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경기도 버스정책 선후 따져서 정밀하게 세워야

지난 15일 예정됐던 버스파업은 간신히 봉합됐다. 버스 준공영제를 실시하는 광역자치단체들은 재정부담으로 버스노조의 임금인상 요구를 수용했다. 지난해 일부 광역버스 노선에 대해 준공영제를 도입했던 경기도만 시내버스와 광역버스 요금인상을 결정했다. 대신 국토교통부가 광역버스를 국가사무로 이관해 준공영제를 실시하기로 했다.이런 상황에서 경기도가 노선입찰방식 준공영제 도입을 예정대로 강행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노선입찰제는 수익금공동관리방식 준공영제의 폐해를 막기위한 이재명 도지사의 대안이다. 버스업체의 적자를 지방정부 재정으로 메워주는 수익금공동관리방식은 혈세로 버스업체의 모럴 해저드를 키운다는 이유에서다. 지방정부가 노선을 소유하고 버스업체들에 노선운행권을 입찰에 부치면 재정도 아끼고 업체의 버스경영도 정상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경기도가 실시중인 수익금공동관리방식과 실시하려는 노선입찰방식 준공영제의 대상이 모두 정부가 국가사무로 이관하겠다는 광역버스인 점이다. 경기도 입장에서는 두 방식의 광역버스 준공영제 운영정책 시행에 앞서 정부의 국가사무 이관 시점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순서다. 광역버스가 국가사무로 이관되면 정부 나름대로 광역버스 준공영제 운영방식을 결정할 텐데, 경기도가 두개의 방식을 먼저 운영하면 사무이관 이후 정부 대응이 곤란해질 수 있다. 광역버스 국가사무 이관 시점을 정하는 것은 정부 약속의 진정성을 밝히는 의미와 함께 경기도의 광역버스 관련 행정낭비를 막는 효과도 있다. 만일 도가 광역버스 준공영제 실험을 강행한다면 광역버스 국가사무 이관 약속 자체가 의심받을 수도 있 다.경기도는 광역버스 국가사무 이관 시점을 먼저 확정하는 한편 실제로 경기도가 담당해야 할 버스운행 사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광역버스는 국가사무로 넘어가도 노선과 운행횟수 축소가 없도록 대비하고, 민영제로 운영중인 도내 시내버스의 운행노선 재점검과 운행서비스 개선을 통해 도민들의 이익을 실현해야 한다.최근 경인일보 보도에 따르면 2015년 버스요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버스이용 불편을 호소하는 민원은 2016년 1만8천741건에서 2017년 1만9천139건으로 늘었다. 입석이 금지된 광역버스는 출퇴근 시간 만원버스로 변한다. 경기도가 이번 버스요금 인상에 총대를 멘 만큼 선후를 잘 가려 민생에 기여할 버스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2019-05-21 경인일보

[사설]인천시 일자리재단 필요하나 부작용 경계하라

인천시가 '민선7기 일자리정책 로드맵'을 발표한 것은 박남춘 시장 취임 반년 만인 지난해 12월이었다. 임기인 2022년까지 55만2천개의 일자리를 만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앞서 시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기존의 일자리경제국과 투자유치산업국을 통합한 일자리경제본부를 신설했다. 2급 본부장 아래에는 국장급인 3급 기획관을 두는 체제를 만들었다. 일자리에 시의 역량을 최대한 집중시킨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민관 구분 없이 인천지역의 일자리 창출 역량과 지원 태세를 총망라하는 차원에서 올해 대규모의 시장직속 일자리위원회도 출범시켰다.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산발적이고 파편적이다. 현재 인천지역에서 일자리 관련 정책을 수행하는 기관은 인천시와 10개 군·구, 고용노동부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중소벤처기업부 인천지방중소벤처기업청 등 지자체와 중앙부처 소속기관 및 산하기관 등으로 저마다 나뉘어져 있다. 시 산하기관으로 취업과 창업 지원활동을 펴고 있는 조직도 여성새로일하기센터, 노인인력개발센터 등 60여 개에 달한다. 기관 간 업무와 예산의 중복, 정책의 통일성 결여, 업무의 전문성 약화 등 각종 문제점이 불거져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다.대안으로 인천시가 경기도일자리재단과 유사한 '일자리 컨트롤타워'의 설립을 구상하고 있다. 경기도일자리재단은 일자리 70만개 창출을 공약으로 내세웠던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가 취임 1년 반 만인 2016년 9월에 설립했다. 기존의 경기일자리센터와 기술학교, 여성능력개발센터, 북부여성비전센터 등 경기도의 4개 일자리 관련 기관을 통·폐합해 출범한 일자리 관련업무의 총괄 수행기구다. 올해 예산이 1천236억원인데 이 중 953억원은 경기도 내 각 기관이 추진하던 각종 일자리 사업을 위탁받아 추진하는 예산이다.인천시가 구상중인 일자리재단은 시와 군·구, 산하 공공기관 별로 각개전투식으로 전개되고 있는 일자리 관련 정책을 협력적 통합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거버넌스'를 구축한다는 의미에서 일단 긍정적이다. 재단을 통해 흩어져 있는 관련 업무를 한곳으로 모으고, 재단 내에 일자리 정책을 개발하는 전문연구센터 등을 함께 설치해 정책대안 제시 기능까지 하도록 한다면 효율적일 것이다. 단 다른 공공기관들의 전철을 밟아 재단이 퇴직공무원들을 위한 일자리 연장의 수단이 되거나 '낙하산부대'의 집결소가 되는 일은 어떤 경우에도 없어야 한다.

