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인천시의 허술한 전통시장 안전관리계획

인천시가 최근 '2019년 인천광역시 안전관리계획(안)'을 발표했다. 전체적인 관리대책은 차치하고 전통시장 부문만 보면 재난·사고 대책이 너무 허술하다. 인천지역 전통시장은 59개로 이 중 24곳은 1980년 이전에 형성됐다. 전체 40%의 시장이 오래되고 낡아 화재 노출 위험이 크다고 한다. 재난관리시설 지정 현황을 보면 준공된 지 80년이 넘은 중구 송월시장과 남구 재흥시장(준공 39년)은 재난위험도 E등급, 동구 송현자유시장(준공 54년)과 부평구 부평자유시장(준공 45년)은 D등급 판정을 받았다.준공된 지 30여 년 넘는 인천 전통시장의 화재 위험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처럼 위험하다. 특히 여러 개의 시장으로 연계된 부평자유시장, 부평종합시장, 진흥시장, 부평깡통시장은 한 시장에 화재가 발생할 경우 인접 시장까지 번져 피해 규모가 클 것으로 우려된다. 인천지역 전통시장 화재발생현황을 보면 2013년 5건(피해액 330만원), 2014년 3건(〃1천890만원), 2015년 4건(〃1천450만원), 2016년 9건(〃7천700만원), 2017년 5건(〃16억1천380만원)으로 집계됐다. 2013년과 2017년을 단순 비교하면 화재 발생 건수는 차이가 없지만, 피해액은 330만원에서 16억1천380만원으로 489배 늘었다. 2017년 소래포구어시장 화재로 인한 피해가 컸기 때문이다. 한 번의 화재가 4년간의 화재보다 더 큰 피해를 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그런데도 전통시장 화재에 대한 인천시의 대책은 화재 안전점검과 화재공제 가입률을 높이는 것이 전부다. 시는 2017년과 2018년 화재안전 점검률이 100%라고 밝히고, 화재공제 가입률을 지난해 4.7%에서 올해 8%대로 올리겠다고 했다. 안전점검은 관련 기관에 떠넘기고, 상인들의 재산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화재공제 가입을 늘리겠다면서 할 일 다했다는 얘기다.문제의 핵심은 전통시장 화재에 대처할 대책이 빠져 있다는 점이다. 안전점검과 복구만 강조하는 것은 현장을 고려하지 않은 탁상행정에 불과하다. 화재 감지 및 예방시설을 첨단화하고, 골든타임 안에 신속히 진화해 인명과 재산 피해를 줄이려는 고민이 없다. 단순히 점검 의뢰하고 공제나 보험에 가입시키는 것으로 안전관리를 다한 것이라고 한다면 400여 쪽에 이르는 다른 분야의 안전관리계획도 전통시장 대책과 별반 차이가 있겠는가. 시민의 안전이 최상의 복지라는 인천시 구호가 무색하다.

2019-01-14 경인일보

[사설]황교안 한국당 입당, 설득력 가지려면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오늘 자유한국당에 입당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황 전 총리는 입당 이후 당권에 도전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전해지는 등 차기 대선 출마를 위한 행보로 해석할 수 있다. 물론 이는 추론에 불과하지만 그가 정치에 입문하려는 의도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황 전 총리는 박근혜 정권 때 법무장관과 국무총리를 지낸 인물로 박근혜 정권의 핵심 인사다. 현재 그가 총리시절 내각에 있었던 일부 인사들은 블랙리스트 등의 혐의로 복역 중이기도 하다.황 전 총리의 자유한국당 입당과 정치활동 여부는 전적으로 개인의 자유에 속하는 영역이다. 따라서 이에 대해 가타부타 하는 것은 자칫 정치적인 논쟁을 유발할 수 있다. 그러나 헌정 사상 최초로 주권자의 의지와 헌법 절차에 따라 현직 대통령이 파면될 당시의 국무총리였고, 이전에 법무장관을 지냈다면 최소한 지난 정권의 핵심 인사로서 사과와 반성을 표시해야 한다. 그를 임명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정농단 혐의로 복역 중인 상황에서 박 전 대통령 탄핵과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언급 없이 보수를 대변하겠다고 한다면 지난 정권을 책임졌던 인사로서의 도리가 아니며, 국민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최근 경제와 일자리 등의 문제로 국정지지도가 정체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당은 최악의 지지율 상태를 면함과 동시에 여러 쇄신책을 내놓는 등 보수의 재건을 위한 보폭을 넓히고 있는 중이다. 황 전 총리 본인과 한국당으로서는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황 전 총리가 수위를 달리는 여론 조사 결과에 고무될 수 있다. 입당 이후 황 전 총리의 행보 여하에 따라 황 전 총리가 보수의 구심점이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그러나 마음 둘 곳 없는 보수 계층의 대변자가 되기 위해서는 지난 정권의 총리로서의 정치적 책임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한국당은 2017년 10월 박 전 대통령과 친박 핵심인 서청원·최경환 의원의 탈당을 권유한 바가 있다. 이유는 "국정운영 실패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황 전 총리의 경우는 국정운영 실패에 책임이 없다는 것인지 논리의 모순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전후 맥락을 잘 파악하여 정치적 진퇴를 분명히 하지 않으면 한국당은 물론 황 전 총리의 입지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치에는 엄중한 역사의식과 시대정신이 수반되어야 한다.

