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명실상부한 기무사 환골탈태 기대한다

국군기무사는 해방 이후 특무부대와 방첩부대를 전신으로 하고, 이후 설립된 국군보안사를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 보안사는 전두환 보안사령관 시절인 1979년의 12·12 하극상 쿠데타를 기획 주도했고, 대선 등 선거 때 댓글공작, 세월호 유가족 사찰, 계엄 문건 등 불법행위를 저질렀다. 최근엔 국회에서 송영무 국방장관에게 하극상의 행태를 보이는 등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왔다.민주화 이후 노태우 정권때 민간인 사찰 등이 드러나 기무사로 이름을 바꾼 이후에도 군 간부들에 대한 동향사찰과 민간에 대한 정보 수집 등 기무사의 불법사찰 관행은 사라지지 않았다. 참여정부 시절 없앤 기무사령관의 대통령 독대 관행도 이명박 정권 때 부활됐다. 2012년 18대 대선 당시 기무사는 박근혜 후보의 당선을 위해 보수단체를 결집하고 문재인 후보 캠프에 참여한 예비역 장성들도 사찰했다. 문 후보를 비방하는 댓글 조작과 세월호 유족들의 정치적 성향마저 감시했음이 밝혀졌다. 노무현 정부때는 대통령과 당시 윤광웅 국방장관과의 통화도 감청했음이 드러나기도 했다. 국방부 장관의 유선전화가 군용 전화였기 때문에 '합법적'인 도청이 가능했다고 하지만 기무사의 위상과 속성을 잘 나타내는 행태가 아닐 수 없다.국방장관의 통제와 국회의 견제 조차 없는 기무사의 행태는 급기야 지난 촛불집회 당시의 계엄문건 작성으로 실체를 드러냈다. 기무사 개혁위원회가 제시한 개혁안에 의하면 요원 30% 감축과 기무사령관의 대통령 독대 금지, 시도 단위에 설치된 기무부대 폐지 등이 담겨있다. 군사독재 시대의 잔재인 불법적 사찰과 정치개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국군기무사령부 해체 후 새롭게 창설되는 부대 명칭은 '군사안보지원사령부'로 결정됐다. 1991년 윤석양 이병의 민간인 사찰 폭로 이후 보안사에서 기무사로 명칭이 바뀌고 나서 27년만의 명칭 변경이다. 기존 4천200명의 기무요원 원대복귀 이후 기존 보안과 방첩 분야의 전문화된 인력은 새 사령부에 배치될 전망이다. 27년 전에도 민간인 사찰 등 보안사의 반헌법적이고 탈법적인 행위를 막자는 취지로 기무사로 이름을 바꿨으나 군사독재 시대의 뒤틀린 보안사의 행태는 고쳐지지 않았다. 기무사를 해체하는 수준의 대수술후 본연의 임무인 보안과 방첩에 충실한 기구로 새롭게 태어날 수 있을지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2018-08-06 경인일보

[사설]인천 양키시장 보존방안 마련 서둘러야

동인천역 북광장 인근의 '양키시장'(정식 명칭은 송현자유시장)이 사라지고 있다. 캔(CAN)과 화장품, 군복(軍服), 쌀과 반찬, 어물가게와 함께 순댓국 골목으로 영화를 누렸던 양키시장이 흔적조차 없어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1930년대 조성된 인천 최고(最古)의 종합시장인 양키시장은 해방 후 미군이 들어오자, 당시 민초들은 전쟁의 폐허에서 살아남기 위해 미군 부대에서 흘러나온 물건들을 팔았다. 아스피린, 비타민, 양담배, 스킨로션, 양주, 껌, 스타킹, 초콜릿 등이 주요 판매물품이었다. 일명 '쩨'였던 이 물품들은 불티나게 팔렸다. 그로 인해 양키시장으로 불리기 시작했다.없어서 못 팔 정도였으며, 1980년대까지도 돈깨나 있는 서울 사람들도 미제 물품을 구하려 이곳을 찾을 정도로 시장 골목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맨몸으로 피란 온 실향민들이 양키시장에서 장사하면서 인천에 정착하기도 했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요즘은 대형마트는 물론 인터넷을 통해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이라 굳이 수입제품을 사러 양키시장을 찾을 필요가 없어졌다. 하루가 다르게 시장을 찾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줄어들면서 도심 속 오지처럼 변해버렸다. 양키시장은 2007년 '동인천역 주변 재정비촉진지구'에 포함돼 재개발사업이 계획돼 있지만, 10년 넘게 사업이 지지부진하다. 재개발사업 기대감에 근근이 장사를 이어가던 상인도 점점 줄어드는 상황에 처했다. 점포 74곳 중 20곳 정도만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시장 입구에는 '재난위험시설'(D등급) 안내표지판이 있다. 시장 바닥에는 천장에서 떨어져 나온 콘크리트 조각들이 나뒹굴고, 시장 곳곳에서는 상인들이 떨어지는 콘크리트 조각을 막으려고 점포 사이마다 장판 등을 받쳐놓고 있다. 나름 온전한 곳에선 골목마다 연탄을 땠던 흔적 등 사람이 살았던 오랜 자국만이 도드라진다. 건물이 노후화되면서 이대로라면 재개발이 추진되기도 전에 시장이 아예 사라질 판이라는 게 상인들의 얘기다.시장 상인들을 비롯해 지역 문화계에서도 양키시장의 모습을 어떠한 방식으로든 남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어머니의 온기(추억)를 잃어가고 있는 안타까운 장소가 됐다는 것이다. 시장 재개발과 관련해 상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사업을 구체화하고 있다는 인천시의 보존 방안이 속히 나와야 한다. 양키시장의 보존은 '인천 사람의 흔적'을 보존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2018-08-06 경인일보

