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양심적 병역거부 합법화, 입법 대책 서둘러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일 현역병 입영을 거부해 병역법 위반으로 기소된 모 종파 신도 오모씨의 상고심에서 대법관 9(무죄) 대 4(유죄) 의견으로 징역형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 환송했다. 이로써 6·25전쟁 중에 의무복무제가 도입된 이후 최초로 종교적, 개인적 신념을 내세운 양심적 병역거부가 합법화 됐다.대법원은 2004년 양심적 병역거부를 소극적 양심실현의 자유로 인정하면서도 병역법으로 제한할 수 있다는 판례를 남겼다. 하지만 이번 대법원은 소극적 양심실현의 자유도 제한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이는 지난 6월 헌법재판소가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제도가 없는 병역법 5조1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 보다 한 발 더 나아간 것이다. 당시 헌재는 병역기피자 처벌 조항은 합헌 결정을 내렸다. 즉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병역은 대체복무로 해소하고, 병역기피 처벌의 형평성은 유지한 것이다.대법원의 새로운 판례대로라면 오씨는 대체복무 없이 병역을 면제받게 되고, 현재 대법원에서 심리중인 종교·양심적 병역거부 사건 227건 모두 무죄가 선고된다. 다시 말해 국회와 정부가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병역의무 이행을 위한 대체복무제를 입법할 때까지 양심적 병역거부는 제한없이 허용되는 것이다. 또한 이날 대법원은 종교·양심적 병역거부의 판단 기준으로 신념의 확고함을 제시했다. 앞으로 병역거부자의 양심이 의심될 경우 검찰이 이를 밝혀야 한다는 것인데, 양심의 진위를 객관적으로 규명하는 일은 가능하지 않다.대법원은 이번 판결로 우리 사회의 해묵은 논쟁에 새 이정표를 세웠다. 그러나 이번 판결이 논쟁의 끝이 될지 새로운 시작이 될지 장담할 수 없다. 강제적인 병역의무 사회에서 합법적 병역 면제는 매우 예민한 사안이다. 이날 김소영 주심 등 4명의 대법관이 무죄 선고가 사회적 혼란을 초래할 것을 지적한 뒤 "대체복무제에 대한 국회입법을 기다리자"며 유죄 소수의견을 낸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보통 청년들의 병역의무 이행에 따른 각종 인센티브가 없어진 상황에서 양심적 병역의무가 집단화 될 경우 전혀 예상치 못한 사회적 갈등이 일어날 수 있다. 일단 국회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국방의무를 실현할 대체복무제를 명시한 병역법 개정을 당장 실행해야 한다. 또한 정부는 가짜 양심의 범람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2018-11-01 경인일보

[사설]파주에 몰린 투기세력 두고만 볼것인가

남북 경협의 중심지이자 한반도 평화의 장소인 파주시가 기획부동산의 극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파주시에 평화경제특구 설치 등이 유력하게 점쳐지면서 기획부동산들이 새로운 투기 장소로 이곳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국토교통부와 지역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파주시는 올해 3분기 전국에서 누계 지가변동률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나타났다. 파주시는 지난해 2.09%를 기록하며 땅값을 들썩거리게 만들더니 올해에는 8.14%로 전국의 땅값 중 가장 크게 변했다. 이는 서울 용산구(6.50%), 동작구(6.04%), 마포구(5.99%)보다도, 또 같은 휴전선 지역인 강원 고성군(6.51%), 철원군(5.39%) 보다도 높은 것이다.그동안 경기도는 부동산 시장의 상승을 남부지역에서 이끌어 왔지만, 올해에는 남북 경협의 물꼬가 열리고 한반도 평화 무드가 조성되는 등 각종 호재가 이어지며 북부지역으로 시장이 움직였고, 파주가 급부상했다. 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 노선 착공 등 교통 호재도 투자 수요를 끌어들였다.그러나 파주는 거주민의 실익보다 기획부동산의 먹잇감이 됐다. 이들은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정책에도 불구하고 임야나 농지를 헐값에 사들여 토지를 무분별하게 쪼개 팔았고, 파주 일대 땅값 상승을 부추겼다. 이런 투기꾼들이 몰리자 파주 땅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전과 답, 묘지까지 평당 10만~15만원 하던 민통선 안의 모든 토지가 배 이상 올랐고 매물 자체가 없어지는 품귀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는 게 지역 부동산 관계자의 전언이다.투기 세력이 몰리고 있지만 정부와 지자체는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파주 군내면(276건), 장단면(171건), 진동면(204건) 등에는 올해부터 주인이 계속 바뀌고 땅값도 폭등했지만 단속조차 하지 않았다. 특히 10월 초 장단면과 진동면에는 지분거래가 각각 62건, 29건씩 활발하게 이뤄진 것으로 나타나 애꿎은 피해자 양산을 막기 위한 관계 당국의 철저한 단속이 시급하다.정부는 서울 등 수도권 집값을 잡기 위해 다주택자는 물론 1주택자까지 투기 목적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데 힘을 쏟았다. 하지만 투기꾼들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파주를 집중적으로 공략하며 시세차익에 열을 올리고 있다. 관계 당국은 투기 세력과 이를 부추기는 불법 중개행위에 대해 행정처분과 형사처벌 등 강력한 조치를 해야 할 것이다.

