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정부의 방역전쟁과 자영업자의 생존전쟁

오늘부터 전국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1.5단계로 상향조정되고 수도권은 강화된 2단계인 정밀방역(2+α) 조치가 시행된다. 하지만 정부가 이같은 방침을 밝힌 지난달 29일 경인일보 기자가 찾아간 자영업 현장은 혼란스러웠다. 같은 프랜차이즈 카페인데도 풍덕천동 매장에서는 마스크를 벗은 수십명의 손님이 커피를 마시고 있었고, 성복동 매장에서는 실내 취식이 불가능했다.2단계 조치는 카페 내 취식을 금지하고 있지만 풍덕천동 카페는 9시까지 실내 취식이 가능한 일반음식점으로, 성복동 매장은 카페로 등록된 때문이라고 한다. 수원시 영통구 한 커피전문점은 아예 실내에서 커피를 마실 수 있다는 안내문을 붙여놓기도 했다. 가게 주인은 매장 취식을 금지하면 "매출이 4분의 1로 떨어진다"며 "적발될 위험을 감수하고 테이블 영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정부의 방역전쟁과 자영업자의 생존전쟁이 충돌하는 생생한 현장이다.정밀방역(2+α)으로 수도권에선 숙박시설이 주관하는 연말·연시 행사나 파티가 모두 금지되고, 목욕탕 사우나·한증막 운영과 스포츠와 음악 교습시설의 집합도 중단된다. 정부의 정밀방역 조치는 코로나19 겨울철 대유행을 앞두고 민간경제를 유지하면서 최소한의 방역조치로 최대한의 방역효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이해한다.그러나 용인시 카페의 사례에서 보듯이 1년 가까이 사느냐 죽느냐의 기로에 몰린 자영업자들은 생존을 위해 물불 안 가리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매출을 올릴 수 있다면 방역규제의 허점을 파고들고, 최악의 경우 규제를 무시할 지경에 처한 것이다. 정밀방역 단계의 추가조치도 이런 허점이 즐비하다. 가령 숙박업소가 주관하는 행사나 파티를 금지한다지만, 개인이나 단체가 숙박업소를 빌려 벌이는 행사와 파티는 얼마든지 가능하다.코로나19와의 방역전쟁이 1년 가까이 됐는데도, 정부의 방역조치에 대한 자영업자들의 공정성 시비가 계속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코로나19 중증환자 수용 병상이 부족하다는 얘기도 황당하다. 방역 현장 매뉴얼은 현장에서 흔들리고, 의료적 대비는 부실하다면 천문학적인 코로나 추경 예산은 어디에 다 쓴 건가.정부는 방역전쟁에 국민적인 협조를 당부하지만, 생존전쟁을 벌이는 자영업자들의 입장은 처절하다. 국민을 위해 영업을 금지하면 상응한 보상을 해야 한다. 재난지원금의 선별지급이 타당한 이유다. 정부의 방역전쟁과 자영업자의 생존전쟁이 충돌하면 게도 구럭도 다 잃을 수 있다.

2020-11-30 경인일보

[사설]기초생활수급자 폭증사태 대비해야

코로나19 여파로 저소득층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경기도 기초생활수급자는 지난해 1월 30만1천244명에서 12월 32만8천752명(9.131%)으로 2만7천481명이 늘었다. 올해는 1월의 33만848명에서 지난 10월 기준 37만4천650명(13.239%)으로 4만3천802명이 증가했다. 인천시는 기초생활수급자 증가세가 지난해보다 증가 폭이 2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1월 11만2천222명이었다가 12월 12만2천27명으로 9천805명(8.73%) 증가했다. 올해는 지난 1월 12만3천52명에서 10월 기준 14만603명(14.2%)으로 1만7천명이 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전문가들은 기초생활수급자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고 보고 있다. 특히 코로나 비상경제 상황을 간신히 버티고 있는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과 다소 사정이 낫다고 하는 영세 자영업자마저 기초생활수급자 수준으로 전락하면 사회적으로 엄청난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경제가 위축되면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타격을 입게 된다. 여기서 고민해야 할 점은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 계층과 기초생활수급자의 기준 차이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코로나 여파가 장기화하면 언제든 차상위계층이 기초생활수급자로 전락할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여기에 영세 자영업자들마저 생계난을 호소하고 있고, 가게 문을 닫는 곳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차상위계층과 영세 자영업자까지 도미노처럼 무너져 기초생활수급 대상자로 전락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노란불'이 켜졌다. 아직 '빨간불'이 켜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초생활수급자 증가를 코로나로 인한 일시적 현상으로 치부할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이미 생활 형편이 나빠질 대로 나빠진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음이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먼저 기초생활수급 제도가 형편이 나빠진 사람들을 제대로 보호하고 있는지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런 다음 기초생활수급자가 계속 늘어날 전망이라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회복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어느 정도인지, 회복방법을 어떻게 모색할지를 세심하게 들여다봐야 한다. 한파까지 몰아닥치면서 단기 생계형 일자리마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인 재난지원금 지원도 필요하겠지만, 장기적으로 생계난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마련해주는 것이 시급하다.

2020-11-30 경인일보

[사설]철저한 수능 방역으로 3차 대유행 막아내자

코로나 19 확산세가 좀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9일 0시 기준으로 국내 신규 확진자가 450명 늘어 누적 3만3천824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 26일 583명을 비롯해 사흘 연속 이어진 500명대를 밑돌았으나 수도권은 여전히 매일 200명 넘게 발생 중이다. 방역 당국은 종교시설과 음식점, 밀폐 다중이용시설의 집단감염이 지역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불과 나흘 앞으로 다가온 대입수학능력시험이 3차 대유행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전 국민의 자발적인 노력과 협조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수능을 앞둔 시점에서 코로나가 번지면서 학생·학부모의 불안이 어느 때보다 크다. 교육 당국은 수능 연기는 안 된다는 입장으로, 철저한 방역을 전제로 한 '안전 수능'에 집중해야 할 상황이다. 교육부는 의심 증상 수험생과 자가 격리 수험생을 위한 별도 시험장과 확진자를 위한 병원·생활치료센터 시험장까지 준비했다고 밝혔다. 일반 시험장에는 교실마다 책상 앞면에 아크릴 가림막을 설치하기로 했다. 방역 당국은 이 같은 대책에도 불구, 수험생 개개인이 방역 수칙을 지켜야 집단 감염을 막을 수 있다며 학생·학부모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하고 있다.수능 이후 관리에도 비상인 상황이다. 긴장이 풀리고 생활 습관이 바뀌면서 전국 방역시스템에 수험생 발 허점을 드러낼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각 학교의 철저한 학사 일정 관리와 가정에서의 생활지도가 절실한 이유다. 논술과 실기를 치러야 하는 각 대학의 준비 상태도 세심한 점검이 필요하다.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대한 비대면 방식으로 시험과 면접을 치르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교육부도 각 대학에만 맡기지 말고 입시 과정 전반에 대한 가이드 라인을 정해 집단 감염을 원천봉쇄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방역 전문가들은 지적한다.K-방역은 지난 4·15 총선에서 완벽에 가까운 방역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일부는 이를 두고 수능 방역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하지만 총선 때와 달리 3차 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는 현 상황은 매우 위태롭다. 50만 가까운 인원이 전국 교실에서 8시간 동안 함께 시험을 치르고 밥을 먹어야 한다. 수능 방역의 성패에 따라 K-방역과 3차 대유행의 명운이 갈리게 됐다.

