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평택시대 연 한미동맹 더욱 굳건해지기 바란다

오늘 주한미군은 평택 캠프 험프리스 신축 사령부 청사 개관식을 갖는다. 일본군 무장해제를 위해 한국 주둔을 시작한 주한미군이 용산시대를 마감하고 평택시대 출발을 공식 선언하는 것이다. 주한미군이 대한민국 안보에 기여했던 비중과 역사를 생각하면 평택기지 역시 향후 대한민국 안보의 한축으로 큰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한다.한미동행의 상징인 주한미군은 지금 한반도 정세변화의 한복판에서 지위와 역할이 흔들리는 것이 사실이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번 북미정상회담에서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을 돌발적으로 결정하고,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거론한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북측이 양해했다던 통상적인 한미군사훈련과 통일 후에도 미국의 동북아 세력균형추로 존재해야 한다던 주한미군을 미국 대통령이 흔들고 부정하면서 한미동맹의 장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돌출발언과 달리 한국과 미국의 조야에서는 한반도 평화체제 이후에도 주한미군 주둔의 필요성과 이를 바탕으로 한 한미동맹은 더욱 강화돼야 한다는 이성적이고 현실적인 주장도 강력하다. 현재의 남북미 셔틀외교가 성공적으로 진행돼 북핵이 폐기되고 한반도 평화체제가 가시권에 들어온다 해도, 미국이 동북아시아에서의 전략적 이익을 실현하려면 주한미군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대한민국도 국가안보는 물론 조중동맹에 대응하는 한미동맹의 상징으로 주한미군을 활용해야 할 입장이다.이처럼 장래의 필요성이 아니더라도 당장의 국가이익을 위해 주한미군을 통한 한미동맹을 굳건하게 유지하는 것은 당연하다. 현재 남북미에 중국까지 가세한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협상은 이제 시작단계다. 미국의 파격적인 양보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구체적인 핵폐기 프로그램 공개를 미루고 있다. 한반도와 동북아 전체의 질서를 바꾸는 협상인 만큼 기회와 위기가 공존한다. 기회는 살려야겠지만 위기를 대비해 적정수준 이상의 안보태세 유지는 중요하다.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 27일 한미동맹포럼에서 "칼을 칼집에 넣어두더라도 칼 쓰는 법을 잊어서는 안된다"며 평화시기의 안보태세를 강조했다. 평택시대의 주한미군이 한미동맹의 초석으로서 한미양국의 공동이익 실현에 기여하기 바란다. 또한 주한미군 및 가족들이 평택시민들과 평화롭게 상생해 한미양국 민간교류의 첨병이 되기를 희망한다.

2018-06-28 경인일보

[사설]보호수 보호 못하는 관리체계 보수해야

530년 된 보호수가 쓰러졌다. 장마전선이 중부지역으로 북상한 지난 26일 오후 수원시 영통동 느티나무가 폭탄이라도 맞은 듯 쪼개진 것이다. 장맛비에 속절없이 찢긴 보호수를 본 주민들은 망연자실했다. 정조대왕이 1790년 수원 화성 축조 당시 나뭇가지를 잘라 서까래를 만들었다는 영통동 느티나무는 지난 1982년 10월 수령 500년을 맞아 보호수로 지정됐다. 이 나무에는 '전쟁이 일어나려고 하면 나무가 구렁이 울음소리를 낸다'는 설화가 전해진다. 보호수는 우리 민족과 함께해온 중요한 국가자산이자 마을의 안녕을 지켜주는 '수호신' 같은 존재다. 보호수의 '죽음'은 단순히 나무 한 그루가 수명을 다한 것 이상의, 주민들에게는 환산할 수 없는 상실감을 준다. 영통 주민들은 "지난달 27일 단옷날 나무 주변에서 펼쳤던 '영통청명단오제'가 마지막이 된 것이 아닌가"라며 한숨이 깊다.2016년 말 기준 우리나라 전체 보호수는 1만3천854그루. 이중 500년 이상 된 보호수만 909그루에 달한다. 경기도내 31개 시·군에는 1천77그루가 마을을 지키고 있다. 용인에만 110여그루가 있다. 하지만 전국의 300년 된 보호수 50여 그루가 매년 죽어가고 있다. 2016년에만 고사·병해충·천재지변 및 재난재해·훼손 등의 이유로 44그루의 보호수가 가치를 상실, 지정해제됐다. 산림자원의 보호와 보전을 담당해야 할 산림청은 지난 2005년 보호수 관리를 지방사무로 이양했다. 현재 보호수의 지정·해제 권한은 시·도지사 또는 지방산림청장에게 있다. 산림보호법 제13조에는 2개항으로 보호수의 지정·관리, 해제, 행위 제한 등에 대해 쓰여져 있다. 하지만 몇 줄 짜리 지침으로는 보호수를 제대로 지켜줄 수 없다. 예산은 산림청이 도를 통해 각 시·군에 지원하는 형식인데, 각 도·시에는 별도 관리조례조차 없어 체계적인 보호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관리 부실의 책임을 지자체에 물을 법적 근거도 없다. 보호수가 생명을 다하면 '보호수 해제' 조치를 하면 '끝'인 것이다.보호수(保護樹)는 이름대로 제대로 보호(保護)해야 한다. 담당 중앙부처인 산림청부터 지자체까지 전문인력 양성과 지속적인 현장점검에 더욱 정성을 쏟아야 한다. 여기에 각 기관의 무거운 책임의식 또한 필요하다. 아직 살아있는 수많은 보호수가 이번 장마로 더 이상 훼손되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수원시는 사고 직후 영통 느티나무를 위로하는 제(祭)를 올렸다. 부디 느티나무가 용서하기를 바라본다.

