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여름철 급증하는 유기견, 이대로 놔둘 것인가

여름 휴가철을 맞아 반려견들이 수난이다. 유기견보호센터마다 버려진 반려견들로 넘쳐나고 있다. 인간과 가족처럼 지내던 유기견들은 영문도 모른 채 버려져 시한부 생을 살고 있다. 열흘 정도 주인이 나타나지 않거나 새 주인을 맞이하지 못하면 안락사 되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주인이 버린 줄도 모르고 길거리를 헤매다 차에 치여 죽거나 식용 목적으로 도살되는 반려견들도 많다고 한다.화성시 소재 '남양 유기견보호센터'에는 이달 들어 10일 동안 60마리의 유기견이 새로 등록했다. 월평균 80마리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경기도 내 전체로는 7월 상순에만 882마리의 유기견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유기동물 수는 10만2천593마리로, 이중 여름(6~8월)에만 약 3만3천(32.3%) 마리가 집중됐다고 밝혔다. 여름과 하계휴가철에 버려지는 반려동물이 급증하는 상황이 매년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몸집이 커져 관리가 힘들어지거나 나이가 들어 병 치레를 하는 등 경제적인 부담이 유기견 증가의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일주일에서 길게는 보름 이상 집을 비워야 하는 여름 휴가철에 반려견은 더 성가신 존재로 전락하고 만다. 가족의 동반자가 아닌 짐이 되는 상황인 것이다. 여름철이면 휴가지나 도로, 공원 등지에 버려진 반려견이 늘어나는 이유다. 법은 있지만 지키지 않아도 처벌이 가벼운 현실도 문제다. 정부는 지난 2014년부터 3개월 이상 된 반려견에 대한 등록을 의무화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1차 적발 경고, 2차 20만원, 3차 4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그런데 공식 등록된 반려견의 숫자는 지난해 기준 전체의 18%에 해당하는 117만 마리 정도에 불과하고 적발과 처벌 실적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유기견이 넘쳐나는 현실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천만명을 넘는 우리의 부끄러운 자화상이 아닐 수 없다. 관련 업계는 반려견의 무분별한 공급과 판매를 막고 철저한 등록·관리제 시행 등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마침 국회에서는 동물등록제 관련 법 개정 작업이 진행 중이다. 유기견은 강력한 단속과 처벌보다 반려견을 버려서는 안된다는 인식의 전환이 우선돼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기견이 계속 늘어난다면 강력한 억제수단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 날뛰는 개는 몽둥이가 제격 아닌가.

2018-07-24 경인일보

[사설]수면 위로 드러난 '가짜 인천지역서점'

인천시가 '지역서점 활성화에 관한 조례'를 제정·공포한 것은 지난 2016년 12월이다. 조례는 지역서점의 정의를 규정하고, 3년마다 지역서점 지원계획을 수립·시행하도록 하며, 지역서점의 실태와 현황 등에 관한 실태조사를 실시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지역서점의 활성화를 위한 정책사항 등을 심의하고 자문하기 위해 '인천광역시 지역서점위원회'를 설치·구성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시는 이 조례의 취지를 살려 공공도서관이 책을 구입할 때 지역서점을 이용할 것을 권고해왔다. 29개에 달하는 인천지역 공공도서관이 지난해 지역서점에서 실제 구매한 액수는 전체 예산 94억5천100만원 중 80%에 달하는 75억4천만원이다. 외형적으로는 일단 조례의 제정목적을 달성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을만하다.문제는 공공도서관의 책 구입이 '진짜 인천지역서점'을 통해 이뤄지고 있느냐는 것이다. 조례 제2조는 지역서점의 정의를 "인천광역시에 주소와 방문매장을 두고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에 따른 소상공인이 경영하는 서점"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에 따라 시가 최근 옹진군을 제외한 9개 군·구와 합동으로 사업자등록증 상의 '서적 도·소매업' 업체를 전수 조사한 결과, 방문매장을 두고 있는 지역서점은 모두 94개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서점업계와 시는 현재 인천지역 공공도서관 도서구매 입찰에 참여하는 등록업체 규모를 400여개로 추정한다. 그렇다면 300여개의 지역서점은 실제로는 책 소매업을 하지 않는 '유령서점', 조례상 지원대상이 되지 않는 '페이퍼컴퍼니'라는 얘기다.현행 도서구매 입찰시스템은 사업자등록증만 갖고 있으면 누구나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맹점을 안고 있다. 이렇다보니 서점을 운영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업종 자체가 책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업체들이 공공도서관에 책을 납품하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 급기야 시가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진짜 인천지역서점'을 알리는 '인천 책 지도'를 제작해 공공기관에 배포하기로 했다. 또 이들 지역서점들과의 수의계약을 적극 유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지역서점위원회가 실질적으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활성화하고, 지역서점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재정지원계획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지역서점들이 살아나고, 살아난 지역서점들이 문화도시 인천의 거점이 되는 선순환구조를 만드는 지름길이다.

2018-07-24 경인일보

[사설]노회찬 의원의 죽음이 남긴 한국 정치의 과제

'드루킹' 측으로부터 불법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있던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극단적 선택이 정치권은 물론 온 국민에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노 전 원내대표는 유서를 통해 정치자금 수수를 인정하고 "어리석은 선택이었고 부끄러운 판단이었다"고 밝혔다. 또 "이정미 대표와 사랑하는 당원들 앞에서 얼굴을 들 수 없다"며 "법정형으로도 당의 징계로도 부족하다"고 밝혔다. 진보진영 대표 정치인으로서의 양심의 가책과 소속정당에 대한 죄책감을 떨쳐내지 못한 결과로 보여 안타깝다.노 의원은 한국정치에서 진보의 가치를 일깨우고, 진보정치가 지향하는 인권과 사회적 약자의 권리 등에 대해 일관되게 자신의 정치철학과 소신을 펴왔던 몇 안되는 정치인 중의 한 명이었다. 2004년 17대 총선때 비례대표로 원내에 진출한 노 의원은 평생을 노동자와 소외계층의 편에 서서 그들의 권익보호에 앞장섰고, 진보정치를 국민대중이 친근하고 편안하게 인식하게 하는 데 결정적 기여를 한 정치인이었다.노 의원의 죽음으로 향후 드루킹 관련 수사가 동력을 잃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나 특검은 도모 변호사에 대한 영장재청구 등 향후 수사방향을 재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본래 드루킹 특검법은 드루킹 일당이 정부 여당에 한 인사청탁이 거부된 것에 반감을 갖고 댓글에서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문재인 정부를 비방하는 여론조작 활동을 한데 대한 수사를 위해 만들어졌다. 이 사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민주당의 고발로 인해 적발된 선거 브로커의 개인 일탈 행위로 규정하였으나 주범인 드루킹 본인이 이 사건의 책임자로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지목하면서 여야의 대립으로 이어졌다.특검법의 내용 중 '드루킹 사건과 관련하여 인지된 사건'이 수사 대상에 포함되어 있다. 본래 이번 드루킹 사건의 본질은 댓글을 조작하여 불법으로 유포하여 여론을 조작한 것이었는데 이 과정에서 여권의 유력 정치인이 거론되고 금품 수수 의혹이 나오면서 사건이 일파만파로 번진 측면이 있다.노 의원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드루킹 일당의 댓글조작 행위의 진상은 반드시 밝혀내야 한다. 또한 정치자금법에도 현실과 동떨어진 부분이 있다면 제도 개선을 통해 보완해 나갈 필요가 있다. 노회찬 의원의 죽음은 진보정치 뿐만이 아니라 한국정치의 큰 손실이다. 여야 정당이 이 비극적인 일을 정략에 이용하는 일이 있어선 안된다는 사실을 강조해 둔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2018-07-23 경인일보