2018-11-01 경인일보

[사설]특례시 환영하나 경기도와 상생협력의 길로 가야

지방자치의 새로운 장이 열렸다. 연방제 수준의 강력한 지방분권을 약속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이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과 재정 분권 추진방안' 발표로 가시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개편안에 의해 인구 100만이 넘었던 수원시와 용인시, 고양시가 '특례시' 명칭을 부여받았다. 크게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자칫 경기도와 특례시와의 갈등도 예견된다. 이번 특례시 지정이 '분도(分道) 버금가는 파괴력을 가져 올수 있다는 우려도 그래서 나온다. 수원·용인·고양시 등은 울산시 등 광역시와 유사한 행정 수요를 갖추고 있음에도 50만 명 인구를 갓 넘긴 도시들과 같이 취급받아왔다. 특히 수원시의 경우 인구 125만 명으로 광역시인 울산시 118만6천여명보다 많은 전국 최대 규모의 기초자치단체임에도 행정체제는 기초자치단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해 조직·인원·예산 등에서 많은 제약이 따랐다. 이러다 보니 도시 규모에 걸맞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한계를 갖고 있어 시민 피해는 물론 지방분권과 도시발전에 역행한다는 비판과 역차별 논란까지 제기돼 왔다.수원시의 경우 특례시가 되면 당장 세수가 매년 3천억원 이상 늘어난다. 지역자원시설세·지방교육세가 특례시 세목으로 분류되고, 취득세·등록면허세·레저세·지방소비세 공동과세, 지방 소비세율이 인상되기 때문이다. 행정·재정 자율권도 확대돼 신규 사업과 대형국책사업을 더 원활하게 추진할 수 있다. 경기도를 거치지 않고 정부와 직접 소통해 정책을 신속하게 결정하거나 자주적으로 계획을 수립·추진할 수 있다. 이는 용인시와 고양시도 예외는 아니다. 문제는 특례시 지정으로 자칫 경기도의 위상이 크게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인구 95만여명의 성남시도 장기적으로 특례시 도입을 추진하고 나설 것이 분명하다. 이럴경우 인구 1천300만명을 자랑하던 경기도의 위상이 크게 위축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도와 특례시가 사사건건 마찰을 빚을 여지도 많다. 그동안 이재명 지사는 특례시로 인해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며 부정적 입장을 보여왔다. 이번 발표 후 경기도가 '기본적으로 환영할 만한 조치'라고 평가하면서도 재정적인 지원에 대해서 우려를 표명한 것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지방자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빨라야 연말이다. 아직 시간이 있다. 그동안 경기도와 특례시가 머리를 맞대 상생 협력으로 서로 윈윈할 수 있는 해법을 찾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2018-10-31 경인일보

[사설]우울한 인천시민

인천시민들의 우울감과 스트레스 지수가 타 도시와 비교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인천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2018 인천공공보건의료포럼'에서 제시된 보건복지부의 '지역사회건강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시민들의 우울감 경험률은 7.2%로 세종(7.7%), 충남(7.6%)에 이어 전국 지자체 중 3번째로 높게 나타났다. 문제는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전문기관도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인천광역시의 공공 정신의료 병상 수 통계를 인구 100만명당 공공정신의료 병상수로 환산하면 19.7개로 서울 56.7개, 대구 212.5개, 부산 100.3개에 비한다면 턱없이 부족하다.한편 우울감 경험률의 구군별 편차가 큰 것도 주목해야 한다. 우울감 경험률이란 최근 1년 동안 연속 2주 이상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슬픔, 절망감 등 우울감을 경험한 사람의 비율이다. 인천 10개 기초자치단체 중에서는 동구(11.6%)가 가장 높았고 부평구(10.8%)가 뒤를 이었다. 강화군(3.2%)이 가장 낮게 나타났다. 낙후한 구도심 주민의 우울감 경험률이 농촌지역인 강화군의 세 배에 달하고 있다는 것은 도시 공간의 문제가 크다는 것을 말해 준다. 이같은 편차가 대기환경, 공원 녹지, 주차장 확보율과 같은 일반적 도시 환경과 연관되지는 않는지 조사할 필요가 있다.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이 문제일 수 있다. 정신건강은 다른 육체적 질환과 마찬가지로 치료받아야 하지만 대부분의 환자들은 초기 정신질환은 개인이 해소할 수 있다고 여겨 치료받지 않거나 치료 시기를 놓쳐 증상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률이 낮고, 정신의료기관 방문이 늦은 현상은 우리 국민들의 경향이다. 인천시는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고 시민들이 적절히 치료받을 수 있도록 권장하는 홍보가 필요해 보인다.인천시는 시민들의 정신건강에 대한 구체적 실태조사부터 시작해야 한다. 정신건강 지표가 타 시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나쁘게 나타나는 요인을 분석하고, 시민들의 정신 건강 의료 서비스 수요 실태에 대해 조사하고, 정신건강 의료 서비스의 장애요인이 무엇인지를 찾아 종합적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우울감과 스트레스 지표는 각종 정신질환으로 진행될 수 있으며 개인의 정신질환은 각종 중독, 자살 범죄 등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2018-10-31 경인일보

[사설]화성시 축사 난립, 불법행위 조사해야

농지와 야산에 공장이 우후죽순 들어서 난개발 오명을 쓴 화성시가 이번에는 '축사 난개발'로 몸살이다. 축사 신축 지역은 서남부 농업지역으로, 남양호 주변 농경지까지 범하고 있다. 평택, 안성 등 인근 지역에서 밀려난 축산업자들에 외부 투기세력까지 가세해 광풍이 일고 있다는 게 주민들의 하소연이다. 지역농민 경영만 허용하는 농지법도 이곳에서는 무용지물인 양상이다. 도내 지자체들이 축사 입지제한을 크게 강화했는데도 시가 1년 넘게 지형도면 고시를 미루는 바람에 난개발을 부르게 됐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시는 지난 2017년 8월 가축사육제한 거리 규정을 담은 가축분뇨 조례 개정안과 이에 따른 지형도면을 작성했다. 주거밀집지역과의 거리제한을 소 300m, 돼지·닭 500m로 제한하는 내용이었다. 시는 그러나 1년 동안 시행시기를 미루다 올해 7월 조례안을 재개정해 소 500m, 돼지·닭 1.3㎞로 최종 고시했다. 인근 안성시는 이미 2016년 8월부터, 평택시도 지난해 9월부터 제한 규정이 강화된 조례안을 시행했다. 이처럼 시가 늑장을 부린 2년 사이 남양호 주변에만 73건의 축사 건립 신청이 쇄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57건은 허가절차를 마쳤다. 평택과 안성 등 인근 지자체 축산농가들이 몰려들었고, 외지 투기세력까지 가세해 농지 곳곳이 축사로 바뀌고 있다는 게 현지 실정이다.시는 새 조례안이 바뀌게 되면서 발효된 시점이 늦어졌으며, 축사 인허가 과정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인근 지자체들이 기를 쓰며 막고 있는데도 시가 방관하면서 조례 개정까지 늑장을 부린 이유에 대해 주민들은 불만을 제기한다. 지역 외 거주자들이 축사를 허가받는 등 부동산 투기행위가 있었던 정황도 드러났다. 현지 농민이 아닌 경우와 임대 목적의 농경지 축사 신축은 명백한 실정법 위반이다. 축사 허가를 받은 땅은 시세가 2배 이상 급등한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시는 새 축사들의 농지법 위반 여부에도 이렇다 할 해명이 없다.시는 2000년대 초반 공장 난개발이란 오명을 썼다. 축사까지 난립하면서 주민들의 생활환경은 더 나빠지게 됐다. 그런데도 행정은 잘못이 없다는 입장이다. 투기행위를 부른 늑장 조례 개정도 문제지만 농지법을 위반한 의혹은 사실 관계가 규명돼야 한다. 축사 난개발 과정 전반에 대한 상급 기관의 감사와 사정 당국의 조사가 필요한 이유다.

