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또 터진 의약 불법 리베이트 처벌수위 더 높여야

제약회사와 의료계 간 불법 리베이트 사고가 또 터졌다. 특정 의약품을 채택하거나 처방해 준 대가로 42억8천만원의 리베이트를 주고받은 제약사 임직원과 의사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의사들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약사법 위반)로 국제약품 공동대표 남모(37)씨와 간부급 직원 등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이들로부터 리베이트를 수수한 혐의(의료법 위반)로 의사 106명과 사무장 11명을 입건하고, 이 중 혐의가 중한 의사 1명을 구속했다. 국제약품은 2013년 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전국의 병·의원 384곳의 의사와 사무장 등을 상대로 자사 의약품 처방을 조건으로 처방 기간과 금액에 따라 의사들에게 처방액의 10∼20%를 현금으로 제공했고 신제품이나 경쟁이 치열한 특정 의약품에 대해서는 일정 기간 처방금액 대비 100∼300%, 액수로는 300만원부터 2억원까지 리베이트를 건네기도 했다.불법 리베이트와 함께 의사들의 고질적인 갑질 행위도 또 드러났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의사 중 일부는 자신들이 받아야 하는 법정교육인 보수교육을 제약사 직원이 대신 받게 한다거나 술값을 대납케 하고 심지어 대리운전을 하게 한 사례도 있었다. 병원장 자녀의 유치원 등원접수를 하고, 행사에 참석하거나 기러기 아빠인 병원장의 밑반찬과 속옷을 챙겨줬다는 영업직원의 진술도 나왔다. 일부 의사는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영업직원들에게 허위 진술을 강요하기까지 했다. 제약업계의 불법 리베이트 관행은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정부는 지난 2010년 쌍벌제 도입에 이어 2014년 '투 아웃제'를 시행했지만 불법은 더욱 교묘하게 자행되고 있다. 리베이트가 끊이지 않는 건 남의 몫을 빼앗아야 살아남는 취약한 의약계 구조 때문이다. 품질과 신약 개발로 승부를 걸어야 하는데 자금과 인력부족으로 이게 어렵자 검은 돈으로 의사를 매수하는 게 반복되는 것이다. 신약 개발에 주력하도록 정부의 역할이 그래서 중요하다. 신약 개발은 등한시한 채 리베이트로 판매를 확대하려는 영업 행태로는 제약산업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늘 지적하는 일이지만 리베이트 관행은 의약품 시장의 공정경쟁을 해칠 뿐 아니라 환자들에게 비용을 전가해 부담을 가중시키고 건강보험 재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사법적 조치에 이어 업무정지 등 처벌 수위를 더욱 더 높여야 한다.

2018-10-11 경인일보

[사설]정쟁·구태·호통 없는 민생국감으로 거듭나길

20대 국회 후반기 첫 국정감사가 시작됐다. 문재인 정부 들어 2번째 국정감사다. 지난해 국감은 온통 박근혜 국정농단이 모든 이슈를 차지했다. 그런 면에서 이번 국감이야말로 남북관계와 외교·안보, 경제 정책 등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된 국정 전반을 따지는 실질적인 국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의 예산정보 유출,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임명 강행 등의 후유증이 여전히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아 이를 빌미로 여느 때 국감처럼 정쟁으로 빠지지 않을지 우려된다. 최근 악화 된 경제지표를 내세워 야당은 고용 부진과 성장률 악화를 최저임금 인상과 소득주도성장 정책 탓으로 몰아세우며 정부 경제정책 실패에 공격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또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부동산 정책, 탈원전과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두고도 여야간 격론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여당은 박근혜 정부 때부터 누적된 경제 실패를 물고 늘어지며 책임론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이며, 특히 최대 치적으로 생각하는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 동의를 촉구하면서 야당에 공세를 취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즉 이번은 경제와 안보 국감이 될 것이다.어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은 김명수 대법원장의 국감 증언대 출석을 두고 여야가 의사진행발언을 앞다퉈 신청하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허비했다. 국감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시간끌기' 전략이다. 이뿐이 아니다. 증인들을 불러다 놓고 고압적인 태도와 질문으로 일관하는 '의원 갑질'도 구태다. 증인이 답변을 하기도 전에 호통을 치거나, 질문시간에 마치 선거 유세를 방불케 할 정도로 의원 혼자 시간을 낭비하는 것도 국감 단골 꼴불견이다. 이제 이런 구태는 사라져야 한다.국감 20일간 피감기관만 700여 개에 이른다. 국민이 이해할만한 성과를 거두기엔 피감기관 수가 너무 많다. 특히 올해 국감은 과거 어느 때보다 쟁점이 많다. 자칫 형식적인 국감이 될 가능성도 높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파에 휩쓸려 소모적인 논쟁으로 이어질 경우 예산 낭비라는 비난을 받게 될 것이다. 정확하게 정책의 방향을 캐묻고 잘못이 있으면 대안을 찾는 건설적인 국감이 되길 바란다. 우리는 그동안 단 한 번도 멋진 국감을 본 적이 없다. 행정부 전반을 점검하고 확인하는 가장 기본적인 국감 본연의 취지를 망각했기 때문이다. 이제 국민은 정쟁 없는 국감을 보고 싶다.

