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인천 근현대 문화유산 보존의 길 열리나

문화재청이 기존의 문화재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 근현대 유산과 자연 유산 등의 관리를 제도화하는 '문화재기본법'을 제정하기로 했다. 지난 1962년 문화재보호법을 제정한 지 60년 만이다. 문화재청은 엊그제 새해 업무보고에서 지난 60년간의 주요 성과와 변화 추이 분석 등을 통해 기존 문화재 범위에서 근현대유산·자연유산·수중문화재 등 새롭게 생긴 문화재 수요를 반영한 법적·제도적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포괄적 보호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해 10월 시민에게 일부 개방된 인천 부평구의 주한미군 기지 '캠프 마켓'을 비지정 문화재의 사례로 들었다.'캠프 마켓'은 일제강점기 군수보급창으로 시작해 한국전쟁을 거쳐 휴전 이후 1970년대까지 주한미군 주둔기지로 기능해왔다. 캠프는 100동이 넘는 건축물을 안고 있는데 저마다의 문화재적 가치보다는 전체적인 역사적 맥락을 이해하고 투시했을 때 문화적 유산으로서의 진정한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건축물들이다. 하지만 현행 법규로는 지정 문화재보다 낮은 단계인 등록 문화재라 하더라도 건립한지 최소 50년 이상이어야 법적 보호 범위에 들어갈 수 있다. 문화재청과 인천시가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이 근현대 문화유산에 대한 가치를 조사하고 있으나 제도적 보호 체계 속으로 들어오는 길이 불투명했던 이유다.문화재청의 새로운 '포괄적 보호 체계' 구축, 즉 문화재기본법 제정 계획은 부평미군기지처럼 지금으로선 제도권 밖에 있는 문화유산자원으로까지 정부의 보호 범위를 넓히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중구와 동구 등 인천 구도심에 즐비한 근현대 건축물들이 대상이 될 수 있다. 인천시가 지난해 5월 목록화한 50년 이상 된 근현대 건축물은 모두 300건이다. 이 가운데 7건이 인천시 지정 문화재, 6건이 등록 문화재로 각각 등재됐을 뿐 나머지는 제도권 밖에서 사실상 방치되고 있는 상태다.지방자치단체로선 이들 근현대 문화유산에 대한 보존과 보호의 명확한 법적 토대를 확보하게 된다는 의미가 깊다. 수동적이고 방어적인 문화재 행정을 탈피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철거 때마다 발생했던 심각한 사회적 논란도 일정 부분 잠재울 수 있는 해법으로 작용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자유로운 재산권 행사의 보장과 회복 불가능한 문화유산의 보존이라는 논리의 첨예한 대치에 접점은 없었다. 위기에 놓인 인천의 근현대 문화유산에겐 희소식이다.

2021-02-09 경인일보

[사설]탈세와 전면전 벌이는 경기도를 응원한다

세금을 고의로 내지 않는 체납이나, 적게 내는 탈루 등 탈세와의 전쟁은 모든 나라의 오래된 숙제이자 골칫거리다. 세금을 회피하는 탈세 수법이 대범하고 정교해질수록 이를 막는 조세 정책도 강력해지고 진화하지만, 기본적으로 안 내고 버티는 사람에겐 뾰족한 방법이 없어서다. 국세청과 자치단체들이 납세 압박 수단으로 활용 중인 상습 체납자 명단 공개도 파렴치한에게는 무용지물이다.최근 경기도에서 벌이고 있는 체납 세금 징수 정책이 돋보인다. 체납 세금 징수에 열정을 쏟는 이재명 도지사 덕분이다. 이 지사는 "나라에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도둑이 너무 많다"며 체납 세금 회수를 위한 모든 수단을 강구하도록 독려했다. 전국 최초로 시행된 징수 수단이 한둘이 아니다.수표 조회가 대표적이다. 금융기관 2곳을 통해 체납자들이 보유한 수표를 조회, 가택 수색을 실시한 것이다. 그 결과 2억원에 가까운 세금을 징수하는 성과를 냈다. 지난해에는 시범적으로 금융기관 2곳만 대상으로 했지만 올해는 1금융권 전체를 대상으로 수표 조회를 확대, 더 많은 체납자들을 찾아낸다는 방침이다.광역단체에선 처음으로 체납자들이 보유한 새마을금고, 단위농협 등 지역금융기관 예금을 전수 조회해 70억원이 넘는 세금을 징수하기도 했다. 1금융기관의 예금 보유 현황은 행정기관에서 바로 조회할 수 있지만 2금융기관은 이런 시스템이 없어 재산을 숨기는 곳으로 악용된 점을 감안한 것이다.체납자들이 해외로 도피하는 것을 막기 위해 발 빠르게 출국 금지까지 요청했다. 특히 외국인 체납자들은 해외로 출국하면 추적이 어려워 세금 징수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했다. 과태료 등 세외수입을 내지 않은 체납자를 전수조사해 법원 공탁금을 압류 처분하기도 했다.급기야 고액·상습 체납자에 대해선 유치장이나 구치소에 감금하는 감치 방안을 추진하고 나섰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납부 능력이 있는데도 과태료를 1년 이상, 1천만원 이상 내지 않은 1천106명이 대상이다. 이르면 3월 중 지방검찰청에 요청해 단행할 전망인데 경기도로선 처음으로 시도하는, 이례적으로 강한 조치다.경기도의 정책 기조는 공정이다. 내야 할 세금을 납부하지 않은 채 누군가 낸 세금으로 마련된 복지 제도, 지원책에 편승하는 얌체 짓 역시 불공정이다. 경기도의 과감한 체납세 징수행정을 응원한다.

