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한국섬진흥원 설립지 공모, 철저히 준비해야

8월에 출범하는 '한국섬진흥원'을 유치하기 위한 전국 지자체들의 대응이 뜨겁다. 섬진흥원은 섬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조사와 연구를 수행하기 위한 국립 연구기관으로 올해 8월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한국섬진흥원 설립지역을 공모를 통해 선정하기로 하고 지난 2월17일부터 3월8일까지 섬을 보유하고 있는 전국지자체를 대상으로 유치신청서를 접수 중이다.섬진흥원은 행안부 소관 재단법인으로 섬 관련 조사·연구·평가를 기초로 정책수립을 지원하고 중장기 발전방안을 마련하는 연구기관으로 50인 내외의 조직으로 구성될 것이다. 섬진흥원은 섬지역의 가치를 높이고 섬 주민과 경제 활성화, 지역균형발전을 도모하는 중추적인 정책 기관으로 규정하고 있다. 설립후보지 선정 기준은 균형발전, 입지여건, 섬 발전정책 사업과의 연관성 및 참여도 등을 제시하고 있다.전라남도는 목포시와 신안군을 중심으로 유치전에 치밀하게 대비하고 있다. 전남이 전국 섬의 65%인 2천16개의 섬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과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을 비롯한 섬 연구기관 및 단체가 집적화되어 있어 섬 발전정책 기반구축이 용이하다는 점을 섬진흥원 설립의 강점이자 당위성으로 제시하고 있다. 5년 전부터 섬진흥원 설립 필요성을 제기해왔고 '섬발전연구원 설립 유치 연구용역(2018~2019)도 추진해온 선도성도 강조하고 있다.인천시는 168개의 유·무인도를 보유한 해양도시이다. 인천의 섬은 서해5도와 같이 국가 안보와 전략상 중요한 도서가 포함되어 있다. 경기만과 인천은 한반도의 허리에 위치, 통일 이후 전국 도서의 조사·연구에도 유리하다. 한편 인천의 도서는 남북경제협력 계획과 서해안 경협벨트의 중심을 구성하는 요소이며, 그 성과는 남북평화와 동아시아 평화를 견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백령도와 대청 소청도 등은 국가지질공원급 경관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아름다운 섬들이다.그런데 현실로 돌아와 보면 인천시와 경기도, 서해5도는 가장 낙후한 곳으로 남아 있다. 남북분단 이후 60년간 북한 접경지역으로 각종 개발이 제한되어 있는데다, 수도권정비계획법이 제정되면서 행정적으로는 수도권으로 묶이는 바람에 이중의 불이익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경기만과 인천의 섬들은 국가 균형발전의 기준에서 보면 최악의 역차별 지역이라는 점도 강조할 필요가 있다.

2021-02-25 경인일보

[사설]수질 비상 안양천, 근본 대책 세워라

안양천은 한강의 제1지류로, 의왕시 지지대 고개에서 발원해 군포시를 경유, 안양시 도심을 중앙으로 가로지른다. 광명, 서울시를 거쳐 한강에 유입된 뒤 서해 바다로 흘러나가는 도시형 하천이다. 하천 총 길이는 32.5㎞로 학의천과 삼성천 등 6개 지천이 합류한다. 유역면적은 286㎢로 안양시와 군포시, 서울 관악구와 구로구 등 경기·서울 14개 기초자치단체에 걸쳐있다.그런데 수도권 정중앙부를 흐르는 안양천의 수질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환경부가 실시한 평가수질이 2017년 BOD 6.6㎎/ℓ로, 목표수질인 6.2㎎/ℓ 이하 수준을 맞추지 못한 것이다. 환경부는 한강수계로 유입되는 경기·인천·서울은 물론 강원·충청지역 하천의 목표수질을 정한 '한강 수계 특별·광역시·도 경계지점의 목표수질'을 고시하고 있다. 인천·부천을 지나는 굴포천의 경우 목표수질 BOD 7.9㎎/ℓ를 2단계(2021~2030년)에서는 BOD 3.9㎎/ℓ로 관리기준이 대폭 강화될 정도로 수질이 개선됐다. 용인·성남을 지나는 탄천도 수질목표가 BOD 6.8㎎/ℓ에서 4.0㎎/ℓ로 관리기준이 강화되는 등 지자체들이 효율적으로 수질을 관리하고 있다.반면 안양천만 유독 1단계 목표수질인 6.2㎎/ℓ를 2단계에서도 적용할 만큼 수질을 부실하게 관리한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이에 따라 해당 지자체는 안양천 목표수질 관리를 위한 1년 단위 시행계획을 마련해 오는 2030년까지 매년 스스로 마련한 시행계획을 이행했는지 환경부로부터 숙제 검사를 받아야만 한다. 특히 해당 자치단체가 '약간 나쁜 수질'로 분류되는 BOD 6.2㎎/ℓ의 목표수질을 설정할 당시 수용을 어려워했다고 전해져 수질 개선 의지 자체가 없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는다.안양천은 맑은 물이 굽이쳐 흐르며 여울과 소가 형성돼 잠자리와 개구리, 물고기가 노닐고 하얀 모래밭에서 어린이들이 모래성을 쌓고 멱을 감던 정다운 하천이었다. 하지만 1960~1970년대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한 생활하수 및 공장폐수 유입으로 병들기 시작해 1984년에는 BOD 193.3㎎/ℓ로 생명이 살 수 없을 정도로 생태계가 파괴됐었다. 그 하천을 수십년의 노력으로 되살려 생태하천으로 거듭났던 사실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안양천을 관리하는 경기·서울 지자체들의 찰떡같은 공조체제를 토대로 적극적으로 수질 개선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2021-02-25 경인일보

