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국민 간청에도 중국인 입국금지 외면하는 정부

한 순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온상 국가로 전락한 대한민국을 향해 세계 각국이 국경을 폐쇄하고 있다. 이스라엘, 홍콩, 바레인 등 7개국이 한국인 입국을 공식 금지했고, 10개국은 한국인 입국자 격리 등 입국절차를 강화했다. 미국, 대만 등은 한국 여행경보를 최고단계로 격상했다. 급기야 코로나19 발생지인 중국 한국총영사관은 중국인 유학생의 한국 입국 연기를 권고하고, 한 지역공항은 25일 한국 항공편 탑승객 전원을 강제 격리 했다.대한민국과 한국인이 코로나19의 최대 피해국이자 가해국으로서 국내에서는 공황상태에 빠지고 국제사회에서는 경원의 대상이 된 사태의 급변이 너무 참담하다. 이와관련 코로나19 발생 초기에 전문가와 국민이 한 목소리로 간청한 중국인 입국제한을 외면한 정부에 대한 비판과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2일 마감된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76만 명이 중국인 입국금지를 요청했다. 대한의사협회도 발생 초기부터 6번이나 요청했다. 이 정도면 간청과 읍소였다. 하지만 정부는 청원 답변을 회피한 채 후베이성만 봉쇄한 최초 대응에서 요지부동이다.일각에서는 이젠 중국인 입국제한 조치가 소용없다고 자조한다. 때를 놓친 데다 효과도 없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국내 코로나19 사태는 내국인 감염이 만연된 상황이다. 신천지 교회, 가톨릭 성지순례단, 대형 기독교 교회 등 종교시설과 병원, 보건소가 감염의 온상이 되고 있다. 또한 중국인들 스스로 한국 입국을 기피하는 실정이다. 중국 정부가 한국인 입국금지를 고민해야 할 실정이 된 것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과 전문가 집단인 의협은 지금이라도 중국인 입국금지를 결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해외 감염원을 봉쇄하고 국내 감염 저지에만 몰두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복지전문가인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은 국내 감염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해외감염원 봉쇄는 의미 없다고 밝혔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우리 국민이 중국을 드나들려면 중국인 입국금지는 불가하다고 단정했다.정부는 뒤늦은 중국인 입국금지 조치는 정부의 초기 방역대책 실패를 자인하는 꼴이 될 뿐 아니라 실효적인 방역 효과는 없이 중국의 진노만 살 것을 우려할 수 있다. 하지만 대통령의 '조기 종식' 희망이 무참해진 상황의 반전을 생각하면, 현재의 상황도 어떻게 변할지 예측할 수 없다. 국민의 간청을 외면한 정부의 고집이 어떤 결과에 이를 지 모든 국민이 주시하고 있다.

2020-02-25 경인일보

[사설]기대에 못 미치는 인천의 여당의원 물갈이

인천지역의 현역 국회의원 물갈이는 일단 야당인 미래통합당이 기선을 제압한 모양새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지난 19일 3선인 홍일표 의원의 인천 미추홀갑 지역구를 우선추천지역으로 결정한데 이어 21일엔 미추홀을 지역구까지 우선추천지역으로 정해 '친박' 핵심인 3선의 윤상현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시켰다. 중·동·강화·옹진 지역구의 안상수 의원은 미래통합당의 '험지'로 손꼽히는 계양갑 출마를 자진선언했다. 당의 대대적인 물갈이 기조에 따라 현재의 지역구에서 공천받기가 어려워지자 스스로 험지를 찾았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당초 미추홀갑 지역구로 출마결심을 굳혔던 유정복 전 인천시장은 당의 우선추천을 받아들여 남동구갑으로 옮겼다.반면 더불어민주당의 물갈이 조짐은 아직까지 보이질 않는다. 오히려 현 구도의 유지 쪽으로 결론이 내려진 듯하다. 인천지역의 미래통합당 움직임과는 대조적이다. 본인의 강력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4선 중진으로서 '험지차출설'이 끊이질 않았던 인천의 최다선 현역인 송영길 의원을 당은 인천권역의 총선을 기획하고 총괄하는 공동선대위원장에 임명했다. 이로써 인천의 현역의원 물갈이 가능성을 당 스스로 크게 줄여버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인천시장과 4선 의원을 지낸 민주당의 인천 맹주인 송 의원이 지역 현역의원 물갈이를 주도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서다. 대상 의원 7명 가운데 초선이 4명이어서 애당초 물갈이 폭이 크지 않았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갖는다.20대 국회는 가장 참혹한 국회로 평가받는다. 오죽했으면 '식물국회'를 넘어 '동물국회'라고들 했을까. 개원 이후 공전을 거듭하더니 아예 지난해 4월부터는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선거법과 공수처법을 '패스트트랙'에 올려놓는 과정에서 점거, 몸싸움, 욕설, 심지어 폭력까지 난무하는 비정상적 비상식적 상황들이 이어졌다. 여든 야든 어떤 국회의원이라도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이 시대 가장 고통 받고 있는 청년세대를 대변할 20∼30대 국회의원이 지난 총선에서 고작 3명만 선출됐을 뿐 50∼60대가 재적의원의 80% 이상인 현실도 현역의원 물갈이론이 힘을 얻게 된 중대 요인이고 배경이다. 그런 면에서 여당이자 국회 제1당인 민주당의 인천 현역의원 물갈이는 인천지역 유권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제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2020-02-25 경인일보