2018-06-28 경인일보

[사설]심각한 현실 반영한 버스준공영제 전국 확대

정부가 버스 준공영제를 전국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적자 노선 폐쇄·축소에 따른 주민 불편을 덜어주고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버스 대란'을 막기 위한 처방이다. 서울시와 경기도 일부 시군에서는 이미 준공영제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선자는 지방선거 과정에서 버스 준공영제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실제 경기도지사 인수위원회가 준공영제에 대해 '남경필표 교통정책'이라며 재검토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예상된다.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25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버스 준공영제를 전국으로 확산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버스 준공영제가 시행되는 곳은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한 문제가 전혀 없다"며 "광역교통청을 설립해 재정 지원의 중복 요인을 제거하고, 지방에 '100원 택시' 제도를 확대하면 전국에 버스 준공영제를 도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버스 준공영제는 민간 운수업체가 서비스를 공급하는 형태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수입금 공동관리제나 재정지원 등을 통해 버스 운영체계의 공익성을 강화한 제도다. 하지만 일부에서 준공영제가 버스회사들의 수익만 올려주게 된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됐었다.정부가 준공영제를 전국으로 확대키로 한 것은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인력부족과 이에 따른 버스회사들의 경영악화가 초래할 교통서비스의 질 저하를 막기 위한 해법으로 보인다. 현재는 서울과 울산을 제외한 광역시, 경기도 일부 시군에서 시행하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광역버스를 운행하는 24개 지자체에서 시행키로 했으나 해당 지자체들의 반발 등으로 11개 지자체에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이재명 도지사 당선자는 준공영제에 대해 부정적 입장이어서 도내에서 이 제도가 계속 시행될지 여부가 불투명한 전망이다.버스준공영제는 공영제와 민간운영체제의 중간 형태로, 공익성을 확보해 대중교통서비스의 질을 높이자는 취지다. 이미 서울 등 대도시에서 비교적 순조롭게 운영되고 있다. 특히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에 따라 전국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버스업계의 인력난 심화와 이에 따른 경영악화를 방관할 경우 대중교통 대란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정부가 버스준공영제 전국 확대방침을 밝힌 만큼 이재명 당선인과 인수위가 전향적 자세로 버스준공영제에 대해 고민해보기 바란다.

2018-06-27 경인일보

[사설]인천 북성포구, 도시재생의 관점으로 해결해야

인천 북성포구 준설토 투기장 조성사업을 둘러싼 해수청과 주민들의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해수청이 추진해온 북성포구 준설토 매립공사가 북성포구 어민과 상인을 비롯한 주민들의 강한 반대에 부딪혀 중단된 상태이다. 인천해수청은 북성포구 7만2천여㎡ 부지를 2020년까지 매립하여 선박점유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해수청이 추진하는 선박점유시설에 어항구역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 포구의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또 북성포구를 기반으로 조업해온 어민들도 불법 조업으로 내몰릴 수 있어 생계대책과 포구활성화 방안을 먼저 제시하라는 것이 주민들의 요구이다.해수청 관계자는 갯벌 매립을 마무리한 후에 주민 의견을 수렴하여 토지활용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히고 있는데, 안이하고 무책임한 태도다. 대책이 우선이고 사업은 다음이다. 공사 추진에 급급한 해수청도 문제지만, 주민의 생업이 달린 사업내용을 해당 주민들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중구와 동구의 늑장 대응도 문제다. 북성포구 선주협회 관계자는 매립공사 장비가 반입되는 모습을 본 뒤에 공사 추진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북성포구의 포구 기능은 살려야 한다는 주민들의 주장은 옳다. 해수청의 설계용역에도 포구활성화를 염두에 둔 부지활용계획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런데 최근 계획을 수정하면서 수산물유통지구와 공영주차장, 물양장 등 포구 활성화에 필요한 시설을 모두 배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북성포구 갈등은 도시재생의 관점에서 해결해야 한다. 도시재생의 기본 원칙은 도시의 기존 기능을 활용하면서 새로운 기능을 도입하는 것이다. 북성포구는 인천의 대표적인 도심속 어항이다. 포구의 규모는 크지 않지만 선상파시로 널리 알려져 있어 물때가 맞는 주말의 경우 수백 명의 관광객이 몰려드는 인천 명소 가운데 하나이다. 북성포구의 포구 기능을 보존하면서 장소성을 활용한다면 인천의 새 명소로 가꾸어 나갈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천시가 매립공사 중지를 요청하고 종합계획부터 다시 짜야 할 것이다. 이같은 갈등은 준설토 투기장의 부지 활용계획 수립을 해수청이 주도하고 있는 것도 한 원인이다. 차제에 준설토 투기장의 소유권과 도시계획권의 지자체 이관도 검토해야겠다. 항만 필수시설 이외의 매립지는 지자체에 이관해야 해당 지자체가 지역 실정과 특성에 맞게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2018-06-27 경인일보

[사설]청와대 새 경제팀 현실적인 경제정책 기대한다

청와대가 경제수석과 일자리수석을 전격 교체했다. 문재인정부 출범 1년이 됐지만 경제지표에 빨간불이 끊이지 않아 경제 라인을 경질하는 사실상의 문책성 인사라는 느낌을 준다. 특히 현 정부의 트레이드 마크라 할 수 있는 성장중심의 정책을 주도하며 '소득 주도 성장 전도사'라는 말을 들었던 홍장표 경제수석의 전격 경질로 현 경제정책의 방향이 바뀌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청와대 경제라인은 지난 1년간 소득주도 성장, 공정경제, 혁신성장 등을 앞세워 경제정책을 펴왔다. 하지만 경제 지표는 나날이 악화됐다. 특히 일자리 정책은 지난달 취업자 증가가 7만2천명에 그쳐 8년4개월만에 10만명 밑으로 떨어지는 등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그런 와중에 지난번 문재인 대통령의 "최저임금 인상은 긍정적 효과가 90%"라는 발언은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국민이 최악의 경제상황을 몸으로 체감하고 있는데도 청와대가 경제상황을 지나치게 낙관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진 것이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문재인정부는 소득주도 성장의 주요 수단으로 최저임금 1만원을 내세우며 올해 임금을 16.4% 인상했다. 저임금 근로자의 소득을 높이면 소비가 증가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실제 1분기 하위 40% 가계 소득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일자리 정책은 더 끔찍했다. 임금이 오르면서 음식·숙박업·도소매업은 가장 먼저 타격을 받았다. 업주들이 고용을 기피하고, 오히려 음식값을 인상하는 기현상이 일어났다. '김동연 패싱'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김 경제부총리의 최저임금 후유증 경고는 철저하게 묵살됐다. 이는 국민들에게 경제정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청와대와 내각이 싸우는 모습으로 비쳐졌다.새 경제수석에 기용된 윤종원 주OECD대사는 각종 지표 분석을 토대로 대책을 만드는 정통 경제 관료 출신이다. 장하성 정책실장이 유임되긴 했어도 윤 수석의 기용은 소득주도 성장에서 혁신성장으로의 변화를 의미한다. 지난 1년동안 우리경제가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도 미국 일본 등은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기업들이 발을 동동 구를 정도로 최대의 호황을 맞고 있다. 청와대 경제팀 개편을 계기로 기업들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도록 과감하게 규제를 풀고, 노동 정책 역시 현실에 맞게 재편돼 우리 경제가 한 걸음 더 도약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해 본다.