2018-10-30 경인일보

[사설]외화내빈인 '10조원 시대' 인천광역시 예산

인천광역시의 내년도 예산안이 사상 처음으로 10조원대로 올라섰다. 총 10조1천86억원 규모로 올해 본예산 8조9천336억원보다 13.15% 증가했다. 일반회계는 올해보다 10.26% 증가한 7조1천774억원, 특별회계는 20.91% 증가한 2조9천312억원으로 편성됐다. 전국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 가운데 본청 예산이 10조원을 넘는 곳은 서울, 경기, 부산 세 곳뿐이었다. 명실상부 우리나라 제2의 도시인 부산광역시의 예산규모가 10조원대로 올라선 때가 불과 3년 전인 2016년도였다. 당시 부산시는 10조1천278억원의 예산안을 편성해 시의회에 넘겼다. 내년도 인천시 예산안과 비슷한 규모다. 인천보다 3년 앞서 '예산 10조원 시대'를 열었던 부산에 견주어 보면 10조원이란 예산이 갖는 의미와 그런 예산안을 편성할 수 있는 도시의 위상을 가늠할 수 있다.그러나 내년도 10조원 예산의 내용과 쓰임새를 사업별로 하나하나 뜯어보면 겉보기와 다르다. 우선 내년도 예산의 33%에 육박하는 3조3천220억원은 사회복지 부문에 투입되어야 할 돈이다. 기초연금 인상, 아동수당 신설, 의료급여 확대 등 정부 복지정책 확대에 따른 예산이 모두 포함된 것이어서 지자체로서는 어찌해볼 도리가 없는 예산이다. 공무원들의 인건비와 내부경비 6천317억원도 옴쭉달싹할 수 없는 성질의 것이다. 특정부문에 소요되는 이런 필수예산을 감안하고 볼 때 인천시가 내년도 예산안 편성에서 가장 역점을 두었다는 원도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도시재생사업과 성장동력으로서의 일자리만들기사업은 그 내용이 빈약하고 형식적이다.도시재생 뉴딜사업, 인천개항창조도시 재생사업, 노후저층주거지 개선 '더불어마을' 추진사업, 도시생활환경 개선사업 등 내년도 원도심 사업에 투입되는 예산 가운데 올해 예산보다 순수하게 늘어난 액수는 295억원 정도다. 일자리 관련 예산도 올해보다 29.3% 증가한 925억원 규모에 이르지만 순증액은 210억원에 그친다. 특히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새로 투입되는 돈은 채 100억원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원도심 사업과 관련해선 도시재생에 대한 인천시의 이해와 철학이 부족하다는 전문가의 지적도 있는 상황이다. 올해 일자리 창출 사업의 결과 또한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내년도 예산안을 들여다보면 그 사정이 내년이라고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는 우려를 갖게 된다.

2018-10-30 경인일보

[사설]인천항~남포항 바닷길 다시 열어야

박남춘 인천시장이 인천항과 남포항 간 교역을 재개할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고 중국 측에 공식 요청했다. 지난 26일 인천시청을 방문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측근으로 평가받는 리훙중(李鴻忠)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톈진(天津)시 당서기를 통해서다. 이날 리훙중 서기는 인천~톈진 우호 25주년 행사 참석차 인천에 왔다. 박남춘 시장은 환담 자리에서 "중국의 톈진항과 남포항이 협력 관계를 맺고 있으며 여기에 인천항이 더해진다면 남·북·중 주요 항구간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인천항, 남포항, 톈진항은 지리적으로나 경제적·외교적 측면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다. 인천항은 서울의 관문이고, 남포항은 평양의 관문이다. 톈진항은 베이징의 관문으로 볼 수 있다. 수도와 인접한 항구라는 공통점이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인천~남포 항로 재개는 남북 경협 활성화, 나아가 남·북·중 경제협력에 중요한 구실을 할 수 있다.역사적으로도 인천항, 남포항, 군산항 등 서해 항구를 중심으로 해상 교류가 활발했다. 일본인 저널리스트 가세 와사부로(加瀨和三郞)가 1908년 편찬한 '인천개항 25년사'를 보면, 1890년대 후반 인천항과 남포항 간 무역이 활발히 이뤄졌다. 진남포에서 수입·수출하는 각종 화물은 모두 인천항을 거쳤다고 한다. 중국의 항구들과 진남포, 해주, 인천, 군산, 목포를 잇는 서해 바닷길은 매우 중요한 산업·물류·교통벨트였던 셈이다. 철도와 도로의 발달로 화물 운송 수단이 다양해졌지만, 해상 운송은 대량 수송 등 강점과 경쟁력이 있다.인천시의 인천항~남포항 간 교역 재개 요청은 한반도 평화에 대한 염원이 반영된 것으로 봐야 한다. 서해 바닷길을 통한 남·북·중 교역은 한반도 긴장 완화에도 큰 기여를 할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NLL이라는 '분쟁의 바다' 일대를 '평화의 바다'로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1992년 인천항과 남포항을 연결하는 화물선 항로가 개설됐다가 2010년 '5·24 대북 제재 조치' 이후 끊긴 적이 있다. 그 바닷길을 다시 열어야 한다. 인천시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정부는 서해를 통해 남북을 잇는 바닷길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화물뿐만 아니라 여객도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도록 우리 정부는 더욱 힘써야 한다. 인천항에서 진남포행 선박이 출항하는 날을 기대해본다.

