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미등록 경로당 노인들 추위에 떨고 있다

한파가 몰아닥치면서 형편이 어려운 미등록 경로당에서 생활하는 노인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지난 여름 폭염이 기승을 부릴 때도 그러했지만 형편이 넉넉지 않은 사람들에겐 너무 더워도, 추워도 힘들긴 마찬가지다.컨테이너에 전기장판 한 장을 깔고 조그만 온풍기 한 대로 겨울을 나는 계양구 효성동 신화노인정에는 추위가 몰아닥치면서 웃음기가 사라졌다고 한다. 대화를 나눌 때마다 입김이 서리고, 손바닥 만한 전기장판은 바닥의 냉기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낡은 이불을 두어 장씩 깔아놓고 추위에 곱은 손을 전기장판에 갖다 대는 할머니들의 겨울은 세상이 외면하는 외로움에 더 고되기만 하다.경로당이 등록, 미등록으로 구분되는 것조차 제대로 알고 있는 시민들이 많지 않다. 현행 노인복지법을 보면 경로당은 이용정원 20명 이상, 거실 또는 휴게실 20㎡ 이상, 화장실, 전기시설 설비 등의 조건을 갖춰야 등록할 수 있다. 현재 인천시의 미등록 경로당은 중구 2개, 미추홀구 11개, 남동구 6개, 계양구 3개 등 모두 22개소에 이른다. 자치단체에 등록된 경로당은 11월부터 3월까지 난방비를 지원받지만, 미등록 경로당에는 도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그나마 다행인 것은 중구와 미추홀구는 전액 구비로 예산을 편성해 미등록 노인정에 난방비를 지원해 주고 있다. 남동구 등 나머지 자치단체들은 미등록 경로당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유독 계양구의 입장은 단호하다. 구에서 지원하면 안전하지 않은 미등록 경로당이 난립할 것이라며 '지원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미등록 경로당을 지원하는 중구와 미추홀구에 경로당이 난립하고 있다는 얘기가 없는 것을 보면 계양구의 해명은 어줍은 핑계로 들린다. 계양구 신화노인정 12명의 회원은 용돈을 모아 매월 3천원씩 회비를 내서 전기료를 납부한다. 아주 추운 날이 아니면 전기료가 아까워 전기장판도 마음대로 틀지 못한다고 한다.일각에서는 자치단체장이 다음 지방선거에 출마하느냐 안 하느냐에 따라 미등록 경로당 지원을 결정하는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다. 연말이면 여러 단체와 기관에서 경로당을 찾는다. 기초단체마저 등록된 경로당인지 아닌지를 구분해 어르신들을 지원하는 것이라면 늙어 사는 게 죄인양 서럽지 않겠는가. 서럽고 서글픈 것 중에서 배고픔과 추위 만한 것이 없다고 한다. 경로당도 급(級)이 돼야 대우를 받는 것 같아 씁쓸하다.

2018-12-10 경인일보

[사설]잇단 KTX사고, 철저히 조사해 경영진 책임 물어야

국가기간철도에서 일어난 일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사고가 발생했다. 최고 시속 300㎞ 이상까지 속도를 내는 KTX가 탈선했다. 사고는 8일 오전 서울행 열차가 강릉역을 출발한 지 5분 만에 일어났다. 198명이 탑승한 열차는 선로에서 미끄러지면서 기관차를 포함, 열차 10량 대부분이 탈선했다. 사고 충격으로 선로는 뜯겨 나갔고 열차가 들이받은 전신주는 완전히 쓰러져 휴짓조각처럼 됐다.출발 직후 사고가 났으니 망정이지 고속주행 중이었다면 끔찍한 대참사가 발생할 뻔했다. 15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하지만 사고 후속 조치도 문제가 많았다. 코레일 측의 안이한 대처와 더딘 후속 조치에 승객들은 2시간동안 추위에 떨어야 했다. 사고는 선로전환시스템 오류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고 직후 오영식 코레일 사장은 "기온이 영하로 급격히 떨어진 데 따른 선로 이상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말해 실소를 자아내게 했다. 오 사장 말대로라면 겨울 기온이 대부분 영하로 떨어지는 강원도 환경상 강릉발 KTX는 아예 운행을 중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 사장의 발언은 코레일 경영진이 철도 안전을 책임질 능력이 있는지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최근 코레일이 운영하는 철도 구간에서 최근 3주 동안 10건의 사고가 일어났다. 지난달 19일 오전 서울역에 진입하던 KTX 열차가 선로 보수 작업을 하고 있던 굴착기를 들이받은 사고가 발생했다. 다음날에는 오송역에서 KTX 열차 전기공급이 중단되며 고속철도 상·하행선 열차 120여 대의 운행이 지연돼 서울에서 부산까지 8시간이 걸리는 등 대혼잡이 일어났다. 심지어 이번 사고가 나던 날 대구역에서 KTX 열차가 멈춰서는 사고도 발생했다.잇달아 사고가 발생하자 코레일도 지난달 30일 책임을 물어 관련 임원을 교체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KTX 열차 사고가 계속되자 지난 5일에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직접 코레일 본사를 방문하기까지 했다. 이 자리에서 이낙연 총리는 국가기간시설인 철도에 대한 국민 불안과 불신을 불식할 수 있는 안전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그런데 불과 사흘 만에 KTX 열차 탈선이라는 대형사고가 또 발생한 것이다. 코레일은 올 초 운동권 정치인 출신 오영식 사장이 취임하는 낙하산 인사로 근로 기강 해이와 이에 따른 안전점검, 시설 관리 등이 심각한 문제로 제기돼 왔다. 이제 코레일 경영진에게 기강해이 및 관리 책임을 철저하게 물어야 한다.

