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이재명의 공공건설공사비 절감 제안 타당하다

경기도가 추정가격 100억원 미만의 공공건설공사에 '표준시장단가'를 적용하겠다는 이재명 도지사의 의지에 따라 행정안전부에 '지방자치단체 입찰 및 계약 집행기준 개정'을 정식 건의했다. 건설업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예산절감 효과를 확신하는 이 지사의 신념이 행안부를 통해 실현될지 귀추가 주목된다.현행 행안부 예규는 100억원 미만 공공건설공사에는 '표준품셈'을 적용하고 있다. 표준품셈은 품셈에서 제시한 수량(재료, 노무, 경비)에 단가를 곱하는 원가계산방식이다. 반면 '표준시장단가'는 표준품셈을 적용해 완료한 공사에 계약단가, 시장상황 등을 고려해 산정한 직접공사비를 의미한다. 시장상황을 반영한 표준시장가격이 표준품셈 보다 낮게 산정되는 것이 대체적인 경향이라고 한다.도가 현재 진행중인 100억원 미만의 공공건설공사 중 무작위로 3건을 집어내 두 가지 셈법으로 공사예정가를 계산한 결과는 놀라웠다. 오산소방서 신축공사는 표준품셈으로는 76억412만원, 표준시장단가로는 73억499만원으로 3.9%인 2억9천913만원 차이가 났다. 진위~오산시계 도로확포장공사는 표준품셈 49억1천517만원, 표준시장단가 44억1천617만원으로 무려 10.1%인 4억9천845만원의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 경기도청이 발주한 100억원 미만 공사는 1천661건으로, 표준품셈에 따라 지급한 공사비 총액은 2천98억원이었다. 이 지사는 "이를 표준시장단가로 공사예정가를 산출했다면 적어도 81억원(3.9%)에서 많게는 211억원(10.1%)의 공사비를 아낄 수 있었다"며 지방자치단체 공공건설공사에 표준시장단가를 적용할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이 지사의 주장은 논리가 타당하고 명분이 뚜렷하다. 공공건설공사비의 재원은 세금이다. 최대한 아껴 쓰는게 맞다. 물론 지역 건설업 진흥, 공사품질 보장 등 행안부가 100억원 미만 공사에 표준셈법을 적용한 정책목표는 있을 것이다. 이 지사는 이에대해 성남시장 시절 표준시장단가를 도입한 결과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강조하고 있다.행안부는 이 지사가 제안한 공공건설공사 표준시장단가제 전면실시 주장을 진지하게 검토하기 바란다. 경기도의 제안이 실현돼 중앙과 전국에 적용될 경우 예산절감 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다. 제도 도입의 부작용을 충분히 고려해야 하겠지만, 국민의 피같은 세금을 아끼자는 명분이 더 커보인다.

2018-08-23 경인일보

[사설]의료폐기물 처리업체의 갑질 바로 잡아야

경기·인천지역 종합병원의 의료폐기물 처리를 독점하는 업체가 특별한 이유 없이 수거된 폐기물 처리를 거부해 논란이다. 운반업체들은 이런 횡포로 병원과의 계약이 해지되는 등 피해를 보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종합병원들은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궁금해 하면서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한다. 운반업체들이 처리업체의 부당 처사에 맞서 집단으로 수거를 거부할 경우 '의료 폐기물 대란'이 빚어질 가능성도 우려되는 상황이다.폐기물 관련법에 따르면 종합병원에서 발생하는 의료폐기물은 지정폐기물로 분류돼 병원과 수집운반업체, 처리업체 3자가 계약을 맺고 처리하고 있다. 경기·인천 등 수도권의 130여 개 종합병원에서 발행하는 폐기물은 연간 8만3천t에 달한다. 13개 수거운반업체에 의해 처리장으로 옮겨진 폐기물은 경기도 내 특정 업체에서 독점적으로 처리되고 있다. 그런데 이 처리업체가 일부 운반업체들이 가져온 병원폐기물 처리를 거부하면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 운반업체들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데도 반입이 금지되면서 병원과의 계약이 해지되는 등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 6개 업체가 종합병원과의 계약이 해지된 것으로 전해졌다.도내에는 폐기물 처리업체 1곳이 더 있었으나 최근 폐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업체들은 해당 업체가 폐기물 처리를 사실상 독점하게 되면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횡포를 부린다고 주장한다. 특정 업체들을 밀어주기 위해 불공정한 행위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 업체가 폐기물 처리는 물론 수거운반까지 직접 맡겠다는 구상 아래 반입을 거부하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회사가 직영으로 의료폐기물 수집운반을 할 수 있다. 이는 (기업의) 영업행위다'라는 회사 관계자의 말은 의미심장해 보인다. 이 업체가 의료폐기물의 수거운반까지 장악할 경우 비용 인상 등 부작용을 막을 수 없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의료폐기물 처리업체가 수거운반 업체를 가려 반입을 막는 일은 불공정 행위다. 당연히 시정돼야 한다. 수거운반 업체들은 독점업체의 갑질이라며 집단대응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종합병원들은 불안한 눈으로 사태 추이를 관망하고 있다. 다행히 한강유역환경청이 처리용량 초과 등 정당한 사유 없이 위탁처리를 거부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관련 당국이 위법사실을 인지한 만큼 즉각 실태조사에 나서 비정상을 바로잡기 바란다.