[사설]지방정부 스스로 코로나19 대책 세울 수 있어야

코로나19 사태가 주말을 지나면서 준 전쟁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인천시를 비롯한 대부분의 공공기관들이 작은 규모의 회의마저 취소하고 있다. 경기도는 신천지 관련 시설을 전격 폐쇄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군인들의 외출 외박도 전면 금지되었다. 초·중·고 등 각급 학교도 일제히 개학을 늦췄다. 대형교회들도 주일이라고 부르면서 제일 중요하게 여기는 일요일 예배행사를 갖지 않고 있다. 학교의 학사일정이 늦춰지고, 군인 통제가 이뤄지고, 교회가 일요일 예배 행사를 열지 않는다는 것은 이번 상황이 얼마나 엄중한지를 잘 보여준다.시민들의 출퇴근 모습도 확 바뀌었다. 인천의 경우 거주자 중 확진환자가 1명도 없던 터여서 그런지 많은 시민들은 코로나19 대처에 미온적이었다. 하지만 지난 주말 사이 부평에 거주하는 60대 여성 1명이 확진자로 판명되면서 분위기는 일변했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시민들을 찾아보기 어렵고, 개인적 모임도 줄줄이 취소하고 있다. 서민경제의 중요 축인 식당들은 죽을 맛이다. 하루빨리 사태를 진정시켜야 한다. 여기에는 당국의 선제적 대처와 투명한 정보 공개가 핵심이다. 확진자가 누구와 접촉했는지를 알려주는 동선 공개는 필수다.하지만 인천시는 확진자 동선 파악과 공개에 서투른 모습을 보였다. 1명의 확진자 판정이 나온 지난 22일의 1차 역학조사 과정과 이튿날인 23일 2차 역학조사 과정에서 이 확진자가 금요일인 21일에 방문한 부평5동 행정복지센터와 우리은행 부평금융센터 등 2곳을 놓친 것이다. 인천시는 24일 오전에야 이들 2개 기관이 어디인지를 공개했다. 은행에서 밀접 접촉했던 1명은 이미 캐나다로 출국한 뒤였다. 다행히 이들 기관은 주말에 문을 열지 않아 더 많은 확산 우려를 줄일 수는 있었다.인천이 코로나19에 뚫릴 경우에는 국가적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인천은 국제공항과 항만 등 국가 기간시설이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지금까지 인천시나 경기도와 같은 지방정부의 대처가 중앙정부를 뒤따라가는 모양이었다. 정부 방침이 먼저 정해진 뒤에야 지방정부가 그에 맞는 보조를 취해 왔다. 이 점이 이번 사태를 키운 원인 중 하나로 보인다. 시민 목숨이 걸린 전염병 발병 상황은 지방단체장이 좀더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통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중앙정부의 눈치를 보지 않고서 과감하고 선제적인 결단을 지방정부 스스로 내릴 수 있어야 한다.

2020-02-24 경인일보

[사설]코로나19 퇴치 위한 정당연대 필요하다

코로나19 사태로 국회 본회의 일정이 취소될 정도로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다. 지난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한 인사가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되면서 토론회에 참석했던 정치인들이 검사를 받는 상태에 이른 것이다. 이제 우리 국민 중 코로나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정치권은 우선 코로나 3법을 조속히 통과시킴으로써 방역당국의 조치를 뒷받침하는 체제를 갖춰야 한다. 또한 추가경정예산안도 통과시킴으로써 어려움에 처한 영세상공인과 자영업자는 물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여야 모두 코로나19 총력 대응과 경제 피해 최소화를 위한 추경 편성에는 공감하지만 여당은 신천지 교단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강조하는 반면, 미래통합당은 중국 전역에 대한 입국 금지 조치를 시행할 것을 주장하면서 대립하고 있다. 대책에 대해 여야의 생각이 다를 수 있지만 행여 정치적 유불리가 개입되어선 안된다.정부 대책에 대한 비판과 보완의 차원을 넘어 정치적 비난으로 인식될 수 있는 정쟁적 요소는 배제해야 한다. 미래통합당의 고위 인사는 '슈퍼전파자는 다름 아닌 정부 자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해야 할 정부는 그 존재조차 국민으로부터 의심받는 실정' 등의 내용이 포함된 특별성명을 발표했는데 이러한 비난은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태 해결은 결국 정부의 몫이다. 책임소재를 둘러 싼 공방은 사태가 어느정도 진정된 후에 해도 늦지 않다. 메르스 사태 때 당시 문재인 민주당 대표가 한 발언을 가지고 정부 대책을 비난하는 것도 온당한 태도가 아니다.정부여당도 중국 전역에 대한 입국 금지 등의 조치도 긍정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미 국내의 지역사회감염이 일어났기 때문에 중국 관련 입국 금지가 타당하지 않다는 당국의 인식은 국민 일반의 생각과는 괴리가 있다.민주당과 통합당을 포함한 정치권은 정쟁을 멈추고 국회가 주체가 되어 '(가칭)범국민 코로나19 퇴치 위원회'를 만들어 전문가들에게 실권을 주고 정치권은 이를 적극 지원하는 체제를 갖출 필요가 있다. 코로나 퇴치는 과학과 행정의 영역에 맡기고 정당연대를 통해 정치권이 사태해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국난에 버금가는 사태 앞에서도 정쟁을 일삼는 정당은 21대 총선거에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2020-02-24 경인일보

[사설]코로나19 '심각' 격상하고 국가총력전 나선 대통령

지난 주말을 지나면서 대한민국은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이동했다. 발생지인 중국 못지 않은 코로나19 확산 국가가 됐기 때문이다. 지난 주 초 확진자는 30명에 불과했다. 18일 31번 확진자가 나오면서 상황은 긴박해졌다. 20일 최초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100명을 넘더니, 주말을 거치면서 어제는 확진자가 600명을 넘고 사망자는 6명으로 늘었다. 국민은 충격에 빠졌고, 세계는 우리를 경계하기 시작했다.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직접 코로나19에 대한 정부의 위기경보 단계를 '경계'에서 '심각'으로 격상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와 지자체, 방역당국과 의료진, 지역주민과 전국민이 혼연일체가 되어 총력 대응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점"이라고 국가 총력전도 선포했다. 이에따라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휘하는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총리가 주재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로 격상됐다.이날 대통령이 나선 것만으로 코로나19 현장대응의 많은 부분이 해결되거나 해소될 전망이다. 우선 의료계의 반발로 진전이 없던 원격진료 한시허용이 오늘부터 실시된다. 이제 코로나19 의심환자는 집에서 전화로 진료와 처방을 받을 수 있다. 이 조치만으로도 바이러스 차단효과는 배가될 것이다. 해당 부처 장관이 좌고우면하던 사안이 대통령의 결단으로 실행된 것이다. 대통령은 또 전국의 신천지 시설 폐쇄의 불가피성을 호소하고 협력을 구했다. 이 호소는 다른 종교단체와 집회 주최측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규정에 얽매이지 말고 전례 없는 강력한 대응을 주저말라"는 지시로, 법정 수업일수로 개학, 개강 연기를 망설이는 교육현장이 능동적으로 대응할 여지가 생겼다.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의 결단에 대해 만시지탄을 거론하지만, 하루라도 빨리 단행한 결단으로 이해하고 협조할 필요가 있다. 현재의 코로나19 사태는 누구 탓을 가리는 논란을 벌이기에는 너무 엄중하다. 따질 일이 있으면 사태의 종식 이후에 거론해도 충분하고, 최종적으로는 국민들이 정부의 대처를 총체적으로 평가할 것이다.국난이 닥칠 때마다 우리 국민은 자발적으로 단결해 위기를 극복했다. 지금은 대통령, 여야 정당 지도자들이 조건 없이 협력해 국난 극복을 위한 국민통합을 이뤄낼 때이다. 그 중심에 대통령이 있다. 대통령은 국민의 조력을 요청한 만큼, 오로지 국민 안전을 사태해결의 근본으로 삼아야 한다. 정치, 외교는 후순위다.

