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중소기업 기술 약탈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

기업에게 핵심 기술은 생명줄이다. 핵심 기술로 산업생태계에서 생존하고 경쟁하며 사업자에게는 이익을, 노동자에게는 일자리를 보장한다. 특히 중소기업의 핵심 기술은 기업 발전의 핵심적 요소다. 그러나 제조업을 비롯한 우리 산업생태계에서 중소기업들의 핵심 기술은 보호받지 못하고 수시로 약탈당한다.본보 관련 보도에서 소개된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한 중소기업의 분쟁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이 업체는 LH와 공동으로 특정 과제를 진행하던 중, LH의 요구에 따라 자신들의 음식폐기물 관련 특허 기술자료를 넘겨주었다. 그런데 LH는 이 기술 자료를 토대로 유사 기술 특허를 신청했다. 특허 신청은 반려됐지만 LH는 이 업체에게 유사 기술 사용 대가로 수억 원을 받았다. 자신의 핵심 기술을 쓰면서 돈을 버는 게 아니라 돈을 내야 하는 황당한 처지가 됐다. 이 중소기업의 사업 기반은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일각에서는 기술자료를 넘겨 준 피해 중소기업을 비판할 수 있을지 모르나, 이는 중소기업의 현실을 모르는 소리다. 문제의 기술은 아파트 신축에 적용되는 기술이다. 이 업체에게 국민주택 건설 공기업인 LH는 슈퍼 갑이다. 기술 자료를 공유하자는 제안을 거부하기 힘들고, LH가 자기 기술이라며 사용료를 요구해도 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소송을 제기할 수 있지만 분쟁을 해결하는 동안 일거리를 잃고 도산하기 십상이다.이런 식으로 말라죽는 중소기업이 한 둘이 아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서만 지난 8년간 발생한 165건의 산업기술 유출 피해 중 중소기업이 당한 것이 89%다. 또 중소벤처기업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부터 올해 9월 까지 '기술보호 통합 상담 신고센터'에 접수된 상담 건수가 1만3천 건이 넘었다. 대기업은 일거리를 미끼로 약탈적 기술 공유를 강제하고, 직원들은 사익을 위해 회사기밀을 훔쳐 이직하는 바람에 중소기업의 생존기반이 무너지고 있다. 중소기업의 몰락은 제조업을 비롯한 우리 산업생태계의 붕괴로 이어질 것이다.기술자료 임치제도와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등 중기부와 공정위의 중소기업 기술보호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비판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 기술 유출 시비가 벌어지면 판판이 중소기업이 질 수밖에 없는 구조를 깨야 한다.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2018-10-18 경인일보

[사설]20년된 소화기로 진화 골든타임 지킬수 있나

전통시장과 주택밀집지역의 비상소화장치함(이하 비소함)에서 20년 넘은 분말 소화기가 발견됐다. 얼마 전 고양 저유소 화재의 검붉은 불길이 떠오르면서 또 한 번 안전불감증에 몸서리치게 되는 대목이다. 노후 소화기가 비소함에서 방치되고 있는데 관리주체인 119안전센터·소방서·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현황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니 더 큰 문제다.분말 소화기는 소방시설 중 가장 기본인 장비다. 분말소화기는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10년이 지나면 교체하도록 2017년 1월 28일 법이 개정됐다. 또 '소방용품의 품질관리 등에 관한 규칙'에서는 10년이 지난 분말소화기는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의 성능확인 검사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내용 연한이 경과한 소화기는 성능확인검사를 받아 사용기간을 1회에 한해 3년 연장할 수 있어 최대 13년을 넘길 수 없다. 법률상 제조된 지 20년 넘은 소화기는 있을 수 없다는 얘기다.비소함은 소화기 및 소방호스 등 각종 소화용구를 보관하는 소방안전시설물이다. 경기도에는 1천426개(2018년 4월말 기준)의 비소함이 있다. 지역별로 성남 313개, 광명 248개, 수원 133개 순이다. 인천에도 323개가 곳곳에 있다. 이번에 1998년산 소화기가 발견된 수원시 팔달구 수원천로와 팔달구 지동시장 도로변 이외의 다른 비소함에도 노후 소화기가 있을 수 있다는 합리적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경기도재난안전본부에서 발표한 '2017년 화재발생 현황 분석'에 따르면 화재 발생건수는 9천799건, 피해 규모는 인명 651명(사망 78명, 부상 573명)과 재산 2천406억원이다. 화재 발생건수는 2016년(1만147건)보다 3.4%(348건) 줄었다. 하지만 사망자와 부상자는 각각 11.4%(8명), 12.4%(63명) 늘었다. 재산피해도 27.6%(520억원) 증가했다.고양 저유소 화재 당시 감지센서도 초기 화재진화 장비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그 시설이 불과 5개월 전 정부의 재난대응 훈련에서 우수 등급 평가를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소화기 1대가 소방차 1대보다 낫다는 말이 있다.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지역의 화재 진압 '골든타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소방당국은 기본 장비인 소화기 하나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 당장 모든 비소함을 전수조사해야 한다.

2018-10-18 경인일보

[사설]민간 어린이집 회계관리 도입 미룰 이유 없다

민간 유치원의 비리 파장이 민간 어린이집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번 사태가 사립유치원의 불투명한 회계 시스템에서 비롯된 만큼 도내 민간 어린이집에도 회계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유치원생보다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의 수가 더 많아 회계 실태에 대해서도 대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회계관리시스템 도입을 두고 충돌했던 경기도와 어린이집연합회의 갈등도 새 국면에 접어든 양상이다.경기도는 애초 9월부터 도내 어린이집에 회계관련 장부 및 자료 전산화, 관청의 예산 모니터링, 모바일 앱을 통한 간소화 등의 기능을 담은 어린이집 관리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었다. 연간 3조원에 달하는 어린이집을 비롯한 보육관련 시설 예산 집행의 투명성을 높여 예산이 제대로 집행되고 적절하게 사용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다. 강제사항이 아닌데도 민간 어린이집 측이 반발했다. 도청 앞에서 대규모 반대 집회도 열었다. 회계관리시스템이 공무원들만을 위한 것이며, 기존의 정보공시를 무시하는 처사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민간 어린이집의 회계 투명성 확보를 더 미룰 명분이 없어졌다. 그동안 민간 어린이집 역시 국가보조금 부정수급 사례가 끊이지 않았다. 보조금 비리 사건이 불거질 때마다 당국은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그때 뿐이었다. 이제 비리를 근절할 방법은 회계관리 프로그램 도입뿐임이 이번 민간 유치원 사태로 명백하게 드러났다. 대부분의 전문가들도 회계시스템만 제대로 갖춰도 어린이집의 보육료 부당청구나 횡령 등의 비리를 더 수월하게 적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문제도 있다. 민간 어린이집은 대형부터 일반 가정집에 이르기까지 그 형태가 각기 다르고 그 수가 너무 많다. 경기도에는 9천여 개의 민간 어린이집이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획일적인 회계시스템을 적용하기엔 무리가 있는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미룰 수도 없다. 지난해 2월 국무조정실 부패척결추진단이 사립유치원 비리를 적발했을 때 회계 시스템 구축을 강하게 밀어붙였다면 이번 같은 엄청난 비리는 방지했을 것이다. 이제 민간 어린이집에 대해서도 엄격한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다양한 감시 체계를 가동해 보조금 누수로 인한 복지 정책의 실패를 막아야 한다. 아울러 나랏돈은 '쌈짓돈'이라 여기는 그릇된 풍조와 적당히 착복해도 모를 것이라는 인식을 버려야 한다.

