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수도권매립지 공모만이 능사 아니다

인천시, 경기도, 서울시 등 수도권 3개 시·도가 수도권 쓰레기 매립장 대체 부지 확보를 위해 추진키로 한 자치단체 대상 공모 방식이 또 다른 주민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들 3개 시·도는 최근 "실질적인 대체 매립지 조성을 위해서는 환경부가 주도하고 경주 방폐장 사례처럼 파격적인 인센티브 제공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해 이를 정부에 공동 촉구하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수도권 쓰레기 매립장 부지를 내주는 자치단체에 막대한 금전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겠다는 얘기다.3개 시·도가 꺼내 든 공모제 카드는 시간을 끌 뿐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14년 전 지방 도시에 적용했던 '방사능폐기물처리장' 모델을 수도권에 직접 적용한다는 게 성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진 지방일수록 터는 넓은 반면 주민 수는 적다는 문제에 시달려 왔다. 이들 지역 주민들은 개발 사업에 목이 말라 있었다. 정부가 제시한 파격적인 인센티브가 먹혀 들 수 있었던 이유이다. 그러나 수도권의 어느 지역이 매립지와 개발 인센티브를 맞바꿀 것인지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행정력의 낭비도 심각하게 됐다. 3개 시·도는 2016년 사용 종료해야 하던 수도권매립지 대체 부지를 찾지 못하자 3-1 매립장(103만㎡)을 추가 사용하기로 하고 지난 2017년 9월부터 대체 부지 선정 용역을 공동 진행해 왔다. 이 용역에서는 인천·경기지역 해안가 8곳을 적합지로 선정했다고 알려졌다. 이 용역은 이달 초 준공예정이었으나 후보지로 거론된 지역의 반발이 거세지자 결과를 비밀에 부치고 용역 기간을 연장한 상태다. 공모를 통해 대체매립지를 찾기로 하면서 시간만 허비한 꼴이 됐다. 수도권 매립지 대체 매립지 희망 지역 공모가 진행된다면 인천시와 경기도의 기초자치단체를 대상으로 할 수밖에 없다. 그것도 해안지역으로 좁혀진다. 서울지역에는 매립 부지 자체가 없다. 대상지 결정을 위해서는 자치단체 간 찬반 투표를 거치게 된다. 찬성률이 높은 곳을 대상지로 선정하게 된다. 하지만 이는 또 다른 갈등을 유발하는 씨앗이다. 자치단체 내부 찬반 갈등이 깊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인근 자치단체 간 반발도 불 보듯 뻔하다. 또한 공모에서 희망 자치단체가 없을 경우도 문제다. 이렇게 되면 2025년 종료 시한인 현 수도권매립지를 계속 쓰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게 된다. 이는 쓰레기 매립으로 고통받아 온 인천 시민을 또 한 차례 우롱하게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2019-04-22 경인일보

[사설]패스트트랙 합의 계기로 국회 정상화해야

어제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선거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이하 공수처) 설치 법안 등 개혁법안의 세부 내용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으로 처리하는 내용에 합의했다. 선거법 개정과 개혁법안 등의 패스트트랙이 합의됨에 따라 한국당의 반발로 4월 임시국회의 파행은 물론 정국 긴장은 최고조로 높아질 전망이다. 이미선 헌법재판소 재판관 임명 강행에 자유한국당은 14년 만에 장외투쟁에서 맞서는 등 여야 대치가 극대화되는 상황에서 패스트트랙은 내년 총선과도 맞물려 있는 민감한 사안이다.한국당은 이미 패스트트랙을 4월 국회뿐만 아니라 20대 국회 전체를 마비시키는 '의회 쿠데타'로 규정하면서 총력 투쟁을 경고한 바 있다. 각 정당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사안별 대치와 공조가 반복되면서 정국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정도로 경색되고 있다.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이미선 재판관 임명 반대에서는 한 목소리로 여당에 각을 세웠으나 패스트트랙에서는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처리에 합의했어도 각 당의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아야 하는 절차가 남아 있다.바른미래당의 바른정당계 의원들은 선거법 개정에 부정적이다. 일부 국민의당계 의원들도 공수처에 기소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으로 당내 합의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그러나 여야 4당의 원내대표가 합의한 사항이기 때문에 각 당의 의총에서도 추인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당의 공세 수위가 최고조에 달할지라도 패스트트랙이 현실화되면 여야 4당과 무소속의 의석수로 볼 때 한국당이 이를 막을 방법이 사실상 없다. 그러나 한국당은 이를 명분으로 극한적 투쟁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내년 총선 일정 등을 감안하면 20대 국회도 실제 일할 수 있는 기간은 10개월도 남지 않았다. 20대 국회 역시 식물국회라는 오명을 벗기 어렵다. 여야 대치를 풀고 민생을 위해 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청와대·여당은 인사 검증 실패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을 물어 정국 정상화의 물꼬를 터야 한다. 한국당도 반대를 위한 반대로만 일관할 게 아니라 여당과 다른 야당과 협상하고 타협하는 대안정당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총선이 민생을 위한 선거가 아니라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만을 위한 요식행위가 된다면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2019-04-22 경인일보

[사설]지역화폐 유통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지만

경기도 지역화폐 사업이 한 달이 다 되도록 부진하다. 17, 18일 양일간 경인일보 기자가 수원시내 소상공업체 등에서 '수원페이'를 사용해 봤지만 8곳 중 2곳에서만 겨우 결제할 수 있었다. '수원페이'는 온라인으로 신청해서 받은 카드를 앱에 등록하고 일정 금액을 충전해서 사용하는 일종의 체크카드로 수원시가 충전금액의 6%를 인센티브로 제공한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만 사전준비가 미흡했다.백화점과 대형마트 매출은 역외유출 비중이 커 지역화폐 사용대상에서 배제했다. 2015년 한국은행 인천본부는 인천시의 경우 높은 역외 소비율(52.8%)과 낮은 역내 소비 유입률(25.3%)에 따른 지역경제 부진을 지적했었다. 2017년 포항시(50만명)의 1천300억원 포항사랑상품권의 경제효과는 현금유동성 확대 1천932억원, 지역자금 역외유출 억제 966억원, 생산유발과 지역소득 제고 1천504억원등 총 4천400억원으로 분석되었다. 또한 취업유발효과는 1천350명이었다.경기도의 지역화폐 발행사업은 기본소득(청년배당)과 국토보유세와 함께 이재명 도지사의 핵심 도정과제로 금년에는 도와 31개 시군에서 총 4천961억원을 발행하기로 했다. 경기도가 지급하는 청년기본소득 1천752억원과 산후조리비 423억원 등과 일반발행액 1천379억원 등이다. 2006년 이 지사가 성남시장 재임 때 시작한 청년배당금은 현재 1천억원으로 커진 상황이다.전국 지자체들도 지역화폐 발행에 팔을 걷어붙였다. 도입 지자체수가 지난해에는 66곳이었으나 금년에는 120곳으로 확대될 예정인 것이다. 작년 말 서울시가 선을 보인 '제로페이'가 상징적이나 소리만 요란할 뿐 성과는 별로이다. 경기도 및 각 시군도 지역화폐 활성화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항간에는 "세금으로 만든 또 다른 체크카드"라며 시큰둥하다. '지역사랑 상품권'과도 중복된다. 정부는 자영업자의 매출제고와 비용축소를 위해 이 상품권을 2022년까지 매년 2조원씩 발행할 예정이다. 지자체 발행량까지 합하면 액수가 상당해 소진 여부가 주목거리이다. 그리고 현금 할인제도가 있으면 이를 악용하는 자들이 반드시 생겨나는 법이다. 혈세 만 낭비하는 온누리 상품권 '현금깡 아르바이트' 성행이 상징적이다. 지역주민들이 공감하는 지역화폐 유통을 당부한다.