[사설]가덕도 밀어붙이면서 경기남부공항은 왜 외면하나

국회 국토위가 최근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통과시켰다. 쟁점인 예비타당성 조사(예타)는 '필요한 경우 기획재정부 장관이 예타를 면제할 수 있다'는 조항을 넣기로 했다. 사전타당성 검토도 간소화하기로 했다. 특별법은 25일 법제사법위를 거쳐 26일 본회의를 통과할 전망이다. 가덕도 신공항은 이미 안정성과 시공성, 운영성, 접근성 모두 타당성이 낮은 것으로 결론이 났다. 그런데도 정부와 여당이 이를 밀어붙이면서 부산시장선거를 겨냥한 '알박기 법'이라는 비판을 받는다.신공항 특별법은 표를 의식한 여·야의 합의로 졸속 처리됐다. 국토위에서 심상정 의원은 "모든 절차를 생략하고 신공항 입지를 법으로 정한 전례가 있느냐"고 따졌다. 가덕도는 이미 사전타당성 조사에서 가장 부적합한 입지로 평가받았는데 각종 특혜를 법으로 정하는 게 절차적으로 맞느냐는 지적이다. 국토교통부는 부정적인 입장을 담은 보고서를 국토위 여야 간사와 위원들에게 보고했다고 한다. 일부 의원을 상대로 특별법을 막아달라고 설득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창흠 국토부 장관조차 부적합 평가서와 절차적 타당성을 제기하는 의원들의 지적에 "이례적이긴 하다"고 했다.여권은 '표에 눈이 멀었다'는 혹평에도 신공항에 드라이브를 걸면서도 수원 군 공항 이전과 경기남부통합국제공항 추진에는 관심조차 없다는 태도다. 군 공항 이전은 지난 2013년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해 입법되면서 본격화했다. 이후 군 공항 이전에 따른 민원을 해소하고 경기 남부지역 600여만명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민간 국제공항을 건설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이전 후보지로 화성시 화옹지구가 정해졌으나 8년이 지난 현재까지 지역 반대에 막혀 진전이 없는 상태다. 여·야 정치권과 정부가 방관자적 입장에 머무르면서 공전만 거듭하는 거다.가덕도 신공항 추진과 함께 대구·광주 군 공항 이전에도 가속도가 붙었다. 여권의 지역민심 달래기인 셈이다. 하지만 수원 군 공항 이전과 경기남부공항에는 눈길도 주지 않는다. 전형적인 수도권 역차별이자 노골적인 '왕따' 심보다. 가덕도 신공항에 소요되는 비용과 노력의 절반만 투입해도 경기남부공항을 수월하게 추진할 수 있다. 안정성과 시공성, 운영성, 사업성, 접근성 모두 가덕도보다 뛰어나다는 평이다. 적극적인 지원은 아니라도 정부·국회 차원에서 '공론화 마당'이라도 활성화해주기 바란다.

2021-02-24 경인일보

[사설]대한상의 '최태원'호 스마트한 롤모델 기대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제24대 서울상공회의소 회장에 선출되었다. 서울상의 회장은 관례에 따라 대한상의 회장을 겸직해 3월24일 의원총회에서 형식적인 추대절차만 남았다. 임기는 3년이며 한 차례 연임이 가능한데 최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국가 경제를 위해 고민하겠다"고 언급했다.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2016년 국정농단에 연루되어 삼성, 현대차, SK, LG 등이 탈퇴하면서 재계 대표단체로서의 위상이 실추되었다. 4대 그룹은 문재인 정부와 비공식으로 접촉 중이나 반기업정서를 등에 업은 정부와 여당의 압박에 속수무책이다. 지난해 코로나19에 따른 경영환경 악화 속에서 기업 지원은커녕 기업규제 3법(상법, 공정거래법, 금융그룹감독법)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을 국회에서 줄줄이 통과시킨 데다 현재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 기업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법안이 대기하고 있어 정부-기업 간 대화 필요성은 더 커졌다.최 회장은 4대 그룹 최초로 대한상의 회장에 오른 인물이 됐다. 상의의 위상이 한층 제고될뿐 아니라 4대 그룹 총수들의 '맏형'으로 소통능력까지 겸비했다. 또 61세의 최 회장은 재계 원로들과 젊은 경영자들과의 '가교' 역할은 물론 동반성장과 핵심키워드인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전도사까지 자임해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다.최 회장과 함께 할 회장단의 면면을 보면 경제단체가 전통 제조업체의 이익단체라는 편견을 불식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합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카카오 김범수 의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이한주 베스트핀글로벌(스타트업 인큐베이터) 대표, 김남구 한국투자금융 회장 등을 서울상의 부회장으로 영입했다. 젊은 피를 수혈해서 경제단체의 새로운 롤모델로 환골탈태 하겠다는 각오다.정부와 재계 사이의 새로운 관계설정이 주목되나 '기대 반, 우려 반' 평가도 간과할 수 없다. 대한상의는 전국 73개 상공회의소와 18만개의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들이 회원인 탓에 각종 제도와 정책이 회원 업체 간 갈등을 야기하기도 한다. 전경련은 회비를 많이 내는 기업의 의결권 비중이 높지만, 상공회의소는 18만 회원사 모두가 동일 의결권을 지닌 것이다. 국민과 정부, 기업이 소통하는 대한상의를 기대한다.

2021-02-24 경인일보

[사설]본질 벗어난 '1호 백신 접종' 논란

대통령의 '백신 1호 접종'을 놓고 정치권이 떠들썩하다. 시작은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했다. 유 전 의원은 지난 19일 페이스북에 '아스트라제네카, 대통령이 먼저 맞아야 불신 없앨 수 있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26일부터 요양시설에서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이 시작되는데, 일부 의료진들이 접종을 거부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며 대통령의 1번 접종으로 누적된 국민의 불신을 덜어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국가원수가 실험대상인가"라며 발끈했다. "국가원수에 대한 조롱이자 모독"이라고 했다. 자신과 유 전 의원이 함께 맞자고 했다.논란은 당 차원으로 확대됐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는 국민의힘이 백신 불신을 증폭시키기 위해 대통령 1호 백신 접종까지 주장하고 있다며 "공포를 증폭시키고 반과학을 유포하는 것은 반사회적 책동"이라고 비난했다. 국민의힘 비대위는 아스트라제네카의 면역률과 안정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의 책임 있는 당국자부터 먼저 접종해서 백신 불안증을 해소해 달라"고 주문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불신과 불안감 해소를 위해 자신이 1호 접종자로 나설 뜻이 있다며 논쟁을 이어나갔다.'1호 접종' 논란은 백신에 대한 국민적 불신과 불안을 정부가 완전히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데 기인한다. 정부는 1차 접종 대상자 중 93.8%가 접종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갤럽 여론조사(16∼18일)에선 '아마 접종받지 않을 것'이 14%, '절대 접종받지 않겠다'가 5%로 부정적 반응이 전체 응답의 19%나 됐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19∼20일)에선 '순서가 오면 바로 접종하겠다'는 응답과 '접종을 미루고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응답의 비율이 똑같았다. 조사 주체별로 현격한 차이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정부는 속 시원하게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백신 접종의 목적은 집단면역을 형성하는데 있다. 백신별 효과까지 감안하면 사실상 접종 대상자 전부가 맞아야 가능한 일이다. 믿지 못하거나 주저하는 국민을 정부와 정치권이 잘 설득해야 한다. 상징적으로 대통령이 맞고, 국무총리가 맞고, 안철수 대표도 맞고, 정청래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이 함께 손잡고 가서 맞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 문제에 관한 한 굳이 접종순서나 규정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 국민을 안심시키는 것이 급선무다.

