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롯데가 윤리경영으로 화답할 차례다

재계 5위 롯데그룹 총수일가 비리사건 공판에서 대다수 피의자들이 가벼운 처벌을 받았다. 지난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가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 등 9명 중 7명에게 무죄 혹은 집행유예 판결을 내린 것이다. 재판부는 신동빈 회장에 대해 롯데시네마 매점 운영권을 신격호 총괄회장의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씨 모녀와 신 총괄회장의 장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에게 몰아줘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와 서씨 딸에게 '공짜 급여'를 준 것만 유죄로 인정, 징역 1년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부실 계열사인 롯데피에스넷과 롯데기공을 부당하게 지원해 회사에 471억원의 손해를 끼친 점에 대해서는 '경영상의 판단'이라며 무죄를 선고했다.신 총괄회장에게는 롯데시네마 배임혐의 등을 유죄로 인정해 징역 4년에 벌금 35억원을 선고했으나, 고령인 데다 치매를 앓는 점을 감안해 구속하지 않았다. 신 총괄회장이 신 이사장과 서씨에게 차명주식을 넘겨주면서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해 증여세 700억원을 포탈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공소시효가 만료됐으며 서씨는 일본에 거주해 세법상 국내 거주민이 아니라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롯데 측은 총수의 인신구속이란 최악의 사태는 피했지만 밝지 않은 분위기다. 지난 14일 검찰이 최순실씨 국정농단 사건 결심 공판에서 신동빈 회장에 징역 4년을 구형한 것이다. 신 회장이 면세점 관련 청탁 대가로 K스포츠재단에 70억 원을 준 것으로 판단한 터여서 내년 1월 26일의 재판결과가 주목된다.이번 판결에 대한 검찰의 항소 가능성은 또 다른 고민이다. 지난해 6월 이후 넉달간 수사인력 240명을 동원해 10여 차례의 압수수색 및 롯데 관계자 400여명을 뒤진 결과, "심각한 수준의 기업 사유화, 사금고화 폐해를 확인했다"며 신동빈 회장에 징역 10년에 벌금 3천억원을 구형했음에도 성과(?)가 너무 초라한 것이다. 사법부도 편치는 않을 것이다. 솜방망이 처벌 혹은 유전무죄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탓이다. 그러나 이번 1심 법원의 "잘못된 관행을 개선해서 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적절하다는 판단"에 눈길이 간다. 이제 롯데가 윤리경영으로 화답해야 할 차례다.

2017-12-24 경인일보

[사설]특성화고 실습 제한·폐지가 능사는 아니다

특성화고 학생들이 현장실습 도중 다치거나 숨지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자 '직업교육훈련 촉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지난 20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교문위)를 통과했다. 이번 개정안은 직업교육훈련 기본계획에 직업교육훈련생의 인권보호 및 안전보장에 관한 사항이 포함됐다. 또 표준협약서의 고시 주체를 고용노동부장관에서 교육부장관으로 변경하고 현장실습산업체장은 현장실습계약 사항을 준수하도록 했다. 이를 위반하면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됐다. 이는 학생들의 피해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으로 긍정적인 것이라 판단된다.그런데 이에 앞서 정부는 향후 사고를 막기 위해 '현장 실습 폐지'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정작 특성화고 학생들은 정부의 대책이 진정으로 학생들을 위한 대책이 아니라고 반발하고 있다. 지난 18일 경기도 내 특성화고 학생 1천100여명이 참여한 특성화고등학생 권리연합회(이하 연합회)는 '현장실습 폐지 반대'와 '학생 의견을 수렴한 대책 마련'이라는 두 가지 요구를 담은 성명서를 교육부에 제출한 바 있다. 이들은 "조기 취업을 하고 자기가 배우고 싶었던 것을 현장에서 배운다는 점 때문에 특성화고를 선택한 것인데, 실습 폐지는 학생들을 고려하지 않은 처사다. 너무 억울하다"고 토로했다.당연히 현장실습을 폐지한다면 분명 각종 사고를 줄일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특성화고 학생들이 주장하는 대로 정부가 무조건적으로 실습을 폐지할 것이 아니라, 노동현장과 실습공간을 분리하고 고등학생들이 현장에서 받는 차별을 시정하는 쪽으로 이 문제를 개선하는 것이 더 바람직해 보인다.지금까지의 현장실습은 '교육'과 '노동'의 개념이 뒤섞여 있기 때문에 기업에선 학생들의 현장실습을 교육이 아닌 단순 '취업'의 개념으로 생각하고 있기에 많은 문제를 일으켰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느 한 기관의 노력만 가지고는 안된다. 정부와 학교, 기업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실습 학생들의 신분이 '학생'인지 아니면 '노동자'인지부터 명확하게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책 입안자들은 실습 현장에 있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최우선적으로 귀담아 들어주기 바란다.

2017-12-21 경인일보

[사설]국민의당은 국민에게 사과부터 해야

국민의당이 일부 당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국 바른정당과의 통합 찬반에 대한 전체 당원들의 의사를 묻는 투표를 실시하기로 했다. 국민의당은 오는 29∼30일 ARS 투표를 각각 진행한 뒤 31일 최종 투표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는 국민의당과의 통합 문제와 관련,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구태 정치와 결별하고 미래를 위한 개혁 정치를 하겠다는 통합 결단을 내렸다"며 "저와 바른정당은 안 대표와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개혁의 길을 같이 가겠다는 것을 국민께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이다.그런데 공교롭게도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의 통합 찬반 투표를 결정한 날 '국민의당 제보조작'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준서 전 최고위원과 당원 이유미씨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재판부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구속기소된 당원 이유미씨에게 징역 1년, 이준서 전 최고위원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한 것이다.법원은 또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국민의당 공명선거추진단 수석부단장이었던 김성호 전 의원과 부단장 김인원 변호사에게 각각 벌금 1천만원과 500만원을 선고했다. 아울러 이유미씨가 조작된 제보를 만드는 것을 도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씨의 남동생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유미씨가 제보조작을 주도했고 이씨 동생은 조작에 가담했으며, 이준서 전 최고위원이 제보자에 대한 진위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문재인 당시 대선 후보의 아들 준용씨가 특혜채용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문 후보에 대해 불리한 사실을 공표했다며 유죄판단 이유를 설명했다.법원에서 당원들이 대선조작사건으로 유죄판결을 받았는데 정작 국민의당은 이에 대한 사과 한마디 없다. 오로지 내년 6월에 열리는 지방선거를 겨냥한 선거공학적인 득실 계산에 여념이 없는 듯하다. 안철수 대표는 지난 7월 조작사건이 불거졌을 때 "책임질 일 있으면 책임지겠다. 앞으로 모든 것을 내려놓고 깊은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며 책임 정치를 공언한 바 있다. 하지만 안 대표는 당 이름에도 들어있는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듯하니 참으로 안타깝다.