2018-06-26 경인일보

[사설]인천 이미지 깎아내리는 중고차 매매사기

중고차를 사려는 사람들에게 인천은 이미 악명 높은 도시다. 대형 포털사이트에서 '인천'과 '중고차'를 치면 '인천중고차사기'가 아예 완성된 표제어로 뜬다. "인천하면 중고차 사기가 젤 생각남" "인천에서 중고차 구매하지 마세요!! 절대절대". 인터넷 이곳저곳 쏟아지는 글들은 모두 인천에서의 중고차 사기와 관련된 내용이다. 한국소비자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2017년 6월까지 전국 사업자 소재지별 중고차 매매 피해구제 신청 건수는 모두 964건이다. 이 가운데 인천은 228건으로 전체의 23.7%를 차지한다.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 경기도 374건에 이어 두 번째지만 도시 단위로는 단연 전국 최고다. 세 번째로 많은 서울시의 144건과 비교하면 그 차이가 상당하다.중고차 매매 사기는 이제 딜러 개인 차원의 범죄를 벗어나 조직범죄의 성격을 띠어가고 있다. 지난 19일 인천지검 강력부는 무등록 중고차 판매 3개 조직을 적발해 '범죄단체'로 규정했다. 검찰은 이들에게 최초로 형법상 범죄단체가입·활동 혐의를 적용했다. 사기 등의 혐의도 추가해 대표와 간부 12명을 구속 기소하고, 조직원 8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 조직은 온라인에 허위매물이나 '미끼'매물을 올려 전국 곳곳의 구매 희망자들을 인천으로 유인해 일단 계약을 체결한 다음 이런저런 이유로 기존 계약을 포기케 하고 다른 차량을 비싸게 파는 수법을 썼다. 이런 식으로 2016년 1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220여 명에게 중고차 200여 대를 팔아 11억8천만원을 챙겼다.인천이 중고차 매매 사기단의 주 무대가 된 것은 지난 2011년 전국 최대 규모의 중고차 매매단지가 서구에 조성된 이후부터다. 좋은 가격에 성능이 괜찮은 중고차를 원하는 전국의 구매자들이 인천 매매단지에 관심을 갖게 되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문제는 범죄조직들이 이들 선량한 구매자들을 먹잇감으로 노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범죄의 대상이 중고차 매매 특성상 주로 서민과 사회적 약자라는 점에서 저열하고 악랄하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인천에서의 중고차 매매사기에 대한 수사와 처벌을 촉구하는 글이 매일같이 이어진다. 그러는 사이 '인천'이라는 도시 이미지는 추락에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잖아도 '마계'니 '이부망천'이니 하며 인천을 업신여기는 표현과 말들이 어지럽다. 악명과 오명으로부터 벗어날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2018-06-26 경인일보

[사설]영종~강화 도로, 정부 재정사업이 답이다

박남춘 인천시장 당선자 측이 영종에서 강화도를 연결하는 서해 평화 연도교 사업을 정부가 추진하는 동서평화고속도로 사업과 연계해 추진하기로 했다. 강원도 고성에서 인천 강화를 잇는 동서평화고속도로 사업에 강화에서 영종으로 이어지는 서해 평화 연도교 사업을 포함하도록 하겠다는 거다. 이렇게 되면 사업 구상이 발표된 지 10년 가까이 되도록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는 영종~강화 연결 도로사업이 자연스럽게 정부의 재정사업에 포함돼 탄력을 받게 된다.영종~신도~강화(14.6㎞)를 잇는 사업의 최대 걸림돌은 사업비 문제다. 처음부터 민자사업으로 추진되다 보니 어려움이 컸다. 인천시와 정부는 예산 부담을 이유로 영종~강화 도로사업 직접 추진에 난색을 보여왔고, 민간사업자들은 과도한 인센티브를 요구하면서 걸림돌이 되었다. 최근에야 1단계 사업인 영종~신도(3.5㎞) 구간만 재정사업으로 전환해 먼저 추진하는 방안이 검토되기 시작했으나 문제는 신도~강화(11.1㎞) 2단계 사업이다. 민자사업으로 추진하려 하지만 3천억~4천억원대에 달하는 사업비 충당이 관건이다.영종~강화 도로는 평화도로로서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코스다. 강화~고성 구간은 한국전쟁과 그 후 분단 상황의 치유 개념으로 평화고속도로로 명명하기 적당하다면, 영종~강화 도로는 한반도 800년 전쟁 역사와 그로 인한 상처를 어루만지기에 맞춤이다. 강화도는 13세기 여몽전쟁부터 한국전쟁까지 한반도 전쟁 역사의 중심에 있었다. 영종에서 강화로 이어지는 물길 역시 19세기 서구세력과 일본의 한반도 침략의 첫 번째 지점이었다. 영종~강화를 포함한 인천시처럼 다양한 나라와의 전쟁 역사를 간직한 지역이 한반도에는 없다.영종~강화 연도교와 강화~고성 고속도로가 하나로 연결된다면 동서평화고속도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전쟁 이야기를 간직한 도로가 될 터이다. 전쟁 이야기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평화의 소중함을 웅변하는 장소가 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오는 7월 임기를 시작하는 박남춘 인천시장 당선자가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정부와 호흡을 맞춰 영종~강화~고성 고속도로 사업을 재정사업으로 추진하겠다니 기대가 된다. 정부는 당연히 영종~강화 연결도로를 재정사업에 포함시켜 진행해야 한다. 그게 한반도 전쟁의 피해를 맨 앞에서 감내해 온 인천과 그곳에 살던 사람들의 아픔을 달래는 최소한의 길이다.

