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국가 균형발전 경기북부도 예외일 수 없다

정부가 25일 발표한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 대책'에 경기북부 접경지역인 파주·동두천·연천 등에 산재한 군사보호구역 중 효용성이 낮다고 판단되는 구역에 대한 해제 방안이 포함됐다. 여기에 민간 투자를 유도해 산업·물류·관광단지 등을 조성하는 한편 개발시 정부에 납부해야 하는 각종 부담금도 대폭 감면해 혁신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이끌어내겠다는 방안이 포함됐다.경기북부지역은 지역특성상 남북 대립의 희생양이었다. 각종 규제와 군사시설 등으로 지역 발전을 기대하기 힘들었고, 특히 군사보호구역으로 많은 규제를 받아왔다. 경기도 내 군사보호구역은 2천857㎢로, 전국 6천9㎢의 절반에 육박한다. 이는 경기 북부 전체면적(4천266㎢)의 55%에 달하는 것이다. 당연히 군사보호구역에 대한 해제는 경기 북부의 염원 중 하나가 될 수 밖에 없었다. 이번 대책중 광역철도 등 대규모 SOC(사회간접자본) 공공투자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방안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상대적으로 낙후된 경기 북부는 서울 또는 경기 남부 지역과 연계된 광역철도 등의 교통수요가 갈수록 늘어가고 있다. 하지만 예타문제에 묶여 진척되지 않는 사안이 한 둘이 아닌 상태다. GTX C노선이 대표적이다. 양주 덕정에서 서울을 거쳐 수원으로 이어지는 GTX C노선은 경기북부 교통지형을 획기적으로 바꿔놓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예타문제로 수년간 삽을 뜨지 못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예비타당성조사가 면제될 경우 교외선(대곡~양주) 재개통 등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 그동안 경제성 부족 등으로 논의 대상에서 벗어나 있던 7호선 포천연장(양주~포천)이나 1호선 포천 연장 등 포천지역 전철화 사업에 대한 논의도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파주지역의 경우 그동안 사업계획 없이 제안 수준에만 머물렀던 KTX 파주연장과 문산~도라산 전철화 사업 등이 통일을 대비하기 위한 남북연결 사업의 일환으로 보다 구체화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전망이다. 다만, 우려되는 부분은 정부가 예타 면제 대상의 우선 조건으로 국가균형발전을 내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이럴 경우 자칫 수도권 대 비수도권 논리가 횡행하며 경기도가 역차별을 받을 수도 있다. 경기북부는 오랜 기간 남북대립의 최전선으로 갖가지 규제에 묶여 신음해왔다. 경기북부는 국가 균형 발전에 포함돼야 할 지역이자 남북평화의 전초기지임을 정부는 유념해야한다.

2018-10-25 경인일보

[사설]유류세 인하 서민가계 혜택으로 돌아가야

정부가 서민가계의 실소득을 늘리고 내수진작을 위해 내달 6일부터 유류세를 15% 인하한다. 기간은 6개월 동안이다. 유류세 인하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던 2008년 이후 10년 만이다. 정부는 이번 조처로 휘발유는 ℓ당 최대 123원, 경유는 ℓ당 87원, 액화석유가스(LPG)·부탄은 ℓ당 31원씩 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기름값을 내린다는데 마다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유류세 인하는 서민층보다 고소득자가 누리는 혜택이 더 크다는데 문제가 있다. 한국지방세연구원이 2012년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3월 유류세를 인하하고 난 뒤 2분기 휘발유 소비량을 분석한 결과, 소득 1분위(하위 20%) 가구는 월평균 880원의 가격 하락 혜택을 누렸고 5분위(상위 20%) 가구는 월평균 5천578원을 절감했다. 소득 상위 20%가 누린 혜택이 하위 20%보다 무려 6.3배에 달했다.당장 유류세를 인하해야 할 정도로 현 상황이 최악인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10년전 유류세를 인하할 때 국제 유가는 배럴당 120달러를 넘었다. 하지만 현재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경우 77달러에 머무르고 있다. 문제는 유가가 100달러를 넘을경우 문제는 심각해진다는 점이다. 유류세를 인하한다 해도 서민들이 몸으로 느낄 정도로 소비자 가격이 하락할지도 의문이다. 10년 전 유류세 인하로 휘발유 가격이ℓ당 51원 내렸지만 실제 소비자 가격은 겨우 9원 하락하는데 그쳤다. 소비자가 거의 체감하지 못한 수준이었다. 이번 조치가 다분히 단기적이고 인기영합적인 정책이란 지적을 받는 것도 그런 이유다. 지난 대통령선거 후보토론회에서 심상정 정의당 후보조차도 "서민 표를 얻으려고 유류세 인하한다는 포퓰리즘 공약은 그만 내라"고 주장했었다.지난 유류세 인하에는 1조4천억원의 세금이 투입됐다. 그 효과를 고스란히 서민층이 누렸다면 다행이지만 그러지도 못했다. 정부는 이번 유류세 인하로 약 2조 원의 유류세 부담 경감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의 말대로 택배, 푸드 트럭 등 생계형 사업자가 만족할 수 있는 효과가 나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포퓰리즘 정책이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어찌 됐건 유류세 인하분이 판매 가격에 신속하게 반영되도록 지도 편달하고, 정유소·주유소의 가격 짬짜미 여부도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

