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여야, 12월 임시국회에서 쟁점법안 통과시켜라

국회 본회의가 27일로 예정되어 있으나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 사립학교법, 학교급식법)과 '위험의 외주화 방지법'으로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가 사실상 무산되는 분위기다. 이들 법률 개정안은 여야가 1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던 사안들이다. 특히 지난 국정감사때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른 유치원 3법은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교육위원회 소위원회의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도 사업주 책임 강화 등의 부분에서 한국당이 민주당의 안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또한 민주당과 한국당은 공공기관 고용세습 국정조사 범위를 두고도 대립하고 있다.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 3당은 민주당과 한국당에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선거법 개정에 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당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부정적인 입장이고, 민주당 또한 소극적인 태도로 임하고 있어 이 역시 성과를 내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렇듯 사안마다 여야 정당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면서 12월 국회도 아무 성과없이 끝날 공산이 커지고 있다.최근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고 김용균씨의 사망을 계기로 비정규직 문제와 강릉 펜션사고, 강남 건물 붕괴 위험 등 인재로 인한 고질적 안전불감증 등 뒤숭숭한 분위기에서 국회의 정파적 이기주의와 직무유기가 국민들을 더욱 분노케 하고 있다.정도의 차이이지 민주당과 한국당 등 거대정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자신들의 의석 확보에 유리하지 않다는 판단으로 부정 내지 소극적인 입장으로 일관하고 있다. 유치원 3법은 교비 횡령에 대한 처벌 범위와 국가지원금과 학부모 부담금에 국가회계제도를 일률적으로 도입할 것인지 여부를 두고 여야가 대립하고 있지만 한국당의 태도는 국정감사 때와는 전혀 다른 입장으로 바뀌었다. '죽음의 외주화'란 말에서 보듯이 생명을 위협받는 비정규직의 문제에서도 한국당은 사측의 입장에 서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여야 정당들은 경제와 민생의 어려움을 말로만 외치지 말고, 민심의 소재를 파악하고 정쟁의 굴레에서 벗어나야 한다. 민생과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정당이기주의에 매몰되어 있는 국회를 보는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려야 한다. 아직 시간이 남아있다. 여야 정당들은 쟁점사항에 대해 절충하고 타협함으로써 27일까지 합의안을 마련하기를 기대한다.

2018-12-24 경인일보

[사설]폐허로 방치된 경기도내 공공기관 이전부지

노무현정부 때 제정된 국가균형발전특별법에 따라 수도권내 정부 공공기관이 전국 10개 혁신도시로 이전했다. 수도권과 지방의 찬반여론이 대립했지만 결국 경기도내 60개 정부 공공기관도 전국으로 흩어졌다. 현재 도내에 있던 58개 기관이 이전을 완료했다. 정부의 균형발전 신념에 수도권 국민은 해당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형성된 지역상권의 붕괴 등 경제적 손실을 감수했다. 그리고 이전부지의 공공개발을 통해 지역발전의 새로운 동력이 마련되기를 희망했다.그러나 10여년이 지난 지금 경기도내 공공기관 이전부지는 대부분 폐허로 방치되고 있다. 경인일보 기획물로 드러난 현실은 참담하다. 이전부지의 공공활용방안은 전무하다. 대신 이전부지에서 수익을 내기 위한 민관의 개발경쟁만 난무하고 있다. 이전부지 소유주인 공공기관들은 이전비용 마련과 기관수입을 위해 해당 부지를 비싼 값에 넘기거나 직접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17개 공공기관 이전부지를 매입한 민간사업자들은 아파트 개발사업을 추진중이다.개발사업이 제대로 진행 중인 곳도 없다. 한국농어촌공사는 농촌진흥청으로부터 매입한 옛 축산시험장에 대규모 아파트 개발사업을 추진했다가 문화재가 쏟아지면서 중단했다. 세종시로 이전한 국토연구원의 안양시 구청사 부지는 민간인 소유주만 3번이나 바뀌는 동안 흉물로 변했다. 수원의 옛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부지에 아파트를 짓는 민간사업도 관련 기관·부서 협의가 지체되고 있다. 해당 지자체와 시민들은 공공기관 이전 부지의 수익형 개발을 반대한다. 수익은 공공기관과 민간이 챙기고 교통·환경 부담만 남기 때문이다.일이 이렇게 된 데는 경기도의 책임도 커 보인다. 서울시는 2014년 공공기관 이전부지 활용을 위한 대응계획을 수립해 실행중이다. 질병관리본부 부지는 혁신파크로, 한전 부지는 현대자동차 사옥 등으로 개발해 공공이익과 지역경제 진흥의 계기로 삼고 있다. 반면 경기도는 공공기관 이전에 따른 경제공동화를 우려한 경기연구원의 연구결과에도 불구하고 대책 수립은 없었다.경기도는 이제라도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 이전부지 개발계획을 함께 협의해야 한다. 4차산업 생산기지로 개발해 일자리와 지역경제 진흥에 활용하거나 하다못해 공원이나 도서관 등 주민편의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균형발전은 공공기관 이전 지역에도 적용돼야 할 정책이다. 도는 이제라도 정신 바짝 차리고 공공기관 이전부지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2018-12-23 경인일보

[사설]부채탕감 시장 왜곡하고 신용질서 위협한다

정부가 서민 대상의 선물보따리를 풀었다. 지난 21일 금융위원회가 내년 상반기 시행을 목표로 서민금융 지원체계 개편방안 20개 과제를 발표했는데 저신용 소액채무자 부채탕감과 채무지원 확대, 민간금융사 중금리 대출 확대 등이 골자다.가장 눈에 띄는 것이 소액연체자의 대출원금을 깎아주는 '특별 빚 감면제도'이다. 금융기관에서 1천만원을 대출받아 10년 이상 연체한 채무자가 향후 3년 동안 성실하게 120만원을 상환하면 정부가 880만원을 탕감해주는 식이다. 기존의 채무감면제도는 신용회복위원회의 개인워크아웃과 법원의 개인회생 및 파산 등이나 이는 고정소득자 혹은 부채원금 3천만원 이상에만 자격이 주어져 소액연체자들은 구제의 사각지대에 놓인 것이다. 지난해 시범적으로 추진하던 것을 상시 제도화한다. 상환능력이 거의 없는 빈곤층의 소액채무를 털어줘 정상적인 금융생활을 하도록 돕자는 취지이다. 매년 2만여명이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일반 채무조정 감면폭도 확대했다. 현재 30~60%인 감면율 허용범위를 20~70%로 늘려 원금 감면율을 지금의 29%에서 2022년까지 45%로 높이고 상환기간도 6.7년에서 4.9년으로 단축한다. 9·10등급의 최저신용자 구제용 정책자금으로 연간 1조원을 증액할 예정인데 재원 100%를 민간금융기관에서 조달한다.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에서 보증재원 1천억원을 출연하던 것을 은행 등 전 금융기관으로 확대하고 출연금도 3천억원으로 증액하기로 했다.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으로 진작부터 말들이 많았다. 1천500조원대의 가계부채와 최근 금융기관 연체율 급등, 금리인상 압박 등은 설상가상이다. 그러나 채무자들의 도덕적 해이 만연과 성실히 빚을 갚아온 금융소비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염려된다. "돈은 민간이 부담하고 생색은 정부가 낸다"는 금융사들의 볼멘소리도 부담이다. 은행권의 대출문턱은 더 높아질 개연성이 크다. 대출감면 원금한도가 최대 45%로 높아지니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차원에서 대출요건을 더 강화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더 주목되는 것은 원리금 몇 푼 깎아준다 해서 저신용자들에 얼마나 도움되겠나 하는 점이다. 정책금융의 이상비대 실정에서 5·6등급 상대의 중금리 시장 확대도 언감생심이다. 금융시장 왜곡 가중과 신용질서를 위협하는 것 같아 우려가 크다.