[사설]용도 없어진 서해 5도 용치 철거 마땅하다

인천녹색연합 등 시민단체와 연평도, 백령도 주민들이 23일 인천시청에서 서해 5도 용치 철거 요구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남북 간 평화와 교류의 시작을 서해 5도에서 해야 한다"면서 "분단과 대립의 상징이었지만 현재는 훼손되어 쓸모없는 용치를 철거하고 화해와 평화의 서해 5도가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두 차례의 판문점회담에서 남북공동 번영을 이야기했고 북미정상회담에서도 한반도 평화를 약속했다"면서 평화와 교류를 위한 첫 사업을 서해 5도의 용치 철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녹색사회연구소, 인천녹색연합, 황해섬보전센터 등은 지난 7월 15일부터 17일까지 연평도, 대청도, 백령도 일대에 설치된 용치를 직접 조사했다. 주민 인터뷰도 병행했다. 그 결과 총 12곳에서 길이가 3m를 넘는 용치가 2~3줄씩 해안가를 둘러싸고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확인된 것만 3천 개 이상이다. 대부분의 용치가 제 기능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훼손돼 방치되어 있다고 한다. 그동안 군 당국에서도 별다른 보수 작업을 벌이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미 군사시설의 기능을 상실했다고 할 수 있다.서해 5도의 용치는 1970년대 후반에서 1980년대 중반 사이에 집중적으로 설치됐다. 용치가 설치된 지역은 어항의 기능을 상실했으며 해수욕장은 폐쇄됐다. 해수면 아래 숨어 있는 용치에 걸려 어선이 파손되는 사고도 많았다. 주민들은 그동안 여러 차례 용치 철거를 요구했지만 군 당국은 번번이 묵살했다. 과거에 안보와 국방을 명분으로 설치했지만 30~40년이 지나면서 그 쓰임마저 퇴색한 용치는 이제 주민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수단이 되고 말았다.백령도와 대청도의 해안은 지질공원 인증을 추진 중이다. 백령도는 특히 멸종위기종인 점박이물범의 주요 서식지이다. 인천시는 이들 지역을 세계적인 지질생태관광지로 조성하는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북한 지역 장산곶 해변과의 연계도 가능하다. 백령도, 대청도, 장산곶 해안은 그야말로 천혜의 공간이다. 쓸모가 없어진 용치 무더기로 인해 그곳의 경관이 크게 훼손되고 있다. 용의 이빨이라는 뜻인 용치는 적 함정의 해안 상륙을 막는 군사시설이다. 그 쓰임이 없어진 이상 이제는 철거하는 게 마땅하다. 시민단체와 섬 주민들이 요구한 것처럼 남북한 평화와 교류를 분단의 상징 지역인 서해 5도의 용치 철거에서 시작하길 바란다.

2018-07-23 경인일보

[사설]도지사·성남시장 조폭연루설, 진실 밝혀야

22일 저녁 SBS TV 시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가 제기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은수미 성남시장의 폭력조직 유착설의 후폭풍이 심각해지고 있다. 성남에서 오랜 시간 뿌리를 내려온 국제마피아라는 폭력조직과 현직 경기도지사 및 성남시장이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다는 보도내용은 충격적이다. 또한 전현직 경찰들도 이 조직의 거미줄에 걸려들었다니, 영화를 방불케하는 조폭 커넥션의 현실이 상상을 초월한다. 진실규명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폭주하고 있다.'그것이 알고 싶다'가 제기한 의혹의 핵심은 국제마피아의 주요 인물인 코마트레이드 이모 대표와 이 지사·은 시장과의 관계다. 그 근거로 이 지사의 경우 2007년 성남 국제마피아파 검거 사건에 조직원 2명의 변론을 맡았고, 당시 재판을 받은 이 대표가 설립한 코마트레이드가 자격이 안되는데도 성남시 우수중소기업에 선정된 점을 들었다. 이 대표가 이 시장이 구단주인 성남FC를 후원하고, 국제마피아의 한 조직원이 이 지사 지지활동을 하고 다수의 성남시 예산사업을 수행했다고 보도했다. 은 시장의 경우 이 대표와의 친분을 보여주는 녹음파일 까지 공개했다. 폭력조직과 두 정치인의 수상한 관계를 보여주는 정황들이다.이 지사는 방송전에 장문의 SNS해명문을 통해 모든 의혹을 부인했다. 폭력조직원 변론은 20년 변호사 생활중 수임한 수천 건 중 하나일 뿐이라고 했다. 이 대표가 폭력조직원인 줄은 전혀 몰랐다며, 이 대표와 찍은 인증샷 자체가 "조폭인 줄 몰랐다는 근거"라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범죄집단이 모습을 숨긴 채 접근하거나 봉사단체 사회공헌기업으로 포장해 공익활동을 하면 정치인이 이를 막는 것은 고사하고 구별조차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은 시장은 직접 반론에 나서지 않았다.이번 사태는 진실의 정확한 규명 없이 넘어갈 수 없게 됐다. '그것이 알고 싶다'팀의 의혹제기가 사실로 드러나면 이 지사와 은 시장은 정치생명이 끝장날 수 있다. 반대라면 '그것이 알고 싶다'팀은 물론 SBS는 언론인과 언론사의 생명인 신뢰를 상실하게 된다. 진실 규명에 따라 양측 모두 치명적 결과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코마트레이드 이 대표는 불법 도박 사이트 개설 등의 혐의로 구속상태고, 은 시장은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으로 조사받는 중이다. 총체적 진실규명을 위한 공권력의 특별조사가 불가피해 보인다.

