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지방정부에 걸맞은 남북협력사업 구상해야

지난 2007년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이뤄낸 가장 큰 합의는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조성이었다. 서해 북방한계선 해역을 평화수역으로 정해 남북 공동어로와 수산물 교역을 진행하는 게 1차 목표였다. 최종목표는 인천과 개성·해주를 잇는 남북 경협벨트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후 북한의 핵실험 재개와 연평도 포격사건 등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진전이 없다가 11년 후인 2018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선언'을 통해 다시 순풍을 만났다. 두 달 뒤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후보는 서해평화협력시대 구상을 제1호 공약으로 내걸고 인천광역시장에 당선됐다. 자신을 정치의 길로 이끌었던 노 대통령의 '유지'를 받드는 일이기도 했다.공약의 핵심은 서해평화협력청 설치, 강화 교동 평화산단 조성, 유엔 평화사무국 유치, 남북공동어로구역 조성과 해상파시 추진, 인천~해주~개성 서해평화도로 연결이었다. 하지만 서해평화도로 1단계 구간인 영종~신도 교량사업(길이 3.82㎞, 왕복 2차선)이 이달 첫 삽을 뜨게 됐을 뿐 나머지는 전부 감감무소식이다. 지방선거가 있던 그해 같은 당 송영길 의원이 발의한 '서해평화협력청' 설치 법안은 20대 국회에서 계류됐다가 폐기됐다. 교동 평화산단 조성 역시 현재로선 요원한 상태이고, 다른 사업들도 시작의 토대가 마련되지 못했다. 박 시장으로선 국제정세의 변화를 원인으로 꼽겠으나 엄밀하게 따지면 애초 중앙정부의 일과 지방정부의 일이 정치(精緻)하게 구분·설계되지 못한 탓이라고 보는 게 맞다.13년만에 인천시가 2007년 남북 정상회담 합의 내용을 업그레이드하는 신 서해평화협력 특별지대 구상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급변하는 남북관계와 국제환경 변화에 따라 보완이 필요해서라고 한다. 보완되는 구상안은 기존 계획 외에 나진·하산, 산둥·신의주 등 동북아 지역의 초국경 협력지대 사례도 분석해 실현 가능한 남북협력 사업의 비전을 제시할 계획이다.다 좋은데 부디 지방정부의 현실과 실정에 맞는 안을 마련하길 당부한다. 남북협력사업을 국가나 중앙정부가 독점할 이유는 물론 없다. 지방정부 차원의 청사진도 필요하다. 하지만 지방정부의 능력을 넘어서는 설계도를 짜게 되면 지금 보고 있는 것처럼 감당하기 어려운 일들이 되어 버리기 십상이다. 식상한 말이지만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이 되면 안되지 않겠는가.

2021-01-12 경인일보

[사설]학교 특수성 고려안한 중대재해처벌법

학교장들이 1인 시위에 나설 태세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안(이하 중대재해처벌법)에 학교가 중대산업재해 대상에 포함된 것이 발단이다. 학교장을 중심으로 반발 움직임이 일면서 1인 시위까지 예고하기에 이른 것이다.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도 보도자료를 통해 "교육기관인 학교를 일반 기업, 사업장으로 취급해 중대산업재해 처벌 대상에 포함시킨 것은 유감"이라며 "이미 교육시설안전법 등에 책무와 처벌규정이 명시돼 있는 학교의 특수성을 무시하고, 교육활동의 위축을 초래할 수 있는 중대한 법안을 교육계와 충분한 논의 없이 처리한 것은 절차적으로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앞서 교총은 중대재해처벌법상 학교·학교장 제외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법사위 방문과 공식 건의서 전달 등 전방위 활동을 펼친 바 있다. 그 결과 공중 이용시설·교통수단 등에 초점을 맞춘 '중대시민재해' 처벌 대상에서 학교는 일단 제외됐다. 그러나 '중대산업재해' 대상에서 학교·학교장을 제외해달라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안전한 학교를 만들자는 법 제정 취지는 충분히 공감한다. 하지만 기존의 제도적 장치와 별도로 유사한 목적의 제도를 새로 도입하는 것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자칫 비효율과 혼선을 초래하는 제도의 남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학교의 경우, 교육시설안전법에 따라 학교장이 교육시설 안전사고의 책임을 지고 있다. 안전관리 및 유지관리, 안전점검 등도 책임져야 한다. 이에 따라 교육시설안전법, 산업안전보건법에 이어 중대재해처벌법에 이르기까지 안전, 보건 조치 의무와 처벌 규정이 산재돼 혼란을 겪을 수 밖에 없다는 게 교총의 주장이다. 특히 학교장들은 기존 교육시설 안전법 등으로 처벌을 받는 상황에서 이중처벌도 받을 수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주로 교육청 혹은 지역청에서 결정한 사항을 관리·감독하는 학교장 입장에서는, 사실상 '중간관리자'에 가까운 자신들이 사업주와 동일하게 법적용을 받는 것을 수용하기 어렵다.이같은 학교의 특수성을 감안한다면, 새로운 법을 만드는 것보다 교육시설안전법 등 기존 법률을 보완하는 것이 중대산업재해 예방·방지 조치 강화에 더 효율적일 수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입법 과정에서 충분히 고려되어야 할 사안이다.