2018-06-25 경인일보

[사설]자유한국당 쇄신 자기반성에서 출발해야

자유한국당이 지방선거와 재보궐 선거 참패 이후 당 혁신과 향후 진로를 둘러싸고 진통을 겪고 있다. 당의 전면적인 혁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당의 초·재선 의원을 중심으로 커지고 있고, 전·현직 당협위원장들은 '재건비상행동'을 구성하여 정풍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중진들 중에서 홍준표 전 대표는 대표직에서 물러났고, 서청원 의원은 탈당했다. 비상대책위원장 선정과 비대위를 구성하기 위한 준비위원회도 만들고 당 쇄신을 위한 행보에 나섰다. 그러나 선거가 끝난지 벌써 보름이 다 돼가는 시점에 이제 비대위를 위한 준비위나 만들고 있으니 이들의 안이한 상황인식이 놀라울 따름이다.지난 해 대선 패배 이후에도 초·재선 의원 중심으로 국정농단 사태와 탄핵, 대선 패배의 책임과 관련하여 서청원·최경환 의원의 탈당과 홍준표 의원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당시의 정풍운동은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치고 말았고, 결국 이번 선거의 참패를 초래했다.6·13 지방선거는 민주당의 승리, 보수의 패배라는 측면보다는 제1야당인 한국당에 대한 유권자의 심판이라고 봐야 한다. 한국당은 헌정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파면과 조기 대선을 거치면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세계사적인 전환의 연장에서 치러진 선거의 의미를 파악하지 못했다. 유권자들은 한국당을 여전히 냉전시대의 낡은 반공주의와 안보보수에 편승하여 기득권을 지키려는 정당으로 인식했고, 이는 전통적 보수마저 등을 돌리는 결과로 나타났다.그렇다면 한국당은 이러한 선거의 의미와 표심의 준엄한 심판의 성격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 한국당은 중진과 초재선, 친박과 비박으로 나뉘어져 해묵은 갈등만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렇게 해서는 보수의 재건은 커녕 21대 총선에서도 '궤멸적 참패'를 면치 못할 수 있다.한국당은 우선 선거 참패의 원인을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지난 정권의 집권세력으로서 탄핵에 반대한 원죄와 냉전에 매몰되어 있던 시대정신의 부재를 국민앞에 반성하고 참회하는 절차부터 거쳐야 한다. 초·재선 의원들도 2012, 2016년의 총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공천에 힘입어 입성했다. 당내에서의 정풍운동이 지난 날에 대한 반성보다 계파간에 서로 상대방 탓을 하는 책임전가로 비치는 이유이다. 한국당은 계파싸움을 멈추고 무엇이 개혁적 보수의 나아갈 길인지에 대한 성찰부터 하는게 순서다.

2018-06-25 경인일보

[사설]중구난방식 지방권력 인수위 방치 안된다

새로 출범한 지방권력 인수위원회가 본격 가동되기 시작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선자는 18일 수원시 영통구에 위치한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에서 '새로운 경기인수위원회'를 발족하고 22일부터 경기도청 국실별 업무보고를 진행 중이며 박남춘 인천광역시장 당선자의 '새로운 인천 준비위원회'도 20일부터 활동에 착수했다. 지방공무원 사회가 권력이양 준비 작업으로 분주하다. 전국적으로 17개 광역단체장과 228개 기초단체장이 새로 선출되었으니 말이다. 경인지역에서만 2곳의 광역단체장과 41명의 기초단체장들이 물갈이 되었다.그러나 인수위 활동을 두고 말들이 많다. 지난 19일부터 활동을 개시한 경기북부의 한 지자체 인수위원들이 고압적인 태도를 보여 공무원들이 "일부 인수위원의 태도는 마치 완장을 찬 점령군 같이 느껴졌다"며 반발했다고 한다. 또한 기자들의 인수위 사무실 출입까지 통제해서 빈축을 사기도 했다. 21일 경기도 인수위 전체회의에 문재인 정부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을 역임한 김진표 의원이 깜짝 방문해서 인수위원들이 각별히 몸을 낮출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전임 단체장 지시에 따라온 공무원들을 죄인 취급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인수위에서 행정감사 수준이나 그 이상의 자료요청으로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기도 한다. 도를 넘는 의전과 인수위 내부의 감투 관련 알력다툼도 목불인견이다.인수위원회란 물건이나 권리 따위를 남에게서 넘겨받는 일을 처리하기 위해 구성한 합의제의 기관으로 행정 전반과 그동안 진행된 사업을 파악해 새로 출범할 정부의 시행착오와 업무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달리 지방자치단체장에 대해서는 인수위원회 설치 및 운영 관련 법적인 근거가 없다. 지방자치법 106조에 "지자체장이 퇴직할 때 소관사무 일체를 후임자에게 인계해야 한다"라고만 명시되어 있다. 시행령에는 사무인계서 작성방법만 적혀 있다. 당선자의 스타일과 운영방식에 따라 구성할 수도 있는 임의기구인 것이다. 그러다보니 각 시도의 인수위원회는 '간소형', '깐깐형', '현안 해결형', '과시형' 등 '10인10색'이어서 말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현재 국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의 송영길, 이춘석 의원을 중심으로 지자체 인수위 입법화를 추진하고 있으나 백년하청이다. 갈수록 점입가경인 지방정부 인수위원회에 대한 타당성 논의가 시급해 보인다.

2018-06-24 경인일보

[사설]이산가족 전면 상봉 위해 상설면회소 설치해야

지난 22일 남북 적십자회담 합의에 따라 남과 북에서 각각 100명의 이산가족이 8월20일부터 26일까지 금강산에서 상봉행사를 갖는다. 2015년 10월 이후 2년10개월만에 이산가족 상봉이 재개됐으니, 그동안 가족 상봉을 고대했던 남북 이산가족들에게는 가뭄의 단비 같은 소식일 것이다.하지만 두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기류가 확산되고 있는 시점을 감안하면 상봉규모가 너무 작아 안타깝다. 오매불망 가족상봉을 기다리는 이산가족 현황과 지금까지 상봉실적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남한에서만 이산가족 등록자가 총 13만2천124명이다. 그런데 7만5천234명이 등록 대기중인 상태에서 사망했다. 5만6천890명의 생존자 중 70세 이상 고령자가 85.6%에 이른다. 반면 2000년 이후 15년간 실행된 20차례의 이산가족 상봉행사로 만난 인원은 남북 양측에서 4천185가족, 1만9천928명에 불과하다.지금까지의 상봉규모와 속도라면 남한 생존자 전원이 북측가족을 상봉하는데 반세기 이상이 걸리는 셈인데, 그 사이 사망할 고령자에게는 너무 잔인한 일이다. 남북 정상은 지난번 4·27 판문점공동선언을 통해 8·15 이산가족 상봉을 합의하고, 이에앞서 '남과 북은 민족 분단으로 발생된 인도적 문제를 시급히 해결하기 위하여 노력'하기로 했다. 여기서 인도적 문제는 이산가족 상봉이며, 시급히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이산가족 상봉의 상설화일 것이다.그동안 6·25전쟁과 휴전으로 남북으로 갈라진 이산가족들은 반세기 가까운 세월을 기다린 끝에 간신히 상봉의 기회를 이어왔다. 하지만 남북관계의 부침에 따라 상봉사업은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면서 수많은 고령 이산가족들이 한을 품은채 세상을 등져야했다.북한은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의구심 해소 차원에서라도 전향적인 이산가족 상봉체제 합의를 통해 그들의 평화의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6·25전쟁 미군전사자 유해 송환을 결정한 마당에, 반세기 넘게 생이별한 남북 이산가족의 전면 상봉을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개성, 철원, 금강산 등지의 이산가족 상설면회소 설치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상호신뢰가 확인된다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정상적인 남북관계의 청신호가 될 수 있다. 8월 이산가족 상봉을 전후해 전면적인 이산가족 상봉 방안이 나오기를 바란다.