2020-02-23 경인일보

[사설]코로나19 불안해소가 경기회복의 첩경이다

예정대로라면 고양시 일산 킨텍스 이마트타운이 오늘부터 영업을 재개한다. 이마트 트레이더스 직원 한 명이 코로나19 양성반응자로 밝혀져 이마트(지상 1, 2층)와 지하 1층의 트레이더스, 일렉트로마트 등 전체 공간을 3일간 폐쇄했었다. 의심환자는 지난 15일 배우자와 함께 대구 킨벨호텔 예식장을 다녀왔다.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임시휴업에 돌입한 유통점들이 속출하고 악화된 업황을 버티지 못한 기업들에선 감원 등 구조조정 움직임이 번지고 있다. 에스오일과 LG유플러스가 첫 명예퇴직을 추진하고 두산중공업은 이미 대규모 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외식, 숙박업은 물론 결혼, 장례식도 확 줄었으며 지난달 영화관 관객수는 201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오프라인 매장에도 손님이 줄어드는 등 직접적인 타격이 현실화되고 있다.지난 1월에 반등 기미를 보였던 한국 수출도 중국 발 대형악재로 다시 주저앉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2월 들어 하루 평균 수출액이 전년보다 9% 이상 빠진 것이다. 중국의 주요 생산라인과 유통망이 사실상 가동을 멈추면서 한국의 중간재와 소비재 수출이 모두 차질을 빚은 때문이다. 3월 이후 수출전선에 더 어두운 먹구름이 드리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코로나19 파장이 금년 2/4분기까지도 이어질 수 있어 정부가 내세운 수출증가율 목표치 3% 달성도 불안해졌다.작년에 정부가 나랏돈을 풀어 2% 성장률에 겨우 턱걸이한 한국경제가 금년에는 더 주저앉을 개연성이 커졌다. 지난 17일 세계 3대 신용평가업체 무디스가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9%로 하향조정한데 이어 19일에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6%로 대폭 낮췄다. 해외 투자은행(IB)과 경제예측기관들도 경쟁적으로 한국의 1%대 성장을 점치는 실정이다.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이번 주 내에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1차 경기보강대책'의 발표를 예고했다. 추경예산 편성을 통한 소상공인 지원, 중국 진출기업의 국내유턴 촉진, 국내외 소재 공급망 다변화 등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발등의 불인 코로나19 척결 없이는 백약이 무효이다. 정부와 여당은 필사즉생의 각오로 국민 불안부터 해소해야 한다.

2020-02-23 경인일보

[사설]코로나 비상기구 만들어 대통령이 직접 지휘할 때다

2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 지역사회 감염은 기하급수적 증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날 하루에만 확진자 50명이상이 추가돼 100명을 넘겼다. 며칠 전만 해도 상상하지 못한 숫자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사실상 전염병 대유행을 의미하는 '팬데믹' 직전 단계라는데 견해를 같이 하고 있다. 불과 얼마전 당·정이 코로나19 모범 방역국가임을 자찬했던 상황이 무참해졌다.돌발적인 확산세에 놀란 민심은 정부를 향해 비상한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한 1차 방역망이 허무하게 무너지면서, 정부의 코로나19 위기관리 전반에 대한 의심이 깊어진 탓이다. 20일 노형욱 국무조정실장의 국회 보고는 정부 위기관리 체계의 혼선을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노 실장은 자영업자 임대료를 정부가 보전해주는 대통령 긴급재정경제명령권 발동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국무조정실은 긴급재정명령권을 언급한 바 없다는 보도자료로 실장의 발언을 부인했다.국무조정실장의 발언을 국무조정실이 정정하는 해프닝이 심각한 건, 그동안 코로나19로 초래된 전방위적 위기 관리에서 드러난 정부의 안이한 대응의 연장선이라는 점 때문이다. 코로나19 발생 초기엔 우한 교민 수용지역을 변경해 사회적 혼란을 자초했다. 전문가 집단의 중국인 입국 금지 확대 요청을 외면하는 동안 7만명에 이르는 중국인 유학생 대책은 대학의 자율에 맡겼다. 경제가 비상국면에 처하자 대통령은 낙관론을 접고, 기업의 요구를 전폭 수용하라 했지만 대책은 미시적이고 파편적이다. 마스크 시장은 정부의 관리대책을 비웃는 매점매석이 끊이지 않는다. 초·중·고는 법정 수업일수 때문에 개학을 미룰지 말지 고민하고 있다.국가위기 상황이다. 하지만 방역, 경제, 교육 등 코로나19가 초래한 전방위적 사회 위기 상황에 대처하는 정부의 대응은 부처별로 산만하다. 장관들은 대통령의 눈치만 보거나, 대통령의 지시를 이행하는 흉내만 내는 것처럼 보인다.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휘하는 중앙사고수습본부의 방역대책 만으로 수습할 단계를 넘어섰다. 국가위기관리위원회와 같은 비상기구를 설치해 대통령이 직접 지휘해야 한다. 노 국무실장은 이날 국회에서 중국인 전면 입국금지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중국을 의식한 듯 종합적인 검토 대상이라고 모호한 입장을 밝혔다. 정부 부처가 모두 대통령만 보고 있으니 대통령이 직접 지휘할 때가 됐다.