2018-10-29 경인일보

[사설]무용론 반복되는 국정감사, 제도개선 필요하다

올해 국정감사가 끝났지만 매년 되풀이되는 국감무용론은 올해도 예외없이 등장했다. 국감은 1988년 13대 국회 때, 군사정권때 폐지되었다가 16년 만에 부활된 제도로, 특정기간 동안 국가기관과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감사를 하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국감은 지난해의 정책과 예산을 감사함으로써 내년도 예산 심의와 정책 집행의 토대를 삼기 위한 제도다. 따라서 정책국감과 예산국감이 되어야 함은 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매년 국감은 정책감사가 아닌 정치감사로 진행되면서 야당은 한 건 주의로, 여당은 정부 옹호에 급급했다. 게다가 여야를 막론하고 막말과 고성, 호통치기 등의 행태를 보이면서 국감이 정쟁의 장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그러나 올해 국감에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더불어민주당의 박용진 의원이 사립유치원 비리를 이슈화시키고 비리 유치원 명단을 공개하면서 정책 국감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표를 의식한 국회의원들이 상대하기 버거웠던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의 그릇된 행태를 고발한 것은 이번 국감의 큰 수확이다. 자유한국당의 유민봉 의원도 서울교통공사의 임직원 친인척 채용특혜 의혹을 폭로하고, 정규직 전환의 문제점을 이슈화 시킴으로써 공공기관들의 채용비리에 대한 국정조사를 유도할 수 있게 된 것도 평가할만한 일이다.그러나 이러한 극소수의 성과를 제외하고는 올해도 수박 겉핥기식의 감사가 이뤄진 것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관심을 끌기 위해 무리한 보여주기식 이벤트가 등장하고 야당의 무리한 호통과 여당 의원들의 정부 감싸기 행태 등은 국감을 정쟁으로 일관하게 만들었다. 소득주도성장과 일자리 정책을 둘러싼 기재위와 정무위의 국감도 본질을 벗어난 정치공방이 주된 메뉴였고,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과 관련한 외교안보 상임위도 정파를 초월한 논의를 찾아볼 수 없었다.매년 되풀이되는 말이지만 지금의 국감은 개선되어야 한다. 700개 가까운 피감기관을 20일만에 무더기로 감사하는 현실에서 주마간산식 엉터리 국감 논란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상시국감으로 하는 것이 어렵다면 국감을 분리해서 진행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국감이 끝나고 예산국회가 시작되지만 이 역시 정치적 쟁점 등에 막혀 정쟁의 장으로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정당간 공방과는 별개로 예산만은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다루기를 당부한다.

2018-10-29 경인일보

[사설]빨간 신호등 한국경제, 정부 비상체제 가동해야

한국경제를 바라보는 국민들에게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다. 모든 경제 지표가 추락하고 있는 가운데 실물 경제를 체감하는 경제활동 참여 계층에서는 이러다 큰일 나지 않겠느냐는 걱정이 번지고 있다. 제조업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실업의 공포가 전 세대에 확산되고 있고, 구직을 포기한 청년들의 체념으로 사회는 심각한 무기력 증세에 빠져 있다. 시장에서 속속 퇴출당하는 자영업자들은 경제활동의 마지막 퇴로마저 닫히고 있음을 보여준다.한국경제에 빨간 신호가 켜졌다. 단적으로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는다. 통계가 이를 일관되게 보여준다. 정부가 급하게 5만9천개의 일자리 같지 않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대신 한국경제를 지탱하던 산업의 사양화 속도는 급격하다. 조선, 철강이 무너진데 이어 자동차도 산업 생태계 붕괴를 걱정할 상황이다. 반도체 산업도 디스플레이 제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반도체 자체의 경쟁력도 중국의 추월은 시간문제라는 것이 시장의 전망이다. 외국 자본의 한국 이탈은 한국경제의 침체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증시는 패닉 상태다.고용, 산업, 자본이 모두 빨간 신호에 걸려 정체된 상황에서 파란 신호를 예고하는 노란 신호마저 들어올 기미가 없으니 더욱 큰 일이다. 대통령이 금융분야의 4차산업 활성화를 강조하며 적기조례 폐지를 강조했지만 여당은 오불관언이다. 미래 먹거리를 위한 규제개혁과 기존 산업 활성화를 위한 노동유연성 개혁은 전혀 진전이 없다. 원격진료는커녕 제주 영리병원은 무산될 위기고 합법적 카풀 산업은 택시 노동자의 반발로 시간을 까먹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광주형 일자리는 노조에 막혀 불발 직전이고, 조업철에 인력을 집중시키겠다는 제조업체의 하소연은 자본의 횡포라는 비난에 맥을 못춘다.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지난 25일 국정감사에서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규제개혁에 진전이 없다는 지적에 "그것이 지금 우리 현실이고 실력"이라고 자조적인 답변을 했다. 경제부총리의 답변은 대안 없이 현실 경제의 파탄에 직면한 한국 경제의 위기를 시인한 것이다. 정말이면 공포스러운 상황이다. 한가하게 소득주도성장이 맞네 안맞네를 논할 때가 아니다. 꺼져가는 경제동력을 회생시킬 비상경제체제를 가동시켜야 한다. 대통령은 이미 파탄난 일자리를 상황판에서 점검할 게 아니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비상기구를 신설해야 한다.

2018-10-28 경인일보

[사설]허점투성이의 민선 7기 인천시 구도심 활성화 대책

인천시의 원도심 활성화 계획이 주목되고 있다. 지난 25일 허종식 인천시 균형발전 정무부시장이 '민선 7기 인천시 구도심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과거처럼 모든 것을 허물고 아파트를 대거 짓는 개발을 지양하는 대신 인천 고유의 유형, 무형 문화자산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구도심 정주 여건을 개선해서 사람들이 다시 몰려드는 도시로 만들겠다는 내용이다.인천시는 내년부터 2022년까지 4년 동안 총 3조9천224억원을 원도심 활성화에 쏟아붓기로 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의 윤후덕 국회의원(파주갑)이 제시한 '전국 기초자치단체 5년간 성장률 분석'에 따르면 전국 228개 기초자치단체 중 지역내총생산(GRDP) 평균성장률 전국 최하위 5개 지역에 인천 강화군, 인천 동구, 인천 남구 등이 포함된 것이다. 이들 3개 자치단체는 경제성장이 정체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후퇴 중이다. 구도심이 쇠퇴하면 도시의 지속가능 발전은 불가능하다. 역대 인천시장들이 구도심 최우선개발을 내세웠지만 립서비스였다.박남춘 시장 또한 시정 1순위가 도시균형개발이나 문제가 많아 보인다. 정책의 대부분이 기존에 추진된 것들의 재탕에 불과한 것이다. 아시아누들타운 조성, 개항창조도시, 경인고속도로 주변 도시재생, 친환경 도시숲 등이 대표적이다. 승기천 2㎞ 구간을 '제2의 청계천'으로 조성하는 계획도 말들이 많다. 과거부터 물이 흘렀던 흔적이 없는 승기사거리~용일사거리(인주대로)를 하천으로 만든다니 황당하다는 것이다. 교통대책도 전무함은 물론 추정예산 650억원도 터무니없이 낮게 책정되었다며 날을 세운다.가장 큰 문제는 재원조달이다. 박남춘 시장 임기 4년 동안 원도심 균형 발전에 소요되는 인천시의 부담만 1조6천억원이다. 시의 1년 총 가용예산이 4천억~5천억원에 불과한 상황에서 원도심 균형발전사업에 매년 4천억원 이상을 쏟아붓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더구나 중앙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 등은 국비와 시비, 군구비 매칭을 통해 조성하기 때문에 국비 확보액이 증가할수록 시비와 군구비도 함께 증가해 지방정부의 재정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서종국 인천대 도시행정학과 교수의 "원도심 활성화에 대해 심사숙고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시 정부가 도시재생에 대한 이해와 철학이 부족하기 때문"이란 지적에 눈길이 간다.

