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신종 온라인 음란물, 신속하게 수사해야

경인일보는 2년 전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블로그와 SNS 등에서 아이돌 가수를 소재로 한 음란물이 무분별하게 공유되고 있다는 충격적인 내용을 단독 보도한 바 있다.(2019년 5월 7일자 9면 보도) 아이돌 연예인에 관심이 많은 10대들을 중심으로 디지털 음란물인 '알페스'가 아무 제재 없이 유통되는 현실을 지적한 뒤 이를 막기 위한 제도적 대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하지만 대책은 나오지 않았고 알페스는 음지에서 활성화하며 진화했다. 이뿐 아니라 알페스 외에도 블로그·SNS·다음 카페 등 특정 온라인 공간에서 아이돌 가수의 음성을 편집한 음란물 파일인 일명 '섹테' 까지 무분별하게 공유되고 있다. 특히 호기심 차원의 공유를 넘어 상업적 매매와 주문제작까지 이뤄지고 있어 조직적인 범죄집단의 개입을 의심해야 할 지경이다.'알페스'와 '섹테'는 인공지능 기술인 딥페이크를 활용해 실제 인물의 얼굴과 음성을 교묘하게 편집한 음란영상과 음성파일이다. 실제 인물의 얼굴과 음성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피해자의 인격을 살해하는 끔찍한 범죄다. 일방적으로 유포될 경우 피해자가 입은 심리적, 물질적 피해를 복구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청와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국민청원이 등장한 이유이다.정치권에서도 사정기관의 강력한 수사를 촉구했다. 하태경 국회의원과 국민의힘 '요즘것들연구소'는 알페스, 섹테와 같은 성착취물 제조자와 유포자 처벌을 위한 수사의뢰서를 지난 19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제출했다. 하 의원은 "남자 아이돌 간의 노골적인 성행위 장면은 그대로 노출됐고, 구매자들은 '장인정신이다', '눈이 즐겁다', '대박이다'라며 극찬하기도 했다"며 "알페스나 섹테는 남녀 간의 젠더 갈등 문제가 아니라, 가해자와 피해자의 문제이며 나아가 폭력과 범죄의 문제로 신종 성범죄를 일괄 소탕해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경찰도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 수사를 눈치챈 딥페이크 음란물 제작, 유포자들은 범죄행위를 신속하게 지우고 있다. 언론 보도 이후 해당 SNS·블로그 게시자들이 서둘러 계정을 삭제하거나 폐쇄하고 있는 것이다. 신속한 수사가 요구되는 대목이다.소위 '쇼타물(남자아동을 성적 대상화한 만화)'을 비롯한 아동·청소년보호법 위반 사례도 여럿 발견된 이상 철저하고 면밀한 수사를 통해 더 이상 온라인상에 이같은 범죄유형의 콘텐츠가 자리 잡을 수 없도록 해야 한다.

2021-01-21 경인일보

[사설]실현 가능한 주택 정책을 제시하라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난개발 공연장처럼 변질되고 있다. 선거 출마자들이 내건 제1호 선거공약이 모두 주택 물량 공급을 늘리겠다는 약속이다. 우상호 의원이 16만호 공급을 약속하자,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65만호를, 박춘희 전 송파구청장은 70만호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74만6천호를, 김선동 국민의힘 전 의원은 80만호를 공급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120만호를 추가 공급하겠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같은 주택 공급 물량 공세는 1년 임기의 서울시장이 약속하기 어려운 정책일 뿐 아니라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조율 없이는 실현될 수 없는 애드벌룬에 불과하다.지난 30년간 서울시 주택 인허가 건수는 연평균 8만~9만호 수준으로 연간 10만호를 넘어서기 어렵다. 사정이 이런데도 수십만호 공급을 공약하고 있다. 부동산 가격 상승의 요인을 공급 부족에서 찾는다면 주택건설에 올인하는 정책을 수긍할 수 있겠지만 서울시의 현재 주택 공급이 부족하다고 할 수는 없다는 주장도 있다. 문제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공약을 남발하고 있는 것이다. 수십만호의 주택 건설이 이뤄지는 과정 자체도 문제이다. 개발호재는 투기수요를 부르고 결과적으로 집값 상승의 악순환을 초래해 오히려 서민들의 주거 환경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말이다. 또 대규모 주택공급은 서울 인구 집중을 심화시킨다. 서울 과밀이 불러올 부작용은 아랑곳하지 않는 공급 만능의 단순 접근법에서 벗어나야 한다.규제를 풀어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정책도 위험하기는 매한가지이다.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를 풀어 신규택지를 개발하겠다는 정부안은 각종 난개발을 부를 뿐 아니라 기후위기로 공원과 녹지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도심의 허파와 시민의 휴식처를 파괴하는 퇴행적 정책이다. 주거지역 층고 제한을 폐지하겠다는 공약, 공간용적률을 높이겠다는 계획도 발표되고 있다. 이로 인한 안전문제, 주거 쾌적성 저하 등의 문제, 난개발이 몰고 올 문제도 심각하다. 공급 확대 올인 정책은 한계가 분명할 뿐 아니라 큰 후유증을 낳을 수 있다.최근의 부동산 폭등은 저금리와 유동성이 낳은 결과로 보는 것이 일반적 진단이다. 유동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되는 과정에서 불안 심리가 광범위하게 유포되면서 폭등 현상을 초래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렇다면 투기 수요를 철저히 차단하는 정책이 우선이다.