2020-02-20 경인일보

[사설]시장 억제보다 임대주택 공급 확대가 정답이다

정부는 20일 수원 영통·권선·장안구, 안양 만안구, 의왕시를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했다. 또한 조정대상지역 주택구입 대출규제도 강화했다. 하지만 총선을 의식한 당의 만류로 발표가 연기되고 내용이 바뀐 대책이 효력을 발휘할 지 의문이다. 공급이 없는 시장 안정은 허구다.이와 관련 임대주택 공급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경기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기준 도의 공공임대주택은 34만4천호였다. 인천·서울을 합친 수도권 전체 임대주택의 52.3%다. 하지만 임대주택이 늘었다는 체감도는 떨어진다. 2017년 기준 도내 주택은 모두 약 500만호로, 10년간 공급됐거나 공급될 임대주택을 모두 합쳐도 전체 주택의 7.7%에 불과해서다.전국 최고의 임대주택 물량에도 불구하고 경기도 주택난이 풀리지 않는 이유는 LH를 앞세운 정부 주도의 공급체계 때문이다. 대규모 택지개발에 임대주택을 끼워넣는 식의 공급 형태가 많아, 대규모 택지개발지역은 임대주택 공급 과잉이, 택지개발이 없는 지역에는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했다.이러한 쏠림현상을 해소할 민간공공임대는 높은 장벽이 문제다. 공공임대는 경기도 전역에서 올해만 4만6천호가 공급될 예정이지만, 민간임대 공급은 0건이다. 민간임대정책이 시행된 2015년 이후 현재까지 실제로 입주한 사례가 없다. 지난 5년간 민간 사업자의 민간임대사업신청 56건 중 47건(84%)이 불수용·반려·취하됐다. 민간임대주택 특별법은 입지기준에 별다른 제약을 두고 있지 않지만, 도는 민간임대주택이 지어질 입지가 '도시지역은 자연녹지 50% 이상·비도시지역은 계획관리지역 50% 이상'인 경우로 진입 장벽을 세워 놓았다.경기도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자체 재원사업으로 4만1천호를 건설하는 등 20만호의 임대주택을 공급할 예정이다. 2013년부터 5년간 공급된 15만7천호의 1.2배 규모다. 주택난을 해결할 '정공법'은 임대주택이다. 집 없는 서민·중산층을 위해 양질의 공공임대주택을 꾸준히 공급해야 한다. 더불어 민간임대주택에 대한 엄격한 잣대를 합리적으로 풀어 임대주택 공급 물량을 늘리는 것도 절실하다. 부동산 불패라는 주홍글씨를 지울 정부의 종합적인 부동산 로드맵을 기대해본다.

2020-02-20 경인일보

[사설]새국면 진입한 코로나19, 위기경보 상향 고려해야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환자가 하루 새 대거 발생해 심각한 국면에 들어섰다. 그동안 국내 감염이 진정단계에 진입한 것이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낙관론이 있었지만, 대구·경북지역에 확진환자가 18명, 서울·수원에 각각 1명이 발생했다. 특히 수원에서는 20번 환자의 딸인 10세 초등학생이 양성판정을 받았다. 이는 국내 첫 미성년자 감염자다. 이들은 모두 최근 해외에 다녀온 이력이 없어 지역사회 확산 우려가 현실화된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하지만 문제는 대구·경북지역에서 18명의 확진자가 한꺼번에 발생했다는 점이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국내 첫 슈퍼전파자가 등장한 것이다. 이들은 대구 신천지교회에 다닌 신도였다. 이 중 31번 환자는 가벼운 교통사고로 대구의 한방병원에 입원한 지난 7일부터 오한과 인후통 증세가 나타났다고 한다. 10일엔 고열증세로 의사로부터 신종 코로나 검사를 권유받았지만, 거절한 채 병원을 벗어나 교회, 호텔 뷔페식당, 예식장 등을 돌아다녔다고 한다. 특히 예배를 볼 때 신도 수가 1천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31번 환자가 격리되기 전에 접촉한 사람들을 특정하기도 어렵고 그 수가 얼마나 많은지조차 알 수 없다는 점이다. 감염자 급증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신학기를 앞둔 학생들의 건강 및 안전확보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간담회에서 "지역사회 감염 대응체계를 대폭 강화해 지역사회에 확실한 지역 방어망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전날에도 '비상경제 시국'이라는 말까지 쓰며 정책 총동원령을 내리기도 했다. 이는 며칠 전 국민들에게 "일상생활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한 것에서 한참 후퇴한 발언으로 그만큼 상황이 위중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이미 대한의사협회가 정부의 코로나19 1차 방역이 사실상 실패했다며 감염병 대응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사태가 더 심각할 경우 중국 전역으로부터의 입국제한 조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런데도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숫자만 가지고, 위기경보 격상을 논하기에는 빠르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슈퍼전파자가 등장한 마당에 마냥 지켜만 볼 수는 없다. 조만간 중국인 유학생들도 대거 입국한다. 전염병 위기 경보 수준을 최고등급인 '심각' 단계로 상향하고 방역체계에 온 힘을 쏟아야 할 때다.

2020-02-19 경인일보

[사설]전면 재기획 필요한 인천 상상플랫폼 사업

인천시가 내항 재개발의 첫 프로젝트로 추진해온 '상상플랫폼' 조성사업이 소송전으로 번지고 있다. '상상플랫폼'의 민간사업자인 CJ CGV가 지난해 12월 갑자기 사업 포기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인천시는 최근 CJ가 사업을 돌연 취소한 데에 귀책사유가 있다고 보고 손해 배상을 요구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인천시가 소송전에서 이긴다 해도 5억원 내외의 설계비와 매몰비용 일부를 보상받을 수 있을 뿐 운영방안은 원점에서 다시 수립해야 한다.상상플랫폼 조성사업은 2016년 국토부 도시재생 공모에 선정된 개항창조도시 재생사업의 선도사업이다. 인천내항 8부두에 있는 곡물창고를 총 사업비 696억원을 투입하여 지상 4층, 연면적 2만2천㎡의 창업지원 공간, 문화공연 전시체험장 등으로 리모델링할 계획이었다. 당장 급한 것은 CJ가 사업을 포기하면서 이 사업은 백지상태가 된 것이다. 사업을 재추진하기 위해서는 운영계획을 다시 수립하여 국토부, 해수부와 협의하는 절차를 밟아야 하니 2년의 시간을 허비한 셈이다.인천시는 50명 이상으로 구성된 '시민참여단'을 모집해서 상상플랫폼 활용방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자문 기구 성격의 시민참여단 운영과 별도로 사업 목표와 전략을 다듬고 그에 따른 설계도를 다시 작성하는 것은 인천시의 몫이다. 이 사업은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내항 및 개항장 일대의 산업시설과 역사문화자원, ICT 기술을 융합한 고부가가치 신성장산업의 플랫폼 조성을 통한 항만 재생 글로벌 모델을 창조한다는 기본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한다.이 사업을 민간위탁으로 추진할 경우 공공성과 수익성의 조화가 관건이다. 인천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미디어 스튜디오, 예술인 공예작업실, 각종 미디어 콘텐츠 개발을 지원하는 콘텐츠랩, 창업 지원을 위한 크레프트 마켓을 도입해야 한다. 수익기능은 북카페나 매점, 영화관 카페나 베이커리, 리테일숍 등이다. 민간사업자의 경우 수익성 확보를 위해 공공기능이나 주변 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한 파급효과는 뒷전이다. 자칫 공적 자원을 투입하고서도 민간사업자의 수익 보장을 위해 도시재생사업 본연의 목적을 포기해야 하는 역설을 방지해야 한다. 공공성 확보와 도시재생 효과의 극대화를 위해서는 인천시의 투자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할 것이다.