2018-10-10 경인일보

[사설]인천시 '문화시설 100인위' 존폐의 교훈

인천광역시 핵심문화시설100인위원회설치및운영조례가 폐지될 예정이다. 인천시의회가 지난 9일 '100인위 조례' 폐지안을 입법예고 했기 때문이다. 이 조례의 폐지로 인천시가 인천뮤지엄파크, 국립세계문자박물관, 국립인천해양박물관 등 조성 과정에 시민 의견을 반영하겠다며 구성한 '100인 위원회'도 출범 6개월여 만에 폐지될 예정이다. 인천시의회는 "핵심문화시설에 대한 정의와 개념이 불분명하고, 위원회를 100인으로 규정해 다양한 시민 의견 수렴을 제약할 여지가 있다"며 폐지 이유를 설명했다. '100인위원회'는 위원 정수를 100인으로 규정해 놓음으로써 시민의견을 확대 수렴하는 듯한 느낌을 주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의견수렴을 제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00인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소집하는 데 절차와 시간 비용이 수반되어 실제로는 운영이 쉽지 않으며, 위원수가 너무 많아 실제 회의에서 심도있는 논의보다는 안건을 요식절차처럼 다루게 될 우려도 제기되었다. 한편 '100인위조례'에는 '핵심시설에 관한 시민 홍보사업'과 같은 행정업무도 뒤섞여 있었다.'100인위원회'는 도시의 문화정책을 시설관련 사업을 심의하는 자문기구의 성격이다. 문화시설은 인천시 문화정책의 비전과 전략의 일환으로 조성하거나 유치해야 하는데, 시설 관련 사항만 분리하여 심의하는 것이 옳은지 또 가능한지도 의문이다. 문화시설 건립 정책이 인천시 문화정책을 결정하게 된다면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격이다.문화시설 건립과 관련된 자문기구나 설립추진위원회는 시설별로 성격이 다르므로 별도로 구성 운영되어야 한다. 국립문화시설 유치관련 업무도 기본적으로 문화예술과가 중심이 되어 문화시설의 성격에 따른 전문가 그룹을 위촉하여 TFT 체제로 신속하게 대응하여야 하는데 100인위 같은 큰 조직으로는 효과적 대책 수립이 어려울 뿐 아니라 옥상옥이 될 가능성이 높다.인천시가 준비할 일은 문화분야의 분권화에 대비한 문화자치기구이다. 새 정부 들어 지방 분권화가 추진되고 있으며, 문화분야에서도 중앙정부 사업과 계획수립권한 등이 지방으로 속속 이관되고 있다. 시민과 문화예술인이 함께 참여하여 지역 문화정책을 혁신하고 새 정책을 입안하고 그 실행을 촉진하는 명실상부한 민관 거버넌스 체계(지역문화예술협력위원회)부터 준비해야 할 것이다.

2018-10-10 경인일보

[사설]지자체장 취임 100일, 초심을 잃지 말자

지난 해 대선에서 승리한 더불어민주당은 적폐청산과 지방정권 교체를 내세워 6·13 지방선거에서 압승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여유있는 표차로 당선된 민주당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박남춘 인천시장이 취임 100일을 맞았다. 이 지사는 '새로운 경기'를 기치로, 박 시장은 '서해평화협력시대 동북아 평화특별시'를 내세워 의욕적인 출발을 했다.이 지사는 취임100일 맞아 도지사직의 소회를 밝히고 도정에 대한 방향과 비전을 제시했다. 이 지사는 태풍의 북상으로 취임식을 생략하고 바로 재난 업무에 돌입하는 파격을 보여줬고, 공정한 사회와 보편적 복지를 실현하기 위한 실행방안을 제시했다. 안성의료원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하기로 한 것과 공사원가 공개 등을 통해 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와 추진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도민들에게 불안감도 안겼다. 아직도 파문이 가라앉지 않은 도 산하 기관장과 도청 내부 인사 과정은 공직사회 안팎에서 '과거와 달라진 게 무엇이냐'는 비판을 받았다. 관급공사 표준시장 단가 적용과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 도입 주장 등에 대한 논란은 커지고 있다.박 시장도 오는 16일 기자회견을 갖고 시정에 대한 구상과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지난 주 평양을 다녀온 그는 남북평화시대를 맞아 인천시가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에서는 시의 선도적 실행방안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은 시정에 대한 자신감과 의욕을 보이고 있지만 시민들과 공직사회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시정의 진전된 변화와 개혁의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인사 농단'이라는 말까지 등장한 산하기관장 및 내부 승진 인사의 난맥상에 대한 비판은 뼈아픈 대목이다. 구도심 재생 등 지역 현안에 대한 생각과 실행 방안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취임 초기에는 시행착오와 지나친 기대감 등으로 혼란스럽고 어수선할 수 있다. 선거에서 도와준 은인들을 챙기다보면 인사 과정에서 종종 잡음이 난다. 새로운 시책과 개혁을 하겠다는 의욕이 앞선 나머지 과속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100일의 수습기간을 지나고도 같은 잘못과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된다. 초심으로 돌아가 새 결기를 다져야 한다. '이재명 호'와 '박남춘 호'가 순항해야 도민과 시민이 행복해진다. 이는 두 단체장에 대한 지지여부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2018-10-09 경인일보

[사설]'풍등'으로 저유소가 폭발하는 어처구니 없는 현실

경기도 고양의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 저유소에서 발생한 폭발 및 화재가 17시간만인 8일 오전 3시 58분께 가까스로 진화됐다. 이 사고로 490만ℓ용량의 옥외 유류탱크 1기가 완전히 파괴됐다. 승용차 10만대를 채울 수 있는 휘발유 440만ℓ 가운데 266만3천ℓ가 소실됐다. 사고가 나자 소방당국은 최고 수준인 '대응3단계'를 발령하고 화학차 44대, 헬기 5대 등 장비 224대와 소방력 684명을 동원했다. 대응3단계는 현행 지방자치단체의 소방시스템으로서는 최고수준의 대응이다.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소방력이 총동원되고 이것으로도 충분치 않다고 판단되면 인접한 지자체의 소방력까지 총동원된다. 특별재난지역 선포로까지 이어지는 경우에 해당된다. 그만큼 심각한 사고였다. 수도권 인구밀집지역에 위치한 대형 유류저장시설에서 발생한 이번 사고로 수많은 주민들이 휴일 내내 불안한 마음을 떨쳐내지 못했다. 고양 사고현장에서 발생한 검은 연기기둥이 화산 분화 때처럼 수백 m 상공으로 솟구쳐 오른 뒤 수십 km 서울 하늘을 가로질러 퍼져나가는 모습은 공포스럽기까지 했다. 고양 저유소에는 모두 20개의 유류저장탱크에 7천700만ℓ의 휘발유가 저장돼 있다. 만약 불이 다른 탱크로 번졌더라면 그저께 이 지면을 통해 지적했던 것처럼 실로 어마어마한 재앙으로 비화할 뻔한 아찔한 사고였다. 그래서 최첨단 운영시스템의 오작동, 국가중요시설이나 이에 준하는 시설에 대한 방재관리의 부실, 현장인력의 실수 등 원인을 정확히 가려야 함을 강조했던 것이다. 그런데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인근 공사장에서 한 외국인 노동자가 띄워 올린 '풍등' 이었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경찰에 긴급 체포된 27살의 스리랑카인은 사고 당시 저유소 인근의 공사장에서 풍등을 날렸다. 이 풍등이 300여m를 날아가다 저유소 잔디밭에 떨어지며 불이 붙었고, 이 불씨가 저유탱크 유증환기구로 튀면서 폭발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그렇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고양 외에도 판교, 천안, 대전 등 대형 유류저장시설들이 들어서 있는 곳은 모두 인구밀집지역이다. 이번 사고처럼 정말 말도 안 되는 원인이 엄청난 재앙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현재까지 드러난 일들은 할 말을 잊게 만든다. 분명한 것은 현재의 방재시스템으로는 재발방지를 담보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2018-10-09 경인일보