2018-10-28 경인일보

[사설]비리 유치원 근절하되 모범 유치원 지원 늘려야

정부 여당이 유치원 비리 근절 대책을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24일 당정협의회를 열어 국공립유치원 취원율 40% 목표시한을 2022년에서 한해 앞당기는 한편 국가회계시스템인 '에듀파인'을 2020년까지 모든 유치원에 적용키로 했다. 또 관련법제도 개정을 통해 유치원 설립의 진입장벽을 만드는 동시에 원장 자격을 관리하기로 했다. 유치원의 일방적인 폐원 통보도 제재하기로 했다. 유치원에 투입되는 국가예산을 지원금에서 보조금으로 전환해 예산비리에 대한 감시, 처벌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 밖에 사립유치원의 법인화, 신규설립 제한 등도 추진한다고 밝혔다.당정협의회의 대책은 공립유치원 증설로 유아교육의 공적 부담을 확대하고 사립유치원에 대해서는 국가지원은 유지하되 정부의 관리·감독 체제를 촘촘하게 작동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는 역설적으로 법적 교육기관인 사립유치원을 영리사업체로 방치했던 정부의 총체적 부실관리를 시인한 셈이다. 정부의 공식 사과가 있어야 할 대목이다.대책 자체는 사립유치원 비리 사태 이후 제기된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한 흔적이 뚜렷하다. 하지만 각론에 들어가면 실현 가능성을 따져볼 대목이 많다. 현재 25%에 불과한 공립유치원 취원율을 3년여 만에 40%로 확대할 수 있을지, 법인 전환에 대해 사립유치원이 호응할지 의문이다. 또한 당정 대책이 제대로 실행된다 해도 60%의 원생들은 사립유치원이 담당하는 사립주도 유아교육 시스템은 변하지 않는다. 이 대책에 사립유치원이 호응하지 않으면, 유치원 교육과정이 흔들릴 수 있다는 얘기다.사립유치원의 회계비리를 전제로 한 관리·감독체계 신설 만큼 사립유치원을 국가교육의 정상적인 조력자로 만드는 일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이번 대책에서 모범 유치원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대책이 빠진 건 아쉽다. 사립유치원 회계비리 사태의 정부 책임을 감안하면, 정상적인 사립유치원에 대해서는 적정한 경제적 인센티브를 보장해주는 방안까지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이날 당정협의 결과에 대해 한국유치원총연합회를 중심으로 폐원불사, 법적투쟁 등 반발이 더욱 거세지는 형국이다. 여론을 등에 업은 당정의 단호함과 사유재산권을 지키겠다는 사립유치원의 저항이 치킨게임 양상으로 번질 가능성이 우려된다. 이번 사태의 본질인 사립유치원 정상화는 온데 간데 없이 유치원생과 학부모 등 국민의 희생만 커질까 걱정이다.

2018-10-25 경인일보

[사설]국가 균형발전 경기북부도 예외일 수 없다

정부가 25일 발표한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 대책'에 경기북부 접경지역인 파주·동두천·연천 등에 산재한 군사보호구역 중 효용성이 낮다고 판단되는 구역에 대한 해제 방안이 포함됐다. 여기에 민간 투자를 유도해 산업·물류·관광단지 등을 조성하는 한편 개발시 정부에 납부해야 하는 각종 부담금도 대폭 감면해 혁신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이끌어내겠다는 방안이 포함됐다.경기북부지역은 지역특성상 남북 대립의 희생양이었다. 각종 규제와 군사시설 등으로 지역 발전을 기대하기 힘들었고, 특히 군사보호구역으로 많은 규제를 받아왔다. 경기도 내 군사보호구역은 2천857㎢로, 전국 6천9㎢의 절반에 육박한다. 이는 경기 북부 전체면적(4천266㎢)의 55%에 달하는 것이다. 당연히 군사보호구역에 대한 해제는 경기 북부의 염원 중 하나가 될 수 밖에 없었다. 이번 대책중 광역철도 등 대규모 SOC(사회간접자본) 공공투자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방안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상대적으로 낙후된 경기 북부는 서울 또는 경기 남부 지역과 연계된 광역철도 등의 교통수요가 갈수록 늘어가고 있다. 하지만 예타문제에 묶여 진척되지 않는 사안이 한 둘이 아닌 상태다. GTX C노선이 대표적이다. 양주 덕정에서 서울을 거쳐 수원으로 이어지는 GTX C노선은 경기북부 교통지형을 획기적으로 바꿔놓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예타문제로 수년간 삽을 뜨지 못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예비타당성조사가 면제될 경우 교외선(대곡~양주) 재개통 등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 그동안 경제성 부족 등으로 논의 대상에서 벗어나 있던 7호선 포천연장(양주~포천)이나 1호선 포천 연장 등 포천지역 전철화 사업에 대한 논의도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파주지역의 경우 그동안 사업계획 없이 제안 수준에만 머물렀던 KTX 파주연장과 문산~도라산 전철화 사업 등이 통일을 대비하기 위한 남북연결 사업의 일환으로 보다 구체화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전망이다. 다만, 우려되는 부분은 정부가 예타 면제 대상의 우선 조건으로 국가균형발전을 내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이럴 경우 자칫 수도권 대 비수도권 논리가 횡행하며 경기도가 역차별을 받을 수도 있다. 경기북부는 오랜 기간 남북대립의 최전선으로 갖가지 규제에 묶여 신음해왔다. 경기북부는 국가 균형 발전에 포함돼야 할 지역이자 남북평화의 전초기지임을 정부는 유념해야한다.