2020-02-19 경인일보

[사설]당정청 자충수 될 '수용성' 추가규제 엇박자

수원, 용인, 성남시에 대한 정부의 부동산 추가규제가 제동이 걸렸다. 민주당이 규제 발표를 총선 이후로 미룰 것을 강력하게 요청한 탓이다. 민주당은 현역 강세지역인 수·용·성의 총선민심을 의식해 발표를 막았다. 결국 지난 주말 당·정·청회의를 마친 홍남기 부총리는 부동산 추가 대책이 수·용·성을 특정한 것은 아니라며 한 발 물러섰다. 두 가지 측면에서 수·용·성 규제를 둘러싼 당·정·청 엇박자는 임미리 교수 고발 사태 처럼 여권의 자충수가 될 공산이 높다.우선 민주당의 규제 발표 연기를 수·용·성 시민들이 환영할 이유가 없다. 이미 정부가 확고한 규제 의지를 밝힌 이 지역의 규제 효과는 작동됐다. 발표를 미뤘다고 정부가 추가 규제의 핵심 지역으로 지목한데 대해 시장이 반응하지 않을리 없다. 시장은 수·용·성을 떠나 다른 지역을 탐색할 것이다. 동탄신도시, 화성, 시흥, 구리 등 투자 차익 실현이 가능한 9억원 이하 아파트 밀집 지역이 널려있다. 수·용·성 중저가 아파트는 규제 발표전 마지막 상투를 잡으려는 갭투자가 몰린 뒤, 규제 발표 후 거래절벽에 몰릴 것이다. 민주당이 13개 선거구 중 현역의원 선거구가 9개인 수·용·성 민심을 규제발표 철회도 아닌 연기로 무마하려는 것은, 수·용·성 시민들에겐 모욕적이다.수·용·성 규제 연기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신뢰를 결정적으로 해칠 것이다. 집값 안정은 문재인 대통령이 이 정권 끝까지 모든 대책을 퍼부어 반드시 지켜내겠다고 공언한 대국민 약속이다. 지난해 반시장적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12·16 부동산대책을 밀어붙인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마저도 효과가 없으면, 집 값이 잡힐 때 까지 추가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고, 이번 수·용·성 추가규제도 이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의 총선 걱정에 대통령의 의지가 꺾인 셈이니, 대통령의 공언이 국민 앞에서 식언이 됐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반시장적일 뿐 아니라 정치적이라는 추가 비난을 피할 수도 없게 됐다.홍 부총리는 엊그제 한 방송에서 이번 주내로 부동산 추가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격상승 억제, 실수요자 보호, 불법 탈세 부동산거래 단속강화 등 추가 대책 내용을 예고했다. 하지만 당의 질책에 규제지역 발표를 미뤄 스스로 정책의 일관성을 깬 정부다. 어느 국민이 귀담아 곧이 곧대로 듣겠는지 의문이다.

2020-02-18 경인일보

[사설]지역사회 감염 전제한 방역대책 전환 시급하다

어제 감염경로를 확인할 수 없는 코로나19 31번째 확진자가 발생했다. 노부부인 29·30번 확진자에 이어 감염경로가 오리무중인 세번째 확진자다. 특히 29·30번 확진자는 서울 종로에 거주하고, 31번 확진자는 대구에 거주해 코로나19의 무차별적인 지역사회 감염 신호탄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대한의사협회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29·30·31번 확진자에 대해 "감염경로를 밝히기 어려운 전형적인 지역사회 감염의 사례로 의심된다"며 "냉정하게 판단할 때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한 1차 방역이 실패했다"고 단언했다. 그리고 정부측에 방역전략의 전면적인 수정을 요청했다.정부의 방역망을 벗어난 지역사회 감염은 속도는 빨라지고 규모는 커질 수밖에 없다. 일본은 지역사회 감염으로 열도 전체가 공포에 휩싸였다. 그동안 우리 정부의 방역대책도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중국을 차치하더라도 코로나19 초기 방역과 관련 우리 정부는 일본에 비해서 효과적으로 선방한 것도 사실이다. 특히 단 1명의 사망자가 없는 것은 우리 의료 수준에 대한 신뢰를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하지만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된 것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정부 통제를 벗어난 코로나19의 자체 확산은 예상할 수 없고 그래서 더욱 무섭다. 질병관리본부가 이날 코로나19의 새로운 국면을 선언하고, 국내 의료기관에 입원 중인 모든 폐렴환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시행키로 한 것도 지역사회 감염을 확인하고 대처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일 것이다. 하지만 이 정도 조치가 지역사회 감염 방역대책의 전부라면 문제다.의협은 감염병 대응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하고 1차 병원이 참여하는 민관협의체 구성, 중국 전역으로부터의 입국제한 조치 검토를 제안했다. '심각하고 되돌릴 수 없는 위협의 가능성'을 사전에 예방하자는 취지에서다. 하지만 현실은 7만명에 이르는 중국인 유학생 대책으로 대학마다 혼란과 혼선이 일고 있다. 교육부가 개강연기, 기숙사 격리 등을 권고하고 대학이 알아서 하라고 방치한 결과다.정부는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에 대비한 방역대책 전환의 일환으로 중국인 유학생 대응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강제력을 발동할 필요가 있다. 중국인 혐오가 아니라 자국민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조치임을 중국측에 설득하는 일도 정부의 몫이다.

2020-02-18 경인일보

[사설]윤곽잡힌 정당 구도, 이젠 민생 공약 대결 나서야

어제 자유한국당과 새보수당, 그 밖의 전진당, 시민단체 등이 합쳐 미래통합당을 창당함으로써 보수세력의 단일대오가 형성됐다. 보수진영의 통합은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보수가 분열한 지 3년여만이며 지리멸렬했던 보수세력의 통합이 선거에 어떻게 작용할지 주목된다. 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이 합하여 민주통합당(가칭)으로 재편되면 더불어민주당, 미래통합당, 정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주축이 된 국민의당(가칭) 등 5개 정당으로 정당체제가 정열하게 된다.그러나 통합의 철학과 명분이 오로지 선거승리라면 이들의 통합이 시너지 효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정당의 분열과 통합이 지난 총선에서 유권자가 선택한 정당구도를 허무는 정치행위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 최소한의 양해와 설명도 없는 점이 아쉽다. 또한 여야 정당의 공천과 통합이 급물살을 타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정책과 공약을 뒷전에 미뤄 놓은 것도 문제다. 선거를 앞두고 위기에 직면한 정당들의 이합집산과 연합정치를 나무랄 수는 없다. 그러나 정책의제의 공론화는 정당들의 '헤쳐모여'에 가려서인지 좀처럼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미래통합당과 안철수 전 대표의 국민의당, 민주통합당 등의 정당이 중도와 혁신을 강조하고 있지만 어떤 내용의 중도와 혁신인지 구체적으로 알 수가 없다.2012년 19대 총선에서는 미래통합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이 보수정당임에도 불구하고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선거쟁점으로 내세우면서 총선 과반 획득은 물론, 그 해 말에 실시된 18대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이번 선거에서는 아직 이러한 정책 논쟁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는 지난 해부터 올해까지 이어진 선거법 및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의 패스트트랙과 조국 전 장관을 둘러 싼 진영간의 극한적 대립은 물론 선거국면에서의 정당들의 '헤쳐모여'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소모적 정쟁으로 민생입법과 정책들은 항상 관심밖으로 밀려났기 때문일 것이다.선거에서 정당들이 민생과 관련한 공약을 내세워 논쟁하고 이에 대한 지배적 담론과 사회경제적 쟁점축이 형성될때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이 설정된다. 정당통합 등 현실상황을 감안해도 정책과 공약이 우선순위에서 밀려서는 안된다. 지금부터라도 여야 정당들은 정책과 공약에 우선순위를 두고 이에 따라 승부를 겨루는 선거민주주의를 꽃피우기 기대한다.