2017-12-21 경인일보

[사설]반복되는 크레인 사고 근절 대책 마련해야

전국적으로 타워크레인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8일 평택시 칠원동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타워크레인의 일부가 꺾이는 바람에 작업자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공사현장에서 타워크레인의 '슈거치대'가 부러지면서 텔레스코핑 게이지(인상작업 틀)가 1개 단 높이만큼 아래로 주저앉은 것이다. 경찰은 현재 부품 결함과 안전수칙 미이행에 무게를 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 역시 현장에 사고 수습본부를 설치하고 타워크레인 설비의 구조적 결함 및 작업계획 준수 여부 등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크레인 사고로 인해 올해 경기·인천지역에서만 10명 사망, 13명의 부상자가 발생했고 전국적으로는 19명 사망, 45명이 부상당했다. 특히 경기도의 경우 의정부, 용인, 평택 등 불과 두 달 사이에 3건의 크레인 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분명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타워크레인 사고로 근로자가 목숨을 잃는 사고가 잇따르자 타워크레인 노조도 공사 작업을 중단하고 대규모 집회를 열기로 했다. 한국노총 전국타워크레인 설치·해체 노동조합은 오는 26일 서울 여의도에서 300여명 규모의 집회를 열고 타워크레인 사고 예방 및 안전대책을 요구할 예정이다. 이들은 "타워크레인 설치·해체 자격증 도입과 관련해 필요한 예산이 하나도 편성되지 않았는데,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찾아내겠다"며 "현행 정기 점검은 면밀하다고 볼 수 없어서 베테랑 작업자들이 점검에 나설 수 있도록 권한을 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앞서 고용노동부는 타워크레인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사업장 관리와 작업자 안전교육을 대폭 강화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은 사업주는 3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는 내용의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내년 3월 시행을 목표로 입법 예고한 바 있다. 법을 바꾸고 처벌을 강화하는 것도 대책 중 하나이겠지만, 크레인을 조작하는 작업자의 문제가 큰 것인지 아니면 부품결함 및 허술한 점검의 문제인지 크레인 사고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과 면밀한 분석이 우선 필요하다.

2017-12-20 경인일보

[사설]한국근대문학관, 거점 지역문학관으로 육성하자

정부가 19일 제1차 문학진흥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의 골자는 문학창작자들을 위한 창작 환경 조성, 독자들의 문학 향유와 소비 확대를 위한 여건 조성, 한국문학의 위상 제고를 위한 해외진출과 국제문학교류 활성화, 국립한국문학관 설립 등 문학진흥 기반시설 구축 등이다. 이 가운데 지역의 관심사는 권역별 거점형 지역문학관 제도화 방안이다.그동안 국립한국문학관 설립을 두고 전국 지자체의 유치경쟁이 과열 양상을 띠자 공모 절차를 중단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후 정부는 국립한국문학관을 용산공원 내 국립중앙박물관 소유 부지에 본관을 건립하고, 전국 권역별 대표문학관을 국립문학관과 연계할 거점형 지역문학관으로 집중 육성키로 한 것이다. 이 같은 본관-거점관 체제는 각종 국립기관의 서울 집중이라는 비난 여론을 의식한 고육책이라 할 수 있지만, 장점도 적지 않을 것이다. 거점형 지역문학관은 문학진흥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 또 전국의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문학관 사업을 펼칠 수 있다. 국립박물관이 국립중앙박물관과 12개의 지역박물관으로 구성된 네트워크 체계로 운영되고 있는 것을 참고할 만하다. 그렇다면 국립한국문학관은 본관(중앙관)을 우선 건립하고, 중기적으로 전국 문화권역별로 거점문학관을 건립한 다음, 장기적으로는 지자체별 공립 문학관을 건립하거나 지정해나가는 방식을 검토하기 바란다.인천시가 중구 개항장 문화지구에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는 '한국근대문학관'을 거점형 지역문학관으로 지정한다면,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면서 바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우선 3만여 점에 달하는 원본 근대문학자료를 콘텐츠화 할 수 있으며, 문학관 운영의 다양한 경험도 십분 활용할 수 있다.한국근대문학관이 위치한 개항장은 아직까지 차이나타운, 자유공원, 인천 내항, 월미도 등의 근대문화경관을 유지하고 있으며, 서해를 바라보는 임해지구 특유의 정취가 있어 전국의 문학인들이 매력을 느낄만한 풍광도 갖추고 있다. 인천공항과 인천항이 위치해 있고 경인전철, 경인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등 교통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한국문학의 세계화와 대중화를 실현하는 데도 유리하다.