2018-10-24 경인일보

[사설]서해의 돌고래들이 사라지고 있다

인천과 서해의 '웃는 고래' 상괭이가 사라지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에 따르면, 서해안에 서식하는 상괭이는 2005년 3만6천마리에서 2011년 1만3천마리로 64%가량 급감했다. 매년 1천마리 이상 상괭이가 폐사하고 있다는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의 추정치를 참고하면 최근의 개체수는 더욱 줄어들었을 것이다.상괭이는 해양포유류인 돌고래의 일종이다. 법적으로 포획·사냥·유통·판매를 금지하고 있는 멸종위기종이며,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거래에 대한 협약(CITES)'에 의거, 보호되고 있는 소형 고래다. 몸길이가 2m 미만에 몸무게 30~40㎏인 상괭이는 인천 연평도와 백령도를 비롯한 서해상에 주로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인천시나 해수부가 체계적 조사를 한 바는 없다.멸종위기종 임에도 불구하고 체계적인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비교적 개체수가 많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눈에 잘 띄지 않는 탓도 있다. 상괭이는 특유의 귀여운 모습 때문에 '웃는 고래', 혹은 '미소 고래'라는 별명이 붙었지만 호흡 때에도 머리를 조금만 내밀기 때문에 평소에 관찰하기는 어렵다. 점박이물범이 바위섬으로 올라와 휴식하는 습성으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상괭이의 불법 유통 실태부터 조사해야 한다. 최근 불법 포경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자 울산 장생포 등지에서의 고래고기 값이 치솟으면서 상괭이의 불법 포획과 유통량이 늘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해체된 상괭이 고기는 육안이나 식감으로 고래고기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혼획된 상괭이를 매입하여 몰래 유통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2011년, 인천해양경찰서는 상괭이 5천여 마리를 부산과 포항 등지 어시장으로 불법유통시킨 업자를 검거한 적도 있다. 환경적 요인도 조사해야 한다. 금년 8월 이후 만해도 소이작도 해안, 영종도 갯벌, 굴업도 해안 등 서해 도서의 해변에서 상괭이 사체가 속속 발견되고 있는데, 이는 해양생태계의 변화 때문일 수 있다.상괭이를 포획하는 행위도 처벌 대상이지만 유통증명서 없이 유통하거나 해체할 경우 현행법상 처벌 대상이다. 국제적 멸종위기종이자 인천시의 고유한 해양 자원인 상괭이를 보존하기 위해서는 인천시가 정부와 협력하여 종합적인 실태조사에 착수해야 할 것이다.

2018-10-24 경인일보

[사설]GM 주행시험장 회수는 인천시의 강력한 경고다

결국 한국에서 철수하기 위한 수순인가? 지금 한국지엠이 보여주고 있는 행태는 그런 우려를 낳기에 충분하다. 한국지엠은 지난 19일 주총을 열어 인천시 부평 본사에 있는 엔지니어링센터와 디자인센터를 묶어 별도 법인을 설립하는 안건을 단독 의결했다. 이에 따라 이들 센터에 있던 3천여명의 인력이 새로 설립되는 'GM 테크니컬센터 코리아' 소속으로 바뀌게 됐다. 이번 주총에 2대 주주인 산업은행 측은 아예 참석하지 못했다. 확보했다던 비토권도 행사하지 못한 채 한국지엠으로부터 주총 의결 사실만 통보받았다. 불과 다섯 달 전, 경영 정상화를 위해 극적인 합의를 이뤄냈던 한국지엠, 산은, 그리고 한국지엠노조가 다시 일촉즉발의 상황을 만들고 있다.이런 가운데 박남춘 인천시장이 지난 일요일 SNS를 통해 "한국GM 측에 제공한 주행시험장 부지 회수 등을 법률 검토하도록 담당 부서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지난 주 보도됐던 인천시 관련 부서의 법률 검토 사실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시정 최고책임자의 직접적인 발언이다. 박 시장은 "인천시는 애초에 GM코리아가 인천의 자동차 산업 발전과 일자리 창출, 고용 안정에 매진해줄 것을 기대하며 부지를 제공했다"며 "그런데 현재 법인 분리에 많은 분이 걱정하고 있다. 타당한 걱정"이라면서 시는 법인분리에 대해 시민사회의 동의가 있지 않다면 부지 회수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록 SNS라는 사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이용하기는 했으나 그 의지는 공식적인 기자회견 이상으로 강하게 느껴진다.인천시는 그동안 한국지엠의 최대 생산공장과 본사가 인천에 위치한다는 이유로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시가 현재 회수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축구장 70개 크기의 청라 주행시험장 부지를 최장 50년까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줬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달에는 박 시장과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이 시청에서 상생협력 협약식을 체결하고 차량 판매 증대를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다짐하기도 했다. 박 시장의 주행시험장 부지 회수 발언은 지엠에 대한 이런 짝사랑을 이제는 끝낼 수도 있다는 경고다. 지난 17일자 본란에서도 지적했듯이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서도 아무런 효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정부의 '비토권' 보다 훨씬 더 현실적인 압박으로 작용함직 하다. 주행시험장 없는 R&D 센터는 '앙꼬 없는' 찐빵이기 때문이다.

2018-10-23 경인일보

[사설]주민 반발 불 지른 안산 LPG 저장시설

안산시가 LPG 저장탱크 시설을 허가하자 주민들이 감사 청구와 허가 취소를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해 같은 시설에 대해 불허가했던 시가 시설을 지하화하고 용량을 줄였다는 이유로 태도를 바꾼 배경에도 의문을 제기한다. 도시계획시설인데도 불구, 관련 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았다는 주장도 있다. 대전의 한 구청은 같은 시설에 대해 불허가 처리했고, 소송까지 해 승소했다. 주민들은 대전의 지자체와 달리 민원 발생이 뻔한 사안에 대해 처음 입장을 바꿔 허가를 해준 이유를 궁금해한다.시는 지난해 (주)GS E&R이 신청한 반월열병합발전소 내 200t 규모의 LPG 저장시설 설치계획안을 반려 처리했다. 시민들의 안전이 우려된다는 이유였다. 유사 시설인 대전열병합발전소에 대한 허가를 반려한 대전 대덕구 사례도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대덕구는 주민안전 문제 등으로 LPG 저장시설(600t 규모) 허가를 도시계획시설로 판단해 허가를 반려했고, 행정 소송에서도 승소했다. 그런데도 (주)GS E&R은 지난 8월 초 시설규모를 150t(50t 규모 3기)으로 줄여 재허가를 추진했고, 시는 같은 달 말 사업을 승인했다. 시는 저장 규모가 줄었고, 지상에서 지하시설로 변경한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뒤늦게 사실을 안 시민들은 강하게 반발하면서 허가 취소를 위한 시민감사청구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가 도시계획시설로 분류된 저장시설임에도 불구, 도시계획심의위원회 개최 등 관련 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주민 안전은 외면하고 업체 입장만 들어줬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대전에서는 시민의 안전을 이유로 불허처분 했는데 왜 우리 시는 주민 여론 수렴과정도 없이 허가를 내줬느냐는 것이다. 지난해 불허가 처분했던 사안에 대해 태도를 바꾼 배경에도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주민들은 잘못된 행정은 바로잡아야 한다며 허가 취소를 위해 나서겠다는 강경 입장이다.위험물 저장시설은 안전이 담보돼야 하고, 해당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하는 절차가 선행돼야 한다. 시는 인허가 과정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주민 불안을 해소하지는 못했다. 대전 지자체가 같은 시설을 불허가 처분했고, 법원이 불가피성을 인정한 대목은 시의 당위성을 궁색하게 만든다. 행정행위를 되돌리기는 쉽지 않다. 행정이 신뢰를 잃지 않으면서 주민 동의를 이끌어낼 묘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2018-10-23 경인일보