2018-12-23 경인일보

[사설]혁신성장 향방 가를 '택시·카풀' 사회적 대타협

차량공유 서비스인 '카카오 카풀' 시행에 대한 택시업계의 반발을 해소하기 위한 사회적 대타협기구가 출범한다. 택시노사 4개 단체가 19일 더불어민주당이 제안한 대타협기구 참여에 동의했다. 민주당 택시·카풀TF는 다음주 기구 인적구성과 운영방향을 확정한 뒤 타협안 마련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그러나 대타협기구가 차량공유 서비스업체와 택시업계의 상생과 국민의 교통편의 증진을 모두 만족할 타협안 마련에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택시업계는 20일 여의도에서 대규모 파업집회를 벌였다. 전날 대타협기구 참여 결정에 따라 비교적 평화롭게 진행됐지만 카풀 서비스 전면중단이라는 요구는 여전히 강경하다. 반대로 카카오측은 정부가 혁신성장 의지를 갖고 허가한 사업권리를 행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차량공유 서비스인 '쏘카'의 이재웅 대표는 이날 정부의 혁신성장 의지를 비판하며 기재부 산하 혁신성장본부 공동본부장직을 사퇴했다.당과 정부는 택시 노동자의 생존권과 차량공유업체의 사업할 권리 사이에서 묘수를 내놓아야 할 형편이다. 당정이 검토하는 가장 유력한 타협안은 택시업계의 사납금제도 폐지와 완전월급제 도입인 것으로 보인다. 250만원이라는 최소 월급의 수준과 국고보조까지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택시업체와 노동자가 이에 응할지 의문이다. 또 택시 서비스에 대한 누적된 불만으로 카풀 서비스에 호의적인 국민 여론이 국가 재정으로 택시기사 월급을 보전하는 방식에 동의할지도 장담할 수 없다.택시·카풀 사회적 대타협기구의 결론은 정부 입장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공유경제는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독려하고 있는 혁신성장의 근간이고 차량공유서비스는 공유경제의 대표 사업이다. 정부는 카카오 카풀 서비스를 시작으로 공유경제를 근간으로 한 혁신성장에 시동을 걸고 싶을 것이다. 4차산업을 대표하는 공유경제형 사업은 시장의 기득권을 가진 기존 업체와 충돌할 수밖에 없다. 택시업계와 카카오 카풀 갈등에서 보듯 비슷한 난제가 줄줄이 대기중인 셈이고, 택시·카풀 사회적 대타협기구의 결론은 문재인 정부 혁신성장의 향방을 짐작할 가늠자가 될 것이다.당정은 4차산업의 원활한 시장진입, 기존산업 종사자의 생존보장, 국민 편의 개선이라는 세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아야 한다. 갈등 주체들의 양보를 이끌어내는 동시에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지, 집권세력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2018-12-20 경인일보

[사설]박항서 감독이 한국사회에 던진 소통의 리더십

박항서 베트남 축구팀 감독이 올 한해 이뤄낸 성과들이 한국과 베트남 양국에서 끊임없이 회자되고 있다. 10년 만에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에서 우승한 지난 15일 베트남 전역은 열광의 도가니였고, 베트남 국민들은 잠을 못 이뤘다고 한다. 경기장 안팎에서는 베트남 국기인 금성홍기가 태극기와 함께 휘날렸다. 국내 한 지상파는 이례적으로 외국간 경기 생중계를 감행했는데 동시간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할 정도였다.박항서 돌풍이 베트남을 넘어 국내에서도 화제가 되는 건 그의 리더십 때문이다. 항공기로 이동할때 부상 선수에게 자신의 비즈니스석을 양보하는가 하면 선수들 발을 직접 마사지해주는 등 아버지와 같은 마음으로 선수들을 대하고 소통한다. 스즈키컵 우승을 이끈 박 감독은 현지 기업이 자신에게 제공한 우승축하금 10만 달러도 베트남 축구 발전을 위해 쾌척해 베트남인에게 감동을 줬다. 또 우승 기자회견에서 "나는 영웅이 아니다. 단지 축구 지도자일 뿐"이라며 스스로를 낮추는 모습을 통해 베트남을 비롯해 전세계 축구팬들은 평범하지만 특별한 그의 리더십을 목격했다. 박 감독의 리더십을 베트남 언론들은 '파파 리더십'이라고 부른다. '파파 리더십'의 중심에는 소통이 있다. 약체 팀 베트남을 동남아 축구의 중심으로 이끈 박 감독의 소통 리더십은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했다. 베트남도 아닌 국내에서 박 감독의 '파파 리더십'이 화제가 되는 건 소통 부재로 갈등이 끊이지 않는 국내 정세 때문일 것이다. 정치권은 독선적이고 배타적인 아집으로 사회통합은커녕 국론 분열을 부추기고 있다. 사회적 불의에 맞설 사법부가 불신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촛불 민심의 힘으로 정권을 잡은 청와대도 끊임 없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최저임금과 52시간 노동제를 둘러싼 끊임 없는 사회적 갈등은 내년에도 되풀이 될 전망이다. 맞벌이 부모들은 유치원과 정부의 싸움에 휘말려 어린 자녀를 안심하고 맡길 수 없는 처지에 분노하고 있다. 훈훈한 기운이 가득해야 할 연말이 전 사회적인 갈등으로 우울하다.마음 붙일 곳 없는 국민들에게 소통을 통해 기적을 일군 박 감독의 리더십을 동경하는 것은 당연하다. 한국 사회는 박 감독이 펼쳐보인 베트남 축구의 기적이라는 성과가 아니라, 기적을 이루어내는 과정에서 그가 발휘한 소통의 리더십을 되새겨야 한다.