2018-07-22 경인일보

[사설]소득주도성장론 진영 초월해 재점검하길

문재인 정부의 향후 국정운영 방향이 주목된다. 친문으로 알려진 이해찬 의원이 민주당 당대표 경선 출마를 전격 선언한 후 더 그렇다. 참여정부의 공동 대주주로서 국무총리를 역임한 7선의 친문 좌장이 당의 중심에 복귀하려는 것이다. 이 의원은 모 언론매체의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번 선거는 권리당원의 비중이 높아 친문 성향의 후보에 특히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출마의 변에서 평화통일을 방해하고 개혁을 좌절시키려는 세력들에 맞서 2020년 총선 승리로 재집권 기반을 닦겠다고 밝혔다. 경제분야에서 소득주도성장론을 강하게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로 읽힌다.현재 소득주도성장론을 둘러싼 사회적 논쟁이 치열하다. 보수진영과 기업들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일자리 중심, 혁신성장, 공정경제 등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으로 자영업자와 서민이 고통받고 소득양극화가 심해지고 경제 활력도 떨어진다며 문정부의 경제정책을 실패로 규정했다.반면에 진보진영과 노동계는 소득주도성장론이 위축될까 걱정이다. 진보진영 지식인 323인이 '문재인정부의 담대한 사회경제 개혁을 촉구하는 지식인선언'을 발표했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운 사회'를 표방한 촛불정부의 1년여 경제개혁 성과가 극히 미흡한데 이는 정부가 구태의연한 관료들에 휘둘리기 때문이라며 보다 강도 높은 변혁 드라이브를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현 정부 들어 지식인들이 정부에 대해 집단적으로 고언을 쏟아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결국 정부의 소득주도성장론은 보수진영·기업의 반발과 진보진영·노동계의 지지 사이에 갇힌 형국이다. 또한 곧 선출될 당 대표의 의중도 소득주도성장론 유지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전문가들은 우리 경제가 힘든 수술 작업을 견디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고용, 투자, 소비 등 경제지표들도 부정적이다. 외적으로는 미중 무역전쟁과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신흥국 불안이 점차 커지고 있다. 정부의 올해 성장률 3.0% 및 고용창출 32만명은 이미 물 건너갔다는 분석도 주목거리이다. 시간도 정부의 편이 아니어서 자칫 소득 및 부의 편재 심화와 물가불안, 실업률 확대와 재정수지 악화 등 부작용만 양산할 우려가 크다. 정부는 이념적 찬반양론을 떠나 오로지 시장과 국제경제환경만을 고려해 소득주도성장론을 재점검하기 바란다.

2018-07-22 경인일보

[사설]'경기도 평화경제 3帶3路', 통일경제특구로 열자

경기도가 19일 남북평화협력시대의 새로운 경제비전으로 2개의 통일경제특구를 포함한 '경기도 평화경제 3대3로' 전략을 제시했다. 경기도지사 인수위원회인 '새로운경기도위원회'가 이날 정책토론회에서 밝힌 전략의 핵심 골자는 현 정부의 '한반도 신 경제구상'에 맞춰 경의축, 경원축, DMZ 동서축 지대 3대와 경의선 로드, 경원선 로드, 환황해 해양로드 3로를 중심으로 ▲한반도 신경제지도의 중심지 ▲한반도 경제공동체의 신성장 거점 ▲통일한반도 사통팔달의 교통 인프라 ▲살고 싶은 생태 복지의 경기북부 등을 실현한다는 구상이다.문재인 정부는 환동해, 환황해, 접경지역 등 3대 경제벨트를 통해 한반도 경제지도를 획기적으로 개편하는 한반도 신경제구상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남북,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분위기가 조성되면서 구체적인 로드맵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접경지역에 위치한 경기도가 이를 수용해 지방정부 차원의 경제전략을 신속하게 마련해 지역의 이익을 도모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3대3로' 전략은 정부의 '한반도 신 경제구상'에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다는 점이 장점이자 한계일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희망대로 북한 비핵화를 통한 남북평화체제가 진전될 경우, 한반도 신 경제구상이 구체화되면 도의 3대3로 전략도 날개를 펼 것이다. 반면에 남북 및 북미간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 외교적 장애가 발생한다면 큰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따라서 경기도의 3대3로 전략은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의 변화와 변수를 감안해 단계적이고 정밀한 실행방안을 만드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3대3로 전략의 실행방안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3대의 경의축과 경원축에 통일경제특구 추진을 포함시킨 것이다. 통일경제특구는 경기북부의 자치단체와 여야 정치권에서 지역경제 부흥의 대안으로 요구하고 있다. 이재명 도지사가 최근 청와대 한병도 정무수석에게 정부의 적극 지원을 요청했던 현안이기도 하다. 통일경제특구를 설립해 경기북부에서 운영중이거나 신설될 테크노밸리와 연계시킨다면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낼 수도 있다.특구 조성을 위한 환경은 최적이다. 이미 관련법이 해당 상임위에 계류중이고, 여야 의원들도 특구조성에 호의적이라고 한다. '경기도 평화경제 3대3로 전략' 실천의 첫 과제로 통일경제특구법을 통과시키는데 경기도와 도내 정치권이 힘을 모으기 바란다.