2020-02-17 경인일보

[사설]부적합 마스크 판매 상도에만 맡길 일 아니다

코로나19 혼란을 일확천금의 기회로 보는 탐욕이 판을 치고 있다. 물건을 쌓아두고 터무니 없이 가격을 올리는 판매자들이 적발되고, 수십만 장씩 중국으로 반출하려다 적발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제는 한술 더 떠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부적합 판정을 받은 마스크까지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부적합 마스크에 대한 단속은 제쳐 두고라도 제대로 된 정보라도 제공해 주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경기도가 지난달 31일부터 전국 최초로 경기도 소비자정보센터에 '마스크 소비자 피해신고센터'를 설치한 지 10일 동안 714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시중에 유통된 마스크가 적합한지를 알아보려는 시민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지만, 제품이 적합한지 부적합한지를 판별할 수 있는 정보는 거의 없다. 마스크 제조번호·일자 등 간단한 정보조차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문제는 식약처가 부적합 판정을 내린 마스크의 제품명, 제조회사의 명단을 확인하더라도 문제의 제품이 회수된 이후 적합 판정을 받고 판매하는 제품인지 아닌지를 제대로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뒤늦게 식약처가 지난 12일부터 보건용 마스크의 생산·유통·판매에 대한 투명성을 높인다며 새로 생산하는 마스크의 품목·생산·판매 정보 등을 신고하도록 조치했지만, '뒷북' 비난을 사고 있다. 마스크 품귀현상이 나타났을 때부터 사재기, 가격 인상 단속과 함께 부적합 마스크 판매 예방을 위한 정확한 정보 제공의 조치도 함께 이뤄졌어야 했다.마스크 품귀 현상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코로나19 확진자도 늘고, 현장에서는 가격을 떠나 여전히 마스크를 구하기가 어렵다. 그런데도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고 있어 마스크 공급이 원활해질 것이라고 한다. 정부의 말에 도무지 진정성을 찾아볼 수 없다. 최근 서울시가 시내 소매점 1만2천곳을 점검한 결과 보건용 마스크 가격이 70% 이상 급등했다. KF94 기준 개당 2천∼4천원에 판매되고 있는 데 이는 2018년 4월 평균 가격 1천182원보다 69∼238% 오른 가격이다. 어렵게 구한 마스크마저 적합한 것인지조차 모르고 써야 하는 소비자들의 사정을 정부마저 외면해선 안 된다. 나중에라도 부적합 마스크 판매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부적합 마스크를 고가에 판매하는 것은 상도(商道)로만 따질 일이 아니다. 사람을 해치는 행위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2020-02-17 경인일보

[사설]쌍용차 위기 극복 위해 노·사·민·정 머리 맞대야

경인일보가 새해부터 선보인 '통큰기사'의 두번째 기획인 '희망의 그늘 쌍용차 그리고 평택'은 운명공동체로 묶인 한 기업과 한 도시가 처한 위기의 본질이 얼마나 다층적인지 보여주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9월 쌍용자동차 노사가 해고자 전원복직에 합의하자 "쌍용차 해고자 119명 전원복직 합의. 매우 기쁘고 감회가 깊다"며 "걱정이 많으셨을 국민께 희망의 소식이 되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대통령은 이에 앞서 7월 인도 방문에서 쌍용차 대주주인 마힌드라 회장을 만나 해고자 복직을 직접 당부했었다. 하지만 119명 중 46명은 여전히 유급 휴직 상태고, 사측의 대규모 정리해고와 노조의 옥쇄파업이 충돌한 2009년의 쌍용차 위기는 2020년에도 재현되고 있다.쌍용차와 평택의 위기의식은 괜한 것이 아니다. 전례가 있다. 한국GM 군산공장 폐쇄다. 한국GM 생산공장이 폐쇄되자 군산은 물론 전북경제가 침몰했다. 2013년 전북 수출의 29.3%, 2012년 지역내 총생산규모 4조8천억원이 공장폐쇄로 지금은 사라졌다.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1만2천명이 군산을 떠났고, 협력업체는 170여개에서 100여개로 줄었고 고용인원도 4분의 3이 줄었다.기자들이 만난 평택시민들은 군산의 불안이 남의 일이 아니라고 한다. 쌍용차 노동자는 평택시민이다. 평택서민 경제의 80~90%를 차지한다. 쌍용차가 잘못되면 수많은 실직자 가정으로 평택경제가 가라앉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민들의 불안은 말 그대로 걱정에 그친다. 정작 쌍용차를 정상화할 노사는 여전히 겉돌고 있다. 사측인 마힌드라 그룹은 최근 회사 정상화를 위한 5천억원 자본 투입계획을 밝혔지만, 직접 투자 2천300억원 외에 2천700억원 조달 방안은 오리무중이다. 노조 측은 회사의 구조조정 가능성을 의심하며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해고자 복직을 위해 대통령이 직접 나섰던 정부는, 산업은행을 내세워 쌍용차 자금지원의 전제로 구조조정을 요구하고 있다.쌍용차의 위기는 급변하는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에서 뒤처진 탓이다. '상하이자동차'와 '마힌드라' 그룹 등 외국자본의 약탈적, 소극적 경영이 원인이다. 하지만 쌍용차에는 평택시의 미래와 노동자의 생계가 걸려있다. 군산은 한국GM 공장폐쇄 이후 그 자리에 상생형 일자리 프로젝트가 가동됐다. 쌍용차의 평택은 사후가 아니라 사전에 상생형 쌍용회생 프로젝트가 가동돼야 한다. 여기에 노·사·민·정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

