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근무시간 단축대책 중소기업 사정도 고려해야

재계 10위의 신세계그룹이 국내 최초로 하루 7시간 근무제를 선언했다. 내년 1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는데 근무시간은 줄이더라도 임금은 깎지 않기로 했다. 이마트 등의 폐점시간도 1시간씩 앞당길 예정이다. 장시간 노동과 과로사회로 대표되는 한국의 근로문화를 획기적으로 개선, 임직원들에 '휴식 있는 삶'을 누리게 해서 업무 몰입도를 제고하려는 취지이다. 2년 전부터 준비해온 장기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라며 정부가 추진 중인 근로시간 단축과는 무관하다고 언급했다.주당 35시간 근무는 유럽 등에서만 볼 수 있는 근무형태로 누리꾼들은 환영일색이다. 노동계에서는 환영과 우려가 엇갈렸다. "노동시간을 단축해 최저임금 인상효과를 무력화하려 하는 것"이라는 민주노총 마트산업노조의 지적이 눈길을 끈다. 유통업계는 정부가 추진 중인 근로시간 단축정책을 의식, 선제대응해서 홍보효과를 노린 꼼수라 폄훼했다. 그러나 공장을 24시간 가동하는 제조업체들은 주당 최대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축소하려는 정부의 방침에도 난감한 지경이다. 지난해 국내의 연간 노동시간은 2천69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 35개 회원국 중 멕시코에 이어 2위로 OECD 평균보다 306시간이나 더 길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노동존중 사회의 실현'을 공약으로 내걸며 2022년까지 연간 노동시간을 1천800시간으로 축소하는 내용을 국정과제로 정했다. 노동권 강화를 위한 청와대의 의지가 읽혀져 중소기업들은 불만이다. 중소 산업현장에는 지금도 27만여 인력이 부족한데 근로시간까지 단축하면 중소기업에서만 추가로 44만 명이 더 필요하다. 파격적인 최저임금 인상에도 내국인 젊은이들을 확보할 수 없어 결국 외국인 근로자에게만 좋은 일을 시킬 것이라며 목청을 높인다. 지난 2015년 노사정 합의 때 특별연장근로를 한시적으로 허용한 것을 현 정부가 일방적으로 파기한 것이 화근이란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11월 15일부터 24일까지 중소기업 300업체 대상 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대다수가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급격한 노동정책 변화에 기인한 부담 완화를 정부에 요구했다. 기업 규모별 근무시간 조정이 요구된다.

2017-12-10 경인일보

[사설]경기도·인천시 청렴도 높여라

경기도와 인천시가 올해 국민권익위원회의 청렴도 평가에서 3등급에 그쳤다. '청렴 경기'를 구호로 깨끗한 도정을 표방한 경기도는 지난해보다 오히려 1단계 내려와 체면을 구겼다. 경기도교육청은 4등급을 받아 전국 시·도 교육청 가운데 하위권에 머물렀다. 경기도와 인천시의 시·군·구들도 대체로 중위권에 머물렀다.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올해 청렴도 측정 결과 경기도는 3등급으로 구분됐다. 지난 해 2등급에서 1단계 내려앉은 것으로, 전국 17개 광역단체 가운데 6위에 그쳤다. 전문가·업무관계자·주민들의 평가점수는 1등급을 기록했지만 오히려 도청 직원들의 내부 평가에서 4등급을 받았다. 조직 내에서 업무처리가 투명하거나 공정하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상·하, 동료 간 업무 처리에 대한 믿음이 떨어지고, 명쾌하지 않은 구석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인천시 역시 3등급에 그쳤다. 외부평가는 2등급이었는데, 도와 마찬가지로 내부평가에서 4등급에 머물렀다.4등급을 받은 경기도교육청은 17개 교육청 가운데 13위에 머물렀다. 경기도교육청의 경우 직원들의 내부 평가는 2등급으로 높은 편이었지만, 민원인 등의 대민업무 평가가 상대적으로 좋지 않았다. 학부모나 민원인들이 교육청의 업무 처리와 민원 대처 방식에 불만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폐쇄적인 조직 문화와 소극적인 대민업무 자세도 낮은 평가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도 관할 공직유관단체 중 평가에 포함된 경기도시공사와 경기신용보증재단은 모두 3등급을 받았다. 도시공사는 직원들 평가에선 2등급이었으나 민원인 등을 대상으로 한 외부 평가에선 4등급을 받아 역시 민원처리에 대한 문제를 드러냈다.국민권익위가 기관의 청렴도를 정확히 측정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더라도 일정 기준에 의한 평가에서 경기도와 인천시가 중위권에, 경기교육청이 하위권에 머문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특히 직원들의 내부평가 점수가 낮은 것은 스스로 투명하고 공정하지 않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경기·인천 지자체와 공기업이 이번 평가를 통해 자성하고 투명성 향상을 위해 더 노력해서 청렴한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2017-12-07 경인일보

[사설]인천공항 사장의 '희망고문'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연내 정규직 전환이 사실상 무산됐다. 정일영 공사 사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올해 말까지 정규직 전환 방안을 마련해 발표하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제시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 반응이다. 협력업체들과의 계약변경 관계, 노조와의 협상 등 산적한 선결과제를 해결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하고 여건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공사 내부에서도 올해 안에 정규직 전환을 위한 대타협이 이뤄지기는 불가능하다고 보는 분위기라고 한다.정 사장은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과 비정규직 근로자들 앞에서 "올해 말까지 공항가족 1만명을 모두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시 인천공항을 방문한 문 대통령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열겠다"며 새 정부 핵심 정책을 발표했다. 여기에 인천공항이 선도적으로 정규직 전환을 이뤄내겠다며 화끈하게 화답한 것이다. 그 후 200여 일이 지났지만 그는 정규직 전환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근로자 간 갈등, 협력업체 계약 해지 등의 난제가 전혀 해결되지 못하면서 답답한 상황만 이어지고 있다.보안, 검색, 경비, 환경미화 등 협력업체들이 고용한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정규직 전환을 위해서는 협력업체-공사 간 계약 파기가 전제돼야 한다. 그래야 공사가 직접 또는 자회사의 고용을 통해 정규직으로 바꿀 수 있다. 하지만 많게는 3년 가까이 계약기간이 남은 협력업체들이 여기에 동의할 가능성은 희박한 게 현실이다. 또 계약 파기를 통해 정규직으로 전환하더라도 기존의 비정규직을 어떤 방식으로 채용하느냐의 문제가 남게 된다. 정규직 노조는 경쟁채용을, 비정규직 노조는 전환 채용을 요구한다. 1만 명 가까운 직원들의 정규직 전환에는 이처럼 난제가 산적한 것이다.사정이 이런데도 정 사장은 대통령과 국민 앞에 정규직 전환 시점을 올해 안으로 못 박았다. 경솔하고 무책임한 자세가 아닐 수 없다. 그의 말을 믿고 일해온 비정규직 근로자들에겐 '희망고문'이 됐을 뿐이다. 그런데도 그는 올해 안에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또 공언하고 있다. 약속이 무산된 채 새해가 밝으면 그가 또 어떤 말을 하게 될 지 궁금하다.