2018-06-24 경인일보

[사설]자치경찰 중립보장과 기능발휘 방안 강구해야

정부는 21일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최종안의 핵심은 경찰에 1차 수사권·수사종결권을 주고 검찰의 수사 지휘권을 폐지하되, 비대해진 경찰권력을 견제하기 위한 자치경찰제를 도입한다는 것이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박상기 법무장관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최종안 합의 서명식까지 가진 만큼 되돌릴 수 없는 실천과제가 됐다.총론적으로 수사와 기소의 분리, 검·경의 상호견제를 통해 사정권력의 분산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안은 긍정적이다. 검찰의 특수수사권 유지와 경찰수사 통제권을 유지해 경찰을 견제토록 하고, 검사·검찰청 직원에 한해 영장청구권을 사실상 경찰에 줌으로써 검찰을 감시토록 한 것이 대표적이다. 앞으로 국회에서 관련법 개정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검·경 갈등의 소지를 최소화하는 미세 작업이 진행되기를 바란다.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서는 검·경 수사권 조정보다도 자치경찰제 도입이 목전에 닥친 사실에 더 주목할 수밖에 없다. 합의안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에 서울, 세종, 제주에서 자치경찰제를 시범실시한 뒤 현 정부 임기 내에 전국 전면 실시를 추진한다. 자치경찰제는 치안, 교통, 경비 업무 등은 광역자치단체장 산하 자치경찰이 맡고, 강력범죄와 테러 방지 등 광역업무는 국가경찰이 담당하는 것이다.문제는 자치경찰제 논의가 시작된지 오래고 제주도에서 시범실시까지 했지만 기능발휘와 중립성 확보의 구체적 방안은 오리무중이라는 점이다. 자치경찰이 지역 치안을 전담할 기능을 발휘하려며 인사·재정·조직·권한이 완벽하게 지방에 이양돼야 하는데 국가경찰이 이를 온전히 포기할지, 중앙정부가 이를 제대로 강제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국가직과 지방직으로 갈라지는 신분의 변화에 대한 경찰공무원들의 반발을 무마하는 것도 큰 숙제다.또한 광역단체장에게 자치경찰 운영권한을 이양했을 때 정치적 독립성을 어떻게 실현해 낼지도 숙제다. 자치경찰 독립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하지 못하면 중앙정부가 교체될 때마다 경찰 조직이 흔들리는 현상이 전국 17개 광역단체에서 4년마다 반복될테니, 그 후유증은 재앙 수준일 것이다. 제도의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실천 각론이 부실하면, 제도 자체를 훼손할 뿐 아니라 그 폐해로 국민이 힘들어진다. 정부는 자치경찰 제도 도입에 앞서 실행 과제 하나하나를 꼼꼼히 준비해야 한다.

2018-06-21 경인일보

[사설]월드컵은 끝나지 않았고 공은 둥글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한국이 속한 2018 러시아월드컵 F조는 독일, 멕시코, 스웨덴이 포함되어 있는 '죽음의 조'다. 월드컵 개막전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은 이들 3개국 대표팀에 비해 열세라는게 모든 축구 전문가들의 분석이었다. 조별 예선 1차전 스웨덴과의 경기를 0-1로 패한 후 유효슈팅을 1개도 기록하지 못한 한국 선수들에 대한 비난이 거셌다. 비록 반드시 이겨야 하는 1차전을 졌지만 한국에게는 2경기가 남아 있다. 남은 2경기 상대가 스웨덴보다 더 좋은 전력을 갖춘 국가들이지만 아직 16강 진출팀은 결정되지 않았다.축구계에는 '공은 둥글다'는 말이 있다. 객관적인 전력이 앞선다고 해도 반드시 승리한다는 보장은 없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런 축구계의 속언을 입증이라도 하듯 이번 월드컵에서는 많은 이변이 일어났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인 독일이 멕시코에 덜미를 잡혔고 리오넬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는 월드컵 첫 출전국인 아이슬란드와 1-1 무승부를 기록했다.앞으로 남은 2경기 상대가 객관적으로 우위에 있는 전력을 갖추고 있다해도 한국이 이런 이변을 일으키지 말라는 법은 없다. 한국은 이미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썼고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는 원정 16강을 달성했었다. 한국은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뤄낸 저력이 있는 팀이다. FIFA 회원국 중 한국과 같이 9회 연속 월드컵 진출을 일궈낸 팀은 독일과 브라질, 아르헨티나, 스페인, 이탈리아 뿐이다.사실 한국은 본선 진출만으로도 박수를 받을 자격이 있다. 한국은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에서 탈락 위기에까지 몰렸지만 지난해 7월 신태용 감독 체제가 출범한 후 기적적으로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한국의 목표는 16강이다. 비록 조별리그 1차전에서 패했지만 남은 2경기에서 기적과 같은 승리를 일궈낸다면 목표로 하는 16강 진출 티켓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아직 월드컵은 끝나지 않았고 16강 진출을 위해 F조 소속팀이 경쟁하는 중이다. 섣부른 판단 보다는 지금은 월드컵 16강을 위해 전력을 쏟을 준비를 하고 있는 한국 선수들을 응원할때다. 승패와 상관없이 월드컵 경기 자체를 즐기는 성숙한 태도가 중요하다. 과정을 즐기다 보면 기적이 일어날 수도 있다. 기적을 바라고 즐기는 과정을 포기할 이유가 없다. 우리 선수들이 16강에 다가 설수 있도록 비판과 비난 보다는 열정적인 응원을 보내자.

2018-06-21 경인일보

[사설]근로시간 단축 계도기간에 미비점 최대한 보완하길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가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해 6개월간의 계도기간을 달라고 한 건의를 정부가 수용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 이낙연 국무총리,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어제 국회에서 고위 당·정·청 회의를 갖고 이같이 결정했다. 이로써 내달 1일부터 근로자 300명 이상 기업은 주 52시간 근무를 의무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다만 이를 어기는 사업주에게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형사처벌은 6개월 유예된다. 사실상 6개월 연기한 셈이다.그동안 팔짱을 끼고 먼 산만 바라보던 당·정·청도 근로시간 단축을 그대로 시행할 경우 얼마나 큰 혼란이 올지 불안했을 것이다. 충분한 준비 없이 시행하려다 기업, 근로자가 모두 반발하자 이제야 한발 뒤로 발을 뺐다. 하지만 발등에 불이 떨어진 현장은 여전히 우왕좌왕이다. 까다롭기만 한 법령과 규정 때문에 무엇이 법에 저촉되는지 여전히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버스업계의 혼란은 심각한 수준을 넘어섰다. 기본급에 비해 수당이 많은 버스 기사는 근로시간이 줄어들면 수입과 직결된다. 이 때문에 버스 기사들이 대거 사표를 내 노선 변경과 운행 단축 사태가 불가피해졌다.일반 회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부서 회식이나 거래처와의 식사, 해외출장을 위한 이동 시간 등을 업무의 연장으로 봐야 할지를 놓고 해석이 제각각이다. 고용부가 지난 11일 근로시간 해당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가이드 북과 법원 판례를 뒤늦게 공개했지만 '대란'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켰다. 그런데도 정작 주무 부서인 고용노동부는 '무엇이 문제냐'는 식이다. 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겪었던 혼란과 여러모로 비슷하다. 만일 그대로 밀어붙였다면 수많은 기업주가 범법자로 전락했을 것이다.이제 6개월의 계도기간이 있으니 정부는 재계와 기업 그리고 근로자를 만나서 현장의 소리를 듣고 그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진지하게 따져보길 바란다. 그동안 누누이 지적한 근로시간 특례업종 확대와 탄력 근로제 개선도 귀 기울여 볼 만하다. 근로시간 단축은 근무 환경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동시에 운영방법에 따라 우리 사회 전반에 가히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 그런데 시행도 하기 전에 상처받은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실행계획이 없었던 고용부의 책임이 크다. 아무튼 6개월 동안 미비점을 최대한 보완하길 바란다.

