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자치단상]강화군 중첩된 그물망 규제 완화해야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묶여 주변개발 제한낙후지역 불구 수도권 포함 정부혜택 제외郡 면적중 군사시설 42.8% 차지 많은 제약불합리한 보전산지로 재산권 행사도 못해강화군은 지역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인 규제로 전체면적 411㎢보다 더 넓은 673㎢가 규제대상 지역으로 묶여 있다. 수도권 규제, 문화재 규제, 군사시설보호 규제, 산지·농지 규제 등 국가안보와 문화재 보호 등의 명목으로 각종 중첩된 규제로 투자 및 개발제한을 받아 지역발전 기회에서 희생되고 소외됐다.과도한 규제는 국가경쟁력을 저하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재정자립도 11.02%의 전국 최하위권 지역을 수도권이라는 울타리 속에 가두어 역차별하는 규제는 이제 과감하게 개선되어야 한다.첫째, 문화재 보호구역을 500m에서 50m 이하로 조정하는 등 중첩된 문화재 규제가 완화되어야 한다. 그동안 강화군의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 범위는 문화재 유형별 특수성과 보존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문화재 경계로부터 반경 500m(도심지역 200m)로 지정됐다. 특히 강화외성(사적 제452호)의 경우 전체 21㎞ 구간이 대부분 해안순환도로와 제방으로 사용되고 있어 해변 주변 개발에 많은 제한을 받고 있다. 또한 강화 갯벌 및 저어새 번식지(천연기념물 제419호)는 넓은 바다(갯벌)와 내륙지역 반경 500m가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으로 지정돼 강화군 전체면적보다 더 넓은 면적이 문화재 구역으로 과도하게 묶여있다.이 때문에 문화재 보호구역 지정의 필요성과 보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면적 등에 대한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문화재 보호구역을 재설정하고 보호구역 내 사유지는 국가가 매입하여 개인의 재산권에 대한 보상도 이뤄져야 한다. 둘째, 낙후된 접경지역인 강화·옹진은 수도권 범위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강화·옹진군은 바다로 둘러싸인 전형적인 농어촌 지역으로 수도권 규제의 핵심인 인구와 산업의 과밀현상 억제와는 동떨어져 있다. 고령 인구 비율을 보더라도 강화군은 2003년 18.4%에서 2018년 31%로 증가했으며, 옹진군의 경우도 최근 5명 중 1명을 넘어서고 있어 노령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비수도권 낙후지역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럼에도 수도권 규제로 인해 기업유치지원, 개발부담금, 세제 감면 등 정부지원 혜택은 못 받고 있어 비수도권 지방과 차별이 심화하고 있다.셋째, 지역 여건 등으로 불합리하고 불필요해진 군사시설 보호구역이 해제·완화되어야 한다. 강화의 군사시설 보호구역 면적은 총 411.3㎢(통제구역 17.2㎢, 제한구역 158.7㎢)로 군 전체면적의 42.8%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취락지역인 강화읍 월곶리 일대, 송해면 당산리·숭뢰리·신당리 일대, 양사면 인화리·북성리·철산리·덕하리 일대의 주변 지역들은 통제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어 주택신축이 허용되지 않는 등 많은 제약을 받아 왔다.넷째, 불합리한 보전산지가 해제되어야 한다. 강화군의 보전산지는 101㎢(3천58만평)로 전체임야면적의 57%를 차지하고 있으며, 보전산지 내 임업용 산지 일부분만 개발할 수 있어 그동안 사유재산권 행사 제약에 따른 많은 민원이 제기돼 왔다. 또한, 보전산지 해제 시에도 여러 요건이 있어 까다롭고, 해제 요건을 갖춘다 해도 중앙산지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시간뿐만 아니라 비용도 많이 든다.강화군은 그동안 중첩된 규제의 그물망에서 벗어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지만, 군민의 재산권과 생활권 보장을 위해 더 큰 진전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법령 개정 등 중앙부처의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규제검토와 정치권의 협조가 이뤄져야 한다. 강화군이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서는 과도한 규제들의 완화가 선행되어야 한다./유천호 강화군수유천호 강화군수

2019-02-18 유천호

[오늘의 창]안산에 살고싶다

안산시가 인구늘리기에 팔을 걷었다. 인구를 늘리기 위해서는 살고 싶고, 머물고 싶은 도시가 돼야 하는데 그에 따른 다양한 정책들을 시 차원에서 시행해 사람들을 끌어모으겠다는 것이다. 안산시는 현재 급격한 인구 감소를 겪고 있다. 지난 1월 기준 안산시 인구는 65만9천963명으로, 인구가 가장 많았던 2011년(71만5천600명)에 비해 5만명 이상 줄었다.인구감소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전반적인 감소세에 기본적인 의식주의 편리성과 직장, 학교 등의 문제들이 연계돼 작용한다.이에 따라 안산시는 우선 다양한 출산장려정책을 통해 자연 감소를 막기로 했다. 시는 상반기 중 조례 개정을 통해 첫째아 100만원, 둘째아 이상 300만원의 출산 장려금을 지급한다. 또 산부인과 진료를 위해 병원을 방문하는 임산부를 대상으로 월 2회 택시비를 지원하는 '100원 행복택시' 제도를 운영하기로 했다. 특히 공직사회부터 출산 장려 및 공동육아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선도하기 위해 안산시 남성공무원에게 5일의 산후조리휴가를 주는 등 토요일과 공휴일을 합쳐 최장 21일간 아이와 산모를 돌볼 수 있도록 했다.보육·교육 정책도 연계해 시행한다. 시는 올해부터 중·고교 신입생 모두에게 교복을 무상으로 지원한다. 교복지원은 안산시에 거주하지만 관외 중·고교를 다니는 학생, 전입생, 외국인 학생 등도 모두 해당된다. 다문화도시답게 외국인 자녀들을 대상으로 누리과정비를 0~5세(기존 3~5세)까지 확대해 전 연령층의 교육비를 지원하기로 했다.일자리 정책도 다양하게 추진된다. 시는 760억원을 투자해 연내 3만5천개의 일자리를 만들고, 향후 4년간 15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기로 했다. 또 국가산단인 안산스마트허브에 국비포함 6천67억원을 투입해 청년친화형 산업단지로 조성, 취업을 통한 자연스러운 인구 유입을 이끌겠다는 전략이다. 인구를 늘리기 위해 출산과 교육, 일자리 등을 연계한 안산시의 전방위적 노력에 기대감이 든다. /김대현 지역사회부(안산) 차장 kimdh@kyeongin.com김대현 지역사회부(안산) 차장

2019-02-18 김대현

[참성단]트럼프의 노벨평화상 집착증

못말리는 트럼프다. 이번엔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받은 사실과 추천자를 자기 입으로 자랑하고 나섰다. 지난 15일 "아베(일본) 총리가 노벨평화상을 주는 사람들에게 보낸 아름다운 서한을 내게 줬다"며 "내가 삼가 일본을 대표해서 노벨평화상을 당신에게 주라고 요청했다"고 서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힌 것이다. 미-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예산을 의회 동의없이 쓰기위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던 자리였다. 비인도적인 국경장벽 건설과 노벨 평화상 후보라는 대립적 의제를 섞어버린 무개념은 트럼프 다웠다.추천자인 아베가 머쓱해졌다. 의회에서 사실 여부를 질문하는 야당 의원에게 "노벨상위원회는 평화상 추천자와 피추천자를 50년간 밝히지 않는다"며 즉답을 피하다가 "아닌 것은 아니다"고 추천 사실을 실토했다. 아사이 신문은 아베가 트럼프의 노벨 평화상 추천 이유와 관련 '미국 정부의 비공식적 요청'을 확인 보도했다. 요청 시기는 지난해 6·12 북미정상회담 직후였단다.트럼프의 노벨상 욕심은 지난해부터 노골적이었다. 그해 4월 북미정상회담을 예고한 미시건주 공화당 집회에서 청중들이 "노벨"을 연호하자 애들처럼 좋아했다. 실제 지난해 외신들은 남북미 정상들을 노벨 평화상 유력후보로 꼽기도 했다. 남북미 회담만한 국제적 평화 이슈도 없었다. 그런데 매해 2월 1일 마감하는 노벨 평화상 후보 추천 시한을 넘겨서였는지 트럼프의 수상은 불발됐다. 올해엔 시한에 맞추어 일본에 청부 추천까지 완료했고, 문재인 대통령도 "자격이 충분하다"고 추천사를 보탰으니, 트럼프는 노벨 평화상을 '따놓은 당상'으로 여길만하다.하지만 히틀러, 스탈린, 전두환도 후보로 추천됐던 노벨 평화상이다. 아웅산 수치는 대놓고 소수민족을 탄압해 상의 의미를 격하시켰다. 미국우선주의에 입각해 국경장벽을 세우고, 전세계와 무역전쟁을 벌이고, 미국내 갈등의 중심에 선 트럼프 대통령의 수상이 실현되면 노벨 평화상은 다시 한 번 논란의 대상이 될지도 모른다.트럼프의 노벨 평화상 집착증을 바라보는 우리 심경은 착잡하다. 2·27 2차북미정상회담을 노벨 평화상 이벤트로 여겨 북한 비핵화를 속 빈 강정으로 만들까봐서다. 지난해 문 대통령은 "노벨상은 트럼프가 받고 우리는 평화만 가져오면 된다"고 말했다. 이제 '트럼프는 노벨상을 받고 김정은은 핵무기를 갖는' 상황도 대비해야 한다. /윤인수 논설위원