2017-12-07 경인일보

[사설]이상한 법원청사 공사 납품 중단

수원법원종합청사 신축공사장에 설비 납품을 했던 업체가 일방적으로 공급중단 통보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이 업체는 전기부문 시공사가 중단 통보를 한 시점은 법원행정처의 감독관이 바뀐 뒤였다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법원행정처의 주장과는 달리 새로운 업체의 납품가격이 더 비싼 사실도 드러났다. 공사기간이 늘어나고 기존에 설치된 배선을 철거해야 하는 이상한 결정을 누가, 어떤 이유로 했는지 궁금증이 커진다.A설비업체에 따르면 청사 신축공사 전기부문 시공사의 요청으로 지난 6~8월 5차례에 걸쳐 옥내배선 설비 500개를 납품했다. 하지만 8월 말 일방적으로 자재공급중단 통보를 받았고, 지난 달 하순에 B업체로 교체됐다. A사 관계자는 1년 전에 견적 요청을 받아 납품을 준비했고, 아무 문제 없이 납품됐는데 법원행정처 감독관이 바뀐 뒤 갑자기 업체가 변경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B사의 제품이 기존 설계도와 달라 도면과 시방서를 모두 바꿔야 하는데도 업체 변경이 강행됐다고 한다. 기존에 설치된 제품을 뜯어내야 하기 때문에 시간적, 경제적 손실이 크다는 것이다. 납품 도중에 결격사유도 없이 중단되는 사례는 없었다는 게 A사의 입장이다.행정처와 전기 시공사는 공사비를 줄이기 위해 업체를 변경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두 회사의 납품 단가를 비교해 보면 설득력이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A사가 전기 시공사와 합의한 납품금액은 2억729만8천원이었다. 반면 B사의 납품계약서는 2억7천만원으로, 6천만원 이상 비쌌다. 법원 측 해명과는 달리 기존 업체의 제품을 사용할 때 공사비를 낮출 수 있었던 것이다. 이에 대해 행정처는 단순하게 제품 가격만 따져서는 안되고 노무비 등을 고려하면 B사의 총 비용이 더 저렴하다고 변명했다.납품사 변경에 따라 기존에 설치됐던 제품은 모두 철거될 전망이다. 경제적으로 손실이 불가피한 일이다. 하지만 같은 일을 두 번하고, 추가 비용을 들이면서 납품업체를 바꾼 합리적 이유를 찾을 수 없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조사가 불가피한 이유다. 납품이 중단된 업체는 '갑질'이라고 주장하면서 부당함을 호소하고 있다. 다른 현장도 아닌 법원종합청사 신축공사장이다.

2017-12-06 경인일보

[사설]영흥도 낚싯배 침몰사고가 남긴 과제

영흥도 낚싯배 침몰사고의 마지막 실종자가 영흥도 해변에서 발견되었다. 이번 사고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처와 수습은 일단락되고 있지만 남은 과제도 적지 않다. 사고원인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으나 이번 사고는 기본적으로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아서 발생한 것이다. 그러나 해경과 정부의 초동대처 능력, 어선법, 수로통행 관련 규정 등에서 문제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이번 사고로 바다에 표류하고 있던 8명 가운데 4명, 선실 안에 갇혀 있던 14명 가운데 3명이 극적으로 구조돼 목숨을 구했다. 그러나 22명 중 15명이 목숨을 잃는 대형사고였다. 그리고 해난사고의 책임 기관인 해경의 초동대처는 여전히 미흡했다. 사고현장에 고속단정이 출동한 것은 사고신고를 접한 지 37분이 지난 뒤였다. 10분 운항거리를 30분 이상 걸려 출동한 것이다. 출발과 도착이 지체된 이유도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다. 또 배안에 갇힌 승객을 구조할 수 있는 수중구조대는 90분이 지난 7시36분에야 도착했다.무엇보다 '낚시어선업법'의 정비가 시급해 보인다. 1995년에 제정된 '낚시관리 및 육성법'은 어민들의 소득증대를 도모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된 법이다. 이 법은 일반어선의 낚싯배 영업허용이 골자인 관계로 안전규제는 허술하다는 지적이 높다. 낚싯배는 소형어선에 속하지만 승선인원이 20명 이상으로 많은 데다 육지에서 30마일 이상 떨어진 먼 바다로 나가는 경우가 많다. 이로인해 사고가 나면 대형참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해수부는 낚싯배 선주업계의 반발을 우려해 준비된 안전규제의 강화 정책을 미루고 있다고 한다. 해수부가 살필 것은 업계의 이해가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다.사고가 난 영흥도와 선재도 사이의 수로에 대형선박 운항을 금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번 사건은 시속 4노트의 강한 조류가 흐르고 있는 협수로를 동시에 운항하던 소형선박과 대형선박이 충돌하면서 발생한 것이다. 소형선박끼리의 충돌이 바로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협수로에는 어선과 낚싯배와 같은 소형선박만 다니도록 규정하고 대형선박은 영흥도 서쪽 넓은 수로로 운항하게 한다면 선박끼리의 충돌사고와 이로 인한 대형 인명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2017-12-06 경인일보