2020-11-29 경인일보

[사설]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위해 검사징계법 개정해야

법무부와 검찰의 극한적 대립이 비등점을 향하고 있다. 추미애 법무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청구와 직무정지는 헌정 사상 초유이지만 현행 제도하에서는 정권이 마음만 먹으면 검찰총장을 직무에서 배제할 수 있고 '찍어내기'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있다. 검찰청법 제12조에 명시되어 있는 검찰총장 임기제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수사의 독립을 위한 제도적 장치로서 1988년 도입된 제도다. 검찰청법과 검사징계법에 의하여 검찰총장을 해임시키기 위해서는 총장이 헌법과 법률을 위반했을 때 국회에서 탄핵 소추가 의결되고, 헌법재판소에서 파면시키는 절차가 필요하다. 그리고 법무장관의 징계청구에 의한 징계위원회에서 해임이나 면직 등을 통하여 직에서 내려오게 할 수 있다.역대 검찰총장 들 중 임기를 마치지 못한 경우는 정권과 충돌했을 때 총장 스스로가 물러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검찰총장 스스로가 사퇴하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정권의 입맛에 따라 직에서 물러나게 할 수 있다면 총장 임기제는 허울뿐인 장치에 불과하다. 총장 임기제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것은 징계위원회의 구성 때문이다. 검사징계법에 의한 검사징계위원회는 법무장관, 법무차관, 법무장관이 지명하는 검사 2인, 역시 장관 지명의 변호사, 법학교수, 학식과 경륜이 있는 외부인 1인 등 7인으로 구성된다. 장관이 징계를 청구하면 장관은 위원회 결정에 관여하지 않지만, 위원회가 법무장관이 지명한 인사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장관의 의중대로 결정되는 구조다.이런 제도라면 검찰에 대한 정치적 외풍을 막기 위한 총장 임기제는 언제든지 형해화될 수 있다. 따라서 차제에 징계위원회가 정권과 정치의 영향력에 흔들리지 않고 위원회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검사징계법을 개정해야 한다. 윤 총장에 대한 직무배제의 사유 중 이른바 '재판부 사찰'을 제외하곤 의혹에 불과한 것일 뿐이고 구체적 혐의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사찰도 의견이 갈리긴 하지만 불법성이 조각될 뿐만 아니라 판사에게 불이익을 주려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1998년 국군보안사령부 사찰 건에 관한 대법원 판례에 따라 '사찰'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 지배적 견해다.이번 사태의 종착점이 어디로 향할지 알 수 없지만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위해서는 검찰 스스로의 반성과 함께 정권의 자의적 권한 남용을 막기 위한 보다 확실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우선 검사징계위원회의 정치적 중립성을 담보하기 위한 법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2020-11-29 경인일보

[사설]윤석열 국정조사 신속하게 실시하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쏘아올린 '윤석열 정국'으로 정치권이 뜨겁다. 헌정사상 초유의 검찰총장 직무배제 명령인 만큼 국민들도 단순 정쟁 이상의 의미를 직감한 듯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추 장관이 취임 이후 윤 검찰총장과 벌인 전쟁 같은 갈등은 알려진 대로다. 윤 총장을 고립시켜 온 일련의 의도적 조치의 목적은 윤 총장의 사퇴 유도로 보였다. 하지만 윤 총장 직무배제 명령으로 사태는 완전히 달라졌다. 직무배제 및 징계 청구의 절차적·내용적 타당성을 놓고 민주주의와 법치의 본질에 대한 거대한 논쟁의 장이 열렸기 때문이다.추 장관이 밝힌 윤 총장 직무배제 사유는 여섯가지다. 법조계의 전반적 견해는 대부분의 사유들이 증거 없는 추정과 의심 수준에 그친다고 본다. 다만 판사 사찰 사유를 놓고서는 사찰로 규정할 수 있는지를 놓고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피감찰자인 윤 총장의 소명 없이 감찰결과를 공개한 절차상의 하자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크다. 26일 6명의 고검장과 17명의 검사장이 윤 총장 징계 재고를 요청하는 입장문을 밝혔고, 7년만에 평검사회의 개최가 예상되는 등 검찰의 집단 반발 기류도 예사롭지 않다.사태의 불똥이 침묵하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튀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야당은 물론 참여연대 등 진보시민단체까지 사태해결의 주역으로 대통령을 지목하고 있다. 민변 소속 한 변호사는 "대통령 승인 없이 이루어진 일이라면 대통령은 국가운영 능력을 상실한 유고 상황이고, 추 장관은 국정농단을 일으킨 국헌문란범"이라고 까지 비판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판사 불법사찰' 프레임으로 윤석열 정국을 정면 돌파하려는 모양이지만, 이에 저항하는 여론의 크기도 만만치 않다.국민들은 윤 총장 직무정지와 징계추진의 진실을 알아야 하고 알 권리가 있다. 이번 사태는 추 장관과 윤 총장이 직무정지의 정당성을 법원에서 가리는 수준의 일이 아니다. 추 장관의 직무정지 명령이 정치적 인격훼손인지, 윤 총장의 판사 사찰이 불법인지 국민 앞에 낱낱이 밝혀야 한다. 전자이든 후자이든 국민이 삶을 유지하고 있는 민주주의 터전과 법치의 울타리를 위협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민주당의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주장한 윤석열 국정조사는 빠른 시일 내에 반드시 열려야 한다. 야당은 추 장관 국정조사 동시실시를 주장한다. 사태의 긴박성과 중대성을 모르는 유아적 천진난만이 황당하다.