2021-01-12 경인일보

[사설]문재인 대통령에게 남은 소중한 1년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신년사를 통해 새해 국정운영 방향을 밝혔다. 신년사 제목은 '국민이 만든 희망-회복, 포용, 도약'이었다. 한마디로 대통령이 신년사에 담은 국정목표는 국민의 소망과 다르지 않다. 코로나19로 잃어버린 일상과 경제를 회복해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놓는 일은 올 한해 반드시 이루어내야 할 국가 목표이다.내년 3월엔 차기 대통령이 확정된다. 올해는 문 대통령이 온전한 영향력을 유지한 채 국정을 펼칠 마지막 한 해다. 또한 정파적 입장에서 벗어나 그동안 펼쳐온 국정운영 전반을 최종 점검하고 보완할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런 만큼 국정 전 분야의 목표 및 구체적인 실천방안이 주목됐다. 그런 점에서 신년사의 국정목표는 선명하고 당연했다. 반면에 2월 코로나 백신 접종 개시 말고는 국정 각 분야의 구체적인 실천 구상과 의지는 부족해 보여 못내 아쉽다.예를 들면 정세균 국무총리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충돌한 확장적 재정 집행의 방향 정도는 대통령이 직접 언급했어야 한다. 재난지원금 지급방식을 둘러싼 여권 내부의 논란은 재정집행의 방향에 혼란을 야기할 정도다. 확장 재정은 당장의 코로나 경제위기 극복과 코로나 이후 경제회복을 위한 가장 강력한 수단이다. 대통령이 확장재정의 입장을 정리해 재정집행의 방향을 선명하게 밝혔으면 좋았을 것이다.국민의 최대 관심사인 부동산 대책에 대해선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는 다양한 주택공급 방안을 신속하게 마련하겠다"고만 밝혔다. 의지만 보이고 구체적 방안을 미루니 시장이 반응할 리 없다. 더욱 난감한 대목은 국정 목표의 하나로 제시한 '포용'은 "'회복'과 '도약'에 더하고 싶다"고 단 한 줄만 언급한 점이다. 코로나로부터의 회복과 도약을 위해 서로 포용하는 사회를 만들자는 맥락만 있다. 전직 대통령 사면 문제부터 갈등을 초래한 정책 기조의 변경 등 포용을 위한 정책수단을 짐작할 길이 없다.다시 강조하지만 대통령에게 올 한 해는 소중한 1년이다. 대통령의 1년 국정만으로도 민생과 국익은 막대한 영향을 받는다. 신년사에서 대강의 국정목표 수행 의지를 강조했다면, 구체적인 실행계획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이를 위해 취임 초에 약속했던 대국민 직접 브링핑도 자주하고, 야당과의 허물없는 대화에도 인색하면 안된다. 국민과 자주 소통하기 바란다.

2021-01-11 경인일보

[사설]시작만 요란했던 코로나 극복 지원대책

무슨 일만 터지면 늘 '내가 앞장서겠다'는 위정자들의 '언행 불일치( 言行 不一致 )'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저마다 정책의 참신함과 효율성을 자랑하지만 정작 현장과의 괴리 현상은 여전하다. 코로나 19가 몰고 온 재난에 대처하는 지자체들의 비현실적인 정책과 소극적인 태도에 행정에 대한 신뢰는 무너지고 분노마저 치민다고 한다. 주민들도 비슷한 행태가 반복되다 보니 별로 놀라지도 않는다는 반응들이다.경기도가 지난해 6월부터 시행하는 노동자 소득손실보상금 사업과 유흥업종 대출 지원사업이 대표적이다. 소득손실보상금은 주 40시간 미만의 단시간·일용직 노동자와 택배 기사, 대리 기사, 학습지 교사 등과 같은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이 대상이다.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으면 검사일로부터 통보일까지 3일간 1회에 한해 23만원의 소득손실보상금을 지역 화폐로 지원하는 것이다. 이들의 소득을 보전하는 동시에 신속한 진단검사를 유도해 지역내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는 방안이다. 그러나 7개월이 지난 현재 집행실적은 초라한 수준이다. 도내 1만4천여명에게 지급하기로 하고 예산 36억원을 배정했으나 두 차례나 신청기간을 연장하고도 인원수로는 9.56%인 1천338명 지원에, 예산은 10.3%인 3억7천만원 집행에 그쳤다.시행 발표 당시 도는 기자회견을 열어 지원 방안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의 건의를 수용한 것이라며 기초 지자체들도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발표 다음 날에는 도내 모든 시·군이 일제히 홍보자료를 배포하며 단시간·일용직 노동자와 택배 기사 등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의 '수호천사'를 자처했다. 하지만 실적은 미미했고, 지자체들의 지원 활동은 눈에 띄지 않았다. 기자회견에 함께한 기초단체장 4명 가운데 3명이 속한 지자체의 지원실적은 3명도 되지 않았다. 도내 14개 지자체의 지원 실적은 모두 10명 이하에 불과했다. 어안이 벙벙할 정도다.행정명령 대상 영세사업자에 대한 대출 지원은 목표의 30% 안팎에 불과하다. 소극행정에 일부 시·군은 조례 개정에 늑장을 부렸다고 한다. 생활비를 마련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취약노동자와 영세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가 위태로운 지경이다. 시작은 창대했으나 결과는 초라한 부끄러운 현실 앞에 서민들의 생활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

2021-01-11 경인일보

[사설]수도권 생활 쓰레기 처리난, 근본 대책 모색해야

환경부와 경기·인천·서울시는 2020년부터 수도권 매립지에 반입되는 생활 쓰레기의 양을 지자체별로 제한하는 반입 폐기물 총량제를 시행하고 있다. 2018년 생활폐기물 배출량을 기준으로 반입량을 10% 줄이는 것이다. 이를 지키지 못한 지자체는 일정 기간 수도권 매립지에 쓰레기를 들여올 수 없도록 했다. 쓰레기 분리수거와 재활용 비율을 높이고, 수도권 매립장의 수명을 연장하기 위한 고육책이다. 무료이던 연탄재에도 처리비용을 부과하고 있다.총량제 시행 첫해인 지난해 반입 물량을 초과해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에 적발된 지자체는 모두 43곳이나 된다. 매립지 반입 총량을 할당받은 수도권 지자체 58곳 가운데 74%가 지키지 못한 것이다. 경기도의 경우 포천과 남양주, 화성, 의정부 등 14개 지자체가, 인천에서는 옹진군을 제외한 9개 지자체가 모두 총량제를 위반했다. 총량 초과비율이 가장 높은 지자체는 서울의 경우 강서구(248%), 경기는 포천시(1천255%), 인천은 강화군(160%)이였다.매립지 공사는 위반 지자체에 대해 올해 상반기 중 5일 동안 쓰레기 반입을 중지하는 벌칙을 내릴 예정이다. 세부 일정은 해당 지자체들과 협의해 정하기로 했다. 이들 지자체의 초과 물량에 대해서는 오는 3월까지 기존 수준의 2배 수준까지 부과·징수할 예정이다. 폐기물 반입 정지는 주말까지 포함하면 7일까지로, 해당 지자체 주민들은 쓰레기 적체에 따른 생활 불편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일부 지자체는 민간이 운영하는 소각장 등을 통해 폐기물을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근본 대책은 아니라는 입장이다.수도권 지자체들은 쓰레기 발생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분리수거와 재활용률을 최대치로 끌어 올려도 총량제를 지킬 수 없는 현실이라고 호소한다. 그런데도 올해에는 지자체별 수도권매립지 반입 할당량이 2018년 반입량의 85%까지로 제한된다. 지난해보다 5%포인트 줄어든 규모다. 지난해 반입 총량을 위반한 지자체들은 물론 나머지 시·군·구도 난감한 처지가 됐다. 정부와 광역지자체도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수도권매립지는 4년 뒤에 용도 폐기될 전망이나 이후의 대책은 뚜렷하지 않다. 인천시는 매립지 추가 확충을 반대하며 쓰레기 독립을 선언했다. 수도권 생활 쓰레기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근본 대책을 모색해야 할 절박한 시점이 됐다.