2019-01-14 경인일보

[사설]혈세낭비 해외연수, 침묵하는 지방의회

예천군의회 해외연수 폭행 파문과 관련해 지방의회의 혈세낭비형 해외연수에 대한 비난여론이 급등하자 정부가 부랴부랴 대책을 발표했다. 행정안전부는 13일 '지방의회의원 공무 국외여행 규칙' 표준안을 개선한다고 밝혔다. 지방의원들의 공무국외여행 심사위원장을 민간인에게 맡기고, 심사기간을 연장키로 했다. 공무 국외여행이 부당했다면 비용을 환수하고, 여행 계획서와 보고서를 지방의회 홈페이지에 공개하도록 한다는 것이다.그러나 행안부의 표준안은 권고안일 뿐이다. 지방의원의 해외여행은 자치사무로 분류돼 중앙정부가 직접 규제할 행정권한이 없다. 따라서 지방의회가 지키지 않으면 그만이다. 결국 지방의원들이 혈세로 해외여행을 즐기며, 온갖 추문과 추태를 양산하는 지방의회 적폐의 발본색원의 책임은 지방의회가 져야 한다. 하지만 지방의회는 침묵하고 있다. 문제의 당사자인 기초 또는 광역의회 의장단협회는 물론, 지방의회 어느 한 곳도 문제해결을 위한 입장표명도 대책발표도 없는 것이다.지방의회의 자정능력이 어느 수준인지는 파문의 한 복판에서 해외여행을 강행하는 도덕불감증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경북시군의회의장협의회 소속 의장들은 9일, 계양구의회 의원들은 10일 외유성 여행을 강행했다가 비난여론에 혼비백산해 하루나 이틀만에 귀국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지각하지 못하는 여론 문맹자들이 지역민을 대표한다니 절망스럽다. 계양구의회 한 의원은 한 방송에서 '없는 동굴도 만들 수 있다'며 해외 동굴시찰 관광을 합리화하기도 했다. 전국 231개 시·군·구의회와 17개 시·도의회 의원들이 임기중 해외여행으로 낭비하는 혈세가 수백억원에 이른다. 지역혈세를 목적도 의미도 없는 해외여행에 쓰는 사람들이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을 제대로 감시할 것으로 기대할 수 없다. 이번에 의원들이 물의를 빚은 예천군은 인구가 5만도 안되는 재정자립도 최하위 자치단체다. 그런데도 의원들은 자신들의 해외연수비를 인상해 여행에 나섰다가 대형사고를 쳤다. 예천군민은 지방의회가 필요한 것인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정부에 앞서 전국 지방의회가 스스로 강력한 자정노력에 나서야 한다. 기초·광역의회 협의회가 이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주도해야 한다. 우선 대국민사과와 자정의지를 공표하고 해외연수 정상화를 위한 민관협의회를 구성해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 이왕이면 경기·인천 지방자치단체가 앞장서 주도하기를 바란다.

2019-01-13 경인일보

[사설]태양광발전 공급 확대만이 능사 아니다

경기도내에 태양광 발전시설들이 급증하고 있다. 2006년부터 작년 11월까지 도내 각지에 설치된 태양광시설은 4천여 건인데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이 개시된 2017년부터 사업허가건수가 3배 이상 격증했다. 화성, 이천, 연천, 여주 등에 집중되었는데 갈수록 태양광 확대는 불문가지이다.일조량이 많고 땅값이 낮은 지방일수록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가 유행이다. 안정적 수입 보장 인식이 퍼지면서 기업은 물론 외부인들까지 경쟁적으로 사업허가에 매달린 탓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20%까지 올린다는 '재생에너지 2030'을 추진하고 있다. 공무원과 국세미납자만 아니면 누구나 신청 가능한데다 상당 규모의 정부보조금은 금상첨화(?)인 것이다.작년 한해에만 전국에서 이틀에 한 번 꼴로 축구장 한 개 크기의 숲이 사라졌다. 난개발로 인한 경관훼손과 생태계 파괴, 산사태 우려 등 지역주민의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6년부터 지난해 1월까지 설치된 태양광과 풍력발전 부지 중에서 산지가 38%로 가장 많은데 전체 태양광의 88%가 임야에 설치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태양광 패널로 뒤덮인 저수지 인근의 농민들은 농업용수로도 부적합하다고 목청을 높이는 중이다.지가상승 부채질은 물론이고 산불화재 위험도 큰일이다. 작년에만 태양광설비 화재건수가 71건인데 주요장비인 에너지저장장치(ESS)에 화재발생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가 태양광 설치에만 올인 했지 국민안전과 직결된 소방기준 마련은 나몰라라한 결과이다. 지자체와 사업자간의 법적 소송건수 급증도 주목거리이다. 지난 1년간 태양광발전소 허가를 둘러싼 행정소송은 88건으로 최근 들어 3일에 한 건 꼴로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신재생에너지 국산화율 낙후 때문에 정부가 막대한 규모의 혈세로 외국기업들의 배만 불린다는 지적도 거슬린다. 태양광 폐패널 처리는 더 큰 문제이다. 패널 모듈의 수명은 15~25년이나 중국산은 5년 밖에 안 된다는 주장도 있다. 폐모듈에는 납, 카드뮴, 구리, 비소, 크롬, 수은 등 치명적 중금속이 함유되어 있지만 국내 처리기술이 취약하다. 갈수록 폐패널 급증은 물론 한국전력의 채무 누증도 걱정이다. 주먹구구식 과속이 초래한 결과이다. 김은경 전 환경부장관의 '위기' 운운에 눈길이 간다.

2019-01-13 경인일보

[사설]대통령의 꿋꿋한 국정 소신, 갈라진 여론이 문제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신년기자회견에서 새해 국정운영 방향을 밝혔다. 국민이 가장 주목한 분야는 경제와 북한 비핵화협상이었다. 결론적으로 대통령은 경제분야에서는 기존 정책기조 유지를, 북한 비핵화협상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지지자들은 환호했겠지만 반대자들은 실망했을 것이다. 기자회견은 자유로운 일문일답 형식으로 진행됐지만, 대통령의 답변은 회견에 앞서 발표한 연설문의 틀을 벗어나지 않았다.문 대통령은 정부의 기존 경제정책 기조를 더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기대에 못미친 고용지표, 자영업자의 어려움, 주력 제조업의 부진, 분배개선 미흡 등 미미한 경제성적표를 인정하면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신뢰도 낮아졌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경제정책의 변화는 두렵고 시간이 걸리고 논란이 있어도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올해는 성장지속을 위한 혁신성장 정책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즉 소득주도성장으로 발생한 경제적 결핍을 혁신성장으로 보완하겠다는 논리다. 하지만 노동친화형 소득주도성장과 기업친화형 혁신성장은 성격상 충돌이 불가피하다. 대통령은 카풀 논란을 예로들어 사회적 합의를 강조했지만, 상충되는 정책의 우선순위 결정은 정부의 몫이다. 이 부분에 대한 대통령의 분명한 의지가 시장에 전달됐는지 의문이다.대통령은 북한 비핵화협상 전망에 대해 낙관으로 일관했다. 중국의 특별한 역할도 강조했다. 하지만 10일 알려진 북·중정상회담 합의는 우리가 유념해야 할 부분이 적지않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강조하면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북한과 중국이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양국의 정치적 이익을 깊이 논의한 흔적이 보인다. 중국이 북한 비핵화 협상을 통해 추구할 이익이 무엇이냐에 따라 협상국면은 새로워질 수 있다. 우리로서는 주목할 만한 국면변화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비핵화에 대한 김정은의 진심, 중국의 선의를 강조하고, 국제제재 중인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의 조건없는 재개 의지를 표명했다.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제분야와 대북외교의 기조가 그대로 유지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에따라 정부의 경제정책과 대북외교를 둘러싼 여론의 분열 또한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구조와 한반도 정세가 직면한 전환적 상황에서 갈라진 여론은 대통령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다.