2018-10-25 경인일보

[사설]유류세 인하 서민가계 혜택으로 돌아가야

정부가 서민가계의 실소득을 늘리고 내수진작을 위해 내달 6일부터 유류세를 15% 인하한다. 기간은 6개월 동안이다. 유류세 인하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던 2008년 이후 10년 만이다. 정부는 이번 조처로 휘발유는 ℓ당 최대 123원, 경유는 ℓ당 87원, 액화석유가스(LPG)·부탄은 ℓ당 31원씩 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기름값을 내린다는데 마다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유류세 인하는 서민층보다 고소득자가 누리는 혜택이 더 크다는데 문제가 있다. 한국지방세연구원이 2012년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3월 유류세를 인하하고 난 뒤 2분기 휘발유 소비량을 분석한 결과, 소득 1분위(하위 20%) 가구는 월평균 880원의 가격 하락 혜택을 누렸고 5분위(상위 20%) 가구는 월평균 5천578원을 절감했다. 소득 상위 20%가 누린 혜택이 하위 20%보다 무려 6.3배에 달했다.당장 유류세를 인하해야 할 정도로 현 상황이 최악인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10년전 유류세를 인하할 때 국제 유가는 배럴당 120달러를 넘었다. 하지만 현재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경우 77달러에 머무르고 있다. 문제는 유가가 100달러를 넘을경우 문제는 심각해진다는 점이다. 유류세를 인하한다 해도 서민들이 몸으로 느낄 정도로 소비자 가격이 하락할지도 의문이다. 10년 전 유류세 인하로 휘발유 가격이ℓ당 51원 내렸지만 실제 소비자 가격은 겨우 9원 하락하는데 그쳤다. 소비자가 거의 체감하지 못한 수준이었다. 이번 조치가 다분히 단기적이고 인기영합적인 정책이란 지적을 받는 것도 그런 이유다. 지난 대통령선거 후보토론회에서 심상정 정의당 후보조차도 "서민 표를 얻으려고 유류세 인하한다는 포퓰리즘 공약은 그만 내라"고 주장했었다.지난 유류세 인하에는 1조4천억원의 세금이 투입됐다. 그 효과를 고스란히 서민층이 누렸다면 다행이지만 그러지도 못했다. 정부는 이번 유류세 인하로 약 2조 원의 유류세 부담 경감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의 말대로 택배, 푸드 트럭 등 생계형 사업자가 만족할 수 있는 효과가 나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포퓰리즘 정책이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어찌 됐건 유류세 인하분이 판매 가격에 신속하게 반영되도록 지도 편달하고, 정유소·주유소의 가격 짬짜미 여부도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

2018-10-24 경인일보

[사설]서해의 돌고래들이 사라지고 있다

인천과 서해의 '웃는 고래' 상괭이가 사라지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에 따르면, 서해안에 서식하는 상괭이는 2005년 3만6천마리에서 2011년 1만3천마리로 64%가량 급감했다. 매년 1천마리 이상 상괭이가 폐사하고 있다는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의 추정치를 참고하면 최근의 개체수는 더욱 줄어들었을 것이다.상괭이는 해양포유류인 돌고래의 일종이다. 법적으로 포획·사냥·유통·판매를 금지하고 있는 멸종위기종이며,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거래에 대한 협약(CITES)'에 의거, 보호되고 있는 소형 고래다. 몸길이가 2m 미만에 몸무게 30~40㎏인 상괭이는 인천 연평도와 백령도를 비롯한 서해상에 주로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인천시나 해수부가 체계적 조사를 한 바는 없다.멸종위기종 임에도 불구하고 체계적인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비교적 개체수가 많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눈에 잘 띄지 않는 탓도 있다. 상괭이는 특유의 귀여운 모습 때문에 '웃는 고래', 혹은 '미소 고래'라는 별명이 붙었지만 호흡 때에도 머리를 조금만 내밀기 때문에 평소에 관찰하기는 어렵다. 점박이물범이 바위섬으로 올라와 휴식하는 습성으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상괭이의 불법 유통 실태부터 조사해야 한다. 최근 불법 포경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자 울산 장생포 등지에서의 고래고기 값이 치솟으면서 상괭이의 불법 포획과 유통량이 늘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해체된 상괭이 고기는 육안이나 식감으로 고래고기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혼획된 상괭이를 매입하여 몰래 유통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2011년, 인천해양경찰서는 상괭이 5천여 마리를 부산과 포항 등지 어시장으로 불법유통시킨 업자를 검거한 적도 있다. 환경적 요인도 조사해야 한다. 금년 8월 이후 만해도 소이작도 해안, 영종도 갯벌, 굴업도 해안 등 서해 도서의 해변에서 상괭이 사체가 속속 발견되고 있는데, 이는 해양생태계의 변화 때문일 수 있다.상괭이를 포획하는 행위도 처벌 대상이지만 유통증명서 없이 유통하거나 해체할 경우 현행법상 처벌 대상이다. 국제적 멸종위기종이자 인천시의 고유한 해양 자원인 상괭이를 보존하기 위해서는 인천시가 정부와 협력하여 종합적인 실태조사에 착수해야 할 것이다.

2018-10-24 경인일보

[사설]GM 주행시험장 회수는 인천시의 강력한 경고다

결국 한국에서 철수하기 위한 수순인가? 지금 한국지엠이 보여주고 있는 행태는 그런 우려를 낳기에 충분하다. 한국지엠은 지난 19일 주총을 열어 인천시 부평 본사에 있는 엔지니어링센터와 디자인센터를 묶어 별도 법인을 설립하는 안건을 단독 의결했다. 이에 따라 이들 센터에 있던 3천여명의 인력이 새로 설립되는 'GM 테크니컬센터 코리아' 소속으로 바뀌게 됐다. 이번 주총에 2대 주주인 산업은행 측은 아예 참석하지 못했다. 확보했다던 비토권도 행사하지 못한 채 한국지엠으로부터 주총 의결 사실만 통보받았다. 불과 다섯 달 전, 경영 정상화를 위해 극적인 합의를 이뤄냈던 한국지엠, 산은, 그리고 한국지엠노조가 다시 일촉즉발의 상황을 만들고 있다.이런 가운데 박남춘 인천시장이 지난 일요일 SNS를 통해 "한국GM 측에 제공한 주행시험장 부지 회수 등을 법률 검토하도록 담당 부서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지난 주 보도됐던 인천시 관련 부서의 법률 검토 사실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시정 최고책임자의 직접적인 발언이다. 박 시장은 "인천시는 애초에 GM코리아가 인천의 자동차 산업 발전과 일자리 창출, 고용 안정에 매진해줄 것을 기대하며 부지를 제공했다"며 "그런데 현재 법인 분리에 많은 분이 걱정하고 있다. 타당한 걱정"이라면서 시는 법인분리에 대해 시민사회의 동의가 있지 않다면 부지 회수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록 SNS라는 사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이용하기는 했으나 그 의지는 공식적인 기자회견 이상으로 강하게 느껴진다.인천시는 그동안 한국지엠의 최대 생산공장과 본사가 인천에 위치한다는 이유로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시가 현재 회수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축구장 70개 크기의 청라 주행시험장 부지를 최장 50년까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줬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달에는 박 시장과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이 시청에서 상생협력 협약식을 체결하고 차량 판매 증대를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다짐하기도 했다. 박 시장의 주행시험장 부지 회수 발언은 지엠에 대한 이런 짝사랑을 이제는 끝낼 수도 있다는 경고다. 지난 17일자 본란에서도 지적했듯이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서도 아무런 효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정부의 '비토권' 보다 훨씬 더 현실적인 압박으로 작용함직 하다. 주행시험장 없는 R&D 센터는 '앙꼬 없는' 찐빵이기 때문이다.