[사설]남북 평화 실현 중심에 선 경기, 인천

'10·4 선언 11주년 기념 민족통일대회'에 참석한 방북단 150여명이 평양에서 2박3일 일정을 마치고 지난 6일 돌아왔다. 지난달 추석 연휴 전에 있었던 '2018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평양 공동선언'을 통해 상호신뢰 확인이라는 큰 성과를 거뒀다. 이후 보름 만에 이뤄진 이번 행사는 지난 4·27 판문점 선언과 평양 공동선언의 철저한 이행을 다짐한 의미 있는 자리였다.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남북 교류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린 자리이기도 했다.박남춘 인천시장과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방북 복귀 후 장밋빛 청사진을 펼쳐 보였다. 8일 시청에서 방북 결과를 브리핑한 박 시장은 남북평화시대의 최대 수혜지는 인천이 될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북한 내 비중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이 "남북관계가 진전되면 인천이 핵심"이라고 했다는 것이다.박 시장은 또 방북 중 북한예술단의 '가을이 왔다' 공연을 인천에서 개최해 달라는 건의를 우리 정부와 북측에 했으며, 남북공동어로수역 조성 등의 내용이 포함된 서해평화협력 특별지대 구축도 북측과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 남북민속촌을 인천에 건립하고, 스마트시티 관련 국제 학술대회를 함께 개최하고 싶다는 의사도 북측 정부 관계자에 전달했다. 인천에서 경제인 등이 포함된 별도의 사절단을 꾸려 북측을 방문하고 싶다는 의사도 전했다고 했다.지난 7일에는 이 평화부지사가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지사의 연내 방북과 옥류관 경기도 유치 등을 포함한 6개의 남북교류 협력사업 추진과 관련해 북측 고위 관계자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지사의 방북과 옥류관 유치 외에도 체육, 문화, 관광, 농림·축산업 분야의 협력사업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올해 남·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무르익고 있는 남북 관계 속에, UN의 대북 제재가 해제되면 이번 '10·4 선언 기념 대회'에서 합의하고 제안한 내용 또한 실현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러나 박 시장과 이 평화부지사 모두 서로 합의했다는 북측 대상이 모호한데다, 제안하고 의사를 전했다는 식의 발표에 머무르고 있는 대목은 아쉽다. 이는 우리 측의 낙관적 기대에 그칠 가능성을 내비친다. 과도한 낙관적 전망의 범람으로 인해 남북화해와 번영에 이르기까지의 절차와 단계들이 무시되어선 안 된다.

2018-10-08 경인일보

[사설]폼페이오 방북, 북미정상회담의 결실로 이어지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하여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종전선언 문제 등을 협의했다. 3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한과 미국의 비핵화 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트럼프 대통령이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에 대해 낙관적 전망을 내놓긴 했지만 북미 협상은 언제든지 난관에 빠질 수 있다.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은 방북 직후 트위터에 "김 위원장을 만나기 위한 평양 일정을 잘 마쳤다"면서 "우리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약속했던 것들을 진전시키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썼다. 또한 "북미 양측이 실무협상단을 구성해 북한의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정상회담 일정 등을 빠른 시일내에 협의키로 했다"고 설명하면서 "북한이 취하게 될 비핵화 조치들과 미국 정부의 참관 문제 등에 대해 협의가 있었으며 미국이 취할 상응조치에 관해서도 논의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에서 비핵화 논의가 구체화되고 2차 정상회담과 관련하여 진전된 합의가 있었다고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북한이 요구하는 '상응 조치'를 거론한 것은 의미있는 진전이라고 볼 수 있다.북한은 4차 남북 정상회담 때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시험장과 발사대를 유관국 참관하에 폐기하고, '상응하는 조치'를 전제로 영변 핵시설을 영구 폐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게다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기존의 미국이 요구하는 신고, 검증, 폐기의 단계를 거치기 전에 일단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폐기 이후 이를 검증하고, 이후 북한과 미국이 종전선언을 하는 중재안을 처음으로 제시했다. 이러한 우리 정부의 안이 미국과 사전 조율 없이 나왔다고 보기 어렵다고 볼 수 있으나 이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밝혀진 바가 없다.북한과 미국이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 조치와 종전선언을 교환하는 빅딜에 합의했을 개연성과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비핵화 여정이 순풍에 돛 단 듯 순항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이미 북미의 비핵화 협상은 1992년 제네바 합의 이후 숱한 합의 파기와 난관을 경험했고, 이번 비핵화 협상도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 노력이 없었다면 협상 과정 순항을 기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북한이 이미 제재완화를 요구하기 시작했으나 성급하게 접근할 일은 아니다.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과 비핵화의 실질적 조치에 대해 합의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2018-10-08 경인일보

[사설]송유관공사 저유소 폭발 원인 철저하게 규명해야

7일 대한송유관공사 고양저유소의 휘발유 탱크가 폭발해 대형화재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 11시께 발생한 폭발화재에 소방당국은 최고단계인 3단계 대응을 발령하고 300명의 인력과 111대의 소방장비와 소방헬기 까지 동원했지만 저유시설의 성격상 이날 밤 늦게까지 진화 작업이 이어졌다. 고양시도 현장 인근 주민에게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하는 등 비상대응에 나섰다.송유관공사 고양저유소는 지하 1개, 옥외 19개 등 총 20개의 유류 저장탱크에 7천700만ℓ의 휘발유를 저장하고 있다. 이중 불이 난 곳은 옥외 탱크 중 1개였고 이 탱크에는 440만ℓ의 휘발유가 채워져 있었다. 다행히 인명피해 없이 진화가 진행됐고, 나머지 탱크로 폭발 및 화재가 번지지 않았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어마어마한 재앙으로 비화할 뻔한 아찔한 사고다.송유관공사 경인지사가 관리하는 고양저유소는 고양소방서가 관리하는 국가중요시설이다. 국가중요시설은 위해세력의 공격을 받았을 때 국가경제와 국방 등에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는 시설로 특별한 관리를 받는 곳이다. 이번 화재는 국가중요시설 관리시스템이 부실하다는 증거일 수 있다는 점에서 확실한 원인규명이 필요하다.송유관공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지역 및 중앙통제실에서 최신기술이 탑재된 원격감시통제 시스템으로 전국의 송유관 설비를 운영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 시스템으로 송유관로의 누유감시, 각 저유소와 가압소의 송유 및 입하, 저장설비 감시, 송유펌프나 밸브류의 운전통제로 안전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즉 최첨단설비로 인력의 개입을 최소화해 인재 가능성을 배제했다는 홍보였다.화재 현장에서는 유증기 폭발설이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모양이지만 섣부른 단정은 금물이다. 송유관공사 고양저유소는 소방서 특별관리를 받는 국가중요시설이자 인재의 가능성을 최대한 배제한 최첨단 시스템으로 운영중인 시설이다. 우선 운영시스템에 문제가 없었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국가중요시설에 걸맞은 소방시스템 작동에 대한 정기적인 현장점검 여부도 따져봐야 한다.최첨단 운영시스템의 오작동, 국가중요시설 방재관리의 부실, 현장인력의 실수 등 원인을 정확히 가려야 대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국토환경상 인구밀집 지역내 대형 위험시설이 산재한 우리의 현실을 감안하면 고양저유소 폭발화재는 국민과 국가경제를 위해서라도 절대 발생하면 안되는 사고였다.

