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평화·교류 진전에도 비핵화 숙제 남긴 평양회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9일 두 차례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9월 평양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남북한 군사긴장 완화와 경제협력·민간협력 분야에서는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직접 언급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북한 비핵화 실행 방안은 담지 못했다. 북한 비핵화는 여전히 숙제로 남긴 아쉬운 평양회담이었다.다만 김 위원장이 연내 서울을 방문한다는 건 주목할 만하다. 서해 상 평화수역·시범적 공동어로구역 설정, 남북 각각 비무장지대(DMZ) 감시초소(GP) 11개 시범철수, 군사분계선(MDL) 일대 비행금지구역 확대 등의 내용도 나름대로 의미 있는 합의였다. 전쟁위험을 제거하고 적대관계 종식의 초석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조건부지만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사업을 우선 정상화 하기로 합의한 것도 큰 점수를 줄 수 있다. 그러나 이 모두 북한의 비핵화가 전제될 때 가능한 것이다. 비핵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전쟁에 대한 공포는 사라지지 않는다. 문 대통령은 선언문 서명 후 기자회견을 통해 "남북은 처음으로 비핵화 방안도 합의했다"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머지않았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실천 조치를 기다렸던 국내외의 기대에는 못미쳤다.이번 회담에서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분명한 입장을 끌어내지 못한 점은 아쉽다. 아무리 관련국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해도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 폐쇄로 비핵화 방안에 합의했다는 말은 이해하기 어렵다. 2007년에도 북한은 영변 핵시설의 냉각탑 파괴 장면을 전 세계에 공개한 적이 있다. 그러나 검증 수위를 둘러싼 갈등만 양산했을 뿐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이번 회담의 목적은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핵탄두와 핵물질의 신고와 검증, 나아가 폐기에 대한 시간표를 확답받는 것이었다. 미국이 원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6·12 북미회담 이후 북한은 '선 체제보장, 후 비핵화'를 집요하게 요구했고, 반면 미국은 '선 비핵화, 후 체제보장'을 주장하며 맞서왔다. 이런 상황에서 열린 이번 회담은 두말할 것 없이 북한의 비핵화가 핵심의제였다.청와대는 스스로 "이번 평양선언은 실질적 종전 선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종전선언은 그저 말로 선언한다고 되고 말고 하는 것이 아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 상황에서 수백번 종전을 선언해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 북한이 핵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는 한 눈앞의 평화는 단지 신기루에 불과하다. 우리에겐 여전히 따듯한 가슴보다 냉철한 이성이 필요한 때다.

2018-09-19 경인일보

[사설]인천의 투표율 꼴찌 탈출을 기대한다

인천시에 시민들의 정치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인천시-선관위-교육청'으로 구성된 협력체계가 전국 최초로 구축됐다. 인천시선거관리위원회는 17일 남동구 구월동 선관위 대회의실에서 '민주시민교육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식'을 개최했다. 이 협약에는 인천시 선관위원장, 인천시장, 인천시의회의장, 인천시교육감, 경인교육대학교 총장이 참석했다.이들 5개 기관은 시민 정치참여 활성화와 시민의식 향상을 위한 '민주시민교육 거버넌스 협의체'를 구축하고, 관련사업 공동 기획·추진, 민주시민교육을 위한 인력·시설 공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조하기로 했다. 인천시와 교육청은 교육 장소 제공과 전문 강사 양성, 여성·노인·청소년 등 교육 대상 확대에 주력하고, 시의회는 민주주의 제도와 가치를 홍보하고, 경인교대는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민주시민교육 참여를 적극 유도할 계획이다.민주시민교육거버넌스협의체의 활동으로 인천시가 투표율 바닥권에서 탈출하는 계기를 만들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정치적 참여의식이나 시민의식을 계몽하는 것 외에 시민들의 투표 참여를 저해하는 객관적 요인이나 구조적 요인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은 6·13 지방선거의 투표율에서도 전국 최하위였다. 당시 인천의 투표율은 55.3%로,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가장 낮은 것으로 집계됐으며 지난 6대 지방선거에서도 인천은 최종투표율 53.7%로, 대구(52.3%), 경기(53.3%)보다 조금 높은 최하위권을 면치 못했다. 이같은 투표율 추세는 시민의식과 같은 주관적 요인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투표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다른 노력도 필요해 보인다. 인천시민들의 투표율과 관련된 기존의 조사보고서에 의하면 '선거에 대한 관심도'가 투표율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지만 근본적 투표율 결정 요인이라기보다는 일종의 복합적 결과에 가깝다고 봐야 한다.인천시민들의 경제활동 참가율과 산업특성이 투표율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자영업이나 소규모 판매장의 특성, 출퇴근 인구 등과 같은 인천시민들의 생활특성이 투표율에 미치는 영향을 다각도로 조사 분석하여 핵심요인을 찾아야 투표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2018-09-19 경인일보

[사설]일방통행 경기도정, 시군과 함께 가야

경기도 내 시장·군수들이 도(道)가 잇따라 내놓은 정책들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재검토를 요구하기로 했다. 도가 기초자치단체와 충분한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정책을 추진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고 한다. '체납관리단'의 경우 지자체마다 사정이 다르고 비용도 만만치 않다며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민선 7기 지방정부 출범 초기부터 불거진 광역단체-기초단체 간 불협화음은 이례적인 현상으로 여겨진다. 특히 도내 기초단체장은 대부분 이재명 도지사와 같은 당 소속으로, 이 지사의 '소통 능력'에 의문이 일고 있다.도가 '밀어붙이기식'으로 정책을 추진한다는 비판은 지난 14일 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 자리에서 분출됐다. 참석 단체장들은 이렇다 할 사전 조율 없이 시·군 예산이 투입되는 정책을 발표하는 등 일방통행 행정을 한다고 지적했다. 많게는 70%까지 시·군 예산을 부담해야 하는 정책들도 있는데, 왜 일방적으로 발표되고 있느냐는 볼멘소리다. 단체장들은 체납관리단 확대 정책을 대표 사례로 꼽았다. 이 지사가 언급한 성남시와 사정이 다른 지자체가 많은데 이를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협의회는 지역 화폐를 활용한 청년 배당, 아동수당 인센티브 추진방안에 대해서도 정식으로 재검토를 요청하기로 했다.이 지사는 취임 초 시군과의 소통과 협치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하지만 민선 7기 기초단체장들은 처음 만난 공식자리에서 '도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식 행정을 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 지사의 도정운영 구상에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광역단체와 기초단체가 갈등을 빚어서는 행정기능이 정상 작동될 수 없다. 체납관리단 운영과 청년 배당, 아동수당 등 '이재명 표' 정책들은 시군들의 자발적 참여와 협력 없이는 실효를 거둘 수 없다. 해당 지자체들이 반감을 갖는다면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물 위에 뜬 기름이 되고 만다.도지사와 같은 당 소속인 단체장들이 불통을 말하면서 정책의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선 것은 예삿일이 아니다. 지방정부 취임 초기여서 더 그렇다. 이 지사는 협의회가 왜 이런 비판을 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그동안 내놓은 정책들도 역지사지 입장에서 보완하기 바란다. 기초단체가 등을 돌려서는 도정이 성공할 수 없다. 단체장과 공직자들은 이 지사의 소통 능력과 협치 의지를 주시하고 있다.