2019-02-18 윤인수

[시인의 꽃]난蘭

이쯤에서 그만 하직下直하고 싶다. // 좀 여유가 있는 지금, 양손을 들고 // 나머지 허락 받은 것을 돌려보냈으면. // 여유 있는 하직은 // 얼마나 아름다우랴. // 한 포기 난蘭을 기르듯 // 애석하게 버린 것에서 // 조용히 살아나고, // 가지를 뻗고, // 그리고 그 섭섭한 뜻이 // 스스로 꽃망울을 이루어 // 아아 // 먼 곳에서 그윽이 향기를 // 머금고 싶다.박목월(1915~1978)인간의 욕심은 있는 것과 있어야 할 것 사이에서 생긴다. 있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지만 있는 것 이상,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욕심은 부피를 채워간다. 가령 욕심은 없음에서 있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있음에서 더 있음으로의 충족되지 않는, 탐함이라고 할 수 있다. 욕망이라는 두 글자에 서식하는 욕구와 요구에 관한 양상과 대상은, 지구적이라고 할 만큼 다양하다. 그것은 충족 가능한 생물학적인 기질과 다르게 충족될 수 없는 주체와 주체 사이, 구성원과 구성원의 상호 관계를 매체로 진화하는데, 거기에는 갈등과 분쟁, 불화와 분열 등이 등식처럼 존재한다. 그러나 여기서 벗어나기 위해 "좀 여유가 있는 지금, 양손을 들고" "나머지 허락 받은 것을 돌려보냈으면"하는, 것은 물욕과 작별하는 것이며, 욕망에 하직을 고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여유가 생기는 그 사이 난초와 같이 '애석하게 버린 것에서 조용히 살아나는' 것은 정신이며, 그 정신은 가지를 뻗고 '스스로 꽃망울'의 고귀함으로 완성할 수 있는 것이다. '그윽이 향기'를 머금고 있는 난초꽃은 분명 무욕이 피워 올린 없음에서 있는 꽃이 아닐 수 없다. /권성훈(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권성훈(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2019-02-18 권성훈

[윤상철 칼럼]열지 못한 세대, 닫혀가는 세대

유튜브·페북·밴드·카톡 SNS매체유유상종·동종교배 네트워크 작동정치 '적폐 對 개혁'등 흑백균열 심화소통도 대안도 없이 분열사회 남겨민주화 불구 '그 그늘' 못 벗어난듯이른바 '밀레니얼세대'가 '꼰대' 586세대들을 당혹스럽게 한다. 수메르인들처럼 '요즘 젊은이들은 너무 버릇이 없다'라고 점토판에 쓰거나 소크라테스처럼 "요즘 아이들은 폭군과도 같다. 아이들은 부모에게 대들고, 게걸스럽게 먹으며, 스승을 괴롭힌다"고 말할 수 없는 한국의 꼰대들은 우왕좌왕할 뿐이다. 1990년대 초반부터 태어나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 성인이 된 20대 '밀레니얼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로 살아왔다. 그래서인지 이들은 대면커뮤티케이션보다 온라인,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에 더 익숙하다. 간결하고 즉각적인 소통을 선호하고 줄임말을 구사하고 막말이나 아무 말도 서슴지 않는다. 수평적이고 효율적인 소통에 익숙하고, 정보수집에 능하며 멀티태스킹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자기중심의 세계를 설정하고, 사회적 인간으로서 기성세대와 그들의 사고, 이미 주어진 사회 및 세계에 적응하는 데 어색하다. 불합리성, 불공정성, 불투명성 모두에 적대적이고 고리타분하고 형식화된 절차를 기피한다. 어렵게 들어간 회사에서도 업무는 스스로 구획하려 하고, 상사의 대화시도를 간섭으로 불편해하고, 자신의 계획에 따라 거침없이 뛰쳐나오기도 한다. 그들과 다른 세대와의 소통은 가정과 사회에서 시도되기도 전에 장애에 직면한다.586세대인 고등학교 동창들의 모임이 있다. 지천명을 넘어섬에도 모두들 젊은 시절부터 민주화 흐름에 몸담으면서 다진 결기가 대단하다. 그러나 촛불집회와 탄핵, 그리고 대선으로 이어지면서 우파정치세력이 거의 몰락하다시피 한 이후에는 서로 다른 목소리가 표출되기 시작했다. 상당하게 동질적인 집단이었지만, 연령효과로 인한 꼰대들에게는 약간의 차이도 크게 느껴졌다. 여러 가지 이유들로 포장되기도 했지만, 그들 일부의 공통적인 희망은 '나와 다른 이야기로 나를 침해하지 마라'는 것이었다. 평생의 믿음이 조금이라도 부서질까 두려워한다. 종교와 달리 정치는 개인의 자유로운 신념의 영역만은 아니고 서로 간의 관계와 경계를 정하는 일이니만큼 충분히 상호 존중하면서 토론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던가? 평생을 민주주의를 의식하면서 살아왔지만, 그들에게 민주주의는 타인을 향한 요구일 뿐 내장된 가치가 아닌 듯했다. 그들을 엮어주던 공통토대인 정치가 화제로 오르지 못하게 되자 그들의 단톡방은 가끔 안부만 전하는 공동묘지로 바뀌어 버렸다. 밀레니얼세대나 586세대에게나 온라인,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이 주요한 소통방식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20대는 성장과정부터 대면적, 전면적 소통에 능하지 않지만, 50대 역시 점차 대면적 소통의 비중을 줄여가고 있다. 20대는 자기중심적으로 세계를 재구성하고 자신과 다른 세대를 수용하지 못하지만, 50대는 이미 경직되어가는 세계관 내로 소통을 좁혀가고 있다. 이러한 소통방식의 변화는 인터넷과 SNS가 일상화되면서 가능해졌고, 그에 따라 정보화의 빛과 그림자가 함께 나타나기 시작했다. 정보화는 개인의 지식접근이 넓어지고 개인들 간의 지적 교류가 쌍방향적으로 전 지구적으로 확대되면서 인류 수준의 집단지성을 꿈꾸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차이의 인정과 상호 대화보다는 생각이 같은 사람들끼리 모여 서로의 생각을 격려하고 극단화시키는 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 20대는 사회구조에 대한 인식이 부재함으로써 소통의 도구를 제한적으로 사용하는 반면, 50대는 그 특유의 꼰대성으로 인해 대화의 소재와 대상들을 제한하게 된다. 여기에 유튜브,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등 SNS매체들은 대부분 개방과 공유의 시대를 열기보다는 유유상종과 동종교배의 네트워크로서 작동하고 극단화된 승자독식 시장을 열어간다는 점에서 이러한 추세를 더 심화한다. 여기에 최근 한국의 정치상황은 적폐세력 대 민주개혁세력, 재벌자본세력 대 노동민중세력, 남성집단 대 여성집단, 친원전세력 대 탈원전세력 등 극단적인 흑백의 사회균열을 부추긴다. 즉 사회적 소통방식과 정치적 균열이 상호 악순환하면서 극단적 분열의 사회로 치닫고 있다. 선민적 자기집단의식으로 무장하거나 악마적 적폐집단으로 규정하거나 상관없이 소통도 없고 대안도 없이 분열된 사회로 나아간다. 그러나 1987년 민주화 이행 이후 보여준 모습들은 모두 다 민주주의의 넓은 스펙트럼 내에서 가능한 형태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그들의 생각도 우리의 생각처럼 충분히 가능한 사회적 지향이 아닐까? 오로지 하나의 대안만이 있다고 생각하는 전체주의 혹은 권위주의를 벗기 위해 길고 긴 민주화의 과정을 걸어왔건만 그 그늘에서 벗어나지는 못한 것만 같다./윤상철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윤상철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