2018-10-07 경인일보

[사설]생필품 물가관리에 배전의 노력이 요구 된다

물가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5일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작년 10월 이후 1년째 1%대를 유지하고 있으나 9월의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1.9%나 치솟은 것이다. 장바구니 물가로 불리는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2.2% 상승해 12개월 만에 가장 높다.특히 밥상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9월의 식품부문 상승률이 3.1%로 8월(1.7%)보다 크게 오른 것이다. 농산물은 지난해 8월(16.2%) 이후 13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신선채소가 14.6%나 올라 전체 상승세를 이끌었는데 지난여름 한반도를 강타한 폭염과 폭우 여파가 먹거리 물가불안을 초래한 것이다. 같은 기간 5% 오른 수산물도 물가견인에 순기능했다.석유가격 고공행진은 설상가상이다. 국내 휘발유와 경유가격이 10월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6일 한국석유공사 공개자료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된 보통휘발유 가격은 지난주보다 리터당 평균 9.4원이나 오른 1천659.6원을 기록했다. 2014년 12월 둘째 주(1천685.7원) 이후 3년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가격이다. 국제유가가 국내의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데는 2~4주가량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다음 달에도 석유가 인상은 불문가지이다. 한국이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의 배럴당 가격이 이미 80달러를 돌파한 터에 미국의 이란 석유수출 원천봉쇄 시한(11월 5일)이 임박해 당분간 국제유가 인상추세는 불가피하다.금리인상론도 점차 힘을 받고 있다. 물가가 오르면 금리인상 설득력이 높아지는 법인데 국내경기 상황도 나쁘지 않다. 정부는 올해 성장률이 잠재성장률(2.8~2.9%)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 간의 금리역전에도 눈길이 간다. 한미 간의 금리차가 0.75%포인트까지 벌어져 외국인 자본유출 개연성이 커진 것이다.정부는 금년도 소비자물가지수 누적 비율이 1.5%로 물가안정 목표치(2.0%)에 미달하는 데다 변동성이 높은 농산물과 에너지가격을 제외한 장기적이고 기조적인 근원물가 상승률이 1.2%로 여전히 낮다는 점을 들어 전반적인 물가흐름을 안정된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 상승폭과는 괴리가 너무 커 정부의 물가정책이 미흡하다는 인상이다. 생필품 위주의 물가관리에 배전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2018-10-07 경인일보

[사설]대전환 시대에 언론의 사명을 새로 새긴다

지금 대한민국은 시대전환의 격랑에 휩쓸려 있다. 대전환의 징조는 남북관계, 산업구조, 인구구조 등 국민 생존기반 전분야에서 뚜렷하다. 대전환의 시기를 어떻게 넘느냐에 따라 미래의 국운이 결정되고 미래 세대의 생존방식이 확정될 것이다.현재 진행중인 남·북·미 한반도 협상은 70년 남북 분단역사에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변화를 견인하고 있다. 남북 정상의 세차례 정상회담과 사상초유의 북미정상회담은 그동안 화해와 대립을 반복해왔던 관행적 남북관계에 획기적인 질적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북한 비핵화를 전제로 한 남북미 종전선언이 확정적으로 진행중이다. 또한 종전선언을 염두에 둔 경제, 사회, 문화분야의 남북협력시대와 평화공존체제의 안착을 낙관하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끝내 보유 핵무기 폐기를 거부하거나, 남북미 내부의 예측불가능한 돌발변수가 발생해 현재의 협상국면이 와해되면 그 반작용으로 인한 한반도 위기는 전례없는 수준으로 우리를 덮칠 수도 있다.그동안 한국경제와 국민생활을 지탱해 온 제조업 중심의 산업기반이 완연한 쇠퇴기미를 보이는 것도 주목해야 할 대전환의 조짐이다. 조선, 자동차, 철강 등 한국경제를 떠받쳤던 핵심 제조업의 쇠퇴와 반도체의 불안한 미래는 대한민국에 산업구조의 획기적인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개발도상시대의 구닥다리 규제행정과 이념적인 반기업정서가 전환의 길목을 완고하게 가로막고 있는 실정이다.세계 최고의 저출산과 초고령화 현상이 보여주는 인구구조의 격변은 한정된 자원의 배분을 놓고 세대와 계층과 지역 사이의 대립을 격화시키고 있다.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고, 중장년층은 삶의 터전이 붕괴되고, 노년층은 빈곤에 시달린다. 불안과 불만은 계층별로 파편적이고 정부의 대책은 대증적이다.한반도의 정세와 겨레의 생존틀이 총체적인 전환의 시대를 맞았지만, 이에 대처할 국민적 지혜는 모이지 않는다. 이념의 진영에 갇힌 정치권은 대전환 이후의 시대를 예비하는 국민역량 결집에 관심이 없다. 집권 진보정당과 와해된 보수야당은 외눈으로 미래가 아니라 과거와 현재만 본다. 이념적 경사가 극심한 정당 사이의 정권교체는 형식상 민주적이지만 내용적으로는 진영독재에 가깝다. 그 부작용이 극심하다. 언론지형의 격변도 우리사회의 통합을 저해하고 있다. 미디어 홍수 시대는 파편적인 화제와 경사된 시선으로 대전환 시대를 대비할 지혜의 본질을 가리고 있다.경인일보는 10월 7일 창간 73주년을 맞는다. 해방이 초래한 대전환 시대의 혼란 속에 탄생했다. 이제 제2의 대전환 시대를 목전에 두고 수도권 지역 최고 언론의 역할과 사명을 새롭게 되새긴다. 언론은 오늘의 공론을 모아 내일의 경구를 세워야 할 사명이 있다. 경인일보는 흩어지고 갈라진 우리 사회의 시선을 모아 다 같이 미래를 볼수 있는 공론장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2018-10-04 경인일보