2017-12-20 경인일보

[사설]수원·화성시의 상생 행보 주목할 만하다

광역화장장인 함백산메모리얼파크 건립 및 지역 간 경계조정을 놓고 첨예한 갈등을 벌이고 있는 수원시와 화성시가 모처럼 같은 테이블에 앉아 상생을 도모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지난 18일 화성의 한 호텔에서 김진관 수원시의회 의장, 김정주 화성시의회 의장과 양 시의회 대표 등이 참여해 '수원시의회-화성시의회 상생을 위한 현안 정책 간담회'를 개최한 것이다.이번 간담회는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국회의원의 중재로 마련된 것으로, 양 시의회 대표단은 화성시가 추진하고 있는 함백산 메모리얼 파크와 수원시가 추진 중인 황구지천 공공하수처리시설 건립에 대해 시민 편의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상생 협력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그동안 경기도의 중재에도 불구하고 합의를 이뤄내지 못했던 수원시 망포4지구 일원-화성시 반정지구 등 '경계조정'에 대해선 면적 교환의 원칙을 지키되, 도로와 하천 중심으로 합리적으로 경계 조정을 협의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 해 나가기로 결정했다.함백산메모리얼파크는 내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광역화장장으로, 화성·부천·광명·안산·시흥시가 1천214억원을 공동 부담해 화성시 매송면 숙곡리 일대에 화장로 13기와 봉안시설, 자연장지가 조성될 예정이다. 그런데 서수원 주민들은 광역화장장이 수원 주민들의 건강과 환경을 해친다며 지속적으로 반대해 왔고, 급기야 사업추진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해소해달라며 감사원 감사까지 청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감사원은 '근거 없음'으로 종결처리 했지만 이로 인해 화성시와 수원시는 극심한 갈등을 겪게 된다. 반면 수원 군공항 이전 예비후보지역으로 화성 화옹지구가 선정되면서 이번에는 화성시민들이 군 공항 이전을 결사 반대하며 두 지자체 간의 갈등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하지만 이번 합의로 인해 앞으로 두 지자체의 해묵은 현안들이 하나씩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당장 동주민센터 이용과 초등학교 배정에 불편함을 겪었던 망포4지구의 경계조정합의를 통해 시민들의 불편은 크게 감소할 전망이다. 물론 양 시가 100% 만족할 수는 없겠지만 서로 조금씩 내려놓고 양보한다면, 애꿎은 주민들이 겪었던 불편은 더 이상 생기지 않을 것이다.

2017-12-19 경인일보

[사설]논의과정 빈약했던 인천 '고교 무상급식' 시행

2년 전에도 학교무상급식 문제를 둘러싸고 인천광역시와 인천시교육청이 날카롭게 대립했었다. 2015년 12월 진보진영 출신 교육감의 지시로 시교육청은 중학교 1학년 무상급식 예산 95억원을 2016년도 예산안에 편성했다. 인천시는 재정난을 이유로 난색을 표했다. 여론이 갈리고 시민사회단체까지 입장이 나뉘는 갈등 끝에 결국 시의회가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하기에 이른다. 보편적 복지를 주장하는 진보진영과 선택적 복지를 지지하는 보수진영 간 대립은 그렇게 제1막을 내렸다. 이러한 대립은 어찌 보면 지극히 상식적이고 자연스러웠다.그런데 이번에 막을 내린 학교무상급식 제2막은 어색하다. 무상급식을 둘러싸고 그동안 양 진영이 보여줬던 철학과 논리가 무색해졌다. 인천지역 고교 무상급식 시행을 둘러싸고 한마디로 혼전 양상이 빚어졌다. 보수진영 출신의 시장이 고교 무상급식 전면 시행을 선언했다. 내년도 예산안을 다루는 같은 당 시의원은 철학과 정체성의 문제로 곤혹스러워했다. 영어(囹圄)의 몸이 된 교육감을 대신해 교육청을 이끌고 있는 교육감 권한대행은 날선 자세로 시장에 맞섰다.유정복 시장이 고교 무상급식 계획을 처음 발표한 것은 지난 9월 '애인(愛仁) 정책 기자설명회' 자리였다. 문재인 정부가 공언한 2020년 고교 무상급식을 시교육청, 군·구와 협의해 조기에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730억원에 달하는 사업비를 인천시 29%, 시교육청 53%, 군·구 18%의 비율로 분담하는 내년도 예산안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그러자 교육감 권한대행이 "예산을 30%만 부담하면서 생색을 내는 건 민망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재협의 끝에 인천시 40.8%, 시교육청 41.6%, 군·구 17.5%로 재조정되면서 논란은 일단 수습됐다. 그러나 이해당사자 간 논의의 과정과 그 질이 매우 빈약했다는 점에서 깊은 후유증이 우려된다. 시행중인 인천지역 중학교 무상급식만 해도 인천시, 시교육청, 시의회, 시민단체 등이 앞서 2~3년간 재정 여건, 단계별 시행, 특정지역 우선시행 등 현안을 두고 깊이 있는 찬반 토론과 논의를 거쳤었다. 이런 좋은 선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엔 그 흔한 토론회조차 한 번 없었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졸속'이다.

2017-12-19 경인일보

[사설]경기도와 바른정당 포기한 南 지사 성공할까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18일 경인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내년 지방선거에 바른정당으로 출마할 가능성이 없다"며 "옳은 길이었으나 실패했다. 바른정당 내에 자강파는 없다는 것이 슬픈 현실"이라고 말했다.남 지사가 재선에 도전한다는 가정하에 내년 6월 13일에 치러질 지방선거는 여야 1:1구도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그는 또 "바른정당이 국민의당과 통합하든지 아니면 자유한국당과 통합하든지 할 것이고, 누구와 통합하는 것과는 상관없이 선거연대를 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향후 정국을 전망했다. 남 지사의 말대로라면 바른정당은 곧 어느 정당하고든 무조건 통합, 혹은 선거연대를 할 것이기 때문에 자신은 향후 통합 야당의 대표 주자로서 도지사 선거에 나오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바른정당을 제외한 다른 야당에서 과연 남 지사의 뜻에 따라줄지는 미지수다. 이와 함께 남 지사는 최근 논란을 불러일으킨 "경기도를 포기하겠다"는 발언과 관련, "내년 지방선거의 주요 어젠다로 밀고 나가겠다"며 "(서울시와 경기도를 합치는)광역도가 지방분권에 역행한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으로, 광역도 통합의 혜택이 시민들에게 충분히 설명이 된다면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남 지사는 지난해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를 비판하며 새누리당을 탈당, 바른정당을 창당한 개국공신이다. 그러나 '수도 이전', '모병제 도입', '사교육 철폐' 등 굵직한 이슈를 던졌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대선 후보로 선출되지 못한 아픔을 갖고 있다. 그는 특히 대선후보 경선 당시 도정공백을 불러일으켰다는 비판을 무수하게 듣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그가 바른정당 창당의 실패를 인정하며 '경기도 포기' 발언도 계속 밀어붙이겠다는 것은 그에게 표를 던졌던 많은 유권자들을 우롱하는 처사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정치인으로서 존재감이 점점 사라지는 마당에 이슈가 없는 것보다는 논란을 일으켜서 악담이라도 듣는 게 더 유리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도내 유권자들은 '개혁보수'의 길을 가겠다며 왔다갔다 하고 경기도를 포기하겠다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하는 도지사를 맹목적으로 지지할 만큼 어리석지 않다는 것을 남 지사는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다.