2018-10-17 경인일보

[사설]인천시는 남북협력시대를 준비하고 있나

인천시가 민선7기 시정 100일을 맞이하여 시정운영계획을 발표했다. '살고 싶은 도시, 함께 만드는 인천'을 시정 비전으로 제시하고 시민과 함께하는 시정을 비롯한 5대 시정목표를 재확인했다. 이 가운데 인천시를 '동북아 평화번영의 중심'도시로 발전시키겠다는 목표는 박남춘 시장의 1호 공약인 '서해평화협력시대 동북아평화특별시' 조성전략을 구체화한 것이어서 관심을 끌었다.인천시는 8개 특별·광역시 중 유일하게 북한과의 접경도시이기 때문에 향후 남북 경제협력을 선도하는 도시가 될 것이며, 평화협력시대 최대의 수혜도시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인천시가 시에 '통일플러스센터'를 개소하고 조직개편을 통해 남북교류전담부서를 신설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것도 남북 교류협력의 확대를 활용하여 대북교류의 관문으로 경제협력의 전진기지로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4·27 판문점회담을 비롯한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으로 평화협력시대가 전개될 것이라는 예측은 이제 '불가역적'인 사실로 되어가고 있다. 이 변화는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기존 질서가 평화번영 체계로 전환되고 인적 물적 교류의 허브인 인천이 국내는 물론 동아시아에 차지하는 위상과 역할의 일대 전환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향후 평화협력시대가 전개되면서 인천시의 도시적 위상과 역할이 크게 바뀔 것이라는 예측도 현실화하고 있다. 이같은 변화를 고려한다면 더 장기적이고 종합적 관점에서 평화협력시대의 인천 비전을 재구상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민선 7기의 '동북아 평화번영도시' 전략은 교통인프라 중심으로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높은 이유이다.인천시가 민선7기 100일에 즈음하여 내놓은 남북협력 사업도 대부분 박남춘 시장의 선거공약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으며, 사업의 타당성을 비롯한 종합적 검토의 흔적이 보이지 않아 실망이 적지 않다. 경기도가 평화부지사를 임명하고 부지사 직속의 평화협력국을 설치하고 남북교류협력을 주도해가겠다는 적극적 행보에 비하면 더욱 초라하다. 인천시가 '서해평화협력시대'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장기적 구상과 주요 전략사업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마스터플랜을 먼저 작성해야 한다. 비전과 전략이 없으면 상황을 선도하는 역할을 할 수 없으며, 종합계획이 없으면, 단발적 교류사업이나 이벤트 중심의 사업으로 흘러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2018-10-17 경인일보

[사설]한국지엠 '법인분리' 맥 못 추는 비토권

6개월 전, 군산공장 폐쇄에 이어 한국에서의 철수 여부를 놓고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을 빚었던 '한국지엠사태'는 지엠과 산업은행의 극적인 합의로 가까스로 수습됐다. 산은 측은 지엠이 요구하는 정부 자금지원을 확약하는 대신 비토권, 즉 '경영관여권한'을 확보했다. 정부와 산은은 그것이 지엠의 한국 철수를 막고 경영정상화를 담보하는 대단한 안전장치인양 홍보했다. 5년간 지분매각을 제한할 수 있으며, 주주감사권 강화 등이 가능하다는 내용이었다. 비토권을 확보함으로써 지엠이 한국에서 장기경영을 유지하게끔 만들고 경영독주를 견제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한국지엠 측에 지원하는 자금 규모는 당초 5천억원 규모에서 8천100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비토권 확보를 위해 치른 값비싼 대가였다. 이렇게 커다란 희생을 치르면서 확보한 비토권의 실효성을 놓고 당시에도 우려와 논란이 있었다. 지금 한국지엠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태는 그러한 우려가 결국 현실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지엠은 이달 초 이사회를 열어 인천 본사에 있는 엔진과 변속기 등 파워트레인 관련 엔지니어링센터와 디자인센터를 묶어 별도의 법인으로 분리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2대 주주인 산은 측 이사들이 일제히 반대했지만 지엠 측 이사 7명, 산은 측 이사 3명 등 10명으로 구성된 이사회 구도에서는 역부족이었다. 한국지엠은 오는 19일 예정된 주총에서 법인 분리를 최종 의결할 계획이지만 산은이 법원에 주총 개최금지 가처분 신청을 해놓은 상태다. 비토권이 정상적으로 행사됐다면 이 지경까지는 가지 않았으리라는 지적이다.이런 상황에서 인천시가 한국지엠에 무상으로 빌려준 '청라기술연구소' 부지를 회수하기 위한 법률 검토 작업에 착수했다. 지난 2005년 시와 한국지엠은 청라국제도시 내 47만5천㎡ 규모의 땅을 최장 50년간 무상 임대차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지엠은 2007년부터 이곳에서 자동차 주행시험장인 '한국지엠 청라 프루빙그라운드'를 운영중이다. 시는 계약서의 제3자 양도금지 조항을 들어 신설 법인이 주행시험장을 운영한다면 협약을 위반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검토 결과에 따라 임대계약 해지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중앙정부가 확보한 비토권이 효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지방정부의 계약서가 사실상의 비토권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런 게 진짜 비토권이다.