2021-01-10 경인일보

[사설]전 국민 재난지원금, 선거에 이용돼서는 안된다

11일부터 3차 재난지원금이 지급될 예정이지만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이미 전 국민 재난지원금 추진에 무게를 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대하고 있으나 민주당 차원에서 전 국민 재난지원금 논의가 공식화한 건 지난 6일이다. 이미 이재명 경기지사가 전 국민 지원을 들고 나왔고, 이낙연 민주당 대표도 전 국민지원방안 검토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특히 정세균 총리와 이재명 경기지사가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놓고 공방을 주고받으며 관련 이슈의 주도권을 여권이 선점한 셈이다.전 국민 재난지원의 명분은 피해계층과 고용 취약계층에 대한 맞춤형 지원의 성격을 벗어나 소비 진작과 경기부양에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며칠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1천명대를 벗어났다고 하지만 확산세가 확실히 진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원금을 풀 경우 감염 재확산의 빌미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아직은 전 국민 지급에 신중을 기해야 할 때다. 물론 정부 재정악화 우려도 전 국민 지원 반대의 이유로 꼽히지만 상대적으로 목소리가 작은 편이다. 국민의힘은 전 국민 재난지원이 4월 보궐선거를 의식한 여당의 포퓰리즘이 아니냐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 절반 이상이 전 국민 재난지원을 찬성하는 여론 때문에 지급하자는 여당의 뜻대로 이루어질 공산이 크다.그러나 향후 코로나로 인한 피해가 더 늘어나면 4차나 5차 재난지원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사실과 본 예산 편성의 잉크가 채 마르지도 않았는데 또다시 추경을 편성하는 것이 타당하느냐는 논리도 무시할 수 없다. 무엇보다도 피해계층에 대한 지원을 보다 확실하고 두텁게 하는 것이 낫다는 주장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에 소요되는 예산을 피해가 막심한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 특수고용자에게 몰아주는 것이 코로나로 심화하는 양극화와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이 기정 사실화할지라도 정책효과를 충분히 검토하고 선거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내에서 시기와 규모를 결정해야 한다. 3차 재난지원금 지급도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성급하게 제기됐다는 인상도 지울 수가 없다. 지난번에는 선별지급을 주장하던 대선주자의 생각이 바뀐 것도 선거를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에서 자유롭지 않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이 선거와 정치에 이용돼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2021-01-10 경인일보

[사설]유도로켓 오발, 해병대 무통보 조치의 아쉬움

며칠 전 한반도의 화약고라 불리는 연평도 서해 북방한계선(NLL) 해역에서 해병대가 유도로켓 오발 사고를 냈다. 해병대의 '비(非) 사격' 훈련 중 유도로켓 '비궁(匕弓)' 실탄이 발사돼 연평도 동남쪽 해안에서 500여m 거리의 해상에 떨어져 폭발한 것이다. 자칫 큰 피해로 이어질 뻔했다. 오발탄에 의한 어선 피해는 물론 로켓이 북측 해역에 떨어졌다면 국지전으로까지 이어질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더 큰 문제는 이후에 발생했다. 해병대는 사고 이후 해당 지자체인 연평면과 옹진군, 인천시 등에 사고 사실을 통보조차 하지 않았다. 연평면과 인근의 옹진군 주민들은 언론을 통해 사고 사실을 뒤늦게 인지하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비궁'은 해상 이동 표적에 대응하고자 국방과학연구소가 2016년에 개발 완료한 2.75인치 유도로켓이다. 서북도서에서 해병대가 운용하는 해안포를 대체하는 무기로, 고속 침투하는 북한 공기부양정 여러 대를 동시에 정밀 타격할 수 있다.실사격은 하지 않았지만, 실탄을 장착해 발사까지의 절차에 숙달하기 위해 해병대는 사고일에 비 사격 훈련을 했으며, 의도치 않게 오발 사고를 낸 거였다. 오발과 고장도 있을 수 있고, 사고도 발생할 수 있다. 그럴 확률을 최소화하기 위해 훈련을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고 후 해병대 연평부대의 무 통보 조치는 아쉽다. 비 사격 훈련의 경우 주민들이나 관련 기관에 알릴 필요가 없다는 이유로 사고를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연평면 일부 주민들은 폭발음을 들었다고 한다. 폭발음이 나고 10여 시간 이후 뉴스에서 보도돼 실체를 알기까지 접경지역 주민들의 불안함은 가시지 않았을 터였다.다행인 점은 이번 오발 사고에 대한 대처가 미흡했음을 해병대 측에서 인정한 부분이다. 현재 해병대는 사고조사반을 꾸려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해병대는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할 경우를 대비해 사고 매뉴얼을 강화하고, 유관 기관에도 알릴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약속했다. 군부대의 국방은 해당 지역 주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에서 시작된다. 이는 마음 편히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주민들을 보호하는 것과 맥이 닿는다. 주민보호를 위한 빈틈 없는 대책을 세우고 더 투명한 국방으로 주민과 연대해야 한다.