2018-07-19 경인일보

[사설]노송지대 훼손사건 뇌물증거 철저히 조사해야

경기도기념물 제19호인 노송지대 훼손 사건과 관련된 전·현직 공무원들의 금품수수 의혹을 입증할 수 있는 일부 증거자료가 나왔다. 경인일보가 입수해 보도한 자료는 노송지대 원형보존지역 완충지대인 수원시 장안구 이목동 797의 9 일원에 도시계획도로가 개설돼 이에 따른 250억원 상당의 시세차익을 얻은 토지주 K씨와 L씨의 영문 이름 앞 글자를 딴 'K&L 개발 외 1인' 명의의 은행 계좌다. 특히 이 계좌는 지난 2015년 2월 경기도문화재위원회의 현상변경허가 심의과정에서 수천만원을 수수한 도의원들에 대한 뇌물사건을 수사한 검찰에 제출된 증거 자료다.노송지대와 관련된 의혹은 들여다 볼수록 의문 투성이 이다. 까도 까도 또 나오는 양파껍질 같다. 민·관·정이 함께 움직인 정황이 속속 드러나더니, 이번에는 토지주 K씨와 L씨가 전 도의원과 공무원들에게 로비를 한 것으로 추정되는 계좌내역의 일부 자료가 나온 것이다. 이 계좌에는 지난 2010년 12월 16일부터 2013년 3월 20일까지 전·현직 공무원 3명에게 합계 3천924만원이 송금됐고, '증제8호증1'이라고 표기돼 있다. 토지주 L씨가 직접 기록한 전·현직 공무원의 성씨를 의미하는 앞 글자와 금액이 표기돼 있다. 차명 계좌로 송금했지만 실제 공무원들에게 전달된 돈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여기서 주목할 점은 당시 사건을 수사한 검찰이 전직 A도의원 등 2명과 토지주 L씨 등 2명을 뇌물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한데 반해, 전·현직 공직자들은 수사 대상에서 제외했다는 점이다. 익명의 제보자는 "도의원들의 뇌물수수 사건 수사과정에 통장 사본 등이 증거로 제출됐다"며 "'증제8호증1' 자료보다 더 많은 자료가 검찰에 넘겨졌지만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제보자는 "공직자 3~4명에게 각각 수천만원의 뇌물이 건네졌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수사 과정에 대해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때 마침 염태영 수원시장이 노송지대 관련 의혹을 제대로 파악하라고 엄중 지시를 내렸고, 시 감사관실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제라도 사정기관은 '고소·고발이 되면 수사하겠다'는 소극적 태도를 버리고 적극적으로 수사에 나서야 한다. 뇌물수수 범죄의 공소시효는 7년이다. 이미 2010년 12월 16일부터 2011년 7월 19일까지의 뇌물액수는 사법 처리 대상에서 제외됐다. 시간이 갈수록 면책되는 뇌물액수는 점점 늘어날 것이다.

2018-07-19 경인일보

[사설]수도권 공동문제 해결위한 광역협치 기대한다

수도권 지자체들이 교통 쓰레기 미세먼지 문제 공동대응을 본격화하고 있다. 경기·서울·인천 간 광역교통문제를 총괄할 '수도권 광역교통청' 설립에 합의했다. 지난 17일 이재명 경기도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박남춘 인천시장,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교통·주거·도시 분야 수도권 공동 현안 해결을 위한 정책 간담회'를 열고 신속한 정책 이행에 합의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광역교통문제부터 해결하기로 한 것은 그만큼 시급하기 때문이다. 현재 경기·서울·인천의 인구는 약 2천500만명으로 우리나라 인구의 5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수많은 사람 속에서 광역교통 수요도 급증, 수도권 출퇴근 소요시간은 OECD 평균의 3배인 90분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광역단체들은 교통청을 설립, 광역교통 효율화 및 도심 혼잡 완화를 도모한다는 구상이다. 그 일환으로 교통청 설립과 관련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와 지자체는 이 같은 합의사항을 지속적으로 논의·이행 점검할 수 있도록 실·국장급 협의체를 별도로 구성할 방침이다.하나의 생활권이 되고 있는 '수도권' 협치 현실화는 수도권 주민들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매일 아침 저녁으로 치러야 하는 출퇴근 전쟁뿐만이 아니다. 점점 심각해지는 미세먼지 문제는 지자체들이 공동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효과를 볼 수 없다. 쓰레기매립지 문제를 둘러싸고 3개 지자체는 오랫동안 갈등을 빚어왔다. 수도권 단체장들이 서명한 공동협약에 실린 수도권 지역의 주거복지 제고 및 청년 일자리 확대, 재난발생 대비 공동 재난대책체계 구축, 수도권 남북교류 활성화 대책 마련 등의 의제들은 하나같이 중요하다.수도권의 경우 지방분권 실현과 함께 지역간의 협치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마침 수도권 자치단체장들은 같은 당 소속이기 때문에 공동정책과 협치를 실험할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이어서 수도권 주민들의 기대도 또한 높다. 물론 현재 단체장들의 합의 수준에서 시작되고 있는 협치가 실천되는 과정에서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각 지자체는 수도권 공동정책을 위한 별도의 예산을 편성하고 의회의 동의를 얻어야 집행할 수 있다. 지자체간 상생협력은 협약만으로 추진될 수는 없다. 합의사항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사무국 역할을 하는 법적 기구도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2018-07-18 경인일보

[사설]이유 막론하고 통학차량사고는 모두 어른 책임

17일 동두천의 낮 기온은 33도였다. 이날 송내동 어린이집 통학차량 안에서 4세 아이 A양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원인은 질식사였다. A양은 이날 오전 9시40분께 다른 원생 8명과 함께 이 차를 타고 어린이집에 왔지만, 미처 내리지 못하고 차 안에 혼자 방치돼 있었다고 한다. 어린이집 통학차량은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는 어린이집 건물 옆에 7시간이나 세워져 있었다. 수업 시작 이후에도 보육교사는 결석하는 원아가 자주 발생해 A양도 결석한 것으로 알고 적극적으로 소재를 파악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번 역시 운전기사나 어린이집 교사들이 하차할 때 단 한 번만이라도 차량 안을 주의 깊게 살폈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다. 어른들의 안전불감증으로 이런 사고가 반복되는 현실이 부끄럽고 참담하다.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우리는 또 '세림이법'을 거론한다. 지난 2013년 청주시에서 통학버스에 치여 세 살배기 세림이가 사망하자, 어른들의 부주의가 무고한 어린 생명의 목숨을 앗아 갔다고 해서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켰다. 그래서 만들어진 게 '세림이법'이다. 통학차량에 운전자 외에 성인 보호자 한 명이 동승해서 승·하차 시 어린이의 안전을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의무조항도 그때 생겼다.세림이법 이후, 지금 우리 현실은 어떤가. 달라진 게 아무것도 없다. 어른들은 부주의하고, 우리 도로교통법은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관대하다. 법은 바뀌었는데 어린이 시설 종사자들의 인식은 여전히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고가 일어나면 그때 뿐,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모두 잊어버린다. 또 관련자들에 대한 처벌 강화와 사고가 발생한 어린이 교육시설에 대한 폐원 조치를 주장하지만 역시 그때뿐이다.불볕더위에 어린아이 혼자 차 안에 두는 것은 살인 행위나 마찬가지다. 이런 살인이 매년 여름에 어김없이 발생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한 '통학차량 안전교육'이 있지만 2년에 3시간만 받으면 그만이다. 교육을 받지 않을 경우 내는 과태료는 고작 8만원이다. 이런 교육으로 어른들의 안전 불감증을 고칠 수 없다. 교육현장에서 법을 지키지 않으면 법을 강화한들 무용지물일 뿐이다. 그렇다면 교육 종사자 머릿속에 '안전불감증'이 절대 지워지지 않게 매주 교육을 하는 수밖에 없다. 그 어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통학차량 사고는 모두 어른들의 책임이다.