2019-05-21 경인일보

[사설]박제순 공덕비는 역사교재다

인천시가 조선말기 인천부사를 지낸 을사오적 박제순의 공덕비를 철거한 지 14년 만에 다시 세우기로 했다. 시는 원래 있던 역대 인천부사들의 선정비를 모은 인천향교 앞 비석군에 다시 세우되 눕혀 놓기로 했다. 지금의 인천시장 격인 인천부사를 지낸 인물 중에 국권을 일제에 넘겨 준 을사조약에 서명한 친일파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 역사적 교훈으로 삼자는 차원이다.박제순은 1888년 5월부터 1890년 9월까지 2년 4개월 동안 인천부사를 지냈다. 그는 1905년 일제가 한국의 외교권을 박탈하기 위해 강제로 체결한 을사늑약에 서명한 대한제국 관료 5명 중 한 명이다. 이로 인해 그는 이완용, 이지용, 이근택, 권중현 등과 함께 을사오적으로 불려왔다. 박제순 공덕비는 인천부사 임기를 마친 이듬해인 1891년에 세워졌다. 인천부사를 지낸 그를 영원히 잊지 않겠다는 영세불망비(永世不忘碑)였다. 이 공덕비가 세워진 뒤 15년이 채 지나지 않아 우리 민족이 정말 영원히 잊지 못할 을사늑약에 서명한 친일 관료가 되고 말았다.인천향교 앞 비석군은 유치원에 다니는 어린 아이들이 많이 찾는 인천도호부청사 주차장을 마주하고 있다. 인천도호부청사는 인천시가 2001년 과거의 모습을 재현한다는 목적으로 새로 지은 건물이다. 인천지역 유치원생들의 현장학습 장소로 인기가 높은 곳이다. 이곳에는 모두 18기의 공덕비가 세워져 있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것을 1949년에 옛 도호부청사 부지인 문학초등학교 앞으로 한데 모았다가 1970년대 지금의 자리로 옮겼다. 여기 있던 박제순 공덕비는 2005년 12월 '친일파의 공덕을 기리는 것이 적절하냐'는 논란이 일면서 전격 철거됐다. 그리고는 모두가 잊고 있었다.철거된 뒤 인천도호부청사 담벼락 밑 쓰레기 더미 속에 방치돼 있던 박제순 공덕비는 3·1운동 100년을 맞은 올해 다시 세상 밖으로 모습이 드러나게 됐다. 도호부청사 소재지 기초자치단체인 인천 미추홀구는 박제순 공덕비를 시민들이 밟고 다닐 수 있도록 하자고 인천시에 공식 제안했다. 시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박제순 공덕비를 비석군에 눕혀 놓기로 결론은 내렸지만 미추홀구 제안처럼 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인천부사를 지내고 대한제국 정부의 최고 관료 반열에 올랐으나 일제에 무릎을 꿇고 나라를 팔아넘긴 인물이다. 같은 시기 목숨을 초개와 같이 버린 애국지사들도 많았다. 박제순 공덕비는 그 자체로 살아 있는 역사 교재다. 제대로 활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

2019-05-20 경인일보

[사설]바른미래당 내홍 멈추고 제3당 위상 찾아야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어제 새 정책위의장과 사무총장에 초선 비례대표인 채이배·임재훈 의원을, 수석대변인에는 최도자 의원을 임명했다. 바른미래당은 사실상 정상적인 당의 모습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내홍을 겪어 왔다. 하태경·권은희·이준석 최고위원의 당무거부로 지도부가 해체될 위기를 겪다가 오신환 신임 원내대표 선출 이후 표면적으로나마 소강상태를 보이는 듯했다. 그러나 손 대표의 새 당직 임명으로 바른정당계와 오신환 원내대표의 반발 등 당내 갈등이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탄핵에 반대하여 자유한국당을 탈당한 바른정당계와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이 연합하여 창당한 바른미래당은 이념성향과 정치적 배경의 차이로 출발부터 화학적 결합이 쉽지 않은 구조적 요인을 안고 출범했다. 유승민·안철수 전 대표가 각자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당을 만들었으나, 국민의당 출신도 안철수계와 호남계 의원들로 분화되어 있는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해 지방선거 참패와 지난 4월 재·보궐 선거의 패배, 당 지지율의 정체 및 하락은 손 대표 취임 이후에도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당내 갈등이 폭발한 것이 바른미래당 사태의 본질이다.현재와 같은 상태로 특단의 대책이나 상황 변화가 없는 한 내년 총선에서 제3당으로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어렵다. 바른정당계는 오신환 원내대표 취임 이전부터 패스트트랙 반대 등 자유한국당에 친화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으나 손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는 범여권과 같은 행보를 보이면서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정당이 계파간의 건강한 긴장과 균형으로 당의 역동성을 강화시킬 수도 있다. 그러나 바른미래당은 단순한 계파갈등의 차원을 넘어서고 있다. 바른정당계가 보여주고 있는 당 대표 퇴진 운동 방식도 수적 우위와 정치적 금도를 벗어난 강압적인 태도는 없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이러한 방식으로는 손 대표가 물러서고 싶어도 물러설 수 없을 것이다.왜 손 대표가 물러나야 하는지에 대한 정확한 논리와 합당한 이유를 제시함으로써 퇴진 명분과 모양을 갖추는 게 정치도의다. 당 대표는 전 당원의 투표에 의해 선출된 자리다. 퇴진을 요구한다고 나갈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총선과 맞물린 정계개편은 외부의 여러 변수와 맞아 떨어질 때 가능한 것이다. 당권파와 바른정당계는 서로 숨을 고르고 제3당의 위상을 찾는 데 진력해야 한다.

2019-05-20 경인일보

[사설]인천 바이오클러스터 신중한 접근 당부한다

인천광역시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바이오클러스터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박남춘 시장은 작년 지방선거에서 바이오클러스터 조성사업을 핵심공약으로 내세웠는데 지난 16일 바이오업계 대부 서정진 회장이 '셀트리온 비전 2030'을 발표해 박 시장에 힘을 실어준 때문이다. 청년실업률이 20년 만에 최고라는 뉴스가 나온 직후라 더욱 반갑다.셀트리온은 2030년까지 인천 송도의 바이오의약품 사업에 25조원, 충북 오창의 화학의약품 사업에 5조원, 헬스케어에 10조원 등 총 4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송도 20만 리터, 중국 20만 리터, 국내외 다른 곳에 40만 리터 등을 건설해서 글로벌 1위인 미국 화이자를 따라 잡겠다는 각오이다. 연구인력 2천명 등 직접고용 1만 명에다 간접고용 10만 명 등 총 11만 명의 고용창출을 예상했다. 신규 고용의 대부분은 인천에서 발생할 전망이다.최근 우리나라가 유럽연합(EU)의 '화이트리스트(의약품 품질 서면확인 면제국가)'에 등재된 점도 긍정적이다. 유럽은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 큰 시장으로 수출전망이 훨씬 양호해진 것이다. 세계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연 1천500조원으로 반도체(457조원), 자동차(600조원)보다 덩치가 크다. 지난 4월 정부는 비메모리, 미래자동차와 함께 바이오의약을 혁신성장 3대 중점산업으로 선정했다. 서정진 회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함께 하면 국내 바이오 수출액을 현재 10조원에서 수백조원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송도국제도시 11공구 토지이용계획 변경안을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하는 등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기업지원은 정부의 당연한 책무이다. 더구나 서 회장이 인천지역 발전에 팔을 걷어붙이겠다니 얼마나 고마운가. 그러나 매출액이 수천억원에 불과한 중견기업의 천문학적인 투자계획을 퇴임 직전의 창업주가 발표한데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비등하다. 셀트리온 계열사 분식회계 의혹과 일감 몰아주기, 서 회장 자녀상속 관련 잡음 등도 편치 못하다. 또한 세계는 코오롱생명과학의 퇴행성관절염 치료제 '인보사' 성분논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국내 바이오산업은 한국경제를 견인할 미래 산업임은 분명하나 이제 겨우 걸음마를 뗀 수준이다. 또한 바이오의약은 생명과 직결된다. 돌다리도 두드리는 식의 접근을 당부한다.