2021-02-09 경인일보

[사설]정부, 살처분 완화 건의 진지하게 검토하라

경기도가 최근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양계농가에 대한 예방적 살처분 규정을 완화하자고 농림축산식품부에 정식 건의했다. AI 발생 원점에서 반경 3㎞내의 모든 닭 개체를 무차별적으로 살처분하는 현행 규정이 과도하고 비과학적이라는 양계농가의 반발과 전문가들의 견해를 수렴해 정부의 정책 변화를 요청한 것이다. 반경 3㎞에서 500m로 살처분 범위 완화와 함께 종계와 산란계에 대한 백신 접종 허용이 핵심이다.경기도의 건의는 양계농가의 반발에서 촉발됐다. AI가 발생할 때마다 살처분과 재입식을 반복하는 피해를 입었던 양계농가들이 올 겨울 AI를 계기로 정부의 방역정책에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특히 AI에 지쳐 밀집사육을 포기하고 많은 비용을 들여 친환경사육으로 전환한 동물복지농장들이 살처분을 거부하고 제기한 법적 대응이 여론을 움직였다.정부는 2018년 살처분 범위를 500m에서 3㎞로 강화한 방역규정을 올 겨울 AI 사태에 처음 적용했다. 그 결과 도내에서 살처분된 가금류가 1천만마리에 달하고, 이 중 762만여마리는 예방 차원에서 살처분됐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이다. 농가들은 AI로부터 생계를 지키기 위해 이중 삼중의 자발적인 방역 조치로 농장 간 전파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런데도 정부는 현장 방역의 현실을 외면한 채 살처분 범위를 확대해 기계적인 살처분 행정을 강행하고 있다고 반발한다. 농장별로 방역현장 여건을 살펴 살처분 대상을 선별하는 현장 중심의 방역으로 전환하라는 요구다.정부는 전문가들이 권고하는 백신 사용도 마다하고 있다. 백신 접종으로 인해 AI 감염 개체 구분이 어려워 조용한 전파가 우려된다는 이유를 댄다. 전문가들의 얘기는 다르다. 백신 접종으로 AI를 발생 원점에서 고립시킬 수 있다고 한다. 백신 접종으로 청정국 지위를 잃을 수 있다는 반론엔, 축산물 수입국인 우리 현실과 동떨어진 주장이라고 일축한다.정부의 방역 정책은 철저하게 과학에 기반을 두어야 한다. 다음으로 고려할 것은 농가의 이익 보호다. 현장에서 제기한 문제가 과학적으로 합당한지, 농가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즉각 검토해야 할 의무가 있다. 경기도는 전국 최대 지방자치단체다. 정책 변경을 건의할 정도면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봐야 옳다.농림축산식품부는 당장 태스크포스를 조직해 경기도 건의안을 바탕으로 AI 방역정책을 진단하기 바란다.

2021-02-08 경인일보

[사설]2·4 주택공급대책, 구도심 활성화 계기 돼야

정부가 최근 내놓은 '공공주도 3080+ 대도시권 주택공급 획기적 확대 방안'(2·4대책)이 인천과 경기 지역 구도심 활성화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GH(경기주택도시공사), iH(인천도시공사),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공공이 주택재개발·재건축사업을 직접 시행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된 때문이다. 택지 확보의 어려움을 재개발·재건축사업으로 보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되는데, 인천·경기 지역 입장에선 반길 일이다. '공공 직접 시행 정비사업'이 지역 활성화와 주택 공급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예단하긴 어렵지만, 해당 토지주 입장에선 '민간 주도'와 '공공 직접 시행' 방식 중 1개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사업성 있는 재개발·재건축사업은 민간이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공공이 나서지 않아도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없다는 점에서다. 사업성이 떨어지는 재개발사업을 공공이 맡을 것으로 보이는데, 인천·경기는 서울과 달리 이 같은 곳이 적지 않다. 사업성 부족으로 엄두도 내지 못했거나 중단된 노후 불량 건축물 밀집 지역은 '공공 직접 시행 정비사업'이 대안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정부는 초과이익환수 면제, 추가 수익 보장 등 인센티브 제공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설계와 시공, 아파트 브랜드 결정 권한 등도 주민에게 주기로 했다.정부는 공공 직접 시행 정비사업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재개발·재건축 지역 대부분은 민간 소유다. 정부는 토지주 등이 공공 주도 시행에 응할 수 있도록 관련 대책을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투기 발생, 민간 업체 피해 등 부작용이 없는지도 되짚어야 한다.공공 직접 시행 정비사업 물량이 많지는 않아 보인다. 중앙·지방공기업이 재개발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공공이 민간 영역에 진입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물량이 많아서도 안 된다. 순차적으로 중요한 입지를 선정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 곳의 공공 직접 시행 정비사업이 성공하면, 그 일대에 정체된 재개발사업도 움직임을 보일 것이다. 모든 것을 다하는 것이 아니라 민간 시장이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 게 공공의 역할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공공 직접 시행 정비사업만 챙길 게 아니라 민간 재개발·재건축사업 활성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 정부는 2·4대책을 계기로 '주택 공급 확대'와 '구도심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2021-02-08 경인일보

[사설]수도권만 틀어막은 영업제한시간 연장

정부가 오후 9시 이전 영업제한 방침을 바꿔 오후 10시까지 1시간 연장해주기로 했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어려운 사정을 고려해 비수도권에 한해 영업시간을 늘려주기로 한 것이다. 다만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와 단계 하향은 하지 않았고, 영업시간 연장은 해당 지자체 의견을 존중한다고 했다. 정부는 그러나 경기·인천·서울 등 수도권 지역은 전국 발생의 절반을 넘는 등 코로나19가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라고 판단, 영업시간 제한을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설 명절을 앞두고 영업시간이라도 늘려주지 않겠느냐는 기대와 다른 결과다.수도권 자영업자들은 즉각 반발했다.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는 '정부가 집합금지와 제한 업종을 정하면서 현장을 반영하지 않는 불합리한 정책을 연장한데 강력히 항의한다'고 밝혔다. 이어 자영업자의 생존권을 무시한 일방적이고 획일적인 영업시간 제한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7~9일 사흘간 정부의 방역 지침에 불복하는 개점 시위에 돌입했다. 7일 자정엔 PC카페, 8일 자정엔 코인노래방, 9일 자정엔 호프집 등 정부의 방역 지침으로 피해를 본 업소에서 피해 사례 등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자영업자들은 특히 모든 업종에 적용되는 획일적인 영업시간 제한을 폐지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비대위는 정부가 과학적이지 않은 근거로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시간 제한 영업이 바이러스 확산 방지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설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방역 관계자들도 수도권 지역에 대한 차별적인 영업시간 제한은 과학적 효과가 명확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형평성 논란이 불가피하고 집단폐업 위기에 놓인 수도권 자영업자들의 불만만 커지게 됐다고 지적한다. 방역지침은 더 강화해 전파 가능성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영업은 자유롭게 해 자영업자들이 살아갈 길을 마련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정부는 수도권 자영업자들의 반발과 집단행동 가능성은 간과했거나 무시하기로 한 것 같다. 공평하지 않거나 자명하지 못한 정책은 제대로 실행될 수 없다. 정부는 1시간 차이가 수도권 방역에 어떤 효과가 있는지 설명하고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이런 과정이 생략되거나 무시될 경우 부작용은 더 커지게 된다. 자영업자들은 이미 손실 보상과 관련, 소급적용을 요구하고 있다. 지금 상황이라면 대정부 청구서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다.