2018-08-23 경인일보

[사설]남동산단 화재 구조적 원인부터 규명해야

안타깝고 어이없는 화재사고가 또 일어났다. 21일 오후 인천 남동산단 세일전자 화재로 노동자 9명이 숨지고 6명이 중·경상을 입는 대형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사망자 7명은 화재 완전진화 후 4층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으며, 2명은 소방대가 도착하기 전 불길을 피해 건물 4층에서 뛰어내렸다가 사망했다. 이번 화재사고는 소방당국이 비교적 신속하게 출동해 진화가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9명의 사망자가 발행했다는 점에서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세일전자 회사측의 안전불감증이 비극적 화재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세일전자 공장 내부에는 주요 생산품인 휴대전화 부품을 세척할 때 사용하는 인화 물질과 제품 포장용 박스가 빼곡히 쌓여있던 탓에 불이 급속히 확산됐고, 이로 인해 유독가스도 대거 발생해 인명피해 규모가 컸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천소방본부 선발대가 신고 4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으나 불길이 급속도로 확산되어 작업장에 갇힌 근로자들을 구출하지 못했다.회사측은 회사 건물 각층에 소화전과 소화기,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으며 지난달 한국소방안전원으로부터 소화설비 관련 검사를 받았고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화재경보기 작동 여부, 스프링클러 작동 여부에 대해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공장 내 저장소 4곳에 위험 물질이 저장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폭발 인화성이 강한 위험 물질 관리 상태도 확인해야 할 것이다. 20~40대 근로자들이 계단이나 옥상, 창문등으로 탈출하지 못하고 작업장에서 사망한 것도 의문이다. 비상계단과 화재 탈출구가 확보되어 있었는지 조사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서는 맹독성 가스의 발생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해야 한다.경찰과 소방당국은 이번 화재의 구조적 요인도 규명해야 한다. 지난달 30일 남동산단 화장품 제조업체에서 큰불이 나 3명이 다치고 5억여원의 재산피해(소방서 추산)를 냈으며, 안산시 시화산단의 단열재 제조공장에서도 큰불이 났다. 공장 건물 구조에 대한 진단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샌드위치 패널 구조의 공장은 화재에 취약한 건물인데 가연성 위험물질을 취급하는 업체의 경우 화재에 더욱 취약하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샌드위치 패널구조 공장은 남동산단 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 산재해 있다는 점에서 국민들의 우려가 높다.

2018-08-22 경인일보

[사설]수도권 관통 태풍' 솔릭', 대비 만전 기해야

중심기압 950 hpa(헥토파스칼), 순간 최대 풍속 43m의 19호 태풍 '솔릭'의 수도권 통과가 확실시 된다. 괌 부근에서 발생한 '솔릭'은 기상청 예보대로라면 오늘 밤늦게 충남 해안에 상륙, 북북동진해 수도권을 지나갈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전체가 태풍 영향권에 들면서 전국에 강풍을 동반한 비바람이 몰아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태풍 경로와 가까운 해안과 산지에서는 초속 40m(시속 144㎞), 그 밖의 지역에서는 초속 20∼30m(시속 72∼108㎞) 이상의 강한 바람이 불어 만반의 준비가 요구된다고 밝혔다.현재까지 '솔릭'은 중급 태풍의 위력을 보였다. 하지만 여러모로 2010년 수도권에 큰 피해를 준 태풍 '곤파스'와 경로와 성격이 매우 흡사하다. 2010년 9월 강화도에 상륙한 곤파스는 최대 풍속이 초당 24m, 강풍 반경은 180㎞의 '소형 태풍'이었다. 하지만 수도권을 지나면서 사망·실종자 18명, 이재민 1천300여 명, 재산 피해 1천670여 억원을 냈다. 기상청은 '솔릭'이 곤파스보다 더 큰 피해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륙에 머무는 시간이 이틀이나 되고 예상 강풍 반경도 약 300㎞로 더 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동속도가 느려질 경우 피해는 더 커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경기도와 인천 그리고 도내 지방자치단체와 유관 기관은 24시간 비상 근무태세에 돌입했다. 각 지자체마다 재난문자서비스, 지역방송, 재난전광판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또한 민간단체를 통해 재해위험지구, 해안가, 급경사지, 절개지 등에 대한 사전 예찰을 시행하고 있다. 6년 만에 한반도를 관통하는 '솔릭'은 많은 비와 강한 바람을 동반하고 있다. 특히 한 달여 지속한 폭염으로 인해 28℃ 안팎으로 데워진 고수온 해역을 따라 이동하면서 세력이 더욱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철저한 사전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태풍이 지날때는 폭우와 강풍으로 인한 시설물 파손이 인명 피해의 주요 요인이다. 이럴 때 일수록 재난 예 ·경보에 귀 기울이고 가능하면 외출은 삼가는 게 좋다. 또한 어떤 재난이든 빈곤층이나 노약자, 농어민 등 취약계층의 피해가 늘 컸다. 지자체는 이런 점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방재 당국도 '솔릭'으로 인한 최악의 시나리오를 미리 상정하고 사전에 철저히 대비하길 바란다.

2018-08-22 경인일보

[사설]지방의회 보좌관제 도입, 자기반성 선행돼야

이용범 인천광역시의회 의장이 '정책지원 보좌관제 도입 등을 위한 지방의회법 조속 제정 촉구 건의안'을 정부와 국회에 각각 제출했다. 6·13 지방선거를 통해 새로 구성된 전국 17개 광역시·도의회를 대표해서다. 인천시의회가 마련한 이 건의안은 최근 대전에서 열린 전국 시·도의회의장협의회에서 채택됐다. 날로 복잡해지고 전문화하는 지방행정의 환경변화에 대응하고, 예·결산의 실질적 심의를 위해서는 지방의원의 의정활동을 지원할 정책보좌관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늘어나는 민원의 대응과 해결 필요성도 도입 주장의 중요한 논거가 된다. 건의안은 이와 함께 지방자치법 개정을 통한 감사기구의 지방의회 이관, 단체장 예산 재의요구권 폐지, 부단체장 임명동의 및 해임건의권 확보 등도 건의했다.광역지방의회의 보좌관제 도입 요구는 상당한 타당성을 갖춘 것이 사실이다. 국가 총 지출 중 지방 지출이 늘고 있고, 국가사무의 지방이양 확대로 인한 지방사무도 증가 추세다. 지방의회를 향한 지역민들의 요구 또한 급증하고 있다. 반면 지방의회가 시·도 집행부에 행정정보를 의존하는 정도는 날로 심화되고 있다. 시·도 집행부를 제대로 견제하지 못한 채 거수기 노릇만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낳는다. 정부와 각 정당도 지방의회의 보좌관제 도입 요구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지난 2013년 당시 유정복 안전행정부장관은 유급보좌관제 연내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2016년에는 당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보좌관제 도입을 담은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지난 2월 같은 당 전현희 의원이 대표 발의한 지방의회법 제정안은 현재 상임위에 올라와 있다. 이런 우호적인 분위기에도 보좌관제 도입 요구가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순전히 지방의회 스스로의 책임이다. 지방의원들의 끊이지 않는 추문과 수준 이하의 언행은 계속해서 자질논란을 불러일으켜왔다. 시·도 집행부에 대한 안하무인격 태도, 의원직의 자기사업 방패막이 활용, 예산낭비의 대명사가 된 관광성 해외시찰은 주민들로부터 손가락질 당하는 대표적인 '갑질'이 됐다. 이런 마당에 보좌관제를 도입하면 막대한 예산을 들여 의원 개인을 위한 수행비서만 만들어주는 게 아니냐는 부정적 여론을 잠재우지 못하고 있다. 지방의회와 의원들 스스로 이런 여론부터 돌려놓아야 한다. 자기반성이야말로 제대로 된 해결책이다.