2019-01-10 경인일보

[사설]국가대표까지 욕보인 지도자 권력 뿌리 뽑아야

대한민국 체육계의 고질적인 병폐로 꼽혀온 지도자의 선수 폭행과 성추행 등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특히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가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를 성폭력 혐의로 추가 고소한 뒤 또 다른 빙상 선수들이 지도자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등 체육계에도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심석희는 조 전 코치로부터 만 17세 미성년인 고교 2학년 때부터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 직전까지 4년간 상습적으로 성폭행 당했다고 주장했다. 피해 장소도 태릉선수촌을 비롯해 한체대 라커룸 등 국가 체육시설에서 이뤄졌다고 주장해 충격이다. 지도자와 선수의 주종관계로 어린 선수들이 저항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더욱 안타깝다. 조 전 코치는 지난해 9월 상습상해 혐의로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받고 법정 구속상태다. 조 전 코치는 성폭행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지만, 고소 내용이 사실이라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성폭력인 만큼 철저히 규명하고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우리나라는 동·하계 올림픽 10대 스포츠 강국이다. 그러나 내면적으로는 임원과 지도자의 성적지상주의로 인해 선수들은 심신이 피폐해졌다. 성적을 앞세운 지도자의 강력한 통제와 월권행위는 선수들의 몸과 마음을 병들게 했고, 그런 지위를 이용해 말 못하는 선수들을 무참히 짓밟았다. 심석희가 당한 심신의 고통은 짐작하기도 힘들다.그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체육계의 미투 운동도 이번에 수면으로 떠올랐다. 체육계는 이번 심석희 사건을 계기로 비리를 뿌리 뽑아야 한다. 심석희는 성폭행 피해 사실을 털어놓기로 용기를 낸 것은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고 했다. 스물두 살의 어린 여성이 자신을 희생한 폭로의 진정성에 공감이 간다.문화체육관광부는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민간 주도 특별조사를 하겠다며 성폭력 근절대책을 내놓았고, 대한체육회는 체육계 비위근절 전수조사,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 관리 강화를 골자로 한 개선책을 발표했다. 전형적인 뒷북 행정이다. '조 전 코치를 강력처벌하라'는 국민청원 참여 인원이 10일 현재 20만명을 넘었다. 국민에게 용기와 희망을 안겨준 선수들이 더는 가슴 아파하고 무너지는 일이 없도록 정부와 체육계는 환골탈태 수준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2019-01-10 경인일보

[사설]'일자리 정부'의 참담한 고용 성적표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 정부'를 표방한다. 누가 붙여준 것도 아니다. 스스로 자처한 것이다. 하지만 '일자리 정부'의 고용 사정은 참담하다. 통계청이 9일 발표한 '2018년 연간 고용동향'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일자리 증가 폭이 다시 둔화하며 작년 연간 일자리 증가 규모가 1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11월 취업자 증가 수가 2017년 11월 대비 16만5천명으로 고용시장이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한 달 만에 다시 추락한 것이다. 금융위기 같은 대형 외부 충격도 없는데 고용지표가 최악을 기록한 것도 이례적이다.이는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정도면 금융위기급 고용참사라 해도 지나침이 없다. 15~64세 고용률도 지난달 60.3%(전년 동월대비 0.3%포인트 하락)로 11개월 연속 내림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8년 6월부터 2010년 1월까지 20개월 연속 하락 이후 최장기간이다.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42.7%로 1%포인트 올랐지만, 30대 이상 모든 계층에서 떨어졌다. 연간 고용률도 60.7%로 전년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 고용률은 문재인 정부가 수없이 강조한 핵심 고용지표다.고용부진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외형적으로는 자동차·조선·해운 등 한국 경제를 이끌던 주력 제조업이 경쟁력을 잃고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기업의 고용 여력의 저하가 원인이다. 하지만 소득주도성장 이름 아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 무차별 강행 등 정책 실패가 고용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 인건비 부담이 커진 기업은 채용을 줄였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압박 조치가 기업의 선택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작용한 것이다.그런데도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어제 '2019 공공기관 채용정보박람회'에 참석해 "올해 정부는 15만개 일자리를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며 "우선 고용의 마중물 역할을 위해 올해 공공부문에만 2만3천명을 뽑겠다"고 말했다. 또 재정을 통해 손쉬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고용 확대를 위해선 기업들이 투자와 고용을 늘릴 수 있도록 규제를 혁파하고 노동개혁을 서두르는 게 급선무다. 친기업 정책만이 질 좋은 일자리를 늘리는 길임은 각종 고용지표가 증명하고 있다. 정책변화가 없다면 올해 말에는 더 참혹한 성적표를 받게 될 것이다.

2019-01-09 경인일보

[사설]인천시 공론화위원회에 거는 기대와 우려

인천시 공론화위원회가 2월 중에 출범할 예정이다. 지역사회의 갈등요소 가운데 이해관계가 첨예한 사안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통해 지역 현안의 해법을 도출하는 새로운 민주주의 제도를 실험하게 된다. 위원회는 공공갈등 전문가와 공무원, 시의원, 시민단체 추천 인사 15명 이내로 구성될 예정이다. 위원회가 채택하는 안건은 인천시장이 직접 요청하는 경우, 시의회가 본회의 의결을 거쳐 요청하는 경우, 그리고 지난해 12월 3일자로 도입한 '시민청원창구'와 연동하여 시민 1만명 이상이 청원으로 요청하는 경우 등 세 가지이다. 공론회위원회는 채택된 안건에 대한 여론조사와 집단 토론 등 수 개월간의 숙의 과정을 거쳐 결론을 이끌어낸 다음 그 결과를 시장에 권고하게 된다. 위원회가 행정상 의결기구가 아니어서 결정사항은 일종의 권고사항이지만, 인천시는 위원회의 결정을 최대한 수용할 방침이다. 이 제도의 도입으로 시민들의 시정 참여를 제도화하고 시민 간의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제도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공론화위원회와 시민청원제가 진일보한 시민참여제도로 의사결정의 비민주성을 상당 부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나 부실한 행정 관행을 모두 치유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공론화위원회가 시정부의 책임행정, 정책결정의 책임성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편 시민의 대의기관인 시의회의 역할과 중복되는 요소도 간과할 수 없다. 지역과 계층 등 이해 집단간 갈등이 첨예한 사안, 민주주의적인 숙의 과정이 반드시 필요한 사안으로 국한하여 옥상옥(屋上屋)의 비효율성을 미연에 방지해야 할 것이다. 인천시의 시민청원 제도가 청라·송도·영종 등 신도시 지역 간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이 불거지고 있다. 이 때문에 자칫 공론화위원회도 시민청원제도의 재탕이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공론화위원회의 결정이 강제성이 없는 권고 형식이기 때문에 인천시와 시장은 권고안을 수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은 논란거리이다.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대목이다. 새로 도입되는 공론화위원회가 소수의 행정가나 전문가 등에 의해 정책을 결정해온 기존의 관행에서 벗어나 시민의 참여기회를 확대하면서 공공갈등을 최소화하려는 제도 도입 본연의 취지를 살려 운영하기 바란다.