2018-12-20 경인일보

[사설]3기 신도시 성공 교통인프라 신속 구축에 달렸다

정부가 15년 만에 신도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수도권 집값 안정을 위해서다. 정부는 어제 수도권 3기 신도시에 남양주 왕숙(1천134만 ㎡), 하남 교산(649만 ㎡), 인천 계양(335만 ㎡), 과천(155만 ㎡) 등 4곳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모두 서울과 2㎞ 인접한 지역으로 서울 집값을 잡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다. 이는 김포 한강, 양주 옥정·회천, 인천 검단, 파주 운정 등 2기 신도시가 서울과 멀고 교통인프라 부족으로 부동산 가격 안정에 실패한 뼈아픈 사례에서 교훈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정부는 새롭게 조성될 3기 신도시는 서울 도심까지 30분 내 출퇴근이 가능한 도시로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노무현 정부의 2기 신도시의 출발은 좋았다. 베드타운을 넘어 산업·주거 복합도시를 짓겠다며 서울에서 먼 곳을 개발했다. 하지만 서울과 인접한 판교를 제외하곤 사실상 실패했다. 2기 신도시는 아파트 먼저 지어놓고 인프라 조성을 미루며 입주민들에게 부담을 전가할 경우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강남 집값은 폭등했고, 교통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신도시는 지금도 교통지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입지가 좋다는 평판을 들었던 동탄신도시조차도 삼성~동탄 GTX(광역급행철도)의 완공이 늦어지면서 동탄신도시 주민들은 출퇴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실상 광역교통망 구축을 두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사업시행자 간 사업비 분담을 놓고 벌이는 오랜 갈등 때문이다. 사업비 분담 조율 없이 신도시를 조성했으니 그 피해는 고스란히 입주민에게 돌아갔다. 이날 GTX 중심으로 발표된 교통개선 대책은 3기 신도시의 성공과 직결된다고 볼 수 있다.3기 신도시의 성공은 광역 교통망과 주택 공급시기의 차이를 최대한 좁히는데 달렸다. 정부가 신도시 후보지와 광역교통망을 연계해 교통대책을 2년 앞당긴 것도 그런 이유다. 광역 교통망이 없으면 신도시는 사실상 고립된 섬과 다름없다. 신도시 건설 발표로 당장의 집값 안정 효과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신도시 건설에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어서다. 그렇다고 너무 늦어지면 수도권 집값은 언제 다시 오를지 아무도 모른다. 얼마나 구체적이고 체계적이며 신속하게 도시를 건설하느냐에 따라 3기 신도시의 성공이 좌우될 것이다. 정부는 신도시 개발과정에서 투기세력이 붙어 투기의 장이 될 수 있음도 간과해선 안 된다.

2018-12-19 경인일보

[사설]수능 후 학생지도 전반적인 점검 필요할 때

수능을 마친 고3 학생 10명이 참변을 당한 강릉 펜션 사고의 원인이 가스보일러였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사건 직후 경찰은 사고 현장 감식 과정에서 1.5m 높이 가스보일러와 배기구인 연통 부위가 제대로 연결되지 않은 채 어긋나 있었던 것을 확인한 바 있으며, 현장 감식에 나선 경찰 등은 보일러 몸체와 비정상적으로 연결된 연통 사이에서 다량의 연기가 발생한 것을 시험 가동을 통해 확인했다.연기성분과 검출량에 대한 정밀분석이 남아 있지만, 사고원인은 연통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보일러를 가동한 것으로 좁혀진 것이다. 배기구 없는 실내에서 보일러를 가동하여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3명이 사망하는 참사로 이어진 것이다.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보일러 배기구 고장 상태를 방치해온 펜션 주인의 과실과 강릉시의 감독 부실이 가져온 인재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고의 원인 규명이 끝나는 대로 엄중한 책임규명과 제도적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이번 대성고 학생들의 체험학습은 학생 개인별로 보호자 동의하에 체험계획을 세워 신청하고 학교장이 승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명목은 체험학습이지만 안전 관리나 '학습'은 없는 학생끼리의 장기 합숙 여행을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고3 학생들의 자율적인 활동은 필요하다. 그러나 단체 여행의 경우 취침이나 기상과 같은 일정을 보호자나 교사가 유선으로 점검하는 등 최소의 규정 보완은 필요해 보인다.사고의 직접 원인과 별도로 학교의 수능 이후 학생 관리 전반에 대한 일대 점검도 필요하다. 수능 후는 사회생활과 대학생활에 대한 준비 기간이 되어야 한다. 학생들에게 수험생활로 인한 스트레스 해소도 필요하지만 생활이 느슨해지면서 일탈행위나 각종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수능 결과에 낙심하거나 비관하는 위기 학생들에게는 전문기관과 연계한 상담이 필요하다.사회적 문제로 크게 비화되지는 않지만 여학생들의 수능 후 성형 사고나 후유증도 적지 않다. 외모지상주의 풍조와 수험생 특별 할인을 내세운 성형외과의 상술이 수능 후 성형 붐 풍속을 낳고 있다. 한꺼번에 몇몇 병원에서 시술을 받다보니 비슷비슷한 얼굴이 되어 후회하거나, 수술 실패나 부작용으로 고생하는 경우도 많다는 점이다. 성형수술을 하더라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며, 개성 있는 외모가 더 중요하다는 조언이 절실하다.