[사설]망자들의 금품 유용한 복지시설 한심한 작태

자식과 친척 등 보호자 없이 홀로 살거나 복지시설에 수용됐다 사망하는 노인들이 있다. 이들이 남긴 예금이나 현금 가운데 일부가 적정한 유산처리 절차 없이 시설이나 기관의 쌈짓돈으로 쓰인 사실이 밝혀져 말썽이다. 이들의 유류금품은 장례와 관련 없는 주유비로 지출됐고, 시설 회계로 전용됐다. 외로운 죽음을 맞은 것도 서글픈데 자신이 남긴 돈마저 엉뚱하게 쓰였다면 망자(亡者)들은 뭐라 할까. 해도 너무한 일들이 일상처럼 벌어지는 게 우리의 자화상이라는 자괴감이 든다.경기도 감사관실은 지난 9~10월까지 2014년 이후 사망한 도내 복지급여수급 대상자 2천327명의 예금과 임차보증금 현황을 분석한 결과, 845명의 유류금품 28억9천800만원이 부적정하게 처리된 사실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현행법에 따르면 사망자들이 남긴 유류금품은 관할 시군이나 시설이 법원에 신고해 적정한 유산상속자에게 전달해야 하며, 만약 없을 경우 국가에 귀속해야 한다. 하지만 적발된 29개 시군은 상속 처리가 복잡하다는 이유로 방치했다. 사회복지시설도 사망자의 통장을 방치하거나 상속권자 동의 없이 시설통장에 입금해 운영비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유형별로는 재가수급자 유류금품 처리 소홀이 27억2천9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시설의 경우 예금관리 소홀이 8천429만원, 시설회계 입금 7천90만원 순이었다. 가평군 장애인복지시설은 사망자 5명의 계좌 잔액 1천200여만원을 시설 명의로 된 '사망자 보관금' 통장에 별도로 관리하다 적발됐다. 양평군 B 복지시설은 장례와 관련 없는 시설 차량 주유비와 입소자 간식비 76만원을 장례비 명목으로 사망자 예금에서 지출하고, 잔액 281만원을 시설회계로 입금했다. 도는 29개 시·군에 적정한 처리방안을 세우도록 요청했고, 10개 시설에 대해서는 환수 조치했다.혼자 살거나 시설에 수용된 노인이 남긴 유류금품은 적절한 법적 절차에 따라 후손이나 국가에 귀속돼야 마땅하다. 쌈짓돈으로 쓰거나 유용하는 것은 망자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법 그물망이 허술하다면 촘촘하게 보완해야 한다. 도는 시정 또는 환수 조치에 그치지 말고 관련자를 엄벌해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2017-12-05 경인일보

[사설]인천교통공사 스스로 '내정 의혹' 해소시켜야

인천교통공사가 인천터미널의 승차권 발매 등을 총괄하는 관리자를 공개 모집하면서 내정자를 염두에 두고 채용연령 기준을 정한 의혹이 있다는 첫 보도를 접할 때만 해도 설마했다. "지금이 어떤 땐데" 하면서 긴가민가했다. 그런데 그게 아닌 모양이다. 의혹이 '사실'로 굳어져 가고 있다.공사 측이 지난 1일 1차 서류전형 합격자를 발표했는데 두 명의 합격자 가운데 한 명이 교통공사의 현직 1급 간부인 것으로 확인됐다. 나이 또한 채용기준과 딱 맞아떨어지는 1960년생이다. "지난번 공모에서 나이 제한이 '1955년생 이후'였으면 3년 뒤인 지금은 '1958년생 이후'로 해야 일관성이 있다"면서 "특정인을 내정해놓고 분위기상 다른 사람이 응모하지 못하도록 한 것은 적폐청산 차원에서 근절해야 한다는 게 공사 내부 여론"이라고 밝힌 교통공사 내부관계자의 고언이 설득력을 갖게 되는 대목이다.공사가 업무도급 수탁자를 선정하면서 나이를 갖고 '장난'을 쳤다는 의심을 받는 건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인천1호선 역사 운영인력 배치, 역 시설물 점검·관리 업무용역 총괄자인 '역무도급 수급인' 모집공고를 보면 명확해진다. 2005년과 2008년 모집공고의 수탁자 지원 연령 제한은 '만 40세 이상'이었다. 그런데 2011년 모집공고에서는 '만 61세 이하'로 바뀐다. 1년 뒤인 2012년 역무도급 수탁자 모집공고에선 '만 59세 이하'로 다시 바뀌었다. 이렇게 고무줄 늘이듯 제멋대로인 기준에 의해 교통공사가 2008년부터 올해까지 선정한 인천1호선 역사와 인천터미널 업무 수탁자 29명 가운데 26명이 교통공사 퇴직자다.공사는 지난 2014년에도 인천터미널 업무도급 수탁자로 교통공사 부서장급 직원을 선정했는데, 이번에도 공고가 나갈 때부터 이미 수탁자가 내정돼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그 당사자가 다름 아닌 이번에 1차 서류전형을 통과한 현직 1급 간부다. 만약 내정된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문재인 정부가 최근 공공기관 인사비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공공부문 인사·채용 관련 전수조사에 나선 조치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사안이다. 더 이상 문제가 커지기 전에 교통공사 스스로 논란을 잠재우는 조치가 필요하다. 때를 놓치면 돌이키기 어렵다.