[사설]잘못된 행정을 바로잡지 않는 용인시의 행태

용인시의 잘못된 행정 집행이 경기지역 골프장업계를 비롯해 스포츠계를 충격에 빠트렸다. 골프장은 상식적으로도 체육시설로 분류되는 게 맞다. 하지만 용인시는 골프장을 체육시설이 아닌 골프연습장으로 분류해 4.6배나 많은 교통유발부담금을 부과했다. 그것도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간의 교통유발부담금을 부과해 징수했다. 김영란법 시행과 내수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골프장업계에 충격적인 행정 조치였다.3년 간의 교통유발부담금을 한번에 부과한 것도 충격적인데 이 집행이 잘못된 행정집행이었다는 점이 당혹스럽다. 여기에다 잘못된 행정 집행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용인시의 자세도 충격적이다. 엉터리 행정에 따른 교통유발부담금 징수에 대해 법적인 절차를 통해 승소한 골프장에는 환급을 해준 용인시가 법적인 절차를 밟지 않은 골프장에는 '소송을 제기하라'며 배짱을 부리고 있다. 행정상의 잘못이 명백히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사후 처리를 회피하고 있다.날이 갈수록 전문화되고 복잡해지는 행정과 법률 분야의 경우 억울한 사연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올바로 처리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할 경우 바로 잡는 게 중요하다. 잘못된 부분에 대해 명명백백히 밝히고 비슷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용인시는 잘못 부과된 것을 알고 정정해서 집행하면서도 잘못된 행정에 대해 피해를 본 골프장업계에 대해 명명백백하게 밝히는 일을 등한시했다. 또 잘못된 행정 집행으로 인해 피해를 본 업체에 대한 구제에 나서지 않고 있다. 용인시의 이런 차별적인 행동에 시민들은 골프장에 대한 교통유발부담금 부과 외에 다른 행정 집행도 공정하고 올바르게 집행했는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시민의 입장에서 행정을 집행해야 하는 지방자치단체가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바로 잡기보다는 모르쇠로 일관하는 모습이 안타깝다. 용인시가 시민에게 신뢰를 받는 지방자치단체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란다.

2018-10-04 경인일보

[사설]김 장관의 '그린벨트 직권해제' 발언 겁박인가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집값을 안정시키는 데 있어 그린벨트 해제만이 유일한 답으로 보고 있는 모양이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2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그린벨트 해제의 필요성을 또 제기했다. 이날 김 장관은 "지자체가 수용을 안 하면 국토부가 가진 그린벨트 해제 물량을 독자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치 겁박처럼 느껴진다. 물론 지자체와 협의가 수반될 것이란 전제를 달았으나 그린벨트를 직권 해제하는 초강경책이 검토중인게 분명하다.이날 김 장관의 발언은 그린벨트를 풀 수 없다는 의정부 시흥 광명 등 민주당 출신 도내 지자체장들의 반대에도 그린벨트 해제 정면돌파 의지를 밝혔다는 점에서 심히 우려된다. 30만㎡이하 그린벨트 지정·해제 권한은 원칙적으로 시도지사에게 이관돼 있다. 하지만 국토부장관은 공공주택 건설 등에 한해 직권 조정권을 예외적으로 발동할 수 있다. 직권 조정권까지 들먹이며 집값을 잡아야겠다는 정부의 고육지책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게 그린벨트 해제다.정부는 2002년 이후 집값을 잡는다는 명분으로 23번 그린벨트를 풀었다. 수없이 그린벨트를 풀고 또 푼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풀어도 집값을 잡는데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의미다. 그런 와중에 살아남은 '한 줌의 그린벨트'도 세밀하게 들여다보면 이런저런 이유로 많이 훼손됐다. 정부는 이를 두고 훼손돼 보존가치가 낮은 3~5등급 그린벨트라고 한다. 이를 풀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마저 풀리면 주변 그린벨트도 야금야금 훼손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수없이 강조했지만 집값 급등의 근본원인은 실수요자들이 원하는 지역에 집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집값을 잡기 위해선 실수요자들이 원하는 곳에 집을 지어야 하는 것은 삼척동자도 안다. 베드타운으로 전락한 2기 신도시를 보고도 그린벨트 직권해제까지 들먹이며 3기 신도시를 조성하려는지 선뜻 이해할 수 없다. 다시 강조하거니와 집값을 잡으려면 오래된 낡은 주택의 재건축·재개발부터 풀어주어야 한다. 수평 확장이 어렵다면 수직 증축을 허용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서울시가 도심 유휴지와 시유지 20여곳을 신규 택지로 활용하고 상업지역의 주거비율과 준주거지의 용적률을 상향 조정하는 방법으로 6만여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방안은 꽤 합리적이다. 그린벨트 해제는 최후의 수단이어야 한다.

2018-10-03 경인일보

[사설]인천시는 대안골재 정책을 정부에 요구하라

인천시가 논란 중인 옹진 선갑도 인근 해역의 바닷모래 채취를 결국 허가했다. 인천시는 최근 선갑도 동쪽 해역을 해양 골재 채취 예정지로 지정, 고시했다. 골재의 안정적인 수급을 돕겠다는 취지다. 예정지는 선갑지적 45광구, 55광구 등 7개 광구 954만3천㎡ 규모로, 모래양은 총 2억3천만㎥다. 채취 예정 기간은 오는 2023년까지 5년간이다. 그동안 어민들과 환경단체는 해양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라며 강하게 반발해온 터라 앞으로 갈등이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많은 전문가들이 바다모래채취로 인한 풀등의 영향을 우려했지만 정확한 조사와 평가 없이 채취면적을 줄이는 것에 그쳤다는 지적이다.이번에 바닷모래 채취예정지로 지정된 선갑지적은 해양보호구역 '풀등'과 지척이다. 해양보호구역인 대이작도 주변 해역과 가까워 해양생태계가 파괴될 우려가 있는 데다, 어족 자원 고갈로 어민들이 피해를 보게 될 것이다. 선갑도의 골재 채취 시도가 있었지만 인근 도서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로 사업이 중단된 바 있다. 해사채취는 해수욕장 모래 유실, 해안사구 붕괴, 연안침식의 원인이다. 바닷모래를 계속 퍼내면 인천 앞바다의 자연경관도 훼손될 수 밖에 없다. 이미 덕적도와 자월도 인근의 큰풀안, 작은 풀안, 이일레, 서포리 등의 이름난 해수욕장들은 모래가 유실되고 해안 모래언덕이 무너져내려 해수욕장의 명성을 잃고 찾는 사람이 드문 황폐한 해변이 되고 말았다.옹진군에 따르면 1984년 해사 채취가 시작된 이후 현재까지 인천 앞바다에서 퍼낸 모래는 약 2억8천만㎥다. 이번에 허가된 바닷모래 채취량은 약 2억3천만㎥로 이처럼 막대한 양의 모래를 단기간에 채취할 경우 수산환경을 비롯한 해양생태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인천시의 책임이 무겁다. 이런 자세라면 인천시가 내세우고 있는 해양도시니 섬프로젝트니 모두 공염불이다. 해양 골재 채취를 둘러싼 갈등은 경남 남해안과 전북 군산 앞바다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바닷모래와 해양 골재채취로인한 어장의 황폐화를 막고 해양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한 정부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 인천시는 바닷모래부터 퍼낼 것이 아니라, 정부에 4대강 사업으로 곳곳에 쌓아둔 준설토 활용방안과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에 야적된 막대한 양의 순환 골재나 항로 준설토와 같은 대안골재 활용 정책 등을 먼저 요구하라.