2019-02-18 윤상철

[월요논단]세상을 바꾸는 작지만 확실한 행동

설 연휴 골목 곳곳에 쌓인 쓰레기세계 '쓰레기 대란' 망가지는 지구폐기물 관리·재활용으로 해결안돼'덜' 만들어내는 정책·실천 필요'4R운동' 힘 합쳐 작은 행동 시작을설 연휴 기간 동안 도심의 골목 곳곳, 건물 사이사이마다 쓰레기가 쌓여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연휴 막바지에는 쓰레기가 산을 이루며 길 바깥으로 넘쳐났다. 인상이 찌푸려지지만 나 또한 그 쓰레기 더미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집만 해도 명절 선물에서 나온 상자, 스티로폼 등의 포장 쓰레기와 명절 음식을 준비하며 나온 플라스틱과 비닐 쓰레기가 베란다 한쪽에 수북했다. 쓰레기들이 마지막에 도달하는 곳은 어디인지, 어떻게 처리되는지 생각하다 보면 우리가 지금 이대로 살아가도 되는 것인지 많은 걱정이 생긴다. 서울의 아파트에 살다가 강화도로 옮겨 온 지 여섯 해를 맞이하고 있는데, 쓰레기 문제에 대해서 서울에서보다 더 절실히 느끼게 된다. 아파트 생활에서는 분리수거 하는 날 정해진 곳에 분리 배출을 성실하게 하고 나면 마치 환경을 잘 지키고 있는 것 같은 착각과 함께 쓰레기의 이후 행방에 대해서는 더 이상 생각하지 않게 된다. 그런데, 시골 살이를 하면서 해당 면사무소에서 쓰레기를 배출하는 곳이라고 지정한 곳에 가보면 분리가 되지 않은 쓰레기부터 큼직한 가구들까지 온갖 폐기물들이 마구잡이로 버려져있다. 심지어는 음식물 쓰레기까지 버려져 있다. 차마 그곳에 쓰레기를 버리지 못해 하루 종일 차에 싣고 다닌 적도 있다. 쓰레기 배출 하는 곳 이외에도 야산 입구나 인적이 뜸한 곳곳에 누가 버렸는지 모를 온갖 쓰레기 더미들이 몇 달이고 계속 쌓여만 가는 모습을 보게 된다.최근에는 우리나라의 재활용업체에서 필리핀으로 수출한 재활용 쓰레기가 다시 평택항으로 돌아오는 일이 있었다. 쓰레기들을 수출할 때에 플라스틱의 원재료로 사용될 수 있는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으로 신고되어 필리핀으로 향했지만 실제로는 재활용이 불가능한 플라스틱 쓰레기와 기저귀, 배터리, 전구 등이 가득 섞인 불법 폐기물이었다. 우리나라에 다시 가져왔다고 모두 해결된 상황이 아니다. 전체 6천300t 중 일부인 1천200t만 돌아온 상황이고, 현재 남아 있는 쓰레기가 오랫동안 방치되어 썩어가면서 발생하는 악취와 해충으로 환경오염과 현지 주민들의 건강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국제적인 망신이고 너무나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중국이 재활용 쓰레기 수입을 전면 중단하면서 세계 각국에서 '쓰레기 대란'이 일어나고 있다. 근래는 중국을 대신해 동남아 국가들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 동남아시아 국가에서도 쓰레기 수입을 중단하게 된다면 그 다음은 어디로 가게 되는 걸까? 이제는 더 이상 폐기물 관리와 재활용에 초점을 맞추어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은 끊임없이 생산해 내고, 끊임없이 소비하며 살아가고 있다. 쓰레기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의 탐욕이 만들어낸 부산물이다. 인류의 등장이 지구 최악의 환경 재앙을 불러왔다고 보아도 과장된 것이 아니다. 이제 우리가 도달해야 할 근본적인 해결 방법은 쓰레기를 덜 만들어내는 국가 정책과 함께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실천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러한 절박한 현실을 잘 이야기해주는 그림책이 있다. '내일을 바꾸는 작지만 확실한 행동'(시릴 디옹. 피에르 라비 글. 코스튐 트루아 피에스 그림. 권지현 옮김/한울림어린이)에서 지구가 얼마나 망가졌는지에 대해 실제적인 상황을 설명하고 우리가 어떤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잘 설명하고 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힘은 작지만 우리가 힘을 모으면 내일을 바꿀 수 있어요. 내일은 우리 손에 달려 있어요!'라고. 이제는 우리가 행동해야 할 때임을 말하고 있다. 세계의 많은 환경단체에서 부르짖고 있는 4R운동부터 실천해보면 어떨까. Refuse(불필요한 물건은 사지 말 것), Reduse(쓰레기 줄이기), Reuse(쉽게 버리지 말고 반복해서 사용하기), Recycle(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나 하나 이런다고 뭐가 바뀌겠냐는 의구심은 버리자. '개미가 힘을 합치면 코끼리도 들어 올릴 수 있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지구가 더 이상 망가지지 않게 결연한 다짐으로 세상을 바꾸기 위해 작지만 확실한 행동을 시작해보자./최지혜 바람 숲 그림책 도서관장최지혜 바람 숲 그림책 도서관장