2018-07-18 경인일보

[사설]88CC 둘러싼 의혹들, 사정당국이 규명해야

국가보훈처가 운영하는 용인시 기흥구 88CC 골프장의 신용카드 조회기업체(VAN)를 둘러싸고 잡음이 일고 있다. 골프장의 간부가 이 업체로부터 수년간 금품과 물품을 받아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불거지자 무마용으로 VAN 업체가 수천만 원 상당의 컴퓨터를 기증했다는 주장도 있다. VAN 업체의 선정 과정에 대한 의문도 커진다. 아직 정확한 사실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국가 기관이 운영하는 주인 없는 골프장에서는 이상할 게 없는 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관련 업계에 따르면 골프장과 계약 운영하는 VAN 업체는 카드결제 건당 1.8~2.2%를 수수료로 받는다. 안정적인 운영과 수입이 보장되기 때문에 골프장들은 관행적으로 VAN 업체로부터 일정 수준의 리베이트를 받아 잡수입으로 회계 처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88CC는 VAN 업체로 부터 받은 리베이트를 회사에 입금하지 않은 채 특정인이 관리했다는 것이다. 실제 이 골프장은 10여 년 동안 한 차례도 리베이트 명목의 수익을 회계처리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88CC는 36홀 규모로, 연간 내장객이 17만~18만명에 달한다. 신용카드결제 금액은 연간 1천억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져 리베이트 규모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골프장과 VAN업체 간 계약이 투명하지 못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명확한 기준이나 절차 없이 특정인에 의해 선정돼 왔다는 주장이다. 이 골프장은 VAN 업체와 3년 기한으로 영업계약을 하고 있다. 현 업체는 지난 2013년 계약한 뒤 2015년 재계약했다. 골프장 측은 그동안 특별한 기준이나 협의체도 없이 대표이사나 골프장 운영위원회 관계자가 추천하는 업체를 선정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현 업체도 운영위 관계자 추천으로 6년째 영업을 하고 있다. 투명하지 못한 업체 선정과 운영 과정에서 금품 수수설이 나돌고 잡음이 일고 있다는 게 골프장 안팎의 시각이다.88CC는 국가보훈처가 운영하는 체육시설이다. 민영 골프장들 보다 더 엄격한 운영 기준이 필요한 이유다. 골프장에서 불거진 의혹들은 사정 당국의 조사를 통해 정확히 규명돼야 한다. 직원들 조차 '국가기관이 운영해 책임지는 사람이 없고 이권 사업은 특정인이 주도하는데 뒷거래가 없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 아니냐'고 한다. 골프장 측도 '업체 선정의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인정한 마당이다.

2018-07-17 경인일보

[사설]인천시 여성 가족국장 개방직 임용 어떤가

인천광역시 '여성가족국장'은 여성정책과 가족정책을 종합적으로 수립하고 추진해 나가야 하는 직위다. 현행 직제상 여성정책과, 출산보육과, 아동청소년과, 노인정책과 업무를 관장한다. 시 사업소인 여성복지관, 여성의 광장, 서부여성회관, 아동복지관 업무에도 직접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자리다. 지난 2011년 가정복지국에서 분리된 이후 여섯 차례에 걸친 국장인사에서 하나같이 여성공무원이 그 자리에 앉았다. 여성과 아동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이점을 살림과 동시에 여성 관리직 비율을 확대하고, 여성 공무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한 조치였다. 이처럼 실제 업무수행 이상의 강한 상징성을 갖고 있는 인천시 여성가족국장 자리에 '남성공무원'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7월 16일자 1면)는 뜻밖이다.가장 큰 이유는 그 직위에 앉힐 마땅한 여성공무원이 없기 때문이라는 게 시측의 설명이다. 현재 여성가족국장은 올 하반기부터 공로연수에 들어가게 된다. 직급 상으로 자격을 갖춘 다른 여성공무원은 현직에 지난해 말 임용됐을 뿐만 아니라 올 연말 공로연수 대상자다. 차선책으로 4급 여성공무원 9명 중에서 3급 승진 대상자를 물색했지만 모두 승진 소요연수를 채우지 못한 상태다. 심지어 직무대리 임용자격을 갖춘 여성공무원조차 없다고 한다. '남성공무원' 기용 쪽으로 기울고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그렇게 되면 남성공무원들의 승진 적체를 해소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아마 이런 점도 계산에 있었음직하다.인천시는 최근 하반기 보충인사를 예고하면서 여성 승진 확대, 소수직렬 여성간부 양성, 남성위주 부서·기관에 여성 배치 등을 골자로 하는 관리직 여성공무원 임용 확대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런 마당에 여성가족국장 자리에 남성공무원을 배치하는 것은 시 스스로 인사기본정책을 훼절시키는 일이다. 승진적체 해소 명목이라면 더욱 더 바람직하지 않다. 바람 같아선 여성가족국장 자리에 내부 직원만을 앉힐 것을 고집하지 말고 제대로 된 개방형 직위제를 도입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래서 외부와 내부의 자격요건을 갖춘 여성들에게 똑같이 기회를 주는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지켜야할 '관행'을 뛰어넘는 '혁신'이고 '변화'다. 적임자가 없다고 해서 여성이 가장 어울리는 자리에 남성을 앉히는 것도 문제지만 조직 사기만을 고려해 한사코 시 내부에서만 사람을 찾는 것도 불합리해 보인다.