2021-01-07 경인일보

[사설]연수구의 거리두기 행정조치 위반 여부 조사해야

수도권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와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라는 행정조치가 발령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천시 연수구청의 공무원들이 '테이블 쪼개기 식사'를 한 것이 드러나 이를 비판하는 여론이 거세다. 구청장과 부구청장을 포함한 국장급 공무원 일행 11명은 지난달 31일, 오전 회의를 마친 후 연수구 동춘동의 한 식당에서 4개의 테이블로 나눠 앉아 식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연수구는 식사 자리가 업무의 연장선상으로 '공적 모임'이었으며 4명 이하로 나눠 식사했다면서 방역수칙을 지켰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오히려 확산되고 있는 형국이다.당장 행정조치 위반 여부부터 밝혀야 할 것이다.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에 예외가 인정되는 것은 공공기관의 공적인 업무수행상 불가피한 모임뿐이다. 그것도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진행하는 공적 회의를 말한다. 회의가 끝난 후 자리를 옮긴 회식을 공적 모임의 연장이라고 보기 어려워 보인다. 한 식당에서 자리를 나눠 앉는 꼼수는 애당초 인정되지 않는다. 위반할 경우 참석자는 1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된다. 사업주의 경우 시설폐쇄, 운영중지 명령, 300만원의 과태료 부과 및 확진자 발생시 구상권 청구도 가능하게 되어 있다.고남석 연수구청장도 자신의 SNS를 통해 적절치 못한 행동에 대해서는 이유를 불문하고 단체장으로 모든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과했다. 연수구는 지난해 국정시책 최우수상 수상이나 예비문화도시 선정, 코로나19 위기 극복 발코니 음악회 개최, 유네스코 학습도시 유치 성공 등의 성과를 자축하던 연수구 공무원들의 방심이 낳은 사건처럼 보인다. 그렇다고 구청장의 사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행정명령 위반 여부를 밝히고 필요하다면 이에 따른 처벌도 자청(自請)하는 것이 책임있는 자세이다.코로나19 바이러스 3차 확산으로 수도권에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되고 있다. 만약 행정조치 위반 '처분권자'인 연수구가 이번 사건을 유야무야하거나 '셀프면죄'를 한다면, 책임규명은 인천시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 공무원들의 쪼개기 식사를 방치해 놓고 무슨 명분으로 시민들에게만 거리두기를 계속 요구할 것인가. 현재 국민들은 가혹할 정도의 사회적 거리두기로 생존의 위기로 내몰리고 있음에도 엄중한 국가적 재난을 분담한다는 차원에서 하루하루를 견디고 있는 실정이다.

2021-01-07 경인일보

[사설]한국은행 총재의 강도 높은 증시 버블 경고

새해 6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코스피 3000 시대를 예고했다. 코로나 19에 따른 기업실적 악화와 대조적인데 동학 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의 적극 공략 때문이다. 증시 큰손인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이 연일 거액을 팔아치우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주식 사재기에 여념이 없는 것이다. 코스피지수가 올해 안에 3300 선까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증권업계의 낙관이 힘을 받는 탓이다. 실탄도 넘쳐난다. 증시에 언제든지 투입될 수 있는 투자자 예탁금 68조원에 자산종합관리계좌(CMA) 잔고 66조원 등 증시 주변에 맴도는 자금만 130조원으로 개미들은 호시탐탐 기회만 엿보고 있다.지난 5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는 작은 충격에도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며 증시 버블을 강도 높게 경고했다. 통화 정책수장이 신축년 벽두부터 충격요법에 가까운 발언을 쏟아낸 것이다. 국민경제의 세 주체인 가계, 기업, 정부의 부채가 4천900조원에 육박했는데 국제결제은행(BIS)은 국내 가계와 기업 등 민간 부분의 빚 위험도를 11년만에 '주의'에서 '경보'로 격상했다. 민간부문 채무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작년 6월까지 12년 동안에 145%나 증가해 세계평균 증가속도(31%)보다 무려 5배나 빠르다.작년 9월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101.1%로 2008년 금융위기 때의 미국(97.4%)보다 높다.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이 시작된 1990년 말의 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70%였다. 전문가들은 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이 70~90%를 초과하면 레드 카드를 주는데 특히 문재인 정부 들어 가계 빚이 급증했다. 잇따른 부동산대책 실패로 빚내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 난 때문이다.빚으로 연명하는 좀비기업 양산도 주목된다. 작년 9월 말 기업부채는 2천112조7천억원으로 GDP 대비 110.1%인데 중소기업 중 벌어서 이자도 못내는 곳이 절반 이상인 52.8%이다. 지난해 은행들은 2차례나 소상공인 대출금 만기연장 및 이자상환을 유예해주었는데 올 3월 만기 때 채무불이행 기업들이 속출할 예정이다. 한국은행은 증시거품이 터질 경우 가계와 기업의 합계 신용손실액만 67조원으로 추정했다. 세계 3대 투자자 짐 로저스의 최악 버블위기 임박 주장이 두렵다.

2021-01-06 경인일보

[사설]군 당국은 용문산 사격장 폐쇄·이전 검토해야

양평군 양평읍 신애리 소재 용문산 군 사격장을 폐쇄해야 한다는 지역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2만 군민들을 대표하는 '사격장 폐쇄 범군민대책위'는 지난달 사격장 이전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제기, 2천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대책위는 범국민 10만 서명운동을 병행하고 있다. 정동균 양평군수는 지난해 말 해당 군부대를 항의 방문해 사격장 폐쇄와 이전을 요구하며 사격연습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경실련을 비롯한 군내 시민·사회단체들도 같은 주장을 하며 적극적인 활동에 나서기로 하는 등 지역 전체가 들끓는 양상이다.군 사격장은 지난 1954년 군유지를 무상대부하는 형식으로 475만㎡ 부지에 조성됐다. 수십년 동안 사격 훈련장으로 운영되면서 주민들의 원성이 잇따랐다. 지난해 11월 미사일 오발 사고가 발생하면서 이전을 요구하는 집단민원이 본격화됐다. 대전차 미사일 '현궁' 한발이 과녁에서 1.5㎞ 벗어나 마을회관 옆 농지에 추락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주민들은 군부대의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요구했다. 이어 군과 군의회는 관내에서 진행 중인 모든 사격훈련은 중지하고 사격장을 즉각 폐쇄, 이전할 것을 촉구했다.인근 주민과 군민들은 30년 넘게 대전차 미사일 오발사고 등 생명의 위협을 받아왔으나 군과 중앙정부는 이렇다 할 조사도 하지 않고 철저하게 외면해 왔다고 주장한다. 시민단체는 탄피의 금속으로 인해 토지는 물론 상수원을 오염시키고 있다며 이에 대한 규명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특히 삶의 기본권을 침해받으면서도 국가 안보라는 대의를 위해 숨죽이며 참고 살아왔다며 이제는 생계가 위협받고 생존권이 박탈당하는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행동에 나서게 됐다고 강조했다.군은 대체부지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며 난처하다는 반응이다. 집단민원을 이유로 국가 안보를 위한 시설을 폐쇄한다면 예상치 못한 문제가 돌출할 수 있다. 하지만 양평군 전체가 이전을 요구하고 나선 것은 가볍지 않아 보인다. 군과 정부는 군민들에게 현 상황을 정확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 당장은 어렵겠으나 사격장 폐쇄와 이전을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기 바란다.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모르쇠와 버티기로 일관한다면 사태를 더 악화시킬 뿐이다.