2017-12-05 경인일보

[사설]낚싯배 사고 줄일 대책 마련하라

낚시 인구가 700만명을 넘어서는 열풍 속에 선박과 갯바위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15명이 사망·실종되는 인명피해가 발생한 낚시 어선 '선창 1호' 전복사고도 이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낚시 어선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어선 불법 개조 등 사고 유발 요인이 커지고 있다는 게 관계 당국의 분석이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안전 불감증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이런 비극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낚시어선업은 어한기에 수입이 없는 10t급 미만 영세어선의 부업을 보장해 주기 위해 1995년 낚시어선업법 제정과 함께 도입됐다. 그러나 낚시 어선의 수가 급격히 불어나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상태다. 선창 1호는 9.77t으로, 10t 미만인 낚시어선업에 맞추려 했다는 의문이 제기된다. 해경은 이런 추세를 고려해 낚시 어선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있지만, 손님 유치를 위한 선주·선장과 월척을 낚으려는 낚시객의 과욕이 맞물려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실제 지난 11월 인천시 옹진군 울도 인근에서 어선이 전복돼 1명이 실종됐다. 지난 10월에는 제주 조천읍 해상에서 낚싯배가 전복돼 2명이 사망했다. 같은 달 제주 애월읍 해상에서 역시 낚싯배가 전복돼 1명이 숨졌다.선창 1호 사고처럼 어선과 일반 선박의 충돌로 인한 인명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2015년 4월에는 인천시 옹진군 대이작도 부근에서 여객선과 어선이 충돌해 1명이 사망하고 57명이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다. 2014년 10월에는 인천 영종도 삼목선착장 앞에서 어선과 예인선이 충돌해 2명이 실종되고 2명이 구조됐다. 이처럼 어선과 선박의 충돌이 잇따르면서 해상관제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낚싯배 사고와 관련, "급유선이 해로를 벗어나 낚싯배와 충돌한 것으로, 해상관제시스템에 문제가 생긴 해상관제사고"라는 지적이 나왔다.낚시가 국민 레저로 떠오르면서 사고 위험도 커지고 있다. 특히 배를 타야 하는 바다낚시의 경우 사고위험도가 높다. 관계 당국은 선창 1호 사고를 계기로 낚싯배 사고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국민들과 선주들도 안전과 책임 의식을 높여야 한다. 후진국형 안전사고가 빈발하는 것은 나라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부끄러운 일이다.

2017-12-04 경인일보

[사설]적폐청산 차질 없어야

군 사이버 사령부 댓글 공작 의혹과 관련하여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과 임관빈 전 국방부 정책실장이 구속적부심으로 석방되고,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영장이 기각된 이후, 구속된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 측근도 석방됐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지시를 받아 공직자와 민간인을 감찰한 의심을 받고 있는 최윤수 전 국정원 2차장의 영장도 기각되면서 적폐청산 수사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법원의 구속적부심의 인용 비율이 낮은 데다가 그것조차도 법원의 영장 발부 이후 피해자와 피의자와의 합의, 또는 특정 사정 변경이 있을 때 구속적부심이 인용됐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검찰의 반발은 당연하다고 하겠다. 검찰로서는 증거인멸의 우려와 범죄의 중대성에 입각해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영장을 발부했던 것이다. 이들의 수사를 바탕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태효 전 대외전략기획관에 대해서도 조사를 확대해 나가려던 과거청산작업이 동력을 잃을 수 있다.그러나 적폐청산은 한국사회가 미래로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다. 친일세력에 대한 반민족특별위원회의 조사가 친일세력과 기득권의 반발로 중단되었던 역사적 과오를 반복해서는 안된다. 게다가 적폐청산을 정치보복과 대치시키면서 국면 전환의 프레임으로 활용하고, 적폐청산 피로감 등을 언급하는 한국당 등 보수야당과 수구진영의 행태는 민심과 부합한다고 볼 수 없다.영장기각이나 구속적부심 인용이 혐의자들의 유무죄를 결정하는 법률행위가 아님은 명백하다. 따라서 정치관여 혐의자들이 석방되었다고 해서 그들의 행위가 면죄부를 받는 것은 아니다. 또한 법원의 판단은 존중되어야 마땅하나 법원의 구속적부심이나 판단 등에 대해 비판이나 의견제시를 하는 것조차도 금기시 되어선 안된다. 그러나 정치권이 법원 판단에 대해 아전인수격으로 비판과 동의를 과도하게 표출하는 행위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적폐청산 작업이 법원의 정치관여 피의자들에 대한 영장기각과 구속적부심에 좌우되거나 축소되어서는 안된다. 검찰도 보다 정교하고 치밀하게 수사기법을 다듬어서 적폐수사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2017-12-04 경인일보

[사설]해난사고에서 발휘된 정부의 위기대응 능력

인천 영흥도 해상에서 승객 20명과 선원 2명 등 총 22명이 타고 있던 낚싯배(선창1호)가 급유선(명진15호)과 충돌해 13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나머지 7명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 중이다.이번 사고는 지난 2015년 9월 제주 추자도 해역에서 발생한 돌고래호 전복 사건 이후 최악의 낚시어선사고로 기록됐다. 당시에는 15명이 숨지고 3명이 실종됐다.선창1호의 인명피해가 큰 것은 현지 해역의 물살이 강하고 겨울철 수온이 차가웠기 때문으로 보인다. 신고 접수 불과 15분 만에 해경 헬기와 경비정 등 구조세력이 속속 현장에 도착하고 낚시객 대부분도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겨울철 차가운 수온이 인명피해를 키웠다. 또 현지의 강한 물살 때문에 낚시객들이 사고 지점에서 바로 발견되지 않고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것도 인명피해를 더한 요인이 됐다. 기상 상황은 양호한 편이었지만, 선창1호와 급유선이 영흥대교 밑으로 좁은 수로를 통과하다가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이번 사고에 주목할 만한 것은 문재인 정부의 위기대응능력이다. 우리는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배가 뒤집히는 것을 생중계로 지켜보면서도 수백 명의 목숨을 구해내지 못한 것을 똑똑히 지켜본 바 있다. 그래서인지 새 정부는 이번 해난사고에 대해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구조활동을 펼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모두 두 차례의 전화보고와 한 차례의 서면보고를 받고 "해경 현장 지휘관의 지휘하에 해경·해군·현장에 도착한 어선이 합심해 구조작전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지시했다. 그리고 해양경찰청장에게는 "실종자의 해상표류 가능성이 있으므로 항공기·헬기 등을 총동원해 광역항공수색을 철저히 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대통령의 지시대로 함정 39척과 항공기 8대 등이 급파돼 구조작업을 펼친 결과, 17명이 구조돼 육상으로 이동했으나, 이중 4명은 (병원 이송 시) 이미 사망 상태였다. 사망자와 실종자를 포함해 15명을 구해내지 못한 것은 무척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정부와 관계 당국이 신속하고 유기적으로 구조 활동을 펼치지 못했다면 더 큰 희생을 막을 수 없었을 것이다.