2018-10-03 경인일보

[사설]불공정한 정치자금법 개정돼야 마땅하다

정치자금법에 따라 국회의원들은 연간 1억5천만원의 후원금을 받을 수 있다. 선거가 있는 해에는 상한액이 3억원까지 허용된다. 대통령·광역단체장·교육감·기초단체장 후보자들에게도 후원금 모금이 허용된다. 하지만 광역·기초의원과 지역구 원외위원장들은 후원금을 한 푼도 받을 수 없다. 원외 위원장들은 현역 의원들에게 절대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인다. 전국 광역의원들도 법 개정을 위해 적극적인 행보에 나선 양상이다. 이 조항이 평등권에 위배된다며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2017년 한해 국회의원들이 후원회를 통해 모금한 정치자금은 540억9천700만원으로, 1인당 평균 1억8천만원에 달한다. 지난해 치러진 대통령 선거 덕이다. 20대 총선이 치러진 2016년에도 국회의원 평균 모금액은 1억7천900만원이었다. 의원들은 후원금으로 의정활동을 하고 지역구를 관리한다. 같은 지역구를 두고 현역 의원들과 경쟁해야 하는 각 정당 원외위원장들은 후원회를 둘 수 없다. 광역·기초의원들도 마찬가지 신세다. 가평군의 경우 도의원이 1명에 불과, 군수와 같은 면적의 지역구를 관리해야 하나 후원회를 둘 수 없는 상황이다.이런 불합리하고 불평등한 정치자금법을 개정하자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경기도 내 민주당 지역위원장 등 20명은 지난 달 후원회를 둘 수 있는 정치인을 제한한 정치자금법 6조가 국민의 피선거권을 침해하는지 심판해 달라며 헌법소원을 냈다. 해당 조항은 현역 국회의원에 지나친 특혜를 부여하고 있으며 원외 정치인은 본인 돈으로만 정치활동을 하라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들은 경제적 능력이 되지 않는 사람은 정치에 입문조차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개탄한다. 불법 정치자금을 막으려는 조항이 오히려 불법을 조장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앞서 도내 광역의원들도 전국 동료 의원들과 연대해 헌법소원을 내기로 하고 구체적 실행방안에 착수했다.현역 국회의원들에게만 절대 유리한 정치자금법은 개정돼야 마땅하다. 원외 위원장은 물론 광역의원들에게도 후원회 운영이 허용돼야 한다.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법으로는 투명하고 공정한 과정과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 정치자금법의 위헌 여부는 사법부가 판단할 문제이나 정치권, 특히 국회가 먼저 손들고 나서는 게 순리인 것 같다.

2018-10-02 경인일보

[사설]'낭패'본 인천시의 승진인사

인천광역시가 '흥미로운' 실험을 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인사업무를 공정하게 처리하기 위해 인사팀장의 내부공모를 진행 중이다. 시의 인사정책을 실질적으로 담당하는 자리다. 5급 사무관이면 누구나 공모에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절차는 이미 시작됐다. 지난달 29일 지원마감 결과 행정직 3명과 기술직 1명 등이 지원신청서를 냈다. 시는 전체 응모자를 대상으로 전 직원이 다면평가를 실시해 평가 점수가 가장 높은 사람을 인사팀장으로 임명하겠다는 방침이다. 공모제 인사팀장의 임기는 2년이다. 임기 내 전보·승진도 제한한다. 이른바 '셀프 승진'을 막기 위해서다. 광역시의 인사팀장 내부공모제는 흔치 않은 일이다. 그런 만큼 시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기대치는 그다지 높지 않은 것 같다.인천시가 이런 시도를 하는 까닭은 민선 7기 박남춘 시장이 최근 단행한 승진인사가 직원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쳤기 때문이다. 추석 연휴를 이틀 앞둔 지난달 20일 단행된 승진 인사에서 인사부서 근무자들의 승진이 두드러지자 직원들은 노골적으로 반감을 나타냈다. 내부 게시판에는 인사위원회 재개최 요구와 함께 소수직렬 차별, 특정 라인과 인맥 위주의 인사 행태를 질타하는 글들이 줄을 이었다고 한다. 앞선 시장들이 해결하지 못한 난제, 아니 좀 더 적확하게 표현하자면 그들이 앞장서 조장했던 인사적폐가 새로운 시장이 취임하고 나서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인사담당인 행정관리국장이 게시판에 실명으로 글을 남겨 해명했지만 진정되지 않자 급기야 각 실과 대표, 노조와 함께 긴급회의를 여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인사의 달인'이라는 소리까지 들어온 박 시장의 승진인사로서는 자못 실망스럽다. 다들 알다시피 박 시장은 노무현정부에서 청와대 인사수석을 지냈다. 지난 6월 시장 당선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는 '능력'과 '발탁'의 인사원칙을 강조했다. 시장의 이런 인사원칙은 대부분의 시청직원들이 바라는 바와 일치한다. 지난달 초 6급 이하 직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41%가 시장에게 가장 바라는 것은 '공정·투명한 인사'라고 답했다. 이번 인사의 내용과 직원들의 반발은 시장의 경력과 의지 그리고 직원들의 바람과는 한참 동떨어진 결과다. 공모제 인사팀장의 운용으로 시 내부의 오래된 고질과 병폐가 해소되리라고 기대하는 이는 많지 않은 것 같다. 낭패다.