2019-05-19 경인일보

[사설]건설현장 노조 횡포, 엄단과 자정으로 해결해야

지난 3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주목할만한 청원이 올라온 적이 있었다. 청원 제목이 '건설노조에 끌려가는 대한민국 건설시장, 국민들은 아시나요?'였다. 한 전문건설업체가 올린 청원에 건설업계 종사자들과 건설단체들이 적극 호응하고 나섰다. 해당 청원은 5만명 가까운 동의를 얻었지만 정부답변 기준인 20만명에 못미쳐 지난 4월 마감됐다. 하지만 건설노조에 장악된 건설업체의 고충을 드러내기에는 충분했다.당시 청원의 내용을 살펴보면 건설현장의 노조 횡포가 민주사회의 법치기준과 경제상식을 한참 넘어선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우선 신규 건설현장은 9개 노조의 조합원 고용경쟁의 이전투구장이다. 조직이 가장 큰 노조간의 경쟁으로 건설업체는 고용권한을 행사할 수 없다. 노조들은 고용요구와 근로조건을 스스로 결정하며 건설현장을 완전히 장악한다. 건설업체가 말을 안들으면 공사현장을 봉쇄하고 근로자를 불법 검문한다. 확성기 시위를 통해 주변 민원을 발생시켜 건설업체를 압박하는 건 일상이 됐다. 결정적으로 건설업체와 주민들이 시위 피해를 호소해도 경찰을 뒷짐만 진다. 청원은 이같은 건설현장의 실태를 전하면서 정부의 개입을 호소했다. 청원이 여론의 지지를 얻자 관계부처가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하겠다고 나섰지만, 주목할 만한 대책은 아직 없다.이런 상황에서 수원서부경찰서가 지난 16일 올 2월부터 3월까지 수원지역 건설현장을 돌며 집회를 열고 고용을 압박해 온 건설노조 조합원 3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업무방해와 공갈미수 혐의다. 이들 또한 장송곡 시위로 민원을 유발해 건설업체를 압박했다. 민원인 일부는 소음시위로 두통과 이명이 생겼다는 진단서를 제출했고, 일부 건설업체는 시달리다 못해 노조원을 고용하거나 노조전임비 지불 계약서를 작성해 줬다고 한다.수원서부경찰서의 건설노조원 검찰 송치는 지금까지의 관용적 태도와 달리 매우 단호한 조치다. 하지만 불법을 처벌하는 일에 예외란 없다. 수원서부서의 엄단 조치가 건설현장에 횡행하는 노조 불법행위에 대한 정상적인 사법처리의 신호탄이 돼야 한다.권력이 커지면 책임도 커지게 마련이다. 우리나라 노동조합은 기업의 비윤리적이고 불법적인 노동착취를 막기위한 투쟁의 역사로 사회적 영향력을 키워왔다. 그런 역사를 생각하면 건설기업을 갈취하는 현장의 불법행태에 스스로 자성과 자정의 목소리를 낼 때가 됐다.

2019-05-19 경인일보

[사설]이재명 도지사, 도정에 전념하기 바란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6일 직권남용·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전부에 대해 법원의 무죄판결을 받았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제1형사부는 이날 선고공판에서 친형 강제입원 사건과 관련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해 이 지사가 당시 성남시장으로서 적법한 권리를 행사했다는 취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또 친형 사건, 검사 사칭, 대장동 개발업적과 관련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했다.이번 판결로 이 지사는 지방선거로 불거진 송사에서 한결 자유롭게 됐다. 이 지사는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승리해 20년만의 민주당 출신 도지사로 취임했다. 그러나 취임 직후 부터 이번에 무죄판결을 받은 각종 혐의에 대한 수사 당국의 조사에 대응하고 재판에 넘겨진 뒤에는 20차례의 공판에 임하는 바람에 도정에 온전히 집중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비록 1심이지만 무죄판결로 안정적인 도정수행 환경이 조성된 것은 이 지사는 물론 경기도민에게도 일단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따라서 이 지사는 그동안 소홀했던 도정에 매진하는 것으로 1심 무죄판결의 의미를 확인시켜 줄 필요가 있다. 무죄 판결 직후 "도민들의 삶을 개선하는 큰 성과로 반드시 보답하겠다"고 밝힌 스스로의 다짐에 걸맞는 도정행보를 걷기 바란다. 실제로 이 지사가 해결해야 할 도정 현안이 산적한 상황이다. 당장 전국에서 유일하게 버스요금 인상을 결정한데 대해 도민의 불만이 심상치 않다. 요금인상에도 불구하고 버스대란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대통령의 거시경제지표 양호 주장에도 현장의 고용현황과 산업동향은 악화일로다. 대한민국 경제 심장인 경기도는 전면적인 경기침체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다. 이 지사는 도내 경제, 민생현장을 면밀하게 살펴 정부에 전달하고 서둘러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이밖에 3기 신도시 건설계획에 대한 1, 2기 신도시 도민들의 반발도 주목해야 한다. 도정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그동안 지사의 재판 향방을 주시하느라 경기도청과 산하기관의 공직 분위기가 해이해지지는 않았는지 살펴볼 필요도 있다.물론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대응하는 일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선출된 도지사로서 본인의 송사 보다 경기도민의 민생에 집중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이다. 이 지사가 초연하게 도정에 집중할 때 그를 향한 도민의 신뢰는 더욱 깊어질 것이다.