2018-09-18 경인일보

[사설]또다시 '아동학대도시' 오명 뒤집어쓴 인천

어린이집 아동학대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부모들의 가슴은 철렁 내려앉는다. 특히 인천에 사는 부모들은 그 정도가 심하다. 지역에서 상징적이라 할 만한 사건이 여러 차례 발생했을 뿐만 아니라 그 빈도 또한 높기 때문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박찬대 의원이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로부터 받은 자료에서도 그런 사실이 확인된다. 지난해 시·도별 어린이집 교직원들의 아동학대 건수는 경기도 195건, 서울 160건, 인천 144건 순으로 나타났다. 인천은 경기와 서울에 비해 발생건수 자체는 적지만 바다를 제외한 지역면적과 인구수를 감안하면 압도적으로 높은 발생빈도를 보인다. 특히 울산 51건, 대구 47건, 부산 38건과 비교하면 월등히 높은 수치다. 2015년 33건, 2016년 81건, 2017년 144건 등 발생건수의 급증은 우려를 더욱 더 깊게 한다.이렇듯 인천지역사회와 부모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는 가운데 또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해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지난 달 연수구의 한 어린이집 원생들이 학대를 당하고 있는 것 같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CCTV 녹화기록을 통해 한 보육교사가 올해 6월과 7월 모두 57차례에 걸쳐 1~3세 원생들을 학대하는 장면을 확인하고 엊그제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 보육교사는 원생들의 엉덩이와 등을 손으로 때리고 뒷목을 치는가 하면 밥상을 닦은 행주로 아이의 입술을 훔치기도 했다. 지금까지 원생 18명 중 8명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문제의 보육교사가 아동학대행위를 저지른 때는 올해 3월 말 관할 연수구청이 지역 내 모든 어린이집 원장과 보육교사 등을 대상으로 아동학대 예방교육을 실시한 지 불과 두 달이 조금 지난 시점이었다. 교육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최소한 법에서 정한 지자체 교육만큼이라도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개선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이와 함께 지역사회 자체적으로는 왜 이렇게 인천에서 유독 어린이집 아동학대사건이 자주 발생하는지 다양한 각도에서 냉정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모든 현장 관계자는 물론 지자체, 학계, 일반시민 등이 머리를 맞대고 문제의 근원을 파헤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아이들을 키울 수 없는 도시'라는 오명을 씻어내기 위해선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다.

2018-09-18 경인일보

[사설]평양 남북정상회담 북한의 비핵화 이끌어내야

오늘부터 열리는 평양 남북정상회담은 남북관계 발전은 물론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협상의 돌파구가 되어야 한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한반도에는 일촉즉발의 위기가 감돌았다. 평창올림픽에 북한 선수단이 참가하고 역사적인 4·27 판문점 선언 등으로 극적인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첫 발을 내딛었다. 이후 북미간의 북핵 해법의 차이로 북미정상회담이 불발되는 분위기였으나 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에 힘입어 6월의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보듯이 남북관계 발전과 북미 비핵화 협상이 선순환할 때 비핵화 협상도 성과를 얻을 수 있다.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의 의미를 남북관계 개선·발전, 북미 비핵화 협상의 중재·촉진, 남북 군사적 긴장 완화 등 세 가지로 압축했다고 한다. 이 중에서도 북미 비핵화 협상의 물꼬를 트는 일이 가장 중요한 일임은 말할 것도 없다. 남북관계 발전도 중요하지만 북한이 원하는 종전선언을 이끌어내기 위해서 핵물질과 핵시설, 핵무기 등의 리스트를 신고할 수 있게 북한을 설득해야 한다는 것이다.그러나 북한 기관지 노동신문은 15일 미국에 종전선언을 거듭 촉구하면서 "칼을 들고 달려드는 강도앞에서 일방적으로 방패를 내려놓을 수 없지 않는가"라고 했다. 이는 종전선언 등 미국의 상응하는 조치가 없으면 핵신고 등 진전된 조치를 취할 수 없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북의 선조치 없이 종전선언을 양보하지 않겠다는 확고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핵 리스트 신고 등 북한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이렇듯 북미간의 입장이 현저히 갈리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북한의 확고한 비핵화 의지와 이를 담보할 만한 행동을 이끌어내야 한다. 비핵화 진전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 의미있는 합의가 생략된 채로 원론적 비핵화 약속에만 그치면 향후 북미정상회담은 물론 비핵화 협상의 동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번 회담이 비핵화의 동력을 살리고 남북관계 개선과 군사적 긴장 완화 등 난제 등을 풀어나가는 결정적 계기가 될지 쉽사리 예단할 수 없다. 비핵화와 남북 관계 개선은 동전의 양면이다. 이 둘이 상호 긍정적 영향을 미침으로써 한반도 평화 구축과 비핵화의 결정적 단초가 되기를 기대한다.