2021-01-06 경인일보

[사설]형평성 잃은 '코로나19' 집합금지조치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연장과 함께 업종과 업소 간 형평성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똑같이 사람이 모이는 업종임에도 일부 시설에 대해선 집합금지 조치가 완화된 반면 일부는 그대로 유지됨으로써 비롯된 '기준'에 대한 논란이다. 정부도 부인하지 못한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4일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에서 "시설 간 형평성 문제가 여러 분야에서 제기되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 "현장의 의견을 반영해서 수정·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했다.모호한 기준과 차별적 조치로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업종은 헬스장, 필라테스, 스크린골프장 등 실내체육시설이다. 지난해 8월부터 정부의 집합금지 조치로 사실상 휴업상태인 이들 업종은 이번에 또다시 집합금지조치가 연장됨에 따라 문을 닫아야 하는 기간이 더 늘어났다. 같은 실내체육시설이면서도 동시간대 이용인원이 9명 이하라는 단서조건으로 영업이 허용된 태권도장과 발레교습소 등과는 대조적이다. 급기야 헬스장 대표들이 정부 방역정책의 형평성에 이의를 제기하며 헬스장 문을 여는 '오픈시위'에 나섰다. "도대체 언제까지 우리만 희생을 감내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항의한다.카페업종 역시 모호한 기준의 적용으로 혼란과 불만이 커지고 있다. 개인영업이냐 프랜차이즈냐에 따라 업장의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진다. 개인이 운영하는 카페에 대해선 음식물을 조리할 경우 착석을 허용한 반면 프랜차이즈 카페에선 착석을 일절 불허한다. 소위 '테이크아웃'만 가능하다. 그 결과 착석이 가능한 개인영업 카페에 사람이 몰리는 풍선효과를 낳고 있다. 프랜차이즈 카페 가맹점주들은 정부의 형평성 없는 방역 정책이 혼란을 가중시키고, 오히려 코로나19 감염 취약 지대를 키운다고 아우성이다.(경인일보 2021년 1월5일자 6면 보도)우리의 방역시스템이 지금까지 효력을 발휘했던 건 묵묵히 따라준 국민들 덕분이었다. 그렇게 '착하게' 호응해왔던 국민들이 모호한 기준과 선택적 방역에 이의를 제기하고 나서는 국면이다. 국민의 고통이 정점에 이르렀고, 인내가 한계에 달했음을 의미한다. 백신 접종이 실시되더라도 집단면역은 가을쯤이나 형성된다는 예상이다. 그때까지 고통은 이어질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국민이 상대적 불이익은 느끼지 않도록 정부가 더 고민해야 한다. 정부가 정밀하게 방역의 기준을 새로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2021-01-05 경인일보

[사설]경기교총 운영, 교사단체답게 투명해야

경기지역 교원 2만7천여명을 대표하는 경기도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경기교총)가 회장, 부회장 및 선출이사와 감사의 자격을 규정한 정관시행세칙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심각한 내홍을 빚었다. 경기교총은 지난해 10월 이사회에서 통과시킨 정관시행세칙 변경안을 대의원회에 올렸다. 선출직 출마자의 자격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하지만 대의원회는 자격요건 강화에 반대하는 다수의 의견에 따라 변경안을 부결했다.하지만 경기교총은 부결된 개정안을 일부 손질해 2개월만에 이사회에 재상정했다. 당초 개정안을 손봤지만 선출직 출마 자격을 강화하는 기본 취지를 유지한 건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이를 처리하기 위해 지난 4일 열린 임시이사회는 재상정된 개정안마저도 부결했다. 표면적으로는 개정안 부결이 순리적으로 보인다. 대의원들이 두 달 전 부결한 개정안을, 임시이사회가 다소 완화됐다는 이유만으로 다시 밀어부칠 수는 없었을 것이다.그러나 경기교총이 정관시행세칙을 어떻게든 통과시키려 한 이유와 관련해 석연치 않은 의혹이 남은 것이 문제다. 정관시행세칙 개정이 오는 6월 경기교총 회장 선거를 앞두고 강행된 점이 의혹의 불씨를 키웠다. 즉 특정 후보의 선거 출마를 막기 위한 것이라는 얘기가 돌았다. 개정안에 의해 특정후보의 출마 자격이 제한된다면, 이런 의심은 합리적이다. 성직이나 다름없는 교사들의 단체인 교총에서 이런 정치적 의혹이 제기되는 자체가 심각한 문제다.경기교총의 이같은 행태는 다른 지역의 교총이 선출직 출마 자격을 개방적으로 운영하는 추세에 역행한다. 만일 당초 개정안이 통과됐다면 15년 이상 경력의 교총 회원조차 회장선거에 출마할 수 없고, 경기교총 전체 회원 중 1% 미만만 회장선거에 출마할 수 있다고 한다. 피선거권을 보장하는 민주주의 원칙에 반한다. 이는 교총의 민주적 정체성과 권위를 스스로 훼손하는 일이다. 그나마 부결을 통해 이를 막았으니 다행한 일이다.하지만 이번 사태를 통해 경기교총의 운영 전반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특히 경기교총의 정관 비공개에 대한 비판이 크다. 경남·울산·서울·대구 등 타 지역 교총은 투명한 법인 운영을 위해 정관을 공개하고 있다. 유독 경기교총이 단체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정관을 공개하지 못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 공개하면 문제가 되는 조항이 있는 것인지 짐작할 뿐이다.경기교총은 투명한 단체 운영을 통해 교사 단체의 민주적 권위를 회복해야 한다.

