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서민 빚 탕감 프로젝트'에 거는 기대와 우려

이재명 도지사의 공약인 '서민 빚 탕감 프로젝트'가 시동을 걸었다. 경기도지사직 인수위원회인 '새로운 경기 위원회'는 도 산하기관인 경기신용보증재단의 소멸시효 완성채권 560억원을 소각해 서민의 재기를 돕기로 했다. 빚으로 고통받는 서민이 부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게 그 의도다. 지난 5월 말 기준으로 소멸시효 5년이 완성된 구상채권은 2천883건에 채무자 수는 4천679명(주채권자 2천883명, 연대보증인·상속인 1천796명)에 달한다.소멸시효 완성채권이란 시효가 지나 금융사가 더 이상 빚을 돌려받기 위한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아 채무자가 빚을 갚지 않아도 되는 채권을 말한다. 일부 금융업체들은 소멸시효가 끝난 채권을 소각하지 않고, 이를 대부업체에 매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이를 사들인 대부업체들은 법망을 악용해 채무자들에게 무리한 추심을 했다. 원칙적으로 돈을 받을 수 없음에도 교묘하게 소멸시효의 효력을 무력화하거나 협박 등 탈법 행위를 저지른 것이다. 폐해가 크자 금감원이 불법 추심을 '민생침해 5대 금융 악'으로 선정할 정도였다.소멸시효 완성채권을 소각하는 그 취지는 좋다. 소각이 완료되면 대출 자료가 삭제돼 장기간 빚에 짓눌려온 서민들의 재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문재인 정부 역시 금융시장에서 소외됐던 저소득계층을 제도권 금융으로 끌어들이자는 '포용적 금융'을 중요한 정책 기조로 내세우고 있다. '카드수수료 인하'와 '소멸시효 완성채권 소각', '최고금리 인하'가 그것이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본격적으로 논의된 포용적 금융은 사회적 책임이 결여된 금융에 대한 반성에서 비롯됐다. G20 정상회의에서 수시로 다뤄지는 글로벌 금융의 핵심 의제도 포용적 금융이다. 우리 금융권에서도 돌려받을 가능성이 없는 채권을 대책도 없이 계속 가지고 있는 것보다는 취약계층의 재기를 돕는 게 더 의미 있다는 공감대가 광범위하게 형성되고 있는 것은 다행이다. 빚의 굴레에서 고통받는 채무자들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도록 도와주는 것은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나라가 해야 할 책무 중 하나다. 하지만 부채 탕감 얘기가 나오면 늘 따라 붙는 게 도덕적 해이에 대한 우려다. 성실하게 빚을 갚은 채무자들이 이런 정책으로 인해 역차별을 당한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나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겠지만 심사과정에서 더 꼼꼼히 챙겨야 할 것이다.

2018-07-04 경인일보

[사설]잇단 '월미도 놀이기구 사고' 원인규명부터

지난 6월 23일에 이어 29일에도 월미도 놀이시설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1주일 간격으로 잇달아 사고가 발생했는데 재발방지책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의문이다. 관할 구청인 중구는 놀이시설업자들에게 준수사항을 철저히 이행하도록 하고 놀이기구에 대한 사전 정비 및 부품 조기 교체 등 사고 예방 활동에 만전을 기할 것을 수차례 요청한 바 있다.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현장 감정을 진행하고 경찰은 감정 결과를 토대로 해당 업체에 대한 입건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문제는 이같은 조치가 통과의례처럼 이뤄지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인천시는 놀이기구 안전확보에 특단의 관심을 가지고 재발 방지책을 세워야 한다. 이는 월미도 놀이시설 한 군데가 아니라 월미도 관광특구 전체의 신뢰에 관한 문제라 더욱 그렇다. 만약 이번에도 어물쩍 넘어가 이 같은 사고가 또 재발한다면 월미도 관광특구는 물론 인천의 도시 이미지에 치명적 손상을 가져 오게 될것이다. 거듭된 사고는 더 큰 사고의 예고일 수도 있다. 6월 23일에 발생한 사고는 월미 테마파크 '회전그네'의 중심축이 기울어지면서 발생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놀이기구 '크레이지 크라운'에서 추락사고가 일어나 테마파크 대표와 현장책임자가 입건되기도 했다. 이 추락사고는 부실관리로 인한 인재로 밝혀졌다. 놀이기구 '크레이지 크라운'의 핵심 부속품인 볼트의 권고 교체주기를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월미도 유원지의 놀이기구 사고가 반복적으로 그것도 짧은 기간 안에 발생했다는 것은 우연이라고 볼 수 없다. 관계 당국은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관점에서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 그런데 지난 29일 발생한 월미도 비취랜드의 놀이기구 '선드롭' 낙하 사고는 전문기관과 중구청의 안전 점검이 이뤄진 지 하루 만에 발생했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안전점검이 형식적으로 이뤄졌거나 기준 자체가 문제일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이후 중구청이 관리 감독을 과연 규정대로 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안전진단 자체를 소홀히 하였을 가능성은 이미 여러 차례 지적된 바 있다. 안전진단의 기준도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 안전진단을 제대로 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시설운영을 정지시키고 충분한 시간을 두고 전체에 대한 정밀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모든 사고는 원인 규명이 먼저다.

2018-07-04 경인일보

[사설]인천 공무원 채용시험 사라진 답안지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났다. 공정성을 생명으로 하는 지방공무원 채용시험의 답안지가 무더기로 사라지는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지방자치단체가 수습한답시고 취한 조치는 더욱 황당하다. 제출한 답안지가 사라진 17명의 응시생들을 빼놓고 채점한 뒤 합격자를 발표하는가 하면, 해당 응시생들에게는 개인별로 따로 연락해 필기시험을 다시 치르도록 종용했다. 시험성적에 가점을 주는 것은 물론 응시생 중 1명을 반드시 합격시키겠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바다 건너 외국서 벌어진 일이 아니다. 지난달 28일 필기시험 합격자 발표까지 한 인천시 지방공무원 임용시험에서 발생한 일이다. 전원 재시험을 치를 수 없는 상황이어서 그랬다는 게 인천시의 해명인데 궁색하기 짝이 없다.인천시는 지난 5월 19일 15개 중·고교에서 2018년도 제1회 인천시 지방공무원 임용 필기시험을 일제히 치렀다. 인천시와 10개 군·구에서 근무할 8~9급 공무원 611명을 뽑는 시험이다. 답안지는 각 교실의 감독관 2명에 의해 걷혀져 고사장에 차려진 시행본부에서 이중으로 밀봉됐다. 교실별 응시생 숫자와 답안지 숫자가 맞는지 두 차례나 확인한 뒤 답안지를 봉투에 담아 밀봉하고, 상자에 한데 모아 다시 밀봉하는 절차를 거쳤다는 게 인천시측의 설명이다. 이렇게 밀봉된 상자는 시청 인근의 한 빌딩에 있는 금고에 보관됐다. 그런데 답안지 17개가 감쪽같이 없어졌다. 답안지가 사라진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시험을 치른 지 닷새 뒤인 지난 5월 24일 채점을 위해 답안지가 밀봉된 상자를 개봉하는 과정에서였다.수습과정에서 인천시가 취한 조치는 하나같이 상식 밖이고 탈법적이다. 답안지가 사라진 응시생들에게 가점을 주겠다며 재시험을 권유한 사실 자체가 심각한 공정성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해당 응시생 17명 중 1명의 합격을 보장한 것에 대해서도 위법 시비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지방공무원의 경우 인천시가 임용권자이기 때문에 추가 임용에 문제가 없다는 게 시측의 설명이지만 이미 설득력을 잃었다. 필기시험 탈락자들의 무더기 소송 등 집단반발이 우려된다. 이런 상황임에도 필기시험 합격자 명단을 당초 일정대로 발표한 인천시는 인·적성 시험과 면접시험도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은 사태의 근본적인 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들 뿐이다. 먼저 원인부터 명징하게 규명한 다음 수습책을 내놓는 게 순리다.