2018-09-17 경인일보

[사설]서해 5도 숙원 NLL 평화수역 조성 타결되길

서해 5도 주민들이 이번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 거는 기대가 최고조에 달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행을 앞두고 해양수산부 관계자들이 지난 14일 인천에서 서해 5도 주민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남북 정상은 이번 평양회담에서 서해 NLL 해역을 평화수역으로 조성하는 문제에 대하여 어느 정도 의견 접근을 이룰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정부 관계자들이 정상회담이 임박한 시점에서 서해 5도 주민과의 간담회를 마련했다는 것도 이런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서해 5도 해역에서 조업하는 어민들은 남북 공동어로라든지 NLL 일대에서의 사격훈련 제한 등과 같은 평화 수역 조성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당장 할 수 있는 어장 확대와 조업시간 연장 조치를 희망하고 있다. 인천시 역시 주민들의 바람을 담아 서해 5도 주변 어장 확대를 지난 2월 정부에 요청했지만 아직 답변을 얻지 못하고 있다. 서해5도 어장 면적은 3천209㎢인데 인천시가 요청한 확장 면적은 306㎢라고 한다. 어장 확대는 어획량 증가로 이어진다. 지난해 서해5도 어장의 어획량은 392만5천837㎏, 어획고는 311억1천287만원에 달했다.서해 5도 주민들은 2010년 11월 23일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 사건을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다. 당시 연평도 주민뿐만 아니라 서해 5도 주민 대다수가 육지로 피란을 나왔었다. 주민들에게는 실제 전시상황이었다. 8년이란 세월이 흘렀건만 아직도 그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주민도 있다. 그들에게 더 이상의 불안감은 안 된다. 지금껏 서해 5도 주민들은 해가 지면 바다에 나갈 수가 없었다.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어선 납북 등을 우려해 정부가 지정해준 어장에서만 조업을 해왔다. 서해 5도 어민들에게만 있는 족쇄나 마찬가지이다.이번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NLL 주변 해역을 평화 수역으로 조성하는 방안이 타결 되든지, 그렇지 않든지 간에 서해 5도 어민들의 어장 확대와 조업 시간 연장 같은 바람은 이루어져야 한다. 이는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조치다. 서해 5도 주민들은 그동안 여러 가지로 차별을 받아왔다. 남북 관계가 경색될 때마다 그들은 마음을 졸여야 했고, 도심지 주민들이 받는 수많은 혜택에서 소외돼 있었다. 우리 정부는 더 이상 그들의 간절한 바람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정상회담 직후 서해 5도 어장 확대와 조업시간 연장 조치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2018-09-17 경인일보

[사설]'경기도민의 날' 경기 정체성 확립 계기돼야

오는 10월 18일 제1회 경기도민의 날 기념식이 열린다. 지난해 말 경기도의회가 경기도민의 날 제정조례와 경기도 도민헌장조례를 통과시켰다. 기념일 선정 근거는 고려 현종 9년인 1018년, 당시 고려의 수도인 개경과 그 주변 12개 군현을 묶어 '경기(京畿)'라는 지명을 남긴데서 비롯됐다. 1018년에서 10월 18일을 빌려온 셈인데, 첫 경기도민의 날은 경기천년의 날을 겸해 기념식과 각종 행사를 펼치기로 했으니 도민에게는 매우 의미있는 날이다.도는 첫 도민의 날을 맞아 지역 국회의원 전원과 31개 시장·군수를 비롯해 1천500여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기념식을 준비중이다. 또 8개 분야의 우수 도민을 선정해 표창하는 한편 새로운 경기도 비전 선포식도 예정돼 있다.그러나 정작 1천300만 경기도민 중 경기도민의 날이 제정된 사실을 알고 있는 도민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문제는 경기도청 조차 경기도민의 날에 관심이 없다는 점이다. 도청 홈페이지 경기도 연혁 코너만 봐도 알 수 있다. 경기도 역사 연대기를 나열해놓은 연혁에는 눈을 씻고 봐도 1018이란 연대가 없다. 대신 '1029년 고려 제8대 현종왕때 양광도로 개칭되고 개성 및 부근 13현을 중앙의 직할로 하여 경기도라 칭하였음'이란 기록만 있다.1018년을 경기정명의 해로 고증하기 위한 노력과 최근 몇년간 상당한 예산을 들여 경기천년 사업을 추진해 온 경기도가 정작 홈페이지 연대기 마저 모호하게 방치했으니, 경기도 정체성 회복의 일환인 경기도민의 날 제정, 경기천년의 날 기념행사의 취지가 무색하다. 도청 공무원들 조차도 경기도 정체성에 관심이 없음을 보여주는 증거다.이같은 현실은 경기도 정체성을 어떻게 모색할지에 대한 방향성을 보여준다.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 출생지 거주인구 비율 하위 10곳 기초단체 중 9곳이 경기도 기초단체로, 소위 토박이 비율은 20% 남짓이었다. 이같은 도민 구성비율은 다른 도내 기초단체도 대동소이할 것이다. 따라서 경기도 정체성은 모호한 과거지향 보다는 현재와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 정주여건을 개선해 도민들의 공동체 의식을 제고하고, 미래의 비전을 제공해 공동체 유지를 위한 이유와 가치를 공유할 때 새로운 경기도 정체성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제1회 경기도민의 날이 그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2018-09-16 경인일보

[사설]1주택자 희망사다리 걷어낸 9·13 부동산대책

'9·13주택시장 안정대책'이 1주택자들의 희망사다리를 걷어냈다. '유주택자는 더 이상 집을 사지 말라"는 정부의 강력한 메시지 탓이다. 노무현정부보다 종합부동산세 최고세율을 0.2%포인트 인상하고 다주택자 대출을 차단하는 등 '더 센' 내용을 담았다. 이번 대책은 문재인정부 출범 후 8번째 부동산 대책이다. 1년4개월 동안 두 달에 한 번 꼴로 부동산대책을 쏟아낸 셈이다.9·13조치의 최대 수혜자는 무주택자들이다. 정부는 실수요자를 보호하고 투기수요는 철저히 가려내고자 세제, 대출, 청약환경까지 집 없는 사람들을 최대한 배려한 것이다. 무주택자 대출조건은 종전과 불변인 데다 기존에 무주택으로 간주되던 분양권, 입주권 소유자를 유주택자에 포함시켰다. 주택청약 시 추첨제 물량도 무주택자에 우선 공급케 함으로써 무주택자의 당첨확률이 훨씬 높아진 것이다.1주택자들의 불만이 비등하다. 대출규제는 언감생심이고 청약기회마저 크게 제한된 것이다. 2주택 이상 보유자들은 애초부터 1순위 자격이 없어 별다른 영향이 없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분양을 통해 주택평형 넓히기 혹은 지역 갈아타기를 준비 중인 1주택자들은 망연자실이다. 이번 조치로 추첨제 물량이 무주택자에 우선 기회를 주면서 사실상 인기지역에서의 당첨이 거의 불가능해진 때문이다. 치솟는 임대료 부담에 억지로 유주택자가 된 수많은 서민들은 더 이상 '적은 돈'으로 집을 늘리려는 꿈을 접어야할 판이다. 청약통장 무용론까지 대두되는 지경이다. '똘똘한 한 채'로 상징되는 고가주택 실거주자들의 불만도 점쳐진다. 비싼 집에 살고 있다는 이유로 세금폭탄을 맞게 생긴 탓이다.정부는 21일에 발표할 공급대책까지 거론하며 이번 조치로 집값이 안정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반토막 대책으로 평가했다. 일시적 집값 안정은 기대되지만 전월세 가격 상승이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다주택자의 경우 보유세 인상과 대출 전면 금지를 임대료 인상으로 대처하는 등의 조세전가는 불문가지인 것이다. 거래축소에 따른 경기부진은 더 달갑지 않다. 부동산대책을 발표하면 집값이 더 오르는 기현상이 이번에 재연되지 않을지도 주목거리이다. 정책이 누구에게나 좋을 수는 없다지만 9·13대책의 성과를 가늠하기 어렵다. 부동산 시장 안정에 따른 출구전략부터 담았어야 했다.