2019-04-21 경인일보

[사설]날선 적대 정국, 대통령 취임사 다짐대로 풀어야

지난 주 문재인 대통령이 해외순방 중에 이미선 헌법재판관의 임명을 강행하면서 빚어진 여야 대치정국의 양상이 심상치 않다. 한국 정치에서 여야 정쟁은 고질적이고 관행적이다. 민생보다는 정략적 이익을 앞세우는 정치공학 풍토가 만성화한 탓이다. 국민들도 여야의 웬만한 대립과 투쟁은 크게 신경 쓰지 않을 정도다.하지만 이미선 대치 정국은 그동안 신물 날 정도로 목격했던 양상에서 벗어나 좌우의 적대적 대립의 단초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지난 20일 자유한국당의 광화문 장외집회가 그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날 자유한국당 지도부는 문재인 정권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황교안 대표부터 "문재인 정권은 좌파천국을 만들어왔다"거나 "문 대통령은 김정은 대변인 역할만 하고 있다"고까지 정부 규탄에 앞장섰다. 대규모 군중집회를 통한 보수 제1야당의 노골적인 정부 비판은 이례적이다.생래적으로 장외 정치에 문외한인 보수 야당의 대규모 군중집회는 그것이 비록 조직동원에 바탕했더라도 가볍게 무시할 사안이 아니다. 우선 군중집회의 동기가 된 이 헌법재판관의 임명강행이 일반적인 대중의 정서와 어긋난 점을 부인하기 힘들다. 아울러 현 정부 들어 충원된 대법관과 헌법재판관의 다수를 법관사회 내부의 특정 서클 소속이라는 점 자체가 사법독립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여론도 적지 않다.물론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의 반발을 오히려 지지계층 결집의 계기로 삼을 수 있어 불리할 것이 없다는 판단을 할 수도 있다. 현 정부를 탄생시킨 촛불혁명 규모에 비하면 자유한국당 장외집회는 가소롭게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미미해 보이는 야당 장외집회의 배후에 잠재해 있는 정부 비판세력의 실체를 너무 가볍게 보는 태도다.여당과 달리 대통령은 국가 전체를 운영하는 자리다.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며 취임일인 2017년 5월 10일을 '국민통합이 시작되는 역사적인 날'로 선포했다. "야당은 국정운영의 동반자"라고도 선언했다. 하지만 현재의 정국은 대통령의 약속과 선언을 무색케 하고 있다. 대통령을 향한 야당의 불신 탓도 있겠지만, 취임 초반 대통령을 향한 여론의 압도적인 지지로 대야 소통의 필요성을 절감하지 못한 결과로 보인다. 현재 대통령이 마주한 외교, 경제현실은 취임 초반과 확연히 달라졌다. 국민은 통합이 아닌 분열의 최전선에 내몰리고 있다. 대통령이 취임사대로 야당과 수시로 대화에 나설 때가 된 것이다.

2019-04-21 경인일보

[사설]정부가 끌어안아야 할 수도권 쓰레기매립 문제

환경부, 경기도, 인천시, 서울시 4자 협의체가 끌탕하던 수도권 쓰레기 매립 문제가 정부로 번질 기미다. 4자 협의체는 현재의 수도권매립지를 대신할 대체매립지 선정을 위한 용역을 마치고서도 결과 공표를 미루며 시간만 보내왔다. 결국 인천시가 총대를 메고 나섰다. 박남춘 시장이 17일 여당과의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범정부 차원의 대책을 요청했다. 이어 허종식 부시장은 18일 기자회견에서 아예 정부가 대체매립지 조성사업을 주도할 것을 주장했다.경인일보는 지난 3월 29일자 사설에서 수도권매립지 문제를 국가사무로 전환해 해결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수도권 쓰레기 매립 문제는 이해가 엇갈리는 수도권 3개 광역단체의 협의에 맡길 수 없는 초광역 현안이라는 현실론을 감안한 제안이었다. 결국 한 당사자인 인천시가 이같은 현실을 당에 호소하고 정부의 개입을 요청한 것은 사태의 전개상 불가피한 선택이다.수도권 쓰레기 매립 문제는 두가지 핵심 사안을 결정해야 한다. 첫째 대체매립지를 신설할지, 현재의 수도권매립지를 연장 사용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즉 안정적인 매립지 확보 문제이다. 두번째 용역에서 제안하고 4자 협의체가 공감한 친환경 매립 문제이다. 1차로 소각한 쓰레기를 소각재 형태로 매립하자는 것이다.그러나 두 사안 모두 수도권 광역단체의 협의로는 합의가 불가능하다. 매립지 확보 문제는 경기도와 서울시는 은연 중 현재의 수도권매립지 연장사용을 희망하는 듯하지만 인천시는 결사반대 입장이다. 인천시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 매립기반시설 확장 계획 수립마저도 반대한다. 반대로 경기, 인천에 대체매립지를 선정하는 문제는 해당 지역의 반발을 감수할 단체장이 없는 실정이다. 또한 소각재만을 매립하자는 친환경 매립방식은 수도권 3개 광역시도의 소각장 증설이나 소각용량 확대를 전제한 것인데, 국민들의 환경인지 감수성을 감안하면 이 역시 엄청난 반발을 각오해야 한다.수도권 쓰레기 매립 문제에서 가장 큰 문제는 시간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2025년인 인천 매립지 일몰 시한을 생각하면 이미 대체매립지 공사가 진행중이거나 현 매립지 기반시설 추가공사가 진행돼야 정상이지만 모두 손 놓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환경부를 통해 4자 협의체의 간사역에 머물 때가 아니다. 당장 총리실 산하에 수도권 쓰레기 매립 관련 태스크포스를 설치하고 문제 해결에 돌입해야 한다.