2017-12-03 경인일보

[사설]스튜어드십 코드의 성공적 안착을 기대한다

논란의 중심에 있던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 도입이 확정됐다. 지난 1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내년 하반기 시행을 전제로 "투자기업들의 가치를 제고해 기금의 장기 안정성과 수익성을 높일 것"이라고 공언했다.'스튜어드십 코드'란 연기금을 비롯한 자산운용사 등이 주식지분을 확보한 기업들의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주의 권리를 강화하려는 자율지침이다. 2008년 금융위기의 배후요인이 기관투자가들의 투자기업에 대한 견제 소홀 때문이었다는 자성(自省)과 함께 영국에서 처음 도입했고 지금은 미국, 캐나다, 일본 등 20여 선진국에서 시행 중이다. 국내에서는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한 후폭풍을 계기로 작년 12월에 한국판 스튜어드십 코드작업에 착수했다가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오너리스크에 따른 주주권 보호를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다시 주목된 것이다.그 중심에 국민연금이 있다. 국민연금의 운용액은 9월말 기준 602조원인데 이중 127조원을 삼성전자(9.71%), SK하이닉스(10.37%), 현대차(8.12%) 등 국내 대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5% 이상의 주식지분을 보유한 국내 기업 수만 278곳에 이른다. 아직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기업 수가 30여 곳에 불과하나 앞으로는 국민연금 위탁 자산운용사들과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등으로 빠르게 확산될 전망이다. 일본은 2014년에 도입했으나 지지부진하다 2015년 세계최대 공적연금인 GPIF의 참여를 계기로 스튜어드십 코드가 정착됐다.불투명한 기업 지배구조는 한국경제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할 과제였다. 소극적 배당과 오너리스크 등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및 외국인투자 확대도 기대된다. 조명현 기업지배구조원장은 '거수기 주총'이 아닌 '진짜 주총'이 될 것을 장담하며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한국 자본시장 발전에 중요한 획을 그을 사건으로 판단했다. 그런데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교수는 신관치금융이라며 목청을 높이고, 재계는 '연금사회주의'라며 한술 더 뜬다. 주주자본주의와 경영자본주의 간의 균형을 맞추는 작업이 요구된다.

2017-12-03 경인일보

[사설]학생부 종합전형 개선하라

2014년 도입된 대입 '학생부 종합전형(이하 학종)'의 부작용이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내신성적이 아닌 잠재력을 보겠다는 취지에서 벗어나 집안 배경과 스펙에 따라 대입 당락이 갈린다는 것이다. 학종을 잘 받기 위한 사설학원이 성행하면서 사교육을 부추긴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학들이 학종 전형에 대한 기준이나 결과를 공개하지 않아 '깜깜이 학종'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등 폐해가 쌓이고 있다는 게 교육현장의 목소리다.2018학년도 서울권 주요 10개 대학이 학종으로 선발하는 인원은 전체의 65%를 차지한다. 전체 수시 정원의 절반이 넘는 인원을 학종으로 선발하고 있는 셈이다. 학종의 평가요소는 크게 '학업능력', '진로활동', '학업 외 소양'으로 나뉘는데 이를 평가하기 위한 잣대로 비교과 활동인 자기소개서와 교사추천서, 학생부 등이 요구된다. 학생과 학부모, 학교가 나서 학종을 잘 관리하기 위해 열을 올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서울 강남에는 학종을 잘 받기 위한 사교육이 성행하는 실정이다. 학원비가 연간 200만~300만원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스펙 쌓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소외계층과 농어촌 학생들은 답답함을 토로한다. 오죽하면 학종을 두고 '금수저 전형'이라는 말까지 나돈다고 한다.일부 학교에서는 학생들과 학부모가 학종 작성에 직접 관여하고 있다. 일부 교사들은 학생들이 학종을 기록하는 것을 묵인해주는 실정이다. 학교 측도 명문대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 사실상 학종의 임의 작성을 방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학종 전형으로 학생들을 뽑는 서울 주요대학들이 기준이나 결과를 밝히지 않는 것도 문제다. 학교별 서열을 매기고 특목고 학생들을 더 많이 뽑기 위한 수단으로 학종을 이용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현 정부의 교육정책 기조를 고려하면 학종 전형은 앞으로 더 확대될 전망이다. 대입 과정에서 학종의 중요성이 더 커진다는 의미다. 하지만 금수저 전형에 깜깜이 전형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에서는 부작용만 더 커질 게 뻔하다. 교육 당국은 학종에 대한 통일된 기준과 원칙을 마련해야 한다. 학종이 갖는 부정적 요소를 제거할 수 있는 장치도 필요해 보인다. 누가 봐도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학종 전형을 계속하는 건 나라를 불행하게 할 뿐이다.