2017-12-18 경인일보

[사설]임시국회 통해 주요 법안 처리해야

정기국회 폐회 직후 소집된 임시국회가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22일 본회의를 남겨두고 있지만 여야의 관심 법안이 워낙 달라서 입법으로 연결될지 여전히 의문이다. 임시국회 개회와는 아랑곳 없이 여야 의원들이 외유 일정을 소화하느라 개회 일주일이 넘도록 제대로 열린 상임위원회가 없다는 사실에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의원들의 외유로 일부 상임위는 정족수 조차 채우지 못했다. 지역구 행사와 개인 일정을 우선시하는 의원들의 인식이 국회를 사실상 공전 상태로 방치하고 있다. 또 자유한국당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공조에 의해 예산이 통과된 사실에 반발해 대여 강경 모드로 일관하는 것도 국회 개점휴업의 주요 요인 중 하나다. 한국당 소속인 권성동 의원이 위원장인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여야 합의로 관련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의 심사조차 하지 않는 상황이 이를 방증한다. 게다가 야당내 상황도 입법을 방치하고 있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당은 당무감사 결과로 인해 시끄럽고, 국민의당은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대해 당 내부가 극단적으로 갈려있는 상황이다.국회는 우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제정과 국정원 개혁을 위한 국가정보원법 개정안부터 통과시켜야 한다. 적폐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우리 사회 권력기관의 일상화된 정치관여 행위를 근절할 개혁을 미룰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한국당 등 야당은 이에 대해 반대하고 있지만 대선 공약인데다가 야당 후보들도 공약으로 내세웠던 사안들이다.규제프리존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은 한국당과 국민의당이 추진하고 있는 법안이다. 이러한 법들은 여야간의 이견이 큰 법안들이지만 공정경제 실현과 복지확대를 담은 가맹점법을 비롯해 근로시간 단축을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안과 최저임금 산입 범위에 관한 최저임금법 개정안은 연내 처리되지 않으면 큰 혼란이 야기된다.여야간 쟁점이 첨예한 법안을 제외하고 입법 불비시 민생에 큰 지장을 초래하는 법부터 처리해야 한다.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이견이 노출됐지만 여야는 마지막까지 타협과 절충을 통하여 민생·개혁 입법을 통과시켜야 한다. 국회가 임시국회에서조차 입법에 아무 성과를 못낸다면 국회의 직무유기다.

2017-12-18 경인일보

[사설]대통령 방중 성과 꼼꼼하게 따져봐야

문재인 대통령이 3박4일간의 중국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청와대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외교적 어려움이 있었는데, 이번 방중으로 또 하나의 산을 넘었다"고 평가했다. 반면 야당과 일부 언론에서는 중국 측의 '홀대론'을 강조하며 문 대통령의 방중 성과를 깎아내리는 분위기다.방중 전부터 한·중 정상의 공동 성명발표 및 기자회견은 없다는 소식이 들렸고, 문 대통령을 공항으로 영접나온 중국 외교부 간부가 차관보급이라 지난 2013년 박근혜 대통령 당시 수석차관급이 영접했던 것과 비교해 격이 낮아졌다는 지적도 있었다. 중국 현지 취재를 하던 국내 기자들이 폭행을 당하고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문 대통령의 팔을 툭툭 치며 인사하는 모습도 많은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하지만 득실은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 문 대통령은 사드문제에 대한 중국 측의 이견 표출을 최소화시켰고, 북핵문제와 관련해 한반도 4대 원칙에 합의했다. 또 잠재력이 큰 경제·무역·에너지·보건분야 등 11개 부문의 양해각서(MOU)를 중국 측과 체결하고 돌아왔다. 사실 한·중 관계가 홀대론까지 불거지며 악화된 것은 박근혜 정부의 책임이 크다. 지난해 6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예방한 황교안 총리는 사드 배치에 대해 궁금해 하던 시 주석에게 "사드 배치는 아직 미국으로부터 요청받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불과 열흘 뒤 한국은 사드 배치를 전격 결정했다고 발표하며 중국을 자극했고, 이는 곧바로 극심한 경제보복으로 이어졌다.결국 이번 문 대통령의 방문기간 중 벌어진 일들을 면밀하게 살펴보면 아직 중국은 한국에 대한 앙금이 남아 있으며, 특히 최근의 3不 요구(사드 추가 배치 불가, 미국 미사일방어 체계 불참, 한미일 3국 군사동맹 비추진)에 대한 외교적인 압박을 한 것으로 보여진다. 그렇다면 '성공적'이라고 자축만 할 일도 아니고, 홀대받았다고 비관만 하고 있을 것도 아니다. 어려운 가운데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북핵 문제를 막고 더 이상의 경제보복은 없다는 것을 확인한 것은 높이 평가해야 하며, 아직은 앙금이 남아 있어 관계 개선에 지속적으로 힘써야 한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고 돌아온 셈이다.

