 진정성과 최대의 책임감으로 사태수습에 임하길 바란다. 아직 남은 시간이 많다고 정치공학적으로 판단할는지 모르겠으나 인천민심의 뿌리가 그렇게 얕진 않다.

2019-06-25 경인일보

[사설]7호선 청라연장선 조기 개통 정치권이 지원해야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 주민들의 숙원 사업인 서울지하철 7호선 청라 연장선이 2027년 상반기 조기 개통할 예정이라고 한다. 청라 G시티(국제업무단지 개발 프로젝트) 무산에 이어 검단신도시에선 미분양이 속출하고 최근엔 적수(붉은 수돗물) 사태까지 터진 서구지역 상황에서 모처럼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인천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인천시와 기획재정부는 올 1월부터 서울 7호선 청라 연장선 총사업비에 대해 협의해왔다. 인천시는 2029년 예정된 개통 시기를 2027년으로 2년 앞당겨달라고 계속해서 요구했다. 기재부는 지난 21일 총사업비 조정 협의 결과를 인천시에 통보했다. 기재부는 인천시에서 요구한 '2027년 개통'을 수용했다. 내달 초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승인을 얻으면, 올 9월 설계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이 사업은 서울 7호선을 인천 서구 석남동에서 공항철도 청라국제도시역까지 약 10.6㎞(정거장 6개) 연장하는 내용이다. 총사업비 1조2천977억원 가운데 7천786억원이 국비다. 정부 예산에 사업비가 반영돼야 설계와 공사 등 사업이 진행되는 구조다. 그런 점에서 정부 예산안을 편성하는 기재부 의지가 매우 중요하다. 사업비가 정부 예산안에 편성되지 않거나 덜 반영되면, 사업 기간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반대로 정부가 국비를 제때 충분히 지원하면 사업 기간을 줄일 수 있다. 서울 7호선 청라 연장선과 같이 몇 년에 걸쳐 진행하는 사업은 더욱 그렇다.기재부가 '2027년 개통'을 목표로 예산을 배정·편성하기로 해서 조기 개통이 실현되는 건 아니다. 인천지역 국회의원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기재부가 2027년 조기 개통을 목표로 예산안을 편성하는지 수시로 살펴야 한다. 정부가 예산안에 사업비를 반영해도 국회에서 전액 또는 일부 삭감되기 일쑤다. 인천지역 국회의원들은 서울 7호선 청라 연장선 사업비가 국회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삭감되는 일이 없도록 노력해야 한다.'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청라 G시티 무산 등을 겪은 청라 분위기가 이렇다. 인천지역 정치권과 인천시가 합심해 서울 7호선 청라 연장선 2027년 조기 개통을 완성해야 한다. 이는 청라 주민의 교통 편의를 향상하고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다. 청라국제도시 투자 유치 여건 개선과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보탬이 될 것이다.

2019-06-24 경인일보

[사설]원내대표 국회정상화 합의 걷어찬 한국당 의총

국회가 정상화 일보직전에서 또 다시 좌초했다.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어제 다음달 19일 까지 제369회 임시회 개최에 전격합의했지만, 자유한국당이 의원총회에서 정상화 합의 추인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정당의 원내사령탑이 합의한 국회 운영계획을 의원들이 거부한 사례는 매우 드물다. 그동안 국회는 자유한국당이 패스트 트랙 철회와 사과를 요구하고 장외투쟁을 벌이면서 장기 휴업이 계속되어 왔다. 여야 합의에 임박해서는 자유한국당이 경제청문회 등 새로운 요구 조건을 내걸고,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의 정당해산 청원 답변과 같이 여권 일각에서 야당을 자극하는 바람에 지연돼왔다. 그결과 여권이 목을 매는 추가경정예산안과 야당이 신경써야 할 민생 현안이 한없이 표류해왔다.따라서 이날 여야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국회정상화에 전격 합의한데는 더 이상의 국회 개점휴업이 방관할 수 없는 여론의 압박을 수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이 상황이 지속되면 각 당의 정략적 이익이 훼손될 수 있다는 실리적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다. 이에따라 민주당은 재해 추경을 우선 심사하기로 해 한국당의 요구를 일부 수용하고, 한국당은 국회의장 주관으로 경제원탁토론회를 개최하는 선에서 경제청문회 요구를 거둬들이기로 한 것도 실리를 챙기기 위한 양보와 타협이었다.하지만 결국 공직선거법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법, 검경수사권 조정법 등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와 관련한 합의가 발목을 잡았다. 한국당 의원들은 패스트트랙 법안을 '합의 처리하기로 노력한다'는 합의가 구속력이 떨어진다고 반발한 것이다. 한국당 의총의 국회정상화합의 추인거부는 이해하기 어렵다. 우선 나 원내대표의 원내협상이 황교안 대표를 비롯한 당내 지도부와 충분한 협의를 거친 것인지 의문이다. 원내대표의 협상은 당을 대표한 협상이다. 이것을 뒤집을 정도라면 한국당은 협상의 상한 조차 협의해내지 못하는 정당인 셈이다.원내대표 합의를 거부한 의총으로 인해 한국당은 지도부와 의원들 사이에 원내복귀 기준 마저도 일치시키지 못하는 내부의 혼란을 드러냈다. 이처럼 취약한 리더십과 소통부재로는 수권정당을 자임하기 힘들다. 여론의 반응도 쌀쌀맞다. 장외투쟁의 동력도 떨어질 것이다. 이제 수많은 호재가 널려있는 국회를 선택할지, 잇단 실언으로 표심을 갉아먹는 장외투쟁을 고집할 지 한국당은 선택의 기로에 몰릴 것이다.