2018-12-09 경인일보

[사설]카풀산업 활성화는 시대적 사명이다

카카오모빌리티가 국내 카풀시장에 뛰어들었다. 본격적인 사업은 오는 17일부터 전개한다고 한다. 택시 등을 이용하기 어려운 장소나 시간대에 운전자가 자신 소유의 승용차 빈자리에 같은 방향으로 가는 손님을 저렴한 가격에 태워주는 사업인데 카카오는 여객자동차법 제81조 1항에 근거해서 출퇴근 시간에만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용료는 이용자가 '카카오 T'앱에 등록해 둔 신용 혹은 체크카드로 자동으로 선결제되며 요금수준은 택시의 70~80%로 알려졌다.카카오 측에서는 카풀서비스를 더 이상 미룰 수가 없었다. 지난해 6월 카카오모빌리티는 글로벌 사모펀드(PEF)인 텍사스퍼시픽그룹(TPG)으로부터 5천억원을 투자받아 금년 2월에는 카풀 스타트업 '럭시'를 252억원에 인수했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성과가 없어 초조했던 것이다. 카카오가 진입장벽에 봉착한 사이에 규제 틈새를 노린 신규 승용차 공유서비스업체들이 잇따라 시장에 진출하는 등 더 이상 출시를 미룰 수 없다는 전략적 판단도 한몫 거들었다. 택시수요가 집중되는 연말연시를 타이밍으로 겨냥한 것이다.그러나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그동안 국내 택시업계가 생존권 위협 운운하며 강하게 반대했는데 아직 별다른 대책이 강구되지 않은 탓이다. 택시업계는 작년 8월에 카풀반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10월과 11월에는 서울 광화문과 여의도 국회 앞에서 대대적인 반대시위를 전개했다. 정부와 정치권도 카풀을 탐탁히 여기지 않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서울시가 출퇴근시간 범위를 임의로 과대 해석했다는 이유로 카풀 서비스 선발기업인 플러스를 고발했다. 국회는 한술 더 떠 '카풀금지법' 등의 통과에 공을 들이는 중이다. 정부와 여당은 겉으로는 혁신성장과 공유산업 발전 운운하면서도 택시업계의 눈치만 보고 있다.반대로 소비자들은 오히려 카풀서비스의 확대를 열망하고 있다. 그동안 택시업계는 요금을 올릴 때마다 서비스 개선 타령을 했지만 지금도 서민들의 출퇴근전쟁은 여전하다. 또한 정부가 토종기업 발목을 잡을 경우 국내 카풀시장은 해외기업들의 잔칫상으로 전락하고 만다. 카풀은 국가적으로도 교통체증 완화와 에너지 절약, 대기오염 감소, 4차 산업혁명 견인 등 순기능이 훨씬 크다. 프랑스정부가 카풀 출퇴근 국민에 대해 매년 50만원씩 지원하는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할 것이다.

2018-12-09 경인일보

[사설]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 유사시 대비는 철저해야

정부가 2007년 이후 최대 규모로 군사시설보호구역을 해제하면서 경인지역 주민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5일 경기 북부지역과 인천 강화·검단 지역 그리고 강원도 지역을 중심으로 군사시설보호구역을 해제했다. 경기도의 경우 해제지역은 여의도 면적의 약 39배에 달하는 112㎢ 규모이고, 인천광역시는 여의도의 3.8배인 1천137만㎡에 달한다. 이번 보호구역 해제 규모는 1994년 171㎢를 해제한 이후 가장 크다.수도권 대표 중첩규제인 군사시설보호구역이 대폭 해제됨에 따라 접경지역 주민들은 앞으로 재산권 행사는 물론 각종 개발 사업에 큰 도움을 받게 됐다. 그동안 통제보호구역, 제한보호구역, 비행안전구역 등으로 구분되는 보호구역 내에선 건축물과 토지에 대해 증·개축 등 개발행위가 제한을 받았다. 통제보호구역은 군사분계선(MDL)으로부터 10㎞ 이내 지역과 중요 군사시설 외곽 300m 이내 지역에서 정해지고, 제한보호구역은 MDL로부터 25㎞ 이내 지역과 중요 군사시설 외곽 500m 이내 지역에서 설정된다.이번 보호구역 해제로 김포, 연천, 고양, 동두천과 인천 강화, 서구 검단 등은 지역 개발 속도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민간인통제선 이북지역을 출입하는 영농인도 민통선 출입통제소에 무선인식 전자태그(RFID) 자동화 시스템이 설치됨에 따라 복잡한 절차 없이 손쉽게 이동할 수 있는 것도 반가운 소식이다. 자동화 시스템이 전면 도입되면 주민과 관광객 등 연간 약 3만명의 출입시간이 단축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으로 국방부는 내다보고 있다.일각에선 한반도 평화 분위기에 따른 마중물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대규모 규제가 해소됨에 따라 낙후지역에 대한 개발과 북한과의 인접지역인 이곳에서 평화의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에 따른 난개발과 환경훼손, 주요 군부대 시설 노출에 따른 안보 우려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미군기지와 기계화부대, 방공포 부대 등 주요 군사시설이 있는 접경지역에서 만일의 사태가 벌어진다면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게 군사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정부 당국은 북한 위협이 상존하는 일부 지역의 경우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에 따른 유사시 대처 방법과 이에 대한 철저한 준비 태세를 갖춰야 할 것이다.

2018-12-06 경인일보

[사설]국무총리의 경제 걱정 정책전환 신호인가

이낙연 국무총리가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따른 리스크를 인정하고 '연착륙'을 언급해 주목된다. 이 총리는 지난 5일 저녁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국정운영을 회고하며 "아쉬운 것은 서민 생활의 어려움이 해결되지 못하고 부분적으로는 오히려 더 가중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가장 뼈 아픈 것 또한 그것"이라고 토로했다. 또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은 가야할 길이었다"면서도 "한꺼번에 몰려오다 보니 상당수 사람에게 크나큰 부담으로 되는 것도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더불어민주당은 최근까지도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기조에 변화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비판적이었던 김동연 경제부총리에 이어 부총리로 지명된 홍남기 후보자도 인사청문회에서 소득주도성장 기조 유지를 강조했다. 이 총리 역시 그동안 당정청의 이같은 입장에 보조를 맞춰왔다. 따라서 이 총리의 이날 발언이 당정청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한 수정 의지를 대변한 것인지 경제 주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이 총리의 발언이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 핵심인사들과의 교감과 조율과정을 거친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국무총리가 경제위기를 우려하는 민심에 공감한 것 자체에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 그동안 당정청은 소득주도성장을 비판하는 여론에 대해 정책전환 과정의 과도기적 진통이라고 강변했다. 하지만 역대 최악의 실업률, 자영업자 등 소상공인의 몰락, 제조업 기반 붕괴, 반도체 등 수출산업의 쇠퇴 등 경제위기 징후가 중첩되는 현실에 국민의 불안감은 고조되고 있다. 이 총리는 이런 민심을 심각하게 수용한 것이다.이 총리가 은연중 제시한 경제정책 전환 방향도 관심을 끈다. 소득주도성장의 연착륙 과제가 내년에 본격화 될 것이라며 적극적인 대비를 강조했다. 최저임금 인상 속도조절, 탄력근로제 도입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또 "우리 사회가 미래지향적으로 나가자는 국민적 합의와 정부의 노력이 합치됐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행간에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를 향한 강력한 협조요청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문제는 이 총리의 경제위기 인식과 대응방향이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수정과 진보진영 시민사회단체의 협조없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이 총리의 이날 발언이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 민주당 지도부에 수용돼 정책으로 드러나길 기대한다.