[사설]드루킹 특검, 국민 신뢰만 생각하라

드루킹 특검이 오늘 김경수 경남지사를 조사한다. 허익범 특검팀이 출범한 지 41일만의 피의자 신분 소환인 만큼 조사결과에 국민과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특검은 이날 김 지사에게 댓글조작과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를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김 지사와 드루킹 김동원씨의 범죄공모를 증명하는 것이 관건이다. 특검은 드루킹으로부터 제출받은 이동식저장장치(USB) 자료와 드루킹 일당 등의 진술을 토대로 김 지사가 댓글조작 시스템인 '킹크랩' 시연을 참관하고 사용을 승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김 지사는 드루킹이 단순한 지지자일 뿐이라는 최초의 입장을 일관되게 주장하면서 특검 조사에 임했다.분명한 사실은 김 지사의 드루킹 사건 연루의혹이 특검 수사를 통해 서울지방경찰청 수사 때와는 그 기조와 방향이 확연히 달라진 점이다. 서울청 수사때 방치했던 증거자료를 특검팀이 되찾고 드루킹이 김 지사와의 관계를 진술하고 숨겨두었던 USB를 제출하면서, 김 지사와 드루킹의 특별한 관계에 대한 합리적인 의심이 가능해진 것이다. 애초에 서울청이 상식적인 수사를 했을 경우 진실에 다가설 더 많은 증거를 확보할 수 있었다는 점은 두고두고 아쉬운 대목이다. 이 부분에 대해 경찰의 책임은 추후에라도 반드시 따져봐야 할 것이다.여권 내부에서 차지하는 김 지사의 정치적 비중과 드루킹 사건을 대하는 여야의 시각차이를 감안하면 특검조사 결과에 따라 만만치 않은 정치후폭풍이 예상된다. 특검으로선 드루킹 사건의 실체적 진실 규명에 전력을 기울여 조사결과에 대한 국민의 상식적 신뢰를 받아야 할 부담이 클 것이다. 특검이 망가진 수사를 상당부분 복구해낸 성과에 걸맞게 끝까지 진술과 증언, 증거에 바탕해 최대한 진실에 다가서는데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정치권은 정파적 시선에 근거해 특검수사에 영향을 미칠 예단성 발언을 자제하고 특검의 원활한 수사에 협력해야 한다. 이번 수사는 드루킹의 인사청탁 의혹과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 조사도 불가피하다. 특검이 수사의 완결을 위해 오는 25일로 마감되는 수사기간의 연장을 요구하면 이를 수용해야 한다. 드루킹측과의 정치자금 수수 사실로 노회찬 전의원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정도로 이번 사건에 담긴 정치적인 함의는 매우 크다. 정치권이 섣부른 언행으로 특검의 행보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된다.

2018-08-05 경인일보

[사설]포용적 성장정책이 경제불안 키우나

내년도 최저임금이 최종 확정되었다. 3일 고용노동부는 관보를 통해 "2019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모든 산업에 시간당 8천350원을 적용한다"고 게재한 것이다. 금년보다 10.9%가 인상된 것으로 주 40시간 근로 기준 월 환산액은 174만5천150원이다.한편 정부는 취약업종에 대한 일자리안정자금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날 이성기 노동부 차관은 최저임금 미만율(최저임금에 못미치는 임금을 받는 노동자 비율)과 영업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근로자 1인당 월 지원액을 취약업종에는 20만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일자리안정자금이란 월급 190만원 미만을 받는 노동자를 고용한 30인 이하 사업장에 정부가 노동자 1인당 13만원을 지원하는 제도이다.그러나 업계의 반응은 냉담하다. 중소기업연합회는 "노동자 4분의 1이 영향을 받을 정도로 높아진 최저임금 때문에 기업의 혁신과 투자심리 위축이 우려된다"고 유감을 표명했으며 소상공인연합회와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는 "정부가 우리의 마지막 절규까지 무시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소상공인연합회는 "우리에게 사형선고를 내렸다"며 최저임금 재심의 불가결정 규탄대회를 열기로 했다. 정부의 부당한 결정에 대해 헌법에 보장된 국민저항권을 근거로 거리투쟁에 나선다는 것이다. 그동안 중소기업 등은 우리의 최저임금 수준이 구매력 기준으로 OECD 회원국 4위로 낮지 않은 수준이라며 일본처럼 업종별, 지역별 차등화를 주장해왔다.정부가 작금의 세계적 추세인 포용적 성장방식을 강하게 밀어붙이겠다는 각오로 읽혀진다. 포용적 성장이란 경제성장에 따른 기회가 각계각층에 주어지며 늘어난 부(富)가 사회 전체에 공정하게 분배되는 개념으로 최저임금 인상은 '주 52시간 노동'과 함께 J노믹스의 핵심인 '양극화 해소'와 '삶의 질 향상'에 부합하는 것이다. 최저임금 도입으로 2015년 독일의 임금불평등이 EU의 다른 국가들보다 크게 완화되었다는 실증적 결과가 눈길을 끈다.그러나 한국경제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실험을 견뎌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수출의 국내경제 파급효과가 점감하는 상황에서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자영업의 한계산업화를 촉진해서 내수경제를 더 위축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노동연구원은 향후 고용한파 지속을 예고했다. 체질을 무시한 보약처방이 반드시 좋을 수만은 없는 법이다.

2018-08-05 경인일보

[사설]청년우대형 청약통장 가입조건 다시 살펴봐야

지난달 31일부터 시중에 출시된 청년우대형청약통장에 대한 청년들의 관심이 뜨겁다. 국토교통부가 출시한 이 통장은 기존의 주택청약종합저축에 재산형성 기능을 더한 상품이다. 주택도 청약할 수 있고 10년간 연 최고 3.3%의 높은 금리를 주는데다 소득공제는 물론 이자소득세 면제혜택까지 가능하니 새내기 직장인들의 호응이 높은 건 당연하다. 올해는 29세까지 가입할 수 있지만 올 하반기 세법이 개정되면 내년부터는 34세까지 가입할 수 있어 혜택범위는 더 넓어진다.그러나 막상 시행에 돌입하자 적지않은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불만의 핵심은 '무주택 세대주'라는 가입조건이다. 청년우대형청약통장 가입조건은 직전년도 신고소득이 연소득 3천만원 이하이고, 만 19세 이상 29세 이하의 무주택 세대주여야 한다. 가입대상 청년들은 무주택 세대주라는 조건이 탁상행정이라고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반발의 이유는 간단하다. 이제 막 일자리를 찾은 청년들은 대부분 부모가 세대주인 집에서 세대원으로 거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부모의 거주형태를 살피지 않고 세대원이라고 가입을 거부하니 청년우대형청약통장 설계 목적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국토부가 무주택 세대주라는 조건을 설계한 이유는 자택을 보유한 부모집에 거주하는 청년들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경우로 전제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부모의 자택이 재산가치가 미미하거나, 거주형태가 전·월세인 경우에도 세대원이라는 이유로 가입이 안된다면 이상한 일이다. 이런 처지의 청년들은 통장 가입을 위해 목돈을 들여 세대독립을 하기도 어렵다.무주택 세대주에 내재된 천차만별의 경제환경을 감안하면 청년우대형청약통장 가입조건으로 타당한지 의문이다. 정부가 진정으로 저소득 청년들의 주택마련과 재산형성을 지원할 의도였다면, 가입조건을 행정서류로 살필수 있는 행정편의에 따를게 아니라, 가계 소득수준과 가족재산규모로 정밀하게 설계했어야 마땅하다.이밖에 실업난에 취업시기가 늦춰지는 추세상 가입연령을 확대해달라는 청원에도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 현재의 설계대로라면 주택취득보다는 청년 목돈마련 제도로 기능이 제한될 수 있어서다. 청년우대형청약통장 가입시기가 2021년까지인 만큼, 시행 과정에서 드러나는 제도의 결함이나 부작용을 신속하게 해결해 더 많은 저소득 청년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2018-08-02 경인일보