2019-04-18 경인일보

[사설]국토부 공시가격 오류 논란 해결해야

국토교통부가 서울 8개 구 개별단독주택 456가구에 대한 공시가격이 잘못됐다며 해당 자치구에 가격 재검토와 조정을 요청하면서 공시가격 오류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국토부는 개별주택들의 공시가격을 잘못 매긴 사례의 90% 이상이 비교 대상 표준주택을 잘못 골랐고, 개별주택 특성을 잘못 입력했거나 토지 특성 및 가격을 임의로 변경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방자치단체들이 주민 표심을 고려해 공시가를 깎아줬을 것이라며 의심도 했다.하지만 부동산 업계와 일부 지자체는 국토부의 행태에 '현실을 모르는 탁상행정', '무리한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또 개별주택 공시가격과 개별 공시지가의 산정 권한은 지자체에 있는데 정부가 과도하게 개입하는 게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국토부는 올해 표준주택 가격을 책정하는 과정에서 해당 지역 도시계획도 모르고 가격을 계산했다가 언론의 지적과 주민 항의를 받고 뒤늦게 깎아주는 오류를 범했다. 공시가격 담당 공무원들이 행정의 신뢰성을 스스로 잃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국토부 행정오류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이 떠안게 된다. 주택 공시가격은 재산세 등 세금과 건강보험료 등의 산정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소수의 지자체 공무원들이 개별주택 가격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주관이 개입되거나 오류가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만큼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개별주택 공시가격이나 개별 공시지가는 지자체 공무원 1~2명이 대량산정모형에 의해 정부가 제공하는 가격비준표에 따라 산정한다. 경기도와 인천시도 공시가격 오류 논란에 발끈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도의 경우 정부의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 발표 이후인 지난 1월까지 총 217건(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실 조사), 인천시는 23건이 이의를 신청한 상태다.조사 시점의 시세를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공시가격이 달라질 수 있지만, 국토부는 향후 전산 시스템 분석을 통해 의심되는 사례에 대해 지자체에 통보하고 재검토할 계획이다. 그러나 지자체나 소유주가 국토부의 공시가격을 따를리 만무하다. 정부는 '공시가격 현실화'를 위한 조치라는 입장만 내놓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주택 공시가격을 '현실화'하겠다며 표준주택 공시가격 인상률을 가격대별로 차등 적용한 것이 시장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견해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2019-04-18 경인일보

[사설]정신병력자 묻지마 살인, 절실한 사회 안전망

집에 불을 지르고, 화재에 놀라 대피하는 사람들에게 마구잡이로 칼을 휘두른 묻지 마 살인이 진주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했다. 악마가 따로 없었다. 자다가 놀라 집 밖으로 나오던 주민들은 양손에 칼을 들고 휘두르는 살인범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아파트 복도에는 이들이 흘린 피로 낭자했다. 5명이 숨졌다. 범인은 양손에 칼을 들고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무참하게 칼을 휘둘렀다. 피해자는 모두 방어 능력이 떨어지는 노인과 여성, 어린이였다. 천인공노할 사건이 아닐 수 없다.범인 안모씨는 과거 공주치료감호소에서 정신감정을 받은 이력이 있고, 지난 1월에도 직장에서 난동을 부린 것으로 알려졌다. 정신병력자에 대한 관찰 및 치료, 보호 등에 또다시 치명적 허점이 드러난 것이다. 이번 사건은 최근 '정신건강복지법 개정안', 이른바 '임세원법'이 국회를 통과했으나, 국가인권위원회가 정신질환자의 인권을 침해한다고 국회에 통보한 시점에 발생해 관심을 끈다. 지난해 12월 진료를 하던 강북삼성병원 정신의학과 고 임세원 교수가 정신질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사망해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던진 적이 있다. 임 교수 사건은 의료기관을 벗어난 정신과 환자를 보호 의무자가 버려둘 경우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인다는 점에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랐었다. 정신질환자에 의한 사건을 막자는 청원이 빗발치자 '임세원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 법안은 정신과 전문의가 자해 또는 치료중단의 우려가 있다고 진단하거나 입원 전 특정범죄 경력이 있는 환자에 대해선 환자의 동의 없이도 의료기록 및 범죄전력을 정신건강복지센터에 통보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였다. 하지만 인권위가 제동을 건 것이다.이번 사건은 우리 사회가 잔혹한 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정신질환자의 범죄는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물론 정신질환자의 인권도 무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연일 이런 끔찍한 사건이 발생하고 있는데도 정신질환자의 인권을 위해 정신병력자 관리 시스템을 갖출 수 없다는 현실도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 정신질환자들은 자유롭게 거리를 다니다가 갑자기 병세가 도지면 부지불식간에 난동을 일으킨다. 그 피해는 이번 진주사건처럼 끔찍하고 가혹하다. 정신병력자 범죄를 막을 사회안전망 설치에 대해 이제 우리 모두 심각하고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할 시점이다.

2019-04-17 경인일보

[사설]세월호 유가족 모욕 책임 엄중하다

세월호 5주기가 일부 정치인들의 망언으로 얼룩지고 있다. 국민들이 희생된 304명의 생명을 기억하고 안전한 나라를 다짐하고 있는 사이, 자유한국당 차명진 전 의원과 정진석 의원이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들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발언을 SNS에 유포한 사실이 드러나며 파문이 커지고 있다. 차 전 의원이 15일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한 글은 세월호 희생자의 유족들이 자식의 죽음을 '우려먹고 있다'는 내용인데 그 표현이 저급한 욕설에 가까워 인용하기조차 부끄럽다. 이같은 망언은 가족을 잃은 유족들에 대한 모욕으로, 피해자를 공격하는 패륜적 행위로 비난받아 마땅하다.세월호 사고는 그 발생과 수습, 그 경위 조사과정에 대한 의문과 의혹들이 남아 있다. 물론 수습과정에서 무능과 혼란의 극치를 보인 정부기관과 관련자들의 책임은 물어야 하지만 국가재난관리시스템의 부실과 안전불감증이 만연한 사회의식도 근본적으로 혁신해야 한다. 세월호 참사가 결코 특정 정당의 책임이라 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국가와 사회의 개혁과제를 찾아 정치의 과제로 떠안지 못하는 협량한 정파의식이 더 문제이다. 세월호 참사를 정파적 이해로 접근하는 시각은 안전한 국가를 만들려는 전 국민적 노력을 폄훼하는 것이다.세월호 침몰로 드러난 것은 대한민국의 허술한 국가안전시스템의 민낯이었다. 세월호를 운항한 선장과 선원들, 해운회사 청해진, 여객선의 운항을 관리하고 감독하는 기관들, 그리고 해경을 비롯한 해양안전기구와 정부의 재난대책시스템 가운데 어느 하나만이라도 작동되었으면 세월호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거나 적어도 피해를 최소화 시킬 수는 있었을 것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재난대책기구는 전혀 작동되지 않았던 것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다.인천가족공원 세월호 추모제에 참여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야유를 받아야 했던 이유가 무엇인가? 세월호 사건 당시 법무부 장관으로 진상규명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국무총리로서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데 어떤 노력을 했는지 답해야 한다. 사고 당시 정부의 각료로서 책임을 통감하지 않고서, 황 대표가 읽어내려간 추모사는 그저 '의전'일 뿐이다. 자유한국당은 소속 정치인들의 거듭된 피해자 모욕 행위에 대해 엄중하게 책임을 묻고 재발방지대책도 세워야 할 것이다.