2018-10-23 경인일보

[사설]주민 반발 불 지른 안산 LPG 저장시설

안산시가 LPG 저장탱크 시설을 허가하자 주민들이 감사 청구와 허가 취소를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해 같은 시설에 대해 불허가했던 시가 시설을 지하화하고 용량을 줄였다는 이유로 태도를 바꾼 배경에도 의문을 제기한다. 도시계획시설인데도 불구, 관련 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았다는 주장도 있다. 대전의 한 구청은 같은 시설에 대해 불허가 처리했고, 소송까지 해 승소했다. 주민들은 대전의 지자체와 달리 민원 발생이 뻔한 사안에 대해 처음 입장을 바꿔 허가를 해준 이유를 궁금해한다.시는 지난해 (주)GS E&R이 신청한 반월열병합발전소 내 200t 규모의 LPG 저장시설 설치계획안을 반려 처리했다. 시민들의 안전이 우려된다는 이유였다. 유사 시설인 대전열병합발전소에 대한 허가를 반려한 대전 대덕구 사례도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대덕구는 주민안전 문제 등으로 LPG 저장시설(600t 규모) 허가를 도시계획시설로 판단해 허가를 반려했고, 행정 소송에서도 승소했다. 그런데도 (주)GS E&R은 지난 8월 초 시설규모를 150t(50t 규모 3기)으로 줄여 재허가를 추진했고, 시는 같은 달 말 사업을 승인했다. 시는 저장 규모가 줄었고, 지상에서 지하시설로 변경한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뒤늦게 사실을 안 시민들은 강하게 반발하면서 허가 취소를 위한 시민감사청구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가 도시계획시설로 분류된 저장시설임에도 불구, 도시계획심의위원회 개최 등 관련 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주민 안전은 외면하고 업체 입장만 들어줬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대전에서는 시민의 안전을 이유로 불허처분 했는데 왜 우리 시는 주민 여론 수렴과정도 없이 허가를 내줬느냐는 것이다. 지난해 불허가 처분했던 사안에 대해 태도를 바꾼 배경에도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주민들은 잘못된 행정은 바로잡아야 한다며 허가 취소를 위해 나서겠다는 강경 입장이다.위험물 저장시설은 안전이 담보돼야 하고, 해당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하는 절차가 선행돼야 한다. 시는 인허가 과정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주민 불안을 해소하지는 못했다. 대전 지자체가 같은 시설을 불허가 처분했고, 법원이 불가피성을 인정한 대목은 시의 당위성을 궁색하게 만든다. 행정행위를 되돌리기는 쉽지 않다. 행정이 신뢰를 잃지 않으면서 주민 동의를 이끌어낼 묘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2018-10-23 경인일보

[사설]인천연구원, 환골탈태만이 살 길이다

인천연구원이 22년 역사상 처음으로 내부인 출신 원장을 배출했다. 인천시의 '씽크탱크'로 불려온 인천연구원은 1996년 4월 '인천21세기연구센터'란 이름으로 첫발을 뗐다. 지난 17일 취임한 이용식 원장이 제16대 원장이다. 22년 동안 15명의 원장이 바뀌었다. 인천연구원에서 원장의 역할은 그야말로 막중하다. 연구과제의 방향을 잡는 것은 물론이고 연구원을 인천시의 압력과 간섭에서 지켜낼 수도 있으며, 내부 기강과 연구역량을 강화할 수도 있다. 그동안 원장들은 평균 1년6개월 미만을 재임했을 뿐이다. 잦은 원장 교체는 인천연구원이 뿌리내리는 데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었다.이런 점에서 이번 이용식 원장 체제의 인천연구원에 대한 기대가 크다. 이용식 원장은 인천연구원의 22년을 내부에서 지켜본 '원년 멤버'다. 인천연구원이 그동안 어떻게 운영돼 왔고, 지금 무엇이 필요한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인천연구원은 중요 시정의 밑그림을 제공하는 기능을 한다는 부분에서 무척 중요한 기구이다. 하지만 인천연구원이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가장 큰 이유는 독립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는 점이다. 그렇다 보니 우수 연구원들이 자리를 떠나는 일이 잦아지면서 연구 역량 부족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또 22년이나 지난 인천연구원의 자료 축적도 거의 이루어져 있지 않다.인천시장이 누가 되든지 인천연구원을 장악하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지사일 터이다. 시정 방향을 입맛에 맞게 조정하는 데 인천연구원이 당장 눈에 들어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그동안 시장이 바뀔 때마다 인천연구원의 색깔도 덩달아 변해왔다. 당선자의 선거캠프에서 역할했던 교수 출신이나 인천시 부시장 출신들이 원장 자리를 차지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인천연구원이 그동안 축적한 데이터베이스가 많지 않은 것은 바로 이런 점에 기인한다.인천연구원이 새롭게 태어나느냐 그동안의 전철을 밟느냐는 이제 박남춘 인천시장과 신임 이용식 원장의 두 어깨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인천연구원이 시정 발전을 위한 '씽크탱크'로 기능하는 것은 옳은 일이지만 시정의 '끄나풀'이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박 시장과 이 원장은 힘을 합쳐 그 인천연구원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새 틀을 짜내길 바란다.