2019-05-16 경인일보

[사설]특급호텔 유치로 마이스산업 견인해야

경기도 실업자 수가 지난달 30만3천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만2천명 증가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특히 전일제 취업자 수는 감소했지만, 시간제 취업자 수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고용환경은 더욱 나빠졌다. 성별로는 남자 실업자 수가 18만명으로 전년 대비 5천명 늘었고, 여자는 12만3천명으로 1만7천명 증가해 남성보다 여성의 일자리가 더 악화됐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도와 도내 지자체들은 차세대 먹거리로 'MICE(마이스) 산업'을 육성하는데 정성을 쏟고 있다. 마이스 산업은 회의, 포상관광, 컨벤션, 전시·박람회를 아우르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일자리 창출에도 큰 기여를 한다.실제 도는 고양시의 킨텍스를 비롯해 수원시 컨벤션센터, 성남 판교테크노밸리 등 대도시들이 잇따라 국제회의와 전시·박람회 및 관광 등 대규모 이벤트를 개최하고 있다. 하지만 외국 방문객을 수용할 수 있는 특급호텔(4성급 이상)이 부족해 서울과 인천에 소비여력이 큰 VIP 고객을 내주고 있다. 즉 특급호텔 부족으로 경기도가 전시와 박람회로 아무리 외국인 관광객과 바이어를 모아봐야 이들 대부분이 모두 서울과 인천에서 돈을 쓴다는 얘기다.그럼에도 도내 5성급 호텔은 지난 2012년 2개에서 올해 1개로 줄었다. 4성급 호텔은 5개에서 8개로 증가했지만 마이스 방문객 수용에는 한참 부족하다. 5성급 호텔 5개, 4성급 호텔 5개를 보유한 인천은 물론 5성급 호텔 24개, 4성급 호텔 33개를 갖춘 서울과는 비교도 안 된다.도에 특급 호텔 투자와 유치가 어려운 이유는 규제 완화로 무분별하게 3성급 이하 호텔이 증가해 전체적으로 채산성이 낮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심지어 모텔들도 간단한 구조 변경만으로 호텔의 간판을 달았다고 하니 특급 호텔이 설 자리는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외국 관광객을 끌어들일 만한 경기지역 관광콘텐츠가 부족한 점도 특급호텔 투자를 머뭇거리게 하는 요인이다.한국관광공사 통계를 보면 지난해 외국 관광객 중 79.4%가 서울을 찾은 반면 경기지역 방문은 14.9%에 그쳤다. 도는 지역 특색을 살린 도심재생을 통한 콘텐츠를 만들고 관광·유통업계, 여행사 등과의 협업을 통해 외국 관광객이 찾을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관광객들이 도에서 머물 수 있도록 특급 호텔 유치에 발 벗고 나서야 한다. 양질의 일자리를 앉아서 만들 수는 없다.

2019-05-16 경인일보

[사설]귀어(歸漁) 지원, 경기도만 제외한 해수부

정부가 어업인으로 직업을 전환한 귀어인을 적극 지원하는 정책사업을 벌이고 있다. 농업부문과 마찬가지로 어업인구의 급격한 감소로 황폐화 되는 어촌을 살리기 위한 사업이다. 그런데 경기도 어촌 귀어인들만 지원대상에서 제외됐다고 한다. 법적으로는 경기도 귀어인들도 지원대상에 포함되지만 해양수산부가 자체적으로 마련한 사업시행지침으로 이를 막고 있기 때문이다.현행 '수산업·어촌발전 기본법'은 '어촌'을 "읍·면의 전 지역과 동(洞) 지역 중 상업·공업지역에서 제외된 지역"으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 법 조항을 충족하는 경기도 등 수도권 동 지역 어촌에 정착한 귀어인들도 '귀농어·귀촌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른 지원을 받을 자격이 있다. 하지만 해수부는 귀어 활성화 지원을 위한 자체 사업시행지침에서 수도권과 광역시의 경우 지원사업 대상을 군·읍·면에 한정하고 동 지역은 배제했다. 사실상 도내 시 단위 어촌지역만 귀어 활성화 사업 대상에서 제외시켜 귀어와 지역발전을 원천봉쇄하는 족집게 규제다.해수부의 사업지침은 우선 상위법이 정한 귀어 활성화 사업 범위에서 특정지역만 제외시킴으로써 법이 실현해야 할 평등권을 훼손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도내 동지역 어촌과 귀어인들은 해수부 지침으로 인해 수도권 이외의 전국 어촌 및 귀어인은 물론 읍·면·동 행정체계를 유지하는 도내 도농복합형 도시의 어촌 및 귀어인들이 받는 정부 지원을 못받고 있다.해수부는 사업지침의 문제점을 인정하면서도 수도권으로 쏠리는 귀어나 귀촌현상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임을 강조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해수부의 사업지침으로 지원이 제한된 지역이래 봐야 경기도 시흥, 안산시 어촌에 불과하다. 읍·면·동 행정단위를 운영 중인 화성, 평택시 어촌은 규제 대상이 아니다. 실제 안산, 시흥시 어촌을 향한 귀어인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몰라도 전국적인 귀어인 규모에 비하면 족탈불급일 것이다. 특정지역 어촌과 귀어인만 제외한 해수부의 사업지침의 특정지역 규제는 목적을 상실한 셈이다.해수부는 당장이라도 전국 어촌에서 소수의 특정지역만 지원대상에서 제외한 기형적인 사업지침을 법률에 부합하도록 개정해야 할 것이다. 경기도 또한 해수부 사업지침으로 유명무실해진 '경기도귀어지원종합센터'의 정상화를 위해서라도 해수부의 사업지침 변경을 강력히 촉구해야 한다.

2019-05-15 경인일보

[사설]절충안이 필요한 월미도지원조례안

월미도지원조례안이 결국 폐기되었다. 인천시의회는 14일 제254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시가 요구한 '인천시 과거사 피해주민의 생활안정지원 조례안 재의의 건'을 상정하고 해당 조례안을 폐기했다. 전쟁 피해자를 확정하는 것은 지자체의 사무가 아니라는 이유로 해당 조례의 재의를 요구한 행정안전부의 제안을 수용한 것이다.지난 3월 29일에 제정된 월미도원주민지원조례의 내용은 1950년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 당시 미군 폭격으로 숨진 월미도 민간인 희생자의 유족이나 피해 당사자에게 생활안정자금을 지급한다는 것이다. 조례가 제정되면 30명 내외의 지원대상자들에게 매월 20만~30만원의 지원금을 지급하며 연간 9천만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었다.그런데 행안부는 전쟁 피해자를 인천시 자체 심의로 확정한다는 조항이 지방자치단체 사무가 아니고 국가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도 아니라고 봤다. 이 조례가 한국전쟁의 결정적 분수령을 이뤘던 인천상륙작전의 역사적 의미를 훼손하려는 의도라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역사이념논쟁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정작 국가의 사무 권한 침해라는 법률적 장애물을 넘지 못한 것이다.인천시의회에서는 지난 2011년 3월과 2014년 2월에도 '월미도사건 피해주민 지원 등에 관한 조례안'이 발의돼 추진된 바 있으나 당시도 행안부의 재의요구 등에 의해 번번이 무산된 바 있다. 행안부의 재의요구 사유를 두고 다투는 것은 더 이상 실익이 없어 보인다. 기존 조례를 재의결하여 행안부와 권한을 다투는 소송을 한다 해도 대법원까지 가야 하며 결과를 낙관할 수도 없다.인천시의회는 소위원회를 열어 8월에 해당조례를 재상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월미도지원조례안은 정부기구인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조사를 통해 월미도 원주민 37명의 귀향지원을 권고한 보고서가 있어 조례제정의 취지는 충분하다. 그러나 조례제정의 성사는 여전히 국가의 사무권한인 전쟁 피해자 선정을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에 달려 있다. 월미도 폭격 피해자는 100명으로 추정되나 2008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진상 규명을 벌여 신원을 확인한 10명만을 피해자로 인정했다. 조례제정 취지는 살리되 피해자와 지원대상을 정부가 결정하도록 하거나 국무총리 산하 위원회의 위임을 받는 방법을 찾아 다툼의 소지를 없애는 것이 해결 방법이다.