2018-06-20 경인일보

[사설]부평·부천 특고압선 갈등 한전이 나서서 풀어야

특고압선 매설공사를 둘러싼 부평·부천 주민들과 한전 측의 갈등이 깊어가고 있다. 부평 삼산동 주민들은 한국전력 인천지역본부 앞에서 20일과 21일 연일 특고압 반대 집회를 이어가고 있으며, 공사중단과 안전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특고압 반대 집회를 계속해온 부천시 상동 일대 주민들인 특고압결사반대학부모연대 비상대책위(이하 비대위)도 산업통상자원부를 찾아가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반대운동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문제의 특고압선로는 2013년부터 서울, 경기북부지역 정전시 전력 확충을 위해 추진된 전력선 매설공사 사업의 일환으로 부천시 중상동, 인천시 삼산동을 관통하게 된다. 한전은 현재 이 지역 지하 8m 매립된 154KV의 기존 전력공급선에 345KV를 추가, 499KV로 승압하는 공사를 추진하고 있다.이 구간은 아파트와 주택 밀집지역으로 상인초등, 영선초등 등 초등학교와 어린이집, 유치원 등이 밀집해 있어 아이들이 무방비 상태로 발암물질인 전자파에 노출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부평과 부천 주민들은 특고압선 전자파의 위해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케이블을 지하 30m 이하로 매설하거나 우회 설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한전측은 전자파 국내 기준의 허용 범위에 있고 추가 공사비용 발생 때문에 현재대로 공사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자파를 2B군 발암물질로 지정하고 있다. 주요 선진국과 민간단체는 경고단계 기준을 전기장 10V/m, 자기장 2~8 mG로 정하고 있다. 우리는 주요 선진국가는 물론 중국보다도 높은 전자파 노출 허용기준을 제시하고 있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자기장 2mG까지를 노출 허용기준으로 삼고 있는 스웨덴과는 무려 416배의 차이가 나서 타당성을 인정받기 어렵다.이 문제는 부평과 부천의 국한된 것이 아니다. 라돈침대 사태에서 보듯 안전문제에 있어 사후약방문은 곤란하다. 특고압선의 매설 깊이와 학교 등 다중이용시설과의 근접 기준 등을 별도로 수립해 두지 않으면, 앞으로 갈등으로 인한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지불해야 할지도 모른다.학생들의 안전과 관련한 문제를 학부모와 한전측의 싸움에만 맡겨둘 수는 없다. 지자체와 교육부도 나서야 한다. 현재로서는 한전 측이 납득할 만한 전자파 허용기준이 마련되기 전까지 공사를 중단하거나 주민들의 요구를 수용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으로 보인다.

2018-06-20 경인일보

[사설]한미훈련 중단과 걱정되는 군의 기강 해이

매년 8월에 열리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올해는 볼 수 없게 됐다. 한미 군 당국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목표로 한 북미대화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일시 중단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상반기 열리는 키리졸브(KR)와 독수리(FE) 훈련 중단 여부도 논의되고 있다고 한다. 남북, 미북 관계 개선에 따른 조치이기는 하나 그렇다고 군의 기강과 철통방어 태세에 허점을 보여서는 안 된다. 북한은 아직 명확한 비핵화 후속 이행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다. 이 와중에 경기 서북부 최전방을 지키는 해병부대 지휘관들의 일탈 행위는 국민들의 안보불안을 키우고 있다.한미 국방부는 19일 "한미는 긴밀한 공조를 거쳐 8월에 실시하려고 했던 방어적 성격 UFG 연습의 모든 계획활동을 유예(suspend)하기로 했다"며 "추가적인 조치에 대해서는 한미 간 계속 협의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양국 국방부는 후속하는 다른 (한미군사) 연습에 대한 결정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키리졸브(KR)와 독수리(FE) 훈련 등이다. 이번 결정은 군사적 측면에서 미국의 대북 적대시 행동을 해소하려는 선제 조치로 보인다. 북한이 비핵화와 관련한 후속 이행조치를 내놓지 않은 상황에서 훈련중단을 발표한 게 시기적으로 적정하냐는 견해도 있다.을지훈련 중단은 지난 1990년 이후 28년 만이다. 한반도 비핵화를 통한 평화 분위기 조성을 위한 한미 양국의 의지가 엿보인다. 하지만 훈련이 중단됐다고 군의 기강이 느슨해지거나 전력이 약화돼서는 안 된다. 6·13 지방선거 당일 대낮에 술판을 벌인 해병부대 장병들의 일탈행위는 군의 기강이 얼마나 해이해졌는지 잘 보여준다. 부대 측은 산악행군을 마친 뒤 지휘관 격려차 회식을 했을 뿐이라고 했으나 비판여론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이날은 국방부가 전군에 '국방 비상상황 발생 시 대응태세 유지' 명령을 하달한 시기였다. 폭탄주까지 곁들인 술자리는 애초부터 부적절했던 것이다.을지훈련 중단은 북한의 비핵화 이행을 전제로 한 한미 양국의 결단이다. 북한이 이번 조치의 의미를 이해하고 비핵화를 위한 후속 이행으로 화답하기를 기대한다. 을지훈련이 중단됐다고 남북 긴장상태가 해소된 것은 아니며 북의 태도에 따라 재개될 수 있다. 군은 정상 전력을 유지하고 기강을 확고히 해야 한다. 어처구니 없는 군부대의 대낮 술자리가 재현돼서는 안된다.