2018-10-22 경인일보

[사설]'반성'이 보이지 않는 보수대통합 논의

자유한국당의 조직강화특위 출범 이후 보수 통합 이슈가 부상하면서 국정감사 이후 보수야권발 정계개편을 비롯하여 정당체제 개편 이슈가 보다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당의 김병준 비상대책위가 출범한 이후에도 당 지지율 정체는 물론이고 당내 갈등조차 사그라들지 않으면서 바른미래당과의 통합 등 다양한 보수야권 개편 논의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이 좀처럼 의미있는 지지율을 보이지 못하고 있고, 한국당도 보수를 대표한다고 하기가 민망할 정도로 낮은 정당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연한 움직임이다.총선을 앞둔 내년이 다가오면서 양당체제 회귀와 3당 체제 출현 등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으나 일차적으로 112석의 한국당이 보수대통합의 화두를 던지자 30석의 제3당인 바른미래당이 동요를 보이는 형국이다. 이미 내년 1월 쯤 바른미래당내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이 한국당쪽으로 합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의 지지율로는 차기 총선의 승리를 담보하기 어려운 현실론 때문에 바른미래당 내의 호남세력은 민주당으로, 그 밖의 세력은 한국당과 합류하려는 강한 정향성을 보이는 것 같다.보수대통합의 대상으로는 중도보수부터 '태극기부대'까지 망라하되, 명분은 문재인 정부의 실정에 반대하는 세력이 단일대오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강특위의 전권을 쥔 한국당의 전원책 위원이 "바른미래당과의 통합 전대 등 보수 단일대오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한 이후 불거진 보수통합론이 정치공학적 통합에만 의존하려 한다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 반문재인 연합군을 구성하여 통합에 나서겠다는 발상이지만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여전히 60% 초·중반대의 공고한 지지를 형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명분을 확보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한국당은 지난 정권의 집권세력으로서 국민을 대상으로 참회와 성찰을 명시적으로 보여준 적이 없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세계사적 대전환 국면에서도 냉전적 반공주의와 수구적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친박과 비박간의 케케묵은 갈등은 한국당의 수권정당으로서의 자세를 의심케 한다. 합리적 보수와 중도개혁 세력이 합치려면 미래지향적이며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는 중심세력의 존재가 필요하다. 또한 한국사회의 변화를 추동할 수 있는 보수로 태어나기 위해선 과거에 대한 정치적 성찰이 전제되어야 한다.

2018-10-22 경인일보

[사설]미·중 '신냉전' 대비할 통상정책 절실하다

중국 경제에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분기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갈수록 둔화되는 것이다. 지난 19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3분기 증가율은 6.5%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중간 통상마찰이 경기냉각 속도를 끌어올렸다. 중국 베이징 소재 장강경영대학원이 경기상황지수가 7년래 최저 수준이라 밝힌데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중국경제가 공식 통계보다 훨씬 나쁠 수 있다"고 우려했다.앞으로가 더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지난 7월 이후 총 2천500억 달러 어치의 중국제품에 고율관세를 부과한 결과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중국의 연간 GDP 성장률이 0.5~1%까지 낮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정부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데 11월 말에 개최예정인 20개국(G20)회의에서의 합의가 관건이나 전망이 밝지 못하다.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대중 관세부과에 대한 미국 유권자들의 지지여론이 비등한 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관세전쟁 승리를 확신하는 것이다. 중국이 미국의 요구를 수용할 수도 없다. 지난 5월 미국정부가 무역법 301조 철회조건으로 제시한 2년 내 대미 무역흑자 2천억 달러 축소, '제조업 2025' 지원 중단, 사이버 기술탈취 금지, 관세인하, 서비스 및 농업시장 전면개방 등 8대 선결조치는 중국정부의 백기투항을 의미하기 때문이다.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중국발 리스크를 경고한 배경이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미국의 대중 수입제한조치가 본격 발효되면 글로벌 교역이 4% 감소하고 전세계 GDP가 0.4%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케빈 워시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는 "세계 1~2위 경제대국간의 충돌로 세계경제가 위험에 직면했는데 이 냉전이 향후 20년까지도 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재닛 옐런 전 Fed 의장은 한국이 특히 많은 피해를 입을 것으로 단정했다. 한국의 대중 수출의존도가 30%에 육박하는데다 중간재 수출비중이 무려 79%인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내년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해보다 낮은 2.6%로 추정한 이유이다. 그러나 작금의 통상환경 변화는 한국에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어 경제 기초체력 강화와 통상 및 산업전략 구조 조정이 요구된다. 모 전문가의 "문재인정부가 통상에 대한 철학과 큰 그림이 있는 지 의문"이란 지적에 눈길이 간다.

2018-10-21 경인일보

[사설]'윤창호법'과 무관용주의로 음주운전 척결해야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21일 상습 음주운전 사범과 사망·중상해 교통사고를 야기한 음주운전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법정 최고형을 구형하라고 검찰에 지시했다. 지시에는 법원의 불충분한 선고에 대한 적극 항소도 포함됐다. 또 이날 국회에서는 하태경 의원이 국회의원 100명 이상이 서명한 소위 '윤창호법' 발의 기자회견을 가졌다. 음주운전 초범 기준과 음주수치 기준을 강화하고, 사망사고를 낸 음주운전자를 살인죄로 처벌한다는 것이 골자다.지난달 부산에서 전역 4개월을 앞둔 윤창호씨가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식물인간 상태에서 사경을 헤매자 친구들이 청와대와 국회에 음주운전 처벌 강화와 관련 법률 제정을 촉구한데 대해 행정부와 국회가 동시에 답변을 내놓은 것이다. 음주운전에 대해 처벌을 강화하고 무관용주의를 적용해야 한다는 시대적 추세를 반영한 것으로 환영한다.음주에 관대한 우리 사회의 문화를 감안하더라도 음주운전 피해의 정도는 치명적이고 규모는 엄청나다. 도로교통공단 집계에 따르면 2008년 부터 지난해 까지 음주운전 사고는 25만5천500여건, 사망자 수 7천18명, 부상자 45만5천288명이다. 경찰의 지난 4년8개월간 음주운전 적발건수는 총 130만8천22건이다. 하지만 법원은 관대하다. 음주운전 사범의 영장 기각률은 25%로 형사사건 전체 평균 18% 보다 높고, 선고 형량은 구형량의 50% 가량이다. 집행유예 비율은 상해사고 95%, 사망사고는 77%다. 음주운전 사범의 가석방률도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윤씨 친구들의 말대로 한 사람의 인생을 박살낸 엄청난 범죄의 대가로는 터무니 없다. 모든 범죄에서 주취감경 조항을 없애야 한다는 여론이 대세다. 대표적인 음주범죄인 음주운전에 대한 법무부 장관의 엄벌주의 입장 표명과 국회의 관련법 개정 의지는 음주범죄에 엄격해진 국민인식 변화에 비해 뒷북에 가깝다.이제라도 국회는 '윤창호법' 연내 통과에 전력을 기울이고, 검찰은 장관의 지시대로 음주운전 사범을 무관용주의에 따라 법대에 올려야 한다. 법원도 관용적인 선고가 결과적으로 음주운전 악습의 방임으로 이어졌다는 여론을 경청해야 한다. 또한 정부는 음주운전 사범에 대한 주기적인 사면을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음주운전자의 공직 임용제한과 음주운전 공직자에 대한 강력한 제재로 음주운전 발본색원 의지를 분명히 밝힐 필요가 있다.

2018-10-21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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