2018-08-21 경인일보

[사설]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 기업경영 위축 안된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권만 인정해주던 '전속고발권' 일부가 37년 만에 폐지된다. 이로써 가격 짬짜미 등 중대한 위반 행위에 대해 앞으로 공정위 고발 없이도 검찰이 직접 수사를 할 수 있게 됐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21일 '공정거래법 전속고발제 폐지 관련 합의문'을 발표했다.합의안에 따르면 검찰과 공정위는 전속고발제도를 현행처럼 유지하되 가격 담합, 생산량 조절, 시장분할, 입찰 담합 등 중대한 담합 행위에 대해서는 검찰이 '전속고발권'과 무관하게 바로 수사할 수 있도록 했다. 전속고발권은 잦은 형사 고발과 소송 남발로 기업 활동이 위축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1981년 공정거래법 시행과 함께 탄생했다. 하지만 지난 대선 때 더불어민주당이 "공정위가 재벌 대기업의 눈치를 보며 전속고발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지 않아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가 줄어들지 않는다"고 비판하며 폐지를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다. 또한, 시민단체들도 공정위가 대기업을 상대로 고발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지 않아 대기업 횡포가 줄어들지 않는다며 폐지를 줄기차게 주장해 왔다. 이번 합의로 검찰은 실리를, 공정위는 체면치레를 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기업의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이 더 걱정이다. 기업은 벌써 이번 합의안으로 '사법 리스크'가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공정위의 기업 불공정행위에 대한 우선적 조사권은 그대로 유지돼 검찰과 공정위 양쪽으로부터 심한 압박을 받을 수 있다. 특히 기업 입장에선 이중조사는 물론, 압수수색권을 가진 검찰의 수사도 받게되는 등 부담이 커지게 될 것이다. 또한 검찰과 공정위의 갈등이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합의안의 핵심은 기업 간 가격 담합 등 죄질이 무거운 카르텔에 대해서는 검찰이 주도권을 쥐게 됐다는 점이다. 검찰은 또 담합 자진신고 시 감면해 주는 이른바 '리니언시' 정보를 공정위와 공유함으로써 기업의 내부비리 정보에 대한 접근권도 가지게 됐다. 이를 가지고 검찰이 공정위와 아무런 상의 없이 수사에 착수할 경우 두 기관의 갈등은 불을 보듯 뻔하다는 얘기가 그래서 나온다. 고발이 남발될 가능성도 높다. 그럴경우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의 영업에 막대한 지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국회에서 공정거래법 개정에 대한 후속 논의때 부각될 이런 문제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다.

2018-08-21 경인일보

[사설]친문경쟁 구태를 벗는 전당대회가 되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닷새 앞으로 다가왔으나 별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이는 경제난과 함께 북미 비핵화 협상의 교착과 국민연금 문제, BMW 자동차 화재 등 현안에 대응하는 당정청의 늑장대응은 물론 당권 주자들이 정치개혁과 사회경제 개혁 등의 정책과 가치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경제는 최악의 국면이다. 7개월째 고용대란이 이어지고 있고, 지난 7월 고용동향에 의하면 취업자 수는 지난 해 7월보다 5천명 증가에 그치는 충격적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2월 이후 취업자 증가 폭도 10만 명 안팎에 머물러 2010년 1월 외환위기 여파로 1만 명 감소 이후, 8년 6개월만에 가장 적은 규모다.이러한 상황에서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을 타파할 진단과 비전은 물론 당청 관계, 야당과의 협치 등 각종 개혁 의제들은 뒷전이고, 문재인 대통령과의 친소관계가 승패를 가르는 주요 변수가 되고 있다. 몰락한 박근혜 정권의 진박 논쟁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지방선거 이후 당의 지지율은 물론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전당대회가 진행되는 동안임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의 지지율이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것은 컨벤션 효과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당대회 투표는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85%, 국민과 당원이 15%의 비중을 갖는다. 권리당원은 73만명이고 대의원은 1만7천명으로 권리당원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권리당원 중 친문성향이 압도적으로 많다 보니 친문경쟁구도가 집권당 전당대회의 결정적 변수가 되고 만 형국이다.고용지표의 악화는 사회경제 구조의 개혁을 위한 법적 제도화의 동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당정청이 긴급회의를 여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가시적 성과를 내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럴 때 일수록 당이 중심을 잡고 경제난 해소와 개혁 사이에서 균형추 역할을 해야 한다. 집권여당이 청와대의 여의도 출장소라는 말을 듣지 않으려면 청와대와 수평적 당청 관계를 이룰 수 있어야 한다. 여당은 청와대와 내각에 국민의 여론을 반영하고 야당과의 협치에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친문경쟁에서 벗어나 과거 청산과 함께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전대가 되도록 당권 주자들과 대의원, 당원 등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계파 줄세우기의 구태정치에서 탈피할 수 있는 전당대회를 기대한다.

2018-08-20 경인일보

[사설]인천에도 지능형 화재 대응시스템 도입해야

화재 취약지역에 대한 인천시의 대응책이 부실하다는 지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대형 화재 대응책을 물으면 "예산이 부족해서"라는 해명도 한결 같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월 16일 안전의 날을 맞아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날을 안전의 날로 정한 것은 대한민국을 안전한 나라로 만들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지난 14일 BMW 차량 화재와 관련해 "정부의 기본 임무는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라고 했다.행정안전부는 20일부터 오는 10월 5일까지 '2020년 재난안전연구개발 수요 조사'를 벌이고 있다. 안전과 관련한 분야 중 첫째가 '생활 속 문제를 해결하는 국민 체감형 재난 안전서비스개발'이다. 미국의 경우 45년 전인 1973년 화재안전대책으로 '아메리카 버닝 리포트'를 만들었다. 이 보고서는 시민과 소방요원들의 손실을 줄이고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권고안으로 지금도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이와 관련해 정부는 지난달 9일부터 화재 빈도와 인명 피해 가능성이 높은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화재 안전 특별조사·통합정보 구축사업'에 나섰다. 인천시 다중이용시설의 경우 전통시장과 3천570여개 점포가 위치한 지하도상가 15곳이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중 부평 지하도상가는 총면적 2만6천974㎡에 출입구만 31개, 1천개의 점포가 몰려있는 세계 최대 규모다. 인천 지하도상가 화재 발생시 '골든타임'을 확보하기 위한 지능형 화재 대응 시스템 도입이 시급한 이유이다. 서울시는 이미 모든 지하도상가와 전통시장 등에 사물인터넷을 활용한 지능형 화재 대응 시스템을 구축했다. 센서가 5초간 연기나 열을 감지하면 곧바로 서울종합방재센터에 점포명과 위치가 통보된다.그런데 이 시스템을 둘러본 인천시 관계자들이 "설치와 운영비(예산) 부담이 있을 수 있다. 장기적으로 검토할 사항"이라고 밝혔다니 황당하다. 인천시의 지하도상가특별회계 규모 200억원에 비해 15개 지하도상가에 서울형 화재대응 시스템을 구축하는 비용은 13억원 정도라고 한다. 예산부족을 앞세우기 민망한 액수다. 예산 타령하며 할일을 미루는 사이 대형참사가 발생하면 그때도 예산 핑계를 댈지 의문이다. 화재 등 대형재난 대책은 하면 귀찮고 안 하면 편한 일거리가 아니라 시청의 당연한 의무이다.