[사설]아시안게임 남북단일팀 활약 기대한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보름여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아시안게임에는 45개국 1만명의 선수들이 참가해 40개 종목 462개 세부 경기에서 각국의 명예를 걸고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이번 아시안게임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에 이어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이끄는 역할을 할지 여부 때문이다.남북간의 스포츠 교류는 한국전쟁 이후부터 논의됐다. 1957년 6월 10일 북한 올림픽위원회가 국제체육대회 남북 단일팀 구성을 제의했다. 이후 냉전이 한참이던 1979년 2월 제35회 세계탁구선수권과 1980년 모스크바올림픽,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 남북 단일팀을 구성해 참가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공동 개최를 논의했지만 양측의 견해 차로 무산됐다. 하지만 2년 뒤인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에서 남북한 공동응원팀이 처음으로 한반도기를 응원에 사용했고 같은해 10월 분단 이후 최초로 통일축구대회가 평양과 서울에서 열렸다.1999년 12월 남북통일농구대회를 서울에서 개최했고, 2000년 9월15일 시드니올림픽 개회식 남북 동시 입장,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 북한 대표단과 응원단 참가,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남북 선수단이 동시에 입장했다. 그리고 지난 1월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꾸려져 전세계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이번 아시안게임에는 남과 북이 각각 출전해 경쟁을 하되 여자농구, 카누, 조정 등 3개 종목은 단일팀을 구성해 하나된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28일 여자농구 4명, 카누 18명, 조정 8명, 지원인력 4명으로 구성된 북측선수단이 베이징을 거쳐 인천공항으로 입국해 남측 선수들과 함께 훈련중이다.폭염 속에서 남북 단일팀이 금메달을 향해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지만 메달 획득만이 목적은 아니다. 단일팀의 활약을 통해 수십년 간 총구를 겨누고 있던 남과 북이 한민족의 동질성을 보여 주는 것만으로도 동북아 평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올림픽과 월드컵, 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같은 대형 스포츠이벤트는 아니지만 유독 이번 아시안게임이 조명받는 이유다. 그러나 개막 보름여를 앞둔 지금 아시안게임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차갑다. 남북 선수들이 폭염을 무릅쓰고 최선을 다해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는 만큼 아시안게임이 보다 빛날 수 있도록 국민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2018-08-02 경인일보

[사설]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사법농단 사태

사법농단의 전모가 하나둘 밝혀지고 있다. 법원행정처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의혹과 관련된 문건 일부를 공개했다. 그동안 사법권 남용과는 무관하다면서 공개하지 않았던 문건 196건은 법원행정처가 협잡과 공작기관처럼 활동해 왔다는 사실, 국민을 '이기적 존재'로 규정하고 계몽의 대상으로 삼아 왔다는 사실도 고스란히 드러났다.이번에 공개된 문건을 살펴보면 법원행정처는 군사작전을 펼치듯 각종 국가기관과 국민을 대상으로 공작을 계획하고 실행해 왔다.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법제사법위원들을 대상으로 한 입법로비는 집요했다. 법사위 소속의원 가운데 상고법원 찬성파인 당시 여당 중진의원은 '설득거점의원'을 중심으로 반대입장 의원 5인과 유보입장 의원 6명을 회유하고 설득하는 공작 계획서를 세웠다. 법사위원 설득전략뿐만 아니다. 상고법원 도입에 반대하는 민변 변호사들에 대한 강온전략, 대한변협 대응방안, 국회법사위 통과를 위한 '대구법원청사 이전건 활용전략'등 입체적이다. 특히 홍보 전략 중 언론회유 방침은 법원의 문건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다. 언론사에 상고법원제도 도입에 대한 찬성 입장의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이에 대한 각종 기사를 게재하는 방안이다. 이같은 발상은 국민여론을 조작하겠다는 음험하고도 위험스러운 공작이었다.사법농단은 삼권분립의 헌법가치를 훼손한 사건이다. 실행되었다면 중대한 실정법 위반행위이지만 이를 기획했다는 자체만으로도 심각한 문제다. 법원행정처 계획 가운데 의원입법 발의, 공청회는 실행된 것이다. 반대파인 야당의원을 압박하고 고립시키기 위한 방침도 계획대로 이뤄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사법농단의 실체는 낱낱이 규명되어야 한다. 국가 운영의 근간인 법제도, 법원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없기 때문이다.법원은 사법농단의 실체 규명 의지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실제로 법원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 사법농단 의혹 관련자에 대한 압수수색을 세 차례나 기각했다. 셀프조사, 셀프 재판으로 해결하기에는 사안이 엄중하다. 사법부 불신이 증폭된 시점에서 이 사건에 대한 조사는 물론 재판에 대한 공정한 판결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바뀌고 있다. 엄정한 검찰 수사와 법원의 '적극적 협조'를 촉구한다. 국회는 공정한 판결을 위해 특별재판부제를 포함한 대책을 논의하기 바란다.

2018-08-01 경인일보

[사설]밖은 폭염으로 '펄펄' 안은 경제악화로 '꽁꽁'