2019-04-17 경인일보

[사설]경기도, 공공의료기관 운영방식 점검해야 할 때

경기도립정신병원의 존치 여부를 놓고 경기도와 보건의료노조가 대립하고 있다. 경기도는 폐원이 불가피하다며 절차를 진행 중이고, 보건의료노조는 반대하고 있다. 도립정신병원을 37년 동안 위탁운영했던 민간병원이 적자를 이유로 올해 초 운영계약을 포기한 이후 발생한 일이다. 경기도는 새로운 위탁업체를 찾을 수 없다며 폐원절차를 진행중이다. 반면 보건의료노조는 공공의료 포기행위라며 병원 존치를 요구하고 있다.하지만 이 문제를 단순히 도립정신병원 존치 여부에만 국한할 문제인지 의문이다. 문제의 본질은 경기도의 공공의료기관 운영체계에 숨겨져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경기도는 현재 13개 공공의료기관을 운영 중이다. 경기도의료원내에 6개 병원과 경기도노인전문병원내에 6개 병원, 그리고 논란이 된 도립정신병원 등이다. 문제는 경기도의 예산지원 대상은 경기도의료원 산하 6개 병원 뿐이다. 6개 노인전문병원과 도립정신병원은 개인 법인, 즉 개인 병원에 운영을 위탁한 뒤 단 한 푼도 예산지원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도립정신병원을 위탁해왔던 개인 병원이 적자 부담을 이유로 두 손을 들어버린 것이다.그동안 경기도는 예산 한푼 안들이고 공공의료기관 중 절반 이상을 '도립'이라는 간판을 달고 운영해 온 셈이다. 형식적으로는 일반의료, 노인의료, 정신건강의료 등 주요분야 공공의료 서비스 제공 시스템을 갖춘 셈이나, 내용적으로는 노인의료와 정신건강의료 분야는 민간병원에 운영을 맡긴 채 방치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위탁운영을 맡은 민간병원들이 이익 실현을 위해 의료서비스의 질을 조절할 수 밖에 없다. 또한 손해가 발생하는 상황이면 언제든지 운영을 포기해도 할 말이 없게 된다.진주의료원 사태 이후 공공의료기관의 경영적자를 감수해야 하는 공공기관과 공공의료 서비스 강화를 주장하는 시민단체 사이의 긴장이 계속되고 있다. 이 문제는 안정적인 공공의료 체계의 대안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경기도립정신병원 문제는 기형적인 경기도 공공의료기관 운영방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봐야 한다. 이런 운영방식으로는 공공의료기관의 안정적 운영이 힘들다. 이 문제 부터 해결하고 나서야 공공의료 서비스 개선 의제로 넘어갈 수 있다. 이번 기회에 3개 조례로 3개 의료분야 공공의료기관을 다른 방식으로 운영하는 방식을 통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2019-04-16 경인일보

[사설]인천지역 국가산단 '첨단·고도화' 서둘러야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이후에도 남동·부평·주안 국가산업단지들이 인천지역 경제의 중추 역할을 충실히 해왔음이 통계로 입증됐다. 인천상공회의소가 발간한 '인천지역 국가산업단지 현황 및 지역경제 비중 조사' 보고서 내용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지난 2009년 이후 2018년까지 10년간 인천지역 국가산단의 입주업체와 가동업체, 연간 생산액, 수출액, 고용인원 등이 모두 증가했다. 2018년 현재 입주업체는 8천831개로 2009년보다 32.9%, 가동업체도 8천636개로 37% 각각 늘었다. 2009년 20조2천377억원이었던 연간 생산액은 2018년 33조7천944억원으로 67% 증가했다. 근로자 수도 9만5천289명에서 12만8천982명으로 35.4% 늘었다.그러나 서둘러 해법을 찾아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인천지역 국가산단의 2018년도 연간 가동률은 2009년의 75.7%보다 6.5%P 감소한 69.2%에 그쳤다. 입주업체 및 설비투자 증가 등으로 최대 생산능력은 증가하고 있으나 경기부진현상 지속과 경쟁 심화 등으로 생산액 증가폭이 생산능력 증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천지역 전체 수출에서 국가산단이 차지하는 비중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2009년 26.1%에서 2014년 15.0%, 2018년 13.3%로 지속적인 감소세다. 수출의 대기업 편중현상 심화와 함께 주력업종인 제조업의 상대적 약화로도 해석할 수 있다. 업체당 근로자 수가 15.1명에서 14.9명으로 줄어든 점도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다. 산업단지 전반에 걸쳐 입주업체의 영세화 현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다.인천지역 국가산단의 지속가능한 발전은 '첨단화'와 '고도화'에 달려있다. 기업들이 스마트공장의 확대로 생산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조치가 취해져야 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바이오분야 대기업 및 의료기관과 연계해 남동산단에 중소협력업체를 유치·육성시키는 이른바 '비맥(B-MeC) 벨트' 구축사업에도 행정력을 집중시켜야 한다. 이미 혁신산업단지와 청년친화형 선도산업단지로 선정된 주안·부평산단, 그리고 올 하반기 스마트산단 공모를 준비 중인 남동산단에 대해 정부의 구체적인 지원을 이끌어낼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정부, 국가산업단지관리공단, 입주기업체 그리고 인천시가 손을 굳게 잡아야 답을 찾을 수 있는 현안들이다.