2018-10-02 경인일보

[사설]인천시 상상플랫폼 사업 갈등 적극 중재하라

인천시가 '상상플랫폼 조성사업'을 둘러싼 갈등을 조정하고자 민관협의체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상상플랫폼 조성사업은 인천 내항 8부두에 있는 옛 곡물창고를 리모델링해 복합문화관광시설로 만드는 프로젝트다. 길이 270m, 너비 40m, 높이 20~27m 규모의 이 곡물창고는 내부에 기둥과 벽이 없는 대형 철골구조 건축물이다. 1978년 건립된 이래 40여 년 동안 항만물류의 생산기지 역할을 했다. 건축사적 의미와 역사성을 고려해 옛 건물을 헐지 않고 재활용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바람직한 사업이다. 이런 사업 방식에 이의를 다는 사람은 없다.논란의 쟁점은 운영 주체와 방법이다. 인천시가 공모를 통해 상상플랫폼 운영사업자로 'CJ CGV(주)'를 선정한 것이 갈등의 발단이 됐다. 인천지역 시민단체와 문화·예술인 등이 대기업 특혜를 주장하며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들은 상업시설보다 공공시설 조성 비율이 낮은 점을 문제 삼는다. CJ CGV가 자본력과 마케팅 능력으로 상상플랫폼의 상업시설을 운영하면, 인근 구도심 상권이 파괴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도시재생이라는 취지와 달리 결국 대기업 배만 불리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일리 있는 지적이다.하지만 CJ CGV는 운영사업자 공모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기업이다. 시민단체와 문화·예술인이 반발한다고 해서 운영사업자 지위를 포기하라고 강요할 순 없는 일이다. 상상플랫폼 조성사업이 인천시 계획대로 1·8부두 항만재개발 등 내항 일원 도시재생을 선도하기 위해선, 대기업의 자본력과 마케팅 능력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인천시민은 물론 국내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시설이 돼야 한다는 점에서다.인천시는 CJ CGV, 내항 주변 상인,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상상플랫폼 사업 추진 (민관)협의회'를 이달 중 구성할 방침이다. 민관협의회를 통해 중재안을 도출하겠다는 것이다. 협의회는 이해관계자와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필요하다. 하지만 그 안에서의 논의가 생산적이지 못하고 상대를 공격하거나 자기주장만 강요하는 식으로 흘러가면 안 된다. 인천시는 민관협의회를 구성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운영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의견 조정을 주도해야 한다. 민관협의회 운영이 상상플랫폼 조성사업의 갈등을 푸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CJ CGV는 지역사회 참여 및 공공시설 비율을 높이면서 기존 상권과 상생하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2018-10-01 경인일보

[사설]'심재철 예산 정보 유출'의 정쟁화를 경계한다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이 제기한 청와대와 정부기관 들의 비인가 행정정보 유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처음에는 기획재정부 산하 한국재정정보원 재정정보시스템의 다운 로드와 불법 열람 및 유출과 관련하여 심 의원실과 기획재정부의 상이한 주장에서 비롯됐으나 상호 검찰 맞고발 뿐만 아니라 여권 대 한국당 사이에 최대의 정치쟁점으로 비화하는 양상이다.한국당은 대정부질문자를 최교일 의원에서 심 의원으로 교체하면서까지 이 문제를 여권과의 전면전으로 확대하려 하고 있다. 심 의원이 폭로한 업무추진비가 그의 주장대로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공개가 필요할지라도 실정법 위반은 따져봐야 할 문제다. 고 노회찬 전 의원이 폭로했던 이른바 삼성 X파일 사건도 제3자가 불법으로 녹취한 파일을 제보 받아 공개한 행위가 실정법에 어긋나 의원직 상실로까지 이어진 사례다. 공익적 차원의 공개라 하더라도 실정법 위반 여부는 별개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물론 불법 유출 여부와 불법에 대한 인지 여부 등은 검찰 수사로 밝혀질 일이지만, 불법 여부에 대한 판단이 내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추가로 폭로하는 정치행위는 바람직하지 못하다.국회의원이 행정기관의 예산을 감시하는 일은 정당하지만 이번 사안에서는 비공개 열람정보가 공익적이라고 보기에 부족한 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정보요청은 국가기관의 공개, 비공개, 부분공개 등의 결정 처분을 받아서 이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면 이의심판이나 행정심판, 행정소송 등 법원의 공개 판결 이후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 참여연대가 19대 국회의 특수활동비 내역을 공개한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자료가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더라도 입수 경위가 사회적, 절차적 정당성에 어긋나면 안되기 때문이다.그러나 일부 공개된 업무추진비 등 정보유출이 여러 모로 부적절 하지만 이를 국가기밀 탈취로 보는 민주당의 인식에도 무리가 따른다. 또한 한국재정정보원이 비인가 행정정보를 소홀히 다뤘다는 비판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비인가 정보의 불법 유출 여부는 검찰 수사를 지켜보고, 업무추진비 집행의 타당성 여부는 감사원의 판단을 기다려서 진위를 가리면 될 일이다. 이 문제를 정치쟁점화 시켜서 국정감사나 예산 국회에서 정국주도권을 잡으려는 정치공학적 계산이 있다면 이는 오히려 역풍으로 작용할 것이다.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 여부, 경제, 민생 입법과 부동산 문제 등 난제들이 산적해 있다.

2018-10-01 경인일보

[사설]공익신고 재갈 물리는 풍토와 제도 척결해야

대한민국 공직자는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직무수행 중 공익침해행위를 인지하면 이를 조사기관, 수사기관 또는 관련위원회에 신고할 의무가 있다. 또한 '공익신고자보호법'은 공익신고자 보호를 위한 국가의 책무를 명시하고 국민권익위원회의 정책수립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국민생활의 안정과 투명하고 깨끗한 사회풍토의 확립을 위한 공익신고의 가치를 인정하고 공익신고자 보호 의지의 법적 선언이다.하지만 현실은 이와 다르다. 상당수의 공익신고자가 조직의 배신자로 낙인찍혀 공직에서 쫓겨나고 생계까지 상실하는 엄청난 보복을 홀로 감당하는 경우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경인일보가 최근 보도한 공익신고자 피해사례가 이를 증명한다.경인지방병무청 계약직 공무원 A씨는 7개월에 걸쳐 직장 상사의 갑질에 대해 병무청장과 본청 감사기구에 공익신고를 제기했지만 조직내에서 내부고발자라는 낙인만 찍혔다. A씨의 주장에 따르면 본청 감사실은 그의 신고내용을 조사하기는커녕 잔여 계약기간을 거론하며 압박했다고 한다. 경기도 교육청에 학교 운영비리를 제보한 공익제보자는 교직원 사이에 자신의 이름이 거론되면서 엄청난 심적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군포시 한 어린이집의 위법사항을 공익신고한 교사는 시청 공무원이 신고내용을 원장에게 누설하는 바람에 해고됐다. 이 교사는 신고자로 낙인찍혀 다른 어린이집 취업이 불가능해진 치명적 피해를 당했다.해군본부의 입찰비리를 고발했다 전역당한 김영수 전 해군소령은 "재산이 많거나 생존에 문제가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섣불리 공익제보를 하지 말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국가는 공익제보를 권장하고 법은 이를 보호하도록 강제하지만, 나라를 위해 큰 결단을 내린 공익제보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법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이다.공익신고 내용 보다는 내부고발 원천봉쇄에 주목하는 병무청, 공익신고자의 신원보호에 소홀한 경기도교육청, 아예 공익신고 내용을 누설한 군포시 공무원은 역설적으로 공익신고의 사회적 가치가 얼마나 귀중한가를 보여준다. 공익신고의 이익은 국가와 사회가 챙기고, 공익신고에 따른 피해와 희생은 신고자 개인이 감수해야 한다면 이는 명백히 정의에 위배된다. 정부는 공익신고자 보호를 위한 관계법령의 그물코를 촘촘히 손질하는 한편 공익신고에 대한 보복행위에 철퇴를 가해야 한다.