2018-08-20 경인일보

[사설]국민 인내심은 바닥났는데 믿고 기다려 달라니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가 19일 첫 주말 긴급 당정청 회의를 가졌다. 지난 17일 통계청 발표로 확인된 고용참사 실태에 놀라 만든 긴급회의다. 시장에서 끊임없이 발신한 고용대란 경고에도 반응이 없었던 점을 생각하면 이번 긴급회동은 당정청이 고용대란 상황을 심각하게 수용한 첫 사례다.그러나 고용참사의 원인은 경제구조 탓으로 돌리고 해법은 소득주도성장 정책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생산 가능 인구의 본격적인 감소와 조선·자동차산업 등 제조업 구조조정으로 취업자 증가가 제약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소득주도 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 정책들이 효과를 내기 시작하면 경제가 활력을 띠고 고용상황이 개선될 것을 확신한다"고 장담했다.민주당은 장 실장의 입장을 엄호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일자리 창출 잠재력 저하가 지난 수년간 우리 경제의 가장 큰 고민이자 과제였다며, 문제의 해법으로 소득주도 성장을 가장 앞에 세웠다.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적극적인 재정확대 정책을 주문했고, 장 실장은 청년, 노인, 저소득층 소득확대를 위한 예산편성 약속으로 화답했다.이날 회의의 결론을 압축하면 당정청은 현재의 고용대란 사태에 대해 책임은 통감하나 정부 경제정책의 효과가 나타나기 전의 진통에 불과하니, 필요한 재정투입을 늘려 현 경제정책 기조를 강력하게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그동안 추진했던 경제정책의 효과를 살펴 필요하면 수정도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당청의 확고한 소득주도성장 정책 유지 의사를 변화시킬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결국 이번주 자영업자·소상공인 종합대책을 시작으로 일자리 확충을 위한 정부재정 투입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내년 고용지원 예산은 올해보다 12% 이상 늘어난 20조원 이상으로 예상된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으로 일자리가 는다고 장담했지만, 정반대의 부작용을 틀어막느라 막대한 재정을 퍼붓는 양상이다.이날 긴급 당정청 회의에서는 정작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한 혁신성장을 위한 규제개혁, 재정투입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었다. 기업 중심의 혁신성장은 소득주도성장의 부작용을 만회할 현 정부의 유일한 대안인데, 당정청은 소득주도성장 정책 부작용을 변명하고 땜질하는데 주력했다. 장 실장은 "정부를 믿고 기다려달라"고 했지만, 국민의 인내는 이미 바닥을 보이기 시작했다.

2018-08-19 경인일보

[사설]용두사미 된 진에어 면허취소 호들갑

대한항공 계열의 진에어가 '물컵'갑질 족쇄에서 풀려났다. 지난 17일 국토교통부가 진에어와 에어인천의 항공운송사업 면허취소를 철회한 것이다.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미국인 신분으로 진에어 등기이사로 재직했다는 사실이 밝혀진 지 4개월 만이다.현행 항공사업법에서는 외국인이 임원으로 재직할 경우 해당 항공사의 면허를 취소하도록 하고 있다. 외국인의 국내 항공업체 지배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조 에밀리 리(조현민)씨가 2010년 3월부터 2016년 3월까지 6년간 진에어의 등기임원으로 재직했던 사실이 금년 4월에 밝혀진 것이다. 러시아 국적의 수코브릭 씨는 2012년 5월~2014년 11월 에어인천의 등기임원이었다.'갑질'적폐 척결로 인한 사회경제적 이익보다 부정적 효과가 더 크기 때문이란다. 면허취소시 양 항공사의 임직원과 가족 수천명이 한꺼번에 나락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소비자 불편, 소액주주 피해, 실적 하락 등 국내 항공산업 발전 저해도 걸림돌이었다. 국토부는 과징금이나 영업정지 대신 경영문화 개선 때까지 신규 노선 허가 및 신규 항공기 등록을 제한하기로 했다. 진에어는 지난 14일 감독 당국에 '경영문화 개선방안'을 제출했는데 권위적이고 상명하달식 관행 근절차원에서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과 투명경영을 약속했다.그러나 국민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사건의 본질인 패악질 경영징계는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 되고 말았다. 호떡집에 불난 것처럼 가볍게 처신했던 정부의 책임은 더 크다. 국토부가 한진그룹 오너 경영인들의 갑질을 질타하라는 여론에 떠밀려 진에어 직원과 소액주주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다는 지적이다. 감독 당국의 태만(?)은 압권이다. 조씨가 임원으로 재직하던 6년간 진에어는 3번의 면허변경 신청을 했지만 국토부는 위법 사실을 잡아내지 못하다가 올해 4월에야 겨우 파악했단다. 외국인 등기임원 1명이 과거 재직했다는 이유로 항공사 면허취소 운운에 전문가들은 실소를 금치 못했다.정부는 국민들의 공분이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흐지부지 마무리했다는 인상이 짙다. 국토부의 다음달 '칼피아' 대책 발표도 국민들은 간보기로 의심하고 있다. 진에어는 국내 저가항공의 쌍끌이 엔진으로 올해 상반기에 역대 최고의 경영실적을 올렸는데 이미지 추락이 고민이다. 진에어 면허유지 늑장 결정에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2018-08-19 경인일보