2019-04-16 경인일보

[사설]4월 임시국회 마저 빈 손으로 끝내려나

4월 임시국회가 청문정국에 막혀 꼼짝도 하지 않고 있다. 1월과 2월에는 본회의 한 번 열지 못하고 3월 임시국회도 빈 손으로 끝났다. 어제 여야 3당 교섭단체(민주·한국·바른미래) 원내대표들이 4월 임시국회 의사 일정 합의를 위한 회동을 가졌지만 이미선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 임명 문제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국회에는 강원도 산불과 포항 지진에 연관된 추가경정예산 및 미세먼지 관련 법안은 물론이고, 유치원 3법과 택시업계 지원법, 소방공무원 국가직화 법안 등 민생입법들이 수북이 쌓여있다. 게다가 연동형 비례대표를 포함한 선거제 개혁 관련 법안을 처리하지 못하면 당장 내년 총선거에 지장을 주게 된다. 선거제 개혁과 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 검경 수사권 조정법 등이 패스트 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연동되어 있으나 이에 대한 논의는 인사청문후보자들을 둘러싼 여야 대립으로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이미선 후보자 임명 여부가 대한민국의 모든 정치사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정도로 중대한 것인지 여야 모두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야당은 이 후보자에게 제기된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내부자 거래가 맞는지 분명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정도 국민의 뜻을 전달한 선에서 마무리 짓고 다른 사안에서 비판을 통하여 대안정당으로서의 위상을 높이는 게 정치적 이익에도 부합한다. 이 후보자 문제에 사활적 이익이 걸린 것처럼 행동하는 것은 국민이 보기엔 불편하다. 여권은 이 후보자가 또 다시 낙마할 경우 정국주도권을 뺏긴다는 우려로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권은 국민 여론에 귀 기울이는 대신 임명을 강행함으로써 져야 할 국정부담을 고려해야 한다.이번 인사청문 정국에서는 청문회 제도와 청와대 인사검증에 많은 문제가 있음이 드러났다. 따라서 제도개선을 통하여 고위공직자 인사를 둘러 싼 여야 갈등을 원천적으로 해소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러한 논의는 뒷전인 채 타협 없이 갈등과 적대를 증폭하는 정치행태를 보이며 국회 의사일정에도 합의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안중에 국민이 없다는 방증이다.내년 총선에 여야가 정권심판론과 야당심판론으로 맞붙겠지만 국정사안과 민심에 어느 정당이 반응적 책임성을 보이는지 여부가 승패를 가를 것이다. 야당도 일단 국회를 정상화한 다음에 여권을 비판해야 명분이 있다. 국회의 개점휴업은 어떠한 경우에도 용인될 수 없다.

2019-04-15 경인일보

[사설]개선 필요한 인천시 무상교복 사업

올해 처음으로 지역 중·고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인천시교육청의 무상교복 사업이 잡음을 내고 있다. 재고 끼워 넣기를 비롯해 교복 납품 지연, 학부모 추가부담 발생 등의 문제가 나타났다. 중·고교 신입생 학부모들의 교육경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256개교 5만1천425명 학생을 대상으로 모두 136억7천여만원의 교복구매비를 지원한 인천시교육청은 최근 교복구매지원위원회를 열고 무상교복 지원 실태를 조사했다.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지역 4개 중학교와 4개 고등학교 등 8개 학교에서 학부모에게 사전 고지 없이 수년 전 만들어진 교복이 납품된 것으로 확인됐다. 재고품을 납품할 경우 학부모에게 미리 알리고 신제품과의 가격 차이에 따른 할인혜택 등이 제공돼야 했지만, 업체들은 고지 없이 재고품을 끼워 넣은 것으로 파악됐다. 7개 중학교 6개 고등학교 등 13개 학교에선 입학일이 지나서도 교복을 받지 못하는 '납품 지연' 문제도 발생했다. 지역의 한 중학교 신입생은 입학 후 수일 동안 교복을 받지 못해서 사복을 입고 학생증 사진을 찍은 경우도 있었다.위원회는 일부 교복 업체가 무리하게 납품 물량을 확보하면서 지연 문제가 빚어진 것으로 파악했다. 하지만 업체의 책임을 물어 지연 배상금을 받은 학교는 13곳 가운데 6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7곳은 납품 지연에 관한 사항을 계약서에 명시하지 않아 보상을 받지 못했다. 또한 학부모가 추가 비용을 부담한 경우도 다수였다. 56개 학교가 시교육청이 책정한 교복구매 지원금(학생 1인당 26만6천원)보다 비싼 가격의 교복을 구입했다. 교복 사양이 고급이었던 탓인데, 가장 많은 추가 비용은 8만3천원이었다.올해 3월 기준으로 무상교복 사업을 통해 1인당 30만원 이상 지원된 광역자치단체는 경기도를 비롯해 대전, 세종, 충남, 전북, 전남, 제주 등이다. 이에 미치지 못하는 인천은 향후 1인당 지원 단가 결정 때 지원 금액 현실화를 모색할 계획이다. 교복 납기일 미준수에 따른 피해 배상 청구 방안과 재고품 납품에 따른 대응 매뉴얼도 마련할 방침이며, 대부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지역 자체 브랜드 활용에 대해서도 고민하기로 했다. 무상교복이 단순히 시혜적 정책이 아니라, 지역 사회적 경제 활성화의 대표적 모델이 되기 위해선 지역 자체 브랜드 활용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이는 교복 품질과 서비스의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2019-04-15 경인일보

[사설]'중재자 외교' 호흡 조절하고 내치(內治) 전념할 때

국내외 정세가 문재인 대통령을 심각하게 압박하고 있다. 북한 비핵화를 위한 중재자 외교는 곤경을 겪고 있고, 정치혼란과 경제불안으로 내치가 흔들리고 있다. 집권 3년차를 목전에 두고 내우외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대통령의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목전의 현실을 냉정하게 인정하는 데서 해법을 모색하기를 바란다.우선 중재자 외교 행보의 호흡조절이 필요하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중재자 외교를 숨가쁘게 진행해왔다. 지난 한해에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세차례 남북정상회담을 벌였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는 네차례 면담했다. 뿐만 아니라 대북, 대미 특사파견도 수시로 이뤄졌다. 그 결과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을 두차례나 견인하는 성과를 이뤄냈다.그러나 문 대통령의 견마지로에도 불구하고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한반도평화외교는 교착상태다. 지난 11일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북한의 완전비핵화와 제재완화를 교환하는 빅딜 입장을 재확인했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12일 시정연설에서 이를 거부했다. 양국이 3차 정상회담 가능성은 열어놓았지만 문 대통령이 중재자로서 접점을 찾아주기엔 입장 차이가 현격하다. 따라서 향후 3자외교에서 문 대통령은 양국의 이해를 일치시킬 접점을 찾아내는데 주력하며 호흡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성과 예측이 불투명한 남북정상회담 추진보다는 비공식 라인을 통한 탐색에 주력하면서 중재자 지위를 회복하는 동안 전략적 침묵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반면 흐트러진 국내 정세를 안정시킬 지도력은 적극적으로 발휘할 때다. 지난번 개각 청문회에 이어 헌법재판관 청문회까지 이어진 청와대 인사검증의 적정성 논란은 제도개선이든 국민설득이든 대통령의 입장 표명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확산일로인 경제불안 심리를 진정시킬 확고한 의지도 밝혀야 한다. 최근 기재부는 그동안의 긍정적 전망을 걷어내고 한국경제의 하방리스크 확대를 우려하는 경제동향을 발표했다. 기재부는 대외여건 악화를 이유로 내세웠지만 각종 경제지표는 대내여건 또한 불안한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중재자 외교의 호흡조절을 통해 확보한 여력과 시간을 정치안정을 위한 야당과의 소통과 경제불안심리 해소를 위한 국민과의 대화에 할애해주기 바란다. 내부 정세의 안정이 있고서야 긴 호흡으로 한반도 평화외교를 추진할 수 있다.