[사설]인천연구원, 환골탈태만이 살 길이다

인천연구원이 22년 역사상 처음으로 내부인 출신 원장을 배출했다. 인천시의 '씽크탱크'로 불려온 인천연구원은 1996년 4월 '인천21세기연구센터'란 이름으로 첫발을 뗐다. 지난 17일 취임한 이용식 원장이 제16대 원장이다. 22년 동안 15명의 원장이 바뀌었다. 인천연구원에서 원장의 역할은 그야말로 막중하다. 연구과제의 방향을 잡는 것은 물론이고 연구원을 인천시의 압력과 간섭에서 지켜낼 수도 있으며, 내부 기강과 연구역량을 강화할 수도 있다. 그동안 원장들은 평균 1년6개월 미만을 재임했을 뿐이다. 잦은 원장 교체는 인천연구원이 뿌리내리는 데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었다.이런 점에서 이번 이용식 원장 체제의 인천연구원에 대한 기대가 크다. 이용식 원장은 인천연구원의 22년을 내부에서 지켜본 '원년 멤버'다. 인천연구원이 그동안 어떻게 운영돼 왔고, 지금 무엇이 필요한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인천연구원은 중요 시정의 밑그림을 제공하는 기능을 한다는 부분에서 무척 중요한 기구이다. 하지만 인천연구원이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가장 큰 이유는 독립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는 점이다. 그렇다 보니 우수 연구원들이 자리를 떠나는 일이 잦아지면서 연구 역량 부족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또 22년이나 지난 인천연구원의 자료 축적도 거의 이루어져 있지 않다.인천시장이 누가 되든지 인천연구원을 장악하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지사일 터이다. 시정 방향을 입맛에 맞게 조정하는 데 인천연구원이 당장 눈에 들어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그동안 시장이 바뀔 때마다 인천연구원의 색깔도 덩달아 변해왔다. 당선자의 선거캠프에서 역할했던 교수 출신이나 인천시 부시장 출신들이 원장 자리를 차지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인천연구원이 그동안 축적한 데이터베이스가 많지 않은 것은 바로 이런 점에 기인한다.인천연구원이 새롭게 태어나느냐 그동안의 전철을 밟느냐는 이제 박남춘 인천시장과 신임 이용식 원장의 두 어깨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인천연구원이 시정 발전을 위한 '씽크탱크'로 기능하는 것은 옳은 일이지만 시정의 '끄나풀'이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박 시장과 이 원장은 힘을 합쳐 그 인천연구원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새 틀을 짜내길 바란다.

2018-10-22 경인일보

[사설]'반성'이 보이지 않는 보수대통합 논의

자유한국당의 조직강화특위 출범 이후 보수 통합 이슈가 부상하면서 국정감사 이후 보수야권발 정계개편을 비롯하여 정당체제 개편 이슈가 보다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당의 김병준 비상대책위가 출범한 이후에도 당 지지율 정체는 물론이고 당내 갈등조차 사그라들지 않으면서 바른미래당과의 통합 등 다양한 보수야권 개편 논의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이 좀처럼 의미있는 지지율을 보이지 못하고 있고, 한국당도 보수를 대표한다고 하기가 민망할 정도로 낮은 정당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연한 움직임이다.총선을 앞둔 내년이 다가오면서 양당체제 회귀와 3당 체제 출현 등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으나 일차적으로 112석의 한국당이 보수대통합의 화두를 던지자 30석의 제3당인 바른미래당이 동요를 보이는 형국이다. 이미 내년 1월 쯤 바른미래당내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이 한국당쪽으로 합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의 지지율로는 차기 총선의 승리를 담보하기 어려운 현실론 때문에 바른미래당 내의 호남세력은 민주당으로, 그 밖의 세력은 한국당과 합류하려는 강한 정향성을 보이는 것 같다.보수대통합의 대상으로는 중도보수부터 '태극기부대'까지 망라하되, 명분은 문재인 정부의 실정에 반대하는 세력이 단일대오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강특위의 전권을 쥔 한국당의 전원책 위원이 "바른미래당과의 통합 전대 등 보수 단일대오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한 이후 불거진 보수통합론이 정치공학적 통합에만 의존하려 한다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 반문재인 연합군을 구성하여 통합에 나서겠다는 발상이지만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여전히 60% 초·중반대의 공고한 지지를 형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명분을 확보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한국당은 지난 정권의 집권세력으로서 국민을 대상으로 참회와 성찰을 명시적으로 보여준 적이 없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세계사적 대전환 국면에서도 냉전적 반공주의와 수구적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친박과 비박간의 케케묵은 갈등은 한국당의 수권정당으로서의 자세를 의심케 한다. 합리적 보수와 중도개혁 세력이 합치려면 미래지향적이며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는 중심세력의 존재가 필요하다. 또한 한국사회의 변화를 추동할 수 있는 보수로 태어나기 위해선 과거에 대한 정치적 성찰이 전제되어야 한다.

2018-10-22 경인일보

[사설]미·중 '신냉전' 대비할 통상정책 절실하다

중국 경제에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분기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갈수록 둔화되는 것이다. 지난 19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3분기 증가율은 6.5%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중간 통상마찰이 경기냉각 속도를 끌어올렸다. 중국 베이징 소재 장강경영대학원이 경기상황지수가 7년래 최저 수준이라 밝힌데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중국경제가 공식 통계보다 훨씬 나쁠 수 있다"고 우려했다.앞으로가 더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지난 7월 이후 총 2천500억 달러 어치의 중국제품에 고율관세를 부과한 결과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중국의 연간 GDP 성장률이 0.5~1%까지 낮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정부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데 11월 말에 개최예정인 20개국(G20)회의에서의 합의가 관건이나 전망이 밝지 못하다.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대중 관세부과에 대한 미국 유권자들의 지지여론이 비등한 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관세전쟁 승리를 확신하는 것이다. 중국이 미국의 요구를 수용할 수도 없다. 지난 5월 미국정부가 무역법 301조 철회조건으로 제시한 2년 내 대미 무역흑자 2천억 달러 축소, '제조업 2025' 지원 중단, 사이버 기술탈취 금지, 관세인하, 서비스 및 농업시장 전면개방 등 8대 선결조치는 중국정부의 백기투항을 의미하기 때문이다.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중국발 리스크를 경고한 배경이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미국의 대중 수입제한조치가 본격 발효되면 글로벌 교역이 4% 감소하고 전세계 GDP가 0.4%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케빈 워시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는 "세계 1~2위 경제대국간의 충돌로 세계경제가 위험에 직면했는데 이 냉전이 향후 20년까지도 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재닛 옐런 전 Fed 의장은 한국이 특히 많은 피해를 입을 것으로 단정했다. 한국의 대중 수출의존도가 30%에 육박하는데다 중간재 수출비중이 무려 79%인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내년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해보다 낮은 2.6%로 추정한 이유이다. 그러나 작금의 통상환경 변화는 한국에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어 경제 기초체력 강화와 통상 및 산업전략 구조 조정이 요구된다. 모 전문가의 "문재인정부가 통상에 대한 철학과 큰 그림이 있는 지 의문"이란 지적에 눈길이 간다.