2020-11-26 경인일보

[사설]해경과 해사채취업체 유착 철저히 규명해야

인천 선갑도 해역의 바닷모래 채취업체와 해양경찰의 유착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인천해양경찰서 소속 경찰관이 바닷모래 채취업체 간부와 함께 유흥업소를 다녀온 사실이 확인되면서 환경운동단체를 중심으로 유착의혹에 대한 수사를 제기하고 나섰다. 인천해경서 소속 경찰관 A씨는 해사채취업체 관계자와 함께 지난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초기 역학조사 과정에서 최근 유흥업소를 방문한 사실을 숨겨 지역내 감염 확산을 초래했던 경찰관이다. 방역골든타임을 놓쳐 해당 유흥업소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는 30여명을 넘어서고 있다.경찰관 A씨는 지난 13일 인천의 해사 채취 업체 부회장 B씨(57), 회계사 직원 2명 등과 연수구 옛송도유원지 인근의 한 유흥업소에서 술을 마신 것으로 확인됐다. 골재채취 선박 과적을 비롯한 작업 과정을 단속해야 하는 경찰관이 골재채취업체 임직원과 유흥업소에서 만나 술자리를 가진 것만으로도 공직자 윤리강령에 어긋난다.더 큰 문제는 해사 채취 과정에서의 유착과정이다. 바닷모래 채취와 관련하여 허가구역을 벗어난 채취작업 등 어민들과 환경운동 단체들은 여러 위반 사례를 제기해왔다. 모래채취업자들은 관계기관의 승인 없이는 야간 채취작업을 금지하도록 한 규정도 제대로 지키지 않았으며, 채취된 골재를 수도권에만 공급하게 되어 있으나 타지역으로 공급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2019년부터 재개된 인천 선갑도 해역의 바닷모래 채취사업은 어민들과 환경단체의 거센 반대를 무릅쓰고 해수부와 옹진군이 허가한 사업이다. 해사채취는 해수욕장 모래 유실, 해안사구 붕괴, 연안침식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운동단체는 2019년부터 시작된 선갑도 지역 해사 채취 이후 대이작도 풀등이 침식되고 계남해수욕장의 모래언덕 등이 눈에 띄게 깎이고 있지만, 사전에 약속한 연안침식 조사 등은 이뤄지지 않고 있고, 대책 마련을 위한 협의 역시 코로나19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해경은 해당 경찰관의 치료가 끝난 뒤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 등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한다. 경찰관 개인의 비위도 문제지만 바닷모래 채취업체들의 각종 기준 위반 실태, 이들과 감독기관과의 유착관계가 더 큰 의혹으로 제기되고 있다. 철저한 수사로 깃털이 아닌 몸통을 들어내야 할 것이다.

2020-11-26 경인일보

[사설]경인아라뱃길 실패책임 반드시 규명해야

겨울철에 접어든 경인아라뱃길에 인적이 끊겼다. 자전거 마니아들만 간간이 눈에 띌 뿐이다. 사람들의 눈길을 끌던 유람선 '현대크루즈(1천383t)'호는 코로나 19 때문에 운항을 중단한 지 오래인 데다 물길을 이용한 화물수송량도 작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경인항을 운영하는 한국수자원공사(수공)는 건설경기 침체 등으로 철재와 기계류 수요가 현격히 줄어든 탓으로 돌렸다. '3조원 짜리 자전거길', '배가 뜨지 않는 뱃길'이란 세간의 비아냥이 실감된다.경인아라뱃길은 길이 18km, 폭 80m, 수심 6.3m의 인공수로로 서해와 한강 길목에 항만과 물류단지를 조성하는 초대형 프로젝트였다. 경인항이 포화상태인 인천항의 기능을 분담하고 경인고속도로의 물동량을 대거 흡수하기로 했다. 수공은 운하에서 트럭 250대 분량의 컨테이너를 한 번에 운반할 수 있다고 큰소리쳤다. 선박운송의 연료효율이 도로의 8.7배란 자료도 제시했다. 유람선도 한강과 인천 앞바다를 왕래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서해5도와 서울을 연결해서 장차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서울과 황해도를 잇는 거점이 된다는 점을 특히 부각했다. 정부는 '수도권 물류혁명', '해양레저 활성화'를 내세워 2009년 1월에 첫 삽을 뜬지 3년만인 2012년 5월에 개통했다. 환경파괴와 사업실패를 염려한 시민단체들의 반대에도 이명박 정부는 약 2조7천억원의 공사비를 투입한 수공에 경인아라뱃길의 운영을 일임했다.그러나 개통 첫해인 2012년부터 2019년까지 경인항 김포터미널에서 처리한 화물은 계획 당시 예측치의 1%에 불과했고 이마저도 컨테이너부두가 아닌 일반화물부두에서 처리했다. 김포 컨테이너 부두에 120억원을 들여 마련한 2대의 대형 크레인은 갈매기들의 휴식처로 전락한 지 오래다.현재 이 컨테이너 부두는 운영사가 재임대해 자동차 야적장으로 사용하는 등 아라뱃길은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다. 1988년 굴포천 치수사업으로 시작되었지만 이후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방향수정과 번복, 사업 중단과 재추진 과정에서 경제적 타당성이 정권의 입맛에 부합하도록 조작되거나 왜곡됐던 것이다. 정책사업 실패에 대한 겉핥기식 시시비비가 화근이다. 반드시 관련 기관과 당사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2020-11-25 경인일보