2018-12-19 경인일보

[사설]학생이 6만명 줄었는데 학교 91개 신설됐다니

경기도 내 초·중·고생이 최근 3년 사이 6만명 줄었는데 100개 학교가 신설됐다. 이 기간 폐교된 학교는 9개에 불과, 91개 학교가 늘어나게 됐다. 학생이 줄고 학교가 늘어나는데도 일부 도시의 학급 과밀화 현상은 해소되지 않는다. 반면 농촌 일부 지자체는 학급당 평균 학생 수가 20명을 밑돌고, 6개 학교는 전교생이 10명도 안 되는 실정이다. 교육 당국은 신도시 건설과 재개발·재건축 등으로 인해 학교 신설이 불가피했다고 하나 수요 예측이 빗나가고 민원에 떠밀리면서 수요와 공급이 엇박자인 기현상이 생기게 됐다는 비판이 나온다.경기도 내 초·중·고생은 2015년 159만6천94명, 2016년 155만7천569명, 2017년 153만2천610명으로 3년 사이 6만3천484명(4%) 줄었다. 같은 기간 도 교육청은 291곳의 학교 신설을 요청, 2015년 42곳, 2016년 36곳, 2017년 22곳 등 100개교가 신설됐다. 반면 학생 수 부족 등을 이유로 폐교한 곳은 9개교에 불과했다. 학생은 줄고 학교는 늘면서 도시와 농촌지역의 학생 수 양극화 현상은 심화하고 있다. 학급당 학생 수는 광주·하남이 28.36명으로 가장 많았고 김포 28.29명, 수원 28.22명, 구리·남양주 27.8명 순이었다. 농촌지역인 연천은 18.19명, 가평은 19.96명 등 20명이 안 됐다.도 교육청은 도시지역은 택지개발과 재개발·재건축 등 신규 아파트 건설로 인해 학교 신설이 불가피했다고 한다. 통폐합 대상 학교가 많은 농촌지역의 경우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반발에 막혀 지지부진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교육 당국이 주민 민원에 떠밀려 무리하게 학교를 신설하고 통폐합도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신설 학교에서 공동화 현상이 발생한 용인은 학교 수급정책 실패의 대표사례다. 도내 한 초교는 학생 수가 10명도 안 되는데 운영되고 있다.학생은 줄고 학교는 늘어나면서 교육 예산이 과잉 투입되고 지역 간 수급 불균형도 커지는 게 교육 현실이다. 교육 당국이 민원에 굴복해 학생 없는 학교를 짓고, 소규모 학교 통폐합을 자꾸 미뤄서는 안 된다. 학교를 짓고 운영하는 예산은 국민 혈세로 충당된다. 건설사가 부담하는 공동주택 학교 신·증설 비용은 분양가에 얹혀진다. 학생은 계속 줄어드는데 학교와 교원, 공실이 늘어나는 비정상은 개선돼야 한다.

2018-12-18 경인일보

[사설]백령공항 건설을 서둘러야 할 이유

백령도를 비롯한 서해5도 주민들의 겨울은 유난히 혹독하다. 겨울 한 철을 사실상 육지와 격리된 채 살아간다. 기상악화로 인천과 백령도를 오가는 여객선들이 일제히 결항하는 날이 잦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해5도 주민들은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를 '버리는 달'이라고 한다. 당장 이달만 살펴봐도 그 곤혹스런 사정을 알 수 있다. 12월 1일부터 16일까지 보름 동안 하모니플라워호, 코리아킹호, 옹진훼미리호 등 인천과 백령·대청도를 오가는 여객선 3척이 전부 운항하지 않은 날은 총 6일이나 된다. 그 중 두 차례는 2~3일씩 연속 결항했다. 올해 1월에도 기상악화로 나흘간이나 뱃길이 통제됐다. 지난해에는 12월 15일부터 19일까지 닷새 연속 배가 끊기는 등 12월 한 달 동안 총 13일이나 여객선이 뜨질 않았다. 겨울마다 되풀이되는 고립이다.지난달 24일에는 백령도 장촌포구에 있는 통신3사의 통합기지국이 낙뢰를 맞아 휴대전화와 인터넷 등 모든 통신이 끊겼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날 기상악화로 여객선까지 통제되는 바람에 통신복구가 늦어졌다. 이렇게 고립된 상황에서 통신두절사태까지 겹치게 되면 사실상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어렵다. 겨울철마다 며칠씩 여객선이 끊겨 물자를 공급하지 못하면 난방용 연료를 비롯한 생필품이 동나는 경우도 있다. 고령자들은 이런 악조건을 견뎌내기 힘들어 겨울 한 철 동안 뭍의 자녀 집에서 지내곤 한다. 교통과 통신이 두절된 상태에서 만약 병원에 가야 할 위급한 일이라도 발생하면 그야말로 속수무책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지난해 6월부터 아침에 백령도를 출항하는 배편이 2년7개월 만에 다시 생기면서 형편이 나아졌다는 게 이 정도다.백령도·대청도 주민들은 해마다 겪는 겨울철 고립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항공편을 절실하게 원하고 있다. 비행기가 배보다 기상영향을 훨씬 덜 받기 때문이다. 국방부가 국방대에 의뢰한 백령도 소형공항 건설 연구용역은 일단 이달 중 마무리될 예정이다. 공항 건설이 군사작전과 전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검토를 마치게 된다. 인천시는 이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는 대로 국토부와 협의를 거쳐 기획재정부에 예비타당성조사를 건의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 필요한 사업비는 내년도 정부예산에 반영되지 못한 상태다. 서해5도 주민들이 겨울 석 달을 더 이상 '버리는 달'로 여기지 않도록 관계당국들이 전향적으로 사업을 검토해주길 바란다.

2018-12-18 경인일보

[사설]인천시의회의 특권 내려놓기에 박수를 보낸다

인천시의원이 당연직으로 돼 있는 피감기관 이사직을 내놓겠다면서 관련 조례 개정 작업에 스스로 뛰어들어 눈길을 끈다. 박종혁(민·부평구6) 인천시의회 문화복지위원장이 인천문화재단 당연직 이사에서 물러나겠다면서 발의한 관련 조례안이 17일 해당 상임위를 통과했다. 이 조례안이 19일 열리게 될 본회의를 통과하면 인천문화재단 당연직 이사 중 인천시의회 몫 한 자리는 없어지게 된다. 인천시의회가 스스로 주어진 권한을 내려놓겠다고 나선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다.인천문화재단 이사진에는 인천시의회 문화·예술 관련 상임위원장이 당연직으로 참여하게 돼 있다. 이사회는 재단의 사업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물론이고 임원의 임면 같은 사항을 의결하는 매우 중요한 기구이다. 따라서 이번 인천시의회의 인천문화재단 당연직 이사 자리를 내놓기 위한 시도는 그 자체로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박종혁 문화복지위원장은 인천시의회가 인천문화재단의 예산을 심의하고, 사업 전반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벌이는 데 그 피감기관의 이사를 시의원이 맡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조례 개정 이유를 밝혔다. 인천시의원이 당연직 이사로 등재돼 있는 곳은 인천시의 또 다른 출연기관인 인천글로벌캠퍼스운영재단도 있다.인천시의원들은 인천시가 운용하는 대부분의 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다. 인천시 정책을 심의·의결, 자문하는 역할을 하면서 또한 시의 관련 예산을 증액하거나 삭감할 수도 있고 정책의 잘잘못을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지적한다. 자신이 심의·의결한 사업을 시의회에서 다시 따지는 셈이다. 이 대목에서 시의원들에게 이중 플레이라는 지적이 쏟아진다. 이는 인천시의회 뿐 아니라 모든 지방의회도 마찬가지다. 감시자인 지방의원이 피감기관의 이사를 맡아 기관 내부 행정에 관여하는 게 적절한지는 일찍부터 논란이 돼 왔으나 누구도 나서지 않았다.인천시의회는 여기에서 그치지 말고 의원들이 피감기관의 다른 위원회나 임원으로 참여하는 일이 적절한지를 깊이 검토하기를 바란다. 시의회는 또 각 산하기관 임원 추천에도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친다. '시의회 몫'은 의원들의 업무 영역 어디에나 놓여 있다. 그게 다 기득권이자 특권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다. 무슨 일이든 시작이 어려운 법이다. 인천시의회에서 모처럼 나온 부적절한 기득권 내려놓기가 더 많은 곳으로 퍼져 나가는 기폭제가 되었으면 한다.