[사설]겨우 봉합된 인천 광역버스 대란, 숙제는 남았다

대규모 교통대란이 우려됐던 인천시 광역버스업체들의 운행포기 시위가 겨우 봉합됐다. 16일 인천시는 6개 광역버스 업체가 노선 폐선 신고를 철회했다고 밝혔다. 이날까지 신고 철회를 안하면 노선을 폐지하겠다는 인천시의 강경한 태도에 업체들이 물러선 것이다. 시는 업체와의 협상과정에서 노선이 폐지되면 광역버스 노선을 공영제로 직접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업체들에게는 사업면허를 반납받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고 한다.표면적으로는 인천시가 원칙적이고 강경한 입장으로 업체들의 양보를 이끌어 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노선폐선 시위에 내포된 문제점은 그대로 남았다는 점에서 일시적인 미봉에 그친 것으로 봐야 맞다. 따라서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재정여력과 단체장 의지에 따라 중구난방식으로 운영중인 버스 준공영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는 일이 당장 진행돼야 한다.준공영제 운영에 따른 지방재정 부담을 어떻게 해소할 지가 관건이다. 인천시는 광역버스 공영제 도입도 불사하겠다며 업체들의 반발을 봉합했지만, 실제 광역버스 공영제를 실시할 재정여력이 충분한지는 의문이다. 시는 지난해 700억원 대의 시내버스 준공영제 운영보조금이 올해 1천억원으로 늘어난 것만도 부담스러운 형편이다. 여기에 정부가 최저임금 1만원을 실현시키면 준공영제 유지 비용은 훨씬 확대될 것이다. 또한 준공영제 사각지대의 버스업체들의 경영난과 이로 인한 경영포기가 현실화하면, 이에 대비한 예산부담 또한 확대될 것이다.결국 국토부가 검토한대로 준공영제 실시에 따른 지방재정 부담을 국비로 지원하는 방안 외에는 답이 없어 보인다. 특히 광역교통으로 얽힌 경기·인천·서울의 특수한 사정을 해결하려면 수도권 광역교통청 설립이 시급하다. 광역교통청을 국비지원의 통로로 활용해 수도권 광역버스의 전면 준공영제를 실현시킬 수 있다. 대신 수도권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는 권역별 버스 운영 방식을 자율적으로 시행하면 된다.이 과정에서 세금인 적자 보조금을 눈 먼 돈으로 여기는 버스업체들의 도덕적 해이를 원천봉쇄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번에 인천 광역버스 업체들은 시가 노선폐지 수용의사를 밝히자 뒤로 물러났다. 사업 자체를 포기할 의사는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자발적인 경영개선 노력 없이, 국고지원에 무임승차하려는 업체를 걸러낼 수단은 반드시 필요하다.

2018-08-16 경인일보

[사설]총체적 부실 드러난 한전 전기보일러 교체사업

공기업인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의 '심야 전기보일러 교체사업비'가 업체의 과장 광고와 함께 부실시공까지 드러나 농어촌지역 주민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한전은 이 같은 문제를 인지하고도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해 소비자들을 기만했다.한전은 지난 2015년부터 올해까지 700여억원의 예산을 들여 기존 심야 전기보일러 사용고객과 신규 신청 고객에 한해 심야 전기보일러(히트 펌프 보일러)를 교체했다. 교체 비용은 대당 가격의 25%에 해당하는 설치금으로 200만(10㎾ 이하)~250만원(15㎾이하)을 지원했다. 한전의 지원으로 삼성전자와 캐리어 등은 지난 2년간 2만1천972대의 히트 펌프 보일러를 전국에 설치·보급했고, 한전은 올해에도 300여억원의 예산을 통해 지원 사업을 펼쳐왔다.그러나 이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제조·판매사가 제품의 열효율을 60%대로 올려 과장 홍보 영업을 했던 것이다. 소비자들의 피해가 잦아지자 한전은 기존 설치된 히트 펌프 보일러 1천여대를 조사해 결국 열효율이 30%대에 그친 사실을 확인했다. 전국적으로 3만여 대가 설치된 것으로 추산되는 히트 펌프 보일러는 평균 사용기간을 10~15년으로 고려해도 소비자가 부담해야 할 전기료는 큰 금액이다.한전이 소극적으로 일관한 사이 사태는 더욱 심각해졌다. 이번에는 시공사인 제조사들이 매뉴얼을 따르지 않고 부실시공을 한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제조사들은 보일러를 내부에 설치하지 않고 배관을 외부에 노출했고, 히터 봉에 전기를 불법 투입하는 행위까지 벌였다. 또 기계설비면허나 난방시공 1종 면허를 보유한 자격자가 시공해야 함에도 무자격자가 설치한 사례가 적발되는 등 부실시공이 만연했던 것으로 드러났다.한전은 지난해 11월 이 사실을 알았지만, 이의 제기한 소비자에 한해서만 원상 복구해줬다. 게다가 한전은 "설치는 제조사의 몫이고 소비자 피해는 제조사의 책임"이라고 전가해 소비자들을 화나게 했다. 소비자들은 한전이 낮은 열효율과 부실시공을 인지해 놓고도 보조금을 지원하는 등 이상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의문점을 제시하고 있다. 한전은 지금이라도 이번 히트 펌프 보일러에 대한 전수 조사는 물론 제조사 측에 대한 손해배상도 물어야 한다. 아울러 한전이 직접 나서 소비자 피해가 없도록 철저한 조사와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다.

2018-08-16 경인일보

[사설]여·야·정 청와대 회동 협치 제도화 방안 찾아야

16일 열릴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원내대표의 오찬 회동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오늘 문 대통령과 홍영표 더불어민주당·김성태 자유한국당·김관영 바른미래당·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와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직무대행은 청와대에서 만나 주요 현안에 대한 의견 교환과 함께 법안 처리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이 여야 5당 원내사령탑과 만나는 것은 지난해 5월19일 이후 처음이다. 대통령은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서 초당적 협력을 당부하고, 국회에 계류중인 중요 민생 관련법에 대한 협조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남북관계를 비롯한 외교적 의제에 대한 공감대가 중요하다. 한반도를 둘러싼 아시아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제3차 정상회담도 예정되어 있다. 남북정상회담이 북중회담, 북미회담과 연계되면서 한반도의 정세 변화의 파고가 가파르다. 남북관계, 외교관계에서는 여야간 긴밀한 대화가 필요하다. 전쟁중인 나라에 여야가 따로 없듯이 국익이 좌우되고 국가의 장래가 좌우되는 중요한 사안에 여야가 다를 수 없다.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 문제도 국익 차원에서 접근하면 된다. 판문점 선언은 한반도비핵화와 평화체제로의 전환점으로 평가되며 중국과 미국, 러시아와 일본을 비롯하여 세계적 지지를 받고 있으며, 북미 정상회담을 이끌어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은 선언문의 내용에 협정의 성격을 부여함으로써 국민적 지지와 국가적 이행의지를 더 분명하게 밝혀 남북협력을 진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협치는 정부와 집권당이 야당을 국정의 동반자로 인식하는 데서 출발한다. 집권여당은 선거의 결과일 뿐이다. 소수 의견을 존중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원리이기도 하다. 야당의 전향적 태도도 필요하다. 비판할 것은 비판하되 협력해야 할 사안은 협력해야 한다. 집권당의 정책은 선거를 통해 국민이 선택한 것이므로 약속대로 집행하고 결과를 평가받도록 하는 것이 책임정치의 기본이다. 정부의 실패는 고스란히 국민의 불행이다.여야정이 당장 협력해야할 사안도 한둘이 아니지만 협치의 제도화 여부가 우리의 관심사이다. 연례행사처럼 모여서는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국운이 격변하는 지금과 같은 시기에 여야정의 협치는 선택이 아니라 의무이다. 여야의 지도자들이 지혜를 모아 여야정 협치를 제도화 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를 기대한다.