[사설]집단 감염 초래한 경찰관의 행적 숨기기 행태

인천해양경찰서 소속 경찰관이 다녀간 유흥업소를 중심으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확산하고 있다. 해당 경찰은 지난 17일 코로나 감염 증상이 발현돼 집에서 머무르다 사흘 뒤 보건소 검진을 통해 양성 판정을 받았다. 그는 확진 판정을 받고서도 확진 판정 전 해운업체 직원과 함께 인천시 연수구 소재 유흥업소를 방문한 사실을 숨겼다. 지난 21일 양성 판정을 받은 해운업체 직원 역시 첫 역학 조사에서 업소에 간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23일부터 해당 유흥업소 등 같은 건물에서 3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다. 건물 방문자 16명, 업소 종사자 13명이 집단 감염됐다.방역 당국은 경찰관과 직원이 조기에 방문 사실을 말했다면 선제 방역과 방문자 전수 조사가 이뤄져 감염 확산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사자들이 거짓 진술을 하면서 감염 연결고리를 초기에 끊을 수 있는 '방역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거다. 인천에서는 지난 5월에도 이태원 클럽 방문을 숨긴 20대 학원 강사 때문에 7차 감염까지 번졌다. 당시 강사는 3차례에 걸친 역학조사에서 직업과 동선에 대해 20차례 이상 거짓 사실을 진술했다. 이후 한 달여 동안 학원 수강생, 과외 제자, 돌잔치, 쿠팡 물류센터 등 연쇄 감염사태가 발생했다.코로나 확진자들은 주변으로부터 받을 비난과 피해가 두려워 감염 사실을 숨기려는 경향이 있다. 이른바 '낙인 효과'다. 더구나 신분에 영향을 받는 사안이라면 스스로 드러내기가 쉽지 않다. 인천 경찰관은 업체 관계자와 유흥업소에 다녀온 사실을 숨기려 했다. 20대 학원 강사는 당장 일자리를 잃을지 모른다는 걱정이 앞섰다고 한다. 방역 당국은 낙인 효과에 따른 감염 확산 피해는 개인과 소속 집단에 그치지 않고 대유행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며 확진자에 대한 인권보호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한 의료기관 조사에서 확진자들에게 '앞으로 어떤 부분이 개선돼야 하느냐'고 묻자 첫째가 환자 인권이었다고 한다. 기본적인 인권이 보장되지 않는 것은 물론 무차별 혐오감까지 드러내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이 같은 환경에서는 감염자들이 거짓을 말하게 되고, 집단 감염으로 번질 수밖에 없다. 감염자에 대한 세심한 인권 보호와 신분상 안전이 최대한 보장돼야 하는 이유다. 감염자들의 행적 감추기가 K-방역을 힘들게 하고 있다.

2020-11-25 경인일보

[사설]정부 연평도 주민과의 약속 반드시 지켜야

북한이 우리 땅 인천 연평도에 포탄 170여 발을 퍼부은 지 10년이 됐다. 2010년 11월23일 일이다. 그해 3월 인천 백령도 앞바다에서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해군 초계함 '천안함'이 침몰했기에 더욱 큰 충격을 안겼다. 북한이 남한 영토에 직접 포격을 가한 것은 한국전쟁 이후 60년 만의 일이었다. 해병 2명과 민간인 2명 등 총 4명이 숨지고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조업철이 아니었다면 피해가 더 컸을 뻔했다. 연평도 주민들은 어선 등을 타고 뭍으로 나와 찜질방에서 생활했다. 이후 임시 거처인 LH 아파트에 머물다 연평도로 귀향했다. 말 그대로 '피란민 신세'였다.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정부는 연평도를 포함한 서해 5도를 '살기 좋은 섬'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서해 5도 지원 특별법과 종합발전계획을 수립했다. 하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2011년부터 2020년까지 78개 사업에 9천109억원을 투입하겠다고 했는데, 집행률이 41%에 그쳤다. 43개 사업에 3천794억원만 지원했다. 서해 5도에 국제관광휴양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정부는 올해 종료할 예정이던 서해 5도 종합발전계획 사업 기간을 2025년까지 5년 연장했다. 국비 지원 규모를 늘리고 병원선을 건조해 투입하기로 했다.정부가 연평도 주민들의 정주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사업 기간을 연장한 건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계획보다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연평도에 사는 것 자체가 애국이고, 연평도 주민이 애국자라고 하지 않았는가.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이 없었어도, 서해 5도 주민들의 정주 여건을 개선하는 일은 정부와 지자체가 마땅히 추진했어야 했다. 북한의 포격으로 연평도 등 서해 5도의 중요성과 이들 섬에 사는 주민들의 어려움을 알았다는 건 매우 부끄러운 일이다.한반도 평화는 북미 관계 등 변수가 많다. 남북 관계가 좋아졌다고 해서 한반도에 평화가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연평도 등 서해 5도 주민들의 정주 여건을 개선하는 일은 우리 의지만으로 얼마든지 가능하다. 정부는 연평도의 아픔과 소중함을 잊지 말고 10년 전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연평도 포격이 이제 많은 사람 마음속에서 잊혀 가고 있어 미안하다"(연평도 포격전 10주기 추모 편지)는 고(故) 서정우 하사 어머니의 말을 새겨야 한다.

2020-11-24 경인일보

[사설]연말 정치권의 새 쟁점 '3차 재난지원금'

코로나19의 사실상 '제3차 대유행' 시작과 때맞춰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전 국민 3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주장하고 나섰다. 국회에 제출돼 있는 내년도 본예산안을 수정해 재난지원금을 미리 편성하자는 주장도 폈다. 이 지사가 꺼낸 화두는 곧바로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앞둔 정치권의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번과는 달리 맞장구를 치는 건 오히려 야당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예상해서 준비하는 게 온당하다"며 지지 입장을 내비친 데 이어 어제 이종배 정책위원장은 3조6천억원의 3차 재난지원금을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도 "2차 재난지원금과 같은 선별적 집행은 그 효과가 한정적이었다"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2차 재난지원금의 지급 범위를 놓고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이 지사가 정면충돌했던 건 이미 다 아는 사실이다. 홍 부총리는 전 국민 지급은 100% 국채 발행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반대했다. 여당의원들도 대체로 정부 입장을 지지했다. 재정 안정성을 감안해 선별적 지급에 무게를 실어주었다. 이에 맞서 이 지사는 선별지급은 헌법상 평등 원칙에 위배되며, 국민 분열을 초래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여당의 선별지급 지지를 "보수야당의 선별 복지노선에 동조하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자 같은 당 신동근 의원이 "선별 지급이 보수야당 노선에 동조하는 것이란 주장은 잘못된 선동"이라면서 "누진세와 차등지원 원칙에 서 있는 복지국가를 그 근본부터 부정하는 것"이라고 반박하는 일까지 벌어졌다.이번에도 논란의 핵심은 국가 재정부담 능력이 될 것이다. 전 국민 지급과 선별지급 여부도 이것과 맞물려 있다. 여당은 여전히 3차 재난지원금 지급 자체에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원내 지도부 관계자는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려면 국채 발행 등을 설계해야 한다면서 "예산에 같이 넣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 2차 선별지급 때에는 크게 이슈가 되지 않았던 공정성과 형평성도 지급 범위와 규모를 둘러싼 논란을 가열시키는 데 일조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번에는 자영업자와 특수고용직, 그리고 소득하위계층의 어려움을 먼저 살펴야 한다는 여론이 우세했지만 누구라 할 것 없이 소득절벽의 골이 깊어지는 상황에서도 여전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국가의 근본과 국민의 어려움을 한 시선으로 살펴보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2020-11-24 경인일보