2018-12-17 경인일보

[사설]이행의지가 중요한 선거제도 개혁합의

여야 5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검토하기로 합의하는 등 선거제도 개혁 법안의 1월 임시국회 통과 합의는 그 의미가 크다. 그러나 선거제도 개혁의 핵심인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 여야의 합의가 어떤 구체적 내용을 담을지 지켜볼 일이다. 여야의 이해관계가 워낙 엇갈리기 때문에 갈 길이 결코 순탄하지 만은 않을 것 같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합의문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구체적 검토를 한다'라는 문구와 비록 선거제 개혁 이후라고 명시는 했지만,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원포인트 개헌 논의까지 합의문에 명시되어 있어서 여야의 셈법이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게다가 바른미래당의 손학규 대표와 정의당의 이정미 대표의 단식으로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여야의 합의가 이루어졌지만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있는 게 사실이다. 핵심은 현행 선거제도가 두 거대 정당에게 유리한 제도라는 사실이다. 민주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한국당은 아직 당론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현재의 소선거구와 다수대표제의 선거제도는 승자독식의 제도로서 민심을 제대로 반영한다고 볼 수 없다. 다수의 사표 발생은 물론 사회의 소수세력과 과소대표되는 계층의 이해를 정당체제에 비례적으로 반영할 수 없어서다. 사회변화와 개혁은 국회에서의 입법을 통한 제도화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현행 여소야대의 의석구도와 한국당의 반대로 개혁입법은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결국 말로만 외치는 협치가 구조적으로 성사될 수 없는 구조다. 이러한 다수결 민주주의로 사회변화를 주도할 수 없다. 민주주의는 다수결 민주주의에서 합의제 민주주의로 갈 수 있을 때 개혁의 제도화와 정당체제의 협치가 가능해진다.비록 여야 5당의 선거제 개혁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졌지만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의 비율과 석패제 도입의 구체적 내용, 의석 확대 등 산적한 문제가 한 두가지가 아니다. 그러나 이번 기회를 놓치면 정치개혁의 기회가 언제 올지 알 수 없다. 정치가 바뀌지 않으면 사회개혁은 불가능하다. 선거제도 개혁이 사회변화를 위한 동력 확보의 핵심 의제인 이유이다. 여야는 정치적 이기주의를 버리고 사회개혁을 위한 선거법 개정에 정치력을 발휘해 주기를 기대한다.

2018-12-17 경인일보

[사설]자유한국당 인적쇄신 막장 분열로 가면 끝이다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지난 15일 최경환, 김무성 의원 등 친박과 비박계 중진들이 포함된 인적쇄신을 단행했다. 현역의원 112명 중 18.8%인 21명이 쇄신 대상에 포함됐다. 6명의 현역의원은 당협위원장 공모 대상에서 배제하고, 15명의 현역의원은 당협위원장 자격을 박탈했다. 또 이들의 선거구를 포함해 전국 79개 선거구에서 당협위원장을 새로 뽑는다. 253개 선거구 중 30% 이상을 물갈이하고 나선 것이다.지난 7월 출범한 김병준 위원장의 비대위 체제는 이로써 보수 야당 재건의 마지막 수순 관리에 들어갔다. 예정대로라면 전국에서 새로운 당협위원장을 뽑아 내년 2월 전당대회를 통해 정식 지도부가 구성되면 비대위의 임무는 끝난다. 그동안 비대위는 인적청산의 규모와 전당대회 시점을 놓고 당내 계파 모두의 견제를 받았다. 특히 김 위원장은 직접 영입했던 전원책 전 조직강화특위 위원과의 견해차로 상처를 입기도 했다. 따라서 이번 인적쇄신이 성공적인 전당대회를 견인할지 여부에 따라 자유한국당의 재기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전망은 밝지만은 않다. 당장 쇄신 대상이 된 현역의원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당협위원장 자격박탈은 정치생명이 걸린 문제라서다. 이와관련해 비대위의 인적쇄신 단행이 현역의원 탈당과 신당창당으로 이어지는 보수정당 미세 분열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진즉부터 나왔다. 또한 새로 선출할 당협위원장들이 자유한국당 환골탈태의 증거로 국민을 설득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결정적으로 전당대회를 통해 친박, 비박간의 이전투구를 종결시켜야 한다.자유한국당은 비대위의 인적쇄신에 따른 갈등을 관리하고, 국민이 인정할 수 있는 새 인물을 수혈해, 보수정당의 새 출발을 선언하는 전당대회를 치러내야 하는 중차대한 과정의 첫발을 내디뎠다. 쇄신대상이 된 현역의원들은 지역구 선거민과 국민의 검증을 받아 21대 총선 공천 도전 여부를 스스로 결정하는 쪽으로 태도를 정리해야 한다. 당은 공식기구인 비대위의 결정대로 능력과 인품을 갖춘 새 인물을 수혈하는데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대여투쟁의 단일대오 붕괴를 걱정할 게 아니라, 보수정당 재건의 희망을 강조해야 한다.보수정당의 정상적 복원은 대통령제의 정치균형과 국가안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정권과 여당의 실책에 기인한 반사이익만으로 해낼 수 없는 일이다. 자유한국당은 이점을 명심해야 한다.