2018-07-03 경인일보

[사설]위례 신도시 트램 주민 삶의 질 고려해야

위례신도시에 도입하려던 노면전차(이하 트램) 설치 사업이 무산됐다. 이에 따라 트램 도입을 전제로 조성된 위례신도시의 교통대책에 차질이 빚어지는 등 후유증이 심각할 전망이다. 경기도가 구상하는 다른 지역의 트램 신설 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해지는 등 파장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민자사업으로 추진했으나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결론에 따른 것이나, 이대로 무산될 경우 부작용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해당 지자체인 성남시도 국가 지원을 요구하고 나서는 등 트램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국토부는 2008년 3월 위례신도시 광역교통개선대책을 세우면서 신교통 수단인 트램 도입 방침을 확정했다. 위례신도시 중심부를 관통하며 지하철 마천역∼복정·우남역 5.44㎞ 구간을 잇는 노선을 건설하는 내용이다. 사업비 1천800억원 중 LH가 60%인 1천80억원을 부담하고 나머지 40%인 720억원은 민간 사업자가 맡아 2021년 완공한다는 방안이다. 두산건설은 2015년 이런 내용으로 민자사업 계획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지난달 말 정부 공공투자관리센터(PIMAC)는 위례 트램 민자사업의 비용 대비 편익 비율(B/C)이 미흡하다는 최종 결론을 내렸다. 사업 추진이 사실상 무산된 것이다.위례신도시는 트램 설치를 전제로 교통망이 구상돼 사업 무산에 따른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위례신도시 중심부 상권에 미치는 악영향도 클 것으로 보여 입주민과 상인들의 반발도 클 것으로 보인다. 도시 내 교통망이 확 달라지면서 주민생활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란 게 교통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특히 경기도 내 다른 지역에 추진하는 트램 설치 계획에도 수정이 불가피해지는 등 연쇄 파장이 우려된다. 경기도내 트램 신설 계획은 동탄도시철도, 수원1호선, 성남1·2호선, 8호선 판교연장, 용인선 광교연장, 오이도연결선, 송내~부천선 등 10개 노선에 달한다.성남시는 국가 지원을 통해 트램 사업이 추진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위례신도시는 성남시와 하남시, 서울시 등 3개 지방정부가 자치권을 갖고 있으므로 지역주민들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중앙정부가 책임지고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행히 국토부도 트램 사업에 대한 추진 의사를 밝혔다. 사업성은 꼼꼼히 따져봐야 하지만 위례신도시 트램 사업은 중앙정부의 대국민 약속 이행 차원에서 재검토하기 바란다.

2018-07-03 경인일보

[사설]할 일 산적한데 국회는 원 구성 안하고 뭐하나

6월 임시국회도 아무 성과없이 끝났지만 20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 협상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자유한국당이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참패의 후유증으로 극심한 계파갈등을 겪고 있고,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이 개헌과 선거제도 개편을 제기하면서 원구성은 더욱 꼬일 전망이다. 개헌 등의 거대담론 등이 원 구성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걱정되는 게 사실이다.여야 정당들은 원구성은 물론 민생과 개혁입법 등에 박차를 가해야 하지만 제1야당의 내홍과 집권당의 전당대회 등 여전히 국회는 선거 전의 모습과 별다른 행태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여야 각 정당의 내부 사정을 십분 이해하더라도 하반기 원구성이 마냥 미루어진다면 국회는 아무 일도 할 수 없다. 한국당은 당을 수습하기 위한 비상대책위 구성과 관련한 여러 문제로 원구성 협상에 소극적이다. 그러나 한국당이 국민들에게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는 우선 원구성과 상임위원장 선출 등의 국회 일정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한국당 등 야당들의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의 패인은 여러 측면에서 찾을 수 있겠으나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정부정책이나 입법 등에 발목잡기로 일관했던 것도 주요 원인 중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야당이 제기하고 있는 개헌과 선거제도 개편도 국회 원구성을 마치고 논의를 진행해야 할 사항이다. 개헌과 선거제도 개편은 여권은 물론이고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의제다. 따라서 원구성 이후에 여권과 얼마든지 협상 테이블에 올릴 수 있는 이슈다. 그리고 개헌은 원구성을 마치고 긴 호흡으로 논의를 재개해야 한다. 선거 전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한 헌법 개정안은 국회에서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이러한 이유로 원구성도 전에 개헌문제를 이슈화하는 것이 한국당의 당내 내홍과 정국 돌파를 위한 국면전환용이란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당 지도부 구성을 위한 전당대회에 출마할 주자들의 성향에 대해 친문, 비문 진영의 이합집산 등 당내 사정이 지나치게 노출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여야의 비상대책위 구성과 지도부 구성 등 당내 현안도 중요하지만 일단 20대 국회 하반기 원구성을 위한 협상에 전념해야 한다. 지난 6월 임시국회도 개점휴업으로 끝난 상태에서 하반기 원구성 조차 여야의 정당이기주의의 희생물이 된다면 국회가 더 이상 존속할 아무런 명분이 없다.