2018-12-06 경인일보

[사설]노후된 기반 시설, 1기 신도시가 불안하다

마치 전쟁터 같았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곳 여기저기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그제 저녁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역 인근 한국지역난방공사 열 수송관 파열 현장은 한마디로 아비규환이었다. 100℃의 뜨거운 물이 용암처럼 솟구쳐 인도와 근처 상가를 덮쳤다. 이 사고로 차를 타고 현장을 지나가던 송모씨가 차량 안에서 전신 화상을 입고 숨졌고 20여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펄펄 끓는 물이 순식간에 인도와 상가로 쏟아지는 바람에 피해가 컸다. 시내 한복판에서 온수관 파열로 인한 사상자 발생은 상상도 못한 일이었다. 그동안 송수관이 파열돼 인도로 물이 쏟아져 나온 경우는 있었지만 2.5m 깊이의 지반을 뚫고 치솟은 100도 이상의 끓는 물이 사람을 덮친 것은 그리 흔한 사고는 아니다. 목격자들은 당시 상황을 "도로가 용암수처럼 부글부글 막 끓어올랐다"며 "자욱한 연기에 지옥 불 같았다"고 말해 당시 얼마나 참혹했는지 짐작할 수 있게 했다.경찰은 이번 사고가 30년이 가까운 노후화된 열 수송관 때문으로 보고 있다. 낡은 배관에 균열이 생긴 뒤 내부의 엄청난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파열했다는 것이다. 열 수송관은 지름 850㎜로 지난 1991년에 매설됐다. 공교롭게 1기 신도시 건설 시기와 맞닿은 시점이다. 일각에서 1기 신도시 노후화를 이번 사고의 원인으로 꼽는 것도 그래서다. 도로의 지반이 약해지면 그곳을 지나는 열 수송관이나 송수관의 접합 부분을 받치고 있던 흙들이 쉽게 허물어져 하중이 부실해지는 건 상식에 속한다. 특히 백석동 일대에는 그동안 몇 차례 싱크홀 현상이 일어났던 곳이다. 이 때문에 심각한 도로 균열도 있었다. 이번 사고가 예견된 인재였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이번 사고가 터지자 어제 산업통상자원부는 또 사후 대책을 내놨다. 20년 이상된 노후 열 수송관 686㎞에 대해 긴급 점검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산자부는 위험한 곳은 긴급점검을 해서 우선 1주일 내에 조치를 하고, 노후 배관 전체에 대해서는 한 달간 정밀 진단을 할 예정이다. 노후 열 수송관은 주로 고양시를 비롯한 1기 신도시 4곳에 집중적으로 분포돼 있다. 우리는 그동안 1기 신도시의 지하시설물 노후화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이번 수송관 파열 사고를 계기로 열 수송관 뿐만이 아니라 1기 신도시의 가스 공급관, 상·하수도관 등 수많은 기반시설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있어야 한다.

2018-12-05 경인일보

[사설]인천시 행정의 신뢰성과 시민참여형 민주주의

인천시가 지난 12월 3일자로 인천시민들의 시정 관련 이슈 및 정책 건의 사항을 수렴하기 위해 '시민청원'창구를 개설하였다. 시청 홈페이지에 개설된 시민청원 창구에 30일간 등록청원 3천명 이상(인구 0.1%)이 동의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검토와 논의를 거쳐서 시장이 직접 답변하고, 1만명 이상의 시민이 청원하는 안건은 공론화위원회 안건으로 상정할 계획이다.인천시가 준비해온 '공론화위원회'도 시민들의 시정 참여를 제도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론화위원회는 시 공무원, 시의원, 갈등관리 전문가, 시민단체 대표 등 15명 이내 위원으로 구성된다. 공론화위원회는 인천시장이 직접 요청하는 경우, 시의회가 본회의 의결을 거쳐 요청하는 경우, 그리고 '시민청원창구'와 연동하여 시민 1만명 이상 청원으로 요청하는 경우에 열린다. 시는 '공론화위원회'는 행정상 의결기구는 아니지만 시장이 위원회의 결정을 모두 수용할 방침이다. 한편 인천시는 '퍼실리테이션'을 활용하여 시민들을 비롯한 집단간 의사소통 실험도 계속하고 있다. 전문가를 비롯한 탁월한 개인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관점으로부터 도출된 결과는 참여자 모두의 것이기에 실천과 집행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집단 지성을 이끌어내는 일이다.퍼실리테이션은 참석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고 효과적으로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회의나 워크숍을 기획하는 기법이다. 특정한 사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여 토론장에서 결정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복잡하고 정교한 결론이 필요한 사안에는 효과적인 토론방식이라 할 수 없다.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안건을 시민토론회에 회부할 경우 부실한 결론에 이를 수도 있다. '공론화위원회'와 '시민청원제'는 진일보한 시민참여제도로 의사결정의 비민주성을 상당부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행정과정에서 부실하게 이뤄지고 있는 사업평가나 심의까지 대신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국정농단'만 문제가 아니다. 지방 정부의 행정에 대한 신뢰도 역시 낮다. 일상적인 행정의 내실을 통해 지방정부 및 공공부문은 공공성과 신뢰성을 회복하는 일도 시급하다. '새로운 시민'의 참여가 보장된 협치와 분권의 민주주의 제도를 새롭게 확립하는 일은 공공성의 회복과 함께 추진해야 한다.