2018-09-30 경인일보

[사설]정부 체면만 구긴 코리아세일페스타

단군 이래 최대 쇼핑축제인 코리아세일페스타가 시작되었다. 2015년 박근혜정부가 경기부양과 해외관광객 유치목적으로 미국의 파격할인 행사인 '블랙 프라이데이'를 흉내내서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이벤트를 만들었다. 2016년에 현재의 명칭으로 개명해서 금년에 세 번째 잔치를 연 것이다.지난 28일부터 오는 7일까지 열흘 동안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서 진행된다. 삼성과 LG 등 대기업의 가전, 가구 제품을 20%에서 최대 80%까지 할인판매한다. 현대자동차는 쏘나타, 그랜저, 싼타페 등 전 차종 8천대를 3%에서 최대 20%까지, 기아차는 선착순 5천 대를 최대 7%까지 각각 디스카운트하기로 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물론 외국인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화장품, 의류, 신발매장도 참가한다. 또한 올해는 처음으로 전통시장이나 소상공인들이 가담한다. 5대 백화점 전국 17개 매장에서 우수 중소제품 판매전을 열고 해외의 소비자들도 바겐세일 제품을 역직구할 수 있도록 했다.3개월 연속 추락하던 '소비자 심리지수'가 이달에 처음 기준치를 회복했으며 중소제조업체들의 10월 경기전망도 전월보다 약간 상승하는 등 긍정적 신호들이 간주된다. 그러나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9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가 투자부진에 따른 내수 증가세 악화로 고용도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소기업들은 이구동성으로 내수부진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지목하는 터여서 국내 소비 진작의 당위성이 매우 크다.그러나 일반국민들의 반응은 별로다. 가격도 백화점 정기세일 수준으로 별 매력이 없는 데다 심지어 인터넷 최저가보다 비싸 행사장을 찾은 소비자들이 "괜히 발품만 팔았다"며 분통을 터뜨리는 것이다. 행사참여 업체들의 반응도 신통치 못하다. 미국의 백화점과 마트 등은 제조업체에서 물건을 구입해 적당한 마진을 붙여 판매하는 식이어서 폭탄세일로 재고떨이가 가능하나 국내 유통업체들은 상품판매 대행으로 수수료만 취하는 구조여서 가격인하에 한계가 있는 것이다.정부 주도의 그랜드 세일 이벤트는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다. 기업 스스로 행사에 참가하려는 쇼핑 플랫폼이 조성되지 않는 한 정부와 기업, 소비자 모두 달가워하지 않는 억지춘향 행사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난 정부의 정책을 일부러 고사(枯死)시키려 한다는 의혹도 부담이다.

2018-09-30 경인일보

[사설]안타까운 경기도 문화기관장 인사 홍역

이재명 지사가 도 산하 문화기관 대표인사로 비판에 직면했다. 경기문화재단 대표는 적임자가 없다며 재단 추천 대표이사 후보를 내쳤다. 경기도문화의전당과 경기관광공사 대표는 측근을 임명했다. 비판의 요점은 코드인사다. 문화재단은 대표이사 하마평에 올랐던 인사가 추천에서 제외되자 이례적으로 지명을 유보했다는 의혹을 샀다. 문화의전당과 관광공사 대표는 측근 임명에는 성공했지만 대표들의 전문성 결여가 도마에 올랐다.취임사에서 민선 7기 경기도정의 핵심 원칙으로 '공정'을 강조했던 이 지사에게 뼈아픈 비판이다. 이 지사는 평화부지사직과 평화협력국을 신설한 경기도 조직개편을 통해 남북관계 해빙에 대비하는 선견과 결단을 보여줬다. 그래서 문화기관장 인사 난맥상이 당황스럽다. 특히 문화재단의 경우 이 지사의 공정원칙에 부응해 역대 최대 인원이 응모한 가운데 공정한 심사를 거쳐 추천이 완료된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경기도 산하기관은 특정분야의 사업 집행을 위한 현장기관이다. 기관 설립의 목적을 실현할 전문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관장은 해당기관의 전문적 정체성을 상징한다. 역대 기관장들의 면면을 살펴봐도 이 범주를 특별히 파괴한 경우는 없다. 도지사의 도정철학 공유를 위한 관행적 낙하산 인사에도 불구하고 해당분야의 전문성을 존중한 결과였다. 문화의전당과 관광공사 신임대표들이 직원들로부터 전문적 역량을 의심받는다면 해당분야 도정은 현장에서 흔들린다.산하 문화기관 인사를 둘러싼 잡음과 비판이 경기도 문화정책 부재 탓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걱정이다. 사실 도내 문화예술계는 이 지사의 도정목표에서 문화분야가 옹색하다는 서운함이 있었다. 복지정책 실현 수단으로 간단하게 취급했을 뿐, 이재명표 경기문화 비전은 안보인다는 불만이다. 이런 마당에 인사마저 공정성과 전문성이 흔들린다면 이 지사의 문화예술 정책 의지를 불신하는 문화예술계 여론이 확산될 수 있다.유능한 인재 발굴을 위한 삼고초려는 지도자의 필수 덕목이다. 안에서 모자라면 밖에서 채워야 한다. 경기도 산하기관장 인사는 이 지사의 외연 확장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기회였다. 이미 확정된 결정과 인사를 무를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이 지사가 소중한 기회를 놓친 것으로 보여 안타깝다. 이번 문화기관장 인사 홍역을 계기로 아직 공석인 타 분야 산하기관 인사를 성공적으로 매듭짓기 바란다.

2018-09-27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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