2018-10-16 경인일보

[사설]황당한 미래에셋대우 '제멋대로 거래' 시스템

미래에셋대우가 새로 도입한 증권 거래시스템의 오류로 피해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주식이 계좌 소유주 의지와 상관없이 거래돼 고객에게 수백만원의 미수금이 발생하는 등 손해를 보게 됐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해당 증권사는 새 시스템을 가동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한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도 고객도 일부 책임져야 한다는 어정쩡한 태도다. 금융감독원은 사안이 중대하다고 보고 사실관계를 조사한 뒤 관련 법에 따라 처리한다는 입장으로 파문이 커지고 있다.증권업계와 투자자들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증권 계좌에서 고객의 의지와 상관없이 '제멋대로 거래'가 이뤄진 건 지난주부터 감지됐다고 한다. 일부 투자자들은 주식 매도·매수 과정에서 계좌 자산이 축소·과장되는 등 오류가 발생한다는 내용의 민원을 잇따라 제기했다. 실제 지난 11일 한 투자자는 자신의 계정에서 해외주식이 멋대로 매수된 뒤 수백만원의 미수금이 발생해 수수료와 세금을 물었다고 신고했다. 이 투자자의 계정은 현금 자산만으로 주식을 거래할 수 있기 때문에 미수금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 시스템의 오작동으로 계정에서 제멋대로 주식이 사고 팔리는 피해 사례는 더 늘어날 것이란 게 업계와 피해자들의 주장이다.대우 측은 새로운 차세대 거래 시스템에서 오류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지난 8일부터 HTS(홈트레이딩시스템)를 운영중인데, 일부 투자자 현금 계정에서 미수금이 발생하는 등 이상한 거래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주식거래는 계약금 명목으로 증거금을 넣은 뒤 이틀 뒤 영업일에 잔금을 치르는 방식이기 때문에 '제멋대로' 거래에 따른 피해 규모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새 시스템이 어떤 이유로 오작동하는지 여부는 아직 불명확하다. 대우는 그러나 시스템 오류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고객도 일부 책임지라는 태도여서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증권 거래는 신용을 전제로 한다. 제멋대로 거래가 이뤄진 시스템 오류는 시장을 교란시키는 중대 사안이다. 대우는 시스템을 점검하고 보완해 같은 잘못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피해 고객에 대한 사과와 보상은 물론 일반 투자자들에게도 이런 사실을 공지해 추가 피해와 혼란을 막아야 할 것이다. 금융감독원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실태조사에 나서기로 했다고 한다. 철저한 조사를 통해 진상이 규명되고 이에 상응하는 조치가 이뤄지기 바란다.

2018-10-16 경인일보

[사설]정책감사 위한 상시국감 도입할 때 됐다

13대 국회 때 16년 만에 부활된 국정감사는 일정기간을 정해 놓고 정부와 공공기관 전체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한국에 유일한 제도다. 따라서 수박 겉핥기식 국감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면서 국감무용론도 대두되는 등 매년 국감의 문제점과 개선책이 나오고 있으나 반영되지 않고 있다. 이번 국감도 지금까지의 행태로 미루어볼 때 국감 본연의 기능에 충실할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 일부 상임위에서 질문 주제와 무관한 벵갈 고양이가 등장하질 않나, 정부의 정책을 비판한다면서 '어처구니'가 없는 맷돌을 가져와서 시선을 끌려는 구태의연한 모습들이 여지없이 재연됐다. 또한 자유한국당은 유은혜 장관의 임명 과정을 문제삼아 지난 대정부질문 때 보여줬던 자격시비로 일관해 여야의 공방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중반에 접어든 국감이 본연의 기능을 찾기 위해서는 국내외적인 현안과 이슈에 집중하여 대안을 제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본래 국감은 지난 해의 국가 정책과 예산을 꼼꼼히 따져봄으로써 정부의 그릇된 정책과 예산집행의 책임을 묻고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다음 해의 예산 수립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함이다. 더구나 어느 때보다도 국내외적인 대형 이슈가 산적해 있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문제, 소득주도성장과 일자리 정책, 교육 정책, 부동산 정책 등 어느 하나 국민생활과 직결되지 않는 문제가 없다. 이러한 의제들에 대해 여야의 정책적 접점이 거의 없어 상임위별 국감 파행의 가능성조차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당은 정부 정책의 홍보나 옹호에 급급하고, 야당은 정책에 대한 객관적 평가보다는 정치공세로 일관하면서 국감을 정쟁화 시켜온 측면이 강하다. 물론 국감에서 정치적 공방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국회의원들이 한건주의나 튀는 행동으로 언론의 관심을 끌려는 얄팍한 행동은 물론 정치적 이슈를 쟁점화 시키는 행태는 국감무용론을 강화시킬 뿐이다. 국감의 정쟁적 요소와 피감기관의 무성의한 태도 등을 지양하기 위해서는 상시국감 제도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한 여당은 여권의 일각이라는 생각을 접고 입법부의 일원으로서 정부 정책에 대해 비판과 대안제시를 통해 집권당의 체통을 세워야 한다. 야당도 정부에 대한 무조건적인 반대보다 국민의 편에 서서 행정부를 견제하는 본연의 역할을 해 주기를 기대한다.