2019-04-14 경인일보

[사설]유류세 7% 인하 재정수지만 훼손할 수도

유류세 인하기간이 8월말까지 연장됐다. 지난 12일 기획재정부가 유류세 인하조치를 종료시점인 5월 6일부터 약 4개월을 더 늘린 것이다. 대신 인하율은 현재의 15%에서 7%로 줄였다. 오는 5월 7일부터 소비자들의 유류세 추가부담은 ℓ당 휘발유 65원, 경유 46원, LPG 16원 등으로 추정된다. 기재부는 민생안정 명목으로 지난해 11월 6일부터 6개월 동안 휘발유, 경유, 차량용 LP가스에 붙는 세금을 15% 낮추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했던 2008년 이후 10년 만이다.유류세 인하기간 연장에 대한 정부의 고민이 간취된다. 기재부는 12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광공업 생산, 설비투자, 수출 등 주요 실물지표 흐름이 부진하다고 이례적으로 고백(?)한 것이다. 기재부가 실물지표 부진을 직접 언급한 사례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경기가 급격히 위축됐던 2016년 12월 이후 2년 4개월만으로 현 정부 출범 이후에는 처음이다. 전년 대비 소매판매 지수도 15개월 만에 오름세를 멈추고 2% 하락하는 등 소비심리마저 빠르게 얼어붙고 있는 중이다.정부의 조세수입 차질에 눈길이 간다. 2017년의 유류세는 28조8천억원으로 주요 세목인데 6개월 간 한시적 인하로 이미 2조원의 세수결손이 발생했다. 8월말까지 연장에 따른 추가 세수 결손액은 국세 5천억원과 지방세(주행세) 1천억원 등 총 6천억원으로 점쳐진다. 유류세 인하는 기름값이 많이 오를 때 서민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비상대책으로 정부 입장에서는 세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신중함이 요구되는 정책수단이다. 유가 상황에 따라 정교하게 써야 그 효과를 제대로 낼 수 있는 것이다.지난해 10월 배럴당 80달러에 육박하던 두바이유는 유류세 인하 첫날인 11월 6일에 71달러로 떨어지더니 12월 26일엔 49.52달러까지 떨어져 기름값이 떨어질 때 유류세를 깎아주는 모양새가 되어 서민들의 체감효과는 반감되었다. 이번의 7% 인하효과에 대한 시장의 반응도 회의적이다. 목하 국제유가는 가파르게 상승 중인데 인하폭은 기대이하여서 소비자들은 유가인상에 더 민감해져 결국 소비심리만 위축시킨다는 것이다. 이란과 리비아, 베네수엘라의 정정불안으로 향후 국제유가는 더 오를 개연성이 커졌다. 내수경기가 점차 둔화하고 있어 재정수지만 훼손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

2019-04-14 경인일보

[사설]낙태죄 헌법불합치, 태아 생명보호 숙제는 남았다

헌법재판소가 11일 현행 형법상 낙태죄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에따라 1953년 입법된 이후 2012년 헌재의 합헌 결정으로 66년간 유지됐던 형법 269조 1항(자기 낙태죄)과 270조 1항(동의 낙태죄)은 사라지게 됐다.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국회는 헌재의 주문대로 2020년 12월 31일까지 관련법을 개정해야 한다.헌재는 임신유지와 출산여부에 관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압도적 다수의견(헌법불합치 4명, 단순위헌 3명)으로 낙태죄를 위헌으로 결정했다. "사회경제적 이유로 인해 낙태 갈등 상황을 겪고 있는 경우까지도 예외없이 임신한 여성에게 임신의 유지 및 출산을 강제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형사처벌한다는 점에서 위헌"이라고 밝혔다. 자기 몸에 관한 것은 스스로 결정하는 원칙이야말로 인권의 근간이라는 여성계와 시민사회단체의 주장에 손을 들어 준 것이다. 헌재의 이번 판결은 여성의 자기결정권과 인권의 범위를 확장했다는 점에서 존중할 만하다.그러나 태아의 생명권은 여성의 자기결정권과 인권 못지 않게 보호해야 할 가치다. 이 문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마련되지 않으면 '낙태'를 둘러싼 갈등은 계속될 것이다. 특히 향후 법 개정 과정에서 태아의 생명권을 어느 시기부터 인정할지는 중요한 문제다. 당장 헌법재판관마다 의견이 다르다. 헌법불합치 의견을 낸 재판관들은 태아가 독자적인 생존이 가능한 임신 22주를 낙태 기준으로 제시했다. 위헌 의견을 낸 재판관들은 임신 14주까지는 이유 없이 낙태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반면 합헌 의견을 낸 2명의 재판관은 태아의 생명보호는 중대한 공익이라며 낙태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낙태죄를 규정한 형법 조항의 소멸에 따라 국회는 낙태 허용범위를 대폭 확대하는 관련법 개정에 나서야 할 형편이다. 이 과정에서 낙태 가능 시기를 규정하는 문제가 간단치 않을 것이다. 태아의 어느 시기를 침해할 수 없는 인격적 시기로 규정할 지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국회는 이 부분에 대한 정교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또한 헌재의 이번 판결은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한 것이지 낙태가 옳다는 뜻은 아니다. 낙태 합헌 결정에 따라 그동안 추산에 머물렀던 낙태 통계가 드러나면 충격적일 것이다. 정부는 무분별한 낙태를 방지할 수 있는 임신·출산 보호 방안을 서둘러 만들어야 한다.