2018-09-16 경인일보

[사설]미친 아파트 가격 시장규제로만 잡을수 있을까

정부가 13일 현 정부 출범 이후 8번째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9·13대책은 보유세 인상과 금융규제, 세제혜택 축소에 초점을 맞췄다. 보유세 강화를 통해 특정지역의 주택가격 상승을 막고, 금융규제와 세제혜택 축소를 통해 투기자본의 부동산 거래시장 참여를 차단하겠다는 강력한 정책의지를 시장에 전달한 것이다. 이와함께 수도권에 30곳의 공공택지를 개발해 30만호를 공급해 시장 수요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하지만 부동산 시장이 정부의 정책의지에 반응할지는 의문이다. 그동안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나올 때마다 시장은 잠시 침묵 과정을 거쳐 대책의 빈틈을 찾아 다시 요동치기를 반복해왔다. 3주택자와 서울 전지역을 포함한 전국 43개 조정대상지역내 2주택자에 대한 보유세 대폭인상은 투기목적으로 보유한 주택을 시장에 내놓으라는 엄포다. 하지만 이미 어마어마한 수익을 실현한 상황에서 이들이 거래시장에 주택을 쏟아낼지는 의문이다.대책을 직접 발표한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이번 대책으로 부동산 시장이 안정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안정화가 되지 않을 경우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추가 조치 가능성을 경고한 것도 시장의 눈치보기에 쐐기를 박겠다는 의미일 것이다. 하지만 보유부담 확대와 거래봉쇄 위주의 정책만으로 이익이 예상되면 정부의 규제에 아랑곳 하지 않았던 시장의 생리를 통제하기 힘들다는 것은 이미 여러번 증명된 사실이다. 특히 이익을 찾아 유랑중인 1천100조원의 시중자금은 어떻게든 정부 규제를 뚫어낼 가능성이 높다.결국 규제의 효과를 실현하려면 시장원리를 충족시키는 주택공급 계획이 뒤를 받쳐주어야 한다. 따라서 21일 예고된 공공택지개발 계획이 시장을 설득하지 못하면, 거대한 시중자금이 유동경로를 찾기 위해 또다시 꿈틀댈 것이다. 하지만 공공택지개발 계획이 사전에 누출되면서 입지 확정에 차질이 생긴데다 서울시와 경기도 일부 지자체가 택지개발에 난색을 보이는 상황에서, 시장이 반색할 만한 주택공급계획이 나올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만일 수도권 공공택지발표에 대해 시장의 반응이 신통치 않을 경우, 정부 대책을 비웃는 시장의 관행이 재현될 수 있다. 정부는 특정지역의 폭등하는 부동산시장만을 규제하는 미시적인 시각을 탈피할 필요가 있다. 수도권 외곽 주거지의 광역교통 인프라 확충을 통해 서울 주거지를 대체하는 방안을 포함해 거시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

2018-09-13 경인일보

[사설]수도권 대학생 취업 역차별 대못박기 재고해야

경기도와 인천에 거주한다는 이유만으로 취업에 제한을 받는것은 또다른 수도권 역차별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국회에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의 일부 개정 법률안이 계류 중에 있기 때문이다. 개정안에는 공공기관 비수도권 지역 인재 채용을 '권고사항'에서 의무사항으로 바꾸는 것과 채용 인원 비율을 현행 35%에서 40%까지 확대하자는 내용이 담겨 있다.비수도권 대학에 대한 취업지원 정책이 현재 보다 강화될 경우 수도권 대학생들이 취업에 제한을 받는 역차별이 발생할 것이 자명하다. 수도권 역차별은 비단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혁신도시 조성 및 발전에 관한 특별법'이 개정되면서 올해부터 공공기관들은 이전하는 지역 소재 대학 출신자를 의무적으로 채용하고 있다. 또 지난해에는 모든 공공기관에서 지역 인재는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과 함께 '사회 형평적' 채용을 위해 관련 정보를 입사 지원서에 기재할 수 있게 됐다. 이런 일련의 정책들로 경기, 인천 지역 대학 출신자들은 공공기관에 취업할 수 있는 확률이 현재 보다 더 낮아질 수밖에 없다.취업률이 대학 평가의 기준이 되는 한국 사회에서 수도권 역차별 정책은 경기·인천 대학의 경쟁력 하락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수도권 과밀화 억제와 지역 균형 발전을 목표로 진행되는 정책은 오히려 수도권 역차별과 지역 경제 위축을 가져왔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수도권은 이미 공공기관 지방 이전으로 역차별 피해를 입었다. 그 대표적인 지역으로 과천시를 꼽을 수 있다. 과천시는 14개 정부기관이 지방으로 내려가며 지역 경제가 붕괴됐다.정부기관과 공공기관 같이 수도권 특정 지역에 설치 되어 있는 기관들의 이전은 해당 지역만 피해를 줬지만, 공공기관의 비수도권 지역 인재 채용 문제는 경기도와 인천시 소재 대학에서 취업을 준비하는 모든 청년들에게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수도권 과밀화 억제가 필요하다는 건 국민 모두가 필요성을 인정하지만 공공기관 지방 이전으로 인한 수도권 지역 경제의 황폐화 문제는 고민해 봐야 할 문제다. 여기에 경기도와 인천에 거주한다는 이유만으로 취업에 제한을 받는다는 건 일하고 싶어하는 청년층의 희망을 무참히 꺾는 일이다. 지금 있는 일자리를 지방에 거주하는 청년층에 돌아가게 하는데 집중하기 보다는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방안을 모색하는게 바람직하다.