2017-12-17 경인일보

[사설]무상교복이 달갑지 만은 않은 이유

경기도가 광역자치단체 최초로 내년부터 무상교복 정책을 실시할 예정이다. 지난 15일 경기도의회가 중학교 신입생 12만5천여명에게 교복 구입 용도의 모바일상품권을 1인당 22만원씩 지원하도록 잠정 결정한 것이다. 도 교육청이 140억원, 도가 70억원을 부담하는 내용으로 오는 22일 도의회의 최종 의결만 남아있다.성남시는 전국 최초로 지난해부터 중학교 무상교복 지원을 하고 있으며 광명시는 최근에 중·고교 무상교복사업 예산을 반영했다. 자칫 부자 동네와 가난한 동네 간의 위화감이 심화될 수도 있었는데 다행이다. 김상곤 교육부총리가 경기도교육감으로 재직할 당시 "이건희 손자에게도 공짜 밥을 먹이려 하느냐" 혹은 '사회주의적 발상'이란 비난에도 불구하고 정책을 밀어붙인 결과 무상급식이 전국으로 확대됐던 것이다. 눈칫밥으로 상처받는 아이들이 없도록 했음은 물론, 대다수의 국민들에게 '내가 낸 세금으로 나도 혜택을 본다'는 인식을 심어줬다. 경기도의 선구적인 무상교복 지원이 조만간 전국으로 확산되고 지자체들 간 다양한 내용의 복지 경쟁을 촉발할 개연성도 크다.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월 26일 '제5회 지방자치의 날' 행사에서 강력한 지방재정 분권을 추진하기 위해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현재의 8:2에서 2019년에는 7:3으로, 이후에는 6:4 등으로 개선할 것을 밝힌 바 있다. 이것이 실현된다면 지자체들의 주머니 사정에 여유가 생기는 것이다. 또한 현 정부는 복지 확대를 위해 사상 최초로 재정적자를 늘리겠다고 천명했다. '2017~2021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의하면 향후 5년 동안에 매년 5조~ 6조원씩 적자재정을 편성해 임기 중에 총 172조6천억원의 정부부채를 늘리기로 확정한 것이다. 정부는 높은 수준의 보편적 복지를 통해 고성장을 유지하는 스웨덴을 모범사례로 들었다. 복지지출은 낭비가 아닌 투자로써 성장을 촉진한다는 논리이다.경기도는 내년 예산이 22조원인데 그깟 200억원 지출이 대수냐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국가부채가 1천400조원을 넘어섰는데 최근 5년 새 나라빚이 두 배 가량 증가할 만큼 속도가 너무 빠르다. '공짜 점심은 없다'는 격언을 유념하기 바란다.

2017-12-17 경인일보

[사설]집단민원 무시하는 건설사와 수원시

수원시 팔달구 고등·화서동 주민들이 인근 공사장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에 시달리고 있다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무려 7개월째 계속되고 있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집 바닥이 흔들리고 타일이 갈라지는 데도 시정이 안 된다고 한다. 시공사와 행정당국은 기준치를 넘지 않았다며 별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주민들은 '인공지진'에 울화통까지 겹쳐 두통과 소화불량에 시달리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대우건설 컨소시엄은 수원 고등·화서동 일대 36만2천여㎡에 뉴스테이와 임대주택 등 4천900여 세대를 공급하는 '팔달2 주거환경개선지구(고등지구)'를 조성 중이다. 아직 사업인가는 받지 못했으나 아파트 건설을 위한 터파기 작업이 한창이다. 인근 주민들은 공사장 발파작업에 따른 소음과 진동에 시달리고 있다며 집단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하루에도 수백 번 땅과 집이 흔들리는 인공지진 때문에 가슴이 철렁거리고 울렁증이 생겼다는 게 주민들의 목소리다.바닥이 흔들리고 타일과 벽이 갈라질 정도의 진동과 소음인데도 시공사와 행정당국은 기준을 초과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를 근거로 시공사는 민원에도 불구, 대책 없이 공사를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은 매일 지진을 겪는 듯한 고통에 집이 갈라지는데도 문제가 없다는 건 말이 안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실제 공사장 인근 벽돌집들은 지난 5월부터 벽이 갈라지고 타일이 깨지는 피해를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부분 내진설계가 안된 주택 바로 옆에서 폭약이 터지는 소리와 진동에 놀란 주민들은 스트레스에 울화통까지 더해져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시공사는 발파 때 진동을 측정하고 있으나 관리기준 이하라며 공사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행정당국도 문제가 없다며 발파 작업이 끝나면 피해 상황을 조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벽이 갈라지고 주민이 울렁증을 호소해도 공사는 계속하겠다는 것이고, 시는 터파기 공사가 끝나야 피해 정도를 알아보겠다는 것이다. 집단민원이 끊이지 않는데도 건설사는 문제가 없다고 하고 행정당국은 뒷짐이다. 주민들이 소화불량, 두통에 시달리고 화병에 걸린다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아 보인다.