2018-12-16 경인일보

[사설]택시문제 국민 눈높이에 맞춰 해결해야

정부가 택시업계 달래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0일 택시기사 분신사망 나흘 만에 정부와 여당이 택시기사 완전월급제를 골자로 한 개선방안을 이달 안에 내놓겠다고 공언한 것이다.문재인 정부 2기 경제팀 출범을 계기로 카풀서비스 활성화를 예고하면서 택시업계에 찬물을 끼얹은 때문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규제개혁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이 공유경제"라며 "선진국에서 보편적으로 이뤄지는 서비스라면 한국에서 못할 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택시업계는 현재도 기사 월급제를 시행 중이나 실제로는 유명무실해서 불만인데 또다시 같은 당근으로 카풀 도입에 따른 반발을 완화하려 든다며 시큰둥한 반응이다. 오히려 택시업계는 15일 서울 강남구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승차공유제는 100만 택시가족의 생존권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대기업의 배만 불리는 폭거라며 카풀서비스의 즉각 철회를 주장했다.아울러 택시기사들의 장시간 노동과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저임금 시정도 요구했다. 기사들이 실제 근무시간보다 보수를 덜 받는 점이 문제이다. 1997년 택시사업주가 운송수입금 전액을 받은 뒤 월급을 지급하도록 하는 전액관리제가 도입되었지만 높은 사납금이 화근이어서 기사들은 하루 10시간 이상 근무해도 월급이 쥐꼬리인 것이다. 서울시 택시업체의 80% 이상이 사납금제로 운영 중인데 2000년부터 2014년까지 14년 동안 사납금은 80.4%가 증가했으나 기사의 수입은 오히려 4.7% 감소했다. 또한 택시기사는 12시간을 근무해도 최저임금 탓에 5시간만 근무한 것으로 인정되는 실정이나 정부는 노사협약사항이라며 외면해 냉가슴이다.택시업계의 생태계 파괴 주장을 간과할 수 없다. 우리보다 3년 먼저 카풀서비스를 도입한 미국 뉴욕의 경우 한 해 동안 일감이 없어진 택시기사 8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며 공유차량 격증에 따른 승차 공유 기사들의 불만도 비등하다. 정부는 월급 250만원 운운하고 있어 택시요금 인상 혹은 혈세투입 밖에 없는데 어찌 해결하겠다는 건지. 또한 여타 산업 종사자들의 택시와의 역차별 시비도 고민이다. 택시업계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적 시각은 더 큰 부담이다. 그리고 택시월급제가 과거처럼 사업주 배만 불려서도 안 될 것이다. 국민들의 눈높이에 부합하는 해결책을 당부한다.

2018-12-16 경인일보

[사설]파열 위험 열수송관 알고도 방치한 난방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가 13일 고양시 백석역 열수송관 파열사고와 관련한 재발방지대책을 내놓았다. 그런데 전형적인 뒷북행정이다. 이날 세종청사에서 있었던 난방공사의 재발방지책 브리핑에 따르면 고양 사고는 막을 수 있었던 사고였다.난방공사는 지난달 고양시 전체 열수송관을 대상으로 보온재 손상, 보수 이력, 부식 등 수명을 단축하는 요인을 고려해 수송관 '기대 여명'을 평가하는 위험현황도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고양시에 깔린 총 1천220개 구간, 341㎞의 열수송관 중 10%에 달하는 127개 구간, 34.1㎞가 기대 여명이 0년이 안되는 위험등급 1등급으로 분류했다. 특히 사고구간은 기대여명 보다 7년을 더 사용한 것으로 평가했다. 조사는 잘 했는데 조치가 없었다. 바로 수송관을 보강하거나 교체했다면 지난 4일 사고는 막을 수 있었다.문제는 고양시 열수송관처럼 파열 가능성이 높은 노후 수송관의 규모가 엄청난 데 있다. 난방공사가 20년 이상 된 전국 노후 열수송관 686㎞를 긴급 점검한 결과 지열차이가 발생하는 지점 203곳이 확인됐다. 온수가 새고 있다는 얘기다. 그중 16곳은 지열차이가 확연해 파열 경고등이 켜졌다. 또 고양시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수송관 용접부 매립 지점이 443개나 된다고 밝혔다. 난방공사는 수송관 용접부 매립지점은 동절기내에 모두 굴착해 보수하고, 지열차이를 보인 203곳은 정밀진단을 시행해 내년 1월말까지 열수송관 종합 안전관리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이미 소는 잃었으니 외양간이라도 고치겠다는 것인데, 외양간이나마 잘 고칠지 의문이다.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인 황창화 난방공사 사장은 이날 "관행에 안주하고 무사안일한 업무처리에 젖어있던 임직원의 의식과 업무시스템을 전면적으로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조직내부의 적폐를 사고원인으로 지목한 셈이다. 사고책임을 조직에 돌리는 황 사장의 태도를 보면 난방공사 임직원들이 재발방지대책 수립에 전념할 수 있을까 걱정이다.전국에 깔린 열수송관 종합안전대책은 중앙정부가 주도할 필요가 있다. 11일 파열된 목동 온수관과 12일 터진 안산 온수관은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설립한 산하기관이 관리하고 있다. 지하에 매설된 열수송관의 관리주체가 다르고 관리방식이 상이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정부의 세월호 사건을 격렬하게 비난하면서 안전한 대한민국 건설을 국민에게 호언장담하지 않았는가.

2018-12-13 경인일보

[사설]불법 투기 사업장폐기물 도가 직접 나서 처리해야

최근 경기도가 화성·용인·이천·광주·여주·안성·파주 등 도 일원 17곳에 각각 수만t의 사업장폐기물이 불법 투기돼 생겨난 일명 '쓰레기 산'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포천시 15곳 2만7천600여t, 화성시 13곳 22만5천800여t, 양주시 8곳 4만8천500여t, 평택시 3곳 1만6천200여t 그리고 의정부시 1곳에서만 무려 26만700여t 등의 폐기물이 방치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뒤늦은 감은 있지만 지금이라도 확인됐으니 다행이다. 이제 남은 건 이 폐기물을 어떻게 처리할지다.불법 투기된 사업장폐기물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경인일보가 지난 7월에 이어 최근까지 이에 대한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행정으로 인한 불법의 만연, 민생파괴, 국토훼손, 세금낭비 등 온갖 폐해가 집약돼 있음도 지적했다. 4개월만인 지난 달 그동안 수수방관하던 환경부가 "2022년까지 방치된 사업장폐기물을 모두 처리하겠다"며 지자체 등에 행정대집행을 요구했고, 이번에 경기도가 전수조사와 함께 불법 투기행위를 막기 위해 특별사법경찰단을 투입, 시·군 합동 점검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것이다.하지만 환경부와 도의 발표를 가만히 뜯어보면 실효성이 전혀 없는 대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의 소리가 높다. 예산지원 없이 일선 지자체에 책임을 전가한 꼴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일선 자치단체는 "환경부가 지자체가 우선 폐기물을 처리한 뒤 원인자 부담으로 비용을 회수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수십억 원대로 추정되는 처리비용을 회수할 수 없는 상황에서 괜히 나섰다 뒷감당을 누가 하겠는가"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환경부와 경기도 그리고 일선 지자체간의 불협화음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쓰레기산은 계속 늘어나 화재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어 걱정이 아닐 수 없다. 환경전문가들은 산업폐기물이 버려진 쓰레기산에 불이 나면 그 과정에서 다이옥신 등 1급 발암물질이 대량으로 발생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도내 16개 시·군 곳곳에 버려져 방치되고 있는 66만2천400여t의 폐기물은 언제든지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화약고'다. 예산이 없어 처리에 난색을 표하는 지자체에 폐기물 처리를 막무가내로 맡길 일은 아니다. 정부와 경기도가 직접 나서 서둘러 폐기물을 처리해야 한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 막는 우를 범하지 않기 바란다.