2019-02-17 최지혜

[김나인의 '생활관상']오성과 오악은 전생·현생·후생 가늠하는 인생행로의 표상

세상, 오행으로 이루어져 작용자연의 이치에 따른 운기의 흐름이 사람의 얼굴에도 그대로 나타나 명운에 영향을 끼치고 순환·반복후천적 선업으로 형상 바뀔 수 있어오성(五星)이란 5가지의 별이란 뜻으로, 목화토금수(木火土金水) 오행(五行)을 말하는데 관상학(觀相學)에서는 이마·코·입·양쪽 귀를 말한다. 별의 형상으로 비춰지니, 이 부위는 은은히 빛나고 밝고 맑아 광채가 있고 높이 솟아 꽉 채워져야 오성으로서의 귀격(貴格)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으며, 전생(前生)의 선업(善業)으로 천덕(天德)을 받고 태어난 사람이라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세상의 이치는 오행으로 이루어져 있어 상생과 상극작용을 통하여 무한히 변화를 반복하는데, 인간의 역사 또한 윤회라는 작용으로 무한의 영혼과 유한의 육신이 한 생명체(生命體)를 이루면서 무한히 반복되는 과정을 통하여 이루어진다고 보고 있다. 오행의 작용(作用)에 의하여 봄·여름·가을·겨울의 사계절이 생기고 한습조열이 생기고 우레가 생기고 바람이 생겨나기를 반복하는 이치와 다를 바 없다 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자연의 이치에 따른 운기의 흐름이 사람의 얼굴에도 그대로 나타나 인생행로의 표상으로서 그 사람의 명운에 영향을 끼치고 갖가지 흔적을 남기며 순환 반복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따라서 오성의 부위가 맑고 초롱초롱 빛나며 기색(氣色)이 윤택하고 높이 솟고 풍륭해야 귀격으로 보고 있는데, 인간이라면 누군들 이런 상(相)을 갖고 태어나고 싶지 않은 사람은 한 사람도 없을것이다. 그러나 부모의 유전적 결합물로 만들어진 각자 인간의 얼굴은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 세상 밖으로 갖고 나올 수 없는 일이니, 전생의 업과 연계된 윤회라는 자연작용에 따라 인간 의지와 상관없이 태어나기 이전부터 이미 주어진 틀에 따라 얼굴의 형상과 형태가 결정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한 접근이라 볼 수 있다는 말이다. 현생이 다소 불우하고 어려운 삶이라 해도 후천적인 노력과 선업을 행하는 마음가짐에 따라 얼마든지 형상은 바뀔 수 있는 것이니, 현실적인 삶이 조금은 부족하고 고단하다 해서 실망할 일만은 아니라고 보는 것이다. 이마는 화성이고 하늘을 지칭하니, 넓고 둥글고 원만하며 밝고 깨끗하며 높이 솟아야 하고, 코는 토성이니 높이 솟고 기름지어 윤택하고 길게 뻗어 이마까지 뻗어 올라가야 귀격이다. 귀는 금성과 목성이니 눈썹보다 높이 솟고 귀륜이 방정하며 기색이 희고 맑아야 귀격이고, 입은 수성이고 바다, 창고로 표현하니 넓고 맑고 풍륭하고 선명해야 귀격이라 말할 수 있다.오성은 골고루 균형 있게 발달해야 하니, 이마는 높고 넓고 풍륭한데 코가 삐뚤거나 함몰되면 귀격이라 볼 수 없으며, 코는 풍륭하고 높이 솟아 있으나 귀가 낮게 걸리고 귀륜이 뒤집어지거나 기색이 탁하고 검으면 이 역시 귀상이라 볼 수는 없는 것이다. 턱과 입이 뾰족하고 좁으며 종이쪽처럼 얇고 지저분하며 쭈굴쭈굴하면 일찍 부귀공명을 이루었다 해도 말년이 되면 먼저처럼 사라지게 되는것이다. 입술은 방정하고 널찍하고 선명함을 요하니, 탁하고 어두우며 쭈굴쭈굴하거나 뒤로 젖혀져있으면 거짓말을 잘하며, 말이 화근이 되어 항상 구설과 관재가 끊이지 않는다. 오악(五嶽)은 높고 큰 산의 형상에 비유하고 있는데, 얼굴에 솟아있는 다섯 군데 부위를 지칭하며 이마·코·턱·양쪽 관골을 말한다. 큰 산처럼 높이 솟고 웅장하며 풍륭해야 기세를 얻은 것이니 이런 형상을 갖추면 귀격이라 볼 수 있다. 오악의 형상을 통하여 그 사람의 기세와 세력을 가늠할 수 있으니, 리더십의 유무와 사회적 위치나 작용력을 알수있는 중요부위이다. 따라서 오악인 이마·코·관골·턱은 명산처럼 높이 솟아있고 웅장하고 풍륭해야 귀격이라 말할 수 있으며, 이 부위가 낮거나 패이고 밋밋하거나 좌우 균형을 잃고 기색마저 어둡고 주름이 어지러이 널려있고 상처나 흠결이 있으면 경제적 능력과 리더십이 약한 사람이라 보는 것이다. 아무리 오악이 풍성하고 풍륭하게 골격이 잘 갖추어졌더라도 운로에 그 좋은 기운이 미치지 못하는 것은 현생(現生)의 업(業)이 부덕하다는 징후이다. 오악중에 코는 얼굴의 중심 한가운데 우뚝 솟아있는 산봉우리로 보며, 좌우 관골은 동서로 뻗어 이어지는 산맥으로 보게 되니, 중악(中嶽)인 코를 중심으로 웅장하고 풍륭하게 품어 안고 있어야 귀격이라 볼 수 있다. 이마가 좋으면 일찍 벼슬길에 나서고 부모의 덕이 있게 되며, 코가 좋으면 재물을 많이 모으고 현명한 배우자를 얻게 되며, 턱 부위가 좋으면 말년에 이르기까지 편안한 삶을 살게 되고 효도하는 자식을 두게 되는 것이다./김나인 한국역리연구소 소장김나인 한국역리연구소 소장

2019-02-17 김나인

[참성단]고령 운전자 사고

미국에서는 운전할 능력을 상실했음에도 운전대를 잡는 노인들을 가리켜 '살인자 할아버지(killing grandpa)'라고 부른다. 살인과 다름없다는 뜻이다. 애덤 한프트 같은 미래학자들은 2000년 초부터 고령운전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것으로 보고 고령 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를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 증후군'으로 명명했다. 영화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에서 주인공인 71세의 데이지가 차 사고를 낸대서 착안한 것이다.우리보다 먼저 고령화 사회를 겪은 일본은 초보운전자에겐 새싹 마크를, 고령 운전자는 네 잎 클로버 마크를 뒷유리에 붙이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이 스티커를 붙인 차량을 고의적으로 추월하거나 위협을 주는 행동을 하면 벌금과 벌점을 준다. 일본은 75세 이상 고령운전자가 운전면허를 갱신하고자 하는 경우 사전에 강습예비검사를 의무화했다. 인지기능 테스트에서 치매, 간질 등의 질환이 확인되면 면허가 취소된다.우리의 경우를 보자. 운전하다 차량에 붙어 있는 스티커 중 흔히 보이는 게 '초보운전' '아기가 타고 있어요'다. 때로 '나도 내가 무서워요' 같은 애교 섞인 문구 때문에 웃음이 터지는 경우도 있다. 운전에 미숙한 초보 운전자로 돌발사태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할 수 있으니 알아서 대비하라는 당부다. 하지만 실제 도로에서 초보운전자보다 더 무서운 건 고령 운전자들이다. 그러나 "나 고령 운전자요"라고 스스로 밝히는 스티커는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지난달 98세인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남편 필립공이 직접 운전하다 교통사고를 일으켰다는 해외 토픽을 접하며 이게 남의 일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96세의 노인이 운전하는 차량에 행인이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런데 이 고령의 운전자는 지난해 시력과 청력 등 기초적인 신체검사로 구성된 적성검사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인터넷 상에서는 고령자 운전의 위험성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뜨겁게 진행 중이다. 교통 전문가들은 앞으로 고령 운전자들에 의한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음주운전에 의한 사망자 수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상황에서 고령 운전자 사고를 남의 일로 생각할 때는 지났다. 노인단체 등에서는 고령자의 운전 제한에 반발하고 있지만 이제라도 심도 있은 사회적 논의가 시작되어야 한다. /이영재 논설실장