2018-07-17 경인일보

[사설]유명무실 '임금직접지급제' 정부가 원칙지켜야

건설산업이 경기불황인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 속에서 임금을 제때 받지 못하는 근로자들의 호소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4일 오전 8시15분께 용인시 처인구 한 전원주택 공사현장에서 건설용 외장재 공사업체 사장 A(50)씨가 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붙였다. A씨는 전원주택 30여 개 동을 짓는 현장에서 외장재 공사를 한 협력업체 대표로, 최근 원청 건설사인 시행업체로부터 1억원대의 공사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해 갈등을 빚어오다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1998년 인천국제공항 1단계 건설이 한창이던 시절, 인천국제공항공사 전신인 수도권신공항건설공단은 협력업체 임금체불에 대해 강력한 대응 조치를 마련했다. 원청업체가 협력업체에 공사비나 임금을 제때 주지 않으면 공사 참여 제한 등 페널티를 부과했다. 임금을 제때 받지 못한 근로자들이 수시로 상담할 수 있도록 임금체불에 대한 안내문과 전담부서 전화번호를 적은 현수막을 공항 건설현장 곳곳에 붙여놓기도 했다.수도권신공항건설단은 파격적으로 일부 협력업체나 일용직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직접 지급하는 방식을 도입하기도 했다. 현 정부가 지난해 말 발표한 '임금직접지급제'와 유사한 정책을 20년 전에 실시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당시 인천공항 건설을 맡은 국내 대형 건설사들의 로비가 만만치 않았다. 원청의 횡포에 협력업체는 말도 못하고 눈치를 살피던 시절은 예나 지금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수도권신공항건설공단은 '임금 체불은 부실공사'라고 인식하고 강력하게 대처했고, 건설사업이 마무리될 때까지 임금과 관련한 문제만큼은 철저하게 관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공공기관이 발주한 공사의 체불임금을 막기 위해 정부가 시행하는 '임금직접지급제'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을 사고 있다. 공공기관조차 이런 제도가 있는지도 모르는 모양이다. LH 인천지역본부가 발주한 5개 사업장에서는 아직도 임금직접지급제가 시행되지 않고 원청업체나 협력업체 등을 통해 지급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원청 갑질에 속 태우는 협력업체는 '미지급 악순환'을 끊어달라며 분신으로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공사 발주기관이나 원청은 여전히 절대적인 우위에서 '관행'이라는 이유로 임금체불을 한다. 발주기관이나 원청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협력업체와 근로자의 속 타는 실상을 정부와 공공기관마저 외면한다면 현장 근로자들은 더는 설 곳이 없다.

2018-07-16 경인일보

[사설]후반기 국회 민생의 편에 서서 정치 복원하라

20대 국회가 16일 후반기 원구성을 완료하고 7월 임시국회를 개원했으나 험로가 예상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회는 개점휴업을 본업으로 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본연의 임무에 소홀했다. 여소야대 국회인데다가 자유한국당 등 야당의 발목잡기 등이 원인이겠으나 협치에 소극적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의 책임도 컸다.지난 5월 29일 임기가 만료된 의장단의 지각 선출과 상임위원회 구성 등을 마쳤으나 국회에는 여야가 충돌할 수 있는 예민한 현안이 산적해 있다. 문재인 정부 집권 2년 차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면 여권에 대한 국민 지지도 급격히 하락할 수 있다. 자유한국당 등 보수야당에 대한 거부감이 여당의 반사이익으로 작용했던 프레임도 끝났다고 할 수 있다. 집권세력의 주요경제정책은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및 공정경제다. 그러나 이러한 목표는 국회의 입법을 거치지 않으면 성과를 낼 수 없다.최저임금과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하여 영세상공인과 자영업자의 피해 대책이 제대로 세워지지 않으면 안된다. 상가임대차보호법이나 가맹사업법 등의 민생법안 뿐만 아니라 국민의 보건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미세먼지 대책 등도 입법을 통하여 마련해야 한다. 특히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규제프리존특별법 등 한국당이 핵심법안으로 꼽는 법안 등도 이번 국회에서 처리되어야 한다.종합부동산세제 개편안과 최저임금 인상 등에 대해서도 여야의 인식차가 크다. 이러한 민생 입법 사항 이외에도 여야가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쟁점에는 방송법 개정안과 법제사법위원회 개선 방안, 검경수사권 조정 문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등이 있다. 어느 하나 여야의 대립없이 녹록하게 넘어갈 수 있는 사안들이 아니다. 게다가 경찰청장 후보자와 야당이 이념적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등도 여야의 대치를 불러올 수 있어서 국회는 언제 다시 공전할지 모르는 상황이다.그러나 여야 모두 정당이기주의와 정파적 이익에 매몰되어 국회를 공전시킨다면 민심은 국회심판론을 들고 나올 것이다. 여당도 야당을 적극 포용하는 협치의 정신을 가져야 하며, 야당도 지방선거의 민심을 받들어 여당 발목잡기로 일관해선 안된다. 경제지표의 악화는 물론이고 계층과 부문별 갈등도 날로 심해지고 있다. 여야 정당은 선거 민심을 받들어 국회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국회가 민생의 중심에 서서 정치를 복원시키길 기대한다.

2018-07-16 경인일보

[사설]경제정책 균형과 속도조절 필요하다

소상공인들의 읍소에도 불구하고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 7천530원에서 10.9% 오른 8천350원으로 결정됐다. 올해 최저임금이 지난해보다 16.4% 오른데 이어 두 해 연속 두자릿수 인상이다. 이로써 내년 최저임금에 따라 임금이 인상되는 전체 근로자는 약 506만2천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위원회의 '2019년 최저임금 심의를 위한 임금실태 등 분석'에 따른 전망이다.표면적으로는 500만명 이상의 저임, 비정규직 근로자의 임금인상이 확정된 만큼 여론의 호응이 상당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두 해 연속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의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와 5인미만 영세사업자 등 소상공인들은 예고했던 불복운동 실행방안을 논의하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혜택을 받는 근로자들은 급격한 임금인상이 무더기 해고로 이어질까 노심초사 다. 소상공인들은 주고 싶어도 못주니 범법 아니면 폐업을 할 판이라고 아우성이고, 근로자들은 인상은 좋은데 인상된 임금을 받을 일자리를 잃을까 걱정이니 최저임금 인상의 혜택이 어디에 미치는지 알 수 없다.정부가 선의의 정책인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예상치 못한 곤경에 처한 이유는 간단하다. 경제현실을 외면한 신념의 기계적 추진 때문이다. 자유시장 경제체제에서 임금인상은 경제호황의 반영이다. 경제가 성장하고 일손이 부족하면 임금은 자연스럽게 오른다. 하지만 작금의 상황은 성장률 전망치가 떨어지고, 청년실업자가 넘쳐나며, 노후생계를 위해 나선 자영업자들이 포화상태이다. 모든 경제지표가 최악이다. 그런데 정부만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정책적 신념에 입각해 최저임금 인상을 전례없는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다.문제는 모든 경제 주체가 사슬로 연결된 경제생태계의 특성상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가 전체 국민에 미칠 것이라는 점이다. 정부가 대책으로 검토 중인 근로장려세제 확대와 일자리안정자금 확충은 재정부담을 늘릴 것이고, 상가임대료 상한제는 급속한 임대료 인상을 불러올 수 있다. 더군다나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이 알게 모르게 물가에 스며들었듯이 서민물가 인상도 불가피해졌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날 때마다 정부가 쫓아다니며 수습해야 하는 상황이다.문재인 대통령의 경제공약에 담긴 선의를 누가 의심하겠는가. 대통령의 선의의 신념을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경제현실을 반영한 정책의 균형과 속도조절이 필요한 시점이다.