2018-06-19 경인일보

[사설]인천시장 당선자의 첫 과제는 특권·반칙없는 인사

정부조직이든 공공기관이든 모든 것은 인사로부터 출발한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은 아무리 강조하고 반복해도 지나침이 없다. 지방선거가 끝나고 이제 각 지자체마다 인사바람이 불어닥칠 것이다. 어떤 인물을 어떤 곳에 쓰느냐에 따라 그 지방자치단체장의 행정스타일을 가늠할 수 있다. 좀 과장해서 말하자면 첫 인사를 보면 4년 뒤 그 단체장의 운명까지도 미리 예측할 수 있다. 그만큼 4년 임기를 시작하는 지방자치단체장의 첫 번째 인사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특히 인천광역시의 경우 그 중요성과 의미가 더욱 크게 다가온다.인사정책과 관련해 최근 두 명의 시장 모두 많은 비판을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민선5기 송영길 시장의 인사행태는 공무원조직이나 시청출입기자들로부터 '연나라'로 불렸다. 시장이 다녔던 특정대학과 태어난 특정지역을 합친 조어다. 시의 중요한 정책과 사안이 30대 젊은 나이의 비서관 출신 측근에 의해 좌지우지된다고 해서 말도 많았다. 임기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최측근인 비서실장이 인허가를 대가로 건설사로부터 거액을 수뢰한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뒤를 이은 민선6기 유정복 시장 역시 인사 때문에 말이 많았다. 임기를 시작하면서 경제부시장 직제를 도입해 중앙부처 고위직 출신을 앉혔으나 1년을 채우지 않고 더 좋은 자리를 찾아 떠났다. 이런저런 지방공기업 수장들도 같은 행태를 반복해서 붙여진 게 '철새 인사'다. '회전문 인사'는 측근 인사들을 이 자리 저 자리 돌려가며 계속 쓴다 해서 붙여졌다. 두 시장이 재선 고지에 오르지 못한 것은 '실패한 인사' 때문이라는 지적에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새로 인천시정의 키를 잡게 된 박남춘 시장 당선자는 노무현정부 때 청와대 인사제도비서관을 거쳐 인사수석을 지내는 등 인사의 '달인' 소리를 들어왔다. 지난 2000년 해양수산부 재직 당시 장관으로 취임한 노무현 전 대통령과 처음 인연을 맺게 된 것도, 공정하고 신뢰받는 부처 내 인사시스템을 만들 적임자로 박 당선자를 찾아내 업무를 맡긴 데서 비롯됐다. 따라서 누구보다도 인사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을 시장당선자다. 벌써부터 시청 안팎에선 당선자가 펼칠 인사정책에 대해 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아무쪼록 출신지역이나 학맥에 얽매이지 않고, 특권과 반칙이 없는 공정한 인사정책을 펴길 기대한다. 시장 당선자에게 주어진 첫 번째 과제다.

2018-06-19 경인일보

[사설]보수야당 역대급 환골탈태가 필요하다

자유한국당 등 보수야당의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당 쇄신과 백가쟁명식의 야당 발 정계개편 시나리오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정계개편 등 정당체계의 변화 이전에 우선 야당은 이번 패배의 성격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한반도 평화 이슈와 이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적극적 역할로 인해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 상승이라는 정치적 환경에서 치른 이번 선거는 야당으로서는 힘든 선거임에 틀림없었다. 그러나 근본적인 패인은 야당의 현실인식에 있다. 권위주의 정권때 정권을 정당화하고자 냉전에 편승하여 안보이데올로기로 반대파를 탄압했던 수구적 냉전사고에 갇혀서 세계사적 전환을 보려 하지 않았고, 일부 극우강경보수의 지지를 결집하고자 하는 전략을 가지고 '샤이 보수'의 지지를 기대했던 안일함이 근본 원인이다. 야당의 혁신은 패배에 대한 정확한 원인 진단과 처방에서 출발해야 한다. 지도부 사퇴는 당연한 수순이지만 비상대책위 구성, 조기전당대회를 통한 당의 재정비 등의 일상적인 패배 수습 패턴으로는 보수를 재건할 수 없다. 우선 한국당은 반공주의와 냉전사고에 기반했던 안보보수와 결별해야 한다. 남북관계와 한반도 비핵화 등 평화이슈를 현실에 기반한 전향적 사고에서 바라보지 않으면 한반도를 둘러싸고 진행되는 역동적 고차방정식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악화된 경제지표 등에 대해 비판과 대안을 함께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기존의 한국당이 견지해왔던 관행과 웰빙 정당으로서의 낡은 이미지를 벗지 않으면 다음 총선에서도 나아질 게 없다. 또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를 독점한 현 정권에 대한 견제심리가 작동할 것이라고 막연히 믿는다면 결과는 더욱 참담해질 수도 있다. 한국선거사상 전무후무한 참패는 예견됐던 일이다. 이제 야당은 모든 걸 버린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 이에는 인적쇄신이 따라야 하고 인적청산은 기존의 친박과 수구적 태도로 일관했던 인사들과 정치적으로 선을 긋는 일이다. 문제는 이러한 쇄신을 누가 지휘하고 개혁해 나갈 것인가 이다. 지금으로서는 아무런 해결책과 대안이 보이지 않는다. 책임질 인사들의 의원직 사퇴가 뒤따라야 하나 이도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다. 야당이 바로서야 집권세력도 건강해진다. 야당의 쇄신과 환골탈태를 위한 특단의 정치적 결단이 있어야 한다.