2018-07-02 경인일보

[사설]악취 반복되는 인천 이대로 방치할텐가

송도국제도시 등 인천 곳곳이 악취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인천시와 해당 기초자치단체는 대책은커녕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원인을 모르니 대책이 나올 리 만무하다.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찾아오면 악취가 더욱 심해지지 않을까 걱정이다.경인일보 보도에 따르면 송도국제도시에서는 올 4월 말부터 6월 27일까지 네 차례에 걸쳐 악취가 발생했다. 화학약품이나 가스 같은 냄새가 난다는 민원이 빗발쳤다. 6월 27일에는 무려 139건의 악취 민원이 접수됐다고 한다. 하지만 누가 이토록 고약한 냄새를 내뿜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의심 가는 시설은 있지만 하나같이 "우린 아니다"라고 한다.악취는 송도만의 문제가 아니다. 남구 도화동 한 아파트 단지 주민들도 플라스틱 타는 냄새 등 악취에 시달리고 있다. 주민들은 인근 산업단지를 악취 발생의 주범으로 보고 있지만 이 또한 추정에 불과하다. 서부간선수로(인천 부평~경기 김포 농업용 수로)와 계산천이 만나는 지점 부근 아파트 단지 주민들도 악취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문제는 악취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청라국제도시도 악취 민원이 적지 않은 지역이다. 악취 발생이 계속 되풀이되자 2011년에는 청라 주민들이 방독면까지 쓰고 시위를 벌였다. 이듬해에는 인천시장이 악취 등 환경문제를 직접 체험하기 위해 2개월간 청라에 거주하기도 했다. 2014년 문을 연 서구 악취 민원콜센터에는 그해 1천205건, 2015년 1천445건, 2016년 1천750건 등 매년 1천 건 이상의 민원이 들어오고 있다. 인천이 '악취'라는 고질병·전염병을 앓고 있는 것이다. 고질병이 도지는 것처럼 생겨났다 사라지는가 하면 전염병처럼 인천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고 있는 셈이다."우리는 미세먼지의 허락을 받아야 외출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이면 주말 외출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말한다. 악취가 자주 발생하는 지역의 주민들은 더욱 고통스럽다. 코를 막고 생활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방독면을 쓰고 다닐 수도 없으니 답답한 노릇이다.악취, 먼지, 소음 등은 가장 기본적인 환경 민원이다. 이것도 해결하지 못한다면 고비용의 다른 주거 환경 정책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이쯤 되면 송도와 청라는 국제도시라는 이름을 바꿔야 하는 것 아닌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 악취라는 단어만 들어도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다.

2018-07-02 경인일보

[사설]민선7기 포용과 화합의 자치역량 발휘해야

1일 민선7기 지방정부 임기가 일제히 시작됐다. 때마침 태풍 쁘라삐룬이 북상하면서 대부분의 자치단체장들은 피해방지를 위한 현장행정으로 임기에 들어갔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이날 경기도청 재난상황실에서 간소한 취임식을 가졌고, 박남춘 인천시장도 시청 재난상황실과 집무실에서 공식 업무를 개시했다. 경기도 31명의 시장·군수와 인천시 10개 구청장·군수도 공식 취임식에 앞서 지역내 재난취약지역을 살피는 일로 임기 첫날을 보냈다.민선7기 지방자치는 매우 특별한 정치지형에서 출범했다는 점에서 기대와 우려가 함께한다. 주지하다시피 지난 6·13지방선거 결과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여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그 결과 경기·인천 광역단체장을 비롯해 경기 기초단체장 31명 중 29명, 인천 기초단체장 10명 중 9명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여기에 광역의회는 물론 기초의회까지 민주당이 석권해 사실상 견제없는 지방자치가 시작된 것이다.이같은 자치환경은 자치단체장의 공약과 신념을 힘있게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이다. 그동안 중앙정치권의 여야대결 악습이 지방자치에도 그대로 재현돼 자치효율을 떨어뜨렸던 상황이 개선된 것이다. 그만큼 자치행정의 속도와 효율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반면에 야당의 견제가 사라지면서 단체장 공약의 실현가능성 검증이 소홀해지고, 단체장의 정치적 신념이 곧바로 정책과 행정으로 추진될 경우 자치행정이 승자 독식의 늪에 빠질수 있는 점은 걱정이다.결국 민선7기 자치시대는 그 어느 때 보다 자치단체장 개개인의 공직관과 리더십에 따라 성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선출직 공무원의 권한과 책임에 따라 인사를 신중하게 하고 행정의 효율 만큼이나 책임도 무겁게 인식하는 공직관을 매일 되새겨야 한다. 사실상 견제없는 자치행정이 독단과 무책임으로 흐르지 않도록 스스로 경계해야 한다. 자신을 선출해 준 지지기반 뿐 아니라 반대 진영의 목소리도 포용해 화합의 자치역량을 발휘한다면 1당독주를 우려하는 민심을 안심시킬 수 있을 것이다.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취임사를 통해 새로운 경기도를 경세제민의 터전인 '경기(經基)도'로 정립하겠다고 밝혔다. 공정한 경기도, 나라다운 나라를 실현하는 경기도, 최고의 삶의 질을 보장하는 경기도, 참여와 자치와 분권의 모범 경기도 건설을 약속했다. 당초 예정됐던 거창한 취임식 대신 재난상황실에서 몇몇 공무원을 두고 한 간소한 취임선서이지만, 취임사에 담은 약속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박남춘 인천시장도 '인천, 새로운 시작'이라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대장정에 올랐다. 원도심 활성화를 통한 역내 균형개발과 현 정부의 대북교류의 전초로서 인천의 도약을 이루겠다는 다짐도 무겁기는 마찬가지다.이제 막 출범한 민선7기 시대가 지방자치의 가치를 제대로 실현해내고 그 결과로 자치시민들이 더욱 향상된 삶의 질을 누릴 수 있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2018-07-01 경인일보