2021-02-23 경인일보

[사설]행방 묘연한 인천 예비초등생 소재 파악 서둘러야

초등학교 입학과 개학을 앞두고 행방이 파악되지 않은 인천지역 예비초등학생 8명에 대한 걱정이 크다. 경찰이 인천시교육청과 함께 소재를 파악하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가 없다. 지난달 인천지역 초등학교 예비소집에는 정원 2만6천330명 가운데 2천67명이 불참했다. 이 중 2천42명은 해외 출국이나 비인가대안학교 진학, 홈 스쿨링 등 불참 이유가 파악됐다. 행방이 미확인된 25명 중 경찰이 17명에 대한 소재를 파악했다. 경찰은 나머지 8명에 대한 출입국 기록을 확인한 결과, 부모와 함께 해외출국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천시교육청이 해당 현지 대사관 등에 아동들의 안전 확인을 요청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애를 먹고 있다고 한다.교육 당국이 초등학교 예비소집에 불참한 아이들의 안전을 챙기기 시작한 것은 5년 전부터다. 지난 2016년 2월 당시 7세의 원영이가 친아버지와 의붓어머니의 학대로 숨졌다. 자칫 묻힐뻔한 사건이 세상에 드러난 것은 초등학교 예비소집에 불참한 것을 수상히 여긴 학교 측이 실종 신고를 했기 때문이다. 이후 교육 당국은 예비소집 불참 아동의 안전을 확인하는 매뉴얼을 만들었다. 소재가 불분명한 아이들에 대해서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다. 제도 시행 이후 38건의 학대 피해 사건이 드러났다.최근 잇따르는 학대 사건이 공분을 사고 있다. 미혼부가 태어난 지 한 달도 안 된 영아를 숨지게 하고, 10세 조카를 물고문하고 폭행해 숨지게 한 이모 부부가 검거됐다. 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정인이 사건은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아동 학대를 일삼는 부모들을 계도하면 된다는 인식이 남아있다. 아동 학대를 부모의 훈육으로 눈감고 외면할 일이 아니다. 아동복지법 제3조 7항에는 성인이 아동을 해치거나 발달을 저해할 모든 가혹행위를 학대로 규정하고 있다. 단순 폭행만 아동 학대가 아니다. 돌보지 않고 내버려 두는 것도 아동 학대다.최근 경찰청 발표에 따르면 설 연휴에 총 187건의 아동 학대 신고가 접수됐다. 하루 평균 47건으로 지난해 같은 설 연휴 기간에 접수된 94건에 비해 2배가량 늘었다. 경찰은 연이은 아동 학대 사건으로 시민들의 관심이 커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효과적으로 아동 학대를 방지하려면 시민들의 적극적인 신고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소재를 파악 중인 인천 예비초등생 8명이 안전하길 바란다.

2021-02-23 경인일보

[사설]청와대, 민정수석 사퇴 소동 교훈 삼아야

청와대는 22일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이 자신의 거취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일임하고 직무에 복귀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16일 사표 제출이 알려진 이후 벌어진 민정수석 사퇴 소동은 일단락됐다. 청와대로서는 대통령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신 수석이 사의를 굽히지 않음으로써 발생했던 레임덕 논란에서 벗어나 안도의 한숨을 쉴지 모르겠다.하지만 신 수석 사퇴소동 과정에서 불거진 검찰 인사 난맥상은 정권에 상당한 타격을 가한 것도 사실이다. 신 수석이 사퇴를 결심한 결정적인 이유는 지난 7일 전격적으로 단행된 검찰 고위간부 인사였다는 것이 정설이다. 신 수석은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일요일 전격 인사를 전혀 몰랐다고 한다.실제로 박 장관은 이성윤 중앙지검장을 유임하고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과 이정수 남부지검장의 자리를 맞바꾸어 영전시켰다. 문 대통령이 '윤석열 검찰총장은 문재인 정권의 검찰총장'이라며 정권과 검찰의 관계 정상화 의지를 밝힌 신년 기자회견의 맥락을 뒤엎는 인사였다. 윤 총장은 이 중앙지검장의 인사를 포함한 자신의 인사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반발했다.신 수석은 이 인사에 반대했는지는 명확하게 밝힌 적이 없다. 다만 대통령의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검찰과의 갈등을 최소화하는 인사의견을 개진했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문제는 신 수석이 법무부 인사 발표를 전혀 몰랐다는 자체만으로도 정권의 국정운영이 비정상임을 보여주기에 충분한 데 있다.대통령의 국정운영은 청와대 비서실을 통해 이루어진다. 모든 정책과 인사가 담당 수석비서관을 거쳐 대통령에게 보고되고 조정된 뒤 집행된다. 이러한 공적 시스템이 허물어지면 국정에 사적 동력이 개입할 빈틈이 생긴다. 박근혜 정권의 국정 농단은 이 틈에서 발생했다. 신 수석이 우려하고 반발하며 사표를 제출한 것도 이 때문일 것으로 믿는다. 특히 박 장관의 인사를 대통령도 사전에 몰랐고 사후에 추인했다는 한 언론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충격적인 일이다.청와대는 사퇴 소동의 봉합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법무부 검찰인사의 전말을 소상하게 조사해 진상을 국민에게 공개해야 한다. 대통령 권력의 누수는 정권에도 불행이지만, 권력을 무시할 정도의 사적 권력구조가 정책과 인사를 전횡한다면 국민에게도 불행한 일이다. 청와대가 공적 권력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면밀하게 살펴보기를 바란다.