2018-07-15 경인일보

[사설]사회갈등 해소 없는 반려견 놀이터는 안 된다

경기도 곳곳에 '반려견 놀이터'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지난 7일 안산시가 1억5천만원을 들여 단원구에 3천100여㎡의 '성곡반려견 놀이터'를 오픈한데 이어 8일에는 안양시 석수동에 이보다 3배나 큰 '삼막애견공원'이 개장되었다. 조만간 경기도와 김포, 부천, 용인, 화성시도 유사한 놀이시설을 선보일 예정이다.이재명 도지사 선거공약에 힘입어 지자체들이 앞다퉈 반려동물공원 조성에 팔을 걷어붙인 때문이다. 덕분에 도처에서 마찰음들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해 의왕시가 왕송호수공원과 백운호수공원에 견공(?) 전용 놀이터를 마련하려다 소음과 악취, 분변 방치 등을 우려한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된 것이 상징적이다. 지난해 7월 서울 서초구는 반포근린공원에 반려견 놀이터를 조성했다가 '아이들이 개에 물릴 수 있다'는 주민 반발로 개장조차 못하고 철거한 사례도 있다. 심지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개 세금을 도입하라"는 항의성 청원까지 눈에 띈다.국내 애견인구 숫자가 상당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574만 가구가 개 632만 마리를 기르고 있는 바 등록률이 지지부진한 점을 감안하면 반려견수가 1천만 마리를 넘는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긴다는 '펫팸족', 자신과 반려동물을 동일시하는 '펫미족' 등 신조어들이 등장하면서 펫비즈니스는 비약적으로 성장 중이다. 내수산업군 중 매년 두자릿수 성장을 지속하는 경우는 반려동물산업이 유일하다. 출산율 저하에 따른 가족 구성원 감소와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개와 고양이 등을 기르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탓이다. 주거형태 또한 아파트와 다세대 등 공동주택이 절대다수여서 개들이 뛰놀 수 있는 별도의 공간 확보가 절실하다. 뒤뚱거리며 주인 곁을 따라가는 견공(?)들이 비일비재한 것이다.공공재로서의 애견 놀이터 확대가 불가피한 이유이다. 정부는 2014년에 반려동물 등록을 의무화했으며 경기도는 반려견 놀이터 설치와 운영시간을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로 제한하는 내용의 운영지침을 만들었으나 강제성이 없어 실효성은 의문이다. 운영 주체가 제각각인 점도 문제다. 설치 위치에 따라 공원관리부서 혹은 하천 관리부서가 담당하다보니 운영관리에 일관성은 물론 전문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견주들의 이웃배려는 필수적이다. 인간과 반려동물의 공존을 도와주는 사회화교육이 요구된다.

2018-07-15 경인일보

[사설]소상공인들 단체행동 선언 예사롭지 않다

12일 소상공인들이 정부의 최저임금 정책과 관련 사실상 대정부 투쟁을 선언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날 '소상공인 모라토리엄(지불유예)' 운동을 선언하고 "내년도 최저임금과 관계없이 소상공인 사업장 사용주와 근로자 간의 자율합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는 최저임금 동결과 업종별 차등화를 요구하면서 공동휴업 등 단체행동을 예고했다.정부의 소득주도성장정책 성과가 미미한 가운데 정책 부작용의 당사자인 소상공인들이 공개적인 저항을 선언한 것은 매우 의미심장한 징조다. 대통령의 높은 지지도를 동력으로 추진했던 소득주도성장정책은 경제주체와 전문가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당정이 일사불란하게 뒷받침해왔다. 최근 최저임금위원회가 사용자위원들이 읍소한 업종별 차등적용안을 공익위원들이 근로자위원들과 합세해 부결시킨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근로자와 사용자의 이익을 조정해야 할 공익위원 전원이 근로자위원 편에 선 것이다.문제는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화가 사용자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소상공인의 간절한 요청이었다는 점이다. 350만 소상공인의 현실은 절박하다. 동종업계 근로자보다 적은 사업수익 현상이 몇년간 이어지면서 폐업률이 창업률을 역전한 실정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가 연이어 최저임금 인상을 강행하자 소상공인들은 자구적 단체행동을 모색하기에 이른 것이다.극단적인 소득주도성장론자들은 적정 최저임금 일자리를 늘려 영세자영업자들을 수용해 소상공인 과밀현상을 해소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현실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최저임금 일자리가 줄고 있다. 그렇다고 체감상 3명에 1명꼴인 청년실업자도 수용하지 못하는 대기업, 중견기업에 최저임금 일자리를 늘리라고 할 수도 없다. 소득주도성장정책의 결과가 자영업자 파탄과 최저임금 일자리 축소, 기업 해외이전과 청년실업 대란 지속으로 고착될까 두렵다. 사정이 여기에 이르면 정부를 향한 반발이 소상공인에 머물지 않을 것이다.한국은행은 이날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하고 취업자 증가수 전망치도 올초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낮춰 조정했다. 경제침체 기조를 반영한 조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소상공인들이 범죄자가 되더라도 최저임금 정부안을 거부할 것을 선언했다. 이는 투쟁선언이기에 앞서 살려달라는 마지막 읍소에 가깝다. 정부가 어떻게 대처할 지 국민들이 주목하고 있다.

2018-07-12 경인일보

[사설]아동급식카드 부정발급 전수조사 서둘러야

저소득층 아동들의 복지 향상을 돕기 위한 아동급식카드가 무분별하게 악용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 '경기도 아동급식전자카드시스템'의 허점을 이용한 것인데, 1억5천만원을 사용한 오산시 공무원이 덜미를 잡혔다. 이 공무원은 3년 동안 31장의 경기도아동급식전자카드(G-드림카드)를 부정 발급받아 사용했지만 허술한 행정 탓에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어려운 저소득 가정의 아동에게 돌아갈 세금이 개인의 주머니에 들어갔다고 하니 놀랄 수밖에 없다.전자카드시스템의 총체적 부실이 원인이었다. 저소득가정 아동들이 급식카드를 발급받기 위해선 해당 행정복지센터에 인적사항과 '아동급식 신청(추천)서'를 제출해야 한다. 담당 공무원은 아동의 개인신상정보를 '사회보장정보시스템(행복e음)'에 입력한다. 이어 각 시·군의 재가를 받아 급식카드 지원을 확정하고, 경기도 아동급식전자카드시스템에 개인정보를 추가 입력하면 카드가 발급된다. 18세 미만의 취학 및 미취학 아동과 18세 이상 고등학생까지 포함해 가정형편에 따라 하루 1~2식, 한 끼에 4천500원, 1회 한도 6천원 내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이 카드를 지급 받은 아동은 식당·편의점 등에서 식사를 하거나 식료품을 사는 데 사용한다.문제는 이 시스템에 아동의 성명과 생년월일, 연락처, 주소 등 기본적인 신상 정보만 입력하게 돼 있고 아동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주민등록번호가 빠졌다는 점이다. 이런 이유로 이 공무원은 존재하지 않는 아동의 이름과 연락처 등을 허위로 작성해 31개의 카드를 부정 발급받았다.더 큰 문제는 도내 31개 시·군 중 22개 시·군에서 G-드림카드를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산시처럼 허위 카드가 발급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실제 포털 사이트에는 아동급식카드의 무분별한 발급과 부정 사용에 대한 글이 많이 올라와 있다. 외제차를 타고 와서 급식카드를 사용하거나 금액이 많을 경우 한 사람이 여러 장의 급식카드로 나누어 결제했다는 내용이다. 분식업이나 편의점 사업자들은 사용자 10명 중 6명을 불정발급자로 의심하는 지경이다.실태가 심각한데도 경기도와 해당 지자체는 인력부족을 핑계로 실태 파악을 위한 현장조사는 생략한채 시스템만 개선하겠다며 한가한 태도다. 안될 말이다. 당장 카드발급자 전원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공표해야 한다. 조사결과가 있어야 제도개선 방향을 정할 수 있다.