[사설]경기도가 일자리 창출의 선봉이 되기를 바란다

이재명 도지사 시대가 활짝 열렸다. 이 지사의 거침없는 도정 수행이 예상된다. 경기도민은 이 지사가 성남시장 시절에 보여준 과감한 추진력으로 행복지수를 제고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도정을 시작한 이 지사의 고민은 만만치 않을 것이다. 1천300만 경기도민의 민생안정이 최대의 현안이다. 이 지사는 지난 선거과정에서 '사람중심 경제'를 내세우며 경제민주화 실현과 복지 사각지대 해소, 그리고 골목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란 2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겠다며 지역화폐 유통 촉진에 방점을 찍었다. 그러나 민선7기의 최우선 과제는 일자리 확대다. 18년만의 최대 실업률과 25%에 육박하는 청년 체감 실업률이 발등의 불이다.남경필 전 지사는 민선6기 4년 동안 일자리창출 목표를 70만개로 정하고 공약실현에 팔을 걷어붙였다. 취업 취약계층에 대한 양질의 일자리 18만개를 만든다며 2015년에 '사회적일자리발전소'를 설치했다. 일자리정책 총괄 기구로 '경기도일자리재단'도 설립했다. 지난해에는 일자리 16만5천개를 창출 목표로 7개 분야 353개 사업에 총 1조9천493억원을 투입했다. 정책의 성과는 검증해봐야 한다.이 지사가 '광주형 일자리'에 주목하길 바란다. 광주광역시가 주도하는 일자리 1만2천개의 친환경자동차 생산업체 설립에 최근 현대자동차가 투자의향을 밝혔다. 윤장현 전임 시장이 시작한 사업을 김용섭 신임 시장이 반드시 성공시키겠다고 밝혔다.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일자리 정책도 효율을 발휘하려면 지속성이 중요하다. 경기도는 전국에서 늘어나는 일자리의 절반을 담당해왔고 그 비중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경기도 일자리가 시들해지면 대한민국이 주저앉는다. 이 지사가 일자리 창출 만큼은 흑묘백묘 구분없는 실용적인 자세로 임해 주기를 바란다.

2018-07-01 경인일보

[사설]평택시대 연 한미동맹 더욱 굳건해지기 바란다

오늘 주한미군은 평택 캠프 험프리스 신축 사령부 청사 개관식을 갖는다. 일본군 무장해제를 위해 한국 주둔을 시작한 주한미군이 용산시대를 마감하고 평택시대 출발을 공식 선언하는 것이다. 주한미군이 대한민국 안보에 기여했던 비중과 역사를 생각하면 평택기지 역시 향후 대한민국 안보의 한축으로 큰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한다.한미동행의 상징인 주한미군은 지금 한반도 정세변화의 한복판에서 지위와 역할이 흔들리는 것이 사실이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번 북미정상회담에서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을 돌발적으로 결정하고,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거론한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북측이 양해했다던 통상적인 한미군사훈련과 통일 후에도 미국의 동북아 세력균형추로 존재해야 한다던 주한미군을 미국 대통령이 흔들고 부정하면서 한미동맹의 장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돌출발언과 달리 한국과 미국의 조야에서는 한반도 평화체제 이후에도 주한미군 주둔의 필요성과 이를 바탕으로 한 한미동맹은 더욱 강화돼야 한다는 이성적이고 현실적인 주장도 강력하다. 현재의 남북미 셔틀외교가 성공적으로 진행돼 북핵이 폐기되고 한반도 평화체제가 가시권에 들어온다 해도, 미국이 동북아시아에서의 전략적 이익을 실현하려면 주한미군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대한민국도 국가안보는 물론 조중동맹에 대응하는 한미동맹의 상징으로 주한미군을 활용해야 할 입장이다.이처럼 장래의 필요성이 아니더라도 당장의 국가이익을 위해 주한미군을 통한 한미동맹을 굳건하게 유지하는 것은 당연하다. 현재 남북미에 중국까지 가세한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협상은 이제 시작단계다. 미국의 파격적인 양보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구체적인 핵폐기 프로그램 공개를 미루고 있다. 한반도와 동북아 전체의 질서를 바꾸는 협상인 만큼 기회와 위기가 공존한다. 기회는 살려야겠지만 위기를 대비해 적정수준 이상의 안보태세 유지는 중요하다.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 27일 한미동맹포럼에서 "칼을 칼집에 넣어두더라도 칼 쓰는 법을 잊어서는 안된다"며 평화시기의 안보태세를 강조했다. 평택시대의 주한미군이 한미동맹의 초석으로서 한미양국의 공동이익 실현에 기여하기 바란다. 또한 주한미군 및 가족들이 평택시민들과 평화롭게 상생해 한미양국 민간교류의 첨병이 되기를 희망한다.

2018-06-28 경인일보

[사설]보호수 보호 못하는 관리체계 보수해야

530년 된 보호수가 쓰러졌다. 장마전선이 중부지역으로 북상한 지난 26일 오후 수원시 영통동 느티나무가 폭탄이라도 맞은 듯 쪼개진 것이다. 장맛비에 속절없이 찢긴 보호수를 본 주민들은 망연자실했다. 정조대왕이 1790년 수원 화성 축조 당시 나뭇가지를 잘라 서까래를 만들었다는 영통동 느티나무는 지난 1982년 10월 수령 500년을 맞아 보호수로 지정됐다. 이 나무에는 '전쟁이 일어나려고 하면 나무가 구렁이 울음소리를 낸다'는 설화가 전해진다. 보호수는 우리 민족과 함께해온 중요한 국가자산이자 마을의 안녕을 지켜주는 '수호신' 같은 존재다. 보호수의 '죽음'은 단순히 나무 한 그루가 수명을 다한 것 이상의, 주민들에게는 환산할 수 없는 상실감을 준다. 영통 주민들은 "지난달 27일 단옷날 나무 주변에서 펼쳤던 '영통청명단오제'가 마지막이 된 것이 아닌가"라며 한숨이 깊다.2016년 말 기준 우리나라 전체 보호수는 1만3천854그루. 이중 500년 이상 된 보호수만 909그루에 달한다. 경기도내 31개 시·군에는 1천77그루가 마을을 지키고 있다. 용인에만 110여그루가 있다. 하지만 전국의 300년 된 보호수 50여 그루가 매년 죽어가고 있다. 2016년에만 고사·병해충·천재지변 및 재난재해·훼손 등의 이유로 44그루의 보호수가 가치를 상실, 지정해제됐다. 산림자원의 보호와 보전을 담당해야 할 산림청은 지난 2005년 보호수 관리를 지방사무로 이양했다. 현재 보호수의 지정·해제 권한은 시·도지사 또는 지방산림청장에게 있다. 산림보호법 제13조에는 2개항으로 보호수의 지정·관리, 해제, 행위 제한 등에 대해 쓰여져 있다. 하지만 몇 줄 짜리 지침으로는 보호수를 제대로 지켜줄 수 없다. 예산은 산림청이 도를 통해 각 시·군에 지원하는 형식인데, 각 도·시에는 별도 관리조례조차 없어 체계적인 보호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관리 부실의 책임을 지자체에 물을 법적 근거도 없다. 보호수가 생명을 다하면 '보호수 해제' 조치를 하면 '끝'인 것이다.보호수(保護樹)는 이름대로 제대로 보호(保護)해야 한다. 담당 중앙부처인 산림청부터 지자체까지 전문인력 양성과 지속적인 현장점검에 더욱 정성을 쏟아야 한다. 여기에 각 기관의 무거운 책임의식 또한 필요하다. 아직 살아있는 수많은 보호수가 이번 장마로 더 이상 훼손되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수원시는 사고 직후 영통 느티나무를 위로하는 제(祭)를 올렸다. 부디 느티나무가 용서하기를 바라본다.