2021-02-22 경인일보

[사설]공공기관 이전갈등, 소통으로 해결하라

경기도 공공기관 이전에 대한 후폭풍이 거세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흔들림 없이 계속된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에 대해 우려와 반대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공공기관 이전 대상지였던 수원 광교신도시 입주민들은 결정 철회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관련 기관 노조도 상급단체 노조와의 연대를 통해 반대 뜻을 확장할 태세다. 이미 광교에 청사를 짓기로 하고 시공사까지 선정한 공기업에서는 황당하다는 반응들이다.이 지사가 추구하고 있는 '경기도 균형발전'이라는 대의명분에는 그 누구도 의심하거나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도내에서도 상대적으로 낙후된 북·동부 지역으로의 공공기관 분산은 지역 균형발전의 호기가 될 것이란 기대가 높다. 그러나 도가 공공기관 이전을 발표한 뒤 이곳저곳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이들이 이렇게 공공기관 이전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이유는 복합적으로 보인다. 우선 도의 이전 발표가 너무나 갑작스러웠다. 이전 자체를 몰랐다는 분위기보다는 갑작스러운 발표를 예상하지 못한 분위기다. 공무원으로서 기관의 지시를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마땅한 일이다. 하지만 갑자기 통보식으로 상황을 접했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과거에 도는 경기 북부청사를 통해 시행착오를 겪은 바 있다. 실제로 의정부에 청사가 생겨 경기 북부 발전에 많은 공헌을 했다고 치더라도 소속 공무원과 그 가족들의 생활 터전이 변한 것은 별로 없다. 문제는 아무리 훌륭한 행정적 결정이더라도 각 기관과의 충분한 소통과 의견 교환 등이 있어야 했다는 점이다. 균형발전의 대의명분에 따라 진행하는 것과 상급기관에서 결정을 내리면 무조건 따라야 하는 공공기관 직원들의 불만에 이 지사도 많은 고민을 할 것이다.아직 늦지는 않았다. 이제라도 도는 산하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이전 취지를 명확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 공공기관을 이전할 경우 도에 어떤 도움이 되고 직원들의 출퇴근은 어떻게 조치할 것인지 자세하게 밝혀야 한다. 일방적 진행보다는 소통을 통해 공공기관과 이전 논의를 하기 바란다. 이전 대상 공공기관들도 반대는 하지만 수용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도는 세심하게 살피고 고려해야 한다. 서로 간의 갈등이 계속된다면 피해는 도민이 입게 된다. 유관기관과 이해 당사자들이 소통을 통해 돌출한 문제들을 해결하기를 기대한다.

2021-02-22 경인일보

[사설]전례를 찾기 힘든 지방의회 보선 미실시 이유

4·7 재보궐선거는 전국 20개 선거구에서 치러진다. 서울·부산시장과 기초단체장 2명, 광역의원과 기초의원 각 8명이다. 경기도에서는 구리시 1선거구 도의원, 파주시 가 선거구 기초의원을 각각 선출한다. 도의원의 사망과 시의원의 국가보안법 위반에 따른 피선거권 상실로 보궐선거 요인이 발생했다. 반면 마약사범에게 사회봉사 서류를 꾸며주고 돈을 받아 '피선거권을 상실'한 인천 미추홀구 다 선거구(더불어민주당·노태간)와 절도, 알선뇌물약속 혐의로 구속된 부천시 마 선거구(더불어민주당·이동현)는 선거를 치르지 않는다.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잔여 임기가 1년 미만일 경우 재보궐선거를 치르지 않는다. 또 의원이 지방의회에서 제명돼 직을 잃는 경우도 통상 보궐선거를 하지 않는다. 미추홀구와 부천 선거구는 이런 조항에 해당하지 않는다. 선관위는 전체 의석수의 4분의1 이상 빈 것이 아니라면 보궐선거를 치르지 않을 수 있다(201조 1항)는 특례 규정에 따른 정당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또 해당 지역 선관위가 회의를 통해 결정한 만큼 법적으로도 문제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같은 여건인 파주와 구리는 왜 보궐선거를 치려야 하는지 명확하지 않다. 형평성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지역 정치권과 유권자들은 선관위가 행정 편의적 해석으로 논란을 자초했다며 주권자의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침해하는 조치라고 비판한다. 지방의회의 권한과 역할을 가볍게 보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지자체나 지방의회의 의견을 청취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나면서 지역 정가의 불만이 커지는 양상이다. 국민의힘은 선관위가 유권자들의 선택을 막는 잘못된 결정을 했다며 조만간 미실시 결정 취소를 위한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미실시 지역은 모두 여당 소속 의원들이 형사사건에 연루돼 의원직을 상실한 곳이다.선관위가 경인지역 2곳의 보궐선거를 치르지 않기로 한 것은 이례적이다. 당장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 논란이 제기된다. 결원이 정원의 4분의1에 못 미친다는 사유로 보궐선거를 치르지 않은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야당은 물론 지역 정가와 유권자들도 뭔가 석연치 않다는 반응들이다. 선관위는 왜 경인지역 2곳을 대상에서 제외했는지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해당 지역선관위가 회의를 통해 결정한 사안이라는 설명으로는 괜한 오해와 억측만 키울 것이다. 사안이 간단치 않다.

2021-02-21 경인일보

[사설]여야 정쟁으로 얼룩진 서울·부산 선거

서울·부산시장 보궐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여야가 상대의 흠집을 잡으려는 정치 이슈에 몰두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 사찰 의혹을 제기하면서 야당 공격과 함께 이명박 정부 때 정무수석이던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의 국정원 불법 사찰 개입 가능성을 거론하는 등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은 최근 검찰인사 과정에서 빚어진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의 표명과 관련하여 문재인 대통령의 직접 해명을 요구하며 여권내 갈등을 부각시키고 있다.2014년 국가정보원법이 개정되기 전에는 이른바 IO(기관정보담당관)들이 정부기관이나 정당, 언론사를 출입하며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관행이었다. 이는 진보 정권이라 해서 다르지 않았다. 김대중 정부 때는 국정원장이 불법 도청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지난 보수 정권 때의 각종 불법과 잘못에 대한 이른바 적폐수사가 이루어졌지만 이명박 정부 때의 불법 사찰 의혹은 이번에 처음 제기된 문제다. 국민의힘과 보수야권 후보들은 여권이 그동안 잠복하던 문제를 선거를 앞두고 쟁점화하는 의도를 의심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이명박 정부 국정원의 사찰 기록이 공개된 건 지난해 말 대법원의 정보 공개 판결에 따른 것이다.청와대가 정보기관을 동원해 국회의원을 감시하기 위하여 불법 사찰을 지시한 것이라면 그냥 넘길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여야는 보궐선거에 미칠 영향을 따질 때가 아니라 국정원이 사찰 자료를 조사·공개·폐기할 법적 근거를 여야 합의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를 박형준 예비후보와 관련시킨다면 여권이 선거에 유리하게 활용하려 문제를 꺼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여야가 사찰 정보를 처리하기 위한 법을 만들더라도 선거 이후로 미루는 것이 합리적이다. 불법 사찰 문제가 제기된 이상 문제를 덮을 수 없다 하더라도 선거를 앞두고 정치 쟁점화한다면 문제의 본질이 가려지고 선거 프레임에 가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신 수석 거취 문제는 그의 청와대 복귀 여부와 관계없이 검찰인사와 관련하여 야당이 대통령의 입장표명을 요구하는 등 이슈의 동력을 살리려 하겠지만 이 문제가 법무부-검찰 갈등으로 재연되면서 선거 쟁점화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이번 선거는 서울과 부산의 미래가치와 비전을 두고 경쟁하는 선거가 되어야 한다.