[사설]수도권 2단계, 살아남기 위한 거리두기다

24일 0시부터 수도권의 코로나19 방역수준이 거리 두기 2단계로 격상됐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300명대를 기록한 때문이다. 일단은 다음 달 7일까지 한시적으로 적용한다지만, 장담할 수 없는 긴박한 상황이다. 정부의 수도권 2단계 격상은 방역 전문가들의 강권을 수용한 것으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방역과 상반되는 내수진작 정책을 비난하는 여론은 충분히 이해할 만하지만, 일단 급한 건 3차 대유행을 막는 일이다. 국민 모두의 인내와 협조가 절실하다.코로나19는 1차 대구·경북지역 대유행을 거쳐, 지난 여름 수도권 지역에서 2차 대유행이 있었다. 현재 진행 중인 3차 대유행은 범위가 전국적이라는 점에서,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무증상 깜깜이 감염 사례가 많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 1일 확진자 수가 200명을 넘어서는 심각한 상황인데, 전문가들은 이것도 시작일 뿐이라고 경고하니 큰일이다.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실시로 국민들은 어마어마한 직접 피해에 직면할 것이 분명하다. 특히 자영업자의 타격은 불문가지다. 음식점은 오후 9시 이후엔 손님을 못 받고 포장·배달만 가능하다. 노래방, 실내체육시설은 오후 9시 이후에는 운영이 중단된다. 결혼식장과 장례식장도 인원이 100명 미만으로 제한된다. 9월 14일 제한이 풀려 겨우 숨통이 트인 자영업자 상당수가 이번 제한으로 생업을 포기할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고통을 온몸으로 감내하는 국민을 생각하면, 정부의 방역대책은 내부적인 반성과 외부적인 비판이 있어야 마땅하다. 정부는 대유행의 시기 마다 신천지교회, 보수단체 집회와 같은 책임회피 요인을 내세워 방역 책임을 덜어냈다. 하지만 간단없이 편성한 추경 예산으로 감염이 잦아들 만하면 국민을 소비현장으로 내몬 것은 정부였다. 내수진작을 위한 각종 공짜·할인 쿠폰을 막지 못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의 역할이 의심받는 형편이다.하지만 시급한 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다. 코로나19 대유행의 직접 피해자는 국민이다. 생계의 고통이 따르겠지만 일단 살고 봐야하는 이치는 변하지 않는다. 지금은 백신 접종 때까지 안전하게 버티는 일이 최선이다. 정부는 본격적인 백신 보급 전까지는 국민 이동을 부추기는 공짜·할인 쿠폰을 푸는 대신, 근근이라도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저단계 방역수준 유지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2020-11-23 경인일보

[사설]한국GM 노조, 전략적 유연성 발휘할 때

"협력업체는 살고 싶습니다!" 한국GM 1차협력업체 모임인 협신회가 한국GM 노조의 4차 부분파업이 진행 중이던 지난 19일 부평공장에 내건 현수막 문구다. 절박함이 느껴진다. 이들은 별도의 호소문을 통해 "한국GM 노조의 부분파업이 11월 말까지 이어지면 2만2천300대의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것"이라며 "일감이 준 협력업체는 직원 임금도 주지 못해 줄도산 위기에 놓였다"고 하소연했다. "살려달라"는 절박한 호소였다.그러나 협력업체들의 읍소도 소용 없었다. 한국GM 노조는 23일부터 25일까지 5차 부분파업에 들어갔고, 한국GM측은 철수설을 흘리며 양보 없이 대치하고 있다. 결국 인천시가 협력업체들의 피해 파악에 나섰지만, 뾰족한 대책이 있을 리 없다. 기본적으로 민간기업의 노사문제와 협력업체 피해구제에 개입할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협력업체에 대한 경영안정자금 지원 등을 검토할 수 있겠지만 그건 최악의 경우고 반드시 피해야 할 상황이다. 노사의 극한 대립으로 한국GM이 경영불능 상태에 빠지면, 이는 단순히 협력업체의 문제로 그칠 사안이 아니라서다.한국GM은 2018년 기습적인 군산공장 폐쇄로 전북경제를 공황 상태에 빠트렸다. 군산공장 노동자는 물론 1, 2, 3차 협력업체 임직원들은 하루 아침에 직장을 잃었고, 이들이 떠받치던 지역 내수시장도 붕괴됐다. 사태가 급박하자 산업은행은 한국GM에 8천억원을 지원하면서 부평공장 10년간 유지 약속을 받아냈다. 그러나 한국GM은 세계 도처에 생산공장을 보유한 글로벌기업이다. 각 공장의 임금 대비 생산성을 감안해 생산물량 배정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다는 얘기다.타성에 젖은 노조 비판도 자제해야 하지만, 한국GM 노조도 이같은 경영여건을 감안해 노사협상에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한국GM은 6년 누적 적자가 3조원대에 달하고 올해도 코로나19와 현재 진행 중인 부분파업으로 생산량이 급감해 적자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GM 본사에서 출구 전략을 짜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인 것이다. GM 본사가 노조 리스크를 한국 탈출의 명분으로 삼는 일이 없도록, 노조가 전략적 유연성을 발휘해야 할 때다.아울러 대기업 노조라면 협력업체에 대해서도 운명공동체적인 연대 의식이 있어야 한다. 세번째 주인이 안 나설까봐 노심초사하는 쌍용자동차나,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사태는 반면교사이지 남의 일이 아니다.