2018-10-21 경인일보

[사설]'윤창호법'과 무관용주의로 음주운전 척결해야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21일 상습 음주운전 사범과 사망·중상해 교통사고를 야기한 음주운전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법정 최고형을 구형하라고 검찰에 지시했다. 지시에는 법원의 불충분한 선고에 대한 적극 항소도 포함됐다. 또 이날 국회에서는 하태경 의원이 국회의원 100명 이상이 서명한 소위 '윤창호법' 발의 기자회견을 가졌다. 음주운전 초범 기준과 음주수치 기준을 강화하고, 사망사고를 낸 음주운전자를 살인죄로 처벌한다는 것이 골자다.지난달 부산에서 전역 4개월을 앞둔 윤창호씨가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식물인간 상태에서 사경을 헤매자 친구들이 청와대와 국회에 음주운전 처벌 강화와 관련 법률 제정을 촉구한데 대해 행정부와 국회가 동시에 답변을 내놓은 것이다. 음주운전에 대해 처벌을 강화하고 무관용주의를 적용해야 한다는 시대적 추세를 반영한 것으로 환영한다.음주에 관대한 우리 사회의 문화를 감안하더라도 음주운전 피해의 정도는 치명적이고 규모는 엄청나다. 도로교통공단 집계에 따르면 2008년 부터 지난해 까지 음주운전 사고는 25만5천500여건, 사망자 수 7천18명, 부상자 45만5천288명이다. 경찰의 지난 4년8개월간 음주운전 적발건수는 총 130만8천22건이다. 하지만 법원은 관대하다. 음주운전 사범의 영장 기각률은 25%로 형사사건 전체 평균 18% 보다 높고, 선고 형량은 구형량의 50% 가량이다. 집행유예 비율은 상해사고 95%, 사망사고는 77%다. 음주운전 사범의 가석방률도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윤씨 친구들의 말대로 한 사람의 인생을 박살낸 엄청난 범죄의 대가로는 터무니 없다. 모든 범죄에서 주취감경 조항을 없애야 한다는 여론이 대세다. 대표적인 음주범죄인 음주운전에 대한 법무부 장관의 엄벌주의 입장 표명과 국회의 관련법 개정 의지는 음주범죄에 엄격해진 국민인식 변화에 비해 뒷북에 가깝다.이제라도 국회는 '윤창호법' 연내 통과에 전력을 기울이고, 검찰은 장관의 지시대로 음주운전 사범을 무관용주의에 따라 법대에 올려야 한다. 법원도 관용적인 선고가 결과적으로 음주운전 악습의 방임으로 이어졌다는 여론을 경청해야 한다. 또한 정부는 음주운전 사범에 대한 주기적인 사면을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음주운전자의 공직 임용제한과 음주운전 공직자에 대한 강력한 제재로 음주운전 발본색원 의지를 분명히 밝힐 필요가 있다.

2018-10-21 경인일보

[사설]중소기업 기술 약탈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

기업에게 핵심 기술은 생명줄이다. 핵심 기술로 산업생태계에서 생존하고 경쟁하며 사업자에게는 이익을, 노동자에게는 일자리를 보장한다. 특히 중소기업의 핵심 기술은 기업 발전의 핵심적 요소다. 그러나 제조업을 비롯한 우리 산업생태계에서 중소기업들의 핵심 기술은 보호받지 못하고 수시로 약탈당한다.본보 관련 보도에서 소개된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한 중소기업의 분쟁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이 업체는 LH와 공동으로 특정 과제를 진행하던 중, LH의 요구에 따라 자신들의 음식폐기물 관련 특허 기술자료를 넘겨주었다. 그런데 LH는 이 기술 자료를 토대로 유사 기술 특허를 신청했다. 특허 신청은 반려됐지만 LH는 이 업체에게 유사 기술 사용 대가로 수억 원을 받았다. 자신의 핵심 기술을 쓰면서 돈을 버는 게 아니라 돈을 내야 하는 황당한 처지가 됐다. 이 중소기업의 사업 기반은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일각에서는 기술자료를 넘겨 준 피해 중소기업을 비판할 수 있을지 모르나, 이는 중소기업의 현실을 모르는 소리다. 문제의 기술은 아파트 신축에 적용되는 기술이다. 이 업체에게 국민주택 건설 공기업인 LH는 슈퍼 갑이다. 기술 자료를 공유하자는 제안을 거부하기 힘들고, LH가 자기 기술이라며 사용료를 요구해도 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소송을 제기할 수 있지만 분쟁을 해결하는 동안 일거리를 잃고 도산하기 십상이다.이런 식으로 말라죽는 중소기업이 한 둘이 아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서만 지난 8년간 발생한 165건의 산업기술 유출 피해 중 중소기업이 당한 것이 89%다. 또 중소벤처기업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부터 올해 9월 까지 '기술보호 통합 상담 신고센터'에 접수된 상담 건수가 1만3천 건이 넘었다. 대기업은 일거리를 미끼로 약탈적 기술 공유를 강제하고, 직원들은 사익을 위해 회사기밀을 훔쳐 이직하는 바람에 중소기업의 생존기반이 무너지고 있다. 중소기업의 몰락은 제조업을 비롯한 우리 산업생태계의 붕괴로 이어질 것이다.기술자료 임치제도와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등 중기부와 공정위의 중소기업 기술보호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비판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 기술 유출 시비가 벌어지면 판판이 중소기업이 질 수밖에 없는 구조를 깨야 한다.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2018-10-18 경인일보