2021-02-21 경인일보

[사설]균형발전 앞세운 경기도 공공기관 이전

수원에 있는 경기연구원, 경기신용보증재단,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GH(경기주택도시공사) 등 7개 기관이 북동부 지역으로 이전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17일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한 내용이다. 이전 대상지는 고양, 남양주, 의정부, 용인 등 17곳이다. 이전 지역은 공모 방식으로 오는 5월 결정될 예정이다. 대체로 균형발전을 위한 결단이라는 반응이었으나 도의회와 수원 정치권의 불만도 표출됐다. 사전 조율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다.이 지사는 '경기도 균형발전'을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본다. 이를 위해 2019년 12월 1차(3개), 2020년 6월 2차(3개) 공공기관 이전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에 발표한 3차(7개) 공공기관까지 합하면 10개 넘게 경기 북동부로 이전하는 셈이다. 이 지사는 기자회견에서 "경기 북동부 발전이 더딘 것은 국가적 문제에 따른 중첩 규제 때문인데, 공동체를 위해 희생을 치르면 응당 특별한 보상이 있어야 공정한 것"이라고 했다.이 지사의 균형발전 정책은 수원 중심의 남부권에 집중된 '행정 기능'을 발전이 더딘 북동부 지역으로 분산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북동부 지역은 '경기도'라는 하나의 공동체에 속해 있지만, 접경지역과 자연보전권역 등 겹겹의 규제에 묶여 있는 상태다. 도시 발전이 더딜 수밖에 없고, 주민들의 소외감도 상당할 것이다. 경기 지역 곳곳이 고루고루 잘 살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남부권 공공기관의 북동부 행(行)은 균형발전을 위한 마중물에 불과하다. 공공기관 이전이 효과를 얻으려면 관련 단체와 기업이 함께 움직여야 하고 이를 토대로 그 일대가 활성화돼야 한다. 예컨대 법원이 이전하거나 신설되면 그 주변에 법조타운이 형성되는 식이다. 이 지사는 공공기관 이전 효과를 어떻게 극대화할 것인지 해당 시·군과 함께 고민해야 한다. 또 경기 북동부 지역이 발전하지 못하는 근본적 문제를 찾아 해결해 나가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이 지사는 수원시와 이전 대상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생활 환경도 신경 써야 한다. 이전 대상 공공기관 주변에 상권이 형성돼 있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맞벌이나 자녀를 둔 직원들은 주거환경 변화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기숙사 조성 계획이 없다고 하는데, 공공기관 직원 다수가 승용차 또는 통근 버스로 현 주거지에서 출퇴근한다면 오히려 이전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2021-02-18 경인일보

[사설]인천시 감염병 전문병원 반드시 건립돼야

인천시의 감염병 전문병원 유치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코로나 19 사태 이후 인천시가 역점 추진해온 중구 영종도 감염병 전문병원 건립 사업이 사실상 백지화 수순을 밟게 됐다. 정부가 전문병원 대상 의료기관을 종합병원급 이상으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현재 영종도에는 감염병 전문병원 지정 요건을 갖춘 종합병원이 한 곳도 없다.관련 용역연구 결과 인천에 건립될 감염병 전문병원은 일반 종합병원 기능에 더해 코로나와 같은 감염병에 대응할 수 있는 감염병 중환자실과 확진자 격리시설 등을 모두 갖춘 복합 의료기관으로 설립돼야 할 것으로 용역에서 제시됐다. 현재 감염병 전문병원은 호남권역에 조선대병원(2017년 8월)이 지정됐고, 중부권역에는 순천향대병원(2020년 7월)이, 영남권역에는 양산 부산대병원 등이 지정된 상태이다. 질병관리본부의 정책용역에는 기설치된 3개 권역 외에 관문도시인 인천과 제주에도 설치가 필요하다고 보았다.정부는 감염병 방역의 핵심은 공항임을 직시해야 한다. 메르스 사태에서 보듯 감염병은 대부분 해외에서 유입되고 있기 때문에 인천국제공항이 1차 관문이다.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인천공항입국자의 30~40%가 확진자로 나타나고 있다. 귀국 후 지역사회감염 사례까지 감안하면 해외입국자의 40~50%가 확진자이다. 그 가운데 90%는 우리 국민이므로 입국봉쇄조치와 같은 극단적 조치를 하기는 어렵다.국가 방역 체계상 인천시의 감염병 전문병원 구축은 시급하다. 연간 5천만명에 달하는 해외 입국자의 대부분은 인천공항을 통해 들어오기 때문에 공항과 항만은 감염병 1차 저지선을 구축해야 한다. 1차 저지선이 뚫리면 대처도 어렵고 사회적 비용도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격이 된다. 검역과 확진자 진료를 지원할 수 있는 감염병 전문병원은 공항과 최단 거리에 위치해야 의심환자의 후송 등의 지원업무를 신속하게 수행할 수 있으며 해외입국자의 지역감염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인천시는 정부 공모 안에 부합하는 실현 가능한 대안을 세워 정부를 설득해야 한다. 인천의 종합병원급 공공의료기관은 인천의료원이 있다. 음압격리병상 설치 운영, 신종플루, 사스와 메르스 등 해외 신종감염병을 대처한 경험이 축적되어 있다. 인천의료원이 도심에서 일정하게 벗어난 곳에 위치한 것도 장점이다.