2019-05-15 경인일보

[사설]결국 세금과 요금인상으로 틀어막게 된 버스 대란

오늘 예정됐던 전국 버스노조 파업사태가 어제 오후부터 진정 국면에 들어갔다. 올해부터 주 52시간 근무제 사업장으로 편입된 버스노조의 임금인상 요구에 대해 14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세금과 요금인상으로 대부분 수용했기 때문이다. 특히 버스대란의 한복판에 서 있던 경기도의 버스요금 인상 결단이 주효했다.이날 경기도는 오는 9월께부터 일반 시내버스 요금을 현행 1천250원에서 1천450원으로, 직행좌석버스 요금을 2천400원에서 2천800원으로 각각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지사가 참석한 당정회의 합의다. 대신 정부는 도내 광역버스를 국가사업으로 인수해 준공영제로 전환하고, 버스 공영차고지 신설과 벽지노선 정부보조금 지원을 약속했다. 요금인상의 부담을 경기도가 지는 대신 정부가 광역버스사업을 떠맡기로 양보한 셈이다. 이로써 경기도는 파업을 결정한 준공영제 광역버스 노조의 요구는 물론 6월부터 예정된 일반버스 노조의 요구에 대응할 수 있게 됐고, 버스노조의 파업 동력도 약해졌다.한편 준공영제를 시행중인 인천은 이날 올해부터 3년에 걸쳐 임금을 20% 이상 인상키로 합의함에 따라 버스노조가 파업을 철회했다. 결국 지난해 버스업체를 주 52시간 근무제에서 제외한 특례규정을 폐지한데 따른 후유증을 국민이 세금과 호주머니 현찰로 오롯이 떠안게 된 것이다. 당장은 경기도만 요금인상의 총대를 멘듯 하지만, 재정 상태가 부실한 인천시도 준공영제 운영에 따른 부담이 확대되는 만큼 요금인상의 유혹을 받을테고, 서울도 사정은 같다.노동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통해 균형을 유지했던 버스업계를 주 52시간제로 뒤흔든 건 정부다. 지난해부터 현재의 후유증은 예상됐다. 당시에 교통 소비자인 국민에게 후유증의 부담을 져야 한다는 사실을 함께 밝혔다면 국민들이 동의했을지 의문이다. 주 52시간 근무제를 적용하는 대신 버스 노동환경 개선과 보상을 전제로 기존의 근무제를 유지했다면 훨씬 적은 비용으로 국민과 버스노동자 모두를 만족시킬 수도 있었다.경기도가 인상하겠다는 버스요금 인상률은 16%다. 이런 식으로 공공요금이 오른다면 최저임금을 인상한 이유가 무색해진다. 더군다나 준공영제를 통한 이익 확대 가능성을 체감한 버스 노동자들이 경기도를 향해 전면적인 버스 준공영제를 요구하고 나설 수도 있다. 국민은 요금인상 폭탄을 맞고, 정부는 주요 정책간 모순을 드러냈고, 분쟁 가능성은 여전히 남았다.

2019-05-14 경인일보

[사설]말뿐인 '인천 대표색' 활용 정책

인천을 상징하는 색 10가지가 선정된 것은 지난해 4월의 일이다. 유정복 시장이 재임 중이던 당시 인천시는 적지 않은 예산을 투입해 외부 전문기관에 의뢰, 인천을 대표하는 색상을 선정했다. 인천바다색, 인천하늘색, 정서진석양색, 소래습지안개색, 강화갯벌색, 개항장벽돌색, 문학산녹색, 참성단돌색, 팔미도등대백색, 인천미래색 등 모두 10개의 대표색이 발표됐다. 도시의 중요한 문화적 기준 하나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동시에 10년 전 서울시와 5년 전 경주시가 10개 대표색과 8가지 상징색을 각각 발표한 것과 유사하다는 점, 인천을 대표한다는 색상들이 하나같이 모호하다는 점 때문에 혹평도 함께 받았다. 그럼에도 시는 곧바로 대표색을 활용하는 '색채디자인 및 컬러링 시범사업'에 착수한다.인천 대표색을 활용한 시범사업은 다행히 민선 7기에 들어서도 중단되지 않았다. 올해 1월 시는 시범사업 최종보고회를 열고 중구 만석고가와 서구 검암역 인근 고가 하부, 부평구 동소정 굴다리, 미추홀구 숭의평화시장, 남동구 인천동물원 시설물을 인천의 대표색으로 단장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보고회에서 허종식 균형발전정무부시장은 "앞으로 도시, 교통, 문화, 관광, 홍보, 마케팅 등 전 분야에 걸쳐 인천색을 다양하게 활용하겠다"고 약속했다. 시는 최종보고회 이후 모든 공공기관에서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추경예산을 확보해 색채디자인사업을 확대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색채정보와 색채매뉴얼 등 시 홈페이지에 게시하겠다고 덧붙였다.그런데 지난 13일 경인일보가 보도한 '시청 후문 담장 인천의 인물·색 입힌다' 기사는 역설적으로 시의 인천 대표색 활용정책에 대한 의지와 역할을 재차 묻고 의심케 한다. 인천의 벽화봉사단 회원 50명이 인천시청 후문 쪽 300m 회색담장에 인천의 대표색과 대표인물을 그려 넣는 작업을 펼치고 있다. "인천을 대표하는 공공기관인 시청의 담장이 너무 우울한 분위기라는 회원들의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 자원봉사의 출발점이다. 시민들이 이렇게 자발적으로 나설 생각을 하는 동안 정작 시는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는 물음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시가 시민들에게 약속한 대표색 활용 정책을 스스로 시행한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다. 시 홈페이지에서 인천의 대표색에 대한 정보와 활용 매뉴얼을 찾기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말로 하는 건 '정치'지, 행정이 아니다.