2018-06-28 경인일보

[사설]심각한 현실 반영한 버스준공영제 전국 확대

정부가 버스 준공영제를 전국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적자 노선 폐쇄·축소에 따른 주민 불편을 덜어주고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버스 대란'을 막기 위한 처방이다. 서울시와 경기도 일부 시군에서는 이미 준공영제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선자는 지방선거 과정에서 버스 준공영제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실제 경기도지사 인수위원회가 준공영제에 대해 '남경필표 교통정책'이라며 재검토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예상된다.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25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버스 준공영제를 전국으로 확산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버스 준공영제가 시행되는 곳은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한 문제가 전혀 없다"며 "광역교통청을 설립해 재정 지원의 중복 요인을 제거하고, 지방에 '100원 택시' 제도를 확대하면 전국에 버스 준공영제를 도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버스 준공영제는 민간 운수업체가 서비스를 공급하는 형태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수입금 공동관리제나 재정지원 등을 통해 버스 운영체계의 공익성을 강화한 제도다. 하지만 일부에서 준공영제가 버스회사들의 수익만 올려주게 된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됐었다.정부가 준공영제를 전국으로 확대키로 한 것은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인력부족과 이에 따른 버스회사들의 경영악화가 초래할 교통서비스의 질 저하를 막기 위한 해법으로 보인다. 현재는 서울과 울산을 제외한 광역시, 경기도 일부 시군에서 시행하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광역버스를 운행하는 24개 지자체에서 시행키로 했으나 해당 지자체들의 반발 등으로 11개 지자체에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이재명 도지사 당선자는 준공영제에 대해 부정적 입장이어서 도내에서 이 제도가 계속 시행될지 여부가 불투명한 전망이다.버스준공영제는 공영제와 민간운영체제의 중간 형태로, 공익성을 확보해 대중교통서비스의 질을 높이자는 취지다. 이미 서울 등 대도시에서 비교적 순조롭게 운영되고 있다. 특히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에 따라 전국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버스업계의 인력난 심화와 이에 따른 경영악화를 방관할 경우 대중교통 대란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정부가 버스준공영제 전국 확대방침을 밝힌 만큼 이재명 당선인과 인수위가 전향적 자세로 버스준공영제에 대해 고민해보기 바란다.

2018-06-27 경인일보

[사설]인천 북성포구, 도시재생의 관점으로 해결해야

인천 북성포구 준설토 투기장 조성사업을 둘러싼 해수청과 주민들의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해수청이 추진해온 북성포구 준설토 매립공사가 북성포구 어민과 상인을 비롯한 주민들의 강한 반대에 부딪혀 중단된 상태이다. 인천해수청은 북성포구 7만2천여㎡ 부지를 2020년까지 매립하여 선박점유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해수청이 추진하는 선박점유시설에 어항구역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 포구의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또 북성포구를 기반으로 조업해온 어민들도 불법 조업으로 내몰릴 수 있어 생계대책과 포구활성화 방안을 먼저 제시하라는 것이 주민들의 요구이다.해수청 관계자는 갯벌 매립을 마무리한 후에 주민 의견을 수렴하여 토지활용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히고 있는데, 안이하고 무책임한 태도다. 대책이 우선이고 사업은 다음이다. 공사 추진에 급급한 해수청도 문제지만, 주민의 생업이 달린 사업내용을 해당 주민들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중구와 동구의 늑장 대응도 문제다. 북성포구 선주협회 관계자는 매립공사 장비가 반입되는 모습을 본 뒤에 공사 추진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북성포구의 포구 기능은 살려야 한다는 주민들의 주장은 옳다. 해수청의 설계용역에도 포구활성화를 염두에 둔 부지활용계획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런데 최근 계획을 수정하면서 수산물유통지구와 공영주차장, 물양장 등 포구 활성화에 필요한 시설을 모두 배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북성포구 갈등은 도시재생의 관점에서 해결해야 한다. 도시재생의 기본 원칙은 도시의 기존 기능을 활용하면서 새로운 기능을 도입하는 것이다. 북성포구는 인천의 대표적인 도심속 어항이다. 포구의 규모는 크지 않지만 선상파시로 널리 알려져 있어 물때가 맞는 주말의 경우 수백 명의 관광객이 몰려드는 인천 명소 가운데 하나이다. 북성포구의 포구 기능을 보존하면서 장소성을 활용한다면 인천의 새 명소로 가꾸어 나갈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천시가 매립공사 중지를 요청하고 종합계획부터 다시 짜야 할 것이다. 이같은 갈등은 준설토 투기장의 부지 활용계획 수립을 해수청이 주도하고 있는 것도 한 원인이다. 차제에 준설토 투기장의 소유권과 도시계획권의 지자체 이관도 검토해야겠다. 항만 필수시설 이외의 매립지는 지자체에 이관해야 해당 지자체가 지역 실정과 특성에 맞게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2018-06-27 경인일보

[사설]청와대 새 경제팀 현실적인 경제정책 기대한다

청와대가 경제수석과 일자리수석을 전격 교체했다. 문재인정부 출범 1년이 됐지만 경제지표에 빨간불이 끊이지 않아 경제 라인을 경질하는 사실상의 문책성 인사라는 느낌을 준다. 특히 현 정부의 트레이드 마크라 할 수 있는 성장중심의 정책을 주도하며 '소득 주도 성장 전도사'라는 말을 들었던 홍장표 경제수석의 전격 경질로 현 경제정책의 방향이 바뀌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청와대 경제라인은 지난 1년간 소득주도 성장, 공정경제, 혁신성장 등을 앞세워 경제정책을 펴왔다. 하지만 경제 지표는 나날이 악화됐다. 특히 일자리 정책은 지난달 취업자 증가가 7만2천명에 그쳐 8년4개월만에 10만명 밑으로 떨어지는 등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그런 와중에 지난번 문재인 대통령의 "최저임금 인상은 긍정적 효과가 90%"라는 발언은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국민이 최악의 경제상황을 몸으로 체감하고 있는데도 청와대가 경제상황을 지나치게 낙관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진 것이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문재인정부는 소득주도 성장의 주요 수단으로 최저임금 1만원을 내세우며 올해 임금을 16.4% 인상했다. 저임금 근로자의 소득을 높이면 소비가 증가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실제 1분기 하위 40% 가계 소득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일자리 정책은 더 끔찍했다. 임금이 오르면서 음식·숙박업·도소매업은 가장 먼저 타격을 받았다. 업주들이 고용을 기피하고, 오히려 음식값을 인상하는 기현상이 일어났다. '김동연 패싱'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김 경제부총리의 최저임금 후유증 경고는 철저하게 묵살됐다. 이는 국민들에게 경제정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청와대와 내각이 싸우는 모습으로 비쳐졌다.새 경제수석에 기용된 윤종원 주OECD대사는 각종 지표 분석을 토대로 대책을 만드는 정통 경제 관료 출신이다. 장하성 정책실장이 유임되긴 했어도 윤 수석의 기용은 소득주도 성장에서 혁신성장으로의 변화를 의미한다. 지난 1년동안 우리경제가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도 미국 일본 등은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기업들이 발을 동동 구를 정도로 최대의 호황을 맞고 있다. 청와대 경제팀 개편을 계기로 기업들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도록 과감하게 규제를 풀고, 노동 정책 역시 현실에 맞게 재편돼 우리 경제가 한 걸음 더 도약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해 본다.