[사설]20년된 소화기로 진화 골든타임 지킬수 있나

전통시장과 주택밀집지역의 비상소화장치함(이하 비소함)에서 20년 넘은 분말 소화기가 발견됐다. 얼마 전 고양 저유소 화재의 검붉은 불길이 떠오르면서 또 한 번 안전불감증에 몸서리치게 되는 대목이다. 노후 소화기가 비소함에서 방치되고 있는데 관리주체인 119안전센터·소방서·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현황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니 더 큰 문제다.분말 소화기는 소방시설 중 가장 기본인 장비다. 분말소화기는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10년이 지나면 교체하도록 2017년 1월 28일 법이 개정됐다. 또 '소방용품의 품질관리 등에 관한 규칙'에서는 10년이 지난 분말소화기는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의 성능확인 검사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내용 연한이 경과한 소화기는 성능확인검사를 받아 사용기간을 1회에 한해 3년 연장할 수 있어 최대 13년을 넘길 수 없다. 법률상 제조된 지 20년 넘은 소화기는 있을 수 없다는 얘기다.비소함은 소화기 및 소방호스 등 각종 소화용구를 보관하는 소방안전시설물이다. 경기도에는 1천426개(2018년 4월말 기준)의 비소함이 있다. 지역별로 성남 313개, 광명 248개, 수원 133개 순이다. 인천에도 323개가 곳곳에 있다. 이번에 1998년산 소화기가 발견된 수원시 팔달구 수원천로와 팔달구 지동시장 도로변 이외의 다른 비소함에도 노후 소화기가 있을 수 있다는 합리적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경기도재난안전본부에서 발표한 '2017년 화재발생 현황 분석'에 따르면 화재 발생건수는 9천799건, 피해 규모는 인명 651명(사망 78명, 부상 573명)과 재산 2천406억원이다. 화재 발생건수는 2016년(1만147건)보다 3.4%(348건) 줄었다. 하지만 사망자와 부상자는 각각 11.4%(8명), 12.4%(63명) 늘었다. 재산피해도 27.6%(520억원) 증가했다.고양 저유소 화재 당시 감지센서도 초기 화재진화 장비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그 시설이 불과 5개월 전 정부의 재난대응 훈련에서 우수 등급 평가를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소화기 1대가 소방차 1대보다 낫다는 말이 있다.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지역의 화재 진압 '골든타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소방당국은 기본 장비인 소화기 하나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 당장 모든 비소함을 전수조사해야 한다.

2018-10-18 경인일보

[사설]민간 어린이집 회계관리 도입 미룰 이유 없다

민간 유치원의 비리 파장이 민간 어린이집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번 사태가 사립유치원의 불투명한 회계 시스템에서 비롯된 만큼 도내 민간 어린이집에도 회계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유치원생보다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의 수가 더 많아 회계 실태에 대해서도 대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회계관리시스템 도입을 두고 충돌했던 경기도와 어린이집연합회의 갈등도 새 국면에 접어든 양상이다.경기도는 애초 9월부터 도내 어린이집에 회계관련 장부 및 자료 전산화, 관청의 예산 모니터링, 모바일 앱을 통한 간소화 등의 기능을 담은 어린이집 관리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었다. 연간 3조원에 달하는 어린이집을 비롯한 보육관련 시설 예산 집행의 투명성을 높여 예산이 제대로 집행되고 적절하게 사용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다. 강제사항이 아닌데도 민간 어린이집 측이 반발했다. 도청 앞에서 대규모 반대 집회도 열었다. 회계관리시스템이 공무원들만을 위한 것이며, 기존의 정보공시를 무시하는 처사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민간 어린이집의 회계 투명성 확보를 더 미룰 명분이 없어졌다. 그동안 민간 어린이집 역시 국가보조금 부정수급 사례가 끊이지 않았다. 보조금 비리 사건이 불거질 때마다 당국은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그때 뿐이었다. 이제 비리를 근절할 방법은 회계관리 프로그램 도입뿐임이 이번 민간 유치원 사태로 명백하게 드러났다. 대부분의 전문가들도 회계시스템만 제대로 갖춰도 어린이집의 보육료 부당청구나 횡령 등의 비리를 더 수월하게 적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문제도 있다. 민간 어린이집은 대형부터 일반 가정집에 이르기까지 그 형태가 각기 다르고 그 수가 너무 많다. 경기도에는 9천여 개의 민간 어린이집이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획일적인 회계시스템을 적용하기엔 무리가 있는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미룰 수도 없다. 지난해 2월 국무조정실 부패척결추진단이 사립유치원 비리를 적발했을 때 회계 시스템 구축을 강하게 밀어붙였다면 이번 같은 엄청난 비리는 방지했을 것이다. 이제 민간 어린이집에 대해서도 엄격한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다양한 감시 체계를 가동해 보조금 누수로 인한 복지 정책의 실패를 막아야 한다. 아울러 나랏돈은 '쌈짓돈'이라 여기는 그릇된 풍조와 적당히 착복해도 모를 것이라는 인식을 버려야 한다.

2018-10-17 경인일보

[사설]인천시는 남북협력시대를 준비하고 있나

인천시가 민선7기 시정 100일을 맞이하여 시정운영계획을 발표했다. '살고 싶은 도시, 함께 만드는 인천'을 시정 비전으로 제시하고 시민과 함께하는 시정을 비롯한 5대 시정목표를 재확인했다. 이 가운데 인천시를 '동북아 평화번영의 중심'도시로 발전시키겠다는 목표는 박남춘 시장의 1호 공약인 '서해평화협력시대 동북아평화특별시' 조성전략을 구체화한 것이어서 관심을 끌었다.인천시는 8개 특별·광역시 중 유일하게 북한과의 접경도시이기 때문에 향후 남북 경제협력을 선도하는 도시가 될 것이며, 평화협력시대 최대의 수혜도시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인천시가 시에 '통일플러스센터'를 개소하고 조직개편을 통해 남북교류전담부서를 신설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것도 남북 교류협력의 확대를 활용하여 대북교류의 관문으로 경제협력의 전진기지로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4·27 판문점회담을 비롯한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으로 평화협력시대가 전개될 것이라는 예측은 이제 '불가역적'인 사실로 되어가고 있다. 이 변화는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기존 질서가 평화번영 체계로 전환되고 인적 물적 교류의 허브인 인천이 국내는 물론 동아시아에 차지하는 위상과 역할의 일대 전환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향후 평화협력시대가 전개되면서 인천시의 도시적 위상과 역할이 크게 바뀔 것이라는 예측도 현실화하고 있다. 이같은 변화를 고려한다면 더 장기적이고 종합적 관점에서 평화협력시대의 인천 비전을 재구상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민선 7기의 '동북아 평화번영도시' 전략은 교통인프라 중심으로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높은 이유이다.인천시가 민선7기 100일에 즈음하여 내놓은 남북협력 사업도 대부분 박남춘 시장의 선거공약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으며, 사업의 타당성을 비롯한 종합적 검토의 흔적이 보이지 않아 실망이 적지 않다. 경기도가 평화부지사를 임명하고 부지사 직속의 평화협력국을 설치하고 남북교류협력을 주도해가겠다는 적극적 행보에 비하면 더욱 초라하다. 인천시가 '서해평화협력시대'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장기적 구상과 주요 전략사업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마스터플랜을 먼저 작성해야 한다. 비전과 전략이 없으면 상황을 선도하는 역할을 할 수 없으며, 종합계획이 없으면, 단발적 교류사업이나 이벤트 중심의 사업으로 흘러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2018-10-17 경인일보