2021-01-05 경인일보

[사설]공직자 임대사업 겸직금지 법대로 하면 된다

경기도가 지난 3일 고위공직자의 주택임대사업 겸직 금지 방안 추진 의사를 밝힌데 이어, 이재명 도지사는 4일 페이스북을 통해 도민들의 의견을 구하고 나섰다. 이 지사는 지난해 7월 4급 이상 공무원과 산하기관 간부들에게 "실거주용 1주택을 제외하고 다 처분하라"고 권고한 뒤 최근 단행한 4급 이상 승진 인사에서 다주택자를 제외했다. 그런데 이에 그치지 않고 '고위공직 1주택 원칙'의 제도화를 추진하고 나선 것이다.경기도는 고위공직자 임대사업 겸직 금지에 대한 법률 검토를 진행 중이라지만, SNS 개인계정으로 직접 도민 의견수렴에 나선 이 지사의 제도 도입 의지는 확고한 듯 하다. "부동산값에 영향을 미치는 고위공직자마저 부동산 투기에 나서게 놔둬야 할까요?"라는 질문부터 도발적이다. 현행 지방공무원법은 공무원의 영리행위를 금지하고, 비영리 업무 겸직은 기관장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이 지사는 도민들에게 "주택임대사업은 원천금지되는 영리행위일까요, 허가받으면 할 수 있는 기타 업무일까요, 아니면 겸직허가 없이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일까요?"라고 물었다.거두절미하고 도청 고위공직자 임대사업 겸직금지는 도민에게 물을 일이 아니다. 도지사의 직무는 철저하게 법에 따라 수행되어야 한다. 고위공직자 임대사업 금지가 헌법과 법률로 가능한지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 지사의 말대로 각종 인허가, 국토계획, 도시계획, 부동산정책 등으로 부동산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고위공직자가 주택임대사업을 한다면 이는 심각한 이해충돌 행위이자 규제대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사유재산인 여분의 주택을 합법적으로 임대하는 행위를 공무원에 한해 제한하는 것이 헌법과 법률에 맞는지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또한 단일한 법체계를 갖고 있는 나라에서 지역에 따라 차별적인 고위공직자 행위제한이 가능한지도 따져봐야 한다.이 지사가 이 제도를 도입하려면 이런 논란을 법적으로 정리하고 보완하는데 힘을 쏟을 일이다. 법제처와 협의하고 법률가들의 자문을 받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면 시행하고, 문제가 있다면 법률 제·개정 등 다음 단계의 일을 진행하면 된다. 위헌적이라면 아예 추진하면 안된다. 시종일관 법률적 당부를 따져 결정할 수 있는 일을 여론에 묻는다면 소모적인 시비만 발생할 수 있다. 법 원칙에 입각한 행정이라면 여론을 의식하지 않아도 된다.

2021-01-04 경인일보

[사설]인천도시공사 영문 표기 변경에 거는 기대

인천도시공사가 영문 사명을 바꿨다. 새 영문 사명은 'Incheon Housing and City Development Corporation'으로, 줄여서 IH로 표기한다. 그동안 사용한 영문 사명에 'Housing'을 추가한 것으로 보면 이해하기 쉽다. 주거복지 업무를 강화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인천도시공사가 영문 사명 변경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7월이다. 주거복지로드맵 등 문재인 정부의 서민 주거 안정 정책 기조에 발맞추고자 했다.경기주택도시공사도 지난해 7월부터 GH(Gyeonggi Housing & Urban Development Corporation)를 사용하고 있다. GH는 경기도의 G와 도시주택을 상징하는 H의 결합어다. 경기주택도시공사는 사명 변경에 대해 '개발사업에 머무르지 않고 좋은 주거지 조성까지 사업 분야를 확장해 경기도의 주거문제 해결사 역할을 강화한다는 의지의 표명'이라고 설명한다. 서울주택도시공사 영문 약호 SH는 '도시재생과 주거복지를 통해 공동체·타운을 구축한다'는 의미다.수도권에서 '주거복지'(Housing)는 의미가 크다. 주택 공급 확대를 통해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기회를 넓히고, 서울 등 수도권 집값 상승을 잡아야 한다. 수도권은 구도심과 신도시 간 격차가 크기 때문에 도시재생도 다른 지역보다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 이러한 역할을 주도적으로 하는 기관이 바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인천도시공사(IH), 경기주택도시공사(GH), 서울주택도시공사(SH)다.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와 도시재생 뉴딜 분야에서 이들 중앙·지방공기업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인천도시공사의 영문 사명 변경이 해당 공기업 간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제는 LH와 수도권 지방공기업들이 'H'라는 돌림자를 쓰게 됐다. 설립 목적도 유사하니 형제자매와 다름없다. 수도권은 광역교통 발달로 하나의 생활권이 된 지 오래다. 이 때문에 수도권내에서는 신도시 개발과 구도심 재생이 계획적·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중장기적 계획을 수립하고, 주택 공급 지역이나 시기를 서로 협의해 조절할 필요도 있다. 이를 위해선 LH, IH, GH, SH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 사안에 따라 사업권이나 개발이익 환수 문제를 놓고 다툴 순 있지만, 주거복지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는 변함이 없어야 하고 반드시 실현해야 한다.

2021-01-04 경인일보

[사설]이명박·박근혜 사면 국민적 합의가 전제되어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꺼낸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사면론이 새해 정치권 이슈로 등장하면서 4월 보궐선거와 관련하여 주요 쟁점으로 등장했다. 두 전직 대통령 사면은 정치적 이해관계, 이념 성향과 지지계층에 따라 찬반이 극명하게 갈릴 수 있는 휘발성이 강한 사안이다.이 대표가 이를 제기한 의도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추론할 수 있다. 우선 지난해 추미애·윤석열 갈등에서 빚어진 여권의 악재를 털어내기 위한 국면전환용이라고 볼 여지가 있다. 둘째, 야권의 분열을 노렸을 수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박근혜 탄핵에 대한 사과와 참회를 한 지가 불과 엊그제인데 사면론에 찬성하다간 사과의 진정성이 의심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국민의힘의 친이, 친박 의원들, 지역적으로 대구·경북 의원들과 여타의 의원들과도 생각이 다를 수 있다. 물론 민주당내에서도 친문 강경파 의원들은 이미 반대를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에 이 대표가 얼마나 설득해 낼 수 있을지도 변수다.셋째, 이 대표의 대선 주자 지지율의 정체 상태에서 이슈 메이커로서의 위상확보와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장을 위한 자기 정치의 측면도 전혀 없다고 할 수 없다. 다가오는 4월 보궐선거에서 중도층의 지지를 확보함으로써 당 대표로서 성과를 내고 여권의 승리를 위한 다분히 선거공학적 측면 또한 배제할 수 없다. 이 대표 단독으로 사면론을 꺼냈다고 보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 청와대와의 사전조율이 있었는지 여부는 속단할 수 없지만 임기 5년차를 맞는 문 대통령으로서는 통합의 리더십을 보인다는 명분으로 국면을 바꾸고 싶은 생각도 배제할 수 없음직하다.대법원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재상고심 결정이 내려지면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은 언젠가 시행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 있다.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은 아직까지도 자신들의 잘못에 대해 사과와 반성을 한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법치가 무너지고 있다'고 일갈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도 지난 총선 때 옥중서신으로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려 했다. 국민이 위임한 권한을 남용하여 국정을 농단하고 뇌물·횡령 등의 범죄를 저지른 자가 단지 전직 대통령이라는 이유만으로 사면된다면 법치와 민주주의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사면에 국민적 합의와 공감을 얻는 과정이 전제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2021-01-03 경인일보