2018-08-15 경인일보

[사설]인천시 금고은행 지역 기여도로 선정하기를

인천시가 10조원대에 달하는 금고 관리를 맡길 은행 선정을 위한 행정절차에 본격 착수했다. 인천시는 16일부터 오는 22일까지 금고지정 신청을 받은 뒤 9월 중에 금고를 맡길 은행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번에 선정되는 은행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 동안 인천시 금고 운영을 책임진다. 시중은행 사이에서는 인천시 금고를 서로 차지하기 위한 전략과 전술을 수립하느라 여념이 없다. 인천시가 내세운 평가 항목과 배점 기준은 신용도와 재무 안정성, 시 자금에 적용할 금리, 시민 이용 편의성, 전산 등 관리 능력, 지역사회 기여도 등 크게 다섯 가지로 나뉜다.인천시 금고은행 선정이 임박하자 여기저기서 시금고와 관련한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시금고를 맡은 은행은 지역 주민과 기업, 자치단체의 금융 수요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 금융'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인천시금고가 단순한 사회공헌이 아닌, 지역 기업과 사회 취약계층을 위한 금융 상품을 내놔야 한다는 얘기다. IMF 외환위기 당시 경기은행이 문을 닫으면서 인천을 기반으로 설립된 시중은행이 사라진 지 20년이 되었다. 이런 이유로 인해 인천 시민들은 지역과 밀착한 은행의 필요성에 더욱 관심을 갖는다.이번에 마련된 평가항목과 배점 기준을 보면 100점 만점에 신용도와 재무 안정성이 30점을 차지하고, 전산 등 관리 능력이 23점이다. 시민 이용 편의성이 21점이고, 금리 관련한 항목이 17점이다. 그리고 지역사회 기여도와 시 협력사업은 9점으로 가장 낮게 되어 있다. 시금고 은행이 지역 은행 역할을 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보면 지역사회 기여도를 평가하는 배점이 너무 낮다는 불만이 있을 수도 있다. 거기에다 지역사회 기여도는 실적으로만 평가하고, 인천시와의 협력사업은 계획만 갖고 보게 되어 있다.국내 시중은행의 운명은 금융감독원 등 감독기관의 평가에 따라 좌우된다. 특히 모든 은행은 대외 신용도와 재무구조 안정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신용도와 재무구조가 안정돼 있을수록 금리도 좋게 되고, 전산시스템 투자도 늘리게 된다. 이들 분야는 일정한 규모를 갖춘 은행이라면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배점은 낮을지라도 지역 사회 기여도에서 승패가 갈리게 마련이다. 인천시는 지역사회 기여 분야에서 좀 더 세밀하게 평가할 지표를 만들어 실질적으로 인천을 위할 수 있는 금고은행을 선정하기 바란다.

2018-08-15 경인일보

[사설]환경 불감증 걸린 공공기관과 입주기업

정부 부처 산하 공공기관과 입주 기업들이 기준치 24배나 되는 비소가 섞인 폐수를 무단 방류했다 환경 당국에 적발됐다. 이 기관은 1급 발암물질인 비소 함량이 기준치를 넘은 사실을 알고서도 수개월 동안 고농도 폐수를 하수처리장으로 흘려보냈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이하 경과원)에 입주한 기업과 연구소들도 무허가로 폐수를 내보내다 꼬리가 잡혔다. 이들 업체 역시 폐수배출시설을 신고해야 한다는 행정당국의 안내 공문을 받고서도 1년여 동안 이행하지 않았다고 한다. 법을 무시하는 불감증에 민간업체와 공공기관이 공동 감염됐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수원시 이의동 광교테크노밸리 내 한국나노기술원은 지난 2005년 처리 총량 1일 195t의 폐수처리시설 설치 신고를 하고 용인 수지하수종말처리장으로 연결된 처리시설을 운용했다. 기술원에는 나노바이오 의약품 개발 업체와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체 등 30여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폐수 배출량은 1일 평균 186t이다. 수원시는 지난달 27일 기술원의 폐수 최종방류수 비소 수치가 기준치의 24배인 6PPM(㎎/ℓ)인 사실을 적발했다. 비소는 농약이나 제초제, 살충제로 쓰이다 국제암연구소가 1등급 발암물질로 분류하면서 사용이 확 줄어든 유해물질이다. 기술원 측은 단순 착오였다고 해명했으나 수원시는 행정처리와 함께 관리 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경과원에 입주한 일부 제약회사와 연구소는 무허가로 폐수를 처리하다 환경부 폐수배출시설 불시 점검에서 적발됐다. 적발된 3개 업체 가운데 2개 업체는 물환경보전법 위반혐의로 행정처분을 받게 됐다. 이들 업체는 3년~10개월 동안 폐수배출시설 신고를 하지 않고 무단으로 폐수를 배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과원이 지난해 5월 수원시로부터 '폐수발생 업체는 개별 폐수배출시설 신고를 해야 한다'는 안내 공문을 받은 사실도 확인됐다. 1년여가 지나도록 입주 기업의 무허가 폐수배출을 방조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적발된 공공기관과 입주기업들은 고의가 아니고, 단순 착오라고 주장한다. 억울하다는 것이다. 솔직하지 못한 변명으로 들린다. 특히 공공기관에서의 불법행위는 엄벌해야 마땅하다. 관련 당국은 철저한 사실 조사를 통해 위법 여부를 명확히 규명하고 후속 조치를 해야 한다. 공공기관이 위법을 저지른 사태를 어물쩍 넘기려 한다면 '제 식구 감싸기'란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2018-08-14 경인일보