2018-06-26 경인일보

[사설]인천 이미지 깎아내리는 중고차 매매사기

중고차를 사려는 사람들에게 인천은 이미 악명 높은 도시다. 대형 포털사이트에서 '인천'과 '중고차'를 치면 '인천중고차사기'가 아예 완성된 표제어로 뜬다. "인천하면 중고차 사기가 젤 생각남" "인천에서 중고차 구매하지 마세요!! 절대절대". 인터넷 이곳저곳 쏟아지는 글들은 모두 인천에서의 중고차 사기와 관련된 내용이다. 한국소비자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2017년 6월까지 전국 사업자 소재지별 중고차 매매 피해구제 신청 건수는 모두 964건이다. 이 가운데 인천은 228건으로 전체의 23.7%를 차지한다.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 경기도 374건에 이어 두 번째지만 도시 단위로는 단연 전국 최고다. 세 번째로 많은 서울시의 144건과 비교하면 그 차이가 상당하다.중고차 매매 사기는 이제 딜러 개인 차원의 범죄를 벗어나 조직범죄의 성격을 띠어가고 있다. 지난 19일 인천지검 강력부는 무등록 중고차 판매 3개 조직을 적발해 '범죄단체'로 규정했다. 검찰은 이들에게 최초로 형법상 범죄단체가입·활동 혐의를 적용했다. 사기 등의 혐의도 추가해 대표와 간부 12명을 구속 기소하고, 조직원 8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 조직은 온라인에 허위매물이나 '미끼'매물을 올려 전국 곳곳의 구매 희망자들을 인천으로 유인해 일단 계약을 체결한 다음 이런저런 이유로 기존 계약을 포기케 하고 다른 차량을 비싸게 파는 수법을 썼다. 이런 식으로 2016년 1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220여 명에게 중고차 200여 대를 팔아 11억8천만원을 챙겼다.인천이 중고차 매매 사기단의 주 무대가 된 것은 지난 2011년 전국 최대 규모의 중고차 매매단지가 서구에 조성된 이후부터다. 좋은 가격에 성능이 괜찮은 중고차를 원하는 전국의 구매자들이 인천 매매단지에 관심을 갖게 되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문제는 범죄조직들이 이들 선량한 구매자들을 먹잇감으로 노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범죄의 대상이 중고차 매매 특성상 주로 서민과 사회적 약자라는 점에서 저열하고 악랄하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인천에서의 중고차 매매사기에 대한 수사와 처벌을 촉구하는 글이 매일같이 이어진다. 그러는 사이 '인천'이라는 도시 이미지는 추락에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잖아도 '마계'니 '이부망천'이니 하며 인천을 업신여기는 표현과 말들이 어지럽다. 악명과 오명으로부터 벗어날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2018-06-26 경인일보

[사설]영종~강화 도로, 정부 재정사업이 답이다

박남춘 인천시장 당선자 측이 영종에서 강화도를 연결하는 서해 평화 연도교 사업을 정부가 추진하는 동서평화고속도로 사업과 연계해 추진하기로 했다. 강원도 고성에서 인천 강화를 잇는 동서평화고속도로 사업에 강화에서 영종으로 이어지는 서해 평화 연도교 사업을 포함하도록 하겠다는 거다. 이렇게 되면 사업 구상이 발표된 지 10년 가까이 되도록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는 영종~강화 연결 도로사업이 자연스럽게 정부의 재정사업에 포함돼 탄력을 받게 된다.영종~신도~강화(14.6㎞)를 잇는 사업의 최대 걸림돌은 사업비 문제다. 처음부터 민자사업으로 추진되다 보니 어려움이 컸다. 인천시와 정부는 예산 부담을 이유로 영종~강화 도로사업 직접 추진에 난색을 보여왔고, 민간사업자들은 과도한 인센티브를 요구하면서 걸림돌이 되었다. 최근에야 1단계 사업인 영종~신도(3.5㎞) 구간만 재정사업으로 전환해 먼저 추진하는 방안이 검토되기 시작했으나 문제는 신도~강화(11.1㎞) 2단계 사업이다. 민자사업으로 추진하려 하지만 3천억~4천억원대에 달하는 사업비 충당이 관건이다.영종~강화 도로는 평화도로로서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코스다. 강화~고성 구간은 한국전쟁과 그 후 분단 상황의 치유 개념으로 평화고속도로로 명명하기 적당하다면, 영종~강화 도로는 한반도 800년 전쟁 역사와 그로 인한 상처를 어루만지기에 맞춤이다. 강화도는 13세기 여몽전쟁부터 한국전쟁까지 한반도 전쟁 역사의 중심에 있었다. 영종에서 강화로 이어지는 물길 역시 19세기 서구세력과 일본의 한반도 침략의 첫 번째 지점이었다. 영종~강화를 포함한 인천시처럼 다양한 나라와의 전쟁 역사를 간직한 지역이 한반도에는 없다.영종~강화 연도교와 강화~고성 고속도로가 하나로 연결된다면 동서평화고속도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전쟁 이야기를 간직한 도로가 될 터이다. 전쟁 이야기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평화의 소중함을 웅변하는 장소가 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오는 7월 임기를 시작하는 박남춘 인천시장 당선자가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정부와 호흡을 맞춰 영종~강화~고성 고속도로 사업을 재정사업으로 추진하겠다니 기대가 된다. 정부는 당연히 영종~강화 연결도로를 재정사업에 포함시켜 진행해야 한다. 그게 한반도 전쟁의 피해를 맨 앞에서 감내해 온 인천과 그곳에 살던 사람들의 아픔을 달래는 최소한의 길이다.