2019-01-09 경인일보

[사설]조정대상지역 지정 이유를 묻는 성난 민심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말 수원시 팔달구와 용인시 수지·기흥구를 조정대상지역으로 새로 지정했다. 이들 지역은 높은 집값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GTX-A 노선 착공 등 시장 불안요인이 존재한다는 이유라고 한다. 해당 주민들은 집 값이 얼마 오르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한 것은 지나치다며 반발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정을 취소해달라는 주민들의 청원이 잇따르고 있다. 지정 이후 이들 지역은 부동산 가격 하락은 물론 거래까지 뚝 끊기면서 혹한기를 맞고 있다.해당 지역에는 다주택자의 양도세가 중과되고 장기보유 특별공제 배제, 2주택 이상 보유자 종부세 추가과세 적용 등 세제가 강화된다. 또 LTV 60%·DTI 50% 적용, 1주택 이상 세대 주택 신규 매입을 위한 주택담보대출 원칙적 금지 등 금융규제와 청약규제 강화 등이 적용된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주택가격이 오르지도 않았는데 정부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한 이유를 모르겠다는 반응들이다. 이들 지역은 지정 이후 가격이 하락하고 거래가 급감하는 등 부동산 시장 자체가 얼어붙은 양상이다.수원시 팔달구와 용인시 기흥구는 동마다 사정이 다른데도 일괄 지정된 데 대한 불만이 크다. 팔달구는 재건축 등 영향으로 인계동 일부 단지만 상승세일 뿐 다른 동 지역은 보합세라는 게 부동산업계의 분석이다. 기흥구의 경우 구성역 인근을 제외하면 가격이 오르지 않은 동이 많아 주민 반발을 사고 있다. 용인시는 이에 따라 지정방식 개선을 위한 방안을 국토부에 건의키로 했다. 조정대상 지역을 현재 구 단위에서 동 단위로 지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 부동산 업계에서는 새로 지정한 조정지역에 대해 다시 검토해볼 필요가 있으며 오류가 있고, 시장의 구체적이고 철저한 조사가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면 해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국토부는 개발 호재 등으로 부동산 가격이 오를 조짐이 있을 경우 선제 대응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인천 계양, 과천 등 수도권 택지 개발지역에 대한 추가 지정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과열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면 규제지역으로 지정하고 투기 수요를 철저히 차단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지정에 따른 피해와 부작용을 막는 것도 정부가 할 일이다. 주민들이 이례적으로 청원까지 해가며 반발하는 건 할 일 없는 사람들의 괜한 투정이 아닐 것이다.

2019-01-08 경인일보

[사설]어린 학생들을 '볼모'로 잡은 도시개발사업

옛 송도유원지에 인접한 인천시 연수구 '동춘1구역'은 인천의 대표적인 도시개발사업지다. 도시개발법에 따라 지난 2008년부터 민간 주도의 택지개발 방식으로 사업이 추진돼왔다. 이 구역 사업시행자는 토지소유주들이 만든 '동춘1구역 도시개발사업조합'이다. 새로 들어선 주택들은 이제 본격적인 주민 입주를 앞두고 있다. 오는 3월부터 먼저 3천여 세대 공동주택 단지들의 입주가 시작된다. 그런데 이곳에 입주하는 주민들은 초등학생 자녀들의 과밀학급과 원거리 통학 때문에 장기간 고통 받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조합측이 당초 약속했던 단지 내 초등학교 신축 및 기부채납이 어렵다고 돌연 말을 바꿨기 때문이다. 재작년 10월 인천시교육청과 맺은 협약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내용이다.조합과 시교육청이 체결한 협약의 골자는 조합이 147억 원을 들여 24학급 규모의 초등학교를 지어 시교육청에 학교 부지와 시설을 기부한다는 내용이다. 교육청은 이를 근거로 그해 연말 교육부에 학교 설립을 요청해 승인받았다. 예정대로라면 학교는 내년 9월 개교해야 한다. 학교신축에 소요되는 절대 공기는 13개월 정도. 지금부터 공사 준비에 착수해도 빠듯하다는 게 시교육청의 설명이다. 하지만 최근 시교육청으로부터 개교 상황 확인요청을 받은 조합은 사업 추진에 손실이 발생해 기부를 재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고 회신했다. 인천시와 협의를 통해 재정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찾고 있으나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현재의 재정 상황으로는 현실적으로 기부가 힘들다"는 게 그들의 입장이다.조합 측의 이런 갑작스런 말바꾸기에 대해 입주예정자들은 자신들의 실수로 빚어진 손실을 어린 학생들과 입주예정자를 볼모로 시나 교육청을 협박해 메꾸려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조합의 내부사정이 어떻든 입주를 앞둔 주민들에겐 '공갈'과 다름 없다. 입주완료 시 단지 안에 신설될 초등학교에 다닐 학생 수는 500명 정도로 예상된다. 만약 개교가 늦어진다면 인근에 있는 기존의 초등학교는 한 학급당 39명이 넘는 '초과밀' 상태에 놓이게 된다. 셔틀버스 등을 이용한 원거리 통학도 불가피하다. 그런 상황이 1년 이상 장기간 지속된다는 것은 어린 초등학생들이나 그 부모들에게 모두 끔찍한 고통이다. 협약 효력의 실제 대상이 어린 학생들이라는 점에서 조합이 지켜야 할 책임의 의미가 각별하다는 사실을 지금이라도 깨닫길 바란다.