2021-02-07 경인일보

[사설]여야 후보들, 무분별한 토건 공약 지양해야

서울시장 보궐선거까지는 아직 두 달이란 기간이 남아 있어 선거판도나 구도를 쉽게 예측할 수 없지만 그동안 야권 후보 단일화 등 선거구도에 가려져 있던 공약 경쟁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서울시는 주거와 일자리, 교육, 환경, 출산율 저하 등 한국사회가 안고 있는 복합적 문제를 고스란히 안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여야 예비후보들의 공약도 각 분야에 망라되는 양상이다.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예비후보는 서울에 평당 1천만원의 반값 공공 분양 아파트를 짓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우상호 의원은 '공공주택 16만호 공급'을 골자로 한 부동산 정책을 내놓았다.야권 예비후보들도 주로 재건축 재개발을 통한 민간주택 확대 정책을 내놓고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서울에서 독립하여 결혼하면 4천500만원, 아이를 낳으면 추가로 4천500만원 등 결혼 후 출산까지 총 1억1천700만원의 보조금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하고, 고가 주택 기준을 현재의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올리며 공시가격을 실거래가의 70% 수준으로 동결할 것이라는 공약을 발표했다. 이뿐만 아니라 혼인기간 7년 이내, 예비 신혼부부, 만 6세 이하 자녀를 둔 가구 등의 초기 대출이자를 3년간 100% 지원하는 내용도 발표했다.문재인 정부는 20번이 넘는 부동산 정책을 쏟아냈음에도 부동산 가격의 폭등을 가져왔고 주거 양극화로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심화시켰다. 정부가 주택 82만채 공급을 위한 공공재개발 정책을 발표하였지만 벌써부터 공공 주도 방식에 대한 부정적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의 선심성 공약과 재원조달 방안이 수반되지 않는 무책임한 주거와 결혼 및 출산 공약 등은 빈 공(空)약이 되기 십상이다. 이를 판단하는 것은 유권자 몫이지만 여야 구분 없이 매표행위와 다름없는 공약 남발은 멈춰야 한다.여야 구분 없는 무분별한 공약을 지양하고 서울시민의 주거와 일자리, 교육 등이 어우러질 수 있고 실천성이 담보될 수 있는 공약을 통하여 서울의 패러다임을 바꿔 놓을 수 있는 선거가 되어야 한다. 유권자들은 아파트 공급 위주의 정책을 지양하고 서울의 강남·북 격차와 시민들의 박탈감을 해소할 수 있는 철학이 담긴 공약을 선보이는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

2021-02-07 경인일보

[사설]소각장 갈등 해결의 실마리

인천 서구 소각장 협약이 체결되었다. 인천시와 서구는 2월3일 청라소각장을 폐쇄하고 새 소각장인 '서구 친환경 자원순환센터 건립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의 핵심 내용은 서구가 서구 및 강화군 지역에서 발생하는 생활폐기물을 자체적으로 처리하는 소각시설을 청라소각장과 별도로 건립하고, 인천시는 서구가 추진하는 새로운 소각시설 건립 추진에 필요한 행정적·기술적·재정적 사항에 대해 지원한다는 내용이다.인천시 최대의 현안 중의 하나였던 청라소각장을 둘러싼 갈등이 해결되면서 인천시 자원환경시설 계획의 전망도 밝아졌다. 강화군 소각장 건설 문제도 함께 해결됐다. 이번 협약은 기존 청라소각장을 현대화해 사용하기로 한 인천시 계획을 철회하고 서구가 스스로 마련한 새 소각장 건설계획을 전격 수용하면서 이뤄졌다. 대표적 '님비'현상인 쓰레기 소각장 건설 문제에 대한 협약 체결은 지자체와 주민단체를 비롯한 여러 이해 당사자들 간의 끈기 있는 대화와 소통의 결과로 얻어낸 성과로 평가된다.그동안 인천시의 자체매립지 조성계획은 매립지 조성 예정지인 영흥도와 옹진군의 거센 반발, 청라소각장 증설과 관련하여 서구주민의 반대와 정치권의 분열이 극심했다. 야당은 물론 같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인천시 기초지방자치단체장과 국회의원도 사전조율 없이 결정했다며 반발했다. 일부 기초단체장은 단식농성까지 벌이며 인천시의 자체매립지와 소각장 증설계획을 반대해왔다.인천시의 과제는 산적해 있다. 안으로는 서구의 새 소각장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는 경서동 적환장 부지와 원창동 북항배후단지, 오류동 근린공원 등 3곳 입지 선정 과정에서 나타날 갈등을 원만하게 봉합해야 한다. 인천 남부 권역인 연수구와 미추홀구, 남동구는 인천시 계획에 반대하고 있으며, 중구와 동구의 폐기물 처리는 아직 미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새 소각장의 처리용량을 둘러싼 인천시와 서구의 이견도 남아 있다. 인천시는 2025년을 기준으로 서구와 강화군 지역의 폐기물을 정상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선 하루 평균 380t 이상의 처리 용량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지만 서구는 자체 용역을 통해 190t 내외의 처리 용량을 산출해 놓고 있다. 인천시는 이번 서구에서의 협약 성사 사례를 교훈으로 삼아 '쓰레기 독립'을 둘러싼 남은 갈등의 실타래를 차근차근 풀어나가기 바란다.