2017-11-30 경인일보

[사설]가계 대출 부담은 무엇으로 막을 것인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연 1.50%로 인상했다. 한은의 금리 인상은 지난 2011년 6월 이후 6년 5개월 만이며, 최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린 것이다.이번 금리 인상은 최근 경기 회복세가 확실하다는 정부의 자신감이 깔려 있다. 반도체 주도의 회복세에 힘입어 수출이 올해 들어 3분기까지 18.5% 증가했고, 9월에는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9월 산업생산과 설비투자, 소비 3가지 지표가 작년 6월 이후 처음으로 동시에 증가하는 '트리플 성장'을 달성했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은 예상을 넘는 1.4%에 달했다.그러나 조금 들여다보면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가계부채는 1천400조원을 돌파하며 위험수위를 넘었고, 다음 달로 예상되는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도 금융불안 요인 중 하나다. 반도체 등 일부 수출 대기업 위주 성장일 뿐 확실하게 경기 회복이 되지 않았는데, 기준금리를 올려 앞으로 산업 경쟁력 약화와 내수경기 타격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제 금리는 당분간 오를 일만 남았다. 금리 상승이 가파를수록 한계 상태로 내몰리는 '한계가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 당장 기준금리 인상이 대출금리에 반영되면 늘어나는 가계의 이자 부담만 2조3천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처음으로 부채 규모가 분석된 자영업자의 실태는 정말 심각하다. 약 150만명의 자영업자가 빚을 지고 있는데, 이 가운데 '생계형 자영업'이 48만명, '일반형 자영업'이 85만명이다. 생계형 자영업자들이 38조6천억원, 일반형 자영업자들이 178조원의 빚을 지고 있다. 음식점, 소매업 등을 주로 하는 생계형 자영업자는 1인당 8천만원의 빚을 지고 있다. 이들의 연 소득은 1천600만원에 불과하다. 결국 금리 인상에 따른 추가 대비책이 빨리 마련돼야 할 것이다. 특히 한계가구와 영세 자영업자 등 취약 계층을 위한 정책은 물론, 투기목적이 아닌 주거형 부동산을 구매한 서민들의 가계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정부지원책은 무엇인지 분명히 보여줘야 할 것이다. 아직 상당수 대중들은 현 시점이 정부가 금리를 올릴만큼 경기과열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다.

2017-11-30 경인일보

[사설]북한의 미사일 도발 강력 대처해야

북한이 29일 새벽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으로 추정되는 장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발사거리가 늘어나 미국 본토 전역이 사정권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반도 정세의 경색이 불가피한 가운데 한·미 양국 정상은 긴급 전화통화를 갖고 공동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독자적인 대북 제재에 나설 뜻을 밝히는 등 긴장 국면이 더 고조될 전망이다.북한은 이날 낮 정부 성명을 통해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5형'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하며 국가 핵 무력이 완성됐다고 주장했다. 미사일 발사를 직접 지시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미사일 발사 뒤 국가 핵 무력 완성을 사실상 선포했다. 성명은 "김정은 동지는 새 형의 대륙간탄도로켓 '화성-15'형의 성공적 발사를 지켜보시면서 오늘 비로소 국가 핵 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 로켓 강국 위업이 실현되었다고 긍지 높이 선포했다"고 전했다. 북한이 화성-15형 미사일 존재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국가정보원은 이날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강행한 것과 관련해 "그동안 세 번에 걸쳐 발사된 ICBM급 중에 가장 진전된 것으로 평가한다"며 "전략적으로 예견된 도발"이라고 밝혔다. 국정원은 발사 배경에 대해 "미국 타격 능력을 과시하고 중국의 대북 제재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의도로 분석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국가안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북의 무모한 도발을 강력 규탄하면서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북으로부터의 핵 위협도, 미국의 선제 타격도 다 막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경고에도 불구, 북한은 핵 개발에 대한 의지를 꺾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북한은 핵무기만 개발하면 국제사회도 어쩔 수 없을 것이라고 오판하고 있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은 완전한 비핵화가 출발점이다. 북한에 대한 선제 타격 등 미국의 군사적 행동은 우리 정부의 동의가 전제돼야 한다. 정부는 굳건한 한미 방위태세를 토대로 북한의 도발에 강력하고 단호하게 대처함으로써 북한의 핵 개발 의지를 무력화해야 한다. 또 국제사회와 긴밀한 협조 아래 제재와 압박을 가해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게 더 이롭다고 느끼도록 해야 할 것이다.

2017-11-29 경인일보

[사설]월미테마파크 사고 관련 의혹 철저히 수사하라

인천 월미테마파크의 탑승자 추락사고는 부실관리로 인한 인재로 밝혀졌다. 이번 사고의 원인은 놀이기구 '크레이지 크라운'의 부속품인 볼트의 권고 교체주기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놀이기구 점검기관은 "교체주기가 5년인 볼트를 2009년 설치된 이래 한 번도 교체하지 않았다"고 했다. 결국 피로가 누적된 볼트가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파손되면서 사고를 촉발했다는 것이다.월미테마파크 놀이기구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안전성 문제도 여러 차례 제기된 바 있다. 이곳은 소방방재청이 실시하는 놀이공원 안전점검 때 번번이 시정명령을 받았다. 그리고 '회전 컵' 놀이기구를 타던 어린이들이 다친 적도 있다. 놀이기구는 상시적으로 안전사고에 대비해야 한다. 그런데 월미테마파크에서는 조종 인력도 없이 기구를 운행하거나, 여러 대의 놀이기구를 한사람이 조종할 때도 많다. 또 놀이기구에 대한 정기검사와 일일검사를 하도록 돼 있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사고가 난 놀이기구에 대한 안전성 검사와 올해 2월에 진행된 중구청의 점검에서도 문제가 없다는 판정을 받은 것도 의문이다. 월미테마파크는 김홍섭 중구청장 일가가 운영하고 있는 개인기업이다. 중구청에서 추진하는 월미도 관광활성화 사업 중 일부는 곧 김홍섭 중구청장 일가가 운영하고 있는 테마파크를 지원하는 사업이 되고, 월미도의 지구단위 고도제한 완화는 부동산 소유자인 단체장의 자산을 증식시키는 조치가 됐다. 공공정책이 단체장의 사익으로 귀속된다는 점 때문에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인천 중구는 점검결과를 토대로 사고 놀이기구에 대한 운행중지를 명령하고 관련법에 따라 행정조치를 내릴 방침이지만 그 실효성은 의문이다. 무엇보다 월미테마파크의 안전관리가 이토록 부실하게 이뤄진 원인이 무엇인지를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경찰은 놀이기구의 결함 여부와 함께 중구청의 관리 감독이 과연 규정대로 이뤄졌는지 집중 수사해야 할 것이다. 인천시는 월미도 유원지에서 운영하고 있는 다른 놀이기구의 안전성도 점검해야 할 것이다.