2021-01-21 경인일보

[사설]코로나19 1년의 남은 과제

코로나19가 국내에 처음 출현한지 꼭 1년이 지났다. 지난해 1월20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30대 중국인 여성이 처음으로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다. 이후 1년 만에 누적 확진자 7만3천518명, 사망자 1천300명이 발생해 평균 치명률은 1.77%를 기록했다.국민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크게 변했다. 손 씻기,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등 방역의 일상화로 비대면 교류가 대세로 자리 잡은 것이다. 직장 안팎 회의와 회식은 물론 가족, 지인들의 만남도 크게 줄었다. 시민들로 북적였던 번화가도 한산해졌다. 다수의 국민은 영상, 전자문서, 메신저 등 온라인 소통으로 대면접촉을 대체했다.음식문화도 달라졌다. 식당 방문 대신에 배달과 포장주문이 폭증하고 재료를 구입해서 직접 조리해 취식하는 사례들도 늘어나는 것이다. 직장인들의 근무 및 학생수업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재택근무가 활성화되면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완화된 것이다. 더불어 기업에는 효율과 감시 등 새로운 고민이 추가되었다. 학교에서는 원격교육이 보편화하면서 교육서비스의 품질 및 학업성적 담보가 초미의 과제로 등장했다. 코로나 뉴 노멀이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놨다.경제난은 설상가상이었다. 비정규직과 항공, 여행업 종사자 등의 생계가 불안정해졌으며 대부분의 자영업 종사자들은 빈사지경이다. 국민들의 정신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집콕' 생활과 생활고로 코로나 블루(우울감), 코로나 레드(분노), 코로나 블랙(우울증) 등의 신조어까지 등장한 것이다. 지난해 상반기 20대 여성들의 자살률이 전년 동기보다 무려 43%나 증가했다.국제통화기금(IMF)은 2020년도 세계 경제성장률을 마이너스(-) 4.4%로 추정했다. 미국(-4.3%), 일본(-5.3%), 프랑스(-9.8%), 스페인(-12.8%) 등 선진국 경제가 크게 위축되었으나 한국(-1.9%)은 중국(2.3%)에 이어 세계 2위로 선방했다고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은 회원국 중 GDP 위축이 가장 적다"고 평가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국내 경제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세계가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언택트 산업에 주목하고 있다. 고지(高地)가 멀지 않았다.

2021-01-20 경인일보

[사설]현안을 해결하는 인천시 행정을 기대한다

인천시가 2021년 주요 업무계획 및 현안 보고회를 진행하고 있다. 보고회는 본청 실·국과 산하 기관이 지난해 성과와 올해 주요 업무계획을 공유하고 토론하는 자리다. 시는 각 실·국이 시장에게 신년 업무계획을 보고하지 않고, 분야별로 토론을 거친 후 시민에게 공개하고 있다. 지난 18일 '일자리·경제'를 시작으로 '환경·안전', '문화관광·해양항공', '복지·가족·건강체육' 분야 토론이 이뤄졌다. 21·22일에는 각각 '건설·교통', '원도심' 분야 토론이 예정돼 있다. 인천시는 토론 결과를 반영한 2021년 주요 업무계획을 내달 중 시민에게 발표할 계획이다.일부 실·국의 주요 업무계획을 들여다보면, 현재 진행형 사업이 대부분이다. 하나의 사업이 짧게는 1년 길게는 수년 걸리기 때문에, 주요 업무계획에 기존 사업이 상당수 차지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또한, 새로운 사업을 계속 쏟아내기보다는 기존 사업을 잘 마무리해 성과를 내는 게 중요하다.아쉬운 점은 내용이다. 사업 경과와 계획(일정)만 나열한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현안 사업은 쟁점과 갈등이 있을 텐데, 이를 어떻게 분석하고 해소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은 찾아보기 어렵다. 시민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앞으로의 일정이 아니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다. 인천시가 강화해야 할 부분은 '갈등 해소 능력'이라는 말이다. 시간이 많은 것도 아니다. 내년에는 지방선거가 있기 때문에, 얽히고 설킨 현안 사업의 매듭을 푸는 기간은 사실상 올해뿐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괜한 오해를 받을 수 있고, 조급하게 서두르다 보면 탈이 생긴다. 특히 표심을 의식한 잘못된 행정은 바로잡는데 긴 시간이 걸린다.국비 확보를 위해선 사업내용을 더 알차게 만들 필요도 있다. 실·국과 산하 기관은 주요 업무계획을 수립하면서 각 사업에 '핵심', '협업', '뉴딜', '공약'을 표기했다. 이 중 뉴딜 사업은 정부의 정책 기조에 맞춰 기존 사업의 포장만 그럴싸하게 바꾼 듯하다. 과거 정부의 정책 기조가 '녹색성장' 또는 '창조경제'일 때도 지자체 사업은 그렇게 포장됐다. 인천시가 치열한 경쟁 속에서 뉴딜 관련 국비를 확보하려면 혁신적이고 차별화한 사업 구상 및 추진 전략이 필요하다. 인천시가 코로나19라는 미증유 사태에 행정력을 집중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늦어도 1월 중에는 주요 업무계획이 확정돼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도 든다.

2021-01-20 경인일보

[사설]쌍용차 사태 해결 위해 지혜 모아야

쌍용자동차가 기업 회생(법정관리)을 신청한 지 한 달이 지나면서 사태가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주주인 마힌드라는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 HAAH오토모티브와 신규 투자자 유치를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진통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쌍용차 노사는 회생 절차를 개시한 뒤 매각을 다시 추진하는 방안을 자체 논의 중이다. 매각 협의체의 한 축인 산업은행은 노조 측에 흑자 전 쟁의행위를 중지하겠다는 약속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사태 정상화의 관건인 매각 협상이 여의치 않다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다.쌍용차는 차입금을 갚지 못해 지난해 말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법원은 쌍용차의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을 인정해 회생 절차 개시를 다음 달 28일까지 보류했다. 이 기간에 쌍용차는 대출 연장과 함께 새 투자자와의 협상을 마무리해야 한다. 하지만 쌍용차 지분 매각협상은 큰 진전이 없는 상태다. 산업은행과 마힌드라, HAAH오토모티브가 서로의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HAAH 측에 콜옵션을 부여할지 여부도 논란이라고 한다.협상이 난항인 가운데 산업은행은 노조에 조건부 지원 방안을 제시했다. 흑자 전 쟁의행위를 금지하고 단체 협약을 1년 단위에서 3년으로 늘리자는 것이다. 이동건 산은 회장은 최근 '쌍용차가 흑자가 나기 전까지 쟁의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각서 없이는 단돈 1원도 지원할 수 없다'고 압박했다. 관련 업계는 산은이 쌍용차 추가 지원을 위한 명분을 확보하기 위해 조건을 제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조 측은 내부 의견을 취합 중인 것으로 전해져 조만간 수용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쌍용차 사태는 2월 말이면 회생 절차 개시가 결정된다. 그 전에 자생력 확보를 위한 매각 협상이 마무리되기를 기대한다. 사태가 장기화하면 근로자뿐 아니라 지역경제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현재 진행 중인 매각 협상이 타결된다고 당장 정상 궤도를 되찾는 게 아니다. 산업은행의 공적 자금 지원과 새로운 대주주의 과감한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 일정 지분을 유지하기로 한 마힌드라가 추가 매각에 나설 경우 다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노조는 산은이 제시한 조건과 관련한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 노사는 물론 산은과 마힌드라가 한마음으로 지혜를 모아 위기를 극복하기 바란다.