2018-12-05 경인일보

[사설]경기도의 원칙 잃은 새해 예산 편성

경기도가 2019년도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행사성 사업 예산을 대폭 늘렸다. DMZ 관련 행사만 20억원이 넘는 규모다. 행사성 예산을 줄이겠다는 기존 입장과 배치된다. 반면 도의회는 수년간 이어진 일반 행사에 DMZ 관련 행사 예산까지 전액 삭감했다. 집행부는 DMZ 관련 행사들을 잇따라 신설하고, 도의회는 기존의 행사 예산은 모두 삭감해 신설 행사에 몰아주는 이상한 예산 편성·심의가 진행되는 것이다. 집행부와 도의회 내부에서도 뭔가 앞뒤가 맞지 않고, 형평성에도 어긋난다는 비판이다.도의회에 따르면 도는 새해 신규사업으로 '라이브 인 DMZ'(10억원)와 DMZ 세계생태평화축제(6억3천만원), 경기 DMZ 콘서트(2억8천만원), 평화콘서트(2억5천만원) 등의 예산을 세웠다. 라이브 인 DMZ는 1차례의 대규모 공연과 연중 소규모 공연을 DMZ 일대에서 진행하는 대표적인 행사성 사업이다. 또 DMZ 세계생태평화축제 역시 평화 누리길 걷기와 평화 퍼포먼스, 사진전 등이 주요 프로그램인 행사성 사업이다. 도는 "남북 평화시대를 맞아 경기도가 평화와 통일 분위기 확산을 주도하겠다는 취지로 관내 DMZ를 활용한 관련 행사들을 신설하게 됐다"고 밝혔다.도는 그러나 건설 신기술박람회와 교통안전 박람회 등 수년간 진행돼온 기존 사업은 행사성이라는 이유로 예산편성조차 하지 않았다. 만족도가 높고 유익한 행사인데 단순히 제목만 보고 예산을 편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도의회는 특히 남북평화사업으로 수년째 진행돼온 DMZ 청소년탐험대와 DMZ 자전거체험 등 사업은 예산을 전액 삭감하고 DMZ 세계생태평화축제 등 신설된 남북평화관련 사업에 예산을 몰아주려 한다. DMZ 청소년탐험대는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들이 다양한 체험을 통해 분단의 역사와 평화의 소중함을 인식하고, DMZ의 자연을 직접 경험하는 기회를 주기 위해 도가 주최하고 경기관광공사가 주관하는 행사다. '도의회의 예산 심의 기준이 대체 무엇이냐'는 비판이 제기된다.예산은 도민의 혈세로 충당된다. 한 푼이라도 허투루 쓰여선 안되는 이유다. 도의회는 내 돈이라는 생각으로 예산안을 심의해야 한다. 도 집행부는 '남경필 표 예산'은 지우고 '이재명 표 예산'은 키우려는 것으로 보인다. 지방 정권이 바뀔 때마다 되풀이되는 고질이다. 이런 유혹을 막아야 하는 게 도의회가 할 일이다.

2018-12-04 경인일보

[사설]돋보이는 인천시의회의 각종 위원회 통폐합 의지

인천시가 설치·운영하고 있는 각종 위원회는 시 소관 사무에 관해 전문가나 시민 등의 의견을 받아 현안을 조정, 협의, 심의, 자문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위원회, 심의회, 협의회 등 수행하는 기능과 성격에 따라 명칭도 여러 가지다. 현재 인천시에는 이런 위원회가 모두 204개나 된다. 각 위원회마다 대략 8∼10명의 위원을 둔다고 치면 그 수가 최소 1천600명에서 최대 2천명 규모다. 그러다보니 특정인사가 이 위원회 저 위원회 중복 위촉돼 있는 경우도 허다하다. 시 자료에 따르면 현재 3개 이상 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위원이 19명이며, 4개 이상 위원이 3명, 5개 이상이 2명으로 각각 나타났다. 심지어 6개 이상 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위원도 있다.시측은 법이나 조례가 제정될 때마다 위원회를 두도록 규정하고 있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래도 남발의 인상을 씻기 어렵다. 중복된 위원회가 많으면 업무의 효율성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아무리 다재다능한 인사라 할지라도 한 사람이 여러 위원회에서 활동하는 건 민주적 여론수렴이나 다양성 보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위원회 구성과 운영을 담당하는 공무원과 업무상 밀접한 관계에 있거나 친밀한 인사가 위원으로 위촉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위원회의 공정성과 객관성이 늘 도마에 오르는 이유가 된다. 특정 업무를 책임지는 고위직 공무원이 그 업무를 다루는 위원회에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현실 또한 중립성 시비를 낳는 중대한 원인을 제공한다.인천시의회가 기능이 유사하거나 중복되는 위원회를 통합·폐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각종 위원회의 설치·운영에 관한 조례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병래(민·남동구 5) 시의원이 대표 발의한 조례안이다. 한 사람이 3개 위원회를 초과해 위촉되거나 같은 위원회에서 6년을 초과해 연임되지 않도록 하는 조항도 있다. 시장은 매년 소관 위원회의 운영 실적과 예산집행 내용 등을 종합한 '위원회 운영 평가'를 실시해 홈페이지 등에 공개하도록 했다. 불필요한 행정력 낭비를 막고 공정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조례안 제정에 지지를 보낸다. 다만 많은 조항이 선언적 수준에 머무른 점은 아쉽다. "위원회는 특정한 위원에 의하여 부당하게 심의·의결이 되지 아니하도록 공정하게 운영되어야 한다"는 조항이 대표적이다. 구체적인 방법이 제시되지 않았다. 향후 개정작업을 통해 보완돼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

2018-12-04 경인일보

[사설]청와대 전면 쇄신 필요하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반의 비리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특별감찰반의 김 모 수사관이 지인인 최모씨 뇌물사건에 대한 수사 상황을 묻고, 자신의 직위를 이용하여 피감기관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이직을 시도했던 일도 드러났다. 또한 다른 특감반원과 함께 최씨로부터 술과 골프 접대 등을 받은 의혹도 제기됐다. 이 뿐만이 아니다. 반부패비서관실, 민정비서관실, 공직기강비서관실 특감반원들이 주중에 친목골프를 쳤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경호처 소속 직원의 음주폭행과 의전비서관의 음주운전 사건도 있었다. 청와대의 기강이 말이 아니다.청와대 특감반은 공직사회의 비위를 감찰하고 기강을 다잡는 임무를 맡고 있다. 그러나 특감반 소속 직원이 비위의 당사자가 되고 공직기강을 문란케 했으니 청와대가 이러고도 적폐청산을 말할 명분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청와대는 사과는커녕 이렇다 할 해명도 내놓지 않고 있다. 조국 민정수석과 김의겸 대변인은 '민정수석실 업무 원칙'과 '감찰사안'임을 들어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감반원 전원이 교체될 정도로 심각한 사안에 대해 국민들은 알 권리가 있다. 국민에게 설명해 줄 수 없다니 아직도 사안의 심각성을 모르는 듯하다.문재인 정부 출범 후 집권 중반기로 접어드는 시점에서 경제와 민생 악화, 노동계 등 진보진영과 정부의 대립, 여소야대 국회에서 야당과의 협치 부족에서 오는 개혁동력의 상실 등 집권세력은 총체적 난관에 봉착해 있다. 문재인 정부는 보수와 진보 양측으로부터 협공을 당하는 형국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터진 이번 일들을 가볍게 보아 넘겨선 안된다. 집권세력에게 다가오는 위기를 알려주는 선행지수라고 봐야 한다. 집권 후 지지율의 고공행진과 야당의 무기력에 안주하여 정권이 안일함과 방만함에 노출된 것은 아닌지 스스로 돌아볼 때가 됐다. 이러한 경고의 엄중함을 인식하지 못하고 적당히 넘어가려 한다면 지지율 하락세는 멈추기 어려울 것이다.청와대는 특감반원의 비위를 알고도 그냥 넘기려 했던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사고 있다. 언론 보도 이후에야 뒷북 대응을 했기 때문이다. 청와대와 공직사회 전반에 대한 쇄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청와대 민정수석은 물론이고 담당 비서관, 비서실장도 책임에서 자유롭다고 할 수 없다. 청와대는 국민이 납득할 만한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2018-12-03 경인일보