경제가 꽁꽁 얼어붙었다. 111년 만의 폭염으로 온 나라가 들끓고 있지만 반대로 경제는 때아닌 한파에 덜덜 떨고 있는 형국이다. 최근 각종 경제지표가 눈에 띄게 악화됐다. 국민경제 3대 축이라 할 수 있는 생산 소비 투자가 모두 부진에 빠졌다. 여기저기서 한국의 성장엔진이 꺼졌다고 아우성이다. 설비투자는 2000년 이후 처음으로 4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소비자심리지수는 1년3개월 만에 최저치다. 기업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역시 1년5개월 만에 가장 낮다.통계청이 지난 31일 발표한 '6월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5.9% 줄어 3월 이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설비투자가 4개월 연속 위축된 건 2000년 9~12월 이후 처음이다.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75로 17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낙폭도 2015년 6월의 메르스 사태 이후 가장 컸다. 이뿐만이 아니다. 영세 자영업자 폐업도 올해 1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기를 이만큼 끌고 온 반도체 분야마저 투자감소 징후가 나타나고 있는 점은 매우 우려된다. 반도체가 무너지면 우리 경제의 앞날은 너무도 캄캄하다.대부분 경제연구기관과 경제 전문가들은 국내 경기가 지난해 하반기 정점을 지나 본격적인 하강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하고 있다. 경기가 순환 사이클상 수축 국면에 접어들어 상반기보다는 하반기, 올해보다는 내년 경기가 더 나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L'자형 장기침체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이 때문에 국책연구소에서도 정부의 경기대응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과감한 규제 완화를 통한 기업 투자 유도, 소비 진작 등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이런데도 정부는 소득주도성장을 바탕으로 하는 J노믹스 효과가 중장기적으로 나타나는 만큼 멀리 봐야 한다는 시각을 갖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이런 정부의 경제정책을 국민이 더 걱정하고 불안하게 바라보고 있다. 지금 필요한 건 기업이 마음 놓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다. 투자가 원활해야 일자리가 생기고, 일자리가 생겨야 소비가 늘어난다. 그런데 정부는 저소득층을 위해 근로 장려금의 대상과 지급액을 확대하고, 자녀장려금을 늘리는 등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지금은 위기의식을 갖고 경제정책 방향의 근본적인 재정립이 필요할 때다.

2018-08-01 경인일보

[사설]전기요금 누진제 무서워 에어컨 못 켜는 서민들

유례가 드문 폭염에 지친 국민들이 진땀을 흘리고 있다. 냉방수요가 폭발하면서 전력 사용량이 사상 최대치 기록을 연일 갈아치우고 있다. 8월이 시작된 시점에 벌써 온열환자가 2천명 가깝다고 한다. 그런데 한낮 35도를 넘는 살인더위에, 30도 가까운 열대야에도 에어컨을 켜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전기요금 폭탄 고지서가 걱정인 저소득 서민층이다. 더위에 지친 서민들이 죽을 맛인데도 정부와 한국전력은 이렇다 할 대책이 없다. 청와대 게시판에 누진제 폐지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빗발치는 이유다.한전은 가정에서 자유롭게 검침일을 바꿀 수 있도록 하는 AMI 교체사업을 하고 있다. 전기요금 누진제로 인해 검침일에 따라 요금이 달라지는 불합리한 현실을 개선하자는 취지다. 검침일이 매월 15일인 가정은 다른 시기보다 최대 15%까지 요금을 더 내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전은 AMI를 2020년까지 2천250만 호로 늘리기로 했으나 현재 600만 호에 그치고 있다. 한전 경기본부 관내도 전체 247만4천호 가운데 74만3천호에만 설치됐다. '시스템 준비 과정이 늦어졌다'고 변명하는 한전의 늑장 행정에 서민들만 피해를 입게 됐다.현행 전기요금 누진제가 서민들의 부담만 가중시킨다는 불만도 크다. 전기사용량을 조절하겠다면서 산업용과 상업용은 놔두고 가정용에만 누진제를 적용하는 것은 형평성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국내 전력소비의 55%는 산업용, 20%는 상업용, 주택용은 13% 수준이다. 정부는 우리나라 가정용 전기요금은 낮은 편에 속한다고 말한다. 지난 2016년 6단계인 누진제를 3단계로 축소해 전기요금 부담을 많이 덜어줬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스탠드형 에어컨을 4인 기준으로 10시간 사용하면 월 전기요금은 17만7천원이 더 드는데, 6단계였다면 39만8천원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누진제를 폐지하거나 여름철만이라도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더 커지고 있다.전기요금 폭탄 걱정에 저소득층과 노년층이 힘겨운 여름나기를 하고 있다. 식구들 나가면 에어컨 끄는 게 노부모들이다. 청와대 게시판에는 누진제 폐지 등 전기요금 부담을 덜어달라는 청원이 빗발치고 있다. 유별나게 더운 여름인 만큼 올 7·8월 전기요금을 낮춰줘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정부는 앞으로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당장 이달 말 각 가정에 전달될 전기요금 고지서가 걱정이다.

2018-07-31 경인일보

[사설]코레일의 '기만' 국토부의 '안면몰수'

설마 했던 것이 결국 현실이 됐다. 정부가 인천국제공항과 부산·대구·광주 등 지방을 연결하는 KTX 노선을 오는 9월 1일부터 폐지키로 결정했다. 국토교통부는 코레일이 6월 20일 제출한 인천공항 KTX 운행중단 관련 내용이 담긴 '철도 사업계획변경 인가 신청'을 원안대로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승객 부족을 이유로 들었다. 이로써 경부선 12회, 호남선 4회 등 하루 22회 KTX를 타고 지방 주요 도시와 인천공항을 직접 오갈 수 있는 편리한 길이 끊겼다. 인천시 또한 KTX 정차역이 없는 유일한 광역시로 되돌아갔다. 지난 2011년부터 3년간 3천149억원을 들여 구간연결공사를 벌여 마침내 2014년 6월 운행을 시작한 지 불과 4년만이다.결과적으로 '국민의 발' KTX를 운영하고 있는 코레일이 그동안 인천시민들과 국민들을 상대로 거짓말을 해왔다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코레일은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이 모두 끝난 지난 3월 23일부터 9일간 열차 정비를 이유로 이 구간 KTX 운행을 중단시켰다. 중단기한은 이후 5월까지로 한차례 연기됐다가 또다시 8월 말까지로 미뤄졌다. 코레일 측은 시종일관 "올림픽 이후 열차 정비가 필요해 이례적으로 운행을 중단하고 있다"며 운행 폐지를 부인해왔다. 국토부는 일찌감치 노선 폐지 방침을 세웠음에도 지방선거를 감안해 공식발표를 늦춘 게 아니냐는 의혹을 지우기 어렵게 됐다. 코레일로 하여금 지난 6월 13일 지방선거가 끝난 지 1주일 뒤인 6월 20일 노선폐지 신청을 하도록 하고, 그 결과를 지금 시점에서 발표했다는 합리적 의심이다. 누구보다도 인천시민들에겐 코레일의 '기만'이고, 국토부의 '안면몰수'다. 앞서 지적했듯이 코레일은 노선이 폐지될 경우 당장 직접적인 불편을 겪게 될 인천시민들에게 단 한 번도 사실대로 말하지 않았다. 그로 인해 KTX를 전제로 추진되고 있는 검암역세권 개발사업은 첫 단계부터 삐걱거릴 공산이 커졌다. 국토부는 노선 개통 당시 "인천시민은 서울역이나 용산역, 광명역까지 갈 필요 없이 가까운 서구 검암역에서 KTX를 이용할 수 있다"며 '인천시민의 발, KTX'임을 강조했었다. 그랬던 국토부가 인천시민들에게 단 한 차례 양해도 구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노선 폐지를 발표했다. 실세라던 새 시장도, 국회 국토위 여당간사도 별 볼일 없다는 시민들의 비아냥거림이 예사롭지 않다.