2018-10-15 경인일보

[사설]교사 의식개혁 요구하는 인천 여학생 미투운동

지난 연말 미국에 이어 올해 초 현직 여검사가 조직 내 성폭력 실상을 고발하면서 국내에서도 미투 운동이 촉발됐다. 미투는 단순히 성추행과 성폭력에 국한되지 않는다. 여성의 성(性) 정체성을 비하하고, 여성의 인권을 희화하는 것 또한 미투의 대상이다.지난달 인천지역 한 중학교에서 교사들의 부적절한 언행이 미투운동으로 번졌다. 학생들이 SNS를 통해 교사들의 성차별, 여성 인격모독성 발언을 참지 못하겠다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어 4개 여중과 1개 여고에서도 교사들의 부적절한 언행이 폭로됐다. 교사들의 언행은 "여자들은 ○○해야 한다. 여자는 아이를 많이 낳는 게 애국이다"는 식의 여성 비하 발언이 주를 이뤘다고 한다. 정작 교사 본인들은 우스갯소리로 포장하고, 좋은 뜻으로 한 말이라고 하지만 받아들이는 학생들은 불쾌감을 넘어 성 범죄 '가해자'로 지목하고 있다.불과 몇년 전만 해도 방송에서조차 후덕한 인상의 여성을 부잣집 맏며느리에 비유하고, 여성의 다리를 비하해 '조선 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여성 인권과 성평등에 대한 인식 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아직도 일선 학교 교사들은 이러한 표현들이 잘못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예전부터 수업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던 표현이라는 인식이 짙게 깔려 있기 때문이다. 전국 교단에서 아직도 이러한 구태가 만연하고 있음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인천시교육청이 지난달 10일부터 20일까지 해당 6개 학교에 대해 실태를 조사한 결과 성적 수치심을 유발했다고 지목받은 교사가 57명에 이른다. 인천시교육청은 해당 6개 학교 외에 나머지 학교에 대해선 실태 조사를 하지 않았다. 그나마 사후 조치도 교장·교감·해당 교사 사과, 학교장 지도조치가 대부분이다. 57명의 교사 중 3명이 병가를 냈고, 교사 1명만이 수업에서 배제된 상태다.일부 학교는 학교폭력자치위원회를 열고, 감사를 벌이겠다고 했지만 주의나 경고조치에 끝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감사와 위원회를 열기에 앞서 학교 관계자들이 "성적인 수치심을 주려는 의도가 아니었다. 수업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서였다"고 변명하고 있는 데서 짐작할 수 있다. 학생들이 수치심을 느끼고 범죄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데도 '수업 분위기를 부드럽게 전환하기 위한 별다른 뜻 없이 한 발언'쯤으로 여기고 있는 교육 당국의 잘못된 인식부터 개선돼야 한다.

2018-10-15 경인일보

[사설]사립유치원 비리, 민생적폐 척결 계기돼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전국 사립유치원 비리 현황으로 국민적 공분이 일고 있다. 그동안 언론을 통해 간혹 보도됐던 유치원 비리 사건에도 불구하고 버리지 않았던 교육기관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가 완전히 붕괴된 탓이다.정부는 2012년부터 매해 누리과정 예산 2조원을 사립유치원에 지원하고 있다. 그런데 박 의원이 공개한 17개 시도 교육청의 2013~2018년도 유치원 대상 감사자료에 따르면 유치원 1천898곳에서 5천951건의 비리가 적발됐다. 비리내용과 횡령수법은 그야말로 목불인견이다. 고급차량 유지와 명품가방 구입에 돈을 썼고, 납품업체와 가짜 계약을 통해 뒷돈을 돌려받는 수법 등을 보면 결코 교육자로 인정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 마저도 감사에 승복한 결과이고 박 의원은 감사에 불복한 사례까지 모아 추가공개를 예고한 상태다.법적 교육기관인 사립유치원의 국고지원금 불법비리 만연 현상은 교육현장 종사자의 도덕불감증 탓이 크지만, 혈세를 지원하고 관리를 포기한 정부의 직무유기 탓도 그에 못지 않다. 정부는 사립유치원만 국가관리 회계시스템에서 제외하고 있다. 올 초 이 시스템에 사립유치원을 포함시키려다 포기했다고 한다. 사실상 예산을 지원하고 원장이 마음대로 쓸수 있도록 방치한 셈이다. 그 결과 유치원생의 급식은 부실해졌고, 유치원 교사 처우는 최악이다. 정부 지원금을 제대로 활용한 유치원만 바보가 됐다.국민의 현장 경험에 비추어보면 사립유치원의 국고지원금 횡령 비리는 빙산의 일각이다. 국고지원금과 보조금을 약탈하는 행위는 사실 정부의 국고지원 및 보조사업 전체에 만연한 것이 현실이다. 정부의 많은 사업에서 재정투입에 비해 결과가 미미한 사업들이 얼마나 많은가. 고용지원금 등 국고지원사업 예산횡령을 전문적으로 알선해주는 브로커들이 암약하고 있다는 개탄이 나올 정도다. 예산집행 현장의 비리를 방치한 결과 당당하게 국민세금을 도둑질하는 민생적폐가 우리 사회 곳곳에 암세포처럼 번지고 있다.정부는 이번 사립유치원 비리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현 정부는 복지분야 세원확보를 위해서는 증세도 감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이 납부한 세금을 지키지 못하면서 납세부담의 확대를 거론하는 것은 순서가 바뀐 요구다. 이제는 권력적폐 청산 만큼이나 국민세금을 좀먹는 민생적폐 청산에 국가 공권력을 집중해야 한다.

2018-10-14 경인일보

[사설]일자리정부의 공공기관 단기고용 확대 꼼수

지난달의 취업자수가 전년 동월 대비 4만5천명 증가했다. 청년실업률도 1년 전 보다 약간 낮아졌다. 지난 8월의 일자리 증가가 3천명에 불과해 충격을 주었던 점을 감안하면 다행이어서 정부, 여당 관계자들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러나 고용부진 장기화 개연성이 커져 고민이다.12일 통계청이 발표한 일자리동향에 따르면 고용률이 올해 2월 이후 8개월째 내리막 행진 중이다. 특히 경제활동의 중추인 30~40대를 기준으로 고용사정이 더 나빠지고 있다. 지난 9월의 30대 고용률이 감소해서 올해 1월 이후 9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반전했으며 40대 고용률은 8개월째 축소된 것이다. 전달의 상용노동자는 27만8천명이 증가한 반면에 임시 및 일용직 노동자수는 23만9천명이나 감소했다. 임시일용직 일자리수는 2016년 1월 이후 3년째 감소하고 있다. 실업자수는 9개월 연속 100만 명을 넘어 외환위기 때의 10개월 연속 최장기록에 육박하고 있으며 실업률은 13년 만에 최고다.갈수록 가팔라지는 '알바절벽'은 점입가경이다. 금년 1월부터 9월까지 청년과 대학생들이 주로 찾는 아르바이트 채용공고건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13%나 줄었다. 금년 들어 전국에서 폐업한 편의점수는 1천900개로 작년 한해 문 닫은 편의점(1천367개)수의 1.4배에 이른다. 올해 상반기 7대 보험사의 자영업자 보험해약 건수는 11만8천699건으로 지난해보다 1만4천890건이나 급증했다. 갈수록 나빠지는 내수경기에다 최저임금 인상 폭탄이 결정적 원인이다.설비투자는 올해 3월부터 6개월째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1997년 9월부터 1998년 6월까지 10개월 연속 감소한 이래 20년 만에 최장기간이다. 향후의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3개월째 둔화하고 있는데 지난달의 경우 전달보다 0.4포인트 떨어진 99.4로 2016년 2월 이래 2년6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한 해외 투자은행(IB)들의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끌어내리기는 설상가상이다. 국내요인은 차치하더라도 미중 간 무역 갈등에다 국제유가 불안 및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 등이 점쳐지는 탓이다.정부가 다급했다. 기획재정부가 공기업과 공공기관에 임시직과 일용직 등의 단기고용 확대를 주문한 것이다. '혈세만 낭비하는 꼼수'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생겼다.