2021-02-18 경인일보

[사설]외국인 노동자와 농가의 상생방안 만들어라

지난해 말 포천의 한 농가 비닐하우스에서 거주하던 외국인 노동자가 숨졌다. 경찰은 지병에 의한 사망으로 추정했으나 시민단체는 열악한 주거 환경이 죽음으로 내몰았다며 대책을 촉구했다. 이 참에 인권과 노동권 보호를 위한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지자체 조사 결과 비닐하우스내 숙소는 비료와 비닐, 농약이 비치됐고, 식자재가 널려 있는 등 안전과 위생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용노동부가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이주노동자들의 권익 보호를 외면한 채 고용주 이익만 대변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파문이 커지자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고용노동부는 비닐하우스를 숙소로 제공하는 농가에는 외국인 근로자를 배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열악한 숙소를 제공하는 사례가 잦은 지자체에 계절 근로자를 배치하지 않기로 했다. 이 경우 배치대상에서 제외된 지자체의 여타 농가들도 계절 근로자를 배정받을 수 없게 된다. 지자체가 관내 농가들을 보호하기 위해 숙소 문제를 더 적극적으로 철저하게 관리하도록 하겠다는 취지에서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 등 관련 부처들도 숙소 환경 개선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하지만 농가들은 물론 지자체들도 현실적 어려움 때문에 정부 방침을 이행하기 힘들다며 난색이다. 외국인 근로자 숙소 상당수가 컨테이너 등 가설건축물인 만큼 갑자기 숙소를 마련하기 어렵다는 거다. 비닐하우스 주택의 경우 철거를 하고 땅 용도를 바꿔 건물을 지어야만 한다. 특히 아파트나 연립주택 등 주거시설이 마땅치 않은 농촌 지역에서 정부의 기준에 맞는 숙소를 마련하는 게 가능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천 대월농협은 이 같은 어려움을 호소하며 이천시에 청원을 내기도 했다. 농가들은 특히 코로나 19로 인해 일손 부족 현상이 심화하는 마당에 계절노동자 공급마저 끊기게 됐다며 현실성이 떨어지는 대책으로 어려움만 가중되게 생겼다고 불평한다.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 노동자들의 인권과 노동권은 마땅히 보장돼야 한다. 생활의 질을 좌우하는 양질의 주거시설도 제공해야 한다. 외국인 노동자가 자꾸 죽거나 다치는 불행은 막아야 한다. 하지만 정부 대책이 농가와 지자체가 감당할 수준을 넘어선다면 실효는 없고, 어려움만 가중될 뿐이다. 근로자의 인권과 노동권을 높이면서도 농가의 부담도 덜어주는 유연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해 보인다.

2021-02-17 경인일보

[사설]구글 갑질 방지법의 국회 통과 서둘러야

지난해 국내 앱 장터 수수료로 구글은 1조529억원, 애플은 4천430억원을 벌었다. 작년에 구글과 애플을 통해 발생한 국내 앱 매출총액은 6조6천227억 원인데 이중 25%가 구글과 애플의 몫이다. 중국,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4위 앱 시장인 한국에서 매년 조 단위의 금액이 해외 빅테크 기업으로 흘러들어간 것이다.구글은 올해 10월부터 구글플레이의 모든 애플리케이션(앱) 이용자에게 통행세 30%의 인앱결제(IAP)를 확정함으로써 매출액은 더 커질 예정이다. 구글의 전면 인앱 결제에 따른 국내 업체들의 수수료 추가부담은 885억원에서 많게는 1천568억원으로 예측됐다. 인앱결제(IAP)란 해외 플랫폼 기업들이 제공하는 자사의 앱 마켓에서 콘텐츠를 유료로 결제하는 것을 의미한다. 애플은 처음부터 통행세 30%의 인앱결제를 의무화했지만 구글은 그동안 게임 관련 앱에만 인앱결제를 적용했다.작년도 국내 구글플레이 결제액은 5조9천996억원으로 시장점유율이 63.4%이다. 국내 콘텐츠 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유튜브, 네이버웹툰, 음원 사이트 등의 콘텐츠이용료 인상이 불가피하다. 이 비용은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에 전가되어 소비자-개발사-플랫폼-네트워크 업체로 이어지는 국내의 모바일 생태계를 위협할 가능성이 크다. 지금까지 모바일 앱 서비스 업체가 플랫폼업체에 내는 수수료 부담이 그대로 소비자격에 전가되었다.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토종 플랫폼 기업은 정부의 온라인 플랫폼 규제법안(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부담까지 떠안아 글로벌 사업자와의 역차별은 더 심해질 전망이다. 매출액 100억원 또는 중개거래액 1천억원 이상이 대상인데 단기간에 매출이 급등했거나 고가의 제품을 판매하는 스타트업의 피해도 걱정이다. 또한 구글은 2016년부터 국내 게임업체인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에 '플레이스토어'에만 앱을 출시하도록 강요한 혐의도 있다.지난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구글갑질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10월 국정감사 때 통과시키기로 했으나 무산되었다. 법 통과 후 시행령 준비에 6개월가량 소요되어 시간이 별로 없다. 2월 임시국회에서 구글갑질방지법이 통과되어야 한다.

2021-02-17 경인일보

[사설]일산대교 통행료 합리적으로 조정할 때 됐다

경기도가 논란이 일고 있는 일산대교 인수 가능성을 내비친 가운데, 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먼저 현실에 맞게 통행료를 인하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15일 설 연휴 이후 첫 공식일정으로 일산대교 현장을 찾았다. 수년간 논쟁이 된 통행료 시비를 경기도 현안으로 격상하겠다는 상징적 행보였다.일산대교는 도가 IMF 외환위기 사태 이후 경기 침체로 많은 재정을 투입하기 어려워지자 민자 유치를 통해 각종 SOC(사회간접자본)로 건설키로 한 데 따른 사업이었다. 당시 재정이 어렵자 대림·현대·대우 등 대규모 건설사 5개사가 참여한 일산대교(주)를 설립했고, 우여곡절 끝에 대교가 건설됐다. 30년간 유료 운영 후 도에 기부채납하고, 도가 손실을 보전해 주는 조건이었다.이후 개통 1년이 지난 2009년 국민연금공단이 지분을 100% 인수하면서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일산대교는 현재 27개 한강 교량 중 유일한 유료 도로다. 통행료가 비싸다는 비판은 2008년 전면 개통 전부터 불거졌다. 파주 및 김포 신도시 건설로 일산대교 이용 도민이 폭증하면서, 이 지역 여론을 살펴야 하는 기초단체장들에게도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됐다.이런 이유로 통행료 조정 요구는 지속적으로 제기됐고 사업 재구조화, 도의 인수 방안이 꾸준히 거론됐다. 이 과정에서 국민연금공단과 법정 다툼까지 벌였지만 패소했다. 이후 지난해 국감에서 이 지사가 일산대교 매입을 포함해 강력한 해결 의지를 밝혀 주요 현안으로 떠올랐다.도는 이달부터 일산대교(주)와 통행료 조정을 위한 협상을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일산대교의 '투자자'로서 수익을 내야 하는 국민연금공단과의 협의가 순조로울지는 장담하기 힘들다. 국민연금공단은 통행료 징수가 경기도와 체결한 협약 사항임을 강조하고 있다. 근거 없이 통행료를 대폭 낮추거나 무료화한다면 배임이 될 수도 있다는 입장인 듯하다.결론적으로 도가 운영권을 인수하는 것이 가장 깔끔한 해결 방법일 수 있지만, 특정 지역 주민 편의를 위해 막대한 인수·운영비를 투입하는 것이 맞는지 논란을 부를 수 있다. 또한 민자 SOC의 공공화 요구가 봇물처럼 터질 수 있다. 도는 인수에 앞서 국민연금공단과 합리적 수준의 통행료 조정에 전력을 다할 필요가 있다. 국민연금관리공단도 공공 이익에 종사하는 조직의 목적에 걸맞게 협상 태도를 전환하기를 바란다.