2021-02-04 경인일보

[사설]총체적 문제 드러낸 축구클럽 교통사고

전지훈련을 떠났던 남양주의 축구클럽 학생들이 훈련장소로 가던 중 교통사고를 당해 숨지거나 다쳤다. 이들을 태운 승합차는 코치가 운전했다. 운영비를 아끼기 위해 코치가 운전대를 잡은 것이다. 학생들이 소속된 클럽이었지만 교육 당국의 관리·감독을 받지 않는다. 행정기관도 이런 클럽이 있는지 알지 못했다고 한다. 경기도내에 수백개 축구클럽이 있는데도 당국의 관리가 안 되는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것이다. 학부모가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운영하는 축구클럽의 열악한 환경과 당국의 무관심 속에 청소년들이 희생되고 있다.지난 2일 경남 산청군에서 남양주FC 학생들을 태운 버스가 가로수와 충돌하면서 1명이 숨지고 3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사고 차량에는 초등학교 선수 6명과 중학교 선수 22명, 감독 1명, 코치 2명이 타고 있었다. 버스를 몰다 가로수를 들이받은 코치는 중상을 입었다. 축구클럽 코치가 코치 겸 대형 버스 운전까지 맡아서 한 것이다. 해당 코치는 대형 버스 운전면허를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코치를 겸하면서 버스 운전을 하기에는 무리가 따랐을 것으로 보인다. 운영비를 아끼기 위해 전문기사를 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자체 보조를 받는 유소년 축구단의 경우 전세버스를 이용해 이동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사고가 난 축구단은 '사설 스포츠클럽'이다. 경기도교육청의 허가 및 관리 대상이 아니다. 이들 학생은 대한축구협회에 소속된 학생 선수지만 학교에 소속된 학교운동부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체육시설로도 분류되지 않아 담당 지자체에 등록되지도 않았다. 축구선수를 꿈꾸고 있는 도내 초·중·고생 축구팀의 약 80%가 이들 사설스포츠클럽에 소속돼 훈련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도 사실상 어느 기관의 관리도 받지 못한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이다.남양주FC는 학부모들의 지원금으로 운영된다. 교육청 관리대상도 아니고, 그렇다고 지자체에 등록된 것도 아니다. 체육시설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에 적용을 받지 않고 '자유업'으로 국세청에 사업등록만 하면 운영이 가능하다. 클럽팀은 매년 10%씩 증가한다. 사고가 발생한 스포츠클럽이 어느 한 곳이라도 제도적 보호 또는 지원이 있었다면 참담한 결과는 피할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학생들이 안전하게 운동할 수 있는 제도적인 보완책이 마련돼야 한다.

2021-02-04 경인일보

[사설]기초생활수급자 선정도 수도권 역차별인가

서울이나 부산이라면 기초생활 수급자로 분류돼 지원금을 받았을 주민이 경기도라는 이유로 제외되는 경우가 많다. 기초 수급자 선정 기준이 불합리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도 지긋지긋한 수도권 역차별이 적용된다는 게 경기도의 판단이다. 100만명이 넘는 도내 대도시 주민들도 중·소도시로 분류돼 차별을 받는 것이다. 도는 수년 전부터 이 같은 불합리를 개선하고, 실정에 맞게 선정기준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관련 부처는 다른 지역의 지자체들도 덩달아 조정해달라고 할 것이라며 난색이다. 잘못된 게 있으면 고쳐야 하는데 미루고 뭉개기만 한다.기초생활 수급자는 소득인정액과 부양의무자를 고려해 선정된다. 소득인정액을 판단할 때는 거주지에 따라 대도시·중소도시·농어촌으로 구분해 주거비용을 공제해준다. 대도시는 6천900만원, 중소도시는 4천200만원, 농어촌은 3천500만원이다. 도시가 클수록 주거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을 고려해 공제 금액에 차등을 둔 것이다. 그런데 도내 시·군은 모두 중소도시와 농어촌으로 분류된다. 서울· 인천·부산·대구·대전·광주·울산 등 광역시만 대도시에 포함된다. 도는 불합리한 기준 때문에 공제 혜택을 덜 받아 기초 수급자에서 제외된 도민이 6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도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기초 수급자 선정기준을 바꿔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만간 이런 내용을 담아 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라고 한다. 도내 기초지자체들도 이구동성이다. 6대 광역시 주택 매매가격보다 도 평균 가격이 더 높은 실정이다. 평균 전세가격과 월세도 마찬가지다. 수원과 성남, 고양시 등의 공동주택 가격은 전국 광역도시를 웃도는 수준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는 현 상황에 공감은 하지만 지역 간 형평성 때문에 조정이 쉽지 않다고 발을 뺀다. 부동산 가격이 높은 다른 지자체들도 올려달라고 할 것을 걱정하는 눈치다.정부는 지난 2003년 기초 지자체를 대·중소도시와 농어촌으로 나눴다. 수도권 집중이 심화하고 도시 지형도 역시 확 바뀌었는데 20년 가까이 된 잣대를 그대로 적용하니 형평성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뭔가 잘못됐다면 고쳐야 하는데 정부는 이런저런 핑계뿐이다. 이런 불합리가 부산이나 광주에서 발생했다면 어떠했을지 궁금하다. 수도권 역차별에 서민들까지 피해를 보고 있다.

2021-02-03 경인일보

[사설]민생안정의 관건은 먹거리물가 불안 해소

설 대목 물가불안이 올해도 여전하다. 지난 2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6.47(2015=100)로 전년 동월 대비 0.6% 상승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상승률이 넉 달 연속 0%대로 저물가 기조가 계속되고 있지만 농축산물의 소비자가격은 같은 기간에 11% 올라 코로나19로 찌든 서민들을 더 옥죌 예정이다.작년 1월 대비 가격상승률은 대파 76.9%, 양파 60.3%, 사과 45.5%, 고춧가루 34.4% 등이다. 달걀값이 15.2% 오르고 돼지고기와 소고기 등 축산물은 11.5% 상승했다. 곡물가격도 18개월 만에 최고인 9.5%나 인상됐다. 지난해 태풍 빈발과 긴 장마로 채소와 과일 작황이 부진했는데 최근의 한파와 폭설은 설상가상이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까지 겹쳐 구입 빈도와 지출비중이 높은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는 지난달 0.3% 올라 4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다.수입물가 불안은 점입가경이다. 지난달 라면과 두부가격은 근래 들어 가장 높게 상승했으며 즉석밥 가격도 1년 만에 7% 이상 올랐다. 빵과 과자 등 기호식품 가격도 들먹이고 있다. 공업제품 중 가공식품이 원재료 가격 상승 영향으로 1년 만에 1.6% 인상되었으며 같은 기간 외식물가는 1.1%나 올랐는데 앞으로 먹거리물가가 가파르게 오를 수도 있어 주목된다. 1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의 대두 선물가격은 1년 전보다 50%가량 오른 부셀(27.2㎏)당 13.7달러에 거래되었으며 옥수수가격도 42%나 인상되었다. 코로나19와 기후변화 등으로 국제 밀 선물가격 역시 2014년 12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작년 6~7월부터 중국의 돼지 사육두수 급증에 따른 사료용 곡물 수요가 점증하면서 국제 곡물가격을 견인했다. 보유해둔 재고를 소진한 국내 식음료업체들로서는 소비자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식료품 가격 상승이 애그플레이션의 전조일 수도 있다는 주장도 눈길을 끈다. 애그플레이션은 '농업'(agriculture)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농산물가격 상승이 전반적으로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리는 현상을 뜻한다. 국민들은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 먹거리 물가불안을 짐작했었다. 그러나 물가 당국의 최근 행태로 미루어 기대보다 우려가 크다.