2018-10-14 경인일보

[사설]대북 비핵화협상 한미공조 이상없나

대한민국 정부가 미국 정부로 부터 제대로 면박을 당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 한국의 5·24 제재 해제 검토에 대해 "그들은 우리의 승인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5·24 조치 해제 용의를 묻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질문에 "관계부처와 검토 중"이라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대해 북한의 비핵화 선행조치 없이는 제재해제도 없다는 자신의 원칙을 '승인'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분명히 한 것이다.미국 정부도 전날 강 장관 발언으로 초래된 한국내부의 논란을 모를리 없을 것이다. 강 장관은 보수야당 의원들이 반발하자 "범정부 차원의 본격적인 검토는 아니다"고 답변을 수정하고 사과까지 했다. 외교부는 "현 단계에서 정부 차원에서의 본격적인 검토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장관 발언을 공식 부인했다. 미국 입장에서는 해프닝으로 치부할 수도 있었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쐐기를 박고 나선 것이다.대북 비핵화협상에 임하는 한미 양국의 공조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진행중인 한반도 평화협상 국면과 관련 한국과 미국의 역할분담론은 정부 스스로 인정한대로다. 즉 한국은 대북 평화협상을 통해 북한을 협상장으로 인도하고, 미국은 북한과 비핵화협상을 주도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역할분담의 진행속도와 관련 남북 평화협상의 진전이 미북 비핵화협상의 진도를 압도한다는 비판이 있었다.트럼프 대통령의 '승인' 발언은 동맹국에게 무례한 발언이었다. 하지만 이는 미국이 남북 평화협상 과정에서 보여준 한국측 태도를 무례하게 여기고 있다는 반증일 수도 있다. 평양회담의 남북군사합의서에 대한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불만표시와, 5·24조치 해제검토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고압적인 거부의사 통보는 예사롭지 않다. 한미 정상간의 덕담 속에 가려졌던 한미동맹의 이상 징후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강경화 파문'으로 대북제재 해제를 지렛대로 먼저 남북평화체제를 견인하자는 정부의 입장과, 대북제재 유지를 지렛대로 북한 비핵화를 실현하겠다는 미국의 입장 차이가 선명해졌다. 이 시점에서 미국에 북한 비핵화 협상을 의뢰한 처지에서 미국의 협상 지렛대인 대북제재를 우리가 먼저 걷어차는 것이 옳은지 심각하게 고민할 때가 됐다.

2018-10-11 경인일보

[사설]또 터진 의약 불법 리베이트 처벌수위 더 높여야

제약회사와 의료계 간 불법 리베이트 사고가 또 터졌다. 특정 의약품을 채택하거나 처방해 준 대가로 42억8천만원의 리베이트를 주고받은 제약사 임직원과 의사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의사들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약사법 위반)로 국제약품 공동대표 남모(37)씨와 간부급 직원 등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이들로부터 리베이트를 수수한 혐의(의료법 위반)로 의사 106명과 사무장 11명을 입건하고, 이 중 혐의가 중한 의사 1명을 구속했다. 국제약품은 2013년 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전국의 병·의원 384곳의 의사와 사무장 등을 상대로 자사 의약품 처방을 조건으로 처방 기간과 금액에 따라 의사들에게 처방액의 10∼20%를 현금으로 제공했고 신제품이나 경쟁이 치열한 특정 의약품에 대해서는 일정 기간 처방금액 대비 100∼300%, 액수로는 300만원부터 2억원까지 리베이트를 건네기도 했다.불법 리베이트와 함께 의사들의 고질적인 갑질 행위도 또 드러났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의사 중 일부는 자신들이 받아야 하는 법정교육인 보수교육을 제약사 직원이 대신 받게 한다거나 술값을 대납케 하고 심지어 대리운전을 하게 한 사례도 있었다. 병원장 자녀의 유치원 등원접수를 하고, 행사에 참석하거나 기러기 아빠인 병원장의 밑반찬과 속옷을 챙겨줬다는 영업직원의 진술도 나왔다. 일부 의사는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영업직원들에게 허위 진술을 강요하기까지 했다. 제약업계의 불법 리베이트 관행은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정부는 지난 2010년 쌍벌제 도입에 이어 2014년 '투 아웃제'를 시행했지만 불법은 더욱 교묘하게 자행되고 있다. 리베이트가 끊이지 않는 건 남의 몫을 빼앗아야 살아남는 취약한 의약계 구조 때문이다. 품질과 신약 개발로 승부를 걸어야 하는데 자금과 인력부족으로 이게 어렵자 검은 돈으로 의사를 매수하는 게 반복되는 것이다. 신약 개발에 주력하도록 정부의 역할이 그래서 중요하다. 신약 개발은 등한시한 채 리베이트로 판매를 확대하려는 영업 행태로는 제약산업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늘 지적하는 일이지만 리베이트 관행은 의약품 시장의 공정경쟁을 해칠 뿐 아니라 환자들에게 비용을 전가해 부담을 가중시키고 건강보험 재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사법적 조치에 이어 업무정지 등 처벌 수위를 더욱 더 높여야 한다.