[사설]구단혁신 과제 안고 생존한 인천 유나이티드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가 K리그1(1부리그)에서 살아남았다. 인천은 지난 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리그 최종전에서 승리, 리그 9위를 차지하며 자력으로 잔류를 확정했다. 2016년부터 올해까지 3시즌 연속 리그 최종전 승리로 잔류를 확정한 인천은 시·도민 구단 중 유일하게 강등을 경험하지 않았다. 덕분에 '생존왕'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특히 올해는 스플릿라운드 마지막 5경기에서 4연승을 거두는 뒷심을 발휘했다. 스플릿라운드 이전 33경기에서 단 6승을 올렸으며, 연승은 2연승이 최다였던 인천이 마지막 5경기에서 4연승을 내달린 것이다.이쯤 되면 인천은 '잔류 노하우'를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잔류 드라마를 쓸 때마다 감독 교체가 있었다. 교체 시점을 미루기 보다는 단호하게 가져갔다. 올 시즌도 성적 부진을 겪던 이기형 전 감독의 중도 하차 후, 욘 안데르센 감독이 곧바로 지휘봉을 잡았다. 안데르센 감독 체제에서도 리그 최하위로 곤두박질치는 등 곤경에 처했지만, 점차 안정된 전력을 갖춰 나갔다. 결국 '해피 엔딩'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이처럼 인천의 저력은 수년 동안 리그 막판에서야 발휘되고 있다. '왜 시즌 초부터 저력을 발휘하지 못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구단의 답변은 같았다. 시민 구단의 한계 때문에 좋은 활약을 한 선수들을 부자 구단에 보내고, 새롭게 구성한 선수들로 시즌을 시작하다 보니 시즌 초반 침체는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지난 시즌까지는 맞는 답변이나, 올해 상황에서는 틀렸다. 올해는 문선민과 한석종을 붙잡았으며, 베테랑 미드필더 고슬기를 영입했다. '용병 복이 없다'는 예전의 평가와 달리 올해는 무고사, 아길라르라는 걸출한 용병과 함께 시즌을 보냈다. 단순히 경험과 기량이 떨어지는 선수로 시즌을 시작해서 리그 전반부에 성적이 안좋았다는 변명이 통할 수 없는 조건이었다.그렇다면 다른 부분에서 그 이유를 찾아야 한다. 안데르센 감독은 시즌 최종전을 승리로 확정한 후 기자회견에서 쓴 소리를 했다. 그 요지는 '인천이 언제까지 기쁘지만 힘겨운 잔류 스토리를 반복해서 쓸 것인가' 였다. 유럽에서 선수 생활과 지도자로 활동했던 그의 눈에 5개월 동안 이끈 인천 내부의 문제가 보였을 것이다. 1부리그 잔류라는 성과에 내부의 문제가 가려져선 안된다는 사실도 인지했을 것이다. 내년 시즌을 앞두고 구단 내부 점검을 해야 한다. 지금까지와는 아예 다른 새 시즌 준비가 필요하다.

2018-12-03 경인일보

[사설]사후약방문도 못챙기는 정부의 재난안전행정

오늘은 15명의 사망자를 낸 인천 영흥도 낚싯배 충돌 참사가 발생한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당시 사고는 좁은 수로에서 낚싯배와 대형 급유선이 안전수칙을 무시한 채 운항하다 충돌해 발생했다. 또한 해경의 출동이 지연되면서 인명피해를 키웠다. 전용계류장이 없었던 탓에 2㎞도 안되는 사고현장에 도착하는 데 37분이나 걸린 것이다. 사고 이후 정부는 '해양선박사고 예방 및 현장 대응체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낚싯배 안전행정은 거의 전무하다. 낚시 어선 선장자격을 2년 이상 경력자로 강화하는 법 개정안은 발의조차 안됐다. 낚시 어선에 구명뗏목, 위치발신장치 등 안전장비 장착을 의무화하는 관련법 시행령 개정은 지금껏 심사 중이다. 낚시 전용선 제도는 어민 반발에 논의조차 중단됐다. 신속한 구조를 위한 해경 구조선박 전용계류장은 사고 관할지인 영흥파출소만 확충됐을 뿐이다. 전국 해경 파출소 95곳 중 전용계류장을 갖춘 곳은 27곳에 불과하다. 그 사이 낚시어선 이용객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지지부진한 영흥도 낚싯배 참사 재발방지 대책은 정부의 재난방지 행정에 대한 의구심을 일으킨다. 정부 대책이 표류하는 이유는 둘 중 하나다. 첫째, 대책 자체가 대형사고로 인해 악화한 민심 무마용일 가능성이다. 둘째, 정부 조직 내부의 안전불감증이다. 낚시전용선 제도, 해경 전용 계류장 확충은 어민 반발과 예산을 고려하지 않은 전시성 수준의 대책이다. 반면 위치발신기 장착, 낚싯배 선장자격 규제 입법 지연은 망각에 의존하는 안전불감 행정 사례로 볼 수 있다.사후약방문조차 못쓰는 정부의 재난안전행정은 영흥도 낚싯배 참사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지난해 12월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로 29명이 사망한데 이어 올 1월 밀양 요양병원 화재로 46명이 사망한 참사가 연이어 발생하자, 정부는 어김없이 대책을 발표하고 화재취약시설 일제 점검을 벌였다. 하지만 지난달 9일 종로 고시원 화재로 7명의 일용직 노동자가 숨졌다. 있어야 할 스프링클러도 안전관리자도 없었다.지난 주말 발생한 수원 상업용 오피스텔 화재는 수백명이 대피해 큰 인명피해 없이 진화됐다. 현장 소방관은 "여러 상황이 톱니바퀴처럼 물려들어간 덕분이었다"고 밝혔다. 톱니 중 한개만 빠졌어도 피해가 컸을거란 얘기다. 특별한 행운의 조합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면 정부가 무슨 소용인가. 정부의 재난안전행정은 혁신의 대상이다.