2018-09-13 경인일보

[사설]지방분권 실현, 정부 의지 중요하다

2020년까지 국세와 지방세 비율이 8대2에서 6대4 비율로 조정되는 등 지방 재정권이 대폭 강화된다. 주민이 지방자치단체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지방의회에 조례 제·개정과 폐지안을 제출할 수 있게 된다. 지방경찰제가 시행되고 중앙의 권한도 상당 부분 지방으로 이전된다. 지역 간 재정격차 해소를 위해 '지역 상생 발전기금'을 확대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일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지방분권 종합계획'의 주요 내용이다. 정부가 구체적 실행 방안과 함께 실천 의지를 보인다면 실질적인 지방자치제를 실현할 발판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반면 당장 구체적인 실천방안이 보이지 않는다거나, 지역과의 협의 과정도 부실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지방분권 종합계획은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회가 보고한 내용을 담고 있다. 자치분권위는 지난해 10월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자치분권 로드맵'을 토대로 지자체 등의 의견을 수렴해 계획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2020년까지 현행 8대2인 국세 대 지방세 비율을 6대4까지 개편키로 한 것이다. 로드맵에 담겼던 '지방 이양 일괄법' 제정, 자치경찰제 도입 등 6대 추진 전략, 33개 과제가 포함됐다. 국회에서 장기간 표류하고 있는 지방분권 관련 법안을 연내에 제정해 자치분권을 확고하게 시행한다는 게 문재인 정부의 구상이다. 지역의 반응은 기대와 걱정이 교차하는 양상이다. 경기도와 인천시는 일단 긍정적 입장과 함께 이를 법제화할 수 있는 후속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하지만 지역과 충분한 교감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된 데 대해서는 불만이라는 지적도 있다. 지방세 비율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 방안이 보이지 않아 자칫 구호에 그칠 것이란 주장이 나왔다. 계획 내용도 지난해 행안부가 밝힌 로드맵과 별반 다르지 않은 재탕에 불과하다는 비판이다.지방분권 실현은 문재인 정부가 꼭 이행해야 할 시대적 과제이다. 대통령과 정부가 강력한 실천 의지를 밝힌 만큼 이를 뒷받침할 법과 제도의 정비가 뒤따라야 한다. 하지만 분권의 당사자인 지방이 소외돼서는 곤란하다. 충분한 논의와 이를 통한 공감대 형성이 전제돼야 한다. 국민에게 보여주기식 대책에 그쳐서는 안 된다. 지방자치단체장에 주어진 과도한 권한을 분산해 권력남용과 토착비리를 막는 것도 지방분권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주장에도 귀 기울이기 바란다.

2018-09-12 경인일보

[사설]화학물질 누출 재발방지책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이산화탄소 누출 사고로 치료받던 노동자 2명중 1명이 12일 결국 숨졌다. 이로써 지난 4일 오전에 발생한 삼성전자 이산화탄소 누출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2명으로 늘었다. 경찰이 이산화탄소 누출사고로 3명의 사상자를 낸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에 대해 수사를 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정확한 사고원인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 한편 경찰 수사가 시설과 기술적 요인에만 집중하고 있어 구조적 요인을 밝히지 못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현재 용인동부경찰서는 지난 10일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환경안전팀과 사상자들이 속한 협력업체등 3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압수수색을 통해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의 소방 전기시설 관련 자료를 확보해 분석 작업을 하고, 삼성전자와 협력업체 관계자들을 불러 사고 당시 상황, 안전조치 여부 등에 대해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삼성전자의 화학물질 누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사고 발생후 근본대책을 세우지도, 안전관리도 제대로 하지 않았던 것이다. 2013년 삼성반도체 화성공장의 불산 누출로 협력업체 근로자 1명이 사망한 바 있으며, 2014년 3월에 삼성전자 생산기술연구소에서 이산화탄소 누출로 협력업체 직원이 사망했고, 2015년 11월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에서 황산누출 사건으로 협력업체 직원이 중화상을 입는 사고가 잇달아 발생했다. 삼성전자측은 지난 4일 누출사고 발생후 소방당국에 알리지 않고 수습하려하다가 노동자가 숨진 이후에 경찰에 신고하는 등 안전매뉴얼도 지키지 않았다.인권단체를 비롯한 시민단체에서는 이번 사고를 대기업들의 '위험의 외주화'가 드러난 사건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최근 삼성의 반도체 공장에서 발생한 일련의 화학물질 유출사고 피해는 고스란히 협력업체의 노동자가 입었다. 사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생명안전 업무임에도 이를 외주화하고 있는 것은 사고 발생시 책임까지 협력업체에 넘기려는 의도로 비판받고 있다.소방안전관리를 기업에만 맡겨둬서는 누출사고는 재발할 수 밖에 없다. 고용노동부는 특별근로감독을 통해 재발방지책을 찾아야 한다.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공장이 밀집한 인천시와 경기도와 같은 지자체도 화학물질 취급 업소에 철저한 안전대책을 촉구하고, 유독성 화학 물질 취급 업소 지리정보 구축을 비롯한 안전관리 체계를 확립해야 할 것이다.

2018-09-12 경인일보

[사설]정보유출과 그린벨트 해제 누가 납득하겠나

국토부에 근무하는 사람들치고 부동산 부자가 아닌 사람 없고, 일부는 일가친척은 물론이고 업자들에게까지 개발 정보를 제공한다는 뜬금없는 소문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아무래도 민감한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특성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최근 일련의 사태를 보면 이런 소문이 터무니 없는 낭설만은 아닌 모양이다. '수도권 신규 택지 후보지'를 사전 공개해 파문을 일으킨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관련 자료를 넘겨준 첫 유포자가 경기도에 파견된 국토교통부 직원인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민감한 정보가 국회의원에게 전달돼 공개된 것도 문제지만, 이 때문에 현장에선 거래가 급증하는 등 이상 징후로 또 다른 후유증을 불러오고 있다. 국토교통부 토지 실거래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과천 의왕 그린벨트 임야의 매매가 5배나 폭증했다고 한다. 시흥 안산 등 다른 신규 택지 후보지도 마찬가지였다. 기획 부동산이 출몰하고 토지 매입을 의뢰하는 문의전화가 폭증하고 있다고 한다.이런 와중에 과천시가 정부의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침에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민주당 소속인 김종천 시장은 "주택 공급 확대 대상지로 확정될 경우, 과천시는 성장 동력을 잃고 자족기능을 갖추지 못한 채 서울의 베드타운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시장의 주장이 아니더라도 과천시는 이미 지식정보 타운과 주암지구등에 총 1만4천60가구의 공공주택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런데도 정부가 그린벨트를 해제해 공공주택만을 때려 짓는다면 시 재정 운영에도 막대한 영향을 초래해 자족 기능이 훼손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우리는 그린벨트까지 훼손해 서울의 집값을 잡겠다는 동떨어진 발상에 동의할 수 없다. 수도권 그린벨트가 봉인가. 정보 유출과 과천시장의 반발 때문만은 아니다. 그린벨트 해제는 최후의 수단이어야 한다. 역세권을 중심으로 재개발 재건축을 확대하고 상업지역이나 준주거지역 주상복합건물의 주거용 비중을 높이는 등 도심개발을 최대한 늘린 후 그래도 안될 경우 마지막으로 고려할 대상이다. 그조차도 심사숙고해야한다. 이번 사태로 과천 안산 시흥 그린벨트 내 수상한 토지 거래에 대해서 철저한 조사가 있어야 한다. 특히 기획부동산 등 투기세력이 개입됐는지 밝혀 불법 거래에 대해서는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할 것이다. 아울러 국토부 공무원과 이를 공표한 신창현 의원 등 누구든지 철저하게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2018-09-11 경인일보