2021-01-19 경인일보

[사설]비로소 제자리 찾는 인천 부시장들의 업무

인천시가 그동안 정치인 출신의 균형발전정무부시장(이하 정무부시장)이 관장해왔던 구도심 개발과 도시계획분야 업무를 다시 행정부시장이 총괄하는 방향으로 부시장 업무를 재조정한다. 민선 7기가 출범한 지 3년 만의 환원인 셈이다. 현재 정무부시장이 담당하고 있는 도시재생건설국, 도시계획국, 주택녹지국에 관한 업무는 행정부시장으로 이관된다. 박남춘 시장이 최대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수도권매립지 사용종료를 비롯한 환경 부문과 전통적으로 정무 분야에 속하는 소통과 협치 업무는 원래대로 정무부시장이 전담토록 직제를 개편한다.지난 2018년 출범한 민선 7기는 '더불어 잘사는 균형발전'을 시정구호로 내걸고 구도심 개발에 '올인'했다. 그해 10월 기존의 정무경제부시장 직책에 '균형발전'이란 명칭까지 덧붙이는 상징적 조치에 이어 두 차례에 걸쳐 구도심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1차 대책은 2022년까지 4조원에 이르는 사업비를 투입해 인천의 옛 물길인 승기천과 수문통을 서울의 청계천처럼 복원하는 게 핵심이었다. 2차 대책은 소래포구 갯벌을 인천대공원 및 시흥 갯골생태공원과 연계시켜 수도권 최대 해양친수공간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담았다. 인천항 내항 재개발 사업도 활성화 대책의 한 축을 이뤘다. 1년 반 만에 정무부시장을 교체한 다음 다시 내놓은 청사진은 도심을 관통하는 4개의 신규 트램 노선 구축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수차례에 걸쳐 발표된 구도심 활성화 대책들은 사실상 이미 폐기됐거나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박 시장이 그토록 강한 의지를 보여주었던 구도심 활성화 대책이 계속 헛바퀴를 돈 것은 결국 '인사'의 문제였다. 초대 균형발전정무부시장의 역할은 분명히 구도심 활성화였으나 도시재생이나 도시계획 업무를 전혀 담당한 적 없는 선거캠프 출신의 정치인을 그 자리에 앉혔다. 후임 부시장은 도시개발 전문가이기는 하나 정무적 감각을 갖추지 못함으로써 지역사회를 아우르고 다독이면서 곳곳에 산재한 개발현안들을 해결해나가기엔 역부족이었다. 임용에 앞서 제기된 지적이기도 했다.그런 맥락에서 이번 부시장 업무조정은 민선 7기 3년 만에 비로소 제 자리를 찾아가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도시개발사업 전반을 행정부시장이 전담토록 한 것은 현실적인 정책을 통해 균형과 안정, 그리고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 만시지탄(晩時之歎)을 어쩌랴마는.

2021-01-19 경인일보

[사설]전 국민이 주목하는 경기도 2차 재난기본소득

경기도가 설 전에 집행할 예정이던 2차 재난기본소득 지급이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에 오를 정도로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18일 전 도민이 대상인 2차 재난기본소득 지급을 확정하는 기자회견을 예고했다가 전날 취소했다. 대신 "당의 공식 입장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정리한 당의 입장을 빠르면 오늘 중으로 이 지사에게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당의 공식 입장과 관련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 발언이 가이드라인이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대통령은 재난지원금 지급 방식을 둘러싼 선별, 보편지급 논란에 대해 "이것이 옳다 저것이 옳다 선을 그을 문제가 아니다"라며 지급 당시의 방역상황에 따라 다를 것이라고 밝혔다. 즉 방역을 위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피해엔 선별 지원을, 방역 성공으로 소비를 진작할 필요가 있다면 보편지급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다만 경기도의 전 도민 재난기본소득에 대해선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표면적으로는 경기도의 자체 재난지원금 보편지급에 대한 당·정 일각의 우려에 대해 이 지사가 당의 공식 입장을 물어 여권 내부의 갈등을 해소하는 과정으로 보인다. 실제로 경기도의 2차 재난기본소득 지급 결정을 전후한 여권 내부의 갈등은 심각했다. 홍남기 부총리는 이 지사의 보편지급론을 반박했고, 정세균 국무총리는 '단세포적'이라며 평가절하했고, 김종민 최고위원도 경기도만의 재난지원금 보편지급이 방역행정 혼선과 국민 갈등을 부를 수 있다며 반대했다.결국 경기도의 2차 재난기본소득 지급 여부는 전적으로 이 지사의 결단할 사안이 됐다. 다만 이 지사는 문 대통령이 '지자체가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밝힌 대목에 고무된 듯 "경기도의 노력을 이해해주시고 수용해주셨다"고 감사를 표했다. 경기도 2차 재난기본소득 지급을 당초 계획대로 결행할 의지로 해석된다.하지만 이 지사와 당·정 실세들의 논란에서 보듯이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지급은 단순히 코로나19 복지를 위한 지방재정 집행의 문제를 초월했다. 향후 대선 정국을 의식한 여권내 경쟁자들의 정치적 이해가 충돌하는 양상이다. 이 지사가 여당의 공식 입장을 탐문하고 대통령의 기자회견에서 발언 한 대목에 반색한 이유일 것이다. 경기도 2차 재난기본소득에 감춰진 정치적 함의가 어떤 결과에 이를지 주목된다.