2018-12-02 경인일보

[사설]수도권 규제완화 없는 유턴기업 지원은 공염불

지난달 29일 정부가 해외진출 기업들의 국내 복귀 진작용 선물보따리를 풀었다. 국내 투자촉진을 통한 일자리 확대와 지역발전을 위해서다. 2013년에 '유턴기업지원법'을 마련해서 국내로 되돌아오는 기업에 소득세와 법인세를 5년간 100% 면제하고 관세를 50% 깎아주며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에는 별도로 입지설비보조금을 지원하도록 했지만 성과가 극히 불량했다.유턴법이 발효된 2014년 이후 현재까지 국내로 복귀한 기업수는 51곳인데 이중 국내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업체 수는 28곳에 불과하다. 유턴기업으로 선정된 곳도 해마다 줄고 있다. 2014년 22개였던 국내 복귀 업체수가 2017년 4개, 2018년에는 8개뿐인 것이다. 그동안 정부는 유턴기업에 총 271억여 원을 지원했다.최근 10년 사이 제조 선진국들의 리쇼어링(reshoring) 붐은 설상가상이다. GE가 중국과 멕시코의 세탁기, 냉장고 생산라인을 미국 켄터키주로 이전하는 등 1천600개 기업이 미국으로 귀환했다. 최근 3년간 유럽연합에는 아디다스 등 160곳이 되돌아 왔으며 일본의 경우 2015년에만 캐논 등 724곳이 회귀했다. 글로벌 보호주의 강화와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결과이다.한국정부가 해외이전 기업 국내 유치에 팔을 걷어붙일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유턴기업 인증요건으로 해외사업장 축소자격을 기존 50%에서 25%로 완화하고 대상 업종에 기존의 제조업 위주에서 IT 등 지식서비스업을 추가했다. 입지 및 설비보조금 지원 요건도 국내 사업장 상시고용 인원을 30인에서 20인으로 현실화하고 대기업에도 중소기업과 동일한 세금 및 입지설비보조금을 제공하기로 했다.그럼에도 기업의 반응은 냉랭하다. 전경련 산하 한국기업연구원이 해외에 사업장을 둔 기업 150곳을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96%가 국내 복귀 거부의사를 밝혔다. 오히려 국내 기업들의 해외진출이 2014년 3천49개에서 2017년 3천411개 등으로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주목되는 점은 국내 복귀를 희망하는 기업들의 절대다수가 인천광역시와 경기도에 안착을 희망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치권에서는 여야를 불문하고 수도권 옥죄기에 여념이 없다. 경쟁력 있는 지역이 더 잘 되도록 해서 낙수효과가 여타 지역에 고르게 퍼지도록 하는 것이 올바른 정책이다. 수도권 규제완화 없는 유턴기업 지원은 백약이 무효인 것이다.

2018-12-02 경인일보

[사설]지방의회 존재 이유 보여준 청년연금 예산 삭감

경기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가 29일 '생애최초 청년국민연금' 사업예산 147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이에 앞서 전남도의회 기획행정위원회도 27일 '청년 생애 첫 국민연금지원제' 사업예산 2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완벽하게 장악한 두 도의회가 같은 당 소속 도지사의 핵심공약을 가로막고 나선 것이다. 아직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심사 절차가 남았지만 소관 상임위의 결정을 존중하는 관행상 예산이 되살아날 가능성은 희박하다.청년국민연금 지원사업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핵심공약이었다. 내년부터 만 18세가 되는 도내 청년 모두에게 국민연금 보험료 1개월치를 대납해주는 청년복지 제도다. 청년들은 보험료 추후납부 제도를 이용해 연금가입 기간을 최대 10년을 연장해 연금 수령액을 늘릴 수 있다. 전남에서도 18세 인구의 20%인 4천500명을 대상으로 사업 시행에 동참했었다. 보건복지부는 경기, 전남도의 협의요청에 따라 사업시행을 검토 중이다.그러나 청년국민연금 지원사업은 청년복지 향상이라는 명분에도 불구하고 숙고해야 할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음이 드러났다. 경기·전남 청년의 연금 증액을 타 지역 전 세대가 분담해야 하고, 사업 효과가 추납 형편이 되는 청년들에게 한정되는 등 형평성이 가장 큰 지적을 받았다. 또한 추납제도를 이용한 사업 방식의 타당성도 도마에 올랐다. 추납제도는 실직 등으로 단절된 가입기간을 회복해주는 특례제도로, 부유층 주부의 재테크 수단으로 전락해 성실 납부자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비판도 있다. 그런데 지방자치단체가 제도의 부정적인 측면을 복지행정에 이용하는 것이 맞느냐는 것이다. 특히 경기도는 사업 시행의 근거인 조례 조차 없이 사업 예산을 편성했다.경기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는 합리적인 비판에 근거해 도민에게 위임받은 견제권력을 정당하게 발휘해 행사청년연금 예산 삭감을 결정했다. 또한 집행부에 사업 재설계를 주문했다. 문제가 해결되면 청년국민연금 사업에 대한 재검토가 가능하다는 자세는 상식적이다. 이 지사와 경기도는 도의회의 비판을 수용해 사업을 재설계하든, 그것이 힘들면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든 도의회의 집행부 견제기능을 존중해야 한다.경기·전남도의회 해당 상임위는 청년국민연금 예산 삭감을 통해 정파를 초월한 견제와 감시 기능을 발휘했다. 지방의회의 존재 이유를 보여주는 귀중한 사례로 남을 것이다.

2018-11-29 경인일보

[사설]광역교통위원회 실질적 기구로 자리매김해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28일 수도권의 교통문제와 관련된 광역교통위원회를 구성하는 내용의 '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법사위에서 여야합의로 처리된 법안은 본회의에서 별 문제 없이 의결되는 국회 특성상 광역교통위원회 설립은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간 셈이다. 내년 3월 가동예정인 광역교통위원회는 당초 논의됐던 광역교통청에는 못 미쳐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에도 광역교통위원회에 거는 기대가 큰 이유는 경기·인천 등 수도권의 교통문제가 워낙 심각하고 첨예하게 얽혀있기 때문이다.수도권에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절반이 몰려있어 극심한 교통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수도권 지역 간 하루 통행량은 851만9천여대이며 이중 대중교통은 전체의 50%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경기·인천에서 서울을 오가는 광역 교통편이다. 수도권 전체의 광역버스 승객 수는 시간당 13만2천명으로 수용 용량인 9만2천명을 훌쩍 뛰어넘은 상태다. 이러다 보니 출퇴근 시간대에 길게 줄 선 시민들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고, 버스 내 혼잡도도 144%에 달한다.광역 교통문제는 신도시나 택지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경기 북부 지역이 특히 심하다. 고양이나 파주에서 서울로 향하는 버스의 혼잡도는 최대 154%로 버스 당 20명 정도의 입석 승객이 매번 발생한다. 구리, 남양주, 양주 등의 신도시들은 광역교통대책 없이 조성된 탓에 곳곳에서 교통대란이 벌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신도시나 택지개발지역에 포함된 주민들이 반대 운동에 나선 것도 교통문제가 주요한 이유 중 하나다.그런데도 서울시는 현재 자체적으로 만든 '버스총량제'를 근거로 경기도·인천의 서울시 진입 버스 확충을 막고 있다. 이로 인해 법적 구속력을 가진 별도의 기구가 광역교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돼 왔고 이번에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광역교통위원회는 광역버스 노선 조정·광역 간선급행버스체계(BRT) 및 환승센터 설치·M버스나 일반 광역버스의 총괄 운영계획 수립·적자 노선에 대한 국고 지원·버스 준공영제 장기계획이나 지원 방안 마련 등의 권한을 갖게 된다. 이런 광역교통위원회가 수도권 교통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는 기구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해 본다.