[사설]한국지엠 '법인분리' 맥 못 추는 비토권

6개월 전, 군산공장 폐쇄에 이어 한국에서의 철수 여부를 놓고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을 빚었던 '한국지엠사태'는 지엠과 산업은행의 극적인 합의로 가까스로 수습됐다. 산은 측은 지엠이 요구하는 정부 자금지원을 확약하는 대신 비토권, 즉 '경영관여권한'을 확보했다. 정부와 산은은 그것이 지엠의 한국 철수를 막고 경영정상화를 담보하는 대단한 안전장치인양 홍보했다. 5년간 지분매각을 제한할 수 있으며, 주주감사권 강화 등이 가능하다는 내용이었다. 비토권을 확보함으로써 지엠이 한국에서 장기경영을 유지하게끔 만들고 경영독주를 견제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한국지엠 측에 지원하는 자금 규모는 당초 5천억원 규모에서 8천100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비토권 확보를 위해 치른 값비싼 대가였다. 이렇게 커다란 희생을 치르면서 확보한 비토권의 실효성을 놓고 당시에도 우려와 논란이 있었다. 지금 한국지엠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태는 그러한 우려가 결국 현실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지엠은 이달 초 이사회를 열어 인천 본사에 있는 엔진과 변속기 등 파워트레인 관련 엔지니어링센터와 디자인센터를 묶어 별도의 법인으로 분리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2대 주주인 산은 측 이사들이 일제히 반대했지만 지엠 측 이사 7명, 산은 측 이사 3명 등 10명으로 구성된 이사회 구도에서는 역부족이었다. 한국지엠은 오는 19일 예정된 주총에서 법인 분리를 최종 의결할 계획이지만 산은이 법원에 주총 개최금지 가처분 신청을 해놓은 상태다. 비토권이 정상적으로 행사됐다면 이 지경까지는 가지 않았으리라는 지적이다.이런 상황에서 인천시가 한국지엠에 무상으로 빌려준 '청라기술연구소' 부지를 회수하기 위한 법률 검토 작업에 착수했다. 지난 2005년 시와 한국지엠은 청라국제도시 내 47만5천㎡ 규모의 땅을 최장 50년간 무상 임대차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지엠은 2007년부터 이곳에서 자동차 주행시험장인 '한국지엠 청라 프루빙그라운드'를 운영중이다. 시는 계약서의 제3자 양도금지 조항을 들어 신설 법인이 주행시험장을 운영한다면 협약을 위반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검토 결과에 따라 임대계약 해지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중앙정부가 확보한 비토권이 효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지방정부의 계약서가 사실상의 비토권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런 게 진짜 비토권이다.

2018-10-16 경인일보

[사설]황당한 미래에셋대우 '제멋대로 거래' 시스템

미래에셋대우가 새로 도입한 증권 거래시스템의 오류로 피해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주식이 계좌 소유주 의지와 상관없이 거래돼 고객에게 수백만원의 미수금이 발생하는 등 손해를 보게 됐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해당 증권사는 새 시스템을 가동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한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도 고객도 일부 책임져야 한다는 어정쩡한 태도다. 금융감독원은 사안이 중대하다고 보고 사실관계를 조사한 뒤 관련 법에 따라 처리한다는 입장으로 파문이 커지고 있다.증권업계와 투자자들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증권 계좌에서 고객의 의지와 상관없이 '제멋대로 거래'가 이뤄진 건 지난주부터 감지됐다고 한다. 일부 투자자들은 주식 매도·매수 과정에서 계좌 자산이 축소·과장되는 등 오류가 발생한다는 내용의 민원을 잇따라 제기했다. 실제 지난 11일 한 투자자는 자신의 계정에서 해외주식이 멋대로 매수된 뒤 수백만원의 미수금이 발생해 수수료와 세금을 물었다고 신고했다. 이 투자자의 계정은 현금 자산만으로 주식을 거래할 수 있기 때문에 미수금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 시스템의 오작동으로 계정에서 제멋대로 주식이 사고 팔리는 피해 사례는 더 늘어날 것이란 게 업계와 피해자들의 주장이다.대우 측은 새로운 차세대 거래 시스템에서 오류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지난 8일부터 HTS(홈트레이딩시스템)를 운영중인데, 일부 투자자 현금 계정에서 미수금이 발생하는 등 이상한 거래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주식거래는 계약금 명목으로 증거금을 넣은 뒤 이틀 뒤 영업일에 잔금을 치르는 방식이기 때문에 '제멋대로' 거래에 따른 피해 규모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새 시스템이 어떤 이유로 오작동하는지 여부는 아직 불명확하다. 대우는 그러나 시스템 오류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고객도 일부 책임지라는 태도여서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증권 거래는 신용을 전제로 한다. 제멋대로 거래가 이뤄진 시스템 오류는 시장을 교란시키는 중대 사안이다. 대우는 시스템을 점검하고 보완해 같은 잘못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피해 고객에 대한 사과와 보상은 물론 일반 투자자들에게도 이런 사실을 공지해 추가 피해와 혼란을 막아야 할 것이다. 금융감독원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실태조사에 나서기로 했다고 한다. 철저한 조사를 통해 진상이 규명되고 이에 상응하는 조치가 이뤄지기 바란다.