2021-02-03 경인일보

[사설]수도권매립지 '2025년' 중단 못 한다는 정부

정부가 오는 2025년 이후에도 수도권매립지를 사용할 것임을 공식화했다. 지난 1일 환경부의 새해 업무보고를 통해서다. 환경부는 ▲탄소 중립 이행 기반 마련 ▲그린뉴딜 체감 성과 창출 ▲국민안심 환경 안전망 구축 등 3개 부문 10대 과제를 중점사업으로 정했다. 내용 중에 "2026년까지 수도권매립지 반입량 60%를 감축"하겠다는 계획이 포함돼 있다. 2019년 기준 252만t이었던 수도권매립지 폐기물 반입량을 2026년까지 100만t으로 줄이겠다는 것이다. 반입량 감축 목표 시점을 '2026년'으로 명시함으로써 2025년 이후에도 기존 매립지를 계속해서 운영하겠다는 정부의 입장을 내비쳤다.앞서 환경부, 서울시, 경기도 3자는 인천시를 제외한 채 지난달 14일부터 수도권매립지를 대체할 '수도권 광역폐기물처리시설 입지 후보지' 공모에 착수했다. 신청 대상자는 수도권 기초단체장으로 오는 4월14일까지가 시한이다. 입지 후보지는 공유수면을 포함한 수도권 전 지역으로, 부지 면적이 최소 220만㎡ 이상이어야 한다. 현재 사용 중인 수도권매립지 3-1 매립장의 두 배 규모다. 인천시가 옹진군 영흥도에 조성하려는 자체 매립지에 비하면 14배나 크다.그러나 서울시장이 공석이고,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차기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아무런 입장표명도 하지 않는 상황에서 고도의 정무적 판단이 요구되는 사업에 섣불리 뛰어들 기초단체장이 있을지 의문이다. 실무적 관점에서 봐도 부지확보와 보상, 타당성 조사, 실시설계, 매립장과 부대시설 공사를 4~5년 안에 끝내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래서 가능하지 않은 조건을 내건 형식적인 공모라는 말이 나왔었다. 기존 매립지를 계속 사용하기 위한 명분 쌓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환경부의 뜻은 명확하다. 2025년 사용 종료를 요구하고 있는 인천시의 입장을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체 매립지 공모로 명분도 확보하고, 기존 매립지도 계속 사용함으로써 실리도 취하겠다는 것이다. '2025년'이라는 시점에 대해서도 근본적으로 해석을 달리함으로써 지난 2015년 환경부와 수도권 3개 시·도가 체결한 '4자 합의'를 무력화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준비하고 있는 정치권 상황과 일정도 인천시에게 유리하지 않다. 앞으로 인천시가 어떻게 대응해나갈지 주목된다.

2021-02-02 경인일보

[사설]좌초된 백령공항 다시 검토해야 한다

최근 육지와 백령도를 잇는 뱃길이 자주 끊기면서 섬 주민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2달 동안에 24일간 여객선 운항이 결항했다. 2~3일에 1번꼴로 뱃길이 끊긴 셈이다. 대형 여객선은 웬만한 바람이나 안개도 상관없지만, 현재 운행 중인 여객선 하모니플라워(2천71t)는 바람이 조금만 세게 불거나 안개가 발생하면 운항할 수 없다. 그나마 선령 규제로 오는 2023년 5월이면 운항이 종료된다. 2년 뒤 신규 여객선 운항이 이뤄질지도 의문이다. 옹진군이 대형 여객선 도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운항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업체들이 대형 여객선 사업 참여를 꺼리고 있다. 옹진군이 10년 동안 선박 건조 비용의 25%를 지원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지만 호응하는 사업자가 없다.인천시와 백령도 주민들은 10여년 전부터 공항 건설을 희망해왔다. 가덕도 신공항 추진과 울릉공항의 착공 등 전국적으로 지방공항 사업 붐이 일면서 백령공항에 거는 기대감이 컸다. 지난해 12월30일 기획재정부의 제4차 국가재정평가위원회 심의에서 백령공항 건설 사업이 부결됐다. 500억원 이상의 대형 국책 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이 되려면 재정평가위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백령공항은 재정평가위의 문턱조차 넘어보지 못하고 공항 건설 사업을 포기해야 할 처지다.인천시와 섬 주민들은 백령공항 건설이 무산되자 충격에 빠졌다. 백령공항 예상 사업비는 1천208억원이다. 부산 가덕도신공항 건설 예상 사업비 10조7천500억원에 비하면 1.1%에 불과하다. 10조원대 신공항사업을 추진하면서 1%밖에 안 되는 1천억원대 백령공항 사업을 부결한 데 대해 섬 주민들은 허탈해 하고 있다.서해5도의 상징성과 전략적 중요성, 섬 주민들의 현실적인 고립상황과 소외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공항 건설이 시급하다. 경제성이 낮더라도 국익과 공익을 위해 정부가 감수하는 것이 국책사업이다. 백령공항은 공익을 우선해야 할 국책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 백령공항은 군사·외교적 전략적 가치를 높이는 국익뿐 아니라, 접경도서 국민들의 응급의료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공익이 크다. 서해 최북단 섬지역의 특성상 경제적 논리보다는 국토균형발전 논리가 적용돼야 한다. 천혜의 자연풍광, 국가지질공원 인증, 코로나19로 인한 여행트렌드 변화 등 지리적·환경적 측면의 경제성은 차고 넘친다.

2021-02-02 경인일보

[사설]법적 근거 없이 확산되는 경찰 '보디캠'