2018-11-29 경인일보

[사설]비리 유치원 도교육청 감사 왜 피하려 하나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 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폭로한 전국 사립유치원의 비리 실태는 국민을 놀라게 했다. 전국 시도교육청의 2013~2017 감사 결과 1천878개 사립유치원에서 5천951건의 비리가 적발됐다. 일부 유치원은 정부보조금을 여러 편법으로 가로챘고, 유치원 교비로 원장이 명품 백을 사거나 노래방, 숙박업소에서 사용하기도 했다. 학부모들은 공분했고, 정부와 여당은 비리 재발을 막겠다며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박 의원은 보조금을 부당사용해 적발된 유치원은 5년간 재설립을 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학부모들을 분노케 한 동탄의 유치원 원장은 교비로 명품 가방을 사고 숙박업소와 성인용품점을 드나들었다. 누적 액수가 7억 원인 것으로 경기도교육청 감사결과 확인됐다. 도 교육청은 지난 19일부터 이 같은 비리가 적발된 17개 유치원에 대해 감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해당 유치원들의 조직적인 저항에 막혀 정상적인 감사가 어렵게 됐다. 일부 유치원은 자료 제출을 거부하거나 학부모를 상대로 폐원 동의서를 요구하는 등 노골적인 역습에 나선 상황이다. 유치원 8곳은 '사립유치원 특정 감사 실시 알림 처분 무효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미 일부 유치원의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 의해 받아들여져 감사가 잠정 중단됐다.일부 사립유치원들은 폐원을 추진하겠다며 정부와 교육 당국에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도내에서만 이미 8곳의 유치원이 학부모에게 폐원하겠다고 통보했고, 6곳은 도 교육청에 폐원 신청을 냈다. 원생과 학부모를 볼모로 한 과잉 대응이다. 이들은 일부의 일탈행위를 부풀려 정부와 언론이 마녀사냥식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교육 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해왔을 뿐인데, 이런 공로는 무시하고 비리 집단으로 매도한다는 것이다. 시민단체와 학부모 사이에서는 이를 두고 '아직도 뭐가 잘못이고, 뭐가 문제인지 모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도 교육청은 감사 거부 사태에도 불구, 비리 유치원이 합당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당연한 말이다. 철저한 감사가 이뤄져야 하고, 필요할 경우 사정 당국이 나서 비리행위를 밝혀내야 한다. 비리 유치원들이 감사를 피하려고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소송에 나선 것은 떳떳한 자세가 아니다. 학부모들은 '잘못이 없는데 왜 소송까지 하느냐'며 궁금해 한다.

2018-11-28 경인일보

[사설]인천 개항장 오피스텔 건축허가 배후 밝혀야

인천시가 중구 개항장에 들어설 고층 오피스텔 건축허가 과정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허종식 균형발전정무부시장이 27일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바에 의하면, 인천시 중구는 해당 오피스텔 건축물에 대해 '높이 제한'에 대한 심의도 없이 지상 20층 규모의 오피스텔 신축을 '부적정하게' 허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피스텔이 들어서게 될 지역은 지구단위계획구역이어서 개항기 근대건축물 밀집지역에 속해 5층 이하로 짓는 것이 원칙이다. 건축위원회 심의에서 조망권 확보 등에 지장이 없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만 6층 이상의 건축물 신축을 허용하도록 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구 건축위원회는 이를 서면 심의로 결정한 것이다.결과적으로 문화지구 인근에 지하 4층 지상 26~19층 고층 건물의 신축이 가능해졌다. 옛 러시아 영사관 부지 인근에 고층 오피스텔이 들어설 경우 인천 내항과 월미도의 수려한 해상 조망권을 독점할 수 있기 때문에 건축업자들의 사업성은 훨씬 높아진다. 반대로 시민의 입장에서는 자유공원이나 차이나타운 일대에서 해상조망은 차단되고, 월미도나 해상에서 원인천 지역의 핵심지구인 조계지와 자유공원, 응봉산 일대의 경관이 훼손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인천시가 신속하게 감사에 착수하고 결과를 시민들에게 알린 것은 평가할만하다. 이번 사건은 개발차익을 노린 일부 지역 유지들이 부동산 개발사업을 공무원들이 협력하거나 방조한 것이다. 중구청의 건축담당 공무원들이 고층 오피스텔 허가로 논란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관련 규정을 무시하면서까지 사업추진 허가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인천시는 건축팀장이 독자적으로 서면심의를 결정했고, 나중 건축과장으로 승진해 건축허가를 내준 것으로 결론지었지만 납득하기 어렵다. 53억원에 사들인 부지를 130억원에 되팔기 위해 오피스텔 건축허가를 받아낸 당사자는 전 중구청장의 친인척 A씨, 인천주민자치단체연합회 간부의 자녀 B씨, 인천시중소기업단체 대표 C씨 등이었다. 입으로는 '인천사랑'을 외치면서 지역자치단체장이나 지역사회단체의 힘을 이용하여 지역의 공유자산을 훼손하여 자기 자산을 불린 이중적 태도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이 사건은 지역 토착비리의 전형적 사례이다. 인천시는 지역 적폐의 뿌리를 규명하고, 문화지구 건축물 관리기준 마련 등 재발을 막을 제도적 장치까지 마련해야 할 것이다.