2021-01-18 경인일보

[사설]면피성 입법과 대책으론 아동학대 못 막는다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아동 학대에 대해 "제대로 대책들이 마련돼 있지 않았다. 이제 확실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의 아동 학대 범죄 근절 의지는 환영한다. 하지만 '대책이 없어 범죄가 발생한다'는 인식은 문제가 있다. 아동 학대 범죄는 끊임없이 발생했고, 그때마다 정부는 엄단 대책을 발표했고 국회는 피해자 이름을 딴 법안을 쏟아냈다. 16개월 된 입양아 살해 사건이 터지고 난 뒤엔 국회에 계류 중이던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아동학대처벌법) 시행규칙'도 통과됐다.특례법이 제정되고 각종 대응책이 마련되고 있지만 아동 학대 사건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양부모의 학대로 16개월 된 입양아(정인이)가 사망한 사건에 전 국민이 슬퍼하고 분노했다. 지난 17일 인천 미추홀경찰서는 8살 딸을 살해한 엄마 A씨(44)를 살인 혐의로 구속했다. 앞서 지난 15일 인천지법은 동거남의 3살 딸을 때려 두개골 골절로 숨지게 한 B씨 (35·여)에 대한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지난해 9월에는 부모의 돌봄을 제대로 받지 못한 초등학생 형제 둘이 집에 머물다 화재로 동생이 숨지는 참사가 벌어졌다.살인 혐의로 구속된 A씨는 딸의 출생신고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A씨가 살해한 딸은 8년 동안 어린이집이나 학교에 가지 못했다. 아플 때 병원 치료도 받지 못했을 것이다.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은 B씨는 둔기로 동거남 3살 딸의 머리를 때리는 등 범행 방법이 잔인해 검찰이 20년을 구형했으나 법원은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권고하는 형량에 따라 10년을 선고했다. 아동 학대 범죄는 날로 끔찍해지고 있지만 법은 가해자에게 관용을 베풀기 일쑤다.아동 학대 방지를 위해 이미 있는 법도 필요하면 개정해야 하고 사법적 관용을 제한할 사회적 합의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동학대 범죄가 현행의 법과 제도로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던 점에 주목해야 한다. 16개월 입양아 살해 사건만 해도 아동보호전문기관, 학대를 목격한 시민, 피해 아동을 진찰한 소아과 의사가 각각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경찰은 단 한 번도 심각하게 다루지 않았다. 법과 제도가 아무리 신통방통해도 현장에서 집행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대책을 새로 만들기보다는, 관계 기관의 직무유기를 일벌백계하는 것이 아동학대 예방에 훨씬 효과적일 것이다.

2021-01-18 경인일보

[사설]선거공학적 단일화 논의를 경계한다

국민의힘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논의가 예상했던대로 본질은 비껴둔 채 상호비방전의 양상을 띠고 있다. 4월의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단순히 궐위된 시장을 선출한다는 차원을 넘어 차기 대권의 가늠자가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여야 모두 총력을 집중하고 있다. 안 대표의 지지율이 국민의힘 후보들보다 높게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제1야당인 국민의힘으로서는 보수 야권의 단일후보를 안 대표에게 내어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하고 있는 듯 하다.특히 이번 선거가 문재인 정권의 부동산 정책 실패, 코로나19 재확산, 경제 양극화 등에 대한 심판론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며 그동안 지리멸렬해오던 야권으로서는 정국 주도권은 물론 차기 대권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아닐 수 없다.선거승리만을 위한 단일화에 대해서는 항상 비판이 존재해왔다. 특히 가치나 정책, 비전에 대한 논의는 뒷전인 채 선거구도에 집착하는 단일화 양상은 유권자에게 밥그릇 싸움으로 비치게 되고 설령 성사가 되더라도 단일화의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국민의힘과 안 대표의 단일화 논의는 안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선언 이후 유권자의 관심을 끌면서 보수 야권에게 유리하게 전개되는 듯 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피로감이 누적되기 시작했다. 서울시민이 당면한 현안이나 대책에 대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정책적 조율이 부각되지 않는 면도 있지만 국민의힘에서 안 대표를 경계하며 깎아내리는 데 주력하는 협량함 때문이다.국민의힘이 100석이 넘는 거대 정당의 기득권만을 내세운다면 애당초 안 대표와의 단일화 논의 자체를 시작하지 말았어야 한다. 국민의힘은 제1야당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보수 야권의 승리라는 목표를 가지고 단일화 논의에 임해야 한다. 안 대표도 높은 지지율에 안주하지 말고 보다 겸허하게 단일화에 접근해야 함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1995년 제1회 서울시장 선거 때 삼자 구도에서 민주당의 조순 후보가 승리한 예를 들지만 지금은 그리 녹록한 상황이 아니다. 여당의 경선구도가 본격화하지 않았지만 여당의 후보가 정해지고 여야의 일대일 구도가 형성되면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것이다. 야권후보의 단일화 없는 야권 승리의 가능성은 그만큼 낮다고 보아야 한다. 야권의 품격있는 단일화 논의를 기대한다.

2021-01-17 경인일보

[사설]군사보호구역 해제, 수도권 규제 혁파 계기 돼야

경기·인천지역에 산재한 군사시설보호구역 가운데 1천144만㎡가 해제된다. 전국적으로는 1억67만4천284㎡ 규모로, 여의도 면적의 34.7배에 달한다. 지난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당정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의 해제 안에 합의했다. 당정은 해당 지역주민과 지자체가 보호구역으로 받는 피해와 불편을 고려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고양시 572만5천710㎡, 파주시 179만6천822㎡, 김포시 155만8천761㎡, 양주시 99만2천㎡가 각각 해제된다. 인천시는 서구 52만1천694㎡, 계양구 84만6천938㎡다.경기·인천 지자체와 주민들은 일제히 환영하면서 지역발전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시대의 중요한 화두가 공정이다. 억울한 사람의 피해가 없어야 한다는 데 많은 사람들이 동의한다"며 "국방부에서 당과 협의해 규제를 완화·해제하려는 노력에 대해 도민을 대표해 감사드린다"고 했다. 고양·파주·김포시는 환영의 뜻과 함께 이번에 포함되지 않은 보호구역에 대한 추가 해제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양주시는 현재 추진 중인 은남일반산업단지 조성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보호구역에서 해제된 지역에서는 개발행위 때 군과 협의를 하지 않아도 된다. 국가안보를 위해 재산권과 생활권에 제약을 받아온 지역과 주민들이 혜택을 보게 될 전망이다. 군과 협의가 안돼 무산됐던 각종 개발행위도 가능해지면서 지역발전에 물꼬를 트게 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지역적으로 편중돼 경기북부 지역내에서도 불균형 발전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있다. 그린벨트로 묶인 지역도 포함돼 실질적인 규제 완화대책은 되지 못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작 개발수요가 많고, 주민 피해가 심한 지역이 빠져 실망스럽다는 주민들의 반응도 있었다.보호구역 해제는 국가 안보를 위해 희생한 지역과 주민에 대한 보상책이다. 주민 재산권 보호는 물론 경기북부지역 발전에도 긍정적인 요인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지역이 군사보호구역으로 묶인 게 현실이다. 정부와 군은 지자체와 피해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추가 해제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 수도권은 특히 중첩 규제로 인해 개발행위가 어려운 역차별을 받고 있다. 보호구역 해제가 수도권을 짓누르는 각종 규제를 혁파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2021-01-17 경인일보