2019-02-17 이영재

[데스크 칼럼]낭만주의 음악과 오페레타

'프랑스·산업혁명' 타고 평민도 음악 향유기술발전 악기 개량 더해 '낭만주의' 만개'짧고 가벼운 오페라' 19C 파리에서 탄생오펜바흐·주페, 장르 확립 큰 유행 이끌어서양음악사에서 19세기 낭만주의가 만개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18세기의 '프랑스혁명'에 의한 인간 중심 사상적 조류의 발현을 들 수 있다. 산업혁명 또한 중산층과 평민들에게 부를 안겨주면서, 음악의 주된 향유자가 이전 시대의 왕이나 귀족에서 평민으로 변모하게 된다. 사상과 경제적 배경을 업고 음악의 중심이 작곡가를 고용한 왕이나 귀족이 아닌 작곡가 자신으로 바뀌며, 돈을 내고 공연장을 찾아서 음악을 듣는 평민들도 부각되는 것이다.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발달한 악기도 한몫한다. 산업혁명으로 인한 강철의 원활한 공급과 야금(冶金)의 발달로 관악기의 개량이 이뤄진다. 금관악기는 밸브가 생기고 목관악기는 키 작동법이 생겨나면서 더욱 쉽게 연주할 수 있게 된다. 1825년에는 피아노로 표현할 수 있는 음역이 7옥타브로 넓어졌다. 이에 앞서 18세기 후반에 현악기의 활도 현재의 우아하고 날렵한 형태로 자리 잡는다. 악기의 표현력과 함께 연주 기교적 측면에서도 한 단계 올라설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것이다. 이를 통해 작금의 오케스트라 표준 편성도 확립된다. 다양한 악기를 위한 연주곡이 생겨나고, 그전에 없던 기법으로 연주하는 연주자들이 나타났다.당대 사상적 조류와 발전한 악기에 편승해 소위 말하는 '작가 정신'에 기반을 둔 수많은 작품이 탄생하지만, 철저히 향유자를 위한 작품들도 유행하는 때이기도 하다. 돈 되는 음악들이 나름의 특성을 내세워 향유자들에게 다가선 것이다. 짧고 가벼운 오페라를 원하는 관객의 수요에 부합하기 위해 19세기 프랑스 파리에서 탄생한 오페레타는 이 부류의 대표적 장르다. 독일 태생 프랑스 작곡가이자 첼리스트인 오펜바흐(J. Offenbach·1819~1880)와 오스트리아 작곡가 주페(F. v. Suppe·1819~1895)는 오페레타를 확립시키고 큰 유행을 이끈 인물들이다. 이들은 올해로 탄생 200주기를 맞은 동갑내기이기도 하다.오페레타는 희(喜)가극이나 경(輕)가극으로 번역된다. 대사 위주의 극 진행에 노래와 무용이 가미된다. 하지만 이 기준으로 오페라와 오페레타를 명확히 구분 짓기는 쉽지 않다. 희극적인 오페라가 곧 오페레타로 규정되긴 어려우며, 극 중 대사는 오페라 코미크에도 존재한다. 무용 또한 마찬가지다. 때문에 오페레타의 개념은 프랑스의 오페라 코미크에서 갈라져 나온 것으로 규정된다.오펜바흐의 첫 정규 오페레타로서 성공작이 된 '지옥의 오르페우스'(우리에겐 일본식 번역인 '천국과 지옥'으로 잘 못 알려짐)는 1858년 발표됐다. 특히 '캉캉'이 들어있는 서곡이 유명하다. 오펜바흐의 오페레타는 외설적인 면이 많아서 당시 일부 보수적인 관객들은 공연을 보다가 분개했다고 한다. 캉캉 춤만 떠올려도 알 수 있다. 무희들이 치마를 입고 다리를 번쩍번쩍 들어 올리는 동작은 긴 치마를 입고 다니던 당시 시선으로 봤을 때 상당히 파격적이었을 것이다.오펜바흐의 오페레타가 큰 인기를 끌면서 유럽의 인근 지역들인 빈이나 베를린 등의 관객들도 자신들의 도시에서 공연을 보길 원했고, 그로 인해 세계적으로 퍼져나갔다. 요즘에도 갈라 콘서트나 음반으로 종종 접할 수 있는 '경기병', '시인과 농부' 등의 서곡으로 유명한 주페는 독일어 대본으로 오페레타를 작곡했다. 전체적인 작품의 틀은 오펜바흐 등 프랑스 오페레타의 스타일을 따랐다. 주페의 뒤를 이어 오스트리아 오페레타의 틀을 정립한 요한 슈트라우스 2세, 후대에는 프란츠 레하르 등이 오페레타 작곡가로 활동했다. 오페레타는 영국을 거쳐 미국에서도 유행했으며, 1930년대 들어서 뮤지컬에 밀려 쇠퇴하고 만다./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

2019-02-17 김영준

[발언대]풍년 기원 정월대보름 축제 '화재주의'

모처럼 가족이 북적이던 설이 지났으니 정월대보름이 곧 돌아온다. 어릴 적 정월대보름 아침엔 눈뜨자마자 엄마가 머리맡에 챙겨두신 밤, 호두, 땅콩과 같은 부럼을 깨트려 먹었었다. 방에서조차 코끝이 시린 겨울 아침, 따뜻한 이불 속에서 동생들과 "내 더위 사가라"고 장난치던 추억이 그립다. 오곡밥과 여름내 말려두었던 묵은 나물로 아침상을 차리신 엄마는 쌈을 싸서 먹어야 복 들어온다며 김을 건네주곤 하셨다.농경국가였던 우리나라에서 정월대보름은 농사의 시작을 의미하는 매우 중요한 날이었다. 때문에 풍년을 기원하는 뜻이 담긴 여러 가지 민속놀이와 풍속을 즐겼다. 마을 전체가 함께 제사를 지내고 윷놀이, 다리 밟기, 달집태우기, 쥐불놀이 등을 하며 새해 건강과 풍년을 한마음으로 바랐다. 도시화된 요즘도 전통을 이어가는 마을이 있고, 각 지자체에서 이를 확장하여 정월대보름 축제를 여는 곳이 많다. 늦가을부터 겨우내 은빛으로 빛나던 제주의 새별오름은 제주들불축제의 주인공으로 오름 전체가 커다란 달집이 되어 붉게 타오른다. 가평 자라섬, 대구 금호강, 부산과 삼척의 바닷가에서와 같이 전국에서 달집태우기 행사가 개최될 것이다. 많은 사람이 몰리는 축제장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주최 측의 준비가 있겠지만 특히나 축제의 주제가 되는 '불'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지난해 정월 대보름에 발생한 대형 산불 건수는 7건으로 8.33ha가 불에 탔으며, 일반화재도 하루 평균 92건보다 27%가 증가한 117건이 발생해 7명이 사망했다고 한다. 건조주의보가 계속되는 요즘 너 나 할 것 없이 화재에 더욱 유의해야 할 것이다. 올해 정월 보름에는 아무 사고 없이 붉은 달, 흐린 달이 아닌 풍년을 의미하는 또렷한 보름달을 맞이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황선화 농협이념중앙교육원 교수황선화 농협이념중앙교육원 교수

2019-02-17 황선화

[기고]극한 직업의 귀천(貴賤)

농업은 귀하고 농사일은 천하다는인식 바뀌지 않는 한 농촌미래 없다한사람 포기 이득보는 치킨게임 아닌 모두가 상생하는 기회 열려 있어야… 젊은이들 점점 많아지길 바란다최근 들어 많이 사라지긴 했지만, 아직도 일부 학교나 기업에서 부모의 직업이나 출신학교 등 개인의 능력과 상관없는 신상정보를 요구하는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본인 또한 국민학교(지금의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고등학교를 차례로 거쳐 오면서 거의 매년 같은 질문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격정의 사춘기를 겪던 10대 시절, 하시던 사업에 실패하고 집에서 '두문불출 및 절치부심'하며 후일을 도모하고 계신 아버지에 대한 반항의 의미로 학교에서 받은 호구(?) 조사 서류를 건네며 직업란에 뭐라고 쓰면 되냐고 물었던 적이 있다. 짧고 굵은 음성으로 '무직'이라고 적으라는 아버지의 답변에 극도로 분노한 나는 '창피'해서 그렇게는 쓰지 못하겠다고 대들었고, 이에 질세라 아버지는 '그럼 똥이나 푼다'고 하라며 역정을 내셨다. 가족이 모두 잠든 새벽마다 조용히 발코니로 나가 줄담배를 피우시던 가장(家長)의 애타는 사정을 알 리 없었던 탓에 치기 어린 도발을 감행한 것이다. 한국사회가 가진 '직업의 귀천(貴賤)'에 대한 집착은 가히 병적이다. 더 이상 영원한 블루오션은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마땅한 대안을 찾기 힘든 상황에서 소위 잘 나가는 직업에 대한 열망이 고질적으로 대물림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개봉해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극한 직업'이란 영화가 보여주듯이 한때 경쟁률이 40대 1을 넘어섰던 경찰 공무원도, 한 집 걸러 있는 통닭집 사장도 치킨게임(어느 한 쪽이 양보하지 않을 경우, 양쪽이 모두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는 이론)에서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세상에 극하지 않은 직업은 없다'는 감독의 변(辯)처럼 그야말로 극한 직업의 전성시대가 도래했다. 다행히도 아직까지 걸음마 단계에 불과한 농촌이란 시장은 먼저 깃발을 꽂는 사람이 임자인 무주공산의 영역이라 할 수 있다. 사업 실패 후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아무 연고도 없는 경북 봉화군의 산골짜기로 홀연히 떠난 아버지가 이제는 공중파에 소개되는 성공한 귀농인으로 거듭난 것이 단순히 우연만은 아닌 것이다. 물론 아무리 쉬워 보이는 일이라도 철저한 준비 없는 도전은 실패로 귀결될 확률이 높다. 때마침 정부에서도 청년농업인 발굴을 통한 영농의식을 고취하고, 한국의 농업과 농촌을 이끌어 갈 후계농업인을 양성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에 발맞추어 농협 또한 협동조합 운동을 실천하는 정예인력 육성을 위해 금융, 유통, 포장, 가공 등 초기 정착제공과 생산에서 판매까지 종합적인 컨설팅은 물론, 선도 농업인과 연계한 멘토링과 각종 정보공유를 위한 네트워크 구축 등 젊은 농업인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행 및 운영 중이다. 연일 경신하고 있는 최악의 취업난과 실업률을 부조리한 시스템으로 얼룩진 사회구조 탓으로 돌리면서도, 직업에 귀천(貴賤)이 없다는 사실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요즘이다. 농업은 귀(貴)하지만, 농사일은 천(賤)하다는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농촌의 미래는 없다. 어느 한 사람이 포기해야 만이 다른 사람이 이득을 보게 되는 각박한 도시의 치킨게임에서 벗어나 모두에게 상생의 기회가 열려 있는 농촌으로 눈을 돌리는 젊은이들이 점점 많아지길 바라본다./이수원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 홍보팀장이수원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 홍보팀장