2018-07-12 경인일보

[사설]난개발 막겠다는 용인시의 '사람 중심' 개발

용인시의 난개발은 악명이 높다. 인근 화성, 광주도 난형난제지만 용인시는 그 정도가 특히 심하다. 용서고속도로를 지나다 광교산 자락의 난개발 현장을 보노라면 등골이 서늘하다. 이렇게 파헤치고 까뒤집어 놔도 후환이 없는 것인지 두렵기까지 하다. 먼 훗날 우리 후손들이 "해도 너무했다"고 원망해도 할 말이 없을 정도다. 광교산뿐만이 아니다. 용인의 대부분 지역이 비슷한 처지다.과거에 용인은 '골프 8학군'이란 소리를 들을 정도로 골프장 개발로 전 지역이 몸살을 앓았다. 햇빛이 잘 드는 야산엔 예외 없이 골프장이 들어섰다. 무분별한 골프장 난립으로 자연이 파괴되고 아이들의 학습권, 시민들의 건강권이 침해되는 사례가 비일비재했다. 이제 그 고통과 불편이 아파트, 빌라, 단독주택, 공장 난개발로 고스란히 옮겨갔다.백군기 용인시장이 난개발을 막기 위해 총력 대응에 나섰다고 한다. 난개발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난개발조사특별위원회의 활동을 서두르는 한편, 기존의 개발과 관련된 각종 위원회도 자세히 살펴 위원을 교체하는 등 의욕을 보이고 있다. 개발 심의와 결정을 하는 위원회가 개발 이익을 앞세우는 인사들 위주로 편성됐을 경우 난개발을 막기가 쉽지 않다고 판단한 듯싶다. 현재 용인시에서는 개발과 관련해 도시계획위원회, 건축위원회, 경관위원회가 활동하고 있다. 이 위원회 구성을 '깬 사람' '사람을 중시하는 사람'들로 채우겠다는 것이다.하지만 취임 일성으로 난개발을 막겠다고 하지 않은 시장이 없다. 모두 같은 소리를 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흐지부지됐다. 심지어 난개발인지 뻔히 알면서도 지연, 학연, 혈연 그리고 표에 발목이 잡혀 되레 허가를 남발하는 등 개발 위주의 행정에 적극 나선 시장들도 있었다.용인의 난개발은 서울과 인접한 지리적 여건 때문이다.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있고 그러니 개발업자들이 여기저기 파헤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무분별한 개발 허가를 막기 위해 규제를 강화해도 개발업자들이 법에 맞는 조건을 내세우면 반려할 명분도 없을 것이다. 이미 난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는 타 지자체가 용인시의 '사람중심' 개발을 숨죽이며 주시하고 있는 것도 그래서다. 용인시가 성공하는데 타 지자체가 성공 못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난개발의 대명사' 용인시가 이번 실험에 성공한다면 전국적으로 귀한 모범사례가 될 것이다.

2018-07-11 경인일보

[사설]강화 관방유적 문화유산등재 주민 설득이 먼저

인천시가 강화도 관방유적의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를 재추진하기로 했다. 신미양요의 현장인 강화 초지진을 비롯한 강화도 관방유적은 조선후기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는 물론 미국, 프랑스 등 여러 세계 열강과의 전투가 이뤄진 현장이라는 점에서, 현재도 군사요새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문화유산의 의의가 높다. 인천시는 4·27 판문점선언과 6·12 북미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가 평화와 협력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어, 근대전쟁의 현장인 강화 관방유적을 문화유산으로 등재할 수 있는 기회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인천시는 2015년부터 강화도 관방유적의 가치를 세계적으로 알리면서 유적을 효과적으로 보존하기 위한 방안으로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해왔다. 2016년 4월 문화재청의 현지조사를 바탕으로 7월 20일 잠정목록을 작성 제출하였지만 강화군의 반대로 무산되었다. 기초자치단체인 강화군이 인천시와 협의없이 문화재청에 주민 재산권 침해가 우려된다는 부정적 의견을 제출하면서 심의 자체가 보류된 바 있다. 광역과 기초자치단체의 엇박자 행정이다. 최근까지도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둘러싼 인천시와 강화군의 이견은 해소되지 않았다.우선 강화군과의 긴밀한 협의가 필요하며, 주민들의 의견 청취도 보충해야 할 것이다. 특히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후 어떤 변화가 있는지 친절하게 설명해야 한다. 세계문화유산 등재로 관광객의 증가만으로 유적지 주변의 주민들을 설득하기 어렵다. 관광객 증가가 지역의 고용을 증대시키는 효과를 낳을 것이다. 그러나 당장 주민소득과 직접 연계된다고 기대하는 주민은 적다. 오히려 교통 혼잡 등 주거환경이나 생활상의 불편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로 인한 직접적 재산 피해는 없다. 등재 문화유산은 국내법의 적용을 받기 때문이다. 강화관방유적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일부 유적지 주변을 역사문화 보존지구로 고시하게 될 경우에 대한 우려이다. 역사문화보존지구는 건축물의 증개축 허용 기준이 강화되고 비용도 그만큼 높아지게 마련이다. 인천시는 세계문화유산 등재로 보존지구 추가 지정이 없음을 밝히는 한편, 차제에 기존 보존지구의 경우 건축물 증개축에 소요되는 추가 비용에 대한 지자체의 지원 방안과 이를 제도화하는 계획도 다시 제시할 필요가 있다.

2018-07-11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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