2017-12-14 경인일보

[사설]고교생을 정치적 도구로 이용 말아야

고교 무상교복과 무상 급식을 놓고 경기·인천지역 행정과 교육기관, 의회가 맞서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고교 무상 교복 지원 방안을 두고 집행부와 의회가 갈등이다. 인천시는 고교 무상급식 도입과 관련, 인천시교육청과 대립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관 사이에 불신이 쌓이고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옳고 그름을 떠나 고교생들에 대한 복지정책이 정치적 싸움의 도구가 된 양상이다.내년 성남시 예산을 심의 중인 성남시의회 앞에선 성남지역 시민단체 대표 2명이 무상교복 예산 반영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은 시의회가 무상교복 예산을 반영하지 않을 경우 단체 행동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의회 예산결산위원회는 중·고교생에 대한 무상 교복 지원을 위한 예산 편성과 관련, 갈등이다. 민주당은 중학교는 물론 고교까지 무상교복을 지원하자는 입장이지만 내년 시행은 불투명하다. 재원 마련에 대한 각 당의 입장 차이 때문이다.인천시와 시교육청은 고교 무상급식을 두고 파열음이다. 무상급식을 하겠다던 시교육청은 갑자기 태도를 바꿨고, 시와 시의회는 적극적이다. 교육청은 정치적 중립을 내세우며 시가 지방선거 표심을 잡기 위해 졸속으로 추진한다고 비판한다. 시는 민선 교육감이라면 무상급식에 반대하겠느냐며 교육감 대행에 대해 불만이다. 앞서 시의회는 내년 예산안을 심의, 고교 전 학년 무상급식 예산 730억원 가운데 교육청 부담액을 389억원으로 책정했다. 교육청은 이에 대해 초·중학교 환경개선 사업비를 삭감하는 무리수를 써가며 예산을 증액했다고 비난했다. 시와 시의회는 교육감 권한대행이 임명직이라 딴 생각을 한다고 비판한다.고교 무상교복과 무상급식은 재정사정과 학교 여건, 학생·학부모의 의견을 종합해 시행돼야 한다. 내년이 시행 적기라면 그대로 추진하면 된다. 재정사정이 아직 여의치 않고 여건이 성숙하지 않았다면 더 미루면 된다. 무상급식을 하겠다던 교육청이 슬그머니 발을 빼고, 시가 갑자기 서두르는 인상을 주는 것은 이상한 일이다. 고교생들의 먹거리와 입을 거리를 두고 유관기관들이 맞서는 것도 볼썽사납다. 고교 무상교복과 무상급식은 정치적 셈법으로 따질 일이 아니다.

2017-12-14 경인일보

[사설]경기도를 포기하겠다는 南 지사의 ‘경솔’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지난 12일 오후 8시께 불쑥 '저는 내일 경기도를 포기하겠습니다'라는 짧은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아무런 부연설명 없이 쓴 한 줄의 글 때문에 지역정가에서는 억측이 쏟아졌다. 내년에 열리는 지방선거에서 도지사 재선 출마를 포기하겠다는 뜻인지, 아니면 도지사 대신 차기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것인지 많은 이들은 궁금해 했다.사람들에게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티저광고 같은 문구의 해답은 13일 오전에 나왔다. 남 지사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광역 서울도 형성과 수도권 규제'를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서울을 도쿄, 런던, 뉴욕 등 외국 도시들과 경쟁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서울과 경기도를 합쳐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결국 토론회에서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에 관심을 증폭시키기 위해 페이스북을 이용한 것이다. 남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게 뭐지? 여러분들이 받으셨을 당혹스러움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혁신적인 발전을 위해서라면 반드시 수도권 규제가 철폐되고 초강대 도시를 육성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경기도지사로서 경기도를 포기한다는 각오와 용기를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라고 해명했다.남 지사의 주장이 타당한지 검증하기 이전에 우선 그의 경솔한 행동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남 지사는 연예인이 아니다. 1천300만 도민을 책임지는 공인(公人)이다. 그런데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아무 말이나 툭툭 내던지는 네티즌과 같은 행동은 도지사로서 할 행동은 아니었다. 특히 국정농단 세력의 행동을 참을 수 없다며 반기를 들고 보수 정당을 제일 먼저 탈당한 그의 행동치고는 너무나 가벼운 것이었다. 왜 그가 속한 바른정당이 국민들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기 바란다.서울과 경기도를 합치자는 의견 역시 공감하기 힘들다. 경기도는 현재도 그 덩치가 너무 커서 매년 남북으로 분도를 하자는 주장이 제기되는 곳이다. 또한 지방정부의 역할이 강조되고 분권화가 진행되고 있는 세계의 추세에도 역행하는 것이다. 앞으로도 도민들을 우롱하는 듯한 발언을 이어나갈 생각이라면 진짜로 경기도를 포기하는 편이 낫다.

2017-12-13 경인일보

[사설]인천시 고교무상급식 예산 재협의하라

고교무상급식예산 편성을 둘러싼 인천시의회와 인천시교육청의 갈등이 첨예하다. 인천시의회가 지난 8일 내년도 시 예산안을 심의한 뒤 인천시와 협의해 전체 고교 무상급식 예산(730억 원) 중 약 30%에 해당하는 213억원을 편성했다. 이 안에 따르면 시교육청이 390억원(53.6%), 시가 213억원(29.1%), 군·구가 127억원(17.3%)을 부담하게 된다. 시교육청은 시의회의 일방적 예산편성에 동의할 수 없다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박융수 교육감 권한대행은 13일 인천시의회가 시교육청의 동의 없이 편성한 고교 무상급식 예산에 대해 시급한 다른 교육예산을 삭감한 것으로 동의할 수 없으며, 인천시가 사전협의 없이, 재원마련에 대한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교육청은 예산편성을 강행한다면 행정소송도 불사하겠다고 한다. 시교육청은 고교무상급식 재원마련과 분담비율을 정하기 위한 인천시와 군구, 시교육청 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시의회가 무상급식예산을 직접 편성한 것은 지방재정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인천시와 교육청이 고교무상급식이라는 목적을 중요하게 여긴다면 인천시와 시교육청이 원점에서 다시 협의하는 것이다. 인천시가 무상급식을 제안했으나 정작 주무기관인 시교육청과 충분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지금까지 인천시교육청은 고교무상급식 예산에서 인천시와 군구 대 시교육청의 예산 분담비율은 8대2가 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시교육청의 동의 없이 무상급식을 추진할 수는 없다. 무상급식예산 때문에 각급 학교의 교육환경개선공사비 255억원을 삭감한 것도 재검토돼야 한다. 교육환경은 교육의 질과 학생들의 안전문제에 관련되는 예산으로 급식만큼 중요하다.만약 예산분담률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재원도 추가로 확보되지 않는다면 절충안을 검토해야 한다. 시교육청은 총소요액 730억원 중 20%에 해당하는 146억원이 감당할 수 있는 최대한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군구가 일부 부담한다고 해도 2018년도에 확보할 수 있는 예산은 소요액에 미치지 못한다. 2018년도에는 특정 학년부터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2019년도부터 전면 실시하는 방안 말이다.