2018-07-31 경인일보

[사설]인천시 징계요구서 조작사건 철저히 밝혀야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가 지난해 직원의 징계 여부 및 수위를 정하는 과정에서 징계요구서가 위·변조된 사실이 드러났다. 징계요구서를 위·변조한 행위는 사법적인 문제에 해당하기 때문에 '사건'으로 봐야 마땅하다. 이는 형법상 공문서 위·변조에 해당하는 범죄다. 당사자 입장에선 억울하고 황당하기 짝이 없는 일이며, 처벌(징계)은 공정하고 엄중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상수도사업본부도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최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징계요구서 위·변조 사건 경위는 이렇다. 상수도사업본부 감사팀은 지난해 1월 A씨에 대한 징계요구서를 첨부 문서와 함께 인사위원회에 보냈다. 첨부 문서에는 '징계 사유'(직무태만)와 '징계 요구권자 의견'이 적혀 있는데, 당시 인사위원회 개최 업무를 담당하던 직원이 내용을 부풀렸다고 한다. 인사위원회는 위·변조된 징계요구서로 A씨에 대한 징계(감봉 2개월)를 심의했고, A씨는 소청 심사를 거쳐 지난해 8월 감봉 1개월 처분을 받았다.이번 사건에서 위·변조된 징계요구서가 인사위원회 판단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우선, 징계요구서가 위·변조된 자체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특히 위·변조 과정에서 윗선의 압력이나 입김은 없었는지 경찰 수사에서 철저히 밝혀야 한다. 징계요구서는 함부로 손대면 안 된다. 설령 내용이 부실하거나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해도 감사팀에서 직접 보강 조사를 통해 보완해야 한다. 인천시 감사관실도 "징계요구서 위·변조는 있어선 안 될 일"이라는 입장이다. 위·변조 징계요구서로 인해 A씨가 과한 수준의 징계를 받았다면, 인사위원회 재심의도 고려해야 한다.상수도사업본부가 징계요구서 위·변조 사실을 인지한 건 올해 4월이다. 그것도 A씨의 민원 제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상수도사업본부 감사 부서는 독립돼 있지 않다. '업무부' 안에 공직 기강 업무를 담당하는 '감사팀'과 인사위원회를 운영하는 '인사총무팀'이 함께 있는 구조다. 감사팀이 조사 후 본부장 명의 징계요구서를 작성해 인사팀에 전달하면, 인사위원회를 소집하고 안건을 제출·상정하는 방식이다. 감사팀이 독립되지 않다 보니 징계요구서가 인사위원회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내부 개입'이 가능했다. 다시는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감사 및 인사위원회 운영시스템 등 조직을 재정비하는 일도 필요하다.

2018-07-30 경인일보

[사설]정치발전 위한 정치관계법 개정 필요하다

노회찬 의원이 세상을 뜬 이후 정의당에 입당하려는 사람과 후원금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고인이 보여준 생활정치로서의 진보적 가치에 동의하는 국민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증좌다. 정치는 보수와 진보의 양 날개로 난다. 군부권위주의 정권에서 진보는 성장과 반공에 저항하는 '빨갱이'로 매도되었고 좌경의 프레임으로 탄압과 배제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진보가 추구하는 가치는 빈부 격차의 완화, 사회적 약자와 소수에 대한 배려 등 사회통합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가치다.지난 24일에서 26일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서 정의당은 자유한국당과 같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의석 수 112석의 제1야당과 6석 의석의 정당의 지지율이 동일하다는 사실의 함의는 작지 않다. 개혁적 보수와 생활 진보가 정당체계에서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을 때 사회적 균열과 갈등이 정치에 수렴됨으로써 보수적 가치와 진보의 가치가 상생해 나갈 수 있다.그러나 현행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 등 정치관계법은 거대정당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되어있다. 단순다수제와 소선거구제로 이루어진 선거제도로는 이념정당이 지역구 선거에서 의석을 획득하기 어려운 게 정치현실이다. 그나마 1인2표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의 정당득표로 진보정당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비례성을 강화하는 것은 비단 진보정치의 원내진출을 용이하게 하는 측면 이외에도 정당정치의 활성화나 정치발전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 마침 여야 모두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적극적 의사를 가지고 있다. 국회는 정치개혁 차원에서 선거법 개정에 적극 나서야 한다.또한 기득권 정당과 현역의원들 위주로 되어있는 정치자금법도 손 볼 때가 됐다. 한나라당의 차떼기 불법 정치자금 등 정치적 부패를 없애기 위해 2004년 개정된 정치자금법은 일명 오세훈 법으로 당시에는 의미있는 개정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많이 흘렀다. 정치자금의 범위와 액수 등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치자금법의 취지는 살리되 정치신인이나 소수정당의 정치활동을 위축시키지 않는 법적 보완이 필요하다. 정의당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민주노동당은 2004년 17대 총선에서 10석의 의석을 얻었다. 비례대표가 8석이었고, 노회찬은 비례대표 8번이었다. 비례대표 의석을 늘린다면 진보정치가 의미있는 의석수를 가지고 원내활동을 할 수 있다.