2018-10-16 경인일보

[사설]정책감사 위한 상시국감 도입할 때 됐다

13대 국회 때 16년 만에 부활된 국정감사는 일정기간을 정해 놓고 정부와 공공기관 전체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한국에 유일한 제도다. 따라서 수박 겉핥기식 국감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면서 국감무용론도 대두되는 등 매년 국감의 문제점과 개선책이 나오고 있으나 반영되지 않고 있다. 이번 국감도 지금까지의 행태로 미루어볼 때 국감 본연의 기능에 충실할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 일부 상임위에서 질문 주제와 무관한 벵갈 고양이가 등장하질 않나, 정부의 정책을 비판한다면서 '어처구니'가 없는 맷돌을 가져와서 시선을 끌려는 구태의연한 모습들이 여지없이 재연됐다. 또한 자유한국당은 유은혜 장관의 임명 과정을 문제삼아 지난 대정부질문 때 보여줬던 자격시비로 일관해 여야의 공방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중반에 접어든 국감이 본연의 기능을 찾기 위해서는 국내외적인 현안과 이슈에 집중하여 대안을 제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본래 국감은 지난 해의 국가 정책과 예산을 꼼꼼히 따져봄으로써 정부의 그릇된 정책과 예산집행의 책임을 묻고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다음 해의 예산 수립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함이다. 더구나 어느 때보다도 국내외적인 대형 이슈가 산적해 있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문제, 소득주도성장과 일자리 정책, 교육 정책, 부동산 정책 등 어느 하나 국민생활과 직결되지 않는 문제가 없다. 이러한 의제들에 대해 여야의 정책적 접점이 거의 없어 상임위별 국감 파행의 가능성조차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당은 정부 정책의 홍보나 옹호에 급급하고, 야당은 정책에 대한 객관적 평가보다는 정치공세로 일관하면서 국감을 정쟁화 시켜온 측면이 강하다. 물론 국감에서 정치적 공방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국회의원들이 한건주의나 튀는 행동으로 언론의 관심을 끌려는 얄팍한 행동은 물론 정치적 이슈를 쟁점화 시키는 행태는 국감무용론을 강화시킬 뿐이다. 국감의 정쟁적 요소와 피감기관의 무성의한 태도 등을 지양하기 위해서는 상시국감 제도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한 여당은 여권의 일각이라는 생각을 접고 입법부의 일원으로서 정부 정책에 대해 비판과 대안제시를 통해 집권당의 체통을 세워야 한다. 야당도 정부에 대한 무조건적인 반대보다 국민의 편에 서서 행정부를 견제하는 본연의 역할을 해 주기를 기대한다.

2018-10-15 경인일보

[사설]교사 의식개혁 요구하는 인천 여학생 미투운동

지난 연말 미국에 이어 올해 초 현직 여검사가 조직 내 성폭력 실상을 고발하면서 국내에서도 미투 운동이 촉발됐다. 미투는 단순히 성추행과 성폭력에 국한되지 않는다. 여성의 성(性) 정체성을 비하하고, 여성의 인권을 희화하는 것 또한 미투의 대상이다.지난달 인천지역 한 중학교에서 교사들의 부적절한 언행이 미투운동으로 번졌다. 학생들이 SNS를 통해 교사들의 성차별, 여성 인격모독성 발언을 참지 못하겠다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어 4개 여중과 1개 여고에서도 교사들의 부적절한 언행이 폭로됐다. 교사들의 언행은 "여자들은 ○○해야 한다. 여자는 아이를 많이 낳는 게 애국이다"는 식의 여성 비하 발언이 주를 이뤘다고 한다. 정작 교사 본인들은 우스갯소리로 포장하고, 좋은 뜻으로 한 말이라고 하지만 받아들이는 학생들은 불쾌감을 넘어 성 범죄 '가해자'로 지목하고 있다.불과 몇년 전만 해도 방송에서조차 후덕한 인상의 여성을 부잣집 맏며느리에 비유하고, 여성의 다리를 비하해 '조선 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여성 인권과 성평등에 대한 인식 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아직도 일선 학교 교사들은 이러한 표현들이 잘못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예전부터 수업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던 표현이라는 인식이 짙게 깔려 있기 때문이다. 전국 교단에서 아직도 이러한 구태가 만연하고 있음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인천시교육청이 지난달 10일부터 20일까지 해당 6개 학교에 대해 실태를 조사한 결과 성적 수치심을 유발했다고 지목받은 교사가 57명에 이른다. 인천시교육청은 해당 6개 학교 외에 나머지 학교에 대해선 실태 조사를 하지 않았다. 그나마 사후 조치도 교장·교감·해당 교사 사과, 학교장 지도조치가 대부분이다. 57명의 교사 중 3명이 병가를 냈고, 교사 1명만이 수업에서 배제된 상태다.일부 학교는 학교폭력자치위원회를 열고, 감사를 벌이겠다고 했지만 주의나 경고조치에 끝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감사와 위원회를 열기에 앞서 학교 관계자들이 "성적인 수치심을 주려는 의도가 아니었다. 수업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서였다"고 변명하고 있는 데서 짐작할 수 있다. 학생들이 수치심을 느끼고 범죄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데도 '수업 분위기를 부드럽게 전환하기 위한 별다른 뜻 없이 한 발언'쯤으로 여기고 있는 교육 당국의 잘못된 인식부터 개선돼야 한다.