인천 지역 일선 지구대에서 근무 중인 경찰 절반 정도가 현장 출동 때 '보디캠'을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보디캠은 옷 위에 착용해 영상을 촬영하는 소형 카메라를 말한다. 강력사건이 많은 미국에서 범행 제압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영상들 중 상당수는 경찰 보디캠이 기록한 영상들이다.경찰들이 현장 근무에서 보디캠을 착용하는 이유는 공무집행 과정의 적법성을 객관적으로 기록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미란다 원칙을 고지했는데도 아니라고 우기는 현행범도 음성이 담긴 영상기록 앞에서는 꼼짝 못한다. 즉 인권의식이 높아지면서 경찰 공무집행 절차의 적법성 시비가 늘어나는 데에 대한 자위적 대응이라는 얘기다. 충분히 수긍할 수 있는 주장이다. 같은 이유로 공무집행 현장 기록을 위해 보디캠을 착용하는 경찰이 늘어나는 건 인천만이 아닌 전국적인 현상일 것이다.문제는 경찰의 보디캠 사용이 아무런 법적 근거 없이 경찰의 자의적인 선택에 따라 이루어지는 점이다. 자의적인 선택인 만큼 보디캠 구입 비용도 자비로 부담한다. 도무지 이해하기 힘든 현실이다. 보디캠은 경찰의 공무집행 과정의 적법성과 인권보호 여부를 기록할 필수적인 공무 지원 장비로 보인다. 그렇다면 당연히 경찰청 차원에서 장비 사용의 법적 근거를 마련해 공식 예산으로 지급하는 것이 맞다.현장 경찰이 보디캠을 아무 법적 근거 없이 사설 장비처럼 쓰는 상황은 당연히 부작용과 남용 가능성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보디캠 촬영 때 피촬영자의 수집동의를 받는 절차를 이행하는지 의문이다. 법이 없으니 수집된 동영상 정보의 조회, 저장, 관리가 임의적인 것도 문제다.이와 관련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경찰의 '웨어러블 폴리스캠', 즉 보디캠 사업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눈에 띈다. 경찰청은 2015년 11월 경찰보호와 공무집행의 정당성 확보를 위해 서울지방경찰청 산하 3개 경찰서에서 보디캠 시범운영 사업을 벌였다. 하지만 총 7억8천만원을 투입해 5년 동안 보디캠 100대를 운영한 시범사업이 아무런 결과 없이 흐지부지됐다는 지적을 받았다.경찰청이 시범사업 결과에 대한 결론을 미룬 이유는 모르겠지만, 시범사업이 흐지부지되는 동안 자비를 들여 보디캠을 착용하는 일선 경찰들은 늘어나고, 수집된 동영상들은 법적 근거 없이 관리되는 실정이다. 보디캠 사용 여부에 대한 경찰청의 신속한 입장표명이 있어야 한다.

2021-02-01 경인일보

[사설]신세계그룹의 인천 프로야구단 인수에 거는 기대

신세계그룹이 프로야구단 인천 SK 와이번스를 인수하면서 지역 경제계와 체육계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인천에 밀착한 지역 연고 야구단인 SK가 신세계그룹 이마트에 인수되면서 더 나은 야구단을 탄생시킬 가능성 때문이다. 특히 신세계그룹이 인천시와의 상견례를 겸한 첫 간담회를 통해 돔구장 건설 등 한국 야구 발전을 위한 청사진을 밝혀 주목받고 있다.국내 대표 유통사인 신세계그룹은 와이번스 전용구장인 '인천SK행복드림구장(문학경기장)'을 인천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스포츠복합쇼핑몰'로 재단장하겠다고 밝혔다. 야구 관중·게임·상품·커뮤니티 등의 수요를 'SSG닷컴'과 접목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구상도 발표했다. 문학경기장 일대를 야구와 쇼핑을 결합한 '라이프 스타일' 쇼핑공간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는 한국 프로야구사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으로 평가받는다.신세계그룹은 장기적으로 돔구장을 건설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청라국제도시 스타필드 건립 예정지에 돔구장을 건설하거나 현재 사용하고 있는 문학경기장을 돔구장으로 리모델링 하는 등 여러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 사회와 야구계도 반기는 분위기다.앞서 통신사인 SK는 지난 2000년 재정난을 겪던 쌍방울 레이더스를 인수해 창단한 뒤 인천에 프로야구단을 뿌리내리면서 지역 야구팬들을 기쁘게 했다. SK텔레콤의 적극적인 투자와 함께 '스포테인먼트'(스포츠+엔터테인먼트)를 앞세워 2000년대 후반 세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등 명문 구단의 반열에 올랐다. 이런 명문팀을 인수한 만큼 지역과 함께 호흡하는 강한 야구단을 만들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인천 야구팬은 중장년층이 많았지만 2000년대 이후 젊은이들과 가족 단위 관람객 비중이 늘고 있다. 이들은 승리는 물론 경기 이상의 즐길 거리, 먹거리 그리고 한 차원 높은 구단 서비스를 원하고 있다.걱정스러운 것은 신세계그룹이 프로 스포츠팀 운영 경험이 없다는 점이다. 관심과 애정은 있으나 자칫 야구단 운영에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또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지역 밀착 마케팅을 활용하는 것은 좋으나 돈벌이 수단으로만 여겨서는 안 된다는 조언을 하고 싶다. 현대 유니콘스가 태평양 돌핀스를 인수한 뒤 명문 구단이 됐으나 수원팬들로부터 외면받았던 전철을 밟지 않아야 한다.

2021-02-01 경인일보

[사설]신중하고 신중해야 할 법관 탄핵

사법농단에 연루된 판사에 대한 탄핵을 둘러싼 여야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탄핵의 당사자인 임성근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으로 재직 시절 사건 재판장이었던 이동근 서울고법 부장판사로부터 판결문을 보고받고 수정하게 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회부됐으나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되고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재판부는 임 판사가 재판에 개입하여 법관의 독립을 침해했지만 법리적으로 직권남용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헌법 제65조는 법관이 헌법과 법률을 위배했을 때 국회는 탄핵 소추를 의결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여야의 법관 탄핵 찬반에는 몇 가지 쟁점과 논리가 있다. 우선 반대 논리를 보면 첫째,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이지만 1심에서 법률 위반이 없다는 재판 결과가 나왔음에도 탄핵을 소추하는 게 맞는가이다. 둘째, 퇴임이 2월28일이므로 어차피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인용되지 않을 확률이 높다는 실효성의 문제다. 셋째, 여권이 최근 정경심, 최강욱 등 친여권인사에게 불리한 재판 결과가 나오자 사법부를 길들이고 겁박하기 위한 것이라는 논리다. 넷째, 판결문에 '위헌성'이 지적됐지만 심대한 헌법 위반이 아닌 문제를 탄핵한다면 탄핵을 안 받을 판사가 어디 있느냐는 상황논리다.찬성 논리를 보면 첫째, 임 판사의 위헌적 행위를 인정한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한 것은 법원의 제 식구 감싸기라는 것이다. 둘째,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농단에 연루된 판사들이 모두 무죄 또는 가벼운 징계에 그쳤으므로 이들이 정의에 반하기 때문에 이를 광정하기 위해서도 탄핵 소추는 무리가 아니라는 논리다. 셋째, 2018년 전국법관대표자회의에서 국회 탄핵 소추를 요구한 바가 있고, 법원이 헌법을 어긴 판사를 엄정하게 징계하지 않았기 때문에 탄핵 소추는 불가피하다는 논리다.결국 이 사안도 진영논리를 배제할 수 없는 지경에 왔다. 관점과 소신에 따라 양쪽이 다 일리가 있다. 단 추미애-윤석열 대립이 잦아들었는데 다시 이념적 문제가 결부된 사안이 정치적 쟁점화하는 게 이 시점에서 과연 적절한가의 문제가 남는다. 민생과 방역, 경제 등의 문제도 벅찬데 다시 여야가 민생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적은 사안으로 갈등축이 돌아가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국회에서 탄핵 소추가 의결되거나 부결되거나, 이후 헌재의 심판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또다시 정치권은 선거와 함께 갈등의 심연으로 빠져들 것이기 때문이다.