2018-07-30 경인일보

[사설]총체적 부실 드러난 여주세종문화재단

여주세종문화재단이 여주시의 올해 핵심 문화행사인 '2018 세종대왕문화제'를 수행할 수 없다며 시에 사업을 반납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세종대왕 즉위 600년을 기념해 올해 처음 열리는 10억원 예산의 문화제는 9월에서 10월로 개최가 연기됐지만 실제 개최 여부는 불투명한 실정이다.여주세종문화재단은 지난해 11월 설립됐다. 시장이 당연직 이사장이며 운영진은 상임이사 이하 시 파견공무원 3명 등 18명이다. 이중 세종대왕문화제를 담당한 문화사업팀 팀장은 사직서를 제출했고, 대리는 병가를 신청했다. 특히 팀장과 대리는 재단의 호봉조정을 위한 경력증명서 제출요구에 불응했다. 문화제 담당인력의 무책임한 행태의 배경에 의혹이 제기된다. 여기에 시 파견 공무원 3명 중 2명은 시청 복귀를 신청했다. 재단 내부에 사달이 나도 크게 난 징후로 보인다.이 정도면 여주시의 세종문화재단 설립 목적을 알수 없게 된다. 시의 대표 브랜드인 '세종대왕' 관련 축제 하나 추진할 능력이 안되는 재단을 만든 이유가 궁금해진다. 도내 지역문화재단과 비교해도 세종문화재단은 기본 인력이 매우 열악하다. 이 정도 인력이었다면 굳이 재단을 꾸릴 일이 아니라 시청 문화부서의 내실을 키우는 것이 마땅했다. 또한 부실한 조직을 전문경력이 불분명한 직원으로 채웠으니 일이 돌아갈리 없다. 지역문화재단의 기본목적인 지역문화창달에 역행하는 현상이다.2014년 제정된 지역문화진흥법상 지역문화재단은 지역문화 진흥의 중추기관으로, 전국 기초자치단체에서 70여개의 재단을 운영중이다. 하지만 문화진흥의 중심이라기 보다는 자치단체의 문화시설 위탁관리나 중앙과 지방정부의 공모·위탁사업을 대행하는 수준에서 운영되는 곳이 대부분이다. 기초단체의 열악한 재정상 쥐꼬리만한 출연금으로 지역문화 진흥을 위한 정책생산과 실행은 꿈도 꾸기 힘든 실정이다. 그래서 지역문화재단 설립의 진짜 목적이 자치단체장의 논공행상이나 인사수단 아니냐는 비난이 끊이지 않는다.최근 경기도내 3~4개 시가 문화재단 설립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시에서 수행하던 지역 공연장 관리나 문화행사를 맡기는 수준의 조직을 재단으로 포장하고 있다. 여주시의 사례를 잘 들여다 보기 바란다. 또한 여주시는 즉각 세종문화재단에 대한 감사를 실시해 재단운영의 적정성을 다시 판단해야 한다.

2018-07-29 경인일보

[사설]폭염에 물가불안까지 서민들은 답답하다

서민생계와 밀접한 생활물가에 이상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 가정주부들이 장보기가 겁난다고 하소연이다. 2014년 이후 4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오던 쌀값이 지난해 생산량이 크게 줄면서 금년 상반기에만 26%나 올랐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곡물 값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나 올라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85년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생강, 감자, 고구마 등 다른 농산물 가격도 오름세를 유지했으며 지난해 어획량 감소로 오징어는 여전히 금(金)징어이다. 가공식품 가격상승도 만만치 않다. 오뚜기는 지난달 초 라면을 뺀 16개 품목을 최대 27%나 올렸으며 롯데, 해태, 크라운 등 제과업체도 제품 값을 인상했다.올해 상반기 외식물가는 작년에 비해 2.7% 올라 4년 연속 2%대 상승을 기록했다. 26일 글로벌 금융기업 USB가 발표한 '2018년 물가와 소득' 리포트에 따르면 서울의 식품물가는 '살인적인 물가'로 유명한 스위스의 제네바와 취리히에 이어 세계 3위에 랭크되었다. 세계적 고물가 도시인 일본 도쿄가 서울에 밀려 4위로 주저앉았다.앞으로가 더 큰일이다. 보름째 이어지는 폭염에 고랭지채소 등 각종 농산물가격 줄인상이 예고된 것이다. 2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배추 도매가격이 한 달 전보다 128%나 폭등했으며 상추는 59%, 무는 63%로 앙등했다. 수박 값도 전년 대비 25%이상 올랐는데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불볕더위에 기인한 화상 등으로 작년보다 사과는 14%, 배는 20%, 복숭아는 10% 가량 생산량 감소를 전망했다. 무더위는 가축과 어패류의 생육환경까지 악화시킴으로써 서민들은 벌써부터 추석 제사상 차리기가 걱정이다. 최악의 폭염으로 불리던 1994년에 소비자물가는 31.5%나 폭등한 바 있다.휘발유와 경유가격도 4주째 상승곡선을 그리며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미국과 이란간의 대립이 갈수록 첨예해지면서 한동안 국제유가의 상승추세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 2018년 16.4%, 2019년 10.9% 등 최저시급의 가파른 오름세에 주당 52시간 근로 시행에 대해 지난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이어 26일에는 국제통화기금(IMF)도 우려를 표명했다. 서민들의 물가 스트레스가 점차 심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지난 18일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자영업자 회동에서 "서민들이 정부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도록 정책을 시행해 달라"는 한 참석자의 고언(苦言)에 눈길이 간다.

2018-07-29 경인일보

[사설]경기도형 지역화폐, 이중삼중 안전장치 필요하다

'이재명표 경기도형 지역화폐'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역화폐는 '한정된 지역, 특정한 조건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교환할 수 있는 수단'이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일부 지자체에서 소상공인·전통시장 활성화 등을 목적으로 유통되면서 '대안화폐'로 주목을 받았다.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내년에 경기도 지역화폐를 전면 도입할 모양이다. 지난 5일 경제실장을 단장으로 한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지역화폐 운용에 대한 구체적인 작업에 착수했다고 한다. 이 지사는 성남시장 재임 시절, 청년배당을 지역화폐로 지급해 나름 지역 상권 활성화에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들었다. 여기에 고무된 이 지사는 지난 2016~2017년 산후조리비, 생활임금 등 (321억원 상당)으로 지역화폐 범위를 확대했다.성남에서 거둔 성공을 경기도에 접목시키겠다는 것이다. 연간 1천500억원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청년배당 등을 지역화폐로 지급해 지역 경제 활성화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경기연구원이 지난 2016년 경기도민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식조사 결과, 지역화폐에 대한 활용 의사(70.3%)가 높게 나온 점이 이 지사에게 힘을 실어주었다.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소득증대는 물론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활성화가 목적인 지역화폐의 '선한 목적'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지역 소득의 역외유출을 막고 지역 내 소비를 촉진한다는 점에서 지역화폐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성남표 지역화폐 성공=경기도 '실험' 성공'이라는 등식이 성립할지는 미지수다. 우선 성남과 경기도는 그 급자체가 다르다. 경기도의 경제적 규모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서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일어날 수도 있다. 도내 시·군들의 여건이 제각각인 것도 나름 걱정이다. 지역 화폐가 지급되는 동시에 인터넷에 매물로 나오는 등 불법유통의 대상으로 전락하지 않을까도 걱정이다. 당장 현금이 필요하니 어쩔 수 없다 해도 지역화폐가 취급업자의 배만 불리는 도구가 돼서는 안된다.성공을 위해선 상품권이 갖는 한계, 재정적 부담, 지역 간 이용자 특성 등도 꼼꼼하게 따져보길 바란다. 만일 실시중 문제가 발생한다면 이를 인정하고 궤도를 수정하는 용기도 필요하다. 이재명표 경기지역화폐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해 지역경제의 버팀목이 되기를 바란다.