2018-06-18 경인일보

[사설]인천시민 기대감만 높인 무리한 선거 공약

6·13지방선거에서 선출된 인천지역 당선자들이 무리하게 남발한 공약이 주민들의 막연한 기대감만 키우고 있다. 실현 가능성이 낮은 개발공약들이 난무했다는 얘기다. 당선자들은 인천의 구도심이나 신도시 지역 할 것 없이 지하철 노선을 신설하고, 광역 도로를 건설하는 등 사업비만 수조 원대에 이르는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을 약속했다. 지하철이 들어선다는 공약이 제시된 지역의 한 아파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지난 주말부터 "아파트값이 최소 1억원이 오르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의 글이 수십 여 개씩 달리고 있다. 댓글 중에는 특정 아파트를 사 놓으면 "최소 5억원의 수익 이상은 보장한다"는 투기성 글들도 보인다.이번 선거에서 낙선한 한 기초단체장은 "선거 유세 중 주민들이 기초단체장으로서 할 수 없는 지역개발사업을 추진해달라고 요청해 거절했다가 호되게 당했다"고 털어놨다. "다른 후보들은 무조건 수용해 추진하겠다고 하는데 왜 당신만 안된다고 하느냐. 안되더라도 어떻게 하든 해보겠다는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협박에 시달리기도 했다는 것이다. "안되는 것을 알면서도 해주겠다고 호언하는 것이 공약이라면 얼마든지 하겠지만, 단체장의 역할과 한계가 분명한 상황에서 무조건 공약하는 게 도리가 아닌 것 같아 거절했다"는 게 이번 선거에서 낙선한 한 기초단체장의 말이다.지방정부가 할 수 있는 SOC 사업은 한계가 있다. 정부의 승인까지 복잡한 절차와 긴 시간이 필요하다. 실제로 섬과 육지를 잇는 연륙교를 검토하는 경우도 중앙정부의 타당성 조사에만 수년에서 십수 년이 걸리기도 한다. 타당성이 높게 나오더라도 예산 심의를 받아야 하고, 사업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지 못해 계획에 그치는 경우도 허다하다. 전문가들이나 공무원들은 이번 선거에서 제시된 대규모 SOC 공약들이 앞으로 제대로 지켜질 것인가에 대해서는 상당수가 '실현 불가능하다'는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후보자들도 "주민들이 원하고 있는 SOC 사업을 외면할 수 없다"고 호소한다. "4년 임기 내 당장 하겠다는 게 아니고, 장차 해결해 나가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 달라"는 하소연도 늘어놓는다. 실현 가능성이 없더라도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대표 공약으로 대규모 SOC 사업 한두 개쯤은 걸어놓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정치인과 선거 공약을 재산 가치를 높이는 수단으로 여기는 일부 유권자들의 의식이 바뀌지 않는 한 공약(空約) 같은 공약(公約)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2018-06-18 경인일보

[사설]경기도정·인천시정 내부견제 장치 마련해야

빠르면 이번 주부터 경기도와 인천시의 지방정부 인수인계 작업이 시작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선자와 박남춘 인천시장 당선자는 인수위 구성 단계에서 향후 4년간 도정과 시정을 정무적으로 뒷받침할 주요 인사들의 면면을 선보일 것이다. 또한 지방선거에서 약속한 공약실현을 위한 도정 및 시정의 각분야 정책 로드맵을 구체적으로 성안할 것이다.그러나 지방정부 인수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견제 없는 권력이라는 7기 자치정부 시대의 특별한 상황을 어떻게 관리할지를 고민하는 일이라고 본다. 경기도는 142명의 도의원중 민주당이 135석, 정의당 2석 등 범여 의원들이 137명이다. 야당은 자유한국당 4명, 바른미래당 1명으로 5명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현장경험이 없는 비례대표의원이 대다수다. 인천 또한 시의회 37명 정원 중 민주당 34명, 자유한국당이 2명으로 사실상 도정과 시정을 견제할 세력이 전무한 실정이다.민주당 도지사와 시장, 민주당 1당 도의회가, 시의회가 도정과 시정을 견제없이 전유하는 초유의 자치현실이 펼쳐진 것이다. 민주당 지방정부와 의회는 32조원 규모의 경기도·도교육청 예산, 13조원이 넘는 인천시·시교육청 예산을 손에 쥐었다. 광역자치행정의 핵심은 예산의 효율적인 배분이다. 경기·인천은 산업형태, 인구계층, 주거형태 등 역내 기초자치단체들의 다양한 현실이 공존하는 지역이다. 자원 배분이 왜곡되면 역내 균형성장이 무너지고 성장요충지가 붕괴할 수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예산배분을 감시하고 견제할 야당의 부재는 성공적인 도정, 시정 수행의 장애가 될 수 있다.따라서 이·박 당선자와 민주당은 지방정부 인수 과정에서 스스로의 독선 가능성을 방지할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됐다. 이와관련 민주당은 청와대·정부·민주당의 당정협의기구를 지방정부에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대안이 될 수 있으나 권력행사의 견제 역할 수행은 미지수다. 다른 대안으로 민간기업의 사외이사제도와 같이 당파성이 없는 각계각층 전문가들로 상설 도정·시정 자문기구를 구성하는 방안이 어떨까 한다. 자문의 한계가 있지만 이·박 당선자의 의지만 있다면 야당의 역할을 대신해줄 수 있다. 분명한 건 야당 대신 바닥의 민심을 전달해줄 통로를 마련하는 일은 이·박 당선자는 물론 민주당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이다.

2018-06-17 경인일보

[사설]이젠 경제 활성화에 전력 쏟아라

경기후퇴 징후들이 곳곳에서 감지되면서 올해 3% 경제성장 달성목표가 어려워질 수도 있어 보인다. 17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던 수출이 지난 4월 전년 동월 대비 1.5% 감소하며 하락세로 전환했다. 내수시장을 지탱해주는 자영업 경기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정부가 최우선으로 내세운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수혜자로 기대가 높았지만, 소비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자영업자들만 빚에 허덕이며 궁지에 몰린 것이다. 문제는 숙박·음식점 등 서비스업 생산지수가 곤두박질쳤다는 데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1분기 서비스업 생산지수는 2005년 1분기 이후 최저수준으로 추락했다. 숙박과 음식업에 몰려 있는 자영업자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대표적 경기 후행지표인 취업자 증가폭도 갈수록 둔화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달 대비 취업자 증가는 올해 1월 33만4천명에서 2월 이후에는 10만명대로 대폭 축소되다가 5월에는 겨우 7만2천명으로 8년4개월 만에 가장 낮다. 5월의 실업률은 18년 만에 최대이며 청년 체감실업률은 23.2%로 통계작성을 시작한 2015년 이래 최악이다.미국, 일본, 유럽 등 주요 선진국들과 너무 대조적이다. 미국의 실업률은 18년 만에 최저이며 일본은 완전고용 상태를 넘어 심각한 인력부족으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프랑스 또한 구조개혁 등에 힘입어 실업률이 2009년 이후 가장 낮다. 외환위기와 같은 외부충격이 없는데도 심각한 고용쇼크에 어안이 벙벙하다.앞으로의 경기전망도 밝지 못하다. 정부는 신흥국 수출보험 확대 등으로 수출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지만, 보호무역 확대 등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아 하반기에도 고전이 예상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하는 한국의 경기선행지수(CLI)는 작년 4월 101.0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11개월 연속 하강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경기 예상 지표도 흐름이 나쁘다. 6월의 건설수주액은 전월대비 18.1% 감소해 향후 건설경기가 나빠질 것은 불문가지이다. 또한 정부가 이달 말 보유세 개편 권고안 초안을 공개하기로 해 부동산 거래시장이 더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시행이 임박한 '주 52시간 근로' 효과도 의문이다.정부는 이제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부작용 수정을 진지하게 모색해야 한다. 지방선거에서 압승한 만큼 이제는 경제활성화에 소매를 걷어붙일 차례다.

2018-06-17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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