2017-11-29 경인일보

[사설]고교학점제 시행 서두를 일이 아니다

정부가 오는 2022년부터 '고교학점제'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는데, 늘 대립각을 세우던 양대 교원단체 모두 이례적으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고교학점제는 고등학생들이 희망진로에 따라 필요한 과목을 선택해 배우고 기준학점을 채우면 졸업을 인정받는 제도다. 교육부는 "고교학점제가 진로 개척과 잠재능력 개발을 목표로 한 실리추구형 학사제도"라며 "수강신청을 통해 배울 과목을 학생 스스로 선택하고, 사회·교양·예체능 분야는 필요한 과목을 추가 개설할 수 있으며, 수학·과학 등은 난이도와 학습량에 따른 수준별 수업 편성도 가능하다"고 밝혔다.하지만 현실적인 문제가 만만치 않다. 일단 고교학점제를 시행하려면 교원 확충이 필수적이다. 교육부는 국정위 업무보고 당시 5년간 1만5천여명 증원 추진을 보고했다. 하지만 예산 확보 방안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교원 1인당 연봉을 3천500만원으로 계산해도 당장 1년에 3천명 추가 임용에만 1천50억원의 재원이 필요하다. 내신 등 대입 관련 제도를 모두 절대평가제로 전환해야 하는 점도 부담이다. 일선 교사들은 "학점 잘 주는 과목에 대학생이 쏠리는 것과 마찬가지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했다.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교육과정을 완전히 바꿔야 학점제 시행이 가능한 만큼 철저한 검토와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총이 지난 6월 전국 초·중·고 교사 2천7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모바일 여론조사에서는 고교학점제 도입에 긍정적인 답변은 42.6%에 그쳤고 47.4%가 부정적이었다. 대입에 유리한 과목으로 쏠릴 가능성(43.2%), 다양한 수업에 필요한 교과목·교사·학교시설 부족(34.8%) 등 때문이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역시 "학점제는 중등교육 전체를 바꾸는 정책이기 때문에 아이디어 차원에서 추진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당장 내년부터 예정된 연구·선도학교 100곳 운영 계획 철회를 요구했다.정부는 고교학점제를 막무가내로 밀어붙이지 말고, 교원충원 등에 필요한 예산확보를 어떻게 할 것인지, 과목 쏠림 현상은 어떻게 막을 것인지 등에 대한 해결책부터 분명히 제시해야 할 것이다. 또 학생과 학부모들의 의견 역시 충분히 수렴하기 바란다.

2017-11-28 경인일보

[사설]만만찮은 영종도 제3연륙교 건설의 선결과제들

영종도와 인천 청라국제도시를 잇는 제3연륙교 건설사업이 내년부터 본격 추진된다. 실시설계를 오는 2019년까지 완료하고 2020년에 착공, 2025년 개통한다는 방침이다. 총연장 4.66㎞, 왕복 6차로 규모이며 총사업비는 5천억원이다. 이 5천억원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지난 2006년 청라지구와 영종지구 택지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택지조성 원가에 반영해 이미 확보돼 있다. 제3연륙교가 개통되면 인천국제공항 개항에 맞춰 개통한 영종대교와 2009년 개통한 인천대교가 인천 발전의 획기적인 전환점을 이루었던 것처럼 인천경제의 도약에 또 한 번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사업비를 이미 확보해 두었음에도 불구하고 10년 이상 사업이 진척되지 않다가 이번에 다시 본격 추진을 선언하게 된 것은 기존 영종대교와 인천대교의 손실보전금 부담 주체가 결정됐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지난 2003년 인천대교 건설사업자와 협의과정에서 영종대교와 인천대교의 수익성을 보장한다는 합의를 했다. 이러한 합의에 묶여 국토부는 제3연륙교 개통 이후 영종대교와 인천대교의 2025년 통행량이 전년도 통행량의 70% 이하일 때 인천시가 70% 이하의 교통량 부족분에 대해 손실보전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조건을 최근 내걸었고, 인천시가 이를 수용하면서 타결에 이르게 됐다. 인천시는 제3연륙교 개통 후 발생하는 손실보전금 규모를 영종대교 4천100억원, 인천대교 1천800억원 등 모두 5천900억원으로 추정하고 제3연륙교 통행요금으로 거둬 지급한다는 방침이다.그러나 이러한 구상이 현실화되려면 선결돼야 할 과제들이 있다. 통행료를 손실보전금으로 전용하려면 현행 유료도로법을 개정해야 한다. 제3연륙교 건설로 수익이 줄어드는 인천대교, 영종대교 등 민간사업자의 소송도 대비해야 할 부분이다. 시민들에게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겠다고 한 약속을 파기해야 한다는 점은 가장 큰 부담이다. 제3연륙교 건설계획 발표 당시 청라지구와 영종지구 아파트 분양가에 도로 건설비가 포함돼 있어 통행료를 받지 않겠다고 했다. 따라서 제3연륙교가 유료로 운영될 경우 이들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이해 당사자들과의 깊고 폭넓은 대화가 요구되는 사안들이다.

2017-11-28 경인일보

[사설]국방부의 토지 무단점유, 보상해야

국방부가 경기도 내 사유지 1천700여만㎡를 무단 점유하고 있다. 금액으로는 공시지가만으로도 6천억원에 가깝다. 국방부는 수십 년 전부터 사유지를 무단 사용하면서 보상을 해주지 않았다. 소유자들이 자신의 땅인지 모르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국방부는 무단 점유 사실을 통보해야 하는 의무도 게을리하고 있다. 국가안보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사유재산권 침해의 정도가 너무 심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국회 국방위원회 국민의당 간사인 김중로 의원실에 따르면 국방부가 불법 점유한 경기도 내 사유지의 총 토지가액은 5천889억원(공시지가기준), 면적 1천684만㎡에 달한다. 이는 국방부가 전국에 무단 점유한 토지 중 토지 가액은 무려 92%, 면적은 67%에 달하는 규모다. 무단 점유지가 경기도에 집중돼 있음을 방증한다. 지자체 가운데 파주시는 무단점유 면적 948만㎡, 공시지가 기준 3천802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금액으로는 고양시(915억원), 용인시(495억원), 평택시(141억원), 연천군(126억원) 순이다. 면적으로는 연천군(296만㎡), 포천시(150만㎡), 양주시(110만㎡), 고양시(71만㎡) 순이었다.국방부가 이처럼 광대한 땅을 무단 점유하는 이유는 일제강점기 이후 분단과 6·25전쟁을 거치면서 토지대장 등의 문서들이 많이 소실됐고, 토지 측량의 오류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방부는 이들 점유지에 대해 불분명한 소유관계가 규명될 경우 매입·임차·반환 등의 절차를 거쳐 소유자들에게 보상한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소유주에게 무단점유 사실에 대해 미리 통보한 사실이 없는 등 사실상 보상에 대한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국방부가 왜 사유지를 무단 점유하게 됐는지,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부기관이 민간의 땅을 쓰고 있다면 당연히 보상해야 마땅하다. 소유주가 점유 사실을 모른다면 먼저 알려주는 게 도리다. 이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자는 취지로 김중로 의원실 주관으로 '군접경지역 무단점유지를 가다'를 주제로 토론회가 열린다고 한다. 이 기회를 통해 국방부에 의해 무단 점유된 토지의 소유주들이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이 논의되고 시행되기를 바란다.