2019-04-11 경인일보

[사설]소방공무원 처우개선 직렬논쟁에서 벗어나야

강원지역 대형 산불 이후 소방공무원들의 국가직 전환 논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3일만에 20만명이 넘는 청원글이 올라오고 여태껏 이런 사태를 방치해온 여야 정치권에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내년 4월 총선을 1년여 앞두고 정치권은 표심의 향방을 바꿀 변수로 인식하며 이해득실을 따지는 셈법으로 복잡하다.현재 소방직 공무원은 5만170명으로 이중 국가직은 631명(1.3%), 지방직은 4만9천539명(98.7%)으로 국가직과 지방직으로 직렬을 구분한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다. 그나마 최고 컨트롤타워인 소방청이 국민안전처 산하 소방본부로 있다가 지난 2017년에야 외청으로 분리돼 독립적 지위를 확보했다. 소방청이 독립 이후 맨 처음 한 일이 대형 재난 대응 매뉴얼을 점검해 새로운 대응체계를 만드는 것이었다. 이번 강원도 대형 산불에서 전국에 있는 소방관과 소방차가 삽시간에 집결하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있었던 것도 이같은 대응시스템이 가동됐기 때문이고 화재 규모에 비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국민들은 화마 속에 뛰어들었던 소방관들의 노고를 극찬했다.소방관들은 공무원 보수규정에 따라 월급을 받기 때문에 국가직으로 전환된다 해도 급여가 오르지 않는다. 그런데도 일각에서는 소방관들이 국가직 전환을 통해 봉급인상 등 개인적인 처우개선을 노린다거나 그외 다른 이야기도 떠돈다. 소방관들이 국가직 전환에 사활을 거는 진짜 이유는 제때, 신속히, 충분히, 확실하게 위급 및 재난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인력과 장비 때문이다. 현행 지방직 소방공무원 신분으로는 광역 시도단체의 재정여건과 광역단체장의 의사결정에 따라 인력과 장비 보급 운용이 이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화재현장과 119 응급출동이 동시에 발생했을 경우 인력이 모자라 발을 동동 구르거나 장비가 부족해 화마에 소방관들이 순직하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재정이 열악한 자치단체의 예산으로는 지원에 한계가 있다.따라서 소방관들의 지위가 국가직이냐 지방직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충분한 인력과 장비를 보급할 수 있는 제도와 예산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자치분권 강화와 자치경찰을 추진하는 추세에 역행하는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보다는 소방현장을 충분히 지원하는 예산확충 노력이 앞서야 한다. 소방당국도 논점이 흐려지지 않도록 명확한 입장을 보여야 한다.

2019-04-11 경인일보

[사설]난민 신청제도 개선 시급하다

인천이 가짜난민의 천국이라 불릴만큼 난민 신청자들이 폭증하고 있다. 인천출입국 외국인청에 난민신청 건수는 2016년도 64건에서 2018년도 2천415건으로 늘어났다. 전국 난민 신청 건수의 22.6%가 인천에 몰리고 있는 것은 국제공항과 항만을 끼고 있는 관문도시이기 때문이다. 무비자나 관광비자로 입국한 뒤 난민브로커를 통해 허위 난민신청비자를 신청하는 것이 하나의 체류수단처럼 성행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 전수조사에 의하면 난민 신청 중 허위로 판명된 비율은 15%로, 이 가운데 상당수는 변호사나 법률전문가들로 이뤄진 난민 브로커들이 만들어낸 가짜 난민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난민 신청 브로커 조직은 모집책과 허위서류 작성책, 난민서류신청대행사무원 등으로 이뤄져 있었다. 이들은 SNS 광고 등을 통해 외국인을 모집한 다음 난민사유와 관련서류를 허위로 작성하여 난민신청을 대행해오면서 수억원의 수수료를 챙겨온 것으로 드러났다.가짜 난민신청이 성행하게 되는 이유는 현행 난민 행정과 관련법의 맹점 때문이다. 국내에 입국한 외국인이 난민신청을 할 경우 1차 심사와 이의 제기 등의 행정소송을 거치는 데 통상 3년 정도가 소요되며 그 기간 동안에는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기 때문에 불법 체류보다 유리하다. 만약 행정소송에서 최종 패소하더라도 난민신청을 한다음 체류기간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무제한 재신청이 가능하다. 현재 5번째 난민 신청을 하면서 장기체류를 이어가고 있는 외국인도 있다. 정부는 허점 투성이인 난민법을 전면적으로 또 시급히 개정해야 한다. 허위난민 신청이 늘어나면서 난민 보호라는 인도주의적 목적보다는 불법체류자들의 취업과 체류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으며, 허위난민 브로커들의 불법행위의 온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난민신청 사무 담당인력 부족 문제부터 해결해야 심사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현재 길어진 신청처리 기간 때문에 허위 난민신청자를 끌어 들이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하기 때문이다. 한편 난민 소송이 기각될 경우, 특히 명백히 허위 사유로 난민신청을 한 것이 확인된 경우에는 재신청의 제한이 필요해 보인다. 현재 법무부는 난민재신청자의 경우 출국은 유예해주고 비자는 연장해주지 않고 있는데, 재신청자는 거주권을 가지고 있으나 취업자격은 없는 이중적 지위도 인정하고 있어 그 개선이 필요하다.

2019-04-10 경인일보

[사설]'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해 청정국 지위 되찾길

하루가 멀다하고 마약사건이 터지고 있다. 남양유업 외손녀에 이어 그제는 귀화 방송인 로버트 할리가 필로폰 투약 혐의로 체포됐다. 그는 연예인 버금가는 인기 있는 방송인이다. 카페인 성분의 커피도 마시지 않는다는 모르몬교도로도 알려진 터여서 할리의 일탈 행위에 국민이 받은 충격은 크다. 최근 재벌 3세와 연예인들의 마약 복용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와중이라 더욱 그럴 것이다.연예인이나 재벌가들의 마약투약은 과거에도 드물지 않게 발생해 왔지만, 버닝썬 사건 이후 마약류 범죄에 대한 경각심은 더욱 커졌다. 특히 심각한 것은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마약이 확산하면서 주부, 회사원, 대학생 등 평범한 일반인까지 손쉽게 마약을 손에 넣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버닝썬 사건에서 드러난 이른바 '물뽕'의 유통 실태는 우리 사회에 마약류가 얼마나 일반화됐는지 극명하게 보여준다. 특히 일부 국가에서 대마류가 합법화하면서 국제우편 등을 통해 마약류가 밀반입되는 사례가 꾸준하게 늘어나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한때 우리나라는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마약 청정국이었다. 그래서 마약 운반업자들은 우리나라를 경유해 제3국으로 마약을 보내는 경우가 많았다. 그만큼 우리나라에서 마약류에 대해 철저한 단속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외유학생이 급증하고 이들이 해외에서 대마 등 마약류를 접한 후 직접 밀반입을 시도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밀반입 대상 마약류도 다양하다. 특히 최근에는 액상 대마 유입이 증가하고 있다. 액상 대마는 환각성이 강하면서도 냄새가 약해 길거리에서 피워도 잘 모를 정도로 단속에 잘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유명인 마약사범들로 인해 사회의 경각심이 커지게 된 점을 기회로 삼아 우리 일상 속에 침투해 온 마약을 근절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2000년 초반 대대적인 단속으로 마약류 사범을 크게 줄일 수 있었던 것은 정부가 나서 강력한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찰의 마약 단속은 너무 느슨해 의혹이 일 정도다. 마약 단속은 시기를 놓치면 국가와 사회에 엄청난 해악을 끼친다. 정부와 국회가 나서 단속부터 중독자 재활치료, 수감 중인 마약 범죄자에 대한 교정정책에 이르기까지 이를 전담할 기구를 하루속히 만들어야 한다. 아울러 마약사범에 대한 처벌을 높여 잃어버린 마약 청정국의 지위를 회복해야 한다.