[사설]정부는 인천상의 산단 해법에 귀 기울여야

인천 남동산업단지 입주기업들 사이에서 "제조업은 부업일 뿐 부동산 임대업이 본업"이라는 말이 나돈 지 오래다. 물론 남동산단에 자기 땅을 가진 업체에 한해 적용된다. 그 말이 사실임이 확인됐다. 지난 9일 인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자료가 그 증빙이다. '수도권 주요 산단 지가 및 입주업체·고용·생산액 변화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0년부터 2017년까지의 남동산단과 주안·부평·시화·반월산단 등 총 5개 수도권 국가산단 가운데 부평을 제외한 4곳의 공시지가 상승률이 생산액 증가율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남동산단의 공시지가 상승률은 355.3%로 생산액 증가율 291.3%를 크게 웃돌았다. 시화산단 공시지가 상승률은 640.5%로 조사 대상 산단 가운데 가장 높았지만, 생산액 증가율은 565.3%에 그쳤다.남동산단 내 임차업체 비율은 올해 6월 현재 67.7%에 이른다. 시화산단이 68.7%로 가장 높고, 가장 낮은 주안산단도 41.4%나 된다. 생산액 증가율을 뛰어넘는 과도한 지가 상승은 공장부지와 건물을 임차한 이들 업체에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지가 상승이 공장의 부지와 건물 임차료를 높이게 되고, 제조원가의 상승과 생산설비 등 신규 투자 부담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높은 임차료는 새로운 기업의 산단 진입에도 걸림돌이 된다. 최종적으로는 지역경제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국가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치게 되는 악순환에 빠져들게 된다. 따라서 인천상의가 제시한 지식산업센터 건설, 건축용적률 상향조정 등 산단 구조고도화 사업의 지속적인 추진은 지가 안정화와 생산성 향상을 위한 해법으로 적절하다.또 다른 해법으로 제시한 영종항공산단과 송도바이오융합산단 조성은 정책당국이 특히 귀담아 들어야할 내용이다. 단순히 부족한 산단공간을 확충해 지가상승을 막고 임차료를 일정하게 유지하게 해 지역경제의 경쟁력을 지속시키는 데에만 그치는 방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제조업이 발달하고 정보화 기반이 잘 갖춰진 인천은 이미 세계적인 허브공항을 보유하고 있고,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 세계 일류의 바이오기업들이 포진해 있는 지역이다.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은 기본적으로 제조업과 정보화가 잘 정비된 지역이 절대적인 비교우위를 갖는데 인천은 그런 면에서 가장 잘 준비된 지역이다. 잘 준비된 지역을 잘 활용하는 것이야말로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성공적으로 맞이하는 일이 될 것이다.

2018-09-11 경인일보

[사설]여야 협치로 정기국회 파행 막아야

정기국회가 개원했으나 4·27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과 인사청문회 등 여야 대치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들의 협치에 대한 강조에도 불구하고 남북정상회담 이후에 판문점 선언 비준을 둘러싼 여야 인식차로 정기국회가 파행을 빚지 않을까 우려된다. 지방선거 이후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석 달째 하락하고 있고 소득주도성장 정책과 최저임금 인상에서 촉발된 경제지표 악화 논란과 서울 등 수도권의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인한 시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의 증대 등 여권은 사면초가에 몰려있는 형국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추세인 상황에서 야권은 공세의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이러한 상황에서 판문점 선언 비준이 원활하게 진행될 리 만무하다. 당장 자유한국당의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국회 비준 동의는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고, 바른미래당의 김관영 원내대표는 판문점 선언지지 국회 결의안을 채택한 이후에 비준 동의 절차를 밟자는 타협안을 제시했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판문점 선언 비준 논의가 어떻게 진행될지 알 수 없으나 비준 여부를 빌미로 정기국회가 파행으로 간다면 이후 국회 일정 모두가 여야 극한 대치로 갈 가능성이 높다. 장관과 헌법재판소 재판관 등의 인사청문회에서도 여야가 대립할 것으로 보이고, 이후 경제와 민생 악화의 해법과 사법농단 등 현안을 두고 여야의 치열한 기싸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국회에서 여야가 쟁투를 벌이고 논쟁을 통한 대립은 자연스런 일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합의를 도출한다면 모르겠으나 8월 임시국회도 아무런 개혁·민생 입법을 통과시키지 못했다. 여야가 합의한 비쟁점 법안조차도 다른 쟁점법안과 연계시키면서 통과가 무산됐다. 영세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상가임대차보호법안은 물론 여야가 조금씩 양보하면 합의할 수 있는 규제개혁 관련 법안도 정략적 이해로 무산되기는 마찬가지였다.정기국회에서 경제난 해소를 위한 방책을 숙의해 나갈 수 있는 여야 지도부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우선 판문점 선언에 대한 비준도 여당이 무조건 밀어붙일 문제는 아니다. 여야가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 논의를 3차 남북정상회담 이후로 미룬 일은 다행이다. 야당도 대통령 지지율 하락을 빌미로 여권에 대한 정치적 공세로 일관하지 말고 전향적으로 남북관계를 바라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2018-09-10 경인일보