2019-06-24 경인일보

[사설]전북 상산고 구제하고 안산 동산고 취소한다면…

전국 시·도교육청의 자율형 사립고등학교 재지정 심사 후유증이 매우 심각한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먼저 자사고 재지정 평가기준이 현 정부와 진보진영 교육감의 자사고 폐지 공약과 신념을 관철하기 위해 작위적으로 설계됐다는 문제 제기와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그리고 상산고에 대한 전북교육청의 자사고 재지정 취소 평가에 대해 청와대와 여권, 지역정치권이 입을 모아 교육부의 부동의를 통한 구제방침을 흘리고 나서자, 총선을 의식한 정치적 특혜 시비까지 우려되는 실정이다.경기도교육청이 자사고 재지정 취소를 통보한 안산 동산고와 학부모들은 교육청의 평가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도교육청의 감사 지적사례에 대한 감점 기준이 타 시·도교육청보다 높은데다, 별도의 감점 비율 상향조건을 포함시키는 평가설계로, 처음부터 동산고의 자사고 지정 철회를 목적으로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평가점수 공개를 거부해 의심을 부추기고 있다. 전북 상산고 역시 전북교육청에 대해 똑같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하지만 상산고는 정치권에 의해 구제가 유력해 보인다. 정세균 전국회의장을 비롯한 전북 출신 국회의원들이 일제히 반발하는 등 지역 민심이 예사롭지 않게 돌아간 덕분이다. 자사고 폐지를 공약했던 청와대와 여권이 구제이유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자립형 사립고로 출발한 상산고는 사회통합전형의 의무사항이 아니다'라거나, '학생 모집이 전국단위인 자율형사립고는 유지할 생각'이라는 둥, 상산고를 살릴 구실을 언론에 흘리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전북지역 민심을 고려한 특혜라는 시비를 사기에 안성맞춤인 언행이다.올해 재지정 심사를 받는 전국 24개 자사고 중 21개교가 아직 평가전이다. 그런데 벌써 교육청별로 심사기준이 다르고, 표적 평가를 한다는 의혹이 나오니 21개교 평가결과가 다 나오면 전국이 뒤집어질 판이다. 여기에 교육부가 정치적 배경이 있는 전북 상산고는 구제하고, 힘 없는 안산 동산고는 버린다면 그 파장은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이런 식의 논리라면 안산 출신 여야 국회의원 4명과 시장, 시의회 의장은 굶어죽을 각오로 교육부 앞에서 농성을 벌여야 한다.시·도교육청을 통해 손에 피 안 묻히고 자사고 폐지를 관철하려던 정권이 예상치 못한 전북의 민심에 혼비백산하는 모습을 보며 과연 이 정부에 교육철학이나 있는 것인지 의심하는 건 당연하다.

2019-06-23 경인일보

[사설]너무 빈번한 경기도·정부 정책 엇박자

문화체육관광부와 경기도 간의 충돌이 예상된다. 지난 17일 문체부가 '경기도 건축물 미술작품 설치 및 관리에 관한 조례'의 일부 조항이 문화예술진흥법을 위반했다며 재의를 요구했으나 도는 이에 불응하고 18일 조례를 공포해버린 것이다.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지방의회 의결이 법령에 위배될 경우 주무부 장관은 시도지사에 재의를 요구할 수 있고 자치단체장이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대법원에 제소하거나 집행정지 결정을 할 수 있다. 경기도는 맞대응을 각오하고 결행한 것이다.현행 문화예술진흥법에 따르면 연면적 1만㎡ 이상의 건물 신축 시 건축비의 일정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미술작품 설치에 사용하거나 문화예술진흥기금에 출연해야 한다. 국민의 예술작품 감상 기회 확대와 작가의 창작환경 보호를 목적으로 1972년에 도입되어 1995년부터 의무화되었다. 경기도에서만 한 해 평균 280여점 300억원 상당의 미술품이 설치되고 있지만 창작자에 정당한 대가 미지급, 일부 화랑의 과도한 영업활동, 특정 작가 편중에 따른 독과점 등 문제가 되풀이되고 있다.이러한 문제를 시정하기 위해 지난달에 경기도가 전국 최초로 건축물 미술작품 공모의무화를 제도화한 것이다. 연면적 1만㎡ 이상의 공동주택과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에서 건물을 지을 때 설치하는 미술작품을 건축주가 공모를 거쳐 제작, 설치하도록 규정했다. 도의 조례제정 취지에는 공감하나 지자체 스스로 법을 어긴 모양새여서 1천만 도민들은 불안하다.경기도의 정부와의 엇박자는 이뿐만이 아니다. 고용노동부와는 근로감독 분권 문제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만 18세가 되는 도내 거주 모든 청년들에게 국민연금 첫 보험료 1개월 치(9만원)을 도가 전액 지원하는 내용의 '생애 최초 청년국민연금'에 대해서도 지난 3월 보건복지부는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재협의를 요구했다.경기도가 중앙사무의 지방이양에 목소리를 높이는 중이다. 이재명 지사는 "중앙집권적인 일률적 정책에서 부족한 다양성과 현장성을 메우기위해 지방자치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재인정부의 '참여와 자치'는 금상첨화였다. 이 지사의 튀는 행동과 인파이터 스타일을 고려할 때 앞으로도 중앙정부와의 갈등은 더 심해질 수도 있어 보인다. 그러나 국내 최대 지자체의 정책 실험장화에 도민들은 기대만큼이나 우려하는 마음도 크다는 점을 유념해야할 것이다.

2019-06-23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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