[사설]중대재해 반복한 LG디스플레이

파주 LG디스플레이 공장에서 유해 화학 물질 유출 사고가 누출돼 6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공장은 지난 2015년 가스 누출 사고로 6명의 사상자를 낸 곳이다. 시민사회단체는 안전 조치 이행 여부에 대한 철저한 규명과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섰다.사고는 지난 13일 오후 2시20분께 파주 LG디스플레이 P8 공장 5층에서 유독성 화학물질인 수산화테트라메틸암모늄(TMAH) 약 300~400ℓ가 누출되면서 일어났다. 협력업체 직원 2명이 중상을, 다른 근로자 4명이 1도 화상 등의 경상을 입었다. TMAH는 디스플레이나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세척제 등으로 사용되며 암모니아 냄새가 나는 무색의 치명적인 독성 액체다. 당시 TMAH 액체에 전신이 노출돼 의식을 잃고 쓰러진 2명은 심정지 상태에서 회복했다.2010년 5월 월롱면 170만㎡에 설비를 갖춘 LG디스플레이 P8 공장은 첨단 디스플레이용 유리기판(패널)을 생산한다. 제품의 종류와 기술 수준에 따라 P7∼P9 라인으로 구분되는데, 모두 1만7천여명이 근무하는 대규모 공장이다. 이번 사고는 관리 감독 부실이나 안전 부주의 등의 가능성이 제기된다. '방호복을 착용하지 않고 사복을 입고 있었고, 옷이 일부 찢겨 있어 화상을 입었다'는 소방관계자의 설명이 이를 뒷받침한다.이날 사고는 2015년 1월 같은 공장에서 가스 누출 사고로 6명의 사상자를 낸 지 6년 만에 다시 발생했다. 당시 LG디스플레이와 협력업체 직원들이 공장 9층에서 TM 설비(LCD 기판에 약품을 덧입히는 장비)를 점검하던 중 가스가 누출돼 변을 당했다. 법원은 사건 관련 LG디스플레이 원청과 하청업체 법인, 관계자 등에 대해 유죄 취지로 판결했다. 이번 사고도 협력사 직원들이 배관 연결 작업을 하던 중 발생한 것으로 소방당국은 추정하고 있다.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지 5일 만에 사고가 발생했다. 기존의 유출 사고처럼 처벌만 강화해선 안된다는 지적이다. 경찰은 정밀감식과 폐쇄회로(CC)TV 분석, 관계자 조사 등을 통해 안전수칙 준수 여부와 밸브의 결함 가능성 등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혀내기 바란다. 중대재해법이 '공포일로부터 1년 뒤 시행'이라 이번 사고는 적용받지 않지만 사업주에 대한 안전조치 의무 위반 여부를 철저히 조사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2021-01-14 경인일보

[사설]해양교육문화법 시행에 대비해야

2021년은 '해양교육문화법' 시행 원년으로 타 시·도의 발빠른 대응과 달리 인천과 경기도는 잠잠하기만 하다. 다음 달 19일부터 시행될 '해양교육 및 해양문화의 활성화에 관한 법률'(해양교육문화법)은 해양교육 및 해양문화의 활성화를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정하고 해양에 대한 국민의 인식개선 및 인재양성, 해양문화 창달을 통한 국가의 해양역량 강화와 사회발전 및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지난해 2월18일에 제정되었다.해양문화교육법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저소득층, 장애인 등 사회적 배려대상자에게 해양을 체계적으로 학습하고 균등한 해양문화를 누릴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며, 이를 위해 필요한 정책을 수립·실시할 것을 책무로 명시하고 있다. 또 해양수산부 장관은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5년마다 해양교육 및 해양문화 활성화 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는데 이 기본계획에는 주요 해양도시와 지자체의 해양교육문화 실태를 반영한 특성화 계획이 담겨야 한다.경상북도의 해양수산발전계획과 해양문화활성화 대응도 눈길을 끈다. 경상북도는 '글로컬 해양문화관광', '세계평화협력의 바다' 등의 비전을 세우고 39개 실천과제에 총 4조420억원을 투입하는 해양수산발전 기본구상을 구체화하고 있다. 또 지난해 '환동해를 해양문화·교육 메카로'라는 목표 하에 환동해 해양문화포럼을 개최하면서 해양교육문화 활성화를 위한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 해양수도를 표방하고 있는 부산시는 한국해양대학교, 국립해양박물관 등 기존 해양교육문화 인프라 외에 해양인문문화진흥센터 설립, 해양어린이박물관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해양도시를 표방하고 있는 인천은 물론 환황해권의 중심인 경기도 역시 해양교육문화법 시행에 부응한 해양교육과 해양문화 활성화를 위한 계획 수립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해양수산은 국가 경제의 한 축이자 국민의 삶과 지역 경제 발전을 책임지는 미래 산업 분야이기도 하다. 해양 영토 수호와 불법 조업에 대비하고 바다를 지속가능한 지역경제의 축으로 성장시키고 미래가치로 가꿔나가기 위해서는 해양수산 행정혁신과 시민의식의 변화가 필요하다.인천시와 경기도는 접경지대로 분쟁과 불통의 바다로 남아 있는 NLL(북방한계선)과 한강하구를 남북이 공동이용 가능한 평화의 바다로 가꾸어 나가야 하는 과제를 공유한다. 해양교육문화법을 계기로 협력의 기반을 만들기 바란다.

2021-01-14 경인일보

[사설]가축전염병 예방, 살처분이 능사 아니다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농가 외에도 일정 거리 이내에서 사육되는 가금류는 모두 살처분하는 게 방역당국의 원칙이다. 인플루엔자 확산을 막기 위한 예방적 조치로, 예외 없이 적용된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소·돼지 등 발굽 가축에 발생하는 구제역도 마찬가지다. 살아있는 동물들을 대량으로 죽이고 묻는 행위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다. 관련 업계는 과도한 살처분으로 축산·양계산업의 붕괴가 우려된다며 범위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가축 전염병이 연례행사처럼 발생하면서 관행적으로 시행하는 살처분에 대한 찬·반 논란이 거세지는 양상이다.화성시 향남면의 한 산란계 농장에서 최근 AI가 발생, 사육 중인 닭은 물론 반경 3㎞ 이내 농장에서 살처분이 진행되고 있다. 대상 지역내 산안마을 농장에서 기르는 3만7천여마리 닭들도 살처분 대상이나 농장주들의 반대에 막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달 말 1차 명령에 이어 3차례 계고장이 발부됐으나 이행하지 않고 버티고 있다. 이들은 당국의 일률적인 살처분에 반발하면서 동물복지를 강화한 축산 방식으로 면역력을 강화해 전염병을 예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산안마을 농장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인증하는 동물복지 축산농장이다. 의외의 복병을 만난 방역당국은 아직 살처분을 강행하지 못하고 있다.축산업계는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며 살처분을 강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동물복지를 실천하는 농장들을 지원해온 화성시는 난처하다는 표정이다. 일부 수의사들은 이참에 전염병 발생 농가를 중심으로 일시에 진행되는 살처분 행위는 중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간이키트로 2~3시간이면 AI 양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데 무조건 살처분하는 건 합리적인 대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AI 백신을 적극 활용해 효율적으로 전염병을 예방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청정국 지위 유지를 위해 백신 사용을 꺼리는 것은 지나친 측면이 있다는 견해에서다.가축 전염병이 발생할 때마다 가축이 떼죽음 당하면서 농가 피해가 커지고 산업 기반이 흔들리는 등 부작용이 심각하다. 멀쩡한 가축을 파묻어야 하는 잔혹한 행위에 대한 비판도 여전하다. 전염병이 발생하면 살처분해야 한다는 관행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 효과가 뛰어난 백신을 집단 접종해 효과적으로 예방해야 한다는 전문가 집단의 제언도 귀담아들을 만하다.