2019-05-14 경인일보

[사설]민주당과 한국당, 한 발씩 양보해야

지난 달 패스트트랙 이후 더불어민주당의 원내대표가 바뀌고 문재인 대통령의 여야 대표 회동 제안도 있었다. 또한 이번 주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의 원내사령탑 교체를 계기로 국회 정상화의 물꼬가 트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자유한국당은 국회 정상화의 조건으로 패스트트랙 철회를 내세우지만 여야 4당으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주장이다. 패스트트랙은 국회법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처리된 안건이기 때문에 그렇다. 패스트트랙에 상정된 안건은 향후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는 사안임을 한국당도 모를 리가 없다.문 대통령이 제안한 여야 대표 회동에 한국당도 긍정적 입장이지만 한국당은 문 대통령과 황교안 대표의 일대일 회동을 제안한 상태이어서 이에 대해서도 청와대와 시각 차가 존재한다. 한국당이 제1야당으로서 다른 야당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의석을 가지고 있지만 국회는 집권당과 제1야당만이 합의해서 문제를 풀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다. 따라서 다른 정당과의 회담을 거부하는 행태는 권위주의적으로 비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민주적인 국회 운영 원칙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실제 박근혜 정권 출범 이후 대통령과 제1야당의 단독영수회담 문화는 사라졌다.황 대표가 영수회담을 통하여 대통령과 대등한 입장임을 내세워 대선 주자임을 부각시키고 한국당의 존재감을 보이려는 의도일지 모르지만, 어느 쪽이 국회 정상화를 위해 더 좋은 방안인지 고민해 봐야 한다. 다른 야당들이 반발할 것이 명확한 만큼 청와대의 입장이 난처할 수밖에 없다. 마침 청와대가 선 다자 회동, 후 일대일 회담을 제안했으니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여야정 상설 협의체 회담도 한국당은 원내교섭단체에 한정하자는 입장이다. 지난 해 여야정 상설 협의체 출범 당시에 여야 5당이 참가하고, 국회의장과의 회담도 항상 5당 대표가 참석하는 관행에 비추어볼 때 이도 무리한 요구다. 그러나 민주당도 정국 정상화를 위해서 한국당 제의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만하다.지금의 정국구도는 여야 대립이 아니라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과 한국당의 대치 구도다. 집권여당도 한국당이 느낄 수 있는 정치적 고립감을 해소하고 제1야당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한국당 역시 무리한 요구와 과도한 발언으로 국회 정상화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2019-05-13 경인일보

[사설]10대 노동자, 인권 강화 절실하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소년들이 장시간 노동과 어른들의 갑질·폭력에 시달리고 있다. 인천시교육청은 최근 교육청 원탁회의실에서 청소년 노동인권 토크쇼를 개최했다. '일하는 청소년, 노동에 대해 이야기하다'를 주제로 열린 토크쇼에 참여한 30여명의 청소년 아르바이트생들은 어른들의 부족한 노동인권 감수성을 성토했다. 토크쇼에선 10대 노동인권 강화의 시급함이 여실히 드러났다.A(고3)군은 시골 대하축제에 단기 아르바이트로 참여했다. 손님이 주문한 대하에 얼음을 넣어 포장하는 것이 A군의 일이었는데, 축제장을 찾은 한 관광객 가족으로부터 "공부 안 하면 너도 저런 힘든 일을 하게 될 거야"라는 말을 들었다. B(고2)군은 지난 가을 웨딩홀 뷔페에서 '서빙 아르바이트'를 할 때 비슷한 일을 겪었다. 연세가 지긋한 손님으로부터 "공부는 하고 일하는 거냐, 대학은 어떻게 갈 거냐"는 설교를 들어야 했다. C(고3)양은 아르바이트로 일했던 한 키즈카페에서 위험하게 놀이기구를 타려는 어린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이 아이의 엄마에게 뺨을 맞았다. 이들의 공통점은 불합리한 일을 겪고도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몰라서 그냥 참고 일했다는 것이다.또한 주방 세제를 쓰지 않는 뷔페나 호텔 연회장은 허다했고, 어떤 키즈카페는 자체 정원보다 2배는 더 되는 입장객을 받은 채 아르바이트생들에게 더 많이 일할 것을 요구했다. 호텔 뷔페에서 일한 한 청소년은 아침 7시부터 다음 날 새벽 1시까지 휴식시간도 없이 일한 적이 있다고 했다. 더 많은 이윤을 챙기기 위해 청소년들을 엄혹한 노동 환경으로 내모는 현실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다.어느 통계에서는 고교 졸업 전에 아르바이트를 경험하는 청소년은 열 명 중 셋을 넘는다고 한다. 근로 현장에서 10대 아르바이트생은 약자 중의 약자다. 노동인권이나 근로기준법에 관한 지식이 부족하다는 점을 고용주들이 악용하는 행태는 큰 사회문제다. "억울하면 그만두라"고 말하는 게 해결책일 수 없다. 정치권과 정부는 우리의 미래인 청소년들이 노동자로서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이들의 노동인권 보호에 나서야 한다. 사업주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노동기본권 교육과 관련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생계를 위해 노동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10대들을 보호할 수 있는 복지 울타리 마련을 위해 우리 사회가 중지를 모아야 한다.

2019-05-13 경인일보

[사설]주52시간 근무제 버스대란 직격탄 맞게 된 경기도

전국 주요도시 버스노조가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따른 임금인상과 인력충원을 요구하며 15일 전국적인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예고대로 전국 노선버스 노조원의 절반 가량인 4만여명이 참여하고 2만여대가 운행을 중단하면 버스 파업은 전례를 찾기 힘든 규모의 혼란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목할 대목은 주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따른 버스업계와 버스노조의 반발이 초래한 직격탄에 버스이용 비중이 높은 경기도민들이 무방비로 노출된 점이다.경기도 버스 노조도 15일 파업투쟁 참여를 선언했지만 규모는 준공영제에 참여한 광역버스 15개 업체 584대로, 도내 전체 시내버스 71개 업체 1만584대의 5.5%에 불과하다. 실제 15일 파업투쟁에 참여한 전국 버스노조 대부분이 준공영제 실시지역 버스업체 소속이다. 준공영제는 버스 운행에 따른 적자를 자치단체에서 보조해주고, 근무형태도 격일제가 아닌 1일 2교대제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파업참여 노조원들의 요구도 인력충원 보다는 준공영제 실시 지역별 임금격차 해소에 집중하고 있다. 서울시 버스기사 임금 수준에 맞추어 달라는 것이다.하지만 경기도는 버스업체 대부분이 준공영제에서 벗어나 있다. 근무와 임금 여건도 그만큼 열악한데다, 버스업체와 노조간의 개별 단체교섭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할 실정이다. 당장 7월1일부터 52시간제를 실시해야 할 300인 이상 버스사업장만 21개업체 6천500대로 도내 전체 버스의 61%에 달한다. 실질적인 버스대란의 향방은 이들이 다음달부터 시작할 노사협의에 달려있다. 이 업체들이 52시간제를 실시하려면 업체는 수천명의 기사를 추가고용해야 하고, 버스기사들은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 삭감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준공영제 밖에 있는 업체들은 기사 채용은 물론 임금보전 여력이 없다고 울상이다. 경기도는 버스기사 52시간 근무제의 피폭 원점이다.이런 상황에서 국토교통부에서는 경기도에 버스요금 인상을 강요하고, 경기도는 한가하게 노선입찰제 준공영제 시범사업을 위한 공청회나 열고 있다. 버스업체와 버스기사들은 당장 죽게 생겼다며 발을 동동 구르는데 국토부는 경기도민의 호주머니 돈을 요구하고, 경기도는 준공영제 시범사업 실험이나 하면서 현안 타개에는 입조차 맞추지 않고 있는 것이다. 대책 없는 52시간 근무제로 업체, 노동자, 도민 모두 죽기 직전인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한 없이 한가한 표정이니 목불인견이 따로 없다.