[사설]공중화장실 몰카 근본적 예방책 마련하라

공중화장실에서 여성 신체의 은밀한 부위를 촬영한 '몰래 카메라'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중앙정부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들도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범죄는 매년 급증하는데 현장 단속 결과는 '0'건에 그치고 있다. 실제로 경찰청이 지난 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0일간 전국 공중화장실 3만9천개를 조사했으나 몰래카메라를 단 한 개도 찾지 못했다고 했다. 공중화장실에서는 휴대용 몰카 범죄가 급증하고 있는데 고정식 몰카 단속에만 치우치다 보니 2차로 사이버상에 유포되는 범죄로 이어져야 단속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10일 경찰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사이버안전국에 설치한 '사이버성폭력 특별수사단'이 8월 13일부터 9월 7일까지 약 한 달간 특별단속을 벌인 결과, 총 570명을 검거했고 이중 28명을 구속했다. 지난 한 해 경찰이 적발한 불법 촬영, '몰카' 범죄는 6천465건으로 2013년(4천823건)보다 34% 증가했다. 인천의 몰카범죄는 2012년 93건에서 지난해 599건으로 무려 6배 증가했다. 대부분 인터넷에 불법촬영 동영상을 유포하거나 지하철, 쇼핑몰 등 공공장소에서 단속된 것이지, 공중화장실 몰카는 적발이 어렵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현재 각 지자체들이 실시하는 공중화장실 몰카 단속 방법을 보면 광학 장비를 이용해 고정식 카메라를 찾아내거나 관리인에게 초소형 카메라 설치가 가능한 벽 틈새, 구멍 등에 대해 시설 개선을 권고하는 수준이다. 시민들에게 몰카의 위법성을 알리고 시설 개선을 권고하는 게 잘못이라는 얘기가 아니다. 수천 개에 달하는 공중화장실마다 단속 요원을 배치할 수 없는 일이다. 공중화장실에서 휴대용 몰카 범죄가 벌어지는데 고정식 몰카 단속에만 치우친다면 시민들의 비웃음을 살 일이다. 이미 단속을 통해 화장실 몰카범죄가 고정식 몰카로 사용된 게 아닌 것이 확인됐다면, 휴대용 몰카를 단속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최근 인천서구시설관리공단이 공중화장실 몰카를 예방하기 위해 화장실 칸막이 밑을 가리는 '안심스크린'을 도입해 설치했다. 전국적으로는 충북에 이어 인천에서는 서구가 처음으로 도입했는데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한다. 많은 예산이나 인력을 낭비하지 않고서도 작은 아이디어로 시민의 불안을 해소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캠페인이나 대대적인 시설 점검은 일시적인 효과일 수밖에 없다.

2018-09-10 경인일보

[사설]2015년 메르스 악몽에서 도대체 무엇을 배웠나

쿠웨이트 출장을 마치고 지난 7일 입국한 한 서울시민이 다음날 오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로 확진됐다. 이에따라 질병관리본부는 국내 메르스 위기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격상하고 환자와 접촉한 인천시민 5명, 경기도민 2명을 포함해 22명을 자택에 격리조치했다. 2015년 5월부터 그해 연말까지 217일 동안 전국민을 공포에 몰아넣었던 메르스 악몽을 생각하면 방역당국의 철저한 대응이 절실하다.그러나 이번 메르스 환자 확진과정에서도 방역체계에 구멍이 뚫린 것으로 확인되면서 국가방역시스템의 작동이 의심을 받고 있다. 환자는 7일 오후 4시 51분 입국하면서 검역관에게 건강상태질문서를 제출하고 설사 증세를 신고했지만 질병관리본부는 체온만 재고 검역대에서 통과시켰다. 이후 이 환자가 서울 대형병원을 직접 방문해 메르스 의심환자로 판명됐다. 검역대를 통과한지 4시간만이다. 만일 이 환자가 자발적으로 병원을 찾지 않았다면 2015년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2015년 메르스 악몽도 중동지역에서 입국한 한 감염자가 확진 판정을 받을 때까지 17일간 방치된 결과였다. 이 환자로 인해 평택의 한 병원에서 2차감염이 시작됐고 서울의 한 대형병원 의사들까지 감염이 확산되는 3, 4차 감염으로 번져 확진 이후 한달도 안돼 감염자가 100명을 넘겼다. 급기야 10대환자와 임신부 감염자가 발생하고 자택격리자가 한때 6천700여명에 이르는 초유의 사태에 각종 유언비어가 난무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극에 달했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메르스 종식을 선언했을 때는 이미 186명의 감염자 중 38명이 사망한 뒤였다.이번에는 다행스럽게도 감염환자 본인의 적극적이고 이성적인 의료기관 방문으로 당국의 신속한 메르스 대응이 가능했다. 그렇다고 국가방역시스템에 뚫린 구멍이 확인된 사실을 가볍게 넘길수 없다. 최악의 경우 이번 메르스 확진 환자가 2015년 최초 환자와 같이 장기간 일상적인 사회활동을 했을 경우를 생각하면 등골이 서늘하다. 방역당국은 일차적으로 메르스 확산사태 저지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환자가 탑승했던 항공기의 승무원 2명과 동승객 10명을 격리조치를 했다지만, 장시간 탑승을 고려한다면 적절한 조치인지 의문이다. 초기에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와함께 확진자를 통과시킨 검역시스템을 즉각적이고 확실하게 재정비해야 한다.