2019-01-08 경인일보

[사설]야당과 협치할 수 있는 청와대 개편 되어야

집권 3년차를 맞는 문재인 정부가 청와대 참모진을 오늘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지표의 악화, 소득 불평등 심화와 함께 공직자들의 연이은 의혹 폭로 등으로 정권은 전체적인 난조에 빠져있는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 실패 프레임이 워낙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발언의 취지는 이해할 수 있으나 국민의 눈높이와는 동떨어지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경제가 살아나지 않으면 조기 레임덕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청와대 참모 교체는 이러한 분위기를 쇄신하여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위한 동력을 확보하기 위함으로 보인다.최근 여론조사에 의하면 이념과 지역의 전통적 갈등보다 계층과 젠더 등의 갈등이 심각해지고 있다. 이는 경제적 양극화와 사회적 분열의 증대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비서실장을 비롯한 중폭의 청와대 참모 일신이 이러한 분위기를 쇄신할 수 있는 인사가 될지 지켜볼 일이지만, 지금의 상황을 단순히 집권 3년차에 나타나는 보편적 현상으로 치부해서는 안된다.내년 총선을 의식하는 정치권은 정당이기주의에 포획되기 십상이다. 따라서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물론 다른 야당과의 협치도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촛불민심이 지향했던 개혁 동력도 사라지고 있다.경제와 민생이 단기간에 가시적 성과를 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한국경제는 개발자본주의 시대부터 잉태했던 구조적 문제와 제조업의 구조조정 등의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기업,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52시간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정권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다. 노동계는 노동계대로 정부에 비판적이다.이럴 때일수록 야당의 발목잡기만을 탓할 것이 아니라 여권이 더욱 협치와 소통에 나서야 한다. 이번 청와대 인사가 지나치게 '친문'위주의 친정체제 구축으로 인식되어서는 안되는 이유이다. 문재인 정권이 내세웠던 탕평이 인사에 반영되어야 야당에게 협조를 구할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급할수록 돌아가야 한다.청와대 인사를 계기로 개혁의 모멘텀도 다시 회복해야 한다.경제와 개혁은 상충하는 가치가 아니다. 이번 청와대 개편이 이러한 인식을 반영하는 인사가 되지 않으면 보수 뿐만이 아니라 범진보 진영으로부터도 지지를 상실할 수 있다. 정치는 폭넓게 동의와 지지를 구하는 작업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2019-01-07 경인일보

[사설]강팀의 생존 조건 증명해야 할 인천 유나이티드

시민 프로축구단 인천 유나이티드가 9일 홈구장인 인천축구전용경기장 인근 숭의동 일대에서 연탄 나눔 봉사활동으로 2019년 새 출발을 알린다. 봉사활동에 앞서 선수단과 사무국 임직원 전원이 경기장 인터뷰실에 모여 시무식도 갖는다. 본격적인 시즌 준비를 알리는 것이다.인천 구단의 올 시즌은 지난 12월 28일 전달수 대표이사가 새롭게 임명되면서 이미 시작됐다. 구단주인 박남춘 인천시장에게 임명장을 받은 후 팀 전력 정비에 힘을 쏟고 있는 전 대표이사는 선수 시절에 '축구 천재'로 불린 인천 출신의 이천수를 전력강화부장으로 영입했다. 이천수 부장은 지난해 시즌 극적으로 K리그 1(1부리그) 잔류에 기여한 주축 선수들을 붙잡고, 약했던 포지션을 메우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인천은 타 팀으로 자리를 옮기는 골키퍼 코치를 포함한 코치 2명을 교체하며, 사무국에서도 단장이 물러났다. 전 대표이사는 후임 단장의 인선 없이 사무국장제를 도입하고 직원 보직 이동을 통한 조직 개편을 할 계획이다. 기업인인 전 대표이사는 재 인천 충남도민회와 장학회 등을 이끌었으며 현재도 시민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때문에 시민구단의 대표이사로서 최적의 인물로 평가받는다. 지역 사회에서 전 대표이사와 만난 박남춘 시장도 이 같은 면에 매료돼 구단 대표이사로 일찍이 염두에 뒀다고 한다. 인천이 지난해 시즌을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 할 수 있었던 것은 시즌 전에 문선민과 한석종을 붙잡고 베테랑 미드필더 고슬기를 영입한 것은 물론 걸출한 용병들인 무고사와 아길라르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여기에 스타 플레이어 공격수로 유럽 무대에서 활약했으며, 선수 은퇴 후 유럽 프로팀과 북한 대표팀 감독을 역임한 욘 안데르센(노르웨이) 감독의 시즌 중 영입도 한몫했다.안데르센 감독은 시즌 최종전을 승리로 확정한 후 기자회견에서 '인천은 1부리그 생존에 만족해선 안 된다'는 요지로 쓴소리를 했다. 하지만 그는 훌륭한 팬과 경기장 등 인프라를 갖춘 인천이 더 강한 팀으로 비약할 가능성을 보았다고 말했다. 올 시즌의 핵심 전력을 최대한 유지하고, 동계 훈련을 성실히 치러낸다면 시즌 후반 반짝 빛을 내는 팀이 아니라 시즌 내내 강한 팀이 되는 게 불가능한 것만도 아니라는 것이다. 안데르센 감독에 대한 팬들의 기대치도 높아지고 있다. 인천 구단은 지난해까지와 다른 혁신으로 점철된 시즌 준비와 그에 따른 결과를 내야 하는 출발점에 섰다.