2020-11-23 경인일보

[사설]공수처장 후보는 여야 합의로 결정해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을 둘러싸고 여야의 대치가 가팔라지고 있다. 내년 예산안 및 주요 민생관련 법안들이 표류할 가능성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수처장 후보 결정에 마지노선이라던 지난 18일에 여야의 합의가 무산됐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공수처장 후보 추천에 주어진 비토권을 남용하여 공수처 출범을 저지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고, 국민의힘은 추천위원회에서 후보 추천을 계속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민주당은 추천위에서의 후보 합의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야당의 비토권을 약화시키는 내용으로 공수처법을 개정하여 연내에 공수처장을 임명하고 공수처를 출범시키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공수처법 개정 시도를 제2의 패스트트랙 사태로 인식하고 장외투쟁을 포함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저지하겠다는 계획이다. 당내에서는 이미 강경론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원내 103석이라는 원천적 한계가 있기 때문에 뾰족한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장외투쟁이 거론된다고 하지만 코로나19 3차대유행이 본격화되는 상황이 전개된다면 이는 오히려 투쟁의 명분을 살릴 수 없고,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여권은 공수처법을 개정하여 공수처장 추천과 임명을 진행하고 이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면서 검찰개혁이라는 대의명분을 가지고 여론전을 펼칠 것으로 보이고, 국민의힘도 공수처법 개정의 부당성을 알리는데 주력할 것이다. 우선 여권은 공수처법 개정을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 공수처법에 명시되어 있는 야당의 비토권은 지난해 패스트트랙 과정에서 야당의 반대를 수용하면서 법 통과를 위해 만든 조항이다. 국민의힘은 이 법의 조항에 따라 적법하게 행동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를 원천 무력화시킨다면 법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 그렇다고 국민의힘도 주어진 권한이라 해서 과도하게 사용해서 공수처 출범을 저지하고 지연시키는 전략이라면 여론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여야가 상호 절제의 규범을 발휘해서 마지막까지 합의로 공수처장 후보를 추천해야 한다. 공수처는 정치적 중립과 수사 독립이라는 흔들릴 수 없는 원칙에 기반해야 한다. 그러나 여야가 합의하지 않은 인물이 공수처장이 된다면 정치의 외풍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박병석 국회의장도 최대한 여야의 합의를 이끌어내는데 역할을 다해야 한다.

2020-11-22 경인일보

[사설]광명·시흥 산단조성사업 임시이주대책 마련해야

광명·시흥 특별관리지역 내 중소 공장과 사업장 부지에 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광명시 가학동과 시흥시 금이·논곡동 일대 97만4천792㎡ 규모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시행한다. 영세업체들이 산재한 난개발을 정비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다. 현재 진행 중인 토지보상을 마무리 짓고 내년 초 첫 삽을 뜨겠다는 게 LH의 구상이다. 그런데 해당 지역 사업주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다. 이들은 가이주단지 조성과 특별공급 대책이 없다며 불만이다. 지난주에는 이주 대상 업체 관계자 90여 명이 LH광명시흥사업본부 앞에서 집회를 했다.이주 대상 업체 가운데 영세사업장은 당장 이주할 곳이 마땅치 않아 문을 닫게 생겼다고 하소연한다. 산단 조성사업 기간에 임시로 운영해야 할 공장이 없어 입주도 하기 전 폐업할 신세가 됐다는 거다. 사업주들은 LH가 가이주단지를 마련해주지 않아 사정이 다급하게 됐다고 비난한다. 하남 미사지구와 인천 검단지구는 가이주단지를 조성해주는 것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대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210여 개 업체가 폐업 위기에 내몰릴 것으로 추정된다. 관련 법에 따라 가이주단지를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지역 업체들과 LH는 산단 조성에 따른 부지공급 방안을 두고도 이견이다. 광명시흥 임가공사업협동조합은 영세 사업장이 다수인 만큼 LH가 싼 가격에 사업장부지를 공급해야 마땅하다고 한다. 조합은 특히 공장을 입대한 업체의 경우 복합용지 공급규모를 확대하는 방법으로 아파트형공장이나 사무실에 입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조합과 LH가 상호협력을 위한 협약을 맺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LH는 조합과 업계 의견을 수렴해 관련법에 따라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원론적 태도인 것으로 전해졌다.특별관리지역 내 사업장들은 지난 10여 년 특별법에 묶여 재산상 직·간접 피해를 봤다. 전체의 80%가 부지를 임차해 공장을 운영하는 영세업체다. 이들 업체를 위한 산업단지 조성사업이 오히려 업체들을 문 닫게 해서는 안 될 일이다. 가이주단지 조성 등 이주대책이 시급해 보인다. 정부 정책에 순응한 업체들이 다시 산단에 입주할 수 있도록 특별 공급 등 정책 배려도 뒤따라야 한다. LH와 지자체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한다.

2020-11-22 경인일보

[사설]전세난 돌파 근본책 찾아내야

전셋값 폭등에 대한 정부 대책이 발표되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에 발표한 '서민·중산층 주거 안정 지원방안'의 골자는 향후 2년간 전국 11만4천호, 수도권 7만호, 서울 3만5천호 규모의 임대주택을 매입약정 방식의 신축 매입임대, 공공 전세형 주택 등 조속히 확대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중장기 대책으로는 민간의 도심내 주택공급 촉진을 유도하며 이를 위한 규제개선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대책으로 2021년, 2022년 전국 공급물량(준공 기준)을 예년과 같은 수준으로 늘려 그간 우려됐던 공급물량 부족 현상이 해소될 것으로 정부는 예측하고 있다.정부가 제시한 단기 정책 가운데 비주택 공실 리모델링 주거용 전환 사업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호텔·상가·오피스 등을 리모델링해 2만6천가구(수도권 1만9천가구)를 주거공간으로 공급하겠다는 대책은 현재 코로나19위기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돼 도심 내 상가나 오피스 등의 공실이 급증하고 있는 최근 현실을 감안한 적절한 대안처럼 보인다. 다만 호텔이나 상가건물을 안정적 주거공간으로 전환하기가 쉽지 않다. 임대주택 전세전환 대책은 입주자를 찾지 못하는 전국공공임대 주택 중 3개월 이상 공실 상태인 3만9천100가구, 수도권 1만6천가구, 서울 4천900가구, 임대료 수준이 높아 입주자를 찾지 못한 공실을 전세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이 사업으로 저소득층 임대주택 공급물량이 줄어들게 된다. 결국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임시변통에 가깝다. 전세난은 특히 서울과 수도권이 극심하다. 정부가 내놓은 대책에서, 임대주택 공급 총량 확대에 주력했다지만 공급규모나 시기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정부는 영혼까지 끌어모은 '영끌 공급' 대책이라고 자평하고 있지만 상당수는 기존 발표 정책이며, 호텔개조 사업 등은 아이디어 차원을 넘기 어려워 보인다. 이번 정부의 전세난 대책이 불균형을 해소하는데 일부 영향을 미치겠지만 근본적 전세난 대책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을 경청해야 한다. 정부 대책이 발표되는 날, 5대 광역시의 아파트값은 지난주 0.39% 오른 데 이어 이번 주 0.48% 상승하며 역시 통계 작성 이후 최고 상승을 기록했다. 이같은 시장의 반응은 다가구 주택보유자의 매도 유도책 등 더 근본적 대책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2020-11-19 경인일보