2018-09-09 경인일보

[사설]공무원 안전불감증에 경종울린 유치원 붕괴사고

지난 6일 발생한 서울 동작구 상도유치원 4층 건물 기울어짐 사고는 고질적인 안전불감증 탓이라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감독관청인 동작구청 관계자는 "최근 내린 많은 비로 지반이 약해진 탓"이라 언급했으나 모 전문가는 "맑은 날에만 공사를 하는 것도 아닌데 비 탓만 할 수 있느냐. 폭우가 촉매가 되긴 했어도 근본원인은 '부실 흙막이' 탓이라며 지난달 31일에 발생한 서울 금천구 가산동의 대형 싱크홀 사고와 판박이로 진단했다. 편마암지대를 고려하지 않은 옹벽이 화근이라는 것이다. 상도동 공사현장 인근 주민들은 '예견된 인재'로 판단했다. 이전부터 안전관련 민원이 제기되었지만 제대로 조치를 안 해 발생한 재난이라는 것이다. 상도유치원 측은 지난 3월부터 "인근 다세대주택 공사 이후 유치원 바닥에 30~40㎜ 크기의 균열이 생겼다"며 수차례 동작구청에 문제를 제기했다. 당시 유치원 측은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이수곤 교수가 작성한 "공사현장 지반은 편마암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내부에 단층들이 있고 그 단층 사이에 미끄러운 점토가 많아 지질이 취약하다"며 보다 정밀한 진단을 요구하는 내용의 자문의견서까지 첨부했었다. 인근 주민들 또한 주택공사 현장이 유치원과 너무 가깝다며 수차례 우려를 전달했으나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심지어 지난 5월 상도유치원 대책회의에서 동작구청 관계자의 "우기 때 안전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언급까지 불거졌다. 더욱 딱한 것은 옹벽 붕괴사고 전날 구청은 유치원 건물 기울어짐 현상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8일 국토교통위원회 홍철호 국회의원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사고발생 전날인 5일에 유치원측에서 건물 이상 상태를 동작구 건축과에 문서로 알린 것이다. 또한 5일 상도유치원과 동작관악교육지원청, 시공사, 안전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한 공사안전 대책회의에 동작구청은 불참했다는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공무원들의 무사안일과 시공사들의 원칙을 무시한 천민주의 경영 등이 어우러진 전형적인 후진국형 재난사고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묵과할 수 없다"며 목청을 높이나 국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앞으로가 더 큰 고민이다. 기상변화로 향후에는 금년과 같은 긴 가뭄 후의 폭우가 빈발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500명의 목숨을 앗아간 1995년의 삼풍백화점 대참사가 떠올라 모골이 송연하다.

2018-09-09 경인일보

[사설]북한 핵폐기 프로그램 없는 종전선언은 안된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3차 남북정상회담이 오는 18일부터 2박3일 동안 평양에서 열린다. 문 대통령의 특사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5일 김 위원장에게 받은 대미 메시지를 미국측에 전달하는 등 평양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한 한미간의 의견 조율에 나설 예정이다.정 특사가 6일 발표한 방북 브리핑에서 각별히 주목할 부분은 한반도 비핵화 대목이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실천적 방안 협의'를 남북 정상회담의 의제로 확정한 것이다. 또한 김 위원장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하고 남북은 물론 미국과도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와함께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상호 신뢰구축과 무력충돌 방지에 관한 구체적 방안에 합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이를 정리해보면 우리측은 그동안 김 위원장의 구두선언에 머물던 북한 비핵화를 위한 실천방안을 협상테이블에 올려 정체된 북미 관계를 복원시키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북한도 이에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 비핵화 실천방안 논의의 대가로 무력충돌 방지에 관한 구체적 방안, 즉 한반도 종전선언 합의라는 조건이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문 대통령은 오는 평양 정상회담에서 북한에게는 비핵화 실천방안 논의 개시를, 미국측에는 종전선언 합의를 제안해 실현하는 중재자 역할에 전념하겠다는 대화전략으로 해석된다.그러나 정 특사의 전언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도 김 위원장은 종전선언의 선행에 집착하고 있다. 풍계리 핵실험장과 동창리 미사일 실험장을 폐기한 자신의 비핵화 선행조치에 미국이 종전선언으로 화답해 주도록 남측이 설득해줄 것을 요청했다.정 특사는 이와관련 "동시행동 원칙이 준수된다면 (북한이) 적극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할 용의, 의지가 있다고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동시행동의 원칙에 대해 북한은 풍계·동창리 실험장 폐쇄와 종전선언을 주장하는 반면, 미국과 남측 안정희구 진영은 종전선언의 최소 조건으로 북한 핵전력 제거 프로그램을 요구하고 있다.정부와 김 위원장은 종전선언을 정치적 선언으로 폄하하고 주한미군 철수와도 상관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종전선언이 초래할 수 있는 예측불가능한 변수를 생각하면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만 믿고 양보할 사안인지는 의문이다. 정부는 온 국민이 종전선언을 환영할 수 있도록 북한 비핵화의 구체적 실천방안을 실현해야 한다.

2018-09-06 경인일보

[사설]공공기관 지방 이전 '수도권 소멸'은 어찌할건가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이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공포에 휩싸였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4일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수도권 공공기관의 추가 지방 이전을 공언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가 추가 이전을 언급한 공공기관은 122개에 달한다. 이미 이전했거나 지정해제된 공공기관 6곳을 빼면 수도권 소재 공공기관 중 국가균형발전특별법에 따른 지방 이전 대상은 총 116개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 18곳, 인천 3곳, 서울 95곳 등이다.공공기관 지방 이전은 경기·인천지역의 성장 잠재력과 정체성에 상상 이상의 충격을 줄 것이 분명하다. 성남시는 한국디자인진흥원, 한국석유관리원, 한국원자력안전재단, 한국지역난방공사 등 분당구에만 7개 기관이 몰려있다. '수도권 역차별'의 부메랑은 인근 상권이 고스란히 받는다. 당장 소상공인 등 자영업자들의 타격은 물론 지역경제 전체에 악재가 될 것이 뻔하다. 이미 14개 부처가 떠난 과천시의 상권은 초토화됐다. 여기에 700여 명이 근무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세종 이전을 앞두고 있어 주민들은 삭발투쟁으로 저지하는 중이다.인천은 또 어떤가. 한국폴리텍대학, 한국환경공단, 항공안전기술원 등 3개 기관이 이전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이 기관들이 사라진다면 항공·공항 산업분야에서 대한민국 대표도시로 자부했던 인천은 정체성과 성장의 디딤돌을 한꺼번에 잃게 된다. 인천시가 구상하고 있는 항공정비(MRO)단지 조성, 드론산업 육성, 항공산업 교육훈련센터의 설립 계획이 차질을 빚을까 걱정이다.이 대표가 언급한 122곳의 공공기관의 직원 수는 총 6만명에 달한다. 삶의 터전을 옮겨야 하고 생활패턴도 확 바꿔야 한다. 직원들은 "당장 가족들이 평일에는 생이별해야 할 판"이라고 볼멘소리다. 정신적, 정서적 충격이 대단할 것이다. 이전을 논하기 전에 '지방 근무'에 대한 대비책이 마련됐는지 먼저 살펴본 것인지 의문이다. 수도권과 지방을 오가는 '피곤한 수고'는 차치하더라도 업무처리의 비효율과 수도권에 구축되어 있는 인프라 활용은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지방 소멸의 위기 해법'이라는 그럴듯한 명분 아래 '수도권의 또 다른 소멸'은 외면받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07년부터 지금까지 150개의 공공기관을 이전했지만 과연 지방이 '혁신도시'가 되었는가.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 결정할 일이다.

2018-09-06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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