2019-01-07 경인일보

[사설]도·도의회 정책협의회, 당정협의체 되면 안된다

경기도와 경기도의회가 지난 3일 공동협약서 서명식을 갖고 두 기관의 소통과 협치기구인 정책협의회를 공식적으로 출범시켰다. 정책협의회는 경기도의 주요 정책과 조례 및 예산안과 사회적 이슈, 도의회의 정책 및 전략사업들을 공동 협의해 처리하는 기구라고 한다. 도 의회 회기 때마다 도 기획조정실이 선정한 안건을 협의한다는데, 2월 첫 회의에서는 학교실내체육관 건립문제와 고등학교 무상급식을 논의할 모양이다.한해 예산이 24조원을 넘는 최대 지방자치단체의 집행기관인 경기도와 감시기관인 도의회가 긴밀하게 소통해 경기도 민생을 위해 협력하겠다는 협약의 취지와 이를 실현할 협력기구의 필요성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그러나 협약 당사자나 정책협의회 구성 등 협력의 형식을 살펴보면 도민 전체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협약과 협치기구의 한 축인 도의회가 더불어민주당만으로 대표됐기 때문이다. 형식적으로는 '도-도의회 정책협의회'라기 보다는 '경기도 당정협의회'가 맞아 보인다.공동협약과 정책협의회가 이렇게 된 이유는 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염종현 대표가 당일 인삿말에서 '경기도와 유일 교섭단체인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을 언급한 대목에서 짐작할 수 있다. 즉 교섭단체를 기준으로 도의회 대표를 선정했다는 의미다. 형식적으로는 합당할지 몰라도 정치적으로는 미숙하다. 도의회를 완벽하게 장악한 더불어민주당의 나홀로 독주는 막을 수 없다.하지만 특정 정당이 지지율에 비해 과도하게 대의를 대표하는 현행 선거제도의 맹점과 관련해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논의중인 상황을 감안하면, 도의회 더불어민주당의 대승적 포용이 아쉽다. 도-도의회의 협약과 정책협의회가 명실상부한 집행과 감시기관 사이의 대등한 약속이 되려면 도의회 대표에 야당을 참여시켜야 했다. 설령 야당이 싫다고 해도 설득할 필요가 있었다. 교섭단체라는 형식적 기준에 집착하는 바람에 도-도의회간의 협약 및 정책협의회의 형식적 위상을 떨어뜨린 셈이 됐다.도-도의회 정책협의회는 향후 활동 및 결과와 관련 상당한 부담을 안을 것으로 보인다. 소통과 협치의 진정성을 강조해도, 당적을 같이하는 집행부와 여당의 정책조정 기능 정도로 폄하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도민 사이에 의사가 갈리는 현안이나 예산들이 일방통행식으로 합의되면 더욱 그럴 것이다. 다양한 의견을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가 정책협의회의 숙제로 남았다.

2019-01-06 경인일보

[사설]축소일로 환경예산, 도민 환경복지 가능한가

경기도의 환경대책이 도민들의 기대에 못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최근 발간된 경기연구원의 '경기도 환경재정 투입과 환경정책 성과의 연계성 연구'가 실증한다.경기도는 2008년부터 2017년까지 10년간 대기, 수질, 상수도, 하수도, 토양 등 8개 환경분야에 총 7조5천169억원을 투자했는데 하수도사업에 전체의 51.6%를 투입했으며 대기분야 14.4%, 자연환경분야 12.0% 순으로 확인되었다. 연도별 투자총액은 2008년 7천316억원, 2011년 6천674억원, 2014년 7천343억원, 2017년 7천362억원 등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감소했다. 경기도 전체예산에서 환경예산 점유율은 2008년 6.9%, 2011년 5.5%, 2014년 5.2%, 2017년 3.8% 등으로 급격하게 줄었다. 특히 도민들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미세먼지 등 대기분야 예산액은 2008년 1천825억원에서 2017년 957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같은 기간 중앙정부의 환경분야 예산은 2008년 3조6천억원에서 2017년에는 6조4천억원으로 급증한 것과 대비된다.투자성과도 주목거리이다. 8개 환경 분야 재정투입 성과는 상수도분야만 보통 이상일 뿐, 수질분야의 경우 주요 하천별 COD(화학적 산소요구량)는 7.5㎎/ℓ에서 6.97.5㎎/ℓ로 약간 개선되었다. 팔당댐 호수물의 COD는 4.1㎎/ℓ로 변화가 없다. 생활폐기물 배출량과 산림훼손 피해면적, 토양의 카드뮴 및 구리 등 오염도는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더 심해졌으며 대기분야 성적은 실망이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2008년에 비해 26% 증가하고, 미세먼지(PM10) 배출량은 연간 6천827t에서 3만3천148t으로 3.9배나 늘었다. 다만 미세 및 초미세먼지의 연평균 농도는 최근 2년간 괄목할 만큼 개선됐다. 경기도 미세먼지 저감 종합대책이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근래 들어 수도권의 대기질 문제가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겨울철로 접어드는 11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 초미세먼지가 주기적으로 발생해 '3일은 추위에, 4일은 미세먼지에 시달린다'는 의미의 '삼한사미'란 신조어까지 등장한 실정이다. 미세먼지 경보일수가 증가하고 시간당 최대 농도 또한 점증해서 정부가 대기질 개선에 손을 놓은 것이 아니냐는 힐난도 거세다. 경기도 또한 미세먼지 농도 개선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환경 예산으로 도민의 환경복지를 지켜낼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2019-01-06 경인일보

[사설]'경기도의 소리', 직접민주주의 순기능을 기대한다

경기도도 '청와대 국민청원'을 빼닮은 '경기도의 소리'를 2일부터 운영하기 시작했다. 지난 2017년 8월 17일 문을 연 청와대 국민청원과 다른 부분이 있다면 5만명 이상 동의한 청원에 대해 도지사가 직접 답변한다는 점이다. '현대판 신문고'라 불리는 국민청원은 직접 민주주의 구현이라는 점에서 도입 당시 신선하고 획기적인 시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인천시 등 대부분의 광역단체에서 유사한 제도를 도입했고, 경기도는 사실 막차를 탄 셈이다. 그런 만큼 기존 청원의 장점은 살리고 문제점은 보완했다는 게 경기도의 입장이다.'청와대 국민청원'의 경우 음주운전자에 대한 처벌을 크게 강화하는 '윤창호 법' 제정을 이끌어 냈다. 최근에는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사망한 강북삼성병원 임세원 교수를 애도하는 글이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재발 방지를 위한 법 개정에 나섰다. 이처럼 국민청원을 통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정책 변화나 입법을 이끌어낸 사례가 적지 않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64% 가량이 국민청원 제도가 사회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하지만 순기능 이면에 역기능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수역 술집 폭행사건'이다. 지난달 14일 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남성 다섯 명이 여성 두 명을 무차별 폭행했고, 경찰 대처도 미흡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같은 내용은 언론 등을 통해 확대 재생산됐고, 한동안 포털사이트 검색어 상위권을 지키며 사회적 파장을 몰고 왔다. 하지만 경찰 수사 결과 양측의 '쌍방 폭행'이었고, 초동 대처에도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과장과 왜곡, 혐오, 집단이기주의 등이 뒤섞인 일방적인 폭로가 확인 과정 없이 무분별하게 확대되는 통로로 국민청원이 악용되고 있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도는 이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허위사실을 걸러주는 사전 적절성 검토단계를 도입하고, SNS 등 소셜 계정을 이용한 로그인 등으로 부작용을 최소화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어떤 제도든 부작용을 완전히 차단할 수 없다. 세상엔 선의가 악의로 둔갑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경기도의 소리'가 막차를 탄 만큼 기존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도민들의 올곧은 목소리가 전달되는 통로로 운영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2019-01-03 경인일보