[사설]신년 여론조사 민심은 '국정기조를 바꾸라'는 것

한국지방신문협회가 새해를 맞아 여론조사 기관에 의뢰한 문재인 대통령 국정운영 관련 여론조사에서 긍정 평가가 서울 37.2%, 부산 32.2%로 조사됐다. 부정평가는 서울 59.8%, 부산 64.6%로 집계됐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2일 조사한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조사에서는 부정평가가 61.7%를 기록했다. 이는 현 정부 출범 이후 이 업체가 실시한 조사 중 가장 높은 수치다. 긍정평가는 34.1%로, 부정평가와의 격차가 27.6%p로 벌어졌다. 이 또한 현 정부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리얼미터의 같은 조사에서 대선주자 선호도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30.4%로 오차범위 밖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20.3%,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로 뒤를 이었다. 정당별 지지율은 국민의힘이 34.2%, 더불어민주당이 28.7%로 오차범위 안에서 국민의힘이 앞섰다. 다른 언론사들의 신년 여론조사 결과도 대체로 비슷했고,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선거 후보 지지도는 야권 인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서울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부산에서는 박형준 동아대 교수가 여권 후보들을 따돌리고 오차범위 밖 선두를 달렸다.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정책 실패와 추미애-윤석열 갈등, 코로나19 확산과 백신 늑장 대처 등이 국정지지도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정부 부처와 청와대 보좌진의 돌려막기식 인사와 야당을 무시한 여당의 일방적 독주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있다. 핵심 지지층인 30대와 40대에서도 부정 평가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 지지도가 30%대에 머무르면서 집권 후반기 레임덕이 본격 시작됐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정 운영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정치 전문가들은 싸늘해진 민심을 되돌리기 위해서는 국정에 변화를 줘야 한다고 조언한다.언론사들의 신년 여론조사 결과는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지지도 하락, 야당과 야권 인사들의 반사이익으로 요약된다. 현직 검찰총장이 대선후보 지지도 1위에 오른 건 정상이 아니다. 청와대와 정부는 여론조사에 나타난 민심을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 국정 지지도를 회복하기 위한 다짐과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 여당은 실종된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복원하기 바란다. 국민은 청와대와 여당이 인식을 새롭게 하고 정책 기조를 바꿔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2021-01-03 경인일보

[사설]문재인 정권의 국난극복 능력 고대한다

새해가 어김없이 밝았다. 국민은 새해가 지난해와 같지 않기만을 바랄 것이다. 지난 한 해는 결코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참혹했다. 코로나19는 나라를 마비시켰다. 자영업자들이 죽어 나갔고 경제는 선방했다지만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면 재난 극복을 위한 국력은 정치권이 산산조각냈다. 윤석열 검찰총장을 둘러싸고 민심은 정확하게 반쪽으로 갈려 극단적으로 대치했다. 현대사 초유의 대감염 시대를 맞아 우리는 단합하기 보다 내부의 갈등을 한꺼번에 분출시켰다. 새해를 맞는 민심은 불안하다.새해가 열렸다고 해서 지난해의 위기가 끝날 리 없다. 방역 전문가들은 현재 진행 중인 3차 겨울 대유행에 이어 봄철 대유행을 경고한다. 전면적인 백신 접종 때까지는 코로나 악몽이 이어진다는 얘기다. 버틸 여력을 소진한 영세 자영업자, 중소기업들은 특단의 대책이 없다면 집단 몰살을 면하기 힘들다. 코로나19는 산업지형의 변화로 한계기업으로 전락한 제조기업들의 수명을 재촉할 것이다. 코로나 빈곤층 확대는 경제의 기초체력을 위협할 것이다. 이런 상황이 되면 나 홀로 독주하는 주식과 부동산 시장의 변동성도 커질 것이다. 코로나 경제위기는 새해에 더 확산되고 심각해질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다.국가가 위기에 처하고 민생이 도탄에 빠졌을 때 가장 빛나야 할 것은 정치분야의 리더십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위기에서 살아남은 국가와 국민에겐 예외 없이 존중받는 정치 지도자와 정당들이 있었다. 김대중 정권은 민주주의에 입각한 실사구시 정책으로 국민의 힘을 모아 김영삼 정권이 초래한 구제금융 위기를 넘겼다. 훌륭한 정치 지도자와 정당만이 위기 극복을 위해 국민의 힘을 모을 수 있다. 하지만 작금의 현실은 정권의 유지와 타도에만 매몰된 여야 상잔의 정치가 국난을 방치하는 실정이다. 지난 2년 동안 조국 사태와 윤석열 사태를 거치며 여야 정당은 서로를 적폐와 신적폐로 낙인찍어 위기 극복을 위한 국론을 만들 겨를이 없었다.아무래도 책임 크기를 따지자면 국정을 책임져야 할 대통령과 거대의석을 가진 여당의 몫이 크다. 특히 입법 권력을 독점한 여당은 그 권력을 민생이 아니라 윤석열 찍어내기에 낭비했다. 170명 넘는 여당 의원들은 민생입법보다는 시종일관 검찰개혁을 합창하며 윤석열 축출에 힘을 모았다. 자가당착적인 공수처법 개정안을 단독처리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의 리더십도 실종됐다. 일부 여당 의원들은 법원의 판결로 일단락 지을 수 있었던 윤석열 사태를 오히려 더 키우고 있다. 대통령의 사과도 무시한다. 대통령의 레임덕을 부추기고 있다.민주주의는 다수결 원칙과 협치의 관행이라는 두 바퀴로 굴러가야 한다. 대통령과 여당은 다수결 원칙이라는 한 바퀴로만 작동할 수 없는 민주주의의 본질을 재인식해야 한다. 새해의 국운은 전적으로 정권이 민주주의 리더십을 복원할 수 있을지 여부로 결정될 것임을 깨닫기 바란다.