2021-01-13 경인일보

[사설]저출산 시대, 난임 시술지원 확대해야

자녀 없이 사는 젊은 부부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결혼 5년차 부부 중 무자녀 부부는 관련 통계를 처음 작성한 2015년 12.9%에서 2017년 14.9%로, 2019년에는 18.3%로 꾸준히 늘어나는 것이다. 아이를 원하지 않는 딩크족이 주목되나 결정적인 이유는 만혼(晩婚) 내지 스트레스 등으로 착상이 잘 안 되는 난임 부부들이 점증하는 탓이다.2019년 기준 전국적으로 난임 부부가 23만여쌍이다. 인공착상 시도 여성 수는 2018년 6만7천741명, 2019년 6만984명, 작년 상반기 999명 등 꾸준히 증가추세이다. 난임 시술로 출생한 신생아 수도 2018년 4.2%에서 2020년에는 8.7%로 급증해 지난해 신생아 11명 중 1명이 체외수정이나 인공수정 등으로 태어났다. 인공수정이란 남성의 건강한 정자를 자궁 속에 넣어 수정 및 착상을 유도하는 방법, 체외수정이란 체외에서 정자와 난자를 수정시켜 3~5일간 배양시킨 다음 배아를 자궁에 이식하는 시험관아기 시술로 1회 시술비용만 300만원이 넘어 자녀 낳기를 포기하는 사례도 눈에 띈다.복지부의 난임 시술 지원예산이 2019년 184억원에서 올해 426억원으로 커진 이유이다. 기초생활보장수급자, 차상위계층 및 중위소득 180% 이하에만 체외수정 및 인공수정 등 총 10회까지 건강보험을 적용한다. 본인부담금의 경우 1회당 최대 50만원까지 지원한다. 또한 부부 합산소득은 월 512만원(중위소득 180%)이하가 기준이어서 대다수 맞벌이부부들이 혜택을 못 받는다. 정부지원을 받으려면 부부 중 한 명이 돈벌이를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지난해에는 1962년 인구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국내 인구가 감소했다. 가임기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합계출산율이 2014년 1.24에서 작년 2분기에는 0.84로 저출생문제가 세계에서 가장 심각하다. 정부는 저출산을 타개한다며 2006년부터 15년 동안 혈세 225조원을 투입했지만 신생아 수는 점점 줄었다.지난 6일 난임 부부 시술지원에 대한 소득기준과 지원횟수를 폐지해달라는 국민청원에 2천여명이 동의했다. 저출산예산 중 극히 일부를 아이 갖기를 원하는 난임 부부들에게 지원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심각한 저출생 위기에서 난임 부부 지원은 국가의 배려가 아닌 의무"라는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의 주장에 눈길이 간다.

2021-01-13 경인일보

[사설]지방정부에 걸맞은 남북협력사업 구상해야

지난 2007년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이뤄낸 가장 큰 합의는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조성이었다. 서해 북방한계선 해역을 평화수역으로 정해 남북 공동어로와 수산물 교역을 진행하는 게 1차 목표였다. 최종목표는 인천과 개성·해주를 잇는 남북 경협벨트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후 북한의 핵실험 재개와 연평도 포격사건 등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진전이 없다가 11년 후인 2018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선언'을 통해 다시 순풍을 만났다. 두 달 뒤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후보는 서해평화협력시대 구상을 제1호 공약으로 내걸고 인천광역시장에 당선됐다. 자신을 정치의 길로 이끌었던 노 대통령의 '유지'를 받드는 일이기도 했다.공약의 핵심은 서해평화협력청 설치, 강화 교동 평화산단 조성, 유엔 평화사무국 유치, 남북공동어로구역 조성과 해상파시 추진, 인천~해주~개성 서해평화도로 연결이었다. 하지만 서해평화도로 1단계 구간인 영종~신도 교량사업(길이 3.82㎞, 왕복 2차선)이 이달 첫 삽을 뜨게 됐을 뿐 나머지는 전부 감감무소식이다. 지방선거가 있던 그해 같은 당 송영길 의원이 발의한 '서해평화협력청' 설치 법안은 20대 국회에서 계류됐다가 폐기됐다. 교동 평화산단 조성 역시 현재로선 요원한 상태이고, 다른 사업들도 시작의 토대가 마련되지 못했다. 박 시장으로선 국제정세의 변화를 원인으로 꼽겠으나 엄밀하게 따지면 애초 중앙정부의 일과 지방정부의 일이 정치(精緻)하게 구분·설계되지 못한 탓이라고 보는 게 맞다.13년만에 인천시가 2007년 남북 정상회담 합의 내용을 업그레이드하는 신 서해평화협력 특별지대 구상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급변하는 남북관계와 국제환경 변화에 따라 보완이 필요해서라고 한다. 보완되는 구상안은 기존 계획 외에 나진·하산, 산둥·신의주 등 동북아 지역의 초국경 협력지대 사례도 분석해 실현 가능한 남북협력 사업의 비전을 제시할 계획이다.다 좋은데 부디 지방정부의 현실과 실정에 맞는 안을 마련하길 당부한다. 남북협력사업을 국가나 중앙정부가 독점할 이유는 물론 없다. 지방정부 차원의 청사진도 필요하다. 하지만 지방정부의 능력을 넘어서는 설계도를 짜게 되면 지금 보고 있는 것처럼 감당하기 어려운 일들이 되어 버리기 십상이다. 식상한 말이지만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이 되면 안되지 않겠는가.