2017-12-13 경인일보

[사설]태양광 시설 난립, 옥석 가릴 대응책 마련해야

문재인 정부의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따라 최근 태양광 발전시설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산지나 저수지에 태양광 패널이 대규모로 설치되면서 오히려 자연을 훼손하고, 이로 인해 주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또 조만간 수명이 다한 태양광 모듈이 쏟아질 예정이지만 이에 대한 처리 대책은 전무한 것으로 조사됐다. 더구나 요즘엔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면 지목을 손쉽게 변경할 수 있다는 점을 노린 이른바 '태양광 브로커'까지 활개를 치고 있어 이를 관리·감독해야 할 지자체들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태양광 발전은 전지모듈(태양전지)을 사용해 태양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것이다. 경기도 내 태양광 발전사업은 비교적 지가가 낮은 북부지역과 주로 대형 저수지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3년까지 577개소 6만㎾ 규모의 사업허가가 났는데, 올해에만 1천46개소 26만4천여㎾ 늘어 도내 전체에는 총 3천151개소에서 64만9천㎾ 규모로 사업이 진행 중이거나 준비 중이다. 그런데 태양광 모듈이 들어선 지역의 주민들은 "(모듈이)시커멓게 산을 가득 메우고 있으니 보기도 흉한 데다 전자파까지 나온다는 소리를 들어 불안하다"고 하소연한다. 그리고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올해 수명을 다해 폐기처분해야 하는 태양광 모듈은 29t이며, 이는 해마다 급격히 증가해 2028년에는 연간 1만t가량의 폐모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현재 폐모듈 상당수는 그냥 매립되고 일부는 개인 업체가 수거 후 재활용하는데 이에 대해 도는 어떠한 대책도 준비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특히 사업체가 지자체로부터 태양광 발전 시설에 대한 설치 허가를 받아서 시설을 준공하면 기존의 전·답·임야 등의 지목을 '잡종지'로 변경할 수 있다. 잡종지는 건축물 등이 자유롭게 들어설 수 있어 땅값에 대한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도내에서는 극히 일부 지자체만 태양광 발전과 관련된 규제를 제정해 놨다. 경기도는 태양광 발전 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를 통해 현재 드러난 문제점과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점검해 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조례 제정 등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2017-12-12 경인일보

[사설]지역사회 공헌 외면하는 셀트리온

셀트리온은 인천에서 탄생하고 인천에서 성장한 세계적인 제약회사다. 지난 2008년 코스닥에 상장한 셀트리온의 가치는 계속 치솟아 현재 세계 15위로 평가된다. 창업주인 서정진 회장은 우리나라에서 삼성 이건희 회장 다음의 주식 갑부가 됐다. 한때 대우그룹 최연소 임원이었으나 IMF 사태로 인해 삶의 벼랑 끝까지 내몰렸던 서 회장은 1999년 12월 인천 연수구청 안에 마련된 벤처·창업센터에서 작은 회사를 설립한다. 셀트리온의 모태가 된 '넥솔'이다. 이어 2001년 10월 국내외 기업으로부터 투자유치에 성공해 당시 매립사업이 진행 중이던 인천 송도국제도시 4공구에서 9만여㎡ 규모의 공장 부지를 사들인 뒤 이듬해 2월 마침내 바이오시밀러 제약회사 '셀트리온'을 설립한다.이렇듯 인천의 자랑거리인 '셀트리온'이 요즘 지역사회에서 자주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송도국제도시 바이오단지용지 공급대상자 선정을 위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매각공고를 둘러싸고 '특혜설'에 휘말렸던 게 불과 며칠 전이다. 공정성을 담보해야 할 매각 공고 절차가 셀트리온을 염두에 두고 진행됐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선정 평가기준은 '셀트리온 맞춤형'이란 비난을 살 정도다. 그런데 이번에는 사회공헌에 인색하다는 비판을 또 받고 있다. 인천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창업지원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송도국제도시 안에 대규모 공장 부지를 마련할 때에도 조성원가의 25∼50% 수준으로 공급받아 성장의 토대를 마련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이윤의 지역사회 환원을 도외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셀트리온 측은 자신들이 세운 복지재단에 거액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정작 자신들이 속해 있는 지역사회 지원규모에 대해선 구체적인 설명을 피하고 있다. "밖으로 알리지는 않지만 사회 공헌을 많이 하고 있다"는 해명은 인천 지역사회에선 통하지 않는 분위기다. 셀트리온은 지역사회 공헌과 관련해 존재감이 거의 없는 기업이다. '직원들에게 자긍심과 행복을'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위로와 도움을' '사회 구성원들에게는 존경과 기쁨을' 셀트리온이 스스로 내건 핵심가치다. 자신들이 내건 기업의 핵심가치를 제대로 실현하고 있는지 스스로 겸허한 마음으로 되돌아봐야 할 시점이다.

2017-12-12 경인일보

[사설]당리당략에 내몰린 도 예산편성

경기도의 내년도 예산안 편성과 관련, 민주당이 중·고생 교복 지원 등 정책 예산을 반영해 달라고 집행부에 요구했다. 이에 질세라 자유한국당도 전통시장 청년상인 육성사업 등 10개분야의 정책 예산을 반영해달라고 했다. 집행부는 예산 편성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집행부의 예산안이 이미 심의되는 시점에서 각 당의 이런 제안은 부적절하고 무리한 처사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도의원들의 쪽지예산과 한밤중 끼워 넣기에 이어 이제는 당까지 노골적인 돈타령에 나선 것이다.경기도의회 예산결산위원회는 지난 1일부터 상임위를 열어 집행부가 제출한 2018년도 예산안을 심의하고 있다. 예결위는 17일 본회의에서 의결될 예산안을 15일까지 확정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도의회 한국당은 지난 8일 집행부에 제안할 10개 정책 예산을 발표했다. 전통시장 청년상인 육성 지원에 13억7천500만원, 5천60세대 아이 돌보미 활동수당 지원 8억3천600만원, 특수보육 활성화 지원 77억3천800만원 등이다.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청년과 중년 여성, 아이를 키우는 젊은 부부 지원에 중점을 뒀으나 방향과 내용, 대상은 다르게 설정했다.앞서 민주당은 무상교복 지원, 신생아 용품 지원 등 10개 분야의 예산을 편성해줄 것을 제안했다. 그러자 한국당이 이 대열에 가세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경기도와 도 교육청 등 집행부가 가진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미 제출된 예산안을 증액해야 하는데 재원 마련에 대해서는 집행부가 알아서 할 일이라는 태도다. 집행부는 그러나 예산 심의권을 가진 의회의 눈치를 보느라 싫은 기색도 못하고 있다.집행부는 예산 편성을 하고 의회는 심의 의결을 한다. 그런데 여·야 정당이 예산을 어떻게 짜라고 간섭하는 건 지나친 처사다. 도의회 의원들의 쪽지예산은 이미 국회의원 수준을 넘어섰다는 평이다. 도민들의 혈세를 끌어다 자신들의 표를 얻는 데 쓰려 혈안이다. 여기에 더해 이제는 당까지 나서 돈 내놓으라고 집행부를 압박하고 있다. 예산 편성의 기본 원칙은 효율성과 투명성이다. 기본을 무시하고 예산 짜기에도 간섭하는 도의회의 갑질은 누가 막아야 하나.