[사설]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연내 처리돼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 1소위는 지난 18일 정부의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과 여야 의원들이 발의한 일부개정안 등 총 31개 법안을 심사할 예정이었으나 다음 회의로 전격 미뤘다. 정부가 제출한 전부개정안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空約) 법안'이다.향후 국회 일정은 행안위 법안심사 소위(24~25일)→행안위 전체 회의(26일)→법제사법위원회→본회의(12월 9일) 순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행안위는 19일 지방자치법 개정안과 관련된 31개 법안만 따로 심의하는 '원포인트 집중 소위'를 30일 한 차례 더 열고 12월 초 전체 회의를 갖기로 했다. 30일 개정안의 연내 통과를 위한 '데드라인'인 셈이다. 행안위 법안소위는 지방자치법 개정안 심의를 연기한 이유로 노동조합 관련 해직공무원 등의 복직 등에 관한 특별법을 비롯, 인사혁신처 소관 법안에 대한 논의가 길어진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러나 이를 두고 대통령의 공약이자 1988년 이후 31년 만에 처음 추진된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 심의가 연기된 진짜 이유가 아닐 것이라는 반응들이다. 국회 안팎에서는 벌써 개정안의 연내 통과가 물 건너갔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집중 소위'에서 통과되더라도 이후 행안위 전체회의, 법제사법위원회 일정이 담보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 5월 20대 국회의 행안위 마지막 법안소위가 관련 법안을 14개월여 계류시켰다 끝내 상정하지 않은 21대 국회의 데자뷰라는 말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월 "지방자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지자체와 지역주민의 자율권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를 비롯한 지방 4대 협의체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나 마이동풍(馬耳東風)이 될 가능성만 더 커지는 것이다.그런데도 민주당 관계자는 "연내 통과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폭넓게 형성돼 있다"고 말한다. '특례시 인구 기준만 해소되면'이라는 전제를 달아 법안이 4년을 끌어온 데다, 지방자치와 분권에 대한 열기가 높아졌다는 거다. 그러나 당내 일각은 주민자치회 설치 근거 등에 대한 이견조차 좁혀지지 않은 상황이라는 부정적 견해다. 야당은 물론 일부 여당 의원들도 법안처리를 서두르기보다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분위기라 연내 통과를 단정 지을 수 없다고 말한다. 21대 국회는 20대 국회의 전철을 밟지 않길 바란다.

2020-11-19 경인일보

[사설]집주인과 세입자 모두를 옥죄는 부동산정책

가을 이사철을 맞아 수도권 주택시장이 후끈 달아올랐다. 대출규제가 없고 서울에서 출퇴근이 가능한 지역일수록 활황세가 두드러진다. 지난 9월 1천468건이던 김포시 아파트 매매건수가 지난달 2천332건으로 무려 59%나 증가한 것이다. 주택가격 상승은 불문가지여서 김포시 모 아파트단지 전용면적 84㎡의 매매가가 한 달 만에 1억원 가량 폭등했다. 전세난 풍선효과로 김포와 같은 조건의 파주시는 물론 고양시, 광명시, 수원시, 안산시, 인천시 등에서도 동일한 양상들이 확인된다. 전세물량 감소는 오래 전부터 예고되었다. 지난 8월 13일 한국감정원이 주간전세가격지수를 발표했을 때 서울의 전세가격은 59주째 상승행진 중이었다. 세입자들의 수요가 많은 원도심의 주택공급 부진 내지 금리의 점진적 하락에다 내수부진까지 겹쳐 전세의 월세화가 점증하는 추세였다. 금년벽두부터 전국을 강타한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급랭은 전세공급 물량을 더욱 축소시켰다.문재인 정부의 부동산투기와의 전쟁이 결정적 변수였다. 전국의 아파트 가격은 올해 6·17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시현했는데 지방에서는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갭투자'와 법인의 부동산투기를 집값 급등의 원인으로 간주해 이를 겨냥한 대출규제 강화와 종합부동산세 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전월세 신고제와 전월세 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제가 골자인 '임대차 3법'의 본격시행은 서울지역 전세품귀의 클라이맥스였다. 세입자에 1회의 계약갱신 요구권을 보장해서 현행 2년인 계약기간을 4년으로 연장하고 임대료 상승폭도 직전 임대료의 5%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의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지난 8월부터 시행 중이며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개정에 따른 전월세 신고제는 내년 6월부터 시행한다.전세물량 급감에 따라 전세가격이 사실상 매매가격에 육박하자 전세난민들의 서울 탈출이 본격화 했던 것이다. 급기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7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부동산정책 실패에 대한 사과와 함께 호텔방 임대를 거론했다 빈축을 사기도 했다. 투기단속 효과가 잘 가늠되지 않는 터에 집주인에게는 보유세 폭탄을 선물(?)하고 무주택자들은 전세난민으로 내모는 지경이니 두메산골의 자연인들이 부럽다.

2020-11-18 경인일보

[사설]인천시는 지역돌봄협의체 서둘러 구성해야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6월 전국 광역지자체에 '지역돌봄협의체'를 구성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문재인 정부의 포용국가 아동정책 기조를 실행하겠다는 의지에서다. 경기도 등 광역지자체들은 교육청, 아동시설·기관 등 관련 기관과 함께 지난해 하반기부터 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인천시는 전북·전남과 함께 협의체를 구성하지 않았다. 지난 9월 미추홀 구에 사는 어린 형제가 라면을 끓여 먹다 불이나 동생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시의 돌봄 서비스에 대한 비판여론이 커지고 있다.지역돌봄협의체는 지자체와 교육청, 아동시설, 전문가로 구성된 민관협의 기구다. 부모의 맞벌이 등으로 돌봄 필요성이 늘어남에 따라 통합적인 정책을 수립해 공백이 발생하는 한계를 보완하자는 취지다. 시는 지난해 복지부로부터 협의체를 구성하라는 공문을 받았으나 이행하지 않았다. 법적 강제성이 없는 데다 부서 간 업무가 조정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후 복지부의 독촉 공문에도 불구, 시는 여전히 협의체를 구성하지 않은 상태다. 시의회 행정감사에서 이에 대한 비판이 나온 데 대해서도 내년에는 구성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소극적인 입장에 그쳤다.이웃 지자체인 경기도는 지난해부터 아동의 안정적 성장환경 조성을 위해 다양한 아동돌봄 서비스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아동의 안부를 묻다' 사업은 정부가 우수시책으로 평가하는 등 반응이 좋다. 이 사업은 도와 31개 시군이 협력해 통·이장이 양육수당을 받는 관내 16만4천52명의 아동 가정을 직접 방문해 살펴보는 서비스다. 지자체 통·이장들은 일일이 해당 가정을 방문했고, 특이사항이 기록된 2천98명의 가정은 담당 공무원이 재차 방문하는 등 복지 사각지대를 최소화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같은 돌봄 서비스는 협의체 구성마저 외면하는 시의 태도와는 차별화된 사례가 아닐 수 없다.형제 화재 사고가 나자 시는 교육청과 아동복지관, 유관 기관과 함께 대책회의를 가졌다. 취약계층 아동에 대한 전수 조사를 통해 돌봄 취약아동 454명을 발굴했다. 48명은 기관에 인계하고 아동학대 등이 의심되는 6명은 경찰에 신고했다. 광역 돌봄 협의체가 있었다면 형제 사례도 발굴돼 참변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한다. 복지 관계자들은 시의 아동 돌봄 서비스에 공조가 미흡하고 사각지대가 여전하다고 지적한다. 협의체 구성을 서두르기 바란다.