2020-12-31 경인일보

[사설]예비문화도시의 거점 전략 세밀해야

인천시 서구와 연수구가 문화체육관광부의 제3차 문화도시사업 예비도시로 선정됐다. 전국 41개 지자체가 응모해 10개 지자체가 선정된 이번 문화도시사업에 수원시도 포함되었는데 경기도에서는 유일하다. 이들 예비문화도시들은 올 한 해 동안 예비사업을 추진해 다양한 실적 평가를 거쳐 문체부로부터 제3차 '법정문화도시'로 최종 지정받게 된다. 법정문화도시로 지정받게 될 경우 도시별로 5개년간 최대 100억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5~7개로 압축될 법정문화도시 선정의 관건은 2021년도에 추진할 예비도시사업의 성과이다.지자체별로 제시한 특성화 전략과 기반사업을 동시에 실현해야 한다. 문화도시사업의 목적은 지역의 역사 문화적 자원 특성을 활용한 문화전략을 마중물로 삼아 도시를 역동화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일상적인 문화 활동에서 특화 사업을 발굴하고 이를 문화도시의 목표로 연결해 지속 가능한 도시발전 전략으로 파급, 연계시켜야 한다. 일부 지자체는 특성화에 집착하여 특정 문화분야나 예술 장르에 국한된 사업으로 문화의 여러 분야나 주민생활로 그 효과가 파급 확산되지 못하는 시행착오도 발견되고 있다.코로나19 위기를 반영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코로나19 위기로 문화분야는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포스트 코로나 대책으로 문화거점의 확충이 중요하며 문화거점은 도보권 생활밀착형으로 확충되어야 한다. 코로나19 위기 시대에는 이동을 최소화해야 하며, 대형 문화인프라는 거의 이용할 수 없게 된다. 주거지에 인접한 도보권역의 방역체계를 구비한 소규모 복합 문화공간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도보권 문화거점은 생활권역내 다양한 문화활동 요구를 일상적으로 수용할 수 있으며 문화예술교육을 비롯한 다양한 주민 요구에 부응한 새로운 사업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다.

2020-12-31 경인일보

[사설]공수처장 후보자 철저히 검증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에 판사 출신인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을 지명했다. 지난해 말 공수처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 1년만이다. 김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되며, 공수처는 내년 1월 출범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정치적 논란을 최소화하고 권력기관, 특히 검찰 개혁이라는 공수처 출범 취지를 고려한 인선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추천 과정 자체가 위법하다고 반발하고, 후보 추천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제기되는 등 임명과정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김 후보자는 대한변협회장이 추천한 인사다. 여·야 정치권이나 추미애 법무장관이 추천한 후보가 아닌 인물로, 정치적 편향성이 적은 중도적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변호사 시절인 1999년 조폐공사 파업유도사건 특별검사팀에 특별수사관으로 참여한 바 있다. 청와대는 "김 후보자는 판사, 변호사,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에 더해 특검 특별수사관 등 다양한 법조 경력을 가지고 있다"며 "전문성과 균형감, 역량을 갖췄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여권은 김 후보자가 중립성을 지키면서 권력비리에 대해 성역없는 수사를 통해 공수처의 위상을 정립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공수처장 지명에 따라 차장 제청과 인사위원회 구성, 검사 임명 등 후속 작업이 순조로울 경우 다음 달 중순께 공수처 출범이 가능하게 됐다. 하지만 야당인 국민의힘은 공수처법 개정안 자체가 무효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 인사청문회 과정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공수처장 후보 야당 추천위원들은 공수처장 후보 추천에 대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친정부인사가 추천되고 지명돼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해야 하는 공수처가 권력자를 비호하는 친위기관으로 전락하는 것을 견제하지 못하게 됐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공수처 출범과 공수처장 인선을 둘러싼 논란의 책임은 정치권에 있다. 공수처법이 여·야 합의가 아닌 여당의 독주로 탄생하고 공수처장 후보자가 일방에 의해 추천되면서 정치적 독립성과 중립성이 의심을 받는 것이다. 공수처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주목되는 이유다. 여야는 당리당략을 떠나 후보자의 자질과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을 검증하는데 진력해야 한다. 소모적인 논쟁을 멈추고 국민의 믿음을 받는 공수처가 출범할 수 있도록 정치권이 소임과 역할을 해야 할 때다.

2020-12-30 경인일보

[사설]새해 초부터 3차 지원금 추경 타령할 판

29일 정부가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 등 580만명에게 3차 재난지원금 9조3천억원을 내년 1월11일부터 집행하는 '코로나 3차 확산 맞춤형 피해지원대책'을 발표했다. 연 매출 4억원 이하 소상공인 280만명에 100만원씩 지급한다. 집합제한업종으로 지정된 카페, 식당, 미용실, PC방, 숙박업주 81만명에 100만원, 집합금지업종인 노래방, 유흥주점, 실내체육시설, 스키장, 학원 등의 운영자 23만8천명에 200만원을 추가로 지급한다.2차 지원 때에는 최대 200만원이었으나 이번에는 한 사람이 최대 300만원까지 받는다. 자영업자들의 고정비용 부담을 줄여줄 목적으로 액수를 높인 때문이다. 돌봄 종사자, 프리랜서, 택시기사, 보험설계사 등에게는 50만~100만원씩 준다. 소상공인 임대료 지원을 위한 저금리 융자프로그램도 내놨다. 노래방, 당구장, 단란주점 등 집합금지업종에는 연리 1.9%의 1조원을 공급하는데 업체당 1천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카페, 미용실, 식당 등 집합제한업종엔 연이자 2~4%의 3조원을 공급한다. 또한 피해업종에 한해 내년 1~3월분 전기, 가스, 사회보험료 납부를 유예하고 여행업에는 월 50만원씩 3개월 동안 추가 지급한다.해당자들에게 내년 1월11일 안내문자를 발송해 1월 말까지 지급을 완료할 계획이다. 소상공인 단체 등은 "일단 급한 불을 끌 수 있지만 전기세와 임대료 같은 고정비 부담을 줄여주는 추가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절대 다수 국민들은 성과가 별로였던 지난 2차 선별지원의 기억을 떠올린다. 앞으로도 코로나 난국이 얼마나 더 지속할지 예측불허여서 걱정이다.더 큰 우려는 눈덩이 나라 빚이다. 정부가 2021년 본예산을 확정할 때 3차 코로나 지원금으로 3조원을 편성했지만 턱없이 모자라 내년 예비비에서 4조8천억원을 끌어다 쓰기로 했다. 1년 내내 사용할 비상금의 55%를 미리 당겨쓰는 것이다. 덕분에 국가부채는 올 초의 805조원에서 내년에는 1천조원을 초과할 것이 확실하다. 1년여만에 나라 빚이 200조원이 더 늘어 증세론에 힘이 실릴 예정이다. 얼마 전 본예산 확정 때 3차 지원금을 현실에 맞게 증액해야 했는데 추가경정예산으로 비난을 회피하려는 것 같아 씁쓸하다.

2020-12-30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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