2021-01-31 경인일보

[사설]코로나19와 혹한에 더욱 빛난 이웃사랑

연말연시 불우이웃돕기 캠페인으로 전개된 인천 '사랑의 온도탑'이 역대 최고 모금액을 달성했다. 경기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진행한 사랑의 온도탑도 100도를 훌쩍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처지에서도 나보다 못한 이웃을 돕겠다는 '나눔의 정신'이 빛을 발한 것이다. 특히 인천은 목표의 1.5배를 넘어서 관계자들조차 놀랍다는 반응이었다. 불경기로 어려운 기업들은 물론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개인들까지 기꺼이 나눔의 대열에 가세해 사랑의 온도를 끌어올렸다.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지난 28일 기준 '희망 2021 나눔 캠페인' 누적 모금액이 101억6천528만1천997원으로, 역대 최대라고 밝혔다. 모금 목표를 100도로 정한 사랑의 온도탑도 151도로, 역대 온도 중 가장 뜨거웠다. 기존 최고 온도는 2017년 130도였다. 특히 코로나 여파로 모금 기간과 목표액을 줄였음에도 불구,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인천지역 최고 모금액은 지난해 85억2천356만원이었다. 법인과 개인 모두 지난해보다 많은 액수를 내놓았다. 현장에서 취약계층을 돕는 사회복지기관 종사자들도 662만원을 전달했다.경기도 나눔의 상징인 사랑의 온도탑도 목표액인 271억원을 일찌감치 넘어서면서 잠정 집계 289억원으로, 107도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캠페인 시작 시점에서는 코로나가 재확산하면서 목표 달성 여부가 불투명했으나 도민들의 따뜻한 마음이 이어지면서 순조롭게 진행됐다. 익명의 기부천사는 안산시 온도탑 앞에 동전 7천700개를 몰래 갖다 놓아 감동을 줬다. 영업이 어려운 와중에도 기부 대열에 참여한 택시기사, 추운 겨울 파지를 주우며 매년 우유병에 동전을 가득 담아오는 우유병 할아버지도 온도를 높이는 불을 지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기업에 신규 아너소사이어티 회원들까지 사랑의 열매는 어느 때보다 튼실했다.유례없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창궐로 힘들고 추운 겨울이었지만, 이웃사랑의 정신은 더 훈훈했다. 어려울수록 이웃을 살피고 돌봐야 한다는 애린(愛隣)의 마음이 사랑의 온도를 역대 최고치로 끌어올렸다. 우리 사회가 가진 건강한 정신의 발현이다. 나보다 못한 이웃 누군가에게 전해질 도움의 손길이 한기를 막는 울타리가 되고 용기가 될 것이다. 올해 연말에도 사랑의 온도가 펄펄 끓어오르기를 기대한다.

2021-01-31 경인일보

[사설]서해평화협력지대의 첫 삽

인천 영종~신도를 잇는 교량 건설의 첫 삽을 떴다. 인천시는 27일 오후 옹진군 신도항 선착장에서 인천시장과 행정안전부 장관을 비롯한 내외빈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영종~신도 평화도로 착공식을 개최했다. 인천 중구 영종도와 옹진군 북도면 신도리를 잇는 영종∼신도 평화도로는 4.05㎞ 길이의 왕복 2차로 교량으로 1천245억원의 총사업비를 들여 2025년 준공 예정이다. 이 교량이 완성되면 당장 옹진군 북도면의 신도·시도·모도 지역이 차량 통행이 가능하게 돼 주민 생활의 불편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영종~신도 평화도로는 4㎞ 해상교량에 지나지 않지만 장차 북한 개성까지 이어지는 서해평화도로의 첫 구간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도로이다. 서해평화도로는 영종도∼신도∼강화·교동도 18.0㎞, 강화∼개성공단 45.7㎞, 강화∼해주 16.7㎞ 등 80.4㎞ 길이로 건설될 계획이다. 평화도로는 경기도 안산과 인천 송도에서 강화를 거쳐 황해도 개성으로 연결되는 평화벨트 축의 일환이다. 첫 삽을 뜬 평화도로는 역사적으로 기념비적 사업이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비핵화 협상이 하노이 결렬 이후 교착상태인 데다 미국의 바이든 정부가 이제 출범했기 때문이다. 남북은 물론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은 저마다의 이해득실을 헤아리며 있는 암중모색하고 있다.인천지역은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 구상'을 실현하는 환서해경제벨트와 접경지역 경제벨트가 교차하는 교류협력의 중핵지대이다. 또한 2007년 남북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가 이행된다면 서해의 접경지대는 더 이상 첨예한 대결의 현장이 아니라 남북이 공생하는 평화경제 지대로 전환하게 될 지역이다. 남북 경제 교류가 본격화할 경우 왕복 2차선의 도로로 증가하는 물류 이동량을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어 대비가 필요해 보인다.미래는 준비하는 자의 기회! 비록 교착 상태에 있지만 인천시는 평화시대를 내다보면서 한반도 물류수도 구상을 실천에 옮겨야 한다. 환서해경제벨트의 물류네트워크인 광역철도망 구축 계획, 인천항과 인천공항을 통한 해상과 항공의 남북 간 물동량 증가에 대비한 인프라 점검도 구체화해야 할 것이다. 한강하구를 남북 민간선박이 통행할 수 있는 평화수역으로 전환하고 인천과 개성·해주를 잇는 해주직항로 개설과 인천-황해도 남북경협벨트 조성계획도 가다듬어야 할 때다.