[사설]중증정신질환자 방치하고는 소용없는 임세원법

진료 도중 정신질환자에게 살해된 고 임세원 교수 사건과 관련해 우리 사회의 뒷북치기 행태가 어김없이 되풀이되고 있다. 음주운전 사고로 숨진 청년의 억울한 죽음이 문제가 되자 윤창호법을 통과시킨 것과 마찬가지로 임세원법 제정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윤창호씨 사망 전에도 음주운전사고 가중처벌을 하자는 입법안이 없었던 건 아니다. 의료인 전체에 대한 폭행 처벌 강화법안도 발의된 채 잠자고 있는 법안만 7건이다.하지만 임세원법이 만들어진다 해도 현재의 정신질환자 관리 행정으로 인해 효용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경인일보 보도(1월3일자 1면)에 따르면 중증정신질환자 대다수가 보호 사각지대에 방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도에만 중증정신질환 추정 환자는 10만명이다. 이중 1만5천여명 만이 도내 31개 시·군이 운영하는 정신건강복지센터에 등록돼 보호 서비스를 받고 있을 뿐이다. 센터에 등록된 질환자의 사회생활 유지율은 84.7%로 매우 높다. 그런데 공공 서비스에서 제외된 중증정신질환자가 85%에 달한다니 터무니 없다. 경기도의 사례지만 전국적인 현실도 비슷한 것이다. 질환자 본인이나 보호의무자의 동의없이 등록할 수 없는 법적 한계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사정이 이렇다면 중증정신질환자의 돌발적 범죄를 예방할 방법이 없다. 임세원법이 통과된다 해도 의료진들의 안전은 보장되지 않는다. 더군다나 이번에 임 교수를 해친 범인은 치료중인 환자였다. 의료진뿐 아니다. 국민 모두가 정신질환자의 예고 없는 범죄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된 것이다. 중증정신질환자와 가족들도 피해자이긴 마찬가지다. 질환자는 당연히 치료받고 보호받을 권리를 상실한 채 잠재적 범죄자로 오인될 수 있다. 질환자들의 병 수발을 감당해야 할 가족들의 고통도 적지 않을 것이다. 3일 서울에서 정신질환을 앓는 딸과 함께 극단적인 선택을 한 어머니의 유서가 이를 보여준다.정신질환자 보호정책은 환자의 인권과 국민의 안전이 충돌하는 매우 예민한 문제다. 분명한 건 해법이 복잡해도 반드시 해결해야 할 중대한 사안이라는 점이다. 그렇다고 임세원법과 같이 의료진 보호에만 초점을 맞춘 대증적 대처로는 문제의 본질을 해소할 수 없다. 의료인도 병원문을 나서면 국민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환자의 인권과 국민의 안전을 함께 실현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 시민사회단체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

2019-01-03 경인일보

[사설]한국경제 정확한 문제의식 갖고 체질 바꿔야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중소기업중앙회 신년회에 참석해 신년인사를 통해 "국민의 삶이 나아지고 불평등을 넘어 함께 잘사는 사회로 가는 첫해로 만들겠다. 그 중심에 '공정'과 '일자리'가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신년사에서는 경제문제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하지만 암울한 경제상황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보다 은유적으로 말하는데 그쳤다.가령 "경제정책의 기조와 큰 틀을 바꾸는 일은 시간이 걸리고 논란이 있을 수밖에 없고 가보지 못한 길이어서 불안할 수도 있다. 정부도 미처 예상하지 못하고 살펴보지 못한 부분도 있을 것"이라며 "왜 또 내일을 기다려야 하느냐는 뼈아픈 목소리도 들리지만, 우리 경제를 바꾸는 이 길은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곳저곳에서 소득주도성장정책을 바꿔야 한다는 아우성에도 기존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분명히 한 것이다. 하지만 올해 우리의 경제 전망은 암울하다. '비상' 앞에 '초'자를 붙여야 할 정도의 초비상 상황이다. 수출의 기둥 역할을 했던 반도체의 호황이 끝났다는 신호가 감지되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비상경영체재에 들어갔다. 자동차산업도 마찬가지다. 신년사에서 문 대통령은 지난해 수출이 6천억달러를 돌파했다고 자찬했지만 내용을 꼼꼼히 들여다보면 그리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수출은 지난해 10월 22.6%, 11월 8.3% 증가했지만 12월은 1년 사이 1.2% 줄었다. 특히 전체 수출의 20%를 차지하던 반도체 수출이 8% 감소했다. 올 1분기엔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올해 경제성장률은 2.5%대로 예측되고 있다. 이는 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더 큰 문제는 기업들의 경영의욕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새해 벽두부터 최저임금 인상과 주휴수당의 후폭풍이 현실화되고 있다. 한식뷔페 '계절밥상'은 전국 11개 매장의 문을 닫았다.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않기 위해 '일자리 쪼개기' 현상도 일어나고 있다. 이 모두 근로자의 소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들이다. 이런 추세라면 어제 신년사에서 문 대통령이 말한 '함께 잘사는 사회'는 요원할지도 모른다. 가는 방향이 잘못됐다면 진로를 수정하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이다. 우리 경제가 처한 현실을 정확히 진단하고 문제가 있다면 체질을 바꿔야 한다. 지금 가장 필요한 건 아직도 '촛불 정신으로 경제를 바꾸겠다'는 대통령의 안일한 경제 현실인식을 바꿔야 하는 것이다.