2018-07-26 경인일보

[사설]특별재난급 폭염에 체계없는 정부 대응

대한민국 전체를 불가마로 만든 유례없는 폭염으로 사망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정부의 체계적 대응이 늦어지면서 지방자치단체의 현장관리는 중구난방에 그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에너지 취약계층의 폭염피해 방지를 위한 무더위 쉼터다. 정부 차원의 운영 매뉴얼 없이 지자체마다 개방시간 등 운영 형태가 천차만별이다.최근 인천시는 박남춘 시장의 특별지시로 지역내 무더위 쉼터의 운영실태를 파악했다. 25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지역내 686개 쉼터 대부분이 주말과 야간에는 무용지물로 드러났다. 주민센터, 보건소, 경로당, 복지관 등을 중심으로 지정된 무더위 쉼터가 공무원이나 직원 퇴근시간에 맞추어 문을 닫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별도의 인력과 인건비 부담으로 야간개방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박 시장은 야간개방 방안을 찾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인천시가 야간개장 방안을 찾느라 고민중이던 26일 서울시는 무더위 쉼터 3천252곳 중 427곳을 연장쉼터로 지정해 폭염경보가 발령하면 오후 9시까지 연장 운영키로 했다. 폭염 현장은 전국적인데 지방자치단체의 무더위 쉼터 운영은 다른 것이다.폭염대책으로 운영중인 무더위 쉼터는 경기도 6천917개소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4만5천여개소에 달한다. 운영은 지자체에서 하고 정부는 냉방비를 지원하는 형태로 반응이 좋아 올해는 지난해보다 5.5% 늘렸다. 문제는 올해 한반도를 강타한 폭염은 재난 수준인데, 쉼터 운영은 예년 수준의 더위 민원관리 수준에 머무는데 있다. 정부 스스로 폭염을 법정 자연재난에 포함시키자고 나서는 판국이면 쉼터 운영도 재난대응 차원으로 격상해야 마땅하고, 이에 합당한 운영 매뉴얼을 마련해 전국적으로 관리해야 했다.실제로 지방자치단체에서 무더위 쉼터를 야간 및 주말에 연장 개방하려면 만만치 않은 예산이 들어간다. 주로 관리인력의 인건비다. 따라서 서울처럼 사정이 나은 지자체는 일부나마 쉼터 연장개방을 할 수 있는 반면, 재정이 어려운 자치단체는 인천시처럼 시행을 머뭇거릴 수 있다. 폭염 재난은 전국적인데 행정서비스는 차별적인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정부는 말로만 폭염재난 대응을 떠들게 아니라, 전국적인 무더위 쉼터 연장운영 지침을 서둘러 마련하고 관련 예산을 긴급 편성해야 한다. 법을 바꾸는 것도 아니니 마음만 먹으면 오늘이라도 당장 가능한 현장행정이다.

2018-07-26 경인일보

[사설]이상기온 반영한 전력수급 대책 재검토해야

재난 수준의 폭염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정전이 잇따르고 온열환자도 크게 늘었다. 25일 최대 전력수요는 9천40만㎾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치인 전날의 9천248만㎾보다 208만㎾ 줄었다. 자칫 블랙아웃(대정전)이 우려되는 상황이었지만 다소 여유가 생겼다. 하지만 여전히 불안하다. 정부가 전력 상황이 위기라고 판단하는 기준은 예비력 500만㎾다. 이 이하로 떨어지면 정부는 위기경보를 발령하고 가정과 기업에 절전 참여를 유도한다. 2011년 9월 15일 전국에 걸쳐 발생한 대정전의 악몽을 기억하는 국민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연일 치솟는 폭염도 걱정이나 정부의 빗나간 전력수요와 이에 대한 안일한 대처도 큰 문제다. 산업부는 지난 5일 '하계 전력수급대책'을 통해 이번 여름 최대전력수요를 8천830만㎾로, 전력 최대 수요 시기도 8월 2·3주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뿐이 아니다. 전력 예비력도 1천241만㎾, 전력 예비율은 14.1%로 제시했었다. 그러나 이미 7월이 가기도 전에 최대전력수요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예비율 역시 위험 수준에 다다르는 등 정부 수요 예측이 모두 빗나갔다. 이러니 탈원전정책을 합리화하기 위해 수요예측을 지나치게 낮게 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전력수요가 불안하자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22일 폭염 대처를 위해 원전 가동을 늘린다는 보도자료를 낸 바 있다. 이 때문에 전력문제가 심각하자 정부가 원전 정책을 수정할 것이란 얘기가 돌았다. 실제로 올해 초 50%대에 그쳤던 원전 가동률은 80%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은 "원전 가동에 대해 터무니없이 왜곡하는 주장이 있다"고 말했다. 탈원전 정책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하지만 공교롭게 정부가 탈원전을 실행에 옮긴 원년에 최악의 더위가 덮쳤다. 장관이 직접 해명하는 걸 보면 정부도 크게 당황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문제는 이번 더위가 지속할지 모른다는 점이다. 북극권 한낮 기온이 33도에 달하는 등 이미 전 세계는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유엔 세계기상기구(WMO)는 이런 상황이 몇 년 더 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내년에도 불안한 전력수급으로 국민들이 불안에 떨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상기온을 반영해 원전까지 포함한 전력대책을 재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가진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전력대책을 재검토하길 바란다.