[사설]인천 남항 '모래부두' 이전 논의 계속돼야 한다

인천 남항 모래 부두의 이전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인천 경서동 일도지역이 최적지라는 인천연구원의 연구보고서가 주목을 끌고 있다. 강동준 교통물류연구실 연구위원이 쓴 '시정이슈제안' 제79호 내용이다. 일도는 과거 섬이었으나 지금은 매립된 지역이다. 청라광역생활폐기물소각장과 청라 제1지구 일반산업단지 위쪽에 자리한다. 이 지역에는 이미 2개의 모래 업체가 모래부두를 운영 중이기도 하다. 인천서부화력발전소로 가려져 있어 주민 민원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력과 용수를 공급할 수 있는 기반시설이 이미 구축되어 있는 점, 충분한 수심확보가 가능하다는 점도 일도가 최적지로 거론되는 이유다. 부지의 협소, 별도의 준설과 매립 필요, 진입도로의 협소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겼다. 인천항에서 처리되는 모래 물동량은 지난해 9월 기준 1천285만t으로 전국 물동량의 32.1%를 차지했다. 인천항 품목별 순위로는 석유·가스에 이어 2위에 해당된다. 현재 인천항에 유입되는 모래는 주로 남항 모래부두를 통해 처리되고 있다. 이 모래의 99% 이상이 인천, 서울, 경기 서부 등 수도권에 공급된다. 이로 인해 연 49만8천대의 덤프트럭이 남항 모래부두에서 모래를 가득 싣고 시내도로를 질주한다. 제3차 항만기본계획수정계획은 2030년에 이르러서도 1천200만t이 넘는 모래가 인천항에서 처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계획의 당초 목표는 오는 2020년까지 남항 모래부두의 기능을 없애고, 서구의 거첨도로 이전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서구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행정절차조차 밟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천연구원의 연구보고서는 인천의 오래된 현안 중의 하나인 인천 남항 모래부두 이전 논란에 다시 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 해당지역 주민들의 반대도 그만큼 거세질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안해결을 위한 논의는 계속되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중앙정부에서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주민의 충분한 의견수렴이나 이해관계 조정 없이 일방적으로 계획을 밀어붙인 게 실체적 원인'이라는 보고서의 지적은 반복해서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인천지역사회도 이 문제를 더 이상 중앙정부의 결정에만 내맡겨둬서는 안될 일이다. 마침 박남춘 시장을 비롯한 민선7기 인천지자체장들이 한자리에 모여 소통과 협치를 다짐했다고 한다. 모래부두 이전이라는 지역의 오랜 현안 해결이 그 시금석이 될 수 있다.

2018-08-14 경인일보

[사설]9월 정상회담 비핵화 교착상태 해소 계기 되길

9월 안에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린다. 남북은 어제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고위급회담을 열고 9월 내에 남북 3차 정상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 남북은 보도문에서 "쌍방은 판문점 선언의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실천해 나가기 위한 문제들을 협의했다"면서 "남북정상회담을 9월 안에 평양에서 가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며칠에 남북 정상이 만날지 구체적인 일정은 합의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 남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회담 종료 뒤 브리핑에서 "초청하는 북측의 입장이 어떤가가 상당히 중요하다"면서 북측의 일정·상황 등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북한의 주장을 지나치게 수용해 너무 저자세가 아니냐는 우려의 소리가 나온다. 어찌 됐건 북한 비핵화를 두고 남북관계, 북미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남북 정상이 만난다는 것은 다행이다. 그러나 어제 열린 고위급 회담도 그렇고, 남북정상회담 합의도 우리 정부가 지나치게 서두르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정상들이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것을 탓할 이유는 없다. 다만 우리 국민이 기대하는 북한의 비핵화가 전혀 진전되지 않는 상황에서 남북 정상이 무조건 만나는 게 최선인지는 따져 볼 필요가 있다. 더욱이 만나는 날짜가 미정이고, 회담 의제가 무엇인지 정하지도 못했다. 특히 9월 9일은 북한정권수립 70주년인 9·9절이다. 자칫 3차 남북정상회담이 북한의 체제 선전을 극대화하는 정치적 도구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정상회담에 집착하다가 북측 노림수에 당하는 게 아닌가 걱정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그동안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 싱가포르에서의 북미 정상회담은 모두 북한의 비핵화에 초점을 맞추고 진행돼 왔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북한은 아무 것도 달라진 게 없다. 북한이 자발적으로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 서해안 탄도미사일 실험장 해체 그리고 미국 측에 6·25전쟁 당시의 미군 사망자 유해를 넘겨주긴 했지만 핵탄두와 핵물질 리스트는 여전히 틀어쥐고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여전히 종전선언만 주장하고 있다. 누누이 강조했지만 비핵화 없는 종전선언은 절대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된다. 북핵 폐기 없이 한반도의 평화는 있을 수 없다. 이번 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우리의 입장을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 아무쪼록 3차 정상회담이 교착상태에 빠진 북한 비핵화를 푸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2018-08-13 경인일보

[사설]거대 양당의 뒤늦은 특활비 폐지 결정

특수활동비는 정보 및 사건 수사,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국정 수행 활동에 직접 소요되는 기밀 유지가 필요한 경비를 말한다. 기밀을 요하기 때문에 영수증 처리 등 사용내역은 보고하지 않아도 된다. 특활비는 검찰, 경찰은 물론 국가정보원, 정부 각 부처, 법원, 국회 등 국가기구 전반에 걸쳐 포진하고 있다. 국정원 특활비가 박근혜 정권 청와대에 상납되다시피 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특활비는 쌈짓돈처럼 인식되는 돈으로서 용처에 맞게 쓰도록 개혁이 요구되고 있다.국회도 예외가 아니다. 국회 특활비는 각 당의 대표, 상임위원장 등 국회 내 주요 직책을 맡은 사람에게 관행적으로 주어져 왔다. 국회 활동에 왜 기밀이 유지되어야 하는지 알 수 없으나 지출내역은 공개되지 않고 제2의 급여처럼 수령자나 국회의원들에게 분배되어 왔다. 여야가 개선책을 내놓았으나 거대정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특활비 내역 공개 등으로 소극적 입장을 보이다가 거센 비판 여론에 직면하자, 13일 특활비 폐지로 가닥을 잡았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앞서 특활비 폐지로 당론을 정한 바 있다.특활비 문제가 제기됐을 때 민주당과 한국당이 소극적이었던 것은 결국 기득권을 누리고 있는 거대 양당이 자신들에게 주어지는 특권을 포기하기 싫은 것 이외에 다른 이유를 찾을 수 없다. 특히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국정원 특활비'는 적폐라고 하고, 국회 특활비에는 면죄부를 주기도 했다.국회가 20대 의원들의 특활비 내역을 공개하라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행태도 이해하기 어렵다. 항소 이유는 특활비 내역이 공개되면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이다. 법원은 국익을 해칠 수 있는데도 공개를 결정한 것이 된다. 이미 앞서 기간만 다르고 같은 내용의 소송에서 대법원은 공개를 결정한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승산이 없음에도 국회가 항소를 결정한 것은 문희상 국회의장의 의중이 반영되지 않고는 어려운 일이다. 과연 국회가 민의를 대변하는 대의기구가 맞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민주당과 한국당이 특활비 폐지로 당론을 바꾼 상황에서 국회가 소송을 벌이며 시간을 끄는 것은 사실상의 직무유기나 다름없다. 거대양당이 특활비 폐지로 당론을 바꿨지만 정치개혁에 미온적인 행태가 여실히 드러났다. 거대정당이라도 언제든지 민심이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2018-08-13 경인일보