2017-11-27 경인일보

[사설]예산 심의 제도 개선 필요하다

내년도 예산안의 법정처리 시한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으나 여야간 쟁점에 대한 이견차가 커서 타결이 쉽지 않아 보인다. 게다가 예산결산특위의 활동은 11월 30일 종료된다. 야당은 내년도 예산을 포퓰리즘 예산으로 규정하고 대대적 감액을 주장하고 있다. 어제도 여야의 예결위 소소위가 열렸으나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국회법 개정 이전에는 매년 예산안이 법정시한을 넘겨서 통과되는 경우가 오히려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국회 선진화법에 따라 12월 2일 본회의에 자동부의된다고는 하지만 법정시한 며칠을 앞두고 여야간 쟁점차가 좁혀지지 않는 상황에서 충실한 심사가 될 리 만무하다. 정기국회의 국정감사도 예산이 제대로 쓰였는지 살핌으로써 다음 회계연도의 예산심의에 보탬이 되도록 해야 한다.국회의 권능 중 예산안 의결은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다. 그러나 예산편성권이 전적으로 행정부에 속해있고, 국회로 넘어온 예산안도 여야의 정치적 현안과 쟁점에 가려 제대로 된 심사나 결산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매년 같은 현상이 반복되고 있으나 시정이 되지 않고 있다. 국회의 예산 심의·의결이 유명무실한 것은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지역구 예산배정에 몰두하는 경향도 원인이겠으나 실질적으로 예산을 정밀하게 들여다볼 국회의 능력이 제한적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감사원 회계검사 기능의 국회 이관도 대안으로 제시되지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예산에는 국가의 정책 방향과 철학이 반영되어 있기 때문에 현재의 예산안 편성에서 의결까지의 전 과정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행정부가 예산편성권을 가진 현 제도에 대해 국회가 일정 부분 참여하는 방안 모색 등 전향적 검토가 필요하다.지금의 국회 예산심의 기능은 지나치게 수동적이고 형식적이다. 우선 예산 편성 단계부터 국회의 의견이 반영될 필요가 있다. 여야의 적폐청산을 둘러싼 갈등과 대립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 예산안의 밀도있는 심의를 가로막고 있는 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불과 나흘밖에 안 남았지만 예산안 확정 단계에서는 여야가 정쟁적 요소를 걷어내고 임해야 한다. 특히 예산안을 정치적으로 연계시키는 구태는 불식해야 한다.

2017-11-27 경인일보

[사설]신호등 방해 전광판 내려라

교통신호등 뒤에 밝은 빛을 내는 LED 전광판이 번쩍인다. 운전자들은 신호등과 전광판 화면이 겹친다며 불만이다. 의정부시 내에 설치된 2개의 전광판이 그렇다. 의정부시는 법적 요건도 확인하지 않고 전광판을 설치했다. 민원이 잇따르면서 철거 또는 이전이 불가피한 실정으로 수억 원의 예산만 낭비할 상황에 놓였다.의정부시는 지난 7월 민락동 913 천보로와 의정부역 앞 의정부 3동 평화로 2곳에 각각 3억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대기오염정보시스템을 설치했다. 가로 2m, 세로 1.5m 크기의 대형 LED 전광판으로, 오존 농도와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상태를 실시간으로 전한다. 시는 이들 지역이 교통량이 많은 상업지역으로 전광판 설치 효과가 큰 곳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차량 운전자들은 이곳을 지날 때면 교통신호등과 전광판 화면이 겹쳐 혼란스럽다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교통사고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운전자들의 주장이다.이 전광판은 법 규정에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공공목적의 광고물로 분류된 이들 전광판은 지상으로부터 6~7m 높이에 설치돼 있다. 신호등과 겹칠 수밖에 없고 가로수에도 가리는 정도의 높이인 것이다. 광고물 아랫부분까지의 높이는 지면으로부터 10m 이상이어야 한다는 규정과 맞지 않는 것이다. 왜 이런 곳에 규정에도 맞지 않는 전광판을 설치했느냐는 지적에 시 관계자는 '관련 규정을 재검토하겠다'고 했다고 한다. 시가 관련 법 규정도 모르고 전광판을 설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이는 이유다.의정부시는 경전철 사업 여파로 재정난을 겪고 있다. 지자체의 잘못된 정책사업 때문에 주민들이 고통받고 이미지가 실추된 대표 사례로 꼽힌다. 수억 원의 예산을 들인 시설물이 철거되거나 이전돼야 할 처지에 놓인 것도 나쁜 행정의 본보기가 아닐 수 없다. 시는 자체 감사를 통해 잘못이 있다면 시정하고 관련자를 문책해야 한다. 운전자를 불편하게 하고 사고 유발이 우려되는 전광판은 내리는 게 마땅하다. 색 조정이나 빛의 세기를 약하게 하는 조치로는 더 큰 화를 부를 게 뻔하다. 제 식구 감싸기 식으로 어물쩍 넘기려는 안일한 태도는 시민 여론만 더 나빠질 뿐이다.

2017-11-26 경인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