2018-07-25 경인일보

[사설]인천시의 남북협력 인문교류로 시작하자

인천시가 박남춘 시장의 1호 공약인 '서해평화협력시대 동북아평화특별시' 조성관련 사업을 서두르고 있다. 박 시장은 지난 19일 인천을 방문한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서해평화협력청 설치와 강화 교동평화산업단지 통일경제특구 조성, 서해평화고속도로와 백령공항 건설 등을 건의했다. 시의회는 지난 18일 '평화도시 인천'을 위한 기본조례 제정의 필요성과 조례에 담길 내용을 논의하는 토론회를 개최한 바 있다. 서해평화협력청은 4·27 남북 정상회담에서 채택된 판문점 선언을 최일선에서 이행하는 전담 부처로, 중앙정부와 시가 협력해서 신설해야 하는 국가기관이다. 박 시장은 남북교류협력회의 인천 유치도 추진하고 있다. 인천시는 송도가 인천국제공항과 가까이 있어 접근성이 높고, 송도컨벤시아를 비롯한 회의 장소와 호텔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각종 국제회의 개최 경험이 풍부하다는 강점을 정부에 설득하겠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인천시는 남북협력 사업의 단계별 로드맵부터 작성해야 한다. 경제분야의 협력은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경제협력 사업의 기반 조성에 시간이 필요하며, 대북 경제 제재의 해제나 완화도 당장은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북미간 비핵화 협상의 구체적 성과와 연동되어 있다. 인천시의 남북협력은 인문교류부터 확대해가는 전략이 바람직하다. 문화교류사업도 1회성 행사를 지양해야 한다. 사업의 다양성을 존중하되 비슷비슷한 내용의 사업을 나열식으로 제안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인문교류사업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기본계획과 조직의 정비가 필요하다. 고려역사문화 재조명 사업은 성사 가능성이 있다. 고려역사문화 복원이라는 과제는 남북의 공동관심사이다. 고려의 수도였던 개성이 고려문화의 북한지역 중심지라면 몽골침입시 피란수도였던 강화가 남한의 고려문화 유산 중심지이다. 강화도 고려 유적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도 제안해 볼 만하다. 민속문화도 중요한 남북공동의 자산이다. 서해의 중심도시인 인천은 황해도를 비롯한 북한 서해안과 오랫동안 공통의 문화권역을 형성해왔다. 해양 설화, 민요,놀이와 음식, 무속 등에 대한 공동연구는 향후 문화적 동질성을 확인하고 회복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인천시가 무형문화재로 보존하고 있는 평산소놀음굿, 은율탈춤, 서해안 배연신굿과 대동굿은 황해도의 문화유산이기도 하다.

2018-07-25 경인일보

[사설]여름철 급증하는 유기견, 이대로 놔둘 것인가

여름 휴가철을 맞아 반려견들이 수난이다. 유기견보호센터마다 버려진 반려견들로 넘쳐나고 있다. 인간과 가족처럼 지내던 유기견들은 영문도 모른 채 버려져 시한부 생을 살고 있다. 열흘 정도 주인이 나타나지 않거나 새 주인을 맞이하지 못하면 안락사 되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주인이 버린 줄도 모르고 길거리를 헤매다 차에 치여 죽거나 식용 목적으로 도살되는 반려견들도 많다고 한다.화성시 소재 '남양 유기견보호센터'에는 이달 들어 10일 동안 60마리의 유기견이 새로 등록했다. 월평균 80마리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경기도 내 전체로는 7월 상순에만 882마리의 유기견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유기동물 수는 10만2천593마리로, 이중 여름(6~8월)에만 약 3만3천(32.3%) 마리가 집중됐다고 밝혔다. 여름과 하계휴가철에 버려지는 반려동물이 급증하는 상황이 매년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몸집이 커져 관리가 힘들어지거나 나이가 들어 병 치레를 하는 등 경제적인 부담이 유기견 증가의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일주일에서 길게는 보름 이상 집을 비워야 하는 여름 휴가철에 반려견은 더 성가신 존재로 전락하고 만다. 가족의 동반자가 아닌 짐이 되는 상황인 것이다. 여름철이면 휴가지나 도로, 공원 등지에 버려진 반려견이 늘어나는 이유다. 법은 있지만 지키지 않아도 처벌이 가벼운 현실도 문제다. 정부는 지난 2014년부터 3개월 이상 된 반려견에 대한 등록을 의무화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1차 적발 경고, 2차 20만원, 3차 4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그런데 공식 등록된 반려견의 숫자는 지난해 기준 전체의 18%에 해당하는 117만 마리 정도에 불과하고 적발과 처벌 실적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유기견이 넘쳐나는 현실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천만명을 넘는 우리의 부끄러운 자화상이 아닐 수 없다. 관련 업계는 반려견의 무분별한 공급과 판매를 막고 철저한 등록·관리제 시행 등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마침 국회에서는 동물등록제 관련 법 개정 작업이 진행 중이다. 유기견은 강력한 단속과 처벌보다 반려견을 버려서는 안된다는 인식의 전환이 우선돼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기견이 계속 늘어난다면 강력한 억제수단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 날뛰는 개는 몽둥이가 제격 아닌가.

2018-07-24 경인일보

[사설]수면 위로 드러난 '가짜 인천지역서점'

인천시가 '지역서점 활성화에 관한 조례'를 제정·공포한 것은 지난 2016년 12월이다. 조례는 지역서점의 정의를 규정하고, 3년마다 지역서점 지원계획을 수립·시행하도록 하며, 지역서점의 실태와 현황 등에 관한 실태조사를 실시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지역서점의 활성화를 위한 정책사항 등을 심의하고 자문하기 위해 '인천광역시 지역서점위원회'를 설치·구성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시는 이 조례의 취지를 살려 공공도서관이 책을 구입할 때 지역서점을 이용할 것을 권고해왔다. 29개에 달하는 인천지역 공공도서관이 지난해 지역서점에서 실제 구매한 액수는 전체 예산 94억5천100만원 중 80%에 달하는 75억4천만원이다. 외형적으로는 일단 조례의 제정목적을 달성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을만하다.문제는 공공도서관의 책 구입이 '진짜 인천지역서점'을 통해 이뤄지고 있느냐는 것이다. 조례 제2조는 지역서점의 정의를 "인천광역시에 주소와 방문매장을 두고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에 따른 소상공인이 경영하는 서점"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에 따라 시가 최근 옹진군을 제외한 9개 군·구와 합동으로 사업자등록증 상의 '서적 도·소매업' 업체를 전수 조사한 결과, 방문매장을 두고 있는 지역서점은 모두 94개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서점업계와 시는 현재 인천지역 공공도서관 도서구매 입찰에 참여하는 등록업체 규모를 400여개로 추정한다. 그렇다면 300여개의 지역서점은 실제로는 책 소매업을 하지 않는 '유령서점', 조례상 지원대상이 되지 않는 '페이퍼컴퍼니'라는 얘기다.현행 도서구매 입찰시스템은 사업자등록증만 갖고 있으면 누구나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맹점을 안고 있다. 이렇다보니 서점을 운영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업종 자체가 책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업체들이 공공도서관에 책을 납품하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 급기야 시가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진짜 인천지역서점'을 알리는 '인천 책 지도'를 제작해 공공기관에 배포하기로 했다. 또 이들 지역서점들과의 수의계약을 적극 유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지역서점위원회가 실질적으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활성화하고, 지역서점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재정지원계획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지역서점들이 살아나고, 살아난 지역서점들이 문화도시 인천의 거점이 되는 선순환구조를 만드는 지름길이다.

2018-07-24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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