2020-02-16 경인일보

[사설]건설현장 불법 만연에 국민만 멍든다

국내 건설현장의 불법행위가 관행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지난 14일 민주노총 건설노동조합 경기도지부 노조원 50여 명이 "불법 외국인 노동자 막고 지역 건설노동자 고용으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자"며 여주시청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건설현장마다 중국어 등 외국어 안내판이 빠지지 않고 대형 현장에는 통역사가 상주하는 실정이다. 젊고 인건비가 싼 외국인이 급증하면서 한국인 근로자가 밀려나고 있는 것이다. 지나칠 정도의 외국인 불법고용이 화근이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2018년 5월 기준 건설업계 외국인 근로자는 약 22만명인데 이중 16만명인 73%가 불법취업자이다.건설업 불황이 길어지면서 불법적인 노동공급 구조가 고착되고 있다. 공사 자체가 줄어드니 하청업자들은 공사를 따내기 위해 최저가 수주경쟁을 할 수밖에 없고 적은 돈에서 이익을 뽑으려면 속칭 '오야지'로 불리는 중간관리자들이 헐값의 중국인 한족을 데려와 써도 모른 체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국내건설인력시장은 중국동포(조선족)가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중간관리자 100명 중 99명은 사업자등록증도 없이 불법으로 인력공급사업을 하고 있다. 사업자등록을 하면 세금을 내야하기 때문이다.한국인 건설노동자간의 갈등은 점입가경이다. 지난달 29일부터 경기도 성남시 금광동의 재개발현장에서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과 한국노총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이 채용문제로 대립하면서 공사가 보름가량 올스톱되었다. 전국 건설현장마다 노·노마찰이 일반화되어 서울시의 경우 매월 평균 80~90건의 '노조원 고용촉구집회'가 열린다. 건설현장의 일자리 배분이 노조 힘의 크기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노조들이 사활을 걸고 충돌하는 중이다.조선족 중간관리자들이 한국 법을 유린하고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법위에 군림하는 인상이다. 정부는 2017년 12월에 건설산업기본법과 건설노동자고용법을 개정하고 작년 6월에는 건설노사정위원회가 건설현장의 노노갈등을 줄여보자며 상생협약서를 체결했지만 성과는 별로이다. 경찰의 소극적 대응도 불만이다. 건설경기 침체로 건설일자리가 줄고 있어 불법 외국인채용과 노노갈등은 더 심해질 개연성이 크다. 공정차질, 품질저하, 안전위협, 납품지연 등 1차적 피해는 건설업체 몫이나 최종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 엄정한 법집행을 당부한다.

2020-02-16 경인일보

[사설]'수용성'으로 확대된 정부 부동산대책 후유증

지난해 정부의 12·16 부동산대책의 풍선효과로 부동산 가격이 폭등한 수원·용인·성남, 이른바 '수용성'에 대해 정부가 규제의 칼날을 뽑아들었다. 조정대상지역을 수원 팔달구와 광교지구, 용인 수지·기흥구, 성남 분당구에서 수원 권선·영통구, 성남 수정구로 확대 지정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아예 조정대상지역 추가 지정과 함께 수원 재개발 사업지역을 투기과열지구로 동시에 묶는 방안도 만지작 거리는 모양이다.조정대상지역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60%로 제한되고 총부채상환비율(DTI) 50%가 적용된다. 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2주택 이상 보유시 종합부동산세 추가 과세, 분양권 전매제한 등 다양한 규제가 가해진다. 투기과열지구는 9억원 초과 주택에 대해서는 LTV·DTI가 40%로 제한되고, 15억원 이상 주택은 대출이 금지되며 분양가 상한제를 실시할 수 있다.'수용성' 지역의 부동산 폭등은 사실 12·16대책 이후 예견된 상황이었다. 서울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9억원 이상 아파트에 대한 대출 규제를 실시하자, 발이 묶인 유동자금이 수도권의 9억원 이하 아파트 및 재개발·재건축 단지에 몰린 것이다. 그 결과 마포·용산·성동(마용성)과 '수용성' 지역은 대책 발표 이후 두달 동안 유례없는 부동산 폭등 사태가 벌어졌다. 특히 신분당선 연장, 인덕원선 건설 등 교통 인프라 확충과 재개발 호재가 많은 '수용성'이 '마용성'의 상승세를 압도했다. 건설업체들도 경기도내 공동주택용지를 확보하기 위해 수백 대 1의 경쟁을 벌이는 실정이다.결과적으로 강남의 9억원 이상 아파트 집값을 잡기 위한 12·16대책이 9억원 이하 아파트 가격 인상을 견인한 셈이 됐다. 그렇다고 강남 아파트 가격이 안정됐다는 증거는 없다. 보유자들이 시장의 동향을 살피며 집을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골병이 든 건 중산층 실수요자들이다. 현실적으로 접근 가능한 9억원 이하 아파트 가격만 득달같이 올라서다. 12·16 대책에 대해 정부가 중산층 사다리를 걷어찼다는 30대의 반발이 현실로 드러난 것이다.'수용성'에 대한 추가 규제는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부동산시장만큼은 확실히 잡겠다"며 "시장이 다시 과열되면 부동산대책을 계속 쏟아내겠다"고 밝힌데 따른 사실상의 첫 조치다. 어디든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면 쫓아가서 거래 장벽을 세우겠다는 것이다. 시장 논리를 무시한 거래 장벽이 어떤 후유증을 몰고 올지 걱정이다.