2018-10-11 경인일보

[사설]정쟁·구태·호통 없는 민생국감으로 거듭나길

20대 국회 후반기 첫 국정감사가 시작됐다. 문재인 정부 들어 2번째 국정감사다. 지난해 국감은 온통 박근혜 국정농단이 모든 이슈를 차지했다. 그런 면에서 이번 국감이야말로 남북관계와 외교·안보, 경제 정책 등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된 국정 전반을 따지는 실질적인 국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의 예산정보 유출,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임명 강행 등의 후유증이 여전히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아 이를 빌미로 여느 때 국감처럼 정쟁으로 빠지지 않을지 우려된다. 최근 악화 된 경제지표를 내세워 야당은 고용 부진과 성장률 악화를 최저임금 인상과 소득주도성장 정책 탓으로 몰아세우며 정부 경제정책 실패에 공격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또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부동산 정책, 탈원전과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두고도 여야간 격론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여당은 박근혜 정부 때부터 누적된 경제 실패를 물고 늘어지며 책임론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이며, 특히 최대 치적으로 생각하는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 동의를 촉구하면서 야당에 공세를 취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즉 이번은 경제와 안보 국감이 될 것이다.어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은 김명수 대법원장의 국감 증언대 출석을 두고 여야가 의사진행발언을 앞다퉈 신청하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허비했다. 국감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시간끌기' 전략이다. 이뿐이 아니다. 증인들을 불러다 놓고 고압적인 태도와 질문으로 일관하는 '의원 갑질'도 구태다. 증인이 답변을 하기도 전에 호통을 치거나, 질문시간에 마치 선거 유세를 방불케 할 정도로 의원 혼자 시간을 낭비하는 것도 국감 단골 꼴불견이다. 이제 이런 구태는 사라져야 한다.국감 20일간 피감기관만 700여 개에 이른다. 국민이 이해할만한 성과를 거두기엔 피감기관 수가 너무 많다. 특히 올해 국감은 과거 어느 때보다 쟁점이 많다. 자칫 형식적인 국감이 될 가능성도 높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파에 휩쓸려 소모적인 논쟁으로 이어질 경우 예산 낭비라는 비난을 받게 될 것이다. 정확하게 정책의 방향을 캐묻고 잘못이 있으면 대안을 찾는 건설적인 국감이 되길 바란다. 우리는 그동안 단 한 번도 멋진 국감을 본 적이 없다. 행정부 전반을 점검하고 확인하는 가장 기본적인 국감 본연의 취지를 망각했기 때문이다. 이제 국민은 정쟁 없는 국감을 보고 싶다.

2018-10-10 경인일보

[사설]인천시 '문화시설 100인위' 존폐의 교훈

인천광역시 핵심문화시설100인위원회설치및운영조례가 폐지될 예정이다. 인천시의회가 지난 9일 '100인위 조례' 폐지안을 입법예고 했기 때문이다. 이 조례의 폐지로 인천시가 인천뮤지엄파크, 국립세계문자박물관, 국립인천해양박물관 등 조성 과정에 시민 의견을 반영하겠다며 구성한 '100인 위원회'도 출범 6개월여 만에 폐지될 예정이다. 인천시의회는 "핵심문화시설에 대한 정의와 개념이 불분명하고, 위원회를 100인으로 규정해 다양한 시민 의견 수렴을 제약할 여지가 있다"며 폐지 이유를 설명했다. '100인위원회'는 위원 정수를 100인으로 규정해 놓음으로써 시민의견을 확대 수렴하는 듯한 느낌을 주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의견수렴을 제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00인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소집하는 데 절차와 시간 비용이 수반되어 실제로는 운영이 쉽지 않으며, 위원수가 너무 많아 실제 회의에서 심도있는 논의보다는 안건을 요식절차처럼 다루게 될 우려도 제기되었다. 한편 '100인위조례'에는 '핵심시설에 관한 시민 홍보사업'과 같은 행정업무도 뒤섞여 있었다.'100인위원회'는 도시의 문화정책을 시설관련 사업을 심의하는 자문기구의 성격이다. 문화시설은 인천시 문화정책의 비전과 전략의 일환으로 조성하거나 유치해야 하는데, 시설 관련 사항만 분리하여 심의하는 것이 옳은지 또 가능한지도 의문이다. 문화시설 건립 정책이 인천시 문화정책을 결정하게 된다면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격이다.문화시설 건립과 관련된 자문기구나 설립추진위원회는 시설별로 성격이 다르므로 별도로 구성 운영되어야 한다. 국립문화시설 유치관련 업무도 기본적으로 문화예술과가 중심이 되어 문화시설의 성격에 따른 전문가 그룹을 위촉하여 TFT 체제로 신속하게 대응하여야 하는데 100인위 같은 큰 조직으로는 효과적 대책 수립이 어려울 뿐 아니라 옥상옥이 될 가능성이 높다.인천시가 준비할 일은 문화분야의 분권화에 대비한 문화자치기구이다. 새 정부 들어 지방 분권화가 추진되고 있으며, 문화분야에서도 중앙정부 사업과 계획수립권한 등이 지방으로 속속 이관되고 있다. 시민과 문화예술인이 함께 참여하여 지역 문화정책을 혁신하고 새 정책을 입안하고 그 실행을 촉진하는 명실상부한 민관 거버넌스 체계(지역문화예술협력위원회)부터 준비해야 할 것이다.

2018-10-10 경인일보

[사설]지자체장 취임 100일, 초심을 잃지 말자

지난 해 대선에서 승리한 더불어민주당은 적폐청산과 지방정권 교체를 내세워 6·13 지방선거에서 압승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여유있는 표차로 당선된 민주당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박남춘 인천시장이 취임 100일을 맞았다. 이 지사는 '새로운 경기'를 기치로, 박 시장은 '서해평화협력시대 동북아 평화특별시'를 내세워 의욕적인 출발을 했다.이 지사는 취임100일 맞아 도지사직의 소회를 밝히고 도정에 대한 방향과 비전을 제시했다. 이 지사는 태풍의 북상으로 취임식을 생략하고 바로 재난 업무에 돌입하는 파격을 보여줬고, 공정한 사회와 보편적 복지를 실현하기 위한 실행방안을 제시했다. 안성의료원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하기로 한 것과 공사원가 공개 등을 통해 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와 추진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도민들에게 불안감도 안겼다. 아직도 파문이 가라앉지 않은 도 산하 기관장과 도청 내부 인사 과정은 공직사회 안팎에서 '과거와 달라진 게 무엇이냐'는 비판을 받았다. 관급공사 표준시장 단가 적용과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 도입 주장 등에 대한 논란은 커지고 있다.박 시장도 오는 16일 기자회견을 갖고 시정에 대한 구상과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지난 주 평양을 다녀온 그는 남북평화시대를 맞아 인천시가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에서는 시의 선도적 실행방안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은 시정에 대한 자신감과 의욕을 보이고 있지만 시민들과 공직사회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시정의 진전된 변화와 개혁의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인사 농단'이라는 말까지 등장한 산하기관장 및 내부 승진 인사의 난맥상에 대한 비판은 뼈아픈 대목이다. 구도심 재생 등 지역 현안에 대한 생각과 실행 방안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취임 초기에는 시행착오와 지나친 기대감 등으로 혼란스럽고 어수선할 수 있다. 선거에서 도와준 은인들을 챙기다보면 인사 과정에서 종종 잡음이 난다. 새로운 시책과 개혁을 하겠다는 의욕이 앞선 나머지 과속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100일의 수습기간을 지나고도 같은 잘못과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된다. 초심으로 돌아가 새 결기를 다져야 한다. '이재명 호'와 '박남춘 호'가 순항해야 도민과 시민이 행복해진다. 이는 두 단체장에 대한 지지여부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2018-10-09 경인일보