2021-01-12 경인일보

[사설]학교 특수성 고려안한 중대재해처벌법

학교장들이 1인 시위에 나설 태세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안(이하 중대재해처벌법)에 학교가 중대산업재해 대상에 포함된 것이 발단이다. 학교장을 중심으로 반발 움직임이 일면서 1인 시위까지 예고하기에 이른 것이다.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도 보도자료를 통해 "교육기관인 학교를 일반 기업, 사업장으로 취급해 중대산업재해 처벌 대상에 포함시킨 것은 유감"이라며 "이미 교육시설안전법 등에 책무와 처벌규정이 명시돼 있는 학교의 특수성을 무시하고, 교육활동의 위축을 초래할 수 있는 중대한 법안을 교육계와 충분한 논의 없이 처리한 것은 절차적으로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앞서 교총은 중대재해처벌법상 학교·학교장 제외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법사위 방문과 공식 건의서 전달 등 전방위 활동을 펼친 바 있다. 그 결과 공중 이용시설·교통수단 등에 초점을 맞춘 '중대시민재해' 처벌 대상에서 학교는 일단 제외됐다. 그러나 '중대산업재해' 대상에서 학교·학교장을 제외해달라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안전한 학교를 만들자는 법 제정 취지는 충분히 공감한다. 하지만 기존의 제도적 장치와 별도로 유사한 목적의 제도를 새로 도입하는 것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자칫 비효율과 혼선을 초래하는 제도의 남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학교의 경우, 교육시설안전법에 따라 학교장이 교육시설 안전사고의 책임을 지고 있다. 안전관리 및 유지관리, 안전점검 등도 책임져야 한다. 이에 따라 교육시설안전법, 산업안전보건법에 이어 중대재해처벌법에 이르기까지 안전, 보건 조치 의무와 처벌 규정이 산재돼 혼란을 겪을 수 밖에 없다는 게 교총의 주장이다. 특히 학교장들은 기존 교육시설 안전법 등으로 처벌을 받는 상황에서 이중처벌도 받을 수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주로 교육청 혹은 지역청에서 결정한 사항을 관리·감독하는 학교장 입장에서는, 사실상 '중간관리자'에 가까운 자신들이 사업주와 동일하게 법적용을 받는 것을 수용하기 어렵다.이같은 학교의 특수성을 감안한다면, 새로운 법을 만드는 것보다 교육시설안전법 등 기존 법률을 보완하는 것이 중대산업재해 예방·방지 조치 강화에 더 효율적일 수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입법 과정에서 충분히 고려되어야 할 사안이다.

2021-01-12 경인일보

[사설]문재인 대통령에게 남은 소중한 1년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신년사를 통해 새해 국정운영 방향을 밝혔다. 신년사 제목은 '국민이 만든 희망-회복, 포용, 도약'이었다. 한마디로 대통령이 신년사에 담은 국정목표는 국민의 소망과 다르지 않다. 코로나19로 잃어버린 일상과 경제를 회복해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놓는 일은 올 한해 반드시 이루어내야 할 국가 목표이다.내년 3월엔 차기 대통령이 확정된다. 올해는 문 대통령이 온전한 영향력을 유지한 채 국정을 펼칠 마지막 한 해다. 또한 정파적 입장에서 벗어나 그동안 펼쳐온 국정운영 전반을 최종 점검하고 보완할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런 만큼 국정 전 분야의 목표 및 구체적인 실천방안이 주목됐다. 그런 점에서 신년사의 국정목표는 선명하고 당연했다. 반면에 2월 코로나 백신 접종 개시 말고는 국정 각 분야의 구체적인 실천 구상과 의지는 부족해 보여 못내 아쉽다.예를 들면 정세균 국무총리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충돌한 확장적 재정 집행의 방향 정도는 대통령이 직접 언급했어야 한다. 재난지원금 지급방식을 둘러싼 여권 내부의 논란은 재정집행의 방향에 혼란을 야기할 정도다. 확장 재정은 당장의 코로나 경제위기 극복과 코로나 이후 경제회복을 위한 가장 강력한 수단이다. 대통령이 확장재정의 입장을 정리해 재정집행의 방향을 선명하게 밝혔으면 좋았을 것이다.국민의 최대 관심사인 부동산 대책에 대해선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는 다양한 주택공급 방안을 신속하게 마련하겠다"고만 밝혔다. 의지만 보이고 구체적 방안을 미루니 시장이 반응할 리 없다. 더욱 난감한 대목은 국정 목표의 하나로 제시한 '포용'은 "'회복'과 '도약'에 더하고 싶다"고 단 한 줄만 언급한 점이다. 코로나로부터의 회복과 도약을 위해 서로 포용하는 사회를 만들자는 맥락만 있다. 전직 대통령 사면 문제부터 갈등을 초래한 정책 기조의 변경 등 포용을 위한 정책수단을 짐작할 길이 없다.다시 강조하지만 대통령에게 올 한 해는 소중한 1년이다. 대통령의 1년 국정만으로도 민생과 국익은 막대한 영향을 받는다. 신년사에서 대강의 국정목표 수행 의지를 강조했다면, 구체적인 실행계획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이를 위해 취임 초에 약속했던 대국민 직접 브링핑도 자주하고, 야당과의 허물없는 대화에도 인색하면 안된다. 국민과 자주 소통하기 바란다.