2018-11-28 경인일보

[사설]2년3개월 만에 제자리 복귀한 해양경찰청

해양경찰청이 인천, 제자리로 돌아왔다. 떠난 지 2년3개월만이다. 해양경찰청은 지난 2014년 4월 '세월호' 사고 당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전 국민적 비난의 대상이 됐다. 박근혜 정부는 그 책임을 물어 그해 11월 해양경찰청을 해체해 국민안전처로 편입시켰다. 명칭도 해양경비안전본부로 격하됐다.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는지 인천지역사회의 극력 반대에도 불구하고 육지인 세종시로 아예 청사를 옮겨가야만 했다. 2016년 8월, 후텁지근했던 여름날의 기억이다. 1년만인 지난해 7월 해양경찰청은 가까스로 그 이름을 되찾았다. 해양수산부 외청의 자격이다. 그리고 어제, 다시 원래 있던 자리, 인천 송도국제도시로 돌아왔다. 질책과 해체, 부활과 복귀, 해양경찰청이 2년3개월 짧은 시간에 겪은 극적인 경험들이다.'돌아온 해경'은 청사 정면 외벽에 커다란 현수막을 내걸었다. '안전하고 깨끗한 희망의 바다를 만들겠습니다'. 인천 복귀를 자축하는 해경의 다짐이다. 청사의 오른쪽 벽면에는 해경 인명구조선이 커다란 물보라를 일으키며 달려가는 형상의 설치미술품이 눈길을 끈다. 물보라는 'Save Life(세이브 라이프)'라는 슬로건을 만든다. 20t급 폐선을 활용한 이 전시물은 국민의 생명을 최우선으로 지키겠다는 해경의 의지를 표현했다. 특히 인명구조선이 하늘로 날아오르는 형상은 새롭게 도약하는 해경의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해경 제복도 10년여 만에 교체된다. 해경의 업무 특성에 맞춰 기능성과 활동성이 강화된다. "세계 최고의 믿음직한 해양경찰기관을 만들겠다는 꿈을 인천에서 국민과 함께 실현해 나가겠다." 조현배 해경청장의 각오는 함축적이다.무방비, 무능력, 무책임. 해경은 '세월호' 사건을 통해 절대 드러내선 안 될 추한 모습을 남김없이 보여줬다. 그렇다고 '해체'까지 할 일이냐는 지적이 없지 않았으나 당시 대다수 국민들은 '그래도 싸다'는 생각을 가졌던 것이 사실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해경을 향한 날카로운 시선도 많이 누그러졌다. 해경의 부활은 그런 시간의 흐름에 기댄 부분이 없지 않다. 이제 해경이 할 일은 오직 하나다. 스스로 내건 슬로건 'Save Life(세이브 라이프)'처럼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살리는 일이다. 해경이 지난 2년3개월 동안 겪었던 극적인 경험이 무엇에 기인하는지 한 순간도 잊지 않길 바란다. 인천에서, 진정 국민의 사랑을 받는 해경으로 다시 태어나길 바란다.

2018-11-27 경인일보

[사설]사법 불신 우려되는 대법원장 '화염병 테러'

어제 출근하는 김명수 대법원장의 차량에 화염병이 날아드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화염병을 던진 사람은 돼지농장을 운영하면서 친환경인증 부적합을 받아 손해를 봤다며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가 1·2심에서 패소한 70대 남모씨였다. 그는 그동안 법원의 판결에 불만을 품고 지난 9월부터 대법원 앞에서 1인시위를 하다 지난 16일 대법원에서 패소하자 이날 대법원장 차량에 화염병을 던진 것이다. 그동안 법원의 판결에 불만을 품고 시위를 하거나 인터넷상에 판사를 인신공격하는 경우는 종종 있었다. 그러나 사법부의 수장인 대법원장에게 화염병을 던진 것은 처음이다. 그것도 대법원 청사에서 화염병 테러가 발생한 것은 사법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그래서인지 법원 안팎의 충격은 커 보인다. 더욱이 최근 양승태 사법부의 고위 법관들이 무더기 수사를 받은 데 이어 관련 현직 법관들을 탄핵해야 한다는 전국법관대표회의 결과를 두고 법원 내에서 파열음이 이어지고 있는 중에 발생, 국민이 받은 충격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사상 초유의 대법원장 테러 시도가 발생했음에도 이날 법원 내부는 법관대표회의의 대표성 논란을 두고 판사들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예외 없이 이날도 고참 판사들은 법관회의의 절차상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고, 평판사들은 법관대표회의가 대의기구인지, 간부회의인지, 토론기구인지 밝히라는 목소리를 높였다. 대법원장 차량에 불길이 휩싸인 것을 보면서도 이런 논란을 벌이는 사법부의 태도에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게 바로 지금 우리 사법부의 민낯이다.화염병을 던진 남씨는 최근 정치 쟁점이 되고 있는 '사법농단'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었다. 그는 화염병 투척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권익을 찾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현재로선 국가 상대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의 패소가 불만인 것으로 보인다. 경찰 역시 대법원 판결로 더 이상 호소할 데가 없어지자 이날 김 대법원장 습격을 준비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번 화염병 테러는 마치 전 정권 사법부의 사법 농단과 현 사법부의 후속 개혁이 지지부진한 와중에 터져 국민의 사법 불신이 극에 달했다는 경고음으로도 들린다. 또 김 대법원장의 사법개혁이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이번 사건으로 재판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소송 당사자들이 스스로를 '사법 피해자'로 주장하지는 않을까 심히 걱정이다.

2018-11-27 경인일보

[사설]연동형 비례대표제 또 물 건너가나

지난 대선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여야 후보들의 공약 사항이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총선거에서 득표율 만큼 지역구 의석을 얻지 못한 정당에 정당득표율에 해당하는 의석을 우선 배분해 의석수와 연동시키는 제도다. 현행 소선거구와 단순다수제가 결합된 선거제도는 유권자들의 표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사표를 많이 발생시킴으로써 대표성에 문제가 있을 뿐만 아니라 민심이 비례적으로 의석수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문제점이 있다. 따라서 정치개혁의 여러 의제 중 선거제도 개혁은 헌법 개정 못지않은 핵심적 사안이라고 볼 수 있다.마침 25일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3당은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의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담판회동을 요청했다. 그러나 최근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지금 논의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따르면 제1당은 비례대표를 많이 가져가기 어렵다"며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정치개혁특위와 본회의에서 최종적으로 어떤 결론이 날지 알 수 없지만 또 다시 선거제도 개혁이 흐지부지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한국 정당구도는 집권당과 제1야당의 거대정당들을 중심으로 하는 적대적 공존 체제가 기본 작동원리다. 현재 바른미래당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고 있고,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캐스팅 보트를 행사할 수 있는 정당들이 존재하지만 실질적으로 집권당과 제1야당을 제외한 정당들의 목소리가 반영되기 어려운 구조다. 또한 비례대표 의원 숫자가 47석 밖에 안되기 때문에 1인2표에 의한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라 하더라도 진보 정당들이 획득한 정당득표율 만큼 의석수가 확보되지 않음으로써 대표성과 비례성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늘 지적되어 왔다.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은 각 정당에게는 사활적 이해가 걸린 사안이기 때문에 여야 정당이 총선거에서 의석 확보의 유불리를 따지는 것을 나무랄 수만은 없다. 그러나 거대정당들의 정당이기주의가 지배적으로 작동되는 행태는 지양되어야 한다. 대표성과 비례성 강화는 표의 왜곡을 막고 거대양당의 독과점 체제를 막을 수 있는 기본적 제도다. 물론 세부적 사항에서는 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겠지만 또 다시 정치공학적 계산이 제도 도입을 막아서는 안된다. 이번 만큼은 비례대표 숫자를 늘리고 의석수가 표심을 수렴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선거법이 개정되어야 한다.

2018-11-26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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