2020-02-13 경인일보

[사설]교육부 탁상행정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나

일선 교육현장 상황과는 전혀 맞지 않은 교육부의 '탁상 행정'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지난 2018년 어린이집 및 유치원의 방과후 영어수업을 금지시켰다가 학부모들의 강력한 항의에 유보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한 동안 잠잠하던 교육부가 또 다시 '일'을 벌였다. 교육부는 최근 시·도교육청에 "기간제 교원에게 담임, 생활지도 등 보직을 주지 말라"고 권고했다.2019년 4월 1일 기준 경기도 내 각급 학교 기간제 교사의 담임 비율은 초등학교 전체 담임 3만1천268명 중 1천625명으로 5.1%를 차지하고 있다. 중학교는 더욱 심각해 총 1만1천170명 중 무려 24.6%인 2천750명이 기간제 교사다. 고등학교 역시 1만362명 중 16.4%인 1천704명이 기간제 교사다. 초·중·고교 전체 담임 5만2천800명 중 6천79명으로 11.5%에 이르고 있다. 교육부는 뒤늦게 "기간제 교원에게 업무 부담을 주지 말라는 권고만 했을 뿐 강제사항은 아니다"라며 한 발 뺐지만, 6천79명의 기간제 교사의 담임을 정교사로 대체하겠다는 정원 규정 개정 등의 대안 제시도 없이 무책임한 탁상행정을 펼친 것이다.중학교의 경우 갑자기 출산율이 올랐던 '황금 돼지띠'해인 2007년생이 올해 진학하면서 학생 수가 급증했다. 지난해 4월 기준 도내 중1 학생은 11만8천688명이었지만, 올해는 13만975명으로 1만2천287명이 증가했다. 이로 인해 학급 수도 224 학급이 신설됐다. 하지만 올해 교육부가 추가 배치한 경기도내 교사는 139명에 불과하다. 산술적으로 따져도 85개 학급은 정교사 담임 배치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불가피하게 기간제 교사를 담임으로 채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 지금 교육 현장의 현실이다. 교육부가 현장을 잠깐이라도 들여다 봤다면 이런 탁상행정을 도저히 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게 교육계 목소리다.게다가 정원 외 기간제교사는 교육부가 정한 교사 정원에 해당하지 않아서 도교육청이 별도 예산을 부담해 학교에 지급한다. 교육부가 정원을 늘려주지 않으니 어쩔 수 없이 기간제 교사를 담임으로 배정하고, 가뜩이나 없는 예산을 쪼개 각 학교에 지원하니 살펴봐 달라는 것이 학교 현장의 목소리임을 교육부는 명심해야 한다.

2020-02-13 경인일보

[사설]코로나-19 한파 덮친 인천 관광산업

코로나-19(신종 코로나) 후폭풍이 국가와 지역사회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당장 대학가는 휴교 조치로 대응하고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학사일정 전체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중국산 부품공급의 차질로 기아차를 비롯한 대형 제조업체의 생산중단이 이어지고 장기화할 경우 중소 협력업체의 연쇄도산도 걱정스럽다. 입학과 졸업이 몰린 2, 3월이 최대의 대목인 화훼 시장은 최악의 상황이다. 화훼 농가들은 생산 화훼들을 무더기로 폐기하고 있다.인천시의 경우를 보면 관광 여행업계와 외식업계에서 시작된 여파가 지역경제 전체를 타격하는 양상이다. 인천공항·인천항 여객 노선이 감축되면서 관련업계에 직접적인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인천시가 추진하고 있는 크루즈관광 활성화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일본에 정박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감염이 최악의 사태로 치달으면서 크루즈 여행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인천항에서 출발할 예정이었던 모항크루즈 운항 횟수는 3회에서 1회로 축소돼 인천항을 이용한 크루즈 선박은 20척에서 18척으로 줄었으며, 인천항과 가까운 중국 기항을 기피할 가능성이 있어 인천항 크루즈는 더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또 단체 관광과 기업회의 등이 전면 취소되고 있다. 송도컨벤시아는 각종 박람회와 기업회의, 전시 등 행사가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있다. 베이비 페어와 건축박람회, 가구박람회 등 수만 명이 참석하는 굵직한 행사도 모두 연기됐다. 취소·보류된 행사의 예정 참석인원이 19만명이 넘는다. 외식 업계는 관광객 감소에 일반시민들이 모임이나 행사를 취소하고 있어 매출이 반토막이 났다. 차이나타운의 중국요리점과 외국인이 운영하는 음식점에 대한 기피현상이 특히 심각하다.인천시도 관광분야 민관대책회의를 여는 등 바이러스 사태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여파를 줄이기 위한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긴급 경영안정 자금 지원과 같은 응급 조치에 만전을 기하고, 위기를 관광 취약요소를 보완하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업소별로 위생등급 개선의 계기로 삼고 청정관광을 브랜드화 하는 전략도 검토할만하다. 공공시설은 물론 컨벤션센터나 관광호텔, 시외버스 터미널 지하철 환승역과 같은 여행객 이용시설에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하여 감염병 발생시 즉각 출입자의 발열상태를 체크할 수 있는 체제도 필요하다.

2020-02-12 경인일보

[사설]기소된 사람을 총선 후보 적격 판정할 수 있나

더불어민주당 공직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는 황운하 전 대전경찰청장을 21대 총선 예비후보에 적격하다는 판정을 내리고 당내 공천 신청자를 대상으로 한 면접까지 치렀다. 황 전 청장은 2017년 울산지방경찰청장 근무 당시 청와대 하명을 받아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수사를 했다는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및 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됐다. 황 전 청장은 지난 1월 사직서를 냈으나 아직 처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경찰 공무원 신분이다. 국가공무원법에 저촉되는지 여부도 따져봐야 하는 이유이다.반면에 정봉주 전 의원은 민주당 공관위로부터 총선 예비후보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재작년 미투 논란 관련 재판 1심에서 무죄가 나왔으나 성추행 관련 사안인데다가 최근 영입인사였던 원종건씨의 미투 논란도 불거진 상황임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선거 승패의 여러 요인 중 혁신공천과 인적쇄신은 중요한 변수 중 하나이며, 각 당이 영입하는 인물들의 면면과 현역 의원 물갈이 등이 선거 초반의 판세를 좌우하기도 한다. 민주당이 최근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과 문희상 국회의장의 아들인 문석균씨 등에 대해 취한 조치와 정봉주 전 의원 등에게 후보 부적격 판정을 내린 것은 당의 정무적 판단이 국민의 눈높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방증일 수 있다.황운하 전 청장의 경우는 위의 인물들과 다른 차원에서 볼 필요가 있다. 청와대 관련 인사들이 연루된 선거개입 사건으로 13명이 기소됐고, 이와 관련하여 추미애 법무장관이 이들의 공소장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아서 논란이 되고 있다. 기소된 인물들의 혐의가 알려지면 민주당이 선거에서 불이익을 받을지 모른다는 우려에서 공개하지 않았다는 합리적 추론이 가능하다. 민주당의 금태섭 의원과 참여연대, 정의당 등도 법무부의 국회 공소장 요약본 제출에 대해 비판적 입장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치적으로 예민한 사건으로 기소된 인물에 대해 총선 예비 후보 적격 판정을 내린 것은 김의겸, 정봉주, 문석균씨등과 형평에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법적인 논란 등 부적절한 공천이란 논란이 일 수밖에 없다. 기소된 인물을 공천하는 것은 법리적 차원 뿐만이 아니라 도덕적 비판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정당 공천은 공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황 전 청장이 최종 공천된 것은 아니지만 특정 인물에 대한 비호라는 인식을 줄 수 있는 공천은 바람직하지 않다.

2020-02-12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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