[사설]'풍등'으로 저유소가 폭발하는 어처구니 없는 현실

경기도 고양의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 저유소에서 발생한 폭발 및 화재가 17시간만인 8일 오전 3시 58분께 가까스로 진화됐다. 이 사고로 490만ℓ용량의 옥외 유류탱크 1기가 완전히 파괴됐다. 승용차 10만대를 채울 수 있는 휘발유 440만ℓ 가운데 266만3천ℓ가 소실됐다. 사고가 나자 소방당국은 최고 수준인 '대응3단계'를 발령하고 화학차 44대, 헬기 5대 등 장비 224대와 소방력 684명을 동원했다. 대응3단계는 현행 지방자치단체의 소방시스템으로서는 최고수준의 대응이다.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소방력이 총동원되고 이것으로도 충분치 않다고 판단되면 인접한 지자체의 소방력까지 총동원된다. 특별재난지역 선포로까지 이어지는 경우에 해당된다. 그만큼 심각한 사고였다. 수도권 인구밀집지역에 위치한 대형 유류저장시설에서 발생한 이번 사고로 수많은 주민들이 휴일 내내 불안한 마음을 떨쳐내지 못했다. 고양 사고현장에서 발생한 검은 연기기둥이 화산 분화 때처럼 수백 m 상공으로 솟구쳐 오른 뒤 수십 km 서울 하늘을 가로질러 퍼져나가는 모습은 공포스럽기까지 했다. 고양 저유소에는 모두 20개의 유류저장탱크에 7천700만ℓ의 휘발유가 저장돼 있다. 만약 불이 다른 탱크로 번졌더라면 그저께 이 지면을 통해 지적했던 것처럼 실로 어마어마한 재앙으로 비화할 뻔한 아찔한 사고였다. 그래서 최첨단 운영시스템의 오작동, 국가중요시설이나 이에 준하는 시설에 대한 방재관리의 부실, 현장인력의 실수 등 원인을 정확히 가려야 함을 강조했던 것이다. 그런데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인근 공사장에서 한 외국인 노동자가 띄워 올린 '풍등' 이었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경찰에 긴급 체포된 27살의 스리랑카인은 사고 당시 저유소 인근의 공사장에서 풍등을 날렸다. 이 풍등이 300여m를 날아가다 저유소 잔디밭에 떨어지며 불이 붙었고, 이 불씨가 저유탱크 유증환기구로 튀면서 폭발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그렇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고양 외에도 판교, 천안, 대전 등 대형 유류저장시설들이 들어서 있는 곳은 모두 인구밀집지역이다. 이번 사고처럼 정말 말도 안 되는 원인이 엄청난 재앙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현재까지 드러난 일들은 할 말을 잊게 만든다. 분명한 것은 현재의 방재시스템으로는 재발방지를 담보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2018-10-09 경인일보

[사설]남북 평화 실현 중심에 선 경기, 인천

'10·4 선언 11주년 기념 민족통일대회'에 참석한 방북단 150여명이 평양에서 2박3일 일정을 마치고 지난 6일 돌아왔다. 지난달 추석 연휴 전에 있었던 '2018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평양 공동선언'을 통해 상호신뢰 확인이라는 큰 성과를 거뒀다. 이후 보름 만에 이뤄진 이번 행사는 지난 4·27 판문점 선언과 평양 공동선언의 철저한 이행을 다짐한 의미 있는 자리였다.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남북 교류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린 자리이기도 했다.박남춘 인천시장과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방북 복귀 후 장밋빛 청사진을 펼쳐 보였다. 8일 시청에서 방북 결과를 브리핑한 박 시장은 남북평화시대의 최대 수혜지는 인천이 될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북한 내 비중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이 "남북관계가 진전되면 인천이 핵심"이라고 했다는 것이다.박 시장은 또 방북 중 북한예술단의 '가을이 왔다' 공연을 인천에서 개최해 달라는 건의를 우리 정부와 북측에 했으며, 남북공동어로수역 조성 등의 내용이 포함된 서해평화협력 특별지대 구축도 북측과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 남북민속촌을 인천에 건립하고, 스마트시티 관련 국제 학술대회를 함께 개최하고 싶다는 의사도 북측 정부 관계자에 전달했다. 인천에서 경제인 등이 포함된 별도의 사절단을 꾸려 북측을 방문하고 싶다는 의사도 전했다고 했다.지난 7일에는 이 평화부지사가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지사의 연내 방북과 옥류관 경기도 유치 등을 포함한 6개의 남북교류 협력사업 추진과 관련해 북측 고위 관계자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지사의 방북과 옥류관 유치 외에도 체육, 문화, 관광, 농림·축산업 분야의 협력사업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올해 남·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무르익고 있는 남북 관계 속에, UN의 대북 제재가 해제되면 이번 '10·4 선언 기념 대회'에서 합의하고 제안한 내용 또한 실현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러나 박 시장과 이 평화부지사 모두 서로 합의했다는 북측 대상이 모호한데다, 제안하고 의사를 전했다는 식의 발표에 머무르고 있는 대목은 아쉽다. 이는 우리 측의 낙관적 기대에 그칠 가능성을 내비친다. 과도한 낙관적 전망의 범람으로 인해 남북화해와 번영에 이르기까지의 절차와 단계들이 무시되어선 안 된다.