2018-12-13 경인일보

[사설]AI 방역 성패 초동 대처에 달렸다

겨울철 불청객이 또 찾아왔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다. 이미 야생 철새 분변에서 H5형 조류 인플루엔자, AI 항원이 잇따라 검출되면서 방역 당국은 물론 양계농가가 크게 긴장하고 있다. 지난달 말 용인 청미천과 파주 문산천에서 바이러스가 확인된 데 이어 이달 초 화성 시화호까지 도내 곳곳에서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예년보다 발생 속도가 훨씬 빠르다. 다행히 이들 AI 바이러스는 모두 저병원성으로 확인됐지만 그동안 AI로 상상 못 할 피해를 본 도내 양계농가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며 초긴장 상태로 겨울을 맞고 있다.AI는 이제 해마다 발생하는 겨울철 재해다. 그럼에도 AI로 인한 피해가 너무 커서 발생과 확산에 대한 우려감이 상존한다. 특히 지난 2016년 전국을 휩쓴 AI로 3천800만 마리의 닭과 오리를 도살처분하는 악몽을 겪었다. 그래서인지 방역 당국은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이달부터 2019년 2월까지를 특별방역대책기간으로 정하고 AI 차단방역에 나선 상태다. AI 항원이 검출된 지역을 중심으로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가금농가 이동을 통제하며 소독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기도 역시 지난 10월부터 최근 3년 동안 AI가 2회 이상 발생한 평택, 포천 등 8개 시군에 거점소독시설을 설치하고, 중점관리 대상 66개 농가에 통제초소를 설치한 상태다.철새가 옮기는 탓에 완벽한 AI 예방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선제방역이 가장 효과적이란 것은 이미 검증됐다.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대대적인 차단 방역에 나서 고병원성 AI 발생에도 불구하고 피해를 크게 줄인 경험이 있다. 올해도 선제적으로 방역에 임한다면 AI를 못 막을 이유가 없다. 겨울 철새들이 계속 날아오고 있는 시기이니 언제 어디서 AI가 발생할지 예측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AI 발생 시 무엇보다도 초기에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중요하다. 대부분이 초동 대응에 실패해 AI로 큰 피해를 본다. 빈틈없는 초동 방역만이 피해 규모를 최대한 줄일 수 있다. 외부인의 출입을 가능하면 막고, 축사 안팎을 철저하게 소독해야 한다. 방역수칙 준수는 조금 힘들더라도 예방의 첫 단계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완전한 방역대책을 세웠더라도 양계농가가 이를 실천하지 않으면 효과를 거둘 수가 없기 때문이다. 국민의 협조도 필요하다. 불편해도 축산농가 보호에 우리 모두 동참한다는 마음으로 차단 방역에 협력해야 한다.

2018-12-12 경인일보

[사설]인천시 주민자치형 공공서비스 성공의 조건

인천시가 '주민자치형 공공서비스'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인천시는 11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읍·면·동장 워크숍을 열어 자치구 산하의 읍·면·동별로 구성된 주민자치회가 마을사업을 직접 제안하고 민관이 협력하여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주민자치형 공공서비스'를 구축하기로 했다. 인천시는 내년부터 주민자치회를 시범 구성해 '주민자치형 공공서비스'를 시행할 예정이다. 주민자치형 공공서비스 구축을 제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 관련 조례를 개정하고, 2019년부터 시범적 주민자치회 구성을 실시할 계획이다. 또 주민대표기구가 제안하는 사업 중심으로 선정되는 주민참여예산사업도 큰 폭으로 확대하기로 하였다. 주민자치형공공서비스의 대표적 사례는 서울시 금천구이다. 금천구는 모든 동에 주민자치회를 구성하여 마을의제를 스스로 발굴하고, 주민총회에서 동별 특성화사업을 발굴하는 등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해온 자치단체로 평가되었다. 금천구에서는 2015년부터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사업을 선도적으로 추진해 왔으며 주민주도형 보건복지 생태계를 조성했다. 그중 방문간호사, 이웃돌봄망, 고독사예방사업 등의 방문형 보건복지서비스는 중요한 모범사업이다.인천시 미추홀구의 '통두레'도 주목할만하다. 미추홀구는 통(統)단위의 문제를 주민들이 스스로 제기하고 통의 문제 해결책을 찾는 주민들의 모임인 '통두레운동'을 2013년부터 벌이고 있다. 현재 21개동 74개의 통두레 모임은 평생교육과 연계한 주민공동체를 형성해감으로써, 마을활동가 역량강화사업, 창조적 마을 만들기 사업을 내실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읍면동과 같은 소단위 지역 혁신을 위해서는 주민조직인 주민자치회 주민의사결정기구인 주민총회가 갖추어져야 한다. 주민조직과 기구는 전 주민을 구성원으로 삼아 주민 스스로 지역의 일을 결정하고 집행하는 직접민주주의의 모델이다. 마을 정책의 결정과정에 주민 전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행정지원도 필요하다. 주민조직 운영과 민주적 의사 수렴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온라인 활동 플랫폼이 구축되어야 하며 SNS나 모바일 앱을 통한 주민자치활동 지원도 필요하다. 또 자치구는 주민자치조직으로 이관할 수 있는 권한이나 사업을 찾아 이관해 준다면 주민자치가 더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2018-12-12 경인일보