2019-04-10 경인일보

[사설]청년배당 부작용 방지하고 청년연금은 숙고해야

이재명 도지사가 야심차게 밀어붙인 경기도 청년복지 정책이 보건복지부의 개입으로 절반만 시행에 들어갔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경기도의 청년 기본소득(청년배당) 정책은 허용하는 대신 '생애 최초 청년국민연금 지원사업'은 제동을 걸었다. 이에따라 도는 8일 청년배당사업을 개시했고 첫날부터 신청자가 몰렸다. 반면 청년국민연금 지원사업은 복지부와의 재협의를 위한 보완작업에 들어갔다.우선 도는 현장 실행에 들어간 청년배당 사업의 부작용을 원천봉쇄하는데 행정력을 집중하기 바란다. 청년배당 정책은 이 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국내 최초로 도입한 기본소득보장제도다. 당시 성남시에서 3년 이상 거주한 만 24세 청년 1만1천300여명에게 연 50만원을 상품권으로 지급했다. 하지만 제도가 시행되자마자 소위 상품권 깡(불법 현금할인)이 성행했다. 이번에 시행되는 경기도 청년배당은 규모 자체가 엄청나다. 17만5천여명에 달하는 도내 24세 청년에게 100만원 씩 총 1천753억원을 지급한다. 4년간 7천억원의 혈세가 들어간다.도는 시·군별로 지역화폐를 체크카드에 충전해주는 방식으로 지급함으로써 상품권 깡과 같은 부작용을 방지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상품권 깡 못지 않게 카드 깡 암시장이 활개치는 상황을 감안하면 부정사용 방지 효과를 발휘할지 의문이다. 만일 청년배당에 쏟아부은 혈세를 바탕으로 카드 깡 시장이 형성되면 부작용은 심각해진다. 지원대상인 청년과 무관한 계층이 혜택을 누리고 불법 카드 깡 업체만 배불릴 수 있다. 무엇 보다 청년들의 도덕적 해이가 드러나면서 기본소득보장제도 자체에 대한 반대 여론이 커질 수 있다. 청년배당 사업은 도입보다 운용이 훨씬 중요하다.반면 청년국민연금 지원사업은 보건복지부의 권고를 수용해 제도시행 보류를 숙고할 필요가 있다. 도내 만 18세 청년의 국민연금 첫 보험료를 무상 지원해 가입기간을 늘려준다는 발상은 참신했다. 그러나 전 국민의 자산이자 국가재원인 국민연금을 경기도민에게만 더 지급토록 하는 형평성 문제와 연금재원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반대론은 합리적이다. 이 지사와 같은 민주당이 장악한 경기도의회도 지난해 예산심의 때 부터 회의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재협의 통보는 사실상 정중한 거부의사로 봐야 맞다.

2019-04-09 경인일보

[사설]김포공항 국제선 증설은 서울시의 '욕심'이다

서울시가 기존 김포공항의 발전 방안으로 국제선 기능 강화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그야말로 '난센스'다. 무엇보다 서울시 스스로 서울시민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려는 반시민적 행정이다. 국가시설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도 역행하는 반국가적 구상이다. 대한민국 수도권을 대표하는 국제공항이라는 명분 때문에 인천국제공항의 대외적 명칭조차 서울시에 일정 부분 양보한 인접 인천시의 시민들에게는 도의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반사회적 처사다. 서울시가 2억6천만원을 들여 지난해 4월부터 시작해 오는 6월 준공을 앞두고 마지막 손질을 하고 있는 '신성장 거점 김포공항 육성·관리방안 마련' 용역을 두고 하는 얘기다.이 '김포공항 르네상스' 용역의 목표는 두 가지다. 하나는 서울시의 '국제관문'으로서 김포공항의 역할과 위상을 재정립하는 방안, 다른 하나는 공항 주변 지역의 활성화 방안이다. 누가 보아도 김포공항 국제노선의 증대를 전제로 하고 있음이 확연하다. 실제로 용역에는 김포공항의 국제선 기능을 강화해 장거리 노선도 취항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포공항의 국제선은 지난 2001년 인천국제공항의 개항과 함께 없어졌다가 2003년 11월 도쿄 하네다공항 노선의 재취항을 계기로 부활했다. 일본, 중국, 대만 등 근거리 국제노선이 운영되기 시작하면서 2002년 12만8천428편이던 항공편수가 지난해 14만1천80편으로 급증했다. 공항 주변지역 주민들의 항공기 소음 피해 상황도 악화됐음은 물론이다.이런 실정임에도 서울시가 김포공항의 국제선 확대를 꾀하는 것이 알려지자 당장 서울시 강서·구로·금천·양천구 지역의 광역의회의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 광역의원은 인접한 인천시 계양구와 경기도 부천시·김포시 출신 광역의원들과 함께 서울시 계획에 반대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2.4분마다 1대씩 이·착륙하는 항공기로 인한 소음피해, 고도제한과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 등을 지적하면서 심야시간대 운항이 불가피한 국제선 증설을 단호하게 반대했다. 또한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이 본격 운영됨에 따라 국가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라도 김포공항의 국제선은 인천국제공항으로 통합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런 목소리를 낸 광역의회 의원수가 19명에 이른다. 한 점 오류도 없는 합리적 지적이다. 서울시는 더 이상 욕심내지 말고 과유불급(過猶不及)의 말뜻을 생각해보길 바란다. 두고두고 새겨야 할 경구다.

2019-04-09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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