2021-02-16 경인일보

[사설]난민에게 학교 온라인 교육은 '장벽'

재난은 우리 사회의 가장 취약한 부분을 가장 먼저 덮친다. 이 미증유의 코로나19 사태도 예외가 아니다. 가난하고 힘없고 기댈 데 없는 사람들을 가장 큰 고통에 빠뜨리고 있다. 정치나 종교적 박해를 피해 고국을 떠나야 했던 난민들에게 '코로나 현실'은 더욱 가혹하다. 경인일보가 어제 전한 난민들의 삶은 제목의 느낌 그대로 막막하고 시리기만 하다(2021년 2월16일자 6면 보도). 특히 그들이 겪는 공교육의 현실은 아찔하다.인천 연수구에서 10살과 8살 두 아들을 키우고 있는 예멘 출신 난민 인정자는 아이들이 학교 온라인 수업을 제대로 듣지 못해 낭패를 겪었던 얘기를 들려줬다. "출석 프로그램에 제대로 정보를 입력하지 못해 아들이 결석 처리됐을 때가 가장 서러웠다"고 했다. 온라인 수업 출석 인정을 받으려면 전용 애플리케이션에 지역, 학교, 학년, 반을 찾은 다음 아이들 이름을 입력해야 하는데, 여러 차례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조손(祖孫)가구 같은 우리네 가정에서도 쉽지 않은 일인데 하물며 난민들에겐 어땠을까 싶다. "출석 체크에 실패한 뒤 학교 선생님이 화를 내며 전화를 걸어왔다"는 대목에선 난민을 품은 나라의 국민으로서 얼굴이 화끈거린다.한 이주민 관련 단체가 발표한 '인천지역 난민의 생활실태 및 코로나 재난상황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취학 자녀가 있다고 한 응답자 24명 중 12명은 온라인 수업과 출석에 대한 학교의 안내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11명은 학교 출석 시스템을 이해할 수 없어 결석 처리가 됐다고 답했다. 학교 수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때에도 소극적이고 위축돼있는 아이를 보면 늘 마음이 아팠는데,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이전보다 더 교육을 받지 못하는 것 같아 속상하다고 울먹이는 엄마의 심정을 이해할 만하다.아무리 피폐한 상황이라 할지라도 아이들의 교육권은 보장되어야 한다. 코로나 사태에 직면해 온라인 수업을 통해서라도 교육의 공백을 막고자 애쓰는 이유다. 초기엔 시행착오도 적지 않았지만 그런대로 자리를 잡아가는 분위기다. 하지만 난민과 같은 '위기의 사람들'에겐 여전히 난관이고 장벽이다. 그들이 이 땅에서 살고 있는 한 그들에게도 교육의 기회가 온전하게 주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런 취약한 부문의 시스템을 제대로 보완할 때 비로소 우리도 문명국가라고 말할 수 있다.

2021-02-16 경인일보

[사설]반려동물 보호, 법 처벌 강화가 능사 아니다

개정된 동물보호법이 지난 12일부터 시행됐다. 1991년 제정된 동물보호법은 반려동물 1천만 시대와 조응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는 의식이 확산된 반면에 동물 학대의 형태는 더욱 다양해지는 모순된 의식을 기존의 법으로 해결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개정 법안이 반려동물 소유자의 책임과 처벌을 강화한 배경이다.개정법에 따르면 앞으로 반려동물을 유기하면 3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 기존의 과태료를 벌금으로 바꾸어 동물유기 행위를 범죄로 규정한 것이다. 한 동물권단체의 발표에 따르면 2017년 10만마리를 넘긴 유기견이 지난해엔 12만8천여마리로 늘어났다. 개만 이런 형편이니 고양이를 비롯해 유기된 각종 반려동물 수는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자연스럽게 유기 동물 관리 및 처분에 따른 사회적 비용과 갈등도 심각해졌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관리가 미치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동물시민단체나 독지가들의 사설 동물보호소로 메꾸고 있는 형편이다. 이 과정에서 사설 동물보호소에 대한 민원이 그칠 날이 없는 실정이다. 정부는 범법 규정으로 반려동물 유기행위를 줄이겠다는 의도인 것으로 보인다. 동물 판매업자에게 구매자 명의로 동물등록 신청을 의무화시켜 반려동물 소유자의 유기행위를 억제하기 위한 법망을 촘촘하게 구성했다.또한 동물을 학대해 죽이는 행위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고, 맹견 소유자들은 맹견 책임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300만원의 벌금형을 받는다. 이는 동물 학대의 대명사인 식용견 전문 사육장에 대한 규제인 동시에 전국적으로 빈발하는 개물림 사고 예방을 위한 조치로 보인다.하지만 강화된 동물보호법으로도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반려동물 유기 행위가 근절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힘들다. 개정 법안의 취지는 끝까지 책임질 각오가 없다면 아예 반려동물 입양을 포기하라는 것으로 보인다. 악질적인 유기도 있지만, 사육을 포기해야 할 피치 못할 사유도 적지 않을 것이다. 반려동물 입양 숙려 제도나, 반려동물 재입양 시스템 구축 등 유기를 최소화할 수 있는 문화와 구조를 확산하고 심화하는 일도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반려동물과 공존할 문화의 정착과 반려동물 유기를 막을 민관의 완충 시스템이 없이, 출구 없는 책임을 강조한 법에만 의지한다면 음성적인 동물유기는 막지 못한 채 범법자만 양산할 수 있다.