2019-02-14 이수원

[참성단]"서로 사랑하세요"

2007년 5월 추기경은 모교 100주년 행사 미술전시회를 준비 중인 후배로부터 '자화상' 한점을 그려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추기경은 그 자리에서 검정 유성 파스텔로 쓱쓱 자화상을 그렸다. 그리고 그림 밑에 '바보야'라고 적었다. 이 그림이 다음 날 일간지 1면에 실리자 큰 반향이 일었다. 너무도 단순해 무심하기까지 한 그림에서 많은 사람이 '바보처럼 살았던' 자신의 모습을 보았던 모양이다. 기자가 왜 '바보야'라고 썼는지 묻자 추기경은 이렇게 말했다. "있는 그대로 인간으로서, 제가 잘났으면 뭐 그리 잘났고 크면 얼마나 크며, 알면 얼마나 알겠습니까. 안다고 나대고, 어디 가서 대접받길 바라는 게 바보지. 그러고 보면 내가 제일 바보같이 산 것 같아요."사람들이 자신을 '바보 신부'로 불러주길 진심으로 바라던 추기경은 그러나, 불의(不義)에 대해선 단호했다. 1980년 정월 전두환이 새해 인사차 추기경을 찾아오자 면전에서 12· 12사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마치 서부활극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서부영화를 보면 총을 먼저 빼 든 사람이 이기잖아요." 추기경은 원래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로 시작하는 윤동주의 '서시'를 좋아했지만, 감히 읊어 볼 생각을 하기가 두려웠다고 한다. 이유를 묻자 "하늘을 우러러 너무 부끄러운 게 많아서…"라고 대답했다. 그래서 좋아하는 시를 '별 헤는 밤'으로 바꿨다. 추기경은 2004년 4월 '21세기의 지도자상'이라는 주제로 강연한 적이 있었다. 이날 추기경은 "자기와 생각이 다르더라도 그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줄 아는 것"을 새 시대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최고의 덕목으로 꼽았다. 추기경은 또 "누군가가 사랑하지 못하는 마음을 바꾸어 사랑할 수 있게 된다면 이것이야말로 가장 큰 기적"이라며 이 기적 말고는 다른 어떤 것도 이 세상을 구할 수 없다고 말했다.16일은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善終)한 지 10주년 되는 날이다. 지금 주위에는 아무리 둘러봐도 '존경할 만한 어른' '의지하고 싶은 원로' 한 명 보이지 않는다. 어른들이 모두 이념에 흔들리고, 정파에 치우쳤기 때문이다. 추기경은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라는 유언을 남겼다. 전직 대통령 두 명이 감옥에 있고, 끝이 없는 적폐청산으로 국론이 갈기갈기 찢겨 사랑조차 없는 지금, 바보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이 너무도 그립다. /이영재 논설실장

2019-02-14 이영재

[풍경이 있는 에세이]북한강의 느린 시간을 걷던 최하림 시인

시가 잘 쓰여지지 않을땐 강 찾아흘러가는 강물을 보며 생각한다'세상은 어느 만큼 살았으며,죽은자들과 대면 얼마남지 않아흐르는 시간 붙잡지 않습니다…'입춘 지난 북한강은 물빛이 순하다. 강물은 강안의 높은 산들을 다 담고 있다. 눈으로 들어오는 풍광들이 포실한 느낌이다. 마른 풀들과 언덕의 흙도 부드럽게 감긴다. 봄이 멀지 않은 것이다. 북한강변을 따라 올라가면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 작은 마을이 나타난다. 문호리에는 '갤러리 서종'이 있다. 이곳은 최하림 시인이 영면 두 달 전에 '최하림 시전집' 출판기념회를 열었던 장소다. 그의 제자들이 마련한 출판기념회는 따뜻하고 소박하고 무겁고 슬픔에 차 있었다. 이미 병 깊었던 시인은 희미하게 웃으며 제자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는 '펜을 들 힘이 없어 서명을 못했으니 나갈 때 한 권씩 가지고 가라' 했다. 제자들 몇몇이 돌아서서 눈물을 훔쳤다. 어깨를 들먹이는 제자들을 시인은 엷은 미소로 바라볼 뿐이었다. 최하림(1939~2010)시인은 목포에서 나고 자랐다. 20대 초반에 목포의 문청들이었던 김현, 김승옥, 김치수와 함께 '산문시대'라는 동인을 만들어 활동했다. 후에 김현과 김치수는 평론가로, 김승옥은 소설가로, 최하림은 시인으로 독창적인 문학세계를 이루어내 문단의 중요한 작가들로 한국문학사에 기록되었다.1964년, '빈약한 올페의 회상'으로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문단에 나온 그는 사유 깊은 시세계를 선보이며 시단의 주목을 받았다. 그가 관심을 갖는 시적 대상은 '시간'이었다. 그는 시전집 서문에 '어느 날 나는 모든 존재하는 것들이 배후 없이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고, 모든 현재가 과거라는 시간의 그림자를 끌고 이동하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쓰고 있다. 그에게 역사도 삶도 시도 시간에 다름 없었다. 최하림 시인은 광주민주화운동의 역사적 격동기에 광주를 떠나 있었던 것에 죄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의 죄의식으로 빚어낸 불후의 시편이 '죽은 자들이여, 너희는 어디 있는가'다.'……바람과/바람의 외침들이/보이지 않는 내 손짓/보이지 않는 내 눈짓/보이지 않는 내 소리짓/을 보고 있다/보이지 않는 내 맘까지/저 배반과 음모까지도 보고 있다/이 도시의 눈들이 내 모든 것을 보고 있다/오오 나를 감시하는 눈들이 보는 저 꽃!/하늘의 상석에 올려진, 아직도/피비린내 나는,/눈부시고 눈부신 꽃/살가죽이 터지고/창자가 기어나오고/신음소리도 죽은,/자정과도 같은,/침묵의 검은 줄기가/가슴을 휩쓸면서/발끝에서 심장으로/정수리로/오오 정수리로……'는 5·18을 노래한 무수한 시편들 속에서 찬연하게 빛난다.그가 문호리로 옮겨오기 전 살았던 영동의 호탄리는 금강 상류였다. 'K와 함께'는 꿈속에서 함께 있었던 친구를 노래하지만 시간의 의미를 묻는 시편으로 읽힌다. '…유독 그 시간이 출렁거린다고 느꼈던 것은/너의 부재 때문이라고 생각했다/갈대밭에 너와 나는 나란히 앉아 있었으되/너는 내 시간에 없었고 나도 네 시간에 없었다/오늘 밤도 강 건너 산 위로 둥글게 달은/떠오를 것이고 상수리도 오를 것이다/나는 유리창 너머로 볼 것이다/나는 김병익에게로 가 너를 꿈에 보았다고/말 할 것이다/아니 말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나는 네 그림자가 드리운 미명 속을 갈 것이다/금강물을 따라갈 것이다'에서 시인은 꿈에 본 친구를 김병익에게 말해야겠다고 생각하다 미명 속 금강물을 따라갈 거라고 노래한다. 죽은 친구의 그림자가 드리운 미명의 금강은 불길한 느낌이다.그는 시가 잘 쓰여지지 않는 날은 북한강을 찾았다. 자택에서 걸어서 갈 거리에 북한강은 흐른다. 그는 언제나처럼 바위에 앉아 강물이 철철철 흐르는 모습을 본다. 넘치듯 흘러가는 강물을 보며 생각한다. '세상은 어느 만큼 살았으며, 세상 흐름을 얼마쯤 내다볼 줄 아는, 죽은 자들과 대면할 시간도 얼마 남지 않은 나는 흐르는 물을 붙잡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것을 붙잡으려는 순간에 강물은 혹은 시간은 사라져버리겠지요.'/김윤배 시인김윤배 시인