2018-06-25 경인일보

[사설]자유한국당 쇄신 자기반성에서 출발해야

자유한국당이 지방선거와 재보궐 선거 참패 이후 당 혁신과 향후 진로를 둘러싸고 진통을 겪고 있다. 당의 전면적인 혁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당의 초·재선 의원을 중심으로 커지고 있고, 전·현직 당협위원장들은 '재건비상행동'을 구성하여 정풍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중진들 중에서 홍준표 전 대표는 대표직에서 물러났고, 서청원 의원은 탈당했다. 비상대책위원장 선정과 비대위를 구성하기 위한 준비위원회도 만들고 당 쇄신을 위한 행보에 나섰다. 그러나 선거가 끝난지 벌써 보름이 다 돼가는 시점에 이제 비대위를 위한 준비위나 만들고 있으니 이들의 안이한 상황인식이 놀라울 따름이다.지난 해 대선 패배 이후에도 초·재선 의원 중심으로 국정농단 사태와 탄핵, 대선 패배의 책임과 관련하여 서청원·최경환 의원의 탈당과 홍준표 의원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당시의 정풍운동은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치고 말았고, 결국 이번 선거의 참패를 초래했다.6·13 지방선거는 민주당의 승리, 보수의 패배라는 측면보다는 제1야당인 한국당에 대한 유권자의 심판이라고 봐야 한다. 한국당은 헌정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파면과 조기 대선을 거치면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세계사적인 전환의 연장에서 치러진 선거의 의미를 파악하지 못했다. 유권자들은 한국당을 여전히 냉전시대의 낡은 반공주의와 안보보수에 편승하여 기득권을 지키려는 정당으로 인식했고, 이는 전통적 보수마저 등을 돌리는 결과로 나타났다.그렇다면 한국당은 이러한 선거의 의미와 표심의 준엄한 심판의 성격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 한국당은 중진과 초재선, 친박과 비박으로 나뉘어져 해묵은 갈등만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렇게 해서는 보수의 재건은 커녕 21대 총선에서도 '궤멸적 참패'를 면치 못할 수 있다.한국당은 우선 선거 참패의 원인을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지난 정권의 집권세력으로서 탄핵에 반대한 원죄와 냉전에 매몰되어 있던 시대정신의 부재를 국민앞에 반성하고 참회하는 절차부터 거쳐야 한다. 초·재선 의원들도 2012, 2016년의 총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공천에 힘입어 입성했다. 당내에서의 정풍운동이 지난 날에 대한 반성보다 계파간에 서로 상대방 탓을 하는 책임전가로 비치는 이유이다. 한국당은 계파싸움을 멈추고 무엇이 개혁적 보수의 나아갈 길인지에 대한 성찰부터 하는게 순서다.

2018-06-25 경인일보

[사설]중구난방식 지방권력 인수위 방치 안된다

새로 출범한 지방권력 인수위원회가 본격 가동되기 시작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선자는 18일 수원시 영통구에 위치한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에서 '새로운 경기인수위원회'를 발족하고 22일부터 경기도청 국실별 업무보고를 진행 중이며 박남춘 인천광역시장 당선자의 '새로운 인천 준비위원회'도 20일부터 활동에 착수했다. 지방공무원 사회가 권력이양 준비 작업으로 분주하다. 전국적으로 17개 광역단체장과 228개 기초단체장이 새로 선출되었으니 말이다. 경인지역에서만 2곳의 광역단체장과 41명의 기초단체장들이 물갈이 되었다.그러나 인수위 활동을 두고 말들이 많다. 지난 19일부터 활동을 개시한 경기북부의 한 지자체 인수위원들이 고압적인 태도를 보여 공무원들이 "일부 인수위원의 태도는 마치 완장을 찬 점령군 같이 느껴졌다"며 반발했다고 한다. 또한 기자들의 인수위 사무실 출입까지 통제해서 빈축을 사기도 했다. 21일 경기도 인수위 전체회의에 문재인 정부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을 역임한 김진표 의원이 깜짝 방문해서 인수위원들이 각별히 몸을 낮출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전임 단체장 지시에 따라온 공무원들을 죄인 취급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인수위에서 행정감사 수준이나 그 이상의 자료요청으로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기도 한다. 도를 넘는 의전과 인수위 내부의 감투 관련 알력다툼도 목불인견이다.인수위원회란 물건이나 권리 따위를 남에게서 넘겨받는 일을 처리하기 위해 구성한 합의제의 기관으로 행정 전반과 그동안 진행된 사업을 파악해 새로 출범할 정부의 시행착오와 업무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달리 지방자치단체장에 대해서는 인수위원회 설치 및 운영 관련 법적인 근거가 없다. 지방자치법 106조에 "지자체장이 퇴직할 때 소관사무 일체를 후임자에게 인계해야 한다"라고만 명시되어 있다. 시행령에는 사무인계서 작성방법만 적혀 있다. 당선자의 스타일과 운영방식에 따라 구성할 수도 있는 임의기구인 것이다. 그러다보니 각 시도의 인수위원회는 '간소형', '깐깐형', '현안 해결형', '과시형' 등 '10인10색'이어서 말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현재 국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의 송영길, 이춘석 의원을 중심으로 지자체 인수위 입법화를 추진하고 있으나 백년하청이다. 갈수록 점입가경인 지방정부 인수위원회에 대한 타당성 논의가 시급해 보인다.

2018-06-24 경인일보

[사설]이산가족 전면 상봉 위해 상설면회소 설치해야

지난 22일 남북 적십자회담 합의에 따라 남과 북에서 각각 100명의 이산가족이 8월20일부터 26일까지 금강산에서 상봉행사를 갖는다. 2015년 10월 이후 2년10개월만에 이산가족 상봉이 재개됐으니, 그동안 가족 상봉을 고대했던 남북 이산가족들에게는 가뭄의 단비 같은 소식일 것이다.하지만 두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기류가 확산되고 있는 시점을 감안하면 상봉규모가 너무 작아 안타깝다. 오매불망 가족상봉을 기다리는 이산가족 현황과 지금까지 상봉실적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남한에서만 이산가족 등록자가 총 13만2천124명이다. 그런데 7만5천234명이 등록 대기중인 상태에서 사망했다. 5만6천890명의 생존자 중 70세 이상 고령자가 85.6%에 이른다. 반면 2000년 이후 15년간 실행된 20차례의 이산가족 상봉행사로 만난 인원은 남북 양측에서 4천185가족, 1만9천928명에 불과하다.지금까지의 상봉규모와 속도라면 남한 생존자 전원이 북측가족을 상봉하는데 반세기 이상이 걸리는 셈인데, 그 사이 사망할 고령자에게는 너무 잔인한 일이다. 남북 정상은 지난번 4·27 판문점공동선언을 통해 8·15 이산가족 상봉을 합의하고, 이에앞서 '남과 북은 민족 분단으로 발생된 인도적 문제를 시급히 해결하기 위하여 노력'하기로 했다. 여기서 인도적 문제는 이산가족 상봉이며, 시급히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이산가족 상봉의 상설화일 것이다.그동안 6·25전쟁과 휴전으로 남북으로 갈라진 이산가족들은 반세기 가까운 세월을 기다린 끝에 간신히 상봉의 기회를 이어왔다. 하지만 남북관계의 부침에 따라 상봉사업은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면서 수많은 고령 이산가족들이 한을 품은채 세상을 등져야했다.북한은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의구심 해소 차원에서라도 전향적인 이산가족 상봉체제 합의를 통해 그들의 평화의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6·25전쟁 미군전사자 유해 송환을 결정한 마당에, 반세기 넘게 생이별한 남북 이산가족의 전면 상봉을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개성, 철원, 금강산 등지의 이산가족 상설면회소 설치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상호신뢰가 확인된다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정상적인 남북관계의 청신호가 될 수 있다. 8월 이산가족 상봉을 전후해 전면적인 이산가족 상봉 방안이 나오기를 바란다.