2019-05-12 경인일보

[사설]심상치 않은 1·2기 신도시의 3기 신도시 반발

정부의 3기 신도시 추가발표가 새로운 불씨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 7일 정부가 경기도 고양시 창릉지구와 부천시 대장지구를 3기 신도시계획에 추가하면서 2026년까지 서울의 자투리땅을 포함한 수도권에 총 30만호를 공급하는 내용의 신규택지개발계획을 마무리했다. 주목되는 것은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인천 계양, 고양 창릉, 부천 대장 등 5개 신도시(330만가구 이상)가 1· 2기 신도시들보다 서울과 더 가까운데다 교통대책은 물론 자족도시기능까지 강화한 점이다.인근의 구축(舊築) 신도시 주민들이 반발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일산 주민들은 사형선고를 받았다며 격앙되어 있다. 1990년대에 건축된 1기 신도시로 조성 30년이 임박해 재건축이 불가피하나 자족기능이 떨어져 주민들의 서울 통근수요가 높지만 대중교통은 지하철 3호선과 광역버스 뿐이다. 일산과 서울 중간에 위치한 고양 창릉지구에 3만8천여 가구가 들어서면 일산의 집값하락과 슬럼화가 불가피한 것이다. 파주 운정신도시 주민들도 "당혹스럽다"며 일산 주민들과의 연대투쟁을 모색하고 있다. 운정 3지구 분양 타격에 따른 개발지연과 교통체증은 설상가상인 것이다. 파주시조차 정부에 창릉지구 개발 재검토를 촉구하는 지경이다.부천 대장지구 추가에 따른 인천 검단신도시 주민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검단지구 택지개발사업이 시작된 지 올해로 10년이나 교통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탓에 미분양이 증가했다. 지난 3월말 기준 인천의 미분양 2천454가구 중 절반이상(1천386가구)이 검단신도시가 위치한 서구에서 발생했다. 그런데 인근의 계양테크노밸리 사업에 이은 부천 대장지구에 3만6천500여 가구를 추가로 공급한다니 주민들이 '멘붕' 운운하는 것이다. 한강신도시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감지된다.3기 신도시의 분양가 상승도 점쳐진다. 10일 정부는 고양선과 간선급행버스체계(S-BRT), 서울지하철 3호선 연장(오금역~덕풍역) 사업을 예비타당성조사 없이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사비 100%를 부담하기 때문에 공기단축은 가능하지만 입주민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자족기능을 갖춘 도시가 왜 서울근교에 있어야 하는지도 의문이다. 주택가격 안정도 가늠되지 않는다. 강남 집값 잡으려다 주변지역만 죽이는 것 아닌지 우려가 크다. 근시안적 주택정책에 실망이다.

2019-05-12 경인일보

[사설]문 대통령, 취임사에 담았던 초심으로 돌아가야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로 취임 2주년을 맞았다. 거두절미하고 2017년 오늘 대통령이 취임사를 통해 밝힌 국정운영 철학과 방향을 다시 복기해 본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며 "2017년 5월 10일, 이날은 진정한 국민 통합이 시작되는 예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야당을 국정운영의 동반자"라 했고 "능력과 적재적소를 인사의 대원칙으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문재인과 더불어민주당 정부에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약속했다. 헌정사상 초유의 탄핵정국에 불안해 하던 국민들은 대통령의 선한 의지를 믿었고, 새정부가 열어 갈 미래를 낙관했다. 대통령 지지율이 한동안 고공행진 했던 이유다.유감스럽게도 취임 2주년을 맞은 문 대통령의 국정 입지는 취임 당시와 확연하게 다르다. 국정 각 분야의 주요정책에 대한 박한 평가로 인해 문 대통령을 향한 국민 신뢰의 총량은 크게 하락했다는 평가가 대세다. 경제분야가 뼈 아프다. 노동 친화적인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기업 친화적인 혁신성장 정책을 압도하면서 노동생산성이 떨어지고 기업투자가 마비됐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광범위한 후유증을 남겼고, 주52시간 근무제의 후유증은 이제 시작됐다. 국가재정으로 후유증을 달랬지만 청년 고용률은 역대 최악으로 '일자리 정부'라는 구호가 무색해졌다. 한반도 평화외교는 최초 1년의 눈부신 성과와 달리 지금은 교착상태에 빠져 진로 예측 조차 힘들다. 대신 안보불안감이 싹트고, 4강 외교의 부실이 드러나고 있다.하지만 주요 정책에 대한 박한 평가보다 더 뼈아픈 건 대통령의 국민 통합 약속을 향한 국민적 의구심이 커진 점일 것이다. 야당을 국정동반자로 존중하겠다는 대통령의 다짐은 야당에 대한 청와대 핵심인사들과 여당 주요인사들의 적대적 언행으로 훼손됐다. 행정부, 사법부, 주요 공공기관 인사는 대통령이 약속한 탕평인사와는 거리가 멀었다. 적폐청산은 제도가 아니라 인적 청산에 치우쳤다는 평가다.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를 수긍하는 여론은 꺾였다. 그 결과 상대 정당을 해산해달라는 청원경쟁이 벌어졌다. 대통령이 열겠다던 국민 통합의 시대와는 정반대로 극렬한 이념적 대립이 사회 구석구석에 고착될까 걱정할 지경에 이른 것이다.다행인 것은 국민들이 대통령의 선한 권력의지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접지 않은 점이다. 대통령 지지율은 여전히 50%에 가깝다. 여당 지지율보다 훨씬 높은 지지율은 중도적 국민들 상당수가 아직 대통령 편에 있음을 의미한다. 시간도 대통령 편이다. 아직도 3년의 임기가 남았다. 대통령이 약속한 국민 통합 시대의 개막을 실천할 정치 동력과 시간이 충분한 것이다.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권력과 이념에만 충실한 진영의 벽을 뚫고 나와 실용의 원칙에 입각해 협치의 국정행보를 걷는다면 취임사의 약속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2019-05-09 경인일보