[사설]수원 군공항 이전, 이제 정부가 나서라

수원 군공항 이전 계획이 수년째 지지부진하면서 지역갈등이 확산하고 경제 손실이 커지고 있다. 화성시민들은 지난달 국회의사당 앞에서 관내 지역으로의 이전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수원시민들은 이전 후보지가 결정된 지 2년이 되도록 진전이 없다며 국방부가 미온적인 태도로 사태를 키운다고 불만이다. 참다못한 수원 시민단체들은 지역 갈등을 해소하기 어려운 게 현실인 만큼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돌파구를 찾기 위해 비슷한 처지에 놓인 대구 광주 시민단체들과의 연대 움직임도 구체화 되는 양상이다.수원·광주·대구 3개 지역 시민단체는 14일 대구에서 군 공항 이전 공동 대응 협약식과 대정부 촉구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날 시민단체들은 해당 광역·기초 단체들의 노력만으로 군 공항 이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만큼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촉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수차례 열린 지방자치단체와 국방부 간 실무협의는 이견만 확인했을 뿐 별다른 성과나 진전이 없는 실정이다. 국방부는 특히 지자체들과의 협의에서 원론적 입장을 밝히면서 새 대안을 제시하지 않는 등 사태 해결에 대한 의지가 없다는 비판을 받는다.이처럼 이전지 선정과 사업비 확보 등 난제에 막혀 군 공항 이전이 제자리를 맴돌면서 지역이 갈라지고 사업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등 부작용이 심각하다. 수원의 경우 이전 후보지인 화성과 마찰을 빚고 있는 가운데 화성시민들이 대규모 상경 시위를 벌이는 등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광주 군 공항 이전 사업도 유력 후보지인 전남 무안군의 군의회가 '광주 군 공항 무안군 이전 반대결의문'을 채택하는 등 반발하면서 지역 갈등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대구는 올해 말까지 대구공항 통합이전 최종 후보지를 선정하기로 했으나 사업비 재산정 등의 논의가 교착 상태에 머물고 있다.전국 3개 공항 이전을 위한 국방부와 해당 지자체, 지자체 간 협의와 조정은 모두 실패했다. 더 이상의 만남은 의미가 없다는 게 지자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3개 도시 시민단체가 연합해 범정부 차원에서 나서라고 촉구하는 이유다. 군 공항 이전은 더 미룰 수 없는 국가사업이다. 정부가 남의 일인 것처럼 조정 역할이나 하고 보조금 몇 푼 주려는 태도라면 이는 직무유기와 다름 없다. 국방부는 이미 지역민들과 지자체의 신뢰를 잃었다. 이제는 정부가 나서야 할 때다.

2018-12-11 경인일보

[사설]법·절차 무시한 인천시의회의 '정책보좌관 예산'

시·도의회의 정책보좌관제 도입은 그야말로 숙원이다. 국가 총지출 가운데 지방지출이 늘어나는 추세이며 국가사무의 지방이양 확대로 관련 업무도 크게 늘고 있다. 시·도의회는 이런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치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시·도 집행부를 견제하기는커녕 거수기 노릇만 열심히 하고 있다는 비아냥거림을 낳고 있다. 다행히 지방분권을 약속한 현 정부와 여당은 지난 10월 시·도의회 의원의 의정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정책지원 전문인력, 즉 정책보좌관을 둘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지방자치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시·도의회마다 재적의원 수만큼 보좌관을 둘 수 있으며, 의회사무처에 대한 인사권도 독립시키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이 개정안은 현재 입법예고 중이다. 아직 개정안이 정식으로 공포되지 않은 상태다.그런데 인천시의회 운영위원회가 내년도 의회사무처 예산안 심사과정에서 정책보좌관 도입 예산을 제멋대로 편성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관련 법 개정안이 공포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예산 8억4천259만원을 끼워 넣었다. 그것도 의회사무처가 편성해 상임위에 제출한 것이 아니라 상임위가 예산안 심사과정에서 직접 편성했다. 예산편성 권한이 없는 시의원들이 정책보좌관 채용 예산안을 '셀프 편성'한 것이다. 시의회 측은 개정안이 입법예고를 거쳐 정식 공포된 이후부터 정책보좌관 채용에 들어가 실제 배치하는 데까지 1년 이상 소요될 수 있어 미리 내년 예산에 반영시켰다는 해명이다. 하지만 누구보다 법과 절차를 잘 지켜야 할 시민대표들이 앞장서서 무법한 일을 저질렀다는 점에선 변명의 여지가 없다.이번 일이 "의회의 권한을 넘어선 것"이며 "있을 수 없는 일이자 하면 안 되는 것"이라는 인천지역시민사회단체의 지적은 전적으로 옳다. 어떤 시민사회단체는 "비용이 수반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시민들의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고까지 말하고 있는 실정이다. 무엇보다도 관련 법 개정안이 아직 확정 공포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행됐다는 사실에선 말문이 막힌다. 만에 하나 입법예고 기간 중 어떤 돌발변수에 의해 개정안이 예정대로 공포되지 않는다면 시의회는 법적 근거가 없는 예산을 불법적으로 편성한 꼴이 된다. 그동안 많은 국민들이 시·도의회의 정책보좌관제 도입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정작 시행에는 지지를 보내지 않았던 이유가 무엇인지 시·도의회 스스로 제대로 들여다보길 바란다.

2018-12-11 경인일보

[사설]민주당, 보다 전향적 자세로 정치개혁에 임해야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야3당을 배제한 채로 예산안을 통과시켰지만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예산안의 법정시한은 헌법 사항이다. 따라서 예산안 통과를 선거제도 개혁과 연계시킨 야3당의 전략은 비판받을 소지가 없지 않다. 그러나 선거제도 개혁에 미온적이거나 부정적으로 돌아선 민주·한국 거대양당의 태도는 선거를 불과 1년여 앞둔 시점의 기득권을 유지하겠다는 선거공학적 태도로 비판받아 마땅하다. 야 3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관철을 위하여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게다가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단식에 들어간 상태다. 두 야당 대표의 동시 단식투쟁은 헌정 사상 유례를 찾기 어렵다.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그 형태가 권역별이든, 전국단위이든 지금보다 비례성과 대표성을 강화하자는 취지다. 민주당과 한국당도 명시적으로 반대하지는 않지만 지금의 선거제도가 자신들의 정치적 기득권 유지에 부합한다는 정치적 셈법이 역력하다. 그러나 민주당이 정치적 기득권을 위하여 적폐세력이라고 공격했던 한국당과 연대하는 정치행태에 대해 냉정하게 보아야 한다. 박근혜 탄핵에 대해서 반성은커녕 탄핵에 찬성한 복당파에 대해 거꾸로 반성을 요구하는 친박이 아직도 주류인 한국당과 선거연대를 위해 손을 잡는다면 보수 대 진보, 개혁 대 수구의 프레임은 거대정당 대 소수정당의 대치로 바뀐다. 전형적 정치공학이며 시대를 거스르는 행위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세부적 사항에 들어가면 논의할 부분과 쟁점 사항이 즐비하다. 이를 채택하는 국가들의 정치환경과 문화적 배경에 따라 같은 경우도 찾기 어렵다. 단 지금의 제도가 의석의 과다대표와 대표되지 않는 과소대표의 문제가 있다는데 여야, 보수·진보 모두 동의해 온 터다. 그런데 이제 와서 의석수 증원에 대해 국민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이유를 내세워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집권당과 제1야당의 행태는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야3당은 의석수 증원을 요구한 적이 없다. 초과의석의 문제는 세부적 사항의 조정으로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야당 대표들의 단식과 농성을 단순한 장외투쟁으로 보면 안된다. 심각한 사태가 초래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개혁에 소극적이면 유리한 세력은 한국당이다. 사회개혁을 포기할 요량이 아니라면 민주당은 보다 전향적으로 정치개혁에 임해야 한다.

2018-12-10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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