2019-02-14 김윤배

[춘추칼럼]확증편향에서 벗어나야 경제가 산다

소득주도성장, 되레 양극화 심화 '황당 현실''평화가 경제' 많은 시간과 난관 극복 필요성과없는 경제정책 수정·보완 절실하고 시급경제 무너지면 민심이반 진보정부도 '흔들'확증편향(確證偏向)이란 '원래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신념을 확인하려는 경향성'으로 '잘못된 확신'이다. 크게 '통계학적 확증편향'과 '심리학적 확증편향'으로 구분된다. 전자는 통계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가설을 확증하는 쪽으로 치우치는 인지적 편향이다. 가령, 현 정부가 추진하는 소득주도성장의 핵심은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문재인 케어 등을 통해 소득이 늘어나면 소비도 늘어나면서 경제가 성장한다는 것이다. 현실은 정반대로 나타나고 있다. 소득주도성장으로 생산·투자 부진, 자영업 몰락, 고용 참사, 소득 양극화 등의 부작용이 여러 통계 지표로 확인되고 있다. 그런데 정부는 경제 정책 실패를 피하기 위해 사실을 왜곡하거나 유리한 통계 결과만을 선별해 홍보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지난해 민간 소비 증가율(2.8%)이 경제 성장률(2.7%)을 웃돌았다"면서 "소비 심리가 하락했으나 실제로는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간소비의 경제성장 기여도는 1.4%로, 약 52%를 민간소비가 주도했다"는 통계까지 인용했다. 민간소비가 괄목할 성장을 거둔 것은 최저임금 인상 효과 때문이므로 현 정부의 경제정책이 실패하지 않았다는 것을 주장하려는 것 같다. 그런데 현 정부 들어와서 민간소비는 계속 줄어드는 반면, 정부 소비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개인 소득 중에서 의료보험료, 대출 이자 등과 같이 내지 않으면 안 될 것을 빼고 남는 돈이 소비가 가능한 '가처분 소득'이다. 현 정부에서 가계소득은 늘었지만 가처분 소득은 줄고 있다는 게 문제다. 진짜 더 심각한 문제는 못사는 사람들(소득1, 2분위)의 가처분 소득은 더욱 빠르게 줄어들고 있고, 반대로 잘 사는 사람들(소득 4, 5분위)은 더 빨리 늘어난다는 점이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가난한 사람들의 소득을 끌어올려 양극화를 해소하자는 것인데 정반대로 '소득 양극화 심화'라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민생 경제 상황이 이렇게 절박한데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 올해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겠다"고 공언했다. 아마도 믿는 구석이 있는 것 같다. '평화가 경제다'라는 심리적 확증 편향이 강하게 작동된 건 아닌지 싶다. 2차 북미정상회담이 이달 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다. 문 대통령은 이와 관련 "남북 관계를 한 차원 더 높게 발전시키는 결정적인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 "평화가 경제가 되는 우리의 미래를 키우는 일"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그런데 대통령의 말처럼 "평화는 하루아침에 오지 않는다." 더구나 평화가 경제가 되려면 수많은 난관을 극복해야 하고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데 현 경제 상황은 너무 절박하다. 경제의 두 축인 생산과 투자가 모두 침체하고 있고, 취업자 수 증가폭이 전년의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런 가운데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 미·중 통상 마찰 등 대내외 불확실성도 확대되는 추세다. 평화를 원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평화가 경제가 되기 위해서라도 당장 성과 없는 경제 정책의 수정 보완이 시급하고 절실하다. 여하튼 경제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확증편향에 빠지면 경제를 살리지 못한다. 반대로 온갖 갈등과 논쟁과 불통을 불러올 뿐이다. 닉커슨(Nickerson) 미국 터프츠 대학교수는 "확증편향은 상당히 강력하고 침투력이 좋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 편향이 개인, 집단 또는 국가차원에서 발생하는 온갖 마찰과 논쟁과 오해의 중요한 부분을 형성한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면서 그 위험성을 지적했다. 단언컨대 현 정부가 확증편향의 오류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진보의 미래는 없다. 경제가 무너지면 민심이 급격하게 이반되어 아무리 촛불 혁명으로 탄생한 진보 정부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도 흔들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경제 앞엔 장사가 없다. 이 대목에서 "진보의 미래는 국민이 생각하는 것만큼 갑니다"라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말이 깊이 와닿는다./김형준 명지대 교양대학 교수(정치학)김형준 명지대 교양대학 교수(정치학)

2019-02-14 김형준

[발언대]삶의 질 높이는 무기 '내손에 남양주'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사회적인 동물이다"라고 규정한 것처럼 사람은 다른 사람과 사회, 공동체를 떠나 살아갈 수 없는 존재다. '사회' 즉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쌓아갈 때 필수적인 요소는 바로 정보와 소통이다. 현대사회에서 중요한 정보의 소통은 재화·권력이 되기도 한다.최근 미국 국방부는 2007년부터 2012년까지 2천200만달러(약 246억원)를 들여 비밀리에 UFO 정보를 수집하고 연구하는데 투자했다고 하니, 정보력이 국가 권력을 강화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 요소로 인정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국가뿐 아니라 개인이 경영하는 자영업체의 흥망도 인구의 유동성, 도시개발 등의 정보력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제 정보력은 국가전략에서 뿐만 아니라 개인의 삶에서도 정확한 정보를 남보다 빨리 파악하는 것이 삶의 질을 높이고 성공의 무기가 되는 사회인 것이다.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사람들은 가치 있는 정보를 얻으려 시각·청각·후각·미각·촉각 등 오관(五官)의 감각 안테나를 부지런히 움직이며 삶에 유익한 정보를 얻으려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추어 남양주시에서는 시민들의 삶 속에서 꼭 알아야 할 중요한 정보를 시민에게 정확하고 신속하게 전달하고자 '내손에 남양주'라는 정보소통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복지, 건강·의료, 문화, 일자리, 경제, 세무, 교육 등 시민이 꼭 챙겨보고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생활정보를 모아 전달하는 '내손에 남양주' 문자알림서비스 제도는 시민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민선 7기 핵심과제라 할 수 있다. 특히 의례적이고 단순한 정책홍보가 아니라 시민에게 직접 혜택이 될 수 있는 내용으로 맞춤형으로 제공해 줄 예정이다. 시민 누구나 지금 남양주시 홈페이지에 접속해 1분만 투자하여 가입한다면 시에서 제공하는 삶의 유익한 정보를 손쉽게 얻게 된다. 필자는 몰라서 못 받는 의료·복지, 교육·문화공연, 생활정보 혜택은 없게 할 것이라고 감히 이야기 한다./우상현 남양주시 행정안전실장우상현 남양주시 행정안전실장