2020-11-18 경인일보

[사설]1.5단계 격상에 맞는 생활준칙 실천해야

19일 자정부터 경기·인천·서울 등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1단계에서 1.5단계로 격상된다. 이와 관련, 정세균 국무총리는 "코로나 19 방역이 위기에 직면했다. 특히 국민 절반 이상이 밀집한 수도권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시민들이 일상에서 불편을 겪게 되고 소상공인의 부담이 다시 커질 것이지만 더 큰 위기를 막기 위해 단계를 높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질병관리청도 최근 1주일 동안 수도권에서만 하루 평균 1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고, 감염재생산지수 등 관련 지표가 나빠지고 있다고 설명했다.17일 현재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신규 확진자는 23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14일부터 나흘 연속 200명대를 이어간 것이다. 거리두기 단계 격상이 불가피했던 이유다. 이날 지역 발생 202명 중 수도권에서만 137명을 기록, 닷새째 100명대 수준을 유지했다. 최근에는 카페와 직장, 가족·지인 모임 등 일상 속 집단감염이 만연하면서 확산세가 계속되고 있다. 학교와 동아리, 기도원, 음식점을 매개로 새로운 발병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대규모 집단감염이 아닌 소규모 감염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재확산 우려가 커지는 위기상황인 것이다.거리두기 1.5단계가 적용되면 식당, 카페, 결혼식장 등 다중이용시설의 인원수용에 제한을 받는다. 종교시설이나 스포츠 관람객도 수용인원의 30% 이내로 줄어들게 된다. 그만큼 생활 불편이 커지고,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강력한 방역활동과 함께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방역수칙을 준수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현 단계에서 코로나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자칫 대규모 재유행으로 번질 것이란 우려에서다.수도권을 대상으로 한 거리두기 단계 격상은 바이러스 재유행을 사전차단하겠다는 정부 의지를 담고 있다. 소규모 지역감염이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내달 초 대입 수능시험을 앞둔 시점에서 시기를 놓칠 경우 감당치 못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다. 정부는 다소 느슨해진 경각심을 바로 하고, 생활 속 방역을 실천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단계를 높였는데도 확산을 막지 못해 2단계로 추가 격상할 경우 엄청난 혼란과 피해가 우려되는 엄중한 시기다. 일상이 불편하고, 경제적으로 힘들더라도 국민 모두가 단계 격상에 맞는 생활준칙을 지키고 따라야 하는 이유다.

2020-11-17 경인일보

[사설]말 아끼고 신중해야 할 인천시

인천시가 자체 폐기물매립지와 소각장 신·증설 계획을 발표한 것은 지난 12일이었다. '친환경 에코랜드(매립지) 및 자원순환센터(소각장) 기본 추진 구상'이다. 이날 시는 자체 매립지 후보지로 옹진군 영흥면 외리 일대 원광인바이로텍 소유의 사유지를 지목했다. 지자체와 민간을 대상으로 후보지를 공모한 결과 이 민간법인만이 유일하게 유치신청을 했다고 밝혔다.소각장은 기존 3개에서 7개로 늘린다. 권역별로 중구와 미추홀구는 중구 신흥동3가 남항 환경사업소, 동구와 남동구는 남동구 고잔동 음식물류폐기물 사료화시설, 강화군은 강화읍 용정리 생활폐기물 적환장이다. 계양구와 부평구는 인접한 부천시 소각장을 광역화해서 공동사용하는 방안을 부천시와 협의 중이다. 청라·송도·송도SRF 등 기존 3개의 소각장은 증설한다. 매립지와 소각장 후보지 모두 지번까지 구체적으로 확인됐다.그런데 불과 나흘 만에 인천시가 당초 발표와는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내놓았다. 관계법상 지역주민과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입지선정위원회 설치가 반드시 필요한 소각장 신·증설과 관련해서다. 이 사업의 태스크포스인 인천시 자원순환시설건립추진단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제3의 장소까지 고려한 입지 조사를 진행하게 되기 때문에 현재 위치는 복수의 후보지 중 1순위일 뿐이지 확정됐다고 볼 수만은 없다"면서 "내년 1월 위원회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주민 의견수렴과 위치결정을 위한 절차를 진행할 것"(경인일보 2020년 11월 17일 1면)이라고 말했다. 공식발표한 소각장 후보지는 말 그대로 후보일 뿐 앞으로 얼마든지 바뀔 수도 있다는 얘기로 들린다.강력하게 반발하는 후보지 주민들과 지역정치권을 의식한 발언일 수 있다. 관련 행정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공무원으로서 그야말로 원론과 원칙에 충실한 발언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이렇게 '형식적으로' 내뱉는 한마디 발언이 상황을 오히려 꼬이게 하고, 해결을 더 요원하게 만든다는 사실이다. 공식발표를 통해 밝힌 후보지 외에 또 다른 가능성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더 큰 혼란과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없던 일로 돌릴 수 있다는데 어느 주민이고 어느 정치인인들 가만히 팔짱 끼고 있겠는가. 항의하며 철회를 요구하는 주민과 지역정치권의 훨씬 더 강한 반발을 초래할 뿐이다. 인천시 스스로 말 한마디 더 아껴야 할 상황이고, 더 신중해야 할 국면이다.

2020-11-17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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