2018-06-24 경인일보

[사설]자치경찰 중립보장과 기능발휘 방안 강구해야

정부는 21일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최종안의 핵심은 경찰에 1차 수사권·수사종결권을 주고 검찰의 수사 지휘권을 폐지하되, 비대해진 경찰권력을 견제하기 위한 자치경찰제를 도입한다는 것이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박상기 법무장관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최종안 합의 서명식까지 가진 만큼 되돌릴 수 없는 실천과제가 됐다.총론적으로 수사와 기소의 분리, 검·경의 상호견제를 통해 사정권력의 분산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안은 긍정적이다. 검찰의 특수수사권 유지와 경찰수사 통제권을 유지해 경찰을 견제토록 하고, 검사·검찰청 직원에 한해 영장청구권을 사실상 경찰에 줌으로써 검찰을 감시토록 한 것이 대표적이다. 앞으로 국회에서 관련법 개정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검·경 갈등의 소지를 최소화하는 미세 작업이 진행되기를 바란다.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서는 검·경 수사권 조정보다도 자치경찰제 도입이 목전에 닥친 사실에 더 주목할 수밖에 없다. 합의안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에 서울, 세종, 제주에서 자치경찰제를 시범실시한 뒤 현 정부 임기 내에 전국 전면 실시를 추진한다. 자치경찰제는 치안, 교통, 경비 업무 등은 광역자치단체장 산하 자치경찰이 맡고, 강력범죄와 테러 방지 등 광역업무는 국가경찰이 담당하는 것이다.문제는 자치경찰제 논의가 시작된지 오래고 제주도에서 시범실시까지 했지만 기능발휘와 중립성 확보의 구체적 방안은 오리무중이라는 점이다. 자치경찰이 지역 치안을 전담할 기능을 발휘하려며 인사·재정·조직·권한이 완벽하게 지방에 이양돼야 하는데 국가경찰이 이를 온전히 포기할지, 중앙정부가 이를 제대로 강제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국가직과 지방직으로 갈라지는 신분의 변화에 대한 경찰공무원들의 반발을 무마하는 것도 큰 숙제다.또한 광역단체장에게 자치경찰 운영권한을 이양했을 때 정치적 독립성을 어떻게 실현해 낼지도 숙제다. 자치경찰 독립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하지 못하면 중앙정부가 교체될 때마다 경찰 조직이 흔들리는 현상이 전국 17개 광역단체에서 4년마다 반복될테니, 그 후유증은 재앙 수준일 것이다. 제도의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실천 각론이 부실하면, 제도 자체를 훼손할 뿐 아니라 그 폐해로 국민이 힘들어진다. 정부는 자치경찰 제도 도입에 앞서 실행 과제 하나하나를 꼼꼼히 준비해야 한다.

2018-06-21 경인일보

[사설]월드컵은 끝나지 않았고 공은 둥글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한국이 속한 2018 러시아월드컵 F조는 독일, 멕시코, 스웨덴이 포함되어 있는 '죽음의 조'다. 월드컵 개막전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은 이들 3개국 대표팀에 비해 열세라는게 모든 축구 전문가들의 분석이었다. 조별 예선 1차전 스웨덴과의 경기를 0-1로 패한 후 유효슈팅을 1개도 기록하지 못한 한국 선수들에 대한 비난이 거셌다. 비록 반드시 이겨야 하는 1차전을 졌지만 한국에게는 2경기가 남아 있다. 남은 2경기 상대가 스웨덴보다 더 좋은 전력을 갖춘 국가들이지만 아직 16강 진출팀은 결정되지 않았다.축구계에는 '공은 둥글다'는 말이 있다. 객관적인 전력이 앞선다고 해도 반드시 승리한다는 보장은 없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런 축구계의 속언을 입증이라도 하듯 이번 월드컵에서는 많은 이변이 일어났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인 독일이 멕시코에 덜미를 잡혔고 리오넬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는 월드컵 첫 출전국인 아이슬란드와 1-1 무승부를 기록했다.앞으로 남은 2경기 상대가 객관적으로 우위에 있는 전력을 갖추고 있다해도 한국이 이런 이변을 일으키지 말라는 법은 없다. 한국은 이미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썼고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는 원정 16강을 달성했었다. 한국은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뤄낸 저력이 있는 팀이다. FIFA 회원국 중 한국과 같이 9회 연속 월드컵 진출을 일궈낸 팀은 독일과 브라질, 아르헨티나, 스페인, 이탈리아 뿐이다.사실 한국은 본선 진출만으로도 박수를 받을 자격이 있다. 한국은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에서 탈락 위기에까지 몰렸지만 지난해 7월 신태용 감독 체제가 출범한 후 기적적으로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한국의 목표는 16강이다. 비록 조별리그 1차전에서 패했지만 남은 2경기에서 기적과 같은 승리를 일궈낸다면 목표로 하는 16강 진출 티켓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아직 월드컵은 끝나지 않았고 16강 진출을 위해 F조 소속팀이 경쟁하는 중이다. 섣부른 판단 보다는 지금은 월드컵 16강을 위해 전력을 쏟을 준비를 하고 있는 한국 선수들을 응원할때다. 승패와 상관없이 월드컵 경기 자체를 즐기는 성숙한 태도가 중요하다. 과정을 즐기다 보면 기적이 일어날 수도 있다. 기적을 바라고 즐기는 과정을 포기할 이유가 없다. 우리 선수들이 16강에 다가 설수 있도록 비판과 비난 보다는 열정적인 응원을 보내자.

2018-06-21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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