[사설]현장중심 교장·교육장공모제 개선 환영한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최근 교장공모제 운영방식을 개방·참여형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지난 2012년 도입된 교장공모제는 그동안 심사위원회 구성과 운영과정에서 담합 의혹과 불협화음이 잇따랐다. 이같은 부조리를 차단하고 교육 수혜자인 학부모와 학생들의 목소리를 더 반영하겠다는 게 이 교육감의 의지다. 현재 경기도교육청 관할 초·중·고의 18.7%인 410개 학교가 교장공모제를 실시하고 있다. 향후 교장공모제 학교가 더 확대될 가능성이 커 운영방식의 정상화를 위한 변화는 환영할 만하다.교장공모제 운영방식 변화의 핵심은 심사기구를 통한 폐쇄적 선발방식을 학부모와 교직원, 학생에게 개방한 점이다. 학부모와 교직원의 평가를 전체 점수에 50% 가량 반영하며 현장 참석이 어려운 학부모는 모바일로 심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학생들은 학생 참여인단으로 공모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 학생들의 의견은 점수에 반영되지 않지만 학교경영계획설명회에서 후보자에게 질의할 수 있다. 또 현재 재직학교 직원들은 공모 교장 지원을 제한했다. 내부 후보 밀어주기와 외부 후보 배척 등의 부작용을 없애기 위해서다.지역참여형 교육장공모제와 통합교육지원청에 교육지원센터 신설을 추진하는 것도 획기적이다. 지역의 요구와 특성을 반영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도교육청은 유일하게 주관 공모로 교육장을 100% 임용해 왔다. 지역 참여 교육장 공모 심사위원회는 교육감이 위촉한 4명과 현 지역교육장이 위촉한 5명(지역 교장, 교장외 교원, 일반직공무원, 학부모, 지역인사)등 9명으로 구성된다. 지역 교육을 위해 헌신해온 숨은 일꾼들이 교육수장으로 등용될 수 있는 문호가 훨씬 넓어진 것이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다. 그만큼 교육현장을 이끄는 리더들의 역량이 중요하다. 도교육청이 추진하는 현장중심의 교장공모제와 지역참여형 교육장공모제가 조기에 정착되길 기대한다.

2019-05-09 경인일보

[사설]이인영 새 원내대표, 협치로 국회 정상화 시켜야

더불어민주당 새 원내대표에 3선의 이인영 의원이 선출됐다. 이 원내대표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 우선 집권 3년차 문재인 정부의 국민 지지가 집권 초보다 무려 30%가 떨어졌다. 경제는 악화일로고 북한 문제는 답보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표는 원내 사령탑으로서 청와대, 정부와 함께 국정을 이끌어나갈 막중한 책임을 떠안았다. 또한 이해찬 당 대표와 함께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를 진두지휘해야 한다. 무엇보다 장외투쟁에 나선 자유한국당과 협상을 통해 조속히 국회를 정상화시키는 것도 그의 몫이다.국민의 눈에 비친 민주당은 그동안 청와대에 할 말을 하지 못한다는 인상을 주었다. 실제 지나치게 청와대를 의식하는 것을 빗대 '청와대의 여의도 출장소'라는 소리를 들었을 정도다. 우리는 여당이 청와대를 지나치게 의식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 관계에서 이미 경험한 바 있다. 집권당이 제대로 말하지 못하면 국가도 국민도 모두 불행해진다. 이 원내대표는 청와대에 할 말을 하는 대표의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이 원내대표의 시급한 과제는 밖으로 뛰쳐나간 한국당을 불러들여 국회를 무조건 정상화시키는 일이다. 지금 민주당이 바른미래당 평화당 정의당의 지원을 받는다 해도 한국당의 협조를 얻지 못하면 국정을 원활하게 이끌어나갈 수 없다. 야당을 몰아세우기보다 대화를 통해 국회 안으로 들어오게 해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여야 모두 협치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할 때다. 그것이 신임 이 원내대표가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이다. 더는 민생에 귀 막고, 눈 감아선 안 된다.현재 여권으로선 내년 총선까지 1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주요 국정과제의 성과를 도출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경기부양과 산불진화 대책 등을 포함하는 추가경정예산, 민생법안 등의 처리도 시급하다. 이 역시 야당과의 협치 없이는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이다. 청와대와 민주당의 독주가 빚어낸 2년간의 결과는 후한 점수를 받기엔 부족하다. 말로만 협치를 주장했을 뿐, 반목과 비난 일색이었다. 특히 제1야당과의 협치에 성공하려면 우선 청와대와 여당이 자세를 낮춰야 한다. 힘으로 밀어붙이려 한다면 협치는 고사하고 국회 운영에서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갈 수 없다. 이 원내대표는 한국당과의 대화 물꼬를 트고, 협치를 통해 국민에게 신뢰를 주길 바란다. 이 대표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2019-05-08 경인일보

[사설]연료전지발전소 갈등, 주민과의 대화가 먼저다

인천시 동구 연료전지발전소 건립을 두고 사업자와 주민들이 공사 강행과 사업 백지화 주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그동안 갈등 해결을 위해 인천시가 구성한 민관협의체는 세 차례나 머리를 맞댔으나 논의는 제자리걸음이다. 최근 동구가 연료전지발전소 건립에 관한 주민여론을 파악하기 위해 뒤늦게 주민여론조사를 실시했지만 사업시행사인 인천연료전지(주) 측은 법적 효력이 없다며 공사강행을 주장하면서 주민들과 충돌하고 있는 실정이다.인천연료전지(주)가 건설하고 있는 발전소는 39.6MW급으로, 2017년 6월 관계기관과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8월에 산업통상자원부에 사업허가를, 2018년 12월에는 동구의 건축허가를 받은 상태이다. 연료전지 발전은 수소와 산소를 화학 반응시켜 전기와 열을 생산하는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시스템이지만 주민들은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백연(白煙), 탄산가스를 우려하고 있다.이번 갈등은 불투명한 추진방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사업 주체가 사업계획부터 진행, 인가까지 완료해 놓고 주민설명회를 개최한 것은 형식만 설명이지 통보와 다를 바 없다. 환경문제나 안전문제를 유발하는 사업은 주민들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연료전지발전소가 주민들의 주거공간으로부터 200m에 위치해 있어서 허가 과정에서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절차를 제대로 밟았어야 했다.비록 인허가 업무는 정부 소관이지만, 연료전지발전소를 동구 송림동으로 결정하는 과정에 인천시가 개입한 책임도 있다. 본래 인천연료전지 부지는 송도로 검토하다가 '증설부지 확보 불확실성' 등의 이유로 인천시는 송림동 안을 제시하고 동구에 협조 공문을 발송한 사실이 있다. 동구는 인천의 대표적 구도심 지역이다. 신도시에 도입하지 않은 시설을 구도심에다 설치하는 모양이 되어 주민들의 소외감은 더 크다.시행사가 행정적 절차의 적법성만 가지고 사업을 강행하는 것은 갈등만 키울 뿐이다. 이번 사태는 첫 단추가 잘못 꿰어진 것이어서 갈등 해소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심탄회한 대화 노력은 시도해봐야 하며 인천시도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주민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안전문제이다. 발전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유해물질 저감을 위한 시설 보완 대책은 물론, 지역상생방안을 적극적으로 제시하여 주민들이 수용하는 과정을 다시 밟을 수밖에 없어 보인다.

2019-05-08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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