2021-01-11 경인일보

[사설]시작만 요란했던 코로나 극복 지원대책

무슨 일만 터지면 늘 '내가 앞장서겠다'는 위정자들의 '언행 불일치( 言行 不一致 )'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저마다 정책의 참신함과 효율성을 자랑하지만 정작 현장과의 괴리 현상은 여전하다. 코로나 19가 몰고 온 재난에 대처하는 지자체들의 비현실적인 정책과 소극적인 태도에 행정에 대한 신뢰는 무너지고 분노마저 치민다고 한다. 주민들도 비슷한 행태가 반복되다 보니 별로 놀라지도 않는다는 반응들이다.경기도가 지난해 6월부터 시행하는 노동자 소득손실보상금 사업과 유흥업종 대출 지원사업이 대표적이다. 소득손실보상금은 주 40시간 미만의 단시간·일용직 노동자와 택배 기사, 대리 기사, 학습지 교사 등과 같은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이 대상이다.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으면 검사일로부터 통보일까지 3일간 1회에 한해 23만원의 소득손실보상금을 지역 화폐로 지원하는 것이다. 이들의 소득을 보전하는 동시에 신속한 진단검사를 유도해 지역내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는 방안이다. 그러나 7개월이 지난 현재 집행실적은 초라한 수준이다. 도내 1만4천여명에게 지급하기로 하고 예산 36억원을 배정했으나 두 차례나 신청기간을 연장하고도 인원수로는 9.56%인 1천338명 지원에, 예산은 10.3%인 3억7천만원 집행에 그쳤다.시행 발표 당시 도는 기자회견을 열어 지원 방안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의 건의를 수용한 것이라며 기초 지자체들도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발표 다음 날에는 도내 모든 시·군이 일제히 홍보자료를 배포하며 단시간·일용직 노동자와 택배 기사 등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의 '수호천사'를 자처했다. 하지만 실적은 미미했고, 지자체들의 지원 활동은 눈에 띄지 않았다. 기자회견에 함께한 기초단체장 4명 가운데 3명이 속한 지자체의 지원실적은 3명도 되지 않았다. 도내 14개 지자체의 지원 실적은 모두 10명 이하에 불과했다. 어안이 벙벙할 정도다.행정명령 대상 영세사업자에 대한 대출 지원은 목표의 30% 안팎에 불과하다. 소극행정에 일부 시·군은 조례 개정에 늑장을 부렸다고 한다. 생활비를 마련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취약노동자와 영세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가 위태로운 지경이다. 시작은 창대했으나 결과는 초라한 부끄러운 현실 앞에 서민들의 생활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

2021-01-11 경인일보

[사설]수도권 생활 쓰레기 처리난, 근본 대책 모색해야

환경부와 경기·인천·서울시는 2020년부터 수도권 매립지에 반입되는 생활 쓰레기의 양을 지자체별로 제한하는 반입 폐기물 총량제를 시행하고 있다. 2018년 생활폐기물 배출량을 기준으로 반입량을 10% 줄이는 것이다. 이를 지키지 못한 지자체는 일정 기간 수도권 매립지에 쓰레기를 들여올 수 없도록 했다. 쓰레기 분리수거와 재활용 비율을 높이고, 수도권 매립장의 수명을 연장하기 위한 고육책이다. 무료이던 연탄재에도 처리비용을 부과하고 있다.총량제 시행 첫해인 지난해 반입 물량을 초과해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에 적발된 지자체는 모두 43곳이나 된다. 매립지 반입 총량을 할당받은 수도권 지자체 58곳 가운데 74%가 지키지 못한 것이다. 경기도의 경우 포천과 남양주, 화성, 의정부 등 14개 지자체가, 인천에서는 옹진군을 제외한 9개 지자체가 모두 총량제를 위반했다. 총량 초과비율이 가장 높은 지자체는 서울의 경우 강서구(248%), 경기는 포천시(1천255%), 인천은 강화군(160%)이였다.매립지 공사는 위반 지자체에 대해 올해 상반기 중 5일 동안 쓰레기 반입을 중지하는 벌칙을 내릴 예정이다. 세부 일정은 해당 지자체들과 협의해 정하기로 했다. 이들 지자체의 초과 물량에 대해서는 오는 3월까지 기존 수준의 2배 수준까지 부과·징수할 예정이다. 폐기물 반입 정지는 주말까지 포함하면 7일까지로, 해당 지자체 주민들은 쓰레기 적체에 따른 생활 불편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일부 지자체는 민간이 운영하는 소각장 등을 통해 폐기물을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근본 대책은 아니라는 입장이다.수도권 지자체들은 쓰레기 발생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분리수거와 재활용률을 최대치로 끌어 올려도 총량제를 지킬 수 없는 현실이라고 호소한다. 그런데도 올해에는 지자체별 수도권매립지 반입 할당량이 2018년 반입량의 85%까지로 제한된다. 지난해보다 5%포인트 줄어든 규모다. 지난해 반입 총량을 위반한 지자체들은 물론 나머지 시·군·구도 난감한 처지가 됐다. 정부와 광역지자체도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수도권매립지는 4년 뒤에 용도 폐기될 전망이나 이후의 대책은 뚜렷하지 않다. 인천시는 매립지 추가 확충을 반대하며 쓰레기 독립을 선언했다. 수도권 생활 쓰레기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근본 대책을 모색해야 할 절박한 시점이 됐다.

2021-01-10 경인일보

[사설]전 국민 재난지원금, 선거에 이용돼서는 안된다

11일부터 3차 재난지원금이 지급될 예정이지만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이미 전 국민 재난지원금 추진에 무게를 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대하고 있으나 민주당 차원에서 전 국민 재난지원금 논의가 공식화한 건 지난 6일이다. 이미 이재명 경기지사가 전 국민 지원을 들고 나왔고, 이낙연 민주당 대표도 전 국민지원방안 검토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특히 정세균 총리와 이재명 경기지사가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놓고 공방을 주고받으며 관련 이슈의 주도권을 여권이 선점한 셈이다.전 국민 재난지원의 명분은 피해계층과 고용 취약계층에 대한 맞춤형 지원의 성격을 벗어나 소비 진작과 경기부양에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며칠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1천명대를 벗어났다고 하지만 확산세가 확실히 진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원금을 풀 경우 감염 재확산의 빌미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아직은 전 국민 지급에 신중을 기해야 할 때다. 물론 정부 재정악화 우려도 전 국민 지원 반대의 이유로 꼽히지만 상대적으로 목소리가 작은 편이다. 국민의힘은 전 국민 재난지원이 4월 보궐선거를 의식한 여당의 포퓰리즘이 아니냐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 절반 이상이 전 국민 재난지원을 찬성하는 여론 때문에 지급하자는 여당의 뜻대로 이루어질 공산이 크다.그러나 향후 코로나로 인한 피해가 더 늘어나면 4차나 5차 재난지원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사실과 본 예산 편성의 잉크가 채 마르지도 않았는데 또다시 추경을 편성하는 것이 타당하느냐는 논리도 무시할 수 없다. 무엇보다도 피해계층에 대한 지원을 보다 확실하고 두텁게 하는 것이 낫다는 주장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에 소요되는 예산을 피해가 막심한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 특수고용자에게 몰아주는 것이 코로나로 심화하는 양극화와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이 기정 사실화할지라도 정책효과를 충분히 검토하고 선거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내에서 시기와 규모를 결정해야 한다. 3차 재난지원금 지급도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성급하게 제기됐다는 인상도 지울 수가 없다. 지난번에는 선별지급을 주장하던 대선주자의 생각이 바뀐 것도 선거를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에서 자유롭지 않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이 선거와 정치에 이용돼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2021-01-10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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