2019-01-02 경인일보

[사설]주민자치에 역행하는 강화군의 조례개정안

강화군이 입법 예고한 '강화군 리, 반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시행규칙안'이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강화군에서 3개의 조례를 통합하여 만든 '강화군 리·반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시행규칙안'(이하 시행규칙안)은 이장선출 방식을 기존의 주민총회 선출 방식에서 '주민총회에서 추천하고 읍·면장이 임명하는 방식'으로 바꾸었기 때문이다. 강화군이 제출한 이장 선출 방식은 주민자치의 원칙은 물론 일반민주주의 원칙에도 어긋나는 개악(改惡)이자 퇴행에 해당한다. 시행규칙안의 2조 3항은 "이장은 주민총회를 통해 2명의 이장 후보자를 선출하고, 읍장·면장은 선출된 후보자 중 1명을 이장으로 임명한다. 다만 지역여건상 주민총회를 개최하지 않거나 후보자가 없는 경우에는 읍장·면장이 직권으로 적임자를 이장으로 임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시행규칙안에서 가장 큰 문제는 주민대표를 선출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주민총회를 추천위원회로 '격하시키고' 그 선출권을 읍·면장에게 부여한 것이다. 또 읍·면장이 이장을 직권 임명하는 길도 열어 놓았다. '지역여건상 주민총회를 개최하지 않는 경우, 후보자가 없는 경우'라는 단서가 있지만 임의적인 해석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읍장과 면장은 이장을 직권 해임할 수 있는 데 그 조건들도 구체성이 없다. 강화군의 이장 선출방식은 주권재민의 민주주의 일반원칙과 헌법가치와 배치될 뿐만 아니라, 국민의 참정권을 확대 심화하려는 국정과제의 방향과도 어긋난 퇴행적 제도이다.인천시도 주민자치를 강화하여 지역혁신의 동력을 만들기 위한 다각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천시는 내년부터 주민자치회를 시범 구성해 '주민자치형 공공서비스'를 시행할 예정이다. 주민자치형 공공서비스 구축을 제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 관련 조례를 개정하고, 2019년부터 시범적 주민자치회 구성을 실시할 계획이다. 또 주민대표기구가 제안하는 사업 중심으로 선정되는 주민참여예산사업도 큰 폭으로 확대하기로 하였다. 주민자치의 기초단위인 리와 반은 전 주민을 구성원으로 삼아 주민 스스로 지역의 일을 결정하고 집행하는 직접민주주의의 현장이다. 이장의 선출은 주민의사결정기구인 주민총회의 권리이다. 강화군을 비롯한 기초자치단체는 각종 권한 이양 등 풀뿌리 민주주의의 기초가 되는 주민자치를 강화하는 방안을 고민할 때이다.

2019-01-02 경인일보

[사설]진전된 비핵화 의지 없는 김정은 신년사

1년 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신년사를 통해 "핵 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놓여 있다는 것이 위협이 아닌 현실"이라고 말했다. 1년이 지난 어제 김 위원장은 2019년 신년사를 통해 "완전한 비핵화는 불변한 나의 입장이자 나의 확고한 의지"라며 "미국이 상응한 행동을 실천한다면 비핵화는 빠른 속도로 전진할 것"이라고 했다. 비핵화 관련 새로운 제안 없이 미국이 제재 완화 등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기존 태도를 재차 강조한 것이다.그 사이 남북, 북미관계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남북 정상은 지난해 판문점에서 두 번, 평양에서 한번 등 세 번의 정상회담을 가졌다. 6월에는 싱가포르에서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이 열렸다. 이런 만남에서 우리와 미국은 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북한에 완전한 비핵화를 요구했다. 하지만 북한은 비핵화의 움직임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도 김 위원장은 이번 신년사를 통해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간 비핵화·평화협상을 되살리고 미국과 관계 정상화를 위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언제든 또다시 미국 대통령과 마주 앉을 준비가 되어 있으며 반드시 국제사회가 환영하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도 말했다.그러면서도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비핵화 방안은 언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미국이 인민의 인내심을 오판하면서 일방적으로 그 무엇을 강요하려 들고 제재와 압박으로 나간다면,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일종의 경고였다. 반대로 우리에게는 "아무런 전제조건이나 대가 없는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관광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는 대북 제재 등의 문제로 실행할 수 없는데도 이렇게 밝힌 것은 우리를 압박해 미국이나 유엔을 설득, 제재 완화를 이끌어내겠다는 의도일 것이다.하지만 한·미 연합군사훈련과 미국의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 중단 요구는 이해하기 어렵다. 이는 향후 남·남 갈등을 부추길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심히 우려된다. 아무리 회담개최 조건이라 해도 북한이 핵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훈련이 중단되는 건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다. 비핵화 없이는 남북관계의 미래도 밝지 않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이 말로만 비핵화를 천명한다고 이를 곧이들을 국민은 그리 많지 않다. 김 위원장이 양복을 입고 소파에 앉아 파격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신년사에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이 보이지 않은 것은 실망이다.

2019-01-01 경인일보

[사설]집단갈등의 장 된 인천시 '온라인 시민청원'

좋은 제도가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집단갈등 표출의 장으로 변질돼 버렸다. 인천광역시가 의욕적으로 개설한 온라인 시민청원 얘기다. 시는 지난해 12월 초부터 온라인 시민청원 창구를 본격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이 시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넓히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앞서 지난해 8월 개설된 청와대 국민청원을 참고했다. '인천은 소통e가득'이란 이름으로 개설된 이 온라인 시민청원 창구를 통해 시민들은 주요 정책이나 지역 현안에 대한 의견을 자유롭게 표명할 수 있다. 등록된 청원이 3천명 이상의 시민 동의를 얻은 경우엔 시장이나 고위 간부가 영상을 통해 답변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런 요건을 갖춘 '제1호 청원'이 청라와 송도국제도시 주민들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는 사안이다.온라인 시민청원 창구가 개설되자마자 청라국제도시 주민으로 짐작되는 한 시민이 현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이하 경제청장)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청원을 냈다. 이 청원은 지난 달 27일 3천명 이상으로부터 '공감'을 얻어냈다. 경제청장이 사퇴해야 할 8개의 이유를 제시하고 있는데 특히 청라국제도시 내 G시티 사업에 대한 경제청의 부정적 입장이 핵심이다. 이 사업과 관련해 경제청은 당초 계획에 없던 인구 유입과 그에 따른 기반시설 부족, 투자유치 없는 부동산 '먹튀' 우려 때문에 특정 부동산개발업체의 사업 추진에 대해 난색을 표명해왔다. 그러자 일부 청라 주민들이 송도국제도시 개발을 우선시하는 경제청의 정책 때문이라고 주장하면서 온라인 카페를 통해 경제청장 사퇴 목소리를 키우기 시작했다.문제는 이러한 청원이 청라와 송도국제도시 주민들 간 갈등을 폭발시키는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송도 주민들은 청라 주민들의 경제청장 사퇴 청원에 크게 반발하면서 경제청장 퇴진을 막는 '역청원'을 냈다. 송도의 여러 온라인 카페에는 청라 주민의 청원을 비판하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이런 상황은 사실 온라인 시민청원 제도 도입을 검토할 때부터 우려됐던 일이다. 제도의 선한 목적과는 달리 온라인에서 집단동원 능력을 가진 지역주민들만이 뛰어들 수 있는 '그들만의 리그'로 변질될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그게 현실화된 것이다. 벤치마킹했던 청와대 온라인 국민청원 사이트도 당초 취지와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나 먼 청원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좋은 제도의 역기능을 막기 위한 좀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2019-01-01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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