2021-02-15 경인일보

[사설]인천 송도고 독립유공자 발굴의 의미

인천 송도고등학교가 독립운동의 산실로 재조명을 받고 있다. 무려 100명에 가까운 동문이 독립유공자로 인정될 전망이 나오면서다. 올해로 개교 115주년을 맞는 송도고는 1906년 10월3일 개성 송악산 기슭 산지현에서 개원한 한영서원이 뿌리다. 이후 1917년 3월20일 사립 송도고등보통학교로 교명이 바뀌었고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1952년 인천 신흥동으로 피란 개교했다.보도에 따르면 인천대 인천학연구원 독립운동사연구소는 일제에 맞선 송도고 출신 독립유공자 73명을 새롭게 발굴, 조만간 국가보훈처에 독립유공자 포상을 신청할 계획이다. 앞서 인천대 독립운동사연구소는 지난해 광복절을 앞두고 13명에 대해 포상 신청을 한 바 있다. 여기에다 이미 독립유공자로 포상을 받은 11명을 합하면 송도고 출신으로 독립유공자 포상을 받았거나 포상 신청 대상인 인물은 97명이 된다. 실제로 포상이 이뤄지는 인물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지만 한 학교에서 100명에 가까운 이들이 일제강점기, 제국주의에 맞서 민족정기를 찾으려다 고초를 겪었다는 점은 사례를 찾기가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이 정도면 학교 자체가 독립운동의 산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그간 알려지지 않은 독립유공자를 발굴하는 것은 우리의 정체성을 찾는 작업이자, 민족의 자존심을 높이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송도고 출신 독립유공자 발굴은 독립운동사 측면에서 커다란 의미를 갖는다. 특히 송도고는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드러내고 싶지 않은 역사를 갖고 있는 학교였다. 이 학교의 설립자가 독립운동을 하다 일제 말기 변절한 친일반민족행위자 윤치호로 알려졌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인천대 독립운동사연구소가 지난해 10월 송도고 출신 독립유공자를 발굴하는 과정에서 송도고의 진짜 설립자가 윤치호가 아닌 미국인 목사 왓슨(W.A.Wasson)이란 사실을 새롭게 밝혀냈고, 송도고는 비로소 '친일파가 설립한 학교'라는 누명을 벗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번에 무려 73명 독립유공자의 활약상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다. 독립운동사에 한 획을 긋는 성과물이 아닐 수 없다. 잘못 알려진 역사를 바로잡고 선조들의 발자취를 찾는 일이 얼마나 중요하고 소중한 작업인지 송도고의 사례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2021-02-15 경인일보

[사설]더 중요해진 다중집합업소 자율과 책임방역

정부가 15일부터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 1.5단계로 각각 한 단계씩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 수도권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제한 시간도 오후 9시에서 10시로 1시간 늦춰진다. 전국적으로 10주 이상 영업이 중단됐던 클럽과 단란주점 등 유흥시설도 일제히 문을 열게 됐다. 수도권 영화관과 PC방, 대형마트 등 다중이용시설 48만곳은 영업시간 제한이 풀렸다. 지방과 달리 수도권은 불안한 정체기에 있는 등 재확산 가능성이 높은데도 정부가 단계를 완화한 것은 자영업자들의 피해 확산과 거리두기 피로감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최근 500명대까지 치솟았던 확진자 수는 14일 326명 등 다시 300명대로 내려선 상태다. 바이러스 확산 추세가 소강상태로 접어들면서 정부가 거리두기 단계를 낮출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셈이다. 하지만 수도권은 진정세가 뚜렷하지 않은 데다 병원과 요양시설, 종교시설, 가족 사이에 집단감염이 계속돼 불안감은 여전한 실정이다. 설 연휴 대이동에 따른 감염이 현실화하고 거리두기 완화의 부작용이 겹친다면 언제든 다시 확산할 가능성이 높다. 클럽과 유흥시설이 일제히 문을 열면서 집단감염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정부는 재확산 조짐이 뚜렷할 경우 단계를 다시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언제든 다시 영업시간을 단축하는 등 고강도 거리두기를 시행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다소 숨통이 트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다시 어둠의 터널로 재진입하게 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정부가 '이해 관계자들이 방역의 주체가 되는 '자율과 책임' 방역이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하는 것도 이 같은 상황을 우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때문에 '문을 닫고 하는 방역에서 국민 스스로 실천하고 참여하는 방역으로의 전환'에 대한 이해와 동참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1일 확진자 수가 300명대에도 불구, 정부가 단계를 낮춘 것은 피로감을 덜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게 활로를 열어주자는 취지다. 정부가 고심 끝에 결정한 만큼 국민들의 부담이 더 커지게 됐다. 다시 문을 연 다중집합업소의 방역은 국민과 업주가 책임지고 실행해야 하는 자율실천운동이 돼야 한다. 이달 말부터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승리할 여건이 마련된 만큼 끝까지 인내하면서 방역에 집중할 때다.

2021-02-14 경인일보

[사설]보수 야권, 단일화 잡음 줄여야

서울시장 보궐선거 승패를 가르는 요인 중 강력한 변수 중 하나는 보수 야권의 단일화 이슈다. 국민의힘과 제3지대 후보 단일화의 투 트랙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무소속 금태섭 후보의 '제3지대' 단일화가 성사되더라도 국민의힘 경선에서 결정된 후보와의 단일화를 성사시키는 과정에서 잡음이 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안 후보와 금 후보는 3월1일까지 단일화를 마치기로 하고 두 차례 토론회에 합의했으나 여론조사 방식에는 합의하지 못했다. 경쟁력 조사와 적합도 조사 중 어느 방식을 채택하느냐에 따라 후보의 유불리가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제3지대 후보 단일화 이후 국민의힘과의 단일화 방식은 제3지대 단일화보다 많은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여론조사 100% 방식의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 방법을 택하더라도 설문과 여론조사의 역선택을 막는 문제와 유무선 비율, 전화 면접과 자동응답 비율 등 숱한 난관이 있다. 국민의힘으로서는 자당이 후보를 내지 못할 경우 당의 존폐까지 걸린 문제일 수 있다. 이번 서울 시장 선거가 내년 대선의 방향타가 된다는 점에서 제3후보와의 단일화에서 승리해야 하는 절박함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를 의식해서 제3지대 후보를 지나치게 깎아내리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서울시장 선거에서 집권당과 제1야당, 제3후보의 3파전이 벌어진다면 여권은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된다. 정책과 인물, 구도 등 여러 요소가 선거를 좌우하지만 보수 야권 후보 단일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여권 후보들은 상호비방을 자제하면서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시각이 있을 수 있지만 국민의힘 후보들 간의 네거티브는 선거 경쟁력을 제고하는 데 부정적이다. 보수 야권이 여권에 비해 후보군이 다양하다고 하지만 국민의힘에서도 나경원, 오세훈 후보의 빅2 중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4차 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한 기대는 여권에 유리하다. 야당은 공약에서도 지나치게 현금 지원성 공약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입법, 행정, 지방권력을 석권하고 있는 집권세력이 이번 서울 시장마저 승리한다면 내년 대선에서 보수진영은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정권견제론이 우세하다면 야권에 유리하지만 결국 승부는 박빙으로 갈 것이다. 보수 야권이 단일화 과정에서 여하히 잡음을 최소화하느냐가 선거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

2021-02-14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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