2018-10-08 경인일보

[사설]폼페이오 방북, 북미정상회담의 결실로 이어지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하여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종전선언 문제 등을 협의했다. 3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한과 미국의 비핵화 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트럼프 대통령이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에 대해 낙관적 전망을 내놓긴 했지만 북미 협상은 언제든지 난관에 빠질 수 있다.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은 방북 직후 트위터에 "김 위원장을 만나기 위한 평양 일정을 잘 마쳤다"면서 "우리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약속했던 것들을 진전시키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썼다. 또한 "북미 양측이 실무협상단을 구성해 북한의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정상회담 일정 등을 빠른 시일내에 협의키로 했다"고 설명하면서 "북한이 취하게 될 비핵화 조치들과 미국 정부의 참관 문제 등에 대해 협의가 있었으며 미국이 취할 상응조치에 관해서도 논의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에서 비핵화 논의가 구체화되고 2차 정상회담과 관련하여 진전된 합의가 있었다고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북한이 요구하는 '상응 조치'를 거론한 것은 의미있는 진전이라고 볼 수 있다.북한은 4차 남북 정상회담 때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시험장과 발사대를 유관국 참관하에 폐기하고, '상응하는 조치'를 전제로 영변 핵시설을 영구 폐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게다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기존의 미국이 요구하는 신고, 검증, 폐기의 단계를 거치기 전에 일단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폐기 이후 이를 검증하고, 이후 북한과 미국이 종전선언을 하는 중재안을 처음으로 제시했다. 이러한 우리 정부의 안이 미국과 사전 조율 없이 나왔다고 보기 어렵다고 볼 수 있으나 이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밝혀진 바가 없다.북한과 미국이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 조치와 종전선언을 교환하는 빅딜에 합의했을 개연성과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비핵화 여정이 순풍에 돛 단 듯 순항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이미 북미의 비핵화 협상은 1992년 제네바 합의 이후 숱한 합의 파기와 난관을 경험했고, 이번 비핵화 협상도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 노력이 없었다면 협상 과정 순항을 기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북한이 이미 제재완화를 요구하기 시작했으나 성급하게 접근할 일은 아니다.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과 비핵화의 실질적 조치에 대해 합의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2018-10-08 경인일보

[사설]송유관공사 저유소 폭발 원인 철저하게 규명해야

7일 대한송유관공사 고양저유소의 휘발유 탱크가 폭발해 대형화재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 11시께 발생한 폭발화재에 소방당국은 최고단계인 3단계 대응을 발령하고 300명의 인력과 111대의 소방장비와 소방헬기 까지 동원했지만 저유시설의 성격상 이날 밤 늦게까지 진화 작업이 이어졌다. 고양시도 현장 인근 주민에게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하는 등 비상대응에 나섰다.송유관공사 고양저유소는 지하 1개, 옥외 19개 등 총 20개의 유류 저장탱크에 7천700만ℓ의 휘발유를 저장하고 있다. 이중 불이 난 곳은 옥외 탱크 중 1개였고 이 탱크에는 440만ℓ의 휘발유가 채워져 있었다. 다행히 인명피해 없이 진화가 진행됐고, 나머지 탱크로 폭발 및 화재가 번지지 않았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어마어마한 재앙으로 비화할 뻔한 아찔한 사고다.송유관공사 경인지사가 관리하는 고양저유소는 고양소방서가 관리하는 국가중요시설이다. 국가중요시설은 위해세력의 공격을 받았을 때 국가경제와 국방 등에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는 시설로 특별한 관리를 받는 곳이다. 이번 화재는 국가중요시설 관리시스템이 부실하다는 증거일 수 있다는 점에서 확실한 원인규명이 필요하다.송유관공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지역 및 중앙통제실에서 최신기술이 탑재된 원격감시통제 시스템으로 전국의 송유관 설비를 운영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 시스템으로 송유관로의 누유감시, 각 저유소와 가압소의 송유 및 입하, 저장설비 감시, 송유펌프나 밸브류의 운전통제로 안전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즉 최첨단설비로 인력의 개입을 최소화해 인재 가능성을 배제했다는 홍보였다.화재 현장에서는 유증기 폭발설이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모양이지만 섣부른 단정은 금물이다. 송유관공사 고양저유소는 소방서 특별관리를 받는 국가중요시설이자 인재의 가능성을 최대한 배제한 최첨단 시스템으로 운영중인 시설이다. 우선 운영시스템에 문제가 없었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국가중요시설에 걸맞은 소방시스템 작동에 대한 정기적인 현장점검 여부도 따져봐야 한다.최첨단 운영시스템의 오작동, 국가중요시설 방재관리의 부실, 현장인력의 실수 등 원인을 정확히 가려야 대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국토환경상 인구밀집 지역내 대형 위험시설이 산재한 우리의 현실을 감안하면 고양저유소 폭발화재는 국민과 국가경제를 위해서라도 절대 발생하면 안되는 사고였다.

2018-10-07 경인일보

[사설]생필품 물가관리에 배전의 노력이 요구 된다

물가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5일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작년 10월 이후 1년째 1%대를 유지하고 있으나 9월의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1.9%나 치솟은 것이다. 장바구니 물가로 불리는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2.2% 상승해 12개월 만에 가장 높다.특히 밥상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9월의 식품부문 상승률이 3.1%로 8월(1.7%)보다 크게 오른 것이다. 농산물은 지난해 8월(16.2%) 이후 13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신선채소가 14.6%나 올라 전체 상승세를 이끌었는데 지난여름 한반도를 강타한 폭염과 폭우 여파가 먹거리 물가불안을 초래한 것이다. 같은 기간 5% 오른 수산물도 물가견인에 순기능했다.석유가격 고공행진은 설상가상이다. 국내 휘발유와 경유가격이 10월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6일 한국석유공사 공개자료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된 보통휘발유 가격은 지난주보다 리터당 평균 9.4원이나 오른 1천659.6원을 기록했다. 2014년 12월 둘째 주(1천685.7원) 이후 3년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가격이다. 국제유가가 국내의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데는 2~4주가량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다음 달에도 석유가 인상은 불문가지이다. 한국이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의 배럴당 가격이 이미 80달러를 돌파한 터에 미국의 이란 석유수출 원천봉쇄 시한(11월 5일)이 임박해 당분간 국제유가 인상추세는 불가피하다.금리인상론도 점차 힘을 받고 있다. 물가가 오르면 금리인상 설득력이 높아지는 법인데 국내경기 상황도 나쁘지 않다. 정부는 올해 성장률이 잠재성장률(2.8~2.9%)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 간의 금리역전에도 눈길이 간다. 한미 간의 금리차가 0.75%포인트까지 벌어져 외국인 자본유출 개연성이 커진 것이다.정부는 금년도 소비자물가지수 누적 비율이 1.5%로 물가안정 목표치(2.0%)에 미달하는 데다 변동성이 높은 농산물과 에너지가격을 제외한 장기적이고 기조적인 근원물가 상승률이 1.2%로 여전히 낮다는 점을 들어 전반적인 물가흐름을 안정된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 상승폭과는 괴리가 너무 커 정부의 물가정책이 미흡하다는 인상이다. 생필품 위주의 물가관리에 배전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2018-10-07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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