2019-02-14 우상현

[발언대]예스파크, 이천도자예술마을'을 알고 계신가요

예스파크는 이천지역에 흩어져 있던 소규모의 도자제조업체를 한 곳에 모은 도자문화콘텐츠 단지다. 이천시는 도자기 중심의 문화 콘텐츠 산업을 육성하자는 취지로 2005년부터 이 사업을 추진했다. 우리 도예인들은 이곳에 자신만의 공방과 집을 짓고 생활하면서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으며 한국 도자의 메카를 넘어서 세계적인 도자문화 예술의 플랫폼을 기대하며 이곳에 입주했다. 현재 공방 170곳이 들어섰으며 85%가 입주 완료한 상태다. 시는 애초 예스파크 조성으로 연인원 1천만 명의 관람객 유치와 630억 원 이상의 경제효과를 보는 등 수도권 최고의 관광지가 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공방마다 관람객이 하루 평균 1~2명 수준에 머무르면서 우리 도예인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시는 관광객 유치를 위해 지난해 2018 이천도자기축제를 예스파크에서 개최하면서 홍보에 주력했지만 그때뿐으로 예스파크의 존재감이 미미했다. 입주자들은 장소적 특성에 맞는 도자기축제의 행사구성이 부족했고, 다른 축제와 차별성이 없어 예스파크가 부각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축제기간이 아닌 평시 운영기획안과 더불어 다양한 프로그램개발이 시급하다고 본다. 그래도 매년 개최되는 도자기축제의 성공이 바로 예스파크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필자는 현재 중국 경덕진을 오가며 작품 활동하고 있다. 경덕진 도자기 축제인 도자박람회에 매년 참가하고 있으며 그들의 성공적인 도자축제를 보면서 이천 도자기축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예스파크의 활성화와 도자기축제의 성패는 도예인과 시정부의 긴밀한 협업과 각자 주어진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야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도 이번 도자기축제만큼은 입주민 작가의 한사람으로서 예스파크에서 잘 치러보고 싶다. 자체 입주민협의회에서는 예스파크 활성화를 위해 지난 1월에는 리버마켓을 운영했으며, 2월에도 개최할 예정이다. 오랜만에 예스파크가 사람들로 북적북적해서 신이 났다. 도자기축제도 이런 형태로 진행해도 좋겠다는 새로운 반응도 있다. 우리 예스파크 입주민들은 이천도자기축제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입주민, 지역도예인, 관람객, 이천시민이 모두 함께 즐기는 축제장을 만들어야 한다.올해 2019년 도자기축제에 예스파크입주민이 거는 기대가 크다.이번 축제를 매개체로 예스파크가 널리 알려져 이천시의 유명 관광지가 되었으면 한다. 새롭게 달라진 축제로 이천도자기가 지난 명성을 되찾고 예스파크도 함께 발전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김순식 도예가도예가 김순식

2019-02-14 김순식

[오늘의 창]Who Are You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에는 경기도 내 농축협(161곳), 수협(1곳), 산림조합(16곳) 등 총 178곳의 조합이 참여한다.조합의 운명은 오는 3월 13일 결정된다. 4년 전 치러진 지난 1회 선거 당시에는 총 149곳의 현직 조합장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번 선거 역시 아직 후보자 등록(2월 28일)이 시작되지 않았지만 현직 조합장의 재선 도전 등록이 줄을 이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선거 열기는 '전국동시지방선거'와 달리 그다지 뜨겁지 않은 상태다. 각 조합당 조합원이 수천 명에 이르지만 정작 후보군들의 윤곽을 사전에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사실상 전무하기 때문인데 이는 지난 2014년 제정된 위탁선거법이 기존 농협법이나 공직선거법보다 비상식적으로 선거운동을 제한해서다.관련법상 위탁선거운동의 주체를 후보자 본인으로만 한정하고, 농민단체나 조합 대의원협의회의 후보자 초청토론회를 불가능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또 조합의 대의원총회 시에도 후보자의 정견을 들을 수 없도록 해 후보자의 정당한 권리 중 하나인 매니페스토 운동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게다가 후보자 본인만 선거운동이 가능하도록 했다. 결국 후보자들은 사실상 공명선거와 정책선거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유권자 역시 13일에 불과한 선거운동 기간(2월 28일부터 3월 12일)과 3월 5일에서야 확인되는 투표안내문 등으로 '알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받고 있다. 이에 현재까지 유권자의 상당수는 후보군들이 누군지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 이천지역 한 조합 관계자는 "조합 내부에서 후보군들에 대한 소문은 무성하지만 정확한 실체는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국회도 이 같은 문제점을 인지하고 관련법 개정안을 상정한 상태지만 관련법은 정기국회를 통과하지 못해 현재까지 국회 계류 중이다. '당신은 누구인가'란 질문에 답을 내놓기 위해서는 조속한 시일 내에 유권자의 '알 권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관련법 개정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김종찬 경제부 차장 chani@kyeongin.com김종찬 경제부 차장

2019-02-13 김종찬

[기고]소방통로는 생명의 통로

길 터주지 않는 차와 불법 주정차 탓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같은 큰 피해 발생주차질서 준수는 나와 내 이웃 지키는 길골든타임내 현장 도착 모두가 배려해야소방 출동대가 제때에 화재현장으로 진입하지 못해 국민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정말 가슴 아픈 일이다.현장도착이 늦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도로에 차량이 출동 소방차량이 속도를 낼 수 있도록 길을 제대로 터주지 않는 것과 이면도로에 불법 주정차한 차량 때문이다.지난 2017년 12월 21일 발생한 충북 제천 복합스포츠센터 화재가 대표적이다. 주택가 이면도로에 불법 주정차한 차량으로 선착대 진입이 늦어지면서 초기대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사이 불은 급속도로 확대됐다.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은 그렇게 허무하게 무너지면서 예상하지 못한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현장에서 화재 진화, 구조작업을 펼쳤던 소방관들은 희생자(요구조자)들을 구하지 못한 죄책감에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불길에 갇힌 사람들을 구조할 수 있는 굴절차나 사다리차 등 대형소방차 진입은 더 어려운 상황이어서 구조작업은 느려질 수밖에 없었다. 이렇다 할 손도 써보지 못하고 결국 대형 인명피해(사망 29명, 부상 31명)와 재산피해로 이어졌다. 뒤돌아보면 그 당시 소방차 진입이 원활해 선착대가 초기대응을 잘할 수 있는 여건만 조성되었다면 상황은 180도 달라졌을 것이다.우리 모두 좀 더 양보하고 남을 배려하는 습관만 있었다면 그렇게 많은 희생자가 나오지는 않았을 것이다.화재 구조·구급출동을 하면서 소방차가 경광등을 켜고 사이렌을 울리며 위험을 무릅쓰고 긴급하게 출동하다 보면 자신들과는 상관이 없다는 식으로 양보하지 않고 꿋꿋하게 자기 길만 가는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된다. 그럴 때면 일분일초가 십분처럼 느껴지는 소방관들은 구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 주민 걱정에 마음이 조급해진다.우리 소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골든타임이다. 골든타임을 5분으로 정한 것은 화재현장에 5분 이내 도착해 화재를 진압해야 인명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심정지 환자를 구해야 하는 구급출동의 경우 4분 이내에 도착해 응급처치를 해야 생명을 살릴 확률을 높일 수 있다.그러나 현실은 냉혹하다. 각 지자체에서 소방차량 등 긴급 차량의 진입을 쉽게 하려고 도심 주택을 정비해 소방도로를 개설했지만, 양면 주차 등으로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곳이 많다. 소방도로가 본연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도로에서 소방차량 등 긴급 차량에 대한 양보운전과 주택가 이면도로의 소방통로 확보를 위한 주차질서 준수는 나와 내 이웃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소중한 출발점이다.그 출발의 끝은 모두가 바라는 모세의 기적이 될 것이다. 그러면 골든타임 안에 우리 소방관들은 필사의 노력으로 화재를 진압하고 주민들을 안전하게 구출함으로써 국민 모두 바라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우리가 알고 있는 화재현장은 일분일초가 아까운 전쟁터고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참혹한 현장이다. 그 전쟁터 같은 화재현장에서 화재 초기를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나쁜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골든타임 안에 우리 소방대가 도착하여 초동조치를 잘할 수 있도록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양보하고 배려해 주신다면 기해년에는 국민 모두 안전하게 근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행복하고 안전한 대한민국이 될 수 있다./홍성규 인천중부소방서 대응구조구급과장홍성규 인천중부소방서 대응구조구급과장

2019-02-13 홍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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