2017-12-11 경인일보

[사설]민생과 개혁 입법 위한 임시국회 돼야

정기국회 직후 주요 법안 처리를 위해 소집된 임시국회는 첫 날 개점 휴업 상태였다. 여야 의원들이 정기국회 동안 밀렸던 지역구 행사 등 개인 일정 탓이겠으나 여야 정당들의 당내 사정 때문도 적지 않은 변수다. 오늘 원내대표 선출이 예정되어 있는 자유한국당은 사실상 원내사령탑이 공석인 상태다. 국민의당은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둘러싸고 안철수 대표 측과 호남 중진 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상황이다.게다가 한국당은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공조로 통과된 예산안에 대해 퍼주기식 예산이라는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다. 또한 문재인 정권을 좌파 포퓰리즘 정권으로 인식하고 있어 민주당과의 협치 또한 난망한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당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성태, 한선교, 홍문종 의원 모두 강한 야당과 대여강경투쟁을 내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국회가 순항할지도 미지수다.100일간의 정기국회 기간동안 국정감사와 내년도 예산안 통과 등 성과가 없지 않았으나 정쟁과 여야의 입장 차이로 정작 입법 성과는 초라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지난 정권의 국정원과 군의 정치관여 등 헌정농단과 국기문란 혐의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으나 이러한 적폐청산 작업은 한국사회가 보다 나은 미래로 가기 위한 토양이 될 때 의미가 있다. 이는 민생을 돌보는 정책과 과거의 적폐가 가능했던 구조와 시스템을 바꾸는 제도 개혁이 전제될 때 가능하다. 여당은 국가정보원 개혁법 등의 통과를 주장하고 있고, 야당은 규제프리존법의 처리에 무게를 두고 있어 접점을 찾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한국당의 신임 원내대표가 선명성을 의식하여 정부 여당의 법안과 정책에 대해 더욱 강경하게 맞선다면 임시국회 역시 정쟁으로 얼룩질 수밖에 없다. 국민의당도 당내 갈등에 매몰되지 말고 개혁 입법에 최선을 다함으로써 다당제의 제3당으로서 존재감을 살릴 좋은 기회다. 여당도 야당과 대화하고 소통함으로써 민생 쟁점 법안 처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번 임시국회는 미진한 민생입법과 개혁 입법을 위해 소집되었다는 사실을 여야는 잊어서는 안된다. 여야가 타협하고 소통한다면 생각이 다른 법안도 절충함으로써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

2017-12-11 경인일보

[사설]또 무너진 건설현장 안전

용인의 물류센터 건설현장에서 타워크레인이 넘어져 7명의 사상자를 냈다. 올해 3명 이상 사망자를 낸 크레인 사고는 지난 5월 남양주와 10월 의정부에 이어 경기도 내에서만 세번째다. 정부가 종합대책을 마련한 지 한 달이 지나지 않아 책임론이 일고 있다. 잊을 만 하면 부러지고 넘어지는 크레인 사고에 국민은 경기(驚氣)를 일으킨다. 졸지에 가장과 형제를 잃은 가족은 망연자실이다. 나라가 안전하지 않으니 국민이 불안하고 불행해지는 것이다.지난 9일 용인시 농수산물 종합유통센터 공사현장에서 건물 34층 높이(85m) 타워크레인이 중간지점(64m)이 부러지며 옆으로 넘어졌다. 이 사고로 75m 높이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7명이 지상으로 추락, 3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쳐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부상자 가운데 1명은 생명이 위중한 상태다. 사고는 작업자들이 크레인 13단(1단 5.8m) 지점에서 단을 하나 더 높이기 위한 '인상작업(telescoping)'을 하던 중 아랫부분인 11∼12단(64m 높이) 지점 기둥이 부러지면서 발생했다.타워크레인 사고가 잇따르자 정부는 지난 달 16일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제작된 지 20년이 넘은 타워크레인은 원칙적으로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10년이 도래한 크레인은 주요 부위에 대한 정밀검사를 의무화하고, 15년 이상은 매 2년마다 비파괴검사 실시를 의무화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그런데 한 달도 안돼 또 다시 대형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정부 책임론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등록 타워크레인에 대한 즉각적인 전수조사와 안전점검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이번 사고는 인재로 결론 난 남양주 크레인 사고 때와 같이 인상작업을 하던 중 발생했다. 후진국형 인재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동안 잇따른 크레인 사고에도 불구, 건설현장의 안전의식은 별로 달라진 게 없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고용노동부는 이번에도 원인을 조사한 뒤 문제가 발견되면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건설현장의 안전을 지키겠다며 새 대책을 발표한 지 한 달도 안돼 사고가 났는데도 고작 책임론이 전부인 것이다. 대체 얼마나 많은 국민이 더 희생돼야 건설현장이 달라질 것인가.

2017-12-10 경인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