2021-01-28 경인일보

[사설]학사 운영, 학생 건강이 최우선이다

교육부가 28일 '2021년 학사 및 교육과정 운영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발표 내용을 보면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1~2학년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까지 밀집도(전교생 중 등교 가능한 인원) 적용대상에서 제외된다.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1~2학년의 경우, 2단계까지는 밀집도에 상관없이 매일 등교할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4월 중순까지 연기됐던 개학도 올해에는 3월에 시작한다. 지난해 2주 연기됐던 대학수학능력시험은 11월 3주 목요일인 11월18일에 예정대로 치른다는 방침이다. '학교의 일상을 회복하겠다'는 교육부의 의지가 확연히 드러나는 학사운영계획이다.특히 신학기 유치원생, 초등학교 저학년의 매일 등교 가능성을 열어둔 것은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대면 수업의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진 만큼 지난해보다는 훨씬 나은 교육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코로나로 인해 확대된 돌봄에 대한 사회적 수요에도 어느 정도 부응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의 경우 전국의 학교가 등교를 중단한 시기에 인천 미추홀구에서 초등학생 형제가 참변을 당하는 등 돌봄의 사각지대가 여실히 드러난 바 있다.이처럼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을 오가면서 돌봄 공백을 비롯해 교육 효과 저하 및 학력 격차 확대 등 각종 부작용으로 홍역을 치렀던 지난해를 돌이켜 볼 때, 교육부의 이번 발표는 원칙적으로 반가운 소식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아직 백신 접종이나 치료제 사용이 전면적으로 시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내놓은 학사운영 계획인 만큼 우려를 떨칠 수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10세 미만의 코로나19 발병률이 낮다고는 하나 변이 바이러스에 이어 반려동물의 코로나 감염 등 불길한 뉴스가 잇따르는 터라 신학기를 앞둔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교육부도 이런 점을 의식, 등교 확대를 지원하기 위한 방역·생활지도 인력 5만명을 교육현장에 투입하기로 하는 등 대책을 마련했으나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들의 건강이다. 교육현장에서 새로운 위험요소가 발견된다면 학사일정에 차질을 빚더라도 탄력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이번에 발표된 등교확대 방안이 보건 안전 보다 우선할 수는 없다. 교육 당국은 올해 학사 및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이 원칙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2021-01-28 경인일보

[사설]27억원 못 주겠다며 경기도와 싸우는 중앙정부

국토교통부와 경기도는 지난 2019년 예산을 50%씩 부담하기로 하고 광역버스 준공영제를 국가사무로 전환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버스요금 인상에 부정적 입장이던 도는 요금을 올리는 정부 안을 수용했다. 하지만 정부는 도와 합의한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 올해 정부가 편성한 경기도 광역버스 준공영제 지원 예산은 40억5천만원에 불과하다. 이는 전체 소요 예산 135억원의 30%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도는 27억원을 추가 부담해야 할 처지다. 도의 광역버스 노선 신설 계획도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할 전망이다.분담금을 둘러싼 정부와 도의 갈등이 심화하는 것과 관련, 경기도의회가 정부에 약속을 지키라고 촉구했다. 국비 약속을 지키지 않는 정부 태도는 수도권 주민의 편리하고 안전한 교통환경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처사라는 것이다. 도의회는 국토교통부 장관과 국회 상임위를 방문해 입장을 전하고 합의 내용 이행을 요청하기로 했다. 앞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해 말 홍남기 경제부총리에게 '국가 사무를 경기도에 떠넘기지 말아달라'고 요구,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기획재정부와 국토부는 '합의가 아니라 국비 분담률 상향을 상호 노력하겠다는 것이었을 뿐'이라며 분담금을 추가로 주기 힘들다고 밝혀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정부와 도가 분담 예산을 놓고 다투면서 3월부터 추진하려던 도내 6개 시·군 광역버스 신설 시범사업이 전면 중단됐다. 도는 해당 지역에 100여대의 광역버스를 투입할 계획이었다. 노선 신설이 무산될 경우 출퇴근 교통수요가 급증하는 이들 지역 주민들의 불편이 심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기재부는 특히 준공영제 시행에 따른 추가 지원 예산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실정으로, 신설 노선 축소 등 광역버스 확충 계획이 정상 추진되기 어렵게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중앙부처와 광역지자체가 합의한 사항을 두고 갈등이 심화하고 관련 사업이 차질을 빚는 것은 정상이 아닐 것이다. 민선 단체장과 장관이 서로 다른 말을 하는 것 역시 이해하기 힘들다. 광역버스 노선 신설계획이 어그러지면 불편한 건 공무원이 아니라 주민들이다. '국민이 우선'이라는 국정 구호가 무색하다. 시민의 발을 두고 정부가 30억원 남짓한 예산을 못 주겠다며 말을 바꾸고, 지방정부와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2021-01-27 경인일보

[사설]작년 역성장 선방의 일등공신은 나랏빚

지난해 국내 경제 규모가 2019년보다 축소되었다. 한국은행이 지난 26일 발표한 '2020년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에 따르면 작년 경제성장률이 -1%로 집계됐다. 외환위기가 시작된 1998년 이후 22년 만에 역성장이 재현된 것이다.국내총생산(GDP)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민간소비가 급감한 영향이 컸다. 작년 민간소비는 재작년보다 5%가 줄어 1998년의 -11.9% 이후 가장 낮았다. 코로나19 충격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재택근무, 등교순연, 오후 9시 이후 영업제한에 이어 지난해 11월 재확산 이후로는 5인 이상 집합금지 명령까지 추가되면서 외식비와 영화관람료, 학원비 지출 등 소비가 대거 위축된 탓이다. "이렇게 장사가 안된 적은 없었다"는 상인들의 호소는 사실이었다.수출과 설비투자, 정부소비가 역성장 확대를 저지했다. 수출은 연간 성장률 기준으로 -2.5%를 기록해 1989년(-3.7%) 이후 가장 나빴지만 10월 이후 반도체와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직전 분기 대비 1.0%의 성장률을 기록해 순수출(수출-수입)의 성장기여도가 0.4를 시현한 것이다. 설비투자도 예상보다 좋아지면서 성장률을 떠받쳤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6.8%로 2017년(16.5%) 이후 가장 높아 성장기여도가 0.6%였다. 정부소비의 성장기여도는 0.8%로 내수충격을 일부 상쇄했다.26일 청와대는 한국이 선진국들 가운데 가장 선방했다며 한껏 고무되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위기에 강한 한국경제의 저력을 보여준 성과"로 자평했다. 한국은 OECD 37개 회원국 중에서 성장률 낙폭이 가장 낮을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미국(-3.7%), 일본(-5.3%) 등 주요국 성장률이 대부분 -3% 이하로 예상된다.그러나 성장 내역을 들여다보면 편치 못하다. 정부는 지난 1년 동안 네 차례의 추경을 편성해 총 66조7천억원의 자금을 풀었지만 마이너스 성장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작년 한 해 적자국채 발행액이 104조원에 이르는 등 문재인 정부 집권 4년 만에 나랏빚이 무려 200조원 이상 증가했다. 올해는 자영업자 손실보상용 국채 100조원 발행에 4차 재난지원금 살포까지 예고되어 정부부채가 1천조원을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급한 불은 꺼야 하지만 빚잔치가 고민이다.

2021-01-27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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