[사설]버스준공영제 시한폭탄, 국비지원이 답이다

인천시 광역버스 6개 업체가 인천과 서울을 왕복하는 19개 노선 운행을 포기한다며 폐선 신고를 하고 오는 21일 운행 중단을 선언했다. 연간 1천700만여명의 시민들이 이용하는 노선이라 심각한 후폭풍이 예상되지만 재정이 부족한 인천시는 근본 대책인 준공영제 도입을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미 실행중인 인천 시내버스 준공영제에만 엄청난 예산이 투입되는 실정에서 광역버스를 준공영제에 포함시키는 것이 엄두가 나지 않아서다.버스준공영제는 적자노선 폐선 등을 막아 대중교통권을 보호하기 위해 운수업체 적자를 지방자치단체에서 보전해주는 제도다. 현재 8개 광역자치단체에서 시행중이다. 제도의 전국적, 전면적 시행을 가로막는 가장 큰 이유는 재정부담이다. 인천시는 시내버스 준공영제로만 올해 1천억원의 재정을 쏟아부어야 한다. 경기도는 반대로 광역버스만 준공영제를 실시중인데 재정분담을 꺼려한 기초자치단체의 반발로 11개 시·군만 참가하는 반쪽 시행에 그치고 있다.여기에 중앙정부가 기름을 부었다.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휴게시간 확대로 운수업자의 인건비 부담이 갑자기 높아졌다. 문제는 준공영제에 포함되지 않은 운수업체에게 경영압박이 집중된 것이다. 준공영제의 재정지원에서 벗어나서다. 업체 뿐 아니다. 준공영제에서 벗어난 버스 기사들의 처우는 준공영제 버스기사 보다 매우 열악하다. 기사들이 준공영제 버스업체로 전직하려 애를 쓰는 이유다. 인천의 사례가 아니더라도 버스준공영제는 곧 터질 폭탄이다.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운수업체 적자를 떠안느라 준공영제 시행 지방자치단체는 재정폭탄을 안아야 할 처지다. 준공영제 사각지대에서는 운수업체들의 운행포기 사태가 속출하고, 열악한 노동조건의 버스 기사들의 반발이 터져나올 가능성이 높다. 폭탄이 폭발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몫이다.정부가 결자해지할 문제다. 그동안 지자체에 미루어왔던 버스준공영제가 소득주도성장 정책으로 위기를 맞은 만큼, 정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 국토교통부는 이미 준공영제 전국확대를 공언한 바 있다. 보조금 횡령 등 운수업체들의 도덕적 해이를 엄하게 관리할 방안을 포함한 버스준공영제 표준 운영안을 마련해 바로 시행하라. 제도 확대에 따른 국비지원은 당연하다. 서두르지 않으면 호미로 막을 일이 감당할 수 없이 커질수 있다.

2018-08-12 경인일보

[사설]북한산 석탄 국내반입 투명하게 수사해야

관세청이 10일 '북한산 석탄 위장반입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국내 수입업자 등 3명이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 7회에 걸쳐 66억원 상당의 북한산 석탄과 선철 3만5천38t을 밀수입했다. 한국은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의 모범국 임을 자부해온 터여서 국민들은 난감하다.이들이 국제 단속망을 피하는 수법은 간단했다.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의 허점을 노려 북한산을 러시아산으로 국적을 세탁한 원산지 증명서를 세관에 제출한 것이다. 관세청의 수입검사가 강화된 작년 10월에는 인천항으로 무형성형탄 4천156t을 들여오면서 원산지증명이 필요 없는 '세미코크스'로 속이기도 했다. 이들은 러시아와 3국간 거래를 성사시켜주는 대가로 북한산 석탄을 현물로 받았다. 작년 8월 유엔 안보리 제재로 북한산 석탄가격이 하락하자 러시아산으로 둔갑시켜 국내에 반입하면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정부는 이번 사건을 돈벌이에 급급한 일부 수입업자 등의 일탈행위로 규정했으나 항간에는 의혹이 커지는 양상이다. 해운업체 P사는 작년 7월부터 올해 7월까지 러시아 홈스크항에 전용부두를 확보해서 활용하는 등 홈스크항은 북한산 석탄의 해방구였던 것이다. 수사지연에 대해서도 말들이 많다. 관세청은 작년 10월 미국정부 등으로부터 북한산 석탄 불법반입 관련 첩보를 받았음에도 무려 10개월 뒤에야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P사의 홈스크항 전용부두 임차계약서에는 '북한산 석탄', '북한선박, 선원' 등의 문구가 명시된 것으로 알려지는 등 그동안 정부가 뭉갠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지난 17일 VOA(미국의 소리)가 관련 보도를 한 후에 결과를 발표한 점도 의문이다.야당은 늑장대응 의혹을 제시하며 정부책임론을 부각 중이다. 작년 10월 당시 정부는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이 사건을 은폐하거나 혹은 수입업체의 일탈정도로 축소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러나 더 큰 우려는 미국정부의 반응이다.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9일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질문에 대해 "한국정부의 조사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한반도 운전자 역할을 자처한 문재인정부의 대외입지가 흔들릴 수도 있다. 지난달 중순 언론 보도 전에 우리 정부가 선제적으로 대응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외교적 논란이 안 되도록 투명한 수사를 당부한다.

2018-08-12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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