2018-10-15 경인일보

[사설]사립유치원 비리, 민생적폐 척결 계기돼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전국 사립유치원 비리 현황으로 국민적 공분이 일고 있다. 그동안 언론을 통해 간혹 보도됐던 유치원 비리 사건에도 불구하고 버리지 않았던 교육기관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가 완전히 붕괴된 탓이다.정부는 2012년부터 매해 누리과정 예산 2조원을 사립유치원에 지원하고 있다. 그런데 박 의원이 공개한 17개 시도 교육청의 2013~2018년도 유치원 대상 감사자료에 따르면 유치원 1천898곳에서 5천951건의 비리가 적발됐다. 비리내용과 횡령수법은 그야말로 목불인견이다. 고급차량 유지와 명품가방 구입에 돈을 썼고, 납품업체와 가짜 계약을 통해 뒷돈을 돌려받는 수법 등을 보면 결코 교육자로 인정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 마저도 감사에 승복한 결과이고 박 의원은 감사에 불복한 사례까지 모아 추가공개를 예고한 상태다.법적 교육기관인 사립유치원의 국고지원금 불법비리 만연 현상은 교육현장 종사자의 도덕불감증 탓이 크지만, 혈세를 지원하고 관리를 포기한 정부의 직무유기 탓도 그에 못지 않다. 정부는 사립유치원만 국가관리 회계시스템에서 제외하고 있다. 올 초 이 시스템에 사립유치원을 포함시키려다 포기했다고 한다. 사실상 예산을 지원하고 원장이 마음대로 쓸수 있도록 방치한 셈이다. 그 결과 유치원생의 급식은 부실해졌고, 유치원 교사 처우는 최악이다. 정부 지원금을 제대로 활용한 유치원만 바보가 됐다.국민의 현장 경험에 비추어보면 사립유치원의 국고지원금 횡령 비리는 빙산의 일각이다. 국고지원금과 보조금을 약탈하는 행위는 사실 정부의 국고지원 및 보조사업 전체에 만연한 것이 현실이다. 정부의 많은 사업에서 재정투입에 비해 결과가 미미한 사업들이 얼마나 많은가. 고용지원금 등 국고지원사업 예산횡령을 전문적으로 알선해주는 브로커들이 암약하고 있다는 개탄이 나올 정도다. 예산집행 현장의 비리를 방치한 결과 당당하게 국민세금을 도둑질하는 민생적폐가 우리 사회 곳곳에 암세포처럼 번지고 있다.정부는 이번 사립유치원 비리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현 정부는 복지분야 세원확보를 위해서는 증세도 감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이 납부한 세금을 지키지 못하면서 납세부담의 확대를 거론하는 것은 순서가 바뀐 요구다. 이제는 권력적폐 청산 만큼이나 국민세금을 좀먹는 민생적폐 청산에 국가 공권력을 집중해야 한다.

2018-10-14 경인일보

[사설]일자리정부의 공공기관 단기고용 확대 꼼수

지난달의 취업자수가 전년 동월 대비 4만5천명 증가했다. 청년실업률도 1년 전 보다 약간 낮아졌다. 지난 8월의 일자리 증가가 3천명에 불과해 충격을 주었던 점을 감안하면 다행이어서 정부, 여당 관계자들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러나 고용부진 장기화 개연성이 커져 고민이다.12일 통계청이 발표한 일자리동향에 따르면 고용률이 올해 2월 이후 8개월째 내리막 행진 중이다. 특히 경제활동의 중추인 30~40대를 기준으로 고용사정이 더 나빠지고 있다. 지난 9월의 30대 고용률이 감소해서 올해 1월 이후 9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반전했으며 40대 고용률은 8개월째 축소된 것이다. 전달의 상용노동자는 27만8천명이 증가한 반면에 임시 및 일용직 노동자수는 23만9천명이나 감소했다. 임시일용직 일자리수는 2016년 1월 이후 3년째 감소하고 있다. 실업자수는 9개월 연속 100만 명을 넘어 외환위기 때의 10개월 연속 최장기록에 육박하고 있으며 실업률은 13년 만에 최고다.갈수록 가팔라지는 '알바절벽'은 점입가경이다. 금년 1월부터 9월까지 청년과 대학생들이 주로 찾는 아르바이트 채용공고건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13%나 줄었다. 금년 들어 전국에서 폐업한 편의점수는 1천900개로 작년 한해 문 닫은 편의점(1천367개)수의 1.4배에 이른다. 올해 상반기 7대 보험사의 자영업자 보험해약 건수는 11만8천699건으로 지난해보다 1만4천890건이나 급증했다. 갈수록 나빠지는 내수경기에다 최저임금 인상 폭탄이 결정적 원인이다.설비투자는 올해 3월부터 6개월째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1997년 9월부터 1998년 6월까지 10개월 연속 감소한 이래 20년 만에 최장기간이다. 향후의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3개월째 둔화하고 있는데 지난달의 경우 전달보다 0.4포인트 떨어진 99.4로 2016년 2월 이래 2년6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한 해외 투자은행(IB)들의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끌어내리기는 설상가상이다. 국내요인은 차치하더라도 미중 간 무역 갈등에다 국제유가 불안 및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 등이 점쳐지는 탓이다.정부가 다급했다. 기획재정부가 공기업과 공공기관에 임시직과 일용직 등의 단기고용 확대를 주문한 것이다. '혈세만 낭비하는 꼼수'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생겼다.

2018-10-14 경인일보

[사설]대북 비핵화협상 한미공조 이상없나

대한민국 정부가 미국 정부로 부터 제대로 면박을 당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 한국의 5·24 제재 해제 검토에 대해 "그들은 우리의 승인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5·24 조치 해제 용의를 묻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질문에 "관계부처와 검토 중"이라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대해 북한의 비핵화 선행조치 없이는 제재해제도 없다는 자신의 원칙을 '승인'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분명히 한 것이다.미국 정부도 전날 강 장관 발언으로 초래된 한국내부의 논란을 모를리 없을 것이다. 강 장관은 보수야당 의원들이 반발하자 "범정부 차원의 본격적인 검토는 아니다"고 답변을 수정하고 사과까지 했다. 외교부는 "현 단계에서 정부 차원에서의 본격적인 검토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장관 발언을 공식 부인했다. 미국 입장에서는 해프닝으로 치부할 수도 있었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쐐기를 박고 나선 것이다.대북 비핵화협상에 임하는 한미 양국의 공조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진행중인 한반도 평화협상 국면과 관련 한국과 미국의 역할분담론은 정부 스스로 인정한대로다. 즉 한국은 대북 평화협상을 통해 북한을 협상장으로 인도하고, 미국은 북한과 비핵화협상을 주도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역할분담의 진행속도와 관련 남북 평화협상의 진전이 미북 비핵화협상의 진도를 압도한다는 비판이 있었다.트럼프 대통령의 '승인' 발언은 동맹국에게 무례한 발언이었다. 하지만 이는 미국이 남북 평화협상 과정에서 보여준 한국측 태도를 무례하게 여기고 있다는 반증일 수도 있다. 평양회담의 남북군사합의서에 대한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불만표시와, 5·24조치 해제검토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고압적인 거부의사 통보는 예사롭지 않다. 한미 정상간의 덕담 속에 가려졌던 한미동맹의 이상 징후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강경화 파문'으로 대북제재 해제를 지렛대로 먼저 남북평화체제를 견인하자는 정부의 입장과, 대북제재 유지를 지렛대로 북한 비핵화를 실현하겠다는 미국의 입장 차이가 선명해졌다. 이 시점에서 미국에 북한 비핵화 협상을 의뢰한 처지에서 미국의 협상 지렛대인 대북제재를 우리가 먼저 걷어차는 것이 옳은지 심각하게 고민할 때가 됐다.

2018-10-11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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